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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하대학교 법학연구소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2022년 12월 31일, 1~32쪽
IP & Data Law
Inha Law Research Institute
Vol. 2, No. 2, December, 2022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강명수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변호사

<목 차>

Ⅰ. 서론

Ⅱ. 무효심결 확정에 따른 특허권 무효의 효과


1. 특허무효심판 제도의 취지 및 무효심결 확정의 효력
2. 무효심결 확정에 따른 권리관계의 정비

Ⅲ.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무효로 확정된 경우 부당이득 반환의무


1. 부당이득반환 제도
2. 실시료 반환의무에 대한 견해 대립과 판례의 태도
3. 실시료 반환의무 및 범위에 대한 검토

Ⅳ. 결론

* 투고일 : 2022. 11. 17, 심사일 : 2022. 12. 01, 게재일 : 2022. 12.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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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문초록 >

등록된 특허권에 무효의 하자가 있는 경우 무효심판절차를 통해 특허권의 효력을 소멸


시킬 수 있다. 무효심결의 확정에 의해 등록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특허
법에서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인정되었던 법률관계는
소급하여 재정리되어야 한다. 특허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특허권침해가 인정되고 이를 전제
로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였다면 민사적 책임은 원상회복되어야 하고, 형사적 책임
은 당연히 재심에 의해 무죄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특허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실시계약을 체결하고 실시료를 지급받
았다면, 그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무효가 되면 특허권자가 받은 실시료는 부당이
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해석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런데 대법원은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의 대상인 특허권이 무효로 확정된 경우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
결 시부터 무효로 되는지는 특허권의 효력과는 별개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특허발
명 실시계약의 목적이 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니라면 특허 무효의 소급
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그 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 무효가 확
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
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부당이득반환의 일반적 법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애초에 무효의
하자가 있어 등록적격이 없는 특허권으로 취득한 부당한 이익의 보유를 정당화시키고, 그
이외의 손해배상청구나 형사상 책임과 달리 취급하여 형평에도 반한다는 문제가 있다. 이
러한 취지의 견해나 판례는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되나, 획일적으로 부
당이득반환을 부정하는 것은 법리적 정합성이나 구체적 타당성에 배치된다. 특히 부당이득
반환의 요건에 해당하는지만을 중심으로 한 그 동안의 논의는 우리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와 부당이득반환의 예외에 관한 법 규정 및 판례를 다루지 않는다는 점에서 재고가 필
요하다고 생각된다.
부당이득반환의무는 인정하고 다만 민법 제747조 및 관련 판례 해석론에 따라 실시료의
반환범위를 구체적 사정에 맞게 판단하고, 나아가 실시료를 특허권자가 그대로 보유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744조(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따라 그 반환을 부정하는 것이 법리적 정합성과 구체적 타당성 실현에 부합하
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주 제 어 >

특허권, 실시계약, 통상실시권, 전용실시권, 부당이득반환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3

Ⅰ. 서론

등록된 특허권에 대해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 그 특허권


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제133조 제3항). 즉, 무효심결 확정에 의해 특
허권이 소급적으로 소멸하는 것은 특허법에서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에
달리 해석될 여지가 없다. 그리고 같은 취지에서 특허의 무효심판은 특허권이
소멸된 후에도 청구할 수 있다(제133조 제2항).
제133조 제2항의 취지에 대해서는 무효심결에 의한 특허권 소멸의 효력이 소
급하기 때문에 특허권이 유효하게 존속하고 있던 기간의 특허침해 등 문제를
사후적으로라도 구제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함이 일반적이고, 이러한
설명에 대해서도 달리 이론은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 특허법상 등록 특허권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특허권의 효력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는 것이
어서, 특허권의 유효를 전제로 한 일체의 법률관계는 특허권이 애초부터 없었음
을 전제로 다시 재정립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특허권의 유효를 전제로 실시계약을 체결하였고 이에 따라 특허권
자가 실시료를 지급받았는데, 그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소멸하게 되면
당연히 특허권자가 받은 실시료는 부당이득이 되어 실시권자에게 반환하여야
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와
일본의 학설대립이 있고, 우리 대법원은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
다거나 그 밖에 특허발명 실시계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
가 특허발명 실시계약에 따라 실시권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특허실시료 중 특
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실시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다.1) 이러한 대법
원 판단에 대해서는 특허권의 소급적 소멸에 따른 민형사상 법률관계의 소급적
회복과 형평에 맞지 않고,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부당이득반환을 부정하는 견해나 우리 판례는 실시권자가 실시료를

1)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42673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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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급하고 실시한 기간 동안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침해를 당할 위험이 없었고 또


한 제3자의 실시를 배제한 상태에서 실시하였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해가 없다
는 취지로 이해된다. 이러한 해석이 구체적 타당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는 긍정
적으로 볼 수 있지만, 일반적인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에 충실하지 못하고 또한
구체적 타당성은 특허권자가 선의인지 악의인지에 따른 반환범위의 문제(민법
제747조)와 부당이득반환은 손해를 한도로 한다는 법리를 충실하게 적용하는
것으로 해결함이 법리적 정합성에 부합하는 것이지, 설득력 있는 근거 없이 막
연히 부당이득반환의무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로 인해 우리 대법원의 다른 판단을 기대하고 있었으나 2019년에도 대법원
이 같은 취지의 판시를 하여 판례 변경을 기대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으로 보인
다. 우리 판례의 태도와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의무에 대해서는 선행연구들이 있
지만 대부분은 부당이득반환의 인정 여부 논의로 한정되어 있다. 즉, 실시료 지
급 이후 무효심결에 의해 특허권이 소멸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되는
지 여부를 중심으로 논의가 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반환부정설은 구체적
타당성을 위한 해석 논리라고 보여진다. 하지만 그러한 해석은 부당이득반환과
특허권의 소급적 무효라는 법리에 부합하지 않고, 또한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에
있어 우리 판례는 구체적 타당성을 기하기 위한 해석론을 전개하고 있으며, 반
환범위에 대해서도 민법 제747조에 별도 규정이 있고, 또한 부당이득반환의 예
외에 대해서도 민법 제742조부터 제746조까지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 범위 제한이나 반환 부정은 그러한 현행법 규정의 충실한 적용을
통해 판단해야 하는 것이 타당하지, 현재와 같이 형식적인 부당이득반환의 인정
여부로 한정하는 것은 법리적 정합성의 관점에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에
향후 같은 사안이 다시 문제되면 법리 해석에 다른 참고 기준이 되길 바라며,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유효를 전제로 인정된 법률관계들의 회복
법리들을 통해 그 대상 권리가 지식재산권이라고 하여 특별한 법리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실시계약에서의 부당이득반환에서만 달리 해석할 근거나 이
유도 없는 점, 따라서 부당이득반환도 일반적인 법리에 따라 충실하게 해석·적
용하여 실시료의 반환을 인정하여야 하고 다만 구체적 타당성은 반환 범위 및
부당이득반환의 예외 법리로 해결함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해 보기로 한다.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5

Ⅱ. 무효심결 확정에 따른 특허권 무효의 효과

1. 특허무효심판 제도의 취지 및 무효심결 확정의 효력

특허권이 설정등록된 이후 등록특허권에 무효의 하자가 있으면 무효심판 절


차를 통해 그 효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 이러한 무효심판에 대해 우리 특허법
제13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데, 처음부터 등록적격이 없던 특허가 설정등록된
경우 사후적으로라도 하자 있는 특허권의 효력을 소멸시키기 위한 것이다. 즉,
특허권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이는 누구라도 자유롭게 실시할 수 있는 기술임에
도 불구하고 그 권리자 이외의 자에 대하여 사용을 금지하는 결과가 되어 산업
의 발전을 방해하는 등 폐해를 초래한다. 따라서 그와 같은 경우에는 그 특허를
무효로 함으로써 하자가 발생한 시점부터는 특허권이 존재하지 않았던 것으로
할 방법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요청에 대응하여 두게 된
제도가 무효심판제도이다.2)
미국, 영국, 프랑스 등 국가에서는 특허무효소송제도를 두고 있으나, 일반적
으로는 침해소송 단계에서 등록특허권의 유·무효가 다퉈진다. 미국의 경우 특
허출원 및 심사단계에서 다뤄지지 않은 선행기술 등도 등록특허권의 유·무효
를 다투는데 고려될 수 있다.3) 이와 달리 독일, 일본 및 우리나라는 침해소송단
계에서는 원칙적으로 특허무효 자체를 항변으로 주장할 수 없고 별도로 마련된
특허무효심판에 의하도록 하고 있으며, 다만 최근에는 특허제도 운영의 국제적
조화의 관점과 법원의 전문화 경향에 따라 무효원인을 수반한 특허권의 제한해
석이론이 학설, 판례에 의하여 널리 인정되고 있다.4)
이와 같이 우리 특허법은 특허가 일정한 사유에 해당하는 경우에 별도로 마
련한 특허의 무효심판절차를 거쳐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특
허는 일단 등록된 이상 비록 진보성이 없어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2) 정상조/박성수 공편, 특허법 주해Ⅱ, 박영사, 2010, 375쪽.


3) Stephen M. McJohn, Intellectual Property(4nd ed), Wolters Kluwer, 2012, p.343.
4) 사법연수원, 특허법연구, 2015, 283-284쪽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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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5) 특허무효심판에 의한 무효심결이 확정되어야만 특
허권의 효력이 확정적으로 무효가 된다. 그리고 등록된 특허권에 대해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경우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
(제133조 제3항).6) 이러한 취지에서 판례는 甲 회사와 乙의 공유인 특허발명에
대해 특허심판원의 무효심결이 내려진 후 확정되기 전에 甲 회사의 대표인 피고
인이 ‘丙이 생산·판매한 제품은 위 특허권을 침해한 제품이다’라는 사실을 인
터넷을 통하여 적시하고, 또한 丙의 거래처들에 같은 내용의 내용증명을 발송하
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특허발명에 대한 무효심결이 있었다는 사유
만으로 위 심결이 확정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특허발명에 무효사유가 있음을 알
고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아 피고인에게 ‘허위’라는 인식이 있었다고
본 원심7) 판단을 파기하였다.8)

2. 무효심결 확정에 따른 권리관계의 정비

특허권의 무효심판은 특허권이 소멸된 후에도 청구할 수 있다(제133조 제2


항). 이와 같이 무효심판을 특허권 소멸 후에도 청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특허
권의 소멸 후에도 그 특허권의 존속기간 중의 침해행위에 대한 손해배상의 청구
가 있는 경우 그 상대방이 대항 수단으로 특허를 무효로 하는 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9) 따라서 청구의 이익이 있는 한 언제라도 무효심
판을 청구할 수 있으며 존속기간만료로 인한 소멸에 국한하지 아니하고 특허권
자의 포기로 인한 소멸의 경우에도 무효심판청구가 가능하다.10) 다만, 일본에

5)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6)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 42673 판결(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 대상인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면 특허권은 특허법 제133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같은
조 제1항 제4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7) 서울중앙지방법원 2009. 5. 22. 선고, 2009노551 판결.
8)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4949 판결.
9) 竹田 稔 (監修), 「特許審査·審判の法利と課題」, 社團法人 發明協會, 2001. 10., 617頁; 中
山信弘, 特許法(第二版), 弘文堂, 2012, 249頁.
10) 정상조/박성수 공편, 앞의 책, 394쪽.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7

서는 무효심판청구가 언제나 허용되는 것이 아니라 심판청구의 이익이 있는 경


우로 한정된다고 보아,11) 특허권이 소멸된 후 20년이 경과하여 그 시점에서 특
허권과 관련된 손해배상청구권이나 고소권 등이 모두 시효에 의하여 소멸하고,
또한 심판사건이 속행중이 아닌 경우에는 그 특허권에 관련된 무효심판청구는
청구의 이익이 없는 것으로서 각하되어야 한다는 것이 일본의 실무라고 한
다.12)
특허를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된 때에는 그 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보게 되므로,13) 무효로 된 특허에 대한 정정의 무효를 구하는 심판은
그 정정의 대상이 없어지게 된 결과 정정 자체의 무효를 구할 이익도 없어진
다.14) 또한 무효심결의 소급효에 따라 당해 특허권에 관한 침해소송이 계속 중
인 경우에는 그 소송에서는 청구 기각 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고, 이미 확정된
침해소송에 관해서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가 있으며,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에도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6호의
재심사유가 된다. 무효심결 확정 전에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등에 의하여 받은 금원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15)
무효심결에 의해 무효로 확정된 특허권의 권리관계 문제는 (1) 특허권자측의
권리행사에 귀책사유를 인정하여 권리자에게 책임을 인정할 것인지, (2) 특허권
침해가 인정되어 민·형사상 책임이 인정된 제3자에게 특허권 소멸에 따른 책
임의 배제를 인정할 것인지, (3) 특허권자와 제3자 사이의 약정에 기한 권리의
무관계의 회복을 인정할 것인지의 관점에서 검토해 볼 수 있다. 특허권의 소급
적 무효로 인한 권리관계 회복에 있어 그 대상권리가 특허권이라는 이유로 다른
법리가 인정되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차원에서 이 부분 확인은 의미 있다고 할
것이다.

11) 中山信弘/小泉直樹編, 新·註解特許法[第2版](下卷), 靑林書院, 2017, 2523頁.


12) 中山信弘, 前揭書, 249頁.
13) 무효심판에 의해 무효가 되었다는 것은 애초부터 특허성 요건을 갖추지 않아 등록되지
않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차호, “특허권의 소멸과 실시료 지불의무와의 관계”, 「성균관
법학」 제19권 제2호, 성균관대학교 비교법연구소, 2007, 227쪽.
14) 대법원 2011. 6. 30. 선고, 2011후620 판결.
15) 정상조/박성수 공편, 앞의 책, 396-397쪽; 사법연수원, 앞의 책, 290쪽.
8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1) 특허권자의 권리행사에 따른 책임 문제

1) 특허침해금지가처분

특허권침해금지가처분 신청에 따라 가처분 결정이 인용된 이후 특허권이 무


효심결에 의해 무효로 확정되었다면, 처음부터 특허권은 없는 것이 되어 특허권
자는 부당한 권리행사에 따른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할 것이다.
일반적인 보전소송에 있어 판례는 “가압류나 가처분 등 보전처분은 법원의
재판에 의하여 집행되는 것이기는 하나 그 실체상 청구권이 있는지 여부는 본안
소송에 맡기고 단지 소명에 의하여 채권자의 책임 아래 하는 것이므로, 그 집행
후에 집행채권자가 본안소송에서 패소 확정되었다면 그 보전처분의 집행으로
인하여 채무자가 입은 손해에 대하여는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집행채권자에게
고의 또는 과실이 있다고 추정되고, 따라서 부당한 집행으로 인한 손해에 대하
여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한다.16) 보전처분과 손해배상책임에 대한 이러
한 법리는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금지가처분에도 동일하게 인정되며,17) 대
법원 2007. 4. 12. 선고 2006다46360 판결,18) 서울지방법원 1995. 1. 17 선고
93가합34881 판결(확정), 서울지방법원 서부지원 1993. 12. 2. 선고 92가합
10050 판결(확정) 등 사건에서 예외적으로 귀책사유를 부정한 경우가 있으나

16) 대법원 2007. 11. 15. 선고, 2005다34919 판결; 대법원 2001. 9. 25. 선고, 2001다39947
판결;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52513 판결.
17)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 참고.
18) 원심은 그 채용 증거들에 의하여 판시와 같은 사실을 인정한 다음, 이 사건 가처분신청
당시 피고들은 원고의 이 사건 후행발명에 관한 실시가 선행발명에 관한 피고 1 주식회
사(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거나 후행발명이 피고 회사에게 속
하는 권리라고 믿었고, 그와 같이 믿을 만한 충분한 근거가 있었으며, 더욱이 이 사건
가처분의 경우에는 법원이 그 결정 전에 쌍방의 주장과 입장을 듣고 충분히 심리한 후에
가처분결정 여부를 결정하였다고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여 보면, 피고들이 이 사건 가처
분신청을 하고 그 집행을 함에 있어서 어떠한 고의나 과실은 없었다고 봄이 상당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부당가처분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배척하였는바, 원고와 피고 회사
와 사이의 이 사건 선행발명에 관한 양도계약의 내용,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그 동안
의 분쟁의 경과, 피고 회사가 이 사건 가처분신청을 하게 된 경위 등 기록에 나타난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조치는 옳은 것으로 수긍이 가고, 거기에 상고이
유의 주장과 같은 부당가처분의 고의·과실에 관한 법리오해나 판단누락, 채증법칙 위배
등의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9

그 이외의 사건에서는 일반 민사사건에서와 같은 취지에서 권리자의 가처분신


청에 대한 귀책사유를 인정한다.19)
무효사유가 있는 특허권에 기한 권리행사가 아니라 본안소송에서 특허침해가
부정되는 경우 침해금지가처분에 대한 귀책사유를 인정하는 판례의 태도를 고
려해 볼 때, 침해금지청구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었다면 특허권자에게 귀책사유가 있다고 보아 손해배상책임이 인정되는 것으
로 봄이 타당할 것이다.

2) 본안소송

특허권자는 침해자를 상대로 침해금지청구(특허법 제126조), 손해배상청구(제


128조)20)를 제기할 수 있는데, 그러한 권리행사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소급적으로 소멸하면 특허권자에게 책임을 인정할 것인지가 문제될 수 있다.
앞서 본 침해금지가처분의 경우와 달리, 민사 본안소송의 경우 재판청구권이
라는 헌법상 권리행사를 존중한다는 측면에서 “민사소송을 제기한 사람이 패소
판결을 받아 확정된 경우에 그와 같은 소의 제기가 상대방에 대하여 위법한 행
위가 되는 것은 당해 소송에 있어서 제소자가 주장한 권리 또는 법률관계가 사
실적·법률적 근거가 없고, 제소자가 그와 같은 점을 알면서, 혹은 통상인이라
면 그 점을 용이하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21)하는 등 소의 제기가
재판제도의 취지와 목적에 비추어 현저하게 상당성을 잃었다고 인정되는 경우
에 한한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22) 이러한 판례의 입장이 특허침해소송에

19) 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0다46184 판결; 대법원 1980. 2. 26. 선고, 79다2138, 2139
판결; 조영선, “특허의 무효를 둘러싼 민사상의 법률관계”, 「법조」 제55권 제3호(통권 제
594호), 법조협회, 2006, 101쪽에서는 “우리나라 판례 가운데, 특허권을 피보전권리로 한
가처분 집행으로 인하여 불법행위의 성립을 인정한 것은 많지 아니하나, 모두 본안소송
에서 패소한 권리자의 과실 추정을 엄격하게 관철하여 그 번복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고 한다.
20) 그 이외에 신용회복청구(특허법 제131조)도 가능하나, 손해배상청구와 법리적 차이가 없
다는 점에서 따로 논하지 않기로 한다.
21) 「통상인이라면 그 점을 용이하게 알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를 제기하는 경우」란 요건
은 고의에 비견될 중과실(경솔)에 대한 비난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는 견해로, 국순욱,
“부당제소와 손해배상”, 「민사법연구」 제8집, 대한민사법학회, 2000, 53쪽.
22) 대법원 2010. 6. 10. 선고, 2010다153636,15370 판결; 대법원 2002. 5. 31. 선고, 2001다
10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서만 달리 해석될 이유나 근거는 없고, 오히려 등록 특허권의 유효성을 신뢰한


특허권자에게 고의나 중과실 등이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특허권자의 본안소송
제기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소급하여 소멸하였다 하더라도 원칙적으
로 특허권자는 불법행위책임을 부담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23)
나아가, 부당한 소송제기로서 형사상 소송사기가 문제될 수도 있으나, “소송
사기는 법원을 기망하여 자기에게 유리한 판결을 얻음으로써 상대방의 재물 또
는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범죄로서, 이를 처벌하는 것은
필연적으로 누구든지 자기에게 유리한 주장을 하고 소송을 통하여 권리구제를
받을 수 있다는 민사재판제도의 위축을 가져올 수밖에 없으므로, 피고인이 그
범행을 인정한 경우 외에는 그 소송상의 주장이 사실과 다름이 객관적으로 명백
하거나 피고인이 그 소송상의 주장이 명백히 허위인 것을 인식하였거나 증거를
조작하려고 한 흔적이 있는 등의 경우 외에는 이를 쉽사리 유죄로 인정하여서는
안 된다. 그리고 소송사기가 성립하기 위하여는 제소 당시에 그 주장과 같은 채
권이 존재하지 아니한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주장의 채권이 존재하지 아
니하는 사실을 잘 알면서도 허위의 주장과 증명으로써 법원을 기망한다는 인식
을 하고 있어야만 하고, 단순히 사실을 잘못 인식하였다거나 법률적 평가를 잘
못하여 존재하지 않는 권리를 존재한다고 믿고 제소한 행위는 사기죄를 구성하
지 않는다.”는 판례의 취지를 고려해 볼 때,24) 무효심결이 사후적으로 확정되
었다고 하여 유효한 특허권에 기한 침해소송 등 제기를 소송사기로 볼 수는 없
을 것이다.25)

64486 판결; 대법원 2001. 2. 23. 선고, 98다26484 판결; 대법원 1999. 4. 13. 선고 98다
52513 판결.
23) 조영선, 앞의 논문, 99쪽(특허권은 국가기관인 특허청의 심사와 등록을 통하여 부여되는
권리이고, 등록이 무효로 되기 위해서는 특허무효심판의 확정이라고 하는 사법적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특단의 사정이 없는 한 특허권자로서는 자신의 권리가 적법, 유효한
것으로 믿고 이를 행사하는 것이 보통이며 특허가 무효라는 사정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
던 경우는 흔하지 아니하다. 따라서 일반적인 불법행위와는 달리 특허권자가 권리를 행
사한 것이 불법행위를 구성하기란 고의, 과실의 요건과 관련하여 한층 어려운 면이 있
다.) 참고.
24) 대법원 2018. 12. 28. 선고, 2018도13305 판결; 대법원 2003. 5. 16. 선고, 2003도373 판결.
25) 그 이외에 특허권 침해 주장에 따른 책임에 대해서는 대법원 2001. 10. 12. 선고, 2000다
53342 판결(제반 사정을 고려하여 손해배상책임 긍정); 대법원 1977. 4. 26. 선고, 76도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11

3) 형사고소에 대한 책임

특허권자가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형사 고소를 하였다가 그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한 고소로 인한 책임을 부담
하는지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
먼저, 허위의 사실을 신고한 것으로서 형법상 무고죄(형법 제156조)가 인정
되는지에 대해서 보면, 신고자가 알고 있는 객관적인 사실관계에 의하더라도 신
고사실이 허위라거나 또는 허위일 가능성이 있다는 인식을 하지 못하였다면 무
고의 고의가 부정되는바,26) 특허는 일단 등록된 이상 무효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심판에 의하여 무효로 한다는 심결이 확정되지 않는 한 대세적으로
무효로 되는 것은 아니고,27) 등록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무효로 확정되기
전까지는 특허권의 무효(따라서 특허권 침해가 허위라는 사실)에 대한 고의가
있다고 할 수 없어 무고죄는 인정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한편,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수사의 대상이 되어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의 행위가 불법행위라고
단정할 수 없”고,28) 같은 취지에서 “피고소인이 고소인이 고소한 피의사실로
기소되어 무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고 하더라도 그 고소가 권리의 남용이라고
인정될 수 있는 정도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닌 이상, 고소인
의 행위가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는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이다.29)
이러한 판례의 태도에 등록 특허권의 유효성에 대한 권리자의 신뢰의 정당성을
고려해 보면,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한 형사고소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
해 소멸하였다고 하더라도 권리자에게 불법행위책임이 인정된다고 보기는 어려
울 것이다. 실제 하급심에서는 실용신안권 침해를 이유로 한 형사고소 후 무효

2446 판결(내용증명발송 행위에 대해 업무방해죄 인정) 참고. 특허권 침해 상대방이 아


닌 상대방의 거래처에 특허권 침해를 단정하면서 제품취급 중단을 요구한 행위의 민사
상 책임을 긍정한 사례로는 대전고등법원 2010. 6. 24. 2010나1058 판결(확정) 참고.
26)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
27) 대법원 2012. 1. 19. 선고, 2010다95390 전원합의체 판결.
28) 대법원 2007. 4. 12. 선고, 2006다46360 판결;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29481
판결; 대법원 1994. 1. 25. 선고, 93다29556 판결.
29) 대법원 2006. 4. 28. 선고, 2005다29481 판결; 대법원 194. 1. 25. 선고, 93다29556 판결.
12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심결이 확정된 경우, 자신의 실용신안권을 침해할 여지가 없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었다고 보기는 어려우므로 그 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에 기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30)

(2) 특허권 침해가 인정된 제3자의 권리 회복

1) 민사적 책임의 회복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한 민사소송이 제기된 경우 침해소송이 계속 중인 경


우에는 그 소송에서는 청구 기각 판결을 하여야 할 것이고, 이미 확정된 침해소
송에 관해서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해석된
다.31)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초가 된 민사나 형사의 판
결, 그 밖의 재판 또는 행정처분이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바뀐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판결의 기초가 된 재판이나 행정처분이 그
후의 다른 재판이나 행정처분에 따라 확정적이고 또한 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
를 말하며,32) 여기에서 재판이 판결의 기초가 되었다고 함은 재판이 확정판결
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는 경우 또는 재판내용이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
의 자료가 되었고 그 재판의 변경이 확정판결의 사실인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
이 있는 경우를 말한다.33)

30) 서울고등법원 1989. 2. 24. 선고, 88나36880 판결(상고기각). 무효사안은 아니지만 실용


신안권 침해를 이유로 형사고소하였으나 이후 침해가 아니라는 심결을 받은 사안에서
서울고등법원 1995. 7. 26. 선고, 94나41210 판결(확정)은 “피고는 특허법률사무소에 원
고가 제작 판매하고 있는 자동석재연마기가 위 등록실용신안권을 침해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감정을 의뢰하여 위 특허사무소로부터 등록실용신안의 권리범위에 속한다는 내
용의 감정결과를 받아 이에 따라 원고를 서울 중부경찰서에 실용신안법위반으로 고소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 바, 이와 같은 이 사건 고소의 경위 및 내용과 경쟁업자 상호간의
진실에 기초한 비판과 선전 등은 어느 정도 용인되는 상거래의 관행 등에 비추어 그 주
장과 같은 행위가 고의 또는 과실로 허위사실을 유포한 것이라거나 사회통념상 위법성
을 지닌 행위라고 보기 어려워 피고에게 불법행위책임이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다.
31) 정상조/박성수 공편, 앞의 책, 396-397쪽; 사법연수원, 앞의 책, 290쪽.
32) 따라서, 판결의 전제로 된 행정처분의 적법여부에 관한 법원의해석이나 판단이 그 후 다
른 사건에서의 판례변경으로 그와 상반된 해석을 내렸다는 것만으로는 이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87. 12. 8. 선고, 87다카2088 판결).
33) 대법원 2019. 10. 17. 선고, 2018다300470 판결; 대법원 1996. 5. 31. 선고, 94다20570
판결.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13

이러한 법 규정 및 판례의 해석 기준에 의하면, 유효한 특허권의 존재를 전제


로 하여 특허권 침해가 인정되었다가 이후 해당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무효
로 확정되고 이로 인해 특허권이 소급하여 소멸하게 되면, 민사 판결의 기초가
된 행정처분(특허권 부여)이 바뀐 때에 해당하여 침해자는 재심에 의해 책임에
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대법원은 “행정소송법 제8조에
따라 심결취소소송에 준용되는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는 ‘판결의 기
초로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변경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다. 이는 판결의 심리·판단 대상이 되는 행정처분 그 자체가 그 후 다른 행
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 아니고, 확정
판결에 법률적으로 구속력을 미치거나 또는 그 확정판결에서 사실인정의 자료
가 된 행정처분이 다른 행정처분에 의하여 확정적·소급적으로 변경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고 하면서, “특허권자가 특허무효심판절차 내에서 정정청구를
하여 특허권 침해를 원인으로 하는 민사소송의 사실심 변론종결 이후에 위 정정
청구에 대한 심결이 확정되더라도, 정정 전 명세서 등으로 판단한 원심판결에
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8호의 재심사유가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하
고 있는데,34) 이는 등록 특허권의 존재에 대해서는 차이가 없고 다만 보호범위
가 달라진 경우에 대한 것으로서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소멸한 경우에는 당연히
재심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35)

2) 형사적 책임의 회복

특허권 침해를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았다가 그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 확정


에 의해 소급하여 소멸하게 되면, 형사소송법 제420조 소정의 재심사유가 된
다.36) 형사소송법 제420조 제6호에서는 “저작권,37) 특허권, 실용신안권, 디자
인권 또는 상표권을 침해한 죄로 유죄의 선고를 받은 사건에 관하여 그 권리에

34) 대법원 2021. 1. 14. 선고, 2017다231829 판결; 대법원 2020. 1. 22. 선고, 2016후2522
전원합의체 판결.
35) 같은 취지로 조영선, 앞의 논문, 109쪽.
36) 정상조/박성수 공편, 앞의 책, 396-397쪽; 사법연수원, 앞의 책, 290쪽.
37) 저작권은 산업재산권과 달리 등록 여부와 상관없이 창작과 동시에 권리가 발생하는데(저
작권법 제10조 제2항), 그러한 점에서 저작권에 대한 무효의 심결 또는 무효의 판결이 확
정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한 것은 의문이 있다.
14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대한 무효의 심결 또는 무효의 판결이 확정된 때”를 재심사유로 규정하고 있는


데, 민사소송법상 재심사유와 달리 등록 권리의 무효 확정을 재심사유로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제6호를 재심사유로 규정한 취지는 당연하게도, 무효의
심결 또는 판결이 확정되면 그 권리를 처음부터 존재하지 아니한 것으로 인정되
기 때문이다.38)
따라서 특허권 침해의 형사책임이 인정된 후 특허권에 대한 무효심결이 확정
되면 형사소송법상 재심사유에 해당하여 재심에 의해 무죄판결을 받을 수 있다
는 점에는 달리 이견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3) 특허권자와 제3자와의 관계

특허권자가 상대방으로부터 손해배상금 또는 실시계약에 의한 실시료 등을


받았을 때는 원칙적으로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이 통설이다.39) 유
효한 특허권의 존재를 전제로 손해배상청구나 실시료 등을 받았다가 이후 소급
하여 특허권이 소멸하였다면 처음부터 특허권이 없었던 것으로 간주되므로, 그
이전에 받은 손해배상이나 실시료는 부당이득으로서 반환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이와 관련하여 특허권자가 받은 실시료의 반환의무에 대해서는 뒤에서 좀더
상세히 다루기로 하고, 특허가 무효로 되기 전에 침해를 주장하여 제3자로부터
임의로 지급받은 금전은 법률상 원인 없이 취득한 급부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반환하여야 하는 것으로 이해되며 일본의 통설 또한 같다고 한다.40) 다만, 특허
권자가 확정판결이나 이에 준하는 채무명의에 기하여 집행하거나 이에 기하여
임의로 변제받은 경우 그 확정판결이 재심에 의하여 취소되지 않는 한 곧바로
부당이득이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이 판례의 태도인데,41) 이는 확정판결

38) 배종대/이상돈, 형사소송법(제5판), 홍문사, 2004, 824쪽; 이은모, 형사소송법(제2판),


박영사, 2011, 834쪽; 이재상/조균석, 형사소송법(제11판), 박영사, 2017, 813쪽.
39) 이두형, “特許權 侵害 관련 法的 攻擊·防禦手段에 관한 考察”, 「사법논집」 제43집, 법원
도서관, 2006, 640-641쪽.
40) 조영선, 앞의 논문, 98쪽.
41) 대법원 2001. 11. 13. 선고, 99다32905 판결; 대법원 2000. 5. 16. 선고, 2000다11850 판
결; 대법원 1995. 6. 29. 선고, 94다41430 판결; 대법원 1991. 2. 26. 선고, 90다6576 판결
등.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15

의 기판력 때문이다.42) 앞서 본 바와 같이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소급적으


로 소멸하게 되면 재심사유가 되므로, 제3자는 재심에 의해 확정판결을 취소한
후 이미 지급한 손해배상액을 부당이득으로 반환청구할 수 있다. 그리고 급부의
반환과 회복을 목적으로 하는 부당이득관계 이외에, 앞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특허권자의 고의나 과실 등 일정한 요건이 갖추어지면 특허권의 행사가 불법행
위를 구성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청구권은 발생원인과 근거, 책임의 범위 등에 있어 차이가 있는 경합관
계에 있다.43)
한편, 특허권 침해가 문제되어 권리자와 제3자 사이에 합의가 이뤄지고 그
합의에 따라 제3자가 특허권자에게 합의금을 지급한 후 무효심결이 확정되면,
화해계약의 취소가 문제된다. 화해계약은 화해당사자의 자격 또는 화해의 목적
인 분쟁 이외의 사항44)에 착오가 있는 경우가 아닌한 착오를 이유로 하여 취소
하지 못한다(민법 제733조). 따라서 만약 양 당사자가 특허권의 유효를 전제로
손해액에 대해서만 다툼이 있어 합의를 한 경우라면 이후 특허권 소멸을 이유로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있으나, 특허권의 유·무효에 대한 다툼이 있었는데 이를
화해의 대상으로 한 경우에는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 확정을 이유로 화해계약을
취소할 수 없다고 할 것이다.45) 참고로 실시계약의 착오취소 가부에 대해 판례

42) 이두형, 앞의 논문(주 91), 641쪽.


43) 조영선, 앞의 논문, 98쪽; 대법원 1993. 4. 27. 선고, 92다56087 판결(법률행위가 사기에
의한 것으로서 취소되는 경우에 그 법률행위가 동시에 불법행위를 구성하는 때에는 취
소의 효과로 생기는 부당이득반환청구권과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청구권은 경합하여
병존하는 것이므로, 채권자는 어느 것이라도 선택하여 행사할 수 있지만 중첩적으로 행
사할 수는 없다).
44) 화해의 목적인 분쟁 이외의 사항’이라 함은 분쟁의 대상이 아니라 분쟁의 전제 또는 기초
가 된 사항으로서, 쌍방 당사자가 예정한 것이어서 상호 양보의 내용으로 되지 않고 다
툼이 없는 사실로 양해된 사항을 말한다(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다227523,
227530 판결).
45) 조영선, 앞의 논문, 108-109쪽에서는 “특허의 유·무효를 두고 다툼을 벌이던 당사자가
상호 양보하여 그 중 일방이 타방에 대하여 실시료를 지급하고 발명을 실시하기로 화해
계약을 한 뒤, 특허의 무효가 확정되었다면, 실시권자는 착오를 이유로 화해약정을 취소
하고 실시료의 지급을 거절하거나 이미 지급한 실시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보아
야 한다. 왜냐하면, 그 경우 특허의 유·무효는 다툼의 대상이 되었던 사항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라고 한다.
16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는 “특허는 그 성질상 특허등록 이후에 무효로 될 가능성이 내재되어 있는 점을


감안하면,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계약의 대상인 특허의 무효가 확정되
었더라도 그 특허의 유효성이 계약 체결의 동기로서 표시되었고 그것이 법률행
위의 내용의 중요부분에 해당하는 등의 사정이 없는 한, 착오를 이유로 특허발
명 실시계약을 취소할 수는 없다”고 하였다.46)

Ⅲ.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무효로 확정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1. 부당이득반환 제도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이익을 얻고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를 가한 자는 그 이익을 반환하여야 한다(민법 제741조). 이러한
부당이득제도는 이득자의 재산상 이득이 법률상 원인을 결여하는 경우에 공
평·정의의 이념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 것이다.47)
우리 특허법 등에서는 부당이득반환에 대한 명문의 규정이 없지만 해석상 부당
이득반환의무가 인정된다는 점에 대해서는 달리 이견이 없고,48) 판례49) 및 일
본50)도 마찬가지이다.
부당이득반환은 (1) 법률상 원인 없이 (2) 타인의 재산 또는 노무로 인하여
(3) 이익을 얻고 (4) 이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해가 발생한 경우 인정되는 것이
다. 특허권이 유효하게 존재함을 전제로 특허권자가 제3자로부터 특허권 실시
에 대한 대가를 받았는데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판에 의해 소급적으로 소멸하게

46)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 42673 판결.


47)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
48) 송영식/이상정/황종환/이대희/김병일/박영규/신재호, 지적소유권법(상)(제2판), 육법
사, 2013, 678쪽.
49) 대법원 2016. 7. 14. 선고, 2014다82385 판결.
50) 中山信弘, 前揭書, 391頁에서는 인과관계 입증의 곤란으로 인해 부당이득반환청구의 경
우에는 실시료 상당액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17

되면 (1) 법률상 원인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고,51) (2) 인과관계는 사회관념상


그 연결이 인정되는 것으로 충분하고 직접적인 것일 필요는 없다는 기준(통
설)52)에 의할 때 이익과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도 인정된다.53) 그리고 (3) 부당
이득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인 ‘이익’을 얻은 방법에는 제한이 없어 가령 채무를
면하는 경우와 같이 어떠한 사실의 발생으로 당연히 발생하였을 손실을 보지
않는 것도 이익에 해당하고,54) 다만 부당이득반환에서 이득은 실질적인 이득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법률상 원인없이 타인의 차량을 점유하고 있다 하여도 이를
사용, 수익하지 않았다면 실질적인 이득을 얻었다고 할 수 없는 것이므로 부당
이득이 성립하지 아니한다.55) 이러한 법리에 의할 때 무효인 특허권에 기해 실
시료를 받은 경우에는 그 실시료 상당의 이익을 얻은 것으로 해석함에 문제가
없다고 할 것이다. 한편, (4) 수익이 있더라도 타인이 그로 인해 손해를 입지
않은 경우에는 부당이득이 성립하지 않는데,56) ‘이익’은 실질적인 이득으로 해
석하는 것과 달리 손해는 실질적인 손해가 아닌 통상 발생할 수 있는 손해면
족한 것으로 이해된다.57) 이러한 기준에 의할 때 무효인 특허권의 실시에 대해

51) 이호천, “특허권의 무효에 따른 실시료 지급의무”, 「지식재산연구」 제4권 제3호, 한국지식
재산연구원, 2009, 48쪽(특허실시계약의 경우 특허무효의 소급적 효력에 의하여 법률상
원인이 결여된다고 보는 것이 논리적이라는 견해); 임상민, “특허의 소급적 무효와 기지
불 실시료의 부당이득반환 허부”, 「사법」 제13호, 사법발전재단, 2010, 207쪽(특허가 소
급하여 무효로 된 경우 특허실시계약은 그 유형이 통상실시계약이건 전용실시계약이건
불문하고 특허실시계약 또한 소급하여 무효였다고 판단되므로, 결국 특허실시료는 유효
한 법률상 원인이 없었던 것). 이에 대해 실시계약이 원시적 이행불능으로서 무효가 아
닌 이상 기지급 실시료의 지불에는 실시계약이라는 법률상 원인이 있는 것이므로 이를
부당이득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견해가 있으나(김창권, “특허의 무효와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 여부”, 「사법」 제32호, 사법발전재단, 2015, 351쪽), 소급 무효의 법리에 비추어 이
론적 타당성을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단된다.
52) 김준호, 민법강의(제28판), 법문사, 2022, 1146쪽.
53)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채무자가 피해자로부터 횡령한 금전을 그대
로 채권자에 대한 채무변제에 사용하는 경우 피해자의 손실과 채권자의 이득 사이에 인
과관계가 있음이 명백하고) 참고.
54) 대법원 2017. 12. 5. 선고, 2017다225978, 225985 판결.
55) 대법원 1991. 10. 8. 선고, 91다22018, 22025 판결.
56) 김준호, 앞의 책, 1145쪽.
57) 대법원 2020. 5. 21. 선고, 2017다220744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1987. 9. 22. 선고,
86다카2151 판결 등.
18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실시료를 지급한 제3자는 실시료 상당액에 대한 손해를 입은 것으로 보여진다.


앞에서는 특허권이 무효심결 확정에 의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의 여러
가지 권리관계에 대해 살펴보았는데, 일반적인 무효의 법리가 적용될 뿐 그 대
상이 특허권이라고 하여 등록 권리의 유효성에 대한 신뢰의 정당성 인정 이외에
책임인정 여부나 범위 등에 있어 특별한 법리가 있는 것은 아님을 확인했다. 그
리고 특허권 실시계약에 따른 실시료 지급과 특허권의 소급적 소멸로 인한 원상
회복의 관계에서만 유독 달리 해석할 법리적 근거는 찾아볼 수 없고, 따라서 부
당이득법리의 충실한 적용이 마땅하다고 생각된다.

2. 실시료 반환의무에 대한 견해 대립과 판례의 태도

특허권 실시계약 체결과 그에 따른 실시료 지급(또는 지급 약정) 이후 특허권


이 무효심결 확정에 의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실시료 지급 의무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견해대립이 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기존 연구들58)에서 잘 정
리하고 있기 때문에 간략히만 살펴보면, 특허가 소급무효로 되었다고 하여 급부
의 내용이 원시불능으로 되는 것이 아니므로 이미 지급한 실시료 역시 반환할
의무가 없다고 하는 입장(반환부정설)59)과 특허가 무효로 되면 실시권 설정계
약도 원시적 급부불능으로 되거나 원시불능이 아니라도 계약해제 또는 위험부
담의 법리를 거쳐 이미 지급한 실시료를 부당이익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반
환긍정설)이 있다.60) 그리고 통상실시권의 경우 실시료 반환의무가 없으나, 전

58) 김원준, “특허무효에 기한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에 관한 연구”, 「법학논총」 제36권


제1호, 전남대학교 법학연구소, 2016, 872쪽 이하; 정차호, “특허권의 소멸과 실시료 지
불의무와의 관계”, 「성균관법학」 제19권 제2호, 성균관대학교 비교법연구소, 2007, 233쪽
이하; 유대종/김윤명, “특후무효와 특허실시료 반환과의 관계”, 「산업재산권」 제27호, 한국
지식재산학회, 2008, 266쪽 이하; 박영규, “특허의 무효와 특허실시계약의 효력”, 「비교사
법」 제16권 제1호, 한국비교사법학회, 2009, 479쪽 이하; 문선영 “특허의 무효로 인한 특
허실시계약의 법률관계 – 기지급 실시료 반환 의무 및 특허실시계약의 취소 가부를 중심
으로”, 「상사판례연구」 제23집 제1권, 한국상사판례학회, 2010, 668쪽 이하; 이호천, 앞의
논문, 38쪽 이하; 김창권, “특허의 무효와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 여부”, 「사법」 제32호, 사
법발전재단, 2015, 338쪽 이하 등.
59) 박영규, 앞의 논문, 490쪽; 김원준, 앞의 논문, 892면; 김창권, 앞의 논문, 351쪽 등.
60) 조영선, “특허의 무효가 실시계약에 미치는 영향”, 「법률신문」 2016. 4. 18.,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19

용실시권에 대하여는 통상실시권에 적용되는 법리를 적용할 것이 아니라 특허


권의 양도 후 해당 특허가 무효로 된 경우의 법률관계와 유사하게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도 있다.61)62) 일본에서도 적극설,63) 소극설,64) 절충설65)이
있고 판례도 나누어져 있다.66)
우리 판례는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 대상인 특허가 무효
로 확정되면 특허권은 특허법 제133조 제3항의 규정에 따라 같은 조 제1항 제4
호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간주된다. 그러나 특허발명 실
시계약에 의하여 특허권자는 실시권자의 특허발명 실시에 대하여 특허권 침해
로 인한 손해배상이나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없게 될 뿐만 아니라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기 이전에 존재하는 특허권의 독점적·배타적 효력에 의하여 제3자의 특
허발명 실시가 금지되는 점에 비추어 보면, 특허발명 실시계약의 목적이 된 특

<https://m.lawtimes.co.kr/Content/Info?serial=105185>(2022. 11. 13. 최종방문).


61) 조영선, 앞의 논문(주 47), 93쪽(특허등록이 무효로 된 경우 통상실시권자는 이를 반환받
을 수 없는데 비하여 전용실시권자는 이미 지급한 실시료를 모두 반환받을 수 있다는
것에 형평상 의문이 제기될 수도 있다. 그러나 전용실시권은 독점, 배타적 권리이므로
전용실시권자는 제3자의 침해행위에 대하여 독자적으로 배상청구를 할 수 있는 바, 전용
실시권자가 제3자로부터 배상을 받은 뒤 특허가 등록무효로 되면, 전용실시권자는 스스
로 그와 같이 취득한 배상금을 부당이득으로 반환하여야 한다. 반면, 통상실시권자는 제
3자에 대하여 금지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을 행사할 수 없고, 특허권자가 통상실시권자
를 위하여 제3자에게 금지권의 행사를 하거나 손해배상을 받았다면 제3자에 대하여 부
당이득반환이나 손해배상 채무를 부담하는 것 역시 특허권자 본인이며, 통상사용권자는
이를 위하여 스스로 금전을 출연할 여지가 없다는 점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 이외에
실시계약상 계약체결의 목적이나 경위에 비추어 계약을 유형적으로 고찰해야 한다는 견
해로 이호천, “특허권의 무효에 따른 실시료 지급의무”, 「지식재산연구」 제4권 제3호, 한
국지식재산연구원, 2009, 48쪽 이하.
62) 우리나라 견해들에 대한 좀더 자세한 소개는 이충훈, “특허의 무효와 특허실시계약의 효
력에 관한 연구 : 민법의 관점에서”, 「법조」 통권 제639호, 법조협회, 2009, 367-371쪽
참고.
63) 雨宮正彦, “實施契約”, 裁判實務大系(第9卷-工業所有權法), 靑林書院, 2001, 388頁.
64) 실시권자는 실시권에 사실상 이익을 얻었으므로 손해발생이 부정된다는 견해로 石川義
雄, “實施契約中の無效と不當利得返還請求權”, 特許判例百選(第2版), 有斐閣, 1985,
155頁.
65) 원칙적으로 반환의무를 부정하고 예외적으로 특허권이 사실상 유명무실하여 기대된 이
익을 얻을 수 없었던 경우에는 부당이득반환을 긍정하는 견해이다(吉藤幸朔, 特許法槪
說(第13版), 有斐閣, 1998, 602頁).
66) 정상조/박성수 공편, 앞의 책, 397쪽; 조영선, 앞의 논문, 70쪽 이하.
20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닌 한 특허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


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무효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 따
라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거나 그 밖에 특허발명 실시계
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가 특허발명 실시계약에 따라
실시권자로부터 이미 지급받은 특허실시료 중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는 기간에 상응하는 부분을 실시권자에게 부당이득으로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할 수 없다.”고 하였고,67) 같은 취지로 판시하면서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에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었더라도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거나68) 그 밖에 특허발명 실시계약 자체에 별도의 무효
사유가 없는 한, 특허권자는 원칙적으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유효하게 존재하
는 기간 동안 실시료의 지급을 청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69)

3. 실시료 반환의무 및 범위에 대한 검토70)

67)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42673 판결.


68) 존속기간 만료 후까지 통상실시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약정하였다 하여도 존속기간 만료
이후의 약정 부분은 그 이행이 원시적으로 불가능하여 무효라는 것이 판례이다(대법원
1996. 5. 10. 선고, 95다26735 판결).
69) 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다287362 판결(원고와 피고는 2011. 6.경 구두로 “원고는
피고에게 이 사건 발명에 관한 통상실시권을 허락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실시료로 월
650만 원을 지급한다.”는 이 사건 약정을 하였다. 피고가 2014. 3. 1.부터 실시료 지급을
지체하여 원고는 2014. 5. 21. 이 사건 약정을 해지하였다. 원심은 이러한 사실관계를
기초로, 그 이후에 이 사건 발명이 무효로 확정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약정이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어 원고와 원고 승계참가인의 미지급 실
시료 청구가 권리남용에 해당하지 않고, 피고는 2014. 3. 1.부터 계약이 해지된 2014. 5.
21.까지 미지급 실시료 17,403,225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하였다. 그 밖에 이
사건 약정 자체에 별도의 무효사유가 있었다고 볼 만한 사정도 없다. 원심의 판단은 위
에서 본 법리에 비추어 정당하고,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특허권 남용에 관한 법리를 오
해하거나 전부명령의 효력을 잘못 판단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70) 기지급 실시료 이외에 미지급 실시료의 지급의무도 문제가 되나, 특허권의 소급무효로
인해 실시료는 부당이득이 되어 반환해야 한다는 입장에서는 미지급 실시료를 지급할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21

(1) 기지급 실시료의 부당이득 해당성

실시계약 이후 무효심결 확정에 의해 특허권이 소멸된 경우의 실시료 반환이


민법 제741조의 부당이득반환 대상에 해당하는지는 앞서 본 법리적 검토에서
살펴본 바와 같다. 즉, 제741조의 요건이 잘 충족되는 것이고, 다른 법률관계에
서도 그 대상이 특허권 등 지식재산권이라고 하여 달리 해석하지 않고 있다. 그
런데 부당이득반환을 부정하는 견해나 우리 판례를 보면,71) 법률관계의 혼란을
방지하기 위하여 소급효를 제한해야 한다는 이유도 있으나,72) 실시권자는 실시
계약에 의해 사실상 이익을 얻었기 때문에 손해 발생이 부정되므로 부당이득반
환의무가 없다는 것이 주된 근거로 이해된다.73) 즉,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주장
을 당하지 않고 제3자의 실시가 금지되어 실시권자는 실시료 지급에 상응하는
실시이익을 얻은 것이어서 손해가 없다는 취지이다.
하지만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주장을 당하지 않고 실시하였다는 점은 애초에
등록적격이 없어 등록이 되지 않았어야 하는 특허였다는 점74)에서 수긍하기 어
려운 근거이고,75) 제3자의 실시가 금지된다는 것은 특허권자와 실시자 사이의
부당이득반환과 직접 관련이 없다. 예를 들어, 특허권이 특허권자와 실시자에게
만 필요한 기술인 경우76)에도 동일한 기준을 적용할 것인지 의문이지 않을 수

필요가 없다고 해석된다. 따라서 이하에서는 전자를 중심으로 검토하기로 한다.


71) 이하에서는 우리 판례의 판시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72) 石村智, “實施契約”, 新・裁判實務體系 知的財産關係訴訟法, 靑林書院, 2004, 365頁.
73) 吉藤幸朔, 前揭書, 685頁; 吉藤幸朔, 特許法槪說(第12版), YOU ME 특허법률사무소
역, 대광서림, 1999, 685쪽; 정차호, 앞의 논문, 233쪽
74) 정차호, 위의 논문, 227쪽.
75) 특허권의 실시권자에게는 실시료 지급이나 실시 범위 등 여러 제한 사항이 부가되는 것
이 일반적이므로, 실시권자는 무효심판을 통해 특허에 대한 무효심결을 받음으로써 이러
한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고, 따라서 실시권자가 특허권자로부터 권리의 대항을 받거나
받을 염려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무효심판을 청구할 수 있는 이해관계가 소멸되었다고
볼 수 없다는 판례(대법원 2019. 2. 21. 선고, 2017후2819 전원합의체 판결, 같은 취지의
미국 판례로 Lear, Inc. v. Adkins 395 U.S. 653, 671, 674 (1969))와도 배치되는 측면이
있다.
76) 등록된 특허권 중 사용되지 않거나 특정 주체에게만 필요한 특허도 충분히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우리나라 국책연구소들이 보유한 특허 중 어떠한 피인용이나 사업화
등에 활용되지 못하는 이른바 ‘장롱특허’ 비율이 2013년 66.4%, 2014년 68.6%, 2014년
71.6%에 이른다고 한다(류경동, 특허가 들려주는 미래 특허토커, 한국경제신신문i,
22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없다. 특허권자는 무효인 특허권의 실시에 대한 대가를 받은 것이어서 이익을


얻은 것이 분명하다. 다음으로 손해의 관점에서 볼 때, 제3자는 원래 지급할 필
요가 없는 실시료를 지급한 것으로 그 지급액 자체가 손해라고 할 것이다.77)
한편 판례는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의 대상인 특허권이 무효
로 확정된 경우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결 시부터 무효로 되는지는 특허권
의 효력과는 별개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고 있으나,78) 그러한 해석의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만약 이러한 판례의 태도를 관철하게 되면, 소유권을 취득
한 사람이 제3자로부터 소유물에 대한 이용 대가를 받았다가 이후 소유권 취득
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소유권자는 이미 받은 이용 대가를 부당이득으
로 반환할 필요가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이는 부당이득법리에 반하는
것이다. 즉,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였고 그러한 무효인 특허권에 기해 받
은 실시료 중 특허권자에게 현존 이익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그 이익을 실시권
자에게 귀속시키지 않고 특허권자가 보유하게 된다면 이는 공평·정의의 이념
에 근거하여 이득자에게 그 반환의무를 부담시키는79) 부당이득반환제도의 취
지에 반한다. 뿐만 아니라 현재의 판례에 의하면 무효율이 높은 우리나라의 현
실80)을 고려해 볼 때, 특허권자는 가급적 실시료 수입을 추구할 유인이 높아지
고, 또한 제3자의 침해행위에 대해 손해배상청구가 아닌 과거의 실시행위에 대
해 실시계약을 체결하여 실시료 명목으로 대가를 받으면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더라도 부당이득반환 의무가 없게 되는 것인지 등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81) 정당하게 실시계약을 맺고 특허발명을 실시하는 실시권자와 무단
실시자와의 형평에도 반한다82)는 점도 부인하기 어렵다. 한편, 전용실시권과

2016, 217-218쪽).
77) 임상민, 앞의 논문, 208쪽에서는 “특허실시료의 지급 자체가 피해자의 손실이고 이득자
의 이익에 해당하므로 그 이외의 사정을 고려할 필요가 없는 것”이라고 한다.
78) 대법원 2019. 4. 25. 선고, 2018다287362 판결; 대법원 2014. 11. 13. 선고, 2012다42666,
42673 판결.
79) 대법원 2003. 6. 13. 선고, 2003다8862 판결.
80) 서울경제, “무효율 일본의 3배…국내 특허 '속 빈 강정'”, 2021. 06. 27.(5년 평균 무효율
47%…日은 16%), <https://www.sedaily.com/NewsView/22NSTUZ9O3>).
81) 앞서 본 절충설적 입장(전용실시권의 경우와 통상실시권의 경우를 구분하는 견해)도 같
은 연장선상에서 해석상 어려움을 보여주는 것으로 생각된다.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23

통상실시권을 그 성질을 토대로 구분하는 견해도 일응 수긍할 부분이 있으나,


무효인 권리에 기한 실시계약과 그에 따른 실시료 지급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기 때문에 달리 취급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83)
이와 같이 부당이득반환의 법리와 무효심결 확정에 의한 특허권의 소급적 무
효 법리를 충실히 해석·적용하면 실시료의 반환이 자연스러운데, 그럼에도 불
구하고 실시료 반환을 부정하는 견해나 판례가 있는 것은 앞서 언급한 바와 같
이 사실상 실시권자가 실시료에 상응하게 침해의 우려 없이 발명을 실시하여
이익을 얻었다는 점을 고려한, 즉 구체적 타당성을 찾기 위한 해석론으로 이해
된다.84) 실시권자가 실시료 지급에 상응하는 일응의 이익을 얻었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해석의 타당성을 수긍해 볼 수 있지만, 첫째, 일률적으로 실시료의
반환을 부정하는 것이 오히려 구체적 타당성을 저해할 수도 있다. 특허권의 가
치가 사실상 무의미하거나 실시계약에 의해 실시권자가 얻은 이익이 전혀 없는
경우 등 다양한 경우가 있을 수 있는데, 그러한 경우에도 일률적으로 반환을 부
정하게 되면 오히려 특허권자가 부당이득을 취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85) 둘째,
부당이득반환의 범위에 대해 민법 제747조에서 규정하고 있고 이에 대한 판례
도 있으므로, 구체적 타당성은 그러한 반환 범위의 문제로 검토하는게 타당하
다. 셋째, 경우에 따라서는 부당이득의 반환 자체를 부정하는게 필요한 경우도
있을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우리 민법은 제742조부터 제746조까지 부당이득반
환의 예외를 규정하고 있어 그 규정의 적용 및 활용을 고민해 볼 수 있다.

82) 近蕂專嗣, “實用新案登錄の無效確定と旣拂實施料の返還請求”, 「判例ライセンス法(山上


和則 先生 還曆 記念)」, 發明協會, 2001, 395-396頁.
83) 같은 취지로, 유대종/김윤명, 앞의 논문, 274쪽 이하; 이호천, 앞의 논문, 48-49쪽(특허가
무효인 경우에는 통상실시권이든 전용실시권이든 실시권 설정계약은 일응 무효가 된다
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84) 공평과 정의를 이념으로 하는 부당이득제도의 취지상 수익자인 실시권 허락자에게 기지
급 받은 실시료를 그대로 갖게 하는 것을 정당화할 만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을 부정할 여지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견해(이호천, 앞의 논문,
49쪽)도 같은 취지라고 보여진다.
85) 이러한 점에서 실시계약상 계약체결의 목적이나 경위에 비추어 계약을 유형적으로 고찰
해야 한다는 견해(이호천, 앞의 논문, 48쪽 이하)나 일본의 절충설이 타당한 측면이 있다.
24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2) 부당이득의 반환 범위

실시계약 이후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되면 기지급 실시료는 부당이득


이 되어 이를 반환해야 하는데, 그 반환 범위는 민법 제747조 이하를 중심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 부당이득이 성립하는 경우 선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
이 현존한 한도에서 반환의 책임이 있고(제748조 제1항), 악의의 수익자는 그
받은 이익에 이자를 붙여 반환하고 손해가 있으면 이를 배상하여야 한다(제748
조 제2항).
특허권의 성질상 무효심결이 확정되지 않으면 특허권의 유효를 신뢰한 특허
권자는 선의로 봄이 타당하고,86) 따라서 무효심결이 확정되더라도 특허권자는
그 받은 이익이 현존하는 한도에서 배상하면 된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다른
경우87)와 달리 금전에 대해서는 현존이익을 추정하는데88) 특허권자는 이미 받
은 실시료의 사용사실(다른 기술에의 투자 등)을 충분히 입증하여 그 반환책임
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득의 범위에 대해서도 수익자가
그 법률상 원인 없는 이득을 얻기 위하여 지출한 비용은 수익자가 반환하여야
할 이득의 범위에서 공제되는데,89) 따라서 특허권자가 실시계약을 통한 실시료
수익을 얻기 위한 지출한 비용 등도 반환범위에서 모두 공제될 수 있다.
나아가, 법률상 원인없이 이득을 얻었다 하더라도 그로 인하여 타인에게 손
해가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그 타인은 부당이득반환청구권자가 될 수 없으
며,90) 손해가 있는 경우라도 손실액이 이득액보다 적을 경우에는 손실액의 한
도에서만 이득액을 반환할 의무가 있다.91) 따라서 특허권 실시계약 후 특허권
이 소급적으로 소멸한 경우, 실시권자는 실질적으로 실시에 따른 이익이 인정될

86) 대법원 2010. 10. 28. 선고, 2009도4949 판결 참고.


87) 대법원 1970. 2. 10. 선고, 69다2171 판결.
88)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7다20440 판결; 대법원 1996. 12. 10. 선고, 96다32881 판
결 등.
89) 대법원 1995. 5. 12. 선고, 94다25551 판결(정당한 권원 없이 타인 소유 임야에서 굴취한
토석을 제방성토 작업장에 운반·사용하고 그 재료비, 노무비, 경비 등을 합하여 토석성토
대금으로 받은 경우, 노무비, 경비 명목 부분을 반환이득의 범위에서 제외한 사례) 참고.
90) 대법원 1970. 11. 24. 선고, 70다1012 판결.
91) 대법원 1982. 5. 25. 선고, 81다카1061 판결.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25

수 있고(다만, 앞서 본 부정설이나 우리 대법원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형식적으


로 실시권자가 특허권자의 침해 주장이나 제3자의 실시를 배제하여 발명을 실
시했다는 것이 아니라, 해당 특허발명의 실시로 인해 실제 얻은 이익이 얼마인
지를 말하는 것임) 그렇다면 이미 지급한 실시료에서 자신이 특허발명의 실시로
얻은 이익액을 공제한 금액을 손해의 한도로 하여, 실시료의 반환을 청구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할 것이다.92)

(3) 부당이득반환의 예외

부당이득이 성립되면 그 이득을 반환함이 원칙이나, 우리 민법에서는 제742


조(비채변제), 제743조(기한전의 변제), 제744조(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
제), 제745조(타인의 채무의 변제), 제746조(불법원인급여) 등 부당이득이지만
반환이 부정되는 예외를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실시계약에 따른 실시료 지급
이후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의 반환을 부정해야 한다면,
부당이득자체의 성립을 부정할 것이 아니라(법리적으로 무리가 있음) 현행법상
반환의 예외 사유를 검토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민법상 부당이득반환의 예외 규정을 살펴보면, 실시료의 반환 예외 해당성은
제744조(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와 관련이 있다고 판단된다. 일반적으로
동 규정이 적용되는 경우로는 법률상 의무 없는 자가 그 의무가 있는 것으로
잘못 알고 부양을 하거나, 시효로 소멸한 채권을 모르고 변제한 경우를 들고 있
고,93) 판례는 “경과실이 있는 공무원이 피해자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
하지 아니함에도 피해자에게 손해를 배상하였다면 그것은 채무자 아닌 사람이
타인의 채무를 변제한 경우에 해당하고, 이는 민법 제469조의 ‘제3자의 변제’
또는 민법 제744조의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한다고 판시한
다.94)

92) 같은 취지로 유대종/김윤명, “특후무효와 특허실시료 반환과의 관계”, 「산업재산권」 제27


호, 한국산업재산권법학회, 2008, 275쪽.
93) 김준호, 앞의 책, 1149쪽.
94) 대법원 2014. 8. 20. 선고, 2012다54478 판결.
26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실시료 지급 이후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기지급 실시료가 도


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해당하는지는 단정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으나, 특
허권의 소급적 소멸에 의해 실시료는 비채변제가 되는 것이고 다만 그 지급이
‘도의관념에 적합한 것인지’가 문제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판례는 “‘민법’ 제744조가 정하는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
제에 있어서 그 변제가 도의관념에 적합한 것인지 여부는, 객관적인 관점에서
그 비채변제의 급부가 수령자에게 그대로 보유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
합하는 것”이라고 판시하고 있고,95) 민법 제746조에 대해 명문 규정(불법원인
이 수익자에게만 있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과 달리 불법원인이 수익자와
급여자 모두에게 있다 하더라도 수익자의 불법성이 급여자의 그것보다 현저히
커서 급여자의 반환청구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에는 급여자의 반환청구가 허용된다고 판시하고 있다.96) 즉, 부당이
득반환의 예외 규정 적용에 있어서도 구체적 타당성을 추구하여 해석론을 전개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민법 제744조의 규정 및 관련 판례 법리를 고려해 볼 때, 실시계약에
따라 실시권자가 충분하게 이득을 얻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특허권이
소급적으로 소멸하였다는 이유로 기지급 실시료의 반환을 긍정하는 것이 부당
하고 특허권자가 실시료를 그대로 보유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경우라면, 실시료 지급은 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로 보아 그 반환을 부정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이 기지급 실시료의 부당이득 해당성을 긍정하고, 구체적 타당성은
반환범위 및 부당이득반환의 예외 법리를 토대로 검토하는 것이 부당이득 자체
를 부정하는 것보다 법리적 정합성과 구체적 타당성 실현에 더 부합하는 것이라
고 생각된다.

95) 대법원 2008. 10. 9. 선고, 2007다67654 판결.


96) 대법원 2007. 2. 15. 선고, 2004다50426 전원합의체 판결.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27

Ⅳ. 결론

등록된 특허권에 무효의 하자가 있는 경우 무효심판절차를 통해 특허권의 효


력을 소멸시킬 수 있다. 무효심결의 확정에 의해 등록특허권은 처음부터 없었던
것으로 본다고 특허법에서 명문으로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특허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인정되었던 법률관계는 소급하여 재정리되어야 한다. 특허권이 유효함
을 전제로 특허권침해가 인정되고 이를 전제로 민사상, 형사상 책임을 부담하였
다면 민사적 책임은 원상회복되어야 하고, 형사적 책임은 당연히 재심에 의해
무죄가 되어야 한다.
이러한 연장선상에서 특허권이 유효함을 전제로 실시계약을 체결하고 실시료
를 지급받았다면, 그 이후 특허권이 무효심결에 의해 무효가 되면 특허권자가
받은 실시료는 부당이득으로 반환해야 한다는 해석이 매우 자연스럽다. 그런데
대법원은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체결된 이후에 계약의 대상인 특허권이 무효로
확정된 경우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계약 체결 시부터 무효로 되는지는 특허권의
효력과는 별개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하면서, 특허발명 실시계약을 체결하면 특
허권자는 실시권자의 특허발명 실시에 대하여 특허권 침해로 인한 손해배상이
나 그 금지 등을 청구할 수 없고, 특허가 무효로 확정되기 전에는 특허권의 독
점적·배타적 효력에 따라 제3자의 특허발명 실시가 금지되는데, 이러한 점에
비추어 특허발명 실시계약의 목적이 된 특허발명의 실시가 불가능한 경우가 아
니라면 특허 무효의 소급효에도 불구하고 그와 같은 특허를 대상으로 하여 체결
된 특허발명 실시계약이 그 계약의 체결 당시부터 원시적으로 이행불능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특허 무효가 확정되면 그때부터 특허발명 실시계
약은 이행불능 상태에 빠지게 된다고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판단은 부당이득반환의 일반적 법리에 맞지 않을뿐더러 애초에
무효의 하자가 있어 등록적격이 없는 특허권으로 취득한 부당한 이익의 보유를
정당화시키고, 그 이외의 손해배상청구나 형사상 책임과 달리 취급하여 형평에
도 반한다는 문제가 있다. 더욱이 우리나라는 무효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특징이
있다. 만약 이러한 판례의 입장이 그대로 받아들여진다면 특허권자는 특허 등록
28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이후 가급적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여 실시료 수입을 얻고자 할 유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사후적으로 특허가 무효로 되더라도 다른 책임은 다 원상회복시키
면서 실시료 수익에 대해서는 부당이득반환의무를 부정하기 때문이다.
부당이득반환의무는 당연히 인정해야 하고 다만 민법 제747조 이하 및 관련
판례 해석론에 따라 실시료의 반환범위를 판단하고, 나아가 실시료를 특허권자
가 그대로 보유되는 것이 일반인의 법감정에 부합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
는 제744조(도의관념에 적합한 비채변제)에 따라 그 반환을 부정하는 것이 법
리적 정합성과 구체적 타당성 실현에 더 부합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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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발명 실시계약 체결 이후 특허가 소급적으로 무효가 된 경우 부당이득반환의무 31

<ABSTRACT>

Restitution of Unjust Enrichment if the Patent Becomes


Invalid Retroactively after the Conclusion of the License
Agreement for the Patented Invention

Kang, Myung-Soo*

If there is a defect in the invalidity of the registered patent right,


the patent right may be extinguished through the invalidation trial
procedure. The Patent Act clearly stipulates that the registered patent
right is deemed not to have existed from the beginning by the
confirmation of the invalidation trial decision. Therefore, the legal
relationship recognized on the premise that the patent right is valid
must be rearranged retroactively. If a patent infringement is
recognized on the premise that the patent right is valid, and civil and
criminal liability are assumed on the premise, civil liability must be
restored, and criminal liability must be acquitted by retrial.
In this extension, if a license agreement is concluded and royalty is
paid on the premise that the patent right is valid, then it is very
natural to interpret that if the patent right is invalidated by the
invalidation trial decision, the royalty received by the patentee should
be returned as an unfair advantage. However, the Supreme Court
holds that, notwithstanding the retroactive effect of invalidity of the
patent, the patentee may, in principle, unless the license for the
patented invention was in a state of fundamental impossibility or

* Professor, Pusan National University Law School.


32 IP & Data 法 제2권 제2호

there is no other reason for invalidation in the license itself, request


the payment of royalties during the period of validity of this period.
However, this judgment not only does not conform to the general
law of the return of unjust enrichment, but also justifies the holding
of unjust enrichment acquired through patent rights that are not
eligible for registration due to a defect in the invalidity retroactively.
And there is a problem that it is against equity by treating it
differently from other claims for damages or criminal liability.
Moreover, Korea is characterized by relatively high rate of invalidity.
If this position of precedent is accepted as it is, the incentive for
patent holders to enter into a license agreement as much as possible
after patent registration to obtain royalties income is bound to
increase. This is because even if the patent is invalidated ex post, it
denies the obligation to return unjust enrichment for royalties while
restoring all other responsibilities.
The duty to return unjust enrichment should be recognized,
however, it would be reasonable to find specific validity by setting the
scope of return differently depending on whether it was in good faith
or bad intentions. I look forward to a forward-looking attitude
change in the case law in the future.

keywords Patent, License Agreement, Ordinary License, Exclusive


License, Restitution of Unjust Enrich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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