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on page 1of 10

주제: 새 출발

부제: 4 년 간의 대학 생활을 돌아보고 취업을 준비하며

안녕하세요, ‘한국어로 두런두런’의 파일럿 에피소드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여러분과 매주

두런두런 이야기를 나눌 진행자 지원이에요. 반갑습니다, 여러분.

이 팟캐스트는요, 한국어를 공부하는 외국인 친구들에게 좋은 학습 자료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에 기획하게 되었어요. 저는 현재 프랑스어, 중국어, 일본어, 이렇게 세 언어를

공부하고 있는데요.

언어를 하나 둘 배워갈 때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얼마나 더 넓어지는지, 그 짜릿함을 벗

삼아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언어 공부를 할 때, 처음에는 인터넷에 조금만 찾아봐도 참고해서 공부할 수 있는

자료가 수두룩하게 뜨는데 어느 정도 레벨이 되고 나면 내 수준에 적합하고, 내 마음에

드는 자료를 찾기가 되게 어려워지더라고요.

한 언어를 점점 배워갈수록, 그리고 내가 그 언어로 전달할 수 있는 것들이 많아질수록, 그

언어 체계 속에서 ‘나의 목소리’를 찾고 싶어지잖아요.

그 말인즉슨, 이제 아주 일반적인 내용, 이를테면 형식적인 인사말이나 여행 가서 쓸 수

있는 표현, 이런 것들을 배우는 것만으로는 더 이상 성에 안 찬다는 거죠. 만족이 안 돼요. Commented [KJ1]: 성에 안 차다 = 마음에 안 차다,
마음에 안 들다, 만족이 안 되다; prove unsatisfactory; 看
不上(眼),不满意
내가 평소에 말하고 싶고, 말하게 되는 건 ‘이거 얼마예요?’ ‘버스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성에 차다 = 마음에 차다, 마음에 들다; be satisfied (with
하나요?’ 이런 게 아니거든요. sb/sth) or be satisfactory; 看上眼, 满足

모국어가 아닌 언어 속에서 나의 일상과 유관한 언어와 나만의 표현 방식을 찾아가려면

보다 다양하고, 자연스럽고, 누군가의 삶이나 성격이 묻어나는 말들을 많이 들어봐야 하는

것 같아요.
딱 들었을 때는 모순적이라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내 목소리를 찾는데 왜 남의

목소리를 들어봐야 하지?’ 그렇지만 우선 남의 성격이라든지, 인생이라든지가 묻어나는

일상적인 회화를 많이 접해봐야 뉘앙스나 어떤 상황에 어떤 억양을 쓰는 게 적합한지,

그리고 원어민이 쓰는 언어의 흐름이 어떤지 등을 잡아낼 수 있더라고요. 그리고 그렇게

많이 들어 봐야 내가 하고 싶은 말도 더 자연스럽고 자신 있게 나오구요.

예시를 한 번 들어 볼게요. 개인적인 이야기인데요, 저는 드라마랑 영화를 엄청 좋아해요.

쉴 새 없이 무언가를 틀어 놓고 보고 있는 편입니다. 그래서 넷플릭스, 왓챠, 웨이브,

아이치이, 유쿠, 아마존 프라임, 유넥스트 등등 동아시아를 넘나드는 OTT 월정액에 나가는 Commented [KJ2]: 월정액 = monthly subscription fee;
月收费
돈이 적지 않아요.

사실 제가 지금 할 수 있는 외국어의 대부분은 이런 시청각 행위로부터 자연스럽게 습득한

거예요. 어렸을 때는 해리포터 시리즈만 오백 번 봤고, 잠들기 전에 꼭 영어 소설책

테이프를 틀고 잤어요. 일단 리스닝부터 깨고 보는 타입인 거죠.

그렇게 새로운 언어를 배울 때, 내가 좋아하는 얘기를 그 언어로 막 하고 싶어지잖아요. 제

경우에는 드라마나 영화, 그리고 배우, 감독, 작가 이런 주제로 이야기를 나눌 때, 저는

이제 중국어를 공부하니까, 이를테면 중국어로 我喜欢看电视剧,看电影是我的爱好

이렇게 교과서적인 말투로 얘기하는 걸로는 내 마음이, 내 열정이 온전히 다 전해지지 않는

느낌인 거예요.

내가 실제로 하고 싶은 말은,

我最近追半夏有点儿上头,剧情节奏超快,画面很有质感,就是电影的那种质感,衣

服也好好看。

이런 건데 말이에요. 나 이거 좋아해, 이 드라마 재미있게 봤어. 이렇게만 표현하기에는

너무 아쉽잖아요.
이런 이야기를 이제 중국인 친구들과 막 하려면 덕질 용어나 표현을 배워야 하는데, 이런 Commented [KJ3]: 덕질: 어떤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여 그와 관련된 것들을 모으거나 파고드는 일
건 교과서에도 안 나오고, 대체 어디서 배워야 하나. 덕후 친구들이 평소에 말을 어떻게 to geek out, fangirl/fanboy
指包括追星的狂热/发烧友行为
하는지 봐야 알 수 있는 건데 말이에요. Commented [KJ4]: 덕후 geek, nerd; 狂饭,御宅族

저는 중국 작품들을 보기 시작하면서 웨이보나 더우반 같은 곳에서 姐妹们이 어떤

방식으로 드라마를 앓는지 보면서 자연스럽게 표현을 몇 개 배우게 되었어요. 그리고

여기저기 써먹고 다니고 있죠. 이렇게 써먹다 보면 내 생각을 표현하는 내 말투에 Commented [KJ5]: '써먹다'는 '쓰다(써)'와 '먹다'를 합친
동사로, 단어의 의미는 '쓰다'에서 나옵니다. 어떤 목적에
이용하다; 用上,运用,活用; use (can be used to mean
융화되고요. 그래서 이런 것들이 전부 내 것이 됩니다. 'take advantage of something/someone')

아무튼, 그렇습니다. 언어 공부를 좋아하고, 책이나 영화, 드라마 등을 통해 타국의 문화를

알아가는데 재미를 느끼시는 분들이라면 잘 찾아오셨습니다. 그런 관심사를 가지고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여러분에게 제가 바로 앞서 말한, 보고 참고할 수 있는 ‘남의

목소리’ 중 하나가 되고 싶어서 이렇게 팟캐스트를 시작하게 되었어요.

팟캐스트의 제목은 ‘한국어로 두런두런’, 저와 여러분이 함께 다양한 주제에 대해서

두런두런, 이야기를 하는 그런 프로그램입니다.

이제 시작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어떤 이야기들을 쌓아갈지는 여러분과 함께 결정해

보려고 해요. 하지만 기본적인 틀이자 규칙은 우리 서로 좋아하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마음껏 하는 겁니다.

저는 제가 좋아하는 언어 공부, 책, 드라마, 영화 그리고 인생 이야기를 들려드릴 테니

여러분도 여러분이 지금 즐기고 있는 것들에 대해 많이 들려주세요. 유튜브에 댓글을 남겨

주시면 제가 하나하나 읽어보고 여러분의 목소리와 사연, 고민을 같이 나눠보겠습니다.

오늘의 주제는 ‘새 출발’로 잡았어요. Commented [KJ6]: ‘주제를 정하다(set/decide on a topic


定主题)’를 구어로는 ‘주제를 잡다’라고 자주 표현해요.

‘잡다’ 자체의 뜻은 grab, hold, seize; 抓,接이에요.


이 팟캐스트가 첫 발을 내딛는 힘찬 출발을 예고하는 의미이기도 하고, 제가 지금 제

인생에서 새로운 출발을 하는 단계에 놓여있기 때문에 이 주제에 대해 여러분과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습니다.
저는 이제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있습니다. 중간에 잠깐 휴학을 했으니 이제 한 5 년

정도를 대학생 신분으로 살았는데요. 솔직히 마지막 학기가 되어서는 빨리 과제를 다

제출해 버리고 대학 생활을 훌훌 털어버린 다음 가벼운 마음으로 떠나고 싶은 생각

뿐이었거든요.

며칠 전에는 대학 생활을 통틀어서 마지막 시험을 치렀어요. 시험장에 들어설 때까지만

해도 발걸음이 완전 가벼웠답니다. 시험을 잘 볼 자신도 있었고, 이것만 잘 끝내면

해방이라는 마음에 룰루랄라 들어갔던 것 같아요.

그런데 두 시간 동안 손이 부러져라 답안지를 작성하고 나서 나와 보니까 통쾌하기보다는

그냥 ‘아~ 끝이네?’ 딱 그 정도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뭔가 실감이 잘 안 나고 그냥 ‘음~

그렇구나~ 이제 인생 살면서 여기에 다시 올 일은 손에 꼽겠구나. 그래도 내가 한 학기 Commented [KJ7]: ‘손에 꼽다’는 다섯 손가락으로 그
수를 다 셀 수 있다라는 의미로 그만큼 적은 숫자임을
의미해요.
동안 공부한 것을 전부 답안지에 쏟아붓고 나와서 다행이다.’ 이런 감정이었습니다.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손꼽아 헤아릴 수 있다 = the
possibility/chance/number is so slim/small it can be
4 학년이 되고 나니까 짬밥이라는 것이 생겨서 확실히 무엇을 하든 조금 더 여유 있게, counted on the fingers on one hand; it’s a one in a
million (chance); 屈指可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손에 꼽는 = one of the best; 数一数二的

‘짬밥’이라는 단어는 은어로 ‘연륜’ 혹은 ‘경험’, ‘경력’이라는 뜻으로 쓰입니다.

짬밥이 쌓였다, 짬밥이 있다, 인생 짬밥을 더 많이 먹었다 Commented [KJ8]: gradually becoming experienced and
seasoned at something
姜还是老的辣,老马识途

이런 식으로 쓰이고 나이가 들면서 경험이 풍부해지고 그러면서 일을 처리하는 것이 더

능숙하고 노련해지는 것을 말해요.

대학 생활 짬밥 만렙, 어 말 나온 김에 ‘만렙’이라는 단어도 한 번 얘기해 볼까요.

이렇게도 많이 쓰이거든요.

짬밥 만렙, 난이도 만렙, 만렙을 찍다


만렙은 중국어에서 满意 혹은 充满 등에 쓰이는 그 만 자, ‘찰 만(滿)’이라는 한자와 영어의

level 의 합성어예요. 그 둘을 이어 붙여서 만렙. 就是“满级”的意思。

누군가 게임에서 최고 레벨에 도달한 것처럼 무엇인가를 아주 숙련되게 잘해서, 마스터한

수준이라면 우리는 그 사람을 만렙이라고 부를 수 있어요.

“짬밥 만렙”이면 경험이 아주 많이 쌓여서 그곳에서 새로 배울 것 없이 이미 모든 것을

꿰뚫고 있는 상태를 뜻합니다. 대학교를 4 년 동안 다니고 마지막 학기가 되면 병아리

신입생 ‘삐악삐악’ 시절에 비해 많은 것을 경험하고 익힌 상태이니 ‘대학 생활 짬밥이

만렙이다’, ‘만렙을 찍었다’ 이렇게 얘기할 수 있겠죠.

1 학년 때는 그 넓은 도서관에서 내가 원하는 책이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도서관에서 가장 좋은 자리는 어디이며, 어떤 좌석이 예약이 필요한지 이런 것들을 하나도

몰라서 매번 도서관에 갈 때마다 새롭게 헤매었는데 대학교 4 학년 때는 그런 거 없죠.

이미 ‘내 자리’라고 찜 해 놓은 책상도 있고 설령 그 자리가 이미 차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이 앉아 있다고 하더라도, 두 번째, 세 번째 선택권이 이미 마음속에 정해져 있고. 책을

자동 대여/반납하는 도서관 시스템도 그 누구보다 잘 활용하고 모르는 게 있으면 혼자

끙끙대지 않고 바로 사서 선생님들께 도움을 요청하는 것까지. 이런 게 다 짬밥에서 나오는

거죠.

과제도 1 학년 때는 ‘아, 내가 이걸 완성하는 데 얼마나 걸릴까? 여기에 시간을 얼마나

안배해야 할까?’ 이런 것들에 있어서 아예 감을 못 잡았고, 그래서 결국 막판에 막 후다닥

작성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결과물을 제출해야 할 때가 많았어요.

그런데 일 년, 이 년 하다 보니까 이제 어떤 과제가 나오면 ‘음, 이건 1,500 자 에세이니까

2 주 전부터 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읽고, 1 주 전에 틀을 잡고, 5 일 전부터 본격적으로

작성하기 시작하다가 이틀 전에 마무리하고 수정 작업을 하면 되겠다. 그러면 여유롭게 몇

시간 전쯤 제출이 가능하겠지?’ 이렇게 견적을 잡고 계획을 짤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런데 이제 대학 졸업을 앞두고 있으니 이렇게 쌓여버린 짬밥을 뒤로 하고 새 출발을 할

때가 되었네요.

사실 저는 대학 생활을 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해왔기 때문에 사무실에 앉아서 업무를

하는 것이 막 아주 새롭거나 떨리는 일은 아니에요.

그래도 기대감은 있습니다. 앞으로 어디에 취업을 해서 어떤 직원 동료들과 함께 일을 할

것인가. 내가 여태까지 살면서 배운 것들, 이 짬밥을 어디에다가 어떻게 활용하게 될까.

업무 상에서 나는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까. 이런 기대감에 잔뜩 부풀어 있는데요.

근데 또 고민이 되는 거 있죠. 졸업하고 돈 벌 생각에 신나 있었는데, 또 대학원이라는

유혹이. 대학원을 실제로 다니시는 분들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학원은 결코 유혹이 될 수

없는 듯한데 말이죠.

그런데 학부 생활을 마치고 보니까, 4 년이라는 세월이 한 가지 분야를 제대로 배우기에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라는 게 잘 느껴지더라고요. 이제 막 겉핥기 식으로 내가 좋아하는

이것이 대체 무엇을 하는 학문인지 조금 알게 된 것 같은데 졸업을 해야 하니까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

제대로 아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데 이대로 졸업을 해도 되는 건가? 더 배우고

싶은데. 하지만 돈은 벌어야겠고. 무엇보다 더 이상 대학이라는 기관에 쏟아부으면서 다닐

돈이 없네요. 그래서 우선 취업 준비를 해보려고 합니다.

돈을 벌면 하고 싶은 것도 무척 많아요. 자본주의 사회에 돈이 아닌 게 어딨습니까,

그렇죠?

중국어랑 일본어 수업도 듣고 싶고, 요즘 부쩍 미술, 순수 미술에 관심이 많아져서 전시회

다니면서 미술품도 구경해 보고 싶어요. 미술 관련 강의도 듣고 싶고.


그리고 요즘 책값도 무지 비싸잖아요. 스스로에게 주는 졸업 선물로 킨들이나 크레마 같은

이북 리더기를 하나 사줄까 싶은데. 그것도 찾아보니까 가격이 보통 20 에서 30 만 원

정도는 하더라고요. 지금은 백수이니 일단 욕심 부리지 않고 취업하고 나서 하나

사봐야겠습니다.

인생에서 새로운 챕터를 연다는 것은 참 가슴 떨리는 일 같아요. 대학교 캠퍼스라는 곳에

묶여 있다가 사회로 방출되고 나니 세상이 참 넓고 선택지도 무수하네요.

여러분은 어떤 마음가짐으로 새 출발을 맞이하나요? 미래에 대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

어떤 기준으로 결정을 하나요?

우리 아까 짬밥 이야기를 했잖아요, 어떤 경험치에서 나오는 능력.

제가 사실 대학교 일학년 때는 참 못하는 것이 많았어요. 고등학교 때 대학 입시를 위해

했던 준비가 실제 대학 생활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되는 느낌이었죠. 수없이 쏟아지는

과제며, 조별 과제 활동이며, 발표며… 수업도 열심히 듣고 강의 계획서나 과제 공지 같은

것도 꼼꼼히 읽어 봤는데 도통 감을 잡지 못했어요.

아직도 기억이 나는 피드백이 있는데요. 제가 1 학년 2 학기 때 전공 과제로 2,000 자

가량의 에세이를 써갔는데 “넌 똑똑한데 어떻게 해야 하는지 전혀 방법을 모르는

느낌이야.” 이런 피드백을 받았었습니다.

정곡을 찔렸었죠. 겁 없이 달려든다고 해서, 일단 빈 문서를 열고 타다닥 글을 써

내려간다고 해서 그게 좋은 글이 되는 건 아닌데 말이에요.

옛날에는 어떤 글이든 정말 그렇게 썼어요. 과제를 받고 머릿속에서만 두루뭉술하게

답변을 그려본 다음 바로 글을 쓰기 시작했고, 그렇게 완성된 글을 두어 정도 다시 읽어본

다음에 바로 제출했죠.
그런데 시행착오를 겪고 보니, 이건 절대 실패하는 방식이었어요. 과제의 기본은 무조건 그

주제와 관련해서 많이 읽고 개요를 짜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천천히 배워 나갔습니다.

개요를 짜고 그걸 쭉 훑어봤을 때 논리적인 문제가 없는 것 같으면 그때가 글을 쓰기

시작할 단계인 거예요.

대학에서 그 무수한 과제를 해치우며 ‘아, 이렇게 찬찬히 생각을 정리해 가며 작업을 해야

훨씬 정돈되고 매끄러운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구나. 그리고 그렇게 해야 결과적으로

시간도 단축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어요.

이렇게 되짚어 보면 되게 당연한 것을 놓쳤던 것 같은데, 그때는 이렇게 기본적인 것도

결코 당연하지 않았고, 여러 번에 걸쳐 피드백을 수용하고 나서야 비로소 ‘방법’이라는

것을 터득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그 방법을 이리저리 조물조물 변형해 보면서 그걸 온전히

나만의 방법으로 만들었고요.

이제는 누가 몇 천 자 글을 써내라고 해도 두렵지 않습니다. 저는 글을 논리 정연하게 잘 쓸

수 있는 저만의 방법이 있으니까요.

4 학년 때 제출한 과제에는 “너는 글을 참 잘 쓴다,” “아주 설득력 있는 글이다” 이런

피드백을 많이 받게 되었어요. 칭찬을 들을 때마다 지난날이 막 파노라마처럼 머릿속에

스치는 것 있죠? 그간 도서관에서 밤을 새우면서 “나는 왜 이렇게 부족하지?” “대체 왜

나는 저 사람처럼, 저 사람만큼 참신한 글을 써내지 못하는 걸까” 이렇게 고민하고

좌절하던 무수한 순간들에 대해 보상을 받는 느낌이었습니다.

하다 보면 되는구나. 하다 보면 요령이 생기고 방법이 생기는구나.

그래서 대학 졸업을 앞둔 지금 저는 자신 있습니다. 새 출발을 하는 것이 두렵지 않아요.

하다 보면 분명 나만의 요령이 생길 거거든요. 짬밥을 무시 못 한다고들 많이

얘기하잖아요.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장기간에 걸쳐 책임지고 본다는 것은 학교에서 과제를 하는 것과는

완전히 다른 일이지만, 이것도 하다 보면 능숙해지지 않겠어요? 설령 그 분야의 최고

능력자가 되지 못한다고 해도,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나의 일을 하면 되는 거잖아요.

그것만큼 멋진 사회인의 초상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리고 젊은이의 패기라고 할까요, 알만큼 알면서 아직 모를 것들은 적당히 모릅니다.

이러니 아직 할 수 있는 것들이 많다는 생각이 드네요. 가끔은 뇌를 조금 비울 필요가 있는

것 같아요. 생각을 조금 덜어내야 용기가 좀 더 자신 있게 걸어 나와 우리의 마음속에 터를

잡는 것 같습니다.

며칠 전에 하이라이트 양요섭 씨가 SNS 에 올린 걸 봤는데 “오빠는 실수하면 어떻게

넘기나요?”라는 질문에 “속으로 데헷”이라고 답변했더라고요. 이 마인드입니다, 여러분.

음이탈이 났을 때 쩌는 애드립을 질러주면 되는 거고, 새로운 일을 하다가 뭔가 실수를

했을 때는 죄송합니다! 외치고 해결책을 찾으면 되는 거고. 어차피 다 사람이 하는 일

아니겠습니까.

저도 뭔 일 있으면 데헷-하는 마음가짐으로 한 걸음 나아가려고 합니다. 우리 자신 있게 새 Commented [9]: !""#""$%%

출발을 함께 해보아요.

그럼 오늘은 여기까지 할까요? 첫 번째 에피소드, 다들 어떠셨나요? 재미있게 들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리고, 앞으로 모쪼록 잘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그럼 우리는 다음

에피소드에서 다시 만나요. 안녕.

다음에 이런 표현을 써보는 건 어때요?

1. 피자 한 조각으로는 도저히 성에 안 차 결국 라면을 끓여 먹었다. (‘만족하지

못한다'라는 느낌을 강조하기 위해서 앞뒤로 ‘도저히'와 ‘결국'과 같은 표현을 함께

자주 써요.)
- One slice of pizza was just not enough to satisfy me, so I wound up

eating some ramen.

- 只吃一块比萨根本满足不了,结果煮了拉面吃。

2. 배운 것을 써먹다 apply what one has learned 运⽤学过的东西

3. 직장에서 한국어를 써먹었어.

- I used my Korean skills at work.

- 工作的时候活用了韩语。

4. 정보를 얻으려고 나를 써먹지 마.

- Don't use me to get information.

- 不要为了得到情报⽽利⽤我。

You might also lik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