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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dx.doi.org/10.18022/acfco.2019.42.1.

006
프랑스문화연구 제42집
2019. pp. 141~166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배 진 아**
38)

차 례
1. 들어가는 글 5.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문제와
2. 언어 규범이란 무엇인가? 프랑스어 교육
3. 퀘벡 사회와 프랑스어 규범의 문제 6. 언론을 통해 살펴본 퀘벡의 규범
4. 내생적 규범주의와 외생적 규범 논쟁
주의 7. 나가는 글

1. 들어가는 글
영어와 마찬가지로 프랑스어는 지역에 따른 다양성(variétés)을 지닌다. 프랑스
어의 다양성에 대해 이야기 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퀘벡의 프랑스
어가 아닐까 싶다. 잘 알려져 있듯이, 퀘벡의 프랑스어는 프랑스를 포함한 다른
프랑스어권 지역의 프랑스어와 발음 및 어휘 면에 있어서 여러 가지 독특한 특징
들을 지니고 있다. 퀘벡의 프랑스어를 ‘퀘벡어(le québécois)’라고도 부르는 이유

* 본 논문은 2017년도 프랑스어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이를 보다 심화


시킨 연구임을 밝힌다.
** 인하대학교, 프랑스언어문화학과
142 배진아

는 다른 프랑스어권 지역의 프랑스어와는 구분되는 퀘벡 프랑스어만의 독특함 때


문일 것이다.
한편, 퀘벡 프랑스어의 독특함은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를 규정하는 일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퀘벡에서 표준 프랑스어 규정을 둘러싼 논쟁은 크게 두 가지 입장으
로 나뉘는데, 그 하나는 퀘벡의 프랑코폰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퀘벡어를 바탕으로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 규범을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프랑스 파리
지역의 프랑스어를 중심으로 한 국제 표준 프랑스어를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으로
도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본 논문은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의 문제를 둘러싸고 오랜 시간에 걸쳐 전
개되고 있는 논쟁에 대해 보다 심도 있고 다각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
를 위해 우선 2장에서는 언어 규범의 개념에 대해 살펴보고, 이를 퀘벡의 상황에
비추어 재해석 해보도록 할 것이다. 다음으로, 3장에서는 역사적 관점에서, 조용한
혁명이 시작된 1960년대 이후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퀘벡 사회에서 프랑스어
규범의 문제가 어떠한 방식으로 제기되어 왔는지에 대해 살펴보도록 한다. 이어서
4장에서는 프랑스어 규범 논쟁에 있어서 두 축을 이루는 내생적 규범주의와 외생
적 규범주의에 대해 살펴보고, 5장에서는 퀘벡의 프랑스어 교육 관계자들은 프랑
스어 규범의 문제를 어떠한 방식으로 제기하고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하도록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6장에서는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논쟁의 실질
적 내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외생적 규범주의자들과 내생적 규범주의자
들이 언론을 통해 어떠한 주장들을 피력하며 여론을 조성하고 있는지에 대해 소개
하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시사점에 대해 살펴보도록 할 것이다.

2. 언어 규범이란 무엇인가?
한 사회에서 통용되는 언어 규범은 그 사회의 가치관과 이데올로기를 반영하는
정치적, 정책적 결정이며, 특히 교육에 있어서 구심점이 되는 매우 중요한 사안이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43

다. 이러한 언어 규범은 한 사회의 구성원들의 가치관과 정치적, 사회적인 여건 등


이 반영되어 시대와 장소에 따라 상대적으로 변화한다는 특징을 지닌다1). 그러나
규범이 갖는 상대성은 한 사회의 언어 규범을 규정하는 문제를 하나의 선택으로
남기게 되고, 그 과정에서 사회 구성원들 간의 서로 다른 생각들이 대립을 야기하
면서 이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기도 한다. 퀘벡 지역에서 프랑스어 규범 정립의 문
제가 여전히 구성원들 간의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한 채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은 언어 규범이 갖는 이와 같은 상대성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다.
베지나(Vézina, 2009)에 따르면, 언어규범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그 하나는 언어 공동체 구성원들의 일상적인 언어사용과 관련된 ‘용법(l’usage)’이
라 부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바른 용법’, 즉, ‘le bon usage’라고 부르는 것이다.
언어의 실제적 사용과 관련된 규범인 ‘용법’은 한 언어 공동체의 구성원들에 의해
공유되며 이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과 부합하는 것을 규범으로 삼는다. 한
편, ‘바른 용법’에 관한 규범은 ‘적법하고(légitime)’ 권위 있는 언어적 모델을 가리
키며, 사회의 엘리트 계층과 같이 사회문화적 측면에서 가장 높은 수준에 위치한,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는 언어를 기준으로 하는 규범이라고 할
수 있다2). 예를 들어, 퀘벡에서는 ‘재미있다’는 의미의 영어 표현인 ‘It’s fun’으로부
터 차용하여 ‘C’est le fun!’이라는 표현이 매우 빈번하게 구어에서 사용되는데, 이
것은 그들의 일상적인 언어사용에 부합하는 표현이라는 측면에서 본다면, 언어 사
용 규범, 즉, ‘용법’에 비추어 볼 때 적합한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퀘벡에서
‘C’est le fun!’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대신 ‘C’est amusant!’이라고 한다면, 이것
은 비록 퀘벡의 일상적인 언어 사용 측면에서 본다면 덜 빈번하게 사용되는 표현
이지만, ‘바른 용법’의 측면에서 본다면 규범에 맞는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바른
용법’에 관한 규범은 아네뜨 빠꾸와(Annette Paquot, 2001)가 제시한 ‘하나의 기준

1) 규범의 상대적 성격을 잘 보여주는 예로는, 왕과 궁정의 권위가 실추한 프랑스 대혁명 이
후, 구체제 프랑스에서 우아하고 고상한 가치를 지니며 바른 언어의 표본이 되었던 궁중
의 언어가 더 이상 그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프랑스 혁명을 이끈 부르주아 계층이 사
용하는 언어가 결국 오늘날 프랑스의 표준어가 되었던 사실을 들 수 있다.
2) Vézina, R., 2009, p.1.
144 배진아

(le modèle)으로 사용되는 문법적 용법과 발음 및 어휘에 관한 용법의 총체로서,


이것을 가르치고, 준수하고자 노력하며 이에 준거하여 가치판단을 내리고자 하는
이상적인 기준’3)이라는 언어 규범에 관한 정의와도 부합하는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대한 두 가지 다른 견해를 앞서 살펴본 ‘용
법’과 ‘바른 용법’이라는 두 가지 규범과 관련지어 생각해 볼 수 있다. 비록 명확한
상응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지만, 퀘벡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퀘벡어를 바탕으로 프
랑스어 규범을 정립한다면, 이것은 곧 퀘벡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가장 빈번하게 사
용하는 ‘용법’에 바탕하여 규범을 정립하는 경우가 될 것이다. 반면에, 프랑코폰 지
역의 엘리트들이 사용하는 프랑스어에 바탕하여 만들어진, 하나의 모델을 제시해
준다고 여겨지는 국제 프랑스어 규범을 따를 것을 주장한다면, 이는 바로 ‘바른 용
법’에 기반하여 규범을 정립하고자 하는 경우라 할 것이다.
이처럼, 한 사회의 언어 규범을 규정하는 문제는 시대와 역사에 따라 다른 언어
규범의 상대적 성격과, ‘용법’과 ‘바른 용법’ 간의 갈등과 같이 대립되는 입장들 속
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점으로 인해 매우 복잡한 사안이 아닐 수
없다. 다음 장을 통해서는 퀘벡 사회에서 프랑스어 규범의 문제가 전개되어 온 양
상을 역사적 흐름의 관점에서 살펴보고자 한다.

3. 퀘벡 사회와 프랑스어 규범의 문제


퀘벡에서 언어 규범의 문제는 종종 언어의 질(la qualité)의 문제와 관련되어 제
기되어 왔다. 언어의 질의 문제는 종종 퀘벡어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와 연관되어
왔으며, 퀘벡 프랑스어의 낮은 질이 문제시 되곤 했다. 특히 이 문제는 1960년대

3) L’ensemble des usages grammaticaux, de prononciation et de vocabulaire qui


servent de modèle, le modèle idéal que l’on enseigne, que l’on essaie de respecter
et par référence auquel on porte des jugements de valeur. (Annette Paquot., 2001,
p.87).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45

조용한 혁명(la Révolution tranquille)4) 기간에 표면으로 떠오르게 되었고, 1970


년대 ‘프랑스어 헌장(la Charte de la langue française)’의 공포와 함께 더욱 더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5). 1960년대 이전 시기에 프랑스어 규범의 문제가 중요한 이
슈가 되지 못했던 이유는, 영국의 지배 이후 약화된 프랑스어가 캐나다 땅에서 살
아남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보다 절박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용한 혁명이 일
어나기 전까지 퀘벡에서 유럽의 국제 프랑스어 규범은 하나의 완벽한 참조 규범처
럼 여겨졌으며, 퀘벡어는 낡아빠진 어휘 혹은 차용된 어휘들을 사용하는 결함투성
이의 언어로서 부끄럽게 생각되었다. 따라서, 암묵적으로 퀘벡인들이 받아들였던
프랑스어 규범은 프랑스 파리에서 통용되는 프랑스어를 기준으로 한 규범이었다.
특히 학교 교육 또는 교사 교육에 사용될 목적으로 쓰여진 올바른 발음 또는 말하
기용 교재들이 많이 출판되었는데, 대표적인 저서로는 Blanchard 신부(1919)의
Bon langage, Rivard (1928)의 Manuel de la parole, Hudon(1931)의 Le
manuel de prononciation française 등이 있었다 (Lebrun, M., 2006).
그러나, 조용한 혁명과 함께 퀘벡 사회에서 민족주의가 깨어나게 되었고, 퀘벡인
들은 영어 사용자들과는 구분되는 자신들만의 정체성을 되찾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1960년대에 퀘벡 정부는 ‘프랑스청(Office de la langue française)’ 및 ‘프랑스어
위원회(Conseil de la langue française)’를 창립하고 프랑스어 정비에 힘쓰게 되

4) 조용한 혁명은 퀘벡 사회에 정치, 사회적인 측면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지만, 그 가운데 가


장 큰 변화는 바로 이 시기를 거치면서 퀘벡 프랑스어의 지위가 크게 격상되었다는 점이
다.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기 전까지 유럽의 국제 프랑스어 규범은 하나의 완벽한 참조 규
범처럼 여겨져 왔던 반면, 퀘벡어는 낡아빠진 어휘 혹은 차용된 어휘들을 사용하는 결함
투성이의 언어로서 부끄럽게 생각되었다. 그러나 이 시기를 거치면서 퀘벡어에 대한 자
긍심을 일깨우게 되었고, 퀘벡의 참조 규범을 만들려는 노력과 함께 ‘퀘벡만의 어법
(québécisme)’을 퀘벡 어휘의 연장선에서 통합시키고자 하였다 (Gendron, 1983, p.57).
5) ‘프랑스어 헌장(la Charte de la langue française)’은 캐나다 연방 이후 약화된 프랑스어
의 입지를 강화하고, 퀘벡의 프랑스어 화자들이 그들의 숫자에 비해 사회 경제적으로 부
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왕립 위원회의 조사 결과에 따라 북미 지역에서 프랑스어를 보
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프랑스어 헌장에 따라 프랑스어는 퀘벡의 유일한 공식어로 지정
되었고, 이민자들의 자녀들이 프랑스어로 교육 받도록 하고, 일터 및 공공장소에서 프랑
스어의 사용을 강화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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었는데, 당시 프랑스청의 주된 활동은 프랑스어의 교정과 ‘풍부화(enrichissement)’


및 프랑스어 보호였다. 프랑스청은 또한 퀘벡의 구어 및 문어를 위한 프랑스어 규
범을 정립하는 것을 주된 임무로 생각하였다. 1961년에 설립된 프랑스청은 당시
문화부에 소속되어 있었는데, 1965년 프랑스청이 발표한 프랑스어 규범에 관한 내
용을 살펴보면, 퀘벡의 언어 사용은 국제 프랑스어와 보조를 맞추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단지 국제 프랑스어에 적합한 어휘가 없고 북미의 현실을 반영하는 어휘
측면에서의 차이점은 인정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6). 여기서 북미의 현
실을 반영하는 어휘에 대한 고려는 오늘날 ‘퀘벡 어법 (québécismes)’이라 불리
는 퀘벡 지방 특유의 특징들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으며, ‘양질의 퀘벡 어법
(Canadianismes de bon aloi)’와 같은 소책자가 1969년 퀘벡청에 의해 발간되기
도 하였다7). 이처럼, 1960년대에는 여전히 국제 프랑스어 규범이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퀘벡의 참조 규범을 만들려는 노력과 함께 퀘벡 어휘의 연장선에서 퀘벡
어법을 통합시키고자 하였다8). 당시 미셸 트랑블레(Michel Tramblay)나 쟈끄 르노
(Jacques Renaud)와 같은 작가들은 퀘벡의 일상어로 사용되는 ‘쥬알(Joual)’9)을 그
들의 작품에 사용하고 이를 바탕으로 연극을 상연함으로써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1970년대가 도래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프랑스어의 존재를 인정하는 차원에서
더 나아가 이를 강화하고 프랑스어 및 퀘벡의 프랑스어 사용자들이 영국의 지배
기간 동안 빼앗겼던 사회 경제적 지위와 프랑스어의 위상을 되찾는 것에 힘쓰게

6) Ministère des Affaires culturelles, 1965, p.2.


7) 조용한 혁명 이후 퀘벡 사회에서 다루어진 언어 규범 문제에 관한 내용은 Micheline
Cayer(2002)의 연구의 도움을 받았음을 밝혀둔다.
8) Gendron, J. D., 1983, p.57.
9) ‘cheval’이라는 단어를 시골 사람들의 발음으로 옮겨 적은 ‘joual’은 발음이 불명확하고 부
정확하며, 명료하지 않은 방식으로 말하는 것을 가리킬 때 사용하는 말이었다. 이 용어를
처음으로 사용한 것은 당시 기자였던 André Larondeau로 알려져 있다. 1960년에서 1975
년 사이 ‘joual’은 퀘벡에서 말하는 프랑스어의 변이형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오늘날에
는 ‘français québécois’, ‘français vernaculaire du Québec’ 등과 같은 용어들이 더 선호
되고 있다.
Laurendeau, P. (2011). ‘joual’ dans Histoire de l’Encyclopédie canadienne.
http://www.encyclopediecanadienne.ca/fr/article/le-joual/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47

되었다10). 1977년 퀘벡당이 권력을 잡게 됨에 따라 일명 ‘101호 법(la loi 101)’으


로 불리는 ‘프랑스어 헌장(La Charte de la langue française)’이 공포되었는데, 이
법안은 퀘벡 프랑스어의 지위 및 프랑코폰들의 사회 경제적 상황을 역전시키는 데
크게 기여하였다. 이 법안에 따라 이민자들이 소수의 영어권으로 동화되는 것을 막
기 위해 이민자들의 자녀들은 프랑스 학교에 다니게 되었고, 프랑스어권 퀘벡인들
의 사회,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해 게시물, 간판, 공공장소, 그리고 일터와
행정에 있어서 프랑스어 사용을 의무화하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프랑스어는 의사
소통의 언어이자 일터 및 상업, 행정의 실질적인 언어가 되었다. 이처럼 ‘프랑스어
헌장’의 공포는 프랑스어의 지위 향상 및 퀘벡 프랑코폰들의 정체성 확립에 기여했
지만, 당시의 퀘벡어는 영어의 접촉으로 인해 질적으로 격하된 언어이자 프랑스에
서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는 용어들로 인해 낡은 언어처럼 인식되었다. 그 결과,
퀘벡의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용어들을 정비하는 프랑스청은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
로, 소위 국제 프랑스어를 참조모델로 삼게 되었고, 영어를 차용한 퀘벡어나 이로
부터 비롯된 퀘벡의 고유어는 종종 틀리거나 사용하지 말아야 할 용어들로 여겨지
곤 했다. 그러나, 맹목적으로 파리에서 사용되는 어휘들을 따르는 것은 이에 따른
한계를 가져왔다. 예를 들어, 퀘벡의 삼림 산업과 관련된 용어라든지 프랑스와는
다른 법률, 의료, 교육 체계에 적합한 용어들이 프랑스의 프랑스어에는 존재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프랑스에서 사용되는 용어가 있다고 할지라도 퀘벡의 문맥에
서는 적합하지 않은 경우도 있었다11). 이와 같이 북미의 현실에서 기인한 예외적
인 경우들이 증가하자, 프랑스청이 규정한 규범을 완화하지 않고서는 참조 모델을
따르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이 명백해지게 되었다. 한편, 퀘벡의 정치 사회적
변화와 언어 정책의 변화는 퀘벡인들이 자신의 언어에 대해 갖는 인식 또한 변화
시켰다. 즉, 퀘벡인들은 점점 더 퀘벡 프랑스어의 가치와 언어적 자율성을 인정하
고 이를 요구하게 된 것이다12).

10) Cayer, M,, 2002, p.114.


11) Cayer, M., 2002, p.115.
12) Gendron, J. D., 1986, p.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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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에 들어오면, 언어 규범 정립에 있어서 퀘벡어에 대한 고려가 보다 비


중 있게 언급됨을 알 수 있다. 1985년 프랑스청은 프랑스어 규범과 관련하여 다소
변화된 입장을 밝히게 되었는데, 즉, 프랑스의 표준 프랑스어에 근간한 국제 프랑
스어 규범을 따르도록 한 1965년의 입장과 비교할 때 좀 더 퀘벡의 프랑스어에 대
해 수용적인 입장을 보여주게 된 것이다.

퀘벡의 언어 정비 과정의 일환인 이 규범은 퀘벡의 사회문화적, 사회언어적 상황


및 지정학적 상황과 퀘벡이 프랑스어권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해야만 한다13).

1990년대는 조용한 혁명이 일어나고 30년째 접어드는 시기로서, 조용한 혁명 이


후 퀘벡인들은 점점 더 교육 수준이 높아지게 되었으며, 세계화의 물결 속에 언어
적 다양성 및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었다. 퀘벡의 프랑
스청은 창립 이후 지속적으로 새로운 용어들을 보급하거나 기존에 사용되고 있는
용어들을 정정하여 보급하고 이들이 사회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했지만, 모든 용
어들이 항상 퀘벡인들 사이에서 받아들여지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다. 즉, 역사적으로 영국의 지배 속에서 저항해 왔고 언어적인 면에 있어
서도 프랑스로부터 독립적 성격을 유지해 온 퀘벡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고려 없
이 단지 프랑스에서 사용되는 용어라는 이유만으로 퀘벡인들이 일방적으로 받아들
이도록 하는 것은 무리임을 깨닫게 된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자 세계화 경향은 더욱 가속화되었고, 퀘벡은 프랑스 및 프랑
스어권 국가들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들과도 새로운 경제적 관계를 맺게 되었다. 그
리고, 이러한 상황은 한편으로 퀘벡과 다른 프랑스어권 국가들 간에 사회적, 문화
적 거리감을 가져오게 되었고, 그 결과, 프랑스의 표준어를 퀘벡 사회에서 그대로
수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일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했을 때 바람직하

13) Cette norme, qui s’insère dans le processus d’aménagement linguistique du Québec,
doit tenir compte du contexte socioculturel et sociolinguistique du Québec, de sa
situation géographique et de son appartenance à la francophonie. (Office de la
langue française, 1985, p.10).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49

지 않다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조용한 혁명 이후 퀘벡 사회는 사회, 경제, 문화적으
로 큰 변화를 겪어왔으며, 이러한 변화의 과정 속에서, 이전에는 당연한 듯 받아들
였던 프랑스의 프랑스어 규범을 퀘벡 사회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무리가 된다는
인식이 서서히 싹트게 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프랑스를 비롯한 다른 프랑
스어권 지역들과는 구분되며, 특수한 역사적, 사회적 변화 과정을 통해 독립적인
발달을 이루게 된 퀘벡어의 특징들에 대해 더욱 고민하게 되었고, 이러한 고민은
퀘벡어에 기반한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français standard québécois)’를 지지하
는 입장과 프랑스의 프랑스어에 바탕한 ‘국제 표준 프랑스어(français standard
international)’를 지지하는 입장 간의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지게 되었다. 4장에서
는 퀘벡의 규범에 관한 논쟁에 있어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이 두 가지 입장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4. 내생적 규범주의와 외생적 규범주의


언어 규범과 관련된 갈등은 비단 퀘벡만의 문제는 아니다. 영어나 프랑스어와
같이 한 언어가 여러 지역에서 사용되는 경우, 이러한 문제는 그 언어의 종주국이
아닌 지역에서 종종 사회적 이슈가 되곤 한다14). 예를 들어, 카메룬, 벨기에와 같
은 프랑코폰 국가들 내부에서도 그 지역만의 특수한 프랑스어의 특징들로 인해 지
역 프랑스어에 기반한 언어 규범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논의되고 있음을 알 수 있
다15). 그러나, 퀘벡의 경우는 좀 더 특수한 경우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퀘벡인

14) 이와 관련하여 Moreau (1997)는 흥미로운 지적을 했는데, 프랑스어나 영어와 같이 한 언


어의 모국이 있고 이 언어를 사용하는 여러 다른 지역들이 있을 때, 모국에 속하는 화자
들은 종종 이 언어의 가장 훌륭한 변화형(variété)을 말하는 화자로 여겨진다는 점이다
(Moreau, 1997, p.220). 이에 대해 Vézina (2009)는 이것은 단지 주관적인 관점에 지나지
않음을 지적한 바 있다.
15) Carole de Feral, 1991; Michel Francard, 2010.
150 배진아

들에게 있어서 퀘벡 프랑스어는 단순한 의사소통의 언어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


는데, 퀘벡인들은 영국의 지배와 자신들이 모국이라 여겼던 프랑스로부터 버림받
은 역사적 상처로 인해 자신들만의 고유한 정체성과 자존감을 퀘벡어를 통해 찾으
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퀘벡에서 프랑스어 규범을 둘러싼 논쟁은
어떤 정책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문제를 넘어 종종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띠
는 경우가 많다16).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프랑스어 규범 정립과 관련하여 퀘벡에는 크게 두 가지
입장이 대립하는데, 그 하나는 대다수의 퀘벡인들이 사용하는 퀘벡어를 기반으로
한 표준 프랑스어를 정립해야 한다는 입장과, 다른 하나는 프랑스의 표준 프랑스어
에 기반 한 국제 프랑스어 규범을 퀘벡의 규범으로 도입하자는 입장이다.
우선, 첫 번째 입장은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은 퀘벡어에 기반하여 만들어져야
한다는 입장으로서, 국제 프랑스어 규범과는 구분되는 퀘벡만의 고유한 프랑스어
규범이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이다. 이 입장을 견지하는 대표적인 학자들로는 엘렌
꺄죨레 라갸니에르(Hélène Cajolet-Laganière), 삐에르 마뗄(Pierre Martel), 쟝
끌로드 꼬르베이(Jean-Claude Corbeil) 등이 있다. 이러한 규범은 흔히 ‘내생적 규
범(norme endogène)’이라고 부르며, 이것의 정립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내생적 규
범주의자 (endogénistes)’라고 부른다17). Lebrun(2006)에 따르면, 내생적 규범은
한 언어를 사용하는 화자들의 언어적 선택과 관련되며, 공통의 언어적 과거, 그리
고 특정한 운명과 문화적 특수성에 따른 연대감으로부터 나온 기준들을 바탕으로
설정된다. 이러한 규범은 학자들에 따라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français

16) 이와 관련한 대표적인 사례는 2008년 퀘벡의 극우 정당인 퀘벡당(le parti québécois)이
학교의 프랑스어 교육은 국제 표준 프랑스어가 아닌 퀘벡의 표준어(la langue standard
québécoise)에 기반하여 이루어져야 함을 제안한 것이라 할 수 있다. 퀘벡당의 이와 같은
제안에 대해 Pierre Curzi, Annette Paquot 등은 언론을 통해 이를 강하게 비난하고 나
선바 있다.
17) ‘endogène’이라는 용어는 외부에서 가져오는 것이 아닌 내부 구조 자체에서 만들어지는
어떤 것을 뜻하는 형용사이며, 이로부터 파생되어 언어학에서 사용되는 ‘endogénisme’은
영어나 프랑스어와 같이 하나의 언어가 여러 지역에서 사용될 경우, 국제적으로 널리 통
용되는 규범보다는 특정 지역에서 사용되는 언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규범을 더 우선시
하는 주의를 뜻한다.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51

québécois standard)’ (Martel et Cajolet-Laganière, 1996), ‘퀘벡의 프랑스어 규


범(La norme du français du Québec)’ (Poirier, 1998) 등으로 불리고 있다. 여기
서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란 ‘퀘벡의 지식인들, 정치인들, 그리고 과학자들에 의해
말해지고 쓰이는 프랑스어’로 정의될 수 있다18). 내생적 규범주의자들에 따르면,
이러한 규범은 이미 퀘벡 사회에 암묵적인 상태로 존재하고 있기 때문에, 이러한
규범을 명시화하고 공식화 하는 작업만이 남아있다고 주장한다. 내생적 규범주의
를 주장하는 학자들은, 퀘벡의 프랑스어는 그 자체로서 정당성과 자율성을 지니기
때문에 프랑스어 규범을 외부로부터 도입할 것이 아니라 퀘벡인들의 언어 사용 현
실을 반영하여 만들 것을 주장한다. 또한 이들은 외부로부터 차용하는 프랑스어 규
범은 그들에게 낯선 규범이기 때문에 이것은 그들의 언어적 불안감을 증가시킬 뿐
이라고 지적한다.
한편, ‘외생적 규범주의(exogénisme)’는 내생적 규범주의에 반대되는 개념으로
서, 퀘벡의 경우 퀘벡 지역의 외부로부터 들여온 언어 규범을 지지하는 주의이며,
외생적 규범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을 ‘외생적 규범주의자(exogénistes)’라고 한다.
이것은 곧 프랑스의 표준 프랑스어가 근간이 된 국제 표준 프랑스어 규범의 도입
을 지지하는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외생적 규범주의자들은 우선, 과연 퀘벡만의
고유한 프랑스어 규범이라는 것이 존재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이들은 또
한, 퀘벡에서 내생적 규범을 도입하는 것은 프랑스를 비롯한 여타의 다른 프랑스어
권 지역들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할 것이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국제 프랑스어 규범
을 퀘벡에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입장을 견지하는 대표적인 학자들 가
운데 한 사람이 리오넬 므니(Lionel Meney)이다. 그에 따르면, 퀘벡의 언어 상황
은 단지 하나의 언어로부터 비롯된 두 개의 변화형이 사용되고 있는 ‘두 개 언어

18) “le français tel qu’il est parlé et écrit par l’élite intellectuelle, politique et
scientifique québécoise” (Pierre Martel et Hélène Cajolet-Laganière, 1996, p.95)
퀘벡어에 기반하여 표준 프랑스어를 정해야 한다는 내생적 규범주의자들의 의견도 두 가
지로 나뉘는데, 그 하나는 대다수의 퀘벡인들이 일상어로 사용하는 언어를 바탕으로 프랑
스어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 하나는 Hélène Cajolet-Laganière가 주장
하는 바와 같이, 엘리트 지식인들이 사용하는 언어를 바탕으로 규범을 만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152 배진아

병용 상황(diglossie)’에 불과하다고 주장한다. 즉, 퀘벡에는 2세기 전부터 두 개의


언어 체계가 존재하는데, 그 하나는 문법이나 철자에 있어서 표준화되지는 않았지
만 대다수의 퀘벡인들의 일상적인 언어 소통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퀘벡어이고, 다른 하나는 학교에서 가르치는 언어이자 미디어나 정치, 문학에서 널
리 사용되는 국제 표준 프랑스어이다. 그에 따르면, 이와 같이 퀘벡에서는 이미 프
랑스어의 두 가지 변화형이 병용되고 있기 때문에, 퀘벡의 프랑스어는 국제 표준
프랑스어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내생적 규범주의자들이 퀘
벡만의 고유한 프랑스어가 존재함을 강조하면서 이를 공식화하고 규범화 할 것을
주장하는 것은 다른 프랑스어권으로부터의 고립을 자초하는 일이자 ‘자민족 중심
주의(ethnocentrisme)’에 해당한다고 지적한다19). 아네뜨 빠꾸와(Annette Paquoi,
2001) 역시 외부의 언어 규범을 참조하기를 거부하면서 퀘벡 지역 내에서만 사용
되는 특수한 언어를 사용할 것을 고집하는 태도는 ‘언어적 국가주의(nationalisme
linguistique)’에 해당한다고 지적하면서, 퀘벡이 다른 프랑스어권 지역들로부터 고
립되지 않기 위해서는 국제 프랑스어 규범을 따라야 함을 주장하였다.
이와 같이,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에 대한 내생주의적 입장과 외생주의적 입장은
정치적, 이데올로기적 성격을 띠면서 오늘날까지도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두 입장
간의 오래된 논쟁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퀘벡에는 공식적으로 인정된 참조 언어 규
범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이 문제의 해결이 어려움을 반증하고 있다.

5.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문제와 프랑스어 교육


퀘벡어와 국제 프랑스어가 공존하는 이중 언어 환경에 놓인 퀘벡의 프랑스어 교
사들에게 있어서 “어떤 프랑스어를 가르쳐야 하는가?”의 문제는 늘 큰 고민이 아
닐 수 없다. 5장에서는 프랑스어 교육에 있어서 언어 규범 문제를 둘러싸고 지금까
지 어떠한 이슈들이 제기되어 왔는지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도록 하겠다.

19) Meney, L., 2010, p.491.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53

1960년대에 일어난 조용한 혁명으로 프랑스어의 지위와 질이 사회적 이슈가 되


면서, 퀘벡의 프랑스어 교육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있어 왔고, 이에 대한 많은
사람들의 비판이 이어졌다. 특히 당시 철학 교사였던 쟝 뽈 데비앙(Jean-Paul
Desbiens)이 1960년에 출간한 ‘아무개 수사의 무례함(Insolences du Frère
Untel)’이라는 제목의 책은 퀘벡인들에게 큰 충격을 안겨 주었다. 그는 이 책을 통
해 퀘벡의 프랑스어를 ‘쥬알(joual)’이라고 부르면서 퀘벡어의 천박함과 힘없는 발
음 등을 비난하였다. 당시 다른 서구 사회와 비교하여 정치, 경제, 사회 등 전반적
인 모든 면에서 뒤쳐져 있었던 퀘벡 사회에서 고어적 표현을 사용하고 영어에 의
해 부패된 프랑스어는 개혁의 또 하나의 대상이자 순화의 대상이 되었다. 그는 또
한 당시 퀘벡 사회를 지배하던 가톨릭 교권과 학교 공교육을 신랄하게 비판하였
다20). 그의 책은 13만부 이상이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기록했으며, 조용한 혁명의
시발점이 되었다. 이와 같이, 조용한 혁명이 시작된 1960년대에는 프랑스어의 위상
과 프랑코폰들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퀘벡인
들에게 있어서 퀘벡의 프랑스어는 일종의 콤플렉스이자 순화의 대상이었다.
그러나, 1970년대가 도래하자 상황이 변화하기 시작했다. 1977년 ‘퀘벡의 프랑스
어 교사 협회(AQPF : Association québécoise des professeurs de français)’는
프랑스어 헌장의 공포에 힘입어 ‘이 곳에서 비롯된 프랑스어(le français d’ici)’를
지지했는데, 이것은 곧 교사협회가 퀘벡의 프랑스어를 인정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
이었다. 그들은 ‘이곳에서 비롯된 프랑스어’를 ‘프랑스어를 사용하는 대다수의 퀘벡
인들이 공식적인 의사소통 상황에서 사용하고자 하는, 사회적으로 가치가 인정된
(프랑스어의) 한 ‘변이형(variété)’으로 정의하였다21), 이것은 처음으로 퀘벡 프랑
스어 규범의 존재와 그 권위를 인정한 것으로서 당시의 교육 프로그램들에 큰 영
향을 미쳤다.
현재 퀘벡 지역의 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MELS(Ministre de l’Éducation, du

20) 그는 특히 공교육의 실패를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하는 교사들의 수준에 돌리면서,
학교가 일정기간 문을 닫고 제대로 된 지식을 갖추지 못한 교사들부터 교육시킬 필요가
있다고까지 말하며 일침을 가했다.
21) Lebrun, M. 2006, p.8.
154 배진아

Loisir et du Sport)에서 운영하는 중등교육 프로그램은 프랑스어 규범에 대한 정


의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았지만, 퀘벡에서 사용되는 표준 프랑스어란 퀘벡에서 그
사용이 사회적으로 가치가 인정되며 퀘벡인들이 글 또는 말로 정확하게 자신의 의
견을 표현하고자 할 때 사용하고자 하는 모든 어휘들을 포함함과 동시에, 언어적
코드의 문법 규범에도 부합하는 (프랑스어의) 다양한 양상 가운데 하나로서 학생
들이 생각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실질적으로 교육부는 퀘벡어에 바
탕한 표준 프랑스어에 더 무게를 두고 있음을 표명하였다22).
이와 같이 퀘벡의 교육 관계자들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국제 표준 프랑스어 보
다는 퀘벡 지역 프랑스어의 특수성을 반영한 규범의 필요성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
이 더 많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학교 교육에 있어서 국제 프랑스어 규범은
여전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어떤 프랑스어를 가르칠 것인가의 문제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재를 제작하는 교육 관계자들과 현장에서 학생들을 지
도하는 교사들에게 큰 과제로 남아있다.

6. 언론을 통해 살펴본 퀘벡의 규범 논쟁


본 장을 통해서는 퀘벡어에 바탕한 표준 프랑스어를 지지하는 내생적 규범주의
자들의 입장과 국제 표준 프랑스어를 지지하는 외생적 규범주의자들의 견해 차이
를 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퀘벡의 대표적 일간지인’Le Devoir’ 및 ‘Le
Soleil’에 기고되었던 관련 기사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외생적 규범의 도입을 주장
하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라발 대학의 교수이자 ‘Dictionnaire québécois-français’
의 저자인 리오넬 므니(Lionel Meney)와, 역시 라발대학의 교수인 아네뜨 빠꾸와
(Annette Paquot)를 꼽을 수 있다. 한편, 내생적 규범주의를 옹호하는 인물로는
끌로드 뿌와리에(Claude Poirier), 끌로드 라 샤리떼(Claude La Charité), 쟝 프랑
쏘와 발레(Jean-François Vallée), 그리고 끌로드 빠레(Claude Paré) 등이 있다.

22) Joanne, G. V., 2015, p.9.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55

다음에 소개될 기사들의 내용은 외생적 규범주의자들과 내생적 규범주의자들이 어


떠한 논지에 입각하여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하고 이를 통해 여론을 형성하는지 이
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제시된 기사가 외생주의적 규범을
주장하는 입장인 경우에는 ‘Exogéniste’의 앞 글자를 따서 Exo 로, 내생주의적
규범을 주장하는 입장인 경우에는 ‘Endogéniste’의 앞 글자를 따서 Endo 로 표
시하였다.

<기사 1>
Exo 진짜 퀘벡인들처럼 프랑스어를 말하라구요?
«Parler français comme un vrai Québécois?»
LE DEVOIR, le 7 janvier 2004, Lionel Meney

2004년 1월 7일 리오넬 므니는 퀘벡의 대표적 일간지인 Le Devoir에 «Parler


français comme un vrai Québécois?»라는 글을 기고하였다. 그는 언어의 질은
하나의 이상적 모델이라 할 수 있는 규범과 관련해서 평가된다고 하면서, 표준 프
랑스어 규범이란 엘리트 프랑코폰들이 준수하는 언어적 모델로서 사전이나 문법서
에서 명확한 기술을 제공하는 규범이라고 정의하였다. 리오넬 므니는 지난 40년간
퀘벡의 사회, 문화, 경제적 발전과 더불어 다른 프랑스어권과의 교류 증가로 인해
과거 어느 때 보다도 퀘벡인들이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고 있기는 하지만, 퀘벡의
언어 상황은 완전히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며, 언어의 질적인 측면에 있어서도
다른 프랑스어권 국가들보다 뒤쳐져 있다고 평가하였다. 그는 국제 표준 프랑스어
에 보다 가까운 언어를 퀘벡 사회에서 일반화시키는 데 있어서 주된 장애물은 바
로 퀘벡 사회의 상당한 일부가 국제 표준 프랑스어를 거부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다. 리오넬 므니는 퀘벡인들이 퀘벡의 프랑스어를 프랑스의 프랑스어로부터 분리
시키고, 퀘벡만의 프랑스어 규범을 내세우려 한다면, 이것은 영어권 환경에서 프랑
스어권을 격리시킴과 동시에 프랑스어권으로부터 퀘벡을 분리시키는 이중의 격리
상태를 겪도록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것은 또한 언어적 불안감23) 해소에도 도

23) 한 사회에서 더 가치 있게 여기는 규범에 가까운 언어를 사용할수록 언어적 불안감은 줄


156 배진아

움이 될 수 없다고 보았는데, 그 이유는, 퀘벡만의 규범을 갖게 됨으로서 얻게 되


는 안정감은 다른 프랑스어권들과 접촉하자마자 사라질 것이기 때문이라는 이유에
서였다. 또한, 퀘백어를 표준어로 삼을 경우, 영어권의 언어적, 문화적 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해 프랑스의 지지를 요구하기도 어렵게 된다고 지적하였다. 따라서, 다음
세대의 퀘벡인들이 콤플렉스 없이 동등하게 다른 프랑스어권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퀘벡의 언어는 프랑스어이며, 이것의 규범은 표준 프랑스
어라는 점을 다시 한 번 확언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여기서 말하는 표준 프랑스
어는 프랑스어권의 엘리트들이 사용하는 언어가 될 터인데, 파리의 인구학적, 경제
적, 정치적, 문화적 비중을 고려할 때, 이 지역의 프랑스어를 표준어로 사용한다는
것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주장하였다. 이와 더불어, 이 규범은 이미 기술되어
있으며, 이것을 준수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어떠한 허가를 요구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는 것임을 내세우고 있다. 끝으로, 만약 국제 표준 프랑스어가 아닌
퀘백의 프랑스어를 규범으로 삼고자 한다면, 퀘벡인들은 영어권의 대양 속에서 사
라지게 될 것이라고 다소 강한 어조로 경고하며 글을 맺고 있다.

<기사 2>
Endo 퀘벡인들의 프랑스어 - 우리의 다름은 하나의 장점이 되었다.
«Le français des Québécois - Notre différence est devenue
un atout»
LE DEVOIR, le 16 janvier 2004, Claude Poirier

한편, 파리 중심의 표준 프랑스어 규범 도입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한 리오넬


므니의 기사에 대해 끌로드 뿌와리에는 같은 해 1월 16일자 Le Devoir에 이를 반
박하는 글을 실었다. 그는 특히 프랑스어를 잘 구사하는 유일한 방법은 파리 사람

어드는 반면, 규범에서 멀어진 언어를 사용할수록 언어적 불안감은 더 커지게 된다. 이러
한 사실을 통해 추론해 볼 수 있는 것은, 퀘벡에서 국제 프랑스어를 규범으로 채택할 경
우, 이것과 퀘벡어와의 차이로 인해 퀘벡인들의 언어적 불안감은 증가할 수 있는 반면, 퀘
벡어에 기반한 규범을 정립할 경우, 퀘벡인들의 언어적 불안감이 덜 할 수 있다고 가정할
수 있다.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57

들을 모방하는 것이며, 퀘벡인들이 그들만의 프랑스어 규범을 도입한다면 언어적


고립의 위험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리오넬 므니의 발언에 대해 비난하고
나섰다. 이러한 사고는 리오넬 므니가 편찬한 ‘퀘벡-프랑스어 사전(Dictionnaire
québécois-français)’24)의 근간이 되는 논리로서, 퀘벡인들의 언어는 다른 지역의
프랑코폰들에게 이해 불가하기 때문에 이것을 번역해야 한다는 생각에 바탕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이와 같은 생각은 대다수의 퀘벡인들이 지워버린 어떤 콤플렉
스를 다시 살아나게 한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또한, 언어적 고립에 대한 두려움은
퀘벡인들의 말하는 방식이 불완전하다는 것보다 더 퀘벡어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
다고 언급하면서, 영어에 대항하는 최대 방어는 모국어에 대한 애착을 갖는 것임을
강조하였다. 끌로드 뿌와리에는 퀘벡의 예술가들이 유럽에서 환영받고 호평을 받
는 것은 퀘벡어가 다른 프랑스어권 지역에서는 이해 불가하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
라고 주장한다. 또한, ‘courriel’, ‘covoiturage’, ‘motoneige’25)같은 퀘벡에서 만들
어지고 사용되는 단어들이 프랑스에서도 사용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많은 프랑
스인들이 퀘벡을 방문하고 있으며, 프랑스 대학에서 공부하는 퀘벡인들보다 네 배
나 더 많은 숫자의 프랑스인들이 퀘벡에서 공부하고 있다는 사실을 근거로 내세우
면서, 퀘벡어가 다른 지역의 프랑코폰들에게 이해 불가하다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하였다. 그는 다른 지역의 많은 학자들은 오늘날 퀘벡어 및 퀘벡 지
역 연구에 큰 관심을 갖고 이를 발전시켜 나가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다음과 같이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다.

“따라서 왜 므니 선생은 퀘벡인들에게 다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다시 살아나


기를 바라는가? 우리의 다름은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 언어적 장점이 되었다.”26)

24) 리오넬 므니의 ‘Dictionnaire québécois-français’는 1999년 출간되었으며, 외생적 규범주


의를 대표하는 사전으로 여겨진다. 사전을 통해 리오넬 므니는 퀘벡의 프랑스어와 국제
표준 프랑스어를 비교하였고, 퀘벡어법(québécisme)에 대해 기술하였다.
25)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용어로서, ‘courriel(=courrier électronique) : 전자우편’, ‘covoiturage :
카풀’, ‘motoneige : 눈 위를 이동하며 눈을 치우는데 사용하는 차량’을 의미함.
26) “Pourquoi donc M. Meney voudrait-il faire renaître chez les Québécois la peur
d’être différents? Notre différence est devenue un atout économique, social et ...
158 배진아

<기사 3>
Endo 반박 - 라블레의 언어인 여기로부터의 프랑스어
3. «Réplique - Le français d’ici, langue de Rabelais»
LE DEVOIR, le 29 janvier 2004, Claude La Charité

한편, 끌로드 라 샤리떼는 앞서 언급한 리오넬 므니와 끌로드 뿌와리에의 기사


에 뒤이어 이에 대해 응수하는 기사를 같은 해 1월 29일자 le Devoir지에 실었는
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그는 우선, 퀘벡어의 질에 대한 리오넬 므니의 비관적인 진단에 대해 공감하면서,
다른 프랑스어권 지역과의 상호 이해를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한다는 리오넬 므니의
주장을 지지하였다. 하지만, 리오넬 므니가 이러한 퀘벡어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으
로 오로지 규범만을 내세우는 것은 시대에 뒤처진 생각이자 단순하며 오해를 불러일
으키기 쉬운 발상임을 지적한다. 리오넬 므니가 주장하는 규범은 소위 ‘프랑스어권의
엘리트 사회가 준수하는 언어적 모델’로서 정의되고 있는데, 이처럼 용법 이전에 규
범을 앞세우는 것은 소 앞에 쟁기를 두는 것과 같다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프랑스
어는 하나의 분리될 수 없는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프랑스 혁명의 잔재라
고 비난하였다. 즉, 이러한 주장은 하나의 신화에 불과하며, 프랑스 영토 내에도 수
많은 프랑스어의 변이형들이 존재한다는 사실과 프랑스보다 먼저 언어적 통일을 이
룬 퀘벡에서도 이러한 언어적 차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이에 대한 근거로 제시하였
다. 이와 더불어, 리오넬 므니가 말하는 표준 프랑스어는 협소한 개념으로서, 이것은
프랑스 궁정에서 말하는 언어와 당대의 작가들이 쓰는 방식을 언어의 바른 용법으로
보았던 문법학자 보쥴라(Vaugelas)에서 유래된 언어를 일컫는 것으로서, ‘궁정’을 단
지 ‘전세계 프랑스어권의 엘리트들’로 대체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끌로드 라 샤리떼에 따르면, 퀘벡어는 프랑스의 프랑스어로부터 분리된 하나의
언어라기보다는 프랑스어의 한 변이형일 뿐이며, 이것을 프랑스어로부터 분리된
언어로 만든다는 발상은 과장된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또한, 퀘벡어의
역사를 고려하지 않은 채 분별없이 국제 표준 프랑스어만을 준수하도록 하는 것은

linguistique.”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59

퀘벡인들이 스스로 자신들의 언어를 비하하도록 만들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이 규


범은 ‘moi’를 «moé»라고 발음하는 것을 잘못된 발음이라 주입하지만, 이것은 사실
프랑스 혁명이 있기까지 궁정에서 사용하던 발음이었음을 언급하면서, 퀘벡의 프
랑스어는 전기 고전주의 프랑스어를 계승한 것으로서, 이것에 보쥴라 문법의 논리
를 적용할 수는 없다고 단언한다. 그에 따르면, 다른 프랑스어권들과의 상호 이해
를 희생하지 않고도 자기 자신이 되는 것을 포기하지 않은 채, 동의어들을 사용한
다든지, 신조어의 사용과 같은 창의성을 발휘함으로써 퀘벡인들의 유산인 퀘벡어
의 결실을 맺도록 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주장한다. 끝으로 끌로드는 다음
과 같은 문장으로 기사를 마무리했다.

“우리를 프랑코폰 엘리트들의 연회에 초대하지 말라. 전 세계를 우리의 향연에


초대하도록 하자.”27)

한편, 2008년, 퀘벡의 극우 정당인 퀘벡당(Parti Québécois)은 «프랑스어 교육


은 과감하게 문어 및 구어에 있어서 퀘벡의 표준어를 습득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취지의 제안서를 의회에 제출하였고, 당시 이에 대한 찬반 의견이 분분하
였다. 리오넬 므니와 함께 외생주의적 규범의 대표적 지지자 가운데 한 사람인 아
네뜨 빠꾸와(Annette Paquot)는 곧 이에 대해 반박하는 내용의 기사를 le Devoir
에 발표했다. 그러나, 그녀의 견해에 대해 쟝 프랑쏘와 발레(Jean-François Vallée)
는 또 다른 퀘벡의 일간지인 le Soleil를 통해 반박의 글을 실었다. 다음을 통해 아
네뜨 빠꾸와의 견해와 그녀의 견해를 반박한 쟝 프랑쏘와 발레(Jean-François
Vallée)의 기사를 살펴보도록 하겠다.

<기사 4>
Exo <퀘벡의 표준어>는 안돼
«Non à la «langue standard québécoise»»

27) “Ne nous invitons pas au dîner de gala de l’élite francophone. Invitons le monde
entier à notre banquet.”
160 배진아

LE DEVOIR, le 12 mars 2008, Annette Paquot

캐나다 라발 대학 문과대 교수인 아네뜨 빠꾸와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퀘벡어


에 바탕한 표준 프랑스어를 습득하는 방향으로 프랑스어 교육의 방향을 재설정해야
한다는 퀘벡당의 주장을 맹렬히 비난하는 글을 썼다. 그녀는 퀘벡당의 이러한 발상
은 프랑스어로부터 독립된 하나의 새로운 언어의 탄생을 포고한 것이며, 이것은 또
한 정치적 차원에서는 감히 할 수 없는 ‘독립에 대한 선언’을 언어적 차원에서 시행
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한 이것은 퀘벡의 프랑스어를 나머지 다른 프랑
스어권으로부터 떼어내는 «분리주의» 혹은 «언어적 주권주의»와도 같다고 지적하였
다. 그녀에 따르면, ‘퀘벡의 표준어(langue standard québécoise)’는 그 어디에서도
정의되지 않은 언어로서 이것의 존재 자체가 언어학자들 사이에서 논쟁을 불러일으
킨다고 주장한다. 또한, 퀘벡의 표준어를 옹호하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사용하는 주
장은 퀘백의 표준어의 존재에 대한 합의가 존재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합의는 완전
히 허구적인 것이라고 강경하게 비판하였다. 즉, 이러한 합의는 언어학자들 간에도
존재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론을 이끄는 저명한 인사들 간에도, 대중들 간에도 존
재하지 않는다고 주장 한다28). 그녀는 아울러, 자기도취적인 특정 지역의 규범을 만
들어 내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 이것을 부과하고자 애쓰는 대신, 정부는 언어 전문가
들로 하여금 엘리트들에 의해 이미 세련되게 설명되어 있는 그저 단순한 프랑스어
교육에 힘쓰도록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마지막으로, 아네뜨 빠꾸와는 퀘벡
당이 프랑스어의 변이형인 퀘벡어를 가르치는 것을 정치적 쟁점으로 삼는 것은 이것
이 이데올로기적인 대립을 초월하는 주제라는 점에서 유감스러운 일이 될 것이며,
이렇게 된다면, 나머지 다른 당들은 자멸적인 이러한 프로젝트의 길을 막을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이와 더불어, 퀘벡의 입법 관계자들은 ‘langue

28) 그녀는 이를 뒷받침하는 논거로서, ‘퀘벡의 프랑스청(Office québécois de la langue


française)’에서 2004년에 이루어진 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이에 따르면, 교육 수준이
더 높을수록 퀘벡어에 대해 엄격한 판단을 내린다고 밝혀졌으며, 퀘벡인들 가운데 76.8%가
퀘벡의 학교에서 가르치는 올바른 프랑스어는 국제 프랑스어가 되어야 한다고 응답했고,
88.3%는 프랑스어권 전역에서 동일한 사전이나 문법 등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
답했는데, 아네뜨 빠꾸와는 이 연구 결과들은 퀘벡당의 제안과 배치된다고 주장하였다.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61

française’ 또는 ‘français’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여기에 다른 어떤 부차적 수식어


들을 덧붙일 필요성을 느껴서는 안 될 것이며, 공공 기관들은 퀘백만의 프랑스어 규
범을 정의하는 것을 지지하지 말아야 한다고 다소 강경한 어조로 당부하였다.

<기사 5>
Endo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
«Le français québécois standard»
LE SOLEIL, le 21 mars 2008, Jean-François Vallée

한편, 앞서 소개한 아네뜨 빠꾸와의 견해에 대해 반박하기 위해 쟝 프랑소와 발


레는 이 기사가 나온 후 얼마 되지 않아 ‘Le Soleil’지에 투고하였다. 그는 우선, 아
네뜨 빠꾸와가 언어적 분리주의와 정치적 분리주의를 연관 지은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그에 따르면, 문제는 퀘벡어와 프랑스의 프랑스어 간에 진정으로 차이점
들이 존재 하는지 인데, 그는 이 점에 있어서, 두 언어 간의 차이점보다는 유사점
을 더 강조해야 한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그 차이점들을 왜 분노하며 없애야 하
는지에 대해 반문한다. 또한, 빠꾸와의 위험한 발상은 민중 언어를 청소하는 것을
사명으로 여겼던 아카데미 프랑세즈의 창립자들을 생각나게 한다고 강하게 비난하
였다. 끝으로, 쟝 프랑소와 발레는 아네뜨 빠꾸아가 주장하는 것과는 반대로 퀘벡
인들 가운데 그 누구도 퀘벡의 프랑스어를 하나의 구분되는 언어로 만들고자하는
생각은 없다고 주장하면서, 퀘벡인들이 언어 순수주의자들의 처벌을 받을만한 무
슨 잘못을 했는지 반문하면서 글을 맺고 있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국제 표준 프랑스어를 도입할 것을 주장하는 외생적


규범주의자들은 우선, 퀘벡의 프랑스어가 질적인 측면에서 만족할만한 수준에 이
르지 못했으며, 퀘벡만의 고유한 표준어 정립에 대한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주장은
허구에 불가하다고 지적한다. 이들은 또한, 퀘벡 프랑스어를 프랑스의 프랑스어로
부터 분리시키고 퀘벡만의 독자적 규범을 만드는 것은 다른 프랑스어권들로부터의
고립과 단절을 야기하기 때문에, 퀘벡이 다른 프랑스어권들과 소통하기 위해서는
162 배진아

프랑스 파리 중심의 표준 프랑스어 규범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한편, 퀘벡어를 중심으로 한 표준어를 정립할 것을 주장하고 있는 내생적 규범주의
자들은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은 퀘벡의 역사와 이 지역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프랑
스어의 용법을 고려해야 할 것이며, 이를 고려하지 않고 국제 표준 프랑스어 규범을
고집하는 것은, 소 앞에 쟁기를 두는 일이자 퀘벡인들이 자신들의 언어를 비하하도
록 조장하는 일이라고 주장한다. 또한, 외생적 규범주의자들의 주장과는 달리, 퀘벡
인들은 퀘벡어를 하나의 구분되는 언어로 만들려는 의도가 없으며, 퀘벡어를 포기하
지 않고도 다른 프랑스어권들과의 상호이해 추구가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퀘벡어는 다른 프랑스어권지역에서도 충분히 소통 가능한 언어이며, 퀘벡어
의 다름은 오히려 사회적, 경제적, 언어적 장점이 된다고 힘주어 말하고 있다.

7. 나가는 글
지금까지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 규범 정립의 문제를 둘러싼 논쟁에 대해 다각적
측면에서 살펴보았다. 이를 통해, 프랑스어권 엘리트들이 사용하는 언어이자 프랑
스 파리의 프랑스어를 중심으로 한 국제 프랑스어 규범의 도입을 주장하는 외생적
규범주의자들과 퀘벡인들이 실제로 사용하는 퀘벡어를 바탕으로 퀘벡만의 표준 프
랑스어 규범의 도입을 주장하는 내생적 규범주의자들이 어떠한 논리로 자신들의
주장을 견지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퀘벡 사회의 역사적 흐름을 통해 살펴본 표준
프랑스어와 관련된 논의들을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퀘벡
어의 역사적, 문화적 특징들을 고려하지 않고 맹목적으로 국제 프랑스어 규범을 퀘
벡 사회에 도입하도록 하는 것은 여러 가지 부작용을 야기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
다. 따라서, 두 양극 간의 절충안을 찾는 일이 절실해 보인다. 이러한 절충안은 퀘
벡 내에서도 조율되어야 하겠지만, 언어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언어주의를 추구
하는 오늘날의 세계적 추세에 비추어 볼 때, 국제 프랑스어 규범 또한 변화가 필요
하다고 보여 진다. 즉, 국제 프랑스어 규범이 권위를 갖고 보다 광범위한 프랑스어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63

권 국가들에 도입될 수 있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의 프랑스어 변이형들의 정당성


을 인정할 수 있어야 할 것이며, 그 적용에 있어서도 보다 유연하고 폭넓게 수용하
는 방식을 취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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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tes internet
Le Devoir journal https://www.ledevoir.com/
Le Soleil journal https://www.lesoleil.com/
Histoire de l’Encyclopédie canadienne
http://www.encyclopediecanadienne.ca/
퀘벡의 프랑스어 규범 정립에 관한 논쟁 165

≪Résumé≫

Le débat sur l’établissement d’une norme


du français au Québec
BAE Jin-ah
(Université Inha)

Le français du Québec a des caractéristiques qui se démarquent des


autres pays francophones. Ces caractéristiques sont dû à l’histoire de la
domination de l’Angleterre sur les francophones canadiens et l’abandon ainsi
que la rupture de leur mère-patrie, la France, pendant une longue période.
Pour ces raisons, il semble que l’établissement d’une norme linguistique au
Québec est loin d’être une question simple. Il existe deux opinions
différentes par rapport à l’établissement d’une norme du français au Québec :
l’une qui s’appelle ‘endogénisme’ et qui prétend que l’établissement de la
norme du français au Québec doit se baser sur le français québécois tel qu’il
est utilisé par la majorité des Québécois et l’autre s’appelant ‘exogénisme’,
qui affirme que la norme linguistique au Québec doit s’aligner avec le
français standard international afin de ne pas s’isoler des autres pays
francophones du monde. Dans le cadre de cet article, la question de la norme
du français au Québec sera examinée sous différents angles ; le concept de
la norme linguistique, la question de la norme du français dans la société
québécoise, les deux positionnements par rapport à l’établissement d’une
166 배진아

norme linguistique, soit l’endogénisme et l’exogénisme, seront examinés. Par


la suite, la question de la norme du français sera examinée en lien avec
l’enseignement du français. En dernier lieu, afin de mieux comprendre les
positions prises par les endogénistes et les exogénistes, quelques articles de
journaux seront présentés.

주제어 : 프랑스어 규범, 퀘벡의 표준 프랑스어, 국제 표준 프랑스어, 내생적 규범


주의, 외생적 규범주의
Mots-clés : la norme du français, le français standard québécois, le français
standard international, l’endogénisme, l’exogénisme

29)

논문투고일 : 2019. 07. 30


최종심사일 : 2019. 09. 01
게재확정일 : 2019. 09.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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