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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98

외전 - 어느 황녀의 추억 (92)

#119 그들의 사정 : 어떤 악당의 사정

어두운 밤, 평소의 차림을 한 나는 발소리를 내지 않고 주변을 걷기 시작했다.

조직에서 배웠기에 평범한 사람이라면 듣지 못할 것이다.

전문적으로 훈련을 하는 사람도 쉽지는 않겠지.

이런 일에는 소리보다 마력 자체를 감지하는 것이 보통이니까.

“아, 아스트 장군님?”

나를 발견한 병사들이 바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한다.

“아스트 경이면 된다.”

물론 평상복이기에 어둠에 완벽하게 동화되지는 않는다.

순찰하는 병사들을 피하는 것은 무리다.

아니, 노력하면 가능하겠지만 위험성이 높고 시간이 오래 걸린다.

“수고가 많다.”

“아닙니다.”

어깨를 툭툭 건드리고는 열심히 하라는 말과 함께 자연스럽게 지나간다.

나와 눈을 마주치지 못하고 고개를 계속 숙인 상태.

그렇다.

내가 선택한 것은 정공법 중의 정공법.

바로 대놓고 나가는 것이었다.

“수고가 많다.”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아직 메르데아 왕국의 잔당이 있을 수도 있다.”

“잘하고 있군.”

만나는 병사들에게 격려와 경고를 건네며 차근차근 부대 외곽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자, 지금부터가 시작이지.”

이제 곧 이곳을 떠나기에 지휘관급 인물이 돌아다니는 것은 이상하지 않은 일이었다.

내가 최대한 피했을 뿐이지, 돌아다니는 지휘관이 나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으니까.

“후…….”
이제 시작이다.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이곳은 카르안 제국이 아닌 메르데아 왕국.

지금 빠져나간다면 아무리 황녀라고 하더라도 나를 찾아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최대한 몸을 가볍게 하려고 숨겨 둔 모든 무장을 제거했다.

소지하고 있는 것은 가벼우면서도 확실하게 적을 제압할 수 있는 비밀 병기 하나뿐.

“빠따야, 너만 믿는다.”

허리춤에 숨겨 둔 빠따를 살짝 붙잡고 심호흡을 한 번 내쉰 뒤 자리에서 일어난다.

“간다.”

나에게만 들릴 정도로 작게 속삭이고는 바로 앞으로 걸어간다.

제법 잘 만든 목책이 보인다.

하지만 이런 일에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악의 조직의 조직원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수준!

두 번 정도 박차고 도약하면 가볍게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아스트 장군님?”

그러나… 어디선가 튀어나온 경비병에 의해 걸리고 말았다.

젠장! 일단 입을 막고 빠따로 후려칠까?

“무슨 일이 있습니까?”

고개를 돌리자 병사 넷이 보인다.

무리다.

빠따는 다 좋은데, 조용히 적을 처리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일단 맞는 순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는데, 그걸 막으려면 입을 막고 조용히 처리하는 수밖에 없다.

한두 명이면 모를까, 넷이나 되는 병사를 모두 조용히 정리하기는 어렵겠지.

빠따를 잡았던 손을 풀고 그대로 입가로 가져다 댄다.

“쉿!”

그러니 빠르게 준비했던 대응을 사용했다.

“비밀 임무 중이다.”

“아, 아직 다른 임무가 있었습니까?”

내가 라이샤 공작과 몰래 접촉하여 그가 메르데아 왕국을 배반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모르는 병사는 없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탄생한 라이샤 왕국.


그리고 그 왕국과 갑작스럽게 불가침조약을 맺게 된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서는 내가 몰래 협상을 진행했다
는 사실을 알려야 했기 때문이었다.

“그래. 우리가 라이코 왕국으로 가는 것은 알고 있겠지?”

“그, 그렇습니다.”

매우 작은 내 목소리에 병사들 또한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한 명은 주변에 다른 사람이 듣고 있나 확인할 정도.

“그러니 그 누구에게도 나를 보았다고 말하지 마라. 알겠나?”

“알겠습니다.”

“이건 레아 경에게조차 비밀로 했을 정도로 아주 중요한 작전이다.”

“전하를 제외한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겠습니다.”

“훌륭하다.”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은 나는 다시 가벼운 몸놀림으로 목책을 뛰어넘었다.

그 이후에도 자잘한 목책과 함정, 그리고 경계병들이 있었지만 들키지 않고 빠져나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이 정도면 되겠지.”

입고 있던 겉옷을 벗어 던진다.

그 안에 있는 것은 어떤 안경 사신이 등장하는 만화에 나오는 범인룩과 같은 검은색 복장!

최대한 몸에 밀착되어 어둠에 녹아들 수 있는, 악의 조직의 전용 복장이었다.

“좀 춥기는 하지만…….”

제국에 잡히는 것보다는 조금 추운 것이 낫다.

“마지막까지 방심하지 마라. 상대는 제국이다. 상대는 제국이야.”

하늘에는 마도사들이 날아다닐 수 있고, 어둠 속에는 황실의 그림자들이 숨어 있을 수 있다.

그들에게 들키지 않고 무사히 빠져나가는 것이 목표!

입술을 잘근잘근 깨문 나는 정신을 바짝 차리고, 모든 능력을 발휘해서 황녀의 손길을 피해 대탈출을 시작


했다.

#120 그들의 사정 : ???의 사정

어둠 속으로 사라지는 남자의 모습을 바라보며, 잘생긴 사내는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좋아! 마력이 없으니까 찾지도 못하겠구나!”

매우 아름답게 생긴 사내였지만, 그의 눈을 보는 순간 모두 숨을 멈추게 될 것이다.

그의 동공이 가늘고 길게 찢어진 상태로 요사스러운 빛을 내며 반짝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말 대단한 능력이야. 멀리서 보니 찾을 수가 없을 정도로.”

말하는 것과 달리 사내는 도망치는 자를 쫓을 기색이 없어 보였다.

아니, 오히려 상대가 도망치는 것을 원하는 모습이었다.

“아아, 안 보인다. 마력 감지도 되지 않는다. 이럴 수가! 이 마레프 세자르의 능력으로도 쫓을 수 없을


줄이야!”

그는 너무 가슴이 아프다는 듯 심장을 부여잡았다.

하지만 그의 입가에는 누가 봐도 명백한 기쁨이 가득 담겨 있었다.

그리고 곧 도망치는 상대를 완벽하게 놓친 그는 두 팔을 번쩍 들어 올리며 솔직한 심정을 내뱉었다.

“드디어 저 미친 새끼랑 같이 안 있어도 되는구나!”

크하하하하!

숲이 흔들릴 정도로 크게 웃는 그였지만, 이미 소리를 차단하는 마법을 완벽하게 펼친 상황이기에 그의 웃


음소리를 들을 수 있는 존재는 그곳에 없었다.

***

“일어나셨습니까, 전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들리는 목소리는 늘 똑같았다.

“왔어?”

“그렇습니다, 전하.”

준비된 물로 간단하게 세안을 하고 정신을 차린다.

잠시 후 이곳까지 따라온 시녀들이 옷을 입혀 주고, 간단한 화장까지 시켜 준다.

“늘 생각하지만, 귀찮아.”

형식적인 절차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은근히 귀찮은 일이다.

전쟁터에서까지 이런 일을 해야 한다니.

“어쩔 수 없는 일이지 않습니까?”

내 말에 레아 또한 쓴웃음을 지으며 임무를 마친 시녀들을 되돌려 보냈다.

“그런데 전하…….”

힐끔힐끔 나를 쳐다보던 레아가 각오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뭔데?”

“그… 어제 아스트 경에게 하신 말씀은…….”

“어떤 거?”

“그… 결혼…….”
“역시 신경 쓰여?”

“신경은 쓰이지만, 전하께서 생각하는 그런 것은 절대 아닙니다. 제가 아스트 경에게 마음이 있다든가,


과거의 헛소문이 사실이었다든가 같은 것은 절대 아닙니다.”

내가 싸늘하다고 느낄 정도로 차가운 목소리로 말하는 것이, 절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던 것 같다.

“말하고 싶은 것은 잘 알겠어.”

“정말입니다!”

눈물까지 흘릴 기세로 말하는 것이 정말 오해받기 싫었던 것 같다.

“정말 순수한 호기심이었을 뿐입니다, 전하. 갑작스럽게 그런 말을 하셨던 이유가 무엇입니까? 설마 아스


트 경을…….”

끝까지 말을 못하고 얼굴을 붉게 물들이는 것이, 내가 아스트를 좋아하기에 그런 것이라고 생각한 것 같다.

“아, 그건 이것 때문이야.”

나는 자리에서 일어나 몇 장의 종이가 쌓여 있는 곳으로 다가갔다.

그리고 쌓여 있던 종이에서 쓸데없이 좋은 재질의 종이 중 몇 개를 뽑아 레아에게 건네주었다.

“이건 설마…….”

편지를 넘겨주자 레아는 세상이 멸망할 징조라는 표정으로 그것을 열었다.

그리고…

“끄아아아아악!”

매우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비명을 지르며 자리에 주저앉았다.

“아, 아스트 경이… 아스트 경이!”

“그거 찢어 버리지 않게 조심해, 레아.”

손이 언제 종이를 찢어 버릴지 모를 정도로 위험하게 떨리고 있었다.

“이, 이렇게 많은 연서를 받다니!”

“뭐, 다 정략결혼이 목적이겠지만.”

편지의 내용은 비슷했다.

전쟁이 끝나고 시간이 되면 자신의 딸과 만나 보지 않겠냐는 내용.

가문의 가주가 보낸 것도 있고, 가문의 여식이 직접 보낸 것도 있지만 결론은 딱 하나였다.

“아직 가문을 세우지 못했으니, 그것을 잡아먹겠다는 생각이지.”

황실 내부의 소문은 빠르게 퍼진다.

아스트가 자신이 백작이 되었다는 것을 알기도 전.

이미 황실에 있는 수많은 가문은 아스트가 백작의 계급이 될 것을 알고 있었고, 그것을 탐내기 시작한 것
이다.

백작 이하의 귀족들은 자신의 딸을 보내 새로운 백작가의 힘을 야금야금 집어삼키려 할 것이고, 백작 이상


의 귀족도 자신의 딸 중 비교적 부족한 사람을 보내 데릴사위로 자신의 집 안에서 살게 할 것이다.

“다들 멍청한 생각을 하는군요.”

“그래, 멍청한 짓이지.”

하지만 상대는 아스트다.

그 말 한마디로 해결이 되는 존재였다.

아스트에게 딸을 시집보낸다고 하더라도 메르데아 왕국처럼 안 된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니 제국의 귀족들을 구하기 위해 내가 희생하려고 했지.”

편지를 보는 순간 느낀 것이었다.

아, 이거 잘못하면 제국 내부에 엄청난 사건이 터지겠구나.

귀찮지만, 그것을 막기 위해서는 나와의 약혼이 최선의 방법이겠구나.

“황족과의 결혼이 예정되어 있다면… 함부로 건드릴 수는 없을 테니 말입니다.”

오히려 더 높은 직위의 귀족 가문에서 나설 수 있게 되겠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것이었습니까…….”

“그래, 그런 거였어.”

“저는 또 전하께서 정말로 아스트 경을 좋아하셨다든가…….”

“설마, 그럴 리가.”

아스트를 상대로 그런 마음을 갖는다니.

나도 나 자신이 별종이라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건 정도를 넘어선 별종이었다.

“그 꽃밭 엘프와 같은 수준이 되고 싶지는 않으니까.”

툭 말을 내뱉었는데,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달을 수 있었다.

“아스트는?”

아스트가 늦는다.

레아가 내 전속 호위로서 나와 제일 가까운 곳에서 생활하기에 나와 가장 빨리 만난다고 하지만, 아스트


또한 나의 전속 호위였다.

지금쯤이면 도착하는 것이 맞았는데…….

“설마 도망쳤나?”

“아, 그럴 수도 있겠군요.”

“그러면 진짜 군법에 걸려서 잡아넣어야 하는데.”


그런 말들을 툭툭 내뱉기 시작했다.

물론 정말로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기에 할 수 있는 말이었다.

“…….”

“…….”

하지만 점점 시간이 흐르자 나와 레아는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설마… 정말로……?

“레아, 가자.”

“알겠습니다.”

나는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아스트의 막사로 찾아갔다.

늦잠이겠지.

미치지 않고서야 늦잠을 잘 리가 없지만, 아스트는 미친놈이니까.

카르안 제국 역사상 처음으로 황녀의 전속 집사로서 늦잠을 자서 지각한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

“아…….”

하지만 노크도 없이 들어간 아스트의 막사는 텅텅 비어 있었다.

혹시나 길이 엇갈렸나 싶어 내 막사로 돌아갔지만, 아스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설마… 아니겠지?”

불쾌한 감정이 심장을 옥죄기 시작했다.

“레아.”

“네, 전하.”

“병사들을 모두 동원해서라도 찾아.”

“아, 알겠습니다.”

나도 모르게 싸늘한 말이 튀어나왔다.

하지만 어쩔 수 없었다.

정말로 도망쳤다면……!

“내가 그렇게 싫다는 건가?”

약속된 직위, 남들은 원한다고 하더라도 얻을 수 없는 것.

그것이 제국의 백작이라는 직위이고, 제국의 황족과 결혼한다는 것이었다.

제국의 모든 이가 원하는 그 두 가지를 걷어찬다는 것은, 그만큼 뭔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그것은 아주 높은 확률로 내가 될 수도 있었다.


“저, 전하! 없습니다!”

“으득!”

입술을 꽉 깨물고 말았다.

상상이 현실이 되어 버렸다. 자존심이 상하고, 비참하다는 기분까지 느끼고 말았다.

“본 사람은?”

“그게…….”

레아는 내 시선을 살짝 피하며, 우물쭈물 어젯밤 몇몇 병사들이 아스트를 보았다는 것을 말하기 시작했다.

“시간을 확인해 보면 조금 오차는 있지만, 안쪽에서 점점 밖으로 나간 것으로 확인됩니다.”

“그 말은…….”

“네. 정말로 튄 것 같습니다.”

“하…….”

“저, 전하!”

순간 정신적 충격에 몸이 비틀거렸다.

사실이라니… 정말 사실이라니…….

“레아.”

“네, 전하.”

“마도사들을 풀어서 주변을 샅샅이 찾아. 황실에도 지원을 요청해서 정보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
아. 그리고… 아스트를 반드시 붙잡아.”

“아, 알겠습니다.”

머리가 싸늘해졌다.

너무 싸늘해져서 눈이 내려 버리고 말았다.

하얗다.

하지만 그 하얀 공간에 자리 잡은 한 가지만은 알 수 있었다.

분노.

나는 지금 매우 화가 난 상태였다.

지금 당장 아스트를 붙잡아 와서 왜 도망쳤냐고 묻고 싶었다.

“…….”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아스트를 찾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만 들려오기 시작했다.

그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아파 왔다.

화난다. 화가 나서 심장까지 아플 정도다.


“아닌가?”

아스트가 사라진 이후, 라이코 왕국으로 떠나기로 한 날짜가 되었음에도 계속 눌러앉았다.

혹시라도 모르니까. 이대로 기다리면 아스트가 돌아오거나, 잡혀 올 수도 있으니까.

내 막사에서 쭉 기다리고 기다렸다.

“그런 건가?”

그러다 문득 한 가지의 가설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정말 말도 안 되는 개소리인데… 아스트와 관련이 되어 있으니까.

“충분히 가능한가?”

나도 모르게 고개를 갸웃거리며 고민하고 있었다.

정말, 정말로.

“그냥 내가 아스트를 좋아했던 건가?”

그 말을 내뱉는 순간, 아프던 심장이 편안해지는 느낌이었다.

“미친 건가?”

그리고 심장이 빠르게 뛰기 시작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정말 미친 건가?”

웃음이 절로 튀어나온다.

좋아하다니! 내가 아스트를 좋아하다니!

“풋… 푸하하하하하!”

눈물이 흘러내릴 정도로 시원하게 웃었다.

그 소리에 놀란 레아가 달려와 무슨 일이냐고 물었지만, 나는 웃는 것을 멈출 수가 없었다.

“아스트는 찾았어?”

“아, 아직입니다, 전하.”

“그래?”

웃음이 서서히 멈추기 시작한 순간, 나는 손등으로 눈가를 닦아 내며 레아에게 환하게 웃어 주었다.

“레아.”

“네, 전하.”

“전에 했던 말은 취소할게. 저번에 아스트에게 결혼하자고 말했을 때 말이야.”

“아, 아스트 경과의 결혼 이야기를 취소한다는 것입니까?”

“아니… 내가 아스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 그것 거짓말이었던 것 같아.”


“전… 하?”

“다른 것들이 내 것에 손을 댄다고 해서 나답지 않게 질투를 한 것 같아. 그래, 질투였어. 다른 사람도


아니고 내가!”

멈췄던 웃음이 다시 터져 나오려고 했다.

하지만 지금은 그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레아.”

“네, 넵.”

많이 당황한 듯한 레아였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며칠 전의 나였다면, 누가 아스트를 좋아한다는 소리를 듣고 저런 표정을 지었을 테니까.

“아스트를 꼭 붙잡고 싶어.”

“네, 전하.”

“그런데… 여러 귀찮은 일이 있잖아?”

전쟁을 비롯해 온갖 문제들이 아직 남아 있다.

“그렇습니다, 전하.”

“그러니까 일단 전쟁부터 빨리 끝내 버리자.”

머릿속으로 아주 사악하게 웃는 아스트의 얼굴을 떠올리며, 나는 내가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아스트를 붙잡을 수 있게.”

마침

[작가 후기]

안녕하세요? 용사를 피해 튀어라 작가, 갈아만든 배입니다.

약 1 년하고도 4 개월 정도의 연재가 드디어 끝났습니다.

아쉬운 마음이 많지만 이쯤에서 끝내는 것이 딱 적당하다고 생각했기에 이렇게 완결을 하게 되었습니다.

솔직히 외전 포함해서 300 화 정도 생각했는데, 거의 100 화가 초과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 글을 읽을 때쯤에는 저는 동원 훈련에서 구르거나, 현역 병사들을 고통받게 하고 있겠지요.

마지막까지 확인하고 싶지만, 국가의 부름(입대는 아닙니다. 예비군!)에 마지막 댓글을 금요일 오후쯤에
나 확인할 수 있다는 것에 매우 안타까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정말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작품이었고, 개인적으로도 부족함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지만 끝까지


함께해 준 독자분들 덕분에 달려올 수 있었습니다.

또한 많은 도움을 주신 출판사의 권 이사님, 김 주임님, 그리고 못난 문장 실력과 오타로 고통받게 만든


편집부 사람들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1 권과 2 권에서 갈리시고, 앞으로도 계속 갈릴 예정이신 단행본 삽화 담당, 십삼 님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아, 물론 십삼 님과 함께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 고통받을 교정 팀에게도 감사의 인사와 함께 묵념을.

일단 저는 차기작이 나올 때까지 조금 쉬면서 이것저것 공부를 할 예정입니다.

제가 뭐 하면서 살고 있는지 궁금할 때 블로그에 오시면 확인이 가능할 것입니다.

일단 지금 목표는 단행본이 나올 때마다(아마 3 권부터) 캐릭터 개별 외전을 몇 편 정도 올릴 예정입니다.

스토리 진행상 생략되었던 캐릭터의 과거 이야기+완결 이후의 이야기.

일단 출판사와 협의를 해 보고 정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제 블로그에라도 올려 보겠습니다.

이것을 올리는 목적은… 그렇습니다.

완결 났다고 여러분의 기억 속에서 사라져서 단행본이 안 팔리지 않게!

자본주의의 노예인 작가가 일하려는 것입니다!

그러니 앞으로 나올 단행본도 잘 부탁드립니다!

올해 넘어가기 전에 2 권도 나올 예정이니까요!(예정!)

1 권 아크릴 이벤트 참여하신 분들은 알고 있을 테지만 2 권은 제 피땀과 눈물, 그리고 쌈짓돈까지 탈탈 털


어서 이벤트를 준비했으니 2 권도 많이 사 주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본편 완결 때 말했던, 2 편 이벤트의 최종 병기를 보이며 저는 다음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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