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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말씀드렸죠, 그리스가 뭘 했든 내 모든 원한은, 그에게 삼켜질 것이야.

2)
여전히 운명의 주인은 당신 것이라는 것을요. 그가 원한다면, 차라리 그의 손에 죽겠어.

세상에! 너의 말로 일어난 결과 아니냐! CEPHISE


이제는 내 아들을 죽음으로 몰아야 하다니 좋습니다. 그러면 아드님께서 숨을 거두실 수밖에요.
시간이 없습니다. 왕비님께서.. 왕비님, 흔들리시는 것인
주인님에 대한 절개는 이제 그만하면 됐습니다. 가요 ?
왕비님,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죄가 될 뿐입니다.
주인님께서도 왕비님을 너그러이 이해하실 겁니다. 아! 내 마음 헤쳐놓는 수많은 기억들이여!
유일한 즐거움이자, 헥토르의 잔상3)
뭐라! 피루스 왕의 아내가 되라는 말이냐? 그이가 내게 남겨준, 찬란한 정념의 표상
내 아들의 죽음을 손 놓고만 있어야 하는가?
그리스가 빼앗은 아드님도 이를 원하실 것입니다.
죽은 이들이 결국에는 이를 부끄러이 여길까요? 어머나!
왕비님, 아드님이 피뤼스 왕을 경멸했을까요? 그의 용기가 아킬레우스에 부딪혀
무너진 왕비님의 가문에, 명예를 돌려줄 사람을, 죽음에 이르렀던 그날이
복수에 미쳐있는 그리스인들도1) 발로 짓이겨버릴 사람 기억이 난다.
을!
왕비님만을 바라보느라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고 아들을 품에 안고, 내 눈물 닦아 주면서
여태껏 쌓아온 공들도 기꺼이 던져버릴 사람을요! 그가 말했지
“사랑하는 아내여, 이 싸움에 걸린
그가 아버지를 잊든 말든, 내게는 그 참상들이 생생하다. 내 운명을 나는 알 수가 없소.
어떻게 잊겠는가! 온몸이 묶여 내 아들은 당신을 향한 나의 마음 그 자체요.
성벽 주위를 끌려다니다 내가 없다 하여도, 내 아들은 당신에게서 나를 떠올리기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비참히 떠난 그를! 를 바라오.
그의 아버지, 내 발결에 쓰러져 행복한 혼인의 기억이 당신에게 소중하다면
그가 떠안긴 제단이 피로 물들었던 것을! 당신이 이 아비를 얼마나 소중히 했는지 아들에게 보여
주시오.”
생각을 해보아라 세피즈, 이 끔찍했던 밤을
모든 이들에게는 지워지지 않을 그 밤을 그러고 내가 그토록 소중한 피가
그려보아라 피뤼스를, 그 살기 어린 눈으로, 흩어지는 것을 볼 수 있단 말이냐?
우리의 불타는 궁전, 그 섬광 속에서, 그와 함께 내 모든 혈통이
내 죽은 형제들 몸 위로 지나다니어, 사라지도록 놔두란 말이냐?
육신들 터뜨린 피로 온몸을 물들이던 모습을! 야만스런 왕같으니라고, 내 죄악이 내 아들까지 끌어들여
불 속에서 숨막히고, 칼에 쓰러져가던 사람들을! 야 한단 말인가?
승리자들의 포효를, 죽은 이들의 울부짖음을! 내 증오가 아들을 단죄해야 한단 말인가?
내 아들이 트로이의 죽음을 비난이라도 했던가?
그려보아라. 하지만, 내 아들아, 너의 머리를 겨누고 있는
그 잔인한 자 손아귀에 쥐어진 칼을
그 참담한 장면, 그 속에 쓰러진 내가 막지 않으면 죽는구나
이 앙드로마크의, 눈 앞에 보인 피뤼스 내가 돌릴 수 있는 칼에, 내 아들이 죽는다고?
이 피뤼스가, 이렇게 왕이 된 것이다! 아니야, 그럴 수 없다. 내가 그걸 견딜 수 없어.
그런데 이 자가 내 남편이 될 사람이라니! 피뤼스를 찾으러 가자.
아니야, 내가 이 죄악을 나눠 가질 순 없어. 아니 아니지, 내 소중한 세피즈야,
나 대신에 그를 찾으러 가거라.
1) 전쟁의 명분은 헬레네 탈취, 세피즈는 복수라는 명분으로 자
신의 국가를 함락시키고, 죄 없는 어린애까지 죽이고자 하는
그리스인들의 비인간적인, 화자에게 공포스럽기까지 할 수도 2) 의미의 전달을 위해 배치를 바꿈
있는 모습을 en colère라는 말로 표현한 것 같다. 3) 아스티아낙스는 헥토르를 떠올리게 하는 매개체이기도 함
그에게 전하거라
내 아들에 대한 사랑이 너무나 강해서...
그가 진심으로 내 아들을 죽이려고 하는 걸까?
사랑으로 그런 야만성을 낳을 수 있는 것인가?

왕비님, 그가 분노에 차 곧 다시 돌아옵니다!

아 그러면! 이렇게 일러두어라!

어떤 걸요? 당신의 마음을요?

세상에! 내 마음을 허락하는 것이 진정 나에게 달린 것인


가?
오 재가 되어버린 내 남편! 오 트로이의 사람들이여! 오
아버지!
오 내 아들아! 너의 목숨값이 이 어미에게는 이토록 가혹
하구나
가자.

그래서 어디로요 왕비님? 결정하셨나요?

내 남편의 묘로 가서 그이에게 이야기하러 가자꾸나.

4-2
아니 세상에, 저는 이 침묵이 아직도 놀랍습니다.
공주님, 당신은 계속 입을 다물고 있고
이 잔인한 모욕에도 아무렇지도 않으시네요!
이렇게 뼈를 맞아도 잠자코 버티시고,
앙드로마크의 이름만 들어도 치를 떠시는 분이
그녀를 피뤼스의 애정이 담긴 눈빛을
슬퍼하지도 못하고 그저 삼키실 뿐이네요!
그는 그녀와 혼인을 하고, 자신의 왕관과 함께
당신도 받으셨던 그 마음을 이제는 그녀에게 주겠죠
고장나버린 것처럼 침묵하고 있는 입술은
이제는 그를 기쁘게 하기 위해 열릴 필요도 없죠?
아 공주님! 저는 이토록 불길한 침묵이 두렵고
이렇게 하는 것이 더 바람직...

오레스트를 돌아오게 하자고?

공주님! 그가 옵니다, 그가 와요! 그리고 당신은


그가 당신의 말이면 다 들을거라고 확신할 수 있죠!
그는 대가를 바라지도 않고 헌신하고자 하니,
공주님의 눈길만으로도 그를 기쁘게 할 것입니다!
아 그가 들어옵니다.
4-3 피뤼스요!.
아! 공주!, 이번만큼은
이 오레스트가 당신을 찾아온 것이 피뤼스라고요, 공주!!
당신의 뜻에 따른 것이 사실입니까?
당신이 헛된 희망으로 나를 구슬린 것은 아니지요? 뭐죠! 당신의 증오가 흔들리는 건가요?
내가 믿어도 되는 것입니가까. 아! 서두르세요, 당신을 돌아오게 할지도 몰라요7)
결국에는 누그러진, 당신의 눈이 원하는 것이.. 제가 잊고자 하는 이유들을 내세우지 마세요
그를 용서할 사람은 당신이 아니란 말입니다.
전하, 저는 당신이 저를 사랑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제가 그를 용서하다니요?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지요? 오 주여! 내 맹세가, 내 거짓 아! 공주님, 당신의 마음이 제 영혼 속에 이 죄악을 이토
선서가 록 깊게 새겨놓았는데..
내 외면이, 내 귀환이, 내 존경이, 내 모욕이, 복수합시다, 알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으로요.
내 절망이, 내 눈물로 항상 가득찬 두 눈이 있는데, 그의 살인자가 아닌, 그의 적이 되자구요
이것들이 아니라면, 어떤 걸로 제 마음을 믿으신단 말입 정정당당하게 싸워서 그를 파멸시킵시다.
니까? 뭐! 제 임무에 대한 결과로 그의 머리를 내밀어야 할까
요?
제 원한을 풀어주시면, 정말로 믿겠습니다. 제가 짊어진 그리스의 온 사명이, 고작 살인자가 되는 것
인가요?
좋습니다! 가시죠, 공주 신들의 이름으로 부탁드립니다. 그리스가 싸우러 올 때까
다시 한 번 온 그리스를 들끓게 만들어보죠.4) 지,
갑시다. 내 위력과 당신의 명성을 드높이고 그리고 그리스인들의 온 증오 속에 그가 죽을 때까지 견
당신은, 헬렌의 자리로, 저는 아가멤논의 자리로5) 디십시오.
트로이의 비극을 이 나라에 일깨우고 그가 이 땅의 지배자이고, 그의 머리에는 왕관이 있음을
우리 선조뿐 아니라 우리도 회자될 수 있도록! 기억하세요
떠납시다, 저는 준비가 다 되었습니다.
제가 그를 단죄하는 것만으로는 당신은 족하지 아니하십
아니요, 전하. 남아있읍시다. 니까?
나는 그런 모욕을 그토록 멀리 두고 싶진 않아요 내 상처 입은 명예가 원하는 것이 저만을 위한 제물인
네! 내 원수들의 오만불손함에 상을 내리는데, 뿐인데도?
나는 다른 곳에서 느긋한 복수를 기다리고만 있으라고 나 헤르미온느가 바로 그에 대한 보상인데도?
요? 그리고, 내가 그를 증오하지만 결국 사랑했는데도?
그리고 종국에는 내 원수를 갚지 못할 수도 있는 더는 감추지 않겠습니다. 그 배은망덕한 자가 제 마음을
무력에 호소하란 말인가요?6) 사로잡았습니다,
내가 떠날 때 온 에피르가 슬퍼하게 만들 겁니다 그것이 아버지의 명이든, 진짜 내 마음이었든 상관없습니
하지만 당신이 나의 원한을 갚아주실거라면 다.
지금 당장 갚아주세요. 하지만 전하, 이것만은 명심해두세요
시간을 더 끄신다면 거절하는 것으로 알겠습니다.
지금 사원으로 달려가서 죽여버려야 합.. 나의 마음은 어긋나 이토록 수치스러운데도,
그의 죄악은 나에게 이토록 혐오감을 주는데도
누구를요? 그가 살아 있으면, 그를 용서할지도 모릅니다.
그에 대한 나의 분노가 언제 사라질지 모릅니다.
그가 오늘 죽지 않으면, 언제든 그를 사랑할 수 있습니
4) mettre en flamme, ‘불바다로 만든다’는 아님. 원한을 푼다 다.
는 것은 피뤼스만을 죽이는 것, 피뤼스를 죽이는 것이 그리
스인들이 증오하게 만드는 것이라는 맥락 7) Craignez que je ne vous rappelle. 제가 당신을 돌아오게
5) 그 시대의 영웅들처럼 우리도 자리를 되찾자 하지 않을까 걱정하세요. 명령문인 이유는 갑의 위치에 있는
6) s'en remettre au destin des combats : 무력에 호소하 에르미온느의 태도가 드러나게 함. “내가 이럴 수도 있느니
다. 알아둬”
하지만, 공주, 잠시만 생각을..

아! 됐습니다.
잔소리가 너무 많아 내 화를 돋우는군요.
좋습니다! 나를 기쁘게 하고, 오레스트는 만족할 방법을 당신께 알
당신의 마음이 바뀌기 전에 제거해야겠네요. 려드렸는데,
해야겠는데... 제가 무엇을 해야 합니까? 당신과 나 모두를 기쁘게 하려고 한 것인데
무슨 수로 당신의 분노를 어서 달랠 수 있을까요? 불평만 늘어놓을 뿐, 아무 쓸모도 없었군요.
어디로 가야 그에게 일격을 가할 수 있을까요? 떠나세요. 그 대단한 사랑은 다른 곳에서 자랑하시고
저는 에피르에 이제 막 도착했는데, 복수의 임무는 제게 맡겨주세요.
당신은 제 손으로 한 제국을 전복시키길 원하시는군요 제 성의를 이렇게 저버리시니 참으로 수치스럽네요
당신은 왕의 죽음을 원하시지만, 저에게는 하루 아침에 너무 많은 거절을 받았군요.
단 하루, 아니 한 시간, 아니 한순간밖에 없네요! 그들의 혼례가 치러질 그 사원에, 나 혼자 가겠어요
그의 모든 백성이 보는 앞에서 내가 그를 처리해야 하다 당신은 감히 내 마음을 얻으러 갈 수도 없는 곳을요.
니! 거기, 내 원수에게 다가가서
제 희생자를 제단으로 끌고 가겠습니다, 더이상 거절하지 내가 뛰게 하지 못한 그 심장을 찌르겠어요.
않겠습니다. 그가 아무리 미워도 내 피 묻은 손으로
그를 제거할 장소를 확인하러 가겠습니다. 바로 나를 찔러, 그의 운명과 함께하겠어요
당신의 명을 받들어, 오늘 밤 그를 공격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가 아무리 배은망덕하다 해도,
당신과 함께 사는 것보다 그와 함께 죽는 것이
Hermione 나에게 더 달콤할 것입니다.
하지만, 오늘, 그는 앙드로마크와 혼인합니다!
바로 그 사원에서 왕관은 머리 위에, Oreste
내 치욕은 지워지지 않으며, 그의 죄도 끝을 보겠지요. 절대로 그런 추악한 기쁨을 그대가 느끼게 할 순 없소
도대체 뭘 기다리는 것입니까? 그의 목을 칠 절호의 기 이 오레스트의 손에만 죽게 할 것이오.
회입니다. 그 원수 손수 해치워, 그대에게 제물로 바치고
호위병도 없이, 무방비로, 그는 이 연회장을 거닐 것입니 당신은 내 충성에 상을 내려주시길
다.
호위병은 엑토르의 아들 주위로 모두 정렬할 겁니다. Hermoine.
원한을 풀어줄 당신의 품으로 그가 뛰어든 셈이죠! 가세요. 당신의 운명은 나에게 맡겨주시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목숨을 보전하실 겁니까? 우리가 떠날 수 있게 배편을 준비해주시길.
당신의 그리스인들과 함께, 저의 사람들도 모두 무장시키
세요

당신의 동지들에게 전의를 불어넣어주세요.


제 사람들도 모두 당신의 편이 될 것입니다.
그는 나를 배신하고, 당신을 속이고, 우리 모두를 경멸하
고 있어요.
그런데 뭐라고요? 이미 그들의 증오는 저만큼 크다구요.
한 트로이 여자의 남편이 될 사람을 마지못해 살려주는
것입니다.
명령하세요. 나의 원수는 당신을 피할 수 없습니다.
그들이 그를 치도록 하기만 하면 됩니다!
당신은 그 분노를 끌어올리고, 그 후를 지켜만 보세요
그 불경한 자의 피로 온몸을 적시고 돌아오세요
가세요, 제 마음은 당신의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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