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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과 방송’을 창간하며

통일과정에서 방송의 역할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역과 계층, 그리고 학


력 등의 차이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이 동시에 시청하면서 집단적 기억을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매체이기 때문이다. 2000년 6.15 남북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의 역사적 만남을 생중계하여 한반도에 살고
있는 모든 사람이 함께 볼 수 있었던 것도 방송의 힘을 유감없이 발휘한 사
건이었다. 이를 계기로 방송은 냉전시대의 적대적 프레임을 벗어나 통일시대
의 프레임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이후 방송인의 교류, 프로그램의 교류 등
이 진행되면서 2000년 KBS에서는 ‘백두에서 한라까지’라는 프로그램을 통
해 남북 간 동시생방송을 제작하기도 했다.
학계에서도 북한방송의 현황을 연구하고, 통일방송을 모색하는 다양한 연
구가 진행되어 왔다. 특히 독일의 통일과정을 바라보면서 방송의 중요성이
강조되었으며, 남북통일과정에서도 방송의 역할을 강조하는 다양한 연구가
제시되었다. 일찍이 방송학회에서는 남북한방송연구회가 만들어졌고, 2009년
에는 남북방송통신연구회로 명칭을 바꾸어서 본격적인 연구를 진행하고 있
다. KBS 남북협력기획단에서도 북한방송의 현황을 연구하고 통일방송에 대
한 전망을 제시하려는 다양한 노력을 진행해왔다.
그러나 아직도 학계에서 북한방송과 통일방송에 관한 연구를 게재할 수
있는 저널이 없어 아쉬움이 있었다. KBS는 방송학계의 북한방송 및 통일방
송에 대한 연구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통일과 방송’을 창간
한다. 학계의 연구 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를 기원한다.

2011. 12. 20
남북협력기획단
편집자의 글

KBS와 방송학계가 협력하여 북한방송과 통일방송에 대한 연구논문을


게재하는 저널을 창간했다. 연구논문은 한국방송학회 남북방송통신연구회의
협조를 받아 방송학계와 북한학계 등 다양한 부문의 연구자에게 공지되었으
며, 응모한 논문은 공정한 심사를 거쳐 게재가 결정되었다.

통일방송연구의 창간호에는 아래의 4편 논문이 실렸다.

송종현(선문대 언론광고학과) 「조선중앙텔레비죤 방송프로그램 내용분석 연구」


최현옥(북한대학원)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
오원환(고려대 언론정보학부) 「방송의 탈북자 재현과 탈북자 정체성 구성」
임영호/강주현(부산대 신문방송학과) 「미디어를 통한 새터민의 현실인식과 적응」

1편은 북한방송에 대한 내용분석, 또 한 편은 북한주민의 남한방송 접촉에


관한 것이다. 그리고 나머지 2편은 탈북자와 방송에 관한 것이다. 모두 시의
적절한 논문이라고 할 수 있다.

‘통일과 방송’이 북한방송과 통일방송연구를 활성화시키는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기를 기대한다. ‘통일과 방송’을 창간할 수 있게 도와준 KBS 사장과
한국방송학회 회장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북한방송과 통일방송연구를
하고 있는 모든 이에게 기쁜 소식이 되기를 바란다.

2011. 12. 20
편집위원을 대표하여 이 창 현

<편집위원>
김병로 교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이창현 교수 (국민대, 남북방송통신연구회 회장)
이주철 박사 (KBS 남북협력기획단)
곽정래 박사 (한국방송학회 남북방송통신연구회)
1.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 1

송 종 현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나 미 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


: 1990년대 말 이후를 중심으로 37

최 현 옥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3.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


: 지상파 3사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71

오 원 환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강사)

4.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 111

임 영 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 주 현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규정 149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 규정 156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

송 종 현 (선문대 언론광고학부 교수)


나 미 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국문초록
이 연구는 북한 조선중앙TV의 편성특성과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 분석을 시
도하였다. 편성현황 분석을 위해 선행연구를 바탕으로 도출한 16개 장르구분 항목을
기준으로, 2011년 5월과 8월 전체의 조선중앙TV 일일편성표를 분석하였다. 또 뉴스
프로그램의 질적 분석을 위해 2007년 5월 중 한 주간의 <8시 보도> 프로그램에 대해
뉴스의 형식적 측면(포맷, 뉴스구성방식)과 내용적 측면(뉴스가치, 뉴스 등장인물에
대한 관점)을 살펴보았다. 분석 결과 북한의 방송은 최고권력에 대한 충성심 고양을
통한 체제유지를 위해 다큐멘터리와 보도를 중심으로 편성되고 있으며, 국내외의 정치
군사적 요인이 일상적 편성패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뉴스프로
그램에 대한 질적분석 결과, 북한의 텔레비전 뉴스는 뉴스의 형식과 전달방식 및 기술
적 측면의 수준이 매우 낮으며, 내용적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인 성향이 매우 강하
고 체제 및 정치권력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도구로서 뉴스가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주제어 | 조선중앙TV, 편성, 뉴스, 북한, 정치권력


2 ― 통일과 방송

목차 Ⅰ. 들어가는 말
Ⅱ. 기존 연구의 검토
Ⅲ. 조선중앙TV 프로그램 편성 특성에 대한 양적 분석
1. 분석대상 및 분석들
2. 분석결과

Ⅳ. 조선중앙TV 뉴스 프로그램 특성에 대한 질적 분석


1. 분석대상 및 분석들
2. 분석결과

Ⅴ. 결론 및 함의

Ⅰ. 들어가는 말

방송은 그것이 속한 사회의 반영물이자 거울이라 할 수 있다. 이는 한 사


회의 방송이 지향하는 이념과 목표, 그리고 실제 운용되는 편성과 내용을 통
해, 해당 사회의 체제와 성격을 이해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하겠다. 특정 사
회의 방송을 분석함으로써, 그 사회가 요구하는 방송의 기능과 역할을 알 수
있음과 동시에, 역으로 그 사회가 처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현실에 대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전제하에서 북한의 방송프로그램을 분석하는 작업은, 첫째로 전 세
계적으로 얼마 남지 않은 폐쇄적 체제로서의 북한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보
는 데 있어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줄 것으로 생각 된다. 외부와의 교류가 단절
되고, 정보의 흐름이 차단 되어 있는 상황에서, 공개된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을 통해, 북한 사회가 처한 정치, 경제, 사회문화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높임으로써, 북한 사회변동의 흐름을 읽어 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북 간
상호이해에 기반한 민족 동질성 회복에도 상당한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북한 방송프로그램의 분석과 체계적 정리를 통해, 남북 간 방송
교류 정책의 활성화에도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 남북통일이라는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3

궁극적 목표를 향한 노정에서 첨예한 이해가 뚜렷하게 드러나는 정치군사적


분야보다는, 경제분야와 사회문화, 특히 방송분야에서의 교류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것이고, 따라서 이 분야에서의 다각적인 교류의 활성화는 국
가적으로 중점을 두어야 할 영역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직접 교류의
주체가 되는 정책과 함께 민간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교류의 활성화를 지원
하는 정책의 병행이 요구되고 있는바, 방송사업자에게는 북한 방송에 관한
체계적이고,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여 실효성 있는 교류사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 하에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연구문제를 다루고
자 하였다. 첫째, 북한 방송의 편성표 분석을 통해 북한 방송의 현황과 특성
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구체적으로 북한 ‘조선중앙TV’의 일간 편성표에 대
한 양적 분석을 통해, 시기별, 요일별, 시간대별, 장르별 편성 특성을 살펴보
고자 하였다. 둘째, 조선중앙TV 방송 중 뉴스 프로그램의 특성에 대한 질적
분석을 수행하였다. 뉴스 텍스트의 의미를 읽어내고자 하는 질적 분석의 경
우, 그 의미는 대부분 뉴스 텍스트에서 다루어지는 사회현실들 즉 다양한 사
건과 이슈들, 혹은 관련 행위자들에 대한 의미가 어떻게 구성되며, 나아가 이
러한 의미구성이 어떠한 시각 혹은 관점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자 하는 데 있다.

Ⅱ. 기존 연구의 검토

북한방송에 대한 기존 연구는 크게 북한방송이 추구하는 이념의 지형과


정책에 관한 연구, 북한방송의 현황과 구조의 특성에 관한 연구, 북한방송의
편성 특성과 장르구분에 관한 연구, 그리고 북한방송 중 특정 장르의 내용분
석에 관한 연구로 구분될 수 있다.
먼저 북한방송의 이념과 정책은 마르크스-레닌주의 철학과 주체사상에
기반을 둔 계급성, 당성, 인민성, 대중성, 진실성, 전투성, 정론성, 시사성, 주
4 ― 통일과 방송

체사상의 구현을 지향하고 있으며, 언론은 인민 대중을 선동하고 주체형의


인간으로 교양하는 문화 교양자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김희연, 2001; 임병걸, 1992). 특히 북한의 방송은 철저히 당에서 세워준 방
침과 원칙, 기준에 따라 진행함으로써 방송내용과 형식에서 북한 나름의 특
질을 살려나가고 있다(김영주, 1996).
이러한 방송이념의 구현을 위해 제도적으로 북한의 방송은 노동당과 내각
직속 중앙방송위원회의 이원화된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중앙방송위원
회가 북한의 방송선전 사업을 총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리고 중앙방송위
원회는 조직 편제상 내각 소속이나 실제로 당 중앙위원회 선전선동부의 지시
와 통제를 받고 있다(이주철, 2006).
북한방송의 이념과 구조적 특성은 방송프로그램 포맷에 투영되고 있으며,
그에 따라 남한방송의 전형적인 장르와 구분되는 특수한 방송프로그램 포맷
에 대한 관심이 제기된 바 있다. 이우승(2005)은 남한방송 프로그램 장르구
분에서 사용되는 항목과 북한방송에서만 발견되는 형식을 고려해 뉴스, 다큐
멘터리, 드라마, 중간노래, 방송야회, 시낭독, 캠페인 등 13개의 장르로 구분
하였다. 한편 임병걸(1992)은 남한방송과 유사한 장르 11개와 북한방송의 특
성을 반영한 4개 장르 등 모두 15개의 항목으로 장르구분을 제시한 바 있다.
또 중간노래, 시낭독, 캠페인 등 북한방송의 특성이 반영된 장르를 ‘선전용
막간 프로그램’으로 통합해서 분류하자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이주철, 2006).
한편 북한방송의 편성양식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들도 있었는데, 조선중앙
TV의 일일편성의 특성(이우승, 2005)이나 방송시간대 구분(김희연, 2001)을
시도한 바 있다. 편성 특성 중 남한방송과 비교해 주목할 만한 것은 유사한
주제를 상호 인접시켜 집중적으로 배치하는 함포사격형 편성의 특성을 지닌
다는 점이다. 또 재방비율이 남한방송에 비해 높은 편이라 할 수 있는데, 이
는 방송시간을 채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소스가 매우 부족한 실정임을
반영하는 결과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신동국, 2000; 이주철, 2011).
마지막으로 북한방송 드라마의 표현양식상의 특성을 분석한 연구(이주철,
2006)에 의하면, 북한방송의 드라마는 기본적으로 수령에 대한 충실성 구현
과 김정일 후계체제의 구축과 공고화를 주된 제작지침으로 삼고 있다고 한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5

다. 또 전체 드라마의 50% 이상이 생산독려적인 내용을, 30% 이상이 최고


권력에 대한 충성심 고양과 체제 우월성 선전에 비중을 두고 있으나, 생산독
려적인 메시지를 지닌 드라마도 최고권력자에 대한 우상화가 반복적으로 진
행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상에서 살펴본 북한방송에 대한 기존 연구들은 분석대상에 대한 접근가
능성의 제약으로 인해 폭넓게 진행되지 못한 측면이 있으나, 대체로 남한방
송과 비교해 방송의 기능과 편성 및 내용상의 특성을 탐구하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연구들이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초중반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
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북관계 경색 등의 대내외적 요인으로 인해 북한방
송관련 연구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북한방송의 동향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의
편성현황 자료를 바탕으로 편성특성의 이슈들을 도출해보고자 했다. 이러한
결과는 간헐적으로 진행되었던 북한방송 편성분석의 결과와 비교해 시기적
으로 어떤 변화가 발생했는가를 살펴보는데 기여할 것으로 생각하였다. 또
특정 장르의 표현양식의 특성에 대해 심층적으로 다룬 연구들을 찾기 어려
운 상황에서, 뉴스 프로그램을 세밀히 분석해 보고자 하였다. 이는 방송 프로
그램 중 뉴스 장르는 해당 사회에서 방송의 기능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가
를 판단하는데 있어 근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이러한 두 가
지 연구문제는 북한사회에서 방송의 기능이 편성양식과 가장 중심적인 역할
을 수행하는 뉴스 프로그램에 동일하게 반영되고 있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도출된 것이라 할 수 있다.
6 ― 통일과 방송

Ⅲ. 조선중앙TV 프로그램 편성 특성에 대한 양적 분석

1. 분석대상 및 분석틀

1) 분석대상

북한의 대표적인 방송이라 할 수 있는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편성 특성


을 분석하기 위해 2011년 5월과 8월 전체의 편성표 자료에 소개된 총 1,226건
의 방송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분석을 수행하였다. 조선중앙TV의 편성표는
통일부가 운영하는 ‘북한자료센터’1의 ‘일일 북한 TV프로그램 편성표’의 내
용을 기준으로 하였다.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표집 대상으로 선정된 편성표의
프로그램의 제목을 통해 장르구분을 하였으며, 제목만으로 장르를 판정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국립중앙도서관에 소장된 조선중앙TV 영상자료를 통해 확
인하였다.

2) 분석틀

조선중앙TV의 편성 특성을 알아보기위해 시기별, 월별, 요일별, 시간대


별, 장르별 편성 현황을 분석하였다. 이 중 장르별 편성 분석을 위해서는 별
도의 분석틀 마련이 필요했다. 북한방송 프로그램들 중에는 남한방송에서는
전혀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프로그램 유형들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남한
의 방송프로그램 장르구분을 기초로 할 때 북한방송만의 독특한 프로그램들을
놓칠 위험이 있다. 이 연구에서는 기존의 북한방송연구(이우승, 1998; 박우용,
2004; 송종현, 나미수, 2006)에서 사용한 장르구분과 국내방송의 장르구분
등을 참고로 아래와 같은 16개의 장르유형을 분류하였다.2
이러한 장르구분은 기존연구의 장르구분과 유사하면서도 몇 가지 차별화

1- unibook.unikorea.go.kr
2- 북한 방송의 독특한 장르 중의 하나인 ‘중간노래(앞뒤 프로그램 사이에 삽입된 노래로,
1-2개 정도의 노래가 방송)’는 편성표 상에서 확인이 불가능하여 본 분석에서는 제외
하였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7

되는 특징이 있다. 첫째, 뉴스와 김정일 동정뉴스를 구분하였다. 뉴스는 종합


뉴스, 보도특집, 오늘의 중앙신문 개관 등을 포함하는데 이는 다양한 분야의
소식을 다루고 있다. 그러나 북한 텔레비전 뉴스는 그날그날 김정일의 동정
만을 취급하여 별도로 보도하기도 하는데, 이러한 뉴스는 김정일 동정뉴스로
분류하였다.
둘째, 선전성 구호나 명언, 그리고 캠페인 등은 선전용 막간 프로그램으로
통합, 분류하였다. 기존연구에서는 명언, 정치선전, 경제선전, 캠페인을 구분
해 분류하였으나, 이들 프로그램은 구호를 외치거나 표어를 제시하는 등의
형식상 차이는 있으나 선전을 주목적으로 하는 문구를 앞뒤 프로그램들 사
이에 짧은 시간 동안 제시한다는 점에서 매우 유사하다. 따라서 이들을 일일
이 구분하는 것보다는 하나의 장르로 통합하여 선전용 막간 프로그램으로
분류하였다.
셋째, 어린이 프로그램을 별도의 장르로 구분하였다. 북한 텔레비전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은 드라마, 정보, 다큐멘터리, 문화예술, 만
화영화 등 다양한 형식으로 나타나는데, 드라마, 정보, 다큐멘터리, 문화예술
은 이미 독립적인 장르로 구분되어 있지만, 성인대상이 아닌 어린이를 대상
으로 하는 경우에 어린이 프로그램으로 분류하였다. 다만 만화영화의 경우는
영화와 유사한 분석유목이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별도의 장르로 구분하여 제
시하였다.
8 ― 통일과 방송

표 1_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장르 구분

유 형 특 성
뉴스 종합뉴스, 보도특집, 오늘의 중앙신문 개관 등
김정일
매일의 김정일 동정만을 정지화면을 배경으로 여성 아나운서가 낭독
동정뉴스
사실에 입각해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면서, 보통 야외촬영을 통해
다큐멘터리
주제를 직접 보여주는 프로그램. 조선기록영화, 연속기행, 소개편집물 등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실용지식이나 상식, 시의적절하고 흥미있는
생활정보 정보와 화제거리 안내 등 사상성이 상당히 배제된 정보중심 프로그램.
생활문화상식, 자연상식, 과학기술상식 등
전통 및 현대 문화예술 프로그램. 공연실황, 노래소개, 혁명가극, 연속
문화예술
음악편집물 등
드라마 텔레비전 제작시스템을 활용해 극형식으로 표현되는 프로그램
영화 필름을 사용하여 극형식으로 표현되는 프로그램
만화영화 대부분 어린이 대상으로 애니메이션, 인형극 등 포함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으로 형식은 정보, 다큐멘터리, 문화예술 등 다양
어린이
하게 표현됨
야외에서 사회자를 중심으로 다수의 출연자들이 등장하여 연설, 노래,
방송야회
인터뷰, 코미디 등을 보여주는 프로그램

선전용 막간 정치사회적 구호를 외치거나, 선전선동 문구를 포함하는 선전성이 강한


프로그램 프로그램. 캠페인, 표어, 명언 등의 형식으로 표현

당, 김일성, 김정일 일가를 찬양하는 내용의 내‧외국인이 지은 시를 낭독


시낭송
하는 프로그램
촌극이나 재담 등의 형식으로 코믹한 내용을 이야기하거나 연기하는
코미디
프로그램
사회자와 1명 이상의 토론자가 초대되어 다소 시사적인 내용에 대한
좌담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그램
노래, 춤, 마술, 코미디 등이 포함된 오락적 성격의 프로그램. ‘요청무대’,
예능
‘명랑한 텔레비전 무대’ 등의 표제가 붙는 경우가 많음
스포츠 체육행사, 경기 등을 포함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9

2. 분석 결과

1) 장르별 편성 현황

북한 조선중앙TV 5월과 8월 편성표 분석 결과, 전체 방송된 프로그램은


1,226건이었으며, 이 중 프로그램 건수를 기준으로 가장 많이 편성된 장르는
다큐멘터리(352건, 28.7%)로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는 뉴스가 207건(16.9%)
으로 많았으며, 생활정보 프로그램이 162건(13.2%)을 차지하였다. 김정일
동정뉴스(121건, 9.9%)를 고려하면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절반 이상이 다
큐멘터리와 보도 관련 프로그램인 것을 알 수 있다.

표 2_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장르별 편성 빈도


(단위: 건수)
장르 건수(비율) 장르 건수(비율)
뉴스 207(16.9%) 시낭송 10(0.8%)
김정일 동정뉴스 121(9.9%) 드라마 29(2.4%)
다큐멘터리 352(28.7%) 영화 69(5.6%)
생활정보 162(13.2%) 만화영화 51(4.2%)
문화예술 42(3.4%) 코미디 16(1.3%)
어린이 21(1.7%) 좌담 15(1.2%)
방송야회 11(0.9%) 예능 14(1.1%)
선전용 막간프로그램 67(5.5%) 스포츠 39(3.2%)
합계 1,226(100.0%)

표 3_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장르별 편성 시간


(단위: 분)
전체 프로그램 평균 전체 프로그램 평균
장르 장르
방송시간 방송시간 방송시간 방송시간
뉴스 3,038 14.68 시낭송 148 14.80
김정일 동정뉴스 2,205 18.22 드라마 1,007 34.72
다큐멘터리 7,129 20.25 영화 5,102 73.94
생활정보 1,571 9.70 만화영화 1,028 20.16
문화예술 1,819 43.31 코미디 325 20.31
어린이 400 19.05 좌담 283 18.87
방송야회 568 51.64 예능 363 25.93
선전용 막간프로그램 1,106 16.51 스포츠 1,043 26.74
합계 전체 방송시간 27,135분 /프로그램 평균 방송시간 22.13분
10 ― 통일과 방송

한편 방송시간을 기준으로 장르별 편성 현황을 비교해 보면, 먼저 두 달


동안 방송된 시간은 총 27,135분(452시간 15분), 프로그램당 평균 방송시간
은 22.13분이었는데, 가장 많은 시간 동안 방송된 장르는 빈도 비교의 경우
와 마찬가지로 다큐멘터리(7,129분)로 나타났다. 단위 프로그램당 방송시간
이 긴 영화는 5,102분으로 두 번째로 많았으며, 뉴스(3,038분)와 동정뉴스
(2,205분)가 그 뒤를 따르고 있었다. 또 단위 프로그램당 방송시간이 가장 긴
장르는 역시 영화로 평균 73.94분이었고, 방송야회가 51.64분, 문화예술이
43.31분, 드라마가 34.72분의 순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 밖에 프로그램당 방송시간이 25분~30분에 해당하는 장르는 스포츠와
예능이었고, 20분~30분 미만 정도의 분량의 편성되는 장르는 다큐멘터리,
만화영화, 코미디였으며, 15분~20분 미만의 장르는 동정뉴스, 어린이, 선전
용 막간프로그램, 좌담, 10분~15분 미만은 뉴스, 시낭송, 그리고 10분 미만
의 장르는 생활정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가지 이번 조사결과에서 특징적인 점은 김정일 동정뉴스의 전체 방송
시간(2,205분)과 평균 방송시간(18.22분)이 매우 많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김정일 동정뉴스는 뉴스의 후속 프로그램으로 편성되면서 그 시간 또한 길
지 않은 것이었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외적인 요인이 작용했기 때문으
로 판단된다. 조사대상 기간에 포함된 8월 25일(목)은 평일 임에도 불구하고
종일 방송을 편성하였는데, 이 날은 김정일 위원장이 러시아 비공식 방문 일
정을 마무리하는 시점으로, 당일에만 1시간 분량의 김정일 동정뉴스를 5회에
걸쳐 반복편성한 바 있어 그 영향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 요일별 편성 현황

분석대상 기간 중에 종일 방송을 하는 공휴일은 5월 1일(일요일, 국제노동


자절)과 8월 15일(월요일, 광복절)이었는데, 그 중 국제노동자절은 일요일과
겹쳐, 실질적으로 평일이면서 공휴일인 경우는 광복절 밖에 없었다. 그러나
공휴일이 아니면서도 평일에 종일 방송을 편성한 날이 분석대상 기간 중에
5일이나 있었다. 구체적으로 5월 11일(수)은 북한에서 ‘철도절’ 기념일로 매년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11

종일방송을 편성하고 있으며, 5월 21일(토)은 ‘건설자절’, 8월 25일(목)은


‘김정일 선군혁명영도 개설일’과 ‘반제민족민주전선 결성일’로 역시 종일방송
으로 편성하고 있었다. 한편 8월 1일(월)과 8월 11일(목)은 특별한 기념일은
몇 년 전부터 같은 날에 종일방송을 편성하고 있다.
구체적인 조선중앙TV의 요일별 편성 현황을 살펴보면, 오전 9시부터 방송
을 시작하는 일요일이 방송 프로그램 건수와 비율이 각각 282건, 23.0%로
가장 많았으며, 월요일의 192건, 15.7%과 화요일의 168건, 13.7%가 그 뒤를
이었다. 한편 요일별로 편성된 전체 방송시간을 비교하면 일요일이 7,220분
으로 전체의 26.6%를 차지했고, 월요일이 4,195분으로 15.5%, 목요일이
3,588분, 13.2%의 순이었으며, 금요일이 2,406분(8.9%)으로 가장 적은 것으
로 나타났다. 또 방송된 프로그램의 평균 방송시간은 22.13분이지만, 요일별
로 살펴보면 일요일과 목요일이 각각 25.60분과 25.09분으로 비슷한 수준에
서 가장 긴 경향을 보이고 있고, 반면 화요일은 방송프로그램 건수는 많았지
만 전체 방송시간이 상대적으로 적어 프로그램당 평균 방송시간은 19.37분으
로 가장 적었다. 이러한 결과는 앞서 언급한 분석대상 기간 동안의 평일이면
서도 종일방송 편성을 한 요일의 특성도 반영된 것이라 할 수 있는데, 일요
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종일방송을 편성하는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방송시간
이 긴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 4_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의 요일별 편성 현황

건수(%) 전체 방송시간(분/%) 프로그램 평균 방송시간(분)


월 192(15.7%) 4,195(15.5%) 21.85
화 168(13.7%) 3,254(12.0%) 19.37
수 165(13.5%) 3,423(12.6%) 20.75
목 143(11.7%) 3,588(13.2%) 25.09
금 123(10.0%) 2,406(8.9%) 19.56
토 153(12.5%) 3,049(11.2%) 19.93
일 282(23.0%) 7,220(26.6%) 25.60
합계 1,226(100.0%) 27,135(100.0%) 평균 22.13
12 ― 통일과 방송

3) 방송시간대별 편성 현황

방송시간대별로 어떤 장르의 프로그램들이 주로 배치되는가를 살펴보기


위해, 오후 5시 이후에 방송을 시작하는 주중의 비종일방송일과 일요일과
공휴일을 포함해 오전 9시부터 종일방송을 편성하는 날을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비종일방송일의 경우, 17시대에 가장 많이 배치되어 있는 방송프로
그램 장르는 뉴스로, 전체의 41.6%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조선중앙TV 방송
이 뉴스로부터 시작되기 때문이라 하겠다. 그 다음으로는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만화영화(16.9%)와 어린이 프로그램(6.2%)이 많이 편성되며, 뉴스 다음
에 편성되는 동정뉴스(11.2%)가 집중 배치되고 있었다.
18시대에는 다큐멘터리가 57.5%의 비율을 차지하며, 생활정보 프로그램
이 17.1%로 뒤를 잇고 있다. 19시대의 경우 역시 다큐멘터리가 36.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고 있으나, 선전용 막간프로그램도 30.2%로 이 시간대에
주로 편성됨을 알 수 있다.
그리고 다시 20시대에는 뉴스가 29.6%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이는데 이
또한 8시에 정규 보도 프로그램이 고정 배치되는 데 기인한 결과라 할 수
있으며, 생활정보(16.2%)와 영화(12.7%), 다큐멘터리(10.6%)와 스포츠(10.6%)
등이 편성되고 있다. 특히 이 시간대는 다른 시간대에 비해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어, 북한의 종합시청시간대로 판단해도 무방할 것으로
보인다.
다음으로 21시대에는 다큐멘터리가 41.1%, 스포츠가 11.0%, 영화가 9.6%,
드라마가 8.2%를 차지한 것을 제외하고는 빈도수가 적었으며, 전체 건수에
서도 73건으로 다른 방송시간대에 비해 상당히 적은데 이는 비교적 긴 분량
의 방송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22시대는 방
송시간이 종료되는 시점으로 뉴스(34.4%)와 다큐멘터리(33.3%), 동정뉴스
(17.2%)를 제외하고는 미미한 편성빈도를 보이고 있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13

표 5_ 비종일방송 편성일의 방송시간대별 프로그램 장르 현황


(단위: 건수)
17시 18시 19시 20시 21시 22시
뉴스 74(41.6%) 3(2.1%) 0(0.0%) 42(29.6%) 0(0.0%) 32(34.4%)
동정뉴스 20(11.2%) 11(7.5%) 6(4.0%) 14(9.9%) 5(6.8%) 16(17.2%)
다큐멘터리 10(5.6%) 84(57.5%) 55(36.9%) 15(10.6%) 30(41.1%) 31(33.3%)
생활정보 28(15.7%) 25(17.1%) 25(16.8%) 23(16.2%) 4(5.5%) 9(9.7%)
문화예술 2(1.1%) 7(4.8%) 5(3.4%) 2(1.4%) 1(1.4%) 2(2.2%)
어린이 11(6.2%) 3(2.1%) 0(0.0%) 0(0.0%) 0(0.0%) 0(0.0%)
방송야회 0(0.0%) 1(0.7%) 0(0.0%) 0(0.0%) 4(5.5%) 0(0.0%)
선전용 막간프로 0(0.0%) 2(1.4%) 45(30.2%) 3(2.1%) 2(2.7%) 1(1.1%)
시낭송 0(0.0%) 1(0.7%) 2(1.3%) 0(0.0%) 2(2.7%) 0(0.0%)
드라마 0(0.0%) 3(2.1%) 2(1.3%) 6(4.2%) 6(8.2%) 1(1.1%)
영화 3(1.7%) 1(0.7%) 1(0.7%) 18(12.7%) 7(9.6%) 0(0.0%)
만화영화 30(16.9%) 4(2.7%) 0(0.0%) 0(0.0%) 0(0.0%) 0(0.0%)
코미디 0(0.0%) 0(0.0%) 5(3.4%) 0(0.0%) 1(1.4%) 1(1.1%)
좌담 0(0.0%) 1(0.7%) 3(2.0%) 4(2.8%) 2(2.7%) 0(0.0%)
예능 0(0.0%) 0(0.0%) 0(0.0%) 0(0.0%) 1(1.4%) 0(0.0%)
스포츠 0(0.0%) 0(0.0%) 0(0.0%) 15(10.6%) 8(11.0%) 0(0.0%)
합계 178(100.0%) 146(100.0%) 149(100.0%) 142(100.0%) 73(100.0%) 93(100.0%)

한편 일요일과 공휴일, 그리고 종일방송을 하는 평일 중의 일부를 종일방송


일로 묶어 오전 9시대부터의 장르별 편성현황을 살펴보았다. 아래의 <표 6>
은 종일방송일 방송시간대별 장르 분포의 특징을 가장 비율이 높은 장르를
중심으로 재구성하였다.
먼저 오전 9시대의 경우 방송이 정확히 9시에 시작하는 경우가 많지 않으나
다큐멘터리가 전체의 66.7%로 가장 많고, 동정뉴스가 23.8%의 순이었으며,
오전 10시대에는 생활정보가 46.8%, 뉴스가 12.8%의 분포를 보이고 있다.
또 오전 11시대에는 영화가 60.0%로 단연 중심적인 장르라 할 수 있으며,
오전 12시대에는 예능(28.6%)과 다큐멘터리(21.4%)가 두 축을 이루고 있었다.
오후에 접어들어 13시대에는 동정뉴스(22.2%), 코미디(14.8%)와 예능(14.8%)
등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편성되고 있으며, 14시대는 다시 다큐멘
14 ― 통일과 방송

터리(42.4%)와 생활정보(15.2%)가 주로 배치되고 있다. 15시대의 경우 역시


다큐멘터리가 45.9%로 가장 많았으며,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만화영화가
21.6%로 그 뒤를 잇고 있었다. 16시대의 경우 다큐멘터리(40.0%)가 가장
많았으나, 영화(30.0%)가 중심적인 장르로 편성되고 있었다.
한편 비종일방송일의 방송시작시간대인 17시대는 종일방송일에도 뉴스
(46.8%)와 동정뉴스(17.7%)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지만, 비종일방송
일에 아동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 비율이 높은 것과 비교해 볼 때, 종
일방송일에는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배치가 15시대로 옮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밖의 경우에는 종일방송일과 유사한 경향을 보이고 있다.

표 6_ 종일방송 편성일의 방송시간대별 프로그램 장르 특성

특성 특성
9시 다큐멘터리(66.7%), 동정뉴스(23.8%) 16시 다큐멘터리(40.0%), 영화(30.0%)
10시 생활정보(46.8%), 동정뉴스(12.8%) 17시 뉴스(46.8%), 동정뉴스(17.7%)
11시 영화(60.0%) 18시 다큐멘터리(62.1%)
12시 예능(28.6%), 다큐멘터리(21.4%) 19시 다큐멘터리(43.1%), 선전용막간프로(27.5%)
13시 동정뉴스(22.2%), 코미디/예능(14.8%) 20시 뉴스(28.9%), 스포츠(22.2%)
14시 다큐멘터리(42.4%), 생활정보(15.2%) 21시 드라마/영화/다큐(19.0%)
15시 다큐멘터리(45.9%), 만화영화(21.6%) 22시 뉴스(47.8%), 생활정보(30.4%)

4) 주중과 휴일의 편성 현황

마지막으로 주중(비종일방송일)과 휴일(종일방송일)의 편성 현황을 장르


별로 비교해 보았다. 뉴스의 경우 휴일에 비해 주중의 비율이 더 높은 것으
로 나타났는데, 이는 전체 방송시간과 방송프로그램 건수의 차이로 인해 발
생한 것으로 보이는데, 휴일이 주중에 비해 좀 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편성되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주중과 휴일에 편성된 분포의 차이 중 주중에 더 많은 비율로 편성되는
장르는 뉴스와 생활정보, 선전용 막간프로그램 정도이고, 휴일에 더 많이 편성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15

되는 장르는 앞서 살펴본 동정뉴스와 문화예술, 영화, 예능 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으며, 나머지 장르는 주중과 휴일 간에 큰 차이를 보이지 않고 있다.
한편 북한 방송의 특성을 감안할 때 장르의 다양성을 평가하는게 큰 의미
는 없을 수 있으나, 주중과 휴일 중 누가 더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을 편성
하는가를 비교하기 위해, HHI(Herfindahl-Hirschman Index) 값을 산출해
보았다.3 일반적으로 특성 채널의 장르 다양성은 1-HHI의 값으로 계산하며,
이 값이 1에 가까울수록 상대적으로 다양한 장르가 편성되었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조사에서 비교분석한 주중과 휴일의 다양성 지수 값은 주중이
0.8394이고, 휴일은 0.8627인 것으로 나타나, 예상한대로 휴일의 장르다양성
이 더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표 7_ 주중/휴일별 조선중앙TV 프로그램 장르 현황


(단위: 건수)
장르 주중 휴일 장르 주중 휴일

뉴스 151(19.3%) 56(12.6%) 시낭송 5(0.6%) 5(1.1%)


김정일
72(9.2%) 49(11.0%) 드라마 18(2.3%) 11(2.5%)
동정뉴스
다큐멘터리 225(28.8%) 127(28.5%) 영화 30(3.8%) 39(8.8%)

생활정보 114(14.6%) 48(10.8%) 만화영화 34(4.4%) 17(3.8%)

문화예술 19(2.4%) 23(5.2%) 코미디 7(0.9%) 9(2.0%)

어린이 14(1.8%) 7(1.6%) 좌담 10(1.3%) 5(1.1%)

방송야회 5(0.6%) 6(1.3%) 예능 1(0.1%) 13(2.9%)


선전용
53(6.8%) 14(3.1%) 스포츠 23(2.9%) 16(3.6%)
막간프로그램
주중 합계 781(100.0%) 휴일 합계 445(100.0%)

3- 2
HHI 값의 산출 공식은 HHI = ∑ ki (ki = 프로그램 장르별 편성비율)이며, 장르
다양성은 1에서 HHI 값을 마이너스한 값으로 계산된다.
16 ― 통일과 방송

Ⅳ. 조선중앙TV 뉴스 프로그램 특성에 대한 질적 분석

1. 분석대상 및 분석틀

1) 분석대상

질적 분석의 대상은 북한 조선중앙TV의 뉴스 프로그램으로서, 종합뉴스,


보도특집, 김정일 동정 뉴스 등으로 구분되는 북한 텔레비전 뉴스 중에서 대
표적인 뉴스라고 할 수 있는 종합뉴스만을 대상으로 하였다. 북한 조선중앙
TV의 종합뉴스 형식의 보도 프로그램은 5시, 8시, 10시 하루 세 차례 방송
되는데 이중 남한의 9시뉴스에 해당되는 <8시 보도>를 분석대상으로 선정했
다. <8시 보도>의 방송시간은 약 30분~40분 정도인데 비해 5시와 10시 보
도의 방송시간은 10분가량으로 짧고, 특히 10시 보도의 경우는 <8시 보도>에
서 방송되었던 내용 중 일부를 간추려 보도하기 때문이다.
분석기간으로는 2007년 5월 2일(수)부터 5월 8일(목)까지 1주일간이 선정
되었는데, 이 기간 동안에는 북한의 국경일 혹은 명절과 같은 기념일이 포함
되지 않는 일상적인 시기로서 북한 텔레비전 뉴스의 일반적인 특성을 살펴
보기에 적합하다는 점에서 선택되었다.

2) 분석틀

조선중앙TV 뉴스 프로그램에 대한 질적인 분석은 크게 뉴스의 형식적 특성


과 내용적 특성에 대한 분석으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먼저, 뉴스의 형식적
특성은 전체 뉴스 프로그램 차원과 뉴스꼭지 차원으로 구분하여 분석하였는
데, 전체 뉴스 프로그램 차원의 분석에서는 뉴스 프로그램의 구성과 전개방식,
진행자 특성 및 보도타이틀이 어떠한지를 분석함으로써 뉴스 프로그램 포맷
의 특성을 살펴보았고, 뉴스꼭지 차원의 분석에서는 화면구성, 그래픽 및 자
막, 리포트 및 인터뷰 등을 통해 뉴스구성방식의 특성을 살펴보았다.
다음으로, 뉴스의 내용적 특성으로는 뉴스 가치기준에 대한 분석과 뉴스
에 등장하는 인물 혹은 집단에 대한 보도시각 등을 분석하고자 하였다. 뉴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17

가치기준의 분석을 위해서는 개별 뉴스들의 보도순위를 살펴봄으로써 북한


텔레비전 뉴스보도에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뉴스는 무엇이며, 뉴스의 가치
를 판단하는 기준은 무엇인지 살펴보았다. 뉴스 등장인물에 대한 시각의 분
석은 뉴스에서 다루는 개인, 집단 등에 대한 의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알아보았다. 이에 따른 분석틀은 아래와 같다.

표 8_ 조선중앙TV 뉴스 프로그램의 질적 분석틀

전체 뉴스 프로그램 차원: 뉴스 포맷상의 특성


뉴스의 형식적 특성
뉴스꼭지 차원: 뉴스 구성방식의 특성
뉴스가치 기준: 보도순위
뉴스의 내용적 특성
뉴스 등장인물에 대한 시각

2. 분석결과

1) 뉴스의 형식적 특성

(1) <8시 보도>의 전체 프로그램 단위 분석

① 뉴스 프로그램의 전개방식
<8시 보도>는 한 회분의 뉴스 프로그램마다 대체로 17~23건 정도의 뉴스
아이템이 방송되며, 기상 정보 방송인 ‘날씨’는 <8시 보도>에 이어 별도로
방송되고 있었다. 분석대상 기간 중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의 평일과 토요일
및 일요일의 뉴스꼭지 수를 비교해보면 평일과 토요일, 일요일의 간의 뉴스
꼭지 수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4
남한의 텔레비전 종합뉴스가 대부분 그날의 뉴스헤드라인을 요약하고 앵
커의 인사와 함께 시작되는 것과는 달리, 북한의 <8시 보도>는 “보도”라는
보도타이틀 자막이 나간 후 앵커에 의해 바로 첫 번째 뉴스가 전달되기 시작

4- 분석기간 중 뉴스 꼭지 수 : 평일(월~금) 19건~23건, 토요일 19건, 일요일 22건.


18 ― 통일과 방송

했다. 뉴스아이템의 전개는 매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명절이나 기


념일 혹은 특별한 뉴스가 있지 않은 경우, 즉 일상적인 시기일 경우 대체로
김정일 관련소식, 외신, 북한 국내 소식, 남한 및 국제소식 등의 순서로 진행
되었다. 또한 각 뉴스꼭지의 연결은 대부분 앵커에 의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았지만, 때에 따라서는 앵커의 등장 없이 화면이 바뀜으로써 한 뉴스에서
다른 뉴스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었다.
북한 조선중앙TV <8시 보도>의 전체적인 뉴스 전개방식은 [그림 1]과
같이 요약된다.

그림 1_ <8시 보도> 진행흐름도

보도
→ 김정일 동정 → 외신 → 국내 행사 → 선전구호 →
타이틀

남한 및
국내 소식 → → 생활정보 → 체육소식 → 날씨
국제 소식

② 뉴스아이템의 구성 및 제시방식
<8시 보도> 프로그램에서 각각의 뉴스아이템들의 내용과 제시방식을 살
펴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김정일 동정 소식은 김정일이 외국에 보내는 축전
과 외국에서 김정일에게 보내는 선물과 외교사절 관련 등의 기사로 자료화
면 없이 앵커 낭독만으로 보도됨으로써 남한의 단신보도와 유사한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외신은 주로 북한의 4월 태양절관련 소식과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 등 김일성‧
김정일과 관련된 외신 및 해외 동향을 보도하고 있으며, 앵커의 내레이션과
함께 단순한 그래픽 화면을 사용하는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었다([그림 2] 참조).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19

그림 2_ 외신보도 화면

국내행사 관련보도는 각종궐기 대회나 사상강화 관련집회, 혁명유적 방문


등의 내용5을 현장 화면과 함께 보도하고 있으며 대부분 참가자들의 인터뷰
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았다.
선전구호는 뉴스와 뉴스 사이에 제시되는 일종의 브리지(Bridge) 화면으
로, 정치적 선전 구호를 스틸사진에 대형 글씨의 자막으로 표현하고 있으며
매일 2개의 정치선전 구호([그림 3] 참조)를 앵커가 낭독하고 있었다. 이러한
혁명구호 및 정치 구호 선전 로고는 정치적 선전‧선동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박우용, 2004).

5- 국내 행사 관련보도로서 분석기간에 보도된 뉴스를 예로 들면, ‘김정일 정방산 유원지


현지지도 10주년 기념보고대회’, ‘통일의 3대원칙 발표 35돌 기념 평양시 보고회’, ‘조선
인민 박물관을 찾은 근로자들’ 등의 뉴스가 있다.
20 ― 통일과 방송

그림 3_ 선전구호 화면

국내 소식은 북한의 사회, 문화, 경제와 관련한 다양한 소식들을 보도하고


있었다. 예를 들어 발전소 건설현장, 물길공사장, 협동농장, 생산력 제고 현
장 등에 대해 각 지역 특파보도기자실에서 보내온 현장 보도물 등으로 기자
의 현장 리포트와 함께 인터뷰를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았다.
남한 관련 보도와 외국 소식(주로 미국과 일본 관련)은 주로 앵커 단독화
면 아래 자막으로 처리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스틸사진이나 동영상 자료
화면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보도 출처에 관련해서는 남한 관련 보도와 외국
소식과 관련해서는 보도의 출처를 밝히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박우용(2004)에 따르면 남한 관련 보도에 관한 내용은 대부분이 날조되거
나 각색되어지고, 보도 출처에 있어서는, 대남정책 및 대남관계 보도는 조국
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 성명과 󰡔로동신문󰡕논평에서, 재야 단체와 노동
계 동향과 대학가 시위 등은 주로 남한의 라디오 방송 보도에서, 그리고 남
한의 생활상과 남한 체제 비판 관련 보도는 남한의 언론을 인용해 보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남한 언론 보도를 인용할 경우 보도의 신뢰도를 높
이기 위해 보도 시작 머리에 ‘남조선 ○○신문 보도에 따르면…’등 인용 매
체 이름과 보도 일자를 반드시 밝히고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했으나, 분석기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21

간 중 남한 및 미국과 일본 관련 보도에서 인용출처를 밝히지 않거나 ‘보도


에 의하면’ 이라고 인용 출처를 모호하게 처리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편 생활보도는 ‘건강에 특효가 있는 취나물’, ‘잠과 건강’ 등과 같이 일상
생활정보를 단순한 그래픽과 함께 제공하고 있었다. 체육관련 소식은 매일
보도되지 않고 금요일과 일요일 두 차례만 보도되었다. 이러한 <8시보도>
의 전체적인 뉴스내용 및 편집사례를 요약하면, <표 2-3>과 같다.

표 9_ <8시 보도> 편집 사례

순서 보도사례 꼭지수 화면
보도타이틀 그래픽
김정일 동지 967부대 관하 구분대 시찰 1건 스틸
김정일동향
김정일 동지 이집트 아랍국 대통령께 축전보냄 1건 그래픽
외신 4월의 명절들에 즈음하여 여러 나라에서 행사 진행 1건~4건 그래픽
국내 행사 김정일 정방산 유원지 현지 지도 10주년 기념보고 1건~2건 ENG
선전 구호 2건 그래픽
국내 소식 어랑천발전소건설장에서 5건~11건 ENG
남한 및 남북공동선언실천련대 설명발표 자막,
2건~6건
국제 소식 이라크 수도 미군 순찰자 사고 자료화면
생활소식 잠과 건강 2건~3건 그래픽
자료화면,
체육소식 세계컵 체조 선수 대회 3건~5건
그래픽
* ENG : 현장 취재화면

③ 진행자 특성
북한 조선중앙TV <8시 보도>의 진행자에 대한 가장 큰 특징은 뉴스 아
이템에 따라 진행자가 달라진다는 점이라 할 수 있다. 김정일 동정과 외신은
메인앵커(인민방송원 또는 공훈방송원)가 진행하고, 이후의 뉴스는 매 뉴스
꼭지마다 보도 앵커가 바뀐다. 앵커의 뉴스 진행형식도 남한의 텔레비전 뉴
스처럼 보도 진행 시 2명의 앵커를 한꺼번에 풀 숏(full shot)으로 잡는 경우
가 없었고, 한 명씩 원 숏(one shot)으로 잡아 보도를 진행하고 있었다.
22 ― 통일과 방송

그림 4_ <8시 보도> 진행 앵커(5월 6일)

그러나 국제체육소식의 경우와 같이 두 명의 앵커가 공동으로 진행을 하


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5월 4일의 경우 보통 <8시 보도>와 별도로 분리되
어 방송되던 ‘날씨’에 대한 예보를 <8시 보도>와 구분하지 않고 마지막 뉴스
보도에 이어 바로 진행을 하는 남한의 기상캐스터 진행형식도 있었다.

④ 보도 타이틀
북한 조선중앙TV <8시 보도>의 보도시작을 알리는 프로그램 타이틀은
매우 단순한 형식으로 제시되고 있었다. 남한의 텔레비전 종합뉴스 프로그램
들이 대부분 뉴스에 대한 긴장감과 현장감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기법(카메
라 워킹, 컬러 그래픽 뉴스제목, 헤드라인 뉴스 안내, 시그널 뮤직)을 사용하
는 경우(오택섭 외, 2007)가 많은데 반해, 북한 조선중앙TV <8시 보도>는
천리마 동상을 배경으로 한 단순한 화면에 시그널 뮤직을 사용하지 않고 보
도 타이틀이 제시되었다. 그러나 김정일의 군부대 시찰 같은 현지 시찰 관련
보도가 있을 경우에는 이러한 보도 타이틀 대신 빨간색 화면이 사용되었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23

그림 5_ <8시 보도> 보도 타이틀

그림 6_ 김정일 순시관련 보도 타이틀


24 ― 통일과 방송

(2) <8시 보도>의 개별 뉴스꼭지 단위의 분석

① 화면구성

<8시 보도> 화면구성 방식은 크게 4가지 방식으로 구분하여 볼 수 있다.


첫째, 자료 화면을 사용하지 않고 앵커의 낭독만을 보도하는 방식, 둘째, 현
장취재 화면을 자료 화면으로 사용해 보도하는 방식, 셋째, 스틸사진을 이용
해 보도하는 방식, 넷째, 그래픽을 활용하여 보도하는 방식이 그것이다. 이러
한 화면구성 방식은 뉴스 아이템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었는데,
분석대상 기간 중에 보도된 뉴스의 화면구성 방식을 뉴스아이템별로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먼저 김정일 관련 동정보도의 경우는 대부분 앵커가 원 숏
으로 등장하여 뉴스내용을 낭독하였고, 외신과 생활정보, 선전구호는 그래픽
을 활용한 화면을 제시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북한 내 소식은 현장 취재
화면이 많았으며, 남한관련 보도는 주로 앵커화면과 함께 하단에 자막을 활
용하여 보도하고 있었다.

② 그래픽 및 자막
<8시 보도>의 자막과 그래픽은 매우 단순하였는데, 남한의 텔레비전 뉴
스에서처럼 컬러 자막을 사용하거나 글자가 날아 들어오게끔 하는 것처럼
화려하거나 역동적인 경우는 없었다. 즉 흰색의 고정자막 또는 화면 아래에서
자막이 흐르는 등의 단조로운 형식으로 처리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또한 남한의 텔레비전 뉴스에서처럼 앵커가 뉴스리포트를 소개할 때 제시되
는 어깨걸이 즉 앵커 어깨 상단에 리포트 내용의 제목에 대한 그래픽이 사용
되지 않았으며, 보도화면에는 그래픽을 사용하고 있지 않았다.
한편 기자나 인터뷰 대상자 혹은 인터뷰 내용과 관련된 자막처리 방식을
살펴보면, 기자의 현장 취재물의 경우 기자의 이름에 대한 자막은 제시되지
않았고, 인터뷰의 경우 인터뷰 첫머리에 인터뷰 대상자의 소속과 이름들에
대해서는 반드시 자막으로 처리하고 있었다. 그러나 남한 텔레비전 뉴스에서
인터뷰 질문 혹은 답변이 자막 처리되는 것과 달리 북한 텔레비전 뉴스에서
는 이러한 자막은 나타나지 않았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25

③ 리포트 및 인터뷰
리포트와 인터뷰는 북한 내 소식을 전하는 보도물에서 주로 나타나고 있
었다. ‘기자 리포트’ 형식의 보도 편집물의 경우 기자가 현장에서 육성으로
보도하거나 기자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는 형식도 있었으나, 남한 텔레비전
의 경우처럼 기자의 소속이나 이름을 밝히는 경우는 없었다.
인터뷰의 경우, 기자가 인터뷰 대상자에게 질문을 하는 형식과 기자의 질
문 없이 인터뷰 대상자의 육성이 나오는 형식 등 두 가지 방식으로 인터뷰가
제시되었다. 인터뷰 대상자는 뉴스에 따라 하나의 보도물에 한 명 혹은 두 명
이상이 등장하기도 하며, 대부분 현장 취재물의 경우 뉴스와 관련된 관계자
들의 인터뷰는 빠짐없이 제시되는 경향이 있었다.

④ 시제

분석대상 뉴스는 대부분 ‘오늘’이라는 시제를 쓰지 않고 신문 보도처럼 발


생 일자를 사용하고 있었고, 시제를 아예 밝히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이
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찬양을 최우선 순위로 하는 편집(편성)방침에 따른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즉 시제와 관계없이 김정일 현지지도 보도 등 중요 보
도를 반복 보도함으로써 선전‧선동 효과를 높이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박우용, 2004, 157~158쪽). 시제와 관련한 특성은 북한내부 소식과 남한
및 외국관련 소식을 전달함에 있어서 차이를 보이고 있었는데 김정일 동정
이나 북한내부 관련 소식에서는 시제를 아예 밝히지 않는 경향이 있었으나
남한 관련 또는 미국과 일본 관련 소식에서는 ‘4월 20일’, ‘6일’와 같이 발생
시기를 밝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는 아마도 보도의 신뢰성을 높이려는 의도
라 추정된다.

⑤ 현장음
조선중앙TV 뉴스 보도에서는 국내외 소식을 막론하고 인터뷰를 제외하
고는 현장음이 거의 사용되지 않았다. 분석대상 뉴스 중 현장음이 사용된 경
우는 단 1건 이었는데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5‧1절 북-남 노동자 단합
26 ― 통일과 방송

대회(5월 2일자)’ 보도에서 북한 노동자 대표가 운동장에 들어올 때 남한 노


동자들이 통일 깃발을 들고 뜨겁게 환영한다는 기사에 맞춰 현장음(군중들
의 함성소리)을 내보냈다.

2) 뉴스의 내용적 특성

(1) 뉴스가치 기준

보도 프로그램에서의 뉴스가치를 결정하는 요소는 흔히 담당기자의 의식


이나 성향, 언론사 방침, 국가의 언론정책에 이르기까지 매우 복합적이고 다
양하다. 그러나 북한의 조선중앙TV의 뉴스프로그램은 김정일의 교시와 말
씀 그리고 당 정책에 따른 편집방침에 의거하여 제작, 편집 방송되기 때문에,
뉴스의 배열 순서를 정하는 뉴스편집에 기자나 편집자의 재량이 개입되기
어렵다.
북한 조선중앙TV 뉴스의 편집방침에는 항구적으로 적용되는 항구적 편
집방침과 계절적으로 제기되는 당면과제의 해결과 정책 및 시국변화에 따라
수시로 하달되는 당면편집방침이 있다(박우용, 2004). 항구적 편집방침은 절
대 불변의 편집방침으로 김일성‧김정일 찬양과 북한의 사회주의 제도 우월성
선전, 남한비판 등의 내용으로 핵심 내용과 내용에 따른 우선순위가 정해져
있으며, 당면 편집방침은 조선중앙방송위원회가 자체적으로 수립하는 월 보도
방향제의서(봄 모내기 전투, 여름 김매기 전투, 가을걷이 전투, 공업 분야 석탄
생산)와 김정일의 지시에 의해 수립되는 수시 보도지침(국제관계 변화에 따른)
등 두 가지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뉴스의 보도순위를 통해 뉴스가치 기준을 살펴보았는데,
어떤 뉴스들이 보도순위의 상위를 차지하고 있는지를 분석해 봄으로써 북한
조선중앙TV가 어떤 뉴스를 가치있고 중요한 뉴스로 다루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러한 분석을 위해 먼저 분석기간 동안 조선중앙TV <8시 보도>에
서 보도된 뉴스들의 주제를 살펴보고 이러한 주제들 중에서 어떤 주제의 뉴
스들이 보도순위에 있어 어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지 알아보았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27

분석기간 동안 보도된 뉴스의 주제는 크게 7가지로 요약될 수 있는데, 첫째,


김정일의 덕성을 찬양하는 뉴스, 둘째, 김정일의 영도 위대성을 부각하는 뉴스,
셋째, 김일성‧김정일에 충성을 다하는 주민들의 전형을 선전하는 뉴스, 넷째,
북한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뉴스, 다섯째, 지주 자본가 제도의
부패성이나 남조선의 부패성 등 문제점을 지적하는 뉴스, 여섯째, 미일 제국주의
의 침략적 본성을 고발하는 뉴스, 마지막으로, 산업현장이나 교육현장 등에서
효과를 높이고 생산성을 향상시키기 위한 당면과제를 다루는 뉴스가 그것이다.
이러한 뉴스들이 전체 뉴스 프로그램에서 어떤 위치의 보도순위를 차지하
고 있는지를 살펴본 결과는 <표 10>에서부터 <표 16>까지 제시된 바와 같
다. 조선중앙TV 뉴스의 보도순위를 살펴본 결과, 김정일의 덕성을 찬양
(<표 10> 참조)하거나 김정일의 영도 위대성을 부각(<표 11> 참조)하는 뉴
스들이 뉴스꼭지 순위의 상위를 차지함으로써 김정일 찬양이 가장 중요한
뉴스가치 기준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는 김일성‧김정일에 충성을 다하는
북한주민들의 전형을 선전하는 뉴스(<표 12> 참조)와 북한 사회주의 제도
의 우월성을 선전하는 뉴스들(<표 13> 참조)이 그 다음 순위를 차지하고 있
었다. 이러한 뉴스들 역시 앞서 본 김정일 찬양관련 뉴스와 무관하다고 할
수 없으며, 북한주민들의 충성 그리고 체제우월성을 선전함으로써 김일성 찬
양이나 체제선전이 북한 텔레비전 뉴스의 가장 핵심적인 뉴스가치 기준임을
알 수 있다. 다음의 보도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뉴스들로는 지주나 자본가 제
도의 부패성을 고발하거나, 남조선의 부패성 등의 문제점을 다루는 뉴스들
(<표 14> 참조), 미일 제국주의의 침략적 본성을 고발하는 뉴스(<표 15>
참조), 산업현장 등의 당면과제에 대한 뉴스(<표 16> 참조)가 있다. 지주나
자본가의 부패성을 고발하는 뉴스나 남조선의 부패성을 고발하는 뉴스 그리
고 제국주의의 침략성을 고발하는 뉴스 역시 북한의 사회주의 체제유지와
관련되는 뉴스라는 점에서 앞서 살펴본 뉴스가치 기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특성이 나타나는 것은 북한에서 뉴스란 사건
그 자체가 아니고 선전, 선동, 조직, 교육 및 대중의 동원에 필요한 사실과
사회주의의 사회화과정에 의미있는 사항과 노력만이 뉴스의 가치를 인정받
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이창현, 이우승, 윤태진, 2001).
28 ― 통일과 방송

표 10_ 김정일 덕성찬양 관련 뉴스의 보도사례 및 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5월 2일 위대한 수령님의 고전적로작 베네수엘라에서 단행본으로 출판 1
5월 3일 김정일 동지의 군부대 시찰 소식 여러 나라에서 보도 2
5월 4일 위대한 장군님의 고전적 로작 로므니아 신문 게재 2
5월 5일 김정일 동지 967부대 관하 구분대 시찰 1
김정일 오중흡7연대칭호 수여받은 조선인민군 제977군부대 시찰
5월 6일 1
소식
5월 7일 김일성, 김정일 모자이크 벽화 천성청년탄광에 건립 4
5월 8일 고려성균관에서-김일성 교시 5

표 11_ 김정일의 영도위대성 부각 관련 뉴스의 보도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5월 2일 김정일 정방산 유원지 현지지도 10주년 기념 보고 4
김정일 동지께 몽골 대통령이 선물 보냄 1
5월 3일
인류의 태양 여러나라 신문 특집 3
5월 4일 평양제사공장에서-3대혁명 갱신운동 실시에 따른 성과 7
4월의 명절들에 즈음하여 인터네트에 특집(영국선군정치연구
5월 5일 4
협회에서)
5월 6일 북한을 방문중인 러시아 대표단 김정일에게 선물 3
5월 7일 4월의 명절들에 즈음하여 여러나라에서 기념행사 진행 2
5월 8일 태양절기념행사 여러나라에서 진행 2

표 12_ 김일성‧김정일에 충성을 다하는 주민들 전형의 선전뉴스의 보도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5월 2일 김일성, 김정일 모자이크 벽화 숙천군 약전농장에 건립 3
5월 3일 김일성 동지 탄생 95돌 기념-만수대 찾음 8
5월 4일 김일성 동지 아흔 다섯 번째 생일 기념 중앙과학기술축전 6
5월 5일 고려성균관에서 5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29

표 13_ 북한식 사회주의 제도의 우월성 선전 관련 뉴스의 보도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여러 나라 신문, 방송 건군절 기념 보도 5
5월 3일
통일의 3대원칙 발표 35돌 기념 평양시보고회 진행 6
5월 5일 4월의 명절들에 즈음하여 여러나라 행사 진행 5

표 14_ 지주자본가 제도의 부패성, 남조선의 부패성 등 문제점 관련 뉴스의


보도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반제민족민주전선 로농국장 담화 발표 17
5월 3일
남조선의 각계 단체들 성명 발표 -한나라당 규탄 18
남북공동선언실천련대 성명발표-한나라당 규탄 12
5월 4일
남조선의 시민사회 단체 성원들 기자회견 진행- 보안법폐지 관련 13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가 4월 25일 서울에서 한나라당 규탄하는
5월 8일 14
거리연설회를 진행

표 15_ 미일 제국주의 침략적 본성 고발 뉴스의 보도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5월 2일 4월 21일 이라크의 수도 미군 순찰차 사고 19
남조선 인터네트 신문 미군의 민간인 집단학살 사건자료들 새로
5월 3일 20
공개
미군기지 재검토 계획 협박 운동 관련 15
5월 5일
총련일군들과 동포들 항의 투쟁 계속 전개-일본 16
총련단체들에 대한 일본당국의 파쇼적 강제수색 규탄 13
5월 6일 이라크 항쟁세력 미군에 대한 도로 폭탄 작전 14
이라크 남부도시 반미 소식 15
남측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연대 미일간의 부당한 고리를 규탄
5월 7일 16
한다는 제목의 성명 발표
미동포 인터넷신문 민족통신에 의하면 재미동포들이 일본수상
5월 8일 16
망언 규탄
30 ― 통일과 방송

표 16_ 당면과제 뉴스의 보도순위

보도일자 보도내용 보도순위


미루벌 물길공사장에서 10
5월 3일 신천군 명석협동농장에서-콩재배 잘하려면 11
산림자원 병해충 막기 21
5월 4일 봄철에 생기는 산불문제 15
금야강 발전소 건설장에서 10
5월 5일
농업 기상 상태와 농업기술적 대책 7
5월 7일 증산군 풍정협동농장에서 8

이렇게 볼 때 북한의 뉴스는 남한의 뉴스와는 전혀 다른 뉴스가치 기준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즉 남한 뉴스의 경우 시의성, 근접성, 인간적 흥미,
영향성, 재난, 저명성, 신기성, 갈등, 시사성 등이 중요한 뉴스 가치기준으로서
(김우룡, 2000) 환경감시와 사회생활에 필요한 정보획득, 혹은 일상적이지
않는 특이성 등이 중요한 뉴스로서 제시되는데 반해, 북한 뉴스는 김정일 찬양
이나 체제유지 및 선전, 그리고 사상 강화나 산업증강이 뉴스선택의 가장 중
요한 가치기준으로 나타났다. 이런 점에서 북한의 뉴스는 정치적, 이데올로
기적인 성향이 매우 크며, 정치권력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 뉴스 등장인물에 대한 시각

뉴스 등장인물에 대한 시각의 분석은 북한 조선중앙TV의 뉴스에서 주로


등장하는 개인이나 집단 등이 어떤 관점에서 다루어지고 있으며 이들에 대
한 의미화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살펴봄으로써 이루어졌다. 의미화 분석
을 위해 해당 인물(개인 혹은 집단)에 대한 어휘와 범주에 대한 분석을 실시
했다.
<8시 보도>에 주로 등장하는 주요 행위자(개인 혹은 집단)로는 김일성‧
김정일 부자, 남한관련 단체, 일본, 미국 등이 있다. 이 중 남한관련 단체로는
분석기간 중에 노동관련단체(민주노조, 한국노조 등), 통일관련 단체(조국통일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31

범민족 남측본부,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연대 등), 한총련, 정치권(국방장관,


한나라당) 등이 자주 등장했다. 특히 정치권에서 한나라당이 많이 등장했는
데, 북한 뉴스에서 남한의 다른 단체들에 대해서는 별다른 의미화가 없었던
반면, 한나라당에 대한 묘사에서는 성명이나 보도 내용을 인용하여 특정한
의미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한나라당의 경우, 북한 조선중앙TV 뉴스의 아
래 보도사례와 같이 독재와 부정부패의 집단으로서 묘사되고 있을 뿐만 아
니라, 남북한의 통일에 부정적인 존재로 의미화되고 있었다.

“보도에 의하면 남북공동선언 실천련대가 4월 26일 부패정당 한나라당의 반민족


적 행위를 규탄해서 성명을.... 성명은 국민들로부터 차떼기당, 성추행당, 부정부
패당의 오명을 뒤집어 쓴 한나라당이 아직까지도...저들의 사리사욕.. 성명은 한나
라당이 쓰레기 집단이라고....” (북한 조선중앙TV, 5월 4일자 보도)

“보도에 의하면 남북공동선언 실천연대가 4월 25일 서울에서 한나라당을 규탄하


는 거리연설회를 진행했습니다.... 연설자들은 최근 한나라당이 시민사회단체들의
촛불집회를 금지시키려는 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고..... 그들은... 한나라당이
유신정권의 후예가 분명하다고 비난.... 그들은 부정부패만 일삼는 한나라당이......”
(북한 조선중앙TV, 5월 8일자 보도)

표 17_ 주요 등장인물 의미화 분석

인물(집단) 의미화
김일성 위대한 영도자, 어버이, 불멸의, 태양, 성인, 절세위인
김정일 위대한 영도자, 위대한 장군, 절세위인, 최고, 희세의 령장, 경애하는
미국 미제, 야만적인, 반미, 오만, 강점, 백해무익, 횡포
일본 일제, 망언, 규탄, 야수적인, 파쇼적인
부패정당, 차떼기당, 성추행당, 부정부패당, 쓰레기집단, 유신정권의
한나라당
후예, 반통일당

한편 김일성, 김정일 부자에 대해서는 위대한, 절세위인 등 절대 권력자에


대한 신화적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미국, 일본, 한나라당에 대해서는 원
색적이고 비난적인 어휘 사용을 통해 부정적 의미를 부각시키고 있음을 알
32 ― 통일과 방송

수 있었다. 미국과 일본에 대해서는 ‘미제’, ‘일제’ 등의 표현을 통해 지칭함으


로써 제국주의적 행위자로 규정하고, 이들 혹은 이들이 주체가 된 행위들을
보도하는 데 있어서 제국주의에 대한 비판과 연결시켜 의미화하고 있었다.
또한 이러한 언어적 의미화 외에 미국과 관련해서는 반미시위, 전사자 묘지,
폭풍 피해현장의 사진이나 동영상 등을 사용함으로써 부정적인 이미지를 부각
시키는 경향이 있었다(<그림 2-12> 참조).

Ⅴ. 결론 및 함의

이 연구는 북한방송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최근의 편성현황과 뉴스 프


로그램에 대한 질적 분석을 시도하고자 하였다. 먼저 조선중앙TV 프로그램
편성표 분석을 통해 양적인 측면에서 편성현황과 특성을 살펴보았다. 선행연
구를 바탕으로 북한 방송의 독특한 특성을 반영한 16개의 장르를 선정하였
고, 이를 바탕으로 어떤 장르의 프로그램이 빈번하게 방송되고 있는가를 살
펴보았다.
그 결과 조선중앙TV 프로그램은 시기와 관계없이 비교적 동질적인 ‘줄띠
편성’의 패턴을 보이고 있었는데 이는 남한방송과 비교해 유사한 측면이라
할 수 있다. 장르별 편성현황에서는 사실적 프로그램인 보도와 다큐멘터리를
중심축으로 하고, 선전성이 강한 북한만의 독특한 프로그램이 정착되어 있음
을 알 수 있었다. 이는 남한의 방송과 달리 사회체제 유지를 위한 선전의 도구
로서 기능을 수행하는 북한방송의 특성을 잘 반영하고 있는 결과라 할 수
있다.
조선중앙TV에서도 방송시간대와 방송일에 따라 편성된 장르의 다양성에
는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는데, 휴일이 주중보다 장르 다양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주중의 방송시간대에서는 20시대에 비교적 다양한
장르의 프로그램이 균형 있게 배치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는데, 이는 남한방
송에서의 주시청 시간대 혹은 가족시청 시간대에 다양성 장르의 프로그램을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33

편성해야 하는 원칙과 유사한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요일별 편성 현황에서는 평일과 일요일의 차이를 제외하고는 뚜렷
하게 발견되는 차이는 없었으나, 공식적인 공휴일이 아닌 평일에도 종일방송
을 편성하는 날이 종종 있으며, 그러한 현상은 북한의 대남전략과 대외정세
에 대한 민감성이 반영된 것으로 추론되었다.
특히 이번 조사의 분석대상인 2011년의 경우 8월 10일 ‘남북군사실무회담
북측단장 중통 기자회견’을 통해 연평도 포사격 사실을 부인하는 성명을 발
표하고, 다음 날인 8월 11일 조선중앙TV를 통해 해당 내용을 방송한 바 있
다. 또 올해 8월은 중순 경에 실시되는 한미합동군사훈련을 비난하는 성명이
대외적으로 공표되는 등 대남 선전공세를 가속화하는 시기였으며, 하순에는
김정일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등과 같은 조건이 방송편성에 적지 않은 영향
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북한방송은 일상적인 정규 편성의 패턴이 체제 안정화를 위협하는
대내외적인 정치군사적 요인에 따라 수시로 변화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으
며, 이 또한 북한사회에서 방송의 이념과 정책의 기본노선에 충실하고자 하
는 현상이라 할 수 있겠다.
한편 두 번째 연구문제인 북한 조선중앙TV의 종합뉴스에 대한 질적 분석
결과, 북한뉴스는 형식적으로는 단순한 뉴스 구조를 보였으며, 내용적으로는
체제유지적인 성격이 강하게 나타나고 있었다. 즉 뉴스포맷이나 화면구성 등
을 살펴본 결과, 단신뉴스와 같은 단독앵커 뉴스가 많고, 화면구성 역시 앵커
낭독만 있거나, 현장 취재화면(ENG)이 있는 경우, 스틸사진만 있는 경우, 그
래픽 또는 자막만 있는 경우 등 4가지 방식으로만 구성되어 그래픽과 자막,
리포트, 인터뷰 구성 등이 남한에 비해 단순한 형식을 보이고 있었다. 특이한
점은 뉴스 중간에 선전구호가 나감으로써 뉴스가 선전의 수단으로서 이용되
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었다.
뉴스의 내용적 측면에서는 북한 텔레비전의 뉴스보도가 남한의 뉴스와는
전혀 다른 뉴스가치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데, 즉 김정일 찬양이나 체제유지
및 선전 그리고 사상 강화나 산업 증가가 뉴스 선택의 가장 중요한 가치기준
으로 나타났다. 또한 뉴스에 대한 시각에 있어서 김일성‧김정일 부자에 대해
34 ― 통일과 방송

서는 신화적 상징성을 부여하고 있는 반면, 미국이나 일본에 대해서는 제국


주의적, 폭력적인 이미지로 의미화하고 있었으며, 남한의 집권당에 대해서도
원색적이고 비난적인 어휘를 통해 부정적인 의미화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이
와 같이 볼 때, 북한의 텔레비전 뉴스는 뉴스의 형식과 전달방식 및 기술적
측면의 수준이 매우 낮으며, 내용적으로 정치적, 이데올로기적인 성향이 매
우 강하고 체제 및 정치권력의 유지와 확대를 위한 도구로서 뉴스가 활용되
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이 연구를 수행함에 있어 한계로 지적할 수 있는 점은, 편성표
분석에서 도출된 결과를 기존의 편성현황 분석과 대비시켜 시기적, 상황적
요인에 의한 편성의 변동과정을 추론하지 못한 점을 들 수 있겠다. 향후 기
존에 분석된 결과와의 비교 또는 동일 연구에서 다양한 시기에 있어서의 편
성현황 분석을 시도함으로써 시계열적인 데이터를 바탕으로 한 역동적인 설
명이 보완될 필요가 있겠다.
조선중앙TV 편성분석과 뉴스프로그램 질적분석 연구_송종현‧나미수 ― 35

참고문헌

김영주 (1996). 북한체제와 언론: 정치경제적 변동과 언론정책과의 상관성. ≪동북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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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 ― 통일과 방송

Programming Pattern of North Korea Chosun Central TV


and Qualitative Analysis of News Program

Song, Chong-hyun (Sunmoon University)


Na, Misu (Chonbuk National University)

Abstract
The analysis of programming pattern of North Korea Chosun Central TV and the
qualitative analysis of news program was attempted. Based on previous studies, 16 genre
categories was produced. The data for analysis of programming pattern was selected
from May and August, 2011. The qualitative analysis of news program in May 2007 for
a week’s <8:00 News> was completed in the formal aspects of the program (format,
news-configured) and contents aspects (news value, perspective on the characters). The
results shows that North Korea broadcasting has strong loyalty to the supreme power
with news and documentary program. Also the routinely organized programming pattern
was easily affected with domestic and international political or military factors. The
North Korea’s TV news formats and delivery methods are very low in technical aspects
and the political and ideological inclination tends to be very strong in contents aspects.
So the broadcasting system of North Korea seems to be used to maintain and expasion
of the political power.

Keywords | North Korea, Chosun Central TV, News program, Broadcasting system, Political power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 6

: 1990년대 말 이후를 중심으로

최 현 옥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

국문초록
본 논문은 1990년대 말 이후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대해 논의를 전개하였다.
이를 위해 남한드라마의 유통‧확산 구조를 살피고, 탈북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심층인터뷰를 통해 남한드라마의 시청현황과 수용 실태를 조사하였다. 또한 북한주민
들이 남한드라마를 시청하는 원인과 북한주민의 의식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1990년대 말 이후 북한사회는 경제적 변화로 인해 사회적 일탈과 탈북자의 증가가
나타났다. 그리고 북-중 국경을 통해 유입된 남한드라마나 외부정보는 시장과 사람들
을 통해 확산되었다. 초기에는 호기심에서 출발한 남한드라마 시청은 남한드라마의 매
력과 외부정보에 대한 욕구 등으로 ‘남한 따라하기’문화를 퍼뜨렸다. 남한드라마를 비롯
한 외부문화나 정보에 대하여 수동적이고 소극적으로 임하던 북한주민들은 이제 주동
적이고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더욱이 이런 문화가 당‧정권‧군 간부나 가족들에게
까지 전파되고 있으며, 젊은 층이나 사회 엘리트 속에서 더 심각히 나타나고 있다.
남한드라마 시청이 북한주민의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아가면서, 북한주민의 의식
이 점차 빠르게 변화되고 행동의 변화도 일어날 것이다.

주제어 | 북한주민, 남한드라마, 외부정보, 의식변화, 탈북자

*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사학위논문(2011)을 수정한 것임.


38 ― 통일과 방송

목차 Ⅰ. 머리말
1. 연구 목적
2. 선행 연구
3. 연구 방법

Ⅱ. 남한드라마의 유통
Ⅲ. 남한드라마 시청 현황
1. 연령, 세대별 남한드라마 경험 실태
2. 계층별 시청 현황
3. 남한드라마 시청 시점
4. 남한드라마 주제별 선호도

Ⅳ. 남한드라마 시청의 원인
1. 북한정권의 폐쇄적 문화정책의 역작용
2. 동일 언어 사용 드라마 선호
3. 남한드라마의 매력
4. 북한사회의 통제 이완

Ⅴ. 남한드라마 시청과 북한주민의 변화


1. 북한주민의 의식 변화
2. 북한주민의 행동 변화

Ⅵ. 맺음말

Ⅰ. 머리말

1. 연구 목적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대한 논의는 1990년대 말 북한사회의 사회


적 배경 논의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후반 북한에서는 심각한 경제난
에 의해 식량위기가 발생하였다. 당시 배급제가 간헐적으로 이루어지다가 거
의 중단되어 북한주민들은 당혹감과 긴장감에 시달리면서 생존에 대한 새로
운 모색을 하게 되었다. 북한주민들은 당장의 식량구입을 위해 자생적으로
골목시장1을 만들어 물물교환을 하면서 생필품을 거래하였다. 생존위기 탈출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39

의 일환으로 형성되었던 자생적 시장은 점차 그 규모가 확대되면서, 사람마


다 새로운 업종을 가지게 되었고 도‧소매상, 북-중 국경 밀수꾼 등 새로운
시장 계층이 생겨났다. 비합법적 무역업자(밀수꾼)들이 국경을 열어갔고, 그
들을 통해 들어온 중국 물자들이 전국의 장마당으로 유입되었다. 이 과정에
남한드라마CD를 비롯한 남한영상물도 밀반입되게 되었다. 당시 연변 조선
족 자치주를 비롯한 중국의 대부분 지역에서 남한드라마가 성행하고 있었는
데, 중국의 한류 열풍이 고스란히 북한에 남한드라마를 전파하게 된 것이다.
이렇게 남한드라마나 영화 등 영상매체가 유통되고, 이를 통해 이른바 ‘아랫
동네’2에 관한 정보가 북한주민들 사이에 전파되면서 남한 문화에 대한 북한
주민의 호기심은 더 커지게 되었다.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은 새로운
일상으로 자리 잡았으며 “말이 통하는 사람들”끼리는 노골적인 화제가 되었다.
실제로 북한이라는 폐쇄적인 국가에서 남한드라마가 전파되고 있다는 사
실은 믿기 어려운 일인데, 북한 정부의 통제정책에도 불구하고 북한주민은
외부정보나 남한드라마에 다양한 방법으로 접근하고 있다. 2007년 7월경 인
민보안성은 ‘사회와 제도를 고수하는 데 위험을 주는 자들을 엄격히 처벌함에
대하여’라는 포고령을 내리고, 노래방, 영화방, 녹화물시청방, 컴퓨터방, 전자
오락과 가라오케방을 없애라는 지시를 내리고 불법 녹화물에 대한 고강도
단속을 진행 중이다.
이는 북한에서 남한 드라마를 시청하거나 CD로 복사하여 판매하다가 적
발되는 경우 해당되는 법적 조항이 2009년 형법에 조항으로 규정된 사실을
통해서도 방증할 수 있다. 북한정부가 남한드라마 시청에 대하여 형법으로
다룰 정도로 예민해있다는 사실은 그만큼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이 하
나의 풍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런데 북한주민이 왜 엄청난 위험을 무릅쓰고 남한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할까, 그리고 실제로 어떤 주민이 어떤 드라마를 얼마나 많이 시청하고 있으

1- 본 연구의 인터뷰 결과 당시 골목시장은 역전(기차역) 앞, 공원, 학교 앞, 시내다리,


사거리 등 곳곳에 형성된 시장을 일컬음
2- 아랫동네는 남한을 뜻함, 한반도지도에서 38선 아래지역(이남지역)에 남한이 존재한다고

하여 붙여진 말로서 북한주민들 속에 불리는 남한(남조선)명칭의 또 다른 통속어


40 ― 통일과 방송

며, 그 결과 어떤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것이 앞으로 북한사회에 어떤 영향


을 미치게 될까? 이것을 규명하는 것이 본 연구를 수행하는 목적이다. 본 연
구에서는 ‘한류’라고 표현될 만큼 남한 영상매체가 인기를 누리고 ‘남한 따라
하기’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원인을 분석하고 실제로 북한주민들의 의식이 어
떻게 변하고 있는지 설명하고자 한다.

2. 선행 연구

지금까지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는 남한영상매체 유입‧


유통경로, 확산구조, 수용 태도변화 등의 분야에서 이루어져 왔다. 이주철의
“북한주민의 외부정보 수용태도 변화”는 북한 내부의 외부방송이나 영상매체
의 수용을 확인하기 위해 북한주민의 라디오와 TV, 비디오 플레이어, DVD
플레이어 등의 보유 및 유통을 조사하고 주민들의 의식변화를 분석하였다.
(이주철, 2008) 특히 이 연구는 북한주민의 TV, DVD, CD플레이 보유량에
대한 면밀한 통계를 종합분석하고 북한에서 이루어지는 남한드라마 시청을
비롯한 외부정보유입의 현황과 그 원인을 밝히고 있다. 이 연구는 북한주민
의 외부정보 수용에 대한 전반적인 연구로서 의미가 크다. 본 연구는 이러한
북한에서의 외부문화 수용 실태조사에 대한 선행연구의 틀과 분석취지에 기
초하여 남한드라마에 대한 본격적이고 전문적인 수용실태 조사를 면밀히 진
행한다는 점에 있어서 차이를 두고 있다.
또 남한영상매체의 북한 유통경로나 확산과정을 중점적으로 다룬 연구는
강동완‧박정란의 “남한영상매체의 북한 유통경로와 영향: 지역 간‧대인 간
연결 구조 분석을 중심으로”이다.(강동완‧박정란, 2010) 이 연구는 북한에서
남한 영상매체가 확산되는 경로 및 구조를 위주로 이루어졌다. 33명의 심층면
접으로 이루어진 연구는 상당한 질적 연구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는
북한에서 남한 영상매체가 외부로부터 어떻게 유입되고, 북한내부에서 확산되
는지 지역 간‧대인 간 구조를 살펴보고 남한영상매체 확산과 북한주민들의
의식변화가 향후 북한체제 변화에 미칠 영향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남한영상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41

매체 유통의 구조와 기능에 대한 분석에서 ‘지역 간 유통구조’와 ‘대인 간 유통


구조’의 구분은 북한사회를 해부적으로 분석하는데 의미 있는 연구로 보인다.
또한 이러한 구조분석에 이어 네트워크행위자 이론으로의 접근은 연구의 논리
적 전개를 전제해주는 획기적인 연구방법으로 보인다. 다만 북한주민의 전반
적인 남한드라마 수용 실태 조사에는 제한적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경험, 남한드라마 시청 느낌, 남한드라마 수용 태도 등에
대한 연구가 표본의 사회정치적 배경과의 교차분석으로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이러한 선행연구의 제한점들을 해결하는데 본 연구의 초점을 둔다. 본 연
구는 1990년대 말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 현황을
수용실태 중심으로 분석하였으며, 특히 연구 표본들의 사회정치적, 문화적
환경요인을 변수로 하는 교차분석을 통한 구체적인 연구를 시도하였다.

3. 연구 방법

본 연구는 탈북자에 대한 설문조사와 심층 면접, 그리고 그 결과에 대한


통계적 분석을 하였다.
본 연구에서 실시한 설문조사 참여자 105명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살펴보
면 다음과 같다.
여성이 64%, 남성이 36%이다. 연령별로는 20대~30대까지의 참여자가
56%로, 40대 참여자가 27.5%로, 50대 이상은 16.5%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당정기관 9명, 전문직 8명, 사무원 5명, 노동자 24명, 군인 23명,
학생 11명, 주부 5명, 교원 11명, 농어민/무직/기타 9명으로 나타났다. 북한에
서의 최종학력은 고등중학교를 졸업한 사람이 78%, 전문대 이상이 22 % 등으
로 나타났다. 전체 인터뷰 참여자 가운데 탈북연도는 1990년대 후반이 16명,
2000년~2005년까지 48명, 2005년~2010년까지 41명으로 나타났다.(<표 3>)
심층면접 참여자는 30명이며 이들의 사회경제적 배경을 살펴보면, 전체 참여자
중 여성이 19명(62.7%), 남성이 11명(37.3%)이다. 연령별로는 20~40대까지의
참여자가 23명으로 76%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당정기관 1명, 전문직 4명,
사무원 3명, 노동자 3명, 학생 3명, 농어민 1명, 교원 8명, 중국 조선족 2명,
42 ― 통일과 방송

군인 1명, 무직/기타 4명 등으로 나타났으며, 북한에서의 최종학력은 고등중학


교를 졸업한 사람이 13명 43%, 전문대 이상이 17명 57% 등으로 나타났다.
전체 심층면접자 참여자 가운데 입국연도는 2002년부터 2011년까지이다.
본 남한드라마 시청 조사 표본은 <표 1>과 같다.

표 1_ 남한드라마 시청 조사 표본

남 38 36
성별
여 67 64
20대 14 13.3
30대 45 42.7
연령별
40대 29 27.5
50~60대 17 16.5
평양 3 2.8
함경북도 57 54.5
함경남도 15 14.5
출신지역 양강도/자강도 12 11
평안도 6 5.8
황해도 8 7.6
강원도 4 3.8
고졸 이하 74 78
학력별
대재 이상 31 22
당‧정권 기관 9 8.6
전문직 8 7.6
사무원 5 4.7
노동자 24 22.8
직업별 군인 23 21.8
학생 11 10.8
주부 5 4.8
농어민/무직/기타 9 8.5
교원 11 10.4
당원 33 31.4
당원여부
비당원 72 68.6
전체 표본수 105(명) 100.0%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43

심층 면접 대상자의 사회경제적 배경은 <표 2>와 같다.

표 2_ 심층면접 참여자의 사회경제적 배경

연번 성명 성별 직업 학력 탈북연도 입국연도 주거주지


1 박○○ 여성 외식업 중졸 2007 2009 함경북도 온성
2 박○○ 여성 교사 대졸 2007 2007 평안북도 삭주
3 곽○○ 남성 보안원 대졸 2007 2007 황해도 해주
4 박○○ 여성 사무원 대졸 2009 2009 평양
5 김필옥 여성 농장원 중졸 2002 2002 함경북도 청진
6 김정임 여성 학생 중졸 2011 2011 함경북도 온성
7 장명숙 여성 노동자 중졸 2004 2004 함경북도 온성
8 김영란 여성 장사 중졸 2010 2010 함경북도 혜산
9 채희원 남성 신문사 대졸 2009 2009 평양
10 이현주 남성 학생 중졸 2007 2007 황해도 해주
11 김영희 여성 간호사 중졸 2004 2004 황해도 해주
12 손○○ 여성 교사 대졸 2004 2008 함경북도 회령
13 오○○ 남성 대학생 대졸 2003 2003 신의주
14 박이예 여성 교사 대졸 2009 2009 함경북도 무산
15 김○○ 여성 의사 대졸 2010 2010 양강도 혜산
16 곽○○ 여성 교사 대졸 2010 2010 함경북도 청진
17 김 윤 남성 교사 대졸 2009 2009 황해도 해주
18 김지영 여성 행정일군 중졸 2009 2009 원산시
19 최○○ 남성 외화벌이 중졸 2008 2008 함경북도 청진
20 전○○ 여성 교사 대졸 2008 2009 함경남도 함흥
21 영 호 남성 외화벌이 대졸 2008 2010 황해도 해주
22 이○○ 여성 사무원 대졸 2007 2009 함흥
23 김○○ 남성 교사 대졸 2009 2010 혜산시
24 김영실 여성 장사 중졸 2010 2010 혜산시
25 장영남 남성 교사 대졸 2008 2008 함경북도 청진
26 송○○ 여성 노동자 중졸 2009 2009 남포시
27 김○○ 남성 노동자 중졸 2008 2010 나진시
28 이○○ 남성 군관 중졸 2007 2009 평안북도 00시
29 최은자 CD장사 연변조선족
30 김○○ CD장사 연변조선족
44 ― 통일과 방송

표 3_ 남한드라마 시청 조사 표본의 탈북 시기

전체 표본수 105(명) 100.0(%)


1990년대 후반 16 15.2
탈북년도 2000-2005년 48 45.6
2006-2011년 41 39.2

본 연구는 1990년대 이후 탈북한 탈북자들을 조사 표본으로 연구를 진행


하였으므로 연구결과를 북한주민의 일반적인 상황으로 인식하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북한에서 남한드라마 시청현황의 양상이나 그로
인한 북한주민의 의식변화 등을 가늠해 보는 데는 큰 무리가 없다고 본다.

Ⅱ. 남한드라마의 유통

북한에서는 1980년대 말부터 식량공급이 불규칙해지기 시작했고 1990년대


에 들어서 배급이 불규칙적으로 이루어졌으며, 1994년에서 1995년경에 이르
면 배급이 거의 중단되고 아사자가 속출했다. 식량난으로 인한 배급제의 마비는
주민들로 하여금 새로운 의사결정 구조를 선택하게 만들었다.(이교덕‧임순희‧
조정아, 2008) 당국의 국가공급제가 무너지자 배급제에 매여 살던 주민들이
장마당에 모여들었고 닥치는 대로 장사에 뛰어 들었다.(김창희, 2009)
본 연구의 응답자들의 증언에 의하면 시장에서는 “고양이 뿔만 내놓고 무
엇이든 다 있다.”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무엇이든 거래 되었다고 한다. 이
중에서 남한 영상매체 시청을 위한 녹상기나 수상기도 활발히 거래되었다.
이런 점을 감안하여 추정하면 북한주민들이 가지고 있는 컬러TV는 대부분
이 2000년 이후에 수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중국으로부터 칼라TV가 수입된
것과 더불어 흑백 TV 수입대수도 상당하다.(이주철, 2011) 또 2002년 중국
의 TV제조기업 난징 슈마오(雄猫)전자가 북한에 공장을 설립해 흑백TV와
컬러TV를 생산하였는데, 중국으로부터의 수입과 북한 내부 생산, 세관을 거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45

치지 않은 각종 거래를 포함하면, 북한에는 1999년 이후 약 200만 대에 달하


는 컬러 TV가 보급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주민의 TV보유량이 2000년대에 이르러 상당히 높아지면서 남한드라
마를 접할 수 있는 전제가 마련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북한주민의 TV
보유량 증가는 중국에서의 한류 열풍과 맞물려 북한에서의 한류를 일으키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였다.3
한국드라마에 대한 열기가 조성되기 시작할 무렵 중국 연변에서도 한국드라
마 열풍이 일기 시작했고 이 열풍은 북한에까지 영향을 주었다. 중국에서의
한류와 이 무렵 활발해진 북-중 국경에서의 밀수꾼들과 탈북자들에 의해 한국
드라마 CD가 북한에 밀반입되기 시작했다. 당시 한국드라마 열풍은 연변 조선
족 자치주에 한국TV를 실시간 감상 할 수 있는 위성채널을 등장시켰고 이
채널을 통해 한국드라마CD를 제조하여 판매하거나 빌려주는 비디오가게가
등장하였다. 한국위성 채널 안장 값이 당시 인민폐로 만 원(한화로 160만
원 정도)이므로 보통 주민들은 비디오가게를 이용하여 한국드라마CD를 빌려
시청하였다.4 비디오가게나 개인들에 의해 제조된 한국드라마CD는 북-중 국경
을 거쳐 북한 내부로 밀반입되어 북한 장마당에서도 거래가 이루어 질 정도였다.
사례 29(연변조선족)의 증언에 의하면 당시 북한 라진-선봉과 국경연선 도
시들에 장사를 나가거나 친척방문을 가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가져가는 품목이
중고 CD알이었다고 한다.5 북한에로의 밀수는 주로 북-중 밀수꾼들인 중국교

3- 북한주민의 남한TV방송 시청과 관련된 통일연구원의 발표에 의하면, 평양-함흥 이남


지역에서 남한TV방송을 시청하는 북한 주민이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4- 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 사례 18(연변교포)의 증언에 따르면 1990년대 말 2000년

초에 이르러 연변의 모든 지역에 남한드라마 CD를 빌려주는 비디오가게가 생겼다고


한다. 비디오가게에서 남한드라마 CD 한 개당 중국돈 2원(한화 400원정도)에 빌릴
수 있었고 5~10원이면 CD알을 살수도 있었다고 한다. 당시 북-중 보따리 밀수를
하는 사람들이 한번에 50~100장씩 사가는 경우가 자주 있었다고 한다.
5- 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 사례 29의 증언에 따르면 연변 연길에서 구화점(久貨店)을

운영했었는데 북한에 나가는 많은 장사꾼들이 대량으로 VCR, TV, 컴퓨터 중고들을


날라갔다고 하였다. 장사가 너무 잘 되어 혼자 할 수 없게 되어서 직원을 채용하여
중고품을 회수해 오는 일을 전문으로 맡기고 중고품 보관 창고가 모자라서 창고를
새로 세맡기도 했다고 한다.
46 ― 통일과 방송

포와 북한주민에 의해 이루어졌으며, 각종 밀수품과 함께 거래가 이뤄졌다.


북한에서 밀수를 통해 들여온 물건은 일명 뒷 배경이 있는 간부들과 함께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북한에서 직접 생산되는 물건
은 없는데도 불구하고, 간부들은 안전하게 뒷 배경이 있어서 물건을 마음대
로 소유할 수 있기 때문이라 했다.
본 연구의 조사에 따르면 간부들뿐 아니라 전문 장사꾼들에 의해 남한드
라마CD알이 유통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중 국경연선 지역에 밀반입된
CD알은 강타기(밀수꾼)에서 CD알 운반자에게로 옮겨간다. CD알 운반자는
대부분 국경연선 거주민이다. CD알 운반자는 밀수꾼에게서 받은 CD알을 청
진을 비롯한 대도시로 운반해간다. 북한에서는 북-중 국경도시에서 타 지방
으로의 이동이 타 지방에서 북-중 국경도시로의 이동보다 훨씬 단속이 수월
하므로 CD알 운반자는 대부분 북-중 국경 주민들이다. 이들은 운반도중 북
한 보위부‧보안서‧군의 단속요원들에게 미리 거액을 주고 검사를 형식적으
로 받아 넘기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CD알 운반자는 명목상으로는 계절마다
이윤이 높아 보이는 품목을 운반하는 척 하면서 그 속에 CD알을 감추어 운
반한다. 봄, 여름에는 필수품, 중고 옷 등에 감추고 가을과 겨울에는 식량(강
냉이, 쌀)등에 감추어 운반한다. 이 경우 운반자는 청진을 비롯한 대도시 장
마당 대방에게 CD알을 넘겨주고 보통 얼음(마약)을 숨겨가지고 돌아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인터뷰 대상자 표본 16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유
통되는 남한드라마 CD알은 대부분 CD알 앞뒤 쪽에 중국 노래나 중국 드라
마가 있고 그 중간에 남한드라마가 삽입 되어있다는 것이다. 이는 만약의 경
우 단속이 되더라도 중국 CD알이라고 우기면 죄질이 달라지므로 중국 비디
오점에서 이런 식으로 CD알을 편집하여 북한으로 밀반입시킨다는 것이다.
청진을 비롯한 대도시 장마당에는 남한드라마 CD알 장사그룹이 몇 개씩 존
재한다고 한다.6 이들은 장마당 매대에서 북-중 국경도시의 CD알 운반자로

6- 본 인터뷰 대상자 표본 19의 증언에 따르면 청진 수남장마당에는 한국 드라마 CD알


장사꾼 그룹이 5~6개 정도 존재하였는데(2009년 당시) 한 그룹이 3~5명의 형제나
혈육관계가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라고 한다. 이들은 보통 다른 물건을 파는 척하면서
CD알 장사를 하는데 이불솜 장사를 하면서 거액을 번 한 그룹이 부부싸움으로 남편이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47

부터 한번에 300~400개 정도의 남한CD알을 현금으로 받아가지고 소매하


거나 타지방 데꼬들에게 넘겨준다고 한다.7
남한드라마 CD알 장사꾼들은 대부분 거액의 소유자들이며, 보위부‧보안
서 등 사법기관 사람들을 끼고 장사행위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에서
남한드라마 유입경로를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네트워크는 북한 내 사적 담
론 형성의 전제로 된다고 말할 수 있다. 거래과정에 남한드라마의 주제나 내
용에 대하여 소통을 하게 되며, 불법행위를 함께하고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
되며, 이는 반정부적 발언을 함께할 수도 있는 전제가 된다. 이상의 내용을
그림으로 제시하면 <그림 1>과 같다. 그림에서 보여주듯이 남한드라마 CD알
유입과 유통은 밀수선과 국내선으로 갈라 볼 수 있다.

그림 1_ 북한에서 남한드라마 CD알 유입‧유통 경로

Ⅲ. 남한드라마 시청 현황

남한 영상매체의 북한 집단별 시청 현황 분석은 남한 영상매체가 북한 집


단별로 어떻게 시청되고 있는지 집단별 시청 현황의 차별성으로 나누어 살펴

아내의 CD알 장사행위를 폭로하면서 죄가 들통이 났다고 한다.


7- 본 인터뷰 대상자 표본 19의 증언에 따르면 청진 수남장마당에서 평양, 평성, 해주,
사리원, 함흥 등 각 지방으로 남한드라마 CD알이 유통되어 나간다고 한다.
48 ― 통일과 방송

본다. 남한 문화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인식은 전반적으로 지역과 성분, 세대


등과 밀접하게 연관되면서 서로 다른 듯이 보인다. 집단별 시청현황 구분은
북한에서 성별, 지역, 학력, 직업, 연령 등에 의해 구분되는 집단에 따른 구분
이다. 즉, 북한 주민의 집단별 시청 현황을 행위자의 시청횟수, 시청율, 선호
도 위주에서 살펴본다.

1. 연령, 세대별 남한드라마 경험 실태

남한드라마 시청 현황 조사 결과는 85%(89명)이 북한 거주시 남한드라마


시청 경험이 있는 것으로 대답하였다.(<표4>)

표 4_ 남한드라마 시청 경험

구분 %(명)
북한에 있을 때 시청한 적이 있다. 85.0(89)
북한 거주 시 시청한 적이 전혀 없다. 15.0(16)
전체 100.0(105)

이상과 같은 높은 시청율은 북한 이탈주민이라는 표본의 특성에 기인한다


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이것을 북한 주민 전체로 일반화할 수 있는 것은 아니
다. 북한의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실제로 남한드라마를 시청하는지는 본 연
구의 시청율 결과와 일치하지는 않지만 전반적 상황이나 실태를 이해하는
데 전제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본다.
그리고 남한드라마에 대한 북한주민의 인식은 세대별, 연령별에 따라 다
르게 나타나기도 하였다. 남한드라마 시청 행위의 참여도는 20대가 100%,
30대는 91%, 40대가 70%, 50~60대가 80%로 20대가 가장 높게 나오고 30대,
40대, 50대~60대 순이다.<표 5>
조사된 내용을 표로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49

표 5_ 연령별 남한드라마 시청횟수

시청 횟수
연령대 참여도
0회 1회 2회 3회 4회 이상
20대 100% 0% 0% 12% 50% 38%
30대 91% 8% 4.5% 7% 25% 55.5%
40대 70% 30% 3.7% 15% 25% 26.3%
50~60대 60% 40% 7% 5% 33% 15%

<표 6>과 <그림 2>에 따르면 시청 누적도와 만족도에 대한 교차관계는


누적도가 높을수록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 6_ 시청 횟수와 만족도 교차표

만족도
구분
매우 높음 높은 편 보통 낮은 편 전체
1회 9.5%(9) 1.9%(1) 7.6%(7) 100%
2회 3.8%(3) 9.5%(10) 3.8%(3) 100%
3회 3.8%(3) 11.4%(11) 3.8%(3) 100%
4회 이상 19%(17) 21.15%(20) 4.75%(2) 100%

그림 2_ 시청 횟수와 만족도 교차표


50 ― 통일과 방송

젊은 층의 경우에는 드라마에 적극적인 호감을 보이고 있으며, 특히 심층


인터뷰에서는 10대 학생들 속에서도 드라마가 인기를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조사되었다.8 심층인터뷰 사례 16의 증언에 따르면 2005년 이후에는 중학교
학생들이 공공연히 남한드라마 CD를 돌려본다는 것이다. 사례 16의 조카가
중학교 5학년생인데 같은 반 학생 5명이 남한드라마 “올가미”를 본 것이 보
위부에 드러나 처벌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례 16의 증언에 따르면 딸이 중학
교 5학년생인데 반 친구들끼리 남한 드라마를 본 이야기를 내놓고 한다는
것이다.9
남한드라마에 대한 선호도가 가장 높은 연령대는 10~20대로 나타났으며
연령대가 젊을수록 시청행위의 선호도나 시청횟수가 높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설문조사에서는 ‘남한드라마를 시청하게 된 직접적 동기가 무엇이었는
가.’라는 문항을 제시하고 그 결과를 분석하였다. 그 결과 인터뷰 참여자 중
85%가 호기심이였다고 답하였다. 즉 호기심과 새로운 문화에 대한 민감성이
풍부한 젊은 10~20대가 예상대로 시청행위에 대한 충성도나 누적도가 높은
것으로 연구되었다. 본 연구의 결과 북한과 같이 폭압적이고 폐쇄적인 사회
에서도 청소년은 예외 없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저항적 잠재력을
소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 논리는 북한 정부가 청소년들 속에서 사상교
육 사업을 강화하는 정책에서도 귀결된다고 보인다.
반면 50대 이상 북한 주민들의 경우는 과거 북한에서 받은 교육의 효과로
인해 폐쇄적인 사고방식이 남아 있으므로 남한드라마 시청에 소극적인 것으
로 조사되었다. 특히 장년층인 경우에는 북한 정부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으
로 길들여져 남한드라마 시청에 대한 호기심을 표출하는데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연구되었다.

8- 본 설문조사에서 10대 연령층은 제외되었다.


9- 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 16의 증언에 따르면 딸애가 중학교 5학년인데 자기 친구들
끼리 남한드라마 이야기를 한다고 하였다. 백두산 답사에 가서 밤에 불이 없는 숙소에
누워 남한드라마 이야기하면서 주제가를 합창했다고 한다. 그때 담임선생도 한국 노래
라는 것을 알면서도 눈감아 주더라고 하였다. 그때 부른 노래가 드라마 ‘올인’에서
나오는 ‘처음 그날처럼’이라고 하였다.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51

남한드라마를 시청한 성별 비율은 남성 응답자의 84%인 반면, 여성 응답


자는 72%였다.(<표 7><그림 3>)

표 7_ 남한드라마 시청과 성별 교차표

구분 남성(명) 여성(명)
청취한 적이 있다. 84%(47) 72%(35)
청취한 적이 없다. 16%(9) 28%(14)
전체 100%(56) 100%(49)

그림 3_ 남한드라마 시청과 성별 교차도표

2. 계층별 시청 현황

그동안 2000년 이후 북한주민 대다수가 남한 영상매체를 시청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탈북자 증언을 통해 밝혀졌다. 본 연구결과 계층적으로 남한문
화를 따라하려는 경향이 다르고 시청행위의 장기성, 충성도, 누적도, 선호도
가 다르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되었다. 본 설문조사는 계층별 남한드라마 시
청현황을 조사하기 위하여 설문조사 참여자들에게 ‘다음 중 누가 남한드라마
를 제일 많이 시청하는가.’ 라는 직접적인 문항을 제시하였다. 그 결과 설문
52 ― 통일과 방송

조사 참여자 중 55%가 보위부‧보안원이라고 답하고 30% 가 당‧행정일꾼으


로, 10%가 노동자‧농민, 5%가 군인이라고 답했다.(<표 8><그림 4>)

표 8_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

다음 중 누가 남한 드라마를 제일 많이 시청한다고 보는가 %(명)


보위부, 보안원 55%(58)
당‧행정일꾼 31.2%(32)
노동자‧농민 10%(11)
군인 3.8%(4)

그림 4_ 북한주민의 계층별 남한드라마 시청

심층면접자 중 사례25의 증언에 따르면 보위부, 보안서 간부들이 단속한


CD를 회수하여 다 소각하는 게 아니라 대체 어떤 내용물인지 확인하면서
본다는 것이다. 사례 3(보안원)의 증언에서도 이러한 결과를 찾아볼 수 있
다.10 사례 3의 경우는 황해도 해주 거주자로서 중국 LCD TV로 직접 남한

10- 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 사례 3은 “친한 사람들끼리 술 한 잔 먹으면 한국 드라마


이야기를 해요. 소꿉시절 친구들끼리는 이런 대화가 가능해요. 저는 드라마 ‘올인’을
볼 때 이병헌 주인공이 헬기를 타고 미국 라스베가스에 가서 카지노에서 도박해 돈
150만 달러를 따가지고 오던 장면이 참 실감났어요. 그런데 갑자기 출장이 제기되어
이 ‘올인’드라마를 몇 회 볼 수 없게 되었어요. 그래서 저의 소꿉시절 친구에게 가서
술 한 잔 하면서 보지 못한 내용을 물어보자 자세히 설명해 주었어요. 그 친구는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53

방송을 수신하여 거의 매일 시청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직업별로 볼 때 응답자 수가 적기 때문에 직업별 응답자가 10명이 넘는
경우만을 보면, ‘만족도가 매우 높거나, 만족도가 높은 편’인 직업은 공무원이
89%, 당‧정권 기관 간부가 88%, 학생이 84%, 노동자가 59%로 나타났다.
(<표 5><그림 9>)
이 정도의 표본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하지만 일단 교육 수준이 높고 사
회적 지위가 있는 부문의 종사자들이 더 만족도가 높았다는 해석이 가능하
다. 또한 10~20대 젊은 층인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것은 이들에게 남한드라마가 많은 영향과 신뢰를 주었다는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가 있다.

표 9_ 남한드라마 시청 만족도와 직업 교차표

구분 학생 농업 주부 노동자 공무원 당‧정권 전문직 군인 사무원


2명 2명 5명 4명 7명 1명
매우 높음
18% 14% 56% 45% 87.5% 4.3%
7명 6명 14명 3명 3명 1명 2명 2명
높은 편
66% 42% 59% 33% 33% 12.5% 8.7% 40%
2명 6명 10명 1명 2명 20명 3명
보통
18% 44% 41% 11% 22% 87% 60%
낮은 편
전체 100% 100% 100% 100% 100% 100% 100% 100%

보위원이었어요. 보위부 보안원들은 당국의 감시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더 많이 시청


하게 되더라고요”라고 증언하였다.
54 ― 통일과 방송

그림 5_ 남한드라마 시청만족도와 직업 교차분석

북한은 조선로동당이 영도하는 국가이며, 조선로동당 당원들이 사회 전


부문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따라서 조선로동당 당원들이 충성심이나
성향, 태도는 모두 북한 체제를 이해하는 핵심적 요소이며, 노동당원들의 남한
드라마 시청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노동당 당원이 아닌 경우가 남한드라마
시청 비율이 약간 높지만, 당원들도 남한드라마를 시청한 비율이 많다.(표 6).
당원 여부와 상관없이 남한드라마에 대한 관심이 높으며, 1990년대의 북한
의 경제위기 상황에서 노동당원의 영향력과 당성이 약화된 것으로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본다.
남한드라마를 시청한 사람은 비당원이 당원보다 비율적으로 높았다.<표 10>

표 10_ 남한드라마 시청과 노동당 당원 여부 교차표

구분 당원 비당원
청취한적이 있다. 72%(24명) 98%(66명)
청취한적이 없다. 28%(9명) 2%(6명)
전체 100% 100%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55

표 11_ 노동당원의 시청 횟수 표

시청 횟수 인원
1회 8.4%(2명)
2회 12.6%(3명)
3회 21%(5명)
4회 이상 58%(14명)
전체 100%(24명)

<표 11>에서 노동당원의 4회 이상 시청율(58%)은 전체 시청자 표본 중


4회 이상 시청율(24.5%)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북한에서 노동당원
이 당간부나 상층부에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감안할 때 당성하고 무관하게
상층부가 남한드라마 시청에 더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음을 예측할 수 있다.

3. 남한 드라마 시청 시점

본 연구에서는 북한주민의 남한 드라마 시청 시점을 설문조사로 종합해


보았다. 그 결과는 아래의 <표 12>와 같다.

표 12_ 표본의 탈북시기와 시청경험 교차표

탈북연도 시청 인원(A) 시청하지 않은 인원(B) 합계(C) A/C


1994-1999 15명 9명 24명 62.5%
2000-2005 40명 3명 43명 93.0%
2006-2010 34명 4명 38명 89.5%

탈북연도 범위 3가지 중에서 2000~2005년 사이에 남한드라마를 처음 시청


한 인원이 93.0%로 가장 많이 조사 되었다. 그 이후 2006~2010년 사이에
남한드라마를 처음 시청한 인원이 89.5%로 다소 감소한 것은 2000~2005년
사이에 남한드라마를 본격적으로 시청하였음을 보여준다.(<표 12>)
56 ― 통일과 방송

4. 남한드라마 주제별 선호도

주제별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이다. 본 결과는 시청경험이 있는 설문 조사


자에 국한하여 종합한 자료이다. 남한 드라마가 ‘재미있다’라고 답한 설문응
답자는 92%, ‘재미없었다’가 8%로 나타났다.(표 13)

표 13_ 남한드라마 흥미도

재미있었다. 재미없었다. 전체
92%(82명) 8%(7명) 100%(89명)

표 14_ 남한드라마 주제에 대한 선호도

주제별 선호도 전체
사랑, 애정 75%(73명) 100%(96명)
기록영화 2.1%(2명) 100%(96명)
조폭 12%(11명) 100%(96명)
이혼, 이별 4.3%(4명) 100%(96명)
슬픔 2.1%(2명) 100%(96명)
죽음 0% 100%(96명)
코미디 4.5%(4명) 100%(96명)

북한 주민들이 선호하는 남한 드라마의 주제는 ‘사랑, 애정’이 압도적으로


높았고, 그 다음으로 높았던 것이 ‘조폭’ 주제였다.(<표 14>)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57

Ⅳ. 남한드라마 시청의 원인

1. 북한정권의 폐쇄적 문화정책의 역작용

북한의 폐쇄적인 문화정책은 오랜 기간 북한주민의 의식 형성에 주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북한은 극단적으로 권력이 집중되어 있고, 권력구조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강력한 정치 사회적 통합을 유지하기 위하여 북한의 지
배층은 남한에 대한 적대적인 감정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고 볼 수 있다.
(이우영, 1999) 이에 따라 남한에 대한 체제비난, 부정적 모습을 조선중앙
TV 뉴스에 가끔 방영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북한주민들은 북한 당국에서 선전의 차원에서 내보내는 남한의 정
부에 시위하는 청년들의 옷을 보면서 거꾸로 남한의 발전상을 유추할 수 있
다는 점이다. 이처럼 북한 주민들은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북한정부의 통
제에서 벗어난 외부 정보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있다.

2. 동일 언어 사용 드라마 선호

북한 내에 유통되는 영상매체는 1990년대 이전까지는 구 소련, 중국, 쿠바


등 사회주의권 나라들과 2000년대 이후에는 중국과 홍콩 등에서 제작된 것
이 유통되고 있다. 남한 영상매체가 유입되기 전까지는 주로 중국, 인도, 홍콩
영화를 많이 보았다. 그러나 동시번역이 이루어지지만 한글 자막이 표기되지
않으므로 내용을 이해하기 어려웠다고 한다. 더욱이 외국의 역사나 문화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북한주민들에게 외국 영상매체는 대중적 인기나 파급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없게 되었다. 이는 동일 언어를 사용하는 남한드라
마가 폭발적 인기를 누리게 하고 확산을 불러일으키는 주된 요인이 되었다.
본 설문조사에서 한국, 중국, 홍콩, 인도, 미국의 드라마 중 제일 선호하는
나라에 대한 결과는 한국이 82%, 홍콩이 9%, 인도 5%, 중국3%, 미국 1% 순이다.
남한드라마에 대한 선호도는 82%로 압도적인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북한에서
한류를 예감케 하는 흥미로운 결과라고 말할 수 있다.(<표 15> <그림 6>)
58 ― 통일과 방송

표 15_ 각국 드라마 선호도 비교

나라 %(명)
한국 82%(89명)
홍콩 9%(8명)
인도 5%(4명)
중국 3.15%(3명)
미국 0.95%(1명)

그림 6_ 나라별 드라마 선호도

3. 남한드라마의 매력

본 연구의 설문조사 결과 애정‧사랑을 다룬 드라마가 재미있었다는 응답


자가 75%로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하였다. 특히 사랑을 다룬 애정 드라마는
매 부마다 기다리는 게 너무 시간이 길 정도였다고 한다.11 북한에서는 남녀

11-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 23의 증언에 의하면 “남한드라마 특징이 가장 인기적이고


흥미로운 사건에서 끝난다는 거지요. 그러면 다음 날까지 기다려 보는데 그 주인공여
자와 함께 울기도 하고 분노도 하고 공감도 하면서 다음 드라마 시간을 기다리지요.
드라마에서 연애를 어떻게 해야겠다는 것을 많이 알게 되었어요. 특히 ‘가을동화’에서
송혜교 씨의 애달픈 사랑을 보면서 제 아내와 눈물을 많이 흘리게 되더라고요. 참
잘 그려냈어요. 그런데 주인공이 끝내 죽는 장면은 아쉬우면서도 많은 여운을 남기
더라고요. 드라마를 보면 너무 재미있어 새벽까지 보게 되더라고요. 다 본 다음에도
계속 주인공이 걱정되고 눈앞에 아른거리더라고요 ... ”라고 증언하였다.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59

간의 사랑도 당에 대한 충성을 다해가는 길에서 맺어진 애정이 될 때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고 교육되고 있다. 정치성이 다분한 북한의 애정영화나 소
설에서 느끼지 못한 고유한 애정세계, 특히 3인 사이의 애정다툼을 그려내는
남한드라마의 특징이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는 요인이었다고 한다.12
남한애정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아기자기하고 화목한 가정 분위기와 정치
적인 색채 없이 오락성이 강한 것이 북한 시청자의 심리에 부응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성이 없는 애정드라마는 남한드라마 시청을 철저히 통제해
야 하는 보위부‧보안원을 비롯한 법기관 요원들도 부담 없이 시청하고 접근
할 수 있게 하였다고 한다.13 이는 현재 북한주민의 상층뿐 아니라 하층에
이르기까지 남한드라마를 시청하는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별‧
이혼과 사망을 주제로 한 드라마는 북한의 영화나 소설의 주제로 잘 그려지
지 않으므로 현실적인 주제라는 의미에서 북한주민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었
다고 한다. 북한정부는 문학예술작품에서 비애주의는 혁명적 분위기를 저조
하게 하는 퇴폐적인 사상이므로 경계하여 왔다.
특히 북한영화나 소설에서 당에 충실한 주인공은 언제나 성공하거나 행복
한 이미지로 나오므로 시작되는 장면 몇 개만 봐도 결말을 알 수 있게 그려
진다고 한다. 이에 반해 남한의 슬픈 드라마의 주인공은 사망, 이혼, 이별,
아픔 등의 이미지로 그려져 매력을 느낄수 있었다고 한다.
남한드라마가 보여주는 실생활의 특성과 선명한 인물성격의 묘사, 유머감
각과 오락성등과 같은 요소가 인터뷰 결과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고
말하고 있다. 대부분의 인터뷰 대상자들이 남한드라마에 그려지는 인물들의
자연스러움과 유머 등에서 남북한 사회분위기의 차이점을 발견하였다고 한
다.14 특히 대부분 인터뷰 대상자들이 남한드라마에 그려진 유머들에서 남북

12-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 24의 증언에 따르면 남한드라마는 북한드라마에 없는 3각연애가


그려지므로 흥미진지하다는 것이다. 북한영화나 소설에서는 3인이 다투는 연애관계는
불륜이나 비도덕적인 것으로 간주되어 주제로 거의 선택되지 않는다고 하였다.
13-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 3은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이후 김정일을 제외하고는 누구나

욕해도 상관없을 정도로 “말반동”에 대한 통제가 이완되었으며, 남한드라마도 정치


적으로 문제없는 사랑과 애정드라마는 큰 부담을 느끼지 않고 보위원, 보안원들부터
시청하는 경향이 많았다고 한다.
60 ― 통일과 방송

한 유머감각의 차이점을 느낀 것으로 조사되었으며, 처음에는 유머를 이해할


수 없어 웃지 못하다가 점차 의미를 알고 웃을 수 있었다고 한다.15 또한 남
한드라마의 주제와 내용을 일반 실생활에 주목하여 평범한 인물과 작은 사
건의 묘사에 초점을 두고 소박하고 평범한 생활을 그대로 보여주는 특성이
주목할 만하다고 분석할 수 있다. 인터뷰 결과 남한드라마의 친밀한 소재와
스토리의 구성이 남한드라마를 선호하게 하는데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16 인간의 본성을 중시하고 인간의 마음에 초점을 맞춘 것이 남한
드라마의 특징임을 인터뷰 대상들이 이야기 하고 있다.

4. 북한사회의 통제 이완

북한사회의 통제 이완 상황도 남한드라마의 북한내부 지역으로의 유통 및


확산의 원인으로 작용했다고 보인다. 북한에서는 경제위기 이후 장사를 비롯
한 비공식적 경제행위가 확대되면서 지역 간 이동, 사회적 일탈행위가 늘어
났다. 식량위기 상황에서 이러한 비공식행위에 대한 북한정부의 이완 정책은
남한 드라마 CD알의 유통을 전 지역으로 확산시켰다.
북한당국은 시장이 자본주의 온상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판단하여 자
본주의 날라리 바람으로부터 사회주의체제를 보호하기 위한 적극적인 법적
조치들을 취하였다. 이 같은 당국의 통제로 인해 남한 드라마 CD알의 유통
한계가 컸을 것이라고 인정하지만, 오히려 당국의 통제로 북한주민의 남한
드라마에 대한 정보가 이슈가 되어 호기심을 더 불러일으켰을 것이라는 점
을 간과할 수 없다. 북한사회의 통제 이완은 남한드라마 시청에 대한 정보가

14-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 16의 증언에 따르면, 남한드라마를 시청하면서 “한국은 많이


웃으려고 노력하는 사회”라고 느껴졌으며 전투적이고 혁명적인 삶을 강요받는 자기
들의 삶과는 다른 남한사회의 분위기를 느꼈다고 한다.
15-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 13은“남한 사람들은 재미있고 유모아적인 것을 선호한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형사들도 범죄자를 추격하거나 싸움을 해야 할 때도 재미있는


행동과 말로 참 흥미를 돋우더라고요.”라고 증언하였다.
16-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5의 증언에 따르면 젊은 사람이므로 사랑, 애정 선에 감동을

받고 그런 사랑을 추구했다고 답했다.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61

퍼지도록 함으로써 북한정부의 검사와 통제를 벗어난 우회적인 시청통로를


설립케 하였다고 할 수 있다.

Ⅴ. 남한드라마 시청과 북한주민의 변화

1. 북한주민의 의식 변화

남한드라마를 시청한 후 남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게 되었는지에 대해


북한이탈주민에게 문의한 결과, 응답자들은 시청 후에 남한에 대해 대부분
호감을 가졌고, 한국에 가거나 교류하고 싶어졌다고 응답하였다. 남한드라마
를 시청한 후에 북한주민은 남한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점차 의식이 변화
됨을 경험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남한드라마를 보고 어떤 느낌을 받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응답한 대부분은 남한의 발전된 모습에 놀랐다는 반응을 보였다. 먹고 살기
힘든 북한사회에 비하여 남한은 북한과는 비할 바 없이 발전된 데 대하여 믿
기 힘들 정도이었다고 한다. 주로 남한영화에 등장하는 차, 가정방, 의상, 도
로, 식생활 수준 등을 보면서 남한이 정말 잘 산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한다.
남한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대다수 북한주민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한국이 잘 사는 나라라는 것이다. 단순히 남한이 잘 사는 나라라고 인식하기
보다는 수십 년 동안 북한당국의 사상교육이 거짓말이었다는 것을 느낀다는
것이다. 북한주민은 초등학교에서부터 남한체제비난교육을 받는다. 심층인
터뷰 대상자 사례 16은 증언에서 자신의 딸이 초등학교 교재에 나오는 “헐벗
17
고 굶주리는 남조선 어린이”라는 표현이 틀렸다고 이야기 한 적이 있다고

17- 본 연구 인터뷰 대상자 사례 16은 “우리 딸애가 초등학교인데 담임선생이 남조선이


못산다고 하니까, 자기 반 애들이 서로 마주보며 웃었대요. 남조선이 잘 사는데 하면서...
남조선 영화를 부모들하고 집에서 다 보다보니 잘 산다는 것은 다 알지요, 그런 빤한
거짓말을 하니 아무리 나이어린 애들이래도 웃을 수밖에 없지요. 집에 돌아와서 웃긴다
고 이야기 하는 것을 내가 그런 말을 마구 하고 다니지 말라고 했어요.”라고 증언하였다.
62 ― 통일과 방송

답변하였다.
북한 주민들은 남한드라마 시청을 통해 남한의 생활상을 경험하게 되고,
무엇보다 남한의 발전된 경제상과 민주화 의식 등을 습득하게 된다. 남한
드라마를 보면서 많은 주민들은 경제발전상에 놀라웠으며 북한당국의 경제
정책에 의심을 품게 되고 우리는 왜 저렇게 못살까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심지어 남한드라마를 보면서 개혁‧개방을 해야 한다는 의식이 싹텄
다고 하는 응답자도 심층인터뷰에서 조사되었다.
또한 본 연구에서는 남한드라마를 시청한 후 남한의 자본주의 제도에 대
한 인식이 바뀌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북한주민들은 남한사회는 ‘썩고 병든
자본주의 사회’라고 교육을 받아왔다. 인터뷰 응답자 대다수는 남한드라마의
남한주민들의 가치관, 정서, 감정세계를 보면서 기본적으로 윤리가 존재하는
사회라는 느낌을 받았다고 응답하였다.
북한에서 남한체제비난으로 방영한 기록영화들에는 노숙자가 판을 치고
실업자, 자살, 사기, 매음 등이 늘어나는 살 수 없는 사회로 그려졌지만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남한 일반주민들의 평온한 삶을 보면서 남한사회에 대하여
공감을 한다는 것이다.
남한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식탁을 보면서 먹고 사는 걱정이 없는 나라
라는 생각에 김일성이 생전에 외치던 ‘인민들이 이밥에 고깃국을 먹는 것이
나의 소원’이라는 이야기가 남한에는 벌써 실현되었구나하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점차 이런 생각은 북한정부의 정치에 문제가 있다는 인식으로 바뀌
고 있다고 심층인터뷰에서 연구되었다.
다음으로 본 연구의 중요한 인터뷰 결과는 시청경험이 있는 대부분의 응
답자들이 남한드라마를 통해 민족적 동질감을 강하게 느낀다는 것이다. 이는
같은 민족인 한국에서 인정되는 가치관념, 도덕수준, 및 시청자들의 마음속
에 잠재되어 있는 생활 욕구가 남한드라마에 비교적 완만하게 결합되어 있
기 때문이다. 50대 이상 시청경험이 있는 인터뷰대상자 대부분은 동시대를
살아온 한민족의 역사적 기억은 동일하며 여기서 많은 공감대가 형성됨을
알 수 있었다고 증언하였다.
남한드라마에서 보여주는 예의나 전통 풍습은 대부분 북한주민들의 전통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63

적인 도덕기준과 가깝고 이러한 요인은 시청자들에게 쉽게 남한드라마를 받


아들일 수 있게 하였다고 말할 수 있다.18 특히 남한드라마가 주는 도덕성,
가치관, 민족적 동질감에 많은 공감을 느꼈다고 증언하였다.19 대부분의 인
터뷰대상자들은 부모에 대한 효도, 스승에 대한 존중, 동료 간의 우애 등은
북한에서도 많이 강조되는 정서인데, 패륜패덕한20 자본주의 사회인 남한에
서 이런 도덕이 존중된다는 점에서 모순을 느꼈다고 한다.
그리고 남한드라마에 그려진 남한사회의 부유한 모습들은 생활수준 차이
가 뚜렷한 북한주민에게 커다란 부러움을 느끼게 하였으며, 드라마를 통한
대리만족은 남한드라마의 또 다른 매력이었다고 증언하였다.21 자유로운 나
라, 차가 많은 나라, 먹을 걱정이 없는 나라, 여유로운 나라, 유머가 살아있는
나라 등이 남한드라마에서 느낀 남한에 대한 이미지라고 인터뷰 대상자들이
증언하였다.

2. 북한주민의 행동 변화

최근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나긋나긋한 서울 말씨로부터 폭탄주, 스트


레스, 몸짱, 얼짱, 싸가지 등의 유행어와 생활용어, 인터넷용어, 그리고 거친

18- 본 연구의 인터뷰 사례 1은 “남한드라마에서 부모에게 효도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이


라던가, 선후배사이의 도덕관계라든가, 스승에 대한 충성 등의 감정은 북한주민들의
전통적 도덕기준과도 많이 비슷하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19- 사례 8의 증언에 따르면 옛날 주제를 다룬 ‘아씨’라는 연속극을 보았는데 응답자의

어머니가 보면서 자신이 살아온 옛말같은 얘기라면서 너무 재미있어 하였다고 한다.


“주인공이 남편 때문에 마음고생을 하고, 애들을 키우면서 하는 고생, 이런 것은 우리
엄마 시대의 사람들은 다 겪어 본 이야기이니까 참 좋아하시더라고요”고 증언하였다.
20- 북한에서 자본주의사회인 남한은 패륜패덕한 국가로 교육되고 있다고 인터뷰결과 조사

되었다.
21- 본 인터뷰 대상자 사례 11의 경우 “남한드라마에는 밥 먹는 장면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어느 드라마 매 부에 밥 먹는 장면이 나오지 않을 때가 없습니다. 밥 먹으면서 화목한


가정 분위기를 보여줄 때면 참 보기 좋더라고요. 북한 사람들은 먹을거리 걱정이 많
으니까 밥상에 차려진 반찬가지수를 세여보기까지 합니다. 그리고 무슨 라면, 간식,
분식 등을 먹는 장면들이 되게 안겨왔어요. 먹을 게 흔해 보이는 게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라고 증언하였다.
64 ― 통일과 방송

욕설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하게 전파되고 있다. 사례 12의 증언에 따르면 남


한 언어, 유행, 패션 등을 따라하는 것은 하나의 풍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고
한다.22 특히 2002.7.1 경제조치이후 시장장사가 허용되면서 한국 드라마 주
인공들의 용모와 패션은 북한 장마당의 패션을 이끌 정도였다고 한다. 사례
14의 증언에 따르면 간부들도 딸에게서 옷을 지어 입었는데 한국식으로 옷
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하였다.23 그리고 남한드라마를 보면서 삶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으며 남한에서 살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인터
뷰 대상자 대부분이 남한드라마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이 남한은 잘사는 나라
구나, 지금껏 받아온 교육이 거짓이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고 증언하였다.
이런 비슷한 현상은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남한드라마
출연자의 세련된 용모와 패션이 북한주민의 옷차림이나 단장, 스타일, 집
꾸미기, 식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
결과는 표<16>과 같다.

표 16_ 남한드라마 시청이 북한주민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

구분 매우 그렇다 그렇다 보통 그렇지 않다 매우 그렇지않다


옷차림 20 72 8
집 9 70 21
식생활 13 60 13 7 7

22- 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 사례 6의 경우 친구들끼리 있으면 남한 말을 흉내 내면서


놀기도 한다고 했다. 경상도 말투로 욕질을 하면서 웃기도 하며 휴대폰으로 서로
한국말을 하면서 노는데 한번은 한 친구가 휴대폰에 대고 “여기는 서울이에요”라고
하자 전화를 받다가 통일이 된 줄 알고 놀랐다고 한다. 젊은층들은 머리 스타일은
기본적으로 남한 드라마에서 본 따가지고 미용실에 가서 그렇게 해달라고 하면 알아
서 잘 해준다고 하였다.
23- 사례25의 증언에 따르면 청진에서는 한국 옷을 잘 입는다고 한다. 라진과 조-중

국경을 통하여 나오는 중고 옷들에 한국 옷이 많이 나오는데, 구입하려면 되게 비싸


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드라마에서 나오는 옷을 입고 싶을 때는 천을 사서 피복
공장에 유능한 옷 설계사들한테 맡기고는 하였다고 한다. 옷 만드는 기술이 그 사람
들은 되게 좋은데 피복 공장 옷 설계사들은 중앙당 회의에 가는 행사 참가자들의
옷을 만들 정도로 기술이 좋다고 하였다. 만들어 놓으면 드라마에서 나오는 옷 못지
않게 멋있더라고 증언하였다.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65

이런 결과는 대북전문매체나 언론자료들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본 인터


뷰 조사에 따르면 청소년들 속에서 남한식 옷차림, 해어스타일을 따라하는
풍이 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학생들인 경우 남한식 일자바지가 유행
이 되고 있으며, 해어 고착제로 앞머리를 세우는 헤어스타일이 유행되고 있
다고 한다.24 여학생들은 모자가 달린 트레이닝복이 유행이 되어 누구나 한
벌씩 가지고 있으며, 청바지도 입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다고 한다.
남한드라마 시청을 통한 의식 변화가 곧 탈북과 같은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에서의 소소한 거부가 탈북으로 이어지기도 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남한드라마 시청이 표본의 탈북행위에 미친 영향을 조사하
였다. 그 결과는 <표 17>과 같다.

표 17_ 탈북에 미치는 영향

구분(탈북행위에 미친 영향) %(명) 전체 표본수


매우 그렇다. 13.2%(12명)
그렇다. 71.5%(65명)
100%(90명)
보통 8.8%(8명)
그렇지 않다. 5.5%(5명)

표 18_ 시청 횟수와 탈북에 미치는 영향 교차분석표

구분 매우 그렇다 그렇다 보통 그렇지 않다 매우 아니다. 전체 표본수


1회 2.3%(2) 13%(12) 3.35%(3)
2회 2.3%(2) 7.8%(7) 5.6%(5) 2.3%(2)
100%(90명)
3회 2.3%(2) 13%(12) 3.35%(3)
4회이상 6.7%(6) 38%(34)

24- 본 연구의 인터뷰 대상자 사례 16의 증언에 따르면 조카가 중학교 반 청년동맹비서인
데도 남한식으로 앞머리를 세우고 뒷머리는 기르고 다니다가 뒷머리를 잘리우고 집
에 돌아온 일이 있었다고 한다. 대부분 학생들이 처벌을 받으면서도 남한식 해어스
타일을 고집한다고 한다.
66 ― 통일과 방송

설문조사 결과에서 보여주듯이 표본의 94.1%(85명)이 남한드라마 시청이


탈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하였다(‘보통’ 포함).(<표 17>)
이러한 양상은 북한의 전반적인 지역과 계층 범위에서의 변화라는 점을 주
목할 때 북한 사회 전반의 변화 매개체로서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게 한다. <표 18>에서 보여주듯이 표본의 시청 횟수가 높을수
록 탈북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긍정적인 답변을 하였다.
북한주민이 남한드라마를 시청한 후 남한사회와 문화에 대한 동경에 의해
직접적 행동‧생활양식의 변화로까지 확장됐다는 점은 향후 북한체제의 변화
의 조짐을 가능케 하는 주요한 문제점이다.

Ⅵ. 맺음말

본 연구는 북한 내부에서 남한드라마 시청이 과연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를 근본적인 질문으로 시작하였다. 본 연구 결과 남한드라마에 대해 우수 집
단일수록 누적도, 충성도, 호감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남한에 대한 인
식변화에 확실한 변화를 가져온 것으로 볼 수 있다. 남한드라마를 접한 북한
주민의 집단별 의식변화 과정은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타났다. 엘리트 집
단이나 젊은 세대는 남한드라마를 수용하는 속도가 높고 폭이 넓은 것으로
나타났고 사회 빈민층이나 50세 이상의 세대는 남한드라마에 대하여 ‘거부’
라는 심리적 기제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남한드라마 시청의 장기성, 충성도, 누적도, 호감도가
높을수록 내용에 대한 ‘수용’이 빠르게 진척되어감을 엿볼 수 있었다. 이러한
남한드라마 시청과 의식변화는 가시적인 주민 행동 변화로 어떻게, 얼마나
이어질 수 있으며, 남북한 사회 통합과 화합의 전제로 확산될 수 있을 것인
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통일 이후를 생각한다면 결국 정치‧경제적 제도의 통
합을 이루는 것도 중요하지만 남북한 주민의 인식적 통합이 중요하며, 완전
한 통일은 결국 사람과 사람 사이의 소통과 통합을 통해 이뤄진다. 이러한
북한주민의 남한드라마 시청에 관한 연구_최현옥 ― 67

점을 고려할 때 북한주민이 남한드라마를 통해 남한 문화와 생활을 미리 경


험하게 된다면 통일이후 남북한주민의 통합에 긍정적이고 중요한 영향을 미
친다.
본 연구는 설문조사나 심층인터뷰가 현재 북한주민이 아닌 탈북자에 의해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구의 결과가 북한의 현실이나 북한주민 전반에
대한 실질적 연구결과와 일치할 수 없다는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68 ― 통일과 방송

참 고 문 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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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사학위 논문
Research of South Korean Drama viewed by North Korean Civilians_Choi Hyun Ok ― 69

Research of South Korean Drama viewed


by North Korean Civilians
: since late 1990s

Choi Hyun Ok

Abstract
In this paper we discussed on North Koreans watching South Korean dramas. We
checked the structure of South Korean Drama’s circulation and spreading, examining
the present status and situations by surveys and interviews. Also, we investigated North
Korean resident’s preference among defectors and find out the reason why they watch
South Korean dramas despite strict control and surveillance. In advance, we analyzed its
consequences towards North Korean’s perception.
Before the economic crisis which caused the social change in late 1990s, to get the
news of South Korea or outside, North Korean residents had to rely on deflected
information infused by N.K government. Social deviation, increasing defectors and active
correspondence between N.K-Chinese border caused the incoming of South Korean
dramas and external information which began to spread fast by people and market. In
the beginning, curiosity made N.K people to watch South Korean drama. However,
South Korean drama’s attraction, desire to external information and N.K government’s
surveillance cause the culture of imitating South Korea.
In addition, this culture is popular to party, government and military executive members
or their family and even more serious among youth, social elite and intellectuals. As N.K
market develops, rich people emerge and therefore the increase of electric devices such
as TV, VCD, DVD, USB, memory, MP3 enable watching South Korean drama safely,
evading from security agencies. In summary, N.K resident’s perception will change fast
due to South Korean dramas, and this will change their behavior which will bring change
to N.K society.

Keywords | North Korean, South Korea drama, economic crisis TV, behavior, change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 25

: 지상파 3사의 간판 뉴스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오 원 환 (고려대학교 언론대학원 강사)

국문초록
이 글은 지상파 방송 3사의 탈북자 관련 TV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을 분석했다. 단
어와 특정 이미지의 빈도 조사를 통해서 반복적 특성을 조사하여 특정 단어들과 이미
지들의 함축적 의미를 분석했다. 아울러 뉴스 기사들을 범주화하여 7가지의 유형으로
기사의 논제를 분류해서, 각각의 의미와 함께 방송사별로, 때로는 집권 정부별로 구분
하여 분석했다. 표제에 사용된 단어나 시각적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특징은 탈
북자 관련 기사들이 탈북자를 북한 출신이라는 출신지와의 연계성과, 동시에 시각적
이미지를 통해서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할 만한 이념적 연계성 속에서 재현한다는 점이
다. 이는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한반도라는 공간에 부여한 공동체성을 공유하는 일원으
로 접근한다기보다는 남북분단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이질적인 체제를 형성해온 북한
에 대한 반공주의적 시각에서 형성된 적대적이고 차별적 시선이 탈북자에게 전이되어
재현된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사회주의 몰락과 북한의 대량탈북 사태, 한국의 외환위
기 등 1990년대의 역사적 사건들은 탈북자를 규정하는 한국 사회의 가치 판단의 변화
와 무관하지 않으며, 탈북자 관련법과 함께 뉴스의 재현 과정에서 발견되는 특징은 인
도주의와 반공주의,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등의 시각들을 동원하여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하고 있다. 그것은 인권문제, 외교문제, 간첩활동, 부적응 등 갈등적 시각의 논제들
로 전달되고 있으며, 미래 지향적 의미로서의 민족통일과 문화통합, 다문화사회 등 동
질성의 회복 내지는 이질적 문화의 조화와 인정이라는 시각에서의 논제들은 매우 드물
게 발견된다. 이런 방송사의 담론적 실천은 결국 탈북자나 탈북자 관련 사건들을 바라
보는 미디어 수용자에게 전달되어 탈북자 문제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대상화하고 타자
화하게 된다. 이 글은 탈북자를 타자화하는 추상적 개념들이 구체적인 현상으로 어떻게
실천되는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석하는 연구다.

주제어 | 탈북자, 재현, 정체성, 어깨걸이 화면, 북한이탈주민, 타자화, 뉴스 담론

* 박사학위 논문의 개념적 논의와 내용의 일부를 활용함.


72 ― 통일과 방송

목차 Ⅰ. 서론
Ⅱ. 미디어의 재현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2. 연구방법

Ⅳ. 탈북자 관련 보도의 유형과 속성


Ⅴ. 탈북자 재현의 양상과 탈북자 정체성과의 관계
1. 재현을 통한 타자성(otherness)의 구축
2. 탈북자 재현과 탈북자 정체성의 관계

Ⅵ. 결론

Ⅰ. 서론

1990년대 초반 사회주의 몰락과 냉전 구도의 해체,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따른 국제 사회로부터의 경제적, 정치적 고립은 북한의 경제난을 가속화시켰
다. 설상가상으로 1990대 중반, 북한의 홍수와 가뭄 등 자연재해는 극심한
식량난을 야기해 수많은 북한 주민을 굶어 죽게 했다. 이후 북한 주민의 탈
북 러시가 시작됐고, 그 중 일부는 한국으로 이동했다. 당시 한국 사회는 외
환위기를 겪으면서 IMF의 재정지원을 받았고, 그 조건으로 경제의 세계화라
는 구조적 압력에 의해 신자유주의를 수용하도록 강요당했다. 그 결과 개인
들의 삶에서도 경제적 가치에 대한 의미부여는 다른 어떤 가치들보다 우선
하는 우월적 지위를 갖게 됐다. 그 와중에 한국으로 유입된 북한 주민은 탈
북자 관련법에 의해서 인도주의적 시각에서의 경제적 난민으로 규정됐다.
탈북자1의 문화적 의미를 규정하는 한국 사회의 상징적 질서들은 국내외

1- 1997년 관련법 개정 이후 탈북 후 한국에 입국한 북한 주민을 일컫는 공식적인 법률


용어는 ‘북한이탈주민’이다. 반면에 ‘탈북자’는 1994년 이후로 한국 사회에서 가장 흔
하게 사용되는 표현이다. 이 논문에서는 한국뿐만 아니라 탈북 후 중국에 체류 중이거나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73

의 정치, 경제, 사회의 변동에 따라서 변해왔다. 그래서 탈북자에게 부여된


상징적 동일성은 한국 사회의 지배적인 이데올로기의 변화와 연동하여 구성
됐다. 지젝(Zizek, 2005/2007, 57쪽)의 “주체의 상징적 동일성은 항상 역사
적으로 결정되며 특정한 이데올로기적 배치에 의존”한다는 주장과 결을 같
이 한다. 따라서 탈북자의 정체성이 어떻게 구축되어 왔는가를 검토하기 위
해서는 역시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기들의 역학적 관계와 실천이 어떻게 전
개돼왔는가를 검토해야 한다. 그리고 헤게모니적 지위를 구축한 특정 이데올
로기의 변화를 중심으로 탈북자 정체성이 어떻게 위계적으로 구성되고 변화
되어왔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그것은 탈북자를 규정하는 한국 사회의 다양한
문화적 요소들이 윌리엄스(Williams, 1977/2009, 195쪽)의 지적처럼 역사의
변화와 역동적 상호 관계 속에서 복합적으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냉전 시대의 ‘월남귀순자’나 귀순용사’와 같이 국가유공자에 준하는 처우를
제공했던 시기와 냉전 후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탈북자’로 호명하면서 경제
적 난민으로 대우하는 시기 사이에는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의미 질서
들의 위계가 다르다. 전자의 경우, 민족주의와 함께 반공주의가 탈북자를 규
정하는 지배적인 이념적 질서였다면, 후자의 경우에는 전지구적 신자유주의
가 헤게모니적 지위를 구축하고 지배적인 의미 작용을 하도록 만들었다. 그
래서 ‘민족 내부의 적대적 타자’였던 탈북자는 ‘민족 내부의 적대적이고 가난
한 타자’로 재구성됐다(오원환, 2011). 이때 ‘민족’과 ‘적대적 타자’의 의미는
잔여적인 것으로 밀려났다면 ‘가난한 타자’의 의미는 지배적인 것으로 자리
매김 했다. 이런 변화는 한국 사회의 공식 담론이라고 할 수 있는 탈북자 관
련법의 변천에서도 잘 나타난다.2 1997년 이후 현행법에서는 탈북자를 민족

서구 사회로 이주한 북한 주민 모두를 통칭하는 표현으로서 ‘탈북자’라는 단어를 사용


한다. ‘탈북자’라는 용어가 남북한 주민 모두에게 부정적 어감을 주지만, 일부 북한
주민은 자신의 정치적 망명을 강조하기 위한 표현으로서 ‘탈북자’라는 기표를 오히려
더 선호하기도 한다. 이 연구는 언론에서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탈북자’라는 용어를
미디어 재현에 관한 의미 작용을 분석하기 위해서 사용한다.
2- “법의 형식은 하나의 권력 재현 체계이며, 법은 권력의 합법화‧정당화‧합리화의 수단

이다. 법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은 탈북자가 한국 사회의 구조적 권력 체계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다는 의미이다. 그리고 그것은 법적 근거를 토대로 한 다양한 사회적 규정과
74 ― 통일과 방송

이나 동포라는 기표를 동원하지 않는다. 그 대신 인도주의적 시각에서의 특


별한 대상으로 명시할 뿐이다.3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는 ‘탈북자’라는 꼬리표를 달아준 상징적 질서들 속
에 놓인 자신을 쉽게 발견한다. 여기서 ‘탈북자’라는 꼬리표는 ‘한민족’, ‘북한
이탈주민’, ‘북한이주민’, ‘새터민’, ‘귀순용사’, ‘빨갱이’, ‘꽃제비’, ‘난민’, ‘부적
응자’, ‘영세민’, ‘먼저 온 미래’, ‘통일의 역군’ 등 다양한 의미들과 접합되어
이데올로기적으로 작동한다. 그것은 탈북자를 사회적으로 규정하는 상징적
질서들이 일상의 곳곳에 그물망처럼 퍼져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질서를
수용하거나 저항하는 과정에서 탈북자는 ‘적응’이라는 이름으로 평가 받는
특별한 대상으로 범주화되고 타자화된다. 그리고 ‘탈북자’란 기표를 탈북자
가 수용하여 자신이나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을 ‘탈북자’라고 인식하고 말
할 때, 탈북자는 ‘탈북자’라는 기표를 중심으로 한국 사회의 상징적 질서 속
에서 주체로 위치한다. 그리고 비로소 사회 성원들과 관계 맺기가 진행되며
소통이 가능해진다. 달리 말하면, 한국 사회의 상징적 질서들로 구성된 탈북
자 정체성을 수용하는 것이 탈북자가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 길이고, 진정한
주체를 상징적 질서들의 구조 속으로 봉합시킨다. 이는 주체로서의 탈북자와
한국 사회의 상징적 질서 모두를 안정시키면서 “상호 통합되고 예견할 수 있
는 것”으로 만든다(홀, 1992/2000, 324쪽).

재현체계를 통해서 확산된다. 예를 들어서, 탈북자를 일컫는 공식 명칭이 법에 근거하


고, 그것이 미디어를 통해서 확산될 때 탈북자에 대한 문화적 정체성 형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탈북자가 귀순용사로 불리는 것과 북한이탈주민으로 불리는 것은 단지
호칭만이 변한 것이 아니다. 그것은 탈북자가 국가유공자인가 혹은 난민인가의 신분
상의 차이이고, 이 차이는 국내외의 정치적 이해관계가 작용한 결과이다”(오원환,
2011, 155-156쪽).
3- 1997년 1월 13일에 제정된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은 현행법률

로서 “북한이탈주민”을 “북한에 주소‧직계가족‧배우자‧직장 등을 두고 있는 자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자”라고 정의하며, 그 대상은 “대한
민국의 보호를 받고자 하는 의사를 표시한 북한이탈주민에 대하여 적용한다”고 명시
하고 있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보호대상자에 대하여 인도주의에 입각하여 특별한
보호를 행한다”고 명시했다. 이는 선행 법률이 민족 혹은 동포의식에 기반했다면 현행
법은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탈북자 문제를 접근하는 것이다. 결국 민족적 차원에서의
유대가 상대적으로 약해졌음을 의미한다(앞의 책, 162쪽).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75

한편, 탈북자 문제라고 지칭되는 사안들에 대한 언론의 평가는 특정 개인


이 아닌 탈북자로 범주화된 타자화된 집단을 구축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예컨대, 뉴스 기사는 대한민국 국민이 된 탈북자 개개인에 대해서
‘김 모 씨’, ‘이 모 씨’가 아닌 ‘탈북자 김 모 씨’, ‘탈북자 이 모 씨’ 등 특정
범주로 탈북자를 일반화시킨다. 그러나 왜 ‘탈북자’라는 수식어가 붙어야 하
는지는 은폐된다. 그것은 언어가 그 자체의 인위성을 주목하도록 만들지 않
기 때문이기도 하지만(Fiske & Hartley, 1978/1994, 173쪽), 권력 관계의 약
자이며 소수자인 탈북자를 남한 주민과의 구별짓기를 통해서 타자화하는 의
미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 타자화는 유럽적 사유로 보면, “사유 주체의 지속
적인 내부적 추방(internal exile)을 의미한다”(Peters, 1999, p.21)는 점에서
탈북자는 경계와 거리감을 두어야 할 집단으로 의미화된다고 볼 수 있다. 이
는 한국 사회가 한 민족이라고 부르지만 내집단(內集團)이 아닌 외집단(外
集團)으로 탈북자를 구분하는 작업이며, 이미 분단 이후에 지속적으로 수행
된 북한에 대한 타자화와 무관하지 않다.4
이 연구는 탈북자를 둘러싼 보이지 않는 상징적 질서들이 탈북자 정체성
을 어떻게 구성했고, 특히 미디어의 재현은 탈북자 정체성의 구축 혹은 재생
산에 어떻게 기여하는가를 검토한다. 이 연구의 가설이 있다면 그것은 탈북
자를 둘러싼 상징적 질서들이 미디어의 재현(representation)을 통해서 탈북
자를 타자화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미디어가 탈북자의 사회적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담론들의 권력 관계 속에서 탈북자
에 관한 미디어의 현실이 구축되고, 그 결과 특정 담론적 시각에서 탈북자는
타자로 배치된다는 것이다. 그러한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서 이 글은 TV 뉴

4- 임지현(1999, 36-37)은 원초적인 요소와 역사적인 요소의 조합에 의해서 민족의 구성


양식이 결정된다고 지적한다. 여기서 원초적인 요소들은 “내집단(內集團)과 외집단
(外集團)을 구분하고, 내집단의 자기 정체성을 확인하고자 하는 원초적 욕구를 충족
시켜 주는 지표”이며, 한편 역사적인 요소들인 정치나 경제 관계가 그 내집단의 응집
력을 결정한다고 지적한다. 그렇다면 탈북자는 원초적인 측면에서는 내집단이지만
정치적 혹은 경제적 관계에 의한 역사적인 요소에서는 외집단이 된다. 그것은 분단
후 남북의 정치 체제의 이질성 심화, 한국 사회의 경제적 계급화에 따른 수직적 관계
형성에 따른 내집단의 응집력 약화가 초래한 결과다.
76 ― 통일과 방송

스의 어깨걸이5 화면이라는 텍스트를 선택했다. 그 이유는 어깨걸이 화면이


탈북자의 사회적 의미를 구축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하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이 텍스트 속에는 미디어가 관습적으로 탈북자의 의미를 (재)생산하는
재현 양상이 잘 드러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어깨걸이 화면을 만들기
위해서 선택된 실사 이미지나 그래픽 이미지 그리고 표제어로 선택된 단문
속에는 미디어의 재현 관습이 비교적 상징적이며 동시에 명료한 기호들로
재현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 연구는 탈북자를 타자화하는 추상적 개념들이
구체적인 현상으로 어떻게 실천되는가를 발견하고 그것을 해석하고자 한다.

Ⅱ. 미디어의 재현

문화를 ‘공유된 의미들’(shared meanings)이라고 할 때 미디어는 의미가


공유되는 과정에 깊숙이 관여한다. 특히 미디어의 재현은 언어를 의미로 산
출하게 하는 연결고리로서, 사회의 구성원들로 하여금 특정한 문화를 공유할
수 있게 하는 중심 체계로 작동한다. 그러나 재현이 사회적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기보다는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구성하는 과정에서 지배 담론적 질
서들이 다양한 방법으로 개입한다. 그래서 재현은 텍스트의 헤게모니적 의미
들을 찾아내기 위한 시각 이미지 분석에 핵심적인 개념이다(Hall, 1997). 특히,
뉴스에서 사용되는 특정 언어와 시각적 이미지를 통한 타자에 대한 재현은
미디어 내에 존재하는 권력 관계를 지시한다(Jalbert, 1983, p.103)는 점에서
탈북자를 둘러싼 상징적 질서의 권력 관계는 미디어의 재현을 분석함으로써
접근이 가능해 진다. 예컨대 TV 뉴스에서 한반도의 북한 지역을 ‘적색’, 남한
지역을 ‘청색’으로 표시해 구분하거나 혹은 남북한 모두를 ‘하늘색’ 한반도기
로 표시하는 것은 명백히 다른 의미들이 작동하도록 구성된 것이다. 한국에

5- 어깨걸이는 TV 뉴스의 ‘DVE(Digital Video Effect)’, ‘Quarter picture,’ ‘1/4


illustration’ 등으로도 불린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77

서 ‘적색’은 이념적 논의에서 다분히 사회주의나 좌파를 의미하는 비언어적


기호로 사용돼왔으며, 냉전 시기의 지배적 이데올로기인 반공주의적 시각에
서 의미가 작동돼왔다고 볼 수 있다. 반면에 ‘하늘색’ 한반도기는 스포츠 경기
등에서 남북 단일팀 구성이나 한반도의 화해모드를 상징화하는 색으로 활용
됐고, 시기적으로도 동유럽의 사회주의가 붕괴되고 냉전의 긴장이 와해된 후
에 다분히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등장했다. 위와 같이 특정 맥락에서 서로 다
른 색을 활용한 기호의 의미는 사회적으로 공유돼왔고, 미디어는 재현을 통
해서 현실에 관한 이야기를 반공주의든, 민족주의든 한국 사회의 지배적 담론
들을 동원해서 사회적 현실을 매개했다.
홀(Hall)은 대중문화 속에 등장하는 이미지들이 어떠한 방식으로 특정한
이미지들을 생산하고 순환해내고 있는지 그 메커니즘을 파악하고자 했다. 부연
하면, 대중문화 속의 이미지에서 타자성(otherness), 즉 차이들(differences)
이 어떻게 구축되고 있으며, 특히 인종적, 민족적, 성적 차이들이 어떠한 방
식으로 재현되고 있는지 검토했다. 그리고 이미지의 스테레오타입화 과정 속
에서 ‘차이’가 절대화되거나 혹은 ‘진리의 체계’ 속으로 영입되는 과정을 검
토했다. 이러한 과정은 어떻게 의미화 과정이 일상생활 속에서 우리의 ‘보는’
방식을 구조화하고 있는지, 더 나아가 이러한 이미지들의 의미가 폭력, 환상,
욕망 등 복합적이며 때로는 모순적일 수 있는 심리적 요소들과 결합함으로
써 보다 복잡한 체계 속으로 용해되어가고 있는가를 연구했다. 동시에 홀은
문화를 투쟁의 장소로 간주하고, 재현의 정치학 속에서 대항적 전략의 가능
성을 강조했다. 달리 말하면, 어떻게 의미가 투쟁의 공간이 될 수 있으며, 재
현의 특별한 체계가 도전, 대항, 또는 변모될 수 있는가에 주목함으로써, 푸코
(Foucault)가 주장했듯이 혁명에 의한 의미변혁이 아니라 주변의 담화적인
것들로부터의 작은 도전들이야말로 우리의 인식체계를 전환시킬 수 있는 주
체적인 힘임을 상정했다.
홀(Hall, 1997, p.24-26)은 재현에 대한 세 가지 이론적 접근 방식을 제시
한다. 첫째는 반영적 접근(reflective approach)으로 사물, 사람, 사건 등 현실
세계에 이미 의미들이 존재하며, 언어는 마치 거울처럼 이미 존재하는 참 의미
(true meaning)를 반영한다는 것이다. 다음은 의도주의적 접근(intentional
78 ― 통일과 방송

approach)으로 의미는 화자, 저자, 화가 등이 언어를 통해서 세상에 대한 그만


의 독특한 의미를 부여한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구성론적 접근(constructionist
approach)으로 의미는 사물이나 화자의 의도에 놓여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
들이 개념6과 기호로 구성된 재현 체계를 통해서 의미를 만들어간다는 것이
다. 홀은 소쉬르(Saussure)의 문화 분야에서의 재현에 대한 기호학적 접근
의 중요성을 언급하면서도 그러나 닫힌 체계가 아닌 열린 체계로의 언어의
의미 작용을 인식해야 하며, 바르트(Barthe)처럼 단지 언어만이 아닌 다양한
문화적 현상을 기호로 파악하고, 다양한 맥락 안에서 기호 속에 작동하는 숨
은 의미들을 해독하는 작업을 실천한다. 아울러 홀은 푸코를 기반으로 하는
재현 체계들로서의 진리 체계와 그람시(Gramsci)의 의미를 둘러싼 헤게모니
의 투쟁을 접합하여 구성주의적 재현 개념을 정리한다.
담론 이론의 토대를 세운 대표적인 학자인 푸코에게 있어서 담론은 “지식
의 대상인 논제(topic)를 규정하고 생산하며, 그 논제가 의미 있게 거론되고
논의되는 방식을 통제한다”(황인성, 2011, 85쪽). 담론적 관점에서 권력은 의
미 시스템 자체이며, 그래서 미디어 텍스트는 권력 관계의 성과물로 간주되
는 것이다. 부연하면, 푸코는 ‘재현 체계로서 담론(discourse as a system
of representation)’의 영역 안에서 지식생산과 의미작용이 이루어지며, 그것
이 사회적 행위(social conduct)에 대한 규칙(regulation)으로 연결되기 때
문에, 권력과 지식이 관련되어 있다고 봤다. 그리고 이미 세상에서 적용된 모
든 지식은 실제적인 효과를 지니며, 진실한 것으로 감각된다고 간주했다. 즉,
역사적으로 볼 때 그 자체로는 옳지도 그르지도 않은 하나의 담론이 그 내부
에서 ‘진리 효과’를 생산하며, 담론의 ‘진리 효과’는 일상적인 삶 속에 이미
스며들어 있으며, 그것은 TV나 신문과 같은 대중매체에 의해 재현되는 이미
지들을 해독할 때 수용자에게 일상의 보이지 않는 미시적 권력관계를 강화
하는 방향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미디어는 의식적으로 혹은 관습적으로 헤게모니적 방식으로 의미 작용이

6- “마음 속에 형성된 개념은 세상을 의미 있는 범주들로 분류하고 조직하는 정신적


재현의 체계로 기능한다”(Hall, 1997, p.28).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79

이루어진 메시지를 생산한다. 이는 방송사의 “제작 관행과 네트워크, 조직


관계, 그리고 기술적 하부 구조를 갖춘 제도적 구조” 속에서 “시각적 질, 뉴
스 및 전달 기법적인 가치, 영상 매체적 질, ‘전문 직업주의’ 등과 같은 외관
상 중립적, 기술적으로 보이는 문제를 중시하는 전문 직업적 기호화 방식으
로 대체 및 운용”됨으로써 실천된다(Hall, 1996, 289-302쪽). 즉, 방송의 제
작 체계와 전문 직업적 의미 규칙은 지배적 의미 규칙의 ‘헤게모니’ 내에서
작용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특정 의미를 전달하는 규범화된 그리고 관습화된
시청각적 형식 혹은 기호 체계들은 이미 우리 사회에서 특별한 의심을 불러
일으키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수용되고 공유된다. 그것은 TV가 리얼리즘
적 신화를 구축해온 것과 관련 있으며, 리얼리즘적 신화는 수용자가 외부 세
계를 이해하는 방식을 자연화하기 때문이다(Fiske & Hartley, 1978/1994,
174쪽). 이는 TV에서 보여지는 시각적 이미지가 사진술의 발명과 더불어 이
어져온 사진의 증거적 기능 때문에 종종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는 현실
효과를 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리고 특히 TV 뉴스의 재현은 시청각적 이
미지가 참인지 거짓인지의 문제를 넘어서 진실효과를 내는 담론적 구성체라
고 볼 때 수용자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TV 뉴스의 제작 과정에서 지배적 의미 혹은 지배 권력의 의도가
전달되도록 특정한 시청각적 이미지가 선택되고 구성된다는 점은 은폐된다.
때때로 그렇게 은폐되지 못하고 노출될 경우도 있다. 예컨대, 2008년 이른바
KBS의 ‘보신각 종소리 사건’은 가려져야 할 시청각적 이미지의 선택 과정이
드러나면서 조작방송이라는 비난이 이어졌다. 이 논란은 2008년 12월 31일
KBS가 보신각 타종행사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종각에서의 반
정부 구호가 들리는 오디오를 없애고 그 대신 종로 5가의 노랫소리로 대체했다
는 인터넷 언론의 주장에서부터 시작됐다(정철운, 2010.11.18; 박지영, 2010).7
그러나 만약 인터넷 언론에서 이런 문제제기를 하지 않았다면 수용자들은

7- 이것은 생중계 혹은 뉴스와 같은 TV의 프로그램의 리얼리즘 신화와 무관하지 않다.


영상과 오디오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 사실성 혹은 진정성이 훼손된다는 믿음과 관련
이 있다. 영상과 사운드, 생중계의 신화적, 미학적 논의에 대해서는 박지영(2010)을
참고.
80 ― 통일과 방송

특별히 의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을 것이다. 즉, 반정부 시위 소리


가 아닌 노랫소리를 들으면서 타종행사를 봤을 것이다. 현 정부의 실정 비판
이 아닌 평화로운 미디어 이벤트 속에서 체제 안정적인 내러티브의 수용자
로 머물렀을 것이다.
이 글은 한국 사회의 소수자로 인식되는 탈북자에 대해서 미디어가 어떤
담론들을 동원하여 탈북자의 모습을 그려내는가를 분석한다. 1990년대 중‧
후반의 대량 탈북 사태 이후 한국으로 유입된 탈북자의 이주 역사가 불과
10여 년을 조금 넘었다. 그리고 탈북자에 대한 미디어의 재현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비록 전규찬(2011, 38쪽)의 지적처럼 기존의 전형적인 ‘소
수자 미디어 문화 연구’의 하나의 사례 연구일 수 있지만, 한국 사회로 편입된
짧은 역사 속에서 주류에 의해서 여전히 ‘임(being)’이 아닌 ‘됨(becoming)’의
과정 속에 놓여있는 탈북자의 청사진을 들여다보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
이라고 생각한다. 더군다나 탈북자를 구성하는 한국 사회의 담론적 질서가
1990년대에 큰 변화를 보였고, 그로 인해서 탈북자를 바라보는 방식도 변했
다. 이는 국내외의 정치, 경제적 변화들에 의해서 권력 관계의 양상이 변함에
따라서 담론적 질서도 함께 변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서 탈북자 정체성도 변
하고 있기 때문에 ‘됨’의 과정으로서 미디어의 재현을 분석하려는 것이다.
탈북자에 관한 기존의 연구들8 중에서 언론학의 범주에서 광의의 재현 연구로
논의될 수 있는 논문으로는 2000년 6. 15 남북공동선언 이후 5년간 조선일보와
한겨레신문을 대상으로 탈북자에 대한 언론의 프레임 연구(이용철, 2006)와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기에 한국의 주요 언론의 사설을 중심으로 탈북자 문제
에 대한 언론의 다층적인 프레임 유형에 대한 연구(곽정래‧이준웅, 2009)가 있다.
그 외의 연구는 탈북자가 아닌 주로 남한에서의 북한보도에 관한 연구들이다.

8- 기존 국내 연구 중에서 탈북자에 관한 학위논문은 1995년부터 2006년 상반기까지


박사학위논문 20편, 석사학위논문 222편으로 조사됐다(김영수, 2006). 박사학위논문
을 주제별로 분류하면 ‘적응 실태 및 양상’, ‘정책 및 지원방안’, ‘국제법적 지위와 인권
문제,’ ‘국내 인권문제,’ ‘교회역할과 선교,’ ‘통일‧안보와 동북아질서 관련’ 등으로 분류
된다. 주로 심리학이나 사회학, 인류학, 정치학 등에서 연구가 활발하며,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의 연구는 매우 부족한 실정이다. 석사학위논문의 주제별 연구 영역도 비슷한
양상이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81

특히, 북한에 대한 신문과 방송 보도의 담론적 구성 혹은 수행에 대한 연구로


유선영‧전효관(2000)은 1990년대까지 한국의 북한에 대한 보도는 반공주의와
냉전주의에 입각한 보도가 주류였음을 지적했고, 주창윤(2000)9은 2007년 7월
부터 3년간 남한 방송의 북한보도의 문제점을 다양하게 지적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언론의 특정 담론적 시선의 강조와 습관적 방송 보도는 결국 탈북자를
바라보고 규정하는 문제와도 연관된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언론 기사의 주제나 내용이 특정 담론적 시각에 의해서 구성되거나
혹은 관습적으로 반복되는 것처럼 뉴스의 이미지 재현 역시 그러한 담론적
시각에서 자유롭지 않다. 왜냐하면 TV 뉴스가 제공하는 탈북자에 대한 지식
과 이해의 방식은 그와 관련 사건들을 특정 담론적 시각의 서사와 함께 특정
담화 장치들을 통해서 매개되기 때문이다. 즉, TV 뉴스가 제작될 때 표제,
앵커 멘트, 리포트, 음악, 자막, 촬영 기법과 화면 구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담화 장치에 의해서 반복적으로 구축된 재현 관습이 문화 공동체 내의 성원
들에게 반복적으로 수용됨으로써 특정 의미작용을 수행하기 때문이다. 예컨
대, 탈북자의 이미지는 대개 마르고, 촌스럽고, 말투나 억양이 거친 특수한
전형을 재생산하는 재현 관습 속에서 이어져 왔다. 비록 그것이 현실의 탈북자
와 절대적인 연관성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수용자의 상상력 속에 특정 이미
지들로 자리매김했다. 그래서 ‘탈북자처럼’ 보이지 않는 탈북자가 미디어에
등장하는 경우는 생산과 수용의 측면 모두에서 관습적인 저항을 받게 된다.
다음은 관습적인 재현의 한 예다. MBC <느낌표>10에 신동엽과 함께 진행자

9- 주창윤의 연구는 2000년 8월 22일 한국언론정보학회와 MBC 통일방송 연구소가 주


최한 ‘북한관련 보도의 반성과 새로운 패러다임의 모색’이라는 토론회에서 진행된 ‘남북
화해시대 통일을 위한 방송의 역할 세미나’의 발제논문이며, 유선영‧전효관(2000)의
연구에서 그 내용을 참고했다.
10- MBC 느낌표의 통일시리즈로 제작된 <남북 어린이 알아맞히기 경연대회>는 2004년

12월 4일 첫 회 방송으로 2005년 11월 12일까지 총 46회가 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은


남과 북의 통일문제를 무겁고 어둡게 전달하기보다는 가볍고 재미있는 방식으로 접
근하려고 했으며, 오락과 공익을 동시에 추구하는 느낌표의 기존 제작방식을 추구했
다. 남북 문제를 신선하게 접근한다는 평가와 함께, ‘북한 띄워주기’아니냐는 불만의
목소리도 간간이 흘러 나왔다. 또한 북한 프로그램 영상을 합성하여, 마치 남과 북에
서 동시 진행되는 것처럼 보이게 했다.
82 ― 통일과 방송

로 참여했던 탈북 대학생 김하늘의 경험은 방송사의 재현 관습을 잘 보여준다.

여자라면, 방송에 나가는 사람이라면 예쁘게 보이고 싶은 게 사람 심리인데, 예전


프로그램은 일부러 북한 사람이라는 걸 티 나게 하려고 헤어스타일도 무조건 생
머리였고 의상도 별로 맘에 들지 않는 색상과 스타일이었으니까요. 얼마나 그랬
으면 ‘느낌표’에서 저랑 공동 MC를 보았던 신동엽씨가 “하늘아! 그냥 니가 입고
온 옷이 훨 낫네, 그거 입고 그냥 출연해도 되겠다”라고 할 정도였으니까요. 제
의상을 담당하셨던 코디분께서도 프로그램 마지막 촬영 날 “하늘아 예쁜 옷 한
번 못 입혀줘서 미안해”라고 진심 어린 말을 건넸었어요. 김하늘(2010, 71쪽)

김하늘의 의상과 분장은 ‘탈북자답게’라는 전형적인 제작 관습 속에서 선


택됐다. 이는 리프만(Lippman, 1922)의 ‘우리들 머릿속의 그림(the pictures
in our heads)’에서처럼 실제 경험하지 못한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은
그것에 대한 기존 머리 속의 이미지로부터 나온다는 인식론적 전제를 지속
시키는 하나의 계기다. 이는 홀(Hall)의 견해에 따르면, “뉴스는 뉴스의 가치
가 기자들에 의해 인식되고 공중에 의해 수용되어 일치를 위한 지식을 계속
해서 창출해 내야만 한다는 것이다.”(McQuail, 1987/1990, 248쪽). 달리 말
하면, 일상에서 탈북자를 직접 경험하지 못한 다수의 수용자들에게 탈북자
김하늘의 모습은 기존의 이미지 속에서 재현됐다. 김하늘의 의상과 분장에
대한 연출자의 지시는 김하늘의 개인적인 현실을 반영하고자 했던 것이 아니
고 사회적으로 구성된 탈북자 정체성을 미디어가 반복적으로 매개한 것이다.
그렇다면 교양이나 오락프로그램이 아닌 TV 뉴스는 어떻게 특정 담론의
시청각적 형식 속에서 탈북자를 재현할까? 특히,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을 구
성하는 표제와 이미지 기호들이 어떤 담론적 실천 속에서 선택되고 구성됐
을까? 그리고 기사의 논제는 특정 범주들로 유형화될 수 있을까? 또 어깨걸
이 화면들을 통해서 방송사의 관습적인 재현 패턴을 발견할 수 있을까? 혹시
방송사별로 재현 관습에 차이가 있지는 않을까? 이런 질문들에 대한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방송사가 구축하는 혹은 재생산하는 탈북자 정체성을 분
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처럼 탈북자에 대한 미디어의 현실 구성을 분석하는
작업은 탈북자 정체성을 해석하는 또 다른 작업이 될 것이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83

Ⅲ. 연구방법

1. 연구대상

이 연구의 분석 대상은 노무현 정부 후반기와 이명박 정부의 전반기를 포


함하는 2005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 5년간 <KBS 뉴스9>, <MBC 뉴스
데스크>, <SBS 8시 뉴스>에서 보도된 탈북자 관련 보도의 어깨걸이 화면
이미지와 표제(헤드라인) 그리고 앵커 멘트(리드)다.
이 연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지상파 방송 뉴스에서 탈북자 재현의 시청각
적 형식과 담론 구성을 분석해 내는 것이다. 그리고 부가적인 목적은 두 집
권 정부의 변화 과정에서 탈북자 재현의 시청각적 형식과 담론 구성이 변하
는 징후를 포착하는 데에 있다. 비록 두 정부의 대북정책과 탈북자 정책이
크게 다르다고 하더라도 탈북자의 문화적 정체성을 규정하는 미디어의 재현
은 분단 이후 오랜 기간 다양한 요인들에 의해서 구축되어 왔기에 큰 변화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탈북자 재현 방식과 담론 구성에서의 변
화의 징후를 발견해낼 수 있다면, 정치적, 사회적 맥락으로서의 집권 정부의
정책적 차이를 접합해 이해할 수도 있다.
한편, 각 방송사의 홈페이지에서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북한이탈자, 북한
이주민, 새터민’ 등 정부나 언론과 학계에서 1990년대 중반 이후부터 주로
사용해온 단어들을 검색어로 입력하여 수집했다. 그러나 탈북자가 기사의 주
요 대상이 아닌 북한 정치, 경제, 사회 등에 관련된 사건에 대한 설명을 위해
서 익명의 정보원 정도로 활용된 경우는 자료 수집에서 제외했다. 아울러 탈북
자 관련 기사지만 어깨걸이 화면이 없는 경우도 제외했다. 그래서 수집된 자료
는 방송사별로 보면, KBS-77개, MBC-52개, SBS-42개 등 총 171개다.
어깨걸이 화면의 이미지와 표제, 앵커 멘트는 해당 기사의 첫 인상을 만들
고, 기사 내용을 요약, 강조, 주장하는 기능을 한다. 즉, 탈북자 관련 보도의
시각이 간결하고 분명하게 재현된다. 그리고 앵커 멘트가 진행되는 동안 화
면은 바뀌지 않는다. 따라서 앵커 멘트 중에 어깨걸이 화면 이미지는 실제
영상의 정지된 일부이거나 만들어진 하나의 복합적 이미지라는 점에서 시각
84 ― 통일과 방송

적 기호 분석에 용이하다. 또한 짧은 표제와 앵커 멘트는 특정 사건을 구성


하는 과정에서 계열체적 어휘 집단 속에서 특정 담론적 시각을 구성하는 용
어가 선택된다고 볼 수 있다. 대체로 뉴스화된 사건을 대표하거나 주제어 중
심의 기표가 선택됨으로써 특정 담론적 시각이 보다 분명하고 간결하게 구
성된다. 따라서 표제나 앵커 멘트의 비교적 짧은 서사문은 담론 분석에 적합
할 뿐 아니라 용이하다는 장점도 있다. 물론 전체 기사 내용을 포괄하여 뉴
스를 통합체적으로 의미 분석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결과를 획득할 수도 있
겠지만, 리포팅 동영상과 기사 전체에 대한 분석은 연구의 용이성을 급감시
키기 때문에 기사 내용에 한해서 종합적 이해가 요구될 경우에만 참고했다.
아울러, 어깨걸이 화면과 앵커 멘트만을 분석대상으로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적절할 수도 있다. 그 이유는 담론으로서의 뉴스에 대한 학제적 연구에서 뉴
스의 어깨걸이 화면은 주요 관심 연구대상이 아니었고, 비판과 평가의 대상
으로서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그 이유가 어깨걸이 화면의 이미지는 문자
언어에 비해서 의미 규정 능력이 낮기 때문일 수도 있고, 기사 내용에 비해
서 중요성이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구자는 오히려 이런 이유
들이 비판과 평가의 관심 영역 밖에서, 암묵적인 보도국의 동의하에서 관습
적으로 반복되는 담론의 시청각적 형식의 특징이 뉴스의 담론적 시각을 보
다 더 분명하게 구성한다고 생각한다.11 굳이 기사의 전체를 연구대상으로
하지 않더라도 시청각적 재현과 앵커 멘트를 통한 담론 구성을 분석하는 데
는 부족하지 않다고 판단되며, 전체 기사의 내용과 어깨걸이 화면 분석과 앵
커 멘트의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왜냐하면 앵커 멘트는 사건의
개요 혹은 언론사의 주장을 요약해서 전달하기 때문이다.
어깨걸이 화면에 대한 최근 연구는 HDTV에서 전체 TV 화면비율의 변

11- 기사를 편성‧보도하는 보도국 PD나 기자, 뉴스 앵커, 기사의 담당 기자가 어깨걸이
화면을 모니터링한다는 점에서 비록 직접 사전제작에 참여하지 않았더라도 암묵적인
동의가 이루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사전에 모니터링하는 경우도 있고, 사후에
모니터링한 결과에 대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경우도 없지는 않지만, 편집실의 인력
부족 등으로 인해서 화면구성에 대한 문제 제기는 소홀한 편이다. 비록 그런 제작현실
을 감안하더라도 어깨걸이 화면의 이미지 선택과 구성은 재현 대상에 대한 보도국의
담론적 시각 밖에서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85

화와 함께 어깨걸이 화면에 대한 인식을 영상미학적으로 접근한 연구(오규택,


2009)가 있고, 어깨걸이 화면이 뉴스에 대한 이해와 정보 전달 기능을 잘 수
행하고 있는가를 ‘정보성,’ ‘선정성,’ ‘편향성,’ ‘내용불일치성’ 차원에서 분석한
연구(정연국, 2005)도 있다. 또 어깨걸이 화면의 주목성에 대한 연구(성용석,
2000), 의미 전달에 관한 효과와 만족도에 관한 연구(한욱현, 1986), 그리고
자막 유무에 다른 효과 연구(이선재, 1997; 안선경, 2003) 등이 있다. 정연국
(앞의 책, 29쪽)은 기존 연구들에서 어깨걸이 화면이 “뉴스의 내용을 미리
규정짓는 위험성은 내포하고 있지만 뉴스에 대한 이해와 기억에 대체적으로
도움”을 주며, 주목도 면에서 높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의미전달 측면에서 만
족도는 대체로 낮았다고 정리하고 있다. 한편, 어깨걸이 화면을 제작하는 보
도국의 생산 조건이 KBS에 비해서 MBC와 SBS가 열악하여, 어깨걸이 화
면이 부실해지거나 선정적 혹은 편향적으로 구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
다(앞의 책, 65쪽).

2. 연구방법

기호학과 언어학을 포함하여 담론 분석은 1960년대 중반 이후 다양한 학문


분야에서 활용돼 왔고, 문화연구 영역을 포함해서 최근의 연구들은 언어학
적, 기호학적, 담론 분석적 접근을 점차 통합하는 경향이 있다(van Dijk,
1991/2005, 148-150쪽). 이 글의 연구방법도 다분히 그러한 추세의 연장선
위에 있다. 다만, 단어와 특정 이미지의 빈도 조사는 반복성에 의한 특정 의
미들의 강조에 대해서 논의하고자 질적 연구와 병행하여 수행한다.
먼저, 언어학적 분석으로 어깨걸이 화면의 표제에 사용된 어휘들의 빈도
와 등장 횟수가 높은 단어들의 의미를 분석한다. 그 이유는 뉴스에서 사용되
는 단어는 가치나 규범들을 표현하기 위해서 선택되고 사용되기 때문이다
(van Dijk, 1998/2004, 40쪽). 예컨대, 2007년에 남한을 떠나서 영국으로 간
탈북자의 이동을 두고 ‘위장망명’ 혹은 ‘탈남’ 중에서 어느 것으로 호명할지
를 선택하는 문제는 가치나 규범의 극명한 차이가 개입된 단어 중에서 하나
86 ― 통일과 방송

를 선택하는 문제다. 만약 탈북자의 초국가적 이동을 두고 ‘위장망명’이라고


호명하고, 그것이 언론에서 자주 반복되어 사용된다면 탈북자는 한국 사회의
도움을 받고 자신만의 이기적인 목적을 위해서 한국을 떠나는 ‘배은망덕’한
‘무법자’이며, ‘도덕적 해이’의 윤리적 비판 대상으로서 사회적으로 규정될 지
도 모른다. 아울러 한국 사회의 탈북자 전체에 대한 정체성 구성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이와 같이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의 표제(헤드라인)에서 선택되
어 사용되는 단어들과 그 빈도 수를 통해서 뉴스 속에 작동하는 가치판단이
나 이데올로기의 개입에 의한 의미화 과정을 분석하고자 한다.
다음은 어깨걸이 화면에 사용된 특정 이미지들(지도, 인공기, 사람 모습)
의 사용과 빈도를 조사하여, 그것의 의미들이 어떤 담론적 작용과 연계되는
가를 분석한다. 특히, 이 연구에서는 탈북자 관련 기사를 내보낼 때 그들의
최초 출신지인 북한과의 연계성, 그리고 반공주의나 민족주의 등 한국 사회
에서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이념과의 연계성 등을 중심으로 검토한다.
예컨대, 북한 지도를 적색으로 사용할 때와 하늘색으로 표현할 때는 탈북자
를 바라보는 시각에서의 이념적 차이가 있으며, 남한 국민이 된 탈북자를 여
전히 북한과의 연계성 속에서 재현한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가능하면 기호학
적 분석에서 우려되는 연구자의 주관적 해석을 최대한 조심하면서 분석을
시도한다. 그래서 북한 지도나 인공기와 같이 보다 명시적인 상징 기호들을
대상으로 분석한다. 그리고 탈북자의 인물 묘사에 대한 분석은 화면에 사용
된 이미지들을 영상 미학적 관점에서 논의되는 일반적인 수준의 의미 해석
차원에서 논의한다. 특히 자주 반복되는 이미지 패턴을 중심으로 해석을 시
도한다.
한편, 기사의 논제를 범주화하여 유형별로 분석한다. ‘범주화 분석 방법
(categorizing research analysis)’은 미디어가 어떤 대상이나 사건을 특정
기호로 구성하고 그것을 반복해서 제시함으로써 특정 범주로 귀속되는 것을
분석한다. 부연하면, 어떤 대상이나 사건에 연계되어 있는 기호들(signs)을
발견하고, 이들 기호들의 묶여짐이 어떤 범주로 속하게 되며, 그러한 범주는
어떤 부류에 귀속되는가를 검토하는 것이다(김정탁 외, 2002; 백선기, 2008).
방법론적 선행 연구로는 영국의 주요 신문 두 곳에서 특정 사건에 대해서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87

행위자와 행위들을 특정 이데올로기적 시각에서 범주화하고 그리고 그러한


범주화된 패턴으로부터 야기되는 현저성의 정도를 검토한 ‘이데올로기-지향
적 언어 분석’(Trew, 1979)과 이에 대한 추가적이며 실증적인 연구(Sigman
& Fry, 1985)가 있다. 그리고 미디어에 의해 매개된 재현 속에서 문화적 의미
가 어떻게 획득되는가를 분석하는 언어적 분석 도구로서의 범주화를 활용한
연구(Jalbert, 1983, 1989)가 있다. 이 방법은 미디어가 탈북자를 재현함에
있어서 동원하는 범주의 속성을 파악하고, 아울러 범주의 속성이 갖는 의미와
가치에 대한 한국 사회의 이데올로기적인 작동 방식을 탐구하는데 유용하다.
위와 같은 단어와 이미지의 반복성과 각각의 언어와 기호의 의미들, 범주
화된 유형들의 의미들을 재료로 담론 분석을 수행할 것이다. “담론분석은 특
정한 텍스트가 채택하는 주요 단어들 혹은 기호들이나 이데올로기적인 악센
트 그리고 해당 텍스트를 구성하는 결에 세밀하게 분석의 초점을 맞춘다”
(Fairclough, 1992; 김지운 외, 2011, 420-421쪽에서 재인용). 그래서 이 논문
에서 수행하는 담론 분석은 탈북자를 구성하는 이데올로기적 의미들을 한국
사회의 구조 속에서 권력 관계의 문제로 인식하게 만든다. 달리 말하면, 어깨
걸이 화면 속의 언어와 상징 그리고 담론의 생산과 활용을 통해서 우리 사회
내에서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미디어의 특정 담론적 실천, 그것이 결국
소수자이며 약자로서의 탈북자를 타자화하는 양상으로 나타나는 것에 대한
징후적인 분석이 될 것이다. 아울러 이 연구는 방송사별로 탈북자 재현 과정
에서의 담론적 실천들이 차별적인 양상을 보이는지 그리고 방송사의 담론적
실천에서의 변화가 집권 정부의 변화와 접합해서 맥락적 해석이 가능한가를
검토할 것이다.

Ⅳ. 탈북자 관련 보도의 유형과 속성

2005년 7월부터 2010년 6월까지의 지상파 방송 3사의 간판 뉴스프로그램


(KBS 뉴스9, MBC 뉴스데스크, SBS 8시 뉴스)을 대상으로 해당 방송사 홈
88 ― 통일과 방송

페이지에서 ‘탈북자, 북한이탈주민, 북한이탈자, 북한이주민, 새터민’ 등 언론


과 학계에서 주로 사용하는 호칭을 이용해 검색했다. 그 결과 방송사의 관련
보도 총 171회를 수집했다. KBS(77회)가 MBC(52회), SBS(42회)보다 탈북자
관련 보도를 더 많이 내보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후반기와 이명박 정부의
전반기에 보도된 탈북자 관련 기사를 비교했을 때, MBC(24/28)와 SBS(20/22)
는 근소한 차이를 보였지만 KBS(32/45)는 이명박 정부의 전반기에 보다 많
은 기사를 송출했다.
먼저, 수집된 어깨걸이 화면의 표제 자막(헤드라인)에서 단어의 빈도를 분
석했다. 다음 <표 1>은 자막에 세 번 이상 등장한 단어의 빈도수다. 이 외에
간첩을 수식하는 ‘이중’이 세 번 사용됐고, 두 번 사용된 단어는 ‘영화, 승인,
이탈, 처형, 조사, 위기, 영사관, 강행, 기소, 보험, 적발, 엄마, 의혹, 매매, 상봉’
등이 있다.

표 1_ 표제에 사용된 단어의 빈도 분석

탈북자 탈북 북/북한 인권 간첩 북송 미/미국 전단 남/한국 연행


44 15 14 11 10 9 9 7 7 6
진입 여/여성 망명 난민 지원 입국 위장 정책 외교 고문
5 5 4 4 4 4 4 3 3 3
사기 강제 구타 재혼 사냥 가족 압박 도착 정보 인정
3 3 3 3 3 3 3 3 3 3

이 단어들을 유형별로 간략히 분류하면, 북한 출신이라는 출신지(탈북자,


탈북, 북송, 북한, 북)와 관련된 단어가 가장 많았다. 전체 기사의 절반(46%)
가까운 표제에서 직접적으로 출신지와 관련된 단어들을 사용했다. 이는 탈북
자 관련보도가 탈북자의 정체성을 북한과 지속적인 연계 속에서 구성하며,
남한 주민과의 출신 지역적 차이를 통해서 타자화하는 대표적인 재현 관습
이라고 하겠다. 예컨대, 한국에 새로운 삶의 터를 마련한 이주민이라는 의미
의 ‘새터민’이라는 용어는 전체 기사에서 한 번밖에 발견되지 않았다. 이는
타자화의 작동원리가 한국이라는 공간이 아닌 한국과 다른 출신지라는 차이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89

를 강조함으로써 보다 본질적인 차이를 강화시킨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리


고 탈북자 문제를 미래 지향적인 관계보다는 과거 지향적인 관계에서 조망
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이는 탈북자 관련 기사의 표제에서 ‘통일’, ‘통합’, ‘화
합’, ‘화해’, ‘민족’, ‘동포’, ‘적응’, ‘정착’ 등의 단어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것
과 맥락을 같이한다. 즉, 남북통일이나 민족화합, 문화통합 등 미래지향적인
기사가 탈북자와 관계 맺지 못함으로써 탈북자 관련 기사는 과거 지향적이
고 동시에 출신지 차이에 따른 타자화 작동 원리 안에서 반복적으로 재현되
고 있다.
다음 <표 2>는 수집된 자료에서 표제와 앵커 멘트를 가지고 논제를 범주
화하고 빈도를 분석한 것이다. 탈북자 보도의 유형 중 ‘탈북자의 인권 문제
실상’의 범주로 분류되는 기사가 가장 많았다. 그리고 ‘탈북자 관련 외교문제’,
‘탈북과 망명과정’, ‘국가 정책 및 지원과 방향’, ‘탈북자의 간첩활동’, ‘탈북자
의 부적응 양상’, ‘탈북자의 성공적인 적응’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표제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탈북자의 인권문제 실상’으로 범주화된 기사
는 탈북 후 중국에서 불법 체류하면서 경험하거나 중국 공안에 검거된 후
강제 북송과 북송 후 경험하게 되는 인권 문제들로 ‘강제낙태 당했다’, ‘탈북
여성 구타’, ‘탈북자 강제북송’, ‘탈북여성 성매매’, ‘폭력에 살인까지’, ‘참혹한
인권 유린’, ‘전기고문에 구타’ 등이 있다. 그리고 ‘탈북자 관련 외교 문제’는
중국이 북한과의 우호적 관계로 발생하는 인권 문제를 통해서 중국이나 북
한의 인권 문제를 국제 사회가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비난하거나 탈북자를
둘러싼 중국과 한국 간의 외교문제, 탈북자 혹은 탈남 탈북자의 미국 망명과
관련하여 한미 간 외교 문제들이 다뤄졌다. ‘탈북과 망명 과정’으로 범주화된
기사는 북‧중 국경을 넘는 과정이나 중국에서 한국을 비롯한 제3국으로 망
명하는 과정을 다뤘다. 여기서는 기획탈북, 브로커의 역할이나 망명의 험난
한 여정 등이 기사화됐다. 표제에서는 ‘브로커가 좌지우지’, ‘한국측에 인도’,
‘탈북자 13명 진입’, ‘영화 같은 탈북’, ‘담 넘어 미 영사관행’, ‘7명 진입 실패’,
‘1년 전부터 탈북 준비’ 등의 자막을 달고 보도됐다. ‘국가 정책 및 지원 방향’
으로 분류된 범주는 한국의 탈북자 지원 정책 등에 대한 문제 제기나 향후
방향성 등에 관한 논의들이다. ‘탈북자의 간첩 활동’은 여간첩 원정화의 위장
90 ― 통일과 방송

탈북과 간첩 활동 그리고 특수 남파 간첩과 연관된 기사들이다. 여간첩 관련


기사는 단일 사건의 기사로는 가장 많이 다뤄졌다. 유형별로 분류할 때, 탈북
자의 부적응과 적응 문제로 범주화된 기사는 남한 사회에서 벌어지는 사건
임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가장 적게 기사화됐다.

표 2_ 탈북자 보도의 유형

KBS MBC SBS 전체


19 14 16 49
탈북자의 인권문제 실상
24.7% 26.9% 38.1% 28.7%
13 11 3 27
탈북자 관련 외교문제
16.9% 21.2% 7.1% 15.8%
14 7 5 26
국가 정책 및 지원과 방향
18.2% 13.5% 11.9% 15.2%
13 7 6 26
탈북과 망명과정
16.9% 13.5% 14.3% 15.2%
12 5 5 22
탈북자의 간첩활동
15.6% 9.6% 11.9% 12.9%
4 5 7 16
탈북자의 부적응 양상
5.2% 9.6% 16.7% 9.4%
2 3 0 5
탈북자의 성공적인 적응
2.6% 5.8% 0% 2.9%
77 52 42 171
전체
100.0% 100.0% 100.0% 100.0%

위와 같은 유형별 분류의 관계를 들여다보면, 북한이나 중국에서 경험하


는 탈북자의 인권 유린이나 험난한 망명 과정에 대한 뉴스 보도는 인도주의
적 관점에서 탈북자를 보호해야 할 대상으로 간주하고 있다. 다른 한편으로
는 탈북자를 국가 간 외교적 마찰을 불러일으키는 집단으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두 유형은 긍정적인 정서보다 부정적 정서를 유발시키는 타자로서
탈북자를 인식하게 만든다. 반면에 전술한 바와 같이 어떤 기사도 ‘민족’, ‘동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91

포’, ‘한겨레’와 같은 동질적인 내집단의 성원으로 간주하는 단어들을 동원하


지 않았고, ‘통일’이나 ‘통합’과 같은 동일 집단화를 의미할만한 어휘들도 사
용하지 않았다. 한편, 간첩활동에서 비롯된 기사의 보도 횟수(22개)가 당시
1만여 명이 거주했던 한국 내 탈북자의 적응과 부적응 문제(21개)와 관련된
기사 횟수와 비슷하게 보도됐다. 이는 뉴스의 소재가 분명한 외집단으로 분
류되는 간첩이라는 점과 ‘한국판 마타하리’라고 불리면서 미인계를 동원한
여간첩의 활동이라는 점에서 방송사의 관심이 높았다고 볼 수 있다. 또 수집
된 뉴스에서는 냉전 이전의 기표인 ‘귀순동포’나 ‘귀순용사’와 같은 ‘귀순’과
관련된 표현 역시도 전무하다. 그리고 ‘북괴’, ‘멸공’, ‘반공’, ‘용공’, ‘좌익’ 등
의 냉전 시기의 어휘들 역시 발견할 수 없었다. 즉, 민족주의 차원이나 냉전
시대의 대표적인 선전용 단어들은 자취를 감추었다.
방송 3사 모두 인도주의적 시선에서 탈북자의 인권문제를 가장 자주 다뤘
다. 방송사 별로 발견되는 특이한 점은 KBS나 MBC에 비해서 SBS가 탈북
자의 인권 문제와 탈북자의 부적응 기사를 상대적으로 많이 보도했다는 것
이다. 특히, SBS는 ‘탈북자의 성공적인 적응’ 스토리는 없고, 그에 비해서
‘탈북자의 부적응 양상’은 다른 방송사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다뤘다. 이
는 SBS가 탈북자 관련 뉴스를 보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측면에서 재현했
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반해서 탈북자 관련 기사를 가장 많이 다룬 KBS는
탈북자의 적응과 부적응 문제에 관해서는 여타 방송사에 비해서 절대적으로
적게 다뤘다. 이는 국내 거주 탈북자에 대한 관심이 적거나 뉴스 가치를 낮
게 인식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반면에 탈북자 관련 ‘국가 정책 및 지원과 방
향’은 상대적으로 자주 다뤘다. 마지막으로 MBC의 경우에는 탈북자 관련
기사를 ‘탈북자 관련 외교문제’의 차원에서 상대적으로 자주 다뤘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집권기에 드러나는 차이를 보면, 노무현 정부
때는 ‘탈북과 망명과정’의 범주로 분류되는 기사가 해당 범주의 전체 기사(26회)
중에서 77%(20회)를 차지했다. 한편, ‘탈북자의 간첩 활동’의 범주로 분류된
기사(22회)는 이명박 정부 시기에만 나왔다. 전자의 경우, 탈북 러시와 한국으
로의 입국이 급증했던 시기의 정권이라는 점에서 ‘탈북과 망명과정’의 범주의
기사가 많았고, 그래서 국가 간 외교문제의 유형도 이명박 정부 시기(14%,
92 ― 통일과 방송

13회)보다 상대적으로 더 비중 있게 보도(18%, 14회)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탈북자의 간첩 활동’이 이명박 정부에서만 발각됐다는 점은 여러 가지 해석
가능성을 열어 둔다. 우선 탈북자의 한국 내 정착의 역사가 길어지면서 북한
이 간첩 활동의 수단으로 탈북을 활용하게 됐고,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변화와 북한 정권의 도발적 대응 속에서 야기됐었을 수도 있다.
한편, 사회적 소수자‧약자에 관한 뉴스는 “능동적으로 발굴하거나 추적하
여 의제를 선정하는 ‘주체적 주제’가 아니라, 사건이나 사안이 발생하면 겨우
다루어지는 ‘대상적 주제’”라는 백선기(2007, 139쪽)의 지적과 같이 탈북자
관련 뉴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인다. 왜냐하면 탈북자가 관련된 특정 사건들
예컨대, ‘기획 탈북’이나 ‘강제 북송’, ‘중국에서의 인권문제’ 등 국제적 관심
사가 된 사건이거나 국가 간 외교적 갈등이 예상되는 사건들 혹은 국내의
‘간첩활동’이나 탈북자 단체의 ‘전달살포’와 그에 대한 ‘북한의 경고’ 등 남북
관계에 영향을 미칠만한 사건들이 발생된 후에야 기사화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다. 이는 ‘대상적 주제’로서의 탈북자 혹은 탈북자 관련 사건들은 미디어
의 소극적인 관심 대상이라는 점이다. 이는 탈북자가 국내외에서 뉴스가 될
만한 특정 사건에 연루됐을 때만 관심의 대상이며, 대개 그런 뉴스 속에서
반짝 등장하는 탈북자는 부정적 이미지 표상들과 연계되어 재현된다.
위에서 7가지 유형별로 구분한 것을 다시 2가지로 범주화하면 ‘탈북자가
경험하는 문제들’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 정책적 혹은 외교적 차원의 문제
들’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의 경우는 대한민국 국민이 겪는 문제라기보다는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처참한 인권 유린을 겪는 ‘특별한 보호 대상’12이 될 수
도 있는 민족의 외집단 성원의 문제로 인식된다. 후자의 경우는 한반도에서
의 긴장완화와 남북교류 및 협력을 강조하던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
부로 이어지는 시기에 북한 인권과 탈북자 문제에 대해서는 소극적으로 일관
해왔다는 비판과 무관하지 않다. 비록 문민정부 시절 이후부터 한국은 탈북자

12- 1997년에 제정된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 지원에 관한 법률’에서는 북한이탈주민


을 “북한에 주소‧직계가족‧배우자‧직장 등을 두고있는 자로서 북한을 벗어난 후 외
국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자”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대한민국은 보호대상자에
대하여 인도주의에 입각하여 특별한 보호를 행한다”고 명시했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93

의 전원수용 방침을 원칙으로 정하였으나 사안에 따라서 선별적으로 수용해


왔고, 이명박 정부에서도 변화는 있지만 대동소이하다고 볼 수 있다.13 전반
적으로 탈북자의 경험이나 정책적‧외교적 사안으로서의 탈북자 문제는 민족
주의적 시각보다는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다뤄졌다. 이는 수집된 기사의 어떤
표제에도 ‘민족애’나 ‘동포애’와 관련된 뉴스를 발견하기 어렵다는 점에서도
그러한 해석을 지지한다.
다음은 어깨걸이 화면의 시각적 이미지들을 중심으로 TV 뉴스에서 탈북
자 이미지가 어떻게 재현되는가를 검토한다.

Ⅴ. 탈북자 재현의 양상과 탈북자 정체성과의 관계

수용자는 미디어를 통해서 탈북자를 만나고, 미디어에서 구축된 담론들을


통해서 탈북자를 바라본다고 할 때, 탈북자의 문화적 정체성 형성에서 미디
어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방송 뉴스는 두 가지 점에서 더욱 그렇
다. 첫째는 탈북자 정체성 형성에 있어서 방송의 여타 장르들보다도 ‘실제’라
는 증거적 기능이 강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수용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더
크다. 둘째는 뉴스 못지않게 ‘실제’적 기능을 발휘하는 다큐멘터리와 비교할
때, 뉴스는 짧은 시간 안에 ‘선택적 생략’(selective omission)에 의한 단순
화된 형식과 내용을 전달하면서, 이미 다양한 전제들을 깔고 탈북자를 재현
(Jalbert, 1994)하기 때문에 관습적 반복에 의한 타자성 구축이 다큐멘터리
보다 강력하게 실천된다. 특히,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의 표제나 이미지의 재
현 관습은 그런 ‘선택적 생략’에 의한 전형적인 구성물이다.

13- 예컨대, 태국에 불법 입국한 탈북자 수는 2005년 115명, 2006년 752명, 2007년 1785명,
이후 2009년까지는 1,838명, 2010년에는 2,500명에 이를 정도로 늘었다(송원형,
2011.5.7). 이는 한국 정부가 국내의 탈북자 수용능력과 보안 등을 이유로 태국으로
유입된 규모보다 적은 수의 탈북자를 한국으로 이동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태국 체류
탈북자는 대개는 한국이나 미국 등으로 추방 형식을 통해서 이동한다.
94 ― 통일과 방송

1. 재현을 통한 타자성(otherness)의 구축

다음의 <그림 1>은 방송 3사의 탈북자 관련 보도의 한 장면이다. 왼쪽의


<KBS 뉴스 9>은 ‘난민 첫 인정’이라는 표제를 달고, “탈북자 2명이 중국에
서 난민으로 처음 인정받아 미국 망명에 성공한 것으로 KBS 취재결과 확인
됐습니다”라는 앵커 멘트가 짧게 이어졌다. 어깨걸이 화면 속에는 북한 지도
와 중국 오성기 그리고 북한 지역에서 걸어오는 듯한 검은 실루엣의 남성과
중국 지도 위에 서있는 남성의 실루엣 이미지가 있다. 한편, 희미한 실사 이
미지 속에 어렴풋이 사람들의 모습이 보인다.
<MBC 뉴스데스크>는 ‘탈북자 1만 명 돌파’라는 표제를 달고, “북한을 탈출해
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탈북자가 오늘로 1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원조탈북자 김만철
씨 가족이 입국한 지 20년만의 일입니다”라는 앵커 멘트가 이어졌다. 화면 이미지
속에 북한 지도에서 화살표가 남쪽으로 향하고 있으나, 북한 인공기 위에서 남성들
의 걸어가는 방향은 남쪽이 아닌 북쪽을 향하고 있다. 아울러 간부복장을 하고
있는 남성의 뒷모습이 걸어가는 검은 실루엣의 탈북자를 바라보는 듯이 서있다.

그림 1_ 방송 3사의 탈북자 관련 기사

출처. 왼쪽부터 <KBS 뉴스 9>(2007.12.24), <MBC 뉴스데스크>(2007.2.16), <SBS 8시 뉴스>(2009.1.15)

SBS 8시 뉴스는 ‘목숨 걸고 탈북했는데..’라는 표제와 “목숨을 걸고 북한을


탈출한 탈북자들의 인권이 일부 탈북 브로커들에 의해 심각하게 유린되고
있다는 증언이 공개됐습니다. 탈북자들은 우리 정부의 태도도 강하게 성토했
습니다”라는 앵커 멘트가 이어졌다. 화면 속 이미지는 북한 지도와 인공기가
결합돼있고, 검은 실루엣의 남성이 걸어가는 뒷모습이 보인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95

위 방송 3사의 어깨걸이 화면 이미지의 외연적 의미는 몇 가지 공통된 특


징이 있다. 첫째, 탈북자들의 신체 이미지가 주로 뒷모습으로 보여진다. 둘째,
신체가 주로 검은색의 그래픽 이미지로 처리된다. 셋째, 이미지는 모두 남성
의 모습으로 보인다. 넷째, 한반도의 북한 지도나 인공기가 사용되고 있다.
연구자는 각각의 기호들이 함의하는 내포적 의미들을 다음과 같이 해석했
다. 첫째, 정면이 아닌 뒷모습은 우리가 아닌 타자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뒷
모습으로 걸어가는 이미지들은 우리가 속한 경계 밖으로 배치되는 것이고
의미 있는 존재로 다가서지 못하는 존재임을 상징한다.
둘째, 검은색 그래픽 이미지로 그려지는 탈북자의 이미지는 특정 개개인
이 아닌 탈북자 전체를 대상화하고 일반화한다. 즉, 검은색의 단일한 색상을
부여함으로써 개별적인 색상을 갖지 못하는 개별적 주체의 위치를 상실한
집단적 대상이 되는 것이다. 아울러, 기호의 이분법적 의미 속에서 밝음에 비
해 어두움은 부정적 의미를 생산한다고 할 때, 탈북자 역시 그 정체를 규정
하기 힘든 부정적 세력으로 구성되는 것이다. 물론 탈북자의 특수한 상황, 예
컨대 북한에 가족이나 친척이 살고 있기 때문에 신분 노출로 인해서 피해를
받을지도 모르는 상황을 차단하기 위해서일 수도 있다. 그리고 특정 개인이
아닌 탈북자 집단 전체를 기사화하는 경우에 그렇게 사용될 수도 있다. 하지
만 위의 이미지들은 단순히 신분 보호나 전체 집단을 지시하기 위한 조치라
고 하기에는 과다하게 일률적으로 검은색 그래픽 이미지로 단순하게 재현되
거나 불분명한 실사 이미지로 활용됐다.14
셋째, 탈북자의 약 70%15 정도를 여성으로 추정할 때, 여성이 남성에 비해

14- 탈북자의 신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픽 이미지들 중에서 약 72% 정도가 단순한
검은색 그래픽 이미지로 사용됐다. 실사 이미지와 그래픽 이미지의 비율은 근소하게
나마 실사 이미지가 우세했다. 하지만 실사 이미지 중에서 모자이크 처리, 뒷모습
혹은 정면이라고 해도 얼굴을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이미지나 불분명한 실사
이미지가 두 배 정도 많이 사용됐다. 전체적으로 탈북자의 얼굴로 신분을 알 수 있을
정도의 이미지는 약 20% 정도에 불과했다.
15- 한국에 입국한 탈북자 중 여성이 전체의 약 70%를 차지한다. 이는 북한 내 주민의 감시가

세대주인 남성을 중심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가정 내 여성의 이동이 보다 용이한 편이고,


탈북 후 중국 체류 시에도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은신처를 확보하기가 보다 용이하기 때문에
재중탈북자나 한국으로 유입되는 탈북 여성의 비율이 남성에 비해서 높다(오원환, 2011).
96 ― 통일과 방송

그 수가 많으나 위에 제시된 뉴스 속 탈북자의 그래픽 이미지는 남성으로


대표된다. 기사 전체를 놓고 볼 때, 한 사람의 그래픽 이미지가 등장할 경우
에는 대체로 남성 이미지가 압도적으로 많이 쓰였다.16 이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 사고방식에 의해서 그럴 수도 있고, 탈
북과 도피 등 이동과 체류 공간에서의 불법 행위17나 외교 마찰의 원인을 남
성성에서 찾은 결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역시 몰개성
화된 이미지이고 관습적 재현이라는 점이다.18

표 3_ 북한 출신지를 나타내는 이미지 기호의 사용

지도 인공기
전체
지도 없음 적색 계열 비적색 계열 지도+인공기 인공기
36 2 11 19 9 77
KBS
46.8% 2.6% 14.3% 24.7% 11.7% 100.0%
18 20 1 3 10 52
MBC
34.6% 38.5% 1.9% 5.8% 19.2% 100.0%
21 11 3 7 0 42
SBS
50.0% 26.2% 7.1% 16.7% .0% 100.0%
75 33 15 29 19 171
전체
43.9% 19.3% 8.8% 17.0% 11.1% 100.0%
※ 북한 지도가 없는 경우, 북한 지도가 적색 계열인 경우, 북한 지도가 적색이 아닌 경우,
북한 지도와 인공기가 결합되었거나 같이 사용된 경우, 인공기만 있는 경우로 분류함.

16- 뉴스 기사가 특정 탈북여성이나 탈북여성의 성매매 종사 등과 관련된 뉴스를 제외하


고 성별을 알 수 없는 사건들인 경우에 사용된 탈북자의 그래픽 이미지는 대체로
남성이미지로 표현됐다.
17- 북한의 형법에서는 “공화국 공민이 조국과 인민을 배반하고 다른 나라 또는 적의

편으로 도망치거나, 간첩행위를 하거나, 적을 도와주는 것과 같은 조국반역행위를


한 경우에는 7년 이상의 로동 교화형에 처한다. 정상이 특히 무거운 경우에는 사형 및
전부의 재산 몰수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원재천, 2006, 73쪽). 한편, 중국과
북한은 1961년에 ‘중국‧북한 탈주자 범죄인 상호인도협정’(일명 밀입국자 송환협정)
과 1986년에 ‘중국과 북한간 변경지역의 국가안전과 사회질서 유지업무를 위한 상호
협력 의정서’를 통해서 범죄인 검거와 통보, 인도와 같은 상호 협력을 다짐했다. 중국
에서 탈북자는 비법월경자(非法越境者)로서 검거되면 강제 북송되는 범죄인 신분이다.
18- 실사 혹은 그래픽 이미지 모두에서 남녀의 이미지가 발견되지만, 1명의 그래픽 이미지

만이 사용될 때는 주로 남성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97

넷째, 북한 지도와 인공기는 공산주의와 함께 탈북자의 출신지를 강조하


여 남한 주민과의 차이(difference)를 규정하는 대표적인 재현 장치로 쓰였
다고 볼 수 있다. <표 3>은 북한 지도나 인공기를 사용한 기사의 빈도수다.
수집된 자료 중 절반 이상(56%)이 북한 지도 이미지나 인공기를 단독 혹은
결합해서 사용했다. 이는 탈북자의 출신지 정보를 제공하면서 탈북자를 타자
화시키며 동시에 한반도의 분단과 대치 상황을 강조함으로써 한국 사회의
레드 콤플렉스(red complex)를 지속적으로 자극한다고 볼 수 있다. 특히, 방
송 3사 중에서 MBC가 북한 지도의 색을 주로 적색 톤의 주홍색으로 관습적
으로 사용해서 상대적으로 많이 보도했고, 북한 지도나 인공기를 사용하여
북한 출신지임을 표시한 비율(65%)이 방송 3사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출신
지와 연관된 기호의 사용은 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약 75%의 기사에서 사용
됐고,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57%의 기사에서 사용됐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
시기에는 주로 관습적으로 탈북자의 출신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픽
이미지의 북한 지도를 사용했다면,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북한 지도보다 실
사 이미지의 인공기나 북한 지도와 결합된 인공기 이미지 등을 많이 활용했
다. 이는 MBC가 탈북자 관련 기사의 어깨걸이 화면에서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함에 있어서 북한과 연계해서 습관적으로 활용해온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정권 변화에 따라서 그 빈도 수와 이미지 활용의 패턴에서
다소 변화가 나타나지만 여전히 KBS와 SBS에 비해서 이념적 타자화의 대
상으로서 탈북자를 규정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다음의 <그림 2>는 방송 3사의 어깨걸이 화면에서 탈북자 그래픽 이미지
를 재활용한 결과물들이다. 탈북자 관련하여 가장 많은 기사를 송출한
<KBS 뉴스9>의 경우는 동일한 사람 이미지를 사용한 횟수가 가장 적었다.
<그림 2>에 제시된 이미지의 경우도 ‘탈남한 탈북자의 미국 망명’이라는 같
은 사건을 소재로 한 사례이기 때문에 이미지의 단순 반복적인 재활용이라
고 볼 수 없다. 그리고 비록 한국 국적을 취득했더라도 최초 출신지가 북한
이라는 점을 북한 지도로 엮어서 출신지를 강조하고 있지만, 다른 두 방송사
에서 활용한 북한 지도와 달리 적색 계열의 색이 아니라 초록색을 사용하고
있다. <MBC 뉴스데스크>의 경우, 우측의 첫 번째 이미지(‘탈북자 돕다 체
98 ― 통일과 방송

포’)를 다음 날 두 번째 이미지(‘탈북자 1만 명 돌파’)로 재활용했다. 앵커 멘트


의 내용을 비교해보면, ‘탈북자 돕다 체포’라는 표제를 단 기사는 “중국에서
탈북자를 돕던 한국인이 중국공안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있으며, “함께 체포
된 탈북자들은 단둥으로 이송”된 것으로 전해진다는 앵커 멘트가 이어졌다.
반면에 <탈북자 1만 명 돌파>라는 표제를 단 기사는 탈북 후 한국에 온 탈
북자의 수가 1만 명을 넘었고, 김만철 일가가 한국에 입국한 지 20년만이라는
앵커 멘트가 뒤따른다. 위와 같이 서로 다른 내용의 기사지만, 오성기가 인공
기로 대체되었을 뿐 거의 그대로 재활용됐다. 그래서 오른쪽 어깨걸이 화면
은 ‘탈북자 1만 명 돌파’라는 표제를 달고, 북한 깃발 위에서 북한 쪽으로 걸
어가는 어색한 이미지의 두 명의 남자가 있게 된 것이다. 방향성을 보완하기
위해서 화살표를 삽입했지만, 한 남자의 뒷모습은 ‘김만철 일가의 입국 20년
만’이라는 앵커 멘트에서 ‘김만철’을 연상하기에는 부족해 보인다.19
<그림 2>의 하단에 있는 <SBS 8시 뉴스>의 기사들은 서로 다른 탈북자
관련 사건들을 동일한 남성의 뒷모습과 북한 지도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사
용해서 화면을 구성하고 있다.20 중국의 오성기, 편지, 돈, 미국 성조기 등 각
각의 기사의 내용과 연관된 이미지가 보완될 뿐이다. 물론 특정 탈북자의 신
분을 확인할 수 없거나 제공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해도 뒷모습의 남성 이미
지는 사건에 연루된 탈북자 문제를 남성의 문제로 전형화하고 비밀스럽게
은밀화하며 북한 출신임을 강조하여 우리의 문제가 아닌 타자의 문제로 대
상화하게 만든다. 그리고 TV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의 이미지가 특정 사건마
다 매번 특정 의도를 가지고 창의적으로 이미지를 구성했다기보다는 타자의
집단 혹은 무관심의 대상이기 때문에 방송사의 관습적인 재현의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19- 방송사 보도국의 편집실은 짧은 시간에 당일 방송될 여러 개의 어깨걸이 화면을


제작하려다 보니 인력문제 등으로 기존 이미지를 재활용할 수 밖에 없는 현실적인
여건이 있다. 그림에서 제시된 MBC의 경우는 하루 사이에 서로 다른 탈북자 관련
사건 기사를 구성함에 있어서 현실적인 여건에 의해서 제작된 대표적 사례로 보인다.
20- 수집된 자료 중 6개가 동일 남성 이미지를 사용하고 있으며, 첫 기사와 마지막 기사

간에는 약 2년 10개월의 시간 차이가 있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99

그림 2_ 방송 3사의 탈북자 관련 기사 어깨걸이 화면 비교

<KBS 뉴스9>(좌-2006.4.29, 우-2006.5.8) <MBC 뉴스데스크>(좌-2007.2.15, 우-2007.2.16)

<SBS 8시 뉴스>(왼쪽부터 2006.3.22, 2006.5.4, 2006.5.20, 2007.1.18, 2007.5.19, 2009.1.15)

정리하면, 탈북자 관련 뉴스들은 탈북자의 차이(difference)를 반복적으로


재현하고, 몰개성화된 집단으로 대상화하면서 탈북자를 신비스럽거나 은밀
한 존재로 전형화, 타자화했다. 이것이 탈북자에 대한 타자성(otherness) 구
축에서 발견되는 주요 재현 방식이다.
다음은 TV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에서의 탈북자 재현과 탈북자 정체성 간
의 연관성에 대해서 살펴보겠다.

2. 탈북자 재현과 탈북자 정체성의 관계

한국 사회의 상징적 질서들에 의해서 구성된 탈북자의 문화적 정체성을


탈북자가 수용하는 것은 적극적이라기보다는 선택의 여지가 없기때문에 적
당히 봉합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즉,
100 ― 통일과 방송

표 3_ ‘탈북자’ 시니피앙을 둘러싼 의미들과 맥락

적당히 봉합된 ‘탈북자’에 관한 문화적 정체성은 주체로서의 탈북자와 한


국 사회의 상징적 질서 모두를 안정시키면서 상호 소통의 기준이 되기도 한
다. 그러나 문화적 정체성은 고정되어 있지 않고 유동적이다. 따라서 남한
사회에서 ‘탈북자’라는 시니피앙21이 어떻게 형성되어 왔는가를 우선 검토하
는 것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탈북자’라는 시니피앙이 보편적으로 사용된 지
불과 15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고, 한국 사회의 역사적 맥락 속에서 탈북자의
의미는 ‘담론적 전환’ 과정에 있기 때문이다.
<그림 3>은 ‘탈북자’라는 시니피앙과 연계된 의미들이 어떤 담론들에 의

21- 소쉬르(Saussure)가 기표와 기의의 분리 불가능성과 의미의 안정성을 강조한 반면,


라캉(Lacan)은 기표와 기의의 단절과 의미의 다양성을 주장한다(김석, 2010, 133-135).
홀(Hall)에게 있어서 시니피앙의 의미는 라캉적 사유에 가깝다. 홀은 상이한 사회적
이해들 혹은 힘들이 하나의 시니피앙을 두고 이데올로기적 투쟁을 수행한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즉, 시니피앙은 다의미적이며, 위계적 질서에 의해서 헤게모니적 의미가
있으되 고정적이지 않고 유동적임을 주장한다(Hall, 1982; Procter 2004/2006, 98).
연구자도 라캉과 홀의 주장에 동조하여 기표의 단절, 다의미성, 위계적 의미부여, 의미
의 유동화 등을 고려하여, ‘기표’가 아닌 ‘시니피앙’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101

해서 구성되고 작동하고 있는가를 도식화한 것이다.22 냉전 시기에 탈북자는


‘민족 내부의 적대적 타자’였다면 냉전 구도가 붕괴되고 한국이 외환위기를
경험하면서 신자유주의의 도입과 경제적 가치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서 ‘민
족 내부의 적대적이고, 가난한 타자’로 규정된다고 보았다. 특히, ‘가난한 타
자’는 다양한 자본의 부족 예컨대, 경제적 자본뿐만 아니라 사회관계자본, 교
육자본, 상징자본 등이 빈약한 상태이며, 남한 주민에 비해서 무한경쟁 구도
에서 뒤처져 있는 탈북자를 의미한다. 그리고 한 민족이라는 동질적 유대가
약해지고, 반면에 차이들이 강조됨으로써 ‘2등 국민’이라는 탈북자의 자의식
이 형성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아래 도식으로 정리했다.
우선, 방송 3사의 간판 뉴스프로그램에서 사용된 어깨걸이 화면의 표제를
중심으로 유형화한 7가지 범주(‘탈북과 망명과정’, ‘탈북자의 인권문제 실상’,
‘국가 정책 및 지원과 방향’, ‘탈북자의 간첩활동’, ‘탈북자의 부적응 양상’, ‘탈
북자의 성공적인 적응’, ‘탈북자 관련 외교문제’)를 위의 도식과 연결해 보면,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논의된 범주는 ‘탈북자의 인권 문제 실상’이다. 간혹
‘탈북과 망명 과정’, ‘국가 정책, 지원 및 방향’ 등에서도 인도주의적 시각을
강조한다. 예컨대, ‘이달 중 엄마 품으로’는 망명 과정을 다루면서 인도주의
적 시각을 강조하고 있으며, ‘30년만의 상봉’은 국가의 탈북자 정책을 다루면
서 인도주의적 시각을 강조하고 있다.
‘탈북자의 간첩 활동’은 간첩활동의 내용과 함께 반공주의에 따른 안보의
식이나 군기강의 해이의 문제로 다뤄지고 있다. 아울러 간첩을 색출하기 위
한 탈북자의 망명 조사과정에서의 엄격한 심사 등을 주문했다. 다만, ‘딸과
함께 살고 싶어요’라는 표제로 여간첩의 인간적인 면을 부각한 기사도 눈에
띄었다.
한편, 탈북자의 적응 관련 기사들은 주로 자본주의에서 경쟁력을 갖추거
나 혹은 당당하게 살아가는 탈북 여성들을 주로 다루고 있다. 예컨대, ‘역경
딛고 영광’, ‘탈북자 인권 대변자’ 등 표제를 달고 탈북여성 1호 교수인 이애

22- 한국 사회의 탈북자 정체성과 그와 연관된 탈북자의 일상적 경험들에 관해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오원환(2011, 176-293)을 참고.
102 ― 통일과 방송

란 박사에 대한 기사나 ‘지키고 싶어요’, ‘무승부로 1차 방어’ 등의 표제를 단


권투 챔피언 최현미의 타이틀 방어 등에 관한 기사다. 일반인으로는 ‘당당한
탈북 엄마’라는 표제를 달고, 직업전문학원에서 도배 자격증을 따면 일당 5만
원은 벌 수 있다는 생각에 행복한 마음으로 열심히 배우고 있다는 세 자녀를
둔 엄마의 모습을 담고 있다. 한편, 부적응에 양상은 대체로 범법 행위와 연
관되어 나타난다. ‘같은 처지끼리’라는 표제를 단 기사는 탈북자가 같은 처지
의 탈북자들을 상대로 돈을 더 많이 벌 수 있도록 미국에 취업시켜주겠다며
사기행각을 벌인 사건이고, ‘알고 보니 약장수’라는 표제는 북한의 유명 악극
단 출신의 무료 공연을 보여준다며 노인들을 꾀어 건강식품을 팔아 폭리를
취하는 상술에 탈북자가 개입하는 사건이었다. ‘범죄의 늪으로’라는 표제를
단 기사는 다단계 사업에서 돈을 날린 탈북자 가족이 중국으로부터 마약을
들여와 팔다가 적발된 사건 등을 다루고 있다. 대체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경
쟁력을 갖추지 못한 채 적응하기 힘든 상황에서 보다 쉽게 돈을 벌거나 많이
벌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진 범법행위들을 기사화했다.
다문화주의 차원에서의 논의는 ‘착착 감기는 달래’라는 표제로 탈북자 여성
그룹의 음반 녹음 작업과 북한 특유의 가성을 활용한 특색 있는 가창법 등을
다루었다. 한편, ‘나눔의 설-성큼’이라는 표제를 단 기사는 명절일수록 고향
이 그리운 탈북 주민 새터민과 지역 주민들이 함께 어울려 북한 향토음식과
평양예술단의 노래로 향수를 달래는 이주민의 설의 모습을 담았다. 이 기사
의 앵커 멘트에서 유일하게 ‘민족 최대의 명절’이라는 범주 안에서 북한이주
민의 설 풍경을 보도하고 있다. ‘분단의 벽 넘어’라는 표제를 단 기사는 광복
60주년 연속기획의 하나로 남북 분단이 빚어낸 아픔이라는 차원에서 김만철
씨의 인터뷰 기사를 다뤘다. 이 외에는 민족주의의 시각에서 구성된 기사들
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아울러 통일과 통합을 위한 탈북자의 긍정적이고 미
래지향적인 역할들에 대한 기사들은 없었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정리하면, 표제나 앵커 멘트가 아닌 화면의 이미지 구
성에서는 전술한 바와 같이 북쪽 지도의 적색 계열의 색이나 인공기를 활용
해서 레드 콤플렉스를 자극하는 반공주의적 이미지 재현이 눈에 띄게 많았
다. 아울러 북한 출신이라는 지역적 차이를 강조하는 것은 체제 이질성, 이주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103

민적 특성, 타자성을 강화하는 장치이고 그것은 한반도의 민족주의라기보다


는 오히려 차이를 전제한 다문화주의 혹은 반공주의에 더 근접한다고 해석
하는 편이 나을 것이다. 한편, 중국 내 외국공관 등으로의 진입을 시도하는
기획 탈북의 실사 이미지나 인권 유린과 관련된 그래픽 혹은 실사 이미지
등을 통해서 인도주의적 시각에서 화면을 구성하는 사례가 많았다.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담론적 질서들을 연관시켜 볼 때, 어깨걸이 화
면의 표제나 앵커멘트에서는 민족주의보다는 인도주의적 차원에서 탈북자
문제를 기사화했고, 반공주의는 간첩사건을 계기로 부각됐으며,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와 같이 이질적 체제 하에서 이주민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편견
의 대상이며, 경쟁력 차원에서 약자인 탈북자의 정착의 어려움과 부적응, 때
로는 그것을 극복한 사례들을 통해서 자본주의 체제가 논의됐다. 대체로 다
문화주의와 민족주의의 시각에서 보도된 기사는 매우 드물었다.
결국, 5년간 지상파 방송 3사의 간판 TV 뉴스 프로그램의 어깨걸이 화면
과 표제, 앵커멘트에서의 탈북자 재현은 주로 인도주의적, 반공주의적 그리
고 자본주의적 맥락 안에서 탈북자의 정체성을 규정해 왔다. 이에 비해서 민
족주의적, 다문화주의적 시각에서 탈북자 정체성을 규정하는 뉴스의 재현은
매우 미미했다. 인도주의적 시각에서의 뉴스 재현은 보편적인 인류애의 발로
라는 측면에서 탈북자에게만 해당하는 담론적 시각이 아니다. 민족주의적 시
각의 결여와 더불어 반공주의와 자본주의 체제가 전제하는 문화적, 정치적
이질성의 강화는 탈북자의 문화적 정체성을 민족 내부의 외집단으로 강화하
는데 기여하고 있다.

Ⅵ. 결론

이 글은 지상파 방송 3사의 TV 뉴스 프로그램이 탈북자 혹은 탈북자 관


련 사건을 기사화할 때 제작하는 어깨걸이 화면을 대상으로 연구했다. 단어
와 이미지의 빈도 분석을 통해서 표제어와 시각적 이미지의 반복적 특성을
104 ― 통일과 방송

분석했고, 단어와 이미지의 선택에 있어서 담론적 구성을 분석했으며, 범주


화 분석을 통해서 7가지의 유형으로 기사의 논제를 분류하고, 각각의 의미들
을 방송사별로 그리고 역사적, 사회적 맥락에서 해석했다.
우선, 표제에 사용된 단어나 시각적 이미지에서 발견되는 가장 큰 특징은
탈북자 관련 기사들이 탈북자를 북한과 연계하여 뉴스를 재현하고 있다는
점이다. 한국 내 탈북자는 엄연한 대한민국 국민이며, 제3국에 체류 중인 탈
북자 역시 헌법상 대한민국의 재외국민임에도 불구하고 탈북자는 여전히 출
신지를 표상하는 단어나 시각적 기호들 속에서 북한과 연계되어 재현된다.
이는 민족주의적 시각에서 한반도라는 공간에 부여한 공동체성을 공유하는
일원으로 접근한다기보다는 남북분단 이후 근대화 과정에서 이질적인 체제
를 형성해온 북한에 대한 반공주의적 시각에서 형성된 적대적이고 차별적
시선이 탈북자에게 전이되어 재현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더 적절할 것
이다.
한편, 냉전 시기에 한국 사회의 미디어는 반공주의와 민족주의가 결합된
시각에서 귀순자들을 바라봤다. 이는 탈북자 관련법의 변천에서도 비슷한 양
상을 보였다. 그러다가 냉전 구도가 와해되고, 1994년에 러시아 벌목공으로
일하던 북한 주민들이 집단적으로 망명하는 사건을 계기로 한국 정부와 미
디어에서는 탈북자에 대한 변화된 시각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그러한 시각의
변화를 가져온 결정적인 계기들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1990년대 중
반 이후 동구 사회주의의 붕괴로 가중된 북한의 경제난과 식량난에서 비롯
된 대량 탈북 사태와 한국으로 유입되는 탈북자 수의 급증이다. 둘째는 1997년
에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고, 그것을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경제적 측면에서의
신자유주의적 가치가 일상적인 삶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가치로 급속히 확산
된 것이다. 이는 1997년에 탈북자 관련 현행 법률이 자연스럽게 구성되는 계
기이기도 했다. 즉, 반공주의와 민족주의가 공고히 결합됐던 이전 법률과 달
리 급증하는 탈북자에 대한 동포애적 보호라는 정치적 부담을 줄이면서, 국
제 사회와 공조하면서 탈북자를 바라보는 인도주의적 시각을 현행 법률로
담론화했다. 결과적으로 1990년대 중후반기에 탈북자에 대한 상징적 의미들
이 본격적으로 재구성되기 시작했고, 인도주의는 반공주의와 민족주의보다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105

지배적인 담론의 위치를 획득하게 됐다. 이런 담론적 시각의 변화는 북한 주


민의 인권문제와 그 실상으로 범주화된 기사들이 방송 3사 모두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게 된 직접적인 배경이다.
TV 뉴스에서 인권문제 다음으로 빈도가 높게 범주화된 기사 유형을 볼
때, 방송 3사는 각각의 조직의 특성을 드러내는 담론적 실천을 수행했다고
보여진다. KBS는 탈북자에 대한 국가의 정책이나 지원 그리고 정책과 지원
의 방향성 등에 주목했고, MBC는 탈북자를 국가 간 외교문제의 현안으로
바라봤으며, SBS는 탈북자의 인권과 부적응 문제와 같은 보다 자극적이고
부정적인 기사가 될 수 있는 논제를 선호했다.
한편, 어깨걸이 이미지의 활용에서 방송 3사 모두는 탈북자의 차이를 강조
하면서 몰개성화된 집단으로 탈북자를 대상화, 타자화했다. 그러나 KBS는
이미지 활용 측면에서 특정 이미지의 반복적인 재활용이 가장 적었고, MBC
와 SBS는 특정 이미지를 반복해서 사용하면서 탈북자 이미지를 재현했다.
특히, MBC는 탈북자의 출신지를 나타나는 북한 지도나 인공기의 활용을 여
타 방송사에 비해서 더 자주 활용했고, SBS는 탈북자를 상징하는 남성 이미
지를 반복적으로 활용하면서 탈북자 관련 사건을 남성화했다. 이는 중국과
한국에서 여성 탈북자 수가 남성에 비해서 월등함에도 불구하고, 탈북자 관
련 사건을 남성의 문제로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MBC와 SBS가 KBS
에 비해서 어깨걸이 화면을 제작하는 편집실의 인력이 부족한 현실적인 조
건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같은 이미지를 반복해서 사용했
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것은 오히려 방송사의 재현 관습을 잘 드러내는
일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편집실에서 구성되는 화면의 이미지를 담당 기자나
앵커, 보도국 PD가 손을 떼고 지켜보고만 있는 위치는 아니라는 점에서 일정
부분 암묵적인 동의하에 반복 재생산된 측면을 간과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로 정권이 교체되면서 대체로 탈북자 관련
기사의 양은 다소 늘었다. 그리고 기사 유형의 변화를 보면, ‘탈북과 망명과
정’으로 범주화되는 기사의 양은 급격히 줄었고, 탈북자의 인권문제와 국가
간 외교문제 순으로 기사의 비중이 줄었다. 반면에, ‘탈북자의 간첩활동’에
대한 기사는 이명박 정부에서만 다뤄졌고, 탈북자의 부적응 문제와 탈북자
106 ― 통일과 방송

정책과 지원 방향 등에 관한 기사의 비중은 다소 늘었다. 이는 탈북자의 한


국 내 입국이 노무현 정부 시기에 비해서 이명박 정부 시기에 늘어나고, 누
적 인원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에서 탈북자 부적응 문제와 적응을 위한
국가의 지원 정책 등에 대한 관심이 늘고, 다른 한편으로 남북의 군사 긴장
이 고조되면서 간첩 활동에 대한 탈북자 관리 강화와 국가의 안보 문제 등이
탈북자 관련 뉴스의 관심 대상으로 조금 더 비중 있게 다뤄진 것으로 보인다.
한편, 분석대상에서 탈북자에 대한 민족주의적 시각에서의 재현은 두 정권
모두에서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이 연구는 한국 사회의 탈북자 정체성을 구성하는 다양한 담론적 의미들
과 어깨걸이 화면의 분석 결과를 살펴 봤다. 탈북자라는 시니피앙과 연계되
는 문화적 의미들의 위계적 질서는 단기간에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장기간
에 걸쳐서 지속적으로 변화한다. 담론의 위계적 질서는 한국 사회의 권력 관
계들에 의해서 구성된다고 할 때, 연구 대상에서 발견되는 특징은 인도주의
와 반공주의,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등의 시각들을 동원하여 탈북자 정체성
을 구성하고 있다. 그것은 인권문제, 외교문제, 간첩활동, 부적응 등 갈등적
시각의 논제들로 전달되고 있으며, 미래 지향적 의미로서의 민족통일과 문화
통합, 다문화 사회 등 동질성의 회복 내지는 이질적 문화의 조화와 인정이라
는 시각에서의 논제들은 매우 드물게 발견된다. 이런 방송사의 담론적 실천
은 결국 탈북자나 탈북자 관련 사건들을 바라보는 미디어 수용자에게 전달
되어, 탈북자 역시 탈북자나 탈북자 문제를 부정적인 시각에서 대상화하고
타자화하게 된다.
미디어의 재현에 의해서 탈북자의 문화적 정체성 형성이 크게 영향을 받
는다고 할 때, 위의 결과들에서 보여지는 탈북자에 관한 대체로 부정적, 신비
적, 이념적, 집단적 재현 양상은 북한과 연계된 기존의 고정관념들을 통해서
남한 주민들이 탈북자를 보는 방식을 구조화시키고, 그것은 ‘차이’들을 절대
화시켜 ‘진리의 체계’ 속으로 귀속시키는 과정으로 지속적으로 진행될 가능
성이 높다. 따라서 탈북자를 규정하고 구조화시키는 ‘됨(becoming)’의 과정
속에 놓여 있는 탈북자의 역사적 위치를 반본질주의적 관점에서 재평가하고,
탈북자의 개별적 특수성과 자발적 주체성에 대한 다양한 평가들을 통해서
방송 뉴스의 탈북자 재현과 그 정체성 구성_오원한 ― 107

남북한 주민의 이질성을 가속화시키는 계기들을 줄여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다. 이 연구도 그런 맥락에서의 학문적 역할을 기대하는 것이다.
미디어의 현실은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기도 하지만, 역으로 사회적 현실
을 만들어가기도 한다. 따라서 분단된 한국 사회의 정치적, 문화적 통합에 대
한 역사적 소명의식이 점차 쇠퇴되어 가는 현실에서 특정 계기들이 발생하
면 다시금 이런 소명의식을 불러 일으킬 문화적 질서의 변화는 불가피할 것
이다. 이 연구의 의미는 현재 한국 사회의 탈북자 담론을 생산하는 미디어의
현실을 성찰하고, 민족 통합에 대한 소명의식이 쇠퇴되어 가는 것을 지적하
면서 방송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 고민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끝으로 이 연구의 한계와 함께 향후 연구를 위한 제언을 한다. 먼저, 연구
대상과 관련하여 과연 TV 뉴스의 어깨걸이 화면의 자막과 앵커 멘트를 신
문기사의 헤드라인과 리드 기사와 동급으로 취급할 수 있는가의 문제이다.
즉, 신문과 방송이라는 차별적인 매체에 대해서 그 수용의 효과와 미학적 기
능을 단순하게 동질적으로 규정하지는 않았는가에 대한 한계다. 한편, 연구
대상으로 수집한 자료의 표집 기간에 대한 문제다. 연구방법에서 전술한 대
로 이 연구가 시작된 시점을 기준으로 노무현 정부의 후반기와 이명박 정부
의 전반기를 포함하는 5년간의 자료를 수집했다. 집권 정부가 바뀌면서 방송
뉴스 보도에서 탈북자 재현의 방식이 변하는 징후를 포착하기 위한 연구였
지만, 집권 정권의 대북정책이나 탈북자 정책과 긴밀히 연결하여 분석해내지
못했다. 후속 연구에서는 양 정부의 집권기를 온전히 포함하여, 대북 정책과
탈북자 정책의 변화 속에서 방송의 재현 방식의 전개과정을 비교 분석한다
면 보다 엄밀한 차이들을 발견하고 해석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아울러 어
깨걸이 화면과 앵커 멘트 뿐만 아니라 기사의 보도 내용 전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다면 보다 심층적인 해석이나 혹은 차이들을 발견해 낼 수도 있을 것
이다.
108 ― 통일과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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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Politics of the Representation and Identity of North Korean Defectors_Won Hwan Oh ― 109

The Politics of the Representation and


Identity of North Korean Defectors

Won Hwan Oh
(Instructor, School of Media and Communication, Korea University)

Abstract
This paper investigates how national broadcasting TV news represent North Korean
defectors by analyzing DVE(Digital Video Effect) which are used in reporting issues
about North Korean defectors. Through DVE analysis, the types and frequency of
images and words in the headings were examined and categorized into seven different
categories. The results revealed that, firstly, news reports describe North Korean
defectors in connection to North Korea. Even if North Korean defectors in the news
obtained South Korean nationality, they are represented by the images and words being
associated with North Korea. The finding also implies that the North Korean defectors are
identified not as members who share the communality as Korean but as a heterogeneous
member. This identification is due to the anti-communist liberal perspective that
considers North Korea hostile and discriminant. In addition, the representation of
North Korean defectors is related to the changes in social values systems in Korean
society; the downfall of socialism, mass escape from North Korea, economic crisis in
1990s. Secondly, it was found that news program describes North Korean defectors in
the context of controversial issues such as human rights, diplomatic issues, and espionage
activities. It is rather rare to represent North Korean defectors in relevance to unification,
integration, and restoration. These findings must be seriously taken, given that the mass
media’s representation of North Korean defectors affects audiences’ perception of North
Korean defectors and thus they are identified in isolated and negative ways.

Keywords | representation, cultural identity, North Korean defectors, DVE, news as discourse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

임 영 호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강 주 현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국문초록
이 연구는 새터민들이 남한의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으
며, 남한 사회에 체류하며 적응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러한 현실 인식이 어떻게 달라지
고 있는지를 살펴보기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부산 지역에 거주하는 다양한 연령대의
여성 새터민 8명을 심층 인터뷰하였다. 이들의 현실 인식은 북한에서 남한 미디어 접
촉을 통한 기대 형성, 남한에서 실제 경험과 비교, 북한과 남한의 미디어 경험 비교
등을 통해 수정, 변화하는 양상을 보인다. 이들은 탈북 전 드라마에서 본 물질적으로
풍요롭고 화려한 남한 모습을 실제 경험과 대조해보면서 느낀 일치점과 차이점에 대
해 진술하였다. 이들은 정부 지원에 생계를 의존해야 하고 제대로 된 일자리조차 구하
기가 어려운 실정에서, 빈부격차와 삭막한 인간관계 등 드라마와 현실 간의 큰 격차를
인식하고 있었다. 남한에서 보는 뉴스의 현실 재현 방식 역시 북한에서 보던 뉴스와
큰 차이가 있다고 했다. 북한의 뉴스는 심각한 사회문제를 전혀 보도하지 않고, 현실
을 미화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런데 남한의 뉴스는 사소한 주변이야기에서
국제뉴스에 이르기까지 소재가 다양한 점도 달랐고, 긍정적인 보도보다 부정적인 보
도가 너무 많은 점도 생소하게 받아들였다. 그리고 남한 매체는 북한을 실제보다 미화
해 보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연구를 통해 미디어는 새터민들에게 남한사회에 적
응을 돕는 효과적인 사회화 기제 구실을 하기도 하지만, 때로는 이들이 드라마와 현실
의 거리감으로 인해 혼란과 좌절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키워드 | 새터민, 탈북자, 미디어 경험, 현실 재현, 현실 인식, 남한 드라마, 북한 뉴스, 남한 뉴스


112 ― 통일과 방송

목차 Ⅰ. 들어가며
Ⅱ. 새터민의 적응과정에 관한 선행연구
1. 새터민의 현실적응
2. 새터민들의 현실적응과 미디어

Ⅲ. 연구 문제와 연구 방법
1. 연구 문제
2. 연구 방법

Ⅳ. 북한에서의 남한드라마 시청과 의식변화


1. 접촉의 계기
2. 의심
3. 배신감과 분노에서 동경으로
4. 처벌을 통한 시련이 확신으로

Ⅴ. 드라마와 현실
1. 이미지와 현실의 유사성
2. 이미지와 현실의 거리

Ⅵ. 북한 뉴스와 남한 뉴스의 차이
1. 북한의 ‘좋은 뉴스’와 남한의 ‘나쁜 뉴스’
2. 남한뉴스 주제의 다양함
3. 북한의 남한 뉴스와 남한의 북한 뉴스

Ⅴ. 결론

Ⅰ. 들어가며

북한 이탈 주민들이 몰려들고 있다. 2011년 10월 기준으로 국내에 입국한


탈북자 수는 22,679명에 달하며, 연간 입국자 수는 1999년 처음으로 100명
선을 돌파한 이후 2000년대에 들어서 매년 2000여 명을 헤아릴 정도로 급증
하였다(통일부, 2011). 이들은 ‘새터민’으로 불리면서 한국 사회에서 이제 무
시하지 못할 규모의 소수자 집단을 이루고 있다.
이들이 온갖 난관을 무릅쓰고 탈북 후 남한을 선택하게 되는 데에는 남한
의 미디어가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은 남한에 입국하기 전에 이미 비밀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13

리에 유통되는 남한 드라마를 통해 남한의 모습을 접하고 동경하게 된다. 탈북


전의 북한 주민들은 남한 드라마를 보며, 북한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경제적
풍요를 떠올렸다고 한다. 발전된 남한 사회를 보면서 북한 지도부에 대한 의식
이 변하고, 자신들도 남한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강동완‧박정란,
2011, 83쪽~96쪽). 정도 차이는 있지만 새터민들은 미디어를 통해 남한 사
회에 대한 환상을 갖고 남한 생활을 시작한다.
하지만 이들이 남한 사회에서 경험하게 되는 현실은 텔레비전의 이미지와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비록 북한에서와 같은 절대적 가난은 극복할 수 있
지만 현실은 그들이 겪는 경제적 어려움과 더불어 쉽게 넘을 수 없는 높은
벽으로 다가오게 된다. 이들의 가족당 월평균 수입은 100만 원 미만이 47.3%
이고, 약 70%는 정부 지원을 통해 생활할 정도로 빈곤층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윤인진, 2005). 드라마를 보면서 동경하던 한국의 삶이란 물질적 성공
이 이루어졌을 때 가능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더구나 북한사회의 제도
와 문화에 익숙한 사람들이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는 것은 쉽지 않다. 이들은
남한 사회에 새로 정착하면서 사회적 고립, 문화적 부적응, 가족 구성원 간의
갈등, 정체성 혼란 등 온갖 형태의 어려움들을 겪게 된다.
이러한 정착과정에서 미디어는 이들이 남한사회에 대해 많은 정보와 경험
을 쌓아서 잘 대응하도록 기여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현실의 경험과 미디어
속에서 보는 현실 간의 괴리로 혼란을 겪게 하기도 한다. 드라마에서는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아름다운 인간관계를 묘사하지만, 실제 현실은 냉혹한 경
쟁의 장으로만 느껴질 수도 있다. 북한에서는 뉴스가 현실의 좋은 모습들만
보여주는 줄 알았는데, 남한 뉴스를 통해 본 남한은 늘 사건, 사고처럼 부정
적인 뉴스만 넘쳐나 의아해 하기도 한다. 이들은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 본
현실의 모습을 자신의 실제 경험과 대조하면서 판단하게 된다. 그러면서 남
한 사회에서 살며 겪어본 현실은 미디어를 통해 알던 것과 적지 않은 차이가
있음을 발견한다.
미디어는 드라마와 같은 픽션이든 뉴스이든 현실을 보여주는 거울이 아니라
현실에 대한 관행화한 재현양식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새터민이 탈북 전에
북한사회에서 보던 미디어 내용이 북한 현실에 대한 불완전하고 때로는 허구
114 ― 통일과 방송

적인 재현이라고 받아들여졌다면, 남한의 미디어 역시 사실적일지라도 또 다


른 측면에서 현실의 재구성된 (때로는 왜곡된) 그림을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
이다. 새터민들이 남한의 현실을 직접 경험해보면서 미디어에서 본 현실이
자신의 경험과 상당한 거리가 있음을 깨닫게 되는 것은 이 때문일 것이다.
새터민은 우리와 혈통과 언어를 공유하는 동질적인 집단이긴 하지만, 마
치 타문화권 출신 이민자처럼 익숙한 문화에서 낯선 문화로 이동하여 새롭
게 사회화 과정을 거치게 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사회 적응을 지원한다는
정책 측면에서 본다면 미디어 재현과 현실의 관계라는 문제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 될 수 있다. 새터민들에게 남한의 미디어는 이들을 남한사회로 유입
시키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으며, 이들이 새로운 사회에 정착하고 적응
해나가는 과정에서 현실을 이해하고 판단을 내리는 데 필수적인 정보원 구실
을 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하다.
이 연구는 바로 북한 출신 새터민들이 남한의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남한
현실을 이해하게 되는지, 실제 남한의 체류 경험을 통해 양자 사이에 어떤
차이나 괴리를 느끼게 되는지, 북한사회에서의 미디어 이용경험은 남한 미디
어의 현실 재현을 나름대로 해석하는 데 어떤 구실을 하는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이러한 문제의식하에 이 연구는 실제 북한 출신 새터민들을 심층 인터
뷰하여, 이들의 관점에서 접근하고자 하였다.

Ⅱ. 새터민의 적응과정에 관한 선행연구

1. 새터민의 현실적응

2000년대에 들어서 새터민 문제가 정책적 관심사로 부각되면서 학계 각


분야에서 이들에 관한 연구가 확대되고 있다. 이 중에서는 정착 후의 적응과
정에 초점을 둔 문헌들이 이 연구와 비교적 관련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가
령 새터민들은 지역사회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경제생활뿐 아니라 주민과 교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15

류하는 데 다양한 형태의 어려움을 겪는데, 가령 서울 지역 정착민은 취업,


경제, 건강, 교육비 등을, 부산‧울산 지역에서는 주민의 무관심과 편견, 취업
문제, 새터민들과의 모임 부재, 자녀 교육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다는 조사결
과가 나와 있다(이기영‧윤경애, 2003, 116쪽~117쪽).
새터민의 현실 적응 관련 연구는 편의상 새터민들의 경제적 여건과 사회
적 위상에 관한 연구(유해숙, 2009), 북한 출신으로서 낯선 사회환경에 적응
하는 과정에서 겪게 되는 정체성 혼란이나 심리적 갈등 문제에 초점을 둔
연구로 구분해볼 수 있다. 우선 새터민의 사회경제적 지위와 관련된 문헌을
살펴보면, 이들은 월평균 근로소득이 88만 원에 불과할 정도로 열악한 상황
에 있으며(이기영‧윤경애, 2003, 112쪽), 대개 경제적 어려움에 따른 무력감
을 경험하고 있다(유해숙, 2009). 2009년 경기도 기준으로 새터민들의 고용
률은 44.8%, 실업률 38.9%로 도내 평균 고용률인 64.4%, 실업률 3.1%와
비교해 고용률은 낮고 실업률은 높다(고지영, 2010). 하지만 유시은 등(2008)
은 새터민들의 남한 거주기간이 늘어날수록 소득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이는
데, 이러한 변화에서는 건강, 취업교육, 북한에서의 학력수준 등이 변수로 작
용한다고 지적한다. 이 결과는 미국에서 장기간에 걸쳐 이민자들의 정착과정
을 분석한 연구 결과에서 나타나는 패턴과 비슷하다고 한다.
새터민들은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의 틀 안에서 살아온 사람들로서 자본
주의 경쟁체제라는 낯선 환경에서 생존법을 스스로 체득해야 한다. 그런데
과연 이들이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인식하고 어떤 과정을 거쳐 적응해 가는
지 이해하기 위해서는 새터민들의 관점에서 접근해볼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으면 자칫 우리에게 친숙한 사회적 관행이나 시각에서 이들의 행동을 판
단하는 오류를 범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새터민 문제를 사회경제적 관점이
나 단지 양적 방법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이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일부 연구들은 새터민들의 관점에서 이들의 적응과정을
다루려 했다. 예컨대, 조정아(2010)는 생애사의 관점에서 새터민 2명의 정착
과정을 분석하였다. 1990년에 탈북해 2002년 남한에 입국한 이유경 씨는 ‘암울
했던 시기’라고 표현한 적응기간을 거쳐 직장생활에서 노동 규율, 인간관계
등을 배우며 남한 사회에 정착해간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문화 차이로 동료
116 ― 통일과 방송

들과 소통의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했고, 1년이 지나서야 직장에서 나름대로


인정을 받게 되었다고 한다. 정체성의 변화과정도 겪는데, 2002년 한일월드
컵 응원을 통해서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자부심을 갖게 되었으나, 그 해 6월
서해교전 발발 때에는 죽은 북한군을 동정해 눈물을 흘리는 등 정체성 갈등
을 겪기도 했다고 한다. 2006년까지만 해도 이 씨는 ‘북한 남자’와 ‘남한 남
자’를 구분할 정도로 대한민국 국민이란 정체성에 대한 확신이 없었으나, 인
터뷰 무렵에는 대한민국이 ‘우리나라’라는 인식을 갖게 되었다고 한다.
한편 유해숙(2009)은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에서 이방인으로 겪게 되는 낙인
현상(stigma)과 고립 문제를 다루었다. 남한 사람들은 종종 새터민을 조국의
배신자, 빨갱이나 남파간첩으로 낙인찍으며 대하기도 하는데, 이때 새터민은
깊은 상처를 경험하게 된다고 한다. 또한 새터민들은 남한생활에서 겪는 무력감
때문에 남한사람에 대해 냉소적 태도를 갖기 쉽고, 새터민들 간의 관계도 단절
되기 때문에 고립과 파편화가 흔히 발생한다고 한다. 새터민들 간의 단절은
북한에 남은 가족의 안전에 대한 우려, 서로 탈북자라며 폄하하는 경향 등이
원인이라 진단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제대로 적응하도록 돕기위해서는
경제적, 제도적 차원의 지원에 그치지 않고, 이들이 공동체 구성원으로 적합한
심리상태로 만드는 ‘힘 돋우기’(empowerment) 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 밖에도 새터민들이 한국사회의 생소한 집단규범이나 문화로 겪는 어려
움에 관한 연구도 있다. 한국인에게는 당연한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것도
이들에게는 상당한 문화적 차이로 해석될 부분이 적지 않다. 민간기업에 취직
했지만 해고를 당하면서 남한 특유의 직장문화에 충격을 받았다는 이유정 씨
사례가 그러하다(조정아, 2010). 새터민 대상의 한 연구에 따르면 남한은 스스
로 성공해야 하는 사회라서 적응하기 쉽지 않고, 돈이 최고로 통하는 곳이고,
남한 사람과 친해지기가 어렵다고 말한다(전우택 외 2006; 최경환, 2007, 356쪽
재인용). 또 새터민들은 한국 물정에 어두워 23%가 범죄대상이 될 정도로
손쉽게 범죄 피해자가 되기도 하는데(한국형사책임연구원; 최경환, 2005, 359쪽~
360쪽 재인용), 이것 역시 문화적 차이 문제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17

2. 새터민들의 현실적응과 미디어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적응과정에서 미디어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 중


상당수는 탈북 전에 미디어를 통해 남한 사회에 대한 인식이나 기대치를 지니게
되고, 이들이 남한에 정착하는 과정에서도 미디어 경험은 이들이 접하는 현실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데 중요한 기능을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터민들의 미디어
이용경험을 남한사회 적응과정의 다양한 측면들과 연관지은 연구는 아주 소수
에 불과하다(곽정래‧박승관, 2006; 이민규‧우형진, 2004; 이창현, 2000).
곽정래와 박승관(2006)은 새터민의 매체 이용량과 이용패턴이 남한 사회
적응 과정에서 신뢰나 네트워크 같은 사회자본 형성, 사회정치 참여에 미치
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신문 열독은 오프라인 네트워크에 긍정적인 영
향을 주고 정치 참여에는 긍정적이지만 온라인 네트워크에는 부정적인 영향
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그리고 남한사회의 제도에 대한 신뢰는 시민 참
여를 고취시키지만, 온라인 네트워크 수가 많을수록 시민 참여도는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효과와 관련하여 이민규와 우형진(2004)은 텔레비전 드라마 시청량
과 남한사회에 대한 문화 동화 정도에 따라 남한사회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다는
점을 밝혔다. 가령, 드라마 중시청자면서 문화 동화 지수가 높은 집단은 남한
사람들의 인간관계 중 애인관계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드라마
중시청자이지만 상대적으로 문화동화가 덜된 탈북자는 남한에서 외도 같은
부적절한 행위가 빈번히 발생하고 범죄 비율도 높다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하지
만 드라마 중시청자라 하더라도 문화 동화 정도가 높은 사람은 이러한 부적절한
행위가 적게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며, 드라마 경시청자이면서 문화동화가
많이 된 탈북자들은 남한사회에서 범죄발생이 적은 것으로 인식한다고 한다.
미디어 해석과 수용에 관한 연구로는 이창현(2000)이 Q방법론으로 탈북자
들의 남한방송 선호 유형과 문화 적응 양상을 분석하였다. 그 결과 나이, 젠더,
직업에 따라 서민적 드라마를 선호하는 전통 유지형, 해외 영화를 좋아하는
변화 추구형, 코미디와 가요를 선호하는 변화 추구형 등의 유형이 추출되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공통적으로 뉴스를 좋아했는데, 이것은 남한 사회의 적응
118 ― 통일과 방송

을 위한 정보 추구 행위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연구자는 해석했다.


이상의 연구들은 새터민들의 미디어 경험이 남한사회에 대한 이들의 인식
과 적응, 사회화 과정에 어떻게 영향을 주는지를 실증적으로 분석한 것이다.
이 연구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발전시키되 선행연구와 달리 새터민들의 주관
적인 관점에서 이들의 미디어 경험과 현실인식의 관련성을 분석하고자 한다.

Ⅲ. 연구 문제와 연구 방법

1. 연구 문제

이 연구는 새터민들이 탈북과 남한 정착 과정에서 어떻게 미디어를 이용


하고 미디어를 통해 어떻게 남한의 현실을 인식하고 있는지를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그리고 새터민들이 남한에서의 경험을 통해 남한의 미디어 내
용을 어떻게 다시 해석하고, 북한 미디어의 경험은 남한 미디어 수용에 어떤
비교의 준거로 인식되는지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미디어 재현과 새
터민의 현실 경험 간의 관련성을 탐구하고자 한다. 여기서 미디어라 함은 텔
레비전, 라디오, 신문, 인터넷, 휴대폰 등 다양한 매체를 포함하지만, 이 연구
에서는 새터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콘텐츠 장르에 초점을 두어 주로 텔레비
전 드라마와 뉴스에 한정하였다.

<연구 문제 1> 북한에서 어떤 계기나 과정을 거쳐 남한 드라마를 보게 되며,


이러한 경험을 통해 남한사회를 어떻게 인식하게 되는가?
<연구 문제 2> 새터민들은 남한 정착 경험 과정에서 드라마 내용을 어떻게
수용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미디어의 경험은 이 과정에서 어
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연구 문제 3> 새터민들은 남한 정착 경험 과정에서 남한의 뉴스들을 어떻
게 수용하고 있으며, 북한에서 미디어의 경험은 이 과정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19

2. 연구 방법

연구방법으로는 새터민들을 대상으로 심층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


대상자 섭외는 처음에는 국가 정보원과 관할 지역 경찰서의 도움을 받아 시
작했으며, 인터뷰를 마친 사람의 소개로 다른 새터민들을 추가 섭외하는 눈
덩이 표집(snow balling) 방식으로 대상자를 모집하였다. 가능하면 연령대
를 고르게 하기 위해, 20대 2명, 30대 3명, 40대 1명, 50대 2명 등 모두 8명을
선정하였다. 인터뷰는 2011년 5월 6일부터 5월 27일 사이에 이루어졌다. 인
터뷰 결과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모호한 점이 드러난 부분에 대해서는 11월 경
전화로 추가 인터뷰를 실시하였다.
인터뷰 대상자는 8명이 모두 여성이었는데, 이는 새터민 남성들이 주로 일
용직 등 장시간 근무 직종에 종사하는 등의 사유로 섭외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 하지만 이 중 두 사례는 부부가 함께 인터뷰에 참여하였는데, 한
사례는 인터뷰 진행 중에 남편이 귀가하는 바람에 자연스레 인터뷰에 합류
하게 되었고, 다른 한 사례는 처음부터 부부가 함께 참여했다. 최종 선정된
인터뷰 대상자들은 <표 1>과 같다.

표 1_ 심층 인터뷰 대상자

대상자 나이 탈북 시기 입국연도 직업 인터뷰 시간 비고


A 23세 2010년 2011년 마트 피자집 종업원 1시간 35분
B 24세 2006년 2009년 전업주부 1시간 57분
C 36세 1998년 2007년 전업주부 2시간 38분
D 37세 2007년 2007년 전업주부, 부정기 일용직 3시간 24분 부부 참여
E 39세 2004년 2004년 보험설계사 2시간 40분 부부 참여
1998년(1차)
F 46세 2007년 주부 2시간 5분
2006년(2차)
G 51세 2008년 2008년 전업주부 2시간
하나원
H 52세 2004 2011년 무직 2시간 25분
퇴원 직후
120 ― 통일과 방송

이들은 북한에 남은 가족들 때문에 신분 노출을 꺼려했고, 믿을 만한 사람


의 소개가 없으면 인터뷰 자체를 기피하거나 경계했다. 다행히 담당 경찰 공
무원의 도움으로 인터뷰 일정 이전에 어느 정도 신뢰가 확보된 상태에서 인
터뷰를 시작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일단 인터뷰를 시작하고 난 후에는 초기의
경계심을 풀고 편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인터뷰
장소는 각 새터민의 집이었고, 녹음기 사용에 대한 허락을 받은 후 인터뷰를
시작했다, 사례당 인터뷰 시간은 평균 2시간 20분 정도였다.
질문 형태는 가능하면 폭넓고 풍부한 진술들을 담아내기 위해 비구조적인
개방형를 선택해 가능하면 폭넓은 답변을 이끌어내려 하였다. 가령, “북한에
서 드라마는 어떠했나요?”, “남한의 드라마와 실제는 어떠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식의 포괄적인 질문을 던지고, 거기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진술로
이어지도록 유도하였다.

Ⅳ. 북한에서의 남한드라마 시청과 의식변화

새터민들이 북한을 탈출해 남한행을 결심하게 되는 데에는 우연히 접한


남한 드라마가 큰 역할을 한다. 한국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이들은 남한에
대해 알게 되고 그 속에 비친 남한의 진면목에 대해 반신반의하면서도 점차
남한을 동경하게 된다. 이들이 어떤 경로를 거쳐 남한 미디어를 접하게 되고
이 과정에서 남한의 현실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게 되는지는 새터민들의 남
한 사회 적응과정을 이해하는 첫걸음이 된다.

1. 접촉의 계기

한쪽에서는 식량 부족으로 많은 사람이 굶어 죽어 가지만, CD가 널리 보


급되어 있고 한류가 유행하는 등 또 다른 모습을 띤 곳이 바로 북한이다. 전
기 사정이 열악해, 북한 주민들은 심지어 작업용 자동차 배터리에 TV의 전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21

원을 연결하여 남한의 드라마와 영화 등을 본다.

TV는 있어도 라디오는 없습니다... 전기가 있어야 TV를 보지요. 전기도 없는데
TV보면 가만히 먼지만 끼지요. ... 김정일에 탄생일에 2시간 정도 틀어준단 말이예
요. ... 북한에서 전기랑 아예 구경도 못합니다. ... 돈이 있고 힘이 있는 사람들이
자동차 배터리를 충전시켜가지고 TV를 본답 말입니다. 녹화기도 사가지고 다른
나라 영화나 드라마 등을 보기도 하는디, 우리 집에서 한국 영화 올인.... 그거(드라
마 올인) 여기 넘어 오기 전에 봤는데 그거 보면 죽습니다. 그거 아버지 하고 엄마하
고 보고 싶어해가지고 신랑하고 망보고, ... 엄마하고 딱 막고... 그리고 여기 와서
다시 올인 봤습니다. 거기 있을 때 천국의 계단 봤다는 사람들도 많고 그런데 우리
는 어렵게... (중략) 연결해 주는 사람들이 있잖아요. 중국에서 또 연결해 가지고
받는단 말입니다. 그런 사람들 통해서 알도(드라마 CD) 구하고, ... 브로커들도 조
선말도 잘 하지,... 돈 있는 사람들은...(구해서 보고) , 또 간부들은 간부들끼리...(구
해서 보고) 중국에서 넘어온 기계를 자동차 바떼리 충전시켜 가지고...(그렇게 해서
볼 수가 있습니다.) 제철소에만 전기 있단 말입니다. 거기 힘 있는 사람들이 밧데리
맡긴단 말입니다. 충전해가지고, 힘 있는 집들은...그렇게 힘 있는 집에 우리 집을
포함해서 3~4가구 정도밖에 없습니다 (새터민 D).

위험을 감수하고 남한 방송, 특히 드라마를 보게 되는 주된 이유는 호기심


때문이었다. 금지된 것에 대한 호기심, 낯선 것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애정
문제나 실생활과 관련한 이야기가 많아 현실성이 높다는 점까지 보태면 남
한 드라마는 재미 그 자체라 할 수 있다고 했다. 북한의 드라마는 그 반대이
다. 국가에 이익이 되어야 하고, 김정일에 충성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많고,
생활 속에 겪는 고민들이 제대로 그려지지 않으며, 미화된 장면만 나와 사람
들의 현실과 무관하다는 느낌만 준다. 게다가 전력난 때문에 그것마저 제대
로 볼 수 없다. 그런 미디어 환경에서 접하는 남한 드라마는 더욱 강한 흡인
력을 발휘했다. 새터민 A는 어른들이 CD를 못 보게 했는데도 호기심 때문
에 계속 보았다고 했고, 새터민 B는 북한 방송은 재미가 없어, 남의 집에 가서
CD로 남한 영화, 노래 등을 보고 들었다고 했다.

네, 근데 저처럼 이제 감시, 저 청년들은, 나이 어린 사람들은 그런 데에 되게 호기


심이 있어가지고요. 보지 말라해도 그거 CD 그거 싸가지고 보고 그리거든요. 그러
122 ― 통일과 방송

니깐 영화를 많이 보고, 또 그러니깐 호기심이 생겨가지구요. 결론은 그저 진짜


저렇게 잘 살까? (새터민 A).

2. 의심

남한 드라마를 보면 도시배경이나 사람들 모습이 확실히 북한과 전혀 달


랐다. 높은 빌딩이나 넘쳐나는 자동차, 화려한 옷차림들은 생전 처음 보는 장
면이었다. 하지만 이것들이 처음부터 북한 주민들에게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었다. 한편으로는 남한사람의 세련된 외양에 충격을 받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가짜가 아닐까 하는 의심도 품게 되었다. 북한 텔레비전에서는
의레 좋은 모습만 잘 포장해서 보여주는 거짓 드라마뿐인데, 아마 남한도 마
찬가지일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단계에서 주민들은 북한에서 경험한
미디어 관행을 근거로 필히 남한 미디어도 거짓 선전에 불과할 뿐일 것이라
짐작하게 된다고 한다.

저것도(남한 드라마도) 우리나라처럼(북한) 고저 기계적으로 국가에서 제작돼서


나오는 프로겠지, 고저 거짓말이 많겠지... 우리나라(북한) 드라마는 ... (북한에서
는) 이런 집 실지 없는데 허상이 많잖아요. (새터민 H)

저희들은 영화랑 찍을 때 가식적으로 우선 만들어서 하는 게 많아 가지고 여기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 저게 진짜의 모습일까, 영화나 그걸 제작하기 위해서 이렇
게 우정 출연하기 위해서 꾸민 것이 아닐까, 이런 생각도 한 두 번 한적 있었구요.
그리고 옷 같은거 입은 거 보면 지금도 거기서는 청바지 같은 거 못 입게 하거든요.
그런 거처럼 그렇게 짧은 치마, 미니스커트 고런 건 거기서 일반 사람들은 상상도
못했으니까... (새터민 F)

3. 배신감과 분노에서 동경으로

남한의 모습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고 나면 배신감과 분노, 남한사회에 대


한 동경이 뒤따르게 된다고 한다. 남한 드라마를 보기 전에도 주민들은 이미
남한이 잘 산다는 소문은 듣고 있었다. 그리고 북한 당국은 남한의 지원물자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23

에서 남한의 흔적을 애써 지우려 했지만, 주민들은 남한 상품이 중국 것보다


더 좋다고 인식하고 있었으며, 이것들을 은밀히 암시장에서 사고팔기도 했
다. 하지만 그것은 막연한 추측일 뿐 남한의 실정을 직접 본 것은 아니어서
아직 확신은 할 수 없었다.
하지만 드라마로 남한 사람들의 생활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의심은 점차
인정으로 변화하게 된다. 석탄이나 장작을 땔감으로 쓰는 북한과 달리 세련
된 주방의 밥솥, 넘쳐나는 자동차와 주유소 모습은 북한의 실정과 대비되며
강렬한 인상을 주었고, 이제 남한이 부유하다는 소문도 진짜로 믿게 되었다.
새터민들은 이 무렵에 남한 사회의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삶에 대해 보고 들
은 다양한 이야기를 북한의 어려운 실정과 대비하면서 들려주었다.

그렇죠. 달리보고 얼마나 이쁘게 꾸미고 그 여자들이 주방에서 하는 거 봐도 앞치


마 입고 하는데 저희는 석탄 장작 때우고 이런 밥솥 그런 데다 해먹고 하니까
여자들이 고달프고 하는 거 말할 수가 없어요. 근데 TV 보면 알아서 다 해주고
하니까 (새터민 E). TV 보면 주유소를 보거든요. 주유소에서 기름 탁 넣고 하는
거 보니깐 우리는 북한은 2004년도 그때 주유소 청진 두 개 있었어요. 차 끌고
가도 기름 넣을 데도 없고, 또 카드가 있었어야 넣을 수 있어요. 그래서 차를 탈
수 있다는 자격증 있는 사람만 자격증 따려면 일 년에 여기 돈으로 2천만 원 정도
(새터민 E 남편).

한국 사람들은 쉽게 말해서 우리 생활상이 좀 깼다, 경제적으로나 생활상으로나


우리보다 어쨌든 발전이 많이 된 사람으로 수준이 높다, 우리는 거기에 비해 우리
의 수준이 많이 낮고. 그런데 북한에 있을 때 북한 돈이 값이 없는 거를 알았어요.
송윤아가 술 먹고 주인에게 그러거든요. 김국진 보고 소주 얼마예요? 하면 2천 원
이예요 하거든요. 우리 2천 원이면 높거든요. 한국에는 돈의 값이 높구나. 그런 걸
로 생각을 하거든요. 경제적으로. 그리고 특히 뭘 보냐면 젊은 애들 먹는 거 생활상
그런 것도 있지만 옷 상품 그런 거 보면 한국 상품이 대개 중국 것보다 질이 좋고,
입으면 깔끔하고 멋있고. (새터민 G)

남한사회의 풍족한 삶에 대한 이야기들은 남한에 대한 동경에서 나아가


북한사회에 대한 분노로 표출되었다. 어떤 새터민은 중국으로 탈출해 남한
텔레비전를 접하면서 생활해보니, “북 사람들은 속아서 산다는 걸 알고 그러
니 나도 정말 김정일 욕 나오더라구요” 하면서 분개했다(새터민 H). 드라마를
124 ― 통일과 방송

통해 한국 상품과 경제를 알게 되었고, 남한은 “자유로운 세상”(새터민 B)이


라는 좋은 인식을 갖게 되면서 기필코 한국에 가야겠다는 결심을 하기도 했다.

완전히 머 그 때까지도 머 한국에도 머 흰 밥에 고기 먹고 싫을 정도로 먹고 산다


는 말이 믿기지가 않았어요. 우리나라가 현실적으로 그러니까 어느 나라가 부유하
게 잘 살겠노 오직 그 생각에 믿기지가 않았어요. 근데 이래 중국에서 시간이 길면
서 일해도 보고, 내 절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보고 하니까 믿기게 되더라구요.
드라마도 보고 막 그러니까 믿기게 되더라구요 (새터민 C).

4. 처벌을 통한 시련이 확신으로

남한 드라마를 즐겨보던 사람들 중에는 당국에 적발되어 혹독한 시련을


겪은 사람이 적지 않다. 북한에서 남한 드라마가 담긴 CD를 보거나 유통시
키다 적발되면, CD와 재생 장치를 모두 몰수당하고 단련대로 보내졌다. 하
지만 교양을 위해 수용된 그 곳에서 이들은 한 공간에서 지내며 서로 정보와
정서를 공유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남한 드라마와 현실에 대한 은밀한 공감을
형성하는 계기로 삼게 된다. 호기심의 억압에 대한 반발과 더불어 “머리가
더 트이게 되고,” 대개는 그 곳을 나온 후 남한 드라마 시청을 끊기는 커녕
오히려 기회만 되면 한국에 가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되는 사람이 많다고 한다.

CD 때문에. 그래 가지고 집에 와가지고 이 CD 어디서 버렸는가, 저도 그냥 아무


사람한테서 샀거든요. 이렇게 샀다고 그러니깐 집에 텔레비전, CD 저 기계 있잖아
요. 다 무상몰수 당했거든요. 보지 말라는 거 봤다고 ... 단련대 6개월 갔는데, 석
달 하고. 돈 쪼끔 매기게 되면 석 달 하고 모범 퇴소라는 게 있거든요. 그기 석
달 하고 모범 퇴소되고, 그기 들어가니깐 쫌 사람이. 그기는 사람이 다 중국에서
살다가 잡혀 나온 사람, 그 CD판, 그 알 그 CD보지 말라는 거 봐서 보다가 몽땅
들킨 사람들. 다 그런 사람들이거든요.한 몇 백 명 남아 되거든요. 그게 사실은
교양하라고, 자기 죄를 뉘우치고 교양되라고 사람을 거기 다 넣는 게 아니고 사람
이 거기 들어갔다 나오게 되면 머리가 더 트게 되고 그런 방향으로 머리가 더
가게 되거든요. ...(중략)... 왜 그럼 왜 안가나. 근데 거기 사람들 자체가 이제 내
여기서 나가면 무조건 한국 가겠다. 이런. 어쨌든 80%는 그렇거든요. 이 사람들이.
머리 수준 상태가 (새터민 A).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25

Ⅴ. 드라마와 현실

1. 이미지와 현실의 유사성

드라마는 현실에 바탕을 두어 어느 정도 개연성을 띠기는 하지만 어디까


지나 픽션에 불과하다. 하지만 새터민들은 드라마에서 본 남한의 이미지와
자신의 체험을 비교해보면서 현실에 대한 구체적인 인식을 형성하게 된다.
인터뷰 참여자들은 드라마 내용에 비추어 남한 현실이나 자신의 현 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가곤 했는데, 이러한 비교 결과에 따라 남한 현실에 대
한 엇갈린 평가가 나타났다.
첫째, 새터민들은 드라마 속의 모습이 실제 현실과 흡사한 부분이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시 말해 이들은 남한에 들어오기 전에도 이미 드라마를 통
해 남한 사회의 모습들을 생각하고, 그 속에서의 삶에 대한 기대를 갖고 있
었는데, 남한에서 실제로 경험해본 결과 드라마에 나타난 모습들과 남한의
현실은 너무나 똑같았다는 것이다. 드라마 배경화면으로 자주 나오던 높은
빌딩들, 넘쳐나는 멋진 차량들, 깨끗한 거리풍경은 실제로 남한 도심에서 흔
히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또한 식량을 구하기 어렵던 북한주민들에게는 텔
레비전 속의 풍족한 생활 모습들은 먼 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졌는데, 실제로
남한에서는 마트마다 식료품이 넘쳐나고 행인들의 옷차림도 화려해 과연 경
제적으로 풍족한 사회임을 절감한다고 했다.

우리(북한 드라마를) 보면서 사람들이 무슨 먹는 걸 막 잘 먹으면 무슨 그리 잘


먹는 거 저거 다 거짓말인데 하고 생각했거든요. 우리 꺼는 거짓말인 줄 아니까.
근데 한국 드라마를 보면서도 저것도 우리나라하고 똑같겠지, 저기서도 기계적으
로 내보내는 프로겠지 했는데, 와서 보니까 실생활이 그대로 보냈잖아요. 거기서
내가 오~ 이건 우리나라하고 다르구나 하는 걸 느꼈지요 (새터민 H).

이들이 드라마를 통해 본 남한 사회 모습의 진실성 여부에 의심을 품은


것은 북한에서 북한의 미디어가 늘 현실을 미화해서 보여주는 데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이다. 가령 북한에서 주민들이 일상에서 흔히 보는 도로는 사정
126 ― 통일과 방송

이 열악하기 짝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북한 텔레비전은 그런 장면은 찍지 않


고 늘 좋은 부분만 보여주는 게 관행이다. 그래서 북한 미디어의 관행에 익
숙한 새터민들은 텔레비전에 비치는 배경이 당연히 현실과 다를 것이라 기
대하고 있었다. 그래서 북한에서 본 남한 드라마에 나타난 도심 풍경 역시
북한의 드라마 배경처럼 허상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고 있었다. 하지만 남
한에 와서 본 도시거리 모습은 이러한 기대를 여지없이 깨뜨렸고, 이들은 바
로 남한 미디어 속의 모습과 현실의 유사함에 대해 매우 인상적으로 받아들
이고 있었다.

(북한 드라마에서) 생활에서나 거리 이런 풍경도 다 허상입니다. 우리 진짜 도로는


형편없거든요. 그런데 드라마에 나오는 도로는 좋은 곳만 찍고 나쁜데 울퉁불퉁
한데는 하나도 안 찍잖아요. 그런데 한국 TV 봤을 때는... 한국은 가보면 알겠지만
깨끗하다 이거는 실지 그렇다 하더라구요. 어제도 우리 강남 갔거든요. 휴지도 하
나도 없고 담배꽁초도 하나도 없고, 깨끗하네 깨끗하네... 야 나도 우리 조선 사람
이 절반이라도 잘 사는 데 있으니까 긍지가 있더라구요 (새터민 H).

둘째, 새터민들은 남한 드라마는 특히 일상생활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잘


묘사한다고 말한다. 새터민들은 남한 드라마가 일상생활을 소재로 다루면서,
세밀하게 사실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에 ‘생동감’이 있다고 표현했다. 여기서
사실적이라는 말은 앞서 말한 드라마 내용이 ‘실제와 같다’는 진술과 다른 의
미로 사용되고 있는데, 새터민들에게 이는 북한 드라마와 차별화되는 특성으
로 인식되고 있다. 북한 드라마는 개인에 초점을 두지 않고, 국가나 사회를
위한 과업 중심으로 드라마의 내러티브를 전개해간다. 그러다보니 정치적 목
적성이 강한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드라마의 설정 자체도 작위적일 수밖
에 없다. 그래서 일반 주민들에게는 드라마 내용이 그다지 현실적으로 와 닿
지가 않는다. 하지만 남한 드라마는 부부 간의 갈등이나, 연인들의 이별 등
일상생활에서 흔히 겪는 이야기를 많이 다루기 때문에, 비록 처한 상황은 달
라도 내 이야기처럼 친숙하게 느껴진다. 새터민들은 이 점을 지칭하여 ‘생동
감’이라고 표현했다.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27

북한에 드라마 내용이라는 것이 김일성, 김정일에 대해서만 만들어서... 여기서처


럼 자유를 해서 실지 있을 것처럼 해야 하는디... 다 거기 틀에만 맞춰서 고저 김일
성 김정일을 위해서 조국을 위해서 응 이렇게 한 목숨 바친다는 그런게 나오지
이렇게 실질적으로... (만들어진 드라마는 없습니다) 나 이 남한에 와서 드라마를
많이 봤는데 남한 드라마는 씰데없는 것도 있지만, 신랑하고 싸움하는 것도 진짜
그렇고, 아이들 갈라지는 것도 그렇고, 행동하기에 우리가 진짜 싸우면 이렇게 되는
데 북한 드라마는 그런 게 하나도 없거든요. 오직 김정일, 김일성.. (새터민 D).

중국에서 ‘보고 또 보고’를 봤던 것 같은... 거기(북한에서의) 드라마는 솔직히 말해


서 다 정책, 나라 등을 그런 걸 중심으로 두고 사람들을 교양 계속하고 하나로
딴 생각 못하게 묶고 세우는 그거를 주제로 하고 있는데, 여기 드라마를 보면 아주
사람이 살고 있는 일상 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아주 자연스러운 일들을 이렇게
해 가지고 풀어나가면서 그러니까, 누구나 겪는 일이고 하니까, 그게 더 자연스럽
고 또 재미도 있고 감동적인 그런 것도 많이 받고 억지로 이렇게 만들어내는 건
아니니까, 그런데서 좀 대조적이라고 많이 느끼구요 (새터민 F).

물론 북한에서도 남녀의 사랑을 다루는 이야기가 없는 것은 아니다. 첩보


원으로서 국가적인 과업을 수업하는 젊은이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게 되
는 이야기가 한 예가 된다. 그렇지만 이때에도 북한의 영화는 정보원의 임무
수행에 초점을 둘 뿐, 남녀 간 미묘한 사랑 이야기는 구체적으로 다루지 않
거나 국가를 위해 사랑을 희생하는 식으로 설정된다. 바로 이런 점들 때문에
보통 사람들에게는 드라마가 현실과 거리가 멀고 자의적이라고 느껴지게 된
다. 하지만 남한 드라마는 어떤 내용이든 개인의 일이나 사랑은 드라마의 내
러티브를 이끌어가는 중요한 축이 되며, 개개인이 느끼는 진솔한 감정과 고
민을 자연스럽게 보여주어 현실감을 준다는 것이다.

(질문자 : 남한사람이 북한에 와 가지고 간첩활동을?) 그런 것 같아요. 남한사람


맞아요. 맞다! 젊었을 때 넘어와서 늙어서까지도 활동하는 거... 맞아요. 남한사람
이 북한에 와서...(질문자 : 이 드라마에서도 연인 관계 이런 건 없었네요?) ... 있었
어요. 네. 이름은 근데 잘 생각 안 나요. (질문자 : 근데 크게 별로 안 나왔다.)
... 네... 연인 관계하다가... <중략> 아이리스.... 그런 거 재밌어요. (질문자 : 그것도
뭐 하다가 보면 남녀관계, 애정 막 얽혀있고 그 이야기 많이 나오잖아요.) 근데
북한은 그렇게 안 나오고 젊었을 때 둘이 좋아하다가 아기 가지고 결혼도 못 하고,
아기를 낳아서 아기 2명을 낳아서 이 사람은 임무를 수행해야 하니까 아내하고
128 ― 통일과 방송

말없이 사라졌어요. 아내하고 평생 헤어져서 살다가 흰 머리 돼 가지고 한 70살


돼 가지고 만나는 그런 내용... (새터민 B).

2. 이미지와 현실의 거리

이처럼 남한 드라마는 북한 드라마에 비해 사실적이고 생동감을 주는 것


은 사실이지만, 남한에서 직접 생활해보니 이미지와 현실의 격차 역시 깨닫
게 되었다고 한다. 여기에는 드라마에서 보지 못한 부분도 있고, 드라마에서
보기는 했으나 실제 체험해보면서 상당히 다른 각도에서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도 있었다. 이들은 남한에서의 체험과 드라마 속의 이미지간의 차이를
두루 이야기하면서, 이러한 거리감을 주로 경제적인 측면에서 언급하는 경향
이 있었다.

1) 부자나라 이미지와 냉혹한 현실

탈북자가 남한에 들어오면 정부에서 임대 주택과 정착 지원금을 받으며,


기초생활대상자로 약간의 경제적 지원을 받게 된다. 하지만 정착 지원금
300만 원~500만 원은 입국을 주선한 브로커들에게 떼이기 때문에, 결국 그
들은 경제적으로 빈털터리에 가까운 상황에서 남한의 삶을 시작한다. 물론
기초 생활비 수급으로 북한에서 겪던 굶주림은 해결되었지만, 텔레비전에서
본 수준의 생활을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하고, 그래서 더 열심히 돈을 벌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북한에서 배운 기술이 발전한 남한 사회에
서는 소용이 없어 취직을 하려면 모든 것을 다시 배워야 한다. 이들 중에는
주로 마트나 식당에서 일, 숙박업소 청소와 같은 궂은 일용직 일자리를 많이
하면서, 남한 사회에서 밑바닥 생활을 영위하는 사람이 많다.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에서 정착하면서 절감하게 되는 것은 바로 이처럼
냉혹한 현실이다. 큰 기대를 갖고 북한 땅을 탈출해 남한에 들어왔지만, 이들
은 높은 현실의 벽을 느끼게 된다. 이들에게 가장 큰 고민은 경제적 문제였
고, 그래서 드라마에 대한 생각도 주로 경제적인 부분과 연관해서 구술하였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29

다. 이들은 드라마에서 본 화려한 생활을 꿈꾸면서 남한에 왔지만, 하루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오면 피곤해서 텔레비전 볼 시간조차 없다고 현재 자신의
각박한 상황을 표현했다.

북한에서는 그냥 좀 남한영화라 하니깐 그러니깐 봤는데, 여기 와 가지고는 저녁에


들어오면 피곤하고 그러니깐 갈수록 볼려고 안 하죠. 거기 앉아 있기보단 나가
일하죠. 돈 벌지 (새터민 A).

직접 생활해보니 남한 사회는 북한에서 남한 드라마를 통해 상상하던 것과


상당한 거리가 있었다. 북한에서 볼 때는 남한 사람들이 모두 잘 사는 줄 알았다.
생활이 풍부하니까 사랑도 맘대로 하고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남한에서 직접
보니 드라마를 통해 생각하던 것과 달리 부자들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백만
원이 없어 집을 못 구하는 사람도 많고, 노숙자나 굶는 사람도 적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새터민 G). 새터민들은 자신들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경에 놓이다
보니 드라마 속의 이미지와 현실 간의 거리를 더 절실하게 느끼는 것 같았다.

북한에서 봤을 땐 남한이 모든 사람이 빚 없고 잘사는지 알았어요. 그런데 구체적


으로 보면 백만 원이 없어서 집을 못 구하고 그런 걸 보고 우리가 알던 거하고
다르구나 하는 걸 알고, 북한에서 봤을 땐 대한민국이 잘 사는 건 알지 않습니까.
불이 항상 켜져 있고 그런 건 알지만은 자유가 .. 사랑도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거 북한은 수령에 대한 거 ..그 차이가 생활이 풍부하니까 저희가
볼 때는 생활이 풍부해야 사랑도 나오지 그러니깐 생활이 괜찮으니깐 저런 게 나
오구나 (새터민 E 남편).

비록 남한에서는 북한과 달리 배고픔은 면하게 되었지만, 드라마처럼 풍


요로운 생활은 돈이 없으면 불가능한 것이었다. 돈도 없고 일자리에 대한 고
민이 많은 이들은 화려한 드라마 속의 장면에서 오히려 현실과 괴리를 절감
할 때가 많다고 했다. 드라마 등장인물들이 몇백만 원짜리 가격표가 붙은 옷을
구입하는 것을 볼 때, 부럽다는 생각과 함께 드라마가 현실과 너무 동떨어져
있다고 느끼게 되었다.
130 ― 통일과 방송

못 했어요. 제가 여기 와서 실제 살아보고 체험해보니까 돈 없으면 못 살겠더라구


요. 자기가 벌어야만 살죠. <중략> 저도 여자니까 나도 저렇게 하고 싶고 그렇죠.
(질문자 : 근데 가격 같은 거 가끔씩 나오잖아요. 드라마 상에서) 그러면 엄청 놀래
죠. 하나에 몇백만 원하고... 그런 거 보면 실제 안 같아요. 실제 정말 저렇게 비싼
거 입을까? 돈이 저렇게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 저 같은 상황에서는 이해
가 안되죠. 저렇게 비싼 거 입게 될까? 근데 그런 사람들은 부자잖아요 완전...
잘 살고... (새터민 B).

2) 성공의 환상과 실제

현재의 처지가 어려운 만큼, 드라마 속의 성공한 사람들, 상류사회의 화려


한 생활 모습은 새터민들에게 꿈을 자극하기도 했다. 특히 밑바닥에서 시작
해서 큰 사업으로 성공을 거두는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는 새터민들에게 대리
만족을 가능하게 해 주었다. 물론 탈북 전에 상상하던 것과 달리 고달픈
삶에 시달리는 현 상황에서 드라마 속에서 성공하는 사람들에 대해 부러움을
느끼며, 자신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희망 속에서 이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면
서 이들을 통해 대리 만족을 얻을 수 있었다고 몇몇 새터민들은 말한다.

저는 인상적인 게, 아예 바닥에서부터 점차 열심히 일해서, 성공해서 큰 사업을


하잖아요. 그런 걸 보면 나도 그렇게 하고 싶다고... 여기서는 손에 돈 한 푼 없어도
열심히 일해서 그렇게 가능하잖아요. 나도 기회 되면 꼭 그렇게 하고 싶다. 뭐 그런
생각... 그게 제가 제일 공감이 가는 게... 못 사는 사람도 자기 노력을 해서 그렇게
부자 되는 것도... 저도 그렇게 되고 싶다는 걸 배우고 있죠 (새터민 B).

하지만 많은 인터뷰 참가자들은 남한에서 살아보면서 이러한 꿈은 꿈일


뿐 현실에 엄연히 존재하는 벽에 좌절감을 드러내기도 하였다. 이들은 남한
사회에서 경제적인 계층 차이에 따르는 차별에 분노를 느꼈다고 말했다. 드
라마 <시크릿 가든>을 보면 자식이 사랑하는 여성을 가난하다는 이유로 돈
많은 부모가 깔보고 막 대하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였
다. 북한에서는 적어도 경제적 격차에 따른 신분 차이는 공식적으로는 인정
되지 않는 생각이었기에, 경제적 계층 차이를 더 용인하기 어렵다고 보는 게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31

아닌가 하는 인상을 받았다. 또한 그들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성공


을 꿈꾸고 있기에, 가난한 약자인 ‘길라임’과 자신을 동일시하며, 신분 상승
을 가로막는 상대방 어머니에 더 분노를 느낄지 모른다는 생각도 인터뷰 과
정에서 들었다.

(질문자 : 시크릿 가든에서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는가?) 없는 사람 깔보고


자기네들은 무조건 있기 때문에 있는 사람들끼리 살아야 된다. 그렇게 해서 그런
거 보면 없는 사람 길라임인지 뭔지 그 여자를 학대 하는 거 보면, 참 글쎄 우리
북한에도 있는 사람들 있는 사람들끼리 할려 하지만은, 시어머니들 못 되 먹은 거
그 다음에 자기들 기업이 망하게 될 때야 손이야 발이야 빌고 하는 거 보면... 진짜
못되 먹었어 (새터민 G).

3) 삭막한 인간관계

드라마에서 인간관계의 묘사도 드라마와 현실 간의 거리를 느낄 수 있는


또 다른 영역이라고 새터민들은 말한다. 여기에는 여전히 현실을 긍정적으로
보는 시각과 부정적으로 보는 관점이 엇갈린다. 실제로 드라마에서는 긍정적-
부정적 묘사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지만, 보는 사람의 시각에 따라 이 중 수
용하는 측면이 달라지고 현실에 대한 평가도 편차가 있었다.
우선 긍정적인 평가를 보면, 드라마에서 본 남한 사람들은 사람을 무조건
경제력만으로 판단하지는 않았으며, 이 때문에 남한은 사람 사이에 인간다운
정이 남아있는 곳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 새터민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새터
민 중에서도 특히 남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사람이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많은 새터민들은 남한 생활을 해나가면
서 이러한 이미지는 현실과 거리가 있음을 깨닫게 되었다고 말한다.
남한에 온 지 얼마 되지 않은 한 새터민은 새로 알게 된 사람을 통해 딸
의 중매가 들어온다고 했다. 북한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못살기 때문에 잘
사는 사람을 남편으로 선호한다. 그리고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상황이기 때
문에 나이는 많더라도 경제력이 있는 사람에게 시집을 보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남한 드라마를 보면 아무리 남자가 경제적 능력이
132 ― 통일과 방송

있어도, 남한 여자는 자기가 싫으면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보았다고 한다.


그것을 보며 남한의 여성들은 결혼도 경제력에 얽매이기보다 마음이 맞아
야 하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새터민은 남한 여성들
의 수준이 높다고 생각했다고 한다. 즉 남한에서는 결혼에서 사회적 신분이
나 조건보다는 사람 됨됨이만으로 판단하는 인간다운 풍습이 남아 있다고
여긴 것이다.

북한 여자들은 돈 있고 능력 있는 거 있으면 그냥 결혼할 것 같은데, 드라마 속에


여자는 남자가 재산도 있고 능력도 있지만 자기가 싫어하는 것을 보니 한국 여자
들은 수준이 높더라고요. 한국여자들은 재산은 필요 없고 오직 마음이 맞아야 하
는구나하고 느꼈죠. 북조선 사람들은 못사니까 첫 번째로 잘사는 사람을 기준으로
남편을 택합니다 (새터민 H).

이와 비슷하게, 남한 드라마를 보면 등장인물들 사이에 서로 이해하고 배


려하고자 하는 모습이 많이 나오고 가정에서 부모를 공경하는 자식들의 모
습을 많이 보아서, 남한사회에는 실제로도 인간다움과 효를 중시하는 풍습이
남아있는 줄 알았다고 여러 새터민들은 진술했다.
하지만 남한에서 직접 겪어보거나 주변에서 전해들은바에 따르면 반드시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고 환상을 버리게 되었다는 견해도 적지 않았다. 특히
일터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관계는 더욱 삭막해 보인다는 진술이 많았다. 가족
간에도 돈 때문에 갈라서거나 심지어 늙은 부모를 요양원에 버린다는 이야기
까지 뉴스에 종종 보이는데, 그런 측면에서 남한 드라마에 나오는 화목한 가
정이나 인간관계는 실제와 맞지 않는다고 보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드라마에
서의 따뜻한 인간관계나 이상적 가족상은 어디까지나 드라마 속의 이야기일
뿐 남한에서 겪어보니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이들은 평가하는 경향이 있었다.

드라마에서 보면 가정이나 사람들의 관계도 그래 쉽게 말하자면 막 속 터지고 그


러지만 리해하려고 하잖아요. 그러면 회사들에 나간 우리 아이들 보면 선배하고
선후배 차이가 나더라구요. 나이 어려도 선배는 선배 대접해주고. 나이 어린 사람
이 자기가 선배라서 호통치고 나이 많은 사람이 좀 스트레스 받고 그러더라구요.
그런거 보면 되게 짜증나고 그러더라구요... 드라마에서 보면 드라마하고 생활이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33

다르거든요. 자기 부모를 공대하고, 아파하면 신경 쓰고, 무슨 병원도 데려가고


요양원도 데려가고 하잖아요. 그런데 남한에 보면 얼마나 부모를 버리는 사람이
얼마나 많아요. (물론)북한에서도 애들 입양하고 이런 것도 많지만 (남한의) TV
하고 (남한 사람들의) 생활이 다르잖아요. 한마디로 말해서 남한에는 그나마 발전
이 많이 되었는데 예의가 없다고 할까? 예의라기보다 뭐라고 말해야 하나 양심적
인 도덕이 없다고 할까 어쨌든 양심이 없잖아요. 자기를 길러준 부모를 버리는
게 얼마나 많아요. 양로원에 맡기고 그런 거 많잖아요. 우리는 그런 거 모르거든요.
굶어 죽어도 같이 죽고 (새터민 G).

그런데 인터뷰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러한 상반된 평가는 단지 이미지와


현실 간의 격차라는 문제만은 아닌 것 같다. 어떤 새터민은 드라마를 통해
이미 남한 사회의 부정적인 모습들을 보면서, 이에 대해 상당히 비판적 인식
을 갖고 있었다. 실제로도 드라마 속에서 인간관계가 늘 좋게 그려지지만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현실에 대한 이처럼 상반된 평가는 새터민들이 자
신의 상황이나 성향에 따라 드라마의 내용을 선택적으로 해독했기 때문이라
는 추측이 가능하다. 즉 남한에 와서 드라마 속의 이미지와 실제의 격차에
환멸을 느끼는 것은, 이들이 드라마 속에서 남한의 보고 싶은 측면만 보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심지어 남한의 드라마가 인간관계를 각박하게 그
리는 바람에 사회가 혼탁해졌다는 견해를 표명하는 이도 있었다.

딱 지금 사람들이 생활하는 게 드라마처럼 생활한다 말이지요. 돈이 없으면 남편


이 능력 없고 하면 같이 살다 헤어지고 돈 많은 사람 찾아가고 돈에 물 젖어 가지고
글쎄 우리 북한 사람들도 돈에 물 젖어 있다 하지만요 그래도 가정을 깨면 안 되잖
아요. 드라마가 딱 보여주니까 지금 현실이 그렇게 되는 거예요. 나는 그게 싫더라
구요. 드라마 쓰는 사람들 대부분 여자라고 하는데 작가들은 저는 그게 싫더라구
요... 근데 요새 요 주변에 보면 딱 우리하고 나이 똑같아요 그 집도. 남편이 엄청
번단 말이예요. 한 달에 400-500 정도 벌면 잘 버는 거잖아요. 젊은 나이에. 근데
여자가 만족 못하는 거 있죠? 딱 이 드라마 같애요. 그 집 보면은. 애기 낳고 사는데
조금만 말다툼 하면. 능력도 없으며 있는 체 한다고, 능력도 없어가지고 훈시하며
다닌다고. 그게 딱 드라마에서 나오는. 남편은 스테레스 받아가지고 막 이혼까지
생각했다가 애기 봐서 또 그 마음을 접고 살고. 딱 드라마지 않습니까 지금. 난
그게 싫더라구요. 남한 사회. 드라마 정말 그런 거 안 썼으면 좋겠어요 (새터민 C).
134 ― 통일과 방송

이상에서 살펴본 것처럼 새터민들은 드라마를 통해 상상하던 것과 실제


경험에서 얻은 인식 사이에 상당한 차이를 인식하고 있었고, 이들은 남한에
정착하면서 현실을 좀 더 객관적으로 인식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오랫동안
남한 생활을 경험해보면서, 새터민들은 드라마 속의 이미지와 현실을 더이상
동일시하지는 않게 되었다. 현실은 각박하지만 그래도 이들은 여전히 희망을
갖고 살아가고 있으며, 드라마가 허구임을 알지만 그래도 여전히 즐겨보고
있다. 어떤 새터민은 “사람들에 느끼고 배우게 해주는 점들도 있지만 드라마
는 그래도 드라마니까 사실 그대로는 아니라고는 본다”면서(새터민 F), 드라
마가 남한생활에서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기 때문에 현실과 드라마를 혼동하지는 않는다고 했다.
새터민들에게 분명히 드라마는 그동안 몰랐던 남한의 현실에 대해 알게
해주고, 이들을 남한으로 끌어들이는 주요 계기가 된다. 남한에 들어온 이후
에도 현실을 이해하고 거기에 적응해나가는 데 드라마 내용을 잘 활용하고
있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드라마는 이들에게 사회화 기제
구실을 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마치 동전의 양면성처럼, 이처럼 유용한
드라마는 새터민들에게 드라마의 허구성을 깨닫게 하고 이들을 좌절시키는
역기능을 하기도 한다. 물론 굶주림에 시달리던 북한시절보다는 더 나아졌다
고 생각하긴 하지만, 빈곤층 수준을 벗어나기 어려운 새터민의 처지에서 드
라마 속의 꿈과 현실의 거리는 더 아득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남한생
활에서 이런 다양한 측면들을 경험하면서 새터민들은 점차 좀 더 리얼하게
현실을 이해하는 방식을 체득해나가는 것 같다.

Ⅵ. 북한 뉴스와 남한 뉴스의 차이

뉴스는 새터민들이 남한 사회의 모습을 일상적으로 접하는 통로가 된다.


이들은 뉴스를 통해 남한 사회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되며, 이를 현실에서 접
하는 남한 사회 모습과 늘 비교해보게 된다. 하지만 남한의 미디어에서 보는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35

뉴스는 북한에서 접하던 뉴스와 너무나 다르다고 이들은 말한다. 특히 남한


에 온 지 얼마 안 되는 새터민들에게 이 차이는 북한과 남한의 현실에서 보는
격차 못지않게 충격적이고 낯선 경험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들은 남한의
뉴스와 직접 경험한 현실을 비교해가면서, 또 남한과 북한 뉴스 간의 차이를
강조하면서, 북한뉴스에서 바라본 남한의 모습과 남한의 뉴스에 비친 북한의
모습을 대조해가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1. 북한의 ‘좋은 뉴스’와 남한의 ‘나쁜 뉴스’

새터민들이 남한의 뉴스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받아들이는 부분은 바로 나


쁜 뉴스만 반복해서 나온다는 점이었다. 이들은 남한에 온 후 북한에서는 경
험하지 못하던 좋은 모습들을 많이 겪고 보았는데, 뉴스에는 늘 현실에서 부
정적인 모습들만 그려지는 데에 의아해했다.
남한의 텔레비전 뉴스를 보면 늘 교통사고, 화재, 살인, 범죄 등 온통 어둡
고 부정적인 소식만 나온다. 이들은 뉴스를 통해 남한 사회를 더 깊이 알게
되는데, 남한의 뉴스보도를 보면 흥미롭긴 하지만 남한 사회는 온통 범죄와
사고 투성이로 그리 살기 좋은 세상이 아닌 것처럼 비춰진다고 했다. 왜 남
한의 뉴스에는 하고많은 뉴스 중 밝고 긍정적인 소식보다는 부정적인 소식
만 전해지는지 이들은 의문을 가졌으며, 사건 사고 중심의 언론 보도관행에
대해 수긍하기 어려운 것처럼 보였다.

뉴스? 불이 났다. 어디 사고 이런 거 잘 하잖아요. 그러니까 그거 볼 때에는 어우


남한은 무슨 온통 불이 나고 사고 나고 교통사고 나고 그런 거 밖에 없냐? 이러거
든요. 누구 보고 그랬던지 목사님 보고 그랬던지? 같이 앉아서 뉴스 보는데 그래요.
왜 남한 땅은 어찌 몽땅 사고 나고 불이 나고 매일 그래요? 무슨 운행이 뭐 어떻고
저쩌고 하고 그러니까 그런 일이 드무니까 뉴스에 낸다고 이러거든요. 목사님은
그러니까 그런 일이 별로 없으니까 참고로 이렇게 한다고 그러니까.... 어쨌든 볼 게
좀... 뉴스 볼 게 많은 것 같아요 (새터민 A).

이러한 보도관행은 북한에서 보던 뉴스와 너무나 다르다는 점에서 이들은


낯설어했다. 남한의 뉴스가 부정적 소식 일변도인 데 반해, 북한의 뉴스는 당
136 ― 통일과 방송

이나 정부에서 지시한 것만 내보내기 때문에 온통 좋은 소식뿐이라고 말했


다. 이들은 북한에 있을 때 기근이나 범죄, 부패 등 온갖 사회문제를 실제로
목격하거나 주변에서 듣기도 했지만, 이런 나쁜 소식들은 소문으로만 나돌
뿐 전혀 보도되지 않는다고 했다. 가령, 북한의 마약 문제가 심각한데도, 이
런 문제점들이 북한에서 뉴스로 다루어지는 것을 본 적이 없다는 것이다.

북한 뉴스하고 남한 뉴스는 반대지요. 남한에는 세계적으로 다 나오고 사소하게


다 나오지만, 우리 북한에는 딱 그저 정부에서 좋다는 것만 보내지 나쁜 거는
요만큼도 안 보내요. 기술 혁신해서 국가에 많은 이익을 줬다, 김정일은 어디
방문하고 어디 방문하고... 무슨 나쁜 건 일절 안 나와요 사소한 건 안 나와요.
그런데 여기는 남한에는 사소한 거 다 나오잖아요. (새터민 G)

이제는 중학교 애들도 다 하고 그러니깐 나쁜 짓은 북한이 다 하자나요. 백성까지


못 쓰게 만들고. (마약을) 이 나라까지 보내고. (질문자: 그럼 북한 뉴스에선 이런
문제점이 보도 안 되고요?) 안 되죠. 그걸 여기서 보는데 (새터민 E).

이러한 나쁜 뉴스 대신에 북한에서는 온통 당과 지도자에 관한 좋은 이야기


만 보도된다고 말했다. 뉴스에서는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동정이 늘 다뤄졌고,
그것도 늘 이들의 능력이나 지도력을 예찬하는 식의 우호적인 보도뿐이라고
한다. 북한의 뉴스시간에는 김일성 부자가 어느 부대를 시찰하고, 어느 농장과
공장을 현지 지도하는 공적인 활동내용들이 자세하게 다뤄진다. 그리고 동시
에 장군님의 배려로 농사도 잘 짓고, 공장 성과도 완수할 수 있게 되었다는
식으로 이들을 우상화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그래서 주민들은 뉴스가
현실을 잘 보여준다고 믿지 않고, 뉴스를 그다지 신뢰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새터민들에게 북한의 뉴스는 김정일 위주의 허황된 내용에다 녹화한 지
한참 지난 소식을 들려주어 지루하고 현실성이 없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면,
남한의 뉴스는 다른 측면에서 현실성이 떨어지는 내용으로 인식되고 있다.
남한의 뉴스는 지금 주변에서 일어난 사건을 빠르고 생생한 화면을 곁들여
보도하기 때문에 흥미로운 볼거리라고 이들은 말했다. 하지만 자신들이 직접
본 현실과 달리 부정적인 사건 일변도로 보도하는 관행 역시 이들에게는 현
실과 괴리된 것으로 비춰지고 있다.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37

한국사회에서 살아온 대다수의 사람들은 텔레비전 뉴스에 반영된 현실의


모습을 별다른 의문 없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하지만 전혀 다른 체제에서
넘어온 새터민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뉴스 관행들을 낯설게 여기고, 뉴스를
통해 재현되는 현실의 진실성에 의문을 갖게 된다. 또한 이렇게 대조적인 남한
뉴스와 북한 뉴스의 속성은 아이러니하게 두 뉴스의 공통점 역시 시사한다.
다시 말해, 북한 뉴스든 남한 뉴스든 부분적으로는 사실에 바탕을 둘 수는
있지만, 그것이 현실의 총체성을 드러내지 못하는 일면성을 지닌다는 것이
다. 뉴스를 통해서만 현실을 보게 되면, 현실의 일부에 불과한 특정 측면이나
이슈들만 뉴스가 부각하기 때문에, 일부를 현실의 진면모로 오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편, 북한의 뉴스는 비록 김정일 이야기에 대한 과장이라 할
지라도 부대 시찰이나 현지 지도 등이 많았다는 것은 공적으로 북한의 정책
이 무엇인지를 판단할 수 있게 해주지만, 남한에서는 일화나 에피소드 위주
의 보도로 오히려 공적인 문제의 정책적 측면을 잘 다루지 않는 것으로 비추
어 질 수도 있다.

2. 남한뉴스 주제의 다양함

북한에서는 뉴스가 김정일이나 당과 관련한 이야기 중심이고 국내 보도에


한정되어 있어서, 뉴스란 게 원래 모두 그런 줄만 알았다고 새터민들은 말한
다. 그리고 인물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는 아주 고위인사와 같은 특별한 경우
가 아닌 이상 잘 다뤄지지 않는다고 한다. 그런데 남한에서 와서 보니, 옆집
의 사소한 사건이나 이야기들까지도 다 뉴스에 내보내고 심지어 살인자의
신상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까지 뉴스에 나오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한다.

우리는 거의 머 김정일 김일성 그런 정치권 밖에 보는 게 없어요. 다른 나라에 관해서는


비난 소리 그런 소리밖에. 내 기억 속에는 다른 나라에 대한 좋은 기억은 없던 것
같아요. 없어요 전부 그냥...가장 기억에 남는다는 것도 없어요. 그냥 김일성 김정일이
정치가 기본이니까...아니 머 어디 방문했다든가. 어디 어느 나라 대표를 만났다든가
대통령을 만났다든가 활동 그런. 속 깊이 뉴스가 한국처럼 안 하니까 일일이 안
138 ― 통일과 방송

하니까 그냥 머 ... 깊이 하지요 솔직히 막말로 옆집에 소소한 일까지 말할 정도잖아요.


북한에서는 대충 껍데기만 있다고 그 정도만 보시면 됩니다 (새터민 C).

남한의 방송은 나라 밖 세계 소식을 많이 다룬다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했


다. 인터뷰에 참여한 새터민들은 북한에서는 주로 국내의 한정된 주제들만
뉴스에 나오고, 다른 나라 뉴스는 그나마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다고 했다. 하
지만 남한에 온 후 “세계기행이나 뉴스를 많이 [볼 수 있다]”(새터민 G)는
점에 감명을 받았다고 한다. “남한뉴스는 전 세계적으로 방영되고 세계 소식
을 [전하고]”(새터민 G) 있어, 좁은 세상에서 살아온 자신에게는 시야가 확
넓어진 것 같은 느낌을 받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남한과 북한 미디어의 국제뉴스 보도에 대한 이들의 인식
은 실제와 다소 거리가 있다. 즉 새터민들은 북한에서 국제뉴스가 많지 않았
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북한 매체의 뉴스 분포를 보면 이들이 생각하는 것보
다는 더 많은 국제뉴스가 제공되고 있다. 김경모(2005)의 연구결과는 이들의
인식과 실제 간의 차이를 확인해줄 뿐 아니라 그 원인에 대한 해석의 실마리
도 제공한다. 이 연구에 의하면 북한 <로동신문> 28일치에는 528건, <민주
조선>의 24일치에는 207건의 국제 기사가 실려 있었는데, 이것만 보아도 북한
미디어가 국제 소식을 전혀 다루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다. 또한 이 기사들의
대상 국가 분포를 보면, 제3세계 국가 207건(39.1%), 제1세계 196건(37.0%),
제2세계 95건(17.9%), 국제기구 32건(6.0%) 순으로 나타나고 있어, 남한의
국제 뉴스에서 흔히 보듯이 제1세계 위주의 양적 불균형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전체 국제 뉴스 가운데 기사 건수의 34.91%가 한반도 주변 4강, 즉
미국(72건), 일본(45건), 중국(22건), 러시아(46건)에 집중되어 있었다. 기사
주제에서도 제1세계 국가는 사건과 사고, 제2세계는 국방과 안보, 제3세계는
경제 관련 보도가 많았다고 한다. 이는 남한이나 서방세계의 국제보도에서
흔히 보이는 패턴과는 상당히 다른 특징이라 할 수 있다.
이상의 두 조사결과를 종합하여 결론을 내리자면, 북한 뉴스가 북한 내에
한정되었다고 새터민들이 인식하는 것은 북한 매체에서 국제 보도 자체가
없었다기보다는 이들이 남한 이주 이후에 비해 국제보도를 훨씬 적게 접했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39

기 때문이 아닌가 하고 추론해볼 수 있다. 즉 제1세계에 대한 정치적 비판으


로 대표되는 북한 미디어의 독특한 보도 관행 때문에, 국제뉴스가 주민들의
관심을 유발하지 못하여 존재감 자체가 적지 않았나 하는 추정도 가능하다.
반면에 북한 뉴스와 달리 상대적으로 다양한 측면을 보여주는 남한 뉴스를
보며 아주 새롭고 색다른 경험으로 느끼지 않았는가 하는 추정도 가능하다.

3. 북한의 남한 뉴스와 남한의 북한 뉴스

북한에서 뉴스를 통해 보던 남한 모습과 남한에서 북한 관련 뉴스를 보면


서, 양자를 비교해보게 되는 것도 새터민들에게는 색다른 경험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북한에서는 남한의 실상을 보여주는 내용 자체가 그리 많지 않다
고 한다. 북한의 매체들은 대외적으로는 늘 통일 문제를 강조하지만, 실제로
는 남한 사회에 대해 보도하기 꺼려하는 듯하다고 이들은 말한다. 북한매체
에 가끔 등장하는 남한 관련 뉴스는 주로 남한사회의 어두운 모습이나 “미군
의 침공(군사훈련)”과 관련한 이야기라고 했다. 그리고 북한 매체는 남한에
서의 시위장면을 보여주면서, 남한에서는 노동자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서 저
렇게 힘든 투쟁을 벌인다고 선전한다고 했다.
하지만 북한 주민들은 텔레비전 뉴스에서 나온 남한의 모습에 의문을 갖
기도 했다고 한다. 시위로 불만을 표출할 정도로 어렵게 산다는 사람들이 입
은 옷을 보면 저들이 못 사는 게 아니라는 생각도 했지만, 그런 말을 함부로
입 밖에 내뱉을 수는 없었다고 한다.

남한 생활에 대한 건 안 나오고 남한에 대한 실상을 보여준다는 게 우리가 와보니


깐 뭐냐면 한진중공업 처럼 데모하고 미군 침공하고 그런 건 한 번씩 내 보냈어요
(남편 : 시투쟁하는거). 시투쟁하는거 먹고 살기 힘들어서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
서 이런 거 한다, 돈을 안 써 가지고 이런 거는 티비에도 잠깐 나오고 신문에도
사진이랑 해서 잠깐 잠깐 나왔어요 ... 저희 주부들은 그거 보면 그래도 통하는
사람 있거든요. 저 못사는 사람들이 어쩌면 옷을 저렇게 잘 입고 나와서 저렇게
시위를 하냐~ 응~ 투쟁만이 살 길이라고 옷 입은 거 보고 저건 못 사는 게 아니
다. 말 함부로 하면 안 되요 (새터민 E).
140 ― 통일과 방송

북한뉴스에서 남한을 부정적인 모습 일변도로 보도하는 반면에, 남한 매


체의 북한보도 방식은 오히려 북한을 미화하는 것 같다는 새터민들의 지적
도 매우 흥미롭다. 남한 방송에서 북한뉴스는 주로 평양 위주로 보여주는데,
평양이 북한 사회를 대표하지도 않으며, 화면 속의 평양 모습은 잘 포장된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새터민들이 보기에 남한 미디어의
북한 모습은 현실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남한 미디어가 북
한에 대해 보도할 때에는 가용자료가 부족해 평양 시내 모습을 상징적 이미
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인데, 그것이 마치 북한의 모습을 대표하는 것처럼 비
치는 데에 이들은 거부감을 드러냈다.

네. 어떻다 할까? 어쨌든 뉴스 보다가도 북한이 나오잖아요. 그러게 되면 ---(안


들리는 부분-필자) 보거든요. 근데 평양시... 어쨌든 평양시가 나오잖아요. 그건
북한이 전반적으로 그런 게 아니고 딱 어느 시내... 평양만 그러니까 저게 무슨...
사람들이 그러거든요. 앉아서 뉴스 보다가 저게 진짜 남한 사람들이 저게 다 진짠
줄 알겠지? 이러거든요. 다 저거 뭐 어떻다 할까? 좀 어쨌든 북한이 나오는 게
거짓이 많은 것 같아요 (새터민 A).

명절 때 김일성 탄생 뭐 했다는 거 나오는 거 보면 실제 생활하고 달라요 북한에서


도 우리가 생각하는 게 남한에서 볼 수 있게끔 따로 하는 게 있어요 (새터민 E).
북한에 채널이 세 개가 있어요 중앙, 평양 만수채널, 개성 채널이 있어요. 개성
채널이라는 게 남한에서 볼 수 있어요, 거기는 좋은거만. 대남방송이죠 여기는 대북
이라 하지만 실제로 보면 실지생활하고 다르죠 (새터민 E 남편). (질문자: 그러니까
방송사에서 북한의 영상은 개성 채널을 보여주고 실제 안에서 보여주는 건) 그렇죠
다르죠 (새터민 E). 그리고 평양 만수대 채널인데 거기선 외국영활 많이 해요 거기
는 평양서만 볼 수 있어요 주파수가 ... 그래서 그 사람들은 외국영화를 해요 그리
고 개성 채널은 사회 지리학 우월성에 대한 것 (새터민 E 남편). 그리고 민속 노래
를 즐긴다 명절 땐 이런 걸 한다 그런 건 실생활과 다르고 그런 지방사람 생활하고
는 다르고 (새터민 E). (질문자: 남북의 창 보셨죠? 거기 보면 명절 때 이쁜 옷
입고 이렇게 하고 전통 놀이 하는 게 아니란거죠?) 그렇죠 그게 대남 채널로 한국
서 볼 수 있게 하는거죠. 언제 한가해서 두부나 먹고 (새터민 E). 그게 뭐가 있냐면
명절때 동별로 조직화 되서 이날 동상에 간다 김일성이 동상에 가서 꽃바구니 전
달할 때 한복을 입히죠. 그러나 평소 때 한복을 입고 어떻게 다닙니까? 배낭을
매고 다니는데 한복을 입고 말이 됩니까? (새터민 E 남편). 그거는 .. 좀 티비에
나오게 만든거지. 명절날에 동상에 꽃다발이나 드리고 술 먹고 두부 꾸워 먹고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41

카드나 치고 놀지 언제 민속 놀이를 즐기고 놀고..그게 말이 안되죠 지금도 그렇고


(새터민 E).

이들은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북한 출신이면서도 북한 실상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다. 남한 매체에서는 대북 지원을 주장하는 내용이 자주 나오는
데, 이것 역시 북한 현실을 잘 모르는 탁상공론식 주장이라는 지적들도 있었
다. 북한이 핵을 없앨 리도 없고, 핵 폐기의 대가로 북한에 지원되는 식량이
인민들에게 전해지지도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북한 보도란 게 북한을 너무나 모르고 북한이 핵으로 없애고 식량을 얻고 하는데


저 나라는 핵을 없앨 수가 없어요. 그런데 쌀을 퍼주고(새터민 E 남편). 그게 백성
들한테 가는 것도 아닌데(새터민 E). 전 그런 뉴스를 보면 답답하고(새터민 E 남
편). 자기나라 사람들 노숙자들 구제해주고 장애인이나 구제해주지 백성들한테
가지도 않는 그걸 왜 주냐고. 실제 저희는 그거 보면서 백성들한테 가지도 않는데
그게 저는 안타깝죠(새터민 E).

Ⅴ. 결론

이 연구는 새터민들이 탈북 전이나 남한 정착 후 남한의 드라마나 뉴스를


통해 남한 현실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 남한에서 생활하면서 이러한 인
식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새터민 심층인터뷰를 통해 살펴보았다. 이러한 인
식 변화는 한편으로는 새터민들이 미디어 재현내용을 현실 경험에 비추어
확인해보면서 발생하는 것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처럼 독특한 현실인식
은 이들이 북한 미디어의 재현관행과 비교하면서 남한 미디어의 내용을 판
단하기 때문에 생기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이 연구는 이 점
을 염두에 두고, 미디어의 현실재현 관행이 새터민들의 남한 이주, 적응과정
에서 어떤 역할을 하며, 그 과정에서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는지를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북한 주민들의 탈북 단행은 흔히 금지된 남한 미디어를 우연하게 접촉하
142 ― 통일과 방송

는 데서 출발한다. 북한 주민들은 낯선 세계에 대한 호기심, 현실과 동떨어진


북한 방송, 남한 드라마의 재미와 ‘생동감’ 등의 요인 때문에 위험을 감수한
채 시청에 빠져든다. 물론 처음에는 드라마 속의 남한 모습에 대해 의심을
갖지만, 이는 점차 북한 현실에 대한 불만과 남한에 대한 동경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때로는 남한 드라마 시청이 북한당국에 적발되어 시련을 겪기
도 하지만, 이는 오히려 반발심과 함께 처벌받는 사람들끼리 정보와 정서를
공유하며 남한에 대한 동경을 강화하는 결과를 낳게 된다.
새터민들은 탈북 후 남한 현실을 경험하게 되면서 드라마 속의 이미지와
현실을 비교하게 되는데, 여기서 그들은 한편으로는 양자 간의 유사함과 거리
를 동시에 깨닫게 된다. 우선 이들은 남한에 와서 실제 보니 과거 북한에서
드라마를 통해서 본 남한사회 모습이 너무나 사실적으로 일치한다는 점이 인
상적이라고 말했다. 남한 드라마는 북한 드라마와 달리 일상생활을 세밀하게
보여주어 ‘생동감’이 있다고 한다. 북한 드라마는 목적성 메시지가 강하고 작
위적이어서 일반 사람에게 공감을 끌어내기 어렵지만, 남한 드라마는 개인의
생활에서 느끼는 진솔한 감정들과 고민들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는 것이다.
이러한 반응은 새터민 여성들이 주로 보는 드라마의 장르 특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드라마는 현실재현 방식의 하나이지만 현실을 반영하기
보다는 허구이면서도 현실에서 일어날 만한 개연성을 지니도록 만들어진다.
이 때문에 드라마 속의 세부적인 현실은 마치 실제처럼 리얼하게 그려지고
시청자들은 허구적인 설정에 실제로 공감하면서 기뻐하거나 슬퍼하게 된다.
특히 새터민 여성들이 즐겨 보는 멜로물 장르는 비록 픽션으로서 현실을 그대
로 반영하지는 않지만 시청자들의 주관적인 경험에 호소해 공감을 불러일으
키는 ‘정서적 리얼리즘’을 특성으로 한다(Lacey, 2000, p.222). 새터민들이 남한
드라마에서 생동감과 현실성을 느끼며 공감하는 것은 아마 이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동시에 새터민들은 남한 드라마 속의 이미지와 새터민으로서 겪
은 현실 사이의 격차를 지적하기도 했다. 드라마에 비친 남한 모습을 보며
탈북 후 화려한 삶을 꿈꾸었지만, 이들의 현실은 국가 지원이나 일용직 노동
에 생계를 의존하며 고달프게 살아가는 하층민 신세를 벗어나기 어렵다. 드
라마에서처럼 남한 사람들도 모두 부자는 아니며, 남한의 풍요로운 삶은 돈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43

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었다.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보면, 남한 드라마는 가정


이나 직장에서 등장인물들이 서로 이해하고 배려하는 인간다운 사회의 모습
을 많이 보여주었다. 드라마에서 여자들이 돈이 아니라 자신의 주관대로 남
자를 선택하는 모습도 보면서, 남한사람들은 인간적이고 의식수준도 높은 줄
알았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남한사회에서 삭막한 인간관계와 일부 사람들
의 ‘패륜적’ 행위 같은 실상을 목격하며 크게 실망하기도 했다.
이처럼 텔레비전 속의 이미지와 현실 간의 거리를 보면서 어떤 새터민들
은 잘 사는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부러워하고 열심히 노력해 성공해
야겠다는 열망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자신이 경험한 남
한 현실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드라마 속에서 신분차이나 빈부
격차를 시사하는 장면에 분노를 표출하기도 했다. 이들은 한편으로는 드라마
에서 몇백만 원짜리 옷을 척척 사는 장면을 보면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라
생각하지만, 다른 한편으론 밑바닥에서 시작해 성공하는 사람을 통해 대리만
족을 느끼며 부자가 가난한 서민을 멸시하는 장면에서는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 이처럼 다양하게 엇갈린 경험을 하면서 새터민들은 점차 미디어를 보
는 시각이 현실적으로 바뀌어가게 된다. 즉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 실제와 다
른 면이 많기때문에 드라마와 현실을 구분해 인식하게 된다는 것이다.
뉴스 역시 새터민들에게는 남한 현실을 배워가는 중요한 채널 중 하나이
다. 하지만 북한 뉴스와 달리 남한 뉴스는 대개 사건 사고 등 어둡고 부정적
인 소식만 가득하고, 뉴스만 보면 남한 사회 전체가 그러한 것처럼 느껴진다
고 했다. 북한의 뉴스는 심각한 사회문제는 외면하고 정권찬양에만 열심인
데, 남한의 뉴스는 흥미롭기는 하지만 이웃집 시시콜콜한 소식이나 부정적인
이야기가 많은 것 같아 납득이 가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세계 소식을 더 많이
접할 수 있는 것은 인상적이라고 했다. 또한 북한에서는 남한 사회에 대해
잘 보도하지 않거나 비판적 보도만 하는데, 남한의 북한 보도는 오히려 북한
을 미화하는 것 같다는 흥미로운 지적도 있었다. 뉴스에 흔히 등장하는 평양
의 모습은 북한을 미화할 목적으로 대남 채널에서 제공한 것이라, 북한 현실
을 제대로 드러내지 못한다는 것이다.
미디어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생생하게 보여주지만 미디어에 비친 현실은
144 ― 통일과 방송

우리가 실제로 경험하는 현실과 상당한 차이가 있다. 비록 미디어의 재현은


사실에 근거하기는 하지만 현실의 다양한 측면 중 선택, 강조, 재구성 과정을
거쳐 현실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갠스(Gans, 1979)에 의하면 미국의 국내 뉴
스에 나타난 행위는 대부분 “정부의 갈등과 불화, 정부의 결정‧제안‧의례,
정부의 인사변동, 시위, 범죄‧스캔들‧수사, 재난, 혁신과 전통, 국가적 의례”
에 관한 것이라고 한다(p. 16-18). 국가의 공식적인 행위가 아니면 갈등과
재난 등 극적이고 예외적인 사건들이 주로 뉴스거리가 된다는 것이다. 즉, 뉴
스란 아무리 사실을 바탕으로 한다 하더라도 현실에서 특정 부분만 선별적
으로 부각한다는 점에서 작위적으로 구성된 현실에 불과한 셈이다. 따라서
뉴스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은 탈북자들이 남한 현실에
더 잘 적응하도록 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새터민들이 미디어를 통해 현실을 인식하고 적응해나가는 과정은 이민규
와 우형진(2004)의 연구결과와 맥락을 같이한다. 텔레비전 드라마 시청량과
남한사회에 대한 문화 동화 정도에 따라 탈북자들의 남한 사회인식이 달라
진다는 것을 이들의 실증적 연구결과는 보여준다. 가령, 새터민들의 문화 동
화 정도가 낮으면 남한 사회현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강하고, 문화 동화
정도가 높으면 범죄발생이 적을 것이라고 인식한다는 것이다. 즉, 남한 체류
경험이 짧아 뉴스보도를 보면서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는 새터민이라 할지
라도 남한 현실을 경험하면서 제대로 사회화 과정을 거칠 경우 생각이나 태
도가 변화할 개연성이 있다는 점에서 위 연구는 시사점이 크며, 이 연구결과
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적지 않다.
이질적인 문화와 제도 속에서 살아온 북한사람들이 남한 주민과 소통하
고 제대로 적응할 수 있게 해주는 단서로서 미디어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는 점을 이 연구결과는 다시 확인해준다. 즉, 새터민들이 남한에 입국하기
전까지 영향을 미친 미디어 내용들은 어떤 것인지, 이들은 이 내용을 어떻게
해독하고 남한 사회에 대해 어떤 인식을 갖고 있었는지, 남한에 실제 정착
하면서 인식과 경험 사이에 어떤 괴리를 느꼈는지, 북한 미디어의 경험이나
남한 미디어의 장르관행과 보도관행은 이 과정에서 어떤 효과를 미쳤는지에
대한 연구는 새터민들의 사회화 과정을 이해하는 데 중요한 기초자료가 될
새터민들의 남한사회 인식과 미디어 이용_임영호‧강주현 ― 145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새터민 문제에 한정되지 않고, 앞으로 통일 후 한국사회의
현안을 접근하는 데 시사점을 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앞으로 남북한의
교류 확대나 통일로 남북한 주민의 접촉이 확대되는 상황을 예견할 때, 북한
주민들의 내면적인 사고방식을 이해하지 못한 채 우리 기준으로 접근한다면
소통 장벽을 더 강화하거나, 통합이 아니라 더 큰 갈등의 씨앗을 낳을 수도
있다. 그래서 짧게는 남한사회에 우호적인 태도를 갖고 유입한 새터민들의
내면을 이해하고, 길게는 통일 후 남북한 주민들 간의 정서적 통합을 모색하
는 데 미디어가 어떠한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해 이 연구는 화두를 던질 수
도 있을 것이다.
146 ― 통일과 방송

참고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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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8 ― 통일과 방송

North Korean defectors’ perception of


South Korean society and their media use

Yung-Ho Im (Professor, Dept. of Communication, Pusan National University)


Joo-Hyun Kang (Doctoral student, Dept. of Communication, Pusan National University)

Abstract
This research is to examine how North Korean defectors have perceived reality via
South Korean TV dramas and news programs, and how their perception of the reality is
changing in the process of readjustment to the new life in South Korea as they abide. For
this purpose, in-depth interviews were conducted with 8 female North Korean defectors
in different ages living in Busan area. Their perception of reality seems to be modified
or changed via formed expectation with exposure to South Korean media in North
Korea, its comparison with actual experience in South Korea, and a comparison of media
experiences between in North Korea and in South Korea. The interviewees pointed out
identical points and differences as they compared South Korea, which was fancy and
materially abundant in dramas that they watched before defection, with actual experience
in South Korea. While they have to rely on government aid with difficulty of getting
a decent job, they were having perception on a large gap between the dramas and the
reality such as disparity between rich and poor and heartless human relations. The
statement also showed that there was a great difference of news programs between the
two counterparts in terms of method of reality reproduction: news in North Korea never
report grave social issues and decreases actualness by glorifying reality, but coverage of
news in South Korea ranges from insignificant neighboring stories to international
issues and deals with too many negative reports even more than positive ones, which
they considered different and unfamiliar. Furthermore, they indicated the fact that media
in South Korea has glorified North Korea more than actuality. The study shows that
media plays a role of mechanism of socialization helping adjustment of North Korean
defectors to South Korean society, but sometimes it also causes confusion and frustration
as they perceive the gap between dramas and reality.

Keywords | North Korean defectors, media experience, reality reproduction, reality perception,
South Korean dramas, North Korean news, South Korean news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규정 ― 149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규정

제정 : 2011년 6월 30일
※ 본 규정은 KBS ≪방송문화연구≫를 모범으로 함

1. 총칙

1-1. (명칭)

본 위원회는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이하 편집위원회)라 칭한다.

1-2. (목적)
편집위원회는 KBS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통일과 방송≫ 발간을 주관
한다.

1-3. (학술지 명칭과 제호)

학술지 발간 명칭과 제호는 다음과 같다.


≪통일과 방송≫ ○○○○년 제 ○권(영문명: Mass Communications &
United Korea Vol. 00)

1-4. (설치)

≪통일과 방송≫의 공정한 운영 및 투고 논문의 합리적이고 공정한 심사과정을


감독하기 위해 편집위원회를 설치한다.

1-5. (구성과 업무)


1-5-1. 편집위원회 위원은 연구 업적이 탁월하고 학술적 명성이 높은 전문
학자로 한다.
1-5-2. 편집위원은 현직 편집위원과 KBS남북협력기획단 단장으로 구성된
추천위원회가 위촉한다.

1-5-3. 편집위원의 수는 3인 이상 6인 이하로 한다.


150 ― 통일과 방송

1-5-4. 편집위원은 편집위원회에 참석하여 학술지를 기획하고 논문심사 및


논문심사위원 위촉과 관련된 제반 업무를 수행한다.
1-5-5. 위원의 임기는 2년으로 하고,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으며, 위원
장의 임기는 위원의 임기와 같다.
1-5-6. 위원의 결원이 있을 때에는 결원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새 위원
을 임명하여야 하며, 새로 임명된 위원의 임기는 임명일로부터 2년
으로 한다.
1-5-7. 편집위원회의 지속성을 위하여 전체위원의 1/2 이상을 일시에 교체
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5-8. 편집위원장은 편집위원 중에서 호선한다. 편집위원장은 학계 발전,


학술, 학회활동 등에 공로가 많으며 신망과 존경을 받는 학자로 한다.
1-5-9. 편집위원장은 전체 편집업무를 총괄한다.
1-5-10. 편집장은 편집위원장의 동의를 얻어 남북협력기획단 단장이 남북
협력기획단 상근직원 중에서 임명한다.
1-5-11. 편집장은 ≪통일과 방송≫의 발간 전반에 관한 실무를 전담한다.

1-6. (편집위원의 논문 투고 제한)


1-6-1. 편집위원으로 재직하는 동안 ≪통일과 방송≫에 투고할 수 있는 논문의
수는 2년에 1편으로 제한한다.
1-6-2. 편집위원의 이름으로 투고된 논문의 심사과정은 편집위원장이 관리하여
심사의 중립성을 확보하도록 한다.
1-6-3. 편집위원장은 재임기간 중 ≪통일과 방송≫에 논문을 투고할 수 없다.

2. 논문의 분류와 접수

2-1. (공모 논문의 구분)


2-1-1. 논문은 기획 논문과 일반 논문으로 나누어 공모한다.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규정 ― 151

2-1-2. 기획 공모 논문은 논문의 저자가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에서


기획한 해당 호의 특집 주제에 응모한다고 명시한 논문을 말한다.
2-1-3. 일반 공모 논문은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가 제시하는 해당 호의
특집 주제와는 상관없이 통일‧북한과 관련된 방송연구 일반에 관한
논문을 말한다.

2-2. (논문의 공모)


2-2-1. 기획 논문의 공모를 위한 해당호의 특집 주제는 편집위원회의 토론을
거친 후 재적 편집위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결정된다.
2-2-2. 일반 논문은 별도의 정해진 주제 없이 통일‧북한과 관련된 방송연구
일반에 관한 논문을 공모한다.
2-2-3. 기획 논문과 일반 논문의 공모에 관한 사항은 ≪통일과 방송≫ 이전
호와 남북협력기획단 홈페이지(통일방송연구) 게시판에 공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별도의 공지 방법을 추가할 수 있다.

2-3. (공모 논문의 사전 검토)

2-3-1. 공모 논문은 전공영역에 따라 편집위원들에게 배정돼 사전 검토를


거친다.
2-3-2. 공모 논문의 저자와 관련된 정보는 편집위원회에 공개하지 않는다.
2-3-3. 편집위원의 사전 검토에서 다음과 같은 기준에서 심사에 부적합
하다고 판단된 공모 논문은 편집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반려될 수
있다.

2-4. (논문의 반려 기준)


2-4-1. 분량이 200자 원고지 130~150매를 현저히 벗어난 논문.
2-4-2. 기획 논문과 일반 논문에 이중 공모한 저자(공동저자 포함)의 논문.
2-4-3. 분야나 주제가 ≪통일과 방송≫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는 논문.
2-4-4. 학문적 수준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판단되는 논문.
152 ― 통일과 방송

2-4-5. 동일 저자에 의해 이미 다른 형태로 타 출판물에 발표된 논문 혹은


다른 학술지에서 심사가 진행 중인 논문. 논문의 저자는 선행 출판물과
공모 논문의 상이성에 대해 서면으로 소명할 수 있으나, 논문의 상이성
여부에 대해서는 편집위원회가 최종적으로 판단한다.
2-4-6. 선행논문과의 상이성은 입증되었으나 순수 학술비 외의 지원에 의해
작성되어 이중 연구지원에 해당하는 것으로 간주되는 논문. 예) 선행
논문이 특정기관의 연구 프로젝트에 의해 작성된 보고서일 경우 등.

3. 심사위원 구성과 논문심사

3-1. (심사위원의 선정과 교체)

3-1-1. 편집위원회는 투고된 각 논문에 대한 심사위원 추천과 심사과정을


전담하는 편집위원 1인을 편집위원 중에서 선정한다.
3-1-2. 각 논문의 담당 편집위원은 복수의 심사위원을 추천하고 편집위원회는
2인의 최종 심사위원을 선정한다.
3-1-3. 편집위원회 결정에 따라 심사위원은 심사가 진행되는 중이라도 교체될
수 있다.
3-1-4. 기획 논문과 일반 논문의 심사위원 선정과정은 동일하다.

3-2. (심사위원)
3-2-1. 심사위원으로는 관련 분야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한 경력이 있는
학자를 우선적으로 위촉함을 원칙으로 한다. 해당 분야에서 적임자를
찾기 어려울 경우 타 분야의 전공자를 위촉할 수 있다.
3-2-2. 담당 편집위원은 편집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심사위원에 포함될 수
있다.

3-3. (심사의뢰)
3-3-1. 편집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승인한 심사위원에 대해 ≪통일과 방송≫
편집장은 심사위원 선정 사실을 통보하고 공식적인 심사의뢰 절차를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규정 ― 153

진행한다.
3-3-2. 심사위원이 심사 수락을 서면으로 확인한 후, 편집장은 심사 논문과
심사의뢰서, 심사평가서 양식을 전달한다.

3-3-3. 공모 논문의 저자와 관련된 정보는 심사위원에게 공개하지 않는다.

4. 심사결과 판정

4-1. (개별 심사위원의 평가)


논문심사 평가서에 의거, 다음과 같이 4단계로 평가한다.
① 무수정 게재

② 부분 수정 후 게재
③ 대폭 수정 후 다음 호 재심사
④ 게재 불가

4-2. (최종 종합평가와 처리)


4-2-1. 편집위원회는 개별 심사위원의 심사결과를 종합하여 아래와 같이
판정한다.
① 무수정 게재

② 부분 수정 후 게재
③ 대폭 수정 후 다음 호 재심사
④ 게재 불가

4-2-2. 4-2-1 ①항의 심사 평가를 받은 논문은 수정 없이 게재한다. 다만


저자의 요청이 있을 경우, 편집위원회는 논문 심사 결과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논문의 수정을 허락할 수 있다.
4-2-3. 4-2-1 ②항의 심사 평가를 받은 논문은 편집위원회와 심사위원들의
지적에 따라 논문을 수정해야 하며, 수정 부분에 대해 편집위원회의
확인을 받은 후 게재한다. 이때, 지적사항에 대한 수정이 미흡할 경우
154 ― 통일과 방송

에는 게재를 보류한다.
4-2-4. 4-2-1 ③항의 경우 수정 후 다음 호에 재투고할 수 있다. 재심에서
③항 이하의 판정을 받을 경우 ‘게재 불가’로 판정한다.

4-2-5. 재심 논문의 심사위원은 초심의 심사위원을 다시 위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4-2-6. 4-2-1 ④항의 경우 동일 논문을 다시 투고할 수 없다.
4-2-7. 다음의 경우 심사위원을 교체할 수 있다.
① 심사위원들의 평가결과가 현저히 다를 경우
② 심사 내용의 학문적 수준이 현저히 떨어질 경우

③ 심사 내용에 심각한 편견이 개입되었다고 판단될 경우

4-3. (심사결과의 전달)


4-4-1. 편집위원회는 논문의 저자에게 전자우편으로 심사결과를 전달한다.
이 때 편집위원회 명의의 소견서를 첨부하여 논문의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4-4-2. 편집위원회는 심사평가서에 대한 논문 저자의 의견 및 반론서를
접수한다. 이 때 논문의 저자는 심사위원의 지적사항 항목별로
‘수정’ 또는 ‘수정 불가’의 이유를 밝힐 수 있다.

5. 논문 발행 및 기타

5-1. (게재 논문의 확정)


5-1-1. 해당 기별 시한(1년 1회 발행 : 12월 31일)에 맞춰 심사 및 수정절차를
완료한 논문을 게재한다.
5-1-2. 게재 논문은 최종적으로 전체 편집위원회에서 확정한다.

5-2. (게재대상 논문의 이월)


해당 게재 호의 게재 여부는 편집완료 시점 전까지 심사 및 수정‧보완 절차를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규정 ― 155

완료한 순서대로 한다. 수정‧보완이 늦어진 경우는 다음 호로 이월할 것을


논의하여 결정한다.

5-3. (게재 통보)


최종적으로 게재가 확정되면 필자에게 통보한다.

5-4. (원고 마감과 출판 예정일)


≪통일과 방송≫의 원고 마감과 출판은 다음 일정에 준해서 실행한다.

권수 원고 투고 마감일 출판 예정일

1권 10월 31일 12월 31일

5-5. (목차의 결정)


기획 공모 논문과 일반 공모 논문은 분리하여 게재하고 논문의 종류를 알 수
있도록 목차에 별도 표기한다.

5-6. (저자 구분에 대한 명기)


5-6-1. 2인 이상 공동저자인 경우, 특별히 부기하지 않는 한 첫 번째 기입
된 저자가 제1 저자, 그 다음을 제2 저자로 간주한다.

5-6-2. 교신저자로 특별히 표시하지 않는 한 제1 저자를 교신저자로 한다.

6. 보관
≪통일과 방송≫ 편집‧발행 실무진과 편집위원회는 논문투고 대장 및 각
논문의 심사 평가서를 모두 보관한다.
156 ― 통일과 방송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 규정

*
제정 2011.7.23

※ 논문작성 기준은 KBS ≪방송문화연구≫ 논문 작성법을 기본으로 해서


수정한 것이다.

1. 학위 논문
(1) 학위논문에 근거한 원고는 그 사실을 원고 1면에 각주로 밝혀야 한다.

(2) 제출원고는 다른 곳에 게재되었거나, 게재될 계획이 없는 것이어야 한다.

2. 서지 사항과 국문 초록

(1) 논문 제목, 필자 이름, 소속, 현직의 순으로 중앙정렬 방식으로 배치한다.


부제를 달 경우, 본제목과 부제목 사이에 콜론(:)을 넣는다.
(2) 국문 초록은 500~600자로 작성해서 필자 이름 밑에 제시한다.

(3) 국문 주제어를 3개 이상 선정해서 국문 초록 아래 제시한다.

3. 영문 초록

(1) 영문 초록은 논문의 마지막에 첨부한다.


(2) 필자의 영문 성명은 제목 아래에 소속과 직책을 함께 표기한다.
예) A Thirty-Year History of Communication Studies in Korea:
A Critical Overview

Kil-Dong Hong
Professor
Dept. of Mass Communication, Hankook University

(3) 영문 초록은 150~200단어 분량으로 단락 구분 없이 작성한다.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 규정 ― 157

(4) 영문 key word를 3개 이상 선정해서 영문 초록 뒤에 제시한다.

4. 본문

1) 일반적 원칙

(1) 본문 제목들의 번호는 상위제목부터 하위제목까지 다음의 용례를 따른다.


예) 1. → 1) → (1) → ① → 가.
(2) 한자나 외국어(용어, 고유명사)를 쓸 경우, 먼저 한글로 적고 괄호 안에
한자나 외국어를 병기한다. 본문에 한 번 사용한 외국어를 다시 쓸 때에는
한글로만 표기한다.
(3) 각주는 본문 내용에 대한 부연이 필요할 때에만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며, 인용이나 참고한 문헌의 출처는 각주로 밝히지 않는다.

2) 인용
(1) 인용이나 참고한 문헌의 출처는 본문의 괄호 속에 저자의 이름과 출판
연도, 쪽 번호만 밝힌다. 인용 또는 참고한 문헌이 되풀이될 때에도 같은
방식으로 한다.
홍길동(1996)은 정치는 문화라고 주장했다.
윌리암스(Williams, 1990)는 문화는 정치라고 주장했다.
홍길동은 “정치는 문화”라고 주장했다(1996, 25~26쪽).
윌리암스와 몰리는 “문화는 정치”라고 주장했다(Williams & Morley, 1990,
pp.7~8).

(2) 번역서를 인용할 때에는 원전이 발간된 연도와 번역판 연도를 같이 표기


한다. 인용 쪽수는 번역본을 기준으로 한다.
예) 윌리암스는 “문화는 정치”라고 주장했다(Williams, 1990/1996, 25쪽).
밀턴(Milton, 1875/1998)은 언론자유를 주장했다.
(3) 두 명 이상의 저자를 인용할 경우, 가나다 또는 알파벳순으로 제시한다.
저자가 같고 연도가 다른 문헌을 함께 언급할 때에는 연도만 나열한다.
158 ― 통일과 방송

예) (이몽룡, 1999; 홍길동, 1990)


(Pan & Kosicki, 1993; Schefele, 1999)
(Gogel, 1984, 1990; James, 1996a, 1996b)

(4) 저자가 3~5명인 글은 처음 인용할 때는 이름을 모두 밝히고, 그 다음에


나올 때에는 첫째 저자 다음에 ○○○ 외, ○○○, et al.로 표기한다.
저자가 6인 이상일 때는 모두 ○○○ 외, ○○○, et al.로 표기한다.

(5) 논문 저자의 저술을 인용할 때에는 ‘졸고’라고 하지 않고 이름을 밝힌다.

3) 표와 그림
(1) 표와 그림은 < > 속에 별도의 일련번호를 부여하고, 제목을 붙인다. 표
제목은 해당 표의 위에, 그림 제목은 해당 그림의 밑에 위치시킨다.
예) <표 1> 국내 컴퓨터 보급현황
<그림 1> 뉴스의 기호체계
(2) 관련된 표와 그림을 본문에서 언급할 때도 < >를 붙인다.
예) <표 1>에서 볼 수 있듯이...
(3) 표나 그림의 출처는 밑 부분에 다음과 같이 적는다.
예) 출처 : Title of Book (p. 103), by A. N. Author, 1982, NY: Publisher.
(책에서 인용할 때)
출처 : ≪국내 컴퓨터 보급현황≫(23쪽), 통계청, 1990, 서울: 통계청.
(책에서 인용할 때)
출처 : “Title of Article”, by A. N. Author, 1982, Title of Journal,
50, p. 22. (논문에서 인용할 때)
출처: “국내 신문보급소 현황”, 김막동, 2002, ≪한국언론≫, 45권, 34쪽.
(논문에서 인용할 때)
(4) 표나 그림에 대한 주는 일반주(주: ), 개별주( a), b), c) ), 확률주
(*p<.01, **p<.001 ), 출처 순으로 배열한다.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 규정 ― 159

5. 참고문헌

1) 목록작성의 원칙
■ 일반적 사항
(1) 참고문헌은 본문 다음에 ‘참고문헌’이라는 제목 아래 나열하되, 본문에서
인용하거나 언급한 문헌만을 제시한다.
(2) 한글 문헌, 동양어 문헌(일본어, 중국어), 서양 문헌 순으로 배열하되, 번역서
(예컨대 한글로 번역된 영문서)는 해당 원어 문헌으로 분류한다.

(3) 한글‧한자‧일본어로 된 저자명은 가나다 순으로, 서양 문헌 저자명은


알파벳 순으로 나열한다. 중국어나 일본어 저자명은 한자의 한글식
표기에 따라 배열하되, 원어 표기를 알 때에는 괄호 속에 병기한다.
예) 菅谷 (스가랴 아키라) (1988).
(4) 같은 저자의 문헌은 출판연도가 오래된 순서대로 배열하되, 같은 연도의
것이 두 편 이상일 때에는 연도 다음에 a, b, c, … 등을 넣어 구별한다.
예) (1999a), (1999b)
(5) 참고문헌을 나열할 때 각 문헌의 둘째 줄( )부터는 3칸 들여쓰기를 하여
각 참고문헌 간의 구별을 쉽게 한다.

■ 저자 표기
(6) 저자가 1-5명인 문헌은 이름을 모두 밝히고, 저자가 6인 이상일 때는
○○○ 외, ○○○ et al. 로 표기한다.
예) 김막동 외 (1984).
Winston, B. L., et al. (1983).
(7) 저자가 없는 문헌은 문헌 제목을 저자 위치로 두고 그 다음에 발간연도를
밝힌다. 단 인용문헌에서 Anonymous라고 된 것은 이것을 저자로 간주
한다.
(8) 만일 주 저자 다음에 with와 더불어 다른 이름이 열거된 문헌(예, Kuan-Hsing
Chen with Hsiu-Ling Kuo, Hans Hang, and Hsu Ming-Chu)은 참고
160 ― 통일과 방송

문헌에서는 이름을 모두 열거한다. 단, 본문에서 인용할 때에는 주 저자


이름만 밝힌다.

■ 연도
(9) 특히 단행본의 연도는 문헌이 인쇄된 연도가 아니라 저작권 표시(ⓒ)된
연도를 쓴다.
(10) 발간연도가 불분명한 문헌은 (n.d.)라고 쓴다.

2) 논문
(1) 학술지나 기타 정기간행물에 게재된 논문의 예
홍길동 (1991). 한국언론의 새로운 지평 연구. ≪한국언론≫, 35권 1호,
23~54.
홍길동‧이몽룡 (1990). 국가와 언론. ≪한국언론≫, 34권 2호, 123~148.
Knapp, M., Ellis, D., & Williams, B. (1980). Perceptions of communication
behavior associated with relationship terms. Communication
Monographs, 47, 262~278.
Scott, W. A. (1950). Reliability of content analysis: The case of nominal
scaling coding. Public Opinion Quarterly, 51(3), 79~91.
(* 저널명과 volume은 이탤릭으로 처리)
Glaser, R., & Bond, L. (Eds.). (1981). Testing: Concepts, policy, practice,
and research [Special issue]. American Psychologist, 36(10).
(저널 특별호 전체를 표기할 때).
* 학술지의 권, 호수를 알 수 없을 때에는 저자/연도 다음에 발간 월이나
계절을 표기한다.
예) Hall. E. (2002, September),
김막동 (1999, 가을)
(2) 단행본에 게재된 논문의 예
홍길동 (1990). 한국 언론의 현재와 전망. 김막동‧이몽룡 (편), ≪한국
언론학의 조망≫ (45~66쪽). 서울: 새나라.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 규정 ― 161

Berger, C. R. (1987). Communicating under uncertainty. In M. E. Roloff


& G. R.Miller (Eds.), Interpersonal processes: New directions
in communication research (pp. 39~62). Newbury Park, CA: Sage.

3) 단행본‧보고서‧학위논문
* 출판사 사항을 표기할 때엔 ‘출판사 소재 도시, 주: 출판사 명’(잘 알려
지지 않은 도시일 때), ‘도시, 국가: 출판사’(영문 서적 중 미국 이외 지역
일 때), ‘도시: 출판사명’(대도시일 때) 순으로 한다. 이때 주(state) 이름
은 약자로 쓴다(예, CA, NY,IL). 출판된 도시가 둘 이상일 때에는 가장
먼저 나온 것만 표시한다.
예) Hillsdale, NJ: Erlbaum.
Oxford, England: Basil Blackwell.
Amsterdam: Elsevier.
* 출판사 이름에서 Books, Press 등은 밝히나, Publishers, Co., Inc. 등은
생략한다.
(1) 단행본의 예
홍길동 (1990). ≪한국언론학사≫. 서울: 새나라.
홍길동‧김막동 (편). (1995). ≪커뮤니케이션 연구≫. 서울: 새나라.
(공편저일 때)
Fiske, J. (1990). Introduction to communication studies. London:
Routledge.
Burgoon, J. K., Bowers, J. W., & Woodall, W. G. (1986). Nonverbal
communication: The unspoken dialogue. New York: Harper
& Row. (공저일 때)
Gibbs, J. T., & Huang, L. N. (Eds.). (1991). Children of color:
Psychological interventions with minority youth. San
Francisco: Jossey-Bass. (공편저일 때)
(2) 보고서의 예
홍길동 (1999). ≪한국의 언론인≫(조사분석 99-03). 서울: 한국언론재단.
162 ― 통일과 방송

National Institute of Mental Health. (1982). Television and behavior:


Ten years of scientific progress and implications for the
eighties (DHHS Publication No. ADM 82-1195). Washington,
DC: U. S. Government Printing Office.
(3) 학위논문의 예
홍길동 (1994). ≪한국 방송정책 연구의 동향≫. 한국대학교 대학원 박사
학위 논문.
Ryerson, J. F. (1983). Effective management trainging: Two models.
Unpublished master’s thesis, Clarke College of Technology,
Potsdam, NY.

4) 번역서나 번역논문
(1) 번역서의 경우
* 번역서는 한글 번역서에 한해 원 서명을 함께 밝혀준다.
Seidman, S. (1998). Contested knowledge: Social theory in the
postmodern era(2nd ed.). 박창호 역 (1999). ≪지식논쟁: 포스
트모던 시대의 사회이론≫. 서울: 문예출판사.
Laplace, P. -S. (1951). A philosophical essay of probabilities (F. W.
Truscott & F.L. Emory, Trans.). New York: Dover. (Original
work published 1814).
(2) 번역논문의 경우
Hall, S. (1996). 문화연구의 두 가지 패러다임. 임영호 (편역), ≪스튜어트
홀의 문화이론≫(203~232쪽). 서울: 한나래출판사. (원저 출판연도
1980).
Freud, S. (1961). The ego and the id. In J. Strachey (Ed. and Trans.),
The standard edition of the complete psychological works of
Sigmund Freud (Vol. 19, pp.3~66). London: Hogarth Press.
(Original work published 1923).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 규정 ― 163

5) 신문‧잡지기사
안병영 (1990. 6. 28). 관료부패는 고질병인가. ≪한국일보≫, 5.
언론개혁을 말한다. (2001. 9. 1). ≪한국매일신문≫, 1. (*저자를 알 수
없을 때는 기사명, 날짜. 신문, 쪽수 순으로 표기)
Gardner, H. (1981, September). Do babies sing a universal song?
Psychology Today, 70~76. (잡지기사일 때)
Study finds free care used more. (1982, April 15). APA Monitor,
14. (신문기사일 때).

6) 인터넷 자료
인터넷 자료를 참고한 경우, 해당 기관(개인) 홈페이지 사이트명만
쓰지 않고 실제로 참고한 자료의 이름과 주소를 모두 표기한다. 맨 끝에
마침표는 찍지 않는다. 저자가 없을 때는 문서명을 저자 위치에 둔다.
출판일은 사이트에 명기된 날짜를 기준으로 하되, 날짜가 나와 있지 않을
때에는 접속일자를 밝힌다.
예) Author, I. (date). Title of article. Name of Periodical [On-line],
호수, Available: 웹사이트 주소나 이메일 주소

7) 시청각 자료 (영화, TV 프로그램, 음반, CD-ROM 등)


Harrison, J. (Producer), & Schmiechen, R. (Director). (1992). Changing
our minds: The story of Evelyn Hooker [Film]. (New York:
Changing Our Minds). (영화일 때).
Crystal, L. (Executive Producer). (1993, October 11). The MacNeil/
Leher news hour. New York and Washington, DC: Public
Broadcasting Service. (텔레비전 프로그램일 때).
164 ― 통일과 방송

KBS ≪통일과 방송≫ 일반 연구논문 공모

KBS에서 발간하는 ≪통일과 방송≫


2012년 제2권 일반 연구논문을 다음과 같이 공모합니다.

(1) 논문 주제 : 통일‧북한 문제와 관련된 방송 연구

(2) 응모 자격 : 방송‧언론 관련 박사학위 소지자(석사학위 논문은 응모 가능)

(3) 원고 분량 : 국문 요약(600자 이내), 영문 요약(200단어 이내), 국‧영문 키워드


(각 3~6개) 포함. 200자 원고지 130~150매
→ A4용지로 환산 시 16~18매에 해당(바탕체 10포인트/ 줄 간격 160%)

(4) 논문 심사 : 편집위원회가 의뢰한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진을 통한 공정한


심사

(5) 논문 접수 : tongil@kbs.co.kr

(6) 원고 마감 : 2012년 10월 31일

(7) 채택된 논문에 대해서는 소정의 원고료를 지급함

(8) 논문 출판일 : 2012년 12월 31일

(9) 원고 작성 기준
- 자세한 사항은 ≪통일과 방송≫ 논문작성규정 참조

(10) 논문 반려 기준
- 투고 논문의 분야가 ≪통일과 방송≫의 편집방향에 일치하지 않거나
학문적 수준이 현격히 떨어진다고 판단할 경우, 해당 투고논문은 심사에
회부하지 않고 반려할 수 있음.

※ 문의 : KBS남북협력기획단 / Tel : (02) 781-2657, 2658 Fax : (02) 781-2661

≪통일과 방송≫ 편집위원회


인쇄일 2011년 12월 29일
발행일 2011년 12월 30일
발행처 KBS 남북협력기획단
주 소 (우 150-790)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18번지
T E L 02) 781-2657~8
F A X 02) 781-2661
편집·인쇄 늘품플러스 (02-2275-5326)

• 이 책에 수록된 내용은 집필자의 견해이므로 발행처의 의견을


대변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 본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의 저작권은 KBS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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