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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이러한 모순으로 해석할 수 있는 경험을 서술하고 이를 통해 깨달은 점 또는

느낀점을 쓰시오.

인간은 누구나 각자 해석한 만큼의 생을 살아낸다. 해석의 폭을 넓히기 위해서는 사전적 정의에
만족하지 말고 그 반대어도 함께 들여다볼 일이다.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 행복의 이면에 불행이 있고, 불행의 이면에 행복이
있다.

풍요의 뒷면을 들추면 반드시 빈곤이 있고, 빈곤의 뒷면에는 우리가 찾지 못한 풍요가 숨어 있다.

세상의 일들이란 모순으로 짜여 있으며 그 모순을 이해할 때 조금 더 삶의 본질 가까이로 다가갈 수


있는 것이다.

거듭된 불행에도 좌절하지 않고 새로운 기회로 만들어 나가는 어머니, 부유하고 안락하게 살다가
돌연 자살로 생을 마감한 이모.

내일에는 내일의 해가 뜬다. 그리고 새로운 햇살을 온몸으로 받으며 나의 결심도 다시 시작된다.
오늘의 도전. 오늘의 하루는 보다 성실하게, 보람차게. 일기장에 적고, 메모장에 적고, 그것도 모자라
머릿속으로 다시 한 번 되새긴다. 아마 나만의 경험이 아닐 것이다. 새해가 찾아올 때면, 스스로의
인생이 비참하게 느껴질 때면, 과거의 실수가 너무도 뼈아프게 다가올 때면…… 때를 가리지 않고
기회가 찾아올 때면 우리는 스스로를 성찰하고 반성한다.

다만 그 성과는 요원하다. 잡히지 않는 별처럼 아득하다. 하지만 역시 밤하늘의 별들처럼 가장 밝게


빛나고, 항상 눈앞을 떠나지 않기에 우리의 도전에 마침표는 없다. 그럼에도 결론은 매번 같다.
실패하고, 또 실패하고. 그리고는 나약한 스스로를 탓한다. 대체 왜 그랬냐고. 너는 구제불능이라고.

이 지긋지긋한 수레바퀴는 세상을 집어삼킨 한 전염병에서부터 시작했다. 학교라는, 내 생활의


흐름을 교정해 주던 버팀목이 사라진 이후로 내 삶은 온전히 나만의 손에 맡겨지게 되었다. 다만
나는 아직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스스로를 통제하는 법도, 설계하는 법도 모르는 몸만 성장한
어린이에게 허락된 잠깐의 자유는 달콤했지만 그 대가는 더욱 컸다. 망가진 생활패턴. 한 번 손에서
놓아버린 공부는 다시 잡히지 않았고, 겉잡을 수 없이 무너져버린 내게서 더는 예전의 흔적을찾을 수
없었다. 학생이라는 지게꾼에게 맡겨진 짐은 학업뿐이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학업을 내려놓는 순간
그에겐 아무것도 남지 않는다. 내 기분이 그랬다. 성적이 곤두박질치니 마치 내 존재 의의가 사라진
듯한 기분이었다. 내 가치를 증명해낼 그 무엇도 남아있지 않았다. 모순이 내 인생을 좀먹기 시작한
건 그때부터였다. 공부하고자 했지만, 그만큼 강인하지 못했다. 성실하고자 했지만, 나는 나태했다.
발전하고 싶었지만, 자꾸만 뒷걸음질칠 뿐이었다. 앞서 나간 채찍질은 나를 뒤쪽으로 몰아붙일
뿐이었다.

누구보다 행복하고 싶었지만, 더없이 비참했다.

왜일까.

수없이 고민해보았다.
우리네 인생은 왜 이렇게 모순투성이일까. 바라는 대로 변할 수만 있다면 좋을 텐데.

그 이유라면, 아마 우리라는 존재가 이미 모순덩어리이기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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