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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VII 편 거시경제학의 미시경제학적 기초

지금까지 우리는 IS-LM/AS-AD모형의 장기균형과 단기균형 그리고 솔로의 성장모형에


관하여 배웠다. 먼저 IS-LM/AS-AD모형에서 총수요 부문인 IS-LM곡선을 도출하기 위하여
한편으로는 소비와 투자 및 순수출에 관하여 다른 한편으로는 화폐시장과 자산시장에 관하
여 여러 가지 가정을 도입한 바 있다. 그리고 총공급 부문에 관하여는 먼저 생산기술을 총
생산함수의 형태로 도입하였으며 노동시장, 산출물 시장 그리고 정보의 흐름에 관한 다양한
가정을 도입하였다. 한편, 솔로 성장모형에 있어서는 생산기술과 저축률 그리고 인구 증가
율과 기술진보에 관한 여러 가지 가정을 도입하였다.

그러나 많은 경우 이론적으로 정교한 분석을 하기보다는 편의와 직관에 따라 이들 가정


을 도입하여 이용하였다. 여기서는 이제 지금까지 도입한 여러 모형과 가정에 대하여 보다
정교한 분석을 한다. 이때 사용되는 분석의 기법은 미시경제학에 있어서 사용되는 것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를 거시경제학의 미시경제학적 기초(microeconomic foundations of
macroeconomics)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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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7 장 소비함수론

케인즈가 그의 저서 「고용, 이자 및 화폐에 관한 일반이론(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Rate and Money)」에서 자신의 이론의 핵심으로 삼은 이후 소비함

수(consumption function)는 거시경제학의 핵심 개념 가운데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 사실

현재 소득 가운데 얼마만큼을 소비하고 또 얼마만큼을 저축할 것인가 하는 결정은 가계가

직면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가계의 의사결정은 가계의 최적

화(optimization)를 바탕으로 한 미시경제학적인 문제이다. 그리고 각각의 가계의 의사결정

을 집계함으로써 나타나는 총소비(aggregate consumption)는 가장 중요한 거시경제 변수

가운데 하나이다.

거시 경제학에 있어 소비는 다음과 같은 이유 때문에 중요하다. 첫째, 소비는 국민소득

의 구성요소 가운데 가장 큰 지출이다. 1986년 이후 우리나라의 경우 소비는 평균적으로

국내총생산의 52.3%이고 미국의 경우에는 국내총생산의 70% 가량이다. 국내총산에서 차지

하는 소비의 비중이 이와 같이 크기 때문에 소비의 변동이 경기변동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 그리고 케인즈의 교차점 모형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한계소비

성향은 정부지출이나 독립투자의 승수효과의 크기를 결정한다. 즉, 거시경제학의 단기균형

에 있어 소비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둘째, 솔로의 성장모형에 있어 핵심이 되는 파라미터 가운데 하나가 저축률임을 배웠다.

그런데 저축은 소득에서 소비를 차감한 차이임으로 결국 소비와 함께 결정된다. 이와 같이

결정되는 저축률이 중요한 것은 솔로의 성장모형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정상상태

(steady state)의 자본량과 소득이 저축률에 의하여 결정되고 궁극적으로는 장기에 있어 경

제적 후생수준이 이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이다.

앞에서 우리는 케인즈의 교차점 모형과  곡선을 도출함에 있어 소비함수를 가처분 소

득의 함수로 나타내었다. 그리고 소비가 양의 절편을 갖는다고 가정하였다. 이와 같은 소비

함수는 케인즈가 상기한 그의 저서에서 주장한 소비함수이다. 이 장에서는 먼저 이와 같은

케인즈의 절대소득 가설(absolute income hypothesis)에 대하여 알아보고 제 2차 세계 대

전 이후 실증적인 소비함수의 연구로부터 도출된 소비에 관한 정형화된 사실(styliz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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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cts)들에 관하여 알아본다. 다음으로 어빙 휘셔(Irving Fisher)에 의하여 처음 분석된 소

비의 기간 간 선택에 관하여 알아본 다음 소비에 관한 정형화된 사실들을 체계적으로 설명

하고자 제시된 여러 가지 소비함수에 관한 가설들을 설명한다.

17.1 케인즈의 절대소득가설과 소비에 관한 정형화된 사실들

현대적 의미에서 소비함수론을 처음 도입한 케인즈의 소비함수론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의 추측으로 이루어져 있다1). 첫째, 케인즈는 현재의 소비는 현재의 소비의 안정적인

(dependable and stable) 함수라고 보았다. 그리고 이자율은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고 보았다. 이와 같은 견해는 케인즈 이전의 고전학파의 견해와는 크게 다르다. 즉, 고

전학파 경제학자들은 높은 이자율은 저축을 증대시키고 소비를 감소시킨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케인즈는 이론적인 관점에서 볼 때 이자율이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경험적

으로 볼 때 단기에 있어 이자율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은 이차적일(secondary) 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다고 주장하였다.

둘째, 케인즈는 한계소비성향(marginal propensity to consume, MPC)이 0과 1 사이의

값이라고 보았다. 케인즈는 소득이 증가하였을 때 사람들이 소비를 증가시키지만 증가한 소

득만큼 소비를 증가시키지 않는다고 보았으며 이를 기본적인 심리 법칙(fundamental

psychological law)이라고 불렀다. 다시 말해 소득이 추가적으로 한 단위 증가하였을 때 사

람들은 그 가운데 일부는 소비하고 나머지는 저축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한계소비성향이

0과 1 사이의 값을 갖기 때문에 케인즈의 교차점 모형에서 정부지출승수가 1보다 크게 나

타나고 그와 같은 결과에 바탕을 두고 대공황에 대처하기 위한 케인즈의 정책처방 곧 확장

적인 재정정책이라는 정책제안이 나오게 되었다.

셋째, 케인즈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소비성향(average propensity to consume,

APC) 곧 소비를 소득으로 나눈 비율이 감소한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보다 부유한 사람들

의 저축률이 가난한 사람들의 저축률보다 높다고 보았다.

소비에 관한 이와 같은 케인즈의 추론(conjecture)을 절대소득 가설(absolute income

1) Keynes, J. M. (1936), The General Theory of Employment, Interest Rate and Money, Harcourt, Brace
and Co.: London, pp. 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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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pothesis)이라고 한다. 그런데 위의 세 가지 추측을 만족하는 소비함수는 다음과 같은 형

태로 나타낼 수 있다.

              (17.1)

이때  는 소비,  는 소득이고 는 상수, 는 한계소비성향이다. 이와 같은 소비함수는 [그

림 17.1]과 같이 그려볼 수 있다. [그림 17.1]에서 소비함수는 절편 를 지나고 기울기가

인 함수로 나타나 있다.

식 (17.1)에 나타나 있는 소비함수는 앞에서 본 케인즈의 세 가지 추측을 만족시킨다.

먼저 식 (17.1)은 소비가 소득만의 함수라고 가정하고 있다. 그리고 소득이 추가적으로 한

단위 증가하면 소비가 1보다 작은 만큼 증가하고 나머지   만큼은 저축된다. 다음으로

식 (17.1)으로부터 평균소비성향을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     (17.2)
 

그런데  는 소득이 증가하면 감소한다. 다시 말해 평균소비성향은 소득이 증가하면 감소

한다. 그런데 식 (17.1)로부터 평균저축성향 곧 저축률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        (17.3)
  

따라서 저축률은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증가한다.

소비에 관한 정형화된 사실들

케인즈의 소비함수에 대한 추측이 출간된 이후 여러 경제학자들이 데이터를 수집하여 그

와 같은 추측을 검증하였다. 처음 학자들이 수집하여 이용한 데이터는 두 가지 종류였다2).

2) Friedman, Milton (1957), A Theory of the Consumption Function, Princeton University Press:
Princeton, N.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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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제 1차 세계대전과 제 2차 세계대전 사이에 소비, 저축, 소득, 물가 등의 단기 경기변

동을 담고 있는 시계열 데이터(time series data)를 사용한 분석은 케인즈의 추측을 지지하

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현재의 소비는 현재의 소득과 높은 상관관계(correlation)를 갖기

때문에 다른 변수들은 소비를 설명하는데 크게 기여를 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곧 케인즈의 첫 번째 추측을 뒷밭침하는 결과였다. 다음으로 대공황에 있어서와 같이 소득

이 낮은 경우에는 소비와 저축 모두 낮게 나타났다. 따라서 한계소비성향이 0과 1 사이의

값일 것이라는 케인즈의 두 번째 추측을 뒷밭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소득이

낮은 기간에 있어서는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 높고 소득이 높은 기간에는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 낮게 나타났으며 이는 케인즈의 세 번째 추측을 뒷밭침하는 결과였다.

다음으로 학자들은 가계조사를 통하여 한 시점에서 여러 가계의 소득과 소비 및 저축에

관한 가계예산에 관한 자료를 수집하여 분석하였다. 이와 같은 자료는 한 시점에서 여러 경

제주체에 관한 자료라는 의미에서 횡단면 자료(cross sectional data)라고 하는데 횡단면

자료의 분석 결과도 케인즈의 추측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먼저 현재의 소득은 현재

의 소득과 높은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높은 소득의 가계는 소비 또한

높다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한계소비성향이 영보다 크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리고 높

은 소득의 가계는 저축 또한 높은데 이는 한계소비성향이 1보다 작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다시 말해 케인즈의 두 번째 추측과 같이 한계소비성향은 0과 1 사이의 값으로 나타났다.

마지막으로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평균저축성향(곧 저축률) 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소득이 높은 가계일수록 한계소비성향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는 케인즈의 세 번

째 추측을 뒷밭침하는 결과였다.

지금까지 설명한 분석은 한 시점 혹은 단기에 있어서의 소비함수이다. 따라서 케인즈의

소비함수론 곧 절대소득가설은 단기에 있어서는 소비와 소득의 관계를 잘 설명하는 이론이

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케인즈의 소비함수는 두 가지 점에서 문제를 안고 있었다고 할 수

있다. 먼저 케인즈의 경제이론은 산업혁명 이후 나타난 경제문제 가운데에서도 그 무엇보다

도 심각한 대공황이라는 경제현상을 치유할 목적으로 등장한 것이다. 따라서 케인즈의 분석

은 단기적인 분석에 초점을 둘 수밖에 없었으며 장기적인 분석에 있어서는 약점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케인즈는 현재의 소비를 설명하는데 현재의 소득에 너무 큰 비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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둠으로써 다른 변수들의 역할을 지나치게 간과한 측면이 있다.

결국 케인즈의 소비함수론은 이와 같은 두 가지 측면에서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먼저

케인즈의 추측 곧 절대소득가설은 장기에 있어서의 소득과 소비의 관계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즉, 세계 2차 대전 이후 쿠즈네츠(Simon Kuznets)는 1869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장기에 있어 소비와 소득에 관한 집계자료(aggregate data)를 구축하였다3). 그리고 쿠즈네

츠는 자신이 분석한 기간 동안에 소득이 크게 증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소득과 소비의 비율

이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됨을 발견하였다. 그런데 이는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소비성향

이 감소할 것이라는 케인즈의 추측 곧 절대소득가설에 위배되는 실증적 현상이다. 다시 말

해 소득이 증가하면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한다는 케인즈의 추측은 장기에 있어 성립하지 않

으며 장기의 소비함수는 [그림 17.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절편이 없이 원점을 지나는 것으

로 나타난다.

다음으로 케인즈의 추측을 바탕으로 케인즈와 그를 따르는 많은 학자들은 1930년대 후

반과 1940년대 초반에 걸쳐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경제 상황에 대하여 매우 비관적인 예측

을 하였다4). 즉, 케인즈의 소비함수에 입각하여 볼 때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사람들은 소득

가운데 점점 더 작은 비율을 소비한다. 그런데 소득과 함께 증가하는 저축을 흡수할 수 있

을 만큼 높은 이윤이 발생하는 투자의 기회가 충분히 존재한다면 문제가 아니지만 그와 같

은 투자의 기회가 부족할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세계 2차 대전이 끝나면 전시

의 정부지출이 평상시 수준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불황이 초래될 것이라는 것이다. 다시 말

해 이들 케인즈 학파 학자들은 세계 2차 대전이 끝난 이후 총수요를 증가시키기 위하여 정

부가 팽창적인 재정정책을 사용하지 않으면 장기 침체가 일어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 이와

같은 가설을 장기침체가설(secular stagnation thesis)이라고 한다.

이와 같은 케인즈 학파 경제학자들의 예측은 세계 2차 대전 이후 미국의 경제에 있어

들어맞지 않았다. 즉, 세계 2차 대전 이후 소득은 그 이전보다 훨씬 높았으나 저축률은 그

다지 증가하지 않았다. 다시 말해 세계 1차 대전과 세계 2차 대전 사이의 자료를 가지고 추

정한 소비함수를 가지고 예측한 세계 2차 대전 이후의 소비는 실제로 일어난 소비보다 훨

3) Kuznets, Simon (1946), National Income: A Summary of Findings, NBER, Arno Press: New York.
Kuznets, Simon (1952), "Proportion of Capital Formation to National Product," American Economic
Review v.42, May, 507-526.
4) Hansen, Alvin H. (1938), Full Recovery or Stagnation?, W.W. Norton & Co.: New Y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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씬 낮았다. 따라서 소득이 증가하면 평균소비성향(평균저축성향)이 감소(증가)할 것이라는

케인즈의 추측은 이 경우에도 역시 들어맞지 않았다. 그렇다면 이들의 예측이 왜 이와 같이

빗나간 것일까? 세계 2차 대전 이후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전쟁 중에 전쟁 비용을 마련

하기 위하여 미국 정부가 막대한 공채를 발행하였는데 그와 같은 정부공채가 가계의 자산

(asset)으로 축적되었기 때문에 전쟁 이후 가계의 자산이 전쟁 이전과 비교하여 크게 증가

하였다. 그리고 그와 같은 자산의 축적이 소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까지 본 바와 같이 소비함수에 관한 실증적 분석의 결과 발견된 정형화된 사실

(stylized facts)로서 소비함수론이 설명하여야만 하는 것들은 다음과 같은 네 가지이다.

① 횡단면 자료를 이용하여 구한 소비함수는 케인즈가 추측한 바와 같이 [그림 17.1]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절편이 존재하고 기울기가 0과 1 사이의 값을 갖는 함수로 나타난

다.

② 단기의 경기변동을 보여주는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구한 소비함수 또한 [그림

17.1]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은 모양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단기 시계열 자료를 이용한 소

비함수는 케인즈의 추측을 뒷밭침한다.

③ 장기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구한 소비함수는 [그림 17.2]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

점을 지나는 함수의 형태로 나타나며 그 기울기는 1보다 작다. 따라서 장기 시계열을 이용

하여 구한 소비함수는 케인즈의 추측을 지지하지 않는다.

④ 소비함수는 소득뿐만 아니라 가계의 자산에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케인즈가 추측한

바와 같이 소득이 소비의 절대적인 결정요인은 아니다.

이와 같은 사실들은 일견 서로 상충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현대 거시경제이론에 있

어 이론적인 면에 있어서나 실증적인 면에서 가장 풍부한 연구가 이루어진 것이 바로 소비

함수론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는 위와 같이 일견 상충적인 것처럼 보이는 소비에 관한 사

실들을 일관성 있게 설명하려는 노력의 결과였다.

17.2 어빙 피셔의 기간 간 소비선택이론

사람들의 소비에 관한 의사결정을 조금 더 조심스럽게 관찰한다면 현재의 소비가 현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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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케인즈의 소비함수가 옳지 않다는 사실을 쉽게 추론할 수 있다.

즉, 사람들은 자신의 소득 가운데 얼마만큼을 소비하고 얼마만큼을 저축할 것인가를 결정할

때 현재의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의 기대되는 소득까지를 고려한다. 그리고 현재 소비를 많

이 하면 미래의 소비가 감소하고 반대로 현재 저축을 많이 하면 미래의 소비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사람들은 알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소비는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에 기대되는 소득

의 흐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런데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이나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 등의 현대적인 소비함수론은 대부분 사람들이 직면하는 이와 같은 기간 간 선

택의 문제를 분석함으로써 앞에서 본 소비에 관한 정형화된 사실들을 일관된 이론으로 설명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기간 간 선택의 문제를 처음 분석한 사람은 어빙 피셔

(Irving Fisher)이다5).

평생효용함수

각 기간의 실질소득 곧 재화의 부존량(endowment)이 일정하게 주어져 있는 경제로서

생산이 일어나지 않는 경제를 순수교환경제(pure exchange economy)라고 한다. 여기서는

이제 순수교환경제를 가정하고 소비자의 선택의 문제를 생각하여 보기로 하자. 먼저 지금의

소비자는 두 기간을 살며     기의 소비를  라 할 때 평생효용함수는      와 같이

쓸 수 있다고 가정한다. 이때 평생효용함수        는 두 기간의 소비에 관하여 증가함수

이고 위로 볼록하며 효용극대화의 문제가 내부해(interior solution)을 갖도록 하는 모든 조

건을 충족시킨다고 가정한다6).

이와 같이 가정하면 효용함수는 [그림 17.3]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두 기간의 소비

를 축으로 한 평면에서 원점에 대하여 볼록한 무차별곡선(indifference curve)으로 나타낼

수 있다. 먼저 무차별곡선의 성질에 의하여 같은 무차별곡선 위에 있는 두 점에 있어서는

효용의 크기가 서로 같다. 따라서 점  와 점 에서의 효용은 서로 같고 같은 원리에 의하

5) Fisher, Irving (1930), The Theory of Interest: As Determined by Impatience to Spend Income and
Opportunity to Invest It, The Macmillan Company: New York.
6) 다시 말해 예산제약의 한 모퉁이에서 해가 발생하는 모퉁이 해(corner solution)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가정하
자는 것인데 그와 같은 수학적인 조건들을 때로는 이나다 조건(Inada condition)이라고 한다. 이나다 조건에
는 두 기간의 소비의 한계효용이 소비가 영일 경우에는 무한대가 되고 소비가 무한대일 경우에는 영이라는
조건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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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점 와 점  에서의 효용은 서로 같다. 그리고 무차별곡선이 원점에서 멀리 떨어져 있을

수록 효용은 높기 때문에 점 에서의 효용은 두 점 나 에서의 효용보다 높다.

한편, 무차별곡선 위의 한 점에 있어서의 기울기는 그 점에서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한

단위 줄인다고 할 때 같은 효용을 유지하기 위하여 보상해 주어야 하는 두 번째 기간의 소

비의 크기를 나타낸다. 이와 같은 의미를 갖는 무차별곡선의 기울기를 미시경제학에서 배운

바와 같이 한계대체율(marginal rate of substitution)이라고 한다. 그리고 한계대체율은 효

용을 일정하게 유지하면서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두 번째 기간의 소비로 대체하고자 하는

비율을 나타낸다.

[그림 17.3]에서 무차별곡선이 원점에 대하여 볼록하기 때문에 한계대체율은 두 기간의

소비에 달려 있다. 즉, 첫 번째 기간의 소비가 크고 두 번째 기간의 소비가 작은 점  에서

는 한계대체율이 작다. 다시 말해 점  에서 첫 기간의 소비를 한 단위 줄이는 대가로 보상

해주어야 하는 두 번째 기간의 소비는 작다. 그러나 첫 번째 기간의 소비는 작고 두 번째

기간의 소비는 큰 점 에서는 한계대체율이 크다. 다시 말해 점 에 있어서는 첫 번째 기

간의 소비를 한 단위 줄이는 대신에 보상하여 주어야 하는 두 번째 기간의 소비가 크다.

그런데 지금의 경우 소비는 거시경제변수인 총소비(aggregate consumption)를 의미함으

로 여러 가지의 소비재를 하나로 총합한(aggregate)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하나의

개별 재화의 경우에 나타날 수 있는 열등재(inferior goods)의 경우를 배제하는 것이 보통

이다. 다시 말해 거시경제의 분석에 있어서는 두 기간의 소비가 모두 정상재(normal

goods)라고 가정하는 것이 통례이다. 바꾸어 말해 소비함수론에 있어서는 소득이 증가하면

주어진 이자율 수준에서 두 기간의 소비가 동시에 증가한다고 가정한다고 본다.

평생예산제약

지금의 소비자는 기에  만큼의 재화를 소득으로 받는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소비자가

제1기에 한 단위의 재화를 저축하여 다른 소비자에게 대여하면 다음 기에 원금과 이자를

포함하여    만큼의 재화를 되돌려 받는다고 가정한다. 이때 은 실질이자율이며 이와같

은 가정은 경제에 소득을 빌리고 빌려주는 시장(borrowing and lending market)이 존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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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제 이 소비자의 두 기간에 있어서의 예산제약조건은 각각 다음과 같

이 쓸 수 있다.

      (17.1)

         (17.2)

여기서  는 첫 번째 기간의 저축으로 그 값이 양이면 저축 곧 대여(lending)이고 음이면 부

의 저축(dissaving) 곧 차입(borrowing)을 나타낸다. (17.1)의 첫 식은 첫 번째 기간의 소

비와 저축의 합이 첫 번째 기간의 소득과 같아야 함을 의미하고 두 번째 식은 두 번째 기간

의 소비가 두 번째 기간의 소득과 첫 번째 기간에 타인에게 대여한 저축의 원리금의 합과

같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 (17.1)의 첫째식의 양변에 1+ r 을 곱하면 다음을 얻는다.

            

그리고 이를 식 (17.2)와 같은 변끼리 더한 다음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소비자의 평생예산

제약(lifetime budget constraint)을 얻는다.

 
        (17.3)
 

여기서 (17.3)의 좌변은 두 기간의 소비의 흐름의 현재가치(present value)이며 우변은 소

득의 흐름의 현재가치이다. 즉, 이 소비자의 소비의 흐름의 현재가치는 소득의 흐름의 현재

가치와 같아야 함을 의미하며 이는 현재가치로 볼 때 이 소비자의 평생소비가 평생소득을

초과할 수 없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평생예산제약은 [그림 17.4]와 같이 그려볼 수 있다. 먼저 [그림 17.4]에서


점  는    인 경우이므로 식 (17.3)에 의하여        인 점을 나타내고 점 는

    인 경우이므로 역시 식 (17.3)에 의하여           인 점을 나타낸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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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고 점  는 소득의 부존점(endowment point)을 나타낸다. 따라서 예산선 위에서의 구간

 에서는 첫 번째 기간의 소비가 첫 번째 기간의 소득보다 작음으로 대여자이고 구간 

에서는 차입자이다.

한편, [그림 17.4]에 나타나 있는 평생예산제약은 소득이나 이자율이 변화하면 이동한

다. 먼저 [그림 17.5] (a)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첫 번째 기간의 소득이  에서  로

증가하면 평생예산제약은 밖으로 평행 이동한다. 이와 같은 평행 이동은 두 번째 기간의 소

득이 증가하는 경우에도 역시 일어난다. 그리고 이자율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그림 17.5]

(b)에서 보는 바와 같이 소득의 부존점  를 중심으로 회전 이동한다. 이때 이자율이 상승

하는 경우 소득의 부존점을 중심으로 회전 이동하는 이유는 이자율에 관계없이 소득의 부존

점은 지금의 소비자가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          는 이자율에

관계없이 항상 평생예산제약 (17.3)을 만족시키므로 점  는 이자율에 관계없이 평생예산제

약을 만족시키고 이는 곧 이자율이 상승할 때 평생에산제약이 부존점  를 중심으로 회전

이동함을 의미한다.

최적소비의 흐름

지금의 소비자는 효용을 주어진 평생예산제약조건 아래에서 극대화하기 위하여 두 기간

의 소비를 선택하여야 하는데, 이는 지금의 소비자가 효용함수를 식 (17.3)으로 나타나는

평생예산제약에 대하여 극대화하여야 함을 의미한다. 이제 이와 같은 효용극대화의 문제는

[그림 17.6]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먼저 효용극대화는 [그림 17.6]에서 보듯이 평생예산제약과 무차별곡선이 접하는 A점에

서 달성된다. 즉, [그림 17.6]에서 주어진 평생예산제약과 적어도 한 점에서 만나면서 원점

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무차별 곡선은  이다. 무차별곡선  은 평생예산제약과 만나

지만  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극대화된 효용이 아니다. 그리고 무차별곡선  는 평생예

산제약과 만나지 않기 때문에 주어진 소득의 흐름과 시장이자율에서는 달성할 수 없는 효용

수준이다. 따라서 평생효용을 극대화하는 소비의 흐름은 점  에서  이다.


한편, [그림 17.6]의 점  에서는 무차별곡선과 평생예산제약이 서로 접하기 때문에 무

- 11 -
차별곡선의 기울기인 한계대체율과 평생예산제약의 기울기인   이 다음과 같이 서로 일치

한다.

     (17.4)

그런데 무차별곡선 위의 한 점에 있어서 한계대체율은 그 점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기간의

소비의 한계효용의 비율이다. 따라서 식 (17.4)는 다시 다음과 같이 다시 쓸 수 있다.

    
       (17.5)
    

이때      는    기 소비의 한계효용이다.

식 (17.5)에 나타나 있는 소비자 균형조건의 경제적인 의미는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

다. 먼저 식 (17.5)는 다음과 같이 다시 쓸 수 있다.

             (17.6)

이때 식 (17.6)의 좌변은 저축을 한 단위 추가적으로 늘리는데 따른 한계비용(marginal

cost)을 나타내고 우변은 한계편익(marginal benefit)을 나타낸다. 다시 말해 첫 번째 기간

에 소비를 한 단위 줄이고 저축을 한 단위 증가시킨다면 첫 번째 기간의 효용이 감소하게

되는데 그 크기는 첫 번째 기간의 소비의 마지막 한 단위의 효용 곧 한계효용 만큼이다.

따라서 (17.6)의 좌변은 저축을 추가적으로 한 단위 증가시키는데 따른 한계비용(marginal

cost of saving)이다.

그리고 저축을 한 단위 증가시키면 두 번째 기간에    단위의 재화를 되돌려 받으므로

이에 한계효용을 곱하여 효용단위로 나타내면 식 (17.6)의 우변과 같다. 즉, (17.6)의 우변

은 저축을 추가적으로 한 단위 증가시킬 때 늘어나는 추가적인 효용 곧 저축의 한계편익

(marginal benefit of saving)이다. 이와 같이 저축의 한계비용과 한계편익을 일치시킴으로

써 지금의 소비자는 효용을 극대화하게 된다. 만일 식 (17.6)의 좌변이 우변보다 크다면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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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의 한계비용이 한계편익보다 크기 때문에 저축(곧 두 번째 기간의 소비)을 감소시키고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증가시킴으로써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반대로 식 (17.6)의 우변이

좌변보다 크다면 저축의 한계편익이 한계비용보다 크므로 저축(곧 두 번째 기간의 소비)을

증가시키고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감소시킴으로써 효용을 증가시킬 수 있다. 따라서 지금

의 경우 소비자 균형은 (17.6)이 성립할 때 달성된다.

소득의 증가와 최적소비의 흐름

두 기간 가운데 한 기간 또는 두 기간 모두에서 소득이 증가하면 [그림 17.5] (a)에서

보는 바와 같이 평생예산제약이 밖으로 평행 이동한다. 이와 같이 소득이 증가하면 소비자

는 [그림 17.7]에서 보는 바와 같이 새로운 소비자 균형점 를 선택하고 그때의 소비의 흐

름은  가 된다. 그런데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이때 소비는 정상재라고 가정하고

있기 때문에 소득이 증가하면 두 기간의 소비가 모두 증가한다. 그리고 그때의 효용수준은

 에서  로 증가한다.

이와 같이 소득이 첫 번째 기간에서 증가하거나 두 번째 기간에서 증가하거나를 불문하

고 소득이 어느 한 기간에 증가하면 증가한 소득을 두 기간의 소비를 동시에 증가시키는데

사용한다. 예를 들어 첫 번째 기간에 소득이 증가한 경우에 첫 번째와 두 번째 기간에 동시

에 소비가 증가하기 때문에 첫 번째 기간의 소비 증가량은 소득의 증가량보다 작다. 이와

같이 어느 한 기간에 소득이 증가한 경우에 그와 같은 소득의 증가분은 생애의 전 기간에

걸쳐 소비를 증가시키는데 사용된다. 이와 같이 한기간의 소비를 생애 전 기간에 분산하여

소비하는 현상을 소비의 평탄화(consumption smoothing)라고 한다.

지금의 소비자의 소비의 흐름을 결정하는 것은 식 (17.3)의 우변에 나타나 있는 평생소

득(곧 소득의 흐름의 현재가치)이다. 그런데 소득의 흐름의 현재가치는 이자율과 소득의 흐

름에 따라 결정된다. 먼저 이자율은 평생예산제약의 기울기를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한데 평

생예산제약의 기울기는 첫 번째 기간의 소비의 기회비용이다. 그리고 이자율은 평생 소득의

흐름이 주어져 있을 때 그 현재가치를 결정하는데 중요하다. 다음으로 소득의 흐름은 이자

율이 주어져 있을 때 평생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결정하기 때문에 중요하다. 이와 같이 평

- 13 -
생소득이 주어져 있는 경우 소비는 [그림 17.6]에 나타나 있는 최적소비는 각각 다음과 같

이 평생소득의 증가함수로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7)

따라서 피셔의 기간 간 소비선택의 모형에 따르면 현재 소비는 현재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

의 소득과 이자율에도 영향을 받는다. 바꾸어 말하면 케인즈가 추측한 바와 달리 피셔의 모

형에 있어서는 현재의 소비가 현재의 소득에만 영향을 받는 것이 아니라 평생 기대되는 소

득에 영향을 받는다.

이자율의 상승과 최적소비의 흐름

이자율이 상승하였을 때 소비자는 어떻게 소비와 저축을 조정하게 될까? 이자율의 상승

이 지금의 소비자의 소비와 저축에 어떤 효과를 미치고 그에 따라 효용수준이 어떻게 변화

하는가 하는 것은 이 소비자가 첫 번째 기간에 대여자(lender)인가 아니면 차입자

(borrower)인가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먼저 [그림 17.6]에 나타나 있는 소비자는 첫 번째 기간의 소득이 소비보다 크기 때문

에 저축이 양인 경우이고 따라서 대부자금시장에서 대여자이다. 이와 같이 첫 번째 기간에

대여자인 경우에 이자율이 상승하였을 때 최적소비의 흐름의 변화가 [그림17.8]에 도시되

어 있다. 먼저 [그림 17.8]에서 이자율이  에서  로 상승하면 평생예산제약은 부존점  를

축으로 시계 방향으로 회전 이동한다. 그리고 이 경우 새로운 소비자 균형은 새로운 평생예

산제약 위의 두 점 와  사이에서 일어난다.

이때 이들 두 점 사이의 점들 가운데 어떤 점에서 새로운 소비자 균형이 일어나는가는

이자율 상승에 따른 소득효과(income effect)와 대체효과 (substitution effect)의 상대적인

크기에 의하여 결정된다. 그런데 지금의 소비자는 첫 번째 기간에 대여자이므로 이자율이

상승하면 이자수득이 증가한다. 즉, 이자율이 상승하면 주어진 소득과 저축에 대하여 지금

의 소비자는 자기의 평생소득이 증가하였음을 알게 되고 그에 따라 정상재인 현재의 소비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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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소비를 동시에 증가시키게 된다. 따라서 첫 번째 기간의 주어진 소득에서 소비를 차

감한 저축이 감소한다. 다시 말해 대여자인 지금의 소비자의 경우에 소득효과는 첫 번째 기

간의 저축을 감소시키고 같은 기간의 소비를 증가시키게 된다.

한편, 이자율의 상승은 미래소비로 나타낸 현재소비의 기회비용을 증가시키고 그에 따라

현재소비를 감소시키고 미래소비는 증가시키는 대체효과가 나타난다. 다시 말해 이자율의

상승은 현재 소비를 미래 소비로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그에 따라 첫 번째 기간의 소비

는 감소하고 저축이 증가한다.

이와 같이 대여자인 지금의 소비자의 경우에는 이자율이 상승할 때 한편으로는 소득효과

에 의하여 첫 번째 기간의 저축이 감소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대체효과에 의하여 첫 번째 기

간의 저축이 증가한다. 따라서 첫 번째 기간의 저축이 증가할 것인지 아니면 감소할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만일 이들 두 효과의 크기가 같다면 [그림 17.8]에서 소비자 균형점이 점

 에서 새로운 평생예산제약 위의 점 로 이동하게 되고, 만일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보다 크

다면 새로운 소비자 균형점은 새로운 평생예산제약 위의 선분  위의 한 점으로 이동하게

되며, 이와는 반대로 만일 대체효과가 소득효과보다 크다면 새로운 소비자 균형점은 새로

운 평생예산제약 위의 선분  위의 한 점에서 이루어진다. 그리고 지금의 경우 곧 이자율

이 상승하는 경우에는 부존점  가 원래의 소비자 균형점 를 지나는 무차별곡선  보다

아래에 있을 뿐만 아니라  보다 위쪽에 위치한 새로운 평생예산제약 위의 점들이 존재하

기 때문에 지금의 대여자가 차입자로 변하는 경우는 일어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효용수준은

항상 증가하게 된다.

이자율이 상승하는 경우 차입자의 최적소비의 흐름에 미치는 효과는 좀 더 복잡한데 이

에 대하여는 [그림 17.9]를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지금의 소비자는 첫 번째 기간

에 차입자이기 때문에 부존점  가 처음의 소비자 균형점 보다 왼쪽에 위치하고 있다. 이

때 이자율이  에서  로 상승하면 지금의 소비자는 주어진 소비의 흐름과 첫 번째 기간의

차입수준에서 갚아야 할 이자가 증가하게 되므로 자기의 평생소득이 감소하였음을 알게 되

고 그에 따라 정상재인 두 기간의 소비가 모두 감소하는 소득효과가 나타난다. 즉, 차입자

의 경우 이자율의 상승은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그에 따라 저축(부의 저축)이

증가(감소)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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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자율의 상승은 두 번째 기간의 소비로 나타낸 첫 번째 기간의 소비의 기회비용

을 증가시킴으로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두 번째 기간의 소비로 대체하는 대체효과가 일어

나고 그에 따라 첫 번째 기간의 저축은 증가한다. 다시 말해 제 1기에 차입자인 지금의 소

비자의 경우 소득효과와 대체효과 모두 제 1기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저축을 증가시키는 방

향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그림 17.9] (a)에서 새로운 소비자균형은 새로운 평생예산제약

위의 점 의 왼쪽에서 일어난다. 다시 말해 소비가 정상재인 경우 이자율의 상승은 주어진

소득의 흐름에서 현재소비를 줄이기 때문에 차입자의 저축은 증가한다.

실제로 위의 두 가지 효과의 합이 크면 [그림 17.9] (a)에서 새로운 소비자 균형점은

소득의 부존점  보다 왼쪽의 새로운 평생예산제약 위에서 일어날 수 있으며 이 경우에는

이자율이 변하기 전에는 차입자였던 소비자가 이자율이 상승함에 따라 대여자로 변한다. 그

러나 [그림 17.9] (a)에서 차입자가 대여자로 변한다고 하여도 새로운 평생예산제약이 처

음의 무차별곡선  보다 아래에 있기 때문에 이자율 상승은 소비자의 효용을 감소시킨다.

그러나 첫 번째 기간의 차입자가 이자율 상승에 따라 대여자로 변하는 경우에 효용이 증가

할 수도 있는데 그와 같은 경우가 [그림 17.9] (b)에 나타나 있다. 즉, 이자율이 상승하였

을 경우 차입자로서 계속 남아 있는 소비자의 효용수준은 항상 감소한다. 그러나 이자율이

상승하였을 때 차입자에서 대여자로 변화하는 소비자의 효용수준은 이자율이 상승하기 이전

보다 높아질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그림 17.9]에서 이자율이  에서  로 상승한 다음 새로운 평생예산제약 위의 점들 가

운데 이자율이 상승하기 전의 소비자 균형점  를 지나는 무차별 곡선  보다 위쪽에 위치

한 점들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자율이 상승한 다음 새로운 소비자 균형점 에서의 효용  

는 이자율이 변하기 전의 균형점  에서의 효용보다 높다. 그런데 이와 같이 처음에 차입자

였던 소비자가 이자율이 상승함에 따라 대여자로 변하고 효용 수준도 따라서 상승하는 경우

는 [그림 17.9] (b)에서 보는 바와 같이 이자율이 변화하기 이전의 소비자 균형점이 부존

점과 가깝거나 이자율의 상승폭이 클 때 일어난다. 이 때 주의할 것은 이자율이 상승하였을

때 차입자였던 소비자가 대여자로 전환하는 것은 이자율 상승에 따라 그와 같은 소비자의

효용이 증가하기 위한 필요조건(necessary condition)이지 충분조건(sufficient condition)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다시 말해 [그림 17.9] (a)에서 본 바와 같이 이자율이 상승함에 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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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비자가 차입자에서 대여자로 전환하였다고 해도 효용이 증가하지 않는 경우가 존재한

다.

지금까지 우리는 두 기간 모형에 있어서 소비자 균형은 소득효과와 대체효과라는 두 가

지 효과를 이용하여 분석하여 보았다. 그런데 지금의 경우 대체효과는 두 기간의 소비 사이

의 대체효과이다. 따라서 통상적인 정태분석에 있어 볼 수 있는 바와 같은 한 기간 안에서

의 서로 다른 재화 사이의 대체효과와는 다르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서로 인접한 두 기간

의 변수들 사이의 대체효과를 기간 간 대체효과(intertemporal substitution effect)라 부르

고 한 기간 안에서의 서로 다른 변수 사이의 대체효과를 기간 간 대체효과와 구분하기 위하

여 기간 내 대체효과(intratemporal substitution effect)라고 부른다. 그러나 위의 경우에는

한 기간 안에 하나의 재화만이 존재하기 때문에 기간 내 대체효과는 존재하지 않는다.

시간분리형 효용함수와 최적소비의 흐름

많은 경우 동태분석에 있어 효용함수를       와 같이 일반적인 형태로 나타내기보

다 다음과 같이 시간분리형 효용함수(time separable utility function)를 이용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17.8)

이때 는 미래의 효용을 현재의 효용으로 할인하는 효용할인인자(utility discounting

factor)로서     의 값을 갖는다고 가정하는데 이는 미래의 효용 한 단위가 현재의 효

용 한 단위보다 작은 가치를 갖는다는 것을 의미하며 지금의 소비자의 시간에 대한 선호

(time preference)를 반영한다. 그리고 효용함수   를 기간효용함수(temporal utility

function)라 부르는데 이는 각 기간의 소비를 효용으로 환산하는 개인의 선호를 반영한다.

이와 같은 효용함수를 가정하는 첫 번째 이유는 문제를 분석하기가 쉽다는 것이나 많은

문제를 분석함에 있어 위의 효용함수를 이용하여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경험에 그 바탕을

두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특히 불확실성을 도입하는 경우 시간분리형 효용함수를 사용하면

- 17 -
문제를 크게 단순화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이제 (17.8)을 이용하여 소비자의 한계대체율을 구하여 보면 다음과 같다.

  
       
     (17.9)
       

 

이때 만일 두 기간의 소비가 같아지면 한계대체율은  과 같아지는데 이를 순시간선호율

(pure rate of time preference)이라고 한다. 지금의 시간분리형 효용함수를 이용하면

(17.6)의 효용극대화를 위한 1차 조건은 다음과 같이 다시 쓸 수 있다.

       
       (17.10)
   

따라서 시간분리형 효용함수의 경우에는 저축을 추가적으로 한 단위 증가시키는데 따른 한

계비용을 나타내는 (17.10)의 좌변은 두 번째 기간의 소비에 영향을 받지 않으며 한계편익

을 나타내는 (17.10)의 우변은 첫 번째 기간의 소비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식 (17.10)에서 만일       이라고 하면      가 된다. 따라서 두 기간의 소비

가 균일하게 된다. 이와 같은 경우를 정상상태(steady state)라고 하는데 정상상태의 소비

는 식 (7.7)의 평생예산제약으로부터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11)

따라서 이 경우 각 기간에 있어서의 소비는 평생소득의     이다. 그리고 첫 기간의

한계소비성향은     이다. 한편, 효용함수가        와 같이 로그함수라고 하면

식 (17.3)과 (17.10)으로부터 다음을 얻을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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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식 (17.12)를 이용하여 첫 번째 기간의 소비함수를 그림으로 그려보면 [그림 17.10]

을 얻을 수 있다. 즉, 지금의 경우 소비함수는 절편이          이고 기울기 곧 한

계소비성향이     인 직선으로 나타난다. 일견 [그림 17.10]의 소비함수가 케인즈의

추측을 뒷밭침하는 것으로 보일지 모르나 내용은 전혀 반대이다. 다시 말해 케인즈가 추측

했던 것처럼 현재소비가 현재소득의 안정된 함수가 아니라 [그림 17.10]에 나타나 있는 피

셔의 소비함수는 미래의 기대되는 소득   이나 이자율 이 변화하면 소비함수 자체가 위

아래로 이동한다. 따라서 현재의 소비는 현재 소득의 안정된함수라고 말할 수가 없다.

유동성제약과 소비의 흐름

지금까지 우리는 소비자들이 자본시장에서 자유로이 차입하고 대여할 수 있으며 그와 같

은 활동에 전혀 제약이 없다고 암묵적으로 가정하였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경우 한 소

비자가 차입할 수 있는 크기에 제약이 있는데 이를 유동성 제약(liquidity constraint) 또는

차입 제약(borrowing constraint)이라고 한다. 여기서는 이제 이와 같이 자본시장이 불완전

할 때 소비자 균형이 어떻게 나타나는가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첫 번째 기간의 소비가 소득을 초과하는 경우 소비와 소득의 차이를 시장에서 차입하여

사용하여야만 한다. 그러나 소비자가 시장에서 차입할 수 있는 크기는 신용도 등에 따라 다

르게 나타난다. 먼저 [그림 17.8]에 나타나 있는 바와 같이 첫 번째 기간에 대여자인 경우

에는 소비의 흐름이 유동성 제약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두 기간의 소비의 흐름은

피셔의 모형에서 본 바와 같이 평생소득의 함수가 된다.

다음으로 [그림 17.11] (a)에서 보는 바와 같이 최적소비를 위해서 소비자가 첫 번째

기간에 차입을 하여야만 하는 경우를 고려하여 보자. 물론 [그림 17.11]에서 소득의 부존점

은  이고 최적 소비점은 이다, 이때 소비자가 시장에서 전혀 차입을 할 수 없다면 첫 번

째 기간의 소득을 소비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림 17.11] (a)에서 볼 수 있는 바와 같이

소비는 소득의 부존점에서 일어나고          가 된다. 다시 말해 이 경우에 현재의

소비는 현재의 소득과 같고 케인즈가 추측한 바와 같이 현재의 소비가 전적으로 현재의 소

득에 의하여 결정된다.

- 19 -
마지막으로 [그림 17.11] (b)에서 보는 바와 같이 차입이 가능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까지는 차입을 할 수 없는 경우를 생각하여 볼 수 있다. 즉, [그림 17.11] (b)에서 차

입의 크기는        만큼이며 이는 첫 번째 기간의 최적소비   를 달성하기에는 부족

한 크기이다. 이 경우에 소비의 흐름은                 가 된다. 물론 이때 

는 일정하게 주어져 있다. 이와 같이 차입이 가능하지만 소비자가 원하는 만큼까지는 차입

을 할 수 없는 경우 현재의 소비는 역시 케인즈가 추측한 바와 같이 현재의 소득에 의존한

다.

17.4 상대소득가설

소비함수의 정형화된 사실에 관하여 처음 설명을 시도한 사람은 듀젠베리(James S.

Duesenberry)이다7). 듀제베리의 상대소득가설(relative income hypothesis)은 소비의 심리

적 측면에 바탕을 두고 있다. 즉, 듀젠베리에 따르면 케인즈의 절대소득가설은 한 사람의

소비가 자신의 과거 소비 및 다른 사람들의 소비와 독립적으로 이루어진다고 암묵적으로 가

정함으로써 사람들의 소비가 심리적으로 과거의 소비 및 다른 사람들의 소비에 의존한다는

사실을 무시하고 있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 상대소득가설의 핵심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가설이다. 첫째, 한 소비자의 소

비는 자신의 소득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의 평균 소비의 증가함수이다. 이와 같은 가설은

한 사람의 소비가 다른 사람들의 소비에 외부효과를 가짐을 의미하는데 이를 전시효과

(demonstration effect)라고 부른다8). 즉, 전시효과에 따르면 소비의 절대적인 수준보다 상

대적인 수준이 중요하며 소비는 한 경제의 소득분포에 있어 소비자가 어느 위치에 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이제 전시효과가 존재하는 소비함수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  
 (17.13)

7) Duesenberry, James S. (1949), Income, Saving, and the Theory of Consumer Behavior, Harvard
University Press: Cambridge, M.A.
8) 듀젠베리는 이를 「keeping up with the Jones(존즈씨네 따라하기)」라고 부르고 있는데, 이때 존즈씨네는
미국의 평균적인 가정을 대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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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때      는 각각 번째 소비자의 소비와 소득이며 
 는 다른 소비자들의 평균소비이고

함수  ∙∙ 는 소득과 다른 사람들의 평균 소비에 대하여 증가함수이다.

둘째, 한 소비자의 소비는 과거의 최고 소비 수준에 영향을 받는다. 즉, 한 번 최고의 소

비 수준에 도달한 다음에는 소득이 감소하여 소비를 감소시켜야만 하는 경우에도 소비를 감

소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 이와 같은 현상을 듀제베리는 소비의 비가역성(irreversibility)이

라고 불렀는데 소비의 비가역성 때문에 최고수준의 소비를 지속시키고자 하는 성향이 존재

하며 소득이 감소하는 경우에도 소비가 소득의 감소에 비례하여 감소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소득에 대한 소비의 비율 곧 평균소비성향은 과거의 최고수준의 소비의 증가함수이다.

그런데 과거의 최고수준의 소비는 소득수준이 최고일 때 달성된다. 따라서 상대소득가설의

두 번째 가설은 다음과 같은 함수형태로 쓸 수 있다.

 
 
   (17.14)
 
 

이때 
  는 번째 소비자의 과거 최고 소득이고  ∙는 감소함수이다. 즉, 현재의 소득이

주어져 있을 때 과거 최고수준의 소득이 높을수록 평균소비성향이 높고, 과거의 최고수준의

소득이 주어져 있을 때 현재의 소득  가 높을수록 평균소비성향은 낮다.

횡단면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

이와 같은 두 가지의 가설을 가지고 우리는 단기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 사이의 괴리

를 설명할 수가 있다. 첫째, 횡단면 자료를 이용한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 사이의 괴리

는 식 (17.13)에 나타나 있는 전시효과를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이를 위하여 식

(17.13)은 다음과 같은 선형 함수로 나타내어 보자.

   
         (17.15)

이와 같은 소비함수는 [그림 17.12] (a)와 같이 도시하여 볼 수 있다. 즉, 식 (17.15)로 나

- 21 -
타나는 소비함수는 절편이  
 이고 기울기가 인 횡단면 분석에 있어서의 소비함수이다. 따

라서 상대소득가설의 전시효과에 따르면 횡단면 분석으로부터의 소비함수의 평균소비성향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감소한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횡단면 분석의 소비함수로부터 원점을 지나는 (장기 시계열 자료를

이용하여 구한) 장기 소비함수는 어떻게 도출할 수 있을까? 이는 식 (17.15)를 집계

(aggregate)함으로써 쉽게 구할 수 있다. 즉, 소득의 분포는 변화하지 않고 모든 사람들의

소득이 증가하는 경우 평균 소득과 평균 소비의 관계를 식 (17.15)로부터 다음과 같이 구

할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16)

이때 은 소비자의 수이고 
와 
 는 다음과 같이 정의된다.

 
 

 
  ,
 


 
 
 

따라서 전시효과에 따르면 평균소비는 평균소득만의 함수이고 절편이 없이 원점을 지나는

선형함수로 나타나므로 한계소비성향과 평균소비성향이 동일한 (경제전체의) 장기 소비함수

가 나타난다. 이때 전시효과의 크기가 충분히 작으면(곧 의 값이 충분히 작으면 한계소비

성향은 0과 1 사이의 값을 갖는다. 다시 말해 경제의 소득분포는 일정한 가운데 모든 사람

들의 소득이 함께 증가하는 경우의 장기 소비함수는 [그림 17.12] (a)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점을 지난다.

단기 시계열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소비성향이 감소하는 단기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의 관계

는 식 (17.14)의 두 번째 가설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먼저 장기적으로 소득이 일정한

성장률 로 증가하는 경우에 과거의 최고수준의 소득은 지난 기의 소득이다. 따라서 식

- 22 -
(17.14)에서  
     로 일정하다. 따라서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17.17)
 

따라서 장기소비함수는 [그림 17.12] (b)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점을 지나는 직선이고 이

때 한계소비성향과 평균소비성향은    로 같다.

다음으로 단기 시계열을 이용한 소비함수는 역시 식 (17.14)를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

다. 먼저 [그림 17.12] (b)에서 소비가 장기 소비함수 위의 한 점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 하여 보자. 이때 소득이  으로 하락하면 소비도 하락하는데 소비의 불가역성 때문에

소득과 비례하여  ″으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소득보다는 낮은 비율로 하락한다. 즉, 소비

는  ′으로 하락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소득이 하락하는 경우의 소비함수는  ′ 와 같이

한계소비성향이 평균소비성향보다 작은 단기 소비함수가 나타난다.

그리고 다시 소득이  에서  으로 증가하면 단기 소비함수를 따라 소비가  ′에서 로

증가한다. 이어서 소득이  에서  로 증가하면 현재의 소득이 (곧 소비가) 과거의 소득

(소비)보다 크기 때문에 소비는 장기 소비함수를 따라 에서 로 증가한다. 이때 다시 경

기가 후퇴하여 소득이  으로 감소하면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소비의 불가역성에 따른 단기

조정이 일어난다. 이와 같이 경기가 후퇴할 때 과거의 최고수준의 소비는 소비의 불가역성

에 따라 소비의 감소를 억제하는 기능을 하는데 이를 톱니효과(ratchet effect)라고 한다.

이와 같이 상대소득가설은 두 가지의 가설 곧 전시효과와 소비의 불가역성 곧 톱니효과

를 이용하여 단기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의 괴리를 일관성 있게 설명한 최초의 이론이

다. 그러나 상대소득가설은 소비의 외부효과와 시간적 의존성이라는 다분히 심리적인 측면

에 기초하고 있다. 따라서 상대소득가설을 직접 자료를 이용하여 검정하는 것이 쉽지 않다

는 단점이 있다.

17.5 항상소득가설

앞에서 우리는 어빙 피셔(Irving Fisher)의 기간 간 소비선택의 이론에 관하여 배웠다.

- 23 -
피셔의 소비선택 이론의 핵심은 소비자의 현재 소비는 현재 소득의 함수가 아니라 소비자가

한평생 기대하는 소득의 현재가치 곧 부(wealth)의 함수라는 것이다. 밀튼 프리드먼(Milton

Friedman)의 항상소득가설(permanent income hypothesis)은 이와 같은 피셔의 분석에 기

초하고 있다.

프리드먼은 각각의 기간에 있어 소비자의 실제소득(measured income, )은 능력

(ability), 교육수준, 일의 경험(experience), 연령, 성격(personality), 직종(occupation), 성

별(gender), 지역 및 비인적 부(nonhuman wealth) 등 소비자의 항구적인 특성에 의하여 결

정되는 항상소득(  )과 경기변동, 측정오차(measurement error), 날씨, 질병 등과 같은 확

률적(random)이면서도 일시적인 요인 때문에 변동하는 임시 소득(temporary income,  )

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보았다. 즉,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17.18)

이와 같이 정의되는 이들 소득 사이의 관계로부터 항상소득은 다음과 같이 이해할 수도 있

다.

식 (17.18)로 나타나는 소득 사이의 관계로부터 이들 소득의 현재가치 사이의 관계를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19)

이때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지금의 소비자가 영구히 산다고 가정하였다. 그리고 항상소득은

소비자의 특성에 의하여 일정하게 주어지는 소득이기 때문에 시간을 나타내는 아래 첨자를

첨부하지 않았다. 한편, 임시소득은 때로는 양이고 때로는 음인 확률변수로 그 합이 영이다.

∞  

  

 
(17.20)

따라서 (17.19)로부터 다음을 얻을 수 있다9).

9) 이때 다음의 결과를 이용하였다.

- 24 -
∞ 
       
  


(17.21)

즉, 항상소득은 한평생 (기대되는) 소득의 현재가치로 정의되는 부(wealth, )로부터 발생

하는 이자소득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프리드먼의 항상소득가설은 식 (17.18)과 함께 다음의 두 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      (17.22)

     (17.23)

이때       는 각각 실제소비(measured consumption), 항상소비(permanent

consumption) 그리고 임시소비(temporary consumption)이고 는 0과 1 사이의 상수이다.

식 (17.22)는 실제소비를 항상소비와 임시소비의 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이때 임시소비는

한편으로 통상적이지 않은 질병 등과 같이 개인적인 요인에 의한 소비가 포함되고 다른 한

편으로는 한 개인이 속한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에 따른 소비가 포함된다. 예를 들어

이상 한파는 모든 소비자들의 유류 소비를 증가시키고 농산물의 풍작은 농민들의 소비를 증

가시킨다. 그런데 임시소비 가운데 개인적인 요인에 의한 소비의 변동은 (한 기간 안에서

또는 단기적으로) 모든 소비자에 대하여 평균을 구하면 영이 되지만 집단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의 변동에 따른 소비의 변동은 모든 소비자에 대하여 평균을 구한다 하여도 영이 되지

않을 수 있다.

식 (17.23)은 항상소득과 항상소비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때 항상소비는 앞에서 본

피셔의 분석에 있어 최적소비라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식 (17.12)에서 현재 소비는 평생소

득의 현재가치 곧 부(wealth) 에 비례함을 배웠다. 식 (17.23)의 경우에도 항상소비가

항상소득에 비례하는데 항상소득은 다시 부 에 비례하기 때문에 결국 항상소비가 부 

에 비례한다. 다시 말해 식 (17.23)은 소비의 기간 간 선택에 있어 최적소비로 부 가 주


   

  

      ∙∙∙ 

       

- 25 -
어져 있을 때 계획한 소비함수라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설명한 식 (17.18), (17.22) 그리고 (17.23)으로 이루어진 항상소득가설은 이

들 식에 포함된 소득과 소비의 상관관계를 정함으로써 하나의 가설로서 완성된다. 프리드먼

은 이를 위해 임시소득과 임시소비가 서로 상관관계가 없을 뿐만 아니라 항상소득이나 항상

소비와도 상관관계가 없다고 가정하고 있다. 즉,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        (17.24)

이때 ∙∙ 는 두 변수의 상관계수(correlation coefficient)이다. 식 (17.24)에서 첫 번째

두 상관계수가 영이라는 것은 충분한 개연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임시소득과 임시소비의 상관계수가 영이라는 마지막 가정은 상당히 강하다고 생

각할 수도 있다. 식 (17.24)의 세 번째 가정이 강한 것은 사실이지만 다음과 같은 이유 때

문에 처음 생각한 만큼 강한 것은 아니다. 첫째, 저축은 소비하고 남은 잔차(residual)이다.

따라서 뜻하지 않은 소득이 발생하면 소비보다는 저축한다고 볼 수 있다. 둘째, 뜻하지 않

은 소득(windfall income)이 발생하면 내구재 등을 구입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 경우

에는 소비(consumption)와 소비지출(consumption expenditure)을 구분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가구를 구입하였을 때 지급하는 비용은 소비지출이다. 그러나 구입한 가구는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수 십 년을 쓰기 때문에 가구로부터 얻는 서비스 곧 소비는 수 십 년을 두고

지속된다. 따라서 가구를 구입하는 경우 소비보다는 대부분이 미래의 소비를 위한 저축이라

고 볼 수 있다. 셋째, 이미 기대된 소득은 항상소득에 포함되어 항상소비에 이미 반영되어

있다. 예를 들어 시일은 알 수 없지만 유산을 상속받기로 되어 있다면 이는 이미 항상소득

에 반영되어 있다. 넷째, 뜻밖의 소득을 얻는 경우에 반하여 뜻밖의 손실을 보는 경우도 있

으며 이들 가능성이 서로 상쇄된다.

횡단면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

항상소득 가설에 있어 장기 소비함수는 식 (17.23)에 나타나 있는 항상소득과 항상소비

- 26 -
의 관계이다. 즉, 장기에 있어 경제가 성장하여 항상소득이 증가하면 소비는 식 (17.23)의

원점을 지나는 소비함수를 따라 증가한다. 즉, [그림 17.13]에 항상소득과 항상소비의 관계

가 원점을 지나는 직선으로 나타나 있다. 그리고 경제 전체의 임시소득과 임시소비의 평균

이 영이라고 가정하면 실제 소득의 평균과 항상소득의 평균은 같고 그때의 소비는 점  에

서 결정된다. 물론 이 경우의 실제 소비의 평균은 항상소비의 평균과 같다. 즉, 점  에서는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 
 (17.24)

그리고 경제성장에 의하여 일인당 소득( 


 )이 증가하면 일인당 소비( 
 )는 원점을 지나는

장기 소비함수를 따라 증가한다.

다음으로 횡단면 자료로부터 구한 소비함수와 장기 소비함수의 관계 역시 [그림 17.13]

을 이용하여 설명하여 볼 수 있다. 먼저 경제 전체 소비자의 실제 소득의 평균인 


 에서는

임시소득이 영이다. 그리고 임시소득과 항상소득은 상관관계가 영이므로 


 보다 위쪽에서는

임시소득의 평균이 양이고 


 보다 아래에서는 임시소득의 평균이 음이다10). 즉, 실제 소득

이  (< 
 )인 소비자들의 임시소득의 평균값은 음이므로 항상소득이 실제 소득보다 큰  

이고 그때의 항상소비는      이다. 그런데 임시소비는 소득이나 항상소비와 상관관계

가 없기 때문에 실제소득이  인 소비자들의 임시소비의 평균은 영이다. 따라서 실제 소비

10) 이와 같은 관계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이때  과  은 각각 실제소득과 항상소득의 분산이다. 위로부터 우리는   



 인 소비자들의 임시소득의
평균값은 영보다 크고 반대로   
 인 소비자들의 임시소득의 평균값이 영보다 작음을 알 수 있다.

- 27 -
(   )는 항상소비와 같다. 즉,         가 성립한다. 그리고 실제 소득과 실제 소비의

배합점을 점 로 얻을 수 있다.

한편, 실제 소득이    
  인 소비자들의 임시소득은 양이다. 따라서 이들 소비자들의

항상소득은  는 실제 소득보다 낮고 그때의 항상소비는      와 같이 구할 수 있다.

그리고 실제 소득이  인 소비자들의 임시소비는 소득이나 항상소비와 상관관계가 없기 때

문에 이들 소비자들의 임시소비의 평균값은 영이 된다. 따라서 실제소비(   )는 항상소비와

같다. 즉,         가 성립한다. 그리고 이 경우 실제 소득과 실제 소비의 배합점을

점  와 같이 얻을 수 있다.

이제 실제 소득과 실제 소비의 배합점인 두 점 와  를 연결하면 횡단면 소비함수를

     와 같이 얻을 수 있다. 즉, 횡단면 소비함수는 절편이 존재하는 소비함수로 평균

소비성향이 한계소비성향보다 크고 평균소비성향은 소득이 증가하면 감소한다. 이와 같은

관계는 다시 다음과 같이 설명하여 볼 수 있다. 즉,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득이 같은

소비자들의 평균적인 실제 소비는 다음과 같이 항상소비로 결정된다.

       (17.25)

따라서 평균소비성향(  )는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다.

  
     (17.26)
 

그런데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실제 소득이 낮은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항상소득이 실제소

득보다 높고 반대로 실제소득이 높은 소비자들의 경우에는 항상소득이 실제 소득보다 낮다.

따라서 소득이 증가하면 평균소비성향은 감소한다.

단기 시계열 소비함수

단기 시계열 자료로부터 구한 소비함수 곧 경기변동에 따른 소득의 변동이 있을 때 소득

- 28 -
과 소비의 관계를 보여주는 단기 소비함수 또한 [그림 17.13]을 이용하여 설명할 수 있다.

다만 지금의 경우에 [그림 17.13]에 나타나 있는 소득과 소비는 일인당 소득과 일인당 소

비라고 해석하여야만 한다. 이때 


 는 주어진 기간의 일인당 소득의 평균이고 이는 항상소

득의 평균 
 와 같다. 따라서 장기 소비함수는 앞에서와 같이 구할 수 있으며 역시 원점을

지나는 함수로 나타난다.

한편, 경기가 불황이기 때문에 일인당 실제 소득이 평균 소득보다 낮은  이면 임시소득

이 음이고 이는 항상소득   가 실제 소득보타 큼을 의미한다. 따라서 항상소비를

     와 같이 얻을 수 있다. 그런데 경기가 불황이라 하여도 임시소비는 어떤 종류의

소득이나 항상소비와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에 경제 전체의 평균은 영이다. 따라서 실제 소

비는 항상소비와 같다. 즉,         가 성립하고 일인당 실제 소득과 실제 소비의 배

합점을 점 와 같이 얻을 수 있다. 같은 논리에 의하여 호황인 경우의 실제 소득  에서의

일인당 실제소득과 실제 소비의 배합점을 점  와 같이 얻을 수 있다. 그리고 두 점 와 

를 연결함으로써 단기 시계열에서 얻을 수 있는 소비함수를 얻을 수 있다. 즉, 단기 시계열

소비함수에서는 횡단면 소비함수에서와 마찬가지로 평균소비성향이 한계소비성향보다 크다.

자산의 축적과 소비함수

항상소득가설에 있어 자산의 축적은 항상소득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소비는 횡단면이나

단기 시계열 소비함수를 따라 증가하는 것이 아니라      를 따라 증가한다. 예를 들

어 [그림 17.13]에서 처음의 소득과 소비가  



  에서 이루어지고 있었다고 하여 보자.

이 때 자산이 축적되어 항상소득이  로 증가하였다고 하여 보자. 이 경우 케인즈의 절대소

득가설에 따르면 소비는 점  에서 결정된다. 그러나 지금의 경우 소득의 증가는 항상소득

의 증가를 의미함으로 실제로 소비는 점 에서 결정된다. 따라서 절대소득가설에 따르면 소

비의 증가를 만큼 과소 예측하게 된다. 장기침체가설(secular stagnation thesis)은 이와

같이 소득 변화의 성질에 따라 소비의 반응이 다르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한 결

과 나타난 오류였다고 할 수 있다.

- 29 -
정책적인 함의

항상소득가설은 소득의 변동이 소비에 미치는 효과가 소득 변동의 성질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만일 소득의 변동이 일시적인 것이라면 임시소득에 영향을

미치고 임시소득의 변동은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거나 영향을 미친다고 하여도 그 크기

가 작을 뿐만 아니라 일시적이다. 그러나 소득의 변동이 항상소득의 변화 때문에 나타난 것

이라면 소비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항구적이다.

앞에서 우리는 IS-LM/AS-AD모형을 이용하여 재정정책을 분석한 바 있다. 특히 조세

를 삭감하는 경우 소비를 촉진하여 경기가 진작됨을 배웠다. 그리고 조세를 증가시키면 소

비를 감소시켜 경기가 진정된다고 배웠다. 그러나 이와 같은 분석은 항상소득가설의 입장에

서 보면 옳지 않다. 즉,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조세를 삭감하는 경우 오직 한 기간만 일시

적으로 삭감하는 경우와 항구적으로 삭감하는 경우에 효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한 기간만

조세를 삭감하는 경우 소득의 증가는 임시소득의 증가이다. 따라서 조세삭감의 효과가 크지

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일시적이다. 그러나 조세를 항구적으로 삭감하는 경우 소득의 증가는

항상소득의 증가이다. 따라서 이 경우 소비의 증가는 클 뿐만 아니라 항구적이다. 다시 말

해 정책효과를 분석함에 있어 단순히 IS-LM/AS-AD모형을 이용하면 옳지 않은 결론에 도

달할 수가 있다.

17.6 생애주기가설

1985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바 있는 프랑코 모딜리아니(Franco Modigliani)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리처드 브럼버그(Richard Brumberg) 및 알버트 안도(Albert

Ando)와 함께 쓴 논문에서 피셔의 기간 간 소비선택 모형을 이용하여 소비함수론을 전개하

였다11). 즉, 피셔의 모형을 이용하여 모딜리아니는 소비에 관한 정형화된 사실들을 일관성

11) Modigliani, Franco and Richard Brumberg (1954), "Utility Analysis and the Consumption Function:
An Interpretation of Cross-Section Data," in, Kenneth K. Kurihara (ed.), Post-Keynesian Economics,
Rutgers University Press: New Brunswick, NJ.
Ando, Albert and Franco Modigliani (1963), "The Life-Cycle Hypothesis of Saving: Aggregate
Implications and Tests," American Economic Review V. 53, pp. 55-84.
Modigliani, Franco (1986), "Life Cycle, Individual Thrift, and the Wealth of Nations," American
Economic Review v.76, 297-313.

- 30 -
있게 설명하고자 하였다. 그런데 모딜리아니 모형의 핵심은 소비자가 태어나서 교육을 받고

노동시장에 나가 소득을 벌어 저축하고 은퇴하여 연금이나 저축에 의존하여 생활하기까지

소득의 평생 흐름에 규칙성이 존재한다는데 있다. 이와 같은 이유 때문에 모딜리아니의 모

형을 생애주기가설(life-cycle hypothesis)이라고 부른다.

생애주기가설은 [그림 17.14]에 나타나 있는 소득, 소비, 저축 그리고 부(wealth)의 평

생 흐름에 바탕을 두고 있다. [그림 17.14]에서 0기는 소득의 흐름이 발생하기 시작하는 시

점이고 소득은 일정하게 주어져 있다. 그리고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의 길이가  , 소득이 발

생하기 시작한 다음 사망 시까지의 기간이  로 나타나 있다.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 동안에

는 소득의 일부를 소비하고 그 나머지를 저축한다. 소득이 발생하는 기간이 경과하면서 축

적된 저축이 곧 부(wealth, )이고 부는 소득이 발생하여 퇴직하는 시점까지 증가한다. 그

리고 퇴직한 다음에는 소득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기 때문에 부(negative)의 저축

(dissaving)이 일어나고 부는 감소하기 시작하여 사망 시점에는 영이 된다.

횡단면 소비함수

[그림 17.14]는 설명의 편의를 위하여 단순화한 그림이다. 즉, [그림 17.14]에서 단순화

를 위하여 우리는 소득과 소비가 일정하다고 가정하였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 소득의 평생

흐름은 [그림 17.14]에서와 같이 일정하게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보통은 산 모양으로

위로 볼록한 모양으로 나타난다. 즉, 노동시장에 진입한 초기인 청년기에는 소득이 낮다가

경험이 축적되면서 장년기까지 소득이 증가하고 생산성이 하락하는 노년기가 되면서 다시

소득이 하락한다.

그러나 피셔의 모형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소비는 평생 소득보다는 훨씬 평탄하게 유지

된다. 극단적인 경우로 소비가 [그림 17.14]에서와 같이  로 일정하게 유지된다면 평균소

비성향은   와 같다. 이때  은 노동시장에 진입한 이후 번째 기간의 소득이다. 그런데

 은 처음 증가하였다가 감소함으로 평균소비성향은 생애의 처음부터 장년까지는 감소하다

가 노년에 진입하면 증가한다. 바꾸어 말하면 소득이 적게 발생하는 청년기와 노년기에는

평균저축성향(저축률)이 낮고 소득이 많이 발생하는 장년기에는 평균저축성향이 높다.

- 31 -
이제 이와 같은 소득과 소비 저축의 생애주기를 갖는 여러 연령의 소비자들이 존재하는

경제에 있어 어느 한 기간에 횡단면 표본조사를 하면 각 연령의 소비자들이 표본에 포함될

것이다. 그런데 소비자들은 소비를 평탄하게 유지하고자 하기 때문에 소득이 낮은 청년과

노년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은 높고, 소득이 높은 중년과 장년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은 낮다.

따라서 이들 계층이 골고루 횡단면 표본에 포함된다면 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평균소비성향

이 감소하는 소비함수가 나타난다. 즉, 케인즈가 추측한 바와 같이 절편이 존재하는 소비함

수가 나타난다.

단기와 장기 시계열 소비함수

생애주기가설을 이용하면 단기와 장기 시계열에서 나타난 소비함수 또한 어렵지 않게 설

명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서 [그림 17.14]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점을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 먼저 [그림 17.14]에서 유산을 남기고자 하는 동기가 존재하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점과 사망 시점에서 부의 크기가 양이 된다. 즉, [그림 17.14]에서 부를 나타내는 삼각형

가 위쪽으로 평행 이동한다.

한편, 의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경제 전체로 보면 연령 별로 소비자들이 분포되어 있으

며 연령에 따라 노동시장에서 일한 기간 또한 다르다. 예를 들어 각각의 연령의 사람 수가

 로 서로 같다고 하면 [그림 17.14]에서 한 기간에 경제 전체의 총소득은  


가 된다. 그

리고 경제 전체의 부는 삼각형 의 면적에  을 곱한 값과 같다. 따라서 경제 전체의 소

득에 대한 부의 비율은 삼각형 의 면적을 


 로 나눈 값으로 일정하다. 이때 장기적으로

경제성장이 일어나 삼각형 의 면적과 소득 


 가 같은 비율로 증가하는 경우에도 소득

에 대한 부의 비율은 변화하지 않는다. 물론 모든 연령에서 인구의 수가 동일하다고 하는

것은 지나친 가정이다. 그러나 인구구조가 급속히 변화하지 않는다면 소득에 대한 부의 비

율은 일정하다.

[그림 17.14]에서 이와 같이 소득에 대한 부의 비율이 장기와 단기에 모두 일정하게 나

타나는 것은 소득이 
 로 일정하게 주어져 있기 때문이다. 만일 단기적으로 경기변동에 따

라 소득이 변동한다면 소득에 대한 부의 비율은 일정하지 않다. 즉, 단기적으로 부의 크기

- 32 -
는 일정하게 주어져 있기 때문에 소득이 변화함에 따라 소득에 대한 부의 비율은 소득이 높

을 때(곧 호황의 경우)에는 낮고 소득이 낮을 때(곧 불황의 경우)에는 높다. 그러나 장기적

으로 소득이 일정한 율로 성장하는 경우에는 부 또한 같은 율로 성장하기 때문에 소득에 대

한 부의 비율은 일정하다.

생애주기가설에 있어 시계열 자료로부터의 소비함수는 피셔의 기간 간 소비선택의 결과

얻은 소비함수와 다르지 않다. 즉, 노동시장에 진입한지 기간이 지난 소비자의 소비함수는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 (17.28)

이때   은 지금의 소비자의 소비이고  은 이용 가능한 총자원(total resource)을 나타낸

다. 그리고  은 상수로 총자원에 대한 소비의 비율이다. 이와 같은 소비함수는 앞에서 식

(17.12)에서 본 피셔의 소비함수와 대동소이하다. 이때 주의할 것은  이 효용함수와 자산

에 대한 수익률 그리고 소비자의 연령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지만 총자원  에 영향을 받지

는 않는다는 점이다. 그런데 우리는 앞에서 식 (17.10)에서 효용함수가 시간분리형이고

      인 경우에는 모든 기간에 있어 소비가 같음을 배웠다. 즉, 이 경우에는  가 노

동경력 에 영향을 받지 않고 로 일정한데, 여기서는 이와 같은 경우를 가정하기로 한다.

이제  은 다음과 같이 쓸 수 있다.

             (17.29)

식 (17.29)의 우변에서   은 지금의 소비자가   기간 동안 축적한 부(wealth)이고 두

번째 항은 소득이 로 일정하다고 할 때 퇴직할 때까지 소득의 합이다. 이때 는 상속받

은 부의 크기를 나타내고 문제를 단순화하기 위하여 이자율은 영이라고 가정하였다.

식 (17.29)를 식 (17.28)에 대입하면 노동시장에 진입한지 기간인 소비자의 소비함수

는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 33 -
              (17.30)

이제 식 (17.30)을 모든 연령계층에 대하여 집계하면 시계열 소비함수를 다음과 같이 얻을

수 있다.

       (17.31)

이때 인구의 연령별 분포를  이라고 하면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식 (17.31)로 나타나는 소비함수를 이용하여 이제 시계열 자료로부터 얻은 장기와 단기의

소비함수를 설명하여 볼 수 있다.

먼저 단기에 있어서 부 는 일정하다. 따라서 단기 소비함수는 [그림 17.1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절편이   이고 기울기가 인 함수로 나타난다. 그리고 이 경우에 평균소비성

향은 다음과 같다.




   
   (17.32)

이때 단기적으로 부가 일정한 가운데 소득이 증가하면  가 감소한다. 따라서 평균소비

성향   또한 감소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부와 소득이 같은 비율

로 증가하면    로 일정하게 유지된다. 따라서 장기소비함수의 평군소비성향은 다음

과 같이 일정하다.


      (17.33)

따라서 장기 시계열 소비함수는 [그림 17.15]에서 보는 바와 같이 원점을 지나는 직선으로

- 34 -
나타난다.

자산축적과 소비

생애주기가설은 자산 증가가 소비에 미치는 효과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소비이론

이다. 즉, 식 (17.31)에 나타나 있는 생애주기가설에 있어서의 소비함수에서 자산의 증가는

곧 부 의 증가를 의미한다. [그림 17.15]에서 처음의 소비가 점  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고 할 때 자산이 증가하여 부가   에서   로 증가하였다고 하면 소비함수는 위로 이동하

고 소비는 점 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라 점 로 이동한다. 따라서 장기경기침체가설에서

말하고 있는 바와 같은 평균소비성향의 감소(곧 저축률의 증가)는 일어나지 않는다.

정책적인 함의

생애주기가설로부터 얻을 수 있는 정책적 함의는 다양하다. 그 가운데 중요하다고 생각

되는 것들을 정리하여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생애주기가설에 있어서는 상대소득가설이나

항상소득가설에 있어서와는 달리 부와 자산의 역할이 명시적이다. 따라서 부의 실질가치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은 소비에 영향을 미쳐 총소요와 산출량에 영향을 미친다. 특히 금융정

책은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산의 실질가치의 변동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총수

요에 영향을 미치는 추가적인 정책의 전달경로(transmission mechanism)를 갖게 된다.

둘째, 생애주기가설의 핵심은 소비가 평생 이용 가능한 자원의 합에 의하여 결정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일시적인 소득세의 감면은 평생 소득의 흐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기 때

문에 소비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없고 따라서 총수요에도 큰 효과를 미칠 수가 없다. 그런데

앞에서 본 바와 같이 항상소득가설의 경우에도 일시적인 조세감면은 총수요에 큰 영향을 미

칠 수 없다.

셋째, 공평한 조세라는 측면에서 현재의 소득에 부과되는 소득세보다는 소비세가 우월하

다. 즉, 조세의 공평성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하면 조세는 한 사람이 벌어들이는 평생 소득에

부과되어야 한다. 그런데 생애주기가설에서 소비는 평생 소득에 의하여 결정된다. 따라서

- 35 -
소비에 대한 조세는 평생 소득에 대한 조세라고 볼 수 있다. 다시 말해 소비에 대한 조세는

평생소득에 대한 조세라고 볼 수 있으나, 현재 소득은 평생 소득에 대한 좋은 지표가 아니

기 때문에 현재 소득에 대한 조세는 평생 소득에 대한 조세라고 볼 수 없다.

넷째, 정부지출의 재원을 예산적자(곧 정부공채)에 의하여 마련하면 미래의 세대가 그

부담을 지게 되고 조세를 통해 마련하면 현재의 세대가 그 부담을 진다. 그런데 생애주기가

설에 따르면 민간저축은 생애주기에 따른 요인들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에 정부의 예산 적

자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고 그에 따라 민간의 부(wealth)도 정부의 예산 적자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따라서 정부가 정부공채를 발행하여 민간저축을 차용하게 되면 민간 부문의

투자 곧 자본 축적이 같은 크기만큼 감소한다. 즉, 민간의 자본축적에 대한 밀어내기 효과

가 발생하고 감소한 자본에 대한 수익만큼의 사회적인 비용이 발생한다.

이와 같은 생애주기가설의 자본축적에 대한 함의는 리카도의 동등성정리(Ricardian

equivalence theorem)와는 상치된다. 즉, 리카도의 동등성정리에 따르면 정부의 예산적자가

나타나는 경우에는 미래 세대의 조세가 증가할 것을 알기 때문에 현재 세대가 저축을 증가

시켜 미래의 조세 증가에 대비한다.

17.7 홀의 임의보행가설

앞에서 우리는 피셔의 모형을 분석하면서 미래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없다고 가정하

였다. 그러나 미래의 소득을 정확하게 안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항상소득가설이나 생애주기

가설은 피셔의 모형 곧 소비의 기간 간 선택에 그 바탕을 두고 있으나 우리는 지금까지 마

치 미래의 소득에 불확실성이 없는 것처럼 가정하고 설명을 진행하였다. 그러나 피셔 모형

에 있어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 소비자들은 현재의 소득뿐만 아니라 미래에 기대되는 소

득(expected income)에 기초하여 소비를 결정한다. 그리고 미래 소득에 대한 기대를 형성

함에 있어서는 소비자들이 미래지향적(forward-looking)이라고 가정한다.

이때 소비자들이 미래지향적이라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으나 그 핵심에는 합리

적 기대가설(rational expectations hypothesis)이 있다. 앞에서 간단히 설명한 바와 같이

기대가 합리적이라는 것은 이용 가능한 정보를 모두 효율적으로 사용한다는 것이고 이를 수

- 36 -
학적으로 표현하면 이용가능한 모든 정보를 바탕으로 조건부 기대(conditional

expectations)의 원리를 이용하여 기대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합리적 기대의 경우

이용 가능한 정보는 여러 변수나 정책에 관한 과거의 자료뿐만 아니라 미래에 관한 정보 또

한 포함한다. 예를 들어 한국은행이 미래의 통화증가율을 공표하였다면 이는 미래에 관한

정보이다. 합리적 기대의 경우 미래지향적이라고 하는 것은 이와 같은 미래에 관한 정보 또

한 모두 이용한다는 의미이다12).

불확실성 아래에서의 기간 간 소비선택

소비의 임의보행이론은 효용함수가 시간분리형인 경우 피셔 모형에 있어 소비(곧 저축)

의 선택원리인 식 (17.10)에 기초하고 있다. 즉,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 식 (17.10)은

다음과 같이 다시 쓸 수 있다.

′         ′    (17.34)

이때 ′∙은 효용함수를 미분한 것으로 소비의 한계효용이다. 그리고   ′   는 조건부

기댓값으로 기댓값의 아래첨자 1은 첫 기간에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의미한다. 다시 말

해   ′    은 첫 기간에 이용 가능한 모든 정보를 이용하여 구한 두 번째 기간의 소비

의 한계효용의 기댓값이다. 나아가 식 (17.34)에 있어서는 실질이자율이 로 일정하다고 가

정하였다.

식 (17.34)의 의미는 앞에서와 다르지 않다. 다만 미래의 소득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미

래의 소비 또한 불확실하다. 따라서 미래의 소득이 변화할 때 소득의 변화량으로부터 얻는

한계효용 또한 확실하지 않기 때문에 기댓값을 구하여야만 한다. 즉, 식 (17.34)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기간의 소비를 한 단위 줄이고 저축을 한 단위 늘이면 첫 번째 기간

의 효용이 소비의 한계효용만큼 감소하는데 그것이 식 (17.34)의 좌변에 나타나 있다. 한

편, 첫 번째 기간에 소비를 한 단위 줄이고 저축을 한 단위 늘이면 두 번째 기간에 소득이

   만큼 증가한다. 그리고 이를 효용으로 환산하기 위해서는 한계효용을 곱해 주어야 하

12) 적응적 기대(adaptive expectations)의 경우에는 과거의 정보만을 바탕으로 미래에 대한 기대를 형성한다.

- 37 -
는데 두 번째 기간의 소비 자체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한계효용의 조건부 기대치를 곱하여

첫 번째 기간의 저축 한 단위로부터 기대되는 두 번째 기간의 효용 증가량을 구하는데 그것

이 식 (17.34)의 우변에 나타나 있다. 그리고 이에 효용할인인자 를 곱하여 현재의 효용

으로 환산하였다.

다시 말해 식 (17.34)의 좌변은 저축의 한계비용(marginal cost)이고 우변은 한계편익

(marginal benefit)이다. 만일 저축의 한계비용인 식 (17.34)의 좌변이 한계편익인 우변보

다 크다면 저축(첫 번째 기간의 소비)을 줄이는(늘이는) 것이 효용을 증가시키고 반대의 경

우에는 저축을 늘이는 것이 효용을 증가시킨다. 그리고 그와 같은 저축의 조정을 통해 식

(17.34)에서 보는 바와 같이 저축의 한계비용과 편익이 일치하도록 함으로써 효용을 극대

화 할 수 있다.

식 (17.34)는 두 기간만이 존재하는 경우 소비(곧 저축)을 결정하는 조건이다. 그런데

지금의 모형을 여러 기간을 (또는 영원히) 사는 소비자의 경우로 확대하여도 식 (17.34)의

원리는 변화하지 않는다. 즉,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      (17.35)

여기서 우리는  ∙∙∙ 기에 소비자가 서있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렇다면 식 (17.35)는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식 (17.35)에 대한 해석에 소비의 임

의보행이론의 학문적 기여가 있다고 볼 수 있는데 식 (17.35)는 다음을 의미한다. 먼저 불

확실성이 없다고 할 때       이 성립하면        이 성립하고 이는 모든 기간에

소비가 서로 같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에는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   (17.36)

즉, 두 기간의 소비가 반드시 일치하여야만 할 이유가 없다.

소비의 임의보행 이론

- 38 -
식 (17.36)은 다음과 같은 의미가 있다. 먼저 식 (17.36)은 기에 이용 가능한 모든 정

보를 이용한다고 할 때   기의 한계효용 곧 식 (17.36)의 우변에 대한 가장 좋은 기댓값

(곧 예측치)은 식 (17.36)의 좌변인 기의 한계효용임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  기의

한계효용을 예측하고자 할 때 필요한 정보는 기의 한계효용이고 다른 어떤 정보도   기

의 한계효용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이제 식 (17.36)은 다음과 같이 다시 쓸 수 있다.

′      ′        (17.37)

이때    은 확률변수(random variable)로 기에 이용 가능한 정보를 가지고는 전혀 예측을

할 수 없기 때문에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17.38)

식 (17.37)의 양변에 조건부 기댓값을 취하면 식 (17.38)이 되기 때문에 이들 두 식은 동

치임을 쉽게 알 수 있다. 그런데 어떤 변수가 식 (17.37)과 같은 식을 만족하는 경우 임의

보행(random walk)을 따른다고 말한다. 즉, 피셔의 기간 간 소비선택 이론에 합리적 기대

를 도입하면 소비의 한계효용은 임의보행을 따른다.

여기서 효용함수가 다음과 같이 이차식으로 나타난다고 가정하여 보자.

              (17.39)

이 경우 한계효용은 ′          와 같고 이를 식 (17.36)에 대입하면 다음을 얻을

수 있다.

          (17.40)

- 39 -
즉, 효용함수가 이차식으로 나타나면 소비는 임의보행을 따르며 다음이 성립한다.

          (17.41)

그리고 다음 기의 소비에 대한 가장 좋은 예측치는 이번 기의 소비이다.

그렇다면 이와 같은 소비의 임의보행이론의 직관적인 의미는 무엇일까? 먼저 식

(17.37)이나 (17.41)과 같이 어떤 변수가 임의보행을 따르면 그와 같은 변수는 예측이 불

가능하다는(unpredictable) 것을 의미한다. 즉, 식 (17.41)에서 이번 기의 소비가 가령 백

만 원이었다고 할 때 다음기의 소비는 같은 확률로 백 만 원보다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다. 그리고 사정이 이와 같기 때문에 다음 기의 소비에 대한 가장 좋은 예측치는 이번 기

의 소비가 된다.

그렇다면 사람들이 가장 합리적으로 소비를 선택한다고 할 때 왜 소비가 이와 같이 예측

불가능하게 되는 것일까? 항상소득가설에 따르면 소득이 변동할 때 소비자들은 가능한 한

평생의 소비를 평탄하게 유지하고자 한다. 그리고 한 기간의 소비를 선택함에 있어 소비자

는 평생소득에 대한 기댓값을 기초로 소비를 선택한다. 물론 이때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평

생소득에 관한 새로운 정보가 도착하면 그와 같은 새로운 정보를 이용하여 평생소득에 대한

기댓값과 소비를 수정한다. 예를 들어 기대하지 못한 승진을 한다면 이를 바탕으로 평생소

득에 대한 기댓값과 소비를 상향 조정하고 반대로 기대하지 못한 직위의 강등을 당하였다면

다시 이를 바탕으로 평생소득의 기댓값과 소비를 하향 조정한다. 다시 말해 평생소득에 대

한 기대하지 못한 변동이 일어나면 그에 따라 소비 또한 변동한다. 즉, 소비자가 모든 이용

가능한 정보를 모두 최적적으로 이용하였을 때, 소비자로 하여금 평생소득에 대한 기대를

새로이 조정할 수밖에 없도록 하는 정보는 소비자가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와 같이 전혀 예측할 수 없었던 새로운 정보가 도달하여 평생소득에 대한 기댓값을 수정

한다면 소비에 대한 수정도 전혀 예측할 수 없는 것일 수밖에 없다.

정책적 함의

- 40 -
이와 같은 소비의 임의보행이론은 경제정책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함의를 갖는다. 즉,

소비자가 항상소득가설과 합리적 기대를 따른다면 기대된 정책(expected policy)의 변화는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없고 기대하지 못한 정책(unexpected policy)의 변화만이 소비에 영

향을 미칠 수 있다. 다시 말해 기대한 정책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변화시키고 그와

같은 변화는 소비자들의 소비 선택에 이미 반영되었기 때문에 소비에 다시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예측하지 못한 정책의 변화는 소비자들의 기대를 변화시키고 소비에 영향을

미친다. 예를 들어 국회가 다음 해부터 소득세를 항구적으로 삭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하면 소비자는 그와 같은 정보를 바탕으로 평생소득에 대한 기대를 상향 조정하고 다시 모

든 기간의 소비를 상향 조정한다. 그리고 다음 해가 되어 실제로 소득세가 감면된다고 하여

도 그와 같은 정책의 변화는 이미 소비에 반영되어 있기 때문에 더 이상의 조정을 일어나지

않는다. 이와 같이 기대가 합리적으로 형성되는 경우 정책의 효과는 기대의 변동을 통해 나

타난다는 사실에 유의하여야만 한다.

17.8 현재 만족의 추구와 소비: 라입슨의 충동소비이론

경제적인 선택에 심리적인(psychological) 요인을 고려하는 경제학의 분야가 빠르게 발

달하고 있는데 이를 행위경제학(behavioral economics)이라고 한다. 행위경제학의 분야가

얼마나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가는 심리학자인 대니얼 칸만(Daniel Kahneman)이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것을 보면 단적으로 알 수 있다. 사실 심리적인 배경이 경제적인 선

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사실은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케인즈가 절대소득가설을 주장하

면서 자신의 소비함수를 「근본적인 심리법칙(fundamental psychological law)」이라고 불

렀다는 사실은 이미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케인즈 이후 최근까지 심리학적인 고려를 경제

선택의 원리에 도입한 사람은 많지 않다.

최근에 소비의 기간 간 선택에 심리적인 요인을 도입하여 소비이론을 전개한 사람이 하

버드 대학의 데이비드 라입슨(David Laibson) 교수이다13). 라입슨은 다음과 같은 사실에

13) Laibson, David, "Golden Eggs and Hyperbolic Discounting," Quarterly Journal of Economics v.62, pp.
443-477.

- 41 -
주목한다. 자제력(self-control)은 하나의 덕목이며 모든 사람이 바라는 것이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스스로 자제력이 충분하지 못한 것에 대하여 불만스러워 한다. 예를 들어 올해 계

획하기를 내년부터 적극적으로 저축을 하리라고 마음먹지만 막상 내년이 오면 저축을 시작

하지 못하고 다시 그 다음 해부터 적극적으로 저축을 하리라고 다시 계획하기를 되풀이 하

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이 현재 미래에 대하여 계획하는 것과 막상 미래가 도래한 다음의

선택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을 라입슨은 「현재 만족의 충동(pull of instant gratification)」

때문이라고 본다.

이와 같이 현재 미래에 대하여 계획하는 것과 미래의 선택이 다르게 나타나는 것은 선호

에 시간적 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하여 스스로 어떤 선택을 할 것인지를 생각하여 보자.

질문 1: ① 오늘 15분 휴식과 ➁ 내일 20분 휴식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질문 2: ① 100일 뒤에 15분 휴식과 ➁ 101일 뒤에 20분 휴식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

할 것인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하여 질문 1에 대하여는 ①을 선택하고 질문 2에 대하여는 ➁를 선택

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실제로 이와 같은 선택을 한다는 것은 현재와 미래에

있어 선호의 역전(preference reversal)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사람들이 현재보다

는 미래에 대하여 참을성(patience)과 자제력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이와 같은

현상은 실험 심리학에서 많은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라입슨은 이와 같은 사실을 설명하기 위하여 다음과 같은 효용함수를 제안하였다.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17.42)

이때 소비자는 영원히 살고 효용함수는 시간분리형이라고 가정하고 있으며 현재의 기간을 

로 나타내고 있다. 식 (17.42)에서   이면 통상적인 시간 분리형 효용함수로 효용할인인

자는     이다. 그러나     이면 현재와 미래의 할인인자와 미래의 기간 사이의 할

- 42 -
인인자가 다르다. 다시 말해   기의 효용 한 단위는 기의 효용 단위와 같다. 그러나

  기의 효용 한 단위는   기의 효용 단위와 같다. 그런데   이므로 미래의 한 기간

에 그 다음 기간의 효용을 할인하는 인자보다 현재 미래의 효용을 할인하는 인자가 더 작

다. 이는 곧 현재의 소비를 미래의 소비보다 보다 중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이와 같은 효용함수는 시간적 비일관성을 갖는다. 즉, 위에서

본 두 질문에 대하여 한 소비자가 질문 1에 대하여는 ①을 그리고 질문 2에 대하여는 ➁를

선택하였다고 하자. 그리고 100일이 지난 다음 다시 똑같은 두 질문이 주어진다면 이 소비

자는 지금 선택한 ②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①을 선택한다. 다시 말해 현재 선택한 것을

미래가 도래하면 다른 선택으로 바꾸게 된다.

이와 같은 현상은 현재 생각하는 미래의 두 기간 사이의 한계대체율과 미래가 도래하였

을 때 동일한 두 기간 사이의 한계대체율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난다. 즉, 기에 구한   기

의 한계대체율은 다음과 같다.

′     
           (17.43)
′       

이때          은 기에 구한   기와     기 사이의 한계대체율이다. 이제

시간이 경과하여   기가 도래하였다면 한계대체율은 현재와 미래 사이의 소비에 대한 것

이므로 다음과 같다.

′     
             (17.44)
′       

이와 같이 한계대체율이 구하는 시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에 소비의 선택에 동태적

비일관성이 나타난다. 즉, 기에 선택한 (미래인)   기의 소비와   기가 도래하여   

가 현재인 경우에 선택한 소비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런데 동태적 비일관성은 일상사에서 생각보다는 많이 발견할 수가 있다. 비만 때문에

다이어트를 하는 많은 사람들이 오늘은 후식을 먹지만 내일은 먹지 않으리라고 다짐한다.

그러나 내일이 다시 오늘이 되면 후식을 즐기게 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많은 흡연자들

- 43 -
이 담배를 피우면서 이것이 마지막 담배라고 다짐하지만 시간이 경과하면 같은 다짐을 하면

서 다시 담배를 꺼내어 물게 되는 경우도 자주 볼 수 있다. 쇼핑센터에서 물건을 사면서 다

음부터는 지출을 줄이고 노후를 위해 저축을 늘이리라고 다짐하지만 다음 기회가 오면 다시

쇼핑을 하게 되는 자신을 발견하는 경우도 자주 있다. 이는 곧 현재 생각하는 미래의 자신

과 막상 미래가 도래하였을 때의 자신이 다름을 의미하며 여기에 시간 비일관성의 본질이

있다고 할 수 있다.

17.9 결론

- 44 -
연습문제

문제 1: 두 기간이 존재한다고 할 때 기간효용함수(period utility function)가 다음과 같다

고 가정하여 보자. 이와 같은 효용함수를 상대 위험기피계수가 일정한 효용함수 (CRRA,

constant relative risk aversion)라고 부른다.

  
        (17.44)


효용할인인자와 이자율이 와 로 일정하게 주어져 있다고 한다.

(1) 효용극대화를 위한 일차조건은 무엇인가? 그 경제적 의미는 무엇인가?

(2) 기간 간 대체단력도(elasticity of intertemporal substitution)를 구하여 보아라.

(3) 두 기간의 소비를 구하고 첫 번째 기간의 저축을 구하여 보아라.

(4)       이라고 할 때 첫 번째 기간의 저축을 구하여 보아라. 이자율이 상승하는 경

우 대여자와 차입자의 경우 저축의 변동 방향이 다르게 나타남을 설명하여 보아라.

(5) 위의 (3)에서 구한 소비를 항상소득가설과 생애주기가설의 입장에서 설명하여 보아라.

문제 2: 두 기간이 존재한다고 할 때 기간효용함수가 다음과 같이 주어져 있다고 한다.

      (17.45)

문제 1에서와 같은 질문에 답하여 보아라.

문제 3: 두 기간이 존재한다고 할 때 한 경제에 두 부류의 소비자들이 존재한다고 한다. 이

들의 효용함수는 다음과 같이 서로 같다고 한다.

                    (17.46)

- 45 -
이들 소비자들의 소득의 흐름은          와 같이 주어져 있고 이자율은 로 주

어져 있다고 한다. 그리고 두 부류의 소비자는 각각 인구의 반을 차지한다고 한다.

(1) 소비자 의 소비함수를 구하여 보아라. 그리고 소비함수론에 입각하여 설명하여 보아라.

(2) 두 기간의 총소비함수(aggregate consumption function)를 구하여 보아라. 이때 총소

비는             와 같이 정의한다.

(3) 균형이자율을 구하여 보아라.

(4) 위의 (2)에서 총소비를 각각의 소비자의 소비함수를 구하여 집계함으로써 구하였다. 총

소비를 다음과 같은 문제로부터 구할 수 있는가?

          (17.47)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5) 위의 (4)로부터 균형이자율을 구하고 그 결과를 위의 (3)에서 구한 균형이자율과 비교

하여 보아라.

문제 4: 두 유형의 소비자가 서로 같은 비율로 존재하고 효용함수는 다음과 같이 모든 소비

자에 있어 동일하다고 가정하여 보자.

                    (17.48)

그리고, 소비자 사이의 이질성은 재화의 부존량에 있으며 첫 번째 소비자의 소득은 1기에

 이고 2기에 이나 는 0에 가깝다고 한다. 그리고 두 번째 소비자의 경우 1기의 소득은

0이고 2기의 소득은  라고 한다.

(1) 두 소비자의 소비함수를 구하여 보아라.

(2) 균형이자율을 구하고 이를 (1)에서 구한 소비함수에 대입하여 소비를 소득 부존량의

- 46 -
함수로 나타내어 보아라.

(3) 이 증가할 때 두 번째 소비자의 효용은 어떻게 변화하는가? 왜 그와 같은 변화가 나

타나는지 설명하여 보아라.

(4) 첫 번째 소비자의 저축(  )을 두 소비자의 소득의 함수로 구하여 보아라.

(5) 지금까지는 유동성제약이 없다고 가정하였다. 이제 유동성제약이 존재하며 두 번째 소

비자가 차입할 수 있는 크기가  로 (4)에서 구한  보다 작다고 한다.

(6) 두 소비자의 소비함수를 구하여 보아라.

(7) 유동성제약에 따라 현재의 소비와 현재의 소득 사이의 상관관계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

났는가?

(8) 균형이자율을 구하여 보아라. 위의 (2)에서 구한 균형이자율과 비교하여 보아라.

(9) 지금의 균형을 에지워스 상자를 이용하여 설명하여 보아라.

- 47 -
[그림 17.1] 케인즈의 소비함수

기울기=b

기울기=APC(Y1)

기울기=APC(Y2)

Y
Y1 Y2

- 48 -
[그림 17.2] 장기 소비함수

C=dY

45°
Y

- 49 -
[그림 17.3] 무차별곡선

C2

E
B
D
u2
A u1
C1

- 50 -
[그림 17.4] 평생 예산 제약

C2
B

1기의 대여자

기울기=1+r

Y2
E 1기의 차입자

Y1 A C1

- 51 -
[그림 17.5] 평생 예산 제약의 이동

C2 C2

기울기=1+r1

기울기=1+r
기울기=1+r2

r2>r1

Y2 Y2
E1 E2 E1

Y11 Y12 C1 Y11 C1


(a) 소득의 증가 (b) 이자율의 상승

- 52 -
[그림 17.6] 소비흐름의 선택

C2

C12 A
D
u3
Y2 E
u2
1
u
C11 Y1
C1

- 53 -
[그림 17.8] 이자율 상승과 최적소비의 흐름 : 대여자

C2

기울기
=1+r2

G
기울기
=1+r1

F
C12 D
A
B D

Y2
E u1

C11 Y1
C1

- 54 -
[그림 17.9] 이자율 상승과 최적소비의 흐름 : 차입자

C2 C2
기울기 기울기=1+r2
=1+r2

Y2
E
C22 B

C12 A
Y2
E A
B C12
u 1 u2
u1

Y1 C11
C1 C21 Y1 C11
C1
기울기=1+r1 기울기=1+r1

(a) 차입자로 남는 경우 (b) 차입자에서 대여자로 바뀌는 경우

- 55 -
[그림 17.10] 피셔의 소비함수

C1


기울기= 




    

Y1

- 56 -
[그림 17.11] 유동성 제약과 소비의 선택

C2 C2

Y2 Y2
E E
B
A C22
C12 C12
A

u1
2
u

Y1 C11
C1 C1
기울기=1+r Y1C21C11

(a) 완전한 제약 (b) 부분적인 제약

- 57 -
[그림 17.12] 상대소득가설

C C
  
     

C
C'
C"
B
B'
B"
  
  A
 A'
 A"

Y Y
Y11 Y1 Y12 Y2 Y13 Y3

(a) 전시효과 (b) 톱니효과

- 58 -
[그림 17.13] 항상소득가설

C
CP=kYP
F
C=a+bY

   H
G

 
 E
   B
D

   Y
  
  


- 59 -
[그림 17.14] 평생소득가설

Y,C,W




 
  

저축

소비 부의 저축
연령
N 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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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7.15] 생애주기가설과 시계열 소비함수

C
   

C'2
B

C2 기울기=
D
C1 A
 

 

Y
Y1 Y2

- 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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