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30

2023 학년도 1 학기

철학적 인간학

제 1 강 . 지식인의 사명
- 지식인이란 누구인가 ? -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3.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자질

1
2
신영복
(1941.8.23.~2016.1.15.)

3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1965 강연 )

1) 지식인에 대한 정의
지식인은 17 세기 이래 전문 기술자 집단 ( 상업계급인
bourgeois 중산계층 ) 에서 생겨났다 . Jean Paul Sartre
(1905.6.21.~1980.4.15.)
이들은 ‘태생적인 모순’을 가지고 있다 .
(1) 첫째로 , 전문 기술자 집단은 지배 계층의 ideology 를 받아들인다 .
(2) 둘째로 , 이들 실용적 지식의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받아들인 ideology 의
특수주의를 확인하고 그것에서 만족하지 못하며 , 자체 검열의 방식으로 , 이
권위주의적 원칙을 자기 것으로 삼았다는 것을 깨닫고 자신의 병폐와 훼손을
거부하기 위해서 자신이 교육받아 온 정치적 이념 자체를 문제 삼을 때 , 그리해서
자신이 알지도 못하는 목적의 한 수단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 지배 권력의 하급
공작 요원이 되는 것을 거부할 때 , 비로소 지식인이 된다 .
4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3) 셋째로 , 이렇게 해서 ‘지식인에 대한 정의’가 내려진다 .

 “ 지식인이란 자기의 내부와 사회 안에서 또 실용적인 진리 탐구 ( 그것이 내포하는


규범까지 포함해서 ) 와 지배자의 이데올로기 ( 그 전통적 가치체계를 포함하여 ) 사이의
대립을 의식하는 사람이다 . [...] 모순된 사회에서 태어난 지식인은 그 사회의 모순을
내재화시켰으므로 바로 그 모순된 사회의 증인이다 . 즉 그들은 역사적 산물이다 .”

 “ 지식인이란 실용적 지식을 가진 하나의 요원이며 그의 모순점 ( 직업에 있어서의


보편주의와 출신계급에 있어서의 특수주의 ) 에 의해 혜택받지 못한 계층의 보편화 운동에
가담하게 되는 사람이다 .”

 “ 지식인은 노동자 계층에게는 수상쩍은 존재요 , 지배 계층에게는 반역자요 , 자신의 출신


계층을 거부하지만 , 결코 거기서 완전히 벗어날 수도 없는 , 한 마디로 어디에서고
동화되지 못하는 존재이다 .”

5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반성과 부연

이렇게 본다면 , 어느 한 분야에 대해 깊은 학식을 갖추거나 최고 수준의 기술을 가졌다고 해서


그를 지식인이라 부를 수는 없다 . 가령 각종 전문자격증을 취득한 의사 , 판사 , 변호사 ,
변리사 등등의 ‘사 ( 士 )’ 자가 들어가는 직업군과 각 학문 분야의 박사학위를 가지고 연구를
수행하는 교수 , 연구원 , 언론인 , 작가 , 예술가 등은 지식인이 될 가능성을 가졌을 뿐 , 그
자체로서는 전문가 ( 전문인 ) 에 불과하다고 말할 수 있다 . (cf. Technocrat)

실제로 자신의 학문과 지식 , 능력을 지배층의 지배 논리를 뒷받침하기 위한 논리개발에만


사용하거나 , 지배층의 논리에 타협하는 수많은 가짜 지식인들이 바로 이러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 사르트르는 이러한 사람들을 “집 지키는 개” ( 지배계급의 하부 공작 요원 )
라고 표현하고 있다 .

6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보기들

4 대강 사업개발을 위해 동원된 환경평가 전문가들 , 의뢰인의 주문에 맞추어서 변론하는 김 &


장 변호사들 , 기업가들의 이익을 위해서 그들이 제조한 유해한 상품들에 대해서 긍정적인
평가를 해주는 연구자들 , 그리고 Polifessor..

하지만 현대에 들어 누구에게나 보편화 된 교육시스템에 의해서 이러한 전문가들이 기존의


피지배계층 ( 노동자 , 중산층 ) 에서 나오게 될 때 , 이들 전문가들은 자신이 교육받은 고도의
학문 체계 , 학습 능력 및 논리적 능력 , 자신이 습득한 전문 분야에 대한 폭넓고 깊은 지식
등을 도구로 삼아서 그 사회의 계급구조 안에서 스스로가 처해 있는 모순된 위치 (
피지배계급으로서 지배계급의 말단에 봉사하는 역할 ) 에 대해 인식하고 자신을 전문인으로
만든 그 지배 시스템에 비판적인 거리를 두면서 비로소 ‘지식인’으로서 기능하게 된다 .

7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지식인은 사회의 지배체계에서 어느 정도의 위치를 확보한 중간계급이면서 각종 전문교육을
받은 집단이지만 , 자신의 전문 분야를 넘어서 각종 사회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문제를
제기하는 사람들이다 . 따라서 그들은 자신과 상관없는 일에 관심을 가지며 , 자신이
교육받으며 습득한 보편타당한 철학 , 학문적 진리 , 인류 보편의 가치들이 자신의 삶 ( 업무 )
을 벗어난 사회 전반에서 실현되기를 바라기 때문에 보편주의를 지향하게 된다 ( 특수주의에서
보편주의로 !).

그러나 지식인은 고독하다 ! 피지배계급에게 있어서 그들은 혜택받은 존재들이며 , 스스로의


존재 자체가 사회의 부조리함을 내포하고 있는 프롤레타리아 계급 ( 혜택 받지 못한 계급 )
안에서 저절로 지식인이 만들어질 수는 없기 때문에 ( 출세와 교육의 기회 ), 피지배계급은
지식인을 불신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

※ 참고 : 마이클 샌델 , < 공정하다는 착각 > (2020.9 월 )

8 Michael J. Sandel (1953.3.5.~)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2) 지식인의 기능
사르트르는 이러한 지식인들에게 다음의 두 가지 태도를 제안한다 :

(1) < 영원한 자기비판 > 이 있어야 한다 . 세상에는 전문가가 많다 . 그중에는


지식인이라 불릴만한 사람도 있고 , 사이비 지식인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도 있
다 . 지식인은 끊임없이 자신이 지식전문가로서의 자신의 계급적 지위를 뛰어넘으려
하는 쁘띠 부르주아적인 사고체계를 형성할 위험이 있음을 스스로 의식해야 한다
( 지배 계층이 되고자 하는 위험 의미함 ).

(2) 혜택받지 못한 계층과 철저하게 연대를 맺어야 한다 . 지식인은 이론과 판단만을


통해서가 아니라 , 오히려 우선적으로 실천과 행동 속에 자신을 통합시키고 , 그
행동이 스스로를 이끌어가는 가운데 비로소 그 행동의 성격을 해부하고 , 그것의
의미와 가능성을 밝혀 나가는 존재여야 한다 . 하지만 그는 역시 지배계급으로도
피지배계급으로도 완전히 들어가지 못할 것이다 .

9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이제 사르트르는 지식인들이 해야 할 일들로 다음을 제안한다 :
(1) 대중계급 내에서 영원히 되풀이 될 이데올로기와 싸우는 일 . 지배계급이 자기들 자신과
자기네 권력으로 행하는 부조리한 이데올로기적 표현과 지배 논리에 대해서 내적으로
외적으로 대항하는 일 .
(2) 지배계급에 의해 주어진 지식을 ( 자기 자신의 출세가 아닌 ) 민중문화를 고양시키는데
사용하여 보편적 문화의 기초를 닦는 일 .
(3) 혜택받지 못한 계응 ( 노동계급 ) 내에서 실용적인 전문가들이 배출되고 , 그로부터
노동계급 내에서 유기적 지식인이 배출되도록 돕는 일 .
(4) 지식인 고유의 목적 ( 지식의 보편성 , 사상의 자유 , 진리의 추구 ) 을 되찾고 , 그 속에서
만인을위한 현실적 목표 , 즉 인간의 미래를 보는 일 . ( 참고 : 한스 요나스 , < 미래 세대를
위한 윤리학 >)
(5) 눈앞의 당면과제를 넘어 , 피지배계층의 역사적 목적으로서의 ‘보편화’를 보여주고 , 진행
중인 행동을 근본적으로 만드는 일 .
(6) “ 모든 권력에 대항하여” ( 대중 정당이나 노동계급 내 조직기구의 정치 권력까지 포함하
여 ) 대중이 추구하는 역사적 목표의 수호자가 되는 일 . (cf. 정규직 / 비정규직 구분 )
10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3) 작가는 지식인인가 ?

마지막으로 사르트르는 이 물음을 통해서 작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이야기한다 .

작가 역시 그들의 직업 자체에서 특수와 보편 사이의 갈등과 싸우고 있으며 , 다른


지식인들이 그들 직업의 보편주의적인 요구 ( 진리와 공동선 ) 와 지배계급의
특수주의적 요구 ( 이데올로기 ) 사이에서 갈등하면서 그들의 기능이 생겨나듯이 ,
작가는 그들의 내적 작업에서 “지평선 상의” 삶의 확인으로서의 “보편화”를 시사하면서
체험의 차원에 머물러야 하는 의무를 발견한다 . 이러한 요소로 인해서 작가는 우연히
지식인이 된 것이 아니라 , 본질적으로 지식인이다 .

11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반성

신자유주의적 사회체제에 순응하고 길이 들여져 생존 또는 성공을 위한 경쟁 속으로 빠져든


수많은 전문인들 ( 예비 - 지식인들 ) 이 시스템의 벽과 문제점들에 대해서 대항하는 것을 포기할
때 , 과연 “지식인의 멸종”이란 말이 나올 법도 하다 . 서강이 자랑하는 “진리에 순종하
라 !”(Obedire veritati) 는 교훈은 , 한갓 ‘전문가’가 아닌 ‘지식인’이 되라는 요청이다 .

12
1. 지식인의 유래와 정의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1993 강연 )

1) 지식인의 표상
-“ 지식인은 대중을 향해서 , 그리고 대중을 위해서 하나의 메시지 ,
관점 , 태도 , 철학이나 의견을 나타내거나 구현하고 표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개인적 존재이다 .” Edward W. Said
(1935.11.1.~2003.9.24.)

-“ 이 세상에 사적인 지식인은 존재하지 않는다 .”


-“ 독립적인 예술가와 지식인은 진정 살아 있는 것들을 진부하게 만들어 결국 생명력을
잃게 하는 것에 저항하고 싸울 수 있도록 무장된 얼마 남지 않은 인물이다 . 이제
신선한 자각이란 현대의 의사소통수단들 ( 현대적인 표상체계 ) 이 판에 박힌 시각과
지식으로 우리를 장악하는 동안 그러한 진부한 시각과 지식을 끊임없이 폭로하고
깨부수는 능력을 포함한다 . 대중예술과 대중사상으로 이루어진 세계는 점점 정치의
요구에 맞게 조정되고 있다 . 이 때문에 지식인의 결속과 노력이 집중되어야 하는
곳은 정치의 영역이다 : ‘ 가면 벗기기’와 대안의 제시 .”
-“ 영원한 각성의 상태 , 절반의 진실이나 널리 퍼진 생각들을 끊임없이 경계하는 상태가
13 지식인의 소명이다 .”(cf. Eine halbe Wahrheit ist keine Wahrheit!)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보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Astrid Lindgren, 1907.11.14.~2002.1.23.):


< 말괄량이 삐삐 > 의 작가

스웨덴 소상공인들의 삶을 위해서 40 년간 지지한 정당 ( 사회민주당 ) 을 비판함 . 그녀에게


문학과 정치는 “아무리 위험해도 반드시 해내야 하는 일”이었다 . “ 편안히 살면 안 될 까닭”에
대해서 질문을 받자 그녀는 “사람답게 살고 싶어서지 . 그렇지 않으면 쓰레기와 다를 게
없으니까”라고 대답했다 . “ 오늘 하루가 인생이다”라는 평생의 좌우명을 실천하며 산 , 오늘날
지식인의 전형이다 . ( 경향신문 2020.11.10. 장영은의 글에서 인용 )

14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2) 국가와 전통으로부터 거리두기

-“ 지식인은 제대로 대변되지 못하고 잊혀지거나 무시되는 약자들의 편에 설 것인지 ,


아니면 권력을 가진 이들의 편에 설 것인지를 선택해야 한다 .”

-“ 지식인은 희생자에 대한 비범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다 .”

-“ 민족주의자로 남아 있으면서도 그 민족주의 때문에 비판의 수위를 낮춘 적이 없는


지식인들이 있다 .”( 가령 , 인도의 타고르 )

-“ 대중적인 요구에 어긋난다 하더라도 지식인은 그러한 집단주의에 맞서 할 말을 해야


하며 , 이에 따르는 개인적 손실 따위는 개의치 말아야 한다 .”

15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보기 (1932 발표 )

라인홀드 니버 (R. Niebuhr, 1892~1971):


개신교 신학자이자 기독교 윤리학자 .
<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 > 의 저자 .

그의 말대로 ‘집단의 이기주의 (group egoism)’ 는 늘 개인의 윤리를 압도하기 마련이다 .

“ 가장 이성적인 도덕가조차도 직접 당해보지 않으면 사회적 불의를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


다 .”

16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3) 지적 망명 : 추방자와 주변인들
- “ 망명이란 말은 , 주변적 인물로서의 지위를 가지는 지식인에 대한 상징어이다 .”

- “ 망명은 적응 , 무조건적인 긍정 , 정착이라는 보상에 유혹당하거나 그러한 보상을


미끼로 괴롭힘을 당하는 , 억압받는 지식인에게 하나의 모델을 제공한다 .”

- “ 부유 지식인” (free-floating intellectuals) (<-> 안정성의 추구 )

- “ 망명자적인 지식인의 역할은 관습의 논리에 따르지 않고 , 대담무쌍한 행위에 ,


변화를 표상하는 일에 , 멈추지 않고 전진해가는 일에 부응하는 것이다 .”

- “ 이주민이나 추방자가 아니더라도 , 여러 장벽들을 무릅쓰고 상상하며 탐구하는 ,


그리하여 언제나 중심화된 권위로부터 벗어나 주변을 향해 사고하는 것은 가능하다 .
이를 통해 관습적이거나 안정적인 것을 넘어서 이전에는 결코 가닿아 보지 못했던
마음속에서 늘 상실하게 되는 것들을 살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
17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반성과 부연

미래의 경험에 대한 개방성 , ‘ 항상 더 큰 진리’ (veritas semper maior) 앞에서의 ‘


자기비판 정신’의 고수 . 지식인의 이러한 태도는 마치 끊임없이 새로운 선교지를 찾아
나섰던 선교사들 (missionary) 이나 , 혹은 새로운 세계를 추구했던 개척자들 (pioneer)
의 정신과 비견할 만하다 . 망명은 일상화된 삶의 이력으로부터 해방되는 것을
의미한다 . 주변부에 있는 사람들과의 연대를 몸소 실천하기 위해서 스스로 주변인이
되기로 작정하고 , 기꺼이 중심부의 권력자들이나 주류 세력과 거리를 두는 것 (‘
아웃사이더’가 되는 것 ) 이 지식인을 규정하는 정신성이다 .

18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4) 전문가와 아마추어

- “20 세기에 독립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개별지식인이 존재할 수 있는가 ?”

- 사이드가 말하는 “토론은 하지 않으면서 명성이나 쌓고 , 비전문가를 겁주기나 하는 ,


학문적 자격증과 사회적 권위로 무장한 채 위원회에 고용되어 다양한 후원자들과
기관들에 아부하는 교육전문가들”은 우리 사회에도 넘치게 존재한다 .

- “ 오늘날 지식인을 위협하는 것은 끔찍한 상업주의가 아니라 , 내가 ‘전문가 주의’라고


부르는 태도이다 . [...] 이런 전문가주의적인 지식인의 활동은 큰 논란을 일으키지
않고 일반적으로 인정되는 패러다임이나 한계 밖으로 벗어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상품
가치를 키우는 일이다 . 무엇보다도 자신을 내세울 만한 존재로 , 결국 논쟁적이지
않고 , 정치적이지 않은 ‘객관적인’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 비겁한 객관주의자 ).” (cf.
회의주의자 )
19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 “ 지식인이 당면한 압력들 : 1. 전문화 – 자신의 전공이라면서 남이 하라는 대로 하는
나태함 . 2. 인증된 전문가에 대한 숭배 . 3. 권력 ( 후원세력들 ) 에 직접적으로 고용되는
것을 향한 움직임 .”

- “ 대응논리 : ‘ 아마추어주의’ . 이는 상대적 독립을 유지하는 것이다 . 아마추어란


이윤이나 보상에 의해서 움직이는 욕구가 아니라 , 전문성에 묶이는 것을 거부하고 ,
직업적인 제약을 극복하여 이념과 가치를 살피면서 여러 경계와 장벽을 가로지르는
연결점들을 만들어 더 큰 그림을 그리는 일에 대한 애정과 충족될 수 없는 관심에 의해
추동되는 욕구이다 . [...] 아마추어 지식인은 가장 전문적이고 직업적인 행위에
있어서조차 국가 , 권력 , 사회와의 상호작용 방식 , 시민들의 상호작용 방식과 관련될
때 , 도덕적인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자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

20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반성과 부연

‘ 아마추어주의’가 미숙한 개념의 사용이나 엄밀하지 못한 사고를 용인하는 것과는


무관하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 소위 ‘전공천치’ (Fachidiot) 가 아닌 ,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능력과 의지 , 자유를 가질 수 있어야 참된 지식인이라고 부를 수
있 다 는 것이 다 . 가령 사이 드 는 자신 이 영 어와 비 교문 학을 전공 한 학자 이지 만 ,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학자들의 모임에 기꺼이 초대받을 수 있으며 , 전공과 상관이
없는 세상 돌아가는 물정에 대해서도 비판할 수 있고 , 현실의 여러 조직체에 지적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한다 . 이와 관련하여 , 이탈 리아의 저널 리스트 이자 학자인
안토니오 그람시 (Antonio Gramci, 1891-1937) 는 계급과 기업조직과 연계되어 이들의
이윤창출을 극대화하는 지식인들을 가리켜서 ‘유기적 지식인’이라 불렀다 .
아마추어주의로 무장한 지식인들은 배움에 대한 열망 못지않게 개인적 이익을 포기할
수 있어야 하고 , 때로는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도 반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
배신자 ?).
21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5)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하다

- “ 지식인은 정부가 거대기업 , 나아가 전문가조합의 정책 목표에 완전히 몰두하는


공무원이나 직원이 아니다 .”

- “ 지식인은 광범위한 문제에 대해 발언하거나 저술하는 사람이다 . 왜냐하면 지식인은


아마추어의 입장에서 자신의 좁은 전문적 경력을 훨씬 넘어서는 여러 책무에 대한
사명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

- “ 정의와 공정성 , 공적 영역을 향한 아마추어적인 시도는 지식인의 책무이다 .”

- “ 글을 쓰고 말함의 목표는 모든 이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옳은지를 과시하는 것이


아니라 , 도덕적인 풍토의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는 데에 있다 .”

22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 “ 가장 비난받아 마땅한 지식인의 사고습관은 , 옳은 일인 줄 알지만 선택하기는 어려운
원칙적 입장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책임을 회피하는 습관이다 . ‘ 회피의 내면화’ .”

- “ 권력을 향해 진실을 말하는 것은 한갓 이상주의가 아니다 . 그것은 신중하게 대안을


조율하고 , 올바른 것을 찾아낸 뒤 , 최선을 행할 수 있고 올바른 변화를 추동해낼 수
있는 자리에서 이를 지적으로 표상해내는 것이다 .”

- “ 지식인은 산이나 연단에 올라 높은 자리에서 열변을 토하지 않는다 . [...] 지식인의


목소리는 고독하지만 그 목소리가 대중 운동의 현실 , 민중의 열망 , 공유된 이상에
대한 공동의 추구와 자유롭게 연결될 때에만 공명을 이루어낸다 .”

- “ 지식인은 현실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 하는 비교적 냉담한 문제로부터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변형시킬 것인가 하는 훨씬 더 중요한 문제로 옮겨가야 한다 .”

23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반성

‘ 불편한 진실’에 대해서 의견을 쏟아내는 지식인들과 ‘침묵하는’ 전문가들의 대립 .

24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6) 언제나 실패하는 신들

- “ 극좌에서 극우로의 움직임은 하나의 신에서 다른 신으로 옮겨가는 과정일 뿐이다 .


하지만 그러한 신은 언제나 실패하기 마련이다 .” ( 반성 : 정치적 신 )

- “ 정치적인 것이 싫으면 글을 쓰거나 공적으로 발언해서는 안 된다 . 당신이 한


사회에서 글을 출판하는 순간 당신은 정치적 세계로 들어간 것이 된다 .”

- “ 지식인의 표상은 가난한 이들의 , 사회적 약자들의 ,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이들의 ,


대변되지 못한 이들의 , 힘없는 이들의 표상이어야 한다 .”

25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 “ 진정한 지식인은 세속적인 존재이다 . 지식인들이 아무리 좀 더 고매한 것과 궁극적인
가치를 표상하는 것처럼 가장해도 , 지식인의 도덕성은 우리가 사는 이 세속적
세상에서 그들의 활동과 함께 시작된다 . 지식인의 도덕성은 그것이 어디서 일어나느
냐 , 누구의 이익에 봉사하는가 , 얼마나 일관성 있고 , 보편적인 윤리와 부합하는가 ,
권력과 정의를 얼마나 적절히 분별하는가 , 사람들의 선택권과 우선권들에서 무엇을
드러낼 것인가 하는 문제와 관련되는 것이다 .”

- “ 지식인들이 누리게 될 기쁨 : 자신의 표상에 성공할 때 .”

26
2. 지식인의 사명과 역할
3.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자질 : 예시 1 (2000.3 월 )

한완상 (1935.3.5.~)
- 비판능력 : 勿論성에 대한 이의제기

- 공식적 상황규정 ( 이데올로기 ) 에 대한 비판의식

- 사건이나 제도의 잠재적 역기능에 주의하는 능력

- 창조적 대안 제시 : 생산적 비판능력 .

- 공감능력 : 자기초월의 능력

- ENGAGEMENT!

27
3.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자질
3.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자질 – 예시 2
러셀 저코비 (Russel Jacoby: 1945 ~ )

 “ 공공 지식인“ (the public intellectual) 의 회복


 대중적인 언어로 공론의 장에서 발언하는 지식인
 전문화 , 제도권화 , 학술화로 인한 고립에서 탈피
 자기 분야를 넘어서서 종합적으로 살필 수 있는 연구자들 :
가령 , 노암 촘스키 같은 학자 .
참고문헌

- 장 뽈 사르트르 , 『지식인을 위한 변명』 , 박정태 옮김 , 이학사

2007.

- 에드워드 사이드 , 『지식인의 표상』 , 최유준 옮김 , 마티 1994.

- 한완상 , 『다시 한국의 지식인에게』 , 당대 2000.

- 마이클 샌델 , 『공정하다는 착각』 , 함규진 옮김 , 와이즈베리 2020.

- 러셀 저코비 , 『마지막 지식인』 , 유나영 옮김 , 교유서가 2022.


29
토론 관련 질문들

1 . 오늘날 우리사회 ( 내 주변 ) 에 지식인이라 불릴만한


분들이 존재하는가 ? 어떤 분들인가 ?
2. 한국사회에서 ‘지식인'에게 요구되는 가장 중요한
덕목과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3.‘ 전문가‘가 '지식인‘이 되기 위한 조건은 무엇일까 ?

30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