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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논문
‘법신불사은’호칭 재고*
정순일(鄭舜日)**
<요약문>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 있는 원불교가 신앙의 본질을 다시 점검하고
보편 종교로서 거듭나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그 중의 하나가 신앙의
호칭에 대한 정비작업이다.
신앙의 대상에 대한 호칭은 종교적 정서를 대변할 뿐 아니라 신앙자
의 집단적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매개가 된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그 대상에 대한 호칭과 신앙적 정서 간의 관련성은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재 원불교에서 사용하고 있는 기도시의 호칭은‘법신불 사은’이다.
그러나 원불교의 공식적 신앙 대상은‘법신불’이다. 이처럼 공식적 명
칭과 기도시의 호칭이 다름으로 인하여 교학적 혹은 신앙정서상 혼선
을 가져올 우려가 있다.
‘법신불 사은’처럼 신앙행위에 병렬 또는 설명개념을 사용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점도 문제가 된다. 간결하고 단일화한 개념은 신앙의 대상
목 차
Ⅰ. 시작하는 말
Ⅱ. 교법 정신에서의‘법신불사은’
Ⅲ. 용어상에서의‘법신불사은’
Ⅳ. 교리 해석상에서의‘법신불사은’
Ⅴ. 맺는 말
‘법신불사은’호칭 재고 123
Ⅰ. 시작하는 말
Ⅱ. 교법 정신에서의‘법신불사은’
우선『정전』
「심고와 기도」에 나오는‘법신불사은’이라는 호칭이 원
불교의 신앙행위와 의례에서 통용되는 명칭으로 되어 있으나 이는 여러
가지 면에서 적절한 표현이 되기에 적합하지 않은 면이 있다고 본다.
‘법신불사은’이라는 용어가 지닌 신앙 호칭으로서의 미흡성을 교리정
신에서 살펴보자.
8)『불법연구회 회규』.
9)『원불교 교헌』초판본.
‘법신불사은’호칭 재고 127
16)『대종경』교의품 10장.
17)『대종경』교의품 16장.
18)『대종경』신성품 16장.
19)『대종경』교의품 3장.
‘법신불사은’호칭 재고 131
Ⅲ. 용어상에서의‘법신불사은’
22)『대종경』교의품 4장.
23)『정전』교리도
24) 이 부분에 대하여는 일찍이 노권용의 문제제기가 있었다.
‘법신불사은’호칭 재고 133
25)『대종경』교의품 5장.
26) 한편 등가성을 논외로 할 경우, 병렬 혹은 병치하면서 하나의 개념을 형성하게 하는 기
법은 가능하다. 그러한 시도는 불전에서 등장한다. 이는 중국불교의 번역과정에서 사용
되어지는 수가 가끔 있었다. 예를 들면 참회의 산스크리트어는 ks·ama인데 이를 음역하
면 참(讖)이 되며 그 의미인 회(悔)를 병치시켜 참회라는 낱말을 만들어 내고 있다. 또한
게송이라는 용어의 산스크리트어는 gatha인데 이를 음역한 게(偈)와 그 의미인 송(頌)을
함께 하여‘게송’이라는 낱말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러한 구도를 법신불사은
이라는 용어에 적용시킬 수는 없다고 판단된다. 왜냐하면‘법신불사은’은 번역 상에서
보충설명이 필요 없는 우리의 언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불전의 번역과정에서의 이중
개념과는 구분되어야 마땅하다.
27) 그 밖의 여러 가지 예를 들 수 있겠으나, 이는 후일의 연구로 미룬다.
134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49집 연구논문
Ⅳ. 교리 해석상에서의‘법신불사은’
『정전』
「일원상 서원문」의 내용으로 가 보자. 법신불은 천지·부모·
동포·법률의 본원이며 제불·조사·범부·중생의 성품이다. 본원과 성
품은 교리의 두 축이 된다. 여기에서 만약 본원만을 강조한다면 기독교적
인 모습이 된다. 또한 성품만을 강조하면 선불교가 되고 만다. 원불교가
기독교나 선불교적인 것을 넘어서서 병진의 원만한 종교가 되기 위해서
소태산은 본원과 성품을 함께 강조하였다고 본다. 즉 자타력 병진신앙을
지향한 것이다. 그러므로 사은이 부가된 표현은 원불교의 자타력 병진신
앙이라는 특징을 온전히 살리지 못할 수가 있다. 자력신앙의 측면인 내재
성을 강조한 자성불의 의미까지 포함한 표현이라 볼 수 없기 때문이다.39)
따라서‘법신불 사은’은 일체중생의 본성40)으로서의 법신불이라는 의미
를 충족시키지 못하여 편향된 의미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사은은 법신불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엄
밀히 말한다면 함의가 한편에 치우쳐 있는 용어라는 평가를 받을 가능성
이 있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사은은 법신불의 본질을 온전히 충족시
키기 어려운 용어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셋째, 사은의 인격화에 대한 우려가 있다. 요즈음 법회나 공식행사에
서 거론되는 신앙의 대상에 대한 호칭이‘법신불사은’에서‘법신불사은
님’으로 변화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이를 사용하는 사람들 자신도 별다
른 생각이 없이 사용하고 있는 것을 보면 아쉬움이 생긴다.‘님’이라는
인격적 명칭이 붙게 되면 집착을 본질로 삼고 있는 중생의 속성상 법신
불 혹은 사은을 인격적으로 한정할 우려를 낳게 된다. 인격적 통로를 통
해 접근하는 신앙의 대상은 실은 필자가 오히려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
Ⅴ. 맺는 말
43)『정전』교의편 사은
44) 여기에서 깨친 사람을 표현할 때는 보통명사로서 소문자를 써서‘buddha’라 쓰고, 우주
‘법신불사은’호칭 재고 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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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신불사은’호칭 재고 145
Chung, Soon-Il
Prof., Wonkwang Univ.
<ABSTRACT>
With the 100th anniversary of the foundation of Won-Buddhism fast
approaching, it is vital to review the nature of faith and reform as represented
in this universal religion. One important task is to re-establish a title for the
object of faith in Won-Buddhism.
The title of the object of faith not only represents the religious emotion of its
members but is also a medium to express the collective identity of faith. In
religious activities, a title of the object of faith is significant in evoking religious
emotions. Currently, the name of the object of faith in a Won-Buddhist prayer
is‘Dharmaka-ya Buddha - Fourfold Grace’, but the official title of the object of
faith of Won-Buddhism is‘Dharmaka-ya Buddha’. The difference between
the titel used in prayers and the official title of the object of faith could cause
potential academic and emotional confusion.
Whether it is necessary to use a parallel or explanatory concept in preyer
like‘Dharmaka-ya Buddha - the Fourfold Grace’is another concern. A concise
and unified concept is an important factor to clarify the object of faith, which
inspires emotions towards faith. The purpose of this study is to unify the titles
currently used to express the object of faith into a single concept. The method
of this study is to review meanings and the limitations of“Dharmaka-ya
Buddha - the Fourfold Grace”from multiple aspects .
146 『원불교사상과 종교문화』49집 연구논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