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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음화, 남은 몇 문제*

1)

2)임 석 규 **

본고는 수의적인 경음화 ― ㄹ 관형사형 어미 뒤에서의 경음화, 수관형사


뒤에서의 경음화, 명사구에서의 경음화 ― 에 대해 긴밀도와 음절수의 관점
에서 접근한다. 4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ㄹ 관형사형 어미에 후행하는 성분이 의존명사인 경우에는 긴밀도
가 높으므로 경음화가 필수적으로 일어난다. 반면, 후행 성분이 자립명사인
경우에는 경음화가 수의적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관형어의 음절수, 후행
명사의 음절수가 늘어날수록 경음화가 수의성을 보이는 것이다. 둘째, ‘여덜
끄릇’과 같은 수관형사 뒤에서의 경음화 또한 ㄹ 관형사형 어미 뒤에서의 경
음화 양상과 동일하다. 후행 성분이 의존명사이면 경음화가 필수성을 띠며,
후행 명사가 자립명사이거나 그 음절수가 늘어날수록 경음화는 수의성을 보
인다. 셋째, ‘이번ㅅ방학’, ‘영남ㅅ교회’ 등에서 보이는 명사구에서의 경음화는
합성어에 비해 수의적인 경향이 높다. 합성어에 비해 긴밀도가 떨어지는 것
*
이 수의성과 관계될 것이다. 넷째, ‘여덟+부터→여덜부터, 여덜뿌터’의 경우
에는 명사의 자립성에 근거한 종성 제약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그것
은 명사의 자립성과 관계되며, 그것이 바로 긴밀도를 약화시켜 경음으로의
변동을 저지할 수 있다. 활용의 경우는 어간과 어미의 긴밀도가 높으므로 경
음화를 자음군단순화에 앞서 적용해야 한다.

핵심어: 경음화, 관형사형 어미, 의존명사, 수관형사, 명사구, 긴밀도, 수의적

* 이 논문은 2013년도 원광대학교의 교비 지원에 의해 수행됨.


** 원광대학교 국어국문학과
168 國語學 第67輯(2013. 8.)

1. 서론

경음화에 대한 논의는 어느 정도 일단락된 듯하다. 최근에는 경음에


대한 음성학적인 연구라든가 어두 경음화에 관한 연구를 더러 확인할
수 있다. 경음화에 대한 공시적인 논의는 뜸한 것이 사실이다.
주지하듯이 경음화 현상은 순수음운론적 정보에 의한 것과 비음운론
적 정보에 의한 것이 있다. 사실 부류별로 따진다면 비음운론적 경음화
가 대다수를 차지한다. 비음운론적으로 조건된 경음화 논의 또한 용언
어간말음이 ㄴ, ㅁ으로 끝난 경우를 대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경
음화에 대해 체계적으로 정리한 개설서로는 배주채(2003/2013), 김성규·
정승철(2005)를 들 수 있다. 이들에서는 경음화를 크게 네 부류로 나눈
다.

(1) ① 평폐쇄음 뒤에서의 경음화(먹+고, 잡+고)


② 용언 어간말 비음 뒤에서의 경음화(신+고, 감+고)
③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할#것, 어찌할#바)
④ 한자어에서 ㄹ 뒤 ‘ㄷ’, ‘ㅅ’, ‘ㅈ’의 경음화(發達, 七歲)
cf. 합성과 파생에서의 경음화1)

네 부류 중 ②는 용언 어간, ③은 관형사형 어미, ④는 한자어라는


비음운론적 조건이 기본적으로 명시되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이들 비음
운론적 제약에 의한 경음화 중 ③에 제시된 환경에 대해 우선적으로
검토할 것이다. ③은 단어 경계를 사이에 둔 환경에서의 경음화인바,
‘여덟#개, 여덟#상자’, ‘이번#방학, 이번#겨울’ 등에서도 확인된다. 이들
을 포함한 환경은 그동안의 경음화 연구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1) 배주채(2003/2013)에서는 ‘합성과 파생에서의 경음화’를 추가하고 있고, 김성규·


정승철(2005)에서는 이를 참고 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배주채(2003/2013)에는 자
료가 매우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다. 연구에 많은 도움이 되었음을 밝힌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69

③과 같은 환경에서의 경음화는 성분에 따라 필수적인 경음화, 수의


적인 경음화로 나눌 수 있는데 그 차이가 무엇인지를 밝히는 것이 중
요하다. 우선적으로 구성 성분의 음절수를 검토할 것이며, 그와 관련한
긴밀도도 고려할 것이다.2) 나아가 경음화 현상을 통해 곡용과 활용에
서의 규칙 적용 순위의 본질도 밝혀 보려 한다. (2)에 제시된 예를 살펴
보기로 한다.

(2) 가. 할#것, 어찌할#바


나. 무너질#다리, 부러질#자루, 무너질#시간, 무너질#강둑, 무너뜨릴#
경우
다. 여덟#개, 아홉#개, 열#개
라. 여덟#식구, 아홉#식구, 열#식구
마. 여덟+보다

(2가)에서는 필수적으로 경음화 과정을 겪지만 (2나)에서는 수의성을


보이기도 한다.3) 이러한 양상은 (2다)와 (2라)에서도 확인된다. (2마)는
자음군단순화로 설명되는 것이 일반적이나 왜 자음군단순화가 경음화
에 앞서 적용되어야 하는지 검토되어야 한다.
본고에서는 표준 발음에 국한시키지 않고 논의를 진행한다. 특정 방
언권에서 확인되는 경음화도 참고할 것이며 대상 자료를 확인하기 어
려운 경우에는 설문 조사도 활용할 것이다. 제보자들의 발음은 수의성
정도를 알아보는 좋은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4)

2) 이현희(1991), 이진호(2003)에 제시된 ‘긴밀합성어’, ‘이완합성어’에서 ‘긴밀’, ‘이


완’의 개념을 본고에 도입했다.
3) 배주채(2003/2013: 259)에서 처음으로 의존명사와 관련된 필수적 경음화를 언급
한 것으로 안다.
4) 설문 조사는 빈도를 정확히 알아보려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대체적인
경향을 파악하는 데 목적이 있는바 이하에 제시되는 모든 자료에 ‘%’를 표시하
기보다는 환경별로 ‘%’를 제시하기로 한다. 설문 조사 시에는 자연발화임을 강
조하고 가급적 연이어서 빠르게 하나의 기식군으로 발음해 보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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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는 여러 논자들에 의해 언급되었


다. 지역어를 대상으로 하는 논의에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
가 언급되기도 한다. 다만 그러한 경음화 양상이 해당 지역어에서 확인
된다는 식의 언급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이 장에서는 관형어의 음절
수, 후행 명사의 음절수를 고려하여 논의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

(3) 갈#수도→갈쑤도. 갈#줄→갈쭐


cf. 가는#수도→*가는쑤도, 간#줄→*간쭐

(3)에 제시된 예를 통해 우리는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를


쉽게 인식할 수 있다. ‘가는#수도’, ‘간#줄’ 등에서와 같이 ㄹ 관형사형이
아닌 요소가 선행 성분으로 참여하는 경우에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
는다. (4)에 제시된 자료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하자.

(4) 그럴#사람(그럴싸람∼그럴사람), 그럴#경우(그럴꼉우∼그럴경우)

(4)에 제시된 자료를 보면서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가 필


수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후행 명사의 초성을 경음으로 발음하는 것
이 지배적이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확인된다. 그러면 그 차이를 어떻게
명시할 수 있을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래에서는 선행하는 관형어의

‘여덟’이 ‘여덥’으로 실현되는 호남 지방 화자의 경우 ‘여덥#식구/가족/그루’ 등


폐쇄음 뒤에서의 경음화는 설문 결과에 이용하지 않기로 했다. 경상도 화자도
대상으로 하였으나 ㅆ을 변별하지 못하는 제보자는 없었음을 밝힌다. 40명의
제보자는 출신지별로 비슷하게 선정했다. 서남 방언 화자, 동남 방언 화자, 중
부 방언 화자의 비율을 대등하게 하려 하였다. 이 40명에는 필자의 지인과 음
운론을 공부한 대학생 30명이 포함되어 있다. 4장에 제시된 명사구에서의 경음
화를 포함하여 대대적인 조사가 행해진다면 보다 좋은 결과에 이를 것이라 믿
는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71

음절수, 후행하는 명사의 음절수로 나누어 경음화 양상을 검토해 보기


로 한다. 먼저 관형어와 후행 명사가 모두 단음절인 경우만을 보기로
한다.

(5) 가. 할#것, 할#줄, 할#데 // 갈#것, 갈#줄, 갈#데


나. 줄#상(줄쌍∼줄상, 賞), 줄#병(줄뼝∼줄병, 甁), 칠#공(칠꽁∼칠
공, 球), 갈#길(갈낄∼갈길, 道) 칠#벽(칠뼉∼칠벽, 壁), 칠#돌(칠
똘∼칠돌, 石), 칠#종(칠쫑∼칠종, 鐘)

(5가)와 같은 환경에서는 필수적으로 경음화 과정을 겪으나 (5나)에


서는 수의성을 보인다. 후행 성분의 두음을 경음으로 발화하는 것이 우
세하나 항상 경음으로 발화하는 것은 아니다. 수의성을 보인다고 해서
두 개의 기식군으로 발화되는 것은 아니다(후술 참조). 그러면 우리는
(5가), (5나) 환경에서 확인되는 수의성 여부가 어디에서 기인한 것인지
검토해 보아야 한다. 잠정적으로 후행 명사가 의존명사냐 아니냐와 관
계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면 먼저 단음절 의존명사가 통합한 경우를
검토해 보자.

(6) 먹을#수, 말할#수, 어찌할#수, 자빠질#수 // 먹을#것, 말할#것, 무너


질것 //남을#분(人), 만날#분(人), 드실#분(人), 말할#분(人) // 먹을#
줄, 못할#줄, 말할#줄, 자빠질#줄, 넘어뜨릴#줄 // 먹을#데, 말할#데,
무너질#데, 자빠질#데, 넘어뜨릴#데 // 말할#바, 못할#바, 어찌할#바

(6)은 다음절로 구성된 관형어와 단음절 의존명사 ‘수’, ‘것’, ‘분’, ‘줄’,
‘데’, ‘바’ 등이 통합된 경우이다. 경음화된 어형을 선택한 제보자가 지배
적이었다.5) 대체적으로 의존명사가 통합한 경우에는 경음화 양상을 보

5) ‘말씀하실#분(人)’, ‘넘어뜨릴#분(人)’에서는 40%가 평음으로 발화한다고 대답하


였다. 물론 기식군을 달리했을 수도 있겠다. 관형어의 음절수가 과도하게 늘어
날 경우에는 그 가능성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다만 필자는 필수적인 경음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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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다고 할 수 있겠다.
(7)은 다음절 관형어에 단음절 자립명사가 통합된 경우이다.

(7) 던질#공, 넘을#담, 버릴#삽, 버릴#밥, 무너질#벽, 이사할#집

‘무너질#벽’과 ‘버릴#밥’에서는 수의성이 60%를 넘어섰다.6) 특히 ‘무


너질뼉’과 같은 발화는 매우 어색하다고 대답하기도 하였다. ‘던질#공’,
‘이사할#집’ 등에 대해서는 평음으로 발화하는 경우가 40%에 이르렀다.
이러한 양상을 볼 때 결국은 의존명사의 통합 여부가 경음화를 유발하
는 요인임을 알 수 있다. 그러면 후행 요소가 2음절인 의존명사와의 결
합을 살펴보기로 하자.

(8) 웃을#대로, 무너질#대로 // 웃을#듯이, 무너질#듯이

ㄹ 관형사형 어미와 통합할 수 있는 2음절 의존명사는 흔치 않다. 많


은 제보자들이 경음화가 절대적으로 우세하다고 답하였다(90%).
다음 경우처럼 관형어가 다음절이거나 후행 명사가 다음절인 경우에
는 평음으로의 발화가 꽤 확인된다.

(9) 가. 할#사람, 할#시간, 들#상자, 할#수단, 올#식구


나. 할#방법, 할#도리, 칠#자세, 칠#기세, 칠#자리, 칠#경우, 올#가족,
갈#장소
다. 들#가마니, 들#바구니

(10) 가. 만날#사람, 헤어질#사람, 무너뜨릴#사람 // 담을#상자, 버릴#상


자, 내버릴#상자 // 막을#수단, 공부할#수단, 무너뜨릴#수단 //

아니라는 사실에 초점을 두고자 한다.


6) 이러한 표현은 평음으로의 발화 빈도가 60%를 넘어선다는 뜻이다. 이하 동일
하게 적용된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73

만날#시간, 헤어질#시간, 공부할#시간 // 먹을#식구, 부양할#식


구, 헤어질#식구
나. 피할#도리, 헤어질#도리 // 붙일#방법, 어찌할#방법, 무너뜨릴#
방법 // 무너질#다리, 무너뜨릴#다리 // 쌓을#강둑, 무너질#강둑
// 넘을#자세,7) 공격할#자세 // 넘을#기세, 공격할#기세, 넘어뜨
릴#기세 // 만날#자리, 공부할#자리 // 만날#경우, 무너질#경우,
부담스러울#경우 // 만날#가족, 부양할#가족 // 만날#장소, 헤어
질#장소 // 버릴#가마니, 만들#가마니, 내버릴#가마니 // 버릴#
바구니, 만들#바구니, 내버릴#바구니

(9)는 단음절 관형어에 다음절 자립명사가 통합된 경우이다. (10)은


다음절 관형어에 다음절 자립명사가 통합된 경우이다. 특히 (9가)는 (9
나)에 비해 수의성이 높게 나타났으며, (10가)는 (10나)에 비해 수의성
이 높게 나타났다. (9가)와 (10가)의 공통점은 후행 성분의 두음이 ㅅ이
라는 것이다. 한자어에서의 경음화이지만 배주채(2003/2013: 317)에서는
불성립, 불승인, 직할시, 불성실, 불세출, 실세계, 출발선 등과 같이 두음
이 ㅅ인 경우 개인별로 경음화에 차이가 난다고 하였다. 필자가 조사한
자료에서도 수의성이 확인되었다.8)
배주채(2003/2013: 259)에서는 의존명사가 결합한 경우는 그 두음이
항상 경음으로 발화된다고 하였고 자립명사의 경우, 자립명사부터 새로
운 단위를 시작하는 식으로 발음할 때는 경음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다

7) 후행 명사가 ‘자세’, ‘기세’인 경우를 통해 볼 때, 명사구 보문 구성은 경음화 여


부와 관계없는 것으로 이해된다.
8) 이는 후술할 수관형사와 명사의 결합인 ‘여덟#상자/열#상자, 여덟#사람/열#사람’
에도 적용되며, 합성수사 ‘열셋’, ‘스물셋’에서도 적용된다. 후행 성분의 두음이
ㅅ인 경우에 경음화가 잘 일어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지는 알기 어렵다. 음성
적으로 ㄱ, ㄷ, ㅂ, ㅈ은 유성음, 무성음으로 발음될 수 있으나 ㅅ은 항상 무성
음으로 발화된다는 점이 관계될지도 모른다. 일반적으로 halt'ori에 비해서는
haldori의 발음이 다소 어색하다고 느낄 수 있을 텐데, ㅅ 두음에는 유성음화가
적용된 음성형이 나타날 수 없다는 것이 문제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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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하였다. ‘새로운 단위로 시작하는 식의 발음’이 기식군 경계와 관련


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9), (10)에서의 수의성 정도는 사실 기식군
경계와는 관계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경북 사람들의 경우, ‘넘을#자세’
를 하나의 기식군으로 발음할 때에도 경음화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는 (11)에 제시된 표면성조에서 확인된다.

(11) 가. 넘을(HL)+자세(RH)→넘을자세(HLLL)∼넘을짜세(HLLL)
나. 넘을(HL)+자세(RH)→넘을#자세(HL#RH)

(11가)는 하나의 기식군[성조군]으로 발음하는 경우이며 (11나)는 두


성조군으로 발음하는 경우이다. 음장방언으로 따진다면 (11나)는 ‘넘을#
자:세’로 표시될 것이다. (11가)와 같이 하나의 기식군으로 발화할 때에
도 경음화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는 기식군 경계로 이해될 성질의 것이
아니다.
반면 (9나)는 (10나)에 비해 경음으로 발음되는 비율이 높았다. 다른
이유는 찾기 어려워 보인다. 관형어의 음절수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9나)의 경우는 수의성이 30%를 넘지 못했다. 반면 (10나)의
경우는 40%∼60%까지 수의성을 보이기도 하였다. (9나)에 비해 (9다)
에서는 평음으로 발화하는 빈도가 높았는데 그 역시 음절수로 접근할
수 있겠다. (9다)의 후행 요소는 3음절어임을 알 수 있다.
필자는 이상에서의 경음화를 긴밀도의 관점으로 접근한다. 두 요소
간의 긴밀성이 높으면 경음화가 일어나고 긴밀성이 낮으면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형어와 의존명사의 결합에서 경음화
발생 빈도가 압도적인 것은 바로 관형어와 의존명사 간의 긴밀도와 밀
접한 관련이 있다. 자립명사인 경우는 관형어와의 긴밀도가 의존명사에
비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그래서 후행 성분 두음의 경음화도 수의성을
보일 수 있는 것이다. 아울러 관형어이든 후행 명사이든 음절수가 늘어
날수록 경음화 규칙에서 멀어지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이해하였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75

3. 수관형사 뒤에서의 경음화

(12)는 수관형사와 의존명사의 결합이다. 2장에서 살펴본 의존명사라


는 긴밀도 개념이 수관형사 뒤에서의 경음화 현상에도 의미가 있는지
아래에서 검토해 보기로 하자. 먼저 수관형사와 명사의 구성에서 경음
화를 유발하는 요소가 무엇인지에 대해 검토하기로 한다.

(12) 한#개, 두#개, 세#개, 네#개, 다섯#개, 여섯#개, 일곱#개, 여덟#개, 아


홉#개, 열#개

제시된 ‘다섯#개’, ‘여섯#개’, ‘일곱#개’, ‘아홉#개’에서의 경음화는 폐쇄


음 뒤에서의 필수적 변동이다. 필수적 변동이라는 점은 같지만 ‘여덟#
개’, ‘열#개’에서의 경음화는 이들과 다른 관점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13) 가. 여덜#번(8번)→여덜뻔, 열#번→열뻔


나. 여덜#대(8대)→여덜때, 열#대→열때
다. 여덜#살(8살)→여덜쌀, 열#살→열쌀
라. 여덜#장(8장)→여덜짱, 열#장→열짱
마. 여덜#권(8권)→여덜꿘, 열#권→열꿘

특히 수관형사 ‘열’과의 통합에 초점을 두기로 하자. (13)에서 ‘열’에


후행하는 평음 ‘ㅂ, ㄷ, ㅅ, ㅈ, ㄱ’이 경음으로 바뀌었음을 확인할 수 있
다. ‘열’의 종성은 ㄹ이다. 그러면 일단 ㄹ 뒤 경음화로 이해할 수 있다.
그러면 앞서 살펴본 관형사형 어미 ㄹ 뒤에서의 경음화 환경과 동일하
다. 또 다른 ㄹ 뒤 경음화의 예로 ‘여덟’과의 통합을 고려해 보자. ‘열#
개’를 고려해 보면 ‘여덟#개’에서의 경음화를 반드시 ㅂ에 의한 경음화
라고 말하기 어렵다. ‘열’에서는 종성이 폐쇄음이 아닌 유음임에도 후행
성분의 두음이 경음으로 변동되기 때문이다. ‘여덟#개’에서의 경음화도
ㅂ에 의한 경음화가 아니라 ㄹ에 의한 경음화로 파악할 수 있는 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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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 되는 셈이다.9) ‘여덟#개→여덜깨’는 자음군이 단순화된 후 ㄹ 뒤에서


경음화를 겪은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열깨’를 고려한다면
‘여덟#개→여덜깨’의 경우, 자음군단순화에 앞서 ㅂ에 의한 경음화를 적
용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수관형사를 열 이상으로 확대해 보기로 하자.

(14) 열한#권, 열두#권, 열세#권, 열네#권, 열다섯#권, 열여섯#권, 열일곱#


권, 열여덟#권, 열아홉#권, 스무#권

(14)를 통해 볼 때 더 이상 경음화가 확인되는 좋은 환경은 발견되기


어려워 보인다. 다만 경남 방언권에서는 ‘스물깨(20개)’, ‘스물짱(20장)’,
‘스물때(20대)’라는 발화가 확인된다.10) 바로 ㄹ 뒤 경음화의 또 다른
예인 것이다. 이로 볼 때, 공시적으로 수관형사와 의존명사의 결합에서
확인되는 경음화는 ㄹ 뒤에서의 변동으로 파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11)
이제 앞 장에서 언급한 긴밀도 요건을 수관형사와 명사의 통합에서
도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기로 한다. (12), (13)에서와 같이 단음절 의
존명사가 후행하는 경우에는 경음화가 필수적이다. 앞 장에서와 같은
방식으로 후행 명사를 의존명사에 국한하지 않고 다음절 어간으로 확
대하면서 경음화 환경을 검토해 보기로 하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의존명사로 규정된 2음절 의존명사 두 경우
를 살펴보자.12)

9) 김창섭(1996: 67)에서는 ‘열’을 ‘ㅅ’ 후치성으로 파악하고 있다. 배주채(2003: 229


-230)에서도 ‘여덟’과 ‘열’을 ‘ㅅ’ 후치성으로 파악하며 경음화를 설명하고 있는
바 ― 그 개정판인 배주채(2013)에서는 그 언급이 빠져 있으나 ― ‘ㅅ’ 후치성
이 되려면 필수적으로 경음화가 나타나야 할 것이다.
10) MBC 야구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경남 출신 화자의 발화(스물 깨 안타를 치고
있는데요)에서 확인된 것이다. 부산, 창원 출신의 대학생에게서도 확인되었다.
11) 통시적으로는 ‘엻’, ‘스뭃’을 고려하여 설명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럴지라
도 후술할 (19)에서의 곡용형 ‘열+도→열또’, ‘스물+도→스물또’에서의 경음화를
설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다. 여전히 비음운론적인 문제는 남게 된다.
12) ≪표준국어대사전≫에 의하면 ‘군데’는 의존명사, ‘그루’는 자립명사와 의존명사,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77

(15) 가. 여덜#군데→여덜꾼데, 열#군데→열꾼데


나. 여덜#그루→여덜끄루, 열#그루→열끄루

위의 경우 평음 ‘열그루’, ‘열군데’로 발화하는 사람을 찾기는 어렵다.


‘여덟’이 통합되더라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다음에서도 경음화는 확인된다. (16)은 자립명사가 분류사로 기능할
때, 확인되는 경음화 환경이다. 다만 (16)과 같은 환경에서는 수의성이
확인된다. 후행 요소의 두음이 경음으로 실현되기도 하고 빈도는 낮지
만 평음으로 실현되기도 한다. 특히 ‘여덟’과의 통합인 경우 평음으로
발화하는 빈도가 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다(20%). ‘여덟’의 음절수
가 ‘열’의 음절수보다 많기 때문일 것이다. 환경 (16나)는 ㅅ으로 시작
하는 명사가 후행 성분이므로 2장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평음으로 발
화되는 빈도가 환경 (16가)에 비해 높아질 수 있다(35%).

(16) 가. 여덜#그릇, 열#그릇


여덜#조각, 열#조각
여덜#지방, 열#지방
나. 여덜#상자, 열#상자
여덜#사람, 열#사람
여덜#식구, 열#식구

(17)과 같은 환경에서는 경음화의 수의성 정도가 보다 높아진다


(30%). 즉 평음으로의 발화 빈도가 (16)에 비해 높다는 뜻이다. (16)의
경우는 후행 명사의 음절수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13)

두 부류로 제시되어 있다.


13) 일반적인 관점에서 신문사, 조사항목, 상장회사 등은 분류사로 기능하는 경우가
거의 없지만 ‘그 여덟 신문사는, 그 여덟 조사항목은’이라는 ‘topic’적 차원이라
면 일상 발화에서 접하는 것이 어렵지 않아 보인다.
178 國語學 第67輯(2013. 8.)

(17) 여덜#가마니, 열#가마니


여덜#바구니, 열#바구니
cf. 여덜#신문사, 열#신문사 // 여덜#조사항목, 열#조사항목 // 여덜#
상장회사, 열#상장회사

(16), (17)에서와 같이 다음절 명사가 뒤따르는 구성에서는 수의성이


확인되는데, (17)과 같이 3음절 이상의 명사가 통합된 경우에는 더더욱
그러한 경향이 강해짐을 알 수 있다. 더욱이 ‘조사항목’, ‘상장회사’ 등과
같이 수관형사와의 결합이 자연스럽지 못한 경우에는 경음화가 나타나
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긴밀성, 이완성의 정도에 따라 경음화 양
상이 다르다는 뜻이다. 후행 명사의 음절수가 늘어날수록 이완성의 정
도는 커진다고 하겠다.
이상을 통해 우리는 수관형사와의 통합에서 의존명사가 성분으로 참
여한 경우 경음화가 필수적으로 일어나며 후행 명사가 다음절인 경우
에는 경음화가 저지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특히 수관형
사와의 결합이 부자연스러울수록 경음화가 저지될 수 있음도 확인하였
다.
사실 ㄹ 뒤 경음화는 일반적인 현상으로 보기 어렵다. ㄹ 뒤 경음화
의 예는 세 부류가 있다.

(18) 가. 할#줄, 할#수, 할#데, 할#곳, 할#바


나. 여덟#개, 열#개
다. 일대(一代), 칠대, 팔대 // 일세(一歲), 칠세, 팔세 // 일조(一條),
칠조, 팔조

(18가)와 (18나)에서의 경음화는 앞에서 살펴보았다. (18다)에서의 경


음화는 주지하듯이 한자어라는 조건, ㄹ 뒤라는 조건, 후행 성분의 두
음이 ㄷ, ㅅ, ㅈ이라는 조건이 명시되어야 한다.14)
한편, 동남방언에서는, 고유어에서도 ㄹ 뒤 ㄷ, ㅅ, ㅈ의 수의적인 경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79

음화가 확인된다. 서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경북, 경남의 많은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확인된다. 영주 지역어를 제시하기 위해 임석규
(2007:139-141)의 예를 가져오기로 한다.

(19) 가. 말또(言+도), 발또(足+도), 게랄또(卵+도)


나. 말때로(言+대로), 아들때로(子+대로), 딸뜰때로(女+들+대로)
다. 말쪼차(言+조차), 질쪼차(道+조차), 물쪼차(水+조차)

(20) 가. 물쪼(물#줘), 불쪼(불#줘), 물쪼아(물#좋아) // 불딸라(불#달라),


말떼(말#돼), 딸뚤(딸#둘) // 불쌀구코(불#살리고)
cf. *물깔아(물#갈아), *물뻐려(물#버려)
나. 잘뜨나(잘#드나, 刀), 잘뗐어(잘#됐어), 열딸라고(열#달라고), 열
씰테이(열#셀#테니) // 잘씨(잘#세어, 算), 잘쌀구코(잘#살리고),
잘쪼도(잘#줘도)
* *
cf. 잘빧아(잘#받아), 잘껄러(잘#걸러)
다. 예럴뜰먼(예를#들면), 무럴띠레(물을#들여), 그소릴뜨르이(그#소
릴#들으니)
* *
cf. 무럴뽀고(무럴#보고), 무럴껄러(무럴#걸러)

(19)는 명사에 ‘-도’, ‘-대로’, ‘조차’가 통합된 환경에서의 경음화,15)

14) ‘영쩜, 일쩜, 이점, 삼점, 사점, 오점, 육쩜, 칠쩜, 팔쩜, 구점, 십쩜’을 ‘영세, 일쎄,
이세, 삼세, 사세, 오세, 육쎄, 칠쎄, 팔쎄, 구세, 십쎄//영도, 일또, 이도, 삼도, 사
도, 오도, 육또, 칠또, 팔또, 구도, 십또’와 대비해 볼 때 ‘영쩜’이 특이하다고 할
수 있다. 고흥 출신인 배주채 교수는 천쩜(1000점), 만쩜(10000점)이라고 발화하
다가 서울에 와서 그 발음 차이를 인식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와 관련해 TV의
한 프로그램에서 한 심사위원이 10분 전에는 ‘92쩜’이라고 하고 10분 후에는 ‘92
점’이라고 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농구의 ‘삼점슛∼삼쩜슛’도 유사한 사례
라고 하겠다. 이러한 현상은 ㅅ 전치성을 획득하는 과정이라 할 만하다. 4장의
논의도 이와 관련된다. 표준발음이라면 ‘영점[영쩜]’은 사실 ‘만점’, ‘승점’, ‘가산
점’, ‘배점’, ‘감점’, ‘총점’, ‘평점’ 등과 관련지어 생각해야 할 것이다.
15) 경상도 젊은층에서는 ‘손또(手+도)’, ‘방또(房+도)’, ‘잠또(睡+도)’ 등의 발화가 자
180 國語學 第67輯(2013. 8.)

(20)은 단어 경계에서의 경음화이다. 특히 (20다)를 통해서는 조사 뒤에


서의 경음화도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의 기식군을 이룬다면 그 구성 성
분에 관계없이 수의적으로 경음화가 확인된다. 다만, ㄹ 뒤 후행 성분
의 두음이 ㄷ, ㅅ, ㅈ인 경우에만 경음화가 일어나고 후행 성분의 초성
이 ㅂ, ㄱ인 경우에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앞서 살펴
본 경음화와 대비해 볼 때, 두 가지 차이를 보인다. 하나는 경음화 환경
의 차이이며 다른 하나는 수의성의 차이이다. 다만, (19), (20)을 통해
ㄹ 뒤 경음화의 예를 확장했다는 데 의의를 들 수 있겠다.

4. 명사구에서의 경음화

이 장에서는 그동안 제대로 다루어지지 않던 N#N 유형 명사구에서


확인되는 경음화에 대해 검토해 보고자 한다. 우리는 ‘길ㅅ가’, ‘바다ㅅ
가’, ‘오솔ㅅ길’, ‘비탈ㅅ길’, ‘봄ㅅ비’, ‘보름ㅅ달’ 등에서의 경음화를 설명
할 때 ‘ㅅ 전치명사’, ‘ㅅ 후치명사’라는 용어를 사용하곤 한다(임홍빈
1981). 그런데 합성어가 아닌 경우에도 이와 유사한 경음화가 확인된
다.16)

(21) 가. 이번#대회, 저번#대회, 요즘#대회, 작년#대회, 봄#대회, 여름#대


회, 가을#대회, 겨울#대회, 씨름#대회, 이번#달#대회

유롭다. 이는 (19가)에서 확대된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좋겠다. 필자가 아는 한


경북 영덕(최명옥 1980), 경북 경주(최명옥 1982), 경북 의성(신승원 2000), 경북
청송(김세환 2005), 경북 영주․울진․문경(임석규 2007), 경남 산청(이현정
2008)의 경우, 노년층의 발화에서는 ㄹ 종성 뒤에서만 경음화가 일어나기 때문
이다.
16) 설문 조사에서는 명사구에서의 경음화를 평상시 발음은 아니지만 가능한 발음
이라고 답한 경우가 많았다. 필자는 KBS 축구해설위원으로 활동 중인 유명인
에게서 ‘00때회’와 같은 발화를 처음 듣고 매우 특이하게 생각했었다. 인터넷 정
보에 의하면 이 해설자는 초등학교부터 대학까지 줄곧 서울에서 생활한 것으로
되어 있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81

나. 이번ㅅ주ø대회, 묘기ø대회, 농구ø대회 요새ø대회 cf. 그런ø대회

(21가)와 같은 N#N 환경의 명사구에서 우리는 수의적인 경음화를 확


인할 수 있다(이번때회∼이번대회, 봄때회∼봄대회). 합성어 내부 경계
가 아니라 단어 경계이므로 이완성의 정도가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경음화가 수의성을 보일 수 있다고 하겠다. 위 자료가 합성어
에서의 경음화와 차이가 있다면, ‘이번ㅅ주ø대회’, ‘묘기ø대회’, ‘농구ø대
회’ 등과 같이, ‘대회’ 앞 성분이 모음으로 끝나는 경우에는 경음화가 적
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경음화 환경이 합성어인 경우보다는 긴밀하지
않다는 것이다. 선행 성분이 모음으로 끝나든 자음으로 끝나든 사이시
옷이 확인되는 합성어의 유형과는 차이를 보인다.
(22가)에 제시된 환경에서도 수의적인 경음화를 확인할 수 있다. 선
행 성분에 종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수의적으로 경음화가 확인된다
(이번빵학∼이번방학, 봄빵학∼봄방학 등).

(22) 가. 이번#방학, 저번#방학, 봄#방학, 겨울#방학, 여름#방학 // 이번#


장마, 저번#장마 // 이번#가을(秋), 저번#가을, 다음#가을 // 이
번#겨울(冬), 저번#겨울, 다음#겨울 // 이번#가게, 저번#가게, 다
음#가게, // 이번#종목, 저번#종목, 다음#종목 // 이번#바람, 저
번#바람 // 이번#길(道), 저번#길, // 이번#비(雨), 저번#비 //이
번#밥(飯), 저번#밥 // 이번#주(週), 저번#주, 다음#주 // 이번#달
(月), 저번#달, 다음#달17)
나. 동계ø방학, 단기ø방학 cf. 지난ø대회

17) ‘이번쭈’, ‘이번딸’, ‘다음쭈’, ‘다음딸’에 비해 ‘이번주’, ‘이번달’, ‘다음주’, ‘다음달’


의 발화는 매우 부자연스럽다. ‘이번#장(市場)’, ‘이번#잠(睡)’ 등은 평음으로의
발화도 가능하다. 후행 성분의 음절수가 같은데도 경음화 양상에는 차이를 보
이는 것이 문제이다. 빈도, 의미적인 긴밀도 등이 작용하는지 명사구에서의 경
음화에 대해 체계적인 조사와 고찰이 요구된다.
182 國語學 第67輯(2013. 8.)

임홍빈(1981: 32), 김창섭(1996: 51), 배주채(2003: 230) 등에서는 선행


성분이 후행 성분의 시간을 의미할 때에는 사이시옷이 개재된다고 하
였다. 위에 제시된 ‘이번’, ‘봄’ 등은 시간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하다. 앞
서 언급한 바와 같이 모음으로 끝나는 명사가 선행 성분인 경우에는
ㅅ이 개재되지 않는다. 그런데 명사구 구성에서 선행 성분이 모음으로
끝나더라도 후행 요소의 두음이 경음으로 실현되는 경우가 있다. ‘영어
ㅅ시간’, ‘국어ㅅ시간’, ‘물리ㅅ시간’ 등이 그것이다.18) 또 다른 예로는
후행 성분이 ‘지방’인 경우를 들 수 있다. 일기예보 시 ‘영남ㅅ지방’, ‘영
동ㅅ지방’이라는 발화가 들리더니, 드디어 ‘경기ㅅ지방’이라고 하는 발
화도 확인된다. 심지어 후행 성분이 ‘지역’인 경우에까지 확대되기도 한
다. ‘영남ㅅ지역’, ‘영동ㅅ지역’이라고 발화하는 리포터도 늘고 있다. ‘경
기ㅅ지역’이라고 하는 발화도 들릴지 모른다.
사이시옷이 통사, 의미와 관련되어 선행 성분의 시간성, 장소성 등의
규칙으로 설명될 수 있으면 좋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겠으나 본고에서는 다음과 같은 가설을 세우고자 한
다.
명사구에서의 경음화는 크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겠다.

(23) 가. 선행 성분의 종성이 ㄹ 인 경우에만 적용되는 경음화(서울ㅅ대


학교, 영남ø대학교 부산ø대학교 강릉ø대학교)19)
나. 선행 성분에 종성이 있는 경우에 적용되는 경음화(봄ㅅ방학, 여
름ㅅ방학, 가을ㅅ방학, 동계ø방학, 단기ø방학)
다. 선행 성분에 종성이 없는 경우에도 적용되는 경음화(영어ㅅ시
간, 국어ㅅ시간, 물리ㅅ시간, 생물ㅅ시간 // 영동ㅅ교회, 영남ㅅ
교회, 서울ㅅ교회, 부산ㅅ교회, 동부ㅅ교회, 영도ㅅ교회)

18) 2010년 방영된 드라마 ‘공부의 신’에서 자주 등장한 발화이다. 중고생에게서도


요즘 많이 들을 수 있다.
19) 경북 지방에서 들을 수 있는 발화이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83

(23가)는 ㄹ 말음 명사 뒤에서의 경음화, (23나)는 공명음 뒤에서의


경음화, (23다)는 모든 환경에서의 경음화라 할 수 있다. 특정 환경에서
경음화가 일어나면 화자들은 (23나)를 거쳐 (23다)와 같은 단계에 이를
수 있다 (23다)의 경우는 합성어에서의 ‘ㅅ전치성’과 대응된다고 하겠
다.20)
후행 성분을 ‘교회’로 하여 경음화의 양상을 확인해 보자.

(24) 가. 서울ㅅ교회 // 영남ø교회, 강동ø교회, 부산ø교회, 전주ø교회, 동


부ø교회
나. 서울ㅅ교회, 영남ㅅ교회, 강동ㅅ교회, 부산ㅅ교회 // 전주ø교회,
동부ø교회
다. 서울ㅅ교회, 영남ㅅ교회, 강동ㅅ교회, 부산ㅅ교회, 전주ㅅ교회,
동부ㅅ교회

(24가)는 ㄹ 말음 명사 뒤에서의 경음화, (24나)는 공명음 뒤에서의


경음화, (24다)는 모든 환경 뒤에서의 경음화라 할 수 있다. 설문 조사
에서는 화자에 따라 (24다)에 비해 (24가)가 자연스럽다고 대답한 경우
도 있었다. 어떤 경우든 경음으로 발음하지 않는다고 대답하는 사람도
꽤 확인되었으나 경음 발음을 하는 제보자는 (24나)와 같은 경향을 보
이는 경우가 가장 많았다.21) 공명음 중 ‘ㄹ’ 뒤에서의 경음화 빈도가 가
장 높으므로22) (24가)와 같은 양상이 가능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24
가)와 같이 ‘ㄹ’ 뒤에서 경음화를 보이는 자료(서울ㅅ대학교, 영남ø대학
교, 부산ø대학교 등)를 얻기는 만만치 않다. (24나)와 같이 공명음 뒤라

20) 물론 더 원론적으로는 폐쇄음을 말음으로 하는 명사가 선행 성분으로 참여하는


‘수학ㅅ시간’, ‘상업ㅅ시간’ 등이 단초를 제공했다고도 볼 수 있다.
21) 선행 성분이 공명음으로 끝나는 경우의 경음화는 다음과 같은 ‘-에’ 생략형에서
확인된다. 서울써(←서울에서), 울싼써, 포항써, 철암써, *경주써(동남/서남방언),
서울따가, 부산따가, 서울까, 부산까(서남방언), 아들께(동북방언) 등을 들 수 있
다.
22) (18)∼(20)의 예를 참고할 수 있다.
184 國語學 第67輯(2013. 8.)

는 환경은 결국 ㅂ, ㄷ, ㄱ의 폐쇄음을 포함한 모든 자음 뒤에서의 경음


화라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의 경음화 영역이 확대된다면 (24다)와 같은
양상을 보이게 될 것이다. 화자에 따라 (24나)와 같이 발화하는 사람도
있고 (24다)와 같이 영역을 확대하여 발화하는 사람도 있다. 모음으로
끝난 명사와의 결합에까지 확대되는 것은 같은 지역 내에서라도 화자
에 따라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는 (25)에 제시된 ‘밭’과 조사와의 통합에 대한 화자들의 패러다임
이 다를 수 있다는 것과 대비될 수 있다. 복수기저형의 완전한 단일
화23)가 일어나지 않는 경우가 바로 경음화 양상의 차이와 흡사해 보인
다. 지역에 따라, 화자에 따라 발화가 달리 나타나는 경우를 아래에서
볼 수 있다.

(25) 가. 바치, 바틀, 바튼, 바테, 받또


나. 바치, 바틀∼바츨, 바튼∼바츤, 바테∼바체, 받또
다. 바치, 바츨, 바츤, 바테, 받또
라. 바치, 바츨, 바츤, 바체, 받또
마. 바시, 바틀∼바츨∼바슬, 바튼∼바츤∼바슨, 바테∼바체∼바세,
받또
바. 바시, 바슬, 바슨, 바세, 받또

한국인이라면 (25)에 제시된 패러다임 중 어느 하나로 발화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25)에 제시된 패러다임은 그래도 지역차를 확인할 수 있
는 반면 (23), (24)에서의 경음화는 지역차를 언급하기가 만만치 않다.
같은 지역이라도 명사구에 따라 차이를 보일 것이며, 화자에 따라 차이
를 보일 것이다. 그 양상은 (25)보다도 더 다양하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구 구성이냐 아니냐 하는 단위 인식과 관련된 차이라고

23) 이형태의 단일화보다 복수기저형의 단일화가 합리적이라는 견해는 김현


(2003/2006: 96-113)에 제시되어 있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85

할 수 있다. 구 구성으로 인식하게 된다면 두 요소 간의 긴밀도는 약화


될 것이다. 합성어에 비해 긴밀도가 떨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다.
이런 이유로 경음화 규칙이 저지될 수 있는 것이다.
현대국어에서 사이시옷의 본질을 명확히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어사
에 따라 지역차, 개인차를 보이는 것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합성어 ‘고
갯짓’, ‘날갯짓’//‘발짓’, ‘손짓’에 모두 사이시옷을 개재시켜 발화하는 지
역도 있고, 화자도 있다. 또 후자에만 ㅅ을 개재하는 지역도 있고, 화자
도 있다. ‘비빔ㅅ밥’을 기준으로 ‘볶음ㅅ밥’이라고 발화하는 젊은층이 늘
고 있는 실정이다. 명사구에서의 경음화 현상 또한 여러 요인을 고려하
여 설명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5. 활용과 곡용에서의 경음화

폐쇄음 뒤에서의 경음화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최근에 김


현(2011)에서 새로운 논조를 펼친 것으로 안다. ‘먹+고’에서와 같이 폐
쇄음 뒤에서의 경음화는 무성무기음으로 발화하는 것을 화자들이 경음
으로 인식한다는 새로운 견해를 제시하였다. 사실 폐쇄음 뒤에서의 경
음화는 음운론적으로 더 이상 특별한 논의를 기대하기 어렵다. 이 장에
서는 자음군을 말음으로 하는 결합에서의 경음화 ― 자음군이 단순화
되면서 폐쇄음을 말음으로 하는 과정이 도출되기도 하지만 ― 를 살펴
보기로 한다.24) 자음군단순화와 관련된 규칙 적용 순위를 곡용과 활용

24) 사실 용언 어간말 ㄴ, ㅁ 뒤에서의 경음화가 큰 관심사였다. 이병근(1975:


88-92)에서 ‘안+고, 안+기’에서의 경음화를 비음운론적 제약으로 언급한 바 있
고, 송철의(1977: 52-53), 김성규(1987: 56-59)에서도 이러한 입장이 나타나고 있
다. ‘안ㆆ’과 같이 어간말에 ‘ㆆ’의 설정을 꺼리는 것은 ‘삶ㆆ-’ 때문이다(배주채
1989: 56-57).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언급해 두기로 한다. 경남의 일부 지역에
서나 제주 지역에서는 ‘담+지’, ‘신+지’에서 경음화가 확인되지 않는다. 이에 대
해서는 고형의 관점으로 접근해 볼 수 있다. ‘점잖다<점지 않다’를 통해 이전
시기에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른 관점의 접근도
186 國語學 第67輯(2013. 8.)

에서 달리하는 이유가 앞 장의 논의와 관련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25)
자음군을 말음으로 하는 활용 어간과 어미의 결합에서는 다음과 같
은 과정을 거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일반적이다.26)

(26) 가. 넓+고→넓꼬→널꼬
나. 훑+고→훑고→훑꼬→훌꼬

우선적으로 자음군단순화 규칙을 적용하면 비적격형 ‘널고’, ‘훌고’ 등


이 도출되므로 자음군단순화를 먼저 적용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26
가)와 동일한 환경임에도 곡용에서는 경음화가 일어나지 않음을 어떻
게 설명할 수 있는가 고찰해 볼 필요가 있다.

(27) 가. 여덟+과→*여덜꽈
* *
나. 여덟+부터→ 여덜뿌터, 여덟+보다→ 여덜뽀다

활용 어간에서와 동일한 음운과정을 거친다면 (27)에 제시된 자료는


모두 경음화를 겪어야 한다. 대부분의 하위 방언에서 이들은 경음화를
겪지 않으므로 자음군단순화만을 적용하여 표면형을 도출할 수 있다.27)
자음군단순화 이전에 폐쇄음 뒤에서의 경음화 규칙을 적용할 수 있는
데도 그 과정은 상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3장에서 ‘여덟#개’, ‘열
#개’의 경우 자음군단순화 이후 ㄹ에 의한 경음화로 설명하는 방식을

가능하다. 우연의 일치일 수 있으나 경남과 제주는 일반적으로 장음이 존재하


지 않는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장음의 긴장성과 경음화가 관련될 수 있기 때
문이다.
25) 5장의 내용은 임석규(2004)의 논의를 보완․발전시킨 것이다.
26) Kim-Renaud, Young-Key(1975), 박경래(1985), 김정우(1994), 이진호(2002), 배주
채(2003/2013), 김성규·정승철(2005) 등을 들 수 있다.
27) ‘여덜뽀다(경남)’가 발화된다는 심사위원의 지적도 있었다. 일견 본고와는 다른
기제로 이해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87

알아보았다. 그러한 과정을 (27)에 적용할 수도 없다.


이와 관련하여 ‘여덟+하고’, ‘여덟#해’는 어떤 과정을 거쳐 ‘여덜하고’,
‘여덜해’로 도출되는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

(28) 여덟+하고→*여덜파고, 여덟#해→*여덜패


cf. 앓+고→알코

‘여덟+하고’, ‘여덟#해’는 ‘ㄹㅂㅎ’에서의 자음군단순화이다. 활용이라


면 이러한 결합에서는 ‘앓+고’에서와 같이 축약(유기음화)이 먼저 적용
되어야 할 것이다.28) 자음군을 말음으로 하는 명사는 아니지만 ‘젖+하
고’의 통합에서도 ‘저차고’와 같은 유기음화는 확인되지 않는다.
곡용에서는 자음군단순화를 먼저 적용하고 활용에서는 경음화 이후
자음군단순화를 적용하는 것은 언어학자만이 할 수 있는 그야말로 인
위적인 장치이다. 왜 그러한 규칙순이 타당한가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 ‘가+아도→가도’에서는 동모음탈락규칙을 적용한다. 왜 동
모음탈락규칙을 적용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로 ‘모음충돌회피’라는 관점으로 접근하면서 그 의문은 해소될 수 있
다. 마찬가지로 곡용형 ‘여덟+과’에서 경음화 이전에 자음군단순화를 먼
저 적용해야 하는 합당한 이유를 설명하자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곡용
에서는 종성 제약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젖+하고’에서는 종성
제약에 기인한 평파열음화를, ‘여덟+과’, ‘여덜+부터’, ‘여덟+하고’에서는
종성 제약에 기인한 자음군단순화를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반면,
활용형(넓+고)인 경우에는 종성 제약을 먼저 적용해서는 안 된다. 종성
제약을 우선적으로 적용하면 ‘널고’가 도출되므로 경음화 현상을 설명

28) 필자는 여러 번에 걸쳐 자음군단순화를 두 가지로 나눌 것을 제안하였다. 국어


에서 simplification 방식은 두 가지가 존재한다. 하나는 탈락의 방식이고 하나는
축약의 방식이다. simplification을 탈락에 국한하지 않고 VCCCV→VCCV라는
관점에서 접근한다면 ‘넓+고’에서 확인되는 일련의 음운과정에서는 탈락에 의한
자음군단순화, ‘앓+고’에서는 축약에 의한 자음군단순화라고 보아도 무방하다.
188 國語學 第67輯(2013. 8.)

할 수 없다. 곡용에서 종성 제약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명사의 자립성과 관계된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곡용에서 자음으
로 시작하는 어미[조사]가 통합할 때에는 단독형의 발화에 어미가 붙는
방식과 같은 것이다.29)
송철의(1991: 294)에서 체언은 어간을 단순화시키고 고정화시킴으로
써 어간의 교체를 최소화하려는 방향으로 변화되어 왔다고 하면서 이
는 궁극적으로 체언이 자립형식이라는 사실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했
다. 주지하듯이 ‘八’을 이미 ‘여덜’로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여
더리’라는 곡용형도 등장하게 된다.30) 바꾸어 말해 명사[체언]의 자립
성31)으로 인해, 그 단독형을 중시하지 않고는 적절한 해결책을 마련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명사와 관련된 종성 제약이다.
(29)를 통해 다시 한 번 명사의 자립성에 기인한 종성제약을 강조하
기로 하자.

(29) 가. 여덟+부터→여덜부터
여덟+하고→여덜하고
나. 젖+하고→젇하고→저타고

(29가)에 적용된 규칙은 자음군단순화이며, (29나)에 적용된 규칙은


평파열음화에 이은 유기음화이다. 그러면 기존의 논의와 달라진 것이
없다. 차이는 제약에서 드러난다. 바로 명사의 자립성에 근거한 제약인

29) 명사 뒤에 휴지가 놓이거나 자음이 뒤따르는 경우, 종성 제약이 적용된다. 휴지


앞과 자음 앞은 환경적으로 동일하게 처리되기도 한다. 모음으로 시작하는 조
사[어미]가 통합할 때(여덟+이, 옷+이)와는 다른 환경임을 언급할 필요가 있겠
다.
30) 이병근(1975: 31-32), 강창석(1985: 58-59), 송철의(1991: 283) 등 많은 논자들이
이러한 언급을 하면서 곡용 어간과 활용 어간을 달리 보아야 함을 직접적으로
제시하였다.
31) 송철의(1991: 279, 294)에서는 자립성이라는 것이 곡용과 활용에서의 음운현상을
설명하는 데 무언가 불충분함을 지적하였으나 궁극적으로는 자립성과 관련될
수도 있다고 하였다.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89

데 이는 바로 앞 장에서 언급한 긴밀도와 관련된다. 다소 이완된 결합


이 곡용형[명사+조사]이라는 것이다. ‘여덟+부터’는 명사의 자립성으로
인해 다소 이완된 결합을 보이므로 활용에서와는 달리 경음화 현상을
확인할 수 없는 것이다. 긴밀도의 관점에서 우선적으로 종성 제약이 적
용된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29나)의 ‘젖+하고’에서도 이완성으로 인해
유기음화보다는 종성제약이 우선되어야 하는 것이다. 반면, 활용은 두
성분이 의존적 성격을 띠므로 당연히 성분 간 긴밀도가 높다고 해야
할 것이다. 이것이 바로 규칙순 차이의 요인인 것이다.
이상에서 긴밀도의 관점에서 활용과 곡용에서 규칙순을 달리해야 하
는 이유를 설명했다. 바로 명사의 자립성으로 인해 곡용에서는 항상 종
성 제약과 관련된 규칙을 먼저 적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6. 결론

이상에서 우리는 경음화 논의에서 크게 주목받지 못한 특정 환경에


서의 경음화 ― ㄹ 관형사형 어미 뒤에서의 경음화, 수관형사 뒤에서의
경음화, 명사구에서의 경음화 ― 에 대해, 음절수를 포함한 긴밀도의
관점에서 경음화의 수의성 여부를 검토해 보았다. 아울러 곡용에서의
자음군단순화와 활용에서의 자음군단순화에서 규칙순 문제가 야기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았다.
본론의 논의를 4가지로 요약해 보기로 한다. 첫째, ㄹ 관형사형 어미
에 후행하는 성분이 의존명사인 경우에는 긴밀도가 높으므로 경음화가
필수적으로 일어난다. 반면, 후행 성분이 자립명사인 경우에는 경음화
가 수의적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아울러 관형어의 음절수 또는 후행
명사의 음절수가 늘어날수록 경음화의 수의성은 증가한다. 둘째, 수관
형사 뒤에서의 경음화 또한 ㄹ 관형사형 뒤에서의 경음화 양상과 동일
하다. 후행 성분이 의존명사이면 경음화가 필수적이며, 후행 명사가 자
립명사이거나 그 음절수가 늘어날수록 경음화는 수의적 경향을 보인다.
190 國語學 第67輯(2013. 8.)

셋째, ‘이번ㅅ방학’, ‘영남ㅅ교회’ 등에서 보이는 명사구에서의 경음화는


합성어에 비해 수의적인 경향이 높은바 단위 인식과 관련된 수의적 현
상으로 파악한다. 넷째, 자음으로 시작하는 어미와 통합하는 곡용형의
경우 명사의 자립성에 근거한 종성 제약을 우선적으로 적용해야 한다.
명사의 자립성이 긴밀도와 밀접하게 관련된다. 활용의 경우는 어간과
어미의 긴밀도가 높으므로 경음화를 자음군단순화에 앞서 적용해야 한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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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2 전북 익산시 신용동 원광대학교 인문대학 국어국문학과]


전화: 010-3674-9808
E-mail: isk88@naver.com
투고일자: 2013. 06. 15
심사일자: 2013. 06. 26.
게재 확정 일자: 2013. 7. 18.
경음화, 남은 몇 문제 193

Some issues remaining on tensification


[Im, Seok-Kyu]
경음화, 남은 몇 문제 [임석규]

This paper aims to study on some issues remaining on tensification


in korean language. Tensification of syllable-initial consonant of nouns
following adnominalizing endings of verbs, and tensification of nouns
following numerals is not phonological but non-phonological.
Tensification in multi-syllable noun can be considered tensity of two
constitution, adnominalizing endings and noun. And tensification of
nones following numerals yeodeolp(八) and noun in mult-syllable noun
can be considered tensity of two constitution, between numerals
yeodeolp and noun. As bounded nouns in two constructions play an
important role in tensity, and their tensification can be derived easily.
Moreover the tensification in noun phrase such as ibeon#panghak can
be occurred optionally. By tensity, certain processes are compulsory,
others are optional.

Key words : tensification, adnominalizing endings, bound none, numerals, noun


phrase, tensity, option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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