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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Issue of Mediums in Korean Contemporary Art Focusing On The Identity Discourse From The 1970s To The 1990s
The Issue of Mediums in Korean Contemporary Art Focusing On The Identity Discourse From The 1970s To The 1990s
6-33
Journal of Aesthetics and Science of Art, vol. 64 (Oct. 2021), pp. 6-33
DOI http://dx.doi.org/10.17527/JASA.64.0.01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1970-1990년대 정체성 담론을 중심으로
The Issue of Mediums in Korean Contemporary Art:
Focusing on the Identity Discourse from the 1970s to the 1990s
한정민 / 상명대학교 강사
Jung-Min Han / Lecturer, Sangmyung University
Ⅰ. 들어가며
Ⅱ. ‘저항과 회고’: 예술과 삶의 지형에서 매체 이슈
Ⅲ. 사물의 세계 탐구와 ‘의식의 각성’
Ⅳ. 복귀와 쇄신: 전통 매체와 뉴미디어
Ⅴ. 매체 분화와 ‘포스트-정체성’
Ⅵ. 나가며
국문 초록
ABSTRACT
This study aims to reexamine the discussion of Korean contemporary art from the 1970s to the
1990s, focusing on “mediums” as a material practice. Since liberation from Japanese colonial rule,
Korean art has unfolded dynamically while pursuing the continuation and development of values and
traditions accepted from the West. Discussion on art is also not much different in that it was carried
out centered on the discourse of identity based on the acceptance of Western culture or ethnic and
nationalist ideology. However, it is questionable how faithful the writing of art history, which was
based on genealogical or ideological concerns, was to the task of “what is art?” In this regard, it is
an urgent task to find the possibility to read and describe Korean contemporary art in a new way. If
we look into the practice of art from the point of view of mediums, we can confirm that while old
and new media were mixed or collided with each other in each period, there were various emotional
responses to objects and materials according to the conditions and environment of each period, such
as cultural objects, industrial objects, natural objects or immaterial substances, body and actions, etc.
By understanding the scope of mediums, it will be possible to open up new possibilities for getting one
step closer to the artistic energy and values of Korean contemporary art.
Ⅰ. 들어가며
오늘날 예술의 문제에서 매체 이슈는 인터넷 통신을 비롯한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비약적
인 발달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다양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미첼이 논한 바 있듯이 매체는 “이미
지가 살아가는 환경, 혹은 우리에게 말을 걸고 우리가 다시 되받아 말을 건넬 수 있는 페르소나
혹은 아바타”3이자 인간이 무엇인가를 제작한 이래 “인간을 확장, 확대시키지만 동시에 인간의
능력을 여러 가지로 분할”4하는 ‘문화적 역사’의 한 부분으로 태고부터 존재해왔다.
그렇다면 이 글에서 논하고자 하는 ‘매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흔히 우리말 매체로 번역되
는 미디엄(medium)의 사전적 어원은 “매개(agency) 또는 무언가를 하는 수단(means)”을 뜻하
는 단수 명사이자 과학, 컴퓨터공학, 종교, 예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되는 용어이다. 또한
미디어(media)는 커뮤니케이션 매체 즉 매스미디어를 지칭하거나 멀티미디어, 뉴미디어아트
등 ‘새로운’ 기술을 활용한 예술 형식을 일컫곤 한다.5 다만 이러한 용례를 넘어 “그림이 살아
체를 언급할 때, 그리고 예술가가 사용하는 재료나 형태’라는 의미에서 복수형 미디어(media)로 주로 사용된다.
Oxford Dictionary, https://en.oxforddictionaries.com/definition/medium 및 https://en.oxforddictionaries.com/
definition/media 참조 (2021년 8월 15일 최종 접속).
6. 미첼, 『그림은 무엇을 원하는가』, p. 300.
7. Raymond Williams, “From Medium to Social Practice”, Marxism and Literature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1977), pp. 158-164; 미첼, 『그림은 무엇을 원하는가』, p. 300에서 재인용.
8. 카를 마르크스, 『자본론 Ⅰ(상)』, 김수행 옮김 (비봉출판사 2020[1989]), p. 17 참조.
9. 마르크스, 『자본론 Ⅰ(상)』, p. 103.
10. Rosalind Krauss, Under Blue Cup (Cambridge, MA: The MIT Press 2011), pp. 2-3 참조.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11
국제적 정보에 예민한 한국의 미술가들은 산업화의 과정에 있으면서도 일상생활의 기술화가 보
편화된 유럽 예술계의 고민을 앞당겨 경험하는 느낌이 있다. 농촌과 도시의 격차 그리고 소득의
15. 박서보(朴栖甫, 1931- )는 1973년 6월 무라마쓰(村松) 화랑에서 개최된 개인전에서 <묘법> 시리즈를 발표한
다. 이 작품과 관련해 그는 “나는 이조의 도공들이 아무 생각 없이 물레를 돌리듯이 캔버스 위에 직선을 무수히
그려보았읍니다”라고 언급하며 작품에 내재된 한국적 정체성을 조선 백자가 지니는 ‘무심성’과 연결지어 논하고
있다. 「전위화가 박서보 화전(畵展)」, 『경향신문』 (1973년 10월 9일), 5면. 그밖에도 “이조(李朝)의 문인화가 어
떤 물체를 종이 위에 옮겨 놓는 것보다 마음의 상태를 표현했듯이 묘법도 엷은 흰색의 바탕 위에 유희처럼 ‘그린
다’는 행위를 계속한다는 것”이라는 개인전 리뷰는 조선 시대 문인화의 미학적 특성을 서구 순수회화와 연결시
키는 한국적 모더니티를 전략적 태도로 취하고 있다. 이러한 지점은 단색화를 중심으로 하는 1970년대 미술 논
의의 지배적 현상이다. 「전시회 리뷰」, 『계간미술』 창간호 (1976), pp. 188-191, p. 191.
16. 서구 현대미술 읽기의 지배적 방식이었던 형식주의, 내용주의의 이분화된 계보를 넘어 조르주 바타유(Georges
Bataille, 1897-1962)가 창안한 ‘비정형(Informe/Formless)’을 바탕으로 이를 다시 읽어내고자 하는 이브-알랭 부
아(Yve-Alain Bois, 1952- )와 로잘린드 크라우스의 아이디어는 모더니즘 미술의 총체적 구조들을 유예하고, 재
맥락화 하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브-알랭 부아, 로잘린드 크라우스, 『비정형: 사용자 안내서』, 정연심, 김정
현, 안구 옮김 (미진사 2013), p. 19.
17. 조요한, 「현대미술의 실험성에 대하여」, 『홍익미술』 제2호 (1973), pp. 55-60, p. 60.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13
21. “이승택에게 서구의 ‘미술’, 즉 파인아트만이 유일한 지향점은 아니다. <고드랫 돌>, <매어진 돌맹이>, <소불
알> 같이 일상의 기물들을 끌어들여 ‘조각’이나 서구의 조형 문법에 정면으로 거슬러 도발적 시도를 하고 있으
며, 남북 분단과 전쟁, 북에 홀로 남은 어머니와의 생이별 같은 난파된 고난의 현실 알레고리로 다가서는 <역
사와 시간>은 서구 앵포르멜 미술의 영향과 더불어 ‘줄’ 오브제에 얽힌 문화적 기억이 함께 교차되고 있다.” 이
인범, 「이승택 작품 연구: ‘비조각’ 개념을 중심으로」, 『미술사학보』 49집 (2017), pp. 249-272 (DOI: 10.15819/
rah.2017..49.249), p. 256.
22. 이인범, 「‘더불어 함께 하는 행복한 세상’을 향한 꿈-세라믹스 코뮌」, 『세라믹스 코뮌』(2012.01.21-02.26, 아트
선재센터), 전시도록 (홍지예술학연구소 2012), p. 6.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15
다. 이처럼 경량화되고 형태의 변형이 자유로운 실용적 재료를 사용해 문화적 형상으로 견고하
게 전승되어 온 사물이나 대상을 제작하고, 끈으로 묶어내고 있는 작업들은 우리 사고에 굳건
하게 위치해 있는 백색 전통이나 20세기 이래 수용되고 정의되어 왔던 예술 개념에 대한 계승
이라기보다 그것의 해체 또는 다시 쓰기에 가깝다. 다시 말해 매체의 특정성이나 순수성을 위
반하는 상호접합적 조치는 “예술이라는 과일 속에 현실이라는 애벌레를 집어 넣”23음으로써 진
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하는 것이다.
다른 한편, 몸을 매개로 인간 존재의 시공간적 조건을 현상학적으로 탐구하는 이건용(李健
鏞, 1942- )의 이벤트는 모더니즘의 논점들을 다시 읽어낼 수 있는 또 다른 예다. 그는 ≪75 오
늘의 방법≫(1975.04.12-04.20, 백록화랑)에서 <이벤트-현신(現身) Ⅰ·Ⅱ>(4월 19일, 오후 3
시, 약 20분 간)이라는 제목으로 두 개의 이벤트를 진행한다.24 너비 13cm의 노란 테이프로 갤
러리 면적을 길이 순으로 재며 가위로 테이프를 끊고, 끊어진 테이프를 동일한 공간의 가장 긴
면인 대각선에 연결하는 <실내측정> 이벤트, 백색 한지를 조각조각 찢고 이를 갤러리 바닥에
그려진 정사각형 그리드에 늘어놓음으로써 분절된 조각을 하나의 타블로로 제시한 후 모든 행
위가 완결된 지점에 빗자루로 이 모든 물질을 쓸어버리는 <동일면적> [도 4]을 수행한다.25 이
이벤트는 인간이 발 딛고 서 있는 장소이자, 인간을 조건 짓는 공간의 면적과 길이를 조형의 기
본 요소인 선(테이프)과 점(한지 조각)으로 분절시켜 측량함으로써 이를 시각화하고 있다. 이처
럼 조형의 기본 원리와 재료를 바탕으로 세계를 탐구하고, 신체의 행위와 시간의 흐름을 통해
이를 모색하는 시도는 1975년 제4회 ≪ST(Space and Time)전≫(1975.10.06-10.14, 국립현
대미술관, 덕수궁)에서의 <다섯 걸음>, <건빵 먹기> 등의 이벤트, 제5회 ≪ST전: 사물과 사건≫
(1976.11.22-11.27, 출판문화회관)에서 선보인 <신체드로잉> 연작 (1976-1979) [도 5], <달팽
이 걸음>(1979) 등 다수의 이벤트를 통해 실행된다. 그리고 작가는 이러한 행위를 ‘이벤트-로지
컬’이라고 언명한다.26
23. 로잘린드 크라우스, 『사진, 인덱스, 현대미술』, 최봉림 옮김 (궁리 2003), p. 246.
24. “그때 당시에 퍼포먼스를 현신(現身)이라고 그랬어요. 작가에게 있어 자기 자신을 드러내는, 말하자면 자신의
몸이 예술의 미디어가 돼서 소통을 하는 것이죠. […] 그러면서 제가 깨달은 게 뭐냐면 작가의 몸 그 자체도, 그
어떤 거보다도 더 직접적인 예술의 매체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거죠. 그러면서 ‘현신’이라는 말도 쓰는 거죠.”
「이건용 인터뷰」(2019.04.19, 이건용 작업실), ≪이건용: 이어진 삶≫(2019.06.28-10.13, 부산시립미술관).
25. 이구열, 이흥우, 「순수 창작 설땅 좁아」, 『조선일보』 (1975년 4월 20일), 5면 참조.
26. “한국전쟁, 4·19, 5·16 등이 일어나고, 이후 모든 것을 근대화하려는 운동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정
서에는, 무언가를 논리적으로 파악하고 또 그런 관계에서 상호협조하면서 무언가를 한다는 의식이 부족했어요.
단지 감정만 앞설 뿐이었지요. […] 우리가 처한 상황에서 당대의 처방으로서 ‘논리’를 생각했던 것입니다. […]
사실 ‘이벤트’와 ‘로직’은 서로 합성되기 어려운 단어입니다. […] 하지만 예술에는 이 두 가지 요소가 공존하고 있
습니다.” 류한승, 「작가와의 대화」(2016.07.26), 『이건용: 이벤트-로지컬』(2016.08.30-10.16, 갤러리현대), 전시
16 미학예술학연구 64집 (2021.10)
[도 4] 이건용, <동일면적>, 이벤트, 1975.04.19, 오후 3시, 백록화랑 [도 5] 이건용, <신체드로잉 76-2>, 1979, 작가 소장
29. Oskar Schlemmer, Heimo Kuchling (ed.), Oskar Schlemmer Man: Teaching Notes from the Bauhaus, trans. Janet
Seligman (London: Lund Humphries 1971), p. 80; 이윤상, 『오스카 슐레머(Oskar Schlemmer)의 ‘삼화음 발레
(Triadic Ballet)’에 나타난 공간 속에서 예술 형상(Art Figure)움직임 연구』, 동국대학교 석사학위 논문 (2001), p. 9
에서 재인용.
30. 김용익은 1970년대 미술의 대표적 특성을 미술을 대하는 ‘의식의 각성’으로 논한다. 이는 한국 현대미술의 숱
한 시행착오 끝에 ‘질곡된 상황을 개선 내지 타파하기 위해 몸으로 나서는 실존주의적 태도’와 ‘더 냉정한 의식을
갖추려고 노력하는 본질주의적 태도’로 실천되고 있다는 주장이다. 다만 그는 후자의 ‘본질주의적 함정’을 벗어
나 조형·표현의 문제에서 또 다른 전망을 시도하고자 했다. 김용익, 「개념주의로 본 현대미술」, 『홍익미술』 제5호
(1983), pp. 24-30, p. 28.
18 미학예술학연구 64집 (2021.10)
1978년 무렵 미술계에는 새로운 세대와 민전을 필두로 한 복귀와 쇄신의 전조가 엿보인다.31
1980년대는 정치·사회적 격변기로서 뿐만 아니라 미술 현장과 시각상의 변화를 야기하는 상
황 위에 놓여 있었다. 먼저, 민족·민중운동의 한 갈래와 국가적으로 추진되어 여의도광장에서
대대적으로 개최되었던 국풍81 등의 문화정책, 1980년 12월 1일 컬러TV 시대의 개막으로 말
미암은 커뮤니케이션 미디어의 발전은 대중문화의 확산과 광고 사진 붐 등 시각 문화의 지형
변동을 야기시키는 발판이 되었다. 또한 1981년 9월 30일 개최된 제84회 IOC 총회에서 1988
년 하계 올림픽 개최지로 서울특별시가 확정되면서 세계화라는 이슈를 당면한 대한민국의 상
황은 미술인들로 하여금 새로운 언어의 표명과 매체 실험의 추진을 가속화 시킨다.
한편 비평의 영역에서 1980년대 미술의 문제는 현실 인식과 실천, 시대정신, 투쟁과 저항,
제도 비판, 소통 등 민족·민중미술을 둘러싼 쟁점과 그 실천 가능성을 중심으로 기술되고 있다.
이는 미학적이기보다는 정치·사회학적으로 읽혀지는 것이 사실이다. 앞서 논한 바 있듯 작품은
그것을 발화하게 하는 미학적 매체를 지지대로 삼고 있으며, 이념이나 사상의 베일 이면에 생
생하게 존재를 드러내는 물질을 근거로 그 구조를 탐색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면 1970년대 후
반기 사실주의 회화의 약진으로부터 민족·민중 미술운동의 확산, 미술의 대중화와 매체 운동으
로 이어지는 1980년대 미술 현장의 과제는 무엇이었으며 그 미학적 가능성으로서 매체는 어떻
게 발언하고 있는가?
1970년대 미술의 거대 담론 속에서 ‘삶의 변주’를 수용하지 못하는 ‘경직된 현실’ 인식을 비
판하는 당대의 문제의식은 미술과 현실의 관계에 대한 자성으로부터 비롯된다.32 새로운 조형
언어와 시각의 문법으로 선회하고자 했던 작가들은 논리보다는 현실 세계의 이미지로 관심을
집중한다. 그리고 이러한 실천이야 말로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탐색할 수 있는 길이라 여겼다.
이러한 관점은 일찍이 1969년 「현실동인 제1선언」에서 “형식주의 아류들의 조국 없는 조형언
어와 현실 부재의 정적주의와 낡은 화법에 속박된 무풍주의의 정체성을 반대”33하고 형상의 생
31. 이는 사실주의 경향으로 일컬어지는 단체들의 그룹전 개최를 비롯하여 ‘새로운 형상성’을 주제로 내건 제1회
≪동아미술제≫와 제1회 ≪중앙미술대상전≫ 등 민전을 통해 드러난다. 당시 발행된 각종 간행물에서는 당해
연도 미술 현장의 특성 가운데 하나로 극사실주의 회화의 대두를 관심 있게 다루고 있다. 「전시회 리뷰」, 『계간미
술』 7호 (1978년 여름), pp. 194-195, 「'78 문화계 분야별로 본 3대 이슈 (4) 미술」, 『동아일보』 (1978년 12월 20일),
5면.
32. “오랫동안 논리가 주축이 되어 작품 형성에 간섭을 해오던 70년대의 잔재는 그 진로를 바꾸게 될 것 같다. […]
다양한 삶의 변주를 미처 수용하지 못하는, 다소 경직된 현실 위에서 […] 형식논리에 의존하면서 작품의 외현적
(外現的)인 효과에만 매달리게 되는 유약한 감성이 탄생하고 전염병처럼 많은 작가들이 그것을 우리 현실의 진
정한 미학으로 오인하고 격려하고 자축하는 기현상을 낳는 것이다.” 장석원, 「미술의 현실과 현실의 미술」, 『홍익
미술』 제5호 (1983), pp. 6-13, p. 7.
33. 김지하, 「현실동인 제1선언」 (1969), 『김지하 전집 3 (미학사상)』 (실천문학사 2002), pp. 77-125.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19
34. 라원식, 「다시금 새로이 시작하는 90년대 미술운동 - 원 미술운동을 모체로 하여」, 『홍익미술』 제10호 (1993),
pp. 80-85, p. 83.
35. 김동일, 양정애, 「감성투쟁으로서의 민중미술 - 80년대 민중미술 그룹 두렁의 활동을 중심으로」, 『감성연구』 제
16집 (2018), pp. 261-298 (DOI: 10.37996/JOG.16.10), p. 264.
36. 애오개소극장은 1983년 2월부터 1985년 2월까지 서울 마포구 아현동 372-23 기선약국 건물 지하에 있었던 문
화공간이다. 놀이패 ‘한두레’의 재건, 노래패 ‘새벽’의 생성, 미술동인 ‘두렁’의 태동, 풍물패 ‘터울림’의 결성, 민중
문화협의회 출범 등이 이 장소에서 벌어졌다. 이 작업에 개입했던 정희섭은 아현동 일대가 본바닥 탈춤 ‘애오개
본산대 놀이’가 펼쳐지던 장소라는 점에서 ‘애오개’라는 이름을 붙이기 적합했다고 밝힌다. 정희섭, 「1980년대 애
오개소극장을 아시나요?」, 『희망의 예술』 (솔 2008); 김종길, 「민중미술연대기 1979~1994 ⑯ 1983년, 애오개소
극장, 미술동인 두렁」, 『미술세계』 67호 (2018년 3월), pp. 156-161, p. 157 참조.
20 미학예술학연구 64집 (2021.10)
37. 「「두렁」 동인 창립전 애오개소극장」, 『매일경제』 (1983년 7월 14일), 9면, 김종길, 「민중미술연대기 1979~1994
⑯ 1983년, 애오개소극장, 미술동인 두렁」, p. 159.
38. 박화진, 「조선시대 민중의 이국관과 풍속상 - 지옥계불화 감로탱화를 중심으로」, 『동북아문화연구』 제25집
(2010), pp. 27-49, p. 31.
39. 「산 그림을 위하여」, 『산 그림』 제1집 (1983년 7월); 김종길, 「민중미술연대기 1979~1994 ⑯ 1983년, 애오개소극
장, 미술동인 두렁」, p. 159에서 재인용.
40. 김종길, 「민중미술연대기 1979~1994 ⑯ 1983년, 애오개소극장, 미술동인 두렁」, p. 160.
41. 1980년대 민중미술과 초현실주의의 교차점을 ‘유토피아’에 대한 신념 표출로 관계 지으면서 그 형식적, 내용적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21
45. 「80년대 시장을 노리는 뉴미디어 선풍」, 『매일경제』 (1981년 9월 12일), 3면.
46. 정보화 기술사회라는 제3차 산업혁명기에 도달한 당대 상황에 따른 기술과 미술의 문제는 『계간미술』 (1985년
겨울) ‘특별기획: 텔리비전과 미술’, 『홍익미술』 제7호(1986) 특집 ‘미술과 과학기술’ 등에서 다루어지기도 했다.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23
르타주나 사진의 조형성과 내재적 의미를 탐색하는 예술사진의 영역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이인범은 사진과 미술 장르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작가의 독특한 사진 작업을 일컬어 ‘포토-픽
쳐(Photo-Picture)’라고 명명하며 그 특성을 논의한다.47 이승택은 1950년대에 데뷔한 이래 자
신이 제작해온 수많은 예술 실천을 사진을 통해 증거하고 기록으로 유지시키고 동시에 사진의
예술적 가능성을 실험하기도 했다. 하지만 포토-픽쳐라는 명칭에서도 유추할 수 있듯이 이러
한 실천은 사진 개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동시에 전복시키고 있다. 즉 “자신이 구상하는
세계상이 만족스럽게 구현될 때까지 […] 프린트된 사진을 그라운드로 삼아 끊임없이 그 위에
다시 드로잉이나 페인팅, 콜라주, 혹은 숙련된 공예적 솜씨에 의한 몽타주, 때로는 세트 촬영을
통해 회화적 전환을 시도”48하고 있는 것이다.
이승택이 1980년대 이래 활발히 행했던 포토-픽쳐 작업 가운데 <모래 위에 파도 그림>(1987-
1988) [도 10]을 살펴보자. 1980년대 후반 한강 변에서 페인트 통이 연결된 스프레이건을 맨
작가는 모래 위에 초현실적으로 보이는 붉은 색과 푸른 색의 파도 그림을 그리고 있다. 작가
가 행위의 주체로 등장하는 이 작업은 1970년대 일본 니가타에서 활동했던 그룹 GUN(Group
Ultra Niigata)의 <눈 이미지 변경 이벤트> [도 11]처럼 이벤트가 완결된 후 사진을 통해서만 파
악할 수 있는 덧없는 행위의 일순을 포착하는 증거가 될 수 있다. 또는 이일이 언급한 것처럼
자연을 소재로 삼아 무한히 열려진 대지와 대면하고, 작가의 개입을 통해 새로운 환경을 창출
하는 대지미술(대지작업), 환경미술 개념으로 이해될 수 있다.49
하지만 포토-픽쳐는 그의 작품 세계 전반을 가로지르는 상호접합적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사건을 기록한 증거로서의 사진은 회화적 조작과 모종의 결탁을 시도하는데, 빼어난 숙련도로
사진 위에 그려진 이미지는 그것이 반영하는 대상이나 사건의 지시보다는 작가의 상상의 영역
과 호환된다. 즉 진실을 대변하는 물리적 실체로서의 사진은 그림과 결합하며 지시물과의 동질
Ⅴ. 매체 분화와 ‘포스트-정체성’
50. 레프 마노비치, 『소프트웨어가 명령한다』, 이재현 옮김 (커뮤니케이션북스 2014), p. 212, p. 218 참조.
51. “미디어 혼종물의 경우는 인터페이스들, 기술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각기 다른 미디어 형식과 전통의 가장 근
본적인 가정들이 결합되어 새로운 미디어 게슈탈트(media gestalts)를 만들어 낸다. 즉, 이것들이 함께 결합되어
통일된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데, 이는 이 모든 요소들을 개별적으로 경험하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마노비치,
『소프트웨어가 명령한다』, p. 217.
52. 마노비치, 『소프트웨어가 명령한다』, p. 294.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25
전하게 파악될 수밖에 없는 세상에서 우리가 이성적으로 존재한다는 여전히 전통적인 문화의 가
53. “내 작품의 몬스터적 요소는 분류할 수 없는 신비로운 것에 대한 두려움과 매혹감(魅感)을 느끼면서, 기존의
다양한 경계를 초월하는 것에 있다.” 카타오카 마미, 사사키 히토미 편(片岡真実, 佐々木瞳 編), 『이불: 내게서
당신에게, 우리들에게만(イ·ブル展: 私からあなたへ、わたしたちだけに Lee Bul: From Me, Belongs to
You Only)』(2012.02.04-05.27, 모리미술관), 전시도록 (東京: 森美術館 2012), p. 44.
54. 니콜라우스 샤프하우젠(ニコラス·シャフハウゼン), 「이불 인터뷰(イ·ブルへのインタビュー)」, 『이불:
내게서 당신에게, 우리들에게만』, p. 185, p. 191.
26 미학예술학연구 64집 (2021.10)
위자의 외피로 걸쳐져 바닥을 기거나, 꿈틀거리는 동작을 통해 생명력을 부여 받는다. 이불의
수평성을 띤 동물 되기, 불완전성의 지점은 어떻게 인간이 “‘어떻게 인간적 상황을 벗어날 것인
가?’” 다시 말해, “유용성에 못박힌 종속적 성찰을 벗어나, 본질이 없는 존재로서의 자신을 의
식하는 자아의식으로 미끄러져갈 것인가?”55라는 질문을 통해 인간 이해의 지점에 도달하고자
했던 조르주 바타유의 사유를 떠올리게 한다.
정신을 소유한 인간의 입장에서 보면 동물의 육체를 가진다는 것은, 즉 사물처럼 존재한다는 것
그를 완전한 사물의 상태로 만들 때까지는 결코 사물이 아니다. […] 육체는 정신에 봉사할 때보
긍정이다.56
55. 조르주 바타유, 『어떻게 인간적 상황을 벗어날 것인가』, 조한경 옮김 (문예출판사 1999), p. 19.
56. 바타유, 『어떻게 인간적 상황을 벗어날 것인가』, p. 52.
57. 진 로버트슨, 크레이그 맥다니엘, 『테마 현대미술 노트: 1980년 이후 동시대 미술 읽기-무엇을, 왜, 어떻게』, 문
혜진 옮김 (두성북스 2013), p. 95.
58. 김영나, 『1945년 이후 한국 현대미술』 (미진사 2020), p. 291 참조.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27
64. “사람들이 그림에 대해 이야기 하거나, 그것에서 무엇을 발견했는지 토론할 때도 (코끼리를 더듬는) 맹인들과
다르지 않다. 그들의 일상이나 평생의 경험에 의해 형성된 자신만의 시각에 따라 단 한 가지 측면만을 볼 수 있는
것이다.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는 것만을 본다. 그러나 그것은 한 사람의 해석이 틀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
다. 한 맹인이 다른 사람보다 더 옳거나 더 그르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이다” (괄호 속 내용은 필자 추가). Cheol-
ho Park, A Photographic Record of An Exhibition of Painting with a Corollary Statement, Thesis of master’s degree,
Pratt Institute, New York (May 1985), p. 1.
65. 제임스 E. 영, 「기억/기념비」, 『꼭 읽어야 할 예술 비평용어 31선』, 로버트 S. 넬슨, 리처드 시프 편저, 정연심 외
옮김 (미진사 2015), pp. 281-197, p. 284.
66. 진휘연, 「권력해체의 권력적 의지: 권력의 상대적 위상을 해체하기」, 탈속의 코미디_박이소 유작전 심포지엄 프
로시딩 (2006.03.22), n.p.
67. 김선정, 김장언, 『박이소 - 개념의 여정』(2011.08.20-10.23, 아트선재센터), 전시도록 (SAMUSO: Space for
contemporary Art 2011), p. 14 참조.
한국 현대미술에서 매체 이슈 / 한정민 29
Ⅵ. 나가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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