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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스투스
시스투스
"하......아."
초봄의 아침 공기는 언제나 이런 느낌이다. 목구멍은 싸늘하게 마르지만, 그 속에서 정신만은 개운하게
맑아온다.
"일찍 왔네?"
"뭐야? 오늘 무슨 일 있어?"
"원래 걔가 맨날 1 등 아니었냐?"
"어. 저기 왔다."
문 경첩이 길게 신음을 토했다.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들어오는 전수찬, 학생들의 시선은 모두
그리로 향했다. 예상치 못한 관심에 놀란 전수찬이 눈을 뎅그렇게 떴다.
"아니. 공지 같은 거 없었는데."
만일 지자기가 역전되기라도 한다면 전력망 붕괴는 물론이고 자기장 약화로 인해 대멸종이 일어날 수도
있다.
옆에서 들려오는 살가운 부름에 고개를 돌렸다. 강수아가 보기 좋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응시하고 있었다.
강수아.
"아니 뭐. 별 거 아냐."
벌컥!
교실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착 가라앉아 버렸다. 나뿐만 아니라 이 안의 모두가 이 야릇한 이질감을
인지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김현재였다. 평소에 조용하던 녀석일 텐데, 갑자기 웬일이지. 설마 김현재 저놈, 평소에도 눈치가 좀
부족한가 싶었는데...
"아! 기분 좋은 일이라."
다행히 교수님은 마침 잘됐다는 듯 손뼉을 치며 답했다.
"지자기 폭풍."
나는 입을 턱 막았다.
...한심한 것들."
"외권이 그 원인이 아니라면, 내권이겠구나 하는 간단한 생각도 못 하나? 멍청하기 그지없는 무지렁이들.
지구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도 모르고."
교수의 얼굴은 이제 차마 마주하기 힘들 정도로 흉측하기 그지없게 변해있었다. 송곳니가 가시처럼 줄줄이
박힌 끔찍한 구강, 오리 주둥이처럼 길게 늘어진 혓바닥이 훤히 드러나 있었다.
또각. 또각.
"수아 양."
"네... 네?"
"쯧. 딱하긴. 이렇게 어벙해서야, 원."
"이이진?"
나였다.
"네?"
하지만.
킥킥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