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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개배수회지 제56호 I 서적안내 I 자연의 배신

BOOK NEWS
자연의 배신
저자│댄 리스킨 • 역자│김정은

여줌과 동시에 , 자연을 내세운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사


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던지는 반론이기도 하다. 자연의 일
원으로서 DNA의 지배를 받으며 살아가는 인간의 의미를
고찰하는 흥미진진한 여정이 될 것이다.

어느 박쥐학자의 날조된 ‘자연’을 향한 유쾌한 도전장


현대인에게 자연은 먹거리나 제공하는 풍요의 땅일 뿐,
욕실 곰팡이나 개미, 촌충의 서식지가 아니다. 이 책의 저
자 댄 리스킨은 인류가 진화할수록 엄연한 자연의 구성원
들이 단지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되레 침입자 취급을 받고,
자연이 생존을 위해 행하는 지극히 ‘자연스러운’ 잔인함조
차 기업의 상술로 미화되고 있다고 말한다. 그는 또한 생물
학자로서 ‘오로지 꿀만 있고 침을 쏘는 벌은 없는’ 기형적인
자연은 그저 인간의 환상 속에 존재할 뿐이라고 역설한다.
자연은 풍요롭고 온화한 곳이라는
책은 ‘자연적’인 것을 추구하는 전혀 자연스럽지 않은 사
인간의 환상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책!
람들의 생각과 행동에 의문을 던지는 데 그치지 않고 우리
자연은 한 장의 멋진 사진이 아니라 쉼 없이 변화하고 복
를 둘러싼 ‘온화한’ 대자연의 이면을 수백 종의 다양한 동
잡하게 뒤얽혀 있는 역동적인 삶과 죽음의 드라마다. 그리
식물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 준다. 특히 탐욕, 색욕, 나태,
고 이 드라마는 전적으로 에너지를 얻기 위한 전쟁에 의해
탐식, 질투, 분노, 오만이라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자연에
굴러간다. 에너지는 숙주에서 기생생물로, 피식자에서 포
투영해 자연의 욕망을 새로운 관점으로 해석했다. 독자들
식자로, 썩은 사체에서 청소동물로 살아남아 DNA를 전달
은 흡혈박쥐를 직접 보겠다는 일념으로 걸쭉한 박쥐 배설
하기 위해 끝없는 전쟁을 벌이는 생명체들 사이를 흐른다.
물의 진창 속을 기어 다니고, 자신의 두피에 자리를 잡은
박쥐 전문가이자 세계 유일의 일일 과학 프로그램인
말파리 애벌레와 친구가 되고, 아들을 출산하는 부인 곁에
《데일리 플래닛》의 진행자 댄 리스킨은 이처럼 ‘오로지 꿀
서 발을 동동 구르는 저자와 함께 자연의 예기치 못한 순
만 있고 침을 쏘는 벌은 없는’ 기형적인 환상으로 포장된
간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자연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는 탐욕, 색욕, 나태, 탐
자, 이제 수백여 종의 매혹적이고도 섬뜩한 생물들과 함
식, 질투, 분노, 오만이라는 인간의 7가지 죄악을 자연에
께 여행을 떠나 보자. 이 책은 혹독한 자연이 우리를 어떻
대입하여 평온해 보이는 자연 속에서 펼쳐지는 생존과 번
게 인간답게 만들었고, 우리가 보금자리라 부르는 이 끔찍
식을 위한 막장 드라마를 생생하게 보여 준다. 이 책은 우
하고도 경이로운 지구에 대한 인간의 책무는 무엇인지를
리를 둘러싼 ‘온화한’ 대자연의 이면을 재미있는 사례로 보
생각하게 하는 여정이 될 것이다.

Korean National Committee on Irrigation and Drainage 075


한국관개배수회지 제56호 I 서적안내 I 자연의 배신

자연이 온화하고 풍요로운 존재라는 하나는 아마도 그런 인식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
인간 중심적 사고의 모순을 파헤치다 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는 인류가 자신을 동물의 한 종일
자연은 아름다운 한 장의 풍경 사진이 아니다. 그곳은 자 뿐이라고 인정하는 대신, 자연을 성스럽고 영적인 반열로
신의 유전자를 후대에 전하기 위한 이기적인 행위가 난무 끌어올렸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자연이 경이롭고 완벽하
하는 잔인한 전쟁터다. 그러나 우리의 일상 속에서 전형적 다고 말함으로써, 인류가 특별하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으로 묘사되는 자연의 모습은 어떠한가? 자연을 떠올릴 때, 도 자연에서 진화했다는 사실을 저항 없이 받아들일 수 있
‘평화롭고 온화한’ 이라는 수식어가 머릿속을 맴도는 이유 었던 것이다.
는 대개 우리에게 뭔가를 팔고자 하는 광고회사와 기업들 그러나 실상은 지구상의 생명체들이 DNA를 복제하기
의 상술 때문이다. 그들은 자연을 ‘늘 행복한 삶을 선사하는 위해 필요한 에너지를 놓고 벌이는 진흙탕 싸움에 다름 아
자애로운 어머니’로 포장하고 날조하며 이득을 챙긴다. 니다. 그들은 조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성스런 피조물
저자는 이처럼 자연의 양면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이 아니다. 멀리서 보면 아름다운 하나의 이미지일 수 있지
채 “인간은 더 ‘자연적’인 삶을 살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만, 막상 그 안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생명체들이 서로 살겠
들에게 진짜 ‘자연’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그는 유행처럼 번 다고 몸부림 중이다. 이처럼 자연은 때로는 아름답지만 대
지는 ‘자연적인’ 섭식, 운동, 의학을 비롯한 생활 전반에 걸 체로 잔인하고 추악한 피바다이며, 인류는 그 한복판에서
친 강요가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진화했으니 다시 수천 년 진화해 왔다.
전 인류가 했던 방식대로 먹고 행동하면 쉽게 해결될 것’이 하지만 저자는 자연이 아무리 무자비하다 해도, 인간은
라는 안일하고 불완전한 발상에서 시작되었다고 역설한다. 충분히 자부심을 가질 자격이 있다고 말한다. 인류는 이 책
책은 우리의 환상을 깨는 추하고 잔혹한 자연 세계를 소 에 등장하는 수백 종의 동식물과는 다른 구석이 있기 때문
개하는 한편, 한 인간이 또 다른 한 인간에게 느끼는 감정, 이다. 저자는 눈앞의 먹이에 급급해 멸종 위기에 처하고 만
이를테면 아들을 향한 아버지의 감정이 무엇인지를 밝히 고프 섬의 생쥐를 예로 들며, 인간의 자연적 본능이 마치 지
는 사적인 여정도 보여 준다. 한 인간이 타인을 향해 갖는 적 행동의 출발점인 것처럼 행동하는 것을 멈추고, 인간다
좋은 감정을 사람들은 흔히 ‘선’ 혹은 ‘사랑’이라 표현하지 움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역설한다.
만, 저자에게 아들 ‘샘’의 탄생은 DNA를 후대에 남기려는
생물학적 욕구를 인정하며 살아온 생물학자로서의 자신 저자는 ‘공존’이 아닌 ‘생존’을 이야기한다. 사실 자연은
과, 한 인간을 향한 주체할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갖게 된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다. 단지 우리가 꾸며낸 거짓된 환
아버지로서의 자신 사이에서 마주하게 된 모순 그 자체였 상이 우리를 배신했을 뿐이다. 동물과 인간의 차이를 찾아
다. 이는 저자 스스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힌 리처드 도킨 오랜 시간을 헤맨 인류에게, 우리 손으로 자연을 구하기
스의 명저 『이기적 유전자』의 주제와도 닿아 있는 부분이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바로 ‘자부심’이라는 저자의 말은
기도 하다. 의미심장하다.
인간은 생쥐가 아니다. 우리를 둘러싼 대자연을 직시하
자연의 추악함을 인정하는 것이야 말로 고, 그 속에서 인간이 찾아야 할 진정한 ‘생존 전략’이 무엇
‘자연적’인 삶을 사는 길이다 인지를 고민하는 능력이야말로 인류가 동물보다 한 단계
사람들이 ‘자연’이라는 단어에 그토록 열광하는 이유 중 높은 곳에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목 차 2. 색욕. 고깃덩이 로봇, 서로를 탐하다 6. 분노. 자연이 우리를 죽이려 한다


들어가는 글. 조지아는 내 마음속에 남아 있네 3. 나태. 기생충 낙원의 평범한 하루 7. 오만. 일어나라, 고깃덩이 로봇이여!
1. 탐욕. 얼룩말을 죽이는 것은 사자가 아니라 4. 탐식. 먹고 먹히는 살벌한 먹이사슬 감사의 말
얼룩말이다 5. 질투. 도둑과 비열한 수컷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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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개배수회지 제55호 I 서평 I Modern Water Management in the CIS Countries

Modern Water Management


in the CIS Countries
최중대 I 강원대학교 지역건설공학과 교수, jdchoi@kangwon.ac.kr

저자 발행인
V. Yasinskiy Eurasian Development Bank
A. Mironenkov 220 Dostyk Ave., Almaty
T. Sarsembekov 050051, Republic of Kazakhstan
E-mail: editor@eabr.org,
Web address: www.eabr.org
ISBN 번호 : ISBN 978-601-7151-44-7
발행년도 : 2014

소비에트 연방은 와해되어 각각의 독립국가로 분리되었지만, 이들 국가는 여전히 독립국가연방


(Commonwealth of Independent States, CIS)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시베리아
의 광대한 수자원과 중앙아시아의 부족한 수자원 등을 포함하는 CIS 역내 및 독립국가 사이의 수자원을 통합관리
하기 위한 수리시설을 만들고 또한 공동의 발전을 목적으로 하는 물관리 계획은 우리에게 매우 생소할 수 있다.
이 책은 이와 같은 생소함을 해소하는데 매우 중요한 자료이다. 우리가 모르고 있던 러시아를 비롯한 중앙아시아
의 물관리 정책과 기술이 얼마나 큰 규모이고, 어떻게 변화되어 왔고, 앞으로 어떻게 변할 수 있으며, 또한 우리가
이들의 거대한 수자원 관리와 개발에 어떻게 협조하며 참여할 수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 주는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국내의 수자원 관련 사업이 이미 많이 포화된 상태에서 우리의 기술과 자본이 진출하기 위한 사전자료로서
도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서론, 7개의 장(chapter), 그리고 결론으로 구성되어 있다. 서론에서는 일반적인 물부족 관련 자료를 제
시하며 향후 물관리의 중요성, 특히 CIS 연방국가의 물관리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하였다. 제1장은 CIS 국가의 개
발과 통합을 위한 사회경제적 우선순위와 관련된 내용으로 CIS 국가의 자연자원, 경제적 잠재력, 그리고 수자원의
지속적인 이용과 보호를 위한 현황과 전망 등에 관해 기술하였다. 제2장은 CIS 국가의 물관리와 물경제 운영의 추
세와 관련된 내용이다. CIS 공유하천유역에서 물이용의 지정학적, 환경적 및 경제적 조건, 수자원 이용과 보호를
위한 제도와 법적 규제의 세부내용, 그리고 물관리를 위한 제도와 법적 합의사항의 개선방안에 관해 기술하였다.
제3장은 CIS 국가의 물 경제제도 -역내유역과 공유유역의 물이용 규제를 위한 국제적 관행, 도전과 기회-에 관한
내용이다. 러시아 볼가강 유역의 물경제 제도 사례, 카스피해와 black sea 유역 사이의 운하 프로젝트, 그리고 이
들 대형 역내 및 유역변경 물 관리시설을 합리화하기 위한 중앙아시아와 일부 국가의 물 관리정책, 그리고 CIS 국
가의 지역적 공유하천과 생태문제에 관해 기술하였다. 제4장은 CIS 국가의 소수력발전과 개발전망에 관한 내용이
고, 제5장은 수자원의 이용, 보호 그리고 물 수요 관리를 규제하기 위한 제도적, 기술적 및 경제적인 방법에 관한
내용이다. 제6장은 수리시설과 수체의 안전에 관한 기상학적, 행정적 및 기술적 영향에 관해 기술하였다. 제7장
은 공유하천유역에서 국가간 협력과 녹생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기본으로서의 통합수자원관리에 관해 기술
하였다. 그리고 결론에서는 이들이 수행되어야 하는 당위성, 경제, 기술, 사회 및 생태적 영향 등에 대해
기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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