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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r 38
Dear 38
누가 네 부인이에요?
이혼하면 남이지. 왜 이렇게 이해를 못 하나 모르겠다. 국방부 최고 대신씩이나 하신
똑똑한 양반께서.
«이건 황실에서 온 것이더구나.»
«황실이요?»
요센 영지에서는 수신인이 타레이아라 적혀 있거나 특히 공작저에서 온 물건은 절대
받지 않는다.
밀수품보다 더욱 엄격하게 관리할 정도였다.
이와 비슷한 이유로 수도에서 날아온 물건도 받지 않았다. 자연히 남은 것은
황실뿐이었다.
'이번에도 황제 폐하이신가?'
말했듯이 가끔 황제가 내게 서신을 보내곤 했기 때문에 이번에도 그러려니 했다.
비록 그게 흥미 위주의 변덕이라 해도.
그 잘생긴 황제 아저씨 덕에 이 자리에 있을 수 있는 거니, 받아 들이자 싶은
마음이었다.
나는 편지를 들어 이러저리 살펴보았다.
음? 잠시만. 그런데 이거…
«어머니. 이거, 평소 받는 서신이랑 다른 문양인데요?»
나는 이상하다는 듯 편지를 뒤집어 보았다. 밀랍으로 찍힌 인장이 보였다. 밀랍으로
찍힌 인장이 보였다. 봉투 겉면에 새겨진 것과 같은 문양이다.
«어머나, 이건 황태자 전하의 문양이구나. 어쩐 일이시라니.»
«그러게요.»
«정말 오랜만이지 않니.»
오랜만?
«황태자 전하와는 아카데미 동기였으니 말이야.»
«아… 음. 그렇죠.»
내가 아닌 이 몸의 주인 타레이아의 이야기였다. 사실 이 몸의 주인 타레이아는
황태자와 아카데미 동기였다. 모친의 얼굴이 잠시 어두워진다.
«가끔은 거길 보내지 않았어야 했나 싶기도 하구나. 내가 거기서 그 때려 버릴
작자를 만나지 않았다면…»
«아니에요. 이미 지난 일이잖아요.»
황태자 말고도 놀랍게도 전남편 놈도 같은 동기였지.
타레이아는 그곳에서 전남편에게 첫눈에 반했고.
여기서 아카데미란 의무적으로 1 년 정도 다니는 교육 기관을 말했다. 소규모
사교계란 말이 더 어울리겠지만.
내가 빙의하기도 훨씬 오래전, 적어도 7, 8 년 전의 이야기인지라 기억날 리가 없었다.
그저 그러려니 하고 아는 정도였다.
«이젠 저도 지나간 일이려니 하는걸요. 어머니랑 잘 살고 있잖아요. 행복하게.»
«…그래.»
«일단 들어가 볼게요.»
모친이 크게 한숨을 쉬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렴.»
그렇게 인사를 하고 계단을 오르며 흘끔 어머니의 눈치를 살폈다.
황태자의 서신을 보고도 크게 반응이 없으시네.
모친의 얼굴에 별 미심쩍은 기색이 없던 거로 보아서는 아주 오래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거나 내가 모르는 타레이아와 황태자 간의 관계가 있다는 소리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나는 천천히 황태자의 모습을 떠올렸다. 자연히 떠오른 건 이혼 재판에서의
모습이었다.
재판이 진행되는 내내 황제 옆에서 놀라거나 황당해했다. 그러다 끝내는 흥미롭게
보던 얼굴. 사실 마지막으로 보았던 기억이 있지.
물론 황태자와는 그곳에서 초면은 아니었다. 공작부인으로서도 활동했던 탓에
커다란 자리에서 몇 본 적 있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