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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 (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 (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조대웅*
1)
[국문초록]
현재 향악기 황종(黃鐘)의 음고는 E♭이고, 당악기 황종의 음고는 C이다. 이와 관련된 기존 한국음악학계의 연구
성과에서는 악학궤범 당시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 차이가 현재처럼 서로 다르다는 견해가 있고, 음고의 차이가 없이
서로 같다는 견해도 있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연구 쟁점을 해결하기 위해 3D 프린팅 기술을 활용하여 악학궤범의
대금과 당적을 직접 제작해보고, 제작된 악기의 음고를 측정하여 악학궤범 당시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 차이 유무를
살펴보고자 하였다.
본 연구의 연구방법론은 실증적 연구 방법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Ⅱ장에서는 실증적 연구 방법론으
로 접근한 기존의 음고 측정 연구를 세밀하게 살펴보았다. 검토 결과 기존 연구의 한계점은 악학궤범의 악기 척도를
현행의 길이 단위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약간의 착오가 있었고, 운지법에 있어서도 악학궤범에 제시된 운지법을 정확
하게 적용하지 못했으며, 향악율과 아악율(당악율)에 대한 잘못된 이해로 음고 비교의 기준이 잘못되었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길이 환산의 정확도를 높였고, 악학궤범 산형의 운지법보다 정확한 악학궤범 권1 12율배속호의 운지
법을 적용하였으며, 이를 통해서 음고 측정 및 비교의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였다. Ⅲ장에서는 3차원 모형화(3D
Modeling)와 3차원 인쇄(3D Printing) 방식으로 악기를 직접 제작하였다. 1차 작업에서는 현행 대금과 소금을 참고하
여 관의 두께를 설정하였고, 이로 인해 취구쪽 관의 두께가 지나치게 두꺼운 결과를 낳아 음고 측정에 실패하였다. 2차
작업에서는 이러한 1차 작업의 문제점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설계가 진행되었고, 관의 두께를 최대한 얇게 설정하여 악
기를 제작하였다. 2차 작업으로 완성된 3차원 인쇄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은 저취(低吹)․평취(平吹)․역취(力吹)에
따른 음고의 변화까지도 무난하게 소화할 만큼 소리가 잘 나왔는데, 2차 작업으로 완성된 악기를 기준으로 음고를 측정
하였다. 음고 측정 결과 3차원 제작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음고는 모두 황종이 E♭전후이고, 임종이 B♭보다 약간
낮은 음으로 측정되었다. 따라서 악학궤범 향악기(대금)와 당악기(당적)의 음고 차이는 현행의 향악기 황종(E♭)과
당악기 황종(C)처럼 단3도의 음정 차이가 나는 것이 아니라 음고의 차이가 없음이 확인되었다.
악학궤범 당시의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가 같다는 연구 결론을 토대로 앞으로 많은 부분에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아울러 한국의 악기학 분야에서 3차원 인쇄(3D Printing) 기술의 활용도 기대된다.
<차 례>
Ⅰ. 서론
Ⅱ. 음고 비교를 위한 기준 검토
Ⅲ. 3차원 제작 악기와 음고 측정
Ⅳ. 결론
* 한국학중앙연구원 박사과정
10 국악원논문집 제32집
Ⅰ. 서론
1. 문제제기 및 연구목적
1) 산형(散形)이란 악기의 줄이나 구멍에서 나는 음을 알기 쉽게 그린 그림을 말한다. 송방송, 한겨레 음악 대사전 상권, (서울:
보고사, 2012), 860쪽.
2) 악현(樂懸)은 조선시대 궁중의식 때 등가와 헌가에 배열한 악기 및 의물 등의 배열도(配列圖)이다. 송방송, 위의 책, 하권, 1130쪽.
3) 음고와 관계된 물리적 현상은 진동수이다. 이를 주파수(frequency)라 말하며 헤르츠(Hz) 단위로 표기하고, 특정 주파수에 특정
음이름(musical alphabet)을 붙여 사용할 수 있다. 본고에서는 국립국악원의 ‘표준음고 제정 발표회’(2007년 11월 14일, 우면
당)에서 공표한 내용을 참고하였는데, 당시 제정된 표준음고가 A4=440Hz 평균율 음고와 거의 일치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따라
서 음고의 측정은 평균율의 음고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음고와 센트(cent) 표기법을 사용하고자 한다. 국립국악원,
국악기연구보고서 2007, (서울: 국립국악원, 2008), 169-187쪽 참조.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11
4) 이혜구 역주, 국역 악학궤범권2, (서울: 민족문화추진회, 1980), 124쪽의 각주 86; 이혜구 역주, 신역 악학궤범, (서울:
국립국악원, 2000), 437쪽의 각주 104․467쪽의 각주 259; 정화순, “대금에 관한 연구”, (서울: 서울대 석사학위논문, 1983);
남상숙, 「악학궤범 소재 향악기의 황종 음고」, 한국음악사학보제20집, (한국음악사학회, 1998), 89-104쪽; 이숙희․정환
희, 「15세기 삼현삼죽 제작」, 국악기연구보고서 2008, (서울: 국립국악원, 2008), 8-35쪽. 이숙희․정환희의 연구에서는 악
학궤범의 대금이 실물로 제작되었는데, 연구결과 황종은 C♯5로 측정되었다.
5) 황준연, 「악학궤범의 향악기 음고」, 민족음악학제16집, (동양음악연구소, 1994), 25-38쪽; 이진원, 「악학궤범의 대금과
당적에 관한 소고」, 한국음악연구제25집, (한국국악학회, 1997), 319-338쪽.
6) 김우진, 한국음악학 연구 방법론, (서울: 민속원, 2015), 23-42쪽 참조.
7) 이진원, 앞의 논문.
8) 이숙희․정환희, 앞의 논문.
♭
9) 향악기 황종의 음고가 E 4이기 때문에 오늘날과 같고, 당악기 황종의 음고는 D+로 계산되었지만 이는 악학궤범 당적의
공척음 기록이 정확하지 못한 것으로 추정하였다. 이진원, 앞의 논문, 330쪽.
10) 척도 환산의 문제․운지법의 잘못된 적용․내경의 변화․칠성공의 반영은 Ⅱ장 음고 비교를 위한 기준 검토에서 좀 더 구체적
12 국악원논문집 제32집
있는 방안으로 3차원 인쇄(3D Printing) 기술을 적용하여 악학궤범의 대금과 당적을 실물로 제
작하고자 하며, 제작된 악기의 음고를 측정하여 악학궤범 당시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 차이가
어떠했는지를 확인하는 데 있다.
2. 연구방법 및 연구내용
연구방법은 실증적 연구 방법을 적용하여 악학궤범의 대금과 당적을 3차원 인쇄(3D Printing)
기술로 제작하고, 각각의 음고를 측정하여 상호 비교하고자 한다. 3차원 인쇄를 위해서는 컴퓨터
프로그램11)으로 제작하려는 악기의 3차원 모형화(3D Modeling) 작업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3차원
모형화란 컴퓨터상에서 3차원적인 물체의 기본 형태를 만드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3차원 모형
화 정보가 컴퓨터에 있고, 3차원 인쇄기(3D Printer)만 있다면 누구나 쉽게 집에서도 악기를 직접
제작할 수 있는 것이다.12)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3차원 모형화
를 위해서는 악기의 길이․취구와 지공의 크
기․지공간의 거리 등 악기의 치수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보는 모두
악학궤범의 악기 산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다만 당시의 길이 표시법인 척도(尺度)를 국제
적인 도량형단위계(SI, International System of
Units)의 미터법(Metric System)으로 먼저 환산
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악학궤범 당시 악기 <그림 1> 리코더의 3차원 모형화12)
제작의 기준 척도로 사용된 영조척(營造尺) 1
척(尺)의 해석(환산)에 대한 기존 연구를 참고해보면, 먼저 성균관과 종묘의 편종과 편경 실측치와
기록치를 평균하여 31.06cm 얻은 연구13)가 있고, 이에 대해서 시대차(時代差)를 고려하지 않은 평
균값은 무의미하며 당시 유물의 제작이 척도에 따라 정밀하게 이뤄지지 못했기 때문에 실물측정을
통한 척도의 계산은 재고(再考)의 여지가 있음이 지적되었다.14) 이후 영조척의 실물과 도본 길이
에 대한 기존 연구 성과의 종합적인 분석15)에서는 영조척이 30~31cm로 결론지어졌고, 2003년에
는 국립국악원에서 관련 연구 분야의 전문가 자문회의를 거쳐 영조척 1척의 길이를 30.8cm로 규정
으로 살펴볼 것이다.
11) 3차원 모형화 프로그램으로는 「AutoCAD 2012」와 「Rhino 5.0」이 사용되었다.
12)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리코더(Recorder)의 3차원 모형화 형태이다. 3차원 모형화 파일은 Thingiverse 홈페이지
(www.thingiverse.com)에서 ‘flute’로 검색하면 다양한 관악기의 대한 3차원 모형화 파일을 제공받을 수 있다.
13) 박흥수, 「이조척도에 관한 연구」, 대동문화연구제4집, (대동문화연구소, 1967), 199-226쪽.
14) 권오성, 「국악기 개량을 위한 십이율의 음정치 연구」, 국악기 개량 종합보고서, (서울: 국악기개량위원회, 1989), 67-79쪽.
15) 이숙희, 「악학궤범의 척도 연구」, 국악원논문집제14집, (국립국악원, 2002), 101-131쪽.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13
하였다. 이러한 척도 해석의 기준은 2008년 악학궤범 대금의 실물 제작16) 과정에 사용되었는데,
본 연구에서도 30.8cm를 기준으로 하여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3차원 모형화 작업을 진행하고
자 한다.17)
악학궤범의 대금과 당적에 대한 3차원 모형화 작업을 진행한 이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3차원
인쇄 기술로 악기로 직접 제작할 것이다. 악기의 제작에 사용할 3차원 인쇄 출력방식은 고체기반의
재료에 열을 가해서 녹인 뒤 쌓아올려 상온에서 식혀 굳히는 방식인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을 사용할 것이며, 출력소재로는 충격과 열에 강한 합성수지인 ABS 플라스틱을 사용
하고자 한다.18) 3차원 인쇄로 악기를 출력하기 위해서는 3차원 프린터 출력관의 온도․출력 속도
등의 적절한 설정값이 필요한데, 이에 대해서는 기존의 선행 연구에서 제시한 설정값을 참고하여
제작하겠다.19) 악기가 완성되면 악학궤범에 기록된 대금과 당적의 운지법에 따라서 음고를 측정
하고, 이를 통해 악학궤범 당시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 차이가 어떠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연구방법과 함께 각 장에서 논의할 연구내용은 다음과 같다.
Ⅱ장 ‘음고 비교를 위한 기준 검토’에서는 실증적 연구 방법론으로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음고를 측정한 기존 연구 성과를 보다 세밀하게 검토하여, 연구의 한계점으로 밝혀진 척도 환산의
문제 및 운지법의 잘못된 적용에 대해서 정리해보고, 비교의 기준으로 제시된 악학궤범의 향악
율과 아악율(당악율)에 대해서도 다시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본 연구에서 악학궤범 대금
과 당적의 음고 비교에 적용할 새로운 기준이 제시될 것이다. Ⅲ장 ‘3차원 제작 악기와 음고 측정’
에서는 먼저 두 차례에 걸쳐 진행된 3차원 모형화와 3차원 인쇄 과정을 살펴보고자 한다. 3차원
모형화 결과물은 컴퓨터 그래픽과 단면도 등을 살펴보고, 이어서 3차원 인쇄기에서 악기가 제작되
는 과정과 완성된 악기의 외형적인 부분을 현행 악기와도 비교할 것이다. 다음으로 음고 측정 및
음고 비교에서는 Ⅱ장에서 정리한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음고 비교 기준을 바탕으로 연구를
진행하고, 선행 연구의 음고 측정치도 함께 비교해서 살펴보고자 한다.
Ⅱ. 음고 비교를 위한 기준 검토
악기의 음고를 계산하거나 악기를 제작하여 음고를 측정하는 방식은 음고를 계량화하여 수치화
하는 방법론으로서 실증적 연구 방법론이라 할 수 있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여기에 해당하는 선행
연구로는 음향학의 진동수 계산식을 적용하여 악기의 음고를 산출한 연구20)와 진동수 계산식과
더불어 악학궤범의 대금을 실물로 제작하여 음고를 산출한 연구21)로 나눠볼 수 있다. 이번 장에
서는 논의의 편의상 각 연구의 특성에 주목하여 전자를 ‘계산식 측정 연구’로 후자를 ‘실물제작 측
정 연구’로 정의하고, 각각의 연구를 척도 환산․운지법의 적용․향악율과 아악율(당악율)의 이해
항목으로 재검토하며, 이를 통해 본 연구의 3차원 제작 악기의 음교 비교에 적용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자 한다. 먼저 기존의 ‘계산식 측정 연구’와 ‘실물제작 측정 연구’의 연구 결과를 간략하게
도표로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22)
구분 플라스틱제작
상례비요(1620) 사례편람(1844) 시악화성(1780)
악학궤범 대금
(1尺=290mm) (1尺=302mm) (1尺=309.5mm)
(1尺=308mm)
임종 B♭4+22cent B♭4-48cent A4+9cent A♭4+44cent
대금
황종 E5+19cent E♭5+49cent E♭5+7cent D♭5+48cent
♭
황종 E 5-5cent D5+25cent D5-18cent
당적 없음24)
♭
임종 A5-20cent A 5+10cent A♭5-33cent
위의 <표 1>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척도 환산의 기준에 따라 음고의 측정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
는 것을 알 수 있다. 1척(尺)의 환산 길이가 작아질수록 관의 길이도 짧아지기 때문에 음고는 더
높아지는 것이다. 계산식 측정 연구의 시악화성 1尺=309.5mm와 실물제작 측정 연구의 1尺
=308mm가 척도 환산 기준에 있어서는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시악화성의 척도 환산 기준이 더
크기 때문에 낮은 음이 산출되어야 하는데, 실물제작 측정 연구보다 높은 음이 산출되었다. 이렇게
연구 결과에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수치 환산의 문제 및 악학궤범에 기록되어 있는 관련 조건들
이 충분하게 반영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래에서는 이러한 측면에 주목하여 각각의 연구들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겠다.
악기의 음고를 계산하거나 악기를 제작하여 음고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악기의 길이․취구와 지
공의 크기․지공간의 거리 등 악기의 치수에 대한 상세한 정보가 필요하다. 이러한 정보들은 악
학궤범의 악기 산형에서 확인할 수 있는데, 당시의 길이 표시법인 척도(尺度)를 국제적인 도량형
단위계의 미터법(Metric System)으로 환산해야 한다. 먼저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악기 산형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5) 강과 약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정확한 길이를 알 수 없다. 악학궤범이 참고한 중국문헌 중에 채원정의 율려신서가 있는데,
권2 「율려증변」의 제10편 도량권형(度量權衡)에서도 강과 약이 등장한다. 역주본에서는 강을 ‘나머지가 조금 있다’, 약을 ‘부족
16 국악원논문집 제32집
♭
27) 내경이 각각 다른 원통형 관의 음고를 계산한 경우, 악학궤범 대금 임종(林鐘) 운지법에서 4분 강의 음고는 A 4+11cent이고,
♭
6분 강의 음고는 A 4-35cent로 내경 2분의 차이가 대략 50cent(1/2 반음) 정도의 음고차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숙
희․정환희, 앞의 논문, 22쪽 표 10 참조.
28) 당적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상단 내경과 하단 내경의 차이가 있다.
18 국악원논문집 제32집
악학궤범의 본 연구의
구분
악기 치수 기록 수치화
당적 전체 길이 1척 4촌 8분 1.48
상단 ~ 취공 5촌 2분 0.52
취공 ~ 제1공 3촌 6분 0.36
제1공 ~ 제2공 8분 0.08
제2공 ~ 제3공 8분 약 0.077
제3공 ~ 제4공 7분 반 0.075
제4공 ~ 제5공 6분 반 0.065
제5공 ~ 제6공 6분 반강 0.068
제6공 ~ 제7공 7분 0.07
제7공 ~ 하단 1촌 5분 반 0.155
상단 내경 3분 강 0.033
하단 내경 4분 반 0.045
취공의 길이 4분 0.04
취공의 넓이 3분 반 0.035
지공의 길이 2분 강 0.023
지공의 넓이 2분 약 0.017
2. 악학궤범 운지법(運指法)의 적용
29) 악학궤범 당적의 경우는 전체 길이를 합산해도 1분(分) 길이(약 3mm)가 부족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척도법의 강․
약․반강 등의 해석 문제일수도 있고, 악학궤범 기록상의 작은 오차일 수도 있지만 음고에 미치는 영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수치화 값을 기준으로 하겠다.
30) 공척보에 따른 12율4청성-합(合): 황종, 사(四): 대려․태주, 일(一): 협종․고선, 상(上): 중려, 구(句): 유빈, 척(尺): 임종,
공(工): 이칙․남려, 범(凡): 무역․응종, 육(六): 청황종, 오(五): 청대려․청태주․청협종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19
계산식 측정 실물제작 측정
구분 악학궤범의 운지법31)
연구의 운지법 연구의 운지법
지공순서 1 2 3 4 5 6 1 2 3 4 5 6 1 2 3 4 5 6
척(尺) 林 ●●●○○○ ●●●○○○ ●●●○○○
합(合) 潢 ○●●○●● ○○○○●● ○○○○○○
척(尺) 淋 ●●●○○○
합(合) 㶂 ○○○○○○
31) 악학궤범의 대금 운지법은 권1 12율배속호(十二律配俗呼)에 설명이 있고, 권7 향부악기도설 대금 산형에 그림으로 표시되어
있다. 권7의 운지법 그림은 같은 음고임에도 운지법이 다른 경우가 있어 일관성이 떨어진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산형 그림보
다는 12율배속호가 더 정확하다. 이혜구 역주, 신역 악학궤범, (서울: 국립국악원, 2000), 467쪽, 각주258번 참조.
32) 순차적 개관이란 취구에서 먼 지공부터 순차적으로 지공을 열어간다는 것을 말한다. 관의 진동수 계산 공식에서는 이러한 조건
에 해당하지 않는 운지법(예: ○●●○●●)은 계산해낼 수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20 국악원논문집 제32집
황종의 음고가 E♭인지 C인지에 따라서 전체 율명의 음고에도 차이가 있다. 현행 향악의 황종
음고는 E♭인 반면, 아악과 당악의 황종 음고는 C이기 때문에 향악율과 아악율(당악율)은 같은 율
명을 사용하더라도 실재 음고는 있어서는 단3도의 음정 차이가 있다. 그렇다면 악학궤범에서도
현행처럼 같은 율명을 사용하면서 실재 음고가 다른지 아니면 같은지에 대한 검토가 필요한데, 이
와 관련된 기록으로는 우선 악학궤범 권1의 악조총의(樂調總義) 기록을 살펴볼 수 있다.
<사료 1> 아악은 음이 낮아서 황종이 (12율 중에서) 첫 음이고, 향악은 음이 높아서 (7조 중에서)
협종이 그 첫 음이며, 음이 팔팔조․막막조에 이르면 또 황종․대려․태주의 청성을 쓴다.37)
<인용 1> 속악(향악)에서의 황종은 바로 아악율의 협종에 해당하는 음이라는 것이며, 이것은 당시의
대금의 황종음이 아악율의 협종음(E♭)이라는 것을 말한다.38)
39)
<사료 3> (12율의 둘레와 길이의 도설) 황종의 길이는 9치, 그 둘레는 9푼이다. …(중략)… 지금 장
악원에는 구리로 만든 율관 두 벌이 있는데, 영조척(營造尺)으로 황종의 율관을 재니 그 길이가 1척이
다. …(중략)… 현용(現用) 악기들은 모두 이 율관으로 음을 맞춘다.43)
위의 <사료 2>에서 보듯이 향악에서는 율명을 사용하지 않다가 박연에 의해서 율명이 부여된
것을 알 수 있고, <사료 3>에서는 하나의 율관을 기준으로 모든 악기(향악기․당악기․아악기)의
음고를 맞췄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따라서 본 연구에 있어서는 악학궤범의 율명이 향악
율․아악율․당악율의 구분이 없다는 측면에서 악학궤범의 사료를 해석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Ⅱ장에서 검토한 내용을 바탕으로 Ⅲ장에서 적용할 악기 제작과 음고 측정 및 음고
비교의 기준을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40) 논리적 일관성을 유지한다면, 향악율 황종 음고의 계산은 대금 일지 산형의 협종 운지법을 기준으로 측정해야만 할 것이다.
41) 남상숙, 앞의 논문, 359-261쪽.
42) 世宗 47卷, 12年(1430 庚戌 / 명 선덕(宣德) 5年) 2月 19日(庚寅) 5번째기사: 堧又云: “樂書纂集一事, 臣所極慮。(中略) 其調弄
之法, 聲音高下, 本用大笒爲據, 不知律呂之所屬, 其稱宮調者, 實非宮也。其稱羽調者, 亦非羽也。臣今詳校其聲, 改以律名, 其指
法肉調, 亦明之, 以一宮所屬之五音, 使不相紊, 此小臣今日纂錄之大槪也。한글 번역은 국사편찬위원회의 조선왕조실록 홈페이
지(sillok.history.go.kr) 참조.
43) 十二律圍長圖說 黃鐘長九寸圍九分. (中略) 今掌樂院有銅律官二部, 以營造尺度之, 黃鐘長准一尺. (中略) 時用樂器, 皆以此管正
之. 악학궤범, 권1.10b8-10. 한글 번역은 이혜구 역주, 신역 악학궤범, 54-58쪽.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23
Ⅲ. 3차원 제작 악기와 음고 측정
금의 경우는 위쪽으로 갈수록 내경이 좁아지는 형태로 약 6mm 정도 차이가 나며, 위쪽 내경의
크기와 취구의 크기가 거의 같기 때문에 이 취구의 위치를 관의 끝부분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이
다. 또한 ②번 부분에 해당하는 관의 두께 역시 음고에 미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추정47)하는데,
악학궤범에는 이 부분의 치수가 누락되어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는 우선 일반적인 대금의 두께
(8mm 전후)를 반영하여 3차원 모형화를 진행하였다. 3차원 모형화 작업을 진행한 이후에는 이를
바탕으로 3차원 인쇄(3D Printing)를 통해 악기를 직접 제작할 것이다. 3차원 인쇄 출력방식은 충
격과 열에 강한 합성수지인 ABS 플라스틱을 녹인 뒤 쌓아올리고, 상온에서 식혀 굳히는 방식인
FDM(Fused Deposition Modeling) 방식을 사용할 것이다.
이번 장에서 3차원 모형화와 3차원 인쇄에 사용할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의 환산48) 치수는 다
음과 같다.
미터법 환산 치수
구분 악학궤범의 치수 기록(수치화)
(1척 = 308mm)
대금 전체 길이 2척 7촌 7분 (2.77) 853.16
상단-취공 6촌 3분 (0.63) 194.04
취공-청공 3촌 9분 (0.39) 120.12
청공-제1공 2촌 9분 반 (0.295) 90.86
제1공-제2공 1촌 2분 강 (0.123) 37.884
제2공-제3공 1촌 2분 강 (0.123) 37.884
제3공-제4공 1촌 2분 강 (0.123) 37.884
제4공-제5공 1촌 2분 강 (0.123) 37.884
제5공-제6공 1촌 2분 강 (0.123) 37.884
제6공-칠성제1공 2촌 9분 (0.29) 89.32
칠성제1공-칠성제2공 1촌 7분 (0.17) 52.36
칠성제2공-하공 1촌 1분 (0.11) 33.88
하공-하단 2촌 7분 (0.27) 83.16
ㅔ
상단 내경 4분 강 (0.043) 13.244
하단 내경 6분 강 (0.063) 19.404
취공의 길이 5분 (0.05) 15.40
취공의 넓이 4분 반 (0.045) 13.86
지공의 길이 3분 (0.03) 9.24
지공의 넓이 3분 약 (0.027) 8.316
칠성공의 길이 / 넓이 지공보다 조금 작음 (0.025) 7.7
미터법 환산 치수
구분 악학궤범의 치수 기록(수치화)
(1척 = 308mm)
당적 전체 길이 1척 4촌 8분 (1.48) 455.84
상단-취공 5촌 2분 (0.52) 160.16
취공-제1공 3촌 6분 (0.36) 110.88
제1공-제2공 8분 (0.08) 24.64
제2공-제3공 8분 약 (0.077) 23.726
제3공-제4공 7분 반 (0.075) 23.10
제4공-제5공 6분 반 (0.065) 20.02
제5공-제6공 6분 반강 (0.068) 20.944
제6공-제7공 7분 (0.07) 21.56
제7공-하단 1촌 5분 반 (0.155) 47.74
상단 내경 3분 강 (0.033) 10.164
하단 내경 4분 반 (0.045) 13.86
취공의 길이 4분 (0.04) 12.32
취공의 넓이 3분 반 (0.035) 10.78
지공의 길이 2분 강 (0.023) 7.084
지공의 넓이 2분 약 (0.017) 5.236
1) 1차 작업
1차 작업에서 대금 관의 두께는 현행 대금을 참고하여 8mm로 설정하였고, 당적 관의 두께는
현행 소금을 참고하여 5mm로 설정하여 3차원 모형화를 진행하였다. 대금은 전체길이가
853.16mm에 이르기 때문에 다섯 개의 부분으로 분할하였고, 당적은 전체길이가 455.84mm이기
때문에 세 개의 부분으로 분할하며, 연결 부위는 맞물려 결합하는 방식으로 설계하였다. 아래의 그
림은 1차 작업의 3차원 모형화 결과물인데, 칠성공이 악학궤범 대금 산형과 같은 형태임을 알
수 있고, 분할 위치는 색상을 달리하여 표현하였다. 또한 3차원 모형화의 단면도를 통해서는 상단
내경과 하단 내경의 차이가 반영되었다는 점과 연결 부위의 결합 방식도 확인할 수 있다.
3차원 모형화가 완성된 이후에는 3차원 인쇄 작업이 진행되었다. 1차 작업의 3차원 인쇄 과정과
완성된 결과물은 다음과 같다.
향악기와 당악기의 음고(音高) 차이에 대한 연구 27
2) 2차 작업
2차 작업에서는 관의 두께를 최대한 얇게 설정하여 관끝의 두께를 대금과 당적 모두 2mm로 설
계하였고, 이럴 경우 취구쪽의 두께는 대금이 약 4.5mm이고 당적이 약 3.5mm로 현행 대금과 소금
에 비해 약간 더 얇은 형태로 제작되었다. 1차 작업에서의 악기 분할은 지공의 중간 부분에서도
이뤄졌는데, 2차 작업에서는 지공의 중간에서는 분할되지 않도록 3차원 모형화 작업이 진행되었
고, 또한 연결 부위에 있어서도 좀 더 잘 맞물릴 수 있도록 사각형의 형태가 아닌 원형으로 설계되
었다. 2차 작업의 3차원 모형화 그림과 3차원 인쇄과정을 통해 완성된 결과물 사진을 살펴보면 아
래와 같다.
<그림 11> 악학궤범 대금의 3차원 모형화 <그림 12> 악학궤범 당적의 3차원 모형화
단면도(2) 단면도(2)
2. 음고 측정 및 비교
51) 취구와 입김의 각도 조절을 통해 우선 음정 변화의 폭을 살펴보고, 음고의 측정은 그 중간쯤에서 편하게 낼 수 있는 지속음을
기준으로 하였다.
52) 아이폰 어플리케이션 Tuner Pro를 사용하였다.
30 국악원논문집 제32집
대금 당적
구분
운지법 음고 운지법 음고
지공순서 1 2 3 4 5 6 1 2 3 4 5 6 7
척(尺) 임종(林鐘) ●●●○○○ B♭4-27cent
합(合) 황종(潢鐘) ○●●○●● E♭5+28cent ●●●●●●○ E♭5-29cent
척(尺) 청임종(淋鐘) ●●●○○○ B♭5-39cent ●●○○○○○ B♭5-48cent
♭
합(合) 청황종(㶂鐘) ○○○○○○ E 6+31cent
계산식 측정 연구 실물제작 측정 연구 본 연구
구분 플라스틱제작 3차원 제작
상례비요(1620) 사례편람(1844) 시악화성(1780)
악학궤범 대금 악학궤범 대금과 당적
(1尺=290mm) (1尺=302mm) (1尺=309.5mm)
(1尺=308mm) (1尺=308mm)
Ⅳ. 결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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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국악원논문집 제32집
Jo, Daewoong*
53)
Currently, the Hwangjong (黃鐘) pitch of Hyangak (鄕樂) instruments is E♭4, and that of Dangak (唐樂)
instruments is C4. Some of previous studies on the topic in the Korean musical academia reported that there
were differences in the pitch between Hyangak and Dangak instruments during the period of Akhakguebeom
(樂學軌範) like today, and others reported no differences in the pitch between them. In an effort to solve
the research issue, this study made Daegeum (大笒) and Dangjeok (唐笛) of Akhakguebeom with the 3D
printing technology, measured their pitches, and compared them.
Chapter Ⅱ closely examined previous studies on the pitch measurement that made an approach in an
empirical methodology. The previous studies had some limitations including small errors in the process of
converting the instrument size of Akhakguebeom to the current unit of length, no accurate application of fingering
methods proposed in Akhakguebeom, and wrong criteria for pitch comparison. The present study thus increased
the accuracy of length conversion, applied the fingering methods of Akhakguebeom, and raised the accuracy
level of pitch comparison criteria. Chapter Ⅲ showed the making of instruments with 3D modeling and 3D
printing. In the primary work, pitch measurement ended up as a failure as the outer thickness(external diameter)
of instruments was set too big. In the secondary work, it was a success with pitch measurement as the outer
thickness of instruments was adjusted. The instrument making process was divided into a 3D modeling and
3D printing procedure. While the products of 3D modeling procedure were presented in computer graphics,
those of 3D printing procedure were presented as photographs of instrument making process and completed
instruments. Once the instruments were fully made, they were used for pitch measurement. Both Daegeum and
Dangjeok of Akhakguebeom had a Hwangjong pitch E♭4, which means they have the same pitch.
Additional researches are required in many areas based on the finding that the Hyangak and Dangak instruments
during the period of Akhakguebeom had the same pitch. It will be also possible to restore the traditional musical
instruments with the 3D printing technology for research purposes. The study will hopefully serve as a touchstone
for future studi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