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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Korean Journal of Archival, Information and Cultural Studies

vol.13, December. 2021. 175~203.

특별논문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

에릭 케틀라르**

* 저자 노트(author’s note): 2021년 8월 21일 서울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있었던 강연


에 쓰인 본 논문은 2017년 6월 8일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강연의 개정판입니다. 스페
인어 번역은 https://ajuntament.barcelona.cat/lavirreina/en/resources/arxivar/ 118
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위 강의의 약간 다른 버전은 “A dualidade do arquivar” (번역 : Janaynne Carvalho
do Amaral) Ricardo Medeiros Pimenta, Leyde Klebia Rodrigues da Silva,
Thayron Rodrigues Rangel (eds), Informação e memória: perspectivas em
movimento (Rio de Janeiro: Instituto Brasileiro de Informação em Ciência e
Tecnologia (IBICT) 2021) 163-185.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논문의 일부는 출간 예정 저작인 “The agency of archivers”, Archives: power,
truth and fiction, ed. Andrew Prescott and Alison Wiggins (Oxford University
Press) 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2017년과 2021년 강연은 2016년 4월 5일부터 6
일까지 있었던 영국 던디 FARMER 컨퍼런스 “Activation and impact: the societal
role of records and record-keepers”, Dundee, 5-6 April 2016 및 영국 국립문
서보관소와 런던 왕립역사학회가 주관하는 “The production of the archive” 컨퍼
런스에서 발표된 논문에 기반합니다.
편집자 노트(editor’s note): 본 논문은 2021년 7월~8월 한국외대 정보·기록학
연구소가 주최한 “아카이브와 디지털 큐레이션” 연속 학술행사에서 호주의 비비
에인 헤사미 교수(Viviane Hessami), 길리언 올리버 교수(Giliian Oliver)에 이은
8월 21일 발표문을 수정 보완한 것입니다. 행사 포스터는 203페이지 [부록]에 있
으며, 저자와의 협의에 따라 이 논문의 한국어 번역본만 게재하기로 했습니다. 본
문 번역은 한국외국어대학교 일반대학원 정보기록학과 학생들이, 그리고 본 학술
지 편집위원회에서 수정 및 교정했습니다.
** 암스테르담 대학 명예교수(Emeritus professor, University of Amsterd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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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문초록]

디지털 큐레이션의 목표와 디지털 아카이빙의 목표 사이에는 근


본적인 차이가 없다. 그러나 디지털 큐레이션 커뮤니티와 아카이
브 커뮤니티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다. 전자는 데이터에, 후자는 기
록 보존 환경에 초점을 맞춘다. 아카이브는 그 기원 때문에 유일무
이하지만, 동시에 건축물이기도 하다. 기억, 정체성, 공동체가 사
회적 틀 안에서 상상되고, 건설되고, 유지되고, 이전되는 것도 이
와 마찬가지이다. 아카이브의 구축은 평가, 분류, 기술, 열람 및 참
조 서비스 제공, 보존과 디지털화를 통해 이루어진다. 아키비스트
또는 디지털 큐레이터에 의해 이러한 각각의 조정 관행이 구성된
아카이브와 아키비스트 또는 디지털 큐레이터의 기관을 이해하기
위해 논의된다.

키워드 : 에이전시, 디지털 큐레이션, 아카이브, 아키비스트,


레코드키핑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77

이것은 아카이브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archive)1)

이는 스페인의 문화 기업가인 호르헤(Jorge Blasco Gallardo)의 에


세이 제목으로, 예술가들에 의한 아카이브의 재현과 활용을 소개하고 있
습니다. 제가 나중에 예술 아카이브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지만, 당분간
은 호르헤가 각색한 마그리트의 수사(修辭)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습니
다.2) 마그리트(René Magritt)가 파이프 그림과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
다(Ceci n’est pas une pipe)”라는 설명글로 보여준 것은 인간은 언어
와 기호를 사용해야만 현실을 다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이
것은 아카이브가 아니다(Ceci n’est pas une archive)는 현실이 아카
이브에 담겨 있는 것이 아니라 아카이브가 현실의 재현을 가능하게 한다
고 말해 주고 있습니다. 즉, 아카이브는 자아와 현실 사이의 인터페이스
입니다. 또는 호르헤(Jorge)의 말로 제가 번역하자면 “아카이빙은 ... 우
리가 세상과 관계를 맺는 방식”입니다.3) 그리고 그는 “살면서 우리는 아
카이브 하고 또 아카이빙 됩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제가 나중에 설명
하겠지만 “아카이빙”은 여기서 디지털 큐레이션으로 대체될 수 있습니
다. 실제로 제가 논의하고 싶은 디지털 큐레이션의 이중성(duality)은 우
리가 디지털 큐레이션을 통해 아카이브를 구성하고, 디지털 큐레이션의

1) (편집자 주) “Ceci n’est pas une archive”를 직역해서 “이것은 아카이브가 아니다”
라고 표현했으나, 기표로서의 아카이브에 고려해 볼 때 “이것은 단지 하나의 아카이브
가 아니”라는 의미가 담겨 있습니다.
2) Jorge Blasco Gallardo, “CECI N’EST PAS UNE ARCHIVE”, https://revistafakta.
wordpress.com/2013/12/17/ceci-nest-pas-une-archive-por-jorge-blasco-ga
llardo (원문) Estevez, Fernando y de Santa Ana, Mariano, “Memorias y olvidos
del archivo“, Las Palmas de Gran Canaria, Lampreave, 2010, pp. 11~19.
3) Margaret Hedstrom, “Archives, Memory, and Interfaces with the Past”,
Archival Science 2, 2002, pp. 21~43.
178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주체인 우리가 아카이브에 의해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또는 기든스


(Anthony Giddens)의 구조 이중성 개념에서 빌리자면, 디지털 큐레이
션(커뮤니케이션 행위)의 구조적(또는 구조화) 속성들은 사람들이 하는
행위 속에서 생산되고 재생산됩니다. 이 속성들은 행위자 활동의 매개체
이자 결과입니다.4)

공동체들(Communities)

집단 정체성은 기억의 선택적 과정에 기초를 둡니다. 그래서 기존의


집단은 공통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통해 자신을 인식합니다.5) 저는 이에
대해 2005년의 논문인 “공유: 기록 공동체들에서 수집된 기억 Sharing:
Collected memories in communities of records”, 2014년에 출간
한 에세이 “아카이브, 기억과 정체성 Archives, memories and
identities” (캐롤라인 브라운의 에세이집 『아카이브와 레코드키핑. 이론
의 실천』에 실림)에서 어느 정도 자세히 논의했습니다.6)
공동체가 가진 공동의 과거는 구성됩니다. 왜냐하면 첫째, 대부분의
커뮤니티는 사회적 구성물이기 때문입니다. 철학자 아비샤이 마갈릿
(Avishai Margalit)은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기억에 의한 자연적 공동

4) Anthony Giddens, “The Constitution of Society: Outline of the Theory of


Structuration”, (Cambridge:Polity Press), 1984, p. 191.
5) W. James Booth, “Communities of Memory On Witness, identity, and
Justice”, (Ithaca and London:Cornell University Press), 2006.
6) Eric Ketelaar, “Sharing: Collected Memories in Communities of Records”,
Archives and Manuscripts 33, 2005, pp. 44~61; Caroline Brown, ‘Archives
and Recordkeeping. Theory into practice’, “Archives, memories and
identities”, (London:Facet) 2014, pp. 131-70; Caroline Brown, “Memory,
Identity and the Archgival Paradigm”, Archival Science 13, 2013, pp.
85~272.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79

체는 가족, 씨족, 부족, 종교공동체 및 국가이다. 물론 공유된 기억에 있


어서 본래적인 것은 없으며, 기억의 공동체가 되기 위한 후보 그룹도 그
냥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 그들은 모두 오늘날의 전문 용
어로 사회적 구성물이다.”7)
둘째, 지역 사회가 공유하는 공동의 과거는 구성됩니다. 왜냐하면 많
은 경우에 지역 사회의 구성원이 직접 기억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입
니다. 소설가인 에바 호프만(Eva Hoffmann) 이 제안하듯이 이 기억은
회상적 성찰이라고 부르는 것이 더 나을 것입니다.8) 저 역시도 사건에
대한 증인으로서 기억하는 개인들과 회상적 성찰을 통해 그들의 조상을
기념하는 공동체 구성원들을 구별하고자 합니다.
셋째, 과거는 현재에서 우리가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외국과 같은 것
입니다. 과거에 대한 이러한 관점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변하게 될 것입
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사회적 규범과 권력에 따라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입니다. 공동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많은 공동체주의자와 사람들은
과거를 “고정”시킬 수 있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그들은 그들이
살고 있는 사회적 틀 내에서 하나의 특정 관점만 기록할 수 있습니다.
공동체의 과거와 기억들은 문화적 도구들에 의해 매개됩니다. 즉, 글, 구
술 및 물리적 텍스트와 같은 어떤 형태의 “텍스트” 들입니다. 공예품, 건
물, 기념물, 향기조차도 기억의 텍스트가 될 수 있습니다. 신체 텍스트는
기념과 의식에서 공연됩니다.9) 저는 지금부터 기억 텍스트로서의 아카

7) Avishai Margalit, “The Ethics of Memory”, (Cambridge, Mass. and London:


Harvard University Press) 2002, p. 69.
8) Eva Hoffmann, “After Such Knowledge: A Meditation on the Aftermath of
the Holocaust”, (London:Vintage) 2005, p. 197.
9) Stephen Muecke, “Textual Spaces: Aboriginality and Cultural Studies”
(Kensington: New South Wales University Press) 1992; Diana Taylor, “The
Archive and the Repertoire: Performing Cultural Memory in the Americas”,
180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이브에 집중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디지털 큐레이션이란 무엇이며 그 대상인 아카이브는 무


엇인가?(What is digital curation and its object the archive)

지난 20년 동안 디지털 큐레이션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으며 각각 다양


한 의미로 다양한 전문 커뮤니티들에 의해 채택되었습니다.10) 넓게 해석
하면 디지털 큐레이션은 “현재와 미래의 사용을 위해 신뢰할 수 있는 디
지털 정보 군을 유지하고 가치를 추가하는 것”입니다.11) 이는 영국의 디
지털 큐레이션 센터 (DCC)에서 정의한 내용입니다. 그리고 DCC는 디
지털 큐레이션이 “문서들과 같은 정적인(static) 디지털 객체의 보존, 목
록화 및 상호 참조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저는 항상 문서들
이 전혀 정적이지 않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그 문서들이 종이 기반이든,
디지털화된 것이든, 디지털로 생산된 것이든 말입니다. 아카이브는 동적

(Durham and London:Duke University Press) 2003; Paul Connerton, “How


societies remember”, (Cambridge:Cambridge University Press) 1989;
Thomas A. Markus and Deborah Cameron, “The words between the spaces:
Buildings and language”, (London and New York: Routledge) 2002; José
van Dijck, “Mediated memories in the digital age”, (Stanford University
Press) 2007; Anna Chen, “Perfume and Vinegar: Olfactory Knowledge,
Remembrance, and Recordkeeping”, American Archivist 79, 2016, pp.
103-120; Cecilia Bembibre and Matija Strlič, “Smell of heritage: a
framework for the identification, analysis and archival of historic odours”,
Heritage Science 5(2), 2017.
10) Anne J. Gilliland, “Conceptualizing 21st-century archives”, (Chicago:Society
of Americvan Archivists) 2014, pp. 245~247; Heather MacNeil and Terry
Eastwood, ‘Currents of archival thinking’. Glenn Dingwall, “Digital
Preservatyion: From Possible to Practical”, (Santa Barbara and
Demnver:Libraries Unlimited) 2017, pp. 147~148.
11) Anne J. Gilliland, “Conceptualizing 21st-century archives”, pp. 245~247.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81

프로세스입니다. 아무리 시간의 관점에서 정지된 것처럼 보이지만 말입


니다. 아카이브 문서들은 연속체 속에서 생산되고 활용되고 재활용됩니
다. 아키비스트들이 이 아카이브 문서들을 ‘레코드키핑시스템’이라고 부
르는 것에 처음에 획득하고, 아카이브에서 관리하며, 보다 넓은 세계로
다원화 시키는 연속체의 동적 프로세스입니다. 지난 번에 있었던 호주의
헤사미(Viviane Hessami)와 올리버(Giliian Oliver) 교수의 강의를 참
조할 수 있습니다.12) 헤사미 교수는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기록은 시공의 연속체 속에서 존재한다. 기록은 레코드 컨티뉴엄 모
델의 4차원에서 동시에 다른 각도로부터 연구될 수 있다. 기록은 단계를
거치면서 존재하지 않고, 결코 종점에 도달하지 않는다.”
실제로 기록 생산은 재귀적 프로세스입니다. 아카이브 문서는 연속체
전 과정을 걸쳐 다시 생산됩니다. 이 과정에서 다른 의미들을 갖게 됩니
다. 하나의 문서는 다양한 상태 또는 버전으로 변화되어 존재할 수 있습
니다: 초안, 공정 사본, 수취인에게 전송된 사본, 출판된 버전, 파일에서
다시 한번 가져온 최종 문서, 주석을 달고 후속 업무에서 사용되는 문서
등에서 우리는 이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들은 디지털 큐레이션 주
창자들이 큐레이션의 주요 구성 요소로 간주하는 불안정한 데이터들을
안정화시키고, 이에 가치를 추가하는 것을 포함합니다.13) 다른 연속체
학자 및 실무자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제 생각에도 디지털 큐레이션의 목
표와 디지털 아카이빙의 목표 사이에 근본적인 차이가 없습니다. 다만

12) (편집자 주) 2021년 한국외대 정보·기록학연구소 주최로 “아카이브와 디지털 큐레이


션” 연속 학술행사가 개최되었으며 7월 24일에는 호주의 비비에인 헤사미(Viviane
Hessami), 8월 7일에는 길리언 올리버(Giliian Oliver) 8월 21일에는 논문 저자인
에릭 케틀라르(Erik Ketelaar)가 발표하였습니다. 당시 행사 포스터는 203페이지
[부록]을 참조
13) Adrian Cunningham, “Digital curation/digital archiving: a view from the
National Archives of Australia”, American Archivist 71, 2008, pp. 530~543.
182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디지털 큐레이션 커뮤니티와 아카이빙 커뮤니티 사이에는 차이점이 있습


니다. 전자는 데이터에 초점을 맞추고 후자는 레코드키핑 맥락(context,
컨텍스트)에 초점을 맞춥니다. 디지털 큐레이션은 콘텐츠와 관련된 반면,
아카이빙에서 중요한 것은 형식, 구조, 콘텐츠 및 컨텍스트(context, 혹
은 복수로 contexts)의 조합입니다. 디지털 큐레이션과 아카이브는 여
(Geoffrey Yeo)가 제안한 것처럼 “다양한 실무 커뮤니티에 걸쳐 있는
경계(boundary) 속의 객체들”입니다. 어떠한 주어진 객체도 둘 이상의
커뮤니티에서 자신들의 업무대상이라고 주장될 수 있습니다.14)

그렇다면 아카이브란 무엇인가?(What then, is an archive?)

아카이브 관련 직업 분야의 많은 사람들이 records (업무 과정에서


생산 및 사용되며 업무에 필요한 기간 동안 보관)과 archives (일차적인
업무 목적 이상으로 보존되는 records)를 구분합니다. 그러나 특히 디지
털 시대에 많은 사람들은 이러한 구분이 거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합니
다. 디지털 시대에 기록된 정보는 특정 활동이나 업무 처리의 흔적으로
서 처음부터 아카이브 문서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일부 언어에서는 아
카이브 문서라는 용어가 현용 기록이 아닌 것을 말합니다. 단순한 데이
터와 달리 아카이브는 업무 처리 및 프로세스와 연동되어 있는 정보입니
다. 여기에서 저는 여(Geoffrey Yeo)의 최근 저서 『레코드, 정보와 데
이터. 정보 문화에서 레코드키핑의 역할 탐색』 (Records, information
and data. Exploring the role of record-keeping in an
information culture (2018)를 참조합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기록이

14) Geoffrey Yeo, “Concepts of Record (2): Prototypes and Boundary Objects”,
American Archivist 71, 2008, p. 131.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83

나 문서를 그 자체로 고려하지 않고 문서를 생성하고 각 기록에 해당 맥


락 내에서 특정 의미를 부여하는 작업 프로세스의 맥락 내에서 고려합니
다. 아카이빙은 문서를 생산하고 그 업무 처리와 관련된 다른 문서들에
게 연결하는 활동을 포함합니다. 이 문서들은 물리적 또는 가상 파일로
되어 있습니다. ‘아카이브 연동(archival bond)’, 즉 특정 업무처리 과
정에서 생성되고 수신되는 기록 간의 상호 연관성은 아카이브의 본질적
인 특성입니다.
인류학자, 사회학자, 심리학자, 철학자, 문화 및 문학 이론가, 예술가
들이 지난 25년 동안 “the archive”의 새로운 개념을 수용했습니다.15)
역사가들도 ‘the archive’ 개념을 새롭게 성찰하기 시작했습니다. 몇 가
지 예를 들자면, 아를렛 파르쥐Arlette Farge의 『아카이브의 매력』
(The Alure of the Archives), 앙투아네트 버튼(Antoinette Burton)
의 『아카이브 이야기』(Archive Stories), 캐롤라인 스티드먼 Carolyn
Steedman의 『먼지』(Dust) 등입니다.16) 이들은 아키비스트 혹은 데이
터 큐레이터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고, 단순히 아카이브와의 만남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카이브적 전환(archival turn)”은 아카이브
(archive 단수)와 아카이브(archives 복수)를 archive(s)로서 개체 및
프로세스인 “아카이브(들)”를 분석하기 위한 방법론적 렌즈로 사용하도

15) 이 문장과 다음 문장은 아래 문헌 일부를 요약한 것임.


Eric Ketelaar, “Archival turns and returns. Studies of the archive”, Anne J.
Gilliland, Sue McKemmish and Andrew J. Lau, ‘Research in the archival
multiverse’, (Clayton:Monash University Press) 2016, pp. 228~268.
16) Arlette Farge, “The Allure of the Archives”, trans. Thomas Scott-Railton,
(New Haven, CT:Yale University Press), 2013, (원문) Arlette Farge, “Le goût
de l'archive” (Paris:Seuil) 1989; Antoinette Burton, “Archive Stories. Facts,
Fictions, and the Writing of History”, (Durham/London: Duke University
Press, 2005); Carolyn Steedman, “Dust”, (Manchester: Manchester
University Press) 2002.
184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록 이끌었습니다. 이 관점에서 archive(s)를 존재론적 “그 자체”로 보는


대신, 무언가 은유적인 “archive”로 간주됩니다. archive(s)를 은유로
사용하는 것은 그저 최근의 일이 아닙니다. 18세기 이래로 수백 개의 저
널과 현대의 웹사이트는 제목에서 archive(s)를 사용해 왔습니다. 왜냐
하면 그들은 이 저널들과 웹사이트가 기록보존소와 같은 지식의 저장소
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기록보존소를 지식의 저장소라는 은유로 사용하
고 있습니다. 오늘날 책갈피와 단단한 이빨, 동굴, 숲, 빙하, 이탄 습지와
사구, 연체동물과 이끼, 인간 게놈, YouTube 등 모든 것이 archive(s)
로 간주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이외에도 수백 가지를 더 열거할 수 있
겠습니다. ‘마치 아카이브 같다’라고 말할 때, 이것이 단순한 은유적 유
추 또는 실제와 유사한 것을 의미하는지 또는 허구를 의미하는지 명확하
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모든 것을 은유적으로 “아카이브”로 취급하도록 할 수 있겠습
니다. 중요한 질문은 아카이브(archive)란 무엇인가? 가 아니고, 특정
커뮤니티가 아카이브(archive)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가? 입니다.17)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여전히 아카이브를 다른 기억 텍스트와


구별하고 기억 및 정체성 구성에서 아카이브의 고유한 역할을 포착
해 내고자 합니다.18)19) 저는 역사가이자 기록관리 전문가인 오 툴

17) Jeannette A. Bastian, “Moving the margins to the middle: reconciling ‘the
archive’ with the archives”, Fiorella Foscarini et al., ‘Engaging with Records
and Archives. Histories and Theories’ (Facet Kondon) 2016, pp. 3~19.
18) 이 문장과 다음 두 문장은 아래 문헌 일부를 요약한 것임.
Eric Ketelaar, “Archives, memories and identities,”, pp. 146~148; Caroline
Brown, “Archives and Recordkeeping: Theory into practice”, (London:
Facet) 2014, pp. 131~170.
19) O’Toole, J. M., “On the idea of uniqueness”, American Archivist 57, 1994,
pp. 632~658; Jimerson, R.C., “American archival studies. Readings in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85

(James O’Toole)의 ‘아카이브의 고유성에 대한 생각’(1994)이라는


고전 에세이를 지침으로 삼아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해보고자 합니다.
그는 보존 문서의 고유성에 대한 네 가지 측면을 검토했습니다. 첫
째, 물리적 문서 자체가 고유하거나, 둘째, 문서에 포함된 정보가 고
유하거나, 셋째, 기록이 생성된 프로세스가 고유하거나, 넷째, 개별의
문서 건들이 파일들로 조합되는 방식의 고유성에서 파생됩니다. 각
문서는 다른 문서들과의 맥락(context) 속에 존재하게 됩니다.
저는 위의 네 가지 요소 중 마지막 두 요소가 아카이브의 고유한 품질
을 다른 기억 도구들과 구별되게 하는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생각합니
다. 아카이브는 ‘맥락적 외피(contextual envelope)’20)와 ‘기록적 연동
(archival bond)’21) 때문에 고유합니다. 이 ‘맥락적 외피’와 ‘기록적 연
동’은 기록을 생성하는 프로세스와 기능의 고유성에 의해, 그리고 시간
을 두고 동일한 활동에 의해 생성되는 다른 문서들과의 맥락에 의해 구
성됩니다. 아카이브에 포함된 정보가 고유하기 때문에 아카이브가 고유
하지는 않습니다. 유물로서의 문서가 고유한 속성을 갖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경우는 문서의 상징적 의미 때문에 고유성을 갖게 됩
니다.22) 마그나 카르타에서 미국 독립 선언서(Magna Carta to the
American Declaration of Independence)에 이르기까지 유물로 추앙

theory and practice”, Society of American archivists, 2000, pp. 245~277.


20) Craig, B.L., “Selected themes on the literature on memory and their
pertinence to archives”, American Archivist 65, 2002, p. 287.
21) Luciana Duranti, “Archival Bond”, Luciana Duranti en Patricia C. Franks,
‘Encyclopedia of Archival Science’ (London etc.:Rowman&Littlefield) 2015,
pp. 28~29.
22) O’Toole, J.M., “The symbolic significance of archives”, American Archivist
56, 1993, pp. 234~255; Jimerson, R.C., “American archival studies:
Readings in theory and practice”, Society of American archivists, 2000, pp.
47~72.
186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받는 대부분의 아카이브 문서는 더이상 그들이 갖는 고유한 정보 소스


때문에 보존되지 않습니다. 그 보존 이유는 상징적 중요성입니다.
레코드 혹은 아카이브의 가치는 ‘보는 사람의 눈’에 있습니다. 기록 생
산자, 사용자, 기록보존 담당자 및 데이터 큐레이터는 모두 이야기들을
구성합니다. 이 이야기들은 자신이 누구이고 누구가 아닌지, 어디에 적
합하고 어디에 적합하지 않은지, 누구에게 속하고 누구에게 속하지 않는
지를 규정합니다.23) 다시 말해,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은 아카이브나
레코드에서 의미를 찾고 의미를 만드는 사람들에 의해 구성됩니다. 이것
이 아카이브의 이중성(duality)입니다. 이러한 의미들은 사람들이 이러
한 자아와 세계 간의 관계를 구조화하고 재구조화하여 정체성을 형성하
는 데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아카이브의 가치와 의미에 대한 구성주의
적 관점이 아카이브로 이해되는 어떤 것 (something ‘as archive’)과
아카이브 자체 (archive(s) ‘as it is’) 사이의 경계를 모호하게 해서는
안됩니다.24) 후자는 오 툴(O’Toole)이 논의한 고유한 특성을 가지고 있
으며, 전자는 은유적입니다.

점점 더 많은 분야에서 아카이브는 선택적 망각 및 수집의 모든 말뭉


치에 대한 강력한 은유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제일의, 본래적인 유
산들에 대한 탐구와 축적이 수반하는 유혹과 갈망에 대한 강력한 은유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25) 예술에서26) 이러한 현상은 기억, 역사 및 개인적

23) Eric Ketelaar, “Cultivating archives”, Archival Science 12, 2012, pp.
19~33; Jennifer Douglas, “The Archiving I: A Closer Look”, Archivaria 79,
2015, pp. 53~89.
24) Diana Taylor, “The archive and the repertoire: Performing Cultural
Memory in the Americas”, (Durham/London: Duke University Press) 2003,
p. 3.
25) Stoler, Ann L., “Colonial Archives and the Arts of Governance,”, Archival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87

인 회상을 언급하면서 아카이브를 낭만적으로 이끌어 가고 있습니다.27)


일부 아카이브 아티스트는 포스터(Foster)의 개념인 소위 아카이브 논리
라는 것에 따라 그리고 아카이브 아키텍처에 자리 매김하면서 자료의 범
위를 지정하고 수집된 자료의 분류를 수행합니다.28) 스페인의 멀티미디

Science 2, 2002, p. 106; Blouin, Francis X. and William G. Rosenberg,,


“Archives, Documentation, and Institutions of Social Memory”, the Sawyer
Seminar, (Ann Arbor:University of Michigan Press), 2005, p. 275.
26) 아래 문헌 일부를 요약한 것임
Eric Ketelaar, “Archival turns and returns: Studies of the archive”, Anne J.
Gilliland, Sue McKemmish and Andrew J. Lau, ‘Research in the archival
multiverse’, (Clayton:Monash University Press) 2016, pp. 243~246.
27) Sven Spieker, “The Big Archive: Art From Bureaucracy”, (Cambridge
Mass./London:MIT Press), 2008; Monika Rieger, “Anarchie im Archiv: Vom
Künstler als Sammler”, Archivologie, Medien und Künsten, Knut Ebeling
and Stephan Günzel, (Berlin:Kulturverlag Kadmos) 2009, pp. 253~269;
Ingrid Schaffner and Matthias Winzen., “Deep Storage. Collecting, Storing,
and Archiving in Art”, (Munich/New York:Prestel) 1998; Okwui Enwezor,
“Archive Fever – Uses of the Document in Contemporary Art”, (New
York:International Center of Photography) 2008; Ernst van Alphen,
“Archival Obsessions and Obsessive Archives”; Michael Ann Holly and
Marquard Smith, “What is research in the visual arts?: Obsession, Archive,
Encounter” (Williamstown Mass.:Sterling and Francine Clark Art Institute)
2008, pp. 65-84; Ernst van Alphen, “Visual Archives and the Holocaust:
Christian Boltanski, Ydessa Hendeles and Peter Forgacs,” in Intercultural
Aesthetics; Antoon Van den Braembussche, Heinz Kimmerle and Nicole
Note, “A Worldview Perspective”, (S.l.:Springer) 2009, pp. 137~155;
Guasch, Anna María, “Arte y archivo, 1920~2010: genealogías, tipologías y
discontinuidades”, Ediciones AKAL, 2011; Sue Breakell, “Archival practices
and the practice of archives in the visual arts”, Archives and Records
36(1), 2015, pp. 1~5. [introduction to a special issue on Archives and Art];
Sian Vaughan, “Reflecting on practice: artists’ experiences in the
archives”, Fiorella Foscarini et al., ‘Engaging with Records and Archives.
Histories and Theories’, (London:Facet) 2016, pp. 211~231; Carmen María
Jaramillo, “Arte y Archivos”, Revista de Artes Visuales Errata#, 2010,
https://issuu.com/revistaerrata/docs/revista_de_artes_visuales_errata_1_issuu.
28) Guasch, http://www.thefileroom.org/, pp. 186~190.
188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어 아티스트 문타다스(Antonio Muntadas)는 다양한 장소에 설치된 설


치물일 뿐만 아니라, 검열 사례의 살아있는 아카이브이기도 한 파일 룸
(The File Room)을 만들었습니다. 미국의 아티스트인 드레이블라트
(Arnold Dreyblatt)는 읽기 프로젝트(Reading projects)를 개발했습니
다. 이는 레코드가 생산되고, 저장되고, 활용되는 생생한 상황을 시연해
줍니다. 각 읽기 프로젝트를 위해 수백 명의 사람들이 아직은 임시적인
아카이브 설치 시스템'에 참여하도록 초대됩니다. 이러한 은유적 아카이
브, 설치 및 공연은 시청자, 독자, 사용자를 ‘창조적 청중’의 구성원으로
포함합니다.29)

아카이빙과 아키발리제이션(Archiving and archivalization)

사용자가 아카이브 자체에 접근하게 되면 ‘아카이버(archivers)’ 체인


의 참여자가 됩니다. 아카이버들은 아키비스트들만이 아니라, 저자, 사무
원, 등록인, 골동품 수집가, 레코드 메니저, 키퍼, 큐레이터, 웹 사이트 빌
더, 계보 학자 및 기타 활용자들을 포괄합니다. 각각은 창작, 분류, 정리,
정리 등의 문화적 관행과 가장 중요한 아카이브의 평가, 선별 및 파기에서
자신의 역할에 따라 활동합니다. 각 아카이버는 정의(definition), 선택,
구성, 해석, 표현 및 재현을 포함하여 아카이브의 반복적인 제작 및 조정
에 참여합니다. 다시 말해, 연속체 전체에 걸친 아카이브 생산 (또는 아카
이브 구축, archive formation)은 다수의 아카이버의 상호 작용을 통해
발생합니다. Archives(기록보존소)를 은폐하거나 파괴하는 것조차 역설적
으로 아카이브(the Archive) 매개입니다. 예를 들어, 이는 과테말라의 비

29) Manuel Castells, “Communication power”, (Oxford: Oxford University


Press) 2009.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89

밀경찰 기록보존소의 사례에서 분명해집니다. 동독에서는 Stasi가 사람들


의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기록을 보관하고 있었다는 순수한 지식 또는 가
설이 있었습니다. 아카이브의 이중성(duality)의 한 사례입니다. 슈바르츠
(Joan Schwartz)가 말했듯이 억압의 기록보존소뿐만 아니라 “모든 기록
보존소가 권력을 휘두”릅니다. 그리고 그녀는 계속해서 그 권력이 “역사적
이해, 시민적 권리, 사회 정의, 정치적 설명책임성의 이름으로 심문을 받
고, 가면을 벗고, 도전을 받아야 하며, 철저한 조사와 투명한 대화에 개방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30)
우리가 기록하는 현실과 기록하는 방식은 사회문화적 요인에 의해 유
발됩니다. 각각은 서로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모든
단계에서 무엇이 기록화되고, 아카이브 되는지, 무엇이 누락되는지, 정
보가 어떻게 기록되고 매개되는지 등이 제가 아키발리제이션
(archivalization)이라고 부르는 것31)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아키발
리제이션은 기록화와 아카이빙을 할 가치가 있는 것을 선별하는데 있어
서 의식적이고 무의식적인 선택을 의미하는 신조어(neologism)입니다.
이러한 선택과 행위는 사회·문화적 요소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또한
이러한 요소들은 다양한 사회적 힘들에 의해 영향을 받습니다. 이들 요
인들은 국가, 기업, 교회, 언론과 같은 기관뿐만 아니라, 계급, 성별, 인
종 등에 기반한 이데올로기와 사회화된 규범과 같은 다양한 것들입니다.
기록들은 문화적으로 제도화된 기대와 관습에 기반하여 생산됩니다.32)
예를 들어, 노예 등록부에는 출생에 관한 것이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이

30) Joan M Schwartz, “Archives, Power, Truth”. Lecture at La Virreina,


Barcelona, 9 March 2017.
31) Eric Ketelaar, “Tacit Narratives: The Meanings of Archives”, Archival
Science 1, 2001, p. 133.
32) Blouin, F.X. and Rosenberg, W., “Processing the past: Contesting authority
in history and the archives”, (Oxford University Press), 2011, p. 120.
190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는 부주의해서 빠뜨렸거나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가 아니었고, 또한 이


념적 이유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단순한 이유로서 아이가 살아
있다는 것이 충분히 확인되었을 때만 등록이 이루어졌기 때문입니다.33)
신대륙에서 식민 세력은 기본적인 경제적 이해관계에 대해 서로 다른 문
화적 관심과 이해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즉, 토지에 세금을 부과(영국)하
거나 사람들에게 세금을 부과(스페인)하거나, 거래되는 상품에 부과(네덜
란드)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아키발리제이션 요소들은 다양한 종
류의 기록 생산을 유발했습니다. 영국인들은 토지조사 지도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보존했습니다. 스페인 사람들은 인구 조사 통계를, 네덜란드
사람들은 상업 데이터를 보존했습니다.34) 이러한 다양한 기록 유형은 각
각 토지 혹은 사람 또는 상품에 초점을 맞추어 각 식민지 모국의 각 식
민지를 보는 시선을 제한하고 이를 다시금 강화했습니다. 왜냐하면 스콧
(James Scott)이 『국가처럼 보기』(Seeing like a state)에서 썼듯이,
“문서에 포함된 것 외에 국가에 대한 다른 사실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문서를 통해 국가에 관한 것을 이해합니다.35) 이것
은 아카이브의 이중성을 확인합니다.36) 아카이브(the archive)를 이해
하려면 그것의 다양한 측면을 해독해야 합니다. 이는 스톨러(Stoler)의
강력한 표현에서처럼 비윤리적, 금지된, 불법적, 사악하거나 비합리적인
레코드키핑을 수용하면서 “아카이브의 기록을 따라” 읽기를 요구합니다.

33) Michel-Rolph Trouillot, “Silencing the Past. Power and the Production of
History” (Boston:Beacon Press) 1995, pp. 26~27, p.48, pp. 51~53.
34) Patricia Seed, “Ceremonies of Possession in Europe’s Conquest of the
New World, 1492~1640” (Cambridge) 1995, pp. 188-189.
35) James C. Scott, “Seeing like a State. How Certain Schemes to Improve the
Human Condition Have Failed” (New Haven and London) 1998, pp. 82~83.
36) 역자 주: 아카이브 이중성이란 각 문화권(국가)의 사람들은 그 문화에 의해서 기록을
생산하고 그 기록들은 그 문화권(국가) 사람들의 시각(문화)을 결정한다는 뜻.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91

선별된 아카이브(The selected archive)

아카이빙 및 디지털 큐레이션에는 평가가 수반됩니다. 이 용어는 종종


선별의 기초로 이해됩니다. 즉, 영구적인 가치를 갖는 보존할 기록을 식
별해 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가치 판단을 내리는 평가는 보다 광범위한
개념입니다. 기록의 평가는 다음과 같은 결정을 지원하기 위해 연속체의
모든 단계에서 수행됩니다: 어떠한 흔적들이 기록화되어야 하는가? 레코
드키핑 시스템으로의 획득에서 어떠한 문서들이 아카이브 문서들이 되
어야 하는가? 어떠한 아카이브 문서들이 집단 기억을 제공하기 위하여
조직의 기능적 경계들을 넘어서게 되어야 하는가? 어떠한 아카이브 기록
들이 선별되고 영구기록보존소(대문자 A 아카이브)로 이관될 운명을 갖
게 되는가?
디지털 세계에서는 문서가 생성되기 전에 보존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
다. 디지털 레코드의 마이그레이션 또는 변환은 새로운 다른 레코드를
생산하는 것입니다. 이들은 이관과 변환 이전의 기록들을 대체합니다.
그것은 사실 평가의 한 형태입니다. 우리는 무엇을 잃을 것인지를 선택
해야 합니다.37)
엄밀한 의미의 평가(“계속 가치가 있는 기록을 더 이상 가치가 없는
기록과 구별하여 후자를 제거하는 것”38))는 기록의 의미를 우리가 공동
결정하는 개입 중 하나입니다. 평가 전의 기록과 평가 후의 기록의 의미

37) Rothenberg J, “Preserving authentic digital information in: Authenticity in


a digital environment”. (Washington D.C.:Council on Library and
Information Resources) 2000, p. 56;
available at (http://www.clir.org/pubs/reports/pub92/rothenberg.html)
38) avaliable at (http://www.nationalarchives.gov.uk/documents/information-ma
nagement/what-is-appraisal.pdf)
192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는 같지 않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디지털 미디어의 무제한 저장 용량과 검색 가능성으로
인해 디지털 시대에 기록에 대한 평가(무엇을 보존하고 무엇을 파기)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다고 가정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신화입니다. 영구
저장 및 영구 액세스에는 건물, 직원, 에너지, 소프트웨어 및 하드웨어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 및 마이그레이션 등 막대한 자원이 필요합니다. 평
가 결과 테라바이트가 줄어들면 매년 반복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
다. 실제로 평가 프로세스는 캡처된 문서, 즉 시스템에서 수락하여 기록
이 되는 문서를 결정할 때 레코드키핑 시스템의 설계로 시작됩니다. 더
욱이, 디지털 레코드는 평가를 기다리며 수년 동안 선반에 놔둘 수 없습
니다. 따라서 프론트 엔드(front end)에서 시스템에 보존해야 하는 기록
과 나중에 폐기할 수 있는 (파쇄 또는 다른 시스템으로 이관) 기록을 결
정해야 합니다. '디자인에 의한 아카이빙'이란 작업 프로세스를 지원하
는 정보 시스템을 설계할 때, 작업 프로세스에 있는 정보의 지속 가능성
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조직 및 사회적 요구 사항들은 설
명책임성, 증거 및 기억에 대한 기록의 기능과 가치를 평가하는 데 중요
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종이 및 디지털 기록에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과거 처리(Processing the Past)

평가뿐만 아니라 아카이브 자료의 모든 처리에서 “아키비스트는 궁극


적으로 아카이브를 구성하는 것을 관장합니다”.39) 조안 슈바르츠(Joan
Schwartz)가 말했듯이 “아키비스트들은 계속해서 기록 보관소를 재구성
하고 재해석하고 재발명합니다. 이것은 기억과 정체성 구성에 대한

39) Blouin and Rosenberg, “Processing the past”, p. 143.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93

엄청난 힘을 나타냅니다.” 실제로 역사 기록은 정리, 기술 및 액세스


와 참조 서비스 제공, 보존 및 디지털화를 통해 아키비스트 또는 데
이터 큐레이터의 중재를 통해 생성됩니다.40) 저는 지금부터 중재의
이러한 각 실제에 대해 논의해 보겠습니다.
아카이브 처리는 겉으로 보기에는 포장 및 재포장이라는 중립적인 작
업으로 시작됩니다. 디지털 세계에서 OAIS (Open Archival
Information System) 참조 모델(Reference Model)은 제출 정보패키
지(SIP: Submission Information Package)를 보존 정보패키지(AIP:
Archival Information Package)로 재포장하는 것을 가능하게 합니다.
종이 세계에서 재포장은 종종 원래 용기에서 문서를 꺼내 무산성 보관
상자에 넣고 문서보존실, 지하실 또는 다락방에서 “문서”를 다시 포맷하
는 것을 수반합니다.41)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이 기록들을 원래 상태로
읽을 수 없습니다. 이 기록들을 읽는 것은 특히 호스먼(Peter Horsman)
이 물리적 읽기라고 부르는 것을 포함합니다. 물리적 읽기는 문서의 작은
구멍, 접힌 부분 또는 분홍색 테이프, 바인딩 및 재 바인딩이 파일의 역
사에 대해 나타내 주는 것을 해독하는 것입니다.42) 그런데, 종종 이러한
흔적은 일반적인 기록관리 과정 절차에 의해 제거되었습니다.

40) Nancy Bartlett, “Past Imperfect (l’imparfait)”, Mediating Meaning in


Archives of Art, in: Blouin, Francis X., and William G. Rosenberg,
“Archives, Documentation, and Institutions of Social Memory”. Essays
from the Sawyer Seminar. (Ann Arbor:University of Michigan Press) 2005,
pp. 121~133.
41) Victoria Lane and Jennie Hill, “Where do we come from? What are we?
Where are we going? Situating the archive and archivists”, Jennie Hill,
‘The Future of Archives and Recordkeeping. A reader’ (London: Facet)
2011, pp. 10~11.
42) Peter Horsman and Eric Ketelaar, “Archival History”, Luciana Duranti en
Patricia C. Franks, ‘Encyclopedia of Archival Science’ (London
etc.:Rowman & Littlefield) 2015, pp. 53~58.
194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아카이브의 정리는 가능한 한 원질서와 문서가 작성된 맥락 그리고 일


차적 사용 목적의 맥락을 존중해야 합니다. 기술(description)에도 동일
한 원리가 적용됩니다. 즉, 문서의 재현을 해내는 것입니다. 그러나 정리
는 원질서를 기계적으로 식별하고 복원하는 것 이상이며 문서의 재현은
문서에 대한 성찰(reflection)을 기록하는 것 이상입니다. 둘 다 해석적
이고 창의적인 행위입니다. 검색도구를 만드는 것은43) 정치적 진술을 하
는 것과 같습니다.44) 미한(Jennifer Meehan)은 “이러한 프로세스는 중
립적이거나 객관적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들은 특정한 사회문화적, 직
업적, 제도적, 개인적 맥락 안에 위치합니다.”라고 말합니다.45) 모든 재
현은 편향성을 갖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특정한 세계관을 반영하고
특정한 목적을 충족하도록 구성되기 때문입니다.”46) 문제는 많은 아키
비스트와 데이터 큐레이터가 이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야
켈(Elizabeth Yakel)이 관찰한 것처럼 대부분의 아카이브 이용자들도
“특히 네트워크 환경에서 사용 중인 데이터 이면의 보이지 않는 아카이
브 역할과 책임을 대체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따라서 그들은 아카이비스
트의 역할을 본질적으로 데이터를 보존하거나 정보를 관리하는 것으로
만 보고, 지식 생산과는 관련이 없는 업무로 이해합니다.”47)

43) Yakel, Elizabeth. “Archival representation”, Archival Science 3(1), 2003,


pp. 1~25; Jimerson, Randall C. “Archives power. Memory, accountability,
and social justice”, (Chicago:Society of American Archivists) 2009, pp.
309~314.
44) Jennifer Douglas, “Toward More Honest Description”, American Archivist
79, 2016, pp. 26~55.
45) Jennifer Meehan, “Arrangement and description: between theory and
practice”, Caroline Brown, ‘Archives and Recordkeeping. Theory into
practice’ (London: Facet) 2014, p. 81.
46) Duff WM Harris V, “Stories and names: archival description as narrating
records and constructing meanings”, Arch Sci 2, 2002, p. 275.
47) Elizabeth Yakel, “Thinking Inside and Outside the Boxes: Archival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95

그런데 제가 볼 때, 이것은 아카이브 2.0의 도래와 함께 변화하고 있


습니다. 아카이브 2.0은 아키비스트가 기술(technology)을 사용하여 사
용자가 수집된 기록물을 기술하고, 설명하고, 재사용하는데 참여할 수
있게 하는 사용자 중심의 모델입니다.48) 아카이브 2.0에는 여러 다양한
‘아카이버’(archivers)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아카이버들이 아카이브
와 아키비스트에게 전통적으로 부여되었던 권위, 즉 무결성, 신뢰성 및
진본성을 부여하는 일을 공유할 수 있을까요? 쉽지 않습니다. Elisabeth
Yakel은 이것이 “Archives 2.0의 중심에 있는 그리고 동시에
Archives 2.0에 의해 도전을 받는 주요 문제”라고 말합니다. 그녀는
기록보존소가 기록을 중심으로 형성되는, 즉 “공동체의 지속 가능성
에 대한 관심, 거버넌스, 권위에 대한 공유된 접근 방식을 특징으로
하는 사회 구조”로 발전해야 한다고 내다봅니다.49) 이것은 또한 최
근에 호주 학자들에 의해 제안된 개념인 “아카이브의 자율성
(archival autonomy)”을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그들은 아카이브의
자율성을 ‘개인과 커뮤니티가 레코드키핑 및 아카이빙에 참여하는
주체가 되어 자신의 목소리로 사회적 기억에 참여할 수 있는 능력’
으로 정의합니다.50)

Reference Services at the Turn of the Century,” Archivaria 49 (2000): 152.


See also Blouin and Rosenberg, Processing the Past, pp. 147~150.
48) Kate. Theimer, “A different kind of web: new connections between
archives and our users”, (Chicago:Society of American Archivists), 2011,
p. 338.
49) Yakel, Elizabeth. “Balancing archival authority with encouraging authentic
voices to engage with records”, Theimer, ‘A different kind of web’, pp.
75~101; Eric Ketelaar, “Archives as Spaces of Memory”, Journal of the
Society of Archivists 29, 2008, pp. 9~27.
50) Joanne Evans, Sue McKemmish, Elizabeth Daniels, Gavan McCarthy,
“Self-determination and archival autonomy: advocating activism”, Archival
Science 15, 2015, pp. 337~368.
196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저는 지금까지 평가, 정리, 기술을 통해 아카이브가 어떻게 구성되는


지 설명했습니다. 중재(mediation)의 또 다른 형태는 열람 및 참조 서
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것입니다.51) 둘 다 법적, 정치적, 문화적,
직업적 규범의 영향을 받습니다. 참조 서비스의 품질은 사용자가 아카이
브에서 검색하는 내용을 상당 부분 결정합니다. 그 품질은 기관 간에, 심
지어 동일한 기관의 참조 아카이브 담당자 사이에도 다를 수 있습니
다. 검색 도구에 대한 액세스가 제한되거나, 사용자가 수수료 지불
등 특정 조건을 충족시키는 경우에만 액세스가 허용되는 기록보존소
들이 여전히 있습니다. 2012년 ICA(국제기록평의회International
Council on Archives on Archives)에서 공표한 기록보존소 액세스,
즉 접근 원칙은 “아카이브 기록 접근에 대한 평등권은 단순히 평등
한 대우를 받는 것이 아니라, 기록물로부터 혜택을 받는데 있어서
평등한 권리를 포함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52) 그러나 접근에
대한 운영상의 제약을 최소화할 것을 권고하는 이 선언문은 그러한
제약이 존재할 수 있는 현실을 또한 인정합니다.
Archives 2.0은 아카이브의 다른 기능들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액세
스 개념을 바꾸고 있습니다. 아키비스트들의 권력(Archontic power)
에 의해 보호되는 아카이브 사원 (archival temple)은 아카이버
(archiver)들의 커뮤니티에 의해 유지되는 가상의 기억 공간으로 대
체되고 있습니다. 기록보존소에 대한 액세스는 인터넷 액세스를 통해
제공되므로 인터넷의 규칙(또는 규칙이 없는 경우)과 검색 및 검색
관행에 따라 관리됩니다. 아카이브 문서는 복사, 사용, 재구성, 요약,

51) See Jimerson, “Archives power”, pp. 314~319.


52) avliable at (http://www.ica.org/sites/default/files/ICA_Access-principles
_EN.pdf)
spanish version (http://www.ica.org/sites/default/files/ICA_Access-princi
ples_SP.pdf)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97

포토샵 등을 위해 인터넷에서 다운로드됩니다. 이리하여 아카이브가


(재)구성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아카이브의 재구성은 보존과 디지털화를 통해서도 이루어집니다. 이
것들은 단순한 기술적 프로세스처럼 보이지만 평가와 중재가 수반됩니
다. 어떤 문서가 복원되거나 디지털화되고 어떤 문서가 그렇지 않을지
평가할 뿐만 아니라 아카이버는 사용할 기술과 관련하여 중재에 대한 결
정도 내려야 합니다. 문서를 복원하면 현재의 “모양과 느낌”이 변경되고
과거의 중요한 흔적이 지워질 위험이 있습니다.53)
문서를 디지털화할 때 아키비스트들은 이미지 캡처 기술 및 설정, 편
집 소프트웨어를 사용한 이미지 조작, 프린터, 웹사이트 등으로 이미지
내보내기를 결정해야 합니다54). 따라서 디지털화는 원본과 디지털 재현
의 사용자 또는 뷰어 간에 다양한 중재(mediation) 계층을 만듭니다.
이러한 각 계층에서 내린 결정은 다음과 같은 질문에 답할 수 있도록 문
서화되어야 합니다. “텍스트를 물리적 캐리어에서 분리하면 어떤 영향이
있습니까? 작업, 텍스트 또는 책을 위해 디지털이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
하며 사용자는 사용 가능한 다양한 종류의 디지털 제공품들을 어떻게 수

53) Rekrut, Ala. “Material literacy: reading records as material culture”,


Archivaria 60, 2003, p. 36.
54) REKRUT, Alicia, “Reconnecting mind and matter: materiality in archival
theory and practice”, Master’s thesis University of Winnipeg, 2009,
available at (http://hdl.handle.net/1993/3161); JEURGENS, Charles, “The
scent of the digital archive. dilemmas with archive digitisation”, bmgn -
Low Countries Historical Review 128(4), 2013, pp. 30~54.
available at (http://www.bmgn-lchr.nl/index.php/bmgn/article/view/934
8); MAK, Bonnie, “How the page matters”, (Toronto:University of Toronto
Press) 2011; MAK, Bonnie, “Archaeology of a digitization”, Journal of the
Association for information science and technology 65(8), 2014, pp.
1515~1526; Galey. Alan, “The Shakespearean Archiv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4, p. 86.
198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용할 수 있습니까?”55)

아카이빙 기술들(Archiving technologies)56)

디지털화는 많은 아카이브 및 큐레이션 기술 중 하나일 뿐입니다. 이


는 제가 2016년 9월 5일부터 10일까지 서울에서 열린 ICA Congress
2016에서 행한 기조연설 “아카이빙 기술”의 주제였습니다.
인간과 비인간 행위자들의 조합에 사용된 기술들에 관한 것이었습니
다. 앞에서 소개한 인간 아카이버들과 비인간 행위자들에 관한 것이었습
니다. 브루노 라투르(Bruno Latour)에 따르면 행위자는 “변화를 일으켜
현재의 상황을 수정하는 자 입니다.”57) 기록들은(records) 무언가를 성
취할 수 있고 전후 상태를 변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행위자입니다.
Latour의 프랑스 국가 평의회 민족지에서 그는 “평의회의 모든 활동을
추적하고 조직하는” 파일을 따릅니다.58) 아카이버는 종이, 잉크, 워드
프로세서, 스마트폰, 태블릿과 같은 ‘지적 기술(intellectual
technologies)’ (Latour가 사용하는 또 다른 용어59))을 사용합니다. 많
은 아카이브 기술 각각은 “기술의 변화가 단순히 보존 프로세스를 변화
시키는 것이 아니라 보존 가능한 항목, 즉 보존해야 하는 항목의 내용이

55) DEEGAN, Marilyn, and SUTHERLAND, Kathryn, “Transferred illusions: digital


technology and the forms of print”, (Abingdon:Routledge) 2016, p. 145.
56) “Archiving Technologies” at the ICA Congress 2016 in Seoul, Comma
2016, 2016, pp. 1~2.
57) LATOUR, Bruno, “Reassembling the social: An introduction to
actor-network-theory”, (Oxford:Oxford University Press) 2005, p. 71.
58) Latour, Bruno, “The Making of law: An ethnography of the Conseil
d‘Etat”, (Cambridge:Polity) 2002, p. 70.
59) Latour, “Reassembling”, p. 76.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199

기술에 의해 변화되는 것이다.”라는 데리다(Jacques Derrida)의 가정을


뒷받침합니다.60) 예를 들어, 문자 메시지, 채팅 및 트윗에서 메시지의
형식과 내용은 전자 메일로 보내는 메시지나 손으로 또는 타이핑한 편지
로 전달되는 메시지와 다릅니다. 차이점은 휴대전화와 태블릿의 사용을
관장하는 사회적, 문화적 규범과의 복잡한 상호 작용 속에 있는 기술에
의거하여 발생합니다.

결론

인간의 연결 관계는 아카이브의 이중성을 구성합니다. 호르헤


(Jorge Blasco Gallardo)는 ‘이것은 아카이브가 아니다’에서 “살면서
어떻게 우리가 아카이브하고 아카이브되는가?”하는 질문과 함께 “아
카이빙은 우리의 삶을 구성하고 현실에 영향을 미치며 우리의 시각
을 구성한다.”고 말합니다.
이것은 현실이 아카이브에 있지 않고, 삶이 아카이브에 없으며, 과거
가 아카이브에 있지 않지만, 아카이브는 현실, 삶, 과거의 재현을 가능하
게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한 재현은 아키비스트의 서명을 필요로
합니다. 데리다(Jacques Derrida)는 “아카이브 재구성”에 대한 세미나
에서 “아키비스트의 서명 없이는 아카이브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61)

60) DERRIDA, Jacques, “Archive fever: A Freudian impression”, (trans.)


PRENOWITZ, Eric., (Chicago and London: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6, p. 17.
61) Jacques Derrida, “Archive Fever (Seminar)”, University of Witwatersrand,
1998, transcribed by Verne Harris, in: Carolyn Hamilton et al.,
“Refiguring the Archive”, (Dordrecht/Boston/London: Kluwer Academic
Publishers), 2002, p. 64.
200 기록과 정보 · 문화 연구 13호

아키비스트나 데이터 큐레이터의 서명을 글자 그대로 보이게 함으로


써, 아카이비스트나 데이터 큐레이터의 세계관, 편견과 선입견이 투명하
게 보이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62) 아키비스트 또는 데이터 큐레이터가
사용하는 언어를 이해하는 것 그리고 구성된 아카이브의 한계점들을 이
해하는 것은 아키비스트 혹은 데이터 큐레이터의 역할을 이해하는 첫걸
음이 될 것입니다.
아키비스트의 첫 번째 충성 대상은 아카이브입니다. 그 외의 누구도
아카이브를 목적으로 삼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는 아카이브를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과의 차이를 내는 아키비스트의 특징입니다. 대부분의 아
카이버들이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아카이브를 수단으로 사용합니다.
아키비스트외에 누구도 아카이브의 무결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옹호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기록 아키비스트는 혼자가 아닙니다. 레코드키
핑의 참여 모델은 기록 주체와 커뮤니티가 archives의 생성 및 처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합니다.63) 이스토 후빌라(Isto Huvila)가 주장한 바와
같이 이러한 참여 모델은 아카이브에 관한 대화에 국한되지 않고, 아카
이브 참여에 중점을 둡니다. 기록을 ‘대화 및 참여의 장’으로 활용하는
것입니다.64)

62) Duff and Harris, “Stories and names”, pp. 77~78; Jimerson, “Archives
Power”, p. 311.
63) K Shilton and R Srinivasan, “Participatory Appraisal and Arrangement for
Multicultural Archival Collections”, Archivaria 63, 2007, pp. 87~101;
Huvila, I., “Participatory archive: towards decentralised curation, radical
user orientation, and broader contextualisation of records management”,
Archival Science 8, pp. 15~36; Livia Iacovino, “Shaping and reshaping
cultural identity and memory: maximising human rights through a
participatory archive”, Archives and Manuscripts 43(1), 2008 pp. 29~41;
Edward Benoit, III and Alexandra Eveleigh, “Participatory archives: theory
and practice” (London:Facet Publishing), 2019.
64) Huvila, “Participatory archive”, p. 27.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201

아카이브는 출처 때문에 고유하지만 구성물입니다. 마찬가지로 기억,


정체성 및 커뮤니티도 사회적 프레임워크 내에서 상상, 구성, 유지 및 전
이됩니다. 이러한 프로세스에서 아카이브는 시금석으로서 그리고 대부분
‘아카이브와 같은’ 것으로 간주되는 다른 인공물과 함께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65)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제’ 기록보존소는 고유한 품질
을 가지며 식별 및 분류, 자아 인식과 사회적 위치, 공통성, 연결성 및
그룹성으로 이어지는 많은 “의미 만들기” 프로세스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주는 고유성을 옹호하는 것이 아키비스트의 소명입니다. 이러한
정체성은 기억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이러한 기억은 비문(inscription)
과 공간(space)을 필요로 합니다. 그런데 비문과 공간은 점점 더 “클라
우드에”에서 “자리 잡고”, 개인들, 커뮤니티들 및 기억 기관들에 의해
(분산 보관 형태로) 유지·관리될 것입니다. 그들은 함께 사회적 맥락에서
archives/records 및 기타 메모리 텍스트로 구성된 생태계의 행위자들
입니다. 아키비스트들에게 이것은 대단히 중요한 사안입니다. 이는
다른 기억기관의 커뮤니티 및 전문가들과의 파트너십으로 이어지게
해줍니다. 새로운 형태의 아카이브 2.0 및 참여형 아카이브에 기여
하게 해줍니다. 이렇게 하여 아키비스트는 우리 사회의 커뮤니티들
에서 중요한 행위자들이 되는 것입니다.66)

65) Millar, Laura. “Touchstones: considering the relationship between memory


and archives” Archivaria 61, 2006, pp. 105~126.
66) Cook, T., “Evidence, memory, identity, and community: four shifting
archival paradigms”, Archival Science 13, 2013, p. 116.
ABSTRACT

Communities and Duality of Digital Curation

67)Eric Ketelaar*

There is no fundamental difference between the objectives of


digital curation and those of digital archiving. There are,
however, differences between the digital curation communities
and the archiving communities. The former focus on data, the
latter on recordkeeping contexts. Archives are unique because of
their provenance, but they are constructs. So are memories,
identities and communities, which are imagined, constructed,
maintained and transferred within social frameworks.
Constructing the archive happens through appraisal,
arrangement, description, providing access and reference
service, preservation and digitization. Each of these practices of
mediation by the archivist or digital curator is discussed, as a
contribution to understanding the constructed archive and the
agency of the archivist or digital curator.

Keywords : Agency, Digital curation, Archives, Archivists,


Recordkeeping

* Emeritus professor, University of Amsterdam


디지털 큐레이션과 공동체: 인간과 아카이브의 상호 구성 203

부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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