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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사 말 Greeting

안녕하십니까?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최영애입니다.

오늘 바쁘신 중에도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발표 토론회’


를 찾아 주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드립니다. 아울러 뜻깊은 자리를 함
께 하여 주신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님, 본 토론회 논의의
장에 참여해주신 권인숙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자문위원장님을 비롯
한 토론자 분들께도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위원회는 스포츠계 인권문화 확산과 선수의 인권보호를 위해 지난 2월 교육부, 문


화체육관광부, 여성가족부와 협력하여 범정부적으로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을 출범시켰
습니다.

지난 8개월 동안 특조단은 스포츠계 조사창구 일원화, 개별사건 조사, 인권보호체계


에 대한 직권조사, 스포츠인권캠프 등 피해자 구제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스포츠계에
서 인권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활동하였습니다.

그리고, 제도와 인식개선을 위해 스포츠계에 만연한 인권침해 및 차별 현황을 파악하


였고, 이를 위해 선수 등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관련 실태조사를 병행하였습니다.

학생선수 기숙사, 일명 합숙소에 대한 실태조사도 이러한 고민의 일환이었습니다. 위


원회가 합숙소 문제에 특히 주목한 이유는 합숙소는 학생선수들이 학교 안에서 운동을
하면서 또래들과 함께 먹고, 자고, 쉬고, 생활하는 중요한 터전이기 때문입니다.

운동선수 합숙소 문제는 2003년 3월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로 인한 9명의


어린아이들이 생을 마감하는 참혹한 사건이 발생한 후에야 사회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하
였습니다. 이후 이 문제를 개선하기 위하여 우리 위원회는 2007년 12월 「학생선수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책 권고」를 통해 “당시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에게 초등학
교 운동부 합숙소 폐지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중 ․ 고등학교
를 포함한 운동부 합숙소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개선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 바 있습니다. 그동안 교육부와 전국 교육청이 많은 개선 노력을 기울여 왔음에도
불구하고‘사각지대’를 걷어내는 일은 우리의 기대보다 더디게 이루어져 왔습니다.

이에 저희 특조단은 합숙소 문제를 학생선수 인권 개선의 주요한 과제로 선정하고,


직접 지난 몇 달간 각 지역의 학교 운동부가 운영하는 합숙소들을 방문하여 현장의 지
도자, 담당 교사들을 만나고 또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귀 기울여 들
으면서 합숙소라는 공간을 인권의 관점으로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동안 합숙소의 전체
현황을 파악하고 개별 합숙소를 방문하여 조사할 수 있도록 협력해 주신 교육부와 전국
교육청 관계자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려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 위원회는 학교 안에 구석구석 스며들어 있어야 할‘인권’이 합숙소 문 앞에서 멈추


어 있는 안타까운 현실을 여러분들에게 알리고자 합니다. 우리는 이번 실태조사를 통해서
전국의 학교에서 우리의 학생선수들이 주요하게 생활하는 공간인 합숙소가 아동들이 생활
하기에 과연 적절한 지, 인권적 관점에서 필요한 지도와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는지, 폭력
에서 안전한 공간인지 등 세부적인 사항들을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살펴보았습니다.

오늘 토론회에서 합숙소 문제에 대한 개선방안을 충분히 논의하여 우리 학생선수들


이 보다 나은 환경에서 즐겁게 운동하고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학습권도 놓치지 않도
록 제반 여건을 마련해 나가는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바쁘신 중에도 이번 토론회에 참석해 주신 여러분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2019년 10월 24일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최 영 애
인 사 말 Greeting

안녕하십니까?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장 안민석입니다.


국가인권위원회를 힘차게 이끌고 계신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님, 중
요한 자리에 초대하여 주신 데 대해 깊이 감사와 존경의 인사를 드립
니다. 앞으로도 국가인권위원회가 제 역할을 다하여 인권이 바로 서는
대한민국의 중추적 기관이 될 수 있도록 저도 함께 하겠습니다. 그리
고 한국체육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기 위해 애쓰시는 유은혜 교육부 장관님,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께도 이 자리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한국 사회의 문화와 예술, 스포츠는 그동안 비약적으로 성장하고 그 가치를 구현해왔


습니다. 그것은 현장의 문화예술인과 체육인의 오랜 피와 땀, 노고로 일구어진 것이고
이에 대해 경의를 표해 마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문화와 예술, 스포츠정책
은 오랜 낡은 관행과 제도에 묶여 지체되고 왜곡되기도 하였습니다. 지난 정부 아래서
는 이 분야에서 광범위한 블랙리스트 행위가 벌어지면서 반드시 청산해야 할 과제를 낳
기도 하였습니다.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장으로서 저의 책무는 매우 막중함을 늘 인식하고 있습니다. 문


화 예술, 체육계가 혁신을 통해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꼼꼼히 점검하여 합리적이고
올바른 정책을 제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저는 그동안 스포츠 혁신과 스포츠 분야 인권 개선을 위한 의정 활동을 꾸준히 해오


고 있습니다. 2016년 교육부에 감사 자료를 요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학생선수 합숙소
생활과 관련한 정책자료(「그리운 나의 집: 운동부 합숙소 현황과 학생선수의 삶」)를 이
미 발간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올 2월에는 「스포츠인권 백서 : 스포츠 생태계를 혁신
하라 : 스포츠강국을 넘어 스포츠선진국으로」를 발간하였습니다.

그동안 저는 운동부 합숙소가 학교 안의 ‘섬’으로서 학생선수의 기본권을 제약하는


핵심이며 2003년 천안초 축구부 합숙소 화재 사건에서처럼 학생들의 생명권과 건강권
을 앗아가는 장소이기도 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밝혀왔습니다. 이처럼 학교운동부와 합
숙소 생활은 그동안 학교 체육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면서 동시에 낡은 관행이자 혁신되
어야 할 과제이기도 합니다.

저는 2007년 ‘학원체육 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을 발의하고 본회의 통과를 이끌어냈


고, 이후 학교체육진흥법을 통해 “상시적 합숙훈련 근절”조항이 만들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2016년, 제가 다시 상황을 들여다보았을 때도 여전히 합숙 문화는 근절되지 않았
습니다. 그리고 올해 스포츠계 미투운동이 펼쳐질 때 피해자 선수들의 폭로를 들으며 여전
히 합숙소를 배경으로 인권침해가 지속되어 온 것을 보고 저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러한 때에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 특별조사단이 학생선수 합숙소 실태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발표한다니 감개가 무량합니다. 국가인권위 특별조사단이 특별히 이를
과제로 삼아주시고 조사를 위해 노력하여 주신 데 대해 감사를 표합니다. 단지 현황 자
료에만 의존하지 않고 직접 매의 눈으로 관찰하고 기록한 것을 바탕으로 문제점들을 잘
제시해주실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함께 하신 토론자분들께서도 이를 바탕
으로 보다 근본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을 모아가기 위해 수고하여 주시기를 바랍니다.

또한, 이 자리에 임하는 저의 어깨 역시 한층 무거워짐을 느낍니다. 과연 현실은 얼마


나 달라졌을까, 그리고 무엇이 여전히 문제이며 국회의원으로서 나는 어떤 법과 제도,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힘을 쏟아야 할까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그 무거운 책무를 고스란히 떠안고 가고자 합니다. 학생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하고 스


포츠가 모든 국민의 것이 되기 위한 과제라면 마다하지 않고 앞장서 나가겠습니다. 오
늘의 토론회 성과가 잘 마무리되고, 사회여론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오늘 참여해주신 모든 분께 다시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고맙


습니다.

2019년 10월 24일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장 안 민 석
인 사 말 Greeting

안녕하십니까?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은혜입니다.

오늘 뜻깊은 행사를 준비해주신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님과 스포츠


발전을 위해 애쓰시는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님, 박양우 문
화체육관광부 장관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실태조사와 토론회를 준비해 주신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관계자 여러분


께도 감사드립니다.

교육부는 2019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을 통해 학교체육교육 내실화, 운동


하는 모든 학생, 공부하는 학생선수 육성 지원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하여 일반학
생과 학생선수들의 스포츠 권리, 학습권 등 인권을 보장하고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학생선수들에 대해서는 법이 정한 바에 따라 상시 합숙 근절을 위해 시
도교육청과 함께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과 인권 보호의 중요성이 사회적 이슈로 대두되어 학생선


수와 학교운동부지도자의 인권교육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의무화하고, 학교운동부 기숙
사 운영 시설 전반에 관하여 정기적인 점검과 체계적인 관리 감독을 실시하도록 하였습
니다.

또한, 합숙소를 활용한 기존의 근대적인 학교운동부 운영 형태를 탈피하고 학생선수


의 인권이 존중되고 보호될 수 있도록 학교운동부 운영을 선진화하기 위해 문화체육관
광부, 대한체육회 등 관계 기관과 함께 발전적인 방향으로 변화를 모색하고 있습니다.
학생선수의 인권 존중과 보호는 선언이나 계획만으로 보장되거나 실현되기 어렵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국가인권위의 이번 조사는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실
태를 점검하고, 현장에 있는 학생선수들의 목소리와 관계자 의견을 들어봄으로써 학교
운동부 기숙사 운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 토론회에서도 구체적이고 혁신적인 개선 대안들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하


며, 발전적이고 건설적인 다양한 의견들이 논의되어 합리적인 개선 방안 마련에 기여하
게 되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향후 교육부는 시도교육청, 문화체육관광부, 대한체육회 등과 함께 토론회에서 제기


된 제안들을 토대로 학교운동부 운영 방식을 개선하여 학생선수 인권이 보호되도록 다
각적으로 노력할 것을 약속드립니다. 고맙습니다.

2019년 10월 24일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유 은 혜
인 사 말 Greeting

안녕하십니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양우입니다.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관련 토론회를 열게 된


것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아울러 이번 조사를 위해 애쓰신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님과 김현수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장님, 그리고
토론회에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우리 사회는 2003년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로 큰 아픔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불행한 사건을 교훈 삼아 점진적이지만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왔습니다.
2007년 국회는 ‘학원체육 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을 채택했고, 국가인권위원회는
‘학생선수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책’을 권고하며 변화를 이끄는 힘이 되어 주었
습니다. 그 결과 2013년 「학교체육진흥법」 제정을 이루어냈습니다.

「학교체육진흥법」에서는 학생선수의 합숙훈련 및 기숙사 생활과 관련해 ‘학기 중에는


상시 합숙훈련이 근절되고, 기숙사는 원거리 통학 학생선수에게만 허용된다’는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기숙사가 허용되더라도 ‘학습시설, 여학생이 있는 경우 여성 교직원 의
무 배치’ 등 학생선수의 인권 보장을 위한 최소한의 요건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학교체육진흥법」이 제시하고 있는 원칙과 요건이 현실에서 얼


마나 잘 적용되고, 학생선수의 인권이 얼마나 개선되었는지를 진단해 볼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자료입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효적인 대안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부, 대한체육회 등 관계 기관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를 조사해주신 관계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이
자리를 통해 학생선수들의 행복한 삶을 위한 정책 대안을 논의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함께해주신 모든 분들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2019년 10월 24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 양 우
프로그램 Program

□ 일시 : 2019. 10. 24.(목) 14:00~17:00


□ 장소 : 서울YWCA대강당(4층)
□ 좌장 : 권인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자문위원장)
□ 세부일정

시 간 내 용

1부: 개회


인사말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 안민석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
14:00~14:30
–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장관)

2부: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실태조사 결과보고]
- 김현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단장)

[패널 토의]
14:30~17:00 - 정용철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 구정화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 한태룡 (스포츠정책과학원 스포츠정책연구실장)
- 김대진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 교육연구사)
- 김규식 (연희중학교 체육교사)

- i -
목 차 Contents

실태조사 결과발표 :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김현수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단장) ····················································· 1

패널 토의
정용철 (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혁신위원회,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 89
구정화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 95
한태룡 (한국스포츠정책연구원 스포츠정책연구실장) ··················································· 107
김대진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 교육연구사) ························································ 115
김규식 (연희중학교 체육교사) ···················································································· 121

- iii -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발표 : 김현수 특별조사단 단장)
목 차

Ⅰ. 조사의 필요성과 목적 ···················································································· 7

Ⅱ. 조사의 개요 ·································································································· 10

1. 조사대상 ·············································································································· 10
2. 조사기간 ·············································································································· 12
3. 조사방법 ·············································································································· 13
4. 조사의 한계 ········································································································· 16

Ⅲ. 관련 법령 및 제도 ······················································································· 17

1. 관련 법령과 정책 ································································································ 17
2. 체육특기자 제도 ·································································································· 22

Ⅳ. 조사결과 ······································································································· 23

1. 학생선수 기숙사 기본 실태 ················································································ 23


2. 심층면접 등을 통해 본 인권침해 사례 ······························································ 25
(1) 선택권이 없는 삶 ························································································· 25
(2) 개인이 상실된 삶 ························································································· 27
(3) CCTV에 갇힌 삶 ························································································· 35
(4)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삶 ···························································· 40
(5) 차별받는 여성선수 ······················································································· 46
(6)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는 삶 ········································································· 48
(7) ‘운동기계’로 도구화되는 삶 ········································································· 53
(8) 감시와 통제에 놓인 삶 ················································································ 58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3


(9) 엄격한 규율과 위계로 얼룩진 삶 ································································ 65
(10) 학업이 이중고가 되는 삶 ·········································································· 68
3. 시설 및 규정위반 실태 ······················································································· 70
(1) 회계 등 운영구조 ························································································· 70
(2) 현황 관련 부정확한 보고와 자료제출 사례 ················································ 72
(3) 시설 규정 위반 사례 ·············································································· 74

Ⅳ. 결론 및 정책제언(안) ··················································································· 79

1. 인권친화적 기숙사로의 전면 개편 ··································································· 81


2. 교육 당국의 감독 강화 ······················································································· 83
3. 학교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령 개정 검토 ························································· 84

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표 목 차

<표 1> 실태조사 대상 학교운동부 합숙소 현황 ··························································· 10


<표 2> 조사대상의 특성 ································································································ 12
<표 3> 면접조사 주요 질문항목 ···················································································· 14
<표 4> 합숙과 기숙의 차이점 ······················································································· 17
<표 5> 조사대상 기숙사 안전시설 등 현황 ·································································· 49
<표 6> B중학교의 연간계획 ·························································································· 54
<표 7> B중학교의 주간계획 ·························································································· 55
<표 8> B중학교의 하루 일과표(평소) ············································································ 55
<표 9> B중학교의 하루 일과표(방학 중) ······································································ 56
<표 10> C공고 기숙사 생활수칙 ················································································· 59
<표 11> 조사대상별 회계 등 운영실태 ········································································· 71
<표 12> 조사대상 합숙소별 시설 현황 ········································································· 75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5


그 림 목 차

[그림 1] C중학교 생활관 도면 및 내부 ········································································ 28


[그림 2] H고교 옥탑방 침실 ························································································· 29
[그림 3] I고 축구부 침실 ······························································································ 30
[그림 4] A여고 농구부 침실 ·························································································· 30
[그림 5] B고교 축구부 침실 ························································································ 31
[그림 6] B고교 축구부 지도자실 ··················································································· 32
[그림 7] B고교 야구부 숙소 ·························································································· 32
[그림 8] E고 축구부 침대구조 ······················································································ 33
[그림 9] A중학교 밀집형 침실 ······················································································ 34
[그림 10] B중학교 군 내무반 구조형 침실 ·································································· 34
[그림 11] A중학교 숙소 내 CCTV(2실) ······································································· 36
[그림 12] E고 야구부 CCTV 설치 안내 ······································································ 37
[그림 13] E고 야구부 CCTV 설치 ············································································· 38
[그림 14] A체고 사감실 내 CCTV ··············································································· 39
[그림 15] A중 축구부 폭력 사건 발생 숙소 중 한 곳 ················································ 42
[그림 16] A중 축구부 폭력 사건 발생 창고 ································································ 43
[그림 17] C중학교 생활관 내 천정 ············································································· 50
[그림 18] C중학교 학생 휴게실 입구 지도자실 담배꽁초 ··········································· 51
[그림 19] E고교 축구부 복도 벽면 ··············································································· 51
[그림 20] G고교 야구부 소방안전 안내문 ···································································· 52
[그림 21] I고교 축구부 스프링클러 시설 ····································································· 52
[그림 22] E고교의 핸드폰 수거함 ················································································· 61
[그림 23] C공업고 축구부 벌칙조항 ············································································· 62
[그림 24] B고교 축구부 수칙 ······················································································ 63

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국가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

Ⅰ. 조사의 필요성과 목적

한국에서 학생운동선수들의 합숙훈련은 1962년 대학특기자 제도 도입, 1964년 동경


올림픽 준비과정에서의 군대식 훈련 방식과 엘리트스포츠의 산실인 태릉선수촌 건립
등 국가주도 체육활성화 정책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합숙소는 미약한 체육저변을 넘어서
기 위한 최고의 방편으로 인식되었으며, 우리나라 스포츠 경쟁력의 인큐베이터 역할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렇지만 그 이면에는 합숙소 내 가혹한 훈련과 인권침해로 인해 고통
받는 선수들이 속출하였으며 이런 선수들이 이탈하거나 인권적 처우를 외치기라도 하
면 정신력 또는 인성이 부족한 선수로 매도되기 일쑤였다.

국가, 지역 그리고 학교 간 대항전에서 치열하게 싸우고 승리하기 위한 몸(체력)을 만


들고, 기량과 팀워크를 쌓아올려서 승리와 메달을 획득하고, 선수 개인의 성공만이 아
니라 국가와 지역, 학교의 “위상을 드높인다.”는 명목으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합숙소
로 인해 선수들은 ‘합숙소-훈련장-경기장’안에 갇힌 생애를 보내왔다. 이 합숙소는 군
대의 병영생활과 유사하게 생활공간은 비좁고 지도자 및 선 ․ 후배와 함께 기거하며 수
직적 위계 구조 속에서 폭력에 노출되어 있음에도, 국제 스포츠 경기에서의 성과로 인
한 ‘국위 선양’효과가 이 문제를 덮어 왔다고 할 수 있다.

2003년 3월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가 발생하고 이로 인해 9명의 어린아


이들이 생을 마감하면서 드러난 초등학교 합숙소는 참혹하다는 말로도 표현하기 힘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7


정도였다. 운동선수 합숙소의 인권침해가 수십 년 계속되었음에도 고귀한 생명들을 희
생시킨 다음에야 비로소 ‘운동선수 합숙소’의 인권 문제가 주목을 받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사각지대’를 걷어내는 일은 더디게 이루어져 왔다. 2007년 11월,


국회 안민석 의원 등의 주도로 「학원체육 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을 채택하고, “학
교의 합숙소를 점진적으로 폐지할 것”을 촉구하였으며, 같은 해 12월 국가인권위원회
는「학생선수의 인권 보호 및 증진을 위한 정책 권고」를 통해 교육인적자원부장관 등에
게 “초등학교 운동부 합숙소 폐지 원칙을 실질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조치를 강구하고,
중 ․ 고등학교를 포함한 운동부 합숙소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를 실시하여 개선 조치
를 취할 것”을 권고했다. 이에 힘입어 2013년 1월에는 “학교의 장은 학생선수의 학습
권 보장 및 신체적ㆍ정서적 발달을 위하여 학기 중의 상시 합숙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
록 노력”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학교체육진흥법』이 제정되었다. 하지만 개정된 법은
강제조항이 아니어서 수십 년간 이어져 온 운동부 합숙문화를 단절하는데 한계를 드러
냈다.

한편, 합숙소를 주제로 한 연구에서도 이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어 왔다고 할 수 있다.


2006년 국가인권위의 「초등학교 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의하면, 응답자
의 74.3%가 언어적 폭력, 74.9%가 신체적 폭력, 14.9%가 성적 폭력을 경험하였는데
신체적 폭력 발생장소로는 합숙소가 16%, 연습장이 65%이고, 성적 폭력은 연습장이
35.1%로 가장 많으나 합숙소 또한 25.6%에 이른다고 보고하였다.

2008년 「중고교 학생 운동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에서는 중, 고등학생의 78.8%가


폭력을 경험하고 폭력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은 주로 훈련장소이지만 선배들에 의하
여 훈련과 관련이 없는 폭력도 합숙장소나 훈련 장소에서 빈번하게 발생하였다고 하였
다. 또한 한 가지 이상의 (넓은 의미의) 성폭력 경험은 응답자의 71.8%를 차지(성희롱
․ 추행 ․ 강간 등에 한정하더라도 63.8%에 이름)하는데, 기숙사나 합숙소가 이러한 폭력
이나 성폭력의 주요한 공간이 되고 있음을 고려할 때, 근본적인 개선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2011년 체육과학연구원의「학교운동부 합숙훈련 실태조사 및 개선방안」에서는 학교
운동부 합숙훈련의 경기력 제고 효과, 합숙훈련 축소 및 폐지로 인한 긍 ․ 부정적 효과,
합숙소 환경현황을 포함한 연구 결과에서 학교운동부의 29.1%가 상시합숙을 하고 있는
데, 합숙훈련의 경기력 향상효과에 대해서는 증감효과가 없다는 인식이 39.3%로 가장
높게 나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임수원(2015) 등의 연구에 의하면, 성폭력 피해경험 선
수, 스포츠인 권익센터 상담사, 코치, 감독 등을 대상으로 심층면접 및 데이터 분석을
한 결과 엘리트 스포츠 내 성폭력 기제로 절대적 권력관계의 공고화, 잦은 신체접촉과
성적 수치심의 수용, 성폭력 행위에 대한 지도자의 인식 부족과 더불어 합숙 중심의 훈
련체계를 지적한 바 있다.

지난 2019. 6. 교육부의‘학교운동부 실태점검’ 자료에 의하면. 체육중고를 제외하고,


전국적으로 약 380여개의 학생선수 기숙사가 존재한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여러 조사
나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나타난 일부 학생선수 기숙사의 실태는 이곳이 과거 합숙소의
연장선이라는 점, 정부의 관리 감독의 사각지대가 여전히 많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정부 및 학계의 문제의식과 더불어 언론과 시민사회에서 여전히 합숙소는


인권침해의 장소로 지목받고 있는 현실을 볼 때,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의 학생선수
기숙사와 관련된 정책이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판단 아래 학생
선수 기숙사 운영 실태에 대한 현실적 진단과 개선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인권적 관점
에서 다시 살펴보기로 하였다. 이에 국가인권위원회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은 교육부의
학교운동부 합숙소 관련 보고서와 통계자료 등 외적으로 드러난 운영 실태뿐 아니라
방문조사를 통해 파악된 시설과 환경, 규정 등을 면밀히 조사하고 학생선수들을 직접
인터뷰한 결과를 토대로 최근 교육부를 비롯한 교육당국의 관련 정책 및 문화체육관광
부 스포츠혁신위원회의 권고 등을 종합하는 학생선수 합숙소 개선 정책(권고)대안을 모
색할 것이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9


Ⅱ. 조사의 개요

1. 조사대상

인권위는 초중고를 제외한 약 380개의 학생선수 기숙사 가운데 ① 지역과 종목, 학


교 급 및 성별 분포를 적절히 고려하고, ② 교육부 실태점검 결과 원거리 학생을 초과
하여 근거리 학생을 포함한 상시합숙이 이뤄지는 곳으로 추정되거나 (성)폭력 등 사건
이 발생한 것으로 보고된 학교 등을 조사대상으로 선정하였다. 그리고 ③ 학교 외부에
서 운영 중인 축구클럽의 합숙소나 체육고등학교 등과 같은 특수한 조건에서 운영 중인
합숙소를 주요 대상으로 포함시켰다. 최종 16개 학교운동부 합숙소를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되었으며 조사대상은 다음 <표 1>과 같다.
먼저 학교 급별로 살펴보면 고등학교가 13개 학교이며, 중학교는 3개다. 운동부에
속한 학생선수들의 성별 분포로는 남학교가 11개교, 체육고(2개)를 포함한 남녀 공학
이 3개교, 여학교 2개교로 구성되어 있다. 종목별로는 축구가 9개 학교로 가장 많고,
농구 2개, 야구 2개, 하키, 정구, 컬링, 펜싱, 근대5종, 태권도, 육상과 핀수영 각 1개
학교이다1).

<표 1> 실태조사 대상 학교운동부 합숙소 현황

기숙인원
연번 학교 종목 원(근)거리 학생(명) 비고
/전체

1 A여고 농구 9/9 A: 7 / B: 2 전원 상시합숙

농구 3/12 하키선수 5명은


2 A고교 A: 2 / B: 8
하키 7/13 동일 중학교 출신

A: 16 / B: 23
3 B고교 축구 43/43 전원 상시합숙
/ C: 4

1) 1개교에 학교운동부가 여럿인 경우 구분, 체육고의 경우는 종목이 다양하게 있으나 실제 지도자 또
는 학생 면접조사가 이루어진 운동부 종목을 기준

1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기숙인원
연번 학교 종목 원(근)거리 학생(명) 비고
/전체

씨름 8/8 A: 1 / B: 5 특성화고
4 C공고
컬링 4/4 / C: 6 기숙형 학교

펜싱 5/5 B: 5 특성화고,
5 D공고 A: 29 / B: 6 기숙형 학교
축구 37/37 프로축구클럽 산하팀
/ C: 2

A: 4 / B: 22
야구 5/29
/ C: 2 일반학생 기숙사와 분리,
6 E고교
A: 16 / B: 25 전원 상시합숙(축구)
축구 42/42
/ C: 1

A: 13 / B: 2
7 F여고 축구 28/28 전원상시합숙
/ C: 12

A: 9 / B: 18
8 A중 축구 27/38 (성)폭력 발생보고
/ C: 11

A: 5 / B: 6 기숙형학교이나
9 G고교 야구 11/31
/ C: 20 별도시설

A: 22 / B: 16 외부 스포츠클럽
10 B중 축구 37/41
/ C: 3 전환모색

A: 18 / B: 4
11 H고교 축구 30/36 (성)폭별 발생 보고
/ C: 14

13
근대5종 A: 2
(남 8, 여 5)
12 A체고 체육고
27
수영 A: 10
(남 12, 여 15)

I고교 A: 13 / B: 12
13 축구 25/27 타 지역 원거리학생 다수
(축구) / C: 2

A: 0 / B: 21 남녀 학생 별도의 기숙사
14 J고교 태권도 31/31
/ C: 10 (전원 상시합숙)

생활관
15 C중 축구 0/46 B: 2 / C: 44
(휴게공간) 전환

16 B체고 육상 등 299/396 A: 158 체육고

※ A: 타 시도, B: 타 시군구, C: 동일 관내(동일 시군구 지역 주소지 기준)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11


지역별로는 전국 분포를 고려하여 조사를 계획하였으나 일정 등의 이유로 2개 지역
에 각 4개 학교로 다소 편중된 점이 없지 않다. 학교 및 소재지 정보를 구체적으로 밝
히기는 어렵지만 서울, 인천, 경기 등 수도권 7개교와 비수도권 6개 시도에 걸쳐 9개교
로 이루어졌다. <표 2>는 위 특성을 간략히 표로 정리한 것이다.

<표 2> 조사대상의 특성

학교 급별 성별 지역
기타 특성
중 고 남 여 공학 수도권 비수도권

체육고 2
3 13 11 2 3 7 9
프로 산하 유스팀 1

2. 조사기간

조사기간은 2019년 6월부터 10월에 걸쳐 이루어졌다. 해당 학교 방문 시기를 구체


적으로 밝히면 학교 정보가 특정될 우려가 있어 조사 경과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2019. 6. 7. ~ 6. 13. A시 여자축구단, 펜싱선수단


B시 여자축구단 등 파일럿 조사 실시
• 2019. 6. 18. 제4차 특별조사단 자문회의 실태조사 계획보고
- 수시 자문회의 등을 통해 계획의 구체성 확보 필요성 지적
• 2019. 6. 25. 실태조사 관련 수시 자문회의 개최
- 실태조사의 목표와 방향, 조사대상 등의 적합성
- 인터뷰 조사의 효과적 방법 등
• 2019. 7. 10. 각 시도교육청 ‘학생선수 기숙사 현황’ 자료요청
- 기숙사 인원 및 시설현황, 운동부 운영계획 등
• 2019. 7. 10. 실태조사 계획 제출
• 2019. 7. 16. 질적조사(인터뷰어) 전문가 활용방안 보고
- 학생선수 면접조사 시 합숙생활의 다양성 관련 정보 취합 목적
• 2019. 7. 24. 1차 학교운동부 지도 체육교사 심층면접 실시
• 2019. 9. 24. 2차 학교운동부 지도 체육교사 심층면접 실시
• 2019. 8. 16. 전문 인터뷰어 워크샵 개최
- 실태조사의 취지와 방향 공유 및 효과적 조사방법 등

1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 2019. 8. 20. 인터뷰어 매뉴얼 공유(배포)
특별조사단 자문회의 중간보고
• 2019. 7. 10. - 10. 2. 16개 학교운동부 기숙사(합숙소) 방문조사 실시

3. 조사방법

(1) 현황 및 시설조사

기본 합숙소 현황 및 시설조사는 2019년 6월, 교육부 실태점검 결과를 기초로 시도


교육청을 통해 입수한 학교 기숙사 현황자료를 먼저 분석하였다.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ⅰ. 일반현황으로 전체선수와 기숙(합숙) 인원 등


ⅱ. 시설현황으로는 위치와 주소 건물 건축연도와 층수, 연 면적 등 건물특성, 승인여부 등 기
본현황,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 제11조』에서 정한 ‘학생선수를 위한 기숙사’의 구비요
건에 해당하는 학습시설, 휴게실, 욕실, 화장실, 침실, 세탁실 등의 현황 등
ⅲ. 안전 및 인권교육실시 여부와 CCTV, 소화기, 스프링클러 등 안전시설 현황 등 추가 요청
자료

전체 현황은 교육부 실태점검 자료와 각 시도 교육청으로부터 수집된 자료에 기초하


여 전체 운동부의 기숙인원과 학생 주소지에 따른 항목 등을 모두 입력하여 그 결과를
산출하였다. 이에 더하여 각 학교 「학교운동부 운영계획서」등의 문건에 포함된 학교운
동부 예산과 일과표, 경기일정 등의 자료를 추가로 수집하였다.

그리고 초중고 학생선수들의 합숙경험과 그 여부에 다른 문제점에 대해서 올해 7월


전국 5,247개교 57,55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국가인권위원회 초중고 스포츠인권실태
전수조사」의 일부분을 분석 제시하였다.

방문 학교운동부의 기숙사(합숙소) 시설 점검은 해당 학교 측의 사전브리핑 등을 마


치고, 지도교사 등의 안내에 따라 실제 기숙사(합숙소)에 방문하여 침실, 식당, 욕실, 세
탁실, 휴게실, 학습조건, CCTV 등을 관찰 기록하였고, 또 현장을 촬영하여 자료를 수
집하였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13


기숙사 시설 및 환경을 점검한 후에는 학생선수 등에 대한 개별 면접조사(인터뷰)를
진행하였다. 전체 인터뷰 대상자는 50명이다. 인터뷰 대상자는 해당 학교에서 제출한
선수 현황에서 학년과 주소지, 성별 등을 고려하여 임의로 지정하였다.

(2) 면접 조사

면접조사를 위해서 먼저 전문 인터뷰어를 모집하여, 제출된 경력을 검토하여 전문 인


터뷰어 풀(pool)을 구성하였다. 인터뷰어들의 구성을 살펴보면, 여성학 전공자 3명, 사
회학 및 교육학‧사회복지 전공자 3명, 작가 및 기고자 등 2명, 인권침해 사건 및 과거사
사건 등 조사 유경험자 2명, 체육 시민단체 소속 1명 등(중복 경력)이며, 이번 조사에서
1회 이상 조사에 참여한 인원은 11명이다. 이들은 모두 질적조사 방법으로 조사 및 연
구를 수행한 경험이 있거나 여성, 장애인, 학생 상대 조사나 피해자 또는 가해자 조사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력들이다.

한편 단일한 기준으로 조사결과를 분석하기 위해 주요한 질문항목에 따른 조사 영역


과 기본 질문항목(예시)을 제시하였다. 주요 면접 조사 내용은 <표 3>과 같다.

<표 3> 면접조사 주요 질문항목

구 분 질문항목

운동을 시작한 시점과 계기는?

기숙사 생활을 경험한 시기는?


기본정보
현 학교운동부에 들어오게 된 이유는?

집과 학교와의 거리는?

합숙소(기숙사) 생활은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가?


합숙소생활 등
자율적이라면 합숙소 생활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결정권 문제
타율적이라면 그것은 누구에 의해 정해진 것인가?

기숙사 수칙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가?


규율과 통제
(사생활의 자유 등) 수칙을 지키기 않는 경우 벌칙이나 벌금들은 ?

1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구 분 질문항목

수칙들은 누가 정하며 그 수칙에 따른 점검은 누가 하는가?

숙소에서 점호나 각잡기, 청소검사 등이 있는가?

점호 등의 과정에서 폭언이나 폭행 등이 있는가?

기상 및 취침 시간은 어떻게 정해져 있는가?

수면이 부족하거나 피로를 느끼지는 않은가?


규율과 통제
외출의 허용 및 제한조건은 어떻게 되는가?
(사생활의 자유 등)
통금시간은 정해져 있는가?

밖에서 가족이나 친구 등을 자유롭게 만날 수 있는가?

텔레비젼 시청, 컴퓨터, 휴대전화, 인터넷 이용과 제한이 있는가?

개인의 SNS 활용을 제한하거나 그 정보를 요구받는 경우는?

여가시간을 이용하여 독서나 취미생활 등을 할 수 있는가?

기숙사 이용 중 지도자 또는 선배의 빨래와 청소, 식사 등 사적인 지시를 받은 적이


있는가?
부당한 사적 지시
그 외 기숙사 이용과 관련하여 부당한 지시를 받은 경험은?
또는 제재
지도자나 관리자, 선배로부터 기숙사 생활과 관련하여 부당하게 제재나 처벌 또는
지적을 받은 적이 있는가?

지도자나 선배들로부터 훈련 외 기숙사 생활 중 단체기합 등 체벌?

지도자나 선배들로부터 기숙사 생활 중(기숙사 내에서) 폭언(모욕적 언행 포함) 신체


학대와 폭력 적 폭력, 성희롱이나 추행 등을 받거나 목격한 사실?
(신체의 자유 침해
등) 지도자, 관리자 또는 선배 등으로부터 동료들에 비해 부당하게 또는 차별적 대우를
받은 적이 있는가?

기숙사 생활 관련하여 따돌림 등 정서적 학대는 없는가?

정규수업과 훈련을 제외하고 공부는 어떻게 하는가?


학습권
기숙사는 공부하기에 적절한 조건인가?

지도자, 관리자 또는 선배들로부터 금품 등을 뺏기거나 요구받은 사실이 있는가?


기타
기숙사 생활과 관련한 비용 등에서 과도하거나 부당한 요구를 받은 사실이 있는가?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15


위 인터뷰어들이 조사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 같은 목표를 갖고 인터뷰에 임할 수 있
도록 워크숍을 진행하였으며 기본 인터뷰매뉴얼을 제공하였다. 워크숍과 매뉴얼을 통해
인터뷰 시 주의 사항, 즉 인터뷰 녹음(녹취) 등의 동의 절차 진행, 개인정보보호 관련
설명 의무, 존중의 의무, 사적 정보나 비밀 준수 의무와 효과적인 면접조사의 방법론을
교육 ․ 토론하였다.

위 학생 면접조사와 함께 해당 종목 코치와 지도교사, 해당 지역 장학사 등을 별도로


면담하였는데 체육교사 3명, 축구와 씨름, 컬링, 펜싱 코치 등 지도자 12명, 지역장학
사 1명 등이다. 그리고 다년간 학교운동부를 지도했던 체육교사를 상대로 2회에 걸쳐
심층면접을 실시하고 학교운동부와 합숙훈련 문화에 대한 경험과 의견을 청취하였다.
이들 면담은 선수와 지도자로서의 경험, 지도(코칭) 및 학생선수 관리, 기숙사(합숙소)
의 관리와 관련한 인식, 지도자의 처우 등에 걸쳐 자유롭게 이루어졌다.

4. 조사의 한계

첫째, 조사대상은 전체 380여개 학생선수 기숙사 가운데 16개로, 더욱 많은 지역과


종목에 걸쳐 조사와 사례수집에 이르지 못했다. 특히 종목과 지역이 일부 편중된 점이
있어 개인 및 기록종목 운동부 기숙사 또는 합숙소에 대한 조사가 부족하다.

둘째, 학생선수 면접조사는 전문 인터뷰어에 의해 1:1 면접으로 실시되기는 했으나


학생 개인당 2시간 내외, 1회의 면접에 그쳐 기숙사 또는 합숙소 생활의 더욱 다양하고
세부적인 측면에 걸쳐 조사하기에는 부족하였다. 운동부 지도자 또는 담당 교사와의 면
담도 이와 같은 한계를 가진다.

셋째, 조사대상 가운데 일부 학교 밖에 학교장이나 교육청 등에 보고나 승인이 없이


개별적으로 운영되거나 사설클럽 등에서 운영하는 합숙소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이
번 조사에서는 파악하기 어려웠다.

넷째, 운동부의 폐쇄성, 강력한 위계구조와 면접 시간의 부족 등을 감안할 때, 학생

1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선수들이 인터뷰어에게 운동부 내부의 깊숙하고 내밀한 이야기를 드러내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 역시 이번 조사의 중요한 한계라 할 것이다.

Ⅲ. 관련 법령 및 제도

1. 관련 법령과 정책

(1) 학교체육진흥법의 제정

‘상시 합숙훈련2)’을 근절하고 합숙소가 원거리 학생선수들을 위한 ‘학생선수 기숙


사3)’로 법제화되기까지는 일련의 과정이 있었다. 2003년 3월,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참사가 발생한 직후 당시 교육인적자원부는 전국 시도교육청 학교체육 담
당과장 회의를 열고 초등학교 운동부의 상시 합숙훈련 전면금지, 중고교는 합숙훈련이
필요한 경우 관할 교육청과 협의하여 대회 직전 등 특정 시기에만 실시하도록 방침을
정하였다.

<표 4> 합숙과 기숙의 차이점

합숙 기숙

상시 필요시

학생선수들만 별도 생활 일반학생과 함께 생활

(훈련 및 경기 등)목적을 위해 공동생활 (원거리 통학 등)필요에 의해 공동생활

지도자의 관리감독 학교의 관리감독

2)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에서는 상시 합숙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록 학교장의 노력을 요구한다.


3) 시도교육청 등에서는, 합숙소와 기숙사를 구분하기 위해 “합숙은 같은 목적을 가진 사람들이 같은
숙사(宿舍)에 묵으면서 함께 지내는 일. 특히, 연구나 운동연습 따위를 위해 함(통학거리 고려 없이
무조건적 합숙생활 하는 곳)”, ‘선수기숙사 운영’에서의 “기숙”은 “학교나 공장 같은 기관에서 원거
리의 통학이나 출·퇴근의 편의를 도모하기 위하여 숙식해결을 위해 공동으로 생활함(원거리 통학 학
생을 대상으로 운영 하는 곳)”이라고 정의하고 원거리는 통상 통학 1시간 내외로 정하고 있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17


한편 국가인권위원회는 2006년 초등학교 학생선수에 대해, 2008년 중고교 학생선수
에 대한 인권상황 실태조사를 발표하고, 훈련이나 경기 중 폭력만이 아니라 이와 관련
이 없는 폭력 또한 합숙장소에 빈번하게 발생하고, 기숙사나 합숙소가 폭력‧성폭력의 주
요한 공간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합숙소에 대한 전면적인 실태조사와 개선대안 마련
을 권고하였다. 위와 같은 정책권고와 다수 언론들의 지적에 따라 2007년 11월, 국회
에서「학원체육 정상화를 위한 촉구 결의안」이 발표되었으며, 이후 교육당국은 2008년
학기 중 상시합숙 훈련 금지와 중고교의 경우 합숙훈련을 2주 이내, 학기 당 2회 이내
로 제한하고, 3회 이상 실시할 경우에는 관할 교육청에 훈련 계획을 제출하여 협의를
하도록 방침을 정하였다.

2010년 교육부의 「선진형 학교운동부 운용시스템 구축계획」에 따르면, ‘2008년부터


학기 중 상시 합숙훈련 금지를 시행 중이며, 선수기숙사 표준안(가이드라인)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한 바 있고, 이러한 과정 속에서 법제화를 위한 노력이 함께 병행되었다.
그 결과, 현행 합숙훈련 및 기숙사 관련 법령인 『학교체육진흥법(2013. 1. 27.제정) 제
11조』가 제정되면서 현재의 합숙소와 관련한 법령은 상시 합숙훈련 근절 및‘제한적 기
숙사(원거리 통학 학생선수를 위한 기숙사) 허용’으로 요약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학교운동부 운영 등)
③ 학교의 장은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신체적ㆍ정서적 발달을 위하여 학기 중의 상시 합
숙훈련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여야 한다.
④ 학교의 장은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선수를 위하여 기숙사를 운영할 수 있다. 이 경우 필
요한 사항은 교육부령으로 정한다.<개정 2013. 3. 23.>

동 법 시행규칙(교육부령) 제7조에 의하면 ‘학생선수 기숙사’는 침실과 식당 외에 학


습시설과 휴게실, 전담 교직원 및 여학생 선수인 경우 생활지도전담 여성 교직원을 둘
것, 안전사고 및 성폭력 예방교육을 실시할 것 등도 정하여 보완책 또한 마련하였다.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 제7조(학생선수를 위한 기숙사의 운영)


① 학교의 장이 법 제11조제4항에 따라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선수를 위하여 운영하는 기
숙사(이하 "학생선수기숙사"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1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1. 학습시설(책상ㆍ의자ㆍ컴퓨터), 휴게실, 욕실, 침실, 화장실, 세탁실, 식당, 주방 등을 갖
출 것
2. 학생선수기숙사 관리를 전담하는 교직원을 둘 것
3. 여학생인 학생선수가 학생선수기숙사에 입사(入舍)하는 경우에는 여학생의 생활지도를
전담하는 여성 교직원을 둘 것
② 학교의 장은 학생선수기숙사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선수기숙사 생활에 따른 각종 안전사
고 및 성폭력 예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③ 제1항 및 제2항에서 규정한 것 외에 학생선수기숙사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학교의 장이
정한다.

그러나 상시 합숙훈련 근절은 법조문 상 ‘~노력하여야 한다.’에 그쳐 강제성이 떨어


지고, 교육(지원)청, 학교장 등의 승인 없이 제3의 장소에서 단체 합숙생활을 유지할 가
능성, 원거리 통학학생을 위한 기숙사로 승인 후 상시 합숙훈련에 이용할 가능성 등 변
칙적 이용 가능성이 높은 점 등 법 취지와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2) 법령에 따른 정책시행

교육부와 시도교육청 등도 『학교체육진흥법』등에 따라 기본계획 및 각종 지침 등을


통해 지도, 감독하고 있다. 교육부는 매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을 세우고,
각 시도교육청도 이에 따라 계획과 매뉴얼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의 「2019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을 보면,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


생선수 기숙사 운영은 가능한 것으로 제시하되 안전대책 수립과 학습여건 등을 잘 갖추
어 운영토록 하고, 전담 교직원 및 여성사감의 경우는 학교운영위 심의를 거쳐 두도록
하며, 기숙사 운영 요건을 갖춘 학교는 교육(지원)청에서 점검·승인 후 운영토록 지도하
고 있다. 또한 정기 또는 수시로 합숙훈련 여부를 점검하여 연 2회 그 결과를 제출하도
록 하고 있다. 아울러 교육부는 통학거리를 고려하지 않고, 단순 숙식제공과 주거생활
만 하는 합숙소 형태의 기숙사 운영불가 방침을 제시하고 있는데 해당 교육(지원)청에
서는 원거리 사유로 기숙사를 운영하는 경우에 불법 전‧출입 여부에 대해 사실 확인과
조치를 취하도록 하여 승인 취소 등의 권한과 함께 그 관리의 책임을 부여하고 있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19


이와 관련하여 서울시교육청의 「2019학년도 학교운동부 업무매뉴얼」에는 중학교의
기숙사는 2020년까지 폐지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고교의 경우 원거리 학생 기숙사
는 운영 가능하지만 해당교육지원청의 승인과 1인당 기준 면적 6㎡, 학습시설, 침구,
휴게실 및 소방시설 등 법령을 준수할 것, 그리고 학생 선수 학습권, 인권, 운영경비 등
에서 운영 부적정한 학교로 판단될 경우 운영 승인을 취소 또는 제한할 수 있도록 정하
고 있다. 아래는 서울특별시 교육청의 「2019학년도 학교운동부 업무매뉴얼」의 학생선
수 기숙사관련 내용이다.

다. 합숙훈련 규정 : 초·중·고등학교 학기 중 상시 합숙 금지
라. 학교급별 기숙사 운영 규정 : 중·고등학교 원거리 학생선수 대상 기숙사 운영 가능
※ 매년 국정감사 시 기숙사 운영에 대한 지적
- 실거주 확인 철저로 기숙사 운영에 대한 파행 운영 차단
- 청렴도 제고 및 학교운동부 정상화 측면에서 시행
마. 학생선수 기숙사 승인 기준 및 포함 사항
1) 설치장소 : 교내 단, 학교 소유 시설물이 교외에 있는 경우는 가능
2) 설치구조물 : 철근(조립식 부적합)
3) 1인당 기준 면적 : 6m² - 기숙사 연면적 대비 수용 인원 제한
4) 제반시설 : 학습시설(책상, 의자, PC), 침구(침대), 휴게실, 식당, 주방, 샤워실(세면실),
화장실, 세탁실 등
5) 소방시설 : 분말소화기, 스프링클러(수동, 자동), 방염 벽지, 비상구, 소방대피도 등
- 소방시설 점검결과 : 소방, 전기, 가스 안전 점검 결과 사본
※ 건물용도 : 건축물대장 상 ‘기숙사’가 아닌 부분에 대하여는 학교시설사업촉진법상‘기숙사’
로의 용도변경 승인절차를 이행하여 적합 사용
※ 건물용도 변경 추진 업무 및 스프링클러 관련은「교육시설 구조, 용도변경 시 유의사항 안
내」[서울시교육청 교육시설안전과-3940(2015. 6. 22.)] 참고
6) 기숙사 관리자 지정 및 별도 근무실 설치
※ 여학생 기숙사를 운영할 경우, 여학생 생활지도를 전담하는 여성 직원을 반드시 둘 것
7) 학습프로그램 운영 - 정규 훈련 이후 기숙사 내 학습프로그램 운영
8) 각종 안전사고 및 성폭력 예방 – 사용자 및 관리자 안전사고 교육, 화재 및 비상시 대피
교육, 학생선수 대상 성폭력 예방 교육 등

(3) 학교 장 등의 책임

『학교체육진흥법 제6조』에 따르면 “학교의 장은 학생의 체력증진과 체육활동 활성화

2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를 위해 학교스포츠클럽 및 학교운동부 운영,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인권보호 등
의 조치 등”을 취하여야 하는 것으로 명시되어 있다. 제11조에는 “기초학력보장프로그
램을 통한 최저학력 보장”그리고 제12조에는 “학교운동부 지도자 경비 학교회계에 편
입”등이 명시되어 있다.

이와 같은 학교장의 개선 노력에 반해 문제가 될 경우, “학교의 장은 학교운동부 지


도자가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박탈하거나 폭력, 금품‧향응 수수 등의 부적절한 행위를 하
였을 경우 학교운영위의 심의를 거쳐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같은 법 시행령 제3조에 따르면 “학교운동부 지도자는 학생선수에 대한 훈련계획 작성,
지도 및 관리, 학생선수의 각종 대회 출전 지원 및 인솔, 경기력 분석 및 훈련일지 작
성, 훈련장의 안전관리의 직무”를 수행하도록 되어 있다.

일선 학교에서도 이에 따라 관련 계획을 수립하고 있는데, 조사대상인 어느 고교의


「학생선수 기숙사 설치 ․ 운영 계획」에는 학교장과 선수기숙사 관리자의 임무를 명확히
지정하여 운영하고 있다.

☐ 학교장의 임무
․ 선수 기숙사 생활일지 점검
․ 운영위원회 분기별 개최
․ 화재, 가스, 전기안전 점검 법정 규정 준수
․ 선수기숙사의 기반시설 마련
․ 선수기숙사 관리 전담 교직원 배치
․ 각종 안전사고 및 성폭력, 학교폭력 예방교육 실시
․ 기타 학생선수기숙사의 운영에 필요한 사항은 학교장이 정함

☐ 선수기숙사 관리자 임무
․ 학생선수 면학분위기 조성 및 생활지도
․ 안전지도 및 보건, 위생 지도
․ 외출, 외박 통제 및 급식, 청소지도 감독
․ 화재 및 비상시 대비 교육
․ 기숙사 일지 작성 등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21


2. 체육특기자 제도

학생선수는 체육특기자로서 교육청의 체육특기자 심사에 따라 상급학교에 특례 입학


한 학생으로서 학교운동부에 소속되어 운동하는 학생과 학교운동부에 소속되어 있지
않으나 개인적으로 체육단체(통합체육회 또는 장애인체육회 등)에 등록되어 활동하는
학생들로 구분된다.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에 의하면, 중학교에 진학할 때 교육장은 지역별·학교군별 추


첨에 의하여 중학교의 입학지원자가 입학할 학교를 배정하도록 되어 있다(시행령 제68
조). 그런데 입학 정원 중 일부의 정원에 대해서는 체육특기자로 정하여 추첨에 의하지
않고도 입학할 수 있다(시행령 제69조).

고교는 기본적으로 졸업예정 학교가 속한 해당 시도이거나 졸업 후 현재 거주 중인


해당 시도에 있는 학교에 한하여 진학할 수 있다(위 같은 법 시행령, 제81조 제1항). 즉
졸업예정자인 학생은 자신이 주소지를 둔 1개 학교를 선택하여 입학전형에 응시하여야
한다.

그런데 교육감은 입학전형에 응시한 자중 체육특기자에 대하여는 입학전형결과에도


불구하고 그 관할지역의 해당 학년 입학정원 중 그가 정하는 범위 안에서 입학을 허가
할 수 있다(같은 법 시행령 제87조 1항).

또한 일반고에서 전학이나 편입은 시도가 다른 지역에서 거주지가 이전된 경우에 한


하여 학교를 배정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지만 체육특기자에 대해서는 같은 시도 지역
안에서 전학을 허용하기도 한다(같은 법 시행령 제89조 제3항).

「서울시 고등학교 입학 체육특기자 선발에 관한 규칙」(서울시교육규칙 제939호)을


보면, 체육특기자 정원은 입학정원의 3%로 하고 각종 대회에 3회 이상 출전한 학생들
중 학교장이 추천하고, 고등학교입학 체육특기자 선발위원회에서 최종으로 심의·선발된
자로 하고 있다.

2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이러한 체육특기자 제도는 중고교 운동부에서 선수들을 충원하기 위하여 원거리 학
생들을 무분별하게 인입하면서 기숙사(합숙소) 생활의 근원이 되고 있다. 면접조사에
참여한 학생들 상당수는 초등학교 클럽을 통해서 또는 학교체육 행사 중 지도자의 눈에
띄게 되면서 선수생활을 권유받고 운동부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같은 종목의 지도자들 사이에 형성된 관계 등을 통해 특기자로서 자신의 학군


과 무관하게 상급학교로 진학하기도 한다. 특히 고등학교 학생선수들은 시도를 달리하
여 이전한 경우에만 전학이나 편입이 허용되는 조건에서 자신의 해당 종목을 찾아 시도
를 뛰어넘어 진학 또는 전학함으로써 합숙소 생활을 필요로 하게 된다.

과거 합숙소 생활을 운동 기량 향상을 위한 필수적 수단으로 인식하고 생활해왔던 지


도자가 아직도 많은 상황에서 ‘원거리’에서 온 특기자들을 위해 합숙소가 필요한 것으
로 여겨진다. 지도자만이 아니라 학부모와 학생선수들이 필요성을 공유하게 되고, 학부
모들은 합숙소 운영비와 지도자 인건비 등 경비에 대해서도 이른바 ‘수익자부담’의 책
임을 지게 된다.

학교운동부 중심의 엘리트체육이 지속되는 현재, 지도자들에게 운동부 유지가 자신의


생활조건 유지의 근간이 되는 구조 속에서 더 많은 학생들을 운동부 선수(특기자)로 참
여시킬 유인이 생긴다. 때로는 다른 학교에서 문제를 일으킨 학생선수들도 전학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학교 관계자나 체육교사들은 운동부와 기숙
사를 존속하는 것이 많은 위험 부담이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 반면 지도자들 상당수는
이와 반대로 운동부와 합숙훈련 등이 엘리트선수의 발굴과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인식
을 지니고 이것이 선수 기숙사 또는 합숙소 생활이 존속되는 조건이 되는 것이다.

Ⅳ. 조사결과

1. 학생선수 기숙사 기본 실태

대한체육회의 스포츠지원 포털의 통계에 의하면, 전국 중, 고등학교 학생선수는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23


2019. 10. 기준 47,019명으로 집계된다. 앞서 제시된 교육부 실태점검 결과와 인권위
가 직접 각 학교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종합해보면. 체육중고를 포함하여 전체의 약
25.1%에 달하는 약 10,246명(남학생 약 8,195명, 여학생 약 2,051명)이 학생선수 기
숙사 또는 합숙소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국 초중고 학생선수 기숙사의 수는 체육중고를 제외하고 380개이다4). 이중 초등학


교는 1개, 중학교는 66개, 고등학교는 나머지 313개이다. 초등학교는 전남지역에서 1
곳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프로구단 산하 유소년축구팀으로 16명이다. 물론 교외에
미승인이나 사설클럽에서 운영하는 기숙사 등은 통계에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초등학
교 합숙이 완전히 근절되었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중학교의 경우, 서울시교육청 등은 2020년 중학교 선수 기숙사를 완전히 폐지할 방


침을 세웠으나, 서울지역 30개를 비롯한 전국 66개소 등 아직도 많은 중학교에서 기숙
사를 운영 중인 것으로 확인된다. 고등학교의 경우에는 전국 313개 기숙사가 운영되고
있는데 이는 고교 시기에 상당수의 학생선수들이 운동선수라는 진로를 확정하는 것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위 380개 가운데 학생선수 전원이 기숙생활을 하는 곳은 187개로 절반에 가까운


(49.2%) 수치이다. 또 이중 157곳은 원거리 학생이 아닌 근거리 학생들을 포함하여 기
숙생활을 하고 있다. 이는 상시합숙 근절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원거리 통학학생들의
편의를 위한 기숙사 운영을 허용하도록 정한 법령의 취지를 벗어난 것이다.

한편, 올해 7월 인권위는 초중고 학생선수 63,211여명을 상대로 인권상황 실태조사


를 수행하여 합숙경험5)이 가져오는 부정적인 부분들에 대해 파악하였다. 그 결과, 고

4) 안민석 의원실(2016)에 의하면 당시 교육부는 전국적으로 218개의 운동부 합숙소가 존재하는 것으


로 보고하고 있는데 여기서 합숙소는 법령에 따른 ‘학생선수 기숙사’와 다른 의미의 상시합숙소에
한정하여 보고된 것으로 보인다. 뒤에서 살펴보겠지만 ‘기숙사’로 변경하고도 사실상 상시합숙 훈련
과 생활공간 즉 합숙소로서 운영되는 곳이 상당하다.
5) 합숙경험은 상시적인 합숙만이 아니라 전지훈련이나 경기 출전 시의 단기 숙소생활을 포함하는 것
이지만, 학교운동부가 학생선수의 합숙경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등학생 응답자 17,598명 가운데 중고교 시기 합숙을 경험한 학생은 11,313명(64.3%)
로 다수의 학생들이 합숙생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성폭력 피해 경험의 장
소가 합숙소인 경우가 훈련하는 곳(운동장, 체육관)(49.9) 다음으로 합숙소 또는 기숙
사(18.9)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피해를 입었다고 응답한 남학생의 경우 피해를
입은 장소가 합숙소라고 응답한 학생은 여학생 9.7%에 비해 상당히 높은 21%로 나타
나 남자 동성 선수들 사이의 합숙생활이 성폭력 피해와 어느 정도 연관이 있음을 보여
준다.

또한 불필요한 신체접촉에 있어서도 합숙 경험이 있는 학생들은 훈련장 또는 경기장


(44.4%), 숙소(38.6%) 등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과도한 훈련을 요구해서 운동을 포기
하려 한 적이 있다”고 응답한 학생들 가운데에서도 합숙경험이 있는 경우(13.3%)가 없
는 경우(8.2%)보다 높게 나타났다. 이 외에도 신체폭력 및 언어폭력의 장소 또한 합숙
소가 높은 순위로 기록되었으며, 이 같은 경향은 초, 중, 고등학생 모두에게서 나타난
경향이다. 이처럼 훈련이나 경기출전 등을 목적으로 한 상시 합숙훈련의 폐해는 (성)폭
력 피해뿐만 아니라 과도한 훈련의 배경이 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훈련의 양보다
훈련의 질이 중요하다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구시대적 무조건적 합숙 문화는 그 설득력
을 잃어가고 있는 중이다.

2. 심층면접 등을 통해 본 인권침해 사례

(1) 선택권이 없는 삶

학생선수 기숙사 관련 현행 규정은 원거리 학생들만 기숙사에서 생활하도록 되어 있


다. 그러나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한 바에 의하면 학생선수들에게는 합숙소 생활에 대
한 선택권이 없는 사례도 다수 발견되었다. 이번 조사에서 만난 A여고 농구부 학생은
합숙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집에서 다니고 싶다고 하였는데, 현재의 합숙소 생활은 타
지역 학교로 진학하거나 집이 너무 멀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경우도 있지만 근거리에
사는 학생이라 하더라도 본인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합숙소에서 살고 있는 사례가 빈번
한 것이다. 많은 학생선수들이 너무 오랫동안 합숙을 해온 결과 합숙은 선택의 문제가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25


아니라 반드시‘해야 하는’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문 : 합숙은 본인이 선택한 것인가요 아니면 지도자나 학교에서 합숙생활을 하도록 정해서 따
르게 된 것인가요?
답 : 네. 집은 워낙 머니까 합숙을 하게 되었습니다. 지도자들은 무조건 합숙을 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통학을 하게 되면 집이 먼 선수들이 불공평하다라는 말이 나올까 봐서이기도
하고, 단합을 위해서라고 합니다. 단합을 위해서 다 같이 합숙을 해야 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B고 축구부 2학년 남학생).

위 면담자는 초등학교부터 상시 합숙훈련을 해왔는데, ‘감옥에 갇혀 있는 느낌’이라


고 하였다. 이와 같이 기숙사 또는 합숙소 생활의 ‘강요된 의무’에 대해 많은 학생들은
그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아래는 지난 7월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상황 실태 전수조사
시 학생선수들이 개방형 질문으로 기타의견에 진술한 내용 중 일부이다.

감독님 숙소 좀 그만 들어가게 해주세요. 집밥이 그리워요, 맨날 숙소가면 씨리얼만 먹으니까


속이 니글니글 거려요. 콜라 엄청 먹고 싶어요(중학교 2학년 축구부 남학생)

너무 힘듭니다. 합숙은 해선 안 됩니다. 전 조만간 고등학교로 진학하지만 제 후배들은 이런


고통을 느끼지 않았으면 합니다. 코치감독들의 비리, 폭력은 아직도 있으며 제가 생각했던 야
구부의 환상을 깨뜨렸습니다. 전 선배에게 폭력을 당하였고 지금 후배들에겐 덜하고 사이가 좋
지만 숙소생활을 할 시에는 당연히 트러블이 생길 것이고, 구타가 있을 겁니다. 제가 합숙을
하면서 사건사고가 터지는 건 당연하고 그 중에 심한 일, 절도, 폭력 등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 야구부 남학생)

합숙을 하면 폭력과 성폭행 등이 많아지는 거 같습니다. 합숙을 없애주십쇼. 그리고 운동선수


들도 인권이 있는데 머리카락을 강제로 자르라는 등 너무 싫습니다. 운동선수들은 머리가 무조
건 짧아야 되는 것도 아니고 강제로 자르는 것을 멈춰주십시오(고등학교 1학년 야구부 남학생)

꼭 숙소생활이 필요한가요? 숙소생활을 하면 폰이 없어요, 폰을 걷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돼


요. 늘 해왔던 거지만 그래도 이해가 안돼요. 폰이 있다고 하더라도 지장 없이 운동할 수 있고
그런데요. 왜 숙소에만 오면 걷는지 모르겠어요. 맨날 폰 주는 것도 아니고 외박, 외출 때만
폰을 줘요(고등학교 1학년 축구부 여학생)

2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유엔아동권리협약 제12조에는 “자신의 의견을 형성할 능력을 갖춘 아동에게는 본인
에게 영향을 미치는 모든 문제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표현할 권리를 보장하고, 아
동의 나이와 성숙도에 따라 그 의견에 적절한 비중을 부여해야 한다.”고 명시되어 있
다. 또한 “아동은 사생활과 가족, 가정, 통신에 대해 자의적이거나 불법적인 간섭을
받지 않으며”, 이러한 간섭으로부터 법적인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다는 점을 천명하
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학교운동부의 합숙소 생활은 오랜 관행과 같이 대다수의 학생선수들에


게 의무로 강요되면서 자신의 생활과 관련한 주요한 자기결정권을 침해당하고 있을 뿐
만 아니라 상시 합숙훈련을 하지 않을 경우,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일반화되어 있다. 이 같은 인식은 ‘운동부=합숙’이라는 부담으로 작용하여 스포츠 활동
의 저변확대를 저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또한 현행 『학교체육진흥법』은 ‘원거리 학
생을 위한 학생선수 기숙사’ 허용과 그와 관련된 요건에 대해 명시하고 있음에도 불구
하고, 운동부 지도자들이 상시 단체합숙을 방침으로 정하면 학생들이 이를 거부하기는
거의 불가능하다. 체육특기자들은 운동을 결정함과 동시에 자기결정권을 철저히 제약받
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자기결정권의 침해는 우리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고 있는 행복추구권이 침해


된 것이라 할 수 있다. 이 권리는 그 구체적 표현으로서 일반적 행동자유권과 개성의 자
유로운 발현권을 포함하는데, 일반적 행동자유권의 보호영역에는 개인의 생활방식과 취
미에 관한 사항도 포함된다. 이와 같이 학생선수의 기숙사 생활여부는 학생선수 시기 동
안 생활방식과 이로 인해 파생한 제반 생활양식에 대한 선택과 직결되는 것이어서, 이를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것은 헌법상 기본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2) 개인이 상실된 삶

운동선수 합숙소를 고립된 섬이나 감옥, 군대에 곧잘 비유하곤 한다. 그만큼 이 공간


이 다른 생활세계의 공간과 분리되고, 격리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세계에서 자
신들만의 생활패턴과 양식,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아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27


동청소년의 자유권 및 사회권은 제약 또는 제한을 받으면서 인권의 사각지대로 내몰리
고 있기도 하다.

먼저 합숙소에서 그들의 삶은 ‘개인’이 도무지 존재하기 어려운 밀집된 공간만이 허


락되어 있다는 문제가 드러난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조사대상 16개소 중에는 한 방
에 7인 이상이 생활하고 있는 곳은 6곳에 이르며, 그 중 4곳은 한 방에 10명 이상이
함께 생활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그림 1]은 최근 합숙소를 생활관(휴게시설)로 전환한 C중학교의 구조를 도면과 사진


으로 나타낸 것이다.

[그림 1] C중학교 생활관 도면 및 내부

조사대상 합숙소에는 이와 같은 구조들이 많았는데 도면에서 휴게실 바닥으로 표기


된 곳이 침실로 이용되었던 곳으로 벽 측면으로는 로커가 있고, 별도의 침대는 없으며
방바닥에서 생활한다. 이곳은 더구나 건물 지하에 위치하고 있는데 출입구를 통해서 내
려오면 바로 주방이 있고 안쪽으로는 지도자실이 있으며 이 지도자실을 건너면 1개의

2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방 뒤로 공동화장실과 세탁실이 있는 구조이다. 이 장소는 과거 학생선수 40여명 전원
이 함께 합숙했던 장소이기도 하다.

H고교 축구부는 상가 건물 3개 층 내 집을 임대해서 숙소를 운영 중인데, 2학년 학


생들은 옥상 방에서 생활하고 있다. [그림 2]와 같이 이 방은 천정이 매우 낮고 비좁은
데 10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곳은 집 한 채에 학생선수 10여명과 지도자 등이 화장실
겸 샤워실 1개를 공동으로 사용하고 있다. 더군다나 인터뷰 결과에 의하면 옥상 방은
수압이 낮아서 씻고 빨래하는 걸 순차적으로 하다 보니 잠에 늦게 들게 되고, 이는 수
면시간 부족으로 이어져 적절한 휴식권이 보장되지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한다.

“숙소생활은 불편한 점이 많다. 씻으려고 하면 물이 잘 안 나온다. 씻을 때 세탁기를 돌리면


물이 안 나와서 다 씻고 빨래를 돌려야 하고, 그래서 11시 넘어서 잘 때가 많다. 그래서 전반
적으로 수면 시간이 부족하다. 1학년이 쓰는 3층이 물을 많이 쓰면 물이 더 안 나와서 후배들
에게 세탁기 나중에 돌리라고 말하기도 한다. 다른 숙소로 가고는 싶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H고교 축구부 2학년).”

[그림 2] H고교 옥탑방 침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29


[그림 3] I고 축구부 침실

[그림 3]에 나타난 2, 3학년 학생선수 전원이 합숙하고 있는 I고교 축구부의 합숙소
는 최소한의 합숙이라는 목적 이외에는 아동청소년이 일상생활을 하는 공간이라고 보
기에 적절치 않다.

[그림 4] A여고 농구부 침실

3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4]에 나타난 A여고 농구부는 비교적 청결한 공간으로 보이나 한 방에 7명의 학
생선수가 함께 생활하므로 개인의 사생활 보호나 선수 개개인의 프라이버시는 찾기 어
려워 보인다.

[그림 5] B고교 축구부 침실

[그림 5] B고교 축구부의 사례는 1개실에 8명이 2층 침대 4개를 사용하여 합숙하고


있다. 이 학교는 특히 건물이 노후화 되어 외풍이 심하고, 난방대책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아 숙소로서 적합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뿐만 아니라 지도자들이 생활할
숙소가 부족하여 일부 지도자들은 학생들과 같은 방을 사용하면서 학생선수들의 편안
한 휴식을 제한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보이며, [그림 6]과 같이 지도자 방에서는
축구부임에도 불구하고 야구방망이 등 체벌 목적으로 사용될 개연성이 있는 도구가 비
치되어 있었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31


[그림 6] B고교 축구부 지도자실

[그림 7]의 E고교 야구부는 29명이 1개실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2층 침대가 밀집해
있었다. 여기서는 29명의 학생선수 중 원거리 학생 5명만 상시합숙을 하고 있는 것으
로 보고되었지만, 학생 인터뷰 결과 올해 2~5월(3개월 약 90일 이상) 기간 동안 선수
전원이 상시 합숙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이 되었다.

[그림 7] B고교 야구부 숙소

3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8]에서 보듯 같은 학교 축구부 합숙소는 더 열악하였는데 침대 매트리스가 1,
2층에 걸쳐 5개씩 빽빽하게 놓여 있어 훈련에 지친 선수들이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기
에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그림 8] E고 축구부 침대구조

[그림 9] A중학교의 사례를 살펴보면 1개실에 13~14명이 생활하는 구조로 요즘도


아동들이 이러한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매우 부적절한 생활
공간일 뿐 아니라 [그림 10] 의 B중학교 사례와 같이 침실이 과거 군부대 내무반과 유
사한 구조인 사례도 있었다.

이들 공간 구조는 모두 적절한 수면과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라고 보기


어렵다. 적정한 주거 공간에서 삶의 질을 누리면서 인권을 보장 받아야 할 아동청소년
이 생활하는 공간이라 할 수 없는 곳이다. 단지 학생선수들은 경기력 향상을 위한 목적
으로 훈련소와 같은 곳에서 단체로 숙식하는 운동 기계로만 다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 이와 관련하여 심층면접에 응한 체육교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33


[그림 9] A중학교 밀집형 침실

[그림 10] B중학교 군 내무반 구조형 침실

3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운동선수가 합숙소 생활을 하다가 운동을 그만두게 될 때, 그 때가 정말 문제입니다. 그렇게
되면 거의 절대다수가 ‘일탈’을 하는 모습을 저는 보았습니다. 합숙소 생활을 그만두고 자기
집으로 돌아가 자기 엄마, 아빠랑 지내는 것조차 엄청 어색하게 받아들이고 적응을 하지 못하
게 되는 거지요. 합숙소 단체생활을 통한 그들만의 고립된 생활에 젖어 있어서 적응을 못하는
겁니다. 그래서 가출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습니다. 그 안에서 폭력은 어떻게 보면 ‘작은’ 부분
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동성 간 성희롱, 빨래셔틀 같은 사례들도 있겠지요. 그렇지만 합숙소
의 고립된 생활을 했던 학생들이 일상의 경험과 분리되어 살다가 적응하지 못하는 문제, 이 문
제는 정말 심각합니다(심층면접에 참여한 체육교사).”

결론적으로 학생선수들은 이르면 초등학교 5, 6학년 또는 중학교 때부터 집을 떠나


합숙생활을 하면서 운동선수의 꿈을 꾸고 진로를 결정하게 된다. 하지만 아동청소년기
에서부터 이러한 생활이 누적되고 반복되면서 합숙생활 밖으로 나가게 될 때 겪게 되는
심한 고립감과 부적응은 오랜 사생활의 박탈 속에서 규율과 체계에 순응한 결과로 볼
수 있다.

(3) CCTV에 갇힌 삶

폐쇄회로 TV(CCTV: Closed Circuit Television) 설치운영 또한 학생선수들의 사


생활 감시의 측면이 있다. CCTV는 영상정보처리기기6) 중 하나로서 범죄의 예방과 수
사, 시설 안전 및 화재예방, 교통단속 등 법령에서 정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설치와 운영
이 금지되어 있다. 그리고 이를 설치 ․ 운영하려는 사람은 정보주체가 쉽게 인식할 수 있
도록 설치목적과 장소, 촬영 범위 및 시간, 관리책임자의 이름과 연락처 등이 담긴 안내
판을 설치해야 한다(『개인정보보호법』제25조 4항, 동 법 시행령 제24조 1항). 또한 불
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목욕실, 화장실, 탈의실 등 개인의 사생활을 크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의 내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설치 ․ 운영해서도 아니 된다.

또한 『개인정보보호법』제25조 제7항 및 동법 시행령 제25조 1항에 따르면 이와 같


은 영상정보처리기기 운영자는 설치근거와 목적, 설치대수와 촬영의 범위, 관리책임자
와 영상정보 접근권한을 지닌 사람, 촬영시간과 보관의 기간과 장소, 영상정보 확인 방

6) 일정한 기간에 지속적으로 설치되어 사람 또는 사물의 영상 등을 촬영하거나 이를 유 ․ 무선망을 통


하여 전송하는 장치(개인정보보호법 제2조7호, 동 법 시행령 제3조 등)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35


법과 장소 등의 사항을 포함한‘운영 ․ 관리 방침’을 마련해야 한다.

조사대상 16개 학교 가운데 CCTV가 설치되지 않은 곳은 2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14


개소는 모두 CCTV가 설치되어 운영되고 있었다. 다른 학습 및 안전시설 설치가 부실
한데 반해 대다수 합숙소가 CCTV를 설치 ․ 운영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학생선수 기숙
사는 학생선수와 운동부지도자 및 교직원 등 특정인만 출입 및 이용하는 공간으로 시설
안전이나 범죄예방을 위한 측면에서 설치 필요성이 있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방문
한 합숙소에 대한 조사 결과 CCTV 설치 목적과 범위를 벗어나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
할 소지가 높은 사례들이 발견되었다.

먼저 A중학교 축구부에는 실내 복도에 1개, 복도와 연결된 식당 출입구에 1개의 기


기가 설치되어 있고, 나아가 학생선수들이 기숙하고 있는 숙소 방 1곳에도 설치되어 있
는 것으로 확인되었다[그림 11].

[그림 11] A중학교 숙소 내 CCTV(2실)

3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이 학교는 스프링클러를 갖추지 않아 안전시설 구비여건은 미흡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이 휴식과 취침을 하는 장소인 방 내부에 CCTV를 설치 ․ 운영하였을 뿐만 아니
라 복도와 식당 출입구 CCTV를 통해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공간 전반을 감시하는 목
적으로 설치 운영되어 시설안전 등을 위해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서 설치한 것으로는 보
기 어렵다.

E고 야구부의 사례를 보면, 모두 4개의 CCTV를 설치 ․ 운영하고 있는데 우선 CCTV


운영에 대하여 법령에서 정한 요건에 부합하는 안내를 하고 있지 않다. [그림 12]와 같
이 설치근거와 목적, 설치대수와 촬영의 범위, 관리책임자와 영상정보 접근권한을 지닌
사람, 촬영시간과 보관 기간과 장소, 영상정보 확인 방법과 장소 등에 대한 안내(공지)
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다.

[그림 12] E고 야구부 CCTV 설치 안내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37


[그림 13] E고 야구부 CCTV 설치

나아가 촬영된 영상정보는 기숙사 내 지도자(코치)실로 실시간 전송되어 확인되고 있


었는데, [그림 13]에서 보는 바와 같이 영상은 진입로와 출입구(신발장이 있는 곳), 기
숙사의 외벽, 복도를 비추고 있었다.
이 학교 운동부 지도자는 이러한 기기 운영이 도난 등의 방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
하였으나 범죄 발생 시 사후 영상을 확인하는 것도 아니고, 학교관리자도 아닌 운동부
지도자가 실시간으로 학생선수들의 기숙사 출입을 포함한 생활을 들여다보는 것이어서
사생활 감시의 성격이 적지 않다고 할 것이다.
특히 이러한 감시 가능성은 이번 조사에 드러난 바와 같이 대부분의 학생들이 상시
합숙훈련을 하는 체육고등학교7)에서는 더욱 심각한 형태의 감시체계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 14], [그림 15]와 같이 이번 조사 대상이었던 두 체육고에서는 기숙사 동 전 층
복도에 CCTV를 설치하고, 사감실에서 이 영상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7) 이용선, 이근모(2013)은 “학교의 감시망은 ‘학교 내’에서 ‘건물 내’로 범위를 더욱 좁혀야 한다.
‘학교 내’에 설치된 CCTV는 학생선수가 ‘학교 외’로 나가지 못하게 통제한다면, ‘건물 내’에 설
치된CCTV는 ‘학교 내’에 나가는 것조차 제한해버린다. 즉, ‘건물 내’에 CCTV를 설치하여 학생
선수들의 활동 범주를 더욱 축소시킨다는 것이다. 그래서 체육고등학교는 ‘기숙사내’에도
CCTV가 설치되어 있다.”라면서 체육고의 CCTV를 통한 감시체제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3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14] A체고 사감실 내 CCTV

이러한 CCTV를 통한 감시에 대해서 B체고 2학년 여학생은 다음과 같이 느낌을 표


현하였다.

“안전상 필요한 부분도 있지만 저는 ‘감시’ 받는다는 느낌이 더 커요. 기숙사는 익숙한 공간이
잖아요. 집에는 없는데...... 그런 면에서 불편해요.”

이 학교 학생선수들에 따르면 외부음식은 절대 반입할 수 없고, 인원점검을 하루에 4


회 이상하며, 병원 진료 등 외출 시에는 사감의 승인을 반드시 받고 나가야 하는데, 감
독자들은 CCTV를 통해 실시간으로 이와 같은 규칙위반을 적발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4년 프로야구 롯데자이언츠 구단이 원정경기 기간에 호텔 숙


소의 복도에 설치된 CCTV를 통하여 선수들의 외출 상황을 감시한 것과 관련하여 헌법
제17조에서 보장하는‘사생활의 비밀’과 헌법 제10조와 17조로부터 도출되는‘개인정보
자기결정권’등을 침해하였으므로 KBO총재에게 재발 방지를 위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39


마련할 것을 권고한 바 있다(2015. 3. 5.) 또한 병실 내 알콜의존증 환자를 치료 중인
폐쇄병동의 일반병실(17진정0084100 결정, 2017. 6. 9.), 사회복지시설 내 복도와 방
(04진인2622 결정, 2005. 8. 31.) 등 안전의 보호라는 공익적 목적에 부합하는 경우에
도 사생활의 자유를 침해할 여지가 없도록 필요범위 내에서 최소한으로 운영하도록 권
고한 바가 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일부 학생선수 기숙사 또는 합숙소에서는 복도와 휴


게실, 심지어 침실 내부에도 CCTV를 설치, 운영하여 이 영상정보를 사감실 또는 지도
자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는 사례들이 확인되었다. 이는 범죄예방과 안전보호
등의 최소한의 목적을 벗어나 학생들의 일상생활을 실시간으로 감시 ․ 통제하는 데 활용
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마땅하며, 이는 헌법에서 정한 사생활의 비밀,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중대한 행위로서 시급히 개선되어야 할 사안으로 볼 수 있다.

(4) (성)폭력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은 삶

① A중학교 축구부 합숙소 폭력사건 사례

이 학교의 사례는 과거 군대에서 많이 발생한 폭력의 대물림과 같은 공동체의 서열화


가 초래하는 폭력구조의 전형적인 사례이다. 가해학생은 축구부 3학년 5명과 2학년 6
명 등인데, 3학년 주요 가해학생은 주로 2학년 학생들을 구타하였는데, 때로는 그 이유
가 1학년 교육을 문제 삼아 2학년로 하여금 1학년들을 구타하도록 종용하기도 하였다.
다음은 이 학교에서 3학년 한 학생이 후배들을 상대로 한 폭력 등 가해사실에 대한
학교 측의 자료 내용을 요약한 것이다(다른 학생들의 가해사실은 생략).

- 2학년 후배들을 숙소(B방)에 한 줄로 세워놓고 가슴을 3대 정도씩 때림, 40분 정도 열중쉬


어 하고 머리를 바닥에 박게 하고, 욕하고 발로 밟음
- 후배들(2년)에게 마사지와 빨래시킴
- 자신의 바지가 없어졌다고 2학년 때리기 시작하다가 결국 자신의 사물함에서 찾아 웃고 넘김
- 000(2년), 000(2년)에게 모이는 시간(샤워실)에 늦게 왔다고, 샤워를 늦게 해 서, 떠든다
고, 장난을 많이 친다고, 3초 안에 방에서 나가라 했는데 못 나가 면 때리고 가슴과 뺨도
계속 때림

4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 000(1년)을 주먹으로 2대 때림
- 000(2년)을 숙소에서 발로 밟고 구타
- 000(2년)에게 가슴을 35대 때림(숙소A방), 샤워실에서 팔 윗부분과 가슴 구타
- 000(2년)에게 가슴을 3대 때림, 화장실에서 가슴을 5대 때림, 1학년 때도 가슴에 멍이 들
정도로 많이 맞음
- 000(2년)을 숙소에서 가슴을 35대, 엉덩이5대, 팔10대 정도 때림, 평소에도 많이 맞음,
가슴에 피멍이 들기도 함 목격
- 000(2년)을 때릴 때 마다 말하면 죽여 버리겠다고 하고 나 축구부 나가도 되 니까 너 죽
여 버리겠다고 말함.
- 000(2년)을 창고에서 가슴을 구타함
- 000(2년)은 신고를 하지 못한 이유가 ‘보복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라고 함
- 000(1년), 000(2년) 화장실에서 웃었다고 가슴을 7대씩 맞음
- 2학년 전체 학생들에게 2018. 8. ~ 2019. 3. 저녁에 몇 시까지 자지 말라하고, 가끔 머리
를 박고, 엎드리게 하고, 가슴을 1~2대씩 때리기도 함
- 숙소로 후배들(2년)에게 저녁 11시쯤 1명씩 오라고 하여 때림
(감독 코치가 저녁 10시30분 취침 확인하고 들어가면 행동 함)
- 000(2년)에게 1학년 교육 똑바로 안 시킨다고 가슴을 2~3대 때림
- 2학년 전체 후배들에게 자기 잠자리에 쓰레기가 있다고 빗자루로 10대씩 때림
- 000(2년)에게 매일 마사지를 30분 ~ 1시간 정도 시킴
- 000(2년)에게 자기 빨래를 7개월 정도 매일 시킴

이 사례는 가해학생은 후배 학생 개인만이 아니라 전체 학생들을 상대로 한 단체기합


과 폭행은 물론, 이른바 ‘빨래셔틀’과 마사지까지 강요한 것이다. 이러한 가해는 7개월
이상 지속되었으나 피해 학생들은 보복에 대한 두려움으로 신고를 하지 못하다가 결국
2명의 학생이 상담교사에게 신고 및 접수를 하였다. 이 학교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는
피해학생들에게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및 조언을 받도록 하는 한편, 가해학생
들에게는 접촉과 협박, 보복금지와 특별교육 등을 실시하도록 하였고, 이 중 가해를 한
3학년 1명에 대해서만 전학 조치를 취하였다.

이 학교 학생 인터뷰 결과에 의하면 이 학생은 다른 학교로 전학을 가 여전히 프로팀


산하 유스팀에서 활동하고 있으며, 또 다른 가해학생들은 여전히 같은 축구부원으로 함
께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사건 이후 교육을 받았거나 상담을 받은 기억은 나지 않는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41


고 하였다. 더욱이 충격적인 사실은 또 다른 학생선수 인터뷰 결과, 위의 가해학생은 학
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결과와 달리 강제전학이 아니고 자발적 전학을 가는 것으로
문제가 매듭지어졌다는 점이다.

[그림 15] A중 축구부 폭력 사건 발생 숙소 중 한 곳

이 학교 합숙소는 2개의 방에 10여명 이상씩 선후배들과 함께 생활하는 구조로 되어


있으며, 폭력 행위는 2개의 방, 화장실, 샤워실, 창고([그림16], [그림 17] 참조) 등에서
이루어졌고, 대부분은 하루 일과 후 점호를 마친 코치가 취침에 든 이후에 이루어졌다.
특히 가해학생이 피해학생들과 함께 상시적인 합숙생활을 했다는 점에서 피해자는 벗
어날 곳이 없는 가운데 폭력이 지속되는 결과를 낳았다. 즉 모든 행위가 합숙소 집단생
활을 배경으로, 합숙소 내 공간에서, 그리고 합숙소 생활과 관련하여 이루어진 것이다.
이 합숙소에는 코치가 생활하는 방이 별도로 있고 폭력행위가 상당 기간 지속적으로 이
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코치가 전혀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관리상의 처벌을 면하기 위
한 의도적인 것인지, 아니면 무관심인지 판단하기 어렵다.

4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16] A중 축구부 폭력 사건 발생 창고

이 사례와 관련하여 해당 축구부 감독은“선수들을 잘 교육하고 점검했어야 하는데 부


족했다.”고 하면서도 상시 합숙훈련의 폐해에 대한 문제의식은 없었고, 이를 일반학생
들과 비교하면서 상대적으로 학생선수들은 합숙생활로 인해 그러한 문제들로부터 더
잘 관리된다거나 이러한 사건은 일부 ‘문제가 있는’학생 개인에게 비롯된다는 인식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일반 학생들은 폭력이나 괴롭힘이 더 심각하지요. 간혹 시내에 나가 여관 근처 등에 가보면


학생들이 담배 태우고, 다른 학생들 괴롭히는 걸 몇 차례 직접 보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운
동부 학생들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물론 무리지어 생활하다보면 그런 폭력이나 괴롭힘 사건
들이 벌어질 확률이 꽤 있기는 합니다. 그렇지만 그런 일들은 합숙문화 때문이 아니라 문제를
일으키는 특정 학생들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어느 중학교에서 ‘짱’하다가 문제를 일으켜 프
로팀 산하 유소년 클럽이 있는 학교로 전학을 갔는데 다시 가자마자 문제를 일으킨 적도 있습
니다.”

이 사안 관련 학교폭력자치대책위의 심의결과나 학생인터뷰를 보면, 누가 봐도 심각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43


한 사건들임에도 불구하고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는 별개로 하더라도) 피해학생들에 대
한 치유와 상담, 재발방지를 위한 교육과 조치 등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러한 결
과 관련 학생들은‘인권감수성’을 더 향상시키고 폭력에 대해 반성적 인식과 태도보다는
인터뷰 과정에서 보이듯 조사결과 명백히 밝혀진 사실들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가해 또
는 피해사실을 부인하거나 일부의 사실들은 ‘장난으로 때린 거라고 생각’한다는 인식에
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3학년이 듣기는 좀 그렇잖아요. 그래가지고 청소 좀 하라는데, 제가 그 때 같은 청소였


어요. 쓸고 있는데 애는 놀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 청소 좀 하고 놀아, 이런 식으로 한 거
죠.......<중략>.......이제 열심히 하다보니까, 이제 뭐 그래가지고 이야기하다가 그냥 그 때는
저도 화나니까 이야기하다가 계속 웃고 장난치고 하니까,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있는데 화나니
까 때렸죠(중학교 3학년 학생, 가해학생 중 한명).”

“잘못한 사람은 여러 번 기회를 줘도 계속 걸리니까 맞는 거 같고, 안 맞는 애들은 자기 할 거


알아서 하니까 안 맞는 거 같아요. 그런 형들은 그냥 장난 식으로 한 거고 000형(주요 가해학
생)은 그런 거 같아요(심하게 장난 이상으로 때린 것으로 이해됨. 중학교 1학년 학생, 피해학
생 중 한 명)

장난이든 아니든 때리는 폭력행위는 절대로 해서는 안 되는 행동이지만 이 경우 해당


학생들은 가해자의 합리화 언어인‘장난’으로 내면화하고 있었다. 결국 이와 같이 지도
자와 학생들의 (성)폭력 등에 대한 인권적 측면에서의 민감성과 감수성 부족, 학교 당국
의 미흡한 조치, 사전 예방 교육과 사후 교육 등의 부재와 더불어 합숙생활의 지속은
학생들이 여전히 폭력에 둔감하도록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
와 유사한 사건들은 언제든 재발될 가능성이 남아 있으므로 합숙소 문제에 대한 개선이
긴급히 요청된다.

② H고교 축구부 합숙소 발생사건 사례

이 사건은 2019년 3월 000(3학년)이 축구부 숙소에서 1학년부터 2학년까지 여러 차


례 성적인 행위를 요구하는 피해를 받아왔다고 신고가 접수되면서 표면화된 사건인데
가해학생은 장난으로 그렇게 행동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가운데 그 외 2학년 000, 000

4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도 1개월 전 무렵에 같은 행위를 요구받았다고 하여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가 열리게
되었다. 이 가운데 피해 학생은 면접조사 시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였다.

“1학년 때부터 한 달에 한 번씩 자기 성기를 빨아달라고 했어요. 단둘이 있을 때, 여러 사람이


있을 때 빨아달라고 해서 처음에는 장난인줄 알았어요.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이 나빴어요. 아
빠한테 000이 자기 성기를 빨아달라고 했다고 하니까 남자들끼리 그럴 수도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이 학교 지도교사의 면담결과 먼저 표면에 드러난 사건은 학생 선수들의 흡연


과 ‘갈굼’행위(언어폭력 또는 정서적 학대를 의미)와 관련된 것이었으며, 이 가해학생에
대해 전학 여부 등의 이야기가 나올 시점에는 감독이 이미 다른 학교 축구부를 추천하
여 전학이 예정된 상황이었다는 점과 가해학생에 대한 징계는 특별교육 이수로 결정되
었다는 점에서 사태가 심각하게 발전하지는 않았다. 결국 가해 학생이 전학을 가면서
사건은 일단락되었는데 피해학생 인터뷰 결과 가해학생은 이러한 성적 요구 외에도 이
른바‘패드립’이라고 하는 타인의 어머니를 거론하는 성적 언어폭력 행위를 숙소와 운동
할 때를 가리지 않고 하였으며, 민감한 부위를 포함한 신체적 폭력 또한 행하였다는 것
이 드러났다.

게다가 어떤 ‘큰 사건(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음)’이 벌어져 가해학생이 축구부를


떠날 상황에 이르자 가해학생의 아버지가 축구부 안에서 있었던 불법스포츠도박과 관
련한 행위를 모두 폭로하겠다고 협박하여 무마되었고(토토 사건은 부모가 없는 한 학생
이 돈이 필요해서 하다 보니 빠져들게 된 것이었다고 하였다), 피해학생은 이러한 협박
에 직면하자 이와 같은 피해사실을 공론화하기에 이르렀다.

이와 같은 사례들로 볼 때 합숙소라는 곳은 동성 또는 이성의 선수들과 코치 등 지도


자와 함께 생활하는 공간이라는 구조적 특성으로 인해 지도자 또는 선후배의 위계에 의
한 (성)폭력과 부당한 인권침해 행위가 발생할 개연성이 늘 상존해 있는 공간이다. 하지
만 이 사건은 합숙소 생활의 특성상 동성의 선수들 사이 폭력과 넓은 의미의 성폭력의
위험성에 대한 인식과 조치 그리고 학생선수들에 대한 교육, 사건 발생 시 피해자 치유
프로그램 등이 전혀 가동되고 있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45


지난 10월 3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발표한 대한민국의 유엔 「아동권리협약」 제
5·6차 정부보고서에 관한 최종견해에서 제시된 권고 중에는 「아동권리협약」의 8개 권
리영역 중 ‘아동에 대한 폭력’ 예방과 관련한 사항을 강조하였다. 이를 위해 ‘간접체벌
및 훈육 등 체벌 금지, 학교에서의 비폭력대화·갈등중재 및 비폭력적·참여적 아동양육
증진, 예방 및 피해아동 회복·사회복귀 프로그램 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이를 위
해 노력할 것을 우리 정부에 권고한 사실에 미루어 볼 때 합숙소를 거점으로 이루어지
는 (성)폭력 문제들은 형사사건으로 비화되기 이전에 예방적 조치가 다각도로 모색되고,
개선되어야 할 과제로 상정하고, 정부가 노력을 경주해야 할 문제로 볼 수 있다.

(5) 차별받는 여성선수

남녀가 함께 생활하는 학생선수 기숙사에서는 여학생들에게 성차별적인 사례도 조사


결과 발견되었다.
A체고 3학년 여학생은, 남녀 학생을 분리한다는 이유로 여학생 기숙사동에서 엘리베
이터로 진입하는 문을 폐쇄하여 이전에는 이용할 수 없었다고 진술한다.

남녀 분리 목적으로 엘리베이터로 가는 문이 잠겨 있어서 여학생은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방법


이 없었습니다. 제가 2층 침대 사다리에서 내려오다가 발이 부러져 목발을 짚었는데도 당시
사감 교사는 “너 하나 때문에 (문을) 열어줄 수는 없다”라고 말했습니다(A체고 3학년 여학생).

같은 학교 2학년 여학생도 같은 사실을 말하였다.

원래 남자 기숙사는 엘리베이터가 있거든요. 그 앞에 방화문 같은 게 막혀 있어요. 거기가 원


래 잠겨있어야 하는 건데, 그럼 남학생만 너무 이득이잖아요. 그래서 그거를 사감선생님이랑
기숙사 자치위원회가 있거든요. 걔네들이 합의해서 교장 쌤한테 얘기해서 교장 쌤이 열어주라
고 해서 다 열려있어요(A체고 2학년 여학생).

이러한 성차별적 관행은 여학생에게 더욱 가혹한 규율을 강요하는 행위로도 이어졌


다. B체고 2학년 여학생은 남학생보다 여학생 기숙사가 청소나 규율이 더욱 심하다고
구술하였다.

4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저녁 점호하고 청소검사 받을 때 먼지를 쓸어보고, 몸을 살짝 밀면서 지적하기도 해요.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여학생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런 것으로 군기를 잡
는다는 생각도 해요(B체고 2학년 여학생)

“보고” 하는 관습이 있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면 선배에게 반찬 등을 남긴 상태


를 보고하고, 물 먹고 와도 되는지 보고해야 하고, 화장실 쓸 때마저 먼저 나가도 되는
지 보고해야 하고…중략… 이런 관습은 오히려 남자부들은 거의 안하는 것인데, 여자
기숙사 군기가 옛날부터 잡혀 있습니다.

이처럼 여학생들은 “여학생은 깨끗해야 한다.”는 소위‘여자다움’을 강요받으면서 과


거 병영적 통제가 더욱 가중된 곳에서 억압적인 생활에 대한 고통을 호소하였다. 위 B
체고에서는 ‘여성다움’과 같은 성차별적 편견에 사로잡힌 강력한 규율과 수칙을 강요
하면서도, 여성선수에게 보장되어야 할 모성권과 건강권에 대한 고려는 전혀 없다고
할 수 있다. B체육고 2학년 여학생은 생리기간 중에도 쉬지 않고 운동하는 것에 대해
서 힘들고 불만이 있지만 문제제기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면서 다음과 같이 덧붙
였다.

“세상의 절반이 여자인데 아직도 떳떳하게 이야기를 못해요. 힘들 때는 잠시 누워있고 그런 정


도에요(B체육고 2학년 여학생).”

한편 J고 태권도부는 남학생은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하고 있고, 여학생은 학교에서


도보로 10분 이상 거리에 있는 다세대주택을 임대하여 별도 공간에서 합숙생활을 하고
있다. 아침 식사는 교내에 있는 남학생 기숙사에 모두 모여 주문배달 음식으로 해결하
고 있기 때문에 여학생은 매일 아침 교내로 이동하여 식사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저희 숙소에는 학습시설이나 TV, PC도 없고 와이파이(WIFI)도 되지 않습니다. 냉장고에는


간식이 전혀 없고요.......아침을 먹기 위해 매일 남학생 숙소에 가는 게 불편해요.......(일과는)
아침 6시 50분에 일어납니다. 그리고 남학생 기숙사로 이동해서 아침을 먹습니다. 7시 20분
까지 아침을 먹고 나면 다시 돌아와 씻고 준비하고 잠간 휴식을 취한 다음에 8시20분까지 등
교를 해요. 그런데 남학생은 아침 7시에 기상을 하고, 학교 안에 있으니 거리도 가까워 쉴 시
간이 많지만 저희는 10분에서 20분 정도만 쉴 수 있습니다(J고 태권도부 3학년 여학생).”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47


『국가인권위원회법』은 특정성별을 이유로 교육시설에서의 교육ㆍ훈련이나 그 이용과
관련하여 합리적 이유 없이 특정한 사람을 우대ㆍ배제ㆍ구별하거나 불리하게 대우하는
행위를 성차별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11조 1항의 “모든 국민은 법 앞에 평등하
다. 누구든지 성별·종교 또는 사회적 신분에 의하여 정치적·경제적·사회적·문화적 생활
의 모든 영역에 있어서 차별을 받지 아니한다.”는 정신으로부터 비롯되었다. 따라서 일
부 학생선수 기숙사에서 관행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성차별적인 행위들에 대한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할 것이다.

(6)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는 삶

조사결과, 대부분의 합숙소는 안전에 취약한 구조로 나타났다. 이와 같은 상황이라면


제2의 천안초등학교 참사는 언제든, 어느 곳에서든 다시 일어날 개연성이 있으므로 그
심각성에 대한 인식과 대책이 시급하다.

아래 <표 5>는 이번 방문조사 대상 기숙사의 소방 및 안전시설과 관련 항목의 설치


유무를 정리한 것이다. 이를 살펴보면 모든 항목에 걸쳐 설치가 완비된 곳은 7곳이다.
나머지는 1개 이상의 항목에서 시설이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스프링클러가 없는
곳이 5곳, 비상구가 없는 곳이 5곳, 대피로가 없는 곳이 5곳이다. 그리고 스프링클러,
비상구, 대피로 모두가 없는 곳도 2곳에 이른다.

2003년 천안시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 사건을 돌이켜보면, 이 합숙소는 1993


년 10월 건축된 일반 건물로 등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단 한 차례도 소방점검을 받지 않
다가 2002년 11월 학교의 요청으로 점검을 받았지만 전기시설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는 판정을 받았다. 화재는 주방의 누전으로 인해 발화되었는데, 창문은 방범용 쇠창살
이 설치되어 있거나 에어컨과 신발장 등으로 막혀 있어 어떤 비상구와 탈출구도 없이
아이들의 생명을 앗아갔다.

4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표 5> 조사대상 기숙사 안전시설 등 현황

학교(종목) CCTV 소화기 스프링클러 비상구 대피로 비고

A여고
○ ○ ○ ○ ○
(농구부)

A고교
○ ○ ○ ○ ○
(농구, 하키)

B고교
× ○ ○ ○ ○ 탈출용 밧줄 비치
(축구)

C공업고
○ ○ ○ ○ ○
(컬링, 씨름)

D공업고
○ ○ ○ ○ ○
(펜싱, 축구)

E고교 CCTV4개,
○ ○ × × ×
(야구, 축구) 코치실에 화면

F여고
○ ○ × ○ ○
(축구)

A중학교
○ ○ × ○ ○
(축구)

G고교 지진에 취약한


○ ○ × × ○
(야구부) 구조라고 함

B중학교
○ ○ ○ ○ ○
(축구부)

H고교 ○ ○ ○ × ○

A체육고 ○ ○ ○ ○ ○

I고교
○ ○ ○ × ○
(축구)

J고교
○ ○ ○ × × 간이스프링클러
(태권도)

C중학교
× ○ × × ×
(축구)

B체육고
○ ○ ○ ○ ○
(육상 등)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49


이러한 구조는 [그림 18], [그림 19]에서 보는 바와 같이 C중학교 생활관의 모습과
유사하다. 이 학교는 지하에 위치한데다 내부에 주방이 있고 조리사를 채용하여 요리를
하고 저녁을 먹으며 또 안쪽으로 공동세탁시설에 여러 개의 세탁기와 공기정화기 등이
있지만 정작 스프링클러는 갖추고 있지 않아 안전에 매우 취약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
고 운동부 지도자들은 휴게 공간 입구에 위치한 지도자실에서 재떨이와 종이컵 등에 재
를 털고 담배를 피우고 있음이 확인되었다. 이것은 아동 청소년에게 매우 비교육적 행
위일 뿐만 아니라 간접흡연으로 인한 건강권 침해와 화재 가능성을 가중시키는 것이다.
이곳에서는 현재 저녁식사 후 바로 귀가를 하고 있고 내년에는 이 또한 폐쇄할 것이라
고 하지만 여전히 사용되는 시설이고, 현재의 시점에서 휴게공간으로도 적합하지 않아
보인다.

[그림 17] C중학교 생활관 내 천정

5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18] C중학교 학생 휴게실 입구 지도자실 담배꽁초

뿐만 아니라 조사대상 중 많은 운동부가 위와 같은 안전성에 위험을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그림 20]에 나타난 E고교 축구부는 일반 학생기숙사가 있지만 같은 건물
내 1층에 4개의 방이 연이어 있고 각 방마다 10여명이 2층 침대를 사용하며 단체로 생
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프링클러, 비상구, 대피로 등을 전혀 갖추고 있지 않았다.

[그림 19] E고교 축구부 복도 벽면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51


G고교 야구부는 지진에 취약한 구조로 판정이 되어 내년에 합숙소를 철거할 예정이라
고 하지만 일반 학생기숙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독립적 합숙소를 운영하고 있고, [그림
21]과 같이 소방안전 관련 안내문은 게시되어 있지만 정작 스프링클러와 별도의 비상구가
없는 상황으로 안전과는 거리가 먼 환경으로 시급한 개선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그림 20] G고교 야구부 소방안전 안내문

[그림 22]와 같이 I고교 축구부는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었다고 보고되었지만 조사 시


천정 내부 등을 살펴본 바에 의하면 물이 분사될 수 있는 노즐을 모두 제거한 상태로
스프링클러 작동 여부가 의심스럽다.

[그림 21] I고교 축구부 스프링클러 시설

5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7) ‘운동기계’로 도구화되는 삶

기숙사(합숙소) 내의 생활은 계속되는 훈련과 경기로 빈틈없이 짜여 있어 아동의 신


체적‧정신적 착취로 이어지고 있다. 오전(새벽) 훈련, 학교수업과 오후 및 저녁 훈련 그
리고 점호와 취침으로 반복되는 하루 일과는 물론 주말 리그와 전지훈련, 하계와 동계
전국대회 출전 등으로 학생선수들은 말 그대로 개인여가와 휴식권을 보장받지 못한 채
혹사에 내몰려 있다.

하루에 1시간~2시간 내외 짧은‘자유시간’이 있다고 하지만 기숙사(합숙소) 시설과 여


건은 자유로운 휴식이나 여가와는 거리가 있으며, 주말에 집으로 가서 일요일 저녁에
복귀한다고 하지만 이때에도 대부분 학생선수들은 운동을 같이 했던 친구들이나 동료
를 만나는 것 외 사회적 관계가 고립되어 있기는 마찬가지이다.

때로는 고된 훈련으로 주말이 되어도, 심지어 방학에도 집에 자유롭게 가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학생선수들의 생활은 하나의 인격체로서의 성장보다는 ‘운동기계’로 불릴
정도의 혹독한 훈련이 목적이 된 삶속에서 갈등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인터뷰 사례를 보면 A중학교 축구부 학생들은 주중에 합숙생활을 하다가 금요일 오


후에 집으로 갔다가 일요일 오후에 학교로 돌아와 일요일 저녁부터 훈련을 시작하는데
주말 리그 경기가 있는 3월부터 10월 사이에는 주말에도 집에 못가는 경우가 빈번해진
다고 한다. 이와 관련하여 <표 7>의 B중학교 축구부 연간 훈련계획을 보면, 학생선수들
은 1월부터 12월까지 연중 훈련과 시합 일정으로 꽉 찬 생활을 보내면서 오로지 시합
에만 목적을 둔 삶으로 귀결된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53


<표 6> B중학교의 연간계획


1 2 3 4

․ 기초체력훈련.연습경기 ․ 체력보강훈련.연습경기 ․ 기초기술훈련.연습경기 ․ 기초전술훈련.연습경기


1
(지구력,근지구력,순발력) (민첩성,각근력) (그룹 수비전술 ) (그룹 공격전술)

․ 기초 체력훈련 ․ 체력 보강훈련 ․ 기초 전술훈련


2 ․ 춘계중등연맹전 참가
․ 연습경기 ․ 연습경기 ․ 연습경기

․ 체력 보강훈련 ․ 기술 훈련 ․ 기본 전술훈련 ․ 연습 경기
3
․ 1대1수비 ․ 1대1 공격 ․ 팀 수비 전술 ․ 팀 공격 전술

․ 기술 훈련, ․ 기술 훈련 ․ 전술훈련 ․ 연습 경기,


4
․ 골 키핑 방법 ․ 소그룹훈련 4×4 ․ 소그룹훈련 7×2 ․ 스피디한 게임

․ 전술훈련 ․ 연습 경기 ․ 연습 경기 ․ 연습 경기
5
․ 트레핑/츄리핑 ․ 패스/슈팅 ․ 헤딩 ․ 센터링

․ 체력보강훈련 ․ 체력보강 훈련 ․ 기술 보강훈련 ․ 기술 보강훈련


6
․ 개인전술/공격적 ․ 개인전술/수비적 ․ 포지션 시스템 ․ 게임 단체전술

․ 체력보강훈련 ․ 체력보강 훈련 ․ 기술 보강훈련 ․ 기술 보강훈련


7
․ 게임시스템 4-3-3 ․ 게임시스템 3-5-2 ․ 게임시스템 4-4-2 ․ 게임시스템 4-5-1

․ 기술 훈련 ․ 추계중등연맹전 참가 ․ 추계중등연맹전 참가 ․ 연습경기


8
․ 외부적전술(더운날씨) ․ 핸드/헤딩게임 4:4 ․ 4대4+4윙 플레이어 ․ 크로스를 사용한 4대4

․ 체력 보강훈련 ․ 체력 보강훈련 ․ 기술 훈련 ․ 기술 훈련
9
․ 크로스&로테이션 ․ 3대1 윙공격 크로스 ․ 공․수 전환 방법 ․ 다양한 패스방법

․ 체력 보강훈련 ․ 체력 보강훈련 ․ 기초 기술훈련 ․ 기초 기술훈련


10
․ 인터벌트레이닝 ․ 웨이트트레이닝 ․ 개인 전술훈련 ․ 팀 전술훈련

․ 기초 기술훈련 ․ 기초 기술훈련 ․ 기초 체력훈련 ․ 기초 체력훈련


11
(골키퍼) (스토퍼) ․ 미니 게임 4명×4명 ․ 미니 게임 5명×5명

․ 기초 기술훈련 ․ 기초 체력훈련
12 ․ 산악 훈련 ․ 산악 훈련
(논스톱/원터치) (쓰리터치/free)

이를 다시 주중으로 세분화한 계획을 보면, 토요일은 주말리그(3월에서 10월 사이에


열린다고 함)로 채워져 있으며, 아동청소년에게 반드시 필요한 적절한 휴식은 전혀 고
려되지 못한 채 생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5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표 7> B중학교의 주간계획


월 화 수 목 금 토 일

기초 기초기술훈련 기술 훈련 기술 훈련 기술 훈련 주말리그
1 회복훈련
체력훈련 볼콘트롤 슛팅 드리블 헤딩 참가

기초체력 기초기술훈련 기술 훈련 기술 훈련 기술 훈련 주말리그


2 회복훈련
훈련 인사이드패스 인프론트킥 아웃프론트킥 인스텝킥 참가

기초체력 기술 훈련 기술훈련 기술 훈련 주말리그


3 전술훈련 회복훈련
훈련 개인전술 부분전술 팀전술 참가

체력보강 기술훈련 기술훈련 기술훈련 주말리그


4 전술훈련 회복훈련
훈련 1:1훈련 2:1훈련 3:1훈련 참가

뿐만 아니라 <표 9>의 이 학교의 하루일과표는 다시 촘촘한 하루일과표를 통해 통제


되는데 평상시 기준으로 06:30 기상부터 22:30 취침에 이르기까지 휴식시간, 자유시간
등은 거의 박탈당한 삶을 보여주고 있다.

<표 8> B중학교의 하루 일과표(평소)

시 간 훈 련 내 용 준비물

06:30 - 07:00 ․ 기초기능 및 스트레칭


07:00 – 07:40 ․ 청소 및 세면
07:40 – 08:40 조식 및 등교준비
09:00 - 12:30 ․ 오전 수업
12:30 - 13:30 ․ 중식
13:30 – 15:10 ․ 오후수업 츄리닝, 유니폼,
15:10 – 15:30 ․ 훈련준비 및 휴식 축구화, 콘, 공
15:30 - 18:00 ․ 연습경기, 전문훈련 및 기초체력훈련
18:00 – 19:00 ․ 석식
19:00 - 20:00 ․ 청소 및 휴식
20:00 - 21:00 ․ 개인운동(기본기중점).
21:00 – 22:30 ․ 기초 학습 개인 신변정리 및 취침

방학 중이나 동계 훈련기간에도 단지 학교수업이 빠져 있을 뿐 이러한 상황은 마찬가


지이다(<표 9> 참조).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55


<표 9> B중학교의 하루 일과표(방학 중)

시 간 훈 련 내 용 준비물

06:30 - 07:30 ․ 기초 체력훈련


07:30 - 09:30 ․ 조식 및 휴식
09:30 - 12:30 ․ 연습경기, 기초훈련 및 레크리에이션 방한복, 츄리닝2벌, 양말,
12:30 - 15:00 ․ 중식 및 휴식 속옷, 세면도구, 유니폼, 보
15:00 - 18:00 ․ 연습경기, 전문훈련 및 체력운동 호대, 축구화, 런닝화, 자전
18:00 - 20:00 ․ 석식 및 휴식 거튜브, 납조끼, 필기도구
20:00 - 22:30 ․ 개인운동(기본기 중점), 자기반성
22:30 - ․ 취침

학생선수들은 계속되는 훈련과 경기로 정신과 신체를 착취당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


이 아니다8). 선수들은 아동청소년으로서 필수적인 최소한의 휴식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이렇게 혹사당하는 조건은 전지훈련이나 경기가 있는 경우의 합숙소 생활에 있
다. 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아침운동을 하고 밥을 먹고 등교를 하고, 수업을 마치고 오후
와 저녁 훈련을 하고 밥을 먹고 같은 시간에 잠드는 모두가 동일하게 규율된 생활은 합
숙생활이 아니고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생활은 가정에서 부모나 보호자와 함께 생활하면서 자율과 자신의 리듬에


따라 공부하고 운동하는 것과는 분명 차이가 있는 삶이다. 운동부 지도자들이 정한 일
정과 프로그램에 따라 학생선수들은 아침부터 저녁까지, 1월부터 12월까지 한 가지 틀
에 꽉 메인 생활을 해야 하며 집에 가서 쉬거나 친구들과 교류하고 여러 사회문화적 활
동과 행위에 참여하는 것은 크게 제약받고 있다.
스포츠 활동에 투여되는 에너지가 적지 않다는 것을 고려할 때 이것은‘훈련강도’가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이렇게 아동을 혹사함으로써 주어지는 산물은 학생선수들만의
영광과 미래만은 아니다.

8) 류태호 · 이주옥(2004)의 15년 전 연구에서 연구 제보자의 경우 연중 대회 참가 횟수가 10회이고,


‘합숙소를 중심으로 한 훈련계획표’에 의해 학교생활을 하는데 합숙일은 180일을 넘었다. 그런데 이
와 같은 사례는 본 조사의 기숙사 학생들 거의 대다수에게 해당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는 저자들
이 언급한 바와 같이 ‘스포츠의 윤리의식을 망각하고 인간이 승리를 위한 도구’ 곧, ‘운동기계’로 전
락하는 현실을 보여준다. 학생선수들은 그와 같이 운동기계이자 도구로서 착취되고 정신과 육체가
마모되고 있는 것이다. 15년이 지나도 현실은 변하지 않았다.

5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현재 엘리트 스포츠체계 고착은 체육교사들이 일조한 점이 있습니다. 체육교사들이 망쳐놓았
습니다. 교장은 체육교사가 상대적으로 많은 편인데, 체육교사가 운동부를 담당하면서 해당 운
동부가 소년체전 등에서 금메달 등 입상하는 경우 연구점수 1등급의 가산점을 부여받아 진급
이 빨라지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학교운동부 지도교사들이 코치 등 지도자와 함께 학생들을
훈련과 경쟁으로 내몰게 되는 구조가 된 것입니다(심층면접에 참여한 체육교사).”

이러한 아동의 착취를 통해서 얻은 이득은 학생선수 개인에 머무르지 않는다. 오히려
학교체육 시스템이 작동하는 주요한 이유로 작동하였다. 그리고 이 질서를 떠받치는 바
탕에는 학교운동부와 합숙소라는 공간이 있다.
지난 7월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전수조사) 시 학생선수들이 자유롭게
적어낸 기타의견에도 이와 관련한 많은 호소들이 보고되었다. 전국의 다양한 종목의 학
생선수들이 자신들에 대한 혹사와 착취, 그리고 쉴 권리에 대하여 호소한 것이다.

“탁구를 그만두고 싶은데, 무서워서 말을 못하겠어요. 그리고 숙소에 가면 왠지 모르게 주눅


들고 쉬고 싶고 자고 싶어도 못 자요. 만약에 잔다고 해도 맘 놓고 편하게는 절대 못 자는 것
같아요(초등학교 4학년 탁구부 여학생).”

“운동시간에 더 재미있는 훈련을 하고 싶고, 휴식할 때는 충분히 쉬고 싶다. 운동시간이 좀 긴


것 같다. 필요한 훈련 3시간 정도만 하고 싶다(초등학교 6학년 농구부 남학생).”

“저는 레크리에이션을 많이 하고 싶어요. 요즘 너무 힘든데 한번이라도 운동하지 말고 하루 종


일 놀고 싶어요. 기회가 된다면 정말, 정말 꼭 놀고 싶어요. 부탁입니다.(초등학교 5학년 배드
민턴부 여학생).”

“훈련 줄여주고 쉬고 싶고 진짜 가끔은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생각이 들고 짜증나고 야구가 싫


어진다(중학교 3학년 야구부 남학생).”

“운동시간이 너무 길고 쉬는 날이 시합시즌이면 아예 없습니다. 운동선수들의 학업병행을 신경


써 주시고 머리를 불합리하게 미는 것에 대한 불만이 많습니다. 운동선수들의 인권을 보호해
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중학교 3학년 농구부 학생).”

“훈련 시간이 너무 길어서 훈련하기가 싫어지고 그만 두고 싶어져요 그리고 학교 동아리 시간에


또 만들어가지고 훈련을 해서 평일에 훈련 6시간 할 때도 있어요. 다음날에 너무 힘이 들고 학교
가기가 싫어집니다. 그래서 훈련시간을 정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중학교 2학년 펜싱부 여학생).”

“공부도하고 운동도 같이하는 생활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새벽운동을 없애 주었으면 좋겠습니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57


다…(중략)…체육중학교 체육고등학교 모든 운동부 학교 등 없으면 좋겠습니다. 운동하는 양도
학생의 인권 중 하나입니다.( 중학교 3학년 레슬링부 남학생).”

“쉴 시간이 너무 없어 신체적으로 많이 피곤하고 가족이 너무 보고 싶습니다. 적어도 2주에 한


번씩 필수로 집을 보내줘야 운동도 집중이 되고 쉴 땐 쉬고 운동할 땐 운동하고 그런 운동을
하고 싶습니다(고등학교 2학년 태권도부 남학생).”

“대한민국은 운동시간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하루에 4~5시간의 강제노동의 불필요성


을 확실히 느낍니다. 그리고 방학 때는 새벽운동까지 하라고 합니다. 그러면 총 6~8시간을 일
하게 합니다. 이래 놓고 개인운동을 안 하면 눈치 주고 그리고 그걸로 사람을 파악하려고 합니
다.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학교도 토요일은 다하고 일요일도 하는 학교가 있
습니다. 진짜 개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운동선수들 힘듭니다. 몸이 (안) 상하는
데가 없습니다. 진짜 교육청 여러분들의 구원이 필요합니다(고등학교 3학년 농구부 남학생).”

그리고 이러한 착취는 강제적이어서 학생이 선택하고 결정할 여지가 전혀 없다. 한


학생은 지도자가 하계훈련에 대해서 서약서를 쓰면서까지 강요한 사실에 대해 다음과
같이 호소하고 있다.

“저 궁금한 게 있는데요. 학교선수라고 강제적으로 훈련 가라고 서약서 쓰라는 것은 무엇입니


까. 이것은 협박 아닙니까. 전 가기 싫은데 코치님이 너무 강제적으로 시켜요. 그 하계훈련을
가는데 가기 싫은데 막 준비하지 않아도 될 서약서까지 준비하면서 보내려고 해요. 이럴 땐 부
모님이 막아야 되는데 안 막아요. 너무 힘들어요(중학교 3학년 태권도부 여학생).”

유엔아동권리협약(제19조)은 아동이 모든 형태의 신체적, 정신적 폭력, 상해나 학


대.......<중략>.......성적 학대를 포함한 혹사나 착취로부터 아동을 보호하기 위하여 모
든 적절한 입법적, 행정적, 사회적 및 교육적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즉,
학생선수들의 이러한 “혹사”에 대하여 국가와 사회는 책임을 지고 있다.

(8) 감시와 통제에 놓인 삶

<표 10>은 C공고의 기숙사 생활수칙이다. 생활수칙은 합숙공간에서 체력과 기량, 팀


워크(단체종목일 경우) 향상을 이유로 한 강도 높은 훈련과 생활을 강제하기 위해서 만
들어지는 경우가 많으며, 이러한 규율의 핵심에는‘시간’이 놓여있다. 학생선수들의 하루
하루와 시간이 동일하고 규칙적으로 채워져야만 일사불란하고 효율적인 훈련이 이루어

5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질 수 있다고 믿는 지도자들에 의해 작성되며, 당연히 이러한 규율에는 사적인 자유를
가능한 축소하는 것이 포함된다.

<표 10> C공고 기숙사 생활수칙

구분 항목 세부 항목[점수] 비고
위생/청소/정리 불량 개인[1] 생활실[1] 공동구역[1] 실내외화[1]
공용공간 개인물품 방치[1] 방해[3]
점호 후 타방 출입/체류[3] 수면 방해[3]
타인에 피해를 주는 행동
비어있는 타방 출입/체류[3] 타인 물건 무단 사용[2~5]
취침시간 타방 출입/체류[5] 절도[퇴사]
외모비하[3] 욕설 및 폭언[5] 폭력 방관[5] 사이버
기숙사내 학교 폭력 패륜언어[10] 집단폭언[15] 신체 및 집단폭력[퇴사] 공간
성희롱 및 성추행 행위[퇴사] 포함
시간 준수 불량 귀사[3~5] 퇴실[1~3] 취침[1~3] 일과시간 중 기숙사 출입[10]
시설/물품 사용규칙 위반[2] 공공 물품 사적 이용[3]
시설
공공 의식 부족 시설사용 후 뒷정리 미흡[3] 시설/물품 파손/훼손[5]
복구
고의적 시설/물품 파손/훼손[15~20] 흡연/음주 방관[10]
벌점
공지사항 미숙지[2] 금지식품 반입[3] 사후 외박 확인[5]
공동생활 규칙 위반 금지시간 음식물 배달[5] 금지물품 반입[5]
기숙사 무단출입[5] 무단체류[10] 무단외박[10] 무단이탈[10]
사행성 게임[퇴사] 이성친구 무단출입[퇴사]
기숙사내 음주[퇴사] 음주 후 입실[퇴사] 주류 반입[퇴사]
불건전 행동
기숙사내 흡연[15] 흡연 후 입실[15]
담배·라이터·전자담배 소지[15]
침구 위 전자기기 방치[3] 안전사고 예방수칙 미준수[3]
안전 의식 부족
위험한 장난[5] 화재위험 물품 사용[퇴사]
불손한 태도[5] 거짓말/눈속임[5] 지시 불이행[15]
교권 침해/업무 방해
교사에 대한 폭언/욕설[퇴사] 교사에 대한 폭력[퇴사]
기타 사회봉사활동 이상의 징계[퇴사] 외부인 무단 동행[3]

※ 상벌점은 경중에 따라 증감 가능함.


※ 상벌점은 입퇴사 이력과 관계없이 1년간 유지됨.
※ 동일한 행동이 반복될 경우 벌점이 가산 될 수 있음.
※ 부여벌점에 대하여 이의가 있을 경우 기숙사 자치회에 소청할 수 있음.
※ 벌점 30점에 이르면 강제퇴사 처리됨. 단, 기숙사 자치회의 의결이 있을 경우 1회에 한하여 벌점을 감면
받을 수 있음.
※ 사안의 심각성에 따라 상벌 점수와 무관하게 퇴사, 학교 징계, 법적 처벌 등을 받을 수 있음.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59


“취침시간은 정해져 있지만 반드시 잠에 드는 것은 아닙니다. (그래도 불은 일시에 끄는 게 아
니냐고 하자) 불은 끄지만 개인에 따라 금방 잠에 들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습니다(중학교 축
구지도자).”

“가장 큰 어려움은 사생활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거예요. 저는 낮에 공부와 운동을 열심히 하고


저녁에는 좀 편히 쉬고 싶거든요. 하지만 13명이 방 2개와 거실 하나에서 생활하다 보니 사적
인 생활을 전혀 할 수가 없어요. 한 예로, 밤 10시 정도면 소등을 하는데, 저랑 한 친구는 밤
에 끼고 아침에 빼면 시력이 좋아진다는 드림렌즈를 끼거든요. 근데 소등 전 못 낄 때가 종종
있어요. 그러면 다른 친구들 다 누워 있는데, 불을 켜야 하고 그러다 보면 다툼으로 이어지기
도 해요. 또 자기 스스로 키 크는 주사를 놓는 친구들도 있는데, 그 친구들도 마찬가지예요(고
등학교 축구부 학생).”

이렇게 합숙소는 학생선수의 사적인 자유를 통제하거나 침해하면서 특정 목표달성을


위한 인식을 주입하고 시간과 노력을 강제하기 위한 조건이 된다. 그래서 대다수 운동
부 기숙사(합숙소)에는 운동부 지도자가 정하고 학생선수들이 따라야만 하는 수칙이 게
시되어 있다. 이 수칙에는 어겼을 경우 받아야 할 대가, 즉 벌칙조항이 함께 포함되어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최근의 청소년들에게 휴대전화기는 자신을 표현하고, 소통하고 사회
적 관계를 맺는 매개로서의 비중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합숙소에서는
학생선수들의 휴대전화기를 엄격히 통제하는 규칙을 정해 놓음으로서 학생선수들의 자
유를 박탈하고 있다.

“휴대폰은 학교로 돌아오는 일요일 저녁에 수거하고 집에 가기 전 금요일 저녁에 돌려줍니다.


뭔가 우리가 잘하는 일이 있으면 휴대폰을 줄 때도 있습니다. 주말에 집에 가지 못할 때 외출
을 하게 해주는데 코치 허락을 받아야 합니다.(중학교 축구부 학생).”

“기숙사 규칙은 코치님이 만들었습니다. 청소를 잘 안하거나, 시간 약속 등을 지키지 않으면


개인 핸드폰을 뺐습니다. 저는 시간 약속을 지키지 않아서 2일 동안 핸드폰을 뺐기고, 청소를
하지 않아서 핸드폰을 뺏겨본 적이 있습니다. 개인 핸드폰을 일정 시간 이후에 걷어가는 상황
이라 개인 발전을 위한 핸드폰 사용 시간이 없습니다. 지도자들은 개인 핸드폰이 주어지면 여
자랑 연락한다고만 생각하기 때문입니다(고등학교 학생).”

6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23]의 E고교 핸드폰 수거함은 합숙소 내 복도에 비치되어 있다. 소속 학생선수
들은 자신의 휴대전화를 정해진 자리에 자발적으로 넣거나 코치가 수거한다고 하는데,
일련번호가 매겨져 있어 누가 휴대전화를 내지 않았는지 감시할 수 있고, 그런 이유로
학생들은 통제 당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림 22] E고교의 핸드폰 수거함

[그림 24] 및 [그림 25]는 C공고와 B고교에 게시된 생활규칙이다. 대부분의 운동부
합숙소 규칙에는 휴대폰 제한이 포함되어 있으며, 위반 시에는 비교적 무거운 벌금이
책정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외부와 소통의 매개체가 되는 휴대폰이 운동에 방해가 된다는 지도자들의 인식과 무
관치 않은 결과를 유추해 볼 수 있는데 초중고 학생선수 인권상황 실태조사(전수조사)
시 확인된 선수들의 자유의견들에서도 이러한 핸드폰 사용규제에 대하여 강력한 불만
들이 쌓여 있음을 알 수 있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61


[그림 23] C공업고 축구부 벌칙조항

“일주일 동안 매일 핸드폰을 뺏기고 운동시간 끝나고 밥 먹고 숙소로 복귀하면 밖으로는 절대


못나고 그게 규칙이 되어서 위반할 시 징계를 먹고 핸드폰을 맨날 못 쓰는 것도 인권 (문제)
아닌가요. 제발 핸드폰 좀 쓰게 해주세요. 일주일 동안 매일 핸드폰을 못 씁니다(고등학교 2
학년 축구부 남학생).”

“두발과 핸드폰을 뺏는 행위는 21세기에서 없어져야 하는 인권침해입니다. 특히 지금 핸드폰


은 2달째 뺏기고 있습니다. 저희도 불편하지만 부모님들도 많이 걱정하시고 불편해하십니다
꼭 좀 부탁드리겠습니다(고등학교 1학년 야구부 남학생).”

“휴대폰 좀 쓰고 싶습니다. 군대도 매일 폰 쓰는데 우리학교는 일주일에 한번 받을까 말까입니


다. 정말 휴대폰 걷는 것과 운동이 무슨 상관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폰 좀 안 걷었으면 좋겠
습니다(고등학교 2학년 배구부 남학생).”

6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그림 24] B고교 축구부 수칙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63


위의 한 학생이 지적한 것처럼 최근 군대에서도 근무(일과) 외 시간에 휴대전화 사용
을 허용하고 있다. 그것으로 인해 기강이 해이해지거나 국방력(전력)이 약화된다는 보고
가 없으며 이로 인해 오히려 ‘군기사고’예방에 도움이 된 것으로 판단하는 경우도 있다.

뿐만 아니라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미 아동인권과 관련하여 ‘휴대전화 사용제한에 의


한 인권침해(2010. 10. 29.)’ 사건에 대한 결정에서 수업시간이나 자율학습시간, 취침
시간 이외의 시간까지 휴대전화 사용을 지나치게 제한하는 행위는 헌법에서 보장하는
행복추구권에 바탕을 둔 일반적인 행동의 자유와 제17조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 제18
조 통신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바 있다. 그로부터 10년 가까이 경과
했음에도 여전히 학교운동부에서는 합숙소 생활을 배경으로 휴대전화 사용을 과도하
게 제한하면서 아동청소년의 행복추구권과 사생활의 자유, 통신의 자유를 침해하고 있
는 것이다.

한편, 학생선수들이 생각하는 가장 큰 감시와 통제 중 하나는 두발의 자유를 침해하


는 것이다.

“초등학교 때에는 가끔 말을 안 듣는다는 이유로 코치에게 맞은 적이 있습니다. 고등학교 때에


는 욕을 하거나 때리거나 단체기합은 없는데, 삭발강요와 체력훈련을 요구할 때가 있고, 여자
친구 교제를 금지합니다. 예전에 3학년 형이 여자 친구를 만나는 것을 감독, 코치님에게 들킨
적이 있는데, 그때 감독님이 3학년 형에게 3mm 삭발을 지시한 적이 있습니다. 저 또한 2번
의 삭발을 당했는데 기분이 나빴습니다(고등학교 축구부 2학년 학생).”

“큰 코치님이 투블럭을 치지 말래요. 근데 요즘, 별로 안 단정하다고. (머리카락을) 안에 막 파


고 하니까. 했는데 그걸 저희가 억울해서 작은 코치님한테 얘기했는데 그걸 얘기해가지고 제한
을 없애줬어요. 두발 말고 또 규정은, 파마 안 되고. 그리고 옷차림 같은 거는 이제 밖에 나갈
때 슬리퍼를 신으면 안 되고 양말 신고 다녀야 되고 발목 양말 말고 좀 긴 거. 몸 관리 하라고.
코치님도 슬리퍼 신고 다니시는데, 똑같은데. 신고 다니면 막 너희가 양아치냐면서(고등학교
축구부 3학년 학생).”

위에서 본 것처럼 학교운동부 지도자에 의한 감시와 통제는 여자 친구와의 교제 금지


로 이를 어겼을 경우 삭발 강요에까지 이르렀다. 이와 같은 두발자유의 제한이 인권의

6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제 영역과 어떻게 관련이 되는지에 대해서는 2005년 6월 인권위의 「학생 두발자유 제
한에 대한 제도개선 권고」를 그대로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인간이 두발을 어떤 상태로 유지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은 개성을 자유롭게 발현할 권리이
자 타인에게 위해를 미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간섭 받음이 없이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스스
로 결정할 수 있는 자기결정권이다. 이러한 권리는 헌법 제10조에서 보장하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 행복추구권에서 파생하는 것으로 학생도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및 행복을 추구할 권
리를 보장받아야 할 기본권의 향유자이자 권리의 주체이므로, 두발자유를 기본적 권리의 내용
으로 보장받아야 한다.”

“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 제16조는 사생활에 대하여 자의적이거나 위법적인 간섭을 받지 아


니할 아동의 권리를 인정하고 있고 제27조는 모든 아동이 신체적 ․ 지적 ․ 정신적 ․ 도덕적 및 사
회적 발달에 적합한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가짐을 인정하고 있다.”

“한편,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강제적으로 두발을 자르거나 변형시키는 것은 신체의 완전성을
보호이익으로 하는 헌법 제12조의 신체의 자유와 관계되는 것으로 이러한 행위는 학생의 신체
의 자유에 대한 침해일 뿐만 아니라 그 행위가 해당학생에게 인격적 모멸감을 줄 수 있다는 점
에서 인격권에 대한 침해이다.”

이처럼 두발자유의 제한은 우리 헌법과 유엔‘아동의 권리에 관한 협약’이 인정‧보장하


고 있는 (아동청소년이) 개성을 자유롭게 표현할 권리, 신체의 자유, 인격권 등을 침해
한 중대한 인권침해 사례라고 해야 할 것이다.
국가인권위로부터 위 권고가 있은 지 무려 15년이 지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학교운동부 지도자들은(그와 같은 제한을 가하는 규정을 도입하거나 변경할 아무런 권
한이 없음에도) 아동청소년의 인격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여전히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은 인권에 반하는 행위를 가능하게 하는 조건은 마찬가지로 운동선수 기숙사(합
숙소)라는 지도자가 감시하고 통제하며 학생선수들을 이끌어가는 생활공간에 있다. 이
와 같은 이유로도 합숙소에 대한 일대전환이 필요한 것이다.

(9) 엄격한 규율과 위계로 얼룩진 삶

B 체육고 2학년 육상부 학생의 구술에 의하면 여전히 선배가 후배에게 빨래를 시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65


거나 마사지를 시키는 일은 계속되고 있다고 한다.

문 : 빨래 내 것까지 하라고 하고, 마사지 하라고 하고?


답 : 네, 하라고 하고. 그런 게 있죠.
문 : 싫었겠네요.
답 : 네 싫죠. 쉬는 시간도 없고(B체육고 2학년 육상부 남학생)

위의 같은 학교 육상부 여학생에 의하면 이와 같은 위계는 군대에서처럼 ‘관등성명’


을 외치고, 과거 군에서나 있었던 규칙을 강요하면서 학생선수들을 매일 ‘온 몸이 긴장
상태’로 몰아넣기도 한다.

“가장 큰 문화충격이 관등성명이었어요. 정말 깜짝 놀랐어요. 선배들이 제 물건을 만지면 ‘예


000호실 x번 아무개입니다’라고 관등성명을 엄청 크고 빠르게 외쳐야 해요. 머리를 말리거나
화장실에서 볼일 볼 때에도 후배들이 꼬박꼬박 ‘나가 보겠습니다’라고 인사를 해요. 그런 상황
에서 인사를 받아 주기도 되게 민망하고 부담스럽죠. 이런 규칙을 왜 만들었나 싶어요.”

“기숙사에서는 무조건 흰 양말을 신어야 해요. 왜 그래야 하는지는 모르겠어요. 옷 정리도 각


맞춰서 해야 해요. 양말 접는 법, 속옷 개는 법, 겉옷 개는 법이 다 정해져 있어요. 침대 정리
법도 정해져 있고요. 모든 물품에 이름을 적어야 해요. 생리대에도 옷걸이 하나하나에도 이름
을 다 적어야 해요. 옷걸이나 샴푸도 꼭지 방향이 정해져 있어요. 전부 오른쪽으로 향하게 해
야 해요. 식사할 때는 한 손만 써야 해요. 젓가락으로 밥 먹다가 국을 먹고 싶으면 젓가락 내
려놓고 숟가락을 들어야 해요. 반찬을 남겨서는 안 돼요. 특히 선배랑 있을 때는 남기면 절대
로 안 돼요. 김치 한 조각도 다 먹어야 해요. 물론 음식은 남기면 안 되니까 이건 좋은 점일
수도 있어요. 하지만 알레르기 때문에 못 먹는 음식도 선배에게 일일이 사정을 말하고 허락을
받아야 해요. 이렇게 지켜야 할 규칙이 너무 많다 보니 매일매일 온몸이 긴장 상태예요(체육고
육상부 여학생).”

같은 학교 육상부 2학년 학생도 과거 군대 식 점호실시 등 인원파악, 청소검사 등 강


요된 병영적 규율과 문화에 대해서 지적한다.

“저녁 점호하고 청소검사 받을 때 먼지를 쓸어보고, 몸을 살짝 밀면서 지적하기도 해요. 이유


는 잘 모르겠지만 여학생은 깨끗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는 거 같기도 하고, 그런 것으로 군기를

6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잡는다는 생각도 해요. 인원보고는 아침, 점심, 저녁청소 전, 점호 때 4회 실시해요. 층장, 총
층장, 사감 등에 보고해요.”

“6시50분 기상해서 중 ․ 고 여학생이 기숙사 앞에서 종목별로 아침 인원 보고 하면 바로 아침


을 먹으러 가요. 남학생들이 많아서 배식할 때 엄청 기다려야 하는데 무조건 바로 가서 한참을
기다려요. 이것도 올해부터 바뀌었는데 이유도 이야기해주지 않아요.”

“1학년 때는 점호할 때 바닥에 앉아서 받았어요. 옷 장문 다 열어놓고요. 저희는 바지는 옷걸이


에 걸고 상의는 접어 놔야 하구요. 수건, 속옷 접는 법도 다 따로 있어요. 웃기죠? 일반학교
기술사 생활하는 친구들이 ‘너희는 군대냐, 감옥에 사냐’라는 말을 해요(체육고 육상부 여학생).”

같은 학교 육상부 여학생의 구술을 살펴보면 과거 군대에서처럼 암기를 강요하고 군


기를 잡는 관습이 여전히 지배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 이것은 최근 군대에서조차 낡
은 유물로 사멸해가는 악습이다. 그리고 과거 군에서는 이러한 악습으로 인해 소중한
생명들이 희생되는 시대를 겪어왔다. 그럼에도 학교 운동부 기숙사 또는 합숙소에서는
이러한 구시대적 관행이 지속되어 학생들을 나날이‘연속된 긴장’속으로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 가보니 군대처럼 ‘군기 잡는’ 것이어서 놀랐습니다. 애국가, 교가, 교
훈, 학교 설립 목적, 교육 목표 이런 것을 다 외웠어야 했습니다. 선배가 “너 설립 목적 말해
봐” 그러면 “흔들림 없이 말해야” 된다고 합니다. 오리엔테이션 끝나고 후유증 남아서 신입생
들이 다 같이 운적이 있습니다. ‘보고’라고 하는 관습이 있는데, 식당에서 밥을 먹고 나면 선배
에게 반찬 등을 남긴 상태를 보고하고, 물 먹고 와도 되는지 보고해야 하고, 화장실 쓸 때마저
먼저 나가도 되는지 보고해야 합니다. 이런 관습은 오히려 남자부들은 거의 안하는 것인데, 여
자 기숙사 군기가 옛날부터 잡혀 있다고 합니다. 모든 선배들이 이런 관습이 필요하다고 생각
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관습이 유지되고 있습니다(체육고 육상부 여학생).”

이상은 체육고등학교 일부의 사례이긴 하지만 단지 체고에 한정된 일은 아니다.

“2, 3학년은 1학년을 ‘따까리’라 생각하고 부려먹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치킨을 사주는 등
의 물질적인 보상을 하면서요. 빨래는 3학년 형들은 거의 하지 않습니다. 2학년들도 1학년에
게 빨래는 시키는 분위기입니다. 보통 3학년, 2학년, 1학년 3인 1조로 1학년이 형들의 빨래를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67


해주고 있습니다. 코치님들 빨래는 저희가 잘 하지 않는 편이고, 코치님들 방 청소는 저희가
하고 코치님들은 잘 하지 않습니다(축구부 2학년 남학생).”

“선배들은 주로 시키기만 하고 후배들이 대체로 하고 있는데, 그렇지만 “자기 전에 주장 형이


돌아다니면서 화장실도 막 보고 더러운 데를 찾아내요. 규칙이 있는데, 청소를 안 해서 걸리면
핸드폰 하루 못쓰게 하거나 하면 다음날 청소를 엄청 열심히 하게 되요(B고 축구부 1학년 남
학생).”

이처럼 학교운동부 기숙사 또는 합숙소에서는 군대에서 지양하고 있는 각 잡힌 정리


와 정돈, 청소검사와 점호를 비롯하여 과거 병영적 규율과 수칙을 강요하고 선후배 등
위계질서를 따라 일명 ‘따까리’와 같은 용어에서처럼 후배들에게 빨래와 청소 심지어
관등성명을 외치도록 강요하고 있다. 이 또한 집에서 통학하고, 학교 밖에서는 사적 생
활을 자유롭게 누리는 조건에서는 불가능한 것으로 단체 합숙생활을 배경으로 이루어
지는 심각한 인권침해이다. 이러한 행위는 오랜 관행과 습관처럼 대물림하면서 존속하
고 있는 것으로 시급히 중단되어야 할 것이다.

(10) 학업이 이중고가 되는 삶

한국사회에서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구호가 등장하고 여러 가지 정책과 방침이 제시


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그런데 이 구호에 걸 맞는 현실의 변화가 있었는지는 의문
이다. 교육부는 2019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에서 현행 학교운동부 운영방
식을 학교스포츠클럽 운영방식으로 전환하고, “2020년부터 초중고 학생선수 학습권 보
장과 인권보호를 위해 관계기관 의견수렴 등을 거쳐, 학교장이 허가하는 대회 및 훈련
참가 허용일수(출석인정결석)를 축소하고 정상적인 학교생활에 충실히 임할 수 있도록
학사관리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하였다.
아직까지 학교장의 허가 아래 수업일수의 1/3 범위 내에서 대회 및 훈련참가를 선택
적으로 실시 가능하도록 하고 있으며, 학생선수가 속한 학교의 해당학년, 해당교과별
평균성적과 비교하여 도달해야 할 기준 곧 최저학력기준(초 505, 중 40%, 고 30%, 평
균이 70점이라면 고등학생은 21점에 해당)도 유지되고 있다. 사실 이와 같은 최적학력
기준점도 매우 낮은 수준이지만 이러한 정책이 ‘공부하는 선수’를 실현하는 수단이 될

6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지금까지 학생선수의 수업인정결석은 전체 수업의 1/3까지 허용하고 있습니다. 사실 195일


중 65일 가량 결석을 허용한다는 것인데 이것은 실패한 정책입니다. 지금의 최저학력, 수업인
정결석 1/3 허용이나 e-school을 통한 보강은 실제 학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지 정말 의문입
니다. 제 경험을 말씀드리면 학생선수 중 한 명이 수업시간에 날마다 졸고 있는 겁니다. 그래
서 솔직히 야단도 몇 번 치고 했는데 계속 같은 상황이 반복되어 상담을 해보았습니다. 학생이
하는 말이 ‘자기는 초등학교 때는 전교1등을 할 정도로 공부를 잘했는데 운동을 하게 되면서
이제는 도저히 수업내용이 이해가 되지를 않는다, 바보가 되었다’고 하는 겁니다(심층면접 참
여 체육교사).”

그런데 이러한 학교운동부를 운영하는 학교에서는 다양한 방법을 동원하여 최적학력


문제를 해결해나가고 있기도 하다. 이 가운데 하나는 특성화 고등학교에서처럼 반 편성
이나 교과과정을 변경, 학교에 예체능반을 편성하여 이들 내의 평균성적을 기준으로 최
저학력에 도달하도록 하는 것이다.

“학교에 예체능 반이 따로 있어서, 인문계와 별도로 수업이 진행되기 때문에 학업이 특별히 어
려운건 아니라고 함. 그런데 현재 고3의 경우, 반 안에서 등수를 매기는데, 2학년은 전교에서
등수를 매겨서 등수가 낮다. 이런 점이 대학 가는데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다. 그러나 학교성적
이 나빠도 대회 가서 성적 내면 유리하다(H고등학교 학생).”

다른 한편, 학교장 재량 또는 학교운동부 지도자의 요구에 따라 수업을 대폭 축소하


고 있음에도 정규수업에 모두 참여한다고 보고되는 경우도 있다.

“중학교 때까지 시험을 보면 서너 과목에서 100점을 받을 정도로 공부를 잘했어요. 그런데 지


금은 그렇지 못해요. 오전 수업만 하거든요. 오늘같이 특별한 날(인권위 조사팀처럼 외부 방문
객이 오는 날)이나 수행 평가 있는 날 빼고는 오후에는 수업을 거의 안 들어요. 평소에 공부를
할 시간도 없고 여건도 안 돼요. 시험 때라도 저녁에는 공부를 하고 싶은데 합숙소에서는 할
수가 없어요. 저는 공부도 잘하고 싶거든요. 또 수업을 빠지니 주말에 집에 갔을 때나 저녁 시
간에 이스쿨로 보충을 하는데, 학교 수업과 진도도 맞지 않고 전혀 도움이 안 돼요. 친구들 대
부분 이스쿨을 부정적으로 봐요(H고 1학년 학생).”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69


위 H고를 방문(조사)한 일시는 학생선수들의 학습권 침해를 하지 않기 위하여 오후
수업이 종료되는 시간 이후였다. 그런데 이 학생은 인권위 조사팀이 방문한 날처럼 ‘특
별한’ 날에만 오후 수업을 듣는다고 사실을 말한 것이다.
그리고 운동부 합숙소 시설과 규율과 수칙들은 공부를 자유로이 하고 지적인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는 조건과는 거리가 멀다. H고교 2학년 학생은 숙소에서 컴퓨터를 하면
안 되고 더욱이 일주일 내 핸드폰을 뺏기는 상황에서 “이스쿨은 주말에 핸드폰을 받을
때 듣거나 PC방 가서 돈 내고 들어야”한다고 구술하였다.

“시험기간에는 야간운동과 새벽운동이 면제... 시험 기간에는 점호 이후에도 1층 학습실을 이


용할 수 있어요. 다만 시험기간이라 해도 소등시간 이후에 방에서 공부를 할 수는 없고요. 공
간 부족으로 4인 1실 기숙사에 책상은 2개뿐인 상태예요. 인터뷰이가 사용하는 방에서는 먼저
책상에 앉은 사람에게 우선권을 주고 다른 학생들은 침대에 앉아서 공부를 해요(체육고 육상부
남학생).”

이와 같은 학습권 침해는 전체 학생 기숙사를 운영하는 체육고등학교에서도 크게 다


르지 않다. 상시적인 단체 합숙생활과 훈련 구조는 개인적으로 학습욕구를 충족할 조건
을 형성하지 못한다. 이와 같이 학습소 환경은 학생선수의 공부와 학습할 시간과 여건
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 운동선수 합숙소가 유지‧운영되는 한 ‘공부하는 학생선수’의 실
현은 요원한 것이다.

3. 시설 및 규정위반 실태

(1) 회계 등 운영구조

<표 11>은 조사대상 학교 운동부 별 회계 등 운영 실태를 보여준다. 학교운동부 운영


경비는 대부분 학부모 부담이며, 특히 축구와 같은 단체 구기 종목은 100여만 원을 상
회하는 학교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지역장학재단이나 교육청, 종목단체 등에서
지원하는 경우에도 ‘순회코치’형식의 인건비 일부나 대회 출전비 일부에 그치고 있으며,
합숙소 운영비만을 놓고 보았을 때, 체육고와 스포츠(축구)클럽 산하팀을 제외하고는
모두 학부모 부담에 의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7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따라서 합숙소는 학부모가 운영에 필요한 인건비와 생활비 등을 지급하면서도 결과
적으로는 학생선수들을 고립되고 폐쇄적인 공간에서 생활과 훈련을 시키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심층면담에 참가한 체육교사는, 학교운동부 지도자들이 많은 선
수를 모집, 충원하고 학부모에게 운영비용을 부담지우는 것을 “방과 후 학교의 수익자
부담금”에 비견될 수 있다고 지적하였다.

“선수의 수는 지도자들의 수입과 직결되기 때문에 사고 친 아이들까지도 다 받아들이려고 합


니다. 특히 축구부 등이 심한데요(심층면접 참여 체육교사)”

결과적으로 합숙소는 경기력 향상을 기대하는 선수 및 학부모와 금전적 이득을 기대하


는 지도자 간의 요구가 맞아 떨어지면서 유지존속의 주요한 이유와도 밀접한 관련을 가진
다고 할 수 있다. 물론 선수 부족으로 인해 각 지역의 선수들을 수급하여 어렵게 운영하는
경우들도 있으나 상시 합숙훈련의 문제점이 크게 드러난 이상, 이 부분에 대한 심층적인
대안이 모색되지 않고서 합숙소 유지존속은 동의할 명분이 크지 않다고 할 수 있다.

<표 11> 조사대상별 회계 등 운영실태

학교
예산 운영관리 등
(종목)

A여고 전액 수익자부담 교기로 운영


(농구부) (40여만 원) 학교회계 편입(감독교사)

A고교 전액 수익자부담
교기로 운영
(농구, 하키) (농구 40여, 하키 20여만 원)

B고교 전액 수익자부담 학교회계 편입,


(축구) (100만원 이상) 기숙사운영위원회 운영

C공업고 운동부 운영은 학교예산, 기숙사비용은 기숙사운영위원회 운영


(컬링, 씨름) 학부모 부담 학생자치위원회 구성

D공업고 펜싱 기숙사비용은 학부모부담 펜싱은 교기로 운영


(펜싱, 축구) 축구는 프로팀 부담 축구부는 프로팀 산하

학교회계 편입
E고교 전액 수익자부담
학교운영위원회 심의
(야구, 축구) (야구 월 70만, 축구 월 100만)
운동부 후원회 개최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71


학교
예산 운영관리 등
(종목)

F여고 수익자, 학교 각 50%(월 30여만) 선수기숙사운영위원회


(축구) 기숙사는 전액 학생부담 학년 단위 학사회계

A중학교
전액 수익자 부담(40여만) 학교회계 편입, 학교운영위 심의
(축구부)

G고교 일부 시 보조금 외 전액수익자부담(운영비 선수기숙사운영위원회 및


(야구) 및 급식비) 학교체육위원회

B중학교 전액 수익자부담(100여만) 축구부 합숙소 운영위, 합숙소운영


(축구) 일부 지역장학재단 지원 규정

H고교 전액 수익자부담(월 80여만),


교기로 운영
(축구부) 일부 교육청지원

A체육고 기숙사운영비는 학교부담, 지도자비용 일부 종목별 후원회(학부모, 지도자


(수영, 근대5종) 교육지원청 및 학부모 부담 인건비보조) 등

I고교 운영비, 급식비 등 전액 선수기숙사운영위원회 구성, 학교장이


(축구) 수익자부담(100여만) 분기별 개최

J고교
수익자부담(20여만) 교기운영
(태권도)

C중학교 교기운영, 축구부발전위


전액 수익자부담(70여만)
(축구) (학부모), 학교체육소위

기숙사운영비는 학교 부담,
B체육고 종목별 후원회(학부모, 지도자
지도자 인건비 일부 교육청지원 및 학부모
(핀수영, 육상) 인건비보조) 등
부담

(2) 현황 관련 부정확한 보고와 자료제출 사례

J고교의 경우, 교육부 실태 점검 결과 및 국가인권위원회로 제출한 현황자료(이하‘제


출 자료’라고 함)에는 22명의 학생이 교내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방
문조사 및 학생 인터뷰 과정에서 여학생 9명이 교외에 방을 얻어 기숙하고 있음이 밝혀
져 결국 학생선수 전원(31명)이 상시 합숙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7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E고교 야구부의 경우, 인권위에 제출 자료와 교육부 실태점검 시 보고에는 현재 원거
리 학생 5명만이 기숙하는 것으로 되어 있지만 학생 인터뷰 결과에 의하면, 2019년 2
월부터 2019년 5월까지 약 3개월간 선수전원이 상시 합숙훈련을 한 것이 확인되었다.

A고교의 경우, 제출 자료에서 10명의 학생선수가 기숙하고 있다고 되었지만 교감 등


의 발언이나 학생 인터뷰 결과를 종합하여 보면, 경기를 앞두고 있는 시기 등 필요에
따라 선수 전원이 합숙 및 훈련에 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G고교 야구부의 경우에도 학생선수 인터뷰 결과에 의하면 2019년 3월까지는 상시합
숙을 유지하다가 근거리 학생은 통학하도록 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현재 7개실 모두
에 침구류와 의류 등이 비치되어 있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필요에 따라 수시로 야구부
원 전원이 합숙훈련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이 된다.

한편 단지 주소지에 따라 원/근거리나 통학시간을 추정하기는 어려운 경우도 나타났


다. 때로는 시도의 경계에 인접한 경우에는 타 시군구 학생보다 통학거리가 짧을 수 있
기 때문에 ‘원거리 학생을 위한 기숙사’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A여고 학생 인터뷰에 의하면, “주소가 00도(학교 주소지와 다른 광역시도)라고 하지


만 집에서 다닐 수 없는 거리는 아니잖아요?”며 대중교통과 달리 차로는 20분 정도 밖
에 걸리지 않는다며 정말 기숙사생활을 하지 않을 수 있다면 집에서 다니며 운동하고
싶다고 하였다.

C중학교의 축구부의 경우, 취침 등 상시 합숙훈련을 중단하고, 생활관으로 전환하여


저녁식사와 훈련 후 샤워 및 의류와 비품보관 등 편의시설로 사용 중이었는데 학교가
교육청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타 시군구 학생은 2명에 불과하고, 같은 시군구에 주소지
를 둔 학생이 절대 다수이지만 학생선수 인터뷰 결과, 타시도의 학생들이 학교 근처에
서 홈스테이를 하는 경우가 있어서 실제 집과 주소지를 달리한 경우들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73


그 외 상당 수 학교들에서는 2019년 각 시도교육청의 “학교운동부 운영계획” 등의
지침에 따라 기존의 시설과 운영을 그대로 유지한 채 ‘학생선수 기숙사’로 변경한 경우
가 많았는데 B중학교의 경우는 학생선수 기숙사로서의 시설과 조건이 미비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아예 ‘합숙소’로 명명하고, 외부 스포츠(축구)클럽 창단 등을 통해 학교 당국
의 관리 밖으로 나가는 것을 모색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상과 같이 교육부 실태점검 시 보고내용과 인권위 제출자료 그리고 방문조사 결과


가 상이하고 보고와 자료내용이 부정확한 사례들이 있어, 교육당국의 보다 정밀한 실사
와 점검이 필요해 보인다.

(3) 시설 규정 위반 사례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제7조 학생선수를 위한 기숙사의 운영과 관련하여 학습시


설(책상ㆍ의자ㆍ컴퓨터), 휴게실, 욕실, 침실, 화장실, 세탁실, 식당, 주방 등을 구비하였
는지 여부는 학생선수 기숙사로의 승인 여부와 관련된 것이다. 이에 따라 조사대상 합
숙소가 법에서 정한 요건을 구비하고 있는지 살펴본 결과, 먼저 기숙형학교인 특성화고
와 체육고를 제외하고, 교내에 독립적인 건물로 합숙소를 유지하는 곳은 총 8곳이고,
학교 밖에 상가 건물 및 다세대 주택을 임대한 곳이 2곳이고, 체육관이나 강당 등 교내
시설 내에 합숙소를 운영하는 곳이 2곳이다. 그리고 일반 학생기숙사가 있는 경우에도
독립적인 합숙소를 따로 운영하는 곳도 1곳이 있으며, 또 이들 대부분은 기숙사로 일반
학생들과 함께 위치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학생선수들에게만 독립적인 층이나 방 배정
을 하고 있는 경우가 다수이다.

위 법 시행규칙에 의하면 기본시설로는 학습시설(책상, 의자, PC), 침구(침대), 휴게


실, 식당, 주방, 샤워실(세면실), 화장실, 세탁실 등이라 할 수 있는데, 대부분 식당과 주
방, 공동샤워와 화장실, 세탁실 등은 기본시설로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위와 같이 여러 요건을 구비하는 과정에서 식사와 주거 등 제반 생활 일체를


합숙소 내에서 해결하도록 하는 것이 마치 하나의 조건인 것으로 인식되기도 하는데 교

7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내 독립건물 합숙소를 운영하는 8곳은 대체로 자체 주방과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는 사실을 통해 잘 드러난다.

<표 12>는 조사대상 합숙소에 구비된 시설현황을 나타낸 표이다.

<표 12> 조사대상 합숙소별 시설 현황

학교 학습 휴게
위치 및 형태 내부구조
(종목) 시설 시설

‧ 주거식사 등 해결일체
A여고 교내 독립건물 (주방, 식당9), 거실, 공동욕실 등)
× ×
(농구부) (단층) ‧ 7인 및 3인 1실
(1층 침대, 지도자 공동기숙)

‧ 종목당 1개실 5인, 2층 침대


A고교 체육관 내
․ 지도자 공동기숙 ○ ○
(농구, 하키) 2개 층
‧ 조 자체, 중 학교식당, 석 교외식당

‧ 주거식사 등 생활 일체
B고교 교내 독립 (식당, 공동욕실 등)
× ×
(축구) 합숙소(3층) ‧ 6~10인실 7개, 2층 침대 밀집
‧ 지도자 공동기숙

‧ 학생기숙사 이용(운동부 1개 층 이용)


C공업고 교내 독립
‧ 2인 1실(2층 침대) 원룸형(침실, 욕실) ○ ○
(컬링, 씨름) 기숙사동
‧ 지도자 공동기숙

‧ 학생기숙사 이용(운동부 1개 층 이용)


D공업고 교내 독립 ‧ 3~4인 1실(2층 침대)
○ ○
(펜싱, 축구) 기숙사동 ‧ 지도자 공동기숙
‧ 학교식당이용, 축구부는 교내 독립식당

‧ 야구부는 4층 건물 내 1개 층 1개실(공동욕실
및 화장실), 일정 시기에 합숙 그 외 원거리
학생이용
E고교 교내건물(야구) 및
‧ 축구부는 학생기숙사 1개 층, 4개실, 주거식사 × ×
(야구, 축구) 기숙사동(축구)
등 생활일체
(1실 10명 내외, 공동욕실 및 화장실)
‧ 지도자 공동기숙

‧ 주거식사 등 생활 일체
F여고 (식당, 주방, 공동욕실, 점심 학교식당)
교내 독립 건물 × ×
(축구) ‧ 1개실 당 4인 거주(2층 침대)
‧ 지도자 공동기숙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75


학교 학습 휴게
위치 및 형태 내부구조
(종목) 시설 시설

‧ 주거식사 등 생활 일체(식당, 주방, 공동욕실


A중학교 등, 점심 학교식당)
교내 독립건물 ○ ○
(축구) ‧ 2개실, 1실에 13~14명
‧ 지도자 공동기숙

‧ 주거식사 등 생활 일체
G고교 (식당, 주방, 공동욕실 등)
교내 독립건물 × ○
(야구) ‧ 7개실, 1실 3~4명 거주
‧ 지도자 공동기숙

․ 주거 식사 등 생활일체
(식당, 주방, 공동욕실 등)
B중학교 교내 독립건물
‧ 2개동 기숙사(4개실, 1개실 당 10명, ○ ○
(축구) (3개동)
방바닥과 로커 등 옛 군 생활관 구조)
․ 지도자 공동기숙

․ 식사 제외 공동생활
H고교 교외 상가임대 (아침, 점심 외 교외식당 이용)
× ×
(축구) (3개 층) ․ 8개실, 1개실 당 4~5명 거주
․ 지도자 공동기숙

‧ 특수목적고
A체육고 교내 독립 학생
‧ 1개실 당 3~4인, 2층 침대 구조 × ○
(근대5종, 수영) 기숙사동
‧ 식사는 모두 학교식당에서 해결

‧ 주거식사 등 생활일체(식당 겸 방,주방, 욕실,


I고교
교내 독립 건물 점심 학교식당) × ×
(축구)
‧ 2개실에 집단취침(방바닥)

교내 독립건물 ‧ 아침은 남자기숙사(방)에서 함께 배달음식,


J고교 (남학생), 교외 점심, 저녁은 학교식당
× ×
(태권도) 다세대주택 ‧ 남학생은 6개실, 실당 4명 2층
(여학생) 침대(공동화장실, 욕실 등)

․ 과거 합숙 시 주거식사 등 생활일체(식당 겸
C중학교 ․ 교내 강당 건물 방, 주방, 욕실)
× ×
(축구) 내 지하 ※ 현재 생활관(휴게공간) 전환, 합숙하지
않는다고 함

B체육고 ․ 특수목적고
‧ 교내 기숙사동 ○ ○
(핀수영, 육상 등) ‧ 남녀 학생 별도 건물, 식당 별도

9) 아침은 학생들 스스로 해결, 점심과 저녁 식사는 학부모가 순번제로 담당 제공

76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A여고 농구부의 경우에는 합숙소 내에 식당과 주방을 갖추고 있는데 별도의 조리원
이 없이 학부모들이 순번을 정하여 학생들의 저녁식사를 책임지는 이른바 ‘저녁(식사당
번) 셔틀’로 운영되고 있다. A고교 운동부의 경우에는 아침은 굶거나 자체 해결하고 저
녁은 교외 식당을 이용한다.

D공업고의 경우에는 학교식당이 있고 특성화고로서 저녁이나 방학 중에도 학교식당


에서 식사가 제공되지만 선수의 영양을 이유로 독립적인 식당에 조리사를 채용하여 식
사를 해결하고 있다.

H고교는 상가 건물을 임대하여 별도의 식당을 갖추고 있지 않지만 내부의 주방 등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 방문(조사) 시 아침은 시리얼 등으로 해결하는데 운동부 지도자는
“요즘 학생들이 아침에 밥을 잘 먹지 않아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들은 저녁은 교
외식당을 이용한다.

J고교는 남학생(교내), 여학생(교외)이 분리된 곳에서 기숙을 하는데, 음식배달 전문


업체와 계약을 맺어 아침식사가 배달이 되면 남학생 기숙사 방에 식사 테이블을 펴고
먹는데, 여학생들은 교외에서 이곳 남학생 기숙사까지 먼 거리를 걸어와야 하는 불편을
호소하고 있다.

I고교도 이처럼 계약을 맺은 식당에서 음식이 배달이 되면 기숙사 방 내 테이블을 펴


고 자율배식으로 먹는다. 이와 같은 경우에도 각 학교는 학생선수 기숙사 내 식당이나
주방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현황자료를 제출하였다.

이상의 사례들로 비추어 볼 때 한창 성장기에 있어 충분하고 균형 있는 영양공급이


필요한 아동청소년 학생선수들의 건강권이 제대로 보장받고 있는 지 의문이다.

한편 학습시설과 휴게시설 관련하여 위의 <표 12>를 살펴보면, 조사대상 중 학습시


설이 없는 곳이 9개, 휴게시설이 없는 곳으로 8개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적정한 조건을
만족하는 경우는 매우 드문 것으로 드러났는데 A고교의 경우, 체육관 내 별도의 학습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77


및 휴게시설 등이 있지만 합숙소로 한정하여 보면 1개방에 1종목의 선수들이 2층 침대
와 로커, 그리고 공동화장실을 이용할 뿐 자체 시설을 적절히 이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
므로 구색 맞추기 식의 시설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합숙소 내 비치된 컴퓨터
는 이미 고장이 나서 전혀 이용할 수 없으며, C공업고의 경우에도 1개실 당 2, 3인이
이용하지만 방 안에는 책상과 의자가 1개로 공부할 경우에는 번갈아가며 책상을 이용
하고 있고, 때로는 방바닥에서 공부를 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 이 학교의 운동부가 모
여 있는 기숙사 층 내에는 소파와 테이블이 놓인 휴게실이 있지만 선풍기 등 전혀 냉방
이 되지 않아 대부분 에어컨이 구비된 방에서만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I고교 축구부의 경우에도 별도의 휴게실이 있다고 보고되었지만 합숙소 내 방(2개)


외 별도의 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특히 이 학교는 학습시설은 전혀 구비되어 있
지 않아 공부하는 학생선수 상과는 동떨어진 운동부 운영을 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F여고도 방 내부의 책상과 의자 외에 별도의 학습시설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또한


식당을 휴게실 겸용으로 사용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휴게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
고된 바 있다. 이 학교 식당의 의자(자리)는 7개의 테이블에 4인씩 28개로 정확히 선수
의 수와 일치하여 전원 합숙 여부를 간접적으로 드러내 준다고 볼 수 있다.

별도의 학습시설의 형태를 갖춘 곳은 A중학교가 유일하였는데 이 학교도 휴게실이 별


도로 있는 것은 아니고 거실을 겸하고 있었으며, B중학교는 거실에 5대의 컴퓨터와 의자
등을 비치하고 여기서 e-school 등을 수강하고 있다면서 학습실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
었다. 이와 같이 방문(조사) 대상 학교운동부 기숙사(합숙소) 대부분이 법령에 따른 조건
을 구비하고 있지 않음에도 구비된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또 승인된 것으로 파악되었다.

한편 기타 초중고 학생선수 기숙사의 부실 현황을 살펴보면 <표 13>과 같다. 380개


학생선수 기숙사 중 스프링클러가 미설치되어 화재에 취약한 경우는 80개소(20%)에 이
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같은 시설현황을 미루어 볼 때 학생선수 기숙사에서 요구하는 각종 편의 시설을

7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구비사항들은 궁극적으로 학생선수들의 편안한 휴식과, 학습권 등을 보장하기 위한 취
지로 이해된다. 하지만 실태조사 결과 드러난 바는 그와 같은 시설을 제대로 갖추고 있
지 못할 뿐만 아니라 갖추고 있다고 해도 그것이 적절히 이용이 되고 학생들의 건강권
과 휴식권,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조건이 되고 있지 않음을 다수 확인할 수 있었다.

Ⅳ. 결론 및 정책제언(안)

2019년 6월 교육부의 점검결과와 각 시도교육청을 경유하여 개별학교로부터 수집한


현황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의하면 체육중고를 제외하고 전국에 약 380개의 학생선수
기숙사 또는 합숙소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가운데 소속 운동부 선수 모두가 기숙
사 생활을 하는 곳은 187개로 절반에 가까운 기숙사가 소속 운동부 전체 선수를 수용
하여 생활하고 있으며 이중 157곳은 원거리 학생 뿐 아니라 근거리 학생을 포함한 모
든 선수가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이 되었다. 이는 원거리 학생을 위해서
허용된 『학교체육진흥법』을 취지를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

인권위가 방문하여 조사한 결과 확인된 인권침해 실태 및 사례와 관련하여 먼저 기숙


사 또는 합숙소 생활을 하는 것에 대한 학생선수의 자기결정권이 보장되지 않고 있었
다. 원거리가 아닌 근거리에 사는 학생들도 지도자들의 합숙 방침을 거부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또한 닭장과도 같은 밀집된 공간에서 단체로 잠을 자고 샤워실도 함께
쓰는 합숙소 생활은 적정한 주거 공간이 아닐 뿐 아니라 사생활도 전혀 보장되기 어려
운 구조이다. 상당수의 학생선수들은 운동을 선택한 순간부터 개인의 삶은 지워진 채
‘강요된 의무’에 따라 ‘감옥’이나 ‘군대’로 표현되는 고립된 생활을 해나가고 있다.

이번 조사를 통해 파악된 폭력‧성폭력 사건을 통해 현재에도 합숙소 생활을 배경으로


이와 같은 폭력이 재생산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선후배가 한 방에서 매일
생활하는 위계화 된 구조 속에서 폭력을 당해도 신속하게 처리되기 어려울 뿐더러 피해
자가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었다. 많은 경우 학생, 학교당국, 학교운동부 지도자,
학부모 등이 지닌 성인지 감수성 결여와 미흡한 대처, 교육이 부재한 사실이 밝혀졌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79


특히, 합숙소는 한 공간에 동성의 선수들이 함께 생활하는 곳으로 동성 간 성폭력 등에
대한 세밀한 교육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일부 합숙소에서는 복도와 휴게실, 심지어 침실 내부에도 CCTV를 설치, 운영하고,


이 영상정보를 사감실 또는 지도자실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이는 범죄예방
과 안전보호 등의 설치 목적을 벗어나 학생들의 일상생활을 실시간으로 감시 ․ 통제하는
데 활용되고 있는 것으로 헌법에서 정한 사생활의 비밀, 개인정보에 대한 자기결정권을
침해한 행위로서 시급한 개선이 요구된다.

몇 개의 합숙소에서는 여학생 선수들에 대한 성차별적, 구시대적관행이 유지되고 있


었다. 여학생들에게 더욱 가혹한 규율과 수칙을 강요하면서도, 여성선수에게 보장되어
야 할 모성권과 건강권에 대하여는 중요하게 고려되고 있지 않은 현실이 확인되었다.
학교생활과 관련된 성차별적인 관행은 헌법과 국가인권위원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평
등권을 침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학교운동부 합숙소는 지도자와 학생선수가 생활일체를 해나가면서 주말리그와 전국


대회 등 강도 높은 훈련과 시합 참가를 해나가면서 아동청소년을 착취하는 구조가 되고
있음도 확인이 되었다. 학생선수들은 1년 단위, 월 단위, 하루 일과표 등 촘촘히 짜인
일정과 계획에 따라 개인적 자유와 여가를 박탈당한 채 운동기계처럼 혹사당하고 있다.

학생선수들은 합숙소에서 운동부 지도자의 재량으로 강요된 수칙과 규율에 따라 생


활해나가면서 감시와 통제, 사생활의 자유가 침해를 받고 있음도 확인되었다. 이러한
규율과 수칙의 강요는 과거 병영문화와 크게 다르지 않는 것으로 점호, 각 잡기, 관등성
명 외치기 등이 선후배의 위계에 따른 빨래셔틀, 마사지 강요 등도 이루어지고 있었다.

아동청소년이자 학생인 선수들의 기본권들이 제약받거나 침해를 받고 있음도 드러났


다. 인터뷰에 참가한 많은 학생들이 휴대폰 사용제한, 두발제한, 연애금지 등을 경험하
고 고통과 스트레스를 호소하였다. 학생선수들은 헌법과 유엔의 아동권리협약 등에서
정한 개성을 표현할 권리, 사생활의 자유, 신체의 자유, 인격권 등을 침해당하고 있는데

8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이는 합숙소 생활에 근원을 두고 있어 개선이 시급하다.

대부분의 합숙소(기숙사)들이 『학교체육진흥법』에서 정한 원거리 학생선수 기숙사가


갖춰야 할 시설도 미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부분의 기숙사에는 별도의 학습시설을 거
의 갖추고 있지 않아 학생선수의 학습권을 보장할 수 있는 여건이 전혀 아니어서 “공부
하는 학생선수”의 상을 실현하기에 요원하다. 더구나 각 학교에서 제출한 자료에는 시
설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되어 있었으나 조사단이 방문하여 확인한 결과 그러한 시설이
없는 곳이 많아 교육청 등에 허위보고를 할 가능성도 상당한 바, 교육당국의 정확한 실
사가 필요하다.

초중등교육법에 따라 학교의 설립자·경영자와 학교의 장은 헌법과 국제인권조약에


명시된 학생의 인권을 보장하여야 할 책무가 있음에도 학교운동부 지도자가 주도하고
학교가 방임하는 사이 학생들에 대한 다양한 형태의 인권침해가 지속되고 있었다. 아동
청소년의 건강한 발달과 인권의 보장은 물론 삶의 질 확보와는 거리가 먼 구조와 환경
의 합숙생활 자체가 학생들에게서 자유로이 공부를 하고 지적 능력을 향상시킬 기회와
여건을 앗아가고 있다는 점 등에서 합숙생활에 대한 대전환이 시급하다.

1. 인권친화적 기숙사로의 전면 개편

학교체육진흥법에 따라 운동부 선수들의 훈련을 공동의 목적으로 하여 이루어지는 “상


시합숙은 근절”되어야 한다. 다만, 현재 자신이 원하는 종목의 운동을 위하여 타시도로
전출하는 등 원거리 학생선수들은 기숙생활을 편의가 제공될 필요가 있다. 그렇지만, 이
번 실태조사 결과에서 보이는 바와 같은 시설과 구조 그리고 규정과 수칙, 생활패턴에서
의 생활은 학생선수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어렵다. 따라서 법령에서 정해진‘학생선수 기
숙사’를 운영하되 인권보장을 위한 다음과 같은 정책들이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 기숙사 생활에 대한 학생들의 선택권 보장

학교체육진흥법에는 원거리 학생에 대한 학생선수 기숙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되어


있으나, 조사 결과 근거리 학생들도 함께 합숙소 생활을 하고 있음이 드러났다. 더구나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81


학생들이 합숙을 원하지 않아도 거부하기 어려운 구조 속에 있는데 학생들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도록 개선이 필요하다.

2) 폭력과 성폭력으로부터 선수 인권 보장

밀집되고 폐쇄적인 공간인 합숙소에서 단체로 먹고 자고 씻고 생활하는 합숙소라는


공간의 구조는 선배 등에 의한 폭력과 성폭력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 이번 조사에
서도 합숙소 내에서 폭력이 재생산 되고 있음이 드러난 바, 교육당국은 학생선수 기숙
사 운영에 대한 인권보장 매뉴얼과 지침을 제작하여 폭력이 발생할 수 없도록 예방하고
사건 발생 시 지침에 따라 대응하고, 학생선수, 지도자, 교사 및 감독자, 학부모 등에
대한 성폭력 예방 및 인권교육을 실시하여야 할 것이다.

3) 적정 수용 규모, 학습 공간, 휴게 공간 등 보장

이번 조사 결과 학생선수들은 제대로 된 기숙사가 아닌 마치 닭장과도 같은 수용시설


에‘과밀 수용’되어 방치되고 있어 학생들 스스로가 ‘감옥’이나 ‘군대’같다고 표현할 정
도이다. 이는 성장기에 있는 아동청소년이 적절히 휴식을 취하고 균형 잡힌 식사를 제
공 받으면서 공부도 하는 등 건강한 일상생활을 영위하기에는 전혀 적절하지 않은 규모
와 시설임이 확인되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제규모에 걸맞게 학생선수 기숙사가 아동
들이 살기에 적정한 주거공간이 되도록 개선이 시급하다 할 것이다.

4) 전지훈련 등 합숙훈련 기간 제한

「2019년 학교체육 활성화 추진 기본계획」에 의하면 교육부는 수업일수의 1/3까지는


학교장이 허가할 경우 ‘출석인정결석’으로 인정하고 대회 및 훈련에 참가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최저학력기준에 도달하지 못한 경우 출전 및 훈련 제한 등이 학교장
의 재량에 달려 있어 학생선수들은 수업일수의 상당 부분을 빠진 채 훈련과 경기에 내
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더욱이 주요한 경기와 전지훈련 등을 위해 학교를 떠나 합숙생
활을 하고 있는데 학기 및 방학 중 합숙훈련 일수를 제한하는 규정 도입에 대한 적극적
인 검토가 필요하다.

8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5) 인권침해 수칙과 벌칙 폐기 및 과도한 규율과 통제 개선

기숙사 생활과 관련하여 운동부 지도자가 도입한 생활수칙 또는 규칙과 벌칙 등은 금


지하고 학교운동부운영위 또는 기숙사운영위원회에서 마련한 규정으로 대체해야 한다.
여기에는 학생선수들의 대표의 참여와 결정권 또한 보장되어야 한다. 이 규정들은 학생
선수의 인권을 보장하는 조항들로 구성되어야 하며 운동부 지도자의 주관에 따라 사적
제재를 가할 수 있는 조항들은 삭제해야 한다. 특히 휴대폰 사용금지와 두발제한, 과도
한 사적 생활의 통제가 담긴 수칙들은 폐기하여 인권친화적 기숙사 생활이 보장되도록
해야 한다.

6) 지도자와 공동생활 금지 및 기숙사 전담 직원 배치

기숙사를 운영할 경우 지도자와 학생선수의 공동생활을 금지하고 전담 직원이 관리


하도록 해야 한다. 기숙사에서 훈련 등 일과가 끝난 후에는 철저히 학생선수들의 자유
롭고 독립적인 생활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현재는 지도자가 함께 숙식하면서 학생들의
사생활을 통제하고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지도자가 기숙사에 함께 생활하지 못하도록
제도화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지훈련이나 시합 기간에 남성 지도자가 여학생 선수와
같은 숙소를 이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여성 교직원 등 보호자가 반드시 동반하도록 해야
한다.

2. 교육 당국의 감독 강화

1) 교육 당국의 현장 실사로 규정 위반, 변칙 운영에 대한 조치 강화

현행 법령에서는 원거리 학생선수를 위한 ‘기숙사 운영규정’을 마련하고 시설 여건을


갖추도록 하고 있으나, 인권위 조사 결과 기존의 합숙소의 명칭과 규정만을 변경한 채
상시 합숙훈련이 지속되고 있고 법령과 다르게 운영되면서 시설요건도 미비한 경우들
이 확인되었다. 따라서 교육 당국은 모든 학생선수 기숙사에 대해 학교에서 제출하는
서류로만 확인하지 말고 실제로 학교를 방문하여 조사하는 등 엄정한 실사를 실시하고
법령 위반 사례에 대해서는 즉각 개선하도록 조치를 취해야 한다.

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83


2) 학교 밖 불법 합숙소 실태 파악 및 대책 마련

학교체육진흥법 등에서 상시합숙을 근절하고 있어 이를 피하기 위해 학교 밖에서 합


숙소를 운영하는 등의 탈법적인 행태들이 알려져 있으나 이에 대한 실태 파악이 전무하
다. 인권위에서도 이번 조사 시 이를 파악하고자 노력하였으나 그 운영이 암암리에 이
루어지고 있어 그러한 종류의 합숙소에는 방문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교육 당국 차원에
서의 엄정한 실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 학교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령 개정 검토

학교체육진흥법 등 관련 법령에 따라 초·중·고등학교 학생선수의 학습권 보장 및 신


체적·정신적 발달을 위하여 학기 중 상시 합숙훈련을 근절하고 있고 초·중학교 합숙소
운영은 전면 폐지된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나 인권위의 조사 결과 현실은 전혀 달랐다.
또한 다만 고등학교의 경우 원거리에서 통학하는 학생선수 및 전학 온 선수를 위하여
기숙사 운영이 필요한 점이 인정이 되지만, 학습여건, 안전대책 등을 갖추어야 하며 학
교운영위원회 심의를 거쳐 기숙사 전담 교직원이 근무하여야 하고 단순 숙식제공과 주
거 생활만 하는 합숙소 형태의 기숙사 운영은 불가하도록 하는 것이 교육 당국의 방침
이나 이 또한 조사 결과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따라서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학교 운
동부 운영 등)에서 학교의 장이 상시합숙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하도록 하고 있으나
이를 강행규정의 의미를 가질 수 있도록 개정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이와
관련하여 학교의 장에게“상시합숙 근절”을 위한 구체적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도록 학교
내 상시적이고 위법한 합숙소 운영을 하는 학교는 해당 지역교육청 실태조사 점검 시
3회 이상 적발 시에는 학교장에게 주의 조치를 취하도록 하게 하는 등 학교체육진흥법
개정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8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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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표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87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패널 토의]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이
도달해야 할 곳들

정용철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이 도달해야 할 곳들

정용철 (서강대학교 교육대학원 교수)

지난 주 금요일 17개 시도교육청 장학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를 마치고 들은 이야


기다. 스포츠혁신을 한다고 해 기대를 많이 했는데 정작 현장에서는 아직 달라진 게 하
나도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 체육회 관계자로부터 ‘3년 만 기다려라 다시 원래대로 돌
아갈 테니’라는 소리까지 들었단다. 문제는 그런 이야기를 들은 일선 교사들이 다시 복
지부동으로 자세전환을 한다는 점이다. 뭔가 큰 변화가 있을 줄 알고 기다렸는데 ‘혹시
나?’가 ‘역시나!’로 바뀌었다는 뼈아픈 성토다.

지난 1월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성폭행 피해 폭로를 통해 촉발되어 이제는 바꿔야


한다는 온 국민의 열망을 담아 시작된 대한민국 스포츠의 혁신. 10개월이 지난 지금 거
세게 몰아칠 것 같던 스포츠혁신이라는 초대형 태풍은 검은 먹구름만 짙게 드리우고 잔
뜩 비만 머금은 채 열대성 저기압으로 바뀌어 2019년 한반도를 지나갈 것인가? 거센
소나기가 지나기를 기다리며 온존하고 있는 오래된 적폐들은 여전히 건재하고 스포츠
혁신을 오히려 질타하고 매도하는 야당의원의 목소리만 국감장을 메우고 있다. 통탄할
일이다. 이번이 아니면 다시는 대한민국 스포츠판을 바꾸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함으로
지난 10개월을 버텼는데 고작 이런 꼴을 보려고 그 고생을 했나하는 자괴감이 목 밑까
지 차오른다.

이 시점에 국가인권위 스포츠인권특별조사단의 합숙소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가


열린다. 다시 한 번 우리가 왜 이 일을 하고 있는지 되짚어보고 방향은 잘 잡고 가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조금 더 욕심을 부린다면 이번 토론회가 스포츠혁신위의

패널 토의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이 도달해야 할 곳들 91


7차례의 권고발표 이후 기괴할 정도로 잠잠한 체육계를 흔들어 깨우는 경종이 되길 희
망한다.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이 잠잠함을 좀 더 들여다보자. 이것은 고요quietness인가?


침묵silence인가? 고요와 침묵은 둘 다 소리가 없는 상태, 즉 음향적으로는 같은 상태
이지만 결과는 정반대다. 레베카 솔닛은 침묵을 말해지지 않은 것, 말할 수 없는 것, 억
압된 것, 지워진 것, 들리지 않는 것으로 이루어진 바다에 비유했다. 침묵은 강요된 것
이고 고요는 추구하는 것이다. 성찰을 위해 말하지 않는 것(고요)과 위협과 장벽의 견고
함 때문에 말해지지 않는 것(침묵)의 차이는 수영과 익사만큼이나 크다. 지금 우리가 경
험하고 있는 이 조용함은 고요가 아니라 침묵에 가깝다. 결과는 불행히도 익사일 확률
이 높다.

특조단은 그러한 침묵이 만연한 대표적 공간. 합숙소를 직접 찾아 선수들을 만나고


현장의 모습을 담아왔다. 그동안 숨 죽여 소리 내지 못했던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
여 듣는 것은 그 자체로 전복이고 회복이다. 하지만 이번 조사의 미덕은 거기까지다. 전
혀 새로운 것이 없는(그래서 더욱 놀라운) 이 조사를 실행하느라 애쓰신 분들에게는 미
안한 이야기지만 이번 조사보고서를 읽는 내내 덤덤했다. 천안초등학교 참사 이 후 그
렇게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합숙소라는 야만의 공간은 우리 곁에 여전히 존재했다는
걸 재확인했을 뿐이다. 이미 여러 경험자, 목격자, 그리고 생존자들로부터 반복해서 들
어 왔고 듣고 있다. 그걸 재확인한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새로운 것은 없다. 곳곳에 스
민 침묵의 흔적들. 각 잡힌 속옷과 빼앗긴 핸드폰, 군대식 침상과 짧은 머리, 그리고
CCTV까지 모두 한 가지 방향을 지시하고 있다. 강요된 침묵, 질식, 그리고 익사.

이번 조사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은 보고서의 맨 마지막 챕터인 정책 개선(안)이다. 아


마 특별조사단 내부에서도 곤혹스러웠을 것으로 짐작한다. 공기처럼 어디에나 스며있는
규율과 반인권 운동부 문화를 어떻게 걷어내는가? 지난한 문제다. 세 가지로 제시된 인
권친화적인 기숙사로의 개편, 교육당국의 감독강화, 그리고 관련 법령 개정(도 아닌 검
토) 정도로 뿌리 깊은 침묵의 공간인 합숙소가 사라질 수 있을까? 여기까지 자문하다가
특조단의 역할은 어쩌면 여기까지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냉혹한 체육계 현실

9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건조하게 진술하는 엄중한 역할.

이 지점에서 체육계 적폐의 구조적인 문제를 처음부터 제기한 스포츠혁신위 권고안


을 찬찬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합숙소는 우리가 해결해야 할 문제의 원인이라기보
다 결과다. 어떤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로 인해 발생한 결과의 한 양상일 뿐이다. 빙산
의 일각을 쪼아서 깎아 낸다면 당장 내 눈앞에서는 사라질 수 있지만 수면 밑의 거대한
빙산은 여전히 존재하고 깎아낸 만큼 부력에 의해 다시 떠오르기 마련이다. 합숙소를
없앤다고 체육계에 만연한 반인권의 현실이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면 밑으로 들
어가 문제의 근원을 직시하고 이를 제거하지 않는 한 매번 빙산의 뾰족한 부분만 쪼아
내기를 반복하게 될 것이다. 근본적인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고 대한민
국 스포츠 전체 시스템(혹은 패러다임)을 전환하지 않는 한 모든 개선안은 미봉책일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체육계의 구조적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바로 엘리트 체육의 근


간이 되어온 학교운동부이고 이를 지탱하고 있는 제도적 장치가 바로 체육특기자제도
이다. 수많은 학생선수들이 합숙소에서 침묵을 강요당하면서도 그 시간을 견디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럼 특기자제도를 없애면 되지 않나? 자연스레 이런 질
문을 받게 된다. 알다시피 이게 간단치 않다. 학생선수, 학부모, 운동부지도자, 학교장,
체육교사, 시도체육회 담당자, 그리고 종목단체 관계자까지 이해당사자가 촘촘히 엮여
있다. 때때로 대립하고 야합하며 죽을힘을 다해 버티는 사람들이다. 스포츠혁신위의 2
차 권고인 ‘학교스포츠정상화 권고’가 1차부터 7차 권고까지 제시한 총 52개의 이행과
제 중 무려 33개의 과제를 담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문제해결을 위해 학교스포츠를 정상화 권고를 하고 나니 이를 떠받치고 있는 국가주


의 금메달 지상주의 패러다임을 그대로 두는 한 빙산은 여전히 남아 있을 것으로 판단
했다. 새로운 스포츠 생태계에 대한 상상이 필요했고 3차 ‘모두를 위한 스포츠: 스포츠
인권 증진 및 모든 사람의 스포츠·신체활동 참여 확대를 위한 정책 권고’와 4차 ‘모든
사람의 스포츠권 보장을 위한 스포츠기본법 제정 권고’가 탄생하게 된다. 새로운 스포
츠 패러다임으로의 밑그림을 그린 것이다. 이를 구현하는 구체적인 방법으로 5차 ‘일상

패널 토의_ 합숙소 앞에 멈춘 인권이 도달해야 할 곳들 93


에서 일생동안! 스포츠 복지사회 실현을 위한 스포츠클럽 활성화 권고’가 따라 나왔다.
스포츠클럽 활성화는 단순히 동호회를 활성화해더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더 많이 하자
는 수준이 아니다. 시민 한 사람이 태어나 일생동안 일상에서 자신의 신체를 다루는 능
력(권고문에서는 스포츠리터러시라는 개념으로 표현했다)을 기르고 스포츠를 통해 공동
체와 지속적으로 연결하는 기본 단위가 스포츠클럽이다. 5차 권고의 말미에 스포츠클럽
과 도시재생을 연결시켜 소개한 부분도 주목할 만하다. 여기까지가 체육계 구조적인 문
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려는 노력이었고 마지막으로 ‘그럼 기존의 엘리트를 다 죽으라
는 말이냐?’라는 물음에 답했다. 6차 ‘엘리트스포츠 시스템 개선 및 선수육선체계 선진
화 권고’는 지금처럼 주구장창 뛰라고 윽박지르는 훈련방식을 탈피하고 효율적이고 과
학적으로 검증된 훈련방식을 도입할 것을 권고했다. 지금과 같은 구시대적인 체육단체
구조로는 선진화 실현이 어렵다고 판단해 7차 ‘체육단체 선진화를 위한 구조 개편 권
고’까지 발표하기에 이른다.

국가인권위에서 주최한 합숙소 토론회에 와서 혁신위 이야기를 많이 해서 미안한 마


음이 든다. 인권위의 노고가 대한민국 스포츠 패러다임의 전환이라는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 혁신위와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협업이 필수적이다. 스포츠혁신. 너무나 어려운
과제다. 가죽을 벗겨내려는 쪽에서는 세심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벗겨짐을 당하는 쪽에
서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이 어려운 대한민국 스포츠혁신이 꼭 완수되길 충심으로
기원한다.

9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패널 토의]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구정화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구정화 (경인교육대학교 사회교육과 교수)

Ⅰ. 들어가며

세계인권선언이 선포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엔아동권리협약을 통해 18세 미만의 아


동을 대상으로 하는 인권에 대하여 선언하고, 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정부나 공동체,
학부모 등에게 특별한 관심과 보호의 의무를 부여한 것은 이들에게 특별히 더 누려야
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더 특별하게 누려야 할 권리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다.
아동에게 강조하는 권리는 ‘생존의 권리, 보호의 권리, 발달의 권리, 참여의 권리’로
구분하여 그 세부적인 내용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차별금지의 원칙, 아동 최선의 이익
원칙, 생존과 발달의 원칙, 의견 존중의 원칙’이라는 4가지 원칙을 제시하여 정부와 성
인, 그리고 보호자 등이 어떻게 아동권리를 보장해야 하는지도 제시하고 있다. 이를 통
해 유엔아동권리협약에서는 단순히 아동이 인권을 가진 존재이고 아동이 가진 인권의
구체적인 목록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정부, 지역사회, 성인, 그
리고 부모와 보호자가 어떻게 아동의 인권을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지에 대한 강
한 책무성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는 이런 점을 고려하여 아동운동선수의 스포츠 활동, 합숙소 생활이 아동 인권
에 미치는 문제점과 이를 고려한 아동 인권교육의 방향에 대하여 토론하려고 한다. 특
히 아동운동선수들이 경험하는 합숙소 생활의 문제와 그 과정에서 일어나는 아동 인권
침해, 그리고 이와 관련한 인권교육 측면의 논의를 할 것이다. 여기서는 표현하는 아동
운동선수는 초, 중, 고등학교 학생으로서 체육 활동 이외에 대회 등에 참여하기 위한 운
동 활동을 하는 이들을 말한다. 그리고 여기서의 논의는 주로 이들의 합숙소 생활을 포

패널 토의_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97


함한 운동선수 활동 전반에서 나타나는 인권 및 인권 교육 논의를 할 것이지만, 합숙소
활동에 조금 더 초점을 두려고 한다.

Ⅱ. 아동운동선수 경험 및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침해 문제

1. 아동 운동선수, 합숙소 생활, 그리고 발달권 문제

유엔아동권리협약 제27조 1항에서는 ‘아동이 신체적, 지적, 정신적, 도덕적, 사회적


발달에 맞는 생활수준을 누릴 권리’를, 제28조에서는 2항에서는 ‘학교규율이 아동의 인
격을 존중’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29조 1항에서는 ‘아동의 인격, 재능 및 정신
적, 신체적 잠재력을 최대한 계발’한다는 교육목표를 제시한다. 따라서 학생운동선수도
다양한 측면에서의 발달을 위한 환경을 제공받아야 하며, 인격을 존중받는 학교생활을
해야 하고, 교육에서 다양한 영역의 계발을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 그 자체로는 학생의 성장과 발달을 위한 중요한 한 활동이 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전통적으로 인지적 측면에 초점을 둔 학교교육 현실이
아동의 인권 침해문제와 연관되어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되어 왔고, 많은 학생이 놀이나
문화향유권을 제대로 누리지 못한다는 측면에서 학교의 스포츠 활동 자체가 인권문제
와 직접적으로 관련이 있는 것은 아니다.
사실 아동 청소년 시기의 발달적 특징을 고려하면 신체활동 욕구가 왕성한 시기여서,
이 시기에 스포츠 활동 경험은 이들의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즐거움과 만족감을 길러주
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박정준, 2017: 23). 그러나 전문 운동선수처럼 다른 활동을 제
외하고 스포츠 활동만 강요하거나, 대회 준비 등의 이유로 (보호자의 동의를 받았다고
할지라도) 합숙소 생활을 의무적으로 규정하는 것 그 자체는 아동의 발달권 관련하여
아동의 최선의 이익을 고려한 결정인지에 대하여 문제제기가 가능하다.

2. 아동운동 선수의 합숙소 생활에서 경험하는 폭력 문제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이 갖는 긍정적인 역할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학생 운동선수

9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의 경우 문제가 되는 것은 엘리트 선수 위주의 학생 스포츠 활동으로 인해 나타나는 폭
력 문제이다. 스포츠 분야의 인권침해 문제와 관련하여 대다수 논의나 기사 등에서 가
장 염려하는 부분은 ‘폭력적 스포츠 문화’이다. 연성진 외(2013)는 운동선수 간의 집단
내 위계적 권력 관계로 인한 폭력문화가 구조화된 양상이 폭력적 스포츠 문화로 드러나
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이와 관련하여 지도자에 의한 체벌, 성희롱, 선후배간 폭력
등이 발생함을 제기한다.
언론 등을 통해 접하게 되는 스포츠 현장에서 일어나는 폭력은 사실, ‘직접적인 구타,
언어폭력, 심리적 폭력’ 등 다양하다. 이런 스포츠 현장에서의 폭력, 특히 아동운동선수
가 경험하는 스포츠 폭력은 단순히 스포츠 훈련이나 실제 경기 대회 등 같은 스포츠 활
동 자체 시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훈련을 위한 합숙이나 이동 등 일상생활에서
도 일어나기에 특정 시간이나 특정 공간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김현수, 2016:
5). 문제는 스포츠 활동을 위한 합숙소 등에서 일어나는 폭력의 경우에도, 스포츠 활동
을 잘 하기 위한 노력으로 간주되어 폭력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기도 하고, 폭력에 문제
제기를 했을 경우 선수로 실전에 뛰는 것에서 제외될 수 있다는 두려움 등을 갖게 하여
문제가 된다.
이에 따라 합숙소 등에서 폭력문제가 일어날지라도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문제
나 선수 스스로 주체적으로 이에 대하여 인권문제임을 제기하고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
제가 있다(연성진 외, 2013). 또한 집단으로 하는 스포츠의 경우에 스포츠 경기 활동
상대팀과 게임을 하는 중에 공격과 방어가 일어나고 이러한 행위가 공식적이고 제도적
으로 허용되기에 스포츠 활동 이외의 훈련이나 합숙소 생활 등에서 일어나는 폭력에 대
하여 무감각해질 수 있어서 인권 측면에서 문제가 된다(이윤영, 2007).

3.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성 인권침해 문제

국가인권위원회(2010)에 따르면 스포츠 분야 성폭력은 스포츠와 관련된 공간적·관계


적 영역에서 발생하는 모든 종류의 성폭력을 말한다. 따라서 스포츠 활동을 위한 훈련
장이나 합숙소도 이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그리고 지도자와 선수 간, 동료 및 선후배 선
수들 간에서 만이 아니라 기관 책임자, 자원봉사자 등 스포츠를 매개로 하는 다양한 인
간관계에서도 성폭력을 통한 인권침해가 발생할 수 있다(김보정·김지혁, 2019: 38; 권

패널 토의_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99


형둔, 2017: 274). 이는 남성중심주의 방식의 운동부 운영 방식과 승리 지상주의라는
스포츠계의 문화 혹은 사회구조적 측면이 미치는 부분이 상당하다(권형둔, 2017: 274).
그런데 스포츠 관련 성 인권침해의 경우에 피해 자체도 심각한 인권침해 문제이지
만, 사후적으로 해당 사안을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인권침해가 극심하다. 대표적으로 합
숙소 등에서 발생한 성 인권침해에 대하여 피해자가 문제제기를 했을 경우에, 합숙소
등에서 공동생활을 하는 관련 구성원이 보내는 불편한 시선 등의 2차 피해 문제가 새
로운 인권문제로 구성될 가능성이 크다. 모든 성 인권침해의 피해자가 경험하는 고통
이 엄청나지만, 아동운동선수의 경우에 2차 피해에 무방비로 노출되면 향후 운동선수
로서의 진로 등에도 영향을 미친다. 즉 성 인권피해자로서 개인이 감당해야 할 정신적
어려움 이외 선수생활을 은퇴까지 이어지기도 한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김보정·김지
혁, 2019: 43).

4.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과 교육권 문제

합숙을 하는 아동운동선수는 기본적으로 엘리트 스포츠 활동을 하는 경우가 대다수


여서, 국내외 다양한 경기대회에 참여하여 승리하는 것이 자신의 대학 진학이나 진로
등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경기를 앞 둔 경우에 합숙소 생활은 단순히 숙소를 공유한
다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으로 학교교육의 일상적 활동에 참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고, 이로 인해 전인격적 교육활동을 제대로 경험하지 못하면서 학습권의 침
해가 일어난다.
합숙소에서 대회준비나 훈련을 하는 경우에, 관련자들은 학생의 스포츠 활동이 직업
으로서 하는 노동과 다르다는 점과, 그들이 직업 운동선수가 아니라는 점을 종종 잊어
버릴 수 있다. 이는 교육을 통해 길러주고자 하는 전인격적 삶에 대한 학습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 학생 스포츠 활동에서 합숙소 생활을 하더라도 기본
적으로 헌법, 유엔아동권리협약, 학교교육법 등 다양한 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학생 청
소년의 학습권을 누릴 수 있게 해야 한다. 이는 스포츠 활동을 하는 아동이 당연히 누
려야 할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면서, 이것이 바로 아동 운동선수들을 위한 인권교육의
시작이라고 볼 수 있다.

10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Ⅲ. 아동운동선수와 합숙 생활, 그리고 인권교육 논의

여기서는 위에서 제시한 아동운동선수들의 경험할 수 있는 인권침해문제를 고려하여


이러한 문제를 예방 혹은 개선하기 위한 인권교육의 방안을 논의해보려고 한다.

1. 아동운동선수를 위한 인권교육

아동운동선수를 위한 인권교육은 인권교육의 일반적인 원리로 강조되는 보편적 인권


의 의미와 가치, 자신과 타인의 인권에 대한 이해와 권리 주장, 인권감수성 등을 주로
다룰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몇 가지 인권교육 방안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가장 기본적으로 인권의 보편적 의미와 인권감수성 갖기, 그리고 아동인권에
대한 이해를 위한 기초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인권감수성을 강조하는 기
본적인 인권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 즉 인권의 의미와 아동청소년들이 가진 인권의
목록을 이해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일상에 드러나는 인권 문제에 대하여 이해하도
록 가르쳐야 한다(구정화, 2009). 그러한 인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하여 우리 사회
전반, 학교에서 스포츠 활동, 합숙소 생활 등에서 경험하는 다양한 상황에서 구조적으
로 나타날 수 있는 인권 침해에 대하여 스스로 판단해보고 문제제기할 수 있도록 가르
치는 인권교육을 해야 한다.
이를 통해 인권 관점이나 인권 감수성이 스포츠 활동과 무관하게 존재하다가 인권침
해 사고가 나면 나타나는 것(정윤수, 2017 :10)이 아니라 스포츠 활동 또한 인권을 중요
하게 고려해야 할 인간 활동으로서 인권을 당연하게 고려하는 활동이라는 점을 알게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스포츠 활동을 하는 아동운동선수의 인권이 스포츠 활동을 위해 유
예당해서는 안 되며, 당연히 보장받아야 하는 것임을 이해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스포츠 활동이나 합숙소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폭력 등이 스포츠 정신에 반하
는 인권침해라는 점을 강조하는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스포츠 활동에서는
경쟁의 의미와 가치를 강조하는데, 이러한 측면과 연관한 인권교육을 구성하여 행할 수
있다. 즉 스포츠 활동에서 강조하는 ‘경쟁’은 인권침해인 ‘폭력’과 그 정신에서 강조하
는 가치가 다름을 알리는 인권교육을 행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종종 스포츠 활동에서 강조하는 ‘경쟁’ 가치에 대하여 폭력 또한 그러

패널 토의_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101


한 가치의 하나라고 오인하거나 경쟁을 위한 훈련 중 ‘폭력’을 학습하면서 이를 일상생
활의 방식에도 전이시켜서 다양한 인권침해가 나타나는 문제를 구체적으로 인권교육의
내용으로 다루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스포츠 활동에서 인정되는 경쟁이라는 가치가
일상에서 강조하는 협력, 평등, 인권 등의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라
는 점도 강조할 필요가 있다(김현수, 2018: 32). 이러한 방향의 인권교육에서는 ‘재미
와 감동’을 강조하는 근원적인 스포츠 정신을 바탕으로 스포츠 활동에서의 경쟁의 의미
를 재정리해야 하며, 스포츠 활동에서 용납되는 경쟁을 위한 다양한 신체 활동이 일상
생활에 전이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인권문제의 유형을 제시하고 토론하는 등
의 인권교육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셋째, 스포츠 활동 관련 인권문제에서 침묵의 카르텔을 깰 수 있는 인권교육을 실시
해야 한다. 스포츠계 인권침해의 경우 피해자가 발생하더라도 침묵의 카르텔이 유지되
어 드러내지 않는 점을 여러 전문가들이 문제라고 제시한다(함은주, 2019: 16). 이와
관련하여 모니터 활동과 엄격한 처벌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서 ‘가해자가 문제’라는
점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해야 한다. 더불어 인권교육을 통해 피해자 자신의 잘못이 아
니라는 점과 함께 침묵하지 않는 것이 자신과 동료의 인권을 지키는 길이라는 점을 알
려줄 필요가 있다. 이점에서 단순히 스포츠와 관련한 폭력 문제 등을 제기하는 인권교
육을 넘어서서 침묵의 카르텔을 깰 수 있도록 인권교육을 구성할 필요가 있다.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점에서 인권교육의 방향을 잡을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스
포츠 활동을 하는 아동운동선수들에게 스포츠 활동에서 나타나는 폭력(성폭력 문제 포
함)이 인권문제라는 점, 그런 일이 발생하면 그것은 가해자의 잘못이라는 점, 그리고 그
러한 행위가 법적으로 범죄행위가 될 수 있다는 점, 피해자 구제 방안에서 피해자의 인
권의 보장하는 제도적 방안에 대하여 신뢰할 수 있도록 하는 안내, 피해자의 문제제기
에 대하여 2차 가해를 가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점 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

2. 아동 스포츠 활동 관련자 대상 인권교육

아동운동선수가 경험하는 인권문제는 스포츠계의 문화와 권력구조 측면과 엘리트 체


육을 강조하는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인한 것이기에 스포츠계 전체에서 구조적인 개혁
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지도자나 관리자 등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인권에

10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관한 교육도 병행되어야 한다.
첫째, 아동운동선수 지도자 등 관련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동인권에 대한 기본적인
인권교육이 필요하다. 지도자 양성 과정 등에 기본적으로 인권의 의미, 스포츠 정신과
인권 가치, 그리고 아동이 갖는 다양한 인권 목록 등을 제시하여 인권에 대하여 이해하
고 이를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실제적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특히 아동운동선수를
지도하거나 감독하거나 관련 활동을 하는 경우에는 최소한의 시간을 배정하여 이런 교
육을 받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영화관에서 영화 관람 전 유의사항과 안전을 위한 대피 통로를 안내하는 것처
럼, 아동운동선수 관련 업무를 하는 모든 당사자들이 아동의 인권 보장을 위한 관련 사
항을 필수적으로 고려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육은 스포츠 활동 및 운
동선수 관련 단체에서 하기 보다는 인권 및 인권교육 관련 기관에서 교육이 이루어져
서, 구체적이고 명확한 인권교육이 실천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아동운동선수를 대상으로 인권친화적 지도를 할 수 있는 지도방법 등을 교육할
필요가 있다. 학교에서 교과를 가르치는 교사들이 학생을 인권친화적으로 교육하는 방
법을 배우지 못하여 아동의 인권을 침해하는 경우에, 이들에게 아동인권 자체에 대한
교육만 해서는 안 되고 인권친화적으로 아동을 교육하는 방법을 알게 해야 하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즉 인권을 고려하여 아동운동선수를 어떻게 지도할 것인가에 대한 스포
츠계 스포츠교육계에서의 논의가 필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인권친화적 운동선수 지도법
매뉴얼 등을 보급하는 방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셋째, 아동운동선수를 가르치는 지도자나 감독을 대상으로 아동인권 옹호자로서의 역
할을 안내할 필요가 있다. 아동운동선수를 지도하는 지도자는 선수들에게 운동 기술이
나 기법만을 지도하는 역할로만 규정하기엔 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사실 이러한
중요성으로 인해 인권침해문제가 발생하기도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을 고려할 때 이들
에게 아동인권과 관련하여 긍정적인 역할을 부여하면서 아동선수의 권리를 보호하도록
운동적 차원의 교육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아동이 운동선수로 성장하면서 스포츠 활동을 통해 만나게 되는 지도자는 단순히
그 운동 영역의 지도만이 아니라 인격 형성이나 삶의 방향을 지도해주고 실제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이다(권형둔, 2017: 290). 이점에서 보면 운동선수 지도자들에 대하
여 아동권리 가해자로서가 아니라 아동운동선수 권리 옹호자라는 역할을 제시하고 이

패널 토의_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103


를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성찰하도록 교육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지도자 대상
인권교육에서 인권침해 가해자라는 프레임보다는 아동운동선수의 권리를 옹호하고 지
켜주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 그리고 아동운동선수들의 권리 침해가 발생할
때 어떻게 대처해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방식을 교육에서 도입할 필요가 있다.

Ⅳ. 나가며

근본적으로는 스포츠계에서 폭력 문화를 없애기 위한 스포츠 전반의 의식 개선을 위


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제대로 된 스포츠 인권 관련 교육이 의미를 발휘할 수 있다. 이
점에서 체육활동 등 스포츠계 전반에서 중요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아동을 바라보는
관점, 아동운동선수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노력을 구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스포츠계
자체가 변화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 어떤 가치든 포기해도
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하며, 승리보다 인간 존엄성이 더 중요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10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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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성진, 김왕배, 원영신, 이경용, 홍영오(2013). 한국사회 폭력문화의 구조화에 관한 연
구. 서울: 한국형사정책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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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수(2017). 한국 스포츠의 인권 풍경. Sport Science. 139(Summer), 10-15.
함은주(2019). 사람 중심의 스포츠: 포용국가와 스포츠 인권. Sport 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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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널 토의_ 아동운동선수의 합숙소 생활, 그리고 아동 인권교육 105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패널 토의]

합숙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한태룡
(한국스포츠정책연구원 스포츠정책연구실장)
합숙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한태룡 (한국스포츠정책연구원 스포츠정책연구실장)


1 천안초등학교 합숙소 화재사건의 의미와 현재의 우리

2003년 천안 초등학교 축구부 합숙소 화재사건은 오늘 논의의 출발점이다. 물론 그


사건 이전에도 합숙소에 대한 문제제기는 있었으나, 체육계는 인권보다 경기력을 우선
시 하였고, 대안을 만들기에는 개선의 목소리는 작았다. 그러나 이 사건 이후 뜻있는 이
들의 문제제기는 힘이 실렸고, 정책적 대안이 심도 있게 논의되어 개선의 물고가 트여
지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기력을 우선시하는 체육계의 분위기는 근
본적으로 변화하지 않았고, 그날의 기억이 흐려지고 있다는 지적(대전투데이,
2019.03.26.; 중도일보, 2019.03.23.)도 들린다.
이는 마치 세월호의 현재를 보는 듯하다. 그 동안의 논의에 대한 사회적 피로감이 생
겼고, 추모분위기도 약해진 반면 아직도 세월호가 남긴 유가족의 슬픔과 사회적 트라우
마는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천안 초등학교 합숙소 화재사건과 세월호의 아픔 모
두 지속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아직 현재진행형이라 할 수 있다. 그런 의미
에서의 아픈 기억을 상시시켜 새로운 다짐을 하게 만드는 이 행사는 매우 의미가 깊다
하겠다.
천안초등학교 사건 이후 체육학계는 합숙소 운영과 관련한 다양한 문제제기를 해왔
으며, 그 결과 가시적인 변화를 이끌어낸 것도 사실이다. 본고는 이런 구체적 문제제기
에 천착하기보다 그들 모두가 공동으로 지니고 있는 철학적 논의에 대해 주목하고자 한
다. 구체적으로 사회문화적 의미를 일탈이론에 의거하여 한국사회의 엘리트 스포츠 문
화의 다양한 문제점을 증폭시키는 기제로서 합숙소가 지닌 잠정적 문제점을 설명하고

패널 토의_ 합숙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109


자 한다. 이를 통해 스포츠 일탈관련 다양한 사례에 기초하여 합숙소 운영이 우리 학생
선수에게 어떤 잠재적 위해를 줄 수 있는 지에 대해 논의하고자 한다.

󰊲 스포츠 과잉동조행위의 의미

화재가 나지 않으면 화재예방 포스터가 필요 없다. 따라서 화재예방 포스터는 대부분


불을 가까이 하는 겨울에 우리의 눈에 띄기 시작한다. 한편 모든 스포츠는 페어플레이
를 강조한다. 스포츠와 페어플레이 강조의 관계는 화재와 화재예방 포스터와 같다는 게
나의 판단이다. 혹자는 페어플레이가 스포츠의 본질이라고 주장하지만, 역으로 스포츠
는 수시로 페어플레이를 무시하기 쉽기 때문에 페어플레이가 강조되고 있을 지도 모른
다. 심지어 그렇게도 페어플레이를 강조하지만, 스포츠세계에서 규정과 윤리적 기준 등
을 넘어선 일탈은 쉽게 눈에 띤다.
그런데 스포츠에서의 일탈은 조금 특별한 성격을 지닌다. 일반적으로 일탈은 규정된
규범이나 법적체계를 무시하거나 거부하는 과소동조(undercomformity)의 경우와 역
으로 과잉동조(overcomformity)로 인해 발생된다. 예를 들어 고등학교 3학년 교실에
서 공부를 포기하고 수업시간에 잠만 자는 학생과 너무 공부를 열심히 해서 잠 안오는
약을 먹거나, 심지어 부정행위까지 저지르는 경우는 반대의 경우이지만, 모두 일탈이라
할 수 있다.
스포츠 현장에서의 대표적 일탈인 약물복용, 경기 중 폭력, 과도한 훈련으로 인한 부
상 등은 대부분 규범을 너무 과도하게 수용하기 때문에 발생되는 경우이다. 물론 선생
님도 컨닝을 하라고 사주하지 않듯, 지도자가 약물복용이나 폭력을 교사하거나 지시한
다는 의미는 아니다. 선수 스스로가 승리를 강조하는 스포츠문화에 젖어 들다보니 자신
도 모르게 과잉동조가 이루어진다.

󰊳 스포츠 현장에서 강조되는 윤리(스포츠윤리 : sports ethic)

‘스포츠윤리’라는 약간 낮선 개념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는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와

11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코치에게 강조되는 윤리를 총칭하는 개념이다(Hughes & Coakley, 1991). 대다수의
엘리트 스포츠 현장에서 코치가 학생선수에게 강조하는 내용으로, 이는 학생선수가 스
포츠를 통해 습득하는 가치의 내용을 구성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내용은 다음의 4가지 범주로 구분된다.
1) 헌신 이는 선수가 연습과 경기를 자신의 일상에서 가장 높은 우선순위에 두어야
함을 의미한다. 과잉동조를 강조하는 태도로서 한국사회의 운동부가 선수에
게 가장 강조하는 부분이 열심히 하라는 것과 맥락이 닿는 부분이다.
2) 탁월성의 추구 : ‘보다 빠르게, 더 높게, 더 강하게’라는 올림픽의 가치를 위하 끊
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의미이다. 이는 모든 순간에 최선을 다
하고 스스로에게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경쟁상황에서 반드시 이
길 수 있도록 평소에도 준비해야 한다는 사실과 연동되어 있다.
3) 위험과 고통의 감수 : 경쟁상황에 지속적으로 도전하며 신체적 정신적 압박감, 고
통, 두려움을 넘어서야 한다는 의미이다.
4) 장애물의 불인정 : 성공을 추구하는데 장애물에 구애받지 않고, 반드시 극복하고
역경을 헤쳐 나가야 꿈을 이룰 수 있다는 의미이다.

󰊴 스포츠윤리와 일탈적 과잉동조에 대한 집단역학

‘스포츠윤리’는 묘하게 자본주의 사회에서 일상을 영위하는 대다수의 장삼이사가 이


사회에서의 성공을 위한 조건과 일맥상통한다. 노량진의 취준생은 ‘성공적 취업을 위해
헌신해야 하고, 보다 잘하기 위해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과정에서 힘들고 아픈 것도
참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수시로 듣는다. 하지만 헬조선의 젊은이와 학생선수가 체
득하고 있는 경쟁성과 경쟁추구의 분위기는 질적으로 크게 다르다. 헬조선의 젊은이는
그런 이야기도 듣지만, 법륜스님의 즉문즉설이나 힐링에 대한 여유도 존재한다. 그리고
그 젊은이는 학생선수보다 세상을 폭넓게 볼 수 있는 나이이다.
이에 비해 학생선수는 주지하시는 바와 같이 체육특기자제도에 의거하여 어린 시절
부터 운동선수로의 삶을 살아왔다. 시작부터 피아노를 좋아하는 동호인이 아니라 피아
니스트를 지향하여 살아왔으며, 이를 위해 어린 시절부터 이와 같은 무한경쟁을 체득

패널 토의_ 합숙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111


해왔다. 이렇듯 달리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는 경주마처럼 살아온 그들에게 있어 스포
츠윤리에 대한 과잉동조는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보다 운동시간도 적고, 운동만 하지 않아도 되는 선수생활을 해서 과잉동조가 상
대적으로 적은 외국에서 조차 이를 매우 큰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대다수의 학자는 운
동선수가 되는 것은 신체적 경험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경험이라 지칭하면서 이를 운동
부의 구조적 문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운동부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학자(Albert,
2004; Curry, 1993; Pike, 2004, 2005; Young, 2004)에 의하면 선수들은 자신을
선택받은 사람으로 이해하며 문화적, 신체적으로 외부 세계와 격리시키며 외부인은 자
신이 누구이며 무엇을 하는지 결코 이해할 수 없다는 사고를 지니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 가운데 내부자로서의 강한 사회적 연대를 느끼고 있다고 하는데 이는 마치 특수부대
의 부대원에게서 느껴지는 결속력과 유사하다고 보고하고 있다. 외부와 단절된 가운데,
특정집단의 구성원으로서 느끼는 문화적 결속력이 존재하며 자신의 일이 전쟁이 최전
선에서의 활동과 같다는 식의 사고를 벙커 멘탈리티(bunker mentality)라고 표현하는
데, 학생선수는 운동부의 집단역학 관계에서 이를 내면화하고 있다.

󰊵 벙커 멘탈리티의 증폭시스템으로 합숙의 의미

안 그대로 과잉동조가 문제가 될 수 있는 우리의 경우 이런 문제를 극대화시키는 시


스템이 합숙이다. 현재 초, 중학교는 합숙이 금지되고 있으나, 2006년에만 하더라도
초, 중, 고등학교에 868개의 합숙소가 존재할 정도로 일반화 되어 있었다. 개인적 경험
으로 모 중학교 축구부의 경우 초등학교 5학년생 30명을 스카우트 하여 그들이 경기를
실시하는 중학교 3학년 때까지 5년 이상을 지속적으로 합숙하는 경우도 알고 있다.
합숙소라는 공간에서 학생선수는 아침운동, 오전운동, 오후운동, 야간운동을 한다. 그
리고 이는 동일한 장소, 동일한 내용, 동일한 방법, 동일한 지도자에 의해 이루어진다.
이런 가운데 사회전반의 문화적 추세를 받아들이며 정상적 자아정체성을 지니고 성장
하리라 바라는 것은 무리이다. 또한 이런 환경 속에서 학생선수 개인은 운동부에서 추
구하는 가치에 대해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 만일 이렇게 내면화되는 가치가 교육적이라
면 이 또한 어느 정도 문화적으로 수용될 수 있는 측면도 있겠으나, 앞서 언급한 바와

112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같이 우리의 학교운동부 문화는 사회적 수준에서 허용하기 힘들 정도의 수준을 감안할
때 이와 같은 부분은 조속히 해소되어야할 필요가 있다.
한마디로 합숙은 벙커 멘탈리티의 ‘벙커’를 더욱 강화하는 촉매제로 평가된다. 그리
고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사회화된 이들은 사회전반의 의식흐름과 전혀 관계없는 자아정
체성을 형성하게 된다. 흔히 운동선수는 자신과 운동을 하지 않은 사람들을 일컬어, ‘우
리’와 ‘일반인’으로 구분한다. 이는 벙커 멘털리티를 그대로 은유하고 있다. 이는 한국
체육이 일반인과 소통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 말을 정리하며

피트니스계에서 유명한 말이 있다. ‘근육은 쉴 때 합성된다.’이는 인간이 무언가를 열


심히 추구할 때도 중요하지만 그런 행위에서 한걸음 떨어져 있을 때 진정한 성장이 이
루어진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거의 한계로 치닫고 있는
학생선수에게도 쉬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그런 차원에서 합숙소는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에 대한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
라 하겠다.

대전투데이(2019.03.26.) 기억 속에 지워진 ‘천안초 축구부 화재사고’


중도일보(2019.03.23.) 천안초 화재 16주기 추도식 개최, 기념사업 등 필요성 제기

패널 토의_ 합숙소 운영의 문제점에 대한 사회문화적 고찰 113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패널 토의]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과 인권 보호를


위한 바람직한 육성 방안

김대진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 교육연구사)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과 인권 보호를 위한
바람직한 육성 방안

김대진 (교육부 체육예술교육지원팀 교육연구사)

학교운동부 운영 배경

◦ (배경) 1972년 체육특기자 제도가 법령화* 되어 고등학교와 대학을 ‘무시험 특별


전형’으로 진학할 수 있게 되어 엘리트 선수 육성 본격화
* 교육법 시행령(대통령령 제6377호)
◦ (운영) 체육특기자의 전문적 육성을 위해 각급학교에 학교운동부지도자를 배치하
여 올림픽 종목 중심으로 학교운동부 운영

2019년 학교운동부 현황

◦ 학교급별 학교운동부 현황

학교운동부 학생선수 수 학교운동부 수(팀수) 학교운동부지도자


급별
육성학교수 (초3∼고3) 남 여 계 전임 일반 계

초 1,606 18,106 1,557 1,062 2,619 1,497 341 1,838

중 1,610 21,436 1,800 969 2,769 1,674 537 2,211

고 1,078 19,604 1,233 720 1,953 1,269 545 1,814

계 4,294 59,146 4,590 2,751 7,341 4,440 1,423 5,863

패널 토의_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과 인권 보호를 위한 바람직한 육성 방안 117


학교운동부지도자 개요

◦ (직무/역할) 학생선수 훈련계획 작성, 지도 및 관리와 각종 대회 출전 지원 및 인


솔, 경기력 분석 및 훈련일지 작성, 훈련장 안전관리
◦ (법적근거) 학교체육 진흥법 시행령 제3조(학교운동부지도자의 자격기준 등)
◦ (계약기간) 통상 1년 단위 ※ 실적평가 통한 재임용 또는 무기직 전환
◦ 학교운동부지도자 운영 형태

구 분 주 관 계약 주체 운영 형태
․ (교육청) 예산지원 및 학교 배정
교육청 학교장
․ (학교) 계약 체결 및 관리 감독
전임
시도체육회장 ․ (시도체육회) 선발 및 계약체결, 급여지급
시도체육회
(지자체장) ⇨ 학교운동부 운영학교 파견
․ (단위학교 자체운영) 계약체결 후 학교자체 예산(학부모 부담
학교 학교장
금 등)으로 운영
일반
․ 경기단체, 프로구단 등에서 자체 예산으로 계약체결 ⇨ 학교
외부기관 단체장
운동부 운영학교 파견

◦ 인기종목(축구, 야구, 골프 등) 학교운동부지도자 운영


- 축구, 야구 종목은 시도교육청에서 배정한 지도자외 학부모 요구에 따라 포지션
별 지도자를 추가 채용하고 있으며, 급여도 타 종목에 비해 고액인 경우가 다수
존재
※ <예시> 수석지도자(연봉 24백만원+학부모부담금 30백만원), 보조지도자(학부
모부담금 2∼3백만원 정도)
◦ 비인기종목(육상, 하키, 카누 등) 학교운동부지도자 운영
- 학생선수 수급 자체가 어려운 실정이며, 학부모가 자녀의 운동참여를 기피하여
추가적인 학부모 부담금 없이 학교에서 지원되는 급여로만 운영

118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학생선수 기숙사 운영

◦ 법적근거

☞ 학교체육진흥법 제11조(학교운동부 운영) 제4항


: 원거리* 통학 학생선수를 위해 기숙사 운영 가능
* 대중교통 이용하여 등‧하교 시간이 1시간 초과하는 경우

☞ 학교체육진흥법 시행규칙
제7조(학생선수를 위한 기숙사의 운영) ① 학생선수 기숙사(이하 "학생선수기숙사"
라 한다)는 다음 각 호의 요건을 갖추어야 한다.
1. 학습시설(책상ㆍ의자ㆍ컴퓨터), 휴게실, 욕실, 침실, 화장실, 세탁실, 식당, 주방
등을 갖출 것
2. 학생선수기숙사 관리를 전담하는 교직원을 둘 것
3. 여학생인 학생선수가 학생선수기숙사에 입사(入舍)하는 경우에는 여학생의 생활
지도를 전담하는 여성 교직원을 둘 것
② 학교의 장은 학생선수기숙사의 학생을 대상으로 학생선수기숙사 생활에 따른 각
종 안전사고 및 성폭력 예방에 관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

◦ 학생선수 기숙사 운영에 따른 문제점


- 학생선수 휴식과 안정을 위하기보다 운동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차원에서
운영되어 신체적‧정서적 발달에 부정적 영향
- 학생선수가 기숙생활로 학습에 참여하는 시간이 부족하며, 대부분 열악한 주거환
경, 학교폭력 발생 등으로 인권 보호가 필요한 실정
- 대회 입상실적에 따라 학교운동부지도자 처우개선, 학생선수 상급학교 진학 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므로 지나친 과열 경쟁 발생

패널 토의_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과 인권 보호를 위한 바람직한 육성 방안 119


학생선수 바람직한 육성 방안

◦ (학습권 보장) 학생선수가 운동과 공부를 병행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고, 정규수


업 이수 후 운동참가, 주중대회 참가 최소화 등
◦ (인권 보호) 학생선수가 인격적 대우를 받으며 운동에 참여하도록 배려하고, 결과
보다 과정을 중요시하여 자발적 운동 참여 유도
◦ (학교운동부지도자 의식 개선) 학생선수 지도 시에 언어순화, 과학적 지도, 안전
확보, 학부모와 소통 등을 통해 조력자로서의 역할 수행
- 학생선수의 발육발단 단계를 고려하여 운동부하 조절, 운동 상해 방지를 위한 과
학적 프로그램 제공, 교육적 차원에서의 지도‧관리
- 학교운동부지도자 직무교육 강화, 관계기관 비위행위 처리 절차 준수, 종목별 경
기단체 차원의 인권 보호 및 인성 교육 실시
◦ (체육시설 확충) 단체 기숙생활을 지양하고, 안전한 체육시설에서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인프라 구축 및 확충 필요
-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도 학생선수 수요와 요구를 반영하여 경기장, 훈련
장소 등이 갖추어져 수요자의 다양한 선택 기회 제공
- 기숙사 운영 시 전담 사감인력 배치, 안전확보 등 관련법령 준수와, 특히 학생선
수 간 또는 학교운동부지도자의 학교폭력예방 대책 강구 필요
- 지역사회 내에 접근이 용이한 체육 인프라를 구축하여 학생선수로 활동을 희망
하는 학생선수들에게 참여 기회 제공할 수 있는 여건 마련
◦ (제도 개선) 학생선수 학습권 보장과 인권 보호를 통해 자유롭게 운동에 참여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및 기회 제공, 상급학교 진학에 대한 부담감 최소화 등

120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패널 토의]

운동부 기숙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규식
(연희중학교 체육교사)
운동부 기숙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김규식 (연희중학교 체육교사)

이를 논하기 위해서는 우선 ‘운동부 기숙사의 존재 이유는 무엇인가?’를 살펴봐야 할


듯싶다.

여러 존재의 이유 중에서 ‘효율성’을 가장 큰 이유로 꼽지 않을까 싶다. 효율성은 운


동부 기숙사의 형성에 관여된 여러 인적요인들(학교관계자, 지도자, 학부모 등)이 제일
우선 시 하는 부분이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무엇을 위한 ‘효율성’인 것인가? 그것은 바로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것이


다. 좋은 성적을 위해 운동부 기숙사는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학생선수의 통학거
리가 멀어 통학에 고충이 있다는 것도, 단체운동의 성격 상 단체생활이 필요하다는 것
도, 학생선수들이 언제든지 운동이나 휴식을 선택할 수 있다는 편의성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역시 종국에는 좋은 성적, 결과, 승리를 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선수 기숙사의 배경

학생선수들이 힘들게 훈련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야 할 때 생기게 되는 시간


적, 체력적인 소비를 없애고 그것을 기량향상에 투자를 한다고 생각하기에 기숙사의 필
요성이 생겼다고 할 수 있다. 운동의 특성상 유기적인 움직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일
상생활 속에서도 유기적인 모습이 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으로 단체생활의 필요

패널 토의_ 운동부 기숙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23


성이 생겼던 것이다. 필요에 따라 별도의 훈련을 언제든지 시킬 수 있고, 때론 휴식을
취할 수 있게 함으로써 팀의 전력 향상과 학생선수의 컨디션 조절에 매우 효과적일 것
이라는 생각으로 기숙사의 필요성은 대두되었을 것이다. 이를 빌미로 학교관계자와 지
도자와 학부모들은 기숙사를 필요로 하고, 운영을 하게 되었던 것이다.

하지만 위와 같은 청사진은 학교체육진흥법에서 정하는 바나, 국가인권위가 권고하는


사항들을 모두 제대로 지키고, 구비를 하여 운영을 하였을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다.
현실은 이와는 다르다. 현실에서는 여러 문제점 들을 내포하고 있어서 언제 터질지 모
르는 폭탄과 같은 상황이고, 실제 운동부 기숙사의 운영으로 인하여 많은 문제들이 발
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다들(학교관계자, 지도자, 학부모)
각자 소기의 목적달성을 위해 문제점들을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애써 외면하거나, 문제
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바램만을 가지고 ‘눈 가리고 아웅’하고 있는 것이다.

학생선수 기숙사를 둘러싼 이해들

학부모(보호자)의 외면 – 자신의 자녀가 엘리트 선수로서 최고의 자리(진학, 프로선수


등)에 오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것을 이룰 수 있는 더 좋은 환경(지역, 팀 등)을 찾
아서, 비록 그것이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는 상황, 환경일지라도 그것을 감수하고, 또는
눈감고(외면하고) 자신의 자녀들을 그 환경에 노출시키며 감내하도록 한다. 결국 학생
선수들은 부모 및 가정의 품이 아닌 외부의 통제 속으로 내몰리게 된다.

지도자의 이해 – 학생선수들의 기량향상과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함이라는 목적아래 학


생선수에 대한 통제권을 온전히 다 가지고 있는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다 더 편
하게 그들을 관리하기 위하여 자신들이 늘 행해왔던 방식을 고수한다. 이로 인해 학생
선수들은 개인의 생활을 박탈당하고 개인이 아닌 단체의 일원으로만 요구되어진다. 이
런 상황 속에서 되려 학생선수들은 정체성을 잃고, 일탈 행위를 하게 되는 경우가 더
발생한다.

124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학교의 책임전가 – 시설 및 운영, 관리에 대한 모든 책임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
고 제대로 된 시설을 갖추지 않으면서, 이전에 행해오던 방식대로 학생선수에 대한 관
리를 지도자들에게 일임함으로써 책임을 모면하려고 한다. 학생선수들의 관리 및 운동
부 운영에 대해서도 큰 어려움이 있음을 인지하면서도 오롯이 모든 책임을 운영교사 및
일선 지도자에게만 돌리려고 한다. 또, 운동부와 관련되어 필요한 금전적인 부분은 전
적으로 학부모의 부담으로 전가하고, 학교는 관리권한만을 내세우는 경우가 있어서 마
찰을 빚기도 한다.

운동부 운영에 대한 학교의 책임

학교는 운동부를 운영하며 운동부 기숙사를 설치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우선 시설적


인 면을 제대로 구비를 하고나서 운영을 하여야 할 것이다. 그것이 운동부 기숙사 운영
의 장점을 최대한 이루어낼 수 있는 최소한의 준비가 될 것이다. 하지만 완벽한 시설을
만들어내는 것은 현실적으로 많은 제약이 따른다.
다음으로는 지도자들에 대한 관리 부분이다. 학교와 계약관계에 놓인 지도자들은 학
교의 관리를 받게 되어있다. 하지만 사실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고 있고, 그것을 매우
공고히 하기 위해서 여러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특히 학생선수나
학부모에게 절대적인 권력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유지하고자 하면서 무리수가 발생하
기도 하는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지도자들은 학교와 계약관계에 있기 때문에 자신들
의 입지가 불안하다고 생각하는 편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학교는 지도자의 위치를 안전
하게 보장하여 주고 관리를 철저하게 함으로써 지도자가 올바르게 학생선수들을 지도
하는 데에만 매진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또한, 학교는 학생선수에 대한 직접적인 관리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학생
선수에 대한 관리부분을 지도자들이나 일부 담당교사에게만 일임하고 손을 놓고 있으
면 안 된다. 학생선수에 대해 (성)폭력 예방 교육을 철저히 하고, 인성교육을 통하여 운
동부 내에서 이루어지는 일탈적인 모습을 줄여야 할 것이다. 그리고 학생선수의 학습권
에 직접적인 관심을 가져서 학생선수들이 학생으로서 지녀야 할 최소한의 모습을 보장
해주어야 한다.

패널 토의_ 운동부 기숙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125


학생선수 기숙사 실태조사 결과보고 토론회

❘인 쇄❘ 2019년 10월 24일


❘발 행❘ 2019년 10월 24일

❘발행인❘ 최 영 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


❘발행처❘ 국가인권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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