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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 승 권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 강사)
Ⅰ. 서 론
無
Ⅱ. ‘ ’의식과 ‘무의식’, 그리고 자기
Ⅲ. 老子와 칼 융의 사상에 나타난 원형적
상징체계
Ⅳ. 老子의 ‘道’와 융의 ‘자기’에 나타난 대극
의 합일
無
Ⅴ. ‘ ’의식/무의식으로의 물러남, 그 ‘치유’
적 효과
道
Ⅵ. 노자의 ‘ ’에 나타난 ‘자기 변형적’ 경계
Ⅶ. 결 론
<논문 요약>
道 無
주제어: 노자, 칼 융, , 자기, 자아, , 무의식, 의식, 치유, 원형, 대
극, 여성성, 남성성, 아니마, 아니무스, 전체성, 분석심리학, 조
화, 어머니, 어린아이.
160 東洋哲學硏究 第76輯
Ⅰ. 서 론
이 연구는 道家 사상이 현대 메타심리학(Metapsychology)의 정수인 ‘분
석심리학’(Analytical Psychology)과 매우 유사하다는 기본 전제로부터 출발
했다. 이를 기반으로 老子 사상이 지닌 마음의 치유를 위한 ‘자기 증폭
력’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천착했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 주제는
老子의 ‘道’의 지평과 칼 융(C. G. Jung)의 ‘자기’(Self) 개념이 서로 갈마
들 수 있다고 가정하면서, 노자의 ‘道’에 대한 인식 노력이 융이 강조하
는 ‘자기실현’과 함께 현대 사회의 문맥에서 ‘치유’적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는 점을 밝혀내고자 했다.
노자 사상을 융의 분석심리학과 같은 현대적 방법론을 원용하여 분석
하는 방식은 우리에게 익숙하게 내재화되어 있는 동양적 사유를 객관적
으로 인식하고 평가하는 데 도움을 준다. 요컨대 우리 ‘안’에서 우리를
사유하는 것이 아닌, 우리 ‘바깥’에서 우리를 사유하려는 방식이다.
전반적으로 동양 사상과 융 분석심리학의 비교는 단지 융의 도가를
비롯한 동양 사상에 대한 관심을 소개하거나, 단선적인 비교에 머물러
온 측면이 강하다. 그리고 이러한 비교도 주로 불교나 요가에 집중되는
경우가 많았다. 비록 노자의 도를 융의 ‘중심’에 관한 이론이나 전일적
全一的) 통일성인 ‘자기실현’의 관점과 접목시킨 연구는 발견되나, 상당
(
히 제한적이다. 연구자는 이 연구들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면서도 노자의
無
‘ ’의식을 융의 ‘무의식(Unconsciousness)’에 직접적으로 대응시켜 연구를
진행했다.
본 논문의 주제와 관련한 선행연구 가운데 이부영의 저서 노자와 융 - <도
덕경>의 분석심리학적 해석은 본 연구의 취지에 가장 가까운 연구물
이다. 이 책은 노자에 나타난 핵심 개념들과 문장들을 융의 분석심리학
방법과 연결 지어 분석하였다. 이 책은 분석심리학자의 입장에서 노자
를 직접적이고도 종합적으로 분석한 거의 유일한 연구 사례다.
老子의 내재화된 ‘道’ 범주와 칼 융(C.G.Jung)의 ‘자기(Self)’ 161
5) “ 有生於無.”(老子 「40장」)
6) 이부영, 자기와 자기실현, 한길사, 2002, 33-34쪽.
老子의 내재화된 ‘道’ 범주와 칼 융(C.G.Jung)의 ‘자기(Self)’ 165
7) C.G. Jung, Trans. R. F. C. Hull, "The Collected Works of C.G. Jung volume 11",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77, 259쪽. 그리고 칼 융, 한국융연구원 C.G. 융 저
작 번역위원회 옮김, 융 기본 저작집 4, 솔출판사, 2008, 242-243쪽.
非以其無私邪. 故能成其私.”(老子 「7장」)
8) “
166 東洋哲學硏究 第76輯
物論」에 나오는 “나는 나를 잊고 있었다.”의 ‘吾喪我’도 같은 맥락이다.
융에 의하면 무의식 과정은 의식에 대하여 보상적 관계에 있다. 의식과
무의식은 상호 대립해 있는 것이 아니라 전체성의 인격적 표현, 즉 ‘자
기’가 되기 위해 서로 보완한다.
하지만 이 영역을 우리가 분명히 인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작업
이다. 이런 심리학적 작업을 수행하려면 부분이 자기를 감싸고 있는 전
체를 파악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자기’는 우리를 뛰어넘는
상위의 크기로 남게 된다.9) ‘자기’는 우리에게 알려지지 않은 본체, 우리
의 파악 능력을 넘어서는 초월적 구조다. 융은 ‘자기’란 하나의 가설로
서의 가치를 지니며 우리가 그 속에 포함된 하나의 상( )일 것 같다고 像
말한다.10) 융은 또 말한다.
9) C.G. Jung, Trans. R. F. C. Hull, "The Collected Works of C.G. Jung volume 7",
Princeton University Press, 1977, 175쪽. 그리고 칼 융, 한국융연구원 C.G. 융 저
작 번역위원회 옮김, 융 기본 저작집 3, 솔출판사, 2004, 80쪽.
10) 이부영, 앞의 책, 54쪽.
11) 칼 융, 앞의 책, 287-288쪽.
老子의 내재화된 ‘道’ 범주와 칼 융(C.G.Jung)의 ‘자기(Self)’ 167
無
융의 설명에 따르면, 이러한 ‘ ’ 경계의 ‘불가시적 가시성’이 서양에
서는 ‘의식성의 어두운 배후’라고 배척된데 비해 동양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의식성’으로 이해된다.16)
융도 말한다.
明
에서 말하는 ‘ ’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마음의 두 대극 중 하나가 지나치게 억압되면 이 억압된 한 극은 자
신을 압도하게 된다. 도덕주의나 규범이 지나치게 강조되면 자연 본능
은 무의식에 억압되어 비정상적인 행동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노자는
말한다.
無
‘ ’의 숫자표기라고 볼 수 있는 ‘0’을 만나면 ‘ ’라는 근원적 자리로 無
돌아간다.61) 현상세계와의 관계에서 빚어지는 엔트로피의 확산과 ‘0’점
이라는 본질적 영역으로의 귀환은 서로 반복되어야만 한다.
無
노자의 ‘ ’의식의 치유적 기능도 근원적인 지평인 道를 인식하려는
노력에 의해 진정한 ‘자기’를 발견하려는 의도에서 찾을 수 있다. 융에
의하면 ‘자기’는 여타 모든 원형들을 아우르는 중심적인 원형이다. 노자
道
의 ‘ ’는 융의 시각으로 바라보면 중심적 원형이다. 노자는 다음과 같
이 말한다. “ 大象[道]을 잡고 천하에 가면, (그 어디를) 가도 해가 없다
.”62) 이 문장에서 ‘大象’을 글자 그대로 새겨 ‘거대한 코끼리’로 보아도
좋다는 주석이 있는 것을 보면, 비록 고대적 사례이긴 하지만 노자 또한
융과 마찬가지의 의도 아래 여러 원형들의 중심이 되는 근본적 원형을
정식화했다.
필자가 보기에 ‘의식’의 차원과 ‘무의식’의 차원을 함께 아우른 전체
성에 대한 담보는 “항상 無欲으로 그 묘(妙; 궁극적인 은미함)를 살피고
항상 有欲으로 그 요(徼; 현상세계)를 살핀다.” 라는 노자의 언설에서 63)
내 처소를 잃지 않는 자는 오래간다.71)
有無相生”(老子 「2장」)
74) “
186 東洋哲學硏究 第76輯
Ⅶ. 결 론
이 논문은 동양 사상 가운데 주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노자 사상을
‘분석 심리학’이라는 ‘현대 심리학’의 방법에 의해 새롭게 담아냄으로써,
인간관계의 올바른 거리 조절과 우리 모두의 내면에 심층적으로 자리
잡고 있는 자연적 ‘본능’의 건강한 승화를 도모하고자 하였다.
필자는 노자 사상과 칼 융의 분석심리학을 접목하는 방법론 창출을
통해, 단순히 과거(전통)-현재(현실) 간의 이론적 소통 뿐 만이 아니라,
한 인격체 내부에 존재하는 지금의 사태 속에서의 ‘심리적 현실’(전통사
유 및 현재적 사태가 그 인격의 의식/무의식에서 혼합되어 있는 넓은
의미의 현실)에 주목하고자 했다. 우리가 전통 사상을 접하더라도 그것
은 지금의 문화심리구조에서 내면화되기 마련이다. 따라서 내면화되어
야 할 전통 사상의 내용에만 주목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구체적인
현실적 지형과 맞물려 어떻게 내면화되는지 그 총체적인 심리구조 자
체를 천착하는 접근 방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노자 사상을 비롯
한 동양 사상이 지금의 현실 속에 보다 더 손쉽게 안착되도록 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 즉, 우리의 내면에서 복류하고 있는 동양의 전통적 사
유와 어떤 방식의 ‘살림살이’를 도모해야 하는지, 우리에게 결핍되어 있
는 것은 무엇이며 또한 과잉된 부분은 무엇인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필자가 이 논문에서 노자사상의 특징을 융의 심리학과 접목해 발전적
으로 재해석하고자 한 이유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현대적 정신 상황의
문제점들을 염두에 둔 것이다. 현실적인 문제에 매몰되어 힘겨운 사람
에게는 현실로부터 뒤로 물러나 고요하게 자기 내면에 침잠해보는 태도
가 필요하다. 노자는 정적( 靜寂)의 세계에 자신을 맡길 것을 권고한다.
자신의 무의식을 관조해 의식에 동화시키려하는 융의 문제의식은 노자
가 말한 ‘화광동진’과 통한다. 빛과 티끌을 같은 지층에 놓아두려 하는
老子의 내재화된 ‘道’ 범주와 칼 융(C.G.Jung)의 ‘자기(Self)’ 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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老子의 내재화된 ‘道’ 범주와 칼 융(C.G.Jung)의 ‘자기(Self)’ 189
Abstract
Lao-tzu’s Internalized ‘Tao' category and C.G.Jung’s ‘Self’ / Yang, Seung
Gueon(Sungkyunkwan University)
This study was carried out in accordance with the following contents and
methods.
(1) Lao-tzu’s ‘truth’ and C.G.Jung’s ‘Self’ are the structures beyond our
understanding. The researcher considered that Lao-tzu’s ‘nothing’ concept can
correspond to Jung’s ‘unconsciousness’ concept. From the perspective of Lao-tzu,
the reality of ‘truth’ is impossible to be recognized. However, by well recognizing
this ‘truth’ inherent in deep inside us, we must use it in reality. This stage is
expressed metaphorically by several archetypal symbols. The archetype makes
people view the reality where they belong reflectively. The examples of the
archetype mentioned by Jung are children⋅old wise men⋅Mother Land⋅targets
of nature and wheels etc. (These correspond to Goksin (God of valley)⋅Sikmo
(Mother feeding all things)⋅Bak (Unfinished gourd)⋅Younga (Child)⋅Gok
(Wheel) etc. mentioned by Lao-tzu. These archetypical symbols set by Lao-tzu
have a relation with several symbols set by Jung. The harmony of femininity and
masculinity mentioned by Lao-tzu has something in common with the concept of
Jung’s ‘Anima’ and ‘Animus.’ According to Jung, all mental phenomena are
formed through the course of the conflict and integration of the conflicting areas.
We live in conflict and integration between numerous conflicting areas such as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masculinity and femininity, good and evil,
beauty and ugliness, mind and body, introversion and extraversion etc. Also for
Lao-tzu, conflict and synthesis between conflicting areas are well described such as
unselfishness and selfishness), truth and losing truth, good and bad, masculinity
and femininity, misfortune and fortune, soul and body etc. ‘Hwagwangdongjin
((the life of a wise man) mingling with the world by hiding the light of his
wisdom and virtue)’ etc. mentioned by Lao-tzu are the basic attitude for ‘self’
老子의 내재화된 ‘道’ 범주와 칼 융(C.G.Jung)의 ‘자기(Self)’ 191
realization. The coexistence of the conflicting categories are well expressed in this
Hwagwangdongjin. And incomprehensibility on Matrix that enables this
coexistence is revealed well. With this interference phenomenon, Lao-tzu’s ‘truth’
and Jung’s ‘Self’ achieve the unity of the opposites. (2) ‘Retreat’ into
unconsciousness is the attitude that calls a new source. In addition, it is
regeneration through ‘healing’ to regain vitality again. Lao-tzu says, “Going back
to the origin is the movement of truth.” Such retreat to the archetypal world is
well expressed in numerous legends or myths shown in human history. The
discover of ‘self’ mentioned by Jung and ‘comeback’ of Lao-tzu have the same
context. According to Jung, ‘self’ is the central archetype that encompasses all
other archetypes. This ‘self’ is ‘allness’ including consciousness and
unconsciousness. From the Jung’s perspective, Lao-tzu’s ‘truth’ is also central
archetype. Mentioning ‘Yumusangsaeng (To be and not to be create each other)’,
Lao-tzu regarded both real world and the underlying world causing the reality as
important. The function of self-archetype is the ability that makes a man become
‘the man himself.’ This is Lao-tzu’s ‘nature (it exists as it is).’ (3) By
harmonizing with his own archetypical world, a person is able to transcend from
selfish desires. And he can exchange and harmonize with the archetype of others.
This helps to ‘heal’ our wounded inner side. Such human type is constantly
‘self-transformational.’ In this study, the researcher attempted to create a new
methodology by combining Lao-tzu’s thought and C.G.Jung’s analytic psychology.
And based on this, the researcher thought about the spiritual crisis of modern
men. By this work, the researcher finally reflected his own identity “not betraying
his own existence.”
Key words: Lao Tze, C.G.Jung, Tao, Self, Ego, Mu;Wu, Unconsciousness,
Consciousness, Cure, Archetype, Opposite Poles, Feminity,
Masculinity, Anima, Animus, Generalness, Analytic Psychology,
Harmony, Mother, chil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