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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치료연구, 제5권 제1호

Korean Journal of Figure Therapy


2019. Vol. 5, No. 1, 23-35

용의 상징

노 남 숙†(명지대학교)

<요 약>
상징(symbol)은 여러 가지 인식 수단으로 전혀 알아챌 수 없는 현실의 깊고 오묘한 현상들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상징의 기능은 존재의 가장 은밀한 의미의 현상들을 그대로 날 것으로 나타내어 주
는 것이다. 상징은 다양하게 우리가 접해볼 수 있는 이야기인 민담, 민속, 신화, 종교, 그림, 꿈과 같
은 것에서 표현되어지며, 문화적 상황에 따라서 다르게 드러나게 된다. 본 연구에서는 용에 대하여
신화,문화, 종교에서의 용의 상징성을 살펴보았다. 신화에서 용은 무한의 능력자인 왕으로, 남성성과
여성성으로, 생명이면서 동시에 죽음으로서의 용으로 존재함을 알 수 있다. 문화적 측면에서 순환적
과정, 분리와 심리적 분열,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자의 이미지로서 그 상징적 모습을 보여주
고 있다. 종교적 의미에서는 선과 악의 상반된 이미지의 용으로 보고 있었다. 동양 종교에서는 용은
선의 세계를 상징하였으며 서양의 구약성서에서는 용을 혼돈의 상징으로, 신약성서에서의 용은 악마
와 사탄의 이미지가 있다고 표현하였다. 용은 인간정신의 원형적 산물로서 우리 인간의 집단적 무의
식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와같이 다양한 영역에서 그 상징성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주제어 : 상징, 용, 신화, 혼돈, 원형

†교신저자 : 노남숙, 명지대학교 통합치료대학원 아동심리치료학과 교수(isik@naver.com)


■ 게재 신청일 : 2019년 9월 23일 ■ 최종 수정일 : 2019년 10월 8일 ■ 게재 확정일 : 2019년 10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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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치료연구, 제5권 제1호

Ⅰ. 서 론

상징은 동일성과 같은 의미로 ‘함께 던져짐’의 의미를 갖는 그리스어 ‘symbolon’에 그 근원을


가지고 있다. 독일어 ‘sinnbild’에서 기원했으며, ‘bild’의 의미는 ‘이미지’이다. 이해할 수 있는 인
지능력과 정서반응의 합일을 통해 이미지는 그 의미와 형태를 가지게 된다. 상징은 인간 본연
의 깊은 표현으로 우리에게 다가와 정서, 지성, 영혼에게 이야기 한다(David, 1998). 이에 인간은
계속 초월적인 존재와 그 의미를 이해하려고 상징과 비유를 필요로 하는 것이며 인간은 다양한
상징체계를 통하여 자기 자신의 의식을 깨우친다(장영란, 2003). 그럼에도 상징은 심리적 현실에
서 사라지지 않으며 그 외관은 변화되더라도 상징의 기능은 항상 그대로인 것이다(Eliade, 1998).
Jung에 의하면 상징은 자연발생적이며, 치유적이고 에너지-변화적인 힘을 지니고 있다고 한
다. 그 힘이 바로 의식과 무의식을 표상하는 상징을 매개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즉 “상징은 뭔
가 막연하고 숨겨진, 그리고 우리가 모르는 어떤 뜻을 내포하고 있다” 라고 표현한다(David,
1998).
본 연구자가 용에 대한 상징 연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선명하게 기억하는 두 개의 용
꿈 때문이다. 첫 번째 꿈은 하늘로 승천하는 용을 보고 연구자가 그 용의 등에 올라타서 함께
우주공간을 여행하는 것이었다. 사방천지를 날아다니는 용과 함께 자유로움과 우주의 신비로움
을 온 몸으로 체험하였다. 처음 용을 만났을 때 나에게 등을 내밀어주면서 올라타도록 배려해
준 따스한 용이 내가 꿈속에서 만난 첫 번째 용이었다. 두 번째로 만난 용은 박사 과정 중 꾸
었던 꿈에서이다. 나의 넓적다리에서 조그마한 것이 나오기 시작하였는데 이것이 아기 용이었
다. 나는 많이 당황은 했지만 그냥 기다렸고 아기 용은 내 다리에서 계속 자라나서 마침내 스
스로 날아올라 저 하늘로 올라가버렸다. 너무 인상적인 꿈이여서 지금도 기억하고 있으며 아기
용의 반짝이는 눈을 잊을 수 없다.
연구자의 꿈에 나타난 용은 도대체 어떠한 상징성을 지니고 어떤 의미성을 내포하고 있는
것일까? 나에게 어떤 무의식적인 sign을 보내고 있는 것일까?
용의 상징을 연구하고픈 연구자의 욕구를 생각해보면서 문득 아들이 떠올랐다. 연구자의 자
녀 중 둘째인 아들은 용띠이며 진시에 태어났다. 특별하게 우리나라는 옛날부터 태어난 해의
특별한 성향에 의해 그 당사자의 특성을 ‘열두 동물 띠’로 나타낸다. 이러한 띠는 ‘사람들 안의

심장에 숨어 있는 동물’이라고 말하기도 한다(최광현 선우현, 2016). 그렇다면 연구자는 내 아
들의 심장에 숨어있는 동물이 용인가?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웬지 의미 있게 나의
무의식적 항해를 용으로 향하게 하는 것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오십이 넘어 지금까지 살아온
과정을 살펴보았을 때, 나 자신의 삶과 엄마로서의 삶 사이에서 늘 나의 우선순위는 나 자신이
었다. 아마도 상징 연구를 하면서 위대한 어머니 여신으로서의 용의 이중성에 매력을 느낀 것
은 내 안에 흐르고 있는 독특한 모성성이 건드려졌기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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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남숙 / 용의 상징

본 연구에서 신화, 문화, 종교 등에서 보여지고 있는 용의 여러 측면과 용의 상징성을 알아


보면서 무의식을 적극적으로 의식화하고자 하는 나의 관심을 탐구해보고자 한다.

Ⅱ. 본론
1. 용의 생물학적 특성

가. 용의 기원
용은 우리 고유어로는 ‘미르’라 불리우는데 이는 ‘물’의 옛말인 ‘믈’을 그 어원으로 한다. 그
러므로 용은 그 기원을 물에 두고 물의 상징이다. 옛 이야기에서 용은 물이나 구름에서 등장하
여 인간을 돕기 위해 나타나는 신비한 존재였다(박영수, 2005). 용은 물 속에서 살면서 바람과
비를 일으키고 이를 몰고 다니는 물의 신으로, 크기를 아주 크게 또는 작게 하며, 구름을 넘어
서 날아 올라가거나 깊은 물 속으로 잠복한다.
동물학자들은 용의 몸체가 길이 1.78미터, 높이 0.67미터로 악어와 비율이 같으며 위로 튀어
나온 눈과 코는 물 속의 악어를 표현한 것으로 보았다. 이에 악어가 용의 기원으로 그 존재를
드러내고, 악어와 유사하게 생긴 도마뱀을 용의 아들로 표현하였으며 기우제에도 나타났다. 그
외 용의 기원으로 무지개나 번개의 모양에서 용이라는 환상의 동물이 생겨났다고 하며, 소나무
를 보기도 하는데, 소나무 줄기가 용과 닮았기 때문이며 용 비늘이라고 소나무 껍질을 표현하
기도 한다(정연학, 2002).

나. 용의 형태
용의 모습을 <본초강목>에서 보면, 머리 모양은 낙타, 뿔의 형태는 사슴의 뿔, 눈은 토끼의
눈, 귀는 암소의 귀, 목은 뱀의 목, 배는 개구리의 배, 비늘은 잉어, 매의 발톱과 범의 발바닥으
로 구성되어 있다(박영수, 2005) 용의 입 주변에는 고양이의 긴 수염이 있고 턱 밑에는 구슬이
있으며 목 밑으로는 가슴 비늘, 박산은 머리에 있으며 이를 척목이라고 한다. 이 척목이 있기
때문에 용은 하늘에 날아오를 수 있다. 용은 이처럼 다양한 동물들이 지닌 최고의 장점들을 합
쳐서 최대 힘을 가진 존재로 알려져 있다.
용의 각 부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튀어나오고 넓은 이마의 경우 총명과 지혜를,
사슴뿔은 오래 살음, 소 귀의 경우 뛰어난 재능, 호랑이의 눈은 위엄, 매의 발톱은 용맹함, 칼날
눈썹은 영웅을, 사자 코는 부유함과 귀함을, 금붕어 꼬리는 재빠른 민첩함, 말과 비슷한 이빨은
선량함과 근면을 의미한다. 비늘이 있는 용의 몸은 물 속에서 사는 동물이라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정연학, 2002). 용의 형태 중 뽀족하고 날카로운 이와 커다란 입, 튀어나온 눈, 손바닥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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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하게 갈라져 있는 발가락을 예전부터 계속 가지고 있고, 언제나 입을 벌리고 있고, 혀는 길


다. 입김은 매우 뜨거우며, 몸에서 나는 광채는 강렬하다(Borges, 2016).

다. 용의 종류
용을 여러 분류방식으로 나눈다면 100여 가지 이상의 명칭이 있다. 용의 종류가 많고 복잡한
이유는 초자연적이며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존재로 나타내기 위함이다.
훼룡은 큰 이무기 중 한 종류로 5백년을 살면 교룡이 된다. 교룡은 뿔이 있는 용으로 <대자
전>에서는 교룡을 용의 어린 새끼로 모양은 뱀과 유사하며 한 발이 넘고, 4개의 넓고 짧은
발이 있으며, 얼굴은 다람쥐 같고, 귀가 있고 꼬리는 잉어의 꼬리를 가진 뱀 모양이라고 하였
다. 이룡은 뿔이 없는 용 또는 용의 암컷을 의미하며 자연에 해를 끼치는 용으로 또 붉은 색의
호랑이 모습을 하고 비늘을 가진 용을 의미한다. 응룡( 應龍)은 날개가 있는 용으로 <산해경>에
하늘을 날며 비를 내리게 하는 용으로 표현되었다. 몸은 비늘이 뒤덮어 있고 가시가 있는 등,
큰 머리, 작은 눈과 귀, 높은 눈두덩이와 날카로운 이빨을 가지고 있다. 반룡( 蟠龍)은 날개가 없
는 용으로 <광아>에 하늘에 올라가기 전에 땅에 서리고 있는 용으로 승천하지 못한 용을 의
미한다. 잠룡은 숨어 있어서 아직 하늘에 오르기 전의 용을 말한다. 촉룡( 龍燭)은 <산해경>에
서 중국종산의 신이며, 눈을 뜨면 낮이 되고 눈을 감으면 밤이 되고 입으로 입김을 세게 불면
겨울, 숨을 들이마시면 여름이 된다. 마시지 않고 먹지 않으며 숨 쉬지 않는 데 숨을 쉬면 바람
이 된다고 하였다. 촉룡( 龍燭)은 늘 초 하나를 입에 물고 북쪽의 어두운 천문을 비춰준다고 하
며 몸의 길이는 천리, 형체가 사람의 얼굴에 뱀의 몸을 하고 붉은 빛으로 종산의 아래에서 산
다고 하였다. 교룡( 蛟龍)은 뱀과 비슷한 몸을 가지고 있으며 머리는 호랑이와 비슷하다(Drake,
2003).
용은 황룡, 청룡, 흑룡으로 나누는데 이 중에서 청룡이 가장 으뜸이다. 그 이유는 용이 푸른
색으로 상징되는 동쪽세상을 지킨다고 생각해서이다(박영수, 2005). 이에 청룡은 사찰과 왕궁의
장식무늬로 사용되었다.

2. 신화, 문화, 종교에서 볼 수 있는 용의 상징

동양의 용은 자비로운 신으로서 존경을 받았다. 비를 가져다주며 수계의 주인(Cotrell, 1995)이


며 기쁨, 역동성, 건강, 생식력, 악귀를 물리쳐 주는 존재이다. 중국에서는 용을 사악한 세력을
지배하고 승화시키는 의미와 포괄적이고 우주적 의미를 지닌 율동적인 삶을 상징한다(이승훈,
2009). 이에 비해 중세 서양에서는 용을 구성하는 여러 부분들이 암시하는 상대적 잠재력을 혼
합시킨 것으로 보았다. 즉 독수리는 용이 지닌 훌륭한 잠재력, 뱀은 비밀과 지하 동물적 특성,
날개는 지적 고양을, 꼬리는 이성에의 종속을 상징한다. 유대인은 용은 ‘더럽혀지지 않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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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을 상징하고 이 혼돈은 모든 사물을 정복하는 격렬한 용과 동일시되기 때문이라고 하였


다. ‘모든 사물을 관통하는 길 혹은 방법’ 의 상징, 혼돈은 신비의 세계를 의미한다. 또한 용은
자연에 의해 정복된 세계, 변화를 상징하는 달이 보여주는 신비를 상징하기도 한다(Cooper,
1994).

가. 무한의 능력자 : 물의 신과 비를 내려주는 수계의 신, 시조의 어버이, 호국신, 제왕


1) 물의 신, 비를 내려주는 수계의 신
용은 물의 신이면서 우사의 성격도 가진다. 우리나라 고대의 경우 [동국여지승람]에 가뭄이
계속되면 용정, 용담, 용연, 용지, 용추 등에 기우를 하였다는 사례가 있다. 삼국사기의 기록을
보면 “2마리의 용이 금성 우물 속에 나타났고, 소낙비가 쏟아지고, 번개가 치고, 성의 남쪽 문
측에 벼락이 내렸다” 고 하였다. 그밖에 서해 용왕의 아들인 이목이 가뭄이 매우 심할 때, 보양
선사의 간청으로 마음대로 비를 내리게 하여 하느님이 노여워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한국문
화상징사전 편집위원회, 1992).
중국에서는 여의주를 물고 있는 용- 천둥의 상징-을 그린 그림이 비를 가져다 준다고 생각하
였다. 힘찬 용은 남성이고 동그란 여의주는 여성으로 두 개가 어우러지면 완전한 존재가 되는
것이며, 용과 여의주가 같이 생명의 근원이 되는 비를 내리게 된다(박영수, 2005).
인도에서 용은 진기하고 귀한 것의 수호자로서 바다의 보물들인 산호, 조개, 진주를 지키며,
물과 연결된 낙원이나 강, 호수, 바다 아래에 살면서 삶의 에너지의 파수꾼으로, 깊은 바다의
보물을 지키는 수호신이다. 이에 인도문화에서 용 신앙 이미지로서 물과 관련된 육지의 물은
농사의 필수 요소이므로 모든 생명의 원천이며 물의 상징인 용이야말로 생명을 지속시키는 능
력이 있다고 믿어왔다(윤용복, 2002).

2) 시조의 어버이
신화 중 물의 신인 용과 결혼하여 국조나 군주, 씨족조 등의 귀한 자의 어버이로 나타나며
신라 석탈해, 고려 태조 왕건, 백제의 무왕, 후백제 시조 견휜 등은 다 용의 자녀들이다. 백제
무왕인 서동은 어머니가 홀로 되어 서울 남지변에 살다가, 그 연못에 있는 지룡과 교통하여 출
생하였다. 또 견휜은 광주 북쪽 부유한 집의 딸과 지렁이가 교혼을 하고 낳았으며 씨족의 시조
신화로 창녕 조씨는 조계룡이 시조로서 용의 후예이다(한국문화상징사전 편집위원회, 1992)

3) 호국신
호법신 또는 호국신으로서의 용으로 삼국유사에서 호법은, 명랑법사와 해룡, 보양조사와 서
해 용, ‘의상대솨와 동해 용’ ‘자장율사와 지룡’ ‘진표율사와 용왕’ 이 있다. 나라를 지키는 호국
룡은 문무왕대(문호왕 법민, 만파식적)와 원성왕대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신라 30대 문무왕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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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죽은 후 동해의 해룡이 되어 왜구의 침략을 막겠다”고 말하였고 동해 중간의 큰 바위에서


장사지낼 것을 유언한 후 동해의 용이 되었다(한국민속 대사전 편집위원회, 1998).

4) 제왕
삼국사기의 기록 중 “흑룡이 한강에 나타나서, 잠시 구름과 안개가 끼여 캄캄하더니, 날아가
버렸다. 이어 왕이 죽었다” 라는 것으로 용이 왕과 연결됨을 의미한다. 즉 흑룡은 왕의 죽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삼국사기 열전 궁예조에 나온 글에 의하면 왕창근이 머리가 하얀 노인으로부
터 거울을 산 일화가 있다. 그 거울 속에 두 용이 나오는데 ‘한 용은 청목 속에 몸을 감추고,
또 다른 용은 흑금의 동쪽에 그 모습이 나타날 것이다’ 라고 쓰여 있다. 이는 고려 태조와 태
봉왕 궁예를 암시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 국조 신화가 담긴 ‘용비어천가’ 1장은 건국을 위한 여
섯 명의 선조를 ‘해동육룡’이라 표현하고 있다. 용은 그 자체가 가진 권위로 임금을 의미한다.
임금의 얼굴은 용안으로, 임금의 평상을 용상, 임금의 옷은 곤룡으로 표현하였다. 또 임금의 즉
위를 용비라 하고 이는 바로 용비어천가의 제목이다(한국문화상징사전 편찬위원회, 1992). 또한
황제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을 알릴 때에는 용을 타고 하늘로 승천했다고 표현한다(Borges, 2016)

나. 남성성과 여성성으로의 용: 남성성, 여성성, 영웅의 남성성과 괴물의 여성성


1) 남성성의 상징
우리나라 설화 중 용이 승천하기 위하여 여의주를 구하는 이야기를 살펴보면, 그 여의주는
바로 여인의 체모로 나오고 있다. 이 여인의 체모를 얻어야지만 승천하게 되는 용은 남성 혹은
남근을 의미한다(한국문화상징사전 편찬위원회, 1992).
[일리아드] 11권에는 ‘아가멤논의 문장에 남근이 세 개나 되는 파란 용이 있다’고 기록되어있
다. 이후 스칸디나비아 해적은 용을 문장에 그리고 용의 머리를 뱃머리에 새겨 넣었다. 로마인
들의 경우 보병의 깃발에 용이 그려져 있으며 이것이 ‘용의 부대’의 기원이다. 중국인은 용이
힘과 속도를 상징한다고 하였으며 웨일스 기의 붉은 용은 자랑스러운 용 에너지의 긍정적 측면
이며 태양, 남성, 지성, 과학과 연결된다(이승훈, 2009).

2) 여성성의 상징
Jung이 친구에게 보낸 편지 중에 다음의 내용이 있다. “죠지 성인의 하반부가 용으로 그려진
그림 말일세. 참으로 특이한 그림이었네! 인간의 하반부가 용이라는 사실을 의식하고 있는 것
처럼 말일세. 실은 그것이 맞는 말이라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그림을 우리 내면의 갈등 혹은
내면의 존재하는 적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네. 용과 영웅은 실제로 하나라는 사실을 표현
하고 있는 거라네”. 이 글에서 용의 상징은 용과 용을 무찌르는 영웅은 하나의 몸이며, 각 개인
안에 있는 대극적인 한 쌍의 존재를 나타낸다. 이것은 인간 마음 안에는 용을 퇴치하는 영웅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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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습으로 상징되는 선의 요소들과 용으로 상징되는 악의 요소들이 서로 대립하는 것을 의미하


다. Jung은 용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것으로, “부정적인 어머니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았다. 보물을 지키는 용은 아들의 리비도(libido)를 얻으려 하는 어머니의 모습을 상징한다. 용
을 죽인다는 것은 인간 안에 있는 자신의 또 하나의 열등한 반쪽을 없애려는 인간 욕망의 표현
이다(이동춘, 2002).
용은 무섭고 극복하기 어려운 상징으로, 용을 정복하는 자만이 영웅이 된다. Jung에 의하면
용은 어머니의 이미지, 모성원리나 무의식을 상징하고 근친상간에 대한 협오나 공포를 의미하
다. 또 중국인들은 흰 용은 달, 여성과 관련 있다고 하였다(이승훈, 2009).

3) 영웅의 남성성과 괴물의 여성성


영웅신화에 나오는 용과 여성괴물들의 경우 영웅들이 모험의 길에서 조우하는 장애물들이다.
보물을 얻으려면 반드시 영웅은 괴물을 죽이고 이겨야만 한다. 용으로 표현되는 괴물은 인간의
무지와 무의식을 상징한다. 그리스의 남신이나 남자영웅이 대적하는 괴물들은 뱀이나 용으로
등장한다. 용은 날개가 달린 뱀의 이미지로 나타나며, 이는 위대한 어머니 여신의 중요한 상징
동물인 새와 뱀이 결합해서 생긴 것이다. 즉 위대한 어머니 여신의 끝없는 생명력을 강하게 확
대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특히 남신이나 영웅들은 용을 살해해야지만 최고의 자리에 앉게 된다
(장영란, 2003).
고대 이란과 인도에서는 새해 명절에 용을 죽이는 신비극을 공연하는데, 신적인 영웅은 괴물
을 죽이고 요새에 감금된 물을 해방시켜서 그 물이 메마른 땅을 적셔준다는 내용이다(Golan,
2005).

다. 생명이면서 동시에 죽음으로서의 용


용은 정서와 무의식의 내적 세계를 의미하며, 우리 내부에 숨어있는 짐승으로 고삐를 잘 채
워두지 않을 때 우리를 야수의 수준으로 내려치는 원초적 에너지이다(David, 1998). 자기 단련과
힘으로 정복해야만 하는 인간의 낮은 원초적 본성을 상징하고 서양에서는 위대한 여신에서 괴
물로 추락한 용으로 표현하였다.
하늘과 땅의 여신인 인안나는 생명이면서 동시에 죽음인 대모신의 특징을 나타낸다. 인안나
는 환하고 생산적이라는 측면과 대극적으로 어둡고 파괴하는 측면도 있다. 즉 인안나는 생명을
부여하고 키우는 힘과 더불어 예측하기 어려운 혼란과 파괴적인 자연의 힘으로 나타난다. 폭풍
과 전쟁의 여신의 이미지에서 이 부정적인 측면이 확연히 드러난다. 인안나는 폭풍의 여신으
로 그 이미지는 용으로 나타나며, 인간이 정성스럽게 가꾼 농작물을 망치고 인간의 생명도 가
져가는 잔인한 면을 가지고 있다. 또 인안나는 전쟁의 여신으로 죽음과 공포를 주는 용과 사자
의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위대한 어머니 여신 티아마트(Tiamat)는 바람 때문에 존재의 질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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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너지면서, 생명을 주던 어머니에서 죽음을 주는 용으로 그 존재가 변화되었고 세상을 재앙으


로 파괴하였다. 이는 비합리적인 힘으로서 창조적인 무의식의 힘이 된 것이다(Neumann, 2009).
또 인도에서는 최초의 용인 브리트라가 우주의 생명 탄생을 막는 ‘정지’ ‘막아 내는 자’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으며, ‘’카오스‘에서 ’코스모스‘로의 이행을 막는 방해꾼이고, 인드라 신은 그
방해꾼인 용을 죽이고 우주를 창조하는 창조주로서 정의된다(윤용복, 2002).

라. 순환적 과정
용은 모든 동물에 앞선 그 이전부터 존재한 동물의 형태이며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용이
다(이승훈, 2009). 즉 우로보로스로 자신의 꼬리를 물고 있는 뱀, 원래는 하나 또는 두 용이며
영원성, 영원 회귀, 정신의 육체적 세계로의 하강과 그 회귀를 상징한다.

마. 분리, 심리적 분열
연금술에서의 ‘변화하는 물질’을 상징(최연숙, 2006)으로 연금술은 용의 ‘화농’ 기본적 요소들
로부터의 분리나 심리적 분열을 의미한다. 휘발성과 고정성의 의미로서 날개 달린 용은 휘발성,
날개 없는 것들은 고정성을 상징한다. 용은 독, 독사, 용해의 상징이며, 철학적 식초(Philosophical
Vinegar)로서 구별되지 않은 것 또는 용해를 의미한다(이승훈, 2009)

바. 힘의 통합
자연의 원소들이 가지고 있는 활용 가능한 힘의 통합(David, P, 1998)으로 물(뱀)을 공기(새,
생명의 물결)와 통합시킨 용은 물질과 정신이 하나가 되는 것을 의미한다. 긍정적인 힘으로서
용의 통로인 땅의 기가 흐르는 상징적 동맥들을 통해 땅에 생명을 부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용은 다양한 의미를 가진 보편적인 상징이며 날개 달린 뱀인 용은 물질인 뱀과 정신인 새가 결
합된 동물로 생명을 주는 바다와 연관되는 뱀, 생명의 숨결을 의미하는 새이다. Jung은 용 안에
는 하늘과 땅의 기본 요소인 뱀과 새의 성질이 혼재한다고 말하였다(Borges, 2016).

사.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자의 이미지


중국에서는 빛, 비, 비옥과 연결하여 용이 천상의 물과 지상의 세계를 연결한다는 믿음이 기
초가 된다. 또 용은 우주적 힘의 두 극단을 매개하는 강한 힘을 발휘한다. 천지조화의 상징으로
용은 여러 동물이 가진 최상의 무기를 가지고 있으며 구름, 비를 만들어내고 땅과 하늘에서 자
유로이 활동한다. 용을 추사의 글씨와 관계되며, 추사의 글씨가 보여주는 느낌을 용의 모습과
연결하여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자의 이미지이다.

몸통을 틀며 꼬리를 튀기며 하늘을 나는 비늘 돋친 용./ 시기하는 눈알을 하고 천길 낭떠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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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남숙 / 용의 상징

지를 뛰며 오르나리는 성난 호랑이./ 허나 이젠 용이 너에게 늘어져서 흥을 빌린다.


성찬경, [추사의 글씨에게] (이승훈, 2009)

아. 선과 악의 상반된 이미지의 용
동양에서는 용의 경우 하늘에 속하는 선의 세계를, 서양에서는 지하에 속하는 악의 세계를
의미한다. 즉 동양 용은 인간을 돕는 착한 용으로 그려지나 서양 용은 피에 굶주린 괴물로 표
현된다(Drake, 2003). 프랑스의 경우 용은 사람을 잡아먹은 귀신과 연결되고 질병을 상징하기도
한다. 예언과 지혜의 알레고리로서 성서에는 부정적인 측면이 설명되어 있으며 퇴행과 얽힘도
성서에 나타나고 있다. [요한 계시록]의 ‘일곱개의 머리와 열 개의 뿔, 그리고 머리에 일곱 개의
왕관을 쓴 거대한 붉은 빛 용을 보라’는 말이 이것을 의미할 수 있다(이승훈, 2009).
기독교 시대에는 카오스, 무지한 파괴력, 물질의 세계에 잠재된 악으로 나타났으며 우리 자
신과 숨겨진 보물인 영적 지혜 사이에 오는 것으로, 순결성을 의미하는 처녀를 지하의 용의 소
굴로 끌고 가는 것으로 나타난다(David, 1998).
성서에 나타난 용 관념에 대하여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구약성서의 용 관념: 태고적 혼돈


구약성서에 등장하는 용은 태고적 혼돈의 상징이다. 다음의 성서구절을 통해 태고적 혼돈의
이미지를 용의 이미지로 반영하여 나타내었다.

내가 바다나이까 용이니이까? 주께서 어찌하여 나를 지키시나이까?(욥기 7장 12절)

주께서 주의 능력으로 바다를 나누시고, 물 가운데 용들의 머리를 깨뜨리셨으며(시편, 74편


13절)

너희 용들과 바다여, 땅에서 여호와를 찬양하라(시편 148편 7절)

이와같이 용과 바다의 이미지는 창세기 1장의 혼돈-흑암-궁창의 이미지와 원형적 동질성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신광철, 2002).

2) 신약성서의 용 관념: 적 그리스도


적그리스도의 이미지로 [요한계시록]에서 용은 그리스도에 대한 대적자의 이미지로 나타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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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치료연구, 제5권 제1호

내가 보매 또 다른 짐승이 땅에서 올라오니 새끼 양 같이 두 뿔이 있고 용처럼 말하더라(13


장 11절)

또 내가 보매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영이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니(16장 13절)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잡아 일천 년 동안 결박하여(20장 2절) 무저갱


에 던져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 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다가,
그 후에는 잠간 놓이더라(20장 3절)

요한계시록 20장 7절 이하에 표현된 전쟁을 통해, ‘새 하늘과 새 땅’과 ‘새 예루살렘’의 창조


로 정리되면서 용과의 전투는 창조의 과정을 이룬다. 이처럼 요한 묵시록에서 용을 악마, 사탄,
늙은 뱀이라고 성요한이 말하였다. 한편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사자이자 용이다. 용맹함은 사자
와 같고 계략은 용과 같다”고 하였다. 또 드라콘이라는 말은 용과 뱀을 동시에 의미하며, 이 구
절에서 낙원의 뱀이 했던 유혹의 말이 연상되는 것이라고 본다(신광철, 2002).

Ⅲ. 결 론

인간 사이키의 깊은 곳에 묻혀 있는, 사고와 태도의 본능적 패턴들이 있는 자리가 집단 무의


식이다. 원초적인 이미지들은 의식의 세계로 있는 그대로 가지고 올 수는 없다. 이것을 우리 마
음에 의해 외부세계에 투사되는 이미지로 탐색해 볼 수 있으며 이런 원초적 상징들을 Jung은
원형(Archetypes)이라 하였다. 원형은 역동적이고 사이키 에너지로서 무의식 안 깊은 곳에 있는
것이나 자극을 받으면 의식으로 표현될 수 있고 상징과 상징체계로 나타난다(David, P, 1998).
이와같이 원형이미지는 신화, 문화, 민담, 꿈에서 체험할 수 있다. 두 번의 꿈 속에서 만난 용에
대하여 연구자는 용과 관련된 여러 영역에서 용의 상징들을 분석하고 확충(amplifcation)하고자
하였다.
상징을 통해 나 자신에 대하여 알아가는 것은 철학적이며, 의식의 성장을 위한 필수적인 연
금술적 작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용은 우리 인간이 살아온 역사적 흐름 속에서 신화, 문화,
종교 등에 등장하는 상상의 동물, 신비로운 동물로서 그 상징성이 우리의 생활에 다양하게 드
러나고 있었다. 본 고에서는 먼저 용의 생물학적 특성을 세부적으로 용의 기원, 형태, 종류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또한 신화, 문화, 종교에서 본 용의 상징을 알아본 바, 첫째, 무한의 능력의
왕으로서 물의 신이며 비를 내려주는 수계의 신, 시조의 어버이, 호국신, 제왕으로 나타났다. 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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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남숙 / 용의 상징

째, 남성성과 여성성으로서의 용으로서 남성성의 상징, 여성성의 상징, 영웅의 남성성과 괴물의
여성성으로 살펴보았다. 셋째, 생명이면서 동시에 죽음인 용, 넷째, 순환적 과정, 다섯째, 분리와
심리적 분열로서의 용, 여섯째, 힘의 통합, 일곱째, 천상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자로서 그 상징
을 알아보았다. 마지막으로 선과 악의 상반된 이미지의 용으로서 구약과 신약에서의 용의 의미
를 정리해 보았다.
이와 같이 용에 대한 깊은 탐색을 하면서 상징성을 확충하겠다는 연구의 목적을 가지고 시
작했지만, 연구자는 실제 용의 상징성을 여러 측면에서 확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음을 고백한
다. 앞으로 연구자 내면의 무의식의 세계를 알아가는 과정으로서 꿈을 소중하게 다루면서 분석
심리학적 측면에서의 심사숙고하는 자세를 가지고자 한다. 꿈에서 만났던 용과의 만남을 기억
하면서 용의 상징성을 보다 심도 깊게 연구하고 고찰해 나가는 작업을 꾸준히 해나가야 할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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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남숙 / 용의 상징

<Abstract>

The Symbolism of Dragons

Roh, Nam-Sook (Myongji University)

Symbols enhance the understanding of the profound and subtle aspects of reality that cannot be
perceived through other means of perception. The major function of symbols is to represent the innermost
phenomena of beings as they are. Symbols are found in tales, folklore, myths, religions, paintings and
dreams that we contact in daily life through various channels and they are expressed in different ways
depending on cultural contexts. This study examined the symbolism of dragons in mythical, cultural and
religious contexts. In mythology, dragons appear as symbols of a king with infinite power, masculinity
and femininity, and life and death at the same time. In cultural aspects, dragons symbolize a cyclic
process, separation and psychological division and mediators of heaven and the earth. In religious contexts,
dragons have the two opposite meanings of good and evil. Dragons are symbolic of the world of virtue
in Asian religious traditions. In the West, dragons are depicted as a symbol of chaos in the Old
Testament or associated with the images of the devil and Satan. As an archetypal product of the human
psyche, dragons are present in the human collective unconscious, representing symbolic meanings in such
a wide range of contexts.

Key words : Symbol, dragon, mythology, chaos, archety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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