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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왜 봤는지 자괴감 든다
수능 왜 봤는지 자괴감 든다
그러나 만일 학과/학부제가 사라진다고 한다면, 이렇게 임의로 목적을 두고 밀어줄 학과를 나누는
것도 전혀 의미가 없다. 학과/학부제가 사라지면 분명 가장 중요한 것은 커리큘럼의 다양성이다.
그런데 맥락도 없고 학교의 정체성과도 상관없는 커리큘럼을 그저 취업을 보장해준다는
홍보차원에서 내놓는다면 기존 학생들에게도 문제가 될 뿐더러 장래의 학생들에게도 실속있는
커리큘럼도 아니다.
우리 학교는 리버럴 아츠 칼리지의 느낌이 강하다. 그러니 더더욱이 질적인 소양을 쌓은 지식인을
양성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쪽에만 치우쳐서는 안된다. 우리 학교는 현재 사회과학이 상징적으로 큰
틀을 차지하고 있다. 사회과학에서 다 다루지 못하는 실용성의 측면에서는 소프트웨어학과나
미디어컨텐츠학부가 맡고 있다. 하지만 인문융합학부에는 주요 어문학과 3 개와 신학과 정도밖에
없다. 그 흔한 철학과나 국어국문학과, 혹은 역사학과조차도 없다.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학문보다는
교양을 중요시하지만 그렇다고 대학이 시장의 시녀가 되어도 된다는 소리가 아니다. 오히려 올바른
인간성과 세상의 본질을 이해하는 지혜를 습득하게 함으로써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게
하는 것이 대학의 역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