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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예술연구

 제 호 쪽
 2023 39 , 211-234 【일반논문】
DOI 10.20976/kjas.2023..39.010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문현호 문소영
* **

차례」 「
1. 들어가며: 음악치료와 존재한 나
2. 연구방법: 자문화기술지
3. 연구결과: 4개의 가치 범주
4. 나가며: 음악의 치료적 힘을 믿는 이들에게

< 국문초록>
본 자문화기술지는 정신건강 분야에서 근무한 음악치료사의 임상과 비임상 음
악 적용 경험을 철학적으로 성찰한 것이다. 음악가이면서 동시에 치료사의 정체
성을 지닌 음악치료사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여러 대상자를 만난다. 연구자는 약
13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자기 관찰, 일기, 프로그램 일지, 동료 전문가와의 대화,
강의와 발표 자료 및 녹취록 등을 수집하여 이를 분석하고 철학적 개념에 연결
했다. 분석 단위는 입원병동과 낮병원 음악치료, 외래 개인치료, 커뮤니티 음악치
료, 사회적 메시지를 담은 밴드 활동의 4가지 항목으로 분류되었다. 연구자는 각
의미 항목에 니체, 들뢰즈와 가타리, 아도르노의 사상을 접목했다. 이 연구가 음
악치료사의 음악 적용 경험을 심층적으로 전달하고, 이것이 내포하는 철학적 성
찰과 의미를 공유하기를 기대한다.
* 명지대학교 일반대학원 심리재활학과 박사과정
** 명지대학교 통합치료대학원 음악치료학과 부교수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11


주제어
음악치료사, 음악하기, 음악 적용, 철학적 성찰, 자문화기술지

1. 들어가며: 음악치료와 존재한 나


곧 졸업이다. 쉬지 않고 즐겼고 고민했으며 결국 불씨를 살려 마지막 열매까지
맺었다. 내가 이제 공식적으로 ‘음악치료사’라는 칭호를 얻을 수 있는 날이 오는
걸까? 아, 그게 뭐든 기뻐 날뛸 것이야.
- 2011.2.23. 음악치료학 석사 학위 취득을 앞두고 쓴 일기 中

음악치료사는 음악인의 정체성과 치료사의 정체성을 동시에 지닌 사람이다.


음악치료의 정의가 음악과 치료를 별개로 구분하지 않고 그 자체로 복합적이며
독특한 전문적 개념으로 구축되었듯, 음악치료사의 정체성도 음악인이나 치료사
로 따로 구분되지 않고 혼합적이면서 고유한 특성을 띤다. 어떠한 임상과 비임상
활동이든 음악치료사는 직무 수행에 있어서 음악과 불가분의 관계인 사람이다.
그리고 음악은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시간성을 본질적 특징으로 하는 예술이다.
우리는 음악을 눈으로 볼 수 없지만, 충분히 그 존재를 인식하며 음악과 함께 하
는 순간을 깊이 느낀다. 시간 속에서 진행되는 예술로서 음악의 한 ‘음’은 울림이
자 다양한 시간 속의 한 ‘순간’이다. 그리고 음악의 시간은 ‘체험의 시간’이며 이
는 신체적, 심리적 시간이다. 또한, 음악은 음향적 재료를 시간 속에서 조직하고
고정하는 ‘시간의 조직체’로서의 예술이다. 이렇듯 음악은 객관적 시간과 주관적
시간이 함께 작용하며 이를 바탕으로 ‘독자적 시간’을 창조한다. 1)

음악 활동과 경험으로 인간과 환경의 건강을 회복, 유지, 향상하는 음악치료


역시 음악을 치료의 핵심 매개로 삼기에 근본적으로 시간성과 관련이 깊다. 음악
치료에서 경험되는 시간은 4가지 차원에서 논의된다. 이에 비추어 내가 경험했던
1) 오희숙, 음악 속의 철학, 심설당, 2009, 19-2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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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치료의 시간을 돌아보면, 지금까지 약 13년의 물리적인 시간이 흘렀다
(physical time). 그동안 ‘나’는 초보 치료자에서 어느덧 후배 치료사들에게 수퍼비
전을 하는 사람이 되었고, 나를 만난 수많은 대상자도 저마다의 고통과 아픔을
다루며 성장과 안정의 시간을 경험했다(growth time). 또 개인, 그룹, 실내나 야외
세팅에서 온갖 희로애락의 감정이 역동적으로 피어올랐으며(emotional time), 활
동에서 펼쳐진 음악적 해결이 삶의 통찰로 이어지는 창조적 시간이 형성되어 치
료사와 대상자가 더 나은 존재가 되는 원동력이 되었다(creative time). 이 과정 2)

에서 음악은 부드러우면서도 직접적으로 대상자들이 방어와 저항의 빗장을 열고


스스로 몸과 마음에 집중하도록 돕는 힘을 발휘했다. 3)

음악치료는 학문적 체계를 갖춘 후 음악과 건강의 관계를 생리적, 심리적, 사


회적, 영적 차원 등에서 밝히려는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나는 음악치료사 직업 4)

의 특수성상 음악의 치료적 내지는 치유적 힘을 가장 가깝게 느낄 수 있었다. 그


간 음악을 적용했던 활동을 통칭하면 소위 음악치료사의 ‘음악하기(musicking)’이
다. 즉 스몰의 견해대로 음악 과정과 결과 및 공간에 함께 한 이들의 의식과 사
고 변화를 아우르는 것이다. 이는 ‘모든 사람은 음악이자 악기이며 그들이 건강
5)

한 소리를 내도록 삶의 리듬 조율과 목소리 회복을 돕는 것이 내(음악치료사) 역


할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큰 감동을 주었다.
음악치료사라는 존재를 논하는 개념에 있어서 하이데거를 참고하면, 그는 저
서 존재와 시간에서 인간이 언제나 어떤 ‘세계-내에서 존재(In-der-Welt-sein)’한
다는 중요한 통찰을 제시한다. 그에 따르면 현존재(Dasein)의 존재 방식은 실존
(Existenz)이며 실존이란 자신의 존재를 이해함으로써 자신의 존재와 스스로 관계
하는 것이다. 그 사상을 음악치료사인 나에게 적용하면, ‘나’는 음악 또는 음악
6)

2) C. Robbins & M. Forinash, “A Time Paradigm: Time as a Multilevel Phenomenon in Music


Therapy,” Music Therapy 10(1), 1991, pp.50-54.
3) 박지원ㆍ양수아ㆍ문소영, 「음악치료 전공생의 자기 돌봄을 위한 음악중재 경험에 대한 현상학적
연구」, 한국예술연구제23호, 한국예술연구소, 2019, 292쪽.
4) G. G. Cassidy & R. A. R. MacDonald, “The effects of music on time perception and performance
of a driving game,” Scandinavian Journal of Psychology 51(6), 2010, pp.455-464.
5) 박지원 음악치료사의 음악하기 체험에 관한 해석학적 현상학 연구 박사학위논문 명지대학교
, 「 」, , ,

2021, 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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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세계-내에서 존재한다는 해석이 가능하며 나아가 음악치료사로서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실존적 물음으로 향할 수 있다.
하이데거에게 있어 실존을 이해한다는 것은 자기 세계에 관한 사실이나 특정
명제를 넘어 세계 안에서 어떻게 살 것인지,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 아는 것을 뜻
한다. 그리고 현존재에 대한 이해는 어떤 사람이 속한 세상에서 행하는 방식에
있다. 다시 말해, 음악치료사가 옳은 방식으로 치료 목적에 맞게 행동하고 적절
7)

한 맥락에서 음악을 사용하며 타인을 바르게 도울 수 있을 때, 그는 음악치료라


는 세계를 제대로 이해하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 차원에서 본 연구의 목적은 ‘나’라는 음악치료사가 정신건강 분야에서 음악
을 적용한 경험과 철학적 성찰을 자문화기술지의 형태로 제시하는 것이다. 자문
화기술자로서 나의 경험을 학술적으로 개방하는 것은 음악치료 분야에 대한 논
의 지평을 확장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음악치료 분야에서 연구와 철학은 음악치
료사의 임상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하기에 본 연구자는 정신건강 분야에서 연구자
가 느낀 음악치료 경험을 철학과 연결하여 의미를 도출하고자 한다. 연구의 질 8)

문은 “음악치료사로서 나는 약 13년의 음악 적용 경험을 통해 어떠한 철학적 성


찰을 도출할 수 있는가?”이다.

연구방법: 자문화기술지
2.

본 연구는 연구방법론으로 자문화기술지를 채택했다. 연구범위는 음악치료사


로 채용된 2010년 8월부터 2023년 1월 연구종료 시점까지로 한정했다. 연구자료
는 일기, 프로그램 일지, 강의 및 발표 자료와 녹취록, 대상자들의 소감, 수퍼비
전을 받은 경험과 준 경험, 기억이다. 이 자료를 가치코딩(value coding)을 거쳐
연구자와 대상자에게 의미 있는 가치와 태도, 신념을 분석했다. 가치코딩은 자문
화기술자의 관점 및 개인 내적, 외적 참여 경험을 탐구하기에 적절하다. 연구 9)

6) M. Heidegger, 이기상 옮김, 존재와 시간, 살림, 2008, 80쪽.


7) M. A. Wrathall, 권순홍 옮김, How To Read 하이데거, 웅진지식하우스, 2008, 40쪽.
8) B. L. Wheeler, 정현주 외 옮김, 음악치료 연구, 학지사, 2004, 48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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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에 대한 분석과 검증 과정에서 철학 박사와 음악치료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
오류를 점검하여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고자 했다. 이렇게 분석된 음악치료 경
험과 성찰을 주요 철학자들의 사상과 접목하려는 연구의 목적에 따라 자문화기
술지의 글쓰기 형식으로 정리했다.
질적연구 방법의 하나인 자문화기술지(autoethnography)는 자신이 연구자이자
연구참여자가 되어 이야기 형식으로 자신과 집단의 관계성을 이해하고 성찰과
이해를 전개한다. 용어의 어원은 자서전(autobiography)과 문화기술지(ethnography)
의 탐구적 특성이 결합된 것이다. 더 세분화하자면 자아(auto), 문화(ethno) 및
10)

연구 과정 적용(graphy)의 합성어이며 연구 의도와 구조, 목적에 따라 강조할 부


분이 달라질 수 있다. 즉 자문화기술자인 연구자의 오랜 경험에서 나온 질적
11)

인 내용의 증감, 지속성 등의 특성에 초점을 맞추며 연구 목적과 주제에 따라 새


로운 범주를 추가하거나 삭제, 또는 생성할 수 있다. 12)

본 연구의 목적과 질문에 대한 답을 고찰하는 데에 있어 음악치료사인 연구자


의 관점과 경험은 필수이다. 앞서 하이데거가 말했듯 음악치료 세계-내의 존재인
연구자는 그동안 축적된 경험과 성찰을 연구자료로 삼을 수 있으며 치료적 음악
적용의 의미와 그에 따른 철학적 성찰을 제시하기에 적합한 위치에 있다. 따라서
자문화기술자인 나 역시 연구 대상이자 연구의 맥락으로 존재하게 된다.
자문화기술지의 유형 중에서 본 연구는 성찰적이자 자전적 문화기술지의 성격
을 띤다. 이는 자기반성적 성찰과 개인의 경험을 사회문화적 맥락과 연결하여 의
미를 분석하는 방식이다. 주목할 점은 이것이 자기의 것(the self)과 사회의 것
13)

(the social)을 연결하는 작업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로써 독자는 연구자와 참 14)

9) J. Saldaña, The Coding Manual for Qualitative Researchers, Los Angeles, CA: SAGE Publications
Ltd, 2009, p.90.
10) H. Chang, Autoethnography as Method, Walnut Creek, CA: Left Coast Press, Inc, 2008.
11) S. Wall, “An Autoethnography on Learning about Autoethnography,” International Journal of
Qualitative Methods 5(2), 2006.
12) 김영천ㆍ이동성, 「자문화기술지의 이론적 관점과 방법론적 특성에 대한 고찰」, 열린교육연구
제19권 제4호, 한국열린교육학회, 2011, 17쪽.
13) D. Reed-Danahay, Auto/Ethnography: Rewriting the Self and the Social, New York: Berg, 1997.
14) C. Ellis & A. P. Bochner, “Autoethnography, Personal Narrative, and Personal Reflexivity,” 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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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이야기를 자기 삶과 비교하여 연구 결과의 이론적 타당성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연구자 개인과 사회적인 삶의 관계성을 발견하고, 이를 해석하며
15)

성찰하면서 자신과 주변을 변화시키기는 영향력을 발휘한다. 16)

이동성 은 자문화기술지 심사 경험을 토대로 방법론적 이슈와 글쓰기 전략을


17)

제시했다. 그는 첫째, 자문화기술지에서 연구자를 지칭하는 주어 사용에 유념할


것을 논했다. 둘째, 원자료에 해당하는 개인 내부자료와 기억에 대하여 방법적 민
감성이 필요하다. 셋째, 개인적 이야기로부터 특정한 사회이론이나 철학에 연결하
는 의미를 논해야 한다. 넷째, 글쓰기에 있어서 자문화기술지의 감수성을 반영하
면서도 사회과학적 글쓰기의 일반원리나 지침을 준수해야 한다. 이에 대한 준거
로 연구자는 장희원(Heewon Chang) 이 제시한 네 가지 글쓰기 전략 중에서 ‘기
18)

술적-사실적 글쓰기’와 ‘분석적-해석적 글쓰기’를 토대로 연구 결과를 기술했다.

3. 연구결과: 4개의 가치 범주
1) 입원병동과 낮병원 음악치료: 니체의 ‘삶과 음악의 동근원성’을 중심으로
나는 2010년 8월부터 S시 H정신건강의학과 병원에서 근무한 이래 현재까지
입원병동 및 낮병원 세팅에서 음악치료 임상을 이어오고 있다. 입사 당시 음악치
료 세션에 참여하는 만성 정신질환자 중에는 나보다 음악치료 경험이 훨씬 많고
다양한 시설에서 여러 음악치료사를 만났던 사람이 다수였다. 퇴원이 언제일지
Handbook of Qualitative Research (2nd Ed.), N. K. Denzin & Y. S. Lincoln, eds., Thousand
Oaks, CA: Sage, 2000, pp.733-768.
15) C. Ellis, The Ethnographic I: A Methodological Novel about Autoethnography, Walnut Creek: Altamira
Press, 2004.
16) 강방수 골프지도자의 변환적인 삶의 여정에 대한 자문화기술지 박사학위논문 고려대학교
, 「 」, , ,

2016, 29-33 .
17) 이동성 자문화기술지의 방법적 이슈와 글쓰기 전략 질적탐구 제 권 제 호 한국질적탐구
, 「 」,   5 2 ,
학회 쪽
, 2019, 1-28 .
18) H. Chang, Autoethnography as Method, Walnut Creek, CA: Left Coast Press, Inc, 2008.

216 한국예술연구 제39호


요원하며 곡 제목과 악기만 봐도 어떤 분위기일지 예상하는 회원들, 그럼에도 매
주 진행해야 하는 음악치료 일정표 속에서 나는 고심했다.
거듭되는 고민 끝에 ‘정해진 회기가 없는 무한의 음악치료’라는 아이디어를 떠
올렸고 입원병동, 낮병원 회원들과 생각을 나눴다. 그건 바로 음악치료 시간에
끊임없이 가사를 만들고 그중 반응이 좋은 내용을 곡으로 완성하자는 것이었다.
정해진 회기가 없는 무한한 음악치료의 명칭은 병원 이름을 따서 ‘우리동네 정규
1집 스케치’였다. 마치 음악 앨범을 작업하듯이 회원들이 작사가, 작곡가가 되어
음악으로 마음껏 풀어보자는 취지이다.
회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2년여간 163개의 가사가 쏟아졌고 이는 지금도 연
구자의 사무실에 보관되어있다. 활동 레퍼토리가 부족해서 애를 먹던 음악치료사
는 이제 가사가 너무 많아서 완성해야 할 곡들이 가득한, 매주 창작을 독려하는
사람으로 바뀌었다. 곡 주제는 정신적 고통, 누군가에 대한 사랑, 미래와 좌절
등 그들의 삶과 밀접했고 장르와 형식, 분위기도 다양했다. 회원들은 스스로 한
줄이라도 가사를 적고, 음악적 아이디어를 반영하려 목소리를 내는 능동적인 인
간으로 탈바꿈했다.
그동안 만들었던 곡 중 마음에 가장 남는 곡은 <위 해브 사운드(We Have
Sound)>라는 곡이다. ‘사운드(sound)’는 소리라는 뜻이 있으면서 형용사로 ‘건강
한, 괜찮은, 견실한’이란 의미도 있다.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협을 경험하며 오랜
투병 기간을 보내온 회원들에게도 소리와 음악이 있고 그들의 소리와 음악에 건
강이, 괜찮음이, 견실함이 있을 수 있음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곡이다. 가사는 다
음과 같다.
언제부터인지 무언가 잃어버린 철부지 삶의 페이지에 적을 것이 없었어
메마른 구름이 바람 속에 하얗게 흩어져 한숨을 내쉬고
세상에 버려졌다고 나의 펜은 부러졌다고
원망으로 지샌 그 날 속에서도 난 찾고 싶었지 삶에 이유가 없냐고
그 가운데 위로가 되고 힘이 되어줬던 소리 그건 바로 다름 아닌 늘 곁에 있던 노래
이젠 나도 당당히 입을 열어 세상을 말하고 모두의 힘이 되려 해
나의 목소리가 우리의 목소리로 세상이 듣지 못한 울림이 있는 목소리로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17


연구자는 2022년 6월 스위스로 여행을 떠났다. 목적지는 엥가딘 지역의 질스
마리아였다. 당시 니체가 영원회귀 사상의 영감을 받았다는 수를레이 바위에도
이르렀다. 근처 벤치에 앉아 영원회귀(Ewige Wiederkunft) 사상을 음미하며 고요
히 시간을 보낼 때 문득 ‘정해진 회기가 없는 무한한 음악치료’ 기억이 떠올랐다.
영원회귀의 핵심은 인생의 시간이 무한 반복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삶의 문제 19)

도 결국 벗어날 수 없고 동일하게 반복되지만, 그가 강조한 것은 틀에 박힌 수동


적 삶의 반복이 아니라 세계를 있는 그대로 긍정하며 자신을 창조하는 삶이다.
음악을 하는 소크라테스의 화신이 되고자 했던 니체는 자신의 철학에 음악을
녹여내려고 시도했다. 소크라테스 이후 지나치게 이성에 편중되어 전개된 철학에
비판을 가하며 음악 없이는 철학이 완전한 사유라고 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따
라서 “소크라테스여, 음악을 하라!”라고 한 것이다. 니체는 음악을 하는 가운데
삶을 긍정할 수 있다며 실천적 페시미즘을 구축했다. 그는 그야말로 기존 틀을20)

부수고 새로운 삶의 기치를 대장간의 망치처럼 두들기며 만들어낸 철학자이다.


니체는 음악과 삶을 동일한 차원에서 파악했고 둘을 구분할 수는 있어도 분리
할 수 없다고 했다. 삶과 음악의 동근원성이라는 이 말에는 음악이 삶 그 자체를
보여준다는 면에서 솟아오르는 생의 원천이며, 고통으로 가득한 비극적인 면마저
도 기꺼이 수용하여 삶을 긍정하게 한다는 관점이 반영되어 있다. 오직 미적 현
상으로서만 실존과 세계는 영원히 정당화된다는 말에 그의 사상이 함축되어 있
다. 니체에게 미학적 인간이란 음악을 통해 힘에의 의지를 확장하는 인간이다.
21)

그가 말하는 힘은 오늘날 만연한 사회적 질병과 정신 증상을 치료하며 인류의


소통을 향한 철학과 사유로서의 힘이다. 22)

요컨대 삶의 고통을 불협화음에 비유한다면, 이조차 즐길 수 있는 것의 범위


안으로 가져오고 일종의 완전함을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다. 삶에 관한 힘이 오로

19) 최순영, 「세계관으로서의 동일자의 영원회귀와 니힐리즘」, 니체연구제12집, 한국니체학회,


2007, 265쪽.
20) 임건태, 「음악을 하는 가운데 삶을 긍정하기」, 니체연구제29집, 한국니체학회, 2006, 156-158쪽.
21) F. Nietzsche, 이진우 옮김, 비극의 탄생ㆍ반시대적 고찰, 책세상, 2005, 56쪽.
22) 강지은, 「칸트와 니체의 미학적 인간 연구: 칸트와 니체의 음악철학을 중심으로」, 인문학논총
제39집, 경성대학교 인문과학연구소, 2015, 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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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음악에서 비롯된다고 본 니체의 견해는 음악치료 철학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즉, 음악치료사가 어떠한 음악과 철학적 토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
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니체는 삶의 비극조차 기꺼이 받아들이며 주체
적인 존재로 살게 하는, 현대적 관점에서 치료적인 근원이 음악이라고 제시한다.
이를 입원 및 낮병원 환자들과의 ‘정해진 회기가 없는 무한한 음악치료’에 빗
대어 볼 때, 그들은 매주 음악치료 세션이 반복되는 가운데 가사를 적고 멜로디
로 만들면서 정신질환이 남긴 삶의 불협화음을 음악적으로 승화했다. 이는 그들
의 삶과 음악이 동일시되는 순간이었으며 음악이 완성되어갈수록 자발성이 회복
되어 실제 삶에도 이어지는 징검다리였다. 결론적으로 니체가 말한 영원회귀, 삶
과 음악의 동근원성은 만성적인 정신건강 문제를 겪고 있는 입원, 낮병원 세팅에
서 연구자가 접근했던 방식에 철학적 근본을 새겨준 개념이 되었다.
2) 외래 개인치료: 들뢰즈의 ‘차이 나는 반복’과 ‘배치’를 토대로
나는 개인적으로 음악치료의 꽃은 즉흥연주라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즉흥연
주가 삶과 너무 닮았기 때문이다. 누구의 하루도 어제와 오늘이 완벽하게 같지
않고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 역시 존재하지 않는다. 삶은 때로 조화롭다가 예
상하지 못한 변수를 만나 휘청이고, 다시 균형을 이루며 언젠가 죽음을 맞아 사
라진다. 즉흥연주는 녹음하여 반복해도 이전의 연주를 정확하게 재생할 수 없다.
그리고 진행되는 동안 조화와 흐트러짐이 있으며 연주 종료와 동시에 사라진다.
그 안에 있던 리듬, 멜로디, 화성의 역동은 삶의 온갖 희로애락을 반영한다.
임상에서 즉흥연주 경험 가운데 나에게 가장 의미 있었던 기억을 꼽자면 유경
(가명)이와의 세션이다. 16살이던 아이는 부모, 경찰과 함께 병원에 왔다. 두 팔
에는 타투가 새겨져 있고 표정엔 분노가 가득했다. 특히 어린 청소년의 눈빛이라
하기엔 온갖 세상 풍파를 다 겪은 느낌이 강렬했다. 아이의 행동 문제는 부모가
제어하기 역부족이었고 학교와 경찰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나는 솔
직히 긍정적인 변화를 줄 자신이 없어 무척 긴장했다.
하지만 막상 대화를 나눠본 유경이는 걱정과 달리 표현을 잘하고 활기찬 아이
였다. 대화에 비속어와 거친 표현이 많긴 했으나 나와 치료적 신뢰를 차츰 쌓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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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거기에 음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아이는 내가 인디밴드 활동을 한다는
것을 안 뒤로 기타를 가르쳐달라고 했다. 우리는 점차 음악치료와 레슨이 혼합된
형식으로 시간을 보냈다. 아이는 치료사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연습했으며 물
집 잡힌 손에 테이프를 붙여가며 투혼을 발휘했다.
어느 날 나는 유경이에게 피아노에 함께 앉아 즉흥연주를 해보지 않겠냐고 제
안했다. 피아노를 한 번도 쳐본 적 없던 유경이는 망설이다가 의자에 앉았다. 치
료사가 왼쪽에 앉으면서 서로 나란히 앉은 형태가 되었다. 나는 유경이가 마음
가는 대로, 손 가는 대로 건반을 눌러보라고 했다. 아이는 숨을 고른 뒤 조심스
레 손을 움직였다. 아주 작은 소리 ‘미’가 처음으로 울렸다. 그리고 손가락이 다
른 건반들을 여행하기 시작했다. 치료사는 심혈을 기울여 멜로디를 반영하고 리
듬, 음량, 조성 면에서 음악 대화를 시도했다. 이에 유경이도 화답했고 연주가
점점 절정으로 향했다. 그 가운데 음악적인 불협도 생겼으나 개의하지 않고 연주
를 이어갔다. 한동안 연주를 마친 유경이는 눈가가 촉촉했다. 그 눈빛은 비로소
자기 내면의 뭔가를 발견한 감동과 따스함의 발로였다.
연구자: 연주한 느낌이 어땠니?
유경: 완전 다른 세상에 있다 온 느낌이에요. 저도 이런 감동을 하는 사람이라는 거.
무슨 건반을 누르든지 다 받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거요.
실제로도 그런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2011.7.13. 세션 로그 中

그 시간 이후 나와 유경이는 여러 악기로 즉흥연주 세션을 몇 차례 더 진행하


며 음악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위그램 은 음악치료 즉흥연주에서의 대화를 ‘다
23)

이얼로깅(dialoguing)’이라고 한 바 있다. 그것은 즉흥연주에서 대화하기란 임상이


라는 격식을 갖춘 환경에서 대상자의 문제를 다루고 해결하는 치료적 목적의 음
악 대화라는 의미일 것이다. 이 즉흥적인 음악 대화를 통해 나타난 삶의 변화는
실로 놀라웠다. 아이는 검정고시를 통과해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에서 복지를 전
공하면서 우리 병원에서 봉사와 실습도 했고 보조 치료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요
23) T. Wigram, 김진아 옮김, 즉흥연주, 학지사, 2006, 118-119쪽.

220 한국예술연구 제39호


즘은 나에게 가끔 안부를 묻는 것도 잊지 않는 고마운 제자가 되었다.
유경이와의 즉흥연주를 돌아보며 내가 떠올리는 철학적 개념은 들뢰즈의 ‘차
이 나는 반복’과 ‘배치’이다. 들뢰즈는 주체적으로 욕망하는 기계로서 자기 본연
의 욕망을 자각하고 삶을 영위하도록 설파한다. 그는 니체의 영원회귀 사상을
24)

수용하여 삶을 우연의 연속이자 영원한 반복이라고 보았고, 이 ‘반복(répétition)’


이란 ‘차이(différence)’를 생성하는 세상의 근원이라고 했다.
들뢰즈가 말하는 차이란 서로가 지닌 고유함과 다양함으로서의 차이다. 현실
적으로 한 치의 오차도 없는 완벽한 반복이란 불가능하다. 들뢰즈에 따르면 세상
의 모든 존재 양상은 ‘차이 자체’이며 애초에 모든 것이 같을 수 없다. 유경이 25)

가 즉흥연주에서 차이 나는 반복을 위해 일단 한번 시도하는 모험을 감행하는


장면은 자신을 ‘세계’에 던져 경계를 허무는 도전이었다. 그 음악적 시도는 그를
수용하는 나의 연주와 공간의 소리 풍경에 몸을 맡기며 점차 일체를 이루어갔다.
그럼으로써 유경이의 음악적인 여정에 자기 삶과 맞닿는 연결선이 생긴 것이다.
이 개념을 더 고찰하면, 즉흥연주를 반복할수록 다르게 느껴지는 ‘차이’를 예
로 들 수 있다. 음악 경험은 그 어떤 매개체보다도 사람에게 직접적으로 작용하
는 ‘사건’이자 ‘차이 나는 반복’으로서 변화를 생성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이다.
대상자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유도하는 음악이라면 반복해서 활용할수록 치료적
깊이를 더할 수 있다. 그것은 음악을 통해 자신이 고유한 존재임을 통찰하고, 지
금까지 살아온 방식과 차이를 생성할 수 있는 내재성을 끌어내는 작업일 것이다.
또한 ‘배치(agencement)’의 개념은 인간과 비인간이 어우러진 관계망을 비롯해
자리, 위상, 위치, 배열, 동적 편성 등을 총칭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치는 생명과
삶을 만드는 것이다. 예를 들면, 홀로 삶을 영위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문제
가 있는 사람에게 좋은 치료 공동체나 매개물이 배치된다면 그를 건강하게 도울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일상에서 나에게 무엇이 배치되느냐에 따라 생각과 행동
양식이 달라질 수 있다. 26)

김상환 옮김, 차이와 반복, 민음사, 2004.


24) G. Deleuze,
25) 신수진 차이의 반복’과 그 표현에 관한 연구」, 박사학위논문, 서울대학교, 2011, 34-37쪽.
, 「
26) 최근정 성인들의 ‘대학 밖 대학’ 배움활동 해석: 들뢰즈의 ‘노마드’와 ‘배치’ 개념 중심으로」,
, 「
박사학위논문, 이화여자대학교, 2019, 78-86쪽.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21


이 개념을 들어 유경이와 보냈던 즉흥연주 시간을 돌아보면, 유경이에게는 나
라는 ‘음악치료사’가 배치되었으며 ‘피아노’와 ‘기타’가 배치되었다. 그럼으로써
‘음악치료 세션’이라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그 안에서 ‘즉흥연주’가 반복적으로 진
행되고 차이를 만들어냈다. 그 차이가 생성한 의미는 삶의 통찰과 변화로 이어졌
다. 이 배치를 통해 유경이는 건강한 방식으로 표현을 탐색해나가고 스타일을 만
들어 생명의 시간이자, 삶의 시간, 실존의 시간으로서 음악치료를 경험한 것이다.
아이가 했던 말에는 분명 그 시간과 경험이 삶에서 소중했다는 마음이 담겨있다.
그리고 치료사의 관점에서 어떤 악기가 대상자에게 배치되느냐에 따라 치료적
힘과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것, 즉흥연주에 참여하는 대상자가 연주를 반복할
수록 악기가 가진 한계도 긍정적으로 수용하며 이전의 자기와 차이 나는 자기를
생성한다는 것을 체감한 경험이었다. 다시 말해, 유경이가 즉흥적으로 연주하는
과정은 지금까지의 자기 모습에서 벗어나는 것뿐 아니라 다른 자기로 이동하며
스스로 연결하고 건강한 비판을 가하며 결정적인 순간들을 이어가는 과정이었다.
연주를 지속하든, 중단하든, 그 안에서 연주의 강도를 상승하든, 가라앉게 하든,
새로운 판을 성립하는 흐름이던 것이다.
3) 커뮤니티 음악치료: 들뢰즈와 가타리의 ‘음악-되기’를 바탕으로
내가 ‘치료실 너머의 음악치료’를 지향하며 지역사회로 활동 범위를 넓힌 시점
은 2016년부터이다. 그 무렵, 세상 어디에나 존재하는 음악처럼 음악치료도 치료
실에만 머무를 게 아니라 오히려 세상으로 더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했다. 만성
조현병 당사자로 구성된 ‘콩나물밴드’도 그 와중에 만났다. 2020년에 만났던 콩
나물밴드는 활동한 지 약 10년이 되어가면서도 자작곡이 없는 상태였고 음악치
료사인 나의 도움을 요청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정신질환자일지라도 기능과 수
준에 맞는 음악 창작이 가능한지 구현하려는 여정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먼저 1년 동안 한 곡을 만들어 녹음하고 정식 음원으로 발매하기로 뜻을 합하
여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쳐 2021년 3월에 틈이라는 곡을
발표했다. 이후 음악인 2명이 취지에 공감하며 새로운 앨범 제작 프로젝트에 돌
입했다. 프로젝트명은 일명 ‘광장프로젝트’로 ‘광’은 한자로 빛날 광(光), 미칠 광
222 한국예술연구 제39호
狂 넓을 광(廣)의 세 가지 의미를 담은 것이다. ‘장’은 넓은 마당(場)이다. 흔히
( ),
미쳤다고 표현되는 조현병 당사자나 일반인 모두 음악이라는 넓은 마당에서 만
나고 거기 모인 우리는 빛날 것이라는 뜻이다.
프로젝트의 과정은 험난했다. 20~30년 장기간 치료를 거치며 콩나물밴드 멤
버들은 인지적, 정서적, 신체적 기능이 저하된 상태였다. 그래서 작곡과 녹음 및
연주에 있어서 음악적 표현의 한계를 절감하고 완성도가 크게 훼손되지 않는 선
에서 절충안이 필요했다. 마침내 1년 3개월의 작업 끝에 2022년 3월 콩닥 앨
범을 발표했다. 그들은 프로젝트를 돌아보며 개인과 밴드의 음악적 성장, 만성
조현병 당사자밴드로서의 독특한 정체성, 향후 활동에 대한 소망을 이야기했
다. 당시 참여한 음악인들도 느낀 점이 있는데 다음과 같다.
27)

음악인1: 처음에는 좋은 취지에 공감해서 음악 만드는 것만 잘 도우면 될 거라고


자신만만했어요. 그런데 하다 보니 사람을 이해하게 되는 게 더 중요하네요.
음악인2: 정신질환이, 특히 조현병이 사람을 얼마나 망가뜨리는지 무섭고 이분들이
안쓰러워요. 제 역량이 될지 몰라도 이들에게 작은 힘이라도 되면 좋겠어요.
-2021.12.17. 인터뷰 기록 中

나는 광장프로젝트가 우리의 ‘소리 영토’를 구축하고 ‘음악-되기’가 되었던 경


험이라고 생각한다. 음악-되기란 내가 음악이 되어가고 음악이 내가 되어가는 과
정을 뜻한다. 사람이 음악과 같을 수 없어도 음악의 속성을 닮아가며 나아가는
시도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여기서 되기의 대상이 음악인 이유는 음악이 기존의
나를 지배하고 억압하는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천개의 고원에서 음악의 속성을 깊이 있게 다루고 음악
용어인 ‘리토르넬로(ritornello)’를 삶의 이행 개념으로 확장한다. 리토르넬로란 총
주곡에서 반복되는 후렴구를 의미한다. 그들은 음악이 후렴구가 반복되면서도 변
화를 주는 요소가 있기에 감동적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음악과 삶을 연결하려 했
다. 리토르넬로가 실존적인 정서를 결정화하는 반복적인 연속체이며 카오스(혼돈)
27) 문현호ㆍ문소영, 「만성 조현병 당사자 밴드가 경험한 커뮤니티 음악치료 사례연구: <광장프로
젝트>를 중심으로」, 문화와 융합제44권 제8호, 한국문화융합학회, 2022, 297쪽.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23


에 맞서는 소리 영역이자 자신의 영토를 생성하는 리듬이라는 것이다. 28)

이들이 철학을 전개하면서 음악을 중시했던 이유는 삶에서 ‘생성’을 중시하는


관점에서 찾을 수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는 음악가를 생성의 역량을 긍정하는 사
람으로 보았다. 그리고 ‘되기(devenir)’와 음악적 표현이 불가분의 관계에 있기 때
문이다. ‘되기’란 음악의 내용 그 자체이자 자기 고유의 위험에 직면하게 되는 생
성이며 다시 태어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는 생성이다. 그들은 음악의 힘이란 29)

크고 강렬하며 집단적인 탈영토화의 작용이라고 보았다.


‘음악-되기’를 광장프로젝트에 적용하면 그 기간은 ‘우리’가 음악이 되고 ‘음악’
이 우리가 되었던 시간이다. 우리의 음악-되기는 무언가 만들어내는 분자적인 노
력이자 생성과정이었다. 즉 정신질환이 지닌 한계와 해결의 경계를 넘나드는 자
유로운 시도이자 실패의 위험을 무릅쓴 생성이었다. 여기엔 수직적인 관계도, 수
평적으로 일관된 관계도 아닌 ‘리좀(rhizome)’적 관계망이 있었다. 그 안에서 음악
치료사, 음악인과 콩나물밴드 멤버 모두 주체가 되어 스스로 음악적으로 돕고,
결정하며, 음악에 참여하는 존재 자체가 되었다.
나는 이점에 음악의 치료적 잠재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치료적 목표(의미
와 일)를 추구하는 가운데 음악적 경험(재미와 놀이)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장
면이었다. 다시 말해, 광장프로젝트의 음악 공동체 내에는 치료적 관계도 있고
사회적 관계도 있으며 음악적 관계도 형성되었다. 서로의 연주에 잠시 공간을 내
어주거나, 연주를 어려워할 때는 치료사나 음악인이 노래하거나 연주하여 가까이
다가가 돕는 거리 조절이자, 초점 조절, 힘 조절이었다. 30)

4) 인디밴드 활동: 아도르노의 ‘귀로 생각하기’와 연결하며


나는 ‘24시간 음악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라는 소망에 석사 졸업 후 인
디밴드 활동과 임상을 병행했다. 그런데 음악치료사로서의 나와 음악인으로서의

김재인 옮김, 천개의 고원, 새물결, 2001, 567-572쪽.


28) G. Deleuze & F. Guattari,
29) 같은 책 쪽
, 561-567 .
30) 신승철, 묘한 철학, 흐름출판, 2021, 47쪽.

224 한국예술연구 제39호


나는 정체성 면에서 때로 경계가 모호해졌다. 우리 밴드가 치유와 화합, 공존을
노래하고 공연에서 선보일 계기들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리고 밴드음악은 실시간
예술이자 집단 예술이며 공동체가 퇴색되는 오늘날의 환경에서 교육적, 심미적으
로 관계를 복원하는 힘이 될 수 있다고 느꼈다. 31)

지금까지 내가 속한 밴드 ‘입술을깨물다’는 60여 곡을 발표했다. 그 가운데 S


시 자살예방센터 및 성인정신건강복지센터와 연계해 생명 존중, 애도, 정신질환
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한 곡들이 11곡 있다. 자연과 환경을 노래하는 G페스티벌
의 컴필레이션 앨범에도 10곡 참여했다. 밴드 곡의 약 1/3이 사회적 메시지를 담
고 있다. 치료사이면서 동시에 음악가인 연구자의 정체성은 임상과 밴드 활동을
오가며 진행되고 있다.
그중 기억나는 곡을 하나 꼽자면 <엑시트(Exit)>라는 곡으로 파인(FINE) 앨
범의 다섯 번째 수록곡이다. 그 곡은 특별히 두 아이와 작업했는데, S시 자살예
방센터에서 소개받은 것이 계기가 되었다. 두 아이는 부모를 여의고 자매가 서로
의지하며 돈독하게 생활하고 있었다. 센터 담당자는 이들이 음악에 관심이 많고
가끔 가사를 적으며 곡을 만든다는데 우리 밴드가 도움을 줄 수 있냐고 했다. 그
말에 멤버들도 흔쾌히 동의하여 1곡을 아이들과 합작하기로 했다. 아이들의 가사
에는 자기들을 있는 그대로 봐달라는, 형식적인 관심은 지양해달라는 메시지가
담겨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목소리를 코러스로 녹음하고 발매했다. 아이들의 목
소리가 스튜디오에 울려 퍼지던 날, 그리고 음원이 완성되던 날 엔지니어는 이렇
게 말했다.
엔지니어: 지금까지 스튜디오에 이렇게 맑고 가슴이 따뜻한 목소리가 울린 적이
없었던 것 같네. 작업하면서 행복했다.
-2014.9.3. M스튜디오에서

연구자는 이 경험에서 얻은 의미를 아도르노의 ‘귀로 생각하기’와 연결하여 성


찰하였다. 아도르노는 비판철학으로 유명한데 현대문명의 병폐와 인간성 상실을
31) 이충한, 「무중력 시대, 예술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유자살롱의 음악치유 프로그램 사례」,
한국예술연구제7호, 한국예술연구소, 2013, 88쪽.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25


지적하였으며 대중문화가 개인에 미치는 영향을 이해하려 했다. 그에 의하면 근
대 사회 이후 지나치게 계몽적이고 과학적 근대화를 추구하면서 사회적 전체성
을 우선시하고 개인을 객체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해졌다고 한다. 그래서 음악적
감수성을 통해 자기비판과 반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32)

그는 기존의 사고에서 벗어나 예술에서 대안을 발견하고자 했고 음악을 특히


중요하게 여겼다. 시간과 공간, 개념에 고정되지 않는 음악의 특성이 새로운 가
능성을 열기 때문이다. 아도르노는 소리와 음악을 통해 사유하는 모델을 제시했
다. 이것이 ‘귀로 생각하기’라는 그만의 사유 방식이다. 그는 음악은 사회를 드러
내며 동시에 미메시스(mimesis)로 반영한다고 보았다. 미메시스로 음악이 사회를
드러내는 방식이란 단순히 모방하는 차원이 아니라 바람직한 사회의 모습에 대
한 바람을 담아 현 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으로 나타낸다는 것이다. 따라서 음악이
비개념적이고 비논증적인 형태 속에서 사회적 모순과 위급함을 극복하는 힘을
깊게 보여줄수록 더 좋아질 것이라고 했다. 33)

또한 그는 음악의 재료가 되는 것에 관심이 많았다. 그가 말하는 재료란 음악


가가 결정을 내려야 할 것을 전부 아우르는 것이다. 음악적 재료는 정신적이며
사회적 성격을 띠고 따라서 역사와 연결된다. 이를 통해 음악의 재료는 사회를
전혀 의식하지 않으면서도 사회와 똑같은 경향을 드러낸다. 따라서 음악가가 음
악적 재료를 가지고 작업한 것은 사회를 드러낸다는 의미도 갖는다. 아도르노는
사회가 겪는 고통을 음악에 담아내야 한다며 음악의 사회성을 강조한다. 34)

그렇다면 자살예방, 애도, 정신질환에 대한 사회적 인식개선,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담은 우리 밴드 음악들이 결국 현 사회의 단면을 반영한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사회가 생명을 존중하고 상실에 대해 진심으로 마음을 어루만
질 줄 알며 정신질환에 사회적 낙인과 혐오가 없다면, 그리고 생태계를 보전하려
는 노력이 잘 이루어지고 있다면 이런 음악을 의뢰받았을지 생각해보았다. 밴드
가 담고자 했던 메시지는 사회적 비판까지 이르지는 못하더라도 함께 고민하고
32) 송진범, 「아도르노의 사회비판적 음악교육론으로 본 음악치료학의 철학적 시론」, Korean
Journal for Music Therapy제6권 제2호, 대한음악치료학회, 2007, 64쪽.
33) 오희숙, 철학 속의 음악, 심설당, 2009, 238-244쪽.
34) 같은 책, 245-248쪽.

226 한국예술연구 제39호


의견을 나누자는 의미는 충분히 담고 있다. 여러 무대에서 그 곡들을 연주했을
때, 위로와 위안이 되었다는 청중들의 소감도 심심치 않게 들을 수 있었다.

4. 나가며: 음악의 치료적 힘을 믿는 이들에게


음악치료사는 수많은 대상자가 겪는 문제점을 목도하고 이를 음악적으로 돕는
사람이다. 음악치료 세션에서 나타나는 신체적, 정서적, 심미적, 영적 경험은 그
들의 문제가 음악적으로 나타나는 장이다. 음악치료에서 나타나는 갈등과 긴장
및 해결과 해소의 다양한 측면은 명백히 대상자의 삶을 구성하는 내적 요소와
닮아있다. 음악이 본질적 화음에 도달하는 힘은 이들이 겪는 어려움이 해결되도
록 촉진한다. 따라서 음악치료사는 거기서 표출된 의미들을 단순히 치료 전문
35)

분야의 용어로 기술하기보다 철학적으로 고찰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간 음악을 위시한 예술 교육 현장 역시 연구자들은 현실을 바라보며 진정
성 있는 예술과 교육의 의미를 철학적 토대에서 고찰하려고 시도했다. 다양한 36)

가설을 세우고 임상 현장에서 민감성과 유연성을 발휘해야 하는 음악치료사에게


도 철학적 성찰을 기반으로 한 연구가 꼭 필요하다. 이 연구는 그러한 필요성에
따라 정신건강 분야에서 음악치료사로 약 13년간 활동하며 경험한 의미를 4가지
항목으로 구분하였고 이를 철학적 성찰에 가치코딩 형식으로 분석했다.
첫째, 입원병동과 낮병원에서의 음악치료 경험을 바탕으로 니체의 삶과 음악
의 동근원성을 살폈다. 회원들은 만성 정신질환의 특성상 퇴원보다 시설을 계속
이용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이에 ‘정해진 회기가 없는 무한 음악치료’를 제안
하여 가사와 멜로디를 만들었던 작업은 이들의 생기를 일깨웠다. 가사에는 삶의
불협화음과 같은 이들의 증상과 투병 생활이 어려있었다. 그리고 음악이 완성되
어가며 이마저 수용하고 긍정하는 모습이 자발적으로 생겨났다.
35) K. Aigen, “The Roots of Music Therapy: Towards an Indigenous Research Paradigm,” Ph.D.
dissertation, New York University, 1991.
36) 박연숙, 「예술교육의 토대로서 ‘철학함’」, 한국예술연구제20호, 한국예술연구소, 2018, 183-204쪽.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27


둘째, 외래 개인치료 경험을 토대로 들뢰즈의 차이 나는 반복과 배치의 개념
을 고찰했다. 한 청소년과 즉흥연주에서 아이는 이전의 자기와 차이가 있는 새로
운 자기를 생성하고, 연주를 반복할수록 이를 지속했다. 연구자가 경험한 즉흥연
주의 치료적 가능성이란 동일한 문제의 반복이 아닌 차이 나는 반복으로서의 자
유로운 해결 통로였다. 그것은 재생할 수 없는 고유한 음악의 시간이자 서로 악
기가 배치되어 그려낸 존재의 순간이며, 함께 실존을 자각하는 통찰의 찰나였다.
셋째, 커뮤니티 음악치료 경험을 성찰하며 들뢰즈와 가타리의 음악-되기 개념
과 연결했다. 연구자와 음악인, 만성 조현병 당사자밴드인 콩나물밴드는 틈과
광장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는 콩나물밴드 멤버들에게 정신질환과 긴 투병
기간이 안겨준 인지적, 정서적, 행동적 제한 속에서도 환자가 아닌 음악하는 사
람으로서 존재하는 시간이었다. 즉, 혼돈 속에서 무언가 되어가는 과정이며 참여
자들이 함께 음악적으로 융합된 가운데 ‘음악-되기’가 실현되는 장이었다.
넷째, 인디밴드 활동 중 사회적 메시지가 담긴 곡을 작업하고 공연한 경험에
아도르노의 귀로 생각하기를 연관 지었다. 밴드 ‘입술을깨물다’는 생명존중, 애도,
조현병에 대한 인식개선, 환경과 자연의 소중함을 작곡해달라는 제안을 받아 레
퍼토리로 포함했다. 사회의 단면을 미메시스하며 음악으로 드러내는 경험 속에서
나의 역할을 고민하고 사회와 소통하는 과정을 공유했다.
음악치료의 현장을 스피노자식으로 묘사하면 치료사, 대상자, 다양한 음과 멜
로디, 화성, 리듬이라는 양태들이 어우러져 상호 접촉하고 연결되는 음악적 자연
이다. 이 생태계는 대상자의 문제가 음악을 통해 무한한 변용이 이루어져 해결의
양태로서 드러나는 가능성으로 가득 찬 세상이다. 그리고 치료사와 대상자, 음악
모두가 사랑과 기쁨이 넘치는 하나의 실체로서 존재하는 공동체가 된다. 이것 37)

은 각양각색의 변용을 통해 모든 연령대 및 다양한 신체와 정신적 문제에 다가


가는 음악치료만의 독특한 양태가 된다. 음악치료는 치료실이나 특정 대상에만
특화된 전문성에 머무르는 게 아니라 모두에게 유연하고 광범위한 분야로서 그
가치가 빛날 것이다.
이와 같은 연구자의 철학적 성찰을 바탕으로 봤을 때 하나의 개념으로도 심도
37) B. Spinoza, 강영계 옮김, 에티카, 서광사, 2007, 20-43쪽.

228 한국예술연구 제39호


있는 자문화기술지 연구가 가능하다. 메를로 퐁티와 깁슨의 ‘지각’을 미술 교사의
시각에서 조명한 연구 를 참고로 삼을 수 있다. 들뢰즈와 가타리의 철학에 기
38)

반하여 창조적 음악 교육을 탐구한 내용도 음악치료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39)

한편, 우리나라 학자들의 사상에서도 음악치료 철학과 연관된 개념이 있다. 퇴계


의 음악관으로 한국적 음악치유의 정립 가능성을 살펴본 연구가 그 예이다. 40)

시간과 공간의 장벽 없이 음악을 감상하는 시대, 음악의 대량생산과 대중소비가


가능해진 시대에서 이 연구가 음악의 치료적 힘을 믿고 전하는 이들에게 함께
성찰하고 의미를 논하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 음악치료의 철학적 의미를 되새
기며, 고유하고 독특한 현장의 목소리를 구체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란다.

38) 백애정, 「미술 교사, 지각(知覺)의 의미를 말하다: 자문화기술지를 중심으로」, 박사학위논문, 한국
교원대학교, 2021.
39) 김재춘ㆍ배지현, 「들뢰즈ㆍ가타리의 음악 철학에 기반한 창조적 음악 교육의 성격 탐색」, 초
등교육연구제23집 1호, 한국초등교육학회, 2010.
40) 박정련, 「퇴계의 음악, 한국적 음악치유학의 정립을 위한 가능성 모색」, 양명학제23호, 한국
양명학회, 2009, 346-373쪽.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29


참고문헌
1. 단행본
신승철. 묘한 철학. 흐름출판, 2021.
오희숙. 음악 속의 철학. 심설당,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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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한국예술연구 제39호


An Autoethnography on the Experience of
A Music Therapist’s Music Application and
Philosophical Reflections in the Mental Health Field
Moon Hyunho* Moon Soyoung**

This autoethnography is a philosophical reflection on the experience


of clinical and non-clinical application of music by a music therapist
in the field of mental health. The music therapist, who combines both
the identity of the musician and the therapist, meets various clients
in different situations. This paper is a study over 13 years during which
the researcher collected and analyzed self-observation, diaries, program
notes, interviews with other experts, lectures and presentation materials,
and transcripts. Theses were then connected to philosophical concepts,
and classified into four categories: music therapy in hospitalization
and day hospital, outpatient personal therapy, community music
therapy and rock band activities containing social messages. The
ideas of Nietzsche, Deleuze, Guattari, and Adorno, were incorporated
into each category. The researcher expects to convey in depth the
experiences of a music therapist’s music application and to share
philosophical reflections and meanings.

key words
Music therapist, Musicking, Applying music, Philosophical reflection,
Autoethnography

* Ph.D. Student, Department of Psychological Rehabilitation, Graduate School, Myongji University


** Associate Professor, Department of Music Therapy, Graduate School of Interdisciplinary Therapy,
Myongji University

문현호ㆍ문소영 정신건강 분야 음악치료사의 음악 적용과 철학적 성찰에 관한 자문화기술지 233


접 수 일 : 2023년 1월 7일
심사기간 : 2023년 1월 13일~2023년 2월 24일
게재결정 : 2023년 2월 24일

234 한국예술연구 제3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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