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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러시아

하늘을 나는 배
글∙신현배 그림∙박정순
눈을 감고 있으니까 꼭 배가
러시아를 여행 중인 모야모와 아누는 항구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 갔단다. 하늘을 나는 것 같아!
문화와 예술의 도시답게 아름다운 건물과 유적 등 볼거리가 정말 많았지.
와, 시원한 바닷바람!
도시 곳곳이 강과 운하로 연결되어, 유람선을 타고 도시 전체를 구경할 수도 있었어.
야호! 정말
배가 하늘을 난다.

이야! 유람선이다. 와, 신 난다! 가자고!


우리도 얼른 타러 가
자!
하늘을 나는 배
글∙신현배 그림∙박정순

년 월 일 는(은)
모야모, 아누와 함께 러시아에서
어수룩하지만 마음씨 착한 막내와 신기한 재주를 가진 사람들을 만나게 될 거예요.
잘 다녀오세요.

옛날 러시아의 어느 마을에 아들 셋을 둔 농부 부부가 살았어.


위로 두 아들은 영리했지만, 막내아들은 좀 어수룩했지.
그래도 막내는 마음씨만큼은 곱고 착했단다.
그러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삼 형제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멈춰 섰어.
‘하늘을 나는 배를 타고 오는 사람에게 공주와의 결혼을 허락하겠다!’

임금님이 내린 방문 을 읽고 사람들은 들떠서 배를 만들겠다고 야단이었지.
두 형도 가슴이 설레기는 마찬가지였어.
“나도 예쁜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어!”
“우리도 배를 만들러 떠나자!”
집에 돌아온 두 형은 곧바로 짐을 챙겨 먼 길을 떠났단다.
어머니는 두 아들에게 하얀 빵과 술을 정성스레 싸 주었지.

방문:어떤 일을 널리 알리기 위하여 길거리나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써 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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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예쁜 공주님과 결혼하고 싶은데…….’
형들이 떠나자, 막내도 문득 이런 생각이 들어 부모님께 말을 꺼냈어.
“아이고, 얘야, 넌 절대 안 된다! 늑대 밥이 되고 싶니?”
어머니가 펄쩍 뛰며 반대했지만, 막내는 고집을 꺾지 않았지.
그래, 막내는 어머니가 대충 챙겨 준 검은 빵과 물을 싸 들고 길을 떠났단다.
얼마쯤 갔을까, 어디선가 웬 할아버지가 갑자기 나타났어.
“젊은이, 어디를 그리 바삐 가는가?”
“아, 예, 하늘을 나는 배를 만들러 가요.
배를 타고 궁전으로 가면 공주님과 결혼할 수 있대요.”
“오호, 그래? 그럼 그 배를 만들 줄 아는가?”
“아뇨, 헤헤. 그렇지만 하느님께서 도와주시겠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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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잠시 쉬었다 가려고 할아버지 곁에 앉았어.
우아, 신기해! “젊은이, 내가 배가 고파 그러는데 먹을 것 좀 있나?”
“예. 하지만 변변치 않아서 내놓기 부끄러운걸요.”
막내는 쑥스러워하며 보따리를 풀었는데……, 이게 웬일이야!
보따리 속에는 검은 빵 대신 먹음직스러운 하얀 빵이 들어 있고,
병 속의 물은 향기로운 술로 바뀌어 있지 않겠어?
할아버지는 어리둥절해하는 막내에게 빙그레 웃으며 말했지.
“하느님이 자네를 도와주시는군. 좋은 음식을 마련해 주셨어.”
할아버지와 막내는 사이좋게 음식을 나누어 먹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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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유, 배부르다. 오랜만에 잘 먹었네.”
할아버지는 배를 쓰다듬으며 만족스럽게 웃었어.
“그런데 젊은이, 하늘을 나는 배를 만들고 싶다고 했지?
그럼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게나.”
할아버지는 진지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지.

“이제 곧 숲 속으로 들어가게.


숲 속에서 첫 번째 만나는 나무 앞에 서서 손으로 십자가를 세 번 그어.
그런 다음 나무를 베어 넘어뜨린 뒤, 땅바닥에 누워 한숨 자는 거야.
자고 일어나면 배가 만들어져 있을 것일세. 그 배를 타고 출발하게.
단, 궁전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사람은 빠짐없이 모두
배에 태워야 하네. 알겠나?”
막내는 의아하기는 했지만, 고맙다며 할아버지께 몇 번이나 인사를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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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할아버지와 헤어져 나무가 우거진 숲 속으로 들어갔어.
그리고 할아버지 말대로 첫 번째 만나는 나무 앞에 서서
손으로 십자가를 세 번 그은 뒤, 도끼로 나무를 베어 넘어뜨렸지. 정말 하늘을
그러고는 땅바닥에 누워 쿨쿨 잠이 들었어. 나는 배일까?

얼마나 잤을까,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리는 거야.


“일어나라, 일어나라!”
이상한 소리에 벌떡 잠에서 깬 막내는 더 화들짝 놀랐어. 세상에,
이럴 수가!
눈앞에 정말로 배 한 척이 떡하니 만들어져 있는 거야.
막내가 얼른 배에 올라타자 배는 거짓말처럼 하늘 높이 날아올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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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을 단 배는 바람을 타고 궁전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어.
막내는 배 안에서 아득히 먼 땅을 이리저리 내려다보고 있었지.
“어? 저 사람은 뭐 하고 있는 거지?”
한 남자가 땅에 귀를 대고 있지 뭐야.
막내는 얼른 땅으로 내려가 물었어.
“아저씨, 뭐 하고 계세요?”
“응, 지금 온 세상의 이야기를 듣고 있단다.”
“우아, 정말 대단하네요. 저와 함께 여행하실래요?”
그러자 세상의 모든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귀 밝은 남자는
고개를 끄덕이며 얼른 배에 올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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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가 귀 밝은 남자와 얼마쯤 하늘을 날아가고 있을 때였어.
땅 아래 한 남자가 껑충껑충 뛰어가는데
신기하게도 오른쪽 다리는 굽혀서 끈으로 묶고 왼쪽 다리로만 가는 거야.
막내는 다시 땅으로 내려가 남자에게 물었지.
“아저씨, 왜 한쪽 다리로만 가세요? 다치셨어요?”
“아니야. 내가 워낙 빨리 걸어서
두 다리로 가면 순식간에 이 세상 끝까지 가 버리거든.”
“야, 굉장하네요. 제 배를 타고 함께 가실래요?”
순식간에 세상 끝까지 갈 수 있을 만큼 빨리 걷는 남자도 흔쾌히 배에 올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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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두 남자와 함께 하늘을 날아가며 계속 땅 밑을 내려다보았지.
그때 한 남자가 텅 빈 들판에서 총을 겨누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
막내는 들판으로 내려가 남자에게 물었지.
“아저씨, 새도 한 마리 없는데 무엇을 겨누고 계세요?”
“모르는 소리! 천 리 밖 나뭇가지 위에 참새가 한 마리 앉아 있어.
그 새를 쏘아 맞힐 거야! 천 리쯤은 식은 죽 먹기지.”
“정말요? 멋진데요. 우리랑 함께 가실래요?”
천 리 밖의 새도 맞힐 만큼 총 잘 쏘는 남자도 좋다며 배에 올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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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조금만 더!

네 명을 태운 배는 하늘을 잘도 날아가고 있었지.


그러던 중 갑자기 막내가 소리쳤어.
“어? 저기 어떤 아저씨가 빵 자루를 짊어지고 가네.”
또 누군가를 발견한 막내는 다시 땅으로 내려가 물었지.
“아저씨, 지금 어디로 가세요?”
“점심때 먹을 빵을 얻으려고 마을로 가는 중이야.”
“예? 아저씨한테는 빵이 잔뜩 있잖아요.”
“이 빵 자루 말인가? 이 정도는 내게 한입도 안 되는걸.”
“이야, 엄청나네요. 우리와 함께 여행해요!”
막내가 손을 내밀자, 빵 한 자루가 한입도 안 될 만큼
많이 먹는 남자도 기꺼이 배에 올랐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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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와 네 남자를 태운 배는 궁전을 향해 두둥실 날아가고 있었지.
그때 땅 위에 한 남자가 호숫가를 빙빙 돌고 있는 모습이 보였어.
“아저씨, 안녕하세요? 무엇을 찾고 계신가요?”
다시 호숫가로 내려온 막내가 물었지.
“목이 말라 마실 물을 찾고 있었어.”
“예? 물이라면 이 호수에 많이 있잖아요.”
“에이, 이 정도는 나한테 한 모금도 안 돼.”
“와, 정말 어마어마하군요.”
막내는 호수가 한 모금도 안 될 만큼 물을 많이 마시는 남자도 배에 태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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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을 나는 배는 어느새 여섯 명이나 태우고 여행하고 있었단다.
그런데 이번에는 짚단을 등에 지고 가는 농부가 보이지 않겠어?
“아저씨, 짚단을 갖고 어디 가세요?”
땅으로 내려간 막내가 또 물었지.
“어딜 가긴, 집에 가는 중이지.”
“얼마 안 되는 그 짚단을 무엇에 쓰시려고요?”
“이래 봬도 이게 보통 짚단이 아니야.
아무리 날이 더워도 한 줌만 뿌리면 금방 서늘해지지.
눈이 내리고, 주위가 꽁꽁 얼어붙는걸.”
“와, 정말 놀랍네요. 우리와 같이 가요!”
그렇게 주위를 꽁꽁 얼어붙게 하는 신기한 짚단을 가진 농부도 일행이 되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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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모두 함께
궁전으로!

어느덧 하늘을 나는 배가 궁전 앞에 펼쳐진 숲 위를 지나고 있을 때였어.


어떤 나무꾼이 장작을 짊어지고 숲 속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보이는 거야.
막내는 재빨리 내려가 나무꾼을 불러 세웠지.
“아저씨, 숲에 나무도 많은데 왜 장작을 가져가세요?”
그러자 나무꾼이 호탕하게 웃으며 말했어.
“하하, 이 장작을 던지면 무엇이 나오는지 알아?
수많은 병사들이 쏟아져 나온단다.”
“이야, 신기하네요. 우리와 함께 궁전으로 가요!”
막내는 병사들이 쏟아져 나오는 신기한 장작을 가진 나무꾼도 배에 태웠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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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는 막내와 신기한 재주를 가진 다섯 남자, 신기한 물건을 가진 두 남자,
모두 여덟 사람을 태우고 쌩쌩 날아가 마침내 궁전 앞에 도착했어.
“어! 하늘을 나는 배다!”
“공주님과 결혼할 사람이 나타났다!”
배를 보고 놀란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린 채 허둥지둥 모여들었지.
이때 한 신하가 재빨리 임금님에게 달려가 아뢰었단다.
“임금님, 하늘을 나는 배가 왔습니다.
그런데 배 안에는 귀족은 없고 평민들뿐입니다.”
저녁을 먹고 있던 임금님은 이 이야기를 듣고 얼굴을 확 찡그렸어.
사랑스러운 공주를 왕자도 귀족도 아닌 초라한 평민에게 시집보내기는 싫었거든.
임금님은 곰곰 궁리 끝에 명령을 내렸단다.
“배를 만들어 온 사람에게 생명수를 구해 오게 하라!
단, 내가 식사를 끝내기 전에 와야 한다.
조금이라도 늦으면 공주와 결혼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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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가 임금님의 말을 전하러 오기도 전에 막내는 벌써 걱정에 빠져 있었단다.
귀 밝은 남자가 임금님의 명령을 듣고 이미 알려 주었거든.
“아유, 큰일 났네. 무슨 수로 세상 끝에 있다는 생명수를 구해 온담?”
그때 빨리 걷는 남자가 빙그레 웃으며 말했어.
“걱정하지 마. 내가 얼른 가서 구해 올게.”
뒤늦게 신하가 나타나 임금님의 명령을 전하자,
빨리 걷는 남자는 묶어 둔 한쪽 다리를 훌훌 풀고는
눈 깜짝할 사이에 세상 끝까지 달려갔지.
남자는 곧바로 생명수가 고인 우물에서 물을 길어 병에 담았단다.
‘시간도 넉넉한데 잠깐 쉬었다 갈까?’
그런데 빨리 걷는 남자는 우물 옆에 앉아 여유를 부리다가
그만 깜빡 잠이 들고 말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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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왜 이렇게 안 오는 거야?
임금님이 식사를 거의 다 하셨을 텐데.”
궁전 마당에서는 막내가 애타게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어.
그러자 귀 밝은 남자가 땅에 귀를 대었지.
“맙소사! 이 친구가 우물 옆에서 코를 골며 자고 있네!”
“내가 깨울 테니 걱정하지 마.”
이번에는 총 잘 쏘는 남자가 나서서
세상 끝의 우물을 겨냥해‘탕!’하고 총을 쏘았어.
빨리 걷는 남자는 그 소리에 놀라 후다닥 잠에서 깨어났지.
“이런! 내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지.”
빨리 걷는 남자는 한걸음에 궁전으로 돌아왔어.
그리하여 임금님이 식사를 끝내기 전에 생명수를 바칠 수 있었단다.

난 아무것도
안 들리는걸.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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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님은 깜짝 놀랐지만, 공주를 시집보내기 싫어 또다시 명령을 내렸지.
“배를 타고 온 이들에게 전하라! 공주와 결혼하려면,
열두 마리 분량의 쇠고기와 열두 상자의 빵을 한 끼에 다 먹어야 한다고.”
귀 밝은 남자가 이번에도 명령을 엿듣고 막내에게 알려 주었지.
“어쩌면 좋지? 난 쇠고기 한 조각도 다 못 먹는데.”
막내가 크게 한숨을 쉬자, 빵을 많이 먹는 남자가 말했어.
“걱정 마. 내가 있잖아.”
그때 신하가 열두 마리 분량의 쇠고기와 열두 상자의 빵을 가져왔어.
그러자 빵을 많이 먹는 남자가 단숨에 모조리 먹어 치웠지.
“좀 더 없나? 이 정도로는 간에 기별도 안 간단 말이지.”

빵이라면 나도 많이
먹을 수 있다고!
우적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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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에게 보고를 받은 임금님은 놀란 기색을 애써 감추었지.
그러고는 잠시 생각에 잠기더니 여전히 물러서지 않고 또 명령을 내리는 거야.
“포도주 사십 통을 그 자리에서 다 마시게 하라!”
막내는 이번에도 그 명령을 미리 듣고 울상을 지었어.
“야단났네. 난 술 한 잔만 마셔도 취하는데.”
그러자 물을 많이 마시는 남자가 나섰지.
“걱정할 것 없어. 내가 다 마셔 줄게.”
잠시 뒤, 신하가 술통을 짊어진 사람들을 데리고 나타났어.
물을 많이 마시는 남자는 그 많은 술을 숨도 쉬지 않고 다 마셔 버렸지.
“쩝쩝, 주려면 많이나 주지. 입맛만 버렸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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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 뭐라고? 이번에도 실패했어?”
임금님은 신하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어.
무슨 일이든 척척 해결하니, 공주와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을 수 없었던 거지.
“배를 만들어 온 사람에게 그대로 전하라!
곧 결혼식을 올릴 것이니, 목욕탕에서 몸을 깨끗이 씻고 기다리라고.”
임금님은 명령을 내린 뒤, 목욕탕에서 일하는 신하를 불렀어.
“무쇠로 된 욕조를 마련하여 물을 펄펄 끓여라.”
사실 임금님은 막내를 뜨거운 물에 삶아 죽일 생각이었던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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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하가 곧 결혼식을 올릴 거라는 소식을 전해 주었지만,
막내는 기뻐하기는커녕 겁에 질려 바들바들 떨었지.
이번에도 귀 밝은 남자가 임금님의 속셈을 알려 주었거든.
“이봐. 그런 일이라면 눈곱만큼도 걱정을 말게나.”
짚단을 가진 농부가 자신 있게 막내를 따라 목욕탕으로 갔지.
막내와 농부가 목욕탕 안으로 들어가자 신하는 바로 문을 잠가 버렸어.
목욕탕 안에는 후끈후끈 열이 달아오르고 있었어.
욕조 물은 팔팔 끓고 있어 손만 대도 온몸이 익어 버릴 지경이었지.
이때 농부가 짚을 한 줌 뽑아 욕조에 휙 뿌렸어.
그러자 주위가 금방 서늘해지더니, 욕조의 물이 꽁꽁 얼었지.
두 사람은 너무 추워 벽난로 위에 올라가서 잠을 자야 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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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아침, 신하는 목욕탕 문을 열고 까무러칠 듯이 놀랐어.
죽은 줄 알았던 두 사람이 콧노래까지 부르며 멀쩡히 살아 있었거든.
이 소식을 들은 임금님은 안절부절 어쩔 줄 몰랐지.
‘아, 또 실패했구나. 보잘것없는 평민에게
내 귀여운 딸을 시집보내고 싶지 않은데……. 무슨 방법이 없을까?’
임금님은 또다시 머리를 싸매고 궁리를 거듭했어.
‘옳지! 이런 일은 귀족이 아니면 절대 불가능한 일이야!’
임금님은 곧 신하를 불러 자신만만하게 명령을 내렸단다.
“내 사위가 되려면 군대를 거느리고 있어야 한다!
내일 아침까지 내게 군대를 보여 달라고 전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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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는 귀 밝은 남자를 통해 임금님의 명령을 듣고는
땅이 꺼져라 긴 한숨을 내쉬었어.
“이제는 정말 방법이 없군요. 그동안 여러분 덕분에 위기를 넘겼지만요.”
“무슨 소리야? 이번 일은 나한테 맡겨.”
바로 병사를 쏟아 내는 장작을 가진 나무꾼이었어.
그때 신하가 와서 임금님의 명령을 전했지.
막내는 말없이 듣고 있다가 단호하게 말했어.
“잘 알겠어요. 제 말도 임금님께 전하세요.

와, 이 정도라면 만일 또 약속을 어기고 결혼을 미룬다면 저도 가만있지 않을 거예요.”


임금님도 딴소리 밤이 되자 나무꾼은 넓은 들판으로 나가 장작을 사방으로 던졌어.
못하겠는걸.
그러자 수많은 병사들이 마구 쏟아져 나오지 않겠어?
말을 탄 병사, 총칼을 쥔 병사, 대포를 가진 병사도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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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아침, 막내는 당당히 군대를 이끌고 궁전으로 갔어.
임금님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지. 그러고는 생각에 잠겼단다.
‘그래, 이 젊은이가 비록 평민이지만 어느 귀족보다도 뛰어난 재주를 지녔구나.
이제 고집 그만 부리고 사위로 삼아도 되겠어.’
그렇게 해서 막내와 공주는 곧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단다.
어느새 좋은 친구가 된 귀 밝은 남자, 빨리 걷는 남자, 총 잘 쏘는 남자,
빵 많이 먹는 남자, 물 많이 마시는 남자, 짚단을 가진 농부, 장작을 가진 나무꾼은
막내와 공주의 결혼을 진심으로 축하해 주었지.
그 뒤 막내는 공주와 오래오래 행복하게 잘 살았대.
물론 임금님도 막내를 아낌없이 사랑해 주었고 말이야. 막내와 공주의
행복을 위하여!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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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과 그림
글을 새로 쓴 신현배 선생님은
1982년 월간 <소년>에 동시가 추천되어 문단에 나왔어요. 청구문학상 동화 부문 대상에 당선되면서 동화를 쓰기 시작했
고, 제11회 창주문학상을 수상했어요. 작품으로는 <꿀강아지 똥강아지>, <종아리를 맞은 참새>, <황금 똥을 누는 고양이>, <이
순신>, 동시집 <거미줄> 등이 있어요. 현재‘한국아동문학협회’
와‘한국동시문학회’
,‘동시조쪽배동인회’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어요.

그림을 그린 박정순 선생님은


일러스트레이션을 전공했어요. 제4회 한국출판미술 신인대상전에서 특선을, 제5회 한국출판미술대전에서 장려상을 수상했
어요. 그린 책으로는 <혹부리 영감>, <우렁이 색시>, <친구하고 싶은 아이로 바꿔 주는 책> 등 다수가 있어요. 이 책의 그림은
컴퓨터 프로그램인 페인터를 이용하여 밝고 환상적으로 표현했어요.

모야모와 아누를 그린 김혜민 선생님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하였고, 지금은 어린이를 위한 그림책에 그림을 그리고 글도 쓰고 있어요. 그린 책으로
는 <종이 접기>, <뿔날개가 돋았어요>, <지붕 위의 의자>, <안개> 등 다수가 있어요. 모야모와 아누는 수채화 기법과 다양한
무늬의 종이, 잡지, 헝겊 등을 이용한 콜라주 기법을 써서 생동감 있고 재미있게 표현하였어요.

하늘을 나는 배
발행처 | ㄜ교원 : 서울시 종로구 관철동 258 대표전화 | 02-563-9090, 080-023-9091 등록번호 | 제300-1971-1호 발행인 | 이정자 편집 책임 | 박두이 글 | 신현배
그림 | 박정순 기획∙편집 | 윤미영, 김보인, 지미라 편집 디자인 | 여인희, 김유정, 김소정, 문지연 제작 | 문상화, 전승호, 김권식 제판 | 상현 프로세스 : 서울시 중구 충
무로 5가 36-1 인쇄 | ㄜ갑우문화 : 경기도 파주시 교하면 문발리 469 제본 | ㄜ이우제책 :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동 6가 347-1 인터넷 | http://www.kyowon.co.kr 1판
1쇄 인쇄일 | 2006년 10월 20일 1판 1쇄 발행일 | 2006년 10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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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모와 아누의 세계 옛이야기>는 ㄜ교원이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으므로 본사의 동의나 허락 없이는 내용이나 그림을 어떠한 방법으로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ISBN 89-21-42635-3 ISBN 89-21-00073-9(세트)
잘못된 책은 바꾸어 드립니다. Printed in Korea

주의 | 다칠 우려가 있습니다. 본 교재를 던지거나 떨어뜨리지 않도록 주의하십시오. 고온 다습한 장소나 직사광선이 닿는 장소에는 보관을 피해 주십시오.
<모야모와 아누의 세계 옛이야기>는

우리 어린이들이 세계로 나아가는 데

알찬 밑거름이 되고 싶습니다.
74800

9 788 21 431851

값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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