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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ringtime 201001
Springtime 20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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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 음악보단엄마말을들읍시다
Editor B 곰 곰 이 생 각 하 니 니 가 곰
Editor C 정을주고멍을사온나에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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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or A Editor C
돌아왔다. 스물 전까지 내가 썼던 방은 동생 방이 「가령 지금 내가 자기에게 딸기 쇼트케이크를 먹
된 지 오래였고 그 뒤로 내 방이 된 문간방도 거의 고 싶다고 하면 말이야, 그러면 자기는 모든 걸 집
창고 수준이었다. 매일 쓸어도 쌓이는 먼지처럼, 어치우고 그걸 사러 달려가는 거야. 그리고 헐레벌
20년 된 집은 모아둔 것 없는데 버릴 것도 하나 떡 돌아와서 '자, 미도리, 딸기 쇼트케이크야'하고
없어 비좁았다. 새벽기도, 이틀에 한 번 정도 걸려 내밀겠지. 그러면 나는 '흥, 이런 건 이제 먹고 싶
오는 전화, 네 배로 많아진 집안 살림을 하는 것만 지 않아' 그러면서 그걸 창문으로 휙 내던지는 거
으로 꾸려지는 일상은, 신기하게도 견딜 만 했다. 야.
희한하게도 괜찮았다. 그래서 오르간을 배울 곳이 난 상대방 남자가 이렇게 말해주면 좋겠어. "알았
생겼을 때 기뻤다. 잔고 이천육백 원짜리 통장 탓 어, 미도리, 내가 잘못했어. 네가 곧 딸기 쇼트케이
에 철없이 엄마 돈으로 십이만 원짜리 오르간 슈 크가 안 먹고 싶어지리라는 것쯤은 짐작했어야 했
즈를 샀다. Editor B 는데. 난 당나귀 똥만큼이나 바보스럽고 무지한 것
같아. 사과할 겸 다시 한 번 다른 걸 사다주지. 뭐
딱히 오르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던 건 좋은 스승과 친구를 만나는 것은 인생의 가장 큰 가 좋아? 초콜릿 무스, 아니면 치즈 케이크?"」
아니다. 오르간에 대해 아는 것은 없었고 오르간 축복이다. 그러나 때로 이는 둘이 아니라 하나가
음반 하나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 때 나에게 누군 되어 우리 앞에 나타나기도 한다. 그래서 우리는 물감 핥기의 낡은 소설을 읽다 여기서 그만 탁, 책
가 발레를 배우라면 발레 학원을 다녔을 것이고 그들을 친구 같은 스승, 스승 같은 친구라고 부른 을 덮어버렸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가 원하는 건
옻칠을 배우라고 해도 뛸 듯이 기뻐했을 것이다. 다. 날 위해 헐레벌떡 딸기 쇼트케이크를 사러 달려가
오르간은 재밌을 때도 있고 지루할 때도 있었다. 학기가 끝나는 마지막 수업에서 교수님들은 항상 는, 달려오는, 사과하는, 다시 한 번 뭐가 좋겠냐고
그저 갑자기 튕겨져 나온 일상이 희한해서 무엇이 말씀하셨다. 한글을 깨우쳐 깨알 같은 문자들의 뜻 물어주는 남자란 걸. 그리고 그 어떤 남자도 나에
든 하고 싶었다. 을 해석할 무렵부터 부모님도 말씀하셨다. 인생의 게 딸기 쇼트케이크를 사준 적이 없으며 무엇보다
지혜들을 나눠주던 각종 강연회의 강사 분들도 말 사달라는 요구부터가 아예 없었다는 사실을.
실력이 느는 것 같지는 않았다. 그래도 연습은 꾸 씀하셨다.‘그것은 우리에게 최고의 스승이자 친구
준히 갔다. 비슷한 이유로 시작한 커피집 알바가 이다.’ 그러고 보니 지금까지 내가 만난 그 어떤 남자도
끝나면 늘 장대동 건너 뒤벼리 길을 걸어 다녔다. 1월은 언제나 새로운 기운으로 가득하다. 너도나도 진심으로 나를 좋아해주지 않았다.
두 손과 두 발을 모두 따로 움직여야 하는 악기라, 새로운 출발을 다짐하며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운
잡념이 들면 한 소절도 칠 수가 없었다. 그럴 때는 다. 이럴 때 필요한 것도 바로 그것이다. 최고의 별 게 다 자랑인 세상이니까 이런 것도 자랑이 될
연습을 시작한 지 십 분도 되지 않아 오르간 뚜껑 스승이자 가장 좋은 친구. 까 모르겠지만 나는 유형화할 수 있는 갖은 종류
을 닫고 집으로 돌아왔다. 걸어오는 길에는 잡념에 의‘나쁜 남자’ 들을 고루 만나보았는데, 한가할 틈
집중했다. 대학시절 학교 도서관에서 1년 6개월 동안 일을 했 이 없다는 거 하나만은 확실하다. 산짐승도 잠이
다. 도서관에서 일을 하는 것이 다량의 독서를 의 드는 새벽 2시만 되면 전화로 자는 사람 깨우던
6월에는 갑자기 일을 하게 되었다. 그것도 많이. 미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책의 위력을 실감하기에 ㄱ, 뜬금없이 한 달씩 잠수 타다가 생글생글 웃으
오르간을 치지 않아도 충분히 많을 만큼. 돈을 받 는 충분했다. 해외 배낭여행 준비, 축구 실력을 향 며 돌아오던 ㄴ, 집에 가는 택시비까지 받아가던
고 하는 일도 있고 받지 않고 하는 일도 생겼다. 상시키는 법, 영어 먹통을 탈피할 비법, 심지어 마 ㄷ, 동거녀를 친누나로 소개하던 ㄹ, 술 취한 밤이
나는 이천육백 원보다는 많은 돈이 든 통장을 갖 음에 드는 여자 친구를 만드는 법까지. 그 시절 필 면 어김없이 협박문자 한 통씩 보내던 ㅁ의 양다
게 되었고 시간은 없었다. 훌쩍 이천구년이 지나갔 요한 대부분의 것들이 도서관의 책 속에 들어있었 리녀…, 그래서 나는 세상 남자들이란 원래 한 번
다. 다. 에 여자 세 명은 기본으로 만나고 원래 약속 따위
절대로 기억하지 못하며 원래 뽀록났다 싶거들랑
지금은 제일 바쁘던 일 하나가 끝이 났고 작년 이 책은 인간의 집념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생각들을 삼십육계 줄행랑부터 치는 줄 알았지 뭐야.
맘때와 다른 듯 비슷하다. 그리고 간사하게도 다시 눈에 보이는 것으로 기록하겠다는 그 집념이 끝없
오르간 생각이 난다. 지금도 이 일상이 나쁠 것 없 는 책의 장막을 만들어 냈다. 그러나 그 집념 덕분 그러나 정작 내 마음 아프게 만들었던 건 그들이
지만 작년처럼,‘정다운데 지겨운 사람’ 처럼 희한 에 우리는 시행착오를 줄이고, 시공간을 넘나들며 아니었다. 단 한 번이라도 그들의 변명을 궁금해
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괜찮다. 이 스승과 친구를 만나고, 부끄러워 묻지 못했던 것들 하거나 진심으로 화내본 적이 없는 나 자신이지.
제는 오르간을 칠 수 있을 것 같다. 쳐도 된다. 에 대한 답을 얻는다. 그들도 아마 알고 있지 않았을까, 나란 여자, 한순
간도 관계에 집중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연민이나
2010년 1월. 각자가 서있는 새로운 출발선의 종류 체념 섞인 무관심을 너그러움으로 윤색해 왔을 뿐.
는 모두 다르다. 그러나 좋은 스승과 가이드를 만
나야 함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 그렇다면 2010년 그새를 못 참고 눈물 없인 볼 수 없는 참회록이 되
에는 최소 한 달에 하루 이상 서점이나 도서관에 어버린 김에 새해부터는 새 마음 새 뜻으로 새 사
서 뒹굴어보자. 그러다보면 2010년 12월은 훨씬 더 람 되어 몸과 마음을 다해 충성을 다할 것을 굳게
아름다워질 것이니. 최고의 스승을 만나본 적이 없 맹세하고 가슴 뭉클한‘예쁜 사랑’한 번 해보겠다
는 사람은 그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짐작조차 고 맘먹은 건 아니고, 다만 자신의 욕망에 먼저 집
할 수 없다. 책은 인생 최고의 스승이자 길이요, 중하겠노라 다짐한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건 누군
진리이니. 그것을 읽는 자는 그 기쁨을 알 것이요. 지, 나는 그에게 무엇을 원하는지를 분명하고 솔직
읽지 않는 자에게는 다만 집 평수를 줄이는 폐휴 하게 알고 싶다고. ⓢ
지일 뿐이니라.
사족.
도서관 아르바이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책은, 한
국어에서 영어가 생겨났다고 주장하는 책이었다.
역시 가장 먼저 읽어야 할 책은 좋은 책을 고르는
법에 관한 책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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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ejoice
Springtime
화창한 어느 날 오후 스프링타임 대표메일로 한 장의 투서가 날아들었다. 뭐하는 누구만 인터뷰 해
의. 음 일리가 있다.
좋아하고, 잘하고, 하고 싶은
당신에게 2009년은?
다사다난. 전에 일하던 디자인 회사를 나와서 넉
달을 그저 열심히 놀다가 올 9월에 사무실을 열었
다. 하고 싶은 일과 돈 되는 일, 내가 하고 싶은 일
과 사무실이 요구하는 일이 달라서 아예 내 회사
를 차려버렸지.
영업이란 게 대부분 인맥으로 샤바샤바 술 마시면
서 되는 건데, 나는 그렇게는 안 될 것 같고. 천천
히 가더라도 끝까지 버티면 되겠지. 지금도 아예
일이 없는 건 아니니까. 손가락 쪽쪽 빨더라도 후
회는 없지. 그래도 돈은 좀 돼야할 텐데.(웃음)
그림 _ 無's
사무실이 참 예쁘다. 가좌동 구석에 숨어서 찾기가 무스의 작업은 스프링타임 공식 홈페이지 springtime.or.kr의 연재 코너와
힘들지만. 개인 클럽 club.cyworld.com/dyo909에서,
큰길가로 갈 수도 있었는데 굳이 이 구석까지 숨 가까이는 저 뒤에 칼럼 <12 songs>에서 만날 수 있어요.
어들어온 건 길 가다 불쑥 들어와서 똑같이 베껴
달라는 손님은 받기 싫어서. 시간 낭비다. 돈은 안
돼도 의욕과 열정 넘치는 일이 좋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청춘 릴레이 인터뷰’의 다음 타자는 박환수, 고강훈, 김치봉 씨. 네 마리의 고양이와 동거하
는 세 남자 이야기는 다음 달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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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Talking
정치를
가지고 놀다 About
POLITICS
오는 6월 2일로 부쩍 다가온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어지
정리_ 진영길 사진_ 깈태원
고 있는 <정치의 계절이 온다>는 정치에 대한 소소한 관
장소협찬_ 진주시민미디어센터
심과 참여가 우리 지역, 나아가 한국사회의 정치와 일상
의 내일까지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주장되는 캠페인
이다. 벌써 네 번째. 이번에는 토론회다. 정치를 이야기
할 때 당신이 말하고 싶은 모든 것!
순탄친 않았다.‘정치’ 라는 말을 꺼내기가 무섭게 모두들
고개부터 절래절래, 온다던 사람들마저 막판‘미안하다
사랑한다’ 는 문자를 보내왔다. 진정 이 시대 청춘에게 정
치란 더 이상 어떤 관심도 끌 수 없는 철지난 아이템이란
말인가.
아니다. 그래도 다행히 관심 있는 사람도 꽤 많나 보다.
황금 같은 토요일, 그것도 점심시간이 지난 오후, 무려 6
명의 청춘이 한자리에 모였다.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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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진중권과 함께한
목요일
글_ 안수진 사
진_ 진영길
지난 12월 17일 목
요일, 우리 시대
논객 진중권이 진 를 대표하는
주를 방문했다.
니고 강연하러. 놀러온 건 아
먼저 진주MBC 시
와 곧바로 이어진 민교양강좌
경상대학교 대학
초청강연까지 두 원 학생회
번. 그리고 <스프
그를 좇았다. 링타임>이
이것은 강연의 요
약본이 아니다.
안에서, 비행기를 이동하는 차
기다리는 공항 로
틈을 이용해 나누 비에서 그
었던 짧은 대화의
다. 농담으로 범 기록들이
벅이 된 수다이다
대해 좀 더 알고 . 진중권에
싶다면 당신은 무
책을 읽고 그의 엇보다 그의
강연을 들어야 한
색만으로도 거의 다. 인터넷 검
대부분 같은 많은
될 것이다. 이 글 것을 알게
은 다만 당신으로
정도의 노력을 끌 하여금 그
어내길 원하는 희
망 야심으로 쓰여 망 소망 야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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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ild a Bridge
I don’ t always know how to talk about“my people,”or “my genera- 난 항상 "내 사람들", "나와 동세대를 사는 이들" 혹은 이미 지난 세
tion,”or the generations that came before. I find group labels and 대들에 대한 생각이 잘 정리되지 않는다. 어느 무리의 사람들을 한
identities strange, yet fascinating. 데 묶거나 정체성을 규정짓는 일이 내겐 좀 별스러워서다. 하지만
When I was young I remember hearing stories about cultures and
그것도 그 나름대로 흥미롭긴 하다.
ways of living that I was unfamiliar with. I would often read the phrase
“my people,”and as I came of age I began to wonder what that 어렸을 때, 어떤 삶의 방식들과 문화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그저 생
meant. When I looked around and thought about my people, I thought 소하기만 했던 걸 기억한다. "내 사람들"이란 단어는 나이가 차면서
of the people that I knew. I thought of the people I saw around me, 야 그 진짜 의미를 고민해 보게 된 경우다. 나에게 '내 사람들'이란
the people with whom I shared cultural experiences like television 내가 '알던 사람들'이었다. 이를테면 나와 같은 TV쇼를 보고 책을 읽
shows, and books, but also value systems and social sensibilities. 는 등의 문화적인 경험은 물론 가치관이나 사회적 감성도 공유하는
However, as I grew older, definitions and boundaries began to shift. I 소위 지인, 혹은 주변인들 말이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뭇 가치들
suddenly found myself in a very different ideological landscape. One in 에 대한 나의 판단과 기준들이 변했고 어느 순간, 이전과는 아주 많
which appearances began to count for a lot more than they had when
이 달라져 있었다. 자신감과 정체성이 강력한 도구가 되는 겉모습을
I was a child, a terrain in which self confidence and identity became
increasingly powerful tools. 중요시하게 된 거였다.(역주: 필자에 따르면, 이 때 '겉모습'이란 단순
I studied theatre, a dicipline that demands an awarness of as many 히 신체적 조건이 아니라 외모와 국적, 직업 등을 포함하는 생의 모
perspectives as possible. Hence, I began to explore ethnic studies, 든 환경을 뜻한다. 루저 발언도 있고 조심해야지;)
and thus to reconnect with my own ethnic heritage. 연극을 공부하면서는 민족학을 탐하기도 했다. 연극이야말로 생의
I had decided to come to Korea to teach English, as it seemed to be 그 다양한 속속들을 알아내야 하는 학문이기 때문에. 그러다 보니
the path of least resistance. Having been born in Chuncheon and 내 뿌리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됐고 춘천에서 태어나 갓난아이
adopted as an infant I wanted to, like many adoptees, learn a little 적에 입양된 나로서는 한국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기 때문에 한국의
about the culture, the history, and the people.
문화, 역사, 민족에 대해 좀 알고 싶었다. 다른 여느 입양아들처럼
My experiences have been very positive. I have met some wonderful
people who have been very kind and understanding. I have also been 말이다. 해서, 비교적 쉬운 방편인 영어교사로 한국에 왔다.
able to participate in cross-cultural projects primarily of an artistic na- 이곳에서의 내 경험들은 꽤 긍정적이다. 이해심 많고 친절했던 좋은
ture. The people I have had the great privilege to work with have 사람들을 만났고 예술분야의 다문화 프로젝트에도 참여할 수 있었
been loving, creative, and passionate. Yet we remain on opposite 다. 모두들 애정과 창조력, 열정이 넘쳤고, 함께 일했다는 게 특권처
sides of reality staring at one another across a vast cultural ocean. 럼 느껴질 정도였다. 하지만 문화의 차이가 너무 컸다. 지금도 여전
Is it possible to bridge such gaps? Can we really connect with each 하다. 완전히 반대편에 선 문화들은 마치 대양을 사이에 둔 것처럼
other? Can we overcome our cultural differences? Are those differ- 멀게 느껴진다.
ences even something we have to overcome? Maybe those differ-
그 벽을 넘을 수 있을까? 우리는 정말 서로 이어질 수 있을까? 그
ences or idiosyncrasies are the keys to seeing the humanity in one
another.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까? 그런 차이들은 정말 우리가 극복해야만
I want to have a space in which our dialogues can flourish. I want to 하는 것일까? 어쩌면 그 차이와 개성들은 우리가 서로를 인간 그 자
participate in community conversations about how we want to live with 체로 바라보는 하나의 방법일지도 모르겠다. 바라건대, 이런 대화를
one another. About the global communities we want to create and be 나눌 장이 생기면 좋겠다.
a part of. We must not attempt to change each other; I do not want to 우리가 함께 잘 사는 길과, 우리가 만들고 함께 누릴 세계화된 커뮤
change you, I do not want you to change me. I want us to accept 니티에 관한 지역적인 논의가 있다면 참여하고도 싶다.
that we will be changed as a result of our experiences together. 하지만 우리는 결코 서로를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 나는 다른 사람
I might never know how to identify or define the beauty that is re-
을 바꾸고 싶지 않고 다른 사람이 나를 바꾸려 하는 것도 싫다. 함
leased through the momentous experiences that shape and redefine
every aspect of every single moment of our complexly interconnected 께 경험을 쌓아가면서 그 결과로 인해 바뀌어질 모습을 서로 받아들
existences. 였으면 좋겠다.
My people are Artistic Giants ? Liberal Lions ? Compassionate Families 조밀히 연결된 우리들의 삶을 다듬어 가는 경험들, 생의 찰나들 속
standing in solidarity with one another. We provoke and support one 에서 빚어지는 그 아름다움에 대해서는 어떤 명확한 이야기도 할 수
another. We bring out the best and the worst ? the humanity in one 없을 것 같다.
another. We are not naive, but idealistic. We still reach for the stars. 다만, 나와 닿아있는 사람들은 단단히 뭉쳐진 예술의 대가들이자 자
We express our vulnerabilities with candor and grace, as we move to 유롭고 인정 많은 가족들임을 말하고 싶다. 우리는 서로를 자극하고
conquer semantic divisions. We embrace the true and contradictory
지지한다. 순진한 게 아니라 이상적인 거다. 끊임없이 별을 향해 손
nuances of pluralism, as we invite rigorous expressions of advocacy.
We are not hypnotized by cynicism or hypocrisy. We seek to define 을 뻗는다. 모르는 것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동시에 우리의 약한
our lives on our own terms. We embrace the challenge of putting forth 부분에 대해서는 솔직하고 당당하게 인정한다. 어떤 문제에 대해서
the effort to try to understand, to empathize, to build bridges. 는 강한 지지를 보내면서도 다원주의의 진실과 미묘한 모순을 품을
We are only what we allow ourselves to be. 줄 안다. 치기어린 냉소나 위선의 지배를 받지 않는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그들과 공감하고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그조차 감싸 안을 수 있다.
우리는 다만 우리 스스로 되고자 할 때 그 어떤 것이든 될 수 있다.
Heath Houghton
raised michigan, theater actor, curious and energetic. i like apples. 번역_시매양
미시간에서 자란 연극 배우, 호기심과 에너지 충만, 사과를 좋아함. 참 좋은 진주 시민, 사과를 좋아함,t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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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찍는 마음 - 5
다섯번째 우리 동네, 동성동.
글/사진_ 정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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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7 Page 18
茶
창 한
잔
녕 합
다 시
천 다
산 글
.
사
진
방 /
피
터
팬
인
생
바람 따라 여행기3
지난 봄, 억새풀 화재 참변을 겪었던 화왕산 내려서 보니 영락없는 폐가(廢家)다. 오두막 아쉬운 대로 그 아랫집‘감로다원’
으로 내
자락은 변함없이 마을 어귀로 기어 내려와 이라면 딱 좋을 판자집 주변으로 풀과 나무 려가 대추차 한 잔을 마셨다. 나무난로의 훈
조용히 엎디어 있고, 소문만 무성했다. 올 가 모두 쇠해 있고, 사람의 기운이란 느껴지 기가 들어오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준다. 놓
가을, 송이 값이 치솟은 덕분에 중국산이 국 지 않는다. 버려진 곳 아닌가, 하는 의심은 여 있는 주전자 2개도, 난로의 열린 문틈으
산으로 둔갑해 몇 억 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정성스레 말려둔 시래기와 한 달은 너끈히 로 보이는 불꽃도 해질녘 언 마음을 달래준
는 소문이. 사람은 또 그렇게 어떻게든 산 버틸 수 있을 만큼 잔뜩 장만해 둔 장작들 때 다. 주인이 정성스레 직접 달였다는 대추차
다. 문에 사라졌지만 여전히 을씨년스럽다. 입구 는 달지 않고 걸쭉해서 차 한 잔에 속이 든
서글픈 화왕산 자락을 따라 가다보니 청국 에도 ‘영업합니다’ 팻말을 붙여두어서, 오 든해진다. 달콤하게 튀긴 건빵을 입가심 삼
장 파는 집이 모여 있는 곳을 만났다. 청국 늘 마침 잘 찾아왔다, 싶었는데 문은 잠겨 있 아 아작아작 씹어 먹고 보니 오늘의 목적지
장 길 끝에 화왕산 국립공원 입구가 있다. 었다. 다천산방을 못 간 것을 셈하더라도 꽤 괜찮
그 끝에 관룡사가 있다. 청국장 가게 팻말에 이래저래 자유로운 이 집 주인에 대해선 온 은 여행길이 되었다 싶다.
정신이 팔려 관룡사까지 올라간 바람에 다 갖 추측이 난무하다. 주인이 돈이 없어서 직
천산방을 들어가는 입구를 지나쳤다. 다시 접 나무로 집을 지어 살아 초라한 꼴이 됐지 마음이 온통 엉켜버려 도저히 풀 수 없을 때
돌아 내려와 천천히 살펴보니‘다천산방’
이 만, 차 맛은 일품이라는 이야기 하나. 주인집 는 차 향(茶香) 찾아 잠간 떠나보는 것도 좋
라 적힌 작은 팻말이 눈에 띈다. 좁은 골목 은 따로 있고 취미 삼아 운영한 집이 입소문 겠다. 사람 냄새 진득하게 묻어나는 찻집을
으로 들어선다. 반대쪽에서 오는 차라도 한 을 타고 퍼져 의외로 장사가 잘 되었다는 이 찾아 따뜻한 차 한 잔에 삶의 무게를 덜어
대 만나면 꼼짝없이 후진으로 물러서야 할 야기 둘. 전 주인이 지금의 주인에게 여길 넘 놓고 돌아오면, 또 한동안은 살아낼 수 있
만큼 좁은 골목이다. 그 골목 중간에 또‘다 기고 큰 도시로 넘어가 똑같은 찻집을 내었 을 테니. ⓢ
천산방’
이라 적힌 작은 팻말이 있다. 골목 는데 지금은 망했다는 이야기 셋. 어느 것이
끝에 넓은 공터가 있다. 차를 세우며 보니 진실인지 모르겠다. 주인을 만나 이야기 들
참 헷갈리게 해뒀다.‘오늘은 쉽니다’
와‘영 어보면 좋을 것을 만나기 어려우니 그만 다
업합니다’팻말 2개가 나란히 붙었다. 음으로 미뤄둘 수밖에.
개집 위의 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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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ADA-ing
여행이 시작되다.
D-1.
# 진주를 떠나며
사람 많은 북적이는 곳의 공기도 좋아하고, 2PM의 Heartbeat와 같은 빠 막연한 슬픔들이 있었다. 그렇게 이별에는 서툰 모습으로, 마음에는 거대
른 리듬에 맞춰 어깨를 들썩이는 것도 좋아하지만 루시드 폴의 새 앨범 한 물음표를 안고 떠나왔다.
이 나올 날짜를 기다리고, 그가 나올 첫 방송을 기다리는 일에 가슴이 동경을 경유, 11시간이 걸려 캐나다에 도착했다. 무거운 짐을 두고 낑낑
더 뛰는 나는 혼자만의 시간을 갖기 위해 가는 곳이 있었다. 거리고 있으니 일본인 아저씨가 짐을 들어주신다. 아리가또 고자이마스.
내가 가는 이유. 그 이유를 사람들은 많이도 궁금해 했고, 잠깐의 여행 내가 앞으로 지내게 될 사랑하는 나의 su양이 사는 칠리왁은 공항에서 2
이 아니기에 봄, 여름, 가을 그리고 겨울의 옷을 챙기며 나도 내 자신에 시간 정도 차를 타고 가야했다. 대낮에도 헤드라이트를 켜고 운전해야하
게 묻곤 했다. 나의 것으로 여기던 것들과 이별해야 하는, 슬픔을 동반 는 이 곳. 그러나 온통 자연의 푸름이 느껴지는 이곳에서 이제 한국보다
한 그 떠남의 이유를. 16시간이 느린 시간 속에서 살게 되었다.
커피 한 잔을 마시고는 10장의 스탬프가 모여 덤으로 받은 핫초코를 마
셨다. 빈 종이에는 앞으로 내가 찾아 나서야 할 꿈이 나열되었다. 비가
내렸고, 잠들지 못한 새벽하늘에 많은 마음을 풀어 놓았었다. 미처 인사 D+ . .
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안녕. # MT. Rocky
이곳에 오면 su양과 제일 먼저 가기로 했던 로키 산맥. 가이드 아저씨와
관광객 30명과 3박4일의 일정이 시작되었다. 로키는 남쪽의 밴프와 북쪽
D-day. 의 재스퍼까지 길게 이어져 있었고 남북의 길은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로
# 공항 이어져 있어서 로키의 아름다움을 애써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차가 달리
하늘에 떠 있는 비행기를 보면, 설렘과 슬픔이 교차되는 공항을 그리며 는 내내 바라볼 수 있었다. 눈에 들어오는 모든 풍경이 그림이라 감탄사
그 안에 있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 이제 정말 떠 연발, 사진 찍는 속도가 한 템포 느렸다. 그런데 그냥 바라보는 것만으로
나야 하는 순간이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수많은 사람들과 함 도 무언가 흔적을 남기지 않아도 내 안에 변화가 일어날 것만 같았다. 웅
께 비행을 시작해야하는데 도무지 발걸음이 떨어지질 않는다. 이대로 크리고 있던 마음이 고개를 들고 고개 숙이고 있던 꿈마저 다시 꽃 피우
가면 영영 다시는 못볼 것 같고 들을 수 없을 것 같은, 무언가에 대한 는.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1
원
콜롬비아 대빙
3박4일간 수
고하신 가이드 아저
씨와 우리 팀.
곤돌라를 타고 올라간 산 정상에서 바라본 풍경,
작게 레이 크 루이스가 보인다. 푸른 하늘 하얀 빙원이 모두
보이는 설상차 안에서.
글/ 사진_ 조현진
꿈을 먹고 사는 아이. 빵 굽는 여행자.
오후 4시가 되면 해가 저무는 곳에서 하루는 비, 하루는 눈과 함께 겨울을 나고 있어요.
2010년이네요. 우리 모두 몸도 마음도 씩씩하게!
고마워요 : 나와 늘 함께하시는 God, 돕는 천사 가족. 사랑하는 내동생, 내 걸음에 힘을 주는 이들.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2
캠퍼스 순례단은 우리지역 대학생들이 기획부터 취재, 편집에 이르기까지 모두 진행하는 꼭지입니다.
1월의 캠퍼스. 열 혈
그대들이 토익 책을 배게 삼아 잠을 청하고, 자격증을 붙들고 몸부림치는 사이, 누군가는 젊은 날의 열정
으로 세상에 당당히 맞서고 있다. 오늘도 힘차게 내일을 준비하는 대학생 열혈 장사꾼. 오늘보다 빛나는
내일이 있을 것이니 1월의 칼날 같은 바람과 이 정도의 추위가 대수겠는가. 뜨거운 열정으로 겨울의 추위
를 날려버리는 그들의 이야기가 지금부터 시작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이루고 싶은 목표를 찾고 그 목표를 위해 모든 초점을 맞추는 게 '낭중지추'라는 사자성어가 있어요. 주머니 속에 넣은 송곳은 가만
중요해요. 멋모르고 뛰어들면 경쟁의 파도에 휩쓸리기 십상이죠. 히 있어도 그 끝이 주머니를 뚫고 나온다는 말이에요. 능력과 재주
충분한 사전조사와 차분한 준비가 필요해요. 장사를 하는 사람은 가 뛰어난 사람은 스스로 두각을 나타낸다는 뜻이죠. 제가 가진 능
일류에서 삼류가 있어요. 삼류는 싸고 많이 파는 가게, 이류는 좋 력 역시 언젠가는 드러날 거라 생각해요. 그렇기 때문에 스스로에
은 위치에 맛있는 가게, 일류는 사람의 마음을 끄는 가게에요. 저 게 더욱 겸손해지려 해요. 이제껏 해온 일들 모두가 많은 이들의 도
는 일류의 인간미 물씬 풍기는 '장사꾼'이 되고 싶어요. 움이 있었기에 가능했거든요. 언제나 힘이되어 도와주시는 많은 분
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어요.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3
장 사 꾼 캠퍼스 순례단;
박다정, 최윤정, 하희영, 김선영, 이현주,
김기현, 홍성현, 서영수, 정소라, 오동현.
청춘밴드를 만나다
Beauty is Blessing
“아름다움은 축복,
단 내 손으로 만들어가는 부단한 자기관리의 기쁨.
노력하는 자,
그 이름이 바로 미인이어라.
아멘.”
2월 여드름 흉터
3월 주근깨 잡티
4월 여드름 붉은 자국
5월 얼굴 살 빼기
6월 겨드랑이 제모, 피어싱
7월 체형관리
8월 여드름 흉터
9월 기미 잡티 오타모반
10월 두피, 탈모 관리
11월 코 필러
12월 표정 주름
나 보톡스로 표정 주름 좀 펴봐야겠다 싶으면 멀리 11월 중에, 여드
름 흉터가 지우고 싶다면 당장 1월 20일까지 스프링타임 공식메일
springtime.jinju@gmail.com으로 신청 메일을 띄우자. 수많은 경쟁자
중에서도 하필이면 내가 꼭 당첨되어야만 하는 지극히 타당한 이유
를 육하원칙에 의거해 또박또박 강하게 우겨줄 것.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6
Movie
<아바타>의 줄거리 역시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 아메리카 원주민을 침탈해 만든 미국 건국의 역사일수도 있고,
현재 아마존을 위협하는 자본과 개발의 논리일 수도 있다.‘나비’족이 중심이 되어 살고 있는 행성‘판도라’ 의자
원을 가지겠다는 인간의 욕망으로 치환되어 나타난다. 최근 영화 <디스트릭트 9>처럼 관객은 인간이 아닌 인간에
의해 억압받는 외계 생명체에 공감을 느낀다는 설정 역시 비슷하다. 판도라를 공격하는 것이 인류 전체의 보편적
인 욕망이 아니라 한 개발업체와 그 용역군인이라는 사실에서 엷게 얹어진 영화의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다. (아
바타 역시 5000억 달러 이상의 제작비가 사용되었다)
장르간 융합은 어느덧 콘텐츠 산업의 대세가 되었다. 나비족의 외형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해 원격 조정하는‘아
바타’프로그램은 한 편의 시뮬레이션 게임을 보는 것과도 같다. 미야자키 하야오 풍의 일본 에니메이션에서 영
향을 받은 로봇과‘판도라’의 묘사 역시“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창작의 아이러니를 떠올리게 한다. 볼
거리의 진보를 찬양하면서도, 가슴의 울림을 전하는 것은 그‘이야기와 메시지’에 있다는 사실을 되새겨 본다.
박성민
제30회 청룡영화상 수상식에서 가장 빛난 커플이 있다. 신인남우상과 신인여우상을 수상한 <똥파리>의 양익준과
김꽃비. 주연이자 감독인 양익준은 신인감독상에도 노미네이트 되었다. 청룡영화제에서 독립영화가 이토록 주목
받은 것도 놀랍지만, 알고 보니 세계의 각종 영화제에서 작품상과 감독상을 휩쓸어 이미 그 작품성을 인정받았니
더욱 지난 2009년은 300만 관객을 돌파한 이충렬 감독의 <워낭소리>로 독립 다큐멘터리의 새 역사를 열었다면 <
똥파리>의 가세로 독립영화의 한 해를 완성했다 봐도 부족함이 없을것.
그러나 2010년부터 영화진흥위원회가 독립영화 전용관 운영사업자를 공모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지난 31일 최초
의 독립영화전용관‘인디스페이스’ 가 문을 닫으면서, 그 동안 독립영화인들이 쌓은 놓은 소중한 성과가 그대로
묻혀버릴 위기에 처했다. 2010년 독립영화의 행보를 예의주시해야 할 듯.
진주 시민미디어센터 제작팀
박현주 016-795-9150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7
12월. 겨울이다. 사람들에게 겨울은 차분하게 한 해를 정리하는 시기이지만 독립영화에게 12월은 흥겨운 축제의 시작이다. 한 해의
마지막 달에 막을 여는 서울 독립영화제, 일명 서·독·제 덕분이다.
서·독·제는 국내 수많은 독립영화제 중에서도 최대 규모로, 올해로 35회 째의 역사를 자랑한다. 이번 서·독·제 2009의 슬로건
은 <치고 달리기>. 영화‘워낭소리’의 300만 관객 동원과‘똥파리’
의 16개 국제영화제 수상 등 바야흐로 독립영화의 전성기라 해도
과언이 아닐 올해의 흐름을 그대로 이어 가겠다는 작전이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연속 홈런에 이어 쉼없이 치고 달리는 역동적인
뜀박질은 내년에도 그대로 이어질 것이다. 그 치열한 그라운드로 함께 달려보자.
작년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방문이다. 내가 서독제를 찾는 이유의 첫 번째는 역시 진주에서 독립영화 상영 활동을 하는 사람으로서 다양한 독립영화를 지역 관
객들에게 선물해야 하는 사명감이고, 전국에서 모여든 상영 활동가들과의 즐거운 조우가 두 번째, 세 번째는 당연히 영화 자체의 즐거움.
이번 영화제에서 관람한 영화는 14개. 단편과 3개의 장편, 이렇게 총 열일곱 작품으로 거의 모든 시간을 앉아서 눈만 껌벅이고 있었다-고 보면 되겠다. 그 중에
서도 진주 시민미디어센터의 장비 지원을 통해 제작된 영화도 꽤 있는데, 엔딩크레딧에 올라온 진주센터 이름에 절로 반가운 손인사가 나왔다.
서독제에는 다채로운 부대행사도 함께 진행된다. 거의 모든 상영에는 감독과 배우가 상영관을 직접 찾아 관객과 만나는 GV가 진행됐고, 지난 서울 독립영화제
에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작품을 DVD에 담아 판매하기도 했다. 또 조조상영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주린 배를 움켜쥐고 극장을 찾을 관객을 위해 커피와 빵을 무
료로 나눠주는 센스 만점 서비스까지.
독립영화관계자나 상영활동가를 위한 시간도 마련되었다. 서·독·제 기간 중 <독립영화인의 밤>은 독립영화 감독, 제작자, 배급사 그리고 상영활동가들이 한자
리에 모여 상영활동에 필요한 정보도 나누고 보석 같은 인맥을 형성하는 요긴한 자리이다. 또 관련분야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주제로 세미나를 갖는 등 영화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한데 어우러지는 진정한 의미의 한판‘축제’ 가 벌어진다.
그리고 지난 18일, 8일간 진행된 영화축제가 폐막식을 끝으로 막을 내렸다. 아쉽지만 폐막식을 볼 시간이 없어 홈페이지를 통해 본선 수상작을 살펴볼 수 있었
다. 그런데 이게 웬일, 우리 진주 미디어센터에서 상영장비를 지원해준 권우정 감독의 <땅의 여자>가 대상을 거머쥔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얼마 후 서독제가 열리는 장소이자 영화관등록법 기준으로 국내 유일의 독립영화 전용관인 인디 스페이스가 결국 문을 닫는다는 안타까
운 소식이 메일로 도착했다. 국내 독립영화 발전에 일등공신이라 할 수 있는 이 공간이 정부의 지원불가 방침에 따라 12월 31일을 끝으로 폐관할 수밖에 없다는
것. 계산기로 두들겨 셈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가 이대로 사라져 버리는 건지, 독립영화의 다음 행보가 걱정스러워진다.
그렇지만 독립영화가 가진 최대의 무기인 불온한 상상력과 신선한 자극을 탑재한 끝없는 에너지의 힘찬 뜀박질은 그 누구도 감히 붙들어 맬 수 없음을, 이 한바
탕 난장을 통해 더욱 실감할 수 있었다. 위기가 곧 기회, 찬스다. 치고 달리자!
유기질 혹은 무기질 광물로 이루어진` 보석'은 1월: 진실과 우정, 불변의 진리-가닛
오랜 인고의 세월,"자연의 은혜"로 생성되고 2월: 신의 하늘빛과 인간의 핏빛이 만나 만들어진 신비로운 빛,
인간에 의해 채굴, 수집, 연마, 컷팅, 처리되 슬프지만 아름다운-자수정
어진다. "인간의 지혜"를 빌어 비로소 `아름다 3월: 바다의 꽃-산호, 영원한 젊음의 상징-아콰마린
움의 결정체'인 `보석'이라는 찬란한 이름을 갖 4월: 순수한 아름다움-다이아몬드
게 되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단연 `탄생석'에 5월: 시들지 않는 잎-에메랄드
대한 관심이 가장 높은데 이는 아마도 `나'와 6월: 보석의 여왕-진주, 달빛이 응고되어 만들어진 보석-문스톤
전혀 무관치 않을 것 같은 느낌 때문이 아닐 7월: 태양의 돌-루비
까. 18c에 이르러 일반화된 탄생석에 대한 기 8월: 어둠과 공포로 부터의 해방-페리도트
원은 유대인들이 구약성서의 출애굽기와 신 9월: 바다를 담은-사파이어
약성서의 요한묵시록에 등장하는 보석을 바 10월: 무지갯빛 아름다운 희망과 순결-오팔
탕으로 12가지 탄생석을 골랐다는 데서 비롯 11월: 헤어진 뒤 그리움의 빛-시트린, 토파즈
되었다는 설이 가장 일반적이다. 12월: 성공을 예언하는-라피스 라줄리,터키석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8
Photo Essay
지난 11월의 베니스.
계절은 돌고돌아 마침내 겨울로 들어서던 그 때,
흐르는 물결 위의 수상버스마저 흔들렸다.
조용한 그러나 분연한 와락.
사진_woogoon
비오면 인터넷 끊기는, 일주일에 엿새는 비오는 런던에 있다.
카메라는 canon 400D, 렌즈는 번들.
글_선희
청순이라 쓰고 청승이라 읽는 글 전문. 무끼다.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29
12 SONGS
글_m / 그림_무스 경상대 정문에서 유턴, 파리바케트 사이 골목을 지나 풍
경채 쪽으로 직진-이 집으로 오는 길이다. 정문 오기 전
굴다리에서 좌회전하는, 조금 빠른 길이 있긴 하지만 그
쪽은 어두운 기운이 불타는 하이에나들의 집단 거주지라
내키지 않는다.
진주성 달 밝은 밤에 시즌 하나 입에 물고 오늘따라 챙
겨 입은 회색 슈트 위로 담뱃재라도 떨어질까 조심하며
베이루트의 낭트를 부른다. 정훈이 말로는 성대모사라는
데, '빠야빰빰 빠야빰빰' 부분만 빼고 앨범 버전으로 정성
껏 불렀다. 기억이 치밀어 올라 혼을 쏙 빼놓는 순간의
배경음악으로 낭뜨만한 곡이 있었던가? 딱히 생각나지
않는다. 없나보다.
Nante (Beirut)
문제적 인물, m 씨가 그새 '이노무 집구석'을 집어치우고 새로운 작업에 나섰네요. 대외적으로는 새해 탓, 진실은 죽 끓이는 m 씨의 변덕 탓입니다. 외압 따윈 없어요. 기대
말아요. 새로운 코너 <12 songs>에서는 매달 선정된 노래 한 곡에서 흘러나온 갖은 단상을 담게 될 겁니다. 스프링타임 싸이클럽 DJ로 맹활약 중인 m 씨의 선곡 능력을 가
늠해 보도록 합시다. 그와 함께 sory에 이어 새로운 파트너로 나선 스프링타임 홈페이지 연재작가 무스의 일러스트도 함께 기대해 봅시다. 일단 두고 보자구요, 에헴.
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30
Food Essay
하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 그 꿈이 정말 멋있어서 내 친구라는 게 괜히 자랑
스럽기까지 했었다. 대학입학이 한참 이루어질 때쯤, 그 친구는 공대를 갔
다. 난 친구에게 너의 꿈이 수학자이던 때가 있던 것을 기억한다며, 그 때
참 멋있었다고 말했다. 친구는 웃으며 말했다. 난 그런 일이 전혀 기억나
마음
지 않아, 라고.
솔직히 난, 그 애에게 떡볶이를 만들어준 기억이 없다. 그 때가 지금처럼
겨울이었고, 매운 것이 먹고 싶다던 그 애에게, 집에 남은 떡국 떡이 많으
니 떡볶이를 만들어주겠다고 내가 말했다는 것도 기억나지 않는다. 기억
글_ 채정화
못하는 걸 들키는 것이 미안하기도 하고, 요즘 만들어먹는 것과 뭐가 다
사진_ 진영길 르겠나 싶어 쉽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 애 말에 따르면 그때는 천 년 묵
은 고추장이라도 쓴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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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스스스1스스스스2:스스스스스12스스스스 2010-01-12 스스 10:08 Page 32
Editor’s Note
1.
이제는 좀 차도가 있다 싶지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고백컨대 그 유명한 커피집 죽순이였다. 아니다. 그건 좀 교양 없어 보이고,‘커피
의 맛과 멋, 인생의 여유를 즐길 줄 아는 이 시대 참다운 모던 걸’정도로 할까나. 커피의 진정한 맛은… 음 뭐니 뭐니 해도 뜨거운 거겠죠. 커피
가 뜨거우면 됐지 뭘 더 바래. 그나저나.
이 사진은 햇수로 4년 전, 당시 한창 출근하던 진주시내 모 커피집에서 찍은 것이다. 마찬가지로 뜨거운 커피를 마시던 중이었겠고 당시 한창 함
께 출근하던‘동료’ 가 찰칵, 찍어줬겠다. 너구리굴에 들어앉아 나라와 민족과 인류의 부귀영화를 고민했을 리는 없고, 당연하지만, 별 같잖은 시
시콜콜 세상만사 뒷담화 따위에 희희낙락했을 것이다.
컴퓨터 포맷 전에 폴더를 정리하다 발견했다. 지금보다‘어쩐지’생기 있어 보이고 지금보다‘어쩐지’즐거워 보이는, 그러나 맨정신을 가지고 조
금만 생각해보아도 도무지 그럴 이유가 없는 자기기만적 정신승리법일 뿐이란 걸 알면서도 기어이 손길을 멈추고 가만히 들여다보게 만드는 지
나간 어느 지점의 사진 하나. 물론 이 때만 해도 표정주름 걱정할 일은 없었으니 지금보다 약간 더 행복했을 수도 있겠다.
2.
이렇게 해서 한 살 더 먹었다. 머물러 있는 청춘, 머물러 있는 사랑인 줄 알았더니, 세상에, 점점 더 멀어지고 조금씩 잊혀져 가는구나. 이 기막힌
사태를 참으로 담담하게도 노래한 김광석의 말대로“일정 부분 포기하고 일정 부분 인정하고 지내다보면 나이에 니은 자 붙는 나이, 스스로의 한
계도 인정하고 주변에 일어나는 일도 더 이상 재미있거나 신기하지도 못한 나이, 서른 즈음이 된다” .
김광석 외 기타등등이 하도 으름장을 놓길래 나는 서른 쯤 되면 우울증이라도 걸려야 되는 줄 알았다. 천재는 요절, 미인은 박명이라는데 결국
이도저도 아니란 사실이 저절로 밝혀지는 마당에 내심 서운함도 없잖아 있었겠지만 어쨌든 가장 중요한 사실은 나는 여기 이렇게 살아남았다는
거다. 번듯한 직함에 묵직한 통장은 없어도, 하느라 했다. 새로운 해의 첫 날, 무엇보다 나 자신을 듬뿍 격려하고 싶다.
3.
고등학생에게 어른은 스무 살이다. 스물에게 어른은 돈 버는 사람이다. 돈 벌 즈음에게 어른은‘어른 같은 어른’ 이다. 민증도 있고 면허증도 있고
직장에 처자식까지 딸려있어도 어른 아닌 어른, 어른스럽지 못한 어른은 대체 얼마나 얼마나 많나.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어른스러워지는 게
아니란 사실을 너무 많은 어른들이 너도나도 앞을 다퉈 굳이 보여주고야 만다.
물론 실망도 했다. 당신은 왜 이것 밖에 안 되는 거야, 나이는 어느 구멍으로 잡쉈어? 한 번 물어볼까 싶은 적도 두엇 있지만 대신‘일정 부분 포
기하고 일정 부분 인정하는’법을 배웠다. 동시에 어른 같은 어른, 어른스러운 어른은 쉼 없이, 예를 들어 죽을 때까지, 그것도 아주 힘껏 애를 쓰
며 다듬어 완성시켜나가야 하는 노력의 산물이란 걸 깨달았다. 그러니까 적어도 포기하지 않는 한 평생에 걸쳐 우리는 계속 성장할 수 있다는 사
실도.
그래서 나는 가까스로 이 철없는 어른들을 미워하지 않을 수 있게 되었다. 밑천 아예 드러내고 사는 저는 또 얼마나 기막힌 화닥증에 몸 떨 거야,
아량 같은 여유마저 생겼다. 정확히는 한다고 해봐도 도무지 왜 이것 밖에 안 되는 우리에 대한 연민으로, 닥치는 썰물처럼 온통을 범람하는 이
연민으로 미움 섞인 비아냥도 와락 덮여버렸다.‘우리’ 에는 당연히 나부터 포함된다.
서른 즈음에, 이제는 심지어 너무 많은‘후배’ 들이 생겼다. 실망과 상처, 비난과 미움을 주고 받을까봐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됐다. 그러나 무엇보
다 나는 나대로 잘 살아보겠다. 너희들은 각자 알아서 싸우고 배우고 성장해라.‘선배님’ 들도 분발하세요. 모든‘애들’ 은 원래 싸가지가 없는 법
이잖아요. 내 말은, 떡국 나이 한 살씩 더 먹었으니까 우리 모두 나잇값 하고 살자는 거예요. 어른 같은 어른이 되려고 애라도 써보자는 거예요.
무엇보다 행복해지자는 거예요.
편집장 안수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