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8

서 울 행 정 법 원

제 1 1 부

판 결

사 건 2019구합59882 공매처분무효확인

원 고

피 고

피고보조참가인

변 론 종 결 2021. 4. 9.

판 결 선 고 2021. 4. 30.

주 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을 포함하여 원고가 부담한다.

청 구 취 지

피고가 2019. 3. 25.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에 대하여 한 공매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

다.

이 유

- 1 -
1. 기초사실

가. □□□ 전 대통령은 1996. 12. 16. 서울고등법원에서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

법률위반(뇌물)죄 등으로 무기징역형 및 추징금 220,500,000,000원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1997. 4. 17. 확정되었다.

나. □□□ 소유였던 서울 서대문구 ○○동 소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에 관하여 2003. 4. 24. 강제경매가 개시되었고, 2003. 12. 12. □□□의 처남인

○○○이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 받았다.

다. □□□의 셋째 며느리인 원고는 2013. 4. 2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자신의

앞으로 2013. 4. 23.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라. □□□이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자 대한민국은 2013. 9. 16. 이 사건 부동산을 압

류하였다.

마. 서울○○지방검찰청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공매를 피고에게 의뢰하였다. 피고

는 2018. 12. 19. 위 부동산을 인접 부동산(서울 서대문구 ○○동 **-*, **-**, **-**

토지 및 그 지상 건물)과 함께 일괄 공매한다고 공고하였고, 2019. 2. 8.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공매통지서를 송달하였다.

바. 피고는 2019. 3. 25. 이 사건 부동산을 매각하기로 결정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

분’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5호증, 을나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

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남편의 외삼촌인 ○○○이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말을 듣고 돈

- 2 -
을 마련하여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게 되었는데, 이때 이 사건 부동산이 공무원범죄

에 관한 몰수 특례법상 불법재산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다. 따라서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가 적용되지 아니한다.

나. □□□에 대한 추징금 집행의 일환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강제경매절차가

이루어졌고, ○○○이 그 경매절차에서 이 사건 부동산을 매입하였다. 위 경매절차를

통하여 이 사건 부동산의 매수대금이 추징금으로 회수되었으므로, 이로 인한 매수를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가 정한 ‘범인 이외의 자가 그 정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을 취득’한 행위로 볼 수 없다.

다. 원고가 ○○○으로부터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것이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에 해당한 것이라고 본다면, 동일한 부동산에 대하여 소유권 변동에

따라 계속하여 추징금 집행이 가능하다는 결론으로 이어져 부당하다. 따라서 이미 추

징금 집행으로 매각된 재산은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에서 정한 ‘불

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라. 형사소송법 제477조 제4항에 따라 검사가 추징금을 국세체납처분의 예에 따라

집행할 수 있지만, 국세징수법에서는 납세자의 재산만을 압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추징금의 체납자가 아닌 원고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는 집행할 수

없다.

마. 위와 같은 이유로 검사가 한 압류처분은 무효이고, 이러한 하자는 후행처분인 이

사건 처분에도 승계되어 이 사건 처분 역시 무효이다.

2.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주장의 요지

- 3 -
1) 이 사건 처분에 관하여 행정소송을 제기하기 위해서는 국세기본법에 따른 심사

청구나 심판청구 등 적법한 전심절차를 거쳤어야 했는데, 원고는 이러한 전심절차를

거치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

2) 이 사건 처분은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따라 다른 절차에 의하여 불복할 것을

예정하고 있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될 수 없다.

3) 원고가 주장하는 압류처분의 위법성은 형사소송법 제489조에 따른 재판의 집행

에 관한 이의 사건으로 다투어야 할 뿐이므로, 공매와 관련된 이 사건 처분을 행정소

송으로 다툴 수 없다.

나. 판단

1) 전심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여 부적법한지 여부

살피건대, 세법에 따른 위법한 처분에 대해 ‘취소’ 등을 구하는 경우 국세기본법

에 따른 심사청구나 심판청구 또는 감사원법에 따른 심사청구를 거치도록 한 국세기본

법 제56조 제2항은 그 규정 자체에 의하더라도 무효 등 확인소송에 대하여는 적용되지

아니하고, 행정소송법 제38조 제1항은 무효 등 확인소송에 관하여 행정심판 전치주의

에 관한 같은 법 제18조를 준용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 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하는 이

사건에서 따로 국세기본법상의 전심절차를 거칠 필요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2) 다른 절차가 예정되어 있어 부적법한지 여부

가) 형사소송법 제489조는 재판의 집행을 받은 자 또는 그 법정대리인이나 배우

자는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이 부당함을 이유로 재판을 선고한 법원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조항은 집행에 관한 검사의 처분에 관하여 다툴 방법

- 4 -
을 정하고 있는데, 이 사건 처분은 검사가 아닌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처분으로서 위 조

문에 따른 이의절차가 곧바로 적용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에게 행정소송으

로 이 사건 처분을 다툴 수 있게 함으로써 공매처분과 관련하여 불안한 원고의 법적

지위를 확정 지을 수 있는 기회를 줌이 타당하다.

나)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는 범인이 아닌 제3자에 대하여 추

징판결을 집행하면서 사전에 통지하거나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부여하지 않아 적법절

차원칙이 문제될 수 있지만, 제3자가 각 집행절차에서 이의신청이나 소송을 통해 불복

하는 등 사후적으로 심판대상조항에 의한 집행에 대하여 다툴 수 있는 절차가 보장되

어 있어 적법절차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헌법재판소 2020. 2. 27. 선고 2015헌

가4 결정 참조). 여기에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에서 범인에 대한 형사재판절

차에서 자신의 권리를 방어할 수 없었던 제3자에게 어떠한 의견 진술이나 방어의 기회

를 보장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은 점을 더하여 보면, 원고에게는 이의신청 외에도

소송을 통한 불복절차가 인정될 필요가 있다.

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3) 압류를 다른 절차로 다툴 수 있어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한지 여부

이 사건 처분의 기초가 된 압류에 관하여 다른 절차로 다툴 수 있다고 하더라

도, 이 사건 처분이 별도의 처분으로 행정소송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이상, 그 이유만으

로 공매처분을 다투는 이 사건 소가 부적법해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것이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피고의 이 부분 본안전항변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3. 처분의 적법 여부

가. 인정사실

- 5 -
1) □□□은 1980. 11.경부터 1987. 12.경까지 합계 2,205억 원의 뇌물을 수수하였

고, 위와 같이 수수한 돈을 자금세탁을 거쳐 양도성예금증서, 무기명채권 등의 형태로

보유해 왔다.

2) □□□의 처남 ○○○은 위와 같이 조성된 비자금 중 일부를 관리하여 왔는데,

○○○의 컴퓨터에서 압수된 엑셀파일에는 이 사건 부동산과 관련된 부분 등이 기재되

어 있다.

3) □□□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03. 4. 24. 강제경매가 개시되었고,

2003. 12. 12. ○○○이 이 사건 부동산을 낙찰받았다.

4) □□□의 며느리인 원고는 2013. 4. 26.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2013. 4. 26.

자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쳤다.

5)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한 2013. 4. 26.경에는 □□□에 대한 추징의 시효

완성이 임박하였다는 이유로 다수의 언론 보도가 이루어졌고, 사회적 관심이 집중되어

있었다.

6) 원고는 2012. 1. 2. 미국으로 출국하여 2014. 6. 17. 입국하였다.

7) □□□의 장남인 ■■■은 2013. 9. 10. 가족들을 대표하여 검찰에 □□□의 재

산 목록을 제출하였는데, 위 목록에는 이 사건 부동산이 포함되어 있었다.

나. 구체적 판단

1) ○○○이 소유한 이 사건 부동산이 불법재산인지 여부

앞서 본 사실에 의하면, ○○○은 자신이 관리하고 있던 □□□의 비자금으로

이 사건 부동산의 낙찰대금을 납부하였으므로, 이 사건 부동산은 비록 경매로 인하여

소유권이 변동되었다고 하더라도 불법수익이 변형되어 형성된 재산이라고 할 것이므

- 6 -
로, 불법재산으로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경매절차를 통해 이 사건 부동산을

매입하여 불법재산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2) 원고가 불법재산이라는 정황을 알고 이 사건 부동산을 매수하였는지 여부

앞서 본 사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

합하면, 원고가 이 사건 부동산이 불법재산이라는 점을 알고 매수하였다고 봄이 타당

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가) 원고는 □□□의 며느리로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사정을 자세히 알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당시 언론에서도 이에 대한 보도가 많아 이 사건 부동산이 문제

됨을 원고가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나) 원고는 매매계약이 체결된 2013. 4. 26.경 국내에 거주하지 않았고, 그 이후

로 1년이 지난 뒤에 입국을 하여, □□□의 부탁 이외에는 이 사건 부동산을 구입할만

한 특별한 이유가 엿보이지 않는다. 또한, 원고의 매매대금 마련이 비정상적으로 단기

간에 이루어져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가 통상적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다) ■■■이 이 사건 부동산의 매매계약일 이후인 2013. 9. 10.경 검찰에 이 사

건 부동산이 원고의 소유가 아닌 피고의 재산임을 밝혔는데, 위 날짜와 매매계약일이

근접하여 매매계약 당시 이 사건 부동산의 실제 소유에 관하여 원고를 포함한 가족들

간의 논의가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3) 경매절차 후 다시 압류를 하는 것이 가능한지 여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경매절차 이후 다시 압류처분이 이루어진 것은, 이 사

건 부동산의 원 소유자가 □□□이었기 때문이 아니다. ○○○이 □□□으로부터 소유

권을 이전받았지만 □□□의 비자금으로 그 매수대금을 지급하여 여전히 이 사건 부동

- 7 -
산이 불법재산이었고, 이러한 사정을 모두 알면서 원고가 이를 취득하였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매절차 후 다시 압류처분이 있었던 것이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

조의2에 반하는 것이 아니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4) 추징금의 체납자가 아닌 원고의 재산에 대하여 집행할 수 있는지 여부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의2는 특정공무원범죄로 범인이 취득한 이

익을 철저히 추적·환수하기 위해 범인에 대한 추징판결의 집행 대상을 제3자가 그 정

황을 알면서 취득한 불법재산 및 그로부터 유래한 재산에까지 확대함으로써 제3자에게

물적 유한책임을 부과한 것인바, 위 압류처분은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제9조

의2에 의해 행해진 것이다. 따라서 추징금 납부의무자인 □□□이 아닌 원고 소유의

재산에 대하여 집행되었다는 이유만으로 위 압류처분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원고

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5) 압류의 하자가 이 사건 처분에 승계되는지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처분의 기초가 되는 압류에 하자가 있었음이 인정되

지 않으므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받

아들이지 아니한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 8 -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