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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개혁 500주년에 다시 돌아보는 칼빈신학*

문병호(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1. 들어가는 말: “객관적 요소”

칼빈의 신학, 즉 칼빈신학에 대한 신학적 조명이 여전히 활발하다. 이를 전반


적으로 소개하고 있는 헌트와 니이젤과 방델 류(類)의1) 개론서가 오늘날에도 계속해
서 출판되고 있다.2) 칼빈의 사상은 물론이고 그의 유산 전반을 다룸에 있어서 그의
신학이 일차적으로 고려되어야 함이 마땅한 것은, 그는 분명 신학자(theologus)로서
목회자, 주석자, 설교자였기 때문이다.3) 그는 목사 이전에 성경의 교사(doctor
Scripturae)로서 제네바에 부름을 받았다.4) 그의 대작(opus magnum) 『기독교 강
요』는 단지 목회적인 단상을 담은 종교적 수상록이 아니라 성경의 가르침을 유려한
문체로 체계적이고 종합적으로 기술한,5) 교리사적으로 최고의 조직신학 서책이었다.6)
칼빈의 삶은 주요한 교리를 망라하는 신학적 논쟁들로 이어졌다.7) 이러한 점에 비추
어 우리는 칼빈의 생애를 다룸에 있어서 무엇보다 ‘신학적 접근’에 주목해야 한다.8)
가녹지의 다음 고찰도 이와 관련된다.

* 본고는 2017년 5월 17일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 백주년기념예배당에서 열린 제13회 죽산기념강좌


에서 필자가 발표한 글 “종교개혁 500주년에 다시 돌아보는 칼빈신학”을 일부 수정, 가필한 것임.
1) A. Mitchell Hunter, The Teaching of Calvin: A Modern Interpretation (London: James
Clarke, 1950); Wilhelm Niesel, The Theology of Calvin, tr. Harold Knight (Grand Rapids:
Baker, 1980, rep.); François Wendel, Calvin: The Origins and Development of His Religious
Thought, tr. Philip Mairet (New York: Harper and Row, 1973).
2) 예컨대, Marijn de Kroon, The Honour of God and Human Salvation: Calvin’s Theology
According to His Institutes, tr. John Vriend and Lyle D. Bierma (Edinburgh, UK: T&T
Clark, 2001); Charles Partee, The Theology of John Calvin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08); David W. Hall and Peter A. Lillback, ed., Theological Guide to Calvin’s
Institutes: Essays and Analysis (Phillipsburg, NJ: P&R Publishing Company, 2008). 대체로 이
들 작품들은 칼빈의 『기독교 강요』에 주안점을 두고 칼빈신학을 전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주요한 교
리를 중심으로 칼빈신학을 개괄적으로 고찰하고 있는 작품도 크게는 『기독교 강요』의 체계 가운데 있
다. Paul Helm, Calvin: A Guide for the Perplexed (London: T&T Clark, 2008).
3) Cf. B. B. Warfield, “John Calvin the Theologian,” in Calvin and Augustine (Philadelphia:
Presbyterian and Reformed Publishing, 1956), 484-485; 문병호, “Calvinus Theologus: 신학자
칼빈,” 『칼빈신학: 근본 성경교리 해석』 (서울: 지평서원, 2015), 37-59.
4) Herman J. Selderhuis, John Calvin: A Pilgrim’s Life, tr. Albert Gootjes (Downers Grove, IL:
IVP Academic, 2009), 65.
5) Cf. 문병호, 『라틴어 직역 기독교 강요: 경건에 대한 순수한 가르침』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09),
xxxiii-lx.
6) Cf. Richard A. Muller, The Unaccommodated Calvin: Studies in the Formation of a
Theological Tradition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0), 101-102. 88.
7) Richard C. Gamble, “Calvin’s Controversies,” in John Calvin, ed. Donald K. McKim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188-189.
8) 최근에 간행된 다음 두 작품이 이와 관련하여 주목된다. Willem Van’t Spijker, Calvin: A Brief
Guide to His Life and Thought, tr. Lyle D. Bierma (Louisville: Westminster John Knox
Press, 2009); W. Robert Godfrey, John Calvin: Pilgrim and Pastor (Wheaton, IL: Crossway
Books,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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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빈의 경우, 객관적 요소는 주관적 요소를 압도한다. 그러나 주관적 요소를
압도함으로써, 객관적 요소는 주관적 요소의 실체를 보존한다.9)

여기에서 “주관적 요소”는 칼빈의 생애가 보여주는 고유한 특성을 칭하는 바,


이를 압도하는 “객관적 요소”는 다름 아닌 그의 신학—혹은 그의 신학적 작품들—을
지시하고 있다. 칼빈은 모국을 등지고 다시 돌아갈 수 없게 된 외인으로서 천상의 본
향만을 바라보고 나그네의 신학(theologia viatoris)을 수행하였다.10) 루터의 종교개
혁과 도시 종교개혁을 잇는 제3기 형태로서 “망명객 종교개혁(the Reformation of
the Refugees)”을11) 이끌었던 칼빈은 지상의 정황에 토착화되지 않은 순수하고
(pura), 견실하고(solida), 건전한(sana) 참 신학(theologia vera)을 전개하였다. 오직
‘성경의 신학’만이 ‘성경적 신학’이라고 여기는 칼빈신학의 객관성이 이러한 배경으로
부터 연유한다. 이러한 특성상, 관념적이고 사변적인 독일의 토양에 깊이 뿌리박고 있
었던 루터의 신학이 독일 권내를 크게 벗어나지 못했던 반면에, 칼빈신학은 구주 대
륙과 영국과 스코틀랜드 나아가서 미국 등지로 급속히 확산되었다.12) 본고에서는 이
러한 칼빈신학의 특성을 일별함으로써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작금의 상황에 있어서
의 그것의 의의와 가치를 재고하고자 한다.

2. 칼빈의 조직신학

칼빈의 사상이 조직신학적 체계를 갖춘 것은 1539년에 출판된 제2판 『기독교


강요』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주장되는 것이 상례이지만,13) “칼빈의 가르침의 문을 여는
열쇠”이자14) “『기독교 강요』의 정수(精髓)”라고 불리는,15) 1537년과 1538년에 불어와
라틴어로 각각 출판된 제1차 『신앙교육서』에서16) 우리는 이미 그 효시를 발견할 수
있다. 그곳에서 제시된 교리의 목차(ordo docendi)는 다음과 같다.17)

9) Alexandre Ganoczy, The Young Calvin, tr. David Foxgrover and Wade Provo (Philadelphia:
Westminster Press, 1987), 242.
10) Cf. Heiko A. Oberman, “Initia Calvini: The Matrix of Calvin’s Reformation,” in Calvinus
Sacrae Scripturae Professor: Calvin as Confessor of Holy Scripture, ed. Wilhelm H.
Neuser (Grand Rapids: Eerdmans, 1994), 113-154, 특히 129, 154.
11) Heiko A. Oberman, The Reformation: Roots and Ramifications (Grand Rapids: Eerdmans,
1994), 217-220; idem., “The Impact of the Reformation: Problems and Perspectives,” in
The Impact of the Reformation (Grand Rapids: Eerdmans, 1994), 198-200.
12) Cf. Van’t Spijker, Calvin: A Brief Guide to His Life and Thought, 148-166.
13) Muller, The Unaccommodated Calvin: Studies in the Formation of a Theological
Tradition, 102-108.
14) John T. McNeill, The History and Character of Calvinism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54), 140.
15) John Calvin, Instruction in Faith (1537), tr. & ed. Paul T. Fuhrmann (Philadelphia:
Westminster, 1949), “Historical Forward,” 8-10.
16) Instruction et confession de foy dont on use en l’église de Genevè, 1537, Ioannis Calvini
opera quae supersunt omnia (이하 CO로 표기, Corpus Reformatorum, vols. 29-87),
22.25-74; Catechismus, sive christianae religionis institutio, 1538 (CO 5.313-3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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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537년 불어판 1538년 라틴어판
1 일반 종교성 Que tous hommes sont nex pour Omnes homines ad religionem
cognoitre Dieu esse natos
2 참 종교와 Quelle difference il y a entre vraye Quid inter falsam ac veram
거짓 종교 et faulse religion religionem intersit
3 하나님을 Que c’est qu’il nos fault cognoistre Quid de Deo nobis cognoscendum
아는 지식 de Dieu
4 인간 De l’homme De homine
5 자유의지 Du liberal arbiter De libero arbitrio
6 죽음과 사망 Du peché et da la mort De peccato et morte
7 구원의 길 Comment nous sommes restituez à Quomodo in salutem ac vitam
Salut et Vie restituamur
8 율법 De la Loy du Seigneur (Ex 20) De lege Domini (Ex 20)
9 율법의 개요 La somme de la loy Legis summa
10 율법의 의 Que c’est qu’il nous vient de la Quid ex sola lege ad nos redeat
loy seule
11 율법과 Que la loy est un degree pur Legem gradum esse ad Christum
그리스도 venire à Christ
12 그리스도를 Que nous apprehendons Christ par Christum fide a nobis apprehendi
믿는 믿음 foy
13 선택과 예정 De l’Election et Predestination De electione et praedestinatione
14 참 믿음 Que c’est que la vraye foy Quid sit vera fides
15 믿음의 선물 Que la foy est don de Dieu Fides Donum Dei
16 이신칭의 Que nos sommes justifiez en Christ In Christo iustificamur per fidem
par foy
17 성화 Que par la foy nous sommes Per fidem sanctificamur in legis
sanctifiez pour obeir à la loy obedientiam
18 회개와 중생 De Penitence et Regeneration De poenitentia et regeneratione
19 선행 Comment la Justice des bonnes Quomodo bonorum operum et
oeuvres et de la foy conviennent fidei iustitia simul conveniant
ensemble

20 사도신경 Le Simbole de la foy Symbolum fidei


21 소망 Que c’est que Esperance Quid sit spes
22 기도 De Orayson De oratione
23 기도의 목적 Que c’est qu’il fault regarder en Quid in oratione spectandum
Orayson
24 주기도문 L’exposition de l’orayson Orationis dominicae enarratio
dominicale
25 성도의 견인 De la Perseverance en Orayson Orandi perseverantia
26 성례의 작용 Des Sacremens De Sacramentis

17) 문병호, “교리와 교육: 칼빈의 제1차 『신앙교육서』를 중심으로,” 『칼빈신학: 근본 성경교리 해석』,
156-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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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 성례의 본질 Que c’est que Sacrament Quid Sacramentum
28 세례 Du baptesme De baptismo
29 성찬 De la Cene du Seigneur De coena domini
30 말씀의 목회 Des Pasteurs de l’Eglise, et de leur De ecclesiae pastoribus, et eorum
puissance potestate
31 인간의 전통 Des traditions humaines De traditionibus humanis
32 권징 De Excommunication De excommunicatione
33 시민국가 Du Magistrat De magistratu

여기에서 칼빈은 계시론(1-2), 신론(3), 인간론(4-6), 기독론(7-11), 구원론


(12-25), 교회론(26-33)의 순서로 교리 전반을 논하고 있다. 이는, 종말론에 별도의
장이 할애되어 있지 않은 점을 제외하고는,18) 대다수 개혁신학자들이 추구하는 종합
적-체계적 방법에 부합한다.19) 무엇보다, 기독론 부분에서 율법이 다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예정론이 구원서정(救援序程, ordo salutis)의 첫 단계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사
실, 그리고 “시민국가”라는 제하로 마지막 부분에 한 장이 할애되어 있다는 사실이
주목된다.
이러한 구조는 1559년 마지막 판 『기독교 강요』에서도 기본적으로 계승된다.
다만, 예정론이 구원론에서 다루어지기는 하되 구원서정의 한 과정으로서가 아니라
기도와 함께 성도의 감사의 영역에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과20) 종말론이 구원론의
마지막 부분에서 한 장으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필자는 1559년 『기독
교 강요』를21) 그 순서를 좇아 교리 조목별로 30 주제로 분류하여 다음과 같이 고찰
한 적이 있다.22)

권·장·절 주제 교리
계시,
1.1.1-1.5.15 생명의 지혜: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
일반계시
1.6.1-1.7.5 성경: 하나님의 자녀들의 특별한 학교 성경

18) 칼빈 당시에는 이전과 다를 바 없이 그리스도의 재림에 따른 성도의 부활과 최후의 심판 외에 별도


로 종말론을 논하지 않았던 점을 보아 이는 예외적이지 않다.
19) 예컨대, Charles Hodge, Systematic Theology, 3 vols. (Grand Rapids: Eerdmans, 1995,
rep.); Herman Bavinck, Reformed Dogmatics, 4 vols., ed. John Bolt, tr. John Vriend
(Grand Rapids: Baker, 2003-2008).
20) Cf. Robert Letham. “Faith and Assurance in Early Calvinism: A Model of Continuity and
Diversity,” in Later Calvinism: International Perspectives, ed. W. Fred Graham (Kirksville,
MO: Sixteenth Century Essays & Studies, 1994), 355-384.
21) Institutio christianae religionis, in libros quatuor nunc primum digesta, certisque
distincta capitibus, ad aptissimam methodum: aucta etiam tam magna accessione ut
propemodum opus novum haberi possit, 1559.
22) 문병호, 『30 주제로 풀어 쓴 기독교 강요: 성경교리정해』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13, 수정 증보판),
14-15. 다음 책에서는 칼빈신학을 18 주제로 다룬다: 하나님을 아는 지식, 성경론, 삼위일체론, 예정
론, 창조와 섭리, 죄론, 구속사와 언약신학, 언약의 중보자, 그리스도의 대속 사역, 칭의와 성도의 그
리스도와의 연합, 성령과 믿음과 확신과 회개, 그리스도의 법과 성령, 기독교인의 삶의 교리, 기도,
예배와 성례, 교회론, 시민국가론, 종말론. Hall and Lillback, ed., Theological Guide to Calvin’s
Institutes: Essays and Analysis, 16-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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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9.3 말씀과 성령: 친히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말씀 특별계시
1.13.1-1.13.29 삼위일체 하나님: 한 본질 안에 세 위격이 세 인격으로 계심 하나님
1.10.1-1.12.3
피조물: 하나님의 영광의 눈부신 극장 창조
1.14.1-22
1.15.1-8 사람: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어진 인격적 찬미의 도구 인간
1.16.1-1.18.4 섭리: 영원히 현존하는 하나님의 손 섭리
원죄: 죄책과 오염의 전가 원죄,
2.1.1-2.5.19
일반은총: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하나님의 은혜 일반은총
2.7.1-2.8.59 율법: 경건하고 올바른 삶의 규범 율법
2.9.1-2.11.14 복음, 신구약: 언약 가운데 약속하시고 이루심 언약
2.6.1-4;
그리스도의 중보의 필연성: 성육신
2.12.1-2.13.4
위격적 연합을 통한 양성의 교통: 그리스도의 선지자, 왕, 제사장 예수
2.14.1-2.15.6
직분
그리스도
2.16.1-19 그리스도의 구속자 직분: 비하(卑下)와 승귀(昇貴)
2.17.1-6 그리스도의 대리적 무름: 사랑의 시작은 의(義)
3.1.1-4 성령: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띠 성령
3.2.1-43 믿음: 감화와 확신 믿음
회개,
3.3.1-3.5.10 중생으로서의 회개: 옛사람의 죽음과 새사람의 삶
중생
그리스도인의 삶: 미래를 묵상하며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
3.6.1-3.10.6 성도의 삶
고 주님을 좇는 삶
3.11.1-3.13.5 이신칭의(以信稱義): 죄 사함과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 칭의
3.14.1-3.18.10 성화: 중보자 예수 그리스도의 계속적 중보로 거룩해짐 성화
3.19.1-16 그리스도인의 자유: 기꺼이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유 성도의 자유
3.20.1-52 기도: 믿음의 주요한 훈련 기도
3.21.1-3.24.17 예정: 하나님의 기뻐하신 뜻에 따른 영원한 작정 예정
3.25.1-12 최후의 부활: 죽을 것이 죽지 아니함을 입음 종말
참 교회: 건전한 교리의 일치와 형제적 사랑으로 그리스도와 연
4.1.1-4.2.12
합된 교회 교회
4.3.1-4.7.30 교회의 직분: 머리이신 주님께로 자라감
4.8.1-4.13.21 교회의 권세: 교리권, 입법권, 사법권(권징)
4.14.1-26; 성례: 보이지 않는 은혜의 보이는 표
4.15.1-4.16.32 세례: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의 살아남의 표 성례
4.17.1-50; 성찬: 그리스도와 연합한 성도의 살아감의 표
4.18.1-4.19.37 로마 가톨릭 미사와 거짓 성례들: 새로운 유대주의
4.20.1-32 국가: 하나님의 일반은총적 다스림 시민정부

위에서 살펴본 제1차 『신앙교육서』가 방증이 되듯이, 칼빈은 이러한 체계를


『기독교 강요』 초판 이후부터 줄곧 염두에 두고 있었다고 보아야 한다.23) 1559년
『기독교 강요』는 사도신경의 고백의 순서를 따르고 있음이 대체로 일치된 학자들의

23) Muller, The Unaccommodated Calvin: Studies in the Formation of a Theological


Tradition,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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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해이다.24) 필자는 이를 “성부, 스스로 계신 창조주 하나님,” “성자, 우리를 위하신
구속주 하나님,” “성령, 우리 안에 오신 보혜사 하나님,” “교회,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자라가는 한 몸”이라는 제목으로 다룬 바 있다.25) 이를 세분하여 다음과 같이 고찰함
으로써, 우리는 조직신학자 칼빈의 면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제1권은 거의 모든 참 지혜는 하나님을 아는 지식과 우리를 아는 지식
(cognitio Dei et nostri)으로 이루어진다는 천명으로 시작된다. 전자는 창조주 하나
님과 구속주 하나님에 대한 지식, 후자는 원 하나님의 형상, 타락한 하나님의 형상,
회복된 하나님의 형상으로서의 인간에 대한 지식으로 이루어진다. 칼빈은 이러한 지
식들이 동시적이며 교호적으로 작용함을 강조한다. 그리고 일반은총의 계시적 도구로
서 하나님을 알만한 지식(sensus divinitatis), 종교의 씨앗(semen religionis), 양심
(conscientia)을 부문별로 소개하고 이러한 것들의 불씨들(scintilae)이 모든 사람들에
게 남겨져 있으나 그것들에 성령의 기름을 붓지 않는 사람들은 결국 그것들을 꺼뜨리
고 영원히 하나님을 모르고 하나님과 단절된 저주의 삶을 살게 됨을 부각시킨다. 그
리고 특별계시로서 성경을 다룬다. 이와 관련하여 믿음의 세 가지 요소로서 지식
(notitia), 승인(assensus), 확신(fiducia)이 언급되는데, 그리스도의 고리로써 성경 저
자들에게는 말씀에 대한 성령의 영감(inspiratio)이, 성경 독자들에게는 말씀에 대한
성령의 조명(illuminatio)과 감화(persuasio)가 일어나게 됨을 강조된다. 이와 같이
일반계시와 특별계시가 다루어진 후에 삼위일체 하나님의 존재와 경륜이 논해진다.
여기에서 존재적 위격적 특성인 성부의 나시지도 나오시지도 않으심, 성자의 나심
(generatio), 성령의 나오심(processio, 출래, 발출)이 경륜적 위격적 특성인 성부의
일하심의 시작(principium agendi), 성자의 지혜(sapientia), 성령의 능력과 작용
(virtus et efficacia)과 불가분리하다는 사실이 강조된다. 그리고 이러한 삼위일체 하
나님의 존재와 경륜에 대한 역동적 이해에 터 잡아 그의 창조와 섭리가 연이어 논해
진다. 여기에서 우리가 특히 주목할 것은 제1권 전반부에서와 같이 계시론이 신학의
서론(prolegomena)으로서 정위된 것은 교리사상 초유의 일이었다는 사실이다.
제2권은 먼저 인간의 타락과 타락한 인간의 모습에 대해서 다룬다. 죄의 본질
이 불순종의 행위에 있음과 첫 언약에 대한 위반으로 아담의 죄가 전가되어 모든 인
류가 죄책(reatus)으로 말미암아 사망의 형벌에 처해졌고 오염(corruptio)으로 말미암
아 전적으로 무능하고 부패하게 되었음을 말한다. 이와 관련하여 타락으로 인하여 인
류가 상실한 자유의지(arbitrum liberum)에 대해서 자세히 다루면서 율법의 약속을
이루신 그리스도의 의가 아니고서는 아무도 하나님 앞에서 선을 행할 수 없다는 사실
과 성도의 성화 과정에서의 선행도 그 의의 전가로 말미암는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와 더불어 전가된 죄인 원죄(peccatum originale)로 말미암아 더 이상 행위로는

24) Cf. Wendel, Calvin: The Origins and Development of His Religious Thought, 121-122;
Jean-Daniel Benoît, “The History and Development of the Institutio: How Calvin Worked,”
tr. G. E. Duffield, in John Calvin, ed. G. E. Duffield (Grand Rapids: Eerdmans, 1966), 109.
이와 더불어 로마서의 체계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입장도 개진된다. Cf. Muller, The
Unaccommodated Calvin: Studies in the Formation of a Theological Tradition, 132-139.
25) 문병호, 『30 주제로 풀어 쓴 기독교 강요: 성경교리정해』,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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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원에 이를 수 없는 인류에게 요구되는 중보자 그리스도의 의의 전가의 필연성이 제
기되는 바, 이로부터 기독론이 도입된다. 그런데 이를 본격적으로 논하기 전에 먼저
율법이 다루어지고 이어서 구약과 신약의 일치성과 차이성이 고찰된다. 여기에서 율
법은 언약의 법(lex foederis)으로서 명령(praeceptum)과 함께 약속(promissio)을 담
고 있다는 사실과 그 약속을 성취하신 그리스도에 관한 소식이 복음이라는 사실이 함
께 개진된다. 이는 율법의 본질을 경건하고 올바른 삶의 규범(regula vivendi pie et
iuste)으로 적극적으로 이해하는 입장에서 비롯된다. 그리스도의 의는 모든 고난을 당
하신 순종(obedientia passiva)과 모든 율법을 지켜 행하신 순종(obedientia activa)
을 포함한다는 입장이 이에 기초하여 주장된다. 이를 위하여 칼빈은 중보자 그리스도
의 중보가 그의 신인 양성의 위격적 연합(unio hypostatica) 가운데 수행된다는 사실
과 그 두 상태(status duplex)로서의 비하(humiliatio)와 승귀(exaltatio) 그리고 그
삼중직(munus triplex)으로서 선지자직, 제사장직, 왕직을 논한다. 칼빈이 복음과 율
법, 신약과 구약을 기독론의 영역에서 다룬 것은 이 네 가지가 비록 경륜
(administratio, dispensatio)에 있어서는 다양하나 그 실체(substantia)가 그리스도
이시라는 점에서는 일치한다는 사실을 부각시키기 위함이다. 칼빈은 제2권의 마지막
장을 속죄론에 할애하는 바, 여기에서는 언약의 두 요소로서 성부의 사랑과 성자의
공로가 분명히 제시된다. 이러한 기독론의 편별과 내용이 개혁파 언약신학의 근간(根
幹)과 지주(支柱)를 형성한다. 우리는 이를 유일한 개혁파 전통으로서, 칼빈의 언약신
학이라고 부른다.
제3권은 구원론 혹은 성령론에 할애된다. 그리스도의 다 이루신 의를 성도에
게 적용시키시는 전가(imputatio)로써 성령의 특성이 부각된다. 이런 측면에서 보혜사
성령이 그리스도의 영이시라는 점과 그 영의 임재로 말미암은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 cum Christo)이 특히 부각된다. 믿음은 말씀에 대한 성령의 감화
(persuasio)로서 지식, 승인, 확신의 요소를 본질적으로 함의하는 바, 필히 그것에는
평정(securitas)이 뒤따른다. 그리하여 성도는 잠잠함(serenitas) 가운데 담대함
(audacia)을 얻게 되고 사랑으로써 역사하는 믿음의 열매를 맺게 된다. 믿음은 그리
스도를 믿고 그의 의를 전적인 구원의 질료(materia)로 받아들이는 구원의 도구적 원
인(causa instrumentalis)이 될 뿐, 그 자체로 어떤 공로도 지닐 수 없다. 믿음조차
성도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얻는 선물(donum)이다. 그리하여 중생, 회심, 칭의에 있
어서 두 요소로 작용하는 죄 사함(remissio peccatorum)과 의의 전가(imputatio
iustitiae)는 오직 은혜(gratia sola), 전적 은혜(gratia tota)로 주어진다. 이는 그리스
도인의 삶에 있어서도 다를 바 없다. 성도가 미래를 묵상하고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
가를 지고 주님을 좇는 삶을 사는 자체가 오직, 전적으로, 그리스도의 다 이루신 의
로 말미암는다. 이러한 관점에서 칼빈은 오직 믿음으로 우리(nos)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위(opera nostra)도 의롭다 함을 받음을 천명한다. 이러한 관점 가운데, 그리스도
의 의로 구원받아 이제는 더 이상 죄의 노예가 되지 않고 성도의 자유를 누리는 자에
게 있어서 뜻을 다하여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이 가장 본질적인 자유자의 모습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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됨이 견지된다. 이렇듯 칭의와 성화는 구별되나 분리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러한 이
중적 은총(gratia duplex)이 모두 그리스도의 다 이루신 의의 전가로 말미암기 때문
이다. 성도가 이러한 은총을 누리는 것은 오직 그를 택하시고 부르신 이로 말미암는
다. 예정론이 구원론의 일부로서 성도의 감사의 영역에서 기도와 더불어 다루어지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이런 측면에서, 유기(reprobatio)가 합당한 형벌(poena debita)
을 받는 것이라면, 선택(electio)은 공로 없는 은혜(gratia immerita)를 누리는 것이
라는 점이 강조되며, 택함을 받은 성도에게 주어진 제일 특권 혹은 제일 능력은 믿음
의 눈으로 본 보화를 기도로 캐내는데, 곧 주님의 이름으로 기도하는데 있음이 천명
된다. 우리가 주목할 것은 제3권에 전개된 성도의 구원서정 전부를 지배하는 원리로
서 칼빈은 ‘오직 믿음으로 의롭게 됨(sola fide iustificari)’을 말하고 있다는 사실이
다. 마지막 장이 종말론에 할애된 것도 이러한 취지와 무관하지 않다. 종말론의 핵심
은 그리스도의 재림에 따른 성도의 구원의 완성을 다루어야 하기 때문이다.
제4권은 교회론에 할애된다. 교회가 그리스도를 머리(caput)로 한 지체들
(membra)의 연합체(societas, 몸)이라는 사실이 그 요체이다. 그리스도는 언약의 머
리로서 택함 받은 자들의 총수(總數)로 이루어진 비가시적 교회(ecclesia invisibilis)
와 지상의 가시적 교회(ecclesia visibilis) 모두의 주가 되신다. 참 교회의 본질이 이
러한 주님의 몸 됨에 있다면 그 당위는 그 머리이신 그리스도께 자라감에 있다. 이러
한 자라감을 위하여 하나님을 아버지로 섬기는 자에게 교회는 어머니(mater)가 된다.
이러한 모성적 돌봄의 핵심은 가르치는 교회(ecclesia docens)와 선포하는 교회
(ecclesia praedicens)에 있다. 교회의 직분과 그 직분을 위한 은사는 모두 이에 관
련된다. 교회의 본질은 로마 가톨릭이 말하는 교황을 통한 인적 계승(succesio
humana)이 아니라 말씀의 계승에 있다. 교회의 하나이며(una), 거룩하고(sancta),
보편적이고(catholica), 사도적인(apostolica) 특성이 이에 기인한다. 이러한 교회에는
교리권, 입법권, 사법권의 권세가 있으며, 동시에 하나님의 은혜의 방편으로서 말씀,
성례, 기도가 그 가운데 작용한다. 교회는 말씀이 순수하게 선포되고 성례가 합법적으
로 거행될 때에만 참되다. 권징은 이러한 두 표지를 바로 수행하기 위하여 필요불가
결하다. 그러므로 이를 사실상 제3의 표지로 보아 무방하다. 이러한 참 교회의 표지
는 참 성도의 표지와 더불어 다루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교회는 그리스도에 접붙임을
받은 지체들의 몸이기 때문이다. 성례는 성도가 그리스도와 연합하여 교제하고 교통
하는—즉 살아남과 살아감의—보이지 않는 은혜의 보이는 표징(signum visibile
gratiae invisibilis)이다. 성례는 말씀의 제정에 따른 표징과 표징이 의미하고
(significare) 제시하는(exhibere) 은혜의 두 요소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표징
(signum)과 의미(significatio, significatus) 사이의 성례적 연합(unio
sacramentalis)를 거부하고 이를 상징적이거나 물질적으로 이해하는 자세는 그릇되
다. 제4권을 통하여 우리에게 특히 주목되는 것은 성례론을 포함한 칼빈의 교회론이
기독론적으로 개진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중보자 그리스도의 위격적 연합에 따른 신
인양성의 중보를 전제하지 않고는 교회의 본질, 가치, 직분, 권세와 성례적 연합을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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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적으로 거론할 수 없음을 칼빈은 천명하고 있다. 마지막 장에 할애된 국가에 대한
장도 이러한 배경 하에 이해되어야 한다. 국가는 그리스도의 구원의 은총이 직접적으
로 미치는 영적인 장은 아니지만, 하나님이 베푸신 일반은총으로써 국가와 법과 위정
자를 통하여 성도의 지상의 삶이 교회 밖에서도 특별히 보호받기 때문이다.
칼빈의 『기독교 강요』는 단지 개혁신학의 초석을 다지고 토대를 놓았다는 정
도의 의의와 가치를 지니는데 그치지 않고 그 자체로 개혁신학의 전형을 제시하고 있
다. 비록 신학적 정교함이나 이론적 선명함이 후대에 비해서 떨어지는 곳도 없지 않
으나, 기독교 신학의 요체를 이루는 근본교리들이 거의 빠짐없이 망라되었으니, 신학
의 원리, 계시론(일반계시와 특별계시), 삼위일체론, 창조론, 섭리론, 인간의 타락, 자
유의지론, 율법관, 신약과 구약의 관계, 중보자 그리스도의 인격에 있어서의 신인양성
의 위격적 연합과 그에 따른 비하와 승귀의 두 상태, 객관적이며 직접적인 전가에
서 있는 속죄론, 그리스도인의 삶의 교리, 그리스도인의 자유의 교리, 예정론, 기도론,
재림에 따른 부활과 최후의 심판, 참 교회의 본질과 사역과 권세와 표지, 영적 그러
나 실제적 임재를 주장하는 성경적 성례론, 시민국가론이 확립되었다. 이러한 『기독교
강요』가 그 체계와 조직과 내용에 있어서 이후 개혁신학자들의 조직신학의 효시가 됨
을, 칼빈의 사후(死後) 한 세기가 지난 후 이 책을 더욱 정치하게 세분화하여 학문적
으로 체계화하고 변증한 뚤레틴의 『변증신학 강요』를 통하여 깨닫게 된다.26) 17세기
개혁파 정통주의(Reformed Orthodoxy)의 전형을 보여주는 본서는 핫지와 바빙크의
조직신학 책의 모본과 같은 역할을 하였다는 점에서, 궁극적으로 그것이 계승하고 심
화시켰던 칼빈의 『기독교 강요』의 조직신학적 특성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뚤레틴의
『변증신학 강요』의 목차는 교리별로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제목 교리적 변증

1 신학 자연신학 거부
2 성경 성경의 성령 영감, 완전성, 명료성
3 삼위일체 하나님 성자의 나심과 성령의 나오심(필리오케)
4 하나님의 작정 일반과 특별한 작정인 예정 영원한 작정. 선택과 유기의 이중예정
5 창조 6일간의 창조. 하나님의 형상을 한 인간
6 하나님의 실제적 섭리 운명론 거부. 일차적 원인과 이차적 원인
7 천사 창조된 영적 실체로서 하나님의 일꾼임
8 타락 전 인간의 상태와 자연 언약 원 인류의 순전함과 영생을 얻게 하는 언약
9 일반적 죄와 특별한 죄 전가된 원죄와 실제로 짓는 자범죄
10 죄 상태에서의 인간의 자유의지 하나님 앞에서 선을 행할 의지의 상실
11 하나님의 율법 자연법과 구별되는 언약의 법으로서 삶의 규

26) Francis Turretin, Institutes of Elenctic Theology, 3 vols., tr. George Musgrave Giger, ed.
James T. Dennison, Jr. (Phillipsburg: Presbyterian and Reformed Publishing, 1994). 라틴어
원본. Institutio Theologiae Elencticae (New York: University Press,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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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이 됨. 영원한 도덕법과 그 완성인 그리스도
12 은혜언약과 구약과 신약의 이중적 경륜 은혜언약의 하나임과 신구약의 일체와 차이
신인양성의 위격적 연합으로서의 성육신과 그
13 그리스도의 인격과 상태 에 따른 속성교통. 그 인격 가운데서의 비하와
승귀
중보자 그리스도의 신인양성의 중보와 삼중직.
14 그리스도의 중보자 직분
그리스도의 대리적 무름에 따른 객관적 속죄
오직 은혜와 전적 은혜에 따른 소명. 구원적
15 소명과 믿음
믿음의 확실성과 확신, 그리고 견인
오직 믿음으로 말미암은 의의 전가에 따른 법
16 칭의
정적 칭의
칭의와 구별되나 분리되지 않는 성화. 선행의
17 성화와 선행
상급도 은혜
교회의 네 가지 특성. 가시적, 비가시적 교회.
18 교회 교회의 무오성 거부. 참 교회의 세 가지 표지.
교회와 구별되는 국가의 고유한 영역
19 성례 성례적 연합에 대한 성경적 이해
20 종말 성도의 부활과 마지막 심판

이를 통하여, 우리는 뚤레틴이 변증하고자 했던 주요한 교리적 논점들이 이미


칼빈이 『기독교 강요』를 비롯한 그의 저술들이나 신학적 논쟁들을 통하여서 부각시켰
던 사안들이라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물론 가변적 시대적 상황에 따라 주안점과
강조점의 차이는 있었지만, 예정론이 하나님의 작정 일반과 함께 다루어지고, 시민국
가에 대한 논의에 별도의 장이 할애되어 있지 않으며, 종말론이 교회론 이후 마지막
부분에 위치한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변증신학 강요』와 『기독교 강요』는 조직신학적
체계에 있어서 궤를 같이 한다. 무엇보다 여기에서 우리는 두 권의 책 모두에서 하나
님의 율법과 언약이 기독론의 한 부분으로서 다루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면면히 흐르
는 개혁파 언약신학의 맥을 읽을 수 있다.27)

3. 칼빈신학: 조망과 전망

[조망]

칼빈은 ‘성경의’ 가르침만이 ‘성경적’이라고 믿었던 바, ‘오직 성경으로(sola


Scriptura)!’를 ‘전적 성경으로(tota Scriptura)!’를 함의하는 원리로 인식하고 모든
성경이 하나님의 말씀으로서 동등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므로 특정한
교리를 중심으로 삼아 그의 신학을 일의적으로 규정하려는 시도는 무의미할 뿐만 아
니라 무모하기조차 하다.28) 일찍이 크렉이 다음과 같이 네 가지로 그 동기를 논한 바

27) 필자의 다음 졸저는 이를 파악하는데 도움이 된다. Byung-Ho Moon, Christ the Mediator of the
Law: Calvin’s Christological Understanding of the Law as the Rule of Living and
Life-Giving (Milton Keynes, UK: Paternoster Press,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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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같이—첫째, 말씀과 성령의 하나 됨과 불가분리성; 둘째, 성육신한 영원하신 말씀
의 중요성; 셋째, 명령하시고 그것을 베푸시는 말씀; 넷째, 선택과 유기의 말씀29)—칼
빈이 수행한 “하나님의 말씀의 신학”을 단지 예정론의 영역에 국한하거나,30) 교회론
적 가치나 하나님의 주권에 부수하는 하나의 원리와 같이 여겨서는 안 된다.31) 이러
한 점에 비추어 필자는 일전에 칼빈신학 전반을 되새기며 그 특성을 다음과 같이 포
괄적으로 열네 가지로 기술한 바 있다.32)

첫째, 성경의 가르침이 존재적, 지식적, 도덕적 관점으로 고찰된다. 하나님께서는 스


스로 계시며, 스스로 진리이시며, 스스로 의로우시므로, 뜻하신 즉 이루시고 이루신
즉 옳으시다. 그러므로 하나님의 존재를 믿는 믿음, 그분의 어떠하심을 아는 앎, 그
앎에 따라서 사는 삶이 동시에 함께 추구되어야 한다.

둘째, 한 분 하나님께서 삼위로 계시고 일하심, 즉 삼위일체 교리가 존재적이며 경륜


적으로 파악된다. 무한하고 절대적인 영으로서 하나님은 스스로 존재하시며, 스스로
계시하시고, 스스로 역사하신다. 삼위일체 교리는 하나님의 존재와 뜻하심과 역사하
심에 대한 진리를 동시에 함의하고 있다.

셋째, 특별은총과 함께 일반은총이 강조된다. 일반은총은 모든 사람이 인식할 수 있


는 일반계시적 은총이다. 특별은총은 택함 받은 백성만이 인식하는 특별계시적 은총
이다. 하나님을 바로 앎으로 그분께 감사하고 그분을 영화롭게 하는 중생자의 지식은
오직 특별계시로만 말미암는다. 일반계시는 유기된 백성이 무지를 핑계할 수 없는 조
건이 될 뿐이다.

넷째, 계시와 은총이 그리스도 안에서 함께 역사한다는 사실이 부각된다. 그분 안에


는 은혜와 진리가 충만하기 때문이다(요 1:14, 17). 주님께서 말씀 자신, 말씀의 성
취, 말씀의 해석자시다. 은총이 없는 지식은 거짓이며, 지식이 없는 은총은 헛되다.
주님께서는 생명의 길, 생명의 진리이시다(요 14:6). 그러므로 주님을 아는 것이 곧
영생이다(요 17:3).

28) Cf. Richard A. Muller, Post-Reformation Reformed Dogmatics, vol. 1, Prolegomena to


Theology (Grand Rapids: Baker, 1987), 82-87.
29) Walter Kreck, “Die Eigenart der Theologie Calvin,” in Calvin Studien 1959 (Neukirchen:
Neukirchener Verlag, 1960). 이에 대한 개략적 내용을 다음에서 재인용. I. John Hesselink,
“Calvin’s Theology,” in John Calvin, ed. Donald K. McKim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80-84.
30) 이러한 입장이 개진된 다음 글 참조. Paul Jacobs, Prädestination und Verantworklichkeit bei
Calvin (Neukirchen: Neukirchener Verlag, 1937).
31) 예컨대 다음 글에서 저자는 개혁신학의 특성을 “거룩하고 보편적인 교회의 신학,” “하나님 중심적
신학,” “성경의 신학,” “예정론,” “창조주와 피조물의 구별,” “실천적 학문으로서의 신학,” “지혜로서
의 신학”에서 찾는 바, 이러한 경향을 보인다. John H. Leith, Introduction to the Reformed
Tradition: A Way of Being the Christian Community (Atlanta: John Knox Press, 1981),
96-112.
32) 문병호, 「30주제로 풀어 쓴 기독교 강요: 성경교리정해」 , 2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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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 성령의 영감으로 기록된 하나님의 말씀을 성령으로 조명되어 감화 받은 심령
이 믿음으로 받아들임(受納)으로써 하나님과 우리 자신을 아는 지식과 지혜의 부요함
에 이르게 됨이 강조된다. 하나님의 말씀은 절대적, 객관적 진리로서 영원히, 스스로,
실재한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을 지닌 사람에게만 이 말씀을 인격적으로 계시
하셨다.

여섯째, 언약의 두 요소로서 하나님의 사랑과 그리스도의 공로가 논해진다. 이 땅에


오신 주님께서 율법의 모든 의를 다 이루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심으로써 우리의 거룩
함과 생명이 되셨다. 아버지의 사랑은 아들을 내어주시고 그 대리적 속죄의 공로를
값없이 우리에게 전가해 주심에 있다. 아버지의 사랑은 아들의 의로부터 시작된다.

일곱째, 다 이루신 자신의 의를 우리에게 전가해 주심으로써 우리 자신뿐만 아니라


우리의 행위도 의롭다 삼고 받아주신다는 이중적 은혜가 역동적으로 논의된다. 그리
스도의 의의 전가는 단회적이나 법정적이므로 성도의 전체 구원 과정을 통하여 계속
적이며 반복적으로 역사한다. 사랑으로 역사하는 참 믿음은(갈 5:6) 필히 성화의 열매
를 맺는다. 그러므로 이신칭의의 법정적 은총 외에 그 어디에서도 성화의 조건을 찾
을 수는 없다.

여덟째, 그리스도의 영을 받아서 그분과 연합한 성도가 그분의 중보로 말미암아 그분


께로 자람을 성화의 핵심으로 여긴다. 구속의 사역을 다 이루신 중보자 그리스도께서
지금도 여전히 성도를 위하여 중보하시기 때문에 성도는 “예”가 되신 그 분께 “아
멘”하여(고후 1:20) 그 분의 공로를 자신의 것으로 삼게 된다. 성도의 의는 오직 자
신 속에 사시는 그리스도께 구하여 그 분께서 친히 자신의 일을 행하게 하심에 있다
(요 14:13-14). 성령의 임재는 곧 주 내 안에 사심이다. 성령의 임재는 절대적, 인격
적이므로 각자에게 단회적이다. 성령의 충만은 성령을 더하여서 받는 것이 아니라 주
님께서 내 안에서 마음껏 사시도록 회개하고 기도하며 말씀 묵상하는 것이다.

아홉째, 미래를 묵상하며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좇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교리가 제시된다. 하나님의 자녀로서 그리스도와 함께 상속자 된 성도는 그 분
과 함께 영광을 받기 위하여 고난도 함께 받아야 한다(롬 8:17). 언약의 은혜는 영생
의 삶으로 열매를 맺는다. 우리를 위하여 죽으신 주님께서 우리 안에서 영원히 함께
사시기 때문이다.

열째, 뜻을 다하여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는 것을 그리스도인의 자유의 본질로 여긴


다. 성도는 죄의 멍에를 벗어버리고 율법의 속박으로부터 해방되었다. 그러나 세상의
멍에는 벗어 버렸으되 이제 주님의 멍에를 멘다. 주님의 멍에는 쉽고 그 짐은 가볍
다. 주님의 멍에는 은혜의 멍에이다. 그것은 새의 날개와 같아서 오직 그 멍에를 멘
사람만이 멀리, 높이 날아서 신령한 것을 누리게 된다.

열한째, 하나님의 무조건적인 은혜로 자녀가 되었음을 확신하는 성도가 말씀과 기도


로 거룩한 삶을 살아가는 것을 성도의 표지로서 부각시킨다. 구원의 확신은 말씀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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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령의 역사 가운데 전인격적으로 주어진다. 공로 없이 주어지는 선택의 은혜를 감사
하는 자는 날마다 감사하는 삶을 살고 그 삶을 영적 산 제물로 하나님께 되돌려 드
린다. 부르심을 확신하며 좇아가는 성도의 삶 그 자체가 곧 예배이다.

열두째, 교회의 본질은 그것이 한 분 그리스도를 머리로 삼아 지체된 백성들의 연합


체라는 사실에서 파악된다. 교회의 본질은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신비한 연합에 있다.
이러한 본질은 동서고금을 통하여서 택함 받은 백성의 총수로서 이루어지는 비가시적
교회를 지시한다. 지상의 가시적 교회는 비가시적 교회와 함께 유기적으로 바라보아
야 한다. 지상의 교회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수하게 선포하고 성례를 합법적으로 거행
하는 표지로써 그 참됨이 제시되며 몸의 힘줄과 같은 권징의 합당한 시행을 통하여
서 그 순결함이 유지된다. 교리는 교회의 서고 넘어짐의 조항이 된다. 교회의 교리는
비가시적 교회의 비밀이 가시적 교회 가운데 교훈이나 규범으로 나타나 체계화되는
과정에서 수립된다.

열셋째, 성례를 통한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에의 연합이 제시된다. 세례는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시작의 표이다. 그것은 옛사람이 죽고 새사람이 사는 중생의 은
혜를 표한다. 성찬은 성도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의 계속의 표이다. 그것은 성도가 그
리스도의 계속적인 중보에 의지하여 날마다 머리되신 그분께로 자라가는 삶을 사는
것을 기념한다. 성례는 의의 전가와 함께 그로 말미암아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서 하
나가 되는 삶을 사는 성도의 즐거움을 제시한다. 이렇듯 성례의 수직적 성격과 함께
수평적 성격이 부각된다. 칼빈이 중보자 그리스도의 중보 가운데서 말씀과 성령의 역
사가 함께 일어남을 성례신학의 핵심으로 여기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열넷째, 시민 국가의 삶의 원리를 사랑과 절제와 공평에서 찾음으로써 자연법과 하나


님의 법과의 본질적 일치를 추구한다. 위정자는 하나님의 대리자로서 법을 집행한다.
법은 국가의 힘줄과 같다. 시민법은 지상의 삶에 맞추어주신 하나님의 일반은총적 은
혜의 질서이다. 그러므로 그 자체로서 존중되어야 하며 하나님의 법과 무조건 배치되
는 것으로 여겨서는 안 된다. 율법이든 자연법이든 실정법이든, 모든 법의 궁극적인
수여자는 하나님이시다. 모든 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법수여자의 뜻을 이루는데 있다.

이러한 조망을 통하여 알 수 있는 바, 칼빈신학은 교리적 조목을 좇아 종합적


-체계적으로 개진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경우 칼빈신학에 대한 연구가 인식
론적이거나 수사학적인 방법론이나 철학적 적실성과 관련하여 국소적으로 수행되어
온 것이 사실이다.33) 심지어 칼빈이 추구한 “하나님의 말씀의 신학”을 곡해하여 그것
이 마치 편향된 기독론 중심성에 매몰되어 있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했다.34) 칼빈의

33) Cf. Richard C. Gamble, “Current Trends in Calvin Reserch, 1982-90,” in Calvinus Sacrae
Scripturae Professor: Calvin as Confessor of Holy Scripture, ed. Wilhelm H. Neuser
(Grand Rapids: Eerdmans, 1994), 105-108; Karin Maag and Paul Fields, “Calvin in Context:
Current Resources,” in John Calvin, ed. Donald K. McKim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317-329.
34) 이러한 오류는 바르트로 대변되는 신정통주의자들에 의해서 현저히 노정된다. Cf. 문병호, 『기독론』
(서울: 생명의 말씀사, 2016), 109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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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약신학은 신구약 말씀 전체를 아우르는 개념으로서 단번에 영원히 아버지의 뜻을
다 이루신 아들의 의가 보혜사 성령의 임재로 택함 받은 성도에게 전가되는 “구속사
적-구원론적 관점”에서만 온당히 읽혀진다.35) 이는 스스로 계신 하나님이 우리를 위
하여 창조하시고, 계시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나님이시라는 “삼위일체론적-기독론적 관
점”을 도외시하고는 올바로 견지될 수 없다.36) 이러한 점에서 칼빈신학은 개혁신학자
들이 조직신학을 전개함에 있어서 사용한 가르침의 순서(ordo docendi)를 도입한 효
시가 된다.37) 칼빈은 칼빈주의자가 아니었다는 논제로써 그들 사이의 불연속성을 지
적하고자 하는 시도는 어느 영역에서 전혀 적실성이 없지는 않으나,38) 이러한 연속성
을 본질적으로 훼손시킬 정도는 못 된다.

[전망]

칼빈의 글들을 충실히 읽고 그의 신학을 조명하고자 하는 노력이 최근에 두


드러짐은 사실이나 17-18 세기의 개혁신학자들에 대한 연구에 부수하는 전사(前史)로
서 다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칼빈신학 자체를 깊이 고찰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
많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기독교 강요』를 요약하거나 주제별로 정리하는 정도의 글
들이 주를 이룰 뿐 특정한 주제에 대한 조직신학적 고찰은 찾기는 그리 쉽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약신학,39) 삼위일체론,40) 그리스도와 율법,41) 기독론,42) 구원
론,43) 교회론44) 등에 관한 글들이 근래에도 계속해서 상재되고 있음은 고무적이라고
할 것이다. 칼빈신학은 『기독교 강요』에서 두드러지듯이 교훈적, 고백적, 변증적 성격
을 띤다. 모든 성경의 가르침을 충실히 개진한다는 점에서 교훈적이고, 그 가르침을

35) 문병호, 『기독론』, 40-54.


36) 문병호, 『기독론』, 137-149.
37) 이와 관련하여 다음 작품들을 동시에 조망해 보는 것이 유익하다. B. B. Warfield, “Calvin’s
Doctrine of the Trinity,” in The Works of Benjamin B. Warfield V, Calvin and Calvinism
(Grand Rapids: Baker, 2003, rep.), 189-284; David. E. Willis, Calvin’s Catholic Christology:
The Function of the So-Called Extra Calvinisticum in Calvin’s Theology (Leiden: E. J.
Brill, 1966); Werner Krusche, Das Wirken des Heiligen Geistes nach Calvin (Göttingen:
Vandenhoeck & Ruprecht, 1957).
38) Cf. Heiko A. Oberman, “Calvin’s Critique of Calvinism,” in The Dawn of the Reformation:
Essays in Late Medieval and Early Reformation Thought (Grand Rapids: Eerdmans, 1992,
rep.), 259-268.
39) Cf. Peter A. Lillback, The Binding of God: Calvin’s Role in the Development of Covenant
Theology (Grand Rapids: Baker, 2001).
40) Cf. Philip Walker Butin, Revelation, Redemption, and Response: Calvin’s Trinitarian
Understanding of the Divine-Human Relationship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1995).
41) Cf. Moon, Christ the Mediator of the Law: Calvin’s Christological Understanding of the
Law as the Rule of Living and Life-Giving.
42) Cf. Stephen Edmondson, Calvin’s Christology (Cambrid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04).
43) Cf. Mark A. Garcia, Life in Christ: Union with Christ and Twofold Grace in Calvin’s
Theology (Milton Keynes, UK: Paternoster, 2008).
44) Cf. Yosep Kim, The Identity and the Life of the Church: John Calvin’s Ecclesiology in the
Perspective of His Anthropology, Princeton Theological Monograph Series 203 (Eugene,
OR: Wipf and Stock Publishers,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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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음으로 수납한 바대로 서술한다는 점에서 고백적이며, 그 고백한 바대로 옮고 그름
을 분별하여 옳은 것을 견지하고 그릇된 것을 배척한다는 점에서 변증적이다.45) 우리
가 이후 추구해야 할 칼빈신학은 이러한 특성을 충실히 담아내는 것이 되어야 할 것
이다. 이를 위해 요청되는 바를 다음과 같이 몇 가지로 정리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조직신학으로서의 칼빈신학을 올바로 정위시키는 일이 요구된다. 이를
통하여 개혁파 조직신학의 기원과 맥을 통찰하고 그 부요함을 추적할 수 있을 것이
다. 무엇보다 삼위일체론, 기독론, 구원론, 교회론 등의 근본교리들에 대한 칼빈의 이
해를 철저히 조직신학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둘째, 칼빈신학에 터 잡아 개진된 개혁신학자들의 신학의 원리(principia
theologiae sive revelationis)를 오늘날 소위 개혁파 인식론(Reformed
epistemology)과 더불어 비교 고찰함으로써 참다운 성경적 신학 방법론을 모색해야
한다. 이를 통하여 오늘날 횡행하는 존재의 유비의 오류를 지적하고 그것과 분명히
차별화되는 정통적인 방법인 신앙의 유비를 변증하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셋째, 개혁파 조직신학의 신학적 근간을 제시하는 구속사적-구원론적 관점을
견지하는 가운데 칼빈의 언약신학을 더욱 심오하고 부요하게 추구해야 한다. 그리하
여 그리스도와 율법의 관계를 단지 세대주의적으로 단절시키지 않고 역동적으로 파악
하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
넷째, 칼빈과 그를 잇는 개혁신학자들의 신학적 연속성과 불연속성에 대한 철
저함 조직신학적 고찰이 요구된다. 그리하여 오늘날 횡횡하는 경계선상에 있는 신학
적 조류들에 일침을 가하는 기회를 삼아야 한다. 무엇보다 이로써 신정통주의나 신복
음주의나 신자유주의 신학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다섯째, 각색된 칼빈이 아니라 진정한 칼빈을 그의 작품들에 대한 면밀한 분
석과 신학적 정리와 체계화를 통하여 그려내야 한다. 무엇보다 이를 위하여 원전 번
역이 더욱 정치하게 추구되어야 하며 칼빈의 생애를 통하여 그의 신학을 유추하는 것
이 아니라 그의 작품이 객관적으로 그에 대해서 말하게 해야 한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유래 없이 많은 칼빈주의자들(Calvinists, Calvinians)이
그의 학문과 사상과 삶을 여러 방면으로 연구하고 그 결과물을 여러 분과에서 쏟아내
고 있다. 최근에는 칼빈신학에 대한 성경신학적이거나 실천신학적인 ‘신학적’ 고찰이
눈에 띠게 부각되고 있다.46) 무엇보다 칼빈의 글들을 원문에서 직역하여 소개하거나
원문을 읽고 연구하는 풍토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를 기류로 삼은, 칼빈신학에 대한
더욱 심오하고 정치한 연구가 앞으로 요구되며 이에 부응하는 노력이 경주되어 그 결
과물을 교회적으로 뿐만 아니라 일반 사회적으로—즉 특별은총과 일반은총의 영역에
서—공유하고자 하는 적극적인 도모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45) 문병호, 『칼빈신학: 근본 성경 교리 해석』, 42-49.


46) Cf. 한국칼빈학회 편, 『John Calvin I: 칼빈 신학 개요』 (서울: 두란노 아카데미, 2009). 본서에는
칼빈신학이 교리별로(신론, 계시론, 기독론, 성령론, 구원론, 예정론, 교회론, 성화론, 국가론, 종말론)
전문 학자들에 의해서 다루어지고 있다. 그리고 칼빈신학에 대한 연구물들이 2004년 이후 매년 출간
되는 한국칼빈학회 편, 『칼빈연구』와 부정기적이나 거의 매년 계속해서 시리즈로 출간되는 고신대학
교 개혁주의 학술원의 저술들을 통하여 풍부하게 게재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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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결론: 종교개혁 500주년에 즈음해서 요청되는 칼빈신학

칼빈에 관한 것들은(Calviniana)47) 단지 신학적으로만 추구되어서는 안 되지


만, 신학을 도외시한 그것들에 대한 논의는 무의미하고 무모하다. 칼빈신학에 대한 시
대적 요청은 오늘날 더욱 절실하다. 그것은 성경의 가르침을 가장 성경적으로 조명해
내고자 하는 일체의 몸부림에 맞물려 있다. 한때 뚜렷한 경향을 보였던 “Calvin’s
doctrine of ...” 유(類)의 작품들이48) 오늘날 다시금 요구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본고에서 환기된 바와 같이 칼빈의 조직신학을 우리는 다시금 재고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칼빈신학이 단지 전기적이거나, 역사적이거나, 수사학적이거나, 해석학적으로
가 아니라, 순수하게 그리고 전적으로, 교리적 혹은 신학적으로 추구되어야 한다. 이
를 위하여 단지 옛날로 회귀하자는 것이 아니라 옛날의 교훈을 새기는 신중함이 필요
하다. 그것은 칼빈의 영향을 말하기 전에 그 본질에 주목하자는 것이다.49) 지금은 지
난 세기 제2차 세계대전을 겪은 후 거국적으로 나타났던 “칼빈주의의 재생(a revival
of Calvinism)”이 다시금 요청된다.50) 다만 그때의 오류를 반면교사로 삼아, 신학적
이거나 역사적인 동기나 관념에 경도된 주관적 전제를 배경으로 삼아 칼빈을 이용하
는 것이 아니라,51) 칼빈을 제대로 읽음으로써 수행되어야 한다.

명민한 신학자는 칼빈을 거의 모든 주제에 맞게 각색할 수 있을 것이다; 충실


한 신학자—좋은 역사가—는 칼빈을 이용하기보다 읽기를 추구할 것이다.52)

칼빈은 신학의 “규범적 기능(a normative function)”을 등한시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를 부각시키고자 그가 신학자에게 우선적으로 요구되는 덕목을 “정
확한 교리적 엄정함”이 아니라 “진리에 대한 용기와 충성”에서 찾았다고 보는 것은
지나친 발상이다.53) 그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을 다룰 때 “이론(a theory)”보다 “정황

47) Cf. Ford Lewis Battles, “The Future of Calviniana,” in Renaissance, Reformation,
Resurgence, ed. Peter De Klerk (Grand Rapids: Calvin Studies, 1976), 133-173.
48) Cf. Thomas F. Torrance, Calvin’s Doctrine of Man (London: Lutterworth Press, 1952);
Heinrich Quistorp, Calvin’s Doctrine of the Last Things, tr. Harold Knight (Richmond:
John Knox Press, 1955); Ronald S. Wallace, Calvin’s Doctrine of The Christian Life
(Edinburgh: Oliver and Boyd, 1959); idem., Calvin’s Doctrine of the Word and Sacrament
(Edinburgh: Oliver and Boyd, 1953).
49) 이에 대한 암시적 제안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서, Richard A. Muller, “Directions in
Current Calvin Research,” in Calvin Studies IX, ed. John H. Leith and Robert A. Johnson
(Davidson, NC: Calvin Studies, 1998), 78-82, 86-87.
50) Cf. McNeill, The History and Character of Calvinism, 432, 436-438.
51) 예컨대, 다음에서 저자는 칼빈이 후대의 칼빈주의에 미친 영향을 논하면서 자연법으로 특정되는 일
반은총의 영역과 시대적 정황에 편향된 교회론의 영역에 지나치게 매몰되어 칼빈신학 자체의 본질과
특성을 조명하는데 까지는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바, 저자 자신이 세운 신학적이거나 역사적인 전제
가운데 칼빈을 이용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을 잘 보여준다. McNeill, The History and
Character of Calvinism, 201-225.
52) Muller, The Unaccommodated Calvin: Studies in the Formation of a Theological
Tradition,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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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praxis)”를 중요하게 여겼다고 말하는 것도 논리적 비약이다.54) 칼빈과 개혁신학
자들의 연결점은 성경을 기독교 신학의 유일한 기초로 여겼다는 점에서 찾을 수 있
다.55) 칼빈은 신학자의 직무를 “참되고, 확실하고, 유익한 것들을(vera, certa,
utilia)” 가르치는데 있다고 보았다.56) 그의 신학은 성경의 가르침을 파악하여 체계화
하고 그 잣대로 중세 스콜라 신학과 동시대 여러 잘못된 교설들을 엄정하게 비판하는
가운데 수립되었다. 『기독교 강요』를 비롯한 신학적 작품들과 주석들과 설교들은 일
차적으로 이러한 취지와 목적을 지니고 있었다.57) 칼빈신학은 하나님의 말씀의 유일
한 진리를 변증하는 것이었으니, 변증법적 “중간 길(via media)”을 모색하거나,58)
“가장 효과적인 수사학적 논리의 형태”를 제공한 것이 아니었다.59) 칼빈신학은 서로
대척점에 선 신학적 논제들을 소개함으로써 그 긴장을 제시한 것에 그치지 않는다.60)
단지 망명객으로서의 칼빈의 삶은 그의 신학에 모종의 타협성이나 편향성을 제공한
계기가 된 것이 아니라, 그가 오직 성경만을 바라보고 본향으로 나아가는 지상의 나
그네 신학을 수행하게 하신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준다.61)
작금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해서 주제어로서 화해나 일치가 거론되고, 로
마 가톨릭의 정서적 사과와 함께 개신교의 신학적 사과가 병행되어야 한다는 말이 공
공연히 횡횡하고 있다. 종교개혁 자체를 부정하고 다시금 그 이전으로 돌아가 교회의
일치를 이루자는 공허한 발상의 발로인 것이다. 이를 지향하는 여러 행사가 계획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말할 나위도 없이, 이 시점에서 우리가 가장 깊이 새겨야 할 모

53) Ronald S. Wallace, Calvin, Geneva and the Reformation: A Study of Calvin as Social
Reformer, Churchman, Pastor and Theologian (Grand Rapids: Baker, 1988), 231-232.
54) Hans-Joachim Kraus, “The Contemporary Relevance of Calvin’s Theology,” in Toward the
Future of Reformed Theology: Task, Topics, Traditions, ed. David Willis and Michael
Welker (Grand Rapids: Eerdmans, 1999), 327.
55) Cf. W. Stanford Reid, “John Calvin, John Knox, and the Scottish Reformation,” in
Church, Word, and Spirit: Historical and Theological Essays in Honor of Geoffrey W.
Bromiley, ed. James E. Bradley and Richard A. Muller (Grand Rapids: Eerdmans, 1987),
146.
56) Institutio, 1.14.4(CO 2.118).
57) 칼빈과 중세 스콜라 신학과의 연속성과 불연속성에 대한 논의와는 별도는 이러한 사실이 분명히 지
적되어야 한다. Cf. Richard A. Muller, “Scholasticism in Calvin: A Question of Relation and
Disjunction,” in Calvinus Sincerioris Religionis Vindex: Calvin as Protector of the Purer
Religion, ed. Wilhelm H. Neuser and Brian G. Amstrong (Kirksville, MO: Sixteenty Century
Essays & Studies, 1997), 252-263.
58)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다음 글 참조. Merwyn Johnson, “Calvin and Patterns of Identity in
Reformed Theology,” in Calvin Studies X and XI, ed. Charles Raynal (Grand Rapids: CRC
Product Services, 2006), 358-361.
59)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다음 글 참조. Alister A. McGrath, The Science of Theology, ed. G.
Evans (Grand Rapids: Eerdmans, 1986), 126. Gamble, “Current Trends in Calvin Reserch,
1982-90,” 108에서 재인용.
60)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다음 글 참조. H. Bauke, Die Probleme der Theologie Calvins
(Leipzig: J. C. Hinrichs Buchhandlung, 1922).
61) 오버만은 망명객 종교개혁을 제3기 종교개혁으로 분류하고 그 가운데 칼빈을 조명한 공이 있으나 그
의의와 가치에 대해서는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 Cf. Heiko A. Oberman, “Toward the Recovery
of the Historical Calvin: Redrawing the Map of Reformation Europe,” in Calvinus Evangelii
Propugnator: Calvin, Champion of the Gospel, ed. David F. Wright, Anthony N. S. Lane,
and Jon Balserak (Grand Rapids: Calvin Studies Society, 2006), 10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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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는 ‘타협할 수 없는 순수한 진리’가 되어야 한다. 종교개혁의 포문을 열었던 루터와
그의 후예들의 신학은 로마 가톨릭의 체제 자체를 부정하는 과격함과 엄정함도 없지
는 않았으나, 오직 성경의, 성경적 신학을 추구한 칼빈과는 기독론, 구원론, 언약관,
율법관, 성례론 등에서 많은 차이를 노정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개혁신학의 입장에서
볼 때, 루터란 신학은 오히려 로마 가톨릭에 더 많이 경도된 부분이 적지 않다. 로마
가톨릭과 루터란 교회가 함께 공동 신앙고백서를 작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신학
적 근접성 때문이었다. 이 점을 상기하면서, 종교 500주년을 맞이해서 우리는 루터란
신학과 구별되는 칼빈과 그를 잇는 후예들의 개혁신학을 더욱 깊이 숙고함으로써 우
리가 서 있는 자리를 다시금 냉철히 돌아보아야 한다. 비텐베르크는 시원적으로 우리
가 나온 곳일지언정, 그저 우리가 되돌아갈 곳은 아닌 것이다. 우리에게는 우리에게
고유한 것이 있다. 그것은 루터로부터 나온 것이지만 루터와 아주 닮아 있지는 않다.
이즈음 다시금 우리가 칼빈신학을 되돌아보게 되는 소이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영원히 오직 하나님께만 영광을 올립니다(Soli Deo gloria in aetern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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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itle]

Calvin’s Theology Revisited at the Fifth Centenary of the Reformation

[abstract]

This paper deals with Calvin’s theology focusing on its systematic


theological characteristics. As seen from the contents of the 1559 Institutes
and other creedal and theological works, the ordo docendi(order of
teaching) deployed in Calvin’s theology demonstrates prominent similarities
with that of other systematic theologians, who have worked afterwards:
prolegomena(general revelation, special revelation), the Trinity, God the

- 20 -
Creator(creation and providence), human depravity(free will), the person
and work of Christ the Mediator, the Holy Spirit(the order of salvation and
eternal predestination), the essence, notes, office, powers of the church. It
should be noted that Calvin establishes his covenantal theology as he treats
the essential unity and economical difference between the Old and New
Testaments and between the law and the Gospel. This shows
Christ-centered features of Calvin’s theology most significantly. For Calvin,
the law of God is that of grace, lex vestita gratia, the law clothed with
grace. Christ is the substance and end of the law. He as the sole mediator
accomplished all the promises revealed in the law once and for all, and
continues to mediate for us and for our salvation at the right hand of God
by pouring out God the Spirit, the Comforter, who is called the Spirit of
Christ. The Spirit of God as the Spirit of regeneration works to impute
Christ’s righteousness gratuitously, which was completed at the cross, to
the people of God, who was predestined by His eternal decree. This
dynamic understanding between revelation and reality, promise and
fulfillment, accomplishment and application, and truth and grace designates
Calvin as a systematic theologian.

[key words]
Calvin, Reformation, Christology, covenantal theology, the law, ordo salutis,
Reformed th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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