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fessional Documents
Culture Documents
( )
( )
옮긴이: 류시현
단테, 신곡
만토바의 다정한 분이여!
그대의 명성은 아직까지도 그대로 남아있고
세상이 존속하는 한 오래오래 전해질 것입니다.
소중한 내 벗이여!
이제 운명의 적을 만나 황량한 산허리에서
길을 잃고 헤매이다가
사나운 맹수에게 쫓겨서 돌아서려고 합니다.
고귀한 말씀과 영혼의 구원을 위한
모든 방법으로 그를 구하시어
나에게 위안을 베푸소서.
사랑이 나를 여기까지 이끌었습니다.
신 앞에 설 때, 나는 그대를 칭송하겠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사랑을 위해 목숨을 걸어라. 사랑은 그럴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사랑은 수많은 미덕들
중에서 가장 눈부신 빛을 가지고 있으며 그 빛으로 세상을 비춘다. 사랑을 귀중하게 여기고
지혜의 초석으로 삼아야 한다.
명예의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미덕들 사이에서 분쟁이 벌어졌다. 명예의 왕관은 그저
바라보기만 해도 눈이 부실 정도로 찬란했다. 그곳에 모인 미덕들은 완벽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 있었다. 그래서 모두 왕관을 차지하기 위해 경쟁했다. 고결한
정신, 위엄, 권능, 관용, 찬미, 호감, 인내심, 정보, 지식, 사랑, 판단력, 운명, 공정함,
진지한
태도, 평화, 정의, 너그러운 마음, 운둔, 명성, 신중한 행동, 현명, 예리함, 모범, 실용성,
용기,
실천력, 광명, 경계심, 때를 기다릴 줄 아는 마음, 자비, 희생, 용서를 비롯한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모든 자질들이 한 자리에 모였다.
처음에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경쟁을 시작했다. 그러나 분위기가 점점 달구어지자
미덕들은 후견인까지도 경쟁에 끼여들었다. 그들의 후견인들은 한때 명성을 날렸던
영웅들이었다. 그들은 자신의 장점을 앞세우면서 혼신의 힘을 다해 경쟁을 벌였다. 현인은
이성을, 용사는 용기를, 군주는 권능을 앞세우면서 왕관을 얻기 위해 논쟁을 벌였다. 모든
미덕들이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어느 누가 왕관을 차지하게 될 것인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었다. 분쟁은 혼란의 아들이므로 그들은 지혜로운 재판관에게 맡기자고
결정했다.
이 재판의 적임자는 바로 진실이었다. 그들은 진실이 머무르고 있는 동굴로 찾아갔다.
수많은 미덕들의 요청을 받게 된 진실은 무척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진실은 만인의 존경을
받았다. 먼저 진실은 그 자리에 모인 미덕들을 칭찬했다. 그들은 모두 저마다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었던 것이다. 마침내 진실은 판결을 내리기 시작했다.
탁월한 자질들이여! 참으로 존경받을 만한 미덕들이여! 진솔하게 고백하건대 나는
당신들 모두에게 진심으로 감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진실을 밝히지 않을
수는 없겠지요. 왕관의 주인은 바로 사랑입니다. 사랑만 얻을 수 있다면 모든 것을 가진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다이아몬드도 깨뜨릴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힘을
소유하고 있습니다. 사랑과 바꿀 만한 가치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사랑은
다른 모든 것의 목적입니다. 한 마디로 사랑은 완전무결한 것입니다.
사랑의 가치보다 더욱 고귀한 것은 그 어디에도 없다. 사랑은 그대가 전혀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그대의 인생 속으로 조금씩 파고 들어온다. 마치 새벽의 여명이 밝아오는
것처럼, 어두운 밤과 밝은 낮의 경계선에 위치하고 있는 새벽은 언제 찾아오는지도 모르게
다가와서 순식간에 세상을 밝힌다. 사랑은 형체가 없지만 그것의 존재를 인식한 후에는
이미 그대의 삶에서 영원히 분리시킬 수 없도록 만든다. 사랑의 지혜를 믿어라. 그대의
인생에 기적을 선물할 것이다. --발타자르 그라시안
사랑의 비밀을 풀어라.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있는 자만이 완전한 사랑을 할 수 있다.
때로는 사랑의 바다에서 거센 풍랑이 몰아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랑의 불완전성을
인식하고 완전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이 바로 사랑의 완성이다. 고통의 뿌리가 아무리
깊다고 해도 사랑의 힘이라면 충분히 캐낼 수 있다. 사랑은 이미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지금부터 만들어 가는 것이다.
반드시 지켜야 하는 사람의 수칙. 반드시 욕망을 이성에 복종하도록 해야만 한다. 욕망이
이성을 압도하거나 혹은 나태함이나 게으름으로 인해 이성이 둔감하게 되어서는 안 된다.
언제나 마음을 평온하게 하면서 정신이 혼란에서 벗어나도록 한다면 사랑의 광채가 더욱
빛나게 될 것이다. 욕망이 너무 강해서 고삐 풀린 말처럼 마구 날뛰거나 이성의 힘으로
충분히 통제되지 않는다면 분명히 그 한계와 정도를 넘어서게 된다. 욕망은 순종의 미덕을
저버리도록 만들고 이성을 마비시킨다. 과도한 욕망은 정신을 혼란시키고 신체에도 상처를
입힌다. 어떤 충격을 받았거나 지나친 쾌락에 빠진 사람들은 그 얼굴만 보아도 단번에 알
수 있다. 그들의 안색과 목소리, 행동과 태도 등 모든 것이 위태롭게 변하기 때문이다.
그대는 이성과 욕망 중에서 어느 것을 따를 것인가? 욕망은 마음을 충동시켜서 욕구를
행하도록 만드는 것이고 이성은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깨닫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바람직한 것은 이성이 행동을 주도하고, 욕망이 이성에 복종하는 것이다.
무모하거나 부주의한 행동은 일체 하지 말아야 하며 정당한 이유가 없는 행동도 해서는 안
된다. 사랑은 광란의 골짜기에서 평화의 초원으로 나아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궁핍해도 사랑의 창고는 넉넉하다. 비록 육체는 허약해도 사랑은 강하다. 허약한
육체로 인해 사랑하는 사람이 병이나 혹은 그 밖의 다른 이유로 인해 죽음을 당한다고 해도
사랑은 언제나 그대의 가슴 속에 살아 있다. 신비한 사랑의 힘으로 인해 그 시절의 따스한
추억과 뜨거운 그리움은 언제까지나 사라지지 않고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랑이 남기는
추억은 화상 만큼이나 강렬하다. 그리고 그 추억은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 이러한 사랑은
두 사람을 갈라놓은 죽음을 오히려 행운으로 보이도록 만들며 살아남은 사람의 삶을 찬미의
대상으로 만든다.
재능은 별처럼 빛나는 보석이다. 그대의 재능을 계발하라. 그대의 매력이 되는 재능은
사회에서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마법이기 때문이다. 매력을 더욱 발전시켜서 상대방의
마음을 사로잡아라. 매력은 당장 손에 쥘 수 있는 물건보다는 사람의 마음을 얻는 일에
사용하라. 그리고 항상 잊지 말고 부단히 사용하라. 성의는 매력이 첨가됨으로써 더욱 빛을
발한다. 유능한 사람은 잘 생긴 외모로 인해 더욱 눈에 뜨인다. 비옥한 토양에 거름을 주면
더욱 풍성한 수확을 거두는 이치와 같다.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재물이나 아름다운
외모가 재능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대의 재능과 매력을 더욱 발전시켜라.
기적을 낳는 사랑. 사랑은 그대의 적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을 순식간에 연인으로 바꾸어
놓는다.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다. 독불장군은 혼자 고독하게 살다가 쓸쓸한 최후를 맞이할
수밖에 없다. 타인을 무시한 자기 만족은 초라한 자기 위안일 뿐이다. 타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자신의 목소리만 듣는 사람은 매우 어리석은 사람이다. 더구나 다른 사람의
말은 미처 못들은 척하고 자기의 말한 잔뜩 늘어놓는 사람은 어리석어도 보통 어리석은
사람이 아니다. 지나친 자부심은 다른 사람들의 경멸로 인해 그 대가를 받는다. 이런
사람에게 연설을 시키면 정말 듣기 괴롭다. 잘난 척하는 자는 오직 자기 말만 떠벌리는
버릇이 있다. 게다가 덤으로 자기의 말에 도취되어서 듣는 사람들의 곤혹스러움을 느끼지도
못한다.
마음의 눈으로 세상을 보라. 정상에 올라서면 세상의 모습이 한눈에 보인다. 세상의
풍경을 바라본 후에는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야 한다. 어느 누구라도 정상에서 오랫동안
머무를 수는 없다. 어떤 것이든지 정상에 오른 순간부터 조금씩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하는
것이다. 꽃도 활짝 피어나면 시들기 위한 준비를 한다. 그리고 시들면서 후대를 위한 씨앗을
마련하는 것이다.
사랑은 정직과 완벽한 조화를 이룬다. 사랑이 주는 즐거움은 사랑을 서로 나누는 과정에
있다. 사랑은 상대방의 마음속에 불러일으키는 열정보다도 오히려 자기가 품은 정열 때문에
더욱 행복하다. 아프로디테가 고개를 드는 순간 세상은 그녀의 얼굴과 전신에서 발산되는
광채로 인해 환하게 밝아진다. 그 광채를 보았던 사람들은 이웃에게 그 빛을 다시
나누어주고 훗날 다시 그 빛을 되돌려 받는다. 빛으로 시작한 사랑이 불꽃으로 변해서 활활
타오르는 것이다.
* 아프로디테: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사랑과 미의 여신. 푸른 바다의 물거품 속에서
탄생했다. 사랑에 빠진 연인들의 수호신.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사랑. 열정적인 사랑의 물줄기는 자신의 성격과 취향에 잘 어울리는
누군가를 만났을 때 거대한 폭포로 변한다. 그 순간 우리는 상대방으로부터 훌륭한 인품과
고귀한 미덕을 발견한다. 온화한 인품보다 더 사랑스러운 것은 없으며, 그보다 더 애정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없다. 심지어 얼굴 한 번 보지 못한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그 사람의
인품과 미덕 때문에 간절하게 연모하는 마음을 품기도 한다. 부모와 자식 사이의 애정은
하늘이 결정한 것이지만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은 전적으로 우리의 몫이다. 사랑의 열매와
그에 대한 책임까지도.
영혼과의 대화. 친절한 마음과 사랑의 감정은 마음 속에서 자연스럽게 우러나오는 것이다.
그 사람의 미덕과 인품에 이끌려 자신도 모르게 가까이 다가갈 때, 비로소 사랑은 시작된다.
그리고 서로의 인격을 존중하고 애정을 나누면서 무엇인가를 요구하기보다는 기꺼이 주고
싶은 마음을 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커다란
행복이다. 사랑은 영혼과 내밀한 대화를 나누면서 깊어진다. 모든 것을 쾌락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사람들은 사랑과는 거리가 멀다. 언제나 천박하고 저속한 것만을 생각하는 사람이
고귀하고 신성한 것을 바라볼 수 없다는 것은 조금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증오와 사랑은 동전의 앞면과 뒷면. 철저한 증오는 치명적인 독약이다. 그리고 무절제한
사랑도 증오와 같은 독약이 될 수도 있다.
고난의 시기가 끝나면 반드시 행복이 찾아온다. 운명의 여신이 미소를 지어서 모든
일들이 뜻하는 대로 풀리는 때가 있다. 그런 시기가 다가와도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면서 살아가야 한다. 자만하지 말고 다른 사람으로부터 혐오의 대상이
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하는 것이다. 운명의 여신은 변덕스럽기 때문에 언제라도 떠날 수
있다.
사랑은 도저히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행복을 선물한다. 이 세상에 사랑이 없다면
과연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수 있겠는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속마음을 털어놓고 세상의
일에 대해 말하는 것보다 더 즐거운 일이 또 있겠는가? 아무리 많은 재산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함께 기쁨을 나눌 사랑이 없다면 무슨 즐거움을 누릴 수 있겠는가? 또한 그대의
고통을 그대 자신보다도 더욱 가슴 아프게 생각하는 사람이 없다면 인생의 온갖 시련들은
더욱 더 견디기 힘들 것이다.
지혜의 등불을 밝혀라. 사랑은 지혜의 인도를 통해 거듭날 수 있다. 지혜로운 사랑은
아무리 사나운 맹수라고 하더라도 귀여운 애완동물로 길들일 수 있다.
목숨을 걸어라. 사랑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다. 고귀한 사랑을 지키려면 때로는
그대의 운명까지도 바쳐야 하는 것이다.
역사는 세계를 여는 열쇠. 역사는 인생의 위대한 어머니이자 경험의 딸이다. 역사에
그대의 몸을 의지하라. 역사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수많은 지식을 선물할 것이다. 다른
것들과는 반대로 역사는 언제나 과거에서 시작해 현대에서 끝을 맺는다. 플루타크는
객관성과 공정성을 바탕으로 역사를 기술했다. 역사는 언제나 먹이를 노리는 매처럼
날카로운 눈매를 번뜩인다. 모든 과거에 대해 역사는 가차없이 비판의 예리한 칼날을
들이댄다. 역사 속의 위대한 영웅들과 그들의 자질을 익혀라. 그들은 지혜의 보고를 열어 줄
것이다. 역사는 현재에 투영된 과거의 지혜를 멋진 솜씨로 엮어내는 한 편의 연극과 같은
것이다.
* 플루타크: 로마의 철학자이자 역사가. 자연과학과 수사학을 바탕으로 역사를 기술하는
독특한 업적을 남겼다. 그리스와 로마의 영웅들의 일대기를 집대성한 플루타크 영웅전 이
유명하다.
철학의 신전을 탐구하라. 과학적인 시각으로 사물의 근원을 분석하라. 우주의 구성 원리와
존재의 근원, 동물의 본성과 식물의 습성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들을 심도있게 연구하라.
그리스의 일곱 현인들의 삶을 배우고 인간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깨달아야 한다. 현실적인
지식을 전하면서도 멋스러움을 잃지 않았던 이솝의 우화를 읽어라. 그리고 현인들의 삶과
그대의 삶을 서로 비교하면서 고귀한 지혜와 도덕심을 열심히 갈고 닦아야 한다.
* 이솝: 그리스의 철학자. 남다른 재치와 지혜를 가지고 자신의 논점을 명쾌하게
설파했다. 인간의 행동을 동물의 본성에 비유한 수많은 우화를 남겼다.
경험은 신용을 낳는다. 경험이 없는 사람에게 중요한 일을 맡기지 마라. 사소한 일이라고
해도 경험이 없다면 그 일을 시키지 않는 것이 좋다. 그 사람의 능력보다도 일을 치밀하게
완수하는 것이 우선적인 사항이기 때문이다. 맡은바 임무에 필요한 전문적인 지식을 쌓았던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상력을 십분 발휘하면서 충분히 그 일을 훌륭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경험이 미숙한 사람에게 일을 맡기면 파국으로 치닫게 될지도 모른다. 항상
보증서가 붙어있는 것을 선택하라. 이미 정당한 평가를 받았던 사람은 믿을 수 있다. 정석을
따르는 길은 검증이 끝난 길이고, 누구나 추구하는 올바른 길이다. 대세를 따르는 것은
언제나 안전성을 보장하고 있다.
찬란한 소망에 관해. 소망은 그대의 가치를 비약적으로 발전시키는 계기가 된다. 사람들은
언제나 자신에게 걸맞는 소망을 꿈꾸는 것이다. 크고 넓은 소망을 갖도록 하라.
증오하는 사람을 만나도 그 자리에서 싫은 기색을 드러내지 마라. 솔직한 심정을 감추고
싫은 상대방을 묵묵히 받아들이는 것도 하나의 지혜이다. 다른 사람들의 인격적인 결함에
대해 익숙하게 되도록 노력하라. 마치 추한 얼굴도 날마다 대면하면 그 추함이 덜해지는
것처럼. 그러나 아무리 작은 결함이라도 그대의 것일 경우에는 관대하지 말아야 한다. 그대
자신의 결함에 대해서는 항상 냉정하고 차가울 것.
그대의 얼굴을 거울에 비추어 보라. 현명한 사람은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자신의
인생을 평가할 줄 안다. 인생의 의미를 제대로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마지막 순간이
다가오면 몹시 당황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인생이 언제 막을 내릴 것인지 알고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항상 이별을 대비하면서 자신의 인생에 대해
평가를 내릴 수 있어야 하는 것이다. 모든 것은 변한다고 말한 제피로스와 더불어 인생의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제피로스는 항상 바람의 방향이나 속도를 다르게 만든다.
아무런 거처도 없이 떠도는 인생은 모래성을 쌓는 것과 같다. 파도가 휩쓸고 지나가면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그러므로 태어난 모든 것들은 기약조차 없는 이별을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
* 제피로스: 바람의 신. 주로 부드럽고 잔잔한 서풍을 담당한다. 별들의 신
아스트라이오스와 새벽의 신 에오스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
진정한 용기. 두려움을 떨쳐라. 두려움의 시녀가 되면 어떠한 성과도 거두기 힘들다.
두려움은 진정한 용기의 적수가 될 수 없다. 위대한 정복자 케사르는 진정으로 위대한
인물이었기에 위기에 처해서도 겁을 먹지 않았다. 진정한 용기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던
그는 항상 처리해야 할 일이 있을 때 망설이지 않고 이렇게 말했다. 자, 이제부터 다시
시작합시다. 그는 결코 자신의 일을 다른 사람에게 미루거나 맡기지 않았다. 자신의
노력으로 인해 거둔 결실이 더욱 소중한 법이다.
* 케사르: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걸친 광활한 대륙을 정복한 로마의 영웅. 집정관
시절에 갈리아와 브리타니아를 평정했으며 로마법의 초석을 마련한 그는 나중에 황제의
칭호를 받았다.
그대의 보석을 노리는 사람을 주의하라. 그런 사람은 거래를 하더라도 불분명한 태도를
보인다. 그대의 경계심을 풀게 하고 주머니 속에 들어있는 보석을 노리는 사람의 태도는
항상 모호하게 나타난다. 그들은 좋은 기회를 잡기 위해 뒤에 숨어있다가 틈만 보이면
상대방을 먹이로 삼는다. 상대방이 보석을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면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 상대방이 사용하는 수법에 말려들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단단한 방책을
쌓아라. 그리고 상대방의 빈틈을 노려라. 작은 틈이라도 보이면 단숨에 상대방을 쓰러뜨려야
한다. 만만한 먹이가 되어버리면 끝장이다.
감정을 다스려라. 올바른 지혜는 감정을 통제하는 일에서 비롯된다.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다스리지 못하는 사람은 어리석다. 분노는 상대방에게 고통을 줄 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상처를 남긴다. 분노를 이기지 못해서 홧김에 그만 입밖으로 나오는 한 마디가
지옥의 불덩어리로 변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대립으로 감정이 심하게 분출될 때에는 미리
마음가짐을 단단히 해 놓을 필요가 있다. 이성의 힘으로 분노를 물리치는 방법을
알아두면서 마음의 준비를 해 놓는 것이다. 우선 가장 먼저 자신이 냉정을 잃었다는 사실을
솔직하게 인정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분노를 억제하고 이성을 회복하기 위한 기회를
마련한다. 그대는 격분을 몰아내고 냉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어리석은 자들이 발끈할 때, 냉정하게 행동하는 것은 성숙한 사람이라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종류의 감정폭발은 일단 이성을 상실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신중한 행동과
올바른 판단력이 있다면 어떠한 분노라도 이성의 영역을 뛰어넘지 못한다. 격렬한 감정에
몸을 내맡기지 말고 신중히 생각하라. 그리고 분노의 야생마가 더 이상 함부로 날뛰지
않도록 항상 고삐를 당겨라.
화술에 대하여. 먼저 대화를 나누는 상대방의 기분을 파악하라. 그리고 대화의 분위기를
민감하게 느껴라. 그 자리의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고 상대방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면
먼저 그 사람의 기분을 파악하지 않으면 안 된다. 어떤사람을 칭찬함으로써 다른 사람의
기분을 상하게 할 수도 있다. 무슨 일에 대해 비난함으로써 원망을 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
사람은 때때로 상대방에게 기쁨을 주기보다는 불쾌감을 주는 일에 더욱 많은 노력을
허비한다. 엉뚱한 말 한 마디가 그동안 쌓아놓았던 상대방의 호의를 단숨에 무너뜨린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면 의사소통이 잘 되지 않는다. 그 순간에는 이미
대화의 방향이 상실되어서 말문이 막히게 된다. 일단 막다른 골목에 부딪히게 되면 아무리
상대방을 칭찬해도 통하지 않을뿐더러 기분을 돋구려고 아무리 열변을 토해내어도 시끄러운
소음으로 여겨지면서 마음만 상하게 할 뿐이다. 말을 할 때에는 항상 신중해야 한다. 소중한
인생을 가장 아름답게 사는 지혜는 때에 맞는 말에서 비롯된다. 시기적절한 말은 역사의
흐름도 바꿀 수 있다.
학문에 대한 탐구, 현명한 사람은 정신적인 빈곤을 불행의 극치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에게 사상과 지혜를 주입하면 그만 질식하고 만다. 그들은 굳이 폭력을 쓰지
않아도 정신적인 피로감으로 인해 기절하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은 학문을 목숨처럼
소중하게 여기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거들떠보지도 않는다. 현명한 사람은 결코 지식에
자만하거나 함부로 나서지 않는다. 그리고 정중하게 요청하는 경우에 충고를 한다. 하지만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지혜가 있다고 착각하면서 어느 누구에게나 충고의 말을 던진다.
그런 행동은 파멸을 재촉한다.
권력은 언제나 박수갈채를 시작된다. 그러나 독을 머금고 있는 날카로운 이빨은 좀처럼
잘 드러나지 않는 법이다. 권력의 이면에는 날이 선 비수가 기다리고 있다. 분수에 넘치는
직책을 맡게 된 사람은 항상 겸손한 태도로 조심스럽게 행동해야 한다. 운명은 입구에서는
승리의 왕관을 쓰고 있지만 출구에서는 저주의 지팡이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권력이
죽음을 향해 나아갈 때에는 말이 없다. 정의롭지 못한 일을 저질렀다면 복수의 칼날도 달게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해가 저물고 빛이 사라지면 애정도 싸늘하게 식어버린다. 따라서
행복을 안고 무대에 등장했던 사람이 찬사를 받으면서 퇴장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비록
빼어난 영웅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전설의 용처럼 불행한 종말을 맞았던 경우도 적지않다.
그들도 운명의 법칙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다. 사람들이 작별의 순간에 대해 아쉬움을
느낄 때, 황혼이 지기전에 떠나는 사람만이 불멸의 명성을 얻을 수 있다.
거짓과 진실의 차이는 하늘과 땅보다도 그 차이가 더욱 크다. 진실은 아름답고 거짓은
추하다. 진실은 사랑 속에서 활짝 피어나지만 거짓은 증오의 독을 먹으면서 자라난다.
새로운 것은 수명이 짧다. 신기한 사물이나 새로운 지도자는 사람들의 관심을 고조시킨다.
만약 그대가 참신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그것만으로도 그대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 새로운
것이 시선을 끌어당기는 이유는 그것이 지금까지 존재했던 것들과 많이 다르고 감각을
새롭게 환기시키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것도 언제인가는 싫증이 나기 마련이다.
새로운 것은 단명한다는 사실을 잊어버리지 말아야 한다. 며칠 혹은 몇 주이리 지나면
사람들의 관심도 사그러들게 된다. 따라서 전성기를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고 있지 않으면
안 된다. 새로운 것의 광채가 점차 사라지고 열기가 식으면 새롭고 신기한 것에 대한
열광은 낯익은 것이 안겨주는 편안함으로 되돌아가게 되거나 혹은 완전히 사라지게 된다.
모든 것에는 흥망성쇠가 있다.
절제의 미덕에 관해. 함부로 그대의 손바닥을 보이지 마라. 아무리 가까운 사람이라고
해도 그대의 진면목을 모두 드러내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위대한 스승은 제자에게 모든
기술을 다 가르치지 않는다. 그대의 손바닥 안쪽은 절대로 보여주지 않는 것이 인생의
비밀이고 정복의 철칙이다.
바람과 연에 관해. 바람의 도움을 받아서 하늘로 날아오른 연은 그 은혜를 잃으면 땅으로
곤두박질치는 법이다. 사람들은 저마다 서로의 마음에 들면 친하게 지내다가도 틈이 생기면
멀어지게 된다. 모두에게 공평하다고 우쭐대는 운명은 상반된 색으로 지은 옷을 입고 있다.
운명의 옷은 가슴은 하얀색, 등은 검은색이다. 보이는 것은 하얀 가슴이지만 결국 그 뒤에는
검은 등이 있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하고 있어야 한다. 시작할 때의 갈채보다는 나갈 때의
행복에 더욱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것이다. 버질의 서사시에 나오는 선원 팔리누로는
일찍이 그 사실을 깨닫고 배의 방향을 결정하는 일에 있어서 뱃머리를 중심으로 하지 않고
후미를 기준으로 잡았던 것이다. 바로 이것이 삶의 여정에서 키를 잡는 방법이다.
* 버질: 로마의 우대한 시인. 북부 이탈리아의 만토바 출신이며 주로 아름다운 서정시를
발표했다.
정지하라. 그리고 주위에 위험한 요소가 없는지 둘러보도록 하라.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것은 문제점을 발견할 줄 아는 경계심에서 비롯된 것이다. 의심은 지혜로운 사람의
미덕이며 매우 유용한 재산이다. 또한 예견된 불행은 더 이상 혼란을 주지 못한다. 그래서
해결책을 미리 생각하기 위해 멈추어서는 것이다. 현명한 사람들은 어리석은 결정으로 인해
지혜와 총명에 상처를 입히는 일이 없다. 다스리는 위치에 선 사람은 성실한 사람을 원한다.
그러나 갈등과 다툼 속에 있는 사람들은 지혜로운 사람을 원하는 법이다. 그러나 더 나은
것을 원한다면 성실과 지혜가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만 한다.
지혜는 어두운 바다를 밝히는 항구의 빛이다. 우리는 지혜를 통해 동물의 차원에서
벗어나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지혜의 빛을 통해 암초가 있는 곳이 어디인지
알아차리면서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었던 것이다. 천사들의 경우도 역시 마찬가지라고 할
수 있다. 천사들은 인간 이상의 지혜를 얻었기 때문에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될 수
있었다.
행운은 사람에 따라서 맛있는 진수성찬도 되지만 소화불량에 걸리도록 만들기도 한다. 큰
행운을 남김없이 먹어치우는 사람은 그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또다시 더욱 큰 행운을 찾아
나선다. 그런 사람은 왕성한 식욕으로 행운을 마음껏 즐긴다. 그러나 행운을 만나면 제대로
흡수하지 못해서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은 갑자기 행운을 만나면
기가 죽는다. 큰 도박판에서 승리를 거두려면 행운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 베짱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도박을 시작하기도 전에 이미 잔뜩 질린 표정을 짓고 있으면 어디인지
모르게 허약하다는 인상을 준다. 그들은 천성적으로 성공과는 거리가 멀고 행운과 만나는
것도 인연이 없다. 그들에게 큰 역할을 맡기면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이 높은 지위에 오르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그렇지만 기량이 있는 사람은
아무리 위급한 순간이 다가와도 여유를 부리면서 제대로 나약한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욕망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익혀라. 자신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승리를 거두기 위해서라면 속임수를 쓰는 것도 망설이지 않는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성실성이나 예절과 같은 미덕도 단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생존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을 철저히 활용하라. 자연은 그 오묘한 섭리에 따라서 눈,
귀, 코, 입, 팔, 다리라고 하는 인체에서 가장 중요하고 상처받기 쉬운 부분을 제각기 쌍으로
만들었고 또한 각각에 대등한 지위를 부여했다. 쌍을 이루는 것은 매사에 치우치지 말고
중용을 지키라는 뜻이다. 가령 한 쌍을 이루는 신체의 부위 가운데 어느 한 부분이
특출하다고 해서 다른 한 부분이 전적으로 의지해서는 안 된다. 인체의 창조원리에 따르면
이들 자체는 한결 같이 서로 대등한 위치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려면 모든 부분들을 골고루 사용해야 한다. 그렇기 함으로써 한층 더 쾌적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친절은 아름다운 미덕이다. 하지만 진정한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행동이 아니라 명예욕에
이끌려서 친절을 베푸는 사람들이 있다. 과시를 하거나 보이기 위한 친절은 진실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이러한 친절은 미덕이나 명예보다는 위선과 허세에 더욱 가깝다.
용기의 돛을 올리고 스스로 운명의 주인이 되라. 고난의 바다를 헤치고 나가면 보배의
대지가 나타난다. 진정한 용기를 가지고 있었던 로물루스는 스스로의 운명을 개척했기
때문에 로마를 건설할 수 있었다. 자신의 처지에 대해 만족하거나 만족감을 갖지 않도록
하라. 그리고 자기 만족감을 태도와 말로써 표현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상대방의
입장에서 보면 그것은 적어도 유쾌한 기분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자신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것은 스스로 용기가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셈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만족감은
대체로 사려 깊지 않은 생각에서 비롯되며 현란한 무지로 대체로 사려 깊지 않은 생각에서
비롯되며 현란한 무지로 끝을 맺는다. 자기 만족감을 그대로 방치하는 사람은 운명과 맞서
싸우기보다는 타협하는 방식을 선택한다. 그보다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어느 정도 불안감을
느끼는 정도가 좋다. 어느 정도는 일이 잘 되어간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하겠지만
어쩌다가 잘 풀리지 않는 경우에도 낙담하지 않아야 되기 때문이다. 이미 예상하거나
걱정하고 있던 재난이 다가오면 크게 놀라지 않는 법이다.
* 로물루스: 늑대의 젖을 먹고 자란 전설상의 영웅. 로마를 창건했으며 하늘로 올라가서
신이 되었다.
시기심은 불행의 씨앗. 그대보다 더욱 훌륭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기꺼이
승복하고 존경할 수 있어야 한다. 자신을 낮추고 상대방에 대한 존경심을 가질 수 있는
사람만이 보석의 가치를 알아보는 법이다. 시기심이라고 하는 잔인한 맹수는 상대방만이
아니라 자기 주인에게도 해를 입힌다. 더 나아가 모든 사람들에게 커다란 상처와 고통을
안겨주는 것이다. 일단 시기심에 사로잡히면 모든 것들을 왜곡하게 된다. 두 눈으로 언제나
사물을 바라보지만, 있는 그대로 평가하려고 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은 시기심의 물을
뿌려서 지혜의 불씨가 꺼지도록 만든다.
진정으로 위대한 인간에 관해. 이 세상에 태어나는 순간부터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신중한 마음과 경험을 토대로 삶을 완성해 나가는 것이다. 수많은 피를 대가로 지불해야만
위대한 장군이 될 수 있다. 백 명의 환자들을 무덤으로 보내야만 유명한 의사가 될 수 있다.
완성의 순간에 도달할 때까지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칭찬보다 충고가 더욱 소중하다. 충고의 창고가 클수록 그속에 들어있는 지혜도 많다.
감언이설에 귀를 기울이지 마라. 감언이설의 함정에 빠져들어서 흐뭇한 기분에 젖어들면 안
된다. 상대방이 달콤한 말로 속삭이면 그 이면에 깔린 진정한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매우 그럴듯하게 표현하는 재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대에 대해서 비난을 하는 사람들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싶다면 그대 앞에서 다른 사람의 흉을 보는 사람을 찾으면 된다.
행운과 불행은 한 형제. 그대가 행운을 잡으면 반드시 불행에 빠지는 사람이 있다. 바람의
방향이 바뀌는 것처럼 운명의 나침반도 변한다. 다른 사람의 불행에 대해 연민하면서
자신도 역시 불행한 사람들의 부류에 속한다고 함부로 자학해서는 안 된다. 그대에게
돌아온 행운을 덜어서 자선을 베풀어라. 불행한 사람들은 몇 푼의 동전이라도 받으면,
자선을 베푸는 사람에게 의지하면서 더욱 많은 은혜를 기대한다. 자선을 베풀면 감사와
칭찬과 인정이 그 보답으로 돌아온다.
지혜에 관해. 진정한 지혜는 마음이 착하고 선량한 사람들 사이에서만 생겨날 수 있다.
그리고 지혜는 깊은 이해심에서 비롯된다. 지혜란 환상이나 희망 속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날마다 반복하는 경험 속에서 저절로 발견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성실과 정직,
공정함과 관용을 보여주면서 그에 따라 행동하고 살아가는 사람을 지혜롭다고 말해야 한다.
지혜는 선한 삶으로 인도하는 가장 훌륭한 안내자.
영예란 진실을 밑거름으로 하면서 자라난다. 일부러 꾸미거나 허영심에 사로잡힌 영예는
비가 오면 일시에 시들어버리는 꽃과 같다. 그리스의 위대한 철학자 소크라테스는 영예의
의미를 되새기면서 이렇게 말했다. 영예에 이르는 가장 가까운 길은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자신에 대해 평가하기를 원하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고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는 것이다.
가식과 공허한 겉치레와 거짓말과 외양으로써 영예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은 대단히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참된 영예란 깊은 뿌리로부터 시작해서
멀리 뻗어나가는 것이다. 그러나 허위는 마치 꽃과 같아서 이내 땅바닥으로 떨어지고 만다.
어떠한 허위도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한다.
* 소크라테스: 육체의 아름다움보다 정신의 아름다움을 강조한 철학자. 객관적인 진리와
보편적인 가치를 인정했으며, 관습과 전통에서 벗어나 자기 반성에 의해 신념을 지킬 것을
주장했다. 대화법 이라는 독특한 방식으로 제자들을 가르쳤던 그는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독배를 마시고 생을 마쳤다.
자선을 행하거나 호의를 베푸는 것은 인간의 본성에 가장 적합한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세 가지 사항을 주의해야 한다. 첫째, 자신의 자선을 받는 사람들이나 그 밖의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가 되는 일이 없도록 고려해야 한다. 둘째, 자신의 재산 능력을 넘어서는
친절을 베푸는 일이 없어야 한다. 셋째, 자선을 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곳에 적절히
베풀어지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정의의 기초로서 이것에 근거하여 모든 친절이
베풀어지기 때문이다.
자연은 언제나 신비로운 조화를 잃지 않는다. 우리의 내면에도 다양한 모습이 깃들어
있다. 다양한 요소들이 모여서 균형을 이룰 때 아름답고 신비한 모습을 만들어낸다. 우뚝
솟아오른 산은 겸손하게 허리를 숙여서 계곡을 만들기도 하고 플로라에게 아름다움의
왕관을 선물했던 시간은 그 왕관 앞에 서리를 내리기도 한다. 어떤 모양도 될 수 있지만
고요한 본질을 잃어버리지 않는 물처럼 스스로 모순을 드러내지 않는 법을 깨달아야 한다.
자연 속에는 온갖 변화가 숨쉬고 있다.
* 플로라: 꽃의 여신. 이 세상의 모든 꽃들을 피울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아테네인들은 플로라의 아름다움을 찬미했다.
결정은 신중하게 내려라. 중요한 사항을 결정할 때에는 상대방의 언행을 쉽게 믿지 마라.
판단이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무슨 일이든지 경솔하게 다루면 안 된다. 미숙한
사람은 빨리 결정한다. 성숙한 인격은 신중한 행동을 통해 드러난다. 지혜로운 사람은
자신의 신념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성찰한다. 유혹에 굴복하지 않도록 하고 조급하게
서두르지 마라. 잠시 느긋하게 생각을 정리한다고 해서 산이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상대방의 말을 즉석에서 따르는 것은 분별력이 없는 행동이다. 사람들의 언행에는 어느
정도 허풍도 있고 과장이나 거짓도 있기 마련이다. 만약 거짓이 행동으로 옮겨지면 더욱
해롭다. 그렇다고 해서 상대방의 성의를 무턱대고 의심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은 그것을
무례하다고 느끼고 때로는 치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그대의 신념에 따라 결정을
내리고 행동하는 것이 좋다.
행복의 기술. 대부분의 경우에 행운은 우리의 인생보다 생명이 짧기 마련이다. 행운이
찾아왔을 때 그 행운을 천천히 누려라. 어차피 인생에서 행운의 시간은 짧고 불행의 시간은
길기 때문이다. 미래에 다가올 불행을 예견하고 미리 겁에 질린 채 지금 곁에 있는 행복을
누리지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에게 있어서 운명의 여신은 가혹한 계모일 뿐이다. 한
번이라도 운명의 여신에게 속았던 적이 있는 사람은 불만을 잔뜩 가지고 있을 뿐 감사하는
마음은 별로 가지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운명의 여신은 누구에게도 이롭고 또한
누구에게는 불리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어리석은 사람일수록 마음 속에 불만을 쌓아두는
법이다. 그들은 하루종일 아무런 일도 하지 않고 투덜거리기만 하면서 동정과 박수갈채를
받으려고 한다.
유능한 자질을 갖추어라. 직장에서는 유능한 사람처럼 보이려는 노력도 중요하다. 유능한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으려면 상대방을 설득하는 방법을 익혀야 한다. 치밀한 사업가는
능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