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76

30initiaitve.

com
B R A N D 30 I N I
30INI는 서른 사회적 청년기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네트워킹 매거진 입니다
30INI의 주 관심사는 관계 맺음 입니다
사람(I)과 사람이(I) 관계맺음(Net)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고
그 이야기가 다시 작업이 되는, 관계 맺음으로 글과 그림을
만들어 나가고 다시 작업이 관계를 만드는 네트워킹 매거진입니다.

30INI는 ON=OFF 커뮤니티 입니다


과정(ON)과 결과(OFF)의 소통과 즐김을 통해 방향을 잡고 이야기를 만들어 갑니다.
모임(OFF) 에서 이야기의 소재를 잡고 게시판(ON)에서 다듬어지고 덧붙여집니다.
게시판의 이야기들(ON)은 아날로그 매거진(OFF)으로 출간됩니다.

30INI의 깨진 달걀은 발상의 전환을 촉구합니다


누군가 깨뜨리고 나서야 세워지는 방법을 깨달았던 것처럼 누구나 알고 있지만,
실행하지 못하는 30세대 들에게 30ini는 도전하고 실행하라고 외칩니다.
다른 방식으로,
얽매이지 않고 새롭게..

INI는 initiative 의 이니셜입니다


일과 관계의 새로운 시작, 주도적인 참여 등을 의미합니다.

INI는(Isac Newton Institute) 아이작 뉴튼 연구소의 이니셜입니다


세상 모든 사물은 서로 끌어당기는 힘이 있다고 믿었던 한 과학자의 실험정신과 도전처럼
30ini 는 세상 모든 사람들의 끌어당기는 힘,
곧 인간적인 끌림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실험을 해보려 합니다.

30INI 는 나의 이야기이고 우리들의 이야기이며,


당신의 이야기일 수 있습니다.
모든 사회적 청년기를 지나고 있는,
지나친 사람들의 이야기는 우리들이 다루는 소재가 되고 그림이 됩니다.
그리고 그 관계가 커져 갈수록 우리들이 내포하는 이야기의 범위도 커져갑니다.

www.30ini.com / www.30ini.net
Magazine 30INI 1
C O N T E N T S

천막에 구멍을 내며 |왕희강| _4

모든 시간의 삼십분 |박재용| _11

시선 |박재용| _14

리_픽션 |그들| _22

서른살, 그녀의 콜렉션 |최형규| _24

서른번 곰씹기 |황경택| _36

서른을 맞이한 두명의 요리사를 만나다 |이혁주| _44

서른의 얼굴들 |양윤경| _52

What the meaning of thirty to you |양윤경| _56

Vivi asi, solo... |정명진| _57

한 밤중과 한 낮에 꾸는 꿈 |한병석| _58

개고기 파스타 |이혁주| _64

ㅅ ㅓㄹ ㅡ ㄴ ㅅ ㅏ ㄹ ㅇ ㅡ ㅣ ㅎ ㅐ ㅇ ㅂ ㅗ ㄱ |우리들| _66

IMAGINE_Episode1.상상주막 |그들| _70


2
Magazine 30INI 3
천막에 구

4
왕희강

heegs
@hanmail.net

멍을 내며..
Theory of everything
깜깜하게 눈 앞에 장막을 쳐놓은 현실
도시의 밤 하늘.
송곳을 들어 천막에 구멍을 내어본다.
빛이 들어온다.
우주를 횡단하여 수만 년 광년을 날아 온 달빛이
내 피부에 닿는다.
전기적 반응이 일어난다.
따뜻해지고 기분이 좋아진다.

난 상상을 한다.

Magazine 30INI 5
모든것의 이론

대통일이론(GUT)

약력 전자기력
중력 강력

우리의 선조들은 밤하늘을 바라보며 상상했다.


여기는 과연 어디인지. 세상은 무엇으로 이루 중 력: 천체들의 회전 운동과 사과가 지구로
떨어지는 현상과 관계 있는 힘
어져 있는지. 그리고 우주를 지배하는 법칙은 무
엇인지에 대해서 상상하고 이야기하였다.
전자기력: 천둥 번개의 근원이자 우리가 피부로
느끼는 감촉들과 관계 있는 힘.
지폐 속에 새겨진 한 위인은 만물은 이(理)와 기
(氣)로 이루어졌다 하였고, 고대 인도에서는 대해 강 력: 원자핵(양성자와 중성자)을 결합하고
(大海)를 수영하고 있는 거북이 등에 우리가 살고 상호작용하게 하는 힘
있다 하였다.
플라톤은 우리는 동굴 속의 그림자일 뿐이라고 하 약 력: 태양을 폭발하게 하고 전자들의
였으며, 그의 제자 아리스토텔레스는 달을 경계로 움직임과 관계 있는 힘
하늘엔 참 세상인 이데아와 그의 잔영인 우리가
지구 위에 존재하다 하였다.

이제 인류는 진보된 문명을 얘기한다.


달 넘어 우주선을 쏴 올렸고 지구는 둥글고 우주
는 광활하다는 것도 확인하였다. 인간도 별들을
구성하는 기본 원소인 질소와 탄소로 이루어져 있
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수억년 전 우주에서 뜨 하지만 끝내 그는 꿈을 이루지 못했고 후대의 과
거운 별들이 폭발할 때 생겨난 질소와 탄소들이 학자들에게 희망봉을 남겨두었다. 그 뒤 2개의 기
우리의 근간이다. 죽은 이들은 별이 된단 말은 긴 본적인 힘들이 더 발견되었고, 현재의 지식으로
시간을 놓고 보면 거짓말이 아니다. 과학자들은 우주의 어떤 것도 다음 4개 힘의 결과
라고 한다.
지리학과 물리학, 천문학, 철학, 종교학과 전래동
화들은 별들의 폭발로 파생된 것들 사이의 규칙성 과학자들은 이 4가지 힘의 기원이 같을 것이라고
을 찾고자 하는 상상력의 산물이었다. 예상하고 있다.
다음 세대에게 전해주고 싶은 우주의 비밀들과 이 그 기원을 알게 되면 통합은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야기들의 정수다. 현대 물리학의 거장인 아인슈타 고. 이 힘들은 끝내 통합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이 그의 말년에 침대에 누워 찾아내고자 한 것 하지만 통합의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매우 흥미로
도 온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한가지 이론이었다. 운 유사성들을 발견할 수 있다. 하늘 나라에서와
이름하여 만물의 이론 혹은 통일장 이론, 모든 것 같이 땅에서도 통하는 이야기들의 유사성을.
에 대한 이론이라 하는 Theory of Everything(ToE).
그는 우주를 설명할 수 있는 한 개의 우아한 공식 이성적으로 돌아가는 척하는 세상에서 더 큰 하늘
을 상상했다. 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다.
그는 당시 과학계가 알고 있던 2개의 주요 힘인, 생각할 틈도 없는 바쁜 도시 생활을 영위하는 노
중력과 전자기력을 통합하여 우주를 설명할 수 있 동자들에게 이 글들을 띄운다.
는 한 개의 이론을 만들고자 하였다. 부디 누군가에게 송곳처럼 쓰이길 바랄 뿐이다.
6

천체들의 회전 운동과
사과가 지구로 떨어지는
것과 관계 있는 힘

번지점프는 남태평양의 펜테코스트 섬 한부족


의 성년식에서 그 아이디어를 따왔다고 한다.
골들을 만들고 질량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물체들
은 그 골들을 따라 빨려 들어간다는 것이 그의 생
부족의 청년들은 그 사회가 인정하는 어른으로 거 각이었다. 그의 이론은 우리가 우주를 보는 관점
듭나기 위해 다리에 가느다란 끈을 묶고 높은 나 을 수정하게 만들었다. 인류는 뉴턴의 우주론에서
무나 절벽에서 뛰어내렸다. 한 발자국 더 앞서 나간 것이다.

높은 곳에서 떨어지는 것과 어른이 된다는 것은 꼭 우주로 나가지 않아도 우리는 매일 개인과 개


과연 무슨 관계 일까? 나도 번지점프를 해봤는데 인 사이에, 사회와 한 구성원의 사이에 언제나 중
생각보다 중력은 훨씬 강한 힘이었다. 솔직히 말 력이 작용함을 느낄 수 있다. 본인보다 덩치가 큰
하자면, 생각할 겨를도 없이 나를 잡아 당겼다. 부 아이와 함께 덤블링을 타다 다리를 접질려 본 경
족의 청년들도 비슷한 경험을 했으리라. 그것은 험 모두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게 싫어 덤블링을
무엇인가 아래 놓여 있다라는 느낌이었다. 타고 싶지 않아도 그 놈의 밥벌이가 뭔지……

아이작 뉴턴은 지금의 신종 플루 같은 흑사병이 중력은 사실 우리를 땅에, 이 사회에 붙잡아 둔다.
전 유럽을 강타했을 때 학교가 문을 닫자 고향인 인류 역사상 많은 이들이 이 중력을 지배를 벗어
캠브리지로 돌아왔다. 그는 그곳에서 나무에서 떨 나고자 했다. 수많은 신화들, 예술 작품들 모두 우
어지는 사과를 보고 중력이라는 개념을 생각해낸 리를 붙들어 얽매고 있는 이 중력이라는 힘에서
다. 비로소 인류는 천체들의 움직임과 땅 위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표현이었다. 그 염원이 얼마나
일어나는 일들을 한가지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게 간곡한지, 심지어는 거의 모든 종교에서도 우리가
된 것이다. 하지만 그런 뉴턴에게도 한가지 비밀 죽으면 하늘나라로 간다고 말한다.
이 있었으니……. 그것은 본인이 알아낸 중력이라
는 힘이 어떻게 생성되는지 몰랐다는 것이다. 르네 마그리트의 피레네의 성이라는 작품이다. 돌
인 동시에 성인 그러면서도 달처럼 지구의 위성
250년 후 그 답을 알아낸 이는, 담당 교수가 아니 같기도 한 물체가 하나 있다. 이 그림을 보고 있
꼽게 봐 추천서를 써주지 않아 어렵게 직장을 구 으면 그림 밖 이곳을 생각해 보게 된다. 우리가
한 스위스 특허청 직원 알버트 아인슈타인이었다. 딛고 있는 여기는 어딘가? 우리를 잡고 있는 힘
일반상대성 이론으로 알려진 그의 이론에 따르면, 들은 무엇인가? 저 돌은, (우리는) 가라 앉는 중인
태양과 지구 모두 우리가 어린 시절 동네 공터에 가, 올라가는 중인가?
서 타던 덤블링과 같은 막 위에 놓여 있다고 한
다. 덤블링 위에서 뚱뚱한 아이가 많이 가라 앉듯
질량이 무거운 것은 많이 가라 앉아, 그 주위에

Magazine 30INI 7



력 현대 문명이 기반하고 있는
전기적인 힘과 자기장을
만드는 자석의 힘

수많은 인파와 영겁의 시간 속에서 누군가를 만난


다는 것은 순전히 전자기력 때문이다

나의나가그때를 상기해 보면, 내 몸의 세포 하나하


자석 위에 뿌려진 철가루들처럼 재배치
되어 그를 맞이 하였다는 생각이든다. 상가 앞 목
련꽃들이 태양을 향해 자기장을 형성하며 피어있
던 어느 추운 봄날이었다. 아직 눈이 녹지 않은
정거장에서 맥스웰 커피를 들고 있던 그 모습은
마치 환하게 빛을 산란하며 벌과 나비들을 유혹하
는 한떨기 목련꽃 마냥 단아하고 향기로웠다.
장도 전류를 발생시킬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에테르 가득했던 거리를 미끄러지듯 목적
그는 옳았고, 이 ‘전자기 유도’라는 방법이 인
지도 없이 배회하였고, 아무 생각없이 모든 어리
류가 오늘날까지 회사들과 각 가정에 전력을 공급
석고 현명한 연인들처럼 어떤 거대한 힘에 이끌려
하고 있는 방식이다.
행동하였다. 아침 하늘 빛은 영롱하고, 시원하였으
훗날 맥스웰이란 학자는 이러한 전기장과 자기장
며 난 정말이지 그날 아침 대기에 떠다니는 이상
의 관계를 4개의 수학공식으로 표현한다. 그는 더
한 기운들을 볼 수 있었다. 토스트집 앞에도, 편의
나아가 빛이 전자기적 현상임을 밝혀낸다. 즉, 빛
점 위에도, 심지어는 계단 아래도 모두 깃들여 있
이 난다는 것은 자기장이 반응하고 이에 전류가
는 그 점멸하는 기운들을.
흐르고 있다는 얘기다.
전자기력은 근거리에선 중력보다 훨씬 강력하다.
그 시간과 공간 속에 우리는 서로를 알아봤고 우
또 우리가 중력에 의해 지구의 내부로 계속 들어
리의 자기장은 그렇게 서로를 끌어당겼다. 자기장
가지 않도록 막아 준다. 이는 신발과 지면의 전자
(Magnetic field)이란 자기력이 미치는 공간을 말한
들이 서로를 밀어내기 때문이다.
다. 자기력(磁氣力)은 자석을 밀고 당기는 힘이다.
중력의 힘을 늘 받고 있는 우리에게 전자기력은
자기에 의해 같은 극은 밀어내고 다른 극은 서로
일탈의 힘이다. 전자기력은 내 마음을 들뜨게 한
당기는 힘.
다. 책받힘을 문지른 머리카락들이 중력을 무시하
과학자들은 19세기 초에 철사에 흐르는 전류가 조
고 들뜨듯 말이다.
금 떨어진 곳의 자석바늘을 움직이게 만든다는 사
과학자들은 피부의 촉감, 호르몬의 작용 방식 등
실을 알게되었다. 이에 독학으로 물리학을 공부한
은 모두 전자기 신호에 의해 우리 뇌로 전달된다
패러데이는 쇳가루를 이용해 세상에 처음으로 서
고 한다. 즉 우리 몸은 하나의 전도체란 얘기다.
로 연결되어 있는 자기장을 보여주었다.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으면, 그냥 좋아하는 사람
그는 전류가 자기장을 만들어낸다면 반대로 자기
의 손을 처음 잡았던 그때를 상기하기 바란다.

8

원자핵을 결합하고 상
호작용하게 하는 힘


태양을 폭발하게 하고
전자들의 움직임과
관게 있는 힘

감기가 거의 낳을 무렵 침대에 엎드려있다. 이 두 개의 세계를 하나로 묶는 방법이 통합이론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과학자들은 믿고 있다.
배게 속을 보았다.
불과 50년 전까지만 해도 인류는 어떤 최소 단위
거리감이 완전히 없어졌고 는 구(球)의 형을 띌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최
실과 실 사이 솜과 솜 사이 무한한 우주를 보았다. 근 가장 각광 받고 있는 이론은 초끈이론이다. 우주
를 이루고 있는 가장 최소 단위는 끈을 형태를 띄
고 있다는 것이다. 고무링처럼 폐곡선의 형태도 있
고 기타출처럼 개방되어 있는 선도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이러한 일렬의 곡선들이 튕겨진 기타줄이 소
리를 내듯 각기 다른 4가지의 힘들을 생성한다고
한다.

초끈이론에겐 끈들이 진동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


한 대상을 파악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다. 과학자들은 우리가 알고 있는 4차원(3차원+시
하나는 거시의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이고, 다른 하 간)의 공간과 더불어 여분의 차원들이 있다고 한다.
나는 어떤 대상을 더 이상 나누어 질 수 없는 근본 우리 눈에는 보이지 않는 11차원이 꼭꼭 숨겨져 있
단위에서 관찰하는 것이다. 후자의 관심분야가 원 단다. 이 말대로라면 우리는 개미처럼 거대한 세상
자, 전자, 쿼크, 초끈이다. 뭐 사실 더 들어갈 수도 의 극히 일부만을 경험하고 살고 있는 것이다.
있다는 가능성은 열려 있는 상태다. 강력과 약력의
발견은 이와 같은 노력의 산물이었다. 초끈 이론은 점점 진화하고 있는데 M-이론에 이
르러서는 하나의 끈이 엄청나게 늘어나 하나의 막
중성자와 양자를 떨어지게 않게 하는 힘이 강력이 (Membrane)이 되고 우리가 경험하는 우주는 그 중
다. 이 힘의 세기는 무시무시한데, 인류는 2차 세계 하나의 막에 불과하다고 한다. 우리가 실제 한다고
대전이 끝날 무렵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느끼는 모든 것이 극장 스크린에 쏘여진 한편의 영
그 어마어마한 힘을 처음 목도했다. 화라면. 바로 그 옆 스크린에서 어떤 영화가 영사되
는지 전혀 알 수 없는…
약력은 전자들의 신출귀몰한 움직임과 방사능 붕
괴와 관련이 있다. 또 태양을 폭발하게 하는 근본적 간송 미술관에서 김홍도가 노년에 그린 염불서승도
인 힘이기도 하다. 인류는 이 힘 역시 구 소련의 체 를 보았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이상한 기분이
르노빌 대참사를 통해 뼈저리게 실감했다. 들었다. 유리창 너머로 천 위에 그려진 노승의 머리
와 달무리를 보고 있는데, 사람들은 북적이었지만
태양계와 지구에서의 운동을 설명하는, 고전물리학 갑자기 조용해 지더니
의 중력과 전자기력을 가지고 만물의 이론을 만들
겠다고 했던 과학자들은 새로운 양자역학의 세계에 거리감이 완전히 없어졌고
선 우리가 알고 있는 물리학 지식 체계가 여지없이
무너지는 사실에 체념했다. 그곳은 법칙이 없는 곳 실과 실 사이
처럼 보였다. 법칙은 없고 확률만이 있는 곳. 주사
위의 숫자들처럼 확률만 얘기할 수 있는 세계가 바 무한한 우주가 보였다.
로 양자역학의 세계이다.

Magazine 30INI 9
당 우울과 몽상, 기괴함과 미스터리 등으로 대변 또 당시 중력 때문에 모든 별빛들이 지구에 끌린
되는 천재 작가 ‘에드가 알렌 포’. 그는 평 다면 밤하늘이 점점 더 밝아져야 하는데 그렇지
생을 술에 쩔어 살았으며, 폭음으로 사망하였다고 않는다는 ‘올베르의 역설’이라 하는 과학적 난
기록되어있다. 제가 있었다. 그는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저편
이 엄청나게 먼 곳이어서 그 어떤 빛도 우리에게

우신 그의 대표작으로는 결말이 정말 충격적인 ‘검


은 고양이’ 가 있으며, 요절한 어린 아내를 위한
‘애너벨리’라는 시가 있다. 지금 얘기할 작품은
그의 마지막 작품으로 알려진 ‘유레카-부제: 우
도달하지 못하기 때문이리라.’ 라며 팽창하는 우
주를 상상했고 이는 140년 후 이 역설에 대해 해
답을 찾는 과학자에게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주의
주의 물질과 정신에 관한 에세이’(1848) 라는 산 더욱더 놀라운 것은 그가 ‘공간과 지속은 하나
문시다. 다’. 라는 표현을 했는데 이 공간과 시간이 하나
라는 개념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핵심이기
포는 유레카를 자기의 최고 작품이라고 얘기했다. 도 하다. 별보다 어둠을 사랑했던 이 아마추어 천
심지어는 본인 스스로 이 책은 뉴턴의 만류인력 문학자가 현대 물리학의 개념들을 어떻게 미리 알
보다도 중요한 인류의 발견이라고 평했다. 또 자 고 있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우리는 아직
기는 더 이상 위대한 작품을 쓸 수가 없으니 삶에 도 이 우주에 대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
대한 열망도 없다고 했다. 거짓말처럼 그는 정말 다. 고로 이 책의 평가는 계속되어야 한다.
이 작품을 쓴 지 1년 후 사망하였다.
과연 포가 상상한 우주와 세계는 어떤 곳이였을
이 시는 1848년 2월 3일 뉴욕 시립도서관에서 있 까?
었던 자신의 강연 자료를 정리한 것이다. 포 자신
은 그 역사적인 강연에 수백명의 인파가 몰릴 것 당신이 상상하는 우주는 어떤 곳인가?
을 예상했지만, 60명만 참석했다. 게다가 참석자
들도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지 몰랐다고 한 여기는 대체 어딘가?
다. 당시 기록에 따르면 이 작품은 기자들과 문학
비평가들 에게 광기의 결과물이라는 평을 듣는 굴
욕을 겪었다고 한다

그는 서문에 나를 사랑하는 소수의 사람들과 내가


사랑하는 소수의 사람들에게, 이 사실이 아닌 사
실들을 받친다고 썼다. 더욱이 이 시는 내 사후에
평가 받길 원하다고 쓰기까지 했다.

포는 중력, 전자기학을 나름대로 해석하며 기존의


철학자들과 과학자들을 인용하며 비꼬면서 우주의
물질과 정신 그리고 신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필
력한다.

책 제목 유레카는 아르키메데스가 욕조에서 외쳤


던 그 유레카이고, 아리스토텔레스는 재채기할 때
마다 코에서 아이디어가 나오는 바보로, 우리가
윤리 시간에 배웠던 귀납법을 정리한 철학자 베이
컨은 돼지로 풍자의 대상이 되어 있다.

당시 과학계는 이 우주가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대


한 고민에 골머리를 앓고 있었다. 신의 창조물인
우주는 정적이라고 믿었던 구 시대의 관념과 팽창
혹은 수축하고 있을 지 모른다는 새로운 시대의
우주관이 충돌하고 있었다.

포는 이 우주가 모두 압축된 ‘초원자’ 라는 개


념을 만들어 낸다. 그리고 어떤 연유에서 그것이
터지고 그 힘으로 지금까지 우주는 팽창하고 있다
한다. 포는 주기적으로 폭발하고 수축하는, 마치
심장처럼 생명이 박동치는 우주를 상상했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빅뱅이론을 그가 어떻게 직감했
는지는 미스테리다.
유레카에 바치며..
10
모든 시간의 삼십분

시계 속
12번 다른 모양으로
반복을 만들어내는
삼십분..

나는 가만히 있는데
주변이 그냥 계속 변화하는 느낌이랄까?

주변 환경이 변화되는것을 보고
나 자신도 변화해야 한다고
깨닫게 되는것 처럼..

모든 인간의 삼십 처럼..

박재용

artnfear
@hotmail.com

Magazine 30INI 11
12
Magazine 30INI 13
박재용

artnfear
@hotmail.com

시선

14
30의 카메라
정해진 형식으로 부터의 자유로운 생각

Magazine 30INI 15
16
30의 뱅글
자신의 시선에서 머무르며, 자신에세 항상 빛나는 존재
Magazine 30INI 17
18
30의 선글라스
남의 시선으로부터 자신을 꾸미는 이중성
Magazine 30INI 19
20
30의 양말
보이지 않는 다고 믿을때, 전부가 드러난다

Magazine 30INI 21
22
re1 re8 re15

re2
re9

re16
re-fiction

created by

hwang & wang


& yang
re17

re18

re19
re10

re11

re12

re14
re13

re7
re4

re5
re3

re6

Magazine 30INI 23
Jin Joo Ma
London College of Fashion
M.A. Fashion Design and Technology

Education and Qualifications


Hanyang University, Seoul, South Korea _ BA Fashion, Womenswear, (2000 -2005)

UAL London College of Fashion _MA Fashion Design and Technology, (2008- )

최형규 Catwalk show


MA FASHION DESIGN & TECHNOLOGY CATWALK SHOW (2010)
chlgudrb |Victoria & Albert Museum|
@gmail.com
College Activities and Awards
The Winner in the Graduation Show, (2004)

Work Experiences
Intership, ‘Alexander Mcqueen’, (2010)

Design Assistant, ‘Freaks’ womens wear, (2008)

Shinsegae department store, (2005 –2007)

Design Assistant, ‘Pierre Gardin’ mens wear, (2004)

Skills
Fluent English (spoken and written) , Korean (native tongue)
Experienced on PC
Pattern Cutting and sewing skills (industrial and domestic)
Passion for creating with great interest in the fashion industry

24
서른을맞이한패션디자이너

마진주, 그녀의콜렉션

mefale
the ideal human who has the combination of masculinity
and femininity

Magazine 30INI 25
ANDROGYNY

‘The one which contaons the who


;Namely, The MALE(ANDRO_) and The FEMALE(GYNE)
ANDROGYNY is
an archetype inherent in the human psyche

female Femme Donna male man Mann homme


Muje ena Vrouw Kvinna uomo hombre vir
Nainen Kvinde Kobieta
czyzna%0D N Mulher

singer J. (1977) Androgyny, London: Routledge & Kegan Paul, p20


26
Orlando’s
Self-Defensive Mechanism

The Essential Human Being.


The True Sense of The Androgyny that is his/her real nature.
Potter S. (1994) Orlando, London: Faber and Faber, p14

Failure in a love affair and horrifying by the war make Orlando


change not just his gender but his identity
Potter S. dir. (1992) Orlando, Artificial Eyes, 234mins. [DVD]

Magazine 30INI 27
Self-defensive
_ice-hockey protector

Machismo attack
Feminine reaction against external attack

28
Self-defensive
_Mechanism

Bourgeois L. (1996) ‘janus with leather jacket’

Self-defensive
_Protector

Magazine 30INI 29
Fabrication
Wool with 20% Cashmere
Wrinkle leather textured poly coated Acryl and PE
Polyethylene Foam (plastazote)
Glittering stone PE
Silk double georgette
Lace (PE with Nylon)

30
Technicalities

Polyethylene foam
(plastazote)
Hand finishing

Lace circle line


hand making

Lace beading

Magazine 30INI 31
1st line up

32
2nd line up

Magazine 30INI 33
34
Magazine 30INI 35
황경택

sublime1@
naver.com

1. 뺨 맞은 자들과 눈으로 갚으려는 자들

마태복음 6:39 에는 매우 흥미로운 동시에 아주 유명한 구


절이 나온다.. “누구든지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
려 대라..” 자신에게 한번 피해를 주었던 가해자에게 화를
내지 말고, 오히려 더 큰 피해라도 쉽고 달게 받을 수 있
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용서와 이
웃 사랑의 끝을 보여준다. 웃으며 살다 죽어도 짧은 인생, 화
내지 말고 서로 화합하며 평화롭게 살아가자는 메시지가 가
득 담겨있지 않는가? 하지만 그렇게 사는 것이 사회적으로
는 안정적일지언정, 개인적으로는 과연 이득이 있는 것일까?

출애굽기: 21:24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 손은 손으로, 발


은 발로, 21:25 덴 것은 덴 것으로, 상하게 한 것은 상함으
로, 때린 것은 때림으로 갚을지니라. 이건 또 뭐냐? 출애굽기
21:24 ~ 25의 구절 내용 해석은 지금까지도 많은 논란이 되
고 있다. 내용인즉 어떤 방식이든 남에게 입힌 피해는 같은 피해
를 가해자에게 돌려 줌으로써 해결이 될 수 있
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물론 닭이 먼저냐, 달걀
다는 동해 배상법의 정당성으로 풀이된다.
이 먼저냐 같은 질문처럼 끝도 없이 반복
왜 용서를 중요시하는 절대적 사
되는 고민 속에서 전혀 정답을 찾
랑의 상징인 성경에 복수에 관
을 수 없었을 터이다. 현실적
한 구절이 있을까? 그것도 복
인 상황에서 누군가 당신의 오
수의 기본은 아주 정당한 피
른뺨을 때렸다면, 당신은 과연 왼
해 보상에 있다는 내용이..
쪽 뺨을 내밀 것인가? 아님 그들
우리가 배운 바에 따르
의 오른쪽 뺨을 갈겨 줄 것인가?
면 복수는 폭력과 불화
지금 당신의 선택은 남은 생애의 행
을 부르는 비정상적인 감정이 아닌
보를 결정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가? 마태복음에서 나온 말씀과는 전
혀 상반된 말이다. 도대체 어떤 장단
2. 충돌과 분쟁 사이 정해진 승자들
에 춤을 춰야 하고, 어느 구절에 아멘을 외쳐야 하는지 모르겠다.

폴란드의 인류학 박사 Emmannuela Chikozak 씨는 “사람은


용서의 평화냐.. 정의의 복수냐.. 무엇이 우리 인생에서 진정 추
어미의 자궁에서부터 밖으로 나와 정해진 삶을 살다 죽어 땅 속으로
구해야 할 길일지 우리는 나이 30줄에 한번이라도 고민을 해봤

36
누군가 당신의 오른뺨을 때렸다면, 당신은 과연 왼쪽 뺨을 내밀 것인
가? 아님 그들의 오른쪽 뺨을 갈겨 줄 것인가? 지금 당신의 선택은 남
은 생애의 행보를 결정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묻히기 전까지, 어쩔 수 없이 지구상의 다
른 인간과 물리적 혹은 감정적인 충돌을 수 현실은 우리가 TV나 만화에서 봐왔던 노
차례 맞닥트리면서 살아가야만 하는 운명이 하나님이 7일 걸려 만드신 이 놀라운 기적 력의 땀과는 판이하게 틀림을 직감할 수 있
다” 라고 말했다.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라 같은 세상..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을 수 있 다. 우리도 모르는 스크린 밖의 록키 발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크고 작은 충돌 사이 는 이 공평한 세상임을 외치는 당신에게 한 아 선수는 아이반 드라고와 대전에서 떡이
에서 양방 관계자들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 가지 간과한 현실의 벽이 있다. 경우의 수 되게 맞고 패배했다. 오혜성의 어깨는 빠
어지는 경우도 발생한다면 둘의 관계는 충 를 따져도 논리적으론 영원한 강자는 없다 른 직구를 던지지 못하고, 하니는 다리가 아
분히 돈독하고 친밀해질 계기가 된다. 하지 는 말이 정답이긴 하지만 실제 우리 인생살 파 달리기를 포기했으며, 금잔디는 상고 졸
만 대부분 충돌 과정에서 서로 성향이 상 이를 보면 그러지 못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 업 후 취직 자리를 찾기 위해 오늘도 벼룩
반되어 오해가 생기는 경우가 빈번하며, 이 게 알 수 있다. (물론 일부의 경우를 제외 시장을 뒤지고 있다. 노력만으로 결실이 맺
런 경우 때때로 개인의 공격성에 따라 상 하더라도..) 대부분 육체적, 사회적 강자 기 어려운 이 시대의 모습을 반영한 셈이
호 분쟁으로 발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들이 과거에서부터 지속적인 우위를 독식 다. 삶이 상대적으로 좀더 강자 쪽에 근접해
하고, 강자의 역할로써 오랜 세월 동안 약 있지 못한, 속된 말로 빽 없고 힘없는 약자
인간 관계에서 발생하는 분쟁 대부분은 강 자들에게서 피를 빨고 있었다는 것이다. 라면, 매 충돌과 분쟁마다 골치 아픈 고민
자가 우위를 독점하여 일방적으로 해결 과 갈등의 연속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다.
된다. 이는 스포츠, 정치, 가정사 및 회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강자로써
사 등에서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흥미 의 ‘역할’을 뺏기지 않기 위하여 혈통이
로운 부분은 여기서 뜻하는 강자는 한쪽 나, 소속된 이해 관계 속에서 소유한 강자
의 육체적, 지능적 혹은 사회적 능력 등 의 ‘역할’을 계승하기 위해 막대한 권
으로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력과 자금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
서 분쟁에서 승리하여 강자로 거듭나는 꼴
쉽게 말해 분쟁에서 승리하는 쪽이 강자 이 아니라 원래 강자여서 이길 수 밖에 없
가 되는 이치이다. 따라서 영원한 강자 있 다는 논리가 자연스레 성립이 된다. 곰곰
을 수 없고, 영원한 약자 또한 있을 수 없 이 생각해보라. 미국이.. 삼성이.. 조/중/동
는 논리다. 누구나 자신의 역량을 쏟아 부 이.. 여당이.. 내신 1등급이.. 강남 아파트
어 최선을 다하면, 어느 쪽이던 50:50 확 가.. SM과 YG가.. 이 시대의 강자들이 얼
률에서 승리할 수 있다. 이는 모든 사람 마만큼 상대적 약자들로부터 자신들의 위치
이 강자의 위치에 설 수 있는 동등한 기 를 지키기 위하여 어떤 행동들을 하는 지를..
회를 공평하게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Magazine 30INI 37
3 . 무 의 식 적 용 서 의 역 할

를 선택한 자의 딜레마가 시작된다는 것이 자들이 없어지지 않는 한 계속될 것이다.


당신이 어떤 성향의 사람이라도 (혹은
다. 오늘 용서를 한 그대여, 과연 당신의 내
“신”이라 할지라도..) 자신이 받은 불이
일은 어제보다 더 희망적일까? 진정 당신이 미국 오레곤 대학의 심리학 교수인 Ayon-
익에 대하여 “용서”와 “복수”라는 두
과거 노력했던 미래의 모습은 오늘의 당신 Downey Chicory 씨는 “용서는 자신이
가지 선택에서 갈등을 한다. 당신이 만약
은 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많은 사람들을 상 받은 불이익에 대한 화와 불안감, 스트레스
공정한 선의의 경쟁이 아닌.. 가진 자, 힘
대하며 이길 수 있는 힘을 가질 수 있는가? 에 대하여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자신
있는 자 또는 상급자 사이에서 불평등 대
아마도 자신들이 한 과거의 용서를 돌이켜보 의 울분을 억누르며 감정을 속에서 삭혀 없
우로 유린 당하고.. 결과적으로 피해를 받
면, 실질적으로 용서의 목적이었던 “불필 애려는, 일종의 게으름과 나약함이 포괄된
아 약자로 전략했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
요한 일은 잊어버리고 좀 더 지금 중요한 일 자신 타협 행위이다. 일반적으로 자신들이
인가? 자신의 불공평함을 인식하고 당신
에 몰두하고 이것을 기회로 삼아 미래에는 받은 굴욕과 불이익을 가슴 속으로 삼키려는
에게 피해를 준 “그”를 찾아가, 받은 피
더욱 발전하자” 는 사실상 무의미해진다. 이유는 자신과 외부와의 관계를 보존하기 위
해의 보상을 요구하거나, 혹은 그것과 상
하려는 사회적인 영향이 크다.” 라고 했다.
응하는 무엇으로 “그” 에게 복수 할 것
용서함이란 오늘 모른척한 수모를 다음 번에
인가? 아님 용서라는 관용을 베풀겠는가?
또 받게 되더라도, 나는 또 아무런 행동을 취 용서는 약자에게 그런 것이다. 지속적으로
하지 않을 것이다 라는 무의식적인 의미가 용서라는 이름의 관용을 베풀게 될 경우, 스
우리가 과거 학교와 사회에서 배운 지식과
함축돼버림을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는 트레스가 무의식적으로 누적되어 자신에게
경험들을 참고할 경우, 대부분 “복수”라는
사실 중의 하나이다. 아마도 오늘 결심한 당 더 큰 피해로 돌아 오거나, 혹은 자신들이 용
잔인하고 불필요한 짓에 정력 낭비 말고.. 도
신의 자비로운 용서를 비웃듯, 누군가는 계 서를 했던 존재 즉, 피해를 줬던 강자들과는
덕적이고 사회 모범적인 “용서”라는 건설
속 강자의 위치에서 당신을 찍어 누를 것이 전혀 무관한, (하지만 자신보다 더 약자인)
적 선택을 한다. 이런 다짐 또한, 수십 번도
다. 그리고 언론과 사회의 입을 빌려, 당신 제 3자들에게 “분노”로 표출되어, 목적 없
더 한다. “오늘은 내가 참고, 더욱 열심히
에게 용서는 Cool 한 것이요, 착 는 관계 악화가 될 수 있는 위험성도 있다.
일하자..”, “그딴 일 그만
하고 순수한 미래를 위한 약속이
잊어 버 리 고 더 욱
라는 달짝지근한 거짓말을 흘리고 그 외 잠재적인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사회
성장해서 오늘의 수모
있다. “분쟁의 시작 - 강 와 교육, 심지어 종교까지 우리에게 용서는
를 값아 주마..” 하
자의 우위 - 약자의 용 덕행이라고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물
지만 많은 사
서 - 새로운 분쟁..” 이 론 작은 다툼의 불씨가 큰 분쟁으로 커지
람들이 모르
런 순환은 강자들이 지배하 는 것을 “용서” 라는 행위를 통하여 일찍
고 있는 사실은
는 사회에서 그들의 위 이 막아보자는 의미도 있겠지만, 최근 사회
바로 이 과
치를 더욱 견고하게 적 현상을 보면, 그런 용서에 대한 목적이
정에서 바
만들기 위해 설치 받은 만큼, 돌려 주는 기본적인 복수의 성
로 “용
한 “용서”라 향만을 막아주는데 더욱 그 임무를 다하는
서 ”
는 위장막에 속 것 같은 인상을 주게 되어 아쉬울 뿐이다.
고 있는 약
논리적으로 용서가 만연한 세상에선 그만큼
복수가 줄어든다. 복수가 줄어들면 그만큼 2
차 분쟁이 줄어 평화적인 세상이 올 수도 있
다. 하지만, 내면에는 과거 가해자였던 분쟁
의 승리자들은 (=강자들은) 더욱 활개를 치
며, 사회 정의를 자신들이 원하는 데로 이
2006년 영국의 20살 이상 도시 거주자 대상 설문에서 용하며, 특정 계층만 살찌워가는 두려운 무

67.4% 는 스트레스 원인이 다른이에게서부터 발생한다고 법 천하가 올 수 있다. 솔직히 지금이 그 무


법 천하에 이미 우리가 살고 있다 해도 과언
응답했지만, 그 중 적절한 조치를 취한 적은 단 7%도 되지
은 아니지만.. 더 이상 그들이 원하는 장단
않았다고 한다.
38
에 우리
가 계속 춤
출수는 없
는 노릇 아닌가?
태초 인간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나약한 현실을 한탄
인 간
하며 용서와 관용으로 살아 왔다면, 우리
4. 복수와 함께한 인간 혁명
의 사회 구성에 대하여 Yogi
는 지금과 같이 위대한 발전을 이룩하며 살
McNaoniel 씨의 책 Revenge in
날카로운 이빨이나 손톱이 없이 태어난 인간 아 올 수 없었을 것이다. 이와 같이 복수
human loop (복수의 인간 고리) 에
들은 태초에서부터 먹이 사슬 바닥에서 처 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생활에 많은
서 아래와 같이 3단계로 서술하였다.
절하게 고통 받으며 살아 왔다. 그러던 인간 부분을 오랜 세월 함께 같이하고 있었다.

들이 도구를 사용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시


1단계 (공동체 구성 시작): 자신과 자신들
작은 바로 “무기”이다. 목적은 자신들 피해에 대한 그에 상응하는 복수를 하려
의 가족에게 공격을 했던 개체들로부터 추가
을 공격하는 대상으로부터 자신 보호였다. 는 행위를 그저 원수 갚는다는 단순, 무거
적인 피해를 막기 위하여 복수할 수 있는 힘
운 뜻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조
을 기르기 위한 공동체를 구성을 시작했다.
시간이 갈수록 인간을 공격하던 상위 먹이 금 다르게 해석한다면, 더 이상 누군가

사슬에게 대응할 수 있도록 무기는 더욱 날 의 공격으로부터 자신과 가족의 행복과 이


2단계 (공동체 세력 확장): 과거 다른 공
카롭게 진화했으며, 도구를 사용하는 과정 익을 보호하려는 아주 기본적인 수단이라
동체에 공격이나 복수에 성공한 경험
에서 죽음을 당한 것들은 식량으로 둔갑했 고 볼 수 있다. 역사적으로 복수는 인간의
이 있는 조직은, 미래의 잠재적 가해자
다. 점차 “자신 보호”였던 목적이 “사 사회성에도 많은 영향을 끼친다. 정착 생
들에게 받을 수 있는 피해의 복수를 하
냥”으로 바뀌게 되고, 인간은 결국 과실 활을 시작한 인간들이 좀 더 풍족하고 편
기 위한 힘을 미리 축적하여, 애초 가하
과 채소 식단을 버리고 지방간과 비만의 하게 살기 위해, 경작할 땅을 넓히고 사유
려던 공격 행위를 포기하게 만들었다.
고향, 육류 위주의 기름진 식단으로 바꾸 재산을 모으는 데 신경을 쓰기 시작한다.

게 되었다. 자신들을 공격하던 개체에 대


3단계 (내부 조직 강화): 조직 내부적으
한 인간의 최초 복수가 성공한 것이다. 중국 북경대 사회학 주임 교수 Mau
로 힘을 다지기 위함에 있어 방해가 되거
Shang Chai 씨는 “인류는 개인 소유 재
나, 집단에 협력하지 않는 내부 구성원을 위
이후 인간은 다른 동식물이 복수할 수 없 산을 인정한 시점에서 약탈의 역사가 시작
하여 법규나 규칙 등을 만들어 이를 어길
을 만큼 발전하여 같은 영장류임에도 불 하였다” 고 했다. 이처럼 인간들은 서로 같

구하고, 먹이 사슬에서 번외적 위치에 있 은 “종”임에도 불구하고 남보다 더 편하

는 상태가 되었다. 여타 생물들과 다르게 게 먹고 잘 곳을 얻기 위하여 서로에게 피해

인간이 끈임 없이 발전했던 원동력은 아 를 주기 시작하면서, 빼앗고 또 뺏기는 행동

마도 오래 전부터 우리가 받은 피해를 막 을 수없이 반복한다. 이와 같은 행동들이 계

기 위하여 노력한 그 대가 즉, 바로 복수 속되면서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족속들은 약

인 것이다. 이처럼 복수는 인간에게 역사 점을 보안하기 위해 함께 모여 사는 개체 수

적으로 만물의 영장으로 진화하게 된 그 를 늘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혈연 가족만으

계기이자 최초의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로는 빠르게 수를 늘리기 어려움을 느낀 일


부는 서로 생면부지의 남이

물론 이것이 과연 복수라고 봐야 하는 지 지만, 같은 목표를 공유

에 대하여 논란이 있지만, 가해자에게 자 한다는 목적으로 함께

신들이 받았 던 피해를 다시 돌 거주하는 공동 구성원

려 주 는 개념으로 이는 들이 된다. 이는 점차 규

분명 복수이고, 보 모가 커져 공동체를 대표

복 행위임이 확 하는 족장을 내세우게 되

실하다. 만약 고, 현재의 부락과 같은


형태로 변하게 된다.

Magazine 30INI 39
시, 조직적인 복수를 하겠다는 것을 알려 서 생기는 화합이 아니라, 어느 라인을 넘 다. 미국은 정체성이라고는 찾을 수 없
준다. 이로 인해 공동선을 추구하는데 적 게 되면 그것에 상응하는 사회적 보복이 는 쥐꼬리만한 역사와 각국의 개새끼, 소
합한 기여자로 변화시키기에 유용하였다. 올 수 있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인 것이다. 새끼들이 다 모여있는 인종 백화점에서 국
가가 국민을 하나로 통합하기에는 항상 많
이와 같이 인간은 피해를 받으면 그에 대 이처럼 국가가, 사회가.. 또는 공동체가 복 은 고민이 따랐다. 여러 고민 끝에 이런 문
한 상응한 조치를 취하는 방식의 복수에 수와 보복의 시스템에서 어우러지며 움직 제를 매끄럽게 해결해준 것이 두 가지가 있
서, 잠재적 가해자를 대비한 복수의 예비 힘 이는데, 개인이 같은 시스템을 지양하면 는데, 하나가 “Couch 문화” 이고. 나머
을 다지는 과정으로 발전하였다.. 이후 이 서 살아갈 이유가 없다. 받으면 받는 데 지 하나가 “영웅주의 (Heroism)” 였다.
는 공동체 구성을 통한 사회적 세력을 만 로.. 또 역시 주면 주는 데로, 1 – 1 = 0
들어 갔고, 그에 대한 내부 질서 확립을 위 인 것처럼.. 얼마나 깨끗하고 심플한가? Couch 문화는 일명 Lazyboy
한 힘도 키우기 시작한 계기가 된 것이다. Syndrome 이라 한다. 이것은 사람들
이 외부 활동 없이 집안에서 대부분 시간
위의 단계에 따라 분석하면, 현대의 군 5. TV 속 영웅과 현실의 차이 을 보내며, 특히 자극적인 방송에 눈이 멀
사 제도 및 사법 시스템 역시 최초 복수 어, TV 앞 소파에 앉아 냉동 식품등으로
를 이용한 인간 사회 발전과 같은 기반 우리의 경제, 정치와 문화의 아버지 나라, 미 끼니를 때우는 미국 문화를 말한다. 미국
을 가지고 있다. 즉 우리가 사회에서 서 국은 복수에 대하여 우리와 약간 다른 인식 의 아침부터 저녁까지 이어지는 추측성 테
로 균형을 이루면서 살아갈 수 있는 원동 을 가지고 있다. 미국은 복수의 미학을 적 러리즘 뉴스과 Fear Factor, Jerry
력은 서로 아끼고 믿어주는 용서와 관용에 절하게 이용하여 많은 긍정적인 효 Springer 같은 외설적이고, 충격적인 쇼
과 를 본 나라 의 끊임 없는 재방송으로 채워진 방
중 하나이

당신은 절대 오지 않는다. 어둑한 밤길 강도를 만나도.. 사랑하는 내님이 납치를 당해도.. 빌딩 위에서 서치라
이트를 켜봐도.. 적국이 핵무기로 위협을 해도.. 당신은 이제 절대 오지 않는다.
40 굴아님의 시집 [슈퍼히어로를 보내며..] (2009) 中..
송 편성을 보라. 정확하게 영어를 이해 못
하더라도, 자극적인 미국식 TV 프로그램
은 사람을 바보상자 앞에 묶어두기 충분하
다. 어쨌든 요 내용은 일단 본 글에서 크
게 다루지 않을 예정임으로 일단 PASS
하고 다시 Heroism으로 돌아가자.

영웅주의는 미국의 힘이자 희망이다. 정치


적 리더부터, 만화 주인공까지 그들을 영웅
처럼 신뢰하는 것이 미국이다. 서양의 영웅
이야기는 동양의 영웅에서 중요시 되는 희
생보다, 항상 정의로운 복수와 관련되어 있
다. 건국 때부터 이어진 미국 영웅의 역사
는 승자 (혹은 강자) 의 주관적인 관점으
로 쓰여진 픽션 소설 같은 이야기가 대부분
이지만, 정체성이 없는 미국인들에게는 영
웅담만큼 자신들의 피 끓게 하는 것이 없다.

Abraham Lincoln 이 정치적 인기를 얻


기 위하여 핍박 받던 흑인 노예의 분노를 해
때 간을 포함한 많은 사건 사고가 복수를 참
방이라는 안건을 던져, 남부 백인 파와 전
문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영화나 만화 속 고 살았던 자들의 억눌렀던 감정이 잘못된
쟁을 하는 것부터, 2002년 9/11 테러 직
에서 매우 정의롭고 의로운 행동으로 비 방향으로 서툴게 터져 나온 결과인 것이다.
후, 폭격 미사일과 미군 영웅들이 무자비
추어진 복수를 실제적으로 하기에는 많
한 중동 침공 강행을 TV에 방영하는 것까
은 어려움이 있다. 일단 많은 복수 행위 이처럼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복수 = 사
지.. 모두 악에게 행하는 정의로운 보복의 모
가 위법으로 간주될 위험성이 있으며, 그 회 악 이라는 공식 속에 남에게 받은 피
습으로 국민에게 비추어지고 있는 것이다.
런 행위를 하는 자들을 사회에서 잘 받 해를 불필요하게 속으로 삭히다가 자신
아주지도 않는다. 영화와 현실의 차이다. 이 더 큰 피해를 입거나, 주변까지 그 피
복수의 영웅은 역사가 아닌 예술 분야에 더
해를 받은 경우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이
욱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어린 시절 부모
복수에 대한 억압은 정신적으로 약한 사람 런 현상은 현대 사회의 권력 집중 편향
님을 살해한 강도에게 복수하기 결심한 소
에게는 엄청난 스트레스로 돌아올 수 있으 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최근에 더욱 이
년은 커서 배트맨이 된다. X-Man의 갈
며, 과도한 스트레스는 사람의 극한의 면 런 불상사가 자주 발생하는 추세이다.
등의 시작은 자신들을 무시했던 보통 인간
을 보여주게 된다. 전태일은 한국의 노동자
들의 멸시에 대한 복수이다. 람보 병장님
에 대한 억압과 분노를 참다가 끝내 분신 만약 조승희가, 장지연이 혹은 노무현이..
도.. 코만도 병장님도.. 모두 가족과 친구
을 선택했다. 직접적인 복수를 선택하지 못 좀 더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고 용감하게 표
의 복수를 위해 적지를 향해 M60 옆에 차
했지만, 그의 타오르는 분노는 그 당시 노동 현할 수 있었다면, 이 추운 겨울날에 그들
고 진격하셨다. 루크 스카이워커부터, 블
자의 인식을 바꿔놓았다. 조승희는 그의 컴 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땅속에서 자신의 잘
랙 맘바까지.. 복수에 열중하는 캐릭터일수
퓨터에서 자신을 무시하고 왕따시켰던 사 못을 뉘우치며 묻혀있었을 수도.. 도대체 만
록 사랑을 받게 되고 영화는 흥행을 한다.
회에 복수를 수도 없이 다짐했었고, 그 결
과 죄 없는 학생과 교사가 30명 이상 총살
이처럼 사람들이 짜릿한 복수에 열광하는 이
되었다. 비슷한 사건으로는 콜롬바인 고등
유는 매우 간단하다. 자신들의 무의식적으로
학교의 트랜치 코트 마피아 사건이 있다. 그
억누르고 있던 마음 속 복수심을 자극했기
외 대부분의 묻지마 살인 사건들과 자살, 강

Magazine 30INI 41
6. Two wrongs make one right
그들은 피해를 못 받도록 하려는 막는 어
떤 관계 때문에 아닌가 말이다. 철저한 자
나이 30줄이면 살아가면서 많은 것을 겪어
본주의 원칙에 의하여 돈 있으면 무슨 짓
봤을 마련이다. 물론 행복하고 즐거운 기억
을 해도 된다는 말은 결국은 사실이구나.
도 많겠지만, 태양이 밝을수록 그림자는 더
욱 짙을 수 밖에 없는 이치와 같이, 불행하고
인간 본성은 생각과 같이 별로 능동적이거
치욕스런 기억도 많을 것이다. 애인의 배신,
나 주도적이지 못하다. 무슨 일을 당했을 경
동료와 다툼, 가족의 불화 그리고 자신에 대
우, 먼저 해결하려고 노력을 하기보다는 대
한 불신까지.. 여러 “足”같은 일이 많지만
부분이 주변 환경과 남의 탓으로 돌린다. 기
어쩌겠는가, 지나간 과거의 일은 Cool 하
분 좋게 술먹고 깔라되서 집에 오는 길에 동
게 잊고 지나가되 미래에 닥칠 일에 대하여
네 고등학생들에게 아리랑치기를 당해 지
준비를 해야 하는 시점이 바로 30대이다.
갑이 털려도, 우리들은 그저 쓸데없이 시
발, 개발을 외쳐대거나, 괜히 너 때문에, 누
몸이 약한 사람은 가벼운 운동을 시작하고,
구 때문에.. 라며 분주하게 남탓하기 바쁘
새로운 Field를 개척하고 싶은 자는 공부를
다. 이젠 조금.. 아주 조금씩 자기 삶을 주
시작해도 절대 늦은 나이가 아니다. 무엇을
도적이게 변화시켜봐도 괜찮을 시기이다.
하던 자신의 역량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
는 그런 나이가 바로 30대이다. 필자를 최
당신이 누구에게 당했다면, 괜히 땅 쳐
근 자신에게 한 약속은 감정에 좀 더 충실하
다보고 멍해지지만 말고, 피해를 주
자라는 것이다. 그 중 하나가 복수에 관대해
동자에게 적극적으로 돌려줘보는 것
지자는 것이다. 무엇이든 나와 내 가족에 정
은 어떨까? 방법은 무궁 무진하다. 자
당치 않은 방법으로 피해를 준 자에게, 비
신 있으면 앞에서 치고, 없으면 뒤에
슷한 방법으로 피해를 줄 예정이며, 진짜로
서 치고, 돈 있으면 남 시켜서 치고, 인
그렇게 할 것이라는 것을 알게 하여 일찌감
간 관계 좋았다면 때로 쳐봐도 방법이다.
치 피해를 막고 싶은 것이 필자의 마음이다.

이젠 다시 조용하고 차분하게 생각을 해


Two wrongs make one right... 한
보자. 누군가가 당신을, 또는 당신의 가족
번 잘못한 점은 같은 잘못됨을 더함으로
의 오른쪽 뺨을 때렸다. 당신의 다음 행
써 바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말이다. 잘
동은 무엇일지 자신에게 다시 한번 물어
못은 저지를 수 있다. 실수는 누구든 할
볼 기회다. 왼쪽 뺨을 디비 밀 것인지 혹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거기서 끝난 다
은 그들의 오른뺨을 후려 갈길 것인지.. 아
면 그것은 갚지 못한 빛으로 남아 있는 것
니면 이번에 호된 교육을 주기 위하여 그
과 다를 것이 없다. 개를 빌렸으면 개로 갚
들의 양쪽 뺨을 날릴 것인지.. 무엇이 사
고, 소를 빌렸으면 소로 갚는 것이 진리다.
회적으로 옳고 그름을 떠나, 당신에게 어
떤 이득이 있을 수 있는 지 천천히 고민해
쉽게 이야기해서 잘못이건 실수건, 남에
보길 바란다. 우리에겐 아직 시간이 있다.
게 피해를 받았다면, 같은 피해를 돌려주
는 것은 정당한 원칙인 것이다. 하지만 우
다행히 이 글을 읽고 있는 동안 누
리의 사회는 복수에 대하여 용납을 하
군가 당신의 뺨을 노릴 찬스는 그
지 않는다. 대신 개인의 받은 피해는 보험
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상 끝.
이나, 사법 시스템을 통하여 해결하는 것
을 장려하고 있다. 필자는 생각했다. 혹
시 이런 사회가 돈 좀 있는 가해자들이 지
속적으로 남에게 해를 끼치더라도, 항상

42
sdfㄴㅇ

30INI is..
서른살 남자 여자 친구 인연 맥주 게시판 개새끼 안주
댓글 Server 신세계 포토용 스튜디오 사람 쩌리짱 Edge
달걀 도전 과학 잡지 웹페이지 프로젝트 30ini.net 성공
카메라 카스 Rainbow 아사이 강남역 8:00PM TOZ 추억
나이키 결혼 애인 아들 영화 스쿠터 여행 펜션 보물섬 개고기 마감 드롭박스 개간호 약속
계란 한판 흉물 21세기 한강 Artist 서래마을 회의 녹취 관계항 개혁주 인터뷰 프라하 LoadHK
무용과 장기자랑 양양 도미니카 서울 서퍼 너 Spanish 인기 도시생활 TacoBell 중력 사진 요리
토마토 아인슈타인 마누라 뱅글 유레카 시계 폴앤작 편집 허니브래드 11:40막차 택시 배구
2연패 구미 반포 개소리 충무로 성당 조직검사 할증 복수 사랑 프러포즈 FACE 도메인
주지훈 나로호 파스타 자기력 8비트 디자인 Logo 원고 InDesign PDF 수염 Loser 소녀시대
치킨 생각 한병 LIG 습작 실패 Paste 성공 흥행 직장인 아마추어 백수 인턴 iPhone
겨울 2010 OBEY 얼굴 한복 졸업작품 작가 모임 MP3 선덕여왕 동창 시각 조명 경주 담배 농담
거짓말 ToTo 2009 이명박 저작권 에드가 업무시간 Yogi 황사장 뱅크시 언타이틀 연기 나 Ctrl+C
주연배우 독립 French 누나 야구 멍 실험 바나나 동기부여 아토피 기생충 외모지상주의
토론 표절 삶 타이푼 인쇄 생일 연말 승차거부 Ca$h 유학생 사우디 버거킹 목적 공짜 40ini 한국
게으름
Font
부모님
회비 문자
가정 파티
DiningTent
가로수길
욕설
DueDate
비평 구라
이메일
SnowJam
마이클잭슨
주제결여 공통점

그리고 다음은?..
Magazine 30INI 43
서른을 맞이한 두명의 요리사를 만났다

Where: 종로구 부암동 'ㅅㅅ키


When : 9월 22일 오후 9시 30

김 수진(30)씨는 부암동에 위치한 한정식집 '석파랑'


에서 실장(chief)이란 직함을 달고,

박 광재(30)씨는 신사동에 위치한 이탈리안 레스토


랑 '다이닝텐트' 에서 쉐프(chef)로 근무하고 있다.
각자 소개를 받았다. 처음 만나는 자리라 어색하다.

서먹했던지 유일하게 아는 사람인 나를 번갈아가며 쳐


다보기만 하다가 서로의 거리를 새삼 확인하고는 정적
이 흐르곤 한다. 어디서 부터 말을 이어갈지 고민스러
웠는데 다행히 둘은 서로 아는사람을 통해 점점 마음
을 열었다.
44
이혁주

kaehj20
@gmail.com

'누구 아시죠?'
'제 친구가 안다고 그러더라구요'
'오 신기하네요.. 방금 전에 보고 왔는데..'
'역시 이 바닥이 좁긴 좁져...'

먼저 간단한 약력 소개를.. 많은 경험을 하기 위해 미국에서 1년간 연수생활


을 했고, 지금은 조그만 레스토랑 부장쉐프로 있
광재 : 저는 요리전문대학을 졸업하고, 소피텔에 습니다.
서 주방에 있다가 초당대학에서 교육과정 마치 수진 : 저는 경력도 없이 미국에 가서 요리를 시
고, 4년 정도 일했네요. 미국에서 인턴쉽 경험하 작했어요. 대학에서는 공학을 전공했고, 졸업 후
고 캐주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부장 쉐프로 에는 우선 대학원 진학을 했었는데, 스스로 생
있습니다. 각하기에도 공부에 큰 흥미가 없어서 부모님 권
유로 1년간 미국으로 어학연수를 갔었죠. 뉴욕에
수진 : 요리를 처음 접한건 미국에서 였어요. 어 서 2시간 정도 떨어진 곳에 CIA(미국 유명 요리
학연수 중 우연한 기회에 요리학교에 발을 들여 학교)가 있었는데, 가서 학생들 공부하는거 구경
놓고 공부하기 시작했고, 4년여간 미국에서 공부 하니까 재밌더라구요. 부모님이 한식당을 운영
하고 레스토랑 실습과정을 거쳐서 지금은 부모 하시는데, 어릴 때는 부모님이 요리 쪽으로 권유
님이 운영하시는 한식당에 홀을 담당하고 있습 를 많이 하셨는데, 그 때는 호기가 있어서 그랬
니다. 던지 그냥 싫더라구요. 근데 나이가 드니까. 나
도 좋아하고 부모님도 원하는 길이면 쉽게 들어
언제부터 요리사의 꿈을 꾸셨죠.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CIA에 입학결정을
했습니다. 그때 내가 일을 하던 사람이었으면 그
광재 : 고등학교 진학하고부터 쭈욱 가져왔던 생 게 그렇게 재밌지도 않았을 텐데, 무경험자로서
각이에요. 대학교 역시 요리전문대학으로 진학 학생들이 공부하는 게 재밌어보였어요. 밑바탕이
했고. 그냥 나를 지탱하는 힘이 되었던게 요리인 없어서 처음에는 힘들기도 했지만, 이왕 시작한
거 같아요. 호텔에서 3년 반정도 일을 했었는데, 건데 그만두기도 싫어서 적응하려고 노력 많이
부페에 있으니까 아무래도 일의 범위도 좁고. 더 했어요.

Magazine 30INI 45
두분 다 외국생활을 경험하셨는데.. 공부든 일이 까지 이어질지 장담을 할 수는 없을것 같아요.
든 그것이 지금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혹은 앞 광재 : 내 몸이 나이가 들어 망가질수 있으니
으로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얘기해 주시죠. 까요. 무릎에 무리가 온다거나 하면 분명 준비
를 해야겠죠. 나같은 경우는 4년제 요리대학으
수진 : 저는 뉴욕 CIA에서 2년간 수학하고, 2년 로 편입을 결정한것도 더 오래 요리와 관련된
반 동안 레스토랑에서 근무를 했어요. 대부분 분 직업을 찾고 기회를 찾고 싶어서였어요. 학계로
위기가 한인들을 굉장히 우대해주는데.. 그럴것 도 갈수 있지 않을까 그럴려면 학위가 필요하니
이 한국사람들 열심히 하는 거는 어디 가서도 빛 까요. 결론을 얘기하면 이 일을 7년째 하고 있
을 발하는 것 같아요. 상당히 우대받는 분위기 는데, 물론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주변에서 권
에요. MOMA 라는 식당에서.. 유도 하고 나도 중간에 포기하려는 생각도 있었
지만, 이제와서 생각은 이것 말고 다른거 할 줄
광재 : 어 저도 1년 동안 뉴욕에 있었는데 인턴 아는게 없더라구요. 해야죠 나에게 주어진 일인
쉽으로요. 그 식당 알아요. 견습차 갔었죠. 저는 데..
뉴욕에 레스토랑 돌아다니면서 맛도 많이 보고,
경험도 많이 됐던거 같아요.. 사실 저는 뉴욕 옆 수진 : 현실적인 문제도 무시할수 없겠지만 이
에 코네티컷이라는 데서 살았는데, 삶의 여유를 안에서 맴도는 건 어쩔수 없어요. 각자의 식당
즐기는 것도 배우고, 여러모로 좋았던 경험이에 을 운영하든, 프렌차이즈 식당으로 확장해 가
요. 그 생활이 지금도 가끔 그립습니다. 든? 그렇게 포지션은 바뀌겠지만 요리라는 맥락
은 계속 유지될 수 밖에요..
수진 : 5년 정도 타지생활에서 한국인의 긍지를
느꼈다고 할까요? 언제고 한국에 돌아가서 되돌 질문의 범위를 좀 넓혀보져. 각 나라마다 요리
아 봤을 때 이 시간을 그리워 할 것을 알기 때문 에 적용되는 특수한 문화가 있다는데, 예를 들
에 미천한 외국인 노동자의 삶도 만족할 수 감당 면 일본 요리학교에서는 요리를 가르치기 전에
할수 있었죠. 새벽시간에 일에 찌들다 집으로 돌 먼저 손님께 인사하는 법을 가르친다고 합니다.
아가는 길이면 내가 왜 이렇게 살아야되나 생각 한국의 요리는 문화적인 측면에서 어떤 영향을
했지만, 지금 이때만 할 수 있는 경험이려니 하 받고 그로 인해 어떤 모습을 갖추었다고 생각하
고 감내했죠. 시나요?

지금 하고 있는 일은 만족하시는지.. 불만족스럽 수진 : 홈메이드 푸드 아닐까요? 어머니가 차려


다면 어떤 쪽으로 방향을 선회할 계획이 있으신 준 음식. 외국은 차림음식이 없어요. 그들의 문
가요? 화는 큰 명절에나 집에서 음식을 마련하는 파티
문화인데, 우리나라는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하
광재 : 예전에 호텔 주방에서 일할때와는 다르게 는 치림음식이라는 문화가 있죠. 엄마의 정성이
제가 하고 싶은 메뉴도 개발하고, 그냥 오너쉐프 담긴 음식이 우리 문화가 가진 특수성 아닌가
도 친한 형이라서, 나한테 권한위임을 많이 하는 싶네요.
것 같아요. 물론 돈 문제는 만족 못하지만 그런
여타의 조건을 떠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그럼 한국 요리의 세계화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거에 대해서는 만족하죠. 장기적으로는 내가 직 생각하시나요?
접 운영하는 식당을 운영하는 거에요. 메뉴개발
도 하고 나만의 것을 갖는다는 느낌이 중요하니 수진 : 요즘에 안 그래도 한식 세계화가 열풍이
까요. 고, 한식의 세계화라는 화두를 가지고 교육프로
그램도 많이 진행이 되는데, 문제는 일괄적인
수진 : 나는 파인 다이닝 보다 좀더 캐주얼한 식 정부 주도하의 움직임이 많고 정책수준에서 접
당을 열고 싶어요. 내 음식을 맛있게 먹어주는 근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시책은 결
손님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국 밑에서 안 받쳐주고 또 정권교체 시 목표사
만들고 싶어요. 기존의 한식당이 너무 클래식하 업이 다르다고 하면 그냥 도루묵 되기 쉽거든
지만 그렇다고 부모님의 터전을 내 맘대로 바꿀 요. 연속성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시책인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캐주얼한 서브 브랜드를 것이 가장 문제라고 생각해요.
만들어서 운영하는게 겁니다. 내 음식을 즐기는
손님들을 모시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요리를 함 광재 : 한식의 세계화를 생각할때 수반되는 부
께 즐기는 식당을 열고 싶어요. 솔직히 돈도 캐 수적인 가능성을 고려해야겠죠. 식재료의 수출,
주얼 식당이 더 되고.. 무시할 수 없죠. 문화의 수출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고
민할 문제구요.
광재 : 나도 레스토랑 오픈을 해보고 싶어요. 중
간 관리자로 운영을 해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수진 : 외국에 홍보하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
구요. 규모가 작더라도 내가 원하는 요리를 만들 만, 진짜 한국 음식을 가지고 외국에 진출했을
어 대접한다는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때 어느정도의 대접을 받을까 고민하는 것도 중
요리는 언제까지 하실 계획이세요? 요한 것 같아요. 중화권 문화의 영향력 때문에
중국음식이 세계 곳곳에 전파되긴 했지만 그것
수진 : 나는 개인적으로는 요리를 계속 하고 싶 을 즐기는 사람들이 중국음식을 귀한 음식으로
지만 현장에서 뛰는 라인쿡으로서의 삶이 언제 여기지는 않거든요. 그런 점은 교훈으로

46
면에서 어떤 영향을 받고 그로 인해 어떤 모습을
갖추었다고 생각하시나요?

수진 : 홈메이드 푸드 아닐까요? 어머니가 차려


준 음식. 외국은 차림음식이 없어요. 그들의 문
화는 큰 명절에나 집에서 음식을 마련하는 파티
문화인데, 우리나라는 귀한 손님이 오면 대접하
는 치림음식이라는 문화가 있죠. 엄마의 정성이
담긴 음식이 우리 문화가 가진 특수성 아닌가 싶
네요.

그럼 한국 요리의 세계화의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기고 부모님의 터전을 내 맘대로 바꿀수 있는 수진 : 요즘에 안 그래도 한식 세계화가 열풍이
건 아니니까요. 캐주얼한 서브 브랜드를 만들어 고, 한식의 세계화라는 화두를 가지고 교육프로
서 운영하는게 겁니다. 내 음식을 즐기는 손님들 그램도 많이 진행이 되는데, 문제는 일괄적인 정
을 모시고 내 손으로 직접 만든 요리를 함께 즐 부 주도하의 움직임이 많고 정책수준에서 접근
기는 식당을 열고 싶어요. 솔직히 돈도 캐주얼 하는 면이 많은 것 같아요. 하지만 시책은 결국
식당이 더 되고.. 무시할 수 없죠. 밑에서 안 받쳐주고 또 정권교체 시 목표사업이
다르다고 하면 그냥 도루묵 되기 쉽거든요. 연속
광재 : 나도 레스토랑 오픈을 해보고 싶어요. 중 성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되는 시책인 것이 가장
간 관리자로 운영을 해보니까 욕심이 생기더라 문제라고 생각해요.
구요. 규모가 작더라도 내가 원하는 요리를 만들
어 대접한다는게 매력적인 것 같아요. 광재 : 한식의 세계화를 생각할때 수반되는 부수
적인 가능성을 고려해야겠죠. 식재료의 수출, 문
요리는 언제까지 하실 계획이세요? 화의 수출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도 고민
할 문제구요.
수진 : 나는 개인적으로는 요리를 계속 하고 싶
지만 현장에서 뛰는 라인쿡으로서의 삶이 언제 수진 : 외국에 홍보하고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
까지 이어질지 장담을 할 수는 없을것 같아요. 만, 진짜 한국 음식을 가지고 외국에 진출했을
때 어느정도의 대접을 받을까 고민하는 것도 중
광재 : 내 몸이 나이가 들어 망가질수 있으니까 요한 것 같아요. 중화권 문화의 영향력 때문에
요. 무릎에 무리가 온다거나 하면 분명 준비를 중국음식이 세계 곳곳에 전파되긴 했지만 그것
해야겠죠. 나같은 경우는 4년제 요리대학으로 편 을 즐기는 사람들이 중국음식을 귀한 음식으로
입을 결정한것도 더 오래 요리와 관련된 직업을 여기지는 않거든요. 그런 점은 교훈으로 삼아야
찾고 기회를 찾고 싶어서였어요. 학계로도 갈수 겠죠.
있지 않을까 그럴려면 학위가 필요하니까요. 결
론을 얘기하면 이 일을 7년째 하고 있는데, 물론 광재 : 예. 무엇보다 우리 자신이 한식에 대한
경제적인 문제 때문에 주변에서 권유도 하고 나 자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한거 같아요. 우리 국
도 중간에 포기하려는 생각도 있었지만, 이제와 민성이라고 해야할까? 자기것을 좀 얕잡아 보는
서 생각은 이것 말고 다른거 할 줄 아는게 없더 성향이 있지않나 싶어요. 그런것들이 빨리 없어
라구요. 해야죠 나에게 주어진 일인데.. 져야 겠죠.
수진 : 현실적인 문제도 무시할수 없겠지만 이 한식의 세계화와 더불어 한식의 현대화를 실험
안에서 맴도는 건 어쩔수 없어요. 각자의 식당을 하는 움직임이 많은데, 전통한식을 모던하게 바
운영하든, 프렌차이즈 식당으로 확장해 가든? 그 꾸는 시도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렇게 포지션은 바뀌겠지만 요리라는 맥락은 계
속 유지될 수 밖에요.. 수진 : 저는 음식을 조리하는 방식이나, 한국적
인 재료 중 둘중에 하나만 갖추면 한식으로 인정
질문의 범위를 좀 넓혀보져. 각 나라마다 요리 하고 그러한 시도를 넓은 범주 안에 한식으로
에 적용되는 특수한 문화가 있다는데, 예를 들면 인식해야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정통 한식에 대
일본 요리학교에서는 요리를 가르치기 인사법을 한 외국인들
가르치는 것처럼요. 한국의 요리는 문화적인 측

Magazine 30INI 47
의 접근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거리를 두는게 사
실이거든요. 그들이 즐길 수 있을 만큼의 익숙한
것과의 조화는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광재 : 저는 조금 다른 의견 인데요. 일단은 정통
요리를 먼저 소개하는 것이 우선이고, 점점 다변
화를 꾀하면서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화제를 좀 돌려보줘. 귀감으로 삶고싶은 한국인


쉐프가 있나요?

광재 : 힐튼호텔 총주방장인 박효남 상무님이 요


리업계에서는 장인으로 인정받는 분이죠. 돌려깍
기의 달인이라고 과일깍기가 예술인데, 손도 조금
다치셨을걸요.

수진 : 말단 요리사로 시작해서 힐튼호텔 총 주방


장이 되신 분인데. 힐튼호텔 체인중에 현지인이
총 주방장으로 있는 경우는 한국밖에 없다고 해
요. 그정도로 이 쪽에선 정평이 나신 분이죠. 요즘
에 같이 수업을 받는데 옆에서 보면 그렇게 성실
하실 수가 없어요. 괜히 높은 자리에 올라오는게
아니란 생각이 들었죠.

그럼 에드워드 권 이라는 요리사는 어떻게 생각하


세요? 최근 매스컴을 많이 타는 것 같던데..

수진 : 일단 그 사람으로 인해 쉐프가 저렇게 멋


질 수도 있구나, 화술도 좋고 자신을 홍보함으로
서 일반 대중들이 쉐프라는 직업에 대한 인식을
변하시킬 수 있는 계기는 되니까 그런면은 좋은 도 거기에 맞춰지는거 같은데, 사실 내가 다녔던
것 같아요. 외국 요리학교의 기본적인 목표는 졸업과 동시에
요리사로서의 자격을 갖춘다는 것 뿐이에요. 돈을
광재 : 사실 평이 엇갈릴 수 밖에 없는 것 같아요. 더 받을수 있는 요리사라는 자격이란건 없죠. 주
어느 정도의 시기도 있는 것 같고, 일단 정통을 변을 살펴보면 한국에서 공부한 사람들도 실력이
밟지 않은 것 때문에 공격을 많이 당하죠. 하지만 좋은 분이 많은것 같고, 이런 다양한 경험을 가진
어렸을때부터 요리를 꿈꾸는 학생들에게는 모티브 분들이 각 계에서 인정을 받고 더 많은 사람이 그
가 되준 요리사거든요. 저 역시도 권영민씨가 출 런 가능성을 열어 나갈때 이 직업에 대한 층이 더
연한 TV 프로그램에서 영감을 얻어서 미국 연수 다양해지고 풍요로워 지지 않을까 생각해요..
길에 도전하게 됐어요. 영향을 많이 받은 거죠.
자신의 삶을 특정한 요리나 식재료로 비유한다면.
조금 민감한 질문일 수도 있겠는데요. 말씀하신 무엇일까요?
정통이란 어떤거죠? 학력과 배경에 관한것인지?
수진 :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식재료중에 하나가 토
광재 : 아무래도 유학하고 공부 많이 하신 분이 마토에요. 생으로도 먹고 익혀도 먹고, 소스로도
개업이나 취업에서 대우를 받는 실정은 무시할 수 쓰고, 우리는 후식으로도 먹잖아요. 계절에 따라서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노력을 한 것일 테고.. 맛이 달라지는 것도 매력적이었구요. 내가 생각하
는 서른살도 그래요. 이런 다양한 쓰임이나 어우
수진 : 한국에서 오랫동안 요리의 한길을 걸어온 러짐이 이십대와 비교했을때 확연히 달라진 나의
친구들과 비교하면 유학파들은 외국에서 공부를 서른을 잘 대변해주는 것 같아요. 요리를 시작하
했다는 이유만으로 빨리 레스토랑 오픈을 하는 경 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엮이고, 많은 경험을 하고,
향이 있죠. 매스컴에서 부추기는 것도 있고.. 열린 자세를 가졌다고 할까요? 깊게 파고 든다기
보다는 넓게 쓰여질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광재 : 이제는 오픈을 하려고 해도, 내 경력 사항 너무나 좁고 깊은 사람들 보다는 넓게 포용할 수
에 학력이나 어디서 수료를 했다는 것이 주요한 있는 사람과 만나는게 좋구요.
요인이 되니까..
광재 : 나도 약간 비슷한데요. 지금 일하고 있는
수진 : 한국 사람들은 외국에서 유학했다고 하면 레스토랑 메뉴중에 하프크림 파스타라는 메뉴가
무언가 많이 할 줄 알거라 생각하고, 주변의 기대 있어요. 오일과 크림파스타가 반반씩 섞여있는데
가 커지는 것만큼 자신이 생각하는 대우의 수준 두가지 이질적

48
광재
여타의 조건을 떠나서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거에 대해서는 만족하죠.
장기적으로는 내가 직접 운영하는 식당을 운영고 싶어요.
메뉴개발도 하고 나만의 것을 갖는다는 느낌이 중요하니까요.

Magazine 30INI 49
50
수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식재료는 토마토에요..
요리를 시작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엮이고, 많은 경험을 하고,
진 열린 자세를 가졌다고 할까요?

인 요소들이 결합이 되어서 만들어진 요리에요. 들어 갈 젊은 요리사들이 많은 활약을 해서 이


서른의 제 모습도 비슷한거 같에요. 내 인생은 직업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 바뀌는 날을 기대
아직 반밖에 안됐다고 생각하고, 내가 아는 요리 해 봅니다.
도 아직은 반이구요. 나머지 반은 더 경험해보
고 키워가야 할 과제죠. 아직은 미성숙하지만 앞 누군가와 공통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세상을 참
으로의 경험에서 여러 이질적인 요소들이 결합 가깝고 편하게 만든다. 늦은 저녁 낯설고 어색하
되었을때 발전된 나의 모습을 기대해 볼 수 있겠 기만 할 줄 알았던 시간은 두 사람이 가진 공통
죠. 화제 덕분에 지루하거나 냉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날수록 마치 알고 있던 사람들 처럼 서로가 질
마지막으로 서른 살, 개인의 비전 혹은 업계 전 문을 하고 답하면서 공감한다. 필자가 굳이 끼어
반에 대한 비전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들 필요도 없이.. 그리고 어느덧 자정을 훌쩍 넘
긴 시간까지 그 둘만의 인터뷰는 이어졌다.
광재 : 나는 그냥 제가 하고 싶은 메뉴를 만드
는게 꿈이에요. 아마도 모든 요리사의 꿈이겠죠.
일단은 현실적인 여건을 충족해야겠지만, 종국에 같으면서도 다른 꿈을 꾸는 두 사람, 하지만 서
는 내가 정말 해보고 싶은 요리를 할 수 있는 레 른 살, 자신의 삶의 기로에서 고민하는 이들의
스토랑을 열어보고 싶어요. 맥락은 같다. 다른 배경, 다른 조건, 다른 분야
에 있지만 둘은 공통적으로 요리라는 맥락에 이
수진 : 나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더 좋은 직업이 끌려 이 곳까지 왔다. 물론 각자의 과정에서 수
됐으면 좋겠다는 희망이 있어요. 사람들이 좋아 정은 있겠지만(경영,프랜차이즈운영, 오너쉐프..)
하는 직업이 되야 더 많은 사람들이 이쪽에 진출 결국은 이 둘에게 공통된 맥락은 계속 적용될 듯
할 것이고, 더 비전이 있고, 창의적인 작품을 만 하다. 주방에서 가장 빛나는 요리사의 모습으로..

Magazine 30INI 51
서른의
얼굴들

양윤경

YANGYUNKYUNG
@gmail.com

52
Magazine 30INI 53
54
Magazine 30INI 55
What is
the MEANING
of THIRTY to
YOU 양윤경

YANGYUNKYUNG
@gmail.com

나이는숫자에불과하다.저,정말이다sniper2011나에게서른은사춘기.다시
맞는질풍노도의시기.하늘을치고땅에떨어지며질풍노도의시기를겪고나니
나를다시볼수있게된나이.새로운시작whereIam29과다르지않은별다를것
없는나이나란녀자,사연있는녀자 나에게서른?그냥나이.좀있음서른하나
에릭마지막치기를발동해야할때지개혁의主설익은어른.설른?설른,설른,설
은,설은,서른..lazycreator뭔가를 비로소알아가게된나이.세상일에대해귀
기울이게되고세상과좀더소통하게되고…난이제좀어른이되는 기분이다사
실팬돌이나의서른살은아름답다.가볍지도,무겁지도않다.어리지도않고,늙
은것도아니다.불안정속에안정을찾아가 는나는그무엇보다뜨겁다.기억
해야 한다.가슴에 품자.간직하자.서른살을어떻게보내느냐가내남은인생
을결정한다깁스마구라계시를받은해.최형규는마진주를행복하게해주기위
해태어났다라는사실을알게해준해마(양에게)미(친)최뭐별다른의미를뒀다
거나,고민이된다거나하는건없는데.미닝레스크흐철내이름에책임을지는
시작점김경남중요한사람을만난,특별한나이. 느끼해?그럼…아저씨된느
낌.20대때는안그랬는데...여의도펀드맨
56
Vivi asi, solo,
sin nadie con quien poder hablar verdaderamente

2009년도 끝이다.
가만히 있으면 미칠 것 같아서
무작정 달려왔던 시간.

자전거도 그만큼 가장 열심히 탔고


일도 닥치는데로 해치웠다.
떠나고 싶었고 숨고 싶어서
지구 반대편으로 돌아왔다.

2008년에는 자전거에 빠져있었다면


2009년의 가장 큰 변화는 서핑을 하게되었다는 것.

나는 완전 서핑에 빠져버렸다.
허리는 끓어질 듯 아프고
어깨가 빠질 것 같지만
삼킬듯 덥치는 파도를 가르고
바다 한복판으로 나아간다.

바다 한복판. 깊은 바다 한가운데
한짝 보드에 매달려있어야 하는
그 절박함이나
좋은 파도가 오기까지
무조건 버티고 있어야 하는
그 무모함이 나는 좋다.

파도 위에 올라섰을 때 짜릿한 성취감보다


나를 집어 삼키는 파도와 함께
바다 저 깊은 곳으로 쳐내려갈 수 밖에 없는
그 무능함이 나는 좋다.

다 그만두고싶다.
어짜피 내 것이 아니었고
과분한 것이 었는지 모른다.

2010년에는 돈을 좀 모으고
얼마 안되는 살림은 다 처분해야 겠다. 정명진
떠날 수 있게 삶의 무게를 줄일 것이다.
함께 한 사람들과 인사가 끝나면 danielchung
맛있는 파도를 찾아 이곳저곳 다닐 것이다. @gmail.com

Magazine 30INI 57
한 밤중과 한 낮에 꾸는 꿈
바람에 날려간 지도를 찾기위해 그 보다 빨리 달릴 자신은 없었다.
나머지 지도도 길위에 남겨두었다.

깊은추는밤햇살에
잠을 못 이루는 날이 있다. 창 밖에 비
눈이 부신 날도 있을 꺼다. 다들
창 밖에 초록 빛깔 나무가 흔들리면서 사이사이
비추는 햇살은 왔다 갔다 하면서 정신 산만한 하
각자의 시간을 서로 느끼는 대로 해석 하고 하루 루의 중천을 가르키니 나름의 사정을 주구장창 대
하루를 지내 가는 가 보다 가며 걸어 나왔지만 그에 따르는 책임은 정말이지
생각도 못할 만큼 고되더라 불안하고 심난하여 자
나에게도 지금까지 지내면서 나름의 여러 가지 신감이 팍팍 떨어 지니 이건 정말 순식간이라는
걱정거리와 결정하기 힘들었던 순간들이 있었지만 표현 말고는 따로 설명할 방법이 없더라
그게 사실 지나고 나면 별일 아니라고 허허 웃고
넘어 갈 부분들이 었다. 눈을 꼭 감았다 뜨면 지금의 내 현실과 조금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닐 수도 있겠지만 긍정적으 다른 화면이 보여 지기를 바라는 바램을 가지고
로 생각 하려고 노력하면 기다. 잠들기가 무서워서 어찌 할 바를 몰라 하는 내가
비참하게 느껴지더라
내 나이 30살, 대한민국에서 사는 내 또래들의 제대를 앞둔 말년 병장의 남은 2개월 보다 길었
고민은 뭘까? 던 지난 시간은 김동주가 일본 진출에 실패 할 때
느끼던 마음과 비슷할까?
직장, 결혼, 미래 거창하게 생각하면 거창 할 수 면접 결과를 더 이상 기다릴 수 없어서 늦은 오후
도 있는 것들이지만 난 지금 좀 현실적인 문제로 난 밖으로 나갔다.
인해서 고민하고 있었다. 딱히 특별한 목적지도 없었고 가고 싶은 곳도
없었다. 이런 무기력한 내 자신이 길 바닥에 늘러

58
한병석

sky1bs
@hanmail.net

붙은 껌 딱지처럼 더러워 지는 것을 참을 수 없었
기 때문이라는 마음으로 달리고 달리다 보니 이방
인이 되어버린거다
‘아이~ 씨! 내가 미쳤지’

저 멀리서 하우스 일을 마치고 돌아 오는 농부의


일행들이 나를 슬쩍 보더라.

Magazine 30INI 59
60
“난생 처음 가본 내장산은 바람처럼 볼수도 없고 만질 수도 없었지만
느낄 수 있다.”

조용한 국도
어느 누구도 내게 인기척을 느끼게 해 주지 않았
다.

난생 처음 가본 내장산은 바람처럼 볼 수도 없고
만질수도 없었지만 느낄 수 있었다. 가파른 산새,
차가운 공기, 끝도 없는 어둠 속에 깊고 깊은 계
곡이 내 옆에 있음을. 스쿠터를 타면서 난생 처음
으로 죽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더라.
온몸이 떨리고 한치 앞 밖에 볼 수 없는 작은 라
이트 빛은 결국 날 주저앉게 만들고 끌어 오는 가
담배 한대를 물고 노을을 보고 있자니 연기를 따
래마냥 한숨을 토해 내며 바라본 하늘..
라서 사라져 가는 태양이 내 몸처럼 식어 가고 점
고작 이 작은 사진 한 장으로 내 머리 위에 끝도
점 하늘은 해저 2만리 바다처럼 요동 없이 딱딱해
없이 펼쳐 졌던 은하계를 표현 할 수 없지만. 지
지더라.
금은 내 마음과 모습이 아니었다면 별 빛 너머의
무언가는 볼 수 있었을까? 아름답다는 생각 말고
이쯤 되면 마음의 결정을 해야 한다.
또 할 수 있었을까?
돌아 갈 것인지 전진 할 것인지 처음 맞는 결정
의 순간 난 정신건강에 좋다는 대나무 숲의 정기
사실 마음에 포만감을 준건 이때 뿐이었다. 내장
를 받기 위해서 담양으로 향하기를 결정했다.
산 자락을 오르내리면서 난 분노의 눈물을 흘리고
싶었고 마구 소리를 질러 대며 내려 왔다. 부처님
이건 마치 복선 같은 것이다. 크림슨 타이드 유
하나님 알라신 산신령을 불러 가며 제발 살려 달
주얼 서스팩트 같은 영화에서 보면 전형적인 룰,
라고 마구 소리를 질러도 아무도 내 앞에 나타나
한정된 공간 또는 인간 관계 속으로 관객을 몰아
지 않았고. 시끄럽다고 대답해 주는 사람도 없었
넣고 그 안에서 마음을 조리게 하는 전형적인 룰,
다.
미처 나 스스로를 그곳으로 처밖았다는 사실을 뒤
늦게 깨닷고 만다. 잭일
결국 스스로 달리지 않는다면 날 인도 해 줄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첫번째 깨달음을 얻고
지금까지 누구 하나 내게 말을 거는 사람도 없고
이를 악 물고 달리니 1시간 반 만에 넘은 산은 내
시골 사람들은 내게 빵빵 거리지도 않았다. 사실
게 앞으로도 그렇게 악써가며 살아 남으라고 오늘
서울에 있을 때는 짜증 나는 일들이 야심한 밤에

Magazine 30INI 61
“잠에서 깨어버린 걸까?”

사실 나는 전문 라이더나 동호인이 아니다. 출퇴 었고 상위 3%안에 드는 부자가 되고 싶었던 적도


근과 이동의 편의를 위해서 타기 시작한 스쿠터 없다. 조금은 더 즐겁게 일하고 싶었고 가능하다
사이즈가 좀 커진 것 뿐이다. 모든 것이 생소하게 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고 싶었기에 미친듯
느껴지는 나지만 어딘가에서는 역시나 이방인이 이 놀고 소처럼 일했는데 지금의 난 청년(?)실업
되어 버린다. 잠이 들면서 카네시로 카즈키의 소 자 중에 한 사람이다.
설 레볼루션no.3에 나오는 춤추는 이방인을 생각
했다. 매트릭스 총알처럼 날라 가는 낙엽을 보면서 살
(어떤 희망도 이루고 싶어 하는 나는 부족함을 뒤 처럼 지나간 시간을 둘러 보면
로하고 이기심만 내세우는 건가?) 그래도 나쁘지 않은 시간이었다 라고 말하고 싶
다.
2000년 군입대 이전에 자전거를 타고 전국일주 대학생이 무슨 벼슬이라도 한 것 마냥 놀고 또
를 할 당시 이후 광주에 처음 다시왔는데 약 10년 놀던 시간, 스쿠터에 올라 타 있는 동안 지나간
이 흐른 뒤에 바뀐 점은 혼자라는 것과 여행의 동 시간에 대한 아쉬움과 후회를 반복하고 그래도 이
반자가 되어준 MP3의 6.8기가 만큼의 아티스트 정도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 하다 보니 작은 웃
들, 음이 나더라.
(진심으로 그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교복을 입어도 사실 다 틀린 생각을 하고 각기
다른 곳을 바라보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난 주입
그래 약 10년이다. 휴대폰 문자를 못 보내던 복학 식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사람들 걸
생처럼 난 모바일 인터넷 시대에 적응을 못하고 어 가는 FM 코스를 걸어 왔다고 핑계를 대는 건
있는 30대 어른이 되었다. 아닌가? 의문을 던지지만 지금까지의 삶은 내게
난 처음부터 대단한 사람이 되고 싶었던 적도 없 해답은 있어도 정답을 준 적이 단 한번도 없다.

62
“결국 자신에게로 돌아 오는 과정이었던 그간의
밤과 낮의 길을 당분간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하룻밤 자고나서는 여행의 목적이나 이유 따위


는 안중에도 없어지고 그냥 한바퀴 돌아보고
돌아 가겠다는 마음으로 달리다 보니 도시와 도
시를 이어주는 산과 강을 건너 도착한 시골은 내
가 가지고 있는 2002년도 지도에는 나오지도 않
는 작은 마을이었기에 이름도 모르지만 숲과 흙
이 있는 길 눈먼자들의 도시와 같은 적막함이 흐
르는게 생전 내가 경험해 보지 못했던 사회의 구
조, 난 차마 카메라를 들 수 없었다. 깊게 파인 주
름과 나무 껍질 같은 피부의 노인은 내게 말을 걸
고 있었고 심한 경남 사투리에 무슨 말인지 다 알
아 들을 수 없었지만 잠시나마 말상대를 해 준 내
팔과 등을 쓸어 내리면서 조심히 가라고 했다.

난 스스로를 불상하게 여기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는 생각에 잠겼고 그냥 이런 환경을 처음부터 만
들어 준 것에 대한 원망을 해야 하는가?

직장을 발로 차고 나와서 사회의 패배자처럼 실


업급여를 받고 있지만 작은 마을에서 평생을 농사
만 지으며 살다 지쳐서 꼬부라진 허리를 잡고 마
을 어귀 돌맹이 위에 앉아 있는 할머니와 내가 과
연 비교가 된단 말인가?

생각하기 나름 인걸 이라며 간단히 넘길 수도 있


겠지만 자괴감에 빠지게 만든 내 스스로가 원망스
럽고 한심해 지는 나지만 앞으로 1달 2달? 얼마나
더 실패의 바닥을 칠지 모르는 불확실함과 내면의
나약함이 날 이렇게 만들었다고 원망의 화살을 돌
려 본다.

결국은 내가 아니면 집으로 날 이끌어 줄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Magazine 30INI 63
64
개고기 파스타
이문화적이다 못해 적대적인 것들
의 결합. 하지만 그런 격렬한 섞임
과 실험성이 있기에 새로움을 기대
할 수 있다.. 우리들의 서른처럼...

1. 삶은 개고기를 먹기 2. 재료를 야채와 함께 3. 삶은 면과 소스를 잘 4. 먹기좋게 그릇에 담고


좋게 자른다. 볶는다. 섞어 다시 볶는다. 데코레이션으로 마무리

Magazine 30INI 65
ㅅㅓㄹㅡㄴㅅㅏㄹㅇ

양윤경
어렸을 때부터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던 잡생각들이
알고 보니 남들이 CREATIVITY 말하는 것임을 알았을 때는
이미 생각들을 대부분 잃어버린 데다
무시무시하게 게을러져
그나마 남아있는 쓸모 있는 조각을 연료 삼아
하루하루 연명하며 살아가는,
크리에이터이고픈 게으름뱅이.

66
ㅇㅡㅣㅎㅐㅇㅂㅗㄱ
이렇게 살 수도 없고 이렇게 죽을 수도 없을 때 서른 살은 온다
최승자 「삼십 세」중
연습보다 더 연습 같은 서른, 이 매거진을 만드는 사람들.
그리고 연습이 없는 일회용 카메라에 담은 서른,
이렇게 죽기 아까운 우리 삶의 소소한 행복들.

황경택
부유한 집안에서 금 숟가락 물고 태어나..
9년 연속 육성회장 아들 신분으로 등교하다가..
홀연 선진 서방 세계로 조기 유학 생활을 다녀오고..
대한 민국에 돌아와 힙합 문화와 따블컷 재유행에 힘을 쓰고..
주 5일 근무 고수하는 global 기업에 사복입고 출근하다가..
어느 날 검둥이가 준 Red pill 을 먹고 각성했지..
"ㅅㅂ.. 매트릭스였구나..”

박재용
80년에 서울 변두리서 태어나
이렇다할 길을 못잡다가 덜컥 사진과에 들어가
좋던싫던 지하에서 계속 머물고 있는 나.
무엇을 하고자 하는 불안감은 없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을 즐기지 못할까 두려워함.
30이란 블루에서 블랙을 사랑하게되는 나의 모습?

Magazine 30INI 67
한병석
만화 '아기와 나'의 아빠처럼 되고
싶은 사람

필수 사항 : 미래의 부인은 아주 건강하고


나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아야 함

이혁주
서른의생일을맞아옛시절들과만났고
헤어져집으로가는길에마주한
간판하나없는동네골목길술집대문의손글씨
'난더이상그시절과싸우지않아요'
그러나무명의서른에겐아직싸울시절이많다.

68
왕희강 매월 청춘을 담보로 받은 급여를
적립식 펀드에 붓는 부르지아지 로동자이다.
매일 아침 지하철 2호선 속에 구겨졌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전체이자 동시에 부분인 분자(分子) 같은 존재.
어떤 세상에선 아이디가 존재보다 더 큰 테헤란로의
고스트(ID : hwang4)
새장이 비좁다 언제나 말은 했지만,
처음부터 새장 같은 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최형규
내 서른의 화두는 ‘정착’과 ‘집착’이다
지금껏 그 무엇인가를 그리며 하고자, 되고자 했던일은 전무!
점.닷.닷.닷....이 모여 선을 이룬다는건 나에겐 어불성설.
개안하듯 깊숙한 곳에서 피어난 한 존재로 인해 생겨난 두 단어.
아집으로 세워진 어긋난 불변의 잣대를 바로 세워주시며,
드러내지 못했던 천하제일의 자존감을 즈려 밟으며 사뿐히 내게 오신,
경외의 존재인 그대를 행복으로 가득채우는 사명으로 가득찬 지금.
비로소야 숨 쉬는 듯 하다.

Magazine 30INI 69
IMAGINE
episope1 상 상 주 막
삶을 살다 보면 자연스레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 것 하나씩 친절하게 타서 먹어도 그저 좋았다.
트레스는 조금씩 체내에 축적되면서 긴장을 유발 어디서 먹든간에 술먹으면 으레 나오는 이야기는
하여 실수를 하게 만들거나, 손바닥과 겨드랑이, “나 사실 누굴 좋아해”, “사실 어제 누구랑 해
등짝에 땀을 분비시켜 상대에게 시큼한 인상을 주 어졌어” 따위의 유치한 내용이였다.
거나, 주변은 고려않는 깊은 생각에 잠기다, 결국
두통을 안겨주기도 한다. 20대의 어느 날, 해리피아에서 모듬 튀김 시켜놓
고, 빙고 시간만 기다리던 중에도 친구 한 녀석은
스트레스 없이 살 수는 없고, 어쨌거나, 받는 스 지난번 차인 학교 후배에게 다시 고백하려는 계획
트레스 족족 풀어줘야 어디 살만한 인생일 것 같 을 열거 중이였다. 그 중 유난히도 하얀 낯을 가
은데.. 방법도 운동, 명상, 기도, 음주, 이혼 등 등
졌던 한 놈이 시큰둥하게 사랑 타령을 들어주다
참~ 다양하다. 이것 저것 개성따라, 취향따라 선 가, 한 줄기 빛같은 질문을 테이블 위에 던져놨다.
호하는 방향이 있겠지만, 개인적인 경험과 효과를
생각해보면, 과거부터 지금까지 뭐니 뭐니 해도, 그 질문에 우리는 미간만 지뿌리고 서로만 바라보
술자리가 최고인 것 같다. 았던 것 같다. 그리고 그놈은 이참에 같이 서울
BEST 술집 게놈 지도를 만들어 관광 사이트에 팔
술먹고 다음 날 아침 메가톤 두통에 시달려 하루 자고 말했지만, 그 당시 게놈이 개놈인 줄만 알던
를 고통의 나락에서 허비한 세월은 있지만, 적어 대부분은 그 제안을 무시했고, 해리피아에서 어지
도 그 술마시는 당시에는 나, 행복한 웃음만 지었 게 틀어대는 김종국의 해피 버스데이투유 노래로,
던 기억뿐이다. 옆자리 아가씨들의 담배 연기와 함께 환기구 를
통해 어디로 날라갔다. What a loss.
최근 평균 음주 시작하는 나이가 13.4 세라는 조
사 결과에 청소년 무슨 협회와 기독교 무슨 단체 그때 그 BEST 술집 게놈 지도를 만들어 아직까지
가 아주 난리법썩을 떨면서 발표한 바른 청소년 운영했더라면, 여기 저기 광고 수익으로 괜찮게
선언을 낭독했던 기사를 본 기억이 난다. 흠~ 무 용돈 벌이 좀 했을 터인데..
신론자로써 기독교 친구들은 잘 모르겠지만 그저
학생들도 힘들겠지라는 어줍잖은 공감과 내 아들 조또 추웠던 2010의 1월, 교대의 유난히 손님도
은 절대 아니되오 라는 그런 느낌? 없던 한 맥주집에서 지인들과 술자리과 열렸다.
맥주 몇 잔씩 하면서 또 시시콜한 이야기 도중에
다만 선언문 중간에 “청소년이여, 술을 마시 나는 갑자기 서울에서 정말 가볼만 한 술집이 진
되 조용히 옆에서 술먹는 아저씨들한테 담배달라 정 어디 있냐는 질문을 했다.
고 시비 걸지 말자.”라는 문구가 포함되었길 바 여기 저기 농담 섞인 답변 중, 나는 과거 친구가
랄 뿐이다. 도데체 중/고등학생의 사회적 위험성 말하던 술집 게놈 지도에 대하여 이야기를 시작했
은 날이 갈수록 커져만가고, 아저씨의 입지는 점 고,
점 작아져만 가니.. 어디 지구상 초/중/고학생들은 때마침 인디 잡지를 만들고 있다는 부랑자 집단과
한군데 몰아 놓고 거기서 방과 후에 나오지 못하 도 곧 접촉이 되었다.
게 하는 법안은 없나 잠시 즐거운 상상을 해본다.
30대 살짝 넘긴, 나이도 엇비슷한 사람끼리 모인
나 지금보다 고 하복부도 티셔츠 밖으로 표시가 자리라 생각도 비슷했었나 보다. 우리 입에서 이
덜 되었을 때는 무조건 사람많고, 시끄러운 곳이 구동성 처럼 나온 말들은 대략 왠지 더 이상 젋지
좋았다. 도, 늙지도 않은 어중간한 나이에 적응이 되버린
한곳에 진득하게 앉지 못하고 이곳 저곳 술자리에 우리들은 과거에 입/출했던 분주하고 시끄러운 곳
술자리를 옮겨 다니던 재미도 있었던 것 같다. 은 기피하고 좀 더 오랫 동안 앉아서 느긋하게 먹
아이러브스쿨에서 단체로 동창들 만나 30명 ~ 을 수 있는 안정적인 장소들이 였다.
40명 한군데 때려놓고 마셔도 그거 또한 재미고,
대학교 엠티가서 개새끼 십새끼 양동이에 이것저 그곳을 소개하고자 한다.

70
Imagine there’s no heamul
그집은 주택가에 자리하고 있고.. 변변한 간판도 하나 없고..
벽면의 고등어 데코와 마감처리로 봐서는
동네 반찬집이나 생선구이집으로 오인하기 쉽다..

주막에 메뉴판은 모든 테이블을 통틀어 하나뿐이다..


조금 민망한 그림도 중간중간 있어서 심심치않다...
메뉴중 밥될만한건 라면과 김치
(김치는 있을때도 없을때도 있다고 써있다..)이고
배를 채울만한 기타 다른 안주는
눈을 씻고 찾아봤자다..

주방장은 따로 없고 주인장이 직접 조리한다..


(들리는 얘기론 라면냄비가 하나여서 다른 테이블에서 먹고 있으면
그쪽에서 다 먹을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한다..)

Imagine there’
s no name, No relision too
주인장 핸드폰 통화연결음에서 반야심경이 나지막히 울린다.
전화를 받자 이내 ‘예 개혁주씨..’ 라고 반갑게 맞아준다..
그는 내 이름을 모른다..
그곳에서는 어느 누구도 이름이 없다..
심지어 주인장의 최대자산인 외상장부에도 죄다 별칭으로 표기되있다..
‘아하반야바라밀다..’ ‘뽕신 금요일 5만원’, ‘왕 지난주 목요일 12만원’,‘황사장 이번주 4만
원’

젊고 예쁜 수녀가 바에 손님과 마주앉아 진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간혹 야한 농도 던진다..
왜 안타까운 것일까.. 그녀가 수녀라는게?
내 신앙을 의심하다가도 예수 역시 웃고 떠들고 마시길 즐겼을거란 어느 글
쟁이의
얘기에마음이 편해진다.. 확신컨데 내 평생 저리 아리따운 수녀는 보지 못할
것이다..

기본안주는 밀떡.. 제사주는 주인장이 기분좋을때 서비스로 내준다..

Magazine 30INI 71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for today
사람들은 모여있다.. 간혹 혼자온사람들도 보인다..
멍때리는 사람, 만취한 사람, 웃는사람, 웃기는 사람도 있고..
그들은 모여있지만 각자의 술병을 들이킨다..

모두에게 말하고 있고, 모두가 듣고 있는것 같지만..


모두들 자신에게 말하고 있다.. 자신의 말만 듣고 있다..

이제는 지겨울 때도 되건만


손님들은 계속 술을 마신다.
그렇다고 별다른 흥이나 재미 따위가 있을리 만무하다.
그저 노래를 들으며,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어쩔 땐 깔깔 대다가 곧
이내 우울해지고 하는 술집이었다.
하지만 언제나 술이 건하게 취해

‘내가 널 처음 봤을때....말이야...’ 혹은
‘우리 나중에 꼭 성공하자....’
따위의 진부해 빠진 표현을 쓰는 사람은 그 술집에 아무도 없었다.

Imagine all the people sharing all the world


주막의 화장실엔 남녀구분이 따로 없는데다..
잠금장치 마저 없다..

철문을 열면 골목길과 맞닿아 있으므로


급하다 함부로 문을 잡아당기다가는
큰일나는 수가 있다..

필자여친은 이 한가지 이유만으로도


이 주막 출입 보이콧했다..

그래서 나는 이 화장실이 고맙다..

데톨과 루저용 스위치는


이집이 얼마나 트렌디 한가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이다..

화장실이 실외에 있으므로


영하권에서 수도물은 나오지 않는다..

72
Imagine all the people living life in pops
주막의 자랑은 만능엠프다..
말하자면 쥬크박스 같은 존재인데..
손님들은 듣고 싶은 음악을 (정확히 말하자면 데이터를)
조기 보이는 이어폰 출력코드로 연결하여..
모든 손님들과 공감할 수 있다..

순서는 따로없으며
먼저 틀은놈이 장땡이다..

누구 음악이냐.. 누구 선곡이냐 따질 이유도 없다

때론 주인장이 직접 선곡을 하는데..


정말 때 맞춰 죽여주게 음악을 틀어준다.
장르를 막론하고 언제나 때에 맞는 음악이 조용이 흐른다.

예를 들어, 10월의 마지막 날 7, 8시 도 아닌 10시가 되면


이용의 잊혀진 계절을 틀었고
사랑을 고백하는 남녀가 자리에 있던 날이면
beatles 의 i will 이 나왔다.

볼륨 역시도 눈감고 감상하기에도,


때론 이야기 꽃의 BGM 으로도 딱 알맞는 크기였다.

이는 분명 손님이 적어서 가능한 얘기이거니와


복장과 눈빛, 표정과 엿들은 대화 내용들을 종합하여 선곡하는
사장님의 센스가 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You may say I’m a dreamer ~~


But I’m not the only one
I hope some day you’ll join us
And the world will live as one

오늘은 존 레논의 imagine이 흘러나온다..

상상주막은 30INI 멤버들의 공상으로 만들어졌습니다,


모티브를 제공해주신 서래마을 비행선 사장님께 감사드립니다.
일부 내용은 사실과 전혀 다름을 알립니다.
어디에도 서빙하는 수녀님은 없습니다.

Magazine 30INI 73
74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