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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wha Womans University Ceramic Research Institute
Ewha Womans University Ceramic Research Institute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Ewha Womans University Ceramic Research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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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1호 202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03760 서울특별시 서대문구 이화여대길 52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관 B동 2층 도예연구소
Tel. 02-3277-3254
hἀp://my.ewha.ac.kr/ceramic
ISSN 2383-7918
정가 12,000원
-본 학술지는 전 한향림옹기박물관 부관장이신 이혜정선생님(제 2회)의 후원을 받았습니다.
제 31호 2022
식물존재
007 강윤경
: 아브젝트에 대한 식물적 사유
살아있는 기억
067 김현지
: 뉴미디어
주체로 살아가기
109 조영선
: 몸(Body)에서 몸(Soma)으로
133 연구소 소식
식물존재
: 아브젝트에 대한 식물적 사유
강 윤 경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석사과정 졸업)
Ⅰ. 머리말
Ⅱ. 아브젝트 감각하기
1. 아브젝트와 타자
2. 아브젝트 그릇
Ⅲ. 식물로 생각하기
1. 식물적 아브젝트
2. 식물존재 되기
Ⅳ. 맺음말
Ⅰ. 머리말 *1
* 본 논문은 연구자의 석사논문인 「식물존재 : 아브젝트와 주체에 대한 유목적 사유」(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대학
석사학위논문, 2021)을 재구성, 보완하여 실었다.
1 아브젝트는 1.주체와 반대되는 것 2.비천한 것의 중의적 의미에서 ‘비체’로 번역되기도 하고 국내 문헌에서는 애브젝트, 압
젝트 등으로 표기하기도 한다. 아브젝시옹은 상상계(크리스테바에 따르면 기호계)의 미성숙한 주체가 상징계로 진입하지
못하는 것, 또는 그러한 상태를 뜻한다. 여기에서는 『공포의 권력』의 표기를 따라 ‘abject’는 아브젝트로, ‘abjection’은 아브
젝시옹이라고 기술한다.
2 식물존재라는 표현은 뤼스 이리가레와 마이클 마더의 『Through Vegetal Being(한역 : 식물의 사유)』에서 차용하였다. 원저에
서는 우리 세계에 식물로 존재하는 생명들을 의미하지만 연구자는 식물의 형상에서 파생한 형상으로 작업한 작업물을 지
칭하기 위한 표현으로 사용하였다. 뤼스 이리가레・마이클 마더 저, 이명호・김지은 역, 『식물의 사유』(경기 : 알렙, 2020).
3 글렌 아담슨(Glenn Adamson)은 권위적 예술계를 파열시키는 수단으로써 공예가 1980년대 말부터 1990년 초에 ‘비천한’ 위
치를 이용하는 전략으로 미술가들의 관심을 끌어왔다고 하였다. 공예의 대리보충성과 물질성이 아브젝트의 다른 비유들(신
체 내부, 배설물, 외설 등)과 공예를 나란히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공예는 키치 또는 아브젝트로 미술시
장에 등장하여 미술계를 교란시킨다.
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표출되는 것이라기보다는 조형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손으로 감각하는 것이다. 도자용 점토는
흔히 알려진 인식처럼 생명력이 잠재해있다거나 ‘숨을 쉬는’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것이다.
다만 점토에서 손으로 느껴지는 감각은 작업자에게는 우리 세계의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그
러나 흙이라는 물질의 언어로 들려온다. 그렇다면 ‘식물존재’는 어떤 언어로 말하는가? 연구자
는 물질이 전달하는 언어를 최대한 감지하여 보는 것 또한 염두에 두고 작업을 진행하였다.
Ⅱ. 아브젝트 감각하기
1. 아브젝트와 타자
4 이은경, 「현시대 미술에 나타난 압젝트 아트에 관한 연구 :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압젝시옹 이론을 중심으로」(경성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5), p. 31.
5 크리스테바는 이에 대하여 “경계선임에 틀림없는 아브젝트는 경계선 중에서도 모호한 것”이라고 하였다. 줄리아 크리스테
바 저, 서민원 역, 『공포의 권력』(서울 : 동문선, 2001), p. 32.
6 프렌치 페미니즘(French Feminism)은 특히 프랑스의 여성주의적 움직임 중에서도 미국 여성학계가 수용한 프랑스의 여성학
을 가리킬 때 쓰이는 용어이다. 그 중에서도, 이는 1970년대 중반 이후로 등장한 정신분석학, 여성적 글쓰기의 실천, 성차
의 페미니즘을 화두로 하는 주장들을 가리키며, 여성의 고유한 특성을 긍정하고 성차를 말하는 페미니즘, 그리고 타자라는
개념을 통한 소수의 중요성에 대한 부각을 특징으로 한다. 크리스테바는 엘렌 식수, 뤼스 이리가레 등과 함께 프렌치 페
미니스트의 주요 인물로 간주된다. 크리스테바는 말기에 차이의 페미니즘에서 한계를 인지하고 해체의 페미니즘을 주장하
기도 했다. 김희영, 「프랑스 페미니즘 문학-차이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프랑스학 연구』 제27권(프랑스학회, 2003),
pp. 61-89.
7 라캉이 어머니의 상상계, 아버지의 상징계라고 하였던 것과는 다르게 크리스테바는 기호계를 말한다. 그녀는 상징계에서
주체가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상상계에서 이미 형성되었다고 본다. 크리스테바에게는 상상계가 아니라 기호계가 중요한
것이다. 플라톤의 저서 티마이오스에서 세계가 존재하는 공간을 ‘코라’라고 표현하였으며 크리스테바는 이를 차용해 기호
적 코라(thesemioticchora)를 기호계의 의미를 생산하고 저장하는 곳으로 사용한다. 코라는 에너지가 넘치는 공간이며 어떤
정립이나 위치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다. 크리스테바는 기호계 코라에서 의미가 구성되는 과정을 발견한다. 이은경, 위의
논문, pp. 45-47. 크리스테바가 말하는 “기호적 코라”는 어머니의 공간을 의미한다. 이는 부정성의 장소로 주체가 생성되기
도 하고 부정되기도 하는 장소이다.
8 이은경, 위의 논문(2015), pp. 43-44.
9 ‘아이’는 정신분석학에서 오이디푸스 삼각형에 대해 말할 때 쓰이는 비유로, 오이디푸스 삼각형에서 만들어진 욕망의 대상
에 대하여 말할 때, 아버지는 법칙이고 어머니는 대상의 원형이다. 어머니는 주체로서 아이의 존재를 보증하는 대상이자
또 다른 주체이다. 또한, 아이가 최초로 욕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대상이기도 하다. 크리스테바, 위의 책(2001), p. 65.
10 크리스테바, 위의 책(2001), p. 22.
1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는 허상의 정상성을 끊임없이 갈구하게 된다. 아브젝트는 ‘나’와 다른 타자이고, 그 정체가
무엇인지 알 수 없기에 공포와 혼란을 준다. 주체는 아브젝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휩싸이며 그것을 혐오스러운 것으로 간주한다.11 결국, 아브젝트가 되는 것은 근본적으로는 나
로부터 타자화되는 것이며, 그것은 부적절한 것이라기보다는 경계를 붕괴시키고 기존 질서를
교란하는 것에 가깝다. 아브젝트를 배제함으로써 획득한 안정성은 사회 구성원들이 터부시하
는 것들이 사회 안에 여전히 익숙하게 잔존하는 것을 목격할 때 쉽사리 위협당하기도 한다.
결국에는 그 경계선은 명확히 그어두는 것이 불가능해지며 사회규범의 기획은 결국 혐오를
재생산한다. 그렇다면 불분명한 경계선의 아브젝트와 마주한 주체는 어떻게 되는가? 주체는
그 자신이 아브젝트로 전락하지 않기 위하여 어떻게 아브젝트를 감각하여야 할까?
크리스테바의 아브젝트 이론은 단지 시각적 충격을 주는 것 또는 불쾌한 것으로만 읽힐
여지가 있는 현대미술을 다른 방향에서 해석할 수 있는 이론적 도구가 되기도 한다. 아브젝트
미술은 일반적으로는 신체와 그 규범에 대한 감각을 위협하거나 벗어나는 주제를 다루는 작
품을 설명하기 위한 용어로 쓰이고 있다. 가령 몸의 권위를 더럽히는 일차적 소재인 배설물
등의 소재를 사용하여 관객에게 불쾌감을 주는 작품들이 이에 해당한다. 경계에 있는 아브젝
트는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할 때 잔여물로 남는 모순을 생성하는데, 이는 경계를 위반하는
것이 된다. 그렇기에 경계에 남은 잔여물을 직면할 때 주체는 불안에 휩싸인다. 우리는 아브젝
트가 놓여있던 위치를 통해 깨끗하거나 더러운, 혹은 부정하거나 성스러운 이분법적 경계를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경계에 있는 아브젝트를 예술로 표현하는 작품들은 불편하고 괴롭게
까지 느껴지기도 하지만 눈을 뗄 수 없게 하는 마력을 선보이기도 한다. 이처럼 관객에게 아
브젝트가 위반하는 것을 감각하게 하는 종류의 미술은 이전 시대의 미술에 존재했던 절대적
인 미적 기반에 충격을 주어 관람자가 고정관념의 틀에서 탈피할 수 있도록 해준다. 모더니즘
과 그 이전의 미술 이외에도 이성 중심주의, 자본주의, 가부장제 등 기존 사회 전반을 지배하
던 가치관이나 고정적이고 절대적인 관념을 분쇄하는 것이 아브젝트 미술이다.
2. 아브젝트 그릇
연구자는 ‘나’와 ‘타자’의 모호한 경계가 어디인지 감각하는 과정과 ‘나’에게서 밀려져 나
온 아브젝트를 직면함으로부터 발생하는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지 대하여 고민하였으며
이에 아브젝트 그릇이라는 부제를 붙여 작업하였다. 아브젝트 그릇은 몸에서 비롯한 아브젝
도 1 <타호> 2021 stoneware, glaze, dimension variable, 2021 은 찌꺼기를 배설을 통해 배출해내는
과정을 거쳐 삶을 유지한다. 신체는 땀
이나 피지, 털과 같은 피부의 분비물, 상처에서 흐르는 피, 오줌이나 똥처럼 소화 과정의 끝에
서 배출되는 배설물 등, 더러운 물질들을 배출하지 않으면 적절하게 기능할 수 없다. 그러나
몸에서 배출되는 것의 공통점은 몸 안에 있을 때는 나의 일부였던 것이지만 몸 밖으로 배출된
직후부터 더럽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아브젝트가 위치한 가장 명확한 경계는 몸의 내부와 외부를 가르는 곳 혹은 나와 타인을
가르는 경계이고 신체의 내・외부 경계에는 분비물과 배설물이 남는다. 스스로가 아브젝트한
존재임을 깨닫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손바닥 위에 침을 뱉어보는 것이다. 입안에 있을 때는
나의 일부였지만 손바닥 위에 뱉은 침은 입에서 나온 순간 더럽고 위험한 오염물질이자 감염
의 매개체가 된다. <타호>12는 나의 몸의 내부와 외부의 경계에 위치한다(도 1).
음식을 담기 위한 그릇, 그것도 공들여 만든 그릇에 침을 뱉는다면 어떨까? 그런 행위는
작가에게는 모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타호는 실내에서 거동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또는 편
의를 위하여 침을 뱉도록 만들어진 그릇이다. 뱉기 위한 그릇을 만듦으로써 아브젝트와 작업
자, 또는 침을 뱉는 사람 스스로의 정체성을 아브젝트와 혼동될 수 있도록 하였다. 관객은
전시장에 침을 뱉기 위해 마련된 그릇을 보는 것에서 아브젝트한 스스로의 모습을 상상하며
자아의 경계를 재확인할 수 있다.
경계는 주체의 감정의 안팎에도 존재하며 <내장병>은 두 가지 감정적 증상을 표현하며 이를
말하고자 하였다(도 2).
12 타호(唾壺)는 침을 뱉는 용도로 사용된 그릇으로 동양의 도자 문화권에서 시대를 막론하고 다양한 기법으로 만들어진 그
릇의 한 종류이다. 문헌에는 침 뱉는 그릇, 타구, 타담호 등으로 기록되기도 하였다. 넓적한 접시 형태 아래에 오목한 그
릇이 접합된 형태가 일반적이다. 침을 뱉는 것이 기본 용도로 알려져 있으나 동물의 뼈, 차 찌꺼기 등 음식물을 버리는
용도로 사용되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 e뮤지엄 홈페이지(http://www.emuseum.go.kr) 참조.
1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도 2 <내장병> 2019 stoneware, glaze, 2019 35x35x50(h)cm(내장)(왼쪽)
stoneware, glaze, 2019 35x30x50(h)cm(심장)(오른쪽)
1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傳)으로 기록되었지만, 여성이 매달 흘리는 피에 대해서는 성스러운 기록을 찾기 힘들므로
둘을 대비시켜보았다. 이 잔은 여성 주체들 각자의 월경을 위한, 각자의 자궁을 위한 각자의
성배이며 이 잔에 담긴 것을 마시고 기억하여 행하는 것은 관람자의 선택으로 남겨두었다.
아브젝트를 감각하여 드러내는 예술작품을 통해 우리의 경계에 위치하여 불안을 일으키
는 것은 무엇이며 사회적 규범은 어떻게 생성되는지 미루어볼 수 있었다. 아브젝트는 우리가
경계라고 부르는 곳에 잔류하며 주체와 줄다리기를 한다. 이로부터 알 수 있는 것은 주체의
이편과 저편에 있는 것이 결국은 모두 같은 곳에서 비롯한 것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무언가
혐오하는 마음은 자신이 부정하는 자신의 모습을 경계로부터 밀어내고자 하는 마음에서 출발
하고, 자아가 속한 공동체의 규범 역시 타자를 배제하는 규범을 통해 견고해지기도 한다. 그
렇기에 이러한 규범은 절대적이지 않다. 즉, 아브젝트를 감각하는 것은 절대성의 한계를 확인
하는 것이기도 하다. 크리스테바는 우리가 경계에서 서서 아브젝트와 대면할 때 그것은 침식
되고 파기되고 버려져 희극적으로 변모한다고 하였다.15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아브젝트
의 승화는 과거에는 종교가 수행하는 기능이었던 것이지만, 미술의 영역 안에서는 낯설고 이
질적인 것을 수용하고 미적 가치를 부여하는 것으로 감정적인 동요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작품과 관련된 상황에 몰입하게 하며 숭고미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이는 아브젝트 미술이
미에 반대되는 끔찍한 것, 비본질적인 것으로 간주되는 것이 아니라 미와 추의 경계를 넘나드
는 미술작품을 통해 또 다른 방식의 즐거움을 생산할 수 있게 함을 의미한다. 연구자의 ‘아브
젝트 그릇’을 통해 스스로에게서 버리고자 하는 ‘아브젝트’와 무언가를 담는 ‘그릇’의 경계를
감각해보는 것에서 느껴지는 희열과 즐거움을 전달하고자 한다.
Ⅲ. 식물로 생각하기
1. 식물적 아브젝트
1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태는 직관적으로 또는 개념적으로 리좀(rhizome)을
연상하게 한다. ‘리좀’은 들뢰즈와 가타리의 저서인
『천개의 고원』의 서론에 등장하는 은유적 개념으로,
땅속줄기를 뜻하는 말이기도 하다. 리좀은 모든 방향
으로 자라날 수 있는 뿌리이며 들뢰즈는 나무뿌리와
리좀을 비교하여 리좀적 사유를 서구의 지배적인 수
직적 구조주의와 대립시키기도 한다.20 리좀은 시작
하지도 않고 끝나지도 않으며 중간에 있고 사물들
사이에 있는 사이-존재이다.21 이처럼 선행관계가
없으며 모든 지점에서 잔가지로 연결되는 리좀적 사
유를 브라이도티는 유목민의 목적 없는 이행들을 활
도 5 <생강> 2020 stoneware, 2020
성화하는 것의 예시로 들기도 하였다. 이는 작업을 55x45x100(h)cm
1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같은 존재가 되는가? 어떤 열매는 익으면 껍질이 저절로 벌어져 스스로 양분이 되고 씨앗을
뿌리기도 한다. 썩은 열매의 과육은 흘러나와 또 다른 열매의 양분이 될 지도 모르는 것이다.
2. 식물존재 되기
2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성은 남성성이 부재할 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성에게서 비롯한 것
이라고 보는 관점에서, 여성성의
은유인 자궁을 남성의 부재로써 해
석하지 않기 위하여 춤추듯 요동치
는 모습으로, 그러나 아브젝트한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하였다
<식물존재>는 연구자의 타자이
자 돌연변이적 존재로, 연구자가
타인의 사례를 듣거나 직접 경험한
도 10 <식물존재> 2021 stoneware, glaze, 2021
혐오의 토양에서 틔워 올린 존재이 35x40x85(h)cm
stoneware, glaze, 2021
다(도 10). 이들은 변종적이고 혼종 20x20x35(h)cm
적 성격을 가진 개체들, 식물도 동 stoneware, glaze, 2021
20x10x35(h)cm
물도 아닌 오로지 간소화된 형태적
특징만을 가지고 있는 존재들로 표현하였다. 『식물의 사유』의 공동 저자인 마이클 마더
(Michael Marder)는 비인간세계인 식물 세계에 대하여 사유하며 타자와의 소통에 대한 답을
식물 세계에서 구하고자 하였다고 말한 바 있다.28 ‘식물존재’는 타자의 언어인 식물의 언어로
말하고자, 또는 듣고자 하는 시도를 시각적인 형상을 통해 돕기 위한 것(visual-aids)이기도 하다.
도자의 언어와 식물의 언어를 병치하여 표현한 ‘식물존재’라는 형상화를 통해 아브젝트를 밀어
내지 않고 수용하기 위한 시도를 가시화하며, 타자의 언어를 듣고자 함으로써 차이를 배제하지
않는 주체로의 이행을 다짐하는 것이다.
한편 <순환의 고리>는 ‘식물존재’가 되어 유목적으로 사유하는 주체를 표현한 것이다(도 11).
연구자가 참조한 여성학 이론가 로지 브라이도티(Rosi Braidotti, 1954-)의 유목적 주체는 기존
의 범주들과 경험의 층위들을 가로지르며 사유하는 주체이며, 상이한 층위에 있는 경험을 묶
어낼 수 있도록 사유하는 주체이다.29 브라이도티는 유목적 사유방식으로 여성 정체성을 위한
새로운 경계를 연결하고 협상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유목적 주체가 될 것을 주장하였
다. 즉, 사회적으로 코드화된 사유방식이나 행동방식에 안착하기를 거부하고 (여성) 주체성에
대한 관습적인 관점과 재현을 전복하고자 하였다. 연구자는 유목적 주체의 재형상화로 ‘식물
존재’를 제안한다. 브라이도티의 유목주의란 끊임없이 존재의 고정성을 침해하고 위반하고자
Ⅳ. 맺음말
2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아우르는 다양성을 드러낼 수 있는 사회가 되기 위한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어떤 지배적 관념체계는 개인을 타자화하고 이는 개인의 존재 방식을 불안하게 만들기도
한다. 이에 따르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아브젝트의 승화과정을 참고할 수 있다. 주체가
아브젝트를 목격하고 타자와의 경계가 불분명함을 수용할 때 아브젝트는 승화의 가능성을 획
득한다. 아브젝트가 주체와의 경계에서 벌이는 작용은 지배적인 가치 체계를 파괴하는 원동
력이 되기도 한다. 또한, 아브젝트는 예술적 표현을 통해 승화의 가능성을 획득하기도 한다.
아브젝트 미술은 과거에 종교적 기능을 수행하던 희생제가 그러하였듯, 관람자에게 감정의
동요나 숭고함을 느끼게 하기도 한다. 주체가 신체의 경계에서, 또는 외부세계와의 경계에서
마주하는 아브젝트가 승화하는 과정에서 고정관념을 전복할 수 있는 위력이 발생한다. 아브
젝트 미술은 전통적 미학으로부터 이질적인 것을 미술 안으로 수용하여 관람자에게 새로운
감각을 느낄 수 있게 한다. 아브젝트 미술에 관한 연구를 통해 절대적인 규범은 존재하지 않
으며 혐오와 차별의 대상 역시 비고정적임을 유추할 수 있었다.
본 논문에서 연구의 결과로 소개하는 작업은 아브젝트에 대한 연구로부터 이어지는 사유
와, 이를 통해 ‘식물존재’로 주체를 재형상화한 것이다. 마더는 식물은 다른 개체를 파괴하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얻지 않으며 타자화된 것을 소진하지 않고도 성장할 수 있다고 말한다.
또한, 식물은 환원할 수 없는 다양체이자 한가지로 규정할 수 없고 끊임없이 변화하며 자신의
모든 부분에서 자라나는 힘을 가지고 있기에 종결과 완성에 이르지 않는다고 하였다.31 연구
자는 아브젝트와 타자를 승화의 방식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주체를 표현하기 위하여 연구를
지속해왔으며 ‘식물존재’는 타자성에 대해 유목적으로 사유하고 소통하기 위한 시도이다. ‘식
물존재’가 되는 상상으로부터 우리가 혐오의 경계선을 불분명하게 생각할 수 있게 되기를 바
라며, 언젠가 어디에서는 우리 모두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불편함 없이 공존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주제어(key words):
아브젝트(abject), 줄리아 크리스테바(Julia Kriesteva), 주체(subject), 공예(Craft), 예술(Art), 도자(ceramics), 현대도예
(Contemporary Ceramic Art)
한국어 문헌
글렌 아담슨 저, 임미선 외 역, 『공예로 생각하기』, 파주 : 미진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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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 미디어』 13-1호, 예술과미디어학회, 2014.
김희영, 「프랑스 페미니즘 문학-차이의 페미니즘을 중심으로-」, 『프랑스학 연구』 27권, 프랑스학회, 2003.
로지 브라이도티 저, 박미선 역, 『유목적 주체』, 서울 : 도서출판 여이연, 2004.
루스 이리가레, 마이클 마더 저, 이명호・김지은 역, 『식물의 사유』, 경기 : 알렙, 2020.
안소현, 「‘예술에 대한 폭력’과 ‘폭력을 흉내 내는 예술’-<퇴폐미술전>의 반복과 ‘미러링’」, 『원본없는 판
타지』. 서울 : 후마니타스, 2020.
이문정, 「애브젝트의 육체적 징후와 승화」. 이화여자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2.
이문정, 『혐오와 매혹 사이』, 파주 : 동녘, 2018.
이은경, 「현시대 미술에 나타난 압젝트 아트에 관한 연구 : 줄리아 크리스테바의 압젝시옹 이론을 중심으
로」. 경성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5.
줄리아 크리스테바 저, 서민원 역, 『공포의 권력』, 서울 : 동문선, 2001.
질 들뢰즈 저, 김재인 역, 『천개의 고원』, 서울 : 새물결. 2003.
최은주, 『질병, 영원한 추상성』, 서울 : 은행나무, 2014.
켈리 올리버 저, 박재열 역, 『크리스테바 읽기』, 대구 : 시와반시. 1997.
크리드, 바바라 저, 손희정 역, 『여성괴물, 억압과 위반 사이-영화, 페미니즘, 정신분석학-』, 서울 : 도서
출판 여이연, 2008.
웹사이트
국립중앙박물관 이뮤지엄 홈페이지 : http://www.emuseum.go.kr
2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국문초록
본 논문은 주체와 타자의 경계에 위치한 아브젝트(abject)에 대한 사유를 식물존재라는 은유적 표현을
통해 작업한 연구과정을 담은 논고이다. 아브젝트는 주체에서 추방되어 타자와의 경계에 잔류하며 주체
를 위협한다. 또한 해소되지 않는 불안을 내포하고 있으며 주체와의 경계선을 명확히 그어두는 것이 불가
능하다. 아브젝트가 주체를 매혹하고 끌어당기기에 주체는 혼란스럽고 두려운 감정까지 느끼게 된다. 주
체가 아브젝트를 밀어내는 것은 자신으로부터 이질적인 것을 타자화하는 경험이다. 연구자는 우리가 살
아가는 공동체를 견고하게 하기 위한 규범 또한 이질적인 것들을 배제하고 동질적인 것들로만 사회를
구성하고 싶은 지배체계의 욕망에서 비롯한다고 보았다.
개념에 관한 연구에서 더 나아가, 아브젝트를 표현한 예술을 살펴보았다. 아브젝트 미술(abject art)은
신체의 규범을 위반하는 것과 혐오감이 드는 대상을 소재로 한다. 신체는 주체의 경계가 드러나는 곳이기
에 신체에서 벌어지는 아브젝트의 작용을 표현한 예술작품을 통해 주체의 경계에 있는 아브젝트를 감각
할 수 있다. 아브젝트 미술은 우리의 전통적이고도 절대적인 미적 기반에 충격을 주어 관람자로 하여금
고정관념의 틀에서 탈피할 수 있게 하기도 하며, 종교의 희생제의와 유사하게 관람자가 작품의 상황에
몰입할 때 감정적인 동요를 불러일으키거나 숭고미를 느끼게 하기도 한다.
아브젝트와 주체에 대한 연구를 심화하는 과정에서 연구자는 혐오와 차별 없이 소통하기 위한 시도
로 식물존재를 제안하였다. 이는 관념적으로 고정되지 않은 위치에서 타자에 대해 사유하기 위한 것이다.
식물존재로 대표하여 소개하는 연구자의 작업은 아브젝트와 주체에 대한 사유과정을 통해 우리 세계의
아브젝트를 감각하고, 타자를 차별이 아닌 차이로 수용하는 것을 실천하기 위한 것이다. 식물존재는 도자
의 재료와 기법으로 제작하였다. 식물존재의 언어에 대해 상상하는 것이 도자의 재료인 점토에서 느껴지
는 비언어적인 감각을 감지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연구를 통해 연구자는 정체성의 범주와 공동체의 규범에는 절대성이 존재할 수 없으며 차이에만 매
진하지 않고도 주체가 타자와 관계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였다. 모든 개인이 자신만의 고유성을 가
진 존재의 의미를 찾기를 희망한다. 우리를 존재하게 하는 경계를 부정하지 않으면서도 차별과 혐오의
구조를 인식하며, 각각의 다름을 차이로 수용할 수 있는 삶의 가능성을 제시함에 본고의 의의가 있다.
Yoonkyung Kang*32
This study covers an research process of contemplating the abject at the boundary between the subject
and the other using the metaphorical expression, The Vegetal Being. The abject is expelled from the subject,
remains at the borderline with the other, and threatens the subject. The abject embeds unresolved anxiety,
and it is impossible to draw a clear line with the abject and the subject. Since abject fascinates the subject,
the subject feels confusion and even fear. The subject pushing out the abject is otherizing what is different
from itself. The researcher regards that the regulations that solidify the community in which we live also arise
from the desire of the system to organize the society only with a homogeneous identity.
Further from reviewing concept of the abject, the research moved to abject art that expresses abjection.
The abject art features violations on the borderline of body and various objects that evoke a sense of disgust.
Since the body is the place where the boundary of subject is revealed, through artworks that expressing
abjection we can sense what exists on the body. The abject art shocks so called traditional and absolute
aesthetics and helps us to break free from their frame of stereotypes. Instead of religious sacrificial rite, the
abject arts can provoke emotional agitation or state in a sublime when the audience immerse themselves in
a situation that art presents.
Exploring the abject and subject, the researcher proposed the Vegetal Being as an attempt to communicate
without hatred and discrimination. This is the way to think about the other from a position that is not ideally
fixed. The artwork of researcher represented by the Vegetal Being suggests to sense the abject in our world
through the process of contemplating the abject and subject and also to practice accepting others as differences
rather than discriminations. The Vegetal Being is made with clay materials and ceramic techniques. This is
because imagining the language of the Vegetal Being was similar to detecting the nonverbal sensations felt in
clay which is the material of ceramics.
Throughout the exploration, the researcher recognized that absoluteness cannot exist in the categories of
2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identities and the regulations of a community, and that the subject can establish a relationship with the other
without being buried in differences. The researcher hopes that all individuals will find the meaning of existence
with their own uniqueness. The significance of this study is to recognize the structure of discrimination and
hatred without denying the borders that make individuals exist, and to present possibility of a life that can
accept each difference as a difference.
흔적의 본질
고 승 연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석사과정 졸업)
Ⅰ. 머리말
Ⅱ. 흔적의 조건
1. 세계; 시간과 공간
2. 행위의 흔적
Ⅳ. 흔적의 형태
Ⅴ. 맺음말
Ⅱ. 흔적의 조건
* 본 논문은 연구자의 석사논문인 「현재로 향하는 흔적」(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형예술대학 석사학위논문, 2022)을 재구성,
보완하여 실었다.
3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1. 세계; 시간과 공간
1 하정현. 「잠재의식과 시각 표현의 상관성 연구와 작품 표현」(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3), p. 22.
2 노연경, 「베르그손의 지속이론을 바탕으로 한 무용창작작품 「지금의 지평」의 시간성 표현에 관한 연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21), p. 67.
3 하정현, 앞의 책, p. 22.
4 앙리 베르그손, 『시간과 자유의지』(정석해 역, 삼성출판사, 1990), p. 198.
5 노연경, 앞의 책, p. 76 참조.
흔적의 본질 31
해서만 자신을 인식하고 규정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6
시간은 공간과 동일한 것이 아니며, 진정한 시간의 개념은 외부세계의 특성과 공간성을
제거했을 때에만 비로소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 그리고 이와 더불어 인식이라는 것은 우리
자신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우리 자신 그 자체이지만, 너무 가깝게 있기에 오히려 직접적으로
보지 못하고 항상 외부세계로부터 빌려온 형식과 틀, 특히 공간적인 사유에 의해서만 볼 수밖
에 없었다.7 그리하여 연구자는 우리에게 제공된 세계의 형태를 시공간을 나누어 살펴보고 의
식적으로 인식해보고자 하였다.
공간 속에서 지속적인 시간을 종합적으로 형성하며, 베르그손은 시간과 공간을 통한 지속
(durée)의 개념을 부연한다. 베르그손이 말한 지속이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베르그손은
지속을 경험이라고 말한다. 지속은 확장되고 넘어선 경험이며 이를 사유하는 것은 시간과 공
간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표상의 지배적인 습관을 넘어서 사유한다고 설명한다.8 지속은 과거,
현재, 미래를 서로 다르게 응축하며 매 순간 마주하는 시간의 의미를 새롭게 만든다.
이러한 지속의 세계는 정확한 윤곽이 없고 수학적 시간이 아닌, 순수 변화 즉 서로 의지하
고 상호 침투하는 질적 변화들의 연속이다. 베르그손은 지속을 삶의 경험을 중심으로 한 열린
사고를 바탕으로 과거-현재-미래의 시간, 과정을 함께 펼쳐 볼 수 있는 열린 시간성의 개념을
주장한다. 열린 시간성은 점진적인 변화 속에서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것이며 과거 현재 미래로
이어지는 흐름이다. 다시 말하여 지속은 시간을 측정하는 단위가 아니라 삶의 경험이라는 관점
에서 보는 것으로 비결정적 시간으로서의 새로운 의미를 창조적으로 생성해 나간다.9
이렇듯 지속이란 과거가 미래를 잠식하고 확장되면서 전진하는 연속적인 전진이며 끊임
없이 증대하는 과거가 한없이 축적되는 것이다.10 의식 속 현재의 순간들은 과거로 축적되어
가 지속은 불가역하다. 왜냐하면 쌓여가는 과거는 현재를 끊임없이 변화하게 만들고 또 과거
를 분리하여 현재를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11 그러므로 지속은 유동적인 특성을 가지며 항
상 새로운 움직임을 가지고 확장되는 변화이다. 우리의 의식적인 행위는 물질의 터전 위에서
이미지들과 결합하며 실재적으로 일어난다. 베르그손은 이러한 실재성을 고정적이고 인과적
인 측면에서보다는 변화와 역동성에서 찾았다. 즉 지속은 운동을 통해 현실화되고 생성되는
것으로 운동 그 자체로 추상물이 아닌 진정으로 실재하는 것이다. 세계에서 행위를 멈출 수는
3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없다. 우리는 지속을 하며 과거의 행적을 되돌아보고 받아들일 수는 있지만 우리의 의식이
있어야 할 곳은 우리의 행위가 닿아 형성하고 있는 현재의 세계가 될 것이다.
2. 행위의 흔적
12 모리스 메를로-퐁티 (Maurice Merleau-Ponty 1908-1961) 프랑스의 실존적 현상학자이며 대표작으로는 지각의 현상학이 있다.
주체가 대상을 인식하고 세계를 이해하는 원천을. 정신, 생각, 반성 등과 같은 ‘사유’가 아닌 ‘신체’에 두었다는 것은 메를
로퐁티의 현상학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으로 평가되며, 그의 철학을 ‘신체의 철학’이라 고 일컫는 계기가 된다. (『현대 철
학의 흐름』, 박정호, 양운덕, 이봉재, 조광제 엮음, 동녘, 1996, p. 89.)
13 심귀연, 『몸과 살의 철학자 메를로-퐁티』(서울 : 필로소픽:푸른커뮤니케이션, 2019), p. 12.
흔적의 본질 33
속을 통해 교차시키며 우리의 행위에 대한 인식을 의식적으로 재고하고자 하였다. 멈추지 않
는 행위로 인해서 지금 형성하고 있는 현재는 계속해서 변화하는 성질을 갖고 있으며 변화는
곧 우리의 행위가 세계에 다양한 형태로 남고 있다는 토대를 마련해준다. 연구자는 이 변화의
흔적을 흙을 통해 실재로 표현하여 보여주고자 한다.
3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육체는 굉장히 닮아있다. 연구자는 커다란 문화권이 담고 있는 오래된 이야기가 가진 힘을
빌어 대지와 육체를 잇는 물질적인 질료로 흙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흙은 또한 압력을 주면
즉각적으로 자국이 남는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현재의 행위를 모든 순간마다 담게 된다. 이
세계를 잇는 물질, 흙으로 현재를 형성하며 자국을 남기는 행위는 연구자를 삶에 대한 진정한
몰입으로 이끌게 된다.
연구자의 작업에서 흙은 근원적인 물질로서 대지, 우리의 행위가 남겨지는 세계의 공간을
의미하고, 몸을 이용해 흙에 자국을 내는 것은 곧 땅, 삶에 대한 행위 자체를 의미하게 된다.
행동은 곧장 세계에 자국을 남기고 우리가 망각하는 동안에도 살아있다. 연구자는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연속적인 비가시적인 행동을 흙에 남기고 흙에 남긴 자국을 가마에서 굉장히 높
은 온도로 소성하여 과정과 행위의 부재를 고정시킨다.
결국 연구자에게 작업의 형태는 자국을 담는 틀이며 본질은 형태를 이루는 표면의 흔적에
있다. 사람은 자기가 바라는 이상적인 목적 혹은 자아가 있고 그로 나아가는 데에는 삶 속에
서 무수히 많은 선택과 행동이 뒤따른다. 이와 같은 맥락으로 작업의 형태를 정하면 그것을
가소성이 좋은 상태인 흙을 이용해 만든다.16 의도했던 이상적인 형태를 목적을 향하여 만들
면 흙의 표면에는 일련의 행동들 즉 손자국이 의도와 관계없이 필연적으로 찍힌다. 형상이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이상일 때 그로 향해 가는 과정의 손자국이 바로 현재를 의미한다.
우리는 어떠한 목적을 설정하고 향해갈 때 행위를 멈추지 않고 현재를 형성하게 된다. 그 과
정에는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수많은 행동이 지속적으로 층층이 쌓이고 하나의 결과를 이
뤄낸다. 가시적인 흔적의 드러냄은 그 목적에 대한 결과 뿐 아니라 모든 행위가 일어나는 시
간에 대해 공평성을 부여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연구자는 현재의 희생을 묵인하는
태도, 자신의 과오를 포함한 행적을 외면하는 태도를 거부함으로써 말랑했던 흙에 남은 자국
이나 흔적을 지우지 않고 오히려 드러나게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모든 현재의 시간을 공평하
게 의식하고 존중하고자 한다. 연구자의 작업에서 흙은 근원적인 물질로서 대지, 우리의 행위
가 남겨지는 세계의 공간을 의미하고, 몸을 이용해 흙에 자국을 내는 것은 곧 땅, 삶에 대한
행위 자체를 의미하게 된다. 행동은 곧장 세계에 자국을 남기고 우리가 망각하는 동안에도
살아있다. 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연속적인 비가시적인 행동을 흙에 남기고 흙에 남긴 자국을
가마에서 굉장히 높은 온도로 소성하여 과정과 행위의 부재를 고정시킨다.
머니의 뼈를 어깨 너머로 던져라.” 라고 신탁이 돌아왔다. 신탁에서 커다란 어머니는 만물의 어머니인 대지이고 뼈는 대지
에 있는 바위와 돌이었다. 그들이 어깨너머로 돌을 던지자 즉시 인간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들은 이렇게 새 인류의 조
상이 되었다.
16 점토는 적당한 습도를 가하였을 때 일단 만들어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하고 이 성질을 가소성이라 한다(다니엘 로드, 『도
예가를 위한 점토와 유약』, 이부연[외]공역개정판(서울 : 한양대학교출판부, 2014), p. 89.
흔적의 본질 35
Ⅳ. 흔적의 형태
3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행위를 흔적을 통해 개인의 신화로써 기록했다. 글을 읽고 문장을 이해할 수 있기 시작한 무
렵 연구자는 그리스로마신화를 읽으면서 도덕성을 비롯한 가치관 형성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어린 시절 성경이나 지침서와 같은 책들을 보며 형성된 가치관은 부모님의 법과 같이 거를
힘이 없이 흡수되어 뿌리 박혀있고 그 기원을 찾기 힘들다. 어린 시절은 시행착오의 과정이
많으며 상처를 많이 주고 실수도 많이 한다. 이 작품은 개인이 인지하지 못한 채 형성된 가치
관과 그에 따른 행동을 인정하는 시도다. 점토로 형태를 만드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생기는
손자국 가득한 표면은 연구자의 기억과는 상관없이, 누군가의 기억에 있든 없든 연구자 본인
이 수없이 남긴 행동을 찾고 부정하지 않겠다는 회개의 성격을 담는다. 연구자가 어린 시절에
의도치 않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그것이 용서받았다고 하여도 이 세상에는 분명히 존재
함을 되짚고 넘어가고자 했으며 이러한 행위를 지우려고 흔적에 물칠을 할수록 흔적의 형태
는 더욱 선명해져 간다.
<Alibi series 3> 또한 사라진 행위의 흔적을 통해 가시적으로 표현한 작업으로 사랑의 흔적
을 담은 작업이다(도 3). 세상에는 다양한 사랑이 존재하지만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서 깊은
친밀감을 주고 서로 상처를 주는 사랑은 연인 사이의 사랑일 것이다. 연구자가 사랑과 함께
알게 된 것 중 하나는 극강의 행복은 극강의 고통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사랑했던 사람과 더
이상 함께 할 수 없다는 현실은 근본적으로 사랑의 존재에 대해 절망하게 했다. 하지만 우리
가 사랑했던 그 강렬한 순간들이 눈에 보이
지 않을지라도 삶에 이미 존재했다는 건 부
정할 수 없다. 둘의 사랑이 그저 증발한 것
이 아니라 남아있다. 이 작업은 연구자가
그 시절의 사랑이 구체적으로 보이는 물질
형태로 남기기 위해 만든 기념비적인 성격
을 띤다. 매끈한 윗면은 판 형태로 원래 맨
밑에 있는 부분이었다. 판은 우리가 사랑할
수 있었던 지상의 세계, 우리에게 주어졌던
대지의 공간과 시간이며 그 위로 쌓은 자국
의 흔적은 우리가 함께 쌓아 올린 그 당시
의 현재를 의미한다. 성형을 마치고 작품을
뒤집음으로써 우리의 기저가 돼준 바닥이
도 3 고승연, <Alibi series 3>, stoneware,
다시 위로 가게 두었다. 그것은 사랑이 끝
glaze, 2020-2021,
났다는 이 세상의 순리 아래 순응하겠다는 25x20x35(h)cm, 17x12x30(h)cm
흔적의 본질 37
굴복의 의미를 담고 있다. 이 땅 아래에, 나
의 신체에 사랑은 여전히 남아있다.
<Portrait>는 몸을 형상화 한 연구자의 신체,
자아로 흔적을 남기는 행위의 주체다(도 4). 몸
은 정신과 신체가 얽혀있는 존재로 메를로-퐁
티의 용어로 말하자면 ‘체화된 의식(embodied
consciousness)’이다. 세계에 대한 우리의 지각
도 4 고승연, <Portrait>, stoneware, acrylic, 은 정신과 같은 투명한 의식에 의해 일어나
2020, 35x15x40(h)cm, 16x5x20(h)cm
는 것이 아니라, 우선적으로 몸에 의한 접촉
을 통해 일어난다.17 연구자는 본인의 주체, 자아를 흙을 통해 몸으로 표현했다. 몸에는 다양한
흔적들이 있고 흔적은 자아가 살아온 진실과 같다. 연구자는 회의적이고 삶에 대해 의문이 들
때 완전히 새로운 자아를 꿈꾸고 변하는 상상을 하며 하얀 백지처럼 다시 시작하고 싶어 했다.
하지만 새로운 자아를 꿈꾼다는 것은 자신이 해온 행적들과 남겨온 흔적들을 왜곡하는 것이며
그러한 사고는 무력함을 벗어나 올바르게 나아갈 수 없다. 몸에 쌓여있는 흔적을 없애는 것은
‘나’를 부정하는 행위이다. 다른 물질을 하얗게 덧바를수록 어두웠던 원래의 태토의 색과는 더
멀어진다. 큰 몸 안에는 형태는 같지만 크기가 작은 몸의 조형물이 들어있다. 원래 태토의 색은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더 두껍게 덧발라져 있고 연구자임을 암시하는 이름이 쓰여있다.
<Trophy>는 이어 이러한 주체를 통해 만들어가는 현재에 대한 가치를 의식하고자 표현한
작업이다(도 5). 살면서 트로피를 받을만한 순간이 있다면 기억하고 남기고 싶은 무언가를 이
뤘을 때 일 것이다. 우리는 삶 속에서 멈추지
않고 목표를 설정하고 그에 따른 보상을 기
대하는 희망으로 자주 현재를 놓치며 산다.
목표의 성공 여부에 따른 결과로 행복의 상
태를 미리 염려하여 불안해하지 말고 목표를
향해 가는 길의 여정도 자신의 삶의 순간임
을 인식하려고 해야 한다. 과거의 의식적 삶
은 현재 상태에 녹아들어 현재를 구성하게
도 5 고승연, <Trophy> stoneware,
2021,20x12x25(h)cm, 40x14x20(h)cm 되고 과거의 모든 경험들과 사고들이 축척되
27x15x35(h)cm 어 형성된 것이 바로 현재이다. 현재의 행적
17 김선경, 「메를로-퐁티의 예술론에서 '공간'의 역할」(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 pp. 18-19.
3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을 올바르게 긍정하는 자세는 좋은 것과 나
쁜 것을 모두 우리를 구성하는 것으로 공평
하게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다. <Trophy>에
서 양쪽 끝에 있는 작업은 완성된 형태의 트
로피이며 가운데에는 절단된 듯한 형태의 작
업물이 있다. 무엇을 향한 목적인지 잃었을
때, 중단되었거나 이루지 못했다고 하여도
스스로에게도, 세계에도 그 행위는 남아있음 도 6 고승연, <Trophy 2>, stoneware,
glaze,2021, 35x17x6(h)cm, 7x5x10(h)cm
을 의미한다. 당신의 미완성도 세상은 이미
품었다. 이어지는 작업 <Trophy 2>는 앞의 작
품의 연속으로, 목표의 성취에 대한 보상을
트로피라고 할 때 그 트로피를 의도적으로
완성의 형태로 보여지게 만들지 않고 거친
상태로 마감하였다(도 6). 도자기는 과정이
이성적인 상태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소성을
마칠 때마다 물리적으로도 화학적으로도 변
화가 뚜렷하다. 점토가 2차 재벌까지 이루어 도 7 고승연, <하트>, stoneware,
glaze, 2021, 20x23x58(h)cm
지면 강도를 가지며 도자기의 성질을 획득하
게 된다. 따라서 성형이 잘 끝나도 건조과정
에서 갈라지거나 1차 소성에서 깨지게 되면
버려지는 일이 흔히 일어나기 때문에 모든
점토가 도자기가 되진 못한다. <Trophy 2>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완성형의 도자기의 마
감이 느껴지지 않고 오히려 거칠고 찢어진
형태를 갖고 있다. 이와 같은 상태로 시유와
2차 소성까지 끝냈다는 것은 연구자가 작업
을 의도하고 진행했음을 읽을 수 있다.
<하트>작품은 흔적의 토대를 마련해주는
땅에 대한 경외가 삶에 대한 경외임을 보여
준다. 작업은 보는 방향에 따라 하트의 형상 도 8 고승연, <하트>, stoneware,
을 찾을 수 있다(도 7, 8). 연구자는 흔적의 glaze, 2021, 20x20x40(h)cm
흔적의 본질 39
의미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면서 현재의 시간을 공평
하게 받아들이고 현재 주어진 것을 토대로 행위 하는
것이 이 땅에 대한 열정임을 알게 되었다. 땅에 대한
올바른 열정은 움직임에서 시작되고 이것은 삶을 향
한 커다란 의미의 사랑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작은 움직임조차 흔적으로 남을 수 있음은 무기
력한 상태에서 다시 움직이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
주었다. 흙을 빚어 도자기를 만드는 것은 직관적으
로 세계에 행동을 남기는 것과 동일하다. 하트의 도
상은 대지를 향한 성실함, 열정을 의미하며 점토를
대지에서 솟아난 듯 쌓아 올려 표현했다.
같은 맥락으로 <서 있는 대지>는 주체로 행위를
도 9 고승연, <서있는 대지>, stoneware, 쌓기 이전에 우리에겐 세계의 환경에 대한 작업이다
2021, 55x12x62(h)cm
(도 9). 이 작품은 지면 위에 삶을 쌓는 행위를 보여
주는 덩어리다. 대지의 흙의 물성을 더 잘 드러내면서 흔적을 쌓는 방법에 대한 고찰에서 시
작되었다. <서 있는 대지>는 세 개의 판을 한 번에 그대로 이어 붙이고는 다듬거나 수정하지
않았다. 점토의 표면은 연구자가 손으로는 의도할 수 없는 흙의 물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것
은 그 시간에만 나올 수 있는 화면이며 당시의 현재라는 시간성과 더불어 흙의 물성을 동시에
효과적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구겨진 살갗 같기도 한 점토를 이어 붙인 판을 바닥으로 두고
그 위에 점토를 쌓아 올렸다. 연구자의 작업에서 주어진 장에서 행위를 쌓는 것은 우리의 삶
을 살아가는 직접적인 의미로 작용한다. 우리의 터전이 되는 현재의 순간적인 성질과 대지,
흙의 결합으로 존재하는 바닥을 세워 놓음으로써 우리가 자국을 남기게 되는 세계의 배경과
현재에 대한 가치를 의식해보고자 한다.
<Act>는 위를 종합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세계의 근원적인 질료와 연구자의 신체가 만나
삶의 행위를 이루는 작업이다(도 10, 11). <Act>는 여러 종류의 흙과 안료, 유약으로 구성한
평면의 그림과 같은 것으로 세계와 신체의 접촉을 통해 신체의 행위를 더 적극적으로 개입시
키고자 했다. 연구자는 흙을 회화적으로 풀어 그 물성은 더욱 드러내 보이고 대지를 누르는
듯한 표면을 나타냈다. 안료를 넣고 지우는 행위의 반복을 통해 과정에서 흔적을 다시 새기고
틈이 도드라지게 만들었다. 연구자가 행위를 통해 만들어지는 흙의 형상이 평면적으로 변하
여 공간이 사라졌고, 흔적은 조금 더 과감해진 선과 질감으로 드러난다. <Act>는 질료와 행위
만 오롯이 담겨있다. 연구자는 스스로가 하고 있는 행위가 모두 살아있다고 의식하면서 현재
4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도 10 고승연, <Act>, stoneware,2021, 도 11 고승연, <Act>, stoneware, LED wire,
43x41(h)cm 2021, 40x40(h)cm
Ⅴ. 맺음말
흔적의 본질 41
몰입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우리가 존재하고 눈 앞에 주어진 것은 현재이며 자국을 내며 행위
하는 것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함께 진행된 도자 작업은 위에서 언급한 흔적에 대한 고찰
의 내용적 흐름이 담겨 있다. 흙에 자국을 내고 그 자국을 감추지 않음으로써 연구자는 작업
의 행위 안에서도 현존을 확인하는 적극적인 개입을 추구하게 되었다.
세상에 남겨지는 우리의 지속적인 움직임이 행동이 되고, 행동은 무수히 쌓여 삶을 이루
게 된다. 지상을 향해 열정을 다하는 것은 성실하게 시간과 순간을 의식하고 움직이는 것이며
연구자가 남기는 흔적은 현재에 집중하고 그 순간에 살고자 하는 바람이 담겨 있다. 대지 위,
각자의 자리에서 나름의 성실함을 발견하고 ‘몸’을 소진하여 삶에 열중하는 것은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방식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감각을 일깨우고 더욱 생을 현재 속에서 성실하게 빚어
나가고자 한다.
주제어(key words):
흔적(traces), 행위(behaviors), 물질(materials), 현재(present), 운동(movement), 예술(Art), 도자(ceramic), 현대 도예
(Contemporary Ceramic Art)
4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참고문헌
한국어 문헌
김선경, 「메를로-퐁티의 예술론에서 '공간'의 역할」,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5.
김세리, 『알베르 카뮈의 미학』, 파주:한국학술정보, 2008.
김지혜, 「현대 도시 공간의 표현에 있어서 비결정성과 시간성에 관한 연구 : 연구 작품 <다중 도시>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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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연경, 「베르그손의 지속이론을 바탕으로 한 무용창작작품 「지금의 지평」의 시간성 표현에 관한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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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https://namu.wiki/w/데우칼리온
흔적의 본질 43
국문초록
4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Abstract
Nature of Traces
Seungyeon Ko*18
This study describes how artwork using natural materials such as soils leads to a stronger passion for
the earth and life. Our behaviors have domino effects, triggering subsequent consequences. Living life is more
like repeating behavioral patterns day and night rather than moving forward in a linear timeline, which is why
we tend to be less sensitive to repetitive acts. However, even a simple body movement puts pressure on earth.
Thus it cannot be asserted that behavior that does not leave a visible trace has disappeared. The strong
skepticism gives the researcher feeling of powerless after achieving the goals. But the fact that any movement
of our body leaves a trace in the world full of matters served as a driving force for our lives. The researcher
sought to ditch the purpose- and future-oriented mindset and skepticism and gain positive energy by studying
the behavioral trace.
To that end, she looked into the background where traces of activity or body movement can be expressed
in reality based on Henri Bergson (1859-1941)’s continuity theory. He says that a phenomenon appears as
we become conscious about it and then disappears, but it exists in a place without continuity. In this study,
it will be explored to perceive this world, focusing on our body, as a space of traces based on his
spatiotemporal continuity.
First of all, it shows how body movement is manifested in the world with a trace by using clay made
from natural materials to represent it. Earth is a fundamental matter that links the world and the body. Leaving
a trace behind on a clay equals leaving a trace in the world.
In the study, the researcher presents ceramic work as a means of expressing a trace of passing moments
and a constant continuation of the present. It means to record the present while making a creation by using
traces on earth. Raw traces accumulated on the ceramics and their explicit expression make us more mindful
of our present behavior and have positive thinking. This study is significant in showing that focusing on the
present by using behavioral traces means a continued passion for our life.
흔적의 본질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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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藝硏究
제31호 2022
유약표현을 통한 현대 도예의
모노크롬 연구
고 형 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박사과정수료)
Ⅰ. 머리말
Ⅲ. 도자예술에서의 모노크롬 연구
1. 도자예술에서의 모노크롬 정의와 작가 사례
2. 유약표현을 통한 모노크롬 연구 : 연구자의 작업활동을 중심으로
Ⅳ. 맺음말
흔적의 본질 47
Ⅰ. 머리말
1 2014년 김미경은 《한국 모노톤아트를 다시 말하며》라는 주제로 진행된 강연에서 단색화에 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단
색화(Dansaekwha)’는 문자 그대로 ‘단색’(單色) 즉, ‘한 가지 색깔’이라는 모노크롬의 개념도 벗어날 수 없고 ‘그림 화(畵)로
서의 그림’이라는 개념적 한계도 벗어날 수 없다. 한국의 ‘모노톤 아트’가 ‘한가지 색깔로 된 그림’이 아니라는 사실을 모
두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 가지의 색깔로 된 그림’이라는 뜻의 ‘단색화’라는 말을 사용하기에 적절한가? 거기에는
여러 가지 색조(tone)가 있고 그린버그 식의 ‘모더니스트 페인팅’이나 ‘아메리칸 타입 페인팅’과 같은 모더니즘적인 ‘그림
(회화)’개념의 평면성을 뛰어넘는 시공간의 물질장소성의 프로세스 문제가 담겨 있다는 점을 우리 모두 진지하게 자각해야
한다. 윤형근, 박서보, 정창섭, 정상화의 작품 일부를 모더니즘 회화 개념으로 다룰 수는 있겠지만 하종현이나 최병소, 심
지어 김창섭이나 김용익의 평면 오브게, 심문섭의 평면적 작업들까지 ‘단색화’라는 말로 다룰 수 있겠는가” 김미경, 「한국
모노톤 아트를 다시 말하며」‘ 『KIFA 오픈라운드테이블, 2014』, 정윤미, 「미술비평 분석을 통한 단색화의 정체성 연구」(홍익
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6), p. 22. 에서 재인용.
4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태보다 작업의 과정을 중시한다. 이러한 이유로 ‘한국적 미’, ‘한국의 정체성’을 담은 양식이
라 불리며 발전되어왔다.2
서구의 모노크롬이 모더니즘의 형식적 환원에 의해 색채를 배제해 나가는 과정의 결과였
다면 한국 단색화에서의 백색은 아무것도 가공하지 않은 질료 자체가 지닌 무색이라 할 수
있다.3 한국의 단색화에서 나타나는 행위의 반복과 재료의 물성이 갖는 촉각성이야 말로 시각
중심적인 서구의 미니멀리즘과의 큰 차이라 할 수 있다.4 1970년대 한국 미술계에 나타난 단
색조 계열의 미술사조인 단색화의 특징은 결국 작업과정에서 나타나는 ‘행위의 반복성’과 재
료의 물성에서 드러나는 ‘촉각성’이며 ‘결과’가 아닌 ‘과정 중심적’이라 할 수 있다.5
10 Thomas McEvilley, “La Peinture Monochrome”, in La Couleur Seule(Lyon; Musée Saint Pierre Art Contemporain, 1988), p. 15.
11 “말레비치는 「비대상의 세계」라는 글에서 “익숙한 대상의 윤곽은 배경으로 사라져서 세계는 더이상 보이지 않는다. ‘현실
과 유사한 것’이나 이상적 이미지는 사라지고 ‘사막’뿐이다. 그러나 이 사막은 모든 것에 퍼져 있는 ‘비대상적 감각의 정
신’으로 채워져 있다”라고 언급하며 시각적인 형태가 제거된 순수한 무(無)의 영역을 강조한다.” 이정실, 위의 책, p. 184.
에서 인용.
12 이정실, 위의 책, p. 184.
13 “본래 구축주의의 목표는 실제 재료를 실용적인 목적을 위해 가장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이기에 외관상 절대주의처럼 기
하학적 형태로 보여질 수 있지만 그 의도는 다르다. 로드첸코의 단색화는 색체가 주는 주관적이고 정신적인 의미를 부정
하고 회화 표면을 하나의 물질적 표면으로 취급하였다.” Gérard Conio, Le Constructivism Russe, Lausanne(L’Aged’Homme, 1987),
p. 387. 에서 인용.
14 이정실, 위의 책, p. 185.
5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서구의 대표적인 모노크롬 작가는 미국의 경우 애드
라인하르트(Ad Reinhar), 로버트 라이먼(Rovert Ryman), 마
그네스 마틴(Agnes Martin) 등이 있고 유럽의 경우 이브 클
랭의 푸른 모노크롬과 피에르 만조니의 백색 모노크롬을
대표로 들 수 있다. 또한 1960-1970년대 미국의 미니멀 아
트 작품들의 대다수가 이에 속한다.15
이에 본 연구에서는 이브 클랭(Yves Kiein,1928-1962)을
예시로 들어 분석하고자 한다. 그는 선과 색채의 속성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색채를 통해서 자유로운
공간과 완벽한 일치의 감정을 느낀다. 색채는 우리의 감수
성을 떠맡으면서 자유롭게 공간 안에 용해된다. 반면 선은 도 3 이브 클랭,
<인터내셔널 클라인즈 블루 IKB>
순수한 공간을 분할하며 심리적 감옥의 창살과도 같은 우
리의 사슬이다.”16 클랭은 1955년부터 분말 형태의 안료를 그대로 사용하며 그 안에서 순수한
색채를 발견한다. 나아가 2차원의 평면보다 3차원의 오브제로 보이고자 했다(도 3). 1956년 이
후로는 다양한 색채로 모노크롬을 표현하기보다 푸른색 한 가지만을 사용하였고17 후에 종교적
인 성향을 보여주는 삼원 체계의 모노크롬을 제작한다. 푸른색, 금색, 핑크색을 같이 제시함으
로서 총체적인 상징적 의미를 주고자 하였으며 이를 삼원 체계의 모노크롬이라 칭했다. 그에게
있어 푸른색은 정신성, 금색은 절대성, 핑크색은 삶을 의미하였다. 이 세 가지의 색이 생명력의
총체를 이룬다고 생각하였으며 모노크롬의 물질과 정신을 종합하려는 의도로 금이라는 재료를
사용하였다 (도 4).18
그의 모노크롬 회화는 새로움을 추구하는 신진예술가
들에게 영향을 주었다. 개념 자체를 작품으로 간주하는 클
랭의 태도는 1970년 개념미술로 이어졌다. 1970년 밥 로우
(Bob Low)는 검은 모노크롬을 “회화에서 개념으로 전이(轉
移)되는 과정”이라 일컬으며 모노크롬 회화의 개념적인 측
도 4 이브 클랭, <카시아의 (성녀)리타를
면을 강조하였다.19 나아가 1950-60년대 미국의 모노톤 예술 위한 봉헌물>, 1961
20 이정실, 위의 책, p. 190.
21 “2000년 <제3회 광주비엔날레의 특별전>에서 있었던 윤진섭 큐레이터의 간담회는 한국과 일본의 단색화와 모노화를 비교
하는 한일 현대미술전을 통해 한국의 단색화[Dansaekhwa]라는 용어가 통용된 시발점으로 해석 되어진다.”, 정윤미, 「미술비
평 분석을 통한 단색화의 정체성 연구」(홍익대학교 경영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16), p. 22.
22 정윤미, 앞의 논문, p. 30.
23 오광수, 「단색화와 한국 현대미술」, 『한국의 단색화전 학술심포지엄』(국립현대미술관 도록, 2012), p. 20.
24 서성록, 「한국 단색화의 미적 특질」, 『한국의 단색화전 학술심포지엄』(국립현대미술관 도록, 2012), p. 24.
25 정윤미, 위의 논문 p. 25.
5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김장섭, 박서보, 윤명로, 윤형근, 이동엽, 이우환, 정상화, 정창섭, 최병소, 하종현, 허황, 김춘
수, 김태호, 김택상, 문범, 안정숙, 이강소, 이배 등이 속해있으며 ‘패턴의 반복’이 보여지는
작가로는 곽인식, 김환기, 서승원, 최명영, 고산금, 남춘모, 노상균, 이인현, 장승택, 천광엽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26 다음의 <표 1>을 참고한다.
표 1 단색화 작가 분류
5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도 5 정상화, 무제<87-2-10>, 1987 도 6 정상화, 무제<82-10-c, 세부>,1982
28 ‘부정형(不定形)인 것’이란 뜻으로 프랑스의 비평가 미셀 타피에로에 의해 제2차 세계대전 후 프랑스를 중심으로 일어난
새로운 회화운동 두산백과, 미술대사전(용어편) 참고.
29 사이먼 몰리, 『접촉.정상화와 모노크롬』(국립현대미술관 도록, 2021), p. 27.
30 사이먼 몰리, 앞의 도록, p. 29.
31 사이먼 몰리, 위의 도록, p. 29.
Ⅲ. 도자예술에서의 모노크롬 연구
5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채로운 색의 깊이감이라는 차이를 갖는다. 이와 같은 이유로 도자예술 영역에서의 모노크롬
은 서구의 모노크롬 예술과도 한국의 단색화와는 다른 또 하나의 미적 개념으로 존재하며
연구자는 이를 도자예술의 모노크롬이라 정의하였다.
1) 도자예술에서 색의 표현
연구자는 도자예술에서 색이 주는 심미적 기능에 주목하였다. 도자에서의 모노크롬이란
소지, 표현기법, 제작과정, 시유의 유무 등에 의한 명도의 차이를 비롯해 유사한 색상 안에서
도 다양함을 찾을 수 있는 특징이 있다. 이의 사례로 고려청자를 살펴보면 유약의 두께에 의
해 색의 표현이 달라지고 변화되며 그 깊이가 다르다. 이러한 특징은 역사적 배경에 의해 시
대순으로 청자의 색감이 달라진 것에 있다는 사실에도 주목할 점이다. 고려청자는 고려시대
의 대표적인 도자기로 형태와 색, 문양을 통해 고려시대의 전반적인 사회 문화의 변화를 보여
준다. 빛, 두께, 밀도, 점토와의 반응에 의한 색상에 차이가 생기며 재료 성분의 차이로도 달
라진다. 청자토의 원료인 도석과의 반응으로 생성되는 깊은 물색은 하나의 유약으로 시유되
었지만 어느 한 부분도 같은 색이라 할 수 없는, 단색을 찾아볼 수 없는 것이 유약의 특징이
라 할 수 있다.36
강석영, <무제>
신광석, <자연_지리>
5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도예가 강석영의 도자작업에서 보이는 백색은 화장토나 유약의 효과가 아닌 점토 본연의
색감을 살린 것으로 작가에게 백색은 색이라기 보다 재료 자체를 의미한다. 오랜 시간 반복된
작업의 표현기법을 통해 얻어진 작가의 움직임과 재료의 만남으로 이루어진 인위적인 자연성
은 감각적인 효과를 극대화한다.37 자연을 닮은 유기적인 생명체의 모습을 형상화한 그의 작
업은 순간적 혹은 우연적인 효과로서 표면을 긁고 뚫는 행위이자 작가의 물리적인 힘으로
우연에 의한 변형으로 나타난다.38
1979년 통인화랑 전시에서 ‘생활용기’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도예가 윤광조는 “공예는 생
활과 함께 있어야 하며 용(用)과 미(美)가 더불어 조화를 이루어야 하고, 쓰임을 배제한 아름
다움이라든가 아름다움을 떠난 쓰임만의 것이란 있을 수 없다.”라고 언급하였다.39 점토에 연
탄재를 섞어 빚고 분청 위에 유약을 붓고 뿌리는 과정의 반복을 통해 작가는 자유를 만난다.40
점토 위에 분청이 덮인 그의 모노크롬 작업은 흘러내리는 유약과 거친 점토의 표면을 통해
자유와 자연 모두를 품고 있다.
도예가 신광석은 과거 경덕진에서의 작업을 바탕으로 청화(靑華)라는 채료(彩料)와 백자
라는 백색의 조화를 통해 색채가 갖는 원천적인 힘에 대한 인식을 독창적인 기법으로 표현한
다. ‘페이퍼 마스킹 테크닉’(Paper masking technic)이라 불리는 그의 기법은 붓으로 색을 칠하는
일반적인 청화백자와 달리 도판 위에 물을 매개로 한지를 붙여 형태를 만드는 과정으로 시작
된다. 종이가 덮인 부분을 제외하고 색을 칠하는 과정을 4~5회 반복하며 청화의 농담을 만들
어낸다. 여러 번 칠해진 색은 공간의 깊이를 만들고 형태들이 생겨난다.41 작가의 움직임으로
형성되는 신체적 운동감은 청화와 백자의 조합으로 나타나며 나아가 긴장과 이완, 공간구성
의 조밀함과 여유로 표현된다. 반복의 과정 즉 수행과도 같은 행위로서 드러나는 형상과 운율
감은 곧 실존적 경험으로 이어진다.42
도예가에게 행위란 삶의 연결점이며 작업의 방향으로 이어진다.43 도예가가 제작하는 기
물의 형태는 동일한 선을 표현함에 있어서도 작가에 의해 차이를 갖는다. 각기 다른 타고난
6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또한 예술미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원료에 대한 연구가 수반되어야 하며 표현하고자 하는 색과
표면의 질감에 따라 제작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장식표현이 가능해진다. 원료의 까다로운 성질과
소성 조건에 따라 표면의 균열, 기포, 핀홀, 벗겨짐, 부서지는 결점, 말림 등의 문제가 발생되기
도 한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실험과 축적된 자료가 필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안정된 결과
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작가의 의도에 따라 부작용은 새로운 표면 장식의 시작이기도 하다.
도자기에서 시유방법의 정석은 초벌 된 기물의 표면을 정돈하여 시유하고 기물의 표면을
매끄럽게 다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연구자 작업의 특징은 반복되는 시유과정에 있다.
1차 시유에서 유약이 기물의 표면에 고르게 발리도록 하고 2차, 3차 시유과정을 통해 유약의
첨가된 산화물과 원료에 차이를 주어 붓고 뿌리기를 반복한다. 갈라지고 떨어져 나온 시유의
흔적 역시 고스란히 남겨진다. 이러한 시유과정을 거쳐 다양한 유약의 두께와 촉감을 바탕으
로 색이 만들어진다. 온도변화에 민감한 도자기의 특성상 두껍게 시유된 기물은 48시간 이상
천천히 냉각시킨다. 가마소성 후 자연 냉각되는 과정에서 표면의 변화가 관찰되는데 유약 두
께의 차이나 시유방법 또는 환경 요건이 변화함에 따라 유약이 탈락되거나 갈라지는 현상이
발생되기도 한다. 이러한 부작용은 연구자의 작업에 있어 새로운 장식의 효과로 탈바꿈한다.
도자기에서 유약의 예술적 가치는 다채로운 색을 투명한 깊이감으로 표현함에 있다. 회화
의 단색과는 다른 유약의 특성으로 인해 생겨나는 두께에서 오는 깊이 그리고 그에 따른 투명
성이야말로 단색 속에 다색을 갖는 도자기 유약만의 모노크롬이 갖는 특별함이라 할 수 있겠
다(도 8).
자연의 모든 대상은 빛에 의해 다양한 색을 띄며
대상이 갖는 색은 우리가 바라보는 빛의 스펙트럼 안
에서 다양한 색을 갖는다. 이를 빛의 현상계라 말한다.
연구자에게 있어 기독교 성경에 등장하는 ‘빛이 있으
라’는 성경구절은 큰 의미를 갖으며 연구자는 ‘빛의 현
상학’을 창조주의 의해 창조되어진 세상의 만물과 연관
지어 설명한다. 푸른 유약색은 자연광 아래에서 빛의
굴절에 의해 다양한 색으로 보여지고 현상계의 빛은 도 8 고형지, Light pillar, 2019
Ⅳ. 맺음말
48 제2차 세계 대전(1941-1945) 이후 1950년대부터 1960년대의 유럽과 미국에서는 마르셀 뒤샹(Marcel Duchamp), 존 케이지(John
Milton CageJr), 알렌 캐프로우(Allan Kaprow)와 같은 예술가들이 자신의 개념을 표현하기 위해 행위(Action)의 형식을 적극적
으로 사용하여 작품 활동을 하였다. 이들은 작품의 결과물보다 과정을 중시하면서 신체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였다.” 김현우,
위의 논문, p. 6. 에서 인용.
49 에리카 피셔-리히테의 논의는 존 오스틴(John L. Austin)이 『말과 행위(How to do thing with Words)』에서 사용한 언어철학적
의미의 ‘수행성’ 개념과, 주디스 버틀러(Judith Butler)의 젠더 수행성 개념을 참조한다. 기존의 수행성에 대한 이론에 새로운
퍼포먼스/공연의 미학적 이론을 첨부함으로써, 퍼포먼스 연구에서 자신만의 이론을 구축했다. 에리카 피셔-리히테 저, 김정
숙 역, 『수행성의 미학』(문학과지성사, 2017), p. 55. 에서 재인용.
50 에리카 피셔-리히테 저, 김정숙 역, 앞의 책, p. 479. 에서 인용.
51 김현우, 위의 논문, p. 1.
6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와 더불어 수행적 과정을 갖는 작가들의 작품 사례를 연구하였다. 또한 유약표현을 중심으로
한 연구자의 작업을 분석한 결과 동일한 유약을 시유했을지라도 소성 후 결과에 있어 가마
분위기, 유리질화, 빛의 반사 등의 이유로 표면의 다양성이 매우 광범위하다는 사실을 확인하
였다. 이와 같은 이유로 도자예술 영역에서의 모노크롬은 단순히 단색이라는 표현은 적합하
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모노크롬 예술은 서구의 모더니즘의 형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 할 수 있다. 이는 색채를
배제함으로 얻게 된 결과라 할 수 있으며 한국의 단색화는 서구의 모노크롬과 달리 작업과정
에서 나타나는 행위의 반복과 재료의 물성에서 그려내는 촉각성의 결과였다. 동시대의 도자
예술 영역에서 보이는 모노크롬은 서구의 모노크롬 예술과도 한국의 단색화 작업과도 다른
또 하나의 미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단색화가 촉각성을 바탕으로 한 행위 중심의
예술이라면 도자에서의 모노크롬은 작가의 행위에 의한 과정 중심적 특징을 갖는다. 뿐만 아
니라 도자예술에서의 모노크롬이 갖는 정체성은 의도하지 않은, 의도 할 수 없는 가마소성이
라는 과정을 지나야 비로소 완성된다. 도예가의 손길을 떠나 소성과정에 의해 발생되는 심미
적 효과는 의도한 것과 의도하지 않은 것 사이 어딘가에서 생겨나는 또 다른 예술성이라 할
수 있다.
본 연구자는 향후 작업행위에서 보이는 수행성의 개념과 더불어 유약표현을 통한 도자예
술에서의 모노크롬에 관한 연구를 이어가고자 한다.
주제어(key words):
모노크롬 회화(Monochrome painting), 단색화(Dansaekhwa), 현대 도예(Contemporary Ceramics), 도자예술(Ceramic
arts), 유약(Glaze), 도자예술에서의 모노크롬(Monochrome by ceramic arts), 행위의 반복(repetition of action), 과정중
심적(process-cente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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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모위안, 「고려・송대 청자의 조형 분석을 통한 현대 도자 연구」, 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2017.
한길홍, 박선우, 권영식, 김종현, 이명아, 『도자조형예술』, 미진사,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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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영 Artist Interview」, 『이길이구갤러리』, 2022.5.9., https://www.youtube.com/watch?v=0AJ6zFyt1_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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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kyungsang.kookmin.ac.kr/kookmin/press/1071072?pn=422
「‘도예계의 백남준’ 윤광조 “분청, 거칠어도 자유・자연 모두 품었죠”」, 『서울경제』, 2022.5.8.,
https://www.sedaily.com/NewsView/265W33WJRV
「신광석, 청화백자판화(靑華白瓷板畵) 전시회」, 『뉴스1』, 2014.5.11.,
https://www.news1.kr/articles/?1668915
6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국문초록
The purpose of this research is to study the monochrome in contemporary ceramics. First, as a theoretical
background, this research investigates two branches of ideas in Western monochrome, metaphysical
monochrome and materialist monochrome. Then, to analyze monochrome in paintings, the research categorizes
the works of Dansaekhwa (Korean monochrome painting) which explored the theme of repetition of actions
and materiality of medium.
While monochrome in paintings appears in opaque colors, monochrome in ceramics shows changes in
translucency depending on a glaze application process. In addition, while a color in a monochrome painting
evokes the sense of thickness, related to mass and volume as the elements of a painting, it expresses the
variations of color depth in ceramics. To elaborate, the color of the glaze creates different feelings depending
on the shape of an object or by refraction of light. In this sense, monochrome in ceramics has its own unique
aesthetic meaning, distinguished from that in Western art and in Korean paintings. For this reason, this
research defines this unique aesthetic as "monochrome in ceramics."
As a method of this research, it first examines the aspects of monochrome in ceramics and differentiates
these aspects from the aforementioned characteristics of monochrome in paintings. Furthermore, it explains
monochrome in ceramics by focusing on how the repetition of actions and the use of glaze are expressed
in the researcher’s own ceramic works.
6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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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藝硏究
제31호 2022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김 현 지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석사과정 졸업)
Ⅱ. 뉴미디어의 본질과 특성
1. 뉴미디어의 정의
2. 뉴미디어의 작동원리
3. 미디어 의식
Ⅲ. 감각의 재구성
1. 가상으로 옮겨가는 물질들
2. 이질적 감각 경험
3. 신체의 끝에서 유영하는 데이터
6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가 작가 자신의 생각을 작품에 투영하는 것과 유사하다고 보았다. 그리고 그 구조적 유사성을
토대로 도자의 물성적 특성이 동시대에서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지 작업을 통해 고민
해보았다.
Ⅱ. 뉴미디어의 본질과 특성
1. 뉴미디어의 정의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69
표 1 기존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특성
구분 기존 미디어 뉴미디어
방향 일방향 쌍방향
8 마셜 맥 루한은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 연구자로 커뮤니케이션과 미디어 연구의 선구자로 평가받고 있다. 문화와 기술에
대한 그의 은유들은 미디어를 진지하게 생각해야만 하는 동기를 만들어 냈는데, 특히 광고, 정치, 언론, 예술 그리고 미디
어에 관련된 사람들을 매료시켰다. 그의 작업은 미디어 연구, 현대 예술, 기호학 등 아직도 많은 영역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9 인공지능의 상용화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것의 알고리즘에 의한 정보 구성 방식에 대해 ‘자의(self-thinking)’가 있다고 느
끼고 있다.
10 인간이로봇등인간이아닌존재를볼때, 그것과인간사이의유사성이높을수록호감도도높아지지만, 일정수준에다다르면오히려
불쾌감을느낀다는이론이다. 이는 같은 뜻의 영어 ‘언캐니 밸리’라고도 불리는데, 1970년일본로봇공학자모리마사히로가소개
한이론으로, 여기서불쾌함(uncanny)이란개념은1906년독일의정신과의사에른스트옌치가먼저사용한것이다. 이'불쾌함'은'살아
있는것처럼보이는존재가정말로살아있는게맞는지, 아니면살아있지않아보이는존재가사실살아있는것은아닌지'에대한의심
을뜻한다. pmg, 지식엔진연구소, http://www.pmg.co.kr.
7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불편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이러한 감정이 유발되는 것은 뉴미디어가 기존의 낡은 미디어와
는 다른 매커니즘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우리는 기존의 시퀀스(Sequence) 혹은 영화
의 서사 구조와 같이 연속적이고 연대기적인 구성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 그러나 뉴미디어는
‘사건(event)’ 중심적이고 ‘무작위적’이며 ‘비 연대기적’인 방식들을 사용하여 정보를 구성한다.
따라서 서사적인 정보 구성에 익숙해져 있는 우리에게 뉴미디어는 비맥락적으로 느껴지고,
그것에 당황할 수밖에 없다.
마지막으로 뉴미디어는 동시성을 띤다. 정보를 저장한 뒤 수신자들에게 전달하던 기존의
미디어와는 달리 뉴미디어의 정보 교환은 실시간으로 이루어진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많
은 대중의 참여를 허용하면서, ‘쌍방향 소통방식11’과 같은 특징들이 파생되었다. 볼프강 에른
스트(Wolfgang Ernst)는 미디어 기술이 인간과 단절된 독자적 역사를 구성한다고 했다.12 이는
뉴미디어가 우리가 살고 있는 세계에 크게 구애받지 않고 나름의 시간성으로 ‘독자적’인 시간
성을 형성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그 예로, 최근 동영상 플랫폼 유튜브(Youtube)는 실시간 동영
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실시간 동영상은 한정된 동영상의 길이가 없고, 하나의 동
영상이 무한히 반복 재생되는 동영상 서비스이다. 이 동영상은 ‘실시간’으로 송출되기 때문에
언제 어디서든 동시에 접속하기만 하면 같은 구간의 영상을 시청할 수 있다. 즉, 시・공간의
구애받지 않았던 미디어의 기능이 더욱 확장되어, 24시간 혹은 365일과 같은 인간이 만든 시
간 개념을 떠나 독자적인 시간성을 갖게 되었다.
이렇듯 뉴미디어는 분명 기존 미디어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으나 완전히 다른 기술적 경험
을 제공하여, 우리가 세상을 전혀 다른 눈으로 볼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반면, 우리의
생활 전반으로 퍼진 미디어의 접근성에 따라 일부 사람들을 소외시키기도 한다. 그러나 중요
한 것은 바로 세상을 구성하는 기반과 이를 바라보는 관점이 그 전과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는 미디어가 우리의 감각과 경험에 지대한 영향을 주고, 사용자
들이 다른 결과물을 양산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그렇다면 이 뉴미디어는 어떠한 원리와
방식으로 작동하는가?
11 미디어의 쌍방향성은 일방적으로 정보를 ‘주입’하던 과거의 미디어와는 다르게 지금의 미디어는 보다 ‘다양한’ 개인의 취
향과 욕구를 반영하여 대중의 요구를 더 수용하는 미디어가 된 특성을 의미한다.
12 에른스트는 또한 시간 결정적 미디어는 고유한 방식으로 시간을 나누고 기록하고 조작하며 각자의 시간성을 생산한다고
말한다. 따라서 지구상에는 인간의 시간만이 아닌 미디어만의 시간으로도 가득하다고도 설명한다. 그 일례로 기계적 저장
미디어인 사진, 축음기, 영화는 간헐적, 순간적, 반복적이라는 불연속적이고 단절적인 시간성을 문명에 선사했다고 설명한
다. 이감문해력연구소, 『21세기 사상의 최전선』(이성과감성, 2020), p. 193.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71
2. 뉴미디어의 작동원리
수적 재현
뉴미디어 객체는 형식적 (수학적) 으로 기술될 수 있으며, 프로그램화 (연산에 의해 조작)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미지나 형태는 수학적 함수를 사용해서 기술될 수 있고, 적절한 연산
을 적용함으로써 사진의 잡티를 제거하거나, 색의 대비를 높이거나, 형태의 테두리를 잡아내
거나, 배율을 바꿀 수 있다. 이는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이 사진이나 스캔을 통해서 수적으로
데이터화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13
모듈성
이미지, 음향, 형태 또는 움직임이라는 미디어 요소들은 화소(pixel), 문자, 스크립트(script)
등과 같은 불연속적인 샘플들을 집합으로써 재현된다. 이러한 요소들은 더 큰 객체로 모아질
때 각각 구별되는 정체성을 유지한다. 예를 들어 ‘영화’는 개별적으로 저장되었다가 상영 시
에 많은 스틸 이미지와 영상들과 음향들로 합쳐질 수 있다. 모든 요소들은 독립적으로 저장되
기 때문에 그것들은 ‘영화’ 그 자체의 본질의 변화 없이 언제라도 수정될 수 있다.14
자동화
컴퓨터 사용자들이 템플릿(template) 또는 간단한 알고리즘을 사용해 미디어 객체를 수정
하고 제작하는 것은 미디어 제작에서 ‘낮은 단계’의 자동화라 할 수 있다. 미디어 제작의 보다
‘높은 단계’의 자동화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이 그 예가 된다. 쉽게 말해 컴퓨터가 우
리가 주입한 정보들을 통계 분석하여 예측하고 이후의 유사한 정보에 대한 처리 방식을 기억
하여 자동화하는 것이다.15
13 Lev Manovich, The Language of New Media, (MIT Press, 2014), p. 35.
14 Manovich, 앞의 책, p. 39.
15 Manovich, 위의 책, p. 42.
7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가변성
미디어의 가변적인 속성의 구체적인 경우는 가지형(branching-type) 상호작용이다 (‘메뉴 기
반’ 상호작용이라고도 불린다). 이 상호작용은 사용자가 선택 항목에 이르렀을 때, 사용자가
어떤 어떠한 항목을 선택하는지에 따라 프로그램의 구성이 달라진다.16 즉, 사용자에 따라 같
은 프로그램을 사용하더라도 다른 미디어 경험을 하게 됨을 시사한다.
부호 변환
뉴미디어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에서 무언가를 '부호 변환'한다는 것은 그것을 다른 형식
으로 바꾸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문화적 범주와 개념은 의미와 혹은 언어의 차원에서 컴퓨터
의 존재론, 인식론 그리고 화용론에서 도출된 새로운 것들로 대체된다.17
3. 미디어 의식
16 Manovich. 위의 책. p. 48.
17 Manovich. 위의 책, p. 62.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73
식에 대해 연구하였다(도 1).
미디어 의식(Media Rituals)은 미디어와 관련된 것들로 조직된 유형화된 행위이다. 닉 콜드
리는 우리가 사회 구성원임을 확인하기 위해 미디어가 그 역할을 하는 모든 종류의 상황을
미디어 의식이라 지칭한다.18 전통 사회에서 우리는 제례나 종교 행위와 같은 의식 행위에 참
여함으로써 사회의 구성원임을 확인했다. 그러나 이러한 전통적 행위들이 현대에서는 소셜미
디어의 활용과 같은 미디어 행위들로 대체되고 있다. 미디어 기술이 다양화되고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미디어와 깊숙이 결부된 우리의 행태는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우리
가 예측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의미를 내포하게 되었다. 미디어 의식을 통해 미디어에 관련
된 가치들에 동의함을 간접적으로 표명하는 것이다.19 이렇듯 미디어 의식을 통한 사회화 과
정 속에서 많은 행위들이 유형화되고, 우리의 행동과 사고에 실제적인 영향을 미친다.20 이것
이 연구자가 확인한 미디어 의식이 지니는 영향력이자 사회적 기능이다.
그러나 이렇게 뉴미디어가 이미 우리와 깊숙이 얽혀 있음에도 우리는 여전히 기존의 미디
어를 대하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그 예로, 우리는 어떠한 과도기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곧 ‘지나갈’ 상황으로 인식하고, 결국에는 안정적인 상황으로 귀결될 것임을 예견하고 희망한
다.21 그러나 뉴미디어 시대에선 어떠한 상황이든지 그것이 변화하는 속도가 매우 빠르기 때
문에 언제나 과도기 상황일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모든 상황을 종결된 ‘사건(event)’으로 인식
하기보단 그저 하나의 일시적인 ‘상태(state)’로 인식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연구자는 이러한
태도가 뉴미디어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힘을 길러 주체적으로 다자 간, 사물 간
의 소통을 꾀할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장을 통해서 연구자는 뉴미디어의 정의를 규정하고 그 작동원리에 대해 알아보았다.
그리고 미디어 의식 개념을 통해 뉴미디어의 사회적 기능은 무엇이고, 우리는 그것에 어떠한
영향을 받는지 알 수 있었다. 또한 변화하는 미디어 체계에 대하여 어떠한 태도를 가지고 미
디어를 활용해야할지 알아보았다. 그렇다면 뉴미디어를 통해 모든 것이 매개되고 우리의 많
18 미디어 의식은 의식화된 텔레비전 시청, 텔레비전에서 일어난 일에 대한 대화, 그리고 미디어를 통해 자주 보던 유명인사
가 눈에 띄자마자 자동적으로 심하게 집중하게 되는 현상 등 매우 다양한 행위를 망라한다. 닉 콜드리, 『미디어는 어떻게
신화가 되었는가』(커뮤니케이션북스, 2003) p. 37.
19 예컨대 사용자가 SNS(Social Media Service)를 활용한다는 것은 SNS가 제공할 수 있는 무작위적인 연결성과 국제적인 네트워
킹 혹은 가능성이라는 가치에 동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20 닉 콜드리(Nick Couldry), 『미디어는 어떻게 신화가 되었는가』(커뮤니케이션북스, 2003). p. 48.
21 반 겐넵의 이론은 인류학자 빅터 터너(Victor W. Turner) 에 의해 심화된다. 터너는 통과의례의 과정 중 전이 단계(liminality)
의 속성은 필연적으로 애매하다고 보았다. ‘중간 단계’에 있는 사람들은 여기에도 저기에도 포함되지 않는다. 그들의 애매
하고 중간자적인 속성은 사회적ㆍ문화적 전이들을 제의화(祭儀化)한 많은 사회 속에서 풍부한 상징으로 표현된다. 따라서
전이 단계(liminality)는 종종 죽음․ 어머니의 모태, 불가시적인 것, 어두움, 양성적인 것, 황무지, 그리고 일식과 월식에 비유
된다. 아놀드 반 겐넵 저 ・ 전경수 역. 『통과의례』(서울 : 을유문화사, 1995), p.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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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신체적이고 사회적인 기능을 의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예술은 어떠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까?
Ⅲ. 감각의 재구성
뉴미디어 세상에서 물질들의 가치는 급속도로 낮아지고 있고, 산업 구조의 전반이 가상의
세계로 옮겨가기 시작했다. 자연히 미디어 속에서 우리는 물질적인 것의 한계를 인식한다. 코
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한계적 상황에 의한 한시적 변화일 수도 있지만, 대중 또한 온라인에서
의 경제활동이나 관계가 훨씬 효용 가치가 있음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리고 예술 시장 또한
이러한 시대적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데미안 허스트는 자신의 작품을 ‘NFT(Non-Fungible Token)’22 라는 가상화폐 시스템을 통
해 판매했다. 그의 작품 <The Currency>는 2016년에 제작된 A4용지 사이즈 10,000장으로 2021
년 7월 21일에 한 장에 $2,000 가격에 판매되었다. 그리고 10,000장의 그림은 각각 고유의 번
호를 부여받고, 구매자들은 2022년 7월 22일 BST(British Summer Time)를 기준으로 오후 3시까
22 NFT(Non-Fungible Token)란 ‘대체 불가능한 토큰’이라는 뜻으로, 블록체인의 토큰을 다른 토큰으로 대체하는 것이 불가능한
가상자산을 말한다. 이는자산 소유권을 명확히 함으로써 게임・예술품・부동산 등의 기존 자산을 디지털 토큰화하는 수단이
다. NFT는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하고 있어 소유권과 판매 이력 등의 관련 정보가 모두 블록체인에 저장되며, 따라서 최초
발행자를 언제든 확인할 수 있어 위조 등이 불가능하다. 또기존암호화폐등의 가상자산이 발행처에 따라 균등한 조건을
가지고 있는 반면NFT는별도의 고유한 인식 값을 담고 있어 서로 교환할 수 없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예컨대비트코인1개
당 가격은 동일하지만NFT가 적용될 경우 하나의 코인은 다른 코인과 대체 불가능한 별도의 인식 값을 갖게 된다. 시사상
식사전, pmg 지식엔진연구소, http://www.pmg.co.kr.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75
지 실물 그림과 NFT 중에서 선택해야만 한다. 이 때 실물 그림을 선택하면 NFT는 파기되고
반대로 NFT를 선택하면 실물 그림은 파기된다. NFT로 판매된 그림의 특성은 바로 거래가
이루어질 때마다 5%의 수수료가 예술가에게 돌아간다. 즉 거래가 반복적으로 이루어질 때마
다 작가는 지속적으로 수입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작품이 예술가의 손을 떠나는 순간
예술가는 수익을 얻을 수 없었던 기존 거래 방식과는 매우 큰 차이이다.
23 벤야민은 『기술복제시대의 예술작품』에서 기술의 복제가 가능해지면서 원본과 재현본의 경계가 흐려지고 예술 작품이 ‘아
우라’를 상실했다고 말했다. 벤야민이 당시에 지적한 것은 아우라의 상실 혹은 ‘실재성’의 상실이었다면, 뉴미디어 시대에
예술은 재현본조차도 없는 ‘실제성’마저 잃고 있다는 것이다. 신혜경. 『대중문화의 기만 혹은 해방』,(김영사, 2009). p. 175.
7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물질적 경험을 통해 살아간다. 다만 뉴미디어를 통해 기존에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던 매커니
즘에 질문하고, 우리가 몰랐던 세계와 감각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우리가 뉴미디
어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감각으로부터의 영원한 탈피가 아닌 ‘감각의 재구성’24 이다.
2. 이질적 감각 경험
24 감각의 재구성은 1990년대의 일상적 가상성 (휴대전화, 무선 인터넷, 월드와이드웹, 스트리밍 미디어, 휴대용 컴퓨터의 형
태로 나타난다.) 과 함께 일어났으며, 인간의 사물로 돌아가고자 하는 강박적 현상이 함께 등장했다. 촉각적 도구들에 대
한 향수를 가진 학자들의 사물에 대한 하이데거적 분석, 문화적 연구를 통해 발전되었다. 이러한 재형성은 ‘감각 연구’를
통해 예술계에 대한 비디오의 가상적 지배에 대응했는데, 이러한 활동은 아날 학파의 미시사와 마르크스주의적 생산 비판,
그리고 페미니스트의 ‘몸에 대한 글쓰기’가 혼합된 시각・문화 연구의 분파다. 캐럴라인 존스. 『미디어 비평용어 21』,(미진
사, 2016), p. 128.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77
모습을 관찰하면서 당혹감을 느끼고, 시선은 길을 잃는다. 또한 오목한 형태의 스틸 매체 바
로 앞에서의 소리는 공명을 일으키는데, 이는 지극히 시각적인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접근했
던 관객에게 감각 충격을 준다. 즉 하나의 시각 매체를 통해 다양한 감각이 이질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이렇듯 카푸어의 작업은 관객이 사물을 익숙한 방식으로 인식하지 못하도록 일종
의 장애를 부여한다. 따라서 관객은 우리 앞의 낯선 대상을 어떤 방식으로 인지해야 하는지
고민하게 된다.
카푸어가 관객의 감각에 충격을 주는 또 하나의 방법은 바로 스케일과 감각을 자극하는
매체다. 위 사진은 카푸어의 2003년 작인 <My Red Homeland>이다(도 4). 이 작업의 스케일은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의 대형 전시관을 홀로 채울 만큼 거대하다. 또한 응고된 피를 연상케
하는 색깔의 왁스는 반복적으로 돌아가는 기계에 의해 눌려지고, 다져지고, 옆으로 밀려나
쌓인다. 관객이 예술 작품을 통한 이와 같은 스케일 경험을 하는 것은 흔하지 않다. 더욱이
폭력적인 이미지를 연상케 하는 매체와 컬러는 관객이 작품을 감상할 때 당황함과 동시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듯 카푸어의 작업들은 우리가 사물을 인식하는 데 있어서 사용했던 오감의 메커니즘
을 뒤흔들어놓는다. 그의 작업에서 느껴지는 이질적인 시・청각적 자극과 비맥락적인 경로를
통해 느껴지는 촉각은 관객을 당혹스럽게 한다. 그의 작업을 통해 우리는 우리의 오감이 어떻
게 작동하는지 다시금 느끼고 그것들을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또한 하나의 작업에
서 다양한 감각적 경험을 동시에 체험하면서 관객은 오감을 넘어서는 경험을 할 수 있다. 따
라서 연구자는 카푸어의 작업이 뉴미디어가 도입되는 시기에 우리가 감각을 재형성할 수 있
도록 돕는 예술의 역할을 보여준다고 보았다.
7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3. 신체의 끝에서 유영하는 데이터
점토는 제작자가 물질을 손으로 경험하고 탐구하는 과정이 필연적이다. 중력을 거스르고
안정적으로 점토를 쌓도록 연구해야 하며 원하는 형태를 표현하기 위해서 점토의 물성을 잘
파악하고 손을 단련해야 한다. 또한, 점토는 작업 과정 안에서 상대적으로 많은 감각 데이터
의 가능성을 함유하고 있다.25 연구자는 다른 예술 매체에 비해 도자가 상대적으로 다수의 감
각과 관련된 정보를 포함하고 있고, 그것을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유리한 매체라고 보았다. 점
토는 구성성분과 초벌과 재벌 소성 여부에 따라 그 물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작가는 다양한
감각 정보26를 양산할 수 있다. 연구자는 뉴미디어 시대의 예술을 통해 우리와 물질적 것과의
관계를 파악하여 감각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는 것이 동시대 예술의 소명이라고 보았다. 따라
서 연구자는 김수자의 작업을 통해 우리 감각 경험들이 어떠한 시각적 물질로 환산되는지,
그리고 어떠한 방식으로 그것들이 관객에게 전달되는지 알아보고자 한다.
김수자의 <구의 궤적>은 전시장을 채운 지름 19m의 커다란 원형 테이블에 관객이 만든
찰흙 공들이 무수히 쌓여가는 관객 참여 작업이다(도 5). “마음을 생각하면서 공을 만들면 됩
니다.” 전시장의 직원들이 관객들에게 찰흙을 나누어주며 안내하는 말이다. <구의 궤적>을 통
해 관객은 마음이라는 비물질적 요소를 점토라는 물질적 요소 안에 만지고 굴리고 다듬는
과정을 통해 담는다. 점토를 만지고 굴리는 행위는 일반 관객들이 일상 속에서 쉽게 경험하지
못한다. 따라서 연구자는 <구의 궤적>이 점토라는 물성을 통해 잊고 있던 우리의 미세한 감각
25 감각 데이터란 우리가 물질적인 것들과 관계하면서 얻는 감각과 관련된 모든 정보들을 의미한다. 이러한 정보들은 우리가
삶을 영위하는데 매우 주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형상이 없기 때문에 (비물질적이기 때문에) 이를 전달하거나 공유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다. 예컨대, 우리가 고층 건물의 높이를 이해하는 과정과 같다. 우리가 고층건물의 높이를 이해할
수 있는 것은 과거에 그와 같은 고층 전물을 가까이에서 본 적이 있으며, 언젠가는 올라가본 적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이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을 상상할 수 있는 것은 이성이나 추상적 지식이라기보다는 관습과 경험의 힘 덕분이다.
캐럴라인 존스, 『미디어 비평용어 21』,(미진사, 2016). p. 122.
26 연구자가 논하는 예술의 감각정보는 다양한 시각적 매체를 통해 제작자가 얻을 수 있는 경험적인 지식을 의미하며, 관객
은 작품 감상을 통해 간접적으로 그와 관련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다.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79
을 소생시킬 수 있는 기점이 된다
고 보았다. 연구자는 <구의 궤적>
에서 ‘감각 경험’에 집중하는데, 이
는 연구자가 찾은 동시대 예술 역
할의 주된 키워드이다. 백과사전
도 6 김수자, <몸의 기하학>, 2006-2015
편찬자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
에 의하면, 인간의 이성적 추론 과정이란 감각 데이터를 끌어 모으는 축적 과정, 즉 매개 과
정이다.27 감각 정보가 뉴미디어를 통해 광범위하게 매개되었을 때, 사람들에게 사물에 대한
향수를 자극하고 우리 감각을 재정비 하도록 도울 수 있는 여지가 크다. 따라서 관객은 <구의
궤적>을 통해 감각 데이터를 획득하고, 그것들을 통해 소실했던 감각을 다시 일깨운다. 그리
고 그것들을 또다시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다.
이어서 비물질과 물질 사이의 순환 과정을 통해 감각 데이터를 생산하는 또 다른 작업,
<몸의 기하학>을 살펴보고자 한다. <몸의 기하학>은 작가가 10년 동안 사용한 요가매트로, 오랜
시간 요가 동작을 통해 발생하는 물리적인 마찰로써 자신의 육체를 흔적으로써 남긴다(도 6).
그리고 손과 발, 엉덩이 등 작가의 육체가 닿은 지점들을 요가 매트는 시간의 형식으로 기록
한다. 작가가 비물질적인 정신적 수행과정과 육체를 단련하는 과정을 물질적인 ’측량’ 혹은
‘기록’으로써 남기는 것의 의미는 감각적이고 경험적으로만 이루어질 수 있는 것들 대한 추억
이자 추모이다.
김수자 작가는 <구의 궤적>과 <몸의 기하학> 두 작품을 통해 마음과 정신적 수행과정이라
는 비물질적 요소를 흙공과 요가 매트라는 물질적 요소로 변환시킨다. 즉, 비물질적인 데이터
가 물리적인 흔적으로 남아 그것이 작업이 된다. 그리고 관객들은 작품을 감상하면서 작가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체험하고, 그것으로 (작품의 질감이나 시각적 자극을 감상함에 따라 발생
하는) 2차적인 감각 데이터를 생산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 안에서 김수자의 작업은 우리의
감각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우리와 감각 간의 관계를 재정립할 것을 권한다.
김수자의 작업을 통해 연구자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작업이 가지는 감각 데이터의 질과
양이다. 이는 작업이 가지는 감각 데이터가 질적으로도 양적으로도 풍부할수록 해당 작품이
가상에서 반복적으로 언급되고 공유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연구자가 매체의 감각 정
보의 질과 양28에 초점을 맞추는 또 다른 이유는 앞서 언급한 ‘감각의 재구성’에 있다. 연구자
8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는 오로지 물성에 집중하여 감각적이고 경험적인 정보 그 자체를 드러냄으로써, 관객을 작업
안으로 끌어들여 보다 풍부한 감각 정보 교환을 이룰 수 있다고 보았다. 글렌 아담슨(Glenn
Adamson)은 숙련된 제작자가 자신의 작업에 대한 요구와 반응을 예상하는 것처럼, 매우 세심
한 사용자는 어떤 물건이 만들어지는 방식을 상상력으로 재구성할 수 있다고 했다.29 따라서
관객은 숙련된 제작자가 아니더라도 작업을 통한 간접적인 체험을 통해 감각 데이터를 수집
한다. 결과적으로 <구의 궤적>과 <몸의 기하학> 모두 작가가 관객들과 나누고자 했던 ‘마음’
이나 ‘수행 과정’을 물질적인 매체인 ‘흙공’이나 ‘요가 매트’에 투영함으로써 관객과 감각의
공유를 이루면서 완성된다. 그리고 관객들은 이러한 경험으로 감각 그 자체를 추억할 수 있다.
상태를 말한다.) 반면 차가운 미디어는 저밀도의 미디어로서 주어지는 정보량이 빈약해 듣는 사람이 보충해야 하는 전화
가 있다. 마셜 매클루언, 『미디어의 이해』, p. 60.
29 글렌 아담슨, 「물질적 지능의 필요성」, 『2021 청주공예비엔날레 국제 공예 콜로키움 자료집』(청주공예비엔날레조직위원회,
2021), p.137.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81
뉴미디어 시대를 살아가는 한 개인으로서 연구자는 비판적이고 사회적인 시선을 통해 바
라본 뉴미디어 연구 과정을 조형적으로 구현하였다. 전통적 매체와 동시대의 매체, 기존의 관
습와 요즘의 행태, 직선과 곡선과 같은 상반되는 요소들을 하나의 오브제 안에 병치시킴으로
써 뉴미디어에 대한 다양한 감정들을 드러내었다. 또한, 도자가 점토의 구성성분과 소성 여부
에 따라 물성이 달라지는 점을 활용하여 감각 데이터의 흔적을 작업 표면에 남기고, 감각 데
이터 공유의 가능성을 확장하고자 하였다.
여기서 연구자는 다시금 작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로 돌아가 질문을 복기 해보려 한다. 동
시대의 미디어, 뉴미디어는 무엇인가? 그것은 우리에게 어떠한 의미이며, 매체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가? 미디어는 역사적으로 우리 안의 복잡한 정보들은 바깥으
로 꺼내어 기록하거나 저장하는 기술을 발달시키는 방향으로 발전되어왔다. 기술이 더 발전
한 지금은 우리 신경 시스템 내의 복잡한 정보들을 세상 밖으로 꺼낼 수 있게 되었고, 뉴미디
어라는 미디어도 존재하게 되었다. 우리가 우리 밖에 존재하는 미디어를 이해하려는 것은 우
리 스스로를 바라보고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마지막으로 연구자는 빌 브라운(Bill Brown)의 언
급을 빌려와 본 연구를 마무리하고자 한다.
“뉴미디어는 일상적 의식 이면에 자리한 물질적 세계의 인상학적인 측면들 (익숙한 사물 들을 숨겨진 세부 사항,
-빌 브라운(Bill Brown)
주제어(key words):
뉴미디어(New Media), 미디어(Media), 미디어 의식(Media Rituals), 비물질성(Immateriality), 가상(Virtuallity)
8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참고문헌
한국어 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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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lenn Adamson, The case for Material Intelligence,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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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 J. T. Mitchell, Mark B. N. Hansen,, Critical Terms for Media Studies, 2010.
Marchell McLuhan, Understanding Media : The Extensions of Man, 2003.
웹사이트
지식엔진연구소 홈페이지 : http://www.pmg.co.kr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65832&cid=43667&categoryId=43667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226820&cid=43667&categoryId=43667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83
국문초록
본 연구는 뉴미디어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은 우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대한 연
구를 바탕으로 한 작업을 서술한 논고이다. 정보의 전달을 중시했던 기존 미디어와는 달리, 뉴미디어는
매개의 시스템과 연결성 그 자체를 중시한다. 이에 따라 뉴미디어를 통한 무한한 정보의 공유 및 확산과
연결이 가능해지면서, 뉴미디어를 통해 자동적으로 재배열된 정보 즉, 우리의 기억은 살아 있는 것과 같이
느껴진다. 이때, 우리는 뉴미디어의 광범위한 영향력과 방대한 양의 데이터에 압도되고 때로는 저항감을
느낀다. 연구자 또한 뉴미디어에 대한 불안감과 기대와 같은 양가적 감정을 느꼈고, 우리 삶과 밀접하게
관련된 뉴미디어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과 태도가 필요하다고 보았다. 또한, 뉴미디어 시대에 가상 시스
템들이 주목 받음에 따라 모든 것이 비 물질화될 수 있음을 확인하면서 물질적 작업의 당위성을 확인하
고자 하였다.
뉴미디어는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고 저장하는 것을 넘어서서 우리가 스스로 사회의 구성원임을 확인
하고, 우리의 사회화를 돕는 사회적 장치이다. 한편, 뉴미디어는 우리 삶의 유동적이고 연속적인 정보들을
수적 재현과 모듈성이라는 뉴미디어의 원리에 따라 디지털 단위로 환원시킨다. 이때, 우리의 실제적 삶과
사고 또한 단순화되고 유형화될 위험이 있다. 단순화되고 유형화된 사고는 다시 수동이고 무비판적인 미
디어 사용을 초래하는데, 이는 우리 삶의 가능성을 축소시킬 위험이 있다.
뉴미디어를 통해 우리 삶의 모든 정보들이 유형화되고 디지털화될 때, 예술 또한 그 입지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 동시대에는 시각적으로 존재하지 않아도 어떠한 가상 시스템을 제시하는 것만으로도 새로
운 예술의 형태로 인정되기도 한다. 또한, 매체의 물성을 활용하여 감각에 충격을 줌으로써 우리의 감각을
재구성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 그리고 시각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감각과 관련된 데이터를 물리적 흔적으
로 남김으로써 감각에 대한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와 같이 감각 경험을 보존하고 공유하는 뉴미디어 시대 예술의 역할에 따라, 연구자는 점토를 활용
하여 뉴미디어에 대한 연구자의 감정을 시각화하였다. 점토는 작업 단계에 따라 그 물성이 변화하고, 이는
타 매체에 비해 풍부한 감각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연구자는 이러한 점토의 특성
을 활용하여 연구 초반에는 경계심, 우려, 기대와 같은 뉴미디어에 대한 양가적 감정을 표현하였고, 연구
가 진행됨에 따라 뉴미디어에 대한 객관적인 시각을 작품으로 표현하였다. 연구 과정을 통해 연구자는
뉴미디어에 대한 부정적 관점에서 벗어나 객관적으로 뉴미디어를 바라보게 되었다. 결국 본 논고는 새로
운 미디어에 적합한 시각과 감각을 얻는 과정이다.
8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Abstract
Hyunjee Kim*30
This study is a thesis that describes work based on research on what new media is and how it affects
us. Unlike former media that emphasized the delivery of information, new media values the connection itself
of the media system. As a result, it becomes possible to share and connect infinite information and
automatically rearrange information through new media. That is, our memories feels as if they are alive.
Therefore, we are overwhelmed by the wide influence of new media and vast amounts of data and sometimes
feel resistant. The researcher also felt ambivalent feelings such as anxiety and expectations towards new media.
And thought that we need a new perspective and attitude toward new media which is closely related to our
lives. In addition, in the new media era, as virtual systems got evolved, everything can be de-materialized. So
the justification for material work should be justified.
New media not only delivers and stores information, but also confirms that we are a member of society
and helps us socialize. Meanwhile, new media transforms continuous information in our lives to digital units
according to the principle of new media which is numerical and modularized. At this time, there is a risk
that our actual lives and thoughts will also be simplified and categorized. However, simplified and categorized
thinking leads us to passive and uncritical use of media.
When all the information in our lives is categorized and digitized through new media, art also needs to
reorganize its position. In this time, artworks that don’t exist visually recognized as a new form of art just
by presenting the virtual system. Also, we can induce reconstruction of our senses by using the physical
material to impact the senses. And it can also evoke nostalgia for the senses by leaving physical traces on
the surface of the artwork.
In this way, according to the role of art in the new media era in preserving and sharing sensory
experiences, this thesis contains visualized feelings about new media using clay. The property of matter in clay
changes according to the working stage, which acts as an advantage that it can provide abundant sensory
experience than other media. Through these features of clay, at first, researcher expressed ambivalent feelings
about new media such as vigilance, concern, and expectation, and as the study progressed, expressed an
objective view of new media. As a result, researcher came to look at new media objectively, away from the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85
negative perspective on new media. In the end, this paper is the process of obtaining a view and sense suitable
for new 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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陶藝硏究
제31호 2022
이 지 영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강사)
Ⅰ. 머리말
Ⅱ. 물질성과 존재의 얽힘
1. 뿌리, 기억, 흔적
2. 집과 몸
Ⅳ. 맺음말
살아있는 기억 : 뉴미디어 87
Ⅰ. 머리말 * 31
* 본 연구는 연구자의 박사학위논문 「거주, 흔적, 서사에 관한 작품 연구」 (홍익대학교 대학원, 2019)에서 다루었던 거주지와
인간 정체성의 문제를 인류학의 물질문화의 관점에서 재구성하였다.
8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비슷한 맥락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Islamic extremist group)가 세계문화유산을 수차례
파괴하고 있는 상황을 살펴보자. 그들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테러 대상 지역에 강력한
타격을 줄 수 있는 방법을 영악하게 모색해왔다. 그들에게는 ‘유일신만이 존재하며, 그 외의
것을 신성시하는 행위는 모두 금지되어야만 한다’라는 굳은 신념이 있었다. 따라서 그들에겐
테러 대상지의 주민들이 신성하게 여기고 숭배하는 물리적인 우상들을 파괴하는 것은 정당한
일이었다. 게다가 이것은 그 우상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관광을 통해 그럭저럭 생계를 꾸려
가고 있던 가난한 공동체에 행해진 경제적 파괴이기도 했기에, 그들은 주민들의 삶을 총체적
으로 파괴할 수 있었다. 그렇게 이슬람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파괴된 장소 중 하나인 서아프리
카 말리(Mali)의 팀북투(Timbuktu)에 위치한 모스크(mosque)는 사람들이 매일 기도를 드리는
장소였다. 주지하다시피 우리가 특정 장소와 일상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을수록 우리의 몸과
공간은 더 깊이 얽히게 된다. 따라서 그들의 무자비한 파괴 행위는 누군가의 민족적 뿌리뿐만
아니라 일상을 구축하는 한 세계 전체를 소멸시켜버리는 차원의 것이었다.1
연구자는 본고에서 특정 물질문화의 파괴 행위에 얽힌 정치나 윤리적 쟁점을 다루기보다
어떤 것의 파괴가 우리의 실존과 직결되어 있는가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통해 식물이
어느 지대에 뿌리를 내리듯 인류가 물질의 영역에 자신의 고유한 정체성을 담고 뿌리내리게
되는 관계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그리고 연구자의 과거 작품을 통해 동시대 예술의 영역에서
물질적 형상과 실존의 얽힘에 대해 어떠한 방식으로 탐구하고 있는지를 다루고자 한다.
Ⅱ. 물질성과 존재의 얽힘
1. 뿌리, 기억, 흔적
1 이 단락은 Charlotte Joy 「Crimes Against Cultural Heritage in Timbuktu」, 『Anthropology Today』 Vol.34, No. 1, February, 2018, p.
17를 참조함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89
수밖에 없다. 드라마 「파친코(Pachinko)」에는 부모님이 물려주신 오래된 집을 좋은 조건에 구
입하려는 한 회사에 계약을 하러 갔지만 끝내는 팔지 못하는 재일교포 2세대 노인 ‘금자’가
등장한다. 그녀는 “당시 일본에서는 한국인을 땅 속에 다시 처박아야 하는 바퀴벌레라 불렀으
며 더럽고 시끄럽다 했다. 그것은 사실이었다. 왜냐하면 아무도 한국인에게 집을 빌려주지 않
았고 비싼 임대료를 감당할 수 없었기에 한 방에 두세 가구가 모여 살아야 했기 때문이다.”라
고 말했다. 금자에게 그 집은 일본에서 광산 노동자로 일하다 죽은 아버지가 마침내 쟁취해낸
장소이자 같은 처지에 놓여 있었던 한국인 광산 노동자들이 일궈낸 고된 삶이 고스란히 육화
된 장소였다.
리사 말키(Liisa H. Malkki)는 뿌리를 갖는다는 것의 은유적 개념이 인간과 장소의 내밀한
결합과 관련되어 있다고 보았다(Malkki, 1997). 뿌리를 가진 인간은 한 장소와 오랜 시간에 걸친
관계 맺기를 통해 그 장소에서 삶을 지속시켜나갈 수 있다는 신뢰와 안정감을 갖고 있다. 따라
서 자신의 내밀한 장소를 상실하게 될 수도 있는 금자가 처한 상황은 그녀 자신의 ‘뿌리가 뽑
혀 나가게 된(uprooted)’ 상태와 같았다. 하지만 그녀가 피가 끓어오를 듯 숭고한 그 집의 의미
를 피력하는 순간에 자식들은 계약서의 서명란 위에서 펜을 멈추고 쓸데없이 장황한 이야기를
쏟아내는 금자를 못마땅하게 여긴다. 금자의 기억은 자식들이 경험하지 않은 지나간 과거의
사건일 뿐이다. 그들의 관점에서 100억이라는 부동산 상품의 가치는 낡아빠진 집에 담긴 한
이민자 노인의 애환 섞인 불편한 푸념과 자질구레한 추억이 결코 넘어설 수 없다.
금자와 그녀의 후손이 집에 대해 느끼는 바는 동일하기 어렵다. 가스통 바슐라르(Gaston
Bachelard)는 유년 시절의 집이 가진 의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의 기억 너머, 우리
가 태어났던 집은 우리 내면에 육체적으로 각인되어 있다(Bachelard, 1957). 그러나 이것은 여
전히 유효한 발언인가? 이 문장을 읽고 있는 당신에게는 태어났던 집이 내면에 각인되어 있
는가? 도시에서 출생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태어나고 유년시절을 보낸 집이 현재
까지 남아있는 경우가 극히 드물 것이다. 이제 집은 우리가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머무르는
안식처가 아니라 언제든 팔아서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상품으로 변모했다. 도시 거주민들은
자신의 집이 영원토록 남아 있기보다 재개발 대상으로 지정되어 비싼 값에 팔리는 것을 선호
하게 되었고 거주지가 구역단위로 철거되는 풍경에도 무감각해지고 있다. 게오르그 짐멜
(Georg Simmel)은 도시 거주자들이 사물의 차이가 지닌 의미와 가치를 무의미한 것으로 인식
하게 된다고 하였는데(Simmel, 1950), 이것은 도시에서 반복적으로 장소의 탈취가 발생하며
우리의 몸과 장소의 관계를 계속해서 단절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시대에 인류는 집이
라는 공간과 얼마나 친밀하고 견고한 관계를 맺고 있는가? 시몬 웨일(Simone Weil)은 뿌리를
내린다는 것은 아마도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덜 인지된 인간 영혼의 요구라고 하였다(Weil,
90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1987). 그러나 현재 보통의 도시 거주민은 과연 온전하게 뿌리를 내릴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가질 수 있는가? 급격히 팽창하고 있는 도시에서 미약한 개인이 자신의 뿌리로 여길 수 있는
장소를 가지고 그곳을 존속시키기는 쉽지 않다.
그런데 우리가 자유로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외부의 압력에 의해 거주지가 곧 철거되
어 강제로 이주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보자. 느닷없이 강제철거라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된 집이라는 물질적 형상은 어느 때보다도 우리에게 간절하고 중차대한 장소
로 바뀐다.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공동세계의 그 어떤 것보다 사적 소유물이 우리에
게 가장 절박하며, 사적 소유의 네 벽이 공적세계로부터 숨을 수 있는 유일한 벽을 제공한다’2
고 하였다. 따라서 우리가 강제철거에 대항하여 거주지를 지켜내는 것은 존재론적(ontological)
투쟁이 되며 우리가 인지하지 못했던 중요한 사실을 비로소 드러낸다. 즉, 탈취된 거주지는
그곳에 육화되어 있었던 정체성과 기억이 뿌리 뽑히게 되었을 때에야 역설적으로 우리가 그
장소에 얼마나 내밀하게 뿌리내리고 있었는지를 보여준다. 또한 오토 프리드리히 볼노오(Otto
Friedrich Bollnow)는 인간이 자신의 삶의 터전이라는 실질적인 공간을 건립하여 외부 세계의
공격에 맞서는 존재라 보았다. 그는 거주지가 탈취되면 인간의 내면은 붕괴한다고 단언하였
다.3 이것은 집이 거주를 위한 단순한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우리의 존재를 구성하는 장소라는
것을 뜻한다. 철거민들은 그 장소에서 거주하는 동안 이룩한 집 내부의 질서와 그곳에서 체험
된 모든 일을 상실하지 않고자 저항한다. 오로지 집 안에서만 우리는 자신만의 고유한 삶의
방식을 실현할 수 있으며 신뢰를 바탕으로 구축된 집과의 내밀한 결합이 파괴되면 인간의 내
면이 붕괴되는 것이다. 이렇듯 거주에 대한 볼노오의 투쟁적 관점에서 볼 때 금자 또한 자신의
실존과 직결된 집이라는 장소를 단단히 움켜쥐고 외부의 위협에 대항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존재하는 동안 필연적으로 사물과 공간에 흔적을 남기게 되며 그렇게 집에 남겨진
익숙한 흔적들로부터 안정감을 느낀다. 흔적이라는 물질적 형상은 또한 지금 부재한 사람이
나 관계, 사건을 회상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Hallam and Hockey, 2001). 그리고 기억은 명백하
게 사라져버린 어떤 것에 대한 대용, 혹은 대리이거나 위안을 주는데(Davis and Starn, 1989),
이처럼 기억과 흔적은 유사한 속성을 갖는 것처럼 서술된다. 우리는 흔적이 촉발하는 기억을
통해 그 흔적이 남겨지게 된 사물과 공간을 소유하게 된다. 기억과 역사를 비교하며 피에르
노라(Pierre Nora)는 기억은 공간, 제스처, 이미지, 사물에 실제적으로 뿌리내리고 있다고 하였
다(Nora, 1989). 다시 말해 기억은 우리가 보고 만질 수 있는 물질성을 가진, 즉 흔적이 각인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91
될 수 있는 것에 쉽게 뿌리를 내리고 보존된다. 예를 들어 죽은 자의 물건과 기억은 계속해서
그를 ‘현재에 존재하는 물질적 형상(Hallam and Hockey, 2001)’으로 만들어 준다. 그러한 물질
적 형상이 파괴되면 기억을 보관하던 그릇이 파괴되는 것처럼 거기에 붙잡아 두었던 죽은
자의 존재 또한 사라져 버리게 된다. 유한한 존재로서 인간은 기억을 안전하게 뿌리내리게
하고 영속시켜줄 수 있는 사물과 공간을 보존하고자 한다. 따라서 금자가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는 집을 이루고 있는 견고한 물질성의 파괴와 더불어 아버지를 포함한 한국인 광산 노동
자 전체의 애환에 대한 기억 또한 산산조각 내도록 승인을 하는 일이 된다.
또한 기억은 정체성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개인의 정체성은 기억에 의해 구
성되기에, 기억상실증은 자기 존재를 탈취하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Hacking 1994). 우리는
실존적 의미가 담겨있는 사물들을 상실하게 되더라도 기억을 통해 정체성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지만 물질적 형상의 도움을 받게 될 때 기억은 더욱 견고하게 보존된다. 파킨(Parkin)은
강제 이주를 앞둔 피난민들이 선택한 사물이 개인적・문화적 정체성의 지속을 보장해주는 것
이었다는 점에 주목했다(Hallam and Hockey, 2001). 피난민이 자신의 정체성을 특정 사물에 붙
잡아두려 한 것처럼 금자에게는 이민자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기억이 담긴 집이 자
신의 몸처럼 가장 절박하게 지켜야 하는 사물인 것이다.
한편, 금자와 일부 포개어지는 시대를 살았던 연구자의 조부모 세대는 1950년에 발발한
한국 전쟁을 경험하였다. 남북분단 이후 대한민국은 소위 개발도상국이었다. 그리고 전쟁 이
후 출생한 베이비 부머(baby boomer)인 연구자의 부모 세대가 결혼했던 시기인 1980년대에는
지금처럼 어디에나 빽빽하게 들어서있는 아파트가 일반적인 주거지의 양식은 아니었다. 연구
자는 유년기에 마당이 있는 단독주택과 두세 가구가 한 건물에 거주하는 다세대주택에 살다
가 고등학교에 입학했던 2000년 즈음이 되어서야 아파트로 이사를 하였다. 그러다가 연구자의
가족은 2012년에 아파트 근처에 새로운 집을 한 채 더 얻어 조부와 함께 지내게 되었다. 3년
후 조부는 별세하였고 이 사건을 계기로 연구자는 물질성과 정체성의 강한 얽힘(entanglement)
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1921년에 태어난 조부는 대한민국의 지난 세기에서 전환점으로 기록될만한 사회적 격변
을 모두 겪었다. 그는 태어나서 성인이 되는 시기까지 일제 식민지를 겪었고 일본식 이름도
부여받았다. 조부는 서울에서도 일본어로 교육을 받았을 뿐만 아니라 도쿄에서 음악을 공부
했기에 완벽한 이중 언어 사용자였다. 첫 아이를 키우기 시작할 당시 서울 시내에서 일하고
있었던 그는 한국 전쟁이 일어나는 것을 목격하고 급히 자전거로 먼 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왔
다. 그리고 징집을 피하기 위해 몇 달을 동굴에 숨어 지내기도 했다. 그러한 시기를 견디며
아내와 함께 어렵게 여섯 남매를 키워냈던 그의 집은 이미 오래전에 사라졌다. 그 후 그가
92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아파트로 이사를 가기 전 마지막으로 살았던 단독주택에서 연구자가 태어났다. 조모와 사별
한 후 조부는 두세 차례의 이사와 함께 가족 구성원의 변화를 겪었다. 마지막으로 연구자의
아버지가 마련한 집으로 이사 올 때 그의 짐은 방 하나를 채울 정도로 단출해졌다.
그에게는 독특한 수집벽과 정리벽이 있었다. 그는 도서관이나 박물관 수장고를 연상시키
는 방식으로 물건들을 질서 있게 정리해 놓았다. 심지어는 조명 스위치에까지도 한국어나 일
본어로 라벨을 붙였다. 선반에도 라벨을 붙여 일본 음악 CD와 카세트테이프, 손수 가사를 적
은 종이를 찾기 쉽도록 분류해 놓았다. 그런데 그의 수집품 중에는 버려도 될 것 같은 사물도
꽤 있었다. 예를 들면 마지막으로 갔던 일본 여행지에서 탔던 선박에서 나누어준 안내문이라
든지 손주사위가 운영하는 기업의 소개 책자 같은 것이었다. 때때로 조부는 그것들을 꺼내어
마치 처음 보는 내용처럼 꼼꼼하게 찬찬히 읽었다. 그리고 그는 예전부터 사용해왔던 자신의
수저와 그릇, 가구만을 고집스럽게 사용했다. 모든 것들이 그의 몸과 함께 닳아져 있었다. 그
와 달리 물자가 풍부한 시대를 살게 된 탓인지 연구자의 가족은 새로운 것들을 거리낌 없이
사서 썼다. 그러나 어머니가 새로 산 수저와 식기에 식사를 차려 대접하면 조부는 본인의 것
으로 다시 바꾸어 내오라며 불같이 화를 냈다. 어느 날 조부는 아버지가 사온 블라인드가 마
음에 들지 않는다고 자신의 방 창문 이곳저곳에 신문지와 전단지를 붙여 놓기도 했다. 그가
창문을 그렇게 해놓은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기는 다들 마찬가지였다. 시간이 흐를수록 그는
오로지 자신의 방 안에서만 생활하려 했고 결국에는 식사까지 책상에서 하게 되었다.
조부의 내면에는 자신의 지속을 보장하지 못하는 국가의 불안정한 상황에서 비롯된 기억
들이 각인되어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그는 새로운 집을 끝내 자신의 몸을 통해 안전하고 내
밀한 장소로 변화시키지 못하였다. 조부는 유일하게 안정감을 주는 자신의 방을 제외한 낯선
환경에서 자신의 실존을 위협받고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그는 얼마 남지 않은 자신의 물건들
이 가진 견고한 물질성에 의지하여 기억을 보존하여 안정을 얻고자 했다. 이는 자신의 몸이
노쇠해지고 있음의 지각과 더불어 위협받는 정체성을 지속가능한 물리적 형상에 붙잡아 두려
는 시도였다. 그것은 특히 죽음에 임박하여 나타난 원초적인 존재론적 투쟁이었다. 그러한 상
황에서 누군가 그의 몸과 동화(embedded)된 것과 같은 그의 물건을 파괴한다면 그것은 당연
히 그의 몸을 파괴하는 것, 즉 그의 세계 전체를 파괴하는 것과 다름없었을 것이다.
2. 집과 몸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93
그녀의 몸 밖에 남지 않게 된다. 연구자의 조부와 마찬가지로 노인인 금자 또한 자신의 늙고
쇠약한 몸보다 견고한 물질성을 가진 집이 더욱 절실한 것이 되었을지 모른다. 이 절에서는
몸과 집의 내밀한 관계를 살펴보고 몸 자체를 물질적 영역에서 바라보고자 한다.
빅터 부클리(Victor Buchli)는 카스텐과 휴 존스를 인용하며 몸과 집을 끊어내는 것이 얼마
나 어려운 일인지에 주목하였다. 몸과 집 모두 가장 내밀한 일상적 환경을 구성하고 있으며
종종 서로를 비유하기 때문에 때로는 집이 몸을 위한 것인지, 몸이 집을 위한 것인지, 무엇이
무엇을 위한 은유인지 불명확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Carsten and Hugh-Jones, 1995).4 이렇듯 집
과 몸은 지속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서로 친밀하게 얽혀 있다. 모리스 메를로퐁티(Maurice
Merleau-ponty)는 우리가 ‘습관적 신체 기억’에 의해 낯선 공간을 몸을 통해 점점 친숙하게 느
끼게 되고 친밀성을 갖게 된다고 보았다. 이렇듯 몸의 지각 능력에 의해 어떤 공간은 그곳을
사용하는 몸에 익숙해지며 마침내 친숙한 ‘장소’로 인식된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이러한
친숙함은 기억에 의해 발생되며 흔적의 물질성에 의해 촉발된다. 또한 메를로퐁티는 우리의
살(flesh)이 세계의 살과 섬세하게 맞물려 공간의 특질을 창조한다고 하였다. 즉, 우리와 마찬
가지로 공간의 정체성 또한 몸과의 관계에 의해, 즉 그 공간을 생동하게 하는 몸의 특질에
의해 형성된다. 몸을 물질적 관점에서 보았던 엘리자베스 할람과 제니 하키(Elizabeth Hallam
and Jenny Hockey)는 메를로퐁티와 비슷한 관점을 취하고 있다. 다음에 인용된 몸과 물질적
영역, 기억의 관계에 대한 그들의 관찰에는 앞서 이루어진 논의들이 함축되어 있다.
의 연결망들 내에 뿌리내린 상태(embeddedness)를 획득하게 된다면, 우리는 그 관계에 주의를 기울여야만 기억이
물질적 영역 속으로 들어와 거주하는 방식을 제대로 인식할 수 있다(Elizabeth Hallam and Jenny Hockey, 2001).5
그들은 물질적 영역에 속한 사물과 공간, 그리고 기억에 주체성을 부여하여 기억이 물질
에 존재하는 방식을 관찰하였다. 사물과 공간은 몸과의 유대관계에 의해 주체성을 획득하고,
동시에 몸은 그러한 사물과 공간과의 연결망 안에 뿌리를 내린 상태를 획득하는 이러한 관계
는 몇 현상학자들이 거주를 통해 우리가 세계에 존재하는 방식을 사유했던 바와 상통한다.
메를로퐁티는 ‘인간이 사물에 거주한다’고 보았는데, 이것은 인간이 사물과 내적으로 연결되
어 있어 사물이 인간에게 외부 대상이 아니라 존재의 담지자로 인간의 삶에 깊게 관여하고
94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있는 대상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볼노오는 이것의 의미를 ‘감정이 이입된 상태에서는 우
리가 타인의 몸에 거주한다’는 견지를 바탕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보았다. 나아가 볼노오는 우
리가 세계에 거주한다는 것은 인간이 세계와 신뢰 관계로 얽혀 있는 것이라 하였다. 따라서
몸과 물질적 사물과 공간 간의 끊어낼 수 없는 이러한 관계는 ‘기억이 거주하러 오는’ 신뢰
관계를 가능하게 하는 것이다.6
덧붙여 엘리자베스 할람과 제니 하키는 죽어있든지 살아있든지 몸을 기억을 지속시킬 수
있는 물질로 보았다(Hallam and Hockey, 2001). 삶과 죽음에 의해 상태가 바뀜에도 불구하고
몸을 기억을 지속시킬 수 있는 특수한 물질로 간주한 그들의 관점에 주목할 만하다. 그들에게
몸은 필멸의 물질이 아니라 기억을 영속시킬 수 있는 불멸의 물질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몸
과 죽은 몸은 기억을 소유한 주체가 전도된다. 우리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동안에는 인식의
주체가 되어 몸과 기억을 소유하게 된다. 반면 죽은 몸이라는 물질적 형상은 사물로 변화되어
다른 주체가 기억을 주입할 수 있게 된다. 가족의 유골처럼 죽은 몸의 물질성에 의미를 담는
것은 그것을 바라보고 만질 수 있는 주체이지 그 몸의 원래 주인이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죽은 몸이 어딘가에 매장되어 있을 때에는 원래 몸의 주인이 이 세계에 부재하더
라도 여전히 그의 것이다. 반면 우리가 지난 시대의 흔적을 찾아 어떤 이의 무덤을 발굴할
때 꺼내어진 몸은 더 이상 본래의 주인만 소유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아니게 된다. 누군가
의 일기장이었던 몸은 이제부터 그의 몸에 남은 모든 흔적을 면밀히 추적하는 자들이 낱낱이
주석을 달고 종국에는 역사책의 일부로 편입될 것이다.
1. 집의 흔적으로부터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95
도 1 이지영, 공사장에서 수집한 부서진 건물의 파편
96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아현동 재개발이 진행될 당시 연구자
는 대학생이었고 근처에 살았기에 아현
동에 종종 가보았다. 난생 처음으로 마주
하게 된 대규모 철거의 풍경은 전쟁 폐허
를 연상시켰다. 차례로 쳐부수어진 집의
콘크리트 파편과 뭉개어진 철근 더미가
거대한 산을 이룬 곳에 굴삭기가 육중한
탱크처럼 올라 앉아 있었다. 미처 박살나
도 2 이지영 <단일하고 연속적인 풍경> 2015
지 않은 대량으로 탈취된 거주지는 모두
부서진 집의 파편과 자기(porcelain) 복제품, 가변설치
비어있었고 떠나간 주인이 남긴 시계와 *미테-우그로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97
(CAN FOUNDATION)에서 한 고택을 ‘오래된 집’이라는 이름의 전시장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 곳에서 동일한 작업을 다른 맥락으로 제시하게 되었다. 김해 클레이아
크 미술관에서는 연구자의 몸을 통해 전시장을 사적 공간으로 점유하고자 했던 반면 오래된
집에서는 사적 공간을 공적 공간으로 전환하여 장소가 탈취되고 그곳에 거주했던 주체들의
삶이 집 밖으로 밀려나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 따라서 새롭게 유입된 자본에 의해 누군가의
낡은 집이 철거되고 균질화된 공간으로 변모되는 상황을 관람객이 살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장치를 고안하고자 했다.
연구자는 커피숍의 유입이 도시의 미관을 개조하고 지대를 상승시키며 젠트리피케이션
(gentrification)에 일조하고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그러한 흐름을 부추기고 있는 거대한 기업
중 하나인 스타벅스(Starbucks)에서 사용된 원두커피가루를 철거된 공사장에서 드러난 흙처럼
보이도록 집 내부의 바닥에 두껍게 덮었다. 우리는 보통 누군가의 집에 들어갈 때 신발을 벗
는다. 그런데 누군가 거주했던 흔적이 완연한 집의 내부가 온통 흙으로 뒤덮여 있는 낯선 풍
경을 보며 실내에서 흙을 밟으며 이동하게 되면 사람이 떠나 가버린 폐허 속을 걷는 것 같은
경험을 하게 된다. 원두커피가루 위에는 부서진 집의 파편을 자기로 복제한 작품이 설치되었
다. 이 설치는 ‘단일하고 연속적인 풍경’이라는 작품의 제목처럼 동질화된 풍경을 끝없이 주
조해내는 도시의 재개발 풍경을 표현하였다. 반면 밥상과 식기를 포함하여 우리의 삶과 관계
된 일상적 사물들은 집 바깥으로 내몰린 것처럼 마당의 바닥에 설치하였다. 이것은 철거민들
이 삶의 터전에서 뿌리 뽑혀나가 자신의 집 바깥으로 내몰린 것과 같은 형상을 묘사하고 있었
다. 이렇듯 오래된 집에서의 전시는 장소에 간직된 흔적을 보존하면서도 일부를 지워내는 방
식을 취했다.
한편 부서진 건물의 파편과 자기
복제품은 <밤의 연금술>에서도 다른
맥락으로 사용되었다(도 4). 이 작품은
조부가 살아있는 동안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했을 시기를 상상하며 구성
되었다. 당시 연구자는 관람객이 각
사물을 바라보는 관점을 하나의 방향
으로 유도하기 위해 구체적인 동선을
도 4 이지영 <단일하고 연속적인 풍경> 2015 지시하는 텍스트를 병치하여 전체 작
부서진 집의 파편의 자기(porcelain) 복제품,
품의 서사를 구성하였다.8 이 작품에
원두커피가루, 가변설치
*오래된 집 병치된 텍스트는 연인에게 고백을 하
98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
는 편지의 형식을 취하고 있었으며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연구자의 조부는
일주일에 한 번씩 엔카(enka)를 부르는 모임에 다녀오는 것을 즐겼다. 어느 날 그는 모임이
끝나고 나와 길 위에 쓰러졌고 그가 운명할 때 다행히 연인이 그의 곁을 지켜주었다.
조부가 살아있는 시점으로 설정되어 있었던 이 작품은 오래된 집의 전시에서보다 축소된
규모의 <단일하고 연속적인 풍경>이 설치된 계단을 내려가서 있는 지하에 설치되었다. 여기
서 지상에서 지하로의 이동은 작품 간 시점과 어조를 변화시키는 공간적 장치로 고안되었다.
이 지하 공간은 예전에 댄스홀이었으며 당시에도 사용했던 나무로 제작된 무대가 그대로 남
아 있었다. 이 작품에서는 공간에 기입된 흔적을 고스란히 보존하는 방식을 취했기에 장소
자체가 주된 재료로 사용되었다. 이 장소에는 연구자의 조부나 부모 세대가 주로 이용했을
댄스홀에 남겨진 흔적과 이후 연구자 세대의 신진 작가들이 작품을 설치하며 남겨진 흔적들
이 중첩되어 있었다. 조부의 늙은 몸과 함께 사라져버릴 그의 체취가 묻은 사물과 공간처럼
그가 향유하던 문화 또한 주류 세대의 것으로 대체되며 그에게 내밀한 장소들이 탈취되고
있었다. 이 공간에는 눈에 띄지 않는 흰색의 자기로 복제된 부서진 건물의 파편들이 암전된
무대 위 흰색 벽면에 한 몸처럼 설치되었다. 이따금씩 아른거리며 느리게 회전하는 가느다란
빛이 어두운 공간의 윤곽과 무수한 이들이 마룻바닥의 표면에 남긴 흔적과 먼지를 잠시 비추
고 사라졌다(도 5).
이렇듯 연구자는 일상적 환경에 의해 생성된 평범한 장소에 눈에 거의 띄지 않도록 동화
되며 장소가 가진 기존의 맥락에 새로
운 사물과 서사가 미묘하게 얽히게 하
는 설치방식에 집중하고 있다. 연구자
는 또한 일상적 사물의 설치를 통해
사물과 그것이 설치된 공간, 그리고
관람자의 몸을 통해 작품에 대한 총체
적 경험을 이끌어내는 설치미술의 형
식을 따르고 있다. 즉 설치미술은 몸
을 포함한 물질적 영역 내에서 이루어
도 5 이지영 <밤의 연금술> 2015
지는 관계망을 탐구하는 예술적 형식 빛, 커튼, 거울, 모터, 부서진 집의 파편 두 점의 자기(porcelain)
복제품, 습기, 눅눅한 냄새, 먼지, 거미줄, 작은 곤충과 똥,
이다. 현상학자들이 밝혔던 바와 같이
가변설치
우리의 몸은 이미 공간적일 뿐만 아니 *미테-우그로
8 여기에서 언급된 작품들에 병치된 텍스트 전문은 연구자의 박사학위논문 p.116-9에 수록되어 있음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99
라 몸을 통해 일정한 공간을 점유하면서 세계와 관계를 맺으며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
서 사물을 공간에 놓아두는 ‘설치(installation)’ 행위를 통해 공간은 이미 예술 작품에 포섭될
수밖에 없게 된다. ‘공간 그 자체’의 성질은 설치미술의 물질성을 담보한다(Groys, 2009).9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동일한 작품이더라도 설치되는 장소에 의해 다른 맥락을 획득하게
된다. 이처럼 장소가 가진 고유한 역사와 특질 자체를 작품에 포섭하여 관람객에게 새로운
예술적 경험을 제공하는 설치의 방식은 장소 특정적(site specific)이라 명명되어 동시대 예술에
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표현 형식의 하나가 되었다. 그리고 공간 그 자체와 공간에 설치된
사물, 우리의 몸 사이에서 발생하는 작용을 토대로 의미의 맥락을 설계하는 장소 특정적 예술
은 설치미술에 바탕을 둔다.
2. 몸의 흔적으로부터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101
위에 놓인 밥그릇 형태의 작품에는 흙과 쌀이 맞닿는 부분에 곰팡이가 피어 있었다. 이 작품
에서 곰팡이는 죽은 몸에 피어나는 것이기에 한 주체의 죽음을 상징하면서 또 다른 주체의
삶이 시작된 상태를 나타냈다.
이 작품과 같은 공간에는 <예견된 슬픔의 방>과 <현자의 말>이 설치되어 있었고 그 두
작품은 조부를 은유했다. <예견된 슬픔의 방>에는 <스며들기 쉬운 밀도의 통로>에서 사용된
것과 같은 흙과 쌀로 만든 곰팡이가 핀 96개의 밥그릇이 설치되었다. <예견된 슬픔의 방>이
설치된 공간은 누군가의 방으로 사용되던 곳이었으며 작품은 바닥에 설치되었다. 이것은 96세
의 나이로 별세한 조부의 몸을 은유했으며 죽은 자의 몸이 바닥에 뉘여 있는 상태를 의미했다.
이 작품과 병치된 텍스트에는 조부가 식사를 하던 모습이 묘사되어 있었다. 밥을 먹는 것은
몸의 생장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행위로, 이 작품에서는 흙이 몸을 은유하면서 모든 것이
흙에서 태어나서 자라고 흙으로 돌아간다는 순환적인 의미가 담겨 있었다.
이 방의 왼쪽 입구에 설치된 <현자의 말>을 구성하는 거울과 텍스트는 조부가 생전에 사
용하던 것이었다. 조부는 문 옆에 붙여 놓았던 그 거울을 통해 늘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곤
했다. 그 거울과 병치된 텍스트는 조부의 책상에서 발견된 것으로, 거기에는 ‘비참하지 않은
노후를 위한 행동지침’ 여덟 가지가 통렬한 어조로 적혀 있었다. 연구자는 스스로의 모습을
그러한 계명에 맞추어 바라보았을 조부를 떠올렸고 그것을 거울에 붙여 놓았다. 그 거울로부
터 관람객은 조부의 존재와 동시에 자신의 존재를 발견하게 된다. 이렇듯 이 방에 설치된 사
물들은 본래 주인의 몸에 의해 남겨진 흔적들을 통해 그것을 사용했던 주체의 부재와 존재를
동시에 드러냈다(도 8).
이 작품의 위층에는 <소풍하기 좋은 장소>
가 설치되었다. 이 공간은 어떤 가족이 거주했
던 낡은 집으로 연구자는 광주 미테-우그로에
입주 작가로 있으면서 그곳을 스튜디오로 사용
하였다. 곳곳에 전 주인이 두고 간 장식장이나
소파, 신발장, 욕조 같은 것들이 먼지가 쌓인 채
남아 있었다. 나무와 유리로 만들어진 창틀이나
현관의 바닥 타일이 연구자가 예전에 살았던 유
년 시절의 집을 떠올리게 하였다. 그곳에 몇 달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103
그 위에 두었다. 그렇게 연구자의 임시적 거주상태를 나타내는 흙으로 만든 간이테이블과 식
기 위로 요강에 담긴 물이 분사되어 그것의 존속을 위태롭게 하였다. 이 작품에서도 흙은 연
구자의 몸을 상징했으며 영양분이 흡수되고 배설되는 일처럼 생장과 소멸의 순환적 리듬을
보여주었다. 머지않아 그 건물을 포함하여 점점 슬럼화 되어가는 구역 전체가 언젠가는 사라
져 흙으로 돌아가게 될 것처럼 보였다.
Ⅳ. 맺음말
주제어(key words):
실존(existence), 뿌리(root), 기억(memory), 흔적(trace), 물질성(materiality), 물질문화(material culture), 거주(dwell), 집
(house), 몸(body), 장소 특정적(site-specific), 파운드 오브제(found-object)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105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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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107
Abstract
Jeeyoung Lee*10
The author pays attention to how human identity and memory are intertwined within the material culture
and considers a house a root to understand the relationship between material forms and humanity. In this
study, the discussion is developed through a house and a body which are entwined with existence in the most
intimate way. The importance of a house is examined based on a phenomenological dwelling that clarifies
the nature of human existence. The dwelling in essential meaning is realized by the most intimate relationship
among the body, object, and space and is the way humanity exists in this world itself. Therefore, this study
covers the effect of the destruction of dwelling on existence and inspects the way humanity gives meaning
to material forms as a bear of existence.
The author has been performing autobiographical work by observing incidents in everyday environments.
The author came to realize different matters regarding existence while experiencing her grandfather's move and
death in the years 2012 through 2015 and looking at residences being stolen and spatial differences being
annihilated in the process of urban redevelopment. The author's works of art led by this awareness is examined
in this study based on an anthropological approach to material culture. This study also deals with the way
objects and spaces are used in contemporary art, while focusing on that the body, object, and space are
intimately entangled with their deep bonding and that our body exists as it roots into the network of the
relationship as well.
주체로 살아가기
: 몸(Body)에서 몸(Soma)으로
조 영 선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석사과정 졸업)
Ⅰ. 머리말
Ⅱ. 몸의 주체 변화
1. 인식하기 : 자기 대상화
2. 표출하기 : 카타르시스
3. 확장하기 : 소마
Ⅲ. 몸의 주체 변화 과정
1. 경험하기 : 니키 드 생팔
2. 드러내기 : 주디 시카고
3. 받아들이기 : 조지아 오키프
Ⅴ. 맺음말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 : 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109
Ⅰ. 머리말 * 11
1. 인식하기 : 자기 대상화
1 선안남, 「자기 대상화, 신체 수치심이 여대생의 섭식 행동에 미치는 영향 : 성역할 정체감 유형에 따른 비교」(이화여자대
학교 대학원 심리학과 석사학위 논문, 2008), p. 15.
2 김완석 & 유연재 & 박은아, 「한국판 객체화 신체 의식 척도(K-OBCS) : 개발과 타당화」, 『한국심리학회지』 26(2007), p.
331.
4 N. M. Mckinley & J. S. Hyde, “The Objectified Body Consciousness Scale”, Psychology of Woman 20(1996), p. 184.
5 박은아, 「신체 존중감이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비교문화 연구 : 한국과 미국 여대생을 대상으로」, 『한국심
리학회지』 22(2003), p. 37.
2. 표출하기 : 카타르시스
비극은 양념을 친 온갖 언어를 곳곳에 배치해, 낭송이 아니라 배우의 연기를 통해, 훌륭하고 위대한 하나의 완결
된 사건6을 모방하여 연민과 공포를 느끼게 함으로써 그 감정의 정화7를 이루어내는 방식이다.8
6 여기에서 “사건”으로 번역한 단어는 ‘프락시스’로 “행위”로도 번역된다. 프락시스는 우리 말의 ‘행위’와는 달리 목적지향적
이고 가치지향적인 행동을 가리키기 때문에, 정확히 말하자면 ‘사건을 일으키는 행동’이라고 할 수 있다. 즉, 행위는 곧
사건이다. 따라서 이 단어를 문맥에 따라 행위 또는 사건으로 번역했다.
7 “정화”로 번역한 카타르시스는 원래 종교적으로 부정한 것을 제의를 통해 정화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연민과 공포의
감정을 정화한다는 의미인지, 아니면 그러한 감정을 배설한다는 의미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다.
8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박문재 역, 『아리스토텔레스 시학』(현대지성, 2021), p. 27.
9 시릴 모라나, 에릭 우댕[공], 한의정 역, 『예술철학 : 플라톤에서 들뢰즈까지』(미술문화, 2013), p. 67.
10 고대 그리스인들이 사용하던 더블리드의 목관 피리로 그 소리는 오보에와 비슷하다.
11 아리스토텔레스,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박문재 역, 『아리스토텔레스 시학』(현대지성, 2021), p. 27.
3. 확장하기 : 소마
즉 개인의 경험과 분리될 수 없으며 그 사람에게 고유한 몸이자 한 개인의 주관적인 몸을 뜻한다.18
토마스 하나는 소마에 대해 “단순히 육체를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몸적 존재인 나 자신을 의미하는 것이다.”
고 1976년에는 몸의 인식 분야를 규정하기 위하여 '소매틱스(Somatics)'라는 새로운 용어를 만들었다. 에센셜 소매틱스
http://essentialsomatics.com. 검색일 : 2018.12.16. 위 논문의 각주 재인용.
16 Hanna. T, “The Body of Life : Creating New Pathways for Sensory Awareness and Fluid Movement.”, NY : Alfred A. Knopf(1985),
pp. 5-6. 논문의 15번 각주 재인용.
17 소마(Soma) : 토마스 하나는 감각, 감성, 지성 그리고 영성으로 통합된 살아있는 몸과 단순한 육체적인 몸을 구별하기 위
하여 ‘소마’라는 단어를 사용하였다. 소마는 그리스어인 ‘소마’에서 기인한 것으로 ‘총체성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몸’을 뜻
한다. Hanna. T, 앞의 논문, pp. 5-6. 논문의 15번 각주 재인용.
18 Fraleigh S.(1996), Dance and the Lived Body. University of Pittsburgh Press, p. 9.
19 Hanna, 앞의 논문(1985), p. 18, 15번 각주 재인용.
20 Hanna, T, “What is somatics?”, Journal of Behavioral Optometry Vol 2(1991), p. 31.
21 Fraleigh, S.(1996), Dance and the lived Body, University of Pitts burgh Press, p. 9.
Ⅲ. 몸의 주체 변화 과정
1. 경험하기 : 니키 드 생팔
27 Jo Ortel, Re-creation, Self-creation : A Feminist Analysis of the early art and life of Niki de Saint Phalle (Ph. D, Stanford University,
1992), p. 38.
28 미국의 현대 미술가이며 제1세대 페미니즘 미술가이다. 시카고는 미국의 페리즈노 주립대학과 로스앤젤레스 여성학 센터에
최초로 페미니즘 미술 과목을 개설했고, 캘리포니아 미술학교에서 페미니즘 미술 프로그램을 주도한 열혈 페미니스트이다.
29 시카고의 디자인과 기획, 지도 아래 1973년부터 시작되어 직업적인 산업디자이너와 100여명의 여성 참여자의 수놓기와 도
자기 제조 등으로 이루어진 협동작업의 소산으로 1978년에 완성되었다. 이 파티에 초대된 39명의 여성은 신화나 역사적인
인물로부터 미국의 흑인 노예 폐지론자까지 다양하며, 이것은 1978년 샌프란시스코 미술관에서 전시되었다.
30 네이버 지식백과, “디너파티”, https://terms.naver.com, 검색일 : 2021.11.05.
나는 조지아 오키프를 회고하면서, 여성의 경험을 바탕으로 작업했기 때문에 그녀를 최초의 위대한 여성 미술가
라 여긴다고 말한다. 우리는 그녀의 작품에 나타난, 여성 성기와 같은 이미지에 가장 먼저 이끌린다. 남성들은 말한다.
물론 그녀의 그림들은 여성의 성기처럼 보인다. 왜냐하면 여성을 활동적이고 적극적이며 창조적인 존재로 여기지
시카고가 오키프의 작업을 접하고 말했던 구절이다. 꽃을 확대한 그녀의 작업이 여성의
수치심은 타인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그들의 시선에 영향을 받아 생기는 감정이다. 또한,
인간은 누구나 몸을 온전하게 드러내는 행위에 수치심을 느끼기에 옷을 입어 몸을 가리며,
이는 신체에 관한 수치심이 인간이 가진 면 중 하나라고 추측해볼 수 있다. 그러나 학교와
가정의 폐쇄적인 교육과 여러 방면의 환경적 영향을 받아 또 다른 몸의 수치심이 생긴다. 이
렇듯 사회 안에서의 고정된 시각으로 인해 몸을 인식할 때, 두려움과 수치심과 같은 감정이
기반이 되어 결국, 몸의 주체성을 잃게 된다. 이 감정에 머물지 않고,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
고 인식을 전환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신체를 긍정적으로 수용하고자 했다.
연구 과정에서 살펴본 자기 대상화 이론을 통하여 두려움, 수치심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
으로 신체(Body)를 바라보는 이유가 사회문화적으로 규정된 틀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몸(Body)에 대한 감정들을 해소하는 수단으로써 카타르시스의 이론은 긍정
적 인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주었다. 그리고 몸학 이론을 통해 몸(Body)이 아닌 몸(Soma)의
능동적 존재로서 주체성을 갖고, 나아가 신체를 자연스러움의 존재로 인식하게 되었다. 또한,
성에 대해 폐쇄적이고 고정된 사회의 분위기를 비판하고, 이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한 작가
들과 대상의 확대를 통해 마주함으로써 진정한 본질을 찾는 행위를 통해 몸을 자연스러움의
존재로 생각할 수 있게 했다.
끊임없이 몸을 탐구하면서도 마음 한 켠에 가지고 있었던 두려움이라는 감정의 덩어리를
경험에 대한 솔직한 고백과 해소과정 안에 각각에 있었던 작가들의 연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몸에 대한 수치심과 두려움이라는 부정적인 감정을 해소하기 위해 잘 들여다
보지 않고, 수치심을 느끼는 신체의 부분인 여성의 성기를 구체적인 조형적 언어로 표현하였
다. 이는 단순히 성적 표현이 아닌 대상을 자세하게 표현함으로써 여성의 버자이너도 자연스
러운 몸의 부분임을 깨닫고, 몸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시간이 되었다. ‘성’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과 경험을 마주하고 본인의 몸에 대해 자세하게 관찰해보면서 이를 조형
적 언어로까지 표현한다는 것은 큰 용기이자 도전이었다. 또한, 신체의 탐구를 통해 조형 언
어로 진솔하게 표현함으로써 몸을 받아들이는 인식과 태도가 긍정적으로 전환되었다.
본 연구를 통해 몸에 대한 경험에서 느꼈던 감정으로 시작하여 지속적인 탐구 과정을 거
쳐 불편함, 두려움으로 인식되었던 감정들을 마주하고 표출하며 이를 통해 몸을 긍정적으로
대하는 연구자의 변화된 인식의 과정을 볼 수 있었다. 살아가면서 몸은 거부할 수 없는 존재
로서‘나’라는 것, 그리고 몸(Body)으로서가 아닌 능동적이고 유연한 사고를 통해 주체적인 몸
(Soma)으로써의 경험을 유의미하게 생각한다. 더 나아가 무엇이든 그것을 고정된 사고로 바라
주제어(key words):
주체(Subject), 몸(Body, Soma), 수치심(Shame), 버자이너(vagina), 현대 도예(Contemporary Ceramic Art)
한국어 문헌
김완석, 유연재, 박은아, 「한국판 객체화 신체의식 척도(K-OBCS) : 개발과 타당화」, 『한국심리학회지』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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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어 문헌
Fraleigh, S, Dance and the lived Body, University of Pitts burgh Press, 1996.
Hanna. T, The Body of Life : Creating New Pathways for Sensory Awareness and Fluid Movement, NY : Alfr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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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네이버 국어사전] 정화
[네이버 표준국어대사전] 자발적 능동성
[네이버 지식백과], 디너파티
Living as a Subject
: From Body(Body) to Body(Soma)
Yeongseon Cho*34
This study is an article about the process of positively changing the perception of the body that we feel
as shame. A person's sex is determined at birth. Education about sex in childhood homes and schools is not
open. In this social atmosphere, negative thoughts about the body naturally permeate into us. Because of this,
we live without fully understanding the body, and furthermore, it is difficult to perceive the body positively
because negative emotions such as fear and anxiety form the basis. I want to change our perception so that
we can look at the body as a natural being, away from thinking that is regarded as an object that has lost
its subjectivity.
The researcher intends to study based on the empirical theory of self-objectification of Fredrickson&
Roberts in order to explore the basis of fear in dealing with the body due to the fixed perception of sex.
This study confirms that it is because the body was viewed as an object of fear lacking subjectivity within
the framework that has been defined socially and culturally. Also, I would like to examine the processes of
humans who wanted to escape from the emotions of fear and shame in Aristotle's catharsis theory. After
purifying negative emotions about the body, through Thomas Hanna's Soma theory, which became the basis
for accepting the body itself, the body itself is naturally accepted by changing the perception of the body
as a positive being with subjectivity.
Based on the experiences I felt as a woman and the way I looked at things, I would like to examine
the various perspectives of the artists who produce them through their artistic work. In addition, emotions
such as fear and shame about changes in the body become the basis and are expressed in formative language,
and by expressing negative emotions through the act of constantly expressing the hidden parts of a woman's
body, I want to transform the body into a positive perception. This work is the process of accepting the
body as a natural being through this flexible change of thinking.
Through this study, it is possible to face and resolve the emotions perceived as shame and fear for the
body within the closed frame of sex, and through this, we can see the process of converted perception to
2022 도예연구소 사업 보고
1. 도자예술전공 수업지원
(1) 소성(가스가마 및 전기가마)
(2) 유약실험, 유약제조 및 관리
2. 교육프로그램 개발 및 보급
(1) ‘세라믹클래스’ 사업
・일시 : 2022년 4월 1일-6월 30일
・대상 : 이화여자대학교 교직원 및 계약직원 대상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B동 202, 203호
・수업 인원 : 총 60명
(2) ‘이화토요미술교실’ 사업
・일시 : 2022년 9월 1일-12월 31일
・대상 : 이화여자대학교 교육대학 부설초등학교 재학생 대상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B동 도예연구소 202, 203호
・수업 인원 : 총 26명
3. 학술연구사업
(1) 2022년 춘계학술대회 개최
・일시 : 2022년 9월 28일 수요일 오후 7:00-9:00
・참가 인원 : 최대 42명
・진행 : 줌(ZOOM) 온라인 학술대회
・발표 순서 및 내용
-축사 : 최유미(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장)
-개회사 : 김미경(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소장)
-사회 : 조은미(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초빙연구위원)
연구소 소식 133
-발표
① 이지영(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강사)
물질에 의미가 거주하는 방식에 대하여:물질문화의 파괴와 실존의 관계를 중심으로
② 고형지(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박사)
유약표현을 통한 현대도예의 모노크롬 연구
③ 강윤경(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석사)
식물 존재:아브젝트에 대한 식물적 사유
④ 김현지(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석사)
살아있는 기억:뉴미디어
⑤ 고승연(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석사)
흔적의 본질
⑥ 조영선(이화여자대학교 도자예술전공 석사)
주체로 살아가기:몸(Body)에서 몸(Soma)으로
-종합토론 좌장 : 전주희(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초빙연구위원)
4. 도자제품 기획 및 제작
(1) 다양한 유약 실험개발
(2) 이화여자대학교 상징적인 기념품 ‘이화의 종’ 청자유를 사용한 현대적인 재해석
1. 1차 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일시 : 2022년 8월 31일 수요일 오전 11:00-12:00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관 B동 305호
・회의 내용 : 1) 2022년 춘계학술대회 개최
2) 학술연구사업 『陶藝硏究』 제 31호 투고자 명단 확정
3) 연구위원 명칭 변경 및 연구위원 재위촉건
4) ‘이화토요미술교실’ 사업 진행건
2. 2차 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일시 : 2022년 9월 7일 수요일 오후 1:00-2:00
3. 3차 운영위원회 회의 개최
・일시 : 2022년 10월 19일 수요일 오후 3:00-4:00
・장소 :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관 B동 305호
・회의 내용 : 1) 도예연구소 규정 재정건
2) 학술연구사업 『陶藝硏究』 제 31호 학술지 출판사 재지정
도서출판 온샘으로 확정
3) 학술지 발행 부수와 전자저널 대중화 검토
연구소 소식 135
뺷陶藝硏究뺸 간행규정
제1조∣목적
본 규정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에서 발간하는 『陶藝硏究』의 간행에 관한 사항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
로 한다.
제2조∣간행일자
학술지의 간행은 매년 1회로 하며, 발행일은 12월 10일로 한다.
제3조∣논문투고
가. 학술지에 도자예술, 도자사, 도예평론, 도자문화사, 도자원료학 등 다방면의 도예 관련 연구 논문 이외
에도 서평, 전시평, 보고서, 자료집, 연구 및 분석사례 등을 수록할 수 있다.
나. 논문의 투고 자격은 석사학위 이상, 혹은 그에 준하는 자격을 갖춘 국내외의 연구자 및 해당분야 학술
전문가를 원칙으로 한다.
다. 본 학술지에 투고하는 논문은 국내외 학술지, 잡지 등에 발표되지 않은 글이어야 한다.
라. 예외적으로 해외에서 발간된 논문의 경우, 학술적 기여도와 중요성이 인정되면 편집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번역 후 게재할 수 있으나, 이 경우 해당 글에 대한 출판사항을 반드시 각 주 1에 명기하고 투고방
식은 학술지의 「논문투고규정」에 준수하여 작성한다.
마. 논문 투고자는 논문제출 2개월 전인 6월 20일까지 논문투고신청서와 국문초록을 제출하고, 8월 20일까
지 윤리서약서, 저작권이양동의서, 카피킬러 표절률 확인서, 심사논문 일체 (국문, 영문초록 포함)를 도
예연구소 전용 메일로 제출해야 한다.
바. 투고 논문의 작성 및 제출방식에 관한 사항은 「논문투고규정」에서 정한다.
사. 게재료는 「논문투고규정」에서 정한다.
제4조∣편집위원회의 구성과 역할
가. 학회지 간행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편집위원회를 둔다.
나. 편집위원회는 편집위원장과 국내외 편집위원 5인 이상으로 구성한다.
다. 편집위원장은 본 연구소의 소장 혹은 본교 학술담당 전임교수로 한다.
라. 편집위원은 학문적 업적과 경력, 전문성 등을 고려하여 편집위원회 업무수행에 적합하다고 판단되는
자를 선임한다.
마. 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의 임기는 2년을 원칙으로 하며 연임할 수 있다.
바. 편집위원회의 실무를 위해 편집간사 및 연구원을 둔다.
제5조∣편집위원회의 운영
가. 편집위원장과 편집위원회는 『陶藝硏究』 발간을 위한 회의, 심사, 자문, 논문 모집, 심사 및 게재 여부,
편집, 간행, 심사위원 위촉 등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심의 결정한다.
나. 편집위원회 소집은 연구소 소장과 편집위원장의 명의로 하며, 매년 1회 이상 개최한다. 편집위원장은 적합
한 사유에 따라 임시위원회를 해당 위원에 한해 소집할 수 있다.
제7조∣저작권
가. 학술지 게재 논문에 대한 일체의 저작권은 본 연구소에 귀속된다.
나. 다만 도판의 저작권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저자에게 있다.
다. 본 규정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내규와 관례를 따른다.
제8조∣윤리위원회의 운영
가. 연구소는 논문의 투고 및 심사에 관한 정당성과 투명성을 위해 윤리위원회를 조직한다.
나. 윤리위원회는 윤리위원장을 비롯해 윤리위원 5인 이상으로 구성한다.
다. 윤리위원은 학술적 심의평가에 적극 참여한다.
라. 윤리위원의 1명 이상은 본 연구소 소속 이외의 위원을 반드시 위촉한다.
마. 윤리위원회는 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임시 회의를 수시 개최할 수 있다.
바. 윤리위원은 연구소 소장이 위촉하며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
제9조∣연구위원회의 운영
가. 연구소는 원활한 학술연구와 학술행사, 학술지 편집 및 기획, 출판 등을 추진하기 위해 연구위원회를
운영한다.
나. 연구위원회는 연구위원장을 비롯해 초빙연구위원 5인 이상으로 구성하며 실무를 위해 간사를 선임할
수 있다.
다. 초빙연구위원은 본 연구소에서 추진하는 학술 관련 사업 및 행사에 적극적으로 협력한다.
라. 연구위원회는 춘, 추계 총회를 개최하고 위원장의 요구에 따라 임시 회의를 수시 개최할 수 있다.
마. 연구위원장과 초빙연구위원은 연구소 소장 및 연구위원장이 위촉하며, 임기는 2년으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
바. 초빙연구위원은 해당 학술분야에 박사 수료 이상의 신진 연구자를 임명하지만, 석사급 이상 연구자 가
운데 탁월한 학술 및 업무 수행능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예외적으로 임명할 수 있다.
137
부칙
제1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4년 9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2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7년 6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3조(규정설정) 본 규정은 도예연구소에서 의결된 내용으로 모든 사항은 그 효력이 인정된다.
제4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8년 11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5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9년 9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6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20년 8월1일부터 발효한다.
제6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22년 10월1일부터 발효한다.
제1조∣총칙
가. 이 규정은 뺷陶藝硏究뺸 논문투고 규정이라 한다.
나. 이 규정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에서 발간하는 학회지인 도예연구의 투고와 관련된 절차 및 원고
작성요령, 윤리 등을 규정하는 것으로 목적으로 한다.
제2조∣투고자격과 내용
가. 논문투고는 자유투고가 원칙이지만, 편집위원회 동의와 도예연구소 임원 회의에 따라 위촉된 자에 대해
서도 투고할 수 있다.
나. 논문투고 주제의 범위는 도예연구, 도자사, 도예문화 등 도자 관련 전 분야에 걸친 학술적 내용으로
한다. 필요할 경우 인접 학문의 논문도 게재할 수 있다.
① 도예연구소에서 주관하는 학술 심포지엄 및 행사에서 발표한 내용
② 연구논문, 비평논문 등
제3조∣투고규정의 원칙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규정을 반드시 준수해야 한다.
가. 자유투고를 원칙으로 하되, 예외적으로 편집위원회에서 필요하다고 인정되면 위촉, 청탁 논문을 게재할
수 있다.
나. 학술지에 투고할 논문은 미발표된 것이어야 하며, 동일한 논문을 국내외의 다른 학술지, 저서, 저널 등
에 게재할 수 없다.
다. 석사학위 및 박사학위의 논문 일부를 문구 손질만 하여 논문으로 투고할 수 없다. 다만 학위논문을 재구
성, 보안, 수정하여 투고할 경우, 각주 1에 이 내용을 밝힌다.
라. 중복투고 및 표절논문으로 확인될 경우 게재를 불가한다.
마. 논문 투고자는 도예연구소 편집위원회의 수정, 보완 요구사항을 존중해야 한다.
바. 공동연구인 경우, 연구공헌도에 따라 저자 표기를 구분 명시한다.
사. 동일 필자는 한 호에 한 편의 논문만 투고할 수 있다. 논문투고의 간기는 특별히 지정하지 않는다.
아. 투고기일 미준수, 수정기간 지연 등으로 당 호 학회지에 게재가 어려운 경우, 필자와의 논의를 거쳐
이월 게재할 수 있다.
제4조∣투고 방식
가. 논문 작성 형식을 따라 원고를 작성한다. 이때 ‘논문제목(영문 포함)’, ‘성함(영문 포함)’, ‘소속과 직위
(영문 포함)’, ‘초록(국문, 영문)’, ‘본문(도판, 캡션이 첨부된 논문)’, ‘목차’, ‘각주’, ‘참고문헌’, ‘주제어
(국문, 영문 각 10내 이내)’, ‘도판(표) 설명파일’ -모두 hwp로 작성, ‘출판용 도판 원본(jpg, Zip파일)’ 을
모두 작성하여 보낸다. 투고 논문은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논문투고규정」을 반드시 따른다.
나. 본문, 각주, 참고문헌 등의 작성이 규정과 일치하지 않을 경우, 편집과정에서 본 연구소의 임의로 수정
할 수 있으나, 필자 스스로가 원고 재수정에 임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39
다. 투고된 논문은 반환하지 않는다.
제5조∣논문의 분량 및 도판 매수
가. 투고 논문의 원고는 영문초록과 참고문헌을 제외하고 200자 원고지로 환산 120매(최대 24,000자에 해당)
를 상한으로 한다.
나. 도판 매수는 20매를 상한으로 하고, 도판의 이미지는 본문에 삽입하지 않고 별도의 파일로 제출한다.
다. 논문은 미발표 논제를 원칙으로 한다.
라. 필자가 게재할 논문 및 도판 등은 도예연구소 전용 메일로 각자 제출한다.
마. 정해진 분량을 초과하는 논문은 초과 게재료를 납부한다. 단 편집위원회에서 인정하는 경우에 한하여
일부 초과 분량을 허용할 수 있다.
제6조∣게재료
가. 자유 투고자는 게재료 5만원을 최종본을 제출한 후 10일 이내에 본회 은행계좌로 온라인 납부해야 한다.
다만 연구소에서 위촉된 논문 투고자에 한해서는 게재료를 연구소에서 부담할 수 있다.
나. 게재가 확정된 논문(자유, 위촉 모두 포함)이 정해진 분량을 초과할 경우 편집위원회는 추가 출판비용을
투고자에게 요구한다. 초과 게재료는 논문 본문의 경우(도표 포함, 참고문헌, 초록 생략), 200자 원고지
기준 120매를 초과할 시 원고지 1페이지 당 2,000원 추가하고, 도판은 20매를 초과하는 경우 초과 매수
당 5,000원을 추가한다.
● 은행계좌: 신한은행 100-028-575606 (예금주 : 이화여자대학교)
다. 게재된 논문에 대해서 학회지 2부를 필자에게 제공한다. 논문 원본은 연구소 홈페이지와 기타 포털사이
트에 공개된다. 필요시에는 필자에게 PDF파일을 제공할 수 있다.
제7조∣원고작성 형식
1. 원고 작성의 세부 기준
가. 모든 원고는 한글파일(신명조체 혹은 함초롱체 권장, hwp)로 작성한다. 본문은 10포인트, 자간은 0,
행간은 160으로 한다. 각주는 9포인트, 행간은 130으로 한다.
나. 논문은 한글 사용을 원칙으로 하되, 의미의 혼동 가능성이 있는 경우는 ( )안에 漢字 또는 原語를
병기한다.
다. 저자표시
① 단독논문 : 저자의 성명과 소속을 표시한다.
② 공동논문 : 표시 형태는 단독 저자와 같고, 그 역할의 비중에 따라 제1저자, 공동연구자 순으로
표시한다.
라. 논문은 국문으로 작성하고(hwp), 논문 말미에 10개 이내의 주제어를 반드시 표시한다.
2. 제목, 이름
필자 교정을 마친 최종본 제출 시, 논문 첫 페이지에 제목, 이름, 소속을 표기하고 영문초록에는 영문으로
된 제목, 이름, 소속을 표기한다. 소속은 구체적으로 밝히고 각주처리한다.
(예)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도자예술전공 교수
이화여자대학교 도예연구소 객원연구원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석사과정 졸업 등
141
① 저서
Margaret Whitford, Luce Irigaray : Philosophy in the Feminine (Lodon and New York: Routledge, 1991),
p. 20.
② 번역서
Dietrich Seckel, The Art of Buddhism, trans. Ann E. Keep (New York: Crown, 1964), p. 208.
③ 학술지 논문
Elizabeth Reichert, “Nicole Cherubin’s Art Pots”, Ceramics: Art and Perception 77(2009), p. 11.
④ 계속되는 인용
Whitford, 앞의 책, p. 20
Levey, 앞의 책, p. 108.
Reichert, 앞의 논문, p. 120.
7. 참고문헌
가. 참고문헌의 정렬은 사료, 한국어 문헌, 동양어 문헌, 서양어 문헌의 순서를 따르며, 동양어 문헌의
경우 한자의 한글 발음 순서대로 배열한다. 학술지 논문과 저서, 도록 등 자료의 성격에 따라 구분하
여 정렬하지 않는다.
나. 한국 및 동양 문헌
① 저서
엄승희, 『일제강점기 도자사 연구』, 경인문화사, 2015.
김정기 외, 『한국미술의 미의식』 정신문화문고 3, 고려원, 1984.② 번역서
글렌 아담슨 저, 임미선 등 역, 『공예로 생각하기』 , 미진사, 2016.
③ 학술지 논문
김지혜, 「현대도예에 나타난 촉각성」, 『도예연구』 23, 이화여대 도예연구소, 2014.
다. 서양서
① 저서
Whitford. Margaret, Luce Irigaray : Philosophy in the Feminine, Lodon and New York: Routledge, 1991.
② 번역서
Seckel. Dietrich, The Art of Buddhism, trans. Ann E. Keep, New York: Crown, 1964.
③ 정기간행물
Reichert. Elizabeth, “Nicole Cherubin’s Art Pots”, Ceramics: Art and Perception 77, 2009.
8. 본문의 부호 및 약호
가. 단행본, 문집, 신문, 잡지, 전집류 등 → 『 』
나. 논문명 → 「 」
다. 작품명 → 〈 〉
라. 전시명→ 《 》
마. 원문 인용, 대화 → 뺵 뺶
바. 강조 → 뺳 뺴
사. 기타 사항은 논저 저술의 일반적 원칙을 따른다.
9. 기타 표기
제8조∣문의 내용
연구 논문 이외에 서평, 자료집, 보고서, 답사기 등과 같은 글도 위의 논문 작성 형식에 준하여 원고를 작성
한다.
제9조∣기타
가. 필자의 자택 및 직장의 주소와 전화번호, 핸드폰 번호, e-mail 주소를 원고 말미에 명기하여야 한다.
나. 필자의 최종 수정을 마친 논문이라도 논문투고 규정에 어긋난다고 판단될 경우, 필자에게 논문을 재발
송하여 수정 요청을 할 수 있다. 그 외 본 지침에 명시되지 않은 사항은 편집위원회의 결정을 따른다.
다. 게재 확정된 논문은 필자의 출판사 원고 교정(PDF파일)을 2회로 한정한다.
부칙
제1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4년 9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2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7년 6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3조(규정설정) 본 규정은 도예연구소에서 의결된 내용으로 모든 사항은 그 효력이 인정된다.
제4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8년 6월1일부터 발효한다.
제5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9년 9월1일부터 발효한다.
제6조(시행일자) 존 규정은 2020년 8월1일부터 발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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뺷陶藝硏究뺸 윤리 규정
제1조∣총칙
가. 이 규정은 뺷陶藝硏究뺸 윤리 규정이라 한다.
나. 윤리 규정은 뺷陶藝硏究뺸 투고자의 연구윤리를 구현하며 연구와 관련된 부정행위 방지와 투명성, 공정성
있는 학술을 정진하기 위한 기준을 정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제2조∣연구자 윤리
가. 논문 투고자는 본 규정을 주지하고 진실성을 확보한 논문만을 투고해야한다.
나. 투고자는 공개된 학술 자료를 인용할 경우 정확한 정보를 기입하고 출처를 명확히 명시한다. 활용된
이미지 자료는 사용 정보처를 공개하며, 특히 개인적으로 수집한 자료는 자료 제공자로부터 확실한 동
의를 받은 후에 사용할 수 있다.
다. 투고자는 게재한 논문에 대해 전적으로 책임을 지며 논문 제출 시에 윤리서약서, 저작권이양동의서를
함께 제출한다.
제3조∣편집위원 윤리
가. 편집위원은 투고 논문에 대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판단하며, 투고자, 편집위원 사이에 공정성을 유지
한다.
나. 편집위원은 논문 투고과정에 대해 외부에 일체 공개해서는 안 되며, 공개할 경우 편집위원 회의를 거처
제재를 받는다.
다. 편집위원은 게재 논문의 윤리에 문제를 발견하면 연구소에 고지하고 편집회의에 건의하여 적절하게 대
처하도록 협력한다.
제4조∣연구의 부정행위
가. 부재한 자료, 데이터베이스, 연구 성과 등을 활용하여 연구를 조작한 행위.
나. 타인의 창의적인 연구내용이나 연구결과 등을 정당한 승인절차 없이 도용하거나 인용 없이 서술하는
행위.
다. 국・내외의 타 학술지나 저서에 이미 실린 내용을 새로운 발굴내용으로 인용, 표현, 번역하는 행위. 특히
투고자는 물론 타인이 국외에서 출판된 저서, 논문, 저널 등에 실린 내용들을 표절, 문구 손질 등으로
인용하여 자신의 논문으로 투고하는 행위. 다만 논문 이외 서평, 자료 보고서, 연구 및 분석사례 등은
예외적으로 규정하며, 학술적인 가치가 인정되는 자신의 해외 논문의 경우, 편집위원회의 의결에 따라
번역하여 게재할 수 있다(간행규정 제3조 ‘라’항 참고)
라. 학계나 연구자 사이에서 통상적으로 용인되는 범위를 심각하게 벗어난 행위.
제5조∣연구부정행위의 제보 접수
게재논문과 관련하여 연구부정행위가 의심되면 대상에 구분 없이 본 연구소에 서면 혹은 유선 상으로 제보
하고 조사와 진상규명을 요구할 수 있다. 연구소에서는 제보가 접수되면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조사에 착수
한다.
제7조∣제보자의 권리 및 보호
가. 부정행위의 제보자는 익명으로 반드시 보호하며,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제보자와 충분하게 상의한다.
나. 편집위원회는 부정행위의 여부에 대한 최종 판결이 내려질 때까지 제보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다.
다. 제보자와 투고자의 의견진술, 이의제기, 변론의 권리 및 기회를 동등하게 제공한다.
제8조∣부정행위 투고자에 대한 처우
부정행위 투고자에 대해서는 충분한 소명의 기회를 주며, 차후 소명 방식과 개선에 대해 연구소와 협의하여
결정할 수 있다.
제9조∣제재 조치
가. 부정행위 의결 내용과 사유를 제보자와 투고자에게 판정일로부터 10일 이내에 통보한다.
나. 연구부정행위가 있는 것으로 판정된 논문 투고자에 대해서는 학술지 게재취소와 온라인에서 제공하는
데이터베이스에서 해당 논문을 삭제하며 해당 학술지에 일정기간 투고를 금지한다. 이 사실은 도예연구
소 홈페이지에 고지한다.
제10조∣재심의
가. 제보자와 투고자가 부정행위 결정에 불복할 경우 결정을 통지받은 날로부터 15일 이내에 편집위원회에
관련 사유를 서면으로 제출하며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나. 연구소는 재심의 요청을 접수한 날로부터 10일 이내에 재심 여부를 결정한다.
부칙
제1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17년 6월 1일부터 발효한다.
제2조(시행일자) 본 규정은 2020년 8월1일부터 발효한다.
제3조(규정설정) 본 규정은 도예연구소에서 의결된 내용으로 모든 사항은 그 효력이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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