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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큐멘터리 작업 :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확

정성, 대항시각성
Forensic Architecture and the Work of Documentary in the Digital Age : Hybrid Activism, Documentary Uncertainty,
Countervisuality

저자 김지훈
(Authors) KIM Jihoon

출처 현대미술학 논문집 23(2), 2019.12, 175-207 (33 pages)


(Source) Journal of Contemporary Art Studies 23(2), 2019.12, 175-207 (33 pages)

현대미술학회
발행처
Society Of Contemporary Art Science
(Publisher)

URL http://www.dbpia.co.kr/journal/articleDetail?nodeId=NODE09300080

APA Style 김지훈 (2019). 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큐멘터리 작업 :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대항시각성. 현대미술학 논문집, 23(2), 175-207.

이용정보 중앙대학교
219.255.207.***
(Accessed) 2020/02/14 13:2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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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고일자: 2019.11.30
심사일자: 2019.12.14
게재확정일자: 2019.12.20

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


큐멘터리 작업
: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
확정성, 대항시각성
김지훈(중앙대학교 영화미디어연구 부교수)

1. 서론
2.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실천
3. 디지털 조작: 다큐멘터리 불확정성을 넘어
4. 대항시각성
5. 결론

DOI : https://doi.org/10.29330/jcas.2019.12.23.2.175

중앙대학교 | IP:219.255.207.*** | Accessed 2020/02/14 13:26(KST)


Abstract
Forensic Architecture and the Work of Documentary in the
Digital Age : Hybrid Activism, Documentary Uncertainty,
Countervisuality
KIM Jihoon(Chung-ang University)

Forensic Architecture, a multidisciplinary research group led by architect and theorist Eyal
Weizman, has employed architectural techniques and digital technologies to investigate cases of
state violence and violations of human rights around the world. This paper examines Forensic
Architecture’s video documentations not simply in terms of a recent remarkable case of the
‘documentary turn’ in contemporary art, but also in terms of the practice that has expanded
documentary cinema’s political, aesthetic, and technical possibilities. In so doing, it argues that
the group’s practice is a hybrid activist documentary practice that creatively combines existing
modes of documentary film, and that its documentations based on various digital manipulations
aim to construct a countervisuality that copes with the crisis of the evidentiary value of
the photographic image that caused the idea of ‘documentary uncertainty’, and with a new
governmentality of truth and fact that is increasingly afforded by new digital vision machines.
Keywords | Forensic Architecture, Eyal Weizman, documentary uncertainty, hybrid activist
documentary, digital manipulation, countervisuality

국문초록

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큐멘터리 작업


: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대항시각성
김지훈(중앙대학교 부교수)
건축가이자 이론가 에얄 와이즈먼의 주도 하에 활동해 온 다학제적 연구집단 포렌식 아키
텍처는 건축적 기법을 활용하여 전 세계에서 벌어져 온 국가적 폭력, 인권 위반, 환경 파괴
사례에 대한 조사를 수행해 왔다. 이 논문은 포렌식 아키텍처의 비디오 도큐멘테이션을 21세
기 동시대미술의 두드러진 한 경향인 ‘다큐멘터리 전환’의 최근 사례는 물론 다큐멘터리 영화
의 정치적, 미학적, 기술적 가능성을 디지털 기술을 토대로 확장한 실천이라는 관점에서 분
석함으로써 다음 세 가지를 주장한다. 첫째는 이들의 실천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기존 양식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실천이라는 점이다. 둘째는 다양한 디지털 조작 기
법을 배치하고 활용하는 이들의 실천이 ‘다큐멘터리 전환’의 인식론적 충동인 ‘다큐멘터리 불
확정성’을 야기한 이미지의 증거적 가치의 위기를 인정하는 동시에 극복한다는 점이다. 셋째
는 이와 같은 제스처를 통해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은 새로운 디지털 시각 기계가 부여하는
진실과 사실의 새로운 통치성에 대항하는 대항시각성(countervisuality)을 구축한다는 점이다.

주제어 | 포렌식 아키텍처, 에얄 와이즈먼,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디지털 조작, 대
항시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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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론

포렌식 아키텍처(Forensic Architecture)는 건축가이자 학자인 에얄 와이즈먼(Eyal


Weizman)의 주도 하에 런던골드스미스대학(Goldsmiths, University of London)에서 활동 중

인 다학제적 연구 집단으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접경 지역을 중심으로 전 세계에서


벌어져 온 국가적 폭력, 인권 위반, 환경 파괴 사례에 대한 조사를 수행해 왔다. 이들은
폭력, 인권, 소유권 위반의 당사자인 지역 공동체는 물론 이들을 돕는 시민단체 및 활동
가들과의 연대 하에 사례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재구성하여 그 결과물을 한편으로는
법적, 정치적 무대에 제시해 왔고, 다른 한편으로는 여러 전시에 소개해 왔다. 이와 같은
활동에 힘입어 이들은 2018년 터너상(Turner Prize)의 최종 후보자로 선정된 바 있으며 국
내에서도 “뉴스, 리플리에게”(서울시립미술관 북서울미술관, 2018.10.30-2019.02.24) 및 “불온
한 데이터”(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2019.03.23-07.28)전에 이들의 작업이 소개되며 많은 관
심을 모으고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의 작업은 2000년대 이후 동시대미술의 한 경향으로 제기되어 온 이
른바 ‘다큐멘터리 전환’(documentary turn)의 최전선을 예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
큐멘터리 전환’이라는 용어는 “이미지의 위치와 관련된 불확실성의 일상화”1)에 대한 예술
가들의 다양한 반응들이 동시대미술에서 다큐멘터리 양식의 실천들이 보편화된 이유임
을 전제한다. 또한 이러한 반응은 “다큐멘터리의 주체와 대면하여 제기되는 미학적 의도
와 윤리적 입장 간의 긴장” 속에서 존재하며 “이미지, 기록, 의미 체계 간의 관계를 가시
화하는 아카이브와 관련하여 자신의 기록적 기능에 관심을 갖는다.”2) 이에 따라 ‘다큐멘
터리 전환’ 담론은 동시대미술의 다양한 실천들이 다큐멘터리 영화가 역사적으로 전개해
온 여러 접근법 및 현실에 대한 신뢰할 만한 기록을 제공하는 방식들을 세계화, 인권 문
제, 정체성의 정치, 미디어화되는 현실 등의 당대적인 사회적 문제에 개입하기 위해 재창
안하는데 기여한다는 점을 주장한다. 이러한 전환을 가장 명백하게 대변한 실천가는 각

Holert, “The Apparition of the Documentary,” in Documentary Now!: Contemporary Strategies in Photography, Film,
1) Tom
and the Visual Arts (Rotterdam, the Netherlands: NAi Publishers, 2005), 160.
2) Okwui
Enwezor, “Documentary/Vérité: Bio-Politics, Human Rights, and the Figure of “Truth” in Contemporary
Art,” in The Greenroom: Reconsidering the Documentary and Contemporary Art #1, eds. Maria Lind and Hito Steyerl (Berlin:
Sternberg Press, 2008),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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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작가와 큐레이터인 히토 슈타이얼(Hito Steyerl)과 마리아 린드(Maria Lind)다. 이들의 글
은 “1989년 이후의 신자유주의적 세계화와 이에 수반된 거대한 변동” 및 “사회적인 것의
최근 파편화”가 “그 나름의 일련의 다큐멘터리 양식을 낳았다”고 말하면서도 이러한 양
식의 효과가 다큐멘터리의 현실 기록과 진실의 가치 등에 대한 “영속적인 의심(perpetual
3)
doubt),” 또는 “확실성의 가장을 성취하는 다큐멘터리의 실패” 를 전제한다는 점을 지적

한다. 결국 다큐멘터리 전환을 뒷받침하는 주제적, 인식론적 요소들은 미술에서의 다큐


멘터리 실천이 “특정한 장르로 프레임되지도 않고 하나의 특정한 매체와 연결되지도 않
으며” 이에 대한 담론 또한 “서로 다른 미디어에서 발전한 다수의 실천을 망라한다”4)는
주장, 또는 이러한 실천이 “미학적인 것과 윤리적인 것, 인공물과 진정성, 허구와 사실,
다큐멘터리 권력과 포텐셜 간의 새로운 얽힘의 지대를 창조하는데 기여해 왔다”5)라는 평
가로 귀결된다.6)
이처럼 동시대미술의 ‘다큐멘터리 전환’과 호응하면서도 다큐멘터리 영화의 다양한 제
작 양식을 활용해 온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에도 불구하고 동시대미술 및 영화미디어연
구 양쪽에서 이 실천을 포괄적으로 조명한 연구는 현재까지 부재하다. 이와 같은 공백을
의식하면서 이 글은 포렌식 아키텍처의 비디오 도큐멘테이션 및 이에 포진된 다양한 기
술적, 양식적 요소들을 다큐멘터리 영화 및 무빙 이미지 미술의 관점에서 분석한다. 이
를 통해 이 글은 이들의 실천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기존 양식과 기법, 인식론적, 정치적
충동을 결합하고 확장한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실천임을 주장한다. 이와 같
은 실천은 동시대미술과 포스트모던 다큐멘터리 모두를 지탱해 온 인식론적 위기인 ‘다
큐멘터리 불확정성(documentary uncertainty) 대한 반응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데, 포렌
식 아키텍처의 다양한 디지털 조작 기법은 이러한 위기에서 출발하면서도 이를 극복하고

3) Maria
Lind and Hito Steyerl, “Introduction: Reconsidering the Documentary and Contemporary Art,” in The
Greenroom, 14, 16.
Verwoert, “Research and Display: Transformations of the Documentary Practice in Recent Art,” in The
4) Jan
Greenroom, 206.
5) Lind and Steyerl, “Introduction,” 16.
6) 물론 ‘다큐멘터리 전환’을 이루는 담론은 다큐멘터리 작업의 인식론 및 주제에 대해서는 적절하게 개입하자
만, 이러한 작업으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미디어 설치작품의 미학적, 정치적, 기술적 차원에 대해서는 충분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이에 대한 비판은 다음을 참조. 김지훈, 「다큐멘터리의 확장된 디스포지티프: 동시대 다
큐멘터리 설치작품과 이주 및 재분배 작용」, 󰡔영화연구󰡕 78호 (2018), 5-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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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하는 증거적, 조사적 기능을 수행한다. 이와 같은 수행 과정을 통해 포렌식 아키텍처
의 실천은 동시대 진실 또는 사실성의 구축이 권력의 문제와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인
식하고, 이러한 권력으로부터 배제되거나 권력의 폭력에 사로잡히는 주변화된 주체나 지
역의 문제를 가시화하는 대항시각성(countervisuality)의 구성을 지향한다.

2.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실천

포렌식 아키텍처의 작업 대부분은 특정한 사건을 제시하고 이와 관련된 시청각적 증
거를 수집하고 분석하여 그 사건의 경과를 재구성하는 과정, 또는 권력기관에서 그 사건
과 관련하여 미디어나 법정에 제시한 증거나 설명 자료를 반박하는 과정을 담은 비디오
도큐멘테이션(video documentation)으로 이루어져 있다. 조사(investigation)를 나타내는 ‘I’라
는 기호 아래 일련번호로 표기되는 이 비디오는 조사 대상이 되는 사건 그 자체를 강조
하고, 비디오의 배열 또한 작업의 완성과 공개를 기준으로 한 연대기적인 순서보다는 사
건의 발생 시기 및 진행 경과를 강조한다 (따라서 현재까지 진행 중인 사건은 ‘ongoing’으로
표기된다).7) 이 과정에서 개별 비디오는 이들의 조사 과정 및 이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보

고서에 대한 시청각적 예시 및 보충의 역할을 담당하는 자료로서 기능한다. 이와 같은
기능적이고 존재론적인 특성으로 인해 포렌식 아키텍처의 개별 비디오는 전통적인 예술
작품의 경계를 넘어서고, 무빙 이미지 설치작품은 물론 집단적 상영 및 관람에 근거한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관점에서도 잘 고려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포렌식 아키텍
처의 비디오 제작 과정을 살펴보면 다큐멘터리 영화라는 관점을 적용할 수 있는 여러 양
식적, 인식론적 특성들이 분명히 드러난다.
우선적으로 드러나는 특성은 포렌식 아키텍처가 사건의 조사 및 재구성 과정에서 수
행하는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또는 액티비스트 미디어 실천의 특성이다. 액티비즘의 첫
번째 면모는 이들의 조사 과정이 사건과 관련된 활동가 집단, 비영리기구, 언론인, 시
민 공동체와의 협력을 자주 수반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칸 시쿤에서의 화학 공

7) 이 글에서 개별 비디오 도큐멘테이션에 부여된 연도는 포렌식 아키텍처의 공식 홈페이지에 나온 비디오의 발
표일(publication date)을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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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알 하미디아 병원 공습>(Airstrikes on al- 그림 2. <가자에서의 제초제 전쟁>(Herbicidal Warfare
Hamidiah Hospotal, 2017) in Gaza, 2019)

격>(Chemical Attack in Khan Sheikhoun, 2017)은 시리아의 칸 시쿤 지역에서 2017년 4월
벌어진 폭격으로 생성된 분화구가 화학물질을 담은 폭격임을 규명하기 위해 시민과 언
론인들이 지상에서 촬영한 비디오를 제공받아 활용한다. 시민들이 정치적 활동의 장에
서 전문 활동가가 수행하는 기록의 대상이나 정치적 각성 및 행동을 위한 계몽의 대상
을 넘어 직접적으로 기록을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은 웹 2.0 시대 이후의 참여정
치(participatory politics)가 사회적 변화 및 저항을 위한 대안적 다큐멘터리 실천의 국면을
변화시켜 온 양상이기도 하다.8) 언론인이나 활동가뿐 아니라 시민들이 직접 촬영한 영
상이나 사진을 증거이자 사건 재구성을 위한 재료로서 활용해 온 포렌식 아키텍처의 전
략은 팔레스타인-이스라엘 접경 지역 및 시리아 등 중동에서의 분쟁과 폭력을 다룬 여
러 프로젝트에서 구동되어 왔다. 예를 들어 2016년 2월 25명의 사망자와 11명의 부상자
를 발생시킨 시리아 알 하미디아(al-Hamidiah) 병원 폭격 사건 조사 과정을 다룬 <알 하
미디아 병원 공습>(Airstrikes on al-Hamidiah Hospotal, 2017)에서도 포렌식 아키텍처는 병
원 인근에 있던 시민들이 촬영한 비디오를 활용한다(그림 1). 물론 활동가 및 언론인들
이 기록하는 영상 및 사진 또한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예를 들어 <가자에서의 제초제 전
쟁>(Herbicidal Warfare in Gaza, 2019)은 2014년부터 이스라엘군이 가자 지구 팔레스타인
지역 옥수수 농장에 항공기를 동원하여 제초제를 살포해 왔음을 입증하기 위해 해당 지

8) 참여 미디어가 사회 변화를 위한 다큐멘터리 실천을 변화시켜 온 최근의 연구로는 다음을 참조. Angela J.
Aguayo, Documentary Resistance: Social Change and Participatory Media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9). 포
렌식 아키텍처가 조사 과정에서 수집하고 통합하는 시민들의 기록 영상을 가능하게 하는 자발적 기록 행위
는 ‘시민 카메라-목격(citizen camera-witnessing )’으로 분류될 수 있다. 이러한 행위의 정치적 함의에 대해서
는 다음을 참조. Kari Andén-Papadopoulos, “Citizen Camera-witnessing: Embodied Political Dissent in the Age of
‘Mediated Mass Self-communication,” New Media and Society, vol. 16, no. 5 (2014): 753-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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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에서 한 활동가가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비디오를 이것이 포함하는 GPS 데이터와 함께
활용하고 (그림 2), 이 제초제의 피해를 입증하기 위해 지역 인권단체 및 농업학자들과 협
력했다.
이와 같은 다양한 행위자들과의 협력을 통한 유대 이외에도 포렌식 아키텍처의 액티
비스트 미디어 양식은 지역 분쟁 및 인권 침해에 대한 주류 미디어의 보도 방식, 또는 이
러한 사건에 대한 권력 기관의 정보 제공 및 통제에 도전한다는 점에서 대안적 액티비스
트 미디어의 한 유형인 참여 저널리즘(participatory journalism)과 호응한다. 레아 리브로우
(Leah Lievrouw)가 말하듯 참여 저널리즘은 “주류 뉴스와 여론에 대한 대안을 제공하기

위해 공공적, 시민적, 참여적 또는 ‘오픈소스’ 저널리즘의 철학과 실천을 채택하는” 대안
적, 비판적 정보 제공 서비스를 가리키며 이는 특히 “주류 미디어에서 주변화되거나 배제
되는 지역과 소수자 및 주변적 공동체들의 사건과 이슈”9)에 주목하기 때문이다. 이와 같
은 사건 및 이슈들에 대한 개입 이외에도 포렌식 아키텍처가 수행해 온 프로젝트의 참여
저널리즘적인 면모는 이들의 비디오 도큐멘테이션을 구성하는 ‘사건 제시-증거 수집-재
구성-결론 또는 반론 도출’의 내러티브가 주류TV 보도 및 다큐멘터리에서도 이미 보편
화된 탐사 저널리즘(investigative journalism)의 내러티브를 환기시킨다는 점에서도 드러난
다. 이러한 내러티브는 “증거의 꼼꼼한 수집과 평가를 강조”10)하는 탐사 저널리즘의 과학
적 모델과도 호응하지만, 포렌식 아키텍처가 수행해 온 실천은 주류 미디어가 제작하는
탐사 저널리즘 다큐멘터리의 내러티브와 기법을 활용하면서도 주류 미디어에서 배제되거
나 편향되기도 하는 환경 및 유적 파괴, 살인, 폭격 등의 이슈에 주력한다. 즉 주류 미디
어의 양식과 기법을 전용하면서도 이에 대한 대안을 추구하는 것이다.
탐사 저널리즘 내러티브와 관련하여 포렌식 아키텍처가 다큐멘터리 영화의 관점에서
가장 폭넓게 활용하는 기법은 재연(reenactment)이다. 1927년 존 그리어슨(John Grierson)이
기록영화에 다큐멘터리라는 용어를 부여하기 이전부터 기록영화는 시청각적 기록이 부
재한 역사적 사건이나 이동성 카메라 및 동시녹음 장비의 부재로 직접적인 촬영이 기술
적으로 어려웠던 현실의 재구성을 위해 이러한 사건이나 현실의 창조적 재구성을 뜻하는
재연을 활용해 왔다. 빌 니콜스(Bill Nichols)가 다큐멘터리 영화에서 재연의 과제를 “회복

9) Leah Lievrouw, Alternative and Activist New Media (London: Polity, 2011), 25.
10) Kieth
Beattie, Documentary Screens: Nonfiction Film and Television (Basingstoke, UK: Palgrave Macmillan, 2004), 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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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행위 그 자체가 새로운 대상을 발생시키더라도 상실한 대상을 회복하는 것”11)이라 규
정했던 이유 또한 이와 같은 배경에서 찾을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니콜스는 상실한 대
상의 부재를 보충하는 재연의 환상적인 역할을 강조하면서 그 대상과 재연 간의 필연적
인 간극으로 인해 재연은 “과거가 자신의 진실을 낳는 전체적인 관점(the view)이라기보다
는 하나의 관점(a view)”12)이 된다고 단언한다. 재연의 이와 같은 부분성과 인공성은 1980
년대 이후 수많은 다큐멘터리 영화 및 무빙 이미지 미술 작품들이 외상적 과거의 재연
(불)가능성을 탐구하거나 진실의 다면적이고 불확실한 위상을 반영하기 위해 재연을 다

양한 방식으로 폭넓게 활용해 온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러한 불완전성과 인공성에
도 불구하고 재연이 다큐멘터리 영화의 증거적인 가치를 완전히 기각하는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제기된다. 이본느 마굴리스(Ivone Margulies)는 이러한 질문에 대응하여 재연이 과
거와 현재, 부재와 이를 보충하는 재구성 간의 간극에 근거함에도 불구하고 부재하는 과
거의 대상을 모방하는 본보기성(exemplarity)을 구성함으로써 일정한 증거적 가치를 가질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때 재연의 지표적인 가치는 과거의 사건을 기록한 사진적
인 이미지의 지표적인 가치와는 달리, “그 사건의 가장 ‘자명한(evident)’ 특정 부분을 전경
에 부각하는 재생”13)이다.
니콜스와 마굴리스의 논의를 종합하자면 다음과 같이 가정할 수 있다. 만약 재연이
사건에 대한 전체적인 관점이 아니라 ‘특정 부분’을 부각시키는 ‘하나의 관점’을 제시한다
면, 그 ‘특정 부분’은 비단 어떤 사건의 가장 ‘자명한’ 것이 아니라 가장 모호하고도 포착
하기 어려운 것, 또는 ‘자명해’ 보이는 증거를 다시 보게끔 하는 다른 디테일일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포렌식 아키텍처의 재연 활용은 사진을 포함한 다양한 자료를 데이
터베이스로 취급하고 디지털 조작을 폭넓게 활용하여 과거의 정치적 사건에 대한 역동적
이고 다면적인 관점을 구축해 나가는 에롤 모리스(Errol Morris)의 2000년대 이후 다큐멘
터리인 <전장의 안개>(The Fog of War, 2003) 및 <스탠다드 오퍼레이팅 프로시저>(Standard
Operating Procedures, 2008) 등에서의 재연의 활용과 유사하다. 특히 <스탠다드 오퍼레이

11) Bill Nichols, “Documentary Reenactment and the Fantasmatic Subject,” Critical Inquiry 35 (2008). 74.
12) Ibid., 80.
13) Ivone
Margulies, “Exemplary Bodies: Reenactment in Love in the City, Sons, and Close Up,” in Rites of Realism: Essays
on Corporeal Realism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2003), 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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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 프로시저>에서 모리스는 2004년 아부 그라이브 수용소에서 군인들이 수감자들에 행
한 학대와 인권유린 행위를 군인 스스로가 촬영한 사진들을 디지털 소프트웨어를 통해
분류하고 재조합하여 이를 군인들의 인터뷰와 병치시켜 재구성한다 (그림 3).14) 즉 여기서
사진들을 아카이브로 통합하고 이를 다각도로 조작하는 소프트웨어의 활용은 디지털
기법으로 수행되는 일종의 재연인 셈인데, 이에 대해 모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
다. “내 재연은 어떤 특정한 디테일이나 대상에 초점을 맞추는데, 이는 우리로 하여금 이
미지의 표면을 넘어선 심층의 그 무엇, 또는 숨겨진 그 무엇을 보게끔 한다. 이는 실제로
벌어진 일을 보다 잘 포착한 그 무엇이기도 하다.”15)
포렌식 아키텍처가 제작해 온 살인에 대한 여러 비디오 도큐멘테이션은 재연 양식을
활용하게 된 동기와 이 양식의 입증적인 역량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2015년 11월 터키에
서 발생한 쿠르드족 인권 변호사 타히르 엘치(Tahir Elçi)의 살해 사건을 다룬 <타히르 엘
치의 살해>(The Killing of Tahir Elçi, 2019)는 사건 발생 며칠 후 당시 현장에서 경찰들에게
추격당하던 쿠르드족 무장단체인 쿠르디스탄 노동자당(Partiya Karkerên Kurdistan, PKK)의
대원들이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발표를 한 터키 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조사가 충분
히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사건 장소에 대한 경찰의 통제 및 증거 수집 또한 제대로 이루
어지지 않았음을 조사의 배경으로 밝힌다. 이와 같은 배경 하에 포렌식 아키텍처는 2016
년 사건 용의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기술적 조사를 의뢰받아 법정에 제출된 증거를 바탕
으로 공간적, 시각적, 청각적 기법을 동원하여 사건 당시의 상황을 재구성한다. 재구성
작업은 여러 단계를 거친다. 첫째 단계는 당시 현장에 있었던 기자들이 촬영한 4개의 비
디오 영상을 합성하는 과정이다. 둘째는 조사의 시간 축을 설정하는 과정으로 이를 통
해 이들 중 어떤 영상도 엘치가 총상을 입는 과정을 프레임 안에 포착하지 못했고 그가
마지막으로 서 있는 장면과 그가 총상을 입고 바닥에 누워 있는 모습이 포착된 순간 간
의 간격이 7:12초임을 밝힌다 (그림 4). 셋째 단계는 이 7:12초의 시간 동안 몇 발의 총성
이 울렸고 어느 방향에서 발사되었으며 누구를 가격했는가를 시각화한다. 분석의 결과
는 사건 당시 현장에 있었던 PKK 대원들을 향한 총격을 포함하여 총 40번의 총격이 있

14) 이 영화의 데이터베이스 미학에 대한 탁월한 분석으로는 다음을 참조. Kris Fallon, “Archives Analog and
Digital: Errol Morris and Documentary Film in the Digital Age,” Screen, vol. 54, no. 1 (2013): 20-43.
Morris, “Play It Again, Sam (Re-enactments, Part One),” New York Times, April 3, 2008, https://opinionator.
15) Errol
blogs.nytimes.com/2008/04/03/play-it-again-sam-re-enactments-part-one/

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큐멘터리 작업: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대항시각성 |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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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에롤 모리스, <스탠다드 오퍼레이팅 프로시저> 그림 4. <타히르 엘치의 살해>(The Killing of Tahir Elçi,
(Standard Operating Procedures, 2008), 타이틀 화면 2019)

었음을 드러낸다. 네 번째 단계는 사건 현장의 3차원 모델 구축으로, 이 모델 내에서 기
자들이 촬영한 비디오를 총격 소리와 동기화하여 분석함으로써 포렌식 아키텍처는 엘
치의 살해 용의자로 몰린 대원들이 실제로는 그를 향해 사격을 할 수도 없었고 총을 소
지하지도 않았음을 입증한다. 대신 이들은 3차원 모델 시뮬레이션을 활용하여 대원들
을 향해 사격하던 두 경찰관의 총알이 기둥 너머에 서 있던 엘치를 향해 명중했을 것이
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들이 사건을 다루었던 법정에서 제대로 심문되지 않았음을 지적
한다. 이 작업에서 알 수 있듯, 포렌식 아키텍처의 비디오 도큐멘테이션은 디지털 기법
을 중심으로 문제의 사건을 재조사하고 재구성하며, 이를 토대로 도출된 결론은 그 사건
에 대한 어떤 법적, 정치적 행위를 담은 보고서로 연장된다. 이 두 단계는 조나단 카하나
(Jonathan Kahana)가 어원학적으로 재구성한 재연의 두 가지 정의, 즉 판단(judgment)이나

결정(decision)을 포함하는 행위(to act)의 의미와 무대에서 무엇인가를 재현 또는 재생하는
수행(to perform)의 의미 모두에 호응한다.16)
액티비즘과 재연을 디지털 조작과 결합함으로써 포렌식 다큐멘터리의 실천은 전통적
인 다큐멘터리의 참여적이거나 수행적인 양식을 계승하는 동시에 이를 넘어선다. 따라서
이들의 실천은 전통적인 다큐멘터리의 경계를 넘어 다큐멘터리를 “디지털과 아날로그,
정지 이미지와 움직이는 이미지, 사진적 이미지와 그래픽 이미지, 2차원과 3차원, 그리고
상호작용과 참여에 중심을 둔 관여의 두드러진 실천들에 화답하여...다큐멘터리를 다시
정의”17)해야 할 필요에 화답한다. 다니엘 마커스(Daniel Marcus)와 셀민 카라(Selmin Kara)

16) Jonathan
Kahana, “Introduction: What Now? Presenting Reenactment,” Framework, vol. 50, nos. 1/2 (2009): 52-
53.
17) Craig Hight, “The Field of Digital Documentary: A Challenge to Documentary Theorists,” Studies in Documenta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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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주장을 따른다면, 이때의 다큐멘터리는 전통적인 다큐멘터리 미디어 및 제작 양식은
물론 기존에는 영화 바깥으로 여겨졌던 데이터베이스, 위치기반 미디어(locative media), 소
셜 미디어, 그래픽 소프트웨어 등을 바탕으로 한 “광대한 영역의 미디어 활동 간의 연결
체 또는 창조적 허브”18)가 될 것이다. 조사 과정에서 재구성한 데이터 시각화를 구현하
는 웹 플랫폼을 비롯한 다양한 미디어 활동, 기법, 자료들의 결합으로 이루어지면서도 액
티비즘적 의도를 유지해 나가는 이러한 실천을 여기서는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
리(hybrid activist documentary)’라고 정의하자.19)
<알-아라키브의 파괴와 귀환>(The Destruction and Return of al-Araqib, 2017)을 통해
이러한 다큐멘터리의 구성요소 및 결합 양상을 추적해볼 수 있다. 이 작업은 나카브
(Naqab) 사막 북쪽의 베두인족 공동체인 알-아라키브 마을이 이스라엘 당국에 의해 지

난 60여 년 동안 140여회에 걸쳐서 파괴되어 온 상황에 개입한다. 이스라엘 당국은 이


마을이 1948년 이스라엘 국가 수립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이런 이유로 이 지역에
거주하는 베두인족은 침입자고 이들의 정착은 불법이라고 주장해 왔다. 이와 같은 상황
에 개입하여 포렌식 아키텍처는 도큐멘테이션 초반에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국경 지역에
서 중점적으로 활동해 온 사진기자 집단인 액티브스틸즈(Activestills)가 2010년 7월 26일
이스라엘 경찰의 공동체 시설 철거를 기록한 영상 및 시설 복원을 촬영한 사진을 삽입하
고, 이 날 이후에도 이 마을이 100여 차례 철거와 재건을 반복해 왔다는 내레이션을 덧
붙인다. 이후 이들은 자신들의 주관 하에 2016년 1월 사건의 진실을 논의하는 공청회를
기록한 영상을 삽입하는데, 이 영상에서 베두인족 참가자들은 자신들의 지역 토지 소유
권을 주장하는 발언을 하거나 조상 대대로 내려온 영지의 소유권을 담은 문서를 제시한

Film, vol. 2, no. 1 (2008): 6.


18) Daniel Marcus and Selmin Kara, “Introduction: Situating Contemporary Documentary,” in Contemporary
Documentary, eds. Daniel Marcus and Selmin Kara (New York: Routledge, 2016), 1.
19) 여기서 ‘하이브리드’라는 용어는 앤드류 채드윅(Andrew Chadwick)의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스템(hybrid media
system)’ 개념에서 파생된 것이다. 채드윅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기술이 형성하는 정치가 올드 미디어와 뉴
미디어의 논리를 다양하게 배치하고 융합하는 조직, 집단, 개인들의 실천으로 정의된다고 주장하면서 이와
같은 실천을 가능하게 하는 장을 ‘하이브리드 미디어 시스템’이라 부른다(Chadwick, The Hybrid Media System:
Politics and Power [New York: Oxford University Press, 2013]). 한편 웹 플랫폼으로도 구현된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으로는 <사이드야나 감옥에서의 고문>(Torture in Saydyana Prison, 2016), <아요치나파 학생들의 강제 실
종>(The Enforced Disappearance of Ayotzinapa Students, 2017), <정복과 분할>(Conquer and Divide, 2019) 등이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큐멘터리 작업: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대항시각성 | 1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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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5-8. <알-아라키브의 파괴와 귀환>(The Destruction and Return of al-Araqib, 2017)

다(그림 5). 이와 같은 지역 공동체와의 상호작용은 다큐멘터리의 참여적 양식을 입증하
는데, 구성원들이 주장하는 토지의 소유권 및 마을의 역사적 존재는 미디어 액티비즘을
결합한 두 가지 디지털 조사 과정으로 입증된다. 첫째는 영국군이 2차 세계 대전 동안
촬영한 항공사진의 표면을 분석하는 것이고(그림 6), 둘째는 지역 주민들과의 협력 하에
저예산 드론을 연에 매달고 띄워 촬영한 수백 장의 항공사진을 소프트웨어로 조작하여
지역에 대한 3차원 모델을 구축하고, 여기에서 영국군의 항공사진을 활동가들이 촬영한
항공사진과 중첩시키는 기법이다(그림 7). 이와 같은 두 가지 디지털 조사 과정을 통해 도
출된 베두인 거주 집단의 가구, 묘지, 농지 등의 역사적 변화를 나타내는 데이터는 별도
의 웹 플랫폼(https://www.naqab.org/)을 통해 구현되었다(그림 8).
포렌식 아키텍처를 다큐멘터리 영화의 관점에서 고려할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이를
지탱해 온 인식론적인 차원에서도 드러난다. 지역 분쟁, 테러, 인권 위반 범죄와 관련된
사건의 재구성을 행동주의적인 동시에 과학적인 양식으로 지향하고 이를 행위를 촉발하
는 도큐멘테이션과 보고서의 형태로 연장해 온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은 니콜스가 극영
화와는 구별되는 차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가 구성하고 제공하는 ‘절제의 담화(discourse
of sobriety)’의 사례를 보여준다. 여기서 절제의 담화란 한편으로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극

영화가 활용하는 사건의 극적 양식화와 과장을 피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다른 한편으
로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과학, 경제학, 정치, 대외 정책, 교육, 복지 시스템 등을 뒷받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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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정보와 주장을 제공함으로써 “도구적 권력을 가지고 세계 자체를 바꿀 수 있고 바
꿔야 하며 행동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를 함축한다”20)라는 점을 뜻한다. 그러나 전통적
인 다큐멘터리의 인식론을 뒷받침한 이와 같은 담화는 포스트모던 다큐멘터리 실천 이
후로 두 가지 차원에서 도전을 받아 왔다. 첫째는 이러한 담화가 상정하는 “가시적 세계
의 알 수 있음(knowability)”과 “객관성이라는 무관심한 입장에서 그 세계를 보는 역량”21)
이 현실에 대한 “실증주의적인 이론적 관점”과 “지식을 소통하는 단일한 방법론적 접근”
이라는 한계를 내장해 왔다는 점이다. 따라서 1980년대 이후의 다큐멘터리 영화는 사진
적인 이미지와 이를 바탕으로 한 진실의 담화를 지탱하는 이와 같은 관점 및 접근을 비
판하며 현실의 가공적 차원이나 진실의 다면적이고도 부분적인 측면을 드러내고 탐구하
는 양식, 즉 성찰성과 수행성을 활성화하는 양식들을 개발해 왔다.22) 나아가 이와 같은
양식은 “객관성, 진정성, 중립성”이 “권력의지와의 은폐된 공모관계를 본질로서 가장했던
그럴싸한 개념”23)이라는 비판으로 나아가기도 했다. 포렌식 아키텍처는 전통적인 절제의
담화를 뒷받침한 인식론적 가정에 대한 두 가지 비판, 즉 가시적 세계의 투명성 및 실증
적 객관주의에 대한 비판과 진실의 구성에 내장된 권력적인 차원에 대한 비판을 공유하
면서도 현실의 도달불가능성이나 진실의 다면성을 단언하는 성찰적, 수행적 다큐멘터리
와는 다른 방향을 추구한다. 이 방향은 이들의 작업을 결정적으로 구성하는 디지털 조
작의 역할을 ‘다큐멘터리 불확정성’의 관점과 병치시켜 살펴볼 때 드러난다.

3. 디지털 조작: 다큐멘터리 불확정성을 넘어

히토 슈타이얼이 말하는 ‘다큐멘터리 불확정성’은 디지털 이미지의 전지구적인 생산


과 순환 속에서 다큐멘터리 이미지가 더욱 직접적으로 현실의 기록을 생산할수록 그 기

20) Nichols
, Representing Reality: Issues and Concepts in Documentary (Bloomington, IN: Indiana University Press, 1991), 1.
21) Ibid., 65.
22) 이와 같은 양식이 공유하는 포스트모던적 인식론을 포착한 중요한 논문으로는 다음을 참조. Linda
Williams, “Mirrors Without Memories: Truth, History, and the New Documentary,” Film Quarterly, vol. 46, no. 3
(Spring 1993): 9-21.
23) 에리카 발솜, 「현실-기반 공동체」, 김지훈 옮김, Docking, vol. 15 (2019), http://dockingmagazine.com /
contents/16/113/?bk=ma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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록이 더욱 비가시적이고 이해하기 힘들게 된다는 역설을 개념화한다. 즉 이 개념은 전통
적인 다큐멘터리의 재현적 이미지를 뒷받침했던 진실, 현실, 객관성과 같은 인식론적 범
주들이 사실적인 자료와 정보의 생산 및 유통을 지향하는 미디어들의 영향력 하에서 근
본적으로 의문의 대상이 되는 상황, 즉 기록과 그 기록을 통해 생산되는 지식에 대한 의
심, 모호성, 불안이 근본적인 조건으로 주어진 상황을 가리킨다. “이 광범위한 불안, 위
태로운 삶의 조건, 일반적인 불확정성 및 미디어가 자극하는 히스테리와 패닉의 시대 속
에서 그 미디어와 이것이 낳는 다큐멘터리 산물은 물론 진실 주장에 대한 우리의 믿음
마저도 흔들린다.”24) 슈타이얼의 이와 같은 진단은 얼핏 보면 디지털 기술이 제공하는 이
미지 조작의 폭넓은 가능성이 다큐멘터리 사진 및 영화에 현실에 대한 요구(claim on the
real)를 부여했던 오랜 전통에 종언을 고한다는 브라이언 윈스턴(Brian Winston)의 주장을

환기시킨다. “디지털화는 자신의 과정을 제외하고는 어떤 증거로서의 사진적 이미지도 파


괴한다. 어떤 사진적 이미지에서도 재현되는 조형적 질료의 물질성은 더 이상 보증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가 그와 같은 기술의 광범위한 확산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그것
이 가진 현실에 대한 요구를 제거하는데 달려 있다. 다른 대안은 없다.”25) 윈스턴의 이와
같은 주장은 사진 연구에서 디지털에 의한 사진적 흔적의 조작이 사진의 현실 요구 기능
을 근본적으로 동요시킨다는 위기에 직면하여 1990년대 초반부터 발달한 포스트-사진
적 시대(post-photographic age)라는 패러다임,26) 그리고 이와 공명하듯 영화연구 및 비평에
서 디지털 이미지 및 시각효과로의 이행이 현실과 이를 기록한 이미지 간의 연결고리를
약화시킴으로써 전통적인 영화 이미지의 지표적(indexical) 가치를 잠식한다는 견해와 호
응한다.27)
그런데 슈타이얼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개념은 디지털 조작이 가져온 지표성의 파괴

Steyerl, “Documentary Uncertainty,” A Prior, no. 15 (2007): 305-308, online at http://www.re-visiones.net/
24) Hito
spip.php%3Farticle37.html
Winston, Claiming the Real: The Documentary Film Revisited (London: British Film Institute, 1995), 259.
25) Brian
26) 포스트-사진 시대라는 패러다임은 W. T. 미첼(W. T. Mitchell)의 잘 알려진 다음 저서를 통해 촉발되어
1990년대 이후 사진 및 영화연구에서 폭넓은 논쟁의 대상이 되어 왔다. The Reconfigured Eye: Visual Truth in the
Post-Photographic Era (Cambridge, M A: MIT Press, 1992).
27) 1990
년대 중반 이후 영화미디어연구에서 포스트-시네마(post-cinema)의 인식 속에 벌어진 지표성과 관련된
다양한 입장을 개괄한 논문으로는 다음을 참조. John Belton, “If Film Is Dead, What Is Cinema?” Screen, vol.
55, no. 4 (2014): 460-4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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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주장, 그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디지털 조작과 흔적(trace)으로서의 사진적 이미지 간
의 이항대립으로 환원되지 않는다. 이 개념은 전지구적 디지털 미디어 네트워크가 가속
적으로 생산하고 다양한 채널을 통한 소비를 촉진하는 진실들의 형식이 결국 이 네트워
크를 작동시키는 권력의 실행, 그리고 이러한 권력의 유지와 확산에 요구되는 지식의 생
산에 기여한다는 점을 웅변하기 때문이다. “그 어느 때보다도 즉각적으로 출현하고, 점
점 더 볼 것이 없어지는 이미지들은 지속적인 예외의 상황, 영구적인 위기, 고조된 경
고와 긴장의 상태를 불러일으킨다. 따라서 다큐멘터리 형식은 현대의 정동 경제(affective
economy)에서 주인공이 된다. 그것은 공포라는 일반적인 감정을 강화하는데, 이는 우리

시대 통치적 담화를 특징 짓는다.”28) 이 점을 인식하면서 슈타이얼은 미셀 푸코(Michel
Foucault)가 권력이 사회적-제도적-담론적 장치들에 의한 지식의 생산을 통해 주체성을

생산하고 통제하는 방식을 가리키기 위해 발전시킨 통치성(governmentality) 개념을 다큐


멘터리의 진실 생산 과정과 연결시켜 다큐멘터리성(documentality)이라는 용어를 제안한
다.29) 슈타이얼에 따르면 다큐멘터리성은 다큐멘터리 형식을 결정하는 “권력, 지식, 기록
의 조직화 간의 상호작용”이라는 차원에서 특정한 진실을 생산하는 “정치의 지배적 형식
들과 공모”30)한다. 물론 슈타이얼의 다큐멘터리성 개념은 사진이 현대성에 적합한 증거적
인 미디어로서 19세기에 정립하게 된 과정에 대한 존 택(John Tagg)의 다음과 같은 잘 알
려진 주장과 공명한다. “사진이 증거로서 자리하게 된다는 것은 자연적이거나 실존적인
사실이 아니라 사회적, 기호적 과정에 의존한다...바르트가 ‘증거적 힘’이라고 말한 것은
복잡한 역사적 결과로 특정한 제도적 실천 및 특정한 역사적 관계 내에서의 사진을 통해
서 실행되는 것이다...증거를 구성하는 것이라는 바로 그 관념에는 역사가 있는데...이는
일정한 기법과 절차, 구체적인 제도, 그리고 특정한 사회적 관계, 즉 권력 관계들을 암시

28) Steyerl
, “Documentary Uncertainty.” 슈타이얼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이 포스트-진실 담론의 맥락에서 파
생되고 이에 대응하는 형식으로서의 에세이 영화로 연장되어 온 과정에 대해서는 다음 논문 참조. 김지훈,
「포스트-재현, 포스트-진실, 포스트인터넷 : 히토 슈타이얼의 이론과 미술 프로젝트」, 󰡔현대미술학 논문집󰡕,
21권 1호 (2017), 51-94쪽.
29) 푸코의 통치성 개념에 대해서는 다음을 참조. Michel Foucaut, “Governmentality,” in The Foucault Effect: Studies
in Governmentality, with Two Lectures by and an Interview with Michel Foucault, eds. Graham Burchell, Colin Gordon,
and Peter Miller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Press, 1991), 87-104.
30) Steyerl, “Documentarism as Politics of Truth (2003),” in Hito Steyerl: Beyond Representation, Essays 1999-2009, ed.
Marius Babias (Cologne, Germany: Buchhandlung Walther König, 2016), 182.

포렌식 아키텍처와 디지털 시대 다큐멘터리 작업: 하이브리드 액티비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대항시각성 | 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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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것이다.”31)
슈타이얼의 ‘다큐멘터리 불확정성’과 ‘다큐멘터리성’ 개념은 디지털 이미지 및 기법이
다큐멘터리 이미지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하여 결국 무엇을 의미하는가? 다큐멘터리성
개념은 전통적인 사진화학적 미디어를 지표성이라는 개념과 연관시킬 때 제시되는 현실
의 흔적(trace), 그리고 이 흔적을 과거 현실 또는 사건에 대한 증거적인 가치를 가진 것으
로 인정하는 ‘현실에의 요구’라는 관념이 등치될 수 없으며 이들 사이에 기술적, 문화적,
정치적 간극이 있음을 드러낸다. 오늘날 흔적을 증거로 변환하는 과정에서의 기술적, 문
화적, 정치적 개입은 사진화학적 이미지의 시대보다 더욱 다양하고 복잡해졌기 때문이
다. 이렇게 볼 때 다큐멘터리 불확정성 개념은 오늘날 이와 같은 개입의 지점이 이미지
자체가 재현하는 것 못지않게 그 이미지의 생산, 유통, 수용을 포괄하는 일종의 네트워
크 또는 복합체라는 점과 연결된다. 이 점을 염두에 두고 디지털 이미지와 관련된 다큐
멘터리 불확정성을 다음과 같이 추론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디지털 이미지에 과거 현
실의 흔적이 기입되어 있더라도 그 흔적은 과거에 대한 총체적이고 단일한 증거를 제시하
지는 못하며 부분적이라는 것이다. 둘째, 디지털 이미지에는 사진화학적 미디어의 재현적
인 패러다임(즉 카메라와 현실 간의 직접적, 인과적 접촉 및 이로 인해 생산되는 시각적 흔적의
투명한 가시성)으로 귀속되지 않는 현실의 흔적,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에 고유한 물질적,

기술적, 전산적인(computational) 특성을 기입하고 있으며 이는 사진화학적 미디어의 가시


성으로 포착되지 않는 다른 가시화 작업을 수반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지표성의
파괴’ 주장에 대한 몇 가지 수정주의적 접근을 언급할 만하다. 브랙스톤 소더만(Braxton
Soderman)은 디지털 이미지의 지표성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사진화학적 이미지의 가시성

으로 환원될 수 없는 지표성, 즉 데이터의 알고리즘적 프로세싱 자체를 가리키는 지표성
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이동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우리는 이미지의 지표적 기호 내
에 함축된 ‘실존적 유대’를 ‘광학 법칙’에서 전산적 실행의 법칙으로 번역해야 한다.”32) 프
랭크 케슬러(Frank Kessler) 또한 ‘전산적 실행의 법칙’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디지털 조
작의 역할에 주목하면서 이것이 지표성의 파괴라기보다는 지표성을 구성하는 과정들로

Tagg, The Burden of Representation: Essays on Photographies and Histories (Minneapolis, MN: University of
31) John
Minnesota Press, 1988), 4.
32) Braxton Soderman, “The Index and the A lgorithm,” Differences, vol. 18, no. 1 (2007): 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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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관점 이동을 가능하게 한다고 말한다. “디지털화는 사진적 이미지와 현실 사이의 특
권화된 연결의 말소를 초래하기보다는 억압된 것의 귀환, 즉 (움직이는) 이미지의 제작과
제시 활동을 구성하는 수많은 형태의 조작과 개입에 대한 새로워진 인식을 초래했다.”33)
존 벨튼(John Belton)의 견해를 따르자면 이와 같은 조작과 개입이 중요한 이유는 디지털
사진이 과거 현실의 흔적을 포함하더라도 그 흔적이 나타내는 지표성은 아날로그 사진
과는 달리 “픽셀의 수 또는 이미지의 해상도에 의존”하는 “차등적 지표성(sliding scale of
34)
indexicality)” 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와 현실 간의 접촉에 근거한 디지털 이

미지의 지표성이 이러하다면, 디지털 조작은 한편으로는 이 이미지에 기입된 흔적의 왜


곡이나 삭제, 또는 이 이미지와 유사한 가짜(fakery) 이미지의 합성을 낳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이 이미지에서 육안으로 가시화되지 않은 흔적의 가시화, 또는 이 이미지의
프레임 바깥에 존재했던 현실의 추정적인 재구성을 위해서도 활용될 수 있다.
포렌식 아키텍처가 사건 및 분쟁 현장의 3차원 모델링을 중심으로 다양하게 활용하
는 디지털 조작 기법은 바로 이 후자의 가능성들을 위해 활용된다. 이 집단을 이끄는 와
이즈먼에 따르면 “활동가들의 이미지, 그리고 휴대폰과 클라우드, 사회 관계망을 통한
이들의 가속화된 유포로부터 비롯된 디지털 데이터의 발전과 광범위한 접근 가능성에
서 새로운 가시성이 출현했다.”35) 이때의 가시성은 한편으로는 활동가와 언론인, 시민들
이 생산하고 제공하고 업로드하는 다양한 사진 및 비디오가 제공한다. 그리고 이 사진
및 비디오가 비록 저화질이거나 화면이 흔들려도 이는 주류 사실 미디어의 권력을 지탱
하는 ‘다큐멘터리성’이 부과하는 가시성과는 다른 가시성을 구성할 수 있다. 이런 점에
서 이 사진 및 비디오는 슈타이얼의 다음과 같은 가정적인 질문에 화답한다. “휴대폰 카
메라의 흐릿하고 초점이 나간 이미지가 어떤 객관주의적 리포트보다 상황의 현실을 훨씬
잘 표현하다고 하면 어떤가?”36) 그러나 좀 더 나아가자면, 와이즈먼이 말하는 가시성은
바로 이와 같은 다수의, 여러 시점과 상황에서 촬영되고 기록된 이미지들의 부분성과 불

33) Frank
Kessler, “What You Get Is What You See: Digital Images and the Claim on the Real,” in Digital Material:
Tracing New Media in Everyday Life and Technology, eds. Marianne van den Boomen et al. (Amsterdam: Amsterdam
University Press, 2009), 190.
34) Belton, “If Film Is Dead, What Is Cinema?”: 464.
35) Eyal Weizman, “Introduction: Forensis,” in Forensis: The Architecture of Public Truth, eds. Anselm Franke and Eyal
Weizman (Berlin: Sternberg Press, 2014), 12.
36) Steyerl, “Documentary Uncertain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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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성을 전제하고 이들을 종합하여 재구성할 수 있는 지평을 마련하는 소프트웨어 공
간 내의 가시성이다. 이 공간 내에서 이미지들은 데이터베이스를 이루는 개별 데이터로
취급되고, 이들은 여러 순서로 조합되거나 3차원의 공간적 위상을 띠며 다시 자리한다.
포렌식 아키텍처가 몇몇 작업에서 적용해 온 포토그라마트리(photogrammatry) 기법은
바로 이와 같은 변동을 가능하게 한다. 이 기법은 한 장소의 표면을 촬영한 서로 다른 사
진 간의 거리를 측정하고 연결함으로써 그 장소에 대한 3차원 모델의 지도를 제작한다.
즉 2차원성을 갖는 다수의 사진 이미지를 컴퓨터 그래픽 프로그램이 설정한 좌표 체계
에 맞게 자동적으로 합성하여 특정 공간의 입체적인 파노라마 조망을 제공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 기법으로 만들어진 모델에는 사진적인 것과 그래픽적인 것, 정지성과 운동이
공존한다. 이와 같은 혼종성으로 인해 포토그라마트리로 합성된 모델은 포토리얼리즘을
만족하면서도 전통적인 시각 체제를 벗어난다. 윌리엄 우리치오(William Uricchio)는 포토
그라마트리가 이미지와 그 이미지가 재현하는 세계를 연결시키는 인간 관찰자의 지각 역
량을 상정한 근대의 재현 규범에 도전하는 새로운 시각적 체제로의 전환, 즉 ‘알고리즘적
전환(algorithmic turn)’을 가져온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포토그라마트리의 알고리즘적
기법은 “어떤 특정한 시점도 전복하는” 다수의 조망 위치와 관점을 마련함으로써 “근대
의 주체-객체 관계 구성체를 교란한다.”37) 이러한 논의의 맥락에서 볼 때 포렌식 아키텍
처가 포토그라마트리를 통해 재구성하는 사건 현장의 3차원 모델은 누구도 특권적인 진
실이나 전체적인 시야를 제공할 수 없는 다수 관찰자의 시점을 보존한다. 그러나 이 기법
은 개별적이거나 불완전한 것으로 남을 수도 있었을 다수의 시각적 증거를 사건 현장에
대한 보다 커다란 그림을 이루는 조각으로 삼는다. 포토그라마트리를 포함한 소프트웨
어 기반 조작의 목표에 대해 와이즈먼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것은 디지털 시대를 위한 일종의 ‘기억의 기법(art of memory)’이다. 목격자에 관여할 때 우

리가 직면하는 문제는 그들의 증언이 가진 본질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가장 폭력적인 사

건의 핵심에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그들의 증언은 더욱 찾기 힘들다는 것이다. 우리는 목격

자들의 기억으로 디지털 모델을 구축하고 그들이 기억하는 어떤 대상이라도 제공하며 그들

37) William
Uricchio, “The Algorithmic Turn: Photosynth, Augmented Reality and the Changing Implications of the
image,” Visual Studies, vol. 26, no. 1 (2011): 2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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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상적으로 그 대상들을 가로지르며 걷는 것을 돕는다.38)

이와 같은 언급은 사건 및 이에 대한 기억의 재구성을 위한 디지털 조작이 개별 디지
털 사진 또는 비디오의 증거적인 가치에 근거하면서도 비가시성과 부분성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전제로 이루어짐을 암시한다. 이와 같은 비가시성과 부분성을 인정하면서
도 포렌식 아키텍처의 작업은 전통적 다큐멘터리의 객관주의적 인식론에 대한 반발로 현
실의 접근불가능성(또는 구성됨)이나 진실의 부분적 다면성을 단언하는 포스트모던 다큐
멘터리의 실천과는 달리 특정한 진실 주장을 이끄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이러한 방향은
39)
“인권의 문제는 더 이상 정보의 부족이 아니라 [정보의] 풍부함을 관리하는 것” 이라는
와이즈먼의 인식에 근거한다.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에서 디지털 조작은 수집된 정보의 관리는 물론 사진이나 비디
오에서 육안으로는 보기 힘든 현실을 드러내는 것을 지향한다. 예를 들어 2017년 7월 18
일 경찰에 의해 살해당한 37세 남성 해리스 오거스터스(Harith Augustus)의 사건을 다룬
<해리스 오거스터스의 살인>(The Killing of Harith Augustus, 2019)에서 포렌식 아키텍처는
현장에 투입된 경찰들이 오거스터스에게 총격을 가하기로 결심한 순간부터 방아쇠를 당
기는 찰나의 순간을 가시화하기 위해 현장에서 촬영된 비디오와 음성 파일을 초당 25프
레임 등의 간격으로 분할하고 이를 바탕으로 사건의 경과를 3차원 시뮬레이션으로 재구
성한다(그림 9, 10). 여기서 총격을 결심한 순간과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은 비디오를 육안
으로만 관찰해서는 드러나지 않는 영역이다. 그런데 포렌식 아키텍처의 이와 같은 디지털
조작이 비단 사진이나 비디오를 이루는 지표적 차원, 혹은 도상적 차원에서만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지적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라파 폭격>(The Bombing of Rafah,
2015)은 포렌식 아키텍처의 디지털 조작이 디지털 사진 및 비디오 이미지가 소프트웨어와

알고리즘의 전산적인 프로세싱을 지표로서 기입함을 전제로 이루어짐을 입증한다. 이 작


업은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내 2천여 가구를 파괴한 이스라엘의 4일간의 폭격 중 2014년
8월 1일의 폭격을 재구성한다. 포렌식 아키텍처는 그날 11시 39분에서 12시 사이에 팔레

38) 다음에서 인용. Yve-Alain Bois et al., “On Forensic Architecture: A Conversation with Eyal Weizman,” October
156 (2016), 129.
39) Ibid.,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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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9, 10. <해리스 오거스터스의 살인>(The Killing of Harith Augustus, 2019)

그림 11, 12. <라파 폭격>(The Bombing of Rafah, 2015)

스타인 시민들이 촬영한 사진 및 비디오를 수집하여 이를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하고, 이


들을 분석하여 11시 39분에 촬영된 폭격 직후의 위성사진과 비교한다. 사진 및 비디오
처리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이들의 데이터 조작은 폭격 당시 및 이후의 순간을 순차적으
로 재구성하고, 개별 사진 및 비디오가 어느 시점에서 촬영되었는가를 밝혀낸다. 이와 같
은 작업은 사진 및 비디오에 기입된 흔적들 덕택인데, 여기서의 흔적은 아날로그 필름
과 비디오의 증거적인 가치를 구성하는 전통적인 지표 개념, 즉 카메라와 현실의 물리적
이고 인과적인 연결을 단언하는 지표 개념만을 포함하지 않는다. 이 흔적은 사진의 표면
에 기입된 그림자는 물론 촬영 장치의 일련번호, 촬영 시간 및 장소 등을 포함하는 메타
데이터의 형태를 띠게 된다 (그림 11). 사진 및 비디오에 기입된 흔적 및 소프트웨어를 통
해서만 식별할 수 있는 알고리즘적 프로세싱의 지표인 메타데이터를 바탕으로 포렌식 아
키텍처는 모든 사진 및 비디오를 위성사진과 비교하고 이후 라파 지역을 시뮬레이션한 3
차원 모델에 포진시킨다(그림 12). 이와 같은 절차는 사진 및 비디오가 촬영된 다양한 시
점 및 위치, 폭격 전후 상황의 시공간적 관계, 폭탄이 떨어진 위치 등을 입체적으로 가시
화함은 물론, 이들을 촬영한 카메라 바깥에서 일어난 상황(예를 들어 포탄의 종류는 무엇인
가)도 추론적으로 재구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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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3차원 디지털 건축 모델에 개별적 시각 자료를 재배열하고 이들을 시간 순
서 또는 공간적 위치에 따라 동기화함으로써 이 자료들 간의 관계를 파악하는 기법을 포
렌식 아키텍처는 ‘이미지-데이터 복합체(image-data complex)’라 부른다. 이와 같은 조작
기법의 목표는 디지털 이미지 자체 및 그 순환 과정에 내장된 불확정성을 인정하면서도
그 이미지의 표면 및 물질적 구성요소를 해부하고 다른 이미지와 결합함으로써 육안이
나 한정된 시점으로는 파악하기 힘든 흔적을 해독하는 것, 그 해독을 바탕으로 사건에
대한 다양한 증거들을 재구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목표는 디지털화가 심화시
킨 다큐멘터리 불확정성에서 출발하되 이를 극복하는 것이기도 하다. 가시성과 비가시성
간의 이와 같은 긴장은 와이즈먼이 ‘감지한계(threshold of detectability)’이라 불렀던 바이기
도 하다. 이 개념의 기원을 설명하기 위해 와이즈먼은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의 <세
계의 이미지와 전쟁의 각인>(Images of the World and the Inscription of War, 1989)에서의 잘
알려진 사례를 예로 든다. 이 에세이 영화의 한 부분에서 파로키는 아우슈비츠에 있던
I.G. 파르벤사(I. G. Farben)공장을 연합군이 1944년 촬영한 항공사진을 탐구하는데, 이
사진은 아우슈비츠 수용소의 주요 시설을 기록했지만 그 흔적은 1977년 CIA가 이를 다
시 해독하기 전까지는 눈에 띄지 않았다. 와이즈먼은 CIA의 사진 해독 과정을 언급하면
서 이 항공사진의 흔적이 가시성과 비가시성 간의 진동, 즉 해독가능성의 문턱에 자리한
다는 점을 설명한다.

음화지에 기록된 대상의 크기가...그것을 기록한 물질적 요소(소금 크기의 은빛 얼룩)의 크

기와 가까울 때, 그것은 내가 해독가능성의 문턱이라 여기는 조건, 즉 식별 가능한 것과 그

렇지 않은 것 사이에서 진동하는 사물에 있다. 이 사물은 음화지에 화학적 서명을 남기지만

확인될 수 없다. 해독가능성의 문턱에서 그 음화지의 표면과 그것이 재현하는 사물의 표면

은 물질적 대상이자 미디어 재현으로서 탐구되어야 한다.40)

40) Weizman
, Forensic Architecture: Violence at the Threshold of Detectability (New York: Zone Books, 201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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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대항시각성

위의 인용을 고려할 때 포렌식 아키텍처의 디지털 조작은 이미지가 지시하는 대상, 그
이미지의 표면, 그리고 그 이미지에 함축된 데이터를 ‘물질적 대상이자 미디어 재현’으로
간주하고 이것들이 구성하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입체적인 결합을 드러냄을 알 수 있
다. 그런데 <세계의 이미지와 전쟁의 각인>의 이 시퀀스에 대해 “연합군이 I.G. 파르벤사
를 촬영한 비교적 ‘중립적이고’ ‘익숙하며’ ‘목가적인’ 사진 속에서 아우슈비츠의 공포를
보는데 실패한 주요 이유 중 하나는 바로 이데올로기적 편견이 있었기 때문”41)이라고 말
한 노라 M. 알터(Nora M. Alter)의 적절한 지적을 고려하자면,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배열
을 결정하는 시각성의 차원은 이미지의 제작과 순환, 해독과 판단, 이를 바탕으로 한 진
실의 구성에 관여하는 통치성의 차원이기도 하다. 이 통치성의 차원이 슈타이얼이 말하
는 ‘다큐멘터리성’에 호응한다면, 포렌식 아키텍처의 디지털 조작이 주류미디어 또는 이
를 활용하는 권력기관이 구축하는 시각성에 개입해 온 이유는 자연스럽게 설명된다. 이
와 같은 개입의 근거로 와이즈먼은 드론을 통해 부과되는 시각성이 흔적의 생산과 증거
적 가치 간의 커다란 간극, 즉 커다란 불확정성의 공간을 개방했음을 지적한다. “드론
공격은 이것이 초래하는 상해가 위성사진으로 포착되는 해상도보다 훨씬 높은 해상도
로 실행된다...공격이 실행되는 해상도와 이것이 조사되는 해상도 간의 간극에서 체화되
는 지식의 편차(differential)는 부인의 공간이다.”42) 이와 같은 견해는 증거적 가치를 구성
하고 전시하는 디지털 이미지의 존재론에서 중요한 것은 그 이미지의 순환과 확산이라
는 W. J. T. 미첼(W. J. T. Mitchell)의 주장을 환기시키는데, 이와 더불어 그는 디지털 이
미지를 통해 위험해지는 것은 “지시체에의 고착보다는 사진 제작에서의 ‘통제적인 의도
(controlling intention)’에의 고착”43)이라고 덧붙인다.

미첼의 지적을 염두에 두자면 포렌식 아키텍처의 다큐멘터리 실천은 국경지대에서의


포격 및 화학 공격, 환경오염, 암살, 테러, 이주 및 토지 소유권 분쟁, 유적 파괴 등을 둘

M. Alter, “The Political Im/Perceptible: Farocki’s Images of the World and the Inscription of War,” in Harun
41) Nora
Farocki: Working on the Sight-lines, ed. Thomas Elsaesser (Amsterdam: A msterdam University Press, 2004), 220.
42) Weizman, “Introduction Part II: Matter against Memory,” in Forensis, 372.
43) W. J. T. Mitchell, Image Science: Iconolgy, Visual Culture, and Media Aesthetics (Chicago, IL: University of Chicago
Press, 2015), 5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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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싸고 부과되는 ‘통제적인 의도’를 가진 시각성(즉 가시성과 비가시성을 결정하는 시각성)
을 인식하고 이를 비평하거나 이것이 비가시화하는 흔적을 가시화하는 작업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작업을 가리키기 위해 나는 니콜라스 미르조에프(Nicholas
Mirzoeff )가 제안한 대항시각성(countervisuality) 개념을 배치하고자 한다. 미르조예프는 자

크 랑시에르의 불화(dissensus) 개념을 연장하여 대항시각성을 “시각성과의 불화, 한 상황


의 요소로서의 가시적인 것에 대한 논쟁, 어떤 시각적 요소가 공유되는 것에 속하는가
에 대한 논쟁, 이러한 공유되는 것을 지정하고 주장하는 주체의 능력에 대한 논쟁”을 구
성하기 위해 “보기의 권리를 주장하는 것”44)으로 정의한다. 랑시에르에게 있어서 정치
적 불화는 “말하는 자와 말하지 못하는 자에 관한 갈등, 고통의 목소리로서 들려야 하
는 자와 정의에 관한 논증으로서 들려야 하는 자에 관한 갈등”45)이며, 미학의 정치는 바
로 이러한 갈등을 드러내기 위해 감각적인 것의 배열에 개입하고 그 구성요소를 다시 분
할하는 실천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대항시각성은 말하지 못하는 자 또는 보이지 않
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이러한 주체의 고통을 접합하고 정의의 담화에서 배제되는 논
증을 재구성하기 위해 권력이 구축한 시각성의 기존 배열에 개입하는 실천으로 구축되
는 시각성이다. 대항시각성의 계보는 제국주의적 시각 체제에 맞선 탈식민주의적 재현으
로 소급되지만, 미르조에프에 있어 오늘날 대항시각성의 생산을 화급하게 요구하는 시
각성은 삶의 모든 영역을 항구적으로 감시하는 권위의 영역, 즉 “죽음정치의 종합예술
(Gesamtkunstwerk of necropolitics)”46)을 작동시키는 드론을 비롯한 다양한 시각 기계의 작

동으로 형성된다.
포렌식 아키텍처의 다큐멘터리 실천이 구성하는 대항시각성의 면모는 우선 이들의 방
법론을 포괄하는 ‘포렌식’의 어원에서 입증된다. 법의학, 과학수사, 법정의 뜻을 모두 포
괄하는 ‘포렌식’은 라틴어의 ‘포렌시스(forensis)’에서 온 용어로 이는 토론이 이루어지는 공
공의 장소인 ‘포럼(forum)에 속해 있음’을 뜻한다. 이러한 어원을 참조하면서 와이즈먼은
포렌식을 오늘날의 전쟁과 폭력, 인권 문제의 영역에서 작용하는 국가와 기업의 행위, 나

44) Nicholas
Mirzoeff, The Right to Look: A Counterhistory of Visuality (Durham, NC: Duke University Press, 2011), 24.
45) Jacques
Rancière, “The Thinking of Dissensus: Politics and Aesthetics,” in Reading Rancière, eds. Paul Bowman and
Richard Stamp (London: Continuum, 2011), 2.
46) Mirzoeff, The Right to Look, 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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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 이러한 행위에 결부되는 신체와 물질, 공간과 영토, 이 모든 것들의 재현을 조사하
는 비판적 실천에 작동하는 개념으로 제안한다. 와이즈먼에 따르면 이러한 조사 작업은
47)
“조사의 장소인 필드(field)”와 “그 조사의 결과가 제시되고 경쟁을 벌이는 포럼” 에 개입
하는 것으로, 이때의 필드는 갈등이 형성되는 역동적인 힘의 장이며, 포럼은 사건의 장
소, 그 사건과 관련된 사물과 증거의 해석에 관여하는 미디어와 권력, 그리고 대중의 집
합으로 이루어진 합성적 장치다. 포럼과 필드에 개입하기 때문에 포렌식 아키텍처의 ‘포
렌식’ 실천은 사건을 이루는 두 가지 공간적인 관계에 주목한다. “첫째는 사건과 그것이
등록되는 대상 간의 관계다. 둘째는 그 대상과 그것이 도달하는 - 또는 그것이 공명하
는 - 구축물 또는 포럼의 의회 간의 관계다.”48)
또한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이 구축하는 대항시각성은 이들의 작업이 조사하는 ‘필
드’중 드론 공격 및 폭격기 공습, 항공기를 활용한 화학 공격 등의 장소가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점을 통해 우선 드러난다. 와이즈먼은 이와 관련하여 팔레스타인 가자 지
구에서의 이스라엘의 영공 감시가 수평적인 차원에서의 경계선 및 방어선 구축을 근거
로 한 통치술과는 다른 새로운 종류의 공간적 통치술을 구성하는 방식을 ‘수직성의 정치
(politics of verticality)’로 명명한 바 있다.49) 슈타이얼이 적절히 요약하듯, 수직적 통치술은

“공간을 켜켜이 쌓인 일련의 수평적 층으로 쪼개면서, 영공을 지면과 분리할 뿐 아니라
지면과 지하를 가르고 영공을 다양한 층으로 나눈다.”50) 포렌식 아키텍처의 여러 작업
은 항공사진과 조감도, 위성사진 등 이러한 수직적 통치술을 가동시키는 수직적 응시의
결과물을 디지털 조작을 통해 확대하고 분석하여(이들은 이러한 방법론을 원격 탐사(remote
sensing)라 부른다) 이 통치술의 폭력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예를 들어 <가자에서의 제초

제 전쟁>에서 조사의 첫 단계는 활동가가 휴대폰으로 이스라엘 항공기를 촬영한 영상에


서 출발하지만, 이 영상의 데이터는 팔레스타인 주민 농지를 중심으로 한 제초제 피해
지역을 나타내는 그래픽 시뮬레이션으로 연장되고, 이 시뮬레이션의 결과는 이 지역을

47) Weizman, “Introduction: Forensis,” 9.


48) Weizman, “Forensic A rchitecture: Only the Criminal Can Solve the Crime,” Radical Philosophy 164 (2010), online at
https://www.radicalphilosophy.com/article/forensic-architecture.
49) Weizman, “The Politics of Verticality (2008),” w ww.opendemocracy.net/ecology-politicsverticality/article_801.jsp.
50) 히토 슈타이얼, 「자유낙하: 수직 원근법에 대한 사고 실험」, 󰡔스크린의 추방자들󰡕, 김실비 옮김, 김지훈 감
수, 워크룸프레스, 2018, 2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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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3, 14. <가자에서의 제초제 전쟁>

그림 15, 16. <바카 무에르타의 원유와 가스 오염>(Oil and Gas Pollution in Vaca Muerta, 2019)

촬영한 위성사진과의 비교를 통해 입증된다. 이 과정에서 위성사진의 표면은 여러 방향


으로 스캐닝되고, 다양한 색깔의 픽셀 데이터는 위성사진을 육안으로 볼 때는 드러나지
않는 오염되지 않은 지역(이스라엘 지역)과 오염된 지역(팔레스타인 지역)을 가시화한다(그림
13, 14). 수직적 응시와 이로 인해 확산되어 온 조감도를 분쟁 지역의 피해자를 위한 대

항시각성의 발판으로 전용하는 포렌식 아키텍처의 실천은 폭격이나 드론 공격에만 한정


되지 않는다. 예를 들어 아르헨티나의 바카 무에르타(Vaca Muerta) 지역에 들어선 글로벌
원유 기업의 기반시설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에 개입한 <바카 무에르타의 원유와 가스 오
염>(Oil and Gas Pollution in Vaca Muerta, 2019)에서 포렌식 아키텍처는 원유 오염의 현장을
드러내기 위해 한편으로는 지역 주민이 원유 처리 기반시설 주변의 원유 유출 장면을 촬
영한 비디오를, 다른 한편으로는 지역의 광범위한 오염 및 생태계 파괴를 입증하기 위한
위성사진 분석 결과를 제시한다(그림 15, 16).
그러나 포렌식 아키텍처가 개입하고 재구성하는 필드와 포럼이 수직적 응시로 구축되
는 시각성에 국한되지만은 않는다는 점 또한 지적되어야 한다. 이들의 작업이 수직적 통
치성의 수행으로 인해 파괴된 지상에 남겨진 물질적 잔해와 흔적에 대한 분석을 수반한
다는 점, 그리고 이러한 분석을 바탕으로 파괴된 빌딩 및 유적에 대한 3차원 모델을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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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하는 것이 이들의 작업이 가리키는 ‘건축’에 핵심적이라는 점 또한 대항시각성의 면모
를 입증한다. 이때 이들이 말하는 건축은 디지털 장치의 시각성을 통해 변화되는 건축의
개념과 호응한다. 즉 건축은 행위와 목격, 증언에 관여하는 사람들, 환경, 증거를 형성하
는 다양한 인공물 간의 복잡한 관계로 구성되는 표면이 된다. 이와 같은 표면의 구성에
결정적으로 기여하는 자료는 지리공간적 데이터, 지도, 원격감시 데이터, 인공위성 이미
지 등을 포함한다.51) 그러나 이러한 건축적 작업을 통해 재구성되는 3D 모델은 그래픽의
가상적인 요소만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그래픽의 요소는 시민이나 언론인, 활동가
가 피해 당시의 상황이나 피해로 남은 잔해를 촬영한 시각적 증거, 그리고 그 잔해에 기
입된 피해의 물질적 흔적을 통합하여 재구성된 것이다. 와이즈먼이 말하듯 “모든 물질적
대상은 센서로서 읽을 수 있는데 그 중에서도 빌딩은 사회적, 정치적 변화의 가장 좋은
센서 중 하나”52)이기 때문이다. 이런 배경에서 볼 때 포렌식 아키텍처의 3차원 모델 구축
작업에서 적용되는 디지털 조작은 육안으로 감지되기 힘든 건축적 잔해의 물질적 표면을
해독하는 과정을 수반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디지털 합성을 통해 축조된 “빌딩 모델
은 폭력적 사건의 기억을 결합하고 재구성하는 수단이었다...우리의 분석은 이 빌딩을 희
생자들의 신체가 각인된 기록 기구로 다루는 것이었다. 이들 모두는 국가의 지원을 받는
부인을 직접적 경험의 도덕적 힘과 대면시키는 잠재력을 가졌다.”53)
포렌식 아키텍처의 몇몇 작업은 수직적 통치성의 폭력을 드러내기 위해 지상에서의 목
격과 물질적 잔해를 분석한다. 예를 들어 2012년 3월 30일 파키스탄 미란샤(Miranshah)
에서 자행된 미군의 드론 공격을 다룬 <미란샤의 드론 공격>(Drone Strikes in Miranshah,
2014)에서 포렌식 아키텍처는 이 공격 이후의 피해 상황을 다룬 뉴스 리포트의 비디오

화면에 대한 분석에서 출발하여 이를 당시 촬영된 위성사진과 비교한다. 위성사진을 픽
셀 단위로 확대한 결과 이 사진의 표면에서는 드론 공격을 나타내는 흔적이 육안으로는
관찰되지 않음이 드러난다. 그러나 포렌식 아키텍처는 위성사진의 이와 같은 모호성에
머무르지 않고, 픽셀을 확대한 부분을 파괴된 집의 천장을 촬영한 비디오 화면의 일부와
대조함으로써 이 둘 간의 크기가 거의 유사하다는 점을 밝혀낸다(그림 17). 나아가 비디

51) Weizman, “Forensic A rchitecture: Notes from Fields and Forums,” contingent, issue 4:4 (2015): 82.
52) Weizman, Forensic Architecture, 53.
53) Weizmen, “Introduction Part II,” 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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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7, 18. <미란샤의 드론 공격>(Drone Strikes in Miranshah, 2014)

그림 19, 20. <야지디 문화 유적 파괴>(The Destruction of Yazidi Cultural Heritage, 2018)

오 화면에서 촬영된 파괴된 집 잔해의 여러 부분들을 단일한 3차원 파노라마 공간에 합
성하여 드론의 공격이 집의 곳곳에 어떤 물질적 피해를 남겼는가를 가시화한다(그림 18).
건축의 물질적 흔적은 조감도 시점 및 지상의 시점에서 촬영된 시각적 흔적과 결합되
어 파괴된 건축물의 3차원 모델로 재생된다. <야지디 문화 유적 파괴>(The Destruction of
Yazidi Cultural Heritage, 2018)는 이라크 북부 쿠르드족 자치 마을인 야지디에서 테러리스

트집단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이 자행한 살해와 납치, 파괴 행위를 조사
한다. 이들의 조사 작업은 특히 이 지역의 주요 유적인 사원들의 파괴에 주목하는데, 지
역의 위험을 고려하여 이들은 지역 주민들과의 협력 하에 드론과 연을 활용하여 파괴된
사원의 흔적을 지상 및 항공사진으로 촬영하고 이들을 바탕으로 포토그라마트리 기법을
활용하여 파괴된 사원들의 3차원 모델을 구축했다 (그림 19). 이 모델은 항공사진과의 비
교를 통해 파괴의 흔적을 재구성하는 증거로 제출되고, 나아가 사원의 지붕 잔해와 같은
폐허의 디테일을 포함한다 (그림 20). 이때 이 디테일은 파괴된 사원이 쿠르드족 자치 마
을의 집단적 기억을 포함한 건축적, 물질적 산물임을 입증한다.
<움 알-히란에서의 살인>(Killing in Umm Al-Hiran, 2018)은 포렌식 아키텍처가 수행
해 온 다큐멘터리 실천의 대항시각성 구성 과정을 가장 잘 드러낸다. 이 작업은 2017년 1
월 베두인 마을에서의 이스라엘 경찰 습격에서 발생한 살해 사건을 재조사한다. 경찰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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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1-24. <움 알-히란에서의 살인>(Killing in Umm Al-Hiran, 2018)

명과 지역 주민 한 명의 희생을 두고 이스라엘 경찰 당국과 네타냐후 총리는 경찰이 테
러 공격으로 살해되었으며, 자동차를 몰고 경찰을 향해 접근하다 살해된 지역 주민은 이
슬람 테러 운동 조직에 소속되어 있다는 성명을 발표했고 그 증거로 사건 당시 경찰 헬
기에서 촬영한 적외선 카메라 영상을 공개했다(그림 21). 포렌식 아키텍처는 이 설명에 문
제를 제기하기 위해 액티브스틸즈가 촬영한 동영상과 사진을 시간 순서대로 다시 배열한
다(그림 22). 이 과정에서 동영상과 사진의 촬영 시간 및 장소가 기입된 메타데이터를 활
용하고, 경찰이 공개한 영상에는 없었던 현장의 사운드트랙 녹음 파일을 동기화하고, 경
찰이 공개한 영상을 재생하여 희생자의 차량이 총격 직전 천천히 움직이고 있었고 차량
의 갑작스런 가속은 경찰의 총격 때문으로 여겨진다는 가설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 가설
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역 활동가 및 거주민과 협력하여 사건 현장의 언덕에서 직접 차를
몰아보는 재연을 수행함으로써 사건 당시 차량의 가속이 의도하지 않은 것이었음을 입증
한다(그림 23). 액티비즘과 재연, 시청각적 증거 조사의 결합을 바탕으로 포렌식 아키텍처
는 최종적으로 포토그라마트리와 지상 측정 기법을 활용하여 액티브스틸즈의 사진과 비
디오를 이어붙임으로써 현장의 상황을 가상의 3D 모델로 재구성한다 (그림 24). 이 모델
을 현장 녹음 사운드와 동기화한 결과 당시 희생자가 경찰의 명령에 따라 차 문을 연 이
후에도 사격이 있었음이 드러난다. 이 일련의 과정은 와이즈먼이 포렌식 아키텍처의 많
은 프로젝트에서 적용한 다음과 같은 방법론과 호응한다. “사건을 재구성하기 위해 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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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각 이미지의 시간과 위치를 찾아야 했고 이 이미지를 하나의 모델에 놓아야 했다. 그
리고 나서 우리는 한 이미지에서 다른 이미지로 움직이면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를 이미
지들 간의 관계로서 재구성하기 위해 그 모델을 항해적 도구이자 광학적 장치로 활용했
다.”54)
궁극적으로 <움 알-히란에서의 살인>에서 사건을 재구성하기 위해 활용된 시각 기계
들의 응시와 알고리즘은 결국 감시를 작동하는 권력의 시각성을, 그 시각성이 형성하는
가시성과 비가시성의 조합을 드러낸다. 이를 통해 이 작업은 이스라엘 당국이 공개한 비
디오가 “살인을 위해 활용되는 고해상도 이미지와 살인을 모니터링할 때 활용되는 저해
상도 간의 시각적 스펙트럼”에 놓임을, 그리고 그 스펙트럼이 “그 살인을 부인하는 자들
이 활용하는 바로 그 공간”55)임을 입증한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포렌식 아키텍처가 예
시하는 일종의 대항-과학수사(counterforensics)는 “시각, 신호, 지식에의 접근에 작용하는
구조적 불평등의 조건에 참여하고 감지한계 근처와 그 이면에서 작동하는 방식을 발견하
는”56) 실천임을 입증해 왔다.

4. 결론

지금까지 살펴본 포렌식 아키텍처의 주요 도큐멘테이션을 통해 이들의 실천이 과학적
인식론을 바탕으로 액티비즘, 재연, 조사의 기법을 혼합하는 하이브리드 다큐멘터리 실
천임을 알 수 있었다. 비록 다큐멘터리 영화의 가장 주요한 구성요소로 전통적으로 간주
되어 온 카메라에 기반한 현실의 포착만으로 이루어져 있지는 않지만, 이들의 도큐멘테
이션은 주장된 진실한 재현(veridical asserted representation)으로서의 다큐멘터리를 구성하
는 “컴퓨터 시뮬레이션, 애니메이션 지도와 차트, 다양한 종류의 감독 조작과 연출, 그리
고 일군의 다른 창조적 조작”57)을 포함한다는 점에서 다큐멘터리 영화의 범주에 포함된

54) Bois et al., “On Forensic A rchitecture,” 125.


55) Weizman, Forensic Architecture, 30.
56) Ibid.
Plantinga, “What a Documentary Is, After All,” Journal of Aesthetics and Art Criticism, Vol. 63, No. 2 (2005):
57) Carl
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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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러나 이들의 실천이 기존 다큐멘터리 양식의 혼합을 넘어서는 이유는 사건을 조사
하고 재구성하기 위한 이들의 디지털 조작이 정지와 운동 이미지, 2차원과 3차원, 과학
과 추론, 그래픽과 사진 이미지, 물질적인 것과 가상적인 것, 지상의 시점과 공중의 시점,
뉴스 푸티지와 시민들의 참여적인 목격 및 기록영상을 모두 포함하고 이들 간의 경계를
가로지르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존 다큐멘터리 영화의 경계를 재구성하는 동시에 확장
하는 이들의 디지털 조작은 동시대미술과 포스트모던 다큐멘터리 영화 모두의 인식론적
딜레마인 증거적 이미지의 불확정성, 또는 흔적과 진실 주장 간의 커다란 간극에 개입하
면서도 이를 인정하는데 안주하지 않고 비가시적인 것을 가시화하거나 가시적인 것에 작
동하는 비가시적인 권력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나아가기 때문에 정치적이다. 그리고 이러
한 정치적 면모는 오늘날의 미디어가 구축하는 사실성과 진실의 영역에서 배제되거나 주
변화되는 주체, 공동체, 지역의 폭력, 파괴, 인권 유린의 문제를 가시화할 수 있는 포럼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대항시각성의 구축으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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