You are on page 1of 1

+ 아름다운 사람

+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싶다


공기 같은 사람이 있다.
편안히 숨 쉴 때 알지 못하다가 아름다운 사람이 되고싶다.
숨 막혀 질식할 때 절실한 사람이 있다. 어느 누구의 가슴 앞에서라도
바람 같은 웃음을 띄울 수 있는
나무그늘 같은 사람이 있다. 향기로운 사람이 되고 싶다.
그 그늘 아래 쉬고 있을 땐 모르다가
그가 떠난 후 헤어짐을 주는 사람보다는
그늘의 서늘함을 느끼게 하는 이가 있다. 손 내밀면 닿을 수 있는 곳에서
늘 들꽃 같은 향기로 다가오는
이런 이는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 편안한 이름이 되고싶다
매일같이 만나고 부딪치는 사람이지만
위안을 주고 편안함을 주는 제일 먼저 봄소식을 편지로 띄워주고
아름다운 사람은 몇 안 된다. 제일 먼저 첫눈이 내린다고
문득 전화해서 반가운 사람
세상은 이들에 의해 맑아진다.
메마른 민둥산이 은은한 침묵의 사랑으로
돌 틈에 흐르는 물에 의해 윤택해지듯 나도 몰래 내 마음 가져가는 사람
잿빛 수평선이 아무리 멀어도
띠처럼 걸린 노을에 아름다워지듯 갑자기 보고 싶었다며 달려오는 사람
누군가의 가슴에서
이들이 세상을 사랑하기에 그렇게 지워지지 않는 하나의 이름이고 싶다.
사람들은 세상을 덜 무서워한다 .

+ 아름다운 사람

바라보면 지상에서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없다.

늘 하늘빛에 젖어서 허공에 팔을 들고


촛불인 듯 지상을 밝혀준다.
땅속 깊이 발을 묻고 하늘 구석을 쓸고 있다.

머리엔 바람을 이고 별을 이고
악기가 되어온다.

내가 저 나무를 바라보듯
나무도 나를 바라보고 아름다워 할까
나이 먹을수록 가슴에
깊은 영혼의 강물이 빛나
머리 숙여질까

나무처럼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나무처럼 외로운 사람으로 살고 싶다.

혼자 있어도 놀이 찾아와 빛내주고


새들이 품속을 드나들며 집을 짓고
영원의 길을 놓는다.
바람이 와서 별이 와서 함께 밤을 지샌다.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