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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kespeare Review 59.

1 (2023): 57-84
DOI: 10.17009/shakes.2023.59.1.003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황연․황승현
(인천대)

I. 들어가며 원형서사와 스토리텔링


:

셰익스피어 작품에서 나타난 삶과 죽음의 설정들이 근현대 문학과 철학 분


야의 모티브로 다수 사용되고 있음은 자명하나, 그중에서도 로미오와 줄리엣
(Romeo and Juliet, 1599)이 가지고 있는 상징적 지위는 압도적이다. 그만큼
로미오와 줄리엣은 현재 4백 년의 간극을 뛰어넘어 “특정한 종류의 사랑과
비극적 운명을 가리키는 하나의 개념”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김희진 99), “문화
적 아이콘이자 대중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다(Lucking 126). 햄릿(Hamlet,
1601)과 더불어 세계 연극 무대에서 가장 많이 공연되는 작품 중 하나인 로미
오와 줄리엣은 서사와 캐릭터에 대한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문학
과 연극을 넘어 스크린과 대중음악의 스토리 구축에 여전히 빈번하게 사용되
는 주제이다. 인터넷 무비 데이터베이스(Internet Movie Data Base: IMDB)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다양한 언어와 국가의 작품을 모두 포함하여 합산한 결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제목으로 명시된 스크린 미디어 작품은 총 138편에 달한
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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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 말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 구성은 동
16
서양의 문화적 차이를 넘어 한국 TV 드라마의 영역에도 분명하게 존재한다.
이는 매체에서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체적인 플롯 혹은 대사를 차용하거나
제목을 표기하는 방식으로 간접 언급하여 대중들이 드라마 작품과 로미오와
줄리엣의 연관성을 인지하도록 하는 경우로 나타난다(이현우 120-21).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대립해온 두 가문과 혼란한 도시에서 피어난 사랑, 그리고 비
극적인 죽음을 맞이하는 두 젊은 청춘의 이야기는 이제 진부할 만큼 수많은
미디어에서 변용되고 있으나, 그 이야기가 여전히 다양한 방식으로 ‘스토리텔
링’ 되고 있는 것은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콘텐츠가 갖춘 내용 구성 및 서
사구조의 안정감과 다양한 서사로 변형시킬 수 있는 유동성에서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스토리텔링”은 지정된 배경 속에서 캐릭터가 행하는 사건을 일련의 과정으
로 담아내는 ‘스토리’(story)를 ‘전달’(telling)하는 것으로서 스토리를 전달하는
방식 전반에 걸친 개념이다. 마케팅 분야에서 제시되기 시작한 스토리텔링의
개념은 제품에 스토리를 부여하여 가치를 높이는 판매행위의 일종이었으며 스
토리 부여의 과정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에 ‘흥미’를 가지게 하여 대상에 ‘몰입’
이 이루어지는 것에 기인한다. 이때 ‘텔링’되는 스토리는 당연히 “흥미로운 스
토리”여야 하며, 이는 사람들의 흥미를 끄는 ‘특수성’을 지니는 동시에 안정감
을 부여하는 ‘보편성’을 갖추어야 한다(유제상 17-18). “흥미로운 스토리”의 조
건인 ‘보편성’과 ‘특수성’의 관점에서 볼 때,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대립하는 두 집단’과 ‘젊은 연인의 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 등 시대에
걸쳐 꾸준히 사용되는 모티브적 보편성을 갖춘 스토리인 동시에 캐릭터, 사건
과 배경에 대한 다양한 방식의 해석과 변용 가능성으로 그 특수성을 겸유한
“흥미로운 스토리”이다.
‘흥미로운 스토리’로서의 특수성과 보편성을 유지하고 있는 로미오와 줄
리엣이 과거의 서지 텍스트와 연극 등의 방식으로부터 현재의 다양한 디지털
참고 에 “Romeo and Juliet”을 검색하면 총 138편의 작품이
1) https://www.imdb.com . imdb
검색된다 그러나 이는 로미오와 줄리엣> 제목에만 한정된 검색 결과이므로 <웨스트사
. <
이드 스토리 를 비롯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을 제목으로 직접 표기하지 않은 변용작품
> 
역시 상당수 존재할 것으로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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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을 통해 새로운 형태로 향유되고 있음은 원천 스토리의 주제가 시대를 초


월하여 현재까지도 인간 군상에게서 여전히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요소들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이는 변화된 디지털 미디어로 전달되는 스토리가 기술의 발
전으로 인해 바뀐 시대상을 반영한다는 맥락과 상응한다(유제상 6). 즉 디지털
기술을 만나 꾸준하고 무한하게 변용되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변화하는 시대
상의 ‘또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들’을 지속적으로 전달하는 과정에 있
는 것이다. 따라서 본 연구는 ‘또 다른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라는 초월적
세계의 스토리텔링에 집중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의 변용작품들 중 <웨스트사
이드 스토리>(1957~2021)에 초점을 두고, 스토리의 세 가지 주제가 변용작품에
적용 및 변화된 양상을 살펴본다.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의 올드미디어 스토리
텔링과 뉴미디어 스토리텔링 구축 방식과 양상을 분석하여, 로미오와 줄리엣
의 트랜스미디어적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로미오와 줄리엣의 트랜스미디어성과 스토리월드


현재까지도 수많은 미디어에서 사용되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모티브


는 ‘대립하는 두 집단 사이에 피어난 젊은 연인의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으로
귀결할 수 있다. 다수의 미디어에서 해당 모티브를 차용하고 있다는 점은 반대
로 미디어의 수용자들이 세 가지 모티브를 접했을 때 자연스럽게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기할 수 있고, 해당 변용작품과 로미오와 줄리엣 사이의 연결성
을 포착하여 하나의 네트워크 구조를 떠올릴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상호
연결적 네트워크 구조를 감안하면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이미 상
당수 변용작품, 즉 부차적 스토리들의 “원형”을 규정한 텍스트로 간주되고 있
음을 알 수 있다.
스토리의 “원형”에 대한 개념은 조셉 캠벨(Joseph Campbell)의 저서 천의
얼굴을 가진 영웅(The Hero With A Thousand Faces, 1949)에서 제시한 “원형
신화”(monomyth)의 개념과 같은 맥락에 있다. 캠벨은 구전되거나 문자로 기록
된 문헌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스토리텔링의 형태가 고대 신화의 패턴에서
벗어나지 않으며 세계의 영웅 신화들은 모두 동일한 스토리 패턴에서 비롯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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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그 속에서 변용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모든 문화와 시대를 관통해 영웅의
여행이 보여주는 패턴을 “원형신화”로 정의하였다(28). 캠벨의 정의에 기반하
여 크리스토퍼 보글러(Christopher Vogler)는 저서『신화, 영웅 그리고 시나리오
쓰기(The Writer’s Journey: Mythic Structure For Writers)에서 캠벨이 제시한
원형신화와 칼 융(Carl Gustav Jung)의 정신분석학의 모티브가 할리우드 영화
에서 사용된 예시를 설명하고 다수의 흥행에 성공한 미디어 콘텐츠 시나리오
구조에서 사용되고 있음을 현상학적으로 제시하였다(3). 캠벨과 보글러가 제시
한 원형신화의 정의와 시나리오 구성의 측면에서 살펴볼 때, 상당수의 미디어
변용작품에서 스토리 전개의 ‘원형’으로 간주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
엣은 ‘대립하는 두 집단’, ‘젊은 연인의 사랑’,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원형서
사”를 공유하는 텍스트로 정의할 수 있다. 2)

“원형서사”의 개념은 현재 글로벌 콘텐츠 산업에서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개


념 중 하나인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Transmedia Storytelling)의 구성요소 중
“연속성”(Seriality) 개념의 출발점이다(Jenkins, “Transmedia Education”). 헨리 3)

2) 로미오와 줄리엣의 서사적 모티브는 다수의 작품에서 산발적으로 나타나며, 주로 오비


디우스(Publius Ovidius Naso)의 연극 변신이야기(Metamorphoses) 중 <피라모스와 티스
베>(Pyramus and Thisbe)를 주요 원천으로 삼고 있다. 동시에 마수치오 살레르니타노
(Masuccio Salernitano)의 단편설화집 백 개의 오래된 이야기(Il Novellino) 중 <시에나
의 마리오토와 지아노차 이야기>(Mariotto and Ganozza)에서 청소년 연인들의 우발적인
살인을 모티프로 차용하였으며, 두 가문의 적대관계는 루이지 다 포르토(Luigi Da Porto)
의 단편소설 질레타와 로메우스(Giulietta and Romeus, 1530)에서 14세기 베로나 영주
바르톨로메오 2세(Bartolomeo II della Scala)의 통치하에 대립하던 몬테치(Montecchi)와
카펠레티(Cappelletti) 가문을 모본으로 한다. 따라서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 자
체를 다수의 변용작품의 원형인 “원형서사”로 정의하기보다는 로미오와 줄리엣으로부터
고착화된 세 가지 핵심 요소를 원형서사로 정의하는 편이 바람직할 것이다.
3) 젠킨스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7가지 원칙을 “확산가능성과 탐구가능성”
(Spreadability & Drillability), “연속성과 다중성”(Continuity & Multiplicity), “몰입과 추출가
능성”(Immersion & Extractability), “세계관 구축”(Worldbuilding), “연속성”(Seriality), “주관
성”(Subjectivity), “수행”(Performance)으로 정의 및 분류하였다. 이 과정에서 콘텐츠 자체의
트랜스미디어성을 통해 향유자들은 콘텐츠를 수용, 공유하고 서사에 뛰어들어 몰입과 추출
의 과정에서 스토리를 탐구하기에 들어서며 스토리 전개에 있어서 일련의 연속성을 구축하
게 된다. 그리고 전개된 다수의 스토리들을 통해 하나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하고 확장된 작품
들은 또 다른 형태의 공인된 서사(Canon)의 일부로 규정하는 수행성의 형태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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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킨스(Henry Jenkins)가 제시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7가지 핵심 원칙 중


하나인 해당 개념은 단일 매체에서 한 개의 서사를 여러 개의 개별적인 서사로
분해 및 확산하여 순차적으로 공개하는 과정의 시작점이며, 다수의 트랜스미디
어 콘텐츠가 시작되는 근원이다. 동시에 “원형서사”는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
의 다섯 가지 구성요소인 “서브캐릭터”, “다양한 대상”, “배경 스토리”, “핵심 스
토리”, 그리고 “부차적 플롯” 중 “배경 스토리”와 “핵심 스토리”에 해당한다(김
희경 31-35). 이때의 “배경 스토리”와 “핵심 스토리”는 “미디어 프랜차이즈”
(Media Franchise), 즉 “One Source Multi Use”(이하 OSMU) 전략의 “원천서사”
(Source)에 해당한다. 원형서사가 소설의 구성에서는 캐릭터, 사건, 배경이라는
세 개의 요소로 함축된다면, 디지털 미디어의 시대에 원형서사는 세계관의 구축
과 캐릭터 설정의 기반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존 스토리와 새로운 스토리가 산
발적으로 다양한 미디어를 통해 전개되어 하나의 거대한 세계관을 형성하는 트
랜스미디어(Transmedia)와 성공한 기존 스토리가 새로운 형태의 미디어로 변화
되어 다양한 미디어적 활용을 추구하는 OSMU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에 분명한
차이가 있으므로 엄격히 구분하여 논의해야 하나, 두 개념이 모두 “원천서사”,
혹은 원작 텍스트의 스토리 구성을 출발점으로 한다는 점에 주목해 보면 하나의
스토리를 기점으로 한다는 현상 자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현재 트랜
스미디어와 OSMU의 개념을 혼용하는 대다수의 경우는 1차적으로 구축한 스토
리의 형태인 원형서사에 대한 용어 정의가 “소재”, “콘텐츠”, “스토리”, “원천서
사”, “텍스트” 등으로 산재해 있다. 따라서 본고에서는 두 개념의 교집합이자 출
발점인 “스토리텔링” 자체에 집중하여 스토리의 서사적 측면에서 접근하고자 하
며, 이하 논의 과정에서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텔링’ 되는 “스토리”의 핵심
구조인 ‘대립하는 두 집단’ ‘젊은 연인의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을 ‘원형서사’
라 통칭하고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원작 텍스트라 통칭한다. 다시
말해 ‘원형서사’는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텍스트의 핵심 구조이다.
원형서사의 존재는 필연적으로 원작 텍스트와 변용작품들 사이를 연결시킨
다. 그리고 변용작품들과 원작 텍스트가 함께 구축하는 하나의 네트워크 구조
를 통시적으로 살펴보면 이는 곧 다양한 텍스트가 산발적인 미디어 형태로 전
개되는 트랜스미디어 현상의 일부로 간주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다수 변용작
품의 원형서사를 구축한 로미오와 줄리엣 역시 트랜스미디어 현상으로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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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수 있는 콘텐츠로 볼 수 있다. 그러나 트랜스미디어 개념에서 현재까지의
논의를 살펴볼 때 셰익스피어를 비롯해 영문학의 정전(Canon) 지위에 위치한
작가들의 문학작품을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의 관점으로 논의한 연구는 극
히 드물다. 이는 주로 셰익스피어의 현존하는 변용작품들이 주로 각색의 영역
에 규정되어 있고, 해당 작품들의 창작 시기가 유구하며 미디어 발전의 제한으
로 인해 송신자와 수용자 사이의 유대를 통한 향유자의 참여문화가 결여되어
있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이러한 논의가 고착화된 데에는 젠킨스를 비롯한
다수의 학자가 미디어 확장의 영역에서 각색과 트랜스미디어 현상을 분명히
구분한 것에서 비롯되었다(Jenkins, “Transmedia 202: Further Reflections”).
이에 대립되는 논의로 카를로스 스콜라리(Carlos Scolari)와 파울로 베르테
티(Paolo Bertetti), 매튜 프리먼(Matthew Freeman)을 비롯한 학자들은 참여문화
의 의미인 “수용자인 동시에 제작자가 될 수 있는” 트랜스미디어적 현상이 기
존의 각색 형태에도 존재했으며, 현시대 미디어 변용작품으로 접하고 있는 다
수의 영화나 드라마를 비롯한 이른바 ‘각색작품’이 결국은 원작을 읽거나 시청
한 수용자들이 제작한 창작물임을 지적하였다(Scolari et al. 6). 스콜라리와 프
리먼이 각각 돈 키호테(Don Quixote, 1605-1615)와 오즈의 마법사(The
Wonderful Wizard of Oz, 1900)를 예시로 각색작품의 트랜스미디어 현상을 규
명함과 동시에, 크리스티 데나(Christy Dena)는 이론적으로 현존하는 “각색 배
제의 원칙”(no-adaptation rule)의 한계를 지적하며 각색과 트랜스미디어를 구분
하는 근본적 이유인 ‘중복’(redundancy)과 ‘다시말하기’(retelling)가 경제적, 미
학적 동기에 의해 제작되는 미디어 산업의 형태에 적용되고 있으므로 트랜스
미디어적 현상에서 논의되어야 함을 강조하였다(197). 이에 젠킨스 역시 2017
년 이후로는 각색과 트랜스미디어 현상의 연결성을 인정하기에 이르렀고, 기존
의 논의에서 각색과 트랜스미디어를 과도하게 구분한 현상이 10년이 넘는 트
랜스미디어 연구 과정에서 지나친 편향이 생기는 부작용을 낳았다고 설명하였
다(Jenkins, “Adaptation, Extension, and Transmedia”).
이러한 논의의 흐름은 현재 정전의 지위에 있는 문학 텍스트에 ‘각색’을 거
쳐 제작한 미디어 변용작품들에 대해 트랜스미디어 현상적 관점으로 분석할
필요성을 제공한다. 특히 다수의 변용작품을 가지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우는 서사와 캐릭터의 재구성과 재배포가 상당수 이루어졌고 여전히 상당수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63

의 미디어에서 원형 콘텐츠로 차용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트랜스미디어적


해석이 필요한 상황이다.
따라서 원작 텍스트와 변용작품들 사이의 네트워크 구조를 트랜스미디어
개념의 궁극적인 목적인 광대한 스토리월드의 구축에 빗대어 살펴볼 경우, 로
미오와 줄리엣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의 구현 요소인 향유자(User), 미디
어(Media), 브랜드(Brand)와 유기적인 결합을 통해 작동하는 스토리(Text)에 해
당한다.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에서 향유자와 미디어, 브랜드는 텍스트를 트
랜스 하는 역할을 하면서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생성하고 움직이며 변화
시킨다(윤혜영 75-77). 로미오와 줄리엣의 경우는 대다수의 변용작품이 원작
텍스트에서 구축된 원형서사를 기반으로 제작되었으므로 원작 텍스트를 구심
점으로 파생된 다수의 변용작품이 각각 독립적인 세계관(fictional world)을 가
지는 동시에 원형서사로 연결되어 하나의 큰 트랜스텍스트적 네트워크, 즉 전
체적인 스토리월드를 형성하는 과정으로도 볼 수 있다. 그리고 해당 스토리월
드는 시대적으로 제작되는 각각의 새로운 파생 작품들이 담고 있는 메시지에
의해 그 의미나 지향점이 변형되기도 한다.
원작 텍스트와 변용작품들로 구축되는 스토리월드에서 향유자와 미디어, 브
랜드와의 유기적인 연결을 위해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텍스트는 반드시
“트랜스텍스트성”(Transtextuality), “트랜스미디어성”(Transmediality), “픽션과 논
픽션”(Fiction/Nonfiction, 허구적 세계와 실세계를 오가는 유동성)과 “참여 유도
적 요소”(Participatory) 등의 자질과 특성이 있어야 한다(윤혜영 75-77). 그 중 트
랜스텍스트성은 텍스트 자체가 다른 텍스트와 연결되는 가능성을 지칭한다. 로
미오와 줄리엣의 미디어변용 양상은 전반적으로 텍스트 자체를 유지하는 방식,
즉 ‘충실한 각색’을 실현하는 방식으로 발전했으나 1950년대 이후로 텍스트보다
는 원형서사만 차용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의 구체적인 캐릭터나 시대적 배경
을 재해석한 새로운 스토리로 변용하기 시작하였고, 2000년대 이후로 주인공인
로미오와 줄리엣 외의 주변인물을 주인공 캐릭터로 설정하고 원작의 부차적 플
롯을 중심 플롯으로 삼으며 스토리를 전개하는 작품이 다수 나타났다. 때에 따 4)

세기 이전의 원형서사 차용의 변용작품 예시는 냉전시기 미국과 러시아의 대립과 고립된
4) 21
국가의 정치적 입장을 다룬 피터 유스티노프(Peter Ustinov) 감독의 영화 <로마노프와 줄리
엣>(Romanoff and Juliet, 1961),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충돌이라는 스토리를 전면에 다룬
64 황연․황승현
라 작품의 원형서사 중 ‘대립하는 두 집단’을 전면에 내세우고 ‘젊은 연인의 사
랑’과 ‘비극적 죽음’을 전개의 후면에 위치시키거나, ‘대립하는 집단’의 형태를
재해석하는 방식은 각각 원작 텍스트와 변용작품 사이에 직접적인 언급과 인용
을 적용하는 트랜스텍스트성의 하위개념인 상호텍스트성(Intertextuality),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하나 작품 일부를 변형시키는 하이퍼텍스트성(Hypertextuality), 원
작과의 장르적 공통성만을 보존하고 다수 수정하는 아키텍스트성
(Architextuality)을 구축한 트랜스텍스트적 네트워크 구조의 운동 양상이다.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트랜스미디어성은 텍스트가 다수의 미디어와
결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나타난다. 상당수의 스크린미디어, 공연예술과 출판
물, 그리고 대중음악과 게임을 비롯해 다방면에서 여전히 진행되고 있는 빈번
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차용은 작품의 텍스트를 재해석하고 재배포하
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가 4백 년이 넘는 시간 동
안 변용된 각각의 작품들을 하나의 큰 데이터로 비유한다면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원형서사는 일종의 ‘오픈소스’(open source) 개념으로 볼 수 있으며, 5)

기업과 개인의 범주에서 재구성, 재창작, 재배포의 과정을 거쳐 변용된다. 다수


의 게임산업 에서 사용하는 로미오와 줄리엣 모티브와 세계에서 가장 큰 2
6)

잭 피셔(Jack Fisher) 감독의 <나의 사랑 세실리아>(Torn Apart, 1990)등이 있으며, 21세기의


변용작품 예시는 머큐시오의 시점에서 해설된 콜린 콕스(Collin Cox) 감독의 <로미오와 줄
리엣>(Romeo and Juliet, 2000), 티볼트의 시점으로 전개되는 로날드 윔벌리(Ronald
Wimberly) 작의 그래픽 노블 프린스 오브 캣츠(Prince of Cats, 2016), 로미오의 옛 연인
로잘린 시점에서 만들어진 레베카 설(Rebecca Serle) 원작의 소설 당신이 내 것이었을 때
(When You Were Mine, 2012)를 각색하여 영화화 한 작품 <로잘린>(Rosaline, 2022)이 있다.
5) 오픈소스는 무상으로 공개되어 누구나 접근할 수 있으며 개량과 재배포가 가능한 소스코
드이자 퍼블릭 도메인을 지칭한다. 오픈소스를 이용하면 그 이용으로 파생된 2차 저작물
의 소스코드 역시 공개해야 한다. 김윤명, 저작권법 커뮤니케이션. 커뮤니케이션스북스,
2014. 제9장 “오픈소스, 오픈된 소스인가” 참조.
6) 게임 산업에서의 모티브 사용은 상당히 빈번하며, 전형적인 예시로 2007년 미국 블리자드 엔
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에서 출시한 게임 시리즈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가 있다. 프로그램 중에서는 불타는 성전(The Burning Crusade) 시리즈에서
‘로밀로와 줄리엔’(Romulo and Julianne)으로 패러디된 바 있다. www.wowhead.com 참조.
<https://www.wowhead.com/tbc/guide/karazhan-raid-overview-burning-crusade-classic#karazh
an-boss-tabs-opera-house>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65

차 창작 사이트인 팬픽션 넷(FanFiction.net)을 비롯한 창작 아카이브 온라인 플


랫폼을 통해 만들어진 아카이브 및 커뮤니티의 형성은 미키마우스법(Mickey
Mouse Act)의 제정으로 저작권 보호법을 엄격히 실행하며 캐릭터와 오리지널
음악 등을 재해석 및 배포하는 것에 제한을 두고 대기업 구조의 트랜스미디어
스토리텔링을 구축하는 월트 디즈니 컴퍼니와 상반된 현상이다. 오픈소스의 특
징은 일반 향유자들의 2차 창작을 기반으로 부차적 텍스트의 확장을 구축하는
방식이며, 온라인 아카이브 플랫폼과 2차 창작은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에
대한 해석의 다양성을 추진한다. 따라서 텍스트를 컨버전스(convergence)하거나
디버전스(divergence) 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을수록 ‘미디어로부터 자유로
운’(medium free, medially unspecified) 트랜스미디어 텍스트로 간주할 수 있다
는 관점에서 보았을 때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는 트랜스미디어 텍스트로서
의 가치를 가진다.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텍스트가 갖추어야 할 픽션과 논픽션적 요소는
허구성과 비허구성을 모두 포함하는 것이며, 텍스트 자체는 허구적일지라도 이
것을 실세계로 끌어낼 수 있는 비허구적 요소들을 포함해야 하기에 텍스트가
허구적 세계(fictional world)와 비허구적 세계(real world)에서 유동적으로 존재
할 수 있도록 향유자의 참여를 필요로 한다. 예시로 전 세계 젊은이들의 우상
이 된 X세대의 이미지를 확립한 바즈 루어만(Baz Luhrmann) 감독의 <로미오+
줄리엣>(William Shakespeare’s Romeo+Juliet, 1996)은 셰익스피어의 언어와 90
년대의 사회현상이라는 두 가지 요소를 혼용하여 언어사용적 허구와 스토리의
배경이라는 비허구를 혼재시켰다. 해당 콘텐츠의 성공은 추후의 관객 참여형
연극으로 발전하면서 본격적으로 향유자의 참여 유도를 이끌어낸 트랜스미디
어 콘텐츠로 인기를 구가하게 된다. 2018년 영국 시크릿 시네마(Secret
Cinema)에서 제작한 루어만 감독 영화 기반의 <로미오+줄리엣>은 관객이 몬테
규(Montague)와 캐퓰렛(Capulet) 가문의 두 집단으로 나뉘어 가문 사이의 불화
를 체험하고 로미오와 줄리엣의 이야기 전개 과정에 참여하도록 하면서 참여
형 연극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2018년 초연 이후 6만 명의 참여 관객을 유
치한 해당 콘텐츠는 행위자와 수용자 사이의 벽을 완전히 허물었으며 기존의
몰입(Immersive)연극과 차별성을 두는 실험적 성과였다.
해당 콘텐츠의 참여 유도적 가치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서사를 수용, 공
66 황연․황승현
유하기에 안주하지 않고 직접적으로 체험하고자 하는 향유자들의 “트랜스미디
어적 욕망”(Transmedial desire)에서 비롯된다. 향유자가 스토리를 ‘경험’하는 영
역에서 ‘탐험’하는 영역으로 진입하는 과도기에 나타나는 해당 현상은 작품에
대한 팬덤 커뮤니티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스토리에 대한 인식, 즉 “세계
성”(worldness)을 바탕으로 작용하며, 각개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미디어 속성
의 “행위유발성”(affordance)에 의해 행사된다. 다시 말해 참여의 형태는 향유자
가 상응하는 행위유발성으로 인해 ‘세계성’의 이미지를 ‘실현’해 내는 것이다
(Tosca and Klastrup 393). 시크릿 시네마의 경우는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
를 기반으로 형성 및 운영된 팬덤 커뮤니티속의 향유자들이 텍스트를 수용, 공
유하는 과정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스토리 구조의 구성원이 되어 스토리의 전
개로 개입하는 참여문화 현상을 구체적으로 나타냄과 동시에 원작 텍스트 자
체가 가지고 있는 참여 유도적 가치를 보여주었다. 향유자들이 탐험의 욕망에
서 비롯되어 새로운 콘텐츠의 운영이 유지된다는 점은 로미오와 줄리엣 텍
스트가 가지는 참여 유도적 가치가 앞으로도 다수의 콘텐츠로 전개될 가능성
을 제시한다.

III. 올드미디어 속의 셰익스피어 브랜드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 >

다수의 미디어에서 변용되고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은 올드미디어 환경에


서 대체로 셰익스피어라는 브랜드 가치와 함께했다. 문자 매체로 향유되던 셰
익스피어 문학은 기술의 발전과 함께 영상, 음악 결합 형태의 미디어로 변화하
면서 오랜 시간 “글로벌 상품”으로서의 가치를 누리고 21세기에 이르러서는
하나의 “사회문화적 개념”으로 유전되었다(김현주 27). 셰익스피어 브랜드 가
치의 효력은 1920년대 유성영화 시대의 개막과 함께 할리우드가 부상하면서
급감하였으나 1960년대 프랑코 제피렐리(Franco Zeffirelli)를 비롯한 감독들이
셰익스피어 작품을 연달아 흥행시키고 1980년대 BBC가 셰익스피어의 작품들
을 영상매체로 다루면서 무게를 되찾게 된다. 그리고 21세기에 이르러 셰익스
피어의 브랜드 가치는 고정된 셰익스피어의 이미지를 해체하고 시대상과 결부
시켜 재해석하는 ‘협업’의 전략을 취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67

2018 년 로열 셰익스피어 극단(Royal Shakespeare Company)에서 공연한 에리


카 와이먼(Erica Whyman)감독의 현대극 <로미오와 줄리엣>은 스키니진, 스니커
즈 차림의 스마트폰 유저인 ‘21세기 10대 청소년 로미오와 줄리엣’을 만들어내
면서 원작에 대한 파격적인 해체를 감행하였다. 이는 현재에도 잔존하는 로미
오와 줄리엣의 모티브를 시대 상황에 결부시켜 보여주는 혁신적인 시도였으며,
엄숙한 정전이 아닌 현시대의 셰익스피어 텍스트가 여전히 유효한 화두임을 다
시 한번 입증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21세기형 로미오와 줄리엣’은 얀 코트(Jan
Kott)가 저서 셰익스피어, 우리의 동시대인(Shakespeare, Our Contemporary,
1964) 에서 셰익스피어를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라고 평한 것과 같은 맥락의
해석이며, 인간의 근본적인 주제를 다루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이 불멸할 것이라
는 믿음과 함께 한편으로는 꾸준히 변화하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셰익스피어의
브랜드 가치를 보여주는 과정이다.
제임스 로어린(James N. Loehlin)은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가 “서로 다
른 문화적 필요에 따라 끊임없이 재발명되는 역동적이고 불안정한 공연 텍스
트”라고 정의한 바 있다(1). 각각의 시대상에 부합하게 변용된 미디어 작품들
은 모두 원작 텍스트에서 고착시킨 원형서사를 유지하며, 이렇게 형성된 원작
텍스트 중심의 네트워크 구조는 대체적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인 셰익
스피어라는 브랜드 가치로 마케팅되는 동시에 독립적으로 각각의 시대상을 표
현하는 <로미오와 줄리엣>을 재창조한다. 이처럼 꾸준히 셰익스피어의 브랜드
가치와 함께 변용된 작품들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월드를 구현하는 요소 중
하나인 브랜드, 즉 프랜차이즈의 역할을 담당한다. 프랜차이즈는 상품의 제작
(Production)과 마케팅(Marketing), 협업(Collaboration)의 과정에서 스토리월드의
작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되는데, 원작 텍스트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지속적인 변용 과정에서 스토리를 제작시기의 시대상과 결부하고 이를 상품화
하는 방식이 곧 셰익스피어를 ‘시대를 초월한 작가, 동시대를 살아가는 작가’
로 만들어 대중성을 겨냥하는 마케팅 전략이다.
제피렐리의 영화가 60년대 후반 청년문화를 대변하는 플라워 차일드(flower
child) 로미오와 줄리엣을 나타냈고 루어만의 영화가 90년대 할리우드가 상품화
시킨 X세대 로미오와 줄리엣을 포스트모던한 방식으로 탄생시켰으며, 와이먼의
연극과 브렛 라이트(Brett Wright)의 욜로 줄리엣(YOLO Juliet, 2015)이 21세
68 황연․황승현
기의 디지털 혁신을 맞이한 “아이폰/스마트폰 세대(iGen: I Phone Generation)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선보인 것은 결국 셰익스피어의 원작 텍스트를 구심점으로
하는 네트워크 구조의 현상이며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월드가 시대별로
내세우는 변화의 방향성이다. 따라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를 ‘현대적으로’
변용시키는 과정에는 필연적으로 각 시대의 정치적, 사회적 담론의 반영이 개
입된다. 그리고 이러한 시대 담론을 반영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미디
어 변용의 선두에 있는 작품은 단연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이다.
린다 부스(Lynda E. Boose)와 리처드 버트(Richard Burt)가 “철저한 미국적
연극 관습에 따라 재창조된 셰익스피어”이자 “가장 잘 만들어진 미국산 셰익스
피어”(13)라고 평가한 바 있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시대적, 문화적 필요
에 따라 새롭게 창출된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셰익스피어가 ‘동시대를 살아
가는 작가’이고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가 ‘변화하는 문화적 필요에 따라 끊
임없이 재발명 되는 역동적인 텍스트’이듯,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역시 시대
에 따라 자체적인 변화를 겪어왔다. 작품은 1957년 아서 로렌츠(Arthur
Laurents)와 제롬 로빈스(Jerome Robbins) 제작의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로덕
션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네 번의 브로드웨이 리바이벌과 여섯 번의 영국 프로
덕션, 다수의 해외프로덕션을 거쳤으며 두 번의 영화로 제작되었다. 브로드웨
이 뮤지컬 프로덕션과 영화로 대중들에게 선보이는 과정에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내용의 연출과 전개 방식에서 원작으로부터 점진적인 변화를 시도
하였으며 각각의 시대상을 담은 사회적 담론을 반영하여 로미오와 줄리엣과
연결되는 동시에 구분되는 자체적 스토리월드를 꾸준히 변화시켰다. 이는 작품
이 시대의 흐름에 부응하는 새로운 예술적 표현법을 마련하는 ‘리얼리즘 뮤지
컬의 기반’(민경원 99)으로서의 역할을 21세기에 이른 현재까지도 꾸준히 시도
하고 있음을 의미하며, 동시에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로미오와 줄리엣을
구심점으로 하는 네트워크의 한 부분에 속하는 텍스트이자, 자체적으로도 1957
년의 오리지널 프로덕션을 구심점으로 하는 또 하나의 파생 네트워크를 형성
하고 있음을 나타낸다. 따라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와 로미오와 줄리엣은
거시적으로 셰익스피어 텍스트의 원형서사를 연결점으로 하나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하는 동시에 미시적으로는 인종 간의 충돌과 혐오문제를 비롯한 2차적 원
형서사를 연결점으로 기타 변용작품과 연결되어 자체적 스토리월드를 형성하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69

게 되는 것이다. 본 장에서는 여섯 개의 작품 중 1957년 오리지널 프로덕션과


1961년 로버트 와이즈의 영화, 1980년 리바이벌, 그리고 2009년 브로드웨이 프
로덕션을 올드미디어 속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로 간주하고 작품이 반영한
시대적 담론과 스토리월드의 구축과정을 살펴본다.
1957년의 브로드웨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대공황(Great Depression)과
세계대전을 겪고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기를 관통했던 소위 황금기의 브로드
웨이 뮤지컬들이 사명감이나 필요로 행복한 결말이나 희망의 메시지를 선사하
는 데 주력하던 흐름에서 일탈을 감행한 작품이다(함순용, 심현성 118). 뚜렷한
스토리 구조를 갖추고 기승전결이 분명한 형태로 전개되어 당시 뮤지컬의 주류
였던 북 뮤지컬(Book Musical)에서 대사가 아닌 배우의 춤을 전반에 내세워 스
토리를 전달하는 데 집중한 작품은 1950년대 미국 뉴욕의 이스트 할렘(East
Harlem) 지역으로 이주하여 이민자 인구의 급증과 청소년 범죄의 피의자로 지
목받던 푸에르토리코 이민자들과 1940-50년대에 이미 미국 시민으로 기득권을
행사한 유럽 이주자 집단의 충돌을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1950년대 미국 사회를
배경으로 하는 “현대판 로미오와 줄리엣”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제작된 뮤지
컬은 미국 무용 역사상 최고의 발레 안무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히는 제롬 로빈스
와 뉴욕 필하모니의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Leonard Bernstein), 당시 알프레드
히치콕(Alfred Hitchcock)감독의 영화 <로프>(Rope, 1948) 극본을 집필하면서 명
성을 얻은 아서 로렌츠, 그리고 스티븐 손드하임(Stephen Sondheim)의 협업으로
‘제작팀의 브랜드네임이 곧 흥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을 정확히 실현하며
734회라는 장기 흥행과 두 번의 토니상을 수상하는 기록을 달성하였다.
당시 작품은 뮤지컬에서 보여준 충돌이 현실의 ‘젊은 세대가 마주한 살인과
범죄의 문제만큼 냉혹하지 않으나’ 혐오와 충돌이 만연한 시대상을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에 대입하여 전개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받았다. 작품은
원작 텍스트의 원형서사인 ‘대립하는 두 집단’, ‘젊은 연인의 사랑’, ‘비극적인
죽음’을 1950년대 미국 사회의 현상으로 변환시키는 과정에서 두 가문의 충돌을
다른 인종을 가진 갱단 사이의 갈등으로 전환하고 ‘젊은 연인의 사랑’이라는 핵
심 스토리를 유지하되 ‘비극적인 죽음’의 형태에 변형을 주었다. 대립하는 두 집
단과 젊은 연인의 사랑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흥미로운 스토리로서 고전
적인 전개를 따른 보편성이라면, 로미오와 줄리엣 두 사람의 죽음은 토니(Tony)
70 황연․황승현
의 죽음과 마리아(Maria)의 생존으로 변화되어 그 특수성을 보인다. <웨스트사
이드 스토리>가 이미 상당히 대중화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를 활용하면서
보일 수 있는 진부함의 가능성은 죽음에 대한 재해석과 사회 문제의 반영이라는
스토리 전개의 특수성으로 무마되고, 오히려 흥행의 발판이 된 것이다.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이후 4년 만에 영화로 각색된 로버트 와이
즈 연출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1961)는 당시 <모던 타임즈>(Modern Times,
1937), <위대한 독재자>(The Great Dictator, 1940), <12인의 성난 사람들>(12
Angry Men, 1957)의 흥행으로 전성기에 들어선 유나이티드 아티스트(United
Artists)에서 영화로 제작되었다. 로버트 와이즈와 제롬 로빈스의 연출과 어니스
트 리먼(Earnest Lehman)의 극본으로 4,400만 달러의 박스 오피스 달성과 1962
년 아카데미에서 감독상과 작품상을 비롯한 10개 부문의 수상을 이룬 작품은
1960년에 들어서면서 푸에르토리코 이민자 집단의 콜로니아(colonia)가 100만
명을 넘어서면서 본격적으로 이주자들을 혐오의 대상으로 간주하는 이주자 혐
오의 문제를 반영하였다.
1940-50년대 이미 미국에 정착하여 미국 시민으로 기득권을 행사한 “미국 개
척자”의 서유럽 이주자 집단과 “미국 하층계급을 형성한” 동유럽 이주자 집단은
푸에르토리코 이주자들의 급속한 인구 증가에 공포를 느끼고 그들을 “대문 앞의
야만인”이라 취급하며 본격적인 혐오의 대상으로 인식하였다(김현균, 이은아 15).
이러한 과정은 영화에서 사용한 브라운페이스(Brownface)를 비롯한 인종차별적
인 요소로 나타나며, 이는 훗날 아니타(Anita) 역할의 리타 모레노(Rita Moreno)
의 회고에서 “얼굴에 진흙을 바르는 듯한 행위가 모두에게 ‘공정하게’ 이뤄졌고,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들을 오히려 ‘인종차별주의자’라고 프레임화한 제작사
의 기행”으로 기록되었다(Moreno, “Rita Moreno’s Shocking Anecdote”). 본격적
으로 늘어나는 푸에르토리코 이주자들에 대한 혐오감의 확대는 1980년 브로드웨
이 프로덕션에까지 이어졌으며, 1957년 뮤지컬과 1961년 영화가 이주자들을 견
제와 혐오의 정도를 다룬 것에서 악화하여 본격적으로 “공포”의 대상으로 고착시
킨 1970년대 이후의 상황을 반영하였다. 이는 당시의 사회가 세계인구 증가에 대
한 우려로부터 외국인 혐오로의 전개, “다문화주의에서 민족주의적 불만으로의
확장”(김현균, 이은아 56)으로 변모하였음을 나타낸다.
제롬 로빈스가 제작에서 물러나고 30년 만에 로렌츠가 홀로 연출한 2009년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71

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인간이 맞이한 21세기에 대한 기대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을 내포하는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작품은 원작의 스페인어 음악 “그
런 놈은”(A Boy Like That)과 “예쁜 느낌”(I Feel Pretty)을 영어로 바꾸고 일부
대본의 수정을 거쳐 브로드웨이에서 백만 관객을 돌파함과 함께 다시 한번 토
니상을 받아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 ‘21세기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연출하면서 로렌츠가 수정한 극본은 일부 인종 혐오 단어의 삭제와 함께 푸에
르토리코 캐릭터들을 스토리의 핵심 구조인 “사랑”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사
용했다(Herrera 240). 특히 로렌츠는 그중에 이성 간의 사랑뿐만 아니라 동성
간의 사랑을 함께 다루며, 성 소수자를 비롯한 집단에 대한 혐오 역시 인종차
별의 혐오와 함께 작품에 나타나도록 하였다.
기존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원형서사인
‘대립하는 두 집단’, ‘젊은 연인의 사랑’, ‘비극적인 죽음’을 균등하게 나누어 보
여준다면, 2009년의 작품은 특히 ‘사랑’ 구조에 중점을 두며, 그 사랑의 다양성
을 제시하는 데 집중하였다. 특히 성 소수자에게 제한된 사랑의 의미를 강조하
는 것은 21세기에 이르러 다양한 인간 군상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다양화
의 가치를 표현한다. 동성애에 대한 찬반의 인식이 본격적으로 상충하는 격랑
의 시대 복판에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수정을 보던 로렌츠는 2009년 자 7)

신의 저서 연출 회고록(Mainly on Directing: Gypsy, West Side Story, and


Other Musicals)을 통해 성적 억압, 특히는 동성애 혐오를 인종적 억압과 차별
에 비유하며 “동성애에 대한 무의식적인 혐오가 인종에 대한 혐오와 동등한 수
7) 이 시기의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의 변화는 미국 내 성소수자 인권 운동의 양상을
크게 변화시킨 ‘스톤월 항쟁’(Stonewall riots)에서 시작된다. 1969년 6월 28일 뉴욕 그리
니치 빌리지의 스톤월 인 바(Stonewall Inn Bar) 에서 경찰의 성소수자에 대한 과잉 단속
을 이유로 일어난 스톤월 항쟁은 이후 매년 6월을 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로 제정하
여 해당 사건을 기념하도록 하였으며 이듬해인 1970년부터 뉴욕과 로스앤젤레스를 중심
으로 퀴어 퍼레이드를 개최하기에 이르렀다. 결과적으로 스톤월 항쟁을 계기로 1973년 미
국 정신의학회(APA: American Psychiatric Association)에서 정신질환을 진단하는 기준을
제시하는 정신질환진단및통계편람(DSM: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에서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하였으며, 밀레니엄에 이르러 2004년 메
사추세츠주가 최초로 동성 결혼을 제도화함과 함께 2008년 캘리포니아주와 코네티컷주가
연달아 동성 결혼을 제도화하면서 성 소수자에 대한 담론이 사회적 화두로 나타났다.
www.history.com 참조. <https://www.history.com/topics/gay-rights/the-stonewall-riots>
72 황연․황승현
준으로 나타나고 있고, 심지어는 그보다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라며 우
려를 표하였다(153). 따라서 작품에서 톰보이 여성이었던 애니바디스(Anybodys)
를 성 소수자 역할의 캐릭터로 보완하였고, 1972년 영화의 재상영 당시 삭제되
었던 클럽에서의 동성애자 커플의 장면을 뮤지컬에 다시 배치시켰다. 로렌츠가
수정을 거친 자신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중심 메시지가 “현재 우리가 사
는 세상으로 인해 사랑이 파괴되는 과정”(170)이라고 설명한 데에는 이러한 다
수의 충돌과 혐오 문제에 대한 우려로 비롯된 결과이다. 로렌츠가 연출한 2009
년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담고자 하는 스토리는 인종 간의 차별로 인해
파괴되는 사랑뿐만 아니라 동성애와 성 소수자들에 대한 혐오로 인해 파괴되는
소수자들의 인류애이기도 하다.
전반적으로 올드미디어 속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로미오와 줄리엣
과 프로덕션 팀의 브랜드 가치에 의존하여 마케팅을 진행하던 출발점으로부터
인종차별에 대한 문제를 다루는 작품, 그리고 사랑의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는
작품으로 변형되었다. 작품의 기본적인 틀은 ‘대립하는 두 집단’, ‘젊은 연인의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원형서사를 보존하고 있으나 각각의 작품이 반
영한 스토리의 담론이 변화하였다는 점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가 내세우는
중심 메시지가 꾸준히 변화하였고, 따라서 스토리월드의 형태 역시 점진적인
변화를 겪었음을 의미한다.

IV. 뉴미디어 속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와


< >

향유자 참여의 스토리텔링


공연과 영화산업이 마주한 콘텐츠 마케팅이라는 과제와 수용하는 향유자
담론의 형태는 2009년을 기준으로 급격한 변화를 겪었다. 특히 트위터(Twitter),
인스타그램(Instagram), 페이스북(Facebook)과 같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
Social Network Service)의 활성화는 관객뿐만 아니라 제작사에게도 새로운 방
식의 마케팅 기회를 선사했으며, 이를 통한 소통구조는 향유자들이 더욱 쉽고
직접적인 방식으로 작품의 감상평을 게시하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할 수 있도
록 하였다. SNS의 활성화와 함께 콘텐츠는 더는 완성 형태의 작품을 수용하여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73

향유하는 방식이 아닌, 제작과정에서부터 체계적으로 캐스팅 공개와 작품의 티


저(Teaser), 트레일러(Trailer) 영상을 비롯한 선공개 콘텐츠에 대한 향유자의 즉
각적인 의견제시, 즉 참여가 가능한 방식으로 변화하였다. 그리고 제작사는 이
과정에서 수용한 향유자의 담론을 통해 콘텐츠의 제작에서 보완과 첨삭, 혹은
수정을 거칠 수 있게 되었으며 더욱 궁극적인 형태의 콘텐츠를 생산할 수 있
게 되었다. 다음으로 제시할 2020년의 브로드웨이 프로덕션과 2021년의 영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바로 이런 뉴미디어 환경에서 유기적으로 향유자들
과 연결되며 제작된 스토리이다.
로렌츠가 연출에서 물러난 이후 브로드웨이에서 10여 년 만에 공연된 <웨
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작품의 정체성 자체인 로빈스의 안무를 사용하지 않은
최초의 프로덕션이다. 아서 밀러(Arthur Miller) 원작의 연극 <다리 위에서 바
라본 풍경>(A View from the Bridge, 2015)으로 토니상과 로렌스 올리비에 상
을 받은 이보 반 호브(Ivo van Hove)가 연출을 맡아 화제가 된 해당 프로덕션
은 작품이 가진 동시대성을 강조하기 위해 또 다른 21세기형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구상하는데 성공하였다(Green, “How Ivo Van Hove Remixed”). 호
브가 표현한 동시대는 로렌츠와 와이즈의 작품이 반영한 1950-70년대, 그리고
2000년대 초반보다 훨씬 더 첨예해진 혐오와 폭력의 시대이다. 이는 SNS를 기
반으로 익명성이라는 무기를 장착한 사람들이 더 쉽게 혐오의 표현을 게시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 입각하여 온오프라인에 포괄적으로 만연한 혐오의 문
제를 다루었다.
작품은 2막에서 유일하게 혐오나 불안의 감정을 나타내지 않고 오직 사랑
에 빠진 소녀 마리아의 설레는 마음만을 노래하는 음악 “예쁜 느낌”을 과감히
삭제하여 온전한 형태의 행복을 모두 배제하고 “폭력의 연쇄성과 비극적인 결
과만을 부각시키고자” 하였고(김미희 153), 21세기의 이주자에 대한 혐오가 가
중된 현상을 나타냈다.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극에 달한 당시의 미국 상황을
작품에 녹여내면서 호브는 무대에서 사용한 대형 스크린 배경을 통해 배우들
의 행위로 전달하는 이야기와 별개로 부차적인 스토리 전달의 방식을 선택하
였다. 특히 푸에르토리코 해변에 사람들이 모여 함께 어딘가를 바라보는 이미
지를 나타내는 배경 스크린은 2016년 미국 대통령 선거 당시 도널드 트럼프
(Donald John Trump)가 반 이민 정책으로 제시한 국경장벽을 암시한다. 영상
74 황연․황승현
미디어와 배우의 행위를 병치하면서 스토리를 전개하는 과정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텍스트가 더는 1957년에 머물러 있지 않고 21세기의 삶을 담아내는
꾸준한 시의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미디어의 융화로 나타낸 과정이다. 동시
에 기성세대에 대한 반감을 나타내며 미국 기성세대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회
부적응자’(social disease)로 취급받는 청소년들의 모습을 자조적인 형태로 표현
한 음악 “이봐, 크럽키 경사”(Gee, Officer Krupke) 중 무대 뒤편의 스크린 영
상을 통해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를 서브 텍스트로
제시하였다. 이는 음악의 핵심 메시지인 ‘무관심’에 대한 재해석이며, 청소년들
에게 올바른 성장의 기회를 주지 못한 기성세대의 무관심과 유색인종의 권리
를 존중하지 않는 사회의 무관심을 병치하여 표현한 시도이다.
온라인, 소셜미디어의 발전을 극에 직접적으로 투영시키는 등의 시도로 21
세기의 현상을 담아냄과 별개로 작품은 동시에 소셜미디어의 영향으로 전체
공연의 프로덕션 과정에 이미지의 실추를 마주하는 난관을 겪었다. SNS의 활
성화와 함께 작품과 배우 캐스팅에 대한 향유자들의 의견 제시, 즉 온라인 청
원과 공론화가 스토리의 이해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 것이다. 작중에 베
르나르도(Bernardo) 역할로 캐스팅된 뉴욕시립 발레단 출신의 아마르 라마사르
(Amar Ramasar)는 2019년 “#MeToo”스캔들의 가해자로 지목되었으며 동일 발
레단의 여학생과의 성관계 이미지 유포로 발레단에서 퇴출당하는 사건이 있었
으나 제작사에서는 캐스팅 변동 없이 공연을 강행하였다. 이에 대중은 2020년
2월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 ‘#Amar Ramasar’와
‘#MeToo’, 그리고 ‘#West Side Story’ 등의 해시태그를 게시하여 공론화의 방
식으로 불편을 표현하였고 제작사에 소비자, 즉 향유자들의 작품에 대한 불편
과 부정적인 인식을 표현하였다. 미투운동과 성 추문 가해자와 함께 링크된
8)

8) 소셜 미디어상에서 ‘해시태그’(#) 뒤에 내용을 덧붙이는 행위는 수용자들이 정보를 능동적


으로 처리하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를 통해 기업이 소비자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소비
자들은 기업과의 소통, 그리고 소비자 사이의 소통을 가능하도록 역할한다. <웨스트사이
드 스토리>의 경우는 향유자가 제작사에서 제공한 캐스팅 이슈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기
위해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 형태로 배우와 사회운동, 그리고 작품의 이름으로 하나의 플
랫폼 접속의 창구를 만들어 향유자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제시 및 공유하도록 하는 역할
을 하는데 사용되었다.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75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리프(Riff)와 함께 폭력의 악순환을 담당하는 베르나


르도의 역할을 성폭력 가해 이력이 있는 배우로 캐스팅하고, 연출진이 이를 옹
호하는 모순으로 작품 자체에 대한 반감을 사는 결과로 이어졌다.
동시에 캐스팅과 함께 일부 장면의 연출 역시 공론화되었는데, 극 중에서
아니타가 제트파(the Jets)에 의해 집단적 성폭행을 당하는 원작의 장면을 제트
파 일원이 휴대폰을 꺼내 촬영하여 중계하는 형태로 21세기의 ‘시의성을 표현’
한 점이 해당 부분이다. 사회적으로 문제시되는 소셜미디어 속 성폭력 영상의
배포와 공유 현상을 노골적으로 드러낸 연출은 프로덕션 과정 동안 소셜미디
어에서 ‘#West Side Story’와 함께 연출에 대한 불편을 호소하는 향유자들의
의견으로 불필요한 연출이었다는 반응을 받았다. 시의성을 강조하고 사회 문제
에 대한 의식을 동시대적으로 반영해온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본연의 의도와
는 달리 여성에 대한 성폭력에 무감한 제작사의 캐스팅 강행과 폭력성에 대한
연출은 작품의 해석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었으며 온라인을 기준으
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가치를 실추시켰고 심지어는 “아방가르드 연출가
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시대착오적인 젠더 감수성”을 가진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김미희 153).
호브의 작품에 대한 향유자들의 의견 제시는 텍스트를 수용하고 의견을 공
유하는 과정으로 보일 수 있으나, 실제적으로는 참여의 일부분이다. 향유자가
텍스트를 수용하고 참여하는 영역은 발견(Discovery), 경험(Experience), 탐험
(Exploration)으로 구분되고, 참여의 수준은 발견의 하위분류인 주목(Attention)
과 평가(Evaluation), 경험의 하위분류인 애정(Affection), 탐험의 하위분류인 옹
호(Advocacy)와 공헌(Contribution)의 순서로 높아진다(Pratten 93). 이때 경험 구
간이 향유자가 콘텐츠에 대한 애정을 확인하는 구간이라면, 탐험 구간은 콘텐
츠에 대한 애정을 넘어서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파생 작품을 제작하는 등 공헌
의 형태에 접어드는 구간이다(서성은 297-98). 따라서 호브의 작품에 대한 향유
자들의 의견 제시는 단순히 주목과 평가라는 수용의 단계에 머무르는 것이 아
니라 원작에 대한 애정에 기반하여 작품성을 옹호하는 방식으로 스토리를 경험
하고 그 내부의 요소에 동화되어 불편을 느끼며 스토리를 탐험하는 과정에 접
어드는 참여형태의 표현인 것이다. 호브의 작품에 대해 향유자들이 2차 창작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공헌의 수준에 들어서지는 않았을지라도 해당 작품은 향유
76 황연․황승현
자들의 분명한 참여로 인해 작품의 자체적 메시지 변형과 함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스토리월드에서 각 파생작품 사이를 연결하고 있는 ‘인종간의 갈등’
이나 혐오주제를 비롯한 원형서사에서 빗나간 복합적 형태의 스토리텔링을 진
행하였으며, ‘낙후한 젠더감수성을 띤 작품’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2021년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경우는 작품 공개 이후 향유자의 참여를
이끌어 낸 호브의 프로덕션보다 빠른 시기인 창작 초기부터 향유자의 주목과
참여를 유도한 콘텐츠이다. 2018년 블록버스터의 거장으로 유명한 스티븐 스필
버그가 2년 후 개봉될 작품의 감독으로 최종 확정되었다는 기사는 트위터와 인
스타그램을 비롯한 소셜미디어에서 ‘#Steven Spielberg’, ‘#West Side Story’ 등
의 연속적인 게시와 함께 기대를 모았다. 스필버그의 연출 스타일을 통해 작품
을 유추해보는 향유자들의 행위과정은 작품 자체에 스필버그의 흥행 신화, 즉
또 다른 브랜드 가치가 더해져 작용함을 의미한다. 이렇게 개봉된 2021년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침체된 극장가에 상대적으로 흥행
에 부진했으나 21세기 현재 미국의 정서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그 가치를 인정
받았다. 특히 와이즈의 영화에서 문제시된 브라운페이스 관행을 제거하고 여성
과 유색인종에 대한 혐오성을 보이는 대사를 대폭 수정하면서 인간 군상의 다
양성에 대한 존중을 나타냈다. 또한 성 소수자로 그려지던 애니바디스를 트랜스
젠더로 설정하여 인간의 성 정체성의 다양성 특히는 LGBTQ(lesbian, gay,
bisexual, transgender, queer/questioning)에 속해 있는 사람들의 인정받을 권리에
대한 주목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닥 아저씨(Mr Doc)를 그의 푸에르토리코 출신
미망인 발렌티나(Valentina)로 대체하여 유색인종 여성이 감내한 억압과 폭력의
역사에 대한 반성을 끌어냈다는 점 또한 가치가 있다.
동시에 작품은 호브와 마찬가지로 21세기에 이르러 SNS를 기반으로 익명
성에 가려져 더욱 손쉽게 행사되는 인종차별과 젠더갈등, 그리고 혐오의 현상
을 직접적으로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스필버그가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언어이자 승화의 방식이라고 평가받던 로빈스의 안무”(함순용, 심현성 119-20)
를 직접적인 주먹싸움으로 변형시킨 부분은 혐오와 갈등이 더욱 첨예해진 현시
대 사회를 반영한다. 이는 트럼프 집권 이후 외국인에 대한 반감과 혐오의 표현
을 감추지 않고 전면에 드러내는 현상을 나타낸 것이다. 또한 스필버그의 영화
에서 유럽 이주자 집단인 제트파와 미국 기득권인 경찰들이 스페인어에 대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77

무시를 반복하는 것은 멕시코 국경의 장벽 등으로 실천한 트럼프의 정치형태를


설명하는 “트럼프주의”(Trumpism)가 이민자들을 “나쁜 녀석들”(bad hombres)로
칭하면서 범죄자나 이방인, 혹은 외부로부터 들어온 침입자의 이미지와 연결하
는 전략을 반영한다(박은영, 박정원 142). 동시에 작품은 COVID-19으로 팬데믹
이라는 혼란에 빠진 미국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만연한 시대에 개봉
되어 세계적 차원의 혐오 주제에 대해 재고하도록 한다.
그러나 스필버그라는 브랜드네임에 대한 기대와 함께 작품은 제작과정에서
부터 잡음을 야기하며 뜻하지 않은 마케팅의 난관을 겪었다. 2020년 6월 토니
역할로 촬영을 진행하던 안셀 엘고트(Ansel Elgort)의 미성년자 성폭행 논란이
피해자의 폭로로 대두되면서 SNS상에서 ‘#Ansel Elgort’가 공론화되어 토니 역
할의 교체를 청원하는 운동이 일어났다. 바로 직전 호브의 브로드웨이 프로덕
션이 겪은 과정을 재현한 셈이 된 것이다. 이미 라마사르의 캐스팅 강행을 겪은
바 있는 온라인 팬덤은 더욱 적극적으로 해시태그 성명을 붙이며 엘고트의 하
차를 요구했고 이에 제작사와 엘고트 측은 침묵으로 일관한 라마사르와 달리
즉각적으로 소셜미디어에 입장 해명을 하고 캐스팅의 정당성을 강조하기 위해
애썼다. 이는 스캔들에 대한 제작진의 안일한 태도와 대처로 인해 얼룩진 2020
년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의 경우와 같은 이미지의 실추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한
의도였으며, 2018년의 프로덕션 때보다 향유자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소통을 원활히 진행한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결국 무혐의와 피해 여성과의 원만
한 합의로 엘고트는 토니 역에서 하차를 면하게 되었으나 캐스팅 이슈는 그간
영화를 기다려 온 스티븐 스필버그의 팬과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팬덤, 그리
고 여성의 인권에 대한 인식이 상당히 예민한 화두로 다뤄지는 온라인상에서
상당한 부정적 의견을 받게 되었고, 작품의 개봉과 함께 “충격적으로 실망스러
운 작품”이라는 평으로 이어졌다(Leibovitz 16).
또한 작품은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유색인종 여성 마리아 역할에 신예 히스
패닉 배우 레이첼 지글러(Rachel Zegler)를 캐스팅하면서 라틴계와 히스패닉을
혼용한다는 지적을 받으며 “실제 푸에르토리코인과 라틴계 사람들은 백인이
상상한 ‘푸에르토리코인’과 ‘라틴계’라는 주제와 생각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평
과 함께 논란의 중심에 세워졌다(Dávila에서 재인용). 호브의 프로덕션과 상당
부분 닮아있는 형태의 캐스팅 이슈는 스필버그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표
78 황연․황승현
면적으로는 브라운페이스와 언어 측면에서 대대적인 보완을 거치면서 다양한
유색인종의 권리를 존중하는 듯 보이지만 실질적으로 캐스팅을 비롯한 방면에
서는 여전히 근본적인 인종의 다양성에 대한 무지와 무감각을 보인 스토리텔
링으로 인식되도록 하였다. 특히 2020년부터 디즈니를 필두로 “정치적 올바
름”(Political Correctness)의 일환으로 인종에 대한 태도 변화를 제시하고 있지
만,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의 남용’으로 공론화되는 배우와 캐릭터의 인종의
혼용에 대한 문제가 빈번히 논의되고 있는 상황에서 캐스팅 오류는 더욱 작 9)

품을 인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여론으로 전개 시켰다. 호브가 젠더감수


성이 부족한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측면을 보여준 스토리텔링이었다면 스
필버그는 인종과 다문화에 대한 표면적 이해에 그친 스토리텔링을 보여준 것
이다. 그리고 해당 스토리 전개에 대한 인식에는 제작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
한 향유자들의 담론이 근본적인 역할을 했으며, 향유자들의 참여가 스토리의
발전과 평가에 미치는 막대한 영향을 보여준 사례로 남는다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스토리를 ‘경험’하는 층위에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가지고 작품을 대하고,
스토리를 ‘탐험’하는 층위에서 작품의 본질적 메시지를 지키고자 옹호하는데
그친 호브 연출작의 향유자 집단에서 나아가 스필버그 연출작의 향유자 집단
은 미디어와 브랜드 즉 제작사와 직접적으로 소통하면서 해명 형태의 답변을
얻어내는 ‘생산’의 층위에 도달하여 일정한 형태의 공헌을 이루었다는 점에서
참여문화의 층위를 한 단계 더 끌어올렸다.
이처럼 뉴미디어 시대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이제는 ‘대립하는 두 집
단’, ‘젊은 연인의 사랑’과 ‘비극적인 죽음’이라는 원형서사 자체를 다양한 방식
으로 재현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각색의 영역에 머무르지 않는다. 뉴미디어 시
9) ‘ 지나친 정치적 올바름의 남용’에 대한 논쟁은 디즈니 프로덕션의 <인어공주>(Little
Mermail, 2023 예정)와 <백설공주>(Snow White, 2024 예정) 제작 과정에서 아리엘(Ariel)
역할로 핼리 베일리(Halle Bailey)와 백설공주(Snow White) 역할로 레이첼 지글러를 캐스
팅하면서 대두되었다. 특히 <인어공주>의 경우 디즈니 팬덤은 원작 애니메이션의 구성을
따르지 않는 흑인 배우의 캐스팅이 지나치게 ‘정치적 올바름’을 의식한 행위이며, 오히려
디즈니의 팬덤을 존중하지 않는 실태라는 의견을 소셜미디어에 게재하면서 ‘#Not my
Ariel’ 운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는 인종문제와 외모지상주의의 교차로 확산되었으며 결
국 디즈니 산하 채널의 ‘프리폼’(Freeform)은 인스타그램에 캐스팅 경위에 대한 해명문을
게시하고 캐스팅에 관여하는 대중의 스테레오타입에 대한 오류를 지적한 바 있다.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서의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를 중심으로 79

대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원형서사를 유지하는 네


트워크 구조 일부분인 동시에 자체적 네트워크를 파생시킨 구조 중심이므로 보
다 근본적인 스토리의 전개 방식에 꾸준히 향유자의 참여문화와 밀접히 연결되
고, 심지어는 작품 이미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미디어를 전달하는 배
우의 역할과 스토리의 연출에 끊임없는 검증을 거치고 향유자들의 직접적인 참
여와 담론 형성에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하는 뉴미디어 시대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이미 향유자의 참여문화가 깊이 관여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이다.

V. 결론
로렌츠와 로빈스가 주도한 기존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는 텍스트가 원
형서사를 기반으로 시대상을 반영한 스토리텔링의 범주에 머물러 있었다. 호브
와 스필버그의 작품은 여기에서 한 걸음 나아간 방식으로, 작품의 제작과정과
공연, 상영 과정에 향유자들이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다수의 참여형태로 미디어
와 프랜차이즈와 소통하는 참여문화를 통해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스토리
텔링 직접 개입하여 작품의 이미지를 변형시키는 데 이르렀으며, 이로써 작품
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작품에 대한 인식 역시 향유자가 주체적으로 결정
하도록 하였다. 이러한 현상은 현재의 미디어 콘텐츠가 작품 자체의 내용으로
만 수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작과정에서의 제작사와 향유자 사이의 역학관계
역시 스토리의 일환으로 이해된다는 방증이다. 상술한 작품에 대한 향유자의
직접적인 참여가 곧 젠킨스가 컨버전스 컬처(Convergence Culture)에서 트랜
스미디어 개념을 정의하면서 “미디어 컨버전스”와 “집단지성”의 개념과 함께
제시한 “참여문화”이다(3). 향유자의 참여문화가 직접 개입하고 스토리텔링에
영향을 주는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경우는 그 자체가 트랜스미디어 스토리
텔링의 요소를 가지고 있음과 동시에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가 트랜스미디
어 콘텐츠로 간주되어 활용될 가능성을 제시한다. 또한 이는 거시적으로 <웨스
트사이드 스토리>가 소속되어 있는 로미오와 줄리엣 네트워크의 변화이기도
하며, 곧 21세기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또 다른 미디어 변용작품으로 제작될
때 참고해야 할 방향성인 동시에 향후 로미오와 줄리엣의 스토리월드가 이
80 황연․황승현
루어야 할 형태적 변형의 제안이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의 원형
서사를 보존하여 미디어 변용의 형태를 띠는 대부분 콘텐츠가 서사적으로는
하나의 세계관을 공유하고 콘텐츠 방면에서는 하나의 스토리월드를 구축하며,
21세기의 <웨스트사이드 스토리>의 경우처럼 다양한 시각에서 해석하고 해당
세계관을 확장할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로미오와 줄리엣 텍스트는 ‘완결
된 스토리’로 간주할 것이 아니라 향후 다양한 방식으로 미디어를 넘나들며 전
개 및 변형될 수 있는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 볼 수 있다. 텍스트가 가지고 있
는 원형서사의 구조가 확실하고 다양한 변용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앞
으로 로미오와 줄리엣을 트랜스미디어 콘텐츠로 활용하는 다양한 스토리텔
링이 생성되기를 기대한다.
‣주제어: 로미오와 줄리엣, 웨스트사이드 스토리, 원형서사, 스토리텔링, 트랜스
미디어 / Romeo and Juliet, West Side Story, Mono-narrative,
Storytelling, Transmed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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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meo and Juliet as Transmedia Content:

Focusing on West Side Story

Abstract Yan Huang ․ Seunghyun Hwang


Shakespeare’s Romeo and Juliet has been expressed in numerous forms,
including film, screen media, and performing arts, and in adaptations such as
West Side Story. This paper aims to define three core themes of Romeo and
Juliet (two opposing groups, love of young lovers, and tragic death) as
mono-narrative, which is the original element and starting point of transmedia
storytelling. As the mono-narrative was adapted from various perspectives and
eras, the transformed contents shared the same narrative worldview, built a
whole story world in the content area, and allowed for the possibility of
expansion. Focusing on six productions of West Side Story (musicals and films
from 1957 to 2021), this paper suggests that the three themes of the Romeo
and Juliet text can be developed into transmedia content. In the analysis
process, the musicals and films before 2009 are defined as the old media
storytelling in which the audience unilaterally enjoys and evaluates the content,
and the musicals and films of 2020 and 2021 are defined as new media
storytelling in which audience participation directly influences the storytelling
and construction of the story world through the SNS movement in the
production and publication process. The analysis indicates that the storytelling
of West Side Story, once limited to the concept of adaptation, is unfolding in
the form of 21st century transmedia storytelling.

황 연 (주저자)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박사수료
(22012)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카데미로 119
yeonvh318@gmail.com
84 황연․황승현
황 승 현 (교신저자)
인천대학교 영어영문학과 부교수
(22012) 인천광역시 연수구 아카데미로 119
shwang@inu.ac.kr

논문투고일: 2023년 1월 9일
논문심사일: 2023년 2월 7일
게재확정일: 2023년 2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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