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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조세희)
2005학년도 6월 모평
2014학년도 수능A
2009학년도 수능 출전 홍파 각색 희곡은 싣지 않았음.

봉산탈춤 ­ 딸각발이(이희승)
1996학년도 수능

불모지(차범석)
2018학년도 9월 모평

권태(이상)
2014학년도 수능A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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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3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05학년도 6월) 어. 너도 그걸 배웠지? 국민학교 때부터 배웠어. 그런
데 우주에 관한 기본 법칙을 전혀 모르는 사람처럼 말
그날 밤 승용차 안의 사나이가 우리 동네의 나머지 하는구나.”
입주권을 모두 사 버렸다. 그는 다른 투기업자들이 이 “그런데 누가 아버지를 달에 모시고 가겠대요?”
십이만 원에 사는 것을 이십오만 원씩 주고 모두 사 “지섭이 미국 휴스턴에 있는 존슨 우주 센터에 편지
버렸다. ㉠그날 밤에도 영희는 팬지 꽃 앞에 앉아 기타 를 냈다. 그곳 관리인 로스 씨가 답장을 보내올 거야.
를 쳤다. 영희는 팬지 꽃 두 송이를 따 하나는 기타에 후년에 우주 계획 전문가들과 함께 달에 가게 될 거
꽂고 하나는 머리에 꽂았다. 그리고, 꼼짝도 하지 않고 다.”
기타만 쳤다. 사나이가 아버지에게 담배를 권했다. “그 책을 돌려주세요.”
“이십오만 원이 분명하죠?” 내가 말했다.
어머니가 물었다. 사나이를 따라온 나이 든 사람이 “그리고, 그 사람 말을 믿지 마세요. 그는 미쳤어요.”
검은 가방을 열어 돈을 보여 주었다. 그는 마루에 앉아 “이 책의 사진을 봐라. 이 사람은 프란시스 베이컨이
매매계약서를 썼다. 어머니가 방으로 들어가 서류가 든 고, 이 사람은 로버트 고다드다. 당시 사람들이 미치광
봉투와 도장을 가지고 나왔다. 아버지는 계약서 매도자 이로 지목했던 인물들이야. 이 미친 사람들이 어떤 업
란에 ‘金不伊’라고 쓰고 도장을 눌렀다. 나이 든 사람 적을 남겼는지 아니?”
은 아버지의 이름을 제대로 읽지 못했다. 아버지 이름 “몰라요.”
이 갖는 아픈 바람의 뜻을 그가 알 리 없었다. 어머니 “넌 학교에서 죽은 교육을 받았어.”
는 소중하게 싸 두었던 것들을 하나하나 넘겨주었다. “어쨌든 그 책을 돌려주세요.”
식칼 자국이 난 표찰, 아침 수저를 놓고 가슴을 세 “너희들은 내가 이 땅에서 끝까지 고생하다 바짝 마
번 치게 한 철거 계고장, 집을 헐값에 버리기 위해 른 몰골로 죽기를 바라고 있지? 힘든 일에 눌려 허우
생전 처음 내본 인감 증명 두 통, 미리 서명해 두 적거리다 숨을 거두기를 바라고 있는 것 아니냐?”
[A]
었던 명의 변경 신청서, 힘 하나 없는 식구들의 이 “마음대로 생각하세요.”
름과 나이가 차례대로 적혀 있는 주민 등록 등본 “너희들은 왜 지섭에게 아무것도 배울 생각을 하지
두 통. 않니?”
마당가 팬지 꽃 앞에 앉아 있던 영희가 고개를 숙 “도대체 뭘 배우라는 말씀예요?”
였다. 사나이가 돈을 내밀었다. 어머니는 머리를 저 “로스 씨의 편지를 받기 전에 보여 줄 것이 있다. 지
[B] 으며 뒤로 물러앉았다. 아버지가 그것을 받았다. 꼭 섭에게 말해서 쇠공을 쏘아 올려 보여 주마.”
삼 초 동안 들고 있다가 어머니에게 넘겨주었다. 어 ㉣“없지?”
머니는 두 손으로 돈을 받아 들었다. “네.”
㉡다음날 아침, 명희 어머니는 사람들을 시켜서 집을 “찾지도 못하면서 밤새도록 어디 가 있었니?”
헐었다. 어머니가 십오만 원을 갚았다. 두 부인은 손을 나는 돌멩이를 집어 다시 방죽을 향해 던졌다. 어머
마주 잡은 채 아무 말도 못 했다. 용달차가 좁은 골목 니도 기진해 다른 말을 못 했다. 형이 어머니의 등을
을 뚫고 들어와 명희네 짐을 실었다. 명희 어머니가 치 밀면서 대문 안으로 들어갔다. 조용한 아침이었다. 백
마를 올려 눈물을 닦았다. 여 채의 집이 헐리고 남은 것은 몇 채 안 되었다. 우
“에유, 정이란 게 뭔지!” 리도 영희만 집을 나가지 않았다면 전날 떠났을 것이
명희 어머니가 말했다. 다. 철거일을 어겨야 할 다른 이유는 없었다.
“정이란 게 이렇게 더러운 게라우.” 행복동 생활의 마지막 며칠은 우리에게 악몽과 같았
그 말이 우리의 눈에 고춧가루를 뿌렸다. 용달차가 다. 우리는 영희를 찾아 헤매었다. 영희를 본 사람은
집 앞을 지나갔다. 아버지는 오른손을 반쯤 올렸다 내 없었다. 영희는 가방도 들지 않고 집을 나갔다. 갖고
렸다. ㉢왼손에는 책이 들려 있었다. 지섭의 책에 아버 나간 것은 줄 끊어진 기타와 팬지 꽃 두 송이뿐이었다.
지의 손때가 까맣게 묻었다. 아버지와 지섭은 우리에게 ㉤나는 좀 큰 돌멩이를 집어 던졌다. 이번에도 소리를
대기권 밖을 날아다니는 사람들로 보였다. 두 사람은 들을 수 없었다. 잔물결이 수초 사이로 밀려왔다.
하루에도 몇 번씩 달을 왕복했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
“살기가 너무 힘들다.”
아버지가 말했었다.
“그래서 달에 가 천문대 일을 보기로 했다. 내가 할
일은 망원렌즈를 지키는 일야. 달에는 먼지가 없기 때
문에 렌즈 소제 같은 것도 할 필요가 없지. 그래도 렌
즈를 지켜야 할 사람은 필요하다.”
“아버지, 도대체 그런 일이 가능할 것 같아요?”
내가 말했다.
“넌 이때까지 뭘 배웠니?”
아버지가 말했다.
“뉴턴이 그 중요한 법칙을 발표하고 삼 세기가 지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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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 위 글의 창작 과정을 알아보기 위하여 독자의 입장에 37. [B]를 <보기>와 같은 시나리오로 각색했을 때, 고려했
서 제기할 수 있는 질문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을 내용과 효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1점] <보 기>
① 아버지가 도달하고자 하는 세계를 달로 설정한 이유 S# 73. 김불이 집 마당(저녁)
는 무엇일까? 마당가 팬지 꽃 앞에 있던 영희, 슬픔을 참을 수 없다는
② 지섭을 통해 아버지와 아들의 갈등을 조정하려고 한 듯 집 밖으로 뛰어나간다.
이유는 무엇일까? 어머니, 사나이가 돈을 헤아리는 것을 바라본다. 돈을 헤
③ 철거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며 저항하지 않도록 아리는 모습 위에 O.L.*
한 이유는 무엇일까? 남편과 아이들이 도랑에서 돌을 지고 와서 그것으로 계단
④ 도시 빈민의 궁핍한 삶 가운데에서도 철거되는 집을 을 만들어 벽에 시멘트를 치던 모습.
소재로 삼은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 있습니다.” 하는 소리에 다시 O.L.
⑤ 집을 비워 주어야 할 시기와 영희의 가출 시기를 맞 사나이가 돈을 내민다.
물리게 구성한 이유는 무엇일까? 어머니, 자신이 그 돈을 받을 수 없다는 듯 고개를 저으며
뒤로 물러난다.
34.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아버지가 돈을 받는다. 아버지, 잠깐 돈을 들여다본다.
① ㉠: 이질적인 장면을 삽입하여 비극적 상황을 역설적 여기에 덮이는 지섭의 소리 ― “이게 뭡니까? 뭐가 잘못
으로 드러낸다. 된 게 분명하죠? 불공평하지 않으세요?”
② ㉡: 서술 시점을 바꿔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변화 어머니에게 돈을 넘겨주자 어머니는 두 손으로 그것을 받
를 준다. 는다.
③ ㉢: 책을 매개로 하여 과거를 회상하게 되는 계기를 어머니, 잠시 멍해진다. F.O.**
제공한다.
④ ㉣: 장면을 전환하여 회상에서 현실로 돌아왔음을 보 * O.L.(overlap) : 화면이 겹쳐지며 장면이 바뀌는 수법.
여 준다. ** F.O.(fade out) : 화면이 점차 어두워지는 것.
⑤ ㉤: 생각이 흘러가는 동안 행동도 함께 이루어짐을
보여 준다. ① 영희가 집 밖으로 뛰어나가는 모습을 통해, 집이 팔리
는 상황에서 영희가 느끼는 감정을 더욱 강조한다.
35. [A]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1점] ② 집을 파는 상황에서 어머니의 심경을 분명하게 드러
① 집을 파는 사건 그 자체에 주목하게 한다. 내기 위해, 그 집을 짓던 때의 행복했던 모습을 끼워
② 가족이 무력한 존재로 살아 왔음을 드러낸다. 넣는다.
③ 집을 파는 일이 현실적으로 불가피함을 보여 준다. ③ 처음 이곳에 정착했을 당시의 행복했던 모습은 단지
④ 떠돌이 삶을 살아가야만 하는 가족의 숙명을 보여 준다. 지나간 과거의 한순간일 뿐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⑤ 가족의 기억을 담고 있는 집이 표찰과 서류로 대체됨 사나이의 목소리로 회상 장면에서 돌아오도록 한다.
을 보여 준다. ④ 돈을 받는 상황에서의 긴장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지
섭의 말을 끼워 넣는다.
36. <보기>를 참조하여 위 글을 해석할 때, 가장 적절한 ⑤ 어머니의 허탈하고 슬픈 표정을 어둡게 처리하여, 집
것은? [1점] 의 매매가 끝났음을 보여 줌과 동시에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도록 한다.
<보 기>
이상 세계를 꿈꾸는 것이 이상과 현실의 거리가 너무도
멀다는 자각에서 나오는 것이라면, 그것은 현실 비판의 표시
이다. 따라서 현실에 대한 대항 이미지로서의 이상 세계를
구체적으로 실현하려고 할 때, 그 이미지는 현실을 부정하는
힘이 되거나 현실을 극복해 가는 힘이 된다.

① ‘달’은 현실의 모습을 개혁해 나갈 수 있다는 의지를


표현한다.
② ‘달’은 아버지가 현실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
③ ‘달’에서의 생활을 구체적으로 서술하여 현실 개혁의
방법을 제시한다.
④ ‘행복동’은 아버지가 생각하는 이상 세계가 현실에서
도 가능한 것임을 암시한다.
⑤ ‘행복동’은 현실 비판적 의식으로 현실의 모순을 극복
해 나갈 수 있음을 보여 준다.
33. ② / 34. ② / 35. ④ /36. ② / 37.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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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37]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14학년도 수능A) 받기 위해 라디오를 사러 갈 때 영희가 따라왔었다. 쓸
만한 라디오가 있었다. 그런데, 영희가 먼지 속에 놓인
어머니는 조각마루 끝에 앉아 말이 없었다. 벽돌 공 기타를 들어 퉁겨 보는 것이었다. 영희는 고개를 약간
장의 높은 굴뚝 그림자가 시멘트 담에서 꺾어지며 좁 숙이고 기타를 쳤다. 긴 머리에 반쯤 가려진 옆얼굴이
은 마당을 덮었다. 동네 사람들이 골목으로 나와 뭐라 아주 예뻤다. 영희가 치는 기타 소리는 영희에게 아주
고 소리치고 있었다. 통장은 그들 사이를 비집고 나와 잘 어울렸다. 나는 먼저 골랐던 라디오를 살 수 없었
방죽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어머니는 식사를 끝내지 다. 좀 더 싼 것으로 바꾸면서 영희가 든 기타를 가리
않은 밥상을 들고 부엌으로 들어갔다. 어머니는 두 무 켰다. 그 라디오가 고장이 나고 기타는 줄이 하나 끊어
릎을 곧추세우고 앉았다. 그리고, 손을 들어 ㉠부엌 바 졌다. 줄 끊어진 기타를 영희는 쳤다. 나는 아버지가
닥을 한 번 치고 가슴을 한 번 쳤다. 나는 동사무소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일만 년 후
갔다. ㉡행복동 주민들이 잔뜩 몰려들어 자기의 의견들 의 세계』라는 책을 아버지는 개천 건너 주택가에 사
을 큰 소리로 말하고 있었다. ⓐ들을 사람은 두셋밖에 는 젊은이에게서 빌렸다. 그의 이름은 지섭이었다. 지
안 되는데 수십 명이 거의 동시에 떠들어대고 있었다. 섭은 밝고 깨끗한 주택가 삼층집에서 살았다. 지섭은
쓸데없는 짓이었다. 떠든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었다. 그 집 가정교사였다. 아버지와 그는 서로 통하는 데가
나는 바깥 게시판에 적혀 있는 공고문을 읽었다. 거 있었다. 지섭이 하는 말을 나는 들었었다. 그는 이 땅
기에는 아파트 입주 절차와 아파트 입주를 포기할 경 에서 우리가 기대할 것은 이제 없다고 말했다.
우 탈 수 있는 이주 보조금 액수 등이 적혀 있었다. “왜?”
동사무소 주위는 시장바닥과 같았다. 주민들과 아파트 아버지가 물었다.
거간꾼들이 한데 뒤엉켜 이리 몰리고 저리 몰리고 했 지섭은 말했다.
다. 나는 거기서 아버지와 두 동생을 만났다. 아버지는 “사람들은 사랑이 없는 욕망만 갖고 있습니다. 그래
도장포 앞에 앉아 있었다. 영호는 내가 방금 물러선 게 서 단 한 사람도 남을 위해 눈물을 흘릴 줄 모릅니다.
시판 앞으로 갔다. 영희는 골목 입구에 세워 놓은 검정 이런 사람들만 사는 땅은 죽은 땅입니다.”
색 승용차 옆에 서 있었다. 아침 일찍 일들을 찾아 나 “하긴!”
섰다가 ㉢철거 계고장이 나왔다는 소리를 듣고 돌아온 “아저씨는 평생 동안 아무 일도 안 하셨습니까?”
것이었다. 누군들 이런 날 일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아 “일을 안 하다니? 일을 했지. 열심히 일했어. 우리
버지 옆으로 가 아버지의 공구들이 들어 있는 부대를 식구 모두가 열심히 일했네.”
둘러메었다. 영호가 다가오더니 나의 어깨에서 그 부대 “그럼 무슨 나쁜 짓을 하신 적은 없으십니까? 법을
를 내려 옮겨 메었다. 나는 아주 자연스럽게 그것을 넘 어긴 적 없으세요?”
겨주면서 이쪽으로 걸어오는 영희를 보았다. 영희의 얼 “없어.”
굴은 발갛게 상기되어 있었다. 몇 사람의 거간꾼들이 “그렇다면 기도를 드리지 않으셨습니다. 간절한 마음
우리를 둘러싸고 아파트 입주권을 팔라고 했다. 아버지 으로 기도를 드리지 않으셨어요.”
가 책을 읽고 있었다. 우리는 아버지가 책을 읽는 것을 “기도도 올렸지.”
처음 보았다. 표지를 쌌기 때문에 무슨 책을 읽는지도 “그런데, 이게 뭡니까? 뭐가 잘못된 게 분명하죠?
알 수 없었다. 영희가 허리를 굽혀 아버지의 손을 잡아 불공평하지 않으세요? 이제 이 죽은 땅을 떠나야 됩니
끌었다. 아버지는 우리들의 얼굴을 물끄러미 쳐다보더 다.”
니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 “난장이가 간다”고 처음 보 “떠나다니? 어디로?”
는 사람들이 말했다. “달나라로!”
어머니는 대문 기둥에 붙어 있는 ㉣알루미늄 표찰을 “얘들아!”
떼기 위해 식칼로 못을 뽑고 있었다. 내가 식칼을 받아 어머니의 ㉤불안한 음성이 높아졌다. 나는 책장을 덮
반대쪽 못을 뽑았다. 영호는 어머니와 내가 하는 일이 고 밖으로 뛰어나갔다. 영호와 영희는 엉뚱한 곳을 찾
못마땅한 모양이었다. 그러나 마음에 드는 일이 우리에 아 헤매고 있었다. 나는 방죽가로 나가 곧장 하늘을 쳐
게 일어나 주기를 바랄 수는 없는 일이었다. 어머니는 다보았다. 벽돌 공장의 높은 굴뚝이 눈앞으로 다가왔
무허가 건물 번호가 새겨진 알루미늄 표찰을 빨리 떼 다. 그 맨 꼭대기에 아버지가 서 있었다. 바로 한 걸음
어 간직하지 않으면 나중에 괴로운 일이 생길 것이라 정도 앞에 달이 걸려 있었다.
는 것을 알고 있었다. - 조세희, 「난장이가 쏘아 올린 작은 공」-
어머니는 손바닥에 놓인 표찰을 말없이 들여다보았
다. 영희가 이번에는 어머니의 손을 잡아끌었다.

【중략 줄거리】 아버지는 병들고 지쳐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나’, ‘영호’, ‘영희’는 학교를 그만두게 된다. 어느
날 아버지는 말없이 집을 나간다.

나는 아버지가 놓고 나간 책을 읽고 있었다. 그것은


『일만 년 후의 세계』라는 책이었다. 영희는 온종일
팬지꽃 앞에 앉아 줄 끊어진 기타를 쳤다. ‘최후의 시
장’에서 사온 기타였다. 내가 방송통신고교의 강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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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36. <보기>를 바탕으로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적절하지
① 서술자의 시각을 통해 상황에 대한 비관적 인식이 드 않은 것은? [3점]
러나고 있다. <보 기>
② 인물의 과장된 행동을 통해 비극적 분위기에 반전을 이 작품은 등장인물인 ‘지섭’을 통해 ‘죽은 땅’과 ‘달나라’
꾀하고 있다. 라는 상징적 공간을 설정하여 ‘난장이’ 일가가 직면한 현실
③ 현학적인 표현을 사용하여 사건을 보는 다양한 관점 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죽은 땅’은 ‘욕망’과 ‘불공평’이라
을 제시하고 있다. 는 속성으로, ‘달나라’는 ‘사랑’과 ‘남을 위한 눈물’이라는 속
④ 액자 구조를 통해 상이한 이야기가 갖는 유사한 의미 성으로 구체화된다. 이를 통해 이 작품은 산업 사회의 이면
를 강조하고 있다. 에 대한 비판과 이상 세계를 향한 낭만적 동경을 보여 주고
⑤ 동시에 벌어진 사건들을 나란히 배치하여 이야기의 있다.
흐름을 지연시키고 있다.
① ‘불공평’을 ‘죽은 땅’의 속성으로 볼 때, ‘공고문’은 불
평등한 현실의 문제를 들춰내는 소재이겠군.
② ‘욕망’을 ‘죽은 땅’의 속성으로 볼 때, ‘난장이’ 가족의
어려움은 ‘욕망’으로 가득한 현실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겠군.
③ ‘달나라’가 ‘죽은 땅’과 대조되는 것으로 볼 때, ‘달나
라’에 대한 동경은 ‘죽은 땅’에 대한 ‘지섭’의 비판적
인식을 포함한다고 할 수 있겠군.
④ ‘사랑’을 ‘달나라’의 속성으로 볼 때, ‘지섭’은 자신의
욕망만 앞세우는 사람들이 사는 ‘죽은 땅’에서는 ‘사랑’
을 기대할 수 없다고 생각하겠군,
⑤ ‘남을 위한 눈물’을 ‘달나라’의 속성으로 볼 때, ‘지섭’
은 ‘난장이’가 주어진 현실의 삶에 충실하지 못했기에
그를 위해 눈물을 흘려 줄 사람을 만나지 못한 것이라
고 생각하겠군.

35. ‘어머니’와 관련하여 ㉠~㉤을 이해한 내용으로 적절하 37. ⓐ의 상황을 나타내는 말로 가장 적절한 것은?
지 않은 것은? ① 유구무언(有口無言) ② 일구이언(一口二言)
① ㉠: 사건에 대한 ‘어머니’의 심리적 반응을 행동으로 ③ 중구난방(衆口難防) ④ 진퇴양난(進退兩難)
구체화하고 있다. ⑤ 횡설수설(橫說竪說)
② ㉡: ‘어머니’가 처한 현실과 상반된 지명이 현실의 모
순을 부각하고 있다.
③ ㉢: ‘어머니’에게 닥친 문제가 구체적으로 무엇인지
드러내고 있다.
④ ㉣: 생활의 의지마저 포기한 ‘어머니’의 절망적인 모
습을 보여주고 있다.
⑤ ㉤: ‘어머니’의 고조된 음성이 상황의 절박함을 암시
하고 있다.

34. ① / 35. ④ / 36. ⑤ / 37. 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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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51]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1996학년도 수능)

(가) (나)
남산골 샌님들은 그다지 출입하는 일이 없다. 사람이 생 원:쉬이. (가락과 춤 멈춘다) 이놈, 말뚝아.
있든지 없든지 방 하나를 따로 차지하고 들어 앉아서, 말뚝이:예예, 아! 이 양반이 허리 꺾어 절반인지,
폐포파립(敝袍破笠)이나마 의관을 정제하고, 대개는 꿇 개다리소반인지, 꾸레미전에 백반인지, 말뚝이
어앉아서, 사서오경을 비롯한 수많은 유교 전적(典籍) ⓐ 꼴뚝아, 밭 가운데 최뚝아, 오뉴월에 밀뚝아,
을 얼음에 박 밀듯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내리 외는 잣대뚝에 메뚝아, 부러진 다리 절뚝아, 호도
것이 날마다 그의 과업이다. 이런 친구들은 집안 살림 엿장수 오는데 할애비 찾듯 왜 이리 찾소?
살이와는 아랑곳없다. 가다가 굴뚝에 연기를 내는 것도 생 원:네 이놈, ㉡양반을 모시고 나왔으면 새처를 정
안으로서 부인이 전당을 잡히든지 빚을 내든지. 이웃에 하는 것이 아니고 어디로 이리 돌아다니느냐?
서 꾸어 오든지 하여 겨우 연명이나 하는 것이다. 그러 말뚝이:(채찍을 가지고 원을 그으며 한 바퀴 돌면서)
노라니 쇠털같이 허구헌 날 그 실내의 고심이야 형용 예에, 이마만큼 터를 잡고 참나무 울장을 드문드
할 말이 없을 것이다. 이런 샌님의 생각으로는 청렴개 문 꽂고 깃을 푸근푸근히 두고 문을 하늘로 낸
결(淸廉介潔)을 생명으로 삼는 선비로서, 재물을 알아 새처를 잡아 놨습니다.
서는 안 된다. 어지 감히 이해를 따지고 가릴 것이냐? 생 원:이놈 뭐야!
겨울이 오니 땔나무가 있을 리 만무하다. 동지 설상 말뚝이:아, 그 ㉢양반 어찌 듣소.
(雪上) 삼 척 냉돌에다 변변치도 못한 이부자리를 깔
고 누웠으니, 사뭇 뼈가 저려 올라오고 다리 팔 마디에 <중 략>
서 오도독 소리가 나도록 온 몸이 곧아오는 판에, 사지
를 웅크릴 대로 웅크리고 꽁꽁 안간힘을 쓰면서 이를 생 원:쉬이, (음악과 춤을 멈춘다) 여보게 동생 우리
악물다 못해 박박 갈면서 하는 말이 “요놈, 요 괘씸한 가 본시 ㉣양반이라 이런 데 가만히 있자니 갑
추위란 놈 같으니, 네가 지금은 이렇게 기승을 부리지 갑도 하네. 우리 시조(時調) 한 수씩 불러 보세.
마는, 어디 내년 봄에 두고 보자.”하고 벼르더라는 이 서 방:형님, 그거 좋은 말씀입니다.
야기가 전하여 오지마는, 이것이 옛날 남산골 ‘딸깍발 양반들:(시조를 읊는다) “……반남아 늙었으니 다시
이’의 성격을 단적으로 가장 잘 표현한 이야기다. 사실 젊지는 못하리라…….” 하하 (㉤양반들, 말뚝이
로는 졌지마는 마음으로는 안 졌다는 앙큼한 자존심, 모두 웃는다. 그 다음에 말뚝이가 자청하여 소리
꼬장꼬장한 고지식,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를 한다.)
쬔다는 지조(志操), 이 몇 가지가 그들의 생활 신조였다. 말뚝이:“낙양성 십리허에 높고 낮은 저 무덤에…….”
<이희승, 딸깍발이> 생 원:다음은 글이나 한 수씩 지어 보세. 동생 한
귀 지어 보세.
서 방:그럼 형님이 운(韻)자를 하나 내십시오.
생 원:총자, 못잘세.
서 방:아, 그 운자 벽자로군. (한참 낑낑거리다가)
형님, 한마디 들어 보십시오. “짚세기 앞총은 헝
겊총하니 나막신 뒤축에 거멀못이라.”
말뚝이:샌님, 저도 한 수 지을 터이니 운자로 하나 불
러 주시오.
<봉산탈춤 대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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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 중 그 쓰임이 <보기>의 밑줄 친 ‘양반’과 가장 50. (가)의 ‘양반’이 (나)의 ‘양반들’의 행동을 비판한다면,
가까운 것은? 그 내용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보 기> ① 호사한 사치를 탐하고 있다는 점

“여보, 미안해 청이오마는, 나 저 ― 기본관 옆에 앉은 기 ② 신분을 망각하여 체통을 잃고 있다는 점

생 불러 권주가 한 마디 시켜주!” ③ 현실에 대한 비판 의식을 잃고 있다는 점

“이 양반아! 그러면 말로 할 것이지, 남의 옆구리를 그렇 ④ 풍류가 지나쳐 미풍양속을 해치고 있다는 점

게 찌른단 말이오?” ⑤ 아랫사람에게 부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점

① ㉠ ② ㉡ ③ ㉢
④ ㉣ ⑤ ㉤

48. (가)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51. (나) ⓐ에서 말을 엮어 나가는 방식과 거리가 가장 먼

① 앞 문단에서는 간접적인 체험에 바탕을 두고 있다. 것은?

② 뒷문단은 앞 문단의 예화를 풀어서 설명하고 있다. ① 여보, 아주벰이고 도마뱀이고 세상이 다 귀찮아요. 언

③ 부분적으로 대상에 대한 주관적인 판단이 드러난다. 제 전곡을 갖다 맽겼었나. 아나 밥, 아나 돈, 아나 쌀.

④ 전체적으로 대상의 속성을 드러내는 데 중점을 두고 ② 얘야! 밤낮 주야로 오매불망, 올망졸망하고 기다리던

있다. 네 서방인지 남방인지 이몽룡씨 영락없이 비렁거지 신

⑤ 뒷문단은 구체적인 장면을 통해 대상의 한 면모를 생 세되어 와버렸다.

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③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이엿사나 이여도사나 우리 배는


잘도 간다 솔솔 가는 건 솔남의 배여 잘잘 가는 것은
잡남의 배여 어서 가자 어서 어서.
④ 얘, 누가 찾아왔나 보다. 그 누구냐? 대가리꼴 하
고……. 친구를 잘 사귀어야 하는 거야. 친구라고 찾아
온다는 것이 왜 모두 그 따위뿐이냐?
⑤ 우리 아저씨 말이지요? 아따 저 거시기 한참 당년에
그놈의 것, 사회주의라더냐 막걸리라더냐, 그걸 하다
징역 살다 나와서 폐병으로 시방 앓고 누웠는 우리 오
촌 고모부 그 양반…….

49. (나)를 읽고 감상하는 태도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① 철수:이 작품은 대화로 이루어졌으므로 극적 특성에
주목해서 읽어 보려고 해.
② 창호:나는 대본의 내용을 통해서 이 작품이 어떻게
연희되었을까를 생각해 보려고 해.
③ 연식:탈춤에서는 관객도 중요하다는데 공연장에 직
접 가서 관객의 성향을 알아보려고 해.
④ 순이:나는 인물들의 성격 파악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서 그들의 대사를 꼼꼼히 검토해 보고 싶어.
⑤ 영희:나는 양반들과 말뚝이의 대사를 분석해서 인물
들의 관계를 밝혀 보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봐.

47. ③ / 48. ② / 49. ③ / 50. ② / 51. ④

- 7 -
[23∼26] 다음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18학년도 9월) 복덕방 : 난 그만 가 보겠소이다. 이런 일도 기분 문제
니까요! 다른 사람 골라서 공동묘지로 보내구려! 에
최 노인 : (화단 쪽을 가리키며) 저기 심어 놓은 화초 잇.
며 고추 모가 도무지 자라질 않는단 말이야! 아까도 최 노인 : 아 ㉢김 첨지! 김 선생! (하며 뒤를 쫓아 나
들여다보니까 고추 모에서 꽃이 핀 지는 벌써 오래 간다.)
전인데 열매가 열리지 않잖아! 이상하다 하고 생각 경수 : 제길 무슨 놈의 영감이 저래?
을 해 봤더니 저 멋없는 것이 좌우로 탁 들어 막아 어머니 : 네가 잘못이지 뭐니……
서 햇볕을 가렸으니 어디 자라날 재간이 있어야지! 경수 : 집을 팔지 말라고 했는데……
이러다간 땅에서 풀도 안 나는 세상이 될 게다!
㉠말세야 말세! 이때 최 노인 쌔근거리면서 등장하자 이 말을 듣고는
성을 더 낸다.
이때 경재 제복을 차려 입고 책을 들고 나와서 신을
신다가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는 깔깔대고 웃는다. 최 노인 : 이눔아! ⓒ누가 이 집을 판다고 했어? 응?
경수 : 아니 그럼 이 집을 파시는 게 아니면 뭣 하러
경재 : 원 아버지두…… 복덕방은……
최 노인 : 이눔아 뭐가 우스워? 최 노인 : 저런 쓸개 빠진 녀석 봤나! 아니 내가 뭣 때
경재 : 지금 세상에 남의 집 고추 밭을 넘어다보며 집 문에 이 집을 팔아? 응? 옳아 네놈 취직 자본을 대
을 짓는 사람이 어디 있어요? 기 위해서? 응?
최 노인 : ⓐ옛날엔 그렇지 않았어! 어머니 : 아니 그럼 이백오십만 환이란 무슨 얘깁니까?
경재 : 옛날 일이 오늘에 와서 무슨 소용이 있어요? 최 노인 : 네 따위 놈을 위해서 하나 남은 집마저 팔
오늘은 오늘이지. ㉡(웅변 연사의 흉을 내며) 역사는 아야만 속이 시원하겠니? 전세로 육 개월만 내놓겠
강처럼 쉴 새 없이 흐르고 인생은 뜬구름처럼 변화 다는 거야!
무쌍하다는 이 엄연한 사실을, 이 역사적인 사실을 경수 : 예? 전세라구요?
똑바로 볼 줄 아는 사람만이 자신의 운명을 개척할 ㉣(어머니와 경운은 서로 얼굴을 바라본다.)
수 있다는 사실을 최소한도로 아셔야 할 것입니다! 최 노인 : 왜 아주 안 파는 게 양에 안 차지? 이눔아!
에헴! 이 애비가 집도 절도 없는 거지가 되어서 죽는 꼴이
그렇게도 보고프냐?
(중략)
경수 : (당황하며) 아버지 아니에요! 저는……
경수 : 여보 영감님! 여긴 종로 한복판입니다. 게다가
최 노인 : 아니면 껍질이냐?
가게와 살림집이 붙었는데 그래 겨우 이백오십만 환
어머니 : ⓓ여보 그럼 집을 전세로 줘서 뭣 하시게요?
이라구요? ⓑ그런 당치도 않은 거짓말은 공동묘지에
최 노인 : 글쎄 아까 어떤 친구 얘기가 요즘 그 실내
서나 하시오.
에서 하는 그 뭐드라 ‘샤풀이뿔’이라든가……
복덕방 : 뭐 뭐요? 공동묘지에서라고? 예끼 버릇없는
경운 : ‘샤뿔뽀오드*’ 말씀이에요?
놈 같으니라구!
최 노인 : 그래 ‘샤뿔뽀오드’ 말이다! 그건 차리는 데
경수 : 아니 이 영감님이……
돈도 안 들고 수입이 괜찮다고 하면서 4가에 적당한
복덕방 : 그래 이눔아 너는 애비도 에미도 없는 놈이기
집이 있다기에 그걸 해 볼까 하고 이 집을 보였지.
에 나이 먹은 늙은이더러 공동묘지에 가라구? 이 천
그래 얘기가 거이 익어 가는 판인데 글쎄 다 되어
하에.
간 음식에 코 빠치기로 저 녀석이……
최 노인 : 여보 김 첨지. 젊은 애들이 말버릇이 나빠서
어머니 : 아니 그럼 전세로 이백오십만 환이란 말인가
그런 걸 가지고 탓할 게 뭐요?
요?
복덕방 : 그래 내가 집 거간이나 놓고 다니니까 뭐 사
최 노인 : 그렇지! 저 가게만 해도 백만 환은 받을 수
고무친한 외도토린 줄 아느냐? 이눔아! 나도 장성
있어!
같은 아들에다 딸이 육 남매여!
어머니 : 그런 걸 가지고 나는 괜히……
경수 : 아니 제가 뭐라고 했길래……
최 노인 : 뭐가 괜히야?
어머니 : 넌 잠자코 있어! 용서하시우. 요즘 젊은 놈들
경운 : ⓔ아버지께서 이 집을 팔으실 줄만 알았어요.
이란 아무 생각 없이 말을 하니까요…… 게다가 술
최 노인 : 흥! 너희들은 모두 한속이 되어서 어쩌든지
을 마셨다우.
내 일을 안 되게 하고 이 집을 날려 버릴 궁리들만
복덕방 : 음 이놈이 한낮부터 술 처먹고 어른에게 행패
하고 있구나! 이 천하에 못된 것들! (하며 불쑥 일어
구나! 이눔아! 내가 그렇게 만만하니?
선다.)
최 노인 : 김 첨지! 글쎄 진정하시라니까…… 내가 대
어머니 : 그럴 리가 있겠어요! 다만……
신 이렇게 사죄하겠소 원!
최 노인 : 듣기 싫어! ( 화초밭 으로 나오며) 이 집안에
복덕방 : 그러고 이백오십만 환이 터무니없는 값이라
서는 되는 거라곤 하나도 없어! 흔한 햇볕도 안 드
고? 이눔아 누군 돈이 바람 맞은 대추알이라던? 응?
는 집이 뭣이 된단 말이야! 뭣이 돼! (하며 화초밭을
그것도 잘 생각해서야! 음! 이런 분한 일이 있나!
함부로 작신작신 짓밟고 뽑아 헤친다.)
최 노인 : 글쎄 참으시고 이리 앉으세요.
- 8 -
어머니 : ㉤(맨발로 뛰어내리며) 여보! 이게 무슨 짓이
오! 그렇게 정성을 들여서 가꾼 것들을…… 원…… 25. <보기>와 ⓐ~ⓔ를 관련지어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당신도…… 적절하지 않은 것은? [3점]
최 노인 : 내가 정성을 안 들인 게 뭐가 있어…… 나 <보 기>
는 모든 일에 정성을 들였지만 안 되지 않아! 하나 ‘발견’이란 인물이 극의 전개 과정에서 사건의 숨겨
도 씨도 말야! 진 측면을 알아차리는 계기를 드러내는 기법이다. ‘발
- 차범석, 「불모지」 - 견’의 대상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 물건이 될 수도 있
고 몰랐던 사실이나 새로운 가치, 인물의 다른 면 등
* 샤뿔뽀오드(shuffleboard) : 오락의 한 종류. 이 될 수도 있다. 이러한 ‘발견’을 통해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바뀌기도 하고 인물들의 갈등 양상이 변모되
기도 한다.
23. 윗글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언어유희를 통해 인물 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① ‘경재’는 ⓐ를 통해 ‘최 노인’이 예전과 달라진 현실을
② 장면의 전환을 통해 각 인물의 내면이 부각되고 있다. 부정적으로 인식한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최 노인’
③ 인물들의 복장을 통해 인물들의 심리를 드러내고 있다. 에게 변화를 수용하는 태도가 필요함을 드러내는군.
④ 인물의 등퇴장을 통해 인물의 성격 변화를 드러내고 ② ‘복덕방’은 ⓑ를 통해 ‘경수’가 자신을 무시한다는 것을
있다. 발견함으로써, ‘최 노인’과의 흥정을 중지하게 되는군.
⑤ 실제 지명의 노출을 통해 극중 상황에 사실감을 부여 ③ ‘경수’는 ⓒ를 통해 ‘최 노인’이 집을 팔 의도가 없다
하고 있다. 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최 노인’에 대한 오해가 풀리
게 되는군.
④ ‘최 노인’은 ⓓ를 통해 자신의 계획을 ‘어머니’가 못마
땅해한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자신의 계획을 변경하
게 되는군.
⑤ ‘최 노인’은 ⓔ를 통해 집 문제에 대한 자신의 의도를
‘경운’이 잘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발견함으로써, 가족
들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군.

24. ㉠~㉤에 대한 설명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은? 26. 화초밭 에 대한 이해로 가장 적절한 것은?
① ㉠ : 주변 환경의 변화에 대한 ‘최 노인’의 부정적 인 ① 경제적 안정에 대한 가족들의 희망이 드러나는 장소
식이 드러나 있다. 이다.
② ㉡ : ‘경재’의 말에 주목하게 하는 효과를 드러내고 ② 중심인물이 집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꿈을 포기하는
있다. 장소이다.
③ ㉢ : 호칭을 달리하면서 상대방의 마음을 돌리기 위 ③ 두 인물의 상반된 행동을 통해 인물 간의 갈등이 해
한 ‘최 노인’의 노력이 드러나 있다. 소되는 장소이다.
④ ㉣ : 두 인물이 ‘경수’와는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음 ④ 중심인물이 현재의 고통이 자신에게서 비롯되었음을
을 동시에 확인하고 있다. 자책하는 장소이다.
⑤ ㉤ : ‘어머니’의 다급한 심리를 행동을 통해 제시하고 ⑤ 자신의 노력이 결실을 맺지 못하여 허망해하는 중심
있다. 인물의 감정이 드러나는 장소이다.

23. ⑤ / 24. ④ / 25. ④ / 26. ⑤

- 9 -
[44~45] 다음 글을 읽고 물음에 답하시오. (2014학년도 수능)
44. 윗글에 대한 설명으로 가장 적절한 것은?
암소의 뿔은 수소의 그것보다도 한층 더 겸허하다. ① 비유를 활용하여 대상의 속성과 관련된 상념을 표현
이 애상적인 뿔이 나를 받을 리 없으니 나는 마음 놓 하고 있다.
고 그 곁 풀밭에 가 누워도 좋다. 나는 누워서 우선 ② 우화를 제시하여 글쓴이가 처한 부정적인 상황을 강
소를 본다. 조하고 있다.
소는 잠시 반추(反芻)를 그치고 나를 응시한다. ③ 설의적 표현을 통해 자연과 조화를 추구하고자 하는
‘이 사람의 얼굴이 왜 이리 창백하냐. 아마 병인인가 태도를 나타내고 있다.
보다. 내 생명에 위해를 가하려는 거나 아닌지 나는 조 ④ 과거의 삶과 현재의 삶을 대비하여 현대 사회에 대한
심해야 되지.’ 비판적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이렇게 소는 속으로 나를 심리(審理)하였으리라. 그 ⑤ 글쓴이의 생각을 타인의 생각과 비교하며 글쓴이가
러나 오 분 후에는 소는 다시 반추를 계속하였다. 소보 삶에서 깨달은 진리를 전달하고 있다.
다도 내가 마음을 놓는다.
소는 식욕의 즐거움조차를 냉대할 수 있는 지상 최대
의 권태자다. 얼마나 권태에 지질렸길래 이미 위에 들
어간 식물을 다시 게워 그 시금털털한 반소화물(半消化
物)의 미각을 역설적으로 향락하는 체해 보임이리오?
소의 체구가 크면 클수록 그의 권태도 크고 슬프다.
나는 소 앞에 누워 내 세균같이 사소한 고독을 겸손하
면서 나도 사색의 반추는 가능할는지 몰래 좀 생각해 45. <보기>를 참고하여 윗글을 감상한 내용으로 가장 적
본다. 절한 것은?
<보 기>
(중략) 윗글은 글쓴이가 일상의 시 · 공간, 자연, 인간 등을 탐색
하고 이를 통해 의미를 발견한 작품이다. 이를 도식화하면
그렇건만 내일이라는 것이 있다. 다시는 날이 새지 다음과 같다.
않은 것 같기도 한 밤 저쪽에 또 내일이라는 놈이 한
개 버티고 서 있다. 마치 흉맹한 형리(刑吏)처럼-나는 오늘 낮 오늘 밤
그 형리를 피할 수 없다. 오늘이 되어 버린 내일 속에
서 또 나는 질식할 만치 심심해 해야 되고 기막힐 만 ㉠풀밭 ㉢좁은 방

치 답답해 해야 된다. 글쓴이


그럼 오늘 하루를 나는 어떻게 지냈던가. 이런 것은 ㉡소 ㉣불나비
생각할 필요가 없으리라. 그냥 자자! 자다가 불행히-아
니 다행히 또 깨거든 최 서방의 조카와 장기나 또 한 ① ㉠이 권태에 빠진 글쓴이에게 충족감을 주는 안식처
판 두지, 웅덩이에 가서 송사를 볼 수도 있고-몇 가지 라면, ㉢은 나태한 삶을 피해 은신한 글쓴이에게 도피
안 남은 기억을 소처럼-반추하면서 끝없는 나태를 즐 처를 의미하겠군.
기는 방법도 있지 않으냐. ② 글쓴이는 ㉠에서 자신의 무기력한 삶의 원인을 찾아
불나비가 달려들어 불을 끈다. 불나비는 죽었든지 화 고뇌하다가 마침내 그 원인을 ㉡에서 찾고 자신의 처
상을 입었으리라. 그러나 불나비라는 놈은 사는 방법을 지를 한탄하고 있군.
아는 놈이다. 불을 보면 뛰어들 줄을 알고-평상에 불을 ③ 글쓴이는 ㉢이라는 삶의 공간에서 ㉣에 주목하여 아
초조히 찾아다닐 줄도 아는 정열의 생물이니 말이다. 무런 목표 없이 살아가는 자신의 현실 대응 방식을 반
그러나 여기 어디 불을 찾으려는 정열이 있으며 뛰 성하고 이를 개선하겠다고 다짐하고 있군.
어들 불이 있느냐. 없다. 나에게는 아무것도 없고 어무 ④ 글쓴이는 ㉡을 통해 자신이 권태에 빠진 고독한 존재
것도 없는 내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임을, ㉣을 통해서는 열정 없이 살아가는 존재임을 확
암흑은 암흑인 이상 이 좁은 방 것이나 우주에 꽉 인하고는 권태가 지속될 내일을 두려워하고 있군.
찬 것이나 분량상 차이가 없으리라. 나는 이 대소 없는 ⑤ 글쓴이는 의미 없는 일상을 반복하고 있는 자신이 ㉡,
암흑 가운데 누워서 숨 쉴 것도 어루만질 것도 또 욕 ㉣과 다를 바 없다고 규정하고 권태에서 벗어나려는
심나는 것도 아무것도 없다. 다만 어디까지 가야 끝이 의욕마저 갖지 못하게 하는 현실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날지 모르는 내일 그것이 또 창밖에 등대(等待)*하고 있군.
있는 것을 느끼면서 오들오들 떨고 있을 뿐이다.
-이상, 「권태」-
* 등대: 미리 준비하고 기다림.

44. ① / 45. 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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