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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찰과 소통으로서의 문학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비판적·창의적 사고 역량 자료·정보 활용 역량 의사소통 역량 공동체·대인 관계 역량 문화 향유 역량 자기 성찰·계발 역량
단원의 길잡이
우리는 왜 문학을 배우는 것일까? 『논어(論語)』에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만 못하
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만 못하다.”라는 말이 있다. 문학에 대한 지식도 중요
하고 문학을 좋아하는 태도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매일매일 문학을 즐기
며 생활화하는 일이다. 우리는 문학을 내 생활의 일부로 만들어 평생 즐기기 위해
배운다.
문학의 생활화는 나와 타인, 세계 사이의 관계 속에서 이루어진다. 우리는 윤동
주의 「서시」를 읽으며 ‘한 점 부끄럼’ 없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하고
박경리의 「토지」를 읽으며 근대사의 다양한 인간 군상을 비판적으로 바라보기도 한
다. 그 과정에서 나 자신을 돌아보는 일은 자기 성찰·계발 역량과 관계가 깊고, 인
간과 세계에 대한 이해를 심화하는 일은 공동체·대인 관계 역량과 관계가 깊으며,
총체적으로 문화를 즐기고 문화 발전에 참여하는 일은 문화 향유 역량과 관계가
깊다.
이 단원에서는 문학 활동을 통해 자아를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하며 상호 소통하
는 삶에 대해 알아볼 것이다. 또한 문학의 생활화가 지니는 의의에 대해서도 생각
해 볼 것이다. 『문학』 과목에서 배우고 익힌 내용을 종합하여 문학을 생활화함으로
써 개인과 공동체의 삶을 풍성하게 하는 평생 독자로서의 자세를 갖춰 보자.
단원 학습 목표
•문학을
문학이 통하여
우리의 자신을
삶에서 돌아보고 타인과
어떤 의미를 교감하는
지니는지 태도를 갖춘다.
탐구한다.
•문학을
스스로 생활화하여
문학 작품을자신의 삶을 가꾸고
찾아 읽으며 문학의공동체의 문화 발전에
재미와 가치를 기여하는 태도를 갖춘다.
체험한다.
한국 청년 지한석 씨가 하는 몸짓 손짓을
미얀마 처녀 파파윈한 씨는 가만히 바라본다
공장의 불문율에는
일하고 있는 동안엔 / 남녀 구분하지 않고
불법 체류 합법 체류 구분하지 않고 / 출신 국가 구분하지 않는다는 걸
그도 알고 그녀도 안다
세계의 어떤 법령에도
노동하는 인간의 신분을 따질 수 있다고 / 씌어 있진 않을 것이다
한국 청년 지한석 씨가 내는 숨소리에
미얀마 처녀 파파윈한 씨는 가만히 귀 기울인다
- 하종오, 「신분」
자아 성찰 소통 타자 이해
문학과 자아 성찰
독자는 문학 작품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반성하고, 삶의 방향과 의미에 대해 고민하는 과정을
태운 연탄을 떠올리며 자신의 삶을 돌아보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으로 성장할 수 있다.
문학을 통한 타자 이해와 소통
문학 작품을 읽다 보면 자기 생각으로는 이해하기 어려운 가치관을 지닌 인물들이 등장한다.
아 가고, 그 인물들을 이해하고 평가하면서 더불어 자신을 성찰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독자는
화를 이루며 사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이 단원에서는
• 「쉽게 씌어진 시」를 감상하며 자아를 성찰하는 화자의 태도와 정서를 살펴보고, 자신의 삶을 성찰해 본다.
• 「해산 바가지」를 감상하며 작품 속 인물이 다른 등장인물을 통해 어떠한 가치를 깨닫는지 파악하고, 작품 감상의 결과를 친구
들과 공유하며 소통한다.
쉽게 씌어진 시
윤동주
육첩방은 남의 나라.
한 줄 시를 적어 볼까.
보내 주신 학비 봉투를 받아
대학 노—트를 끼고
생각해 보면 어린 때 동무를
하나, 둘, 죄다 잃어버리고
나는 무얼 바라
시가 이렇게 쉽게 씌어지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육첩방은 남의 나라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1연~2연
3연~6연
7연
8연~10연
나는 나에게 작은 손을 내밀어
눈물과 위안으로 잡는 최초의 악수.
윤동주, 「서시」
이 시는 윤동주의 유고 시집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의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서두에 붙여진 작품으로, 시
집 전체의 내용을 안내해 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는 역할을 한다. 이 시는 현 나는 괴로워했다.
실의 어둠과 괴로움 속에서
별을 노래하는 마음으로
자신의 양심을 지키며 순수
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화자 모든 죽어 가는 것들을 사랑해야지
의 마음이 간결한 시어로 형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길을
상화되어 있다.
걸어가야겠다.
하늘 바람 별
활동 방법
작 품 해제
쉽게 씌어진 시
「쉽게 씌어진 시」는 윤동주가 일본에서 유학할 때 쓴 작품으로, 일제 강점기의 암울한 현실을
살아가는 청년 지식인의 현실 인식과 자신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는 작품이다.
1연에서 화자는 먼저 자신이 처한 시·공간적 상황을 인식한다. 화자는 ‘육첩방’에 있고, 밖
에는 ‘밤비’가 내리고 있다. ‘육첩방’은 화자에게는 남의 나라인 동시에 성찰의 공간이며, 성찰
의 방식인 시 쓰기가 이루어지는 공간이기도 하다. 2연에서 화자는 시인이 ‘슬픈 천명’임을 인
식하면서도 시를 적어 보겠다고 한다. 3연~6연에서 화자는 자신의 일상을 돌아보며 회의감과
상실감을 느낀다. 그리고 7연에서는 정작 살기 어려운 인생에 비추어 시 쓰기가 이렇게 쉽게
이루어지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화자의 이러한 부끄러움은 1연의 내용을 반복하고 있는 8
연을 거치며 9연에서 그 부끄러움을 회복해 줄 또 다른 자아를 이끌어
내기에 이른다. 그리고 마침내 마지막 10연에 이르러 두 자아 즉, 현
실 속에서 우울한 삶을 살아가는 현실적 자아와 그것을 반성적으로
응시하는 또 다른 자아가 화해를 한다. 분열되어 있던 두 자아의 화
해는 시인으로서의 고뇌를 해소하는 근본적이면서도 문학적인 해결
방안이라 할 수 있다.
더 찾아 읽기
자신의 성장 내력을 배경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성찰한 시.
서정주
정서 부끄러움의 정서에 대해 화자가 보이는 태도의 차이를 비교하
「자화상」
며 감상해 보자.
해산 바가지
박완서
5 앞부분 줄거리
‘나’는 어느 날 친구의 부탁으로 친구의 며느리가 출산 후 입원한 병실에 함께 간다. 병실에서 ‘나’는 며느리
가 둘째 아이도 딸을 낳았다고 불쾌해하는 친구와 미안해하는 친구의 사돈 사이에서 어색한 위치에 놓인다.
‘나’의 경우는 딸을 넷이나 출산하면서도 그때마다 싫은 내색 하나 없이 사랑으로 손녀들을 돌보셨던 시어머
니가 계셨기 때문이다. 그 덕분에 ‘나’는 인간을 남성과 여성으로 나누는 것이 편견이라고 생각하면서 시어머
10 니를 존경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리게 되면서 본능에 가까운 그분의 행동 때문에 ‘나’는
점점 지친다.
15 상금도 타던데.”
20 “그러믄요. 도와 드리고말고요.”
“목욕탕에 물 받으세요.”
박완서(朴婉緖: 1931~2011)
소설가. 한국 전쟁으로 인한 비극적 상처, 여성으로서의 삶, 인간의 속물적 욕망과 중산층의 허위의식
에 대한 비판 의식 등을 작품에 담아냈다. 주요 작품으로 「나목」,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 「엄마의
말뚝」,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등이 있다.
굴로 구경만 했다. 15
요.”
“라면이라도 하나 끓여 달랠까요?”
“당신 시장하오?”
“안주는 무슨…….” 15
잡고 있었다.
“해산 바가지?”
“그래요. 해산 바가지요.”
작은 일에 거리낌이 없어.
내가 첫애를 뱄을 때 시어머님은 해산달을 짚어 보고 섣달이구나, 좋을 때다,
■환성(歡聲): 기쁘고 반가워서
지르는 소리. 곧 해가 길어지면서 기저귀가 잘 마를 테니, 하시더니 그해 가을 일부러 사람을
■해산(解産)달: 아이를 낳을 달.
시켜 시골에 가서 해산 바가지를 구해 오게 했다.
■섣달: 음력으로 한 해의 맨 끝
달.
“잘생기고, 여물게 굳고, 정한 데서 자란 햇바가지여야 하네. 첫 손자 첫국밥
■첫국밥: 아이를 낳은 뒤에 산
모가 처음으로 먹는 국과 밥. 지을 미역 빨고 쌀 씻을 소중한 바가지니까.” 30
면목이 없어서 눈물이 났다. 그러나 그분은 여전히 희색이 만면했고 경건했다. 다
뻔했다. 그분의 망가진 정신, 노추한 육체만 보았지 한때 얼마나 아름다운 정신이
없는 일이었다.
성취감에 도취했었다.
■노추(老醜): 늙고 추함. * 이 작품은 1985년 『세계의 문학』에 발표되었다.
‘나’의 감상
친구의 감상
작 품 해제
해산 바가지
「해산 바가지」는 아들과 딸을 구분하지 않고 경건하게 손주의 탄생을 맞이한 ‘시어머니’의 삶
의 태도를 통해 생명 존중 사상을 환기하고 있는 작품이다.
‘나’의 시어머니는 남아 선호 사상이 만연해 있던 사회의 모습과는 다르게, 성별과 관계없이
손주들의 탄생을 기쁘게 맞아주셨다. ‘나’는 그런 시어머니를 존경하며 살아왔다. 그런데 그 시
어머니가 치매 상태에 놓이게 되자, ‘나’는 그분을 모시는 것에 정신적 고통을 느낀다. 결국 목
욕을 시키며 시어머니에 대한 증오심을 표출한 ‘나’는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를 모실 수용 기관
을 알아보러 가는데, 길에서 본 ‘박’은 ‘나’로 하여금 ‘해산 바가지’가 환기하는 시어머니의 소중
한 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나’는 시어머니가 정성껏 해산 바가지를 준비하시고 첫국밥을 말아
주시던 모습을 생각하며 ‘생명의 고귀함’이라는 가치를 깨닫고, 갈등을 해소한다.
‘나’가 타자인 시어머니를 통해 깨닫게 된 삶의 소중한 가치는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회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책이면서, 시대를 초월하는 가치이다. 그 가치는
성별에 따라 구별되어 작용하지 않으며, 정신이나 육체가 온전한가 그렇지
않은가에 따라 구별되어 작용하지 않는다. 또한 ‘나’가 시어머니를
통해 삶의 소중한 가치를 깨닫게 되는 것처럼, 독자 역시
시어머니의 정신과 그로부터 깨달음을 얻는 ‘나’의
모습을 보며 진정한 삶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갖는다.
더 찾아 읽기
아버지를 증오했던 아들이 그의 삶을 이해하며 그를 연민하는
김소진
인물 과정이 나타난 소설. 대상에 대한 인물의 태도 변화를 중심으
「쥐잡기」
로 작품을 감상해 보자.
문학의 생활화 문화 발전
문학 활동
문학 활동은 작품을 수용하는 활동과 창작하는 활동을 모두 포함한다. 문학 작품에 담긴 타인
의 생각을 이해하고 수용하는 활동, 그러한 이해와 수용을 자신의 가치로 판단하고 비판하는 활
문학의 생활화와 문화 발전
우리는 앞에서 문학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고, 타자를 이해할 수 있음을 알았다. 일상생활에서
꾸준히 문학 활동을 하면서 우리는 자신을 되돌아봄과 동시에 타자를 이해하고, 자아와 세계의
감과 유대감을 높일 수 있다.
이 단원에서는
• 「버팀목에 대하여」를 감상하며 바람직한 인간적 가치와 삶의 의미가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공동체의 문제에 관심을 갖는 태도
를 기른다.
• 「광문자전」을 감상하며 실존 인물인 광문을 어떻게 형상화하였는지 살펴보고, 자신의 주변 인물 중 한 사람을 골라 이야기를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291
「버팀목에 대하여」는 ‘버팀목’을 통해 깨닫게 된 인생의 가치와 의미를 이야기하고 있는 시이다. 다른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삶의 가치에 주
목하여 작품을 감상해 보자.
버팀목에 대하여
복효근
싹이 트고 다시
잔뿌리를 내립니다
꽃을 피우고 꽃잎 몇 개
뿌려 주기도 하지만
이제는
내가 허위허위 길 가다가
복효근(卜孝根: 1962~ )
시인. 교사. 따뜻한 시선으로 자연 관찰의 섬세함과 진실성이 돋보이는 시를 주로 썼다. 주요 작품으
로 「춘향의 노래」, 「버팀목에 대하여」, 「토란 잎에 궁그는 물방울같이는」 등이 있고, 시집 『당신이 슬
플 때 나는 사랑한다』, 『마늘 촛불』, 『따뜻한 외면』 등이 있다.
나는 싹 틔우고 꽃 피우며
살아가는지도 모릅니다
* 이 작품은 2000년에 발간된 『새에 대한 반성문』에 수록되었다.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293
학습 활동
나무 ‘나’
버팀목 ‘나’
표현하기 ‘나무’와 ‘버팀목’의 관계처럼 공동체적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대상을 찾고, 그 대상에
대해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자.
작 품 해제
버팀목에 대하여
「버팀목에 대하여」는 버팀목으로부터 연상한 내용을 바탕으로 인간관계와 인생사의 의미를
성찰한 작품이다.
이 시에서 ‘나무’는 태풍으로 쓰러졌던 나무이지만 ‘죽은 나무’인 ‘버팀목’에 기대어 서서 싹을
틔우고 잔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 버팀목은 이윽고 삭아 없어지지만 이제 나무는 큰바람이
불어와도 눕지 않는다. 이제는 사라진 것, 즉 버팀목이 나무를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시인은 나무와 사람의 인생을 연결 짓는다. 화자가 길을 가며 ‘죽은 아버지’, ‘사라진 이웃들’을
버팀목으로 느끼는 것이 그 부분이다. 버팀목이 살아 있는 나무의 온전한 성장을 도왔듯, 죽은
아버지와 사라진 이웃들이 자신에게 버팀목 역할을 해 주었음을 느끼는 것이다. 그리고 화자는
자신이 “언젠가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기 위하여”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결론에 이른다. 다른
누군가의 버팀목이 되는 삶에 가치를 두며, 자신
역시 ‘아버지’나 ‘이웃’과 같은 삶을 살 것임을 드
러내는 것이다.
더 찾아 읽기
자식을 잃은 슬픔을 종교적 차원에서 승화시켜 발견하게 된
김현승
시어 본질적 가치를 노래한 시. ‘꽃’과 ‘열매’가 어떠한 의미를 지니
「눈물」
는지 두 작품을 비교하며 감상해 보자.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295
「광문자전」은 신분이 비천하지만 정직하고 소탈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진 광문의 이야기를 담은 고전 소설이다. 현실의 인물을 작가가 어떻
게 형상화하였는지에 주목하여 작품을 감상해 보자.
광문자전 廣文者傳
박지원
키게 한 적이 있었다.
들이 모두 이야깃거리를 만들어 밤이 되
■천거(薦擧): 어떤 일을 맡아 할
면 자기 주인에게 들려주었다. 그래서 두
수 있는 사람을 그 자리에 쓰도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297
사람들이 광문을 대하는 태도를 이때 돈놀이하는 자들이 대체로 머리꽂이, 옥비취, 의복, 가재도구 및 가옥·전
파악해 보자.
장(田庄)·노복 등의 문서를 저당 잡고서 본값의 십분의 삼이나 십분의 오를 쳐서
하는 말이,
■만석희(曼碩戱): 주로 개성 지
방에서 음력 4월 8일에 행해졌 자는 게 보통인데, 서울 안에 집 호수가 자그마치 팔만 호다. 내가 날마다 자리
던 놀이. 만석중놀이라고도 함.
를 바꾼다 해도 내 평생에는 다 못 자게 된다.”
■철괴무(鐵拐舞): 중국 전설상
의 팔선(八仙) 중 하나인 이철괴 하였다.
(李鐵拐)의 모습을 흉내 내어 추
는 춤. 서울 안에 명기(名妓)들이 아무리 곱고 아름다워도, 광문이 성원해 주지 않으
■우림아(羽林兒): 궁궐의 호위
면 그 값이 한 푼어치도 못 나갔다. 25
를 맡은 친위 부대 중의 하나인
우림위(羽林衛) 소속의 군인들을 예전에 궁중의 우림아(羽林兒), 각 전(殿)의 별감(別監), 부마도위(駙馬都尉)의
말함.
■별감(別監): 궁중의 각종 행사 청지기들이 옷소매를 늘어뜨리고 운심(運心)의 집을 찾아간 적이 있다. 운심은 유
및 차비(差備)에 참여하고 임금
명한 기생이었다. 대청에서 술자리를 벌이고 거문고를 타면서 운심더러 춤을 추
이나 세자가 행차할 때 호위하는
일을 맡아보던 하인.
라고 재촉해도, 운심은 일부러 늑장을 부리며 선뜻 추지를 않았다. 광문이 밤에
■부마도위 (駙馬都尉): 임금의
사위에게 주던 칭호. 그 집으로 가서 대청 아래에서 어슬렁거리다가, 마침내 자리에 들어가 스스로 상 30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299
학습 활동
거지 아이 사건
약국에서의 사건
활동 방법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301
작품 감상
작 품 해제
광문자전
「광문자전」은 박지원의 연암집 제8권 별집인 『방경각외전』에 「마장전」, 「예덕선생전」, 「민옹
전」, 「양반전」 등과 함께 수록되어 있다. 『방경각외전』의 작품들은 조선 후기 사회와 인물의 모
습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있어 사실주의적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박지원은 열여덟 살에 병을 앓아, 밤마다 집에서 부리던 사람들을 불러 시정(市井)에서 일어
나는 일을 듣곤 했다고 한다. 그때 당시 시정에서 유명했던 인물인 광문의 이야기를 들었고, 또
실제로 만나기도 했다고 한다. 박지원은 자신이 들은 광문의 이야기를 생동감 있는 묘사와 현
장감 넘치는 대사, 그리고 극적인 사건을 안배하여 다소 파격적인 전으로 형상화했다.
한편, 광문에 대한 기록은 『조선왕조실록』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기록에 따르면 광문은 영남
지역 역모 사건에 얽히게 되어 유배되었다고 하고, 광문과 같이 나이가 많은데도 머리를 땋아
내린 자는 잡아 다스리라는 왕명이 내렸다고 한다. 당시의 지배 계층에게는 결코 긍정적일 수
없는 ‘광문’과 같은 시정의 인물을 택하여 작품의 전면에 내세운 데서, 당시의 다양한 삶의 모습
에 관심을 기울인 작가의 태도를 짐작할 수 있다.
용 어·개념 정리 전(傳)
사마천의 『사기』로부터 출발한 ‘전’은 본래 역사적 교훈 공들도 전의 대상이 되어 전에 등장하는 인물이 크게 확
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역사적으로 자취가 뚜렷한 실존 장되었다. 이러한 이야기 속의 인물 중에는 실존 인물이
인물이 전의 주된 대상이었던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이 아니라 허구적인 인물도 많다. 우리나라의 고전 소설이
다. 그런데 평범한 인물의 삶에서도 긍정적인 가치를 발 ‘전’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전통에 기인하
견하면서 시정에 떠도는 이야기 속의 다양한 사건의 주인 는 바가 크다.
더 찾아 읽기
1910년대 중국의 농촌을 배경으로 하여, 자아도취에 빠져 혁
루쉰 명가인 척하다 총살된 아큐라는 인물의 삶을 그린 소설. 격
인물
「아큐정전」 변하는 시기의 독특한 인물을 통해 낡은 사상과 풍조를 비
판하는 방식에 주목하여 작품을 감상해 보자.
광문자전
다소 모자라지만 순박한 인물의 삶을 통해 쇠락해 가는 농
성석제
촌 현실과 이기적인 세태를 풍자한 소설. 전통적인 ‘전’의 형
형식 「황만근은
식이 현대 소설에서 어떻게 변용되었는지에 주목하여 작품
이렇게 말했다」
을 감상해 보자.
1 성찰과 소통으로서의 문학
2 삶과 문화로서의 문학
결과
점검 항목
충분 보통 미흡
단원을 마치며
• 이 단원을 배우면서 알게 된 점이나 느낀 점을 정리해서 발표해 보자.
•이
단원을 배우고 난 후 더 알고 싶은 내용이나 하고 싶은 일 혹은 하게 될 일을 자유롭게
말해 보자.
보도 지침
공연 의도
군사 정권의 서슬이 퍼렇 생했던 언론인의 이야기다.
던 그 시절, ‘보도 지침’이라 그들이 추구했던 가치와 열
는 미명 아래 언론의 자유는 망, 그 과정에서 그들이 느꼈
유린되고 있었다. 을 고뇌와 고통, 그리고 정의
오세혁의 「보도 지침」은 의 실현……. 이러한 것들을
언론 자유를 위해 자신을 희 관객들이 느껴 보길 바란다.
생활 속 문학 활동 3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