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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 만드는 놀라운 기능재료

머리말

프롤로그―인간의 세계와 분자의 세계


시점(視點)을 바꾸면 세계가 바뀐다
기준이 되는 것
뉴턴역학의 세계와 양자역학의 세계
분자 응용과학의 역할 ①―미지 세계의 보물찾기
분자 응용과학의 역할 ②―인간의 세계와 원자-분자의 세계

장 분자의 특수 기능을 끌어낸다


1

1. 환경에 따라 일곱 가지 색으로 변화하는 카멜레온 색소

환경을 알아차려 색이 바뀐다


카멜레온 색소
왜 색이 나오는가?
색소 디자인
일곱 가지 색 변화의 비밀

2. 전기로서 색이 변화하는 스마트 윈도


커튼이 필요 없는 유리창
색 변화의 메커니즘
표시소자(表示素子)로서의 일렉트로크로믹 재료
눈부심을 억제하거나 누전(漏電)을 검지하는 기능

3. 얼지 않는 물의 불가사의
물은 괴짜?
물의 특이한 구조
계면(界面)에서 바뀌는 물의 성질
물이 재료의 성질을 바꾼다

4. 아미노산 D체, L체의 수수께끼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
미각과 아미노산
거울 나라의 분자
오른손과 왼손을 분별한다
비천연형(非天然型) 아미노산과 초(超)단백질

5. 플라스틱의 강도와 유연성


방향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스프링과 액체가 플라스틱의 정체?
이상상태(理想狀態)에서는 철보다 강하다
분자를 배열한다
분자 사슬의 회전에 의한 유연성
플라스틱의 유리
궁극의 플라스틱

6. 초임계유체(超臨界流體)의 비밀
삼중점과 임계점
임계점을 넘어서다
불가사의한 행동
초임계유체의 특이한 성질
초임계유체에 의한 추출

장 고체 표면의 불가사의
2

1. 흐려지는 유리와 흐려지지 않는 유리

비누로써 바뀌는 표면의 성질


젖음을 좌우하는 물성(계면 장력)과 젖음의 척도(접촉각)
젖는다, 젖지 않는다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표면개질(改質)과 젖는 성질의 변화

2. 알루미늄 표면의 벌집 구조
빌딩을 장식하는 색 알루미늄
중심에 구멍이 뚫린 육각기둥 셀
구멍에 금속 미립자를 넣으면 색깔이 생긴다
자연이 만들어 낸 우연의 산물

3. 광택이 나는 도금
도금 기술은 하이테크놀로지
광택이 있는 도금막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광택을 내는 조건

4. 흡착과 고체 표면의 본모습


흡착은 어떠한 현상인가
고체 표면의 본모습
흡착능력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흡착으로 고체 표면을 탐색한다
기대되는 흡착제

장 분자의 모습을 분별한다


3

1. 막으로 분자를 분별하는 방법

가정용 정수기의 굉장한 구조


바닷물 담수화(淡水化)의 굉장한 장치
구멍이 없는 막의 흥미
액체막의 불가사의
생체막의 교묘한 구조
2. 화학발광을 검지해서 질병을 조기 진단한다
개똥벌레와 화학발광(化學發光)
화학반응으로 빛을 낸다
화학발광은 어디에 이용되는가
발광물질에 의한 발광을 이용하는 계측법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발광을 이용하는 계측법

3. 치아와 라세미화로 나이를 측정한다


광학 이성질체
라세미화 온도와 속도
광학 이성질체의 비율 측정
나이를 추정한다

4. 거품의 표면에 모이는 분자


비눗방울과 비누 분자
거품 표면의 불가사의
부선법
시클로덱스트린을 사용한 부선법

5. 막을 사용한 고감도 센서
생체막과 인공막
고체 전해질의 막을 이용한 가스 센서
생체막에 접근한다

장 생체와 관계있는 재료화학


4

1. 인류를 구원하는 인공 광합성

어항과 지구
인공 광합성의 필요성
광합성이란 무엇인가
광합성의 메커니즘
전자는 빛에 의해서 이동한다
전자의 역류방지
남겨진 과제
2. 뼈나 이가 되는 세라믹스
생체 내에서 생성되는 세라믹스
인공 대체재료의 필요성
신체에 유화하는 재료
금속 재료와 플라스틱
주목되는 세라믹스의 경조직

3. 혈액에 유화하는 고분자 표면


인공장기와 사이보그(Cyborg)
의료용 재료에 필요한 성질
혈액의 자기방어 기능
혈액에 유화(柔和)하는 재료 표면

4. 생리활성 기능을 가진 고분자


도료와 미생물
고분자화 살균제가 곰팡이에 효험이 있는 이유
고분자화 살균제를 만든다
약(藥)으로의 응용
5. 광학 이성질체 촉매
효소―초선택성을 가지는 천연의 촉매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한다
비대칭합성 촉매
아미노산의 비대칭합성-D체, L체 마음먹은 대로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한다

장 새로운 기능재료의 전개
5

1. 전기를 통하는 세라믹스

산소를 운반하는 세라믹스


세라믹스 속을 움직이는 이온
지르코니아 산소 센서
세라믹스를 사용한 전지
세라믹스의 전자재료에의 이용
가스를 냄새 맡아 식별하는 세라믹스
2. 초전도를 유도하는 것
부상(浮上)하는 자석
세라믹스 고온 초전도체의 출현
코일을 계속 흐르는 전류
고온 초전도체의 응용

3. 아몰퍼스에 맡겨진 꿈
무정형과 결정
아몰퍼스의 비밀
유리와 결정은 어떻게 다른가
편리한 일꾼인 유리
겔과 비정 금속
창유리에서 첨단재료 광섬유로

4. 생활을 바꾸는 고성능 전지


공기를 전기로 바꾼다
고에너지 전지의 대표, 리튬 전지
플라스틱 전지의 등장
코드 없는(Cordless)’ 시대를 지탱하는 니켈-카드뮴 전지

보다 고밀도의 2차 전지를 목표로 하여

장 환경 문제로의 새로운 접근
6

1. 미생물이 먹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훌륭한 성질
골칫거리인 폐기 플라스틱
기대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미생물 셀룰로오스의 매력
다채로운 미생물 폴리에스테르

2. 꿈의 수소 전지 시스템
수소는 가치 있는 전기 에너지원
금속 안에 수소를 저장한다
수소흡장 합금의 특징
합금 속 수소의 모습
수용액 속에서도 수소는 흡장되는가?
수소흡장 합금을 이용한 수소 전지
수소 에너지 시스템에의 기대

3. 이제부터의 탄산가스 대책
탄산가스 삭감책
대체 에너지
화학적 고정화
환경 문제와 화학자의 관계

집필-사독자(査讀者) 일람표
【지은이】
도쿄도립대학 공업화학과 분자응용과학연구회
도쿄도립대학 공업화학과 〔교수 명 조교수 명 강사 명 조수 명 주사 主事
9 , 9 , 1 , 19 , ( )5

명〕 의 주요 멤버로 구성되어 있다. 21세기를 노린 최첨단의 재료화학, 물질


화학을 ‘분자응용과학’이라는 명칭으로 위상을 부여하고 분야를 초월한 공
동연구를 지향한다. 각 멤버는 공업물리화학, 무기공업화학, 유기공업화학,
화학공학, 공업분석화학, 화학계측, 유기합성화학, 전기화학, 고분자화학,
재료물성공학 등의 각 강좌를 담당하고 있다.

【옮긴이】
임승원은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화학공학과를 졸업했다. (주)럭키 공장장,
럭키 엔지니어링(주) 이사를 역임했다. 역서로는 『 신기한 화학매직 』 ,
『수학 아직 이러한 것을 모른다』, 『괴델 불완전성 정리』, 『생명과 장
소』, 『화학이 만드는 놀라운 기능재료』 등이 있다.
머리말
우리의 생활은 점점 더 편리해졌다.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과 비교하여 생
각해 보면 잘 알 수 있다. 편리해지는 것은 좋지만 그만큼 혁신적인 진보를
따라가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다. 노인이 승차권 자동판매기 앞에서 어찌할
바를 몰라 당황하는 것을 목격하는 일이 여러 번 있었다.
현대사회가 과학기술의 눈부신 발전으로 지탱되는 것은 각 개인의 수준
에서 충분히 실감나게 이해된다. 이른바 ‘첨단기술’의 성과가 차례차례 일상
생활 속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사회의 과학화’, ‘일상생활의 과학화’가 착
실히 진행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이에서 눈에 띄고 손에 넣을 수 있는 도구류, 생활
용품을 비롯하여 신문이나 텔레비전이 알리는 뉴스나 지식 속에 잠재한 ‘과
학’이나 ‘기술’은 일반적으로는 좀처럼 이해하기 어렵다. ‘첨단기술’, ‘신소
재’라고 일컬어지는 것은 특히 이해하기 어렵다. ‘첨단기술’에서는 ‘재료의
화학’, ‘물질의 화학’이 키포인트라는 것도 충분히 이해된다고는 말하기 어
렵다. 옳고 그른 것을 묻지 않는 ‘사회의 과학화’, ‘일상생활의 과학화’의 현
실과 그 배경인 ‘과학’과 ‘기술’의 현재 상황에 대한 이해의 차이는 상상 이
상으로 크다고 말할 수 있다.
이 책에서는 대학에서 실제로 ‘화학’, ‘응용화학’의 연구에 종사하는 제일
선의 연구원들이 주변의 현상이나 제품, 화제 話題 를 통해서 “표현은 알기
( )

쉽게, 내용은 수준 높게”를 모토로 하여 현재의 상황과 미래를 해설한다. 독


자에게는 “여기서도 화학이 활약하는 것인가?”, “이러한 곳에도 화학이 관
련되어 있었던 것인가?” 등의 소박한 인상을 가져주었으면 하는 기대를 한
다. 다만 테마의 선정은 반드시 망라적인 것은 아니라는 것을 먼저 알려두고
자 한다.
일반적으로 고등학교까지 배우는 화학은 ‘암기 우선의 과목’, ‘화합물 이
름이 많아서 이해하기 힘들다’ 등 소극적인 이미지로 이야기되는 일도 있다
고 듣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매우 잘못된 생각이다. 프롤로그로 시작되는
이 책을 한번 읽어보기 바란다. 실제의 화학, 응용화학은 꿈이 있는 참으로
즐거운 학문이라는 것을 잘 알게 되리라고 생각한다. 21세기는 화학의 시대
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것도 실감나게 이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
집필자들은 이 책이 ‘사회의 과학화’, ‘일상생활의 과학화’의 이해에 조금
이라도 도움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특히 지금부터 학문을 지향하는
젊은 사람들에게 하나의 지침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여러 사람이 집필한 것
이기는 하지만 문장의 책임은 이 책의 편집위원회에 있다고 생각한다. 불충
분한 점이나 필자의 이해 부족 때문에 엄밀성을 결여한 부분도 있을지 모른
다. 지적해 주면 다행이겠다. 이 책의 작성에는 많은 분들에게 신세를 졌다.
세계 여러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소개받았다. 주로 도쿄도립 東京都立 대학
( )
공학부 공업화학과의 교직원께서는 기획, 집필, 사독 등으로 정력을 기울여
주셨다.
깊이 감사를 드린다. 집필, 사독자 査讀者 의 일람표를 게재하였다.
( )

고단샤 講談社 과학부의 오타 잇페이 씨에게는 이 책의 집필의 계기가 되


( )

는 귀중한 조언을 받았다. 고단샤 과학도서출판부의 오에 지히로 씨에게는


이 책의 기획 단계부터 귀중한 조언과 협력을 받았고 이 책의 작성에 애를
써주셨다. 또한 같은 출판부의 호리코시 슌이치 씨에게는 원고의 마무리 단
계에서 귀중한 조언과 협력을 받았다. 이분의 열의와 협력이 없었다면 이 책
의 완성은 상당히 늦어졌을 것이다. 깊이 감사를 드리는 바이다.

편집위원회 일동
프롤로그
―인간의 세계와 분자의 세계
시점(視點)을 바꾸면 세계가 바뀐다

“지구는 푸르렀다”
러시아 최초의 우주비행사 가가린이 인공위성에서 지구를 보고 알린 말
이다. 세계가 떠들썩했다. 말의 메아리가 신선했다. 누구도 지구가 푸르게
보일 것이라고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던 것이다.
새마을호에서 보는 차창 밖의 풍경→남산타워에서 보는 서울의 거리→비
행기에서 보는 평택평야→인공위성에서 보는 지구. 같은 것을 보고 있어도
보이는 상태가 전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된다. 지구에서 보면 우아하고 매끈
한 구면 球面 으로 보이는 달의 표면도 착륙해 보면 크레이터가 여기저기 울
( )

퉁불퉁 나와 있다.
중요한 것은 자기의 눈을 어디에 두는가, 즉 시점 視點 이다. 세상의 사건,
( )

사람 주변의 사건까지 포함해서 크게는 자연현상을 관찰하려고 할 때 ‘길


이’, ‘거리’가 시점의 매우 중요한 기준의 하나가 된다.
거듭 또 하나의 중요한 기준이 있다. 시간이다. 사진을 촬영한다고 하자.
셔터 스피드를 길게 하면 달리는 자동차는 꼬리를 질질 끄는 것처럼 미끄러
져 보인다. 속도감이 있다. 무한히 길게 하면 자동차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된다. 반대로 고속으로 촬영하면 자동차는 마치 딱 멈춰 있는 것 같다. 움직
임도 한 컷 한 컷 상세히 볼 수가 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의 길이로서 물건을
보는가에 따라서 같은 물건을 보아도 겉보기로는 틀리는 것처럼 보이는 것
이다.

< 그림 0-1> 거리와 시간의 세계

<그림 0-1>을 보기 바란다. 세상의 사건, 자연현상은 개략적으로 생각해


서 시간과 거리의 두 개의 좌표로 정리할 수 있다. 시간의 좌표는 우주의 역
사와 같이 아찔할 정도로 긴 시간으로부터 분자나 원자의 움직임, 전자의 움
직임과 같이 극단적으로 짧은 시간까지 그 폭이 넓다.
기준이 되는 것

‘ 瞬間 순간 ’이라는 한자가 나타내는 것처럼 눈의 깜빡임 이하의 짧은 시


( )

간 사이에 일어나는 일에는 좀처럼 친밀감을 가질 수 없다. 우리 인간에게


시간의 기준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문명이 발달한 현재가 아니고 가령 원
시시대에 살고 있다고 생각해 보면 알기 쉽다. 누구나 부모, 형제, 자녀, 조부
모, 손자 정도까지는 강한 육친의 감정을 가지고 있다. 증조부모, 증손 정도
가 되면 훨씬 관심은 엷어진다. 일반적으로 자기 자신이 살고 있는 동안에
직접 볼 수 있는 것에 더 관심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즉 자기의 수명이 시간
좌표의 기준이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짧다 해도 자기의 심장의 고동 정도
까지가 기준이 되어 있을 것이다.
한편 거리의 기준은 어떠한가? 긴 부분으로는 우주의 끝에 서 짧은 부분
으로는 원자핵 속의 초미소 超微小 거리까지 이것도 매우 광범위하다.
( )

자기가 하루 동안에 움직여 다닐 수 있을 만큼의 행동 범위, 자신의 키, 어


깨 넓이, 손바닥 길이 등이 기준이 될 것이다. <그림 0-1>의 시간과 거리의
좌표로 각각 기준이 되는 근처에 빗금을 그어보자. 양쪽의 빗금이 겹치는 부
분 A가 우리 인간이 가장 관심을 갖는 일상생활의 세계이다.
뉴턴역학의 세계와 양자역학의 세계

< 그림 0-1> 전체가 자연현상 전체라고 하면 우리 일상 주변 현상은 그 작은


일부임을 알 수 있다. 여기서는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알려진 뉴턴역학이 성립
한다. 사과가 왜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인가? 언덕길을 왜 공이 구르는가? 물체
의 움직임은 모두 뉴턴역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
근대 과학의 진보는 눈부시다. 인간은 자기의 손이나 눈으로 직접 만지거나
보거나 할 뿐 아니라 그것을 위한 새로운 도구, 방법을 고안해 냈다. 관측하는
범위는 점점 넓어졌다. 망원경을 사용하면 천 리 밖의 저편도 보인다. 현미경을
통해서 보면 마이크로의 세계가 거기에 있다. 현재로서는 대충 <그림 0-1>의 B
의 영역까지 우리는 관찰할 수 있다. 일상생활의 현상을 포함해서 여기서는 양
자역학이 성립됨을 알고 있다.
그렇다면 우리 일상의 주변 현상에서 성립하는 뉴턴역학은 잘못된 것인가?
그렇지는 않다. 우리 주변의 현상에 고유의 거리와 시간을 양자역학에 적용한
것이 뉴턴역학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뉴턴역학은 양자역학의 일부라고 생각하
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조금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자. 우리 일상생활의 현상에서는 무게 질량 를 가진
( )

것 질점:質點 에 주로 중력이 작용함으로써 물체의 움직임이 결정된다. 힘이 어


( )

떻게 작용하고 어떻게 물체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치는가를 결정하는 것이 뉴턴


역학이다. 분자의 세계에서는 어떠할까? 분자는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원자는
플러스의 전하를 가지는 원자핵과 마이너스의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 즉 분자
는 많은 원자핵의 주위에 전자가 군집한 구조를 가진다. 전자의 움직임은 재빠
르다. 원자핵은 이에 비하면 마치 정지 상태인 것 같다. 여하튼 수소핵의 무게는
전자의 약 1,800배, 탄소핵은 약 21,000배로서 원자핵은 상당히 무겁다. 전자는
원자핵의 플러스 전하에 강력히 끌어당겨져 있다. 분자의 세계에서 작용하는
주된 힘은 이 정전기적 靜電氣的 인 힘이다. 전자는 원자핵 주위를 돌면서도 원자
( )

핵에 강력히 끌어당겨져서 그 곁에서 도피할 수 없다. 지면 깊이 판 우물 속에


전자가 갇혀 있는 것과 같은 것이다. 여기서는 양자역학이 물체의 움직임을 결
정한다. 한 가지 수식만을 사용하는 것을 용서하기 바란다. 전자의 질량을 m, 전
자가 도는 행동 범위, 즉 우물의 밑변을 a라고 하면 양자역학으로부터 다음의
식이 유도된다.

여기서 E 은 전자에 허용되는 에너지 값, h는 플랑크 상수이다. 즉 우물 속을


n

도는 전자는 n으로 결정되는 ‘불연속’의 에너지밖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결정


된 운동 상태밖에는 취할 수 없다. 이 에너지가 불연속의 값이 되는 것을 에너지
의 양자화 量子化 라 말하고 n을 양자수 量子數 라 한다.
( ) ( )

이것은 인간의 일상 세계의 상식과는 괴리되어 있다. 전자가 우물 속에 갇혀


있는 것은 우리 인간이 방 속에 있는 것과 같은 것인지도 모르나 우리는 방 안을
자유로이 걸어 다닐 수 있고 서 있거나 앉을 수도 있다. 뉴턴역학에서는 우리의
에너지 상태는 ‘연속’이다. 운동이 무언가에 의해서 규제되어 있다고는 실감할
수 없다. 분자의 세계와 인간의 일상의 세계와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그러나 사
실은 같은 것이다.

< 그림 0-2> 원자, 분자의 세계와 방 속에 갇힌 인간

우리의 에너지 상태도 실제로는 양자화되어 있다. 수식 ⑴을 사용해서 잠깐


계산하여 보자. 전자의 질량은 약 10 g, 분자 속의 전자의 행동 범위를 약 5Å
-27

이라고 하자. 인간의 질량을 약 50㎏, 행동 범위가 되는 방의 길이를 약 5m라고


하자. 분자 속의 전자도, 방 속의 인간도 양자역학에 따른다고 가정하여 각각에
허용되는 에너지 값의 폭이 얼마만큼 되는가를 계산하여 본다. 수식 ⑴을 사용
해서 E -E 양자화된 에너지의 폭 을 계산한다. 놀랄 만한 숫자가 나온다. 인간에게
n n-1( )
허용되는 양자화된 에너지 폭은 분자 속의 전자의 양자화된 에너지 폭의 약
10 분의 2이다. 인간의 경우 양자화된 에너지 값과 그 다음의 양자화된 에너지
52

값과의 차는 거의 0이라 해도 좋을지 모른다.


뉴턴역학과 양자역학의 접점 接點 이 여기에 있다. 우리 인간이 취할 수 있는
( )

에너지도 사실은 양자화되어 있는 것이지만 그 에너지 폭이 너무나도 작기 때


문에 양자화되어 있는 것을 실감할 수 없을 뿐인 것이다. 그러나 이 실감할 수
없다는 것이 인간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가 된다. 에너지의 양자화가 상세하게
보이는 분자의 세계는 우리 일상의 세계와는 전혀 다른 세계로 보인다.
분자 응용과학의 역할 ①―미지 세계의 보물찾기

화학자들은 이 양자역학의 세계, ‘원자-분자의 세계’에 열중하고 있다. 여


기는 바로 보물의 산 山 이다. 발견되지 않은 분자의 수는 천문학적 숫자라고
( )

도 일컬어지고 있다. 원소 元素 의 조합 組合 은 무한에 가깝다. 지금까지 없었


( ) ( )

던 훌륭한 성질, 특징을 갖는 분자가 발견되지 않은 채 파묻혀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온 초전도물질의 발견이 그 좋은 보기일지 모른다. ‘분자 응용과
학’의 역할의 하나는 이 보물찾기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실로 꿈이 있는 즐거
운 보물찾기다. 노벨상에도 연결되는 보물이 굴러다니고 있다.
또한 <그림 0-1> B의 바깥의 영역은 어떠할까? 아직 미지의 관측 영역이
다. 극단적으로 짧은 거리, 짧은 시간에 일어나는 현상. 반대로 극단적으로
긴 거리, 우주의 끝, ‘블랙홀’의 저쪽이나 극단적으로 긴 시간에 일어나는 현
상. 이 새로운 영역에는 역시 새로운 역학이 있는지도 모른다. 세계의 물리
학자가 주목하고 열중하고 있다.
분자 응용과학의 역할 ②―인간의 세계와 원자-분자의 세계

분자 응용과학의 또 하나의 큰 역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 분자의 세계와


우리 일상의 현상과는 어떠한 관계가 있을까? 우리의 생활은 원시시대와는 비
교가 안 될 만큼 편리해졌다.
‘천연의 쪽 藍 보다 더 선명한 남빛의 옷을 입고 싶다’, ‘쇠보다 단단한 것은
( )

없는가?’, ‘불에 올려놓아도 연소하지 않는 것’, ‘명주보다도 부드럽고 감촉이


좋은 것’…… 인간의 희망은 끝이 없다.
지구 규모의 문제도 우리의 구체적인 걱정거리가 되었다.
‘지금의 생활환경 지구환경 을 지키고 싶다’, ‘에너지를 되도록이면 절약하고
( )

싶다’, ‘자원을 낭비 없이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싶다’…… 이것들을 하나하나


과학자-기술자의 노력으로 실현해 온 결과가 현재 우리의 생활이다. 그러나 아
직 실현되지 않은 과제가 산더미같이 있다.

< 그림 0-3> 인디고의 구조식


‘…… 보다도 더 ……한 것.’ 이 인간의 욕망은 잘 생각해 보면 직접 간접으로
도 우리 주변 세계의 말로 이야기되고 있다. 이것들을 ‘비과학적 언어’라고 한
다. 구체적인 예를 하나 생각해 보자. ‘천연의 쪽보다도 더 선명한 남빛의 옷을
입고 싶다’라고 일상 세계의 언어로 이야기된 소망에 대해서 화학자가 준비한
것은 ‘인디고’( 그림 라고 하는 색소분자였다. 과학적으로 상세히 설명하면
< 0-3>)

인디고 분자는 탄소, 수소, 산소, 질소 원자로 구성되어 있다. 그 조합, 원자끼리
의 배열 방법이 아주 조금만 달라도 선명한 남빛은 나오지 않는다. 조성식 組成 (

式 은? 탄소-탄소결합의 거리는 몇 옹스트롬? 구조 이성질체와 기하 이성질체,


)

치환기의 위치와 그 종류, 분자 평면의 이면각 二面角 , 전자밀도…… 등 여기서


( )

인디고 분자는 원자, 분자의 말로 이야기된다. 이것들을 ‘과학적 언어’라고 한


다.
목표로 하는 물질을 분자의 말로 표현하면 화학자는 금방 플라스크 속에서
그것을 만들어 낸다. 인간의 소망을 실현하려면 일상 세계의 말을 원자-분자 세
계의 말로 번역해서 바꿔 말할 필요가 있다. 실은 이것이 상당히 큰일이다. ‘분
자 응용과학’의 두 번째 큰 역할이 이것이다.
‘선명하다’라 함은 원자-분자 세계의 말로는 어떤 뜻이겠는가? ‘남빛’이라 함

은? ‘단단하다’라 함은? ‘연소하지 않는다’라 함은? ‘부드럽다’라 함은? ‘감촉이


좋다’라 함은?……
일상 세계의 말 ‘비과학적 언어’의 번역은 1단계로는 끝나지 않는 일이 많다.
‘부드럽다’라고 느끼려면→‘어떠한 섬유의 직조 방법을 채택하면 되는

가?’→‘어떠한 섬유 소재를 사용하면 되는가?’→‘고분자 소재를 어떻게 방사 紡 (


糸)해야 하는가?’→‘어떠한 고분자 소재를 사용하면 좋은가?’→‘어느 정도 분자
량이 좋은가?’→‘분자의 사슬이 분지(分枝) 구조를 가진 것이 좋은가, 직선으로
뻗은 것이 좋은가?’→‘어떠한 치환기 置換基 가 필요한가?’→‘고분자의 주된 사
( )

슬의 구조는?’→‘모노머 : 단위체 의 구조는? 중합법은?’이라는 식으로


(Monomer )

따져야 한다.
단숨에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 0-4>를 보아서 아는 바와 같이 인간의 일상
세계의 기준이 되어 있는 거리와 시간은, 원자-분자 세계의 거리와 시간의 기준
과는 너무나도 괴리되어 있다. 인공위성에서 지구가 푸르게 보였다고 해서 명
동의 거리를 걷는 여성의 코가 높은지 낮은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선은
인공위성으로부터의 인상과 비행기에서 보이는 지구의 풍경이 어떻게 연관되
어 있는가를 생각한다. 다음으로 그것이 남산타워에서 보이는 풍경과 어떻게
연관되어 있는가, 또한 거리 속의 풍경, 걷는 사람들과 어떻게 연관되는가를 차
례로 한 단계씩 시점을 파고드는 것이 중요하다.
< 그림 0-4> 시점을 파고들어 ‘말’을 바꿔 읽는다

지금까지 화학자는 원자-분자의 세계, 보물의 산을 열심히 파고들어 감으로


써 보물을 발굴해 왔다. 보물이 발견되면 급한 대로 채취해 두었다. 지금 당장은
사용할 수 없을지 모르나, 잘 되면 인간의 소망을 이루어 줄 수 있을지도 모른
다. 소망을 이루어 주는 씨앗 시즈 을 찾는다고 해서 시즈 지향 指向 이라는
(seeds, ) ( )

말이 사용된다.
한편 인간의 소망 니즈 을 먼저 생각하는 일도 있다. 그 소망을 실현하려
(needs, )

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무언가 좋은 것은 없는가. 원자-분자 세계에서 이미 발


견된 것을 시험해 본다. 수요 需要 쪽을 먼저 생각한다고 해서 니즈 지향이라 한
( )

다.
어차피 지금까지는 인간의 ‘비과학적 언어’를 원자-분자 세계의 말인 ‘과학
적 언어’로 바꿔 읽고 번역하는 것은 오랫동안 축적된 경험에 의한 지식에 의존
해 온 것이다. 인간의 세계에서 원자-분자의 세계로 한발 뛰는 번역에는 암만해
도 무리가 있다. 경험자의 육감에 의존하는 일도 있었다.
‘분자 응용과학’에 거는 기대는 크다. 일상의 ‘비과학적 언어’를 거리와 시간

의 척도를 한 단계씩 파고들어 원자-분자 세계의 ‘과학적 언어’로 번역해 가는


것이다. 어렵게 말하면, 어느 특정의 거리-시간 영역과 거듭 다른 거리-시간 영
역의 ‘변환 매트릭스 ’를 완성해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문
(Conversion Matrix)

적으로는 물질의 성질과 구조의 관계를 철저하게 밝혀가는 것에 대응한다.


정밀도가 좋은 변환 매트릭스가 만들어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참된 뜻에서
‘설계’가 가능해진다. 목표로 하는 성질을 갖는 분자의 디자인이 가능해진다.

반대로 새로운 분자가 발견된 경우에는 그것이 어떠한 성질을 가지며 어떠한
주변의 말과 관련되어 있는가를 곧 알게 된다. 원자-분자 세계에서의 보물찾기
도 무작정 찾는 것이 아니고 계통적으로 어느 정도 예측하면서 찾을 수 있게 된
다. 원자-분자 세계에서의 보물찾기와 일상 세계를 연결하는 변환 매트릭스, 이
두 개가 맞물리면 인간이 품는 꿈을 실현하는 자동판매기가 완성된다. 자기의
희망을 입력하면 바라는 것이 설계되어 합성되어 나온다. 바로 ‘꿈의 자동판매
기’이다.
21세기는 화학의 시대라고 일컬어지는 이유를 잘 이해할 수 있다.
1 장
분자의 특수 기능을 끌어낸다
1. 환경에 따라 일곱 가지 색으로 변화
하는 카멜레온 색소
환경을 알아차려 색이 바뀐다

카멜레온이 주위의 상황 즉 빛, 온도, 주위에 적이 있는가의 여부 등에 따


라서 몸의 색을 황, 녹, 갈색 등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카멜레
온 이외에도 적으로부터 몸을 지키기 위한 몸 색깔 변화, 즉 보호색을 보이
는 동물이 많이 있다. 이것은 자기가 놓여 있는 환경을 알아차려서 그 상황
에 따라 피부의 색소세포가 변화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이와 같이 환경에 따라 색이 변화하는 물질을 화학의 힘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주변을 찾아보자. 예를 들면 실내에서는 무색이지만 햇빛에
닿으면 착색되는 안경이 있다. 색이 가역적으로 변화하는 현상을 크로미즘
이라고 부르는데 빛에 의해서 일어나는 크로미즘이라고 하여 이것
(Chromism)

을 포토크로미즘 이라고 말한다.


(Photochromism)

온도의 변화로 색의 변화를 보이는 것은 서모크로미즘 색


(Thermochromism)

소라 부르고 맥주를 마시기에 적합한 상태온도 표시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겔렌데 와 오두막집 실내에서 다른 색을 보이는 스키복에
(Gelände)

사용되어 화제가 되었다. 압력의 변화로 색이 변하는 피에조크로미즘


색소, 전압으로 변색하는 일렉트로크로미즘
(Piezochromism) 색
(Electrochromism)

소도 알려져 있다.
카멜레온 색소

기묘한 색소가 있다. 보통의 크로미즘 색소는 하나의 색소로 한 종류의 색


변화를 보인다. 그러나 하나의 색소로 일곱 가지 색 변화를 하는 것이 있다.
솔바토크로미즘 색소이다. 색소를 녹이는 용매의 차이에 따
(Solvatochromism)

라서 색이 변화한 다.

< 그림 1-1> 카멜레온 색소 ‘아조니아베타인’의 구조식

<그림 1-1>의 구조를 가지는 아조니아베타인은 물에 녹이면 오렌지색,


메탄올에 녹이면 적 赤 , 에탄올에 녹이면 적자 赤紫 , 이소아밀알코올에서는
( ) ( )

청 靑 , 아세톤에서는 녹 綠 ……으로서 일곱 가지 색으로 변화한다. 카멜레


( ) ( )

온 색소의 이름에 걸맞다.


왜 색이 나오는가?

이와 같은 크로미즘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어느 것이나 색소분자의 구조에


그 비밀이 있다. 크로미즘을 이해하기에 앞서 먼저 왜 색이 나오는가를 분자 세
계에 들어가서 생각해 보자.
색소분자에 가시광선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파장 ㎚의 빛 이
( , , , , , , … 800~400 )

닿으면 색소는 그 구조에 유래하는 어느 특정 파장의 빛만을 흡수한다.

< 그림 1-2> 색소가 청색의 빛을 흡수하면 남은 주황색의 빛이 눈에 들어온다

예를 들면 색소가 청색의 빛 파장 약 ㎚ 을 흡수하면 인간의 눈에는 청색 이


( 470 )

외의 빛이 들어온다. 이 경우 주황색으로 보인다. 즉 인간에게 보이는 색은 색소


에 흡수된 색과 보색 補色 관계에 있는 것이 된다. 따라서 색소가 흡수하는 빛을
( )

바꿀 수 있으면 색의 변화가 생기게 된다.


색소 디자인

「프롤로그」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분자 속의 전자에는 양자역학에서 결


정된 불연속의 에너지 준위 準位 가 준비되어 있다. 가장 안정한 맨 아래의 에너
( )

지 준위로부터 순차적으로 두 개씩 전자가 들어가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분자


에 전자가 채워진 상태를 바닥상태라고 한다.

< 그림 1-3> 분자의 상태와 전자의 채워지는 방식

이 전자가 채워진 오비탈 가운데에 가장 위의 것을 HOMO 호모 : ( Highest

, 전자가 들어 있지 않은 오비탈 중에서 가장 아래의 것을


Occupied Molecular Orbital)

LUMO 루모 ( 라고 한다. HOMO 준위와 LUMO 준


=Lowest Unoccupied Molecular Orbital)
위의 에너지 차와 동등한 에너지를 가진 빛을 분자가 흡수하면 전자 하나가
HOMO에서 LUMO로 뛰어올라 들뜬상태가 된다.

예컨대 청색의 빛을 흡수한 색소는 이 HOMO-LUMO 사이의 에너지 차가


청색의 빛의 에너지와 동등하다. 따라서 이 에너지 차를 바꾸도록 분자를 디자
인하면 여러 가지 색의 색소를 만들어 낼 수 있다.

< 그림 1-4> 에틸렌과 폴리엔 화합물의 구조식

폴리엔 이라 하는 화합물을 예로 들자 그림 . 이중결합의 수를 에틸


(Polyene) ( 1-4)

렌으로부터 순차적으로 증가해 가면 흡수하는 빛의 파장이 규칙적으로 변화한


다. 이중결합의 수가 8개 이상 정도부터 가시광선을 흡수하여 색을 갖게 된다.
HOMO-LUMO 사이의 에너지 차는 전자의 행동 범위에 관계가 있었던 것을 상

기하기 바란다 「프롤로그」 . 전자의 행동 범위가 넓을수록 에너지 차는 작아진


( )

다. 전자가 자유로이 돌 수 있도록 분자를 디자인하는 것이다.


일곱 가지 색 변화의 비밀

포토크로미즘, 서모크로미즘 등에서는 빛, 열의 작용에 의하여 색소의 분


자구조에 변화가 일어난다. 전자가 보다 넓게 돌 수 있는 구조로 변화하기
때문에 색의 변화가 생긴다.
그러나 카멜레온 색소 솔바토크로미즘 색소 는 조금 사정이 다르다. 분자구조
( )

는 변화하지 않는 것이다. 무엇에 녹이는가만 으로 색의 변화가 결정된다.


이 색소는 <그림 1-1>과 같이 바닥상태에서는 질소가 플러스, 산소가 마
이너스로 되어 있다. 한편 빛을 흡수해서 전자가 HOMO로부터 LUMO로
뛰어오른 들뜬상태에서는 이 플러스, 마이너스의 전하가 중화된 상태가 된
다. 들뜬상태에 비하면 바닥상태는 매우 큰 극성 極性 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 )

용매의 성질 극성이나 수소 결합성 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 )

아세톤에 비해서 물처럼 극성이 큰 용매 속에서는 바닥상태가 크게 안정


화하여 들뜬상태와의 에너지 차가 커진다. 빛은 파장이 짧을수록 그 에너지
는 크다. 즉 흡수하는 빛의 파장은 짧아지고 아세톤 속에서는 녹색이었던 것
이 물속에서는 오렌지색으로 변화하는 것이다.
색소 분자의 구조를 변화시키지 않아도 색소 분자가 자기를 둘러싸고 있
는 용매 환경 의 성질을 감지함으로써 카멜레온처럼 색의 변화를 일으킨다.
( )

분자 세계의 불가사의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다. 현재 가장 선명한 색 변화


를 보이는 색소의 개발, 그 응용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2. 전기로서 색이 변화하는 스마트 윈

커튼이 필요 없는 유리창

창에는 커튼이 달려 있기 마련이다. 옛날의 북유럽의 가정에서 커튼은 실내


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가감한다는 것보다는 오히려 창의 장식의 일부가 되었
다. 살풍경 殺風景 한 창에 악센트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 북유럽에서는 흐린 날
( )

이 많고 빛의 양을 조절할 필요가 그다지 많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되는


데 이에 반해서 우리나라의 가옥에서는 실내에 들어오는 빛을 조절하는 수단으
로서 커튼의 역할이 크다.
현재 유리창의 광선 조절은 천으로 만든 커튼이나 플라스틱제 블라인드에 의
한 것이 대부분이다. 어떻게 좀 더 스마트한 유리창, 즉 커튼이나 블라인드를 사
용하지 않고 스위치 하나로 빛의 양을 자유롭게 바꿀 수 있는 유리창 스마트 윈
(

도: 은 만들 수 없는 것일까? 이것이 기술자의 오랜 꿈이었다.


Smart Window)

이와 같은 유리창을 꿈꾸고 각양각색의 아이디어가 시도되었는데 그중에서


전기분해의 원리를 이용함으로써 색을 변화시킬 수 있는 재료, 즉 일렉트로크
로믹 재료가 스마트 윈도를 실현시키기 위한 유력한 후보로서 주목을 받게 되
었다.
< 그림 1-5> 스마트 윈도의 구조

일렉트로크로믹 재료를 사용한 스마트 윈도는 <그림 1-5>와 같이 보통의 창


유리에 상당하는 부분이 세 개의 층으로 되어 있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기에 의해서 색이 변화하는 일렉트로크로믹 재료의 층으로서 이것이 얇은 전
해질 용액의 층을 사이에 두고 또 하나의 극과 마주 보는 구조이다. 스마트 윈도
속으로 전기가 통하므로 전해액을 사이에 둔 두 개의 전극 사이에서 전기분해
가 일어나는데, 이 전기분해의 작용에 의해서 일렉트로크로믹 재료 쪽에서 색
을 띤 물질이 생기거나 없어지거나 한다. 이것에 의해서 색의 변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전기분해에 의해서 색이 변하는 성질을 가지는 재료는 현재까지 많은 것이
알려져 있는데 대표적인 것으로는 산화텅스텐이 있다. 산화텅스텐은 약간 황색
기미를 띤 투명한 고체로서 박막 薄膜 으로 하면 눈으로 보기에는 완전히 투명한
( )
막이 된다. 이 박막을 적당한 전해질 용액 속에 담가 마이너스극으로 하여 전기
분해를 하면 막은 진한 청색으로 변한다. 거는 전압의 방향을 거꾸로 하여 플러
스극으로 하면 막은 다시 투명으로 되돌아온다. 얇은 유리창 속에서 이것과 완
전히 마찬가지의 것을 일으켜 줌으로써 유리창에 색을 붙이거나 없애거나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색 변화의 메커니즘

산화텅스텐에 전기를 걸어줌으로써 색의 변화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분자


수준에서 조금 더 상세하게 검토하자.

< 그림 1-6> 산화텅스텐의 착색 메커니즘

산화텅스텐은 텅스텐 이온과 산화물 이온이 1대 3의 비율로 결합한 결정으로


서 <그림 1-6>과 같이 입방체의 8개의 꼭짓점을 차지하는 텅스텐 이온과 12개
의 변을 차지하는 산화물 이온으로 구성되어 있다. 입방체의 격자 중심에는 공
동 空洞 이 있는데 이 공동이 비어 있는 상태 그림 의 에서는 산화텅스텐은
( ) (< 1-6> a)

무색이다.
그러나 수소이온이나 리튬 등의 알칼리금속 이온을 함유하는 용액 속에서
(Li)

산화텅스텐을 마이너스극으로 하여 전압을 걸면 산화텅스텐에 전자가 주입된


다 그림 의 . 이때 전기적인 중성을 유지하기 위해 전해질 용액 쪽으로부터
(< 1-6> b)

도 격자의 공동 부분에 플러스 이온 수소이온이나 알칼리금속 이온 이 들어간다. 격자


( )

속의 전자는 8개의 텅스텐 이온의 위를 고르게 건너다녀서 중심의 플러스 전하


와 전기적인 중성을 유지한다.
이러한 상태는 마치 중심에 양성자를 갖고 그 주위를 전자가 도는 수소원자
와 동일한 형태로 간주할 수 있다. 플러스 이온의 주위를 운동하는 전자는 적색
의 빛으로부터 적외선에 가까운 영역의 빛을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고 그 결
과 흡수되지 않고 투과하여 오는 빛 청색의 빛 이 눈에 들어와 청색으로 보이는 것
( )

이다.
산화텅스텐에서는 이와 같이 전자와 이온이 짝이 되어 결정격자 속을 출입함
으로써 착색, 소색 消色 이 일어나는 것인데 원만한 착색이나 반복해서 여러 번
( )

착색, 소색을 행하기 위해서는 결정 속에 이온을 집어넣기 위한 공동의 존재가


필요하다.
이러한 성질을 보이는 재료는 산화텅스텐 이외에도 여러 것들이 발견되어 현
재는 많은 물질이 일렉트로크로믹 재료로서 이용될 수 있음이 알려져 있다. 이
들의 재료는 크게는 무기 재료와 유기 재료로 분류할 수 있는데 산화텅스텐처
럼 무색과 청색 사이에서 색이 변화하는 것 이외에 하나의 재료로 전압을 변화
시킴으로써 몇 종류의 색깔도 낼 수 있는 것 등이 발견되고 있다.
표시소자(表示素子)로서의 일렉트로크로믹 재료

전기에 의해서 색이 붙거나 없어지거나 하는 성질은 유리창 이외에도 몇 가


지 이용법이 있다. 예를 들면 문자나 화상 晝像 을 전기적으로 표시하는 장치를
( )

만들 수 있다.

< 그림 1-7> 반사형의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소자

<그림 1-7>은 일렉트로크로믹 재료를 사용한 표시소자의 하나의 예를 보인


것인데, 일렉트로크로믹 층의 안쪽에 빛을 산란시키는 백색의 판을 놓아 들어
온 빛이 산란되어 다시 되돌아오도록 함으로써 백색의 반사판을 배경으로 청색
의 표시가 마치 흰 종이 위에 잉크로 문자를 쓴 것처럼 나타난다.
현재 널리 사용되는 액정 液晶 표시에서는 전압을 가하면 액정 분자의 배열
( )

이 변화하고 그것과 더불어 편광 偏光 특성이 변화하는 것을 이용해서 표시를


( )

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보는 각도에 따라서 표시가 보기 힘들어지는 결점이 있


다.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에서는 흰 종이 위에 잉크로 쓴 것처럼 선명한 표시를
어느 각도에서도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어 자연으로 보기 쉬운 표시소자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특징에 더하여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에서는 일단 전기를 걸어서 착색
을 시키면 그 후 전기를 끊어도 착색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것을 메모리 특성이라
(

부른다 . 전압을 걸어 놓음으로써 화학반응으로 착색물질을 만들어 내어 표시를


)

하기 때문에 한번 생긴 착색물질이 존재하는 동안은 표시를 유지할 수 있게 되


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표시법에는 없는 커다란 특징의 하나이다.
이러한 장점을 가지는 반면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에서는 화학반응을 수반하
기 때문에 아무래도 응답이 다른 표시소자에 비해서 늦어, 고속으로 표시하거
나 짧은 시간에 몇 번씩이나 표시가 변하는 용도에는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이
들의 장점과 단점을 고려해서 응용 분야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눈부심을 억제하거나 누전(漏電)을 검지하는 기능

증권 회사의 점두 店頭 에는 그날의 주가의 등락이 표시되는데 주가 표시


( )

는 등락에 따라서 바꿀 필요는 있지만 그다지 빈번하게 바꿔 쓸 필요는 없


다. 이러한 용도에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소자가 적합하다.
현재 몇몇 증권 회사의 주가 표시에 일렉트로크로믹 표시가 사용되기 때
문에 혹시 보신 분이 있을지도 모른다. 일렉트로크로믹 소자의 표시는 차분
하고 기품이 있기 때문에 ‘디스플레이의 귀부인’이라고 불린 일이 있었는데
실물을 보면 그 말 그대로라고 생각한다.
이 밖에 일렉트로크로믹 재료를 이용한 방현 防眩 거울이 일부 승용차에
( )

장착되어 있다. 방현거울은 후방에서 오는 자동차의 라이트의 빛을 조절해


서 운전자의 눈부심을 방지하는 것으로서 광센서에 의해서 후방으로부터의
빛의 양을 감지하면 방현거울의 이면에 장착된 일렉트로크로믹 재료가 착색
되어 거울의 반사율을 저하시켜 운전자의 눈부심을 경감시킨다.
표시에 메모리성 性 이 있다는 특징을 살려 응용한 예로서는 고압 송전선
( )

의 누전 검지기가 있다. 송전선의 철탑은 사람이 쉽사리 접근할 수 없는 산


속에 건설되는 일이 많아서 그 점검이 간단하지가 않다. 더구나 송전선에서
누전이 일어나는 것은 우천이나 안개가 많이 낄 때가 많기 때문에 그와 같은
기상 조건 속에서 철탑을 순찰하고 누전된 곳을 찾아낸다는 것은 어렵다. 이
러한 곳에서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소자의 메모리 특성이 효과를 발휘한다.
송전선 철탑의 다리 부분에 일렉트로크로믹 표시소자를 붙여두면 누전이 있
었던 철탑의 다리 부분에는 전류가 흘러 청색으로 착색한다. 이 착색은 일렉
트로크로믹 재료가 갖는 메모리 특성에 의해서 보존되기 때문에 훗날 순회
점검하여 어느 철탑에서 누전이 있었는지 판단할 수 있다.
이 밖에 스위치 하나로 밝기를 조절할 수 있는 선글라스 등의 판매도 예정
되어 있고 일렉트로크로믹 조광 調光 재료, 표시재료는 지금 연구 개발 단계
( )

에서 실용화 단계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3. 얼지 않는 물의 불가사의
물은 괴짜?

물은 말할 것도 없이 매우 친근한 물질이다. 바다나 하천을 가득 채우고


수도꼭지를 틀면 흘러나오는 물, 북극과 남극 그리고 냉장고에는 고체의 얼
음, 공기 중에는 기체의 수증기라고 하는 상태로 형태를 바꾸어서 존재한다
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특수한 성질을 갖는 것을 알아채지 못하
고 있다.
예컨대 물의 밀도는 4℃에서 가장 크고, 고체인 얼음이 액체인 물의 밀도
보다도 작다. 이것은 얼음이 물에 뜨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얼핏 보기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일반적으로는 고체 쪽이 액체보다 밀도가 큰 것이
보통이다〔액체가 유동성을 가지는 것으로부터 알 수 있는 것처럼 분자가 채워지는 방식이 엉성
하고 고체에 비해서 열운동이 격렬하며 배위 配位 구조가 확정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물과
( )

같이 고체가 액체보다도 밀도가 작은, 즉 틈새기가 크다고 하는 것은 기묘한


이야기다.
또 일상생활에서는 거의 느끼지 못할지도 모르지만 물을 데우려면 다른
물질에 비해서 훨씬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한다. 1g의 물을 1℃ 상승시키기
위해서는 4.16J 의 열량이 필요한데 이것을 다른 물질과 비교하면 액체
(1cal)

상태 약 ℃ 의 금으로 0.15J, 수은으로 0.14J, 메탄올로 2.55J이 소요되니


( 1,200 )

얼마나 물이라고 하는 물질이 다른 물질과는 성질이 다른지 알 수 있다.


더욱이 얼음 고체 을 녹이는 데 필요한 에너지도 비정상적으로 크다. 예를
( )

들면 금을 1g 녹이기 위해서는 64.5J의 열량이 필요하나 얼음을 1g 녹이기


위해서는 약 5배인 334J의 열량이 필요하다.
마찬가지로 물은 다른 액체에 비해서 증발하기 어려운 것도 인지할 수 있
다. 이와 같은 물이 갖는 특수한 성질이 지구의 온도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것은 의외로 알려져 있지 않다.
물이라고 하는 물질은 일상생활에서는 결코 특수한 행위를 느끼게 하지
않지만 화학의 눈을 통해서 보면 참으로 기묘한 괴짜다.
물의 특이한 구조

괴짜인 물의 성질을 밝히기 위해서는 그 구조를 마이크로한 눈으로 볼 필요


가 있다. 여기서 물 분자를 생각해 보자. 물 분 자는 1개의 산소원자에 대해서 2
개의 수소원자가 약 105°의 각도를 유지하며 결합하고 있다 그림 . 매우 단순( 1-8)

명쾌한 구조이지만 이 구조가 바로 기묘한 성질을 낳는 원인이다.

< 그림 1-8> 물 분자의 구조

산소원자는 전자를 끌어당기는 힘 전기음성도 電氣陰性度 라 한다 이 크기 때문


― ( ) ―

에 수소원자의 전자를 끌어들여 결과적으로 물 분자의 수소원자는 다소 (+)의


성질을, 산소원자는 (-)의 성질을 갖게 된다. 그래서 물 분자끼리의 사이에서는
마치 자석의 N극과 S극이 서로 끌어당기는 것처럼 상이한 물 분자의 수소원자
와 산소원자가 서로 끌어당겨서 새롭게 결합을 만든다. 이것은 수소 결합이라
일컬어지고 결합의 힘으로 말하면 일반적인 화학결합보다는 작고 액체가 단순
히 응집할 때 작용하는 반 데르 발스 힘보다는 크다. 말하자면 여러
(Van der Waals)

가지 종류의 결합 중에서 중간 정도의 크기이다.


이 때문에 얼음이 녹거나 물이 증발하거나 하기 위해서는 통상의 분자 사이
에 작용하는 분자 간 힘 이외에 이 수소 결합을 절단하지 않으면 안 되기 때문에
그만큼 에너지가 여분으로 필요하게 된다. 이것이 얼음의 융해열이나 물의 증
발열이 다른 물질에 비해서 큰 원인이 된다. 아무래도 물 분자는 수소 결합 덕분
으로 동료의식이 매우 강한 것 같다.
얼음은 극단적으로 표현하면 모두가 수소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는 거대한 분
자로 비유할 수 있다. 액체인 물도 4~5개의 물 분자가 수소 결합으로 연결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1초에 1조 번이나 수소 결합이 끊어졌다 연결되었다 하는 집
합-이산을 반복하고 있다.
하나의 물 분자는 다른 4개의 물 분자와 수소 결합을 하고 틈새가 많은 구조를 형성한다
<그림 1-9> 얼음의 결정 구조 모델(점선은 수소 결합을 나타낸다)

얼음의 결정은 수소 결합을 이용해서 규칙적인 배열을 하고 있으나 틈새가


매우 많은 구조로 되어 있다 그림 . 이 얼음은 4배위 개의 물 분자 주위에 개의 물
( 1-9) ―1 4

분자가 존재한다 인 것에 반해서 실온의 물은 4.4배위이다. 따라서 물보다 얼음의


밀도가 작아져 얼음이 물에 뜨는 것이다.


계면(界面)에서 바뀌는 물의 성질

1960 년대에 ‘Anomalous Water 중합수:重合水 ’라고 하는 특수한 성질을 가진


( )

물의 존재가 논의되었다. 이것은 보통의 물에 비해 점도가 약 15배, 밀도가 약


1.4배, 융점이 약 –40 ℃라고 하는 비정상적인 성질을 갖고 모세관 속에서 형성
된다고 한다. 그 후 이 특수한 물의 존재는 부정되었으나 어떤 상황에 있어서 물
은 통상적으로는 생각될 수 없는 정말 비정상적인 행동을 하는 일이 있다. 예를
들면 고체 표면 부근의 물이나, 세공 細孔 처럼 매우 좁은 공간에 밀폐된 물이 그
( )

렇다.
고체의 표면에 흡착된 물은 0 ℃에서도 동결하지 않는다. 이와 같이 얼기 어
려운 물은 고체의 표면에 강하게 속박되어 그 열운동이 통상의 물에 비해서 제
한되어 있기 때문에 물 분자끼리 얼음의 결정을 만들려고 하는 움직임이 저해
되는 것이다. 표면에서 멀어짐에 따라 표면의 영향은 작아지고 그 영향이 미치
는 거리는 표면의 화학조성에 따라 다르다. 고체 표면의 화학조성이 흡착된 물
의 구조를 결정하고 있다고 추정된다.
또 매우 작은 구멍에 갇힌 물에도 0 ℃에서 동결하지 않는 현상이 관측된다.
그 구멍의 크기와 구멍에 갇힌 물의 응고점 얼음에서 보면 융점이고 상변화온도 相變化
― (

溫度 라 한다 사이에는 어떤 일정한 관계가 성립한다 그림 . 따라서 세공 내의


) ― ( 1-10)

물이 얼거나 녹거나 하는 온도로부터 세공의 크기를 어느 정도 추정할 수 있는


것이다.
< 그림 1-10> 구멍의 크기와 물의 응고점의 관계

신체의 65%가 물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생체와 물과의 관련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고체 표면의 흡착수 吸着水 에서 볼 수 있는 특이한 현상이 생체를 형
( )

성하는 단백질 주위의 물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관측된다.


어떤 종류의 단백질 주위에 있는 1분자층의 물은 단백질과 강하게 결합해서
–190 ℃에서도 얼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그 바깥쪽의 몇 분자층의 물은 –25 ℃

부근까지 얼지 않는다. 그리고 그 바깥쪽에 존재하는 물이 이를테면 보통의 물


의 성질을 보인다는 것이 알려져 있다. 이와 같이 단백질 계면 근처에 존재하는
물은 열운동이 속박되어 외계의 온도 변화로부터 단백질을 지키고 있는 것이
다.
식품 중에 함유되는 수분에도 얼지 않는 물이 존재한다. 이 얼지 않는 물의 양
은 식품의 종류에 따라 다르나 저온보존에 있어서 중요하다. 그 이유는 저온에
서 얼음이 성장하면 세포가 파괴되어 조직 변화가 일어나거나 해서 식품의 맛
이 변하기 때문이다. 또 얼음의 양이 많으면 그만큼 녹는 데 소요되는 에너지도
많이 필요해지기 때문이다.
물이 재료의 성질을 바꾼다

생체와 물은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관계에 있다는 것은 이미 언급하였는


데 생물뿐 아니고 무기질의 재료에도 물은 깊이 관여하고 있다. 대기 중에
수증기로서 존재하는 물은 재료 표면에 흡착되어 경우에 따라서는 몇 층씩
이나 겹쳐서 재료의 물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금속 표면은 수분에 의해서 부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강도의 저하를
초래한다. 금속에 한정되지 않고 유리의 강도도 수중에서는 진공 속의 그것
에 비해서 약 절반 가까이 저하한다. 수분에 의한 유리의 강도 저하의 기구
機構 는 금속의 부식과는 달라서 유리를 구성하는 화학결합
( ) 을절
(―Si-O-Si―)

단하는 것에 물이 한몫하고 있다고 생각되고 있다. 물은 힘센 장사 인지도 (?)

모른다.
또 조미료, 소금, 설탕, 밀가루, 세제, 시멘트 등의 이른바 분체 粉體 는 수
( )

분의 흡착에 의해서 부착-응집 한곳으로 모인다 , 고결 표면이 용해하여 굳어버린다 을


( ) ( )

일으킨다. 이렇게 되면 상품가치가 떨어져 버린다.


전기통신망의 주역으로 각광받는 광섬유에도 물은 해결해야 할 문제를
남겼다. 유리섬유를 만드는 과정에서 물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수산기 (―OH)

가 혼입돼 버린 것이다. 이것이 섬유 속을 통과하는 신호를 흡수하여 전송 傳 (


送 ) 손실의 큰 요인이 되었다. 현재는 제조 방법이 개량되어 이 문제는 해결
되었다.
그러나 물은 재료에 있어서 마이너스 요인만 되는 것은 아니다. 재료의 표
면에 물이 흡착되면 흡착량에 따라서 전기전도도가 변화한다. 이 현상을 잘
이용하여 습도 센서가 개발되어 실용화되고 있다. 또 앞에서 말한 수산기
는 산화물 세라믹스 표면에의 물의 화학흡착에 의해서도 형성되는데
(―OH)

이것에 의해서 세라믹스 표면은 친수성 親水性 의 성질을 가질 수 있게 된다.


( )

또 각종의 화학적 개질〔改質 예컨대 역으로 소수성 疏水性 으로 바꾸는 처리〕을 행할


: ( )

때, 분자의 눈으로 보면 목적하는 반응이 일어나기 쉬운 활성의 장소로서 중


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와 같이 재료의 특성에 괴짜인 물은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따라서 시
료 표면과 물과의 반응성, 고체 표면상의 흡착수의 구조나 특성을 연구하는
것은 재료를 더 한층 고도의 재료로 진보시켜 새로운 기능을 끌어내기 위해
서 중요한 것이다.
4. 아미노산 D체, L체의 수수께끼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아미노산이란 무엇인가? 최근 유행하는 영양 드링크제에는 아미노산이


함유된 것이 많다. 또 아미노산계의 샴푸가 피부에 좋다고 하여 시판되고 있
다. 그러나 좀 더 우리 가까이에 아미노산을 많이 함유한 것이 있다. 그것은
육류이다. 고기를 구성하는 단백질은 아미노산이 많이 연결되어 생긴 고분
자이다. 또 효소도 단백질의 일종이다.
여러분이 고기를 먹으면 그것은 소화효소에 의해서 일단 아미노산으로
분해되고 이 아미노산을 원료로 하여 단백질이나 효소를 비롯한 중요한 생
체 분자가 만들어진다. 아미노산에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중에서 10
종류는 필수 아미노산이라 부르고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되는 것
이다.
미각과 아미노산

미각의 하나로서 좋은 맛이 있다. 다시마 국물의 좋은 맛은 글루탐산소다


라고 하는 아미노산의 일종에 의한 것이다. 또 글리신이나 알라닌이라고 하
는 아미노산은 달콤하다. 몇 개의 아미노산이 연결되어 있는 것을 올리고펩
티드라고 하는데 그중에는 단맛이나 좋은 맛을 가진 것이 많이 알려져 있다.
아스파르템이라고 하는 이름으로 상품화되어 있는 다이어트용의 인공 감미
료는 그 일종으로 콜라 등에 사용되고 있다.
거울 나라의 분자

그런데 아미노산은 <그림 1-11>에 보여준 바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고 두 종


류의 이성질체 광학 이성질체 가 있다. 이들은 오른손과 왼손처럼 서로 거울에 비
( )

친 것 같은 구조를 하고 있어서 형태는 동일해 보이나 동일한 것은 아니다. 이것


을 D체와 L체라 하는데 천연에 존재하는 것은 모두 L체이다.

< 그림 1-11> 거울에 비춘 아미노산(정사면체의 중심에 탄소원자가 있다)

따라서 우리의 신체를 만드는 단백질도 L체의 아미노산 (L- 아미노산)만으로 되


어 있다. 왜 L-아미노산밖에 없는지 그 이유는 잘 모른다.
태곳적에는 D체만의 생물과 L체만의 생물 양쪽이 있었는데 생존경쟁의 결
과 살아남은 것이 우연히 L체만을 가진 생물이었다고 하는 SF 비
(Science Fiction)

슷한 설도 있으나 그 진위는 확실치 않다.


오른손과 왼손을 분별한다

D체와 L체는 형태가 완전히 동일하기 때문에 화학적인 성질도 물리적인 성


질도 같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D-아미노산과 L-아미노산을 우리의 혀로 식
별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D-아미노산은 달콤하고 L-아미노산은 맛이
없거나 쓰다. 소화효소 등의 효소도 D체와 L체를 식별할 수 있다.

< 그림 1-12> D체와 L체는 혀로 식별할 수 있다

만일 D-아미노산만으로 만들어진 생물이 실제로 있다면 어떠할까? 그 고기


는 당연히 D-아미노산만을 함유하는 단백질로 되어 있는데 이 D체의 스테이크
를 먹어도 우리 몸의 소화효소는 전혀 그 단백질을 소화할 수 없다. 위액에 의한
가수분해만이 되어 대부분은 소화되지 않고 그대로 배설되어 버리기 때문에 소
화불량을 일으킬 것이다. 또한 고기의 좋은 맛은 단백질이 일부 가수분해된 아
미노산에 따른다고 하므로 D체의 스테이크는 전혀 다른 맛이 될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생체 속에서 D체와 L체는 다른 성질을 보이는 일이 많다. 따라서
의약품 등의 합성원료로서 사용하는 경우에는 L체라면 L체만을 사용해야 한
다. 그러나 통상적인 방법으로 화학적으로 합성하면 D체와 L체의 등량혼합물
等量混合物 라세미체 이 되어버려 생성물 중의 D체와 L체를 어떠한 방법으로든지
( : )

나누지 않으면 안 된다.


한편 발효법 등 생물을 사용한 합성법에서는 L체만을 얻을 수 있으나 D체를
필요로 할 경우에는 발효법으로는 얻을 수 없다. 그래서 광학활성체 중에서 필
요한 것만을 자유로이 얻을 수 있는 수단을 개발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와 같은
한쪽의 광학활성체만을 합성하는 방법을 비대칭 합성이라 부르는데 근래에 많
은 연구가 행해져 크게 발전한 분야이다. 이에 대해서는 ‘4장 5. 광학 이성질체
촉매’에서 상세히 설명한다.
비천연형(非天然型) 아미노산과 초(超)단백질

필수 아미노산 이외의 아미노산은 천연에는 존재하지 않거나 존재해도


극히 미량이어서 비천연형 아미노산이라고 부르고 있다. 최근 의약품의 원
료로 주목되고 있다. 또 비천연형 아미노산을 결합해서 넣은 단백질 초단백질
( )

은 일반 단백질에는 없는 성질, 기능을 갖는 것으로 기대되어 연구되고 있


다.
효소는 우수한 촉매이지만 D-아미노산이나 비천연형 아미노산과 같이 천
연에 존재하지 않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한편 화학자에
의하여 설계되고 합성된 촉매 비대칭 촉매 에는 그러한 제한은 없어 인간이 필
( )

요로 하는 것을 자유로이 만들 수 있다.
5. 플라스틱의 강도와 유연성
방향에 따라 강도가 다르다

‘ 거미줄보다 가늘고 강철보다 강하다’라 함은 나일론이 등장했을 때 그


특징을 표현한 유명한 말인데 이것은 반드시 옳은 것은 아니다. 같은 굵기의
철선과 나일론 실의 강도를 비교해 보면 파단강도 破斷強度 는 철선이 강하
( )

다. 앞에서 말하고 있는 것은 단위 중량당의 강도를 비교한 경우이다. 또 나


일론 실에서는 실의 지름 방향의 강도는 길이 방향보다는 훨씬 약하다. 철선
에서는 이와 같은 강도의 방향에 따른 차이는 거의 없다.
재료의 강도는 한마디로 말한다면 어떠한 힘이 원자 간 또는 분자 간에 작
용해서 원자나 분자를 연결하고 있는가로 결정된다. 금속에서는 원자에 속
박되지 않는 자유전자가 치밀하게 충전 充塡 된 원자의 강력한 접착제로서 3
( )

차원 방향으로 동등한 힘으로 결합되어 있다. 한편 플라스틱에서는 공유결


합이라고 불리는 강한 결합력에 의해서 원자를 결합시킨 1차원의 긴 사슬 분
(

자 사슬 이 물리적으로 뒤얽히거나 또는 분산력이나 수소 결합력이라고 하는


)

비교적 약한 힘으로 결합되어 있다.


그 때문에 플라스틱에서는 강도나 다른 성질에 방향 특이성이 나타난다.
이 분자 간 방향의 결합의 취약성이 플라스틱의 약점이고 또한 동시에 금속
과는 상이한 성질을 나타내는 우수한 특징도 되는 것이다.
스프링과 액체가 플라스틱의 정체?

분자 사슬이 길기 때문에, 바꿔 말하면 분자량이 매우 크기 때문에 플라스틱


은 기체가 되지 않는다. 플라스틱은 고체나 액체, 또는 고체와 액체의 혼합된 상
태로 존재한다. ‘플라스틱의 어떤 점이 액체라고 할 수 있는가?’라고 의문스럽
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유자재로 형태를 바꿀 수 있는 것이 액체의 특
징이라고 하면 플라스틱도 액체를 닮았다.

< 그림 1-13> 고분자의 역학적 성질을 설명하는 스프링과 dash pot


플라스틱의 특징을 설명하기 위해서 <그림 1-13>에 나타낸 것과 같은 스프
링과 액체를 채운 dash pot라 부르는 요소로 구성된 모델을 사용한다. 이 모델은
자동차의 타이어를 지지하고 있는 충격 흡수장치와 아주 흡사하다. 충격 흡수
장치는 울퉁불퉁한 길을 달릴 때 도로로부터의 충격을 흡수하는 것으로서 구덩
이나 큰 턱을 지날 때 ‘덜컹’하면서 먼저 큰 충격을 흡수하고 다음에 ‘사뿐사뿐’
작은 충격을 흡수한다.
플라스틱의 역학적 성질도 이 ‘덜컹’, ‘사뿐사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외부로
부터 큰 힘이 플라스틱에 가해지면 순간적으로 분자 사슬이 크게 변형되고 다
음으로 천천히 변형되어 외부로부터의 힘을 2단계로 흡수해 버린다. 이와 같은
성질을 점탄성 粘彈性 이라 한다. 최초에 생기는 순간적인 변형이 탄성 彈性 으로
( ) ( )

서 <그림 1-13>에 보인 모델의 스프링에 상당하고, 잇따라서 천천히 일어나는


변형이 점성 粘性 이라고 불리는 성질로서 dash pot에 상당한다.
( )
이상상태(理想狀態)에서는 철보다 강하다

나일론 실이 철선보다도 약한 것은 현실의 플라스틱이 이상적인 상태에


서의 강도의 수백 분의 1밖에는 발휘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많은 플라스
틱을 형성하고 있는 탄소원자끼리의 공유결합을 절단하기 위해서는 금속결
합을 절단하는 경우의 약 1.5배의 에너지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상적인 플라
스틱이 있다면 그것은 무게당 강도뿐 아니라 단면적당 강도로서도 금속을
능가하게 된다.
그렇다면 어떠한 상태에서 플라스틱은 최대의 강도를 나타내는 것일까?
그것은 모든 분자 사슬이 동일한 방향으로 늘어서고 분자 사슬 간의 거리가
가장 짧은 상태, 즉 결정 結晶 의 상태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유감스럽게도
( )

그와 같은 커다란 단결정 單結晶 플라스틱을 만들 수는 없다.


( )
분자를 배열한다

커다란 단결정을 만들 수 없다면 어떠한 플라스틱을 분자 설계하면 보다


강한 재료를 만들 수 있을까? 첫째 방법은 높은 배율 倍率 로 잡아들여 분자
( )

사슬을 결정과 같이 배열하는 것이다. 동일한 폴리에틸렌으로 만들어진 하


조용 荷造用 테이프가 쓰레기 봉지보다도 튼튼한 것은 이와 같은 배열에 의
( )

한 것이다. 분자 사슬은 원래 신장되어 있을 때보다도 수축하고 있는 쪽이


안정하기 때문에 늘여 놓은 분자 사슬을 그대로 두어서는 수축해 버려 강도
가 나오지 않는다. 그래서 분자 사슬을 화학결합으로 결합시키거나 하여 배
열된 분자를 고정하지 않으면 안 된다.
강한 플라스틱을 만드는 두 번째 방법은 한 가닥의 분자 사슬의 분자량을
크게 하는 것이다. 모든 분자 사슬이 배열된 상태로 만들어져도 분자 사슬에
는 반드시 말단 未端 이 존재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수축해 버려 결함이 돼서
( )

강도를 저하시킨다. 분자량을 크게 하면 분자 말단의 수는 적어져서 결함을


감소시킬 수가 있다. 실제로 초고분자량의 폴리에틸렌을 사용해서 겔 방사
紡絲 라고 부르는 방법으로 만든 실에서는 이상적인 강도의 몇 분이 1 정
(Gel )

도까지 근접시킬 수 있게 되었다.


분자 사슬의 회전에 의한 유연성

파단강도나 탄성률만으로는 재료의 특징이 충분히 설명되지 않고 있다.


최소한의 변형으로 얼마만큼 큰 힘에 저항할 수 있는가? 이것도 별개의 관
점에서 본 재료의 중요한 특징이다.
세라믹스의 단단하고 깨지기 쉬운 특징에 대응하는 부드럽고 유연성이
있는 플라스틱의 특징은 어떻게 생기는가? 파단강도나 탄성률은 <그림 1-
13> 모델의 스프링의 성질을 반영하고 있다. 이에 반해서 유연성은 dash pot
성질의 영향이 크다.
외부로부터의 힘에 대한 세라믹스나 금속과 플라스틱의 응답 방식은 태
풍이 불 때의 철탑과 버드나무의 경우와 비슷하다. 금속이나 세라믹스에서
는 외부로부터 큰 힘이 가해진 경우에도 원자 간의 거리는 거의 변화하지 않
는다. 이것은 원자끼리 모든 방향으로 동일한 강도로 결합하고 있기 때문이
다. 이에 반해서 플라스틱에서는 분자 간의 결합력이 약하기 때문에 외부에
서 힘이 가해지면 분자 사슬끼리 미끄러지거나 원자끼리 공유결합의 주위에
서 회전하거나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하여 외부로부터의 큰 힘을 ‘버드나무
에 바람’같이 받아 흘려보낸다. 이 분자 사슬의 회전 운동이 플라스틱의 유
연성을 낳고 있다.
플라스틱의 유리

유리라고 하면 깨지기 쉬운 것의 대표처럼 생각되나 플라스틱의 유리는 잘


깨지지 않고 스키의 고글 보호안경 이나 수족관의 커다란 수조의 창으로 사용된
( )

다. 유리 또는 유리 상태라 함은 액체 분자의 어느 순간의 위치가 그대로 동결되


어 고체로 된 것으로서 외부에서 힘을 가해도 간단히 변형되지 않는다. 또한 플
라스틱의 유리 상태는 투명하기 때문에 콤팩트디스크나 레이저디스크 등의 표
면 보호에 사용되고 있다.
유리 상태에서는 분자 사슬 전체는 움직이기 어렵기 때문에 외부에서 힘을
가해도 변형되지 않으나 분자 사슬의 일부분은 회전 운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외부로부터 힘이 가해지면 분자 사슬이 조금씩 회전하여 전체로서는 거의 변형
됨이 없이 가해진 힘을 흡수할 수 있다. 흡수된 힘은 분자 사슬의 회전 운동에
의하여 흡수되어 열로서 외부로 방출된다. 그러나 분자 사슬의 회전 운동이 일
어나기 어려운 경우에는 외부로부터의 힘을 흡수하지 못하고 파단되어 버린다.
< 그림 1-14> 분자 사슬의 회전 운동

이 분자 사슬의 회전 운동에 의해서 외부로부터의 힘을 흡수하는 기능을 높


인 재료가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다. 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자동차나 비행
기의 몸체 일부에 구조 재료로서 사용되고 있고 가까운 장래에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으로 만든 비행기, 열차, 자동차 등이 에너지 절약형 교통수단으로 등
장할 것으로 생각된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은 보통의 플라스틱보다도 내열성
이 우수하며 강하고 유연한 재료이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분자 사슬은 강
도와 내열성을 높이기 위한 단단한 구조와 내부 회전이 일어나기 쉬운 유연한
구조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로 범용 플라스틱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의 유리
상태에서의 분자 사슬의 완화현상 緩和現象 을 비교하면,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 )

쪽이 유리 상태에서 분자 사슬의 내부 회전이 일어나기 쉽다.


궁극의 플라스틱

강도와 유연성의 양쪽을 만족시키는 재료는 어떠한 구조를 하고 있을까? 강


도가 높다고 하는 특성은 플라스틱의 스프링으로서의 성질이 강조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를 위해서는 분자 사슬이 결정과 같은 규칙적인 배열을 하면 된다.
그러나 분자 사슬에 직각인 방향은 분자 간에 작용하는 힘이 약하기 때문에 이
방향의 강도는 극단적으로 약해진다.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분자 간에 작
용하는 힘을 강화시키면 되지만, 예컨대 강한 결합인 공유결합을 분자 간에 도
입하면 분자 사슬의 내부 회전이 일어나기 어렵게 되어 유연성이라고 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특성을 잃게 된다.
이상적인 재료의 한 모델이 실제 우리의 일상에 존재한다. 동물의 근육이나
힘줄을 구성하고 있는 콜라겐 이라는 단백질이다. 콜라겐은 글리신
(Collagen)

, 프롤린
(Glycine) , 히드록시프롤린
(Proline) 이라는 세 종류의 아미노
(Hydroxyproline)

산으로 구성된 폴리펩티드 사슬이 로프와 같이 세 가닥이 함께 모여서 3중 나선


을 형성한다. <그림 1-15>에 보여주는 것처럼, 그 구조는 글리신 잔기 殘基: (

의 펩티드 결합인 아미드기가 분자 간 수소 결합을 하여 세 가닥의 분자


Residue)

사슬이 서로 꼬여서 풀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 그림 1-15> 콜라겐의 구조

분자 사슬은 결정과 같은 배열을 취하고 적당한 간격으로 분자와 분자를 연


결하고 있는 수소 결합이 3중 나선 구조를 유지한다. 더욱이 서로 얽혀 있기 때
문에 간단히는 늘어나지 않는 콜라겐의 특수 성질이 발휘된다. 한편 수소 결합
의 간격이 적당히 있기 때문에 분자 간에 작용하는 힘은 그다지 강하지 않고 분
자 사슬의 내부 회전으로 외부로부터의 강한 힘도 분자 사슬로서 흡수할 수 있
다.
콜라겐의 분자 크기에서의 구조가 우리들을 포함한 모든 동물에게 유연한 움
직임을 가져다주고 있다. 현재 이 콜라겐의 구조를 플라스틱에 응용해서 강하
고 유연한 재료를 개발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6. 초임계유체(超臨界流體)의 비밀
삼중점과 임계점

원자 또는 분자의 집합체인 물질은 온도나 압력에 따라서 기체, 액체, 고체 등


여러 가지 상태가 된다. <그림 1-16>은 이산화탄소 탄산가스 에 대해서 그 상태가
( )

온도, 압력에 따라 어떻게 바뀌는가를 나타낸 것이다. 이것을 상태도라 부르고


있다.

< 그림 1-16> 이산화탄소(CO )의 상태도


2
자세히 보면 기체, 액체, 고체의 세 개의 상태 상 相 가 공존하는 점, 삼중점
( , ) (TP)

이 있다. 이 삼중점으로부터 세 개의 선이 뻗고 있는데 각각의 선상에서는 고체


와 액체 Ⅰ , 액체와 기체 Ⅱ , 또는 기체와 고체 Ⅲ 라 하는 것처럼 두 개의 상이
( ) ( ) ( )

공존할 수 있다.
삼중점으로부터 급격히 솟아오르는 선 Ⅰ는 융해곡선이라 부른다. 이 선의
좌측 부문에서 이산화탄소는 고체로 존재하고 또한 우측 부분에서는 액체로 존
재한다.
삼중점으로부터 오른쪽 위로 뻗는 선 Ⅱ는 액체 이산화탄소의 비점곡선이라
부른다. 이 선은 임계점 이라고 불리는 점까지 뻗어서 거기서 끝나고 있다.
(CP)

그렇다면 임계점을 넘어서면 어떠한 상태가 나타날까? 그것이 이 절 節 의 주


( )

제이다.
임계점을 넘어서다

유리창이 부착된 밀폐 내압용기에 절반 정도의 액체 이산화탄소를 넣으


면 상부에 기체, 하부에 액체의 2개의 상이 평형 상태가 되어 존재한다. 이
상태로부터 용기를 서서히 가열하면 용기 속의 압력은 비점곡선을 따라서
온도와 함께 높아지고 기체의 밀도는 증가하며 액체의 밀도는 감소한다.
임계온도에 도달하면 양쪽의 밀도는 완전히 동등하게 되어 이미 기체와
액체의 계면은 없어지고 용기 전체는 불투명한 ‘임계단백광’을 띤다.
이 명칭은 그 색이 단백석 蛋白石: 과 흡사하기 때문에 붙여진 것이다.
( Opal)

임계단백광은 임계점에서 밀도가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빛이 산란함으로써


생기는 것이고 한번 볼만한 가치가 있는 감동적인 현상이다.
여기서부터 거듭 온도를 올리면 다시 투명으로 되돌아오고 계면이 없는
단일의 상태, 즉 초임계 이산화탄소가 된다.
안정한 물질은 물질 고유의 임계점 임계온도 임계압력 임계밀도 을 가지고 있
( , , )

다. 예컨대 이산화탄소는 임계온도 31.1 ℃ , 임계압력 73.8bar, 임계밀도


0.468g/㎤의 값을 가진다. <그림 1-16>에서 빗금으로 보인 것처럼 임계온도

및 임계압력을 넘어선 상태는 일반 유체, 즉 기체나 액체가 아니고 ‘초임계


유체’라 불리고 있다. 이것은 옛날에는 고밀도 기체 또는 초임계 가스라고도
불린 일이 있다.
불가사의한 행동

임계점 부근에서의 불가사의한 행동을 살펴보자. 지금 <그림 1-16>의 a


점 액체 으로부터 b점 기체 으로 가는 과정에서의 상태 변화를 추적하기로 한
( ) ( )

다. 먼저 a점의 온도 그대로 ①을 따라서 압력을 내리면 비점곡선과 교차하


는 점의 압력으로 액체 이산화탄소의 기화가 시작되고 기체상이 나타난다.
거듭 압력을 내리면 기체만으로 되고 b점에 도달한다.
한편 ②와 같이 임계점의 바깥쪽을 돌아서 그림 안의 화살표를 따라 변화
시키면 이번에는 비점곡선을 횡단하지 않기 때문에 기체와 액체의 계면은
한 번도 나타나지 않고 b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들 두 개 과정의 시작과 마지막의 상태는 전적으로 동일 열역학적으로 등

가 等價 하나 도중의 현상은 상당히 다르다. 즉 과정 ①에서는 비등 기화 을


( )― ( )

볼 수 있는 것에 반해서 임계점의 밖을 도는 과정 ②에서는 한 번도 비등함


이 없이 기체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초임계유체의 특이한 성질

임계점 이상의 온도, 압력에 놓인 제3의 유체인 초임계유체에는 액체나


기체에서는 볼 수 없는 특이한 성질이 있다. 먼저 어떠한 높은 압력을 가해
도 이것을 액체로 만들 수가 없는 것이다. 임계점의 존재가 알려져 있지 않
았던 시대에는 이러한 기체를 영구기체라고 불렀다.
또 초임계유체는 밀도가 높은 데다가 온도나 압력이 조금만 변화하면 그
밀도가 크게 변화하는 것이다. 이것을 상식적인 기체나 액체와 비교하여 보
면 밀도가 작은 기체는 압력을 바꿈으로써 또 밀도가 큰 액체는 온도를 바꿈
으로써 밀도를 바꿀 수 있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밀도가 변화하는 폭은
초임계유체보다 훨씬 작다.
더욱이 초임계유체는 기체에 가까운 점성이나 확산계수를 갖고 있다. 보
통, 기체는 낮은 점성과 큰 확산계수를, 액체는 역으로 높은 점성과 작은 확
산계수를 갖는다. 그 때문에 기체 속의 물질의 이동속도는 크고 액체 속의
속도는 그것에 비해서 상당히 작아진다. 초임계유체 속에서는 액체 속에서
와 비교해서 물질 이동이 빨라진다.
이것에 대해서 <표 1-17>에 정리하였다.
< 표 1-17> 헬륨(기체), 초임계유체, 물(액체)의 물성
그러면 초임계유체를 이용하는 경우 어떠한 특징을 살리면 좋을 것인가?
먼저 보통 기체와 비교해서 밀도가 훨씬 높은 액체 쪽이 물질을 잘 용해시킨
다. 그래서 상온 부근에서도 액체에 가까운 밀도를 가지는 초임계유체는 상
당히 많은 물질을 잘 용해시킬 수 있어 용매로서의 이용을 첫째로 생각할 수
있다.
한편 일반적으로 점성이 작을수록 확산계수가 크고 그 속에 용해된 물질
의 이동이 빠르다고 말할 수 있다. 초임계유체의 점성과 확산계수는 기체와
액체의 중간이고 더욱이 압력, 온도에 따라서 크게 변화시킬 수 있다. 그래
서 액체보다 빠른 용해 속도를 이용할 수 있어 시간의 단축이 기대된다.
거듭 용해한 물질을 회수하는 것을 생각해 보자. 액체를 용매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열 증발열 을 가하여 높은 온도에서 용매를 휘발시켜서 회수하는 것
( )
이 일반적인 방법이다. 초임계 유체의 경우 상온 부근에서 압력을 조금 낮추
는 것만으로 유체의 밀도, 따라서 용해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용해되어 있
는 목적물을 용이하게 분리할 수 있는 것이 기대된다. 즉, 용매로 사용함으
로써 종전과 비교하여 더 많은 에너지 절약이 가능해지는 되는 것이다.
초임계유체에 의한 추출

앞에서 언급한 초임계유체의 성질을 이용하는 공업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종전에는 카페인을 1.5% 정도 함유하는 가습한 커피의 푸른 콩으로
부터 알코올이나 염화메틸렌 등의 액체 용매에 의하여 카페인을 제거했으나
얻어진 카페인이 없는 커피는 맛과 향이 떨어진다는 것과 잔류용매의 농도
가 높다는 등의 문제를 내포하고 있었다. 종전의 방법 대신 초임계 이산화탄
소를 사용하는 탈 脫 카페인법은 그러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1978년 독
( )

일에서 처음으로 상업 규모의 공장이 가동했다.


또 홉 은 맥주에 상쾌함, 쓴맛, 향기를 부여하는 중요한 식물로서 종전
(Hop)

에는 암꽃을 분쇄해서 맥주 양조에 사용했다. 홉 중에서 그 양조에 필요한


에센스는 소프트 레진 이다. 그러나 소프트 레진은 수확 후 바로 하
(Soft Resin)

드 레진 으로 변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제 막 수확한


(Hard Resin)

홉의 꽃을 초임계유체를 사용해서 추출함으로써 거의 소프트 레진으로 구성


된 에센스를 선택적으로 분리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생화 生花 대신에 ( )

이 에센스를 사용함으로써 맥주의 고품질화나 양조 과정의 합리화가 도모된


것이다. 유럽에는 연간 수천 톤 규모로 홉을 처리할 수 있는 공장이 몇 군데
있다.
< 표 1-18> 몇 가지 물질의 임계점 데이터
‡ :승화점
이 밖에도 의약품이나 향료의 분리 등에 초임계유체 추출법의 이용이 차
츰 확대되고 있다. 나중에 언급하는 아미노산의 광학이성질체 분리의 이야
기에도 나오는 크로마토그래피의 이동상 移動相 으로서의 이용도 행해지고
( )

있다. 이 초임계유체를 이동상으로 사용하는 경우 초임계유체 크로마토그래


피라 부른다. 물질 이동의 신속성과 점도가 낮은 것 때문에 분석 시간의 단
축 및 효율화가 가능해진다. 그래서 종전의 고속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등에
서 행할 수 없었던 분리를 실현시킨 예도 많이 보고되어 있다.
2장
고체 표면의 불가사의
1. 흐려지는 유리와 흐려지지 않는 유

비누로써 바뀌는 표면의 성질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주의 깊게 관찰하면 표면의 성질이 바뀜으로써 다양하


게 변화하는 현상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많다. 어린 시절, 토란 잎 위에 떨어진 빗
물이 구슬 같은 물방울이 되어 반짝반짝 빛나는 것을 보고 매우 이상하게 생각
한 기억이 있을 것이다. 또 집오리가 부리로 몸을 가꾸고 있는 것을 자주 보게
되는데, 이것은 분비한 지방 脂肪 을 날개에 발라서 물에 젖지 않게 하고 있는 것
( )

이다. 이것들은 젖기 어려운 표면의 예이다. 물과 기름 탄화수소 의 친화성이 나쁜


( )

것처럼, 탄화수소가 연결되어 구성된 고분자 재료는 물에 젖기 어렵다. 그러나


유기용매 탄화수소 에는 젖기 쉽다. 비슷한 것끼리는 젖기 쉽고 친화하기 쉬운 것
( )

이다.
또한 목욕탕의 거울이 흐려져서 보이지 않는 것은 누구나 일상적으로 경험하
고 있는 일이다. 이것도 젖기 어려운 표면의 예이다. 이러한 경우 대부분의 사람
이 먼저 비누 계면활성제 를 손에 바르고 그 손으로 자기 앞의 거울을 닦고 마지막
( )

으로 세면기의 따뜻한 물을 거울에 끼얹어서 거품을 흘려버릴 것이다. 그 결과


비누를 바른 부분은 물에 잘 젖어서 흐려지지 않게 될 것이다. 흐려지는 유리로
부터 흐려지지 않는 유리로 표면의 상태가 변화한 것이다. 유리라고 하는 고체
재료의 표면 상태를 비누를 사용해서 제어하여 물에 잘 젖는 새로운 기능을 부
여해서 흐려지지 않는 유리라고 하는 새로운 기능재료를 개발한 것이 된다.
계면활성제는 <그림 2-1>에 보여주는 것과 같은 분자로서 분자 중에 기름과
친화하기 쉬운 부분 친유성 또는 소수성 과 물과 친화하기 쉬운 부분 친수성 두 개를
( ) ( )

가지고 있다.

< 그림 2-1> 계면활성제의 분자구조

그렇다면 유리의 표면 상태가 어떻게 변화하여 흐려지지 않게 된 것일까? 비


누를 바름으로써 욕실의 거울이 흐려짐을 막는 것은 물과 유리 각각의 표면 장
력과 물과 유리 사이의 계면 장력이 비누를 바름으로써 변화했기 때문에 일어
난 것이다. 표면 장력? 계면 장력? 들어본 일은 있으나 여간해서는 그 뜻을 이해
하기 어렵다.
젖음을 좌우하는 물성(계면 장력)과 젖음의 척도(접촉각)

젖고 젖지 않는 것은 표면 장력, 계면 장력에 좌우된다. 그러면 표면 장력, 계


면 장력이란 무엇일까? 액체의 표면에 존재하는 한 개의 분자에 착안해 보면 분
자는 겉보기로는 액체 표면보다 위의 기체상 氣體相 부분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 )

가정할 수 있으므로 이 분자는 액체 내부의 분자로부터만 분자 간 상호작용력


을 받고 있는 것이 된다. 즉 항상 액체 내부에 끌어당겨져 있어 기회만 있으면
액체 내부로 들어가 버리려고 하고 있다. 이와 같은 힘은 표면 분자수를 감소시
켜 표면적을 수축시키려고 하는 힘이다. 통상 한쪽의 상 相 이 기체일 때 표면 장
( )

력이라 부르고, 고체와 액체의 계면이나 액체와 액체의 계면에 생기고 있는 장


력을 계면 장력이라 부른다.
물방울이 구상 球狀 으로 되는 것도 이 표면 장력에 의한다. 부피가 같을 때 표
( )

면적이 최소로 되는 것은 형태가 구형으로 되었을 때이기 때문이다. 우주의 무


중력하에서 액체가 정지 상태에 있을 때, 액체에 작용하는 힘은 표면 장력뿐이
기 때문에 어떠한 크기의 액체라도 모두 구상으로 되어 우주에 떠 있을 것이다.
표면에 있는 액체에 의해서 젖는다든가, 젖지 않는다든가 하는 것을 논의한
다면 먼저 젖는다고 하는 것의 정의와 그 평가의 척도에 대해서 설명하지 않으
면 안 된다. 젖는 성질은 접촉각이라고 하는 값으로 평가된다. 고체 표면 위에
액체를 놓았을 때, <그림 2-2>에 보여주는 바와 같은 형태로 액체 방울이 정지
상태에 있다고 한다.
< 그림 2-2> 접촉각과 젖는 성질의 관계

장력은 힘이기 때문에 역학에 있어서의 힘의 균형과 마찬가지 사고방식이 가


능하다. 접촉각은 고체와 액체 사이의 계면 장력 γ , 고체와 기체 사이의 표면 SL

장력 γ , 기체와 액체 사이의 표면 장력 γ 의 세 개의 장력이 균형이 잡혔을


SG GL

때 그림 속의 각도 θ로 표시된다. 이때 다음의 식이 성립한다.


γSG = γSL + γGLcosθ

세제를 바른 유리판 위에 물방울을 놓으면 유리판은 곧바로 젖는데 물방울이


퍼져서 <그림 2-2>에 보여주는 것 같은 반구상 半球狀 의 액체방울이 형성되지 ( )

않는다. 이 경우 물은 접촉각은 0°이므로 물의 표면을 완전히 적실 수 있다. 한


편 기름을 바른 유리판 위에서는 물은 표면을 적실 수 없고, 그 작은 방울은 큰
접촉각을 나타낸다. 더 극단적인 경우, 즉 접촉각이 180°일 때 액체는 표면을 전
혀 적실 수 없다. 주변의 예로서 작은 물방울을 고체의 왁스 표면에 떨어뜨렸을
경우 구상의 물방울이 되는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또 이들 사이에 여러 가지 각
도의 접촉각을 보여주는 표면이 존재한다. 즉 여러 가지의 젖는 성질을 가진 표
면이 존재하는 것이다.
젖는다, 젖지 않는다는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대체적인 이미지로서는 액체 분자끼리 끌어당기는 힘 분자 간 힘 보다도 고체


( )

표면과 액체 분자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강하면 잘 젖게 된다. 역으로 액체 분


자끼리 끌어당기는 힘에 비하여 고체 표면과 액체 분자가 서로 끌어당기는 힘
이 약하면 젖지 않는다고 생각하여도 된다.
통상 유리는 충분히 세정 洗淨 하지 않는 한, 물을 튕겨 완전히는 젖지 않는다.
( )

깨끗한 유리 표면도 대기 중에 방치하면 공기 중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유기물


이나 기타의 소수성 疏水性 물질이 그 표면에 흡착되어 얼마 안 가서 표면은 젖
( )

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다시 욕실의 거울 이야기로 되돌아가자. 욕실의 거울에 대해서는 그 오염의
정도는 알 수 없으나 깨끗한 표면의 유리가 아님에는 틀림없다. 이 거울이 과포
화의 수증기압 아래에 노출되면 거울의 표면은 물에 젖지 않기 때문에 작은 이
슬이 맺힌다. 이 매우 미세한 물방울이 늘어선 거울에 비추어진 빛은 난반사 亂 (

反射 되므로 우리들에게는 거울이 흐려진 것으로 보이게 되는 것이다.


)

그러면 비누를 바른 거울은 왜 흐려지지 않는 것일까? 비누는 화학적으로는


계면활성제라고 불리고 앞에서 그림으로 보여준 바와 같이 그 긴 분자는 친유
성 부분 소수기 과 친수성 부분 친수기 으로 나누어져 있다. 소수성 성분이 부분적
( ) ( )

으로 부착되어 물에 젖지 않게 되어 있는 욕실의 거울에 계면활성제를 바르면


계면활성제의 소수기가 표면이 소수성 표면으로 되어 있는 거울을 향하고 또
한쪽의 친수기는 공기 쪽으로 향하여 <그림 2-3>에 보여준 것처럼 늘어선다.
그 때문에 계면활성제를 바른 거울의 표면은 물에 대해서 친수성으로 친화하기
쉽게 되고 접촉각은 0°가 된다.

< 그림 2-3> 욕실 거울에 흡착된 계면활성제의 모델

계면활성제는 한쪽은 친유성 표면과, 다른쪽은 친수성 표면 물 과 강하게 상 ( )

호작용할 수 있는 양쪽성 물질이다. 따라서 비누를 바른 거울의 표면에는 더 이


상 미세한 물방울은 형성되지 않아 흐려지지 않는 것이다.
표면개질(改質)과 젖는 성질의 변화

표면이 물에 ‘젖는다’, 또는 ‘젖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상태인지는 어느


정도 알았으리라 생각한다. 그러면 표면이 유기물 등의 친유성 성분으로 얼
마만큼 피복되면 젖지 않게 되는 것일까? 유리의 주성분인 SiO 의 표면에
2

여러 가지 알코올을 반응시켜 표면에 친유성 성분을 도입하여 그 개질된 표


면의 젖는 성질의 변화를 조사한 결과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표면에 도입된
탄화수소의 크기, 즉 탄소의 사슬 길이 화학결합한 탄소원자의 길이 에 따라서 다소
( )

의 차이는 있으나 대략 고체 표면의 20~30%가 유기물로 덮이면 물의 접촉


각은 90° 이상이 되어 젖지 않게 되었다. 매우 적은 양의 표면성질의 변화로
물의 젖는 성질이 크게 변화하는 것을 알 수 있다.
또 이 90°의 접촉각은 젖는 성질에 있어서는 매우 중요한 값이다. 물속에
유리 모세관을 넣으면 물이 모세관 속을 상승한다. 물 대신에 수은을 사용해
서 동일한 시도를 하면 이번에는 역으로 수은이 모세관 속을 하강한다. 이와
같이 모세관 속의 액면이 상승 또는 하강하는 것은 젖는다, 젖지 않는다, 즉
접촉각이 크고 작은 것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 상승하강 하는 갈림점,
다르게 표현하면 좁은 공간 내에 액체가 침투한다, 하지 않는다의 경계의 접
촉각이 이 90°인 것이다.
예를 들면 그물눈 이 고운 소쿠리로 물을 뜰 수가 있는가, 없는가는
(Mesh)

이 접촉각으로 결정되고 그물의 재질에 대한 물의 접촉각이 90° 이상일 때


소쿠리로 물을 뜨는 것이 가능해진다. 역으로 90° 이하가 되면 물은 좁은 틈
새를 적셔서 침투할 수 있기 때문에 소쿠리의 눈을 통해서 떨어져 버린다.
재료 표면의 젖는 성질에 관한 설계에는 이상 언급한 개질 표면의 ‘마이크
로’ 구조와, 재료 표면의 젖는다, 젖지 않는다 등의 ‘매크로’한 물성 사이의
정량적인 식견이 꼭 필요한 것이다. 이 점에 있어서는 한층 정밀한 해석이
요망된다.
재료 표면의 젖는 성질은 복합재료, 접착, 인쇄, 도장 塗裝 , 생체재료 등에
( )

있어서 매우 중요한 성질이다. 또 재료의 화학적, 전기적, 광학적, 역학적 성


질 등도 재료의 표면 또는 두께를 가진 표면층이 밀접하게 관계하고 있는 경
우가 많으므로 표면개질에 의한 재료 표면의 설계가 기대된다.
최근 박막 형성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이 기술도 넓은 의미에서
의 표면개질 기술일 것이다. 그 하나로서 분자선 에피택시 장치 分子線 ( Epitaxy

裝置 가 있다. 이것은 고진공하에서의 증착 蒸着 기술로서, 가열에 의해서 증


) ( )

발시킨 원자를 고체 표면 위에 한 개씩, 그리고 한 층씩 임의의 두께로 원자


층을 석출시킬 수 있다. 고순도이면서도 재현성이 좋은 초박막의 제작이 가
능하므로 이 기술은 전자장치나 광 光 장치의 제작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또
( )

지금까지의 합성법에서는 이룰 수 없었던 새로운 미지의 재료나 신기한 소


재의 개발이 기대되고 있다.
재료 표면의 젖는 성질에 초점을 맞추어서 이야기해 왔는데, 표면 어떤 두께 (

를 가진 표면층도 포함 을 임의로 제어할 수 있으면 목적하는 성질이나 기능을 가


)
진 재료를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으리라고 생각한다. 재료의
표면 디자인에 의한 재료 개발은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간직하고 있다.
2. 알루미늄 표면의 벌집 구조
빌딩을 장식하는 색 알루미늄

고층 빌딩의 외벽을 장식하는 패널 이나 커튼 월


(Panel) , 주택의
(Curtain Wall)

창틀 등에 사용되고 있는 알루미늄 건재에 각양각색의 색을 가진 것이 눈에


띈다. 평상시에 눈에 익은 이들 알루미늄 건재의 컬러화 化 에는 알루미늄 표
( )

면에 만들어진 매우 작은 구멍과 그 속에 충전된 금속 미립자라고 하는 교묘


한 메커니즘이 이용되고 있다.
알루미늄은 철과 함께 근대 문명을 지탱하는 금속의 대표이고 가볍고 녹
슬지 않는 특징을 살려서 여러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알루미늄은
원래 화학적인 활성이 높고 부식되기 쉬운 금속의 대표이기도 하다. 이 때문
에 보통은 표면에 산화물의 보호막을 부착시켜서 사용하고 있다. 알루미늄
의 녹이 없는 아름다운 외관은 이 투명하고 치밀한 보호막의 존재에 의한 것
이다.
이 보호막은 알루미늄을 산성 용액에서 전기분해하여 만들어지나 이때
피막에 매우 작은 구멍 세공 이 형성된다. 이 세공 細孔 을 갖는 산화피막,
( ) ( , Pore)

다공질피막은 아주 독특한 성질을 가지고 있고 알루미늄의 착색에도 이 막


의 성질이 교묘하게 이용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피막의 세공 구조를 살린
여러 가지 응용연구도 이루어지고 있다.
중심에 구멍이 뚫린 육각기둥 셀

다공질피막이라 하여도 그 세공을 육안이나 확대경으로 볼 수는 없다. 전자


현미경을 사용해서 만 배 이상으로 확대함으로써 비로소 관찰할 수 있을 정도
의 크기이다 그림 . 피막 표면 1㎟에 1000만 개에서 10억 개 이상의 세공이 존
( 2-4)

재한다고 하면 그 세공이 얼마나 작은 것인가를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 그림 2-4> 다공질피막의 전자현미경 사진

피막의 구조를 자세히 조사하면 피막은 <그림 2-5>의 ⒞에 보여주는 것 같은


셀 이라고 불리는 육각기둥의 조합으로 되어 있고 이 셀의 중심에 세공이 있
(Cell)

음을 알 수 있다. 다공질피막의 이와 같은 독특한 구조가, 세공의 크기가 고를


뿐 아니라 같은 간격으로 평행하게 세공이 배열되어 있다는 알루미늄 산화피막
의 특징을 낳게 하는 원인이 된다.

< 그림 2-5> 다공질층의 성장(成長) 모양

그러면 이와 같은 독특한 구조는 어떻게 해서 만들어지는 것일까? 다공질피


막의 형성 과정에서 이것을 살펴보자.
산화피막은 바탕쇠인 알루미늄을 전기분해에 의해서 물로부터 생기는 산소
와 결합시킴으로써 생긴다. 산화피막의 생성을 황산 등의 산성 용액에서 행하
면 막의 성장과 동시에 산에 의한 용해가 일어나 표면에 세공이 형성된다〔 그림
<

의 ⒜〕 . 피막의 용해는 산에 의한 작용뿐 아니라 전기분해에 의해서 피막에


2-5>

걸리는 전기적인 힘-전장 電場 에 의해서도 촉진되기 때문에 일단 세공이 형성


( )

되면 그곳이 전류의 통로가 되어 다시 용해가 우선하여 일어나게 된다.


산화물층은 전류의 통로인 세공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가지만 알루미늄이 산
화물로 변할 때 부피가 약 1.5배로 증가하기 때문에 산화물층은 위로 위로 다투
어 올라가는 것 같은 형태로 원기둥 모양의 셀 구조를 만들면서 성장해 간다〔 <

그림 의 ⒝〕 . 피막의 각 셀은 각각의 세공의 세력 범위에 대응하고 셀의 형태


2-5>

는 세력권의 경계선을 나타낸다고 생각되는데, 셀이 서서히 커감에 따라 세력


범위가 서로 밀접하게 되어 셀의 형태는 원형에서 점차 다각형이 되고 마지막
에는 육각형으로 변화하여 간다〔 그림 의 ⒞〕. 피막이 갖는 벌집 모양의 육각
< 2-5>

형의 규칙적인 패턴은, 이와 같이 동등한 세력을 가지는 각 세공의 세력권의 균


형으로부터 나온다.
구멍에 금속 미립자를 넣으면 색깔이 생긴다

규칙적인 배열의 세공 속에 여러 가지 물질을 충전함으로써 각양각색의 색채


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특히 세공 속에 니켈이나 주석과 같은 금속을 충전한 것
은 환경의 변화에도 강하고 깊이가 있는 색조를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에 커튼
월이나 창틀의 착색에 널리 이용되고 있다.
금속을 세공 속에 넣음으로써 각양각색의 색조를 낼 수 있다는 것이 이상하
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금속을 충전한 피막은 산화알루미늄의 막 중에 콜로이
드상의 금속 미립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것으로 간주된다 그림 . 금속은 입
( 2-6)

자의 크기를 점점 작게 하면 전자의 에너지 상태가 변화함으로써 원래의 금속


과는 다른 색을 나타내게 된다. 가까운 예로서는 금을 미립자상으로 하면 선명
한 적색을 나타낸다는 것이 알려져 있는데 이것은 유리 속에 분산시킴으로써
착색에 이용되고 있다.
< 그림 2-6> 금속 미립자의 충전에 의한 컬러화

이것과 마찬가지로 산화피막에 분산된 금속의 미립자는 특정한 파장의 빛을


흡수하거나 반사하거나 하는 성질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은 효과에 더하여 미
립자가 규칙적으로 배열함으로써 입자끼리, 또는 입자와 알루미늄의 바탕쇠 사
이에서 빛의 간섭이 일어나 특정한 파장의 빛이 강화됨으로써 간섭색 干涉色 이 ( )

생기기도 한다. 금속을 충전한 피막은 이와 같은 몇 개의 효과가 복합됨으로써


각양각색의 색을 나타내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 현재 실용화되고 있는 색 알
루미늄은 브론즈나 갈색 계통의 것이 많은데, 색소나 페인트를 사용하지 않고
일곱 가지 색의 색채를 만들어 내는 것도 가능해지고 있다.
자연이 만들어 낸 우연의 산물

알루미늄이 만들어 내는 다공질피막의 규칙 구조는 자연이 만들어 낸 우


연의 산물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알루미늄 이외의 금속에서도 세공을
가지는 산화피막을 만드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고 어떻게 해서든지 규칙적
인 세공 구조를 가지는 피막을 만들 수는 없을까 하고 많은 시도가 있었으
나, 현재까지는 알루미늄과 같은 규칙적인 구조를 가진 것은 발견되지 않고
있다. 우연히 가져온 알루미늄 산화피막의 규칙 구조는 재료화학자에게 매
력적인 것이고, 그래서 규칙 구조가 만들어지는 상세한 메커니즘이나 피막
의 각양각색의 이용법의 검토가 행해지고 있다.
알루미늄의 산화피막보다도 작은 구멍을 가지는 재료도 많이 알려져 있
으나, 구멍 크기의 변동이 거의 없고 곧은 세공을 가지고 있으며 더욱이 세
공의 크기를 피막을 만들 때의 조건으로 자유로이 조절할 수 있는 점에서 알
루미늄의 산화피막은 이상적인 다공질재료라 말할 수 있다.
이와 같은 특징을 살려서 특정의 물질을 가려내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산화피막의 세공의 크기는 정확히 바이러스나 단백질이라고 하는 생체에 관
련되는 분자의 크기에 가깝다. 현재 피막의 균일한 세공을 이용해서 특정의
바이러스를 분리하는 이용법에 큰 기대가 걸려 있다.
3. 광택이 나는 도금
도금 기술은 하이테크놀로지

도금은 오래된 기술이다. 일본 나라 奈良 지역에 있는 큰부처 大佛 도 수은


( ) ( )

을 사용한 금도금이 있으며 더 옛날에는 피라미드 속의 매장품에도 금도금


흔적이 있다. 이 오래된 도금 기술이 현재의 모든 전자 기기에 없어서는 안
되는 기술이다.
예를 들면 예전의 라디오 등 전기제품 안에는 무수한 배선이 거미줄처럼
쳐 있었던 것을 기억하고 있는 분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최근의 전자기기에
는 그 배선 같은 것을 거의 찾아볼 수 없다. 오히려 기계에 전기를 보내는 전
원부나, 기계와 기계를 연결하는 부분에 배선이 보일 정도이다. 이것은 도대
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 기계 속의 복잡한 배선을 없애버린 것은 이 도금 기
술인 것이다. 물론 배선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도금 기술에 의해서 그들의
배선을 프린트 배선으로서 콤팩트하게 정리하여 신뢰성이 있는 것으로 만들
어 버린 것이다.
많은 저항체나 콘덴서, IC나 LSI를 지탱하는 플라스틱이나 세라믹스의
판으로 만들어진 기판 基板 의 이면에는 인쇄한 것처럼 배선이 쳐 있다. 이 기
( )

판에 밀착된 입체배선이야말로 ‘도금’이 할 수 있는 기술이다. 자세히 보면


그 배선들은 서로 접촉하지 않도록 하면서 겹쳐 쌓여져 입체적으로 되어 있
다. 이와 같이 하면 가령 기계가 흔들리거나 두들겨도 선이 떨어지거나 서로
접촉하는 일은 없다.
확실히 IC나 LSI, 초 超 LSI의 발달이 최근의 전자기기를 초소형화한 공
( )

적은 크다. 그러나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으로서 도금법에 의한 프린트 배선


기판의 발달도 높이 평가하지 않으면 안 된다.
광택이 있는 도금막은 어떻게 형성되는가?

도금막은 어떻게 해서 얻어지며 또 광택이 있는 도금은 어떻게 해서 얻어지


는 것일까? 도금에서는 광택이 있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을지도 모
른다. 그러나 실제로는 도금막에 광택을 내는 것은 매우 어렵다. 지금까지는 광
택을 내는 이론이 확립되지 않았기 때문에 과거의 연구자나 기술자의 많은 노
력에 의해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최근에 와서 석출하는 원자를 조립식 블록 쌓기와 같이 겹쳐 쌓는다
고 하는 감각으로 이론의 정립이 가능하게 되어 광택 도금의 이론을 비롯하여
단단한 내마모성의 도금, 내식성 耐蝕性 의 도금, 자석에 반응하는 도금 등 여러
( )

종류의 도금의 제어이론도 확립되어 왔다. 여기서는 도금막의 형성을 광택 도


금의 메커니즘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도금액 속에는 금속 원자가 이온이나 착 錯 이온으로서 많이 부유 浮遊 하고
( ) ( )

있다. 도금되는 기판을 도금액에 넣고 양 陽 극과의 사이에 전압을 걸면 그 순간


( )

부터 이온이나 착이온은 <그림 2-7>과 같이 기판 음극 표면에 끌어당겨지고, 음


( )

극으로부터 전자를 받아서 중성의 원자가 되어 기판 표면에 석출한다.


< 그림 2-7> 도금막이 만들어지는 초기 과정

그리고 그 원자들은 한 개 한 개 순번으로 겹쳐 쌓여져 간다. 기판에 석출된


원자는 원소에 따라서 각각 개성이 있기 때문에 그 원자의 독특한 방식으로 겹
쳐 쌓이면서 결정이 생긴다. 각각의 원자의 배열방식은 처음에는 기판 재료의
원자의 배열 방식에 영향을 받아 무리한 배열방식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래
도 막의 두께가 증가하면 석출되는 원자 특유의 결정이 되고, 도금막은 각각의
구조로 성장하게 된다. 그리하여 순금이나 순구리 등 순금속의 도금에서는 그
들 금속 결정의 가장 안정된 결정면을 표면에 석출하여 성장한다. 그 때문에 도
금막이 성장하면 도금막의 표면은 요철 凹凸 이 심한 광택이 없는 도금막이 되어
( )

버린다. 이렇게 되면 금도금도 두꺼워지면 두꺼워질수록 광택을 낼 수가 없고


애써 한 금도금이 광택이 없는 노랑이나 주황색의 도금이 되어버려 쓸모가 없
어진다. 니켈이나 코발트의 도금도 회색이나 검은색 도금이 되어 깨끗한 금속
광택을 얻을 수 없다. 그 상태를 <그림 2-8>에 보였다. ⑴~⑷는 도금막 두께의
증가를 보여준다. 두께의 증가와 더불어 요철이 있는 도금막으로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 그림 2-8> 결정질 도금막의 성장과 표면의 거침 상태
이처럼 순금속의 도금에서는 아무래도 요철이 있는 표면이 되는 숙명을 가지
고 있다. 그래서 도금막의 표면에 광택을 갖게 하기 위해서는 무언가 별개 종류
의 원자를 지장이 없을 정도로 혼합 합금화 하여 개개 결정의 성장을 억제하고 오
( )

히려 결정의 핵의 발생을 많게 한다. 그렇게 하면 미세한 결정의 집합체로서의


도금막이 되어 표면의 요철은 차츰 작아진다. 이렇게 해서 결정의 크기가 빛의
파장보다도 작게 되었을 때 도금막은 빛을 난반사하지 않게 되므로 광택이 있
는 도금막이 된다. 거듭 그와 같은 별개 종류의 원자의 혼합을 많게 하여 어느
일정량을 합금화시켰을 때 결정이 결정이 아닐 정도로 작아지고 궁극의 구조로
서 도금막은 아몰퍼스 비정질 非晶質 가 된다. 아몰퍼스라 함은 원자의 배열에 규
( , )

칙성이 전혀 없고 제멋대로 된 고체를 말한다.


< 그림 2-9> 합금 도금막의 조성에 따른 표면 차이

그림 2-9>는 그 상태를 원자 배열로서 보여준 것이다. ⒜는 합금화원자의


<

양이 적기 : 때문에 원자의 주기적인 배열 부분이 넓고 결정질의 도금막으


(95 5)

로 되어 있다. 이때의 도금막의 표면은 요철이 큰 것으로 되어 있다. 즉 광택이


없다. ⒝는 합금화원소의 양이 80 : 20으로 많아졌기 때문에 원자의 주기구조
周期構造 가 무질서하여 결정질이라고도 아몰퍼스라고도 말하기 어려운 구조로
( )

되어 있다. 이때의 표면은 제법 요철이 적다. ⒞는 더욱더 합금화원자가 많아져


서 50:50이 된 것이다. 이 모형에서는 원자가 주기적으로 배열된 영역은 전혀
없고 완전히 일정치 않은 구조가 되어 이를테면 아몰퍼스의 구조로 되어 있다.
이때의 도금막의 표면은 가장 매끄럽다. 이와 같이 아몰퍼스 도금은 원자적으
로 매끄럽게 되는 필연성을 가지고 있고 아몰퍼스 도금은 궁극적인 광택 도금
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광택을 내는 조건

이상과 같이 도금막을 합금화하면 결정이 가늘게 되거나 아몰퍼스화하게


된다. 그러나 어떠한 종류의 원자를 합금화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 <그림 2-
9>에 보여주는 것처럼 합금화하는 원자의 크기가 서로 크게 다르거나 또는

결정의 구조가 다른 원자일 필요가 있다. 이와 같이 결정을 미세화하거나 아


몰퍼스화하기 위한 합금화원소에는 어느 정도의 조건이 필요하다.
또 <그림 2-9>에서는 아몰퍼스로 하기 위한 합금화원자의 양을 50 : 50
으로 하였으나 꼭 50 : 50이 아니라도 좋다. 각각의 합금에 따라서 다르고
그 합금화의 양은 금속 간 화합물을 만드는 것 같은 조성이고, 이들에 대해
서는 합금의 열평형 상태도를 봄으로써 바로 알게 되었다. 금이나 구리 합금
은 아몰퍼스가 된 예가 아직 없으나 니켈이나 코발트, 철, 크로뮴 등의 합금
도금에서는 아몰퍼스 정확히는 아몰퍼스 합금 가 얻어졌고 여러 방면에서 실용화
( )

되고 있다.
현재 아몰퍼스 금속은 신소재로서 여러 방면에서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
나 도금 기술에서는 이미 60년 이상 전부터 도금막이 아몰퍼스인 것이 학술
적으로도 보고되어 있고 또한 실용적으로도 광택 도금이나 내식 도금으로서
이용되어 왔다. 따라서 아몰퍼스 도금은 최근 유행되고 있는 아몰퍼스 금속
의 원조 元祖 라 할 수 있다.
( )
이와 같이 도금 기술에서는 아몰퍼스를 비롯하여 도금막의 결정학적 구
조를 제어해서 그 물성을 제어하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그 때문에 도금
기술은 지금까지의 표면처리로서의 기술 이외에 도금법에 의한 여러 가지의
기능박막 機能薄膜 의 제작이 가능하게 되어 정밀도금
( ) 으로서 새로
(Fine Plating)

운 전개를 시작하고 있다.


4. 흡착과 고체 표면의 본모습
흡착은 어떠한 현상인가

흡착이란 그곳에 표면이 있으면 자연히 일어나는 현상이지만, 조건을 연


구함으로써 여러 방면에서 매우 멋지게 이 현상을 이용할 수 있다.
예를 들면 특정의 물질을 흡착하는 능력이 우수한 표면을 만들면 혼합물
중에서 필요한 것만 끄집어내거나 불필요한 것을 제거할 수 있다. 이것은
술, 설탕 등의 탈색이나 바닷물 속의 우라늄 농축, 공기로부터의 질소와 산
소의 분리 등에 응용되고 있다. 또한 표면에 전류를 흘려서, 흡착에 의한 전
기 흐름의 난이도 難易度 변화로부터 가스를 검지할 수 있다. 이것은 가스 경
( )

보기, 전자레인지에 응용되고 있다.


이와 같은 흡착 현상은 크게 ‘물리흡착’과 ‘화학흡착’으로 분류된다. 물리
흡착에서는 고체 표면과 흡착 분자와의 인력이 물리적이고 분자는 본래의
형태 그대로 흡착되며, 또 가열하면 원래의 분자 형태를 보존한 채로 표면으
로부터 이탈한다. 예를 들면 유리 표면에의 수증기 흡착 등이 이에 해당한
다. 한편 화학흡착은 고체와 기체 분자 사이에 화학결합이 형성되는 흡착이
다. 흡착 분자는 이미 고체를 구성하는 원자, 이온의 일부가 되어 표면으로
부터 이탈할 때에는 원래의 분자와는 전혀 다른 분자가 되는 일도 있다. 이
를테면 공업적으로 중요한 촉매 반응은 이에 흡사한 경로를 따른다.
여하튼 고체의 표면이라고 하는 것은 무언가 특별한 능력을 간직하고 있
다. 그러면 다음으로 분자나 원자를 끌어당기는 특별한 능력을 가진 고체의
표면에 접근해 보자.
고체 표면의 본모습

고체에는 반드시 표면이 존재하고 표면을 파괴해도 또 새로운 표면이 생긴


다. 표면에 존재하는 원자 이온 분자 는 내부에 존재하는 원자와는 달리 인접하는
( , )

원자 이온 분자 의 수가 적어져 있기 때문에 원자끼리의 상호작용력의 균형이 깨


( , )

져 있거나 결합의 손이 끊겨 있거나 하여 내부보다도 여분의 에너지를 가지고


있게 된다. 이것이 표면 에너지이다.
다른 표현을 하면 고체를 두 개로 깨기 위해서는 그만큼 일이 필요하다. 이 일
이 새로 만들어진 표면에 비축되어 있는 것이다. 고체 표면으로서는 이 여분의
에너지를 어떻게든지 낮추려고 하기 때문에 분자를 흡착하도록 유인하는 것이
다. 그러나 흡착하는 분자가 없는 경우에는 자체적으로 그 에너지를 낮추려고
한다. 이것을 표면 완화 緩和 , 표면의 재구성이라고 한다.
( )
< 그림 2-10> 소금의 결정 구조 모델

이제 소금 의 결정을 고찰해 보자 그림 . 소금 결정은 그림에 보여주는


(NaCl) ( 2-10)

것처럼 나트륨 이온과 염소 이온이 규칙적으로 교대로 배열하여 구성되어 있


다. 이것을 절반으로 나눴을 때 노출되는 표면의 구조는 내부에 있었을 때와 마
찬가지 구조일까? 표면에 노출된 이온은 내부의 이온보다도 인접하는 반대 이
온의 배위수가 적기 때문에 주위로부터 받는 힘이 내부 구성 이온과 다르다. 또
이온의 분극률 分極率:전기장에 분자를 놓았을 때 분자에 유발되는 양전하와 음전하의 편차의 정
(

도를 나타낸다 의 차이 때문에 정규의 이온의 위치보다 약간 움직이게 된다. 표면


)

에 대해서 수직 방향의 이온의 변위 變位 를 계산해 보면 나트륨 이온은 정규의


( )

위치보다 제1층은 <그림 2-10>의 거리 d의 약 9% 우묵해져 있고 제2층은 역으


로 약 13% 표면 방향으로 변위하고 있다. 한편 염소 이온은 표면부터 제4층 정
도까지 정규의 위치보다 표면 방향으로 벗어나 있다. 가장자리 표면층에서는
거리 d의 약 4% 변위하고 있다.
반도체의 주역이고 또 공유결합으로 이루어진 실리콘 결정의 표면에서는 소
금과 같은 이온 결정과는 다른 형태로서 표면은 안정화되어 있다. 즉 결합이 절
단되어 있는 표면의 실리콘 원자는 위치를 바꾸고 표면 원자끼리 손을 잡고 표
면을 재구성하여 안정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내부의 구조와는 다른 표면 구조
는 여러 종류의 정밀 표면분석장치에 의해서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초고진공, 즉 흡착하는 분자를 극한까지 제거한 특수한 세계
의 이야기이다. 실리콘의 표면이 공기에 노출되면 산소를 화학흡착하여 이산화
규소 실리카: 로 변화한다. 더욱이 공기 중의 수분을 화학흡착하여 표면수산
( SiO2)

기 가 생성되고 있다. 이 수산기는 물 분자를 물리흡착하여 표면에 흡착


(Si-OH)

수막을 형성하는데, 이처럼 실리콘 결정의 실재 표면은 점차 그 본모습을 바꿔


간다. 표면을 분자 상태에서 관찰하면 표면층은 이미 실리콘이 아니다. 이와 같
은 표면의 변화는 금속 표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여하튼 결정 고체는 ‘어디를 잘라도 마찬가지’는 아니고 표면에서는 상당히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 같다.
흡착능력은 무엇으로 결정되는가?

고체 표면의 본모습이 결합의 종류에 따라서 여러 가지로 다르게 되어 있다


는 것을 알게 되었다. 따라서 어느 것이나 모두가 같은 흡착 현상을 보이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흡착능력을 좌우하는 것은 도대
체 무엇일까?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요인을 들면,
① 표면의 작용기, 화학조성
② 표면의 기하학적 구조
③ 표면구성 원자나 이온의 결합상태〔불포화도 비정 非晶 결정 결정면〕
, ( )- ,

등을 생각할 수 있다.
< 그림 2-11> 활성탄 표면의 작용기 모델

먼저 표면의 작용기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활성탄을 예로 들면 그 표면에 많


은 작용기 그림 가 존재한다. 이들의 작용기는 종류에 따라 화학적 성질이 다
( 2-11)

르기 때문에 당연히 흡착능력이 달라진다. 따라서 의도적으로 어떤 작용기를


표면에 도입하면 흡착능력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표면의 개질 또는
기능화 機能化 이다. 이와 같은 작용기는 활성탄뿐 아니고 각종 금속 산화물이나
( )

고분자 표면에도 존재하여 표면의 성질을 좌우하고 있다. 그래서 동일한 물질


이라도 표면의 작용기를 바꾸는 것만으로 전혀 다른 물질인 체하는 일이 있다.
한편 표면의 기하학적 구조도 중요하다. 활성탄의 높은 흡착 능력은 그 표면
의 화학조성뿐 아니라 큰 표면적에 의존하는 바가 크다. 통상의 활성탄의 표면
적은 1g당 약 1,000㎡이다. 이렇게 말해도 얼른 머리에 들어오지 않을지 모르나
컵 한 잔의 활성탄이 도쿄 돔 의 약 6배의 표면적을 갖는다고 하면 놀랍고
(Dome)

믿어지지 않을 것이다. 이 큰 표면적의 원천은 활성탄에 뚫려 있는 분자 차원의


작은 구멍이다. 스펀지나 경석 輕石 등을 대폭 규모를 줄여서 상상해 보면 될 것
( )

이다.
이 분자 차원의 구멍의 크기가 균일하고 정밀하게 되어 있는 것의 대표로서
‘제올라이트’라는 것이 있다. 제올라이트는 세공의 지름이 0.4~0.7 ㎚ 물 분자의 ―

크기가 약 ㎚ 의 범위에 있기 때문에 분자를 구멍의 크기로 가려내어 흡착하여


0.35 ―

포집 捕集 또는 제거할 수 있다. 제올라이트는 천연에서도 나오지만 공업적으로


( )

는 합성된 것이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세제의 무인화 無燐化 를 위해서 또 촉 ( )

매로서도 이용되고 있다.


표면적을 크게 하려면 고체를 잘게 부수면 된다. 앞에서 말한 소금 1g의 입자
한 개를 계속 잘게 부술수록 표면적이 어떻게 변화하는가를 계산한 것이 <그림
2-12>이다.

< 그림 2-12> 식염 1g의 분할에 따른 표면적 증가와 입자의 크기


「1,000분의 1㎜」까지 잘게 하면 1g으로 매트리스 두 장 정도의 표면적이
된다. 이와 같이 고체를 잘게 하면 표면적이 증가될 뿐 아니라 입자 표면을 구성
하고 있는 원자 이온 분자 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가하여 분체 粉體 의 물성에 표
( , ) ( )

면의 물성이 농후하게 반영된다.


다음으로 표면의 결합상태가 흡착능력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예를 소개한다.
결합의 절단 切斷 개수가 많은 표면 원자의 수는 입자가 작아질수록 많아진다.
( )

그 예로서 <그림 2-10>을 보기 바란다. 고체 내부에서는 한 개의 이온에 착안하


면 그 이온은 반대 부호의 이온 여섯 개로 둘러싸여 있다. 그러나 꼭짓점 각 의 ( )

이온은 3개의 반대 이온이고, 그리고 모서리에 존재하는 이온은 4개의 반대 이


온으로 둘러싸여 있다. 이 경우 착안하고 있는 이온의 배위수는 각각 3, 4이고
결합의 불포화도 「결합의 절단 수」는 각각 3, 2 이다.
(6-3=3, 6-4=2)

결합의 불포화도가 높으면 반응성이 높고 불안정한 상태가 된다. 고체가 곱


게 되면 표면적이 증대함과 동시에, 이와 같은 결합의 불포화도가 높은 표면 원
자 이온 분자 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증대하여 흡착능력이 커진다. 또 원자 차원의
( , )

결정면 어느 방향으로 결정을 절단하는가에 따라 결정되고 다른 결정면은 원자의 충전 밀도나 배열 결


( -

합의 불포화도에 차이가 있다 이 영향을 미치는 예로서 금속 미립자를 담지 担持 한 촉


) ( )

매의 반응에서는 금속 미립자의 결정면이 다르면 촉매기능이 전혀 다르다는 것


이 확인되고 있다.
이와 같이 고체 표면은 각양각색으로 변화하는 여러 가지 얼굴을 가진 것이
다.
흡착으로 고체 표면을 탐색한다

앞에서 말한 활성탄 1g이 갖는 표면적 1,000㎡는 도대체 어떻게 해서 알


아낸 것일까? 통상 물체의 크기를 재기 위해서는 잣대가 사용된다. 그러나
눈으로 볼 수 없는 구멍에 기어들어 가 잣대를 댈 수는 없다. 현미경으로 들
여다보아도 구멍의 구석까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흡착분자를 잣대 대신으
로 사용하는 것이다. 크기 분자의 단면적 를 알고 있는 분자 통상 질소 분자가 사용된
( ) ―

다 를 흡착시켜 고체 표면을 정확히 흡착 분자 한 층으로 덮는 데 필요한 분


자의 개수 를 실험적으로 구하면 표면적은 다음의 식으로 산출된다 법 .


(N) (BET )

( 분자 1개의 단면적)×N

분자를 잣대 대신 사용하고 있으므로 분자 차원의 표면의 기하학적 요철


까지 표면적으로 산출되고 분자가 도달할 수 있으면 표면의 형상은 묻지 않
는다. 또 분자 차원의 세공의 크기도 흡착으로 정확히 측정되고 있다.
고체 표면의 흡착능력은 표면의 양상에 따라 크게 다르다는 것을 앞에서
언급하였다. 이것은 역으로 말하면 여러 가지 분 자의 흡착 또는 탈착 표면으 (

로부터 떨어져 나감 거동이 고체 표면의 화학적 성질, 예컨대 친수성, 소수성, 친


)

유성, 산-염기성, 반응성을 간접적으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


들의 거동을 정밀하게 조사함으로써 표면의 특징을 밝힐 수 있다. 말하자면
분자로 표면을 진단할 수 있는 것이다.
기대되는 흡착제

18 세기에 목탄이 가스를 흡착하는 능력을 갖는다는 것이 발견된 이래, 고


체 표면이 특수한 장소라는 것이 인식되고 현재로서는 고체 표면의 구조나
흡착 현상, 촉매작용의 분자, 원자 차원에서의 정밀한 연구가 행해지고 있
다. 흡착 현상의 해명, 새로운 흡착제의 개발, 그리고 훌륭한 촉매의 창작은
제조공정의 효율화, 환경보호,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을 위해서도 매우 중
요하다. 예컨대 환경 면에서는 유해 오염물질, 질소 화합물, 트리할로메탄,
방사성 물질 등의 제거나 분해,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는 이
산화탄소의 회수 처리에 있어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자원-에너지의 면에서는 바닷물로부터의 우라늄 농축, 또는 각종 유
효성분의 농축 분리에 대한 기대, 우리 일상생활 면에서는 각종의 자동제어
에 필요한 센서의 개발 등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나 생활의 향상에 흡착 현상이 크게 공헌할 것임이 분명하다.
3장
분자의 모습을 분별한다
1. 막으로 분자를 분별하는 방법
가정용 정수기의 굉장한 구조

가정용 정수기의 속을 본 일이 있는가? 정수기의 뚜껑을 떼내어 보면 가느다


란 실이 몇백 본이나 다발이 되어 늘어서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사실은 이
실은 속이 빈 관 管 으로서 나일론이나 폴리술폰과 같은 고분자 재료로 만들어
( )

진 중공사 中空絲:속이 빈 실 이다. 중공사의 외경은 0.5㎜ 정도이고 그 안에 0.3㎜


( )

정도의 구멍이 뚫려 있다. 그러나 단순한 관에서는 물속의 작은 먼지나 세균을


제거할 수 없다.
사실은 관 부분의 고분자 재료를 확대해서 보면 구불구불한 매우 가는 구멍
細孔 이 뚫려 있고 구멍의 평균 지름은 0.1㎛ ㎛는 분의 ㎜ 정도이다. 세균은
( ) (1 1,000 1 )

이것보다 몇 배 크고 물 분자는 이것의 1,000분의 1 정도이기 때문에 물이 미세


공 微細孔 을 쉽사리 통과하여 세균이나 먼지로부터 분리된다 그림 참조 . 즉
( ) (< 3-1> )

고분자의 관이 여과지와 같은 작용을 해서 물 분자와 세균의 크기를 분별하여


이들을 분리하는 것이다.
< 그림 3-1> 물이 정화되는 메커니즘

물을 많이 투과시키기 위해서는 원료액 쪽의 압력을 올리거나 투과하는 넓이


를 크게 하면 된다. 상수도의 압력은 대기압보다도 몇 기압 더 높기 때문에 투과
를 촉진하기에 편리하다. 넓이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큰 막을 만들면 되겠으나
정수기 전체가 커져버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않다. 그래서 발전된 기술이 막
의 중공사화 中空絲化 이고 가는 관을 많이 배열함으로써 작은 정수기로 큰 막의
( )

넓이를 얻는 것이다.
바닷물 담수화(淡水化)의 굉장한 장치

가정용 정수기에 있어서 세균과 물 분자는 크기가 일만 배나 차이가 나기 때


문에 여과에 의해서 간단히 분리할 수 있으나, 바닷물의 담수화와 같이 물과 크
기가 그다지 다르지 않은 분자나 이온 나트륨 이온이나 염소 이온 등 을 분리하는 경우
( )

에 사용되는 고분자막은 이미 명확한 다공성 多孔性 막이라고는 생각할 수 없고,


( )

구멍이라고 하기보다는 오히려 고분자의 틈새를 물 분자가 투과한다고 생각하


는 편이 사실에 가깝다. 즉 고분자 사슬이 분자의 크기를 분별함으로써 분리기
능을 발현하는 것이다.

< 그림 3-2> 바닷물 담수화막의 단면

<그림 3-2>에서 보여주는 것처럼 치밀층이라 불리는, 두께가 0.1 ㎛ 정도의


매우 얇은 층이 분리를 담당하지만 이대로는 힘을 가하면 찢어져 버리기 때문
에 100㎛ 정도의 지지층 支持層 을 붙여서 보강한다. 막을 투과하는 분자는 치밀
( )

층과 지지층을 통과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치밀층 쪽이 훨씬 투과하기 어렵다.


따라서 투과속도를 크게 하기 위해서는 치밀층을 얇게 하고 동시에 100기압 정
도로 원료액 쪽을 가압할 필요가 있다.
막 분리법이 발전한 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로서 매우 얇은 치밀층과 지지층
의 다층 구조를 갖는 중공사막이 개발되어 비로소 대규모의 바닷물의 담수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약 30년 전의 일이다. 현재는 치밀층을 가지는 막의 제조에
다채로운 방법이 이용될 수 있게 되었다.
구멍이 없는 막의 흥미

분자의 크기 대신에 분자의 성질의 차이를 분별하는 막도 있다. 예컨대 원료


액 쪽을 가압하는 대신 투과 쪽을 감압해서 투과속도를 높이는 ‘퍼베이퍼레이
션 법’에 의해서 알코올을 탈수할 때에 사용되는 막 등이다. 이와 같
(Pervaporation)

은 막에는 치밀층도 구멍도 없고 막 전체가 균일한 구조로 되어 있다. 고분자 사


슬과 그 곁을 통과해 가는 투과분자 사이의 분자 간 상호작용이 투과성분에 따
라 다르기 때문에 투과성분에 따라서 투과속도가 달라져서 분리가 일어난다고
생각되고 있다.
< 그림 3-3> 구멍이 없는 막에 대한 투과의 용이도와 분자 간 상호작용의 관계

3종류의 알코올 수용액을 이온 교환막에 의해서 ‘퍼베이퍼레이션’ 분리하여


얻어진 우리의 데이터를 <그림 3-3>에 소개한다. 세로축에는 투과의 용이도 투 (

과계수 를 잡았다. 가로축에는 투과성분의 분자량을 막에 용해한 전체 투과물의


)

부피 분율로 나눈 값을 잡았고 투과성분과 막 소재 사이의 분자 간 상호작용의


세기를 나타낸다. <그림 3-3>은 잘 추정하기 힘든 투과의 용이도를 분자 간 상
호작용에 의해서 나타내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관계가 밝혀지면
막의 성능 평가나 설계에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에 그 해명에 몰두하고 있는 것
이다.
액체막의 불가사의

액체막에는 고체막에서는 발휘할 수 없는 특별한 기능을 갖게 할 수 있다. 그


것은 막에 그 기능을 가지는 물질을 간단히 용해해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금속과 쉽게 반응하는 고분자량의 아민 을 헵탄 등의 유상 油相 (Amine) ( )

에 용해시켜서 이것을 막상 膜狀 으로 중금속을 함유하는 공장 폐수와 산 수용액


( )

에 접촉시켰다고 하자. 막의 폐수 쪽에서는 아민과 금속이 반응하고 생성물은


막 속을 확산하여 산 수용액 쪽에서 금속을 분리하고 수소이온과 반응한다. 그
리고 막 속을 역방향으로 확산하여 폐수 쪽에서 수소이온을 분리하고 다시 금
속과 반응한다. 이와 같이 하여 아민은 금속과 수소이온을 역방향으로 수송하
여 수소이온 농도를 조절하여 금속이온의 대부분을 폐수 쪽으로부터 제거할 수
있다.
어떻게 하면 수상 水相 과 수상의 사이에 유막 油膜 을 안정하게 만들 수 있을
( ) ( )

것인가? 이것은 실제로는 어려운 것이어서 유화액막법 乳化液膜法 이라 부르는 ( )

재미있는 방법이 고안되었다 그림 참조 . (< 3-4> )


< 그림 3-4> 유화액막에 의한 폐수로부터의 금속이온의 제거

먼저 유화제를 가하여 산 수용액과 유상을 교반하고 산 수용액을 유상 속에


분산시킨다. 이 유화액을 폐수 속에 교반-분산시키면 유화형 乳化型 의 액막이 ( )

탄생된다. 폐수 속에 떠 있는 유화액 방울의 크기는 0.2 ㎜ 정도로서 작음에도


불구하고 그 속에 몇십만 개나 되는 작은 물방울을 분산시킨다. 그 때문에 투과
가 빠른 특징이 있다. 폐수 처리뿐 아니라 아미노산이나 고도의 불포화지방산
등의 생체 관련 물질의 분리에 대한 응용이 검토되고 있다.
생체막의 교묘한 구조

자연계에는 더욱 교묘한 메커니즘으로 분자를 분별하는 막이 존재한다. 그것


은 생체막 生體膜 이다. <그림 3-5>처럼 생체막은 세포의 안과 밖을 격리하는 막
( )

으로서 세포 내에서는 생명현상을 지탱하기 위해서 필요한 화학반응이 일어나


고 있다. 생체막은, 친수성기와 소수성기를 가진 인지질 燐脂質 이 소수성기를
( )

막 속에 감추고 물에 접하는 막의 내외 양면을 향해서 친수성기를 배열한 소위


지질 이중막을 형성하고 다시 단백질이 막을 관통하는 형태의 구조이다.

< 그림 3-5> 생체막의 구조


이러한 구조 때문에 지질 이중막은 매우 유연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예컨
대 막의 양쪽 바깥 표면의 물 분자는 원래 생명활동에 있어서 중요한 많은 친수
성 분자를 보유하는 한편, 막 내부의 소수성의 영역을 통과할 때에는 분자의 소
수성을 감지해서 통과할 수 있는 분자와 할 수 없는 분자로 나눈다.

< 그림 3-6> 수용막의 구조

또 생체막 중의 단백질에 의해 중개 仲介 되거나 운반되어 막 안로 들어가는


( )

분자도 여러 종류 존재한다. 미각 세포를 예로 들면 감미 甘味 물질인 당이나 좋


( )

은 맛을 내는 물질인 아미노산과 같은 물에 녹기 쉬운 것은 <그림 3-6>과 같이


각각 특정 단백질과 결합해서 통과한다. 한편 쓴맛의 물질에 대해서는 매우 많
은 종류가 알려져 있으나 대부분의 물질은 물보다 기름에 녹기 쉬우므로 수용
막인 인지질의 소수성기의 발이 늘어서 있는 내부에 잠입해서 막을 통과한다고
생각된다. 이 같은 생체막의 투과기구는 현재 여러 방면에서 활발하게 연구 개
발되고 있는 각종의 센서나 분리 기술에 대해서 매우 쓸모 있는 지침을 부여하
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2. 화학발광을 검지해서 질병을 조기
진단한다
개똥벌레와 화학발광(化學發光)

개똥벌레는 초여름의 밤을 채색하는 풍물시 風物詩 로서 예부터 우리들에


( )

게 친근감을 주었다. 많은 개똥벌레는 유충 시기를 땅 위에서 지내는데, 일


본의 겐지 源氏 개똥벌레나 헤이케 平家 개똥벌레는 물속에서 지내는 예외
( ) ( )

적인 종류라는 것은 그다지 알려져 있지 않다. 그러나 수질의 악화와 더불어


유충이 자랄 수 있는 깨끗한 시냇물이 없어짐에 따라 자연 속에서 개똥벌레
를 보는 것은 어렵게 되어버렸다. 개똥벌레 이외에도 빛을 내는 생물, 소위
발광생물은 많이 알려져 있다. 세균, 버섯, 야광충, 물고기, 해파리, 불똥꼴뚜
기, 지네, 지렁이, 달팽이 등 일일이 열거할 수가 없다.
이 생물들이 내는 대부분의 빛은 청백색으로 보이는 열이 없는 빛으로서
생물발광 이라 부른다. 그러나 이것은 생물의 체내에서 일어나
(Bioluminescence)

는 화학반응이 빛으로 나타나는 결과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는 화학발광


이라 부를 수 있다. 다만 생물발광에서는 생체 내에 있는 효
(Chemiluminescence)

소라고 하는 우수한 촉매의 도움을 받아서 매우 효율성 있게 화학반응이 진


행되기 때문에 눈에 보일 정도로 충분히 강한 빛이 방출된다. 한편 화학발광
은 화학물질을 사용해서 비커 속에서 용이하게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생물발
광처럼 강하게 발광시키는 것은 그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그러나 최근의 연구 성과로 ‘케미컬 라이트 ’가 있다. 이것은
(Chemical Light)

상당히 효율이 좋은 화학발광을 이용한 것으로서 비상용, 행사용 라이트 펜 (

라이트 로서 시판되고 있고 발광은 10여 시간 지속된다. 축제일에 어린이들이


)

사서 끼고 있는 빛이 나는 팔찌도 그러하다. 이처럼 개똥벌레보다 우수하면


우수했지 뒤떨어지지 않는 고효율의 빛나는 화학반응을 발견하는 것이 화학
발광을 연구하고 있는 사람들의 하나의 목표가 되었다.
화학반응으로 빛을 낸다

개똥벌레 이외에도 화학발광을 주변에서 볼 수 있다. 도시 가스나 양초 등의


불꽃에서 볼 수 있는 청색이나 황색의 발광이 그러하다. 이 경우에는 열의 발생
을 동반하는 이른바 뜨거운 빛으로서, 개똥벌레의 뜨겁지 않은 빛과 대조적이
다. 그러나 양자 모두 산화라고 하는 화학반응이 진행되는 결과로서 방출되는
것이기 때문에 원리적으로는 같다. 개똥벌레에서는 체내에 있는 루시페린
이라는 불꽃에서는 가스나 밀랍 성분인 탄화수소 화학물질이 대기 중의 산소에
(Luciferin) ― ―

의해서 산화 불꽃의 경우에는 특히 연소라고 한다 되기 때문이다.


― ―

따라서 화학발광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산화하는 물질과 산화되는 물


질이 필요하고 화학발광은 산화반응에 의해서 생긴 화학 에너지가 빛에너지로
변환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발광의 색조는 방출되는 빛에너지의 크기에
의존하고 에너지가 높으면 파랑, 낮아짐에 따라 초록, 노랑, 빨강으로 변화한다.
< 그림 3-7> 발광의 밝기 비교

발광의 효율은 반응한 분자가 전부 발광하면 100%가 된다. 효소반응으로 생


기는 생물발광의 발광 효율은 개똥벌레의 경우 88%로 매우 높다. 그러나 화학
발광의 효율은 일반적으로 낮다. 약간 높은 것이라도 2~3% 정도이고 어두운 곳
에서가 아니면 눈으로 볼 수 없다.
기타 대부분의 것은 0.000001% 정도로서 매우 낮다. 앞에서 말한 케미컬 라
이트의 효율은 34%로서 현재 알려져 있는 가장 밝은 화학발광이다. 또 도시가
스나 양초 등의 불꽃이 눈에 보이는 것은 연소로 발생하는 열에너지가 기여하
는 바가 크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의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은 반응의 발광효율이 높아도 반응이 천
천히 진행되는 경우에는 밝은 발광으로서 관측되지 않는 일이다. 역으로 발광
효율이 낮아도 반응이 빨리 일어나면 발광을 눈으로 볼 수도 있다. 이것은 화학
발광을 계측에 이용할 때에 중요하다 그림 . ( 3-8)
< 그림 3-8> 발광의 지속시간과 밝기

일반적으로 화학발광은 그 강도가 낮기 때문에 개똥벌레 등의 생물발광과 같


이 용이하게 눈으로 볼 수는 없다. 그 때문에 화학반응에서 빛이 발생했는지의
확인에 광전자 증배관 光電子增倍管 이라 불리는 광검출기 光檢出器 가 사용된다.
( ) ( )

광전자 증배관 속에서 빛의 강도는 결과적으로 100만 배 정도까지 증폭되기 때


문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약한 빛도 순식간에 간단히 검출되는 것이다. 빛은 그
강도가 자꾸만 약해지면 이미 연속된 광선으로서 볼 수 없고 빛의 입자의 간헐
적인 흐름이 된다. 이렇게 되면 검출은 몇 초에서 몇 분의 시간에 걸쳐서 광전자
증배관에 도달하는 빛의 입자를 세는 특별한 광자 계수법 光子計數法 에 의존하 ( )

지 않으면 안 된다. 여하튼 화학발광이 연구의 대상으로서 주목받게 된 것은 일


렉트로닉스의 발전, 특히 고감도의 광전자 증배관의 개발에 의해서 그 계측이
가능하게 된 이후부터이다.
화학발광은 어디에 이용되는가

화학발광의 이용 가치는 광원으로서보다도 그 계측에 있다. 화학발광 계


측법의 최대의 특징은 감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화학물질로부터 나오는 매
우 약한 빛도 계측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발광의 강도로부터 그 반응에 관여
하는 초미량 정도 의 화학물질을 측정할 수 있는 것이다. 또 화학
(10-12~10-15g )

발광은 생체 조직, 고분자 재료, 식품, 약제 등의 산화반응 연구에 이용할 수


있고 따라서 그들의 진단에 응용할 수 있다. 그러면 다음으로 화학발광 계측
에의 응용에 대해서 소개하겠다.
발광물질에 의한 발광을 이용하는 계측법

발광물질과 반응시켜 생기는 화학발광을 측정함으로써 목적 물질을 계측


하려고 하는 것이 이 방법이다. 발광물질로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루미놀
발광효율은 약 로서 혈액 중의 헤모글로빈이 촉매로 작용
(Luminol, C8H7N3O2, 2%)

하면 청백색으로 발광하고, 신선한 것보다는 시일이 경과한 혈액이 강하게


발광하기 때문에 범죄수사에서 핏자국 감별에 이용되고 있다.
이 루미놀을 산화하여 발광시키는 작용을 가지고 있는 과산화물의 계측
이 최근 주목받게 되었다. 과산화물은 생체 조직 성분-지질이나 식용 유지
등에 미량이나마 저절로 생성되어 여러 가지로 나쁜 영향을 준다. 과산화 지
질은 노화와 더불어 증가한다는 것을 알 수 있고 식생활과 가령 加齡 현상의
( )

관계나 동맥경화, 알츠하이머병, 파킨슨병 등의 병적 노화 현상이 화학발광


계측법으로 연구되고 있다 그림 . ( 3-9)
< 그림 3-9> 노화와 극히 미약한 발광 세기의 관계(미야자와 아키오:월간 Food Chemical, 10월호,
31, 1988)

한편 과산화물을 함유한 식용유를 섭취한 경우 생체 면역 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일이 있다. 이 과산화물의 독성이 스페인에서 문제가 된 일이 있었는
데, 2만 명의 환자 중 300명 이상이 사망하였다고 한다. 그 원인은 급식회사
가 사용한 식용유의 열화 산화 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몇 번이나 사
( )

용한 식용유나 장기간 보존한 인스턴트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것을 시


사하고 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는 발광을 이용하는 계측법

이 종류의 발광은 생체 조직, 식품, 유지, 약제, 고분자 재료, 도료 등이 공


기 중의 산소로 산화되어 자연히 방출되는 것으로서 그 세기가 극히 미약하
기 때문에 특별히 고안된 방법 앞에서 말한 광자 계수법 으로 검출된다. 발광은
― ―

그 조직, 소재를 구성하는 화학물질에 무엇인가 이상이 생긴 것에서 유래하


는 일이 많기 때문에 그 진단이나 검사에 응용되고 있다.

< 그림 3-10> 어육의 보존안정성의 예측(미야자와 아키오:Bioscience&Industry, 47권, 38, 1989)

예컨대 고분자 재료의 열화 劣化 가 실온에서 장기간 보존 중에 서서히 진


( )

행되는 것이, 또한 임상에 적용되고 있는 여러 가지 정제 , 캡슐제의 열 (Tablet)


이나 빛에 대한 안정성이 극히 미약한 발광의 계측으로부터 밝혀지고 있다.
더욱이 어육의 보존 안정성의 예측도 생기는 극히 미약한 발광의 계측으로
부터 가능하다 그림 . 이들의 발광은 산소에 의한 산화에 기인하는 품질의
( 3-10)

저하를 판단하는 데에 도움이 되어 품질관리의 지표가 될 수 있다.

< 그림 3-11> 위암 환자 혈액으로부터의 극히 미약한 발광(미야자와 아키오, 이나바후미오:단백질-


핵산-효소, 32권, 1300, 1987)

대부분의 생체 조직으로부터의 발광은 활성산소가 관여하고 있다고 생각


된다. 활성산소는 공기 중의 산소보다도 반응성이 높은 산소를 말하는 것으
로서 과산화수소 이것의 수용액이 소독약 옥시풀이다 도 그 하나이다. 활성산소
― 3% ―

는 생체 내에서 자연히 생성되고 그들의 반응성은 발암, 노화, 질병과 밀접


한 관계가 있다고 한다. 예컨대 암환자의 혈액은 정상인의 몇 배의 극히 미
약한 발광 강도를 보이고 그림 , 특히 간과 담도 膽道 계의 암환자 혈액의
( 3-11) ( )
발광이 강하다는 것이 인정되고 있다. 또한 각종 질병 환자의 오줌은 건강한
사람의 것보다도 강하게 발광하는 경향이 있고 요도감염증, 췌장염, 간염,
기관지염 등에서는 몇 배에 달하는 것도 있다. 이들은 극히 미약한 발광 계
측이 병태 病態 파악의 하나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제시하고 있다.
( )

< 그림 3-12> 흡연자 혈액에서 나오는 극히 미약한 발광(요리다, 고토:도호쿠 전자산업 report,
1985년 5월호, 25)

더욱이 혈액이나 오줌으로부터의 발광 강도로서 흡연자와 비흡연자의 구


별이 가능하다는 실험 결과가 있다 그림 . 흡연을 직접 하지 않고 다른 사
( 3-12)

람의 담배 연기를 마셔도 혈액으로부터의 발광은 증가하기 때문에 흡연을


싫어하는 권리를 크게 주장하는 근거로 하고 싶은 바이다.
3. 치아와 라세미화로 나이를 측정한

광학 이성질체

이미 1장의 「아미노산 D체, L체의 수수께끼」의 절에서 언급했는데 비


대칭 탄소를 가지는 화합물은 광학 이성질체를 가진다. 그 대표적인 화합물
에 아미노산이 있다. 생체가 이용하는 아미노산은 L체라 불리는 한쪽의 광
학 이성질체뿐인데 그 이유는 아직도 해명되지 않고 있고 불가사의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D체라 불리는 또 한쪽의 아미노산은 거의 사용되고 있지 않
는 것이다.
한편 통상의 화학반응으로 아미노산을 합성하면 서로 광학 이성질체의
관계에 있는 아미노산이 절반씩 만들어진다. 이렇게 같은 양이 혼합된 것을
‘라세미체’라 부른다. 그래서 이미 언급한 것처럼 한쪽만을 합성할 수 있는

방법을 한창 개발하고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정말 한쪽만인지 어떤지를 조사


하는 방법이 없으면 곤란하다. 광학 이성질체를 분별하는 방법이 꼭 필요하
다.
재미있는 것으로서 D체나 L체 중 어느 한쪽의 광학 이성질체가 많은 상
태가 되면 많은 쪽의 광학 이성질체의 양이 서서히 감소하여 라세미체가 되
려고 하는 성질이 있다. 이것은 라세미화라고 불리는데 D체는 L체로, L체는
D체로 되려는 반응이 있고 그들이 일어나는 비율이 같기 때문이다.
라세미화 온도와 속도

통상 화학반응에 있어서는 반응온도가 높아지면 반응이 일어나는 속도가


빨라진다. 그래서 라세미화 반응도 온도가 높으면 빨리 진행되고 낮으면 천
천히 진행된다. 물론 온도가 일정하면 일정 속도로 진행한다.
그런데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생물은 L체의 아미노산을 이용하고 있
다. 그래서 생체 속에 아미노산으로 구성되어 있는 단백질이나 펩티드 중에
물질대사를 받지 않은 부분이 있으면, 또 그 부분의 온도가 일정하게 유지되
어 왔다면, 라세미화의 속도로부터 그 연령을 추정할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인간에게는 그러한 조건을 충족하는 부분이 있을까? 치아, 눈의
수정체, 대뇌의 백질 白質 부위 등에 있는 단백질이 대사를 받기 어려운 부위
( )

로서 존재하고 있다. 즉 이들 부위는 출생 이후 새로운 대사를 거의 받지 않


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의 부위에서 시료를 채취하여 구성 아미노산의 광학 이성질체의 비
율을 측정해 보면 된다.
광학 이성질체의 비율 측정

단백질을 가수분해하면 아미노산이 생성된다. 이 아미노산에 대해서 광학 이


성질체의 비율을 측정하게 된다.
측정 방법으로서는 이성질체를 분리하여 각각의 양을 측정하는 방법과 분리
하지 않고 측정하는 방법이 있다. 분리하여 측정하는 편이 미량의 차이를 알 수
있다.
광학 이성질체를 서로 분리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화학식이 같고 융점, 비점, 굴절률 등도 같아서 차이를 끄집어내는 것이 곤란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차이가 있는 것이 확실하고 그 차이를 이용해서 양자를 분리하는 방
법이 몇 가지나 생기고 있다. 그중에서도 크로마토그래피에 의한 방법은 동시
에 몇 가지의 광학 이성질체를 한 번에 분리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크로마토그래피에서는 통상 가느다란 튜브 속에 고정시켜 움직이지 않는 고
정상 固定相 이라 부르는 액체나 고체를 채운 칼럼 과 고정상의 틈새로 흘
( ) (Column)

리는 이동상 移動相 이라 부르는 유체 流體 를 사용해서 분리가 행해진다. 이 유체


( ) ( )

에는 기체나 액체, 또는 1장의 6절에서 언급한 초임계유체가 사용되고 이등상


의 종류에 따라 각각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액체 크로마토그래피 또는 초임계
유체 크로마토그래피라 부른다.
입구로부터 넣은 시료는 칼럼 내에서 이동상에 의해서 고정상의 사이를 이동
하는 동안에 분리되고 출구에 설치된 검출기로 차례차례 검출, 정량된다.
크로마토그래피를 사용해서 공해 성분의 분리, 정량을 하고 있는 모습을 텔
레비전 등에서 볼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 그림 3-13> 치관부상아질(齒冠部象牙質)에서 얻어진 아미노산의 가스 크로마토그램

<그림 3-13>은 치아 중의 아미노산의 광학 이성질체의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로 얻어진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이 경우 고정상에 광학활성 아미노산 유래 由來 의 물질을 사용해서 광학 이
( )

성질체를 분리하고 있다.


나이를 추정한다

많은 아미노산의 광학 이성질체가 나타나고 있는데 어느 아미노산이 유효한


정보를 줄 것인가가 문제이다. 여기서는 여러 가지로 검토한 결과 아스파르트
산 의 D체와 L체의 존재 비 의 이용이 유효하였다. <그림 3-14>에 보여
(Asp) (D/L)

주는 것처럼 ln〔(1+(D/L)/(1-(D/L)〕을 세로의 축으로, 치아의 나이를 가로의


축으로 잡으면 직선 관계가 성립하고 있다. 그림 속의 각 점은 측정치이다.

< 그림 3-14> 치아의 나이와 Asp의 라세미화율의 관계

이것으로 D체의 양과 L체의 양의 비율을 알면 치아가 완성된 때부터의 연수


( 年數 를 알게 되고 그로부터 치아의 소유주의 나이를 알게 된다.
)
< 표 3-15> 보존 유체(遺體)의 분석결과
‡1: 中切齒, 2: 側切齒, 3: 犬齒, 4: 제1小臼齒, 5: 제2小臼齒, 8: 제3大臼齒

보존기간: A 9개월, B 1년, C 약 2년, D 약 6년

실제로 보존 유체 遺體 의 치아를 사용해서 측정한 결과, <표 3-15>에서 보는


( )

바와 같이 실제의 나이와 추정 나이가 제법 잘 일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여


기서 보존은 저온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동안의 라세미화는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보존 중의 온도가 낮고 라세미화가 무시될 수 있다면 고고학에서
발굴된 사람의 치아에 대해서도 동일한 측정을 하여 죽었을 때의 나이를 측정
할 수 있게 되고 이것을 시행한 예도 보고되고 있다.
4. 거품의 표면에 모이는 분자
비눗방울과 비누 분자

비누를 물에 녹여서 빨대로 분다. 비눗방울이 생긴다. 즐거운 놀이이다.


가급적 큰 비눗방울을 만들고 싶다. 작은 것을 많이 만들고 싶다. 부서지지
않고 오랫동안 떠 있는 것. 어린 시절 여러 가지로 궁리한 것들이다. 숨을 부
는 방법이나 빨대 구멍의 크기도 중요하지만, 비누의 종류가 결정적 요소가
된다. 왜 그럴까? 도대체 왜 비눗방울이 생기는 것일까?
비누가 녹아 있지 않은 물을 빨대로 불었다고 하자. 빨대의 끝으로부터 물
이 튀어 나가는 순간에 물과 공기의 계면이 생긴다. 물 자체의 표면장력은
크기 때문에 표면에서 분자끼리 서로 끌어당겨 가급적 표면적을 작게 하려
고 한다. 튀어 나간 물은 단순한 물방울이 될 뿐이다.
비누 분자가 녹아 있으면 어떠한가? 비누 계면활성제 에는 몇 가지 종류가
( )

있는데 분자의 눈으로 보면 통상 물에 녹기 쉬운 부분 친수기 과 물에는 녹기


( )

어렵고 기름에 녹기 쉬운 부분 소수기 또는 친유기 을 가지고 있다. 물과 기름의


( )

계면이나 물과 공기의 계면을 고찰하면 비누 분자는 거기에서 친수기를 물


로, 소수기를 기름이나 공기로 향해서 모인다 이것을 흡착이라 부른다 . 그 결과 표
( )

면장력이라 부르는 장력을 작게 하는 성질 계면활성 을 보인다. 비눗물을 빨대


( )

로 불면 표면 장력이 작아진 몫 만큼 표면적이 넓어져 균형이 잡힌 곳에서


비눗방울이 생기는 것이다. 비누 분자의 종류와 농도로 표면장력의 크기가
변한다. 비눗방울의 궁리는 여기가 요점이다.
거품 표면의 불가사의

비눗방울은 일종의 거품인데 일반적으로 거품의 표면은 참으로 불가사의


한 기능을 한다. 분자를 불도저처럼 모으는 것이다. 먼저 주변의 가까운 예
를 들자.
최근 가정용의 목욕탕에도 매일 언제나 들어갈 수 있는 것이 시판되고 있
다. 더러운 때는 여과, 살균하고 목욕물이 감소된 몫은 보충해서 며칠이고
연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목욕 애호가에게 걸맞은 것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러면, 약간 뜨겁게 데우면서 차가운 수돗물로 채우면 더러운 때가 탕의 표
면에 떠오르는 것은 알고 있는지? 차가운 물에 녹아 있던 공기가 온도의 상
승으로 용해도가 작아져 거품이 되어 떠오르면서 표면에 더러운 때를 모아
주기 때문이다. 탕을 넘쳐흐르게 하거나 건져 내거나 하면 더러운 때를 제거
할 수가 있다.
도회지의 강의 둑 제방 밑에 거품이 가득 떠 있는 광경을 본 사람들이 많을
( )

텐데, 여기에서도 거품이 가정이나 공장에서 사용된 세제를 그 표면에 모으


고 있는 것이다.
부선법

그러면 본 주제에 들어가자. 이 거품의 불가사의한 기능을 이용해서 물에


녹아 있는 물질을 모으려고 하는 방법이 있다. 부선법 浮選法 또는 기포분리
( )

법 起泡分離法 이라 부르는 방법이다. 이 방법을 사용하면 물속의 오염물질을


( )

제거하거나 미량으로 존재하는 유용 물질을 모으거나 할 수 있다. 물속에 공


기를 불어넣으면 공기와 물의 계면이 생겨서 거기에 녹아 있던 계면활성제
가 모여서 수면에 떠오른다. 부선법에서는 이 계면활성제가 활약한다. 부선
법은 크게 나누어서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침전 부선, 또 하나는 이온 부선
이다.
침전 부선법은 공침 共沈 부선법이라고도 한다. 흔히 사용되는 것이 수산
( )

화철과 수산화알루미늄이다. 예컨대 산성에서 물에 철을 용해시켜 두고 암


모니아수를 가해서 알칼리성으로 만들면 수산화철이 침전하는데 이에 부착
하여 미량으로 존재하고 있던 여러 가지 원소가 함께 침전한다. 이것을 공침
이라 한다. 이때 침전 표면의 전하와 반대의 전하를 갖는 계면활성제 이 경우 ―

에는 수산화철의 표면 전하가 플러스이기 때문에 음이온성의 계면활성제 예컨대 올레산나트륨 를


, ―

가하고 밑으로부터 질소의 미세한 거품을 불어넣으면 거품이 침전에 부착해


서 침전을 떠오르게 한다.
수준으로 존재하고 있어도 각종 원소를 효율적으로 포집할
ppb(10억 분의 1)

수 있다. 재차 소량의 용액으로 하면 농축된 미량 성분의 정량을 쉽게 할 수


있다. 바닷물 속에 ppb 수준으로 존재하고 있는 원소를 동시에 여러 가지 정
량한 예도 있다.
한편 이온 부선법은 대상으로 하는 이온을 반응에 의하여 계면활성으로
하고 이것을 밑에서부터 불어넣은 거품에 흡착 시켜서 떠오르게 하고 거품
과 함께 제거하는 방법이다.
예로서 수은이나 카드뮴과 병행해서 중금속 오염으로 흔히 이름이 나오
는 6가 크로뮴은 물속에서 음이온 의 형태로 존재하고
(HCrO4-, Cr2O72-, CrO42-)

있고, 이것과 반대 부호의 양이온 계면활성제를 이용하여 정전기적으로 끌


어당겨 기포에 흡착시켜서 분리 농축할 수 있다. 필자의 실험에서는 물속의
5~50ppb 범위의 6가 크로뮴을 정량하는 것이 가능했다.
시클로덱스트린을 사용한 부선법

시클로덱스트린 라 약칭한다 이라고 하는 화합물은 양동이와 같은 모양을


―CD ―

하고 있어 그 내부에 다른 화합물을 수용하는 기능성 機能性 물질이다. 고체이 ( )

기 때문에 액상 물질을 수용한 분말 식품이나 향료를 만들 수도 있다. 그래서 식


품, 약품 기타 분야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 그림 3-16> 시클로덱스트린은 형태가 맞는 것을 안에 수용한다

< 그림 3-16>에는 CD의 구조를 나타냈다. 구성단위인 글루코피라노오스


고리라 불리는 당의 일종을 6개, 7개, 8개 함유하는 것이 흔히 사용
(Glucopyranose)
되고 각각 α-CD, β-CB, 및 γ-CD라 부른다.
α, β, γ 순으로 양동이와 같은 구조의 안지름은 점점 커진다. 내부는 소수성이

고 외측, 예를 들어 β-CD에서는 친수기인 27개의 수산기 기 를 가진다. 내부


(OH )

에는 여러 가지 화합물을 그 크기, 형태를 분별해서 수용할 수 있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CD에는 ‘분자 인식능력’이 있다. 이것을 이용해서 CD를 기포 분리에
이용하는 것이 고안되었다.
< 표 3-17> 시클로덱스트린을 사용한 기포 분리에 의한 각 물질의 회수율
예를 들면 β-CD의 27개의 친수기 중에서 4, 5개를 부티르산 개의 탄소를 가지는
(4

산 과 반응시킴으로써 소수성을 증가시키면 계면활성이 된다. 그 다음에 이것을


)

시료가 들어 있는 용액에 녹이고 질소 기체를 밑에서부터 기포로 불어넣어 기


포 분리를 하면 <표 3-1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완전하지는 않지만 특정의 화합
물을 다른 화합물보다도 우선적으로 잡아낼 수 있다. 더 특정의 화합물에만 우
선적으로 작용하도록 CD의 구조를 바꾸는 연구를 하는 것이 앞으로의 과제이
다. 폐수 중의 유해물질 제거, 바닷물 속의 유용물질 채취, 기타 여러 가지 물질
의 선택적인 분리법에 활용하기 위하여 앞으로의 연구가 기대된다.
5. 막을 사용한 고감도 센서
생체막과 인공막

히드라 와 같은 강장 腔腸 동물은 이름 그대로 가늘고 긴 자루 상태의


(Hydra) ( )

텅 빈 공동 空洞 의 소화기가 있어 음식물의 섭취구와 배설구가 같은 단순한


( )

구조이다. 즉 신체의 대부분이 소화기이다. 이와 같이 어떠한 하등동물일지


라도 소화기를 가지고 있고 막을 통해서 필요한 영양을 섭취하고 있다. 그리
고 인간의 신체도 더 단순화된 형태로서는 소화관이라고 하는 한 개의 살이
두꺼운 관 管 이 기본인 것이다.
( )

우리 신체 속의 막의 기능을 고찰해 보자. 소화기관으로 영양분을 섭취하


여 혈액에 공급한다. 폐로 혈액에 산소를 공급하고 이산화탄소를 배출한다.
신장으로 노폐물인 요산 尿酸 이나 암모니아 등을 배출한다. 어느 것이나 막
( )

을 통해서 혈액에 특정 물질의 출입만 허락되고 있다. 즉 교묘한 분리기능으


로, 이것이야말로 막이 갖는 중요한 기능의 하나이다.
또 하나의 생체막 기능으로서 약간의 외계로부터의 자극이나 미소량의
특정물질을 검지하는 촉각적 능력 고감도 고선택성 센서 이 있다. 생물을 구성
― , ―

하는 세포는 세포막 원형질막 으로 외계와 구별되어 있다. 빛 등의 자극이 전


( )

기 신호로 바뀌어서 뇌로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 막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아직 해명되지 않은 것투성이지만 어느 것이든 감각기관의 세포막 표면의
가까이에서 생성하는 특정의 화학물질 전달물질 의 검지나 전기 신호로의 정 ( )
보 변환이 막을 통하여 이루어져서 신경세포에 전달되어 간다. 각 신경세포
간에서의 전달도 거의 마찬가지로 이루어지고 있다고 생각된다.
이상과 같은 놀라운 기능을 갖는 생체막은 참으로 매력적인 재료라 하겠
다. 생체막의 기능을 가져오는 분자 수준의 메커니즘은 인공막 개발에 있어
서 하나의 목표이다. 환경 문제, 초고순도 물질의 수요 등 분석화학에 대한
사회적 요망이 고감도와 고선택성뿐 아니라 특정 물질의 분리로 나아가고
있는 현재, 분자 수준의 초박막 실용화가 되었으면 하고 절실히 생각해 본
다.
고체 전해질의 막을 이용한 가스 센서

고체 전해질막을 사용한 대기 중의 오존, 이산화질소의 연속 측정용 센서가


있다. 기능적으로는 아직 생체막에 미치지 못하나 감도나 선택성이 우수한 센
서이다.
통상 물에 녹아서 이온이 되고 이온 도전성 導電性 의 용액이 되는 물질이 전
( )

해질인데, 할로겐화은과 같이 고체이면서 은 이온에 의한 전기 도전성이 있는


물질을 고체 전해질이라고 한다. 고체 전해질을 구성하는 이온은 전해질 결정
의 격자 결함 공동 을 건너다니면서 전하를 운반한다. 전기화학적 측정에 있어서
( )

는 대부분 전기의 매체로서 전해질 수용액이 사용되고 있으나 보수 유지, 관리


면에서 어려움이 있다. 수용액 대신에 고체 전해질을 사용하면, 이른바 solid
state형의 소자 素子 로서 막 膜 으로의 길을 크게 나아간 것이 된다.
( ) ( )

일반적으로 녹기 어려운 할로겐화은 고체막을 전해질로 한 전지는 각각의 할


로겐 농도에 상응하는 기전력이 생기는 것이 알려져 있다. 고체 전해질막으로
서 아이오딘화은을 사용하고 그 한쪽 면에 대기 중의 오존이나 이산화질소를
불어넣음으로서 아이오딘을 생성시켜 기전력을 발생시키는 센서가 <그림 3-
18>이다.
< 그림 3-18> 오존-질소화합물 센서

백금망의 표면에 시료 가스 중의 오존 또는 이산화질소가 닿으면 아이오딘화


은과 반응하여 산화은과 아이오딘이 생긴다. 아이오딘은 백금극으로부터 전자
를 받아서 환원 반응 아이오딘화물 이온이 된다. 소비되는 전자는 은전극으로부
( )

터 외부 회로를 통해서 보급된다 전자는 아이오딘화은 고체막 속을 이동할 수 없다 . 아이오


( )

딘화물 이온도 고체 전해질 속을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주변에 아이오딘화물


이온이 증가하여 은 이온과 결합해서 다시 아이오딘화은이 되려고 하기 때문에
은 이온의 농도 엄밀히 말하면 활량 活量 가 감소하게 된다.
― ( )―

그래서 고체 전해질의 은 이온 도전성에 의해서 은전극 음극 쪽에서부터 은 ( )

이온의 확산이 일어난다. 음극에서는 감소된 은 이온이 음극의 은의 전자의 방


출 산화 반응 로 생기는 은 이온에 의해서 보충된다. 반응량에 따라서 방출된 전자
( )
는 외부 회로의 저항을 경유하여 백금 전극 양극 에 도달하여 전기적으로 원래의
( )

상태로 되돌아온다. 전자의 흐름 전류는 역방향 에 의해서 저항의 양끝에 생기는


( )

전압을 고입력 高入力 저항의 전압계에 의해서 측정하여 반응할 때에 흐르는 전


( )

류를 구할 수 있다.
이야기가 조금 알쏭달쏭하게 되었는데, 요컨대 센서에 사용되고 있는 아이오
딘화은의 막은 오존 또는 이산화질소와 같은 산화성의 가스에 선택적으로 응답
하게 된다는 것이다.
생체막에 접근한다

현재 생체막의 기능에 접근시키는 분자 수준의 두께의 막에 대한 연구가


주목되고 있다. 아세트산셀룰로오스 등 각종 고분자 화합물을 소재로 하는
역침투막 逆侵透膜 이라든가 한외여과막 限外濾過膜 등 분리의 면에서는 실용
( ) ( )

화되고 있는 것이 있으나 이것들은 분자의 크기에 의한 분리가 대부분이다.


한편 크라운 에테르라고 부르는 고리 모양의 분자구조를 갖고 고리 속에 특
정 이온을 수용하는 성질을 가진 일련의 화합물은, 이온의 선택적 분리뿐 아
니라 특정 이온의 선택성 전극의 막으로서 실용화되기 시작하고 있다. 그러
나 유기 용매에 크라운 에테르를 용해시킨 것을 다공성 고분자막에 함침 含 (

浸 시킨다든가, 폴리염화비닐에 크라운 에테르를 용해시킨 가소제 막용매 를


) ( )

혼화시키지 않으면 안 되는 것 등 막의 두께에서 오는 성능의 제약은 면할


수 없다.
앞으로 박막화가 진척되고, 현재 연구에서 알려져 있는 문자 그대로 분자
수준 두께의 막이 실용화되면 훌륭하고 멋진 센서가 개발될 것이다. 또는 물
질의 극히 기초적인 성질이나 단순한 수단의 조합에 의해서 지금까지 복잡
했던 것이 간단하게 되거나 불가능했던 것이 가능하게 될지도 모른다. 특히
재료화학 분야에서는 처음부터 재료의 성질을 상정 想定 하는 분자설계 수준
( )

의 연구는 물론이거니와 약간의 아이디어, 고안에 의해서 같은 재료에서 새


로운 기능을 끄집어낼 수 있는 연구도 진척될 것이다.
4장
생체와 관계있는 재료화학
1. 인류를 구원하는 인공 광합성
어항과 지구

금붕어 장수가 외치는 소리. 한때는 여름의 풍물시 風物詩 였다. 누구나가
( )

한두 번은 어린 시절 어항 속의 금붕어를 물끄러미 바라본 일이 있을 것이


다. 가슴 두근거리며 사온 금붕어를 물을 갈아주는 것을 깜빡 잊고 불쌍하게
도 죽여버린 일도 있을지 모른다.
금붕어가 수면 가까이에서 입을 뻐끔뻐끔 내밀면 주의를 요할 때다. 산소
부족인 것이다. 공기 펌프로 물속에 공기의 거품을 불어넣어 산소를 보급해
주면 원기를 회복한다. 공기 펌프가 없으면 공기가 충분히 녹아 있는 새로운
물로 갈아주면 문제가 없다. 물을 가는 것이 귀찮으면 맨 처음에 수초를 약
간 수조에 넣어두면 된다. 일부러 물을 갈아주지 않아도 금붕어는 입을 뻐끔
뻐끔 하는 일도 없이 유유히 헤엄치며 다닌다. 왜 그럴까?
대답은 간단하다. 수초가 행하는 광합성으로 산소가 보급되기 때문이다.
녹색의 수초는 태양의 빛을 흡수하여 물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와 물로부
터 탄수화물과 산소를 만들어 낸다. 금붕어에게는 참으로 쾌적한 세계다. 영
양물도 있으면서 산소도 있는 것이다.
금붕어와 어항과의 관계는 인간과 지구와의 관계로 바꿔서 생각할 수 있
다. 어항 속의 수초와 마찬가지로 지구상에서는 녹색의 삼림, 바닷속 미역
등 해조류가 활발하게 광합성을 영위하여 생물의 생명활동을 지탱하고 있는
것이다.
인공 광합성의 필요성

현재 지구상의 산소는 녹색식물이나 해조류가 광합성 활동에 의하여 축


적해 온 것이다. 먹이연쇄라는 개념도 잘 알려져 있다. 우리가 먹는 야채나
곡식류는 물론 식물 바로 그것이고 광합성의 산물이다. 우유나 고기, 생선회
도 원천을 거슬러 가면 소나 물고기가 식물을 영양원으로 하여 자란 산물이
다.
먹이나 산소를 식물의 광합성에 전면적으로 의존하고 있는 것은 알았는
데 에너지는 어떤가? 인류는 매일 수없이 많은 양의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
다. 여하튼 밤중까지 환하게 전깃불을 켜고 활동하고 있으니 말이다. 19세기
까지는 난방을 하는 데 주로 장작을 땠다. 현재는 석유를 때서 그 열에너지
를 이용하여 발전 發電 하는 에너지 체제이다.
( )

시대와 더불어 장작→석탄→석유, 천연가스로 변화해도 이들은 모두 식


물 광합성의 산물이다. 화석연료인 석탄이나 석유는 지구상에서의 생명 발
생 이래, 식물이 부지런히 광합성을 한 결과의 축적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러나 가속도적인 에너지 소비의 결과, 앞으로 100년도 되기 전에 화
석 연료는 모두 채굴해 버려 없어진다고도 이야기되고 있다. 어항 속의 수초
가 시들어 버린 경우는 새로운 수초를 넣거나 물을 교환하거나 하면 되지만
지구의 경우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 큰일이다. 느긋하게 있을 수 없다.
원자력, 핵융합 등 다음 세대의 에너지 체제로의 계획도 시작되고 있으나
더 자연스럽고 유망한 것의 하나로서 인공합성에 의한 태양 빛에너지의 이
용을 들 수 있다. 여기에도 화학자가 밤낮으로 분투하고 있다.
광합성이란 무엇인가

광합성’이라고 하는 말은 아마 중학교 때 들었을 테고 다음과 같이 배웠을



것이다.

‘ 녹색식물은 태양 빛에너지를 이용하여 물과 이산화탄소로부터 글루코오스


( 유기물 와 산소를 생성한다’
)

언뜻 보기에 무심코 생각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의 인공적 실현이 에


너지 문제 해결로 이끄는 것이다. 글루코오스는 식물 바로 그것이고, 장작이나
화석연료인 석유와 바꾸어서 생각해도 된다. 장작이나 석유를 태우면 열에너지
를 방출하고 이산화탄소와 물이 된다. 광합성의 역반응이다. 연소반응은 산위
에서 단숨에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과 같은 것으로 생각해도 된다. 남은 에너지
가 열로서 방출된다. 광합성은 역으로 산기슭으로부터 빛의 에너지를 수용해서
단숨에 산 위로 날아 올라가는 것으로 생각하자.
< 그림 4-1> 산 위를 날아 올라가는 ‘광합성’과 산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연소’

인간은 지금까지는 산 위로 날아 올라가는 반응은 식물에 맡기고 산 위에서


미끄러져 내려오는 것만을 생각해 온 것이다. 지금부터는 스스로 산에 올라간
다. 이것이 ‘인공 광합성’의 연구이다.
광합성의 반응식을 생각해 보자. 물 분자는 수소를 빼앗기고 산소로 남는다.
한편 이산화탄소는 물에서 빼앗은 수소를 받아서 탄수화물이 된다.
더 상세히 고찰하면 물 분자는 전자를 빼앗기고 산화 , 이산화탄소는 전자를 ( )

받고 있는 것이다 환원 . 즉 광합성이란 물 분자의 전자를 이산화탄소 분자에 옮


( )

기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암흑 속에서는 전자는 옮겨가지 않는다. 클로로필


:엽록소 이라는, 광합성에 필요 불가결한 녹색의 색소에 빛이 닿아서
(Chlorophyll )

이 반응이 일어난다.
광합성의 메커니즘

인공 광합성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먼저 본고장인 녹색식물 의 광합성의 메커


니즘을 공부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 분자로부터 이산화탄소 분자에 전자를 운
반하는 데 자연은 참으로 교묘한 고안을 해놓았다. 산기슭으로부터 산의 정상
으로, 단지 단순하게 전자를 퍼 올리는 것만으로는 바로 원래의 기슭으로 역류
하여 미끄러져 내려온다 역 전자이동 뒤에서 언급한다 . <그림 4-2>를 보기 바란다. 전
( , )

자의 역류를 막기 위해서 두 단계로 전자를 퍼서 올리고 있다. 일단 목적하는 산


꼭대기보다도 훨씬 높은 장소에 빛으로 움직이는 펌프로 단숨에 퍼 올린다. 퍼
올려진 전자는 계단을 한단 한단 내려가는 것처럼 원래의 산기슭으로는 역류할
수 없는 멀리 떨어진 곳으로 떨어져 간다. 이것을 다시 한번 빛의 펌프로 단숨에
높은 곳으로 퍼 올려서 목적하는 정상으로 가지고 가는 것이다.
< 그림 4-2> 광합성에서의 전자의 흐름

높은 급수탑에 일단 물을 퍼 올려서 각 가정에 물을 보내는 상수도와 흡사하


다. 최초에 빛의 펌프 광화학계Ⅱ 에서 물 분자가 전자를 빼앗겨 산소가 발생하고
( )

다음의 빛의 펌프 광화학계Ⅰ 의 말단에서 이산화탄소에 전자가 넘겨진다. 이들의


( )

시스템 모두가 푸른 잎 속의 세포, 그중의 클로로플라스트 엽록체 (Chloroplast: 1,000

분의 ㎜의 크기 , 또 그중의 틸라코이드
5 ) 막 두께가 약 만 분의 ㎜ 속에 단백
(Thylakoid) ( 100 7 )

질과 함께 파묻혀 있다.
위대한 발견이 최근에 이루어졌다. 1984년 다이젠호퍼 등의 연구 그룹에 의
해서 홍색 광합성세균 紅色光合成細菌 박테리아 의 광합성 반응 중심의 X선 구조 해
( , )

석이 행해져 그 구조가 분자 수준으로 밝혀진 것이다. 전자의 통로가 되는 각 계


단에는 <그림 4-2>와 같이 각각 특별한 분자가 배치되어 전자를 주고받는 일을
하고 있다고 추측되었다. 이것을 직접 본 것이다.

< 그림 4-3> 홍색 광합성세균의 광합성 반응 중심에 있어서의 색소의 공간배치 구조와 전자의 흐름

빛의 펌프의 중심이 되는 부분은 special pair라 불리는 클로로필 분자가 두


개 겹친 것같이 배치되어 있었다 그림 . 전자의 통로가 되는 각각의 분자가 미
( 4-3)

묘한 거리와 각도로 단백질 속에 파묻혀 있었던 것이다. 겨우 1억 분의 몇 ㎝ ,


분자 간의 거리가 길어지면 전자는 이동하기 어렵게 되는 것도 이론적으로는
예측돼 있었으나 이 정도까지 절묘하게 제어되고 있었다니 마치 도미노 게임을
보고 있는 것 같은 생각도 든다.
전자가 이동하는 속도도 측정되었다. 세계의 연구자들이 한숨을 쉰 것은 당
연했다. 발견한 지 5년 후에 노벨상이 수여되었다. special pair의 좌측에도 우측
에도 동일하게 분자가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다. 전자는 우측의 길을 통해서 이
동하는 것 같다. 어째서 그런가? 광합성에 대해 상세한 것은 아직도 모르는 부
분이 많다. 그러나 그 메커니즘은 현재 분자의 수준으로 차츰 해명되어 가고 있
다. 다이젠호퍼 등의 연구는 인공 광합성 연구에도 박차를 가했다고 말할 수 있
다.
전자는 빛에 의해서 이동한다

그러면 인공 광합성의 연구는 어디까지 진행되고 있는 것일까? 자연의 광합


성으로부터 배울 만한 것은 지나칠 정도로 많다. 그중에서 빛의 펌프 메커니즘
과 전자의 역류방지 시스템이 가장 중요한 요점이다.
왜 빛이 닿으면 전자가 이동하는가? 분자에 빛이 닿으면 어떻게 되는가? 빛
의 펌프 메커니즘. 먼저 이것을 고찰하자. 분자 속에는 전자가 많이 채워져 있고
각각의 궤도는 불연속의 에너지라는 것은 프롤로그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
다. 하나의 궤도에 전자는 두 개까지 들어갈 수 있다 파울리의 원리 . 가령 분자 S의
( )

전자가 <그림 4-4>와 같다고 생각하자. 전자가 채워져 있는 제일 위의 궤도


와 바로 위의 비어 있는 궤도 에 주목하자. 이 에너지 차와 동일한
(HOMO) (LUMO)

에너지를 가진 빛이 닿으면 그 에너지를 받아서 HOMO의 전자는 LUMO로 뛰


어 올라간다. 빛이 흡수된 것이다.
< 그림 4-4> 빛의 펌프 메커니즘

LUMO 로 뛰어오른 전자는 대부분 1000만 분의 1초 정도의 짧은 시간 사이


에 다시 원래의 HOMO로 되돌아가 버린다. 물론 분자에 따라서 그 시간이 다르
나 긴 경우라도 1,000분의 1초 정도의 사이에는 원래로 되돌아온다. 그 짧은 시
간 사이에 별개의 분자 A가 접근했다고 하자. LUMO의 전자의 움직임은 활발
하고 밖으로 뛰어나가려고 하는 힘이 있다. 바로 눈 아래에 인접한 분자의 비어
있는 궤도 분자 의 가 보이면 그곳으로 뛰어 옮겨 가는 일이 있다. 이것이
( A LUMO)

빛에 의한 전자의 이동이다. 결과적으로 전자는 분자 S의 HOMO로부터 분자


A의 LUMO로 뛰어오른 것이 된다.

전자가 이동하는 데에는 또 하나의 방법이 있다. 빛을 흡수하여 전자가


LUMO로 뛰어오른 후의 분자 S의 HOMO에는 전자의 빈자리가 생긴다. 역시

LUMO의 전자가 제자리에 돌아오기 전에 별개의 분자 D가 접근하였다고 하

자. 분자 D의 HOMO로부터 분자 S의 HOMO의 빈자리에 전자가 이동할 수 있


다. 이 경우는 분자 D로부터 분자 S로의 전자이동이다. 즉 빛을 흡수한 상태 들
(

뜬상태 에서는 전자를 내놓기 쉽고 또한 받기 쉬운 것이다.


)

분자 S의 양 이웃에 분자 D와 분자 A가 나란히 있는 경우에는 어떻게 될까?


앞에서 말한 두 개의 전자이동 중 어느 쪽이 먼저 일어나느냐가 문제가 되는데,
양쪽 전자의 이동이 일어나면 결국 전자는 분자 D의 HOMO로부터 분자 A의
LUMO로 뛰어올라서 분자 S는 원래대로 아무런 변화도 없는 것이 된다. 분자
S는 빛을 흡수하여 전자이동의 중개 역할을 한 것이다. 이 분자 S에 대한 것을

증감제 增感劑 라 한다.


( )

광합성에서는 클로로필 분자가 이 증감제이다. 이것이 빛의 펌프 메커니즘이


다. 현재 세계의 연구자들이 수없이 많은 분자에 대해서 어느 분자와 어느 분자
에서 전자가 이동하는가, 이동하지 않는가를 철저하게 조사하고 있다. 그에 따
라 효과적으로 전자가 이동하려면 분자 D의 HOMO 쪽이 분자 S의 HOMO 쪽
보다도 에너지가 높고 S의 LUMO 쪽이 A의 LUMO보다도 에너지가 높으면 된
다는 것도 분명해졌다. 빛에 대해서도 자연의 광합성과 같이 가시광을 이용하
려면 어떠한 분자가 좋은지도 알게 되었다.
전자의 역류방지

그러면 다음의 과제는 무엇인가? 전류의 역류방지이다. <그림 4-4>를 다시


한번 보기 바란다. 분자 S에 빛이 닿아서 인접 분자로 모처럼 전자가 옮겨 가도
분자 A의 LUMO로부터 분자 S의 빈자리가 생긴 HOMO에 전자가 또 역으로
되돌아오면 결국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이 된다. 이것을 ‘역 전자이동’이
라 한다. 중성 분자끼리 전자가 이동하면 플러스로 대전한 분자와 마이너스로
대전한 분자가 생긴다. 이것을 전하 분리 電荷分離 라고 하는데 빛의 펌프의 효율
( )

은 어떻게 역 전자이동을 억제해서 전하 분리하는가에 달려 있다.


자연의 광합성은 참으로 교묘하게 역류방지를 하고 있다. 증감제인 분자 S
주위에 전자를 주고받는 여러 가지 분자를 배치함으로써, 예컨대 분자 A에 옮
긴 전자는 원위치로 돌아갈 겨를도 없이 즉각 인접한 분자로 옮기고 또 그 인접
한 분자로 옮아간다. 이것으로 역 전자이동을 억제하고 있다.
< 그림 4-5> 전자의 역류방지 기구

다이젠호퍼 등이 본 것처럼 마치 도미노 게임과 같이 분자를 정확히 마음먹


은 대로의 거리와 각도로 배열할 수 있으면 이상적이다. 보람 있는 일일수록 어
렵다. 많은 연구자가 도전하고 있지만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다른 방법은 없을
까? 전자가 옮겨 가자마자 곧바로 두 개의 분자를 떼어놓으면 좋을지도 모른다.
부두에서 막 떠나는 배에 뛰어올라 탄 것을 상상하기 바란다. 배가 안벽 岸壁 으
( )

로부터 떨어져 버리면 원위치로 돌아가고 싶어도 돌아갈 수 없는 것이다.


떼어놓는 방법으로서 분자 A에 처음부터 복수의 플러스 전하를 가지게 하면
잘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분자 S는 전자가 튀어나와 플러스로 대전하고 분자
A는 전자를 받아서 마이너스로 대전할 것인데, 처음부터 복수의 플러스 전하를

갖고 있기 때문에 플러스가 감소할 뿐이고 여전히 플러스로 대전하고 있다. 분


자 S와 A와는 플러스끼리여서 반발하여 전자가 이동 후 곧 떨어져 버리므로 역
전자이동이 억제된다.
안벽과 바다에 뜨는 배의 관계와 같이 분자를 각각 별개의 환경, 예컨대 물과
기름에 녹여두고, 그 경계 면에서 전자를 이동시켜도 잘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
다. 여러 가지 분자의 조합이 모델로 제안되고 있다. 클로로필과 닮은 구조를 가
지는 금속 포르피린 과 복수의 플러스 전하를 가지는 메틸비올로겐
(Porphyrin)

의 조합은 효율성 있게 전자가 이동하는 예이다.


(Methyl Viologen)

< 그림 4-6> 빛에 의한 수소 발생 메커니즘


전자를 차례차례 별개의 분자에 이동시키는 것을 전자 전달이라고 하는데,
메틸비올로겐으로부터 거듭 귀금속 촉매로 전자를 전달하고 그 전자를 이용하
여 촉매 위에서 프로톤 을 환원시켜 수소를 발생시킬 수도 있게 되었다. 빛에
(H+)

의한 수소 발생이다. 수소는 연소시키면 물이 되기 때문에 이것도 넓은 의미에


서의 인공 광합성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산화탄소를 환원시킨 예도 있다.
남겨진 과제

모든 문제가 해결된 것은 아니고 아직 과제가 있다. 무엇으로부터 전자를


이동시키는가 하는 문제이다. 자연의 광합성은 물 분자로부터 전자를 취하
고 있다. 인공 광합성의 연구에서는 모델적으로 물 분자보다는 전자를 내놓
기 쉬운 아민류 등의 물질로부터 전자를 이동시키고 있는 예가 많다. 물 분
자로부터 전자를 취할 수 있어야 비로소 참된 인공 광합성을 할 수 있다. 이
문제도 해결의 전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자외광 紫外光 이기는 하지만 이산화
( )

타이타늄 등의 반도체를 사용해서 물을 수소와 산소로 광분해하는 이상적인


방법도 발견되고 있다. 발견자의 이름을 따서 ‘혼다-후지시마 효과’라 부른
다. 연구자의 꿈은 부풀고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인공 광합성이 실현될지
도 모른다.
2. 뼈나 이가 되는 세라믹스
생체 내에서 생성되는 세라믹스

세라믹스는 비금속 무기재료로서 많은 경우 무기 분체를 성형하여 그것


을 고온으로 가열해서 만든다. 따라서 인간의 신체와는 가장 인연이 먼 재료
로 생각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뼈나 이는 척추동물의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데 형태나 원자의 배열, 그 성질로부터 일종의 세라믹스로 볼 수 있다. 뼈나
이는 경조직 硬組織 이라 부르고 그 주성분은 수산 아파타이트 水酸 라
( ) ( Apatite)

부르는 무기질의 인산칼슘이다. 따라서 고온의 가열 없이 체내에서 세라믹


스가 생성되고 있는 셈이다. 뼈에는 또한 단백질의 일종인 콜라겐도 함유되
어 있어 무기 화합물과 유기 화합물과의 복합재료라 할 수 있다.
< 표 4-7> 뼈와 이의 조성
이가 음식물을 씹어서 분쇄하기 위한 기능을 하는 것에 비해서, 뼈는 칼슘
의 저장고인 동시에 신체를 지탱하거나 보호하는 기능을 하고 있다. 같은 경
조직이라도 역할이 상당히 다르다. 따라서 뼈와 이에서 요구되는 기계적 성
질도 상당히 달라질 것이다. 이의 에나멜질은 뼈보다도 광물질이 풍부하고
압축 강도가 크다. 한편 뼈는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기 성분이
많고 굽힘 강도가 크다. 뼈와 이의 성분은 <표 4-7>과 같다.
인공 대체재료의 필요성

요즘 의학의 진보에 따라 인공 심장, 신장, 간 등의 장기나 인공 혈관, 그리


고 인공 뼈, 치아 등 인간의 신체의 각 부위를 인공 재료로 대체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그중에서도 고령화 사회나 교통 전쟁을 배경으로 하여 인
공 뼈나 인공 치아 등의 대체재료 요구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고령자에게
있어 골절이나 뼈의 질환으로 치료에 시간이 오래 걸리면 근육의 회복이 불
가능하게 되어 만약 발이었을 경우, 줄곧 누워 있게 되는 일도 있기 때문이
다.
골절이나 충치 치료에 인공적인 재료를 사용한 것은 고대 이집트 시대부
터라고 한다. 최근에 와서 각종 소재가 새로 개발되어 경조직 대체재료에의
응용이 한창 시도되고 있다. 그렇다고 아무거나 체내에 장착할 수는 없다.
그러면 인공 대체재료에 요구되는 성질에 대해서 정리해 보자.
신체에 유화하는 재료

인체 내에 사용되는 각종 재료에서는 첫째로 생체가 보이는 거부반응이


일어나는 것을 피해야 하고, 인공 대체재료 측면에서는 생체에 대한 적합성
이 요구된다. 물론 여러 가지 기계적인 강도 등의 성질도 중요하다.
인공 대체재료는 인체 내에 사용되는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외과적인 수
술을 해야 한다. 자동차가 고장이 나서 부품을 교체할 때처럼 간단하지 않고
일반 기계부품보다 내구성 면에서도 훨씬 우수할 필요가 있다. 더구나 인공
관절과 같이 가동 可動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치수의 정밀도나 내마모성 등
( )

도 요구된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 각 부분의 치수는 다르고 기계의 부품과


같이 같은 치수를 대량생산할 수도 없다. 이와 같은 인공 대체재료에 대한
여러 가지 요구를 고려하면 통상의 기계부품 재료보다도 훨씬 극복해야 할
문제가 많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금속 재료와 플라스틱

주변을 살펴보면 일상생활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이 금속 재료


임을 알 수 있다. 기계적 강도가 크다는 점, 가공이 용이하다는 점, 값이 싸다
는 점 때문에 세라믹스나 플라스틱이 아직 대신할 수 없다.
재료공학적인 입장에서 보면 경조직의 인공 대체 재료로서도 확실히 금
속이 우수한 특성을 겸비하고 있어 오랜 옛날부터 사용되고 있고 지금도 널
리 이용되고 있다. 그러나 귀금속 이외의 금속의 최대의 결점은 내식성 耐蝕 (

性 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점은 인체 내에서 특히 문제가 된다. 금속


)

재료와 피부에서조차 알레르기에 의한 장해를 일으키는 일이 있는데, 하물


며 체내에서는 여러 가지 문제가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예를 들면 체내에
서는 재료와 체액의 화학반응에 의해서 유해물질이 생기거나 재료와 접촉하
는 부분에서 거절반응이 일어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적당한 금속을 가려낼
필요가 있다.
18-8스테인리스 스틸 , SUS316, SUS317 등의 스테인리스 강
(Stainless Steel)

이 최초로 사용되고 현재는 코발트와 크로뮴을 약 7대 3의 비율로 함유하는


합금이 흔히 사용되고 있다. 또 최근에는 타이타늄 및 타이타늄 합금이 주목
되고 있다. 타이타늄계의 재료는 가벼우면서 동시에 내식성, 생체 적합성 면
에서도 우수하다고 한다. 다만 가공성은 스테인리스나 코발트-크로뮴 합금
보다 떨어진다.
한편 유기재료, 특히 플라스틱의 경조직의 대체재료로의 응용도 시도되
었으나 기계적 강도, 생체와의 친화성의 점에서 충분하지 않고 그다지 성공
하고 있지 않다. 나머지 재료로서 세라믹스가 있다. 이 점에 대해서 이야기
해 보자.
주목되는 세라믹스의 경조직

재료로서 원자의 집합상태의 관점에서 보면 생체의 경조직에 가장 가까


운 것이 세라믹스라 생각된다. 생체재료에의 응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
은 의외로 오래되지 않은 196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이다. <표 4-8>에 경
조직에의 응용 또는 응용의 시도가 되고 있는 세라믹스의 대표적인 것을 보
여주고 있다.
< 표 4-8> 인공 경조직의 예

세라믹스의 원료는 대부분이 금속과 비교해서 높은 융점을 갖는 분말이


기 때문에 금속처럼 융해하여 성형해서 제품을 만들기가 어렵다. 그런데 융
점 이하에서도 가열하면 분체 입자끼리 입자 접점 粒子接點 으로 접합하여 일
( )

체화한다. 압력을 가해서 미리 성형한 분체를 가열하면 틈새가 없이 굳어져


강도를 가지게 된다. 이것은 소결 燒結 이라고 하는 현상으로 알려져 있다. 세
( )

라믹스 제품의 대부분은 이 소결을 이용해서 만들고 있다.


경조직에는 인산칼슘질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인산칼슘질의 세라믹스가
가장 적당한 재료라 할 수 있을지 모른다. 확실히 인산칼슘의 재료는 가령
인공적으로 합성시킨 것이라도 삽입하고 잠시 시간이 경과한 후 뢴트겐을
촬영해 보면 생체 내에 있던 경조직과 파묻은 부분과의 구별이 되지 않을 정
도로 일체화되어 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인산칼슘만을 소결하여 굳힌
재료는 생체 내에 파묻은 당초의 기계적 강도가 충분하지 않다. 압축강도는
고사하고 굽힘 강도가 약한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생체 조직과 접한 부분이 생체 적합성이 있는 재료로서 재
료 전체의 기계적 강도가 충분하면 인공 생체 재료로서 최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세라믹스의 분투가 기대되는 이유이다.
이와 같은 조건을 만족시키는 방법이 몇 가지 시도되고 있다. 하나는 고강
도 재료의 표면 부분만 인산칼슘질 등 생체 적합성이 있는 재료로 피복하는
것인데, 여러 가지로 피복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스테인리스 강, 압연강판,
금속 타이타늄판 등의 위에 아파타이트 인산칼슘 분말을 각종의 방법으로 피
( )

복하는 것이 시도되고 있다. 이 경우 세라믹스와 금속과의 계면에서의 접착


성이 중요하다.
또한 표면의 성질을 변화시킴으로써 목적하는 성질을 가진 재료를 얻는
시도도 진행되고 있다. 예를 들면 굽힘 강도의 강화의 관점에서 재료 표면
부근에 섬유상 결정을 석출시키는 방법이 주목되고 있다. 재료를 굽혔을 때
의 파괴는 표면 부근의 인장강도가 크면 일어나기 어렵게 되므로 재료의 표
면 부근을 강화함으로써 굽힘 강도가 개선되는 것이다. 그와 같은 이유에서
최근 각종 무기질 섬유의 제작 또는 무기질 재료의 섬유화 연구가 한창이다.
인산칼슘 유리를 열처리하여 섬유상의 인산칼슘질 결정을 유리 표면에 석출
시킨 것의 생체 재료에의 응용이 시도되고 있어 기계적 강도와 생체 적합성
을 겸비한 세라믹스로서 현재 가장 유망하다고 생각된다.
생체 경조직의 대체재료로서의 유기 재료, 금속 재료, 세라믹스의 각 재료
의 응용에 대해서는 세라믹스가 한 걸음 진보되어 있는 것 같지만 아직도 연
구의 여지가 남아 있다. 앞으로의 발전에는 화학, 의학, 생물학 등의 한층 밀
접한 횡단적 협력 관계가 필요할 것이다.
3. 혈액에 유화하는 고분자 표면
인공장기와 사이보그(Cyborg)

생체 간 이식이나 뇌사자로부터의 장기 이식이 큰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한


편 앞 절에서 언급한 인공 뼈, 인공 치아 외에도 인공 장기의 연구, 개발은 활발
히 진행되고 있고 이미 실용화되고 있는 것도 있다. 현재 연구, 개발되고 있는
것을 <그림 4-9>에 나타냈다. 신체의 거의 모든 부위에 대해서 연구개발이 진
행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그림 4-9> 차츰 실용화되고 있는 각종 인공 장기, 인공 기관

이들 인공 장기를 적당한 방법으로 잘 접합시켜 초대형 컴퓨터와 같은 인공


두뇌를 부착시키면 어떠한 것이 완성될 것인가? 자기 스스로 생각하고 행동하
는 인조인간이 탄생할 것인가? 공상과학소설의 세계에서는 훨씬 이전부터 사이
보그가 활약하고 있다. 인공 장기나 인공 기관을 인공 피부로 감싸고 인공 수정
체나 인공 각막으로 만들어진 눈을 가지고 있고 인공 혈관에 인공 혈액이 흐른
다. 이러한 인조인간이 이 세상에 출현한다면 세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그
러한 시대가 몇 세기 안에 올 것인가? 공상과학 소설의 세계는 인간이 도달하는
미래를 시사하고 있는 것이 많다.
그러나 현재 의료용으로 개발되고 있는 인공 장기나 기관은 인조인간을 만들
기 위한 것은 아니다. 인간이 사고나 장해 등에 의하여 신체의 일부를 잃게 되었
을 때 그 대역 代役 을 맡고 가급적 정상적인 상태로 회복하는 것을 돕기 위한 것
( )

이다.
이와 같은 인공 장기, 인공 기관은 각각 사용되는 목적에 따라 재료에 요구되
는 성질도 달라진다. 이를 위해서 그 기능을 발휘하는 데에 필요한 성질을 갖춘
각양각색의 고분자 재료가 이용되고 있다.
의료용 재료에 필요한 성질

인공 장기와 같은 생체에 직접 접촉하는 의료용 고분자 재료에 필요한 성


질은 어떠한 성질일까? 앞 절에서도 간단히 언급했지만, 첫째, 독성이 없을
것, 즉 재료가 생체와 접촉했을 때 발열, 용혈 落血 , 알레르기, 발암 등을 생
( )

체에 일으켜서는 안 되는 것이다.
다음으로 재료가 사용되는 목적에 적합한 강도, 탄력성, 내구성 등의 기계
적 성질을 갖추고 있을 것.
또한 생체 적합성일 것. 생체는 몸속에 이물질이 들어가면 이 이물질을 제
거하기 위해 혈전 血栓 이나 콜라겐 섬유 조직에 의해서 감싸버린다. 이것은
( )

생체에서 중요한 자기방어 기능인데 인공 장기 등이 그 기능을 발휘하기 위


해서는 장해가 된다. 재료가 생체와 접촉하였을 때 이와 같은 방어반응을 생
체에 일으키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 생체 적합성이라 함은 생체에
재료를 이물질로 느끼게 하지 않는 성질이라 할 수 있다.
생체 적합성이 결여된 재료는 단기간 사용하는 경우에는 큰 지장이 없어
도 그것이 장기간 생체와 계속 접촉하는 경우에는 혈전 형성 등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 이 때문에 재료의 용도도 제한을 받게 된다. 고분자 재료를 의료
용 재료로서 응용하는 경우 그 표면을 생체 적합성으로 하는 것이 중요한 과
제이다.
혈액의 자기방어 기능

생체 적합성의 내용은 고분자 재료가 사용되는 목적에 따라 각양각색이


어서 한마디로 말할 수는 없다. 여기서는 인공 심장과 폐, 인공 혈관 등 혈액
과 직접 접촉하는 인공 장기, 인공 기관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혈액 적합
성’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한다.
혈액은 산소나 영양분의 수송, 대사물의 제거 등의 기능을 함과 동시에 면
역반응이나 혈전 형성 반응 등의 자기방어 기능을 가지고 있다. 혈관이 상처
가 나면 혈액이 신체 밖으로 흘러 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혈액의 응고
반응이 일어나서 혈전이 형성된다. 즉 다쳤을 때, 흘러 나간 혈액이 자연히
굳어서 딱지를 만드는 현상이다. 이것은 생명 유지에는 없어서는 안 되는 중
요한 자기방어 기능의 하나이다. 고분자 재료가 혈액과 접촉하였을 때에도
혈액의 자기방어 기능이 작용하여 재료 표면에 혈전이 형성된다. 재료 표면
에 혈전이 형성되면 이것이 크게 성장한 경우에는 혈류를 방해하거나 혈관
을 폐색 閉塞 시킨다. 또 재료 표면이 벗겨졌을 경우에는 말초혈관의 폐색이
( )

일어나는 등 큰 장해의 원인이 된다.


혈전 형성 반응에는 다음의 두 가지 주된 경로가 있다. 하나는 혈액 속의
응고인자라 부르는 혈장 단백질이 재료 표면에 흡착되어 활성화되어서 불용
성 피브린 을 형성하는 경로이다. 다른 하나는 흡착된 혈장 단백질의
(Fibrin)

중개 역할로 혈액 속의 혈소판이 점착하고 활성화되어서 혈소판 혈전을 형


성하는 경로이다. 흡착에 이어서 일어나는 혈소판의 활성화는 재료와의 접
촉이 원인이 돼서 혈소판 내부에서 형태 변화, 응집, 특정 성분의 방출 등이
일어나는 것에 의한다. 이들 두 가지 작용은 서로 관련되어 있어서, 재료 표
면에 흡착되는 혈액 속의 혈장 단백질이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혈액에 유화(柔和)하는 재료 표면

재료 표면이 혈액과 접촉해도 혈전이 잘 생기지 않는 표면을 얻으려면 어떠


한 방법이 있을까? 혈전 형성에는 앞에서 말한 것처럼 두 가지 주된 경로가 있
다. 재료 표면을 항혈전성으로 하기 위해서는 이 두 가지 혈전 형성 경로를 억제
하는 표면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아래에 그 방법에 대해서 간단히 소개한다.

1.혈전 형성을 저해하는 생리활성물질을 사용하는 방법


이 방법은 생성된 혈전을 용해시키는 기능을 지닌 유로키나 아제, 응고인자
인 트롬빈 의 작용을 저해하는 헤파린 , 또는 혈소판 활성화 억제
(Thrombin) (Heparin)

제인 프로스타글란딘 등의 생리활성물질을 재료 표면에 화학결합시


(Prostaglandin)

킴으로써 고정화하거나 재료 표면에 친수성 모노머 를 그라프트중합하 (Monomer)

거나 하여 하이드로겔 층을 형성시켜 이 하이드로겔층에 생리활성물질


(Hydrogel)

을 집어넣어서 표면으로부터 서서히 방출시켜 항혈전성을 발휘하도록 하는 것


이다.
생리활성물질을 방출시키는 방법에서는 재료의 구조나 성질을 조정하여 그
방출 속도를 조절하면 재료 중의 생리활성물질이 소비될 때까지 효과를 지속시
킬 수 있다.
2.생체반응을 이용하는 방법
혈액이 재료와 접촉하면 혈전이 형성되는 것은 앞에서 언급하였다. 이 방법
은 역으로 이 혈전 형성을 잘 이용하는 방법이 다. 즉 응고인자 및 혈소판을 재
료 표면에 알맞게 응집시켜서 혈전막을 형성시킨다. 거듭 이 혈전막을 발판으
로 하여 혈관 내벽을 형성하고 있는 내피세포를 생착 生着 시켜 그것을 증식시킴
( )

으로써 재료 표면에 얇은 새로운 안쪽 막을 형성시킨다. 이 막은 혈관 내벽과 같


은 내피세포로 되어 있기 때문에 물론 항혈전성이고 따라서 재료 표면을 혈액
적합성으로 할 수가 있다.
3. 혈액 성분과의 상호작용을 작게 하는 방법
이 방법은 생리활성물질이나 생체 세포를 사용하지 않고 재료 자체의 표면
특성에 의해서 항혈전성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 혈전 형성은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혈장 단백질의 흡착과 이에 이어지는 혈소판의 활성화에 의해서 일어난
다. 그래서 재료 표면을 이들이 일어나기 어려운 구조로 하면 되는 것이다.
재료 표면에의 혈장 단백질 흡착은 물리화학적으로 진행한다. 그래서 재료와
혈액과의 상호작용을 작게 하기 위해서는 그 계면에너지를 될 수 있는 한 제로
가 되도록 재료 표면을 개질하면 된다. 즉 재료 표면을 가급적 혈액에 가까운 상
태로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재료 표면을 친수성으로 할 필요가 있다. 이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있다. 먼저 재료 표면의 수산기나 아미노기 등의 작용기를 이용하여 수
용성 고분자를 커플링 반응에 의해서 결합시키는 방법이다. 그리고 산
(Coupling)

소의 존재하에 자외선이나 전자선, 이온 빔 등을 조사 照射 하여 재료 표


(Ion Beam) ( )
면에 중합개시제 重合開始劑 의 기능을 하는 과산화물을 생성시킨다. 그 후 수용
( )

성 비닐모노머를 라디칼 중합시켜서 재료 표면에 수용성 고분자 사슬을 형성시


키는 방법이다. 이 수용성 고분자 사슬이 단백질과 재료 표면이 직접 접촉하는
것을 방해하여 재료 표면에의 단백질 흡착을 억제한다.
수용성 고분자 사슬의 형성 반응과 표면에의 단백질 흡착 상태의 모식도를 <
그림 4-10>에 나타냈다.

< 그림 4-10> 물에 친화하는 표면을 만드는 방법과 단백질의 흡착

혈전 형성의 또 하나의 주요 경로인 혈소판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재료에, 친


수성 성분과 소수성 성분으로 이루어진 친수-소수형의 마이크로 불균일 구조를
가진 블럭 공중합체 共重合體 와 그라프트 공중합체가 있다. 이들은 각각의 호모
( )

폴리머 나 랜덤
(Homopolymer) 공중합체보다도 항혈전성이 우수하다. 친수
(Random)
성 부분이나 소수성 부분의 크기가 혈소판의 점착이나 응집에 큰 영향을 주고
그 크기가 혈소판 자체의 크기의 약 50분의 1 정도로서 줄무늬 형상으로 정렬한
구조〔라멜라 구조〕일 때, 혈소판의 흡착을 가장 잘 억제할 수 있다.
(LamelIa)

혈소판과 재료와의 상호작용에서는 먼저 막단백질의 집합 상태가 변화하고


연이어 세포 골격의 재배열이 일어난다. 그 결과 형태 변화나 방출반응이 일어
난다. 즉 재료 표면이나 흡착한 단백질층의 성질에 따라서 관여하는 혈소판 중
의 막단백질이 다르고, 세포막 중에서의 막단백질의 분포에 변화가 생긴다.
단백질은 그 성질에 따라서 친수성 부분 또는 소수성 부분에 우선적으로 흡
착된다. 따라서 균일 표면에서는 특정한 성질의 단백질이 우선적으로 흡착되기
때문에 세포막 중의 단백질 분포에 편향 偏向 이 일어난다. 그러나 마이크로 불
( )

균일 구조의 재료 표면에서는 혈소판이 접촉하였을 때 막단백질의 편향된 집합


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세포막 중의 막단백질의 분포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
는다. 이 때문에 마이크로 불균일 구조를 가진 재료 표면에서는 혈소판의 활성
화가 억제되어 혈전 형성을 억제할 수 있다 그림 .
( 4-11)
< 그림 4-11> 마이크로 불균일 구조에 의한 혈소판의 활성화 억제 메커니즘

현재 의료용 재료로서 사용되고 있는 고분자 재료는 무독성 및 기계적 성질


에 대해서는 거의 조건을 충족시키고 있다. 그러나 생체 적합성 혈액 적합성을 포함 ( )

에 대해서는 반드시 충분한 것은 아니다.


소형으로서 장기간 신체 속에 이식시켜 사용할 수 있는 인 공 장기의 개발에
있어서 생체 적합성 혈액 적합성을 포함 재료는 불가결한 것이다. 앞으로 생체와 재
( )

료의 상호작용의 해명과 더불어서 점점 우수한 생체 적합성 재료가 개발될 것


이다.
4. 생리활성 기능을 가진 고분자
도료와 미생물

최근 시판되고 있는 도료는 대부분 수성 페인트인 것을 알고 있는 사람도 있


을 것으로 생각한다. 유성 페인트를 찾는 데 애를 먹는다. 왜 수성 페인트가 이
처럼 많이 쓰이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 중 하나는 합성수지의 개발과 도료의
제조 기술의 진보이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유기 용매를 사용하지 않는 물을
매체로 하는 도료이기 때문에 도장하기 쉬운 상태로 희석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점이 큰 장점이다. 인화의 염려도 없다. 작업 중에 유기 용매에 의한 중독을 일
으키는 일도 없다. 즉 작업성이 우수한 것이다.
이 수성 도료의 대다수는 아크릴에멀션 또는 아세트산비닐에멀션으로 되어
있다. 이들은 아크릴산에스테르나 아세트산비닐이라는 비닐모노머로부터 에멀
션 중합법으로 만든다.
그러나 에멀션 도료에도 큰 결점이 있다. 미생물에 대한 저항성이 약하고 세
균이나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워서 저장한 페인트를 변질시키거나 도장 면이 미
생물에 의해서 침식되거나 하는 문제가 일어나는 것이다. 목욕탕의 천장이나
벽이 도장되어 있는데도 불구하고 거무스레하게 더러워진 상태가 되어버린 경
험이 있는가? 그것은 곰팡이에 의한 것이다.
원래 도료는 금속이나 목재를 부식으로부터 지키고 오래 보존하기 위해서 사
용되는 것인데 미생물 번식의 온상이 된다면 우스운 일이다. 에멀션 도료는 물
속에 여러 가지 유기물을 용해시킨 것이기 때문에 미생물의 영양원이 많이 함
유되어 있다. 물속도 미생물에게는 편리한 서식처인 것이다.
이와 같은 곰팡이에 의한 도료 오염을 방지하기 위해 초기에는 수은계 살균
제가 사용되었으나 수은의 독성이 문제가 되어 그 후 비수은계 살균제로 대체
되었다.

< 그림 4-12> 페인트 도막의 살균제 상태 변화

그러나 일반적으로는 살균제를 페인트에 단순히 혼합시키는 것뿐이기 때문


에 용매와 함께 증발해 버리거나 도장막 표면으로 배어 나와서 빗물에 의해서
흘러 나가거나 마찰에 의해서 깎기거나 하여 손실되어 버리는 일도 생긴다 그 (<

림 의 . 또 살균제가 페인트 매체와 상용성 相溶性 이 좋지 않은 경우에는 페


4-12> A) ( )
인트와 충분히 혼합되지 않고 응집하거나 하여 균일하게 분산되지 않아 막 위
에 살균제를 균등하게 확산시킬 수 없다.
또한 살균 효과를 높이려고 살균제의 농도를 너무 높이면 페인트의 점도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버려 도장 작업이 어렵게 되어 능률을 저하시키게 된다.
덤으로 도막의 경도, 강도 등의 물리적 성질에도 나쁜 영향을 주는 결과가 된다.
그래서 만일 살균제 분자를 페인트 기재 基材 인 합성수지에 직접 화학결합시
( )

키면 증발 등에 의한 자연 손실을 막을 수 있고, 살균제 분자는 도막 위에 균일


하게 배치된다. 또 페인트 기재로 되어 있는 합성수지의 골격 구조는 변하지 않
기 때문에 물리적 성질에 대한 영향은 적을 것이다 그림 의 .
(< 4-12> B)
고분자화 살균제가 곰팡이에 효험이 있는 이유

살균제를 고분자에 화학결합시킨 경우에 과연 고분자에 화학결합시키지


않은 것과 비교하여 그 살균 효과가 동일한지 염려가 된다. 이것은 살균제의
미생물에 대한 생리작용의 메커니즘과 큰 관련이 있다.
극히 일반적으로는 곰팡이 등은 영양분을 세포벽을 통해서 흡수한다. 그
때 세포벽을 통과하기 어려운 큰 물질은 흡수될 수 있는 크기로 분해된 후에
섭취된다 그림 의 . 따라서 균체가 가지고 있는 분해효소와의 관련을
(< 4-12> C)

충분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이 지구상에는 4만 6천 종류나 되는 균


류가 존재한다고 하며, 그 하나하나가 다른 생태 生態 를 가지고 있어 보유하
( )

고 있는 분해효소도 각각 다르기 때문에 어떤 곰팡이가 어떤 종류의 고분자


를 분해시키는가에 대해서는 아직 충분히 해명되어 있지 않은 것이 현실이
다.
어쨌든 균이 영양분을 섭취하는 과정에서 영양분과 함께 살균제를 체내
에 집어넣어 생리학적 영향을 받음으로써 사멸한다고 하는 전제가 선다면
고분자에 화학결합한 살균제는 가수분해 등에 의해서 고분자로부터 해방될
필요가 있고, 결합이 절단되기 쉬운 에스테르나 아미드 구조가 바람직하다.
고분자화 살균제를 만든다

실제 실험 예를 하나 소개하자. 펜타클로로페놀, 치아펜다졸, 그리고 오르토


페닐페놀 등은 유기계 살균제의 대표적인 화학물질로서 감귤류의 곰팡이 방지
제로 사용되고 있다. 이것들을 아크릴산클로라이드와 반응시키면 살균제인 아
크릴산에스테르를 얻을 수 있다. 이것을 아세트산비닐 앞에서 언급한 아세트산비닐에
(

멀션 도료를 만드는 재료 과 혼합해서 중합 공중합이라고 한다 시키면 살균제를 고분자 측


) ( )

의 사슬에 붙인 고분자화 살균제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때 두 개의 비닐모노


머를 혼합하는 비율을 바꿔서 공중합하면 고분자에 결합하는 살균제 양을 조절
할 수 있다.
그러면 페인트로 도장하였을 때 생기는 도막에 견주어서 여기서 만든 고분자
를 필름상으로 가공한다. 이 필름은 가수분해되면 유기 살균제가 고분자로부터
방출되는 메커니즘으로 되어 있다 그림 .
( 4-13)
< 그림 4-13> 살균제를 화학결합한 고분자로부터의 살균제 해방

비교를 위해서 아세트산비닐 모노머를 중합한 고분자를 만들고 여기에 유기


살균제를 혼합해서 필름상으로 가공한다. 살균제를 혼합하지 않은 아세트산비
닐 필름도 마찬가지 방법으로 만든다. 이것으로,

⑴ 일정량의 살균제를 화학결합한 고분자 필름


⑵ 같은 양의 살균제를 혼합시킨 아세트산비닐의 폴리머 필름
⑶ 아세트산비닐만으로 만든 폴리머 필름
이렇게 세 가지 필름이 만들어졌다.
이 필름들을 한천배지에 넣어 그 속에서 곰팡이를 배양하여 그 생육 生育 상 ( )

태를 비교하면 거기에서는 분명히 다른 상황이 관찰된다.


필름 ⑴의 경우, 한천배지에는 곰팡이가 생육하지만 필름이 놓인 장소만큼은
전혀 곰팡이를 볼 수 없었다. 필름 ⑵의 경우에는 필름이 놓인 장소는 물론, 필
름 주위의 일정 범위의 한천배지에도 곰팡이는 생육하지 않았다. 이 두 개의 필
름에 있어서 곰팡이의 생육 상태의 차이로부터 살균제를 단지 혼합만을 한 필
름에서는 살균제가 필름의 밖으로 배어 나와 있다는 것, 고분자에 결합한 살균
제는 밖으로 배어 나오지 않고 곰팡이가 붙어 있는 부분에만 살균 효과가 나타
나는 것을 잘 알 수 있다. ⑶의 필름의 경우, 한 면에 곰팡이가 번식하고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이와 같이 고분자 필름 위에 결합시킨 살균제는 곰팡이의 발육을 조절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그러나 이 고분자화된 살균제가 곰팡이에 어떻게 작용하였는가
는 아직 분명히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된다. 살균제가 고분자에 화학결합한 채로
균체에 작용한다고 하는 생각은 없다고는 말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분자에 화
학결합한 살균제가 고분자로부터 해방되어 작은 분자가 돼서 곰팡이의 세포막
으로부터 흡수되었다고 생각하는 쪽이 가능성이 높다. 살균제의 약리활성 藥理 (

活性 의 생물학적 메커니즘과도 관련되고 균체의 종류에도 좌우되기 때문에 거


)

듭 살균제와 균체의 조합에 의한 실험에 의해서 하나하나 해명해 나갈 필요가


있다.

< 그림 4-14> 살균제(비페닐 2-올)의 고분자 결합 구조


살균제가 고분자로부터 해방되어 비로소 살균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라면 이
고분자로부터의 해방은 한천배지 내에서의 자연환경적인 가수분해나 곰팡이의
분해효소, 둘 중 어느 한쪽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경우, 살균제와 고분자
를 결합하고 있는 결합 구조의 차이가 가수분해성과 크게 관련 있다고 생각할
수 있으므로 결합 구조가 가수분해 속도에 미치는 영향의 연구도 필요해진다 그 (

림 4-14).
약(藥)으로의 응용

생리활성물질을 고분자에 화학결합시킨다고 하는 아이디어는 의약품의


효험을 늦추거나 지속시키거나 하는 것을 겨냥한 고분자 약품에 적용되어
‘약제 공급 시스템 : 약물을 필요한 국소에만 작용시키는 방
(Drug Delivery System, DDS

법 ’으로서 그 효과가 조사되고 있다. 적당한 고분자에 의약 분자를 화학결합


)

시켜 위나 장내의 산이나 알칼리로 분해하여 의약 분자를 방출시켜서 흡수


하는 내복약을 만들 수 있다.
체내에 흡수된 약제는 혈액에 의해서 환부 患部 로 운반되는데, 혈액 중의
( )

약제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시킬 수 있는 약제 공급 시스템의 개발이 요망되


고 있다. 여분의 약을 투여하여 부작용에 고통을 받는 것을 방지하는 것도
의료에는 필요한 것이다. 부작용이 강한 항암제를 고분자에 화학결합시킴으
로써 부작용을 완화하고 약효를 지속시키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의약품은 매우 값비싼 것이고 지나치게 사용하면 오히려 위험하기 때문
에 필요할 때 필요한 양을 필요한 장소에만 공급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면 체온이나 생리적 현상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적당한 센서를 삽입한
약제 공급 시스템이 개발되면 증상의 변화에 대응하는 의약품의 공급이 가
능해질 것이다. 이와 같은 약제 공급 시스템에 고분자의 역할이 기대되며 고
분자에 화학결합시킨 의약품 개발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5. 광학 이성질체 촉매
효소―초선택성을 가지는 천연의 촉매

우리들의 신체 속에서는 아미노산, 핵산, 인지질 등 각양각색의 광학활성


화합물이 생명의 영위를 위하여 사용되고 있다. 이들의 광학활성 화합물은
천연의 촉매인 효소가 행하는 반응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그러나 인간
의 체내 효소는 아미노산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인간은 고기나 곡물을 먹고
그 속에 함유되어 있는 단백질을 소화효소로 분해해서 아미노산으로 만들어
체내에 집어넣는 것이다.
광학활성 화합물에는 오른손과 왼손의 관계 같은 두 종류의 이성질체 광학 (

이성질체 가 있는데, 그 각각의 생체에 대해서 미치는 영향 생리활성 은 다르다.


) ( )

우리가 통상의 플라스크 안에서의 화학반응으로 인공적으로 광학활성 화합


물을 만들려고 하면 양쪽의 이성질체가 1대 1의 비율로 만들어진다. 이에 반
해 효소는 생체가 필요로 하는 광학활성 화합물의 한쪽만 만들고 불필요한
것을 만들지 않는 매우 훌륭한 촉매이다.
광학활성 화합물은 의약품, 농약, 미각 재료 등의 생리활성 화합물로서 중
요한데, 그 밖에도 미래의 벽걸이 텔레비전의 표시재료로서 기대되고 있는
강유전성 強誘電性 액정 등의 재료로서의 중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그리하여
( )

여러 가지 광학활성 화합물의 한쪽의 이성질체만을 선택적으로 분별해서 만


드는 비대칭합성의 연구가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효소의 이용은 비대
칭합성을 행하는 수단의 하나로서 매우 유효하지만, 한편으로 효소반응에는
두 개의 광학 이성질체 중 한쪽밖에는 만들 수 없고, 효소와 반응하는 화합
물의 구조가 매우 제한되며 생성물의 농도가 올라가면 반응이 정지하여 버
리는 등의 결점도 있다. 이 때문에 효소보다도 훨씬 단순한 분자를 촉매로
하여 인공의 효소를 실현시키려 하는 연구가 많은 화학자에 의해 진행되고
있고 그중에서도 특히 우수한 것으로서 금속 착체 錯體 를 이용한 촉매계가
( )

주목되고 있다.
이들 금속 착체를 이용한 비대칭합성 촉매계는,

⑴ 넓은 범위의 화합물의 반응에 적용할 수 있다.


⑵ 효소에서는 만들기 곤란한 비천연형의 광학활성 화합물도 만들 수 있
다.
⑶ 효소에서는 불가능한 형태의 반응에도 금속의 종류를 선택함으로써 가
능해진다.

등의 점에서 효소보다도 우수한 것이 될 수 있다. 더구나 효소보다도 대량으


로 목적하는 화합물을 합성할 수도 있다. 즉 효소를 능가하는 촉매가 되는
것이다. 1991년도의 노벨화학상 을 수상한 미국의 코리 교수는 이와 (Corey)

같은 촉매를 효소 를 모방하여 ‘켐자임


(Enzyme) ’이라 부르고 있다.
(Chemzyme)

효소는 오랜 진화의 과정을 거쳐 매우 높은 선택성을 획득한 것인데 그 높


은 선택성을 단순한 촉매계에서 실현시키는 것은 합성화학자의 큰 꿈 중 하
나이다.
오른손과 왼손을 구별한다

그러면 효소는 어떻게 하여 광학활성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만들고 있는 것일


까? 효소와 오른손과 왼손에 상당하는 두 개의 광학 이성질체를 반응시키면 한
쪽의 광학 이성질체만 반응한다. 어째서 이러한 것이 가능한가?
효소의 반응 부위에 반응하는 물질 이것을 기질 基質 이라 부른다 을 집어넣을
― ( ) ―

때, 기질은 물론 반응 부위와 결합하지만 동시에 주위의 단백질의 특정 부위 기 ―

질 결합부위라 한다 와도 약하게 상호작용한다. 그 상호작용의 내용은 수소 결합,


양이온과 음이온 사이에 작용하는 정전기적 상호작용 또는 소수성 상호작용이


라 불리는 친유성 부분끼리의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 등 여러 가지이며, 기질과
효소 사이에서 서로 끌어당기는 힘으로서 작용하고 있다. 이들의 반응 부위 및
기질 결합 부위는 효소 내에서 3차원적으로 분포되고 있기 때문에 효소는 이들
여러 점을 사용해서 기질의 입체적인 구조의 차이를 식별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것을 다점인식(多點認識)에 의한 분자구조 식별이라 한다〕.
< 그림 4-15> 오른손과 왼손을 분별한다

지금 기질을 ‘손’, 복수의 약한 상호작용을 ‘손가락’, 효소를 ‘글러브’라고 생


각해 보자. 효소에 대해서 왼손은 잘 끼워져서 반응할 수 있으나 오른손은 잘 끼
워지지 않기 때문에 반응하지 않는다 그림 . 왼손용의 글러브에는 왼손밖에
( 4-15)

들어가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한쪽의 광학 이성질체만이 효소와 잘 결합


해서 반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 그림 4-16> 분자의 표면과 뒷면을 분별한다

효소는 기질이 평면상 狀 분자의 경우에도 표면과 뒷면의 차이만 있으면 그


( )

표면과 뒷면을 구별하여 반응해서 광학활성 화합물을 만들 수 있다 그림 . ( 4-16)


비대칭합성 촉매

효소를 사용하지 않는 인공적인 비대칭합성을 위한 촉매로서는 광학활성인


금속 착체가 일반적으로 흔히 사용된다. 이것은 광학활성인 유기인 화합물을
로듐 이나 루테늄 이라는 금속이온에 배위결합 配位結合 시킨 착체로서 금
(Rh) (Ru) ( )

속이 효소에서의 활성중심이고, 유기인 화합물이 그것을 둘러싸는 단백질의 기


능을 하여 뒤에서 언급하는 기질의 다점인식을 한다.
유기인 화합물은 여러 가지 반응의 촉매가 되는 천이 遷移 금속이온과 안정
( )

한 착체를 만들기 때문에 각종의 비대칭합성 촉매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다. 현


재까지 비대칭합성 촉매에 사용하기 위해 일본, 미국, 유럽 등 전 세계의 화학자
가 200가지 이상 각양각색의 광학활성인 유기인 화합물을 보고하고 있고 일본
인은 이 분야에서 큰 공헌을 하고 있다. 이들의 인 화합물 대다수는 인원자에 벤
젠고리가 두 개씩 결합한 유닛을 두 개 갖고 이 두 개의 유닛을 탄소의 사슬로
연결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 그림 4-17> 금속 착체에도 오른손과 왼손이 있다

광학활성인 유기인 화합물과 금속이온과의 착체를 금속을 바로 앞에, 인 화


합물을 안쪽에 놓고 바라보면 재미있게도 인에 붙은 합계 네 개의 벤젠고리가
프로펠러처럼 뒤틀려 있다 그림 . 인 화합물이 광학활성이므로 또 한쪽의 광
( 4-17)

학 이성질체를 사용해 보면 벤젠고리의 뒤틀림의 방향은 역으로 되고 서로 거


울에 비친 형태가 된다. 이와 같이 벤젠고리의 뒤틀림 방향도 포함해서 두 개의
착체 와 는 서로 오른손과 왼손과 같은 관계이다.
(A B)
아미노산의 비대칭합성-D체, L체 마음먹은 대로

아미노산의 비대칭합성은 디하이드로 아미노산이라는 원료에 수


(Dehydro)

소를 부가시켜 행한다. 기질인 디하이드로 아미노산의 분자는 벤젠처럼 평


탄하고 2차원적인 구조를 하고 있으나 겉과 안의 구별이 있다. 기질은 먼저
겉이나 안의 한쪽 면에서 금속에 결합하고 계속해서 수소의 부가가 일어난
다. 착체에 대해서 기질이 결합할 때 기질의 표면에서 결합하는 경우와 뒷면
에서 결합하는 경우 두 가지를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그때 인으로부터 돌출한 벤젠고리와 기질과의 충돌이 가급적 적
어지도록 결합하므로 이때 기질의 겉과 안쪽 면이 선택된다. 일단 면이 선택
되면 수소 분자가 부가하여 오는 방향은 정해져 있기 때문에 광학 이성질체
의 한쪽을 얻는다. A의 착체에 겉에서 결합하는 편이 부딪치지 않는다고 하
면 B의 착체에는 안에서 결합하는 편이 좋다. 이들은 거울에 비친 것처럼 오
른손과 왼손의 관계이므로 광학활성인 배위자 配位子 의 두 개의 광학 이성질
( )

체를 분별해서 사용하면 아미노산의 L체, D체를 마음먹은 대로 분별해 만들


수 있다.
서로 끌어당기는 힘을 이용한다

지금까지 살펴본 면을 구별하는 방법은 서로 부딪침이 많으냐 적으냐에 있었


다. 비대칭합성 촉매를 금속이 중심에 있고 광학활성인 인 화합물이 그 주위를
둘러싼 주형 鑄型 이라 생각해 보자. 주형이 튼튼하지 않고 흐늘흐늘하다면 주형
( )

의 요철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에 기질의 면의 선택은 잘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


서 착체를 만들었을 때, 제대로 된 주형을 만들도록 유기인 화합물의 구조가 설
계되어 왔다.
그러나 이 사고방식으로는 기질의 구조가 매우 한정된 것이 되어버린다. 효
소에 있어서는 수소 결합이나 정전기적 상호작용이 높은 선택성을 달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앞에서 언급하였다. 그래서 여러 가지 구조
의 기질에 사용할 수 있음과 동시에 높은 선택성을 실현시키기 위해서 이들의
약한 상호작용의 역할을 집어넣은 비대칭합성 촉매가 검토되었다.
수소화 반응을 예로 들면 기질로서 카르복시기 를 가진 것이 많다. 그
(―COOH)

래서 유기인 화합물 쪽에 아미노기 를 넣어두면 카르복시기와 아미노기


(―NR2)

와의 사이에서 중화반응이 일어나 카르복시기는 음이온으로, 아미노기는 양이


온으로 변화한다. 이 두 개의 이온 사이에는 정전기적 상호작용이라고 하는, 서
로 잡아당기는 힘이 작용한다. 따라서 기질과 촉매 사이에 인력이 작용하고 촉
매에 의한 기질의 인식점 認識點 이 증가한다 그림 .
( ) ( 4-18)
< 그림 4-18> 비대칭합성 촉매에 있어서의 다점인식

인식점이 증가하면 인 화합물이 만드는 주형이 약간 흐늘흐늘해도 기질은 주


형의 요철을 감지할 수 있다. 오히려 약간 흐늘흐늘한 편이 여러 가지 구조를 가
진 기질을 반응에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약한 상호작용이 여러 가지가 있으면,
기질의 구조에 대응하여 착체의 형태가 바뀌어 기질에 최적의 형태로 될 수가
있다.
이와 같은 정전기적 상호작용을 삽입한 촉매계를 수소화에 의한 디펩티드 아 (

미노산이 두 개 연결된 것 의 비대칭 합성에 사용해서 매우 높은 선택성을 얻을 수 있


)

었다. 두 개의 광학 이성질체의 비율에서는 120:1이라는 높은 값이 되어 정전


기 상호작용이 없는 촉매에 비해서 60배 이상의 높은 선택성이 얻어졌다.
정전기적 상호작용은 아미노기와 카르복시기 사이만으로 한정되지 않기 때
문에 그 적용 범위는 넓다. 또 수소 결합을 삽입하여 효소처럼 높은 선택성을 실
현시킨 비대칭합성의 촉매계도 보고되어 있다. 이와 같이 각양각색의 반응계에
서 효소를 능가하는 비대칭합성 촉매가 개발되고 있다. 각양각색의 광학활성
화합물이 재료로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는 날도 멀지 않을 것이다.
5장
새로운 기능재료의 전개
1. 전기를 통하는 세라믹스
산소를 운반하는 세라믹스

물에 식염이나 황산 등의 전해질을 용해시킨 것에 한 쌍의 전극을 삽입하고


전원에 연결하면 전류가 흐르는 것을 관찰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고체인 세라
믹스 중에도 이온이 이동함으로써 전기를 흐르게 할 수 있는 것이 있다.

< 그림 5-1> 지르코니아 세라믹스 속의 산화물 이온 이동


지르코늄 이라는 금속의 산화물을 소결시킨 지르코니아 세라믹스에
(Zirconium)

칼슘이나 이트륨 이라는 첨가물을 가한 것은 산화물 이온을 통하게 한다


(Yttrium)

는 것이 알려져 있다. 지르코니아 세라믹스를 얇은 판상으로 하여 양측에 전극


을 붙여 전원에 연결하면 전해액과 마찬가지로 전류가 흐르는 것이 관찰된다.
이때 지르코니아 안에서는 산화물 이온 이 마이너스극으로부터 플러스극으
(O2-)

로 이동함으로써 전기가 운반되고 있다 그림 . 지르코니아 세라믹스 중 이와


( 5-1)

같은 산화물 이온의 이동은 보는 방법을 바꾸면, 지르코니아가 전류의 작용에


의해서 산소를 운반하는 산소 펌프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간주할 수도 있
다. 이 산소 펌프 작용에 의하여 지르코니아 세라믹스에 전류를 계속 흘리면 플
러스극 쪽의 산소 농도가 증가되는 것이 관찰된다.
세라믹스 속을 움직이는 이온

지르코니아처럼 고체이면서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물질을 고체 전해질


이라고 부른다. 지르코니아의 경우 실온에서는 이온의 이동속도가 느리기
때문에 온도를 높일 필요가 있으나 실온에서도 전해액과 같은 정도의 이온
이 이동할 수 있는 것도 알려져 있다. 이온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용액
속과는 달라서 고체 속을 이온이 이동하기 위해서는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3차원의 통로를 만들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지르코니아의 경우 칼슘이나
이트륨이라고 하는 첨가물이 이 통로를 만드는 데에 사용되고 있다.

< 그림 5-2> 비어 있는 좌석(격자결함)을 이동하는 이온


지르코니아의 결정격자는 +4가의 지르코늄 이온과 –2가의 산소 이온으
로 되어 있다. 여기에 첨가물로서 지르코늄 이온보다도 가수 價數 가 작은 이
( )

온이 가해져서 원래 지르코늄 이온이 있었던 위치로 치환되면 전기적인 중


성을 유지하기 위해 산소가 격자로부터 빠져나간 구멍이 생긴다.
예를 들면 지르코늄 이온보다 가수가 하나 작은 3가의 이트륨으로 치환한
경우, 이트륨 두 개에 대해서 한 개의 산소 결손이 생기는 것이 된다. 이와 같
이 격자로부터 원래 있었던 이온이나 원자가 빠져나간 장소는 격자결함이라
고 부르지만, 지르코니아에서는 불순물의 첨가에 의해서 만들어진 산소의
격자결함이 산화물 이온이 고체 속을 이동하기 쉽게끔 통로를 만들고 있다
( 그림 5-2).
지르코니아 산소 센서

지르코니아를 판으로 하여 전기를 흘리면 산소 펌프로서 작 용하여 산소


의 압력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언급하였다. 그러면 역으로 산소의 압력이
다른 곳에 지르코니아 판을 놓으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산소는 압력이 높은 쪽으로부터 낮은 쪽으로 향해서 이동하려고 하지만
지르코니아에서는 이온의 형태로밖에 이동할 수 없기 때문에 산화물 이온의
이동이 일어나게 된다. 그 결과 원래 전기적으로 중성인 지르코니아의 막의
양쪽에 기전력이 생기게 된다. 이와 같이 지르코니아 막의 양쪽에 생기는 기
전력을 측정함으로써 양쪽 막의 압력차를 알 수 있다. 만일 한쪽의 압력을
미리 알고 있으면 기전력으로부터 또 다른 한쪽의 산소 압력 산소 농도 을 측
( )

정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같은 성질을 이용하여 지르코니아 세라믹스는 현재 산소 센서로 널
리 사용되고 있다. 특히 연비 향상이나 배기가스 정화를 위해서 연료와 산소
의 혼합 비율을 최적으로 유지할 필요가 있는 자동차의 엔진에서는 지르코
니아 센서가 필수적이다. 지르코니아 산소 센서에 의해서 배기가스 중의 산
소 농도를 정확히 모니터하여 이 정보를 바탕으로 연료와 산소의 혼합 비율
을 최적의 값으로 조정함으로써 항상 효율적인 연소가 이루어지도록 되어
있다.
세라믹스를 사용한 전지

고체 전해질을 잘 이용하면 용액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완전 고체형 전지


나, 전해액을 사용할 수 없는 고온에서 작동하는 전지를 만들 수 있다.
지르코니아와 마찬가지로 고체 전해질로서 작용하는 세라믹스에 β-알루미
나가 있다. β-알루미나는 알루미늄 산화물인 알루미나 에 나트륨을 일부
(Al2O3)

첨가해서 만든 세라믹스인데, 나트륨 이온이 매우 잘 통한다. β-알루미나를 사


용한 전지로서 현재 시험 제작되고 있는 것이 나트륨-황전지 그림 인데 이
( 5-3)

전지는 300℃ 이상의 고온에서 작동된다.


< 그림 5-3> β-알루미나 세라믹스를 이용한 나트륨-황전지

이와 같은 높은 온도에서는 전지의 활성물질인 나트륨이나 황은 용융되어


서 액체가 된다. β-알루미나 세라믹스로 원통 모양의 용기를 만들어 이것으로
나트륨과 황을 칸막이함으로써 양자가 직접 반응하지 않고 나트륨 이온만이
칸막이를 통과하여 반응하는 효율이 좋은 전지로 만들 수 있다. β-알루미나에
의한 고체 전해질의 용기 제작에는 도자기류를 만드는 기술을 이용하고 있다.
세라믹스의 전자재료에의 이용

세라믹스에는 이온만이 아니고 전자를 통하는 전자전도성 세라믹스도 수


없이 많다. 이와 같은 전자전도성 세라믹스는 전자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있
다.
세라믹스를 사용한 전자장치의 하나로 ‘바리스터’가 있다. 바리스터의 명
칭은 ‘바리어블 레지스터 ’, 즉 ‘값이 변화하는 저항기’에 유래
(Variable Resister)

하고 있는데, 이름 그대로 일정 이상 크기의 전압이 걸리면 저항이 급격히


감소하여 전류를 흘리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바리스터를 전자회로에 넣어
두면, 갑자기 큰 전압이 걸렸을 경우 바리스터가 전류를 흘리는 우회 (bypass)

역할을 해주기 때문에 회로에 큰 전류가 흘러서 파괴되는 것을 방지할 수 있


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바리스터는 산화아연에 소량의 산화비스무트 등을
첨가해서 소결하여 세라믹스로 만든 것이 대부분이다. 세라믹스는 분체를
소결하여 만들기 때문에 많은 입자가 연결된 구조를 하고 있다. 수로 水路 의 ( )

석축 石築 을 상상하면 된다. 입자와 입자의 경계선은 입계 粒界 라 불리고, 세


( ) ( )

라믹스의 성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부분이기도 하다. 바리스터는 산화아연과


주로 산화비스무트 등의 첨가물로 이루어진 세라믹스이지만 면밀히 조사하
면 입계의 부분에 산화비스무트가 많이 모여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바리스터는 산화비스무트의 얇은 층에 싸인 산화아연 입자가 겹겹이
쌓여서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두 종류 이상의 산화물이 샌드위치 모양으로 수없이 연결된 전
기적으로 불연속적인 부분이 급격한 전압의 변화에 대응하여 저항을 떨어뜨
려 회로를 보호하는 스위치 역할을 한다. 저항이 급격히 변화하기 시작하는
전압은 입자의 크기나 산화비스무트 등 첨가물의 종류나 양을 바꿈으로써
조절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원료의 입자 지름이나 첨가물, 거듭 소결할 때의
조건 등으로 장치의 특성을 제어할 수 있는 것도 세라믹스를 사용한 전자장
치의 특징 중 하나이다.
가스를 냄새 맡아 식별하는 세라믹스

주석의 산화물인 산화주석은 반도체로서의 성질을 보인다. 산화주석을


세라믹스로 한 것은 주위의 가스와 반응하여 저항이 크게 변화하는 성질을
가지고 있고 가스 센서로서도 이용되고 있다 그림 .
( 5-4)
< 그림 5-4> 가연성 가스 센서의 원리

n형의 반도체인 산화주석에서는 전자가 전기를 운반하는 캐리어 로 (Carrier)

서의 역할을 하지만, 공기 중에서는 표면에 산소가 흡착되어 도전성 導電性 ( )

을 담당하는 전자를 빼앗아 버리기 때문에 본래의 상태에 비해 저항이 커져


있다. 그런데 일산화탄소나 알코올 등의 가연성 가스가 표면에 오면 이들의
가스가 흡착하고 있는 산소를 빼앗아 버리기 때문에 산화주석은 본래의 도
전성을 회복하여 저항값이 내려간다. 이와 같이 가연성 가스의 흡착에 수반
하는 저항의 변화를 모니터함으로써 가스 농도를 검지할 수 있다. 이것이 현
재 가스 누설 검지기로 사용되고 있는 가스 센서의 원리이다.
검출하려고 하는 가스와 산소의 반응은 산화주석의 표면에서만 일어난
다. 이 때문에 높은 감도 感度 를 얻기 위해서는 표면의 비율을 될 수 있는 대
( )

로 많게 해줄 필요가 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가스 센서에서는 산화주석


입자가 겹겹이 쌓여 많은 틈새를 갖는 구조의 세라믹스를 만들어서 감도의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
감도와 함께 가스 센서에서 중요한 것이 가스의 종류를 식별하는 능력이
다. 이와 같은 능력이 없으면 가스 누설 검지기에 숙취 宿醉 상태의 사람이
( )

접근하면 경보가 울리는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보장할 수 없다. 산화주석


에 백금이나 팔라듐, 은 등을 소량 첨가하면 가스에 대한 선택성을 가지게
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현재의 가스 센서에서는 이와 같은 금속의 첨
가나 작동 온도를 제어하는 등의 방법으로 가스에 대한 선택성을 부여하는
것이 시도되고 있다.
2. 초전도를 유도하는 것
부상(浮上)하는 자석

지름 50㎝ 정도의 원판 모양의 자석이 인간을 태운 채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같은 광경을 잡지나 신문 등에서 본 적이 있는가? 원판 모양의 자석 아래에는
액체 질소로 냉각된 초전도체가 깔려 있고, 자석은 초전도체와의 자기적인 반
발로 부상 하고 있다.
어떤 종류의 금속을 천천히 냉각하면서 저항을 측정해 가면 절대영도 ℃ (-273 )

부근에서 갑자기 저항이 제로가 되는 현상이 알려져 있다. 이것은 1911년 네덜


란드의 오네스 라는 물리학자에 의해서 발견된 현상으로서 전기저항
(H. K. Onnes)

이 제로가 되는 것으로부터 초전도라 불리고 있다 그림 . 초전도체에는 전기


( 5-5)

저항이 제로가 되는 것 이외에도 외부로부터의 자기장을 완전히 차폐하여 자석


에 반발하는 성질이 있다. 앞에서 말한 자기 부상도 초전도체의 이와 같은 성질
을 이용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 그림 5-5> 초전도 물질의 저항값 온도에 따른 변화(모식도)

초전도를 보이는 물질은 지금까지 많이 발견되고 있고, 금속만이 아니라 금


속 산화물이나 유기물도 초전도를 보이는 것이 발견되고 있다. 초전도체는 이
와 같이 비교적 오래전부터 알려져 있는 현상이지만, 최근 종래의 초전도체에
비하여 각별히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보이는 세라믹스계의 초전도체가 발견
됨으로써 세계의 주목을 끌게 되었다.
세라믹스 고온 초전도체의 출현

년 가을, 스위스의 IBM 연구소의 베드노르츠


1986 와 뮐러
(J. G. Bednorz) (K.

라는 두 연구자가 란타넘, 바륨, 구리의 산화물로 이루어진 세라믹


A. Mueller)

스가 지금까지의 상식을 뒤엎는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보이는 것을 보고


하였다. 금속 산화물 중에도 초전도를 보이는 물질이 있는 것은 그때도 알려
져 있었으나 그들이 발견한 물질이 그때까지의 물질에 비해서 각별히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보이는 것이 주목되어, 이것을 계기로 세계적으로 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보이는 물질의 탐색이 시작되었다. 현재로서는 절
대 온도로 100K ℃ 보다 높은 온도에서 초전도를 보이는 물질도 발견되
(-173 )

고 있다.
베드노르츠와 뮐러에 의하여 발견된 초전도체는 란타넘, 바륨, 구리로 구
성된 산화물인데 그 이후 발견된 고온 초전도체의 대부분이 구리를 함유하
는 산화물이라는 점에서 공통된다. 세라믹스 고온 초전도체에서 초전도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은 현재 세계의 연구자에 의해서 조사되고 있고 오늘날까
지는 구리와 산소가 평면적으로 배열한 층이 초전도를 담당하고 있는 것 같
다는 것이 알려지고 있다.
코일을 계속 흐르는 전류

초전도체로 만든 전선으로 코일을 만들어 양쪽 끝을 전원에 연결하여 전류를


흘린다. 이어서 코일의 양쪽 끝을 단락 短絡 하여 동시에 전원을 떼면 전류는 멈
( )

추지 않고 언제까지나 계속해서 흐른다 그림 . 초전도체 이외의 재료를 사용


( 5-6)

한 코일에서는 전기저항 때문에 전류는 즉각 정지해 버린다. 이와 같이 초전도


체에서는 저항이 없다는 것으로부터 일단 전류를 흘리면 전원을 끊어도 언제까
지나 전류를 계속해서 흘릴 수 있다.
< 그림 5-6> 초전도 코일을 흐르는 영구 전류

또한 저항에 수반하는 줄열 에 의한 발열이 없다는 것으로부터 가


(Joule’s Heat)

느다란 전선으로도 큰 전류를 흘릴 수가 있다 예를 들면 초전도선에서는 ㎠ 정도의 단면


( 1

적을 갖는 전선에 만 이상의 큰 전류를 흘릴 수 있다 . 이와 같이 초전도체에서는 큰 전류


100 Å )

를 손실 없이 계속 흘릴 수 있는 것으로부터 여러 분야에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


다. 특히 고온 초전도체는 종래의 초전도체에 비하여 각별히 높은 온도에서 사
용할 수 있는 것이어서 그 충격이 크다.
물론 종전부터 알려져 있는 초전도 재료라도 초전도 자석을 비롯하여 실용화
되고 있는 것이 몇 개 있다. 그러나 종전의 재료에서는 초전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 고가인 액체 헬륨을 냉각제로서 사용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용도가
제한되어 왔다. 고온 초전도체에서는 보다 비점이 높은 액체 질소를 냉각제로
사용할 수 있다. 액체 질소는 액체 헬륨에 비해서 가격도 싸고 취급도 간단하여
그 이점은 매우 크다. 고온 초전도체의 출현에 따라서 종전에는 초전도의 이용
이 어렵다고 생각되었던 분야에도 이용이 기대되고 있다.
고온 초전도체의 응용

초전도체의 응용으로서 기대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도 에너지, 일렉트로닉


스 분야에의 이용일 것이다.
초전도 전선을 사용해서 장거리 송전이 가능하게 되면 현재 줄열로서 없어지
고 있는 전력 손실을 막을 수 있어 새로운 발전소 몇 개를 만드는 것보다도 효과
가 크다. 또한 앞에 말한 바와 같이 일단 전류를 흘리면 전원을 끊어도 전류가
계속해서 흐르는 현상을 이용하면, 초전도 재료로 거대한 코일을 만들어 거기
에 야간 夜間 의 잉여 전력을 흘려서 저축하여 필요에 따라서 끄집어내는 전력
( )

저장 시스템에도 사용할 수 있다.


초전도의 응용에서 중요한 것으로 자석으로서의 이용이 있다. 강한 자장을
얻기 위해서는 전자석 코일에 큰 전류를 흘릴 필요가 있는데, 보통 전선으로는
코일의 발열이 크고 막대한 전력 손실이 생기는 것과 더불어 대량의 냉각수를
필요로 한다. 저항이 없고 큰 전류를 흘릴 수 있는 초전도 코일은 강한 자장을
발생시키기 위한 자석에 안성맞춤인 재료라 할 수 있다. 초전도를 이용한 자석
은 자기부상열차나 초전도 추진선 推進船 , 또는 핵자기공명 imaging 등 여러 방
( )

면에서의 응용이 기대되고 있다.


초전도체의 별개의 응용으로서 자기 특성의 이용이 있다. 초전도체의 특징으
로서 전기저항이 제로인 것에 더해서 자장을 완전히 차폐하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최초에 언급한 바와 같은 자석과의 반발을 이용한 자기 부상
이나 외계로부터의 자장을 완전히 차폐하는 용도에 응용할 수 있다. 자기 부상
은 화물을 조용히 수평 이동시키는 컨베이어 시스템이나 저항이 없는 베어링
등에 응용할 수 있다.
한편 고온 초전도체에는 실용화를 위해서 해결하지 않으면 안 될 문제도 많
이 있다. 그중 몇 가지는 이 물질이 세라믹스인 것에 기인한다. 예를 들면 세라
믹스이기 때문에 금속 초전도 재료에 비해서 긴 전선을 만드는 것이 어렵다. 현
재 고온 초전도체로 전선을 만들기 위해서는 분말을 금속의 파이프에 채운 후
가늘게 가공하는 방법이나, 테이프상의 기재에 초전도체를 피복하는 방법이 취
해지고 있으나 실용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더 개량이 필요하다. 고온 초전도
체는 세라믹스이기 때문에 입자와 입자가 결합한 구조가 기본이 된다. 이 때문
에 입자의 내부에서는 전기의 흐름이 좋아도, 입자와 입자 사이의 입계 부분에
서의 전기의 주고받음이 어렵다고 하는, 세라믹스 재료의 본질에 관계되는 문
제도 남아 있다.
고온 초전도체의 응용에서 현재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서 초전도체의 박막화
薄膜化 가 있다. 초전도체의 일렉트로닉스 분야에의 응용, 특히 연산소자 演算素
( ) (

子 나 센서로서의 응용을 위해서는 박막화 기술이 필요 불가결하다.


)
< 그림 5-7> 조셉슨 접합의 모식도

초전도체의 기본적인 특성의 하나로 조셉슨 효과가 있다. 이것은 초전도체로


매우 얇은 절연체를 샌드위치한 구조를 만들면, 초전도체 사이의 전압이 제로
상태에서 초전도 전자에 의한 터널 전류가 관찰된다는 현상이다 그림 . ( 5-7)

조셉슨 효과는 초고속의 연산소자나 고감도로 자장을 측정하기 위한 센서 등


에 응용이 기대되고 있으나 이와 같은 장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도 고온 초전도
체를 기판 基板 위에 박막화하는 기술이 중요해진다. 현재 고온 초전도체의 출
( )

현에 의해서 이 박막화에 관한 분야의 연구가 급속히 진행되고 있다. 새로운 물


질, 현상의 출현이 주변 기술에까지 큰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는 좋은 예이다.
3. 아몰퍼스에 맡겨진 꿈
무정형과 결정

아몰퍼스는 영어로는 amorphous라고 쓰는데, 외형이 일정치 않다고 하는


뜻이다. 과학적인 술어로서의 우리말 번역은 ‘무정형의’ 또는 ‘비정질 상태
의’이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물질을 형성하고 있는 원자, 이온, 분자
등의 구성요소의 배치 상태에 어느 특정의 3차원적 규칙성을 갖지 않고 있는
상태의’라고 하는 것이 될 것이다.
무정형 無定形 인 물질과 대비되는 말은 결정 結晶 이고 이것은 역으로 물질
( ) ( )

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가 3차원적으로 규칙성 있는 배열을 한 경우를 가리키


고 있다. 결정을 취급하는 학문은 17세기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고체를 외형만으로 무정형과 결정으로 분류하였다. 덴마크의 스테노는 같은
종류의 결정으로 겉보기의 형태가 현저하게 달라져 있어도 하나의 특정 결정
면과 다른 결정면이 이루는 각도는 <그림 5-8>과 같이 어느 결정에 고유의 것
으로서 일정하다는 ‘결정에 있어서의 면각 面角 일정 안정 의 법칙’을 발견하였
( ) ( )

다. 이 법칙 덕분에 지구상에 존재하는 여러 가지 결정을 잘 분류하여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 그림 5-8> 결정 면의 각도는 모두 일정(면각 일정의 법칙)

또 이 중요한 법칙의 발견은 외형에 규칙성이 있으면 물질을 구성하고 있는


요소의 배열에도 규칙성이 있음을 충분히 예측할 수 있게 하였고, 후에 결정
중의 원자 배열에 관한 연구에로 발전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그러나 당시는
광학 현미경이 연구의 중요 수단이었기 때문에 그것으로 분별할 수 있는 범위
에서의 판단이 연구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래서 한때 무정형으로 분류되었던
것 중에는 부분적으로 또는 미소한 부분이 결정인 것도 당연히 있었다.
아몰퍼스의 비밀

이제 고체는 크게 결정과 비결정으로 분류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면 아


몰퍼스의 비밀의 정체에 조금 더 구체적으로 다가가 보자. 현재는 가시광선
보다도 훨씬 짧은 파장의 X선이나 전자선의 회절 回折 현상을 이용해서 결
( )

정과 비결정의 구별을 하고 있고, 또 매우 미소 부분의 상세한 분석도 가능


해졌다. 지금 원자 간 거리와 같은 정도 길이의 파장의 파동을 물질의 구성
요소가 3차원적으로 규칙성 있게 배열한 구조, 즉 결정격자에 접촉시킨 경
우를 생각해 보자.
이 격자의 규칙성에 따라서 파동이 강해지거나 약해지거나 하여 회절 현
상이 일어난다. 한편 배열에 규칙성이 없는 비정질 또는 무정형 물질의 경
우, 결정에서 인지된 것과 같은 회절 현상은 당연히 관측되지 않는다.
예를 들면 여러 가지 물질을 고온으로 융해시킨 후 그것을 급냉하여 액체
상태의 구조대로 동결해서 고체물질을 만들었다고 하자. 융해된 액체 속의
원자, 이온이나 분자는 재정렬할 여유도 없이 고체가 되는 것이므로 원자나
이온, 분자의 규칙적인 배치는 전혀 없고 이 고체는 아몰퍼스 물질이 된다.
유리는 여러 가지 물질을 혼합하여 가열 융해 후 급냉하여 만들어지고 있다.
유리와 결정은 어떻게 다른가

물질의 형태를 만들고 있는 요소의 배열 상태에 규칙성이 없는 것이 아몰퍼


스라는 것을 알았다. 실리콘 원자와 산소원자로부터 만들어져 화학식 SiO 로2

표시되는 물질에는 여러 가지 것이 있고 예컨대 실리카 유리와 결정의 석영 수(

정 이 존재한다. 그러면 이들 원자의 배치는 어떻게 다른 것일까? 결정, 유리의


)

어느 경우에도 실리콘 원자를 둘러싸는 4개의 산소원자는 실리콘 원자를 중심


으로 한 정사면체를 형성하고 있고 그 정사면체를 최소의 구조 단위로 하여 공
간에 원자가 배치되어 있다. 정사면체를 형성하고 있는 결합은 매우 완강하고
융통성이 없으며 결정과 유리 사이에서 그 형태는 그다지 차이가 없다. 즉 정사
면체라고 하는 거리적으로 가까운 좁은 공간 속에서 비교하면 결정, 유리의 구
조에 거의 차이는 없다. 이럴 때, 구조상 근거리 질서가 거의 같다고 말한다.
< 그림 5-9> 결정과 유리의 차이

결정에서는 넓은 공간, 즉 거리적으로도 긴 범위에 걸쳐서 이 정사면체가 규


칙적으로 배열되고 있다. 이와 같은 구조를 하고 있을 때 장거리 질서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면 왜 유리에서는 넓은 범위에 걸친 규칙성이 없는 것 일까? 유리에서는
정사면체끼리 어느 정도 자유로운 각도로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결정에서 볼
수 있는 정사면체의 규칙적인 배열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편리한 일꾼인 유리

유리의 구조상의 특징에 대해서는 이해한 것으로 생각한다. 그 아몰퍼스로서


의 특징이나 기능을 이용하여 주변 가까이에 있는 재료에서 첨단적인 재료에까
지 유리는 여러 방면에서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면 빛에 관련된 것으로는 광학
렌즈, CD 메모리, 레이저 발진 發振 등이다.
( )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방사성 폐기물을 유리 속에 밀폐시키려는 시도도 있다.


사용이 끝난 핵연료의 일부는 재처리되고 나머지는 버리지 않으면 안 된다. 붕
소를 함유하는 규산염 유리를 방사능을 가지는 위험한 원소를 녹여 넣은 유리
로 만들어 땅속 깊이 묻어버리는 것이다.
인산염을 함유하는 규산염 유리를 이, 뼈의 결손부에 메꾸면 천연의 뼈와 화
학결합이 생겨 튼튼한 인공 뼈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유리질의 인공 뼈는 각종
바이오세라믹스의 것과 비교해서 굽힘 강도가 큰 것이 가장 우수한 특징이다.
유리질의 재료를 연구해서 미세하고 동시에 균일한 가느다란 구멍을 가진 다
공질 유리를 만드는 것이 가능하다. 원료를 융해 후 냉각하여 유리로 만들 때 두
종류의 유리 상 相 이 둘로 분리되어 서로 섞여서 생성되는 조성을 선정하여 유
( )

리를 만든다. 그 후 산 등으로 한쪽 유리 상을 용해 제거시킴으로써 다공질 유리


를 만들 수 있다. 그 이미지로 경석 輕石 이나 스펀지의 구멍을 매우 작게 한 재
( )

료를 상상하기 바란다. 작은 구멍으로는 20Å 정도의 것도 뚫을 수 있다. 표면적


이 매우 크다는 것과 균일한 작은 구멍을 잘 이용하여 바이러스의 분리, 효소의
고정 등 첨단적 바이오테크놀로지의 분야에서 귀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
< 그림 5-10> 규산소다 유리

결정화 유리의 용기는 일반 가정의 부엌에서도 진기한 것은 아니고 얼핏 보


기에 도자기 같으나 미세결정과 유리가 혼합된 것이다. 두툼한 조리 기구로서
냄비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가스로 직접 가열해도 깨지지 않는다. 유리는 일반
적으로 열팽창이 크고 유리질의 용기에서는 고온부에 접촉하고 있는 부분만 이
팽창의 정도가 커지기 때문에 재료의 내부에 뒤틀림이 생겨 직화 直火 나 열탕의
( )

가열로 깨지는 일이 있다. 그러나 결정화 유리는 열에 의한 팽창이 적기 때문에


열의 충격에 매우 튼튼하다. 이 결정화 유리의 제조공정에서는 먼저 최초에 유
리를 만들고 다음의 냉각 단계에서 일부를 결정화시킨다. 결정을 매우 작은 것
으로 하면 유리와 같이 투명하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내열성과 빛에 대한 투명
성을 이용한 내열성의 창유리, 내열성과 전파를 흡수하지 않는 성질을 이용한
로켓의 레이더 돔 등 그 밖에도 널리 공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겔과 비정 금속

비정질 금속이나 겔 은 비정질 고체로 분류되어 있기는 하지만 원자


(Gel)

배열의 불규칙성이 유리와는 다르다. 그러면 어떻게 다른 것일까? 식품의


건조제 등에 사용되고 있는 실리카겔은 조성으로서는 결정 석영이나 실리카
유리와 거의 같은 SiO 이다. 그러나 겔과 유리는 우선 제작방법이 다르다.
2

유리가 원료를 일단 용융시킨 것을 냉각하여 얻는 것임에 반해서, 겔은 수용


액 등의 용액으로부터 침전시켜서 얻는다. 유리에는 유리 전이점 轉移點 이 ( )

존재하지만 겔에서는 그것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같은 아몰퍼스이기는


하지만 겔과 유리는 구별되고 있다. 식염수에서 식염을 석출시키면 깨끗한
입방체의 결정을 얻을 수 있는데, 수용액에서 비결정의 미세한 입자를 침전
시키면 그 입자 사이에 물 등의 용매 분자가 존재하는 겔이 생성된다. 입자
사이에 존재하는 그 용매 분자는 미세입자를 구성하고 있는 원자, 분자, 이
온 등의 재배열을 방해하고 있다. 그 때문에 얻는 침전물은 넓은 범위에서
규칙적인 원자 배열을 할 수 없고 비정 상태이다.
한편 금속에서는 구성하고 있는 것이 구상 球狀 의 원자만 있기 때문에 복
( )

수의 원자로 구성되어 있는 분자나 이온과 같이 좁은 범위에서 규칙성을 가


지는 원자의 집단, 예컨대 SiO 에 있어서의 정사면체 구조 등은 존재하지 않
2

는다. 따라서 금속의 비정질 상태라 함은 거의 구대칭 球對稱 의 원자가 무질


( )
서하게 배열되어 있는 상태여서, 색깔이나 반지름이 다른 유리구슬이 3차원
적으로 무질서하게 채워져 있는 모양을 상상하면 된다.
창유리에서 첨단재료 광섬유로

예전부터 주변에 있는 아몰퍼스 재료로는 건물이나 각종 차량의 창에 사


용되고 있는 유리가 있다. 그 대부분은 규산소다 유리라고도 불리고, 앞에서
말한 석영유리와 마찬가지로 실리콘 원자 1개와 4개의 산소원자로 정사면
체를 형성하며 그 정사면체를 기본적인 단위로 하는 구조로 되어 있다. 그러
나 나트륨 이온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연속적 망목 구조는 <그림 5-10>과
같이 부분적으로 절단되어 있고, 따라서 결합이 절단된 부분만큼 움직이기
쉽게 되기 때문에 융점은 저하된다. 창유리의 광학적 역할로서는 빛을 어느
정도 투과시킬 수 있으면 충분한 것이다.
한편 광섬유는 광통신 등 정보의 장거리 전달을 위해서 사용되는 것이고
될 수 있는 대로 투명하고 섬유 자체에 빛이 흡수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가
령 광섬유가 창유리와 같은 재질이라면 불순물로서 철 이온 등이 들어가 있
기 때문에 2m 정도밖에 빛은 도달할 수 없다. 유리의 절단면이 청록색을 띠
고 있는 것은 이 철 이온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서 고순도의 SiO 를 사용한 유리의 광섬유로 현재 실용화되고
2

있는 것으로는 2㎞까지 정보를 보내는 것이 가능하다. 입계가 없는 연속 구


조이기 때문에 이러한 것이 가능해진다. 또 광섬유의 반지름 방향을 향하여
화학조성을 변화시켜, 표면에 가까울수록 굴절률을 작게 하면 어느 각도 내
로 입사 入射 된 빛은 모두 반사되어 섬유 속에 갇혀버려 밖으로 나올 수 없게
( )
된다. 조성을 자유로이 바꿀 수 있는 성질을 잘 이용하여 첨단적인 고기능의
재료를 개발한 예이다. 광섬유는 서로 연결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본의 경우
전국에 광통신용의 케이블망이 설치되어 있고, 하와이를 경유하여 미국과도
연결되어 있다. 광통신에 의한 정보 전달은 종전의 구리선을 이용한 전달에
비하여 몇백 배나 증가시킬 수 있다. 또 태양전지로서 이용되고 있는 아몰퍼
스 실리콘은 새로운 전자재료로서 장래가 매우 기대되는 재료이다.
결정에 대해서는 원자의 배열 등이 밝혀져서 물성과의 관계도 설명이 가
능하게 되었다. 이에 반해서 아몰퍼스의 재료에서는 원자의 배열은 명확하
지 않은 점이 많으나 최근 차례로 새로운 제법이 개발되어 흥미 있는 물성을
가지는 것도 발견되고 있다. 아몰퍼스 재료는 인간의 생활에 옛날부터 있었
고, 최첨단재료로도 주목을 끌고 있다.
4. 생활을 바꾸는 고성능 전지
공기를 전기로 바꾼다

전지 개발의 역사는, 어떻게 하면 작은 용기 속에 보다 많은 에너지를 채


워 넣을 수 있는가 하는 지혜 경쟁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공기를 사용해서
전기를 일으키는 공기 전지도 그와 같은 노력 속에서 탄생한 전지의 하나라
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전지의 고에너지-밀도화의 정도는 일정의 부피 또는 중량당 축적할 수 있
는 에너지양으로 표시된다. 이것은 전지 속에 채워 넣은 물질 활성물질이라고

부른다 의 종류와 양에 따라 결정되는데, 만일 우리 주위에 엄청나게 많은 공


기를 활성물질로서 사용할 수 있다면 이렇게 편리한 것도 없을 것이다.


공기 전지는 이와 같은 발상에서 탄생한 전지로서 실제로는 공기 중에 약
20% 포함되어 있는 산소를 플러스극의 활성물질로 사용하고, 또 한쪽 마이
너스극의 아연과의 사이에서 전기가 만들어진다 그림 . 플러스극의 활성
( 5-11)

물질로서 공기 중의 산소를 이용함으로써 그 몫만큼 마이너스극의 활성물질


인 아연을 많이 채워 넣는 것이 가능해져 보통의 아연 전지의 두 배 가까운
에너지를 끄집어낼 수 있다.
< 그림 5-11> 공기를 이용하는 아연-공기 전지

아연-공기 전지는 산소극에 붙인 실 을 떼어냄으로써 산소가 전지 안


(Seal)

으로 유입하여 작동하기 시작하고 도중에 동작을 멈추게 하거나 하는 것에


는 적합하지 않으나, 장시간 연속적으로 에너지를 끄집어낼 수 있기 때문에
보청기 등의 용도에 사용되고 있다. 공기 전지는 이와 같이 장시간에 걸쳐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이점이 있는 반면 공기 중의 산소의 공급 속도에 한
도가 있기 때문에 짧은 시간에 큰 전류를 끄집어내는 용도에는 맞지 않는다.
고에너지 전지의 대표, 리튬 전지

주기율표의 1족, 제2주기의 원소에 리튬이라는 알칼리 금속이 있다. 리튬


은 은색으로 빛나는 부드러운 원소인데 나이프로 작게 잘라서 물에 던져 넣
으면 수면에 떠서 수소를 방출하면서 반응하는 모양을 볼 수 있다. 물 위에
뜨는 것으로서 알 수 있는 것처럼 금속이면서 비중이 물보다 작고 또 물
(0.53)

과 반응하는 것으로부터 화학적인 활성이 높다는 것을 안다.


가볍고 화학적인 활성이 높은 금속 리튬은 이상적인 전지 재료로서 옛날
부터 주목받아 왔다. 그러나 물과 반응하기 때문에 일반 전지에서 사용되고
있는 수용액을 전해액으로서 사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리튬 전지에 적합한
물 이외의 용매 비수용매 탐색이 오랫동안 계속되어 왔다. 현재 고에너지 전
( )

지의 대표로서 주목받고 있는 리튬 전지의 실용화에는 리튬이 장기간 안정


하게 작동할 수 있는 유기 용매 프로필렌카보네이트 등 가 발견된 것의 역할이 크
( )

다.
가볍고 활성이 높은 금속에는 리튬 이외에도 나트륨이나 마그네슘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금속을 전지의 활성물질로서 이용하는 것은 어렵다. 전해
액 중에서의 리튬 표면을 잘 조사해 보면 얇은 산화물의 보호막으로 덮여 있
는 것을 알게 된다. 이 막은 리튬이 급격히 반응하여 버리는 것을 방지하는
한편 이온은 투과시키는, 전지에 적합한 성질을 가지고 있다. 나트륨이나 마
그네슘에서는 이와 같은 보호막을 만드는 작용이 없기 때문에 장기간 안정
하게 사용하기는 어렵다.
리튬 전지는 그 높은 기전력과 큰 에너지 용량을 살려서 IC 메모리의 백업
등의 용도에 널리 사용되기 시작하고 있다. 리튬 전지를 사용함으
(Back-Up)

로써 기기에 따라서는 몇 년 이상이나 전지를 교체할 필요가 없어서 그 기기


에 전지가 들어가 있다는 것 자체를 알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문자 그대로
하이테크 시대를 지탱하는 숨은 공로자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플라스틱 전지의 등장

리튬 전지의 특징은 가볍고 큰 기전력을 얻을 수 있는 것에 있으나 이와 같은


특징을 살리기 위해서는 리튬극 마이너스극 의 반대 측을 구성하는 플러스극의 재
( )

료에도 연구가 필요해진다. 현재까지 각양각색의 재료가 플러스극 재료로서 시


험되어 왔으나 그 대부분은 이산화망가니즈로 대표되는 금속 산화물이었다.
보다 가벼운 리튬 전지를 만들어 내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것이 플러
스극에 플라스틱 폴리머 을 사용한 플라스틱 리튬 전지이다.
( )

폴리머는 일반적으로 전기가 흐르지 않으나 특별한 분자구조를 가지는 폴리


머는 전기가 통한다는 것을 최근에 알게 되었다. 예컨대 벤젠고리가 연결되어
있는 구조의 폴리머를 만들면 전자가 폴리머 사슬을 이동할 수 있게 되어 전기
가 흐르게 된다. 이와 같은 재료는 원래 유기물이기 때문에 비중이 작고 리튬 전
지의 경량화에 적합한 재료라 할 수 있다.
< 그림 5-12> 폴리아닐린을 사용한 플라스틱 리튬 전지

도전성 폴리머의 대표인 폴리아닐린을 플러스극으로 사용한 플라스틱 리튬


전지의 예를 <그림 5-12>에서 볼 수 있다. 마이너스극에서는 다른 리튬 전지와
마찬가지로 방전과 더불어 금속 리튬의 용해가 일어나고 플러스극에서는 폴리
머 속으로의 이온의 이동이 일어난다. 이 플라스틱 전지는 경량이라고 하는 특
징에 더하여 여러 가지 형태로 성형이 용이하다는 이점도 있어 앞으로의 발전
이 기대되는 전지이다.
‘ 코드 없는(Cordless)’ 시대를 지탱하는 니켈-카드뮴 전지

주변의 전기 기기에서 코드가 차츰 없어지고 있다. 코드 없는 전기 기기를 위


한 전지의 하나로 니켈-카드뮴 전지를 비롯한 2차 전지의 진보가 있다. 전지에
는 한 번만 사용하고 버리는 전지 차 전지 와 충전을 함으로써 반복해서 사용할
(1 )

수 있는 전지 차 전지 가 있다. 현재의 코드 없는 전기 기기에는 2차 전기가 들어


(2 )

가 있는 것이 많다. 특히 비교적 큰 전력을 필요로 하는 기기에서는 경제성의 관


점에서 2차 전지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2차 전지의 대표는 뭐니 뭐니 해도 자동차에 장착된 납축전지인데 주변의 전
기 기기에는 니켈-카드뮴 전지가 사용되고 있는 것이 많다. 이것은 니켈-카드뮴
전지가 충전하기 쉽고 밀폐화 기술이 확립되어 있기 때문이다. 니켈-카드뮴 전
지는 융그너 에 의하여 1899년에 발명되어 비교적 오래전부터 사용되고
(Jungner)

있는 전지인데, 최근에 2차 전지로서 이용하게 됨으로써 그 중요성이 증가하였


다.
2차 전지는 1회만의 방전으로 사용하다가 버리는 1차 전지와는 달리, 반복해
서 충전-방전을 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몇 가지 기술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충전 말기에 발생하는 기체 산소와 수소 에 의한 전지 내부 압력의 상승을 억
( )

제하는 기술 확립이 중요한 과제가 된다. 만일 이와 같은 장치가 없으면 충전이


지나치게 진행되므로 전해액의 전기분해가 일어나 전해액이 없어질 뿐 아니라
발생된 가스에 의해서 전지가 파열되어 버린다. 충전과 더불어 발생하는 가스
를 억제하는 기술은 2차 전지의 밀폐화를 실현하는 데에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라 할 수 있다.

< 그림 5-13> 니켈-카드뮴 전지에서의 산소 흡수 메커니즘

니켈-카드뮴 전지의 발전엔 노이만이라는 기술자의 아이디어가 크게 기여했


다. 이는 충전에 의해서 발생하는 산소를 미리 많이 채운 마이너스극의 금속 카
드뮴과 반응시킴으로써 산소를 소모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그림 5-13>은 니
켈-카드뮴 전지의 과충전 시의 상태를 나타낸 것이다. 플러스극에서는 충전이
진행됨으로써 활성물질은 모두 옥시수산화니켈 로 변화하고 거듭 과충
(NiOOH)

전이 진행됨으로써 수용액이 전기분해되어 산소가 발생하고 있다.


한편 마이너스극은 플러스극에 비하여 미리 용량을 크게 했기 때문에 아직
과충전 상태는 아니고 금속 카드뮴과 수산화카드뮴이 공존하는 상태이다. 노이
만의 아이디어는 플러스극에서 발생한 산소를 마이너스극의 금속 카드뮴으로
흡수시켜 버린다는 것이다. 그 결과 충전이 진행되어도 전지 내의 압력 상승은
억제된다.
니켈-카드뮴 전지의 최대의 특징은 이와 같은 교묘한 장치에 의하여 2차 전
지의 취급을 용이하게 한 점이다. 사용하지 않고 방치해도 충전하면 회복되고
또 충전 중인 것을 잊어버려 방치해도 앞에서 말한 교묘한 장치에 의해 전지가
파열되는 일은 없다. 경솔한 사람이나 기술의 문외한에게 적합한 2차 전지라 할
수 있겠다.
보다 고밀도의 2차 전지를 목표로 하여

전자 기기의 콤팩트화, 경량화가 급속히 진행되는 과정에서 기기의 중량


과 부피 중에서 전지가 차지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소비
전력이 비교적 큰 기기에 사용되는 일이 많은 2차 전지의 경우에는 가까운
장래에 전지가 기기의 중량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버리는 경우가 나올지도
모른다. 이와 같이 전자 기기가 코드가 없어지고 콤팩트화되는 것에 대응하
기 위해서 2차 전지의 고밀도화가 현재 전지 연구자의 큰 과제가 되고 있다.
고밀도 2차 전지의 표적이 되고 있는 것은 이미 언급한 리튬을 사용한 2차
전지의 개발이다. 가볍고 기전력이 높은 리튬 전지의 2차 전지화가 실현될
수 있다면 종전의 2차 전지를 능가하는 전지가 기대된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이것이 그리 쉽지 않다. 리튬 전지에서는 리튬이 전해
액에 용해되기 쉽다는 것 때문에 충전-방전에 수반하여 리튬의 용해-석출이
일어나 리튬극의 전극형상을 초기의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어렵다. 이 때문
에 충전-방전을 반복하는 동안에 리튬극이 대극 對極 과 합선되거나 전지 용
( )

량이 감소하거나 하여 충분한 성능을 발휘할 수 없다고 하는 문제점이 발생


한다. 리튬 단독의 극 대신에 리튬 합금을 사용함으로써 이 문제는 어느 정
도 해결할 수 있으나, 이 경우에는 고에너지-밀도 2차 전지로서의 리튬 전지
의 매력은 감소해 버린다. 현재 리튬을 사용한 2차 전지가 몇 가지 등장하고
있으나 리튬극의 형상의 제어, 또는 보다 2차 전지에 적합한 플러스극 재료
의 개발 등 리튬 전지의 2차 전지화와 관련한 연구 과제는 많이 남아 있다.

6
환경 문제로의 새로운 접근
1. 미생물이 먹는 플라스틱
플라스틱의 훌륭한 성질

분자량이 약 1만 이상의 유기계 고분자는 여러 분야의 각양각색의 제품


소재로서 사용되고 있다. 지금은 고분자 재료 없이는 우리들의 생활이 성립
되지 않을 정도로 대량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고분자 재료에는 같은 단량체
單量體:반복되는 구조의 기본 단위 로 된 단독 중합체나 구조가 다른 몇 종류의 단
( )

량체로 된 공중합체, 또 여러 종류의 중합체를 조합한 복합재료, 열을 가하


여 3차원적인 망목상으로 결합시킨 구조를 갖는 것 등 많은 종류가 있다.
고분자 재료 중에서 가소성 可塑性 을 보이는 것을 플라스틱이라 부르고
( )

있다. 플라스틱 중에서도 열가소성을 보이는 것은 성형 가공이 용이하다. 또


한 제품을 낮은 비용으로 생산할 수 있고 더구나 튼튼하고 가벼우며 보기에
깨끗하다는 점에서 주로 쓰다 버리는 제품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골칫거리인 폐기 플라스틱

슈퍼마켓이나 식품점에서 낯익은 폴리에틸렌으로 만든 쇼핑백이나 용기,


폴리스티렌의 쿠션재 등 쓰다 버리는 플라스틱은 쓰레기의 양을 증가시키고
있을 뿐 아니라 자연환경에도 나쁜 영향을 주고 있다. 특히 바다에 표류하는
플라스틱류는 바다의 생태계를 확실히 파괴하고 있다. 예를 들면 심해어의
위 속에서 청량음료병, 필름 등의 플라스틱 제품이 발견되거나 일본 근해에
서 잡은 거북이의 소화기관 계통에서도 플라스틱류가 발견되고 있는 것 등
이다. 이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 중 하나로 현재 사용되고 있는 플라스틱류의
대부분이 미생물 또는 효소에 의하여 생분해되지 않는다는 것을 들 수 있다.
현재 생분해성 합성고분자는 약간 사용될 뿐이다. 즉 폴리비닐알코올, 지
방족 폴리에스테르, 폴리에틸렌글리콜, 폴리에스테르우레탄 정도이다. 이들
중에서도 후자의 두 개는 고분자량이 됨에 따라서 생분해가 곤란하다. 더구
나 쓰다 버리는 제품류로서는 아직은 이용되고 있지 않다. 지금 지구환경 보
호는 세계인의 소원이다. 따라서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 제품을 생분해성 고
분자 재료로 만드는 계획에 한층 더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대되는 생분해성 플라스틱

30억 년 이상 전에 지구에 생명이 탄생한 이래 각양각색의 진화를 거쳐서


현재의 생태계가 형성되었다. 이들의 생물은 주로 고분자 물질에 의하여 그
생명과 번영이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예를 들면 동물의
신체를 구성하고 있는 고분자 물질은 주로 단백질이고, 식물은 다당류 특히
셀룰로오스를 주성분으로 하여 형성되고 있다. 더욱이 이들의 생체 고분자
는 모두가 생분해성 고분자이다. 이들에 필적할 만한 생분해성의 고분자를
만들어 낼 수 없을까?
현재 미생물이 에너지원으로 세포 내에 저장하고 있는 폴리에스테르 폴리
(

하이드록시부틸레이트 나 대사 과정에서 세포 밖으로 배출하는 미생물 셀룰로오


)

스가 생분해성의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로서 특히 주목되고 있다.


또한 게나 새우의 껍질을 형성하는 큐틴, 갈조류의 세포막을 구성하는 알
긴산, 미생물이 생산하는 폴리아미노산 폴리글루탐산 등도 생분해성 플라스
(γ- )

틱으로서 주목되고 있다.


미생물 셀룰로오스의 매력

셀룰로오스를 생산하는 미생물로서 아세트산균의 일종이 잘 알려져 있다. 어


떤 종류의 아세트산균은 영양원으로서 글루코오스나 펩톤 을 세포 내에 (Peptone)

집어넣고 셀룰로오스 그림 참조 분자량은 수십만 를 세포 밖으로 배출한다. 이


(< 6-1> , )

균은 길이 2~4/㎛ ㎛는 ㎝ , 지름 1㎛ 전후의 크기이다. 영양원과 함께 식염


(1 10-4 )

수 용액 배지 중에서 28℃로 정치 靜置 배양하면 아세트산균의 수는 시간과 더


( ) ( )

불어 지수함수적 指數函數的 으로 증가하여 그와 함께 셀룰로오스의 생성량도 증


( )

가한다. 균이 생산한 셀룰로오스는 배지 표면에 막상으로 얻을 수 있다.

그림 6-1> 셀룰로오스 분자 사슬
<
(n은 임의의 수. 괄호 안은 β-D-글루코피라노오스)

셀룰로오스가 어디에서 만들어지는가 하면 균세포의 길이 방향으로 지름이


약 35Å인 구멍이 배열되어 있어서 그 구멍으로부터 수십 본의 셀룰로오스 분자
사슬이 배출된다. 이들이 모여서 지름 약 40Å의 마이크로피브릴 :미세 (Microfibrill

섬유 을 형성하고 이 마이크로피브릴이 여러 개 모여서 폭이 100~300Å 인 마이


)

크로피브릴을 형성한다 그림 . ( 6-2)

< 그림 6-2> 아세트산균(검게 보이는 부분)과 피브릴

이 마이크로피브릴은 식물 세포벽을 구성하고 있는 마이크로피브릴과 같은


셀룰로오스의 결정을 형성하지만 식물 셀룰로오스에 비하면 결정성이 높다는
것, 섬유가 매우 가늘다는 것, 필름상으로 얻어지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배양 방법을 달리하면 필름의 형상을 각양각색으로 바꿀 수 있
다. 예컨대 자루 모양, 장갑 모양, 중공사 中空絲 , 필름 등도 만들 수 있다. 널리
( )

사용하는 제품의 소재로서만이 아니라 미생물 셀룰로오스를 기능재료나 식품


에 응용하려는 시도가 계속되고 있다.
다채로운 미생물 폴리에스테르

수소세균, 질소고정균, 광합성균, 고초균, 토양균 등은 폴리에스테르 생산균


으로 알려져 있고 세포 내에 폴리에스테르를 과립상 顆粒狀 으로 저장할 수 있다 ( )

그림 . 이 폴리에스테르는 분자량이 수십만의 폴리하이드록시부틸레이트


( 6-3)

이다 그림 의 . 미생물은 주위의 영양원이 고갈되면 체내에 축적되어


(PHB) (< 6-4> a)

있는 폴리에스테르를 분해해서 에너지원으로 한다.

< 그림 6-3> 세포 내에 저장된 PHB


어떤 종류의 수소세균을 글루코오스, 효모 추출물, 무기염류를 함유하는 배
지에서 30℃에서 진탕 振蕩 배양하면 대사의 과정에서 생긴 PHB를 체내에 축
( )

적한다. 최적 배양조건으로 배양하면 축적량은 건조 乾燥 균 중량의 90% 가까이


( )

나 된다. 고체 상태에서의 PHB는 분자 사슬이 반시계 방향의 헬릭스 구조 (Helix

: 개의 단량체로 회전한 나사선 구조 로 되어 있어 결정성이 높다. 이 때문에 딱


Structure 2 1 )

딱하고 부서지기 쉬워서 널리 이용될 플라스틱 재료에는 맞지 않는다. 그러나


상이한 종류의 단량체를 가하여 공중합체로 하면 PHB의 경우와는 달리, 결정
성이 저하해서 유연하게 된다. 이렇게 함으로써 재료로 활용이 가능하기 때문
에 미생물 폴리에스테르를 공중합체로 하는 연구가 활발하게 되었다.
< 그림 6-4> PHB 분자 사슬(n과 m은 임의의 수)

영국의 ICI사가 개발한 방법에서는 프로피온산을 가하여 랜덤 공중합체 두 종 (

류의 단량체가 무질서하게 연결된 공중합체 로 한다 그림 의 . 프로피온산의 첨가량을


) (< 6-4> b)

많게 함으로써 융해 온도가 최대 110 ℃나 낮아졌다. 즉 결정성이 낮아져서 낮


은 온도에서 쉽게 융해되도록 만든 것이다. 이와 더불어 투명하고 유연한 필름
으로 가공할 수 있게 되었다. 한편 프로필아세트산이나 4-하이드록시부티르산
을 가하여 공중합체 그림 의 의 성질을 조정하는 방법도 알려져 있고,
(4HB) (< 6-4> c)

단량체의 종류와 농도에 따라서는 필름상뿐 아니라 고무상으로도 만들 수 있


다.
미생물 폴리에스테르를 땅속에 파묻어 두면 봄이면 6주일, 여름이면 2주일에
완전히 분해된다. 그 과정은 미생물이 갖는 분해효소, 디폴리머라아제
에 의해서 먼저 올리고머
(Depolymerase) :단량체가 결합한 소중합체 로 분해
(Oligomer 2~20 )

되고 다시 올리고머에스테라아제에 의해서 단량체까지 분해되어 이것들이 미


생물에게 먹혀서 에너지원이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미생물 폴리에스테르는
생분해성뿐 아니라 과열에 의해서 간단히 융해하기 때문에 성형성도 좋고 현재
시행되는 플라스틱 가공법에 의해서 각양각색의 제품으로 성형할 수 있다. 따
라서 합성 플라스틱의 대체 소재로서 어망, 농업용 필름, 쓰레기 주머니, 식품
용기 등에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2. 꿈의 수소 전지 시스템
수소는 가치 있는 전기 에너지원

로켓의 추진제로 수소가 사용되고 있는 것은 알고 있을 것 이다. 수소는


1g당 33.9kcal로 에너지 밀도가 높고 더구나 반응이 매우 빨리 진행되기 때
문에 큰 일률 단위 시간에 하는 일의 분량 을 얻을 수 있다. 연료 전지 등을 사용해
( )

서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면, 자동차용 배터리 등으로서 알려진 납축


전지의 납에 비하여 무려 100배 이상의 전기량을 얻을 수 있다.
수소는 우리의 지구상에 물 산화물 의 형태로 거의 무한정으로 존재한다.
( )

수소-산소 연료 전지 등에 사용된 수소는 물로 되돌아오고 다시 공급에 이용


된다. 수소는 정결한 상태의 사이클을 반복하여 이용할 수 있는 풍부하고 가
치 있는 전기 에너지의 원천이다.

< 그림 6-5> 수소(연료 전지)와 납(자동차용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비교


그러나 이러한 수소도 잘못 취급하면 대참사를 초래하게 된다. 1986년 우
주왕복선을 발사할 때의 폭발 사고는 여전이 기억에 생생하다.
금속 안에 수소를 저장한다

수소에도 물 등에서 볼 수 있는 기체, 액체, 그리고 고체의 상태가 있다. 실


온에서는 물론 기체이다. -253°C, -259°C 부근에서 액체, 고체가 된다. 액체,
고체 수소의 밀도는 기체에 비하여 높아 저장에는 효율적이라 할 수 있다.
수소를 안전하게 취급하기 위해서도 액체 또는 고체이면 편리한 점이 많다.
그러나 이러한 온도로 유지하여 두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에너지를 소비해
버린다. 고체의 수소에 필적하는 상태를 어떻게 실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수소는 대부분의 원소와 반응하여 수소화물 또는 수소 화합물을 형성한
다. 금속은 상온, 상압에서는 수소와의 작용을 거의 기대할 수 없으나 수소
속에서 온도를 높이면 수소를 흡장 吸藏:기체가 고체에 흡수되어 고체 안으로 들어가는
(

현상 하기 시작한다. 표면에 수소원자가 침입하는 것을 방해하는 산화피막


)

등이 존재하지 않는 제조 직후의 신선한 스펀지상의 금속 타이타늄의 경우


그 온도가 400℃인 것이 확인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수소를 고체 상태로 하
기에는 쉬운 조건은 아니다.
한편 금속은 그 종류에 따라서 수소원자가 기체 분자 상태에서 금속 결정
속으로 녹아 들어가기 위해 필요로 하는 에너지가 다르고 양의 값 또는 음의
값을 가진다. 이것은 수소를 용해할 때 흡열하느냐 발열하느냐로 분별된다.
이 차이를 잘 이용해서 서로 다른 성질의 금속을 조합시키면 생성열의 값을
작게 조절, 즉 고체의 수소 화합물을 쉽게 생성하는 합금을 합성할 수 있을
것 같다. 이 발상으로부터 상온이면서 비교적 낮은 압력의 수소 분위기하에
서 수소를 흡수하여 저장할 수 있는 합금이 고안되었다. 이를테면 고체 상태
에서 수소를 저장하는 수소흡장 합금의 탄생이다.
수소흡장 합금의 특징

대표적인 수소흡장 합금으로 란타넘과 니켈의 합금 , 철과 타이타늄의 (LaNi5)

합금 이 있다. 이들의 합금을 채운 용기에 수소 가스를 보내면 내부의 가스


(FeTi)

압력은 저하되어 합금에 수소가 흡수되어 가는 것을 알게 된다. 거듭 압력을 올


려서 수소를 공급하면 각 합금의 수소의 흡장 한계까지 반응은 진행한다 그림 ( 6-

. 흡장된 수소는 온도를 올리거나 합금 주위의 압력을 내려주면 쉽게 끄집어


6)

낼 수 있다.

< 그림 6-6> 란타넘-니켈 합금(LaNi )의 수소의 흡장-방출의 특성


5
합금에 흡장되는 수소의 양은 종류에 따라서 다르나 액체 수소 1㎖의 수소의
중량을 기준으로 비교해서 보면 란타넘과 니켈의 합금, 철과 타이타늄의 합금
의 경우 각각 액체 수소의 약 1.2배, 1.4배가 된다. 액체 수소보다 높은 밀도로
수소가 저장되어 있는 것이다.
더욱이 편리한 것은 수소의 흡장-방출을 조절하는 온도와 압력의 관계는 합
금의 종류나 조성을 조정함으로써 간단히 바꿀 수 있다. 이용의 목적, 조건에 맞
추어서 합금을 설계하면 넓은 분야에서의 이용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저장할 때는 고체 상태의 특징이 크게 발휘된다. 고압의 수소 가스나 액체 수
소의 경우, 저장에는 무거운 내압 봄베나 저온으로 유지하기 위한 특수한 용기
가 필요하고 액화의 경우에는 거듭 여분의 경비가 든다. 이에 반하여 잘 설계된
수소흡장 합금에서는 이러한 모든 것을 생략할 수 있고 보관 용기도 두께가 그
다지 두껍지 않은 가벼운 것으로도 충분하다. 취급이 매우 용이하고 안전하게
작업할 수 있는 특징은 매력적이다.
합금 속 수소의 모습

합금이 수소를 흡장하는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 합금의 표면에 수소 가스가 흡착되고 분자의 상태에서 원자 상태로 변한
다.
② 합금을 구성하는 금속 원자의 사이로 녹아드는 것 같은 상태로 수소가 들
어간다.
③ 용해된 수소의 농도가 높아지면 일정한 조성과 구조를 갖는 합금과 수소
의 화합물이 생성된다.
④ 이 화합물을 투과하는 것처럼 수소는 내부에 들어가 차례로 합금과 수소
의 화합물이 생성된다.
수소가 합금에 용해된 상태를 고용체라 하고 합금과 수소의 화합물은 금속
수소화물이라 부른다.
< 그림 6-7> 수소를 흡장한 철-타이타늄 합금(FeTiH ) 중의 수소원자의 위치
2

그런데 합금 결정 속에 들어간 수소는 어디에 있는 것일까? FeTi 합금을 예로


들자 그림 . 합금에는 금속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격자가 있고, FeTi 합금
( 6-7)

의 격자 속에는 그림처럼 4개의 타이타늄 원자와 2개의 철 원자로 둘러싸인 정


팔면체의 부분이 있다. 이 합금은 FeTiH 의 조성까지 수소를 흡장하는데, 이때
2

수소는 합금 중에 있는 이 모든 정팔면체의 대략적인 중심 위치에 자리를 차지


하고 있다. 4개의 철 원자와 2개의 타이타늄 원자로 둘러싸인 정팔면체도 존재
하지만 이 위치에 수소는 들어가지 않는다. 이러한 합금의 금속 수소화물은 금
속광택이 있고 비교적 높은 전기 전도도를 갖는다.
수용액 속에서도 수소는 흡장되는가?

이제까지 언급해 온 합금에의 수소의 흡장은 수소 가스가 대상이다. 그러


면 액상으로의 수소흡장은 가능한 것일까?
물을 전기분해하면 수소 가스와 산소 가스가 생성되는 것은 알고 있을 것
이다. 수소가 발생하는 쪽의 전극에 수소흡장 합금을 설치하면 거의 가스가
발생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수소를 여기에 흡장시킬 수 있다. 니켈을 함유하
는 합금에서는 이것이 전기분해반응에 있어서 반응을 순조롭게 진행시키는
매우 좋은 촉매로서 작용하고 있다. 수소가 들어가는 위치, 흡장의 양도 가
스의 경우와 전혀 변동이 없다. 액체 수소보다도 고밀도의 고체상의 수소를
수용액 속에 집어넣을 수 있다.
더구나 훌륭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고밀도의 수소는 전기화학적으로 산
소와 반응시키는 것이 가능하고 가역적으로 물로 되돌릴 수 있다. 지금까지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의 대표적인 것으로서 연료 전지가
알려져 왔으나, 이들의 새로운 사실은 수소를 전기 에너지로 변환하는 수소
전지 시스템 영역을 크게 넓혀주었다.
수소흡장 합금을 이용한 수소 전지

수소흡장 합금을 이용하는 전지는 크게 두 개로 분류된다. 하나는 ‘수소 연료


전지’, 다른 하나는 ‘수소 2차 전지’로서 두 가지 모두 현재 연구 개발이 한창 진
행되고 있다.
수소 연료 전지는 다시 두 가지 형태로 분류된다. 분말 또는 성형된 합금을 마
이너스극으로 하는 것과 박막 상태의 합금을 사용하는 것이다. 전극의 특징으
로부터 앞의 것은 ‘수소 저장형 전지’, 뒤의 것은 ‘수소 투과형 전지’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그림 . 이들의 전지에서는 종전의 연료 전지 수소극에 사용되
( 6-8)

고 있던 다공성의 가스 확산형 전극 그래파이트에 백금을 주체로 하는 촉매가 부여되어 있


다 매우 값이 비싸고 전해액이 구멍 속 전체로 들어가 전극이 젖어서 작용하지 않는 결점이 있다 이 필


. ―

요 없게 된다. 더구나 이들의 전지를 이동용 전원으로 이용하는 경우에는 수소


가스 저장용 봄베도 필요 없어지기 때문에, 간소화되고 안전하고 효율이 높은
시스템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 플러스극에는 어느 경우에도 공기 중
의 산소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 그림 6-8> 수소흡장 합금을 이용한 수소 연료 전지

원리적으로는 수소 저장형 연료전지의 공기극을 니켈 산화물 또는 은 산화물


의 플러스극으로 바꿔놓은 것이 수소 2차 전지이다. 충전에 의해서 반복해 사용
할 수 있다. 이들의 수소 전지는 에너지 밀도가 높은 저온에서도 충분히 사용 가
능하다. 또는 큰 전류를 급속히 끄집어낼 수 있는 등 많은 특징이 있고 니켈-카
드뮴 전지를 대체하는 무공해 전지로서 주목되고 있다. 니켈 금속 수소화물 전
지는 이미 노트북 , 카메라 일체형 VTR 등의 전원으로서 실용화
(Laptop Computer)

되고 있는데 성능과 더불어 환경에 좋은 전지 재료가 선택, 이용되고 있는 것 때


문에 앞으로 널리 응용될 것이다.
수소 에너지 시스템에의 기대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에너지 시스템 중 대표적인 것이 수소 에너지


시스템일 것이다. 물을 분해하여 수소를 만들고 이때 비축된 분해 에너지를
발전이나 열에너지원으로 이용한다. 수소는 다시 물로 되돌아가고 반복해서
수소의 공급원으로서 활용된다. 수소 에너지 시스템의 아이디어는 자연계
순환의 원리가 기본이 되고 있다. 이 중에서 수소를 전기로 변환한다고 하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연료 전지를 비롯한 이와 같은 수소 전지 시스
템인 것이다.
3. 이제부터의 탄산가스 대책
탄산가스 삭감책

세계의 1차 에너지원으로 약 90%가 화석연료 석유 석탄 천연가스 에 의존하


( , , )

고 있다. 현재의 풍요로운 생활양식, 생산 시스템은 다량의 화석연료를 사용


함으로써 성립되고 있다. 당장 다른 방법으로 바꿀 수는 없고 이에 대체되는
것이 눈에 띄지 않고 있다. 근본적인 해결에는 탄산가스를 방출하지 않는 대
체 에너지의 개발을 기다리지 않으면 안 되지만 모두 개발 중이고 그 실용화
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다.
지구 온난화 물질의 수명은 탄산가스가 50~200년, 메탄은 5~10년, 아산
화질소는 120년, 프레온은 60~120년으로 수십 년에서 수백 년에 이르기 때
문에 영향이나 피해가 생긴 후에는 이들 가스의 방출을 제로로 해도 이미 늦
은 것이다. 급한 대로 이 이상 지구환경을 악화시키지 않도록 조급히 탄산가
스 삭감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대책으로는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 저탄산가스 배출 에너지원으로의 전
환, 탄산가스의 방출을 수반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의 개발·이용, 조림 造林 , ( )

녹화, 미생물이나 세균 등에 의한 탄산가스의 생물적 고정 固定 , 탄산가스의


( )

화학적 고정화의 기술 개발, 계몽 활동, 국제 협력 등이 있다.


탄산가스 삭감책으로서 실행 가능성이 있고 효과도 큰 것은 뭐니 뭐니 해
도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일이다. 주로 메탄으로
이루어진 천연가스의 이용은 석유, 석탄과 비교하여 칼로리가 크고 탄산가
스 배출량이 적기 때문에 탄산가스 삭감에 효력이 있다. 일본의 에너지 절
약, 자원 절약은 제법 진척되고 있으나 더욱 모든 면에서 에너지 절약 대책
이 필요하다.
대체 에너지

탄산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의 개발과 이용이 급선무인데 그


예로서 수력, 태양 에너지, 풍력 에너지, 지열 地熱 에너지, 해양열 에너지,
( )

파력 波力 에너지 등의 청정 淸淨 에너지 이용의 확대, 태양광 발전, 연료 전


( ) ( )

지, 핵융합 에너지, 안전성을 충분히 확보한 원자력 이용이 고려되고 있다.


화석 연료와 비교하면 비용 면에서는 아직도 요원한 단계의 것이 많으나 대
체 에너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적극적으로 변환해 갈 필요가 있다.
수소는 장래의 이상적인 청정에너지로서 기대된다. 수소의 연소에 의해
서 생기는 생성물은 물이다. 저렴한 값으로 물로부터 수소가 만들어진다면
탄산가스 대책은 거의 해결된 것과 마찬가지다. 또 수소는 회수한 탄산가스
를 유용한 메탄올, 메탄 등의 화학품으로서 고정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물
질이다. 이 때문에 많은 연구기관에서 미래의 수소 제조법으로서 태양 에너
지를 이용하는 광화학법, 조류 藻類 와 미생물을 이용한 광수분해법, 광촉매
( )

수분해법, 고효율수전기 분해 등이 활발하게 검토되고 있고 그 성과가 기대


되고 있다. 가까운 장래의 것으로는 천연가스의 주성분인 메탄을 이용하는
저온 수증기 개질 改質 이나 부분 산화에 의한 수소의 제조가 생각되고 있으
( )

나 고성능 촉매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보다 값이 저렴한 수소를 얻을 수 있


게 되면 연료 전지에 의한 발전 시스템의 실용화도 고려될 수 있다. 화석연
료는 에너지원으로서가 아니고 화학원료용으로 언제나 사용하기 위해서도
이들의 개발은 급선무이다.
화학적 고정화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한에 있어서는 아무리 에너지 절약, 자원 절약을 실행


해도 한도가 있고 막대한 양의 탄산가스가 발생한다. 현재 세계의 탄산가스 배
출량은 약 200억 톤이다. 그래서 이제까지 대기로 방출하고 있던 탄산가스를 될
수 있는 대로 회수하여 탄소 자원으로서 유효한 것으로 변환하는 일 탄산가스의 ―

화학적 고정화 이 가능하면 탄산가스 배출량의 삭감뿐 아니라 나아가서는 화석연


료의 자원 절약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그 성과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⑴ 탄산가스의 분리, 회수
탄산가스 고정화의 대상으로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배출량의 약 60%를 차
지하는 화력 발전소, 철강소, 제철소, 시멘트 공장 등의 고정 발생원으로부터의
탄산가스이고 수%에서 30%의 탄산가스를 함유하는 배연 排煙 일 것이다.
( )

탄산가스를 분리-농축-회수하는 방법은 주로 물, 에탄올아민류, 알코올류, 유


기 탄산염 등의 용액에 흡수시킨 후 가열하여 탄산가스를 방출시켜 회수하는
용액 흡수법, 가는 구멍을 많이 갖는 활성탄, 제올라이트, 분자체 (Molecular Sieve)

등에 흡착 시킨 후 가열 또는 감압하여 탄산가스를 방출시켜 회수하는 흡착법


및 무기막과 유기막에 대한 가스의 투과의 차이를 이용해서 기체를 분리하는
막분리법이 고려되고 있다. 어느 경우에도 저렴한 비용으로 회수할 수 있도록
개량하거나 보다 우수한 성능을 가지는 분리 재료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회수한 탄산가스는 가압해서 액화 또는 드라이아이스로서 깊은 바다 밑바닥
이나 폐갱 廢坑 , 폐유전 등에 버리거나 저장하는 물리적 고정법도 생각되고 있
( )

으나 존재하는 장소가 이동될 뿐이고 자연계에 미치는 영향도 염려가 된다. 단


기적인 방책으로서는 고려될 수 있으나 항구적인 해결법이라고는 할 수 없다.
탄산가스를 탄소 자원으로서 각종 화합물로 변환하여 유효적절하게 이용해야
할 것이다.
⑵ 탄산가스의 재자원화
현재 공업적으로 대규모로 탄산가스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비료의 요소 정도
이다. 그 밖에 소다회 무수탄산소다 , 중탄산소다, 살리실산, 탄산에스테르 등에도
( )

사용되고 있으나 소량이다. 일본에서 이들의 생산에 사용되고 있는 탄산가스는


연간 100만t 정도로 배출량의 0.1% 정도만 회수하고 있다. 드라이아이스로서의
이용은 물질의 전환을 수반하지 않고 화학적으로 이용한 것이 아니다.
탄산가스와 유기 화합물과의 반응에 의하여 직접 화학품을 합성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에틸렌옥사이드와 탄산가스에 의한 폴리카보네이트, 산, 에스테르,
유기 탄산염, 폴리탄산에스테르, 카르밤산, 폴리아미드, 폴리요소 등 유기 합성
반응에 의하여 수많은 화합물을 합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들은 실용화에 가
까운 반응이자 연구 단계 반응이고, 기업화에는 더 고성능이고 수명이 긴 촉매
의 개발이 요망되고 있다.
⑶ 탄산가스의 접촉수소화
수많은 탄산가스의 변환 방법이 생각되고 있으나, 바람직한 것은 다량이면서
배출 속도가 큰 발생원으로부터의 탄산가스를 바로 유용한 화합물로 변환시킬
수 있는 기술의 개발이다. 화학적 고정화 기술 중에서도 탄산가스와 수소를 반
응시키는 접촉수소화는 단시간에 다량의 가스를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탄산가
스의 재자원화에 적합한 유망한 방법일 것이다. 접촉수소화에 의하여 합성할
수 있는 화학품은 많고 <그림 6-9>에 보여준 것처럼 기본적인 화합물을 대부분
합성할 수 있다. 이 많은 화학품이 같은 원료인 탄산가스와 수소로부터 얻을 수
있다는 것은 흥미롭다. 무엇이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가는 사용하는 촉매에 의
해서 결정된다. 그러나 어떤 반응이라도 실용화에는 높은 활성과 선택성을 가
지는 고성능 촉매의 개발이 필요하여 아직도 요원한 수준이다. 또 값이 저렴한
수소의 공급도 빠뜨릴 수 없다.
< 그림 6-9> 탄산가스와 수소의 반응에서 얻어지는 화학품

이들 중에서 메탄올, 메탄, 일산화탄소, 각종 탄화수소 등과 같이 양적으로 수


요가 예상되는 화합물로의 전환이 보다 바람직하다. 메탄올은 가솔린의 대체
물, 가솔린 첨가제로서 다량으로 사용되기 시작되고 있어 많은 소비가 예측된
다. 가솔린 자동차보다 연비가 나쁘고 개량의 필요는 있으나 메탄올 자동차는
녹스 :
(NOx 가 낮고 환경에 좋은 자동차이다. 한편 화학원료로서도
Nitrogen Oxides)

중요하여 가솔린이나 각종 탄화수소의 합성, 포름알데히드, 에틸렌글리콜, 아


세트산메틸, 포름산메틸 등의 원료로서 많은 수요가 기대된다.
탄산가스의 일산화탄소로의 환원 반응도 기대되는 반응의 하나이다. 1974년
1차 석유 파동 때 에너지 절약 대책은 물론, 대체 에너지로서 석탄의 사용 비율

확대, 천연가스의 이용 촉진 등이 클로즈업되었다. 이때 이들 자원으로부터 일


산화탄소와 수소로부터 이루어지는 합성 가스를 얻어서 각종 화학품으로 전환
하는 기술이 활발하게 연구, 개발되었다. 액상 탄화수소의 합성이나 메탄올 합
성 등 실용화하는 공정도 있다.
메탄으로의 전환은 대체 천연가스의 합성이고 도시가스, 화학원료 등 그 용
도에는 부족함이 없다. 메탄화 반응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살펴보자. 탄산가스는
매우 안정한 가스이기 때문에 수소와는 좀처럼 반응하지 않는다. 어떻게 낮은
에너지로 효율적으로 반응시키는가가 열쇠가 되는데, 이를 위해서는 고성능의
촉매를 개발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지금까지 메탄화 촉매로서 철, 코발트, 니켈,
루테늄 , 란타넘을 단독으로, 또는 이들의 성분을 조합시킨 것이 알려져 있
(Ru)
다. 이들의 성분은 알루미나, 실리카, 마그네시아 산화마그네슘 , 활성탄 등의 표면
( )

적이 큰 운반체에 붙여서 사용된다.

< 그림 6-10> 루테늄염의 반응성에 미치는 영향

<그림 6-10>에 보여준 것처럼 운반체를 알루미나에 고정시키고 같은 금속 여 (

기서는 을 같은 양만 붙였을 경우에도 어떠한 금속 화합물을 사용하는가에 따


Ru)

라서 반응성 轉化率 은 크게 다르다. 또 <그림 6-11>에서 보여준 것처럼 이번에


( )

는 같은 금속염〔여기서는 〕을 같은 양 여기서는 중량 만 다른 운반체


Ru3(CO)12 ( Ru 1 %)

에 붙이면 역시 메탄화 활성은 영향을 크게 받는 것을 알 수 있다.


< 그림 6-11> 운반체의 영향

루테늄 촉매에서는 생성물로서 메탄만이 선택적으로 생성된다. <그림 6-11>


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루테늄을 실리카에 붙인 촉매는 200 ℃에서도 높은 활
성을 보여 200℃ 정도의 이용 가치가 낮은 폐열로 반응시킬 수 있는 우수한 촉
매라고 말할 수 있다. 니켈 , 산화란타넘 , 루테늄 으로 구성된 촉
(4.3%) (2.5%) (0.7%)

매는 루테늄 단독의 경우보다도 훨씬 높은 반응성을 나타내는 것이 발견되었


다.
공업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고성능 촉매는 보통 두 성분 이상의 금속염이 사
용되고 있다. 촉매가 여러 성분으로 구성되는 것은 하나의 성분으로는 발휘할
수 없는 기능을 덧붙이기 위 한 것인데, 각 성분의 단순한 합으로서뿐만 아니라
그 이상의 복합 효과도 얻을 수 있는 것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종류의
금속염을, 어느 비율로, 어떠한 운반체에, 어떠한 방법으로 금속염을 운반체에
붙이면 좋은가 등 광범위한 검토가 필수다. 이들의 조합 만도 무한에
(Combination)
가깝다. 더구나 가급적 낮은 온도, 압력에서 반응이 선택적으로 빨리 일어날 것,
장기간 안정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등의 요구를 충족하는 것이 아니면 안 된다.
루테늄 금속은 산출량도 적고 값이 비싸기 때문에 어떻게 값이 싼 금속염을 사
용해서 우수한 촉매를 만드는가도 중요한 것이다. 고성능 촉매의 개발에는 많
은 연구와 시간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그 밖의 고정화법으로서 촉매 존재하에 전기화학적으로 환원하여 메탄, 메탄
올, 일산화탄소, 에틸렌 등으로 변환하는 전해 환원 電解還元 이 있다. 탄산가스
( )

의 광화학적 고정에도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식물의 광합성 기능을 인공적으로


실행하는 인공 광합성이 궁극의 기술이다. 그러나 이들의 연구는 활발하게 진
행되고 있으나, 다량의 탄산가스의 고정화에 적용할 수 있는 단계에는 아직 도
달하지 않고 있다.
환경 문제와 화학자의 관계

화석연료는 한정된 자원이고 지금의 속도로 사용하면 석유는 몇십 년 후


면 없어져 버린다고 예측된다. 탄산가스 배출 삭감 및 에너지 절약의 관점에
서 보다 고도로 효율적인 이용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에너지원으로서의 사
용보다는 화학원료로서 긴요하게 사용하고 싶은 자원이기 때문에 탄산가스
를 방출하지 않는 대체 에너지가 하루라도 빨리 개발되는 것이 요구되고 있
다.
지구환경을 위험한 상태까지 악화시킨 것은 이제까지의 인간 활동에 의
한 것이다. 우리는 적어도 지구를 재생하여 다음 세대에 넘겨주어야 하는 사
명이 있고, 세계가 하나가 되어 대처하지 않는 한 인류의 파멸에 도달할 것
이다. 이 때문에 지구 온난화, 대기오염을 이 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조급히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 최소한의 과제이다.
지구 온난화 대책에는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걸린다고 생각된다. 최대의
효과를 올리기 위해서 지구환경의 실체를 보다 올바르게 파악하여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보다 광범위한 조사와 정밀도가 높은 데이터의
집적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대기 중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해명하는 데
에는 대기 중의 프리 라디칼 양을 측정하고, 탄산가스의 대기 중
(Free Radical)

의 순환-배출-흡수 등을 밝히려면 대기 미량성분의 농도 변화를 조사하여 발


생원과의 관계 등을 분석할 필요가 있다. 신뢰성이 높은 데이터나 과학적 식
견에 충실하여 대기 중에서의 화학공정을 해명하고, 온난화의 메커니즘과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여러 각도에서 예측하여 환경 기구를 해명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지구환경 문제를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모든 과학기술을
결집할 필요가 있는데, 그 주요 부분은 화학자가 해결해야 한다. 이제까지도
화학자는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많은 노력을 하여 큰 공헌을 해왔다. 화
석연료에 대체되는 새로운 에너지 개발을 진행시키는 한편, 탄산가스를 회
수하여 탄산가스를 오히려 자원으로서 재이용하는 화학적 고정을 실행함이
없이 온난화를 방지할 수는 없다. 이와 같이 지구환경 문제에 관련된 많은
난제가 산적해 있어 하나씩 해결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화학자가 수행하
는 역할과 사명은 크고 중요하다. 지구를 위기로부터 구출하고 청정하게 만
들어 가는 데에는 폭넓은 영지 英智 를 모을 필요가 있고, 화학을 지향하는 많
( )

은 젊은 화학자의 활약이 기대된다.


집필-사독자(査讀者) 일람표
아라이 사다오(荒井貞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헤테로방향족 화학
* 이노우에 하루오(井上晴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광화학

이시카와 도모미치(石川俱通)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기능성 고분자 합성


* 우메가키 다카오(梅垣高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무기재료화학
엔도 도시오(遠藤俊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유기합성화학
* 가이 아키라(甲裴昭)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생분해성고분자재료
카가와 스에오(香川末雄)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분석화학
* 가토 사토시(加藤覚)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액막분리와 액액추출

* 가마자키 세이지(釜崎淸治)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에너지 변환재료 화학


* 가와이 타다시(河合是)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촉매 반응

고바야시 에이고(小林英吾)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기기분석화학


시라우에 쓰토무(白上努)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광화학
스즈키 쓰요히코(鈴本剛彥)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유기합성화학
스다 세이이치(須田聖一)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무기재료화학
다케이 다카시(武井孝)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계면화학
* 고노자와 마사토시(近況正敏)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분체의 표면화학

나가하마 요시오(長浜邦雄)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상평형과 초임계추출


노리토미 히데토미(乘富秀富)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효소반응
한바 노부요시(馬場宣良)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전기화학
후지 세이토쿠(藤正督)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분체의 표면개질
호시노 다이스케(星野大輔)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상평형과 물성상수
* 호보 토시유키(保母敏行)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기기분석화학

마스다 아키오(增田昭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촉매유기합성화학


* 마스다 히데키(益田秀樹)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전기화학
마쓰다 모토히데(松田元秀)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세라믹스 재료화학
미자키 요시나리(見崎吉成)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전자현미경 기술
모리자키 시게요시(森崎重喜) - 도쿄도립대학 이학부 RI연구시설, 전기화학
야마키시 게이도(山岸敬道)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비대칭유기합성화학
야마구치 소텐(山口素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착체 화학
야마시타 진다이(山下仁大)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세라믹스재료화학
야마다 마사아키(山田正昭)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화학계측
요시다 히로히사(吉田博久)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고분자의 완화현상
요시노 다카코(吉野隆子)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전기화학
와카스기 가즈오(若杉和夫)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환경보전
와타나베 토오루(渡辺徹) - 도쿄도립대학 공학부 공업화학과, 금속재료화학

은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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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이 만드는 놀라운 기능재료
카멜레온 색소에서 초임계유체까지

발행일 2020년 06월 02일

편집자 도쿄도립대학 공업화학과 분자응용과학연구회


옮긴이 임승원
펴낸이 손영일
펴낸곳 전파과학사
주소 서울시 서대문구 증가로 18, 204호
등록 1956. 7. 23. 등록 제10-89호
전화 (02) 333-8877(8855)
FAX (02) 334-8092

홈페이지 www.s-wave.co.kr
E-mail chonpa2@hanmail.net

공식블로그 http://blog.naver.com/siencia
e-ISBN 978-89-7044-936-4 (05430)

정가 1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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