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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롭고 행복한 삶을 위한 아들러의 가르침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인플루엔셜/2014년 11월/336쪽/14,900원)


미움받을 용기
(기시미 이치로 외 지음/전경아 옮김/인플루엔셜/2014년 11월/336쪽/14,900원)

■ 책 소개
심리학 제3의 거장 ‘아들러’, 용기의 심리학을 이야기하다!

어릴 때부터 성격이 어두워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언제까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때문에 전전긍긍하며 살아야 할지, 그는 오늘도 고민이다. 이런 그의 고민에 “인간은 변할 수
있고, 누구나 행복해 질 수 있다. 단 그러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한 철학자가 있다. 바
로 프로이트, 융과 함께 ‘심리학의 3대 거장’으로 일컬어지고 있는 알프레드 아들러다.

이 책은 아들러 심리학에 관한 일본의 1인자 철학자 기시미 이치로와 베스트셀러 작가인 고가 후미타
케의 저서로, 아들러의 심리학을 ‘대화체’로 쉽고 맛깔나게 정리하고 있다. 아들러 심리학을 공부한
철학자와 세상에 부정적이고 열등감 많은 청년이 다섯 번의 만남을 통해 ‘어떻게 행복한 인생을 살
것인가’라는, 모두가 궁금해하는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여정을 그렸다.

첫 번째 밤부터 다섯 번째 밤까지의 순서로 진행되는 동안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는 점점 긴장감을 불


러일으키며 재미를 더한다. 특히 철학자의 주장에 이어지는 청년의 반박은 공감대를 한껏 불러일으킨
다. 여기에 시대를 읽는 유쾌한 문화심리학자이자 김정운 교수가 감수를 맡아 내용의 깊이까지 더해
졌다.

■ 저자
기시미 이치로
철학자. 1956년 교토에서 태어나서 현재까지 교토에 살고 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철학에 뜻을 두었
고, 대학교 진학 후에는 은사의 자택에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논쟁을 벌였다. 교토대학교 대학원
문학연구과 박사과정 만기퇴학을 했다. 전공은 철학, 그중에서도 서양고대철학, 특히 플라톤철학인데
그와 병행해 1989년부터 ‘아들러 심리학’을 연구했다. 아들러 심리학과 고대철학에 관해 왕성하게 집
필 및 강연 활동을 펼쳤고, 정신과의원 등에서 수많은 ‘청년’을 상대로 카운슬링을 했다. 일본아들러
심리학회가 인정한 카운슬러이자 고문이다. 역서로는 알프레드 아들러의 『개인심리학강의』『인간은
왜 신경증에 걸리는 걸까』가 있으며, 저서로는 『아들러 심리학 입문』 외 다수가 있다. 이 책에서
는 원안을 담당했다.

고가 후미타케
프리랜서 작가. 1973년생이다. 잡지사에서 활동한 후 현재는 서적 라이팅(이야기를 듣고 집필하는 형
식)을 전문으로 하는데, 비즈니스 서적을 비롯해 논픽션 등 수많은 베스트셀러를 탄생시켰다. 리듬감
과 현장감 넘치는 인터뷰 원고로 정평이 나 있으며, 인터뷰집 『열여섯 살의 교과서』 시리즈는 총
70만 부가 넘게 팔렸다. 20대의 끄트머리에 ‘아들러 심리학’을 접하고 상식을 뒤엎는 사상에 큰 충격
을 받았다. 그 후 몇 년에 걸쳐 기시미 이치로 씨를 찾아가 아들러 심리학의 본질에 대해 문답식으로
배웠고, 그리스철학의 고전, 대화 형식을 취한 『대화편』을 모티브로 삼아 이 책을 집필했다. 단독
저서로는 『스무 살의 나에게 추천하고 싶은 문장 강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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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차례
감수자의 말
시작하며

첫 번째 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알려지지 않은 ‘제3의 거장’ | 인간이 변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 트라우마란 존재하지 않는다 |
인간은 분노를 지어낸다 | 과거에 지배받지 않는 삶 | 소크라테스, 그리고 아들러 | 당신은 ‘이대로’
좋습니까? | 나의 불행은 스스로 ‘선택’한 것 | 인간은 끊임없이 ‘변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 나의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두 번째 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모든 고민은 ‘인간관계에서 비롯된 고민’이다 | 열등감은 주관적인 감정이다 | 변명으로서의 열등 콤
플렉스 | 자랑하는 사람은 열등감을 느끼는 사람 | 인생은 타인과의 경쟁이 아니다 | 내 얼굴을 주의
깊게 보는 사람은 나뿐이다 | 권력투쟁에서 복수로 | 잘못을 인정하는 것은 패배가 아니다 | ‘인생의
과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 붉은 실과 단단한 쇠사슬 | ‘인생의 거짓말’을 외면하지 말라 | ‘소유
의 심리학’에서 ‘사용의 심리학’으로

세 번째 밤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인정욕구를 부정한다 | ‘그 사람’의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해 살지 말라 | ‘과제를 분리’하라 | 타인의
과제를 버리라 | 인간관계의 고민을 단숨에 해결하는 방법 | ‘고르디우스의 매듭’을 끊으라 | 인정욕
구는 부자유를 강요한다 | 진정한 자유란 무엇인가 | 인간관계의 카드는 ‘내’가 쥐고 있다

네 번째 밤 세계의 중심은 어디에 있는가


개인심리학과 전체론 | 인간관계의 목표는 ‘공동체 감각’을 향한 것 | 왜 ‘나’ 이외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가 | 나는 세계의 중심이 아니다 | 더 큰 공동체의 소리를 들으라 | 칭찬도 하지 말고, 야단도
치지 말라 | ‘용기 부여’를 하는 과정 | 스스로 가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려면 | 여기에 존재하는
것만으로 가치가 있다 | 인간은 ‘나’를 구분할 수 없다

다섯 번째 밤 ‘지금, 여기’를 진지하게 살아간다


과도한 자의식이 브레이크를 건다 | 자기긍정이 아닌 자기수용을 하라 | 신용과 신뢰는 어떻게 다른
가 | 일의 본질은 타인에게 공헌하는 것 | 젊은 사람은 어른보다 앞서나간다 | 일이 전부라는 인생의
거짓말 | 인간은 지금, 이 순간부터 행복해질 수 있다 | ‘특별한 존재’가 되고픈 사람 앞에 놓인 두
갈래 길 | 평범해질 용기 | 인생이란 찰나의 연속이다 | 춤을 추듯 살아라 | ‘지금, 여기’에 강렬한
스포트라이트를 비추라 | 인생 최대의 거짓말 | 무의미한 인생에 ‘의미’를 부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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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움받을 용기

시작하며
과거 1000년의 도읍으로 번성을 누리던 옛 도시 외곽에 철학자가 한 명 살았다. 그 철학자는 세계는
아주 단순하며, 인간은 오늘이라도 당장 행복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납득이 가지 않은 청년은 철
학자를 찾아가 진의를 따져 묻기로 했다. 번뇌로 가득한 그의 눈에는, 세계는 혼돈과 모순으로 가득
한 곳이었다. 그런데 행복이라니? 터무니없는 얘기였다.

청년: 그러면 다시 묻겠습니다. 세계는 아주 단순하다는 것이 선생님의 지론입니까?

철학자: 그렇네. 세계는 믿기 힘들 정도로 단순한 곳이고, 인생 역시 그러하다네.

청년: 이상론이 아니라 현실적인 이야기로서 그런 주장을 펼치시는 겁니까? 다시 말해 제 인생이나


선생님 인생 앞에 놓인 모든 문제가 단순하다고요?

철학자: 물론일세.

청년: 좋습니다. 논의에 들어가기 전에 이번 방문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제가 이곳에 온 첫 번째


이유는 선생님과 충분히, 납득이 될 때까지 의견을 나누기 위함입니다. 그리고 할 수만 있다면 선생
님이 그 지론을 철회하도록 할 생각입니다.

철학자: 허허.

청년: 바람결에 선생님에 대한 평판이 들려오더군요. 이곳에 괴짜 철학자가 살고 있는데, 간과하기 힘


든 이상론을 떠들고 다닌다고요. 자고로 인간은 변할 수 있다, 세계는 단순하다,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저로서는 어느 하나도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제
눈으로 확인하고, 조금이라도 이상한 점이 발견되면 그 잘못을 바로잡아드리려고요, ……불편하십니
까?

철학자: 아니, 대환영이야. 나도 마침 자네와 같은 젊은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많이 배우고 싶


던 참이니까.

첫 번째 밤 트라우마를 부정하라
트라우마란 존재하지 않는다
청년: 그렇게까지 자신 있게 말씀하시니 설명을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대체 ‘원인론’과 ‘목적론’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철학자: 가령 자네가 감기로 심한 열이 나서 의사에게 진찰을 받았다고 하지. 의사는 “환자 분이 감


기에 걸린 것은 어제 옷을 얇게 입고 나갔기 때문입니다” 하고 진단을 내렸네. 그렇다면 자네는 그것
으로 만족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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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그럴 리가요. 옷을 얇게 입어서 감기에 걸렸든 비를 맞아서 감기에 걸렸든,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습니다. 문제는 지금 고열에 시달리고 있다는 사실과 증상입니다. 의사라면 약을 처방하든 주
사를 놓든 뭔가 전문적인 처치를 하고 치료를 해야죠.

철학자: 그런데 원인론에 입각한 사람들, 이를테면 일반적인 카운슬러나 정신과 의사는 그저 “당신이
괴로움에 시달리는 것은 과거의 그 일에 원인이 있다”라고 지적할 뿐이야. 나아가 “그러나 당신에게
는 잘못이 없다”라고 위로하는 걸로 그치지. 쉽게 말해 트라우마 이론은 원인론의 전형일세.

청년: 잠시만요! 그러니까 선생님은 트라우마의 존재를 부정하는 건가요? 선생님은, 아니, 아들러는
심리학의 대가라면서요?

철학자: 아들러 심리학은 트라우마를 명백히 부정하네. 이런 면이 굉장히 새롭고 획기적이지. 분명히
프로이트의 트라우마 이론은 흥미진진한 데가 있어. 마음의 상처(트라우마)가 현재의 불행을 일으킨다
고 생각하지. 인생을 거대한 ‘이야기’라고 봤을 때, 그 이해하기 쉬운 인과법칙과 드라마틱한 전개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놓아주지 않는 매력이 있어. 하지만 아들러는 트라우마 이론을 부정하면서
이렇게 말했네. “어떠한 경험도 그 자체는 성공의 원인도 실패의 원인도 아니다. 우리는 경험을 통해
서 받은 충격-즉 트라우마-으로 고통받는 것이 아니라, 경험 안에서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
경험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하는 것이다”라고.

청년: 목적에 맞는 수단을 찾아낸다니. 그게 무슨 뜻인가요?

철학자: 말 그대로일세. ‘경험 그 자체’가 아니라 ‘경험에 부여한 의미’에 따라 자신을 결정한다는 말
이지. 가령 엄청난 재해를 당했다거나 어린 시절에 학대를 받았다면, 그런 일이 인격 형성에 미치는
영향이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네. 분명히 영향이 남을 테지.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일이 무언가
를 결정하지는 않는다는 점이야. 우리는 과거의 경험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따라 자신의 삶을
결정한다네. 인생이란 누군가가 정해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선택하는 걸세. 어떻게 사는가도 자기
자신이 선택하는 것이고.

청년: 그러면 선생님은 제 친구가 좋아서 자기 방에 틀어박혀 있다는 겁니까? 스스로 틀어박혀 지내
는 것을 선택했다고요? 농담하지 마세요. 스스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
였던 겁니다. 지금의 자신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고요!

철학자: 아니지. 가령 그 친구가 ‘나는 부모에게 학대받아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생
각한다면, 그것은 그의 마음속에서 그렇게 생각하고 싶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라네.

청년: 어떤 목적이요?

철학자: 가장 근접한 것으로는 ‘밖으로 나가지 않겠다’는 목적이지. 밖에 나가지 않으려고 불안이나
공포를 만들어낸 걸세.

청년: 왜 밖에 나가고 싶지 않을 걸까요? 문제는 그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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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 자, 자네가 부모라고 가정해보세나. 만약 자네 아이가 방에 틀어박혀 나오지 않는다면 자네는
어떨 것 같나?

청년: 그야 물론 걱정하겠죠. 어떻게 해야 사회에 복귀시킬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활기찬 모습을 되


찾을 수 있을까, 그리고 내가 자식을 잘못 키운 것은 아닐까. 진지하게 고민하고 아이가 사회에 복귀
할 수 읶게끔 온갖 노력을 다할 겁니다.

철학자: 문제는 그 점이라네. 밖에 나가지 않고 내내 방 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부모가 걱정을 해주지.


부모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을 수 있네. 마치 상처 난 부위를 어루만지듯 조심스럽게 대해주지. 하지만
집에서 한 발자국이라도 나가면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그 외 다수’가 돼. 모르는 사람들에 둘러싸여
서 눈에 띄지 않는 ‘나’, 남부다 못한 ‘나’가 되는 거지. 그리고 아무도 나를 귀하게 대해주지 않아.
……이런 일들은 집에 틀어박혀 지내는 사람에게 자주 발생하네.

청년: 그럼 선생님의 논리에 따르면 제 친구는 ‘목적’을 성취했고 현재 상태에 만족하고 있다는 건가
요?

철학자: 그야 불만도 있을 테고 행복하지는 않겠지. 하지만 그가 ‘목적’에 따라 행동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그 친구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는 모두 어떠한 ‘목적’을 따라 살고 있네. 그것이
목적론이지.

과거에 지배받지 않는 삶
청년: ……와, 선생님. 온화한 얼굴을 하고서 어쩌면 그렇게 허무주의자(nihilist)처럼 말씀하시나요. 분
노에 관해 설명할 때나 방 안에 틀어박혀 지내는 제 친구에 대해 설명할 때나, 모든 통찰이 인간에
대한 불신으로 가득하지 않습니까!

철학자: 내가 어디가 허무주의자 같다는 거지?

청년: 생각해보세요. 요컨대 선생님은 인간의 감정을 부정하고 있습니다. 감정 따위는 그저 도구에 불
과하다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고요. 하지만 보세요, 선생님. 감정을 부정하는 것,
그것은 인간성을 완전히 조정하는 이론이에요! 우리는 감정이 있기에, 희로애락에 흔들리기에 인간이
란 말입니다! 만약 감정을 부정한다면 인간은 불완전한 기계에 불과해요. 이것을 허무주의(nihilism)라
고 하지 않으면 뭐라고 한단 말입니까!

철학자: 나는 감정의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닐세. 누구나 감정은 있어. 당연하지. 하지만 만약 ‘인
간은 감정에 저항할 수 없는 존재다’라고 한다면, 그 의견은 결코 수용할 수 없네. 우리는 감정에 지
배를 받아서 움직이는 것이 아닐세. 그리고 인간은 ‘감정에 지배받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또한 ‘과거
에도 지배받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아들러 심리학은 허무주의와 대치되는 사상이자 철학이라네.

청년: 감정에 지배받지 않고, 과거에도 지배받지 않는다?

철학자: 가령 어린 시절에 부모가 이혼한 사람이 있다고 하세. 이는 사계절 내내 18도를 유지하는 우
물물과 같이 객관적인 사실이지? 하지만 그것을 차갑게 느끼느냐 뜨겁게 느끼느냐는 ‘지금’의, 그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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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관적인 사실이라네. 과거에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에 따라 현재의 상태가 정해지는 거지.

청년: 문제는 ‘무엇이 있었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해석하느냐’라고요?

철학자: 그렇지. 우리는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네. 시계 침을 되돌릴 수 없어. 만약 자


넨가 원인론의 노예가 되어버리면 과거에 얽매인 채 앞으로도 영원히 행복해질 수 없을 걸세.

청년: 그렇죠! 과거를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지금의 삶이 괴로운 거라고요!

철학자: 괴로운 데서 끝나지 않네. 과거가 모든 것을 결정하고 과거를 바꿀 수 없다고 한다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는 어떤 유효한 수단도 써보지 못한 채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여야 하네. 그 결과 어떻
게 될까? 나를 둘러싼 세계에 절망하고 인생을 포기하며 살다가 결국엔 허무주의나 염세주의
(pessimism)에 빠지게 되겠지. 트라우마 이론으로 대표되는 프로이트의 원인론은 형태만 다른 결정론
이자 허무주의의 입구일세. 자네는 그런 가치관을 인정할 셈인가?

청년: 그야 저도 인정하고 싶지는 않죠.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과거의 힘은 그만큼 세다고요!

철학자: 가능성을 생각하게. 인간이 변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한다면 원인론에 근거한 가치관은 있을


수 없다, 그러니 자연히 목적론에 입각해서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말일세.

청년: 어디까지나 ‘인간은 변할 수 있다’를 전제로 생각하자는 말씀입니까?

철학자: 물론일세. 우리의 자유의지를 부정하고 인간을 기계처럼 바라보는 것은 프로이트의 원인론임
을 이해하기 바라네.

나의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청년: 그렇다면 문제는 ‘어떻게 하면 생활양식을 바꿀 수 있는가’라는 구체적인 방안이 되겠군요. 이
부분은 아직 설명하지 않으셨습니다.

철학자: 맞아, 그랬지. 자네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은 뭘까? 바로 지금의 생활양식을 버리겠다고 결


심하는 걸세. 이를테면 방금 전에 자네는 “만약 Y처럼 될 수 있다면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말했네.
그런 식으로 “만약 ~였더라면”이라고 하는 가능성 속에서 사는 동안에는 절대 변할 수가 없어. 왜냐
하면 자네는 변하지 않을 핑계로 “만약 Y처럼 될 수 있다면”이라고 말한 거니까.

청년: 변하지 않을 핑계라고요?

철학자: 내가 아는 젊은 친구 중에 소설가를 꿈꾸면서도 도무지 글을 한 줄도 쓰지 못하는 이가 있네.


그의 말에 따르면, 일하느라 바빠서 소설 쓸 시간이 없고 그러나 보니 원고를 완성하지 못해서 문학
상에 응모할 여력도 없다는 거야. 과연 그럴까? 사실은 응모하지 않음으로써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남겨두고 싶은 거라네. 남의 평가를 받고 싶지도 않고, 더욱이 졸작을 써서 냈다가 낙선하게 되는 현
실에 마주치고 싶지 않은 거지. 시간만 있으면 할 수 있다. 환경만 허락된다면 쓸 수 있다, 나는 그런
재능이 있다는 가능성 속에서 살고 싶은 걸세. 아마 그는 앞으로 5년, 10년이 지나면 “이제는 젊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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않으니까” 혹은 “가정이 있어서”라는 다른 핑계를 대기 시작하겠지.

청년: ……저는 그 친구 분의 심정을 충분히 이해해요.

철학자: 문학상에 응모했다가 떨어지면 좀 어떤가? 그걸 계기로 더 성장할 수도 있고, 아니면 다른


길을 찾으면 되지. 어쨌거나 시도를 해야 앞으로 나아갈 수가 있다네. 지금의 생활양식을 바꾼다는
것은 그런 거야. 시도하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나아갈 수 없어.

청년: 꿈이 깨질지도 모르잖아요!

철학자: 뭐 어떤가. 단순한 과제-해야 할 일-를 앞두고 ‘할 수 없는 이유’를 이리저리 찾는 게 더 고


달픈 삶이라고 생각하지 않나? 소설가를 꿈꾸는 내 친구의 경우는 ‘본인 스슷로’가 인생을 복잡하게
만들고 행복하게 사는 것을 방해하는 요인일세.

청년: 잔인해요……. 선생님의 철학은 너무 잔인합니다!

철학자: 확실히 극약 처방일지 모르지. 하지만 세계와 자신에 대해 어떤 의미를 부여하느냐(생활양식)


에 따라 세계와 관계를 맺는 법, 그리고 행동도 변할 수밖에 없지. 여기서 ‘변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하길 바라네. 자네는 ‘자네’인 채로 그저 생활양식을 고르기만 하면 되는 걸세. 잔인할지는 모르
지만 간단하지.

청년: 그게 아닙니다. 제가 잔인하다고 한 것은 그런 뜻이 아니라고요!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있으면


“트라우마는 존재하지 않아, 환경도 관계없어, 모든 것이 자업자득이고, 네가 불행한 것도 다 네 탓이
야” 하는 것 같아서 단죄당하는 느낌이라고요!

철학자: 아니, 자네를 탓하는 게 아닐세. 오히려 아들러의 목적론은 “지금까지의 인생에 무슨 일이 있
었든지 앞으로의 인생에는 아무런 영향도 없다”라고 말해주는 거지. 인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여
기’를 사는 자네라고 말일세.

청년: 내 인생은 지금, 여기에서 결정된다?

철학자: 그래. 과거는 존재하지 않으니까.

(본 정보는 도서의 일부 내용으로만 구성되어 있으며, 보다 많은 정보와 지식은 반드시 책을 참조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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