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38

사랑을 얻는 지혜

지은이: 발타자르 그라시안

옮긴이: 류시현

펴낸곳: 도서출판 하문사

단테, 신곡
만토바의 다정한 분이여!
그대의 명성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남아있고
세상이 존속하는 한 오래오래 전해질 것입니다.
소중한 내 벗이여!
이제 운명의 적을 만나 황량한 산허리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가
사나운 맹수에게 쫓겨서 돌아서려고 합니다.
고귀한 말씀과 영혼의 구원을 위한
모든 방법으로 그를 구하시어
나에게 위안을 베푸소서.
사랑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신 앞에 설 때, 나는 그대를 칭송하겠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어라. 사랑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사랑은 수많은 미덕들
중에서 가장 눈부신 빛을 가지고 있으며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 사랑을 귀중하게 여기고
지혜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명예의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미덕들 사이에서 분쟁이 벌어졌다. 명예의 왕관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했다. 그곳에 모인 미덕들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 고결한
정신, 위엄, 권능, 관용, 찬미, 호감, 인내심, 정보, 지식, 사랑, 판단력, 운명, 공정함,
진지한
태도, 평화, 정의, 너그러운 마음, 운둔, 명성, 신중한 행동, 현명, 예리함, 모범, 실용성,
용기,
실천력, 광명, 경계심,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자비, 희생, 용서를 비롯한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모든 자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처음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점점 달구어지자
미덕들은 후견인까지도 경쟁에 끼여들었다. 그들의 후견인들은 한때 명성을 날렸던
영웅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장점을 앞세우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경쟁을 벌였다. 현인은
이성을, 용사는 용기를, 군주는 권능을 앞세우면서 왕관을 얻기 위해 논쟁을 벌였다. 모든
미덕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누가 왕관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분쟁은 혼란의 아들이므로 그들은 지혜로운 재판관에게 맡기자고
결정했다.
이 재판의 적임자는 바로 진실이었다. 그들은 진실이 머무르고 있는 동굴로 찾아갔다.
수많은 미덕들의 요청을 받게 된 진실은 무척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진실은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 먼저 진실은 그 자리에 모인 미덕들을 칭찬했다. 그들은 모두 저마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진실은 판결을 내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자질들이여!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미덕들이여! 진솔하게 고백하건대 나는
당신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진실을 밝히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왕관의 주인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만 얻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다이아몬드도 깨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바꿀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랑은
다른 모든 것의 목적입니다. 한 마디로 사랑은 완전무결한 것입니다.
사랑의 가치보다 더욱 고귀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랑은 그대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대의 인생 속으로 조금씩 파고 들어온다. 마치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는
것처럼, 어두운 밤과 밝은 낮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는 새벽은 언제 찾아오는지도 모르게
다가와서 순식간에 세상을 밝힌다. 사랑은 형체가 없지만 그것의 존재를 인식한 후에는
이미 그대의 삶에서 영원히 분리시킬 수 없도록 만든다. 사랑의 지혜를 믿어라. 그대의
인생에 기적을 선물할 것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불사조는 그 자체가 미덕이다. 임종의 순간 다시 태어남으로써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도 그대의 영혼에서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다.

사랑은 두 개의 몸 속에 들어있는 하나의 영혼. 진실한 사랑은 서로의 영혼을 나누는


일이다. 사랑의 가치를 알고 있는 사람은 지혜롭다. 타고난 지적 능력이나 성품보다는
사랑하는 이에 대한 뜨거운 정열과 변하지 않는 헌신이 더욱 그 사랑을 깊고 아름답게
만든다. 가장 귀중한 재산이 바로 그대의 마음속에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며
황금과 권력이 사랑보다 하찮은 것이라고 믿는다. 사랑은 자기 희생의 동반자. 사랑이
그대에게 선물하는 지혜를 통해 영혼의 눈을 뜨게 된다면 반드시 행복의 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사랑이란 신적인 것과 인간적인 것, 이 모든 것의 완벽한 조화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은 그 어느 덕목보다도 소중하다. 사랑은 미래에 밝은 희망의 빛을 던진다. 그리고
쓰러지는 영혼을 다시 일으켜 세운다. 사랑하는 사람의 눈을 응시하는 것은 마치 나 자신의
또 다른 모습을 바라보는 것과 같다. 비록 지금 그대의 눈에 보이지 않더라도 사랑은
언제나 그대의 곁에 있다.

빛과 사랑. 진실한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사람들은 이미 진실한 사랑을 받을 수 있는


해맑은 영혼을 소유하고 있다. 사랑과 사랑을 이어주는 가교는 진실이다. 사랑은 진실의
힘으로 향기로운 꽃을 피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의 영혼은 환한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

사랑은 언제나 진실하다. 그리고 두 사람의 마음이 조화를 이룰 때 자연스럽게 생겨난다.


봄이 찾아오면 아름다운 장미가 정원을 가득 채우는 것처럼.

먼저 사랑하라. 사랑은 또다른 나를 만드는 일이다. 사랑을 인생의 지침으로 삼아라.


사랑이 없는 인생은 시들기 마련이다. 인생의 왕도는 바로 사랑이다. 오직 사랑만이 그대의
인생을 고귀하게 가꿀 수 있다.

사랑의 기적. 사랑의 힘은 아주 크다. 그대의 인생을 새벽처럼 밝히고 행복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한 줌의 빛도 비치지 않는 어두운 동굴로 만들 수도 있다. 인생의 행복은 전적으로
사랑에 달려있는 것이다. 때로는 사랑이 병을 치료하거나 건강을 회복하는 일에 커다란
효과를 발휘하기도 한다. 사랑은 적극적이고 직접적인 행복의 묘약이다. 다양한 방법으로
그대의 감정에 건강을 선사하는 치료제인 것이다.

사랑의 비밀을 풀어라.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있는 자만이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
때로는 사랑의 바다에서 거센 풍랑이 몰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불완전성을
인식하고 완전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바로 사랑의 완성이다. 고통의 뿌리가 아무리
깊다고 해도 사랑의 힘이라면 충분히 캐낼 수 있다. 사랑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만들어 가는 것이다.

사랑은 행복과 불행이라는 두 개의 가면을 가지고 있다. 행복한 사랑을 하려면 가장 먼저


호감이나 동정심을 느끼는 사람이라고 해서 섣불리 가까이 접근해도 좋다는 판단을 내리지
않는 지혜를 갖추어야 한다. 미리 경주에 나갈 좋은 말들을 고르기 위해 시험하는 것처럼
운명의 상대가 될 사람의 성향과 기질을 먼저 파악할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지속적으로
사랑을 쌓을 수 있는 사람을 찾아야 한다. 그러한 사람은 오직 노력에 의해서만 찾을 수
있고 또한 그러한 노력은 실제적인 사랑 속에서만 가능한 일이다.

평등한 사랑. 사랑을 하는 일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전제는 사랑 위에 존재하는 자도


없고 사랑 밑에 존재하는 자도 없이 모두 평등하다는 것이다. 만약 평등하게 대하지 않고
복종을 강요하거나 차별을 한다면 그것은 사랑이 아니다. 단지 사랑의 가면을 쓰고 있을
뿐이다.

지혜와 사랑은 언제나 함께 있어야 한다. 사랑이 깊어지면 지혜도 더욱 깊어진다.

진리의 빛을 밝혀라. 지혜로운 사람은 사물의 진실을 정확하게 이해할 뿐만 아니라


날카롭고 빠르게 그 진실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따라서 진리란 사물을
귀중한 자료로 취급하면서 그 속에서 진실을 발견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만이 발견하는
것이다. 종종 지혜로운 사람의 위대한 정신은 자신과 자신에게 딸린 가족을 비롯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부와 유익함을 증대시키는 과정에서 보여지기도 하고 때로는 부와 유익함을
경멸하는 과정에서 훨씬 크게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질서와 일관성, 절제 그리고 이와
유사한 것들은 정신적인 활동만이 아니라 육체적인 활동과도 결부된다.
왜냐하면 일상생활을 지속하면서 예의범절과 질서를 지키기만 한다면, 우리는 도덕적으로
선한 것과 명예로운 것을 보존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서로에 대한 선의와 애정이 함께 결합된 것이다. 신이 인간에게 부여한 가장


아름다운 선물은 바로 사랑이다. 물론 어떤 사람은 사랑보다 재산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고
어떤 사람은 건강을 또한 어떤 사람은 권력이나 명예를 더욱 소중하게 여길 것이다. 심지어
정신적인 사랑보다 육체적인 쾌락을 더욱 좋아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육체적인 쾌락은
오직 동물들만이 최고의 목적으로 추구한다. 그리고 재산이나 건강, 명예 등은 운명의
변화에 따라 쉽게 변한다.

품어라. 세상은 그대의 것이다. 실천하지 않고 언제나 생각만 하는 사람은 삶을


비관적으로 만들고 생각하지 않고 무조건 행동하는 사람은 함정에 빠진다. 그렇다고 해서
언제나 익살만 부린다면 경멸을 자초하거나 위험에 빠지게 된다. 인생의 지혜는 계획과
실천을 적절히 조화시키는 일에 달려 있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람의 수칙. 반드시 욕망을 이성에 복종하도록 해야만 한다.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거나 혹은 나태함이나 게으름으로 인해 이성이 둔감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마음을 평온하게 하면서 정신이 혼란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면 사랑의 광채가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욕망이 너무 강해서 고삐 풀린 말처럼 마구 날뛰거나 이성의 힘으로
충분히 통제되지 않는다면 분명히 그 한계와 정도를 넘어서게 된다. 욕망은 순종의 미덕을
저버리도록 만들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과도한 욕망은 정신을 혼란시키고 신체에도 상처를
입힌다. 어떤 충격을 받았거나 지나친 쾌락에 빠진 사람들은 그 얼굴만 보아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들의 안색과 목소리, 행동과 태도 등 모든 것이 위태롭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대는 이성과 욕망 중에서 어느 것을 따를 것인가? 욕망은 마음을 충동시켜서 욕구를
행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이성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것은 이성이 행동을 주도하고, 욕망이 이성에 복종하는 것이다.
무모하거나 부주의한 행동은 일체 하지 말아야 하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사랑은 광란의 골짜기에서 평화의 초원으로 나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사랑은 친절한 행동을 통해 더욱 강해진다. 사랑하는 사람이 애정의 증거를 보여줄 때


그리고 다정한 손길로 친밀감을 표시할 때 사랑의 충동은 놀라울 만큼이나 뜨겁고 커다란
애정으로 변모한다. 작은 불씨가 활활 타오르는 모닥불로 변하는 것이다. 만약 사랑이
고독을 치유하기 위한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리고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다른 누군가를 통해 얻고자 하는 목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사랑의
여신을 모욕하는 일이다. 게다가 사랑의 여신을 궁핍과 이기심의 노예로 만드는 일이다.
사랑의 근본을 그렇게 하찮은 것으로 여기는 사람은 바로 그 수준에 걸맞는 사랑 밖에는
얻을 수가 없다.

지혜로운 사람은 기꺼이 고행의 길을 걷는다. 때로는 가시발길을 걷는 고행을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고행의 길이 끝나면 향기로운 꽃이 만발한 정원이 기다리고 있다.
인생을 즐겨라. 그대의 인생은 몹시 귀중한 것이다. 만약 지금 하는 일이 너무 많다면
일을 약간 줄이고 인생을 느긋하게 보내야 한다. 야심가는 대부분의 경우 외면적으로는
성공을 거두지만 내면적으로는 실패한 인생을 살고 있다. 자신의 욕망을 달성하기 위해
정신적인 활력을 희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들은 자신의 목적을 향해 맹목적으로
돌진한다. 여유를 즐기는 행복한 생활이 시간에 쫓기면서 살아가는 것보다 훨씬 더
가치있는 일이라는 사실조차 고려하지 않는다. 지나친 노동은 탐욕의 어머니이자 욕망의
대역이다. 일단 욕망의 손아귀에 사로잡히게 되면 몸의 기능이 쇠약하게 될 때까지
빠져나갈 수 없게 된다. 성공에 짓눌리지 마라. 선망에 억압당하지 마라. 명예에 이끌리지
마라. 그것들은 인생을 짓밟고 정신을 질식시키는 일이다. 적당하게 일하고 좀 더 느긋하게
쉬어라. 현명한 사람은 느긋하게 인생을 보냄으로써 진정한 행복을 누리는 것이다.

아무리 궁핍해도 사랑의 창고는 넉넉하다. 비록 육체는 허약해도 사랑은 강하다. 허약한
육체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병이나 혹은 그 밖의 다른 이유로 인해 죽음을 당한다고 해도
사랑은 언제나 그대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 신비한 사랑의 힘으로 인해 그 시절의 따스한
추억과 뜨거운 그리움은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남기는
추억은 화상 만큼이나 강렬하다. 그리고 그 추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랑은
두 사람을 갈라놓은 죽음을 오히려 행운으로 보이도록 만들며 살아남은 사람의 삶을 찬미의
대상으로 만든다.

사랑은 대화를 통해 그 날개를 펼친다. 금속은 소리로 그 재질을 알 수 있지만 사랑은


대화를 통해 서로의 존재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랑은 이 세상을 가득 채울 듯한 만족감을 선사할 뿐만 아니라 동반자가 되어서 서로의


짐을 덜어주기도 한다. 사랑은 그대가 살아가는 힘이다. 사랑이 없는 것보다 적막한 삶은
없다. 사랑은 기쁨을 두 배로 만들고 슬픔을 절반으로 줄인다.

재능은 별처럼 빛나는 보석이다. 그대의 재능을 계발하라. 그대의 매력이 되는 재능은
사회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마법이기 때문이다. 매력을 더욱 발전시켜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매력은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물건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에
사용하라. 그리고 항상 잊지 말고 부단히 사용하라. 성의는 매력이 첨가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한다. 유능한 사람은 잘 생긴 외모로 인해 더욱 눈에 뜨인다. 비옥한 토양에 거름을 주면
더욱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이치와 같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재물이나 아름다운
외모가 재능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대의 재능과 매력을 더욱 발전시켜라.

빛을 발하라. 길을 잃고 방황하는 자에게 친절한 태도로 길을 알려주는 사람은 마치


자신의 등불로 다른 사람의 등잔에 화한 불을 밝혀주는 것과 같다. 다른 사람에게 불을
붙여 주었다고 해서 자신의 불빛이 덜 빛나는 것은 아니다.

예절은 진귀한 보석처럼 빛난다. 예절의 힘을 인식하면 두 배의 가치가 되돌아온다. 모든


교제에서 예절이라는 것은 조용한 그림자의 역할을 한다. 예의바른 사람은 예절을 만나면
거기에 매료되지만 천박한 사람은 그 반대로 커다란 혼란에 빠진다. 상대방이 조용히
말하고 있는데 혼자 큰 소리로 소란을 떨면 천박하게 보인다. 경솔하게 행동하면 비난을 살
뿐이다. 물건을 팔 때에도 예절바르게 행동하면 두 배의 가치가 되돌아온다. 물건값과
더불어 손님의 감사한 마음까지도 돌려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분별력이 있는 사람은
예절을 세련된 호의와 배려의 징표로 삼는다. 예절의 기술은 모든 사회적 관계를
향상시킨다.

사랑하는 사람을 죄의 늪으로 이끌지 마라. 죄를 짓도록 만드는 것은 사랑하는 사람의


목에 빠져나올 수 없는 단단한 올가미를 씌우는 일이다. 일단 죄의 늪에 빠지게 되면
자신의 운명을 한탄하면서 고통과 후회를 겪게 될 것이다. 궁극적으로 이러한 일은 사랑을
파괴하게 된다.

사랑은 그대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대의 인생속으로 조금씩 파고 들어온다.


마치 에오스가 다가오는 것처럼. 새벽은 언제 밝아오는지도 모르게 다가온다. 처음에는
어렴풋이 빛나지만 나중에는 온 세상을 빛으로 가득 채운다. 어느 한 순간 형체도 없는
그것의 존재를 인식한 후에는 이미 그대의 삶에서 분리시킬 수 없게 된다.
* 에오스: 새벽의 여신, 태양신 헬리오스와 달의 여신 셀레네의 형제. 바람과 별들을 낳은
어머니이기도 하다.

기적을 낳는 사랑. 사랑은 그대의 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순식간에 연인으로 바꾸어
놓는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독불장군은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쓸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타인을 무시한 자기 만족은 초라한 자기 위안일 뿐이다. 타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의 목소리만 듣는 사람은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다. 더구나 다른 사람의
말은 미처 못들은 척하고 자기의 말한 잔뜩 늘어놓는 사람은 어리석어도 보통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지나친 자부심은 다른 사람들의 경멸로 인해 그 대가를 받는다. 이런
사람에게 연설을 시키면 정말 듣기 괴롭다. 잘난 척하는 자는 오직 자기 말만 떠벌리는
버릇이 있다. 게다가 덤으로 자기의 말에 도취되어서 듣는 사람들의 곤혹스러움을 느끼지도
못한다.

자기 완성의 길. 정신은 육체라는 깨어지기 쉬운 그릇에 담겨 있지만 하루하루 자기


완성을 향해 나아간다면 머지않아 정상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달착지근한
유년기와 떫은 맛을 내는 청년기를 거치면서 성장한다. 환락만 추구하는 나쁜 버릇, 보잘
것은 없는 것만을 추구하는 경향, 경박한 취미를 가지는 시기가 있는 것이다. 비록 드물기는
하지만 청년기의 행동에서 가끔씩 성숙의 싹을 찾아볼 수도 있다. 그러나 역시 아직은
시간이 되지 않았기에 미숙한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경험과 나이에서 오는 불완전성을
감추기 위해 억지로 진지한 척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긴장을 풀어도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고 만다. 진정한 성숙의 단계에 이르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시간은
연륜과 경험이라는 약을 사용할 줄 아는 위대한 의사라고 할 수 있다. 젊음의 잘못된
습관을 치료할 수 있는 유일한 의사가 바로 시간이다. 장년기에 이르면 생각은 보다
넓어지고 취향이 변하고 사고는 정화되며 판단력은 완숙의 단계에 이르고 바람직한 의지를
갖게 된다. 마침내 자기 완성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깨달음을 서로 나눔으로써 더욱
바람직한 인격을 갖춘다. 연륜이 주는 충고로 용기를 내어 유려한 사색으로 참다운 기쁨을
맛볼 수 있다. 따라서 성숙한 향기를 발산하게 되는 것이다.

사랑에 대한 명제. 이 세상에서 사랑보다 더 아름다운 것은 없다. 그리고 진정한 사랑을


누리고 있는 사람보다 더 훌륭한 사람도 없다.

모든 욕망의 대상들은 제각기 나름대로의 목적을 가지고 있다. 부는 소비를 위한 것이고


권력은 영향력을 얻기 위한 것이며 자선은 존경을 받기 위한 것이다. 예술은 명예를 부르고
쾌락은 육체적인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그리고 건강은 고통으로부터 벗어나고 신체의 모든
기능을 완전히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사랑은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많은
유익한 목적에 사용된다. 그대가 어떻게 변해도 사랑은 언제나 그대의 편이다. 어떠한
장애물도 사랑을 막을 수 없다. 사랑은 결코 늦는 법은 없으며 결코 부족한 법이 없다.
그러므로 사랑은 인생에서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랑은 날개가 달린 태양이다. 황금빛 태양은 날개를 달고 어디로든지 날아갈 수 있다.


오직 순수한 영혼만이 사랑할 수 있다. 내 영혼의 보석, 사랑.

사랑은 사랑하는 이를 위해 기꺼이 봉사하며 거만한 마음으로 배척하지 않는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과 맞서는 한이 있더라도 그 사랑을 아끼고 보호하며 두 사람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시작보다 아름다운 끝을 선택하라. 새벽을 알리는 여명의 빛을 받으면서 태어나


낙조의 비탄에 싸여 무덤으로 향하는 사람들은 무거운 슬픔에 가슴을 친다. 부드러운
미소가 고통스러운 눈물로 바뀌는 것이다. 날이 밝아올 때에는 새들이 달콤한 노래로
인사하지만 해가 질 때에는 밤새들이 야유로 작별을 고하는 법이다. 비록 시작은
초라하더라도 칭송과 존경을 받으면서 끝을 맺어야 한다.

감미로운 포도주를 빚으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 수많은 정성과 시간을 들어야


명주를 만들 수 있다. 처음 빚은 포도주는 너무 달아서 첫 모금부터 불쾌한 기분을 주거나
떨떠름한 맛을 낸다. 왜냐하면 포도주가 제대로 숙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르고 서서히 발효되면 초기의 거친 맛이 사라지고 부드럽고 감미로운 맛으로 변한다.
그리고 점차 아름다운 색과 유혹적인 향기를 풍기게 되는 것이다. 시간과 정성을 들이지
않고 얻을 수 있는 결실은 없다.

기꺼이 사랑에 그대의 몸을 내던져라.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는 것은 또 하나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는 말이다. 날마다 사랑의 바다를 항해하기 위해 노력하라. 거칠고 험한
파도가 지나가면 잔잔한 바다가 얼굴을 내미는 법이다.

빛이 세상을 가득 채운다. 어둠은 다만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 세상을 비관하는


사람은 아무것도 얻을 수 없다. 어두운 그늘이 있는 사람을 경계하라. 불을 우주의 근원으로
생각했던 헤라클레이토스처럼 언제나 세상을 비관적으로 보면서 살아갈 수는 없다. 어린
시절부터 침울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가 결국에는 빛의 땅에서 스스로 달아난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혼자 있는 곳에서 위안을 찾는다. 누군가 관심을 보이거나 애정을 기울이면
몹시 부담스럽게 여긴다. 그들은 모든 것들을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사사건건
트집을 잡는다. 감정이 흥분하면 극단적인 행동으로 치닫는 것이 그들의 습관이다. 그들의
냉정한 성격은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괴롭게 만들지만 결국 자기 자신을 더욱 학대하게
된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어두운 그림자를 떨쳐버릴 수 있는 방법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둠의 운명은 얼마든지 빛의 운명으로 바꿀 수 있다. 그 열쇠는 바로 이해심이다.
다른 사람의 입장이나 처지를 이해하면서 서로 배려한다면 어둠은 물러갈 수밖에 없다.
* 헤라클레이토스: 그리스의 철학자. 독학으로 사유의 체계를 세웠으며 이오니아
학파에서 두각을 나타내었다. 고독한 생활을 즐겼고 난해한 학설로 인해 어둠의 현자 라는
별명을 얻었다.

자유를 향한 의지는 자유로운 정신에서 태어난다. 모든 것들을 향해 문을 활짝 열어놓고


있는 다양한 취향은 그 자체가 아름답다. 과거를 밑거름으로 삼고 현재를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라. 그것은 자유로운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즐거움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결코 한 가지
일에 얽매이지 않는다. 다양한 취향을 가진 사람이 단 하나의 요소에 이끌리지 않는 것과
같다. 그들은 일정한 경계가 없는 무한한 영역을 향해 달려간다. 위대한 사람에 대해서는
함부로 정의를 내릴 수 없다. 다양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반면에 한계가
아주 분명한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의 행동은 언제나 예측할 수 있다. 일정한 범위를
넘어서는 법이 없기 때문이다.

아직도 숨을 쉬고 있는 한 사랑은 있다. 사랑은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는 정열이자


희망이다. 사랑은 어둠을 걷어내고 빛으로 세상을 가득 채운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정상에 올라서면 세상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세상의
풍경을 바라본 후에는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야 한다. 어느 누구라도 정상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수는 없다. 어떤 것이든지 정상에 오른 순간부터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이다. 꽃도 활짝 피어나면 시들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리고 시들면서 후대를 위한 씨앗을
마련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이끌리는 자연스러운 감정에서 비롯된 사랑은 더욱 고귀하고 더욱 진실하다.


고독을 달래기 위한 것이거나 혹은 허약한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목적으로 누군가를 사랑할
수는 없다. 만약 이해관계로 연결된 사랑이 있다면 그 사랑은 이해관계가 사라질 때 함께
무너질 것이다.

어느 누구나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실제로 그 모습을 본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진실한 사랑은 마치 유령과도 같다. 사랑은 두 사람의 견해와 행동들이 서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는 과정을 통해 이루어진다.
변하지 않는 사랑은 고귀하다. 일생 동안 사랑을 지키는 것보다 더욱 어려운 일은 없다.
왜냐하면 사랑이 더 이상 서로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수도 있고, 서로 다른
성격으로 인해 다른 길로 갈라설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혹독한 시련이나 점점
무거워지는 세월의 짐 때문에 사랑을 유지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청년 시절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사랑이 노년으로 가면서 점차 퇴색하거나 사회적인 이해관계 때문에 깨어지기도
하는 것이다.

미덕을 갖추어라. 미덕만이 사랑받을 수 있는 아름다운 인생을 창조한다.

가지고 있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꾸미는 일보다 가지고 있는 감정을 숨기는


일이 더욱 어렵다.

사랑의 법도는 진실한 영혼이다. 사랑은 온 세상을 감싸안을 수 있을 정도로 넓다. 감히


측량할 수 없을 만큼 크고 깊은 것이다. 욕망의 길을 피해가는 지혜를 익혀라. 불명예스러운
일은 결코 요구하지도 말고 만약 부탁을 받는다고 해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죄를 저지르는 것은 어떠한 경우에도 허락될 수 없는 수치스러운 행동이다.
그런 일은 두 사람 모두를 사람의 땅에서 내쫓게 된다. 우리는 명예를 위협하는 온갖
위험에 대해 날카로운 시선으로 경계해야 할 의무가 있다. 욕망이란 처음에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느리게 진행되다가 일단 그 목적을 달성하고 나면 걷잡을 수 없이 파멸을 향해
달려가는 법이다.

아무리 태도를 꾸미거나 일부러 가장을 해도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으면서 그렇지 않은


것처럼 행동할 수는 없다. 그리고 조금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마치 사랑하는 것처럼 꾸밀
수도 없다. 사랑은 가면을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랑은 정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사랑이 주는 즐거움은 사랑을 서로 나누는 과정에
있다. 사랑은 상대방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열정보다도 오히려 자기가 품은 정열 때문에
더욱 행복하다. 아프로디테가 고개를 드는 순간 세상은 그녀의 얼굴과 전신에서 발산되는
광채로 인해 환하게 밝아진다. 그 광채를 보았던 사람들은 이웃에게 그 빛을 다시
나누어주고 훗날 다시 그 빛을 되돌려 받는다. 빛으로 시작한 사랑이 불꽃으로 변해서 활활
타오르는 것이다.
* 아프로디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미의 여신. 푸른 바다의 물거품 속에서
탄생했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수호신.

친구에게 가장 솔직하고 가장 신랄한 충고를 해 달라고 부탁하라. 적절한 충고는


보석처럼 귀중하다. 그리고 언제나 그 충고에 따라 행동하라.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사랑. 열정적인 사랑의 물줄기는 자신의 성격과 취향에 잘 어울리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거대한 폭포로 변한다. 그 순간 우리는 상대방으로부터 훌륭한 인품과
고귀한 미덕을 발견한다. 온화한 인품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은 없으며, 그보다 더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없다. 심지어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인품과 미덕 때문에 간절하게 연모하는 마음을 품기도 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애정은
하늘이 결정한 것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사랑의 열매와
그에 대한 책임까지도.

나중에 우리는 우연한 일로 인해 서로 다투거나 증오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지금 서로를 사랑해야 한다. 서둘러.

죽음도 사랑을 빼앗아 갈 수는 없다. 만약 사랑하는 이와 함께 나누었던 추억과 회상이


그의 죽음과 동시에 끝나게 된다면 그를 잃어버리는 것은 그대에게 있어서 죽음과도 같을
것이다. 모든 것들을 잃어버리는 것은 어두운 동굴 속에서 지내는 것보다 더욱 큰 고통이다.
그러나 두 사람이 함께 한 사랑은 영원히 기억되고 함께 한 추억은 여전히 살아서
움직인다. 함께 한 사랑과 추억은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더욱
더 자라나고 숙성될 것이다. 그리고 그러한 추억을 더 이상 회상할 수 없을 무렵이 되면
그대도 역시 나이가 많이 들어서 쉽게 상처받지 않을 때이므로 죽음도 그다지 걱정스러운
것이 아니다.

침묵에 관해. 침묵은 훌륭한 장점이자 미덕이지만 항상 입을 다물고 살아갈 수는 없다.


침묵을 깨뜨림으로써 범하게 되는 위험에 대해 먼저 생각한 후에 입을 열어야 한다.

어떠한 상황에 처하더라도 자신감을 잃지 마라. 자신감은 그대를 더욱 당당하도록 만든다.


대세에 따르더라도 자신감을 항상 가지고 있어야 한다. 존중을 받으려면 항상 선두를
이끌어서도 안 되고 항상 이끌려가기만 해도 안 된다. 칭찬을 받기 위해 무리수를 두다보면
비웃음을 살 뿐이다. 데모크리토스처럼 언제나 세상을 비웃어서도 안 된다. 공적인 일에서
어리석은 자로 낙인이 찍히면 사적인 일에서도 능력을 의심받는다. 단 한 번의 어리석은
실수 때문에 나머지 전 인생을 아무리 근엄하고 강직하게 보낸다고 해도 보상받을 수 없는
치명적인 손해를 입는다.
* 데모크리토스: 그리스의 유명한 철학자. 아브데라에서 태어났으며 박학다식하여 후대에
수많은 저작물을 남겼다.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원자들이 스스로 운동하고 있다는 주장을
펼쳤으며 유물론적 세계관의 확립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무엇인들 이겨내지 못하랴. 우리는 고통과 맞선 상황 속에서도 스스로의 태도와 행동을


적절하게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 일상적인 생활에서 위험하거나 파괴적인 사건이 일어나면
우리는 마음이 굳어져서 두려움이나 고통조차도 느낄 수 없게 된다. 그것을 극복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욱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갈 수 있다.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라. 적당한 수준에서 사회에 대한 봉사를 하는 것이 좋다. 물론


봉사를 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때로는 타인을 위해 봉사하고 또한 타인의 봉사를 받기도
한다. 그렇지만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일에만 온통 마음을 빼앗기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하루에 단 한 시간이라도 자신을 위한 시간을 내지 못하고 타인에게 봉사하는 사람은 결국
그 일에 지칠 수밖에 없다. 열심히 봉사를 한다고 해서 상대방이 그 수고를 알아주는 것도
아니다. 그 일에 너무 매달리면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값싸게 만든다. 양식이 있는 사람은
적절히 봉사하고 자신의 시간을 소중하게 활용한다.

영혼과의 대화. 친절한 마음과 사랑의 감정은 마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미덕과 인품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갈 때, 비로소 사랑은 시작된다.
그리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애정을 나누면서 무엇인가를 요구하기보다는 기꺼이 주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행복이다. 사랑은 영혼과 내밀한 대화를 나누면서 깊어진다. 모든 것을 쾌락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사람들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언제나 천박하고 저속한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고귀하고 신성한 것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사랑은 바위처럼 제자리에 가만히 앉아있는 것이 아니다. 새처럼 자유롭게 하늘을


날아다니고 물고기처럼 평화롭게 바다를 헤엄치는 것이다. 사랑은 모든 시간을 재구성하고
모든 것들을 새롭게 만든다.

모든 생명은 사랑의 품 속에서 살아간다. 만약 이 세상에서 사랑의 맹세가 사라진다면


어떤 가정도 어떤 도시도 지탱하지 못할 것이며 들판의 곡식도 자라지 못할 것이다. 인간의
적대감과 불화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생각해 본다면 사랑과 화합의 힘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고통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면 그것은 가장 커다란 축복이라고 할 수 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을 때 마음은 희망과 불안, 빛과 어둠, 성공과 좌절 사이를


초조하게 방황한다. 언제나 성실하게 일하는 사람이나 탁월한 재능을 갖춘 사람이라도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면서 한숨짓는 시기가 있기 마련이다. 그것은 좋은 기회를 안타깝게도
놓쳐 버렸기 때문이다. 기회는 보레아스와도 같아서 일단 지나가면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 보레아스: 사나운 폭풍을 다스리는 신. 폭풍의 눈은 한 번 지나간 자리로 다시 되돌아
오지 않는다. 아테네인들은 보레아스를 수호신으로 삼고 제물을 바쳤다.

운명의 힘에 관해. 우리는 두 개의 문이 달린 운명의 집에서 살고 있다. 하나는 행복한


운명에 어울리는 하얀색 돌로 만든 문이고, 또다른 하나는 불행을 예고하는 검은색 돌로
만든 문이다. 전자는 당당하고 활기가 넘치지만 후자는 언제나 우울하고 절망에 물든
것처럼 보인다. 행복의 문을 열면 만족과 편안한 휴식, 즐거움, 명예, 열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불행의 문을 열면 슬픔과 고된 일, 배고픔, 경멸, 가난의 모습이 보인다. 그러므로
행복은 은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으며 불행은 고난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세상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운명의 집을 기웃거리다가 한쪽 문을 통해 들어간다.
그러나 자연의 법칙은 어길 수 없는 법이다. 언제나 한쪽 문으로 들어간 사람은 다른쪽
문으로 나오도록 되어 있고 불행의 문으로 들어간 사람은 반드시 행복의 문으로 나오도록
되어 있어 있는 것이다. 행복한 마음을 안고 운명의 집으로 들어갔다가 고난을 안고
나온다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시작할 때의 환호는 끝날 때의 험담을 더욱 크게 만드는
법이기 때문이다. 운명의 문으로 들어갈 때에는 많은 사람들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나갈 때 만인의 공감을 얻을 수만 있다면 그보다 더욱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너그러운 마음은 비할 바 없는 보배. 농담은 가볍게 받아넘길 수 있어야 한다. 직장에서는


농담이 분쟁의 씨앗으로 돌변하는 경우도 있다. 그런 상황에 대한 대비책도 세워두지
않으면 안 된다. 농담에 대해 예민하게 반응하면 분위기가 차갑게 식어버린다. 상대방과의
관계도 불편하게 되는 것이다. 적절한 농담은 그 자리의 분위기에 활력을 준다. 그러나 기분
나쁜 농담을 들었다고 해서 신경을 곤두세울 필요는 없다. 차라리 눈치를 채지 못한 것처럼
행동하거나 듣지 못한 것처럼 대하는 것이 좋다. 가장 무난한 방법은 재치있게 선뜻
받아넘기는 것이다. 농담에 과잉반응을 보이면 경쾌한 분위를 무겁게 만들고 심지어
험악하게 할 수도 있다. 농담을 할 때에는 상대방의 기분을 잘 파악한 후에 해야 한다.

증오와 사랑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 철저한 증오는 치명적인 독약이다. 그리고 무절제한
사랑도 증오와 같은 독약이 될 수도 있다.

후회하지 않는 인생을 위한 삶의 기술.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았을 때, 그 호의를 감사하게


여기고 반드시 그 은혜를 갚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만약 누군가에게 호의를 받고 감사한
마음을 미처 보답하지 못했다면 나중에라도 더 큰 배려를 통해 감사의 표시를 해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호의에 감사의 마음을 표시하면서 보답하는 것보다 더욱 중요한 의무는
없기 때문이다

고난의 시기가 끝나면 반드시 행복이 찾아온다. 운명의 여신이 미소를 지어서 모든
일들이 뜻하는 대로 풀리는 때가 있다. 그런 시기가 다가와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만하지 말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운명의 여신은 변덕스럽기 때문에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

사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은 사랑 그 자체가 전부이다. 훌륭한 미덕과 뛰어난


지혜로 자신을 단단히 무장하면서 어느 누구에서도 의존할 필요가 없고 자신의 모든 재산이
바로 자신의 고귀한 정신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더욱 더 진실한 사랑을 추구한다.
사랑을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은 그 사랑을 통해 어떤 대가를 얻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비록 사랑은 통해 다양한 이득을 얻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러나 진정한 사랑은
처음부터 무엇인가를 얻게 될 것이라는 희망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다.

시련을 동반하지 않는 사랑은 거의 없다. 아무리 폭풍우가 세차더라도 사랑의 나무는


꺾이지 않는다. 사랑의 핵심은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처럼 상대방도 나를 사랑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눈 먼 이기심으로 인해 오로지 자기 자신 밖에 사랑할 줄
모른다. 이기심의 빙산은 아무리 사랑의 바다를 항해할 수 없도록 만든다.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다. 의무를 수행하는 과정에 있어서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면 학식이 높거나 경험이 많은 사람들을 찾아가서 조언을 구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상담을 할 때에는 조언자가 무엇을 말하는지, 왜 그렇게 말하는지 명심해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의 조언은 귀담아 들을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이다.

사랑이 없다면 세상을 얻는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단 말인가? 어떤 사람들은 사랑이란


상대방으로부터 도움과 보호를 받기 위한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게다가 사랑은 애정이나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것도 아니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성품이 강인하지 못하고 신체가
허약한 사람일수록 더욱 더 사랑을 갈망하게 된다고 말한다. 남자들보다는 힘없는 여자들이,
부유한 사람들보다는 가난한 사람들이, 행복한 사람들보다는 불행한 사람들이 피난처를
찾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인생에서 사랑을 제거하려고 하는 그들의 노력은 마치 이
우주에서 태양을 없애버리려고 하는 것과 같다.

얻는 것보다 더욱 힘든 일은 버릴 줄 아는 것이다. 어떤 사람들은 아주 행복하게 칭찬을


받으면서 일을 시작한다. 그리고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업적을 통해 환영과 박수갈채를
받으면서 일정한 지위에 이른다. 하지만 불행은 눈이 없어서 그 대상을 가리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에 높은 자리에 앉았던 사람들은 비극적인 종말을 맞이한다. 우정에 금이
가거나 책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거나 결정적인 실수를 저질렀을 경우에만 불행이
찾아오는 것은 아니다. 아주 작은 틈만 생겨도 명성에 흠집이 생기고 이로 인해 고통을
받는다. 위대한 철학자 세네카는 미처 생각하지도 않았던 때에 사람들의 존경과 높은
자리를 얻었다가, 다른 사람이 물러나라고 하기도 전에 그 자리를 버렸다. 존경과 명예로운
직책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 운명의 축복이었다면, 이것을 과감하게 버릴 수 있었던 것은
세네카의 신중한 성격에서 나온 것이었다. 불행은 무절제한 욕심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행운을 안고 입장했던 사람들 중에서 오직 적당한 시기에 물러났던 사람만이 행복을 지킬
수 있었다.
* 세네카: 스토아 학파의 철학자. 로마에서 수사학과 철학을 익혔으며 도덕성의 회복을
주장하면서 윤리 문제에 힘을 기울였다. 사물의 형태를 탐구하는 자연과학과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형이상학을 동시에 연구했다.

사랑은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 아무리 혹독한 가뭄에도 맑은 물을 길어올린다.


사랑하는 사람이 없을 때, 우리는 인생의 골짜기를 헤쳐나갈 용기를 잃어버리게 된다.
인생에 대한 확신과 자신감을 상실하는 것이다. 사랑은 마치 등대처럼 우리의 앞길을
밝힌다.

사랑의 첫번째 계명. 먼저 희생하라.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기꺼이 희생할 수 있어야


한다. 자기 희생은 사랑의 가장 고귀한 표현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사랑. 그리고 사랑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부탁받을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먼저 그
일을 해 주어라. 모든 열정을 기울이고 조금도 망설이는 태도를 보이지 마라.

성실과 지혜의 행복한 만남. 자연은 이 세상을 보다 아름답게 만들기 위해 성실과


지혜라는 두 개의 보석을 선물로 주었다. 그런데 재난이 그들을 초라하고 보잘 것 없는
존재로 만들어 버렸다. 성실은 눈이 멀고 지혜는 절름발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장님이
되어버린 성실은 앞을 볼 수가 없었고 불구가 되어버린 지혜는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성실과 지혜는 재난을 이겨내기 위해 한 몸이 되었다. 성실은 지혜의 튼튼한 다리가
되었으며 지혜는 성실을 이끄는 밝은 눈이 되었다. 장님은 눈을 주었던 절름발이의 어깨를
부축해 주었고 절름발이는 장님의 길안내를 맡았다. 지혜는 다리가 되어 주었던 성실을
자신의 대지라고 불렀으며 성실은 눈이 되어 주었던 지혜를 자신의 하늘이라고 불렀다.
성실이 없다면 지혜의 가치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 반대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성실과 지혜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많은 것을 이룰 수 있다.
지혜가 자꾸만 망설이거나 생각만 하고 있을 때 성실이 재빨리 실행으로 옮겼던 것이다.
마침내 성실한 지혜 는 재난의 위기를 극복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었다.

완성을 향하는 길. 일말의 허영이나 가식도 없이 마음을 활짝 열었을 때, 비로소 사랑은


그것의 목적이라고 할 수 있는 믿음과 희생을 완성할 수 있다. 그대는 언제라도 사랑할 수
있고 사랑받을 수 있으며 또한 사랑을 나누면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다. 진정 사랑하는
사람만이 시온의 성으로 들어갈 수 있다. 아름다운 사랑은 위기의 순간에서 서로를
안전하게 구출할 수도 있다. 그 반면에 배반은 서로를 파멸의 나락으로 이끈다.
* 시온의 성: 하늘의 신이 기거하는 도시. 축복받은 사람들만이 하늘에 있는 도시로
들어갈 수 있다. 행복한 낙원을 상징하기도 한다.

거짓말을 하지 마라. 거짓말은 사랑을 좀먹는 독이다. 아무리 작은 거짓말이라도 가만히


내버려두면 지옥의 불길처럼 사나운 기세로 커진다.

사랑은 어떤 필요나 조건에 의해 새겨나는 것이 아니다. 얼어붙은 땅에서 푸른 새싹이


돋는 것처럼, 호수에서 자욱한 안개가 피어오르는 것처럼 때가 되면 저절로 생성되는
것이다. 사랑이 얼마나 많은 이익을 선사할 수 있는지 따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두
사람의 영혼이 더욱 밀접하게 결합될 때 깊은 사랑이 싹튼다. 이해관계에 의한 만남은
사랑이 아니라 거래에 불과하다.

세상의 그 어떠한 일보다도 사랑을 나누는 일이 가장 힘들다. 누구나 자기 소유의 말과


소가 몇 마리나 되는지 정확하게 말할 수 있지만 사랑의 크기가 얼마나 되는지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좋은 말이나 소를 얻기 위해서는 온갖 노력을 기울이면서도 사랑을
선택하는 일에는 그다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 더구나 사랑하는 사람이 진정으로 자신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어떠한 표시나 증거도 찾아볼 수 없다. 사랑을
나누는 일은 정말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사랑은 도저히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행복을 선물한다. 이 세상에 사랑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세상의
일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있겠는가?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함께 기쁨을 나눌 사랑이 없다면 무슨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는가? 또한 그대의
고통을 그대 자신보다도 더욱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면 인생의 온갖 시련들은
더욱 더 견디기 힘들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는 마음 때문에 거짓으로 사랑의 기초를 쌓는 자가 있다면 그


사람은 사랑의 목걸이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슬을 빼놓는 것과 같다. 왜냐하면 사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물질적인 이익이란 하찮은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귀중한 사랑의 가치는
희생과 헌신이다.

미덕은 사랑을 더욱 굳건하게 만든다. 미덕이 눈부시게 드러날 때 애정어린 마음이


저절로 솟아나고 사랑이 싹틀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진실한 마음으로 도움을
주고받는 것보다 더욱 큰 기쁨을 주는 것은 이 세상에 아무것도 없다. 우리의 마음을
끌어당기고 매혹시키는 것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이란 권리가 아니다. 오히려 무슨 짐을 짊어질 것인가 스스로 선택하는 일이다.

사랑은 남이 선물할 수 없는 것이다. 오직 나 혼자만의 힘으로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이


안겨주는 사랑은 바싹 마른 갈대처럼 가볍다.

찬란한 햇살로 새벽을 알리지 않는다면 태양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꽃봉오리 속에 갇힌


장미가 향기로운 꽃을 피우지 않는다면 무슨 가치가 있는가? 찬란한 빛을 내지 않는
다이아몬드가 무슨 가치가 있는가? 만약 자신의 아름다움을 보일 수 없다면 태양의 햇살과
장미의 아름다움, 다이아몬드의 소중함이 무슨 가치를 가질 수 있는가? 그리고 사랑이
없다면 도대체 이 세상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명예나 정치,
웅장한 건물이나 아름다운 옷 그리고 개인적인 찬사 따위에는 그토록 기뻐하면서 참다운
미덕과 사랑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능력을 부여받았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별로 기뻐하지
않는다.

사랑하는 사람이 떠나버리면 작은 열정은 식어버리기 쉽고 큰 열정은 더욱 거세게


타오르기 마련이다. 바람이 불면 촛불은 꺼지게 되지만 횃불은 더욱 거세게 타오르는
것처럼.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이 좋다. 언제나 자연스럽게 행동하는 사람은 만인의


사랑을 받는다. 거드름을 피우는 것은 공동체의 질서를 위협하는 부자연스러운 행동이다.
따라서 많은 사람들의 미움을 사게 된다. 그것은 자기 자신에게도 고통스러운 점이 된다.
서정시의 예술적 구성을 확립한 호메로스도 자연의 이치와 질서를 강조했다. 지혜로운
사람은 굳이 자신을 과시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언제나 인위적인 것보다 자연스러운 것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자신감과 안목을 겸비한 사람도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것을 감춤으로써 많은 사람들의 선망과 존경을 받게 되는 것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나면서도 항상 거드름을 피우지 않고 겸손하게 행동하는 사람은 더욱 위대하다.
* 호메로스: 그리스의 시인. 한 시대를 풍미했던 수많은 영웅들의 일대기를 문학적으로
재구성했다. 불멸의 명작 일리아드 와 오디세우스 를 남겼다.

사랑은 근심과 걱정을 낳는다. 사랑이 깊을수록 우리가 겪게 될 고통 또한 커진다.


그렇지만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우리의 인생에서 사랑을 포기할 수는 없다. 사랑을 모두
버린다면 우리의 영혼은 차가운 돌덩어리와 조금도 다를 것이 없기 때문이다.

지혜의 등불을 밝혀라. 사랑은 지혜의 인도를 통해 거듭날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랑은
아무리 사나운 맹수라고 하더라도 귀여운 애완동물로 길들일 수 있다.

자신의 결함을 장점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인생의 성공은 그가 가진


개성과 특성을 충분히 발휘하는 일에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을 단지 좋은 감정과 도움을 서로 똑같이 주고받는 것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 물론 사랑을 간직하기 위해서는 서로 주고받는 과정에 있어서 적당한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진정한 사랑이란 그보다 더 풍요롭고 훨씬 더
관대한 것이기 때문에 편협한 마음으로 자신이 받는 것보다 더 많이 주지 않으려고
꼼꼼하게 따지거나 계산하지 않는다. 사랑은 베푸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만약 그대가
커다란 항아리를 받았다면 그대는 그 항아리가 철철 넘칠 정도로 사랑으로 보답하라.
사랑의 강은 마땅히 주어야 할 것 이상을 돌려주어서 흘러 넘치도록 만들어야 한다.

그대의 가치는 그대가 품고 있는 이상에 의해 결정된다. 용기는 위기에 처했을 때 빛나는


힘이다.

유종의 미를 잘 거두어라. 끝을 아름답게 장식할 줄 알아야 한다. 처음보다 마지막


마무리가 더욱 중요한 법이다. 하지만 사람들은 시작은 아주 정열적으로 하지만 마지막은
그다지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건물을 지을 때에도 시공식은 아주 거창하지만
기공식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앞을 내다볼 줄 아는 기수라면 신중하게
타고 갈 말을 고른다. 말의 성격이 난폭하다고 느끼면 경기 도중에 말등에서 떨어지거나
경기장에서 벗어나는 망신을 당하지 않기 위해 그 말을 일찌감치 마구간으로 되돌린다.

사랑은 위태로운 절벽을 따라 걸어가는 곡예사. 그러므로 마치 전차를 모는 테세우스처럼


애정이 쏠리는 방향을 잘 조절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하다. 자칫 균형을 놓치면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 채 추락하고 만다.
* 테세우스: 아테네의 가장 위대한 영웅. 크레타 섬의 미궁으로 들어가서 반인반수의
괴물 미노타우로스를 물리쳤다.

참된 미덕은 그 자체로 완전하다. 미덕을 가진 자는 어느 누구보다도 자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고 그러한 자신이 얼마나 사랑스러운지를 깨닫고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사람들이 참된 미덕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참된 미덕을
소유한 사람은 향을 감싼 종이와도 같아서 좀처럼 외부로 드러나지 않지만 그윽한 향기로
인해 그 가치를 알 수 있다.
성숙한 인격을 쌓아라. 성숙은 고요한 마음으로 깊이 생각하는 자세를 갖도록 만든다.
세월이 흘러서 육체가 힘을 잃어간다는 것은 정신이 힘을 얻는다는 말과 같다. 비록 육체는
시들더라도 정신적인 면에서는 균형을 잡아나가는 것이다. 이 시기가 되면 모든 사물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정립할 수 있다.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을 바라보는 분별력과 삶에 대한
애정이 깊어지는 것이다.

세상이 깜짝 놀랄 만한 지혜가 있더라도 사용하지 않으면 아무런 가치가 없다.


우유부단한 태도로 어떻게 할 것인지 망설이다가 끝내 꽃을 피우지 못하고 결국 피기도
전에 시들고 마는 것이다. 향기로운 희망을 잃어버리게 되면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결국
좌절할 수밖에 없는 법이다. 최고의 지성과 멋진 선택을 바탕으로 일을 시작하지만 정작
실행의 단계에서 모든 것을 잃어버리는 사람들이 있다. 일을 효율적으로 진행시키지 못해서
판단의 정확성에 상처를 입히고 마는 것이다.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비록 생각은 많이
하지만 막상 일을 시작하면 쉽게 지치고 빨리 포기한다.

이별.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보다 더욱 큰 고통이 있을까?

장식용 칼의 호화로움은 그 무딘 칼날을 감추기 위한 것이다. 만약 전쟁터에서 그 칼을


휘두른다면 당장 부러지고 만다. 하지만 명검은 외관상 초라한 것처럼 보이지만 단단함과
날카로움은 그 어디에도 비할 수가 없다. 진정한 검사는 한 눈에 명검의 진가를 알아본다.
진실이란 언제나 한 걸음 뒤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통찰력을 가진 사람만이 그것을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물의 뒷면과 양면은 언제나 다른 법이다. 화려한 겉모습에 온통 정신을
빼앗기는 사람은 이내 그 사물에 대해 싫증을 느끼게 된다. 화려한 장식은 얼마든지
마음대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내면을 바라볼 수 있는 사람은 사물의 진정한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유난히 겉모습에 신경을 쓰는 사람은 얼마 있지 않아서 사람들의
뇌리에서 잊혀진다. 하지만 내실이 충실한 사람은 주위의 사람들로부터 존경을 받는다.

그대의 주위는 온갖 종류의 유혹으로 가득 차 있다. 자칫하면 용기는 이내 꺾여버리고


만다.

거친 바다를 항해하라. 파도가 잔잔한 바다를 항해하는 일도 물론 나름대로 즐겁고


유익한 것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특별한 모험으로 인해 널리 이름을 떨친 사람들은 거친
파도가 밀려오는 폭풍우 속을 헤치면서 항해한 사람들이다.

책을 읽어라. 독서는 그대의 영혼을 풍요로운 정원으로 가꾸어 놓는다. 독서는 일이


아니라 즐거움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다. 책을 읽으면서 보다 많은 지식을 습득할수록 더욱
화려한 지혜의 궁전을 지을 수 있다. 영혼을 위한 성찬은 책이 담고 있는 지식이다. 독서를
하면서 지식의 정수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은 커다란 행복이다. 그리고 고귀한 영감과
창조적인 정신을 담고 있는 예술을 익혀야 한다. 이것은 일의 노예가 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고상한 화법, 이따금 대화 속에 애매한 부분을 첨가하라. 말은 어느 누구라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할 뿐만 아니라 매력적으로 표현해야 한다. 화제가 아무리 풍성해도 말투에 매력이
없으면 시시하게 여겨진다. 카토는 말의 힘으로 수많은 군중들을 굴복시켰다. 불괘한 기분이
들 정도로 수다를 떠는 사람은 주제를 일목요연하게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지리멸렬한 상태로 빠진다. 결의는 의지에서 생기고 표현은 마음에서 생긴다. 단호한 결의와
적절한 표현으로 상대방을 감동시켜라. 이론이 정연한 말은 큰 힘을 발휘한다. 하지만
복잡한 말이나 난해한 표현 역시 어느 정도 사람들에게 존경심을 줄 수 있다. 사람들은
난해한 것 속에서도 지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화에 약간의 불가사의한 매력을
덧붙임으로써 신비의 베일을 쓰는 것이 좋다. 그 말에 확실한 근거가 없더라도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는다. 너무 진부하게 느껴지지 않도록 일부러 애매한 부분을 첨가하는
것이다.
* 카토: 로마의 웅변가. 투스쿨룸 출신이며 로마의 주요 관직을 역임했다.

자연은 태양의 걸음걸이와 우리의 삶을 대비시켜 놓았다. 자연의 사계절은 우리의 삶에


있어서 네 시기와 서로 상응한다. 인생에 있어서 유년기에 해당하는 봄은 아름다운 꽃과
깨어지기 쉬운 희망을 데리고 찾아온다. 조금 위태롭게 보이는 미소와 태풍처럼 사납게
휘몰아치는 정열로 무장을 한 청년기가 그 뒤를 따른다. 무더운 여름이 성장의 계절과
더불어 다가오는 것이다. 왕관을 쓴 장년의 나이에 해당하는 탐스러운 가을이 그 뒤를
잇는다. 판단과 행동이 결실을 맺는 계절이 찾아오는 것이다. 만물을 꽁꽁 얼려버리는
겨울이 시작되면 모든 것들은 끝을 맺게 된다. 혈관을 흐르던 시냇물이 얼어붙고 활력도
서서히 빠져나간다. 삶은 비로소 가까이 다가온 죽음의 손길에 두려움을 느끼기 시작하는
것이다. 자연은 사계절을 번갈아 보낸다. 우리의 운명을 예언하면서.

목숨을 걸어라. 사랑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고귀한 사랑을 지키려면 때로는
그대의 운명까지도 바쳐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세계를 여는 열쇠. 역사는 인생의 위대한 어머니이자 경험의 딸이다. 역사에
그대의 몸을 의지하라. 역사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수많은 지식을 선물할 것이다. 다른
것들과는 반대로 역사는 언제나 과거에서 시작해 현대에서 끝을 맺는다. 플루타크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역사를 기술했다. 역사는 언제나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날카로운 눈매를 번뜩인다. 모든 과거에 대해 역사는 가차없이 비판의 예리한 칼날을
들이댄다. 역사 속의 위대한 영웅들과 그들의 자질을 익혀라. 그들은 지혜의 보고를 열어 줄
것이다. 역사는 현재에 투영된 과거의 지혜를 멋진 솜씨로 엮어내는 한 편의 연극과 같은
것이다.
* 플루타크: 로마의 철학자이자 역사가. 자연과학과 수사학을 바탕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독특한 업적을 남겼다.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의 일대기를 집대성한 플루타크 영웅전 이
유명하다.

향기로운 시의 정원을 산책하라. 시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커다란 장점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유용한 것이다. 창조력이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천재적인 시인들의 작품을 읽으면서
그 속에 담긴 지혜의 보석을 주워담을 수 있다. 호라티우스가 가꾸어 놓았던 심오한 지혜의
숲을 걸어가라. 호라티우스는 기꺼이 그대의 방문을 환영할 것이다. 그리고 자신의 지혜를
그대에게 전수할 것이다. 좋은 시를 읽는 것은 지혜의 상자에 보석을 입히는 것과 같다.
* 호라티우스: 로마의 시인. 아테네의 아카데미에서 그리스어를 연구했다. 아우구스투스
황제의 계관시인으로 활동했다.

사랑은 오직 사랑을 선물할 뿐이다. 그리고 사랑만이 그 대가로 받을 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다.

철학의 신전을 탐구하라. 과학적인 시각으로 사물의 근원을 분석하라. 우주의 구성 원리와
존재의 근원, 동물의 본성과 식물의 습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심도있게 연구하라.
그리스의 일곱 현인들의 삶을 배우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현실적인
지식을 전하면서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았던 이솝의 우화를 읽어라. 그리고 현인들의 삶과
그대의 삶을 서로 비교하면서 고귀한 지혜와 도덕심을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한다.
* 이솝: 그리스의 철학자. 남다른 재치와 지혜를 가지고 자신의 논점을 명쾌하게
설파했다. 인간의 행동을 동물의 본성에 비유한 수많은 우화를 남겼다.

보편성이 있는 지식을 습득하라. 책은 지혜의 보고를 들어 가는 길을 안내한다. 역사는


지식을, 시는 창조적인 정신을, 철학은 신중한 태도를 선물할 것이다. 그리고 수사학은
웅변을, 천문학은 예지력을, 신학은 자비를 선물할 것이다. 아름다운 글을 즐기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그대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외면과 내면. 물질적인 재산이 많더라도 세상을 보는 지혜가 없으면 아무리 많은 것을


가지고 있더라도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 비록 가난하게 살더라도 청빈의 지혜를 익히고
있으면 별로 가진 것이 없다고 하더라도 많이 가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마음은 행운을 담는 큰 그릇. 마음이라는 그릇 속에는 모든 것들을 다 담아낼 수 있다.


넉넉한 마음 속에는 이 세상도 충분히 들어간다. 커다란 그릇은 아무리 큰 음식물에도 전혀
당황하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모든 것을 담아낸다. 아무리 많이 담아도 불편하거나
가슴이 답답하게 되는 일이 없다. 그것은 언제나 여유있는 공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소식가라면 포식하고도 남을 만큼의 음식이 대식가에게 있어서는 겨우 시장기만 가실
뿐이다.

현명한 사람일수록 자신의 무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드러내 보인다. 오직 나 혼자만이


지식의 창고를 소유하고 있다는 생각은 소박한 어리석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마치
아름다운 장미에 가시가 돋아나 있는 줄도 모르고 장미정원으로 마구 들어가려고 하는
사람과 같다. 함부로 장미를 꺾으려는 사람은 그 가시에 찔려서 상처를 입게 된다. 그들은
환상에 사로잡혀서 우물 안의 개구리처럼 하늘이란 푸르고 둥근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들은 자신이 수많은 사람들 가운데 단지 한 사람일 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자신
이외의 다른 사람들을 모두 업신여기고 있기 때문에 시야가 좁은 무지몽매한 사람이
되어버린다. 모르는 것은 솔직하게 인정하고 그것을 배우기 위해 노력하라. 지식의 창고는
크면 클수록 좋은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현재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지 않고 겸손한
태도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한다면 모든 사람들이 존경하고 따를 것이다.

결점을 고쳐라. 대부분의 사람들은 남의 결점을 비웃으면서 회심에 찬 미소를 짓는다.


결점이란 이미 우리의 영혼 속에 내재되어 있다. 아무리 완벽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결점이 없는 사람은 없다. 대개는 자신의 결점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집착으로 인해 고치기
힘든 것이다. 다른 사람들이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척하면서 입을 다물고 있으면, 마치 그
잘못을 저지르지 않은 것인 양 착각하는 것이 사람의 본성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남의
결점에 대해 너그러운 사람은 별로 없다. 그대의 결점을 깨닫고 고치기 위해 노력하라.
그대의 장점을 한층 더 빛나게 만들고 인격을 함양하는 좋은 기회인 것이다.

우리 모두는 아주 소중한 사람들이다. 그것도 약간이 아니라 매우 소중하다.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 이 세상에서 반드시 필요한 존재인 것이다.

명성은 한 송이의 꽃도 없는 정원. 다른 사람들보다 앞서기 위해 공명심을 내세우는


사람을 경계하라. 함부로 명성을 팔지 마라. 특히 스스로 자신을 청하는 상징을 붙이지 않는
것이 좋다. 사람들은 그 상징으로 그대를 판단하고 그대의 장점조차도 결점으로 여길 수
있다. 상징은 그 사람의 별난 특성을 드러내는 것이며, 이 특성이라는 것은 종국적으로 그
사람에 대한 의혹을 부채질한다. 아무리 아름다운 경치가 있더라도 태양이 비치지 않으면
어둠 속에 잠길 뿐이다. 어둠에 싸인 풍경은 그 누구의 눈에도 보이지 않는다. 그리고 너무
눈부신 빛이 비쳐도 아름다운 경치는 모습을 감춘다. 사람들의 주목을 받게 되면 으레
반감과 비판을 불러일으키게 된다. 특히 질투심이 많은 사람이나 적의 표적이 되기 쉬운
것이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자랑하려고 하거나 악명을 떨치면서까지
자신을 내세우는 사람은 멀리 하는 것이 좋다. 그러한 사람들은 목적을 달성하는 순간,
자신의 이익과 지위를 지키기 위해 남을 궁지에 몰아넣는 일도 서슴없이 자행하기
때문이다. 현명한 사람은 어떤 일을 성취한 대가는 손에 넣더라도, 명성만큼은 아랫사람에게
양보한다. 스스로 이름을 감춤으로써 안정을 보장받는 것이다.

영혼의 눈길을 맑게 가꾸어라. 우람한 육체보다는 대범한 영혼이 더욱 아름다운 법이다.


대범한 영혼에서 비롯된 너그러움이 행동에 반영되었을 때 가슴은 눈부신 빛을 발한다.
육체의 눈이 외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면 영혼의 눈은 내적인 아름다움을 가지고
있다. 육체의 눈은 위험한 유혹에 빠져들기 쉬운 반면에 영혼의 눈은 올바른 판단으로
언제나 칭송을 부른다.

누구나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혜의 크기만큼 행복하고 어리석은 만큼 불행하다. 사자처럼


항상 깨어있도록 노력하라. 코끼리처럼 신중하게 행동하라. 여우처럼 영리한 지혜를 익혀라.
이리처럼 고독을 벗삼으면서 생각하라. 마지막으로 그대가 가진 모든 기회를 적절하게
이용하라. 그대가 이루고자 하는 바를 반드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더 이상 불행도 행복도
없다. 다만 문제는 신중한 사람이 될 것인가 경솔한 사람이 될 것인가에 달려 있을 뿐이다.

혜안을 길러라. 광맥은 땅 위로 나와있는 것이 아니라 지하의 깊은 곳에 매장되어 있는


것이다. 아무리 표면을 조사해도 광맥은 발견할 수 없다. 상대방의 겉모습을 보지 말고
내면을 보기 위해 노력하라. 어떤 사람과 동업을 하게 되었다면 함께 일하기 전에 그
사람의 배경을 잘 조사하는 일을 금과옥조로 삼아라.

진정한 승리를 거두는 방법. 승리를 얻기 위해 다른 누군가와 경쟁을 하고 있더라도 승리


그 자체에 대해서는 그리 높게 평가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승리를 원하기는 하지만 승리를
자랑하지는 마라. 승리는 궁극적인 목적이 아니다. 승리는 단지 목적을 이루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승리의 결실을 거둔 후에는 패배로 위장하고 슬쩍 뒤로 물러나도록 하라.
또한 패배의 순간에는 그것을 솔직하게 시인함으로써 어느 정도 패배를 감출 수 있다.

열 걸음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한 걸음 뒤로 물러나야 할 때가 있다. 권리를 양보하고


스스로 몸을 낮춤으로써 더욱 많은 권리와 더욱 큰 명성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겸허한
자세로 패배를 감추려고 하지 않을 때 불명예로 인한 삶의 균열을 일부라도 메울 수 있다.
경멸을 부를 수도 있는 결점을 떳떳하게 밝히는 것은 자신의 위대함을 드러내는 일이다.
오히려 자신의 결점을 미리 털어놓음으로써 다른 사람들의 입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의 영웅적인 기개도 보여줄 수 있다. 겸손하게 허리를 숙이는 것은 자화자찬과는
반대로 자신을 존귀하게 만드는 행동인 것이다.

한 개가 수천 개의 가치를 지닐 때도 있지만, 수천 개가 모여도 단 한 개보다 못한


경우도 있다. 사랑이 바로 그렇다. 사랑은 전부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아무것도 아니다.

신전은 설게도에 따라 짓는 것이다. 조급한 마음으로 치밀한 계획도 없이 먼저 벽돌부터


쌓는다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성실하기만 하고 지혜롭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이런
부류의 사람들은 일을 처리하는 추진력이 강하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믿어서는 안 된다.
항상 커다란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자신의 능력에 조금이라도 벅찬 일이
닥치면 금방 실수를 저지른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충고를 몹시 싫어한다. 눈이
멀어버린 성실은 어리석은 자들의 특징이다. 그 일이 지닌 한계가 문제 같은 것들은
생각하지도 않고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슨 일이든지 의심을
품지 않고 맹목적으로 목표물을 향해 돌진한다. 차분한 마음으로 주위를 둘러볼 만한
지혜를 얻지 못한 사람은 당연히 자기 자신도 제대로 살펴보지 못하는 법이다. 적은
노력으로 많은 결실을 얻을 수 있는 길을 항상 있다. 노력이 많아질수록 기대가 커지게
되고 기대가 지나치면 이성이 마비된다. 그래서 눈이 멀어버린 성실만이 남게 되면
돌아오는 것은 구겨진 자존심과 경멸어린 시선뿐이다. 성실한 행동만으로는 일을 올바르게
처리할 수 없다. 성실과 지혜가 제대로 결합해야만 일을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변덕에 대하여, 변덕은 자기 자신과 이 세상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혼동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세상의 흐름 속에서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추구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들은
항상 흔들리는 인생 속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인생이란 흔들리는 자신의 중심을 바로
잡아가는 과정이다. 심성이 올바른 사람은 욕망과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둠으로써 자기
완성의 과정을 보여주지만 심성이 비틀린 사람은 자신을 이기지 못하고 무릎을 끓고 만다.

도피하는 인생을 살지 마라. 어떤 사람들은 근심과 걱정을 피하기 위해 사회에서


도피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일이라고 말한다. 겉으로 보기에 그들의 말은 참으로
매혹적이지만 사실은 한참 빗나간 것이다. 왜냐하면 근심이나 걱정을 피하기 위해 어떤
명예로운 일이나 행동에도 참여하지 않고 방관만 한다는 것은 매우 수치스러운 일이며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경험은 신용을 낳는다.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마라. 사소한 일이라고
해도 경험이 없다면 그 일을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의 능력보다도 일을 치밀하게
완수하는 것이 우선적인 사항이기 때문이다. 맡은바 임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던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상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충분히 그 일을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미숙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파국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항상
보증서가 붙어있는 것을 선택하라. 이미 정당한 평가를 받았던 사람은 믿을 수 있다. 정석을
따르는 길은 검증이 끝난 길이고, 누구나 추구하는 올바른 길이다. 대세를 따르는 것은
언제나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다.

찬란한 소망에 관해. 소망은 그대의 가치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걸맞는 소망을 꿈꾸는 것이다. 크고 넓은 소망을 갖도록 하라.

인생의 길을 걸어가면 두 갈래 길을 만난다. 하나는 평탄한 길이고 다른 하나는 험난한


길이다. 평탄한 길은 잘 포장되어 있으며 곧게 뻗어있고 험난한 길은 가파른 절벽을 향해
나 있는 산길이다. 평탄한 길의 끝에는 나태와 만족이 기다리고 있고 험난한 길의 끝에는
용기와 긍지가 손짓하고 있다. 헤라클레스는 동이 틀 무렵 두 갈래 길에 도착했다. 이성은
언제나 찬란한 빛을 뿌리는 여명 같은 존재였지만, 막상 두 갈래 길에 이르자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헤라클레스는 고개를 들고 오른쪽 길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호감이 가는
것은 왼쪽 길이었다. 오른쪽 길은 좁고 험난했으며 가파른 산길이었다. 왼쪽 길은 넓고
평탄한 내리막길이었다. 헤라클레스는 잠시 동안 머뭇거리다가 오른쪽 길을 선택했다. 이
선택으로 인해 헤라클레스는 불멸의 영웅이 될 수 있었다. 그대는 어느 길을 선택할
것인가?
* 헤라클레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위대한 영웅. 티린스의 왕 에우리스테우스를
섬기는 동안 열두 가지의 업적을 남겼다. 제우스는 헤라클레스를 천상으로 데려가서 신의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가장 좋은 친구는 고통스러운 시련을 딛고 선 사람이다. 내실이 있는 친구 관계도 있지만


지극히 형식적이고 가벼운 친구 관계도 있다. 전자는 그대의 인생을 보다 충만하도록
만들지만 후자는 일시적인 즐거움만 줄 수 있을 뿐이다. 야심으로 가득 찬 사람은 훌륭한
인격보다는 사회적인 지위를 보고 친구를 선택한다. 그러나 시련을 딛고 선 사람만이 보다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그들은 기회를 포착하거나 지위에 아첨하는 무리가 아니다. 올바른
양식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친구라고 할 수 있다. 단순한 말상대는 진정한 친구가 아니다.
그저 만나면 즐겁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친구라고 할 수는 없다. 속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만이 인생의 역경을 헤쳐나갈 수 있는 힘을 제공한다.

적을 업신여기지 마라. 경우에 따라서는 적을 더욱 융숭하게 접대해야 할 필요가 있다.


행복을 나누어주는 사람은 별로 없지만 해로움을 끼치는 일이라면 어느 누구라도 할 수
있다.

고귀한 보석은 빛을 잃지 않는다. 다이아몬드는 탐스러운 루비의 더미에 둘러싸이더라도


흔들리지 않고 당당하게 빛을 낸다. 당당한 가슴은 어떤 위험에 직면해도 흔들리는 법이
없다. 항상 넉넉한 가슴을 가져라. 그대의 부족한 점을 채워 줄 것이다. 그리고 친구가
위험에 처했을 때, 가장 먼저 달려가라. 그대에게 진정한 승리를 선사할 것이다

증오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 자리에서 싫은 기색을 드러내지 마라. 솔직한 심정을 감추고
싫은 상대방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다. 다른 사람들의 인격적인 결함에
대해 익숙하게 되도록 노력하라. 마치 추한 얼굴도 날마다 대면하면 그 추함이 덜해지는
것처럼. 그러나 아무리 작은 결함이라도 그대의 것일 경우에는 관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대
자신의 결함에 대해서는 항상 냉정하고 차가울 것.

비밀을 숨겨라.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비밀이란 언제인가는 그 정체를 세상에 드러내기


마련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항상 비밀의 장막을 덮어놓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하늘에도 눈이 있고 벽에도 귀가 있다. 악의가 없더라도 그 비밀은 언제나 자신을 묶어두고
있는 사슬을 벗어던질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명한 사람은 혼자 있을 때에도 세상 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주목하고 있는 것처럼 행동한다. 비밀은 항상 마음 속 깊이 묻어두어야 한다.
다른 사람과 말다툼을 할 때에도 비밀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 비밀이
밖으로 표출되지 않도록 감정을 억제하는 방법을 익혀라.

사랑은 그 종류가 하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은 수만 가지가 넘는다.

친구를 소중하게 여겨라. 그리고 어떤 잘못을 저지르더라도 비난하지 마라. 다른 사람이


수치스럽게 여기는 것을 함부로 들추는 사람은 거꾸로 자신의 약점을 폭로하는 것과 같다.
어리석은 자들은 다른 사람의 약점을 폭로함으로써 자신의 약점을 감추려고 하고 그것을
위안거리로 삼는다. 그러나 다른 사람의 약점을 비난하는 자는 그 순간 자신의 몸에서도
악취가 풍긴다는 사실을 모른다. 다른 사람의 오점을 파내면 파낼수록 자신의 몸 또한
더러움에 물든다. 어지러운 세상을 살아가면서 누구나 다 과실이나 태만이라는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죄를 짓지 않고 사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단지 평범한 사람들이
저지르는 죄악은 뚜렷하게 부각되지 않을 뿐이다. 세상의 이치에 밝은 사람은 사악한 죄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언제나 노력한다. 다른 사람의 죄를 들추면 자신의 양심에 영원히 지울
수 없는 얼룩을 남기게 된다.

그대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라. 현명한 사람은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자신의
인생을 평가할 줄 안다. 인생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면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인생이 언제 막을 내릴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이별을 대비하면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고 말한 제피로스와 더불어 인생의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제피로스는 항상 바람의 방향이나 속도를 다르게 만든다.
아무런 거처도 없이 떠도는 인생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파도가 휩쓸고 지나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난 모든 것들은 기약조차 없는 이별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 제피로스: 바람의 신. 주로 부드럽고 잔잔한 서풍을 담당한다. 별들의 신
아스트라이오스와 새벽의 신 에오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위대한 결과는 위대한 출발에서 나온다. 바다처럼 넓은 마음으로 모든 것을 포용할 수


있어야 한다. 위정자에게 있어서 철학자의 머리, 웅변가의 혀, 군인의 팔, 순례자의 다리,
노동자의 어깨에 비교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바다처럼 넓은 마음이다. 마음이 움직이지
않고 있는데 지식만 앞서 나간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그것은 변덕만 불러일으킬 뿐이다.
모든 일에 대해 지나치게 섬세한 사람은 약점을 드러내기 쉽다. 지나치게 고민하거나
결정을 번복한다면 실천하는 힘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가장 가까운 친구가 가장 무서운 적으로 변한다. 우정에 금이 가지 않도록 매사에


조심하라. 다정한 친구일수록 더욱 예의바르게 대해야 한다. 사려가 부족한 우정은
깨어지기도 쉬운 법이다. 가까운 사이라고 해서 함부로 막 대한다면 깊은 우정도
언제인가는 막을 내리게 된다.

싸움은 정당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싸움이 점점 치열하게 되면 정당한 방법으로


싸우는 사람은 드물다. 평소에는 포근한 온정미가 넘치던 사람도 적수를 만나게 되면
갑자기 투지를 발휘하면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려고 하지 않는다.
싸움은 예절이 덮어놓았던 상처를 들추어낸다. 그러나 싸움이 심해지면서 승리를 거두기
위해 온갖 수단을 쓰다보면 결국 자신의 평판에 심각한 상처를 주게 된다. 진정 평화를
사랑한다면 싸움터에 나가기 전에 그 결과까지 예상하지 않으면 안 된다.

아름다운 외모보다 착한 마음이 더욱 고귀하다. 형식보다 내용이 보다 중요한 것이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알맹이가 없다는 말을 듣기보다는 신용을 중시하는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도록 노력하라. 정직한 사람을 속이는 것만큼 쉬운 일은 없다. 좀처럼 거짓말을 하지 않는
사람은 남의 말을 모두 진실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유별나게 못된 사람이
아니라면 모두 신용한다.

고집을 부리지 마라. 모든 일에 대해 합리적으로 파악하지 않고 무조건 고집을 부리는


것은 자신이 소인배라는 사실을 폭로하는 일이다. 고집이라고 하는 갑옷으로 몸을 무장한
채 지극히 간단하고 합리적인 주장을 애써 배척하는 자들이 있다. 개성이 강하거나 자기
주장이 뚜렷한 것은 고집과는 거리가 멀다. 고집을 부리는 행위는 얼굴에 나 있는 보기
흉한 상처와도 같은 것이다. 그러나 스스로는 그 인격적인 결함을 좀처럼 깨달을 수 없다.

외모가 한 잔의 포도주가 담긴 술잔이라면 마음은 열 잔의 포도주가 담긴 술병이다.


사람의 마음을 간파하는 능력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중요하다. 상대방의 진심을 알아야만
올바르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거짓과 진실을 구별하려면 먼저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선은 드물고 악은 많다. 그래서 언제나 선의 길은 수많은 장애물과 마주치게 된다. 진리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 가시덤불이 있는 험난한 길이다. 그렇지만 실패로 향한 길은 헤아릴
수조차 없을 정도로 아주 많다. 게다가 아무런 장애물도 없는 평탄한 길이다. 세상 만물은
우리가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가만히 놓아두지 않는다. 불행한 선택을 하도록 음모를
꾸미는 것이다. 그러니까 시간은 멀리 달아나 버리고 기회는 사라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실패를 경험한 후에야 비로소 사람들은 지혜의 거울을 통해 빛을 비추어야만 고난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사랑은 꽃처럼 향기로운 것이다. 아름다운 꽃은 스스로를 내세우지 않아도 그 향기를


맡고 저절로 찾아오는 벌들이 있기 마련이다.

진정한 용기. 두려움을 떨쳐라. 두려움의 시녀가 되면 어떠한 성과도 거두기 힘들다.
두려움은 진정한 용기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위대한 정복자 케사르는 진정으로 위대한
인물이었기에 위기에 처해서도 겁을 먹지 않았다.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그는 항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자, 이제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그는 결코 자신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거나 맡기지 않았다. 자신의
노력으로 인해 거둔 결실이 더욱 소중한 법이다.
* 케사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광활한 대륙을 정복한 로마의 영웅. 집정관
시절에 갈리아와 브리타니아를 평정했으며 로마법의 초석을 마련한 그는 나중에 황제의
칭호를 받았다.

항상 승리할 수 있는 비결이 있다. 그것은 상대방이 가장 예상하기 어려운 방법이다.


게다가 대항할 수 있는 수단도 없다. 그 비결은 바로 이것이다. 그 자리를 피하라.

불만은 성공의 적. 어떠한 일로 인해 불만을 터뜨리기 전에 다시 한 번 생각하라. 하찮은


일로 타인의 감정을 해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쉽게 다른 사람을 사귀지만 곧 미움을
받아서 쫓겨난다. 그들은 언제나 트집을 잡으려고 하기 때문에 불화의 원인이 된다. 다른
사람의 노력이나 성과에 대해서도 흠을 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정작 자기 자신은 무엇
하나 제대로 하는 것이 없으면서 남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될 수 있는 한 깎아내린다.
그들은 불평을 토로하기 전에 한 번 더 생각하는 것이 아무런 분별력도 없는 울분이나
원망을 억제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다.

꿈을 품어라. 꿈이 없는 사람은 아무런 생명력도 없는 인형과 같다. 사랑도 꿈을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다. 그대의 꿈을 믿고 있다면 주위에서 무슨 소리를 하든지 간에 전혀
재의치 말고 자신의 뜻대로 행동할 수 있다. 자신을 굳게 믿고 의지하는 사람은 처신에
필요한 모든 것들을 이미 손아귀에 장악하고 있다. 자기 자신을 소중한 친구로 삼을 수
있어야 한다. 꿈과 사랑은 하나의 샘물에서 흘러나온 두 갈래의 강물.

그대의 보석을 노리는 사람을 주의하라. 그런 사람은 거래를 하더라도 불분명한 태도를
보인다. 그대의 경계심을 풀게 하고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보석을 노리는 사람의 태도는
항상 모호하게 나타난다. 그들은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 뒤에 숨어있다가 틈만 보이면
상대방을 먹이로 삼는다. 상대방이 보석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수법에 말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단단한 방책을
쌓아라. 그리고 상대방의 빈틈을 노려라. 작은 틈이라도 보이면 단숨에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한다. 만만한 먹이가 되어버리면 끝장이다.

항상 어느 정도의 사랑을 남겨 놓아라. 사랑을 그대의 손에 완전히 넣는 순간부터


두려움이 시작된다. 이것은 사랑이 낳는 최대의 불행인지도 모른다.

감정을 다스려라. 올바른 지혜는 감정을 통제하는 일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다. 분노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상처를 남긴다.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홧김에 그만 입밖으로 나오는 한 마디가
지옥의 불덩어리로 변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대립으로 감정이 심하게 분출될 때에는 미리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이성의 힘으로 분노를 물리치는 방법을
알아두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 놓는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자신이 냉정을 잃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분노를 억제하고 이성을 회복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한다. 그대는 격분을 몰아내고 냉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어리석은 자들이 발끈할 때,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은 성숙한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감정폭발은 일단 이성을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중한 행동과
올바른 판단력이 있다면 어떠한 분노라도 이성의 영역을 뛰어넘지 못한다. 격렬한 감정에
몸을 내맡기지 말고 신중히 생각하라. 그리고 분노의 야생마가 더 이상 함부로 날뛰지
않도록 항상 고삐를 당겨라.

극단적으로 행동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무슨 일에 대해 극단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좋은 평판을 받기 힘들다. 지나칠 정도로 개성적이거나 자극적인 행동은
비범하다는 인상을 주지 못한다. 오히려 어리석은 행동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더욱 많다.
지혜가 없는 자나 어리석은 자는 세상의 주의를 끌기 위해 기발한 의상의 힘을 빌리려고
한다. 하지만 그런 행동은 어릿광대의 잔재주에 불과하다. 무슨 일이든지 도를 지나친 것은
개성이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수치스러운 오점이 될 뿐이다.

사랑의 선물. 사랑이란 좋을 때에는 그 영광의 빛을 더욱 밝게 만들고, 어려울 때에는


시련을 나누고 공유함으로써 그 짐을 덜어주는 법이다.

화술에 대하여. 먼저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하라. 그리고 대화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느껴라. 그 자리의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먼저 그 사람의 기분을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사람을 칭찬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무슨 일에 대해 비난함으로써 원망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때때로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기보다는 불쾌감을 주는 일에 더욱 많은 노력을
허비한다. 엉뚱한 말 한 마디가 그동안 쌓아놓았던 상대방의 호의를 단숨에 무너뜨린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그 순간에는 이미
대화의 방향이 상실되어서 말문이 막히게 된다. 일단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게 되면 아무리
상대방을 칭찬해도 통하지 않을뿐더러 기분을 돋구려고 아무리 열변을 토해내어도 시끄러운
소음으로 여겨지면서 마음만 상하게 할 뿐이다. 말을 할 때에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 소중한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사는 지혜는 때에 맞는 말에서 비롯된다. 시기적절한 말은 역사의
흐름도 바꿀 수 있다.

말에 꿀을 발라서 대화하는 방법을 익혀라. 신랄한 말은 날카로운 가시와 같이 마음에


상처를 입힌다. 충고를 할 때에도 그 말을 달콤하게 포장해서 적절하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항상 말을 달콤하게 해서 적조차도 기쁜 마음으로 돌아설 수 있도록 만들어라. 아무리
많은 빚도 아름다운 말로 갚을 수 있다. 부드러운 말로 친분을 유지하면 도저히 갚을 수
없는 빚을 지게 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는 유일한 방법은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다. 하늘의 일은 하늘이 처리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지상에서 벌어지는 일은 언제나 말에 의해 비롯된다. 맛있는 케이크를 많이 먹으면 숨도
달콤하게 되듯이 꿀을 바른 말은 부탁을 할 때에도 상대방의 마음을 부드럽게 만든다.
냄새로 좋은 술을 구별하듯이 반감을 주지 않고 효과적으로 청탁을 하려면 말투에 향기가
깃들어 있어야 한다.

겸손을 미덕으로 삼아라. 후임자보다 자신이 더욱 적임자였다고 생각하는 것은 잘못이다.


후임자의 능력이 부족해서 전임자였던 그대의 업적이 재평가를 받는다고 해도 그것은
명예로운 일이 아니다. 오히려 후임자를 격려하고 앞으로 일을 잘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좋다. 후임자가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대가 다시 그 자리로
돌아갈 수는 없다. 단지 현직에 있는 후임자를 물러나도록 만드는 명분만을 제공하게 된다.

말의 비밀. 창이나 칼처럼 날카로운 말은 다른 사람들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히는 무기가


된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 말을 하게 되는 경우에도 먼저 지혜의 호수에 그대의 생각을
잠시 담구어 놓았다가 시작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말을 많이 해도 손해를 볼 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벌금을 지불하고 난 후에야 비로소 자신의 생각이
잘못이라는 사실을 깨닫는다. 통찰력이 뛰어난 사람들은 부드러운 말과 예리한 논리를
적절하게 사용한다.

나쁜일이 있더라도 빨리 잊어버리는 훈련을 하라. 사람은 잊어버리는 기술도 배워두지


않으면 안 된다. 물론 기억력이란 운명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다. 기억이란 가슴 아픈 일에
대해서는 인심이 후하지마 즐거운 일에 대해서는 몹시 인색하다. 아무리 행복한 일이
있더라도시간이 흐르고 나면 망각의 저편으로 사라진다. 불쾌한 일은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경우도 있지만 아무리 잊으려고 애써도 뇌리에서 지워지지 않는 경우도 있다. 역경에 처해
있을 때에는 대뇌의 방이 활짝 열린다. 두뇌가 비탄에 잠겨서 허약하게 되어버리면 일시에
다른 모든 고뇌들이 몰려든다. 그리고 고뇌에 점령당한 두뇌는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것이다. 마치 병든 사슴이 다른 사나운 맹수들의 좋은 먹이가 되듯이. 비록 쉬운 일은
아니지만 기억력을 자유자재로 훈련시켜라. 만약 어둡고 불행한 기억을 깨끗하게
잊어버리고 즐거운 추억만을 안고 살아간다면 그 인생은 몹시 행복할 것이다. 기억력은
사람을 천국으로도 지옥으로도 끌고 갈 수 있다.

칭찬을 하는 일에 인색하지 마라. 다른 사람이 하는 일에 대해 애써 깎아내리는 자는


스스로도 악평을 불러모으고 있다.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는 자는 대개의 경우에 자신의
평판도 훼손당한다.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복수를 하기 위해 그를 비방하기 때문이다.
중상모략을 일삼는 자가 여러 사람들로부터 반격을 받으면 자신의 증상이 채 퍼지기도 전에
자신의 평판이 땅바닥에 떨어진다. 중상을 마구 일삼는 자는 항상 불신의 늪에서
허우적거린다. 설령 그의 주변에 지위가 높은 사람이 얼굴을 들이민다고 해도 이것은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니라 그 사람이 내뱉는 남에 대한 야유를 듣는 것이
재미있기 때문이다. 악의는 결코 즐거움의 대상이나 주제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의 행동에
대해 함부로 빈정거린다거나 험담을 늘어놓는다거나 예의를 저버린 발언이나 중상모략을
늘어놓는 사람은 자신에 대한 악의에 찬 비방을 자초하는 것이다.

인생은 마치 산길을 걸어가는 것과 같다. 오르막길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다.


평탄한 길이 있는가 하면 험난한 길이 앞을 가로막는다. 그대의 노력이 풍성한 결실을
거두는 시기도 있고 반대로 아무런 수확도 거두지 못하는 시기도 있다. 무슨 일이든지 잘
되지 않을 때에는 아무리 사태를 역전시키려고 노력해도 잘 되지 않는다. 이럴 때에는
함부로 중요한 결정을 내린다거나 경솔한 판단을 하지 말아야 한다. 한 발 뒤로 물러서서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금 힘을 모아서 새롭게 출발하는 것이 좋다. 단지 운이 조금 나쁘다고
해서 전혀 운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가 아니다. 반대로 운이 조금 있다고
해서 언제까지나 운이 따라온다고 속단해서도 안 된다.

신중하게 행동하라. 잘 생각해서 고른 물건은 무심코 고른 물건보다 더욱 소중하게


여긴다. 그대의 가치를 더욱 빛나도록 만드는 것은 경박한 태도가 아니라 침착한 품성이다.

항상 정직하게 행동하라. 정직한 행동은 굳은 신념을 낳는다. 다른 사람으로부터


교활하다는 말을 듣지 마라. 교활하게 사는 것보다는 분별력을 갖고 사는 편이 훨씬 낫다.
양심을 죽이면서 사는 것보다는 지혜의 빛으로 세상을 환하게 비추면서 존경받고 사는 편이
훨씬 낫다. 정직의 등대가 삶을 이끌어야 하는 것이다. 평판이라고 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날개를 갖고 있어서 미처 생각하지 못한 곳까지 날아갈 수 있다.

시간을 소중하게 여겨라. 시간은 어떤 사람에게는 날개를 펼치고 날아가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목발을 집고 절룩거리면서 걸어간다. 시간은 어떤 사람에게는 견고한 성채를
짓는 벽돌이 되지만 어떤 사람에게는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허망한 파멸만을
선사한다. 자기 완성의 길은 가물거리는 빛을 추구하기 위해 통과해야만 하는 고통의
동굴과 같다. 시간은 그 고통 속에 희망이 깃들어 있다는 사실을 믿으면서 끊임없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사람을 향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것이다.
인생은 그대의 생각처럼 그렇게 무거운 것도 가벼운 것도 아니다. 인생에 대해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면서 단정을 짓지 않도록 하라. 이러한 삶의 태도는 그대 앞에 펼쳐지고
있는 상황에, 그대의 인생을 그대로 내맡기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대의 운명을 현실에
그대로 위임하는 것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모호한 현실이 그대의 운명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 앞으로 일어날 사건에 대해 예상하면서 걱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그렇게
하다 보면 정말로 그대가 예상하던 불행한 일들을 경험하게 된다. 불행과 걱정은 우리의
주위에서 잠시도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조금 더 편안하고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이
없는 것은 아니다. 불행에 대한 걱정으로 얽매이지 말고 매사에 웃음으로 넘기고 대처할 수
있는 낙관적인 마음을 길러야 한다.

한 우물을 파라. 한 가지 일에 집중하지 않고 변덕스럽게 결정을 바꾸거나 선택을


반복한다면 목적을 달성하기 힘들다. 암초가 많은 바다를 항해하는 배가 항로를 자꾸
바꾼다면 반드시 좌초할 수밖에 없다. 변덕이 심하다는 것은 자신의 결점을 폭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자신에 대한 평가까지도 바꾸어 놓고 만다. 변덕스러운 사람들은 어느
누구에게도 인정받을 수 없다. 그들이 걸어가고 있는 것은 고난의 길이다. 변덕을 부리는
사람의 말을 무작정 믿는 사람도 역시 함께 망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한 가지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막힘도 없이 유연한 사고를 보여주지만 다른 문제에 접했을 때에는 어쩔
줄 모르고 막다른 벽에 부딪히고 만다. 운명도 역시 변덕을 부릴 때가 있다. 그러나 우리의
의지가 자주 흔들리는 것은 실패를 부르는 일이다.

보물선을 찾아라. 보물선은 바다에 떠 있는 것이 아니라 바다 속에 가라앉아 있는 것이다.


내면의 세계를 깊이 천착할 수 있어야 한다. 지혜는 바다에 둥둥 떠 다니는 것이 아니라
보물선에 실린 채 그대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변덕의 속성. 변덕은 그 근본이 이성에 있지 않고 우연에 얽매여 있기 때문에 미리


예측할 수가 없다. 왜 그래야 하는지, 과연 그럴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는 조금도
고민하거나 생각하지 않는다. 사건의 원인이나 결과에 대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지 않는
것이다. 물건을 선택하는 일에 있어서의 변덕은 그래도 변명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삶의
가치와 관련된 중요한 점에서 변덕을 부린다면 변명의 여지가 있을 수 없다. 조금 전까지는
긍정적이었던 것이 갑자기 부정적인 것으로 바뀌고 간절하게 원하던 것을 아무런 이유도
없이 기피한다면 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도무지 믿기 힘들다. 일반적으로 변덕은 좋지 않은
쪽을 향해 움직인다. 악은 변덕을 향해 다가오는 반면에 선은 뒤로 물러나는 것이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언제나 일관된 방식으로 행동한다. 그들은 하찮은 권력이나 재산을
추구하지 않고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고 원하는 것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행복은 물질적인 풍요를 통해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만약 행복이 물질적인 측면에서


구할 수 있는 것이라면 불행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아주 많을 것이다. 예를 들자면
호화로운 장식품이나 보석 혹은 수행원의 숫자와 같은 것에서 그 사람의 행복이 결정된다면
이것저것 닥치는 대로 구입해서 얼마든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렇지만 행복은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 아름다운 의지나 용기 혹은 지혜와 같은 내면적인 자질을
통해 행복과 만날 수 있다.

예절은 그대의 행동이 더욱 빛나도록 만든다. 다른 사람의 집에서 식사를 하는 경우에는


공복을 채우는 것은 괜찮지만 몸이 불편할 정도로 많이 먹는 것은 사양해야 한다. 맛있는
음식만을 골라서 많이 먹고 있으면 대식가처럼 보인다. 초대를 한 사람을 즐겁게 하고
싶으면 그와 그 친구들의 권유에 따를 수 있도록 어느 정도 식욕을 남겨 두는 편이 좋다.

지위가 있고 사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있고 지위가 있는 것이다. 인생에서 실패를


경험한 사람들이 성공을 거둔 사람들을 시기하거나 질투하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이다.
때때로 시기심은 증오로 변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기심이나 질투심을 초월하는 방법이 있다.
그것은 세상으로부터 존경을 받는 일이다. 매사에 공정하고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존경을 받게 된다. 고귀한 명예의 성전은 존경이라는 기반 위에 세워지는
것이다. 아무리 성공한 사람이라고 해도 국외자들에게 차가운 대접을 받는 일이 흔하다.
세상에는 시기심의 강물이 넘쳐흘러서 다른 사람들에게 호감을 사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나 존경과 명예라는 귀중한 선물을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이 아니다. 매사에
일을 잘 처리하고 뛰어난 재능을 갖추고 있으며 태도와 행동에 매력이 있으면 그것이
가능하다. 어떤 사람들은 그들이 맡은 일로 인해 명예스러워 지기도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맡은 바 직분을 충실히 수행하기 때문에 명예를 누리기도 한다.

언제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환영을 받도록 하라. 지혜와 재치가 풍부하거나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는 사람은 어디를 가더라도 항상 환영을 받는다. 시장경제에 있어서는
수요가 가치의 척도가 된다. 수요가 없으면 아무리 귀중한 물건이라고 해도 가치가
떨어진다. 초대를 받는 사람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지혜와 재치가 풍부한 사람은
자주 초대를 받는다. 그러나 그런 것들이 없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잘
기울이면 환대를 받는다. 특별히 뛰어난 지성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분위기를 기분 좋게
만들 수 있으면 환영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의 말을 잘 들어주는 사람은 파도를 일으키지
않는 조용한 바다와 같다.

모험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모험들이 그대의 주위를


둘러싸고 있다. 그 모험은 바로 그대의 둘러싸고 있다. 그 모험은 바로 그대의 것이다.
모험의 울타리를 지나서 지혜의 계곡으로 들어가라.

나에 대한 믿음을 가져라. 자기 자신을 믿는 자는 당당하다. 그대의 영혼이 가리키는 대로


걸어가라. 자신의 꿈을 믿으면 주위로부터 무슨 말을 들어도 흔들리지 않는다. 그대의
마음이 이끌리는 대로 나아가라. 자신을 믿는 자는 행동할 때 필요한 것들을 모두 수중에
갖고 있다. 그대의 가장 좋은 친구는 바로 자기 자신이다. 중요한 문제거나 사소한 문제거나
어려운 일이거나 손쉬운 일이거나 혼자의 힘으로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다. 그대의 지혜와
판단력은 이미 위험한 길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있다. 어느 누구의 신세도 질 필요가
없다. 혼자의 힘으로 세상의 파도를 헤쳐라.

삶의 중심을 찾아라. 세찬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도록 삶의 중심을 단단하게 붙잡아야


한다. 지혜를 추구하는 사람들은 삶의 중심을 찾아내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

소문에 현혹당하지 마라. 새로운 정보를 들을 때마다 그 말에 영향을 받고 그것에


이끌려서 우왕좌왕하는 자들이 있다. 그들은 납과 같이 부드럽고 형태가 변하기 쉬우므로
시세에 따라 이끌려 다닌다. 자신의 신념이나 주관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
나올 때마다 낡은 것을 버리고 달려들어 버린다. 새로운 상품이 나오면 신중한 사람은 조금
더 상황을 살피거나 가격이 안정된 다른 상품을 찾지만 그들은 조급한 태도로 서둘러
사버린다. 거래를 하는 과정에서도 지나치게 소심해서 마음이 변하기 쉽고 다른 사람의
말에 잘 따른다.

지혜의 우물을 파라. 그것은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딱딱하게 굳어버린 땅을 열심히 파는


사람만이 얻을 수 있다. 가장 먼저 그대의 내부에서 잠자고 있는 지혜의 미네르바를
일깨우도록 하라. 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 조급한 마음은 운명을 거스르는 치명적인
실수를 초래할 수 있다.

고결한 영혼을 지켜라. 까마귀가 예술의 신 뮤즈의 신전 가까운 곳에 둥지를 틀지


못하듯이 지혜로운 사람은 떠들썩한 세상을 좋아하지 않는 법이다.
* 뮤즈: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9인의 여신. 역사, 서사시, 비극, 희극, 서정시, 음악,
무용, 송가, 천문학을 관장한다.

학문에 대한 탐구, 현명한 사람은 정신적인 빈곤을 불행의 극치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에게 사상과 지혜를 주입하면 그만 질식하고 만다. 그들은 굳이 폭력을 쓰지
않아도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인해 기절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학문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기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현명한 사람은 결코 지식에
자만하거나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 그리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경우에 충고를 한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지혜가 있다고 착각하면서 어느 누구에게나 충고의 말을 던진다.
그런 행동은 파멸을 재촉한다.
권력은 언제나 박수갈채를 시작된다. 그러나 독을 머금고 있는 날카로운 이빨은 좀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권력의 이면에는 날이 선 비수가 기다리고 있다. 분수에 넘치는
직책을 맡게 된 사람은 항상 겸손한 태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운명은 입구에서는
승리의 왕관을 쓰고 있지만 출구에서는 저주의 지팡이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이
죽음을 향해 나아갈 때에는 말이 없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면 복수의 칼날도 달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가 저물고 빛이 사라지면 애정도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따라서
행복을 안고 무대에 등장했던 사람이 찬사를 받으면서 퇴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비록
빼어난 영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설의 용처럼 불행한 종말을 맞았던 경우도 적지않다.
그들도 운명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작별의 순간에 대해 아쉬움을
느낄 때, 황혼이 지기전에 떠나는 사람만이 불멸의 명성을 얻을 수 있다.

자연에 관해, 자연은 자신이 가지고 있는 모든 것을 우리에게 선물했다. 자연의 다양한


장점들을 골고루 흡수하면서 우리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오직 한 가지의 일에
매달리면서 외골수처럼 살아간다면 불행을 피할 수가 없다. 비록 아무리 그 일에 훌륭한
것이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어리석은 사람들은 한 가지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그것은
자기가 하고 있는 일 밖에 모른다고 것이다. 군인이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은 전쟁이고
학자는 학문에만 전념하고 상인은 이윤의 추구에 대해 정성을 기울인다. 그들은 한 가지
일에만 얽매인 채 다른 것에 대해서는 관심을 주지 않는다. 그렇게 되었을 때 군인은
전쟁터를 떠나서는 살 수가 없고 학자는 학문을 탐구하지 않으면 삶의 의욕을 가질 수가
없고 상인은 사업을 벌이지 않으면 존재 가치를 상실한다. 그들은 언제나 열쇠 구멍으로
세상을 내다보고 엉뚱한 판단을 내린다. 다양한 취향의 사람들과 접촉하는 일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기 때문에 혼자만의 고독한 세계에 틀어박혀서 더 이상 아무런 일도 하지
못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한 가지 주제 혹은 한 가지 일에 매달리지 않는다. 시간을
적절하게 배분할 줄 알고 기회를 이용할 줄 아는 성숙한 태도를 보인다.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하늘과 땅보다도 그 차이가 더욱 크다. 진실은 아름답고 거짓은
추하다. 진실은 사랑 속에서 활짝 피어나지만 거짓은 증오의 독을 먹으면서 자라난다.

새로운 것은 수명이 짧다. 신기한 사물이나 새로운 지도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고조시킨다.
만약 그대가 참신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대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것이 시선을 끌어당기는 이유는 그것이 지금까지 존재했던 것들과 많이 다르고 감각을
새롭게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언제인가는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새로운 것은 단명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며칠 혹은 몇 주이리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도 사그러들게 된다. 따라서 전성기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것의 광채가 점차 사라지고 열기가 식으면 새롭고 신기한 것에 대한
열광은 낯익은 것이 안겨주는 편안함으로 되돌아가게 되거나 혹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모든 것에는 흥망성쇠가 있다.

사회를 지탱하는 것은 바로 사명감이다. 우리는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역할이 무엇인지를


깨닫고 그것에 대해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인해
마음에 들지 않는 일을 떠맡게 되었을 때에도 맡은 일이나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때로는 사회가 한 개인의 희생을 요구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그 요구가 무리한 것이거나
파멸로 이끄는 것이 아니라면 일단 따르는 것이 좋다. 그리고 그 일에 대한 불만은 일을
모두 끝마친 후에 정당하게 제기하라.

진실에 관해. 어느 누구도 진실을 이길 수는 없다. 진실은 강자 중의 강자라고 할 수


있다. 진실의 위력 때문에 아무도 대항할 수 없는 것이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은 단칼에
모든 것들을 베어버릴 수 있다. 그러나 여자는 왕보다 더욱 힘이 세다. 여자는 무엇이든지
부탁해서 얻어낼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여자도 포도주를 이길 수는 없다.
포도주는 이성을 마비시키는 힘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포도주보다 더욱 힘 센
것이 있다. 그것이 바로 진실이다. 포도주는 진실 앞에서는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다.

사람에게 속는 것보다 돈에게 속는 거시 한결 낫다 상업의 세계는 서로가 서로를 속고


속이는 별천지라고 할 수 있다. 상업에 뛰어들어서 사람의 인격을 연구한다는 것은 마치
책의 서평을 쓰는 것과 동일한 수준의 중요성 밖에 없다. 어떤 책에 대한 서평을 쓰는 것은
그 책이 가지고 있는 가치에 비하면 아주 보잘 것 없는 일이다. 사람을 구슬리려고 한다면
약간의 매력과 호의만 가지고 있어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고
그 인격을 평가하는 것은 위대한 철학의 몫이다. 상업을 안다는 것은 사람의 본질을 안다는
것과 전혀 차원이 다른 문제라고 할 수 있다.

승인은 약속이 아니고 악수는 계약이 아니다. 어떤 일에 대해서도 항상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한다. 승인을 받았다고 해서 약속을 한 것은 아니다. 악수를 나누었다고 해서 계약이
성립된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머리 속에는 이미 어떤 것을 예상하는 행동양식이 숨어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사소한 것들에 대해 너무 얽매이지 마라. 도움을 받거나 은혜를 얻는 것도 최소한의


선에서 그치도록 하라. 너무 복잡한 인연을 맺으면 거미줄에 걸리고 만다. 그대의 힘으로
도저히 불가능한 일이 있을 때에만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도록 해야 한다. 어떤 일이나
사람에 대해 너무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면 그 일에 구속을 받게 된다. 나중에는 그대의
자유로운 의지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힘들게 된다. 독립성은 모든 선물을 포기해서라도
반드시 지켜야 할 귀중한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은혜를 받기만 하면 언제인가는 필요 이상의
책임을 느낄 때가 찾아온다. 도움을 받는 사람보다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어라. 그것은 바로
지배력의 원천이다. 그리고 이러한 지배력이 선사하는 장점은 매우 크다. 그것은 더욱 큰
선을 베풀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정말 주의해야 할 것은 상대방의 부담스러운 눈빛을
마치 은혜를 입고 있기 때문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다만 상대방은 빈틈없는 태도를
취하고 있을 뿐이다.

절제의 미덕에 관해. 함부로 그대의 손바닥을 보이지 마라.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그대의 진면목을 모두 드러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위대한 스승은 제자에게 모든
기술을 다 가르치지 않는다. 그대의 손바닥 안쪽은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이 인생의
비밀이고 정복의 철칙이다.

인생의 나무는 두 개의 열매를 매달고 있다. 하나는 달콤하고 다른 하나는 몹시 쓰다.


달콤한 열매는 무지와 허영을 숨기고 있지만 쓰디 쓴 열매는 지혜와 미덕을 갖추고 있다.
피타고라스는 인생을 두 가지의 형태로 나누었다. 그는 인생을 Y라는 단 한 글자에
비유했다. Y자는 두 갈래에는 선과 악으로 가는 상반된 길이 포함되어 있다고 보았던
것이다. Y의 두 갈래는 달콤한 열매와 쓰디 슨 열매를 매달고 있다. 선과 악의 기로에서
그대가 취할 열매는 어떤 것인가?
* 피타고라스: 그리스의 철학자이자 수학자. 실용적인 차원에 머무르던 산수를 학문적인
체계를 지닌 수학으로 정립했다. 수학적 원리의 규명을 뛰어넘어 그 이론을 천문학 및
음악이론으로 발전시켰다.

한 줌의 흙으로 강물을 막으려고 하지 마라. 강물의 흐름을 단번에 바꿀 수 없다면


대세를 거스르지 않는 편이 현명하다. 홍수는 많은 것들을 단숨에 쓸어버린다.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에 대해 함부로 비난하지 않도록 하라. 비록 그대는 이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대중에게 만족감을 선사하는 것은 분명히 어떤 장점을 가지고 있다. 항상
독단적인 행동을 취하는 완고하고 무지한 사람은 자신의 눈으로 좋은 기회를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그대로 놓치고 만다. 그런 사람은 결국 자신의 안목도 의심하게 되고 판단력도
믿지 못하게 되어서 절망의 세계 속에 갇히게 될지도 모른다. 좋은 점이 있다면 어떻게
해서든지 그것을 닮으려고 노력해야 한다. 그릇된 선택은 대부분의 경우에 무지에서 나온다.
대중의 사랑을 받는 것이 비록 한 시기의 유행에 불과한 것일지라도 그 시점에서는 염연한
현실이다.

중용을 지켜라. 선과 악에 대한 판단은 모두 일시적인 변덕에 따라 좌우된다. 어떤 사람이


무척 싫어하는 것을 또다른 사람은 열심히 추구한다. 어떤 사람이 아무런 소용도 없는
하찮은 물건으로 여기는 것을 또다른 사람은 대단한 보물이라도 되는 것처럼 귀중하게
다룬다. 이 세상에는 사람들의 수만큼이나 두뇌 또한 많고 취향이나 생각도 제각기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자기 마음대로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대단히
어리석은 사람이다. 그런 사람은 장난감 배로 거친 바다를 지나갈 수 있다고 믿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용맹한 성품보다 나약한 심성을 더욱 숭배할 수도 있다. 어떤 생활방식이 다른
집단에서는 불쾌하게 느껴지더라도 필경 그것을 좋아하는 집단이 나타나게 된다. 또한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만약 강인한 기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사회로부터 인정을 받아서 그
힘을 자랑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일시적일 뿐이다. 그런 기질을 싫어하는
쪽에서는 반드시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게 된다. 본질적인 충족감은 지혜를 얻은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중용, 그것은 바로 지혜를 열어가는 비밀의 문이다.

좌절하는 것은 아직 너무 이르다.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하는


일마다 안 된다고 한탄하는 사람은 인생의 뿌리가 썩어가도록 가만히 내버려두는 것이다.
세상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역경과 맞서 싸워야만 한다. 어떤 고난이라도 반드시 끝이
있기 마련이다. 어떤 시기에는 일이 잘 풀리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다. 인생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버린 사람들은 첫 단추가 잘못 채워졌다고 자신의
운명을 한탄한다. 그들의 어리석은 행동은 몹시 가련하다. 그들의 인생은 서서히 썩어가는
나무뿌리처럼 악취를 풍긴다. 나약한 뿌리는 결코 굵고 튼튼한 나무를 만들지 못한다.
충동적인 약속이나 변덕이 심한 결심으로는 바람직한 인생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침착한 마음으로 미래를 설계한 후에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다. 그늘진
곳에서 햇빛이 비치는 곳으로 이동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다. 그저 몇 걸음만 내딛으면
되는 것이다.

정의를 지켜라. 올바른 길을 걸어가면 영예를 얻을 수 있다. 정의감이 있는 사람과 교제를


하는 것이 좋다. 도움을 받기만 하고 좀처럼 베풀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아무리 큰 도움을 주더라도 은혜를 갚으려고 하지 않는다. 항상 정의감이 있는 사람과 손을
잡아라. 그대의 노력이 허사가 되지 않도록 말이다. 누군가에게 도움을 청할 일이 있을 때
그대가 먼저 그 사람의 일을 도와주도록 하라. 그대가 도움을 받기 전에 먼저 상대방의
편의를 도모하는 전술을 사용하는 것이다. 정치가는 이것을 출세의 발판으로 삼는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면 이중의 장점이 있다. 자연스럽게 상대방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정도 나눌 수 있게 된다. 은혜를 보답할 줄 아는 사람과 친교를 나누는 것이
현명하다. 진정한 친구 사이에는 호의를 즐거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또한 즐거운 마음으로
베푸는 일이 지극히 자연스럽다. 은혜라는 것은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형편이 좋을 때
다시 갚겠다고 하는 약속어음이다. 약속어음의 만기일이 되면 은혜를 베풀었던 사람은 큰
이익을 얻는다. 그러나 두 사람 사이에 믿음이나 정의감이 없다면 당연히 이런 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 정의감이 없는 사람은 약속어음에 대해 아무런 책임도 느끼지 않기
때문이다.

바람과 연에 관해. 바람의 도움을 받아서 하늘로 날아오른 연은 그 은혜를 잃으면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법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의 마음에 들면 친하게 지내다가도 틈이 생기면
멀어지게 된다.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우쭐대는 운명은 상반된 색으로 지은 옷을 입고 있다.
운명의 옷은 가슴은 하얀색, 등은 검은색이다. 보이는 것은 하얀 가슴이지만 결국 그 뒤에는
검은 등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시작할 때의 갈채보다는 나갈 때의
행복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버질의 서사시에 나오는 선원 팔리누로는
일찍이 그 사실을 깨닫고 배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 뱃머리를 중심으로 하지 않고
후미를 기준으로 잡았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삶의 여정에서 키를 잡는 방법이다.
* 버질: 로마의 우대한 시인. 북부 이탈리아의 만토바 출신이며 주로 아름다운 서정시를
발표했다.

시간의 힘. 지혜로운 사람은 시간을 적절하게 활용하는 방법을 잘 알고 있다. 사회적인


업무를 처리하기 위한 시간, 자기 자신만을 위한 시간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위한 시간으로
나누어서 사용했던 것이다. 모든 행동에는 적절한 때가 있는 법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식의 구분을 단단한 틀 안에 집어넣어 무조건 획일화하는 것도 곤란하다. 모든 일에는
적절한 때가 있는 법이므로 시기를 잘 잡아야 하는 것이다. 시간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면서
시간의 흐름을 잘 타는 사람은 때에 맞는 취향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현재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어떤 행동이 시류에 맞는 것인지, 어떤 일을 하는 사람이 위대하다는 칭송을
받고 있는지 정확하게 알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시간의 힘은 측량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하기 때문에 진리까지도 바꿀 수 있다. 어제의 진리가 오늘은 거짓으로 얼마든지 변할
수 있는 것이다. 선한 사람이 명성을 얻을 수 없는 시기에는 그 선함이 현재와 맞지 않는
이유를 깨달아야 한다. 혼자 현명한 척하면서 살아가는 것보다는 차라리 모두와 함께
바보가 되는 것이 지혜로운 사람의 자질이다. 어느 누구도 세상과 어울리지 않고 살아갈
수는 없다. 슬픈 일이지만 진리를 소수를 위해서 존재하는 것이다.

사랑은 분신을 만드는 일이다. 자기 자신을 대하듯이 사랑을 베풀어야 한다.

정지하라. 그리고 주위에 위험한 요소가 없는지 둘러보도록 하라.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문제점을 발견할 줄 아는 경계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심은 지혜로운 사람의
미덕이며 매우 유용한 재산이다. 또한 예견된 불행은 더 이상 혼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해결책을 미리 생각하기 위해 멈추어서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어리석은 결정으로 인해
지혜와 총명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없다. 다스리는 위치에 선 사람은 성실한 사람을 원한다.
그러나 갈등과 다툼 속에 있는 사람들은 지혜로운 사람을 원하는 법이다. 그러나 더 나은
것을 원한다면 성실과 지혜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지혜와 용기. 둘 중에서 하나가 없으면 완전한 행복은 불가능하다. 오직 절반의 행복 밖에


얻을 수 없는 것이다. 나머지 하나를 갖추려고 보다 열심히 노력하지 않으면 운명의 시기와
무관심을 탓하게 된다. 지혜와 용기의 결합은 하늘을 가르고 땅을 누빈다.

우아한 행동은 돈으로도 구입할 수 없는 재산.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세련된


몸가짐이 필요하다. 기품이 있는 행동과 유연한 말솜씨를 갖춘 사람은 고결한 품격을 갖춘
것처럼 느껴진다. 그는 다른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어디를 가더라도 당당한 존재감을 주며
순식간에 존경심을 불러일으킨다. 세련된 몸가짐은 그의 행동 구석구석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온다. 서로 경쟁하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곧 위대한 승리를 거두는
일이라고 할 수 있다.

대화를 하는 것은 화살을 쏘는 것과 같은 일이다. 화술에 뛰어난 사람은 상대방의 마음을


잘 배려하면서 말한다. 가까운 친구들간의 대화는 평상복을 입었을 때처럼 편안한 마음으로
나눈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로부터 호의와 존경심을 불러 일으켜야 할 경우에는 말에도
멋있는 장식이 달린 외출복을 입혀서 고상한 인상을 심어주어야 한다. 화술은 그 사람의
감정서라고 할 수 있다. 편지는 손으로 말하는 화술이다. 편지는 정성을 들여서 말하고 싶은
내용을 정리한 것이다. 편지에도 글자 하나하나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매순간마다 지성을 시험당하는 부담스러운 대화를 나눌 때에는 보다 큰 배려가 필요한
것이다. 뛰어한 화술을 갖춘 사람은 상대방의 반응에 따라 신중하게 말을 고른다. 대화를
자연스럽게 이끌어 나가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도록 노력해야 한다. 상대방의
말을 바로잡거나 고치는 것은 금물이다. 이런 행위를 하면 오해를 받는 경우가 많다. 또한
도리에 어긋나는 말이나 행동을 하면 그 후에는 무슨 말을 해도 의심을 받게 된다. 웅변을
늘어놓기보다는 반드시 해야 할 말만 정확하게 구사하는 것이 좋다.

진실은 항상 공정하며 두 개의 얼굴을 갖는 일이 없다. 사람들은 저마다 자신의 이익에


따른 신념을 가지고 있으며 나름대로의 입장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다. 가끔씩 그들은
서로의 기득권을 주장하면서 대립과 갈등을 빚어내기도 한다. 결국 두 가지의 의견이
대립할 경우에 서로 자신의 주장이 올바른 것이라고 고집한다. 이처럼 미묘한 상황에서는
이성의 힘을 빌리면 신중하게 대처할 수 있다. 먼저 자신의 판단에 불합리한 점이 있는지
확인한 후에 상대방의 입장에서 다시 한 번 생각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균형있는
검증과정을 거칠 수 있으며 이성적인 방식으로 혼란과 분규의 원인을 발견해서 해결할 수
있다.

진실한 사랑의 실체는 믿음이다. 사랑은 믿음이라는 영양분을 먹으면서 향기로운 꽃을


피운다.

최선을 다하라. 그대의 뜻대로 이룰 수 있을 것이다. 그대가 획득할 수 있는 것을


기대하고 또한 완성할 수 있는 일에 종사하라. 그대를 구속하는 법에 얽매이면서 살아갈
필요는 없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않을 정도의 범위 내에서 최대한 자유를 누려라.
시대의 변화에 부응하면서 부드럽고 조심스럽게 기회를 편승하라. 현실을 제대로 분별하지
못하고 자신에게 주어진 틀 속에서 안주하려는 사람이 있다. 그런 사람은 발전에 대한
전망을 가질 수 없다. 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분별력을 갖고 주어진 상황을 최대한
활용한다.

지혜는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항구의 빛이다. 우리는 지혜를 통해 동물의 차원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지혜의 빛을 통해 암초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리면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천사들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천사들은 인간 이상의 지혜를 얻었기 때문에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될 수
있었다.

논쟁은 생산적일 경우에 하는 것이다. 소비적인 논쟁이나 결론이 나지 않는 논쟁은


피하는 것이 좋다. 습관적으로 반론을 즐기는 사람의 화술에 말려들지 않도록 하라.
상대방이 논쟁을 연장하기 위해 계속 반론을 할 경우에는 재빨리 토론을 마무리짓는 편이
낫다. 그런 사람은 도저히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고집스럽기 때문이다. 시비조로 토론을
벌이는 것도 어리석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도록 만든다. 조용한 대화에 싸움을 거는 듯한
태도로 끼여들면 그 자리에 모인 사람들의 적의를 사기 마련이다. 회의를 하는 도중에
반대의견을 제시함으로써 자신의 지혜를 과시하고 싶은 마음은 누구나 갖고 있다. 하지만
그것도 한계를 넘지 말아야 한다. 정도를 넘어서면 질이 나쁜 사람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반론을 즐기는 사람은 본래 다른 사람에게 공격을 가하고 고통을 주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이런 부류의 사람을 만나면 차라리 침묵하는 것이 상책이다. 아무리 호전적인 사람이라도
결투의 빌미를 주지 않으면 논쟁을 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는 꼴사납게 칼을 다시 칼집
속으로 집어넣을 수밖에 없다.

진정한 영웅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지 않는다. 역사에 길이 빛날 위대한 업적을 남겨


놓았다고 해도 스스로 자랑을 일 삼는다면 그 감동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헤로도투스는
역사를 기술하면서 최대의 미덕을 바로 겸손이라고 평가했다. 겸손은 위대한 업적을 더욱
화려하게 만든다. 큰 일을 못하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한다.
그런 사람들은 자신의 업적을 자랑하고 싶어서 안달한다. 그런 사람들은 보잘 것 없는
성과들을 과대포장하고 마치 모든 것이 위대한 업적인 양 떠벌인다. 다른 사람을 평가할
때에도 그를 칭찬하는 척하면서 자기 자랑을 슬쩍 끼워놓는다. 그러나 이런 저런 자랑을
늘어놓다 보면 결국 상대방의 감정만 해칠 뿐이다. 자만심은 불행을 자초한다. 훌륭한
업적은 선전할 필요가 없다. 가만히 있어도 칭송을 듣기 때문이다.
* 헤로도투스: 그리스이 역사가. 페르시아 전쟁을 주류로 삼으면서 오리엔트 지방의
역사와 풍물, 전설 등을 기록했다. 아테네의 시민으로 활동하면서 역사의 전형을 창조하는
업적을 남겼다.

행운은 사람에 따라서 맛있는 진수성찬도 되지만 소화불량에 걸리도록 만들기도 한다. 큰
행운을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사람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또다시 더욱 큰 행운을 찾아
나선다. 그런 사람은 왕성한 식욕으로 행운을 마음껏 즐긴다. 그러나 행운을 만나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갑자기 행운을 만나면
기가 죽는다. 큰 도박판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행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베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도박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잔뜩 질린 표정을 짓고 있으면 어디인지
모르게 허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성공과는 거리가 멀고 행운과 만나는
것도 인연이 없다. 그들에게 큰 역할을 맡기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렇지만 기량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위급한 순간이 다가와도 여유를 부리면서 제대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경박한 태도는 좌절을 낳고 신중한 태도는 성공을 낳는다. 무례한 행동은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불러일으키고 겸손한 행동은 존경을 만든다. 버릇이 없는 사람은
따돌림을 당한다. 그것은 자제력을 상실한 몸가짐이 치러야 할 값비싼 대가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의 비난을 불러일으킬 것 같은 행동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렇지 않아도 누구나
쉽게 비난받을 수 있다. 세간에는 아무리 비위를 맞추어 주어도 정당한 이유도 없이
증오심을 품는 자들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해치고 싶은 충동을 자신을 지키는 보호본능보다 강하다. 혼란한 세상에는


자신의 이익을 지키려는 노력보다 다른 사람을 해치려는 충동이 쉽게 일어난다. 그 중에는
반목과 질서 속에서만 행복감을 느끼는 자들도 있다. 그들은 혼란의 소용돌이 속에서
야릇한 정신적 쾌감을 느끼며, 분쟁과 소란을 일으킴으로써 지루한 삶을 달래려고 한다. 이
세상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서로에게 여러 가지 억압과 제재를 가한다. 명석한 지혜를
가진 사람은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웅변가는 증오의 원인이 되고 철학자는 미움을 받는다.

천재는 대중과 다른 길을 걷는다. 대다수의 평범한 사람들도 천재성은 가지고 있다.


그러나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재능은 대중과는 다른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만이
가지고 있다. 천재는 자신이 관심을 두고 있는 것 이외의 분야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발명의 재능을 가진 사람은 천재로 평가받는 동시에 때로는 본인
스스로도 인정하듯이 약간 괴짜 취급도 받는다. 그들의 창조력이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신의 선물일 수도 있고 광대한 우주에서 내려오는 것일 수도 있다. 천재는
평범한 사람들이 중도에서 단념하고 마는 일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중해서 결국에는
완성하는 사람을 말한다. 천재는 창조적인 사고력과 탐구욕을 무한한 펼쳐서 놀라운 기적을
낳는다.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익혀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라면 속임수를 쓰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성실성이나 예절과 같은 미덕도 단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고귀한 품위를 지켜라. 재산이나 쾌락보다 고결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즐거움이 한층


품위가 있다. 진리를 기반으로 하는 철학은 현명한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중요한
대상이지만 그다지 세인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 황폐한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저마다
재산과 쾌락은 열심히 추구하지만 그 이외의 것에 대하여 투자하는 시간은 별로 없다.
진리를 탐구하는 사색의 기술이나 지식을 획득하기 위한 연역적 추론에서 발견되는
즐거움은 포기하거나 잊어버리고 있는 것이다. 이성, 관찰력, 신념 그리고 직관이라는
철학적 도구는 영원히 우주를 떠도는 유성처럼 방황하고 있다. 그러나 비록 지혜를
추구하는 사색의 과학이 세인의 관심에서 벗어나고 심지어 멸시를 당한다고 하더라도
지식을 추구하는 마음과 진리를 탐구하는 열정은 언제나 변하지 않는 영혼의 양식이다.
고귀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즐거움은 언제나 인격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시작은 느리게 그리고 신중하게. 아무리 큰 일도 아주 작은 일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바빌론의 웅장한 신전을 건축하는 일도 작은 벽돌 한 장을 쌓는 일에서 비롯된다. 자기
완성을 위한 노력도 한 걸음씩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눈부신 광채를 자랑하는
다이아몬드도 어두운 땅 속에서 수만 년의 세월을 보내야만 형성될 수 있다. 영원한 가치를
얻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업적은 어느 한 순간에 갑자기
완성된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우리는 날마다 한 걸음씩 자기 완성을 향해
노력해야 한다. 그런데 가끔씩 모든 일을 신중하게 처리하는 것을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으며 마치 지혜를 깨달은 사람처럼 행동한다. 그러나 그들은 역시
자기 완성을 이루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가장 중요한 것을 망각하고 있는 어리석은
자들이다. 지혜를 구하는 일은 조급하게 서두른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느리고
신중한 걸음으로 서서히 전진하는 사람만이 빛의 궁전으로 들어갈 수 있다.
* 바빌론: 서아시아에 위치한 고대국가 바빌로니아의 수도. 인류 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하다.

동굴에서 사는 것보다는 광장에서 사는 것이 좋다. 고독을 누리면서 혼자 살아가려면


신이 되거나 야수가 되어야 한다. 어느 한 쪽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에 우리는 천재로서 고독하게 사는 것보다 평범한 사람으로서 대중과 함께 어울리면서
사는 편이 행복하다. 따라서 어떤 의미에서는 무지하게 또는 무지한 척하면서 사는 것이
위대한 지혜라고 말할 수 있다. 고독은 정신을 좀먹는다. 균형잡힌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보다 많은 사람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다른 사람의 단점을 보면 자신의
단점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우리의 운명은 서로 이해하고 어울리면서 살아가는 것이다.

말은 그대의 입 속에서 향기로운 장미를 꺼낼 수도 있고 날카로운 가시를 꺼낼 수도


있다. 찬미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의 입에서 나오고 경멸은 자기 자신의 입에서 나온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철저히 활용하라. 자연은 그 오묘한 섭리에 따라서 눈,
귀, 코, 입, 팔, 다리라고 하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고 상처받기 쉬운 부분을 제각기 쌍으로
만들었고 또한 각각에 대등한 지위를 부여했다. 쌍을 이루는 것은 매사에 치우치지 말고
중용을 지키라는 뜻이다. 가령 한 쌍을 이루는 신체의 부위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이
특출하다고 해서 다른 한 부분이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인체의 창조원리에 따르면
이들 자체는 한결 같이 서로 대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모든 부분들을 골고루 사용해야 한다. 그렇기 함으로써 한층 더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이 세상을 지탱하는 것은 네 가지 미덕이다. 지혜로운 자는 네 가지 미덕을 모두 갖추고


있다. 첫째는 진리에 대한 통찰이다. 둘째는 사회를 유지하는 믿음이다. 셋째는 굽히지 않는
정신이다. 그리고 마지막 미덕은 조화로운 질서의 힘이다. 이러한 네 가지 미덕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행실이 바르지 않은 사람은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없다. 거친 삼베에 묻은 얼룩보다


매끄러운 비단의 얼룩이 사람의 감정을 더욱 상하게 만드는 법이다. 변덕은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에서도 종종 발견되는 나쁜 습관이다. 성격적인 결함으로 인한 천성적인
변덕도 있지만 대부분은 남을 속이기 위한 것이다. 변덕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변화무쌍한 것이 기본적인 속성이다. 오늘은 아첨의 대상이었던 사람이
내일은 경멸의 대상으로 변한다. 이렇게 비상식적인 상황에 직면하면 미숙한 사람들은 자기
중심을 잃고 당황한다. 그러나 성숙한 사람들은 이런 상황에서도 무엇인가를 얻는다. 인생의
거친 바다에서도 방향을 잃지 않고 능숙하게 노를 저어가는 사공은 거센 파도가 몰아쳐도
여유를 잃지 않는다. 지금은 비록 폭풍우가 몰아치지만 시간이 흐르면 다시 잔잔하게
가라앉는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처하는 방법은 언제나 변덕이라는
재앙의 근원을 통찰하는 과정에 있는 것이다. 신중한 사람은 잔잔한 바다 위를
미끌어지듯이 나아간다. 상대방이 친절하다고 해서 쉽게 좋아하지도 않고 냉담하다고 해서
쉽게 화를 내지도 않는다. 변덕스러운 사람이 이처럼 양 극단을 오가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제하는 지혜를 익혀라. 화를 참을 수 있는 사람만이 운명의 주인으로 설 수 있다.


사람이란 본래 믿을 만한 상대일수록 쉽게 조급한 성미를 드러낸다.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고 해서 이성을 잃어버리면 스스로 어리석은 자라는 사실을 내보이는 것이다.
격정에 휘말렸을 때 안전하게 빠져나오는 방법을 익혀두면 불운이 닥쳐도 침착하게 대처할
수 있다. 부단히 자제하는 훈련을 쌓음으로서 자기 통제를 배우는 것이다. 다른 사람에게
곧잘 화를 내는 사람은 자신과 마주 앉아서 어디까지 자신을 이겨낼 수 있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행복으로 가는 길. 지혜로운 사람은 다른 이들의 존경과 찬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지혜를 더욱 돋보이게 할 만한 심성을 갖추지 못했다면 오히려 불행한 일이다. 반대로
아름다운 심성을 타고났음에도 불구하고 지혜를 깨닫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가 부족하다면
마땅히 비난을 받아야 한다. 천박하고 저속한 문화를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진정한
행복을 얻기 위해 지혜를 향한 용기와 노력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지혜롭고 현명한 사람을 친구로 삼아라. 상대방에게 말이 통하지 않는다거나 성의를


다해서 열성적으로 한 말이 수용되지 않을 때, 사람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욕구불만에
빠진다. 총명한 사람의 칭찬 한 마디는 군중의 박수갈채보다 더욱 귀중하다. 따라서 현명한
사람의 의견과 덕망을 갖춘 사람의 올바른 판단에 의지해야 한다. 그들의 칭찬과 격려는
인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만족감을 안겨준다. 현명한 사람은 현명한 사람을 친구로 맞이한다.
그런 까닭에 플라톤은 아리스토텔레스를 그의 유일무이한 제자로 삼았다. 천박하고
통찰력이 부족한 사람은 어리석은 자를 친구로 삼고 지혜로운 자를 만나면 두려움을
느낀다. 어리석은 자들과 함께 있으면 자신의 지혜를 갈고 닦기 위해 더 이상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만 현자를 만나면 끊임없이 스스로를 채찍질해야 하기 때문이다. 한 나라의
왕조차도 전기를 쓰는 작가에게 허리를 숙인다.
* 플라톤: 고대 그리스의 귀족 출신으로 아카데미를 최초로 설립한 철학자. 소크라테스의
교훈과 비판적 정신을 이어받았으며 이데아의 실재를 주장하면서 유물론과 대립되는
관념론의 토대를 세웠다.
** 소크라테스: 인류 역사상 최고의 현자라고 불리는 철학자. 플라톤의 아카데미에서
학문을 익혔으며 마케도니아의 제왕 알렉산더의 스승이 되었다. 사학 과 대화편 을 비롯한
수많은 저서를 남겼다.

바람의 방향을 읽어라. 풍향계를 보면 바람이 어느 쪽으로 불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시대의 흐름을 모르면 손가락질을 당한다. 시대의 흐름을 읽고 자신이 서 있는 자리를
알아야 하는 것은 법, 사회, 정치 등을 비롯한 어느 분야에서도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아무리 올바른 행동을 해도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면 비난의 대상이 된다. 더구나
질서를 회복한다거나 사업체를 일으킨다거나 개혁을 단행하는 경우에는 시대의 흐름을
반드시 읽어야 한다. 일찌감치 바람의 방향을 예상하고 있으면 나중에 세간의 평가도
예측하기 쉽다. 새로운 법을 제정하든지 성공을 원하든지 대중의 지지를 기대하든지 간에
사람들의 의견을 조사하고 상황을 파악한 후에 지혜의 힘을 빌어서 확신에 찬 최종결정을
내려야 한다. 그 일을 계속 추진할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보류할 것인지 판단하는 것이다.

고독이 두려운 것은 고독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고독할 수밖에 없는 상황 때문이다.


마치 죽음이 두려운 것은 죽음 그 자체 때문이 아니라 죽음이 초래하게 되는 상황 때문인
것과 같다. 그러나 고독에서 이 조건을 배제하고 고독 그 자체가 존재할 수 있을까?
죽음에서 그 조건을 배제한 죽음 그 자체가 있을 수 있을까? 고독은 고독할 수밖에 없었던
모든 상황들을 이미 포함하고 있다. 죽음이 삶의 모든 조건들을 빼앗는 것처럼.

운명을 정복하라. 운명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스스로 운명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 자체가 커다란 행복이다. 그러나 운명은 각자의 취향이나 성격에 어울리는지
제대로 확인하지도 않고 미리 가족이나 직업 그리고 친구까지도 결정한다. 그렇기 때문에
일생 동안 절망과 분노의 차디찬 감옥에서 고통을 받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수많은
고난을 짊어지고 있는 운명을 타고났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지혜와 노력에 의해 운명을
정복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운명의 항해사가 되어서 가야 할 길을 스스로 결정한다.

친절은 아름다운 미덕이다. 하지만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명예욕에
이끌려서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이 있다. 과시를 하거나 보이기 위한 친절은 진실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친절은 미덕이나 명예보다는 위선과 허세에 더욱 가깝다.

미덕은 아름답다. 외모는 얼마든지 가꿀 수 있지만 본성은 좀처럼 변하기 힘들다. 이


세상에는 지혜로운 사람보다 어리석은 사람이 훨씬 많다. 어리석은 사람은 자신의 외모를
자랑하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본성에 더욱 신경을 쓴다. 어리석은 사람은 밖으로 드러나
보이는 것만을 기준으로 사물을 평가한다. 그러나 지혜로운 사람은 예리한 분석을 통해
사물의 내면까지도 파악할 수 있다. 아름다움은 사람들의 마음을 끌어당기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시기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그러나 지혜의 호수는 잔잔하게 빛날 뿐 풍랑이
일지 않는다.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은 결점이 드러나도 좀처럼 손가락질을 받지 않는다. 선의란


인간의 위대한 자산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다. 재산이 많은 부유한 사람이거나 혹은
헐벗고 가난한 사람이거나 간에 선의를 갖추고 있다면 명예는 부수적으로 따라온다. 그것은
고결한 미덕에 대한 보답이라고 말할 수 있다. 사업의 세계에서도 신의는 상품 이상의
가치가 있다. 그 가치를 워낙 신뢰하기 때문에 그 밖의 다른 일에 대해서는 아주 관대하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세상의 경험이 많은 사람은 아무리 장점을 많이 가진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세간의 인정과 지지가 없으면 자갈밭을 걸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착한 심성을 가진 사람은 비록 결점이 있더라도 별다른 제약을 받지 않는다. 신용과
믿음이 그 사람을 보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의란 이 정도로 커다란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있어야만 한다.

승진은 항상 무거운 책임과 나란히 길을 간다. 지금보다 높은 지위로 승진했다면 마음을


단단히 먹어야 한다. 전임자와 어깨를 나란히 하려면 두 배로 열심히 일을 해야 하는
것이다. 그 격차를 채우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과거는 항상 현재보다 더욱
너그러운 대우를 받는다. 현재의 고통은 과거의 고통보다 더욱 심하고 과거의 행복은 현재
누리고 있는 행복보다 더욱 크다. 지금 처해 있는 상황보다 지나간 일에 대해서 훨씬 좋게
생각하는 것이다. 구관이 명관이라는 말이 있다. 따라서 전임자와 똑같은 정도의 일을 하게
되면 주위에서는 만족을 하지 못한다. 그 일에 대한 성과는 당연히 전임자에게 돌아가기
마련이다. 만약 그런 상황에 놓이게 된다면 원망하거나 그 일에 결과에 대해 변명을
늘어놓으면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게 된다. 그리고 후계자를 선택할 때에는 자신 있게
그대와 같은 사람을 추천하라.

용기의 돛을 올리고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되라. 고난의 바다를 헤치고 나가면 보배의
대지가 나타난다.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있었던 로물루스는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기
때문에 로마를 건설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만족하거나 만족감을 갖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자기 만족감을 태도와 말로써 표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적어도 유쾌한 기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스스로 용기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은
대체로 사려 깊지 않은 생각에서 비롯되며 현란한 무지로 대체로 사려 깊지 않은 생각에서
비롯되며 현란한 무지로 끝을 맺는다. 자기 만족감을 그대로 방치하는 사람은 운명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타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가 좋다. 어느 정도는 일이 잘 되어간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겠지만
어쩌다가 잘 풀리지 않는 경우에도 낙담하지 않아야 되기 때문이다. 이미 예상하거나
걱정하고 있던 재난이 다가오면 크게 놀라지 않는 법이다.
* 로물루스: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전설상의 영웅. 로마를 창건했으며 하늘로 올라가서
신이 되었다.

시기심은 불행의 씨앗. 그대보다 더욱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기꺼이
승복하고 존경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보석의 가치를 알아보는 법이다. 시기심이라고 하는 잔인한 맹수는 상대방만이
아니라 자기 주인에게도 해를 입힌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일단 시기심에 사로잡히면 모든 것들을 왜곡하게 된다. 두 눈으로 언제나
사물을 바라보지만, 있는 그대로 평가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시기심의 물을
뿌려서 지혜의 불씨가 꺼지도록 만든다.

진정으로 위대한 인간에 관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중한 마음과 경험을 토대로 삶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수많은 피를 대가로 지불해야만
위대한 장군이 될 수 있다. 백 명의 환자들을 무덤으로 보내야만 유명한 의사가 될 수 있다.
완성의 순간에 도달할 때까지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세상의 비밀을 풀어나갈 수 있는 것은 사색의 힘이다. 신중한 자세로 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라. 처음에는 그냥 스치고 지나갔던 것도 두 번째에는 무엇인가를 남기는 경우가
많다. 보는 것은 지식을 준다. 그러나 지혜를 만드는 것은 고요한 마음으로 사물에 대해
깊이 생각하는 사색이다. 먼저 발과 눈으로 경험한 후에 사색을 통해 이를 소화하라. 사유할
수 있다는 것은 사물에 대한 냉철한 분별력을 의미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벌이 맛있는 꿀을
캐내듯이 진실로 소중한 것을 캐내는 비결을 알고 있다. 철학은 원래 죽음을 깊이 생각하는
학문이다. 사람들의 기억에 남을 만한 멋진 죽음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수시로 죽음에 대해
사색하는 것도 필요한 일이다.

최고의 행복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인간이 불행으로부터 영원히 벗어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아무리 멀리 나아가도 우주의 끝에 도달할 수 없는 것처럼 행복의 땅에서
영원히 머무를 수는 없다. 산을 정복한 후에 다시 내려와야 하듯이 극점에 도달한 후에는
내리막길로 접어들 수밖에 없다.

육체가 땅이라면 영혼은 하늘이다. 육체와 영혼은 그대를 지탱하는 두 개의 축이다.


강인한 육체는 무용담을 만들고 뛰어난 영혼은 예술을 낳는다. 육체와 영혼이 하나로
맺어졌을 때 비로소 위대한 역사를 만들 수 있다. 수레는 한 개의 바퀴로는 굴러갈 수가
없다. 단지 그 자리에서 맴돌 수 있을 뿐이다. 하지만 두 개의 바퀴가 움직이기 시작하면
빠른 속도로 달릴 수 있다.

지혜는 세상을 비추는 법이다. 에픽테투스는 그리스인들이 추구해야 할 미덕 중에서 가장


훌륭한 것이 바로 지혜라고 강변했다. 그리스인들이 말하는 지혜란 추구해야 할 사물과
회피해야 할 사물에 관한 실제적인 지식을 뜻한다. 지혜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이고 그
속에는 당연히 우리의 삶도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아무리 뛰어난 지혜도 실제적인 행동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완전하다고 할 수 없다.
* 에픽테투스: 그리스의 철학자. 프리기아 태생이며 종교적 색채를 가진 실천적인
행동철학을 강론했다.

서두르지 말 것. 그리고 한 걸음 천천히 나아갈 것. 때로는 달리는 것보다 걸어가는 편이


훨씬 빠를 수도 있다. 조급히 굴면 실패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다른 사람의 충고를
받아들이는 여유를 가져라. 더 이상 좋은 대안이 없다고 판단할 때까지 심사숙고해야 하는
것이다. 처음 느끼는 인상만으로 사물을 판단하는 사람들이 있다. 처음 귀에 솔깃한 말을
들으면 선동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점차 그 결점이 드러난다. 일단
그런 사태가 전개되면 사물의 본질마저도 혼란을 야기시키고 만다. 처음 본 것에 대한
기대감이나 처음 귀에 솔깃한 말에 대한 공감도 올바른 결론을 도출하기 전까지는 보류할
수 있어야 한다. 바로 이러한 경우에 경험이 많은 사람들의 조언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순진함에서 비롯되거나 혹은 강렬한 인상에서 비롯되거나 간에 처음 마신 술맛을 끝내
잊어버리지 못하는 사람들도 있다. 조급한 태도로 인해 일을 그르치는 사람들은 불순한
의도를 가지고 접근하는 자에게 무방비 상태로 당할 수밖에 없다. 그런 사태로 접어들면
치명적인 상처를 입을 수도 있다. 어떠한 일이 있더라도 처음 보는 인상만으로 판단하지
말고 다른 정보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를 가지도록 하라.

불멸의 영웅이 될 만한 사람을 만나라. 다양한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오른 장인들과


대화를 나누어라. 유명한 웅변가, 훌륭한 시인, 용기 있는 검투사, 뛰어난 감각의 화가,
탁월한 성악가를 존경하라. 먼저 그들의 생각과 행동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라. 그들의
업적에 대해 냉정한 태도로 비판할 수도 있어야 한다.

아름다운 인생은 그대의 손 안에 있다. 그대의 경험과 지식을 갈무리하면서 잘 정리하라.


지혜의 그물에 걸린 것들을 제대로 손질한 후 이해의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라. 이것을
위해서는 무엇을 생각하고 정리할 것인가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재단하고
분별하면서 평가를 내리는 것이다.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고 진실을 밝힌다면 진정으로
영혼을 풍요롭게 가꿀 수 있다.

우주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태양이다. 그리고 우리의 육체에 질서를 부여하는 것은


바로 지혜의 힘이다. 우리의 영혼에 찬란한 왕관을 씌워주는 것은 지혜의 손길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어야 한다. 태양의 신 아폴로가 지혜와 예술 그리고 의술의 신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니다. 지혜의 깊이에 따라서 우리는 천국의 행복을 맛볼 수도 있고 지옥의
구렁텅이에 빠질 수도 있다.
* 아폴로: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신. 제우스와 레토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궁술의
신이기도 하다.

교만한 심성은 영혼을 시들게 하는 독이다. 허영심이 잉태한 교만은 오직 헛된 욕망을


추구한다. 그렇지만 지혜로운 사람은 은둔자의 자세로 신중한 행동을 좌우명으로 삼으면서
살아간다. 그들은 자신의 충실한 내면만으로도 만족하기 때문에 기만적인 방법으로
박수갈채를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지혜는 큰 미덕이다. 그렇지만 지혜를 함부로
드러내는 것은 신중한 행동이 아니라 화를 부르는 행동일 뿐이다.

순례자의 길. 세상을 두루 돌아다니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라. 해마다 풍요로운 농작물을


수확하는 스페인을, 수많은 영지로 분할된 프랑스를, 경치가 아름다운 영국을, 장인 정신이
투철한 독일을, 용기 있는 사람들이 많은 폴란드를, 고풍스러운 모스크바를 그리고 이 모든
특징들이 한 곳에 모인 이탈리아를 여행하라. 호기심이 어린 시선으로 언제나 무엇인가를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그대가 즐기기 위한 것이다.
보이는 것들과 보이지 않는 것들을 모두 세심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사물의
내면에 깃들어 있는 온갖 지식들을 그대의 것으로 만들어라. 흔한 것보다는 드문 것에 더욱
큰 관심을 보여라. 그러나 지나칠 정도로 오랫동안 한 자리에 머무름으로써 취향이 한
가지에 고정되는 것을 경계하라. 보다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노력하라. 여행지에서
가장 유명한 사람을 찾아서 그들의 사상을 접해 보도록 하라. 그리고 각 도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을 구경하라. 사원 중에서 가장 웅장한 곳을, 건축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곳을, 도서관 중에서 가장 많은 장서를 보유하고 있는 곳을 방문하라. 그대의 영혼을 더욱
고양시키고 지혜를 더욱 풍성하게 가꾸어라.

불행은 전염성이 강하다.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 깊이 관여하지 마라. 그들은 불행의


짐을 함께 짊어질 수 있는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다. 일단 불행의 손길에 사로잡힌 사람들은
무엇인가를 요구하기만 하면서 도움을 구하는 일에 대해 별다른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는다. 우리의 몸을 위험에 노출하지 않고 늪에 빠진 사람을 구하는 일은 정말 침착하고
냉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회가 사람을 선택한다. 사업을 하다가 실패를 경험하는 것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런 기억은 하루라도 빨리 잊어버리는 것이 좋다. 하지만 그 교훈은 반드시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실패를 한 후에 어떤 교훈을 얻었는가 하는
점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실패를 해도 그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아직
저지르지 않은 실패조차도 다른 사람의 눈에 보인다. 실패는 어느 누구에서도 털어놓지
말아야 한다. 비록 그 사람이 가장 친한 친구라고 하더라도 말이다. 조용히 묻어두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실패를 통해 교훈을 얻은 후에는 즉시 잊어버려야 한다.

칭찬보다 충고가 더욱 소중하다. 충고의 창고가 클수록 그속에 들어있는 지혜도 많다.
감언이설에 귀를 기울이지 마라. 감언이설의 함정에 빠져들어서 흐뭇한 기분에 젖어들면 안
된다. 상대방이 달콤한 말로 속삭이면 그 이면에 깔린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매우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대에 대해서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그대 앞에서 다른 사람의 흉을 보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행운과 불행은 한 형제. 그대가 행운을 잡으면 반드시 불행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처럼 운명의 나침반도 변한다.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 연민하면서
자신도 역시 불행한 사람들의 부류에 속한다고 함부로 자학해서는 안 된다. 그대에게
돌아온 행운을 덜어서 자선을 베풀어라. 불행한 사람들은 몇 푼의 동전이라도 받으면,
자선을 베푸는 사람에게 의지하면서 더욱 많은 은혜를 기대한다. 자선을 베풀면 감사와
칭찬과 인정이 그 보답으로 돌아온다.

토론은 열매를 맺을 수 있는 경우에 하는 것이다. 아무리 나뭇가지를 흔들어도 그 열매를


얻을 수 없다면 그것은 공허한 일이다. 심사가 뒤틀린 논쟁을 좋아하면 아무리 토론을 해도
남는 것이 없다. 토론 그 자체에 매달리는 결벽증에 빠진 사람들도 있다. 심술궂은 논쟁을
즐기는 사람과 토론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다. 아무리 토론을 해도 남는 것이 없다.
토론을 위한 토론은 그 결과를 도출할 수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논쟁을 완전히
회피하는 것은 아주 어려운 일이다. 어쩔 수 없이 논쟁에 휘말리게 되었을 경우에는 우선
그 논쟁이 핵심을 향해 접근하고 있는지 그렇지 않으면 심술궂게 뒤엉키고 있는지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때에 따라서는 뒤엉켜 있는 쟁점 가운데 흉계가 숨어있는 경우도 있다.
따라서 심사가 뒤틀린 논쟁은 피하도록 하고, 그 속에 흉계가 숨어있다면 대비를 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의 비밀을 들추면서 쾌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논쟁을 즐기는 목적은 상대방을 화나게 하고 그 약점을 찔러서 꼼짝도 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것이다. 이런 계략에 말려들지 않기 위해서는 논쟁의 사슬을 끊어버리고
뛰어넘을 수 있는 지혜를 익혀야 한다.

이성과 예리한 판단력은 지도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자질이다.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파악하고 적재적소에 배치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능력이 요구된다. 그리고 어떤 일의
결과에 대해 공정하게 상을 주거나 벌을 내리는 과정에 있어서도 이러한 능력은 필요하다.
한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는 엉뚱한 정열이나 편견 혹은 감정의 흐름에 속아서는 안 된다.
훌륭한 지도자는 이성의 눈으로 사물의 본질을 파악한 후에 어느 누구라도 수긍할 수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자기 자신과 만물의 본질을 파악하라. 특히
곁에 둘 사람을 결정할 때에는 지혜로운 사람과 어리석은 사람을 구별할 수 있어야 한다.
카드 놀이에서 가장 멋진 수는 카드놀이를 하는 장소에서 홀가분하게 떠나는 것이지만
삶에서 가장 중요한 원칙은 옥석을 서로 가려내는 일이다.

한 송이의 꽃은 오직 한 번만 피어난다. 단지 한 번만 피어나는 것이기에 그 가치는 더욱


크다.

충고에 관해. 몸에 좋은 약은 쓴 법이다. 입에 쓴 충고일수록 귀중하게 여겨라. 다른


사람의 충고를 무시하는 사람은 구제가 불가능하다. 그런 사람은 애당초 주위에 말릴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파멸을 향해 몸을 던져도 대책이 없다. 항상 의지할 수 있는
친구가 있다면 얼마든지 인생을 지혜롭게 살아갈 수 있다.

비평과 비난은 거리가 매우 멀다. 비평은 올바른 시각으로 삶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한


것이지만 비난은 편파적인 험담과 사악한 선입관을 앞세운다. 공정한 시각을 가진 훌륭한
비평가는 선을 칭찬하고 악을 응징한다. 그러나 모든 것들을 응징하려고 드는 것은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무절제한 과욕이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찬사를 보내는 것도 어리석은
행동이다. 탄달로스의 접시는 균형과 조화에서 어긋난 욕망의 끝을 의미하고 있다. 올바른
비평을 바탕으로 하면서 사회의 질서를 세워야 한다.
* 탄달로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거인족. 양팔 저울을 들고 욕망의 무게를 측정한다.
저울에 올라간 추의 무게 만큼 보물을 얻을 수 있지만 욕심이 지나치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고 만다.

아름다운 외모는 참으로 멋진 것이다. 어느 누구의 미의 가치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지나칠 정도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면 모든 것을 잃어버리게 된다. 고결한 아름다움은
스스로를 숨기는 과정을 통해 더욱 큰 찬사를 받는다. 제왕의 깃털을 뽐내는 독수리는
당당한 깃털로 인해 박수갈채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일시적인 찬사에 불과하다.
독수리의 깃털도 비에 젖으면 초라한 날개로 변모한다. 신비로운 불사조는 스스로를
자랑하지 않아도 찬사가 그치지 않는다. 천박하기 이를 데 없는 교만을 혐오하기 때문에
불사조는 만인의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혜에 관해. 진정한 지혜는 마음이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생겨날 수 있다.
그리고 지혜는 깊은 이해심에서 비롯된다. 지혜란 환상이나 희망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반복하는 경험 속에서 저절로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실과 정직,
공정함과 관용을 보여주면서 그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지혜롭다고 말해야 한다.
지혜는 선한 삶으로 인도하는 가장 훌륭한 안내자.

영예란 진실을 밑거름으로 하면서 자라난다. 일부러 꾸미거나 허영심에 사로잡힌 영예는
비가 오면 일시에 시들어버리는 꽃과 같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영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영예에 이르는 가장 가까운 길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에 대해 평가하기를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가식과 공허한 겉치레와 거짓말과 외양으로써 영예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대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참된 영예란 깊은 뿌리로부터 시작해서
멀리 뻗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허위는 마치 꽃과 같아서 이내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어떠한 허위도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한다.
* 소크라테스: 육체의 아름다움보다 정신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철학자. 객관적인 진리와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했으며, 관습과 전통에서 벗어나 자기 반성에 의해 신념을 지킬 것을
주장했다. 대화법 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쳤던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독배를 마시고 생을 마쳤다.

침묵은 금이다. 지혜로운 사람은 말을 아끼는 법이다. 말이 많은 사람은 마음의 혼란을


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마음은 항상 말을 통해 표현된다. 말은 그 마음의
상태를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다. 말은 길들지 않은 맹수와 같아서 한 번 놓치면 다시
잡아서 쇠사슬에 묶는 것이 무척 어렵다. 충동적으로 행동하거나 한 번 화를 내면 이성을
완전히 잃어버리는 사람일수록 가장 먼저 자제심을 상실한다. 역설적으로 이성의 통제가
가장 필요한 사람이 통제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그저 타인을
향해 목청껏 소리만 지를 뿐 그 말의 결과에 대해서는 별로 책임을 지려고 하지 않는다.
상대방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대답할 구실부터 찾고 있기 때문에 당연히 엉뚱한 대답을
한다. 게다가 도저히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자신의 말에 도취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도
그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누려고 하지 않는다. 그들은 수다를 들어줄 만한 사람을 날마다
찾아다닐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을 만나면 단호하게 그의 말을 가로막고 충고를 하는 것이
좋다. 자신의 인생을 진정으로 책임지는 주인이 되려면 잡념과 격정에 사로잡혀서 마음을
어지럽히는 행동은 더 이상 하지 말아야 한다.

어리석은 사람이 내일로 미루는 일을 현명한 사람은 즉시 착수한다. 어리석은 사람은


습관이나 버릇에 의지하지만 그것은 가끔씩 길을 잃는 원인이 된다. 현명은 사람은 다음에
내 딛어야 할 발의 위치를 정확히 계산한 후에 자신있게 길을 걸어간다. 나침반이 고장나서
그릇된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 줄도 모르고 출발하면 혼란만 더할 뿐이다. 도착한 다음에야
비로소 목적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만약 인생의 항해술이 부족해서 길을
헤매일 때에는 차라리 유능한 선장에게 의지하는 편이 낫다. 식견이 있는 사람은 무엇을
언제 처리할 것인가를 판단한 후에 자부심을 갖고 정열적으로 추진한다. 현명한 사람은
어리석은 자들이 주저하는 일에 직접 뛰어든다. 현명한 사람이나 어리석은 사람이나 행동
그 자체에는 큰 차이가 없다. 다만 시기가 다를 뿐이다. 현명한 사람은 적절한 시기를
잡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시기를 놓친다.

세상은 그대의 의지에 따라 그 모습이 변한다. 동일한 상황속에서도 어떤 사람은


절망하고 어떤 사람은 여유있는 마음으로 행복을 즐긴다.

자선을 행하거나 호의를 베푸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세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자신의 자선을 받는 사람들이나 그 밖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고려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재산 능력을 넘어서는
친절을 베푸는 일이 없어야 한다. 셋째, 자선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에 적절히
베풀어지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의의 기초로서 이것에 근거하여 모든 친절이
베풀어지기 때문이다.

거울처럼 맑은 마음을 닦아라. 심성을 바르게 하는 일은 자연이 베푸는 은혜를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것이다. 책을 통해 고대의 현인들과 만나고 대화를 통해 살아있는
현인들과 끊임없이 교류를 해야 한다. 이론과 실천의 적절한 조화가 보다 완전한 성품을
만든다. 이러한 사람들은 판단의 정확함과 취향의 아름다움으로 인해 명성을 얻게 되기
마련이다. 비록 명성을 얻더라도 여전히 신중한 태도는 변하지 않는다. 한 마디로 그들은
자기 완성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는 것이다.

훌륭한 인격을 갖춘 사람은 그릇이 지위를 뛰어넘는다. 자신이 맡은 업무 이상의 일을


처리하는 경우가 많고 그 일에 대해 실망시키지 않는다. 아무리 높은 지위에 있다고
하더라도 그 지위에 있기에는 아까운 사람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그릇이 큰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내고 직장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한다. 그러나 부정한 수단이나 겉치장으로
출세한 사람은 머지 않아 그 능력이 탄로나고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게 된다. 그리고
지금까지 소중히 쌓았던 명성까지도 모두 잃어버리게 된다. 참다운 지도자는 인격의 그릇이
그 주위의 평가를 능가하는 법이다. 그리고 위선이나 허식과 거리가 멀고 기대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면서 부하 직원들의 귀감이 된다.

빈 수레가 요란하다. 값진 보화를 잔뜩 실은 수레는 단지 깊은 바퀴자국만을 남길 뿐


결코 요란한 소리를 내지 않는다. 수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영웅을 자처하지만 결국 아무런
성과도 없이 종말을 고하고 만다. 훌륭한 업적이 없으면 자기 자신에 대한 자랑은
뜬구름처럼 사라지기 마련이다.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자신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한다.

고귀한 인격을 가진 사람을 존경하라. 습관적으로 악한 마음을 품는 사람과는 일체


만나지 마라. 좋은 습성은 그대의 존재를 더욱 돋보이도록 만들지만 나쁜 습성이 몸에
베이게 되면 타락하고 천박한 성질이 자리를 잡아서 어찌할 도리가 없다. 속물들과 관계를
맺으면서 표류하다 보면 그대의 인격과 평판에 금이 가게 된다. 어리석은 사람이 무슨 말을
하더라도 듣지 말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염두에 두지도 마라.

자연은 언제나 신비로운 조화를 잃지 않는다. 우리의 내면에도 다양한 모습이 깃들어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서 균형을 이룰 때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을 만들어낸다. 우뚝
솟아오른 산은 겸손하게 허리를 숙여서 계곡을 만들기도 하고 플로라에게 아름다움의
왕관을 선물했던 시간은 그 왕관 앞에 서리를 내리기도 한다. 어떤 모양도 될 수 있지만
고요한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는 물처럼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
자연 속에는 온갖 변화가 숨쉬고 있다.
* 플로라: 꽃의 여신. 이 세상의 모든 꽃들을 피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테네인들은 플로라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결정은 신중하게 내려라.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에는 상대방의 언행을 쉽게 믿지 마라.
판단이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경솔하게 다루면 안 된다. 미숙한
사람은 빨리 결정한다. 성숙한 인격은 신중한 행동을 통해 드러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성찰한다. 유혹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고 조급하게
서두르지 마라. 잠시 느긋하게 생각을 정리한다고 해서 산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말을 즉석에서 따르는 것은 분별력이 없는 행동이다. 사람들의 언행에는 어느
정도 허풍도 있고 과장이나 거짓도 있기 마련이다. 만약 거짓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더욱
해롭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성의를 무턱대고 의심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은 그것을
무례하다고 느끼고 때로는 치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대의 신념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이 좋다.

인생의 행복이라는 것은 고난에 부딪히는 일이 적다거나 피해가는 일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모든 고난과 싸워서 빛나는 승리를 거두는 일에 달려 있다.

행복의 기술. 대부분의 경우에 행운은 우리의 인생보다 생명이 짧기 마련이다. 행운이
찾아왔을 때 그 행운을 천천히 누려라. 어차피 인생에서 행운의 시간은 짧고 불행의 시간은
길기 때문이다. 미래에 다가올 불행을 예견하고 미리 겁에 질린 채 지금 곁에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있어서 운명의 여신은 가혹한 계모일 뿐이다. 한
번이라도 운명의 여신에게 속았던 적이 있는 사람은 불만을 잔뜩 가지고 있을 뿐 감사하는
마음은 별로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누구에게도 이롭고 또한
누구에게는 불리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마음 속에 불만을 쌓아두는
법이다. 그들은 하루종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투덜거리기만 하면서 동정과 박수갈채를
받으려고 한다.

비록 우리는 불완전한 존재이지만 일단 사랑의 영토에 들어서면 완전을 향해 다가설 수


있다. 사랑의 기적으로 인해 세상은 더욱 아름답고 풍요롭게 변한다.

사자는 과감한 행동과 결단력으로 인해 백수의 왕이 되었다. 왕좌를 넘볼 만한 자질을


가진 동물들은 많다. 날카로운 발톱을 가진 표범도 있고 엄청난 힘을 자랑하는 물소도 있고
거대한 이빨을 자랑하는 코끼리도 있고 저돌적인 성격의 곰도 있고 커다란 날개를 가진
독수리도 있다. 하지만 사자의 과감한 결단력 앞에서 모두들 무릎을 꿇고 만 것이다. 사자는
일단 목표를 정하면 조금도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는다.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알렉산더 대왕은 신속한 일처리를 가장 뛰어난 미덕으로 평가했다. 그 덕분에 세상을
정복할 수 있었던 그는 이런 말을 남겼다. 일을 내일로 미루지 마라. 오늘 처리해야 할
일을 내일로 미루는 사람이라면 과연 내년에는 무슨 일을 하겠느냐?
* 알렉산더 대왕: 마케도니아의 왕. 그리스의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가르침을
받았으며 페르시아를 정복하고 대제국을 건설했다. 알렉산드리아를 건설하였으며 동서양
문화교류를 촉진시켰다.

훌륭한 웅변이란 가장 간결한 말이다. 어떤 화제에 대해 일정한 사고방식을 고집하면서


장황하게 연설을 늘어놓으면 상대방은 쉽게 싫증을 느낀다. 간결한 말은 판에 박힌
일상사에 참신한 매력과 완결미를 주고, 부족한 능력을 화술로 보충한다. 아무리 서투른
말이라고 하더라도 간결하면 간결할수록 그만큼 실수가 반으로 줄어든다. 묽은 포도주도
손가락 끝에 조금 묻혀서 맛을 보면 훌륭한 포도주처럼 여겨진다. 간결한 어법은 가장
훌륭한 웅변이다. 아무런 가치도 없는 말을 늘어놓으면서 상대방의 귀를 번거롭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시간이 황금보다 더욱 귀중한 것이라는 사실을 알아야만
한다. 시간을 빼앗는 것은 용서하기 어려운 행동이다.

유능한 자질을 갖추어라. 직장에서는 유능한 사람처럼 보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유능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치밀한 사업가는
능숙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