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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 Why & What - - 네이버 블로그
장애학, Why & What - - 네이버 블로그
작은 지식상자
쿨하지 못해 미안 통계
2018. 5. 5. 12:59 ・ 이웃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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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2월에 오이도역에서 발생한 장애인용 수직형 리프트 추락 참
사를 계기로 우리나라 장애인운동의 새로운 부활을 알린 이동권 투쟁이 시작
story by style - in solitude life
됩니다. 당시에는 장애인운동의 상황이 매우 열악해서 현장 투쟁을 이끌 만
한 제대로 된 장애인운동 단체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전문적인 운동단체도
아닌 노들야학이 장애인이동권연대의 간사 단체를 맡게 되었고, 노들야학의
유일한 상근자였던 저는 좋으나 싫으나 이동권 투쟁에 실무자로서 열심히 참
여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키워드1: 사회적
키워드2: 학제적
‘학제적’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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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어가 낯선 분들도 계실 텐데요, 그 의미는 ‘국제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쉽게 이해를 할 수가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국제적으로 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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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는 말을 하는데, 이 말은 누군가가 국가의 경계에 얽매이지 않고 그러한
경계들을 넘나들며 자유롭게 활동을 한다는 것을 뜻하지요. 장애학이 학제적
이라는 것도 마찬가지로 장애학이 기존에 존재하는 여러 분과학문들의 경계
에 얽매이지 않고 장애에 대한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입니다. 문학․역사학․철
학․인류학․사회학․정치학․정치경제학․사회정책학과 같은 여러 인문사회과학
분야뿐만 아니라 때로는 자연과학의 경계들까지도 넘나들면서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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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학이 실천지향적 성격을 지닌다는 것은 사실 크게 어려운 이야기가 아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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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 같습니다. 이는 장애학과 장애인운동의 관계를 살펴보면 쉽게 이해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장애학은 기본적으로 학문공동체 내부의 아카데믹한 관심
에 의해 성립된 학문이 아닙니다. 여성학이 차별받는 여성들의 목소리를 담
아내고 이 사회가 어떤 식으로 여성을 억압해왔는지를 담론화하는 과정에서
성립된 것처럼, 장애학 역시 차별받는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담아내는 과정에
서, 장애인운동의 이론적 무기를 벼리고 정교화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것이라
고 할 수 있습니다.
국제적으로 1960년대 말부터 대중적 장애인운동이 활성화된 이후 1970년대
중반이 되어서야 장애학이 하나의 실체로서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러한
장애인운동과 장애학의 직접적인 관계를 잘 드러내 줍니다. 실제로 영국에서
사회적 장애모델의 성립을 주도했던 빅터 핀켈스타인(Victor Finkelstein), 마
이클 올리버(Michael Oliver), 콜린 반스(Colin Barnes) 등의 학자들은 모두 장
애인이면서 장애인운동의 선봉에 있던 활동가들이기도 했습니다.
장애학의 궁극적 지향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저
는 아무런 망설임 없이 장애인차별철폐, 장애해방▲ 실천지향적 성격이 부
이라고 이야기를 할 것입니다. 즉 장애인운동의 지재한 장애학은 앙꼬 없는
향과 다르지 않다는 것입니다. 제가 앞서 ‘장애학찐빵
(함께) 하기’를 이야기하면서 참조했던 고병권의 말을 차용하자면 ‘장애학은
앎이지만 또한 행함’인 것이지요. 따라서 장애학에 만약 실천지향적 성격이
부재하다면, 그것은 엔진 없는 자동차이고 앙꼬 없는 찐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장애학은 장애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을지언정
진정한 의미에서의 장애학이라고는 할 수 없겠지요.
키워드 4 : 해방적
장애학도 당연히 하나의 학문이고 다양한 연구를 수행하기 때문에 그에 따른
연구 방법론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장애학 연구의 방법 내지 연
구의 기본적 태도로서 강조되고 있는 것이 바로 해방적 연구 접근법(emanci
patory research approach)입니다. 그런데 연구면 그냥 연구지, 도대체 어떤
방식으로 연구를 수행해야 해방적으로 연구를 한다는 것일까요? 얼른 잘 감
이 오지를 않지요? 사실 해방적 연구 접근법에서 이야기되는 내용은 매우 다
양하기도 하고 또 논쟁적인 지점들도 존재합니다만, 제가 생각하기에 핵심적
인 지점은 크게 두 가지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우선 우리는 일반적으로 사회과학이든 자연과학이든 하나의 ‘과학(scie
nce)’이 연구를 수행할 때 지켜져야 할 기본 원칙이 있다고 알고 있습니다. 그
것이0 바로 ‘객관성’이고, 조금 달리 정치적인 관점에서 표현한다면 ‘중립성’이
지요. 어떤 연구가 객관성과 중립성을 상실했다고 하면, 그건 연구로서의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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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도 없다고 비난을 받게 되곤 하지요. 과학적 연구를 수행하는 연구자는 누
군가의 편을 들거나 어느 한쪽으로 치우쳐서는 안 된다고, 즉 ‘불편부당(不偏
不黨)’해야 한다고 보통 이야기가 됩니다.
그런데 장애학이 이야기하는 해방적 연구 접근법에서는 이러한 연구자의 객
관성과 중립성을 기각하고, 오히려 그와 반대되는 ‘편파성’과 ‘당파성’을 대놓
고 주장을 합니다. 즉 해방적 장애 연구는 객관적이거나 중립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편을 든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의 입장에 서 있고
누구의 편을 든다는 것일까요? 바로 억압받는 자와 장애인의 편에서 이 세상
과 사회를 바라보고 연구를 수행한다는 것이지요.
이와 관련해서 하나의 일화를 좀 소개할까 하는데요, 영국의 장애인운동에서
매우 잘 알려져 있는 1세대 인물 중에 폴 헌트(Paul Hunt)라는 분이 있습니
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탈시설(deinstitutionalization) 운동이 활발하게 벌
어지고 있는데요, 원래 헌트는 레너드 체셔 재단(Leonard Cheshire Foundati
on)1)이 운영하는 잉글랜드 남부의 한 시설에서 생활하던 시설생활인이었습
니다. 레너드 체셔 재단은 우리나라로 치면 꽃동네 정도 되는, 영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거대한 사회복지재단입니다.
그런데 이 분이 그냥 착한 장애인은 아니고 성깔이 좀 있는 까칠한 장애인이
었던 모양입니다. 시설 내에서 다양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또 열악한 생활
환경도 영 마음에 들지 않자, 동료 생활인들을 조직해서는 시설 경영진에 맞
서 소요를 일으키고 일련의 논쟁과 협상을 벌이게 됩니다. 그리고 그러한 투
쟁의 성과로 영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사회복지 연구소 중 하나인 태비스톡
연구소(Tavistock Institute)를 초청해서 실태조사를 진행하기로 합니다. 헌트
의 입장에서는 전문적인 연구자들이 와서 조사를 하게 되면 시설 체제의 문
제점이 낱낱이 드러나리라 기대를 했겠지요.
그렇게 시설에 대한 실태조사가 이루어지고 당시 책임연구원 격으로 조사에
참여했던 에릭 밀러(Eric Miller)와 제럴딘 그윈(Geraldine Gwynne)은 얼마 후
연구보고서를 내놓게 되는데, 그 내용을 확인한 헌트는 시쳇말로 완전히 ‘꼭
지가 돌고’ 맙니다. 보고서의 내용 중 기대했던 시설 체제에 대한 문제제기와
비판은 하나도 없고, 그저 조금 완고한 시설 경영진과 불만 많은 생활인들 사
이에서 갈등이 벌어진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처럼 서술이 되어 있었기 때
문이지요.
시설 내에서 무언가를 시도한다는 것이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느낀 헌트는
‘시설에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시각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 것을 제
안한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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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지의 글을 영국의 진보적 일간지 『가디언(Guardian)』에 기고한
후 시설을 나왔고, 결국 영국 진보적 장애인운동의 모태가 된다고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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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에저항하는신체장애인연합(Union of the Physically Impaired Against Se
gregation, UPIAS)의 창립 멤버가 되었습니다.
이후 헌트는 1981년에 그 연구보고서의 내용과 연구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하
는 「기생적 인간들과의 거래를 청산하기(“Settling accounts with parasite pe
ople”)」라는 글을 한 편 쓰게 되는데요, 여기서 재밌고도 중요한 것은 헌트가
그 연구자들이 시설 체제에 대한 ‘객관적’ 평가에 참여하기를 거부했다고 지
적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연구자들은 스스로를 시설 경영진과 생활인들 사이
에서 객관적이고 불편부당한 입장을 취했다고 자부했겠지만 말입니다.
결국 이 일화가 드러내주는 것은 누구의 입장에서
▲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누구의 시각으로 이 세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객
은 없다 관성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고, 우리 사회에
서 보통 객관적․중립적이라고 이야기되는 것은 권력을 가진 자와 억압하는
자들의 객관성․중립성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혹은 달리 말하자면 그들의 편
파성․당파성이 객관성․중립성으로 포장이 되는 것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미
국 민중사(A People’s History of the United States)』로 잘 알려져 있는 미국
의 진보적 역사학자이자 사회운동가인 하워드 진(Howard Zinn)이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You can't be neutral on a moving train).”고 이야기를
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그 함의를 새길 수 있겠지요. 그런데 그러한 권력자와
억압자의 입장을 자꾸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것이라고 우긴다면, 장애학은
편파적이고 당파적임을 당당히 선언하고 연구를 수행하겠다는 것입니다. 이
것이 바로 해방적 연구 접근법의 첫 번째 핵심입니다.
둘째, 학문을 한다는 것도 하나의 활동인데요, 모든 활동에는 그것을 실행하
는 주체(subject)가 있습니다. 학문이라는 활동에서의 주체, 즉 학문을 하는
사람이 누구이지요? 일반적으로 학자(學者)라고 부를 수 있겠고, 흔히들 전문
가라고 이야기하지요. 한쪽에 주체가 있으면 그 맞은편에는 뭐가 있을까요?
그렇지요, 객체 내지 대상(object)이 있겠지요. 그래서 장애인을 대상으로 하
는 기존의 장애 관련 연구에서는 학자나 전문가들이 ‘주체’가 되고 장애인은
‘대상’이 됩니다.
다시 말해서, 이제까지 의학․재활학․심리학․사회복지학․특수교육학 등의 장
애 연구에서는 장애인이 대상화(objectification)되어 왔다는 것입니다. 우리
가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듯이 ‘대상화된다’라는 말을 그다지 좋은 의미로 쓰
지는 않지요. 그들의 주체성과 목소리를 앗아가는 것이니까요. 그럼에도 불
구하고 기존의 장애 연구에서는 연구자 내지 전문가와 장애인 사이에 주체/
대상이라는 위계 및 권력 관계가 분명히 존재해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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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장애학도 하나의 학문이고 장애학을 하는 학자들이 존재하는데,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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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한 장애학자들과 장애인 대중의 관계는 어떤 것인가, 이것이 바로 해방적
연구 접근법의 두 번째 핵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제가 앞서 장애학 하기란
곧 장애학 ‘함께’ 하기라는 이야기를 한 바가 있는데요, 여기에 일정한 힌트가
있습니다. 언제부턴가 대중 예능프로그램의 한 형식으로 자리를 잡은 서바이
벌 오디션 프로그램을 보면, 참가자들이 함께 하나의 팀을 이루어 공동으로
선곡을 하고 편곡도 하고 노래를 부르는 것을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한
다고 하지 않습니까. 이처럼 장애학이 수행하는 장애 연구에서는 연구자들과
장애인들 사이의 관계가 콜라보레이터(collaborator), 즉 공동작업자 내지 공
동연구자(co-researcher)로서 설정이 됩니다.
그러니까 장애학의 장애 연구에 있어 장애학자와 장애인 대중의 관계는 장애
인차별철폐와 장애해방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수평적인 관계 속에서 함
께 소통하고 논의하고 연구하고 실천을 하는 관계라는 것입니다. 안토니오
그람시(Antonio Gramsci)의 용어를 빌리자면 장애학자는 장애인 대중의 일
부로서 존재하는 유기적 지식인(organic intellectual)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지요. 요컨대 장애학에서의 장애 연구는 그 연구의 결과물이 장애해방에 도
움이 되어야 하는 것만큼이나 그 연구의 과정 역시 장애인 대중에게 억압적
이지 않고 해방적인 것으로 존재를 해야만 한다고, 그것을 목적의식적으로
지향해야 한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한편
0 영국에서는 1920년대 말부터 자발적 단종 수술의 합법화를 위한 활동
이 전개되었으며, 1934년에 정부가 내놓은 「단종수술에 대한 담당부처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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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 보고서(Report of the Departmental Committee on Sterilization) 」 (일명
브록 보고서(Brock Report))의 내용에 따라 1937에 「자발적 단종법안(Volunt
ary Sterilization Bill)」이 의회에 제출됩니다. 이러한 단종수술의 합법화에 대
해서는 대중적으로도 상당한 동의가 존재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모닝
포스트(Morning Post) 』 가 실시한 여론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78.7%가
단종수술에 찬성을 할 정도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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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덴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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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로 여성에게 할당되는 사회적 현실을 반영했던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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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니다.
○ 핀란드
○ 스웨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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된 오늘날의 사회에서 지적장애인과 자폐성장애인을 포함한 발달장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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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은 더욱 그러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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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애대중을 비롯한 한국사회의 빈곤계층에서 끊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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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생하고 있는 자살, 스페인의 맑스주의 사회학자 마누엘 카
스텔을 참조하자면 그것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제도적
으로 금지”당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타살이다. (사진 앞
열의 오른쪽이 마누엘 카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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