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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연구·상 법

대표이사의 대표권제한과 대표권남용

00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000

<설 문>
소외 A주식회사는 피고 B주식회사를 인수하기로 하고 피고 B회사의 주식 전부를
매수하였고, 소외 A회사의 직원이던 甲이 피고 B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다. 소외 A회
사는 피고 소유의 서울 중랑구 망우동 463의 6 소재 토지 위에 우림프라자라는 주상복
합건물을 신축하기로 하였고, 이 사건 원고 乙등에게 위 건축예정인 건물을 미리 분양
하여 대금을 수령하면서 소외 A회사명의의 “예치금내역확인서”를 교부하였다. 그러나
상가 및 아파트 신축사업이 진척되지 못하여, 수분양자들로부터 예치금을 반환하여 달
라는 항의를 받자 피고 B회사의 대표이사 甲은 이사회 결의 없이 소외 A회사명의로 발
급된 예치금내역확인서와 상환으로 분양자 명의가 피고 B회사로 된 “예치증”을 작성·
교부하여 주었다. 그 후 甲이 대표이사직을 사임하고 丙이 대표이사에 취임하였는데,
원고 丙등은 피고 B회사가 소외 A회사의 모든 권리의무를 승계하였으므로 위 건물분
양예치금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 B회
사는 피고회사의 대표이사가 위 “예치증”을 발급하여 준 것은, ① “공익을 목적으로 하
는 시장관리업,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 기타 관련된 부대사업”을 영위하도록 되어 있는
피고회사의 정관소정의 목적범위 외의 행위로서 무효이고, ② 이사회의 결의가 없었던
행위로서 무효이며, ③ 피고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원고들)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이므로 피고회사에게 책임이 없다고 항변하
고 있다. 피고의 항변은 정당한가?

Ⅰ. 논점의 정리

(1) 피고 乙회사의 첫 번째 항변과 관련해서는 성질상 및 법령상 제한 이외에, 정관 소정의


목적범위에 의한 회사의 권리능력제한이 인정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고,

(2) 두 번째 항변과 관련해서는 주주총회나 이사회결의 없는 대표행위의 효력이 문제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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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세 번째 항변과 관련해서는 대표권남용행위의 효력이 문제된다.

Ⅱ. 정관소정의 목적범위에 의한 회사의 권리능력제한

1. 문제점
성질상 및 법령상 제한 이외에, 정관소정의 목적범위에 의한 회사의 권리능력제한이 인정
될 수 있는지가 문제되는데, 이는 결국 ‘법인은 법률의 규정에 좇아 정관으로 정한 목적의 범
위 내에서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규정한 민법 제34조가 영리법인에도 적용될 것인
지의 논의이다. 이것은 회사의 권리능력을 벗어난 대표이사의 행위가 당연무효라는 점에서
논의의 실익이 있으며, 거래안전과 주주이익보호 중 무엇을 강조할 것인가의 문제이다.

2. 견해의 대립
⑴ 제한설
민법 제34조규정은 회사에도 유추적용된다고 보는 견해이다. 이는 ① 민법 제34조는 법
인 일반에 공통하는 규정이라는 점, ② 정관 소정의 목적은 정관과 등기를 통하여 공시되므
로 제3자에게 불측의 손해를 줄 염려가 없다는 점, ③ 회사의 재산이 목적 이외에 사용된다
면 사원의 보호에 역행한다는 점을 근거로 한다.

⑵ 무제한설
회사는 법인으로서 완전한 권리능력이 있어서 그 성질이나 법률에 의한 제한 외에 다른
제한을 받을 이론적 근거가 없으므로 회사는 해산·파산의 경우를 제외하고 정상적으로 존
속하는 동안은 어떠한 행위도 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이는 ① 민법 제34조를 준용하는 명문
규정이 없다는 점, ② 민법 제34조는 성질상 비영리법인에만 적용가능하다는 점, ③ 그러한
공시가 불완전할 뿐만 아니라 그 목적도 추상적이어서 개별행위가 이러한 목적범위내의 행
위인지의 판단이 용이하지 아니하다는 점 등을 근거로 한다.

3. 판례의 태도
판례는 “회사의 권리능력은 회사의 설립근거가 된 법률과 정관 소정의 목적에 의하여 제
한되나, 그 목적범위 내의 행위라 함은 정관에 명시된 목적 자체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그
목적 수행에 필요한 직접 또는 간접의 행위를 모두 포함하며, 그 목적 수행에 필요한 행위인
지의 여부도 행위의 객관적 성질에 따라서 추상적으로 판단되어야 하고 행위자의 주관적 구
체적 의사에 따라 판단할 것이 아니다(대판 1974.11.26, 74다310).”라고 하여 제한설을 취하
면서도 거래안전과의 조화를 위하여 목적범위를 넓게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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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검토 및 설문의 경우
정관상 회사의 목적은 추상적으로 규정되어 있기 때문에 제3자에게 이를 고려하도록 하
는 것은 상사거래의 신속성·대량성에 비추어 거래안전에 역행한다. 또한 상법 제1조에서
는 상법의 규정이 없으면 민법의 규정을 적용하도록 하고 있으나, 민법규정은 비영리법인에
관한 규정이고 상법상의 회사는 영리법인이라는 점에서 이를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다고 본
다. 따라서 정관소정의 목적은 회사가 추진할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정도의 의미만을 지니
고 회사의 권리능력에 대한 제한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다만 정관소정의 목
적은 전혀 무의미한 것이 아니고, 회사내부에 있어서 이사 기타 회사기관의 직무수행의 권
한을 제한하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이사가 정관소정의 목적범위 외의 행위를 함으로써
회사에 손해를 입힌 경우에는 그 이사는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며, 이사 등이
정관소정의 목적범위 외의 행위를 하는 것을 상대방이 안 경우에는 회사는 권리남용의 법리
나 신의칙에 의하여 상대방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본다. 설문에서는 소외 A주식회사가 피고
B회사의 주식을 전부 매수하고, 피고 B회사의 소유 토지에 상가를 신축하기로 하였던 것이
다. 또한 소외 A회사가 피고 B회사의 단독 주주이고, 소외 A회사의 직원이었던 자가 피고 B
회사의 대표이사가 되었다. 그러므로 양 회사는 실질적으로는 하나의 회사나 다름이 없다.
그러나 신축될 건물의 분양주체는 법률상 피고 B회사가 된다. 따라서 소외 A회사가 발행하
였던 ‘예치금내역확인서’를 피고 B회사가 ‘예치증’으로 교환해 준 행위는 피고 B회사가 장래
신축될 상가를 분양·매도하는 행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피고 B회사의 정관에
의하면 그 목적 중에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이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피고 B회사의 대표이
사가 예치증을 발행한 행위는 회사의 목적범위 내의 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이 점에 관한 피고의 항변은 정당하지 못하다.

Ⅲ. 대표권의 제한문제

1. 대표권의 제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는 대외적으로 회사를 대표하고 대내적으로 업무를 집행하는 주식회
사의 필요·상설기관이다. 대표이사의 대표권은 회사의 영업에 관한 재판상·재판 외의 모
든 행위에 미친다(제389조 제3항). 그러나 대표이사의 대표권은 법률·정관·이사회 규칙
등에 의하여 제한받는 경우가 있다.

2. 위법한 대표행위의 효력
⑴ 위법한 대표행위의 효력의 판단기준
대표이사가 법률상 주주총회나 이사회의 결의를 얻어야 할 경우, 그 필요한 주주총회 또
는 이사회의 결의를 얻지 않거나 또는 위 결의에 위반하여 한 대표행위의 효력이 문제된다.
이것은 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요함으로써 회사가 가지는 이익과 그 행위를 회사의 대
표행위로 신뢰하여 거래한 제3자의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해결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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⑵ 주주총회결의사항에 관하여 위반한 경우
법률에 의하여 주주총회의 결의를 요하는 사항(예컨대 제374조, 제375조)에 관하여 결의
를 흠결한 대표이사의 행위의 효력에 관하여는 원칙적으로 무효라고 본다. 왜냐하면 주주총
회의 결의사항은 중요한 사항이고 제3자로서도 그 결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당연히 알아야
하므로, 이와 같은 경우에는 제3자보다는 회사를 보호하는 것이 이익교량의 면에서 타당하
기 때문이다.

⑶ 이사회결의사항에 관하여 위반한 경우


1) 문제점
법률상 이사회의 결의를 요하거나(제393조, 제416조, 제469조 등) 정관 등 회사의 내규에
의하여 주주총회 또는 이사회의 결의를 요하는 경우에, 이러한 결의 없이 대표이사가 한 대
외적 행위의 효력이 어떠한지가 문제된다.

2) 견해의 대립
이에 관하여는 회사의 이익보호를 중시하여 이를 무효로 보는 무효설, 이사회의 승인 없
이 한 거래도 대표이사에 의한 행위인 이상 거래의 안전을 위하여 유효로 보아야 한다는 유
효설, 원칙적으로 무효이지만 선의의 제3자에게는 이사회 결의 부존재를 대항할 수 없다는
상대적무효설이 대립하고 있다.

3) 판례의 태도
판례는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 할 대외적 거래행위에 관하여
이를 거치지 아니한 경우라고 이와 같은 이사회결의사항은 회사의 내부적 의사결정에 불과
하다 할 것이므로 그 거래 상대방이 그와 같은 이사회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
던 경우가 아니라면 그 거래행위는 유효하다고 할 것이고, 이 경우 거래의 상대방이 이사회
의 결의가 없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음은 이를 주장하는 회사측이 주장·입증하여야 한
다(대판 1996.1.26. 94다42754).”고 하여 이사회결의가 흠결된 경우에 대표행위의 효력에
관하여는 상대적 무효의 법리에 의하여 선의의 제3자를 보호하고 있다.

4) 검토 및 설문의 경우
생각건대 제3자가 선의인 한 유효라고 보는 상대적무효설이 타당하다고 본다. 위 설문에
서 문제되고 있는 피고 B회사의 대표이사가 수분양자들에게 소외 A회사명의로 발행된 예
치금내역확인서를 피고 B회사 명의로 된 예치증으로 교환해 준 행위가 이사회의 결의를 거
쳤어야 할 사항인지는 분명하지 아니하다. 그러나 본래 회사의 업무집행은 이사회의 결의로
하도록 되어 있다(제393조). 또한 피고회사가 예치증을 발행해 준 행위는 채무인수행위로서
중요한 사항이다. 따라서 이사회의 결의를 거쳤어야만 할 것이다. 이 설문의 대표이사의 행
위는 이사회의 결의를 거치지 아니한 행위임이 명백하다. 그러나 그 행위는 대외적인 행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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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서, 그 효력은 제3자(이 설문의 원고)가 선의인지 악의인지에 따라 달라진다. 이 설문에서
제3자인 원고의 선의가 추정되고 악의가 입증되지 아니하고 있으므로(즉, 입증책임은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있으므로), 피고회사의 대표이사의 위법한 대표행위인지는 문제되지 아
니한다. 즉, 예치증 발행행위는 유효한 행위로 보아야 한다.

Ⅳ. 대표권의 남용문제

1. 대표권남용행위의 의의
대표이사가 객관적으로는 그 대표권의 범위 내에 속하지만 주관적으로는 자기 또는 제3
자의 이익을 위하여 대표행위를 하는 일이 있는 바, 이를 대표권남용행위라고 한다.

2. 대표권남용행위의 효력
⑴ 문제점
대표이사가 대표권을 남용하는 경우에 내부관계에서 회사에 대하여 손해배상의 책임을
지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행위의 대외적 효력이 어떠한지가 문제된다.

⑵ 견해의 대립
대표이사가 자기의 이익을 위하여 표면상 회사의 대표자로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상대
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을 때에는 민법 제107조 단서의 규정을 유추하
여 그 행위를 무효라고 보는 비진의표시설, 대표권남용행위도 대표행위로서는 유효하지만,
상대방이 대표권남용의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에는 회사에 대하여 권리를 행사하는 것은 권
리남용 또는 신의칙위반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는 권리남용설, 대표권의 남용행위는
대표이사의 개인적 이익을 위하여 행사한 경우로서 선관주의의무에 위반하여 원칙적으로
무효이지만, 다만 선의의 제3자에 대하여는 유효하다고 보는 이익형량설, 대표권남용행위
를 제209조 제2항의 대표권의 내부적 제한을 위반한 경우와 동일하게 보아, 상대방이 선의
라면 유효하다는 내부적제한설 등이 대립한다.

⑶ 판례의 태도
판례는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의 개인적인 이익을 위하여 그 권
한을 남용한 것에 불과하다고 하여 이로 인한 행위를 무효라고 할 수는 없다. 다만 이 경우
상대방이 대표이사의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던 때에는 그로 인하여 취득한 권리를 회
사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은 신의칙에 반하는 것이므로 회사는 상대방의 악의를 입증하여 그
행위의 효력을 부인할 수 있다(대판 1995.4.11. 94다33903).”라면서 주류적으로는 비진의표
시설을 취한다. 다만 예외적으로 “주식회사의 대표이사가 그 대표권의 범위내에서 한 행위
는 설사 대표이사가 회사의 영리목적과 관계없이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
로 그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 할지라도 일응 회사의 행위로서 유효하고, 다만 그 행위의 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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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그와 같은 정을 알았던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취득한 권리를 회사에 대하여 주장하는
것이 신의칙에 반하므로 회사는 상대방의 악의를 입증하여 그 행위의 효과를 부인할 수 있
을 뿐이다(대판 1987.10.13. 86다카1522).”라는 권리남용설을 취한 판례도 있다.

⑷ 검토 및 설문의 경우
대표권남용행위를 의사와 표시가 불일치하는 비진의표시라고 보는 것은 무리이므로 비진
의표시설은 타당하지 않다. 또 선관주의의무를 위반하였다 하여 이를 무효로 보는 것은 곤
란하므로 이익형량설도 문제가 있다. 내부적제한설은 대표권의 내부적 제한은 명시적으로
대표권을 제한한 것으로서 대표권남용행위와 동일시 할 수 없다는 점에서 부당하다. 생각건
대 대표권은 포괄·정형성의 성질을 갖고 있고 이것은 객관적으로 판단되는 것이므로, 대표
행위가 외관상 객관적으로 대표권범위 내의 적법한 행위라면 비록 대표권을 남용하였더라
도 유효한 행위이고 회사는 이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이다. 다만 상대방이 이를 알면서도
대표이사와 거래한 것이라면 상대방을 보호할 이유가 없으므로 상대방이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 하겠다. 대표권남용행위가 외형상 적법한 행위라는 점에 착안하
면 가장 불가피한 해석이라 판단된다. 설문의 경우 피고 B회사 대표이사의 예치금채무의 인
수에 관한 의사표시행위는 분양사업의 추진과정에서 대표권의 범위 내에서 행하여진 지극
히 당연한 행위라고 하겠다. 다만 위의 행위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그 권한을 남용하였는지가 문제이나, 그 행위가 대표이사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증거가 없으며, 또한 원고들이 위 대표이사의 그러한 진의를 알았
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사정도 없다. 따라서 대표이사의 행위는 대표권의 남용행
위에 해당되지는 않는다.

Ⅴ. 설문의 해결

(1) 피고 B회사의 대표이사였던 甲이 위 ‘예치증’을 발급하여 준 것은, 피고회사의 정관에 정


한 ‘부동산 임대 및 매매업’에 해당되어 정관소정의 목적범위내의 행위로서 피고회사에 책
임이 있다.

(2) 위 예치증 발행은 채무인수행위로서 중요한 사항이므로 이사회의 결의를 거쳐야만 할 사


항임에도 불구하고 이사회의 결의가 없었던 점은 인정할 수 있으나, 원고들이 이사회를
거치지 아니한 사정을 알고 있었다고 볼 근거가 없으므로 피고회사의 대표권제한 주장은
이유 없다.

(3) 甲의 행위가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도모할 목적으로 권한을 남용한 것이라는 증거가
없고, 원고 乙등이 甲의 그러한 진의를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는 점을 인정할 증거가 없
으므로 피고의 위의 주장도 이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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