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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객관적 시선에서 생존을 위한 주관적 시선으로
생존을 위한 객관적 시선에서 생존을 위한 주관적 시선으로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타인의 행동을 본인이 똑같이 하고 있음을 발견할 때. 사람이 살면서
가장 부끄러워지는 순간이다. 내 경우, 타인이 나를 단순히 어떤 ‘범주의 집합’으로 보는 것을
싫어한다. 나라는 사람으로부터 어떤 범주는 비롯되는 것인데, 범주의 집합이 나라는 사람을
정의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이 싫다. 나는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IT 나 스타트업에
열광하는 사람이기도 하고, 한국외대 경영학과 학생인 동시에 카페를 다니는 취미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나를 잘 설명해주는 특성들이기는 하지만, 나의 전부를 품지는 못한다. 누군가가 사소한 나의
일부를 보고 그것이 나의 전체라고 판단하는 것이 싫다. 이렇게 싫어하는 행동을 나 또한 누군가에게
한 적 있다는 점이 참 부끄럽고 슬프다. 심지어 그 사람이 내가 참 좋아하는 누군가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쉬움을 많이 느낀다.
하지만 객관적 시선만으로 누군가를 좋아하는 행위는 올바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여기서
올바르다는 것의 기준은 결국 ‘그렇게 행동하는 것이 사는데 더 재미있고 행복한가’인 것 같다.
생존을 위해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자기 개발을 하고 주변 인간 관계를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오히려 그런 사람들을 더욱 추앙하는 시대이다. 스스로가 가진 재능을 더 잘 자본화 할수록 더 나은
인간으로 평가받는 시대이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재능을 잘 자본화 하는 사람들이 더 행복한 삶을
살고 있을까? 반대로 재능을 잘 자본화 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꼭 더 불행한 삶을 살고 있을까?
생존을 위해 더 경쟁력 있는 사람과 함께 하면 더 행복할까?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다. 애초에 인생은
예측 불가능한 것들로 점철되어 있다. 객관적 시선만을 바탕으로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 것은 인생
자체를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보는 어리석은 관점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