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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 교수가 직접 전해주는

미국 대학 공부법

지은이_수잔 디렌데·김이숙
펴낸이_전병석·전준배
펴낸곳_(주)문예출판사
신고일_2004. 2. 12. 제 312-2004-000005호
(1966. 12. 2. 제 1-134호)
주소_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충정로 2가 184-4
대표전화_393-5681 팩시밀리_393-56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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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판 1쇄 펴낸날_2011년 8월 15일


제1판 2쇄 펴낸날_2011년 10월 25일

ⓒ 수잔 디렌데·김이숙, 2011

ISBN 978-89-965357-0-6 1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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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merican College 101 by Susan diRende & Kim Yisook


Copyright ⓒ 2011 Susan diRende & Kim Yisook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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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려는 그대들에게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 덕분이었다. 지난 12년 동


안, 갈수록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는 세상에서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대학
교육을 받으러 세계 각국에서 미국으로 온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내 나름
으로 느낀 것들을 정리해보기 위해서였다. 나는 학생들에게 크고 작은 정
보들을 알려주어 미국 대학에 쉽게 적응하도록 돕고 싶었다.
학생들은 고국에서 하던 대로 하면 미국에서도 잘해낼 것으로 기대한
다. 그러나 첫 수업이 시작되는 날은 대체로 힘들게 마련이다. 이들은 자
신감을 가지고 첫 수업에 들어갔다가 두려움을 안고 강의실을 떠난다. 공
부가 너무 어려워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이 아니다. 교수의 질문과 요구를
이해하지 못해서이다. 문제는 언어가 아니다. 문화적인 면에서 문제는 생
겨난다.
이 책은 학생들이 교육에서의 여러 차이점을 이해하고 그 차이점들에
익숙해지도록 돕기 위한 노력의 산물이다. 무엇이 다른지를 알게 되면,
그 차이를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그 차이를 깨닫기만 하면 그것에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
첫 날의 교실 풍경을 떠올려보자. 나는 강의를 한다. 학생들은 존경의
표시처럼 말없이 가만히 앉아 있다. 나는 학생들이 내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을 열심히 듣고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보람을 느낀다. 수업이 끝
나자 한 학생이 어딘가 불편한 얼굴로 내게 다가온다. 서너 명의 다른 학
생들이 그 학생의 뒤쪽에, 말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이, 그러나 내게 질문
하려는 마음이 있는 것 같지는 않아 보일 만큼 떨어진 곳에서 서성인다.
내게 가장 가까이 다가온 학생이 내가 방금 전 수업 시간에 가르친 것을
전부 다시 설명해달라고 한다.
여러분은 이런 장면을 떠올리고 그 학생의 행동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내가 세계의 수많은 나라마다 교육 체계가 각기 다르다는 사실을 이해하
기 전에는 그런 상황에 상당히 맘이 상했노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에게는
놀랄 일일까? 더 중요한 얘기를 하자면, 미국의 교수들이 그 학생들을 이
해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그 학생들이 수업 시간에 질문을 하지 않고
수업이 끝날 때까지 참을성 있게 기다린 이유를 말이다. 아니면 다르게
행동하는 법을 배워야 하는 사람은 그 학생들이라는 사실을 알겠는가? 이
학생들의 동기는 순수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이들은 익숙한 고국에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의 교육 과정은 국제 학생들에게 혼란을 안겨주기도 한다. 미국에
만 해당하는 사회적 요소들 때문이다. 이를테면, 다문화적인 배경을 안고
있는 시민들, 비형식적인 관계, 자립과 개인주의의 강조 등과 같은 요소
들 말이다. 이러한 모든 요소들의 파생 효과들이 강의실에도 존재한다.
이러한 요소들은 교수들에게도 영향을 주는데, 미국의 교수들은 이러한
가치들을 체득한 결과, 교수 방식과 강의실에서의 요구사항, 성적을 매기
는 기준을 매우 다양하게 정하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여러분이 공부하게 될 다양한 모든 수업에 처음부터 대단히 잘
적응하도록 준비를 갖추어줄 책은 없을 것이다. 다만 미국에서 대학을 다
니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대학의 강의실에서 보여주어야 할 사고의 틀과
원칙들을 제공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러한 원칙들은 매우 기본적인 것들
이라서 대부분의 미국인들에게는, 학생들에게도 교수들에게도, 눈에 잘
띄지 않는다.
12년 전 처음으로 국제 학생들을 가르쳤을 때만 하더라도 그러한 것들
이 내게 보이지 않았다. 나는 내가 가르친 학생들로부터 문화의 차이를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배웠다. 먼저 개인적인 문제들을 식별하게
되면서부터 나는 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있었다. 나는 이 책을 통해 그 과
정을 뒤집어,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이 미국 대학에서 학생들에
게 기대하는 것들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주면 좋겠다고 생
각했다.
이 책은 직접 시도해볼 만한 여러 가지 유익한 정보도 알려줄 것이다.
수업 중에 손을 들어 질문하는 간단한 일도 처음에는 쉽지 않을지 모르겠
다. 이 책에서 나는 ‘미국 학생’이 되는 일을 해내기 위해 필요한 ‘근육’을
발달시켜줄 연습과제들을 알려주고자 한다.
학생들이 내게 학교에서 가르치는 일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을
때면, 나는 사실대로 말해준다. 나는 여러분이 영어를 배우는 데는 특별
한 관심이 없다고. 나는 영어를 가르치는 일을 통해 세계의 시민을 기르
고 싶다고. 인류가 21세기에 번창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바로 그것
이라고 나는 믿는다. 선생으로서 나의 진짜 목표는 그것이다. 세계의 시
민이 되기 위해서는 학문적 전통의 뿌리를 들여다보라고 권하고 싶다. 대
학이라는 세계를 하나의 공동체로 만들어주는 이상과 역사와 논리 같은
뿌리 말이다. 그런 다음에야 그러한 특징들이 대학에서의 일상생활에 모
습을 드러내는 특별한 방식들을 고찰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
스스로 미국의 대학을 여러분에게 가장 잘 맞는 곳으로 만들기 위해 어떤
행동들을 취하거나, 어떤 연습과제들을 시도해보거나, 어떤 실험들을 직
접 실행해보는 일도 가능해진다. 여러분 스스로의 힘으로 그 일을 해내게
되면, 같은 과정을 밟는 다른 사람들을 도울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 그렇
게 되면 나는 선생으로서 해야 할 일을 다했다고 느끼고, 여러분은 학생
으로서 그리고 세계의 시민으로서 여러분이 할 일을 완수하는 셈이다.

수잔 디렌데
미국에서 여러분의 성공을 가늠할 가장 중요한 잣대는 여러분의 영어
능력이 아닐 것이다. 여러분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의 여부도 아니
다. 여러분이 얼마나 똑똑한지도 가장 큰 요소는 아니다. 이 모든 요소들
이 다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가장 중요한 능력은 아니다. 여러분의 성공
은 미국인들이 합의한 사회적 코드에 얼마나 잘 적응하는지에 가장 크게
좌우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사회적 코드를 “따른다”고 하지 않고 “적응한다”고 표현한

사실을 주목했으면 좋겠다. 이해가 없는 순종은 대학에서는 가치가 없다.)

이러한 사회적 코드는 게임의 규칙과도 같다. 게임의 규칙은 선수들이


승자의 결정을 합의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만들어졌다. 승자는 패자들이
그 승리를 합법적이라고 합의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승리를 누릴 권리가
있다. 다른 규칙에 따라 경기를 한다면, 다른 게임을 하는 셈이다.
‘football(축구)’이라는 낱말은 미국에서는 세계의 다른 곳에서와 전혀 다
른 게임을 가리킨다. ‘대학’이라는 단어도 마찬가지다. 한국에도 많은 대
학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여러분이 그 규칙을 안다고 여겨서는 안 된다.
함부로 추측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미국인들은 규칙과 정신분열증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고 말하고는 한
다. 어떤 규칙은 매우 엄격해서 그러한 규칙에 대해 융통성을 발휘하려는
작은 시도조차도 사람들을 화나게 만든다. 그러나 때로는 실제 규칙을 어
겼을 때에도 규칙 뒤에 숨은 합리성이 존중된다면 창의적인 융통성 발휘
를 가치롭게 여기기도 한다. 미국인들은 규칙을 따르는 사람들을 좋아한
다. 자신들이 그러한 규칙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자신들이 그러한 규칙을
따르도록 강요받기 때문이 아니다. 그러므로 규칙을 배워야 할 때에는 그
러한 규칙 뒤에 숨은 이유도 찾아내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미국에
서 반항적인 사람으로 여겨지고 불만족스러워질지도 모른다. 내부의 합
리성을 보게 되면, 규칙의 겉모습이 아니라 규칙의 정신을 따르면, 여러
분도 미국인들처럼 규칙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제임스 카스(James Carse)는 《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 Finite and
Infinite Games》이라는 책에서 모든 인간 활동을 함께 경기하는 일련의
게임으로 보았다. 그는 두 종류의 게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기기 위해 경
기하는 야구 같은 유한 게임과 계속해서 경기하기 위해 펼쳐지는 ‘아카데
미아’ 같은 무한 게임이 그것이다. 이 두 종류의 게임은 그 규칙에 따라
정의되며 그러한 규칙은 진지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 큰 차이는 각 게임
의 목적에 있다. 유한 게임은 누군가가 이기고 그 규칙에 따라 승자를 인
정하면 끝난다. 무한 게임은 이길 수 있는 것이 아니며, 끝나서도 안 되
고, 게임이 끝날 것처럼 보이면 규칙 자체가 삶을 이어가기 위해 바뀌어
야 하는 게임이다. 예를 들어, 아카데미아의 규칙은 매우 엄격하지만, 그
규칙을 깨더라도 규칙의 정신을 지키는 사람은 여전히 게임을 계속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컴퓨터 과학을 공부하는 한 학생이 한번은 프로그래밍 필수 과목의 논
문 작성에 대해 내게 조언을 구한 적이 있다. 그는 이미 수업의 내용을 다
알았다. 그래서 교수가 숙제로 내준 단순한 주제들 가운데 하나를 골라
10쪽짜리 논문을 써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따분한 주제를 붙들고 힘들
게 글을 쓰느라 고생하느니 차라리 숙제를 하지 않고 C학점 정도 얻을 수
있을지 알아볼 생각이었다. 나는 그에게 현재의 관심에 대해 여러 가지
질문을 했다. 당시 그는 춤에 푹 빠져서 춤을 배우는 수업에 참여하고 클
럽에도 가고는 했다. 그는 차라리 춤에 대해 논문을 쓰고 싶다고 했으며
나는 그렇게 해보라고 했다. 나는 그에게 숙제로 내준 주제를 피하는 대
신 논문을 두 배로 잘 써야 한다는 것과 수업의 내용과 작문 숙제의 의도
사이에 최소한의 명목적인 연관성이라도 찾아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게 했으며 ‘불완전 이수’를 뜻하는 “F” 대신에 “A” 학점을 받았다. 그
가 쓴 논문의 주제는 원래의 과제에서 벗어났으나 그는 기꺼이 과제를 해
냈으며 과제의 주제로부터 벗어나 F학점을 받을지도 모르는 위험을 감수
했다. 다시 말해, 그는 열정과 지성, 창의성을 보여주었다. 그 과정에서
규칙을 조금 깨긴 했지만.
규칙을 묵살하고 권위를 무시하라는 뜻이 아니다. 설사 교수들이 이상
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더라도 수업을 방해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자
기 자신과 수업의 유연한 흐름에 책임을 질 줄 아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
다. 존중을 받으려면 존중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이런 이유로 여러분은 규칙을 배우고 또한 그 규칙의 배후에 숨은 목적
을 살펴야 한다. ‘대학’을 우리가 함께 즐기는 게임으로 생각한다면, 이기
기 위해서가 아니라 게임을 지속시키기 위해 게임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수학 80”이나 “심리학 101”로 불리는 일련의 유한 게임을 하여 학
점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학점을 위한 유한 게임에서 벗어나 “교육”이
라는 무한 게임을 하기 시작했으면 좋겠다. 아직은 월드컵과 맞먹는 학문
적 게임을 펼칠 준비가 미비할지도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공을 발로 몰고
다니지도 못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른 사람들과 함께 경기를 함으로써
배우라. 자신만의 스타일을 계발하라. 자신만의 공차기, 자신만의 팀을
계발하라. 규칙 때문에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게임을 그만두겠다는 마음
을 먹게 되었다면 그 규칙 자체와 놀아보라. 더 큰 재미를 느끼고, 더 열
심히 노력하게 될 것이다. 이때 여러분은 자신만의 이유를 위해 노력하는
셈이며 그러면 더 많이 배울 것이기 때문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철학이 “Flickr”를 만드는 데 일조하다

혁신적인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게임인 “Game Neverending”은 제임스 카스의 《유한 게임과 무한
게임》에 자극을 받아 만들어졌다. 이 게임은 2003년에 오프라인으로 옮겨갔지만, 이 게임의 프로
그래밍은 획기적인 사진 공유 사이트인 “Flickr”를 만드는 데 사용되었다.
외부의 시각으로 바라볼 때, 미국의 대학과 고등학교는 거의 흡사해
보인다. 미국에서는 고등학교를 마치면 곧장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 미
국의 각 주마다 많은 지역 전문대학이 있는데 자체 거주민들에게 입학 기
회가 열려 있으며 등록금도 매우 저렴하다(캘리포니아주 산타모니카 지역 전문대학
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은 100달러 미만이다. 게다가 3,000달러 이상의 용돈을 주기도 한다. 미

국 시민권자에 한하기는 하지만. 시민권자가 아닌 국제 학생들의 한 학기 필수 이수 학점(12학점)

을 위한 등록금은 3,000달러가량이다). 일부 지역 전문대학은 세계적인 수준의 대


학에 속한다. 많은 지역 전문대학들이 고등학생들에게도 한두 과목의 수
업을 수강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 그렇다면 대학은 고등학교의 연장에 지
나지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교육은 온갖 이유를 위해 행해진다. 그러한 이유가
다른 모든 것을 결정한다. 무엇을 가르칠지, 어떻게 가르칠지. 누가 가르
칠지, 그리고 누가 그 교육을 받을지. ‘왜’라는 결과는 그 목적에 따라 다
르게 산출된다.
공공교육과 고등교육이라는 두 체제가 만들어진 원래의 이유는 그냥
다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이 둘은 완전히 다른 반대의 개념이다. 처음부
터 대학은 지도자를 교육하는 곳이었다. 공공교육 체제는 노동자를 훈련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둘은 비슷해 보이게 되었다.
그러나 이 둘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한 차이는 모든 수업의 최고 목표를 결정한다. 가만히 앉아서 어떻
게 행동해야 할지 지시받기, 주어진 정보를 습득하여 기억하기, 명령을
받으면 질문하지 않고 신속하고 정확하게 따르기, 이러한 것들은 훌륭한
노동자의 특징들이다. 호기심과 독립적인 사고, 권위에 도전하는 행위는
장려할 일이 아닌 것이다.
읽기와 산수 같은 기본적인 능력과 순종은 이상적인 노동자를 만든다.
이러한 특징은 훌륭한 지도자에게 어울리지 않는다. 리더십은 지도함으
로써 연습된다. 내가 말하는 리더십은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의미로서 권
력이 아니라 예지의 힘으로 사회적인 운동과 국가를 이끄는 것을 뜻한다.
부와 재정적 성공은 여러분에게 힘을 주겠지만 다른 사람을 고취할 예지
력를 주지는 못한다. 그러한 이유로, 부와 물질적 성공은 진정한 지도자
에게 가치 있는 목표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지도자는 두려움 없이, 실수를 하거나 바보처럼 보일까봐 걱정하지 않
고 행동을 취해야 한다. 지도자는 자신감을 북돋을 수 있는 실질적인 지
식을 지녀야 한다. 실질적인 지식이란 대상에 대해 알아야 할 뿐만 아니
라 그러한 대상에 대한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그 결과를 경험해
봤다는 것까지를 의미한다. 지도자는 낡은 해결책이 더는 효과가 없을 때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결책을 찾아내는 사람이다.
새로운 해결책은 낡은 사고방식의 외부로부터 생겨난다. 지식과 이해
가 넓을수록 ‘틀의 외부’에서 사고할 기회는 커진다. 학사 학위의 목적은
지도자가 되기 위한 초석으로서의 광범위한 지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경
영학을 공부할 생각이라서 문학이나 철학, 생물학을 공부할 필요가 없다
고 생각한다면, 미국의 대학은 여러분에게 적합한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
미국의 대학들은, 규모가 어떠하든 그리고 어떤 명성을 자랑하든, 특정
문화를 공유하고 있다. 문화는 행동과 가치와 이상의 경계를 결정한다.
문화는 우리가 삶의 핵심을 공유하고 하나의 집단으로서 성공하는 방식
을 말한다. 문화는 우리가 어떻게 서로를 바라보아야 하는지를 알려준다.
미국 대학의 문화를 이해하지 않고서는 열심히 노력하더라도 실패하는
일이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잘못된 방식으로 노력했기 때문이다. 교수나
다른 학생을 존중한다고 생각되는 방식으로 행동했는데 그들을 모욕하는
결과로 이어지는 것이다. 아카데미아, 즉 학문의 전당이라는 대학의 다문
화적인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 까닭이다. 도움을 요청했는데 아무런 도움
을 받지 못할지도 모른다. 한국에서는 장점이라고 여겨지지만 미국에서
는 약점으로 간주되는 특징들을 보여주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미국 대학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도자가 되는 법을 배우기 위해 대
학 강의실에 앉아 있다는 사실을 가장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모든 수업은
궁극적으로 이를 위한 연습 과정이다. 미국의 대학 강의실에서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날마다 단련해야 한다. 가능하다면 어디서나 아이디어를 생
각해내야 한다. 나는 이 책에서 그 방법들을 들려주려고 한다. 내가 제안
하는 방법들을 모두 시도해볼 수도 있고, 어떤 것은 선택하고 다른 것들
은 버려도 좋다. 아니면 전부 다 폐기해도 괜찮다. 적극적으로 선택하기
만 한다면 상관없다. 스스로 결정을 내리는 일부터 시작하면 된다. 결국
여러분이 가장 먼저 지도해야 할 사람은 여러분 자신이니까.
재미로 익히는 정보 : 독일은 교육의 세계를 지배한다

프러시아(현재의 독일에 속했던)의 왕은 1800년대 초 한 교육 체제를 만들었으며 그 체제는 널리


퍼져 서구 유럽과 미국의 공공교육 모델로 자리 잡았다. 이 체제에 따르자면 모든 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했으며, 교사는 훈련을 받아야 했고, 특정 교과과정과 시험 과정을 정해 표준을 확립해야 했으
며, 전부 세금으로 충당되었다. 이 체제의 목적은 정치적이었다. 학교가 하는 일은 젊은이들을 권위
에 순종하도록 만들고 한편으로는 왕을 위해 군에서 복무하거나 관료로서 복무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나라마다 돈을 사용하지만 세계 모든 나라의 화폐는 제각기 다르다.
미국의 화폐는 달러이고 한국의 화폐는 원화, 멕시코의 화폐는 페소인 것
처럼 말이다. 한 개인이 가진 어떤 나라의 화폐가 많을수록 그 개인은 더
부자다. 그러나 그 나라 밖의 다른 사람들은 물건을 교환하기 위해 그 개
인의 화폐를 받을 수도 있고 받지 않을 수도 있다.
전통적으로 국가는 공통의 언어와 역사, 문화로 묶인 비슷한 사람들로
구성되었다. 그와 같은 집단은 어느 집단을 막론하고, 하나의 국가이건
하나의 공동체이건, 그 집단에만 해당하며 그 구성원들의 정체성을 확인
해주는 고유의 사고와 습성을 발달시킨다. 이러한 사고와 습성을 잘 이해
하는 사람일수록 그 집단 내에서 성공할 확률은 높아질 것이다.
이러한 종류의 지식을 ‘문화 화폐(cultural currency)’라고 한다. 이것은 물
건이 아니라 경의를 ‘살’ 수 있는 화폐이다.
문화 화폐는 문화 해독 능력(cultural literacy)이라고도 한다. 여기에서 해
독 능력이란 읽을 수 있다는 뜻이다. 여러분이 문화 능력을 통해 읽는 것
은 한 문화의 귀중한 사상, 고유한 특질, 의미 같은 것들이다. 언어의 유
창성이란 이러한 것들을 이해할 뿐만 아니라 사용함으로써 소통을 풍부
하게 만들어준다는 의미이다.
한 사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은 가장 단순한 것들로 시작되는 그 사회
의 코드를 익혀 결국에는 다양한 사람들과의 독특한 환경에 정교하게 적
용할 수 있게 된다. 주의를 기울여보면 알겠지만, 어떤 나라에 사는 것만
으로도 여러분의 개인 ‘계좌’에 문화 화폐를 넣는 셈이다.
문화 해독 능력의 어떤 요소들은 매우 간단하지만 또 어떤 것들은 복잡
하다. :)이 무슨 뜻인지 아는가? 알고 있다면 여러분은 이메일을 사용하는
공동체의 일부에 속할 것이다. 내 언니는 이메일을 그다지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내가 lol(laugh out loud의 약자로 웃음을 표현하는 속어)로 편지를 끝내면
무슨 뜻인지 모를 것이다.
문화적 코드를 소홀히 대하면 바보 취급을 당할 수도 있다. 내가 반바
지에 민소매 배꼽티를 입고 샌들을 신은 채 거대 다국적기업의 관리인 자
리를 얻기 위해 면접을 보러 간다고 상상해보라.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문화 해독 능력이 엄청난 장점을 가져다주기도
한다는 사실이다. 문화 해독 능력은 정보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정보를
언제 적용할지를 아는 지식이기 때문이다.
내가 경험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다. 한 단어를 정확하게 발음할 줄
안다는 이유로 예상하지 못했던 아주 좋은 일자리를 얻은 적이 있다. 나
는 친구와 함께 어느 일류 무대 극장에 갔는데, 오스카 와일드의 영국 희
극 〈진지함의 중요성 The Importance of Being Earnest〉이라는 작품
의 오디션을 보러 가는 친구를 돕기 위해서였다. 그 극장은 예술적으로
뛰어난 무대를 통해 큰 명성을 자랑했다. 오디션을 주관하던 남자는 내가
알기로 아이비리그 출신의 지식인이었다.
이 희극의 각본에는 두 가지로 다르게 발음된다는 사실을 우연찮게도
내가 알았던 단어가 들어 있었다. 그 단어가 매우 정확하게 발음되는 경
우는 드물었다. 99퍼센트 이상의 경우에 사람들은 그 단어를 틀리게 말한
다. 나는 이 남자의 배경을 알았던 터라 그 단어를 제대로 말했다. 오디션
이 끝나고(친구는 원하는 배역을 맡았다), 감독이 내게로 다가오더니 그 단어를
정확하게 말했다며 축하해주었다. 그러고는 나의 교육 정도와 배경을 알
고자 했다. 매우 깊은 인상을 받았던 탓이었다. 그 후로 일주일이 지나지
않아 그의 사무실에서 내게 전화를 걸어 일자리를 제안했다. 그는 내가
‘forte’라는 단어를 두 음절이 아니라 한 음절로 발음해야 한다는 것을 안
다는 사실 이외에 나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 단어가 항상 한 음절로 발음된다는 말이 아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가 ‘for-tay’를 말하려 했던 게 아니냐며 내 발음을 교정하려 든다.
‘forte’는 어떤 경우에는 ‘e’를 묵음으로 처리하여 한 음절로 발음하며 다
른 뜻을 나타낼 때에는 ‘for-tay’처럼 두 음절로 발음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는 충분히 알고 있다. 그것을 문화 해독 능력이라고 부르든 문화 화폐
라 부르든, 관용구에서 역사적으로 중요한 사건들, 현대의 대중음악 현
상, 고전 문학, 바이널 영상물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지식을 갖게 되면
세상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창조적인 아이디어를 건설할 근간을 마련
할 수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도 그것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문화 화폐를 얻는 한 가지 방법

비디오 게임을 통해서 많은 문화 화폐를 얻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시드 마이어(Sid Meier)의 전략


게임 “문명(Civilization)”은 유럽 중심 세계사에서 비롯된 비유전적 문화 요소들을 게임 설계에 사
용한다. 게임을 통해 역사가 어떻게 펼쳐지는지를 배우지는 못하더라도, 게임을 즐기는 하나의 부산
물로서 작지만 유용한 문화 정보들을 얻게 된다.
미국의 어린아이들이 학교에 다니기 시작할 무렵에는 부유한 집안의
학생과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이 성공에서 차이가 날 것으로 보이지는 않
는다. 형편이 좋은 집 아이나 형편이 나쁜 집 아이나 3학년까지는 거의 똑
같다. 그러다가 어떤 일이 일어나고 아이들이 해내는 과제의 질이 달라지
기 시작한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아이들은 이때부터 대개 뒤처지기 시
작하여 점점 더 뒤처진다. 보다 형편이 좋은 가정의 아이들은 선두로 나
가서 계속 선두를 유지한다.
미국에서 교육받는 학생이라면 3학년부터 고차원적인 사고를 반드시
배워야 하는 까닭에 이런 일이 생긴다. 교육 전문가인 스탠 포그로(Stan
Pogrow)가 어느 인터뷰에서 설명했듯이, “4세에서 8세까지는 읽기를 배우
며, 3학년 이후에는 배우기 위해 읽는다”. 그의 연구에 따르면 누구나 3
학년 이후에 성공하기 위해 필요한 네 가지 지적 능력 단계가 있다고 한
다. 일반화, 맥락화, 종합화, 그리고 전략화의 단계가 그것이다.
가난한 가정의 아이들은 대체로 부모와 상호작용을 할 시간이 매우 적
다. 부모들이 장시간 일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이 부모
들은 교육을 덜 받았을 가능성이 크고 자녀들에게 책이나 사고에 대한 이
야기를 들려주는 일에 그만큼 관심이 덜할 확률이 높다. 학문적 성공의
가장 정확한 예측변수인 독서는 중산층 가정에서만큼 이들에게는 삶의
일부분이 아니다. 아이들은 추상적인 사고로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모른
다. 이들에게 학교란 정보를 얻기 위한 곳이다. 가난한 가정의 자녀들로
구성된 교실에서 교사가 자유 해답식의 문제를 내면, 학생들은 대개 교사
를 멍한 눈으로 쳐다보거나 불평을 한다. “선생님이 그건 우리에게 안 가
르쳐주셨는데요.”
많은 국제 학생들에게도 바로 이런 일이 일어난다. 대학 수준의 사고를
해야 하는 학생들에게도! 그러한 학생들은 어휘를 더 많이 알고 문법을
더 잘 알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지만, 어휘와 문법은 따
로따로 끊어진 정보 조각들에 지나지 않는다.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1과 0
처럼, 어휘와 문법은 이들을 한데 묶어주는 프로그램이 없다면 아무것도
의미하지 못한다. 그 ‘프로그램’이란 성공적인 미국인들이 3학년에 계발
하기 시작하는 일련의 사고의 기술이다.

일반화
무엇을 배우든 특정 문맥의 외부에 함축적인 의미를 지녔다고 여길 줄
아는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는 평소에 늘 일반화의 기술을 이용한다. 어
떤 파티에서 한 사람이 접시에 과자를 담고 다른 사람이 접시에 감자칩을
담는다면, 과자로 접시를 채운 사람은 과자를 좋아하고 감자칩으로 접시
를 채운 사람은 짠 음식을 좋아한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나의 예를 보고
그것을 확장시켜 일반화한다. 추상적인 사고에 대해서도 똑같이 해야 한
다. 그러므로 만일 어떤 교과서에서 연기가 공기 중에 흩어져 사라지는
원인은 브라운 운동(Brownian Motion)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배우면, 사람
이 직접 휘젓지 않더라도 이 운동이 크림과 커피를 섞는다는 사실을 추측
할 수 있다.

맥락화
맥락이란 사실들의 의미 그물망이다. 요람 속의 아기 위로 몸을 수그리
는 여자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보라. 아기와 여자가 침실에 있다면, 엄
마가 아기를 재운다고 생각할 것이다. 두 사람이 어떤 병원에 있다면, 여
러분은 간호사가 아픈 아기를 돌본다고 생각할 것이다. 문맥으로부터 정
보를 끌어내는 능력은 미국에서 공부하는 사람에게는 특히나 중요하다.
공부하는 책들이 영어로 쓰여 있을 테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단
서를 찾는 데 문맥을 능숙하게 사용할 줄 안다면, 새로운 어휘가 나와도
사전에 기댈 필요가 없을 것이다.

종합화
이는 적절한 정보를 취해 그 정보로부터 그 정보 이상의 것을 만들어낸
다는 의미이다. 마음속으로 그리는 그림이 불완전하다 할지라도. 속으로
생각한 것이 틀렸다 할지라도. 정신박약 주인공이 등장하는 《생쥐와 인간
Of Mice and Men》과 《알제논에게 꽃다발을 Flowers For Algrnon》이
라는 두 권의 책을 예로 들어보자. 앞의 《생쥐와 인간》은 20세기 전반에,
《알제논에게 꽃다발을》은 20세기 후반에 쓰였다. 이 두 권의 책을 읽는
학생들은 등장인물들이 매우 다른 결과를 이끌어내는 상황을 보고 20세
기 미국 사회가 시간이 흐르면서 더 온정적으로 변했다는 결론에 이를 것
이다. 이 두 권의 소설을 공부하는 대학 1학년의 문학 수업 시간에 교수는
시험을 통해 두 권의 책에 드러나는 차이점이 미국 사회의 변화에 대해
무엇을 말하는지 학생들에게 묻곤 한다.

전략화
앞의 세 가지 능력을 갖추는 궁극적인 이유는 네 번째인 전략화에 적용
하기 위해서이다. 배움의 요점은 새로운 것들을 찾아내어 생각지 못한 문
제를 해결하는 것이다. 그래픽 디자인을 배울 때, 포토샵이 픽셀로 만들
어졌으며 일러스트레이터가 벡터에 기반을 두었다는 사실을 익히면, 그
림과 문자가 각자 다르게 보이는 이유를 알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픽셀과
벡터 두 가지 요소를 모두 사용하는 문서를 만드는 방법을 떠올리게 될지
도 모른다. 그러면 디자인의 외양에 문제가 생길 경우, 보다 쉽게 고치게
된다.

이러한 능력들을 계발하는 방법에서 어려움을 느낄지 모르겠다. 계발


할 방법을 배우지 않았다면 말이다. 포그로의 여러 연구와 실험에 따르면
이러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소크라테스적 방법’, 즉 기
본적으로 질문을 던져 가르치는 문답식 방법을 통하는 것이다(‘Point 8’ 참

고). 어떤 것도 명백하게 가르쳐주지 않기 때문에 이 방법은 느리게 진행


된다.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해야 할지 직접 말해주지 않는다. 다만
학생들에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에 대해 질문을 던져 해답으로 가
는 길을 안내해줄 뿐이다. 여기에서 질문이란 간단하게 예나 아니오로 답
할 수 있는 것만이 아니다. 학생들은 자신만의 논리적 결론에 이를 때까
지 자신의 아이디어를 충분히 설명해야 한다. 교사는 그 과정을 도와줄
뿐이다. 교사가 모범을 보여주는 과정으로서, 학생이 새로운 정보나 도전
에 맞닥뜨릴 때 자동적으로 이 과정을 내면화하여 스스로 적용할 때까지
계속된다.
고차원적인 사고 능력을 습득하기 위해 마지막으로 알아야 할 중요한
점은 말로 표현해야 한다는 것이다. 반드시-교실-안에서-말해야-한다.
복잡한 사고를 말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는다면, 학문 공동체라는
대학의 온전한 일원이 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발달시키지 못한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여러분의 사회계급을 알려주는 것은 무엇일까?

폴 퍼셀(Paul Fussel)은 《미국의 사회계급 Class》이라는 그의 저서를 통해 미국적인 삶의 모든 측


면에서 계급을 나타내는 표시물에 대해 다루는데, 재미있는 설문조사지를 끝 부분에 실어두었다. 독
자는 자신의 가정에서 발견되는 물건들에 기초하여 설문지의 점수를 더하거나 뺄 수 있다. 모든 책
장은 점수를 더한다. 책을 꽉꽉 채워 넣은 책장은 더 많은 점수를 더하며, 바닥에 쌓인 책더미는 이
보다도 더 많은 점수를 더하는 식이다.
셰익스피어가 《템페스트 The Tempest》에서 말했듯이 “과거는 서막
이다”. 연극의 서막이 그러하듯 과거는 현재를 위한 환경을 만든다. 우리
의 개인적인 삶은 유년에 경험했던 양육의 영향을 받는다. 우리들 각자가
사는 나라의 정치는 그 나라 역사의 영향을 받는다. 다른 사람들과 소통
하는 능력은 언어와 이야기를 공유한 과거를 필요로 한다. 그러한 과거가
없다면, 우리가 말을 할 수 있을지라도, 다른 사람들은 우리가 무슨 말을
하려 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미국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가 아니라 무슨 뜻으로 그 말을 하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국 문화의 과거와 관련된 기본적인 요소들을 반드
시 알아야 한다. 마음은 기억을 이용하여 행동을 준비하고 기억은 연상에
의존한다. 언어에서 각각의 낱말이나 관용구는 연못에 떨어진 하나의 돌
멩이와 같은 것이다. 연상은 잔물결을 일으키며 퍼져나가는데, 중심 낱말
로부터 점점 멀리 퍼지면서 점차 작고 약해지다가 결국에는 사라지게 된
다.
앞에서 ‘셰익스피어’를 언급했을 때, 이 지구상에서 읽고 쓸 수 있는 사
람이라면 누구나 내가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 것이다. 그 이름을 읽는 순
간 셰익스피어에 대해 아는 모든 내용을 꺼낼 준비를 갖추라고 머릿속에
서 신호를 내린다. 한번 해보라. ‘셰익스피어’를 생각하고 어떤 것들이 여
러분의 머릿속에 떠오르는지 살펴보라. 그 단어를 연상할 마음의 준비를
갖추고서 말이다. 엘리자베스 시대의 의상을 걸치고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른 한 남자의 그림이 떠오르는가? “죽느냐 사느냐” 혹은 “오, 로미오,
로미오, 왜 그대는 로미오인가요?” 같은 유명한 구절이 머릿속에 떠오르
는가? 셰익스피어를 가르쳤던 과거의 어떤 선생님 목소리가 들리는가?
그의 희극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어떤 영화나, 그를 우스꽝스럽게 표현한
어떤 만화가 떠오르는가? 기억은 그러한 모든 과거의 연상을 일종의 정신
적 대기상태로 만들어놓는다.
우리가 어떤 과거를 공유하고 있다면, 나는 여러분이 비슷한 연상 내용
을 안다고 여기고 여러분이 내가 하는 말을 이해하기 위해 그러한 내용을
사용하리라고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함께 물건을 사러 가서,
“사느냐 안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라고 말할 때, 내가 셰익스피어의
《햄릿》을 인용한다는 사실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해 괴로워하는 주인
공 햄릿처럼, 내가 사야 할지 말아야 할지 결정하기가 어려워 농담을 한
다는 사실을 여러분이 안다고 기대하는 것이다.
아카데미아라는 세계에는 여러분이 반드시 알아야 할 과거가 있다. 그
세계는 과거의 많은 학회를 기반으로 지어졌다. 이러한 학회들은 오늘날
에도 아카데미아의 구조 속에 존재한다. 아카데미아는 고명한 사상가들
과 선생들에 의해 지어졌다. 그들의 구상과 사상은 오늘날 아카데미아에
서 가르치는 교수들의 행동의 틀을 만들어낸다. 아카데미아의 교수들은
여러분이 ‘많은 것’을 안다고 여기고 이를테면 수사학에서 사용하는 인유
법(引喩法)의 기원에 대해 설명해주지 않는다. 그들은 그냥 인유법을 사용
하며,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하면, 여러분에 대한 평가를 낮춘다.
이 책이 서구 문화의 모든 것에 대한 교양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는 없
을 것이다. 여러분 스스로 그것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자료들은 매우 많다.
이 책의 목표는 아카데미아에 특별히 적용되는 약간의 문화 화폐를 제공
하는 것이다. 이것을 여러분이 여행하기 전에 고국의 은행에서 환전하는
돈 정도로 생각했으면 좋겠다. 그러면 현지에서 사용되는 달러가 주머니
에 전혀 없는 상태로 여행지에 도착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일단 현지에
정착하면, 필요에 따라 더 많은 화폐를 환전할 수 있을 것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현재는 과거와의 대화이다

여러분이 읽는 모든 이야기는 과거 이야기의 자취를 전달한다. 셰익스피어조차도 문화 화폐에 의존


하지 않고 이야기를 새로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그는 과거의 문화적 경험을 통해 알게 된 수많은 이
야기와 신화와 역사에 기초하여 자신만의 글을 써냈다. 그의 희극 가운데 대다수는 고대 로마의 희
극에서 비롯된 등장인물과 플롯을 사용한다.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 《맥베스》 같은 비극은 과
거의 다른 작가들이 써놓은 이야기를 고쳐 쓴 것이다. 이런 식으로 모든 문학은 서로 연결되었으며,
많이 읽을수록 그 다음 책을 펼치기도 전에 그 내용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된다.
여러분은 아마도 미국 대학의 학사 학위가 여러분의 ‘미래’를 열어주
는 열쇠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여러분이 미국 대학에서 배울
교과과정은 2,000년도 더 전에 만들어졌다. 고대 그리스 문명은 지중해
지역의 강자가 되었으며 오늘날에도 수많은 서구 국가들의 관심사에 엄
청난 영향력을 발휘한다. 고대 그리스는 여러 섬에 흩어진 독립적인 도시
들의 집합체였다. 고대 그리스인들의 영향력을 알지 못한다면, 그들을 중
요하지 않은 인물들로 치부해버리고 말 것이다. 그들에게는 하나의 정부
나 통치자가 없었다. 똑같은 법률을 공유하지도 않았다. 자신들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하나의 군대를 공유한 것도 아니었다. 사실은 그리스인들
끼리 싸우는 일도 잦았다. 어떤 지역을 정복하면, 자체의 통치자를 내세
우지 않고, 현지인들이 그들의 법률과 풍습을 계속 유지하도록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막강한 중앙집권적 페르시아 권력과 맞서
살아남을 수 있었다. 로마인들에게 지배당했을 때에도, 그들의 문화는 너
무나 강건해서 로마의 예술과 종교를 실질적으로 지워버렸다. 그것은 피
흘림이 없는 정복이었으며, 그 승리는 절대적이었다. 오늘날에도 학교에
서는 고대 그리스인들의 사고를 가르친다. 한 예로 나는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등학교에 가서 교수자격시험을 치렀다. 11학년 교실의 칠판에는 내
가 매우 잘 알던 어떤 그림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리스토텔레스가 만들어
낸 이야기의 구조에 대한 모델을 나타낸 그림이었다. 미국인이라면 누구
나 이 모델에 대해 배운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죽은 지 2,000년이 넘었는
데도 말이다.
그리스 문화는 사상이 결국에는 무기보다 더 강력하다는 사실을 증명
해준다. 그리스인들은 독립적이고, 민주적이며, 철학적이고, 진보적이고,
호기심이 강하고, 기꺼이 위험을 무릅쓸 줄 아는 사람들이었으며, 신체적
힘과 정신의 민첩성의 조화를 가치롭게 여겼다. 순종은 노예에게 해당했
으며 그리스인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오늘날 미국인들은 이러한 특성을
경탄하며 이러한 특성에 따라 살려고 노력한다.
고대 그리스의 가장 위대한 서사시인 《일리아스 Illiad》와 《오디세이아
Odysseia》는 두 명의 매우 다른 영웅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려움
을 모르는 강력한 전사였으며 오래 사는 것보다 영광을 선택했던 아킬레
우스와 어떤 적이라도 머리를 써서 이길 수 있었으나 사랑하는 가족과의
평온한 삶 이외에 아무것도 원하지 않았던 노련한 책략가 오디세우스가
그들이다. 이러한 두 유형의 영웅은 아놀드 슈왈제네거와 브루스 윌리스
가 등장하는 영화를 통해 아직도 우리들 곁에 있다.
그리스 문화의 두 가지 영웅적 이상은 그들의 가장 강력한 도시국가에
의해 표현된다. 스파르타는 금욕주의적 전사 왕국이었다. 시민들 가운데
남자들은 오로지 전쟁 실습만을 해야 했으며 상업에 손을 대지 못하도록
금지되었다. 여자들과 노예들이 그 도시의 모든 생업을 주관했다. 남자들
은 전사였으며 다른 아무것도 아니었다. 토지 이외의 다른 부(富)는 장려되
지 않았다. 아테네에서는, 모든 도시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남자 시민들은
전사였으며, 모든 남자는 군대에서 복무해야 했다. 그러나 스파르타와 달
리 아테네는 민주 정부를 세운 시민들과 부유한 상인들에 의해 운영되었
다. 민주주의는 아테네로부터 스파르타를 제외한 다른 모든 도시들로 번
져나갔다. 대중문화는 스파르타를 사랑한다. 지식인들은 아테네를 더 사
랑한다.
부유한 아테네인들은 고등교육을 받아야 했다. 교육은 예술과 과학의
조합이었다. 교육의 목표는 학생 개개인이 그가 속한 사회의 모든 성취와
이상을 스스로(그들은 모든 남자였다) 구현하도록 준비시키는 것이었다. 교육
의 목적은 모든 시민을 지도자로, 그들 가운데 왕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이러한 교육의 많은 부분은 아름다움을 인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되었다. 아테네에서 예술이 번성했던 이유는 이 때문이었다. 파이데
이아(paideia: 여기에서 교육학을 뜻하는 pedagogy와 백과사전을 의미하는 encyclopedia라
는 단어가 생겨났다)라는 아테네의 특별 학교들은 인간의 내부에 깃든 진실한
진짜 인간을 드러낸다는 목적을 갖고 있었다.
고대 아테네 학교들의 교육과정을 살펴보고 그들의 교육과정을 오늘날
대다수 대학들의 필수 강좌와 비교해보면 비슷한 점이 많다. 현재에도 대
학에 입학하면 예술과 체육, 과학, 언어, 인문학 학점을 반드시 취득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필수 과목들은 여러분의 전공과 관련이 없을지도 모른다. 이러
한 과목을 통해 얻은 개념들을 미래의 직장에서 사용할 일이 없을지도 모
른다. 그러나 대학은 어떤 직업을 얻도록 준비시켜주는 곳이 아니다. 만
일 여러분이 미국 대학의 교수에게 더 나은 직업을 얻기 위해 학위를 원
한다고 말하면, 경멸을 받을 것이다. 대학의 목적은 시민을, 세계의 시민
을 양성하는 것이다. 대학은 그러한 시민권을 얻도록 여러분을 준비시켜
주는 곳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그리스 신화에서 비롯된 낱말

“아킬레우스 건(Achilles heel)”이라는 말은 강한 인물이나 조직, 혹은 정부의 치명적인 약점을 뜻


한다. 아킬레우스의 탄생 이야기에서 비롯된 말인데, 어머니인 바다의 요정 테티스가 제우스에게 아
이를 불사의 몸으로 만들어달라고 간청하자 제우스는 아이의 몸을 스틱스 강물에 담그면 어떠한 창
도 뚫지 못하게 된다고 알려주었다. 그러나 어머니가 손으로 잡고 있어서 강물에 닿지 않았던 발뒤
꿈치는 가장 연약한 부분이 되었고, 아킬레우스는 결국 트로이 전쟁에서 뒤꿈치에 독화살을 맞고 숨
진다.
학술 영어 어휘를 배우고 싶다면, 고대 그리스의 신화와 우화들로 시
작하는 것이 좋다. 신과 영웅을 나타내는 그리스 이름들, 자연의 힘과 추
상적 개념을 나타내는 낱말들은 과학과 인문학의 전문 어휘의 뿌리로서
오늘날에도 사용된다. 심리학(psychology)을 예로 들어보자. 사이키(Psyche)
는 그리스어로 ‘마음’을 의미하며, 에로스의 아내가 된 아름다운 처녀의
이름이었다.
‘로고스(logos)’는 말, 사고, 원리를 뜻하는 그리스어이다. 그러므로
‘psychology’는 마음에 대한 사고를 의미한다. biology(생물학),
sociology(사회학), archeology(고고학)처럼, -ology와 결합된 모든 단어는
고대 그리스인들이 사용한 ‘logos’의 개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그리스 신들은 대중문화에도 등장한다. 나이키(Nike)는 승리의 여신이
다. 락밴드 스틱스(Styx)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죽은 자들의 강 이름을
따서 만들어졌다. 〈매트릭스 Matrix〉에 나오는 네오의 스승 모르페우스
는 꿈의 신 모르페우스(Morpheus)에서 유래했으며, 모르페우스는 진통제
모르핀에도 적용된다. (멘토(Mentor)는 아버지 오디세우스를 찾아 여행길에 오른 텔레마

쿠스를 도울 때 아테네 여신이 변장한 인물로 텔레마쿠스에게 방법을 조언해주는 역할을 한다.)
미국인들은 매우 어렸을 때부터 고대 그리스의 수많은 이야기를 듣고
자란다. 이솝 우화가 그 첫 번째이다. 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면서 여러
차례 그리스 문화를 공부하기도 한다. 내 경우에는 4학년과 5학년, 7학
년, 11학년에 그리스 신화를 공부했다. 이러한 이야기는 단편적이고 다문
화적인 미국 사회에서 공통된 사고의 배경을 제공하기 때문에, 그리스 신
화 속의 개념들은 보편적인 참고 대상이라는 역할을 한다. 그리스 신화나
이야기가 전혀 녹아 있지 않은 현대 서구 문화는 없다는 것을 장담한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고대 신화는 지금도 되풀이되고 있다

해리 포터 시리즈의 저자 롤링(J.K. Rowling)은 ‘고전문학’으로 학사 학위를 얻었다. 부모님은 딸


이 직업 교육과 관련된 학위를 얻기를 원했으나 롤링은 그리스 신화학을 공부했다. 그녀는 해리 포
터 시리즈에서 고전적 이야기에 대한 애정을 끊임없이 독자에게 전달하는데, 신화에서 차용한 이야
기들이 해리 포터 전권을 관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크라테스는 지구상의 모든 인간의 삶을 바꾸었다. 그는 왕도 아니
었고 정치가도 아니었다. 이름을 떨친 예술가도 아니었다. 다만 한 사람
의 철학자였다. 철학자들이란 일상생활로부터 단절된 존재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철학은 결코 질병을 치유하거나, 다리를 건설하거나, 옥
수수밭을 경작하지 않았으므로 철학자들이 무슨 말을 하든 신경 쓸 필요
가 없다는 것이다.
부정적이고 상투적인 이러한 표현에는 약간의 진실이 담겨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그 약간의 진실은 철학이 인간의 모든 지식의 뿌리에
닿아 있다는 위대한 사실을 간과한다. 철학(philosophy)은 그리스어로 지혜
에 대한 사랑을 의미한다. 만일 무엇인가를 사랑한다면, 그로부터 더 많
은 것을 얻어낼 방법을 생각해보려 할 것이다. 철학자들의 경우, 그것은
지혜이다. 철학의 모든 질문은 현명해지는 방법을 배우는 데 목표를 둔
질문이다.
지혜는 지식이 경험의 시험을 당할 때 생겨난다. 사고를 명확히 표현하
고, 그 구성 요소들로 나눈 다음, 그것을 시험하는 방법은 소크라테스가
개발했다. 오늘날 우리는 그것을 ‘과학적 방법’이라고 부르며 지구상의
모든 나라의 모든 과학자들은, 그들이 어떤 언어를 사용하고 어떤 문화적
역사를 소유했던지간에 이 방법을 사용한다. 그러니 철학은 질병을 치유
하거나 다리를 놓거나 밭을 일구지는 못했다 할지라도, 과학자들이 질병
치료법을 발견하고 현대의 기술을 개발하고 지구가 70억의 인구를 먹여
살릴 농경법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해준 정신적 도구를 만들어냈다. 소크
라테스에게 감사해야 하지 않겠는가.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에 살았던 소크라테스의 삶에 대해서는 별로 알
려지지 않았다. 젊은 시절, 모든 아테네 남자들과 마찬가지로, 그는 군에
서 복무했으며 용맹을 보여주기도 했다. 그 후 그가 어떻게 밥벌이를 하
며 살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가르침의 대가로 돈을 받지 않겠노라 선언
했기 때문이다. 그를 따르던 아테네의 부유한 젊은이들과 철학을 논하며
하루를 보내고는 했다. 소크라테스는 “인간의 탁월함의 최고 형태는 자기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의심하는 것”이라고 믿었다.
그의 가르침은 지배 계급에는 잘 맞지 않았다. 권위에 대한 의심은 결
코 통치자들이 좋아할 만한 것이 아니었다. 아테네는 그가 아테네의 젊은
이들을 미혹한다는 미명하에 그를 재판에 회부하고 사형이나 추방이라는
선고를 내렸다. 사람들은 그가 아테네를 떠날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도망은 비겁한 짓이라고 믿고 사형을 받아들였다. 그는 자
신의 사상을 위해 죽음을 택했으며, 비록 그는 갔지만, 그의 철학은 오늘
날에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의 사상을 결코 글로 남기지 않았다. 우리가 그에 대
해 아는 내용은 대부분 그의 제자였던 플라톤의 저작을 통해서다. 소크라
테스의 사후에 플라톤은 스승의 가르침을 글 속에 붙들어두려 노력했다.
소크라테스가 이용한 문답식 교육의 효과를 독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소
크라테스의 사상을 대화 형태의 글로 남겼다는 점에서 플라톤의 천재성
은 빛난다. 《대화편 Dialogues》에는 질문을 던져 가르치는 소크라테스의
방법이 정보로서만이 아니라 교사들을 위한 일종의 교습서로 보존되었
다. 이를테면, 《메논 Meno》에서 소크라테스는 질문을 이용하여 한 무지
한 노예 소년이 수학 문제를 풀도록 인도한다. 그 소년은 간단한 논리를
적용함으로써 자신의 실수를 깨닫고 그릇된 논리를 통해 배운 교훈을 이
용하여 서서히 옳은 답을 구축해간다. 소크라테스적 방법, 즉 옳은 답을
말해주는 것이 아니라 문답식으로 가르치는 방법은 서구 교육의 기본원
리 역할을 한다. 소크라테스는 사상이 목숨보다도 더 중요하다고 믿는 사
람들의 영웅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육하원칙으로 배우기

러디어드 키플링(Rudyard Kipling)은 《정글북》을 출간하여 매우 유명해진 기자였다. 그는 짧은 시


를 쓰기도 했는데, 저널리즘을 공부하는 학생이라면 누구나 그가 쓴 시의 첫 네 행을 배운다.

나는 늘 정직하게 봉사하는 여섯 사람을 잊지 않으니


그들은 내가 알았던 모든 것을 내게 가르쳐주었다.
그들의 이름은 ‘무엇’과 ‘왜’와 ‘언제’와
‘어떻게’와 ‘어디’와 ‘누구’이다.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제자였다. 그는 존경하는 스승의 죽음을 곁에
서 지켜보았으며,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두 가지 중요한 방식으로 다음
세대에 전했다. 《소크라테스의 대화편》을 저술했는데, 이 책은 소크라테
스와 그의 제자들을 비롯하여 아테네의 다양한 시민들 사이의 대화를 적
은 일련의 대본 같은 것이었다. 플라톤은 전 세계의 현대적인 대학들의
조상격인 학교를 만들기도 했다.
플라톤은 철학으로 전향하기 전에 극본을 썼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에
서, ‘변증술(dialectic)’은 철학적 탐구의 중요한 도구이다. 극장에서 일한
경험 덕분에 플라톤은 소크라테스의 사상을 대화 형태의 글로 쓰는 과정
에서 생전의 소크라테스와 사후의 소크라테스의 철학을 파악할 수 있었
다. 초기에 쓴 플라톤의 대화편은 이후의 대화편과는 매우 다른 사상을
반영한다. 학자들은 이후의 대화편이 소크라테스보다는 플라톤의 사상을
더 많이 반영한다고 믿는다.
플라톤의 대화편은 오늘날 우리가 소크라테스를 알 수 있는 중요한 방
법이다. 다른 사람들도 소크라테스에 대한 글을 썼지만, 그다지 많지는
않았다. 소크라테스는 〈대화편〉 속에 살아 있으며, 그 사실만으로도 플라
톤은 사상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셈이다. 그러나 철학자 플라톤은
단순히 제자로서의 플라톤에 불과한 존재가 아니었다.
플라톤 자신의 철학이 너무 이상주의적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
는 ‘형상 이론’의 기초를 세웠다. 그는 일상의 이면에는 그 일상의 모습을
만드는 이데아가 있다고 믿었다. 그에 따르면 이데아는 완벽하고 순수한
원형으로서 우리의 감각 너머에 존재한다. 인간도 영혼의 형상으로 순수
이데아를 가지고 있다. 형상은 단순히 대상에 불과한 것이 아니라 이데아
였다. 사실 플라톤은 ‘신의 형상’이 그로부터 다른 모든 이데아가 생겨난
하나의 이데아라고 믿었으며, 그것을 절대적이고 초월적인 ‘하나의 존
재’로 인식했다.
서구에서 기독교가 생겨났을 때, 플라톤의 ‘형상’ 이론은 대단한 영향
을 끼쳤다. 기독교 교회는 ‘선(善)의 형상’의 이데아를 하느님의 사고로, 그
로부터 세상의 만물이 발생하는 이데아로 간주했다. 플라톤의 철학은 초
기 기독교 교회의 핵심을 차지하는 신비로운 요소들에서 번성했다. 그의
이데아는 오늘날 우리가 이해하는 기독교의 영구적인 일부를 차지한다.
플라톤은 ‘아카데미’라는 학교를 세웠다. 아카데미아(Akademia)로 불리
는 장소에 위치했기 때문에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이 학교의 초대 책임
자로서 플라톤은 이 학교 최초의 ‘철학학교 교장’이었다. 오늘날 고등교
육이 행해지는 모든 학교는 아카데미아의 일부이며 이러한 학교들의 구
성원은 학자들이다.
누구나 플라톤의 학교에 입학이 허용되지는 않았지만, 이 아카데미 내
에서는 선생과 학생들 사이에 실질적인 차이는 존재하지 않았다. 그들 모
두가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는 철학적 변증론에 참여했다. 나이가 많은
구성원들과 젊은 구성원들 사이에는 구분이 분명했지만, 모두가 철학자
로 간주되었다. 정해진 교과과정은 없었다. 과학, 수학, 인문학을 아우르
는 과목들을 공부했으며, 이는 기본적으로 오늘날 대학원 학생들이 공부
해야 하는 것과 같은 범주다. 모든 대학생들이 궁극적으로는 PhD, 즉 철
학박사 학위를 얻기 위한 길을 가는 셈이다.
나는 현대의 대학원 학생들과 학부생들 사이의 구분은 플라톤이 세운
아카데미의 연장자들과 연소자들 사이의 차이점과 크게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대학원 수준의 학생들은 일부 수업에서 가르치기도 하며, 특정
수준의 전문적 사고를 증명할 수 있다. 학생들과 교수들은 교실의 연구에
동등하게 공헌하며 상호 통찰력을 얻는다. 대학원생들이 교수와 좀 더 동
등한 위치에 있다는 것은 이들의 지위계급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다. 그
보다는 사고의 질이 높아졌기 때문이며, 이제는 교수들과 동등한 입장에
서 아이디어를 토론할 수 있게 된 까닭이다.
대학에는 일종의 평등이 존재하는데 많은 국제 학생들은 이 대목에서
혼란스러워한다. 당연히 누구나 학문 세계의 일원으로서 동등하지만 지
위는 여러분의 이해력과 사고의 설득력에 따라 정해진다. 대학원생들은
때로 교수가 1분 동안 동등한 존재로서 자신의 주장을 들어준 후 그 다음
순간 자신을 학생으로 여기는 상황에 혼란스러워한다. 여러분에 대한 교
수의 태도는 오로지 여러분이 보여주는 사고의 질에 기초를 둔다. 나이가
더 많다고 해서 똑같은 질의 사고를 하는 더 어린 사람보다 더 많은 존중
을 받는 것은 아니다. 사실 어떤 주제를 명료한 통찰력으로 토론할 수 있
는 더 어린 대학원생의 주장은 같은 질의 사고를 하는 나이 많은 교수의
주장과 거의 동등하게 존중하고 들어준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플라톤이 생각했던 지도자의 의미


플라톤은 ‘철학자 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냈다. 한 나라와 그 백성을 철학자의 눈으로 바라볼 줄 아
는 사람만이 ‘국가라는 배’의 키를 잡고 폭풍을 뚫고 안전하게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개념이었
다. 그러한 사람은 눈앞의 이익이나 단기적인 해결책을 찾지는 않을 터였다. 그러므로 고대 그리스
의 아카데미아이든 현대의 아카데미아이든, 철학자를 만들어낼 공동체가 오늘날의 젊은이들에게 미
래의 지도자가 되도록 가르친다는 사실은 그다지 이상할 것이 없다.
스승과 제자로서 소크라테스와 플라톤이 문명의 역사에 바친 공헌은
지대하다. 어느 시대 어느 나라건 동시대에 그토록 위대한 두 사람을 낳
는다면 그 나라의 문화는 특별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야기는
이 두 사람으로 끝나지 않는다. 플라톤에게는 후대 수천 년에 걸쳐 등장
하는 어떤 사상가도 무색하게 만들어버린 학생이 있었다. 그렇다고 그 학
생이 단지 철학자로서 플라톤과 소크라테스의 옆자리를 차지한 것만은
아니었다. 그가 바로 아리스토텔레스이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 가운데 극히 단편적인 일부만이 남아 있는데,
그는 결코 출판을 목적으로 글을 쓰지는 않았다. 오늘날까지 남게 된 저
작물들은 제자들이 사용하도록 적어놓은 그의 강의 노트 같은 것이었다.
오늘날의 대학 교재라고 할 만한 것이었다.
오늘날에 쓰인 대학 교재가 2,000여 년의 세월이 흐른 뒤에도 여전히
연구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어떤 존경받는 학자가 한 가지 전
문분야에만 국한되지 않고 인간에 대한 모든 범주의 연구를 위해 예술에
서부터 물리학, 윤리학에 이르기까지 여러 다른 전문분야를 총괄한 수많
은 저작물을 내놓았는데, 그 ‘모든’ 책들이 2,000년 후에도 전 세계의 대
학들에서 가르치는 요소들을 아우른다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그가
2,000년 후 마침내 증명되는 이론들을 제시했다고 상상할 수 있겠는가?
더 알고 싶다면, 거인 중의 거인인 아리스토텔레스가 어떤 사람이었는
지 더 많은 내용을 스스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아리스토텔레
스의 철학과 그가 사상의 세계에 바친 공헌을 전부 다 이야기해줄 수는
없다. 여기에서는 그가 학문의 세계에 얼마나 큰 영향을 끼쳤으며 그러한
영향은 오늘날 미국의 대학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를 살펴보는 정도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아리스토텔레스가 이룩한 업적 가운데 가장 중요한 점은 개념을 통해
사고의 논리 체계를 만들어냈다는 것이다. A=B이고 B=C일 때, A=C라는
공식을 배웠다면, 여러분은 아리스토텔레스를 공부한 셈이다. 아리스토
텔레스 이전에도 분명히 논리는 존재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해낸 일은
논리에 형식과 일련의 규칙들을 부여하여 논리를 보편적인 분석 도구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 그는 컴퓨터가 만들어지기 2,000년 전
의 최초의 프로그래머였던 셈이다. 대상과 개념을 분석하는 이러한 방식
은 그야말로 기본이 되었으며, 그것을 표현하는 방법을 최초로 알아내는
누군가가 필요했다고 상상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형식 논리학을 통해 우
리는 느낌과 견해를 정보의 객관적 분석으로부터 분리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서 지금까지 교육의 세 가지 기본적인 도구를 다 살펴보았는
데, 이 모두는 그리스인들에게서 유래되었다. 먼저, 강의와 논의의 기술
인 수사학을 살펴보았다. 그 다음으로는 대화와 문답을 이용하여 근원적
인 진실을 밝혀내는 변증술을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사상의 객관적 분
석을 돕는 형식 논리학을 살폈다.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는 우연히 나타난 천재들이 아니
었다. 그들이 사고의 세계를 바꿀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이 사상가들을 가
치롭게 여길 줄 아는 사회에서 살았기 때문이다. 그들이 살았던 사회 체
제는 인간이 토론을 하고 과학적 탐구를 실행하며 하루를 보낼 수 있도록
허용했다. 그 시대의 창의적인 사상가들 중에 이 세 사람만 존재했던 것
은 결코 아니었다. 그들은 지도자, 즉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이

《아웃라이어 Outliers》에서 비범한 사람들, “보통의 경계를 벗어난 사람


들”이라고 명명한 이들이었다. 하지만 글래드웰의 주장대로, 이 일이 가
능하기 위해서는 사회가 그에 마땅한 토양을 갖추어야 한다.
대학이라는 세계가 이룩하고자 하는 바는 바로 이것이다. 고대 그리스
는 사라졌을지라도, 위대한 사상가들을 길러냈던 연구의 토양은 다시 본
떠서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평생을 보내는 사람들은 아테네
학교의 모범 위에 건설된 세계에 몸담고 있는 셈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스핑크스의 수수께끼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에서 소포클레스의 비극 《오이디푸스 왕》을 완벽한 극작품의 전범으로


사용하여 (오늘날에도 여전히 사용되는) 플롯의 모델을 설명해준다. 이야기의 중심에는 여자의 머리
와 사자의 몸, 독수리의 날개, 뱀 머리 모양의 꼬리를 단 괴물인 스핑크스의 수수께끼가 존재한다.
스핑크스는 고대 그리스의 도시 테베로 들어가는 입구를 지키며 자신의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내놓
지 못하는 사람은 누구든 잡아먹어버린다. 여러분은 스핑크스의 수수께끼를 통과할 수 있겠는가?

“아침에는 네 다리로 걷고, 오후에는 두 다리로, 그리고 저녁에는 세 다리로 걷는 생물은 무엇인
가?”
로마가 아카데미아에 중요한 이유는 언어 때문이다. 고대 로마는 서
구 유럽에 단 하나의 언어를 유포했다. 그 과정에서 서유럽은 그리스 문
화의 대부분을 받아들였다. 그들이 사용한 언어는 라틴어였다.
로마 군대가 그리스를 정복했을 때, 그리스 문화는 로마를 정복했다.
로마의 군부 및 사회 질서는 로마제국의 일상을 통치했지만, 예술과 문
학, 즉 정신적인 삶은 고대 그리스인들의 지배를 받았다. 로마의 신들조
차도 그리스어의 영향을 받아, 단지 새로운 라틴어 이름으로 이름만 바꾼
채 그리스 신들의 형태와 특징을 거의 그대로 유지했다.
그리스인들이 만들어낸 철학 및 과학 어휘는 고스란히 보존되었다. 그
리스어의 알파벳은 라틴어 문자로 단순하게 표현되었는데, 예를 들어
theta는 th로, psi는 ps로 표시되었다. telephone처럼 ‘ph’가 들어간 단
어, 혹은 psychology처럼 ‘ps’가 들어간 단어, 또는 myth처럼 단어의
중간에 ‘y’가 들어간 단어는 단어 자체와 그 단어에 숨은 개념이 그리스어
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수학의 경우, 그리스어 문자
는 매우 확고하게 뿌리를 내렸으므로 바뀌지 않았다. 그래서 3.14159의
개념을 라틴어 ‘p’가 아니라 그리스어 ‘pi’로 사용하는 것이다.
로마는 그리스만 정복한 것이 아니었다. 최전성기 때의 로마제국은 유
럽의 대부분을 통치했다. 로마의 언어인 라틴어는 로마제국의 공식어였
으며, 힘을 과시하던 오랜 세월에 걸쳐 라틴어는 거의 유럽 전체로 퍼져
나갔다. 로마제국이 멸망하자, 입으로 사용하는 음성언어, 즉 구어(口語)는
닻을 잃고 말았다. 강세와 억양은 변했다. 방언은 구심점을 잃고 흩어졌
다. 문어(文語)는 어디서나 여전히 똑같았다. 중국의 수많은 방언이 각자 다
르지만 문어는 중국어를 사용하는 곳 어디서나 같은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어의 문어와 라틴어의 문어에는 큰 차이가 있다. 중국어의
경우, 문자로 쓰인 낱말은 소리와 관련이 없으며, 오로지 뜻과 관련이 있
을 뿐이다. 라틴어의 문어는 문자와 소리를 일치시키도록 만들어졌다. 그
것은 어느 시점에 이르러 사람들이 자체의 지방어로 쓰이는 라틴어를 소
리 나는 대로 적기 시작했다는 의미이다. 이제 음성언어만이 아니라 문자
언어도 닻을 잃고 표류했다. 여러 가지 방언들은 서로 다른 언어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언어는 공통의 특징을 공유했으며, 오늘날에
는 로망스어로 불린다. 이는 로맨틱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모든 언어가
로마의 언어, 즉 라틴어로부터 유래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라틴어가 중요한 데에는 어느 면에서는 개별 국가들이 자체의
언어를 갖게 된 후 오랜 세월이 지나서도 학자들이 여전히 자신의 지방어
가 무엇이든 국경을 넘어 소통하기 위해 라틴어를 배우고 라틴어로 글을
썼다는 이유가 있다. 이러한 라틴식 사고방식은 학술적 문어에 깊은 흔적
을 남겼으며 학자들이 라틴어로 소통하기를 그만두었을 때에도 그러한
글쓰기 스타일은 남아 있었다. 로망스어에 속하는 여러 언어들의 경우,
이 때문에 학술적 문어와 일상의 구어 사이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다. 약
간 더 형식적일지는 몰라도, 구문과 어휘는 상당히 비슷하다.
하지만 영어의 경우, 형식적인 문어와 일상의 구어 사이에 엄청난 차이
가 존재한다. 뿌리언어(root languages)가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 학술 영
어는 라틴어와 그리스어에서 유래하며, 반면 대중문화의 일상 영어는 북
유럽 게르만어의 뿌리에서 유래했다. 아카데미아에서 사용되는 문장의
스타일과 구조는 처음에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
들은 영어를 보다 간단하게, 보다 비형식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아카
데미아라는 대학에 다니려면 두 가지 새로운 언어, 즉 그냥 영어와 학술
영어 두 가지를 배워야 할 만큼 이 둘은 다르다.
영어는 로망스어(프랑스어, 이탈리아어, 스페인어)에 속하지 않지만, 학술적 문
어는 로망스어와 매우 비슷하다. 학술적 어휘는 영어이면서도 라틴어의
어근과 접두사, 접미사를 사용하여 단어를 만들어낸다. 학술 영어는 또한
북유럽 게르만어에 훨씬 더 가까운 일상 영어와 실제로 다른 어휘 사전과
매우 다른 구문을 사용한다. 단어의 길이가 더 길며, 문장도 더 길다. 문
단의 논리적 구조는 엄격하다.
아카데미아를 벗어난 곳에서 이런 학술 영어를 쓴다면 속물이나 엘리
트주의자라는 반감을 살 수도 있다. 미국인들은 일상에서는 북유럽 언어
에서 유래한 단어를 더 좋아한다. 이러한 단어는 대체로 짧고 강한 소리
를 낸다. get, put, make, do를 예로 들어보자. 이 모든 단어는 보통의
대화에서는 사용하지 않겠지만 높은 수준의 대화에서는 사용할 라틴어에
서 비롯된 동등한 단어들, 즉 obtain, place, fabricate, accomplish로
대치될 수 있다. 이 단어들을 발음해보라. 그러면 앞에서 말한 단어들은
거의 공격적으로 들리고 뒤에 얘기한 단어들은 훨씬 더 부드럽게 들릴 것
이다. 읽고 말할 때, 영어 어족(語族)의 그리스-로마식 단어들과 앵글로-노
르만어에서 유래한 단어들 사이의 언어 구분에 대한 느낌을 익혀야 한다.
누구나 이 두 계열의 단어를 모두 사용하지만, 이 둘을 어떻게 섞어 쓰는
지는 각 개인마다 다르다. 미국인들은 둘 가운데 어떤 언어를 주로 사용
하는지에 따라 지성과 사회계급을 판단한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카이사르는 영원히

율리우스 카이사르는 가장 유명한 로마인 가운데 한 사람이었다. 그는 승리의 결과를 로마 영토에


전파하고 영향력을 확산시킨 위대한 장군이었다. 죽을 때까지 독재자로 군림할 만큼 잘 알려졌으나,
머잖아 야망 때문에 암살을 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이름은 다른 통치자들의 칭호 속에 살
아남았다. 독일어의 “kaiser”, 러시아어의 “czar”, 영어의 “king”이라는 단어조차도, 자신의 성공
을 세 단어, 즉 ‘veni, vidi, vici(왔노라, 보았노라, 정복했노라).’로 표현한 이 사람의 이름에 기원을
두고 있다.
순백의 상아(象牙)로 만들어진 탑이라는 개념은 아주 오래되었다. 성서
시대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데 상아탑은 기독교의 성모마리아와 연관
이 있다. (이는 물론 코끼리의 엄니를 미개한 것으로 여겨 코끼리를 살해하기 전의 이야기이

다.) 세월이 흐르면서 이 말은 순수하고 고결한 사고를 할 수 있는 곳, 혹은


세속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곳을 의미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이 말은 긍
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 모두에서 아카데미아와 동의어로 쓰인다.
대학은 처음부터 우리의 삶이 요구하는 실질적인 측면들로부터 멀리
떨어진 개별적인 하나의 세계로 만들어졌다. 중세시대 유럽의 교육은 가
톨릭교회의 수중에 있었다. 이러한 사정은 두 가지 결과를 낳았다. 그 첫
번째는 유럽 전역에서의 라틴어 사용이었다. 라틴어는 교회의 공식어였
으며, 로마시대부터 1960년대까지, 미사는 온전히 라틴어로 진행되었다.
기독교가 번지면서 라틴어도 퍼져나갔다. 교회가 대부분의 교육을 담당
했으며, 가톨릭교회에 관한 한, 교육을 받는 단 하나의 이유는 하느님과
교회에 봉사하는 것이었다. 이를 위해 학생들은 라틴어를 배워야 했다.
교회는 배움과 연구의 중심이 되었다. 인쇄 기술이 발명되기 전, 수도
사들은 수도원에서 생활하며 그곳에서 읽고 배우고 손으로 직접 서책들
을 필사했다. 고대의 수도원은 대학 캠퍼스로 발전했다. 그곳에서 학생들
은 기숙사 생활을 하며 사교실에서 함께 식사했고, 자신들을 돌봐주는 하
인들을 두었으며, 대개는 세속의 모든 의무로부터 자유로웠다.
대학이 종교적 역할을 버리고 보다 세속적인 역할을 떠맡게 됨에 따라,
하느님(God)이 아니라면, 철학이나 자연과학의 형태로 신(Truth)을 깊이 탐
구하기 위해 세속으로부터 멀리 떨어져 살아야 한다는 개념이 남게 되었
다. 학생들은 하루도 빠짐없이 하루 24시간 학생의 역할을 다해야 했는
데, 이들의 정신을 혼란케 하여 고결한 연구를 방해할 일은 아무것도 하
지 않았다. 오늘날 교수들이 여러분이 학교에 있는 동안 다른 책무들을
언급하는 것을 싫어하는 이유는 여기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수도승
들은 여자를 사귀어서는 안 되었으며, 가족의 방문을 받거나 친구들과 함
께 여흥을 즐기러 외출을 할 수도 없었다. 원한다면 수도원에 남아 평생
을 하느님에 대한 명상에 바쳤다. 이상적인 의미에서 대학은 평생을 바쳐
인문학에 대해, 과학과 법률과 의학에 대해 명상할 수 있는 곳이다.
여러분은 일주일에 겨우 12시간 내지 15시간 수업에 참여할 테지만 교
수는 1시간 수업을 위해 평균 1~2시간이 소요될 독서나 작문 숙제를 낼
것이다. 이는 원어민에게도 전임으로 해야 하는 일이다. 국제 학생들에게
는 같은 양의 공부를 하는 데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즐겁게 영어
나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올 생각이라면 어학원에 다니는 편이 낫다. 대
학 교육을 원한다면, 먹고 마시고 잠자고 꿈꿀 때에도 학업을 손에서 놓
지 않을 마음의 준비를 갖추어야 한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글이 곧 그 사람을 말해준다

수도원에서 서책들을 필사하던 수도사들은 그 일이 기계적인 일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영적인 임무


라고 믿었다. 레너드 슐레인(Leonard Shlain)은 《 알파벳과 여신의 관계 The Alphabet Versus
the Goddess》에서 글쓰기는 기본적으로 인간의 뇌의 배선을 갈아준다고 주장한다. 알파벳은 구
전(口傳)이나 상형문자보다 훨씬 더 왼쪽 뇌의 영역을 강조한다. 그 결과 서구 역사의 여러 시대에
알파벳을 사용하는 일반 대중들의 문자 해독률이 높을수록 그 문화는 더욱 계급적이고, 직선적이며,
남성 중심의 사회에 가까워졌다. 유일신교의 발흥은 알파벳의 도래와 전파와 부합한다. 그렇다면 수
도사들의 믿음이 옳았다. 그들의 글쓰기 방식은 그들의 뇌를 더욱더 자신들의 종교적 사고에 맞추어
주었던 것이다.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공부할 학생이라면, 왜 음악 수업을 들어야
하는지 의아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혹은 음악 전공자가 왜 수학을 반드
시 이수해야 하는지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미국의 대학 프로그램은
‘교양과목(liberal arts)’이라는 것에 목표를 두고 있다. ‘liberal’이라는 단어
는 ‘자유로운(free)’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교양과목의 이상은 로
마에서 유래하는데, 로마에서는 자유민(free men)에게 노예와 다른 과목들
을 가르쳤다. 일부 노예들은 사무를 처리하기 위해 필요한 높은 수준의
지식 교육을 받기도 했다. 노예들은 주인을 위해 가사와 사무를 돌봐야
했기 때문이다. 반면 자유 시민들은 단지 일을 하는 방법을 아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의 세계를 이해해야 했다. 아테네와 마찬가지로 로마는 전성
기에 공화국의 형태였으며, 보통의 시민들이 나라를 통치했다. 시민들은
국가의 새로운 도전과제들에 직면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아이디어를
찾아내야 했다. 훈련으로 그러한 아이디어를 찾아낼 수는 없는 일이며,
문제와 해결책에 대해 머리를 써서 생각하도록 교육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일부 교수들은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대학에 가고 싶어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낮게 평가하기도 한다. 경영은 스파르타에서 로
마, 대영제국에 이르기까지, 노예나 하층 계급의 사람들만이 행했던 것으
로 여겨진 오랜 전통을 갖고 있다. 이러한 태도는 지난 100년 동안 어느
정도는 변했다. 이제는 아이비리그 대학들조차도 경영학 학위를 수여한
다. 그렇다고 해서 예전의 사고가 사라진 것은 아니다. 다만 교수들의 선
입관과 태도 속에 숨겨져 있을 뿐이다.
오늘날 미국에서는, 유럽의 나라들보다도 오히려 더 심하게 교육에 있
어서 교양과목을 강조한다. 대학을 졸업하기 위해 학생들은 전공과목 이
외에 광범위한 과목들을 배워야 한다. 모든 학생은 문학과 언어, 철학, 역
사, 수학, 과학과 같은 핵심 분야들을 상당 수준까지 이해해야 한다. 이러
한 사고는 그리스로부터 로마로, 중세와 르네상스, 계몽시대를 거쳐, 현
대의 아메리카로 서구 문명을 전해주었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한다면, 여
러분 자신의 공부를 통해 애써 얻으려는 이상을 취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러한 사고를 여러분의 공부에 적용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이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4년 내내 아웃사이더로 고생할 수도 있다.
교양과목 교육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원하는 직업 기술을 가르쳐
줄 기술 전문대학을 생각해보아도 좋다. 기술 전문대학의 수준은 대개 매
우 높다. 학위를 얻으면 월급을 많이 주는 좋은 회사에 고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교육의 본질과 대립되는 훈련이라는 개념으로서의 흠은 남는다.
기술 전문대학은 일반적으로 정규 대학보다 학업 수준이 낮은 것으로 간
주된다.
대학 내에서도 분야에 따라 지위가 나뉜다. 나는 인문학 학위를 받을
때에 다른 모든 철학박사들과 함께 자리가 배정되었다. 의학박사들은 따
로 무리를 지어 앉았다. 법학박사, 이학박사, 수의학박사, 경영학박사들
도 따로 자리가 마련되었다. 학위수여식이 시작되자 이러한 자리배치의
이유가 분명해졌다. 교양과목의 모든 석사 학위와 박사 학위 수여자들이
가장 먼저 졸업식을 가졌다. 그런 다음 의학박사, 그러고 나서 법학박사,
수의학박사, 그리고 마지막으로 경영학박사 순이었다. 학위 수여 순서는
추상 개념의 순서이거나, 실용 개념의 반대 순서라고 보면 되겠다. 보다
세속적일수록 사회적으로 경력에 유용하며, 대학의 위계에서는 지위가
더 낮다. 음악석사 학위는 법학박사 학위보다 지위가 더 높은 것으로 간
주된다.
경영학을 공부하기 위해 미국의 대학에 가지 말라는 뜻이 아니다. 미국
에서 경영학을 공부할 때 여러분의 코드가 아니라 미국의 코드로 경험하
게 된다면 더 많은 것을 얻어낸다는 의미이다.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오고 싶은 이유가 프로그래밍 수업 때문만이 아니라 사고를 가치롭게 여
기고 아름다운 사상을 사랑하는 대학 사회에서 캠퍼스 생활을 누리고 싶
기도 하다는 점을 받아들이라. 그러한 대학 사회의 적극적 일원이 되어야
한다. 이 책의 나머지 부분에서는 대학은 여러분에게 무엇을 그리고 왜
기대하는지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또한 국제 학생으로 미국에 공부하러
왔을 때 미국의 교실에서 살아남는 방법에 대한 도움말을 제시해주기도
할 것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학교와 학위의 유형

‘대학’을 뜻하는 “college”와 “university”라는 용어는 일반적으로 ‘교육(education)’을 지칭할 때


상호 같은 의미로도 사용된다. 장소를 말할 때에는 ‘university’가 대개는 더 크고, “공과 대학”이나
“간호 대학” 같은 단과 기능을 하는 캠퍼스 내의 더 작은 대학들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학교는 공립 혹은 사립으로 구분된다. 공립 기관들은 해당 도시나 지역사회, 주에 속한다고 보면 된
다. 공립대학 등록금의 일부는 지방세로 충당된다. 결과적으로 그러한 세금을 납부하는 지역의 주민
들은 낮은 등록금을 내고 해당 지방의 학교에 갈 수 있다. 사립대학들은 모든 학생에게 같은 등록금
을 부과하며 대개는 훨씬 더 비싸다.
학생의 관심과 욕구에 따라 학위의 수준이 달라진다.

• 준학사 학위는 대부분의 시립 전문대학과 지역 전문대학이 수여하는 1년 혹은 2년제 학위이다.


• 학사 학위 - 사립대학과 공립대학이 수여하는 4년제 학위이다.
• 석사 및 박사 학위 - 일부 전문대학에서 수여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종합대학에서 대학원생에게 수
여하는 학위이다.

여러분이 미국에서 받을 학위는 라틴어로 쓰여 있을 가능성이 크다.


아카데미아에서 학생의 노력을 평가하는 잣대는 글쓰기에서 발견된
다. 이 책의 마지막 장에 해당하는 글쓰기 부분에서 논문 작성에 대한 여
러 가지 생각을 끌어낼 방법을 논의하겠다. 그러나 대학 수준의 사고를
하는 세상으로 더 나아가기 전에, 몇 가지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 첫
번째는 논문의 형식이다.
논문의 형식은 머리를 써야 하는 일이 아닐 텐데 국제 학생들에게는 무
척 어려운 일인 것 같다. 매학기 학생들에게 논문에 맞는 형식을 알려주
는 인쇄물을 나누어주면, 늘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형식을 따르지 않
은 채로 첫 번째 과제물을 제출하고는 했다. 어떤 학생들은 논문 형식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적합한 형식에 맞추어 쓴 글을 제출하기까지 한 학기
가 꼬박 걸리기도 했다.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는 학생들에게 이 일이 왜
그렇게 어려운 일인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적절한 형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미국의 어느 대학에서 어떤 과목
을 가르치는 교수든 같은 형식의 서면 과제물을 기대한다. 표준 형식을
따르지 않은 논문은 읽어보려고도 하지 않는 교수들도 많다.
형식이 임의적이고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점을 기억해야 한다. 미국의 대학 교수들은 매우 다양한 방식으로 수업을
이끈다. 누구나 자신의 개성에 따라 매우 독립적인 사고를 한다. 모두가
어떤 것에 대해 똑같은 일련의 규칙을 따르는 일이 어느 정도나 중요하다
고 생각하는가?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맞는 답이다.
악보를 생각해보자. 악보의 형식은 사실상 표준화되었다. 어떤 음악가
가 5선이 아니라 4선 보표를 사용한 노래를 연주하려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겠는가? 혹은 중간에 조(調)를 바꾸었는데 작곡자가 조바꿈 표기를 잊어
버렸다면 어떻게 될까? 작곡자는 그 의미를 알았을 테지만, 다른 음악가
들은 당연히 알기 어렵다. 음악을 전달하려는 노력으로서의 악보는 실패
작이 될 것이 뻔하다.
형식은 창작자가 창작품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게 해주는 매개체이
다. 논문을 쓴다고 생각해보자. 교수는 학생이 작곡자로서의 창작자와 똑
같기를 기대한다. 자신의 창작물을 공유할 유일한 방법은 적절한 형식에
맞추어 쓰는 것이다.
나는 어떤 과제물에 적힌 단어를 하나도 읽지 않고 그 과제물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다. 과제물이 적절한 형식을 갖추고 있으면, 슬쩍
훑어보고서도 문단이 제대로 조직되었는지, 아이디어가 분명한지 아니면
애매한지, 표절을 하지는 않았는지, 과제물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할애했
는지 안다. 문단의 길이와 문단에 담긴 문장들의 배열에는 음악에서처럼
장단이 있다. 보기 좋은 구성을 갖춘 글은 실제로 종이 위에서 노래를 한
다. 형식이 엉망인 글에서는 모든 낱말이 김빠지고 아이디어의 가락이 뒤
틀리고 만다.
온라인에는 적절한 형식을 보여주는 수많은 예들이 올라온다. 가장 일
반적인 표준은 미국현대언어협회(Modern Languages Association), 줄여서
MLA의 표준이다. ‘MLA format example’를 주제어로 검색하면 필요한
모든 정보를 찾을 수 있다. 수많은 영어 웹사이트에는 서술 형식의 지침
만이 아니라 시각적 정보도 올라온다. 웹사이트에서 한글로 검색하지 말
길 바란다. 엉뚱한 내용이 나오기도 하기 때문이다.
영어 수준이 매우 높아서 곧바로 대학원 공부를 할 계획이라면 《 The
MLA Handbook for Writers of Research Papers》를 구입하면 좋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표절의 문제

표절은 다른 사람의 글을 자신의 글처럼 보이도록 사용하는 부정직한 행동의 한 형태이다. 많은 학


생들이 표절이란 단순히 복사를 의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다른 글에 담긴 한 문장만 사용하거나
단어를 한두 개 바꾼다면 진짜로 복사를 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표절행위를 한다고 여기지 않는
다. 그러나 틀린 생각이다. 다른 사람이 밝힌 아이디어의 기본적인 요소들을 끌어다가 재배열하는
행위도 표절이다. 다른 사람의 두뇌 작업을 훔쳐서 마치 자신의 것인 양 팔아넘기는 짓이다.
표절을 피할 가장 쉬운 길은 글을 쓸 때에 참고 자료를 펼쳐두지 않는 것이다. 어떤 소설에 대한 짧
은 글을 쓴다면, 타자를 시작하기 전에 그 책을 덮어두라. 무슨 내용인가를 확인해야 한다면, 그 내
용만 확인하고, 자신의 요점을 생각해낸 후, 책을 덮거나 필기해둔 공책을 덮고 타자를 다시 시작한
다. 어떤 단어의 철자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면, 철자를 찾아보고 나서, 타자를 시작하기 전에 책
을 덮는다.
인터넷으로 조사를 할 때에는, 결코, 반복하지만, 절대로, 어떤 내용이든 복사하여 여러분의 논문에
붙여쓰기를 하지 말아야 한다. 그것은 표절이다. 교수들에게는 인터넷을 검색하여 해당 부분을 찾아
서, 여러분의 아이디어가 웹 상의 내용과 겹치는지 확인하는 프로그램이 있으며, 그렇게 되면 여러
분은 해당 숙제에서 낙제점을 받게 된다. 그 순간부터, 교수는 여러분이 제출하는 숙제를 믿지 않으
며 존중하지 않으리라는 점을 덧붙일 필요도 없겠다. 그런 짓은 하지 말기 바란다.
타자를 할 줄 아는가? 그렇지 않다면 A학점을 얻기가 어렵거나 비싼
대가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수업에서 중요한 모든 작업은 타자를 해서
제출해야 하기 때문에 좋은 학점 얻기가 어려울 테고, 영타를 할 수 없다
면 누군가에게 돈을 지불하고 맡겨야 할 텐데, 결코 값이 싸지 않다.
모든 과제물은 타자를 하여 인쇄해서 제출해야 한다. 손으로 직접 쓴
과제물을 받아주는 교수는 많지 않다. 손으로 쓴 글씨는 교수들이 읽기가
더 어렵고 개인적 성품을 보여주기도 한다. 각기 다른 나라들, 심지어는
미국 내의 각기 다른 지역들에서조차 각기 다른 필기체를 가르친다. 규칙
에서 벗어나면 불이익을 당할지도 모른다. 인쇄물이 공정하다. 누구의 아
이디어건 동등하게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워드프로세서 사용법을
잘 익혀둬야 한다.
영어 자판을 이용하여 타자하는 방법을 모르는 학생이라면 반드시 배
워야 한다. 인터넷에는 타자 방법을 알려주는 많은 무료 게임이 있다. 영
타는 언어 기술을 요구하지 않는다. 근육을 쓰는 기술만 있으면 된다. 미
국에 오기 전에 영타법을 익혀두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어휘를 암기하는 방법으로 공부하기 위해 미국으로 올
준비를 한다. 어휘를 연습해야겠다고 생각한다면, 단어를 암기하는 대신,
그 단어를 이용해 타자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타자를 하는 동안 해당 단
어 옆에 영어로 단어의 정어를 입력해본다. 정의를 적은 단어장을 인쇄하
여, 손가락이 자신 있게 타자할 때까지 반복한다.
워드프로세스 프로그램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여백과 칸 띄우기, 서체
의 모양과 서체의 크기, 들여쓰기, 탭 기능 등을 능숙하게 익혀야 한다.
쪽 나누기, 쪽의 위와 아래 여백도 중요하다. 이 프로그램에 익숙해지면
작성한 숙제를 자신 있게 교수에게 제출할 수 있다.
철자 검사 기능을 사용하면, 미국 영어에 맞게 작성했는지 확인이 가능
하다. 영국식 영어는 같은 단어의 철자를 다르게 표기하기도 한다. 문법
확인 기능은 꺼두는 편이 좋다. 이 기능은 기본적인 문장 구조를 만드는
데 실수를 저지르지 않는 원어민들에게 도움이 된다. 국제 학생들은 기본
적인 실수를 매우 많이 저지르기 때문에 문법 확인 기능은 문장에서 모든
의미를 지워버리는 엉터리 해결책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다.
논문 작성은 대학 생활의 기본적인 한 부분이므로 미국에 오기 전에 필
요한 도구들을 준비해두어야 한다. 대학에서 학생이 담당하는 중요한 임
무의 대부분은 크고 작은 과제물을 글로 쓰는 일이다. 숙제로 내준 부분
을 읽어가야 하고 교실에서는 학습해야 한다. 의미에 대해 토론해야 한
다.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만들어내야 한다. 그런 다음 자신의 아이디어를
글로 써서 제출하고 변호해야 한다. 무엇을 배웠는지를 알려주는 최종 결
과는 여러분이 제출하는 논문이다. 많은 논문을 작성하게 된다. 타자와
워드프로세서 사용법 익히기는 수업을 받을 준비가 갖추어졌음을 보여준
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한 쪽에 몇 단어를 쓸까?

• 적절한 서체의 크기로 한 행씩 띄어 타자한 평균적인 대학 논문의 한 쪽에는 약 250단어가 들어간


다.
• 보통의 문장은 주어와 동사, 목적어로 이루어진다. 주어와 목적어는 관사가 필요한 명사일 가능성
이 크다. 그것으로 5개의 단어가 된다. 각 명사를 형용사로 수식하고 전치사와 관사, 명사로 하나의
전치사구를 만들면, 약 10개의 단어를 더하게 된다. 짧고 기본적인 문장이다. 그렇다면 쪽당 25개
의 문장이 들어간다는 의미이다.
• 탄탄한 문단은 약 8개의 문장을 요구하며 이러한 문단은 쪽당 세 개 정도 들어간다. 설명을 필요로
할 정도로 크지만 몇 줄로 간단하게 진술하여 전달할 수 없을 만큼 크지 않는 문단의 길이로 요점을
밝혀야 한다. 밝히고 싶은 요점이 세 가지라면, 한 쪽이 딱 알맞다고 할 수 있다.
• 쪽수를 3으로 곱하면 논문의 아이디어를 전개하면서 밝혀야 하는 요점이 몇 가지인지를 알 수 있
다. 쪽수의 현실에 맞추어 여러분이 말할 수 있는 것에 대한 한계를 정해두고, 쓰기 시작하기 전에
자신의 요점들을 충분히 생각해봐야 한다.
미국의 대학에서 성공하려면 먼저 대학에 들어가야 한다. 대개는 어
느 곳엔가 들어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좋은 학교에 들어가려면 가외
로 필요한 것이 있다.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한국에서는 어느 대학에 입학
할 수 있을지 알아보기 위해 시험을 치른다. 미국에서는 대학수능시험
(SAT), 영어능력평가(TOEFL), 대학원입학자격시험(GRE)을 치르기도 하지만,
이러한 시험이 모든 것을 결정하지는 않는다. 학교마다 이러한 점수의 중
요성을 다르게 가늠한다. 모든 학교가 학생의 학점과 교과 외 활동, 추천
서, 자기소개서 같은 다른 지원 기준들을 고려한다. 훌륭한 학점과 점수
를 얻은 학생들만 지원하는 최고의 학교에서도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아마
자기소개서일 것이다.
해마다 나는 2년제 산타모니카 대학에서 국제 학생들이 4년제 대학으
로 전학하기 위해 지원서를 작성하는 일을 도와주었다. 이 학생들이 작성
하는 대부분의 지원서는 똑같다.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
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성공하고 싶은 마음이 얼마나 큰지를 이야기한다.
학생마다 첫째, 리더십에 대해, 둘째, 공부에 대해, 셋째, 우정에 대해 값
진 교훈을 얻은 취미나 스포츠를 말한다. 모두가 좋은 경력을 원하며 가
족과 공동체 사회에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와 같은 소개서를 서너 편 읽
다 보면, 나는 눈물이 날 만큼 따분해지고는 했다. 이 학생이 저 학생과
무엇이 다른지 전혀 알 수가 없었다. 아마 그 글을 쓴 학생 자신도 몰랐을
것이다. 대학수능시험(SAT) 만점과 빌 클린턴의 추천서를 갖춘다면, 이러
한 자기소개서로 아이비리그 대학에 입학이 허용될지도 모르겠다. 혹시
라도.
대학 지원서를 읽는 사람들은 천재를 찾는다. 현대적인 의미에서의 ‘매
우 똑똑하거나 재능이 많은 사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천재’란 여러
분을 ‘여러분’으로 만들어주는 독특한 자기만의 정신을 가리킨다. 여러분
의 내부에는 독특한 것이 숨어 있다. 아주 똑똑하거나 재능이 많지는 않
을지 모르겠지만, 독특하기는 할 것이다. ‘선함’은 사회적 이상, 집단적
가치이다. 오로지 수월한 교훈을 통해 배운 자신의 장점만을 나열한다면,
자신을 개성 있는 천재로 언급하지 않는 셈이다. 자신을 자신이 속한 집
단에 잘 맞기를 원하는 사람으로 여기는 셈이다. 그것은 추종자의 사고방
식이지 지도자의 사고방식이 아니다. 소개서에서 일반적인 장점에 대해
서만 언급한다면, 아마도 여러분은 미국의 좋은 대학에 입학하지 못할 것
이다.
자신의 꿈과 욕망으로 글을 시작해야 한다. 이러한 꿈을 꾸게 만드는
실패와 영혼의 상처를 들여다보아야 한다. 고난은 때로 이 점을 분명히
볼 수 있게 해준다. 어려움과 위험과 실패들. 이것들은 부정적인 의미로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편안한 굴은 진주를 만들지 못한다. 약간의 모래
라는 아픔이 굴로 하여금 진주를 만들게 한다. 완벽할 만큼 행복할 때에
열정과 욕망은 솟아나지 않는다. 열정이나 욕망은 무엇인가가 부족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그러한 결핍은 자신의 결점을 찾아내고 지금 당장 가진
것보다 삶에서 더 많은 것을 이루어내도록 자극한다. 이러한 결핍을 껴안
고, 공유하고, 이 결핍이 어떻게 여러분을 지금의 상황으로 데려와서 대
학에 오게 되었는지를 보여주라.
나는 저마다 수다스러울 만큼 자기 생각을 밝히기를 좋아하는 대가족
의 막내였다. 가족 내에서 내 말을 들어주는 일은 드물었다. 저녁식사 시
간이면 태양 아래 모든 것들에 대한 생생한 토론이 식탁 위로 펼쳐지고는
했다. 바로 위의 언니와는 다섯 살 차이가 나고 다른 형제들보다 십 년 이
상 어렸던 내가 어쩌다 대화에 끼어들 기회라도 갖게 되었을 때면, 내 생
각이 오빠나 언니들의 흥미를 자극할 만큼 놀랍거나 독창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내 스스로도 알 수 있었다. 식구들은 예의로 내 이야기를 들어주
기는 했지만 진정으로 관심이 있어서 귀를 기울여주지는 않았다.
이러한 분위기는 나를 화나게 했으며 내 생각을 좀 더 주의하여 다듬고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어떻게 배우고 공유하는지 연구하게 만들었다. 나
는 내 가족이 들어주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내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한 한 방법으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글을 쓰게 되었다. 내 어린 시절의
결핍은 이해와 소통의 재능을 계발하도록 나를 이끌었다. 이제 나의 언니
와 오빠들은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인간관계와 사건들에 대한 새로운 관점
을 찾고자 내게 와서 아이디어를 묻고는 한다.
여러분의 소개서는 읽는 사람이 여러분의 마음과 영혼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도록 여러분의 결점까지도 포함하여 모든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선함이 전부는 아니다

“선함으로는 아름다움에 대해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는 윌리엄 개스(William Gass)의 글이 있다.


덕목들이란 사실 완벽하게 분리되어 있고 때로는 반대되기도 하는데 어째서 사람들은 모든 덕목이
함께 어울린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말하는 글이다. 소개서를 쓸 때에는 자신만의 덕목을 골라야 한
다. 대학에서 선함은 분명히 하나의 덕목이기는 하지만 가장 높은 덕목은 아니다. 자기소개서를 쓸
때에는 ‘아름다움’을 목표로 하라. 그러면 독자는 계속 읽고 싶어진다. 여러분의 천재성이 소개서에
서 빛을 발하게 하려면 글쓰기에 대해 지금까지 배운 모든 기술과 재능을 사용해야 한다. 그렇게 할
수 있다면, 원하는 거의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을 것이다.
고등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들일수록 시험이란 사실에 대해 묻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하여간 1 더하기 1은 항상 2가 아니던가? 그렇지는 않다.
때로 1 더하기 1은 10과 같다. 10을 왜 1과 0으로 표기하는지 이해한다
면, 1+1=10이 2진 코드일 수밖에 없음을 금방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
이 2진 코드가 무엇인지 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이기 때문이다. 그
러나 컴퓨터를 설계하려는 사람이라면 컴퓨터가 단순 계산에서부터 영화
상영에 이르기까지 무슨 일을 하든 1과 0을 사용한다는 사실 말고도 더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2진 코드가 왜 프로그래밍에 사용되는지를 이해
해야 하는 것이다. ‘무엇’은 그다지 많은 것을 알려주지 못한다.
이것이 왜 그렇게 중요할까? 아카데미아를 한 나라로 생각해보라. 나라
마다 자국의 화폐로 경제를 운영한다. 미국은 달러를 사용한다. 한국에는
원화가 있다. 아카데미아의 화폐는 아이디어, 즉 이론과 모델과 철학의
형태로 구축된 아이디어이다. 아이디어가 정교할수록 이론은 확고해지
고, 공동체 사회에 제공하는 가치는 커진다. 아인슈타인은 돈을 많이 벌
지는 못했지만 명성으로는 부자가 되었다. 그의 아이디어가 놀라울 만큼
창의적이었으며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물질세계에 대해 사고하는 방식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당연히 사실도 중요하다. 나는 해부학을 공부하지 않은 의사가 나의 수
술을 맡기를 원하지는 않는다. 과학에는 암기해야 할 것들이 엄청나게 많
다. 낮은음자리표와 높은음자리표의 차이점을 배우지 않은 음악가라면
틀린 음표를 연주할 것이다. 하지만 사실만으로 만족시킬 수 있다면, 로
봇이 인간보다 더 쉽게 신장결석을 제거하고, 에이즈 치료법을 찾아내고,
베토벤을 연주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인슈타인은 질량과 에너지에 대한 그
의 유명한 통찰력을 얻어냈을 뿐만 아니라, 그것을 더하기와 빼기의 실수
가 없는 수학으로 설명해주었다.
교육은 두 가지를 모두 해내야 한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사실을 가르
치고 통찰력을 이끌어내도록 자극해야 한다는 두 가지 말이다. 그것은 자
전거를 타는 것처럼 균형을 잘 유지해야 하는 일이다. 암기는 두발자전거
를 타기 전의 보조바퀴와도 같은 것이다. 보조바퀴를 떼어내면, 처음엔
몇 번 쓰러져서 무릎이 벗겨지거나 팔꿈치가 긁히기도 할 것이다. 하지만
언젠가 보조바퀴를 떼어내지 않으면 자전거 타기를 결코 배우지 못한다.
대학 학부는 교수가 던지는 “왜”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냄으로써 사
고( 思 考 )의 보조바퀴를 떼어내는 곳이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타고 결론에
이르는 일부터 시작해보라. 처음에는 자아의 살갗이 벗겨지고 자신감에
상처를 입기도 할 것이다. 그래도 쉬지 않고 지적 노력의 ‘자전거’에 올라
타서, 자신의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계속해서 ‘쓰러져야’ 한다. 균형을 잡
는 법을 발견할 때까지. 그러다보면 어느새 “왜”라는 질문이 재미있어져
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머잖아 스스로 “왜”라는 질문을 찾아내고 학
문의 전당이라는 대학 사회에서 시민권을 얻는 길을 가고 있을 것이다.
아카데미아에서 최고의 학위는 박사 학위, 즉 PhD이다. PhD는 철학
박사(Philosophiae Doctor)를 뜻한다. 철학은 지혜의 추구를 의미한다. 지혜
는 삶의 ‘이유’를 이해하기 위해 삶의 ‘무엇’을 살피는 여정이다.
재미로 익히는 정보 : “What do you mean?”

미국인들은 “What?”처럼 한 단어 질문을 자주 사용한다. 이러한 질문은 대부분의 경우 단순히 어


떤 것이 무엇인지 물어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더 긴 구를 줄인 형태이며 대부분의 다른 사람들
은 문맥을 통해 질문의 나머지 부분을 이해한다. “What?”은 상대의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경우라면
“What did you say?”이겠다. 바쁜데 방해하면 “What do you mean?”이라는 의미일 수도 있다.
더 자세한 정보를 요청할 뜻으로 “What do you mean?”이라고 묻기도 한다. 이 마지막 질문은 가
장 흥미로운 질문이다. “왜”처럼 이 질문은 설명을 원하기 때문이다.
보너스 정보 세인트존스 대학이 유명한 이유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었고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는 대학 가운데 하나인데 대학 외부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대학에는 전공과목이란 것이 없다. 몇 개의 선택과목을 제외하고, 교과
과정은 모든 학생들에게 똑같이 적용된다. 교수들은 개별 전공 분야에 국한된 수업을 이끄는
것이 아니라, 이 대학이 제공하는 어떠한 주제에 대해서라도 수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 이곳
에는 시험이 없다. 점수도 없다.
그 학교가 바로 세인트존스 대학이다. 이 학교의 ‘고전 읽기 프로그램’이라 불리는 교과과정
은 그간 많은 다른 대학들이 자체의 영예 학부과정을 위해 본떴을 만큼 유명하다. 학생들은 4
년 동안 100권의 고전을 읽고, 토론하고, 논문을 쓴다. 그것이 전부다. 이 교과과정을 통해
학생들은 고대 그리스로부터 현대 세계까지 서구 문명의 발달사를 두루 공부한다. 세인트존
스 대학을 졸업한 학생들은 대학원 공부를 위해 자신이 고른 거의 모든 대학에 입학할 수 있
다.
세인트존스 대학은 학문 세계에서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는다. 시험이나 점수는 존재하지 않
지만, 미국에서 가장 어려운 대학 학부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이기 때문이다. 수업은 소규모로
이루어진다. 아무리 규모가 커봐야 학생 15명을 넘지 않는다. 수업은 전부 같은 방식으로 시
작된다. 교수가 질문을 던진다. 하나의 텍스트에 대해 한 가지 질문. 한 가지 훌륭한 질문은
학생들의 토론을 유발하고 학생들은 수업 시간 내내 토론하며 토론은 종종 수업 후 교실 밖으
로까지 이어지기도 한다. 이 대학의 유능한 교수들은 자신의 전공 분야에 대한 전문 지식으로
유명한 것이 아니라, 놀라운 질문을 던지고 놀라운 답을 유도하는 능력으로 유명하다. 이곳의
교수들이 어떠한 수업이라도 이끌어갈 수 있는 이유는 그 때문이다. 학문이 주는 가장 큰 선
물은 어떤 주제에 대해서든 그 주제의 본질을 이해하고자 하는 마음이다. 세인트존스 대학은
그러한 이상에 따라 학생들을 교육한다. 이 대학을 졸업하는 학생들이 과학, 법률, 의학, 철학
등, 대학원 과정의 어떤 분야를 시작하든 탁월한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전직 대학총장이었던 로저 마틴(Roger Martin)은 예순한 살의 나이에 다시 학창 시절로 돌
아가기로 결심했다. 대학 신입생으로. 세인트존스 대학에서.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Racing Odysseus》(“아임 어 스튜던트”라는 제목으로 국내 출간됨)는 세인트존스 대학 프
로그램의 독특한 성격과 아카데미아의 비판적 사고 기술을 가르치는 이 학교의 방식을 다루
고 있다. 하지만 한 문화를 학구적으로 만드는 것은 사고만이 아니다. 사람들 속의 문화는 살
아서 성장해야 한다. 세인트존스 대학은 학생들을 아카데미아가 가치롭게 여기는 서구 문명
의 살아 있는 문화 속으로 온전히 데려간다.
한 예로, 세인트존스 대학의 신입생이라면 누구나 ‘신입생 합창단’에 가입해야 하는데, 이 합
창단에서 학생들은 서구 문명의 고대 합창 음악을 배운다. 책의 끝 부분에서 저자는 크리스마
스 휴일이 시작되기 전의 마지막 공식 모임에서 겪은 대단한 경험을 묘사하고 있다. 파티가
시작되자 학생들은 캐롤을 부르기 시작했다. 일부 학생들이 즉흥적으로 팔레스트리나(르네상
스 시기에 로마에서 주로 활약한 작곡가)의 ‘Sicut cervus’를 라틴어로 부르기 시작했다. 곧
이어 신입생부터 4학년 학생들까지 모든 학생들이 따라 부르게 되었다. 아카펠라 형태의 합
창곡 찬송가인 이 노래는 신입생 합창단에서 모두가 가슴으로 배우는 노래 가운데 하나였다.
이 학생들은 살아 있는 문화 경험에 즐겁게 참여하는 셈이었다.
‘아카데미아’를 다룬 부분에서 미국 문화의 뿌리에 닿은 역사와 철학
에 대해 언급한 바 있지만, 추상적일 수밖에 없는 주제였다. 여러분이 속
한 문화와의 관계 속에서 언급한 주제라 할지라도 무관심하게 읽히기 십
상이다.
여기에서는 일상의 행동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여러분이 직접 행
동하거나 행동하지 않을 것들, 여러분이 자라온 환경과 여러분의 문화에
깃든 풍습 때문에 금기로 여길 만한 행동들, 여러분이 속으로는 형편없다
고 생각하면서 겉으로는 좋다고 말할지도 모를 행동들에 대해 설명하고
자 한다. 이런 이야기를 듣고 내가 여러분이 속한 문화의 가치와 여러분
이 보여주는 행동의 이면에 숨은 충분한 이유를 헤아리지 못한다고 생각
할지도 모르겠다. 나의 제안을 듣고 경시당한 느낌이 들어서 변호하고 싶
은 마음을 느낄지도 모른다.
먼저, 나의 문화가 여러분의 문화보다 낫다거나 서구의 문화가 다른 모
든 문화보다 우월하다는 뜻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말해두어야겠다. 미
국에서는 다문화주의가 깊이 뿌리를 내렸다. 미국이라는 다문화의 용광
로에서는 이러한 개념을 깊고도 진실하게 경험하게 된다. 나는 이 책을
쓰면서 이러한 개념을 확고하게 견지하고자 한다.
하지만 이 책은 여러 가지 상이한 교육적 가치에 대한 설명서가 아니
다. 이 책의 임무는, 그리고 이 책을 쓰는 과정에서 나의 임무는 여러분이
다른 방식을 살피고, 다른 방식으로 행동하고, 여러분이 자란 문화의 토
양과는 다른 환경에서 성공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므로 내가 여기에서
제안하는 행동들을 장려하고 싶다.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절대적
으로 필요한 기술에 속하는 ‘소리 내어 생각하기’와 같은 방법을 제안할
때, 미국의 교실이라는 맥락에서 이 방법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
실을 기억해주었으면 좋겠다. 그러한 맥락을 벗어나면, 그 행동에 ‘좋
다’거나 ‘나쁘다’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지의 여부는 문화에 따라 달라진
다.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더 낫거나 더 형편없는 사고 혹은 교육에 대해
내가 언급하는 내용은 어디까지나 미국 대학의 강의실에서 가르친 미국
교수의 관점에서 피력한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기 바란다.
예를 들어, 내가 “여러분의 선생님이 제 역할을 다 하는 데 실패한 사
례”라는 표현처럼 강하게 어떤 말을 하더라도, 미국인 교육자로서 그 선
생님의 임무를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그런 말을 한다고 생각해주었으면
좋겠다. 여러분은 미국의 교육 체제가 보여주는 편견을 알아두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미국의 교육이 다른 모든 나라의 교육보다 우수하다고 말
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미국 대학에서 만나게 될 교수나 학우들이 여러분
의 행동 방식에 기초하여 여러분에 대해 옳게 혹은 그르게 간직하게 될
태도를 미국식 체제의 내부에서 바라보며 설명하고자 한다.
이해하기 쉽게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화내지 말고 오히려 더 잘 대해
줘라.”는 것이다.
미국이 여러분의 나라로 간 것이 아니라, 여러분이 미국이라는 나라에
온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미국인 교수로서 여러분을 환영하며 여러분이
안정감을 느끼고 마음껏 배움의 꿈을 펼치기를 바라지만, 여러분은 교실
행동에 대한 미국인들의 개념에 적응하도록 변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변화는 쉬운 일이 아니다. 한국에서 강점으로 여겨지던 어떤 점들이 미국
에서 약점으로 여겨진다면, 그것을 바꾸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 상
황에 부딪칠 때에는 자신의 행동을 변호하고 정당화하려는 마음을 갖기
가 쉽다. 그 방식이 미국인들의 방식만큼 좋은 것이라며 교수들과 논쟁이
라도 하고 싶어질지 모르겠다. 하지만 만일 어떤 교수가 여러분에게 변하
도록 주문할 경우, 여러분의 행동이 한국에서라면 존중받는다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왜냐면 여러분은 한국에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터무니없는 소리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렇게 제안하고 싶다.
학기가 시작된 후 1~2주가량이 지나면, 수업이 끝난 후가 아니라 담당 교
수의 공식 근무 시간에 교수를 방문하는 것이 좋다. 이때쯤이면 수업을
따라가는 데 무엇이 어려울지 어느 정도 파악하게 된다. 수업 내용이 아
니라 수업의 구성 방식에 대해서 말이다. 모둠을 지어 공부하는 방식이
생소하고 어렵게 느껴질지도 모르고, 교실에서의 토론이 쉽지 않을 경우
도 있으며, 질문하는 시간이 고통스럽게 여겨질 때도 있으리라 짐작한다.
여러분이 어떤 어려움을 느끼든, 담당 교수들을 찾아가서 다음의 두 가지
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라.
첫째, 문화의 차이로 인해, ‘X’가 여러분에게 어렵게 느껴진다고 솔직
히 말하고, 둘째, 교수나 다른 급우들이 태도를 바꿀 거라고는 기대하지
않으므로 스스로 수업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제안을 해달라고 부
탁하라.
그렇게 하면 교수는 다문화적 가치에 따라 여러분의 약점을 개인적 특
성이 아니라 여러분이 속한 문화와 관련된 것으로 판단하게 된다. 이로써
교수는 여러분을 미국의 교육 체제에 미숙하기는 하지만 배움에 열성적
인 훌륭한 학생으로 마음에 새기게 된다. 일단 훌륭한 학생으로 여기게
되면, 교수는 여러분의 성공에 마음을 기울이게 된다. 여하튼 교수가 훌
륭하면 모든 훌륭한 학생들은 성공하게 된다. 여러분의 성공은 교수가 이
루려는 일이 되는 것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동의를 표현하는 몇 가지 방법

상대방이 암시한 관심의 정도에 따라서 이러한 표현들을 섞어서 사용할 수도 있다.

• Okay. - 동의를 표시하는 어느 경우에나 사용할 수 있다.


• Absolutely. - 강한 동의의 표현이다.
• Sure. - 친근하게 동의를 나타내는 표현이다.
• Of course. - 친근한 동의의 표현으로 형식적인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다.
• Alright. - 행동에 대해 상냥하게 중립적인 태도로 동의하는 표현이다.
• Fine. - 중립적인 동의의 표현이지만, 날카롭게 말했을 때에는 불만스런 동의를 암시.
• Why not? - 마지못한 동의를 암시한다.

그러나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다. 이제부터 교수가 여러분에게 더 너


그러워지리라고 생각하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란다. 교수는 사실 이전보
다 더 많은 것을 여러분에게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다른 학생들보다 더
심하게 여러분을 몰아세울지도 모른다. 교수의 이런 태도를 공격적이라
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만일 믿음을 주는 어떤 선수가 경기의 기본사항들
을 익히는 데 미숙하다면, 코치는 그러한 약점이 없는 다른 선수들보다
그 선수를 더 심하게 다그친다. 교수가 이와 같이 여러분을 다그친다면
즐거워해야 할 일이다. 그것은 여러분이 그 팀에서 온전히 자리를 잡았다
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때로는 교수가 학생들에게 암기할 내용을 전달해주는 방식으로 진행
되는 수업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수업은 이런 종류의 배움과는 큰 상
관이 없다. 훨씬 더 많은 경우에 교수는 해당 주제의 어느 부분에 초점을
맞출지를 학생이 스스로 결정하고 교재에서 발견되는 정보의 수준과 동
등한 정보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하게 된다. 베끼기는 금물이다. 만들어내
야 한다. 학생 중심 교육이라 불리는 수업은 어느 면에서 이렇게 이루어
진다.
교사 중심 수업에서 교육의 목적은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 정보가 무
엇을 위해 사용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개념은 온전히 빠져 있다. 모노폴리
게임의 돈과 같은 경우이다. 이 게임에 능숙하여 친구들보다, 혹은 아는
사람 중 어느 누구보다 많은 돈을 얻더라도, 그 돈으로는 스타벅스에서
커피 한 잔도 살 수 없다.
학생 중심 교육은 학생들이 자신의 배움에 적극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 학생들은 해당 과목에서 무엇에 초점을 둘지 정할 때 교사보다 더 많은 선택권을
갖는다
• 학생들은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하게 된다.
• 학생들은 특정 활동을 하는 이유를 이해해야 한다.
• 학생들은 급우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배운다.

나는 무엇이 ‘더 나은’ 교육 방식인지에 대해 논쟁하거나 이 두 가지 방


식의 차이를 검토하는 데에는 관심이 없다. 다만 이 도구 ― 학생 중심 교
육 ― 와 이 도구가 학생들이 미국의 학교를 경험하는 과정에 얼마나 적
합한지에 관심이 있을 뿐이다.
배움의 과정을 종형 곡선(bell curve)으로 생각해봤으면 좋겠다. 이 곡선
의 양쪽 끝에 위치한 개인은 매우 자유로우며 자신의 힘으로 많은 것을
배운다. 아기들은 믿기 어려운 속도로 배운다. 이와 마찬가지로, 이 곡선
의 다른 쪽 끝에 있는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은 지식과 발견을 추구하며 시
간을 보낸다. 아기들이건 철학자나 과학자들이건 외부로부터 배우는 방
법에 대해 지시나 가르침을 받을 필요가 없다. 배움은 숨쉬기만큼이나 쉽
게 일어난다.
이 곡선의 앞쪽 절반, 즉 올라가는 부분은 상당히 어렵다. 학생들은 자
연적으로 주어지지 않는 기술들을 익히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혈기왕성
한 젊은이들이 온종일 가만히 자리에 앉아 있기란 자연스런 일이 아니다.
인간은 언어를 배우도록 타고났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쓰기는 다른 문제
이다. 아이들이 수학과 읽기, 작문의 기본을 익히기 위해서는 인위적인
배움이 필요하다.
하지만 어느 시점에 이르면, 만일 어떤 학생이 종형 곡선의 꼭대기에
이르게 되면, 학습은 그 개인의 수중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단 종형 곡선
의 맨 꼭대기 부분을 넘어가면, 배움은 다시 의무라기보다 재밌어지기 시
작한다.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더 쉬워지며, 스키를 신고 점점
속도를 더하며 언덕을 내려가는 일처럼 흥미를 안고 배움을 즐길 수 있게
된다. 학생 중심 학습 활동은 흥미와 자발성을 일깨우기 위해 고안되었
다. 학생들에게는 자유 해답식의 과제가 주어지며, 모둠 활동이 장려되
고, 스스로 아이디어를 만들어서 발전시키도록 고무된다. 학생들은 아이
디어를 생각해내고, 그러한 아이디어를 더 작은 구성 부분들로 나누어 시
험해보고, 스스로 도출한 결론을 설득시키도록 장려된다. 목표는 자발적
인 배움을 통해, 스스로의 배움에 책임을 지기도 하고 권한을 누리게 하
는 것이다.
오로지 상의하달식의 일방적 정보 전달 방법을 통해서만 배운 학생이
라면, 학생 중심 학습이 이루어지는 교실이 매우 불만스러울지도 모르겠
다. 이런 학생들은 자유 해답식 질문에 대한 ‘옳은 해답’을 찾기 위해 애
를 쓴다. 함께 공부하는 모둠에는 모든 일을 혼자 도맡아 하는 한두 명의
학생들이 있다. 모둠이 함께 작업하는 상황이더라도, 그러한 학생은 과제
완수만을 원하는 경우가 많으며, 완성된 결과물은 피상적이다. 기본적으
로 이러한 체제에 생소한 학생들은 이 체제를 싫어한다. 이들은 적극적으
로 참여하지만 확신하지 못하는 학생들보다 오히려 수동적이면서도 확신
에 차게 된다. 자발적인 학습에 능숙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과
같은 모둠에 속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나로서는 이렇게 조언하고 싶다. 다음 학기에 그런 수업이 이루어지는
과목을 여러분이 직접 가르쳐야 한다고 상상해보라. 아이디어를 전달하
기 위해 자신만의 계획서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매일 수업이 끝나면 수
업 중에 무엇이 흥미로웠는지, 무엇이 중요했는지, 그리고 잘 이해하기
위해 무엇에 대해 더 알아야 할지를 생각해보라. 그 내용을 직접 적어보
라. 또한 자신보다 더 부실한 학우를 찾아내어 그와 함께 모둠을 꾸려서
그 학생을 도와주려고 해보라. 우리는 가르침을 통해 가장 많이 배운다.
내가 아는 거의 모든 선생님들은 이런 말을 했다. “내가 직접 가르치기 전
까지는 X를 진정으로 이해한 적이 결코 없었던 것 같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상대방의 말을 부추기려고 중간에 끼어들었을 때

자신이 말을 하고 있는데 듣는 사람이 아무 말이 없으면 자신의 말에 아무런 관심이 없거나 딴 생각


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열심히 듣고 있다는 표시를 하기 위해 다음과 같은 표현을 사용해보
라. 굳이 말할 차례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

• Uh-huh. - “Yes”, “I see”, “I agree”, “Please continue.”를 의미하는 간단한 표현이다.


• Right. - 상대가 말하는 내용에 동의를 나타내는 의미이지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깨닫게 되었
다는 표시일 수도 있다.
• Yeah. - 역시 동의를 나타내기 위해 사용하며, 상대방이 말을 하는 동안 더욱 부추기기 위해 덧붙
이기도 한다.
• Wow. - 감정을 싣지 않고 중성적인 어조로 말한다면, 이 또한 상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방해하
지 않고 흥미로운 이야기라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 대화 중간에 표현할 수 있다.
미국은 다문화 사회이다. 행동의 지침이 되는 가치와 금기 사항들은
매우 다양하다. 제각기 독특한 윤리적 특징과 지역적 특징을 지닌 공동체
사회에서 살면서, 그 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무엇이 옳은 행위인지 혹은
그른 행위인지에 대해 합의를 한다. 해당 집단을 벗어나면 그러한 행위들
은 바뀐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통용되는 사회적 행동은 뉴욕에서의 사
회적 행위와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누군가의 행위가 자신들의 사회
적 코드에 얼마나 적합한지에 기초하여 다른 사람을 평가하려 한다.
예를 들어보자. 나는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탈리아계 미국인 사회에
서 자랐다. 사람들은 감정표현에 개방적이었다. 목소리에서는 표현력이
풍부하게 묻어났다. 풍성한 손동작과 얼굴 표정으로 말은 생동감이 있었
다. 친구들끼리는 서로를 만질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서서 말을 주고받았
다. 내가 3학년이었을 때 우리 가족은 펜실베이니아의 벅스 카운티로 이
사를 했다. 그곳의 사회적 코드는 WASP(White Anglo-Saxon Protestant. 앵글로
색슨 백인 개신교도)의 코드였다. 사람들은 우리가 속옷을 함부로 보여주지 않
듯이 자신의 감정을 내보이지 않았다. 목소리는 딱딱하고 억제되었다. 말
을 할 때에는 손을 크게 움직이지 않았으며, 상대편과 팔길이만큼 떨어져
간격을 유지하고는 했다. 그곳에서 살게 된 후, 교사들이나 다른 학생들
은 나를 목소리가 크고 이기적이며 거친 아이라고 평가했다. 나는 엄청나
게 혼란스러웠다. 집에서나 내가 속한 공동체의 어른들과 아이들은 나를
조용하고 상냥하고 수줍은 아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누가 옳았던 것일
까?
또 다른 상황을 예로 들어보자. 어느 날 내가 가르치던 한 한국 학생이
수업 후 내게 다가왔다. 다른 대부분의 학생들보다 열 살쯤 나이가 많은
훌륭한 학생이었다. 한국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여러 해 동안 직장생활을
한 경험이 있었다. 내가 가르치던 수업에서 학생들은 자주 모둠을 지어
공부해야 했는데, 그녀는 열일곱 살의 어린 몽골 학생과는 앞으로 절대
같은 모둠에 속하지 않게 해달라고 내게 부탁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쉬
는 시간이면 두 학생이 즐겁게 얘기를 나누는 모습을 자주 보았던 탓이었
다. 나는 이유를 물어보았다. 그녀는 몽골 여학생이 매우 무례한 사람이
라고 말했다. 사연인즉, 그 전날 쉬는 시간에, 이 한국 학생이 몽골 여학
생에게 머리모양에 대해 충고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몽골 학생은 현재의
머리모양이 마음에 들며 남이 자신의 머리모양을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
없으니 남의 일에 간섭하지 말아달라고 말했다. 한국 학생은 따귀라도 맞
은 기분이었으며 그 몽골 학생과는 더 이상 어떤 일도 같이 하고 싶지 않
다고 했다.
나는 이 이야기에 대해 두 가지 반응, 즉 나의 개인적 반응과 다문화적
반응을 보여줄 수 있었다. 개인적 반응은 그 한국 학생이 절대적으로 틀
렸다는 것이었다. 나는 친구나 동료는 말할 필요도 없이 조카에게라도 옷
은 어떻게 입어야 한다느니 머리모양은 어때야 한다느니 조언을 하지 않
는다. 만일 내가 조카에게 그런 충고를 한다면, 조카는 남의 일에 간섭하
지 말라며 울면서 제 엄마에게 달려갈 테고 이 아이의 엄마인 나의 언니
는 분명 다른 사람에게 옳은 삶의 방법을 안다고 여기는 주제넘은 인물이
라며 나를 마구 야단칠 것이다. (우리 가족은 이탈리아계이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 않

는다고 했던 말을 기억하는가.) 내가 조카에게 사죄를 해야 이 일은 마무리될 터


이다.
한편 다문화적 경험 덕분에 나는 그 한국 학생에게 공감했다. 두 학생
은 서로 친구가 되었었다. 열 살이 많았던 한국 학생이 몽골 학생에게 언
니처럼 조언을 한 일은 애정의 발로였다. 열일곱 살 몽골 학생의 머리카
락은 길었으며 묶더라도 이따금 머리칼이 삐져나와 흩날리곤 했다. 한국
학생은 친절한 마음에서, 그리고 더 친해지려는 마음에서 충고를 했다.
그래서 몽골 학생의 반응은 한국 학생의 마음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 나
는 그 상황을 문화적 차이의 한 가지로 설명하려 했으나, 한국 학생은 결
코 어린 몽골 여학생을 용서하지 않았으며 둘의 우정은 거기에서 끝났다.
여러분은 한국에서 다른 사람들을 평가하는 데 문제가 없었던 잣대로
미국에서 만나는 사람들을 판단하고 싶은 유혹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구
성원 모두가 사회적 코드에 합의할 때, 그러한 사회적 코드는 한 개인의
성격을 아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그러나 그 코드가 다를 때 오로지 한 문
화의 잣대를 사용하여 내리는 결론은 종종 공정한 평가를 내리는 데 실패
하게 된다. 그러한 잣대로는 다른 사람을 공평하게 평하지 못한다. 여러
분도 공평하게 평가받지 못하게 된다. 그 한국 학생이 몽골 학생을 용서
하지 않으려 했을 때 나는 한국 학생을 낮게 평가할 수밖에 없었다는 사
실을 인정해야겠다. 나는 그녀를 속이 좁은 학생으로 생각했으며, 그러한
편협함은 아카데미아에서는 치명적인 과오이다.
다문화 사회에는 나름의 사회적 코드가 있으며 이는 다른 공동체와 마
찬가지로 고유한 특성을 지녔다. 사람들의 배경이 다양할 때에는 이러한
사회적 코드가 가장 평화로운 공동체 삶을 가능하게 해준다. 나는 학생들
에게 아카데미아의 다문화적 코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다음
과 같은 몇 가지 규칙을 들려주곤 했다.

• 다른 사람에 대해 공개적으로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는 일은 적절하지 않


다.
그 사람이 설사 친구라 하더라도. 이를테면, 아름다움이나 성적도발에
휘파람을 부는 것과 같은 공개적인 반응이나 신체적 매력에 대한 언급은
괴롭힘으로 간주된다. 다른 사람의 눈길을 끄는 사람이 그러한 관심을 즐
긴다 할지라도, 학생의 노력이 아닌 다른 것에 공개적으로 가치가 부여될
때에 교실의 다른 사람들은 불편을 느끼기도 한다.

• 유형을 일반화하고 싶은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아시아 학생들은 스페인어를 쓰는 모든 사람들을 가리키고자 할 때 ‘멕
시칸’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모든 아시아인을 ‘일본
인’으로 부르는 것만큼이나 모욕적인 처사이다. 내가 가르친 한 브라질
학생은 아시아인을 보면 쉽게 일본인이라고 부르곤 했다.

• 자신이 소속되지 않은 집단을 놀림감으로 삼지 말아야 한다.


한국인이라면 일본인들에 대한 농담을 쉽게 하지 않으며 일본인도 한
국인들에 대해 농담을 잘 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국인은 같은 한국인에
대해서는 편하게 농담을 하기도 한다. 그러니 자신이 게이가 아니라면 동
성애나 ‘게이 같은 행동’에 대해 비웃지 말아야 한다.

• 자신의 느낌은 자신의 것이다.


옳든 그르든, 자신이 어떤 것 때문에 모욕적인 감정을 느꼈다면 그것은
자신의 권한이다. 그렇다고 옳다는 의미가 아니다. 다른 사람들이 보여주
는 행동의 의미를 두고 내린 자신의 판단이 꼭 옳다고 여기지 마라. 질문
을 던져라.
다문화주의의 일반적인 개념을 설명해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어떤
것에나 옳은 방법과 그른 방법이 있으며, 다른 모든 사람이 ‘옳은’ 방법으
로 행동하도록 만들려는 시도는 그른 방법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상대방의 말을 막거나 바로잡을 때

• Stop it. - 그만두게 하고 싶은 말이 한참 지났을 때에는 “Stop that.”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 Whoa! - 상대방에게 말의 속도를 늦추거나 완전히 멈추도록 요청할 때 사용한다.
• Not now. - 현재의 상황이 행동을 취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고 여긴다는 암시를 주고자 할 때
사용한다.
• Never mind. - 상대방에게 자신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을 그만두고자 할 때나 어떤 것에 대한 상
대방의 설명을 중단하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을 때 사용한다.
내가 대학에 입학한 첫 날, 학장님이 모든 신입생을 모아놓고 연설을
시작하더니, 우리들에게 오른쪽과 왼쪽에 있는 두 사람에게 인사를 하라
고 말했다. 우리는 학장님의 말대로 그렇게 했다. 그러자 학장님이 각자
인사를 나눈 세 사람 가운데 단 한 사람만이 성공적으로 졸업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말은 거의 정확했다. 그날 신입생은 900명이었으며 내가 졸업
할 때 350명만이 졸업할 수 있었다. 그 사이에 무슨 일이 생긴 것일까?
그것이 대학이다.
대부분의 다른 나라에서는 어느 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지 알아보기 위
해 먼저 시험을 치른다. 일단 대학에 들어가면 걱정은 끝난다. 그 후에도
노력은 해야겠지만 그전과 똑같은 실패의 두려움이 짓누르지는 않는다.
미국에서도 대학수능시험(SAT), 영어능력평가(TOELF), 대학원입학자격
시험(GRE) 같은 시험을 치르지만, 이 모든 시험은 입학 허가 과정의 일부
분에 지나지 않는다. 미국 사람들은 한 번의 시험이 대학에 다닐 자격 여
부를 말해줄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속도와 체력, 공차기의 정확성이 훌
륭한 축구선수인지 아닌지를 말해줄 것이다. 자신이 어떤 면에서든 좋은
선수라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팀에서 활동하며 다른 선수들과 경
쟁해야 한다.
미국에서도 최고의 대학들에 들어가기 위해 경쟁하지만, 진짜 도전은
대학에 입학한 후에 시작된다. 대학을 경쟁이 심한 스포츠라고 생각해보
라. 여느 게임과 마찬가지로, 능력과 투지와 게임에 대한 애정이 필요하
다. 하버드에서 박사 학위를 받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프로선수가
경기하기 위해 필요한 것과 똑같은 것이 요구된다. 학부는 지역 예선 팀
이나 마찬가지이다. 본선에 나가고 싶다면 자신이 최고의 선수임을 증명
해야 한다.
모든 수업이 시합과 같다. 많은 교수들이 상대평가를 한다. 한 반에 학
생 수가 15명이라면 한 학생만 A 학점을 받고, 세 명은 B, 일곱 명은 C,
세 명은 D를 그리고 한 명은 F를 받는 식이다. 그렇다면 어떤 학생이 하
나뿐인 A를 받을까? 여러분? 그 A를 받기 위해 다른 학생들과, 여러분의
친구들과 경쟁할 준비가 되었는가? 적어도 C 학점은 받을 거라고 확신할
수 있겠는가? 최하위 25%에는 들지 않으리라고 쉽게 속단하지 말아야 한
다. 해마다 최하위 학생들은 도태되며, 그 수는 점점 더 많아진다는 사실
을 잊지 마라.
끝내는 경기를 할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결승점만을 목표로 마라톤
을 한다. 그것도 가치 있는 목표겠지만 많은 노력과 훈련을 요구한다. 대
학 입학에 성공했다고 해서 안심하고 졸업하기를 바랄 수는 없다. 학점이
너무 낮으면 학교측으로부터 제적당하게 된다. 다른 나라들의 대학들과
달리, 미국 대학에서는 입학을 허락했다고 하여 학위를 보장해주지는 않
는다. 여러분 스스로 경주를 끝내야 한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격려할 때


• Way to go! - 상대방이 놀라울 만큼 잘해내고 있거나 잘해냈을 때에 사용한다.
• Come on! - 확실한 마무리를 격려할 때 사용한다.
• Work it! - 필승 전략을 계속 밀고 나가라는 장난스런 격려.
• You got it. - 문제를 극복하고 이젠 성공이 가능해 보일 때 사용한다.
학기가 시작되고 첫 수업에 들어가면 교수는 한 학기 교수요목을 학
생들에게 나누어준다. 교수요목에는 여러 가지 규칙들과 마감일이 적혀
있다. 교수는 그러한 내용에 대해 두 번 다시 언급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렇지만 여러분은 교수요목에 적힌 모든 일에 책임이 있다. 예를 들어,
교수요목에는 대개 출결사항에 대한 원칙이 적혀 있다. 너무 여러 번 수
업을 빼먹는 학생들은 중도에 탈락하게 된다. 교수는 탈락했다는 사실을
학생에게 굳이 경고해줄 필요도 없다. 탈락 학생의 이름이 교수의 출석부
에서 사라질 뿐이다.
내가 가르친 학생 중에 택이라는 학생이 있었다. 매우 열심히 노력하는
똑똑한 학생이었다. 그는 어느 학기 매우 이른 아침 시간에 수학 수업을
들었다. 자주 지각을 했고 여러 번 결석을 했다. 수업 내용이 그에게는 쉬
웠기 때문에 별 걱정을 하지 않았다. 중간시험을 치르러 강의실로 갔을
때, 그의 이름은 명단에 없었다. 교수는 그가 더 이상 수업 명단에 존재하
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그는 열흘쯤 전에 탈락했는데도 그 사실
을 몰랐다. 호소해봐야 소용이 없었다. 다시 기회를 달라고 하기에는 너
무 늦었다. 그는 아웃된 것이다. 그 시점부터 미이민국에서도 신분을 잃
었으며 즉시 4학점 수업을 찾아내지 못하면 고국으로 돌아가야 할 상황이
었다. 다행히도 학기 중간에 시작되는 과목을 찾아냈다. 그가 원한 강좌
는 아니었지만 미국 내에서의 학생 신분을 합법적으로 유지해줄 수는 있
었다. 하지만 매우 비싼 대가를 치러야 했다. 탈락한 수학 강좌의 수업료
를 환불받지 못했으며 새로 선택한 과목의 수업료로 1,000달러 이상을
지불해야 했다. 게다가 필수과목인 수학을 재수강하고 수업료도 다시 지
불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는 곤란에 빠지면 미리 경고해주는 사람들에
게 익숙한 환경에서 자랐다. 수학 교수가 미리 경고해주었더라면 그는 행
동을 바꿨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대부분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잔소리
를 하여 억지로 공부하게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많은 교수들이 그런
일은 피하고 싶어 한다. 교수들은 학생이 실패를 경험하여 다음번에는 학
생이 스스로에게 ‘잔소리’를 할 수 있게 한다.
나도 출결 규칙을 정해두었는데, 해당 수업이 일주일에 5일 진행되면
한 학기에 다섯 번의 결석을 허용하는 식이다. (일주일에 3일 진행되는 대부분의

수업은 세 번까지 결석을 허용한다.) 이따금 학생들은 내게 다가와서 다음 수업 시


간에 결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운전면허 시험을 봐야 하거
나, 집을 알아봐야 하거나, 공항에 부모님을 마중 나가야 한다는 등의 이
유를 대면서 말이다. 이런 학생들은 내가 그들의 처지를 알면 괜찮다고,
다음번 결석을 결석으로 치지 않겠다고 말해주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
다. 다섯 번 결석하면 탈락한다는 원칙은 그대로이며 이때의 결석도 한
번으로 치는 것이 원칙이다. 다섯 번이 넘으면 탈락한다. 그러면 한 학기
꼬박 이 수업을 재수강해야 한다. 때로 결석 일수가 너무 많아 심각한 상
황에 이르는 학생들은 고국으로 돌려보내지기도 한다. 그것으로 끝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과제 마감일도 절대적으로 중요하다. 아마 한 학기에
한 번 정도 응급상황이 발생했을 때 마감일을 늦출 수는 있겠지만, 그것
도 여러분이 그동안 그 수업의 다른 모든 일에서 성실했을 경우에만 허용
된다. 달마다 일어나는 위경련은 응급상황이 아니다. 병원에 가야 할 정
도로 심한 숙취도 응급상황에 해당하지 않는다. 결석을 했다면 급우로부
터 숙제가 무엇인지 알아내야 한다. 논문 마감일이 내일인데 내일 학교에
올 수 없는 상황이라면 어디로 교수를 찾아가야 할지 스스로 알아내야 한
다. 수업에 빠졌다고 해서 마감일이 바뀌지는 않는다. 그 다음 수업 시간
까지 기다린다면 이미 늦을 것이다.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여러분이 만일 어떤 팀에서 활동하고 싶어 했는데, 자주 연습에 빠지거
나 아무런 준비도 없이 연습장에 나타나서 그 날은 몸 상태가 별로 좋지
않으니 연습에서 빼달라고 코치에게 말한다고 상상해보라. 그러면 팀에
서 제명당할 것이다. 대학은 함께 경기하는 게임과도 같다. 교수가 수업
을 시작할 때 자리에 앉아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하는 일은 여러분의 책임
이다. 정해진 날짜까지 교수요목에 적힌 모든 임무를 해내는 일도 여러분
의 책임이다. 설사 결석을 하더라도 모든 숙제를 정해진 시간까지 제출하
는 일이 여러분의 임무이다. 여러분에게 여러 차례 상기시켜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학교에 가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고 어떻게 자신의 임무를
해낼지를 생각해내는 일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찬성을 표시할 때

• Good idea. - 어떤 제안이나 아이디어에 대한 찬성을 표시할 때 쓰는 표현이다.


• Oh boy! - 어떤 것에 대해 즐겁게 찬성하는 표현이다.
• Sweet! - 매우 비형식적인 찬성의 표현으로 행동보다는 어떤 일에 대해 더 많이 사용한다.
• Nice! - 매우 비형식적인 찬성의 표현으로 어떤 일이나 행동에 사용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소리 내어 생각하기’는 아시아 문화권보다 서구
문화권 사람들에게 더 효과가 좋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나는 이것이 우
리의 뇌가 다르기 때문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사고의 방식이 다를 뿐
이다.
뇌를 사용하여 사고하면 뇌에 경로를 만들어낸다. 습관적인 경로를 따
라 모인 신경들은 두껍고 튼튼해지며 자주 사용하지 않는 길을 따라 모인
신경들은 얇고 약한 상태로 남는다. 근육 발달도 이와 똑같다.
여러분의 ‘소리 내어 생각하기’ 근육은 약할지도 모르겠다. 무능하다는
기분을 느끼고 싶어 할 사람은 없다. 그러니 여러분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고하도록 허용해주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싶을 것이다. 만일 그렇다면,
미국의 대학 체제에서는 피상적인 정보만을 배우게 될 것이며, 미국에서
배우는 과정에 따라오는 심도 있는 배움을 얻지는 못할 것이다. 여러분의
방식을 완전히 버리라고 주문하려는 의도가 아니다. 그보다는 미국 교수
들에게서 미국의 방식을 배워, 미국에서 공부를 마칠 때쯤에는 배움에 대
해 하나만이 아니라 두 가지의 매우 효과적인 접근방식을 갖게 되기를 주
문하고 싶을 따름이다.
교수가 특별히 여러분을 지목하면 무엇인가를 말해야 한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른다 하더라도 3초 이내에 무슨 말로든 대꾸를 해야 한다. 아
무 말 없이 3초쯤 지나면 교수도, 같은 반의 미국인 급우들도 점차 불편한
마음을 느끼기 시작한다. 대꾸할 어떤 단어도 찾지 못하겠다면, “Um.”이
라는 말이라도 해야 한다. “Uh.”보다는 조금 더 해야 할 말을 알 듯하다
는 느낌을 주는 표현이다. 그러면 스스로 대꾸를 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
해하고 있다는 점을 알려준다. 의심할 여지가 없는 ‘발언권’을 얻은 셈이
된다. 2~3초마다 입 밖으로 말을 표현해야 한다. “Um.”을 사용해보라.
“I”를 말한 다음 2~3초 동안 생각을 정리한다. 여전히 머릿속이 흐릿하다
면, “I think… um…”이라고 말을 이어간다. 그러면 교수가 여러분에게
서 발언권을 가져가 다른 학생에게 줄지도 모르겠지만, 여러분은 적어도
게임에서 제대로 경기를 해낸 셈이 될 것이다. 질문을 앞에 두고 아무 말
없이 앉아 있다면, 특히 교수가 질문을 반복했는데도 입을 다물고 있다
면, 이는 무례한 행동으로, 심지어는 공격적인 행동으로까지 여겨진다.
침묵하지 마라.
그러나 의미 없는 의성어만 되풀이하다가 교수가 그 질문을 다른 학생
에게 넘기는 일은 일어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질문의 일부에 대해 무
슨 내용이든 말한다면, 교수가 조금 더 세부적이고 좀 더 직접적인 질문
을 통해 여러분을 답으로 안내할 기회를 주게 된다. 여러분이 무슨 말을
하든 그것은 사고의 ‘기반’을 다져주며, 교수는 여러분이 다진 기반 위에
무엇인가를 건설하도록 돕고 여러분과 함께 그 일을 해내는 방법을 연습
하여, 여러분과 함께 소리 내어 생각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만일 여러분
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교수는 여러분이 무(無) 위에 무엇인가를 건설
하도록 도와줄 수는 없을 것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상대방이 하는 말의 일부 내용을 알지 못할 때

• I have no idea. - 상대방의 질문에 대해 전혀 모르겠다는 의미이다.


• I’m lost. - 현재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혹은 어떤 것을 논의하고 있는지 전체적인 맥락을 이
해하지 못하겠다는 뜻이다.
• I have no clue. - 질문에 대해 현재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때에 사용하는 표현이다.
• How should I know? - 누군가가 여러분과 상관이 없는 것에 대해 여러분으로부터 정보를 원할
때에 사용하는 표현으로, 다소 공격적인 느낌을 준다.
교수들은 강의실에서 학생들이 교수에게 ‘눈 맞춤’을 해주기를 기대
한다. 눈 맞춤이란 학생의 눈이 교수의 눈을 쳐다본다는 의미이다. 수업
중에 학생이 교수의 눈을 쳐다보면, 교수는 자신의 눈으로 학생의 눈을
맞추어주려고 한다. 교수가 말하는 내용을 학생이 받아 적느라 눈으로 교
수를 쳐다보지 않을 경우에는 교수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러나 다른 모
든 경우에는 교수가 학생을 쳐다보는데 학생이 눈길을 돌리거나, 교재를
읽고 있거나, 적극적으로 받아쓰지 않으면서도 공책을 내려다보고 있으
면, 교수는 짜증이 나게 된다.
일부 나라들의 학교에서는 선생님이 가르치는 동안 학생들은 가만히
겸손하게 앉아 있기를 요구하기도 한다. 내가 가르친 아시아 학생들 중에
는 자면서도 안 자는 척 감쪽같이 연기하는 학생들이 여럿 있었다. 그들
은 한쪽 팔을 책상에 괴고, 마치 공책을 보고 있는 것처럼 눈길을 아래로
떨어뜨린 채, 실은 깊은 잠에 빠져 있다. 나는 그들에게 다가가서, 몸을
굽히고, 내 얼굴을 그들의 얼굴 바로 가까이에 댄다. 아무런 반응이 없다.
그들은 사진처럼 정지한 채 학구적으로 보이는 수도 있다. 그러나 불행히
도, 활동적인 참여가 이루어지는 수업에서 그들의 고요한 모습은 그들의
멍한 머릿속을 무심코 드러내고 만다.
교수들은 눈 맞춤을 통해 수업의 이해도를 가늠할 수 있다. 학생들의
눈빛은 혼동이나 이해, 관심이나 따분함을 드러내기 때문에, 교수는 학생
들의 현실에 맞추어 강의를 조절할 수 있다. 교수가 학생들의 눈빛을 볼
수 없다면, 그 다음 요점을 진행해야 할지 현재의 요점을 더 자세히 짚고
넘어가야 할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어떤 학생들은 눈을 맞추기는 하되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중립적인 표
정을 유지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는 시선을 딴 곳으로 돌리는 행위보다
더 심각하다. 감정을 드러내지 않은 표정은 수업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
고 있다는 점을 숨겨버리기 때문에, 학생들이 실은 교수의 말을 전혀 이
해하지 못했는데도 교수는 성공적으로 가르치고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처음에 국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이러한 상황은 나를 미치게
만들곤 했다. 학생들은 이해하지 못했을 때에도 마치 이해하는 것 같은
표정을 보여줌으로써 마치 ‘거짓말’을 하는 듯이 내게는 느껴졌다. 나는
이러한 행동이 그들이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사실을 드러내면 교
수가 가르치는 실력이 형편없다는 뜻이 되어 교수를 비난하는 것처럼 여
겨질까봐 교수를 존중하려는 배려에서 비롯된 행동이라는 점을 배워야
했다. 이는 크나큰 곤란을 야기하는 소통의 실패이다. 국제 학생들은 이
해의 부족을 전달하는 데 큰 어려움을 느낀다. 그런 일이 생기면 미국의
교수들은 학생을 비난할 것이다.
교수들은 가르치는 일을 사랑하지만, 학생들을 따분하게 만들고 싶어
하지 않는다. 교수들은 학생이 이해했다는 신호를 받으면, 학생이 이미
아는 것들에 대해 강의하여 따분하게 만들지 않기 위해 그 다음 내용을
진행한다. 학생이 무표정한 얼굴로 이해한다는 거짓 신호를 보내면, 교수
가 사랑하는 행동, 다시 말해 성공적인 가르침을 좌절시키는 셈이 된다.
이는 교수를 당황스럽게 만들며, 그렇게 되면 교수는 학생을 비난하게 된
다. 눈 맞춤을 하여, 여러분의 진짜 느낌을 보여줌으로써 교수가 가르치
도록 도와주라.
여러분에게 더욱더 중요한 것은 눈 맞춤이 교수가 여러분을 지목하는
하나의 방법이라는 점이다. 교수는 때로 학생의 이름을 부른다. 때로는
손으로 가리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학생의 눈을 쳐다보기만
한다. 이는 학생이 반응을 나타내야 한다는 신호이다. 질문을 하면서 여
러분의 눈을 똑바로 쳐다볼 경우, 교수는 다른 누구도 아닌 여러분에게
특별히 묻고 있는 것이다. 교수가 누군가 칠판으로 가서 문제를 풀었으면
좋겠다고 하면서 여러분을 똑바로 쳐다본다면, 여러분은 순간의 주저함
도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칠판 앞으로 가야 한다. 여러분의 눈빛은 언제
든 교수의 응시하는 눈길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
에 늘 교수의 눈을 쳐다보아야 한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이 점을 이해하는 데 여러 주일이 걸리기도 했
다. 내가 어떤 학생에게 질문을 하고 나서 대답을 기다린다. 그 학생은 교
실이 조용해진 사실을 눈치 채고는, 내 눈을 똑바로 쳐다보면서도 별안간
‘정신이 번쩍 들어서’ 이번에는 진짜로 내 눈을 쳐다본다. 그러고는 모두
들 자신을 쳐다보는 상황을 눈치 채고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
아보기 위해 교실을 둘러본다. 그런 다음에 다시 내게 눈길을 돌리고 손
가락으로 자기 자신을 가리킨다. 그 시점에서 내가 고개를 끄덕이면 학생
은 대체로 내게 질문을 반복해줄 것을 요청한다. 마치 코미디의 한 장면
같다. 처음 한두 번은 재미있지만, 조금 지나면 지겨워진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어떤 상황이나 질문의 대꾸에서 누가 반응할지를 분명히 할



• Me? - 상대방이 자신에게 또는 자신에 대해 말하고 있는지 확인할 때 두루 쓰이는 표현이다. 때
로는 “Who, me?”라는 표현도 가능하다.
• You’re it. - 자신이 가리키는 사람에게 반응을 요구할 때 사용한다.
• My turn. - 다음 차례로 자신이 말을 하거나 어떤 것을 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 Not me. - 어떤 것을 하지 않기로 하고자 할 때 사용한다.
여러분은 교수가 왜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학생이 옳은 답을 알
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질문을 한다고 생각하는가? 대부분의 경우는 아
니다. 물론, 교수는 때로 옳은 답이나 틀린 답을 가려내기 위해 질문을 던
지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러한 질문은 그다지 자주 사용되지 않는
다. 미국의 교수들이 질문을 던지는 이유를 중요도의 순서에 따라 살펴보
자.

1. 학생들의 토론을 유도하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질문은 종종 가설에


도전하거나 도발적인 관점을 제시한다.

질문의 예 동화 《잠자는 숲속의 미녀》에서 미녀를 깨우는 입맞춤과 영화 〈매트릭스〉


의 네오를 깨우는 입맞춤의 의미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가? 그러한 차이는 성 역할
의 변화에 대해 무엇을 말해주는가?
질문의 예 《반지의 제왕》에서는 선(善)이란 옅은 황갈색 머리카락의 북유럽인과 동
일시되며 악(惡)은 짙은 색 피부에 곱슬거리는 머리의 인종과 동일시되는데, 이 작
품은 인종차별주의적 세계관을 드러내는가?
교수는 전체 학생들에게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발
적으로 이 주제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다른 학생들의 아이디어에
찬성하거나 반대하는 주장을 펼치고, 이 문제에 대해 특정 수준의 이해에
도달한다. 교수는 이러한 논의에 전혀 의견을 제시할 필요가 없다.

2. 새로운 사고나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교수의


질문은 대체로 학생이 말하는 내용을 더 자세히 파고들기 위한 것이다.
만일 어떤 학생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교수는 전체 학생들이 그
아이디어에 대해 충분히 생각해보도록 유도한다. 한 학생이 근거가 미약
한 아이디어나 주장을 제시하면, 교수는 사고나 논거의 결함에 주목할 수
있도록 질문을 던진다. 교수는 이 학생이 말한 내용을 다루는 것이지만,
다른 모든 학생들도 논의 중인 주제에 대해 아이디어를 개진하기를 기대
한다.

질문의 예 학생은 지금 〈매트릭스〉에서 ‘트리니티’의 이름이 기독교의 하느님을 나


타내는 의미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하느님이 여자라는 말을 하려는 것인가?

3. 정보를 명료화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질문은 교수들에게는 그다지


흥미롭지 않은 것들이지만, 때로는 모든 학생이 해당 수업에서 다루는 기
본적인 정보를 분명하게 이해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필요한 일이다. 교수
는 교과서나 이야기의 플롯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에 대해 질문을 한다.
이러한 질문은 강의실의 모든 학생들에게 던지는 질문이다.

질문의 예 〈매트릭스〉의 플롯을 5단계로 구분하면 무엇인가?


4. 학습 습관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때로 교수는 학생들이 해야 할 일
을 해내고 있는지 알아보기를 원한다. 그럴 때 교수는 준비가 된 학생이
라면 누구라도 쉽게 답할 수 있지만 그동안 과제를 충분히 해내지 못한
학생에게는 어려울 수밖에 없는 질문을 던진다. 이러한 질문은 특정 학생
들에게 집중되며 다른 학생들은 대답할 필요가 없는 것들로, 교수가 이런
과정을 즐기지는 않지만, 때로는 필요한 일이다.

질문의 예 〈매트릭스〉에서 주인공의 두 가지 다른 이름은 무엇인가?

여러분도 알 수 있듯이, 위의 질문들은 뒤로 갈수록 점점 단순해진다.


가장 중요하지 않은 네 번째 범주의 질문은 하나의 옳은 답을 찾아내기
위해 사용된다. 다른 세 범주의 질문은 견해의 차이라는 여지를 남겨둔
다.
질문이 질문에 지나지 않는다면 교수는 어떻게 질문으로 학생을 가르
칠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가 사용했던 질문의 기술을 떠올려보자. 소크라
테스는 그 다음 단계의 사고 혹은 통찰력으로 학생을 이끌기 위해 학생의
질문에 질문으로 답했다. 이러한 이유로 질문은 모든 학생들에게 던져진
다. 그러면 모든 학생들은 스스로 각 단계마다 사고하고 아이디어를 제시
하고 다른 학생들의 아이디어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험함으로써 배운
다.
이러한 강의실 분위기는 국제 학생들에게 중요한 문제를 야기한다. 내
경험에 의하면, 내가 어떤 질문을 던지고 나서 아시아 학생을 지목하여
대답을 요구하면, 75% 이상의 경우에 그 학생은 나를 멍한 눈으로 쳐다
보았다. 그 학생은 내 질문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왜냐하
면 내가 질문을 하기 전에 그 학생을 호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내가 특정

학생의 이름을 먼저 호명할 때에는 위의 네 가지 유형의 질문 가운데 마지막 네 번째 질문을 던질

때뿐이다. 그 학생이 과제를 충분히 해내지 못했다고 의심될 때 말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좀 더 자세한 설명을 원할 때

• What happened? - 어떤 사건이나 상황에 대해 더 자세한 정보를 원할 때에 일반적으로 사용한


다.
• What was that about? - 이해할 수 없는 어떤 감정적인 반응이 있을 때에 사용하는 표현이다.
• What’s the point? - 어떤 내용이 흥미롭거나 중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을 요구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
• Back up. - 상대방의 설명에서 한 부분을 놓쳤는데 그 부분을 다시 이야기해달라고 할 때 사용한
다.

교수는 앞의 1, 2, 3번 질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학생을 가장 높이


평가한다. 이러한 학생은 틀릴지도 모르고 근거가 미약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버리고 자신의 아이디어를 시험해본다. 이런 학생은 토론의 한
결과로 얻게 되는 통찰력을 통해 자신은 물론 교수에게도 놀라움을 안겨
준다. 또한 교수의 아이디어보다는 자신의 아이디어를 더 기꺼이 탐구하
는 학생들도 있다. 학생도 교수도 모두가 학생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학
생들은 지도자가 된다.
이 책을 여기까지 쓰면서 내 임무를 잘 해냈다면, 여러분은 지금쯤 교
육에서 질문의 중요한 역할을 어느 정도 이해했으리라 생각한다. 공식적
인 교육 과정의 최고점은 석·박사 학위이다. 석사나 박사 학위를 얻은 학
생은 교사, 교수, 학자가 되며 학문 세계의 다음 세대를 위해 이 순환은
자체적으로 반복된다. 과학 연구는 과학자들을 낳는다. 철학적 탐구는 철
학자들을 낳는다. 사회과학 연구는 사회학자들을 낳는다. 이러한 시각에
서 볼 때, 미국의 교실에서 질문의 목적은 응답자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
니라 질문자를 낳는 것이다.
산타모니카 대학의 한 학생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질문을 한다는
것은 교수에게 존경을 표시하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미국에서는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절을 하거나 명백한
신분의 표시를 하지 않는다. 교수에게 질문을 하는 행위는 ‘이 주제에 대
한 당신의 관심을 나도 공유하며 당신만큼이나 나도 이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싶다’는 뜻과 같다. 학생들은 온갖 이유로 인해 수업을 듣는다. 전공
을 위해, 시간표를 맞추다 보니, 친구들과 함께 교실에 있기 위해 등등.
교수가 개개인의 학생들이 수업에 관심을 기울인다는 사실을 알 만한 유
일한 방법은 학생들이 지적 호기심을 가지고 수업에 임했을 때이다.
지적 호기심은 미국의 대학에서는 대단히 가치롭게 여겨진다. 미국의
교수들은 여러분이 던지는 질문을 통해 여러분의 지적 호기심을 판단한
다.
이런 이유로 교수들은 질문을 하지 않는 학생에게 조바심을 낸다. 미국
의 교수들은 질문을 하지 않는 학생은 호기심이 없는 사람이라고 여긴다.
질문거리가 있어도 침묵이 좋다고 여기기 십상인 문화에서 자란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러한 침묵은 미국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고 끊임없이 교수나 다른 학생들을 방해할 정도로 질문을 하라
는 뜻이 아니다. 모든 질문이 동등한 것은 아니며, 질문이 항상 적절한 것
도 아니다. 만일 질문을 했는데 교수가 지금 당장 그 질문을 다루고 싶어
하지 않는다거나, 그 질문을 무시하거나 성급히 답을 해버린다면, 이는
중요한 정보를 말해주는 신호이다. 공식 근무 시간에 교수에게 찾아가서
그러한 질문이 적절하지 않은 이유를 물어보라. 큰 틀의 이해를 가로막는
세부사항에 집중된 질문이었을 수도 있다. 교수의 권위에 도전하는 것처
럼 보이거나 다른 학생들에게 무례하게 보이는 태도로 질문을 했을지도
모른다.
어떤 이유로건 여러분의 질문이 교수에게 환영받지 못한다면, 장기적
으로 볼 때 여러분이 얻게 될 어떠한 정보보다도 훨씬 더 큰 도움이 될 값
진 사회적 코드를 익힐 기회를 갖는 셈이다. 이런 일로 다른 사람을 불쾌
하게 할까봐 두려워서 움츠러드는 일은 없어야 한다. 자꾸 묻고, 그래서
배우라.
미국의 대학에서 잘해내고 싶다면, 적어도 하루에 한 가지씩은 질문을
던지라고 조언하고 싶다. 진짜 질문을 하라. 이해하지 못해서 꼭 알고 싶
은 것을 질문하라. 성격상 자발적인 사람이 아니고 수업 중에 질문을 생
각해내기가 어렵다면, 집에서 질문거리를 찾아보라.
수업 중에 적은 공책을 다시 읽어보고 교수가 했던 말 가운데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이 있는지 확인해보라. 그리고 질문을 준비하라.
“어제, 교수님께서 X에 대해 가르치셨을 때, 저로서는 X에 대한 어떤
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웠어요.” 자신이 이해한 대로 그 문제를 언급한다면
더 좋다. 그러면 교수는 여러분의 사고를 그 다음 단계로 높여주도록 도
와줄 더 나은 방법을 생각해낸다.
학생의 질문은 교수에게 이렇게 알려주는 표시이기도 하다. “어제 저는
교수님의 강의를 열심히 들었고 집에서 다시 생각해볼 만큼 흥미가 있었
어요.” 수업이 막 시작되었을 때 손을 들고 질문을 하면, 미국 강의실의
특징인 주고받기 방식에서 주기를 시작하는 셈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이해한다는 암시를 줄 때

• Right. -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고 동의한다는 암시를 줄 때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 I see. - “I see what you mean.”을 줄여 쓴 표현이다. “Right.”처럼 동의의 느낌을 주지는 않
으며 다만 이해한다는 뜻을 나타낸다.
• You don’t say. - 상대방이 무엇인가 예상치 못했거나 놀랄 만한 말을 할 때에 사용하는 표현이
다.
• I thought so. - 상대방의 말에서 여러분이 믿었던 것과 일치하는 정보를 얻었다는 뜻을 나타낼
때 사용한다.
미국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언제나 이렇게 말한다. “어리석은 질문
이란 없다.” 어떤 학생들은 교실 내에서 자연스런 호기심을 꾹 눌러왔으
므로 질문을 한다는 행위를 사회적 금기로까지 여길지도 모른다. 질문을
비난으로 여기는 사회에서는 질문은 권위와 관련된 문화적 사안이 될지
도 모르겠다. 얼마 전 산책을 나갔다가 한국인들이 많이 다니는 한 교회
를 지나게 되었다. 교회의 정문 앞에 한 주의 말씀을 적어놓은 게시판이
보였다. “질문을 해도 좋습니다.” 질문이란 어떤 사회에서는 학문 세계의
금기 이상으로 문화적 금기이기도 한 것일까?
금기는 매우 힘이 세다. 대단히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기 때문에 우리는
금기를 깨뜨릴 만한 행동을 가까이 하려고도 하지 않는다. 나는 대학원에
서 기이한 경험을 한 적이 있는데, 금기가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얼마나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지를 이때 알게 되었다. 한 친구가 대학에서 연극
수업을 가르쳤다. 이 수업에서는 학기마다 수업 중에 조교들이 가짜 상
황, 즉 즉흥극을 연출하며 무대에 나타났다. 즉흥극이 끝나면 학생들은
현실과 공연의 경계를 구분하기 어려운 ‘실제’ 공간에서 무대의 개념을
논의하게 된다. 내가 맡은 임무는 수업이 진행되는 중간에 강의실에 불쑥
나타나서 교수와 논쟁을 하는 척하는 상황이었다. 나는 재미있겠다고 생
각했다. 나와 친구는 세부적인 상황들을 미리 논의해둔 상태였다. 약속한
시간에 나는 강의실의 문밖에 있었다. 친구가 학생들에게 강의하는 모습
이 보였다. 나는 강의실 문의 손잡이를 잡았다. 그러나 손잡이를 돌리지
못했다. 수업을 방해할 수가 없었다.
나는 친구가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충분히 알았다. 하지만 손잡
이를 돌려 강의실 안으로 들어가지를 못했다. 비상 상황이 아니라면 어떤
이유로든 수업을 방해한다는 일은 전적으로 금기였다. 나는 실제로 내가
수업을 방해하는 상황이 아니라고, 방해는 수업의 내용 중 하나라고 자신
을 설득하려 애썼다. 그러나 들어갈 수가 없었다. 나는 마음을 진정하기
위해 복도에서 서성거리며 심호흡을 했다. 고통스럽게 10분을 보낸 뒤,
이윽고, 나는 힘차게 강의실로 들어갔다. 또 다른 금기 덕분이었다. 가르
침을 위해 무대에 나타나야 하는데 그것을 못해서는 안 된다는 금기 덕분
이었다.
질문에 익숙하지 않다면, 질문을 하기가 놀랄 만큼 어려우리라는 점을
나도 이해한다. 그 문을 통과해 들어갈 힘을 얻기 위해서는, 내가 그랬듯
이 더 강력한 것을 찾아야 한다. 미국의 아카데미아가 문의 반대편에 있
으니까.
나는 국제 학생들에게 자신의 질문이 어리석은 질문은 아닐까, 비난받
는 느낌을 갖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하지 말고 질문을 하라고 부
추기고는 했다. 그냥 질문을 하면 된다. 어떤 학생들은 금기를 염두에 두
지 않더라도 그저 질문을 좋아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나는 이러한 학생들
이 내가 하는 말을 믿지 않거나, 나를 믿지만 다른 학생들이 자신을 멍청
하다고 생각할까봐 두려워하거나, 내가 들려주려는 요점을 이해하지 못
하면서 질문을 하여 멍청해 보일 위험을 감수할 용기가 없는 학생이라고
추측할 수밖에 없다.
만일 ‘내가 하는 말을 믿지 않아서’ 질문을 하지 않는다면, 아마 그 전
에 형편없는 선생들에게 배웠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런 식으로 거짓
말을 하는 선생을 의심할 만한 유일한 이유는 과거에 선생들의 위선을 쉽
게 목격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선생도 사람이며, 어떤 사람들은 위선자
이다. 위선자가 아이들을 가르칠 때, 그 아이들은 모든 권위의 인물들이
란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고 실제로는 저렇게 행동함으로써 행위에 대해
거짓말을 한다고 의심한다. 자녀에게 담배를 피우지 말라고 연설을 늘어
놓으면서 정작 자신은 흡연을 하는 부모들처럼.
만일 ‘내 말을 믿지만 다른 학생들이 자신을 멍청하다고 생각할까봐 두
려워서’ 질문을 자주 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십대에나 어울릴 태도이다.
14세 아이들에게 정상적인 사고이다. 대학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다른 사
람의 견해를 지나치게 걱정하는 이러한 태도를 벗어날 때가 되었다. 다른
사람의 견해가 자신을 제지하는 상황이라면 말이다. 여러분은 추종자가
되고 싶어서 대학에 다니는가, 아니면 지도자가 되기 위해 대학에 왔는
가? 《 포레스터를 찾아서 Finding Forrester 》 라는 책에서, 십대 주인공
자말은 영특한 소년이지만 평균적인 점수밖에 얻지 못한다. 가난한 동네
에 살며 다른 사람의 마음에 들기만을 원하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 속의
영어 교사는 처음에 자말에게 도전적인 말을 한다. 자말이 가진 지식의
‘풍요로움’을 친구들과 나누지 않기 때문에 그 친구들에게 그는 친구가
아니라고 말한다. 교사는 자말에게 친구들의 잠재력을 보여주며, 책의 끝
부분에 이르면 자말은 자신을 혼자만의 세계에 가두는 대신 친구들이 일
어서도록 도울 만큼 정신적으로 성장한다. 모든 십대는 친구 집단과의 동
일시를 통해 성장해야 하며 어른 세계로 진입하기 위해 스스로 가능한 모
든 것이 되어야 한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 걱정되어 필요한 것
을 배우지 않는다면 자기 자신과 친구들 모두를 속이는 짓이라는 말을 하
고 싶다.
만약 마지막 집단에 속하는 사람이어서 ‘어리석은 질문이란 없다’는 말
의 의미를 확신하지 못한다면, 질문을 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는 내용
을 이해하려 하지 않는 태도는 지금 영어를 잘하지 못한다고 그저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것과 같다. 이해는 여러분의 지성이 아니라 여러분의 경
험을 반영할 뿐이다. 이 말은 교수가 말하는 모든 것의 ‘무엇’만큼이나
‘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 지성이라는 의미이다. 아무리 단순한 내용이라
도 질문을 하는 것이 지적인 작업이며,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무지한 채로
가만히 있는 태도는 어리석은 짓이다.
어리석은 질문이란 없다. 하지만 더 좋은 질문과 더 나쁜 질문은 있다.
어떤 능력이든 더 좋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연습이다. 피아노를 치
고 싶지만 실수를 하거나 좋지 않은 피아노 소리를 내기가 싫은 사람이
있다고 치자. 그런 사람이 어떻게 향상되겠는가? 이런 사람은 발전하지
못한다. 미국의 학교에서 발전하기를 원한다면, 점차 더 좋은 질문을 다
듬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여러분이 할 일은 교수가 학생들로부터 정보를
얻고자 할 때 물어보는 똑같은 종류의 질문을 던지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
다. 즉, 열린 토론을 위해, 더욱 깊이 있는 이해를 위해, 명료성을 위해,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하지 않은 질문이지만, 사실을 위해 질문을 하라.
어리석은 질문은 없지만 가짜 질문은 있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 가짜
질문은 학생이 예상되는 상황이 무엇인지 알면서도 질문을 통해 교수가
어떤 과제를 더 쉽게 만들기로 결심해주기를 바라고 하는 질문을 말한다.
학기가 시작될 때마다 나는 학생들에게 모든 논문을 타자하여 제출해
야 한다고 말했다. 학생들에게 논문의 형식에 대한 규칙을 알려주고 예외
는 없다고 설명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논문 숙제를 낼 때마다, 학생
들은 논문을 반드시 타자해서 제출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나는 대개는 그
런 질문에 답을 하지 않고 다른 질문으로 대꾸한다. “학생의 생각은 어떤
가?” 학생들은 항상 답을 안다. 다만 내가 마음을 바꾸기를 바라면서 물어
보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질문조차도 어리석은 질문은 아니다. 이런 학
생들은 약았다고 하겠으며 대부분의 교수들은 약은 행동을 좋아하지 않
는다.
질문을 할 때에는 수업이 끝난 후가 아니라 항상 수업 중에 해야 한다.
수업이 끝나갈 무렵, 대부분의 교수들은 학생들에게 질문거리가 있는지
물어본다. 이때 학생들이 질문을 하지 않으면, 수업이 끝난 후에는 질문
에 대답하지 않는다. 처음에는 기분이 상한 학생들도 있다. 학생들은 숙
제가 무엇인지 내가 말해주지 않으려 하면 깜짝 놀란다. 하루 이틀 정도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수업 중에 질문해야 한다는 사실을 배
운다. 이는 모두가 명료화로부터 이익을 얻는다는 의미이다. 모두가 같은
정보를 갖는다. 혼란은 최소로 줄어든다. 내 시간은 존중받는다. 모두가
이기는 게임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

• What? -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 언제든 이 표현을 사용할 수 있다. 매우 일반적이고 다


목적적인 표현이다.
• Huh? - “what”과 비슷하지만 덜 형식적인 느낌을 준다. 상대방의 말을 이해하지 못할 때 사용한
다. 하지만 교수에게 말할 때에는 적절치 않다. 모둠의 다른 학생들에게는 사용해도 좋다.
• What was that? - “What was that you said.”를 줄인 표현이다. 어떤 단어를 놓치고 듣지 못
한 부분이 있을 때 사용한다.
• Come again. - 어떤 이유로든 상대방에게 되풀이하여 말해줄 것을 원할 때 사용한다.
수업 시간마다 최소 한 번은 손을 들도록 노력하라. 질문을 하기 위해
손을 들 때도 있고, 교수의 질문에 대답하거나 교실에서의 토론에 어떤
아이디어를 덧붙이기 위해 손을 들기도 한다. 반드시 정답을 알아야 한다
거나 자신의 요점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신할 필요는 없다. 기꺼이 추론
하기만 하면 된다. 대부분의 경우, 미국인들은 그렇게 한다. 해당 질문에
적용될 만한 개념만 생각해낸 상황이라고 하더라도, 교수가 지목하면, 그
시점부터 말을 해가면서 답을 생각해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미국인들은
이러한 방식을 ‘소리 내어 생각하기’라고 부른다. 그들은 온전한 답이 머
릿속에 만들어질 때까지 기다리지 않는다. 여러분도 그래야 한다. 교수는
특별히 여러분을 지목하지 않더라도, 누가 기꺼이 답을 하려 노력했는지
기억한다. 그러니 손을 드는 것만으로도, 한 마디 말을 하지 않고도, 그
수업에서 등급을 높인 셈이다.
손을 드는 행위는 여러분이 수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사실을 교수에게
말해준다. 여러분이 답을 확신할 때까지 조용히 있는 태도가 최선이라고
믿는 문화에서 자랐을지도 모르겠다. 정확한 답을 알 때에만 손을 든다
면, 단지 주목을 받기 위해 입을 여는 셈이 된다. 답을 확실히 알 때에만
대답을 한다면, 아는 것을 과시하는 데만 흥미가 있는 사람이라고 미국인
들은 생각한다. 잘난 체하고 교만한 사람이라고 여긴다. 완벽하게 할 수
없으면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는 사람으로 생각한다. 이러한 행동이 한국
에서는 다른 의미를 지니기도 한다는 사실은 나도 이해한다.
언젠가 한 아시아 학생이 수업이 끝나고 나서 내게 다가와 교실에서의
토론 수업에 대한 좌절감을 표현한 적이 있었다. 그녀는 같은 반의 유럽
학생들이 대화를 독점한다고 느꼈다. 자신의 생각을 다 정리하기도 전에
유럽 학생들이 토론에 뛰어들어 이야기를 시작하곤 한다는 것이다. 심지
어 유럽 학생들은 답을 알지도 못하면서 토론에 뛰어든다고 했다. 그녀는
모두가 동등한 발언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느꼈다. 나는 모두가 동
등한 기회나 같은 점수를 얻는 것은 아니라는 그녀의 말에 동의했으나,
다른 학생들을 제지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그
녀는 이미 답을 안다는 사실을 말해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발언 기회를 원
한다는 신호를 주기 위해 손을 들어야 했다. 나는 ‘소리 내어 생각하기’의
모둠 연습에 모두가 참여하기를 기대했다. 답을 확실히 알 때까지 기다리
는 태도는 토론 수업의 목적에 맞지 않는다. 어떤 질문에 대한 대답으로
서 마무리되지 않은 아이디어를 제시한다면, 틀린 답을 말할 가능성은 있
겠지만, 교수는 그 학생이 수업의 진행을 도와준 셈이라고 여긴다. 그러
면 학생은 그 수업에서 성공할 것이고.
토론 수업의 주제를 교수가 칠판에 적어놓은 복잡한 수학 문제라고 생
각해보라. 여러분은 그러한 종류의 문제를 공부해봤기 때문에 그 문제에
어떻게 접근하는지 안다. 그러나 문제를 읽는 즉시로 답이 분명해지지는
않는다. 교수는 그 문제를 누가 풀어보고 싶은지 묻는다. 이때 손을 든다
고 해서, “제가 답을 알아요.”라는 의미는 아니다. 교수는 손을 든 학생에
게 분필을 주며 학생은 다른 학생들 앞에서 최선을 다해 그 문제를 해결
하려 한다. 옳은 답을 찾아내는 경우도 있고, 어느 지점까지는 답에 접근
했는데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는 일이 생기기도 한다. 이러한 어려움은
미국인들이 ‘가르침의 순간’이라고 부르는 것이 된다. 교수는 이제 그 문
제에서 무엇이 불분명한지를 알고 다른 학생들에게 그 문제의 해결을 도
와주도록 부추기거나, 아무도 아이디어를 떠올리지 못하면 교수가 그 과
정을 지도해주기도 한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상대방의 행동에 대해 걱정하거나 조심할 것을 당부할 때

• Easy does it. - 상대방에게 속도를 늦춰야 한다고 말하려 할 때 사용한다.


• Be careful. - 상대방에게 자신의 행동에 주의를 기울이라고, 뭔가 안 좋은 일이 생길까봐 걱정된
다고 말하려 할 때 사용한다.
• Back off. - 상대방이 자신을 중단시키려고 압력을 가하고 있을 때 강하게 저항하는 표현이다.
• Don’t even think about it. - 누군가가 현명하지 못하다고 생각되는 어떤 행동을 하려고 고려
할 때에 사용하는 표현이다.
‘논쟁하다(to argue)’라는 동사는 영어에서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갖는
다. 일상의 말에서, 누군가와 ‘함께’ 무엇에 ‘대해’ 논쟁한다는 것은 싸운
다는 뜻이다. 이러한 언쟁은 종종 화를 돋운다. 학교라는 상황에서는 ‘무
엇인가’에 대해, 어떤 해석이나 어떤 관점에 대해 논쟁한다. 논쟁은 화를
불러일으키지 않는다. 논쟁은 아이디어를 뒷받침하는 정보일 뿐이다. 여
러분은 아이디어를 설득력 있는 방법으로 제시하는 일에 능숙해져야 한
다. 이러한 종류의 논쟁에 능숙해져야 한다.
학문적 논쟁은 화를 불러일으키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의 아이디어를
변론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논쟁은 공격성을 띠며, 이는 어떤 학생들에게
는 문제를 야기한다. 그들은 사고의 결점을 지적하여 친구들을 당황스럽
게 만들거나 교수들을 모욕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고려하는
그러한 친절은 협력에 기초한 상황에서는 중요하지만 경쟁에 기초한 상
황에서는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어떤 스포츠를 하면서 친구와 경쟁하는 상황이라면, 경기를
하는 동안 경기에서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더라도 누가 이기건 상관없
이 경기가 끝난 후에는 여전히 친구이기를 바란다. 여러분과 여러분의 친
구가 둘 다 테니스를 잘하기를 원하는데, 서로 친구 사이이기 때문에, 둘
다 공을 살살 치고 상대가 공을 잘 받아내는 구역으로만 공을 쳐 보낸다
고 생각해보라. 두 사람 모두 테니스 실력이 그다지 향상되지 않을 것이
며 진짜 상대와 대적했을 때 첫 번째 시합부터 완패할지도 모른다. 연습
을 할 때 최선을 다해 경쟁함으로써 서로가 시합에 준비하도록 도와야 한
다. 만일 논쟁을 경쟁력 있는 사고 연습의 한 형태로 여긴다면, 최선을 다
해 논쟁함으로써 좋은 친구가 되는 방법을 이해할 것이다.
교수와 논쟁하는 경우라면 상황이 달라 보이지만, 교수의 아이디어에
도전해야 하는 이유는 비슷하다. 나는 젊었을 때 펜싱을 배운 적이 있다.
날마다 열심히 훈련했다. 드디어 선생님이 내게 자신과 대적할 기회를 주
었다. 나는 최대의 능력을 발휘하여 선생님을 공격해야 했지만, 보호용
마스크를 쓰지 않은 선생님을 마주하고서 망설일 수밖에 없었다. 실수로
눈을 찌르고 싶지는 않았다. 선생님은 내가 걱정하는 이유를 알고 나서
웃음을 터뜨리며, 자기가 초보자에게 당할 만큼 약하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위험을 무시한 채 마스크를 쓰지 않고 연습용 펜싱 검
을 휘두르는 학생이라면 누구든 퇴출시켰을 테지만, 나는 그날 선생님과
대적하면서 선생님이 내게 무모하게 처신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금세 알
았다. 선생님은 나보다 훨씬 더 뛰어났기 때문에 나는 검으로 그의 몸을
스치지도 못했을 테지만 내 능력이 닿는 데까지 최선을 다해야 했다. 이
러한 연습 상대의 개념은 아이디어에도 적용된다. 최선의 노력을 다해 교
수에게 도전해야 하는 것이다. 교수들은 모든 노력을 다해 학생의 도전에
응하지는 않을 것이며 오히려 학생의 강점을 향상시키고 약점을 극복하
는 방식으로 연습 상대의 역할을 해줄 것이다. (나의 펜싱 선생님이 이윽고 보호용

마스크를 착용하고 나의 연습 상대가 되어준 날은 내가 새로운 수준으로 도약했음을 의미했다. 나

는 더 이상 초보자가 아니었던 것이다.) 강의실에서의 논쟁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


에 목표를 두어야 한다. 여러분의 교수가 최선을 다해 열성적으로 여러분
과의 논쟁에 참여하는 날 말이다.
그러니 논쟁이 공격적이라 하더라도, 그것은 우호적이고 즐거운 공격
이다. 논쟁을 실제 싸움 연습도 포함된 무술 훈련쯤으로 생각했으면 좋겠
다. 주저하지 말고 주먹을 날려라. 논쟁의 ‘근육’을 발달시키면, 시험으로
부터 논문 작성과 주장 발표에 이르기까지 모든 일에서 승자가 된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요청을 거절하거나 부정으로 대꾸할 때

• Nope. - 격식을 차리지 않으면서도 확실하게 아니라고 대답할 때 사용한다.


• No way! - 상대방이 말한 내용을 믿지 않거나 행동으로 옮기기를 강하게 부정하는 표현이다.
• I wish I could. - 긍정을 나타내고 싶지만 거절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암시하는 표현이다.
• Not really. - 단순한 ‘no’라는 표현보다 더 부드럽지만 여전히 어떤 것에 관심이 없다는 암시를
준다.
미국에서는 개인주의를 귀하게 여긴다. 이 때문에 미국인들은 자신만
의 스타일, 자신만의 취향, 무엇보다 자신만의 생각을 소중하게 간주한
다.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들과의 어울림보다는 오히려 다른 사람들이 미
국인들의 방식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하는 데 더 관심이 많다. 자신의 견
해를 알고, 그 견해를 뒷받침할 증거를 수집하고, 논쟁을 하고, 궁극적으
로 자신을 납득시키는 능력은 이 과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술이 된다. 그
러나 이러한 모든 기술에 앞서, 미국인이라면 먼저 의심을 품어야 한다.
내가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의심하지 않는다면 내 자신의 아이디어를 찾
아내야 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미국 아이들은 어렸을 때 ‘I Doubt It’이라는 카드놀이를 한다. 여러분
도 알지 모르겠다. 놀이에 참여한 사람들은 상대편이 진짜로 행동하고 있
는지 아니면 이기기 위해 허세를 부리는지 맞춰야 한다. 그런 다음 추측
이 맞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카드를 확인한다. 이 놀이에서 이기기 위해
중요한 기술은 패턴 인식이다. 다른 사람이 주어진 행동에 대해 뭐라고
말하는지가 아니라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그러므로 패턴
을 찾아내는 기술은 의심하는 기술에서 비롯된다. 이 놀이가 연구자, 이
론가, 모든 사상가에게 어떤 도움이 될지는 훤하다.
“Question Authority”라는 스티커를 자동차 범퍼에 붙이고 다니는 미
국인들이 많다. 저항의 개념은 미국 문화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이
제 저항은 미국 문화에서 하나의 규범이 되다시피 했다. 그런데 범퍼 스
티커에 적힌 “권위를 의심하라”라는 구호에는 아이러니가 있다. 다른 사
람들이 그렇게 하도록 촉구하기 때문에 이유 없이 권위를 의심하는 일은
실제로 권위를 따르는 행위이다.
이러한 모순은 의심을 부추기는 기관들의 문제점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으로, 지식은 존재한다. 일출을 의심한다는 것은 시간낭비이다. 반면
듣고 보는 모든 것을 믿는다면 바보가 될 것이다. 아카데미아는 의문제기
의 규칙을 따르는 의심을 허용함으로써 이 문제를 다룬다. 여러분은 대학
의 강의실에서 아이디어들에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단지
부모님이나, 여러분이 믿는 종교나, 여러분의 정부가 의심하지 말라고 했
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정보원들은 대학 강의실에서는 합법적
으로 설 자리가 없다. 여러분은 믿음에 따라 원하는 것을 믿을 수는 있지
만, 대학에서 허용되는 증거의 규칙에 따라서만 논쟁을 해야 한다.
아이디어를 놓고 논쟁하기 위해서는 누가 시험을 하든 같은 결과가 도
출되는 시험을 허용해야 하며, 논박을 인정해야 한다. 만일 어떤 것이 틀
렸음을 증명할 수 없다면, 그것은 믿음이나 견해의 문제이다. 그 문제를
생각해볼 수는 있겠지만, 수업 중에 객관적 증거를 가지고 동등한 입장에
서 논의할 권한은 없다.
그렇다고 자신의 믿음을 버려야 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잘못된 믿음이
라도 깜짝 놀랄 만한 새로운 발견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어느 날 한
교수가 아인슈타인을 방문하여, 아홉 살 남자아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이는 호수에 돌멩이를 던지고 있었다. 교수가 물수제비 뜨는 시범을 보
여주려 하자, 아이는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아이는 다른 실험을 해보
는 중이라고 말했다. 돌멩이로 수면 위에 동그란 물결이 아니라 네모난
잔물결을 만들고 싶어 했다. 교수는 아이의 어리석음을 비웃으며 아인슈
타인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러나 아인슈타인은 교수의 생각에
동의하지 않았으며 아이의 선생님들이 그 아이를 망치지 않기를 바란다
고 말했다. 과학자처럼 사고하는 아이라면서 말이다.
이 소년과 마찬가지로, 여러분은 누군가가 여러분이 상상할 수 있는 어
떤 일이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그 말을 의심해보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는 그 아이디어를 시험해보아야 한다. 시험이라고 해서 매우 고상하고 신
비로운 기술 같은 것이 아니다. 어떤 아이디어를 시험하건 돌멩이를 던지
는 방법을 실험해볼 때와 흡사하다. 그 실험에서 성공하든 실패하든 정보
를 얻게 된다. 때로는 실패를 통해 성공할 방법을 찾아내야 하지만, 여러
분이 얻는 모든 지식은 일종의 성공이라 할 수 있다. 위의 이야기에 나오
는 소년은 네모난 물결을 만드는 방법을 결코 생각해내지 못했을지도 모
른다. 그러나 소년은 노력을 통해 위의 교수가 가르치는 한 학기 수업에
서보다 물리학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 분명하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놀라움을 나타낼 때

• Holy cow. - 큰 놀라움을 표시하는 일반적인 표현.


• God! - 강하고 분명한 감정을 표시할 때 사용한다.
• Get out of here. - 거의 믿기 어려운 말을 했을 때 사용한다.
• No way. - 거의 믿기 어려운 어떤 행동에 대해 말했을 때 사용한다.
하루에 하나씩 실수를 하라. 이는 미국에서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훌륭
한 방법이다. 만일 여러분이 기꺼이 실수를 껴안는다면, 배움에 대한 욕
구를 드러내는 셈이기 때문이다. 미국 사람들은 배우는 과정에서의 실수
를 그런 식으로 여긴다. 기꺼이 실수를 껴안는 태도는 자신의 실수를 가
볍게 여기기 위한 훌륭한 방법이다. 수업 중에 무엇인가를 추측했는데 여
러분의 추측이 옳았다면, 실수를 할 때까지 계속해서 사고를 진전시켜야
한다. 실수를 한다고 해서 죽지는 않는다. 교수나 미국인 급우들의 존경
을 잃을 일은 없다. 농담에나 해당할 멍청한 말을 하지만 않는다면 말이
다. 그들은 오히려 배우고자 하는 여러분의 욕구를 경탄할 것이다.
그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는 나도 안다. 내가 프랑스의 한 대학에서
공부했을 때의 일이다. 나는 수업 중에 자주 손을 들고 발언을 했다. 프랑
스 사람들은 모든 사람들에게 높은 수준의 언어 구사력을 요구하는데 나
의 프랑스어 문법 실력은 형편없었다. 나는 실수를 했고 실수를 할 때마
다 전체 학생들이 나를 보고 웃어댔다. 그러나 그들은 나를 존중하기도
했다. 나는 수업에 기여했으며 많은 아이디어를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한
친구가 남성형 명사 대신 여성형 형용사를 사용한다며 나를 심하게 비판
했을 때에도, 실은 내게 정말로 화를 낸 것이 아니었다. 그 친구는 잘못된
문법을 사용하면 공격하도록 배운 문화에서 자랐을 뿐이다. 나는 프랑스
인들이 명사의 성별에 대해 매우 깊이 신경을 쓴다는 사실을 받아들였다.
내게는 독단적이라고 느껴지고 혼란을 안겨주는 일이었지만 말이다. 그
러나 결과적으로 나는 결코 그 실수를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다. 공개적인
웃음거리의 원인이 되었던 어떤 실수도 다시는 되풀이하지 않았다. 더 중
요한 것은 내가 내 자신의 실수를 찾아내어 웃을 수 있게 되어서 더 많은
실수를 저지르리라는 염려를 하지 않게 되었다는 점이다. 실수를 할 때마
다 나는 값진 교훈을 얻었다. 나는 빠르게 배워나갔다. 비록 처음에는 약
한 문법 실력 때문에 해외 학생 프로그램에 임시 대체 학생으로 받아들여
졌었지만, 첫해가 끝날 때쯤, 나의 프랑스어 실력은 전체 그룹 중의 최고
였다. 여러분도 이렇게 할 수 있다. 다만 기꺼이 실수를 저지르는 마음이
있어야 한다.
손을 드는 학생들은 그만큼 용감하다는 사실을, 실패를 감수할 정도로
배움에 대한 욕구를 지녔다는 점을 교수에게 말하는 셈이다. 탐험을 하는
모험가처럼, 무지의 용을 죽이고 지식의 보물을 구하려는 희망으로 각각
의 질문에 뛰어들어야 한다. 교수가 죽은 용을 줄 때까지 기다린다면, 여
러분은 그 보물에 대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까지 읽었거
나 보았던 모든 모험 이야기를 떠올려보라. 이야기 속의 영웅은 목표를
가지고 있으며,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도중에 때로는 성공하고 때로는 실
패한다. 성공도 실패도 힘을 키워준다. 성공은 자신감을 구축하고 실패는
결의를 다지게 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먼저 그 여행길에 나서기로 마음을
먹어야 한다. 답을 확신하지 못하는데도 손을 들 때마다, 여러분은 지식
을 향한 작은 모험길에 오르는 셈이 된다. 만일 작은 모험들을 쉼 없이 연
습한다면, 머잖아 무엇에 대해서건 준비를 갖추게 된다. 용이건 대학 학
위 논문이건.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때

• Sorry. - 사과할 때 가장 흔하게 쓰는 표현이다. 큰 실수를 했을 때에는 ‘I’m so sorry.’라고 완전


한 문장을 사용해야 한다.
• Whoops 또는 Oops - 누군가와 부딪쳤거나 음료수를 쏟았을 때처럼 신체적인 실수에 대해 가볍
게 장난기를 섞어 가장 흔하게 쓰는 표현. 가끔은 “Sorry.”를 덧붙이기도 한다.
• My bad. - 실수에 대한 책임을 인정하는 표현. 작은 실수일 때에만 적절한 표현이다.
• Who knew? - 좋지 않은 결과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 만한 책임 있는 사람이 없었을 때의 실수에
대해 사용하는 표현이다.
많은 선생님들이 학생들에게 일기 쓰기를 요구한다. 일기 쓰기는 미
국의 모든 학년에서 교육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다. 일기를 쓰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골똘하게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찾아내고 자
신만의 반응을 찾게 된다. 이는 대학 공부에 필수적인 기술이다.
어떤 식으로든 일기를 쓰거나 블로그를 작성해본 사람이 많을 테지만,
변증법적인 방식으로 일기를 써보라고 제안하고 싶다. 공부에 대해 자신
의 생각을 대화 형식으로 써보는 방식을 말한다. 일기는 매일 쓰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기를 써본 일이 없고 매일 글을 써야 한다는 생각만으로도 심한 공포
를 느끼는 사람이라면, ‘모닝페이지’라는 것을 해볼 수 있겠다. 모닝페이
지에 대한 아이디어는 줄리아 카메론(Julia Cameron)의 《 아티스트 웨이
The Artist’s Way》에서 생겨났다. 이 책은 예술가가 아니지만 자신의 삶
에서 보다 깊은 창의성과 표현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인기를 끄는 책
으로, 창의성을 자극하는 12주 과정을 제시한다.
이 책을 읽고 저자가 제안하는 연습과제와 활동을 직접 해보고 아침마
다 모닝페이지를 써보면, 창조적인 자기표현에 대한 미국식 접근을 이해
하는 데 엄청난 도움이 된다. 나도 따라해 보았다. 내가 아는 많은 사람들
도 따라했으며 그로부터 매우 큰 가치를 얻었다. 저자가 제안하는 대로
공책에 모닝페이지를 적거나 온라인 블로그에 올려도 좋다.
왜 굳이 그래야 하는가? 대학은 글쓰기를 위한 곳이다. 30쪽 이상의 논
문으로 논제를 밝힐 수 없다면 석사 학위를 얻지 못할 것이며, 200쪽 이
상의 논문을 쓰지 않고서는 박사 학위를 받을 수 없다. 여러분은 글쓰기
로 여러분의 교육을 증명해야 한다. 단계적인 과정을 거치지 않고 200쪽
짜리 논문을 써낼 능력을 하루아침에 얻을 수는 없다. 작은 것부터 시작
해야 한다. 미국의 대학 교육으로부터 이점을 얻고자 한다면, 지금 글쓰
기를 시작함으로써 여러분 자신과 여러분의 미래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렇게 말하기 때문이 아니라, 수업을 위해서가 아니라, 여러분
자신을 위해서. 지금. 오늘.
블로그를 이용하면 천천히 생각을 다듬으며 글을 써내려갈 수 있다. 딱
한 줄을 써서 올려도 괜찮다. 매번 쓸거리를 찾는 일이 중요하다. 이 책에
서 여러분이 읽는 각 주제에 대한 반응을 글로 써보라고 권하고 싶다. 길
게 쓸 필요도 없다. 교수가 점수를 매길 일은 없을 테니까. 내가 이 책에
서 밝히는 모든 요점을 비판할 수도 있다. 정말 그렇다면 나는 여러분에
게 박수를 보낼 것이다. ‘만일’ 여러분의 비판을 사실과 자료와 논리적 논
쟁으로 뒷받침한다면. 실제로 여러분의 견해를 뒷받침하지 못한다 하더
라도 박수를 보내겠다. 그렇다면 지금 당장 연습을 시작해보면 어떨까?
LA교향악단에서 악기를 연주하기 위해 미국으로 오고 싶다면, 바이올
린을 구입하지도 않고 미국에 오기만을 기다리지는 않을 것이다. 레슨도
받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레슨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오디션을 받기 전
에 오래 연습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대학에 들어가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해 어떤 책을 구입하는 일은 바이올린을 구입하는 것과 조금은 비슷하
다. 악기 구입과 많은 시간의 연습은 여러분에게 기회를 안겨줄 것이다.
일기나 블로그는 연습의 일부이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102개의 주제 하나하나에 대해, 개인적인 반응
을 글로 써보라. 처음부터 글의 질이나 양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정
직과 명확성을 목표로 삼기를. 여러분의 간단한 진실과 회의를 표현하는
데 목표를 두면 된다. ‘올바른’ 반응이란 없다. 그러니 한 주제가 초등학
교 시절에 읽은 어떤 이야기를 생각나게 한다면, 그 이야기를 적으면 된
다. 여러분의 무의식을 믿으라. 영어 실력이 아주 좋지 않다면 처음에는
한글로 적어보라. 이러한 연습의 요지는 자신의 생각을 적는 것이다. 영
어를 쓰는 것이 아니다. 이 책에 대한 모든 반응을 다 적기 전까지는 자신
이 쓴 내용을 재차 읽어보지 말기를 바란다. 처음의 글쓰기는 초보 작가
에게는 늘 실망스러운 법이며 그들은 정말로 훌륭한 글을 쓸 기회를 갖기
도 전에 포기해버리는 일이 많다. 그런 걱정은 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냥
연습하면 된다.
영어로 쓰기 시작하여 주제에 대한 반응을 25개라도 써서 내게 연락을
준다면, 내가 여러분의 글을 읽어보고 나의 생각을 들려주겠다. 나의 웹
사이트인 quickesl.com을 통해 블로그 URL을 보내기만 하면 된다. 그
러면 여러분이 작성한 글을 읽어보고 조언을 덧붙여 답장을 보내주겠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만나고 헤어질 때의 인사

• Hey. - 가볍게 인사를 건네는 흔한 표현. “Hello.”보다 더 일반적인 표현이다.


• So long. - 헤어질 때의 친근한 인사말.
• Take care. - 잠시 만나지 못하게 될 때에 헤어지면서 건네는 표현.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으로 왔다면 멋진 일이다. 원어민 수준으로
언어를 익히려면 그 언어에 몰입해야 한다. 영어를 배우러 미국으로 오는
것이 첫 번째 단계이다. 그러나 여가 시간을 몽땅 한국에서 온 사람들과
함께 보낸다면, 한국에 남아 하루에 몇 시간씩 영어 집중교육 학교에 가
는 편이 더 낫다. 한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야 한다
는 의미이다.
다른 나라들에서 온 다양한 국적의 국제 학생들을 알고 지내는 것이 가
장 쉬운 방법이다. 그들도 익숙한 환경을 벗어나 가족과 헤어져 낯선 나
라에 와 있다. 여러분처럼 그들도 친구의 도움을 필요로 한다. 공통의 관
심사를 공유했다면 미국인들을 사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한국이 아닌
다른 나라에서 온 이러한 사람들과의 접촉을 가로막는 가장 큰 방해물은
여러분의 언어이다.
ESL(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 사람들을 위한 영어 교육)의 많은 교수들은 ‘오
로지 영어만’이라는 규칙을 원한다. 학생들은 교실에서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 쉬는 시간에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이러한 규칙을 잊어버리거나
거부한다. 모국에서 온 사람들과 영어로 이야기하는 일이 어딘가 인위적
이라고 느끼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그 점을 나무라는데, 이런 상황이 되
면 선생과 학생이 부모/자녀 관계처럼 되어버린다. 나는 이 규칙의 근거
를 이해한다. 영어 학습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이치에 맞는 일이지만, 교
실 밖에서도 영어로 말하도록 진정으로 고무하지는 못한다. 학생들은 기
분에 따라 이 규칙을 자주 무시한다.
여러분은 한국에서 온 학생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기를 바라고 한국어
로 말할 가능성이 크다. 그것은 자연스런 일이다. 같은 한국인과 함께 영
어로 말하는 일이 가장된 행동으로 여겨질지도 모른다. 나는 프랑스에서
살 때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따금 프랑스어로 말하기를 거부하는 미국인
을 만나면 그 사람이 이상한 사람이라고 생각할 따름이었다. 공유한 유일
한 언어가 영어인 사람들하고는 자연스럽게 영어로만 이야기하게 된다.
하지만 먼저 그들과 친구가 되어야 한다. 친구를 사귀는 열쇠는 공공장소
에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영어로 말하기를 하나의 일반 규칙으로 삼는 일
이다.
친구에게 무례나 결례를 보여준다면 친구로 사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한국어로 말하는 일은
무례한 행동이다. 당연하다. 그 사람이 여러분의 말에 신경 쓰지 않는다
고 속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다른 사람이 있는 자리에서 여러분은 자
신만의 언어로 말함으로써 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 셈이다. 처음부
터 그 사람을 배제하는 결과가 되어버린다. 이는 새로운 친구를 찾아낼
기회를 망치는 행동이다. 사려 깊은 행동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려 깊지
않은 사람과 친구가 되고 싶어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나는 내가 가르치는 교실에서 영어로 말하기에 대해 조금 다른 규칙을
정해두었다. 규칙은 간단하다. 교실에 자신의 모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 하나라도 있다면 모국어를 써서는 안 된다는 규칙이다. 한국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 앞에서 두 한국 학생이 한국어로 말한다는 것은 무
례한 행동이다. 교실의 다른 학생을 완전히 배제한 채로 몇 명이서 웃고
떠든다면 그 사람에게 무례한 행동을 하는 셈이다. 다른 사람이 여러분의
대화를 들을 만한 거리에 있다면, 그 사람은 그러한 배제를 충분히 알아
챈다. 배제를 당하면 누구나 기분이 나빠진다. 교실은 나만을 위한 공간
이 아니다. 만일 누군가가 내 교실에서 내 학생들 중 한 명을 불편하게 만
들고, 덜 소속되고 덜 환영받는 기분을 느끼게 만들면, 나는 그 학생에게
사과하라고 할 것이다. 이러한 사과에 대한 학생의 반응은 개인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이는 언어가 어떻게 사람들을 서로에게서 고립시키는
지를 모두에게 상기시켜준다.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지켜야 할 또 하나의 규칙이 아니라 개인적인 결
례의 문제로 생각하면, 학생들은 언어의 선택에 대해 책임감을 느끼게 된
다. 학생들은 스스로 영어를 고집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쉽게 모국어에
빠지지 않을 강력한 도구를 얻게 된다. 같은 모국어를 사용하지 않는 사
람이 곁에 있을 때에는 예의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고집스레 영어를 사용
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배려는 무례와 반대의 효과를 지닌다. 연
결 끈을 마련할 여지를 남겨둔다.
이러한 원칙이 친구를 사귀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 다른 나라에서
온 국제 학생들이 있는 교실에서는 이러한 배려만으로도 우정으로 이어
지는 경우가 많다. 어떤 학생들은 내 수업을 끝마친 후 다른 ESL 수업에
서 겪은 경험을 들려주기도 했다. 자신과 같은 나라에서 온 다른 학생들
이 외국인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있으며 어떻게 친구를 사귀어야 하는지
도 모른다고 말이다. 그러한 학생들은 같은 나라에서 온 친구들과 모든
시간을 보내지만 내 학생들은 전 세계에서 온 학생들과 어울리며 파티에
가고는 했다. 왜 그럴까? 급우와 함께 하는 파티를 계획하고 자신의 모국
어를 사용하여 파티 계획을 알리면 그 파티는 한 나라의 사건이 되고 만
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온 급우들이 들을 만한 자리에서 이번 주말에
가질 파티에 대해 영어로 말하면, 자연스럽게 정중한 태도로 그들을 초대
하는 결과가 된다. 그들은 파티에 올 테고 모두 함께 파티를 즐기게 된다.
그러면 그 다음 주에 그들이 자신의 친구들도 참석하는 파티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학기가 끝날 때쯤이면 여러분은 친구들과의 연결망을 확보해
놓은 셈이 된다.
관심이 비슷해도 친구를 사귀기 위한 대화를 시작할 좋은 출발점이 된
다. 미국인들의 비형식적인 태도는 내가 상대를 알지 못해도 상대의 대화
에 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만일 여러분이 내 흥미를 충분히 자극하는 어
떤 것, 이를테면, 영화나, 사회적 문제거리, 내가 말하고 싶게 만들 만한
내용을 내 앞에서 말한다면, 나는 대화에 참가해달라는 초대를 받지 않더
라도 여러분의 대화에 끼어들 것이다. 이는 임의적이며 예상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영어의 습관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를 말하려는 뜻이다. 한
달에 한 번이란 한 학기에 미국인 친구 두 명을 사귈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들은 관심이 비슷한 사람들일 것이다. 이제는 대학 교정에서든 찻집에
서든 그들과 마주치면 언제든 인사를 건네고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미국
인들은 누구나 그물망처럼 이어진 친구들이 있다. 그들 중에는 분명히 여
러분에게 평생 동안 훌륭한 친구가 되어줄 사람이 있을 테고, 그 친구는
미국 문화 전반에 여러분을 연결시켜줄 것이다. 그러면 여러분은 한국 문
화 전반에 대해 이 친구와 공유할 테고 말이다. 이렇게 해서 여러분은 세
계의 시민이 되는 셈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기다려달라고 요청할 때


• Hold on. - 누군가에게 기다려달라고 부탁할 때 두루 사용하는 표현이다. 어조에 따라 형식적으
로 혹은 가볍게 표현된다. 직접 대면했을 때 혹은 전화통화 시 사용할 수 있다.
• Just a minute(또는 second). - 대개 상대방이 실제로 기다릴 필요가 없을 때 사용한다.
• I’ll be right there. - 어떤 일로 잠시 지체되었지만 금세 가겠다는 암시를 주는 표현이다.
• Take it easy. - 누군가가 초조해할 때 이 표현을 쓰면 상대방을 지나치다고 생각한다는 암시를
준다.
뇌의 양쪽이 얼마나 다르게 작동하는지에 대해서는 들어봤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오른쪽 뇌가 창의적인 특성을, 왼쪽 뇌가 논리적인 특
성을 지녔다고 생각한다. 신경과학자 질 볼티 테일러(Jill Bolte Taylor)는 테
드(TED.com)에 출연하여 뇌졸중을 일으켰을 때 경험했던 양쪽 뇌의 놀라
운 차이를 들려준다. 그녀는 오른쪽 뇌를 병렬 프로세서로, 왼쪽 뇌를 직
렬 프로세서로 설명한다. 오른쪽 뇌는 수많은 의미를 일종의 콜라주 형식
으로 중첩하여 만들어내는 이미지 영역을 더 잘 다루며 왼쪽 뇌는 의미를
만들어 순서화하고 이로써 일종의 논리적 연결에 따라 살기 위해 꼭 필요
한 언어를 사용한다.
언어 학습은 어린아이들에게 가장 쉬운 일이다. 어린아이들은 뇌의 양
쪽 반구가 아직 분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쪽 뇌는 영상과 단어를, 그
림과 개념을, 깊이 있는 구조와 표면적인 의미를 연결하기 위해 협력한
다. 아이가 네댓 살에 이르면, 양쪽 뇌의 연결성은 뇌량( 腦 梁 )이라는 작은
전달 도관으로 축소된다. 대부분의 어른들에게 언어의 어휘와 문법 부분
은 이미 좌뇌 활동이 되어 있다. 그렇더라도 언어의 음악적 부분 ― 장단
과 높낮이, 어감 ― 은 오른쪽 뇌가 담당한다. 이해를 위한 문맥의 사용도
마찬가지이다.
흥미롭게도, 아이들이 처음 반응하는 언어 부분은 단어가 아니라 언어
의 음악에 해당한다. 전체 의미가 언어의 음악을 통해 전달된다. 나는 학
생들에게 단어를 말하지 않고 간단한 구문의 높낮이와 장단만을 소리 내
어 무슨 뜻이겠느냐고 물어보곤 했는데, 학생들은 많은 경우에 뜻을 이해
했다. 특히 문맥이 존재할 때에는 그러했다. 예를 들어, 한 학생더러 내게
다가와 “Hello.”라고 말하며 악수를 청해보라고 요청한 후, 단어를 입 밖
에 내어 대꾸하지 않고 “Hello. How are you?”의 소리만을 흉내 낸다.
때로 학생은 “Who are you?”로 알아듣고 자신의 이름을 대거나, 내 질
문을 정확하게 추측하고 “Good.”이라고 대꾸하기도 한다. 어떤 학생들
은 내가 무엇을 물어보는지는 몰라도 무엇인가 질문을 했다는 사실을 알
아챈다. 내가 질문을 되풀이하면, “모르겠는데요.”와 같은 반응을 하며 내
가 설명해주기를 하릴없이 기다리기도 한다. 다른 학생들은 마침내 추측
을 하고 무엇인가 대꾸를 한다. 나의 요구는 ‘맞건’ ‘틀리건’ 추측해보라
는 뜻이다. 이렇게 하여 학생들은 영어 학습에 뇌의 양쪽을 모두 사용하
는 경험을 한다.
문법과 어휘라는 왼쪽 뇌의 기능만으로 언어를 배우면 더 편하게 느껴
질지도 모른다. 이러한 기능은 측정과 시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른쪽 뇌의 기능이 왼쪽 뇌의 기능과 동등해져야만 살아 있는 언어가 가
능해진다. 영어를 입으로 말하는 일에 불편과 당황을 느끼는 이유는 이러
한 불균형의 결과이다. 기억하라. 감정의 처리는 오른쪽 뇌의 활동이다.
오른쪽 뇌가 영어를 막아버리면, 왼쪽 뇌에 경고의 신호가 전달된다. 왼
쪽 뇌는 얼어붙고 공습경보 해제 신호를 기다리지만 신호는 떨어지지 않
는다. 더 많은 문법과 더 많은 어휘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대학생이라면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니다. 왼쪽 뇌와 오른쪽 뇌 사이에
서 동등하게 영어를 배우도록 일부러 뇌에 지시를 해야만 하는 나이에 이
르렀다. 오른쪽 뇌가 도움을 주도록 훈련시켜야만 한다. 이 책에 설명된
연습 방법들을 사용해보라. 이를테면 앞에서 설명한 억양과 높낮이에 관
한 대목을 연습해보면 좋다. 적절한 단어가 생각나지 않더라도 표현하고
싶은 아이디어가 떠올랐을 때에는 몸짓과 어조로 말하면 된다. 소통을 위
해 기꺼이 어휘와 문법의 실수를 해보자. 책을 읽을 때에는 모든 단어를
이해하려 애쓰지 말고 일반적인 표현들을 찾아보자. 한글을 사용하지 말
고 공책에 그림과 도표를 그려보자. 어린아이가 모국어를 배우는 데 몰입
하는 만큼 영어를 배우는 일에도 적극적으로 몰입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사이에 강력한 오른쪽 뇌가 깨어나 이 놀이에 참여하는 상황을 목격
할 것이다.

대화에서 사용하는 간단한 관용표현 : 문화 해독 능력의 일부에 속하는 라틴어와 그리스어 표현들

• cogito ergo sum -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유명한 구
절로, 서구 사상의 한 주춧돌인 셈이다.
• caviat emptor - ‘구입자의 위험 부담.’ 질 나쁜 상품을 구입한다면 그것은 구입자의 책임이라는
의미이다.
• carpe diem - ‘오늘을 즐겨라.’ 호라티우스의 시에 나오는 구절.
• e pluribus unum - ‘다양함이 하나 되어.’ 미국의 표어인 라틴어 구절. 대화를 방해하지 않고 흥
미로운 이야기라는 점을 알려주기 위해 대화 중간에 표현할 수 있다.
보너스 정보 미국 영어를 향상시키려면 껌을 씹어라

영어를 제대로 말하고 있다면, 하루가 끝날 때쯤이면 턱이 피곤해져야 한다. 영어의 모음 가


운데 일부는 시원스레 개방적이며, 다른 일부는 협소하고 폐쇄적이다. 개방적인 상태에서 협
소한 상태로의 잦은 이동은 껌 씹기와 비슷하다. 말을 하면서 입을 크게 벌리고 껌을 씹는 미
국인들을 희화화한 만화는 미국인들이 영어라는 언어의 소리를 이런 식으로 만들어내는 현실
을 반영한다.
영국인들도 영어로 말하지만, 미국인들처럼 입을 벌리는 행동을 동반하지는 않는다. 미국인
들은 영국인들이 입술을 거의 움직이지 않고 말한다고 놀리고는 한다. 이러한 차이는 어떤 면
에서는 기후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적도에 가까이 사는 사람들일수록 입을 더 많이
벌리고 말하는 방식을 취한다. 강세는 대부분의 나라에서 다양하다. 더 더운 지역일수록 모음
을 길게 빼면서 느리게 말하는 경향이 있으며 더 추운 지역일수록 입술을 닫고 콧소리를 내는
경향이 더 강하다. 미국 땅의 대부분이 영국 제도(諸島)보다 더 남쪽에 위치하며 훨씬 더 덥기
때문에, 미국인들이 말하는 방식이 더 활달하다고 해서 이상할 일은 아니다.
위대한 그리스 웅변가 데모테네스는 언어장애로 태어났으나 입속에 자갈을 넣고 달리면서 시
를 암송하는 방법으로 스스로 말하는 법을 배웠다. 나는 학생들에게 껌을 씹으면서 영어 발음
을 연습해보라고 했다. 껌을 씹으면서 동시에 1940년대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깡패처럼
말해보라. 물론 교실에서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 단지 연습으로만 그렇게 해보라. 분명하게
말하되 턱을 크게 움직이면서 껌을 씹듯이 말해야 한다. 처음에는 웃기게 들릴지도 모르지만,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일상에서 말을 할 때 그렇게 하게 된다.
문법은 언어가 작동하는 방법을 설명해주는 일종의 규칙 체계이다.
그러므로 문법이 존재하기 이전에 언어가 존재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문법’은 들려줄 이야기가 전혀 없게 된다. 문법 공부를 통해 언어를 배우
는 일은 무엇인가를, 이 경우에는 학생의 뇌를 채우기 위해 깔때기를 사
용하는 것과 같다. 제2언어를 가르치는 대부분의 선생님들과 달리 이렇게
말하는 나를 조금은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선생님
들의 대부분은 학생들의 외국어가 관광객 수준의 실력을 넘어서기를 기
대하는 일이 드물기 때문에, 문법과 구문의 기계적 암기로 충분하다고 여
기는 것이다.
그러나 만일 다른 나라에서 살고자 한다면, 더욱이 그 나라의 대학에
가고 싶다면, 문법책은 치우고 소설을 집어 드는 편이 낫다. 원어민에게
말을 걸고, 그들의 표현을 듣고 따라해보며, 맘에 드는 주제에 대해 그 언
어로 쓰인 블로그의 글을 읽고 의견을 남겨보라. 자신의 포스트에 서명
문장을 덧붙여 원어민들을 초대하여 여러분의 글을 교정해달라고 함으로
써 다른 블로거들을 여러분의 선생님으로 만들라.
영어를 배우기 위해서는 적극적으로 이런 일들을 해야 한다. 축구를 배
울 때 규칙부터 익히고 난 후 달리기 훈련을 시작하지는 않을 것이다. 먼
저 공을 차보는 일부터 시작한다. 훌륭한 선수들을 지켜보고 그들이 하는
대로 해보려 한다. 그래서 축구에 충분한 재미를 느끼면 팀에 들어갈 수
도 있다. 그 후부터 훈련과 규칙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다. 물론 축구 경기
는 계속하면서. 경기를 하면 배우는 내용을 활용하고 그 중요성을 인식한
다.
하지만 언어를 배울 때 대부분의 학생들은 오로지 연습과 훈련만 하려
든다. 재미로 이용하거나, 원하는 것을 얻거나, 다른 사람과 소통하기 위
해, 영어와 ‘노는’ 일은 결코 없다. 언어를 가장 빠르게 배웠던 내가 아는
어떤 사람들은 해당 언어의 원어민 여자친구나 남자친구로부터 배웠다.
사랑은 즐거움을 가져다주고, 즐거움은 마음을 열어준다.
아이들은 말을 듣고 들은 것에 대해 규칙을 만들고, 그런 다음 그러한
규칙들을 시도해봄으로써 언어를 배운다. 그러한 규칙들은 개인적인 문
법이다. 정식 문법은 언어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스스로 만드는 비공식 문
법을 완벽하게 다듬는 데 사용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다. 그러나 문법
공부는 언어를 배울 때 처음부터 사용한다면 결국 지나치게 의존할 수밖
에 없는 목발 같은 것이다.
물론 정식 문법을 배워 좋은 점도 있다. 모든 언어에 똑같이 적용되는
표준 용어들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명사는 명사이다. 문장은 문장이다.
각기 다른 언어들은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이러한 용어들을 조합한다.
문법학자들은 이러한 조합을 연구하여 전문 어휘를 사용해 규칙들을 만
든다. 용어는 유용하다. 그러니 자신만의 문법 체계를 만들 때 그러한 용
어를 안다면 좋은 일이다.
그러한 이유로 이러한 용어들이 영어의 원리에 어떻게 적용되는지 짤
막하게 살펴봐도 나쁘지는 않겠다. 또한 영어를 사용하는 원어민들이 독
특할 수도 있는 이러한 문법 범주를 사용하는 특별한 방식들에 대해서도
살펴보고자 한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영어 사용법을 만나면 자신만의 특
별한 규칙들을 만드는 일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나의 목표는 여러분
이 유연하고 융통성 있는 자신만의 언어 구조를 만들어내기 위해서 언어
학의 족쇄가 아니라 자신의 상상력을 사용하도록 돕는 것이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추측해보기) : infinitesimal

A person’s chances of winning the lottery are infinitesimal, and yet millions of people
buy a ticket every day.
문법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영어에는 8가지의 품사 ― 명사, 동사, 대
명사, 형용사, 부사, 전치사, 접속사, 감탄사 ― 가 있다고 배웠을 터이다.
동사란 무엇일까? 동사의 사전적 정의에 따르면 동사는 행위나 상태를 설
명해주는 단어나 단어 모둠을 말한다. ‘상황’을 묘사하는 단어라고 추가
로 설명해주는 사전도 있다. 명사란 무엇일까? 명사는 사람, 장소, 물건,
개념을 나타내는 단어이다. 사전에서 알려주는 내용이 이렇다는 뜻이다.
여기까지 읽었다면, 어떠한 정의나 마찬가지로 이러한 사전적 정의는 많
은 부분을 생략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것이다.
동사나 명사를 그 기능으로, 즉 동사나 명사가 하는 일로 생각한다면
조금 더 쉬워지겠다. 이를테면, ‘is’라는 단어를 하나의 품사가 아니라 그
기능으로 생각해보라는 뜻이다. 영어에서는 많은 단어들이 철자를 전혀
바꾸지 않고도 명사나 동사, 형용사가 될 수 있다. 바뀌는 것은 다른 단어
들과 관계에서의 그 쓰임이며, 그러한 관계는 해당 단어를 동사로 만들기
도 하고 명사로 만들기도 한다. ‘stop’이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이
단어가 동사라고 배웠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stop’은 혼자서는 동사가
아니다. 물론 동사로 쓰이기도 한다. 또한 명사나 형용사로 쓰이기도 한
다. 다만 이 단어가 다른 단어들과 관계를 맺기 전까지는 어떤 품사인지
알 길이 없다는 뜻이다. 아래의 문장들을 보자.

They always stop and eat after a movie.


A period is a full stop.
The car hit the stop sign.

첫 문장에서만 ‘stop’은 동사의 기능을 한다. “슈뢰딩거의 고양이”(오스


트리아의 물리학자 에르빈 슈뢰딩거가 양자역학의 불완전함을 보이기 위해 고안한 사고 실험. 외

부세계와 완전히 차단된 상자에 고양이를 넣는다. 상자는 독가스가 든 통과 연결된다. 독가스는

밸브에 가로막혀 통으로 들어가지 못한다. 독가스가 든 통도 외부세계와 차단되어 밸브가 열리는

지 볼 수 없다. 이 밸브는 원자핵이 든 기계장치와 연결되고, 원자핵이 붕괴하여 방사능을 방출하

면 이 기계장치가 방사능을 검출하여 밸브를 연다. 밸브가 열리면 고양이는 독가스를 마시고 죽게

된다. 원자핵은 단위 시간당 50%의 확률로 붕괴하도록 설정되어 있다. 해당 단위 시간이 흐른 뒤

고양이는 50%의 확률로 살았거나 죽게 된다. ― 위키백과 참조)를 생각해보라. 이 사고


실험은 상자 안의 고양이가 주어진 어떤 경우에든 살았을 가능성이 더 큰
지 죽었을 가능성이 더 큰지 알 수 있다는 사실을 말해주지만, 고양이는
상자를 열고 확인하기 전까지는 산 것도 아니고 죽은 것도 아니다. 이와
비슷하게, 단어는 다른 단어와의 관계에 따라 파악하기 전까지는, 문맥의
‘상자’를 열기 전까지는, 어떤 품사로 쓰였는지 알 수 없으며, 여러 가지
가능성을 지닌 하나의 단어에 불과하다.
동사와 명사는 원자들이 존재하듯이 자연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다
만 만들어질 뿐이다. ‘text’를 예로 들어보자. 휴대전화가 쓰이기 전까지,
이 단어는 동사가 아니었다. 사람들이 전화로 메시지를 보내기 시작하면
서부터 ‘text’라는 명사를 페이지에 인쇄된 문자, 즉 텍스트(text)의 의미로
사용했으며, 이를 ‘메시지(message)’를 꾸미는 형용사로 만들어서 특별한
형태의 메시지라는 개념, 즉 텍스트 메시지(text messages)를 만들어냈다.
휴대전화가 쓰이기 이전에, 이 표현은 뜻 없는 중복이었을 터이다. 별안
간 그리고 자연스럽게, 그 뒤로 원어민들은 ‘text’를 동사로 사용하기 시
작했다. 별 혼란 없이 쉽고도 자연스럽게 그런 일이 생긴 것이다.
원어민들은 끊임없이 동사를 명사로 만들고, 명사를 동사로 만든다. 아
무 문제없이 말이다. 원어민은 단어를 명사와 동사로 배우지 않기 때문이
다. 원어민들은 이러한 단어를 개념에 연결되는 관계로 배운다. 그러한
개념이 문장을 구동시키기를 원할 때, 원어민들은 그것을 동사로 만든다.
그 개념이 문장의 중심이 되기를 원할 때에는 주어로 만든다. 그 개념이
동사를 설명해주기를 바랄 때에는 부사로 만든다. 그런 식으로 개념을 표
현할 만한 또 다른 단어가 이미 존재하는지 알아보려는 생각을 처음에 했
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맞는 단어를 찾지 못하면 적당한 형태를 만들어
문장 속에 끼워 넣는다. 그렇게 하더라도 상대방이 원어민들이라면 사전
에 기댈 필요 없이 이해한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to pontificate

Her uncle would often pontificate about everything that was wrong with young
people, never letting anyone else get a word in much less express a different opinion.
모든 언어가 셀 수 있는 명사와 셀 수 없는 명사를 구분하지는 않는
다. 그러나 영어는 구분한다. 이러한 사실은 영어를 잘 배우려는 사람들
에게 여러 가지 어려움을 안겨준다. 관사 ‘a’와 ‘an’은 국제 학생들에게
큰 문제를 야기하는데, 국제 학생들은 어떤 명사를 셀 수 있는 명사로 사
용해야 하는지 또 어떤 명사를 셀 수 없는 명사로 사용해야 하는지 배워
야 하기 때문이다.
명사가 셀 수 있는 것인지 셀 수 없는 것인지 알아내는 데 도움을 줄 온
갖 종류의 규칙들이 있다. 이러한 규칙들의 문제점은 망원경의 엉뚱한 쪽
을 통해 들여다보는 일과 같다는 것이다. 명사는 그 자체로는 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셀 수 없는 것도 아니다. ‘사용’에 따라 셀 수 있거나 셀 수
없는 명사가 된다. 나는 영어의 어떤 명사든 셀 수 있는 명사나 셀 수 없
는 명사로 만들 수 있다. 주어진 명사는 대체로 이런 의미나 저런 의미로
사용될 테지만, 셀 수 있거나 셀 수 없는 것은 명사 자체가 아니다. 그것
은 여러분이 그 명사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셀 수 있거나 셀 수 없다는 것은 여러분이 사용하는 명사에 대해 생각
하는 하나의 방식을 나타낸다. 여러분의 생각이 분명하면, 여러분이 개수
를 셀 수 있는지 아니면 셀 수 없는지의 방식으로 어떤 개념을 사용하고
있는지 알아야 한다. ‘a’는 ‘하나’를 의미한다. 어떤 것으로부터 하나를 분
리할 수 있다면, 그것의 둘이나 셋, 넷, 어떠한 개수도 가능하다. 거울의
방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보라. 거울의 방에서는 같은 모습을 무한대로
비춰준다. 그것에 대해 생각할 필요는 없다. 셀 수 있는 명사라는 개념 뒤
에 숨은 1, 2, 3…… ∞를 느껴야 한다. 여러분이 사용하는 명사 내에서
반복되는 개수를 느낄 수 없다면, 그 명사는 셀 수 없는 명사이며 따라서
‘a’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rice’라는 단어를 예로 들어보자. 지금까지 배운 것은 잊어버리라. “I
ate rice.”가 더 나은지 “I ate a rice.”가 더 나은지 느껴보라. ‘a rice’가
‘하나’를 의미한다고 말할 수 있으려면 마음속으로 “I ate two rices.” “I
ate three rices.”와 같은 식으로 무한대까지 셀 수 있어야 한다. 일상적
으로 밥을 대할 때 우리는 밥을 하나, 둘, 셋으로 세지 않는다. 그러나 “I
ate two different rices at dinner. There was a rice with a very
nutty flavor and a rice that tasted earthy.”라고 말할 수는 있다. 이
경우에는 다른 범주의 밥을 의미한다. 낱알이 길고 향내가 나는 바스마티
쌀, 재스민 쌀, 알갱이가 짧은 아보리오 쌀 등 여러 종류의 쌀로 지은 각
기 다른 맛의 밥이 있다. 이런 식으로 사용하면 복수도 당연히 가능하다.
문법책으로 공부해서는 모든 경우에 100퍼센트 정확하게 사용할 수 있
는 ‘a’와 ‘an’을 배우지 못한다. 자신의 개념을 분명하게 이해하고, 문법
책에 뭐라고 적혀 있든, 자신이 의미하고자 하는 내용을 말할 때에만 관
사를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anamnesis


Marcel Proust’s Remembrance of Things Past begins its long anamnesis with the
sensory trigger of eating a madeleine cookie.
어휘를 공부해보면 어휘를 가장 쉽게 습득할 수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이러한 방법은 논리적인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한 번에 어휘
하나씩 습득하는 방법은 너무 느려서 언어를 통달하는 데 도움이 되지 못
한다. 기어서 다른 나라를 여행하려는 것과 같다. 나비의 모습을 떠올려
보라. 나비는 애벌레일 때에는 기고, 그 다음 단계에서는, 아니 애벌레일
때에도 어느 시기가 지나면, 기어 다니기를 그만두고 제힘으로 세상과 맞
선다. 스스로 제 살 집을 짓고 그 집에서 스스로를 새롭게 만든다. 이 일
을 마치면, 한 나라에서 다른 나라까지 날아갈 수 있게 된다. 미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가을이 되어 남쪽을 향해 멕시코로 날아가는 제왕나
비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애벌레에서 나비로의 이러한 변신은 세상이
여러분에게 한 번에 ‘나뭇잎’ 하나씩 먹여주기를 기다리는 대신 배우려는
언어로부터 여러분 자신의 단어를 만들어낸다면 가능한 일이다.
이미 아는 단어들을 이용하여 여러 가지 품사로 만들어봄으로써, 이러
한 변신을 시작할 수 있다. 영어에서는 같은 단어가 때로는 명사와 동사,
형용사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같은 어근을 사용하지
만 어미를 바꾸어 다른 품사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어미를 ‘접미
사’라고 한다.
이러한 많은 접미사가 단어 제조기의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이미 알 것
이다. ‘vacation’과 ‘nation’은 둘 다 ‘-tion’으로 끝나는 명사이다. 그
의미를 모르더라도, ‘prevarication’이 명사라는 사실을 대부분은 안다.
그렇다면 ‘to prevaricate’가 그 명사 안에 들어 있는 동사라는 것을 알
수 있겠는가? 물론 항상 그렇지는 않다. ‘vacation’은 ‘to vacate’와 관
련이 있지만, ‘nation’은 ‘to nate’라는 동사를 품고 있지 않다.
하지만 단어가 길수록 규칙적일 가능성이 커진다는 생각을 따른다면,
‘-ation’으로 끝나는 새로운 명사를 배울 때마다 새로운 동사를, 그리고
그 반대도 가능하다는 것을 배울 수 있다. ‘to dictate’와 ‘dictation’,
‘to locate’와 ‘location’, ‘to animate’와 ‘animation’ 등과 같이 말이
다.
명사를 형용사로 사용하거나 어떤 명사나 동사의 어근에 접미사를 덧
붙여 형용사로 만들기도 한다. 어근이 어떻게 명사를 만드는지를 상상해
낸다면 그로부터 형용사를 만드는 일은 어렵지 않다.
동사를 명사로 만들고 또 형용사로 만들기 위해 단어의 형태를 바꾸는
일을 반드시 규칙에 따라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큰 소용이 없다고 본
다. ‘스타일’이라는 면에서 생각해보면 더 효과가 좋겠다. 옷을 입는 스타
일이 취향을 반영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취향’을 전달하는 단어의
스타일이 있다. 절대적으로 옳고 그른 기준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미묘
한 미적 선택에 관한 문제인 것이다. 장갑을 한 짝만 끼고 다닌다면 집 없
는 부랑자나 마이클 잭슨으로 보일 텐데, 이는 장갑 이외의 다른 옷차림
이 어떤지에 따라 달라진다. ‘beautiful’이라는 단어는 ‘beauty’의 ‘옳은’
형용사형이지만, ‘beauteous’도 바른 형태이다. 모든 상황에서 다 옳지
는 않지만 말이다. 원어민 중에는 ‘beautimous’를 아름답게 사용하는 사
람도 있을 것이다. 비록 ‘틀린’ 단어이기는 하지만.
영어 능력을 변신시키고 싶다면, 여러분이 배우는 모든 단어를 동사와
명사, 형용사라는 세 가지 품사로 바꾸어보는 습관을 들이라고 제안하고
싶다. 이를테면, ‘dog’, ‘cat’, ‘book’처럼 품사를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할
만한 단순 명사들도 가능하다. 이 세 가지 명사도 형용사와 동사의 형태
를 지녔다(dog/동사, doggy/형용사 ; cat/동사, catty/형용사 ; book/동사, bookish/형용

사). 그 의미는 조금 변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이러한 습관을 들여 연습함으로써 얻는 최고의 결과는 배우는 모든 단
어와 관련하여 세 개 또는 네 개까지도 파생 단어를 습득하게 된다는 점
이다. 위에서 부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는데, 부사는 다른 세 품사
와 관계를 맺게 될 때 더 불규칙적인 단어들에 속하기 때문이다. 규칙적
인 부사형은 형용사에 ‘-ly’를 이용하여 만들어지기 때문에 다른 세 가지
품사에 통달하면 쉽게 부사를 생각해낼 수 있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crepuscular

Dogs and cats are crepuscular creatures which is why they wake you as the sun rises
and want you to play after dinner just when you want to relax in front to the TV.
모든 영어 문장은 한 문장에 한 가지 아이디어만을 표현한다. 간단해
보이지만 학생들에게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 원칙이다. 표현하고 싶은 어
떤 생각이 있을 때, 머릿속의 생각은 하나의 전체로서 존재한다. 그 전체
를 단순히 진술하고 싶다면, 하나의 문장이 된다. 하지만 그 전체를 여러
부분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자 한다면, 각각의 부분은 개별적인 하나의
영어 문장이 되어야 한다. 생각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아이디어를 제한하더라도 문장을 짧고 간단하게 쓰라. 그러면 한 번에
한 가지라는 원칙을 지킬 수밖에 없게 된다. 영어에서 하나의 문장에 두
가지 아이디어를 담으면, 각기 다른 아이디어가 하나의 아이디어로 합쳐
져버린다. 예를 들어, “I like pizza. I like sushi.”라고 말하면, 좋아하는
두 가지를 말해주는 셈이다. 그러나 “I like pizza and I like sushi.”라
고 말하면 좋아하는 두 가지 이상을 말해준다. 음식에 관한 내 입맛의 범
위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주는 것이다. 화학을 생각해보자. 수소(H)와 산
소(O)는 두 가지 다른 요소이다. 이 둘을 합치면 수소와 산소의 혼합물이
아닌 다른 것을 얻게 된다. 물(H2O)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 문장은 ‘분자
들’과 같은 아이디어들을 조합하여 홀로 독립한 상태와는 다른 것을 만들
어낸다. 미친 과학자처럼 실험실을 폭발시키고 싶지 않다면, 기본 문장의
간단한 화학으로 시작하라.
문장을 짧고 듣기 좋게 만들어야 하는 또 다른 이유는 문법과도 관계가
있다. 학생들은 문장의 시작 부분에서는 실수를 덜 하며 뒷부분으로 갈수
록 더 많은 실수를 한다. 주절(主節)에 대해 무엇인가를 설명하고자 하지만
주절을 같은 문장 속에 합병할 기술이 없다. 설명하는 아이디어가 논리적
으로 주제를 따른다면 같은 문장 안에 담겨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
다. 이는 자신의 모국어가 영어와 같은 방식으로 문단을 사용하지 않을
때에 자주 일어나는 일이다. 영어 문단에서는 한 문장이 다른 문장에 뒤
이어 나타나면, 그 위치만으로도 ‘다음’이라는 의미가 암시된다.
영어에서 문단은 아이디어를 밝힐 강력한 조직화 도구이다. 하나의 큰
아이디어를 각기 한 문장으로 이루어진 아이디어들인 여러 부분으로 나
누어야 할 경우, 영어의 문단은 개별적인 문장들을 모아 더 큰 전체로 만
들어준다. 어떤 문단에서, 한 문장이 다른 문장의 뒤를 이어 표현되면, 뒤
따르는 문장은 문단 내에서의 위치에 따라 ‘그 다음’의 아이디어를 전달
한다. 굳이 아이디어들을 연결할 필요가 없다. 문단이 여러분을 대신하여
자동으로 그 일을 해준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formulaic

The story of most horror movies is so formulaic that I get bored by the predictable
events even though I jump with fear during the scary moments.
언어의 구조를 이해하는 일이 그 구조를 설명해주는 형식적인 규칙들
보다 중요하다고 나는 믿는다. 그러한 이유로 나는 여러분이 문법을 공부
하지 않고도 언어를 배울 수 있다고 믿는다. 전 세계의 모든 아이들은 모
든 언어를 날마다 그렇게 배운다. 아이들은 사람들이 단어를 사용할 때
그 단어를 듣고 그 결과를 눈으로 봄으로써 문법을 배우지 않고도 언어를
배운다. 이렇게 해서 아이들은 스스로 의미를 추측하고 언어가 아이디어
를 구축하는 방법을 찾아냄으로써 자체의 규칙을 만들어가기 시작한다.
이러한 규칙은 아이들을 제한하거나 그들에게 좌절감을 안겨주지 않는
다. 규칙은 아이들을 자유롭게 놓아주어 주변의 살아 있는 언어에 온전히
참여할 수 있게 해준다. 문법은 아이들이 이해력을 발전시키는 데 도움을
얻기 위한 한 방법으로서 훨씬 더 나중에 중요해진다. 아이들은 문법에
기초하여 이해력을 발전시켜나가지는 않는다.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이들은 한 단어로 말하기를 시작하지만 금세 여러 단어로 발전한다.
어휘 한 가지만으로는 사실상 아이디어를 전달하지 못한다. 아이들이 한
단어로 말하는 시기를 지나 여러 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을 구성하는 시기
에 이르면, 문법은 대부분 틀리지만 단어의 순서만큼은 옳게 말한다. 단
어의 순서가 한정사나 조동사 같은 것들보다 더 중요하다. 올바른 단어
순서는 문장의 기본적인 의미를 전달해준다.
어린아이처럼 여러분에게도 영어의 주어-동사-목적어 구조를 만들 단
단한 기반이 필요하다. 간단한 주어-동사-목적어 문장으로 여러분의 하
루를 묘사할 수 있겠는가? “I woke up. I took a shower. I got
dressed. I ate breakfast. I had two eggs and toast. I brushed my
teeth and combed my hair. I made a cup of coffee. I picked up
my books and my coffee. I left my apartment. I went outside…”
하루 종일 겪은 일을 이렇게 설명할 수 있겠는가? 과정은 단순하게, 행위
들은 분명하게 적어보라. 하루를 작은 별개의 과정들로 나누고 각 과정을
표현할 동사나 동사구를 찾아보라. 주어가 항상 여러분이고 동사는 모두
행위를 나타내는 것들이기 때문에 간단하고 쉽다.
이제 어떤 활동을 하는 방법을 다른 누군가에게 알려줄 때 그렇게 할
수 있겠는가? 이 또한 간단하다. 주어인 ‘you’라는 단어는 실제로 사용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Unlock the car door. Open the door. Sit in
the seat. Close the door. Use the key to start the car. Put your
foot on the brake. Release the emergency brake. Shift the car
into reverse…” 이렇게 하면 기본적인 구조를 다시 연습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다른 누군가가 한 행동을 설명할 수 있겠는가? “My
mother opened the refrigerator. She took out two eggs. She
filled a small pot with water. She put the eggs in the water. She
put the pot on the stove. She took two pieces of toast and put
them in the toaster…”
이렇게 하여 영어의 기반을 다질 수 있다. 이 시점에서 어떤 전치사를
사용하는지 모른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는 단어 순서를 익히는 연습
일 따름이다. 이 과정을 통해 동사에 초점을 맞추어 연습할 수 있다. 매일
일련의 연속적인 행위들을 글로 쓰거나 일기에 적거나 블로그에 올려보
자. 하루는 여러분이 한 일에 대해 그리고 다른 날은 여러분이 본 것에 대
해 다른 누군가에게 말해보자. 행위들을 작은 과정들로 나누어 분명하게
글로 써보자. 그 일이 쉬워질 때까지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보자. 피아노
의 음계 연습처럼 혹은 발레의 플리에(무릎을 굽히는 동작) 연습처럼 매일 연
습해야 한다. 기본적인 문장 구조라는 강력한 뒷받침이 없는 상태에서 더
복잡한 영어로 이동한다면, 새의 다리로 뛰려는 말처럼 앞으로 나아갈 때
넘어지고 만다. 이 과정을 쉽게 해낼 수 있으면, 보다 복잡한 아이디어를
표현하는 단계로 나아갈 때가 왔을 때, 곧 바람처럼 달리게 된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to elucidate

When asked to elucidate, she refused, insisting, “If you don’t know by now, I’m not
going to explain it to you.”
영어는 매우 직접적이다. 미국인들은 A 지점에서 B 지점까지 우리를
직선으로 데려다주는 글쓰기를 높이 평가한다. 가장 간단한 형태의 이상
적인 영어 구조를 떠올리고 싶다면, A 지점을 한 문장의 주어로 그리고 B
지점을 그 다음 문장의 주어라고 생각해보라. 주어의 뒤에 이어지는 동사
와 목적어, 구와 절을 의미하는 술부는 주어와 이들 사이의 최단 거리를
따라가야 한다. 이런 식으로, 문장은 매우 선명하고 대단히 확고한 아이
디어의 사슬을 만들어낸다.
십중팔구, 여러분은 문장을 주어로 시작하기가 쉽다. 처음에 오는 단어
들은 주어구이어야 한다. 주어 앞에 단어를 놓는 것을 미리 정보를 알려
주는 역할을 하는 ‘전면 삽입’이라고 한다. 미국인들은 특히 전면 삽입 문
장에 조바심을 낸다. 훌륭한 작가들은 이 방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작가
들은 독자의 그러한 초조감을 느끼고서 지나치지 않고도 이 방법을 사용
하는 일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러분은 그래서는 안 된다. 주어
앞에 제시된 아이디어들이 독자에게 부과하는 스트레스를 여러분도 느끼
기 전까지는 사용하지 않는 편이 좋다.
주어 앞에 단어를 놓아야 할 경우는 A 문장과 B 문장 사이에서 생각이
껑충 뛰어 진행될 때뿐이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시간을 나타내는 때이
다. 어제 아침에 일어난 일을 설명하다가 어젯밤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얘기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면, 시간이 갑자기 바뀌었다는 신호를 주어야
한다. 그래야 어젯밤의 별들에 대해 이야기할 때 상대방이 머릿속으로 한
낮을 상상하지 않는다. 장소나 사람, 생각을 표현할 때에도 이런 식으로
갑자기 바꾸기도 한다. 그러한 경우에 상대방이 헤매지 않고 화자의 아이
디어를 따라가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 연결어가 필요하다.
이러한 연결어를 뭐라고 생각하면 좋을까? 차를 몰고 새로운 곳을 찾아
가는 사람에게 필요한 길안내 표지판이라고 생각해보라. 표지판은 어디
에나 있지는 않다. 아무 데나 표지판이 있다면 도리어 길 찾기가 더 혼란
스러워진다. 그러나 표지판이 너무 늦게 나타나면 사람들은 길을 잃는다.
표지판을 설치하는 최적의 장소는 도로의 모퉁이 직전이나 이야기의 방
향전환 직전이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procrastination

Procrastination is my sin,
It brings me woe and sorrow.
I really ought to give it up.
In fact… I’ll start tomorrow! - Anonymous
주어는 문장들이 탕 소리와 함께 시작된다는 의미이다. 그러고 나면
단어를 하나씩 이어갈 때마다 문장의 힘은 줄어든다. 문장이 길게 이어지
면, 마지막 부분의 힘은 매우 약하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이 절묘하고 흥
미로울지도 모른다. 그 부분이 중요한 내용이라면, 그 부분을 따로 떼어
내 새로운 문장을 만드는 것이 좋다.
주어의 힘은 문법이 영어 문장을 주어와 술어라는 두 부분으로만 나누
는 방식에서 드러난다. 다시 말해, 문장에는 먼저 주어가 있고 그런 다음
에 그 밖의 모든 것이 이어진다. 문장은 의미를 만들어내기 위한 관계에
따라서 단어들을 배열하며, 그러한 의미는 전적으로 주어와 관련이 있다.
주어는 화자나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대상이다.
간단한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The dog bit the man.” 개가 사람을
문 행위를 나타내기 위한 문장이 이것 하나만 가능할까? 전혀 그렇지 않
다. “The man was bitten by the dog.”으로 표현할 수도 있다. 혹은
“The bite of the dog was on the man.”이라는 표현도 가능하다. 위
의 문장들을 구성하는 방식은 누구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지 혹은 무엇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만일 그 개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면, 그 개가 주어가 된다. 그 사람과 그 일이 일어난 그의 끔찍한 날
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기를 원한다면 그 사람을 주어로 만드는 것이다.
만일 물렸다는 사실 자체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면, 그 사람이 강도라는
사실을 증명하면서, 물린 사실이 주어가 된다.
간단해 보이지만 학생들은 자주 헤맨다. 적확한 주어가 아니라 가장 쉬
운 주어를 문장의 맨 처음에 배치하기 때문이다. 문장 내에서 가장 중요
한 아이디어가 무엇인지 마음의 눈으로 보고서 그것을 주어의 형태로 맨
앞에 배치해야 한다.
주어와 술어를 문장의 두 조각이라고 상상해보라. 주어는 온전히 문장
의 절반이다. 절반은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다음 술어 자체를 둘로 나
누어 동사와 그 밖의 모든 것을 찾아보라. 그러니 동사도 꽤 큰 부분을 차
지하지만 주어만큼은 아니다. 이제 목적어, 그 다음에는 전치사구. 그러
고 나서 종속절. 주어로부터 멀어질수록 그 조각들은 더 작아진다.
미국인들이 상대가 하는 말에 그토록 조바심을 내고 더러는 끼어들기
까지 하는 한 가지 이유는 상대방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의 주어와 동사와
목적어를 일단 말하고 나면, 이미 요지를 전달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문
장의 나머지 부분은 장식물, 즉 그러한 요지를 꾸미는 세부사항에 가까우
며, 문장의 요지 자체는 아니다.
이따금 국제 학생들은 모국어에서 사용할 주어와 똑같은 주어를 영어
의 문장에 그대로 사용하고는 한다. 많은 언어가 가장 중요한 생각이 끝
부분에 오도록 아이디어들을 배열한다. 또 다른 언어들에서는 주어가 아
닌 목적어가 문장의 중심을 차지한다. 문장의 중간에 갇혀서 어떻게 잘
끝내야 할지 모를 때 이런 경험을 해봤을 것이다.
프랑스어로 공부했을 때에 내게도 그런 일이 종종 일어났다. 나는 서툴
고 비문법적인 프랑스어로 시작한 문장을 완성할 방법을 찾지 못해 중간
에 헤매기도 했다. 그런 일이 일어날 때면, 일단 멈춘 다음, 단어들을 이
리저리 바꿔보곤 했다. 주어와 목적어의 위치를 바꾸면, 이것 봐, 문장이
쉽게 튀어나왔다. 나는 말을 꺼냈다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완성할 수 없어
서 당혹스러워지기 시작한 학생들에게 이러한 주어의 재구성을 제안하곤
했다. 이 문제는 그들의 사고나 어휘 능력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주어 선
택의 문제이다. 주어를 바꾸면 대개는 문제가 해결된다. 내 경우가 그랬
던 것처럼.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evanescent

Going shopping and buying beautiful things produces an evanescent happiness that
quickly fades.
나의 선생님들 중에 내가 작가가 되리라고 예견한 선생님은 없었다.
나는 글쓰기를 좋아하지 않았으며 글을 다듬는 일을 끔찍이도 싫어했다.
종이에 옮겨 놓은 나의 아이디어는 그저 평범하고 활기가 없었지만 나는
어떻게 고쳐야 할지 알 수가 없었다. 하여간 애를 써서 고쳐보려고 했는
데 그러면 고쳐서 다시 쓴 글이 원래의 글보다 더 형편없어지고는 했다.
나는 글쓰기의 어려움을 이해하지 못했다. 글쓰기란 말하기와 전혀 다
를 바가 없다고 생각했으며, 말하기에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스스로
를 미련한 사람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으므로 내겐 글쓰기 재능이 없다
는 결론을 내리고 포기해버렸다. 그러나 완전히 포기할 수는 없어서 틈틈
이 글쓰기 연습을 하던 중, 나의 선생님이 해준 충고가 효과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나의 글쓰기는 조금씩 나아졌다. 나는 동사의 힘을 파악했으며
작문 실력은 커다란 진전을 보였다.
동사는 영어에서 문장의 엔진에 해당한다. 전체 문장은 주어에 대해 말
할 테지만, 흔한 표현대로, “말은 쉽다.” 동사는 문장의 아이디어를 끝까
지 전달해주는 동력을 제공한다. 약한 동사는 작은 아이디어들을 붙들어
줄 뿐이지 그다지 멀리 전달해주지는 못한다. 강건한 동사는 더 큰 마력
(馬力)을 지녔지만, 통제하려면 더 많은 기술이 필요하다.
동사는 행위를 통해 주어를 목적어에 연결해주는 역할로 끝나지 않는
다. 술어에 올 수 있는 것과 올 수 없는 모든 것에 대한 법칙을 결정한다.
어떤 동사들은 탄력적이며 다른 동사들은 절대 폭군과도 같다. ‘to
have’와 같은 동사는 직접 목적어를 필요로 한다. 또 어떤 동사는 ‘to go’
동사처럼 직접 목적어를 거부한다. 어떤 동사는 동명사(-ing)와 부정사
(to+원형)를 취할 수 있으며, 둘 중 하나만을 취하는 동사도 있고 둘 다 취하
지 않는 동사도 있다. 동사는 기발한 방법으로 다른 단어들과 결합하여
구(句) 동사구를 만들기도 한다. 인칭과 시제, 태, 법을 나타내는 동사의 기
본적인 임무는 말할 것도 없이 말이다. 혼동되는가? 동사가 복잡한 영어
의 문을 열어주는 열쇠라고 생각해보라. 그러나 이 열쇠는 손으로 쥘 만
한 단단한 열쇠가 아니다. 생각으로 형태를 바꾸어주는 해리 포터의 마법
열쇠와 더 비슷하다. 동사를 통달하면 영어에 통달하게 된다.
동사를 어휘로서 공부하는 일도 가능하겠지만, 사전적 정의는 그 가치
와 용도의 단편만을 전달해준다. 의미를 충분히 알 만한 동사라도 직접
사용할 때에는 틀렸다는 느낌을 주기도 한다. 이를 보여주는 좋은 예가
‘to meet’이라는 동사이다. 수많은 나라에서 미국으로 온 거의 모든 국제
학생들은 이 동사를 틀리게 사용한다. 대부분의 다른 언어에서 ‘to
meet’의 의미는 영어에서보다 훨씬 더 큰 범주를 포괄하기 때문이다. 영
어에서 ‘to meet’의 의미는 대단히 협소하다. 그 나머지를 해결하기 위해
서는 다른 동사들을 사용한다. 예를 들어, “I met my friends at the
party.”라고 말한다면, 이는 특별한 시간과 장소에서 모일 계획을 특별히
정해두었으며 만난 후에 함께 어딘가로 갔다는 의미이다. “I saw my
friends at the party.”라는 문장은 화자가 파티에 참석해 친구들과 여느
때처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의미이다. 위의 두 문장 모두 문법적으로는
맞지만 화자와 친구들 사이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완전히 다른 복
잡한 상황을 전달해준다.
동사에 다른 단어들을 결합하면 이 동사가 홀로 쓰였을 때와는 완전히
다른 의미를 전달하는 구(句)동사를 만들기도 한다. 특정 전치사와 부사가
동사의 의미를 바꾸어버리는 경우를 구구단처럼 암기할 수는 없는 노릇
이다. 여러 세대를 거치면서 개개의 원어민들이 여기저기에서 만들었으
므로, 이러한 의미의 변화는 매우 변덕스럽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로 인
해 동사의 의미가 바뀌는 방식을 어린아이들이 통달할 수 있다면, 여러분
에게도 가능한 일이다. 다만 규칙이 아니라 느낌으로 배워야 한다. 이러
한 동사들의 자연스런 사용법에 노출되어야 한다. 그러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많이 들어야 한다. 그런 다음 읽고 들은 내용을 자신의 글쓰기에 사
용해보려 노력해야 한다.
이 대목에서 베끼기의 문제가 대두된다. 연습을 위한 베끼기에는 상당
한 가치가 있다. 다른 작가의 문체를 진정으로 이해하기 위해 문단 전체
를 베껴 써보아도 좋다. 그러나 베끼는 연습은 하나의 공부 습관이지 쓰
기 습관은 아니다. 자신이 직접 쓰는 글에는 한 문장이나 심지어 한 구절
이라도 베껴 써서는 안 된다. 한 문장, 한 구절, 한 용법을 자신의 글쓰기
에 그대로 끼워 넣는 식의 베끼기는 별 가치가 없다. 이를 표절이라 한다.
표절은 도둑질로 간주되며 표절을 했다가 들키면 학교에서 추방당하게
된다.
새로운 단어와 표현을 자신의 글에서 사용해볼 방법은 미리 생각해보
는 것이다.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이 표현을 내 글의 어디에 사용할 수
있을까? 이 구조로 문장을 구축할 수 있나?” 그런 다음 직접 해보자. 새로
운 표현을 글 속에서 직접 사용할 방법을 찾으면, 그 정보로 이어진 뇌 속
의 경로를 만들어서 언젠가 그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길이 열리고 뇌에서
옳다고 느끼기 때문에 찾아내게 된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byzantine

The byzantine requirements of the visa office meant that just the application process
took six months to a year before a person could gather all the necessary documents.
영어에서 ‘to be’ 동사는 쓰임이 다양하다. 그러나 잘못 사용하거나,
지나치게 자주 사용하거나, 문장을 구축하기 위한 게으른 방법으로 사용
하면 글의 힘을 현저히 약화시킨다. 영어 문장의 곳곳에서 ‘to be’의 형태
를 발견하게 된다. 말하자면, 보통 사람들이 자주, 많이 사용한다는 뜻인
데, 많이 사용하는 것이라면 늘 그러하듯이 그 자체로 대단한 특징을 가
진 것은 아니다.
음식을 생각해보자. 거의 모든 음식에 소금이 들어가지만, 소금을 중심
으로 하여 양념을 만드는 일은 절대 없다. 소금을 전혀 넣지 않으면 맛이
없어진다. 그렇다고 소금을 너무 많이 넣으면 먹지 못할 음식이 되고 만
다. 지나친 것보다는 모자라는 편이 낫다. ‘to be’ 동사는 무엇과도 어울
리며 다른 동사의 보조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똑같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아무 데나 이 동사를 넣으면 글은 볼품없이 덩치만 커지고 힘이 약해
진다. ‘to be’를 사용한 좋은 예를 먼저 살펴보자. 그런 다음 국제 학생들
이 자주 저지르는 문법적 실수에 대해 다루겠다. 마지막으로 ‘to be’ 동사
의 유혹을 벗어나지 못해 미묘하지만 상당히 중요한 실수를 저지르는 경
우들을 설명할 생각이다.
‘to be’ 동사는 단문에 적합하다. 영어에서 이 단어는 연결동사에 해당
하며, 활동이 아니라 어떤 상태를 설명해주는 동사이다. 이 경우에는 ‘=’
기호와 같은 역할을 한다. ‘to be’ 동사를 사용한 단문을 수학으로 풀어보
면 완벽하게 이해가 간다. “The man is a doctor.”(그 사람은 의사이다.)

man=doctor 또는 A=B라는 뜻이다. 여기에서 B, 즉 ‘의사’를 ‘보어


(complement)’라고 하는데, 이 단어가 문장의 등식을 ‘완성(complete)’해주기
때문이다. doctor라는 단어는 어떤 것도 덧붙이거나 바꾸지 않는다.
A=B는 A=A와 같은 것이다. 등식의 양쪽은 동일하다. 이 때문에 동사
‘to be’는 형용사로 문장을 끝낼 수 있으며 문장을 완성하기 위해 명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수학과 달리 언어는 뜻을 이해시키기만 한다면 단어
를 반복할 필요가 없다. “Who will go to the store?”라고 물으면, “I
will.”이라는 대답이 가능하다. ‘go to the store’라는 구절을 반복할 필
요가 없다. 뜻이 통하기만 한다면 말이다. 수학에서는 이런 생략이 불가
능하지만 언어에서는 가능한 일이다. “Life is beautiful.”이라는 단순한
문장을 수학처럼 정확하게 쓰려면 “Beautiful life is beautiful life.”라
고 말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중복을 피하지 못하게 되며 언어에서 중복
은 결점으로 간주된다. “Life is beautiful.”만으로도 완벽하게 의미가 통
한다. 시인이라면 “Beautiful is life.”라고 쓰기도 한다. 이 문장 형태는
흔하지는 않지만 문법적으로 틀리지 않다.
이러한 이유로, ‘to be’(그리고 다른 연결동사들)를 동사로 사용한 문장은 불
완전 형용사로 끝날 수 있다. 불완전 형용사는 다른 종류의 문장에서는
절대 독립적으로 존속하지 못한다. 다른 동사들은 명사를 필요로 한다.
등호(=)는 그다지 흥미로운 것이 아니다. 그냥 ‘is’일 뿐이다. ‘to be’ 동
사는 사물을 정의하도록 도와주는 대단한 기능을 갖는다. 그러나 그 자체
로서는 어떤 것도 말해주지 않는다. 이렇듯 ‘to be’ 동사는 아이디어를 아
주 멀리 운반해줄 동력이 없다. 이를 위해서는 다른 동사들이 필요하다.
무엇을 정의하거나 설명하고 싶다면, 결코 ‘to be’ 동사를 사용하지 마라.
이 동사를 사용할 때는 문장을 짧게 만들라. 짧게 말하고 문장을 끝내라.
긴 문장을 쓰려 할 때 ‘to be’는 본동사의 역할을 해주지 못한다. 여러분
이 알려주려는 아이디어의 무게를 감당할 만한 더 강력한 다른 동사를 찾
아보아야 한다.
‘to be’는 조동사이기도 하다. 이 동사는 다른 동사들을 도와서 진행형
이나 수동형 같은 동사구를 만든다. 이때 ‘to be’의 어형은 변하며, 구문
내의 다른 동사가 본동사로 남아 주어를 서술어의 나머지 부분에 연결하
는 아이디어를 작동시킨다. 이러한 다른 형태들을 만드는 방법과 언제 사
용해야 하는지를 익혀야 한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amalgamate

The “Twilight” films amalgamate the two movie genres of horror and romance into a
single successful formula.
앞에서 설명한 대로 매우 특정한 목적으로 ‘to be’ 동사가 필요할 경
우 ― 단순한 정의나 설명, 진행 중인 행위, 대화에서 미래를 나타내고자
할 때, 어쩔 수 없이 수동태를 사용해야 할 때 ― 에는 얼마든지 맘 편하
게 사용해도 좋다. 하지만 그 밖의 모든 상황에서는 ‘to be’ 동사의 사용
을 피해야 한다. ‘to be’ 동사는 올바르게 사용될 때에도 약한 존재이다.
말을 할 때에는 최대한 ‘to be’ 동사를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네 가지
허용된 사용의 예 가운데 하나를 말해야 한다고 확신하지 않는다면 “I
am”으로 문장을 시작하지는 마라. 다른 일반동사를 사용하는 데 익숙해
져야 한다. 불규칙 동사를 사용하여 실수를 저질러보고, 어휘 사용에서
실수를 해보고, 태양 아래 가능한 모든 실수를 해보라. 그러면 “I was
want to ask a question.”, 심지어는 “I was wanting to ask a
question.” 같은 실수를 저지르지는 않는다.
글을 쓸 경우에는 초고를 작성할 때부터 ‘to be’ 동사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단 초고를 끝내면, 자세히 검토하고 모든 형태의 ‘to be’
동사를 찾아서 제거하는 방향으로 글을 바꾸어보라. 이러한 방법은 국제
학생들만이 아니라 글을 쓸 때 누구에게나 도움이 된다. 매우 높은 수준
의 작문 수업에서 미국 학생들을 가르칠 때, 나는 ‘to be’ 동사를 한 쪽당
세 번만 사용하도록 제한을 두었다. 그 정도가 적당하다. 꼭 세 번. 학생
들은 신음하는 소리를 냈지만, 이러한 나의 제한을 지킨 후에 학생들의
모든 글이 더 나아졌다. 여러분에게도 같은 효과를 발휘할 것이다.
‘to be’ 동사를 사용한 모든 예를 찾아보라. 그런 다음 ‘to be’ 동사를
사용하지 않고 같은 의미를 전달하려고 노력해보라. 주어를 바꾸어 수동
태를 없애보라. 해당 문장이나 절에서 행위를 설명하는 명사나 형용사를
찾아, 그 단어를 동사로 바꿔보라. ‘to be’ 동사를 자주 사용하는 예문을
아래에 실어놓았다. 두 번째로 무엇을 바꾸었는지를 설명해놓았으며, 마
지막으로 ‘to be’ 동사를 사용하지 않은 문장을 예로 들어놓았다. 이렇게
간단한 한 가지 변화만으로도 훨씬 더 나은 문장 구사가 가능하다는 사실
을 충분히 짐작하게 된다.

“to be” 동사를 자주 사용한 예


My best advice for you is to stay away from “to be” as much
as you can. It is boring because nothing is going on. It is a sign
of lazy thinking because your ideas are just explained instead of
acted.

“to be” 동사의 사용을 줄이는 방법을 보여준 예


My best advice for you is I advise you to stay away from “to
be” as much as you can. It is boring bores readers because
nothing is going on happens. It is a sign of shows lazy thinking
because your ideas are just explained you just explain your
ideas instead of acted making them happen.
“to be” 동사를 사용하지 않은 예
I advise you to stay away from “to be” as much as you can. It
bores readers because nothing happens. It shows lazy thinking
because you just explain your ideas instead of making them
happen.

마지막 문단이 어떻게 해서 훨씬 더 짧아졌는지 알겠는가? 첫 문단은


41개의 단어로 이루어졌다. 세 번째 문단은 35개 단어로 줄었다. 같은 내
용을 말하기 위해 거의 15퍼센트나 문단의 길이가 짧아졌다. 미국인들은
직접적이고 명료한 문장을 높이 평가한다. 다른 모든 내용이 똑같다면,
무엇인가를 말하기 위해 더 적은 단어를 사용할수록 그 효과는 더 좋아진
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sesquipedalian

When you use the word “sesquipedalian,” you become what the word defines.
다른 나라들의 학교에서는 영어를 어떻게 가르치는지 모르겠지만,

‘to be’로 시작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내가 가르친 많은 학생들은 처음에


‘to be’를 모든 문장의 본동사로 만들고자 했다. 이들은 “I am go to the
store.” 또는 “He was take the test.”처럼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학생
들이 이러한 문장을 만드는 방식은 어떤 면에서는 이해할 만한 일이다.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상상이 간다. 주어, 그 다음에는 적절한 형태의
‘to be’ 동사를 넣는다. 그런 다음 어휘를 찾는다. 먼저 동사. 그러고 나서
명사, 전치사. 학생들은 자신의 아이디어를 전달해주기를 바라는 일군의
단어를 만들어낸다. 애석하지만 이러한 사고방식은 버려야 하며, 기존의
사고방식을 버리기란 새로 배우는 것보다 두 배로 힘든 일이다.
내가 가르친 국제 학생들 가운데 실로 많은 학생들이 영어가 무엇인지
를 모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생긴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영어를 듣거나
읽지 않는다. 문법을 익힐 따름이다. ‘to be’는 처음부터 도처에 있으므
로, 이들은 ‘to be’가 가장 강력한 단어라고 배운다. 인간은 곤경이나 압
박을 느끼는 상황에 처하면 몸에 가장 깊이 밴 습관을 드러낸다. 이 때문
에 ‘to be’의 남용이 생긴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to be’를 배우지는 않는다. ‘to be’는 아이들이 원
하는 것을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아기는 쿠키가 달다는(IS
sweet) 사실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쿠키를 원할 뿐이며(WANT) 엄마가 쿠
키를 주기를(GIVE) 원할 따름이다. 아기들은 처음에 일반동사, 즉 행위를
나타내는 동사를 배운다. 그러한 동사들은 자신에게 필요한 대상을 얻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기들은 언어의 강력한 주어-동사-목적어 구조물 주
위에 언어에 대한 자신의 이해 내용을 구축한다. ‘to be’ 동사는 목적어를
가지지 않는다. ‘to be’ 동사의 양쪽에는 같은 것이 놓인다. ‘to be’ 동사
문장은 주어-동사-보어로 구성된다. A=A. 이 때문에 ‘to be’ 동사는 영
어에서 거의 모든 다른 동사들과 다르게 문장을 형성한다. 물론 ‘to be’
동사는 도처에 존재하지만, 색다른 존재이기도 하다. ‘to have’ 동사와
‘to do’ 동사, ‘to get’ 동사, ‘to go’ 동사처럼 보통의 타동사와 자동사를
먼저 배운 후에 ‘to be’ 동사를 배워야 한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serendipity

Something she overheard on the bus, by pure serendipity, turned out to be the
subject of her oral exam and she passed handsomely thanks to that bit of luck.
이미 알고 있겠지만, 영어에서 동사의 진행형은 ‘to be’를 동사의 현
재분사 혹은 -ing 형태와 연결하여 만들어진다. 진행형은 발생하고 있는
일의 진행 상태에 특별히 초점을 두고자 할 때에 진행되는 행위를 가리킨
다. 진행형은 매우 한정적이고 협소하게 사용된다. 다른 많은 유럽어들은
진행형을 자주 사용하지만, 영어에서는 현재진행형을 특별한 경우에 드
물게 사용한다.
영어 사용자들은 완벽할 만큼 타당한 동사 형태를 낭비하고 싶지 않았
기 때문에 미래시제를 나타내기 위해 형식적인 will+동사원형 대신에 현
재진행형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I am going to do
something later.” 같은 구문으로 시작했을 테지만, 지금은 “I am
doing something later.”라는 표현을 자주 듣는다. 원한다면 지금도
‘going to’를 사용할 수 있겠지만, 이제 내가 아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미
래시제를 표현하기 위해 본동사의 현재진행형을 사용한다. 필요하다면
‘tomorrow’나 ‘after Christmas’ 같은 구체적인 시간을 같이 표시하고
는 한다. 말을 할 때에는, 약속을 정하거나 다른 사람의 의심이나 반대를
물리쳐야 할 경우 미래를 나타내기 위해 반드시 ‘will’을 사용해야 한다.
글을 쓸 때에는 미래를 나타내려고 할 경우에 항상 ‘will’을 사용해야 한
다. 비형식적인 글에서는 ‘to be going to’를 온전히 사용해도 괜찮겠지
만 말이다.(이메일이나 휴대전화 문자에서는 “gonna”처럼 더 줄여서 사용하기도 한다.)
‘to be’를 동사의 과거분사(-ed)와 함께 사용하면 수동태가 된다. 수동
태는 영어에서 거의 모든 서술 문장을 쓰기 위한 부차적인 방법이다.
“John kissed Mary.”와 “Mary was kissed by John.”은 정확히 같은
내용을 말해준다. 이 두 문장에서 존은 행위를 하는 사람이고 메리는 그
행위의 수여자이다. 중립적인 상황에서는 동사의 행위를 하는 행위자 ―
이 경우에는 존 ― 가 문장의 주어 위치를 차지하도록 능동형 문장을 써
야 한다. 그러나 때로는 메리에 대해 무엇인가를 말해주고 싶을 때가 있
다. 메리는 글을 쓰는 이가 말하고 싶어 하는 주제이기 때문이다. 그 경우
그리고 그 경우에만, 메리를 주어로 만들고 문장의 나머지 요소들을 재배
열하여 수동태를 구성하는 것이 좋다. 메리는 동사의 행위를 한 것이 아
니며 수동적으로 동사의 행위가 자신에게 일어나도록 해준 셈이기 때문
이다.
수동태는 어떤 행동의 결과를 알고 있지만 그 원인을 모를 때에 큰 도
움이 된다. 동사의 행위를 행한 주어를 모르기 때문에 그 주어로 문장을
시작할 수가 없을 때에 말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통상적으로 문장의 목적
어가 될 명사를 주어로 만들면 동사는 수동태가 된다. “I was bored.” 혹
은 “I was robbed.”라고 말할 때 이미 이러한 문장 구조를 사용하는 셈
이다. 특별히 말하는 화자를 따분하게 만드는 요소가 없다던가, 누가 자
신에게서 금품을 빼앗아갔는지 모르지만 그 결과는 아는 상황이다. 수동
태를 사용하면 누가 또는 무엇이 해당 결과를 낳는 행위를 했는지에 대해
완전한 정보를 갖지 못했더라도 이에 대해 말할 수 있다.
학생들은 능동태와 수동태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I’m
bored.”와 “I’m boring.”을 구분없이 섞어 쓰기도 한다. ‘-ing’ 형은 주
어가 동사의 일이 일어나도록 만든다는 의미임을 기억해야 한다. “-ed”
형은 주어가 동사의 행위를 받는다는 뜻이다. “I’m boring.” 혹은 “I’m
interesting.”은 말하는 사람이 따분하게 만들거나 흥미롭게 만든다는 의
미이다. “I’m bored.” 혹은 “I’m interested.”는 무엇인가가 말하는 사람
을 따분하게 만들거나 흥미롭게 만든다는 뜻이다. 잠시만 생각해보아도
그 차이는 간단하고도 자연스러워 보인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carapace

The hardest enemies to defeat in the computer game are the giant bugs whose
adamantine carapace is immune to physical attack, and can only be beaten by high
level magic spells.
영어는 다른 많은 언어들처럼 미묘한 차이를 전달하기 위해 복잡한
구조를 사용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경우 성별이나 인칭, 격(格)과 같은 많
은 일반적인 언어적 표시가 부족하다. 영어는 관계들을 확립하기 위해 엄
격한 단어 순서 구조에 의존한다. 이러한 구조 덕분에 언어의 단순한 조
각들을 레고 장난감 블록처럼 조립할 수 있다. 레고처럼 간단한 구조를
통해 한 번에 하나씩 이용하여 엄청나게 복잡한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
다.
여러 생각을 하나의 실에 꿴다는 이러한 개념은 실제로 가장 기초적인
영어 수준에서 시작된다. 알파벳은 단어의 소리를 한 번에 한 가지씩 만
들어준다. 어근과 접두사, 접미사가 결합되면 점점 더 복잡하고 미묘한
어감의 단어들을 만들어낸다. 단어는 무리를 지어 구를 만들고 구는 영어
가 생각을 구축하기 위해 사용하는 주어-동사-목적어 논리의 구멍에 맞
춰진다.
주어는 동사를 취한다. 동사는 술어를 앞에서 이끈다. 그 동사가 그 다
음에 무엇이 올지를 결정한다. 동사가 “He talked.”처럼 전달하려는 생
각을 완성할 경우, 이 문장은 “닫혔다”고 할 수 있다. ‘to talk’ 동사는 일
반적으로 목적어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단어들을 위한 열린 구멍이
없다. 어떤 동사들은 목적어를 취하며 목적어를 넣어야만 문장이 완성된
다. “I have a dog.”처럼. 이 문장은 ‘dog’이라는 목적어를 넣어야 ‘닫힌
다.’ 이 문장에서 여러분이 말을 하고 있는 화자나 목적어인 개에 대해 더
말하고 싶다고 해서 간단히 더 많은 단어를 덧붙이기만 하면 되는 것이
아니다. 정보를 덧붙이려면 때로는 다른 동사 형태로 문장을 열 수 있다.
“I have a dog to guard my house.” 각각의 동사는 더 많은 단어로 채
울 목적어를 위한 구멍이 있는지의 여부를 결정한다.
모든 동사 뒤에 더 많은 동사 형태를 덧붙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He talked.”는 그러한 덧붙임을 허용하지 않는다. 일단 모든 동사
구멍이 채워지면, 문장은 ‘닫힌다’. 특정 종류의 연결어, 즉 “요철”을 가진
단어를 사용해야 한다. 마치 레고 블록이 기존의 구조에 딸깍 들어맞아
다른 조각을 덧붙이게 해주는 요철을 갖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전치사는 작은 연결 장치의 역할을 한다. 다음 문장을 보자. “He
talked to his friend.” 전치사는 하나의 명사구를 주어나 동사, 이 경우
에는 친구와 관계를 맺어준다. 일단 전치사의 명사 목적어를 언급하면,
그 문장은 다시 ‘닫힌다’. 이 구조를 다른 연결 장치로 ‘열기’ 전까지는 단
어를 덧붙일 수 없다. 한 번에 하나의 전치사구로 일련의 정보를 덧붙일
수 있다. “He talked to his friend on the phone after school.”
‘닫힌’ 문장에 더 복잡한 아이디어를 덧붙이고 싶다면, 하나의 전치사
로는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이럴 때에는 접속사를 사용해야 한다. 등위
접속사를 사용하면, 자체적으로 문장이 완성되는 절들을 연결하여 하나
의 생각으로 결합하고자 한다는 의미이다. “He talked but he did not
listen.” 종속접속사를 사용하면 중심 절에 의존하는 절을 덧붙여 아이디
어를 완성할 수도 있다. “He talked because he was angry.”
이러한 모든 조각들이 어떻게 들어맞는지를 이해하면, 이렇듯 매우 간
단한 모든 블록을 사용하여 원하는 만큼의 큰 문장을 만들 수 있다. “He
talked to his friend on the phone after school but he did not
listen because he was angry.” 영어를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문장들을
쪼개어 읽는 데 도움이 되며, 이는 보다 쉽게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일련의 간단한 단계에 따라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을 보여주기 때문에, 글
을 쓰는 데도 도움이 된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disingenuous

Her disingenuous innocent look didn’t fool me because I had overheard her planning
revenge an hour before the accident happened.
어떠한 단어도 홀로 의미를 나타내지는 못한다. 한 단어로 이루어진
“Stop.” 같은 문장도 하나의 아이디어로 존재하지는 못한다. 주어인
‘you’가 암시되어 있는 것이다. 게다가 이 단어는 대문자로 시작하여, 영
어 문장 구조로부터 생기는 충족의 개념을 덧붙이며 온점으로 끝난다.
단어들은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인류로부터 완
전히 독립하여 홀로 살아가는 인간을 생각할 수 있겠는가? 은둔자라면 스
스로 옷을 지어 입고, 스스로 먹거리를 사냥하고, 야생동물들과 함께 잠
을 자며 다른 인간들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않고 살 수 있다고 상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은둔자라 할지라도 불을 사용하며, 그렇기 때문에 수백
만 년 전 불을 발견한 인류의 한 일원으로서 그러한 편리함에 대해 빚을
진 셈이다. 어느 시인의 표현처럼, “우리는 아무도 섬처럼 고립되어 혼자
살 수 없다”. 이처럼 단어는 단어를 이용하여 아이디어를 만들어내는 언
어와의 관계 속에서만 중요해진다.
단어들이 맺는 관계의 가장 작은 단위는 구( 句 )이다. 구는 하나의 사고
단위를 형성하는 단어 모둠이다. 가장 일반적인 형태는 명사구, 동사구,
전치사구이다. 하나의 구에서 모든 단어는 단 하나의 ‘의미’와 관련을 맺
는다.
명사구는 하나의 명사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명사 ‘car’는 하나의 물건
이며, ‘a blue car’나 ‘an old, beat-up, blue, four-door car’도 마찬
가지이다. 아무리 많은 단어를 사용하더라도, 구는 모두 하나의 개념을
표현한다. 동사구도 마찬가지이다. ‘to talk’는 단순 현재형(talk/talks)에서
부터 미래 완료형(will have been talking)에 이르기까지 여러 형태를 지닌 동
사이며, 이 모든 형태는 하나의 동사 개념을 표현한다.
전치사구는 약간 다르다. 전치사구가 나타내는 생각은 명사구와 동사
구처럼 간단하지가 않은데, 전치사구는 내부에 명사구를 포함한 구이다.
전치사구는 어떤 두 가지의 관계를 지어주는 역할을 하며, 그러기 위해서
는 전치사와 이 전치사의 대상이 필요하다. 생각을 완성하려면 전치사는
대상이 필요하다. ‘head first(핵선행)’ 구조를 사용하는 영어에서는 전치사
가 먼저 오고 목적어가 나중에 와서 명사구의 형태를 취한다. 영어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단어 가운데 일부는 전치사 of, to, on, for, in,
by 등이다. 전치사구는 삽입된 명사구를 통해 어떤 관계를 표현하기 때문
에 진정한 소통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구는 하나의 생각 단위라고 할 수 있는데, 원어민들은 구를 개별적인
일련의 단어가 아니라 전체로서 처리한다. 책을 읽을 때 단어보다는 구를
파악하려 해야 한다. 개별적인 어휘 목록을 배우는 대신 전체 구를 함께
읽는 법을 배워야 한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매우 평범하기 때문에 사람들
은 어떤 아이디어를 문장 속에 표현하고자 할 때마다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지 않고 오히려 전체 구를 끌어다 적절한 곳에서 사용한다. 이렇게 하
는 편이 언어 능력을 개발하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인 방법이다. 더 큰 단위
로 생각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자갈이 아니라 벽돌로 담을 쌓는 것
과 같다. 그러므로 구를 하나의 단위로서 어휘처럼 배우고 나서, 말을 하
고 글을 쓸 때 그러한 단위를 사용하기 시작한다면, 여러분의 언어는 급
속히 발전할 것이다.
잇달아 두세 개의 단어를 연결하여 쓴다고 해서 어법 이해의 효과가 금
방 나타나기 시작하지는 않는다. 어법은 앞뒤의 관계를 고려하여 구를 배
치하는 방법에 적용되는 것이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dichotomy

The extreme dichotomy in the private US health system means the best care in the
world for some and the worst for others.
구 단위로 표현하는 방법을 배우면, 그 다음에는 ‘절’이라는 단계로
진입할 수 있다. 하나의 절을 완성하기 위한 최소 조건은 주어와 술어, 기
본적으로 명사구와 동사구이다. 절은 당연히 더 길어질 수도 있지만, 절
안에 식별 가능한 주어를 직접 언급하거나 암시하지 않고 그 주어와 직접
연관된 동사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아직 인간의 언어가 아닌 앵무새의 언
어를 사용하는 나라에 있는 셈이다.
주어-동사 관계는 역동적이다. 글쓰기를 다루는 장에서 튼튼한 문장을
구성하는 방법에 대해 언급하겠지만, 먼저 그것이 무엇인지부터 제대로
이해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절이 무엇인지부터 시작해야 한다. 절은
어떤 것들이 세상과 어떻게 조화되어 어떤 일들이 일어나게 만드는지를
들려준다. 절은 주어를 취하며 그 주어가 무엇인지를 설명하거나 그 주어
가 야기하는 변화들을 설명해준다.
절은 하나의 문장이 될 수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절이 하나의
문장 역할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그 절이 완전한 아이디어를 표현하고
있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런 점 때문에 국제 학생들은 큰 어려
움을 겪는 것 같다. 완전한 하나의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려면 자신이 사용하는 단어가 무엇을 말하는지 이해해야 한다. 그동안
원어민이 말하고 쓰는 영어의 자연스런 상태에 노출되지 않았다면, 이에
대해 아무런 느낌이 없을 것이다.
구는 절을 짓기 위한 벽돌 같은 것이다. 절은 복잡한 생각을 짓기 위한
벽돌이다. 모든 문장은 최소 하나의 독립 절을 갖고 있어야 한다. 홀로 독
립하거나 등 뒤에 다른 절을 달고 다닐 수 있는 독립적인 절을 짓는 방법
을 알아야 한다. 그러니 의존적인 절, 즉 독립적인 절에 ‘의존’하는 절들
을 함께 묶는 방법도 익혀야 한다. 주어의 행위가 또 다른 주어의 행위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복잡한 생각을 나누고 싶을 때가 있을 것이기 때문
이다. “I was angry. You were late.”를 예로 들어보자. 이 두 문장에는
관련이 있거나 없을 수 있는 두 개의 다른 행위를 나타내는 두 개의 주어
가 있다. 그러나 만약 내가 “I was angry because you were late.”라고
말한다면, 여기에서 두 개의 절은 상호작용을 하여 나와 너 사이에 단 하
나의 역동적인 관계를 들려준다.
많은 학생들이 이 관계를 잘 이해하지 못하며, 그렇기 때문에 화가 난
나에게서 지각을 한 너에게로 생각을 옮길 수 있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
주어의 변화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에 길을 잃는 것이다. 이들에게 주어와
동사는 분리되어 있으며 서로 결혼한 상태가 아니다. 나는 영어가 서툰
학생들에게 모든 것을 가장 단순한 문장으로 말하라고 주문한다. 모든 생
각을 짧고 단순한 독립 절로 나누어, “I was angry. You were late.”처
럼 표현하면, ‘and’, ‘but’, ‘because”, ‘when’ 같은 접속사를 사용하여
독립 절로 구성된 문장들을 한데 묶어 길을 잃지 않고도 복잡한 생각의
그물을 지을 수 있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obsequious

Charles Dickens created a character of true evil in Uriah Heep, whose humble,
obsequious manner hid his greedy, ambitious plotting.
국제 학생들이 완전히 익히기가 가장 어려운 영어 구성의 측면 가운
데 하나가 구동사에 관한 것이다. 구동사라는 말이 암시하듯이, 구동사는
일종의 동사구이다. 영어는 하나 이상의 단어로 동사를 만들어낼 수 있다
는 점에서 독특하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부정사는 다른 모든 유럽어
들처럼 단순히 어근에 연결된 표시물을 갖고 있는 것만이 아니다. 부정사
는 두 단어 구조를 갖고 있어서 어근이나 원형에 ‘to’를 덧붙인다. 이는
원어민에게도 혼란을 야기한다. 나는 어려서 사전 사용법을 배울 때, ‘to
be’ 동사가 왜 첫 번째 부분인 ‘T’가 아니라 두 번째 부분인 ‘be’를 나타
내는 ‘B’ 아래에 들어 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부정사와 같은 구동사는 두 개의 단어를 나란히 놓아서 하나의 개념을
만들어낸다. 예를 들어, ‘to go’ 동사는 한 장소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한
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구동사 ‘to go out’은 ‘to date(데이트를 하다)’를 의
미한다. 이러한 용법은 영어라는 언어 혈통의 게르만어 측면에서 유래하
며 대부분의 경우에는 아카데미아에서 사용되는 라틴어에서 비롯된 긴
단어보다 더 짧고 더 불규칙적인 북유럽어에서 유래된 단어에 적용된다.
국제 학생들에게 야기하는 문제는 학교에서 논문을 쓰기 위해 구동사가
필요하다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의 글쓰기는 영어의 라틴어적 측면을
선호한다. 그러나 미국인들이 일상적으로 쓰는 말에는, 형식적인 강의에
조차, 융통성이 있고 매우 유연하다는 이유로 이러한 구성들이 넘친다.
하지만 구동사의 사용은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기도 한데, 특히 구동사가
관용적 의미를 전달할 때에는 더욱 그러하다.
때로 구동사는 본동사와 전치사 또는 부사의 일반적인 의미에 가깝기
때문에 이해하기가 쉽다. “He went out the door.”는 일반적인 전치사
사용의 예이며, 그래서 누군가가 “He went out.”이라고 말하면 쉽게 이
해할 수 있다. 하지만 관용적인 구동사의 의미를 가려내기 위해서는 상상
력의 도약이 필요하다. “They went out together for a year.”가 1년
동안 데이트를 했다는 의미를 나타내는 것처럼 말이다.
그렇다고 구동사의 의미가 전적으로 무작위적이라는 뜻은 아니다. 도
움을 얻을 만한 문맥이 있고 창의적인 상상력이 있지 않은가. ‘to get’ 동
사는 얻다, 획득하다, 받다의 뜻이다. “I got a present for my
birthday.” “He got an “A” on his test.” 그러나 만일 “Even after
three years, he could not get over the death of his wife.”라고 말
한다면, 분명히 아내의 죽음으로 무엇인가 이득을 얻었다는 의미는 아니
다. 이 문장을 읽는 사람은 아내의 죽음과 관련하여 그에게 좋은 일이 생
기지는 않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게다가 만일 내가 톰 행크스가 주연
을 맡았던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의 등장인물에 대해 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면 훨씬 큰 도움이 된다. 그 영화를 본 사람들은 아내가 죽고 3
년이 지났는데도 그가 아내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
을 안다. 그러면 ‘did not get over’라는 표현은 그가 3년이 지난 후에도
슬픔을 잊어버릴 방법을 찾지 못했다는 의미임을 생각해내게 된다. 편안
한 상태에서 원어민의 말에 귀를 기울이면, 각 단어의 의미 대신에 마음
속으로 대화의 아이디어를 붙들 수 있다. 대화에 마음을 기울이면 어휘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이 아니라 이해하지 못하는 사소한 것들을 버리고
문맥의 신호들을 통해 아이디어에서 아이디어로 이동할 수 있다.
문맥이 큰 도움을 주지 못할 때에도 이 방법은 도움이 된다. 만일 내가
“The pool took up my whole back yard.”라고 말한다면, 여러분은
당장에 뭔가 관용적인 표현이라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는 taking a
trip, taking money from a wallet, taking a car to the mechanic
처럼 take와 관련된 어떠한 행위와도 관련이 없다. ‘taking’은 주어가 다
른 무엇인가를 적극적으로 이동하는 것과 관계가 있다. 그러므로 “The
pool takes…”까지 듣는 순간 가능한 여러 관용표현에 마음을 열어야 한
다. 그러면 ‘takes up’은 가볍게 지나치고 문장 속의 수영장이 전체 뜰과
관련이 있다고 느낄 것이다. 거기서부터 이 문장은 수영장이 아주 커서
우리 집의 뒤뜰 전체를 채울 정도의 의미라는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접두사와 접미사처럼, 구전치사와 구부사는 각각 동사를 바꾸는 방법
을 암시한다. 대부분의 원어민들은 처음 듣는 표현이라도 매우 관용적인
구동사의 의미를 파악한다. 여러분도 특정 전치사와 부사가 그 의미를 바
꾸는 양식을 찾다 보면 융통성 있게 그 의미를 파악하게 될 것이다. 전치
사나 부사는 그 의미의 최소 50퍼센트를 차지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다음
의 문장들을 읽어보자.

She got out her credit card.


He took out the enemy.
They fell out over a beautiful girl and never spoke again.
They stood out from the crowd because they were so loud.
위의 문장들에서 ‘out’은 물리적으로 바깥쪽으로 움직이거나 감정적으
로 무엇인가를 보통의 위치에서 멀어지게 한다는 느낌을 전해준다. 위의
문장들을 다음의 문장들과 비교해보라.

She got in to the school.


He took in the information.
They fell in and began to work.
He stood in for his friend who could not make it that day.

여기에서 ‘in’은 동사를 내부 혹은 내포하는 의미로 바꾸어준다.


‘in’이 ‘내부의’ 느낌을 끌어내는 반면 ‘out’은 ‘더 큰’의 느낌을 전달해
준다. 충분히 듣다 보면, 결국 ‘out’이나 ‘in’ 혹은 어떠한 불변화사(구동사
를 이루는 부사나 전치사)가 동사에 가져오는 변화를 이해하기 시작할 것이다.
구동사들을 여러분 스스로 사용할 수 있으려면 먼저 원어민이 사용하는
구동사를 반복해서 들어야 할 테지만, 융통성을 발휘한다면 거의 즉시 구
동사들을 이해할 수도 있다.

재미로 배우는 어려운 단어(문맥 속에서 뜻 헤아리기) : gargantuan

American SUVs have gone beyond big to positively gargantuan in size.


보너스 정보 3인칭 단수에는 -s가 붙는다

말에는 화자가 필요하다. 언어에서 말하는 화자를 1인칭이라고 한다. 화자가 공중에 대고 말
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 말을 듣는 누군가가 있다. 이 사람이 2인칭이다. 화자가 청자에게
당사자인 두 사람 이외에 다른 누군가나 다른 무엇에 대해 들려줄 경우도 있다. 화자와 청자
가 아닌 다른 모든 것은 3인칭에 속한다.(당연히 3인칭이면서 사람이 아닌 경우도 많다.)
1인칭과 2인칭, 3인칭은 화자와 관련하여 문장의 주어를 가리킨다. 그 주어는 단수이거나 복
수이다. 많은 언어가 동사의 형태에 수와 인칭을 반영한다. 이러한 언어를 배우는 일은 모든
시제와 태, 법으로 된 6겹의 활용을 암기하는 일과 관련이 있다(단수형과 복수형의 세 가지
인칭). 이와 대조적으로 영어는 간단하다. 3인칭 단수 현재 시제와 두 가지 가장 흔한 조동사
― “to be” 동사와 “to have” 동사 ― 를 제외하고, 영어의 동사는 다른 언어들에 나타나는
복잡한 활용을 무시한다. 모든 형태가 똑같다.
영어는 3인칭 현재 단수에만 -s(때에 따라서는 -es)를 동사 끝에 덧붙인다. 3인칭 복수는 끝
에 -s를 붙이지 않는다. 이러한 원칙이 혼란을 가져오는 부분이 명사이다. 영어의 명사는 이
와 정반대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복수를 만들 때에는 -s를 덧붙이지만 단수형에는 -s가 붙지
않는다. 혼동하지 말기 바란다. ‘s’가 원래부터 문장에 속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만일 주
어에 -s가 붙었으면 동사에는 덧붙여지지 않는다. 그러나 주어에 -s가 붙지 않았으면 동사에
는 -s를 붙여야 한다. 복수인데도 -s가 붙지 않는 몇 가지 불규칙 명사가 있긴 하지만, 이들은
하나같이 매우 일반적인 단어라서 복수에 해당한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리게 된다. 자신이 써
놓은 글을 보고 주어-동사 일치를 확인할 때에는 깊이 생각할 필요가 없다. -s만 확인하면 된
다. -s가 최소한 하나는 있어야 한다. 아니 하나만 있어야 한다.
영어의 문자는 소리를 나타낸다. 영어의 표기 형식은 그리스어와 라
틴어의 결합에서 비롯되었다. ‘alphabet’이라는 단어는 실제로 그리스어
의 첫 두 문자인 ‘알파(alpha)와 베타(beta)’로 만들어진 단어일 뿐이다. 소
리를 나타내는 표음문자의 개념은 중동에서 비롯되었다. 페니키아 문자
는 모두 자음자였다. 그리스인들은 페니키아 문자 가운데 다섯 개의 문자
를 활용하여 모음을 나타냈다. 로마인들은 그리스를 정복했을 때 그리스
문자의 소리와 표기 형식 ―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 을 취했으며, 이 소
리를 라틴어 알파벳 표기의 자체적인 지역적 스타일에 가미했다. 그 알파
벳이 읽기를 배우는 첫 단계인 ABC 등의 기초이다.
그런데 이 주제가 이 책의 읽기 부분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아
챘는지 모르겠다. 말하기 부분에 들어 있으니 말이다. 알파벳은 영어의
소리와 연결되어 있다. 문자는 음성언어를 따른다. 소리와 표기 사이의
관계를 어떻게 이해하느냐의 문제는 우리가 자신의 언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영향을 준다.
철자 쓰기는 개별적인 글자들을 배우는 과정이 아니다. 글자들은 예상
가능한 양식으로 무리를 짓는다. 어떤 무리의 글자들은 영어에만 나타나
지는 않는다. 이러한 글자 무리들을 알면 읽기와 말하기, 쓰기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림문자를 표기에 사용하는 언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라면, 암기
에 능숙하여 각각의 단어를 개별적인 그림문자로 암기하겠다고 생각할지
도 모르겠다. 이는 끔찍한 실수이며 이로 인해 불리한 입장에 처하게 될
지도 모른다. 영어는 그림문자의 장점들을 활용한다. 다리가 강한 사람이
라고 해서 테니스공을 발로 치려고 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한 다리는 달
리기에 도움이 되기도 하겠지만, 공을 치는 활동은 팔을 이용하여 해야
한다. 영어에서는 글자를 소리에 연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러면 새
로운 단어를 읽을 때 그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알게 된다. 원어
민들은 5학년 무렵부터 이 방법을 통해 어휘를 획득하며 여러분도 이 방
법을 따라야 한다.
아이들에게 쓰기를 가르치는 가장 대중적인 방법은 ‘발음 중심 어학 교
수법’, 즉 파닉스(phonics)를 통한 방법이다. 파닉스는 소리를 통해 쓰기를
가르친다. 철자-소리의 관계에 관한 기본 규칙들을 가르치며 어근에 따라
단어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가르쳐준다. 게다가 파닉스를 통해 영어는 97
퍼센트 가량 해독이 가능하다. 또한 학생들은 읽기를 통해 익숙하지 않은
단어들을 배우는 기술을 익힌다. 이들은 단어를 익히면 어떤 소리가 날지
를 안다. 파닉스는 읽기가 음성언어와 문자언어를 익히기 위한 현실에 준
비하도록 도와준다.
파닉스를 연습할 만한 많은 인터넷 사이트가 있다. 대부분은 어린아이
들을 위한 사이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알파벳으로
시작하여 차례차례 과정을 밟아나가라. 낯선 단어를 소리 내어보고 올바
르게 발음했는지 확인할 때까지 계속하라. 파닉스 사이트가 여러분의 영
어 수준과 비교하여 충분히 어려운 단어들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면, 사용
자에게 단어를 발음해주는 다른 웹사이트를 찾아보라. 영어 학습의 확고
한 기반을 다지는 한 방법으로서 이 작업을 계속해보라.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She sells seashells by the seashore.


(세 번 반복한다.)
국제 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한 첫해에 학생들에게 다섯 개의 모음을
대보라고 했다가 충격을 받은 일이 있다. 학생들은 내가 무슨 말을 하는
지도 몰랐다. 이 학생들은 나름의 ABC를 알았으며 알파벳 노래를 부를
줄도 알았다. 그러나 글자는 알았지만 영어가 그 글자들을 어떻게 사용하
는지에 대해서는 전혀 이해가 없었다.
알파벳은 26개의 글자로 구성되었다. 20개는 자음이고 5개는 모음이
다. 나머지 한 글자 Y는 자음으로도 모음으로도 사용이 가능하다. 내 방
식으로 설명해보자면, 자음은 공기를 막으며 모음은 공기의 모양을 만든
다고 하겠다. 이런 이유로, 자음은 모음보다 더 정밀하다. 어떤 식으로든
공기를 막으면 자음 소리를 낸다. 그러나 공기의 모양을 만드는 일이 더
어렵다. 기타와 바이올린의 차이 같은 걸로 생각해보라. 기타의 목부분에
는 프렛이라는 쇠막대가 장착되었으며 바이올린에는 이것이 없다. 기타
로 음표를 연주할 때, 정확한 프렛 위에서 현을 내리누르면 정확한 음을
낸다.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에는 정확한 음을 느껴야 한다. 음을 만들어
내는 장소는 더 모호하며 소리가 너무 높거나 낮을 수 있다. 모음은 정확
하게 발음하기가 더 어렵지만 매우 중요하다.
모음의 중요성은 단어의 부분들, 즉 음절과 관련이 있다. 단어는 글자
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다. 단어는 음절들로 구성되었다. ‘teacher’라는
단어는 ‘tea’와 ‘cher’라는 두 개의 음절로 구성되었다. 영어에서 음절은
대부분 중심 혹은 핵심으로서 하나의 모음을 가지고 있다.
음절에서 중요한 열쇠는 모음이다. 개별 모음 소리를 가졌다면, 개별
음절을 가진 셈이다. ‘teacher’에서 ‘ea’는 하나의 모음 소리를 만들어내
며 한 음절의 핵심만큼이나 중요하다. ‘nucleus’라는 단어의 끝은 ‘e’와
‘u’ 두 개를 분리해서 발음하기 때문에 두 개의 음절을 만들어낸다. 음절
은 단어의 기본적인 건축 벽돌이다.
음절은 발음의 중심이기도 하다. 우리는 말을 할 때 개별 단어들을 들
려주려고 하지는 않는다. 단어들에 주의를 기울여 듣다보면 무슨 말인지
알아듣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현실에서 영어를 말할 때에는 한 단어의
끝에 위치한 자음들을 그 다음 단어의 시작 부분에 있는 자음들과 섞어서
한 줄로 연결된 소리들로 만든다. 각 음절의 중심에 있는 모음을 귀 기울
여 듣고 자음들이 모음들 사이의 다리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이해해야 한
다.
이는 어떤 효과가 있을까? “His friend told him something.”이라는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만일 개별 단어들에 주의를 기울여 듣는다면, 무
슨 뜻인지 알아듣지 못하고 헤맬 것이다. 말이란 글로 쓰인 문자와는 다
르기 때문이다. 이것을 우리가 실제로 말하는 것처럼 더 나눈다면, 이 문
장은 다음과 더 비슷해 보인다. “Hi sfrie ndto ldhi mso mething.” 이
로써 말하는 방법을 알아내기란 불가능한데 영어의 불규칙적인 철자 때
문이다. 불필요한 문자들과 소리들을 제거한다면, “Hi sfre nto ldhi
mso mthing.”로 끝날 것이다. 이 문장을 읽기란 말이 안 되는 일이지만,
빈칸마다 멈추면서 천천히 말한다면, 좀 더 미국식으로 소리 내게 된다.
이런 식으로 점점 빠르게 말하는 연습을 하여 속도가 매우 빨라져서 자신
이 하는 말을 여러분 스스로는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 할지라도, 원어민들
은 여러분이 무슨 말을 하는지 쉽게 이해하리라고 장담한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운문 형식으로 쓰였을 때에는 각 행마다 같은 수의 박자를 지켜야 한다. 아래의 예에는 행마다 6개
의 박자가 있다.

Peter Piper picked a peck of pickled peppers.


A peck of pickled peppers Peter Piper picked.
If Peter Piper picked a peck of pickled peppers,
Where’s the peck of pickled peppers Peter Piper picked?
모음과 자음의 소리가 순수하게 제자리를 고수하는 일은 드물다. 이
둘은 서로에게 영향을 준다. 모음은 모양이 만들어진 공기이고 자음은 차
단된 공기라고 했던 말을 떠올려보자. 자음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매우
분명한 소리를 내야 한다. ‘p’와 ‘l’ 사이의 중간에 해당하는 소리를 낼 방
법은 없다. ‘help’와 ‘please’에서처럼 소리의 순서를 정할 수는 있지만,
모음에서 가능한 방법으로 이 두 자음 사이의 어느 곳에 존재하는 어떤
소리를 말할 수는 없다. 모음은 매우 느슨하다. ‘yeah’와 ‘wow’에 들어
있는 모든 소리는 실제의 영어 말하기에서 사용된다. ‘순수한’ 소리들이
나누어지는 스펙트럼을 따라 배열된 특정한 장소에 불과한 것이 아니다.
왜 그것들은 변하는가? 모음은 자음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자음이 입의 앞쪽에서 발음될 경우, 그 자음의 위치에서 해당 모음을 말
하기 시작해야 한다. 이는 그 소리에 영향을 준다. 이 모음 뒤에 자음이
올 경우, 목소리는 그 모음을 계속 말하며 그 사이 입은 그 자음도 말하기
위한 위치로 들어간다. 다시 말해, 그 모음 소리는 여러분이 그렇게 함에
따라 변한다.
모음은 대체로 보다 지속적이고 의미 있는 자음 소리들을 함께 연결하
는 방법이다. 고대 로마인들은 돌에 글을 적을 때 대부분의 경우 모음을
생략해버리곤 했으나, 사람들은 무엇이 쓰였는지 알아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영어 사용 원어민들과 많은 비원어민들도 “my frnd s
comng tomrrw”가 “my friend is coming tomorrow.”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다. ‘it’s’나 ‘don’t’처럼 모든 보통의 축소형을 생각
해보면 모음이 자음만큼 의미를 나타내는 데 기본적인 요소가 아니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는 강세가 들어가지 않은 모음은 약모음화인 슈와(shwa) 소리 / /에
합쳐지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모음은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 모음은 음절 위치 표시물이다. 그것이 전부다. 여
러분은 미국인들의 방식으로 모음을 말하고 듣는 방법을 익히는데 초점
을 두어야 한다. 종이에 써놓은 글에서는 단어의 전체가 중요하지만 말하
기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자음 모둠과 강세가 들어간 모음은 더
긴 단어를 이해하도록 해준다. 짧은 단어는 강세가 들어간 많은 모음을
포함하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대학
은 어려운 단어들로 가득하며 아무도 모든 모음을 주의깊게 발음하지는
않는다. “The Constitution enumerates the rights and
responsibilities of citizens.”는 “th consttushn numrats th rits nd
rsponsblities f citzns.”처럼 들린다.
만일 여러분이 ‘어휴, 적어도 자음을 익히면 내가 무엇을 듣는지는 확
실히 알겠구나.’라고 생각한다면, 나쁜 소식이 기다리고 있다. 자음도 변
한다. 많이는 아니지만, 변한다. 자음은 모음과 주변의 다른 자음의 영향
을 받는다. 만일 문법책에 적힌 규칙을 공부해 이 변화를 익히려 한다면,
미치고 말 것이다. 그것은 규칙을 암기할 때 사용하는 뇌 부분이 상대적
으로 귀나 입과 직접 연결되어 있지 않고 생소하기 때문이다. 좋은 소식
도 있다. 뇌의 많은 부분은 듣기와 말하기에 헌신한다는 사실이다. 쓰인
문법을 공부하고 암기하는 일은 뇌의 같은 부분이 담당하지 않는다는 사
실이다. 듣는 법을 배우기 위해서는 말해야 한다. 말하는 법을 배우기 위
해서는 귀 기울여 듣고 들은 것을 흉내 내야 한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Three grey geese on the green grass grazing.


(세 번 반복한다.)
이 두 단어를 말할 수 있다면, 영어의 기본 모음을 모두 다 정확하게
발음할 수 있다. 이 두 단어에 포함되지 않은 유일한 모음은 ‘her’,
‘bird’, ‘world’, ‘fur’, ‘car’처럼 -r의 영향을 받은 모음뿐이다.
‘yeah’는 혀가 만들어내는 모든 모음을 통과하여, 마지막에는 중립적
인 “uh”로 끝나는 하나의 긴 미끄럼과도 같다. ‘wow’는 입술을 최대한
작고 둥근 모양으로 만들어서 “oo” 발음을 시작하여, 입술에 힘을 풀고
중립적인 ‘uh’를 발음하도록 입술을 벌리면서 혀를 움직인 다음 다시 처
음처럼 입술을 최대한 작고 둥근 모양으로 다무는 것으로 끝난다.
이제 어려운 부분을 살펴보자. 어떤 소리를 발음하는 방법을 안다고 해
서 언제 특정한 소리를 이용해야 하는지 혹은 그 소리를 나머지로부터 어
떻게 분리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무지개의 색깔처럼 소
리들이 스펙트럼을 따라 배열되어 있다고 상상해보라. 밝은 쪽의 스펙트
럼에서는 파란색이 어디에 있는지 녹색이 어디에 있는지 눈으로 볼 수 있
다. 그러나 어디에서 파란색이 끝나고 어디에서 녹색이 시작되는지 정말
로 알 수 있겠는가? 아니다. 그러니 어떤 선을, 상상의 선을 그어야 한다.
발음을 가르치는 대부분의 교사들은 각각의 모음이 하나의 개별적인
것인 양, 다른 모음과 구별이 가능한 고유의 별개인 것처럼 가르치는 경
우가 많다. 그것은 추상적인 의미에서만 사실이다. 무지개의 색깔을 저마
다 가장 순수한 색깔들로 채워진 부분에서 선으로 나누는 방법에서는 사
실이다. 이 방법을 통해 분명히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하늘에 뜬 무지개를 본 적이 있다면, 무지개에는 선이 없으며 ‘순수’하지
않은 많은 색깔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 것이다.
사실 모음은 미끄러워 붙잡기 힘든 것이다. 모음은 공기의 흐름으로 운
반되어, 입과 입술 주위를 떠돈다. 원어민이 영어를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매우 주의 깊게 들어보라. 때로 어떤 모음은 약모음화된 슈와(shwa)의 / /
처럼 감지하기도 어려운 공기 속으로 사라지다시피 할 것이다. 관사
‘the’와 ‘a’는 이러한 범주에 드는 것으로, 가장 작고 빠르게 중립적인 소
리로 발음된다. 때로는 오로지 말의 리듬 속에서만 이러한 관사를 들을
수 있다.
모음의 중요성은 여기에, 즉 리듬 속에 있다. 모음은 음절을 제공하고,
우리의 말을 조직하고, 의미를 강조하고 감정을 전달해준다. 모음은 자연
공부 시간의 나비 표본 채집처럼 한 군데를 핀으로 콕 찔러 고정시킬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음은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위에서 자유로이 떠돌며
우리가 하는 말의 영혼을 전달해줄 때에만 효과가 있다. 규칙들을 적어놓
은 책을 통해 영혼을 배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How now brown cow?


(세 번 연습한다.)
영어에는 “입술을 읽으라.”는 말이 있다. 이는 단어 자체를 듣지 못할
때에도 입으로 말하는 언어를 이해하는 청각 장애인들의 기술에서 유래
했다. 미국인들은 자신이 말한 내용을 상대방이 믿지 못하는 것으로 여겨
지거나 자신이 느끼는 만큼 그 말의 중요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
이는 사람에게 말을 할 때에 이 표현을 쓴다. 다시 말해, 이 말은 미국인
이 단어를 만들어내는 방법을 눈으로 쳐다보면 귀로 들어서 오해할지도
모르는 단어를 놓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미이다.
눈은 귀보다 훨씬 더 효과적인 학습 도구이다. 시각은 지배적인 감각
기관으로, 우리가 오감으로 받아들이는 모든 정보의 40퍼센트가량을 처
리한다. 그런데 학습이라는 영역에 이르면, 시각은 학습의 75퍼센트를 책
임진다. 음성언어는 소리로 이루어지겠지만, 시각을 많이 이용할수록 더
빨리 배우게 된다.
입술 읽기는 음성언어 소리의 3분의 1 정도를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
겠지만, 이해를 하는 데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말을 할 때 상대방의 입을 쳐다보는 경향이 있다. 원어민이 아닌 사람들
은 특정 문자가 만들어내는 소리의 차이점을 귀가 알아내지 못할 때 눈으
로 보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한다.
이를테면, 많은 아시아인들은 영어의 L과 R 소리의 차이를 귀로 듣고
구분하지 못한다. 이는 말하기, 이해하기, 심지어는 쓰기에서도 혼란과
많은 실수로 이어진다. 내가 여러 해 동안 학생들을 가르치기 위해 사용
했던 책 중에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있다. 학생들은 일주일 동안 이
책을 읽고 토론한 후 이 책에 대한 짧은 논문을 써야 하는 시험을 치렀다.
많은 아시아 학생들이 ‘bridge’를 ‘blidge’로 쓰곤 했다. 학생들은 250쪽
에 이르는 이 책에서 제대로 철자가 적힌 ‘bridge’라는 단어를 여러 번 읽
었고 ‘blidge’라는 단어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지만, 발음상의 혼동이 철자
를 쓸 때의 실수로 이어진 셈이다.
그러나 말하는 사람의 입을 쳐다보면, L과 R 소리를 절대 혼동하여 듣
지는 않을 것이다. L 소리는 혀를 입천장에서 아래쪽으로 튀기듯이 음성
이 공기를 밀어내는 식으로 발음된다. 입을 바라보면 혀가 올라갔다 아래
로 떨어지는 모습이 보인다. R 소리를 낼 때에는 혀끝이 보여서는 안 된
다. 혀의 안쪽은 위로 올라가 혀의 양끝이 양쪽 어금니에 닿게 된다. 혀끝
은 힘을 풀고 느슨해져서 목덜미를 잡고 들어 올린 고양이처럼 축 늘어진
다. 혀끝이 입술의 그림자 뒤에서 움직이는 모습이 보인다면 그것은 L 발
음이지 R 발음이 아니다.
욕실로 들어가서 거울을 들여다보고 ‘light’라는 단어를 발음해보라.
혀의 그림자가 움직이는 모습이 보이는가? 그런 다음에 ‘right’를 말해보
라. 혀가 이의 뒤쪽에서 톡 튀기는 모습이 보여서는 안 된다. 쉬워질 때까
지 매일 연습해보라. R과 L 소리가 포함된 다른 많은 단어들을 연습해보
라. “Row, Row, Row Your Boat.”라는 동요를 불러보라. 정확하게 발
음하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면, 원어민들이 말을 할 때 주의 깊게 쳐다
보기 시작하라. 처음에는 그 차이를 듣지 못하더라도 보는 법을 배우게
될 테니까.
그리고 기억하라. 미국인들도 여러분의 입술을 읽는다는 사실을 말이
다. 여러분이 말을 할 때, 원어민이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듣지 못한다면,
바른 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원어민들의 발음을 들으면
서 입을 쳐다보고 단지 귀로 들리는 소리가 아니라 눈으로 보이는 모양을
그대로 따라하여 단어를 입술로 만들어내는 방법을 익혀보라.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Row, row, row your boat


Gently down the stream
Merrily, merrily, merrily, merrily
Life is but a dream.
살아 있는 것의 가장 기본적인 리듬은 심장박동, 즉 강약의 규칙적인
원투 리듬이다. 그러한 리듬은 현대의 락과 랩 음악의 동력과도 같다. 고
대에는 시가 노래의 한 형태로 간주되었다. 단어의 리듬은 드럼의 리듬처
럼 음악과 흡사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박자는 강세가 들어간 음절과 강세
가 없는 음절의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진다.
일본어나 프랑스어 같은 일부 언어는 강세를 별로 사용하지 않는다. 영
어는 강세를 사용할뿐더러 강세를 대단히 즐기기도 한다. 어떤 사람이 많
은 외국인들에게 개가 짖는 소리를 내어 영어를 설명하는 장면을 본 적이
있다. 개가 짖는 소리인 “bow-wow”는 영어가 아주 좋아하는 시적 형태
인 원투 박자와 일치한다. 이는 강약격 혹은 약강격으로 사용될 수 있다.
영문학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는 윌리엄 셰익스피어이다. 그는 작가
를 시인으로 간주했던 시대에 희곡을 썼으며, 그래서 그의 글은 운율과
각운을 사용한다. 글의 기본적인 형식은 약강 오보격 운율이다. 이것은
한 행의 시에 대부분 약강 이중 박자의 5개 분절음이 뒤따른다는 의미이
다. 햄릿의 유명한 대사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을
예로 들어보자. 이 행을 제대로 읽으려면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으로 읽어야 한다. (행은 강세를 주지 않은 여분의 음절로 끝난다. 만
일 그 다음 행이 강약 장단격으로 시작된다는 사실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여러분은

분명히 문학에 소질이 있다.)

음악과 마찬가지로 시에서도 강한 박자는 심장박동처럼 규칙적으로 사


용되어야 한다. 같은 행에 여분의 약한 박자를 동반하더라도 말이다. 여
분의 약한 박자는 때로 미리 조정된 강세를 지닌 긴 단어나 관사와 전치
사처럼 중요하지 않은 단어에 사용하도록 압박하기도 한다. 그러한 여분
의 박자는 두 배로 빠르게 발음하여 규칙적으로 이어지는 강한 박자의 행
진을 방해해서는 안 된다.
문학에 특별한 관심이 없는 사람에게는 시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약강
격 운율이 강력한 영어를 구사하는 열쇠이다. 시의 모든 행을 강약 박자
의 행진이라고 상상해보라. “iMAGine EVery LINE like IT.”를 강과 약
의 박자의 행진(a MARCH of STRONG and WEAK beats)라고 상상해보라. 이제
이 문장을 심장박동처럼 말해보라. 대문자로 적힌 곳에 강세를 주고 소문
자로 적힌 음절을 단 하나의 약한 박자로 맞춰라. 하나 이상의 음절이 있
더라도 말이다. 강한 박자는 완벽하게 규칙적으로 박자를 맞춰야 한다.
여기에서 “beats”라는 단어는 약한 끝처리 박자로 떨어뜨려 발음하는 것
이 중요하다. “beats”라는 단어 앞에 조그만 빈 공간을 두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약한 박자를 발음할 시간을 남겨둠으로써 이 단어를 강하게 만들 수
도 있다. 다음을 발음해 보라. iMAGine EV’ry LINE like IT w’s a
MARCH of STRONG and WEAK ^ BEATS.(여분의 모음을 없앴으므로 원어민
들이 어떻게 말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이론으로서는 좋은데, 이러한 종류의 강세를 사용하는 언어를 말하는


데 익숙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실제로 어떻게 말하는지를 설명해주지는
못할 것이다. 나로서는 강한 박을 펀치로 생각하고 약한 박을 단순히 또
다른 펀치를 날리기 위해 주먹을 뒤로 빼는 시간으로 생각해보라고 말하
고 싶다. 리듬을 지키고 이번 강세에서 다음번 강세로 맞추어 단어들을
발음해야 한다. 강세가 있는 음절에 규칙적으로 펀치를 날리고, 리듬을
깨뜨리지 않은 채로, 다른 단어들을 여기에 맞춘다. 이때 어떤 소리들을
버려야 할 수도 있다. 이런 연습을 억지로라도 계속하다 보면, 처음에는
약간 부자연스럽게 들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강세가 있는 단
어를 고르는 법, 두 개의 중요한 강세 단어가 함께 올 경우 아주 잠깐 멈
추는 방법을 익히고, 자연스런 영어 말하기의 락앤롤을 스스로 느끼기 시
작할 것이다. 또한 강세를 사용하지 않았을 때와는 100퍼센트 다르게 여
러분의 말을 다른 사람에게 이해시킬 수도 있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아래의 예문은 강한 원투 펀치 리듬을 갖고 있다.

Betty Botter brought some butter but she said the butter’s bitter. If I put it in my
batter it will make my batter bitter. So, she bought some better butter, butter than
the bitter butter and she put it in her batter and her batter was not bitter. So ‘twas
good that Betty Botter bought some better butter.
구두점은 말하는 방식을 바꾼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느낌표(!)가 감탄
을 의미하며 물음표(?)는 문장의 끝에서 목소리를 올려야 하는 의미라고
알고 있다. 반점(,)과 온점(.)도 말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고 하면 대부분
의 사람들은 놀란다. 이렇듯 미묘하지만 중요한 세부사항에 주의를 기울
일 수만 있다면 영어 말하기와 이해력은 대단히 향상될 것이다.
온점은 ‘완전한 중지’라는 신호를 준다. 온점은 말하기에서 강세가 들
어간 음절과 똑같은 시간이 걸려야 한다는 의미이다. 온점의 박자는 듣는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을 완료했다는 사실을 말해주며, 듣는 사람의 뇌에
함축된 한 가지 요점의 중심 생각을 받아들일 시간을 준다. 온점을 사용
한 후 이어서 말하면, 각 문장은 실에 꿰인 구슬처럼 하나의 요점을 덧붙
이는 셈이다. 머릿속으로 이러한 요점의 실을 전체로서 혹은 부분들로 분
리된 것으로 파악할 수 있다. 이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 온점이다.
반점은 ‘반 박자를 쉰다’는 신호를 준다. 그리하여 반점은 강세가 없는
한 음절만큼의 시간이 걸린다. 반점은 아이디어를 부분들로 나누어주는
데, 이러한 부분들은 그 자체로는 온전하지 않지만 하나의 전체로 조합이
가능하다. 이것을 각각의 구슬이 아니라 층을 이룬 겹으로 생각해보라.
노리롤(캘리포니아롤의 일종)의 여러 겹을 분리할 수는 없지만 노리롤이라는
하나의 요리가 있는 셈이다. 각각의 재료는 분리되어 있지만 ― 노리, 밥,
계란, 피클 등 ― 모든 재료를 다 추가하여 한꺼번에 굴리면 하나의 전체
가 만들어진다. 반점은 문장에 쓰일 하나의 재료를 가지고 있지만, 말하
려는 생각을 마치려면 재료가 더 필요하다는 점을 말해준다.
예를 들어, “I like ham, eggs, peanut butter, and jelly.”라고 말할
때처럼 여러 개의 항목들 사이에 반점을 사용한다. 항목마다 이렇게 반점
을 넣어 말하는 사람은 네 가지를 모두 좋아한다는 의미이다. 그 대신 “I
like ham, eggs, peanut butter and jelly.”라고 말한다면, 여기에서는
세 가지만 좋아한다는 의미이며, 세 번째 항목은 네 번째 항목과 합쳐졌
기 때문에 땅콩버터든 젤리든 분리해서 좋아하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
때에는 반점을 표시하기 위해 반박을 중단하지 않고도 말할 수 있다.
콜론(:)과 세미콜론(;)도 각각 완전한 중지와 절반 중단의 효과를 준다.
그러므로 말을 할 때 혼란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문학작품의 일부분을
소리 내어 읽을 때에만 이러한 뉘앙스를 듣게 된다. 99퍼센트 다 듣기 위
해 이 둘에 대해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인용부호(“ ”, ‘ ’)도 말의 뉘앙스에 변화를 준다. 인용부호가 나오면, 인
용부호 앞과 뒤에서 반박 쉬고 말의 높낮이를 분명하게 바꾸어서 문장의
나머지로부터 인용부호 속의 단어들을 구분해야 한다. 대개는 그렇지만
항상 그렇지는 않더라도, 인용 부분에서는 높낮이를 높여야 한다. 인용문
이 길 경우, 처음 한두 단어를 읽은 후에는 보통의 목소리로 돌아갈 수 있
다.
영어에는 조금 특이한 다른 구두점들도 있다. 이러한 구두점들은 말하
는 방식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아포스트로피( ’)는 ‘do not’을 대신하
여 ‘don’t’를 사용할 때처럼 줄여 쓰는 글자를 대신하여 사용될 경우에
도, 시각적으로는 줄여 쓰는 글자를 표시해주지만 귀로는 들을 수 없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If one doctor doctors another doctor, does the doctor who doctors the doctor doctor
the doctor the way the doctor he is doctoring doctors?
입만 이용해서는 미국인처럼 영어를 말할 수 없다. 목소리는 온몸에
서 나온다. 프랑스어는 비음이 무척 많지만 이탈리아어는 구조나 어휘가
매우 비슷하면서도 완전히 다른 소리를 낸다. 소리가 훨씬 더 개방적이기
때문이다. 독일어는 목구멍 안쪽에서 소리를 내며 스칸디나비아의 언어
들은 소리를 내기 위해 머리를 더 많이 이용한다.
이러한 차이점은 귀에만 들리는 것이 아니라 얼굴과 몸에도 나타난다.
각기 다른 소리를 만들어내는 얼굴 근육은 문화마다 다른 어휘를 표현하
기 위해 다른 종류의 표정을 만들어낸다. 프랑스어를 말할 때에는 입술을
조이듯이 압박하여 회의적인 견해를 표현한다. 이탈리아인은 똑같은 의
심을 표현할 때에도 입을 크게 벌린다. 이탈리아어는 보다 개방적인 공명
방법을 사용하여 발음하기 때문이다.
각 언어의 억양은 호흡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에 몸에도 영향을 미친다.
호흡과 억양은 머리와 어깨, 팔, 손의 제스처에 영향을 준다. 더 크게 혹
은 더 작게, 더 넓게 또는 더 억제하여, 이러한 모든 요소들이 언어에 뒤
따르며 언어를 떠받쳐준다. 외국인 악센트를 넣지 않고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고 싶다면, 미국식 몸짓을 찾아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랩 스타의 몸짓을 흉내 낼 때 이 점을 무의식적으로 연
습한다. 그러한 몸짓과 랩 음악은 서로 어울려 의지하며 일종의 춤에 빠
진 상태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러나 흑인이 아니면서 래퍼처럼 걷고
말하면 미국에서는 곤란한 상황에 빠지게 될 것이며 어떠한 경우에도 대
학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교수의 몸짓을 흉내 내는 편이 낫다. 특별히 마음에 들거나
마음에 들지 않는 교수를 고르면 된다. 어느 쪽이건, 자신이 맘속으로 고
른 교수처럼 걷고 말하고 몸짓을 흉내 내면서 친구들과 많은 즐거움을 나
누어보라. 누가 가장 그럴듯하게 흉내 내는지 놀이도 해보라. 억양과 음
성, 말하는 방식, 그 사람 전체를 그대로 흉내 내보라. 여러분의 억양이
별안간 훨씬 더 나아진 사실을 알고 놀랄 것이다. 적절한 발음을 공부했
기 때문이 아니라, 놀이와 재미를 즐기는 강력하고 창의적인 오른쪽 뇌가
가담했기 때문이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행동해야 하며 교수가 있는 자리에서 흉내를 내는
일은 피해야 한다. 사람을 앞에 두고 흉내를 낸다면 누구에게나 불쾌감을
준다. 그러나 사적으로 과장을 섞어 연습하면 대단한 결과를 얻게 된다.
여러분의 몸속에는 일종의 잔류기억이 생긴다. 여러분은 그에 대해 생각
할 필요조차 없다. 스스로 알아서 그런 일이 일어날 테니까.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Rubber baby buggy bumpers.


(세 번 반복한다.)
영어의 억양을 연습하는 한 가지 방법은 흉내 내기이다. 흉내 내기는
효과가 매우 좋은 학습 방법이다. 이해력을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논리적
인 뇌를 피할 수 있다. 이 방법은 새로운 상황을 다루는 데 더 능숙한 오
른쪽 뇌로 학습하도록 도와준다. 새로운 언어란 분명 새롭고 신기한 것일
테니까.
다음의 연습을 할 때에는 방에 혼자 있기를 원할지도 모르겠다. 텔레비
전을 보면서 영어의 소리와 높낮이를 흉내 내보라. 방송 프로그램을 보거
나 영화를 빌려볼 수도 있다. 자막은 넣지 않는 편이 좋다. 이해하려고 애
쓰지 말아야 한다. 전체 문장을 듣고 나서 들은 대로 따라해보라. 개별적
인 단어들을 말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다. 전체 문장이나 구를 지껄이듯이
그대로 따라해야 한다. 말하는 사람의 음악적인 높낮이를 따라해보라. 속
도도 정확히 지켜라. 속도를 늦추거나 그 다음 문장을 놓치지 말고 될 수
있는 대로 많은 소리를 내보자. 끝까지 따라하기 위해 중간에 어떤 소리
를 놓쳐도 괜찮다. 문장의 처음과 끝은 중간의 뒤죽박죽 단어들보다 더
분명한 경우가 많다. 자, 따라해 보라. 중간에 끊지 말고 문장을 이어서
따라해보라.
불가능하다고, 시간 낭비인 것 같다고, 포기하고 싶을지도 모르겠다.
텔레비전에서 말하는 내용이나 자신이 말하는 내용을 전혀 이해하지 못
한다면 그럴 만도 하겠다. 그러나 포기하지 마라. 마라톤을 뛰어야 한다
면, 연습을 처음 시작할 때에 단지 1킬로미터도 달리지 못한다는 이유로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말하기도 같은 이치다. 말하기의 근육을 발달시
키는 연습을 해야 한다. 일찍 시작할수록 더 빨리 더 쉽게 그리고 다른 사
람이 이해하도록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Whether the weather is cold


Or whether the weather is hot
We’ll be together
Whatever the weather
Whether we like it or not.
제대로 말하기는 모든 소리를 정확하게 발음하는 것으로만 끝나지 않
는다. 말의 ‘음악’이라 할 것이 포함된다. 영어가 매우 음악적인 소리를
내는 언어라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겠지만, 모든 언어는 뜻을 전달하
기 위해 음표와 같은 것을 사용한다. 그렇지 않다면 우리의 말은 컴퓨터
가 만들어내는 말처럼 맥이 빠지고 단조로워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많은 규칙들을 알려줄 수도 있다. 어떤 단어가 중요할 때 높
낮이를 얼마나 올리는가. 관사와 대부분의 전치사를 어떤 식으로 약하게
발음하는가. 흥분을 보여주기 위해 어떻게 목소리를 높이고 주장을 밝히
기 위해 어떻게 목소리를 낮추는가. 그러나 규칙들을 생각하면서 말을 할
수는 없다. 말하기의 목적은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이며, 그렇게 하기 위
해서는 상대방에게 100퍼센트 집중해야 한다. 어떤 것을 가장 잘 발음하
는 방법을 계획하며 머릿속으로 규칙에 관한 책을 뒤적이고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옳은 규칙을 생각해냈을 때쯤이면, 대화는 이미 저만치
앞서가 있을 테고 여러분의 완벽한 문장을 들어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영어의 음악적인 측면을 배울 가장 좋은 방법은 이 측면을 잘 활용하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이다. 억양은 듣기와 말하기 둘 다 요구한
다. 원어민이 사용하는 어휘와 표현을 시험 삼아 사용해보고, 그들의 단
어를 사용하는 동시에 그들이 말하는 방식을 흉내 내보라.
미국식 뮤지컬은 노래를 이용하여 영어를 배우기에 아주 좋은 대상이
다. 중요한 역사를 다루기도 하고 중요한 문학 작품을 각색한 뮤지컬도
있다. 뮤지컬을 알면 여러 가지 장점을 얻을 수 있다.

• 뮤지컬의 줄거리는 문화 가독 능력을 갖게 해준다.


• 음악이 감정을 표현해주기 때문에 줄거리에 더욱 흥미를 느낄 수 있다.
• 가사 익히기는 관용표현과 억양, 어조, 리듬을 배우는 매우 좋은 방법이다.
• 노래를 따라함으로써 어휘를 익히며 좋은 영어 패턴을 연습할 수 있다.
•‘재미’를 느낄 수 있다.

5장의 읽기 부분에서 즐기고 싶어 할 만한 뮤지컬을 추천하겠다.

대화를 나눌 원어민이 없다면, 특정 종류의 음악을 연습 대상으로 삼아


도 좋다. 음악이 대단한 점은 노래와 사랑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랑
에 빠지면 노래 배우기가 지겨운 일이 아니라 즐거움이 된다. ‘전통 팝 음
악’ 중에서 최고의 노래들을 골라보라. 이 노래들은 악구의 표현과 억양
이 영어의 자연스런 억양과 일치해야 했던 시대에 만들어졌다. 이러한 노
래들은 자연스런 말소리의 올라가고 내려가는 소리를 아름답게 사용하여
음악을 만들어낸다. 이들 가운데 대부분의 노래들이 보편적인 주제 ― 사
랑과 상실, 가족과 우정 ― 를 다룬다. 현대적인 취향으로 보자면 약간은
순진하고 감상적일지도 모르겠지만, 이때의 많은 노래들이 삶의 가치에
대해 달변으로 아름답게 들려주고 있다.
오늘날 특정 형식의 음악도 이와 비슷하지만, 분명함이 덜하다. 피아노
로 작곡되던 노래에서 기타 화음으로 작곡되는 방식으로 변하면서 선율
의 복잡성이 대부분 사라졌다. 미적인 관점에서 그러한 복잡성의 상실을
안타까워하는 것이 아니다. 락과 랩에는 대단한 활력이 존재한다. 그러나
영어를 배우는 데에 락과 랩은 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특별히 좋아하는 작사가나 작곡가의 전통 팝 음악을 인터넷으로 들어
보라. 그런 다음 하나씩 그들의 노래를 배워보자. 가사를 내려 받아 멜로
디를 배워보자. 혼자 노래를 해보자. 노래를 잘하든 못하든 상관없다. 누
군가가 여러분의 노래를 듣기를 원하지 않는다면 샤워를 하면서 노래해
보라. 차 안에 혼자 있을 때 노래해보라. 가슴으로 노래를 배우면 영어를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충분히 감을 잡게 된다.
미국인들이 뮤직드라마 〈글리 Glee〉의 등장인물들처럼 노래한다는 뜻
이 아니다. 그렇지만 악보를 치우고 단순히 음악의 높낮이에 따라 이러한
노래를 말로 해본다면, 원어민이 말하듯이 소리 내게 될 것이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A proper cup of coffee from a proper copper coffee pot.


강을 건너려면 헤엄을 치거나 징검다리를 이용하여 건너갈 수 있을
것이다. 충분히 가깝게 수면 위로 솟은 징검다리들을 하나씩 밟다 보면
건너편에 도착하게 된다. 영어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면, 상대방이
말하는 모든 단어를 이해하려 애쓰지 말자. 중요한 단어들만 들어보라.
그러면 아이디어에서 아이디어로 건너뛰어 반대편에서 기다리는 이해의
세계에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영어 사용자들은 자신의 아이디어에 가장 큰 의미를 전달하는 단어들
에 강조를 둔다. 만일 내가 “The book is on the desk.”라고 말한다면,
나는 ‘book’과 ‘desk’를 더 강하게 발음하여 강조할 가능성이 크다.
“The BOOK is on the DESK.” 그 책이 어디에 있는지 알아보려면,
‘desk’라는 단어만 알면 된다. 그러나 여러분이 그 책을 찾아 책상 서랍을
열고 안을 들여다본다면, 나는 좀 더 정확하게 방향을 알려주기 위해
“The BOOK is ON the desk.”라고 강조하는 단어를 바꿀 것이다. 이때
에는 ‘on’이 중요 단어가 되는 셈이며, 책상 옆에 서 있던 여러분은 책을
찾기 위해 그 단어만 알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상대방의 말을 듣는 방법을 배우면, 사람들이 하는 말을
이해하기가 더 쉬워진다. 그러면 상대방을 이해시키기도 더 쉬워질 것이
다. 상대방이 여러분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할 경우, 문장의 모든 단어
를 분명하게 말하는 데 초점을 둘 필요가 없다. 문장의 중요 단어들만을
전달하면 상대방이 정확한 의미를 알아듣게 된다.
이러한 기술은 또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학교 공부를 위해 인터넷으
로 자료를 찾아야 할 일이 많을 것이다. 영어로 된 사이트에서 자료를 찾
아야 할 때도 많을 텐데, 가장 적절한 핵심어를 사용해야 가장 적합한 자
료를 찾을 수 있다. 말을 할 때 중요 단어들을 강조하는 연습을 하면 인터
넷 검색 엔진을 이용할 때 핵심어를 생각해내는 방법을 더 쉽게 찾을 수
있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A big black bug bit a big black bear, made the big black bear bleed blood.
나는 종종 학생들이 주장 발표를 하는 모습을 비디오로 녹화하기도
했다. 학생들이 말하는 방식에 대해 내가 들려주는 조언을 이해하도록 돕
기 위해서였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가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일은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의 목소리는 머릿속에서 매우 강하게 진동하기 때문에
귀는 머릿속 목소리의 경쟁상대가 되지 못한다. 학생들은 비디오테이프
로 자신의 모습을 보고 들을 때면, 자신이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좀 더 정
확히 알게 된다. 나는 학생들에게 자신의 모습이 어떠한지 혹은 목소리가
‘좋은지’ 따위에 주의를 두지 말하고 한다. 음량과 리듬, 억양, 정확성을
잘 들어보라고 조언한다.

• 교실 가운데에 설치한 카메라가 여러분의 목소리를 생생하게 녹음할 수 없을 정도


라면 교수와 다른 학생들이 여러분의 목소리를 잘 알아들을 수 없기 때문에 음량은
매우 중요하다.
• 리듬은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여러분의
리듬이 너무 규칙적이면, 그 말을 듣는 사람들은 여러분이 사용하는 단어에 집중하
기가 곤란할 것이다. 리듬이 너무 불규칙하여 하나같이 엉뚱한 곳에서 말을 끊고 쉬
게 되면, 듣는 사람에게 혼란을 안겨준다.
• 억양은 무엇이 중요한지를 알려주기 때문에, 듣는 사람이 모든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여러분이 하는 말의 중요한 목적을 이해하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 구두점의 정확성은 소리를 정확하게 말한다는 의미이다. 자신의 소리를 들을 뿐
아니라 단어가 발음되는 모양을 볼 수도 있다. 입술을 읽으면 이해하는 데 매우 큰
도움이 된다.

이 책에서는 이들 각각에 대해 따로 분리하여 하나의 주제로 다루고 있


다. 자신의 진짜 목소리를 듣게 되면 무엇에 신경을 써야 할지 그리고 어
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지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요즘에는 대부분의 휴대전화에 비디오카메라가 달려 있다. 뭔가 할 말
을 준비하고, 휴대전화를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놓아둔 후, 카메라 기능을
켜고, 준비한 문장을 말해보라. 그런 다음 컴퓨터에서 재생하여 다시 보
면 성능 좋은 스피커가 달린 큰 화면으로 선명하게 자신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앞에 설명한 각각의 범주를 향상시킬 방법
을 하나씩 배워보라.
생각만으로는 어느 것도 바꾸지 못한다. 연습만이 변화를 가져온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자신의 발음을 여러 번 녹음해보라. 자신의 목표에 도
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할 때까지 말이다. 일단 그 목표에 도달하면, 또 무
엇을 배울지 찾아보라. 이런 식으로 자신의 말하기와 듣기 능력을 향상시
킬 뿐만 아니라 스스로 배움을 책임지는 능력도 키우게 된다.
카메라에 담긴 자신의 모습을 보는 일이 너무나 큰 고역이라면, 다른
방법이 있다. 레이크쇼어(Lakeshore Learning Materials) 같은 초등학교 교재
업체들은 전화수화기 모양의 기구를 판매한다. 구식 수화기 같은 모양인
데, 실은 여러분의 입과 귀를 연결해주는 속이 빈 관처럼 생겼다. 이 기구
에 대고 말을 하면,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보다 더 크게 귀를 통해 자신
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 머릿속에서 울리는 소리가 아니라 자신의 귀
로 들으면 훨씬 더 쉽게 발음과 억양을 연습할 수 있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How much wood would a woodchuck chuck


If a woodchuck could chuck wood?
A woodchuck would chuck
As much wood as a woodchuck could chuck
If a woodchuck could chuck wood.
교수가 간단한 질문을 던졌는데 그 답을 안다면, 여러분은 뭐라고 말
해야 할까? 답에 해당하는 단어나 이름, 제목을 간단하게 말하는 것이 최
선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이는 영어를 배우
는 최선의 방법이 아니다. 최소한 완전한 하나의 문장으로 대답해야 한
다.
강의실에서 가장 자주 듣는 질문은 간단한 대답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
다. 교수는 견해나 설명, 묘사를 요구할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여러분
은 한 문장으로 대답하면 충분하다고 느끼고, 무엇이든 맨 먼저 떠오르는
대로 말하고 거기에서 말을 그치기가 쉽다. 그러나 이렇게 하면 존중받지
못한다. 실은 교수를, 혹은 여러분이 누구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던 상대
방을 짜증나게 할지도 모른다. 너무 짧은 대답은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되
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세 문장 원칙’을 적용해보라. 진행되는 대화에 자신의 견해
를 덧붙이려면 평균적으로 세 문장이 필요하며 그 정도면 대화를 독점하
지 못하도록 예방해주기도 한다. 여하튼, 사람들은 왜 서로 이야기를 나
누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소통을 하려면 무엇인가를 주고받
아야 하는 것이다.
나는 교실에서 이 방법의 시범을 보여주고는 했다. 학생들에게 주말을
어떻게 보냈는지 묻는 질문으로 시작한다. 한 학생이 말한다.
“Nothing.” 다른 학생이 말을 잇는다. “I shopping.” 세 번째 학생이 말
한다. “Internet.” 지루하기 그지없는 대화다. 진정으로 소통이 이루어지
는 대화라 할 수 없다. 이러한 대꾸는 소통이 요구하는 주고받기에 아무
것도 전달해주지 못한다. 이들의 대화를 듣는 사람들은 자신들이 아무것
도 하지 않거나, 쇼핑을 하러 가거나, 인터넷 서핑을 하는 일이 자신들에
게 무슨 의미인지를 상상할 따름이다. 말하는 사람으로부터 어느 누구도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그러면 나는 세 문장으로 다시 대답해보라고 말한다. 첫 번째 학생이
말한다. “My friends came to my house for dinner. We ate and
played video games. I drank too much and slept all day
Sunday.” 두 번째 학생도 더 자세하게 말한다. “I went to Third Street
Promenade on Saturday. I was surprised to see there was a
farmers’ market on the street. Many fruits and vegetable sellers
gave free samples and it tasted so good.” 세 번째 학생도 덧붙인다.
“I was maybe homesick and Skyped with family and friends all
weekend. I miss my girlfriend. I do not know anybody here.” 이
런 식으로, ‘nothing’, ‘shopping’, ‘internet’은 말하는 사람에 대해 특
별한 정보를 말해주는 데까지 나아간 것이다. 모두들 정보를 공유한다.
나는 호기심이 발동하여 더 알고 싶어지기도 한다.
입을 열어 말을 할 때에는 늘 세 문장을 목표로 하라. 어떤 것에 대해서
건 그렇게 할 수 있다. 교수가 어떤 책의 3장에 대해 설명해보라고 하면,
단순히 “He is a photographer.”라고 말하지는 마라. 두 문장을 더 덧
붙이라. 그러는 과정에서 여러분의 이해력과 관점을 드러낼 수 있다. 25
명의 학생들이 수업을 받는 교실에서는 모두가 생각을 가다듬고, 설명을
하고, 특정한 예를 들 때 25가지 다른 내용이 나올 것이다.
세 문장 원칙은 말하기 연습만이 아니라, 생각을 다듬고 설명하고 특정
한 예를 들어야 하는 논문 작성에도 도움이 된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Unique New York.


(세 번 반복한다.)
누군가가 여러분에게 질문을 하면, 답을 모를 때에도 영어 말하기 기
술을 연습할 수 있다. 머릿속으로 대답을 준비하면서 질문을 따라서 말하
기만 하면 된다. 말할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가능하면 질문의 많은 부분
을 활용한다. 한 마디로 끝나는 대답은 절대 하지 마라. 그러면 여러분이
답을 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는 하겠지만, 지나치게 짧은 대꾸는 상대의
질문에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인상을 준다.
내가 “What time is it?”이라고 물으면, “Three-thirty.”라고 대꾸할
수는 있다. 적절하기는 하지만 영어 연습에는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It
is three-thirty.” 혹은 “The time is three-thirty.”라고 대꾸하면, 완
벽한 문장을 구성하는 셈이다. 대단한 것이 아니라고 여길지도 모르겠지
만,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고 하지 않는가. 시작은 미약하나 고집스럽
게 반복하다 보면 창대한 결과로 이어진다.
교수가 “Who was the first person to stand on the moon?”이라
고 물으면, “The first person to stand on the moon was…”라고 대
꾸할 수 있다. 이름을 알면 “Neil Armstrong.”이라고 덧붙이면 된다. 이
름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이 사실에 대해 무엇인가 안다면 아는 내용을
말하면 된다. “The first person to stand on the moon was an
American astronaut.” 또는 “The first person to stand on the
moon was a man in a spacesuit.”라고도 대답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질문에 답하다 보면 질문 형태에서 서술 형태로 옮겨가면
서 동사와 대명사를 다룰 수밖에 없을 것이다.

질문 Before you did your homework, did you review your notes from
class?
대답 Before I did my homework, I reviewed my notes from class.

단순히 “Yes.”라고 대답하는 것보다 이런 식으로 대답하면 영어 연습


에 훨씬 더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이러한 연습은 질문의 유형에 따라 질문이 단어의 순서를 다르게 구성


하는 여러 방법을 배우는 데 도움을 준다. 주어에 대해 물어보는 질문은
어떤 형태로든 ‘do’ 조동사를 덧붙일 필요가 없다.

질문 Who visited your house?


대답My sister visited my house.

단순형 동사가 있는 술부의 정보에 대해 질문을 하려면 질문을 적절하


게 만들기 위해 ‘do’ 조동사가 필요하다. 대답을 할 때에는 ‘do’ 조동사
형태를 없애고 시제에 맞추어 본동사를 사용해야 한다.
질문 What did she want?
대답 She wanted help with her homework.

조동사가 사용된 질문에 답할 때에는 ‘do’ 조동사를 사용해야 할 필요


가 없으며 단어 순서만 바꾸면 된다.

질문 Where is she living now?


대답 She is living near the college campus now.

여러 가지 규칙들 때문에 혼동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계속해서 질문을


서술문으로 바꾸어 답을 하는 연습을 한다면, 적절한 질문과 올바른 대꾸
의 형태에 대한 자체의 규칙을 머릿속에서 만들게 된다. 다시 말해 그 모
든 규칙을 공부하지 않아도 제대로 묻고 답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원어민의 리듬과 억양을 흉내 냄으로써 질문의 많은 부분을 반복하면
서 질문자의 물음과 같은 구들을 말하면 큰 도움이 된다. 여러분의 단기
기억력은 머릿속에 그 소리를 붙들어두며, 대답을 할 때 그것을 불러내
면, 정확한 영어 말하기의 근육 인지력을 발달시키게 된다. 인간의 뇌의
대부분은 근육 인지력에 헌신하도록 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자전거를
타거나 탭댄스를 추는 등의 일들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충분히 연습하면,
우리의 근육이 완벽하게 해내기 위해 머리로 생각할 필요도 없는 정도까
지 발달한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She stood on the balcony inexplicably mimicking him hiccuping, and amicably
welcoming him in.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다른 사람의 말을 교정해주는 행동을 무례한 짓
이라고 여긴다. 만일 여러분이 어떤 단어를 잘못 사용하거나 정확하지 않
게 발음하거나, 심지어 상대방의 말을 분명하게 이해하지 못할 때에도 대
부분의 미국인들은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전달하지 않는다. 이는 미국이
문화와 언어의 용광로라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영어가 서툰 사람일지라
도 미국 시민으로 일생의 대부분을 미국에서 살며 자신들이 말하는 방식
에 대해 아무런 의심을 품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의 말을 바로잡아
주는 일은 모욕을 주는 일이 된다.
나의 조부모님들이 그런 분들이었다. 그분들은 젊어서 이탈리아를 떠
나 미국으로 왔으며, 그분들의 말에는 강하게 악센트가 들어갔다. 그분들
의 친구들도 하나같이 그분들처럼 악센트를 넣어 말을 하는 이탈리아계
미국인들이었다. 나는 할머니의 말을 교정하려 하지 않았으며 좀 더 미국
인답게 옷을 입어야 한다거나 미국적인 음식을 만들어 먹어야 한다고 주
장하지 않았다.
이러한 다문화적 허용 분위기는 자신의 말하기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외국인들에게는 불리하다. 어떤 미국인 친구에게 여러분이 쓰는 영어를
바로잡아달라고 부탁한다 하더라도, 교사나 언어학자가 아닌 이상, 그 친
구는 그러한 금기가 너무 강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누군가 여
러분에게 실수를 했다고 말하는 때는 여러분이 무심코 무례하거나 적절
치 못한 제안을 했을 때뿐이다.
미국인들은 여러분이 하는 말을 ‘지나치게’ 바로잡아주지는 않는다는
말을 해야겠다. 많은 사람들이 되풀이를 통해 살며시 여러분의 실수를 바
로잡아줄 것이기 때문이다. 어떤 질문을 할 때 실수를 했다고 치자. 원어
민은 종종 그 질문을 더 깊이 생각해보는 듯한 뉘앙스로 질문의 문장 전
체를 되풀이한다. 그러나 그들의 되풀이는 정확히 똑같지는 않다. 정확한
영어로 살짝 바꾸어서 반복한다는 의미이다.

여러분의 질문 Where I can find bus to go downtown?


원어민의 대꾸 Where can you catch a bus downtown? Go to the corner and
turn right. You will see the bus stop.

대답을 해주는 사람이 주어와 동사의 순서를 바로잡고 좀 더 일상적으


로 표현하는 단어로 바꾸었다. 여러분은 그러한 반복을 듣고 ‘내가 잘못
표현한 거였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럴 때에는 그 사람에게 고마움
을 표시하고, 버스정거장으로 걸어가면서 원어민이 되풀이해주었던
“Where can I catch a bus downtown?”을 연습해보라. 앞으로 같은
질문을 할 때에는 이렇게 물어봐야 한다고 머릿속에 신호를 주면서 속으
로 여러 번 반복해보라.
때로 원어민은 한두 개의 단어만 되풀이하기도 한다. 어떤 단어를 틀리
게 발음했을 경우, 그 친구는 그 단어를 질문으로 되풀이한 다음에 대화
를 계속 이어갈지도 모른다.
여러분의 질문 That book was not very berievable.
원어민의 대꾸 Believable? It was total fantasy.

여기에서 원어민은 여러분이 잘못 사용한 단어를 지극히 평범한 대화


의 일부분으로 사용했으므로 대답을 듣고자 기다리지는 않는다. 실제로
질문이 아니기 때문이다. 되풀이할 때의 어조는 상대방이 한 말이 분명하
지 않았다는 점을 암시할 뿐이다. 이제 여러분은 그 단어를 어떻게 사용
해야 하는지를 알게 된 셈이다. 머릿속으로 따로 기록을 해두어 나중에
연습해보거나, 잠시 대화를 중단시키고, “난 때로 발음이 정말 어려워.
Believable. 이게 맞지?”라고 말할 수도 있다. 원어민은 여러분이 물으면
특정 단어를 사용하여 도와줄 것이다. 그러나 보통 때에 함부로 끼어들어
교정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 식의 대화에 주의를 기울이면, 영어가 아직 미숙할 때에 원어민들
이 들려주는 실제 예 덕분에 그들로부터 바른 표현을 배우고 자신의 잘못
된 표현을 바로잡을 수 있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I slit the sheet, the sheet I slit, and on the slitted sheet I sit.
미국인들은 세계의 다른 많은 나라 사람들과 비교하여 목소리가 크
다. 어떤 면에서는 언어 때문이다. 미국 영어에는 여러 개의 시원스럽게
열린 모음이 있다. 이 점이 그 이유를 다 설명해주지는 않는다. 영국인들
도 같은 언어를 사용하지만 목소리와 음량을 적당히 조절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그 이유는 미국이라는 나라가 땅이 넓고 매우 개방적이어서 멀리
떨어져 서로에게 말하는 데 익숙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미국적인 특
징에서 비롯되는지도 모르겠다. 미국에서는 출생이 계급이나 신분을 말
해주지 않기 때문에 바라는 것을 마음 놓고 요구한다.
이유야 어떻든, 수줍어하며 뒤로 빼는 태도는 대다수 미국인들로부터
거의 또는 전혀 존경을 얻지 못한다. 수줍음은 실패로 간주된다. 미국인
들은 수줍음을 세상에 대한 소심한 반응으로 간주하며, 소심함은 비겁과
겨우 한 발짝 차이라고 여긴다. 겁쟁이들은 지도자가 될 수 없다. 그러니
여러분의 조용한 태도를 유지하고 싶다면, 차분하고 명료한 태도를 보여
줄 방법을 찾아야 한다. 차분하다는 것은 어떤 경우든 움츠러들거나 숨는
한심한 태도를 보이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차분함, 눈 맞추기, 꼿꼿한 자
세는 자신감을 나타낸다.
가장 중요한 요인은 목소리이다. 상대방이 충분히 들을 수 있도록 크게
말해야 한다. 고함이나 허풍이 필요하지는 않다. 충분한 공기만 있으면
된다. 배우들이 무대에서 속삭이는데도 어떻게 천 명의 관객들이 들을 수
있을까? 배우들은 어투와 태도로는 ‘조용하게’ 말하지만, 그들의 목소리
는 공연장을 꽉 채운다. 비밀은 배우들의 호흡과 그들이 공기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직접 연습해보라. 깊이 숨을 들이마신다. 그런 다음 모든 공기를 밖으
로 내쉰다. 그러고는 보통의 목소리로 자신의 이름을 말해보라. 그 소리
가 얼마나 약하고 가냘픈지 들을 수 있겠는가? 이제는 심호흡을 하고 자
신의 이름을 말해보자. 이번에는 이름을 발음하면서 모든 호흡을 사용하
려고 해보자. 숨소리가 섞이지 않게 한다. 목소리의 진동 속 공기를 이용
하라. 매우 크게, 아마도 소리를 지르다시피 크게 소리 내고 있다는 사실
을 알게 된다. 이는 극단적인 두 가지 예이다. 폐로 공기를 들이쉬지 않으
면서 말을 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한두 마디의 말을 하기 위해 공기를 모
두 사용하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성량을 키우는 것은 공기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교실에서 학생들은 폐로 공기를 호흡하지만, 수줍음 때문에 긴장하게
된다. 긴장을 하면 폐 아래쪽으로 횡격막이 내려가지 않아서 공기로 가슴
전체를 채울 수가 없다. 그 대신 폐의 상부로만 호흡을 하게 된다. 폐의
상부란 ‘극심한 공포 시의 호흡’이라 할 만한 호흡을 위한 공간을 말한다.
흉골 바로 아래 폐의 상부로만 몇 번 빠르게 호흡해보라. 실제로 공황 상
태에 빠진 듯이 느껴지기 시작할 것이다.
이제 몸을 이완시키고 배를 공기로 가득 채워 호흡을 바꿔보라. 그러면
마음이 진정되지 않는가? 긴장의 상당 부분은 공기와 관련이 있다. ‘수치
심’이나 수줍음 때문에 어깨를 웅크리고 등을 구부리면, 마음을 진정시키
고 목소리를 키워줄 공기를 넣을 공간이 없게 된다.
수줍음을 많이 타는 학생들에게 깊이 숨을 쉬어보라고 하면 가끔 재밌
는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내가 심호흡을 하고 나서 말을 해보라고 하면,
학생들은 공기의 대부분을 숨으로 뱉어내고 평소에 사용하는 편하고 작
은 호흡만 이용하여 말을 한다. 이럴 때 학생들의 목소리는 평소처럼 조
용하다.
무엇이나 마찬가지겠지만, 바꾸기 위해서는 연습해야 한다. 스스로 심
호흡을 하고 나서 한 문장이나 두 문장을 말하는 동안 그 호흡으로 받아
들인 모든 공기를 이용해보라. 첫 단어를 말할 때, 여러분의 폐는 공기로
‘가득’ 차야 한다. 마지막 단어를 말할 때 폐는 비어야 한다. 소리를 높이
려고 노력할 필요가 없다. 공기를 이용하기만 하면 된다.
정기적으로 이 방법을 연습하면, 수업 중에 큰 소리로 말하기에 대해
생각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말을 하기 전에 충분히 심호흡 연습만 하면
된다. 여러분의 몸이 분명하게 말하기의 신체적인 부분을 기억할 것이므
로 머릿속으로는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와 같은 더 중요한 문제에
집중할 수 있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The sixth sick sheik’s sixth sheep’s sick.


교수와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앞에 나가 주장 발표를 할 때
면 많은 학생들이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주장 발표는 학생 중심 학습
의 중요한 일부이다. 주장 발표(프레젠테이션)를 ‘PRESENT-ation’으로, 즉
청중에게 주는 선물로 생각해보라. 친구에게 생일 선물을 줄 때에는 선물
자체가 중요하지 선물을 주는 사람이 중요하지는 않다. 친구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 여러분은 어떻게 하는가? 무엇을 살까 계획을 세우고 나서 이
곳저곳을 둘러본 후, 마음에 드는 선물을 골라 포장을 할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친구에게 좋은 것을 주기 위한 목적에서 비롯된다. 주장 발표란
모든 사람이 도서관이나 인터넷을 이용하여 특정 주제를 찾아 이해하려
애쓸 필요가 없도록 여러분이 그들을 위해 그 모든 과정을 거친 후에 자
신이 배운 것을 예쁘게 잘 포장하여 그들에게 주는 것과 같다. 주장 발표
를 학점을 얻기 위한 하나의 임무가 아니라 그들에게 주는 선물로 여긴다
면, 그 일은 보다 즐거워지고 결과는 더 좋아질 것이다.
주장 발표를 준비할 때에는 다음의 사항들을 고려하면 도움이 된다.

목소리
• 음량 모두가 들을 수 있을 만큼 큰 목소리로 말해야 한다. 발표를 하
기 전에 마음씨 좋은 친구에게 교실 뒤쪽에 앉아보라고 부탁하고 그 친구
에게 말을 건네는 연습을 해본다. 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목소리는 자연스
럽게 커질 것이다.
• 관심 청중을 이해시킬 만큼 천천히 말해야 하지만, 청중의 관심을 계
속 붙들 수 있을 만큼은 빠르게 말해야 한다.
• 억양 중요한 단어를 말할 때에는 ‘도’에서 ‘미’로 건너뛰는 만큼 음높
이를 올려야 한다.
• 발음 분명하게 또박또박 발음해야 한다.

눈 맞춤
• 확인 청중이 여러분의 이야기를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한다. 혼란스럽
다는 표정들이 보이면 속도를 늦추거나 추가로 설명해준다. 마침내 분명
하게 이해하면 혼동했던 사람이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 관심 청중 가운데 누군가에게 직접 말을 걸면 관심을 불러일으킨다.
교실 안을 둘러보며 여러 사람과 눈을 맞추라. 눈을 맞춘 사람들 주변에
있는 모두의 얼굴에 생기가 돌 것이다.

즉흥성
• 쪽지 중요한 단어들로 개요만을 작성하여 참고한다.
• 암기하거나 읽지 않기 청중에게 말을 할 때에는 자기 자신의 언어를 사
용해야 한다. 실제로 청중에게 말을 해야 한다. 아무리 신중하게 암기를
했더라도, 전문 배우가 아니라면, 단지 준비한 내용만을 들려줄 경우 청
중은 하품을 할 것이다. 쪽지를 통해 이야기를 들려줄 방향을 잡되 자신
만의 자연스런 말투를 사용해야 한다. 영어 실력이 아무리 기본적인 수준
이라 하더라도 괜찮다.
• 열정 자신의 주제를 본인이 즐길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즐기게 된다.

청중의 관심
청중이 분명히 이해할 것이라고 확신할 만한 여러 개의 아이디어로 주
제를 나누어야 한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단순화해서는 안 된다. 경영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회계에 대해 주장 발표를 하는 경우라면, 청중이 그
주제에 대해 어느 정도의 지식을 가졌다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래
픽 디자인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회계에 대해 주장 발표를 할 때에는 기
본적인 용어나 아이디어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할 것이다. 눈
맞춤을 통해 너무 빠르게 혹은 너무 느리게 진행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피해야 할 것들
주장 발표를 하는 사람이 따분하거나, 불편하거나, 불안해 보인다면,
청중의 관심을 얻는 데 방해가 된다. 청중은 여러분이 말하는 방식으로
인해 여러분이 들려주는 내용에 관심을 지속시키지 못하게 될 것이다. 다
음의 행동들은 피해야 한다.

• 껌을 씹는다.
• 강단의 책상에 기대거나 구부정하게 선다.
• 눈길을 들어 천장을 쳐다보거나 창밖을 본다.
• 주머니에 손을 넣는다.
• 다리를 흔들거나 질질 끈다.
• 모자를 쓰거나 머리카락이 얼굴을 덮는다.
• 가만히 있지 못하고 꼼지락거린다.

기억해야 할 사항들이 많겠지만, 이 모든 것들은 하나로 통한다. 사람


들 앞에 서서 말을 하는 것에 대해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고, 영화관 앞에
줄을 서서 여러 친구들에게 말을 하고 있다거나, 클럽에서 어슬렁거리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거나, 정거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얘기를 나누고
있는 상황을 상상해보라. 이러한 상황에서는 상대의 눈을 쳐다보며, 보통
의 자세로 서서, 상대가 여러분의 이야기를 따라오고 있는지 확인해가면
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 좋은 시간을 보
낼 것이다.
주장 발표에 대한 이러한 모든 규칙은 마음을 편히 갖고 자신이 전달하
려는 내용에 신경을 쓴다면 자연스럽게 뒤따를 따름이다. 그러니 그 점을
마음에 새긴다면, 위에서 말한 규칙들은 잊어버리고 자신만의 방식대로
주장 발표를 할 수 있다.

발음 연습을 위한 혀꼬기 연습

Lesser leather never weathered wetter weather better.


보너스 정보 P/B와 F/V 소리를 구분하는 방법

한국인들은 P/B와 F/V의 발음에 특히 어려움을 갖는다.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언어는 세월이
흐르면서 소리가 변한다. 무성음(안울림음)인 P와 F 혹은 유성음(울림음)인 B와 V의 변화는
가장 일반적인 변화에 속한다. 그러므로 이러한 혼동은 이론적인 수준에서는 어느 정도 이치
에 맞다. 하지만 이를 바로잡지 않으면, 현실에서 사람들은 여러분이 하는 말을 이해하지 못
할 것이다.
P와 B를 ‘파열음’이라고 한다. 파열음은 풍선이 톡 터지듯이 작은 폭발음을 만들어낸다. 이러
한 소리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입술을 다물고 공기를 입 안으로 밀어 넣어 압력을 높여야 한
다. 그런 다음 입술을 벌리면서 압력이 한줌의 공기 형태로 흩어지게 해줘야 한다. P는 그냥
공기이고, B는 성대를 이용하여 달아나는 공기에 울림을 덧붙인다고 생각하면 된다.
F와 V는 ‘마찰음’이다. 이 둘은 비좁은 공간으로부터 공기를 짜내는 식으로 발음한다. 휘파람
불기를 생각해보라. 공기가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입술 모양을 만든 뒤에 휘파람을 불지 않는
가. F와 V 소리는 윗니 끝을 아랫입술에 대고 내는 소리이다. 그렇다고 윗니 끝을 아랫입술의
아무 곳에나 대는 것이 아니라, 입술이 젖은 부분에서 마른 부분으로 이어지는 곳에 대야 한
다. 입술을 이에 딱 붙이고 불어보라. 그러나 입술과 이 사이가 완전히 봉합되는 것은 아니고
약간의 공기가 들락거릴 정도여야 한다. 그것이 F 소리이다. 여기에 울림을 덧붙이면 V 소리
가 된다.
P/B 발음의 경우, 위아래 입술을 굳게 다물고 1초 동안 완전하게 봉합하여, 공기를 가둔 다
음 푸 소리를 내며 공기를 밀어낸다. F/V는 이와 입술 사이를 불완전하게 다물고 물이 새듯
이 공기가 새나가게 만든다.
현실 상황에서 어른이 된 사람이 한국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소리를 듣고 구분하기란 쉽지 않
다. 그러나 구분되는 소리를 듣지는 못할지라도 분명히 볼 수는 있다. 거울 앞에 서서 입술을
쳐다보며 이러한 소리를 내보라. 그런 다음 원어민이 말을 할 때 입술을 자세히 쳐다보라. 귀
가 차이를 인식할 때까지 눈이 대신 ‘들어줄’ 테니까.
어떤 언어로 글을 쓰고자 할 때 먼저 그 언어로 된 글을 많이 읽지 않
고서는 결코 글을 쓰는 법을 배우지 못할 것이다. 원어민이 사용하는 언
어를 듣지 않고 그 언어를 말하는 법을 배울 수는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말하기가 취약하면 대학에서 불리하다. 그러나 취약한 글쓰기는 곧 죽음
이다. 미국의 대학은 말하기보다 글쓰기에 더 집중되어 있다. 대부분의
강의요목을 살펴보라. 수업에 말로 참여하는 것보다 글로 쓰는 논문에 점
수가 월등히 편향되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더구나 정보만으로는 아카데미아에서 성공할 수 없다. 소설은 자체의
논리 구조를 갖고 있다. 중요한 소설들을 충분히 읽었다면, 여러분의 오
른쪽 뇌가 패턴을 감지할 것이다. 논픽션이나 설명문 작성에도 이는 똑같
이 해당된다. 이 때문에 패턴을 익히려면 많이 읽어야 한다. 이것들은 직
접 가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패턴 만들기는 오른쪽 뇌의 활동에 해당
하며 암기식으로 익힐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경험적으로 익혀진다. 패턴
을 만들어낼 수 있으려면 충분한 읽기 경험을 오른쪽 뇌에 제공해야 한
다.
원어민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잘 쓰인 영어 문장을 읽고 감상해보지도
않았으면서 잘 쓰인 영어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있다는 생각은 터무니없는
짓이다. 다른 누군가가 어떤 글을 가리키며 “좋은 글이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여러분이 그것으로부터 얻는 이익은 거의 없다. 왜 그 글이 나중에
스스로 작문을 할 때 활용할 만큼 좋은지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유창한 글
의 흐름, 함축적인 문장, 간결한 명확성을 찬탄할 만한 좋은 글은 자신의
글에서도 그러한 특징들을 드러내고 싶다는 목표를 갖게 하며 스스로 세
련되었거나 함축적이거나 간결한 글을 써내게 되었을 때 진정한 만족감
을 줄 것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말하려는 내용을 단순히 타자하는 일에 불과하지는
않다. 문자언어와 조직화는 음성언어와는 다르다. 구문은 훨씬 더 복잡해
지며, 어휘는 라틴어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을 보다 많이 이용하
고, 아이디어 자체가 확장된다. 머릿속으로만 계산하는 것보다 직접 써가
면서 계산하면 더 큰 숫자들로 계산할 수 있는 것처럼, 문자언어는 암기
하고 말하는 과정보다 더 많은 아이디어를 동시에 붙들고서 보다 복잡한
방식으로 조합할 수 있게 해준다.
논문 쓰기는 언어의 미적분학에 해당한다. 미적분학을 배우기 위해 얼
마나 열심히 노력했는지, 시작이라도 해보려면 먼저 얼마나 능숙해져야
하는지를 생각해보라. 구어를 산술로, 독서를 대수학으로, 작문을 미적분
학으로 생각해본다면, 대학에서의 성공에 독서가 얼마나 중요한지 보다
분명하게 알 수 있을 것이다.
독서를 많이 해야 하는 보다 구체적인 이유가 더 필요하다면, 독서란
최고의 예측변수 혹은 대학에서의 성공의 길이라고 말해줄 수 있다. 많이
읽는 학생일수록 좋은 점수를 받으며 더 높은 학위를 받을 가능성이 그만
큼 커진다. 여러 연구 결과에 의하면 원어민이 아닌 사람들에게 독서는
다른 어떤 연습보다 빠른 언어 습득으로 이어진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어휘만을 공부하는 학생들과 사전을 이용하지 않고 책을 읽는 학생들은
똑같은 기간 동안 똑같은 수의 새 단어를 익힌다고 한다. 그러나 책을 읽
어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야기를 통한 엄청난 양의 무의식적 지식과 이야
기 속의 언어 사용법을 익히기도 한다는 것이다.
모든 책은 서로 관련을 맺고 존재한다. 책에 쓰인 단어의 세계는 그물
과도 같으며 모든 책은 어떤 식으로든 다른 모든 것과 연결된다. 한 권의
책을 집어 들면 다른 책들을 통해 다른 전통으로 이어지는 실마리를 발견
할 수 있다. 독자마다 자신만의 그물을 짠다. 첫 번째 책을 읽을 때에는
그물이 없다. 그 책은 진공상태로 존재하는 것이며 흥미를 불러일으키기
가 쉽지 않다. 그러나 계속 읽다 보면 관련성을 덧붙이고 그물을 짜기 시
작할 단서를 마련하게 된다. 취약하고 큰 구멍들이 있는 그물이지만 그래
도 그물은 그물이다. 머지않아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붙잡을 수 있다. 그
물은 더 커질 뿐만 아니라 그물을 짜는 실은 점점 더 튼튼한 그물망을 만
든다. 독서는 점점 재밌어진다. 독서는 독자의 온 마음과 그동안 읽은 모
든 책을 상상력 놀이로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독서는 대학 공부에 엄청난 도움을 준다. 대단한 책들을 읽
었기 때문이 아니다. 만화책을 읽고도 그물을 짤 수 있다. 다독은 아이디
어를 낚는 사고의 낚시를 위해 바다로 갈 때 불러낼 수 있는 연상의 그물
을 제공한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My Fair Lady>

이 뮤지컬은 조지 버너드 쇼의 희곡 <피그말리온 Pygmalion>에 바탕을 두었으며, 버나드 쇼의 희


곡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조각가 피그말리온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쓰였다. 피그말리온은 자신이
만든 한 조각상을 깊이 사랑한 나머지 살아 있는 인간으로 바꾸고 싶어 했는데, 아프로디테가 그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내용이다.
여러분을 위해 친절히 번역해주는 사전을 사용하는 습관을 버리라.
학생들에게 가장 가르치기 어려운 것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학생들은
사전을 사용하지 말라는 나의 말을 믿지 않는다. 언어를 배우는 다른 길
이 있다는 사실을 믿지 않는 것이다. 처음에 영어를 배우기 시작했을 때
사전이 모든 것을 알려주었기 때문이다.
‘sun’, ‘tree’, ‘man’ 같은 많은 보통 명사들은 사전에 쉽게 번역되어
있다. ‘sleep’이나 ‘black’, ‘slowly’ 같은 단순한 행위나 아이디어도 명
료하게 번역된다. 그래서 언어를 배우는 학생이 사전을 만나면 첫눈에 반
한다. 이 학생은 사전이 새로 배우는 언어로 통하는 문을 열어줄 열쇠라
고 여긴다. 만일 언어가 개별 낱말들로 이루어졌다면 이는 사실일 것이
다.
그러나 언어는 낱말만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낱말들의 관계에 의
해 만들어진다. 이러한 관계는 사전에 나와 있지 않다. 언어의 목적은 이
야기를 전달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이야기’란 한 사람의 뇌 속에서 시작
되어 다른 누군가의 머릿속으로 들어갈 길을 찾는 모든 아이디어를 의미
한다.
한 대의 자동차와 한 남자를 생각해보라. 남자와 자동차라는 두 가지를
그려볼 수는 있지만 여기에는 이야기가 없다. 우리는 인간이기 때문에 이
둘의 관계를 찾아내려 한다. 인간은 이야기를 만들어 사고하는 존재인 까
닭이다. 날렵한 메르세데스 벤츠 스포츠카 옆에 선 젊은이나 중후한 현대
세단 옆에 선 한 아버지를 떠올릴지도 모르겠다. 사용 설명서에 나올 법
한 만화 속의 남자와 별 특징이 없는 자동차 모양의 그림을 떠올릴 수도
있다. 그러나 내가 자동차와 한 남자의 이미지를 제시했을 때 그것이 무
슨 의미였는지 여러분은 알지 못한다. 우리는 아무것도 소통하지 못한 셈
이다.
그런 것이 사전이다. 사전은 온전한 언어를 주겠다고 약속해놓고 결국
에는 연결되지 않은 낱말들만을 안겨주는 나쁜 ‘친구’다. 머릿속으로 그
려볼 수는 있지만 가리키는 의미가 없는 낱말들만을 주는 친구이다. 사전
은 아이디어를 위한 공간이 전혀 남지 않을 때까지 여러분의 머리를 낱말
들로 채울 것이다. 그렇게 되면 여러분은 낱말의 정의를 기억해내느라 너
무나 바쁘게 될 테고.
문법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이라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문법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 이유는 나중에 설명하겠다. 문법도 더 이상 채울 공
간이 없어 흘러넘칠 때까지 여러분의 머리를 채울 것이다. 이번에는 정의
대신 규칙들로 말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똑같다. 아이디어를 위한 공간
이 남지 않는다는 것이다.
사전과 문법의 규칙은 나중에, 더 이상 사고의 대용품으로 이것들을 사
용하지 않게 될 때에 친구가 될 수 있다. 사전과 문법은 처음부터 기댈 친
구가 아니라 마지막으로 즐길 대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해하
게 되었을 때에 말이다.
어떤 책을 읽는데 한 문장 안에서 어떤 단어를, 심지어 여러 개의 단어
를 이해하지 못할 때에도 대개는 그 문장의 의미를 생각해낼 수 있다. 어
떤 단어의 뜻을 생각해내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괜찮다. 그 문장의 요점은
아이디어를 나누는 것이지 일련의 단어들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다. 어떤
단어의 뜻은 모르겠는데 그 문장의 아이디어는 이해할 수 있다면, 그 문
장은 제 역할을 다 한 것이며 읽는 사람은 계속 읽어가야 한다. 이 방법을
배우면, 여러분의 머릿속에서 여러분이 놓친 단어를 여전히 무의식적으
로 따로 표기해 둔다는 점을 이해하게 되는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여러
가지 다른 문장 속에서 그 단어를 마주치게 되면, 머릿속에서 그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아가기 시작한다. 머잖아 그 단어를 여러분의 어휘
목록에 추가하게 된다. 사전을 펼치지 않고서도 말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Into the Woods>

이 뮤지컬은 세 가지 유명한 유럽의 동화를 한데 엮어 우리의 삶을 빚는 이야기들의 힘에 대해 들려


준다.
학기가 시작된 첫날 수업 시간이면 나는 책을, 대개는 두꺼운 책을 높
이 들고 학생들에게 간단한 질문을 던지고는 했다. “이 책에 나온 단어의
25퍼센트를 이해하기 위해 몇 개의 영어 단어를 알아야 할까요?” 국제 학
생들은 처음에 대답하기를 꺼린다. 정확한 답을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나는 정확한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고 설명한다. 다만 추측해보라는 것
이다.
학생들은 대개 수천 개 정도로 추측한다. 가끔은 수백 개라고 추측하는
학생도 있다. 100개 미만이라고 추측하는 경우도 있다. 답은 10개다. 정
말이다. 단지 10개의 단어가 영어로 쓰인 모든 책 속 단어의 25퍼센트를
차지한다.
그런 다음 나는 어떤 단어들이 25퍼센트를 차지하는지 학생들에게 추
측해보라고 한다. 학생들이 답을 못하면, 나는 내가 말하는 것을 잘 듣고
반복되는 단어들을 들어보라고 한다. 학생들은 금세 10개 단어를 모두 찾
아낸다. 여러분도 이 10개의 단어들을 생각해보거나 영어로 된 텍스트를
읽기 전에 먼저 죽 훑어보고 답을 추정해봤으면 좋겠다. 준비되었는가?
사용 빈도 순서에 따라 영어에서 가장 흔히 쓰이는 10가지 단어는 the,
of, and, to, a, in, that, is, was, he이다. 이것들이 전부다.
이러한 단어들을 잘 생각해보면, 이 단어들로는 실제로 많은 것을 말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것이다. 이 단어들은 기능을 가진 단어에 가까
우며 큰 의미를 지닌 단어라고는 할 수 없잖은가. 이 사실은 우리에게 무
엇을 말해주는가? 영어를 이해하는 열쇠는 아이디어들의 기능적 관계에
서 비롯되며 특정 어휘가 중요하지는 않다는 점이다. 이 모든 단어는 다
른 단어들에게 무엇인가를 해준다. ‘is’와 ‘was’조차도, 문법적으로는 동
사이지만, 주어와 보어를 연결해주는 등호(=)에 더 가까운 역할을 한다. 열
번째 단어인 ‘he’만이 다른 사람을 가리키는 일반적인 3인칭 대명사로서
자체의 의미를 전달한다.
위의 열 단어 다음으로 사용 빈도가 높은 단어들의 중요성은 낮아진다.
거의 모든 책에 쓰인 단어의 50퍼센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100개의 어
휘만 알면 된다. 이러한 100개 단어도 몇 개의 명사와 동사, 형용사를 제
외하고는 대부분이 기능어이다. 150개까지 단어를 안다면 죄꼬리만큼인
겨우 4퍼센트의 이해도 향상을 더할 뿐이다. 더욱더 많은 단어를 안다고
하더라도 이해할 수 있는 양에는 별 변화가 없다. 하여튼 영어 단어는
800,000개가 넘으며 그 수는 기술과 과학이 우리의 지평을 넓힘에 따라
매일 늘어나고 있다. 자기 세대만의 속어를 만들어내는 십대의 신조어는
말할 것도 없다.
그러니 이해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어휘를 공부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그만두어야 한다. 데니스 웨이틀리(Dennis Waitley)는 《위대함의 열 가지 씨
앗 10 Seeds of Greatness》이라는 책에서 이렇게 지적하고 있다. “교육
과 상관없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상 대화의 80퍼센트 이상에서 단지
400단어만을 사용한다.” 여러분이 400단어를 알고 있다면, 영어를 이해
하는 데 문제가 없어야 한다. 그렇지 않은가?
이해력은 단어들의 상호작용에, 즉 단어들이 어떻게 함께 어울려 제 기
능을 하는지에 달려 있다. 어휘가 지닌 의미의 총합에 따라 달라지는 것
이 아니다. 그러니 고립된 단어들이 아니라 단어들의 관계를 이해하는 데
목표를 두어야 한다.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영어 단어 10개 (25%)

the, of, and, to, a, in, that, is, was, he

그 다음으로 사용빈도가 높은 영어 단어 100개 (50%)

for, it, with, as, his, on, be, at, by, I, this, had, not, are, but,
from, or, have, an, they, which, one, you, were, her, all, she,
there, would, their, we, him, been, has, when, who, will, more,
no, if, out, so, said, what, up, its, about, into, than, them, can,
only, other, new, some, time, could, these, two, may, then, do,
first, any, my, now, such, like, our, over, man, me, even, most,
made, after, also, did, many, before, must, through, back, years,
where, much, your, way, well, down.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영어 단어 10개

포함)

세 번째로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영어 단어 150개 (54%)

should, because, each, just, those, people, Mr., how, too,


little, us, state, good, very, make, world, still, see, own, men,
work, long, here, get, both, between, life, being, under, never,
day, same, another, know, year, while, last, might, great, old,
off, come, since, go, against, came, right, states, used, take. (사용

빈도가 가장 높은 영어 단어 100개 포함)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West Side Story>

이 뮤지컬은 셰익스피어의 유명한 희곡 《로미오와 줄리엣》을 현대 감각에 맞게 각색한 작품인데, 셰


익스피어의 희곡은 이탈리아의 오래된 전설에 바탕을 두었다.
훌륭한 독자들의 독서 습관이 무엇인지 알면 아마 깜짝 놀랄 것이다.
최고의 독자들은 빨리 읽는다. 혼동되는 단어나, 구, 심지어 문장까지도
크게 걱정을 하지 않는다. 그들은 언어란 중복적이며, 의미는 때로 누계
로 모두 계산해야 하는 숫자들의 스프레드시트가 아니라 현상되는 사진
처럼 나타난다고 이해한다. 어떤 일이 일어나든, 그들은 그냥 계속해서
읽어간다.

첫 번째 전략 모르는 단어가 나와도 그냥 넘어간다


모든 문장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포함하고 있다. 문장 뒤에 숨은 그 아
이디어를 이해하기 위해 모든 단어를 이해할 필요는 없다.

Judy is a typical teenager.

위의 문장에서 ‘typical’이 무슨 의미인지 모른다고 하더라도 문장의


아이디어를, 주디가 어떠어떠한 유형의 십대라는 뜻을 이해할 수 있다.
‘typical’의 뜻을 모르더라도 그냥 건너뛴다.
Judy is a ??? teenager.

빠진 단어가 중요하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그래도 걱정할 필요가 없


다. 언어는 중복적이다. 중요한 일들이 일어나도록 확실을 기하기 위해
중복이라는 장치를 사용한다. 자동차의 속도를 줄이거나 정지시키는 방
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브레이크를 밟거나, 비상브레이크를 사용하거나,
기어를 저단으로 바꾸는 등. 한 시간에 100킬로미터로 달리는데 느닷없
이 자동차를 중지시켜야 한다면 운전자가 죽게 되거나 브레이크가 고장
나기 때문에 중복이라는 장치가 사용되는 것이다. 반면 가속기를 밟았는
데 자동차가 속도를 내지 못할 경우를 대비한 보완 시스템은 없다. 차를
정지할 수 있는 사실만큼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 중요하지는 않기 때문
이다.
그러니 만일 어떤 것이 중요하다면, 그 정보는 한 가지 이상의 방법으
로 한 번 이상 주어진다. 취할 수 있는 것은 취하고 읽기를 계속하라.

두 번째 전략 모든 문단의 주제문을 찾는다

모든 문단은 ‘하나의’ 요지에 대해 들려주는 문장들의 집합(하나의 문장에


‘하나의’ 아이디어를 포함시켜)이다. 주제문은 대체로 문단의 첫 문장에 놓인다.
주제문을 읽으면, 다른 모든 문장이 무엇에 대해 이야기할지 알 수 있다.

Judy is a typical teenager. She thinks about school, dating, and her
looks. She hangs out with her friends. She babysits for neighbors to earn
a little money. She wants to do well in school but does not like doing
homework.

위의 전체 문단이 ‘전형적인 십대(typical teenager)’인 주디에 대해 말하


고 있다. 이 문단을 읽은 후에는 아마도 ‘typical’이 무슨 의미인지를 짐
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사전을 찾아보지 않고도 새로운 어휘를
하나 익힌 셈이다. 이 단어의 의미를 짐작할 수 없다 해도, 줄거리를 이해
하고 계속해서 읽어나갈 수 있다.

세 번째 전략 대화에 특별한 주의를 기울인다

이 방법은 교재보다는 소설을 읽을 때 더 많은 도움이 된다. 교재에 사


용되는 인용문들은 대개 말을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글을 인용하기
때문이다. 제대로 읽으려면 대화를 따라가며 무슨 말인지 알아들어야 한
다. 대화는 인용부호(“ ”)로 표시된다.
인용부호는 누군가가 말하는 내용을 그대로 보여준다. 앞따옴표(“)는
인용의 시작을 나타내며 뒤따옴표(”)는 인용의 끝을 의미한다. (참고: 온점은

인용문 자체가 아니라 전체 문장에 속하더라도 뒤따옴표 안쪽에 넣어야 한다.)

“You are my friend,” John said, “ and I want to help you.”

화자가 바뀔 경우, 문단도 바뀐다. 이는 한 문단에 두 개의 인용문이 들


었을 경우에도 같은 화자의 말이라는 의미이다.
“You are my friend,” John said, “and I want to help you.” He got up and
walked over to her. “Tell me what the problem is.”

위에서 존이 모든 말을 하고 있다. 따옴표 안의 모든 말이 하나의 문단


에 들었기 때문이다. 화자가 한 문단 이상의 긴 말을 할 때에는 예외가 적
용된다. 화자가 완전히 말을 마칠 때까지 뒤따옴표가 붙지 않기 때문에
쉽게 분간이 가능하다. 이 경우 모든 문단은 앞따옴표로 시작되며, 화자
가 말을 마치는 마지막 문단에만 뒤따옴표가 붙는다. 이런 식으로 두 사
람이 대화를 주고받을 경우, 저자는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독자에게 계
속해서 알려줄 필요가 없다.

“You are my friend,” John said, “and I want to help you.” He got up and
walked over to her. “Tell me what the problem is.”
“Thanks, John,” answered Mary, “but I don’t know what to do.”
“You can trust me.”
“I know. It’s just that it isn’t only about me.”
“Please tell me.”
“Okay. Last year I visited Los Angeles. I went out a lot. I met a guy I
really liked and we went dancing every night. But that was it. I left after
two weeks. I never expected to see him again.
“Then last week he just showed up at my door. He said he missed me
and moved to New York just to be near me.” Mary sighed and looked at
John. “We hadn’t talked since my trip and I thought that was strange. He
never spoke with me about it. It seems a bit crazy. Don’t you think so?”
“Yeah, I do.”
대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든다. 위에서는 메리가 두 문단의 내용을 다
말하고 있다. 한숨을 내쉰 후에도 계속 말을 이은 사람이 메리라는 사실
을 알겠는가? 그렇다면 영어를 읽기 시작할 준비가 되었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Candide>

프랑스 작가 볼테르의 <캉디드 Candide>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오락물은 원작이 보여주는 지성


과 아이러니, 유머를 모두 담고 있다.
사전에서 찾는 의미는 단어의 문자 그대로의 정의이다. 그러나 우리
는 사전적 정의와는 상당히 다른 방식으로 단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때로 이러한 의미는 속어의 관용표현이기도 하며, 많은 사람들은 그런 식
으로 단어를 사용할 것이다. 또 어떤 때에는 특수한 상황에서 다른 의미
가 생겨나기도 한다.

“I hate you,” she said smiling.


“I hate you more,” he chuckled.
They kissed.

위에서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말이 되지 않는다. 인간의 행동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 의미를 추론해야 한다. 분명히 위의 두 사람은 장난을 하
고 있다. 두 사람은 서로를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고 있는 것이 분
명하다.
이런 식으로 뜻하지 않게 새로운 어휘를 익히기도 한다. 남자는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chuckled’는 ‘said’와 비슷한 뜻일 수밖에 없겠다. 여
자가 웃었으므로 그녀의 장난기 어린 말에 대한 그의 반응을 말하는 것이
다. ‘to chuckle’이 즐거운 뉘앙스를 전달하며 말하는 하나의 방식이라는
것을 추정할 수 있다. 몇 가지 예를 더 만나다 보면 사전을 열지 않고도
이 단어를 익히게 된다.
추정한 의미는 말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때로는 직접 입으로 말하
지 않고 행동만 제시되기도 한다. 다시 말하지만, 상황을 이해하기 위해
서는 인간에 대한 이해를 활용해야 한다.

The two friends said nothing after that. They kept walking down the
street without saying another word. When they reached the corner, they
waited for the light in silence. Then they went in two separate directions
without looking at each other or saying goodbye.

위의 문단에는 두 친구가 함께 거리를 따라 내려가는 이상한 행동이 나


와 있다. 그들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를 설명할 만한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그들은 화가 났나? 슬픈 일이 있을까? 이러한 일련의 행동을 하게
한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좋은 일은 아닌 것 같은데. 전체 줄거리를 이해
하기 위해서는 더 읽어봐야겠지만, 이것으로 충분히 상황을 짐작하기 시
작할 수 있다.
Jane looked out over the ocean waves and grew worried. She
stood up and scanned the water, her hand shading her eyes
from the sun. After a few moments of looking, she cried out,
“Help! Somebody, help!”
위의 글에도 무엇인가 좋지 않은 분위기가 깔려 있다. 제인은 물속의
누군가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상어일까? 누군가 물에 빠져 죽어가나? 배
가 난파되었나? 상상력은 이러한 모든 가능성을 한꺼번에 붙들 수 있다.
또한 적극적인 추측은 이야기를 더욱더 재미있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작가들은 일부러 정보를 생략하기도 한다. 추리소설은 이러한 방법을 극
단까지 몰고 가서 실제로 독자를 혼란시키려 한다. 모든 이야기는 어느
선까지는 그렇게 한다. 독자가 상상력을 발휘할 때 독서는 즐거워지기 때
문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Les Miserable>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에 바탕을 둔 대단한 작품으로, 혁명기 프랑스의 역사와 더불어 사랑과 믿
음, 법과 구원에 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종이 위에 적힌 단어들은 건조하다. 그것들은 검은색과 흰색의 암호
들이며, 암호 해독은 순전히 정신 수련에 해당할 만한 일이다. 어느 면에
서 독서는 분명히 암호를 해독하는 일이며 암호 해독은 재미를 안겨주기
도 한다. 스도쿠 같은 퍼즐 게임은 중독성이 있기도 하지만, 매우 복잡하
지는 않다. 점점 능숙해질 수는 있지만,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예술이 필
요 없다. 다만 기술이 필요할 뿐이다.
언어에서 기술은 필요하지만 충분치는 않는 조건이다. 여러 면에서, 말
하기는 살아 있는 모든 유기체의 가장 놀랍고도 복잡한 창조적 행위이며,
인간은 끊임없이,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말을 하고 그로부터 대단한
즐거움을 얻는다. 이를 통해 우리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의식을 표현한다.
100년 전만 하더라도, 청각장애는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악의 장애
였다. 청각장애로 태어난 아기는 결코 언어를 배우지 못했다. 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언어가 없다면 우리가 아는 바의 의식
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리버 색스(Oliver Sacks)가 《 목소리를 보다
Seeing Voices》라는 책에서 언급하고 있듯이, 언어를 배우지 못한 청각
장애인들은 이야기를 모르고 살았다. 그들은 동물에 가까운 삶을 살았으
며 인간이 이룩한 모든 노력으로부터 차단되었다. 경험을 조직하여 일생
의 이야기에 연관시킬 수 있는 의식이라는 대단한 도구가 부족했기 때문
이었다. 수화(手話)가 인지적 청각장애인에게 소개되었을 때, 대단한 변화
가 일어났다. 그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수화의 매개체 덕분에 읽기와 쓰
기를 배운 후 언어를 갖기 전 마음속의 어둠에 대해 감회를 피력했다. 인
류란 우리가 우리 자신에게 들려주고 우리 아이들에게 가르치는 이야기
이다.
그러니 우리가 언어라고 부르는 이것은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예술이다. 언어는 우리의 정신과 마음을 작동시킨다. 언어는 태어나면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문화의 도구이다. 오늘날 가장 강력한 형태의 이야
기 형식 가운데 하나는 영화이다. 종이에 적힌 글자와 달리, 영화는 우리
에게 그림을 제공하고 그래서 우리의 지배적인 감각기관인 시력을 사용
하여 화면에 비친 등장인물들이 하는 말에 힘을 더한다. 영화는 우리의
의식적인 정신이 잠 속으로 빠져들고 우리의 무의식이 그 자리를 대신하
여 꿈을 꿀 때 매일밤 우리가 겪는 경험에 가까워진다. 어느 면에서 영화
는 꿈을 깨우는 것과 같다.
상상력도 마찬가지이다. 상상력은 이미지를 이용하여 우리의 온갖 감
정이 반영된 이야기를 빚어낸다. 우리는 우리의 백일몽을 사랑한다. 그렇
지 않다면 백일몽을 꾸면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어 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러한 감정의 요소는 상상에 대단한 힘을 제공한다. 영화와 잠이 하는
일을 독서도 할 수 있다는 점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우리의 의식을 점령
하여 우리를 상상의 세계로 데려간다는 점에서 말이다. 그러나 줄거리가
특별히 재미있지 않은데도 보게 되는 영화와 달리, 또한 좋든 싫든 깨어
나기 전까지 머물 수밖에 없는 꿈과 달리, 독서는 책에 집중하겠다는 의
지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다.
만일 어떤 책이 여러분의 상상력을 자극하지 못한다면, 대부분은 그 책
을 내려놓고 다시 집어 들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의 마음이 그 책을 떠나
지 못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끝까지 읽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독서하
는 습관이 없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상상력을 책으로 가져오는 방법을 모
를지도 모르겠다. 단어들이 눈앞을 지나가는데 머릿속으로 영화를 돌릴
수가 없는 것이다. 이는 연습을 필요로 하며 흥미를 주는 주제를 담은 이
야기를 찾아야 하는 일이다.
그림책 읽기가 언어 능력을 향상시키는 아주 좋은 방법으로 간주된다
는 사실을 아는가? 만화책도 마찬가지다. 머릿속으로 자신만의 영화를 만
들지 못하겠다면, 중간 단계로 그림책을 이용해보라. 그림이 이야기의 진
행을 도와줄 테니까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가 나와도 그냥 지나가기가 더
쉽다. 그림은 때로 단어의 뜻을 암시해주기 때문에 독자의 어휘는 늘어난
다. 사실 그림의 도움이 있기 때문에 그림책의 어휘는 평범하지 않고 수
준이 매우 높은 경우가 많다. 그림책은 책을 읽으면서 마음속 영화를 만
들어내는 기술을 습득할 좋은 방법이다.
그림책 읽기는 진지한 독서가 아니라고 걱정된다면, 영어 고전 문학작
품들에 바탕을 둔 많은 그림책들을 고려해보기 바란다. 《멍청이들을 위한
서구 문명 Western Civilization for Dummies》처럼, 논픽션 주제를 위
한 그림책 같은 역할을 하는 ‘멍청이들을 위한’ 논픽션 시리즈도 있다. 그
림과 단어는 어떤 것을 읽더라도 여러분 자신의 마음속 스튜디오를 만들
도록 도와준다.
독서력이 매우 약한 독자라면, 모국어로 된 그림책과 만화책을 읽어 독
서와 상상의 기술을 습득하는 단계부터 시작해도 좋다. 그런 다음 영어로
된 그림책과 만화책을 읽어 영어 능력을 연습한다. 마침내 소설과 교재를
읽는 수준이 되면, 아카데미아의 훨씬 더 어려운 아이디어들도 참고 읽어
내는 능력을 얻을 수 있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1776년>

이 뮤지컬은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독립선언서”에 서명하고 영국 조지 왕과의 전쟁을 결심하는


이야기를 재미있게 들려준다. 영화로 각색된 이야기는 너무 지루해서 보기가 곤란할 정도이지만, 여
기에 나오는 노래들과 이야기의 내용을 이해한다면 큰 즐거움을 느낄 수 있다.
영어의 가장 평범한 단어들이 관계들을 설명해주는 것이라면, 어떻게
이 점을 활용하여 읽는 내용의 의미를 생각해낼 수 있을까? 여러분에게
도전이 될 만한 일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점점 많은 단어를 배우지 않
는 것. 어휘를 모르고도 의미를 추측해내는 방법을 배웠으면 좋겠다. 가
장 평범하지만 중요한 단어들을 사용하여 모든 문장의 뼈대를 짓는 일부
터 해보라. 그런 후에 다른 단어들의 의미를 생각해냄에 따라, 문장에 의
존하여 뼈대에 살을 붙이고 완전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애니메이션 프로
그램에서 움직임을 만들어내기 위해 사용되는 뼈대로 만든 데모 형상 애
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뼈대로 만든 데모 형상에 여러 가지 캐
릭터를 덮어씌워 생명을 불어넣는다. 여러분이 뼈대로 만든 형상을 구축
할 수만 있다면, 계속 진행하기 위해 더 이상 아무것도 필요하지 않다. 진
행함에 따라, 이런저런 것들로 이러한 뼈대에 색깔과 모양과 미묘한 느낌
을 덧붙이면 된다.
다음의 문장을 예로 들어보자.

The aaaa bbbbed to cccc to the dddd with Eeee.


관계어들 외에 모든 것이 빠져 있다. 그렇다면 이 문장에 대해 그리고
여러분이 이해하지 못하는 ‘단어들’에 대해 무엇을 알 수 있겠는가?
‘aaaa’는 어떤 종류의 단어를 나타내는 것일까? ‘aaaa’는 명사일 수밖에
없겠다. ‘bbbbed’는 과거시제로 된 일반동사일 것이다. 그렇다면
‘aaaa’는 ‘bbbb’를 행하는 주어이다. 그 다음으로 ‘to cccc’가 있다. 이
경우 ‘cccc’는 명사이거나 부정사의 동사일 가능성도 있다. ‘dddd’는
‘Eeee’가 명사인 것처럼 또 다른 명사이다. 그런데 ‘Eeee’는 앞글자가 대
문자로 처리되었으니 어떤 사람이나 장소의 이름이라는 의미이다. ‘to’는
간다는 것을 암기하기 때문에, ‘with’는 ‘Eeee’도 갈 것이라는 암시를 준
다. 장소는 다른 장소로 갈 수 없으므로, ‘Eeee’는 누군가의 이름일 가능
성이 크다. 그러니 이 문장은 주어가 누군가와 함께 어딘가에 가는 내용
이다. 확실치는 않지만, 그럴 가능성이 많다.
만일 앞의 문장에서 명사와 동사들로 빈칸들을 채운다면, 위의 추측이
사실에 가깝다는 것을 알 수 있다.

The girl wanted to go to the beach with Billy.


The man liked to walk to the park with Mary.
The student studied to keep to the plan with Mike.

위의 모든 문장이 말 그대로 가는 것과 관련이 있지는 않지만 하나같이


다른 누군가와 함께 어떤 일을 한 누군가에 대해 말하고 있다. 모든 단어
선택이 효과가 있지는 않을 것이다. “She walked”로 시작한다면, 그 문
장을 위의 예처럼 끝낼 수는 없다. 그러므로 문장구조는 어떤 의미들을
암시할 뿐만 아니라 다른 의미들을 제거하기도 한다. 이제 몇 가지 시도
해보기 바란다.

He has a ffff with many ggggs and hhhhs.


The mmmm, nnnn oooo is pppping and that qqqqs the rrrr.

명사와 동사, 형용사를 채워 진짜 문장을 만들 수 있겠는가?


하지만 자신이 알지 못하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만날 때, 학생들은
내게 그 뜻을 설명해달라고 하거나 사전을 찾아보고 싶어 한다. 이는 단
하나의 문장에는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면 줄거리를 죽이고 만
다. 그와 같은 비디오 게임을 하려 했다고 상상해보라. 어떤 방을 어떻게
빠져나가는지 알 수가 없어서 방법을 생각해내려고 시도해보지도 않고
온라인 치트(컴퓨터 게임에서 해당 게임을 하지 않고 그 다음 단계로 바로 넘어갈 수 있는 프
로그램)를 찾아본다고 생각해보라.
언어는 다른 많은 것들과 마찬가지로 퍼즐 게임 같은 것이다. 우리는
직접 행동에 옮김으로써 배우고 성장한다. 그러나 한 해 한 해 세월이 지
나 나이가 들면서, 학생들은 교수가 자신들에게 언어를 제공해주기를 기
다린다. 글쎄, 교수가 그 게임을 내려받기로 전달해줄 수는 있겠지만, 게
임은 본인이 직접 해야 한다. 언어 게임을 하는 일은 문법 연습으로 이루
어지지 않는다. 문법 공부는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을 사는 것과 같
다. 그것은 게임이 아니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장비일 뿐이다. 게임을 한
다는 것은 읽고, 말하고, 듣고, 쓴다는 의미이다.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 게임을 구입하여 모든 무기와 약에 대해 공부한다고 해서 이 게임
을 직접 경험하지는 못하리라는 사실을 잘 알 것이다. 직접 게임을 해보
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언어에서도 마찬가지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A Funny Thing Happened on the Way to the Forum>

고대 로마의 희극에 바탕을 둔 요절복통 코미디로, 하인들이 사랑에 빠진 젊은 주인을 골탕 먹이는


내용이다.
앞에서 암호 해독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을 간과
했다. 여러분은 문장을 줄거리에서 분리하여 읽을 수는 없을 것이다. 대
학 교재조차도 특정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우리는 어떤 이야기에 대해 조
금만 알아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뇌의 연상 영역들이 더 많은 혈액
을 모으고 시냅스가 데워지기 시작하는 것이다. 문맥이란 서사 구조에 따
라 요점들을 연결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해야 하는 적극적인 활동만을 가
리키는 단어가 아니다. 문맥은 뇌가 제 역할을 하는 방식을 말한다. 뇌는
여러분이 신호를 보내는 순간 정보를 공급할 준비를 갖춘다.
그러나 먼저 여러분이 뇌에 신호를 보내야 한다. 만일 여러분이 모르는
단어가 나올 때마다 그 의미를 이해하기 위해 뇌에게 번역 사전을 찾아보
도록 요청하여 그 단어를 격리한다면, 줄거리와 그 줄거리의 문맥을 버려
두는 셈이 된다. 여러분의 뇌는 동시에 두 가지 이야기에 관여하지 못한
다. 만일 머릿속의 사전을 펼친다면, 읽던 서사 구조를 떠나 정의( 定 義 )의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그러나 만일 이야기 속에 머물면서 모르는 단어로
부터 아이디어를 끌어내려 한다면, 어떤 아이디어가 떠올라 저절로 그 단
어에 연결된다. 계속 읽어가면서 그 문맥과 계속해서 접촉하다 보면 그
과정에서 여러분의 아이디어를 확인하거나 바꿀 수 있다. 이런 식의 사고
는 직선적이지 않고 매우 유연하다.
만일 내가 “The calico cat was startled by the big black
Newfoundland and sprinted up a tree.”라고 말한다면, 이 문장에서
몇 단어를 아는 사람일 경우 다른 단어들을 추측하거나 또 다른 단어는
완전히 건너뛰어야 할 것이다. ‘Calico’는 고양이에 대한 어떤 것을 설명
해주지만, 이 단어를 처음 보는 사람이라면 이 문장에서 그것이 무엇인지
추측할 수 없다. 수동태의 동사는 Newfoundland가 고양이를 놀라게 했
다는(startled) 의미이며, ‘startled’가 무슨 뜻인지 모른다 해도, 관계의 원
인과 결과를 알아낼 수 있다. 크고(big) 검다니(black). 크고 검은 것이 왜 고
양이와 연관이 있을까? 내가 고양이를 말하면, 여러분은 생각할 것이
다……. 뭘까? 개? 쥐? 쥐는 크지 않아. 글쎄, 개는? 개와 고양이를 관계지
어보고 고양이가 나무 위로 올라간다고 생각해본다. 그러면 앞뒤가 맞는
다. 책을 읽을 때에는 이러한 연상이 매우 빠르게 일어난다. 연상은 일종
의 영화나 만화책처럼 협력하여 의미를 전달해주는 일련의 머릿속 이미
지 속에서 펼쳐진다.

‘고양이가 있고…… 개가 고양이에게 무슨 짓을 했는데…… 고양이가 나무를 올라


갔다.’

문맥과 연관 짓는 비밀은 계속 읽어가는 것이다. 혼란스런 단어가 나왔


다고 멈추지 마라. 어떤 문장이 말이 안 된다고 멈추지 마라. 여러분이 가
진 감각을 놓아버리지 마라. 여러분이 파악할 수 있는 이미지들이 상상력
속에서 계속 펼쳐지게 하라. 문법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때에는 눈으로
읽어가면서 아는 단어들을 골라 머릿속의 연상 작용을 통해 아는 단어들
을 전체 이야기에 연결하도록 해주라.
상어는 헤엄치는 일을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하는데 만일 멈추면 숨을 쉴
수 없기 때문에 죽게 된다는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상어는 무슨 일이
있어도 하던 일을 계속한다. 여러분도 상어가 헤엄을 치듯이 읽어야 한
다.
사전을 찾아보기 위해 읽기를 중단한다면, 이야기는 죽고 만다. 여러분
이 잘못 이해할까봐 걱정한다면, 상어는 죽는다. 만일 여러분이 한 문장
을 되풀이하여 여러 번 읽기 위해 앞부분으로 되돌아간다면, 상어는 죽는
다. 조금 되돌아가서 잠시 멈추고 잠깐 동안 반추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숨을 참을 수 있는 시간보다 길게 읽기를 멈추거나 확인하려 하지 마라.
나는 종종 책을 전부 삼킨다고 말하곤 한다. 가만히 자리에 앉아 끝까
지 중단하지 않고 읽고 또 읽는 나의 독서 습관을 말한다. 어떤 책이 마음
에 들면, 되돌아가서 더 천천히 음미하면서 읽는다. 하지만 처음에는 상
어처럼 읽는다. 여러분도 그렇게 해보기 바란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Big River>

이 뮤지컬은 마크 트웨인의 위대한 소설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바탕으로 하여, 《톰 소여의 모험》


을 약간 덧붙여서 남북전쟁 이전의 미국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소설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방법은 많다. 전통적으로 소설의
5요소라 불리는 플롯, 등장인물, 배경, 주제, 문체 등을 살펴보는 방법이
있겠다. 이러한 요소들은 기자들이 사용하는 육하원칙과 비슷하다. 거의
모든 미국인들은 ‘누가, 무엇을, 언제, 어디에서, 왜, 어떻게’의 순서로 육
하원칙을 암기한다. 이러한 원칙을 활용하여 소설의 각 요소를 살펴보면
도움이 된다.

플롯(무엇을) - 줄거리를 구성하는 행위


플롯은 줄거리의 측면에 대해 가장 일반적으로 이야기되는 것이기 때
문에 대체로 먼저 다루게 된다. 플롯은 줄거리 속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
는지를 알려준다. 등장인물들이 무엇을 느끼거나 생각하는지가 아니라
무엇을 느끼거나 생각하기 때문에 무슨 행동을 하는지에 관심을 둔다. 플
롯의 행위는 외부적이다. 즉, 구체적이며 외부의 세계에서 관찰이 가능하
다.
항상 플롯의 기본적인 윤곽을 분명하게 이해해야 한다. 전통적인 이야
기는 시작과 중간, 마무리 부분으로 구성된다. 그간 많은 작가들이 플롯
을 논할 때 무엇을 포함시켜야 하는지를 논의했다. 여러분은 최소한 몇
가지 요점은 논할 줄 알아야 한다.

1. 이야기가 어떻게 시작되는가


2. 갈등은 무엇인가
3. 절정은 무엇인가
4. 줄거리는 어떻게 마무리되며 마무리는 만족스러웠는가

등장인물(누가) - 이야기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누구인가


등장인물을 가리키는 ‘character’의 중간에는 ‘act’라는 단어가 들었
다. 플롯이 줄거리 속에서 펼쳐지는 사건들의 순서라면, 등장인물은 줄거
리를 진행시키는 존재들이다. 대체로 이러한 존재들은 사람이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등장인물에 대해서는 두 가지를 알아야 한다. 먼저, 그
들이 어떤 존재인지를 이해해야 한다. 둘째, 작가가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로서 등장인물을 이해해야 한다.

다음 사항들을 살피면 등장인물들이 어떤 존재인지 이해할 수 있다.

1. 등장인물이 하는 말
2. 등장인물의 행동
3. 등장인물에 대해 들려주는 내용
또한 등장인물이 어떻게 사용되는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다음 중 하
나에 해당할 수 있다.

1. 상징적으로 - 어떤 개념을 표현한다.


2. 현실적으로 - 현실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을 표현한다.
3. 상투적으로 - 특정 장르에서 예상되는 역할을 한다.
4. 과장되게 - 현실의 인물보다 과장된 특징들을 보여준다.

배경(언제와 어디에서) - 시간과 장소


배경은 이야기가 진행되는 시간과 장소를 말한다. 배경은 플롯과 등장
인물 모두에 영향을 준다. 배경이 달라지면 줄거리가 어떻게 변할지 스스
로 질문을 던져보라. 줄거리 속의 지역이 완전히 다른 곳으로 바뀌거나
시대가 바뀐다면 줄거리가 어떻게 달라질까? 등장인물은 어떻게 바뀌어
야 할지에 대해서도 질문을 던져보라. 이러한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배경이 줄거리 속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중요성을 알려준다.

주제(왜) - 저자가 작품을 쓴 목적


주제는 독자가 생각해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작품은 주제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또 다른 작품은 주제를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주제는 대단히
중요한 사안들을 드러낸다. 삶에서 여러분에게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사
랑? 성공? 가족? 우정? 상실? 용서? 크고 중요한 사안일수록 주제도 매우
크고 강력하다. 독자에 따라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주제를 파악하거나 한
작품이 하나 이상의 주제를 품고 있기도 한다.
문체(어떻게) - 저자가 글을 풀어나가는 방식
문체는 처음에 이해하고 논의하기가 가장 어려울 경우가 많다. 문체를
파악하기 위해 독자는 줄거리의 외부로 나가 줄거리가 어떻게 전개되는
지 그리고 그러한 이야기 전개가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
고려해야 할 기본적인 사항은 다음과 같다.

1. 시점 - 줄거리를 이야기하는 목소리


2. 구조 - 줄거리가 어떻게 구성되고 왜 그렇게 구성되었는가
3. 시간순서 - 줄거리 전개에서 시간의 역할
4. 언어 - 서술과 대화에 어떤 종류의 말이 사용되었는가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과 관련하여 그 밖의 어떤 것들이 있는지 늘


물음을 던지고 저자가 왜 그렇게 하려 했는지 설명해보려 노력해야 한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The Man of La Mancha>

《캉디드》와 더불어 유럽 소설의 최고 걸작 가운데 하나인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에 바탕을 둔 이


야기이다. 애드히런츠닷컴(Adherents.com) 선정 2004년 세계 100대 소설에서 《돈키호테》는 1
위를 차지했으며, 《캉디드》, 《허클베리핀》, 《레미제라블》도 100위 안에 들었다.
플롯은 책 속에서 일어나는 사건들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이야기를
처음부터 끝까지 운반해주는 사건들의 고리 같은 것이다. 도시에서 도시
로 이어지는 기찻길 같다고나 할까. 플롯은 기차를 타는 등장인물들이 아
니다. 그들의 생각과 느낌은 기차의 경로를 바꾸지 않는다. 갈등과 도전,
선택, 대개는 상실과 구원을 통해 그들을 목적지로 데려다주는 것은 기차
이다.
‘to plot’이라는 동사는 수학에서 유래한다. x와 y축이 있는 그래프가
있을 때, x와 y의 수가 교차하는 곳을 표시하여 그래프의 모양을 찾아낼
수 있다. 그러므로 등식 x=y에서, x축의 1은 y축의 1과 교차하는 지점을
구성한다. 몇 개의 숫자로 이렇게 해보면 지점들이 45도 각도로 올라가는
선을 암시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등식 구성하기(plotting)
라고 한다. plotting은 ‘살인 구성(plotting a murder)’ 혹은 ‘복수 계획
(plotting revenge)’처럼 계획(planning)을 의미하게 되었다. 그런 의미에서 독
자는 모든 중요한 순간들을 계획하여 어떻게 각 단계를 거쳐 실수 없이
그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지를 생각해낸다. 거기에서부터는 이야기가 어
떻게 구성되어야 하는지를 알아보는 것은 간단한 일이다. 앞뒤가 맞는 이
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모든 사건들은 등장인물들을 처음의 상황에서 마
지막의 상황까지 데려갈 수 있도록 들어맞아야 한다.
소설의 플롯을 설명하는 방법은 그래프 구성과 똑같은 단계로 이루어
진다. 먼저 중요한 순간들을 찾아내야 한다. 어떤 순간이 중요하다면, 그
순간은 이야기 속의 상황을 바꾼다. 여러분이 읽은 어떤 이야기의 플롯을
작성해야 할 경우에는, 플롯의 단계들을 찾기 위해 그 책을 절대, 반복하
지만, 결코 펼쳐서는 안 된다. 책을 펼치면, 중요하지 않은 세부사항들에
빠져 길을 잃게 되기가 십상이다. 그 대신, 기억을 이용하라. 전체 줄거리
를 머릿속에 붙들고, 이야기가 어디에서 시작되었는지, 어디에서 끝났는
지, 처음부터 끝까지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 수 있다. 모든 세부사항을
다 기억하지는 못할 테지만, 그 여행길을 알 수는 있을 것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플롯 작성 숙제를 낼 때, 책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그러나 많은 학생들이 어떤 식으로든 그렇게 한다. 책 없이는 숙
제를 정확하게 해낼 수 없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제물을 읽어보
면, 누가 책을 사용했고 누가 사용하지 않았는지 사전에 몰랐더라도 늘
알 수 있다. 왜 그럴까? 책을 사용한 학생들은 내게 너무나 많은 세부사항
을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런 학생들은 사소한 사건들 속에서 길을 잃는
다. 이야기를 적당한 크기의 조각들로 분리할 수가 없는 것이다.
글을 써야 할 때에는 숙제의 길이에 맞추어야 한다. 적당한 양의 세부
사항이나 일반화를 통해 글을 쓰는 방법을 배우는 일은 아주 중요하다.
머릿속으로 어떤 자료는 버리고 또 다른 자료는 자세히 살펴야 한다. 나
는 영어 학습에 대해 한 문단으로도 또한 한 권의 책으로도 쓸 수 있을 것
이다. 어떻게 하면 길이를 조절하면서도 정확하게 쓸까?
규모에 대한 개념은 플롯을 통해 매우 쉽게 연습이 가능하다. 어떤 책
을 골라 시작과 중간, 끝 부분이라는 세 단계로 나누어보라. 이러한 세 단
계를 연결하면 한 문단으로 된 플롯 요약의 핵심을 얻게 된다. 주제문, 시
작, 중간, 끝, 결론. 다 된 것이다.
그런 다음 다른 모델을 사용해본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다섯 단계, 즉
발단, 전개, 위기, 절정, 결말로 이루어진 플롯의 5단계 모델을 만들어냈
다. 신화학자 조셉 캠벨(Joseph Campbell)은 《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 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에서 세계의 전통적 영웅 이야기는 12
개의 플롯 단계로 이루어졌다고 주장했다. 《 작가의 여정 The Writer’s
Journey》을 쓴 크리스토퍼 보글러(Christopher Vogler)는 디즈니사에서 일
할 때 이러한 12단계를 단순화했다. 디즈니사는 이 모델을 사용하여 〈라
이언 킹 〉 으로 시작되는 일련의 영화들을 만들기 시작했다. 디즈니는 이
모델을 따름으로써 죽어가던 영화사에서 유력기관으로 성장했다. 세 단
계, 다섯 단계, 열두 단계에서 스무 단계로의 이동은 사고의 가소성을 가
르쳐준다. 그러나 책을 펼치고 읽는 순간부터 첫 단계를 찾기 시작하면,
마음의 기술이 가르쳐줄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지 못하게 된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Camelot>

이 뮤지컬은 아서 왕의 궁궐이 있었다는 전설의 고을 카멜롯을 배경으로 화이트(T.H. White)의


《과거와 미래의 왕 The Once and Future King》에 바탕을 두고 만들어졌다. 이는 영국계 미국인
들의 문화유산에 관한 하나의 중요한 이야기이며, 한 시대의 소멸은 물론이고 선과 악의 대결은 《반
지의 제왕》 3부작의 줄거리에서도 똑같은 형태로 재현된다.
플롯은 하나의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게임이 재미있는 것처럼, 플
롯은 재미를 준다. 그러나 위대한 책들은 플롯과 플롯을 관통하는 등장인
물들 사이의 관계 때문에 우리 곁에 남아 있다. 등장인물은 독자가 왜 주
의를 기울여 읽고 계속해서 읽어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열쇠이다.
어떤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기 시작하면, 우리는 금세 자신을 잊고 주
인공과 함께 이야기 속의 세상을 탐험하게 된다. 이러한 동일시는 사건들
이 자신에게 일어난 일처럼 느끼게 해준다. 이야기 속의 위험은 우리의
심장을 뛰게 하고, 열정은 우리의 볼을 물들이며, 놀라움은 우리를 펄쩍
뛰게 만든다.
우리는 왜 비극적 주인공이나 고통을 겪는 누군가와 동일시하고 싶어
하는지 물을지도 모르겠다. 가장 흔한 이유는 주인공이 고통을 겪어 변모
하고 아름다움과 구원을 얻는 이야기를 우리가 믿어주기 때문이다. 그래
서 나쁜 일이 일어나도 우리는 편한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우리가 아
무리 깊이 동일시를 하더라도 그것이 허구라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우
리는 그 고통이 결국에는 우리를 더 나은 곳으로 데려갈 목적으로 작용한
다는 것도 안다.
플롯은 등장인물들의 변모의 도구이다. 변모가 중요해지려면 주인공에
게는 결점이 있어야 하고 그로부터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러한 결점은 주
인공의 원래 모습과 관련된 내부의 문제여야 한다. 단순히 어떤 상처나
장애처럼 신체적인 결점이 될 수는 없다. 정신적 결점이나 상처로 인해
주인공은 완전한 인간이라고 할 수 없다. 플롯의 사건들은 주인공이 성장
하고, 새로운 장점을 계발하여 궁극적으로는 그 결점을 극복하고서, 비록
덜 행복할지라도, 더 풍요롭고 더 온전한 삶에 이르도록 자극하는 상황에
놓이게 한다.
때로 주인공은 영웅적이며 훌륭한 덕목들로 가득하다. 반드시 선을 나
타내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독자의 호의를 얻는 반영웅(反英雄)이 등장하기
도 한다. 반영웅의 행로는 이 영웅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영웅을 선으로
이끄는 것이다. 구원의 대가가 죽음일 경우도 있지만, 그렇다고 하여 반
영웅이 거쳐온 여정의 가치를 떨어뜨리지는 않는다.
주인공에 대해 생각해야 할 때에는 몇 가지 질문에 답해야 한다. 처음
에 주인공은 어떤 인물이었나? 내가 왜 주인공을 걱정해야 하는가? 주인
공의 결점과 상처와 문제는 무엇인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야기의 결말 부분으로 비약하
여 결국에는 주인공이 어떤 인물이 되었는지 자문해봐야 한다. 주인공은
어떻게 변했나? 주인공이 극복한 가장 어려운 도전과제는 무엇이었나?
그러한 도전과제는 폭발성을 지닌 외부의 큰 사건이 아닐 수도 있다. 심
지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어려울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주인공이 새
로운 삶으로 거듭남을 알려주는 상처의 포기 같은 것일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제5원소 The Fifth Element〉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맡은 인물은
누군가를 사랑한다고 말해야 하는 도전과제를 안고 있었지만, 그는 사랑
을 포기한 인물이었다. ‘사랑한다’고 입 밖에 내어 말하느니 차라리 세상
이 파괴되도록 내버려두고 싶은 심정이었다. 그러나 그는 사랑을 말했고
세상은 살아남았다.
등장인물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에서 끝나는지 안다면, 플롯이 어
떻게 도전과제들을 설정하여 그를 그곳에 이르게 했는지 자문해봐야 한
다. 그것이 플롯의 기능이다. 등장인물이 각 단계를 거쳐 불완전한 자아
에서 완전함에 이르도록 하는 것. 플롯 쪼개기 단계로 돌아가 보라. 플롯
을 잘 나누어놓았다면, 여정을 따라 각 단계가 주인공에게 무엇을 요구했
는지 알 수 있다. 플롯이 제시한 도전과제를 극복하기 위한 각각의 성공
이나 실패에 따라 주인공의 성장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Mame>

패트릭 데니스(Patrick Dennis)의 소설 《앤티 맴 Auntie Mame》을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경


제대공황과 2차 세계대전 당시 부유한 삶을 살며 철저하게 미국적인 한 자유분방한 인물을 그리고
있다.
한 젊은이와 아가씨에 관한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젊은이는 아가씨에
게 데이트를 신청한다. 그녀는 데이트를 수락한다. 두 사람은 즐거운 시
간을 보낸다. 두 사람은 약혼을 하고, 결혼을 한다. 둘은 아무런 문제도
겪지 않는다. 여러분 자신에게는 그런 종류의 삶을 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책이나 영화에는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사랑 이야기에는 정해진 양식이 있기 때문이다. 소년이 소녀를 만난다.
소년은 소녀를 잃는다. 소년은 소녀를 되찾는다. 중간은 어떻게 되었을
까? 문제가 있었다. 독자에게 흥미를 일으키는 것은 여러 가지 문제들이
다. 우리가 사람들이 고통받는 모습을 보고 즐기기 때문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이 고통과 어려움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대체로 두 가지 대립하는 힘이라는 용어로 갈등을 이야기한다.
이야기를 전개시키는 사건을 대표하는 주인공을 ‘protagonist’라고 부른
다. 이 단어는 고대 그리스어의 ‘pro’에서 유래했는데, ‘앞쪽의’를 의미하
며, ‘agon’은 ‘몸부림, 갈등’을, ‘-ist’는 사람을 뜻한다. 주인공
(protagonist)은 이야기 속의 사건들을 결말을 향해 이끌어간다. 대부분의
경우, ‘주인공’, ‘주요 등장인물’, ‘영웅’이라는 단어들은 같은 의미로 사
용된다. 적대자(antagonist. ‘anti’는 반대를 의미)는 주인공에 반하는 역할을 한
다. 때로 적대자는 전혀 사람이 아닌 경우도 있다. 이는 플롯을 구축하는
갈등이나 투쟁의 종류에 따라 달라진다.
주인공은 자신과, 다른 사람과, 사회와, 사회의 도덕과, 자연의 힘과,
혹은 운명과 대적하며 투쟁하기도 한다. 때로 사람들은 신을, 초자연적인
힘을, 혹은 기구를 앞의 다섯 가지 범주에 더하기도 한다. 그러나 나는 이
러한 것들이 가외의 범주라기보다 기본적인 다섯 가지 범주 가운데 두 가
지 이상을 섞은 것이라고 본다.
주인공 자신과의 갈등 ― 주인공은 목표에 이르기 위해 자신의 어떤 면
을 극복해야 한다. 대부분의 이야기는 궁극적으로 이러한 갈등을 내포한
다고 말할 수 있다. 외부에서 벌어지는 전쟁의 열기 속에서도 주인공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자기 내부의 결점을 극복해야 변모가 가능하기 때문
이다. 그래서 모든 플롯의 상승과 하강에서 가장 재미없는 부분은 주인공
이 변모하는 절정 단계 직전에 나타난다. 흥미가 덜한 부분은 옛 삶의 종
말을 나타내며 주인공은 내부의 어떤 것을 놓아주거나 극복해야만 플롯
외부의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다.

• 다른 인물과의 갈등 : 이러한 종류의 이야기에서 주인공은 적과 대면한다. 적은 분


명하게 드러나며 이야기가 전개되는 대부분 기간 동안 어떤 면에서는 적이 주인공
보다 우세하다. 결말에 이르러서야 주인공은 이 적대자를 극복할 힘을 얻게 된다.

• 사회와의 갈등 : 때로 이야기는 개인이 자신의 가족, 문화, 혹은 정부의 전통에서


어떻게 벗어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춘다. 사회의 정의에 관한 이야기는 명백히 이런
종류의 갈등을 드러낸다.

• 자연과의 갈등 : 적대자는 없지만 가공할 자연의 힘이 인류의 삶을 위협하기도 한


다. 재난 영화는 이러한 갈등의 인기 있는 형태다.
• 운명과의 갈등 : 때로 한 인물의 갈등 대상은 자신의 내부에 있는 것도 아니고 물리
적인 세계에 있는 것도 아니며, 인간 행동의 한계를 벗어난 곳에 존재한다. 그렇더
라도 사람들은 탄생의 조건에 의해, 성운에 쓰인 운명에 따라, 혹은 죽음이라는 사
실 자체에 의해 부과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 한다. 운명과 싸워 이긴다는 것은
항상 가능한 일은 아니지만, 그러한 투쟁은 우리를 매료시킨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운명으로부터 도망가려는 한 남자가 결국에는 끔찍한 예언을 하나씩 모두 다 실현
하는 ‘오이디푸스 왕’의 이야기를 완벽한 비극 이야기로 간주하고 그의 극적 전개
모델에 사용했다.

실질적으로 갈등은 이야기 속에서 단 하나의 순수한 형태로 존재하는


경우가 드물다. 이야기는 이러한 갈등 형식들을 뒤섞어 다양한 만족을 제
공한다. 그래서 한 인간이 운명과 맞서 싸우다 실패하지만 자신과의 싸움
에서는 승리하기도 한다. 그가 죽더라도 관객에게는 만족감을 남겨주고
말이다.
갈등은 흥분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방법이다. 우리는 주인공과 동일시
하며 주인공의 시련을 대리로 겪는다. 주인공이 겪는 상실에서는 똑같은
비참을, 승리에서는 똑같은 승리감을 느낀다. 우리 자신의 삶에서 걸어
나와 책 속의 언어를 읽음으로써 등장인물의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이러한 능력은 인간 정신의 가장 놀라운 특질 중 하나이다. 언어를 통한
역할극은 실제로 잠시 동안 다른 누군가의 마음이 되어 생각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직접 경험해보지 않고도 광범위한
삶의 교훈을 얻는다. 인간의 상상력이 지닌 마술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Raisin>

로레인 한스베리(Lorraine Hansberry)의 《양지의 건포도 A Raisin in the Sun》를 바탕으로 한


이 뮤지컬은 아메리칸 드림, 한 조각의 꿈을 사기 위해 애쓰며 편견과 사회적 불평등에 대항하는
1950년대 한 흑인 가정의 이야기를 다룬다.
배경은 이야기의 시간과 장소를 정해준다. 많은 책에서 그것은 등장
인물들이 이야기를 연기하는 중립적인 배경처럼 보인다. 하지만 당연히
배경은 완전히 중립적일 수 없다. 이야기의 배경을 어떠한 장소로 정하더
라도, 그 이야기 속의 한 사회나 문화에는 다른 사람들이 존재하며, 이러
한 사회는 등장인물들의 행동을 제한한다. 이처럼 역사속의 한 시대도 다
른 시대와 매우 다르다.
두 대학생의 풋풋한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생각해보자. 이야기의 공간
배경이 오늘날 로스앤젤레스의 캘리포니아 엘에이대학(UCLA) 교정이라면
이 둘의 행동이나 태도에는 별다를 것이 전혀 없다. 하지만 젊은이들의
사랑이 항상 가슴 속의 욕망을 쉽게 따를 수 있는 편한 시대에만 펼쳐진
것은 아니다.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줄리엣의 부모는 열
네 살의 딸을 그녀가 사랑하지도 않는 남자에게 시집보내려고 계획한다.
말할 것도 없이 그녀는 이미 로미오와 비밀리에 결혼한 상태였다. 오늘날
이라면 이 부모의 결혼 계획을 일종의 강간으로 여길 것이다. 줄리엣은
정해진 결혼으로부터 도망치기 위해 가짜 죽음을 연기하며, 알다시피 결
말은 그녀와 로미오 모두에게 비극으로 끝난다. 앞의 대학생들은 14세에
결혼이 허락되지도 않을 뿐더러, 원치 않는 결혼을 피하기 위해 가짜 죽
음을 연기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시간과 공간 배경은 이야기
속에서 무엇이 가능하며 가능하지 않는지를 결정한다.
배경은 등장인물, 플롯, 주제에 대한 깊은 진실을 뒷받침하는 무의식에
이미지들을 보내기도 한다. 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는 산티아고라는
목동 소년이 양떼를 몰고 하룻밤을 묵기 위해 버려진 교회에 들어서는 장
면으로 시작된다. 교회 건물 묘사의 모든 측면은 이 소년을, 산티아고를,
그 자신을 나타내기 위한 하나의 상징이다. 이 교회에서 잠을 자는 동안,
소년은 운명적인 보물에 관한 꿈을 꾼다. 그는 세계를 여행하며 삶의 교
훈들을 배우고 성장한다. 결국 그의 여행은 세상을 한 바퀴 돌아 다시 그
를 그 교회로 데려다주며, 그곳에서 소년은 마침내 늘 그곳에 있었던 그
보물을 발견한다. 우리 모두의 내부에 존재하는 보물과 운명에 관한 이
책의 주제는 물리적인 세계에 의해 뒷받침된다.
배경은 이야기 속에서 거의 등장인물만큼이나 중요해지기도 한다. 주
인공과 자연의 갈등을 그리는 이야기들에서, 배경의 조건과 변화는 플롯
과 어쩌면 주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준다. 시간 배경은 저자가 ‘시간의
화살’을 쪼개어 자연의 질서에 따라 조작할 때에 뒷배경에서 전경으로 솟
아오르기도 한다. 커트 보네거트(Kurt Vonnegut)는 《 제5 도살장
Slaughterhouse Five 》 에서 주인공인 빌리 필그림이 시계 방향 순서로
사건들을 겪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 배경의 전후를, 그가 삶에서 겪는
사건들의 안팎을 수시로 들락거리게 한다. 독자는 빌리처럼 “시간에 고정
되지 않게” 되어, 주인공의 주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알아내려 애
쓰며 결국에는 직접적인 서사 구조가 가능하게 해주었을 방법보다 훨씬
더 본능적인 방법으로 전쟁과 자유 의지, 진실에 대한 이 책의 주제를 경
험하게 된다.
소설을 읽기가 생소한 사람들은 배경에 대해 가장 신경을 덜 쓰기가 쉽
다. 이들에게 배경은 사건을 위한 하나의 작은 환경이라는 역할을 한다.
이들에게는 플롯과 등장인물, 주제의 요소들이 훨씬 더 흥미로워 보인다.
분명히 몇 가지 예외는 있지만, 그러한 요소들은 훨씬 더 동적이고 도발
적이다. 그러나 점점 많은 소설을 읽다 보면, 펼쳐지는 이야기에 시간과
공간이 미치는 영향을 깨닫게 된다. 처음에는 플롯과 등장인물과 주제라
는 더 강한 맛이 독서 경험을 압도하지만 점차 배경이 더욱 미묘하고 더
풍성한 만족을 주는 함축적인 의미를 더해준다. 어떤 작가들은 독자의 심
장을 멎게 할 만한 솜씨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쪽에 포착하기도 한다.
다른 작가들은 일종의 완벽한 순간을 묘사하기도 한다. 한 예로 월리스
스티븐스(Wallace Stevens)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시인 〈 The House Was
Calm and The World Was Quiet〉에서 밤중의 독서에 대한 느낌을 표
현하기 위해 그러한 순간을 묘사하고 있다. 배경은 소설의 가장 화려한
요소는 아닐지도 모르겠지만 아름다움과 가장 가까이 사는 존재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Oliver!>

찰스 디킨스의 소설 《올리버 트위스트》를 바탕으로, 19세기 런던을 배경 삼아 극중의 비애와 긴장


감을 뛰어난 솜씨로 묘사하며, 올리버라는 한 소년을 통해 잊지 못할 등장인물들을 창조해내는 디킨
스의 놀라운 능력을 보여준다.
궁극적으로, 이야기는 그 주제에 의해 살거나 죽는다. 주제는 눈에 잘
띄지 않는 요소이며 찾아내기가 가장 어렵다. 하지만 만일 어떤 이야기가
독자를 이해시킬 만한 의미의 불꽃을 밝혀주지 못한다면, 모든 그럴싸한
플롯의 순간들과 감성적 인물 설정은 아무것도 의미하지 못할 것이다. 주
제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무슨 의미일까? 우리는 우리의 감성을 자극하는 모든 사건들에
대해 이러한 질문을 던진다. 친구가 여러분의 전화에 회신을 하지 않는다
면 여러분은 속으로 궁금해할 것이다. “이게 무슨 의미이지?” 어떤 사람
은 하늘에 걸린 쌍무지개를 보고 그 아름다움에 감동해 눈물을 흘리며 묻
는다. “그게 무슨 뜻일까?” 아픔과 죽음, 생일과 결혼, 우리 삶의 모든 대
단하고 끔찍한 순간들을 둘러보며 우리는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 한다.
우리의 모든 대답은 잠정적이다. 내일 어떤 일이 생겨 우리의 모든 의미
를 부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어떤 사람들은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
의 강제포로수용소에서 죽어간 사람들의 이야기를 읽고 얼마 동안 삶의
의미에 대한 믿음을 상실하기도 한다. 얼마 동안이지만. 하지만 인간은
무엇보다 의미를 만들어내는 존재이며, 우리는 의미 없이는 오래 살 수
없다.
이야기는 삶의 의미를 만들어내도록 도와준다. 이 대목에서 주제가 관
여한다. 주제는 이야기 속의 실마리이다. 우리는 이 실마리를 이용하여
삶의 의미를 바느질할 수 있다. 그래서 똑같은 이야기가 인생의 어느 시
점에 읽느냐에 따라 각자 다른 의미를 주기도 한다. 이야기는 변하지 않
았다. 우리 삶의 옷이 변했으므로, 실마리는 새로운 것을 바느질한다. 주
제는 삶의 보편적인 인간 경험을 건드려야 한다. 큰 개념들을. 사랑. 희
망. 전쟁. 진실. 죽음.
주제가 사소하거나 관습적인 생각만을 단언할 경우, 이야기는 무게를
얻지 못한다. 우리는 책을 덮자마자 잊어버린다. 영화를 보며 먹는 팝콘
처럼, 혹은 우리의 목적지에 착륙한 비행기처럼. 사라져버린다. 잊혀지고
만다. 주제가 풍부하면, 주제에 연결되는 아이디어들은 평생 잊지 못한
다. 어린이를 위한 책인 샤론 크리치(Sharon Creech)의 《 러브 댓 독 Love
That Dog》을 처음 읽었을 때, 그 책은 여러 주일 동안 내 곁에 머물렀다.
나는 고통으로부터 내 자신을 보호하는 태도가 기쁨으로부터 나를 멀어
지게 하는 경우들을 나의 삶에서 보았다. 새로운 경험을 거부하는 “싫
다.”는 말은 내가 그때까지 받아들이지 못했던 과거의 수많은 상실로부터
왔던 것이다. 인간의 선에 대한 믿음은 내가 나 자신과 타인들에게 참을
성을 갖도록 도와준다. 이 책은 매우 쉽다. 플롯은 단순하고, 1인칭 화자
는 어린 소년이다. 그러나 그러한 단순성에도 불구하고 내게 심오한 영향
을 끼쳤다.
주제를 찾아야 할 때에는 이야기 속에서 교훈을 찾으려 하는 실수를 범
하지 말아야 한다. 때로 주제가 교훈으로 언급되기도 하지만, 가르침의
이야기일 경우에만, 즉 우화일 경우에만 그렇다. 그러한 이야기는 대체로
마지막에 분명하게 주제를 언급하고 있다. 예를 들어 이솝의 여우와 포도
에 관한 우화나 예수의 오병이어(五餠二魚) 이야기처럼 말이다.
주제를 교훈에 끼워 맞추려 하지 말고,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이 어떠
한지를 자문해보라. 주제는 여러분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대한 지침이
나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한 명백한 답을 주지 않고도 삶의 중요
한 문제에 대한 느낌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주제는 새로운 시각으로 삶
의 의미를 바라볼 수 있게 하는 초대장이다. 책 전체가 여러분의 경험으
로부터 충분히 멀리 떨어진 곳으로 데려가 새로운 눈으로 그 경험을 바라
볼 수 있게 해주는 내용인 것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Two Gentlemen of Verona>

이 뮤지컬은 셰익스피어의 동명 희곡에 바탕을 두고 있으며, 셰익스피어의 희곡은 고대 로마 희극을


모델로 삼았다.
문체는 저자가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선택하는 방식과 관련이 있
다. 일부러 ‘선택한다’는 단어를 사용했다. 만일 어떤 이야기가 아름답게
쓰였다면, 그 이야기가 펼쳐지는 방식은 그 이야기가 일어날 수 있는 유
일한 방식인 것처럼 여겨진다. 전체 장르로부터 개별적인 단어들에 이르
기까지, 전체적인 효과는 작가의 마음과 의도로 만들어진 것이라고만 할
수 없을 만큼 ‘자연스러워’ 보인다. 작가의 조작은 목표를 가지고 있다.
독자인 여러분에게 특수한 효과를 갖게 하는 것이다. 문체는 전 영역의
많은 부분을 포괄한다. 이 책이 여러분의 공부를 위해 문체를 분석할 모
든 방법을 들여다볼 창문을 제공할 수는 없을 것이다. 국제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되는 세 가지를 언급하고 싶다. 어휘와 서사 구조
와 장르가 그것이다.
첫 번째는 어휘이다. 의식적으로 단어의 선택에 대해 생각하지 않더라
도, 어느 작가나 말에서든 글에서든 자신만의 문체를 사용한다. 그러한
문체에 따라 개인적인 범위의 어휘와 문장구조를 사용한다. 여러분의 친
구들이 말을 할 때 저마다 소리가 어떻게 다른지 생각해보라. 각자 개인
적인 특성을 갖고 있으며 자신이 선호하는 단어와 구를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작가들도 똑같다. 이런 점 때문에 어떤 책을 집어 들던 처음에는 어
려울 수밖에 없다. 작가의 목소리에, 작가가 선호하는 낱말들에, 작가가
글 속에서 ‘말하는’ 방식을 나타내는 문장구조에 익숙해져야 한다. 그러
나 처음 40~50쪽이 지나면 훨씬 수월해진다.
저자가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문체의 한 측면은 화자의 목소리이다. 누
군가가 이야기를 들려준다. 때로 독자에게 이야기해주는 ‘목소리’는 등장
인물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기도 하다. 화자는 마치 이야기하는 사람이 저
자인 것처럼 느끼며, 등장인물들과 외부에서 들여다보는 등장인물들의
세계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 신처럼 다 아는 관점을 3인칭 전지적 시점이
라고 한다. 제3자는 ‘나’도 아니고 ‘너’도 아닌 다른 누군가를 의미한다.
전지적이라는 것은 모두 다 본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3인칭 전지적 시점
의 화자는 모든 것을 보고, 모든 것을 알며, 독자는 화자가 들려주는 이야
기에 의존할 수 있다. 소설의 가장 흔한 시점이다.
때로 화자는 1인칭으로 이야기하며 그래서 모든 것을 보거나 모든 것
을 알지는 못한다. 대개는 이야기 속의 등장인물 가운데 하나의 목소리이
다. 이것을 1인칭 시점이라고 하며 독자가 이 인물의 머릿속에 들어간 듯
한 장점이 있다. 감정은 훨씬 더 직접적으로 표현된다. 하지만 정보는 신
뢰가 떨어진다. 《호밀밭의 파수꾼》에 나오는 홀든 코필드처럼, 화자가 큰
문제에 빠진 십대일 경우, 선과 악에 대한, 그 자신과 다른 사람들에 대한
화자의 견해는 독자가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일 수도 있다. 그래서 1인칭
시점은 화자가 독자에게 들려주는 내용을 의심할 여지를 남긴다.
책을 크게 두 가지로 나눈다면 픽션과 논픽션이다. 각 범주에는 여러
가지 장르가 존재한다. 장르 소설은 플롯과 인물, 배경, 심지어 주제에 대
해서도 특정한 지침을 따르는 특별한 종류의 이야기이다. 장르 소설의 주
제는 관습적인 경향이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장르 소설은 정해진 구조를
갖고 있으며 특정 결과를 약속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로맨스, 미스터
리, 스릴러, 판타지, 공상과학, 공포 소설은 모두 독자가 책의 유형을 통
해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는 장르이다. 특별히 대중 소설에 목표를 둔 영
어 강좌를 설치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학에서 장르 소설을 많이 읽지는 않
을 것이다. 대부분의 경우 대학의 강좌는 문학 작품으로 기울며, 문학 작
품은 행위보다는 문체와 인물, 깊이를 더 중요하게 다룬다. 이러한 책은
국제 학생들에게 훨씬 더 어려운 경향이 있다. 풍부한 언어 사용과 복잡
하고 도전적인 경우가 많은 심리적이고 내적인 경험과 주제의 강조 때문
이다.
장르 소설 읽기는 문학으로서 덜 흥미롭게 만든다는 바로 그 이유 때문
에 영어를 배우는 누구에게나 아주 좋은 방법이다. 장르를 알면 앞으로
어떤 종류의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다. 로맨스나 공포 소설이 어떤 것인
지 알면 좀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 공상과학 소설을 통해 전문적인 어휘
를 만날 수도 있는데, 그러한 어휘는 1장이나 2장에서 대부분 소개된다.
또한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를 알면, 같은 장르를 더 많이 읽고 어휘를 늘
릴 수 있다. 특정 장르의 작가들은 같은 비유를 사용하여 이야기를 들려
주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장르 소설은 읽으면 재미있다. 학교에서 다
루지 않는데도 끊임없이 출간되는 이유는 사람들이 장르 소설을 즐기기
때문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Cats>

엘리엇(T. S. Eliot)의 별난 시들에 바탕을 두었으며, 브로드웨이 역사에서 두 번째 장기 흥행 뮤지


컬이다.
지금까지 자주 얘기했듯이, 어떤 구절을 읽을 때, 사전 번역에서 놓여
나 단어들이 어떤 의미일지 그냥 생각해내려 한다면 더 쉽게 그리고 더
즐겁게 이해하게 된다. 단어들의 뜻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한 가
지 도구는 소리이다.
때로 단어는 우리가 듣는 소리를 나타내려 한다. 많은 언어가 음성 기
호와 일치하는 소리를 내지는 않기 때문에 단어와 소리가 완벽하게 일치
하는 것은 아니다. 언어마다 고양이와 개의 소리를 여러 가지 방식으로
다르게 표현하는 것을 보면 이 사실을 알 수 있다. 영어에서는 고양이의
소리를 “meow”로, 그리고 개의 소리를 “bow-wow”로 적는다.
그러나 소리는 많은 경우에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 “ah”의 크고 여유
있는 소리. 혹은 높고 단호한 “ee” 소리는 몸집이 작은 생물들이 내는 소
리이다. 스슷 하는 소리를 내는 “s”는 부드러운 행동을 암시하지만 “k”는
더 절도 있는 행동을 암시한다.
어떤 사람이 음식을 먹고 있는 대목을 읽는 중이라고 치자. “He
nibbled on the carrot as he thought.”라는 문장이 나온다. ‘to
nibble’이 동사라고 짐작할 수 있다. 이 사람이 당근으로 특이한 짓을 하
는 아주 괴상한 사람이 아니라면 ‘to nibble’은 어떤 식으로 먹는다는 의
미라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이 단어를 말해보고 크게 베어 먹는다는
뜻일지 조금씩 먹는다는 뜻일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He chomped
on the carrot as he thought?”는 어떨까? ‘chomp’는 입을 벌리게 만
든다. 큰 소리로 와사삭 소리라도 날 것처럼 발음을 시작하여 한 번에 꿀
꺽 삼키듯이 끝내게 된다. ‘nibble’은 처음부터 끝까지 입의 앞쪽에서 입
을 작고 빠르게 움직여 발음한다. 단어들이 제공하는 모든 정보에 마음을
열면 소리를 통해 이러한 동사들의 의미를 상상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종류의 활동에도 적용된다. 마신다는 뜻의 동사인 ‘to sip’과
‘to gulp’를 머릿속에 그려보라. 비행중인 어떤 새가 ‘flutter’하는가 혹
은 ‘soar’하는가? 웃음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키득거리며 웃는 ‘to
chuckle’, 얕보듯이 숨죽여 낄낄거리는 ‘snicker’, 시끄럽게 하하하 웃는
‘to guffaw’, 킥킥거리며 웃는 ‘titter’, 야유하듯이 쉬잇 소리를 내는 ‘to
hiss’ 등. 움직이는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는 잽싸고 경쾌하게 달리거나
(skitter), 미끄러지듯이 지나가거나(glide), 뱀처럼 매끄럽게 스르르 지나가
거나(slither), 타닥타닥 소리를 내며 지나가거나(patter), 한 발로 깡충깡충
뛰거나(hop), 금방이라도 넘어질 듯 불안정하게 움직이거나(teeter), 종종걸
음을 칠(scurry) 수도 있다.
책을 읽을 때에는 상상력을 동원해보라. 글자들과 이에 상응하는 소리
들로 느낌을 채우고 그러한 느낌을 이용하여 그 단어가 어떤 뜻일지 생각
하려 해보라.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Phantom of the Opera>

가스통 르루의 프랑스 고딕풍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뮤지컬이다.


플롯의 단계들을 정하고 그것들을 하나로 연결해보았다면, 그 작업을
잘 해냈는지 확인해봐야 한다. 플롯은 사건들의 인과(因果) 사슬 같은 것이
라는 사실을 기억하길 바란다. 사슬은 연결고리를 가졌으며 각각의 연결
고리는 이전의 고리와 그 다음 고리로 상호 연결된다. 인과 관계는 플롯
의 단계 연결 작업을 잘해냈는지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 플롯
의 설명이 성공적이라면, 각 단계들 사이에 놓인 원인의 앞이나 뒤를 살
폈을 때 단계들의 의미가 통해야 한다.
몇 줄로 간단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자 미상의 유명한 시가 있다.

For want of a nail,


The shoe was lost.
For want of a shoe,
The horse was lost.
For want of a horse,
The rider was lost.
For want of a rider,
The battle was lost.
For want of a battle,
The kingdom was lost.
All for the want
Of a horseshoe nail.

여기에서 ‘for want of’라는 구 대신 덜 관용적인 표현인 ‘because


there was not’으로 대체한다면, 인과 관계가 하나의 편자못에서 전체
왕국까지 이동한다는 사실을 더 쉽게 알 수 있다. 반대로도 설명이 가능
하다. 전투에 패했기 때문에 왕국을 잃었다. 전투는 기수가 길을 잃고 합
류할 수 없었기 때문에 패했다. 기수는 말이 합류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합
류할 수 없었다. 말은 편자를 잃어 신을 수 없었기 때문에 합류할 수 없었
다. 편자는 못이 없었기 때문에 신을 수 없었다. 양방향 모두, 때문에, 때
문에,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다.
때로는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사슬에 들어맞지 않는 중요한 사건들을
만나는 수도 있다. 대체로 이러한 사건들은 전체 줄거리에 중요하지만,
그 자체의 사건들로 분리되어 하나의 사슬을 형성하는 단계이다. 어떤 책
에는 종종 중심 줄거리와 병행하여 전개되는 제2, 제3의 이야기가 들어
있다. 이러한 두 번째 스토리를 ‘B’ 스토리라고 부르기도 한다. ‘B’ 스토
리는 대체로 중심 플롯이 보여줄 수 없는 방식으로 등장인물이나 주제를
보여준다. 플롯을 제한된 수의 단계로만 요약해야 할 경우, ‘B’ 스토리를
포함시켜야 할지 아닐지 결정을 내려야 한다. ‘때문에’의 사슬에 절대적
으로 필요하다면, 연결어를 사용하여 중심 플롯의 행로에서 벗어나 B 스
토리를 언급하고, 제 목적을 완수하면 원래의 행로로 돌아가야 한다. 이
는 매우 혼란스럽게 할 수도 있으므로 생략해도 좋다면 생략하고 강력한
인과관계를 보여주는 사슬을 고수하는 것이 최선이다.
추천하고 싶은 뮤지컬 : <Cabaret>

크리스토퍼 이셔우드(Christopher Isherwood)의 소설 《베를린이여 안녕 Goodbye to Berlin》은


연극 <나는 카메라 I Am a Camera>로 각색되었으며, 이 연극은 나치가 권력을 잡은 1931년의 베
를린에 관한 내용으로 뮤지컬로 각색되어 만들어졌다.
보너스 정보 부정사형은 하나의 아이디어에 두 개의 단어를

부정사는 동사의 기본형으로 간주된다. 동사의 핵심적인 개념을 대표하기 때문이다. 영어의
‘to 부정사’는 두 개의 단어, 즉 to+원형동사를 필요로 한다. 이는 처음에 학생들에게 혼란을
안겨준다. ‘to’는 전치사이며 전치사는 대개 뜻을 완성하기 위해 명사를 취하는 까닭이다. 또
한 사전에서 어떤 단어를 찾을 때에는 ‘to’를 떼어내고 원형 부정사를 이용한다. ‘원형 부정
사’라는 어려운 말과 더불어 이러한 혼란을 피하기 위해 교사들은 ‘to’를 떼어내고 남은 ‘단순
형’으로 가르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식의 가르침은 또 다른 혼란을 야기하는데, 이번에는 동사의 단순 시제가 문제이다. 동
사의 단순 현재형은 종종 단순형과 같다. 학생들은 모든 것에 단순형을 사용하기 시작한다.
그러면 부정사의 ‘to’ 부분을 매우 중요한 요소로 파악하기가 더욱 어려워진다.
‘to 부정사’는 영어에서 여러 가지로 매우 유용하다. 비록 문장의 본동사 역할은 하지 못하지
만, 문장에 동사의 힘을 추가하여 전체 문장을 더욱 강건하게 만들어준다. 본동사처럼 직접
및 간접 목적어를 함께 사용하기도 하고 문장에 또 다른 차원의 의미를 펼쳐 보여 깊이와 복
잡성을 드러낸다. 부정사(不定詞)는 ‘크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 부정사를 사용할 때 특정한
예보다는 해당 동사의 전체 아이디어를 사용하는 셈이다. 책을 읽을 때에는 ‘to+동사’라는
두 단어로 이루어진 형태를 파악하려고 하다 보면 ‘to 부정사’의 용법을 익힐 수 있다.
대학에서 작문은 진리나 견해를 증거로 뒷받침하여 제시하는 것이 목
적이다. 창작 수업을 듣는 경우가 아니라면, 여러분의 모든 작문은 설명
하거나 정의하는 글이 될 것이다. 말하자면, 형식적인 논문의 형태로 설
명하거나 서술하거나 정의하는 글을 쓰게 된다는 의미이다. 미국의 교육
은 길거나 혹은 짧은 논문 작성을 위한 작문을 많이 요구한다. 사실과 논
리로 뒷받침할 수만 있다면 학술 논문에 자신의 관점을 얼마든지 피력해
도 좋다. 형식적인 학술 논문은 특정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대중을 위한
논픽션은 대학에서의 글쓰기보다 훨씬 더 느슨한 문체로 쓰이는 것이 사
실이지만, 그렇더라도 특정 규칙들을 따른다.
대학의 논문은 서론, 본론, 결론이라는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다. 서론
은 대개 ‘논제의 진술’로 끝난다. 모든 논문은 논제, 즉 해당 논문에서 밝
힐 요지 혹은 요점을 품고 있어야 한다. 본론에서는 논제를 뒷받침하는
단계들을 ‘모조리 넣은’ 문단들을 제시한다. 여러 개의 문단으로 구성된
논문에서, 각 문단은 바로 앞 문단에서 언급한 단계를 이어받아 문장을
시작하거나, 그 다음의 뒷받침하는 아이디어로 시작한다. 마지막으로 논
제의 요약과 논제를 뒷받침하는 요점들의 압축으로 결론을 맺어야 한다.
즉,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알려주고, 본격적으로 그 내용을 말하고, 그 다
음에 말한 내용을 다시 요약하여 알려주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논문을 가리키는 ‘에세이(essay)’라는 단어는 프랑스어의
‘try’에서 유래했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자신의 주제에 대해 모든 것을
알 필요는 없다. 다만 자신이 이해하는 것을 설명하려 노력하면 된다. 뒷
받침하는 내용을 높이 평가받을 수 있으려면 올바른 형식을 따라야 한다.
〈아기돼지 삼형제〉나 〈골디락스와 곰 세 마리〉라는 동화를 생각해보라.
이러한 동화들이 아이들에게 무엇이 딱 들어맞는지를 아는 것에 대해 무
엇을 가르쳐주는지를 떠올려보라. 지푸라기가 아니라 벽돌로 자신의 아
이디어를 건축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교수가 하는 일은 ‘나쁜 늑대’를
혼내주고 가능하면 날려버리는 것이다. 골디락스처럼 넘치거나 모자라는
것이 무엇인지 익혀야 한다. 다만 넘치고 모자라는 것을 모두 시도해봄으
로써 말이다.

추천! TED.com 동영상


- 마이클 프리처드(Michael Pritchard)의 “Water Filter Turns Filthy Water Drinkable”

우리는 때로 과거에 효과가 있었던 해결책을 적용하기 때문에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스스로 제한
하기도 한다. 문제의 정의를 바꿔보면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다 분명하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을 알
려주는 비디오이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source, diarrhea, nanometer, bacteria, virus

http://tinyurl.com/TED-waterfilter
http://www.ted.com/talks/michael_pritchard_invents_a_water_filter.html
빌 브라이슨(Bill Bryson)의 《모국어 The Mother Tongue》라는 책에
따르면, 영어에는 40개의 분명한 소리가 있지만 이 소리들의 철자를 쓰는
방법은 약 200가지라고 한다.
하지만 영어 단어의 84퍼센트가 특정 종류의 철자쓰기 규칙을 따르며
(catch/latch/hatch)(nation/station/animation) 3퍼센트만이 진정으로 예상하기
어렵다고 한다. 불행히도 그 3퍼센트에는 수많은 보통의 유용한 단어들이
포함된다. 그렇더라도, 영어의 불규칙 철자 단어는 약 400개에 불과한 것
으로 추정된다.
아이들은 쓰는 방법을 배워야 하는데, 이는 철자를 쓰는 법을 의미한
다. 음표 문자를 사용하는 다른 언어들은 철자 쓰기에 별 어려움이 없다.
한 단어의 소리는 그 단어의 철자를 결정한다. 여러 종류의 뿌리 언어로
이루어진 영어에는 대단히 많은 불규칙 철자 단어들이 있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모든 단어의 철자를 쓰는 법을 확실히 알지 못한다. 사전도 실수
를 한다. 이러한 불규칙성으로 인해, 철자 쓰기는 일종의 기술이라 할 수
있으며 철자 맞추기 대회까지 있는 언어는 영어가 유일하다.
철자 맞추기 대회는 아이들이 어떤 단어를 듣고 그 단어의 철자를 적어
야 하는 대회이다. 대회 참가자는 그 단어의 정의를 물어볼 수 있는데, 어
떤 단어들은 다른 단어들과 비슷하게 소리 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도움을 받을 수 없다. 나는 7학년 때에 친구들과 함께 철자
맞추기 대회에 나갔던 일을 지금도 기억한다. 한 반의 최고 학생이 해당
학군의 철자 맞추기 대회에 나가게 되어 있었다. 나는 ‘separate’라는 단
어의 철자를 잘못 써서 기회를 잃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한 경험 덕분에
오늘날까지도 이 단어의 철자를 틀리게 쓰는 일은 없다. 해마다 각 지역
의 우승자들이 전국 철자 맞추기 대회 우승자 결정전에 나간다. 일종의
어휘 올림픽 대회 같은 것이다. 텔레비전으로 방송이 되기도 한다. 8학년
에 이 대회에 나갈 수 있다.

전국 철자 맞추기 대회 결승전에서 선보인 단어들을 몇 가지만 살펴보


자.

stromuhr
Laodicean
guerdon
serrefine
Ursprache
appoggiatura
autochthonous
pococurante
prospicience
succedaneum

다양한 철자 규칙은 원어민조차도 때로는 혼동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재미있는 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매우 간단한 단어조차도 ‘틀린 것
처럼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느 스크래블(Scrabble) 프로 게이머에게서
들은 이야기가 생각난다. 스크래블은 단어의 철자를 맞추는 게임이다. 때
로 게이머들은 허세를 부리기도 하며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영어 단어를
적기도 한다. 그러면 상대편이 그 단어에 도전해야 한다. 만일 틀리면 차
례를 잃게 되며, 맞으면 기회를 얻게 되는 위험을 감수하면서 말이다. 그
프로 게이머에 따르면 어느 날 그의 상대편이 그가 정확하지 않은 단어임
을 ‘알았던’ 어떤 단어를 제시했다고 한다. 그는 속으로 생각했다.
“‘whoa’의 철자는 그런 식으로 쓰지 않지.” 그는 심사위원을 불러 그 단
어를 가리켰다. 심사위원은 이 단어를 한 번 쳐다보더니 사전을 확인해보
지도 않고 가버렸다. 게임이 끝났을 때에야 그 프로 게이머는 자신에게
주어진 단어가 “who”였음을 깨달았다.
그러니 가끔 어떤 단어의 정확한 철자를 모른다 하더라도 실망할 필요
는 없다. 내가 가르친 학생들은 간혹 내가 칠판에 어떤 단어를 쓰고 나서
머리를 긁적이며 컴퓨터로 철자를 확인하면 깜짝 놀라기도 한다. 철자를
정확히 모른다고 해서 부끄러운 일은 아니다. 모든 작가들은 가끔씩 이상
하게도 ‘감(感)’이 사라져버릴 때에 아주 간단한 단어들에 대해서도 철자법
을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단어의 철자를 모른다는 사실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철자를 확인하지 않는 습관이 문제이다.

Ghoti - 영어 발음의 어려움을 나타나기 위해 만들어진 가짜 단어


영어 철자와 발음 사이의 관계는 종종 완전히 미친 짓처럼 보이기도 한
다. 나는 처음 이 단어를 봤던 때를 지금도 기억한다. 어떤 선생님이 칠판
에 ‘ghoti’라고 적고 이 단어를 발음할 줄 아는 학생이 있는지 물었다. 아
이들은 여러 가지 다른 발음을 해보았지만, 누구도 ‘올바른’ 발음을 해내
지는 못했다. 위의 예에서, ‘ghoti’는 ‘gh’를 ‘tough’의 gh처럼, ‘o’는
‘women’의 o처럼, 그리고 ‘ti’는 ‘nation’의 ti처럼 사용하여 ‘fish’와 똑
같이 발음해야 한다.
이 이야기에서 나는 ‘올바른’이라는 말을 사용했는데 실제로 이 방법에
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기이한 글자 무리 짓기는 보통의 발음 맥락을
벗어나서 사용된다. ‘gh’는 단어의 시작 부분에서 ‘f’와 똑같은 소리를 내
는 일은 절대 없다. 이 단어의 끝에 위치한 ‘ti’도 마찬가지이다. 놀이라고
여기면 재미있겠지만 이 단어는 백 년도 더 전에 철자쓰기를 좀더 규칙적
으로 정해서 영어라는 언어를 고정시키고자 했던 사람들이 만들었다. 어
느 누구도 ‘정확한’ 발음을 추측할 수 없다는 바로 그 사실은 철자 쓰기의
규칙이 있다는, 즉 초등학생이라도 영어 맞춤법의 복잡한 규칙을 이해할
만큼 실제로는 매우 규칙적이라는 의미이다. 복잡하긴 하더라도 말이다.

추천! TED.com 동영상


- 댄 길버트(Dan Gilbert)의 “Why Are We Happy”

<행복에 걸려 비틀거리다>의 저자이며 하버드대학교 심리학과 교수인 댄 길버트의 행복 강의. 원하


는 것을 얻지 못할 때, 일이 계획대로 되지 않을 때, 우리는 정말로 비참해질까? 그는 아니라고 말한
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cortex, simulator, species, to contemplate, cognitive process

http://tinyurl.com/ted-happiness1
http://www.ted.com/index.php/talks/lang/eng/dan_gilbert_aska_why_are_we_happy.
html
직접 화법은 다른 사람이 말하거나 쓴 것을 여러분이 ‘정확하게’ 기록
한다는 의미이다. 인용부호는 자신의 글과 반대로 다른 사람에게 속하는
단어들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자신의 단어를 사용하기를 그치고 대신
다른 누군가의 단어들을 가져오는 지점의 시작과 끝 부분을 표시해주는
것이다. 자신이 사용하고 있는 단어가 누구의 것인지 밝혀야 한다. 그러
한 단어들은 그야말로 다른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다. 교수들은 과제를 낼
때 인용문을 정확히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알려주며 인용할 때의 귀
인(歸因) 양식은 다양하기 때문에 여기에서 자세히 설명하지는 않겠다. 귀
인의 규칙은 부담을 안겨주기도 하지만, 인용은 여러분의 글에 권위 있는
내용이 가진 모든 힘을 전달해주는 까닭에 글에 무게를 실어준다. 인용을
사용하는 방법을 배우면 글쓰기 능력에 매우 강력한 도구를 하나 더 얻는
셈이다.
직접화법의 예를 들어보자.

John said, “I love you, Mary.”


Martin Luther King’s most famous words were “I have a dream.”
George Orwell mocked the hypocrisy of socialism when he wrote in
Animal Farm, “All animals are equal but some animals are more equal
than others.”

다른 사람이 말하거나 쓴 내용을 기록하기 위해 간접화법이나 보고화


법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저자가 그 말을 바꾸거나 뜻을 더 분명히 하기
위해 전체 진술을 바꾸어도 좋다. 원래의 화자가 드러낸 개념을 유지하기
만 한다면 말이다. 간접화법도 원래의 화자에게 귀속되어야 한다.
‘that’이라는 단어는 종종 문장의 두 부분을 연결하는 데 사용된다. 직접
화법과 간접화법을 조합할 수도 있다. 간접화법을 이용하면 자신의 요점
을 보다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다.

John told Mary that he loved her.


Martin Luther King said that he had a dream in his most famous speech.
George Orwell mocked the hypocrisy of socialism in Animal Farm when
he wrote of a society where all animals were supposedly equal but that
“some animals were more equal than others.”

주어와 목적어가 화자에 의해 사용된 대명사에서 그 대명사가 지칭하


는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제3자에게 적절한 대명사로 바뀌었다. 또한
동사의 시제는 과거로 바뀌었는데 어떤 사건 이후에 보고를 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화자가 본동사와 함께 ‘will’이나 ‘can’ 같은 조동사를 사용하
면 보고 화법은 ‘would’나 ‘could’처럼 조건문으로 바뀐다.
‘that’이라는 단어는 생략될 때가 많다. 언어는 워드 프로세싱 프로그
램 속의 보이지 않는 플레이스홀더(빠져 있는 다른 것을 대신하는 기호나 텍스트의 일
부)처럼, 보이지 않는 것들로 가득 차 있다. 플레이스홀더 기능을 켜서 각
각의 스페이스나 리턴 키가 차지하는 공간을 볼 수 있다. 혹은 해당 페이
지를 더 선명하고 간단하게 보기 위해 이 기능을 꺼두어도 된다. 영어는
어떤 단어든 보이지 않게 만들기를 좋아한다. 만일 그 단어를 빠뜨려도
독자나 청자의 이해에 해를 끼치지 않는다면 말이다. 나는 학생들에게 매
번 ‘that’을 사용하라고 했다. “that”을 사용하는 일은 결코 나쁘지 않다.
반면 생략해도 나쁘지 않다. 나는 이 단어를 사용하는 편을 선호하는데,
학생들이 문장 안에 두 개의 절이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
기 때문이다.
질문을 간접화법으로 만드는 일은 약간 더 복잡하다. 주어와 목적어,
동사의 시제가 모두 바뀌어야 할 뿐만 아니라, ‘to do’의 복합 형태를 사
용하는 질문은 대답에서 조동사를 생략한다. 질문의 불확실성을 나타내
기 위해서는 ‘that’ 대신 접속사 ‘if’를 사용한다. 의문사(who, what, when…)
를 사용한 질문에 대해서는 ‘if’ 대신 사용된 의문사를 넣어 대답하며 단
어의 순서는 보통의 선언문에 해당하는 주어-동사-목적어 순서를 취한
다.

John asked Mary, “Do you love me?” → John asked Mary if she loved
him.
John asked Mary, “Will you marry me?” → John asked Mary if she would
marry him.
John asked Mary, “Where do you want to go for dinner?” → John asked
Mary where she wanted to go for dinner.

학술적인 글에서는 간접의문문에 대해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이


다. 논문에서는 보통의 가벼운 말이 아니라 대개는 설명글을 언급할 것이
기 때문이다. 그러한 종류의 글은 진술문만큼 의문문을 많이 사용하지 않
는다. 방법은 알아야겠지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다고 확신이 들기 전까
지는 의문문을 언급해야 할 때 직접 인용을 사용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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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릭 시버스(Derek Sivers)의 “Keep Your Goals to Yourself”

여러 심리학 실험에 의하면 자신의 목표를 다른 사람에게 들려주었을 때 그 목표를 이룰 가능성이


더 낮아진다고 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goal, conventional wisdom, delay gratification

http://www.ted.com/talks/lang/eng/derek_sivers_keep_your_goals_to_yourself.html
3은 거의 모든 동화와 동요에서 특별한 숫자이다. 서구 문화의 기독교
적 토대는 또 다른 삼중 구조의 예인 삼위일체의 개념에 근거한다. 3은 역
동적인 변모와 성장을 나타내는 숫자이다. 심장박동에서 생겨나는 신체
의 원투 리듬과 달리, 3은 머리와 가슴과 영혼의 숫자이다.
아카데미아에서 아이디어 제시의 기본적 구조는 3을 중심으로 지어진
다. 학교에서 여러분은 항상 소통을 목표로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여러분
의 목적은 정보를 알려주거나, 두 가지를 비교하거나, 어떤 견해를 주장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아이디어를 전달하기 위한 가장 간단한 논리 구
조는 시작, 중간, 끝 부분으로 이루어지는 이야기와 똑같이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시작 부분은 독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배경을 알려주고, 중간
부분은 사건과 긴장감을 내포하며, 끝 부분은 모든 느슨한 결말을 말끔하
게 마무리한다. 논문 작성을 이런 식의 스토리텔링으로 생각한다면, 여러
분의 글에 무엇을 포함시켜야 하고 무엇을 생략할 수 있는지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된다.
이러한 삼중 구조는 책이든 논문이든 모든 수준의 학술적 글쓰기에서
문단 자체에도 적용된다. 논픽션 서적 가운데 많은 수가 해당 책의 전제
를 설명하고 그 구조를 펼쳐 보이는 서문을 위한 장으로 시작된다. 논문
처럼 각각의 장에는 독자를 해당 주제로 인도하는 서론과 자료를 제시하
는 본론, 독자에게 해당 자료에 관한 전후과정을 설명하는 결론이 포함되
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문단에는 주제문과 이를 뒷받침하는 문장
들, 결론을 제시하는 문장이 들어가야 한다. 3 안의 3에 들어간 3.
자, 이제 위의 문단을 읽어보라. 지금까지 이야기한 구조를 알아볼 수
있겠는가? 첫 번째 문장에는 종합적인 요점이 들어 있다. 이 종합적인 견
해는 책과 논문, 문단이라는 세 종류의 글쓰기 목록을 포함한다. 그런 다
음 중간 부분에서는 세 가지 목록의 각 항목들이 어떻게 삼중 구조를 지
녔는지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을 제시하는 문장은 그 모두를 각자
서로 안에 삽입된 것으로 생각해보라고 제안하고 있다. 다시 말해, 바로
위의 문단은 이 글을 통해 알려주고자 하는 삼중 구조의 예를 보여준다.
여러분은 셋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
면, 아이디어들을 하나의 전체를 이루는 셋으로 쉽게 나눌 수 있어야 한
다. 이 방법을 일종의 게임처럼 즐겨보라. 무엇이든 셋으로 그리고 오로
지 세 부분으로 생각하는 연습을 해보라. 여러분의 하루를 세 부분으로
설명해보아도 좋다. 느긋한 오전, 바쁜 오후, 친구들과 함께한 저녁. 여러
분의 개성을 그렇게 표현해보면 어떨까. 똑똑하고, 활기 넘치고, 열정적
이라고. 좋아하는 음식을 셋으로 표현해본다. 크림이 많이 들어가고, 달
콤하고, 얼음처럼 차가운 음식.(아이스크림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주위를 둘
러보고, 눈에 보이는 것, 여러분이 하는 일, 여러분이 생각하는 것을 셋으
로 설명해보라.
글쓰기는 옳은 아이디어를 찾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특정 관점에서 볼
때 조화를 이루는 아이디어를 찾아내는 일과 관련이 있다. 여러분이 어떤
것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갖고 있어서 그 의견을 내게 전달했는데 내가 나
의 사고를 벗어나서 생각해보는 진실로 마술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면 얼
마나 대단한 일이겠는가. 여러분의 글을 읽는 동안 마치 누군가가 내가
운전하던 자동차의 운전대를 움켜쥐기라도 한 것처럼 여러분의 글이 나
의 머릿속을 점령하여 나를 대신하여 사고해주는 셈인 것이다. 그 사람이
운전하는 법을 모른다면, 나는 절대 그런 상황이 행복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사람이 글에서 증명된 것처럼 훌륭한 “운전사”라면, 나는 기쁘
게 의자에 등을 기대고 앉아 승차를 즐길 것이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영
어 작문의 논리적 구조를, 아카데미아에서 성공하기 위한 규칙들을 통달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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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사 갬블(Jessa Gamble)의 “Our Natural Sleep Cycle”

이 연구에 참여한 사람들은 낮 동안에 정신이 매우 맑은 기분을 느끼기 때문에 인생에서 처음으로
진정한 각성 상태를 경험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고 보고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conditions, to correspond, incredible, sleeping pattern


http://www.ted.com/talks/jessa_gamble_how_to_sleep.html
언어의 여러 측면들은 러시아 인형과 닮았다. 각각의 인형은 똑같지
만 더 작은 인형을 내포하고 그 인형은 다시 더 작은 인형을 내포하고 있
는 식이다. 거의 모든 수준의 말하기와 글쓰기에서 자체적으로 되풀이되
는 논리 구조를 통해 언어가 스스로를 구축하는 것과도 같다. 영어의 경
우, 처음에 화자가 자신의 주제를 분명하게 밝혀줄 것을 요청하는 핵선행
구조를 갖고 있다.
문장은 주어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인 규칙이다. 전체 문장은 그 주어
에 관한 내용이기 때문에, 미국인들은 가능하면 빨리 주어가 무엇인지를
알고자 한다. 먼저 주어를 알면 그 주어에 뒤따르는 정보를 넣어둘 일종
의 주머니를 만들 수 있다. 내 이야기를 듣는 상대방이나 내가 쓴 글을 읽
는 독자가 내가 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경우
에만 주어 앞에 다른 것을 넣어야 한다. 정보를 주어 앞에 넣는 것을 ‘전
면 삽입’이라고 하는데, 미국인들은 주어를 얼른 밝히지 않으면 금세 참
을성을 잃는 수가 있다. 문장은 주어에 대해 하나의 아이디어를, 하나의
아이디어만을 들려주어야 한다.
문단은 하나의 주제문을 포함해야 하며 주제문은 대개 문단의 첫 번째
문장이 된다. 주제문은 전체 문단을 위한 계획을 펼쳐놓게 된다. 모든 문
장은 주제문이 소개하는 하나의 종합적인 견해에 들어맞아야 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이러한 종합적인 정보를 제시하고 나서 문단의 나머지 부분
을 이용하여 이 정보를 뒷받침하는 세부사항을 제공한다. 하나의 주제로
부터 이탈하여 방황하는 문단은 미국인 독자들을 혼란스럽게 만들며 그
렇게 되면 미국인 교수들은 그 학생이 그 문단을 쓰는 데 많은 공을 들이
지 않았다고 여기게 된다.
작품에 적용되는 똑같은 방식이 논문 작성에도 적용된다. 문장은 하나
의 아이디어를 전달해야 한다. 한 문단 내의 모든 문장은 한 번에 하나의
문장으로 하나의 아이디어를 드러내어 하나의 종합적인 주제를 포괄해야
하지만, 한편 논문도 하나의 초점에 맞춰져야 한다. 논문을 쓸 때에는 논
문의 나머지 부분에서 다룰 주장을 제시하는 도입 문단으로 시작해야 한
다. 주제문과 마찬가지로, 논제 진술 부분은 논문에서 다루게 될 정보를
제시한다. 그런 다음에 논문은 약속된 세부사항을 제시한다.
하나의 문장은 주어-동사-목적어로 이루어져 있다. 하나의 문단은 주
제문, 본문, 결론 문장을 포함한다. 한 편의 논문은 서론, 본론, 결론을 내
포한다. 하나-둘-셋 접근방식은 소설의 시작 부분, 중간 부분, 끝 부분과
같다. 완성된 작품은 이런 구조로 닫히며, 자체적으로 완성되고, 홀로 독
립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어느 수준에서나 영어 구조의 직접성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
다. 소통은 주어로 시작되며, 주어는 문법상의 주어, 문단의 주제 혹은 논
문의 논제가 된다. 이들 각각은 바로 처음부터 무엇을 이야기할지를 분명
하게 밝혀야 하며, 암시를 통해, 그 계획과 맞지 않으면 어떤 것이든 버리
겠다고 약속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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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닌 베니어스(Janine Benyus)의 “Biomimicry in Action”

‘자연’의 설계 기술을 사용하면 우리는 우리의 삶을 향상시키고 지구의 제한된 자원을 통해 보다 품


위 있는 삶을 살 수 있다고 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genius, competent, organism, apprentice

http://tinyurl.com/TED-biomimicry
문단은 통일성과 일관성을 위해 조직된 하나의 종합적인 견해에 관한
한 무리의 문장으로 정의된다. 이러한 정의의 각 부분을 하나씩 살펴보
자. 문장은 하나의 아이디어를 품고 있다. 문단 역시 하나의 아이디어에
관한 내용이지만, 이러한 아이디어는 개별 문장들보다 더 많은 근거를 포
괄한다.
기본적으로 소크라테스적 방법에 따라 기본 전제를 가장 작은 부분들
로 나누고 나서 각 부분을 검토하는 셈이다. 모든 부분들을 성공적으로
검토하고 나면, 그 전제는 유지된다. 문단의 전제는 문장이라는 조각들로
나뉘어져야 한다. 그 구성 문장들은 일관성 있게 조직되어야 하는데, 이
는 그 하나의 아이디어를 논의하지 않는 것은 무엇이든 배제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마지막으로 모든 아이디어는 함께 어울려 결국에는 전제가 스
스로 존립할 수 있도록 합쳐져야 한다.
처음 국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 나는 아시아 학
생들 대부분이 사고하기를 게을리한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일관성과 통
일성의 시험에 실패한 논문을 제출하고는 했다. 문장들은 결론을 향한 직
항로를 택하지 않고 주제를 벗어나 옆길로 새는 일이 허다했다.
이것은 문법의 문제가 아니었다. 그들 중 많은 학생들이 만족할 만한
문장을 쓸 줄 알았다. 최악의 문제는 그들이 쓴 문단이었다. 내가 생각하
기에 그들은 자신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를 구태여 깊이 생각해보지도
않은 것 같았으며, 주제에 대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아무것이나 적어
서, 조직화하려는 수고도 하지 않고 문장들을 뒤죽박죽으로 섞어 제출한
것 같았다.
나는 그들을 가르칠 방법을 찾아보기 시작했으며 문단의 조직화가 문
화에 따라 다르다는 사실을 알았다. 게으름의 혼란처럼 보였던 것이 사실
은 나와는 다른 논리에 의한 조직화였다는 것이다.
나는 그들이 쓴 문단의 이면에 숨은 사고를 볼 수 있었다. 학생들에 대
한 나의 판단은 바뀌었으며 학생들과 나 사이의 협력은 향상되었다. 불행
히도, 대부분의 미국 교수들은 여러분의 언어가 미국의 형식적인 글쓰기
와 다른 논리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며 신경 쓰려고도 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교수들이 할 일은 영어로 설명하는 글쓰기를 가르치는
것이며 이는 여러분이 만족할 만한 영어 문단을 써내야 한다는 의미이다.

문단이라는 것이 여러분을 어딘가로 데려가주는 것이라고 생각해보라.


아시아식 문단은 한 군데의 목적지 대신 전체 땅을 탐험하는 식이다. 마
치 프랑스를 여행하며 파리에 있고 싶을 때마다 그곳으로 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는 것과 같다. 그렇더라도 중간에 시도하는 이러한 모든 파리 여
행은 프랑스 여행이라는 전체 여행 경로 내에서 타당하다고 할 수 있다.
유럽식 문단은 A 장소에서 B 장소로 여행하며 가끔씩 흥미가 생기면 예
정과 달리 짧게 이곳저곳 들러보는 식이다. 미국식 문단은 일터로 나가는
아침 통근과 더 비슷하다. 시작하는 곳에서 끝나는 곳까지 최단 거리를
원한다. 만일 교수가 일일 통근과 같은 글쓰기를 요구하는데 여러분이 마
음 편히 방랑하는 여행길을 가고 있다면, 교수는 여러분이 공부에 진지한
학생이라고 여기지 않으리라는 사실을 이제 이해할 수 있겠는가.

캐플란의 이론에 따른 문화마다 다른 문단 구조

아시아 문화권의 문단 구조

유럽 문화권의 문단 구조

미국인들의 문단 구조

Kaplan, R. B., "Cultural Thought Patterns in Intercultural Education"(1966)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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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비 맥퍼린(Bobby McFerrin)의 “Hacks Your Brain with Music”

바비 맥퍼린은 사람들이 어떻게 이해력과 예상을 통해 듣기와 읽기를 향상시키는지를 보여준다. 그


녀에 따르면 청취자와 독자는 백지 상태가 아니라 여러분의 작품에 참여하는 참가자이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to hack, expectations, pentatonic scale

http://www.ted.com/talks/lang/eng/bobby_mcferrin_Hacks_your_brain_with_music
대학 논문을 작성할 때 훌륭한 문단을 만들고 싶다면 반드시 분명한
주제문을 담아야 한다. 항상은 아니지만 대개는 첫 문장에 주제문을 싣는
다. 영어는 핵선행 언어이기 때문이다. 요점부터 시작한 후에 세부적인
내용을 설명한다. 한두 문장 뒤에서 설명할 것을 왜 미리 언급해야 할까?
여러분의 글을 읽을 독자가 어둠 속에 있다고 생각해보라. 독자는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혹은 글쓴이가 자신을 어디로 데려가고자 하는지 알지 못
한다. 여러분의 주제문은 앞에 있는 것을 비춰주는 손전등 같은 것이다.
이 손전등을 통해 독자는 자신이 어디로 갈지 그리고 그 길은 어떤 모습
일지 그려볼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해당 문단을 통해 독자를 어디로 데려가고자 하는지 스스로
알아내기 전까지는 주제문을 쓸 수 없다. 주제문을 쓸 때의 어려움은 영
어의 언어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라 사고의 조직화 능력에서 생긴
다. 그러니 작문 교수들이 주제문은 주제와 주제를 다루는 아이디어를 담
아야 한다고 말할 때, 그 말은 여러분이 문단의 내용에 대해 두 가지를 결
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먼저 쓰고자 하는 주제가 무엇인지 알아야 하며,
전달하고자 하는 주제에 대해 한 문단 길이의 아이디어를 생각해내야 한
다.
글을 통해 들려주고자 하는 내용을 한 문단 길이로 맞추는 일은 중요하
다. 한 문단은 최소한 세 문장 이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고 한 문
단이 10개 이상의 문장으로 구성되면, 대개는 너무 복잡해진다. 복잡한
글은 더 간단하고 짧은 단계들로 나뉘어야 한다. 일반적으로 한 문단에
5~8개의 문장을 담겠다는 목표를 세우는 것이 좋다. 하지만 한 문단에
5~8개의 문장을 포함한다는 원칙만으로는 부족하다. 문단을 구성하는 문
장들은 주제문에 따라 펼쳐지는 계획을 따라야 한다.
나는 대개 처음에는 마법의 숫자 3이라는 단계를 학생들에게 제시한
다. 하나의 주제문과 이를 뒷받침하는 세 문장, 그리고 결론을 맺는 한 문
장을 넣으면, 다섯 개의 문장으로 이루어지는 매우 만족스러운 하나의 문
단을 구성하게 된다. 각 단계에 대해 두 개의 문장을 쓴다면, 전체 8개의
문장으로 끝난다. 이 또한 좋은 구성이다. 각 단계에 대해 세 문장을 쓴다
면 각 단계가 그 자체로 하나의 문단을 만들기에 충분하다.
학생들에게 여행 지침서를 쓰는 숙제를 내주어 주제문을 설명하면 도
움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자신이 어디로 갈 것인지(주제)를 알고 그곳에
어떻게 도착할지(주제를 다루는 아이디어) 알아야 한다. 그래서 한 친구의 집까
지 가는 지침을 알려주라는 숙제를 내주면, 그곳에 도착하는 방법에 관한
안내서는 세 단계만 담고 있어야 한다. 각 단계를 한 문장이나 두 문장으
로 설명할 수 있다. 그 이상은 안 된다.
친구가 집 근처에 산다면, 여러분이 설명하는 단계들은 매우 작아질 것
이다. 문밖으로 나가, 보도에서 돌아, 오른쪽 집에서 다시 돌면 된다. 친
구가 이웃 도시에 산다면, 각 단계들은 더 커져야 한다. 문을 열고 나가는
일부터 시작한다면, 보도에서부터, 차를 타고, 거리를 지나, 모퉁이를 돌
고, 또 다른 여러 과정을 거치기까지 100단계는 거쳐야 한다. 이때에는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산타모니카에서 빠져나가라는 식으로
더 큰 정보 덩어리를 설명해야 한다. 그 친구가 다른 나라에 산다면, 공항
으로 가서, 비행기를 탄 다음, 지하철을 타고 친구의 아파트에 가기까지
의 과정에 대해 더욱더 큰 정보 덩어리를 제공해야 한다. 문단의 제한에
따라 주제를 알맞은 정보 덩어리로 나누어 적절하게 조절하는 방법을 익
혀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단계를 다 거쳤으면, 이 단계들을 주제문에 넣어야 한다. 그야
말로 바로 처음에 이 과정을 거쳐야 한다. 주제에 대해 이야기할 순서에
따라 주제문을 ‘다루는 아이디어’ 부분의 일부로서 세 단계를 열거해야
한다. 모든 주제문이 이 방식을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대학 교수들은 학
생들이 논문을 작성할 때 그렇게 해주기를 원한다. 이 방식을 따르면 자
신의 단계들을 알고 요점에서 벗어날 일은 없기 때문이다.
위에서 언급한 세 가지 서로 다른 여행에 대한 주제문은 다음과 같을
것이다.

• 근처에 사는 친구를 찾아갈 때 :


친구 제니를 방문하고 싶을 때면 항상 현관문을 나가서(1), 한 블록을 올라간 다음
(2), 초인종을 누른다(3).

• 다른 도시에 사는 친구를 찾아갈 때 :


친구 카말을 방문할 때에는 차를 타고(1), 10번 고속도로를 달려(2), 산타모니카로
간다(3).

• 다른 나라에 사는 친구를 찾아갈 때 :


친구 마라를 방문할 때면 공항으로 가서(1), 국경을 넘어(2), 지하철을 탄다(3).
위의 문장은 각기 분명한 1, 2, 3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 다음에는
문단 내에서 같은 순서로 보다 세부적인 과정을 설명하게 된다. 이웃에
사는 친구를 찾아갈 경우에 대해 전체 문단으로 작성한 글을 보자.

친구 제니를 방문하고 싶을 때면 항상 현관문을 나가서(1), 한 블록을 올라간 다음


(2), 초인종을 누른다(3). 제니 집에 갈 때에는 굳이 우리 집 현관문을 닫지도 않는
다. 친구의 집은 아주 가깝기 때문에, 대문을 나서서 왼쪽으로 돌기만 하면 된다. 다
섯 걸음이면 그녀의 집 앞 보도에 당도하는데 그곳에서 다시 왼쪽으로 돌면 친구 집
의 현관문 바로 앞에 도착한다. 제니의 집으로 건너가는 일은 매우 쉽기 때문에, 거
의 매일 제니를 만난다.

문단의 주제와 주제를 설명하기 위해 따라야 하는 세 단계를 모두 언급


하는 주제문을 쓰다 보면, 설명문 작성 기술을 터득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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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커크 시트론(Kirk Citron)의 “And Now, The Real News”

뉴스의 주제들을 살펴보면 어떤 뉴스는 일시적인 중요성만을 지녔으며 다른 뉴스는 인류에게 커다


란 변화를 예고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시트론은 어떤 뉴스가 100년 후에도 중요해질지를 알아
볼 만한 아이디어를 제시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to drown, the long run, filter

http://www.ted.com/talks/kirk_citron_and_now_the_real_news.html
훌륭한 문단을 만들기 위한 형식은 여러 가지가 있다. 영어의 문단 구
조 논리는 다른 많은 언어들과는 매우 다르기 때문에, 나는 학생들에게
처음에 숙제를 할 때 따를 매우 엄격한 8-문장 모범을 제시한다. 학생들
은 좋은 문단의 흐름에 대한 감각을 익히면, 자신의 아이디어를 글로 쓸
때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주제로 시작해야 한다.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낼 때
까지 주제에 대해 깊이 탐구해야 한다. 그래서 아이디어가 생기면, 그 아
이디어를 정의하고, 설명하거나 증명하도록 뒷받침하는 요점들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해당 문단에서 논의할 뒷받침하는 요점들을 고를 때에는
설명할 가치가 충분한 중요한 것을 골라야 한다.
앞에서 설명했듯이, 3은 뒷받침하는 요점들에 사용할 마법의 숫자이
다. 참고할 것은 한 문단에서 너무 긴 주제를 논의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문단에서 논하기에 너무 작거나 너무 큰 아이디어는
고르지 말아야 한다.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아야 한다는 의미이다.
문단에 요구되는 형식은 다음과 같다. 영어의 논리 구조로 문단 내에서
사고하는 법을 배우는 것이 미국인처럼 사고하는 방법을 배우는 중요한
단계이다.
첫 번째 문장 - 주제를 나타내는 문장
•주제문은 말하고자 하는 주제나 아이디어를 드러내야 하며, 그런 다음
그 주제나 아이디어를 증명하거나 설명하는 세 가지 요점을 제시해야 한
다.

두 번째와 세 번째 문장 - 첫 번째 요점
•하나의 문장으로 첫 번째 요점이 지시하는 바를 설명한다.
•하나의 문장으로 첫 번째 요점의 예를 증명하거나 제시한다.

네 번째와 다섯 번째 문장 - 두 번째 요점
•한 문장으로 두 번째 요점이 지시하는 바를 설명한다.
•한 문장으로 두 번째 요점의 예를 증명하거나 제시한다.

여섯 번째와 일곱 번째 문장 - 세 번째 요점
•한 문장으로 세 번째 요점이 지시하는 바를 설명한다.
•한 문장으로 세 번째 요점의 예를 증명하거나 제시한다.

여덟 번째 문장 - 결론
•여기에서는 해당 문단 전체를 통해 제시하고자 했던 아이디어를 설명
하거나 문단에 제시한 정보에 기초하여 견해나 판단을 드러낼 수 있다.
때로는 그 다음 문단에서 제시할 아이디어를 위한 이행 문장이 되기도 한
다.
문단이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는 것을 이해하게 되었으니, 8개의 모든
문장에 번호를 붙여 아래에 실어놓은 문단을 살펴보기 바란다. 위에서 설
명한 규칙에 따라 이 문단 속의 각 문장이 어떻게 유기적으로 연결되었는
지 설명할 수 있겠는가?

문단의 예

(1) 로스앤젤레스에서 운전하는 일은 비가 내릴 때면 특히나 위험한데,


도로 상태와(첫 번째 요점), 다른 운전자들의 운전 습관과(두 번째 요점),
자기 자신의 운전 습관(세 번째 요점) 때문이다. (2) 로스앤젤레스에는 비
가 자주 내리지 않는 까닭에, 처음 비가 내리기 시작할 때 도로의 바닥에
많은 기름이 생겨서 매우 미끄럽다. (3) 먼지와 기름이 닦여 나가기 전, 처
음에 내리는 비는 도로 위에서 물이라기보다 얼음과 같은 역할을 하여
2.5배까지 자동차 정지거리를 늘릴 수 있다. (4) 자동차 정지거리가 별안
간 더 길어질 뿐만 아니라, 로스앤젤레스의 운전자들은 비에 익숙하지 않
아서 비가 자동차의 움직임을 얼마나 심하게 변화시키는지를 잘 알지 못
한다. (5) 건조한 여름이 끝나고 처음 비가 내리는 기간 동안에는 운전자
들이 앞쪽의 차를 보고도 제때에 멈추지 못해 부딪치는 사고를 내는 일이
많기 때문에 고속도로는 가벼운 사고들로 인해 꽉 막히고는 한다. (6) 다
른 운전자들만 빗속 운전에 익숙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여러분 자신도
비를 염두에 두고 운전하는 습관이 부족할 것이다. (7) 다른 운전자들이
조바심을 내고 여러분 앞쪽의 공간으로 자꾸 끼어들려고 할 경우 앞쪽의
차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기란 매우 어려운 일이지만 반드시 차간 거리
를 충분히 유지해야 한다. (8) 비가 내리기 시작한 후 처음 며칠 동안 잘
버텨서 자동차를 정지시킬 충분한 공간을 마련할 수 있다면 도로가 젖었
을 때 사고의 위험과 스트레스로부터 안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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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릭 시버스(Derek Sivers)의 “Weird, or just different?”

일본 문화와 미국 문화가 자체의 도시들을 각자 다르게 구조화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이런 식으로


다른 방식은 아시아인들과 미국인들이 각자의 아이디어를 문단으로 작성할 때 그 아이디어들을 제
시하는 방법의 차이와 다를 것이 없다. 세상의 반대편을 들여다보면 모든 것에는 역(逆)이 존재하며
그 역 또한 진실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block, obvious, assumptions, opposite, downbeat

http://www.ted.com/talks/derek_sivers_weird_or_just_different.html
인문학의 모든 수업, 그리고 교양학부의 일부 수업에서는 길고 짧은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대학 교양 영어 수업은 학생들이 대학에서 논문
쓰는 법을 배우는 과목이다. 논문 쓰기는 해당 주제에 대해 정보나 아이
디어를 알려주는 ‘설명글’로 작성하는 형식적인 작문 연습이다.
대학에서의 글쓰기는 보통 전자우편에 쓰는 글이나 소설책에서 읽는
글과는 매우 다르다. 대학에서의 작문은 잘 짜인 주장 발표나 마찬가지
다. 여기에서는 ‘잘 짜인’이라는 말이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정보를 전달
하는 것으로는 충분치 않다. 정해진 논리적 양식에 따라 펼쳐지는 논쟁
규칙에 의하여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 글이 매우 훌륭하다 하더라도 잘
짜이지 않았으면 절대로 대학의 논문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학교는 글쓰
기를 통해 특정 방법으로 사고하도록 정신을 단련시키는 곳이다. 그러한
사고의 방법은 여러분이 자신의 아이디어를 구성하는 방법 속에 드러난
다.
이 대목에서 개요서라는 개념이 끼어든다. 형식과 내용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논문 쓰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개요서는 논문에 포함시킬 계획인
정보를, 그리고 더 중요한 사실이지만, 그 정보를 조직할 방법을 보여준
다. 교수는 개요서만 살펴보고도 학생이 다룰 아이디어의 기본 구조와 아
이디어를 제시할 방법, 이에 따라 논문 전체를 어느 정도까지 숙고할지
안다.
개요서를 작성하는 방법을 가르치기는 쉽지 않다. 학생들은 먼저 형식
을 배우고 나서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그 형식에 맞추는 방법을 생각해내
야 한다. 형식은 엄격하지만 썩 간단하다. 형식을 제대로 지키기까지는
몇 번의 시도가 필요하겠지만 말이다. 개요서는 항상 아라비아 숫자가 아
니라 로마 숫자를 사용한다. 정보는 일반적인 것에서 특수한 것으로 계단
식 구조로 배열된다. 각각의 계단은 그 대상과 완벽하게 대치하여 배치되
어야 한다. 정보가 점점 특수해짐에 따라, 보다 일반적인 제목 아래에 하
위 범주의 정보를 배열할 때 들여쓰기를 한다. 복잡하게 들리겠지만, 사
실은 매우 간단하다.
컴퓨터나 전자우편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개요서의 구성에 익숙할지
도 모르겠다. 전자우편함 안의 계단식 폴더들을 생각하면 개요서를 쉽게
이해하게 된다. 폴더 내의 모든 폴더가 개별 전자우편 수준까지 펼쳐지도
록 계속해서 보기를 클릭하면, 창의적인 개요서 구성을 보게 된다. 윈도
우즈와 맥킨토시의 폴더와 파일 목록 표시의 컴퓨터에도 똑같이 적용된
다. 파일이 든 특정 폴더를 갖고 있는 종합 폴더를 만든다. 폴더의 각 수
준이 바뀔 때마다 똑같은 정도의 들여쓰기를 사용한다.
실제 파일과 폴더의 이름을 거의 읽지 않고도 누구나 여러분에 대해 많
은 내용을 한눈에 알게 된다. 어떤 방식으로 폴더의 번호를 붙였는지 그
리고 각 폴더 안에는 몇 개의 파일이 들었는지를 통해 구성 방식을 알 수
있다. 여러분에게 중요한 사항은 그러한 폴더나 프로젝트에 이름이 달린
다는 사실이다. 구성 방식을 개인적인 것으로 국한시켰다면 아직도 프로
그램에 딸린 종합 폴더만을 사용하는 셈이다. 정보는 형식 안에 담긴다.
교수들은 먼저 형식을 살핀다. 처음에는 여러분이 형식을 제대로 지킬
만큼 충분히 자신의 작업에 신경을 쓰는지를 알아보려 한다. 표준 개요서
형식은 인터넷과 미국현대언어협회 교재(MLA Handbook)에서 찾아볼 수 있
으므로 여기에서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겠다. 형식을 제대로 지켜야 한
다는 말로 충분하다. 컴퓨터의 개요서 작성 프로그램을 믿지 마라. 교수
가 요구하는 형식을 따르기 위해 그 프로그램을 편성하는 방법을 알지 못
한다면 말이다. 이 점에서는 정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힘들여 작성
한 논문이 잘 받아들여지지 않을지도 모른다.
학생이 제출한 개요서의 전반적인 형식이 정확하다면, 교수는 이제 개
요서를 대강 살펴본다. 어떤 교수들은 개요서를 훑어보고 학생의 논문이
다룰 종합적인 요지를 파악하기 전까지는 개요서를 자세히 읽지 않는다.
이 과정에서 학생이 그 작업에 어느 정도의 시간을 썼는지 추측이 가능하
다. 적절한 정보가 어느 부분을 뒷받침하는지 혹은 어느 부분을 뒷받침하
지 못하는지 알게 된다. 제목이 별 성의 없이 너무 일반적이거나 아이디
어의 배열에 개인적 취향이 심하게 배었는지도 안다. 학생이 사고를 하는
지 그리고 어떻게 하는지 안다.
형식은 내용을 구성하려는 노력에 비하면 쉬운 일이다. 복잡한 아이디
어를 개요서에 배치하는 일은 대단히 어렵다. 글쓰기는 뇌에 쉽지 않은
일이기 때문이다. 개요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는 다루기 쉬운 조각들로
나눌 수밖에 없다. 개요서에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면, 글을 쓰는 과정이
훨씬 더 쉬워진다는 보상이 주어진다. 본격적으로 논문을 쓸 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생각해내려 애쓸 필요 없이, 간단하고 명쾌한 영어로
말하는 데에 힘을 쏟을 수 있다.
추천! TED.com 동영상
- 테일러 말리(Taylor Mali)의 “What Teachers Make”

테일러 말리는 교사이자 시인으로서 자신이 무슨 일을 하는지를 들려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I


make kids wonder, I make them question, I make them criticize, I make them
apologize and mean, I make them write, write, write and then reeeeeeead.”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option, honesty, absolute silence, bully, noblest

http://www.ted.com/talks/taylor_mali_what_teachers_make.html
머릿속의 아이디어들은 순서대로 배열되어 있지 않다. 생각은 우리가
세상을 항해할 수 있도록 논리적 언어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걷기를 배
우는 아기를 생각해보자. 이 아기는 다만 걸을 뿐이며 일단 방법을 터득
하면 걷기는 숨쉬기만큼 쉬워진다. 그러나 어떤 표면에서도 쉽게 걷도록
해줄 컴퓨터 언어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다. 프로그래머라면 누구나 걷
는 방법을 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안다는 사실과 글 속에서
실제 방법을 전달한다는 사실은 아주 다르다.
글쓰기는 걷기와 비슷한데, 둘 다 외부에서 바라보면 매우 간단해 보이
지만 통달하려면 쓰고 싶고 걷고 싶은 욕망과 연습, 그리고 제대로 해내
기까지 자주 넘어지리라는 사실을 수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둘
다 직선적인 과정으로 나뉘지 못한다. 제대로 해낼 때까지 해보고 또 해
봐야만 배우게 된다.
가르치는 사람은 안내를 해줄 뿐이다. 부모가 한 살배기 아기의 손을
잡고 균형을 익히도록 도와주는 방식과 흡사하다. 하지만 어떤 부모도 아
이의 발을 직접 움직여줄 수는 없다. 어떤 선생도 글에 쓸 단어들을 직접
건네줄 수는 없다.
뇌는 연상의 바다에서 사고한다. 개별 아이디어들이 신호를 내보내는
등대라고 생각해보라. 이 신호는 점점 넓어지는 세계의 다른 아이디어들
에 닿아 그 아이디어들을 비추어준다. 중심 개념은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
한 연상들로 풍성해진다. 연상들의 들판을 선형 논리에 맞게 축소시키는
일은 연금술처럼 완벽하고도 형언하기 어려운 일종의 변환이다. 이에 대
한 규칙은 없다. 선생님이 기본적인 언어 기술을 알려주고 이제 글을 써
보라고 학생을 인도할 수는 있겠지만, 생각을 글로 옮기는 일은 직접 가
르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을 종이 위에 옮기는 방법을 배울 때의 ‘아기 걸음’, 즉 첫 단계를
‘브레인스토밍’이라고 한다. 브레인스토밍은 매우 유용한 한 가지 특별한
사고방식으로서,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명료화함으로써 창의성을 유발하
는 데 매우 유용하다. 집단 브레인스토밍에 대해서는 많이들 안다. 직장
에서 자주 사용되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개인의 브레인스토밍에 초점
을 두고자 한다.
개인의 브레인스토밍은 여러 가지 형태로 가능하지만, 어떤 경우든 많
은 아이디어를 거리낌 없이 생각해낸 후 그러한 아이디어를 나중에 편집
하는 과정을 거친다. 가장 단순한 과정을 예로 든다면, 원하는 주제와 연
관된 내용이라면 무엇이든, 단어든 구든 짤막하게 막힘없이 적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이 과정에서 완전한 문장을 만들 필요는 없다. 핵심어만 적
으면 된다. 구글이나 네이버에서 정보를 검색하면서 핵심어를 사용할 때
처럼 말이다. 이때 적어보는 단어들이 반드시 어떤 질서를 지켜야 할 필
요도 없다. 사실 너무 질서정연하다면 자신의 생각을 지나치게 조작하는
셈이다. 기억하라. 여러분의 두뇌활동은 직선적이지 않다. 머릿속에 떠오
르는 생각들을 앞에서 인도하지 않고 뒤에서 따라가는 법을 배운다면, 논
리로는 절대 발견하지 못할 창의적인 접근 방식들과 평범하지 않은 연관
들을 발견하게 된다.
내가 선호하는 방식은 일종의 아이디어 지도를 만들기 위한 시각적 접
근 방식이다. 때로 이 방법을 무작위적인 집단화(clustering) 혹은 생각의 지
도 그리기(mind-mapping)라고 한다. 이 방법은 연상적인 뇌와 적어놓은 직
선적 단어 사이를 일종의 그림으로 연결하는 중개자로 여기는 방법이다.
커다란 종이나 보드를 이용해, 중심에 위치한 핵심 주제에서 시작하여,
점차 아이디어와 접근 방식들이 떠오르는 대로 주제 주변에 적어본다. 만
일 적어놓은 어떤 단어와 관련하여 두 가지 세부적인 사항이 갑자기 머릿
속에 떠오르면, 그 사항들을 해당 단어 옆에 급히 적어놓고 선으로 연결
해본다. 해당 주제를 충분히 다루었다고 여기면, 절반은 해냈다고 속으로
말해본다. 이제 또 다른 절반의 작업이 필요하다. 그야말로 아이디어를
꺼내놓아야 할 시점이다. 처음에 생각해낸 아이디어들은 지극히 평범할
지도 모른다. 그 다음으로 생각해낸 아이디어들은 더 따분한 것들일 가능
성도 있다. 통제하는 논리적 뇌가 “다 됐다!”고 알려준 후에야 창의적 뇌
가 참견을 시작하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의 아이디어가 없다고 절대적
으로 확신이 들더라도, 다시 다른 10개의 아이디어를 더 적어본다. 말도
안 되는 아이디어들일지도 모른다. 전혀 엉뚱한 것이어도 괜찮다. 조금이
라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 그저 마지막으로 10가지 아이디어를 적어보고
생각해낸 모든 정보를 훑어보라. 스스로 얼마나 많은 아이디어들을 생각
해냈는지를 알고 깜짝 놀랄 것이다. 그 가운데 엉터리 같지만 아주 재미
있는 아이디어가 섞여 있어 웃음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웃음도 이
작업의 일부이며, 창의성은 유치한 아이디어에서 비롯되는 경우도 많다.
그러니 눈을 굴리며 한심해 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오히려 기뻐해야 한
다. 그런 아이디어가 없다면 도리어 걱정할 일이다.
추천! TED.com 동영상
- 질 볼티 테일러(Jill Bolte Taylor)의 “Powerful Stroke of Insight”

인간의 오른쪽 뇌와 왼쪽 뇌는 각기 다른 영혼의 뇌에 속할 만큼 매우 다르다고 한다. 한편으로는 서


로 연관을 맺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각자 개별적인 고유한 활동을 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stroke, hemisphere, parallel processor & serial processor


(computers)

http://www.ted.com/talks/lang/eng/jill_bolte_taylor_s_powerful_stroke_of_insight.ht
ml
브레인스토밍을 끝내고 온갖 아이디어를 적어보았다면, 그 아이디어
들을 연결하기 시작한다. 그 아이디어들을 어떻게 연결하는지는 그 아이
디어들 자체만큼이나 중요하다. 먼저, 적어놓은 모든 아이디어를 편한 마
음으로 살펴보고 아이디어 더미를 조직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떠올려본
다. 이 과정을 두 번째 단계의 브레인스토밍으로 생각하면 된다. 마음을
들뜨게 할 만한 조직화 방법을 찾지 못하겠으면, 이 과정에 뛰어들지 말
고 머릿속에 떠오르는 첫 번째 단계를 거친다. 이번에도 극히 평범해 보
일지 모른다.
나는 가끔 수업 중에 이 과정을 보여주기 위해 학생들에게 간단한 연습
을 시키곤 했다. 모든 학생을 탁자 주위로 모이게 하고 탁자 위에 한 줌의
동전을 올려놓는다. 그런 다음 한 학생에게 합리성에 기대지 말고 원하는
대로 동전들을 분류해보라고 한다. 추측을 이용하는 놀이다. 첫 번째 학
생의 노력은 거의 항상 똑같다. 학생은 동전을 액면가에 따라 분류한다. 1
센트짜리는 1센트짜리끼리, 5센트는 5센트끼리, 이런 식이다. 나는 또 다
른 학생에게 이번에는 다른 방법으로 분류해보라고 한다. 두 번째 학생은
아주 약간 다른 방식으로 동전을 분류한다. 색깔별로 혹은 여러 개의 동
전을 합해 같은 액수를 만드는 식으로 말이다. 학생들은 이 놀이를 계속
한다. 크기별로 분류하기도 하고, 발행 날짜별로 분류하기도 한다. 이윽
고 학생들은 아이디어가 바닥이 났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더 생각해
보라고 부추기면, 학생들은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찾아낸다. 그때 누군가
가 동전을 동전에 새겨진 그림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한다. 건물이나 동
물, 식물 등의 그림에 따라서 말이다. 이제 점점 더 흥미로워진다.
언젠가 한 학생이 체계화한 아이디어를 사용하지 않고 동전들을 분류
했다. 말하자면 무체계화가 체계화인 방법이었다. 학생들은 당황했으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 학생은 매우 창의적이었으며 창의성을 이용하
여 지나치게 멀리 갈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가르치는 데 도움을 주었다. 글
을 조직화할 때에는 독자에게 아이디어를 더 쉽게 전달하는 일이 중요하
다. 독자가 글의 구조를 추측해가면서 읽어야 한다면 길을 잃을 수밖에
없다.
글의 구성 계획을 다 정했으면, 어울리는 아이디어들끼리 선이나 원으
로 각자 색깔을 달리해서 연결해본다. 영어로 된 논문을 처음 써보는 사
람이라면 이때 세 가지의 범주를, 아니 세 가지의 범주만을 논문에 제시
하기로 결정하는 편이 낫다. 비슷한 내용들을 결합하고, 부피가 과도하게
커진 범주는 때로 더 작은 두 개의 범주로 나누어도 좋다. 이 과정에서 많
은 아이디어들을 버리게 된다. 하지만 꼭 세 개의 범주로 끝내야 한다.
그런 다음에는 각각의 범주를 살펴보고 각 범주를 뒷받침하는 아이디
어들을 세 개의 부제로 분류한다. 결합이 가능한 범주는 결합하고 부적절
하다고 여겨지는 내용은 미련 없이 버린다. 이 과정이 끝나면 여러분이
글을 쓸 주제와 이 주제를 뒷받침하는 세 가지 흥미로운 종합적 범주가
간추려지고, 이 세 범주는 각기 세 가지 흥미로운 요점을 전달하게 된다.
이제 지금까지 정리한 내용을 처음으로 비평할 준비가 되었다. 정리된
요점들에 더 추가할 내용이 있나? 누락된 내용은 없나? 이 단계에서는 브
레인스토밍을 거치는 동안에 떠오르지 않았지만 이제 보니 하나의 요점
을 그 다음 요점에 연결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아이디어를 덧
붙이게 된다. 허술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조사 연구가 필요한가? 지금까
지 생각해낸 정도에 만족하는가? 더 낫게 만들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이러한 작업을 마치면, 개요서를 작성하고 논문 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
하는 그 다음 단계들이 훨씬 더 쉬워진다.

추천! TED.com 동영상


- 스테이시 크래머(Stacey Kramer)의 “The Best Gift I Ever Survived”

이 비디오를 보고 나서 다음번에 예기치 못한, 원하지 않은, 불확실한 어떤 일과 마주치면, 그 상황


이 그냥 선물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보라.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envision, to appreciate, re-words, reconnect, recalibrate,


redefine, tumor

http://www.ted.com/talks/stacey_kramer_the_best_gift_i_ever_survived.html
브레인스토밍 과정을 마쳤으면, 논문에 사용할 중요한 아이디어 뭉치
들을 하나의 그림으로, 각각의 아이디어 안에 중요한 정보가 담긴 그림으
로 나타내야 한다. 이러한 아이디어 뭉치들은 뇌의 창의적 영역에 매우
잘 들어맞는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종이에 옳기기 위해서는 논리적이고
순차적인 뇌의 왼쪽 영역이 일을 떠맡도록 해줘야 한다.
세 가지 주요 아이디어 뭉치는 논문의 본론을 형성하게 된다. 그러나
본론에 이르기 전, 논문의 종합적 주제를 소개하고 독자에게 여러분이 논
의할 특정 요점을 알려주어야 한다. 그 다음으로 요점을 충분히 밝히고
나서, 결론을 통해 논문을 끝내게 된다. 완성된 논문과 마찬가지로, 개요
서도 최소 중요한 세 부분, 즉 서론, 본론, 결론으로 구성되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아직도 아이디어를 직접 글로 작성하는 단계는 아니다. 먼저 무엇을 말
해야 하는지를 알아야 그에 적절한 단어들을 찾게 된다. 개요서를 하나의
요리법이라고 생각해보자. 어떤 요리를 만들지를 정하고 나면, 재료를 사
와서 한 가지 맛이 다른 맛을 압도할 만큼 두드러지지 않도록 재료의 양
을 재어야 한다. 개요서를 요리법으로 생각한다면 지나치는 일은 없게 된
다.
아래에 예로 든 개요서의 윤곽을 살펴보면 브레인스토밍과 무작위적
집단화 작업을 통해 얻은 정보를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 알게 된다. 세 가
지의 중심 요점은 각기 세 개의 하위 요점을 포함한다. 개요서 그리기의
뼈대가 완성되었다. 이제 여러분이 다루는 주제를 어떻게 소개할지 생각
해보아야 한다. 미국 대학에서 작성하는 논문의 서문은 일반적인 영역에
서 시작되어야 한다. 저마다 특징이 고유하고 경험도 다른 독자들이 여러
분의 논문이라는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어떤 전화를
받았는데 상대편이 이런저런 가격에 대해서만 늘어놓기 시작한다고 상상
해보라. 무슨 얘기가 계속될지 알 수가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상대편이
인사를 건네고 자동차 수리점이라면서 여러분의 차에 무슨 문제가 발견
되었는지를 설명한다면, 여러분은 가격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갖추고 어
떻게 반응해야 할지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는 일이 가능해진다.
이런 상황과 마찬가지로, 논문을 작성할 때에 곧장 중심 요점으로 진입
하기는 어렵다. 기본적인 정보를 밝혀야 한다. 먼저 책이나 영화의 제목
을 알려주고 나서 등장인물들을 분석하는 예와 비슷하다. 특정 후보에 대
해 논쟁을 시작하려면 먼저 특정 나라의 이름과 그 나라의 정치 상황을
제시해야 하는 경우와 비슷하다. 여러분의 탐구 분야를 설명하고 그 문제
점을 거론한 후에 여러분의 실험과 그 결과를 설명해야 한다. 이 과정이
서문에서 해야 할 일이다. 독자를 일반적인 상식의 세계에서 여러분이 다
룰 특정 영역으로 데려가는 과정이다.
결론 부분의 임무는 그 반대이다. 결론은 지금까지 독자들에게 제공했
던 특정 정보로 시작된다. 결론은 독자에게 중심 요점들을 재차 상기시키
고 나서 그 요점들이 어떻게 여러분의 논문에서 제시하는 주요 개념에 이
르렀는지를 설명한다. 그런 다음, 가능하다면, 자신이 제시한 개념을 더
큰 세상과 연관시키고 이 개념이 서문을 시작하기 위해 사용했던 보편적
지식에 어떻게 들어맞는지를 보여준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며 논문을 작성할 때마다 되뇌일 수 있는 간단한
주문. 먼저 앞으로 무슨 내용을 말하겠다고 말하고 나서 그 내용을 말한
다. 그런 연후에 앞에서 말한 내용을 말한다. 이런 식의 반복이 멍청한 소
리로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모든 교수들은 이러한 형식을 요구한다. 이러
한 형식을 통해 학생들은 분명하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사고를 전달하고
자신의 주장을 세 차례 중복 확인하게 된다.

개요서의 예

I. 서론
A. 여러분의 아이디어로 뒷받침할 종합적인 주제
B. 종합적인 주제를 여러분의 특정 주제로 좁혀주는 정보
C. 논문의 주제
1. 첫 번째 중심 요점
2. 두 번째 중심 요점
3. 세 번째 중심 요점

II. 본론
1. 첫 번째 중심 요점
a) 첫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의견
b) 첫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두 번째 의견
c) 첫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세 번째 의견
2. 두 번째 중심 요점
a) 두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의견
b) 두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두 번째 의견
c) 두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세 번째 의견
3. 세 번째 중심 요점
a) 세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첫 번째 의견
b) 세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두 번째 의견
c) 세 번째 중심 요점을 뒷받침하는 세 번째 의견

III. 결론
A. 세 가지 중심 요점의 개요를 다시 한번 설명
B. 종합적인 주제에 대해 자신의 의견이 갖는 중요성
C. 마지막 진술

좀 더 긴 논문을 쓸 때에는 논문의 본론을 확장하게 된다. 각각의 중심


요점은 로마 숫자로 표기해야 한다. 작문 실력이 좋아짐에 따라, 10쪽,
20쪽의 연구 논문을 쓰기 시작한다. 서론과 결론을 작성하는 데만도 여러
수준의 사고가 필요한 여러 가지 작업을 해야 한다. 그렇지만 형식은 거
의 비슷하며 요점을 무작위적으로 집단화해보는 방법을 기억해내고 전자
우편의 폴더처럼 단계적으로 배치한다면, 분명히 논문을 조직할 수 있게
된다.
개요서를 완성하면 일단 살펴보라. 적절해 보이는가? 개요서 작성을 요
리법으로 생각해보자. 모든 재료들이 들어 있는가? 올바른 순서로 그리고
적절한 양으로 표시되었는가? 적절한 맛이 나는가, 아니면 뭔가를 더 첨
가해야 하는가? 무엇인가를 꺼내야 하는가? 개요서가 여러분이 제시하고
자 하는 아이디어에 잘 맞는 요리법이라고 확신이 들면, 드디어 논문 쓰
기를 시작할 준비가 된 셈이다.

추천! TED.com 동영상


- 리처드 존(Richard St. John)의 “8 Secrets of Success”

리처드 존이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했던 2시간짜리 강연을 3분짜리 비디오로 만든 것이다. 이 비디


오를 통해 강연의 기본적인 요점을 이해할 수 있다. 이 강연에 대해 주제와 부제로 개요서를 만들 수
있는지 시험해보라.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interview, passion, workaholic, focus, persistence

http://www.ted.com/talks/lang/eng/richard_st_john_s__8_secrets_of_success.html
모든 대학은 글을 쓰게 하여 사고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데에 목적을
둔다. 오른쪽 뇌를 통해 전체적인 아이디어를 파악하는 일은 영감과 창의
력을 얻는 데 매우 훌륭한 방법이다. 영감이 발전하여 창조로 이어지려
면, 창의성이 예술작품을 창작하는 일로 이어지려면, 그러한 오른쪽 뇌를
경이롭게 바꾸는 기술이 필요하다. 아카데미아에서 이 기술은 글쓰기를
의미한다. 누구나 춤을 출 줄 안다. 그러나 진정한 춤꾼이 되기 위해 얼마
나 많은 시간이 걸릴지 생각해보라. 여러분은 대학에서 글쓰기의 기술을
익히겠지만, 글쓰기는 춤꾼이 되는 일만큼이나 많은 노력을 요구한다. 지
름길 따위는 없다. 끊임없이 단련하는 길 말고 다른 수가 없다.

• 초고 - 개요서에 충실하라
개요서를 제대로 작성했다면 논문 쓰기의 절반은 완성한 셈이다. 이제
개요서에 기초하여 최대한 빠르게 초고를 작성해야 한다. 깊이 생각하려
고 하지 마라. 자신의 논리에 맹점이 존재하더라도 무시하고 아이디어가
엉뚱하거나 허술하지는 않을까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 작가들도
누구나 이러한 순간을 겪는다. 경험 많은 작가들은 처음의 계획을 따르는
대신 직접 글을 쓰는 동안 임의적인 아이디어를 따라간다면 하릴없이 길
을 잃게 되리라는 사실을 잘 안다. 여러분은 〈빨간 망토〉 이야기의 소녀
와 비슷하다. 가던 길을 벗어나 멋진 아이디어들을 주워 모으는 일은 쉬
워 보인다. 그러나 조심해야 한다. 혼돈이라는 늑대가 그곳에서 기다리고
있으니까. 길을 벗어나고 싶은 유혹을 참아야 한다. 가능하면 신속하게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 끝에 이를 때까지.
초고는 제출하기에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 그러니 초고에 너무 진을 빼
거나 불안해하지 마라. 초고를 아주 잘 쓰겠다는 환상을 품고 실제로 잘
써냈다는 만족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그러한 환상은 포기해야 훨씬 더
행복해진다. 이제 잠시 한숨을 돌려도 좋다. 이미 작성해둔 개요서가 제
시하는 대로 논문을 쓴다. 계획을 따르고, 문장은 간단하게 구사하려고
노력하라. 문법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그냥 끝까지 써서, 컴
퓨터에 저장한 다음, 잠시 여유를 가져보라.

• 2차 원고 - 유연하게 흐르도록 내용을 다듬는다


다시 논문을 작성하는 일로 돌아오면, 먼저 복사본을 만들어두라. 수정
할 때에 길을 잃어 원래의 계획으로 돌아가서 다시 시도해봐야 할 경우에
대비하여 초고를 저장해두면 좋다. 수정 작업을 시작한다. 하지만 초고를
처음부터 끝까지 철저하게 읽어보기 전까지는 함부로 수정 작업에 손대
지 않는다. 자신이 초고를 작성한 사람이나 그 내용을 전혀 알지 못한다
고 가정하고 초고를 읽어본다. 한 사람의 독자로서 초고를 읽고 자신의
반응을 살펴본다. 자신의 논문을 전체적으로 바라보려고 노력한다. 자신
의 전반적인 요점을 살펴보면 어떻게 고쳐야 할지 방법이 떠오른다. 이제
이러한 전체적인 요점에 맞지 않는 내용들은 잘라낸다. 아이디어를 덧붙
여서 더 나은 문맥을 만들기도 한다. 이제는 더 이상 개요서에 엄격하게
매달릴 필요가 없다.
논문 전체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이 일은 가장 느리고 오래 걸리는 작업
이다. 아이디어를 다루는 일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글쓰기는 사고를 반영
한다. 아이디어가 분명하면 글로 옮기는 일은 쉽다. 그러한 아이디어를
드러내기 위해 많은 말이 필요하지 않다. 많은 어휘가 필요하지도 않다.
쓰기 시작할 시점에는 선명하지 않을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괜찮다. 글을
써내려가는 동안 사고의 거울을 닦으면 된다. 글이 일관성이 있는지 아닌
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 스스로 생각하기에 일관성이 없어 보이면, 더
나은 원고를 만드는 데 무엇이 도움이 될까? 더 많은 정보? 더 많은 사례?
자신의 아이디어를 다시 살펴보고 고치는 일은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방
법을 고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원어민이든 국제 학생들이든 이 시점에서 똑같은 불평을 한다. “내가
무슨 말을 하려는지 모르겠어. 그걸 어떻게 말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
고.” 영어를 가르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것이 사실이 아님을 경험을
통해 안다. 여러분은 세부 내용보다 전반적인 인상을 보여주는 오른쪽 뇌
의 방식으로 자신의 아이디어를 느낄지도 모르겠다. 오른쪽 뇌는 모호함
을 문제없이 잘 다룬다. 때로는 상반되는 여러 의미를 포함한 상징들을
다루기도 한다. 학술적 사고는 정확하고 분명한 의미 파악이 목적이다.
아이디어를 분해하고, 각각의 조각을 검토하고 그 가치를 시험하기 위해
질문하는 소크라테스적 방법을 사용해보았다면, 아이디어를 느끼는 오른
쪽 뇌에서 생각하는 왼쪽 뇌로 이동할 수 있다.
아이디어를 고찰하고 다시 고치는 일을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해냈다
면, 이 2차 원고를 인쇄한 후 한 번 더 잠시 원고에서 손을 떼보라. 다시
원고로 돌아올 때에는 붉은 펜을 한 자루 준비하면 좋다.

• 3차 원고 - 문법과 문장의 구조를 확인하라


이제 영어 문법을 확인하는 시간이다. 교수가 3차 원고까지 바라다니
미쳤다고 생각하며 지금쯤 얼굴을 찌푸릴지도 모르겠다. 마음을 편히 갖
길 바란다. 교수는 1차, 2차, 3차 원고를 모두 기대하지는 않는다. 교수가
바라는 원고는 마지막 원고, 즉 4차 원고이다. 그러니 이 과정에서는 여러
분의 영어 능력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서두를 필요는 없다. 여하튼 이
과정에서 원고를 마무리하지는 않을 테니까.
왜 3차 원고를 인쇄해봐야 할까?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를 이용하여 원
고를 수정하고 편집한다. 출력된 인쇄물을 사용할 때에는 선이나 원, 다
이아몬드 표시처럼 그림을 통해 짤막한 견해를 적게 되므로, 양쪽 뇌를
다 사용한다. 문법상의 문제점을 확인하기도 한다. 논문이 어떻게 ‘보일
지’ 감을 잡기 위해 출력한 종이들을 옆으로 나란히 늘어놓아도 좋다. 모
든 문장의 구조를 확인하라. 이 일을 마쳤을 때에는 인쇄물 전체가 붉은
색 표시로 뒤덮여야 한다.
문법적인 실수가 없다 하더라도, 영어가 여러분의 실력만큼 보기 좋게
표현되도록 자신의 문체를 살펴보아야 한다. 모든 ‘to be’ 동사에 밑줄을
긋고 제대로 사용되었는지 확인하라. 모든 동사들의 시제가 일치하는가?
동사들에도 밑줄을 긋고 현재시제에서 별안간 과거시제로 건너뛰었다가
다시 엉뚱하게 현재시제로 돌아오지는 않았는지 확인하라. 하나의 문장
은 하나의 아이디어만 다루고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그러한 문장들을 얼
른 두 문장으로 나누어야 한다. 교수가 특별히 여러분 자신을 지목하여
영어의 어떤 요소에 대해 살펴보라고 말한 적이 있다면, 그 요소를 사용
한 곳마다 천천히 살펴보고 그 요소가 올바르게 사용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
프랑스에서 대학 수업을 들었을 때, 나는 학기가 시작되고 나서 겨우
일주일 만에 나의 논문을 검토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배웠다. 학생
의 논문에서 세 개의 오타와 기본적인 문법적 실수를 발견하는 교수는 그
세 번째 실수를 저지른 부분 이후는 읽으려 하지 않으며 그 지점까지 작
성된 내용에 대해서만 점수를 주었다. 교수들은 더 이상 읽으려고도 하지
않았다. 교수들은 기본을 올바르게 이해할 만큼 수업을 존중하지 않는 학
생이라면 교수의 시간을 빼앗을 자격이 없다고 간주했다. 나는 내 글을
검토하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지만, 나의 프랑스어 수준에서 글을 쓰는 법
도 배웠다. 나는 내 아이디어를 ‘이해하기 쉽게 만든다는 생각으로 지나
치게 단순화하지’ 않았다. 그랬더라면 좋은 점수를 얻지 못했을지도 모른
다. 그 대신 나는 나의 아이디어를 내가 잘 전달할 만한 여러 가지의 간단
한 단계들로 나누는 방법을 생각해내며 많은 시간을 보냈다.
여러분이 만날 교수들은 나의 프랑스어 선생님들만큼 엄격하지는 않을
지도 모른다. 이러한 엄격성은 여러분 자신에게 요구해야 한다. 모든 단
계에 시간을 할애하라. 자신의 주제를 정하라. 정보를 수집하라. 아이디
어를 찾아내고 그러한 아이디어에 대해 말하고자 하는 내용을 생각해내
라. 개요서를 활용하여 조직화된 방식으로 펼쳐 놓으라. 그런 다음 간단
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말해줄 방법을 생각해보라.

• 최종 원고 - 작지만 엉뚱한 모든 실수를 찾아내라


4차 원고는 교정해야 할 실수가 거의 없는 상태여야 한다. 실은 곧장
교수에게 제출하리라는 희망에서 이 상태의 원고를 출력해도 좋다. 다만,
그렇게 하기 전에, 천천히 주의 깊게 한 번 더 읽어보라. 장담하건데, 몇
군데에서 작은 실수들을 발견하고 놀랄 것이다. 나도 그러하기 때문에 이
점을 잘 안다. 나는 논문이나 짧은 글을 쓸 때마다 원고를 끝마친 후에 마
지막으로 세세히 읽어본다. 이때에는 깊이 주의를 기울여서 읽는데, 늘
실수를 발견한다. 때로는 논문을 작성하는 중에 ‘잘라내서 붙여쓰기’ 기
능을 사용한 적이 있는데 한 글자를 그 다음 단어에 붙여써버린 결과가
되기도 한다. 가끔은 어떤 문장을 읽어보았을 때 어딘가 어색하여 단어를
하나 바꾸거나 구두점을 덧붙여야 할 때도 있다. 이 시점에서 한 쪽에 두
세 가지를 교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최종 원고 작성 시에는 이런 일들을
해야 한다. 한 쪽에서 여러 가지의 실수가 발견되면, 그 실수들을 바로잡
고 나서 출력하여 다시 검토해야 한다. 4차 원고를 신중히 검토하고 나면
제출할 준비를 마친 셈이다.
이 대목에서 한 마디를 덧붙이고 싶다. 여러분보다 영어 실력이 나은
친구를 찾아 여러분의 논문을 읽고 문법을 고쳐달라고 부탁해보라. 그 모
든 일을 대신 해주는 서비스 업체로부터 논문을 구매하여 좋은 점수를 얻
는 일도 가능하다. 들키지만 않는다면. 나는 대학 시절에 논문 쓰기에 그
다지 능숙하지 못했지만 한번도 그런 짓을 저지르지는 않았다. 내 친구들
중에도 그런 짓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대부분의 대학은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명예 규칙을 정해두고 있는데, 부정행위는 심각한 범죄로 간주
한다. 단지 학위를 위한 학위를 원한다면, 학위를 파는 대학으로부터 온
라인으로 구입하는 편이 낫다. 미국의 아카데미아에서는 어느 누구도 그
학위를 존중하지 않겠지만, 그런 짓을 해서라도 학위를 얻고자 하는 사람
이라면 그런 것쯤은 상관없지 않겠는가? 더 나은 직업을 얻기 위한 ‘표’를
얻고자 하는가? 미국의 대학은 그런 표를 파는 곳이 아니다. 그러니 굳이
그 표를 얻기 위해 미국의 대학까지 올 필요는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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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랭(Robert Lang)의 “Folds Way-New Origami”

그에 따르면 우리는 자신의 문제를 다른 누군가가 이미 해결한 문제로 바꾸어 그들의 해결책을 이용
하면 더 쉽게 문제를 다룰 수 있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to fold, to crease, flap, stick figure, pattern

http://www.ted.com/talks/lang/eng/robert_lang_folds_way_new_orgami.html
체스놀이는 처음 몇 번의 움직임으로 승패가 결정 나는 경우가 많다
고 들었다. 시작은 앞으로 나올 것을 위한 무대를 세우는 일이다. 영어에
서는 특히나 맞는 말이다. 어떤 수준의 작문에서도 그러한 구성이 필요하
기 때문이다. 주제는 문장을 제한한다. 주제문은 문단이 말할 수 있는 것
을 제한한다. 이처럼 논제는 전체 논문이 말할 수 있는 것을 정의하고 제
한한다. 그러므로 영어로 무엇을 말하든 두 가지를 반드시 알아야 한다.
여러분이 전달하고자 하는 전체 내용과 여러분을 그곳으로 데려갈 특정
한 시작점을 알아야 하는 것이다. 앞에서도 여러 번 반복해서 한 말이지
만 다시 한번 언급해야 할 것 같다. “어디로 갈지 모른다면, 어떻게 시작
할지 알 수 없다.”
물리적으로 생각해보라. 어떤 방으로 들어간다고 치자. 먼저 방을 보고
안으로 들어간다. 방 전체를 하나의 형태로서 파악한 후 방 안을 돌며 세
부사항들을 기록한다. 탁자 위에 놓인 꽃, 구석의 컴퓨터, 오른편 복도 쪽
에 있는 욕실로 난 문 등. 눈앞에 펼쳐지는 세부사항들을 통해 자신이 어
디에 있는지를 생각해내면서 뒷걸음질로 방에 들어가지는 않듯이 뒷걸음
질로 영어 글쓰기를 시작할 수는 없다. 그러다 보면 가구에 걸려 넘어지
거나, 벽에 부딪치거나, 꼭 필요할 때 욕실을 결코 찾아내지 못할 것이다.
논문의 전반적인 목적, ‘방 전체를 보는 한 번의 눈초리’가 논제 진술문
이다. 논문에서 말할 내용을 담아야 하며 말하는 내용은 해당 숙제에 딱
맞는 크기의 아이디어여야 한다. 교수는 논문의 주제와 길이를 제시할 것
이다. 그러한 한도 내에서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를 결정해야 한다.
분량은 논제의 선택에 매우 중요하다. 각 문단에 아이디어를 넣는 작업
을 할 때에 한 문단에서 어느 정도의 분량으로 말할 수 있을지 알아두어
야 한다. 논문의 길이는 몇 개의 문단으로 논제를 전개해야 하는지를 알
려준다. 한 쪽 분량의 대학 작문은 대략 3개의 견고한 문단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두 쪽 분량의 짧은 논문은 5~6 문단으로, 그리고 10쪽짜리 논문
은 30개 정도의 문단으로 구성된다. 개요서 작성이 중요한 이유는 이 때
문이다. 머릿속에 5개의 덩어리를 간직할 수는 있지만 30개는 힘들다.
그러므로 ‘도시 계획’ 수업의 교수가 자동차에 대한 두 쪽짜리 짧은 논
문을 작성해오는 숙제를 내준다면, 자동차의 전체 역사를 이야기할 수는
없을 것이다. 5개의 문단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으로 주제를 좁혀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 단계를 ‘끌어오기’로 간주한다. 많은 학생들은 쓸
만한 주제를 찾다가 ‘들어맞다’고 생각되는 주제가 떠오르면 더 이상 찾
아보려 하지 않고 처음에 찾아낸 주제에 덤벼든다. 학생들이 써내는 논문
이 얼마나 따분한지를 보면 누가 이런 짓을 했는지 대번에 알 수 있다.
쉽게 자동차로 시작해버리지 말고 어떤 주제를 찾아보라. 사랑하는 것
으로 시작하라.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찾아, 그것을 자동차에 연결시킬
방법을 탐색해보라. 과제와의 연관성이 아무리 적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연관성을 논문에서 분명하게 밝히기만 한다면, 교수는 여러분의 노력을
받아들일 것이다. 그리고 아마도 고마워할 것이다. 하나의 논문이라면 적
어도 열정과 차별화된 관점을 품고 있어야 한다.
일단 주제를 잡았으면, 일종의 ‘형태(gestalt) 뒤집기’ 작업을 해야 한다.
독일어인 ‘게슈탈트’는 ‘전체가 부분들의 합보다 큰’ 상황을 설명하기 위
해 사용되는 용어이다. 그러니 ‘뒤집기’는 ‘전체’를 부수어 부분들을 원래
대로 조합할 때 그 전체의 형태를 새로 만들어내는 일이다. ‘마법의 숫자
3’을 기억하고 세 부분을 고수하라. 세 부분은 ‘딱 들어맞는’ 숫자이며 능
숙한 작가가 되기 전까지는 언제나, 늘, 항상 셋으로 생각하고 글을 써야
한다.
주제를 셋으로 나누는 방법이 하나뿐이라는 실수를 저지르지 말기 바
란다. 피자를 반죽과 소스와 토핑으로 설명할 수도 있고, 탄수화물과 비
타민과 단백질로 설명하는 일도 가능하며, 얇은 껍질과 시실리 스타일,
팬 피자로 설명할 수도 있다. 각 모둠 짓기의 ‘이면’에 숨은 형태 이론은
이러한 분류에 분명히 들어 있다. 첫 번째는 재료의 층, 두 번째는 영양
구성, 세 번째는 피자의 유형으로 분류한 것이다. 세 가지 모두 피자에 대
한 전체적인 개념을 설명하고 있다. 피자를 소스와 단백질과 시실리 스타
일로 설명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들 각각은 타당한 부분들이지만,
하나의 모둠을 이루는 부분들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단 전체와 부분들을 찾았으면, 논제를 쓸 수 있다. 논제란 전체와 부
분들을 둘 다 서술하는 문장이다. 각 부분은 그 자체로 논문의 크기에 충
분한 전체의 한 파편에 해당되어야 한다. 세 부분으로 이루어진 논제를
찾았다면, 두 쪽짜리 짧은 논문을 쓰는 일은 각 아이디어에 하나의 문단
을 할애한다는 의미이다. 즉, 서론, 세 가지 요점 각각에 하나씩의 문단을
할애한 본문, 그리고 결론. 이 공식은 기본적이다. 교수들은 학술적 작문
스타일로 사고할 줄 아는지 알아보기 위해 짧은 논문 작성 숙제를 내주기
도 한다. 두 쪽짜리 논문 작성 숙제를 내주었을 때, 많은 교수들이 논문을
읽기 전에 문단부터 확인한다. 거의 같은 크기의 다섯 문단은 학생이 해
당 논문에 대해 생각하고 조직화하기 위해 어떤 작업을 거쳤는지에 대해
많은 것을 알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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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펜서 웰스(Spencer Wells)의 “Builds a Family Tree for Humanity”

그에 따르면, 모든 중요한 과학적 질문들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다양한 문제들을 더 작은 질문들로


나눌 수 있다(소크라테스적 방법).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diversity, genetics, ancestry, possibility, probability, morphology,


geneology, blueprint

http://www.ted.com/talks/lang/eng/spencer_Wells_is_building_a_family-
tree_for_all_humanity.com
영어는 짧고 분명한 제목에 적합하다. 미국인들은 상상력을 자극하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암시하는 제목을 좋아한다. 제목은 설명적이라기보
다 좋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고, 문자 그대로의 뜻보다 실례를 보여줄 만
한 것이어야 하며, 목적지에 당도하기 위해 필요한 절차들이 아니라 마음
의 눈으로 수평선을 바라보게 해야 한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제목에 많은 시간과 생각을 낭비하지 않는다. 학생
들은 일반적인 제목을 붙이는 정도로 만족한다. 어떤 책에 대한 짧은 글
을 쓸 경우, 학생들은 종종 그 책의 제목을 글의 제목으로 삼는다. 알버트
아인슈타인에 관한 글이라면, 누구나 예상하는 대로 제목은 “알버트 아인
슈타인”이기 십상이다. 그 제목에 붉은색 잉크로 동그라미를 그리고 ‘더
구체적으로’라고 써주면, 다음번에 고쳐온 제목은 “알버트 아인슈타인의
생애” 혹은 “알버트 아인슈타인과 물리학” 정도가 대부분이다. 이건 아니
잖은가.
이러한 제목은 구체적인 것과 반대로 일반적이다. 일반적인 표현은 대
체로 맥이 빠지고 재미가 없다. 그러한 표현은 구체적인 것이 아니라 사
물과 사건의 큰 분류에 적용되기 때문이다. 누군가 혹은 무엇인가를 사랑
하면, 우리는 작고 세부적인 것들을 가장 사랑한다. 이를테면, 그녀가 웃
을 때의 독특한 볼 모양, 그가 소리 내어 웃을 때의 그만의 특별한 표정,
집으로 돌아오는 여러분을 맞이하는 강아지 특유의 즐거워하는 몸짓 같
은 것들 말이다. 무관심할 때, 우리는 한 소녀나 한 남자 혹은 어떤 강아
지의 일반적인 모양새만을 본다. 글을 쓸 때 구체적인 세부사항을 제시하
면 독자가 관심을 갖도록 도와준다. ‘그녀가 웃을 때의 독특한 볼 모양’을
읽을 때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상상하며, 그 순간에 더 큰 흥미를 느낄 것
이다. 특수함은 상상력을 발동시키고, 상상력은 감성을 자극한다.
제목은 저자가 독자와 접촉하는 최초의 장소이다. 만일 여러분이 독자
의 감성을 자극할 수 있다면, 독자는 따분해하는 대신 흥미로워할 것이
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논제를 ‘풀어놓고’ 스스로에게 그 글을 쓰는 이
유를 물어보아야 한다. 왜 아인슈타인에 대해 쓰기로 선택했는지 생각해
보라. 그래서 제목에 그 이유를 넌지시 암시해야 한다. 나라면 “열정의 천
재”, “물리학에 대한 신조의 사나이”, “수학적 심장”, “아인슈타인의 행
운”과 같은 여러 가지 제목을 상상할 수 있겠다. 이들 각각의 제목은 아인
슈타인과 관련된 핵심 아이디어를 암시한다. 열정의 가치, 신념의 가치,
정신과 감성의 중요성, 혹은 천재에게 행운이 차지하는 비중 같은 것들을
말이다. 제목은 독자가 여러분이 데려갈 여행에 대해 마음의 준비를 하게
해준다.
또 한편 제목을 맨 나중에 정하라고 제안하고 싶다. 글을 마무리하고,
다듬기를 하고 나서, 교정을 한 후, 그 글이 무엇을 전달하려 하는지 알아
보기 위해 허심탄회하게 읽어보라. 그런 다음 잠시 산책을 나가거나 샤워
를 하면서 머릿속에 새롭게 그려보라. 깊은 생각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라
면 여러분을 바쁘게 만들 어떤 활동도 좋다. 정원 손질이나 다림질, 혹은
설거지 같은 것들도 좋다. 긴 산책은 늘 나에게 영감을 준다. 이러한 활동
은 여러분의 의식적인 정신이 한창 바쁠 때 무의식에 활동할 공간을 주어
도움을 요청하게 해준다.
영어로 제목을 적어두기 시작해도 도움이 된다. 영화와 노래, 이야기
책, 교재, 책의 장들은 모두 제목이 있다. 그것들에 주의를 기울이기 시작
하여 제목에 뒤따르는 내용과 제목의 관련성을 보게 되면, 여러분의 무의
식에 영양을 공급하는 셈이다. 머잖아 무의식은 여러분이 꼭 필요로 할
때 여러분 자신의 글에 대단한 제목을 만들어주기에 필요한 원료를 갖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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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댄 에리얼리(Dan Ariely)의 “Our Buggy Moral Code”

우리가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결정하는 방식은 주로 현실에서 근거가 없을지도 모르는 사회
적 상황의 미묘한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직감에 주로 의존한다고 한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bug(computers), irrationality, cheating, to fudge, intuition

http://tinyurl.com/ted-cheating
http://www.ted.com/talks/lang/eng/dan_ariely_on_our_buggy_moral_code.html
여러분이 누군가를 다른 사람에게 소개한다고 치자. 대개는 여러분이
상대방을 알기 때문에, 여러분의 소개말을 듣는 상대방에 대해 아는 바에
따라 여러분이 말하는 내용을 조절한다. 그러나 글을 쓸 때에는 여러분의
글을 읽을 독자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이다. 그렇기 때문에 무턱대
고 글쓰기를 시작하여 자신의 주장을 제시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반적인
지식의 세계에서 시작하여 여러분이 논의하고자 하는 주제로 독자의 관
심을 유도해야 한다.
다른 누군가의 작품을 논의해야 할 경우, 그것이 글이든, 그림이든, 음
악이든, 여러분이 말하고자 하는 내용과 더불어 그 작품과 그 작품의 작
가에 대해 언급함으로써 독자를 유도해야 한다. 어떤 견해에 대해 글을
쓰고자 할 경우, 보통의 지식 범주 내에서 시작하여 서론을 통해 여러분
의 주제로 초점을 옮겨야 한다. 구글의 ‘지도’와 동등한 것을 말로써 풀어
나가는 작업을 한다고 상상해보자. 지구로 시작하여, 해당 대륙을, 해당
지역을, 해당 국가를, 해당 도시를, 마지막으로 해당 주소를 찾는 식이다.
그것이 여러분의 논제 진술문이다. 여러분이 작성하는 논문의 매우 구체
적인 ‘주소’인 것이다.
서론이 여러분의 초점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다면, 결론은 독자를 더
큰 세계로 다시 내보내야 한다. 결론은 서론의 과정을 뒤집어 보여주는
셈이다. 결론은 근본적으로 논제를 다시 언급하여 강조하면서 논문의 요
점 정리로 시작한다. 그런 다음 뒤로 물러나서, 논제의 전후관계를 살피
면서 큰 맥락과의 관계를 보여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결론은 독자가 여
러분이 제공한 정보를 가슴에 품고 세상으로 다시 나가도록 해주어야 한
다.
간단하면서도 늘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서론의 접근 방법은 항공모함
의 활주로로 제트기가 접근하는 일처럼 섬세한 작업이다. 거대한 대양에
서 아주 작은 착륙 지점을 찾아야 하는 일이다. 쉼없이 속도와 거리를 살
펴야 한다. 정확한 타이밍을 맞추지 않으면 바다에 빠지고 만다. 여러분
에게는 다행한 일이겠지만 서론이나 결론을 오판한다고 해서 죽지는 않
을 것이다. 기껏해야 교수가 여러분의 논문에 온통 붉은색으로 표시하여
옳은 방향으로 인도하는 정도로 끝난다. 그러나 어느 시점에 이르면, 논
문이 통과하기를 바란다면, ‘혼자 나는’ 법을 배워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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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콤 글래드웰(Malcolm Gladwell)의 “On Spaghetti Sauce”

《아웃라이어》, 《블링크》, 《티핑 포인트》 등의 저자인 말콤 글래드웰은 토마토소스를 이용하여 우리


의 문화가 보편적인 개념과 접근방식에서 다양성과 가변성에 초점을 두는 문화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을 살펴본다. 그가 어떤 식으로 펩시를 복수형으로 만드는지, 소스를 설명하기 위해 어떻게 명사
를 이용하여 새로운 형용사를 만들어내는지 눈여겨보자. 하워드 모스코위츠(Howard Moskowitz)
가 발견한 것들을 세 가지 중심 요점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을 잘 살펴보자.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medieval, data, bell curve, to invent, chunky, miserable


http://www.ted.com/talks/lang/eng/malcolm_gladwell_on_spaghetti_sauce.html
자, 논문을 작성해야 한다. 그러려면 먼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생각
해내야 한다. 브레인스토밍을 거치고 자신의 아이디어들을 범주화한다.
가장 설득력 있는 세 가지 범주를 고르거나, 세 개의 범주를 이미 알고 있
다면, 그러한 아이디어들을 뒷받침할 방법들을 찾기 위해 아이디어들의
브레인스토밍을 다시 거친다. 그런 다음 어떤 것은 버리고 다른 것들은
조합하는 식으로 아이디어들을 조직하면서 해당 정보를 제시할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 그러고 나서 작성한 개요서를 활용하여 하나의 구조로 만
든다. 이제 글을 쓸 준비가 되었다.
때로는 실제로 글쓰기에 임했을 때, 작성해둔 개요서가 별 효과가 없다
는 사실을 알게 되기도 한다. 강력한 동사를 활용하여 해당 정보에 대해
다섯 개의 흥미로운 문장을 만드는 일이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다섯 개
의 ‘to be’ 문장을 만들 수 있었으나, ‘to be’ 문장으로는 따분한 글이 되
기가 십상이다.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혹은 개요서에 들어 있는 내용을 설명하려 애쓰다가, 열, 열다섯, 혹은
스무 개의 문장으로 늘어나 글이 얽혀버린다는 사실을 발견할 수도 있다.
이는 여러분의 아이디어들이 지나치게 크거나 너무 비체계적이라는 사실
을 말해준다. 하나의 주제문에는 시장바구니처럼 딱 그만큼만 담을 수 있
다. 시장바구니에서 식품이 흘러넘친다면, 손잡이 끈이 찢어지거나, 바닥
이 뜯어지거나, 내용물이 밖으로 흘러나와 땅바닥에 떨어져 깨질 것이다.
이렇게 되면 더 이상의 문단을 덧붙일 수 없거나 논문이 지나칠 정도로
길어져버린다. 어떻게 해야 할까?
브레인스토밍 단계로 되돌아가서 세 개의 간단한 구성 아이디어를 중
심으로 가지고 있는 아이디어들을 재구성해야 한다. 시간은 처음, 중간,
끝 부분에서처럼 하나의 구성 아이디어이며, 문학작품이나 사건들을 논
의할 때 효과가 좋다. 주장하는 글을 쓸 경우, 때로는 반대되는 관점을 제
시하고 그러한 관점이 틀렸음을 밝힌 후, 자신의 관점을 제시하는 방법이
가장 효과적이기도 하다. 연구 논문은 정의와 자료, 예를 통해 가장 큰 효
과를 드러낸다. 정의는 문단을 구축하는 아이디어를 이용하는 방법을 설
명해준다. 그런 다음 자신이 말하고 있는 바를 가장 잘 뒷받침한다고 생
각되는 하나의 사실을 고르면 된다. 글 속에 혹은 각주를 이용하여 그 사
실을 입증하는 출처를 밝혀야 한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요점을 밝혀줄
예를 골라야 한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내놓은 모든 예를 사용할 필요
는 없다. 하나의 좋은 예만 제시하면 된다.
이러한 모델이 모든 작문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니다. 브레인스토밍 과
정을 통해 좋은 구성을 찾아내는 것이 가장 좋다. 그러나 그럴 수 없다면,
이러한 구성 틀은 자전거의 보조바퀴와 같은 역할을 해준다. 작문의 여행
에서 스스로 균형을 잡을 수 있기 전까지는 이러한 모델을 사용해보라.

추천! TED.com 동영상 - 조앤 롤링(J.K. Rowling)의 “The Fringe Benefits of Failure”

해리 포터 시리즈의 매력은 조앤 롤링이 고전 신화와 그 개념들을 곳곳에서 풍부하게 사용한다는 점


에서 더욱 커진다. 놀랄 일이 아니다. 저자인 롤링은 옥스퍼드대학교에서 고전문학을 전공했다. 롤
링은 최고 수준의 학술적 언어를 사용한다. 그녀의 강연을 들어보면, 그녀가 사용하는 문장들은 복
잡하며 어휘는 매우 정교하다. 어투는 하버드와 모든 아이비리그 대학 사회의 문화에 완벽하게 들어
맞는다. 이러한 대학들에 가고 싶다면, 그녀의 강연을 듣고 내용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여야 한다.
(하버드 리뷰 비디오 웹사이트(Harvard Review Video)에는 그녀의 강연을 글로 옮긴 내용이 올라
와 있다.)

개념 이해를 위한 어휘 : crucial, paradoxical, irony, compromise, poverty, imagination,


empathize

http://www.ted.com/talks/jk_rowling_the_fringe_benefits_of_failure.html
보너스 정보 붙임줄 넣기 - 아무 데서나 단어를 나눌 수는 없다

공간이 좁아서 단어 전체를 적지 못할 경우, 줄 끝 부분에 너무 넓은 공간을 남기지 않도록 붙


임줄(-)을 사용하여 영어 단어를 나눈다. 그렇다고 아무 데나 붙임줄을 넣을 수는 없다. 음절
이 나뉘는 곳에만 가능하다. 음절이 하나인 단어에는 절대 붙임줄을 넣어서는 안 된다. 영어
를 진정으로 원어민처럼 사용하고 싶다면 먼저 음절을 이해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으로 공부하러 오는 일부 학생들은 논문의 거의 모든 줄마다 붙임줄을 넣기도 한다. 줄
끝에 이르도록 단어를 쓰다가 단어 중간에 줄이 끝나면 붙임줄을 넣고 그 다음 줄로 이동한
다. 때로는 자음 하나 쓰고 나서 붙임줄을 넣기도 한다. 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모음이 하나
인 단어는 간혹 모음 다음에 붙임줄을 넣기도 하지만, 그 모음의 음절에 말음자음(coda
consonant)이 없을 때에만 가능하다.
먼저 음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정확하게 이해해야 논문을 쓸 때 마음 놓고 붙임줄을 사용할
수 있다. 워드프로세서 프로그램에서 붙임줄 넣기 기능을 꺼두라고 제안하고 싶다. 타자를 할
때 문단이 끝났을 때를 제외하고 워드 프로세서가 줄 나누기를 결정하도록 해주라. 줄의 끝에
긴 공간을 남길 수밖에 없는 매우 긴 단어를 논문에 사용할 경우, 그 단어를 사전에서 찾아보
라. 좋은 사전이라면 그 단어를 음절로 나누어진 형태로 보여준다. 음절이 나뉘는 곳에는 어
디에나 붙임줄을 넣을 수 있다. 사전에 단어가 음절로 나뉘어 표기되지 않았다면, 그런 사전
은 버리고 더 좋은 사전을 구비하는 편이 낫다.
부록1

나에게 꼭 맞는 대학 고르기

명성보다 자신에게 맞는 대학을 찾아라

고대 그리스의 델피 신탁 입구에는 “너 자신을 알라!”고 쓰여 있었다.


미국의 대학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설명해놓은 책이 많지만, 그러한 정보
를 알려주는 것이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다만 여러분이 자신을 안다면
이를 통해 여러분 자신의 개인적인 삶과 대학 졸업 후 전문가로서의 인생
에서 성공할 최선의 기회를 붙잡을 수 있도록 작은 도움을 주고자 하는
것이다. 우선은 대학 선택에 관한 기본적인 정보를 알아두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대학(college)과 종합대학(university)이 거의 같은 의미로 쓰인
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사실 ‘대학(college)’이라는 말이 더 일반적인 용
어이며, 종합대학교(university)의 대학(college)에 다닌다는 표현이 맞다. 미
국인들은 “종합대학교에 다닌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다만 종합대학은 대
개 물리적인 규모가 더 크다는 의미일 뿐이다. 캠퍼스 내에 ‘공과대학
(College of Engineering)’ 또는 ‘간호대학(College of Nursing)’과 같이 단과대학
의 기능을 하는 더 작은 규모의 대학들을 아우르는 표현일 뿐이다.
학교는 공립이나 사립에 속한다. 공립기관들은 해당 시나 지역사회, 해
당 주에 속하며, 해당 지역의 재산세로 일부 충당된다. 결과적으로 그러
한 세금을 납부하는 해당 지역의 주민들은 그만큼 저렴한 학비로 해당 지
역의 학교에 다니게 된다. 국제 학생들도 사립학교보다는 공립학교에 다
닐 때 여러 가지 비용이 더 적게 든다. 사립대학들은 모든 학생들에게 똑
같은 수준의 비용과 학비를 부과하며 대개는 공립대학보다 훨씬 더 비싸
다.
자신의 관심과 희망에 따라 학위 수준은 여러 가지로 달라질 수 있다.

준학사 학위 : 대부분의 시립대학과 지역 전문대학(community colleges)이 수여


하는 1년 또는 2년 과정의 학위.
학사 학위 : 사립 및 공립대학이 수여하는 4년 과정의 학위.
석사 및 박사 학위 : 대학원 과정의 학위로서 일부 대학(college)에서 수여하기도
하지만 대개는 종합대학에서 수여한다.

그러므로 교수들로부터 좀 더 개인적인 관심을 얻을 수 있는 소규모 대


학(college)에서 공부할 때 더 행복할지 아니면 더 번잡하면서도 활기찬 분
위기의 큰 강당에서 수업이 이루어지는 대규모 대학에서 더 행복할지 스
스로 고민해보아야 한다. 또한 어느 정도의 학비와 기타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도 자문해보아야 한다. 지역 전문대학들의 학비와 학교 내에서
요구되는 기타 비용은 학기당 몇천 달러 정도인데 반해 사립대학들은 학
기당 몇만 달러에 이른다. 주립대학은 사립대학에 비해 저렴한 편이지만
지역 전문대학과 비교할 경우 현저히, 대개는 거의 열 배에 이르기도 한
다. 마지막으로, 준학사 학위로 만족할 것인지, 아니면 원하는 분야에서
성공하기 위해 더 높은 수준의 학위가 필요한지 스스로에게 물어보아야
한다.
여기까지 고민을 마쳤다면, 이제 더욱 구체적인 문제가 남았다. 대학마
다 나름의 문화가 있다. 자신이 어느 대학에 가장 잘 맞을지도 고민해보
아야 한다. 나는 어느 정도의 실력을 갖추었는가? 미국식 강의실에 적응
할 수 있을까? 경쟁이 매우 심하며 박학적인 지식을 요구하는 아이비리그
대학 환경이 나에게 적합할까? 아니면 먼저 다른 준비단계를 거쳐 지역
전문대학에 입학하는 편이 나을까? 나는 독서를 많이 하나? 분명하게 요
점을 밝히고 설득력 있는 주장을 담아 논문을 작성할 만한 실력을 갖추었
는가? 그렇지 않다면, 천천히 시작하는 편이 좋을 것이다.
1년이나 2년 정도 지역 전문대학에 다니다가 규모가 더 크거나 더욱더
명망이 있는 대학으로 편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편입에는 두 가지 장
점이 있다. 먼저, 매우 경쟁적인 분위기의 정규 대학에서 공부할 준비를
더 잘 갖추게 된다. 지역 전문대학의 수업은 대체로 교수가 가르친다. 대
규모 종합대학의 1학년과 2학년 수업은 대학원 조교들이 가르치는 경우
가 많다. 그러므로 지역 전문대학에서 오히려 경험 많은 교수와 공부할
기회가 더 많다. 또한 지역 전문대학은 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을 아직은 완벽하게 갖추지 못한 학생들이 수동적인 고등학생에서
적극적인 대학생으로 변모하도록 도와주기 위해 만들어졌다. 마지막으
로, 지역 전문대학은 훨씬, 훨씬 더 저렴하다. 다시 말하지만, 지역 전문
대학은 대학에서 공부하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기회를 제
공하는 것이 목적이므로 학비와 기타 비용이 훨씬 더 적게 든다.
여러 통계에 따르면 한국 학생들은 미국 내 국제 학생들 가운데 낙제율
이 가장 높은 것이 사실이다. 한국 학생들은 대체로 열심히 노력하지만,
공부 스타일이 미국 대학의 수업 스타일과 맞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이
한 가지 이유일 것이다. 지역 전문대학은 이러한 학생들에게 적합하다.
지역 전문대학은 적극적으로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지원하려 노력하기 때
문이다. 결코 쉽지는 않다. 최고 수준의 대학들은 우수하지 못한 학생들
을 품어주기보다 제외시키는 정책으로 명성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그렇
더라도 지역 전문대학에서 좋은 점수를 얻으면, 4년제 대학으로 편입할
수 있는 기회는 더 커진다.
하지만 많은 국제 학생들이 곤란에 봉착하기도 하는데, 편입을 위해 어
느 정도의 학점을 이수해야 하는지 혹은 현재 자신의 학업 수준으로 어느
수업이 무리일지 등에 대해 카운슬러와 상담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떤 학
생들은 좀 더 천천히 편입을 준비할 만한 경제적 여력이 부족하다는 이유
로 급히 지역 전문대학 과정을 마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불행히
도, 너무 서두르는 학생들은 좋은 점수를 얻지 못하거나 심지어 낙제하는
경우도 발생한다. 낙제라는 의미는 돈을 지불하고 수강한 과목을 다시 수
강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성적이 좋지 않으면 당연히 편입은 더 어려워진
다.
편입할 계획을 갖고 있다면, 특정 지역 전문대학들의 명성에 대해 알아
보아야 한다. 일부 지역 전문대학들은 대단한 명성을 자랑하기 때문에 소
도시의 시립대학보다도 편입할 때 더 유리하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지역 전문대학들은 훌륭한 교육 기반을 제공하는 것으로 인정받고 있기
때문에, 특히 UCLA나 USC 같은 4년제 주립대학으로의 편입률이 상당히
높다.
부록2

제니퍼가 UCLA에 입학할 수 있었던 비결

성공 사례

ESL 강의를 처음 시작했을 때 만났던 한 한국 학생은 다른 모든 학


생들의 모범이 되어주었다. 그 후로 세월이 흐르면서 이 학생처럼 뛰어난
여러 학생들을 가르치기는 했지만 이 학생보다 더 뛰어난 학생은 없었다.
영어 이름이 ‘제니퍼’인 여학생이었다. 제니퍼의 이야기는 미국의 대학에
서 여러분의 미래를 계획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산타모니카 지역 전문대학의 ESL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에 입학했을
당시 제니퍼의 영어 실력은 그야말로 ABC를 겨우 뗀 수준이었다. 제니퍼
는 오빠가 UCLA에서 박사 학위 공부를 하고 있던 학생이었으므로 미국
의 교육 체제가 한국에서 경험했던 교육 체제와 어떻게 다른지 충분히 알
고서 미국으로 왔다. 급우들 가운데 가장 열심히 노력하는 학생이었던 제
니퍼는 겨우 두 학기가 지나자 영어 초보에서 본격적으로 전공 수업을 시
작할 수 있는 수준으로 향상되었다. 그러나 제니퍼는 정규 학과 수업을
곧바로 시작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무학점 체제의 집중영어읽기 프로그
램에서 더 공부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이 프로그램에서는 다양한 책을
읽고, 학생들이 제시하는 아이디어와 주제를 토론하고, 이에 대해 논문을
써야 했다. 제니퍼는 UCLA로 편입하여 학사 학위를 받는 후 대학원에서
공부를 계속할 생각이었다. 그러려면 좋은 학점이 필수였다. 그래서 평균
학점(GPA) 4.0을 받을 수 있겠다고 확신이 서기 전까지는 학점이 부여되
는 강좌는 듣지 않기로 했다. 제니퍼는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에서 6개월
을 더 공부하면서 읽기와 말하기, 쓰기 능력을 계발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은 그 과정을 통해 강의실에서 리더가 되는 연습
을 해볼 수 있었다는 점이다. 제니퍼는 토론에 대한 자신감이 생기자, 자
신보다 더 소심하고 자신감이 부족한 학생들을 도와 미국 대학의 강의실
에서 요구하는 모습을 갖추도록 인도해주었다. 다른 사람을 가르치는 것
은 최고의 학습 방법이다. 제니퍼는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을 떠날 무렵
미국의 어떤 강의실에서도 잘해낼 수 있는 모든 능력을 갖추게 되었다.
제니퍼는 대학에서 평균학점 4.0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산타모니카
지역 전문대학 국제교육 담당 사무국에서 일을 하기도 했다. 학생비자(I-
20)를 소유한 국제 학생들은 캠퍼스 내에서 일을 할 수 있으며 많이들 그
렇게 한다. 제니퍼는 국제교육 담당 사무국에서 일함으로써, 사무국의 최
고책임자에게 편입 추천서를 써달라고 부탁할 수 있었다. 그런 추천서가
반드시 편입의 성공을 보장해주지는 않지만, 대체로 담당 교수의 추천서
만을 갖춘 다른 학생들의 편입 지원서와는 차별화되는 것이 사실이다.
제니퍼는 영어 초보 수준으로 처음 산타모니카 대학에 지원했을 때 계
획했던 대로 UCLA에 입학했다. 열심히 노력했을 뿐 아니라 굳건한 학문
적 기반을 다질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했기 때문에 성공했다.
그녀는 어느 누구에게도 자신이 몸소 얻지 않은 기회를 달라고 요구하지
는 않았다. 단지 똑똑하고 열심히 노력하기 때문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
지도 않았다. 그녀는 영어를 배우고 학위를 얻기 위해 미국에 왔지만, 그
에 못지않게 미국의 대학에서는 어떻게 공부하는지, 미국의 대학 체제는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미국에서는 어떻게 상호작용을 하는지를 배우는
것도 중요한 목표였다.
제니퍼가 등록했던 산타모니카 대학의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은 그동
안 성격이 많이 바뀌었다. 이제는 교양과목 준비를 위한 독서와 작문에
초점을 두지 않으며 문법 익히기를 더 중시한다. 그렇더라도 현재의 집중
영어읽기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끝마치면 이 학교의 정규 수업 등록이
보장된다.
많은 대학들이 무학점제의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을 운영하는데, 이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본격적인 학과 수업을 들을 수 있다. 토플
450점 이상을 취득할 만한 영어 능력을 갖추지 못했거나, 토플 점수는 좋
지만 미국에서의 공부 방식에 준비를 갖출 시간을 갖고 싶다면, 이러한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은 미국에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매우 좋
은 방법이다.
학교를 선택할 때에는 다음의 두 가지를 살펴보라고 권하고 싶다. 원하
는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이 전반적인 미국 대학 경험을 위한 준비를 갖
추어주는가, 아니면 단순히 문법 공부에 중점을 두는가 하는 점이다. 문
법은 한국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공부방법일 테지만, 미국의 대학에서 성
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거나 아주 중요한 능력은 아니다. 학생 중심
환경에서 읽고, 쓰고, 토론하고, 다른 사람들과 협력하도록 도와줄 프로
그램을 골라야 한다.
또 한 가지 고려할 점은 궁극적으로 어디에서 공부하고 싶은가 하는 것
이다. 자신이 다니고 싶은 대학에 그런 프로그램이 설치되어 있다면, 그
대학의 집중영어읽기 프로그램에 등록하는 것이 좋다. 나중에 입학을 원
하는 대학에 그런 프로그램이 없다면, 온라인을 통해 그런 프로그램이 설
치된 어떤 대학들이 여러분이 원하는 대학으로의 높은 편입률을 자랑하
는지 알아보아야 한다. 제니퍼는 오빠가 UCLA의 대학원에서 공부하고
있었으므로 그 대학에 입학하기를 원했다. 산타모니카 대학은 UCLA로의
편입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제니퍼에게는 좋은 선택대상이었다.
무학점제 프로그램이나 학위 또는 편입과 상관없는 비학점제 강좌를
들을 시간도 없거니와 그럴 만한 돈도 없다고 생각한다면, 너무 근시안적
으로 바라보지 말라고 권하고 싶다. 이 책에서 설명한 능력을 충분히 갖
추지 않았다면, 그런 프로그램을 듣는 편이 훨씬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
다. 그런 프로그램에서 수년간 가르치면서 내가 목격한 바로는 최고의 학
생들은 튼튼한 실력을 갖출 때까지 충분한 시간을 갖고 준비하며, 그 프
로그램을 통과했는데도 한 학기를 더 다니는 경우가 많았다. 실력이 약한
학생들일수록 그 프로그램의 최종 시험에 통과하지 못했을 때조차도 정
규 수업을 들을 기회를 달라고 요청하고는 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공부
할 것이며 자신의 실력이 시험에 통과한 학생들의 실력과 같다고 확신하
면서 말이다. (그건 아니었는데.)

미국에 와서 공부하게 되면 이곳 교수들의 조언을 진지하게 받아들여


야 한다. 이곳 교수들은 괜히 여러분을 붙들어두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니
다. 교수들의 말을 믿으라. 만일 어떤 교수가 여러분이 아직 정규 수업을
들을 준비가 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면, 여러분은 실제로 준비가 되지 않
은 것이다. 대학에 입학했다는 사실이 학위를 보장하지는 않으며 심지어
단 1학점도 보장해주지 않는다. 어떤 강좌에 등록하여 학비를 지불하고서
도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끝날 수도 있다. 엉망인 학점 기록만 남긴 채 말
이다. 더구나 여러분의 자존감은 큰 상처를 입게 될 것이다. 고국에서 결
코 F 학점을 받은 적이 없었던 많은 학생들이 미국의 대학에서는 낙제하
기도 한다. 이것은 지능이 높고 낮은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미국의 대학
체제를 충분히 알고 있는지 아닌지의 문제이다.
미국의 대학은 한국의 대학과 겉보기만 다른 것이 아니다. 영어라는 언
어의 문법이 한글의 문법과 다른 만큼, 미국 대학의 교실에서 사용되는
‘문법’은 꼭 그만큼 다르고 혼동과 도전을 안겨준다. 여유를 갖고 영어만
이 아니라 미국 대학 교실의 문법을 익히면, 미국 대학을 완벽하게 ‘말하
고’ 성공하게 될 것이다.
부록3

가장 기본적인 논문 작성 요령

국제 학생들이 영어로 작문을 할 때 자주 범하는 오류들을 몇 가지 살


펴보면 다음과 같다.

1) 자신을 소개하는 아래의 첫 번째 글은 거의 모든 아시아 학생들이


어떤 주제에 대해 작문을 할 때 드러내는 일반적인 문제를 나타낸다.

I introduce myself. My name is Kim, Jun.


I’m from Seoul in Korea.
I am 20 years old.
I came to US in 3 weeks ago.
Because I want study language and learn America culture.
I am major is computer.
My hobby is play basketball.
My family have one sister, one brother, mother and father.
I like food the cheese bugger.
I’m cristiun.
Thank you!!!

문법과 철자쓰기의 실수가 여러 군데 보인다. 하지만 그것은 사고와 형


식의 실수만큼 중요하지는 않다. 때로 매우 훌륭한 문법 실력을 갖춘 학
생들도 문장을 문단으로 구성하지 않고 위와 같은 형식으로 글을 쓴다.
이는 큰, 아주 큰 실수이다. 분명하게 문장으로 나열하라는 숙제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이런 형식으로 글을 써서는 절대 안 된다. 대학에서의 작
문은 항상 문단의 형식으로 구성되어야 한다. 항상.
형식에 따르는 몇 가지 다른 문제점들도 있다. 제목을 빠뜨리고 처음부
터 끝까지 필요 없는 문장들만 나열했다. 이메일로 시끄러운 파티를 설명
할 때에는 느낌표를 세 개씩 덧붙여도 상관없겠지만, 대학 논문에는 적절
치 않다. 결코.
마지막으로 아이디어를 구성하지 않았다. 이러한 문장은 쌀과 식초, 우
유, 양파, 초콜릿을 한꺼번에 이용하여 어떤 요리를 만드는 식이다. 이 모
든 재료를 냄비에 한꺼번에 넣고 가스불을 켜서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내
리라고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먼저 어떤 음식을 만들지 안 다음 그
음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재료들을 선택해야 한다.

2) 위와 같은 글을 써오면 나는 학생들에게 앞에서 말한 사항들을 조언


해주고 다시 써오라고 했다. 고쳐 써온 글은 다음과 같은 식이다.
Who am I?

My name is Jun Kim. I was born in Seoul Korea at 1987. I have been in
LA for three weeks. I live my older brother. My major is the computer
science. I hope I can transfer to the UCLA. My favorite sport is
basketball. I like both playing and watching basketball. I often go to a
park to play basketball. That is only my hobby.

실수는 더 줄어들었다. 대체로 학생들은 2차 원고를 작성할 때에는 더


신중해진다. 이 글에서는 아이디어들이 더 제한되었으며, 이는 좋은 일이
다. 하지만 주제를 더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그렇더라도 여전히 주
제와 관련된 중심 생각이 표현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제목이 취약하다.
이 글을 쓴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모르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주제와 관련된 중심 생각은 자신이 하는 말의 적합성을 더욱더
신중히 고려하도록 도와준다. 만일 어떤 문장이 중심 생각을 드러내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 그 문장은 해당 문단에 적합하지 않다.

3) 3차 원고는 대체로 흥미로운 결과로 이어진다. 다음은 같은 학생이


자신의 내부에 깃든 독특한 점에 대해 그리고 그것을 설명하는 방법에 대
해 더 깊이 생각한 결과이다.

My Two Personalities

My name is Jun Kim and I’d like to tell you a little about my family and
my personality. We are a family of five. My father has a basketball team
and coach. He was professional basketball player. My mother help my
father’s team. I have a younger sister and a younger brother. Of course
we are basketball family. I miss them. My personality is very different
sometimes. Many people say, “You are calm.” I hate fight and always
smile. But don’t forget I’m an athlete when I play basketball. I change
my mind.

위의 문단에도 여전히 여러 가지 실수가 엿보이지만, 이제는 글의 구성


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바로 첫 문장에서 준이라는 학생은 ‘가족’에 대해,
그러고 나서 자신의 ‘성격’에 대해 들려주겠다고 말하고 있다. 그런 다음
이 글은 꼭 그런 순서로 이어진다. 이 글의 주제는 준이라는 학생에 관한
것이겠지만, 중심 생각은 가족의 농구 사랑이 준의 성격에 영향을 미쳤다
는 점이다. 제목도 훨씬 더 흥미롭다. 하지만 준이 가족을 그리워하는 마
음은 진정이겠으나, “I miss them.”이라는 문장은 중심 생각을 드러내는
데는 적합하지 않으므로 없애야 한다. 그렇더라도 이 문단은 특정 순서
없이 특징들을 그저 나열하기만 했던 1차 원고보다 훨씬 더 나아졌다.
에필로그

처음에 수잔 선생님이 이 책을 함께 써보자고 내게 제안했을 때 솔직히


‘뜬금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사실대로 대꾸했다. “제게는 이런 책을 쓸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습니다.” 그러자 선생님이 말했다. “아이디어는 내
가 가지고 있다. 나는 한국의 학생들을 12년 동안 가르치면서 그들의 장
점과 단점을 많이 보았다. 너는 한국의 사정을 이해하고 한국의 환경과
학생들의 상황을 잘 알지 않느냐. 서로의 장점을 나누고 단점을 보완해준
다면 좋은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겁도 없이’ 함께 일을 시작했다. 12학점의 수업을 들으며 따로
이 책을 쓰는 작업을 병행하다 보니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하여 애를 먹
기도 했지만, 정규수업과 영어 공부에 도움이 되었고, 의견을 교환하고
조율하는 과정이 재미도 있었다. 무엇보다 나와 같은 한국의 학생들에게
도움이 될 책이라고 생각하니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먼저 밝혀두어야 할 것이 있다. 원고 자체는 거의 모두 수잔 선
생님이 썼고, 나는 그 원고를 번역했다. 때로는 조금씩 편역한 부분도 있
고, 가끔은 한국의 문화와 환경을 고려하여 원고를 다시 고쳐 써줄 것을
선생님에게 부탁드리기도 했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누가 어떤 부분을 썼는지 궁금할 독

자도 있을 것 같아서 이 점을 밝히는 것이 좋겠다고 여겼다.)


나는 학생이었고 수잔은 선생님이었기 때문에 함께 책을 써가는 과정
에서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를테면, “학기가 시작된 후 1~2주
가량이 지나면 담당 교수의 공식 근무 시간에 교수를 찾아가 수업을 따라
가는 데 무엇이 어려운지 얘기하고 조언을 구하라.”고 제안하는 수잔 선
생님의 원고를 받아 읽고 나서, 실제로 그렇게 해보았다.
교양과목의 하나로 ‘Music Appreciation’이라는 강좌를 수강했는데,
학기가 시작된 후 2주일가량 지난 어느 날, 담당 교수님이 맨 앞줄의 끝자
리에 앉은 내게로 다가와 종이를 한 장 내밀면서 무슨 말인가 하였다. 아
주 간단한 내용인 듯했지만, 나는 얼른 이해하지 못하여 멍한 눈으로 교
수님의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러자 교수님이 같은 말을 되풀이하였다.
그래도 나는 멍하게 바라볼 뿐이었다. 서양인들은 상대의 눈을 정면으로
쳐다보며 말을 하는데, 커다란 두 눈을 둥그렇게 뜨고 내 눈을 똑바로 쳐
다보며 무슨 말을 할 때면, 당혹스럽기도 하고(문화의 차이 때문일 것이다) 그 눈
이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것 같아서 내용에 온전히 집중하기가 어렵다. 아
직 영어 듣기가 서툴다 보니 100퍼센트 상대의 말에 집중하지 않으면 많
은 내용을 놓치게 된다(마종기 시인이 20년 넘게 미국에서 살았는데도 영어를 쓰는 상대
의 말을 듣기 위해 늘 귀를 세워야 하는 일이 참 피곤하다고 했던 글을 어디선가 읽은 기억이 난

다). 그러자 교수님은 종이를 내 뒷자리의 다른 학생에게 내밀며 날짜를


쓰고 이름을 적은 후 옆자리의 학생에게 주라고 했다.(나는 그제서야 교수님의

말을 이해했다.) 그러더니 다시 내게 시선을 돌리고 수업이 끝난 후 잠시 남아


서 자신을 만나고 가라고 했다. 수업 후에 교수님을 찾아갔더니, 대뜸 여
러 가지 질문을 했다. ‘수업 내용은 이해할 수 있느냐? 노트를 꺼내 필기
한 것을 보여줘라. 내용을 읽어보아라. 무슨 뜻인지 아느냐?’ 나는 부끄럽
기도 하고 주눅이 들기도 해서, 영어를 읽고 이해할 줄은 안다고 대충 얼
버무렸다. 교수님은 열심히 노력하라며 가도 좋다고 했다. 자전거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얼굴이 마구 화끈거렸다. 하지만 마음을 가라앉히
고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 나의 상황을 설명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집
에 당도하자마자 컴퓨터를 켜고 이메일을 작성했다. “나는 문법과 읽기로
만 영어를 공부했습니다. 듣기와 말하기를 따로 연습해본 적이 없어서 가
끔은 아주 간단한 말도 귀에 들리지 않고 단순한 영어 표현도 필요한 순
간에 입으로 나오질 못합니다. 특히 상대방이 내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말을 할 때에는 더욱더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렵습니다. 한국에서는 상대
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며 말을 하는 태도는 그다지 공손하지 못한 것으로
여겨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글로 쓰인 영어는 거의 다 읽고 해독할 수 있
습니다. 수업 중에 교수님이 말로 하는 내용은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때
도 많지만, 교재는 읽고 충분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영어 듣기와 말하기
가 서툴더라도 수업을 이해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날 저녁에 교수님으로부터 친절하고 용기를 북돋는 긴 답장을 받았
다. “먼저, 적지 않은 나이에 ‘대학’에서 공부를 하기로 결심한 너의 용기
에 박수를 보낸다. 나는 네가 이번 학기를 잘 마무리할 거라고 믿는다. 너
는 성실하게 노력할 테니까. 문화의 차이를 넘어 언어를 전달하기란 늘
쉽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사실 나는 말이 상당히 빠른 편이고 간혹 유머
를 사용하기 때문에 영어를 외국어로 사용하는 학생들이 이해하기가 쉽
지 않을 것이다. 수업 내용이 잘 이해되지 않거나 어떤 식으로건 어려움
이 생기면 주저하지 말고 내게 알려달라. 공부의 진행상황에 대해 필요하
다면 지속적으로 나와 상의해라. 언제라도 내가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
아보겠다…….”
그 후로 나는 어려움이 생길 때마다 교수님에게 이메일을 보내거나 수
업이 끝나고 나서 질문을 했다(수잔 선생님은 반드시 수업 중에 질문을 해야 한다고 했
지만, 솔직히 난 그때까지 수업 중에 손을 들고 질문할 용기가 없었다. 아마 학생 수가 너무 많아
서(130여 명)이기도 했을 것이다. 학생 수가 40여 명이었던 다른 강좌에서는 수업 중에 질문을 하

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교수님은 매우 친절한 답장을 보내주거나 조언을


해주었다. 나는 점점 용기를 얻었고, 몇 주일이 더 지난 후에는 자청하여
발표를 하기도 했다. 여러 나라에서 온 130여 명의 학생들 앞에서! 한국
의 사물놀이에 대해 6시간을 들여 조사하고 준비하여! 나는 어렸을 때부
터 고통스러울 만큼 수줍음을 많이 타고 어눌했다.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자청하여 발표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던 것 같다. 그런데 마흔이 넘은 나
이에 처음 가본 미국의 대학에서 서툰 영어로 자청하여 발표
(PRESENTation)를 했다(수잔 선생님의 조언에 따라, 프레젠테이션이란 청중을 대신하여 연구
하고 조사한 내용을 선물(PRESENT)로 주는 것이라고 생각하며 즐겁게 준비하여 발표했다). 그
전까지 ‘Korea’라는 단어를 수업 중에 한 번도 입에 올리지 않았던 교수
님은 그 후로 문화의 차이를 언급해야 하거나, 세계 각국의 고유한 전통
음악을 소개하거나, 특정 음악회에 관한 정보를 주고자 할 때면, ‘한국,’
‘한국인,’ ‘한국 문화’에 대해 가끔 언급하고는 했다. 그럴 때면 덤으로 뿌
듯해지기도 했다.

이 책은 100가지가 넘는 정보를 담고 있는데, 미국 대학에서 공부할 때


에는 최소한 몇 가지라도 꼭 시도해봤으면 좋겠다.
첫째, 어려움이 생기면 담당 교수를 찾아간다. 위에서 언급한 나의 경
험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교수들은 언제든 학생이 성장하도록 도울 준비가
되어 있다. 내 경험에 의하면 다른 교수님들도 마찬가지였다. 교수님을
따로 찾아가면, 귀찮아하는 대신 오히려 학생을 도울 일이 생겨 무척 반
가워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ESL 수업을 함께 들었던 다른 한국 학생들이
나 일본 학생들에게도 나의 경험을 들려주고 그렇게 해보라고 권유했다.
나중에 그 학생들도 특히 어려움이 많은 과목의 담당 교수를 찾아갔고,
그 후로 나와 비슷한 경험을 했다고 전해주었다.
둘째, 늘 질문을 한다. 학생이 질문을 하면 교수는 눈을 반짝이며 질문
을 들어주고 학생이 답을 찾도록 도와주며, 질문한 학생을 눈여겨본다.
그래서 수업 중에 학생들에게 질문을 던질 때면, 질문을 자주 하는 학생
에게 눈길을 준다. 특히 학생 수가 많은 강좌에서 교수의 눈길을 받는 일
은 쉽지 않은데, 교수의 눈길을 더 자주 받다 보면 그만큼 수업에 열중하
게 되고, 더 즐거운 마음으로 수업과 시험을 준비하며, 따라서 더 많은 것
을 배우게 된다.
셋째, 쉬지 않고 읽고 쓰는 연습을 한다. 읽지 않고는 쓸 수 없으며 쓰
지 못하고서 좋은 점수를 얻기는 불가능하다. 함께 수업을 들었던 많은
한국 학생들이 작문을 무척 어려워했다. 간단한 주제의 자유로운 글쓰기
과제조차도 힘들어하는 경우를 자주 보았다. 꼭 영어 실력이 모자라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우선 독서가 부족하고, 그 다음으로 글을 써본 경험이
별로 없었던 탓이었다. ESL 수업의 교수님이 나와 같은 반의 모든 학생들
이 공유하는 블러그를 만들어 일주일에 서너 편의 글을 올리는 숙제를 한
학기 내내 내주곤 했는데, 처음에는 구성이 엉망인 ‘짧은’ 글을 올리던 학
생들이 학기가 끝날 때쯤에는 글의 구성도 좋아지고 훨씬 더 긴 글을 쓸
수 있게 되었다.
넷째, 학기 중간에 제출하는 크고 작은 논문에서 기대 이하의 점수를
얻었다면 교수에게 찾아가 따로 자신의 논리를 밝히고 논문을 다시 작성
하여 제출할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모든 교수님들이 그런 기회를 줄지
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학생이 열정적으로 기회를 요구하면 그 마음이
가상해서라도 기꺼이 기회를 주리라고 생각한다. 나의 경우, 심리학 개론
강의를 들을 때, 한번은 70점 만점의 5~6쪽짜리 논문에서 겨우 53점을
얻었는데, 교수님에게 찾아가 53점의 근거를 물었다. 교수님은 아주 세세
하게 그 근거를 설명해주었다. 나는 내 입장을 열심히 피력했다. 그러자
교수님은 논문을 다시 작성해 제출할 기회를 주었다. 나는 논문을 다시
제출했고 그 결과 67점을 얻었다. 53점의 근거를 세세하게 밝혀주는 교
수님의 설명을 듣고 재작성하는 논문에 그 설명을 반영했기 때문에 쉽게
67점을 얻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책의 내용은 학생인 나에게 크나큰 도움을 주었다. 생전 처음으로
대학이라는 곳에서 한 학기에 전부 A학점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는 어느
때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기도 했지만 이 책을 수잔 교수와 함께 쓰며 큰
도움을 얻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이 미국이라는 사회에서 대학
공부를 하려는 사람들에게 조그만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이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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