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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1 (2023): 57-84
DOI: 10.17009/shakes.2023.59.1.003
황연․황승현
(인천대)
세기 이전의 원형서사 차용의 변용작품 예시는 냉전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과 고립된
4) 21
국가의 정치적 입장을 다룬 피터 유스티노프(Peter Ustinov) 감독의 영화 <로마노프와 줄리
엣>(Romanoff and Juliet, 1961),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이라는 스토리를 전면에 다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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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작품의 원형서사 중 ‘대립하는 두 집단’을 전면에 내세우고 ‘젊은 연인의 사
랑’과 ‘비극적 죽음’을 전개의 후면에 위치시키거나, ‘대립하는 집단’의 형태를
재해석하는 방식은 각각 원작 텍스트와 변용작품 사이에 직접적인 언급과 인용
을 적용하는 트랜스텍스트성의 하위개념인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하나 작품 일부를 변형시키는 하이퍼텍스트성(Hypertextuality), 원
작과의 장르적 공통성만을 보존하고 다수 수정하는 아키텍스트성
(Architextuality)을 구축한 트랜스텍스트적 네트워크 구조의 운동 양상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트랜스미디어성은 텍스트가 다수의 미디어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타난다. 상당수의 스크린미디어, 공연예술과 출판
물, 그리고 대중음악과 게임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빈번
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차용은 작품의 텍스트를 재해석하고 재배포하
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가 4백 년이 넘는 시간 동
안 변용된 각각의 작품들을 하나의 큰 데이터로 비유한다면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원형서사는 일종의 ‘오픈소스’(open source)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5)
V. 결론
로렌츠와 로빈스가 주도한 기존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텍스트가 원
형서사를 기반으로 시대상을 반영한 스토리텔링의 범주에 머물러 있었다. 호브
와 스필버그의 작품은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간 방식으로, 작품의 제작과정과
공연, 상영 과정에 향유자들이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다수의 참여형태로 미디어
와 프랜차이즈와 소통하는 참여문화를 통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스토리
텔링 직접 개입하여 작품의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데 이르렀으며, 이로써 작품
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작품에 대한 인식 역시 향유자가 주체적으로 결정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의 미디어 콘텐츠가 작품 자체의 내용으로
만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작과정에서의 제작사와 향유자 사이의 역학관계
역시 스토리의 일환으로 이해된다는 방증이다. 상술한 작품에 대한 향유자의
직접적인 참여가 곧 젠킨스가 컨버전스 컬처(Convergence Culture)에서 트랜
스미디어 개념을 정의하면서 “미디어 컨버전스”와 “집단지성”의 개념과 함께
제시한 “참여문화”이다(3). 향유자의 참여문화가 직접 개입하고 스토리텔링에
영향을 주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경우는 그 자체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텔링의 요소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가 트랜스미디
어 콘텐츠로 간주되어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이는 거시적으로 <웨스
트사이드 스토리>가 소속되어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네트워크의 변화이기도
하며, 곧 21세기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또 다른 미디어 변용작품으로 제작될
때 참고해야 할 방향성인 동시에 향후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월드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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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어야 할 형태적 변형의 제안이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원형
서사를 보존하여 미디어 변용의 형태를 띠는 대부분 콘텐츠가 서사적으로는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콘텐츠 방면에서는 하나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하며,
21세기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경우처럼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하고 해당
세계관을 확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는 ‘완결
된 스토리’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미디어를 넘나들며 전
개 및 변형될 수 있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 볼 수 있다. 텍스트가 가지고 있
는 원형서사의 구조가 확실하고 다양한 변용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앞
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 활용하는 다양한 스토리텔
링이 생성되기를 기대한다.
‣주제어: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원형서사, 스토리텔링, 트랜스
미디어 / Romeo and Juliet, West Side Story, Mono-narrative,
Storytelling, Transmedia
인용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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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81
황 연 (주저자)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사수료
(22012)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카데미로 119
yeonvh31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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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 승 현 (교신저자)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부교수
(22012)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카데미로 119
shwang@inu.ac.kr
논문투고일: 2023년 1월 9일
논문심사일: 2023년 2월 7일
게재확정일: 2023년 2월 1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