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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2 161 행정규칙의 법령위반 여부 해석 방안 (이근호)
132 161 행정규칙의 법령위반 여부 해석 방안 (이근호)
행정규칙의 법령 위반 여부 해석
The possibility of administrative rules interpretation
목차
Ⅰ. 서론
Ⅱ. 행정규칙
1. 행정규칙의 의의
2. 행정규칙의 종류
3.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구별
4. 행정규칙의 효력
Ⅲ. 정부유권해석
1. 정부유권해석제도의 의의
2. 정부유권해석 대상
Ⅴ. 결론
국문요약
법령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법령의 해석에 대하여 충돌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하고 정확한
법령 집행이 이루어질 수 없음에 따라 법령의 수범자인 국민에게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
게 된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에서 법령을 운영ㆍ집행하는 과정에서 법령해석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경우 법령에 관한 정부 내 견해를 통일시키고 일관성 있는 법령의 집행을 보장하기 위하
여 법제처 법령해석제도가 탄생하였다.
법제처는 2005년 법령해석심의위원회를 설치한 후 본격적으로 정부유권해석 기관으로서
법령해석제도를 운영ㆍ발전시킴으로써 지난 10년 동안 많은 성과를 이루었으나, 여전히 정
부유권해석 대상의 확대, 법령해석의 전문성 강화, 법제처 주요 사업들과의 연계 강화, 법령
해석의 기속력 확보, 법령해석례 변경 등 법령해석제도를 보다 합리적이고 전문적으로 운영
하기 위한 다양한 숙제들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그 중 정부유권해석 대상의 확대와 관련하여, 원칙적으로 행정규칙은 법규성이 없는 행정
기관의 내부적 규범으로서 정부유권해석의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행정실무상 국민의 권
리의무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관된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의 경우 법령을 집행하는 과정
에서 공무원의 행정처분 등의 기준으로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대 국민관계에서는 실질적으로
법률보다 더 큰 규범력을 가지는 것으로 체감될 수 있는바, 행정규칙의 성질 및 종류에 따라
정부유권해석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본 보고서에서는 행정규칙의 법적 성질,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차이점, 기존 행
정규칙과 관련된 법령해석 사례 등을 연구함으로써 행정규칙이 정부유권해석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검토하고자 한다.
규칙
2016. 3 133
법제논단
Ⅰ. 서론
Ⅱ. 행정규칙
1. 행정규칙의 의의
행정규칙은 상급행정청 또는 상급자가 하급행정청 또는 하급직원에 대하여 행정조직 내부
에서 행정조직의 운영, 행정사무의 처리를 규율하기 위하여 발하는 일반적ㆍ추상적 규정이
다.3) 이는 행정명령이라고도 불리며 행정기관이 헌법상 근거를 요하지 아니하고, 그 고유권
한으로써 일반국민의 권리ㆍ의무와 직접 관계가 없는 비법규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질 뿐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지 아니하는 규칙을 말한다.4) 행정규칙의
제정권능이 ‘행정권에 내재하는 고유한 권능’이라는 입장에서는 행정규칙을 ‘행정조직내부에
서 상급행정기관이 행정권에 내재하는 고유한 권능에 근거하여 하급행정기관에 대하여 행정
의 조직이나 활동을 보다 자세히 규율하기 위하여 발하는 일반추상적인 명령’이라고도 정의
한다.5)
이러한 강학상 행정규칙은 실무상 고시, 훈령, 예규, 지시 등의 형태로 나타나지만, 법규명
령과 달리 형식에 의해 파악되는 개념이 아니라는 점에서 그 형식만으로는 행정 실무에서 법
규성을 가지는 행정규칙인지 여부를 구별하기는 어렵다고 할 것이다.
2016. 3 135
법제논단
2. 행정규칙의 종류
행정규칙은 내용 또는 형식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내용에 의한 구분으로
는 조직규칙, 규범해석규칙, 재량준칙, 규범구체화행정규칙, 간소화 규칙, 법률대위규칙 등으
로 나누어 볼 수 있고, 행정규칙을 형식에 의하여 구분하여 보면 고시, 예규, 훈령, 지시, 일일
명령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3.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구별
행정규칙이란 행정입법의 하나로, 행정조직 내부 또는 공법상의 법률관계에서 그 조직과
활동을 규율하는 일반적ㆍ추상적인 명령으로서 법규적 성질을 갖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일반
적이다. 이에 반해, 법규명령이란 법령상의 수권에 근거하여 행정권이 정립하는 일반적ㆍ추
상적 규정으로서 행정주체와 국민에 대하여 직접적인 구속력을 가지며, 재판규범이 되는 법
규범을 말한다.
법규명령과 비교할 때 행정규칙은 권력을 기초로 하는 법률의 수권이 필요 없고, 행정조직
내에서 그 기관 또는 구성원을 직접적인 수범자로 함이 원칙이며, 재판규범성이 부인되고, 행
정규칙 위반의 효과는 징계사유에 불과할 뿐 위법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에서 차이가 있
다6). 이러한 행정규칙과 법규명령의 본질적인 차이로 인하여, 이 둘은 개념상으로 구분될 뿐
만 아니라, 실무에 있어서도 법형식과 제정절차 등에서 구분된다고 할 것이다.
먼저, 법형식에 따른 구분을 살펴보면, 국민들이 무엇이 법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도록
「대한민국 헌법」에서는 국가와 국민 사이 및 국민과 국민 사이의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제
정법의 형식을 헌법, 법률, 명령ㆍ규칙, 지방자치단체의 자치에 관한 규정(조례ㆍ규칙)으로
정하고 있다. 그 밖의 다른 형식은 대외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법이 될 수 없는바, 국민은 무
엇이 법규명령인지 명확하게 알 수 있다. 반면, 우리 헌법에서 대내적 법률관계를 규율하는
법형식에 관하여는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7)
다음으로,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은 제정절차에 따라서도 구별되는데, 대외적 법률관계에 대
한 법규범이 성립되기 위해서는 「대한민국 헌법」, 「행정절차법」, 「법령 등 공포에 관한 법률
」 및 「법제업무운영규정」에서 정하고 있는 절차를 거쳐야 하고 그 절차에 의하여 제ㆍ개정된
법규범만이 효력을 갖게 된다. 반면, 행정규칙은 발령권자가 수령의무기관에 대해서 발령하
고 적당한 방법으로 통보하여 도달되기만 하면 효력을 가지게 되며, 반드시 공포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행정규칙에 대한 국민의 예측가능성을 높이기 위하여 「법제업무운영규정
」 제25조에서는 각급 행정기관의 훈령ㆍ예규ㆍ고시가 적법하고 현실에 적합하도록 발령ㆍ
유지ㆍ관리되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정부입법 관련 전산시스템 등재(제2항), 등재된 행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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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논단
나. 형식설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의 차이는 국민과의 관계에서 발생한다고 할 것인바, 대외적 법률관계
에 대한 법형식의 특정과 적법한 절차에 따라 법령이 제ㆍ개정되었는지에 따라 국민들은 법
규명령인지 행정규칙인지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있다는 견해이다.
따라서, 헌법이 특정하고 있는 대외적 법률관계에 대한 법형식으로 제정되었고, 법률 등의
제정에 대하여 규정하고 있는 법령 등에서 규정하고 있는 절차에 따라 제정된 법규범만이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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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논단
다. 수권기준설(위임설)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을 상위법령의 수권 여부에 따라 구별하는 입장으로, 법률의 수권에
근거한 행정입법은 법규명령이고, 법률의 수권 없이 제정된 행정입법은 행정규칙이라는 의
견이다.
이는 기본적으로 헌법상 의회입법원칙을 전제로 하여 입법권의 배분이라는 관점에서 행정
입법의 구별을 시도하는 입장으로서, 실질설이 가지는 내용적 모호성과 형식설이 가지는 행
정입법 형식의 경직성을 절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할 것이다.10)
다만, 수권여부를 기준으로 하는 경우 우리 헌법상의 특수한 문제로서 집행명령에 대한 문
제가 발생할 수 있다. 집행명령은 규범체계상 법규명령의 일종으로 이해되지만 그 내용은 국
민의 권리의무에 관한 새로운 사항은 규율할 수 없는 내용상의 한계가 있다.
이에 대하여, 독일 기본법에서는 법규명령으로서 위임명령만을 규정하고 있고 우리 헌법상
집행명령에 해당하는 명령을 일반적 행정규칙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행정규칙은 법령의 시행
을 위한 행정의 기구 및 절차 등을 규정할 수 있을 뿐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대해서는 새롭게
정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의 집행명령도 동일하게 실질적인 행정규칙으로 이해해야 한다
는 입장도 있다.11) 그러나, 「대한민국 헌법」 제75조에서 위임명령은 물론 집행명령을 헌법상
의회입법원칙의 직접적인 예외로 규정하고 있는바, 이는 헌법 그 자체로 승인된 행정에 의한
예외적인 입법권의 배분인 점에서 법률의 구체적 위임이 없더라도 헌법상 입법권이 수권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그것이 집행명령의 법규성이 인정되는 근거라고 할 수 있다.12)
2) 현행 법제도 검토
현행 법제도에서도 행정입법을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으로 구분하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예
를 들어, 「대한민국 헌법」 제107조제2항에서는 명령ㆍ규칙 또는 처분이 헌법이나 법률에 위
반되는 여부가 재판의 전제가 된 경우에는 대법원은 이를 최종적으로 심사할 권한을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해당 규정의 ‘명령’은 ‘법규명령’으로 한정된다. 다만, 현행 법제도가 행정규
칙과 법규명령의 구별을 전제로 만들어져 있지만, 양자의 구별에 대하여 명확하게 특별한 규
정을 두고 있지는 않고, 일부 규정에서 간접적으로 양자를 구별하고 있다고 할 것이다.
먼저, 「법령등 공포에 관한 법률」에서는 행정입법 중 대통령령, 총리령, 부령에 대해서만
규정함으로써, 해당 형식의 법령의 경우 법규명령의 성질을 가진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제도
화 하고 있다.13) 또한, 「행정업무의 효율적 운영에 관한 규정」 제4조제1호에서는 헌법ㆍ법률
ㆍ대통령령ㆍ총리령ㆍ부령ㆍ조례ㆍ규칙 등에 관한 문서를 법규문서로 규정하고 있고, 같은
조 제2호에서는 훈령ㆍ지시ㆍ예규ㆍ일일명령 등 행정기관이 그 하급기관이나 소속 공무원에
대하여 일정한 사항을 지시하는 문서를 지시문서로, 같은 조 제3호에서는 고시ㆍ공고 등 행
정기관이 일정한 사항을 일반에게 알리는 문서를 공고문서로서 별도로 구분하여 규정하고 있
다. 그리고, 「행정규제기본법」 제4조제2항 본문에서는 규제는 법률에 직접 규정하되, 규제
의 세부적인 내용은 법률 또는 상위법령(上位法令)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한 바
에 따라 대통령령ㆍ총리령ㆍ부령 또는 조례ㆍ규칙으로 정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 같은
2016. 3 141
법제논단
14) 대법원 2006.6.27. 선고 2003두4355판결: 이 사건에 적용되는 구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2000. 1. 28. 법률 제6240호로 개정
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 제11조 제1항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의 면허를 받은 자가 사업계획을 변경하고자 하는 때에는
건설교통부장관의 인가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조 제4항은 사업계획변경의 절차ㆍ기준 기타 필요한 사항은 건설교통부
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며, 법 시행규칙(1999. 12. 16. 건설교통부령 제223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같다) 제31조 제2항은
“시외버스운송사업의 사업계획변경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의한다. 1. 노선 및 운행계통을 신설하고자 하는 때에는 운행횟수를 4
회 이상으로 할 것 2. 노선 및 운행계통을 연장하고자 하는 때에 그 연장거리는 기존 운행계통의 50퍼센트 이하로 할 것 (중략) 6.
제32조 제1항 제3호 (가)목의 규정에 의한 운행횟수의 증감을 초과하는 경우로서 2 이상의 시ㆍ도에 걸치는 운행횟수의 증감은
관련 시외버스운송사업자 또는 관할 관청이 참여하여 당해 운행계통에 대한 수송수요 등을 조사한 후에 변경할 것”이라고 규정하
고 있는바, 법 시행규칙 제31조 제2항 제1호, 제2호, 제6호(이하 ‘이 사건 각 규정’이라 한다)는 법 제11조 제4항의 위임에 따라
시외버스운송사업의 사업계획변경에 관한 절차, 인가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규정한 것으로서, 대외적인 구속력이 있는 법규명령이
라고 할 것이고 ( 대법원 1996. 6. 14. 선고 95누17823 판결, 1997. 5. 16. 선고 97누2313 판결 참조), 그것을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을 규정한 행정규칙에 불과하다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 따라서 원심이 인정하는 바와 같이 피고가 이 사건 시외버
스운송사업계획변경인가처분(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을 함에 있어서 이 사건 각 규정에서 정한 절차나 인가기준 등을 위배
하였다면,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함을 면하지 못한다고 할 것이다(원심이 들고 있는 대법원 1995. 10. 17. 선고 94누14148 전원합
의체 판결은 제재적 행정처분의 기준에 관한 것으로서 이 사건과는 사안을 달리하여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아니함을 지적해 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각 규정이 행정규칙에 불과하므로, 이 사건 처분이 위 각 규정에 위배되었다고 하더라도 위법의 문제
는 생기지 아니한다고 한 원심의 판단에는 이 사건 각 규정의 법규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것이다.
그러므로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게 하기 위하여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5) 홍준형,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의 구별”, 「월간법제」 1998. 8.
2016. 3 143
법제논단
4. 행정규칙의 효력
행정규칙의 효력이란 일반적으로 행정규칙에 의하여 발생하는 법적 구속력을 의미한다. 이
러한 구속력은 수범자의 범위와 관련하여 행정 내부적 구속력과 대외적 구속력으로 구분되
며, 현대 법치주의 하에 있어 행정규칙도 법규범으로서 행정 내부적 구속력을 가진다는 점에
대해서는 이론이 없다.
문제는 행정기관 외에 국민과 법원 등을 구속하는 외부적 구속력에 있는바, 행정규칙의 외부적
인 구속력을 인정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나, 행정규칙의 비법규성에도 불구하고 평등원칙 내지
신뢰보호원칙을 매개로 행정규칙은 간접적인 구속력을 가진다는 입장이 현재의 다수설이다.
헌법재판소에서는 전라남도 교육위원회의 「1990학년도 인사관리원칙(중등)」에 대한 헌법
소원사건에서 청구인의 기본권 침해주장에 대하여 “이른바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는 대외적
구속력을 갖는 것이 아니며, 다만 행정규칙이 법령의 규정에 의하여 행정관청에 법령의 구체
적 내용을 보충할 권한을 부여한 경우 또는 평등의 원칙이나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행정기
관이 규칙에 따라야 할 자기구속을 당하는 경우에는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게 된다.”고 판시하
면서 위 인사관리원칙 제10조(인사지역 및 근속상한년한)는 조직내부의 사무지침에 불과하
므로 그 변경으로 말미암아 청구인(교원)의 기본권이나 법적 이익이 침해당한 것이 아니라고
16) 대법원 1987. 9. 29. 선고 86누484판결. 1996. 4. 12. 선고 95누7727판결. 2006. 4. 27. 선고 2004도1078판결, 2004. 10. 28.
선고 99헌바91결정 등
17) 헌법재판소 1992. 6. 26. 선고 01헌마25 결정
18) 헌법재판소 2000. 7 .20. 선고 99헌마455결정; 2003. 12. 28. 선고 2001헌마543결정; 2004. 1. 29. 선고 2001헌마894결정;
2004. 10. 28. 선고 99헌바91결정; 2006. 7. 27. 선고 2004헌마924결정
2016. 3 145
법제논단
Ⅲ. 정부유권해석
1. 정부유권해석제도의 의의
근대의 야경국가를 거친 현대국가는 그 역할의 확대를 지향하는 국가의 형태를 가지게 되었
다. 현대국가의 역할은 단순히 외적의 침입을 방어하고 치안을 확보하는 소극적인 역할에 그
치지 않고 사회병리현상을 관리하고 국민의 복리증진에 힘쓰는 적극적인 역할까지 확대되었
다. 이렇게 현대국가의 역할이 다양한 분야로 확대되면서 국가의 규범을 정하는 법령의 수도
급격하게 증대하였는데, 1980년에 3,000여건에 불과하던 우리나라 법령의 수가 2015년에는
4,700건으로 증가하였고, 훈령ㆍ고시 등 형식의 행정규칙은 현재 14,000여건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법령의 수가 늘어난 만큼 법령이 국민들의 생활에 미치는 영향력도 더욱 커졌다고
할 것인데, 법령을 소관하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이나 법령을 집행하는 일선 관청에서 신속하
고 정확한 법령해석을 통하여 적절한 법령 집행을 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법령의 수범자인 국
민에게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행정기관에서 법령을 운영ㆍ집행하는 과정에서 법
령해석에 대한 의문이 있는 경우 법령에 관한 정부 내 견해를 통일시키고 일관성 있는 법령의
집행을 보장하기 위하여 법제처 법령해석제도가 탄생하였다고 할 것이다.
정부유권해석의 필요성은 법령의 특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 입법자는 가급적 복잡한
현실을 널리 포섭할 수 있도록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표현으로 법조문을 만들게 되는바, 이와
같은 법조문이 개별적ㆍ구체적인 사실에 적용되는 경우에는 법령해석이 필요하게 된다. 비록
입법자가 가급적 명확한 표현을 사용하여 법조문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입법취지를 문자로
표현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고, 법령을 해석하는 개인의 가치관, 경험 및 인식능력 등의 차이
로 법령의 의미를 다르게 해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법령의 명확한 의미를 밝히기 위하여 일
정한 권한을 가진 행정기관의 행정해석이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특히, 행정기관의 법령해석에 의한 집행행위가 법적 분쟁이 되어 행정쟁송으로 발전되지
않는 한 행정기관의 법령해석은 행정작용에 관한 최종적이고 확정적인 해석이라는 점에서 국
민의 권리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게 되는바, 법령을 소관하고 있는 행정기관에서도 전
문적인 지식의 부족 등으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유권해석은 행정기관이 법령을 집행하기 위한 전제로 법령해석을 하는
데 있어서 의문이 있거나 다른 행정기관의 관장업무와 관련된 법령에 대한 해석이 서로 엇갈
2. 정부유권해석 대상
정부유권해석의 근거규정인 「법제업무운영규정」 제26조제1항에서는 중앙행정기관의 장
은 법령을 운영ㆍ집행하는 과정에서 해석상 의문이 있는 경우에 법령해석업무를 관장하는
기관에 법령해석을 요청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같은 규정 제2조에서는 해당 규정
에서 사용되는 "법령"을 법률ㆍ대통령령ㆍ총리령 및 부령으로 규정하고 있는바, 정부유권해
석의 대상이 되는 법령은 성문 법규인 법률ㆍ대통령령ㆍ총리령 및 부령으로 한정된다고 할
것이다.
다만, 행정부 소속이 아닌 헌법기관(국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대법원, 헌법재판소)의 소
관 법령은 해당 기관이 법령해석 권한을 가지기 때문에, 법제처 정부유권해석 대상에서 제외
되고, 민사ㆍ상사ㆍ형사, 행정소송, 국가배상 관계 법령 및 법무부 소관 법령과 다른 법령의
벌칙조항에 대한 해석인 경우에는 법무부 소관사항으로서 법제처 정부유권해석 대상에서 제
2016. 3 147
법제논단
1. 행정규칙 해석의 문제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대국가의 역할이 확대되면서 행정입법의 민주성과 당위성이 확
보되었고, 행정기관 내부적 지침이라는 명목 하에 행정규칙의 비중도 갈수록 증대되고 있다.
원칙적으로 행정규칙은 행정조직 내부 또는 공법상의 법률관계에서 그 조직과 활동을 규율하
는 일반적ㆍ추상적인 명령으로서 법규적 성질을 갖지 않는바, 국민을 구속하는 효력이 없기
때문에 소관 중앙행정기관이 자체적으로 행정규칙을 제정하고 해석하면 될 일이다.
그러나 행정실무상 국민의 권리의무와 직접적 또는 간접적으로 연관된 법령보충적 행정규
칙이 다수 있는데, 행정규칙은 법령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공무원의 행정처분 등의 기준으로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대 국민관계에서는 실질적으로 법률보다 더 큰 규범력을 가지는 것으
로 체감될 수 있다. 여기서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이란 훈령ㆍ고시 등의 형식을 가진 행정규칙
이나 법령의 위임에 따라 국민의 권리의무와 관련된 법령의 구체적 내용을 규정한 것으로서,
위임법령과 결합하여 대외적 구속력을 가지는 법규명령에 해당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행정규칙들은 행정기관 내부뿐만 아니라 대외적으로 구속력이 있기 때문에 그 해석은 단순히
행정기관 내부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이나 혹은 다른 행정기관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법령보충적 행정규칙이 통상 법령을 구체화하기 위하여 규정된 것이라고 하더라
도, 문자로 만들어진다는 특성상 어느 정도 일반적ㆍ추상적으로 규정되어 그 의미가 불명확
할 수 있고, 위임법령의 입법취지를 오인하여 법령에 위반되거나 그 위임 범위를 벗어나는 내
용이 규정될 수도 있는바, 행정기관이 법령취지를 왜곡하는 해석을 그 집행지침으로 삼거나
잘못된 행정규칙대로 법령을 집행하는 경우에는 국민에게 큰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일반 법령과 마찬가지로 행정규칙에 대한 통일적 해석과 일관성 있는 집행이 필요
하고 행정운영의 적법성 및 타당성을 보장하기 위하여 행정규칙에 대한 법전문기관에 의한
유권해석이 요청된다고 할 것이다.
2016. 3 149
법제논단
2016. 3 151
법제논단
(4) 행정규칙의 의미 판단
드물지만 법제처 정부유권해석에서 행정규칙의 의미를 밝히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에도
행정규칙이 직접적인 법령해석의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고, 관계 법령의 의미를 판단하는데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것이다.
2016. 3 153
법제논단
3. 외국사례 검토
(1) 프랑스
프랑스에서는 최고 행정법원이자 정부의 자문기관인 국참사원(Conseil d'Etat)23)에서 법
령해석업무와 법령정비업무를 담당한다. 프랑스의 행정법 영역에 속하는 법령에 대하여는 국
참사원이 최종적 해석권을 가지고 일반 민사법과 형사법 등 사법(司法)의 영역에 속하는 법
령에 대하여는 일반 법원에 최종적인 유권해석권한을 가진다.
프랑스의 국참사원(Conseil d'Etat)은 행정부와는 별개의 독립된 조직이지만 행정부의 입
법활동에 있어서 입법안의 최종 심사와 각종 법령문제 및 행정사안에 대한 자문을 담당하며
나아가 행정소송에 관한 최고법원으로서의 지위를 지니고 있다.
프랑스 국참사원은 정부에 대한 자문기구로서, 정부는 어떠한 문제도 국참사원의 의견을
(2) 중국
중국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에 대한 일반적 ․ 추상적 규정의 성질의 띤
명령을 내리는데, 이를 추상적 행정행위30)라고 한다. 그런데 추상적 행정행위가 법률의 위임
이 없는 것이 아니다. 중화인민공화국헌법 제90조에 따르면 국무원 각부 부장, 각 위원회는
법률과 국무원의 행정법규 ․ 결정 ․ 명령에 근거하여 본 부서의 권한 내에서 명령 ․ 지시와 규
장을 반포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는 상급기관이 하급기관에 대하여 행해지는 일반적 ․ 추상적
행정행위에 해당하는 명령(한국의 훈령), 지시 등은 법적인 근거가 있다. 또한 국무원은 부의
상급기관이므로 부에서 그 하급기관에 대한 명령 ․ 지시 등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경우에는 그
러한 명령 ․ 지시를 철거하거나 변경할 수 있다(헌법 제89조). 즉 2차적 해석기관은 바로 명령
․ 지시를 한 기관의 상급기관이며 제3자의 입장에서 2차적 해석을 할 수 있다.
24) 박영도, 「법령입안기준개발에 관한 연구」(I), “프랑스의 법령입안심사기준”, 한국법제연구원, 2003. 10, 50면
25) 법률은 국회를 통과한 법규범이고 조직법률(Loi organique)과 보통법률(Loi ordinaire)을 포함한다.
26) 법률명령은 법률과 행정입법의 중간에 위치하는 법규범을 의미한다.
27) 대통령 또는 수상이 발동하는 명령이다. 데크레는 제정절차에 따라서 국참사원의 심의를 거친 명령(décrets pris après avis du
Conseil d'État), 국무회의의 심의를 거친 명령(décrets délibérés en Conseil des Ministres), 단순한 명령으로 나눌 수가 있다
28) 집행기관(각부장관, 도지사, 시장)이 제정한 명령 혹은 규칙을 총칭하는 형식을 말한다. 형식적인 면에서 보면 아레떼는 그 기초가
되는 법률이나 시행령을 상기하는 서명(visas)과 문장들로 구성되고 필요한 경우에는 (복수의)조문으로 구성된다. 아레테는 내용과
관련해서 명령(règlement), 개별적 행위(acte individuel)나 비법규적인 결정(décision non réglementaire)을 포함할 수 있다.
29) 대외적 구속력이 없는 행정규칙이다. 실무상 지시(instruction) 혹은 업무지침(notes de service)이라 불린다. 시큘래르는 위계적 통
제권을 가진 행정조직 내의 발령권자(특히 각부의 장관)가 하위기관의 행위를 지시하기 위해 발령한다. 소속 공무원에게는 구속적이
나 행정의 상대방에 대해서는 법적인 효력을 가지지 않으므로 월권소송을 통해 다툴 수 없다. 그렇지만 일정한 경우 새로운 법적 규
율을 하는 시큘래르도 가능한데, 이 경우에는 월권소송을 통한 취소소송의 대상이 된다.
30) 중국에서는 행정행위를 구분할 경우 구체적 행정행위와 추상적 행정행위로 나눈다. 추상적 행정행위는 행정규칙, 훈령 및 일반적
행정행위를 포함한 모든 행정행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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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논단
(3) 독일
독일의 행정법령(행정규칙 포함)의 해석주체는 행정법원과 행정기관이라고 할 수 있고, 독
일의 행정법령해석의 주체는 행정의 경우 각각의 행정영역에서 세분화된 하위기관들이라고
할 수 있다. 독일의 경우 우리나라와는 달리 2차적 해석기관인 법무부나 법제처에 준하는 기
관에서는 법령에 대한 유권해석은 하지 않으며, 법령소관행정기관이 행정법령해석을 하고 있
다. 행정법령의 해석은 법률규범, 특히 불명확한 법률개념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하고 이러
한 불명확한 행정법령 해석은 행정법원과 행정기관의 해석보조를 통하여 이루어진다.31)
행정법령해석의 대상은 행정법령을 비롯하여 행정규칙 및 행정행위 등 모든 행정기관의 행
위형식32)이 될 수 있다. 행정규칙은 일반적으로 행정조직 내부에서 하급관청이나 그 소속공
무원에 발하는 행정의 조직과 작용을 보다 자세히 정하는 일반적이고, 추상적인 규정으로 이
해되고 있다.
4. 행정규칙 해석의 한계
원칙적으로 법령에 대한 행정해석은 법령을 소관하고 있는 중앙행정기관에서 수행하여야
하지만, 1차적인 법령해석 권한이 있는 법령 소관 중앙행정기관의 해석에 이견이 있는 요청자
가 「법제업무 운영규정」에서 규정하고 있는 일정한 절차를 준수하여 요청한 경우에는 법제처
에 해당 법령에 대한 해석권한이 발생하도록 정부유권해석제도는 설계되어있다. 이는 최종적
인 유권해석권한을 갖는 중앙행정기관의 부재로 인하여 발생하는 문제점이나 법령해석과 관
련된 규제 등을 개혁함으로써 국민의 권리를 신속하게 구제하기 위하여 정부의 합의 하에 행
정법령의 해석에 중립성과 전문성을 갖춘 법제처에 그 권한을 부여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법제처 정부유권해석의 근거규정인 「법제업무운영규정」에서는 정부유권해석의
대상을 법령으로 한정하고 있는바, 법령의 범위를 벗어나는 행정규칙까지 해석하는 것은 자
칫 권한의 범위를 벗어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특히, 훈령ㆍ고시 등의 형식을 가지는 행
정규칙은 고유한 행정부의 권한에 따른 행정입법으로서 상급행정청 또는 상급자가 하급행정
청 또는 하급직원에 대하여 발령하는 규정이므로, 행정규칙에 대한 행정해석 권한은 해당 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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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논단
Ⅴ. 결론
참고문헌
단행본 및 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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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북대학교, “외국의 법령해석 운영시스템과 우리 해석기구의 발전방안”, 2010
∙ 한국입법학회, “법령해석 요청주체 및 법령해석 대상 확대 가능성에 관한 연구”, 2009
∙ 국제법률경영연구원, “정부유권해석제도의 정착을 위한 바람직한 제도운영에 대한 연구”, 2006
∙ 조성규, “행정규칙의 법적 성질 재론”, 「행정법연구」(31), 2011.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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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준형, “법규명령과 행정규칙의 구별”, 「월간법제」 1998. 8.
∙ 고영훈 “법규명령형식의 행정규칙과 행정규칙형식의 법규명령의 문제점과 개선방안”, 「공법학연구」 제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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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도, “프랑스의 법령입안심사기준”, 「법령입안기준개발에 관한 연구」(I), 2003
∙ 권영성, 「헌법학원론」, 법문사, 2009
∙ 홍정선, 「행정법원론(상)」, 박영사, 2009
∙ 김남진ㆍ김연태, 「행정법Ⅰ」, 법문사, 2008
법제처 법령해석례
∙ 법제처 2015. 10. 1. 회신 15-0450 해석례
∙ 법제처 2015. 9. 24. 회신 15-0408 해석례
∙ 법제처 2011. 9. 1. 회신 11-0380 해석례
∙ 법제처 2010. 8. 31. 회신 10-0231 해석례
∙ 법제처 2011. 2. 24. 회신 11-0034 해석례
∙ 법제처 2015. 9. 24. 회신 15-0507 해석례
∙ 법제처 2015. 9. 21. 회신 15-0449 해석례
∙ 법제처 2014. 1. 21. 회신 13-0644 해석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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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제논단
Abstract
Lee, Geun Ho
and result in the disadvantage to the people, the observant of the law. For this reason,
still a lot of tasks to operate the system more rationally and professionally; expansion
Related to the expansion of the object of the interpretation, administrative rules can
not be a object of interpretation in principle, because administrative rules do not possess
external effect itself. However, sometimes administrative rules itself possess external
In this paper, I will look into the possibility of administrative rules interpretation,
rules and legal order and cases of statutory interpretations related to some
administrative rul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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