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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Àû È 2.compress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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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NEWS
자연의 배신
저자│댄 리스킨 • 역자│김정은
자연이 온화하고 풍요로운 존재라는 하나는 아마도 그런 인식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
인간 중심적 사고의 모순을 파헤치다 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자신을 동물의 한 종일
자연은 아름다운 한 장의 풍경 사진이 아니다. 그곳은 자 뿐이라고 인정하는 대신, 자연을 성스럽고 영적인 반열로
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난무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연이 경이롭고 완벽하
하는 잔인한 전쟁터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전형적 다고 말함으로써, 인류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으로 묘사되는 자연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연을 떠올릴 때, 도 자연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
‘평화롭고 온화한’ 이라는 수식어가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 었던 것이다.
는 대개 우리에게 뭔가를 팔고자 하는 광고회사와 기업들 그러나 실상은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DNA를 복제하기
의 상술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을 ‘늘 행복한 삶을 선사하는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놓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다름 아
자애로운 어머니’로 포장하고 날조하며 이득을 챙긴다. 니다. 그들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성스런 피조물
저자는 이처럼 자연의 양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 아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이미지일 수 있지
채 “인간은 더 ‘자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서로 살겠
들에게 진짜 ‘자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는 유행처럼 번 다고 몸부림 중이다. 이처럼 자연은 때로는 아름답지만 대
지는 ‘자연적인’ 섭식, 운동, 의학을 비롯한 생활 전반에 걸 체로 잔인하고 추악한 피바다이며, 인류는 그 한복판에서
친 강요가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진화했으니 다시 수천 년 진화해 왔다.
전 인류가 했던 방식대로 먹고 행동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 하지만 저자는 자연이 아무리 무자비하다 해도, 인간은
라는 안일하고 불완전한 발상에서 시작되었다고 역설한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이 책
책은 우리의 환상을 깨는 추하고 잔혹한 자연 세계를 소 에 등장하는 수백 종의 동식물과는 다른 구석이 있기 때문
개하는 한편, 한 인간이 또 다른 한 인간에게 느끼는 감정, 이다. 저자는 눈앞의 먹이에 급급해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만
이를테면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밝히 고프 섬의 생쥐를 예로 들며, 인간의 자연적 본능이 마치 지
는 사적인 여정도 보여 준다. 한 인간이 타인을 향해 갖는 적 행동의 출발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멈추고, 인간다
좋은 감정을 사람들은 흔히 ‘선’ 혹은 ‘사랑’이라 표현하지 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만, 저자에게 아들 ‘샘’의 탄생은 DNA를 후대에 남기려는
생물학적 욕구를 인정하며 살아온 생물학자로서의 자신 저자는 ‘공존’이 아닌 ‘생존’을 이야기한다. 사실 자연은
과, 한 인간을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다. 단지 우리가 꾸며낸 거짓된 환
아버지로서의 자신 사이에서 마주하게 된 모순 그 자체였 상이 우리를 배신했을 뿐이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찾아
다. 이는 저자 스스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리처드 도킨 오랜 시간을 헤맨 인류에게, 우리 손으로 자연을 구하기
스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의 주제와도 닿아 있는 부분이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자부심’이라는 저자의 말은
기도 하다. 의미심장하다.
인간은 생쥐가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대자연을 직시하
자연의 추악함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고, 그 속에서 인간이 찾아야 할 진정한 ‘생존 전략’이 무엇
‘자연적’인 삶을 사는 길이다 인지를 고민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류가 동물보다 한 단계
사람들이 ‘자연’이라는 단어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 중 높은 곳에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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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개배수회지 제55호 I 서평 I Modern Water Management in the CIS Countries
저자 발행인
V. Yasinskiy Eurasian Development Bank
A. Mironenkov 220 Dostyk Ave., Almaty
T. Sarsembekov 050051, Republic of Kazakhstan
E-mail: editor@eabr.org,
Web address: www.eabr.org
ISBN 번호 : ISBN 978-601-7151-44-7
발행년도 :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