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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역전략연구 22-05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장용규ㆍ김계리ㆍ김수원ㆍ박지민
세계지역전략연구
2 2 - 0 5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장용규ㆍ김계리ㆍ김수원ㆍ박지민
세계지역전략연구 22-05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인 쇄 2022년 12월 26일
발 행 2022년 12월 30일
발행인 김흥종
발행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 소 30147 세종특별자치시 시청대로 370
세종국책연구단지 경제정책동
전 화 044) 414-1179
팩 스 044) 414-1144
인쇄처 크리커뮤니케이션(02-2273-1775)

ⓒ2022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정가 10,000원
ISBN 978-89-322-9048-5 94320
978-89-322-9000-3(세트)
국문요약

현대사회에서 ‘소프트 파워’로서 문화의 힘은 모두가 인정하는 것이다. 특히

세계화의 모습을 한 신자유주의는 문화를 자본과 상품의 영역으로 환생시켰다.


‘문화산업’, ‘창조문화’, ‘창조경제’ 등 문화의 경제화는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
세가 되었다.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자원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상품화하는

데 열중하고 있다. 세계 문화자본은 전 세계 곳곳에 숨어 있는 매력적인 문화


자원을 발굴해 자본화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1990년대 초반부터 우리 문화의 세계화를 내세우며 문화산업

육성을 시작해왔다. 그 결과 1990년대 접어들면서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


으로 하는 한국문화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한류 또는 K-컬처라고
부르는 이 문화자본과 상품은 인근 아시아 국가를 기점으로 유럽과 북미 지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퍼져나갔고, 최근에는 아프리카에까지 그 영향
력을 확대하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국내외에서는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
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가 상대
적으로 적다는 점과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전반적 관심과 정보가 부족

한 것도 주요 이유일 것이다.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는 더 이상 소외지역으로 남
아 있어서는 안 된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여기에 있다. 한류와 K-컬처로 대표되는 우리 문화콘텐

국문요약 • 3
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


는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살펴볼 수 있는데, 아프리카 55개 국가
중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연구대상으로 선정했다.

르완다는 동부 아프리카의 내륙에 위치한 소국이지만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


장 거버넌스가 투명하고 건전한 정부 정책을 펼치고 있는 국가이다. 르완다는
불리한 지정학적 조건과 부족한 자연자원을 우수한 인적자원과 문화자원으로

극복하려는 대표적인 국가이다. 작지만 강한 국가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르완


다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정책을 펼치는 대표적인 국가라고 볼 수 있다. 르
완다는 다른 두 국가에 비해 문화콘텐츠 환경에 정부의 개입이 적극적인 국가
이다. 이는 르완다 미디어 현대사와 깊은 연관이 있다. 과거 르완다 정부는 미
디어를 장악해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드(Rewanda Genocide)를 선
동했던 과거의 어두운 미디어사를 극복하기 위해, 현재 르완다 정부는 국가적
분열을 치유하고 통합을 추구하기 위해 미디어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
텐츠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규모나 인구수에 있어서 아프리카 대륙의 거인이며

풍부한 문화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는 일찌감치 문화콘텐


츠 산업이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독특하게도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와 개입보다
민간 영역에서 자유롭게 문화산업을 선도하는 민간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을
보여주고 있다. 민간인이 문화콘텐츠 시장을 장악하는 한편 대부분의 문화콘
텐츠가 비공식 경제 시장에서 소비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소규모 영세

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자본과 비공식 경제가 주도하는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개입하고자 노력


하고 있지만, 민간의 힘으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
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간섭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만

만치 않다.
남아공은 르완다와 유사한 역사적 아픔을 경험했지만 자본주의 체제가 일찌
감치 자리 잡은 국가이다. 남아공은 정부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달리 국가 차원에서 문화자원을 상품화하기 위한


노력이 가장 적극적인 국가이다. 실제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뿐 아니라 전 세
계에 자국의 문화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출하는 대표 국가이기도 하다. 남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협력, 산
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차이를 보인다. 세부적으로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화적인 국가 건설과 경제 발전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이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민간이 주도해서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

국문요약 • 5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

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


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라디오가 과거 정치

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르완다의 사례는 우리
나라의 발전 방향과 유사성이 있어 보인다.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협력관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외교와 ODA를 중


심으로 진행된다. 문화콘텐츠 교류가 공공외교와 ODA 협력에서 차지하는 비
중은 절대적으로 낮지만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 정
부의 「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에 따르면 내년도 ODA 예산 중 아
프리카(18.9%)는 여전히 아시아 다음으로 큰 개발협력 대상지역이다. ODA
항목에는 없지만 문화 ODA 비중은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잇는다는 점에서 의
의가 있다.
지난 수년간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과 문화 인프라(DR콩고 국립박물관, 작은 도서관 건립

등) 사업이 중심이었다. 이와 함께 다양한 부처에서 한류(특히 영화) 판권을 사


들여 아프리카에 무상 제공하는 사업 등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아
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방적이라는 비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 연구는 아프리카 3개국과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다음과 같이 추진
할 것을 제안한다.

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먼저 아프리카 3개국의 사회·문화적 특성, 정부와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개입 정도 등을 파악한 뒤 정부가 공공외교의 측면을 강조할 것인지, 문


화 ODA를 강화할 것인지, 아니면 국내 민간자본의 적극 진출을 지원할 것인지
를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경우 국내 민간자본이 적극

진출하기에는 시장규모가 작고 인프라가 부족하기 때문에 공공외교를 이용한


협력관계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불리며 개인 또

는 민간 중소자본이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


콘텐츠 협력은 우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방식보다 국내 기업 및 민
간 문화자본의 진출을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예를 들어 KOTRA와
같은 기관이 국내 민간 문화자본의 투자를 컨설팅하고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
련 정보를 지원하는 등의 유관 기관과 협력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
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
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중간 소득국가에 속하기 때문에, ODA를 통한 협
력은 불가능지만, 공공과 민간의 혼합형 교류는 가능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이 컨소시움을 결성해 남아공과 문화콘텐츠를 교류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다. KOICA가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
을 수행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
인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하고 있는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국문요약 • 7
ODA 프로젝트’가 KOICA와 지자체와의 협업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관계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양 지역 간에 경제 교류가


미미한 현실에서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기대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다만
아프리카 대륙은 더 이상 소외지역이 아니고 이미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아프

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문


화상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정책을 펼쳐야 함은 분
명한 사실이라는 점을 주장한다.

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차례

국문요약 ······································································································3

제1장 서론 ································································································15
1. 연구의 필요성 ·······················································································16
2. 연구 목적 및 개요 ·················································································21
3. 연구 내용 및 방법 ·················································································24
가. 르완다 ·····························································································26
나. 나이지리아 ······················································································31
다. 남아프리카공화국 ···········································································35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39


1. 문화콘텐츠의 정의 ················································································40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45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48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51


1. 들어가기 ································································································52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54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60
가. 아프리카연합(AU)과 지역경제공동체(RECs)의 문화콘텐츠 산업 ··· 61
나.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과 디지털 문화 시장 ····································67
다.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사례와 가능성 ··································70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74
가.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 ODA ···························································74

차례 • 9
나. 한국의 아프리카 문화 ODA 특성 ···················································77

제4장 르완다 ·····························································································81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82
2. 디지털 환경 분석 ··················································································88
3. 유통환경 ································································································90
4. 미디어 소비구조 ····················································································97
5. 글로벌 가치사슬 ·················································································101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104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108

제5장 나이지리아 ····················································································111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112
2. 디지털 환경 분석 ················································································117
3. 유통환경 ·····························································································120
4. 미디어 소비구조 ·················································································128
5. 글로벌 가치사슬 ·················································································131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133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136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39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140
2. 디지털 환경 분석 ················································································144
3. 유통환경 ·····························································································146

1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4. 미디어 소비구조 ·················································································150
5. 글로벌 가치사슬 ·················································································153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156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 한계 ·························································································163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67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168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172
가. 르완다와의 문화콘텐츠 협력 방안 ················································174
나.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 ·················································176
다. 남아공과의 문화콘텐츠 협력 ························································177
3. 마무리 글 ····························································································179

참고문헌 ··································································································182

부록 ·········································································································197
1. 2022년 현지조사 인터뷰 대상자 ························································198
2. 르완다 현지조사 ·················································································201
3. 남아공 설문조사 ·················································································204

Executive Summary ············································································234

차례 • 11
표 차례

표 1-1.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및 연구 구조 ······································24


표 2-1. 콘텐츠와 문화콘텐츠의 개념 구분 ················································47
표 3-1. 남아공의 한국 문화콘텐츠 조사 ····················································59
표 3-2. 주요 ODA 공여국과 문화 ODA ···················································75
표 4-1. 르완다 영상예술 산업 SWOT 분석 ··············································91
표 5-1. 나이지리아의 영화생산량 ···························································114
표 6-1. 남아공의 주별 컴퓨터실을 갖고 있는 학교의 수와 비율 ············146
표 6-2. 생활수준척도표 ···········································································148
표 7-1.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 미디어 산업 환경 ··························171

1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그림·사진 차례

그림 3-1.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 ···························································58


그림 3-2.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와 세계의 모바일 연결 비율
(2000~20년) ·············································································69
그림 4-1. 르완다 영화산업 구조 ································································94
그림 6-1. 매체 소비 그룹 월 평균 소득(2019년) ····································151
그림 6-2. 최근 7일간 소비한 미디어(2019년) ·······································152
그림 6-3. 최근 10년간 란드의 가치 절하 ···············································155
그림 6-4.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신청자 모집 공고 ····························161

사진 5-1. ‘Living in Bondage’의 포스터 ·············································124


사진 6-1. 케이프타운 촬영지 ··································································154
사진 6-2. 한국문화원 방문을 소개하는 남아공 매체 ······························160
사진 6-3. 요하네스버그의 안테나숍 ·······················································162

그림·사진 차례 • 13
이 연구에서 사용한 주요 약어

주요 약어 본말

AU African Union

AfDB African Development Bank

CNLG National Commission for the Fight Against Genocide

DE4A Digital Economy for Africa

DRC Democratic Republic of the Congo

EAC The East African Community

ECOWAS The Economic Community of West African States

EDPRS Economic Development and Poverty Reduction Strategy

GDP Gross Domestic Product

GPN Global Production Networks

GVC Global Value Chain

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ICTR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Rwanda

KOCCA Korea Culture & Content Agency

KTRN KT Rwanda Networks

MYCULTURE Ministry of Youth and Culture

NFVCB National Film and Video Censors Board

RALC Rwanda Academy of Language and Culture

RCHA Rwanda Cultural Heritage Academy

RDB Rwanda Development Board

RECs Regional Economic Communities

RFF Rwanda Film Federation

RTLM Radio Télévision Libre des Mille Collines

SADC The Southern African Development Community

SNS Social Networking Services

VOD Video on Demand

1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제1장
서론

1. 연구의 필요성
2. 연구 목적 및 개요
3. 연구 내용 및 방법
1. 연구의 필요성

1990년대 접어들어 한국 드라마와 음악을 중심으로 한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국내외에서 한류와 관련된 문화콘텐츠 연구가
시작되었다. 이들 연구는 국내 문화콘텐츠 환경뿐 아니라 한류를 소비하는 수
용국의 문화콘텐츠, 특히 미디어 콘텐츠 환경 연구로 확산되었다. 국내에서 문
화콘텐츠 연구는 한류 바람이 불기 시작한 아시아를 시작으로 유럽과 북미 지
역 그리고 아랍과 라틴아메리카로 확산되었다.1)

안타깝게도 국내 문화콘텐츠 연구에서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으로 남아 있다.


여기에는 다양한 이유가 있다. 직접적으로는 아프리카와 우리나라의 문화콘텐
츠 교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이 원인이겠지만, 아프리카에 대한 우리의 전반

적인 관심과 정보 부족도 주요 원인 중 하나일 것이다. 다만 일부 국가이지만


2000년대 초부터 아프리카에 한국 문화콘텐츠가 소개되기 시작했고 소비량도
증가하고 있어 아프리카 문화콘텐츠에 대한 연구가 필요한 시점이다. 서구권에

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에 대한 연구를 오래전부터 시작하였고, 그 축적된


연구결과를 정책과 산업에 유용하게 활용하고 있다.
본 연구의 필요성은 바로 이 점에서 기인한다. 우리 문화콘텐츠가 아프리카
문화콘텐츠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
한 이해가 필수불가결하다. 문화콘텐츠 교류를 위해서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아
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 즉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러나 양적 연구방법론으로 접근하기 힘든 아프리카
지역연구의 특성 때문에 아프리카 55개국 중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해하기에 대표적이며, 우리나라와 문화콘텐츠 교류에서의 함의를 충분히 제
공할 수 있는 국가를 선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는 종교, 이념 및 국

1) Min, Jin, and Han(2019); Otmazgin and Lyan(2013).

1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제관계의 특성으로 인하여 문화콘텐츠 환경이 심각하게 왜곡되어 있는 북아프
리카 지역은 이들 특성에 대한 추가 연구가 심도 있게 이루어져야 함을 인지하
고, 별도의 프로젝트로 연구를 수행해야할 필요성으로 인해 제외하였다. 특히

아프리카의 상당수 국가들이 개발도상국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때 각 국가들은


발전단계의 각 단계를 대표할 수 있으면서도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의 다양
성을 대표할 수 있는 국가여야 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상기의 사항들을 고
려하여 르완다와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남아공)을 선택했다. 이 국가
들의 문화콘텐츠 환경을 살펴보고 각각 개발협력과 공공외교, 산업 협력의 측
면에서 우리나라와의 효율적 문화콘텐츠 교류 방안에 대해 살펴보기로 한다.

본 연구를 시작하면서 연구에서 사용할 문화콘텐츠의 범위와 정의를 내려야


할 것으로 보인다. 본 연구에서 정의하는 문화콘텐츠의 범위는 UNESCO와 우
리 정부의 법령에 기초한다.2) UNESCO는 문화 영역을 ‘A. 문화 및 자연 유적,

B. 공연과 축제, C. 시각예술(미술작품과 사진작품)과 전통공예, D. 책과 인쇄


물, E. 시청각 미디어와 쌍방향 교류 미디어, F. 디자인과 크리에이티브 서비스
(패션, 건축 디자인, 광고 등)’ 등 여섯 분야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본 연구에

서는 문화콘텐츠의 의미를 다섯 번째, 즉 E. 시청각 미디어와 쌍방향 교류 미디


어(audio-visual and interactive media)로 제한해 사용한다. 이 다섯 번째
에는 영화와 비디오, TV와 라디오 그리고 인터넷 스트리밍, 인터넷 팟 캐스팅,

e-게임 등이 속해 있다.
사실 UNESCO에서는 ‘문화콘텐츠’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에서 UNESCO의 다섯 번째 분야를 문화콘텐츠라고 정의하는
것은 UNESCO에서 정의한 다섯 번째 분야를 한국법령에서 ‘콘텐츠’라고 지칭
하기 때문이다.3) 콘텐츠라는 용어는 2001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KOCCA:
Korea Culture & Content Agency)이 설립되면서 디지털화된 문화상품을

2) UNESCO(2019).
3) 법제처(2018).

제1장 서론 • 17
지칭하는 공식 명칭으로 자리 잡았다.4) 우리나라에서 사용하는 문화콘텐츠에
상응하는 용어로 다른 나라에서는 ‘창조 산업(creative industry)’ 혹은 ‘창의
생산물(creative products)’이 있다. 미국의 경우 이를 ‘엔터테인먼트 산업

(entertainment industry)’이라고 하며, 일본은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콘


텐츠 산업(contents industry)’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본 연구에서는 문화
콘텐츠를 주로 사용하겠지만 상황에 따라 ‘미디어콘텐츠(media contents)’
혹은 ‘미디어 환경(media environments)’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현대사회에서 문화상품은 하나의 자원으로 최첨단 디지털 기술과 접목되어
전 세계적으로 즉각적인 유통과 소비가 가능한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상품’이

되었다. 따라서 문화와 첨단 디지털 기술의 혼합물인 문화콘텐츠와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에 대한 중요성은 새삼 언급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한류는 그 대표
적인 예이다. 한류는 인터넷의 세계적 상용화 물결을 타고 성장해왔다. 이를 활

용한 한류 수출은 14조 원을 넘었으며, 정부는 2021년에 발표한 ‘3차 개발협


력 기본계획’을 통해 문화콘텐츠의 개발협력을 상생하는 ‘혁신적 개발협력’의
전략 분야로 지정하였다. 한국이 전략적 우위를 지닌 분야인 디지털 기술과 나

날이 성장하고 있는 한류의 접합점을 개발협력에 새롭게 활용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아프리카는 비록 다른 지역에 비해 늦었지만 후발주자로서 빠른 속도로 디
지털 환경을 개선하고 있다. 서구권에서는 이미 아프리카의 디지털 환경과 미
디어 콘텐츠 소비 환경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상당히 진행해왔다. 반면 아
프리카 미디어 환경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부족한 우리나라의 경우 아프리카와
의 문화콘텐츠 교류(수출, 공공외교 그리고 개발협력 정책)를 구상한다는 것은

4) 2001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회의에서 문화 기술(CT: Culture Technology)이 언급되면서 문화 기술


은 미래 국가 전략 산업으로 채택되었고, 실문화 콘텐츠 산업화와 수출 독려를 목적으로 하는 실천기구
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이 설립되었다. 이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2009년 한국방송영상산업진
흥원, 한국게임산업진흥원, 문화콘텐츠센터, 한국소프트웨어진흥원, 디지털콘텐츠사업단과 합쳐 한국
콘텐츠진흥원(KOCCA: Korea Creative Content Agency)으로 통합되었다.

1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쉬운 일이 아니다. 아프리카와의 효율적인 문화콘텐츠 교류를 위해서는 아프리
카 국가들이 가진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수성에 대한 올바른 이해가 전제되어야
한다.

문제는 아프리카에서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 양상을 다룬 학술연구가 국내에


서 매우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물론 국내에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연구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Kim(2018)은 가나에서 한류를 소비
하는 인구 집단의 특성을 분석하면서 서구에서의 한류 소비 양상과는 다르게
가나에서는 주로 상류층이 한국의 문화콘텐츠를 소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한국 드라마가 미국 드라마에 비해 폭력성과 선정성이 덜하고 가족의 화목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가나 상류층의 정서를 자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5) 단편적


이기는 하지만 이런 분석은 국내 문화콘텐츠가 아프리카에 진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요소가 있음을 제시한 것이다. 이러한 사례는 아프리카에서의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 증가를 위해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가 매우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본 연구보고서는 현재까지 이루어진 제한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아프리카 전반의 문화콘텐츠 상황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자 시

도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아프리카 대륙과 한국 미디어콘텐츠 교류의 특수성은 공급의 측면에서 두드
러진다. 첫째는 문화콘텐츠 교류 방식의 차이이다. 한류의 확산을 비즈니스 영
역에서 주도하는 다른 지역과 달리, 아프리카의 경우 한류 확산은 2000년대 초
부터 한국정부가 주도하거나 후원하는 공공외교를 통해 확산되었다. 따라서 아
프리카에서 우리 정부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단기적 이익 대신 오랜 시간의 투

자를 통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려는 ‘소프트 파워’의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는 성


격을 가진다.6) 이는 분명 장기적 관점에서 국익에 도움이 되는 접근법으로 보
인다.

5) Kim(2018).
6) Kim(2020).

제1장 서론 • 19
우리나라뿐 아니라 많은 아프리카 국가들도 문화콘텐츠 산업의 역동성과 경
제적 잠재력에 눈을 뜨고 있고, 이 산업에 관련된 투자와 개발협력을 유치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단적인 예로 범아프리카 차원에서 아프리카연합(AU: African

Union)은 문화콘텐츠 산업이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경제 성장에서 차지하는 중


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2019년에는 다양한 문화 정책과 프로토콜, 행동강
령 등을 제시했으며 ‘아프리카 영상 영화 위원회(African Audiovisual and
Cinema Commission)’와 같은 문화콘텐츠 활성화 기구를 설치하기도 했
다.7)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와의 문화콘텐츠 교류를 효과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우선 필요한 것은 이와 같은 변화를 포함한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정확한 분석이다. 이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만들어내는 아프리카의 사회문화적


조건에 대한 정보와 이해를 기반으로 해야 한다.8) 이와 함께 문화콘텐츠를 산
업화하려는 아프리카 국제기구나 국가와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도 필요해 보

인다.9) 아프리카와 한국의 교류는 개발협력을 제외한 외교와 교역, 사회문화


교류 등의 대부분의 분야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한국과 아프리
카의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 및 확대를 위해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연구가 절실한 시점이며, 본 연구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대응하고자 한다.

7) AU(2019).
8)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은 다른 어떤 산업보다도 해당 지역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인구의 중위연령이 19.7세에 불과하고, 비공식 경제가 주류 경제이며, 전체 인구의 20%만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아프리카의 독특한 역사·사회적, 미디어 환경 등을 고려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9) World Bank(2020); UN DESA(2019).

2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2. 연구 목적 및 개요

본 연구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증진과 확대를 공공외교


와 개발협력, 그리고 산업 전략의 차원에서 접근한다. 아프리카 55개 국가를
전부 살펴보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에 더해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는 다인종·
다민족·다문화·다종교를 특징으로 하는 한편 계층 간 다양성 및 불평등지수가
커서 문화콘텐츠 환경을 연구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이런 점을 고려
해 본 연구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의 특성을 유형별로 잘 보여주는
세 국가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을 선정했다.
르완다에서는 과거 정부가 미디어콘텐츠를 인종 혐오를 부추기고 제노사이
드(Rewanda Genocide)를 선동하는 데 악용했다면, 현재는 국가 통합을 추

구하기 위해 미디어 콘텐츠를 규제하는 정부 주도형 문화콘텐츠 환경이 구축되


어 있다. 반면 나이지리아는 경제구조를 장악하고 있는 비공식 경제와 문화콘
텐츠 산업과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데 유용하다.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산업

은 소규모 영세사업가인 개인의 참여는 폭발적이지만 대부분 비공식 경제 영역


에 머물러 있다는 특징이 있다.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과 같은 문화
콘텐츠 산업에 더 개입하여 성장시키려는 노력을 하기도 하지만, 민간의 힘으

로 일으켜 세워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으로 언급되는


영화산업에 정부가 관여하는 것에 대한 영화산업계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남
아공은 정부의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의 역사가 상대적으로 길며 아파르트헤이
트 종식 이후 미디어 산업 정책의 대전환을 이룬 사례이다. 남아공의 경우 문화
콘텐츠 환경에서 민간과 정부의 역할이 상호보완 관계에 있으며 남아공 정부는
자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세계 문화콘텐츠 가치사슬에 참여시키기 위한 정책
수립에 적극적이다. 이러한 이유로 이 세 국가는 우리 정부의 공공외교와 개발
협력, 산업·무역 정책의 관점에서 문화콘텐츠 교류 증진을 위한 연구대상국으

제1장 서론 • 21
로 매우 적합하다.
이들 세 국가는 문화콘텐츠 환경을 주도하는 정부와 민간의 참여 정도에서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르완다의 사례는 과거의 갈등을 치유하고 화해하며 평

화적인 국가 건설에 문화콘텐츠를 활용하고자 하는 정책의지를 보여주는 사례


이며, 나이지리아는 문화콘텐츠를 활용하여 고용 창출과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남아공의 경우 문화콘텐츠 환경을 이용해 경제·사회·문
화적 권리의 증진을 지향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의
역할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거나 평화와 단결을 위한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한
다. 특히 르완다에서 과거 라디오가 정치적 갈등을 부추기는 수단으로 사용되

었다가 현재 국가통합을 위한 선전도구로 활용되는 예가 대표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르완다의 사례는 향후 통일은 앞둔 우리나라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특별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본 연구보고서에서 집중적으로 초점을 맞춘 측면은 최근 아프리카


국제기구나 각국 정부가 문화콘텐츠의 경제적 가치를 인식하고 이를 활용하는
정책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아프리카 각국 정부에서 문화콘텐츠 시장

의 경제적·산업적 가치를 인지하고 이를 미래의 경제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산


업으로 육성하려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10) 따라서 아프리카 문화콘텐츠와 경
제 발전의 상관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본 연구보고서의 중요한 주제이다. 특히
아프리카의 경제구조를 특징짓는 젊은 인구층과 비공식 경제의 존재는 아프리
카 문화콘텐츠 산업을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 예를 들어 나이지리아의 영
화산업을 뜻하는 날리우드(Nollywood)는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이다.


마지막으로 본 연구는 문화콘텐츠를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측면에서 살
펴본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는 정치적 인권에 비해 종종 사치스러운 ‘신데
렐라 권리’로 여겨진다.11) 이는 경제·사회·문화적 권리가 일반적으로 자아실

10) Ggombe and Newfarmer(2017).

2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현과 연관하여 해석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인간이 갖추고자 하는 욕구의
단계를 나눈 매슬로우의 욕구단계이론을 바탕으로 이해했을 때 자아실현의 욕
구는 인간이 가장 우선적으로 충족하고자 하는 생리적 욕구나 안전의 욕구 보

다 상위에 위치한다.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는 ‘사람들이 함께 살아가는 라이


프스타일, 가치구조, 전통과 믿음’을 침해당하지 않을 넓은 의미의 문화적 권리
와 함께, 좁은 의미에서 문화상품을 소비하고 향유할 문화적 권리를 포함한
다.12) 특히 정보통신 미디어를 통해 유통되는 문화콘텐츠를 소비할 권리는 변
화하는 미디어 환경에서 새롭게 해석되어야 한다. 남아공은 이러한 관점에서
중요한 국가이다. 비교적 최근까지 겪었던 역사적 불평등을 바로잡는 한편 아
프리카의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는 남아공 정부의 문화콘텐츠 정책 연구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성에 대한 이해와 함께 우리 정부의 협력 전
략을 수립하기 위한 주요 거점이라고 본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 설정한 세 국가의 문화콘텐츠 환경은 ① 정치적 관점에


서 국가 운영을 위한 수단 ② 경제적 관점에서 대안적 경제 발전의 수단 ③ 생산
과 소비의 평등을 추구하는 사회·문화적 권리 확보라는 차원에서 중요하다. 이
런 관점에서 각국의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정부와 민간 영역의 참여와 관계를
살펴보는 것도 매우 의미 있다. 또한 이를 한국의 정책 사례와 함께 생각하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단지 한류의 일방적인 전파가 아니라 개발협력 및 공공외

교 또 더 나아가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정책적 함의를 도출하고자 한다.

11) Alston(2020).
12) UNESCO(2009).

제1장 서론 • 23
표 1-1.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 및 연구 구조

구분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


공간적 틀 동부 아프리카 서부 아프리카 남부 아프리카
고용 창출과 경제 발전, 사회·경제·문화적 권리의
정치적 측면: 정부의
분석의 틀 비공식 경제, 정부 정책의 보호와 글로벌 가치사슬
통제 및 활용
효과 부재 진입의 갈등관계

이를 통해 본 연구는 한 국가나 지역에 편향된 이해를 지양하고, 또한 한순간


의 정적인 상태의 사회현상을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통시적인 관점에서 아프리

카의 미디어 환경을 분석하고자 한다.

3. 연구 내용 및 방법

본 연구는 질적 연구방법을 사용한다. 질적 연구는 선행연구(문헌 분석)와


현지조사로 구성된다. 문헌 분석은 국내와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문헌(학
술논문, 정책보고서 등)을 분석한다. 본 연구의 분석 내용은 ① 국내 문화콘텐
츠 현황 ②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과 현황에 있다. 국내 문화콘텐츠 현황은
정부 부처(문화체육관광부와 외교부)와 산하기관의 정책보고서를 바탕으로 이
에 대한 학계와 전문가의 비판적 분석을 소개한다. 대표적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에서 해마다 내놓는 「국제문화교류 진흥 시행계획」은 국내 문화콘텐츠 환경을
분석하는 데 좋은 가이드라인을 제공한다. 본 연구에서는 2021년에 출간된 보
고서를 주로 참고했다. 이 외에도 외교부에서 출간한 「2022년도 공공외교 종

합시행계획 개요」와 「2021 지구촌 한류 현황_4. 아프리카 중동」을 참고하였다.


정부에서 출간한 정책보고서는 문화콘텐츠 전문가나 학계의 논문을 통해 검
증하고 보완할 수 있다. 김수원(2020)은 한국 문화콘텐츠의 아프리카 교류에

2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정통한 학자이며, 박지민(2018)은 해외에서 한국 문화콘텐츠가 갖는 의의를
연구해온 대표적인 학자이다. 두 학자의 연구는 본 연구 주제와 부합하며 연구
방향성에 큰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문화콘텐츠 정책에 대한 분석은 언론과 보도

자료에서 많은 정보를 얻었다. 권상집(2020), 문동열(2020) 등은 국내 문화콘


텐츠 역사와 현황을 이해하는 데 기초자료로 활용하였다.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연구는 범아프리카 기구인 AU와 ECOWAS, EAC,
SADC 등 지역경제공동체의 정책보고서를 참고했다. Calderón and Cantú
(2021)는 아프리카 대륙의 디지털 환경을 이해하는 데 요긴한 정보를 제공했
으며, UNESCO(2021)의 아프리카 영화산업과 관련된 보고서는 본 연구의 핵

심 주제인 아프리카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는 데 밑바탕이 되었다.


본 연구의 두 번째 질적 연구는 현지조사이다. 선행연구에서 분석한 내용은
현지조사를 통해 구체적 입증이 가능할 것이다. 본 연구 현지조사는 르완다와

남아공에서 진행하였다. 르완다 현지조사는 2022년 7월 7일부터 8월 16일까


지 진행되었다. 현지조사에서는 주로 르완다 미디어콘텐츠 환경 관찰과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주요 조사 내용은

르완다 영화산업과 정부 정책, 영화산업 종사자들의 현실 등이다. 남아공 현지


조사는 7월 4일부터 7월 23일까지 진행되었다. 현지조사에서는 주로 남아공
미디어콘텐츠 환경 관찰과 해당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주요 조사 내용은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미디어를 통해 진행된 인
종차별, 이후에 진행된 역사적으로 불공정한 대우를 받았던 인종 그룹에 대한
정책의 실효성, 디지털미디어의 상용화와 더불어 진행되고 있는 남아공 미디어
환경의 변화, 젊은 층의 미디어 소비 패턴 이해, 그리고 한국문화 및 문화콘텐
츠에 관한 인식, 남아공 시장 진출을 위한 한국정부의 지원 현황 등이다. 남아
공 및 르완다에서 심도 있는 현지조사를 통해 학자, 문화산업 정책 관계자, 문

화콘텐츠 산업 관계자(생산 및 유통)와 미디어 소비자 그룹을 인터뷰하고 관찰


연구를 진행하였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현지조사를 하고자 계획했으나, 예상

제1장 서론 • 25
치 못한 사건으로 인해 온라인 인터뷰로 대체했다. 인터뷰는 2022년 9월 4일
부터 8일까지 진행되었다. 미디어콘텐츠 관련 기관에서 오랫동안 근무하고 현
재 학계에 있는 사람, 그리고 소비자의 입장으로 나이지리아와 한국의 문화콘

텐츠를 소비하는 사람들에 대해 심층 인터뷰를 하였다. 국가별 구체적 현지조


사 방법과 인터뷰 대상자는 국가별 연구방법에서 기술한다(인터뷰 대상자는 부
록 1참고).

가. 르완다

1) 연구내용

한국의 대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르완다의 중요성은 다음과 같이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 문화콘텐츠 산업이 르완다에서 차지하는 경제·
사회·문화적 중요성이다. 르완다 근현대사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은 국가 분열
과 화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큰 영향력을 발휘했다. 미디어콘텐츠는 르완다
현대사의 큰 비극이었던 르완다 제노사이드와 포스트 제노사이드를 관통하며
국가 분열과 통합의 중심에 있었기 때문이다.13) 뿐만 아니라 르완다 정부는 최

근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힘을 쏟고 있어 촉망받고 있는 분야이


다.14) 르완다 정부가 자국 문화콘텐츠 산업이 향후 국가 경제 발전을 이끌어
나갈 주춧돌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문화콘텐츠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펼치고 있다.


둘째, 르완다는 카가메(Paul Kagame)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정부에
대한 국민들의 깊은 신뢰와 지지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자국 문화콘텐츠 산업

에 대한 르완다 정부의 청사진을 바탕으로 민관의 긴밀한 협조가 원활히 이루


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13) Mhando and Tomaselli(2009), pp. 30-31.


14) Petersen(2013).

2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셋째, 한국은 이미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진행
해오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현지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무엇보다도
이번 현지조사를 통해 IT 산업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한국에 대한 동

경과 이 분야에서 한국과 긴밀히 협력하기를 희망하는 현지인들의 목소리는 직


접 확인한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한국은 르완다와의 협력에 있어서 식민주의라
는 부정적인 인식보다는 식민 경험과 그 이후 동족상잔의 비극, 짧은 시간 안에
이룩한 경제 발전 등과 같은 유사한 역사적 배경을 바탕으로 친밀감을 형성하
고 있다. 한국과 르완다의 긍정적인 관계 발전은 한국이 르완다뿐만 아니라 르
완다와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주변 아프리카 국가로도 국제 협력을 확대시

켜 나가는 데 큰 이점으로 작용할 것이다.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역사는 20년 남짓으로 짧지만 사회에 미친 영향
은 적지 않다. 르완다 문화콘텐츠 환경에서 정부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중요

하다.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정부와 유관 기관들이 주도하면서 국제 협


력과 개발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연구에서는 국가가 중심이 되
어 운영하는 영화산업을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르완다 근현대사의 큰 변곡점이

되었던 제노사이드를 전후로 라디오와 영화가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심에 있었


기 때문이다.
국가가 미디어를 통치술로 활용하는 것은 시대와 장소를 막론하고 보편적인
현상이다. 하지만 정치적 선전 수단으로 활용된 문화콘텐츠는 르완다 역사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정도로 강력했다. 르완다 독립을 전후로 민족 갈등과 긴
장감은 미디어를 통해 고조되었다. 당시 르완다에서 보급률이 높았던 라디오는
르완다 사회를 후투(Hutu)와 투치(Tutsi)로 양분하고 대립을 부추기는 ‘정치
적 메가폰’ 역할을 했다.15) 당시 라디오 매체는 방송을 통해 적극적으로 민족
간 혐오를 조장했다는 의혹을 받아왔고 ‘혐오감을 조장하는 라디오(Hate

Radio)’라는 오명을 피하지 못했다.16)

15) Kellow amd Steeve(1998); Li(2004).

제1장 서론 • 27
반면 제노사이드 이후 르완다 문화콘텐츠는 국가 차원의 트라우마 치유와
경제 발전을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르완다 정부는 영화를 문화콘
텐츠 산업의 중심축으로 간주하고 영화산업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고 있

다. 먼저 자국 내 영화산업에 키냐르완다어를 매개어로 국가 통합과 문화 육성


을 경제 발전과 연결시키려 하고 있다.17) 이를 위해 르완다 정부는 국제 협력
을 통해 르완다를 세계적인 영화 제작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르완다의 열악한 문화콘텐츠 인프라가 관련 산업 발전에 방해 요


소로 작용하고 있으며, 르완다 정부는 다양한 유인책을 통해 이를 해결하고자
한다. 본 연구에서는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 환경 분석과 함께 르완다 정부

가 관련 산업을 육성시키기 위해 추진 중인 다양한 정책을 살펴본다.

2) 연구방법

르완다 문화콘텐츠 환경 연구는 문헌 연구와 현지조사로 구성된다. 문헌 연


구는 ‘Alternative African cinemas: A case study of Rwanda’,

‘Filmmaking, reconciliation & peacebuilding in Rwanda: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Modernity and the African cinema’ 등의 자료를
활용한다. 그리고 르완다의 관련 산업 국제 협력을 위해서 UNESCO, 아프리
카연합(AU)의 공개 자료를 참고한다. 또한 르완다 내 산업 분석과 정책 제안에
대한 고찰을 위해 르완다 언어문화아카데미의 보고서 ‘Marketing strategies
for the promotion of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in Rwanda’를 비

롯한 다양한 유관 기관의 공개 자료를 활용했다.


르완다 현지조사 대상은 문화콘텐츠 산업에 관여하고 있는 정책 입안자들과
영상 산업 관계자들이다. 르완다 영화연방(RFF: Rwanda Film Federation),

16) Roozen and Shulman(2014).


17) 키나르완다(Kinyarwanda)는 ‘르완다어’라는 뜻으로 르완다에 공존하는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사용하는
공통어이다.

2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르완다 개발위원회(RDB: Rwanda Development Board)를 비롯한 르완다
의 청소년문화부(MYCULTURE: Ministry of Youth and Culture) 관계자들
이 주요 접촉 대상이다. 현지조사에서는 관련자와의 심층 인터뷰를 통해 세계

영화 제작자들을 르완다로 끌어들이기 위한 정책 개발과 자국 문화콘텐츠 사업


개발 정책에 대해 살펴본다.
인터뷰는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누었는데 첫 번째는 정부나 관련 정책 입안자
이다. 두 번째는 영상 콘텐츠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관계자이다. 마지막은 영상
콘텐츠 소비자라고 할 수 있는 르완다인이다.
첫 번째 그룹과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①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관한 의견(인프라 구축, 규제 완화, 다양


한 유인책 등)
② 관련 산업의 국제 협력 방안

③ 아프리카와 세계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르완다의 기대 역할


첫 번째 그룹 3명의 인터뷰 요약은 다음과 같다.
① 르완다 청소년문화부 관계자: 르완다 정부는 자국 영화산업 발전이 국가

경제 발전과 문화유산 보존과 개발 차원에서 중요한 것으로 인식하고 이


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② 르완다 개발위원회 관계자: 르완다 영화산업은 경제 발전을 견인할 것으
로 기대하기 때문에 개발위원회 내에 르완다 필름 오피스를 개설해서 운
영 중이다. 이는 곧 별도의 기관으로 독립할 계획이며 영화 제작에 관한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③ 르완다 영화연방 관계자: 본 기관은 르완다의 영화감독, 작가, 배우, 기술
자 등의 연합으로 구성되며 관계자들의 권리 신장과 영화산업 발전 그리
고 일반인의 인식 제고에 많은 노력하고 있다. 관련 장비 현대화와 기술

이전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두 번째 그룹과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제1장 서론 • 29
①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자금 지원, 기술
공유 등)
② 르완다 영화산업이 처한 현실과 기대하는 미래

③ 르완다 문화콘텐츠의 강점
두 번째 그룹 5명의 인터뷰 요약은 다음과 같다.
① 영화감독: 르완다의 영화산업이 아직은 저발전 단계에 그치고 있어서 르
완다의 영화인들에게 영화는 대부분 부업일 뿐이다. 르완다 영화인들은
본업을 통해 번 돈을 영화 제작에 투자할 정도로 열정이 있다. 하지만 대
부분의 르완다의 영화 제작자들은 수요처 발굴의 어려움 때문에 자신들

의 영화를 통해서 상업적인 이윤을 얻는 데 실패하고 있다. 따라서 본인


또한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해서 돈을 벌어 영화를 찍지만 그들은 자
신들의 영화를 유튜브에 올리는 데에 그치고 있다.

② 영화배우: 르완다 영화는 르완다인의 감정을 표출하는 창구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 제작에 필요한 인프라 부족으로 역량 있는 사람들이 활
동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현실이 개선되어야 한다. 영화인을 꿈

꾸는 사람들을 교육할 만한 시스템이 부족한 것도 문제이다.


③ 아나운서: 한국이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한 문화콘텐츠 관련 기술 전수 프
로그램에 대한 평가와 호응도가 좋다. 특히 한국이 지원한 ICT 혁신센터
와 관련 장비 지원은 큰 도움이 되었다.
④ 르완다 아트 이니셔티브(Rwanda Art Initiative) 관계자: 르완다 문화콘
텐츠 산업에서의 국제 협력은 대부분 유럽국가들과 진행하고 있으나 한
국과의 협력을 기대한다. 한국과는 식민지배와 같은 부정적인 역사가 없
고 르완다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⑤ 아프리카 컬러(Africa Color) 관계자: 힐리우드(Hillywood)는 날리우드

에 비해 아직 활발하게 발전하진 못했지만 열정 있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그 미래가 밝다. 앞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꾀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방문할

3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계획이다.
세 번째 그룹과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① 르완다 문화콘텐츠 소비 환경 조사

② 르완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


③ 르완다의 한류 현상에 대한 평가 혹은 한국의 소프트 파워에 대한 조사
④ 르완다에서 한국 이외의 국가들의 소프트 파워에 대한 조사
세 번째 그룹은 41명의 일반인과 대학생이 대상이었으며 요약은 다음과 같다.
① 한국을 이야기할 때 BTS 혹은 ‘오징어 게임’을 주로 이야기하며, ‘주몽’,
‘대장금’과 같은 드라마에서 접한 한복과 음식을 통해서 한국은 아름다운

나라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② 한국은 첨단 기술이 발전한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
③ 르완다 국가 발전을 위해서는 경제 발전, 실업률 해소, 교육 기회 확대 등

이 시급하다.
④ 르완다의 영화 혹은 드라마 등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발전이
시급한 것은 불법복제 근절이다.

⑤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중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는 음악, 역


사유적, 예술 등 다양하고 고르게 대답하였다.
⑥ ‘Rwandaness’에 대해서는 언어와 문화의 동질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나. 나이지리아

1) 연구내용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연구는 경제적인 측면, 특히 아프리카 경제구조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비공식 경제와 문화콘텐츠 산업 관계에 초점을 맞춘다. 나

제1장 서론 • 31
이지리아의 영화 제작 시장을 뜻하는 날리우드(Nollywood)는 아프리카 문화
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보여주고 향후 발전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이다. 날리
우드에 대한 연구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의 문화콘텐츠 환경에 비해 많이 연구

되고 있다. 1980년대 국제통화기금의 환율조정 및 경제 구조조정으로 야기된


나이지리아 경제난 이후,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특히 미디어콘텐츠에서 비디
오카메라를 이용하여 영화를 찍는 비디오필름 붐이 일어났다. 이 붐이 현재 날
리우드의 시작이 되었다.18)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정부가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민간인 투자와 제작이
중심이며, 인도의 볼리우드(Bollywood) 다음으로 많은 영화를 생산하고 있다
는 점에 의의가 있다. 특히 날리우드는 1980년대부터 1990년대에 당시 새로
운 기술 발전의 산물인 VCR이 영화의 생산과 소비에 적극적으로 활용되었다
는 중요한 시사점을 가지고 있다.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이러한 특이점은 오

늘날의 디지털 기술의 발전 및 역할과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아프리카 디지털 생태계는 주로 세계 디지털 네트워크의 수용자로 연구되고
있지만, 나이지리아는 발전된 디지털 환경과 인터넷망을 통해 국제 미디어 산
업과 효율적으로 영화산업을 선도하는 사례로 꼽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미국의
거대 미디어 기업인 넷플릭스(Netflix)는 나이지리아 영화의 상품성을 인지하
고 직접 투자를 하고 있다. 또한, iROKOTV라는 OTT 서비스 업체는 해외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인들에게 날리우드 영화를 보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나


이지리아 디아스포라를 넘어서 현지인을 시청자층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미디어 유통망과 인터넷 인프라 수준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날리우드가 인기를 끌게 된 원인 중의 하나로 불
법복제시장이 지목되고 있다는 점이다. 본 연구는 날리우드 영화가 불법으로
복제된 CD 등을 통해 유통되는 비공식 경제를 통한 대륙 전반에 걸친 소비 행
태를 산업개발의 관점에서 이해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는 한국의 문화

18) Haynes(2007).

3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콘텐츠 산업 역시 불법복제시장과 공식적 유통시장의 이중구조로 인해 양적,
질적 성장을 이루었다는 주장과 비교해 더욱 연구의 가치가 있다.
오늘날 날리우드는 나이지리아에서 농업 다음으로 많은 규모의 고용을 창출

하는 나이지리아의 주요 산업으로 발전하였다. 이에 나이지리아 정부는 날리우


드를 경제 성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예를 들
면 국립 영화 및 비디오 검열 위원회(NFVCB: National Film and Video
Censors Board)는 최근 조직의 역할을 기존 콘텐츠 규제에서 산업 진흥으로
전환했다. NFVCB와 같은 기구가 없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는 나이지리아
를 벤치마킹 사례로 여기고 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본 연구보고서는 불법복

제 및 비공식 경제로 대표되는 나이지리아의 민간 경제와 함께, 나이지리아 영


화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정부의 역할을 함께 살펴본다.

2) 연구방법

나이지리아 연구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아프리카의 산업 전반의 특성 중 하

나인 비공식 경제의 측면에서 살펴본다. 그러나 서구의 선진국들은 저작권과


지적재산권을 매우 중요하게 다루는 나머지, 비공식 경제의 기능과 중요성에
대해서 간과하는 경우가 많다. 본 연구에서는 이 간극을 채우기 위해 서구학자

가 아닌 나이지리아 학자나 타 국가 학자의 보고서, 논문 및 인터뷰를 중심으로


진행하였다. 또한 학계나 전문가들의 비공식 경제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 있음
을 인지하고, 이를 보완하는 방법으로 영화를 소비하는 나이지리아의 일반 소
비자와도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나이지리아와 한국의 관계에 대해서는 ‘2022
년도 공공외교 종합시행계획 개요’와 ‘2021 지구촌 한류 현황_4. 아프리카 중
동’을 통해 기본정보를 구득하였으며, 이 외에 나이지리아에서 직접 한류 콘텐

츠를 소비하는 소비자와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나이지리아 연구는 이 국가가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시장에서 갖는 상징성과

제1장 서론 • 33
실질적 영향력을 감안할 때 반드시 현지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나이지리아 현
지조사를 준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 정부의 갑작스러운 비자정책
변경 그리고 연이은 해외 항공사와 나이지리아 정부 사이의 대립으로 인한 나

이지리아행 항공기 운행의 전면중단 등으로 인해서, 나이지리아의 현지조사는


아쉽게도 온라인 인터뷰로 제한되었다.
현지조사의 공백을 메우며, 본 연구보고서는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에 직접
종사하였고 현재 학계의 전문가, 실제 공식 및 비공식적 유통환경을 통해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소비자, 그리고 이와 더불어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는
관계자를 통해 다음과 같은 내용을 연구하였다.

첫 번째 그룹과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① 나이지리아와 이웃 국가(예를 들어 가봉이나 세네갈 등의 프랑스어권 국
가들)의 영화산업의 차이

② 1970년대에 나이지리아의 영화정책의 변경과 이유 그리고 그 결과


③ 1980년대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몰락 이유
④ 최근 가시화되고 있는 정부의 영화산업 관여에 대한 영화인들의 관점

두 번째 그룹과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① 나이지리아 영화관객의 영화 소비 방식의 차이(주변 국가와 비교)
② 할리우드 영화와 나이지리아 영화의 선호도
③ 할리우드 영화와 나이지리아 영화의 소비 방법의 차이
세 번째 그룹과의 인터뷰는 다음과 같은 질문을 중심으로 진행했다.
①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
②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이유
온라인 및 이메일 인터뷰에 응한 대상자 3명은 다음과 같다.
① Ikechukwu Obiaya: Pan-Atlantic University의 미디어 커뮤니케이

션 학과 교수(Cinema Exhibitors Association of Nigeria 전 회장):


나이지리아 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 및 정책

3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② Cosmas Ifeanyi Nwakanma: 금오공과대학 박사후 과정생(이보 민족
출신으로 약 23년간 요루바 민족의 지역에서 성장), 소비자로서의 나이
지리아에서의 영화 및 콘텐츠 소비,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상황 비교

③ Segun Michael Aleshinloyes: Korea Africa Foundation의 나이지


리아 통신원, 나이지리아에서의 한류 소비에 관한 사항

다.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연구내용

남아공은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시장의 헤게모니 국가이며, 아프리카 국가

중 문화콘텐츠 산업 글로벌 가치사슬에 가장 의미 있게 관여하고 있다.19) 남아


공의 위성방송 회사는 아프리카 전역에 자리를 잡고 아프리카의 사회·문화적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20) 또한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이 가시적인

측면에서 가장 발달되어 있어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이 벤치마킹 사례로 여긴다.


특히 문화콘텐츠 측면에서 남아공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문화콘텐츠를 소
비하는 소비자 계층의 분절화이다. 남아공은 높은 수준의 계층 간 소득 격차와
사회·문화적 불평등 구조를 갖고 있다. 이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의
붕괴 이전 오랫동안 형성된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분절화 현상의 연장으로 볼
수 있다.21) 아직까지도 인종별로 다른 소비행태를 보이는 남아공에서 국민들
이 공감하는 ‘하나의 국가, 하나의 나라(one state, one nation)’를 추구하는
것은 요원해 보인다.22) 이를 인지하고 있는 남아공 정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통해 계층 사이의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이는 한편 역사적으로 누적되어 온 불평
등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23) 예를 들어 남아공 정부는 남아공

19) PWC(2018).
20) Jacobs(2019).
21) Egan(2021).
22) Bornman(2006).

제1장 서론 • 35
신흥 흑인 영화 제작자 인센티브(South African Emerging Black Filmmakers
Incentive)와 광범위 흑인경제 권한부여 모범사례(Broad-Based Black
Economic Empowerment Codes of Good Practice) 같은 규정을 통해 과
거 아파르트헤이트를 통해 차별받아 왔던 유색인의 영상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한편, 아프리카인을 일정 비율로 고용한 해외 영화 제작사에는 세제 감면이라
는 혜택을 주고 있다.
인종별로 분절화된 소비행태는 남아공이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와 관련된
진보적인 헌법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있다. UN 및 국제 인권단체는
국가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존중(respect), 보호(protect), 충족(fulfil)
의 의무를 가진다고 명시하고 있는데, 남아공 헌법은 이 세 가지 의무 외에 진
흥(promote)의 의무를 정부가 책임져야 할 의무로 추가한다. 또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채택하고 있는 최소한의 인권을 보호해야 하는 것을 정부의 의무로 규정
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인권의 점진적 실현(progressive realisation)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는 것을 정부의 의무로 여긴다.24)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닌 디지털 혹은 정보통신 네트워크
를 통해 소비되는 문화콘텐츠 상품의 소비는 정부의 역사적 정의 회복이라는
근본 원칙에 반드시 합치하지 않는다. 또한 남아공의 국내 미디어 생산, 유통,
소비뿐 아니라, 신자유주의에 근간을 두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에 더 깊게 관여하고자 하는 정책은 경제·사회·문화적 권리를 진흥하기 위한
정책과 충돌한다. 본 연구보고서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비해 정보통신 기
반시설이 확충되어 있고, 정부의 규제가 분명한 남아공의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문화적 권리의 진흥과 세계 디지털 신자유주의의 갈등의 전개
를 살펴본다.

23) SA Gov.(1996).
24) Mbazira(2011).

3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2) 연구방법

남아공의 경우 정책적 측면에 대한 연구가 중심이 되기 때문에 정책 입안자


들과 이 정책에 영향을 받는 외국인 및 남아공인을 포함한 당사자들을 인터뷰
하였다. 또한 남아공의 미디어 학자의 세계적인 학문적 업적에 대한 이해를 바
탕으로, 남아공 학계의 학자와 마케팅 연구소, 정책연구소의 연구원들과의 인

터뷰를 포함한다. 현지조사 기간 동안 대면 인터뷰와 전화 인터뷰를 진행하였


으며, 케이프타운 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지를 활용하고 인터뷰를 진행
하는 복합적 방법을 활용하였다. 설문은 문화콘텐츠 소비의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문화소비성향을 공유하는 집단을 묻는 질문, 남아공 영화, 드라마, 음악,


뉴스 등 미디어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 한국 문화콘텐츠의 선
호도 및 선호의 이유를 묻는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응답자가 작성한 설문지 14
부, 총 28페이지는 부록으로 첨부하였다.
설문과 인터뷰에 응한 14명 외에 인터뷰 대상자와 주요 인터뷰 내용은 다음
과 같다.
① Marine Jeannin: 프랑스 르몽드 아프리카 전문 기자, 아프리카에서 점
차 확산되는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에 관한 서구의 이해
② Oswelled Ureke: University of Johannesburg 강사, 남부아프리카

영상산업을 미디어의 측면에서 연구하는 학자, 서구의 원조로 진행된 아


프리카 영상산업의 정치·경제 및 남부 아프리카의 지역적 측면에서 남아
공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③ Warren Owelle: PnP Senior store manager, 아프리카 유통산업구조 이해


④ Aden Thomas: Good Hope FM 라디오 아나운서, 미디어 쿼터제를 중
심으로 한 남아공 미디어 정책이 아프리카 미디어에 미친 영향, 미디어 담
당자가 체감하는 남아공에서 한국 음악의 인기,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남
아공 미디어 환경의 변화

제1장 서론 • 37
⑤ Neville Harichombe: 전직 남아공 영화 censorship board 엔지니어,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남아공 미디어 검열 및 사회적 영향
⑥ 천정범, 윤서영, 이은실: 한국문화원 원장 및 근무자, 2021년 12월 남아

공에 오픈한 한국문화원의 현황과 도전과제 파악


⑦ Sophie de Klerk: Communication and Culture Officer 알리앙스
프랑세즈, 한국문화원의 전략과 비교한 프랑스 문화원의 전략 및 상황
⑧ Mark(가명): 남아공 컨설팅업체 근무, 한국 문화콘텐츠 기업의 남아공 진
출 전략과 주의점
⑨ Gift Nanamphezotel: 요하네스버그 남아공 안테나숍 직원, 한국 상품

소비자 분석
⑩ 김지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해외 농식품 안테나숍 담당, 한국제품
수출을 위한 민관협력 모델인 안테나숍의 성격과 전략, 남아공 안테나숍

상황(전화인터뷰)

3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1. 문화콘텐츠의 정의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
1. 문화콘텐츠의 정의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분석하고 이를 통한 함의를 도출하기


위해서는 우선 ‘문화콘텐츠’ 그리고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이는 다수의 학자들이 문화콘텐츠를 연구한다고 하면서 상품으로서
의 문화콘텐츠가 아닌 콘텐츠가 가지고 있는 내용과 의미 그리고 이를 수용하
는 집단에 초점을 맞추어서 연구하는 경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본
장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을 분석하기 위한 전 단계로 ‘문화
콘텐츠’와 ‘문화콘텐츠 산업’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하는 이유를 좀 더 구체적으
로 설명하고, 본 연구 수행을 위한 필수사항인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정의
를 내리는 데 그 초점을 두고 있다.

조지프 나이(Joseph Nye Jr.)가 제시한 소프트 파워라는 개념은 소련의 해


체와 냉전의 종식으로 인해 주목을 받아왔다.25) 냉전의 종식은 세계질서가 더
이상 무력을 통해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힘’이 중요한

지렛대가 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 나이(Nye)의 소프트 파워는 이 보이지


않는 어떤 힘, 즉 문화가 세계질서를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선언이었다.

나이가 소프트 파워의 역할을 강조한 이래 세계 각국은 자국의 문화를 활용


해 국가 브랜드를 높이려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이런 관점에서 소프트 파워, 특
히 대중문화와 이를 활용한 관련 산업은 국가의 경제 발전뿐 아니라 이미지 제
고에도 효과적이면서도 전략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따라서 문화콘텐츠가 어떻
게 생산되고 소비되며, 어떤 문화콘텐츠가 왜 다른 문화콘텐츠에 비해 더 효율
적으로 전파되고, 어떠한 문화콘텐츠가 더 많은 대중의 호응을 받고 소비되는

가에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26)

25) Nye(1990).
26) 오익제(2004).

4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오늘날 소프트 파워와 문화콘텐츠는 우리에게 익숙한 보통명사가 되었고,
국내외의 다양한 미디어 매체를 통해 어렵지 않게 접하고 있다. 문제는 문화콘
텐츠가 우리에게 익숙함에도 불구하고, 이 개념(또는 의미)이 불명확할뿐더러

단어의 개념을 정확하게 정의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점이다. 단어에 대한 부


정확한 개념이나 의미는 자칫 왜곡된 분석을 유도할 수 있고, 이로 인해 잘못된
함의를 도출할 수 있다.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영화 ‘기생충’이나 넷
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의 성공을 필두로 한 한류에 대한 분석이다.
최근 한국의 영화산업이나 드라마 산업은 신르네상스를 누리고 있다. 따라
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성공 이유에 대한 분석이 시도되고 있다. 그런데 이

대부분은 문화콘텐츠의 문화라는 측면에 초점을 맞추고, 한류의 성공 이유를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일부인 영화 ‘기생충’이나 ‘오징어 게임’이 한국사회의
어두운 면을 드러냈기 때문에, 또는 세계가 공통으로 겪고 있는 자본주의의 폐

해를 다루었기 때문에 등으로 분석하고 있고, 이러한 분석이 널리 받아들여지


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의 부정적인 면을 다룬 영화나 드라마들이 한국
의 긍정적인 소프트 파워를 강화하는 데 도움이 주었다는 분석까지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은 문화콘텐츠와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좁은 시각 또는


몰이해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문화콘텐츠라는 개념과 관련하여 우리나라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상대적으

로 더 빨리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였고, 이를 통해 한류가 세계적으로 확산될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러한 특수한 상황을 기반으로 기존의 문화상

품과 차별화된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이 한국에서 먼저 생겨나게 되었다고 이

기상(2011)은 주장했다.27) 류준호, 윤승금(2009)은 한국과 미국 그리고 영국

을 비교하면서 문화콘텐츠라는 용어는 2001년 8월에 문화관광부 산하기관으

로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Korean Culture & Contents Agency)이 설립된

이후 한국에서 정착되었다고 밝혔다.28) 이와 관련하여 전충헌(2009)은 1999

27) 이기상(2011).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 41


년에 한국디지털콘텐츠학회 설립을 위한 논의를 진행하는 중에 본인이 문화콘

텐츠라는 개념을 창안하였다고 주장했다.29) 그러나 이런 다양한 주장에도 불

구하고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은 아직 학문적으로 체계화되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개별 연구자의 관점과 관심사에 따라 다양하게 정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문화콘텐츠에 대한 개념 정의가 어렵다면, 이 개념이 만들어진 상황을 올바

르게 이해하는 것이 개념을 정립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앞에서 언급했듯

문화콘텐츠라는 용어는 2000년도를 전후해 나타난다. 이는 K-pop을 비롯해

한국 드라마 및 영화 등 한류로 대변되는 문화상품들이 점차 해외에서 인지도

를 얻어가는 시기와 일치한다.

이 시기를 기준으로 문화콘텐츠의 정의와 관련된 세 가지 입장을 정리해볼

수 있다. ① 문화콘텐츠와 유사한 관련 상품은 이전에도 있었지만, 2000년대

이후 한류의 성장과 함께 ‘문화’가 강조되는 문화콘텐츠가 등장했다고 보는 입

장 ② 한류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2000년대를 기준으로 그 전과 후의 한국 문화

상품의 차이를 구분하기 위해 또는 2000년대 한류의 부상에 이바지한 문화상

품을 특별히 구분하기 위해서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이 등장했다고 보는 입장

③ 콘텐츠 자체보다는 예술 또는 문화에 대한 기존 관점을 연장하여 문화콘텐

츠라는 용어를 사용했다는 입장이다.30)

첫 번째로, 이전에도 문화콘텐츠와 유사한 관련 상품은 존재하고 있었지만

2000년대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이 새로 생성되었다고 보는 관점의 문제점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콘텐츠 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의 차이를 어떻게 구분

하는가이다. 실질적으로 한국콘텐츠진흥원(구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문화

콘텐츠’라는 단어를 기관의 이름에 명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31) 해당 기관

28) 류준호, 윤승금(2009).


29) 전충헌(2009).
30) 김만수(2006); 김유리(2006); 이명천, 김요한(2006).
31)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의 영문명은 Korean Culture & Contents Agency이므로 실제적으로는 ‘문
화콘텐츠’가 아닌 ‘문화’와 ‘콘텐츠’로 구분해서 보아야 한다.

4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의 웹사이트에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아닌 ‘콘텐츠 산업’의 진흥을 총괄하는

기관이라고 명시하고 있다.32) 즉 이는 콘텐츠와 문화콘텐츠의 내용상 차이가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두 번째의 경우, 2000년대 이후의 한류와 관련된 콘텐츠 또는 문화상품을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으로 특별히 구분하는데, 이는 매우 작위적이라 할 수 있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관점에 의거하여 과거에 국제적으로 인기를 얻
지 못했던 한국의 콘텐츠들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서 국제적 인지도를 얻게 되
었는가에 대해서 초점을 맞추는 것은 매우 의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문화콘텐츠라는 개념과 정의의 확립을 위해서 보다 근본적이면서도

포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K-pop, 드라마 및 영화 등의 콘텐츠의


제작, 배급 및 소비를 아우르는 산업 전체를 분석하고 이를 통해서 한국의 콘텐
츠(또는 문화콘텐츠)가 국제적인 인기를 얻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한 연구가 이루

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다수의 기존 연구들은 한국의 콘텐츠가 세계적


인 인기를 얻기 전과 후를 구분하지 않는다. 다만 이들 중 인기 있는 몇몇 콘텐
츠에 초점을 맞추어 연구를 하고 있다.

심지어 이들은 한류를 통한 한국문화의 우수성이나 다양성과 같은 편협한


시각에 의거해 연구하는 감성적 접근을 하기도 했다.33) 그러나 만약 한국문화
의 우수성이 한류의 핵심 요인이라면 한류 콘텐츠는 2000년도 이전에도 세계
적으로 인기를 얻었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다양성을 주요 요인으로 꼽는다면
다른 국가와 비교해 한국문화가 더 다양한 이유를 객관적으로 증명하든지 한국
문화가 다양성을 얻게 된 근본 원인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하여야 할 것이다.
이와는 다른 접근법으로 Parc and Kawashima(2018)와 Parc and Kim

(2020)은 K-pop의 국제적인 인기상승은 국제화와 디지털화에서 비롯된 비즈

니스 환경의 변화에 적극적으로 적응하기 위한 기업들의 전략이 근본적인 원인

32) 한국콘텐츠진흥원(n.d.).
33) Sung(2010).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 43


이라고 주장했다.34) Parc and Moon(2013)은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서 한국

드라마의 세계적인 인기비결은 더 양질의 요소들, 많은 투자 및 경쟁력 있는 기

업활동 그리고 이들의 결과로 생성된 흥미로운 상품이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했

다.35) Parc and Moon(2013)은 일본과의 비교를 통해서 한국 드라마의 세계

적인 인기비결은 더 양질의 요소들, 많은 투자 및 경쟁력 있는 기업활동 그리고

이들의 결과로 생성된 흥미로운 상품이 주요 요인이라고 주장했다.36) 영화산

업과 관련하여 Messerlin and Parc(2014, 2017), Parc(2017, 2021a) 및

Parc and Messerlin(2018, 2021b)은 한국정부의 규제 완화, 적극적인 개방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한 한국기업들의 세계화 및 다양한 생존전략을 주요 요

인으로 꼽고 있다.37)

세 번째의 경우의 문제점은 ‘문화’라는 측면에 너무 의미를 두어 ‘비문화’와

‘문화’를 구분하는 이분법적 논리에 빠진다는 것이다. 물론 문화는 일반적으로

한 집단의 특정한 생활 방식의 표현이고, 지키고 가꾸어야 하는 것으로 인식되

고 있다. 그러나 이는 문화를 정태적으로 바라본 시각이며, 자칫 문화우월주의

로 오해될 가능성이 있다. Parc and Moon(2019)에 따르면 문화는 크게 ‘축

적문화(accumulated culture)’와 ‘축적가능문화(accumulable culture)’로

구분할 수 있는데, 축적문화는 시간의 축적성으로 인해 일반적으로 이미 특정

집단 또는 국가의 문화로 인식된 것인데 반하여, 축적가능문화는 시간의 축적

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며, 이로 인해 다수의 사람들로부터 진정한 문화로 인

식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주장했다.38) 그러나 진정한 문화로 인식되지 않는

축적가능문화도 시간의 축적성과 사회의 인식 변화 등으로 인하여 축적문화가

되어 진정한 문화로 편입될 수도 있다는 동태적인 문화관을 주장했다.

34) Parc and Kawashima(2018); Parc and Kim(2020).


35) Ibid.
36) Parc and Moon(2013).
37) Messerlin and Parc(2014, 2017); Parc(2017, 2021a); Parc and Messerlin(2018, 2021b).
38) Parc and Moon(2019).

4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예를 들어 우리나라는 1948년 정부 수립 이래 영화를 제외한 대부분의 콘텐

츠들은 진정한 문화로 인정을 받지 못했다. 따라서 영화산업을 제외한 K-pop과

드라마와 같은 콘텐츠는 문화로 인식되지 않았고, 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은 거의 없었다.39) 오히려 이들은 정부의 간섭과 규제의 대상이었다. 비문

화로 인식되었던 드라마나 K-pop에 대한 실질적인 지원은 정부가 드라마와

K-pop 콘텐츠의 경제적 잠재성을 먼저 인식하고, 이들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끼치는 문화적인 영향력을 인지한 후인 최근에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40) 즉

문화콘텐츠 개념은 기존에 문화로 인식되고 있지 않던 콘텐츠의 관련 산업이

발전하면서, 이에 대한 정부의 인식 변화로 인해 이들 콘텐츠가 문화의 일부로

수용되면서 생긴 개념이라고 봐야 한다. 따라서 문화콘텐츠의 개념을 정립하는

데에 있어 문화적인 접근법보다는 산업적인 접근법이 더 올바르다고 할 수 있

다. 즉 정부의 입장에서는 문화콘텐츠의 개념을 산업화에 따른 경제 효과의 여

부와 연계했다고 볼 수 있다.

2.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포괄적인 시각의 필요성

앞에 제시된 세 가지 입장을 통해 살펴본 바와 같이 문화콘텐츠의 개념을 정

립하기 위해서는 비즈니스 환경의 변화에 따른 기업과 산업의 발전 및 적응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리고 콘텐츠의 질적인 향상 및 내용과 형태

의 변화는 비즈니스 환경, 특히 소비자의 변화하는 욕구 및 소비형태의 변화에

맞춘 기업의 전략과 산업의 발전 방향성의 일부로 이해하는 것이 더 올바르다.

39) 일부는 (대중)가요와 K-pop을 다른 장르로 구분하기도 한다. 그러나 (대중)가요는 한국의 대중음악을
일컫는 용어이며, K-pop은 Korean popular music의 약자이므로 같은 개념을 영문으로 표기한 것
으로 봐야 한다.
40) Parc(2021b).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 45


이는 미디어 학자들의 입장에서는 미디어 산업 환경 또는 미디어 환경으로 표

현될 수 있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일부 학자들은 콘텐츠와 문화콘텐츠의 개념이 다르다


고 본다. 그러나 만약 이들의 개념이 다르다면, 이를 중심으로 하는 산업 역시

‘콘텐츠 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구분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류준호, 윤승금(2009)은 문화콘텐츠는 문화적인 관점에서, 콘텐츠는 기술적인
관점에서 보는 것이라고 주장한다.41) 그러나 앞에서도 언급했듯 정작 한국콘

텐츠진흥원은 문화콘텐츠 산업이라는 용어보다는 콘텐츠 산업으로 쓰고 있다


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흥미로운 것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콘텐츠 산업의
예로 나열한 방송, 게임, 음악, 패션, 애니메이션, 캐릭터, 만화 등과 같은 산업

을 다른 연구자들은 문화콘텐츠 산업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이는 콘텐츠와


문화콘텐츠가 큰 차이 없이 혼용하여 쓰일 수 있다는 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기존 연구를 활용해서 콘텐츠와 문화콘텐츠 그리고 콘텐츠


산업과 문화콘텐츠 산업의 개념을 비교하면, 더 흥미로운 결과를 도출할 수 있
다. [표 2-1]을 보면 문화콘텐츠가 한류와 관련된 산업의 콘텐츠를 다루고 있지
만, 산업적인 구분에서는 문화콘텐츠 산업이 아닌 콘텐츠 산업이 한류와 관련
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즉 이들에 대한 구분은 학문적이나 실용적인 측면
을 고려한 것이 아니다. 이는 아마 한국콘텐츠진흥원이나 한국디지털콘텐츠학
회와 같은 기관의 설립을 정당화하기 위한 자위적인 요소로 활용되었을 가능성
이 매우 높음을 암시한다. 그러나 이에 대한 논의는 본 연구의 범위를 넘어서므
로 다루지 않았다.

41) 류준호, 윤승금(2009).

4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표 2-1. 콘텐츠와 문화콘텐츠의 개념 구분

콘텐츠 구분 콘텐츠 문화콘텐츠


기존 관련 산업의 제품 및 한류 관련 산업의 제품 및
설명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서비스가 가지고 있는 콘텐츠
산업 구분 콘텐츠 산업 문화콘텐츠 산업
방송, 게임, 음악, 패션, 애니메이션,
방송, 게임, 음악, 패션, 애니메이션,
설명 캐릭터, 만화, 실감 콘텐츠 등으로
캐릭터, 만화, 실감 콘텐츠 이외의 콘텐츠
한류와 관련 있는 산업으로 보임

그러나 이러한 개념의 혼동은 콘텐츠 또는 콘텐츠 산업이라는 용어가 애초

부터 잘못 사용되었음을 의미할 수도 있다. 앞에서 언급했듯이 실제로 한국 이


외의 국가에서는 콘텐츠나 문화콘텐츠로 구분하고 있지 않으며, 콘텐츠 산업
이나 문화콘텐츠 산업이라는 용어보다는 문화산업(cultural industries), 엔

터테인먼트 산업(entertainment industries) 또는 더 구체적으로 창조 산업


(creative industries)이나 미디어 산업(media industries)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즉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문화콘텐츠’라는 개념은 한국이라는 특수 상

황에서 한국의 문화산업을 위해서 고안된 개념이라는 것이다. 즉 이 개념의 활


용도는 제한적이며 국지적이라고 볼 수 있다.42) 이는 문화콘텐츠를 산업적인
방향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문화산업은 문화에 영향을 주는 산업들을 포괄해서 다루는 용어이며, 엔터


테인먼트 산업은 문화산업 중에서도 연예·오락을 중심으로 다루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산업을 아우르는 개념이라고 볼 수 있다. 창조 산업은 예술이나 문화
적인 시각에서 접근하여 콘텐츠의 창조성을 강조한 용어로 볼 수 있으며, 미디
어 산업은 이러한 콘텐츠들이 배급 또는 소비되는 수단에 초점을 맞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과거에는 문화산업으로 인식되지 않던 산업

42) 일부는 국내에서 자주 사용되는 ‘문화콘텐츠’ 및 ‘문화콘텐츠 산업’이라는 용어는 정책 입안과 관련된
‘정책용어’라고 주장한다.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 47


들이 문화로 인식되기도 하고, 연예나 오락성에 치우친 콘텐츠가 그 예술성을
인정받아 문화산업으로 다루어지는 경우도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인하여
콘텐츠들이 배급 또는 소비되는 방법이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따라서 용어

나 개념에 얽매이기보다는 유연하고 포괄적인 시각으로 콘텐츠 또는 문화콘텐


츠 그리고 콘텐츠 산업 또는 문화콘텐츠 산업 연구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를 통해 콘텐츠와 문화콘텐츠의 학술적인 개념 또는 실질적인 개념
에서 차이가 없음을 보았다. 그러나 한국에서 이미 문화콘텐츠라는 용어가 널
리 사용되고 있으므로, 이후에서는 연구의 일관성을 위하여 ‘문화콘텐츠’라는
용어를 계속 사용하고자 한다.

3.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연구방법43)

한류의 세계적인 인기와 함께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연구가 국내외에서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다수의 학자들은 문화콘텐츠와 문화콘텐츠 산업을 구분


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문화콘텐츠의 경우 많은 학자들과 국
가들이 이를 문화상품으로 분류하여 주로 문화 또는 예술적인 측면에서 분석을

하고 있다. 또한 이러한 문화콘텐츠를 소비자가 수용하는 또는 수용하지 않는


이유, 사회에 끼치는 영향 등에 대해서 주로 분석한다.
이러한 시각을 가진 일부학자들은 문화콘텐츠 산업의 부흥을 위해서 기업이

아닌 국가(정확히는 정부)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


다. 이들은 문화가 한 국가나 민족의 가치나 정체성을 내포하고 있기에, 문화를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인식은 정부의 여러 정책이 문화콘텐

43) 본 연구에서는 콘텐츠와 문화콘텐츠 그리고 콘텐츠 산업 또는 문화콘텐츠 산업에 구분이 모호하고, 별
차이가 없음을 서술하였다. 그러나 본 연구의 수행의 출발점으로 삼은 문화콘텐츠 그리고 문화콘텐츠
산업이라는 단어를 주로 사용하였다.

4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츠 산업의 흥망성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편에서는 기업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한다. 한 산업에서 핵심 개체는 기업
이고, 기업의 활동에 의해서 산업의 흥망성쇠가 결정된다고 보는 것이다. 기업

은 가장 효과적으로 자원을 활용하여 상품을 효율적으로 생산하고, 생산된 제


품의 지속적이면서 대량적인 판매를 위하여 끊임없이 소비자 시장을 조사하여,
소비자가 원하는 또는 만족하는 상품을 생산한다. 또한 생산과 소비에 상호연
관을 주는 관련 및 지원 산업에 대한 연구로 이를 생산과 소비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연계한다. 특히 기업과 산업의 구조, 경쟁 및 경영여건을 지속적으로
관찰하고 이에 대해 알맞은 전략을 세워 나간다.

이러한 면은 문화콘텐츠 산업도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를 소


비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이를 생산하는 생산자도 있어야 한다. 즉 기업의 근본
적인 생존 이유는 가치 창출이고, 소비자는 기업이 창출한 가치와 부가가치를

소비하여 새로운 생산을 유도한다한다. 이런 가치 창출과 소비라는 동기는 기


업이 계속적으로 경영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연료의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
다. 이를 위해서는 기업은 생산, 소비, 관련 및 지원 산업, 그리고 경영여건을

비롯한 시장상황에 대해서 면밀히 조사하고 적응하여야 한다.


즉 정부의 정책과 기업의 역할이 문화콘텐츠 산업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또 정부와 기업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다. 또한 이들은 사회 및 문화의 영향도
함께 받는다. 따라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연구함에 있어서 단순히 문화콘텐츠를
중심으로 하여 소비자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 하는 식의 좁은 시각으로 보는
것보다는, 한 국가의 정치적·경제적 측면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문화콘
텐츠 산업을 경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살펴본다면 더욱 의미 있는 함의를 찾
을 수 있을 것이다. 바로 미디어 환경 또는 미디어 산업 환경에 대한 분석이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방법론을 활용하였다.

제2장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 49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1. 들어가기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1. 들어가기

이 장에서는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교류 전반에 대해


살펴본다.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사이의 문화콘텐츠 교류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두 지역 사이에 문화콘텐츠 교류가 독립적으로 진행된 경우가 거의
없다는 점이다. 달리 말해, 한국과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일반적으로
정치·외교 또는 개발협력의 부수사업으로 진행되어 왔다. 둘째, 아프리카와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특정 지역(또는 국가)에 한정되어 있다. 대표적으로 우리 정
부 문화외교의 선봉이라 할 수 있는 한국문화원은 전 세계적으로 33개가 설치
되어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 대륙에는 이 중 단 두 개(나이지리아, 남아공)가 있
을 뿐이다. 우리 정부의 대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는 주로 문화 공적개발원

조(ODA: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라는 이름으로 아프리카 ODA


협력중점국가에 집중되어 있다. 셋째,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와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교류’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한 방향으로 흐른다. 따라서 우리 정부

가 아프리카에 소개하는 한국 문화콘텐츠 비중에 비해 아프리카 문화콘텐츠를


국내에 소개 또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의 생산에 협력하려는 노력은 상대적으
로 미흡해 교류의 ‘비대칭성’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문화콘텐츠 산업은 세계 각국에서 고용 창출과 경제 발

전, 지역통합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는 등 정치·경제적 효과를 거둬왔다. 이에

세계 각국 정부와 국제기구 등에서 관심을 갖고 문화콘텐츠 산업을 위한 정책

과 재정 지원을 해왔으며 이제 그 사회·경제적 효과성을 평가받고 있다. 특히

최근 들어 문화는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등 첨단 기술과 접목되면서 문화상품으로서 경제 효과가 가시화

되고 있다. UN에서 발간한 ‘창조경제보고서(Creative Economy Report)’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① 국가 브랜드 파워 향상 ② 국가의 실질적 경제 성장 견인

5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③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목표(SDGs: Sustainable Development Goals)(특

히 SDG 4, 8, 11) 달성에 적합하다고 밝히고 있다. 동 보고서는 OECD 대부분

국가에서 문화콘텐츠 산업 분야가 제조업보다 네 배 이상의 빠른 성장세를 보

인다고 밝혔다.

아프리카 대륙의 일부 국가 역시 문화산업 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본 연구에서 주로 다루고 있는 르완다, 나이지리아 및 남아공은 대표적으로 정

부 또는 민간기업이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 관여하거나 관여하려고 계획하고

있는 국가이다.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은 명실공히 아프리카 대륙에서 문화콘텐

츠 산업을 주도하는 국가이며, 르완다는 정부 주도의 강력한 문화콘텐츠 정책을

도입하고 있는 국가이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대륙에는 지역공동체별 또는 국제

기구 차원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을 독려하는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고 있다.

이처럼 한국과 아프리카 일부 국가가 문화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문화

를 창조 산업의 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에 비해 두 지역 사이의 문화콘텐츠

교류 비중은 미미하다. 물론 아프리카와 우리나라와의 외교관계나 교역 비중,

역사적 관계와 사회·문화적 거리 등을 고려할 때 독립적으로 문화콘텐츠 교류

가 활성화되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현대사회에서 물리적 거리감을 쉽

게 뛰어넘어 우리 안방에서 세계 반대편에 있는 다른 나라의 문화콘텐츠를 소

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고전적 교류의 거리감은 더 이상 세계 문

화콘텐츠의 흐름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즉 우리나라와 아프리카의 거리감은 여

전히 멀지만 아프리카와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를 서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은

충분히 갖추어졌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제부터라도 아프리카와의 문화콘텐

츠 교류의 방향성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야 하며 문화콘텐츠 교류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 사회단체 등이 참여하는 다양한 경로를 개발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국내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는 것 못지않게 아프리

카 문화콘텐츠를 적극 개발해 국내나 제3국가에 소개하거나 산업화를 시도하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53


는 양방향성 교류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미 서구 문화콘텐츠 산업

계에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를 개발해 산업화를 시도해왔고, 아프리카 음악

과 춤 등을 자국에 소개하고 있다. 물론 이는 서구 사회와 아프리카의 관계가

우리보다 깊고 넓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최근 국제사회에서

문화를 중요한 산업자원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양질의 문화를 산업화하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특히 문화자원의 관점에서 볼 때 풍부한 문화자원과 평균연

령이 낮은 인구를 많이 갖고 있는 아프리카는 문화콘텐츠 생산과 소비 시장에

서 무시할 수 없는 지역으로 성장하고 있다. 문화는 고갈되지 않는 창조 자원의

영역이며 현대사회에서 문화콘텐츠는 첨단 기술과 접목되면서 경제 효과가 극

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영역이다. 이런 관점에서 우리 정부나 민간(기업)은 우리

나라와 아프리카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를 통해 상호교류할 수 있는 문화

콘텐츠와 이러한 교류를 심화하는 데 도움이 될 학술적인 교류 기회를 개발하

는 것이 필요하다. 이 장에서는 한국과 아프리카 대륙의 문화콘텐츠 현황을 살

펴본 뒤 두 지역 사이의 문화콘텐츠 교류 현황과 특성 등을 살펴보도록 한다.

또한 이와 더불어 디지털콘텐츠 교류를 위한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에 대한 분

석도 포함한다.

2. 한국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의 문화콘텐츠 시장은 연평균 4.2% 성장률을 기록해


왔고 지난 2019년에는 6,600억 달러 규모를 기록해 세계 7위를 차지했다.44)

이는 그동안 정부와 민간기업이 국내 문화콘텐츠 지원 시스템을 잘 구축하고


지원해온 결과이기도 하다. 하지만 한국의 선진적 문화콘텐츠 산업이 정착하기

44) 청년일보(2020. 9. 6), 「한국 문화 콘텐츠 시장 ‘세계 7위’ ... 800억 달러 시장 성장」.

5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까지는 오랜 검열과 규제의 기간을 거쳐야 했다. 사실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대
중문화에 대한 검열 또는 심의를 실시하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대중문
화를 독려하는 모순적 정책을 펼치기도 한다. 물론 우리나라도 크게 다르지 않

았다.45)
대중음악과 영화산업이 각종 검열과 심의에서 자유로워진 것은 1996년으로
이때부터 대중문화 예술가들이 자유롭게 작품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표현하기

시작했다.46) 하지만 제도적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시작은


그보다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4년 정부는 문화체육부 산하에 문화
산업국을 신설했다. 이는 정부가 문화를 소비의 대상이 아닌 창작·생산물로 간
주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당시 영화와 음악 등 주요 문화콘텐츠는 미
국과 일본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가 팽배한 분위기에서 정부가 문화산업국을
신설한 것은 문화에 대한 정부의 시각 변화를 잘 보여준다. 물론 문화산업국을

설립한 당시 정부의 문화 정책은 대부분 전통문화 보존과 순수예술 장려 등에


초점을 맞춰 대중문화의 창작성은 간과했다. 하지만 “우리나라 K문화의 시작
은 1996년 사전 심의 폐지에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은 검열과 심의가 대중문화
의 창작활동에 얼마나 큰 걸림돌이 되는지를 보여준다.47)
우리 정부의 문화콘텐츠 산업 정책은 1999년을 기준으로 근본적인 변화를
보인다.48) 이 시기 이후 정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국가 경제 성장을 이끄는

새로운 산업으로 규정하고 본격적으로 정책적 후원을 시작한다. 문화콘텐츠 산


업, 즉 영상 및 음악 산업은 과거 문화산업으로 분류되어 있었는데 이 해에 정
부는 이 산업을 ‘제조업’으로 변경하여 분류한다. 이 재분류는 영상이나 음악

45) 일제강점기부터 시작한 대중문화 검열의 역사는 8.15광복을 거쳐 1960년대에는 예술윤리위원회 등


각종 제도적 검열과 심의로 강화되었다. 1996년 헌법재판소에서 음악과 영화 등 대중문화의 사전 검
열과 심의가 위헌이라는 결정은 사전심의제도 폐지로 이어졌고, 이후 한국 대중문화는 자유로운 창작
과 표현으로 국제적 위상을 얻고 있다. 대중문화에 대한 사전검열과 심의제도는 과거 군사독재정권이
정권에 비판적인 문화활동을 탄압하고 정부의 정통성을 홍보할 목적으로 추진된 것이었다(정주신 2020).
46) 권정구(2016, 2021).
47) 라제기(2021. 5. 15), 「우리나라 K문화의 시작은 1996년 사전 심의 폐지에서 시작」.
48) Parc(2018).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55


제작자들이 1970~80년대 제조업자들이 받았던 여러 혜택의 문을 열어주었
다. 정부로부터 이자율이 낮은 대출을 받는 것이 가능해졌고, 제작물의 수출 역
시 제조업 상품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1960년대 설립된 경제기획원이 국가 경제를 전체적으로 감독하는 역할을 한


것과 마찬가지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국가 경제 발전의 측면
에서 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이러한 적극적 개입의 예로 문화산업 간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한 정책 수립이 있다. 예를 들어 게임산업과 ICT 산업 간의
조율 및 디지털콘텐츠 산업과 전자제품 산업 간의 조율이 그것이다.49) 또한 정
부는 과거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마찬가지로 구체적인 정책과 목표가 명시된

문화콘텐츠 산업 5개년 계획을 내놓는다.


한국의 문화산업은 「문화산업진흥 기본법(2022년 1월 18일 일부개정, 이하
문화산업법)」을 통해 정의되고 있다. 문화산업법에서는 문화산업을 ‘문화상품

의 기획·개발·제작·생산·유통·소비 등과 이에 관련된 서비스를 하는 산업’으


로 규정하고 있으며 영화·음악·출판 및 인쇄 및 문화재와 대중문화예술산업,
디지털 문화콘텐츠 등 유무형의 문화 관련 산업을 포괄적으로 의미한다.50)

우리 정부의 문화산업 정책이 본격화한 2010년 이후 문화산업 규모는 성장


세에 있다. 예를 들어, 2015년부터 2019년 사이에 문화산업 규모는 점진적으
로 증가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2017년 총매출액 113조 원에 수출액 88억 달

러였던 것이 2019년에는 총매출액 126조 원에 수출액 100억 달러를 넘어섰


다. 2019년 기준 산업별 세부 내용을 보면 출판(21조)과 방송(20조)이 매출을
견인했지만 수출은 게임(665만 달러)과 캐릭터(79만 달러), 음악(75만 달러)
등이 주도했다.51)

49) Kwon and Kim(2014).


50) 문화산업진흥 기본법(제2조 6항)은 디지털콘텐츠를 “부호·문자·도형·색채·음성·음향·이미지 및 영
상 등(이들의 복합체를 포함한다)의 자료 또는 정보로서 그 보존 및 이용의 효용을 높일 수 있도록 디지
털 형태로 제작하거나 처리한 것을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51) e-나라지표(2022).

5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민간 영역의 문화콘텐츠 산업 투자는 정부보다 더 적극적이다. 당연한 말이
지만 민간 영역은 영업이익을 위해 문화콘텐츠의 생산, 배급, 상영 등의 전반적
인 부분에 투자를 한다. 민간 영역에서 문화콘텐츠 지원을 주도하는 것은 기업

이다. 2000년대 초반 문화콘텐츠 산업이 양적으로 성장하면서 국내 굴지의 대


기업들은 너도 나도 문화콘텐츠 사업에 뛰어들었다. CJ를 필두로 삼성, SK, 현
대 등은 K콘텐츠로 알려진 문화산업에 투자를 해왔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
아 대부분의 기업은 문화산업에서 철수했다. 이는 사업의 특성상 안정된 수익성
이 보장되지 않고, 투자 대비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었다. 또한 문화콘텐츠 산업
화에 필요한 콘텐츠 개발, 시스템 구축 등 인프라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고 성

과를 맺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한 문화콘텐츠 산업


에서 남아 있는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정부보다 더 전략적으로 투자를 한다.
K-culture 또는 한류로 알려진 문화콘텐츠의 해외교류는 한국국제문화교류

진흥원(KOFICE) 등 정부기관이 담당하고 있다. KOFICE에서 18개국 8,500


표본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2021년 기준)에서 한국을
연상하는 문화콘텐츠는 K-Pop이 5년 연속 1위(14%)를 차지했으며, 한국 음

식(11.5%), 드라마(7.5%), 한류 스타(7.0%), IT 제품과 브랜드(6.8%)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상황에서 온라인으로 접속 가능한 드라마와 영화, 게
임과 웹툰 등의 소비량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한국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데에는 패션(33.0%), 뷰티(29.4%), 음식
(24.7%) 순으로 나타나 한국을 연상하는 문화콘텐츠와 실제 소비에 차이를 보였
다. 전반적으로 2020년에 비해 4.3~7.3%가량 상승했으며 지난 8년간 지속적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응답자의 대부분이 한국에 대해 ‘경제선진
국’(73.5%)으로 ‘호감이 가는 국가’(69.3%) 등의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는 것
이다. 국가별로는 인도(83.0%)와 호주(74.8%), 미국(63.5%), 영국(70.0%), 튀

르키예(79.8%), UAE(79.8%), 남아공(76.0%)에서 한국은 호감이 가는 나라라


는 인식이 강했으며 나머지 국가는 ‘경제선진국’으로 인식하고 있었다.52)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57


그림 3-1. 한국에 대한 긍정적 인식

(단위: %)

자료: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2022), p. 29.

KOFICE에서 발간한 「2022 해외한류실태조사」에서 아프리카 국가는 남아


공뿐이어서 아프리카 대륙 전체의 한국 문화콘텐츠 소비 현황을 살펴보는 데에
는 무리가 있다. 하지만 남아공은 나이지리아와 함께 아프리카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대표 국가라는 점에서 남아공의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인
식을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남아공에서 4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한국 문화콘텐츠
는 영화(41.3%)였으며 게임(40.8%), 뷰티(40.5%), 음식(39.8%), 패션(38.8%)
등으로 조사되어 여러 가지 한국 문화콘텐츠가 엇비슷한 인기도로 상대적으로
높았으며, 웹툰(28.5%), 도서(29.8%), 예능(29.0%), 드라마(28.5%) 등은 상대

적으로 낮은 인기도를 보였다. 남아공에서 한국 문화콘텐츠 경험자 중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한국 문화콘텐츠는 드라마(88.3%), 음식(85.0%), 뷰티(84.7%),
예능(83.6%)의 순으로 나타났다.53)

52) 반면 응답자의 30.7%는 한국 문화콘텐츠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있었으며 ‘지나치게 상업적’(25.1%),


‘자국 콘텐츠 산업보호’(22.7%), ‘한류 스타 등의 부적절한 언행 및 비윤리적 행동’(22.3%) 등이 그 원
인으로 꼽혔다. 한국 문화콘텐츠에 호감을 보인 응답자는 73% 가까이 되었다.
53)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2022).

5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표 3-1. 남아공의 한국 문화콘텐츠 조사

(단위: %)
항목 드라마 영화 예능 음식 뷰티 패션 게임 출판물 애니메이션 음악
호감도 88.3 82.0 83.6 85.0 84.7 80.7 81.0 77.1 79.0 77.2
이용 정도 60.5 64.3 57.0 64.5 59.3 60.5 56.0 46.3 56.3 50.3

자료: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2022), p. 43, 남아공 부분 발췌하여 저자 정리.

남아공에서 높은 호감도와 이용 정도를 보여준 음식의 경우 맛이 있다(51.3%),

건강에 좋은 식재료·조리법(35.8%)과 함께 한식·식문화 경험(30.6%)을 꼽았


다. 이는 다른 국가에서도 가장 높은 순위에 꼽히는 인기 요인이기도 하다. 드
라마의 경우 한국문화 간접 경험(35.0%)과 짜임새 있는 스토리(33.0%)를 최고

인기 요인으로 꼽았으며, 영화의 경우 한국문화 간접 경험(29.5%)과 배우의 뛰


어난 연기력(29.1%)을 인기 요인으로 꼽았다. 뷰티는 효과가 좋고 품질이 좋다
(29.9%)와 가성비가 좋다(29.9%)가 인기를 받는 이유로 꼽혔다.54)

반면 한국 문화콘텐츠의 호감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드라마, 예능, 영화, 음


악, 애니메이션 부문 등에서는 언어장벽이, 출판의 경우 번역 미흡(33.1%)과 언
어·문화 이해 어려움(28.0%)으로 나타났다.55) 즉 남아공에서 한국 문화콘텐

츠의 약점은 문화 차이에서 오는 언어 통·번역의 한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


났다. 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비슷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54) 위의 자료.
55) 자막·더빙 불편(드라마 33.0%, 예능 24.0%, 영화 30.3%, 애니메이션 26.3%)과 한국어 생소함(드라
마 30.1%, 예능 27.3%, 영화 30.6%, 음악 31.6%, 애니메이션 26.8%)으로 나타났다.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59


3.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현황과 전망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생태계는 ‘잠자는 거인’이라고 알려져 있다.56) 이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의 잠재력이 크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문제는 ‘잠자는’ 거
인이라는 데 있다. 인구 13억의 아프리카 대륙은 사회·문화적 배경이 각기 다
른 만큼 문화콘텐츠 생태계의 풍요로움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곳이다. 다만 문
화콘텐츠 산업을 위한 전문인력과 생산·유통 시설 부족, 협소한 시장과 정부와
민간의 부실한 지원 정책 등이 문화콘텐츠 산업 성장을 가로막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 엔진이라고 할 수 있는 디지털 환경
이 열악한 것도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생태계가 직면한 어려움이라고 할 수 있
다. 디지털 문화콘텐츠를 운용할 수 있는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의 각종 수치는

세계 평균에 미치지 못할 뿐 아니라 차세대 디지털 환경도 세계 기준에 도달하


지 못하고 있다. 이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가 디지털화의 혜택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환경에 처해 있음을 의미한다. 다만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이 빠른 속도

로 성장하고 있어 미래의 디지털 문화콘텐츠 시장으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본 장에서는 문화콘텐츠, 특히 디지털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디지털 환

경에 대한 분석, (디지털)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이해관계자(아프리카 국제


기구와 아프리카 지역경제공동체)의 정책과 지원을 살펴본다. 이어 세계적으
로 떠오르고 있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사례를 살펴본 뒤, 아프리카 문
화콘텐츠 산업의 한계와 성장 가능성,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에 대
해 차례로 살펴보도록 한다.

56) Franco and Njogu(2020), p. 15.

6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가. 아프리카연합(AU)과 지역경제공동체(RECs)의
문화콘텐츠 산업

아프리카 대륙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AU가 적극적으로 주도해왔다. AU는

문화헌장에서 문화를 “정치가 갈라놓은 것을 통합하는 힘으로, 경제 발전을 촉


진하는 사회·경제적 실체”라고 정의한다.57) AU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로 ① 모바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성장

② 젊은 세대가 거주하는 도시화의 가속화 ③ 인터넷 보급률 증가 등을 꼽고 있


다. 물론 이런 성장 가능성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특성을 지닌다. 특히 모바일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못한 기성세대와 디지털 환경이 부족한 농촌, 특정 계
층에 인터넷 보급이 편중되어 있는 ‘디지털 불평등’의 문제는 아프리카에서 디
지털 문화콘텐츠 산업이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AU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이 아프리카 개발에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

라고 판단하여 이미 1990년대부터 구체적 행동으로 옮겼다. 아프리카 문화산


업에 대한 이해는 1985년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에서 열린 ‘경제 개발을 위
한 라고스 플랜에서의 문화적 측면에 대한 선언(Cultural aspects of Lagos
Plan of Action for economic development of Africa)’, 1986년 모리셔
스에서 체결된 ‘아프리카 문화공동시장 설립(Creation of African cultural
common market)’ 의결, 1987년 에티오피아에서 의결된 ‘문화산업에 관한

지역(공동체) 회의’ 등을 통해 기본 목적이 구성되었다.


특히 1991년 ‘아부자 조약(Treaty of Abuja)’과 1992년 ‘다카르행동강령
(Dakar action plan)’은 AU가 주도한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한 본격적

행보였다. 아부자 조약의 1차 목적은 아프리카경제공동체(African Economic


Community) 설립이었지만 그 세부 내용에 문화와 문화공동시장을 위한 프로

57) AU(2006), p. 3.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61


토콜이 들어 있어 대륙 차원에서 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는 계기가 되었
다. 아부자 조약의 제1조 (a)항에는 조약의 목적이 “아프리카 경제 통합을 위해
경제, 사회와 문화 발전을 촉진한다”고 명시하고 있다.58)

아부자 조약 12장 69항에는 문화에 대한 규정이 있다. 이 규정에는 OAU 회


원국가가 ① 문화헌장(Cultural Charter)을 제정하도록 권유하며 ② 전통·토
착 문화를 보존 홍보하고 ③ 문화유산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는 한편 ④ 문화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회·문화 가치를 반영한 개발 정책을 수행하고 ⑤ 예


술과 문학, 예능과 스포츠, 레저 분야에서 경험과 특성을 공유할 수 있는 문화
교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⑥ 통합을 위한 모든 차원의 활동과 스포츠 프로그

램을 개발한다고 되어 있다.59) 비록 현대 문화콘텐츠에 대한 내용은 담겨 있지


않지만 아부자 조약은 최근에 EAC에서 개최하고 있는 Jamfest가 구체화되는
가이드라인이 되었다.
OAU는 아프리카 문화 개발을 위한 세계의 시대(The spirit of world decade
for cultural development)를 구체적으로 실천하기 위해 ‘아프리카 문화산업
의 발전: 다카르 행동강령(Cultural industries for development in Africa:

Dakar Plan of Action)’을 발표했다. 다카르 행동강령은 아부자 조약에서 목


표로 삼은 아프리카 경제공동체의 구체적 실천 방안 중 하나로 ‘문화산업’을 언
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특히 다카르 행동강령은 아프리카 대륙과 카리
브해, 태평양 연안 국가들과의 협력을 통해 문화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시도
했다는 점에 그 특징이 있다.60)
아프리카 대륙 차원의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 노력은 2005년 나이로비 플

랜으로 이어졌다.61) ‘아프리카 문화산업을 위한 나이로비 행동강령(Nairobi


plan of action for cultural industries in Africa)’이라는 제목의 나이로비

58) OAU(1991), p. 9.
59) Ibid.
60) Dakar(2003).
61) AU(2005).

6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플랜은 시청각 분야, 대중매체와 필름, TV 등 생활예술 분야, 출판 분야, 수공
예 등 토착예술, 저작권과 저작권 침해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행동강령에
서는 문화산업을 “도덕적이며 미적 가치, 정보, 견해, 상징, 메시지와 이념 등을

담은 대중 상품과 이의 배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존의 문화콘텐


츠 산업에서 확장된 개념으로 수공예·토착 창조 작업과 음식을 만드는 기술과
대체의약 등을 포함시켰다.62)

이처럼 아프리카 대륙을 대표하는 OAU/AU는 범아프리카주의의 입장에서


경제·문화 정책 어젠다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비록 추진 전략의
전개 속도나 성과에 한계는 있지만 OAU/AU의 문화산업 정책은 범아프리카

차원에서 아프리카 단결을 위한 적절한 조치로 보인다.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관련 정책과 사업은 지역경제공동체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EAC와
SADC를 들 수 있다.

AU 정의에 따르면 동부 아프리카에는 14개 국가가 있다. 이 중 EAC 회원국은


6개국이다. 동부 아프리카 인구는 약 3억 1,200만 명이며, 전체 인구의 62%가
25세 미만이다. 동부 아프리카에는 160여 민족이 공존하고 있어 ECOWAS나
SADC와 같이 다인종, 다민족, 다문화의 특성을 보여준다. 다만 EAC는 스와힐
리어를 공용어로 채택해 지역에서 언어의 통일성은 확보하고 있다.
EAC 회원국 인구는 1억 7천 7백만 명이며 22% 정도가 도시 거주민이다.
EAC는 1999년 11월 30일 공동체를 설립하고 2000년 7월 7일부터 회원 국가
간 정치와 경제, 사회 문제를 협력하고 있다. EAC는 2016년에 EAC 문화창조
산업 행동강령(EAC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act 2016)을 발표하
고 지역에서 문화다양성을 보호하고 촉진하기 위한 유네스코 협약(UNESCO
convention)을 재가했다. 문제는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한 어젠더가 개발
내용에 포함되지 않아 자금의 지원이 충분치 않다는 데 있다.

문화육성산업에 가장 적극적인 케냐는 헌법에 예술표현의 자유를 명시하고

62) Franco and Njogu(2020), p. 23.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63


보호하고 있다. 헌법 11조에는 문화를 “국가(정체성)의 기반이며 케냐 국민의
응축된 문명”이며 정부는 “모든 형태의 문화 표현을 장려하는 한편 지적재산권
보호”를 위해 노력한다고 되어 있다. 이는 케냐의 문화산업이 정치적 간섭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진보적인 내용으로 헌법에 명시된 내용을 실천하기 위해


‘2018 전통 지식과 문화적 표현법(the traditional knowledge and cultural
expressions act in 2018)’을 통과시켰다.63) 이는 새로운 형태의 지적재산권

(intellectual property right) 보호까지 망라한 것으로 2020년 현재 법안이


통과되어 작동 중에 있다. 케냐는 2005년에 나이로비 행동강령을 선언하는 등
AU와 함께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다.

EAC는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위해 2년 주기로 Jumuiya ya Afrika


Mashariki Utamaduni(또는 Jamfest) 축제를 개최하고 또한 매년 동부 아프
리카 음악, 음식, 예술과 패션을 기라한 코로고(Korogo) 축제를 열고 있다.

2020년 르완다 Jamfest는 UNESCO와 협력관계를 맺고 진행하는 것으로 조


약 119항에 EAC 협력국은 문화와 스포츠 활성화를 위해 노력한다고 명시되어
있다. 2010년 3월에 열린 EAC 20번째 회의에서 EAC 예술과 문화 축제, 스포
츠 토너먼트 등을 정기적으로 개최하는 데 합의했으며, 사기업과 NGO, 개발
협력 관계자들이 파트너십을 맺고 있다. 2011년 장관급 회의에서 구체적 합의
를 맺고 2013년 2월 처음으로 르완다 키갈리에서 축제를 개최했다. 첫 축제에
는 17,000명 이상이 참가했으며 여기에는 EAC 회원국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외교 관계자와 언론인 등이 참여했다.
동부 아프리카 6개 국가는 단일디지털시장(SDM: Single digital market)
조성을 위해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연결망과 데이터, 온라인 시장을 구축하기
로 했다. SDM은 단일 국가로는 시장규모가 작은 동아프리카 6개국이 하나의

63) 케냐 헌법에 문화는 케냐 국가 존립의 근본이며 정부는 케냐 국민을 위해 문화적 표현과 지적재산권을
촉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동시에 33조에서는 예술적 표현의 자유를, 44조에서는 언어와 문화의 촉진
을 언급하고 있다.

6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공동시장을 구축한다는 구상으로 나이지리아에 맞먹는 2억의 시장규모를 갖출
것으로 보인다. 동아프리카는 2017년 기준 3,300만 명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
자를 갖고 있다.64)

동부 아프리카의 디지털 환경에서 가장 선두를 달리는 국가는 르완다이다.


인터넷과 모바일 사용자 비율은 각각 20%와 27%, 우간다와 케냐에 이어 세 번
째이지만 모바일 3G(90%)와 4G(60%)는 다른 동부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압

도적으로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65)


AU 기준으로 남부 아프리카에는 10개 국가가 있다. 남부 아프리카에는 모
두 1억 2,500만 명가량이 살고 있다. SADC 회원국은 남부 아프리카 국가 외
에 5개 국가가 더 포함된다. 남부 아프리카는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다인종,
다민족 사회이다. 남부 아프리카는 15세기 이후 포르투갈과 네덜란드, 영국 등
의 영향을 받아왔고, 이주 노동자로 정착한 인도인과 중국인의 문화적 영향이

남아 있는 곳이다. 따라서 남부 아프리카, 특히 남아공은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


는 한편, ICT 등 첨단 기술이 상대적으로 발전해 있어 문화콘텐츠 산업을 위한
환경이 잘 갖춰져 있다.
SADC에서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해 2001년에 ‘문화, 정보와
스포츠 관련 프로토콜(Protocol on culture, information and sport)’을 발
표했다. 이 프로토콜은 AU의 문화 지원 정책과 마찬가지로 지역 통합과 협력

에 초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각국의 문화 정책 사이의 적극적 협력을 유도


하며 문화 정책이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는 방향성을 추구하고 있다. SADC는
남부 아프리카 문화산업 활성화를 위해 남부 아프리카 문화정보시스템(SACIS:
The Southern African Cultural Information System)을 설립했다.
아프리카 재단(Africa Foundation)은 최근에 독일 괴테연구소(Goethe-
Institut)와 함께 SADC의 창조문화를 지원하기 위해 백만 유로 규모의 사운드

64) Calderón and Cantú(2021).


65) Ibid., p. 18.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65


커넥츠 펀드(Sound Connects Fund)를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은 아프리카, 서
인도 제도와 태평양 지역 국가들을 위해 ACP·EU가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66)
ECOWAS에서 나이지리아가 문화콘텐츠 산업을 선도하고 있다면 SADC에
는 남아공이 있다. 남아공의 경제규모는 나이지리아 다음으로 크지만 첨단산업
에서는 아프리카 대륙의 선두주자이다. 남아공은 2014년에 남아공 문화창조
산업연합(CCIFSA: the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Federation of

South Africa)을 설립하고 정부와 경제·사회 차원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CCIFSA는 독립기구로 다양한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의사결정 등의 권한
을 갖고 있다. 남아공 일부 대학에서는 문화콘텐츠 산업과 관련된 과정을 개설

하고 있다.
키좀바(Kizomba), 쿠두로(Kuduro)와 셈바(Semba)로 대표되는 앙골라 음
악은 포르투갈어를 공용어로 하는 루소폰 국가(Lusophone countries)와 유
럽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17년 앙골라 문화부(the Ministry of
Culture)는 문화콘텐츠 산업을 재구조화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앙골라는 ‘평
화의 문화(culture of peace)’를 슬로건으로 범아프리카 포럼을 위한 비엔날
레를 개최하고 있다.67)
SADC가 문화콘텐츠 산업에 관심을 갖는 이유 중 하나는 실업률과 관련 있
다. SADC는 젊은 인구 비율이 높은 남부 아프리카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은 고
용률을 재고할 주요 산업 영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남부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
가에서 문화콘텐츠 산업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문제는 이런 관
심이 실제로 정책화와 실행으로 이어지지 않는 데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에 집

중 투자하기에는 남부 아프리카 국가들에 당면해 있는 다른 현안의 해결이 더


시급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농업과 제조업 등 1, 2차 산업에 의존하는 국가 경제구조를 쉽게 바꿀

66) New Zimbabwe(2021).


67) Franco and Njogu(2020), p. 32.

6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수 없는 현실적 한계도 있다.
SADC는 문화콘텐츠의 산업화를 통해 지역 통합과 발전이 가능하다는 전제
를 하고 있다. 디지털 환경을 통한 문화와 정보 전달은 지역공동체 주민의 가치

와 지식, 문화 등을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수단이자 통로이다. SADC에서 문화


콘텐츠 산업은 지역 통합과 지속가능한 개발을 위한 ‘디폴트’ 시스템이다. 문제
는 현실적으로 정보 전달 시스템이 빈약하다는 점과 정보 전달이 도시와 엘리
트 계층을 중심으로 구축되어 ‘디지털 불평등’이 심각하다는 데 있다.

나.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과 디지털 문화 시장

최근 문화콘텐츠 산업의 첨단분야로 떠오르고 있는 디지털 문화콘텐츠는 우

리 정부뿐 아니라 아프리카 주요 국가도 관심을 갖고 각종 지원을 하고 있다.


디지털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공 여부는 양질의 콘텐츠 생산도 중요하지만 이를
유통, 소비하는 디지털 환경을 갖추는 데 달려 있다.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세계


평균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하는 가능성과 한계를 모두 보여주고 있다. World
Bank Group에서 출간한 보고서는 이와 관련해 흥미로운 통계를 내놓고
있다.68)
13억 인구의 아프리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청년인구를 갖고 있다. 아프리
카가 ‘젊은 대륙’으로 인식되면서 청년인구의 성장이 아프리카의 발전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고질적으로 높은 청년 실업률과 빈


곤으로 인한 청년문제가 아프리카 각국이 시급해 해결해야 할 현안으로 등장하
고 있다. 이런 환경에서 청년인구가 많다는 것은 축복이 아니라 생산성에 역효
과라는 예측도 있다.

68) Calderón and Cantú(2021).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67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청년층에 익숙한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산업화는 청년
실업률 완화와 경제 발전에 긍정적인 제안이 될 수 있다. 디지털 기술이 국가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아프리카 주요 국

가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며 디지털 산업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


다. 다만 아프리카의 디지털 환경이 아직은 세계적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고 있
다는 점과 아프리카 대륙 내 ‘디지털 불평등(Digital inequality)’이 심해 대륙
전체의 균형발전에 어려움이 있다는 한계가 있다.
칼데론과 칸투는 아프리카 국가를 북부 아프리카(AFN), 동남부 아프리카
(AFE), 서부 아프리카(AFW)와 정부가 허약하고(Fragile) 갈등(Conflict)과 분

쟁(Violence)이 많은 국가(FCV)69)로 구분한 뒤 2000~20년 사이 20년 동안


네 집단의 디지털 환경을 분석하였다. 먼저 사하라이남 아프리카는 지난 20년
간 빠른 속도로 연결망을 구축하고 있다. 비록 산업화 국가(128%), 개발도상국
가(115%)에 비해 낮은 디지털 연결망 수치(92%)를 보이고 있지만 사하라이남
아프리카는 해마다 평균 33%라는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아프리카에 한
정해볼 때 디지털 연결망의 지역별 편차가 두드러진다. AFN은 개발도상국의

평균치에 근접하는 모바일 연결망을 보여준다. 반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는


AFW가 90%의 모바일 연결망을 보여주며, AFE는 81%, FCV는 사하라이남 평
균에도 훨씬 못 미치는 60%에 그치고 있다.70)

69) 부룬디,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차드, 콩고민주공화국, 콩고공화국, 코트디부아르, 에리트레아, 기니비


사우, 라이베리아, 마다가스카르, 말라위, 말리, 시에라리온, 소말리아, 남수단, 수단, 토고와 짐바브웨
등 18개 국가가 포함되어 있다(Ibid., p. 7).
70) Ibid., pp. 8-9.

6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그림 3-2.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와 세계의 모바일 연결 비율(2000~20년)

(단위: %)

A.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와 세계 B. 사하라이남 아프리카 국가집단

자료: Calderón and Cantú(2021), p. 8.

아프리카 국가의 모바일 연결망 비중이 92% 정도이며 해마다 연결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연결망의 국가별 상황은 지역별 편차 이상으


로 크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연결망은 2020년 말 기준으로 20개 국가(48
개 국가 중)가 100%를 초과하는 연결망 비율을 보여주고 있다. 이들 국가에서

모바일 연결망이 100%를 초과했다는 것은 개인당 모바일 연결망을 최소 1개


이상 갖고 있다는 뜻이다. 가장 높은 연결망을 갖고 있는 국가는 세이셸로
177%이며, 남아공(168%), 감비아(161%) 등이 높은 연결망을 보이고 있다. 반
면 마다가스카르(34%), 중앙아프리카공화국(31%), 남수단(25%), 에리트레아
(21%) 등 CVF에 속한 국가의 연결망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71)
아프리카 디지털 환경의 특징 중 하나는 디지털 빈부 격차에 있다. 김수원

(2020)에 따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디지털 환경에 더 친화적인 것으로 나타


났으며, 하위소득 40%는 상위소득 60%에 비해 인터넷 접속률이 1/3에 불과
한 것으로 나타났다.72) 지역 간 격차도 커서 도시가 농촌에 비해 두 배 높은 접

속 비율을 보였으며 세대 격차도 커서 청년인구(20%)에 비해 중장년층(45세

71) Ibid.
72) 김수원(2020).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69


이상)의 인터넷 접속률(8%)이 현저하게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73)
아프리카는 다른 지역에 비해 디지털 세대 교체도 느린 편이다. 예를 들어 모
바일 2세대(2G) 점유율은 2013년(60%)에 가장 높았고, 2016년 이후 3G로 대
체되기 시작했지만 산업화 국가에서는 이미 2007년, 개발도상국에서는 2012
년에 3G 점유율이 2G를 상회했다. 산업화 국가(94%)와 개발도상국(40%)에서
는 이미 4G가 상용화되고 있지만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는 4G가 여전히
10% 미만의 점유율을 갖고 있을 뿐이다.74)
AFN은 3G와 4G 연결망이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 비해 월등히 높다. 2014
년 기준 3G 연결망은 AFW에 비해 4.9배 높으며, AFE에 비해서도 3.4배 높은

수준이다.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2020년 기준 3G 연결망은 AFW의 경우


37%, FCV는 27%에 그치고 있다. 4G의 경우 AFE는 10%, FCV는 8%, AFW
는 7%에 그치고 있다. 참고로 산업화 국가의 4G 평균 접속률은 94%이다.75)

디지털 환경이 중요한 이유는 주로 산업화된 국가에서 첨단 디지털 기술로 생


산된 디지털 문화콘텐츠가 디지털 환경이 열악한 개발도상국에서 소비되는 데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4G 환경에 최적화된 디지털 문화콘텐츠를 3G가 우세

한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소비하는 데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적합한 접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다.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사례와 가능성

문화콘텐츠 산업은 세계적으로 경제 성장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대부


분의 OECD 국가들이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수익을 극대화하는 정책과 지원을
아까지 않는 것은 그런 잠재성을 인정해서이다. OECD 국가를 중심으로 지난

73) Ibid., p. 10.


74) Ibid.
75) Ibid.

7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20여 년간 문화콘텐츠 산업에 투자를 해왔으며 이제 사회·경제적 효과성을 평
가받기 시작했다.76) 반면 앞서 설명했듯 아프리카 대부분 국가는 이런 세계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AU와 지역경제공동체,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문화콘텐츠 산업 정책을 수립하고 있지만 여전히 경제 전반에서 차
지하는 해당 산업의 비중은 매우 낮다. 다만 아프리카의 문화적 잠재력을 고려
할 때 문화콘텐츠 산업의 성장 가능성은 무한하며, 이미 아프리카와 오랜 역사
적 관계를 맺고 있는 유럽 등 서구권은 문화자본을 적극 투입하고 아프리카 문
화자원을 발굴해 문화콘텐츠 산업 전반을 선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최근 나이지리아를 중심으로 한 서부 아프리카의 아프로비츠

(Afrobeats)가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사례를 들 수 있다. BBC 라디오


1Xtra에서는 2020년 7월부터 아프로비츠 차트 20을 시작했다. 이 차트는 아
프로비츠 중 상위 20곡을 선곡해 방송하고 있다.77) 마찬가지로 미국 빌보드에

서도 2022년 3월 처음으로 아프로비츠 차트를 시작해 50곡을 선곡 발표한다.


특히 빌보드는 아프리카 페스티벌 그룹인 Afro Nation과 공동으로 작업한
다.78) 이 중 Wizbiz, Ckay와 Fireboy DML 등은 이미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

타내고 있는 아프로비츠 싱어 송 라이터로 미국과 유럽의 음악가들과 협업을


하고 있다.79)
사실 아프리카 음악인과 서양 음악인의 협력은 오래된 역사이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 팝싱어 폴 사이먼(Paul Simon)이 남아공 음악인들과 협업을 통해
남아공 음악을 미국에 소개한 것이다. 폴 사이먼이 아파르트헤이트의 정점이
었던 1980년대에 남아공으로 건너가 남아공 흑인 음악인들과 공동 작업을 통

해 제작한 ‘은총의 땅(Graceland 1986)’은 팝과 록, 남아공 이시카타미야

76) SSOAR(2020), p. 14.


77) BBC Newsround(2022. 9. 16), “The Spirit of Togetherness.”
78) BBC News(2022. 6. 29), “Billboard to launch first US Afrobeats chart.”
79) 나이지리아 아프로비츠 싱어 Fireboy DML의 팬임을 자처한 미국의 유명 팝싱어 에드 시런(Ed Sheeran)
은 협업을 통해 Fireboy DML의 대표곡 Peru를 재작업했다(BBC News 2022).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71


(Isikathamiya), 아카펠라 등을 포함한 다양한 장르를 아우른 앨범이다. 이 앨
범에 참여했던 남아공 음악인들은 앨범의 발매를 통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얻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80)

음악 못지않게 유명한 아프리카 미디어 산업은 영화산업이다. 특히 나이지리


아의 날리우드는 미국의 할리우드, 인도의 볼리우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산업
으로 꼽힌다. 특히 날리우드는 양적인 면에서 세계 최고의 생산과 소비를 보이

고 있다. 해마다 2,500여 편 이상의 영화를 생산하는 날리우드는 아프리카 대륙


을 넘어서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나이지리아의 대표적 미디어 산업으
로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생산규모가 큰 영화 시장이다. 일반적으로 날리우드는

나이지리아에서 생산되는 영화를 의미하지만 넓은 의미에서는 미국 등 해외에


서 만들어진 가나와 나이지리아 영화까지 포함하기도 한다.81)
1960년대에 홈 비디오 형식의 영세 영화제작에서 시작한 날리우드는 시장

이 성장하면서 코미디와 공포 시리즈와 날리느와르(Nolly-noir)라고 부르는


액션물까지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열악한 제작환경에도 불구하고 날리우드가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영화의 주요 소재가 아프리카인들이 공감할

수 있는 사회·문화적 주제를 다루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낯선 주주(Juju, 주술)


와 신비주의적인 스토리텔링은 날리우드만의 독특한 영화 제작 환경을 조성했
고 아프리카 대륙에서 호응받기 시작했다.
날리우드의 성장은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는 넷플릭스의
관심을 끌었다. 넷플릭스는 2016년부터 나이지리아에서 스트리밍(Netflix
Nigeria) 서비스를 시작했고, 현재 130여 개국에서 날리우드 영화 스트리밍을

제공하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0년부터 공식적으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에


진출했으며 나이지리아의 새로운 소비자 중심의 비디오 시장을 장악하기 시작

80) ‘Graceland’는 1987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올해의 앨범상을 수상했으며 1,600만 장가량의 판매고를
올렸다. 이 앨범에 참여했던 Ladysmith and Blackmambazo 등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81) Collins(2022).

7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했다. 주 소비계층은 나이지리아 시청자와 해외에 거주하는 나이지리아 디아스
포라이다.
아프리카 영화산업은 국가 경제에도 영향을 미친다. 2021년 기준 아프리카

국가들은 영화산업을 통해 200억 달러의 조세수입을 올렸으며 2천만여 개의


일자리를 창출해냈다. 이 중 날리우드는 아프리카 영화산업을 이끌고 있는 대
표적인 영화 생태계이지만, 세네갈도 자국 영화제작산업 지원을 통해 조세 수
입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82) 아프리카 영화산업은 만성적으로 열악한 제작
환경에 시달리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영화 상영 행사와 프로그램
을 운영하고 있다. 부르키나파소의 수도 와가두구에서 개최하는 ‘범아프리카
영화와 TV 페스티벌(Pan-African Film & TV Festival of Ouagadougou
또는 FESPACO(Festival panafricain du cinéma et de la télévision de
Ouagadougou))’도 그중의 하나이다.

와가두구에서 2년에 한 번씩 개최되는 FESPACO는 수도뿐 아니라 농촌 지


역을 순회하며 영화를 상영하는 행사도 같이 진행하며 국제 NGO와 공공, 민
간 기관과 함께 운영한다. FESPACO는 ① 아프리카 영화와 관련된 모든 작업
을 도우며 ② 영화와 영상 관련 전문가들의 교류 ③ 표현과 교육을 통한 자각의
수단으로 아프리카 영화를 발전시키는 것 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 영화 상품은 열악한 인프라 환경으로 인해 잠재적인 성장을

방해받고 있다. 아프리카 대륙 내의 비공식 경제인 불법복제시장 탓에 50% 이


상의 영화 상품이 수익성을 잃고 있다.83) 아프리카 영화 제작자와 제작 환경, 소
비 시장 개선 등을 위해 국제사회 협력이 필요한 영역이며 영화산업 강국으로

등장한 우리나라가 문화 ODA의 효과를 볼 수 있는 협력 분야라고 생각한다.

82) “Nollywood moment: African film industries could create 20m jobs”(2021. 10. 20).
83) Ibid.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73


4.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

가.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 ODA

우리나라와 해외와의 (민간) 교류가 본격화된 것은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이후이다. 이전에는 우리나라 국민이 해외에 나가기 위해서는 매우 제한적이고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했기 때문에 일반인이 출국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
능했다. 1989년 해외여행이 자유로워지면서 일반인이 해외 문화를 접하는 기
회가 늘어났고, 한국문화와 해외 문화 사이에 교류가 시작되었다. 특히 1993
년 김영삼 정부가 선언한 ‘세계화’는 정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문화를 ‘소프트

파워’로 인식하고 문화 수출을 기획하는 분기점이었다.84)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해외 문화 교류는 공공·민간 영역 모
두 문화예술 영역(66%)이 절대적으로 높고 문화산업은 미미(7.6%)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교류 대상지역은 동북아에 80%(중국 28%, 일본 27.2%) 집중되
어 있다. 활동 기관도 동북아(54.4%)와 유럽(23.8%)에 집중되어 있다. 이 지역
은 우리 정부와 정치·경제 교류가 활발한 지역으로 문화 교류가 정치·경제 교류

와 패키지로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우리 정부와 정치·경


제 관계가 소원한 아프리카와 중남미 등은 실질적으로 문화 교류가 미미하다.85)
아프리카의 경우 2006년에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 이니셔티브(Initiative
for Africa)’를 발표한 이후 공공외교 차원에서 문화 교류가 시작되었다. 아프
리카 이니셔티브는 한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본격적 교류를 선언하는 것이었고,
특히 우리나라가 OECD 개발원조위원회(DAC: Development Assistance

Committee)에 가입하면서 공적개발원조(ODA) 의무를 갖게 된 것은 아프리


카와 문화 교류의 시작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따라서 우리 정부의 아프리카

84) Chang(2020).
85) 문화체육관광부(2021).

7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문화 정책에 문화 ODA가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이성우에 따르면 2009~18년 사이 우리나라의 문화 ODA는 OECD 회원국
가운데 여섯 번째로 높은 지원규모를 보였다.86) 특이한 점은 유럽국가들이 전

반적으로 문화 ODA 규모를 축소하는 반면 일본과 한국을 그 규모를 늘려 나가


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세계적으로 K-culture에 대한 수요가 높
고 ODA 규모를 늘려가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문화 ODA 규모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부의 대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는 우리 정부의 포괄적 아프리카
ODA 규모 안에서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표 3-2]는 지난 5년 동안 주요 ODA

공여국과 문화 ODA의 관계에 대한 내용이다.

표 3-2. 주요 ODA 공여국과 문화 ODA

(단위: 백만 달러)
구분 ODA 문화 ODA
연도 2014 2015 2016 2017 2018 2014 2015 2016 2017 2018
한국 883 906 985 1,033 1,131 23.41 20.09 19.93 21.56 31.59
일본 5,196 5,009 5,582 5,499 5,278 84.64 59.94 104.23 111.20 147.74
프랑스 4,603 3,814 4,092 4,342 4,675 96.19 81.31 68.01 85.33 66.95
독일 9,407 10,475 16,727 17,966 17,040 90.66 37.89 21.60 21.20 13.33

주: 비교대상 국가는 OECD Stat에서 ODA와 문화 ODA를 같이 살펴볼 수 있는 상위 공여국을 중심으로 선정하였음.
자료: 이성우, 이영유(2021), p. 199, pp. 203~204; 저자 편집.

[표 3-2]에서 비교하고 있는 네 국가 모두 전체 ODA에서 차지하는 문화


ODA 규모는 10% 미만이다. 문화 ODA의 경우 일본이 압도적으로 큰 규모를
보이는 반면 프랑스와 독일은 규모가 축소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반면 우리
나라 문화 ODA는 2015년과 2016년에 규모가 축소되었다가 2017년부터 회
복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86) 10년간 우리나라 총지원액은 1억 3,100만 달러로 프랑스, 독일, 일본, 스페인, 노르웨이의 뒤를 잇고
있다(이성우, 이영유(2021), pp. 203~204).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75


[표 3-2]에서 볼 수 있듯 각국의 문화 ODA 규모 중 아프리카 투자규모를 파
악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다만 독일과 프랑스는 전통적으로 아프리카 대륙과 문
화콘텐츠 교류를 꾸준히 해왔고 일본 역시 문화 인프라 사업을 중심으로 아프

리카에 문화 ODA 사업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87) 반면 한국의 문화 ODA는 주


로 아시아권 국가에 집중 투자되는 경향을 보인다.
우리 정부의 문화 ODA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문화재청, 한국국제협력단
(KOICA)이 주도하고 있다. 이 중 문화체육관광부는 수원국과의 스포츠, 관광
분야의 문화콘텐츠 교류와 국제기구를 통한 다자협력을 중점으로 운영하고 있
다. 다만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 ODA는 대부분 아시아권에 수원국이 집중되
어 있어 아프리카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문화
ODA 중 아프리카 비중이 높은 사업은 ‘해외 작은 도서관’ 조성일 것이다.
해외 작은 도서관 지원 사업은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교육 인프라가 열악한

국가를 대상으로 마을 도서관을 만들어주는 사업이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3개


국가에 작은 도서관 개관을 지원해왔고 이 중 대부분은 아프리카에 집중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19문화예술정책백서』에 따르면 2007년 가나에

두 개의 도서관을 건립한 것을 시작으로 2019년 현재 132개의 도서관을 건립


했는데 이 중 아프리카에 120개의 도서관을 건립했다.
문화관광체육부 산하 해외문화홍보원(KOCIS)에서 운영하는 한국문화원은

한국 문화콘텐츠를 세계에 알리는 대표적인 기관이다. 해외문화홍보원은 2009


년부터 한국문화원을 운영하기 시작했고, 2021년 현재 세계 28개국에 33개의
한국문화원을 운영 중이다. 이 중 아프리카에는 나이지리아 및 남아공 두 곳에

설립했다.88)
KOICA의 경우 문화 ODA 사업은 개발협력을 위한 한국어 교육, 유적·문화
유산 관리, 보존 사업에 집중되어 있으며, 지난 10년간 유의미한 아프리카 문

87) 이성우, 이영유(2021), p. 205.


88)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2022).

7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화 ODA는 DR콩고 국립박물관 건립사업(2012~20)에 약 240억을 투자한 것
을 들 수 있다.

나. 한국의 아프리카 문화 ODA 특성

우리나라의 대아프리카 문화 정책이 제한적인 만큼 아프리카에서 한국 문화


콘텐츠에 대한 인식 또한 미미하다. 이는 한국과 아프리카의 지리적 거리가 먼
만큼 사회·문화적 교류도 제한적이라는 이유가 가장 클 것이다. 최근 미디어
플랫폼의 혁신으로 아프리카 곳곳에서 유튜브나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늘면서 아프리카에서도 한국문화
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예를 들어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일부 국가에 한국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계층이 존재한다. 하지
만 해당 국가에서 한국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인구수가 적고 아프리카 국가에
한국 문화콘텐츠를 제공하는 우리 정부기관의 수도 턱없이 부족한 탓에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인식은 다른 지역에 비해 전반적으로 떨어진다. 예를 들어


아프리카에 한국문화를 소비하는 동호회가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북아프리카
와 남아공 등 특정 몇몇 국가에 한정되어 있을 뿐 아니라 그 수도 다른 지역에

비해 의미가 없을 정도로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에서 한국 문화콘


텐츠에 대한 인식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
다만 우리 정부의 문화 ODA는 독자적 카테고리가 있는 것이 아니라 ODA

의 ‘기타’ 항목에 들어가는 만큼 문화 ODA에 얼마의 예산이 배정되어 있는지


는 정확한 추산이 어렵다. 여기에 정부 부처별로 추진 기관이나 전략이 달라 문
화 ODA의 전체 윤곽을 잡기가 쉽지 않은 문제가 있다. Fisher(2014)가 지적
했듯 우리 정부의 문화 ODA는 ‘관료주의적 분절과 부처 간의 경쟁심리’가 작
용하기 때문에 정책 수립과 추진 과정에서 부처 간의 협력을 꾀하기가 어렵다
는 문제가 있다. 많지 않은 문화 예산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 위해서 부처 간의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77


통합 추진 전략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오고 있지만 실현되는 데에는 여전한
어려움이 있다.
아프리카에서 한국문화가 가장 적극적으로 소비되는 남아공의 경우 언어장

벽 등 문화적 한계는 있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긍정적이다. 다만


한국문화를 즐기고 소비하려는 아프리카 인구 대비 전반적으로 낮은 구매력은
기업의 차원에서 문화산업에 적극적으로 뛰어들 수 없는 원인을 제공한다. 여
기에 다른 지역에 비해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에 투자하는 공공외교 예산이나
프로젝트는 턱없이 부족하다. 2015년 기준 전체 문화산업 예산의 5%가량만이
아프리카에 투자되었다는 것은 공공외교 차원에서도 아프리카는 소외지역임

을 보여준다.89)
한국문화 교류는 사실상 ‘문화전파(cultural dispersion)’의 성격에 가깝다
는 지적도 있다. 문화 ODA는 개도국 주민의 문화와 정서를 존중하는 한편, 그

들의 문화자원을 활용하여 사회·경제적 발전을 지속적으로 성취하도록 돕는


문화 프로그램이면서,90) 수원국의 문화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원국의 문화자원
을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사회·경제 발전을 성취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협력사

업으로 정의된다.91) 하지만 우리 정부의 문화 ODA는 우리의 문화콘텐츠를 수


원국에 제공하는 ‘공여’의 입장만 강조하고 있어 ‘과도한 자기애에 빠진 국가
차원의 자만’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나이(Nye)의 ‘소프트 파워’ 개념의 등장 이후 문화는 국력을 확장할 수 있는
힘으로 작동하고 있고, 현대사회에서 국가의 브랜드화는 피할 수 없지만 이것
이 자칫 자국의 문화적 우월성을 후진국에 전파해야 한다는 우월감으로 변질될

경우 문화 제국주의의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과거 에티오피


아에서 전개되었던 ‘코리아 에이드(Korea Aid)’는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대표
적인 사례이다. 다만 한국과 아프리카, 서구와 아프리카 사이의 역사적, 정치

89) 김수원(2020).
90) 정정숙(2010).
91) 이태주 외(2017).

7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적, 사회·문화적 배경과 역학관계가 다른 만큼 한국 문화콘텐츠의 문화적 우월
성을 서구의 문화 제국주의과 비교하기에는 섣부르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객관
적 근거 없는 문화적 우월감을 무기로 아프리카 국가들에 우리의 문화를 전파

해야 한다는 자문화 중심주의와 문화 전파주의는 분명 경계해야 한다.


한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문화 교류가 일방적이라는 것은 국내에서 출간되는
출판물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국내에서 아프리카와의 문화 교류를 논하는 학
술논문 또는 정책보고서 대부분은 한국문화의 효과적 아프리카 진출 전략을 제
시하고 있다. 반면 아프리카 문화콘텐츠를 어떻게 국내에서 소비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정책 제안은 찾아보기가 힘들다. 결국 한국과 아프리카 사이의 문

화 교류는 정책과 실천, 학술 연구 차원에서도 일방적으로 한국 문화콘텐츠를


아프리카에 소개하기 위한 전략과 제언에 그치고 있다. 한국과 아프리카 사이
의 진정한 문화 교류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를 국내에 적극적으로 소

개하고 이를 산업화하려는 노력도 필요할 것이다.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의 성공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아프리카 대륙은 양질
의 문화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문화자원의 보고이다. 이미 영국과 미국 등 서

구의 문화자본은 양질의 아프리카 문화콘텐츠를 산업화하는 데 관심을 기울여


왔다. 서구권 문화자본은 자국뿐 아니라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되는 해외 문화
자원에 대한 적극적이고 공격적인 시장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문화 교류는 대칭성과 쌍방향성이 원칙이다. 하지만 한국과 아프리카 문화
교류는 아프리카 문화를 받아들이는 인바운드(inbound)보다 한국문화를 수출
하려는 아웃바운드(outbound)의 성향을 보이고 있어 균형 잡힌 문화 정책 수
립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정부는 문화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를 대상으로 국
내 민간기업이나 소셜 벤처(Social venture) 등이 아프리카 문화콘텐츠를 상
업화할 수 있도록 기초연구를 지원해주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제3장 한국·아프리카 문화콘텐츠 교류의 역사와 현황 • 79


제4장
르완다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르완다의 공식 명칭은 르완다공화국(Republic of Rwanda)이다. 르완다는


북쪽으로는 우간다, 동쪽으로는 탄자니아, 남쪽으로는 부룬디, 서쪽으로는 콩
고민주공화국과 국경을 접하고 있으며, 수도는 키갈리이다. 르완다는 국토 면
적이 한국의 약 0.12배(26,338㎢)에 불과한 작은 내륙 국가이다. 국토 대부분
이 크고 작은 언덕으로 이루어진 산악 국가로 ‘천 개의 언덕(Thousands hills)’
혹은 ‘아프리카의 알프스’라고도 불린다. 르완다 영화산업의 별칭인 힐리우드
(Hillywood)는 르완다의 지형적 특성에서 비롯되었다. 대통령중심제인 르완
다는 폴 카가메(Paul Kagame)가 2000년에 취임한 이래 현재까지 르완다 국
민의 두터운 지지와 신뢰를 바탕으로 과거 제노사이드의 아픔을 지우는 국가

통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르완다 인구는 약 1,271만 명(2020년 기준)이다. 현지어인 키냐르완다어와
영어, 프랑스어를 공용어로 사용한다. 2020년 기준 국내총생산은 약 103억 달

러이며 1인당 국내총생산은 약 797달러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같은 해


경제 성장률은 연 -3.4%를 기록하였다. 2021년 기준 실업률은 1.6%를 기록해
아프리카 국가 중 매우 양호한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92)

르완다 정부는 경제의 ‘점진적 다각화’라는 거시 발전계획을 수립하였다. 르


완다는 지난 2020년까지 1인당 국민소득 1,240달러 달성을 목표로 중소득국
진입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20(Vision 2020)을 세웠다. 이와 함께 이를 달성

하기 위해 경제 개발 및 빈곤 감소 전략 II(EDPRS II: Economic Development


and Poverty Reduction Strategy)를 시행한 적이 있다. 이런 경험을 바탕으
로 르완다 정부는 2050년까지 고소득 국가 진입을 목표로 하는 비전 2050
(Vision 2050)을 수립하였다. 르완다 정부는 목표 달성을 위해 ‘투자진흥촉진

92) World Bank(2022).

8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법’과 같은 다양한 정책을 통해 외국인 투자 유치와 인프라 구축을 위한 다양한
유인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93) 그 과정에서 3차 산업의 확장이 르완다의 경
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측된다.94)

현재 르완다는 MICE(Meeting, Incentive tour, Convention, Exhibition)


을 경제 발전의 수단으로 활용해 다른 산업의 성장을 촉진시키기 위해 노력하
고 있으며 궁극적으로 아프리카의 경제 허브로 도약하려는 야심 찬 로드맵을

갖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르완다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과 관련된


다양한 국제 포럼과 컨퍼런스를 개최하여 국제사회에 어필하려 하고 있다. 뿐
만 아니라 미디어콘텐츠 산업에서 더빙이나 자막 제작 관련 인프라를 구축해

영화산업의 중심지로 성장하겠다는 목표 또한 세우고 있다. 이는 르완다가 키


냐르완다어를 바탕으로 다양한 국제 언어(영어, 프랑스어, 스와힐리어)를 사용
할 수 있는 사회적 환경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이에 관련하여
르완다 아트 이니셔티브의 Samuel은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중략) 그래서 우리가 생각하고 있는 것은 우리의 시장을 좀 더 확장할 수 있

다는 것이지요. 우리는 키냐르완다어뿐만 아니라 스와힐리어를 통해서 더빙

산업을 이곳에서 키움으로써 시장을 스와힐리어권 국가들로 확장한다는 말입

니다. 예를 들어 탄자니아, 케냐, 부룬디 등의 국가들은 우리의 더 큰 시장이 될

수 있지요. 더빙 스튜디오를 위한 예를 들어 한국과 같은 첨단 기술을 보유한

나라의 도움이 필요하지만, 한국은 이 분야에 진출하게 된다면 키냐르완다어

뿐만 아니라 스와힐리어권 국가들까지 그 영향권 안에 갖게 되지요.

다시 말하자면 이곳에서 한국 영화와 한국의 문화콘텐츠는 키냐르완다어

뿐만 아니라 스와힐리어로도 더빙할 수 있게 되어 이곳에서 스와힐리어권 국

가들로의 수출까지 전부 아우를 수 있게 될 겁니다(2022년 7월 30일 인터뷰).

93) ‘투자진흥촉진법(The Law on Investment Promotion and Facilitation, LAW N°06/2016 of


28/03/2015)’은 르완다 투자에 관한 규율을 다룬다. 여기에는 법인세를 비롯한 각종 관련 세제를 비
롯하여 투자 등록 및 특혜, 투자 자산 보호 등과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다(한아프리카재단 2020).
94) 한아프리카재단(2020).

제4장 르완다 • 83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발전사는 독립 전후 시점에 시작되었다. 르완다는
1899년 부룬디, 탄자니아와 함께 독일령 동아프리카에 속한 국가였다.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에서 패하면서 1923년부터 1962년까지 벨기에의 식민통치를

받았다. 식민 기간 동안 벨기에는 르완다의 소수 민족인 투치(Tutsi, 14%)를


적극적으로 우대하는 한편 다수 민족인 후투(Hutu, 85%)를 차별하는 정책을
펼쳤다.95) 결과적으로 소수 민족인 투치는 독립 이후에도 식민지배의 유산을

물려받아 다수 민족인 후투를 통치하는 구조를 만들었다. 이 과정에서 후투와


투치 사이에는 깊은 상호 불신과 앙금이 쌓였으며, 투치 정권은 독립 이후 미디
어를 주로 정치적 선전도구로 활용하였다. 특히 캉구라(Kangura),96) 임바호

(Imvaho) 같은 정기 간행물을 비롯한 여러 뉴스 매체는 독립 이후 정권을 잡은


후투 정부의 정치적 활동을 지지하는 선전물로 활용되었다.97) 하지만 당시 르
완다의 정기간행물들의 발행 부수는 3,000부가 넘는 일이 드물었으며 가격 또

한 높게 책정되어 주로 르완다의 수도인 키갈리에서만 발행되었고, 대중의 접


근성이 낮았다.98)
반면 독립 이후 르완다의 라디오 보급률은 상당히 높았다. BBC의 조사에 따

르면, 1992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평균 라디오 보급률이 100명당 13.5대


인 반면 르완다의 평균은 100명당 25대였다.99) 1990년대 르완다 인구의 95%
이상이 라디오를 소유하고 있었을 만큼 라디오는 르완다 전역 곳곳에 뿌리내리
고 있었다. 이는 르완다가 자국의 현대화 과정에서 국제사회의 지원을 통해 국
가 차원에서 라디오 보급에 힘썼던 결과 나타난 현상이다.100)
따라서 20세기 말까지 르완다에서는 라디오가 대중문화를 전파하는 수단으

로 사용되었을 뿐 정부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적 환경과 여론을 형성하는

95) 장용규(2007), pp. 155~156.


96) 자각(Awakening)이라는 뜻이다.
97) Kellow and steeve(1998).
98) Chalk(1999), pp. 94-95.
99) Ibid., p. 95, p. 97.
100) Li(2004).

8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데 효과적인 도구로 활용되었다. 특히 문맹률이 높고 구전 전통에 익숙한 농촌
지역에서 라디오는 신문이나 정기간행물 같은 프린트 출판물보다는 국민들에
게 익숙한 문화와 사회적 메시지를 전파할 수 있는 도구였다. 르완다에서 라디

오가 ‘정치적 메가폰’ 역할을 하는 경향이 나타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


서였다. 후투와 투치의 갈등은 1980년대 말에 접어들어 극에 달했고, 결국
1994년 르완다 제노사이드를 야기했다. 라디오는 그 갈등의 중심에서 특정 민
족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는 중요한 수단이었다.101)
1994년 4월 르완다의 대통령 쥐베날 하비아리마나(Juvénal Habyarimana, 후
투)와 부통령 등이 탄 비행기가 키갈리 근처에서 미사일에 격추되어 대통령을

비롯한 모든 승객이 사망한 사건은 르완다 제노사이드의 도화선이었다.102) 사


건 즉시 후투는 이를 투치의 소행으로 규정하고 보복을 개시했다는 점은 잘 알
려진 사실이다. 이때 영어, 프랑스어, 스와힐리어로 방송을 진행했던 방송사들
은 침묵을 지켰던 반면 대중적 인기가 높았던 RTLM(Radio Télévision Libre
des Mille Collines) 방송사는 키냐르완다어로 후투 극단주의자들의 메시지를
꾸준히 전파했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당시 국민들은 RTLM의 메시지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되고 선동되었다.103) 르완다에서 방송 미디어가 특정 정치


적 목적을 위해 활용된 사례이다.
RTLM은 ‘대통령을 사망하게 하고 국가를 배신한 투치’에게 보복할 것을 노
골적으로 전파했다. 이제 ‘겨우 반만 찬 무덤을 누가 채워줄 것인가(The graves
are only half empty; who will help us fill them)?’라는 악명 높은 슬로건
과 후투 청년 민병대인 인테라함웨(Interahamwe)를 앞세워 학살을 선동했

다.104) 라디오는 점점 더 자극적인 어조로 투치를 약탈자로 규정하였고 특정


외모를 기준으로 악마화하는 등 편파적이고 허위적인 내용을 여과 없이 내보냈

101) Kellow and steeve(1998).


102) 장용규(2007); 하상복(2019).
103) Kellow and steeve(1998), pp. 118-119, p. 124.
104) Li(2004), p. 9.

제4장 르완다 • 85
다. 하지만 당시 정치적 회오리에 휩쓸린 콘텐츠 생산자나 소비자 모두 여기에
개의치 않고 경쟁적으로 선동하고 선동되었다.105)
RTLM은 르완다의 역사를 인용하고 당시 상황을 성경에 빗대어 설명했으며
다양한 시와 음악과 같은 대중문화를 활용하여 사람들을 현혹시켰다. 그리고
‘죽이지 않으면 죽을 것(kill or killed)’ 혹은 ‘위험을 감수하지 않으면 위험해
질 것(risk or danger)’이라는 공포를 조장하여 이를 순식간에 퍼뜨렸다.106)

라디오 방송은 제노사이드를 ‘같은 국민을 잔혹하게 살육한 것’이 아닌 ‘바


퀴벌레를 박멸하는 일’로 간주하고 선동했다. 심지어 라디오는 투치가 후투의
재산을 앗아가려 한다는 등의 메시지를 퍼뜨리며 학살의 정당성을 제공해주었
다. 결국 학살 대상은 가족은 물론이고 어린아이라도 피해갈 수 없었다.107) 제
노사이드 이후 RTLM은 학살을 부추긴 혐의로 ‘혐오스러운 라디오(Hate
Radio)’라는 비난을 받았고 특히 선동을 부추긴 진행자 두 명은 국제 형사재판
소(ICTR: International Criminal Tribunal for Rwanda)에 기소되었다.108)
르완다 제노사이드가 확산된 배경에는 방송이라는 미디어의 역할이 컸고,
이는 이후 르완다 미디어 환경이 ‘증오와 혐오’를 부추기는 방식에서 ‘치유’를

전파하는 방식으로 변화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대학살 이후 르완다는 분열


을 방지하고 국가 화합과 통합을 이루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109)
제노사이드 과정에서 미디어의 부정적 역할을 확인한 르완다 정부는 포스트
제노사이드(Post-Genocide)의 미디어 역할에 주목하면서 미디어를 치유의

105) Kellow(1998), pp. 118-119, p. 124.


106) Ibid., p. 120.
107) Li(2004), pp. 12-13.
108) Roozen and Shulman(2014), p. 168.
109) 르완다는 제노사이드 이후 가해자들을 가차차(Gacaca)라는 전통 방식을 통해 처벌하고 용서했다.
‘짧고 깨끗하게 다듬어진 풀밭’이라는 뜻을 가진 가차차는 마을의 공터나 회관을 가리키는데 주로 그
곳에서 지역 연장자의 주재로 진실을 규명하고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화해를 이끌어내는 간이 재판
이다. 그리고 르완다는 학살 시작일인 4월 7일에 매년 열리는 크위부카(Kwibuka)를 통해 피해자를
추모한다. 크위부카 때는 르완다에서는 금기시되고 있는 학살 당시의 기억과 증언들을 한데 모아 과
거를 회상하면서 고통을 쏟아낸 후 이를 치유하며 과거로부터의 교훈을 바탕으로 바람직한 미래를
함께 그리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는 다양한 행사가 곳곳에서 진행된다.

8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수단으로 활용할 계획을 세웠다. 대표적으로 르완다 정부는 영화를 통해 제노
사이드를 재조명하는 의지를 보이고 있으며, 영화산업이 국민 화합과 통합이라
는 국가적 목표를 달성하는 데 중요한 사회적 역할을 수행하기를 기대하고 있

다. 과거의 르완다 문화콘텐츠가 혐오를 조장하는 라디오가 주도했다면 포스트


제노사이드 시대에는 치유를 위한 변화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영화들이 등장하
기 시작한 것이다.
비단 르완다뿐만 아니라 세계 각 지역에서 르완다 제노사이드를 다각도로
재조명한 영화들이 속속들이 제작되었다. 세계의 이목을 끌었던 ‘호텔 르완다
(Hotel Rwanda 2004)’110) 이외에도, ‘Sometimes in April(4월의 어느 날

2005)’, ‘Shake Hands with the Devil(악마와의 악수 2007)’, ‘My neighbor,


my killer(나의 이웃, 나의 살인자 2009)’, ‘Rwanda untold story(르완다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 2014)’ 등 20편 이상의 작품이 탄생했다.111) 각각의 영

화는 제작 언어와 제작사는 물론 중점적으로 다루는 소재와 서사구조 또한 다


양하다. ‘The 600: The Soldiers’ Story(600: 군인들 이야기 2019)’는 투치
소수 부대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었으며, ‘God sleeps in Rwanda(르완다에

서의 신의 수면 2005)’는 민족 간 학살 이외에도 당시의 여성 착취에 대한 이


야기를 소재로 했다. ‘100days(100일 2001)’, ‘Shooting Dogs(총 쏘는 개
2005)’, ‘Gray Matter(그레이 매터 2011)’는 르완다에서, ‘94 Terror(94년의 테

러 2008)’는 우간다에서 제작되었으며 ‘Munyurangabo(무뉴랑가보 2007)’는


한국계 미국인이 감독을 맡아 키냐르완다어로 제작하였다. 이러한 국내외적 분
위기를 바탕으로 르완다 영화산업은 본격적인 발전을 시작하였다.112)

110) 남아공에서 촬영하였다.


111) 이 외에도 ‘Ghost of Rwanda 2004’, ‘Operation Turquoise 2007’, ‘Un Dimanche a Kigali 2006’,
‘Birds are singing in Kigali 2017’, ‘Rwanda 2018’, ‘Tree of peace 2021’ 등이 있다.
112) RALC(2019), pp. 93-96.

제4장 르완다 • 87
2. 디지털 환경 분석

르완다는 선진화된 디지털 환경 구축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디지털 환경


의 변화와 발전에 대한 야심은 문화콘텐츠 소비 확산에 큰 역할을 할 뿐만 아니
라 관련 직종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특히 르완다
디지털 시장은 한국과의 개발협력에 힘입어 LTE 서비스를 확장하면서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다. 르완다의 인터넷 가입자는 2020년 인구의 20%에 해당하
는 3,497,096명이다. 하지만 초고속망 가입자는 17,685명으로 인구 100명당
0.14명에 그치는 수준이다. 2020년 르완다 유선 전화 가입자는 100명당 1명
이 채 안 되는 반면 휴대폰 가입자는 총 10,614,408명으로 100명당 가입자는
82명으로 추산된다. 휴대폰은 과거에 르완다의 시골 전역에 퍼져 있던 라디오

를 대체하였다. 비록 이런 성장세가 코로나19로 인해 주춤해졌지만 코로나19


는 직장과 학교에서 통신 환경 발전에 대한 필요성을 재확인시켜 주었다. 국가
는 통신 서비스를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통신

시장의 일자리 감소, 인프라 구축의 지연에 소비의 감소까지 겹치면서 2020년
이래로 5G 구현이 지연되고 있다.113)
앞서 언급한 대로 한국은 2000년대 이후 르완다의 디지털 환경 개선에 참여

해왔다. KT는 2007년 르완다에 와이브로(Wireless Broadband Internet) 및


광케이블망을 구축하고, 2008년 르완다와 3,800만 달러 규모의 국가 통신기
간망(Backbone network) 구축 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114) 이 사업을 통

해 한국은 르완다 전역에 광케이블망과 전송망 및 인터넷망을 구축하였다. 뿐


만 아니라 설계 및 시공을 비롯하여 각종 장비를 공급하고 운용자 교육훈련도
진행하였다. 이로써 르완다는 정부기관, 지방의 주요 30개 지역을 비롯하여 르

완다의 국경 외곽 지역까지 약 2,200㎞에 달하는 광케이블을 구축하고 한국의

113) CIA(2022).
114) 당시 한화 약 500억 원.

8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IT 기술을 전수받아 중앙아프리카 지역의 IT 허브로 도약을 시도하였다.115)
이후 2014년 키갈리에서 LTE 상용 서비스 시작 후 3년 6개월 만에 KT는 르완
다 전역에 LTE망 구축을 완료했다. KT는 르완다 정부와 합작사 KTRN(KT

Rwanda Networks)을 설립하였다.116) KTRN은 2014년부터 2038년이 되


는 25년 동안 르완다의 LTE망 독점 도매사업권을 확보했다.117) 현재 르완다
의 1, 2위 이동통신사 MTN과 Tigo가 KT의 LTE망을 사용하고 있다.118) 이러

한 활약은 르완다에서 한국의 브랜드 구축에 큰 기여를 했다. 르완다에서 한국


의 소프트 파워는 제조업에서 뛰어난 기술보다 IT 강국이라는 인식에서 나온
다. 따라서 한국은 아프리카의 IT 허브 국가를 꿈꾸는 르완다가 가장 선호하는

파트너 국가라고 할 수 있다. 취업준비 중인 20대 여성 Amahoro는 다음과 같


이 한국에 대해서 언급했다.

우리는 ‘한국’이라고 하면 IT 기술을 먼저 떠올립니다. 르완다에 인터넷망

을 설치한 국가이기도 하죠. 한국은 놀랍게도 시장을 알아보는 눈이 뛰어나

요. 일본이 그 뒤를 따라 르완다에 진출했는데 이미 늦었지요. 모두 한국과 일

하고 싶어 합니다. 르완다도 한국처럼 빠른 기간 안에 놀라운 경제 성장을 이

루었어요. 그리고 IT 강국을 꿈꾸는 것도 우리와 같지요(2022년 7월 13일

인터뷰).

115) 「KT, 르완다 국가 백본망 구축 계약」(2008. 10. 8).


116) KT 지분 51%, 르완다 정부 지분 49%.
117) 「KT, 르완다 LTE 전국망 구축 완료」(2018. 5. 3).
118) 한아프리카재단(2019).

제4장 르완다 • 89
3. 유통환경

UNESCO의 조사에 의하면 르완다는 인구의 대부분은 20세기 말에도 TV를


구매할 여유가 없었다. 실제로 2019년도만 하더라도 르완다 전체 가구의 TV
보급률은 13%에 불과했다.119) 따라서 르완다에서 문화콘텐츠 소비에 라디오

와 영화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라디오의 뒤를 이은 르완다 영화산업은 벨기에 식민시절 말부터 시작되었
다. 당시에는 상업영화보다는 주로 르완다의 역사와 현실을 소재로 한 다큐멘

터리 영화가 주를 이루었다. 르완다 영화산업은 독립 이후 그 영역을 꾸준히 넓


혀 오다가 포스트 제노사이드 시대에 본격적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르완다의
선진적인 디지털 환경은 영화산업에 열정을 가진 젊은 세대들이 디지털 플랫폼

을 적극 활용하는 계기를 제공했다. 영화산업에 뛰어드는 젊은 영화산업 관련


자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고 르완다 정부는 이들을 위한 유·무형의 인프라 구축
에 고민하고 있다.120)

르완다 언어문화 아카데미(RALC: Rwanda Academy of Language and


Culture)는 2019년 르완다 영화산업에 대한 SWOT 분석을 실행하였다(표
4-1 참고). 이에 따르면 르완다 영화산업은 탄탄한 디지털 환경을 바탕으로 성

장하는 영화산업 종사자들을 중심으로 고용의 기회를 늘릴 것으로 보인다. 따


라서 르완다 정부는 청소년문화부를 비롯한 다양한 관련 기관과 자국 영화산업
을 육성시키기 위한 정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지적재산권법의 확산과 르완다

관련 종사자들의 권리 신장을 위한 영화연방 등의 다양한 노력은 영화산업의


성장의 기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영화산업은 키냐르완다어와
르완다 현지 문화콘텐츠의 발굴과 확산을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119) UNESCO(2021), p. 196.


120) RALC(2019); UNESCO(2021).

9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표 4-1. 르완다 영상예술 산업 SWOT 분석

강점(Strengths) 약점(Weaknesses)
󰋻재능 있는 사람들 증가 추세 󰋻낮은 영화 품질
󰋻일자리 창출 가능성 󰋻미숙련 배우
󰋻르완다 문화의 대중화 󰋻차별화되지 않은 가치사슬(전문화 및 분화 부재)
󰋻키냐르완다어의 활성화 󰋻뒤처진 기술
󰋻미숙련 작가
󰋻생산 공정 부재
기회(Opportunities) 위기(Threats)
󰋻정치적 의지 󰋻영화산업 홍보 부족
󰋻구조적 지원: 정책, 공공기관(부처), 르완다 󰋻국내외 시장 접근성 부족
영화연방, 르완다 언어문화 아카데미 󰋻불법복제
󰋻지적재산권법 존재 󰋻현지 콘텐츠 부족

자료: RALC(2019), p. 112.

이와 관련하여 르완다 청소년문화부 고위 관계자 Abel(가명)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요점은 영화를 포함한 문화콘텐츠 산업이 지금 이 나라의 발전을 위해 빠

르게 성장하는 사회적 경제라고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영화산업은 위대한 잠

재력을 가지고 있지요. 영화가 국가 경제에 기여하는 만큼 중요한 것은 문화

유산에 대한 국가적 그리고 문화적 가치, 역사와 문화를 보존하는 일도 중요

하지요. 그래서 우리는 이 두 기둥을 모두 포괄할 수 있는 문화콘텐츠 산업 정

책 개발에 힘쓰고 있습니다(2022년 8월 13일 인터뷰).

하지만 정부와 각 부처, 그리고 역량 있는 관계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


대와는 달리 힐리우드는 여전히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으며 아직 산업화 초기
단계에 머물고 있다. 르완다 언어문화 아카데미가 지적했듯이, 그 이유는 전반
적으로 영화산업에 투자되는 자본의 절대 부족 때문이다. 르완다 영화의 생산
과 유통을 일정한 규모의 자본을 가진 기업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열정

제4장 르완다 • 91
에 충실한 개개인의 활동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교육과 장비에 대한
투자 부족으로 이어지고 영화산업의 질적 발전을 더디게 한다. 이는 다시 영화
제작의 전문화를 저해하고 영화산업을 통한 수익 창출이 어렵게 된다. 현지 제

작 영화의 질적 저하로 인해 현지 문화콘텐츠 선호도가 낮아지고 해외 문화콘


텐츠의 불법복제가 만연하는 악순환 고리를 발생시킨다.
르완다 영화산업은 주로 국내외 NGO의 지원을 통해 발전하다가 소수이지
만 영화인 집단이 중심이 되어 젊은 영화인들을 양성하기 위한 환경을 조성하
기 시작했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정부가 2018년 키갈리 영상 포럼(Kigali
Audiovisual Forum)을 통해 르완다 필름 오피스(Rwanda Film Office) 설립

을 공식화하고 르완다 개발위원회 산하에 신설하였다. 르완다 필름 오피스와는


영화 관련 다양한 절차들을 일괄하여 다룰 수 있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영화산업 발전을 이끌어 나가기 위한 메커니즘 개발에 힘쓰고 있다. 현재 르완

다 정부는 필름 오피스의 규모를 점차 확장하여 독립된 기관으로 자립시키겠다


는 비전을 가지고 있다. 이처럼 정부는 영화산업 지원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
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 르완다 개발위원회의 Jackso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까지 지난 3년 혹은 5년 동안 국제 영화 몇 편이 르완다에서 제작되었

는데 그러한 경험을 통해서 르완다 정부는 현지 제작 영화가 주는 이점에 주

목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제적인 이익이지요. 영화를 르완다

현지에서 제작하게 되면 수백만 달러를 지출하고 가게 되니까 정부는 영화산

업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르완

다는 더 많은 영화 제작자들을 끌어들이고 그들에게 알맞은 환경을 제작할 수

있도록 르완다 영화 사무소(Rwanda Film Office)를 설치했습니다. 르완다

영화 사무소는 영화 제작자들이 적절한 환경과 알맞은 기반 시설이나 장비에

접근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합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내에서 자신들의

영화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지요. 정부는

9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르완다 영화산업 발전에 지대한 정치적 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영화 제작

자나 배우들을 위한 지원 정책도 가지고 있지요. 정부의 문화 정책 수립이 어

느 정도 마무리되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르완다 영화산업은 빠른 시일 내에는

아니더라도 분명한 변화가 있을 것이고 투자자들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결실을 맺는 데는 얼마나 많은 시간이 걸릴 지 모르지만요(2022년

8월 4일 인터뷰).

민간 차원에서도 퀘투 인스티튜트(Kwetu Institute), 키갈리 영화 텔레비전


아카데미(Kigali Film and Television Academy), IBTC 영화학교(IBTC

film school) 등과 같은 다양한 교육기관과 영화산업 관련 여러 민간단체들이


설립되고 있다. 르완다 영화연방(RFF: Rwanda Film Federation)은 르완다
영화산업 협회들의 가장 상위 기관이며 르완다 영화산업의 기술 발전과 홍보를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르완다 영화연방은 영화배우와 감독, 영화사, 극작가, 제
작사, 배급사 등과 같은 여러 직군들의 조합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일반인들의
영화산업에 대한 관심과 의식 고양에 힘쓰고 있다. 뿐만 아니라 르완다인의 서

사와 문화 등과 같은 현지의 다양한 문화콘텐츠의 발굴과 홍보에 큰 노력을 기


울이며 해외 기관과 파트너십을 구축하여 교육과 투자 유치를 위해 노력한다.
그리고 르완다 개발위원회, 르완다 청소년문화부 등의 국가 기관과 협력하면서
르완다 영화산업 발전의 산업의 주춧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121)

121) Ishimwe(남성, 30대), 르완다 영화연방 부회장 인터뷰(2022. 7. 20, 키갈리 ICT Innovation
Center).

제4장 르완다 • 93
그림 4-1. 르완다 영화산업 구조

자료: 현지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

이러한 노력은 정부와 민간단체에서뿐만 아니라 창의적인 개인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기도 하는데, 영화 제작자 에릭 카베라(Eric Kabera)가 설립한 르완

다 시네마 센터(Rwanda Cinema Center)가 대표적인 예이다. 카베라는 당시


르완다 제노사이드를 다룬 영화들에 ‘이를 직접 경험한 이들이 얼마나 참여하
였는가’ 또는 ‘얼마나 진실된 영화가 제작되었는가’그리고 ‘그들이 제작한 영화
가 과연 르완다 사람들을 위한 것인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다수의 해외
채널에서 방송되는 르완다에 대한 이야기는 정작 르완다 사람들은 접하기 어려
웠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를 인식한 그는 영화 ‘100일(100days)’을 제작하

면서 그들이 직접 제작한 르완다 제노사이드에 대한 영화를 국내외에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122) 르완다 시네마 센터는 영화 제작을 위한 인력과 장비
를 대여해주며 배우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했다. 또한 퀘투 인스티튜트를 설립하

여 영화감독을 비롯한 제작자들을 상대로 영화 제작에 필요한 다양한 영역 훈


련을 담당하고 있다. 그들은 해외 파트너십 구축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
으며 2022년 7월 퀘투 인스티튜트는 독일 협력 기관에 방문하여 영화 제작 관
련 교육을 진행하기도 했다.123)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적·물적 자원이 부족한 르완다의 영화산업이

122) Cieplak(2010), p. 185.


123) 2022년 7월에서 8월까지 진행하였으며 키갈리 현지조사 동안에 확인하였다.

9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본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영화 준비와 제작, 유
통과 판매 등의 과정에서 필요한 기술과 자금 부족이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124) 영화 제작자들은 르완다 내에서 자금 조달은 어렵다고 보는 경향이

있어 외국 제작사와의 협력을 선호한다. 이는 르완다에 관한 영화 혹은 르완다


에서 촬영되는 영화 그 자체가 국가 홍보에 상당히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자국
의 미숙한 영화 제작 환경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정부 입장에서는 이미 재정

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안정적인 외국의 투자를 유치하고 그들과 협력하는 게 더


욱 효율적이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다.125)
따라서 많은 경우 르완다 영화 제작자들은 해외의 NGO나 제작사를 통해서

자금 조달을 시도한다. 카베라의 영화 ‘100일’ 또한 미국 자본의 지원을 받았


다.126) 하지만 이러한 경우 영화 스토리 구성에 적지 않은 간섭이 불가피하다.
따라서 르완다 영화는 교육 영화와 같이 자금 조달이 쉽고 비용이 적게 드는 분

야에서 많이 제작되고 있다. 비슷한 이유로 다수의 르완다 영화 제작자들이 상


업 지향적 노선을 포기하고 그 대안으로 사회 지향적인 방향으로 선회하는 경
우가 종종 발생한다.127)

이처럼 르완다 영화산업에서는 영화 제작에 열정이 있는 르완다의 젊은이들


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따
라서 영화 관계자들은 나름의 대안을 찾고 있는데 가장 흔한 방식은 영화 제작에

필요한 자본을 영화산업 외부에서 마련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어 르완다의 한


영화감독은 사진관을 운영하면서 자금을 마련하여 단편 영화를 촬영하고 주로
이를 유튜브에 게재하고 있으며 배우들은 자신의 직업과 생계를 유지하기 또
다른 직업을 가지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영화감독 Ath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124) RALC(2019), pp. 93-96.


125) Petersen(2013), pp. 28-29.
126) Athan(남성, 20대), 영화감독 인터뷰( 2022. 7. 18, 키갈리 그의 사진관).
127) Cieplak(2009), p. 88.

제4장 르완다 • 95
나는 르완다 영화연방 회원이지요. 르완다에서 일반적으로 우리는 영화

제작에 필요한 돈을 우리 주머니에서 마련합니다. 다른 일을 해서 번 돈으로요.

왜냐하면 외부의 재정 지원을 받기가 어렵기 때문이지요(2022년 7월 18일 인

터뷰).

자금 지원 부족은 장비와 인력 수준의 저하를 초래하고 종국에는 영화의 품

질 저하로 이어져 영화의 산업화를 더디게 한다. 현재 르완다 영화관은 키갈리


에 발리우드와 할리우드 영화를 주로 상영하는 센추리 시네마(Century Cinema)
와 카날 올림피아 레베로(Canal Olympia Rebero) 두 곳이 있을 뿐이다.128)

그나마도 이 두 영화관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운영을 중단해 오다가 2022


년 8월 운영을 재개했다.
그 밖에도 다양한 영화 축제를 통해서 간접적으로 영화가 유통되기도 한다.

르완다에는 대표적으로 힐리우드 필름 페스티벌(Hillywood Film Festival),


마샤리키 필름 페스티벌(Mashariki Film Festival), 우루사로 필름 페스티벌
(Urusaro Film Festival), 르완다 무비 어워드(Rwanda Movie Award)가 있
다. 그중에서도 특히 2004년 창설 이래 르완다 시네마 센터에서 매년 6월에 개
최하고 있는 힐리우드 필름 페스티벌은 축제 기간에 키갈리 이외에도 지방 투
어를 통해 다양한 영화를 무료로 상영한다. 르완다 시네마 센터와 힐리우드 필

름 페스티벌은 르완다의 도외 지역에까지 영상물을 제공하는 것이 그 설립 목


적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주최측은 직접 스크린을 가지고 마을을 방문한다. 넓
은 공공장소에서 스크린을 설치하고 저녁에는 사람들이 모여 무료로 영화를 감
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힐리우드 필름 페스티벌은 영화를 통해 사회적 기여를
한다. 또한 영화 관객층 확대와 올바른 문화콘텐츠 소비문화 발전을 통한 영화
산업 발전에도 간접적으로 기여하고 있다.129) 그렇다고 하더라도 르완다 전역

128) RALC(2019), p. 94; UNESCO(2021), p. 196.


129) Cieplak(2009), p. 199.

9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에 문화콘텐츠의 유통과 확산에 기여하는 바는 미미하다. 그 주된 이유는 현지
생산 문화콘텐츠의 부족으로 인해 주로 외국영화가 상영되는데 자막과 더빙 제
작 문제로 유통 가능한 콘텐츠가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화산업의 발

전을 위해서는 자막과 더빙 관련 산업 발전이 선행되어야 할 것이며 이는 키냐


르완다어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130)

4. 미디어 소비구조

르완다에는 국영 TV와 라디오, 외국 방송국을 포함하여 총 13개 TV 방송국


과 35개 라디오 방송국이 지역 위성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131)

21세기 중반 르완다 영화산업은 DVD를 통한 영화 배급을 위한 저예산 영화로


전향하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이는 곧 영화산업의 디지털화와 불법복제로
인해서 점차 사라졌다. 주문형 비디오(VOD: Video on Demand) 같은 경우

는 넷플릭스가 르완다 VOD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넷플릭스 이외에도 현재 남


아공의 SHOWMAX, 영어권인 iROKOTV, 프랑스어권인 iROKO+가 르완다
에서 VOD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르완다의 ZACU TV와 CINETIE가 현재

자국 문화콘텐츠 유통 시장에 진입하여 그 영역을 넓혀 가고 있는 중이다.132)


르완다 영화산업화의 지연은 필연적으로 유통과 배급 부실 문제로 이어진다.
르완다 언어문화 아카데미의 조사에 따르면 영상 콘텐츠 소비자의 50.7%가 노

점상에서 영화를 구입했다. 노점상들은 소비자들이 가져오는 저장 매체에 불법


으로 영상 콘텐츠를 복제해주고 저렴한 비용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다.133) 이

130) RALC(2019); Samuel(남성, 40대), Rwanda Art Initiative 관계자 인터뷰( 2022. 7. 30, 키갈리 Rwanda
Art Initiative 사무실).
131) CIA(2022).
132) UNESCO(2021), p. 196.
133) RALC(2019), p. 94, p. 97.

제4장 르완다 • 97
러한 환경을 감안해보면 ‘티켓 구매 관람객(ticket buying audience)에 의한
영화산업의 수익창출’이란 르완다 현실에서는 요원한 문제로 보인다.134) 따라
서 르완다의 많은 영화 제작자들의 작품을 유통·판매할 시장 발굴이 절실한 상
황이고, 상황이 여의치 않자 많은 영화인들이 유튜버로 전락하고 있는 실정이
다.135) 실제로 르완다 영화산업 전체의 50~75%가 불법복제로 인한 손실로 드
러났다.136) 따라서 르완다의 유통과 판매의 기술과 산업화 부족이 영화산업 발

전을 저해하는 주요 문제 중 하나로 대두되고 있다.137) 르완다의 한 영화감독


Athan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는 영화를 찍어서 팔 곳이 필요합니다. 르완다의 어느 누구도 영화를

찍어서 자신의 서랍 속에만 간직하고 싶은 사람은 없을 거예요. 하지만 그게

쉽지 않으니 대부분 유튜브에 올리는 것에서 그치고 있습니다. 나도 그렇지

요. 그래서 그냥 우리는 유튜버로 남게 되고 말아요. 한국시장에 우리를 초대

해주는 건 어떻습니까?(2022년 7월 18일 인터뷰).

키갈리에서는 외국 영화와 드라마 해적판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 사진


관에서 혹은 길거리 좌판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다양한 해외 문화콘텐츠 매매가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적재산권법이 르완다에 존재할 뿐만 아니라 해적


판 유통은 법에 의해 금지된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다양한 콘텐츠를 길거리에서 쉽게 손에 넣는다. 길거리에서 해적판 구하는 곳
을 물어보면 사람들은 거리낌 없이 판매자를 소개시켜 준다. 판매자 또한 개방
된 장소에서 구매자에게 다양한 콘텐츠를 소개하며 구매를 유도한다. 종종 판
매자들 사이에는 구매자를 유인하기 위한 경쟁도 벌어지며 그들의 영업 현장을

촬영하는 것을 스스럼없이 허락하기도 한다.

134) Shaka(2004) pp. 73–74.


135) Athan(남성, 20대), 영화감독 인터뷰( 2022. 7. 18, 키갈리 그의 사진관).
136) UNESCO(2021), p. 194.
137) RALC(2019), pp. 93-96.

9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2022년 8월, 키갈리의 키미론코 공설 시장(Kimironko public market)에
서 키냐르완다어로 더빙되어 있는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한 편당 100르완다
프랑(한화 135원 혹은 0.098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구매자가 원하는 콘텐츠

를 판매자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경우에도 판매자가 이를 구해오는 데는 오랜 시


간이 걸리지 않는다. 이런 식으로 키갈리에서는 지리적·문화적으로 거리가 있
는 다양한 지역의 문화콘텐츠까지 쉽게 구할 수 있다. 심지어 한국에서는 정작
유명세를 타지 않은 드라마와 영화까지도 키갈리 시장에서 더빙까지 되어 유통
되고 있었다. 넷플릭스에서 한창 서비스 중인 콘텐츠들 또한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VOD 서비스를 구독하지 않는 사람들도 그 콘텐츠들을 서비스 구독 비

용보다 훨씬 싼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이에 르완다 아트 이니셔티브 관계자


Samuel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맞아요. 해적판을 사는 것도 파는 것도 불법이지요. 모두가 알고 있습니다.

정부도 알고 있지요. 우리에게는 지적재산권법이 있습니다. 하지만 단속은

쉽지 않습니다. 이미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키냐르완다어로 더빙했지요.

한 사람이 전부 맡아서 여러 사람을 연기합니다. 질적으로는 매우 나쁘지만

저렴합니다. 사람들이 쉽게 구하지요. 전 세계 사람들이 왜 돈을 내고 넷플릭

스를 구독해야 하는지 다 이해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지요. 하지만 오징

어 게임을 보고 싶고, 세계 주류 문화에서 동떨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조금 더 저렴한 방법을 찾기도 합니다. 자신이 가진 해적판을 또 주변 사람들

과 나눠서 보기도 합니다. 이건 분명히 문제를 일으키지요. 오징어 게임이 창

조한 경제가 한국으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입니다(2022년 7월 30일 인터뷰).

르완다의 영화 관계자들과 정부 관계자들 그리고 대학생과 일반인 등 다양

한 사회계층에서 르완다 영화산업의 문제로 해적판의 유통을 지적한다. 하지만


그들 중 일부는 르완다의 현실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반응을 보이

제4장 르완다 • 99
기도 한다. 문화콘텐츠의 해적판이 널리 유통되는 다른 이유는 제작된 콘텐츠
의 언어 차이에서도 찾을 수 있다. 르완다는 공용어로 키냐르완다어, 영어, 프
랑스어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영어와 프랑스어 구사 인구는 키냐르완다어에

비하면 상당히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 초반 조사에 의하면 르완다 전


체 인구의 99.4%가 키냐르완다어를 구사하며 오직 키냐르완다어만을 구사하
는 인구 구성비는 약 90%에 달했다. 따라서 키냐르완다어는 여전히 르완다 사
회의 가장 중요한 소통의 수단이다.138)
따라서 사람들은 대부분 문화콘텐츠를 키냐르완다어로 소비하길 원하는데
해적판은 비록 질적 수준이 낮다고 하더라도 더빙이 되어 르완다 소비자의 욕
구를 채워주기에 쉽게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해적판 콘텐츠의 더빙 수준은 매
우 열악한 편이다. 배우들이 현지어로 대사를 주고받는 동시에 키냐르완다어
더빙이 덧입혀진다. 모든 배우의 대사는 한 사람에 의해서 더빙된다. 이러한 불

건전한 르완다 영화산업 구조와 문화콘텐츠 소비 환경은 올바른 소비문화 정착


을 저해하고 이는 다시 영화산업 발전의 장애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대
해서 영화배우 Sarah(가명)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아, 해적판이요? 정말 많이 미안하지만 저도 심지어 그렇게 해요. 저는 영

화를 다운받으러 가요. 우리는 영화산업이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예요.

만약 그것이 있었다면 사람들은 우리 영화에 돈을 지불해야 할 것이고. (중략)

지금은 해적판을 통해서 오징어 게임도 거의 공짜로 볼 수 있지요. 내가 당신

의 질문에 대답했는지 모르겠지만, 해적판은 분명히 존재하고 아주 큰 시장

이죠. 나는 그것이 결코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유

럽이나 미국에서도 여전히 그렇게 하고, 공짜로 영화를 훔치기 때문이지요.

여기에서도 그런 일이 일어나는 것뿐이에요(2022년 7월 15일 인터뷰).

138) Samuelson and Freedman(2010), p.190.

10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5. 글로벌 가치사슬

글로벌 가치사슬은 종종 탈정치적 입장에서 논의된다. 이는 경쟁력 있는 기


업들이 국경을 뛰어 넘나들며 활발한 활동을 통해 영향력을 발휘하고 세계시장
을 통합해가는 과정에 초점을 두기 때문이다. 하지만 르완다의 경우에는 정부
가 정면에 나서서 고부가가치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 확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르완다 정부는 적극적으로 정책 수립과 개발 계획을 주도하고 거기에 코
로나19 이전의 성공적인 경제 성장 등이 더해져 르완다는 아프리카의 국가 주
도형 글로벌 가치사슬의 좋은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139)
르완다 영화산업은 사회·문화적으로 그리고 경제적으로 ‘치유’라는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관심을 가지고 이를 육성하기 위한 노력을
다각도로 기울이고 있다. 르완다 영화의 사회적 치유 역할은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무엇보다도 영화는 과거의 맹목적인 증오를 유발하는 편파적 라디
오와 다르게 1994년 학살을 총체적으로 다루어 트라우마를 극복하게 하는 사

회 치유 역할을 한다. 민족적 화해를 이루고 평화를 구축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


단은 사회적 대화이다. 영화는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람들이 서로 소통할
수 있도록 끌어모은다는 점에서 화해와 평화를 위한 대화의 장이라고 할 수
있다.140)
사람들은 영화를 통해 자신들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서로 이해하고 공감한다. 그리고 영화 밖 현실을 재구성한다. 영화에 개인이나

집단 간 갈등뿐만 아니라 그들의 삶을 구성하고 통제하는 여러 사회구조들 사


이의 갈등이 모두 투영되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프리카를 그린 영화는 그들
이 역사적으로 경험해온 트라우마와 가혹했던 현실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사

람들은 그들과 그들의 역사가 투영된 영화를 통해 사회적 대화를 나눈다. 이는

139) Behuria(2018), pp. 4-5.


140) Cieplak(2010), p. 73.

제4장 르완다 • 101


과거에 대해 성찰하고 애도하며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를 창조할 수 있는 계기
가 된다.141) 하지만 영화가 사건을 재조명하는 것으로 민족 화합과 평화 건설
을 시도하는 것은 아니다. 민족적 배경에서 벗어나서 영화 제작자들이 르완다
인으로서 함께 영화를 제작하고 동료가 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것 자체로도 민
족 통합과 화합의 실천의 장이 되고 그 자체가 국가 통합에 더욱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142)

뿐만 아니라 르완다 영화산업은 자국 문화 발전에 많은 기여를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키냐르완다어와 르완다의 문화와 역사적 유산을 보호하고 홍보하
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단체인 르완다 언어문화 아카데미는 르완다의 영화산

업이 무엇보다도 현지어인 키냐르완다어의 활성화를 견인할 것으로 전망했고


(표 4-1 참고) 르완다에서 대부분의 영화는 키냐르완다어로 상영되기 때문이
다. 그리고 키냐르완다어의 활성화는 르완다 사회의 통합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키냐르완다어는 정치·경제적 계급 차이를 넘어선 ‘Rwandaness’의 상


징이라고도 할 수 있다. 프랑스어와 영어는 사회 엘리트 계층의 언어로 인식되
는 것이 그 이유이다. 1890년에서 1962년까지 벨기에의 통치를 받던 르완다
에서 전통적인 엘리트 계급은 프랑스어를 사용했고 이후 1996년 영어가 공용
어로 추가로 채택되면서 새로 등장한 엘리트 계급은 주로 영어를 사용한다.143)
따라서 영화산업은 키냐르완다어의 활성화와 촉진을 통하여 르완다 전체 인구
의 문화콘텐츠 소비의 불평등을 줄여주고 사회계층 간의 차이를 완화하며 직·
간접적으로 국가 통합에도 기여하는 문화적 치유의 역할을 한다.
또한 르완다 영화산업은 경제적 치유 역할을 한다. 르완다 영화 관계자들은

영화 한 편 제작으로 인해 국내에서 발생하는 일자리 수를 대략 800~1,000건


으로 추정하고 있다.144) 따라서 르완다 정부는 영화산업의 활성화를 통한 고용

141) Mhando and Tomaselli(2009), pp. 30-31.


142) Petersen(2013), p. 31.
143) Samuelson and Freedman(2010), pp. 192-193.
144) Rwanda Today(2018).

10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과 내수시장 활성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르완다 정부는 ‘겨울왕국(Frozen)’이
나 ‘샤카 줄루(Shaka Zulu)’ 등의 영화가 노르웨이와 남아공의 관광산업 활성
화를 견인했던 점에 착안하여 이를 벤치마킹한 필름 투어리즘(Film Tourism)

에 대한 청사진을 내놓고 있다.145) 필름 투어리즘은 르완다에서 현재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Visit Rwanda’ 캠페인의 일환이다. Visit Rwanda는 르완다
의 다양한 자연환경, 스포츠, 문화요소들을 활용하여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더
나아가 해외 투자를 유치하여 국내 시장 활성화에 기여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다.146)
마지막으로 르완다의 영화산업은 국제 협력의 중요한 수단이 되기도 한다.

르완다 정부는 영화산업을 비롯한 문화콘텐츠 산업이 국가 미래 산업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하면서 이 분야에서 다양한 국제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이러한 문
화콘텐츠 산업의 경제적인 역할에 대한 강조는 르완다를 비롯한 여러 아프리카

국가들이 현재 지역적 혹은 대륙적 차원에서 활발하게 논의를 펼치고 있는 부


분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르완다 또한 AU나 동아프리카공동체(EAC:
East African Community)와도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활발한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147) 특히 동아프리카공동체 회원국들은 자원 지향적이고 상품


지향적인 경제구조에서 탈피하여야 한다는 데 합의하고 2016년에 EAC 문화
창의산업법(EAC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y Act)을 통과시켰다.148)

이러한 맥락에서 르완다는 국제사회와 문화콘텐츠 산업 활성화를 논의하기 위


한 장으로서 2018년 이래로 키갈리 영상포럼(Kigali Audiovisual Forum)을
개최하여 아프리카 시청각 산업의 위기와 기회를 논의하기 위한 플랫폼으로 활

용하고 있다.149)
르완다 영화 제작 과정은 선진 영화산업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 르

145) Rwanda Today(2018).


146) Rwanda Development Board(2021).
147) 회원국은 르완다, 부룬디,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이다.
148) Franco and Njogu(2020), pp. 34-35.
149)“Rwanda Set For The First Kigali Audiovisual Forum”(2018. 11. 17).

제4장 르완다 • 103


완다 영화산업 규모가 아직 작아서 감독이 제작자, 작가, 에이전트, 편집자, 배
급자의 역할까지 도맡아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다른 특기할 만한
사항은 현재 르완다 영화 제작에는 사전 승인제도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대본

작가는 작업을 완료하면 이를 먼저 정부로 보내서 승인을 요청한다. 르완다 제


노사이드를 다루는 영화는 집단 학살 반대 투쟁을 위한 국가위원회(National
Commission for the Fight Against Genocide)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종
종 RALC는 영화 또한 극본을 검토하고 수정사항을 제시하는 등의 관여를 하기
도 한다.150)
극본 승인 후에는 청소년문화부의 촬영 승인이 필요하다. 정부로부터 극본

승인을 받은 경우에는 자금 조달을 거쳐 사전 제작에 돌입한다. 스텝을 고용하


고, 촬영 장소와 배우를 섭외하며 스토리보드를 제작하고 제작 일정을 짠다. 이
후 촬영이 시작되는데 보통 극작가가 감독을 맡는 경우가 많다. 편집이나 음향

작업 같은 촬영 후 작업은 개인 컴퓨터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몇몇 영화는


곧바로 영화제에 출품하거나 소규모로 배포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151)

6.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

우리는 ‘전하’라는 단어를 알아요. 한국 드라마 주몽에서 배웠습니다(2022

년 7월 18일, 영화감독 Athan과의 인터뷰).

르완다에서 한국의 문화콘텐츠에 대한 반응은 대체로 호의적이다. 이런 이


유로 르완다 미디어 시장에 K-pop, 드라마 및 영화 점유율이 조금씩 증가하고
있다. 르완다의 지상파 TV 방송국인 르완다 텔레비전에서 ‘대장금’, ‘주몽’, ‘내

150) Athan(남성, 20대), 영화감독 인터뷰( 2022. 7. 18, 키갈리 그의 사진관); Ishimwe(남성, 30대), 르
완다 영화연방 부회장 인터뷰(2022. 7. 20, 키갈리 ICT innovation center).
151) Petersen(2013), p. 21, p. 29.

10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조의 여왕’ 등을 방영하였고 VOD를 접하는 시청자들은 더 많은 한국 드라마에
노출되었다고 볼 수 있다. 또한 주 르완다 대한민국 대사관이 수도 키갈리의 유
일한 영화관에서 2016년 이후로 매해 진행하고 있는 ‘한국영화제’는 한국영화

팬 층을 확보하는 데 이바지하고 있다. 태권도의 도입으로 K-스포츠에 대한 관


심도 증대되고 있으며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현지의 많은 관심을 받았고 K-푸
드도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 문화상품 소비는 미미한 편에 그
치는 실정이다. 르완다에서는 특히 한국의 놀라운 경제 성장과 IT 기술을 동경
하기 때문에 한국의 소프트 파워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르완다에서 한국 영상 콘텐츠의 기술력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바탕으로 이를 배

우고 싶어 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152)


한국은 이미 르완다와의 문화 교류의 일환으로 태권도를 통한 스포츠 분야
공적개발원조를 진행한 바 있다. 한국의 태권도 공적개발원조는 1991년 이래

로 시작되어 주로 국제협력단의 주도로 이루어졌다. 2014년 르완다의 태권도


협회 요청에 의해 국제협력단 요원 한 명이 배치되었으며 2015년에는 지역 중
고등학교의 요청으로 체육교육 봉사 단원 한 명이 배치되었다.153) 이로써 르완

다 중부에 위치한 도시 무항가(Muhanga)에 최초의 태권도장이 건립되었다.


또한 2015 세계태권도한마당에 국가대표가 출전해서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두기도 하였다.154)

당시의 태권도 프로젝트에 대한 연구는 태권도 공적개발원조 사업의 문제점


으로 네 가지를 제시하였다. 첫째는 ‘인식 전환의 어려움’이다. 상대적으로 인
지도가 낮은 태권도는 정책 입안자들의 관심 밖이었던 반면 과학이나 ICT 같

은 경우에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다. 둘째는 ‘협력 체계 구축의 어려


움’이다. 태권도의 경우 국가 대 국가 차원의 협력이라고 하기보다 태권도 협회
와 중고등학교의 요청에 의한 기관 대 기관의 협력이었기 때문이다. 셋째는 ‘지

152) 외교부(2022b), pp. 282~283.


153) 박세원, 김상목, 김영식(2017), p. 99.
154) 위의 자료, p. 102, p. 104.

제4장 르완다 • 105


원의 단절성’이다. 사업 종료 후 지속적인 교류를 기대하기 어려웠기 때문에 개
발 원조의 효율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는 ‘태권도 국가대
표들의 경제적 어려움’이다. 르완다에서 태권도를 배웠다 하더라도 낮은 인지

도와 낮은 수요 때문에 재능을 발휘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이다.155)


위에 언급한 문제점을 바탕으로 공적개발원조에 관한 함의는 다음과 같다.
르완다와의 문화 교류가 효과적이기 위해서는 ① 국가적 수요가 있는 분야에서
② 국가 대 국가의 사업으로 ③ 장기적인 관점을 가지고 ④ 지속 가능한 협력과
교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르완다는 영화산업 육
성을 바탕으로 국내 고용 촉진은 물론 자국 문화 발전을 견인하고 국제사회와
의 협력을 통해 르완다를 영화 제작의 메카로 자리매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 두 정책의 교차점이자 현재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시급한 문제
로 지적되는 중요한 것은 물적·인적 자원 확보와 인프라 구축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한국의 국제협력단은 ‘르완다 ICT 혁신 역량 강화사업’을


통해서 2013년부터 560만 달러(약 66억 원)를 투입해 키갈리에 ICT 혁신 센
터를 건립하고 2019년에 개원했다. ICT 혁신 센터는 2층 규모로 멀티미디어

강의실을 비롯해 세미나실, 도서관, 강당, 디지털스튜디오 등을 갖추고 첨단 시


설을 구비하고 있어 현지인들의 기술 교육과 창업 지원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ICT 혁신센터에는 현재 다양한 벤처 기업들이 입주해 있으며 음악, 게임, 엔터

테인먼트 등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156)


또한 한국은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지식·기술 공유 차원의
협력을 시작하였다. 2018년 1월 29일 키갈리에서 르완다 청소년문화부, 르완

다 언어문화 아카데미, UNESCO 국가위원회는 UNESCO와 함께 ‘르완다의


문화·창조 산업강화 프로젝트(Strengthening the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ies in Rwanda)’를 진행하였고 한국신탁기금이 이를 후원하였다. 이

155) 위의 자료, pp. 104~105.


156) 「코이카, 르완다에 ICT혁신센터 개원」(2019. 6. 21).

10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프로젝트를 통해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 종사자들의 역량 강화, 네트워킹
노력 지원, 정보 공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하였으며 그 대상
으로 르완다에서 활동하고 있는 예술가, 문화 분야 전문가, 정부, 시민사회, 민

간 활동가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포함하였다.157)


이와 더불어 2021년 9월 6일에서 16일까지 부산국제교류재단은 한국국제
협력단의 글로벌 연수 산업의 하나로 ‘르완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분야 역량 강화’
를 위한 생태계 육성 모델 개발 3개년 과정 중 1차 연도 과정을 진행하였다.158)
연수는 콘텐츠 산업 이해, 최신 동향을 바탕으로 분야별 기술 적용과 지역 생태
계 활성화 전략을 통한 사업화 등의 내용으로 진행되었다. 코로나19 상황을 고
려해서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 교육 사업은 한국의 무상 원조로 건설된 ICT 혁
신센터에서 진행되었으며 참가자들로부터 긍정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159)

한국은 우리가 협력하기 가장 좋은 으뜸가는 국가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한국과의 협력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곳 ICT 혁신센터도 한국의 지원으

로 이루어졌습니다. 많은 젊은이들이 한국이 지원한 장비를 통해서 교육받고

실습하고 기술을 익히고 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최근에 국제교

류재단이 지원한 문화콘텐츠 기술 교육은 비대면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우리

는 더 자주 더 많은 사람들이 한국의 기술을 전수받기를 기대합니다(2022년

7월 25일, 르완다 영화연방 관계자와의 인터뷰).

157) Unesco(2018).
158) 「부산국제교류재단, KOICA의 ‘르완다 멀티미디어 콘텐츠’ 연수 수주」(2019. 3. 8).
159) “How can the film industry in Rwanda be boosted?”(2021. 6. 17).

제4장 르완다 • 107


7. 르완다 사례의 의의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은 독립을 전후로 하는 1960년대로 거슬


러 올라간다. 특히 영화산업은 1994년 포스트 제노사이드 시대에 본격적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으므로 그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160) 따라서 문화

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의 산업화와 건전한 문화콘텐츠 소비문화의 정착이 아직


미미한 편이다. 이는 투자의 부족과 자금 조달의 어려움으로 연결되고 기술 발
전과 교육의 지체로 관련 산업의 성장을 더디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왔다.

르완다 정부는 영화산업의 사회·문화적, 경제적 가치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


으며 다양한 정부 주도의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을 꾀하
고 있다.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과거의 트라우마에 깊이 뿌리내리고 있

으며 앞으로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르완다 사회의 힐링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르완다 영화산업의 힐링이란 비단 과거사의
치유에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보다 나은 사회를 위한 사회·문화적, 경제적 치
유까지도 포함한다.
르완다의 Hillywood가 Heallywood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크게 두
가지로 압축할 수 있다. 첫째는 현지 인프라 구축이고 둘째는 기술과 지식 공유
를 통한 인적·물적 자원 구축이다. 상대적으로 자원이 부족한 내륙국가 르완다
는 부가가치가 큰 MICE 산업 투자에 열을 올리며 아프리카의 싱가포르로 부상
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를 통해서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투자를 유

치하며 일자리와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것이 르완다 정부의 청사진이다. 따라서


적극적으로 ‘Visit Rwanda’ 캠페인을 벌이고 국내외적으로 홍보하며 민관협
력을 진행 중이다. 영화산업에 있어서는 르완다를 영화 촬영의 메카로 성장시

키겠다는 목표뿐만 아니라 국내 제작을 통해 ‘고릴라 투어리즘’이나 ‘커피 투어

160) RALC(2019), pp. 93-96.

10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리즘’에 버금가는 ‘필름 투어리즘’을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한국과 르완다의 문화 교류와 협력은 이와 같은 르완다의 현실 맥락을 고려
하여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한국은 한류 문화콘텐츠 무상 제공과 확산을 통해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긍정적인 국가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


다. 하지만 르완다의 경우와 같이 문화콘텐츠 산업이 국가 발전의 수단으로 간
주되고 국제 협력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지역에서의 문화 교류는 개발협력의 필
요성이 더욱 요구된다.
한국은 개발협력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정책과 비전을 2021년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1-2025)’을 통해 제시하였다. ‘협력과 연대를

통한 글로벌 가치 및 상생의 국익 실현’을 위해 제시한 네 가지 전략인 ‘포용적


ODA, 상생하는 ODA, 혁신적 ODA, 함께하는 ODA’ 중에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 분야에서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상생하는 ODA’이다.161) 수원

국의 경제 발전을 위해 르완다의 ‘문화·관광 자원을 활용하여 르완다 문화콘텐


츠를 토대로 현지 맞춤형 인프라 구축 및 역량 강화’는 현재 르완다 정부가 해
외 투자 유치를 위해 설정한 대외 정책과 정확히 맞물린다. 이는 특히 자국 내

문화콘텐츠 산업의 유·무형 인프라 구축이 절실한 르완다의 맞춤형 전략이라


고 할 수 있다. 이는 한국과 르완다의 단발성 협력 구축을 넘어선 국가와 지역
을 초월한 미래 지향적인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이 분야에서 한국과 르완다의

남남협력의 틀이 갖추어진다면 이를 바탕으로 다른 남반부 국가와 협력을 구


축해나가는 데 중요한 모델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161) 관계부처 합동(2021), p. 8.

제4장 르완다 • 109


제5장
나이지리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50여 개의 민족이 살며 수많은 언어를 쓰는 다민족으로 구성된 나이지리아


는 1960년 10월에 영국으로부터 독립하여 연방국가를 이루었다. 세계 32위에
해당하는 큰 영토(923,769㎢)를 가진 나이지리아의 주요 민족은 북쪽에 거주하
는 하우사 풀라니(hausa-Fulani), 남서쪽에 거주하는 요루바(Yoruba) 그리
고 동쪽의 이보(Igbo)로 이들은 나이지리아 인구의 약 60%를 차지한다. 수많
은 민족으로 구성되었기에 민족 간 갈등이 매우 심하며, 이로 인하여 1960년대
에 다수의 내전과 쿠데타가 발생했다. 다민족 다언어 국가인 관계로 나이지리
아 정부는 영어를 공용어로 채택하여 국가의 단결을 꾀하고 있다.
2021년 기준 나이지리아의 인구는 총 2억 1천 1백만 명(남성 51%, 여성

49%)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이는 세계 7위, 아프리카 1위에 해당한다.162) 또


한 인구의 1/2은 기독교인(7천 8백만)이고, 다른 나머지 1/2은 이슬람교인(7
천 7백만)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세계에서 기독교인구와 이슬람교인구가 제일
많은 국가로 상위 5위권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163) 지역적으로 보았을 때 이슬
람교인들은 주로 북쪽에, 기독교인들은 주로 남쪽에 거주한다. 복잡한 민족 구
성과 종교적 대립으로 인하여 현재까지도 보코하람(Boko Haram)과 같은 극
단적 무장단체가 주도하는 테러와 납치 등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치안이 매
우 불안한 상태이다.
많은 인구수를 가진 만큼 경제규모도 상당히 큰 편이다. 2020년 기준으로

국내총생산(GDP)은 5,105억 달러에 달하는데 이는 세계 31위에 해당한다.164)


특히 구매력 기준으로는 GDP가 거의 1조 달러 이상에 이른다. 즉 나이지리아
의 물가를 고려했을 때 이들의 실질 구매력이 더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흥미로

162) The World Bank(2021).


163) Pew Research Center(2015).
164) International Monetary Fund(2022).

11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운 것은 나이지리아의 실업률이 33.3%, 그중 젊은 인구의 실업률이 42.5%로
매우 높은 편인 데도 큰 시장과 높은 실질 구매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는 나이지리아의 시장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큰 영토와 많은 인구와 더불어 아프리카 최대의 산유국인 나이지리아는 경


제 발전을 위한 큰 잠재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치적 불안이 큰 장애
로 지적되고 있다. 독립 후 곧 쿠데타가 발생했다. 특히 1967년에는 동부 지역
이 독립을 선언하면서 벌어진 비아프라 전쟁(Biafran War 또는 Nigerian
Civil War)이 발생하면서 많은 피해를 보았다. 1970년대 후반의 두 차례의 석
유파동으로 인해 오히려 큰 경제적 이득을 본 나이지리아는 정치적 안정을 찾

는 듯했으나, 1980년대 세계 유가가 안정되면서 국가재정은 악화되었다. 이후


로 계속된 쿠데타와 군사정부로 혼돈의 시기를 거치다가 2000년대 초반에 접
어들면서 민주화가 정착되었다. 그러나 근래 치안이 다시 악화되었다.

최근 나이지리아의 경제 성장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문화콘텐츠 사업인데,


그중 단연 영화산업이 으뜸이다. 일반적으로 영화산업을 논할 때 주로 서구 국
가를 다룬다. 예를 들면 상업영화로 잘 알려진 미국의 할리우드, 예술영화의

중심지인 프랑스, 그리고 한때 스파게티 웨스턴 또는 검과 샌들(sword-and-


sandal)로 유명한 이탈리아 등이다. 물론 1960년대 한때 부상하던 일본영화
그리고 최근에 소위 신르네상스를 맞고 있는 한국영화 등도 최근에 많이 다루
어지고 있다.
그러나 영화산업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국가들이 있는데, 인도와 나이지
리아가 바로 이들이다. 최근 인도영화에 대한 할리우드의 투자가 집중되면
서, 세계적으로 제법 인기를 끌었던 ‘PK: 별에서 온 얼간이(PK)’, ‘내 이름은
칸(My Name is Khan)’, ‘세 얼간이(3Idiots)’, ‘슬럼독 밀리어네어(Slumbdog
Millionaire)’ 등의 성공으로 인하여, 일명 볼리우드로 불리는 인도의 영화산

업이 관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인도 다음으로 많은 영화를 제작하는 나이지리


아(대략 2,500~3,000여 편 이상)는 그동안 상대적으로 덜 주목을 받아왔으

제5장 나이지리아 • 113


며,165) 최근 관심도가 높아지기는 했으나 서구의 편향된 시각으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성공에 대해서 왜곡된 시각으로 분석하고 있다.

표 5-1. 나이지리아의 영화생산량

연도 영화 수 연도 영화 수
1995 3 2003 975
1996 177 2004 761
1997 233 2005 1,082
1998 214 2006 1,711
1999 356 2007 1,535
2000 389 2008 1,588
2001 589 2009 1,770
2002 843 2021 2,500~3,000*

주: * 2021년 추정치임.
자료: Barrot(2010), “Nollywood: comment le Nigeria produit 10 000 films en quinze ans.”

나이지리아의 영화생산량에 대한 정확한 데이터의 부재에 대한 질문에 Pan-

Atlantic 대학교의 Ikechukwu Obiaya 교수는 다음과 같이 부가 설명했다.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이 속칭으로 Nollywood라고 알려져 있는데, 사실

이는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일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수많은 민족이 있

는 만큼 지역적으로, 민족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 그 성격이 다른 특색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면 북쪽에는 하우사 풀라니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데, 이

들은 주로 이슬람교도들이다. 이들의 영화산업은 카노(Kano)를 중심으로 발

전하고 있는데, 우리는 이를 카니우드(Kanywood)라고 한다. 여기서 만들어

165) 나이지리아 영화는 극장, 공중파, 케이블 TV, 온라인 플랫폼, 간이상영시설 등의 여러 경로를 통해서
상영되고, 상영 매체에 따라 별도의 심사과정을 거친다. 예를 들면 온라인 플랫폼이나 케이블 TV의
경우, 각 매체에 따른 별개의 심사기준을 가지고 있다. 국립 영화 및 비디오 검열 위원회(NFVCB)는
극장 상영을 목적으로 하는 영화를 주로 심사하고, 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한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에
서 제작되는 전체 영화의 숫자의 파악은 실질적으로 힘들다(Ikechukwu Obiaya 교수 화상 인터뷰,
2022. 9. 7).

11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지는 영화들은 종교적인 색채가 매우 진하고, 이에 따라 매우 정형적인 형태

를 띠고 있다. 그리고 이 영화들은 영어가 아닌 지역 언어로 주로 제작된다.

요루바 민족이 거주하고 있는 남서쪽에는 오소그보(Osogbo)라는 도시가

있는데, 이 도시에서도 매우 많은 양의 영화가 요루바어로 만들어진다. 여기

서 만들어지는 영화는 저예산 영화들이 대부분을 차지하는데, 대략 월 400편

정도가 생산된다.

많은 이들이 날리우드라고 하는 영화는 남쪽 라고스(Lagos) 지역을 중심으

로 제작되는 영화인데, 이 지역은 서구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대부분의 영화가

영어로 제작되고, 그 내용이나 형식 또한 서구영화처럼 매우 자유롭다. 그리고

여기서 만들어지는 영화들이 아프리카 전역 및 다른 대륙에 있는 국가들로 퍼

진다. 즉 전파가 가장 잘되는 영화라서 날리우드가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전

체를 일컫는 심볼이 되었다. 그러나 영어와 비영어로 만들어진 영화의 비율을

따져보면 대략 50~60% 정도의 영화가 영어로 만들어지고, 그 나머지는 비영

어로 만들어진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언어와 내용이 다르다는 의미는 각 영화가 타깃팅하는 소비층이 다르다는

뜻이다. 즉 일부 영화는 지역 유선방송 또는 케이블TV를 통해서 소비되는 경

우가 있다, 다른 영화들은 공중파TV를 통해서 소비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최근에는 넷플릭스와 같은 OTT 서비스의 등장으로 이러한 플랫폼을 통해 영

화를 방영하는 경우도 있다. 만약 영화가 영화극장이나 공중파를 통해 방영

될 예정이라면, 이 영화들은 국립 영화 및 비디오 검열 위원회(NFVCB)의 심

의를 통과해야 하고 이 때문에 정확한 영화의 숫자가 파악된다. 그러나 영화

극장이나 공중파가 아닌 다른 경로를 통해서 영화가 방영된다면, 독립적인

심의과정을 거치게 되어 있다. 이 숫자는 NFVCB에 통보되어 데이터화를 하

는 경우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다.

그러나 수많은 영화들은 CD나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일반인들이 소비하

게끔 제작되는데, 이러한 영화들에 대한 구체적인 통계는 미비하다. 따라서

제5장 나이지리아 • 115


나이지리아 영화의 정확한 생산량에 대한 데이터는 구득 자체가 불가능하다

(2022년 9월 7일 1차 인터뷰).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이 더욱 의미 있는 이유는 영화산업이 국가의 특별한


관여 없이 민간에 의해서 성장 및 발전하였고,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 관계자
들은 이를 ‘나이지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Pan-Atlantic 대학교의 Ikechukwu Obiaya 교수는 이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영화산업을 발전시키거나 부흥시킨다는 명목으로 정

부가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사례가 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은 그

성격이 매우 다르다. 1970~80년대 경제상황이 매우 좋을 때 정부가 직접 개

입하여서 영화산업 발전을 꾀하였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 경제위기가 찾

아오면서 영화산업은 완전히 망하였다. 영화를 만들 재력이 사라졌고, 영화

를 상영할 수 있는 소수의 극장도 거의 문을 닫았다.

1990년대 들어서 영화산업이 다시 꽃피우기 시작했는데, 이때의 영화는

극장상영을 목표로 한 영화가 아닌, 시민들이 캠코더로 직접 영화를 만들어

그들 사이에 찍은 작품을 돌려보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민간의 노력으로 지

금의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이 성장하였다. 그리고 우리는 이 나이지리아 영화

산업을 세계에서 제일 큰 규모로 만들었다. 이것은 순전히 민간의 힘이고 나

이지리아의 자랑이자 자존심이다(2022년 9월 8일 2차 인터뷰).

특히 이렇게 발전한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이 경제 발전에 상당히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영화로 대표되는 날리우드의 경우 2016년 그 가치
가 36억 달러에 달하며, 2021년엔 64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매년 2,500여 편의 영화를 생산하고, 2021년 극장 수익은 2,200

11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만 달러에 달한다. 특히 2021년 기준으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전체 GDP의
2.3%인 2,400억 나이라(6억 6천만 달러)를 기여한 것으로 추정된다.166)
따라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발전에 대한 올바른 분석은 세 가지 관점에
서 큰 의미를 가진다. 첫째, 국가 경제 발전에 관한 관점에서 볼 때 많은 개발도
상국들에 영화산업이나 문화산업을 통한 경제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방법론을
제시할 수 있다. 둘째, 서구국가들의 관점에서 본 영화산업 및 문화산업에 대한

제한된 관점과 시각의 지경을 더 넓힐 수 있다. 셋째, 한국과는 또 다른 환경에


서 성장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을 분석함으로 한국 영화산업의 발전 및 본격적
인 아프리카 진출을 위한 정책적 함의를 찾을 수 있다. 넷째, 이를 활용하여 나

이지리아를 비롯한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한국의 문화 ODA 증진시키고 효율


을 더욱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2. 디지털 환경 분석

나이지리아는 2017년부터 서서히 경기침체로부터 벗어나기 시작했는데, 특


히 2018년부터는 정보통신기술(ICT: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분야가 경제 발전에 있어 큰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18년 정


보통신산업이 나이지리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12%로 농림업과 무역
업 다음으로 큰 규모를 차지하고 있다.167) 그러나 세계의 다른 국가와 비교해

보았을 때, 나이지리아의 디지털 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World Bank Group은 아프리카 디지털 경제 이니셔티브(Digital Economy
for Africa(DE4A) Initiative)를 통해 나이지리아의 디지털 환경을 개선하고

166) PWC(2022), 그러나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경우 극장상영용 영화 제작 이외에 다른 경로를 통해 상


영할 영화 제작이 다수이고, 개인 또는 소규모 기업에서도 영화 제작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비공식적은 경로까지 추산할 경우,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국가 경제 기여도는 더욱 클 수 있다.
167) 한아프리카재단(2019), p. 20.

제5장 나이지리아 • 117


자 노력하고 있다.
Media Landscapes에 의하면 나이지리아 인구의 50.2% 정도가 인터넷을
사용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나이지리아 국가통계국(National Bureau of

Statistics)은 2022년 1분기 기준으로 약 53%로 추정함].168) 최근 나이지리아


에서도 광케이블 설치가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예를
들면 가정용 광대역 인터넷 비율은 2018년 말을 기준으로 0.04%인데, 이는 세
계 평균인 13.6% 또는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평균인 0.6%와 비교했을 때 매
우 떨어지는 비율이다.169) 그 이유는 같은 서아프리카 국가인 가나나 세네갈이
국가 전체에 고속 광대역 인터넷 기반시설을 설치하고 있는 것에 반하여, 나이

지리아는 국가 전체보다는 대도시들을 잇는 인터넷 기반시설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부분의 기업들과 소매업 종사자들은 무선전화선을 활용하
여 데이터 통신을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낮은 광대역 인터넷 비율은 거대

한 나이지리아의 영토 크기(가나의 약 4배 및 세네갈의 4.7배)와 나이지리아


내의 심한 지역 간의 갈등에서 기인했음을 고려해야 한다.
낮은 광대역 인터넷 비율에도 불구하고 나이지리아의 전자상거래 시장은 매
우 큰 편이다. UNCTAD가 발표한 ‘B2C 전자상거래 지수’에 의하면 나이지리
아는 아프리카에서 모리셔스 다음으로 전자상거래 지수가 제일 높다.170) 물론
큰 인구를 바탕으로 한 수익과 전자상거래 소비자 수를 고려한다면, 단연 아프
리카의 최고 수준이다. 2018년 기준 전자상거래액은 120억 달러로 추산되며,
2025년까지 이 수치는 7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171) 특히 고무적
인 것은 나이지리아에 고성장 디지털 기업들이 많다는 것과 디지털 기업가 정

신을 가진 젊고 야망 있는 인력의 수가 많다는 점이다.172) 이들은 상대적으로


풍부한 벤처 자금과 기업 인큐베이터(incubator) 그리고 다수의 디지털 신규

168) Media Landscapes(2022);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2022).


169) World Bank Group(2019).
170) UNCTAD(2018), p. 13.
171) World Bank Group(2019).
172) Pazarbasioglu, Irigoyen, and Mehta(2018).

11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업체(start-ups)가 많이 입주해 있는 라고스를 중심으로 매우 활동적인 디지털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나이지리아의 디지털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발전이 대도시를 중심으로만 발전하고 있으며, 나이지리아의 광대한 지


역과 이 지역에 살고 있는 주민들의 인터넷의 안정적인 사용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열악한 나이지리아의 디지털 생태계는 영화
산업의 발전에 있어서 서구의 선진국과는 다른 양태를 만들어냈다. 예를 들면
영화의 제작에 있어서 컴퓨터를 이용한 CG의 미발달, 또는 사후제작 작업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하게 다루어진다. 영화의 소비에 있어서도, 디지털 환경이

미비한 만큼 주로 케이블 TV나 유료 TV를 통한 소비가 더 발달되었다. 특히


1980년대 중반의 VCR의 확산과 VCR 테이프를 중심으로 한 1990년대의 본
격적인 영화산업의 발전에 따라 극장을 통한 영화 소비보다는 TV를 통한 영화

소비가 고착화되었다.
또한 컴퓨터와 같은 휴대용 기기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만, 이러한 기기들이
반드시 인터넷과 연결되어 있지 않음을 인지해야 한다. 즉 콘텐츠를 즐길 수 있

는 기기가 나이지리아 소비자에게 주어진 것일 뿐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자체가 주어진 상황은 아니라는 것이다. 물론 케이블 TV나 유료 TV의 경우는
다르지만, VCR이나 컴퓨터를 사용하여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경우 필요한
문화콘텐츠를 구하는 것은 다분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아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정식으로 출간된 DVD나 Netflix와 같은 유료가입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
를 즐길 수 있는 계층은 나이지리아에서 약 20% 이하로 추산되고 있다.
디지털 환경과 관련하여 Pan-Atlantic 대학교의 Ikechukwu Obiaya 교수
는 영화의 품질과 관련해서 다음과 같은 흥미로운 이야기를 하였다.

서구의 많은 학자들은 나이지리아 영화를 한 묶음으로 묶어서 이야기 하

고, 이를 가지고 품질이 떨어진다고 폄하한다. 그러나 이는 나이지리아 영화

제5장 나이지리아 • 119


의 특성을 모르는 데에서 나온 오류이다. ‘노란 태양의 절반(Half of a Yellow

Sun, 2006)’과 같은 영화는 처음부터 극장 상영을 목표로 한 영화이다. 따라

서 이러한 영화들은 예산도 많이 책정되고, 해외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등의

좋은 성과를 거둔다. 그러나 다수의 영화들은 극장 상영이 목표가 아닌 케이블

TV나 비디오테이프를 통해 TV에서 상영된다. 따라서 이 영화들은 주로 저예

산으로 나이지리아 시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줄거리를 기반으로 만들어

진다. 즉 디지털 환경에 따라 영화의 종류나 품질도 달라지는데 많은 이들은

이를 무시하고 나이지리아 영화를 분석한다(2022년 9월 7일 1차 인터뷰).

3. 유통환경

나이지리아 내의 열악한 제조 산업기반으로 인하여 대부분의 공산품 수요를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은 두 가지 상반된 현상으로 나타나는데 하

나는 제조 산업을 양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노력이고, 다른 하나는 수입을 통해


이득을 얻으려는 기업 활동이다.
먼저 나이지리아 정부는 자국의 제조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주요 품목에 관
해서 수입할당제 또는 수입금지와 같은 수입규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표면상
이러한 수입규제 조치가 나이지리아의 제조업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
하지만, 본 규제가 이미 오랫동안 실행되어 왔음을 고려해볼 때 그 효율성은 미

미하다고 봐야 할 것이다.
또한 현실적으로는 수입량의 부족과 국내생산량의 전반적인 부족으로 인하
여 주요 품목의 일반 소비자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다. 수입금지인 가구류,
섬유류 및 주방용품 등의 경우 나이지리아 국내 업체들이 생산을 맡고 있는데,
생산량의 부족으로 인하여 소비자 가격이 높게 형성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품질도 매우 열악하다. 따라서 대부분의 일반 소비자들은 높은 가격과 낮은 품

12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질로 인해 야기된 이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수입규제와 열악한 국내 제조업으로 인하여 유통업은 비교적 덜 발달되었
다. 이는 왜곡된 기업활동을 야기한다. 큰 영향력을 가진 소수의 전문 대형 수

입·유통업체보다는 수백 명의 소형 수입업체들이 다양한 제품들을 수입 또는


구매하여 유통하고 있다. 소형 수입상들은 주로 두바이, 요하네스버그, 카이로
등의 인근 중동 및 아프리카 지역에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직접 구매하여, 항
공편으로 들여오는 경우가 대다수이다. 따라서 일부 수입금지된 품목이나 수입
관세가 높은 품목에 대한 밀수가 성행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나이지리아 국내의 열악한 제조업으로 인해 국내 유통업체들은 자연스럽게

더딘 발전을 하게 되었다. 따라서 수입업을 포함한 유통업의 대부분 상권은 나


이지리아 현지인들보다는 상대적으로 거대 자금 동원이 가능하고 신용도가 높
으면서도 국제 네트워크를 가지고 있는 인도인, 레바논인 또는 화교들이 장악

하고 있다.
특히 수입규제와 부족한 국내생산량으로 인해 절대적인 양이 부족한 나이지
리아의 상황에서 대부분의 수입·유통업체들은 전문품목보다는 품목별 연관성

이 현저히 떨어지는 소량 다종의 품목을 취급한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로 인한


이익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이러한 상황은 나이지리아 국내 유통업자들의 입
지를 더욱 좁게 만드는 요건으로 작용한다.
또한 열악한 사회간접자본 시설로 인해 물류 단지 또는 기지가 거의 없고,
물류 시스템 또한 매우 취약하다. 따라서 도소매의 구분이 없으며, 항구 주변
또는 상권이 형성된 시장을 중심으로 소매상들이 물건을 공급받아 판매하고
있는 실정이다. 소매업 역시 대도시 중심가에 위치한 소수의 대형 백화점을 제
외하고는 대부분 영세 영업자들이며, 심한 빈부 격차로 인해 소비 시장은 부유
층을 대상으로 한 고가 수입품 시장과 서민들의 필수 소비재 시장으로 양분되

어 있다.173)

173) Kotra(2009).

제5장 나이지리아 • 121


그런데 이러한 전반적인 현상이 영화산업에서는 좀 다르게 진행되었다. 비
아프라 전쟁 이후에 군부가 정권을 차지했고, 1972년 나이지리아 기업진흥법
(Nigerian Enterprises Promotion Decree) 또는 ‘Indigenisation Decree’로

불리는 법이 발효됨에 따라 나이지리아에서 운영되는 기업들의 대부분의 소유


권이 나이지리아인들에게 넘어갔다.174) 물론 영화 배급(유통)과 상영에 관련
된 기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그리고 1970년대 초 세계 석유파동으로 인해 풍부

해진 나이지리아 내의 자금은 영화산업으로 흘러 들어갔다. 즉 나이지리아인들


이 직접 영화를 제작할 수 있게 되었고, 제작한 이후에는 풍부한 자금을 활용하
여 해외에 사후제작을 의뢰하여 품질을 높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이를 그들이 소

유하게 된 유통망을 통해 수월하게 배급되는 환경이 형성되었다. 따라서 나이


지리아의 영화들은 국내 극장에서 쉽게 상영될 수 있었고, 이를 통해 나이지리
아 영화산업은 꽤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양상은 1980년대 초부터 크게 바뀌었다. 세계 유가가 안정되
면서(나이지리아의 입장에서는 유가가 폭락하면서) 나이지리아의 경제는 파탄
에 이르게 되었고, 자금줄이 끊긴 영화산업은 위기를 맞게 되었다. 그리고 이

때 수많은 영화관이 폐업하게 되었다. 즉 영화의 생산과 배급 그리고 상영이라


는 주요 기능이 마비되었다. 당시 나이지리아 정부는 영화산업을 살리고 외화
의 유출도 막고자 TV에서 외국 드라마의 방영을 지양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

다. 그러나 당시 나이지리아 영화의 품질은 외국영화보다 떨어져 인기가 낮았


으며, 방송국의 입장에서도 외국영화를 보여주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이득이어
서 주로 외국영화를 보여주었다. 물론 당시에 나이지리아 영화가 TV에서 방영

되었으나, 낮은 인기로 인해서 TV를 통해서 영화제작비를 회수하기에는 역부


족이었다. 또한 영화의 TV 방영으로 인하여, 영화와 드라마가 경쟁하는 구도
가 형성되었다.

174) Obiaya(2011)는 영화 배급과 유통망의 소유권이 표면적으로만 나이지리아인들에게 넘어간 것이


며, 이전처럼 레바논계나 시리아계 사람들이 여전히 소유하고 있었다고 주장한다.

12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당시의 상황에 대해서 Pan-Atlantic 대학교의 Ikechukwu Obiaya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70년대 중반 이후 유가가 상승하면서 나이지리아 경제는 호황을 맞이하였

다. 많은 자금이 영화산업에 흘러 들어갔다. 이때 영화의 제작은 나이지리아

에서 그리고 사후제작은 외국에서 했다. 그러나 1980년부터 시작된 경제위

기로 인하여 사후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따라서 사

후제작을 점차 줄였으며, 따라서 영화의 완성도는 많이 떨어지게 되었다.

이 당시 ‘Indigenisation Decree로’ 많은 회사들의 소유권이 외국인이

아닌 나이지리아인의 손에 넘어 왔다. 그러나 이것은 표면적일 뿐이다. 겉으

로는 나이지리아인이 소유한 것처럼 보였지만, 그 내부는 거의 다 외국인 특

히 이집트, 인도 및 바레인 사람들의 손아귀에 있었다. 특히 극장사업에서 이

러한 경향이 강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나이지리아 영화의 품질이다. 비록 소유권이 외국

인들에게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비즈니스맨이다. 즉 돈이 된다면 나이지

리아 또는 외국영화를 가리지 않았을 것이다. 이들이 외국영화를 선호했다면,

그것은 나이지리아 영화가 소비자의 흥미를 끌지 못했고, 따라서 나이지리아

영화의 수익률이 외국영화보다 떨어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해야 한다.

더욱 중요한 것은 정부의 역할이다. 정부는 나이지리아 영화를 살리겠다

고, 그리고 사후제작이나 외국영화 수입으로 인해 불거지는 외환의 반출을

줄이겠다고 국내제작 콘텐츠를 더 상영하게 하는 쿼터제(수입할당제)를 실시

하였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이것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나이지리

아의 경제와 문화를 살릴 수 있을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외국 콘텐츠

의 부족은 영화극장이나 유선방송 TV 등의 수익저하로 연계되었다. 외국 콘

텐츠 수입도 제대로 못하고 방영도 제대로 못하게 되니, 돈이 벌리지 않게 되

었다. 따라서 영화의 국내 제작은 물론 수입도 힘든 상황을 야기시켰다(2022

년 9월 7일 1차 인터뷰).

제5장 나이지리아 • 123


이러한 상황 가운데 돌파구는 1980년대 중반부터 유행했던 VCR이었다.
TV와는 달리 시청에 시간적인 제한을 받지 않았고, 전력 공급이 원활하지 않은
저녁시간을 피해서 영화나 드라마를 시청할 수 있게 되었다. VCR을 중심으로

한 홈비디오 산업이 조금씩 발달하던 가운데, 1992년에 비디오카메라를 활용


하여 만든 저예산 홈무비인 ‘Living in Bondage(1992)’가 대성공을 거두었
고, 이후 유사한 이야기를 다룬 비디오가 다량 제작되고 소비되면서 주로 VCR
을 통해 소비되는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부흥의 길을 걷게 되었다.175)

사진 5-1. Living in Bondage의 포스터

홈무비가 중심을 이루는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특징은 대부분의 영화가 저


예산으로 단기간에 촬영이 이뤄진다는 점이다. 대부분 제작비 절감을 위해 비
디오카메라로 찍고 제작 기간도 2주를 넘지 않으며 약 3만 달러 내외(한화 약
3,500만 원)의 제작비로 장편영화 한 편을 제작한다.176) 이렇게 제작된 영화

175) Fortune(2015); Obiaya(2011)는 ‘Living in Bondage’의 흥행 이유를 당시 다른 영화들과 다른 포


장방식을 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 영화가 기존의 영화와는 달리 컬러 인쇄된 커버에 비
닐포장까지 곁들여 마치 해외에서 들여온 미국 또는 인도 영화처럼 고급스러워 보였고, 이 점이 소비
자들에게 크게 어필했다고 주장했다.

12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는 비디오테이프나 DVD로 제작되어 주로 TV 채널을 통해 방영된다. 최근에
는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유럽 등으로 수출하기도 한다.
VCR을 통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부흥에는 다섯 가지 중요한 성공요인이

있다. 첫째, 홈무비의 가격이 매우 저렴했다는 점이다. 당시 홈무비 한 편의 가


격이 1~2달러인데 이는 VCR 비디오테이프 자체의 가격과 비교했을 때 그리
비싸지 않다는 점이다. 둘째, 시간이 흐르면서 홈무비의 제작비 및 가격이 상승
하자 불법복제가 급격히 증가하였고 유통이 더 쉽게 되었다. 셋째, 영어로 제작
되어 영어를 공용어로 하는 다수의 아프리카 국가에서 쉽게 수출 또는 배급되
었다. 넷째, 1960년대 프랑스어권 아프리카 국가의 작가주의 영화와는 달리

철저히 소비자가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소비중심 또는 시장중심의 영화


를 만들었다. 마지막으로, 서양의 영화보다는 제작이나 품질에 있어서 미비한
점이 있기는 하지만 아프리카라는 거대 시장을 기반으로 하여 대부분의 영화가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최근에는 영화유통이 케이블 TV나 유료 TV를 통해 상영되는 부문, 소비자
가 직접 콘텐츠를 구비하여 VCR 또는 컴퓨터를 통해 소비하는 부문, 그리고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상영되는 부문으로 크게 나눠지고 있다. 첫 번째의 경우


방송국에서 직접 영화 제작자와 연계하여 필요한 영화를 TV를 통해 상영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영화 자체의 품질이나 인기를 고려하지 않더라도, 영화 제작자
가 어느 정도 영화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는 구조이다. 물론 인기 있는 영화를
제작한 기업이나 제작자의 협상력은 더욱 커지기에 차후에 더 많은 상영료를
요구할 수 있다. 둘째, 인터넷 플랫폼을 통해 상영되는 경우도 TV를 통해 상영
되는 경우와 비슷하여 어느 정도 영화제작비를 회수할 수 있게 된다.
문제는 세 번째, 소비자가 직접 콘텐츠를 구비하여 VCR 또는 컴퓨터를 통해
소비하는 경우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것처럼 나이지리아 인구의 약 20% 이하

만이 정품 CD, DVD나 유료 인터넷 플랫폼을 즐길 경제적 여유가 있다. 따라서

176) 「나이지리아판 할리우드 날리우드를 아시나요?」(2016. 12. 2).

제5장 나이지리아 • 125


대부분의 사람들은 불법제품을 사용하게 된다. 판매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영화
를 다운받아 이를 DVD에 담아 아남바라(Anambara) 주의 오니차(Onitsha)
및 라고스 주의 알라바(Alaba)와 같은 곳에서 거래한다. 이후 이러한 콘텐츠를

담은 DVD는 나이지리아 전역에 배급되고 있으며, 인터넷을 활용할 수 없는 환


경에 처한 소비자들은 이를 싼 가격에 구매하여 소비하게 된다. 흥미로운 사실
은 이러한 불법복제를 통해 나이지리아 영화가 아프리카 여러 지역으로 널리
유통되었고, 이로 인해 나이지리아 영화의 국제적 명성 또한 높아지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관련하여 콘텐츠 소비자이면서 한국에 체류했던 경험이 있는 Cosmas

Ifeanyi Nwakanma는 디지털 환경과 관련하여 소비자의 행태에 대해서 다음


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한국에서는 영화를 보러 영화극장에 가는 것을 당연히 여긴다. 특히 새로

나온 영화의 경우는 특히 그렇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매우 다르다. 일단 영

화극장표 자체가 매우 비싸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영화극장을 간다는 것을 상

상하기 어렵다. 영화극장을 간다는 것은 매우 특별한 일이고, 일 년에 한두 번

조차 못 가는 사람도 많다. 또한 대부분의 사람은 TV나 DVD를 통해서 영화

를 시청한다. 물론 인터넷이 잘 발달된 도시의 경우 불법사이트를 통해서 시

청이 가능하지만, 인터넷이 잘 안 되는 지방의 경우 DVD가 주로 사용된다.

이러한 불법 DVD나 웹사이트를 통해 영화를 시청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

은 안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영화를 정상적인 경로로 즐길 자금적 여유가

없다. 돈이 없다고 문화생활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은 좀 지나친 것 같다. 따

라서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을 한국적 또는 서양의 시각에서 이해하려고 하

는 것은 매우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2022년 9월 5일 인터뷰).

12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인터넷이 확산된 이후, 대도시를 중심으로 넷플릭스와 같은 인터넷 플랫폼
을 통해 영화를 소비하는 젊은 층도 많이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 대도시에 거주하여 인터넷을 크게 문제없이 영유할 수 있는 젊은 층

에 국한된 이야기다. 일부에서는 최근 나이지리아 영화 배급에 떠오르는 별로


취급받고 있는 iROKOTV라는 스트리밍 플랫폼을 중요하게 다루는 경향을 보
이기도 하는데, 이는 나이지리아 국내보다는 해외에 있는 나이지리아인들이 주
로 나이지리아 영화를 즐길 수 있는 통로로 인식하는 것이 옳다.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이 부흥함에 따라, 최근에는 넷플릭스도 나이지리아 영
화산업의 제작 및 배급에 직접 뛰어들었다. 이러한 디지털화된 유통망을 통해

서 어느 정도 불법복제를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불


법복제로 인한 부담이 나이지리아의 국내 제작자에게 직접적으로 가지 않고 직
접 투자 및 배급을 하는 넷플릭스에 전가된다는 점이다.

불법복제를 통한 확산과 새로운 디지털 유통환경에서의 투자 및 배급의 변


화는 기존과 달라진 디지털 환경에서 소비자와 관련된 저작권법의 효율성이 재
고되어야 함을 의미하며,177) 저작권법을 엄격히 적용하는 것보다는 어느 정도

유연성을 가지고 적용하는 것이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 더 나을 수 있음을 의미


하기도 한다.178) 이러한 불법복제의 부가적인 ‘선순환 효과’에 대해서는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177) 저작권법은 크게 소비자 관련 그리고 생산자 및 배급자 관련 사항으로 크게 나눌 수 있다.


178) 저작권법(Copyrights)의 효율성에 관해서는 Parc(2020b) 및 Parc and Messerlin(2021a)을 참고
할 수 있다.

제5장 나이지리아 • 127


4. 미디어 소비구조

나이지리아는 아프리카 국가 중에서 가장 생기 넘치는 미디어 환경을 가지


고 있다. 연방정부 차원에서는 물론 나이지리아 연방을 구성하고 있는 36개의
주정부 모두 적어도 하나 이상의 라디오 방송국과 TV 방송국을 가지고 있다.
또한 100여 개의 민간 라디오 방송국, 지상파 네트워크, 유선 TV 및 직접 위성
방송(direct-to-home satellite) 등이 있다.179) 이 중 라디오는 뉴스와 정보
를 제공하는 제일 중요한 수단이다. 특히 대부분의 나이지리아인들이 영어를

구사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통해 서구의 영어 방송을 직접 청취하는 수도 상당


하다. 그러나 현지 방송국의 외국 라디오의 재방송은 불가하다.
Media Landscapes는 나이지리아 대중의 미디어 소비를 크게 정기간행물,

TV 및 라디오로 구분하고 있다. 이 중 저명한 일간지나 주간지 또는 월간지 등


으로 이루어진 정기간행물은 나이지리아 전역에 약 100여 개에 이른다. 정기
간행물은 주로 정치인, 사회운동가, 기업리더나 교육수준이 높은 사람들에게,
라디오는 일반 대중에게 넓게 소비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180) TV는 전기가 안
정적으로 공급되는 도시에 거주하는 시민들에게 소비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
다. 근래에는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정기간행물, 라디오 및 비디오 소비량도 크
게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2022년 1/4분기 기준으로 약 1억 4,500만 명이 인터넷에 가입한 것으로 보
이나,181) 이들 대부분은 광대역 인터넷이 아닌 무선전화선을 활용하고 있다.

참고로 가입자들의 대부분은 도시에 살며 교육을 받은 젊은 연령층이다. 2019


년 1월 기준으로 이들 중 약 2,400만 명 정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사
용하고 있다. 이 중 12%는 ‘We Are Social’이나 ‘Hootsuite’와 같은 플랫폼

179) “Nigeria profile media”(2019. 9. 30).


180) Media Landscapes(2022).
181) National Bureau of Statistics(2022).

12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을, 85% 이상이 ‘WhatsApp’을, 그리고 78% 이상이 ‘Facebook’을 사용하고
있다.182)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는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 틱톡(Tiktok)
과 같은 인터넷플랫폼 기업들이 반드시 나이지리아 정부에 등록을 하고 현지
사무실을 개소하는 것을 골자로 한 새로운 규정을 2022년 6월 13일에 발의했
다.183) 따라서 인터넷플랫폼 기업들의 나이지리아 내의 적극적인 활동이 예상

되며, 인터넷을 통한 미디어 소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 소비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문화콘텐츠이다. 나이지리아의 문
화콘텐츠 산업의 경우 2018년부터 2023년까지 매해 8.6%의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184) 텔레비전 및 비디오 시장도 2018년 7억 3천 달러에서 2020년 8억 달


러로 7.49%의 성장세를 보였는데, 이 중 72.3%는 스트리밍 플랫폼과 같은
OTT 서비스 가입자 수의 증가로 이루어져 있으며, 21.3%는 TV 광고, 그리고
가정용 비디오가 5.3%를 차지하고 있다.185) 2021년에 나이지리아의 유료 TV
가입자는 6,900만으로, 남아공의 유료 TV 가입자 수를 넘으셨으며 2025년까
지 아프리카 전체의 1/5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186) 이러한 급격한 성장 배

경에는 코로나19의 영향도 있지만, 나이지리아 국내의 불안한 치안도 있다. 치


안 불안으로 인해서 대다수 사람들이 외출을 하기보다는 집에서 문화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선호하게 되었다.

문화콘텐츠 중에서도 특히 영화의 경우, 제작 이후에 배급과 극장에서의 상


영이라는 과정을 거치는데, 일반적으로 제작된 수많은 영화 중에서 일부 사람
들에 의해서 배급될 영화와 상영될 영화가 선택되는 과정을 거친다. 즉 이러한
‘선(先)선택’ 과정으로 인해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는 영화의 숫자는 급격히 줄
어들게 된다. 또한 이러한 ‘선(先)선택’ 과정은 영화 제작자가 소비자의 선호도

182) “Nigeria profile media”(2019. 9. 30).


183) “Nigeria to Require Social Media Platforms to open Local Office”(2022. 6. 14).
184) International Trae Administration(2021).
185) Ibid.
186) Research and Markets(2021).

제5장 나이지리아 • 129


를 정확히 파악할 수 없게 만드는 장애로 작용한다.
그러나 앞에서 언급했던 영화관의 폐업, VCR의 발달, 비효율적인 유통망,
그리고 최근에 형성된 OTT 서비스의 공통된 소비구조는 배급자나 상영자의

우선 선택권을 축소시켰지만 반면 소비자의 직접적인 영화 선택권을 확대하였


다. 따라서 영화시장의 중심은 소비자 즉 시장이 되고,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자연스럽게 시장중심의 영화를 만들게 된다. 즉 생산과 소비가 시장의 기능에
따라 자유롭게 이루어진 결과, 정부의 영화산업을 위한 적극적인 지원이 없이
도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이 부흥할 수 있는 원인이라고 파악해야 할 것이다.
특히 이는 1960년대 프랑스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잠시 유행했던 작가주의

영화와 비교될 수 있다. 프랑스어권 국가들의 영화산업은 지금까지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는데,187) 이들의 영화가 작가주의 관점에
서는 인정을 받을 수 있겠지만, 소비자로부터는 외면을 받고 있다. 이런 프랑스

어권 영화와 비교했을 때 시장중심주의의 나이지리아 영화가 아프리카라는 거


대 시장에서 인기를 끄는 것은 매우 당연히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나이지리아의 음악산업도 더불어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izkid

는 2021년 그래미(Grammy)의 최우수 뮤직비디오(Best Music Video)를 수


상했고, Burna Boy는 2020년에는 그래미의 베스트 월드 뮤직 앨범(Best World
Music Album)을, 2021년과 2022년에는 그래미의 베스트 글로벌 뮤직 앨범
(Best Global Music Album) 그리고 베스트 글로벌 뮤직 퍼포먼스(Best
Global Music Performance)를 각각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코로나19 상황
에서 온라인을 통한 음악 소비는 대폭 증가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코로나

19 이후에도 온라인을 통한 음악 소비의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에 스포티파이(Spotify)와 같은 회사들은 나이지리아 음악산업에 대한 투자
를 점점 더 확대하고 있다.

187) Barrot(2010).

13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5. 글로벌 가치사슬

영화는 제작, 배급 및 상영의 세 부문으로 나뉘어져 있다. 이 가운데 제작은


사전제작 과정과 사후제작(post-production) 과정으로 나눌 수 있는데, 최근
컴퓨터 특수 그래픽을 활용한 특수효과가 활발히 사용되고 있어 사후제작 과정
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이 부문의 대표적인 선두주자는 Wētā FX(구
Weta)로 대표되는 뉴질랜드로서 ‘아바타(Avatar)’, ‘공각기동대: 고스트 인 더
쉘(Ghost in the Shell)’과 같은 수많은 할리우드 영화의 포스트 프로덕션을
맡았다.
홈무비가 주류를 이루는 나이지리아 영화의 경우, 사후제작 과정보다는 사
전제작 과정이 매우 중요한데, 이 과정의 대부분은 나이지리아 국내에서 이뤄

진다. 최근 ‘태양의 절반(Half of a Yellow Sun)’이나 ‘피겨린(The Figurine)’


과 같은 일명 ‘뉴날리우드 무비(New Nollywood Movie)’와 같은 블록버스터
들이 떠오르고 있다. 이들은 외국의 자본을 지원받아 촬영되기도 하고, 또 해외

촬영도 많이 하고 있어 향후 제작 부문의 국제화가 더욱 가속화되고 글로벌 가


치사슬의 고도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영화의 배급은 제작과 상영의 중간 과정으로 제작된 영화를 상영을 맡은 영

화관에 배급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홈무비가 중심을 이루는 나이지


리아 영화의 경우 영화관으로의 배급뿐만 아니라 TV나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
폼으로의 배급도 매우 중요하다. 따라서 나이지리아 영화 제작자들이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나이지리아 국내의 영화관이나 공중파 방송사와 유료 TV 방송국
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대륙 전역의 유료 TV 네트워크와 무료 공중파 방송사와
거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홈무비를 중심으로 발달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에 있어서 영화관의 중요성
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산업이 성장하면서 나이지리아의 대도시에

제5장 나이지리아 • 131


거주하는 중상류층을 위한 영화관이 200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
작했다. ‘실버버드 그룹’은 나이지리아의 주요 도시에 멀티플렉스를 짓기 시작
했으며, 2004년 라고스 빅토리아섬의 ‘실버버드 갤러리아’를 시작으로 영화

체인점을 출범하였다. 이후 ‘제네시스 디럭스 시네마스’와 ‘오존 시네마’도 영


화관 사업에 진출하였다. 2010년 이후로는 필름 하우스 영화관과 비바 영화관
이 주요 도시의 다양한 지역에 생기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관객들이 영화관을
방문할 수 있게 되었다.
영화상영에 대해서 Pan-Atlantic 대학교의 Ikechukwu Obiaya 교수는 다
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일부에서는 나이지리아의 영화관 설립이 큰 트렌드라고 하는데, 이는 진

실이 아니다. 영화관에서 보는 영화는 가격이 매우 비싸서 나이지리아 인구

의 소수만 즐길 수 있다. 나이지리아 전체에 대략 70개의 영화관이 있는 것으

로 알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TV를 통해서 영화를 감상한다. 이 외로 중

요한 것은 ‘Viewing Center’이다. 이는 영화를 상영할 수 있을 만한 야외 또

는 실내장소에 스크린을 설치하고 영사기로 영화를 보여주는 방식인데, 이동

도 가능하고 설치도 간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를 통해서 영화를 감상한다.

많은 연구들이 여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2022년 9월 7일 1차 인

터뷰).

최근 나이지리아 영화가 국제영화제에서도 인정받고, 또한 해외시장에서도

주목받기 시작하면서 해외에서의 상영도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다국적 기업


과의 협업을 통해 스트리밍 플랫폼이나 아프리카 이외의 외국 영화 체인을 통
한 영화 상영을 더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여전히 많은 수의 나이지
리아인들이 영화관보다는 TV를 통해 영화를 소비한다는 점과 20% 이하의 인
구만이 영화관을 갈 경제적 여유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볼 때 영화관 상

13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영을 위한 영화의 불법복제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국과 비교했
을 때 영화 배급을 하는 회사들이 영화 제작에 관여하고 있지 않기에 흥행이 어
느 정도 보장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보여준다는 점도 향후 나이지리아 영화

산업의 발전에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6.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

불법복제를 통한 나이지리아의 문화콘텐츠 산업이 크다는 점이 한류가 나이


지리아에서 점차 확산되고 있는 현상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터넷을 활
용하여 다양한 웹사이트를 통해서 한국 문화콘텐츠를 쉽게 다운받을 수 있고,
또한 불법복제업자들은 한국 문화콘텐츠가 나이지리아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
기 있다는 점을 파악하여 한류 불법복제물을 판매하고 있다.
이와 관련하여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는 Segun Aleshinloyes는 다음과 같

이 말했다.

최근에 한류 콘텐츠가 매우 유행이다. 그래서 나도 자막이 있는 한국 드라

마나 영화를 많이 다운받아 보관하고 있다. 최근에 본 작품으로는 ‘고스트 닥

터(Ghost Doctor)’나 ‘소년심판(Juvenile Justice)’과 같은 최근 작품 이외

에 ‘주몽’이나 ‘기황후’ 또는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와 같은 드라마를 매우 즐

겨봤다. 나 말고도 주변에 많은 친구들이 한류 콘텐츠를 소비하고 있다.

한류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 넷플릭스에 가입을 하기도 하지만, 대부분

의 젊은이들에게 넷플릭스에 가입한다는 것은 사치다. 물론 오리지널 DVD

를 구입하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따라서 몇몇 웹사이트 같은 곳에 접속하면

한국 콘텐츠를 쉽게 다운받을 수 있다.

이를 활용해서 장사하는 사람도 많다. 인터넷을 통해 다운받은 후, 이를

제5장 나이지리아 • 133


DVD나 CD에 담아서 싸게 팔기도 한다. 물론 가격도 싸고 품질도 나쁘지 않

기에 젊은 나이지리아인들은 많이 구매한다. 만약에 불법복제와 불법 웹사이

트가 없다면, 대부분의 나이지리아 젊은이들은 한류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한류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람들은 이를 좋아

하진 않겠지만, 개인적으로 이러한 불법경로를 통해서 한류에 대해서 알게 된

사람들이 대다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2022년 9월 4일 인터뷰).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에 한국문화원이 개관하여 한국 문화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 개선되기는 하였지만, 넓은 영토와 많은 인구 그리고 안전하지 않

은 치안을 고려해보았을 때 한국문화원을 통해 나이지리아 젊은이들이 한류 콘


텐츠를 즐길 수 있는 정도는 제한적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과 한류의 인지도 향상은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나이지리아 영화의 본격적인 국제화가 시작되면서, 나이
지리아 영화의 품질에 대한 산업 관계자들과 정부의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
다.188) 이에 최근 나이지리아는 영화 전문학교를 설립하여 이를 극복하고자 하

는 노력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는 이미 기반을 잡은 영화 전문학교가 있고, 4년제 대학에서도 영화의
다양한 방면에 대해 교육을 하고 있다. 이에 반하여 나이지리아에서는 실전을

통한 영화 제작 방법이 널리 퍼져 있다. 따라서 ODA를 통해 한국과 나이지리


아의 영화 제작 방법에 대한 교류의 장을 열 수 있다.
나이지리아 공중파에 대한 한국 영화나 드라마의 제공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미 한국정부는 일부 아프리카 국가에 대해서 이러한 형태의 ODA를 제공하
고 있다. 이를 통해서 한국의 드라마를 나이지리아가 가지고 있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더 널리 전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188) Ikechukwu Obiaya 교수 역시 향후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큰 난관으로 영화산업과 관련된 고품질


의 교육을 지적했다(Ikechukwu Obiaya 교수와 화상 인터뷰, 2022. 9. 8).

13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특히 한국이나 나이지리아의 경우 넷플릭스와 같은 해외 스트리밍 플랫폼으
로부터 많은 투자를 받고 있기에 이를 활용한 국제공동제작을 통한 문화 ODA
도 고려해볼 수 있다. 그러나 국제공동제작에 대한 문제점도 상당히 있어서 이

를 고려한 효율적인 국제공동제작에 관해서 향후 더 많은 연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189)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문화 교류에 관해서 Pan-Atlantic 대학교의 Ikechukwu

Obiaya 교수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하였다.

다른 곳도 마찬가지겠지만,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은 매우 영세한 1인 기

업 또는 소기업으로 이루어졌다. 따라서 제일 큰 문제는 자금이다. 영화를 만

들 수 있는 자금이 너무 부족하다. 또한 영화를 만들어도 배급에 큰 문제를 가

지고 있다. 영화극장은 소수이고 대도시 중심으로 퍼져 있으며, 나이지리아

의 인구들 중 소수만 영화극장에 방문할 수 있다. 따라서 다수의 인구가 영화

를 보고 즐길 수 있는 다른 방식이 필요하다. 만약에 한국이 국가 차원에서 교

류를 원한다면 이런 측면에서 가능해 보인다.

또 다른 중요한 점은 나이지리아에서 영화 제작 또는 관련 업무를 제대로

가르쳐주는 학교시설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미래의 나이지리아 영화

산업이 발전하는 데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로부터

한국의 영화 관련 교육시설과 프로그램이 잘 갖추어졌다고 들었다. 나이지리

아에도 이런 것들이 있었으면 좋겠다(2022년 9월 8일 2차 인터뷰).

189) 국제공동제작에 관한 문제점은 Messerlin and Parc(2020); Parc(2020a, 2020c); Parc and La
Fever(2021)를 참고할 것.

제5장 나이지리아 • 135


7. 나이지리아 사례의 의의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발전은 여러 측면에서 중요한 의의를 가지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에서 보았을 때 영화산업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과 관여가 없이
도 발달할 수 있다는 측면이다. 이러한 발전은 제작자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직
접적인 유통망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직접적인 유통망은 부족한 기반
시설과 풍요하지 않은 경제적 상황에서 부가적으로 발생한 것이라고 볼 수 있
다. 그러나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은 이러한 역경을 극복해 갈 수 있는 시장의 능
력을 다시 한번 확인해주는 좋은 사례이다. VCR이라는 당시의 기술적인 발달
을 통해서 제작된 영화들이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할 수 있다는 점과 소비자들
역시 이러한 VCR을 통해서 영화를 소비하는 대체 방법이 생겼다는 점은 경제

적으로 보았을 때 매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를 통해서 수많은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었고, 또한 해외의 투자까지
나이지리아로 유도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 모든 것이 발판이 되어 나이지리

아 영화가 해외에 진출할 수 있게 된 점들은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


다.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의 관련자들이 그들의 영화산업의 발전을 ‘나이지
리아의 자존심’ 또는 ‘나이지리아의 자랑’이라고 언급한 것은 과장이 아니라고

볼 수 있다.
나이지리아 영화가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에 확산됨으로 인하여, 다수의 나
이지리아 배우들은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서도 활동하게 되었고, 다른 국가의
방송에서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의 영향을 받아 이를 베끼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나이지리아의 패션 및 음악 산업도 점차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서 유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한류 콘텐츠로 인하여 한국 영화, 드라마 및
K-pop 그리고 패션, 화장품, 음식이 함께 유행하는 것과 매우 유사하다.
특히 불법복제를 통해서 나이지리아 영화가 더욱 빠르고 효율적으로 확산될

13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수 있다는 점과 다양화된 경로를 통한 영화의 배급 그리고 넷플릭스와 같은 외
국자본의 유입으로 인한 불법복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매우 관심 있
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기존 한국정부가 단순히 한류 콘텐츠를 해외로 전파하려는 데에 집중했다는


점을 고려해보았을 때, 한국정부의 공공외교를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한국과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의 확산을 상호비교하는 학
술대회나 포럼 그리고 컨퍼런스를 통해서 한국과 나이지리아 간의 상호 이해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서 나이지리아 정부와
언론의 한류에 대한 접근성 및 친근도를 더욱 높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일방적인 문화전파 외교가 아닌 진정한 쌍방향 공공외교로


승화시킬 수 있다.
또한 깊은 상호 이해를 바탕으로 한국에 대해 더욱 깊이 알 수 있으며, 이를

통해 한국이 나이지리아에 제공할 수 있는 문화 ODA를 구체적으로 모색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발전에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영화 제
작교육 그리고 영화유통망의 향상은 한국이 적극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방향이

라고 파악된다. 한국의 많은 대학교들이 영화산업과 관련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이들 대학교는 국제화와 해외인재영입에도 적극적이다. 따
라서 나이지리아 학생들에게 영화와 관련된 학위과정을 한국에서 이수할 수 있
는 기회를 제공해줄 수도 있다. 또한 넷플릭스에 대항하기 위한 한국기업들의
노력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는 데, 이러한 노력이 국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닌 해
외 진출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또 한국정부가 이러한 국내기업들과 나이지
리아 콘텐츠 생산자를 연계하는 데 중간자적 역할을 하는 방법도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무엇보다도 최근 나이지리아에서 늘고 있는 한류 콘텐츠 소비의 확산과 증

가 그리고 제한된 유통경로를 고려해보았을 때 한국정부의 문화원 전략도 고민


해볼 필요가 있다. 기존에는 여러 국가의 주요 도시에 문화원을 개원하여 수를

제5장 나이지리아 • 137


늘리는 방식을 주로 취했다. 그러나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여 환경문제,
국제관계 및 경제문제를 고려했을 때, 사이버 문화원을 개원하고 유튜브나 스포
티파이와 같은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효율을 높이는 방법도 고려해보

면 좋을 것이다.

13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2. 디지털 환경 분석
3. 유통환경

4. 미디어 소비구조
5. 글로벌 가치사슬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 한계
1. 역사, 사회, 정치, 경제적 배경

남아공은 1994년 만델라 정부의 등장과 함께 정치적으로 식민 상태를 종결


하였다. 이 식민 환경은 전 국민의 10%가 되지 않는 유럽인들의 후손이 나머지
국민을 제도적으로 착취하고 차별하는 아파르트헤이트라는 인종분리정책으로
대표된다. 미디어는 토지 소유와 교육의 기회와 함께, 역사적으로 남아공 흑인
들의 경제·사회·문화권이 박탈당한 대표적인 분야이다. 대부분의 아프리카 국
가들은 1960년대에 독립을 이루었는데, 당시는 신문이나 잡지와 같은 종이 매
체 그리고 라디오가 미디어 환경을 구성하던 시기였다. 반면 남아공의 사례는
텔레비전이 식민 미디어 환경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고 식민 상황의 종결 이후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보여주는 보기 드문 사례이다.

남아공에서 TV는 1976년에 처음 소개되었다. TV 도입은 미디어의 강력한


사회적 파급효과를 알고 있던 아파르트헤이트 정치 엘리트들의 반대로 처음에
난항을 겪었으나 정부의 강력한 통제하에 TV 시스템을 도입한다. 따라서 남아

공에서 방송 제작과 유통은 국영방송인 남아공 방송공사(SABC: South African


Broadcasting Corporation)가 독점하게 된다. 남아공 미디어 산업의 핵심
기관인 SABC는 국가적 화합과 공공교육을 궁극적인 목표로 1936년에 설립되

었다. 그러나 당시 국가 화합과 공공교육의 대상은 유일한 남아공 시민이었던


백인 집단이었고, 방송은 아프리칸스어를 사용하는 백인과 영어를 사용하는 백
인 간의 화합을 증진시키고 이를 통해 조화로운 국가를 건설하는 것이 목표였
다. 반면 남아공 인구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비백인 남아공인들의 화합이나
교육은 관심 밖에 놓여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TV 프로그램에 남아공 아프리카
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반영되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190) 1980년대

190) 이 보고서에서는 남아공에 정착한 유럽인들의 후손인 백인들을 제외한 남아공 국민을 통칭하여 흑인
이라고 표현한다. 흑인은 인구의 80%, 컬러드 9%, 백인 9%, 기타 인도 및 아시아인 2% 정도를 차지
하지만, 이 글에서는 백인을 제외하고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사회·경제·정치적 권리의 측면에서 소외
되었다는 측면에서 백인이 아닌 비백인 그룹을 하나로 묶어 이해한다.

14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까지 SABC는 남아공의 유일한 방송이자 공영방송으로 정부의 엄격한 통제하
에 있었으며, 국민당(National Party) 정부가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을 수행하
는 정치 수단으로 활용되었다.191) 반면 남아공 흑인들의 언어를 매개로 하는

방송은 홈랜드(homelands)라고 명명된 지역에서 지역 라디오 방송의 형태로


만 생산 유통되었다. 이런 미디어 환경은 인종분리의 목적을 달성하는 데 효과
적인 도구로 사용되었다.192)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은 TV의 강력한 통제와 함께 영화콘텐츠에도 엄격한


통제를 시도했다. 영화는 백인 전용 상영관과 흑인을 위한 상영관으로 나누어
졌고 영화에 나오는 특정 이미지와 내용에 대한 검열도 실시되었다. 영화는 백
인만이 볼 수 있는 영화, 흑인들도 볼 수 있는 영화로 나누어 유통되었고, 흑인
들이 볼 수 있는 영화는 대사와 영상의 많은 부분이 검열로 삭제된 후 상영되었
다. 인터뷰에 참여한 Neville Harichombe는 “드라큐라 영화에서 백인 여성

의 노출된 신체는 흑인용 영화에서는 삭제되어 상영되었으며, 감옥에서 죄수들


이 탈옥하는 장면 등은 영화의 내용과 무관하게 흑인용 영화에서 편집되었다.
또 인종적으로 인도 사람이 백인과 함께 출연하는 서부영화의 포스터는 인도인
을 지운 상태로 흑인 관람객들에게 배포되었다”고 회술하였다.193)
이는 백인 여성의 몸을 흑인이 볼 경우 범죄로 이어진다는 인종차별적인 사
고, 영화에서 체제 유지에 위험한 행동을 볼 경우 흑인들이 어린아이들처럼 모
방할 것이라는 근거가 없는 편견, 백인과 흑인이 함께 있는 장면을 볼 경우 아
파르트헤이트 체제에 흑인들이 불만을 갖게 될 것이라는 정치적 불안감 등이
바탕이 된 것이다. 이러한 과도한 검열 때문에 백인 미성년자가 볼 수 있는 영

화의 전부 혹은 일부가 흑인 성인에게는 허락되지 않는 경우도 많았으며, 과다

191) Berger(2011).
192) Schenk(2015).
193) Neville Harichombe 인터뷰(2022. 7. 26, 케이프타운)). Neville Harichombe는 1970년대부터
18년간 UIP 검열위원회에서 상영사로 근무하였다. 인터뷰에서 그가 주로 일을 하였던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상영관(현재 시내 중심에 위치한 복합 메디컬 건물로 바뀜)은 백인영화를 상영하는 층과 흑인
영화를 상영하는 층이 한 건물에서 분리되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41


하게 삭제되고 편집된 버전의 영화로는 전체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힘든 경우도
많았다. 이는 과거 백인 남아공인들이 흑인들을 어린아이처럼 계도하고 통제하
려는 의도를 보여주는 행위로 분노와 불만으로 이어지곤 했다.194)

1994년 정권교체 후 아프리카인이 주인이 된 남아공 정부는 문화, 예술, 전


통 산업에 대한 백서 ‘우리의 모든 유산, 우리의 공통된 미래(All our legacies,
our common future)’를 발표한다.195) 백서는 남아공이 과거의 기술, 자원,

기반구조에서 존재하는 왜곡된 재분배를 수정하고, 곧 문화 르네상스를 경험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또한 민주화와 함께 새롭게 탄생한 정부 부처인 ‘예술문화
과학기술부’의 활동은 문화 활동이 국가의 재건과 개발을 위한 구조 안에서 이

루어진다는 것을 명백히 선언한다.


백서와 새로운 정부의 조직 개편의 기본이 되는 가치로 천명하는 것이 기본
적인 인권이다. 백서는 남아공 헌법 권리 조항의 16번째 문단 ‘모든 사람은 예

술적 창의를 포함한 자유로운 표현의 권리가 있다’ 그리고 30번째 문단 ‘모든


사람은 자신이 선택한 문화적 삶에 참여하고 그 언어를 사용할 자유가 있다’를
구체적인 근거로 제시하며 남아공의 문화 정책은 다음의 가치에 기본을 둔다고
명시한다. ‘예술과 문화적 표현 그리고 자신의 문화유산에 접근하고, 참여하며
즐기는 것을 우리는 사치나 특권이라고 믿고 있었지만, 이것은 기본적인 인권
이다.’196) 이러한 구절은 과거 문화를 노골적으로 정치적 전략으로 활용했던

과거 아파르트헤이트 정부의 문화 정책을 거슬러 역사적 폐해를 수정해야 한다


는 의지의 결과로 이해할 수 있다.
1990년대 초 남아공 미디어의 구조적 변화를 이끄는 두 개의 동력은 참여

민주주의와 상업화였다. 민주화로의 전환 과정에서 참여 민주적 미디어 구조 변


혁의 대표적인 일례로, 1993년 독립방송위원회(Independent Broadcasting

194) Neville Harichombe는 이러한 과다한 통제와 여기에서 오는 분노가 흑인이 흑인을 대상으로 저지
르는 성범죄 및 폭력의 영향을 주었다고 이야기했지만, 이 의견은 실험적으로 증명된 바는 없는 듯하다.
195) Department of Arts, Culture, Science And Technology(1996).
196) Ibid., p. 10.

14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Authority)가 설립되어 로컬 콘텐츠 생산 및 제공, 미디어 교차 소유, 미디어
회사 자립 능력 등을 감시하며 미디어 독립 및 미디어의 사회적 역할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197) 이 시기에 공영방송 SABC의 구조 역시 마

찬가지로 민주화와 상업화의 갈등 구조 사이에서 제도적, 실질적 변화를 거치


게 된다.
SABC는 새로운 민주주의 남아공에서 공영방송으로서 새로운 역할을 할 것

을 요구받았다. 이 과정에서 과거 단일 채널이던 SABC는 세 개의 채널로 확대


되어 두 개의 채널(SABC 1과 SABC 2)은 남아공의 공식어 11개를 어우르는
다양한 언어로 만들어진 방송 콘텐츠를 제작 송출하고, SABC 3은 영어로 된

콘텐츠만을 송출하게 된다. 늘어난 채널에서 다양한 언어로 방송을 제작하는


데에 소요되는 SABC의 재정적 부담은 자연스럽게 점차 증가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정부는 모든 남아공 시민에게 동등하게 방송권을 제공한다는
원칙에 입각하여 방송서비스 요금을 징수하는 것을 금지하였기 때문에 남아공
공영방송은 곧 재정난에 빠지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 남아공 경제의 원칙이 된 신자유주
의 질서 안에서 SABC는 재정적으로 자립할 것을 요구받았다. 정부의 지원은
점점 줄어들고 SABC는 광고 수익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되었다. 그러나 역설적
으로 유럽어가 아닌 언어로 제작되는 미디어 콘텐츠의 소비자들은 오랫동안 경

제·사회·문화적 측면에서 주변부화되었던 인종 집단으로 남아 있었고, 이들은


공영방송을 제공받을 권리가 분명히 있지만, 이들의 낮은 소비력으로 인해 주
요 광고주들은 이들을 위한 방송을 주요 타깃으로 삼지 않는 경우가 많았

다.198) 즉 광고주는 구매력이 있는 시청자를 원하고, 그들을 위한 방송에 광고


를 의뢰한다.
결과적으로 SABC는 공영방송으로서 소외된 시청자를 위한 방송을 제작편

197) ICASA(1993).
198) Jacobs(2019).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43


성 해야 하는 의무가 있지만, 조직의 생존을 위해 남아공 백인에게만 어필하는
방송을 제작 편성해야 하는 태생적 한계를 갖게 된다.199) 이러한 복합적 이유
로 현재까지 SABC의 재정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으며, 이는 콘텐츠 제작을
위한 예산 삭감으로 연결된다. 더군다나 현재 위성방송, OTT 플랫폼 등으로
텔레비전 시청자가 쉽게 이동할 수 있는 상황에서 경쟁력 없는 콘텐츠의 제작
및 송출은 모두의 경제·사회·문화권을 보장하기 위한 공영방송의 입지를 약화
시키고 있다. 더불어 위성방송의 시작과 함께 남아공 백인 시청자들이 가격이
높은 위성방송인 DSTV로 이동하면서, 남아공은 미디어를 통해 공공의 영역에
서 통합된 나라를 이룩한다는 처음의 취지와 점점 멀어져 가게 된다. 민주화 전

후에 겪은 SABC 구조적 변화는 현재 남아공 미디어 산업 전반이 겪고 있는 정


책적 모순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2. 디지털 환경 분석

남아공의 디지털 인프라는 아프리카의 어느 국가보다 발달되어 있다. 아직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로 무선 인터넷의 사용 비율이 더 높지만 광대

역 인터넷도 확장되고 있는 추세이다. 인터넷 미디어의 경우 2017년 이미


DVD 등을 사용하는 가정용 비디오 시장의 규모를 넘었다. 인터넷 데이터 사용
량 중 비디오 시청의 규모가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인터넷 보급률은
60% 이상으로 아프리카 대륙 평균인 27%에 비하면 훨씬 높지만 이 중 95% 이
상이 모바일폰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2020년 국제통신연합(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s Union)의

자료에 의하면 남아공 데이터의 가격은 국가총소득의 7% 수준이다. 이는 남아

199) Tleane and Duncan(2003).

14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공이 국가총소득 대비 가격으로 세계에서 126번째로 모바일 데이터가 싼 나라
라는 뜻이며, 데이터가 매우 비싼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인터넷 보급률
은 비록 높다 해도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인구는 전체 6천만 인구 중

350만 명 정도이다.200) 그러나 통신사 간의 경쟁과 정부의 지속적인 정책 유


도에 따라 인터넷 데이터의 가격은 점차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201)
데이터의 높은 가격은 세계에서 부의 불평등 정도가 가장 심한 국가인 남아

공에서는 더욱 복잡한 사회·경제적 이슈와 연결된다. 과거와 현재 남아공 인구


구조의 사회·경제적 측면을 감안한다면, 불평등과 인종 간의 격차의 문제는 이
나라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언제나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사항이다.202)

디지털 환경 역시 마찬가지이다. 도시와 농촌 간에 사회·경제적 수준의 격차가


크고,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집단의 경우,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더라도 이
를 활용해서 인터넷에 접속하는 경우가 현저히 떨어진다.203) 남아공의 역사적

환경에서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집단은 인종적으로 흑인인 경우가 압도적


으로 많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인종적 디지털 격차의 양상을 띠게 된다.
더군다나 이러한 디지털 격차는 개인이나 가구별로 보여지는 격차가 아니

라, 지역 단위로 나타난다는 부정적 측면에서 유의미하다. 남아공은 인종별로


거주지를 제한했던 시대의 영향력에서 아직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표
6-1]은 각 지역별 컴퓨터실이 있는 학교의 수를 보여준다. 표를 보면 과거 흑인

들의 거주 지역으로 정해져 있던 구역이 많았던 림포포, 크와줄루나탈, 이스턴


케이프 주에 위치한 학교는 컴퓨터실을 갖추지 못한 학교의 비율이 현재까지도
상대적으로 크게 나타남을 알 수 있다.

200) Masojada(2021).
201) The Broadcast Research Council of South Africa(2020).
202) Egan(2021).
203) Muller(2021), p. 123.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45


표 6-1. 남아공의 주별 컴퓨터실을 갖고 있는 학교의 수와 비율

학교 수 첨퓨터실이 컴퓨터실이
컴퓨터실이 컴퓨터실이
주 (초미니학교 있는 학교의 없는 학교의
있는 학교의 수 없는 학교의 수
제외) 비율 비율
Eastern Cape 4,234 528 12.47 3,691 87.18
Free State 852 420 49.3 432 50.7
Gauteng 1,975 1,597 80.86 378 19.14
KwaZulu
5,031 1,837 36.51 3,194 63.49
Natal
Limpopo 3,390 549 16.19 2,841 83.81
Mpumalanga 1,518 653 43.02 865 56.98
North West 1,204 589 48.92 615 51.08
Northern
415 255 61.45 160 38.55
Cape
Western
1,203 792 65.84 411 34.16
Cape
Total 19,822 7,220 36.42 12,587 63.50

자료: National Department of Basic Education(2019).

3. 유통환경

디지털 환경도 마찬가지이지만, 남아공의 유통 시장은 방글라데시와 오스트


레일리아 시장을 합친 것과 같다는 이야기가 있다.204) 소비 시장의 양분화가
그만큼 극심하다는 뜻이다. 이는 공식 유통경제와 비공식 유통경제의 공존으로

연결된다. 아프리카 대부분의 나라에서 비공식 유통경제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지만, 남아공의 시장은 다른 어떤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공식경제의 비중이
높다. 남아공 유통시장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거대 유통 체인이 시장을 압
도적으로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남아공은 인구 6천 만의 나라이지만, 쇼

204) Egan(2021).

14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핑센터는 세계에서 여섯 번째로 많다.205) 유통 수익의 절반이 실물 매장을 지
닌 거대 브랜드 유통업체에서 나온다.206) 쇼핑몰에 방문하는 것은 가족들이 시
간을 보내는 흔한 행사 중 하나로, 남아공 사람의 3/4이 적어도 일주일에 한 번
쇼핑몰을 방문한다.207)
그러나 이들이 같은 쇼핑몰을 방문하는 것은 아니다. 남아공 경제를 지배하
고 있는 거대 유통 체인은 차별화된 슈퍼 브랜드로 양극화된 시장에 다른 이름
과 다른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는 슈퍼마켓 체인을 운영한다. 이러한 양분된 유
통 및 소비 시장의 소비자를 이해하는 데 가장 넓게 쓰이는 지표가 남아공 관객
연구재단(SAARF: South African Audience Research Foundation)의 생
활수준척도(LSM: Living Standards Measure)이다. 실업률이 높고 안정된
고용 상태가 드문 남아공에서 월별 소득으로 남아공 소비자를 이해하는 것은
큰 의미를 지니지 않는다. 이를 대신하여 LSM은 남아공에서 소비 및 생활 수준

의 측면에서 인구를 세분화하는 데에 효과적으로 사용되는 지표이다. 이 지표


는 1980년대 말 개발되었는데 LSM은 단순한 소득수준 대신 도시화의 정도나
차량의 소유, 물이나 전기와 같이 기본적인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는지 등 다양

한 부의 척도를 이용하여, 남아공의 경제 소비계층을 10단계로 구분한다(표


6-2). 이 자료는 남아공뿐 아니라 남아공 시장에 진입하려고 하는 세계의 정부
및 기업에서도 가장 기본적으로 활용하는 자료이다.208)

205) SACSC(2018).
206) Stats SA(2018).
207) Prinsloo(2018).
208) Ntloedibe and Ngqinani(2020).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47


표 6-2. 생활수준척도표

LSM을 계량하기 위해 해당란에 체크하시오


󰋻도시에 거주한다(250,000+). 󰋻DVD 플레이어가 있다.
󰋻시골에서 살지 않는다. 󰋻냉장고가 있다.
󰋻주택/집단주택/타운하우스에 산다. 󰋻전기 스토브가 있다.
󰋻집 안에 수도시설이 있다. 󰋻전자레인지가 있다.
󰋻집 안에 물을 흘러내리는 화장실이 있다. 󰋻독립형 냉동고가 있다.
󰋻뜨거운 물이 나오는 수도시설이 있다. 󰋻세탁기가 있다.
󰋻싱크대가 있다. 󰋻건조기가 있다.
󰋻가사도우미나 정원사를 고용하지 않는다. 󰋻식기 세척기가 있다.
󰋻사설 경비 서비스를 사용한다. 󰋻유료 시청 TV를 본다.
󰋻한 집안에 두 개의 휴대폰이 있다. 󰋻홈 씨어터 시설이 있다.
󰋻한 집안에 세 개 이상의 휴대폰이 있다. 󰋻진공 청소기가 있다.
󰋻한 집안에 라디오가 없거나 한 대 있다. 󰋻자동차가 있다.
󰋻에어컨이 있다. 󰋻컴퓨터가 있다.
󰋻TV 세트가 있다. 󰋻유선 전화기가 있다.
󰋻수영장이 있다.

주: 집안에 뜨거운 물이 나오는지, 정원사나 가사도우미를 고용하고 있는지 등 다양한 질문을 통해 남아공의 경제생활 계층을
10단계로 구분한다.
자료: EIGHTY20(2022).

그룹별 특징을 살펴보면, LSM 1~4 그룹은 빈곤 상태에 있는 그룹으로 도시

의 슬럼(matchbox house or shack)이나 농촌의 오두막에 거주한다. 이 그


룹의 소득 수준은 월 R3,200 이하이며 라디오와 스토브를 제외하고 별다른 가구
를 갖고 있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간계층인 LSM 5~7 그룹은 고등학교

이상 졸업한 경우가 많다. 월소득은 R4,165~R11,263 사이로, 주로 도시나 농


촌에 거주한다. 이 계층은 일반적으로 전기, 수돗물, 물이 내려가는 화장실, 텔레
비전 세트, 냉장고를 소유하고 있으며 로또 티켓을 구매한다. 가장 높은 LSM
8~10은 대부분 도시나 도시 주변부에 거주한다. 이들은 수영장이 갖추어진 집
에 사는 경우가 많고, 사설 보안업체 서비스를 활용하며, 정원사와 가사도우미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 다양한 종류의 레저활동과 경제활동을 한다.209)

209) Ibid., p. 2.

14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남아공에서 두번째로 규모가 큰 유통업체인 PnP의 수석 매장 관리자인
Warren Owell 역시 인터뷰에서 남아공의 유통 소비 시장을 설명하면서 LSM
을 사용하여 이야기하였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가장 높은 소비계층인 LSM

9~10 그룹은 삼성과 같은 저명한 브랜드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반면 PnP의


주요 소비계층인 LSM 6~8계층은 현재 양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경제 그룹으
로, LSM 9~10 그룹과 같은 기능의 제품을 구입하지만, 상위 그룹이 소비하는
고가 브랜드가 아니라 더 저렴한 브랜드의 비슷한 상품을 소비한다. 그 아래
LSM 5 미만의 그룹은 보통 신발 한두 켤레만을 소유한 경우가 많고, 이들은 비
공식 유통 시장을 주로 활용하며, 이들 소득의 대부분은 음식과 교통비에 지출된

다고 설명하였다.210) Warren이 일하고 있는 PnP의 경우 경제 수준은 가장 낮


지만 인구 규모는 가장 큰 LSM 5 미만의 그룹을 타깃으로 Boxer Supermarket
이라는 독립된 프랜차이즈를 운영한다. 이와 같은 그룹별 전략은 현재 남부 아
프리카에서 가장 큰 유통업체인 남아공의 Shoprite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남아공의 유통환경 이해를 위해 마지막으로 온라인 유통시장을 이해할 필요
가 있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하고 있지만 실물 유통시장에 반해 위에서 언급한

남아공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등의 이유로 남아공의 온라인 유통시장은 크게


발달되지 않은 편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케냐보다도 온라인 시장의 규모가
작았는데, 코로나19 발생 당시 전체 유통의 약 1.6%만이 온라인 시장에서 이
루어졌다.211) 온라인 유통시장이 발달하지 못한 이유는 높은 데이터 가격, 정
책 의지의 부재 등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더불어 높은 범죄율 등 디지털 환경
밖의 조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210) Warren Owell, 인터뷰(2022. 7. 19, 케이프타운).


211) Euromonitor(2019).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49


4. 미디어 소비구조

남아공 미디어 소비구조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분절화이다. 물론 분절화


된 미디어 환경(media fragmentation)이 남아공에만 국한되거나 새롭게 발
생하기 시작한 사회적 현상은 아니다. 크게 본다면 미디어 분절화는 대중문화
의 상품화, 공공 공간의 상업화, 유사한 취향을 갖고 있는 그룹을 대상으로 하
는 세계적 회사들의 마케팅 전략이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발생한 결과이다. 그
러나 남아공에서 보이는 미디어 소비의 분절화는 소비수준의 분절화와 더불어
인종적 분절과 거의 일치한다. 이는 1994년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의 붕괴 이전
오랫동안 형성된 전반적인 사회·경제적 분절화 현상의 연장이다.212)
앞에서 설명한 LSM 구조별로 미디어 소비 성향을 살펴보면 하위의 LSM 4

미만 그룹은 아프리카 언어로 제공되는 상업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거나 무료로


제공되는 TV 채널을 시청한다. 또 이들은 여가 활동으로 모임이나 나이트클럽
에 가는 것을 꼽는다. LSM 5~8 그룹의 미디어 소비는 아래 계층보다 다양하

다. 이들은 아프리카 언어로 만들어진 상업 라디오도 듣지만, 더 많은 채널의


텔레비전을 시청하고, 인터넷을 사용하며, 신문과 잡지를 소비한다. 가장 상위
의 LSM 9~10 그룹의 경우 다양한 종류의 라디오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소비
하고, 특히 다른 그룹에 비해 잡지와 신문 소비가 많다. 즉 TV와 라디오는 모든
계층에서 골고루 높게 소비되지만 신문과 잡지의 경우 사회·경제적 수준이 높
은 집단이 월등하게 많이 소비한다.

212) Egan(2021).

15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그림 6-1. 매체 소비 그룹 월 평균 소득(2019년)

(단위: 란드)

자료: BRS(2020), p. 34, 저자 정리.

하지만 중요한 점은 남아공에서 이러한 사회·경제적 그룹화는 인종적 그룹


과 직접적으로 연관이 되어 있다는 점이다. 같은 맥락에서 남아공 방송 리서치
기관의 조사는 의미 있다. 남아공의 방송 리서치 기관은 최근까지 매년 2회 소
득 및 생활 수준별 미디어 소비행태를 조사하여 발표하고 있다.213) 조사결과를
보면 남아공 미디어 소비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흔히 보이는 연령 및 성별에 따
른 미디어 소비의 차이뿐 아니라 사용하는 언어, 인종의 차이에 따라 확연히 구
별되는 미디어 소비행태를 보인다.
소비되는 콘텐츠에서는 분절화가 더욱 분명하겠지만, 미디어 매체 측면에서
보았을 때 남아공에서 가장 보편적으로 소비되는 매체는 TV이다. 과거 영상 미
디어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TV는 백인과 분리된 지역에서
만 살아야 했던 남아공 흑인에게 남아공 밖에서 흑인과 백인이 함께 어울려 사
는 모습을 보게 해주었다. 이 경험을 통해 남아공의 흑인들은 ‘세상은 남아공보

다 크다’는 탈출구를 보게 되었으며, 이는 아파르트헤이트 체제의 종식을 요구


하는 힘의 원동력이 되었다.214) 더불어 민주화 이후 모든 사람에게 영상물을

213) The Broadcast Research Council of South Africa(2020).


214) McCluskey(2010), p. 4.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51


즐길 권리가 있으며 정부가 이를 뒷받침해 주어야 한다는 새로운 정부의 원칙
을 바탕으로, 여러 개의 채널이 무료로 제공되고 있으며, 이러한 정책에 힘입어
현재 TV는 남아공인들이 가장 많이 소비하는 미디어이다.

그림 6-2. 최근 7일간 소비한 미디어(2019년)

자료: BRS(2020), p. 33, 저자 정리.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에서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 마찬가지로 DVD의

출현 이후 불법복제 영상물의 범람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의 불법복제물에 대


한 통제에도 불구하고 문화콘텐츠 상품의 높은 가격, 낮은 소득수준, 그리고 낮
은 디지털 복제비용의 조합은 불법복제제품의 범람으로 귀결된다. 남아공의 경

우 합법적으로 유통되는 CD나 DVD의 소득대비 가격은 미국에 비해 5배에서


10배 정도 더 비싸다.215) 남아공 법은 DVD를 불법복제했을 경우 5,000란드
의 벌금(한화 약 40만 원) 및 최고 3년의 징역에 이르는 벌로 규정하고 있지만
실제로는 잘 지켜지고 않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미국의 국제 지적재산권 연합
(International Intellectual Property Alliance)은 2019년 남아공을 주요
감시대상국으로 삽입하기도 하였다.216) 이와는 달리 흥미롭게도 디지털 음악

215) UNESCO(2015).
216) IIPA(2019).

15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의 경우 여타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주로 합법적인 디지털 음원 스트리밍을
통해 음악 소비가 이루어진다.217)
미디어 소비시장은 디지털화와 함께 변화하고 있다. 남아공의 젊은 인구는
점점 소셜미디어에서 정보를 구한다. Olagunju et al.은 소셜미디어가 정보의
원천이 될 뿐 아니라, 접속하기 더 편하고, 현장감이 있으며,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남아공의 대학생들의 ‘뉴스 습관(news habits)’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설명한다.218) 이는 이번 연구를 위한 현지조사 결과에서도 마찬
가지로 나타난 사실로 뉴스를 어디에서 찾아보느냐는 질문에 남아공 대학생
응답자의 대부분이 트위터, 구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꼽
았다.219)

5. 글로벌 가치사슬

남아공은 아프리카 미디어 산업의 헤게모니 국가로, 남아공의 위성방송과


정보통신기업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볼 수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 진흥을 위한
정책이 가장 발달되었으며, 미디어 산업에서 오는 수익은 100억 달러가 넘고,
직접적으로 종사하고 있는 인구만 약 2만 2천 명에 이른다.220) 이는 아프리카
에서 압도적으로 큰 수치이다. 남아공의 위성방송은 아프리카의 사회 문화적
현상에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은 남아공의 정책

을 자국의 벤치마킹 사례로 여긴다.221)


남아공의 미디어 산업은 이 나라가 1950년대 이후 정치적으로 고립되었고,

217) The Broadcast Research Council of South Africa(2019).


218) Olagunju, Frankish, and Wade(2022).
219) 케이프타운의 대학생 1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이다.
220) PWC(2018).
221) Jacobs(2019).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53


1980년대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UN 문화 보이콧의 대상이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세계자본경제질서와 커뮤니케이션 네트워크에 깊게 편입되어 있
다.222) 남아공은 세계 영화제작사를 유치하기 위한 제도 및 인프라, 인력이 준

비되어 있기 때문에 아프리카 국가 중 문화콘텐츠 산업의 글로벌 가치사슬에


가장 의미 있게 관여하고 있다.223) 남아공 정부는 국제적 유통망을 지닌 영화
촬영 제작자들을 남아공으로 유인하여 남아공을 세계 관광객에 노출시키는 전

략을 사용한다(infrastructure diplomacy).

사진 6-1. 케이프타운 촬영지

주: 케이프타운에서 해외 제작자들을 유인하기 위해 만든 스튜디오 중 하나로 고전 소설 보물섬을 스토리라인으로 하여 만들어진


미국의 드라마 ‘Black Sails’가 이곳에서 촬영되었다. 촬영에 쓰던 배를 해체하고 있는 과정임.
자료: 저자 촬영.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을 ‘facilitation’이라고 부른다. 남아공 제작자들이


국제영화 및 텔레비전 프로덕션을 초대하고, 촬영에 필요한 인력을 제공하고,
로케이션을 구해주고, 해외 고객을 위해 엑스트라를 구해주는 형태로 진행되는

데, 이는 코로나19 사태 이전까지 남아공 영화산업의 가장 수익성 높은 비즈니


스 모델이었다.224) 정부의 무역산업부(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

222) Baines(1998).
223) Department of Trade and Industry(2018).
224) Maasdorp(2022).

15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역시 남아공의 미디어 산업을 글로벌 가치사슬에 연결시키고, 남아공을 더욱
매력적인 영화 촬영의 장소로 만들려는 취지에서 남아공에서 촬영한 해외 제작
자들에게 촬영 이후 소요된 경비의 일부를 지원해주기도 한다.

또한 국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정책적으로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중 케이프타운과 하우텡 주는 특히 정부의 문화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
다. 케이프타운은 국제적 촬영 제작자들이 즐겨 찾는 촬영지 중 하나로, 한때
하루 평균 40건 정도로 촬영이 빈번히 이루어졌다.225) 하우텡주의 경우 하우
텡 필름 커미션(Gauteng Film Commission)을 설립하고 이를 영화산업의
리서치 허브로 활용하려는 전략을 진행 중에 있다. 실제로 남아공은 영화 촬영
지로 경쟁력이 있는 여러 가지 장점을 지니고 있는데, 태양이 강하고 건조한 기
후, 다양한 배경의 자연 풍경, 잘 갖추어진 기반시설, 높은 수준의 촬영 스튜디
오, 그리고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는 남아공 화폐 란드(Rand)의 환율 등이다.

그림 6-3. 최근 10년간 란드의 가치 절하

(단위: 란드)

주: 최근 10년간의 남아공 란드의 가치 절하를 보여주는 그래프이다. 2012년 1달러당 약 8란드에 거래되었던 상황과 비교하면
2022년 9월 현재 란드의 가치가 절반 이상 하락하였음.
자료: xe(2022).

225) Ebrahim(2008).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55


6. 한국과 남아공의 문화 교류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달리 상업화되고 GVC에 깊이 관여하고 있는 남


아공의 경우, 한국과의 문화 교류 형태 역시 사뭇 다르다. 본 연구는 현지조사
결과 남아공·한국의 문화 및 미디어 교류에서 주목할 만한 세 가지 특징을 발
견하였다.
첫 번째, 남아공에서 한국 문화콘텐츠의 소비는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한국
의 ‘오징어 게임’은 남아공 넷플릭스 시청 순위 1위를 차지하였고, 핼러윈 물품
구매 사이트에서는 ‘오징어 게임’ 복장이 가장 많이 검색되었다.226) 케이프타
운에서 두 번째의 청취율을 보유하고 있는 라디오의 아침 방송(6~9am) 아나
운서인 Aden Thomas와의 인터뷰에서 “K-pop의 인기가 현장에서도 느껴지
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그의 답변은 인용할 가치가 있다.

인기가 느껴지냐고 물었는가? 느껴지는 게 아니라 K-pop은 폭발

하고 있다 (exploding)! 몇 년 전 처음 싸이의 ‘강남스타일’을 라디오

에서 내보낼 때에는 우리 스태프들이 모여 이 음악의 장르를 무어라고

구분해서 정리해야 할지도 몰라 당황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청취자들

의 수요를 바탕으로 ‘K-pop 30 minute special’이라는 코너를 만들

었다. 이 코너는 30분간 오직 K-pop만 틀어준다. 흔히 중고등 학생을

중심으로 K-pop의 인기가 높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는 듯하다. 내가

지금 진행하는 프로그램은 등교하는 아침에 5세부터 12세까지 초등학

생들의 전화를 받는 코너가 있다. 이 코너는 라디오로 전화를 걸어 학

교 자랑을 하는 구조인데, 마지막에 같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들을 노

래를 신청할 수 있다. 이 프로그램에서 K-pop은 초등학생들의 ‘sweet

spot’이다.227)

226) Morkel(2021).

15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영상 매체의 수요 증가의 원인은 우선 넷플릭스 등 OTT 플랫폼의 확산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기존에 한국 드라마나 영화는 My Asia TV, Kiss Asian,
Kshow 등의 웹사이트에서 불법으로 업로드되고 다운로드되는 형태로 소비되

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점점 더 많은 미디어 소비자들이 OTT 플랫폼으로 옮겨


가고 있다. 예를 들어 이번 설문 및 인터뷰에 응한 케이프타운의 응답자들은 모
두 텔레비전 드라마와 영화를 보는 주된 창구를 넷플릭스라고 대답하였다(넷플
릭스와 유튜브라고 중복 대답한 1인 포함, 부록 참고).
이번 현지연구와 더불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연구자가 남아공에서 진
행하였던 여러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한국의 디지털콘텐츠는 남아공 시청자들

이 그동안 남아공 시청자에게 영향을 미쳤던 서구 중심의 문화관, 가치관과는


다른 새로운 측면을 보게 된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뷰에서
응답자들은 한국 드라마를 즐겨 보는 남아공의 젊은이들은 개인 중심이 아니라

가족 중심의 생활, 서구의 영화에서 보이는 남성성뿐 아니라 화장을 한 남성성


의 수용 등을 서구의 문화콘텐츠에서 볼 수 없는 한국 문화콘텐츠의 차별화된
매력으로 손꼽았다. 남아공의 미디어 학자 Jacobs는 과거 텔레비전이 “‘세상

은 남아공보다 크다’는 점을 보여주는 통로였다면 지금 한국매체가 소비되고


있는 디지털 플랫폼은 ‘세상은 서구보다 크다’는 통로를 보여주고 있다”고 설
명했다.228)

더불어 과거 2016년부터 2020년에 진행한 다양한 인터뷰에서는 한국 문화


콘텐츠 소비자들에게 한국에서 해보고 싶은 일이 무엇이냐고 한 질문에 ‘궁궐
을 방문하고 싶다’, ‘한국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등의 답변이 다수였다. 그러나

이번 현지조사 결과 한국 드라마 소비자들의 한국에 대한 지식과 관심, 욕구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발견했다(부록 참고). 예들 들어 같은 질문에 대답으로 ‘남
산 서울타워를 방문하고 싶다’, ‘일산 꽃 축제에 가보고 싶다’, ‘순두부찌개를

227) Aden Thomas, 인터뷰(2022. 7. 20, 케이프타운).


228) Jacobs(2019).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57


먹어보고 싶다’ 등 한국에 대한 지식이 구체화되었다. 즉 ‘문화 할인율’이 크게
줄어든 것이다.229) 이는 우선 일정 수준 이상의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
쇼 등 다양한 영상물의 시청량이 축적된 결과이며, 더불어 한국 드라마를 시청
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습득한 지식에서 기인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보다 인터넷 기반시설이 발달
되어 있는 남아공의 미디어 환경에서도 원인을 찾을 수 있다고 여겨진다.
두 번째, 남아공에서 한국 문화콘텐츠의 소비가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한국의 참여자들은 남아공 지역 미디어 환경에 대한 이해가 매우 부족하다.
그리고 이는 기회의 상실로 연결된다. 남아공 DSTV 채널 중 하나로 들어가고

자 했던 한국의 방송사 TvN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주는 예이다. 앞서 말했듯


남아공은 위성채널 DSTV와 통신회사들을 중심으로 아프리카 전역에서 활동
하고 있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유통의 헤게모니 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남
아공 DSTV 채널에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TV를 통해 한국
방송 프로그램이 방영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TvN은 이러한 강점을 인지하고
DSTV에 TvN 채널을 삽입시키고자 하였는데, DSTV는 TvN과 같은 신규 채

널을 무조건적으로 열어주지 않고 popup channel이라는 이름으로 대신 3개


월간의 테스트 방송기간을 열어준다. 이 기간 동안 일정한 시청률을 증명할 경
우 DSTV의 채널 구성 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TvN의 경우 2020년 popup

channel에서 프로그램을 송출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지만 성공적으로 DSTV


채널로 진입하는 데는 실패하였다. Mark는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분석한다.

229) ‘문화할인율’이란 특정 문화의 산물이 다른 문화로 이동할 때 언어, 문화, 관습의 차이로 인한 수용 격
차를 말한다. 다른 문화에서 수용이 어려울수록 ‘할인율이 높다’라고 하는데, 이는 문화적 보편성과
개별성 혹은 특수성과 맞물리는 개념이다. 더욱 자세한 이해를 위해서는 Oberhofer(1989)를 참고
할 수 있다.

15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남아공에서 한국 미디어를 시청하는 소비자들의 대부분이 한국의

최신 드라마를 OTT 플랫폼이나 웹사이트를 통해 거의 즉각적으로 시청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난 드라마들을 상영하거나 이미 인터

넷에서 시청할 수 있는 드라마를 매일 혹은 매주 나누어서 방영하면 시

청자는 결국 그 방송 채널에 등을 돌릴 수밖에 없다. 남아공의 미디어 환

경은 나이, 인종, 경제적 수준, 언어 그룹별로 극명하게 차이를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는 ‘남아공의 미디어 환경’이라는 단어조차 올바르지 않

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아공 및 아프리카에서 늘어나는 한국 미디어

및 제품에 대한 관심과 욕구를 기회 삼아 남아공 및 아프리카 국가에 진

출하고자 하는 TvN을 비롯한 한국의 기업 및 단체는 여전히 ‘아프리카

시장의 특징’에 대해 알고 싶어하고 그 답을 요구하는데, 이는 성공적인

교류 전략으로 연결될 수 없다.230)

마지막으로 비단 문화콘텐츠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남아공·한국의 문화


교류의 측면에서 쌍방향 교류가 중요하고 효과적이라는 점이다. 2021년 겨울

에 문을 연 프레토리아에 위치한 한국문화원의 경험은 이를 잘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 프레토리아가 위치한 남아공의 동북부는 지역의 다양한 왕족들의 영향
력이 강한 지역이다. 한국문화원 담당자들은 2022년 5월 진행된 로열 프린세

스 네트워크(Loyal princess network)의 공주 대표들과 문화 교류 이벤트를


성공적인 행사로 꼽는다.231) 이 행사는 한국 측에서 공주 대표들과 지역 공연
단을 초청하여 김밥, 닭강정, 식혜 등을 제공하고 한국 문화콘텐츠 영상을 상영

하고 남아공 측에서 무대 전통공연을 진행하는 형식으로 진행되었다. 처음에


약속한 대여섯 명의 공연자와 달리 100명의 공주 대표단 및 공연팀이 당일 방

230) Mark(가명), 인터뷰(2022. 7. 1, 요하네스버그). Mark는 한국과 남아공 기업 간의 교류에 관여하고


있다.
231) 천정범, 윤서영, 이은실, 인터뷰(2022. 8. 12, 요하네스버그).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59


문하여 한국문화원 측 담당자들의 진땀을 뺀 행사였다고 한다. 그러나 두 국가
의 참가단이 모두 긍정적인 이미지를 교환하였을 뿐 아니라, 공주 네트워크 및
왕족들에 대한 지역 미디어의 관심으로 한국 측에서 미디어에 노출시키려는 노

력 없이도 남아공의 다양한 미디어에 노출된 성공적 이벤트이다.

사진 6-2. 한국문화원 방문을 소개하는 남아공 매체

주: 지역 공주 네트워크와 지역 공연단의 한국문화원 방문을 관심 있게 소개하는 남아공의 지역 매체 기사들임.


자료: 한국문화원 제공 스크랩 자료.

남아공과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민관협력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문화콘텐츠

상품을 다루는 모델은 아니지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진행 중인 ‘안테


나숍(Antenna Shop)’ 모델은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안테나숍은 한국식품의
진출과 유통이 원활하지 않은 국가를 대상으로 정부가 그 국가에 존재하는 유

통업체에 한국식품전용 매장을 오픈하는 것을 지원해주는 PPP (Public Private


Partnership) 프로그램이다(그림 6-5). 이미 어느 수준의 한국식품 매출 실적
을 갖고 있는 업체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고, 정부가 선정된 업체를 3년간 매장

의 개설부터 자립의 시기까지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또한 매달 1회 매장을 방


문하여 매장의 분위기 및 물건의 질, 다른 나라의 제품이 한국식품 사이에 진열
되어 있는지 등을 점검한다. 매장은 고객을 대상으로 새로운 제품의 마켓테스
트를 진행하고 테스트 결과를 공유한다.

16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그림 6-4.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신청자 모집 공고

주: 다양한 지역에 진출하기 위한 전략으로 전략 국가를 지정하였음. 아프리카에서는 남아공이 들어가 있다. 아프리카의
양분화된 시장과 관광객이 많은 나라들을 고려한다면 나이지리아, 탄자니아, 케냐와 같은 국가를 추가하는 것도 전략적임.
자료: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김지은 제공).

현지조사 중 방문한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안테나숍은 아프리카에서 유일


한 숍으로 작년에 오픈하였다. 요하네스버그에서 가장 고급스러운 쇼핑몰에 위
치하고 있으며, 매장의 분위기와 인테리어도 깔끔하고 세련되었으며, 현지 직
원 역시 수준이 높았다. 주요 고객을 묻는 질문에 이 매장을 개업한 시기부터
줄곧 일하고 있는 직원은 “한국인 고객이 1명 올 때 남아공 고객 6명 정도가 온
다. 고객의 인종은 절반이 흑인이고 절반이 인도계 남아공인이다”라고 설명했
다.232) 매장 방문 후 진행한 전화인터뷰에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김지
은은 아프리카에서 최초 개업한 남아공 숍의 경우 매출과 관리의 측면에서 아
직까지 성공적인 케이스로 여기고 있다며, 공사의 현지법인이 존재하지 않는

남아공과 같은 경우 코트라 및 대사관 직원이 방문하여 매장 점검을 진행 중이


라고 설명했다.233)

232) Gift Nanamphezotel, 인터뷰(2022. 7. 15, 요하네스버그)).


233) 김지은, 전화 인터뷰(2022. 8. 18).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61


사진 6-3. 요하네스버그의 안테나숍

주: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깔끔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현지인 고객이 주를 이룬다.


자료: 저자 촬영.

한국 식품을 판매하는 케이프타운의 슈퍼 운영인들도 ‘한류 때문에’ 매출이

늘었다고 설명한다. 문화콘텐츠가 상품으로 수출되었을 때 창출되는 직접적 수


익도 중요하지만 한국과 한국 제품의 이미지를 향상시킴으로써 창출되는 간접
적인 수출 유도 효과가 매우 크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지조사 결과 알아

낸 사실은 아프리카의 한국문화콘텐츠 소비자들은 영상과 디지털 플랫폼에서


만 접할 수 있는 한국 문화콘텐츠 관련 상품에 관한 갈증이 크다는 점이다. 민
간 엔터테인먼트 기업은 아직 시장의 규모가 작고, 마케팅 비용이 높고, 거리가
먼 아프리카 국가에는 숍을 개설하기는커녕 배달도 불가능한 경우가 많다. 안
테나숍과 같은 문화콘텐츠 전문 숍을 활용하여, 한국과 한국 문화콘텐츠의 이
미지를 관리하고 진출을 돕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 있다.

16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7. 남아공 사례 연구의 의의: 사회·경제·문화적 권리를
위한 정부의 정책과 한계

남아공 정부는 문화콘텐츠 산업 육성 정책을 사회·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고

역사적 불평등을 해결하는 방안으로 활용한다.234) 특히 아파르트헤이트 시절


이전에 문화적으로 소외되었던 인구 집단의 문화 접근성을 증가시키는 것을 문
화 정책의 중요한 목적으로 한다. 이는 문화콘텐츠에 역사적으로 소외된 인구
집단의 등장을 증가시키는 것뿐 아니라, 문화·경제적 소외 인구 집단의 문화산
업 관련 취업의 증가를 유도하는 것을 포함한다.
남아공 정부는 이러한 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제공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고 규정한다. 인간 잠재력의 개발은 단지 물질적인 조건의 제공
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며, 심리적·감정적·정신적 그리고 지적 표현을 통해서 가
능하기 때문에 역사적으로 불평등한 제도 안에서 개인의 개발의 기회를 잃은 남

아공 흑인들에게 문화를 통해 새롭게 개발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취지이다.


문화콘텐츠 생산과 소비에서 경제·사회·문화권을 보호하기 위한 또 다른 정
책으로 방송 쿼터제는 이러한 방향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이다. 1994년

ANC 정부는 공영방송을 보호하고, 미디어 교차 소유를 조정하며 지역 미디어


콘텐츠를 활성화하기 위해 독립방송국(IBA: Independent Broadcasting
Authority)을 설립하였다. IBA는 설립 직후부터 호주의 쿼터 시스템을 모델로

삼아, 남아공의 음악과 텔레비전 콘텐츠 제작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쿼터 시스


템을 도입했다. IBA의 쿼터 시스템은 미디어 콘텐츠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
뿐 아니라, 과거의 사회적 불균형을 바로잡기 위한 재건과 개발 프로그램(RDP:
The Reconstruction and Development Programme) 정책의 일환이었
다.235) 이를 바탕으로 1997년 ANC 정부는 새롭게 ‘모두의 평등을 확립하기

234) SA Gov.(1996).
235) Baines(1998).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63


위해 필요한 사회 변혁과 정치적 이양, 그리고 경제적 자유’를 목표로 방송 쿼
터제를 시작했다.236) 현재 쿼터 규정은 공영방송의 55%, 민간 공중파 방송의
35%, 위성방송의 10%를 현지에서 제작된 방송으로 채워야 한다. 또한 공영 라
디오의 경우 45%, 민간 라디오 방송의 경우 25% 이상의 음악이 현지에서 제작
된 음악으로 송출되어야 한다. 또한 남아공의 국내 문화콘텐츠 쿼터제는 다소
획일적이고 기계적이며 장기적인 대안은 아니라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1990
년대 중반에 도입된 이후 1990년대 말 남아공 지역 음악의 폭발적인 성공 요인
으로 여겨진다.237)
하지만 오늘날 미디어 환경은 디지털 미디어의 등장과 확산으로 생산, 유통

그리고 소비의 구조가 본질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금융 인프라가 잘 갖추


어져 있으며, 공식 경제가 발달되어 있고 인터넷 기반시설이 잘 갖추어진 남아
공의 경우, 다른 아프리카와 달리 라디오 미디어의 소비는 신용카드와 인터넷

을 사용하여 스트리밍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진다.238) 만델라 집권 당시 미


디어팀에서 활동했고, 남아공의 라디오와 위성 텔레비전에서 30여 년간 몸담
고 있는 Aden Thomas는 이러한 미디어 환경에서 쿼터제는 실효성이 줄고 있
으며, 되려 지역 미디어 성장의 발목을 잡는 정책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나고 있
다고 이야기한다.239)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실효성에 관한 논의를 차치한다면, 역사적으로
소외되었던 인구 집단의 인권과 문화적 권리를 진흥하고 불평등을 줄이기 위한
쿼터 시스템은 남아공 흑인의 콘텐츠의 제작과 활용을 지원하는 정부의 다른
지원 제도와 비슷하다. 예를 들어 현재 남아공 정부는 남아공 신흥 흑인 영화

제작자 인센티브를 통해 역사적으로 불평등의 대상이었던 비백인들의 영상시


장 진출을 지원하고 있다. 또 남아공의 문화산업에 진출하려는 외국의 기업 역

236) ICASA(2014), p. 31.


237) Baines(1998).
238) PWC(2018).
239) Aden Thomas, 인터뷰(2022. 7. 20, 케이프타운).

16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시 문화적, 경제적 소외 인구를 일정 수준 참여시키지 않으면 광범위 흑인 경제
권한 부여 모범사례(Broad-Based Black Economic Empowerment Codes
of Good Practice) 남아공 기업과 국제 협업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세금 환

급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이러한 산업 보호정책은 문화콘텐츠 제작 산업을 보호해서 타 산업과 연관
성장 효과를 노리고 국가 경제성장에 활용하고자 하는 개발형 국가의 정책이나
경제적 접근과는 다르다. Botma(2013)는 이를 아프리카화(Africanisation)
의 측면에서 이해한다.240) 즉 문화콘텐츠 산업을 보호함으로써 과거 유럽 중심
의 시각에서 소외되고 반영되지 못했던 집단, 남아공 흑인의 문화적 정체성을

재건하기 위한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물론 문화적 정체성을 향유하는 것은 경


제·사회·문화적 권리의 중요한 부분이다. 나아가 변화한 SABC의 공공정책,
쿼터제 및 세제 감면 등의 정책은 단순한 정체정의 재건 이상의 경제·사회·문

화권의 진흥을 위한 정부의 적극적 개입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진보된 헌법만으로 경제·사회·문화적 개발을 도모하고 그 권리를 존
중, 보호, 충족, 그리고 진흥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만은 않은 문제이다.
아파르트헤이트 종식 이후에도 문화콘텐츠의 소비는 인종적으로 분절화되어
있다.241) 이러한 분절화된 소비 성향은 과거 공식적으로 이루어졌던 인종차별
및 분리 정책을 대신하여 미묘하고 심지어 정당하게 경제·사회·문화 집단을 인
종화 또 그룹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한다.242) 쿼터제와 미디어 분야 고용
촉진제도 등을 통해 흑인들의 문화와 생산과정 참여를 독려하지만, 문화콘텐츠
는 아직 경제·사회·문화적 상위계층의 관점과 이해를 공유하는 성향이 강하

다.243) 뿐만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문화콘텐


츠의 디지털화를 고려하면, 정부의 규제 대상이 아닌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

240) Botma(2013).
241) The Broadcast Research Council of South Africa(2020).
242) Schenk(2015).
243) Radebe and Chiumbu(2022).

제6장 남아프리카공화국 • 165


되는 문화콘텐츠의 소비 추세 역시 정부의 역사적 부정의로부터의 회복을 통한
경제·사회·문화적 개발 및 인권의 회복을 통한 하나의 국가 성립이라는 근본
원칙에 반드시 합치하지 않는다.

요약하면 남아공 정부의 다양한 문화콘텐츠 정책은 소외된 인구 집단을 보


호하고 그들의 문화적 권리를 진흥하기 위한 의도로 만들어져서 집행되고 있
다. 그러나 세계적인 신자유주의 질서와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 문화콘텐츠 환
경은 이러한 정책의도나 집행과 충돌을 일으킨다. 아프리카 다수의 국가가 남
아공의 발달된 문화콘텐츠 환경과 정책과 민간의 조화를 사례로 연구하는 경우
가 많다. 남아공 문화콘텐츠 정책 성립의 역사적 환경과 현재 국제정치경제 질

서, 그리고 기술의 변화가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

16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3. 마무리 글
1. 세 국가의 문화 정책과 산업의 의미

르완다와 나이지리아, 남아공의 문화콘텐츠 환경은 각기 다른 지향점을 갖


는다. 르완다와 남아공은 1990년대 초반 이후 과거와 단절을 선언하고 통합을
향한 국가 건설을 선언했지만 상반된 정책을 시도했다. 르완다의 경우 과거와
의 급격한 단절을 선언하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선언한 반면, 남아공은 과거의
유산을 포용하면서 미래지향적인 국가 건설을 추진했다. 이는 양국의 문화콘텐
츠 정책과 방향성에 반영된다.
르완다는 정부가 주도하는 문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 문화 정책은 바냐르
완다(Banyarwanda)라는 통합된 국가 정체성을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과거 분열되었던 민족을 통합하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 르완

다의 경우 문화콘텐츠 산업이 본궤도에 올랐다고 볼 수 없다. 문화콘텐츠의 산


업화에 관심 있는 전문인력이 있기는 하지만 그 수와 전문성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르완다 정부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통

해 국가 통합을 이루려는 문화 정책을 펼치고 있다.


르완다 정부의 문화 정책은 명확하다. 과거 제노사이드에 의해 자행된 국민
의 분열을 봉합하려는 성격이 강한 것이 르완다 정부의 문화 정책이다. 과거 르

완다의 미디어는 선동을 통해 국가 분열의 핵심에 있었다. 때문에 르완다 미디


어 정책은 철저하게 중앙정부가 통제하는 방식으로 국가 건설에 저해가 되는
요소는 사전에 차단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최근 활기를 띠고 있는 영화산업은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살펴볼 수 있는 대
표적 사례이다. 르완다는 영화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열망에 비해 생산과
유통 과정이 부족하다. 불법복제 등 올바른 문화콘텐츠 소비 환경이 정착되어
있지 않다. 여기에 자국 내 영화산업을 이끌 자금도 충분하지 않아 외국 투자
기관에 절대 의존하는 상황이다. 이는 르완다가 영화산업을 축으로 하는 문화

16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콘텐츠 산업을 독자적으로 구축할 만한 여건이 부족함을 의미한다. 이를 이해
하고 있는 르완다 정부는 EAC와 AU, 그리고 UNESCO 등 국제기구와 협력하
며 문화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적극 개입하고 있다.

르완다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과 ICT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중


장기 발전계획을 수립하고 있지만 자신들의 한계를 깨닫고 있다. 문제는 르완
다 정부가 과거를 치유하고 국가 통합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있는데 이는 투자자의 입장에서는 간섭과 규제로
비칠 수 있다는 점이다. 르완다 정부의 영화 콘텐츠 검열이 대표적이다. 이는
민간 투자자가 르완다 영화산업에 투자를 꺼리게 만드는 동인이며, 이런 관점

에서 볼 때 르완다와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공공외교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


올바른 방식이다.
남아공도 르완다와 마찬가지로 1994년 이후 과거 식민 잔재를 떨쳐 버리고

새로운 국가 건설을 위해 애쓰고 있지만 문화콘텐츠 산업에 대한 태도는 상당


히 다르다. 이미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 국제 질서에 편입된 만큼 남아공은 문
화콘텐츠 산업에 민간과 외국자본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 또한

남아공은 국제사회에서 국가 브랜드를 높이기 위해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인 정


책 개발과 민간 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남아공 미디어 산업은 국내외 민간자본의 투자와 문화자원 개발, 정부의 적
절한 정책 지원에 힘입어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선진적인 문화산업을 이끌고
있는 국가로 평가받고 있다. 남아공의 미디어 산업 정책은 과거 아파르트헤이
트의 잔재를 청산하고 신자유주의 질서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다.
남아공은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선진화된 미디어 환경을 갖고 있다. 위성방
송과 정보통신기업을 기반으로 운영되는 미디어 산업은 아프리카 대륙에서는
경쟁자를 찾아보기 힘든 헤게모니 국가이다. 따라서 남아공은 미디어 산업을

외부 지향적인 방향에 맞추고 있다.


나이지리아는 남아공과 함께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미디어 산업을 선도하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69


는 국가이다. 하지만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의 미디어 문화 환경에는 적지 않은
차이가 존재한다. 나이지리아는 미디어 산업뿐 아니라 국가의 기본 산업구조의
많은 부분을 비공식 경제에 의존한다.244) 이는 나이지리아의 미디어 산업이 생

산과 유통, 소비의 과정에서 투명성이 결여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흥미로운 사


실은 나이지리아의 비공식 경제가 나이지리아 영화산업 부흥에 크게 기여했다
는 것이다.

나이지리아 암시장에 만연한 영상 관련 불법복제물은 역설적으로 디지털 인


프라가 발달되어 있지 않은 나이지리아의 문화콘텐츠 소비 시장이 성장하는 계
기를 만들어주었다. 정상적인 경로를 통해 문화콘텐츠를 소비할 수 없는 대다

수의 국민은 조악한 퀄리티이지만 불법복제되어 싼값에 판매되는 영상콘텐츠


를 소비하기 시작했다. 특히 이런 불법복제물은 나이지리아 내부뿐 아니라 주
변 국가에 쉽게 퍼져 나이지리아 영화가 국제화의 길을 걷는 동기를 부여했다.
최근 나이지리아 정부는 미디어 저작물의 불법복제를 줄이고 유통경로를 효
율적으로 관리할 목적으로 문화콘텐츠 산업의 유통망에 적극 관여하기 시작했
다. 이와 함께 문화콘텐츠 산업의 활성화를 위해 정부보조금을 지급하는 한편
해외 투자자들의 참여를 유도할 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국내 기업들이 영화산업
에 관심을 갖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국가의 개입으로 큰 피해를 경험
했던 다수의 영화관계자들은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그다지 반기지 않는다. 최

근 비록 외국 자본이 유입되고 있지만, 영화극장 상영을 위한 영화 제작, 케이


블 TV나 유선방송 상영을 위한 영화 제작 그리고 넷플릭스와 같은 국제 미디어
플랫폼을 통해 상영하고자 하는 영화 제작이 세분화되어 있고, 이들의 이해관

계가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해외자본의 투자를 받은 블록버스터 ‘태양의 절반’과 같은 영화
가 국제무대에서 호평을 받고 있고, 극장 상영이 목적이 아니라 넷플릭스와 같

244) Dell’Anno and Adu(2020)에 따르면 2017년 기준 나이지리아 비공식 경제는 57.55%에 달했다.
이는 1991년(38.83%)에 비해 1.5배가량 증가한 것이다.

17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은 스트리밍 플랫폼을 타깃으로 하는 다수의 영상 제작물이 생산되면서 영화산
업의 생산과 유통 과정이 과거의 패턴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러
한 다이내믹한 상황에 처한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계속되

어야 할 것이다.
세 국가의 미디어 환경을 분석한 결과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은 공공외교(르
완다)와 콘텐츠 개발 지원(나이지리아), 정책과 콘텐츠 개발 지원(남아공)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은 각기 미디어 산업 환경
이 다른 만큼 아프리카 대륙의 다양한 문화 환경을 반영하는 국가이다. 세 국가
는 공통적으로 디지털 수용 환경이 상대적으로 잘 구축되어 있다는 장점도 있

다.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 미디어 산업과의 협력을 위해서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거점 국가로 적합하다고 본다.

표 7-1.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 미디어 산업 환경

르완다 나아지리아 남아공


󰋻정부주도형 문화 정책 추진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 미디어 산업의
- 심의 중심의 강력한 문화 남아공과 함께 문화콘텐츠 헤게모니 국가
정책 산업을 선도 -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문화 정책과 국가 건설(통합)의 󰋻미흡한 정부 문화 정책 선진화된 문화콘텐츠 환경을
조화를 추구 󰋻미디어 산업의 거대시장 갖춤
󰋻아직 미진한 문화콘텐츠 산업 󰋻비공식 경제 영역에 속하여 󰋻국내외 민간자본 투자와
환경 불법복제와 유통, 소비 문화자본 개발, 정부의 적절한
- 문화콘텐츠 관련 인력과 󰋻소규모 영세 문화자본이 산업 개입이 상대적으로 조화를
인프라 부족 주도 이룸
- 시장규모가 협소하다는 한계 󰋻최근 해외 문화자본(넷플릭스, 󰋻미디어 산업에서 다른
󰋻외부 문화자본 유입 유도 애플 등)이 스트리밍 서비스 아프리카 국가의 벤치마킹
- EAC/AU/UNESCO 등과 실시 대상
협력
󰋻공공외교를 중심으로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과 협력 가능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71


2.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발표한 「2023년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


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내년도 ODA 예산은 4조 5,450억 원으로 지난해에 비
해 5천억 원이 증가된 규모이다. 이 시행계획에 따르면 아프리카(18.9%) 대륙
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아시아(37.7%)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개발협력 대상 지
역이다. 개발협력 총예산 중 문화 ODA에 해당하는 항목은 따로 없지만 일본과
프랑스의 뒤를 이어 문화 ODA 규모가 큰 국가라는 점에 의의가 있다.
2021년에 발표된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1-2025)」에 따
르면 우리나라의 ODA 재원은 연평균 7.3%의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아프리카
의 비중(25~27%)이 높아지고 있다는 특징이 있다. 동 기본계획은 포용적 ODA,

상생하는 ODA, 혁신적 ODA와 함께하는 ODA 등 4대 전략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이 중 상생하는 ODA에 ICT 기술 기반을 활용한 ‘개도국의 문화·관광 자
원을 활용한 경제 발전을 위해 수원국 문화콘텐츠를 토대로 현지 맞춤형 인프

라 구축 및 역량 강화’를 명시하고 있다. 또한 혁신적 ODA 전략 목표에 수원국


내 격오지, 여성, 장애인 등 디지털 소외 지역과 계층의 ‘디지털 격차 완화’를
강조한 것도 주목할 내용이다.245) 이와 함께 수원국과의 문화적 공감대 형성을

통한 협력 강화 등을 위해 ‘문화콘텐츠 제작기술 및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사업’


도 언급하고 있어 동 기본계획에서 문화콘텐츠 관련 개발협력의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246)

지난 수년 동안 아프리카와의 문화 ODA는 기술과 경험의 공유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핵심이었고, DR콩고 국립박물관 설립이나 작은 도서관
건립과 같은 문화콘텐츠 관련 물질적 인프라 제공 등 나름대로 인상적인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물론 문화 ODA가 수원국에 물적 인프라를 구축하고 교육

245) Dell’Anno and Adu(2020), p. 15.


246) Ibid., p. 16.

17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수준에 그쳐 왔다는 한계도 보였다. 특히 문화 ODA의 방
향성이 한류 콘텐츠와 한국문화를 협력 대상국가에 소개하는 일방적인 양상이
라고 하는 비판도 받았다. 예를 들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은 해

마다 304개의 한국 드라마 판권을 구매해 아프리카 여러 나라에 무상 제공하


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247) 이는 보급 사업 초기에 아프리카 대륙에 한국 드
라마를 알리는 데 성공적인 사업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아프리카의 한국 드

라마 시청자 중 상당수가 디지털 플랫폼으로 이동하고 있는 지금 이런 방식의


문화 교류는 한계가 뚜렷해 보인다. 오히려 문화콘텐츠 교류의 쌍방향성을 위
해 아프리카에서 양질의 문화콘텐츠 판권을 구입해 한국에 소개하는 프로젝트

의 필요성도 제안해본다.
「제3차 국제개발협력 종합기본계획(2021-2025)」에 명시된 문화콘텐츠 관
련 ODA의 가이드라인을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문화콘텐츠 협력 방안을 제시
한다. 세 국가의 미디어 환경을 분석한 결과 우리 정부의 협력 방안은 문화 개
발협력을 통한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지원 및 한국의 문화콘텐츠 산업 정
책 개발경험 공유, 공공외교, 문화산업 교류 지원으로 구분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사례로 연구한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은 각기 미디어 산업 환


경이 다른 만큼 아프리카 대륙의 다양한 문화 환경을 반영하는 국가이다. 우리
정부가 아프리카 미디어 산업과의 협력을 위해서 다양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수 있는 연구 및 정책 전략의 거점 국가로 적합하다고 본다.


우선 문화 개발협력을 살펴보면 한국의 개발협력 총예산은 작지만 문화 분
야 ODA는 일본과 프랑스 다음으로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다. 우리나라의 문화

개발협력은 타 개발협력의 전통적인 공여국과 그 성격이 다르다. 일본은 자국


의 이익과 관련된 문화 기간산업에 주로 원조를 제공하고 일본과 역사적으로
관련된 문화유산을 우선으로 삼아 원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 프랑스는 과거
식민 역사와 닿아 있는 불어를 사용하는 저개발국가를 중심으로 원조를 제공하

247) 한국콘텐츠진흥원(2021).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73


며 세계 각지에 퍼져 있는 프랑스 문화원(알리앙스 프랑세즈)이 그 근간이 된
다. 반면 한국의 경우 기술과 경험의 공유에 기반을 둔 역량 강화 프로그램이
핵심을 이룬다. 이는 한국의 대표적인 개발협력 프로그램인 지식 공유 프로그

램(Knowledge Sharing Programme)과 맥을 같이하는 부분이다. 또한 DR


콩고의 국립박물관 설립이나 작은 도서관 건립과 같은 문화 공간의 물질적 인
프라 제공을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문화콘텐츠 분야와는 문화 개발협력과 정
보통신 개발협력의 접합점에 있으며 또 종종 중복된다. 특히 3차 개발협력 종
합시행계획에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된 문화 개발협력과 정보통신 개발이라는
두 분야를 어우르고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으면서도 개발협력의 근본적인 방향

을 유지할 수 있는 개발협력의 새로운 분야를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관련 정부 기관 및 부처 간의 전략 및 경험, 평
가 공유가 필요하다.

가. 르완다와의 문화콘텐츠 협력 방안

르완다의 경우 사업성(수익성)을 갖춘 문화콘텐츠 산업화가 필요한 국가이며


이를 위한 문화콘텐츠 협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와 르완다의 문화콘

텐츠 소비 시장 발굴과 유통망 구축에 관한 노하우, 그리고 수익성을 높일 수 있


는 사업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운영하는 윈윈(win-win) 전략을 수립하는 것을
제안한다. 르완다 현지의 우수한 문화콘텐츠 개발과 생산 및 유통 구조를 구축

하는 등 유·무형 인프라를 구축하고 올바른 소비문화의 조성에 대한 협력이 필


요하다. 부산국제교류재단에서 시행한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역량 강화 ODA
프로젝트’는 이와 같은 선상에 있는 좋은 예로 들 수 있다. 부산국제교류재단은
지난해에 르완다 문화산업전문가를 초청하여 한국의 문화콘텐츠 분야 전문가
들의 강의를 제공하고 실행계획을 도출하는 좋은 결과를 얻었다. 따라서 이런
프로젝트를 향후 문화콘텐츠 정책입안자들을 대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17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르완다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특히 공공외교가 강조되어야 한다. 이를 위

해서는 ‘K-콘텐츠 제공을 통한 한국의 소프트 파워 증진’이라는 기존의 방식에

서 벗어나 현지화된 맞춤형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 현지조사를 통해 르완다 문

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첫째는 문

화콘텐츠의 산업화이며 둘째는 기술과 경험의 공유이다.

르완다의 문화콘텐츠의 산업화에는 투자유치와 수요처 발굴과 콘텐츠 개발

을 위한 투자처 발굴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국에서 개최되고 있는 부산국제영

화제를 비롯한 다양한 규모의 영화제뿐만 아니라 매년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는

한아프리카재단(The Korea-Africa Foundation)의 아프리카 영화제에 르완

다 영화인들의 작품을 소개하여 르완다 영화산업에 대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아프리카를 알리기 위한 여러 시민단체들의 노력으로 개최되고

있는 서울 아프리카 페스티벌(Seoul Africa Festival)등과 같은 다양한 축제와

행사를 활용하는 방안도 바람직하다. 이러한 교류를 시작으로 르완다는 투자처

를 발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비 및 설비 구매를 위한 시장조사 기회를 가

질 수 있다.

르완다 문화콘텐츠 제작과 콘텐츠 유통의 산업화를 위한 기술과 경험을 공

유하기 위해 한국국제교류재단이나 부산국제교류재단, 그리고 KOICA를 통한

협력을 더욱 확대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화의 큰 방해

요소 중 하나가 해적판의 유통이다. 이는 단속과 처벌이라는 근시안적 접근보

다는 콘텐츠 유통의 현대화와 산업화를 통한 거시적 접근 방식을 통해 해결해

야 한다. 이를 통해 올바른 문화콘텐츠 소비문화를 정착시키는 일이 시급하다.

아직은 콘텐츠 제작 기술과 경험을 위한 교류가 현재 소수의 선발 인원을 대상

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르완다 영화산업이 아직 저발전에 머물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감독, 배우, 극작가, 기술자들의 전문화 부족이라는 점을 감안하여 기술

과 경험 교류 대상의 범위와 수를 점차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75


나.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은 ‘나이지리아의 자존심’으로 여겨지지만 중소기업


또는 개인이 주도하는 양상이다. 따라서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협력은 우
리나라 공공기관이 직접 협력하는 형식보다 우리나라 기업 및 민간 문화콘텐츠
산업 분야의 활동을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정책 수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국내 민간(중소)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KOTRA의 지원을 통
해 국내 민간 문화콘텐츠 관련 기업이 나이지리아의 유관 기관과 협력하는 것
이 가능할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이 현저하게 영리성을 띠고 있
기 때문에 문화콘텐츠 산업의 수익성을 우선하는 지원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다른 국가도 마찬가지이겠지만 나이지리아에서는 우리 문화콘텐츠의 일방

적 전파(수출)보다 나이지리아의 우수한 문화콘텐츠를 발굴해 국내에 소개하


는 공공외교 성격의 문화콘텐츠 교류도 필요하다. 나이지리아의 영화산업에 대
한 학계의 관심도 많기 때문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이나 영화진

흥위원회(KOFIC) 같은 기관이 국제교류단 또는 한국문화원과 함께 한국영화


산업과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발전을 위해 협력하는 것도 필요하다. 예를 들
어 양국의 영화산업과 관련된 포럼 및 컨퍼런스를 통해 양국에서 문화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것도 필요해 보인다. 나이지리아의 한국문화원에서 개


최하는 한국영화제나 한아프리카재단에서 연례행사로 진행하는 아프리카 영
화제 등이 좋은 사례일 것이다.
나이지리아 정부의 미디어 산업 지원은 르완다나 남아공에 비해 미약하며
그 결과 나이지리아 문화콘텐츠 환경은 소규모 영세자본이 주도하는 모습을 보
인다. 여기에 미디어 산업이 대체로 비공식 경제의 영향을 받아 상품으로서 보

호가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나이지리아는 미디어 산업의 시장규모가


아프리카에서 가장 클 뿐만 아니라 해외 문화자본이 유입되고 있어 그 규모가
더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문화콘텐츠 산업 관련 스타트업이나 중소 규

17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모의 민간자본이 협력해 국내 영화 제작 기술을 전수하고 유통망을 확장하는
방식의 투자가 적합해 보인다. 즉 나이지리아와의 문화콘텐츠 교류는 정부의
직접적인 개입보다 시장경제에서 국내의 자본과 기술 투자자와 나이지리아 문

화콘텐츠 생산자의 직접적인 협력을 꾀하는 방식이 효율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나이지리아는 자국의 영화콘텐츠를 더 많은 곳에 배급할 수 있는 유통망
과 기술 구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 남아공과의 문화콘텐츠 협력

아프리카에서 중간 소득국으로 진입하는 국가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이


는 남아공의 케이스에서 협력 방안을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남아공은 중간 소

득의 국가로 개발협력 우선대상국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남아공 국내 경


제의 극심한 양극화를 감안하면, 낮은 경제사회 그룹을 대상으로 하는 개발협
력이 가능하다. 특히 가나와 남아공과 같은 중간 소득국가에서 도시화와 함께

슬럼 지역의 청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문화콘텐츠가 이들에게 제


공할 수 있는 측면은 다양하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KOICA와 지자체 등의 협력이 효과적일 것이다. 예를
들어 KOICA는 파일럿 에이전시(pilot agency)의 역할을 통해 남아공의 문화
콘텐츠의 개발협력 분야를 설정하고, 지자체가 구체적 협력 분야를 설정한다면
작은 규모로 순발력 있는 협력관계가 구축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는 중앙정

부보다 현장에서 습득한 실질적인 경험치가 많이 축적되어 있다는 점에서 효과


적이다. 특히 2011년에 개최된 4차 원조 효과성을 위한 세계 회의를 기점으로
도시(지자체)는 개발협력의 새로운 행위자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이
미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국제영화제를 유치하고 있는 부산시의 영화 분야
개발협력은 향후 문화콘텐츠 분야 개발협력에 주는 함의가 크다. 이 밖에도 국
내에는 국제영화제를 주최하고 있는 지자체가 많아 이들의 적극적 협력관계가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77


형성된다면 양국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활성화될 것이다.
남아공과의 공공외교의 측면에서는 디지털 외교를 더욱 활용할 필요가 있
다. 현재 남아공에 있는 한국문화원 행사의 홍보나 문화원 강좌 수강 신청은 디

지털 플랫폼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아프리카에서 디지털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으며, 아프리카 국가에서 디지털에 접속하는 인구는 사회·경제적으로 높은
수준의 인구 즉, 공공외교의 효과적인 타깃 인구라는 점을 감안하여 공공외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현재 나이지리아와 남아공에서만 운영하고 있는 한국문
화원을 물리적으로 더 많은 아프리카 국가에 운영하는 것은 재정적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방법이지만,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는 아프리카의 더

많은 국가, 각국의 문화환경에 걸맞은 거점국가별 사이버 한국문화원을 만들어


우선적으로 디지털 인구에 접근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이다.
나이지리아의 보편성에 반해, 남아공의 사례는 다른 아프리카 국가에 비해

보편성은 다소 떨어지지만, 남아공의 미디어 산업의 이해와 진입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의 진입이라는 측면에서 중요하다. 제6장 TvN의 사례에서 보았듯
이 아프리카 미디어 시장 진입은 결코 만만한 작업이 아니다. 남아공은 아프리

카 대륙에서 가장 선진적인 미디어 산업 국가이다.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 정책


도 건전하고 진보적이며 정부와 민간 분야의 미디어 산업 역량도 우수한 편이
다. 남아공은 내부 시장을 넘어서 아프리카 대륙 또는 대륙 외부로의 시장 확대
를 꾀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를 고려해 국내 중대 규모 민간자본과 남아공
미디어 산업계와의 적극적인 협력을 유도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덧붙여
남아공의 문화콘텐츠 산업은 세계 가치사슬에 깊이 관여해 있을 뿐 아니라, 남
아공 정부는 해외 제작사들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지
리적으로 멀다는 약점이 있지만 한국에서는 찾을 수 없는 남아공의 다양한 경
관과 남아공 화폐 란드의 지속적인 가치 하락, 그리고 높은 수준의 미디어콘텐

츠 관계자의 존재는 한국 제작자들과 협력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제공한다.

17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3. 마무리 글

한국은 현재 정보통신 분야에서 개발도상국에 가장 많은 개발원조를 제공하


는 국가이며, 문화콘텐츠 산업은 제3차 개발협력 정책에서 우리나라의 개발협
력 전략 우위의 산업으로 새롭게 명시되었다. 현재 정부의 정책적 의지는 확고
하며 이를 바탕으로 문화콘텐츠 분야에서 다양한 활동은 점점 적극적으로 진행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아우르는 정책적 철학에 관한 공백은 지속
되고 있다. 문화콘텐츠를 도구로 ‘어떻게 가는가’에 관한 논의와 실험은 적극적
으로 진행 중이지만, ‘왜 가는가’에 관한 궁극적인 논의는 찾아보기 힘들다.
남아공 미디어 연구자 Oswelled Ureke는 서구 공여국의 영화 제작 개발협
력의 구조가 식민시대 유럽 식민통치가 지니고 있던 가르치고 훈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점을 비판한다. 또한 아프리카 영화 제작이 영화 개발협력 NGO들


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에 맞추어지면서 창의성이 떨어지고 결국 “우리가 만
든 영화는 진부해”라는 고정관념으로 자리 잡았다고 설명한다. “남남협력에 새

로운 희망이 있을까”라는 질문에 아직 영화 제작 개발협력에서 과거 서구의


NGO처럼 눈에 띄는 큰 역할을 하는 남남협력의 국가는 부상하지 않았다고 이
야기하며, 과연 그렇다고 해서 중국을 중심으로 부상하는 새로운 파트너들이 다

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이야기했다.248) 한국정부의 공공외교


와 개발협력, 그리고 사업 교류의 측면에서 현재 기회처럼 존재하는 공백을 메
꾸면서 동시에 남남협력의 시선과 가치에서 출발해야 한다. 개발과 소프트파워

는 모두 수요자 환경과 해석이 정책 입안자의 의도보다 더 중요하다는 점에서 공


통성을 지닌다. 본 연구와 같이 지역의 특수성을 고려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지
원함으로써 문화콘텐츠를 활용한 다양한 외교의 효과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아프리카 미디어 환경을 이해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248) Oswelled Ureke, 인터뷰(2022. 7. 11, 요하네스버그).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79


본 연구는 거점이 되는 르완다, 나이지리아, 남아공의 세 나라를 중심으로 진행
하였으나, 향후의 연구는 본 연구의 거점국가를 기반으로 지역적으로 확대된
연구가 가능할 것이다. 르완다의 경우 문화콘텐츠의 장비와 기술의 현대화를

통해 인적·물적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지만 장기적인 안목으로 봤


을 때 현지 콘텐츠 개발과 산업화가 시급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르완다의 문
화콘텐츠의 잠재력과 산업화 가능성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관련 분야
의 학문적 깊이를 더할 뿐만 아니라 한국이 르완다와 국제협력을 꾀함에 있어
중요한 자료가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비교적 빠른 속도로 인터넷망을 구축한
르완다의 디지털 환경의 이점을 활용하여 현지 문화콘텐츠 산업화를 견인하기

위한 연구 또한 필요하다. 문화콘텐츠의 생산과 유통을 원활하게 하고 바람직


한 문화콘텐츠 소비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으로 활발한 국제협력을 꾀하며
종국에는 국가 발전을 견인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이지리아의 경우 영화산업의 규모가 점차 커지고 국제화됨에 따라서 나이


지리아 문화상품들이 아프리카의 다른 국가에 전파되거나 수출되는 경향이 많
다. 따라서 나이지리아 문화상품들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다른 아프리카 국가

로 전파되었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는 앞으로 한류의 전파에 관


한 고찰을 위해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또한 해외자본들이 본격적으
로 나이지리아에 들어오기 시작했는데, 이러한 자본들이 어떠한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지에 대한 후속 연구도 필요하다.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나이지리아
는 민간의 노력으로 성공을 이룬 사례이다. 흥미롭게도 바로 옆의 세네갈, 코트
디부아르, 베냉과 같은 국가에는 프랑스와 같은 유럽국가의 영화산업에 대한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국 영화의 발전이 미비한 지역이다. 따라서 본
사례에 대한 연구도 매우 필요하다. 이는 한국의 ODA 정책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매우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특히 이 국가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함께

있었는데, 이를 나이지리아의 사례와 비교하는 연구도 매우 큰 의미가 있다고


할 수 있다.

18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유럽 정착민의 경제적 영향이 아직 강한 남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환경
을 이해하기 위해 본 연구에서는 남아공을 사례로 연구하였다. 본 연구를 통해
특히 남부 아프리카에서 남아공의 영향력이 단지 문화상품의 확산이라는 측면

뿐 아니라, 문화 정책의 확산에서도 큰 영향을 미침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남부


아프리카는 중국의 영향력이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는 지역이며, 이는 중국정
부의 미디어 관리 정책이 짐바브웨를 포함한 친중 아프리카 국가의 미디어 정
책에 미치는 영향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히 중요하다. 이에 향후 연구에
서 짐바브웨, 모잠비크와 같은 친중 아프리카 국가의 미디어 정책 변화 비교 연
구와 이러한 정책이 한국 정책에 미치는 함의를 포함하는 것을 제안한다.

우리나라는 뛰어난 디지털 유통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관련 기업 대부분은


국내 문화콘텐츠 환경에 안주하려는 경향이 있다. 국내의 모험적인 디지털콘텐
츠 관련 기업과 나이지리아 영상 콘텐츠의 연계는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강

화할 뿐 아니라 나이지리아 영화산업의 안정된 유통망과 수익처를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상생을 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또한 이는 날리우드의 성공 사
례를 따라 소규모 영화 제작이 성장하고 있는 짐바브웨 같은 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정부는 콘텐츠 제작이 가능한 업체나 경험자를 고용하여
해외에서 활용할 정부의 콘텐츠를 만드는 데 집중해온 경향이 있다. 이를 더 발
전시켜 국제개발의 일환으로 영상 콘텐츠 제작 지원을 하나의 프로젝트로 만들
어 적극적으로 지원할 수 있으며, 중소기업청과 함께 연계하여 이를 중소기업
의 해외신규사업 발굴 및 기획과 함께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제
일 큰 시장이면서 잠재력이 큰 나이지리아를 통해 콘텐츠 제작 부문에서도 한
류를 일으킬 수 있을 것이다.

제7장 아프리카 3개국 문화콘텐츠 환경의 정책적 함의 • 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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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195
부록

1. 2022년 현지조사 인터뷰 대상자


2. 르완다 현지조사
3. 남아공 설문조사
1. 2022년 현지조사 인터뷰 대상자

이름(성별) 직업 주요 질문 시간, 장소
르완다
르완다에 대한 일반 질문 및 한국에 대한 2022. 7. 10,
Delifina 가사노동
인식 조사 키갈리 숙소
2022. 7. 10,
르완다에 대한 일반 질문 및 한국에 대한 키갈리
Daniel 택시기사
인식 조사 제노사이드
메모리얼
송영우, 김평화, 연구원, 한국 NGO 르완다에 대한 일반 질문 및 한국에 대한 2022. 7. 11,
장해성 소속 파견직원 인식 조사 키갈리 숙소
건설 노동자, 르완다와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대한 일반 2022. 7. 12,
Edmond 외 1인
보안 담당요원 질문 및 한국에 대한 인식 조사 키갈리 시내
2022. 7. 14,
Grace 취업준비생 르완다 영화산업과 해적판 유통 현황
키갈리 숙소
영화인으로서의 삶과 르완다 영화 산업에 2022. 7. 15,
Sarah 영화배우
대한 의견 키갈리 숙소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7. 17,
Chris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2022. 7. 18,
영화 제작, 유통, 소비 전반에 대한 과정과
키갈리
Authur 영화감독 향후 국제 협력의 가능성 등 르완다 영화
인터뷰이
산업과 개인의 의견
작업장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7. 19,
Jane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2022. 7. 20,
Athan 아나운서 르완다 문화콘텐츠 국제 교류 현황과 미래 키갈리 국제
공항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7. 21,
Manzi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2022. 7. 25,
르완다 영화연방 르완다 영화연방, 르완다 정부와 영화인들의
Isimwe 르완다 ICT
부회장 협력관계, 르완다 영화 산업의 국제 협력 등
혁신센터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7. 26,
Ineza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7. 27,
Kevin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198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이름(성별) 직업 주요 질문 시간, 장소
IBCT Film 2022. 7. 28,
원장 IBCT film school 운영 방식과 수료자 현황 등
School 키갈리 대학교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7. 29,
Alain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Rwanda 르완다 필름 오피스와 르완다 개발위원회의 2022. 7. 30,
Jackson Development 역할, 정부의 영화 산업 발전에 대한 정책과 르완다
Board, director 비전 등 개발위원회
2022. 8. 2,
Rwanda Arts 르완다 문화 콘텐츠 산업과 지적재산권법,
르완다 아트
Samuel Initiative 관련 분야 국제 협력에 관한 내용과 한국과의
이니셔티브
책임자 협력 가능 분야 등
사무실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8. 3,
Valentin 외 2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한·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협력에 관한 2022. 8. 4,
African Colors
Raoul 내용,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에 있어서 민관 키갈리의
창립자
협력 현황 등 한 카페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8. 5,
Natasha외 1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2022. 8. 7,
코로나19 이후 극장 운영에 관한 내용, 한국
Chris 극장 직원 키갈리 센추리
영화 상영 경험 등
극장 직원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2022. 8. 8~9,
Claude외 4인 대학생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2022.
르완다와 한국 문화콘텐츠에 대한 이해,
Gisel외 3인 대학생 8. 11~12,
르완다 정치적 환경과 국제 협력에 관한 의견
키갈리 대학교
르완다 르완다 정부의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 방안, 2022. 8. 13,
Abel(가명) 청소년문화부 이 분야 국제 협력에 있어 르완다 정부가 키갈리의
관계자 중점을 두는 사항 등 한 카페
나이지리아
Pan-Atlantic
University의 2022.
Ikechukwu 나이지리아 영화산업 전반에 대한 이해 및
미디어 9. 7~8,
Obiaya 정책
커뮤니케이션학과 온라인
교수
Cosmas Ifeanyi 금오공과대학 소비자로서의 나이지리아에서의 영화 및 2022. 9. 5,
Nwakanma 박사후 과정생 콘텐츠 소비, 한국과 나이지리아의 상황 비교 온라인
Korea Africa
Segun Michael 2022. 9. 4,
Foundation의 나이지리아에서의 한류소비에 관한 사항
Aleshinloyes 온라인
Nigeria 통신원

부록 • 199
이름(성별) 직업 주요 질문 시간, 장소
남아공
르몽드 아프리카 아프리카에서 점차 확산되는 한국 문화콘텐츠 2022. 7. 11,
Marine Jeannin
담당 기자 소비에 관한 서구의 이해 온라인
University of 서구의 원조로 진행된 아프리카 영상산업의
2022. 7. 13,
Oswelled Ureke Johannesburg 정치경제, 남부 아프리카의 지역적 측면에서
요하네스버그
미디어학과 강사 남아공의 문화콘텐츠 산업의 이해
한국 문화콘텐츠 기업의 남아공 진출 전략과 2022. 7. 1,
Mark(가명) 마케팅 컨설턴트
주의점 요하네스버그
Gift 남아공 안테나숍 2022. 7. 15,
한국 상품 소비자 분석
Nanamphezotel 직원 요하네스버그
PnP senior 2022. 7. 19,
Warren Owelle 아프리카 유통 산업구조 이해
manager 케이프타운
미디어 쿼터제를 중심으로 한 남아공 미디어
정책이 아프리카 미디어에 미친 영향, 미디어
Good Hope FM 2022. 7. 20,
Aden Thomas 담당자가 체감하는 남아공에서 한국 음악의
라디오 아나운서 케이프타운
인기,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남아공 미디어
환경의 변화
전직 남아공 영화
Neville 아파르트헤이트 당시 남아공 미디어 검열 및 2022. 7. 26,
censorship board
Harichombe 사회적 영향 케이프타운
엔지니어
Communication
and Culture 한국문화원의 전략과 비교한 프랑스 문화원의 2022. 7. 26,
Sophie de Klerk
Officer, Alliance 전략 및 상황 케이프타운
Française
천정범, 윤서영, 한국문화원 원장 및 작년 12월 남아공에 개원한 한국문화원의 2022. 8. 12,
이은실 직원 현황과 도전과제 파악 요하네스버그
한국농수산식품유 한국제품 수출을 위한 민관협력 모델인
2022. 8. 18,
김지은 통공사 안테나숍 안테나숍의 성격과 전략, 남아공 안테나숍
전화 인터뷰
담당 직원 상황

주: 나이지리아는 온라인 인터뷰로 대체함.

200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2. 르완다 현지조사

1) 일반인 및 대학생(41명)

1. 이름, 출생지, 성별, 나이, 직업(대학생 경우 학과), 동거인, 가족 구성원

등의 정보
2. 선호하는 미디어와 채널(Internet, TV, Radio, VOD, etc.)
- TV 10, Rwanda TV, NETFLIX, 라디오 등 다양

3. 르완다의 문화콘텐츠 중 가장 경쟁력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그 이유는?


- 음악, 역사유적, 예술 등 다양하고 고르게 대답
4. 르완다의 (독립)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 이유는?

- 현재 인기몰이 중인 드라마 city maid(2명) 등 매우 다양하고 고르게 대답


5. 르완다 이외의 (독립)영화나 드라마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 이유는?
- 매우 다양하게 대답. 4명이 ‘오징어 게임’을 언급
6. 한국에 대해서 알고 있는지?
- 모른다는 사람도 있으나 그 외에는 BTS와 ‘오징어 게임’을 주로 언급
7. 한국에 대해서 알고 있다면,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어떤지?
- 기술 발전을 주로 언급
8. 한국 이외에 가장 친밀감을 느끼는 혹은 좋아하는 국가는 어디인지?

- 캐나다와 미국이라는 대답이 가장 많음. 교육과 취업의 기회 때문이라고


대답하는 경향이 있음.
9. 르완다 국가 발전에 가장 시급하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인가?
- 경제 발전, 실업률 해소, 교육 기회 확대 등
10. 르완다 영화 혹은 드라마 등과 같은 문화콘텐츠 산업에서 가장 발전이
시급한 것은?

부록 • 201
- 불법복제 근절을 많이 꼽음.
11. 힐리우드에 대한 당신의 평가는? 그 미래는?
- 영화산업의 미래는 밝다. 전문가 양성이 필요하다는 공통된 인식이 있음.

12. 한국과 르완다의 협력 가능 분야는 어디라고 생각하는가?


- 경제 협력, 기술 전수, 정치적 협력을 주로 언급
13. ‘Rwandaness’에 대한 당신의 생각은?
- 언어와 문화의 동질성을 주로 언급

2) 그룹별 심층 인터뷰(8명)

1. 청소년문화부(Abel)
- 르완다 정부는 영화산업을 보는 시각은 국가 경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요소이며 르완다 문화유산을 개발하고 보존하는 수단.
2. 영화 배우(Sarah 20대 여성)
- 르완다 영화의 역할은 제노사이드 이후 억누르고 있는 감정을 표출하는
창구.
- 르완다 영화산업 종사자로서 느끼는 것은 영화 제작에 필요한 인프라 부
족으로 역량 있는 사람들이 활동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개선되어야 한
다는 것. 영화인을 꿈꾸는 사람들을 교육할 만한 시스템이 부족함.

3. 아나운서(Athan 30대 남성)


-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국제 협력의 특이 사항은 중국과 최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는 것.

- 한국에 대한 이미지는 최근 온라인으로 진행된 기술 전수 프로그램에 대


한 평가가 좋고 ICT 혁신센터 장비 지원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음.
4. 영화감독(Authur 30대 남성)
- 르완다 영화 제작 과정은 극본이 완성되면 정부의 승인을 거쳐야 하고
르완다 영화연방의 회원이어야 함.

20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 영화는 주로 부업이기 때문에 필요한 자본은 본업을 통해 번 돈을 투자
하고 있는 실정이며 본인 또한 스튜디오에서 사진 촬영을 해서 돈을 벌
어 영화를 찍어 유튜브에 업로드함.

- 르완다 영화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은 기술 발전과 장비 구축 그리고 무


엇보다도 수요처 발굴.
5. 르완다 영화연방(Isimwe 30대 남성)
- 르완다 영화연방은 감독, 작가, 배우, 기술자 등등의 연합으로 구성되며
관계자들의 권리 신장과 영화산업 발전 그리고 일반인의 인식 제고에 많
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

- 르완다 영화산업 발전에 가장 필요한 것은 장비 현대화와 기술 이전이며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하고 있음.
6. 르완다 개발위원회(Jackson 50대 남성)

- 르완다 영화산업은 르완다 경제 발전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함. 그러한


의미에서 개발위원회 내에 르완다 필름 오피스를 개설해서 운영. 곧 별
도의 기관으로 독립할 계획.

- 르완다 필름오피스의 역할은 르완다 영화 제작에 관한 one-stop 서비


스를 제공하기 위함.
7. 르완다 아트 이니셔티브(Samuel 남성)
-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에서의 국제 협력은 대부분 유럽국가들과 진행
하고 있으나 한국과의 협력을 기대해볼 만함. 그 이유는 식민지배와 같
은 부정적인 역사가 없고 르완다는 한국의 빠른 경제 성장을 동경하고
있기 때문.
-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미래를 위해 필요한 것은 불법복제 문제를 해
결하고 새로운 배급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저작권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이 필요함.
8. 아프리카 컬러(Raoul 남성)

부록 • 203
- 힐리우드는 날리우드에 비해 아직 활발하게 발전하진 못했지만 열정 있
는 젊은이들이 많아서 그 미래가 밝다고 생각함.
- 르완다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에 있어서 앞으로 한국과의 협력을 꾀하기

위해 다시 한국을 방문할 계획.

3. 남아공 설문조사

남아공 현지조사 초기 향후 인터뷰의 기초 조사로 케이프타운의 대학에서


미디어 및 사회과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지를 활용하여 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설문은 문화콘텐츠 소비의 패턴을 이해하기 위해 문화소비성향을
공유하는 집단을 묻는 질문, 남아공 영화, 드라마, 음악, 뉴스 등 미디어를 어떻
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묻는 질문, 한국 문화콘텐츠의 선호도 및 선호의 이유를
묻는 질문으로 구성되었다. 응답자가 작성한 설문지 14부, 총 28페이지는 부
록으로 첨부하였다.
향후 인터뷰를 위한 기초연구를 위한 목적으로 진행되었으며, 또 설문에 응
답한 숫자가 양적 분석을 진행할 수준에 미치지 못하므로, 이 설문 자체를 분석

해서 어떠한 패턴을 찾는 것은 크게 유의미하지는 않다. 다만 설문에 응한 응답


자의 압도적인 대부분이 “뉴스를 어디에서 찾아보느냐”는 질문에 트위터, 구
글, 인스타그램, 틱톡 등 소셜미디어 플랫폼을 꼽았다는 사실은 인상적이었다.

이는 세계 다른 젊은이들의 뉴스 소비행태와 일치하는 결과인데, 이는 다른 아


프리카 국가보다 발달된 남아공의 디지털 환경에 기인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더불어 설문과 함께 병행한 인터뷰에서 응답자들의 한국에 대한 지식과 관

심, 욕구가 구체화되고 있음을 발견했다. 예들 들어 같은 질문에 대답으로 ‘남


산 서울 타워를 방문하고 싶다’, ‘일산 꽃 축제에 가보고 싶다’, ‘순두부찌개를

20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먹어보고 싶다’ 등 한국에 대한 지식이 구체화되었다. 이는 우선 일정 수준 이
상의 한국 드라마, 영화, 리얼리티 쇼 등 다양한 영상물의 시청량이 축적된 결
과이며, 더불어 한국 드라마를 시청한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자발적으로 습득한 지식에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부록 • 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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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2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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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ecutive
Summary

Creative Industry in Africa from the Perspective of Korea

Yongkyu Chang, Kye Ri Kim, Suweon Kim, and Jimmyn Parc

Cultural and creative products are not just containers of historical and
cultural identities but commercial goods tradable across borders.
Simultaneously, culture is one of the primary sources of so-called “soft
power,” along with political values and legitimate national foreign policy.
Hence, the Korean government has been taking a leading role in building
up the cultural and creative industry since the 1990s. The “Hallyu,” or
craze for Korean creative products outside Korea, has been expanding
across the world, from the epicenter of Asia and North America to the
Middle East, Latin America and Africa. While such expansion led to
interest in the mediascape of varied regions around the world, Africa has
remained in the margin of academic and policy research of the creative
industry. This report aims to provide information and analysis of the less
studied mediascape in Africa.
Given the growing cultural engagement between Korea and the
countries in Africa, this report examines the creative industry in Africa
from three distinctive perspectives of development cooperation in
creative industry, cultural public diplomacy and trade in cultural and
creative goods. Drawing on field research and secondary research on
production, retailing and consumer environment in the creative industry,
this report provides lessons for further inter-continental cultural
engagement.

234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Africa is a continent with 55 nations. Acknowledging the diversity in
mediascape in each country, this report narrows its focus down to three
representative countries. First, Rwanda, located in East Africa, provides
an exemplary case of the media being used as a powerful political tool.
The destructive role of radio during the genocide in the 1990s has been
cited in explaining the danger of the media. The tragic experience
resulted in strong government intervention in the creative industry.
Second, Nigeria in West Africa is leading the production of films,
particularly in the informal economy, which is better known as
Nollywood. In the relative absence of government intervention, producers
and retailers in Nollywood have built Nollywood into the world’s second
largest movie producer in terms of the number of films produced. Third,
South Africa reveals rather different roles of the creative industry in
relation to most sub-Saharan African countries. Its creative industry is
well integrated in the global value chain, and the South African
government offers incentives to make its local creative industry more
attractive to international producers and retailers. This policy direction is
in tandem with reconciliation and development of the historically
less-privileged by the post-apartheid government.
Drawing on analysis of the three countries, the report suggests as follows.
First, Rwanda provides the potential of development cooperation in
creative industry. The size of the formal economy in the creative industry
is, like that of most African countries, too insignificant to attract
stakeholders in Korea’s creative industry. However, an increasing number
of African countries, including Rwanda, Tanzania, and Ghana, are
recognizing the role of the creative industry in economic growth. These
countries lack institutional experiences to build up the industry. Therefore,
such countries will become effective destinations of Korea’s development
cooperation in the creative industry, focusing on capacity-building
through the sharing of Korea’s knowledge and experience. Cities are better

Executive Summary • 235


equipped in providing hands-on experience in the creative industry. Here,
the government agency in charge of development cooperation (KOICA) can
take the role of a pilot agency. Upon the request of partner countries,
KOICA can initiate partnering the countries in Africa and cities in Korea
which have relevant experiences in varied sectors in the creative industry.
On the other hand, our research in Nigeria and South Africa offers
lessons in light of public-private cooperation and private sector
engagement. Nigeria reveals opportunities for public-backed private
sector engagement. The government’s trade agency (KOTRA) can take a
leading role in understanding Africa’s active-yet-unregulated market and
provide private stakeholders with pertinent consultations. For instance,
Nigeria is the largest economy in Africa with a massive pool of potential
consumers for varied creative goods. Additionally, its film industry is
distinctively commercial-oriented. Lastly, South Africa offers significant
opportunities for stakeholders in the creative industry as a gateway
country to Africa. Its creative industry is well integrated with the global
value chain and its broadcasting companies and telecommunications
companies are operating across Africa. Its infrastructure is relatively
well-established and government regulations are in place to support
international producers and retailers.
In conclusion, existing studies on Africa’s creative industry remain
mere translation of studies carried out by Western researchers. This
report contributes to widening the territory of our understanding of the
African mediascape from Korea’s own reference point. While this report
limits its scope to three representative countries, further research is
necessary to understand the mediascape of Africa better.

236 •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책임>

장용규
남아공 나탈대학교 인류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글로벌캠퍼스 아프리카학부 교수
(現, E-mail: ykchang@hufs.ac.kr)

저서 및 논문
South Korea’s Engagement with Africa: A history of the relationship in
multiple aspects(Yongkyu Chang ed., 2020)
『상징의 숲』(빅터 터너/장용규(역), 2020) 외

<공동>

김계리
한국외국어대학교 인류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아프리카학부 특임교수
(現, E-mail: kyeriya@gmail.com)

저서 및 논문
“Covertly and Overtly: The Ilheu’s strategy to utilize Kianda as a cultural
(de)marker in Cabo Island of Luanda, Angola”(doctoral dissertation,
HUFS, 2021)
『이야기로 만나는 아프리카 튀니지, 알제리편』(한·아프리카재단, 2021) 외
김수원
남아공 University of the Western Cape 정치학 박사
한국외국어대학교 국제지역대학원 국제학과 조교수
(現, E-mail: kimsuweon@gmail.com)

저서 및 논문
“Aggressive yet benign: Korea’s engagement in creative industries in
Africa”(International Journal of Cultural Policy, 26(7), Special Issue:
Cultural Diplomacy and International Cultural Relations, 2020)
“Hallyu, Public Diplomacy, and Development Cooperation: Korea’s Cultural
Diplomacy Concocted for Africa”(Journal of International and Area
Studies, 28(2), 2021) 외

박지민
프랑스 소르본대학교 경제사 박사
서울대학교 국제학 박사
말레이시아 말라야대학교 동아시아학과 부교수
(現, E-mail: jimmyn.parc@um.edu.my)

저서 및 논문
“Sur le succès du cinéma coréen”(J. Parc and P. Messerlin, Commentaire,
179, 2022)
“The Impact of Protectionism on Cultural Industries: The Effect of China’s
Film Policies on Imported Films”(J. Parc, P. Messerlin, and K. Kim, Journal
of Media Economics, 34(2), 2022) 외
세계지역전략연구 발간자료 목록

■ 2022년 22-01 카타르의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 구축 전략과 협력 시사점


강문수·유광호·이지은
22-02 아세안 지역의 저탄소 에너지기반 구축을 위한 한-아세안 협력 방향 /
김현제·정웅태·유학식·최영선·김용건·정태용
22-03 한-MENA 녹색전환 협력방안 / 서정민·서상현·김경하·노다솔·최이슬
22-04 인도의 농업 경쟁력과 한-인도 협력 방안 / 이순철·장용준·최윤정·박원빈
22-05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산업의 발전과 한국에 주는 함의 /
장용규·김계리·김수원·박지민
22-06 한국의 대중남미 공공외교 강화 방안 /
노용석·박윤주·서지현·손혜현·오인혜·이상현·정호윤
22-07 아세안 신흥안보 협력 강화를 위한 모델 구축에 관한 연구 /
오일석·김경숙·윤정현·김유철
22-08 주요국의 대남아시아 경제협력전략과 정책 시사점: 중국, 일본, 인도를
중심으로 / 김정곤·한형민·노윤재·김도연·백종훈·김민희·남유진
22-09 한-인도네시아 포괄적 미래 협력 방안 연구 /
최인아·이재호·김소은·최경희
22-10 중남미 내 포퓰리즘 확산의 사회·경제적 영향과 시사점 /
이승호·홍성우·김진오·박미숙

■ 2021년 21-01 중남미와 아프리카에서 중국의 경제협력: 특성 및 파급효과 비교 /


이승호·강문수
21-02 중남미 국가의 FTA 활용 인프라 분석 및 협력 방안 /
정인교·조정란·문남권·김찬우·김건영
21-03 사하라이남 아프리카의 주요 경제공동체별 통상환경 및 산업 구조와
한국의 협력방안 / 조원빈·김경하·김은경·박현석·서상현·박홍은·최이슬
21-04 한-인도 CEPA 10년, 우리 중소기업의 성과와 정책 과제 /
송영철·홍성철·강재원·김정일·차춘경·김혜빈·이소현
21-05 기후 변화가 아프리카 농업 및 분쟁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
강문수·정민지·박규태
21-06 신남방국가의 중소기업과 현지 한국 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 방안 /
이충열·이종하·이선호·이종윤
21-07 중미 국가의 기후변화 적응 주요과제와 협력방안 /
이승호·홍성우·김진오·박미숙·권혁주
21-08 아랍-이스라엘 데탕트 시대 역내 안보환경 변화와 한-중동 경제협력
확대 방안 / 박단·박현도·성일광·장지향·정재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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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09 외국인력 유입의 사회경제적 영향: 유럽 내 아프리카 이민자 사례와
코로나19 대응을 중심으로 / 장영욱·조동희·이현진·정민지
21-10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중남미 디지털 전환과 한국에 대한 시사점 /
김영석·곽재성·권기수
21-11 미중 경쟁에 대한 호주의 전략적 대응과 시사점: 호주의 대중정책
변화를 중심으로 / 최인아·이선형·이재호·김소은
21-12 인도의 對아프리카 협력 현황 및 정책적 시사점 / 한형민·김예진
21-13 코로나19의 인도 사회·경제에 대한 영향과 시사점 / 노윤재·조승진

■ 2020년 20-01 미·중 경쟁이 중남미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


홍성우·윤여준·김진오·임지운·남지민
20-02 인도 한류 분석과 문화협력 확대방안: 음악 및 영상 콘텐츠를
중심으로 / 김정곤·이정미·윤지현
20-03 중국의 아세안 환경협력 분석을 통한 신남방정책 추진방안 연구 /
강택구·이상윤·심창섭·장훈·이정석
20-04 한·중미 5개국 FTA 발효에 따른 중미시장 활용방안 /
김종섭·이승호·이준희·김민정·김세원·김희라
20-05 신남방 지역 주요국의 핀테크 발전과 협력방안:
인도, 태국, 말레이시아, 베트남, 인도네시아를 중심으로 /
이충열·이종하·이선호·강성범
20-06 동남아시아 농업분야 개발협력사업 성공요인 분석:
지역사회 개발협력 사례 중심으로 /
전제성·정연식·정법모·김희숙·백용훈·박희철·김다혜·김현경
20-07 아세안 중소도시 교통전략 수립을 위한 사전 연구 /
이훈기·김희경·이현정·정승환
20-08 포스트 코로나 시대 GCC의 식량안보 정책과 시사점 /
장윤희·손성현·유광호
20-09 아세안 주요국의 경쟁법 비교 분석: 디지털플랫폼 시장 M&A를
중심으로 / 장영신·강구상·나승권·김제국·최재필·김수련
20-10 對개발도상국 특혜무역협정 확대 및 활용 방안: 아프리카와 대양주
지역을 중심으로 / 라미령·박나연·정민지·이효진·문수현·정재욱
20-11 토지제도 특성이 농업 생산에 미치는 영향 비교: 에티오피아와
말라위를 중심으로 / 강문수·정민지·문수현·박규태
20-12 동아프리카 스타트업 시장 분석 및 한국기업의 진출방안 /
장용규·김경하·배유진·조준화·최두영
20-13 포스트 코로나 시대 아프리카 ICT 국제개발 협력수요 및 한국의
협력방안 / 최영출·김태성·권유경
20-14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중남미 협력 방안: 의료 및 방역 부문을
중심으로 / 최금좌·오삼교·설규상·최윤국
20-15 아세안 지역 한류콘텐츠 활성화 방안 /
최진우·김새미·김지윤·모춘흥·서지원·진달용·한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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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기사항
Studies in Global and Regional Strategies 22-05

Creative Industry in Africa from the Perspective of Korea


Yongkyu Chang, Kye Ri Kim, Suweon Kim, and Jimmyn Parc

아프리카와 한국 간 교류는 개발협력을 제외한 외교와 교역, 사회문화 교류 등 대부분의 분야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한류의 영향력이 아프리카에도 서서히 불고 있어, 앞으로 우리 정부와 민간이 아프리카 개발에
본격적으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와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가 적극적으로 교류하기 위해서는 아프리카
문화콘텐츠 환경에 대한 이해가 필수불가결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르완다와 나이지리아, 남아프리카공화국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의 문화콘텐츠 생산과 유통, 소비 환경 등에 대해서 연구했다. 본 연구를 바탕으로 향후
우리나라와 아프리카 국가 간 쌍방교류를 더욱 진작할 수 있는 방법과 효율적인 문화개발협력에 대해 모색해보았다.

ISBN 978-89-322-9048-5
978-89-322-9000-3(세트)
30147 세종특별자치시 시청대로 370 세종국책연구단지 경제정책동 정가 10,000원
T.044-414-1114 F.044-414-1001 · www.kiep.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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