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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 글에서 보았듯이 이제 검사는 검찰청법 제 4 조 제 1 항에서 규정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 외에는 수사를 할 수 없게 됐다.

또한 자기가 수사한 피의자를 직접 기소할 수 없게 됐다. 수사와 기소의 분리가


실현된 것이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을 시도하였지만, 즉, 모든


범죄에 대하여 검사가 수사를 하지 못하게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을 개정하려고
하였지만 그것은 성공하지 못했다. 이 글을 쓰는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으므로 지금이라도 법을 개정할 수 있지만 대통령이 거부권 행사를 할
수 있으므로 사실상 불가능하다.

다음 국회의원 선거 때도 여전히 더불어민주당이 다수당이 되고 다음 대통령 선거


때 더불어민주당에서 대통령을 배출하면 검수완박은 실현될 것이다.
더불어민주당이 꿈꾸는 검찰개혁이 완성되는 것이다.

왜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빼앗으려고 할까? 그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첫째 검찰조직은 그 때 그 때의 집권세력에게 충성 또는 아부하기 위하여 공정하지


못하게 검찰권을 행사하여 왔다는 것이다. 둘째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주지 않거나 수사권을 주더라도 경찰 수사를 보완하는
범위내에서 그치는데 우리나라만 예외였다는 것이다.

첫번째의 이유에는 타당한 면이 있다. 똑같은 사건이 우파 정권에서는 수사가


지지부진하거나 무혐의 처분되었는데 좌파 정권으로 바뀌면서 수사가 재개되어
기소되는 사례, 좌파 정권에서는 사실상 수사가 중단된 상태에 있었는데 우파
정권이 들어오면 갑자기 열심히 수사하여 기소가 되는 사례를 우리는 그동안 얼마나
많이 보아 왔던가.

여기에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다. 검찰이 집권 세력의 비위에 맞춰 검찰권을


행사한 것이 검찰 스스로 그렇게 한 것이었는가, 아니면 집권세력의 집요한 주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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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한 것이었는가. 집권세력이 우파정권이든, 좌파정권이든 정치하는 자들은 똑같이
검찰을 부려 먹는다. 더불어민주당도 검찰을 통해서 이른바 적폐를 청산했다.

그러나 2019. 10. 문재인 대통령이 총애하는 조국 법무부장관 부부에 대한 전면적인


수사가 개시되고 2019. 10. 24.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교수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고, 2019. 12. 31. 조국 장관에 대한 기소까지 이루어지자 더불어민주당은
법률개정 작업에 총력을 기울여서 불과 두 달 후인 2020. 2. 4.에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을 개정했다. 첫번째 글에서 본 바와 같이 70 년만에 검사의 권한이 통째로
바뀌는 검찰개혁 작업을 이루어 낸 것이다.

2022. 3. 10. 국민의 힘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당선되자 또다시 2 달 후인


2022. 5. 9.에 검찰청법을 개정하여 검사가 경찰을 배제하고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위를 축소시켰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시켰다.

같은 날짜에 형사소송법도 개정했다. “검사는 사법경찰관으로부터 송치받은 사건에


관하여는 해당 사건과 동일성을 해치지 아니하는 범위 내에서 수사할 수 있다.”라는
조항을 신설하였다. 예를 들어 사법경찰관이 횡령의 혐의로 어떤 기업의 대표 A 에
관한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송치하였다. 검사는 그 사건기록을 보다가 압수된
장부에서 A 가 국회의원 B 에게 뇌물을 준 것으로 보이는 기재사항을 발견했다. 그
경우에도 검사는 국회의원 B 를 수사할 수 없다는 것이다. 오로지 횡령으로 송치된
본랜의 사건에 한하여 보완수사만 하라는 것이다.

또한 경찰관으로부터 수사결과 불송치결정을 받아 이의신청을 할 수 있는 주체에서


고발인을 제외하는 것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하였다. 경찰이 수사를 한 결과
피의자에게 혐의가 없다고 판단하면 불송치결정을 한다. 무혐의이니까 검사에게
송치할 필요가 없다는 뜻이다. 그러면 고소인 또는 고발인은 경찰서장에게
이의신청을 하고 경찰서장은 해당 사건기록을 검사에게 보내서 검사가 그
수사기록을 다시 검토하게끔 형사소송법에 되어 있었다.

이 때 고소인은 피의자에게 직접 피해를 입은 피해자를 뜻하고 고발인은 직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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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를 입지는 않았지만 범죄를 발견하고 신고를 한 사람을 말한다.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에게 구타를 당하였을 때 아내가 신고하면 고소인이 되고, 이를
전해들은 아내의 친구가 신고하면 아내의 친구는 고발인이 된다.

아내가 신고하였을 때는 경찰의 불송치결정에 대하여 이의신청을 하여 검사에게 그


불송치결정(무혐의결정)에 대하여 다시 판단을 받아볼 수 있지만 2022. 5. 9. 자
형사소송법 개정에 의하여 목격자는 이의신청을 할 수 없게 만듦으로써 그
사건기록은 검사가 검토할 수 없게 만들었다.

그 이유는 시민단체가 고발인이 되는 경우를 생각했기 때문이다. 시민단체가 고발한


사건은 경찰에서 불송치결정을 하면 그것으로 끝나도록 하겠다는 것이었다. 조국
장관과 그의 부인 정경심 교수 사건도 투기자본감시센터라는 시민단체의 고발로
시작된 것되었다. 이렇게 시민단체의 고발로 사건 수사가 될 경우에 경찰리
불송치결정을 할 때는 검사가 더 이상 개입할 수 없도록 하자는 것이 형사소송법
개정의 이유가 되었다.

만일 조국 장관 부부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없었다면, 더불어민주당은 2020. 2. 4..의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을 하였을까? 만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면 2022. 5. 9.에 형사소송법 및 검찰청법 개정을 추가적으로
하였을까?

더불어민주당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하기 이전부터 검찰개혁을 하려고 했었다고


주장하겠지만 그 시기를 보면 그 말이 선뜻 믿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흔히 드는 비유가 있다. 망치는 못을 박기 위하여 만들어졌지만 범죄인은 그 망치로


사람의 머리를 깨서 치명상을 입힌다. 망치의 잘못인가? 사람의 잘못인가? 검찰이
망치라면 검찰을 악용하는 정치세력은 범죄인이라고 할 수 있다.

집권세력은 자기의 정파적 이익을 위해서 검찰만 이용하는 것이 아니다. 국세청도


이용하고, 감사원도 이용한다. 그렇다면 국세청에게도 권한을 빼앗고 감사원의
업무도 중지시켜야 할 것 아닌가. 그렇게 하지 못하는 이유는 국세청이나 감사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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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할 조직이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검찰에게서 수사권을 빼앗아도 경찰이라는 조직이 있다. 따라서 문제가 없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세계각국에서 검사가 우리나라처럼 수사의 주재자가 되는
경우도 없다는 비교사례에서도 더불어민주당의 검찰개혁은 명분을 얻었다.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검사들과 우파언론은 다른 나라에서도 검사가 직접 수사를


한다면서 열심히 사례를 찾았으나 그것은 억지다. 첫번째 글에서 보았다시피 검찰은
원래 정부의 소송대리인인 것이지 수사를 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조직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만 검사가 증거가 불충분하다고 기소를 하지 않으면 경찰이 애써
수사한 결과가 물거품이 되므로 어느 나라에서든 검사는 경찰에 대해서 권력을
가지고 있다. 경찰이 아쉬운 소리를 많이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다른 나라에서 검사가 수사권을 가지고 있지 않으니 우리나라 검사에게서도


수사권을 빼앗아야 한다는 논리는 성립할 수 없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세계 각국에서 배심제로 재판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그러면 우리나라도 당장 배심제를 채택해야 하는가? 그것은 아니지 않은가. 배심제
없이도 그동안 우리나라의 재판에서 큰 문제가 없었다면, 설사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배심제가 없어서 발생한 문제가 아니라면, 또는 배심제의 이점이 100%
입증된 것이 아니라면, 다른 나라에서 배심제를 택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우리나라도 무조건 배심제를 채택할 것은 아니지 않은가.

즉 다른 나라에서 검사의 역할이 어떻든간에 우리나라는 지난 70 년간 검찰은


수사기관으로서 존재해왔고 수사역량을 키워왔다. 그 수사역량을 하루아침에
폐기처분하는 것은 너무나 손실이 크다. 그 손실을 입는 피해자는 다름 아닌
국민이다.

오랜 세월 동안 검찰은 수사기관으로 작용해왔으므로 인적역량, 물적역량이


공소유지가 아니라 수사에 초점을 맞춰서 축적되어 왔다. 쉽게 예를 들면
공소유지업무만을 위해서는 검사 200 명 정도면 충분한데 그 동안 검사는 수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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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해왔으므로 수사 수요메 맞춰서 검사가 2000 명이 되었다. 그러면 이제 1,800
명은 어떻게 해야 하는가? 공무원은 민간기업처럼 회사경영이 어렵다고 정리해고를
할 수도 없다.

검사는 경찰관의 수사결과물을 열심히 검토하고 공소유지도 열심히 해야 하니까


계속 검사들이 할 일이 있다고 치자. 그럼 검찰수사관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검찰
수사관들은 수사를 위해서 채용한 인력들이다. 이 사람들을 이제 할 일이
없어졌으니 경찰관으로 임용하여 경찰조직으로 보내야 하는가? 당연히 말이 안된다.
계급을 어떻게 정할까부터 시작해서 온갖 문제가 발생할 것이기 때문이다.

70 년 동안 다듬어진 검찰 수사의 노하우를 못쓰게 된다는 것도 심각한 손실이 된다.


나쁜 짓을 한 사람은, 반칙을 해서 이득을 취하는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하는데
처벌받지 않게 될 확률이 종전보다 훨씬 커지게 된 것이다.

정치적 사건은 전체 사건의 1%도 안된다. 그 사건에서 검찰이 집권세력의 눈치를


보고 편파적으로 일해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나머지 99%의 사건은 일반
국민들이 관련된 사건이다. 그 사건에서도 검찰이 정치적 사건에서처럼
편파적이라고 할 수 있을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검찰 조직은 조직폭력배 수준으로 묘사하고 있지만 과연


그럴까? 또한 경찰에서 수사를 전담하면 경찰은 과연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킬 수
있고 모든 사건에서 정의롭고 공정하게 수사할 수 있을까?

경찰에게 수사를 모두 맡길 때 어떤 문제가 발생하는지, 그것이 국민에게 어떤


피해가 되는지에 대해서는 다음 번의 글에서 자세히 설명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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