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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고사 대체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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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디자인학과
20135295 김미르
1839 년 daguerreotype(Louis Jacques Mandé Daguerre 가 발명한 초기의 사진 처리과정의 한 방식)이 공표된 이후
사진은 사진가와 피사체 그리고 사회가 맺고 있는 유기적인 관계하에서 수많은 이야기, 즉 논쟁을
야기했다. 사진은 끊임없이 동시대의 특정 이데올로기를 환기했다. 또한 창작과 유통의 맥락에
결부된 문화적인 어법에 따라 읽힌다. 논쟁은 결국 주관적인 요소들이 혼합된 기지의 사실을
포함한다. 폭력, 인종 차별, 전쟁, 학살, 테러, 포르노 등을 직설적으로 표현하거나, 이것을 은유하는
사진은 여전히 유효한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게 한다. 사진이 예술로 인정받기까지의 과정과 예술로
판명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시대적 혹은 사회적 맥락 속에서 예술 유무가 또 다시 감별이 되고
감상자의 도덕적인 기준에서 소비된다.
그렇다면 비난할 만하고, 거짓스러우며, 아니면 이기주의라는 것에 반해서 선하고, 진실하며,
공공적인 사진 이미지는 무엇인가 ? 어떤 이미지는 결국 사진의 화질이나 증언의 가치에 따라 다시
분류할 수도 있다. 인간의 역사에서 그 문제들은 학술적으로 참고할 능력이나 감정이 없이도
증명하고 소통될 수 있다.
올해 2 월 22 일부터 서울 청담동 House of Dior Boutique art gallery 에서 ‘Lady Dior As Seen By’
전시가 개최되었다. ‘Lady Dior As Seen By’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현대 미술가들에게 전권을
위임하여 Lady Dior 을 각자의 예술적인 비전에 따라 자유롭게 재해석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특별한 전시회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황란과 최정화, 이완 등 한국 출신 아티스트들의 손에서 탄생한
새로운 작품이 추가되어 전시되었는데 이 중 이완 작가의 ‘한국 여자’작품[참조 1]의 전시가 논란을
빚었다.
이완의 사진 작품에는‘룸비무료’, ‘놀이터룸 소주방’, ‘파티타운’ 등 접대 여성이 있을 법한 업소명을
떠올리게 하는 요란한 간판들로 찬 골목길에 어울리지 않게 진한 화장을 한 채 칵테일 드레스를 입고
Lady Dior 핸드백을 들고 무표정하게 서있는 젊은 여성이 등장한다. 이는 풍자적이고 냉소적인 톤의
사진으로 받아들이기 쉽다.
이 작품을 접하는 많은 사람들은 가방을 들고 있는 여성, 그리고 그녀가 대표하는 한국 여성 전체를
포괄하여 조롱의 대상으로 여겨진다고 받아들였다. 또한 정체불명의 ‘룸 소주방’ 간판들이 워낙 눈에
띄니 가방을 들고 있는 여성이 유흥업소 종업원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는 곧 “Dior 의
핸드백을 드는 한국 여자는 술집 여자인가?”, “한국 여자는 性을 팔아 명품을 산다는 뜻인가?” 등의
물음과 함께 여성들의 분노가 빗발쳤다.
이완 작가는 여성 비하 논란이 커지자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광주 충장로에서 여대생을 촬영한
뒤 불이 켜진 간판을 합성을 통해 치열하게 살아가는 한국 젊은 세대의 초상을 담고자 했다”고
작품의 의도를 밝혔다. 또한 작가는 이 작품의 제목인 ‘한국 여자’에서 방점은 ‘여자’가 아닌 ‘한국’
이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작가는 어느 나라나 사치품의 소비가 넘쳐나지만 한국은 유독 개인의 소득
여건과 상관없이 사치품 소비 비율이 높다는 점에서 의문이 가졌고 이는 한국의 극심한 스펙 경쟁의
연장선이라고 판단했다. 보여지는 겉모습도 스펙의 일종으로 여겨지고 ‘명품’으로 그 이미지의
스펙을 높이려고 발버둥치는 점을 비판하고자 했다.
‘한국 여성 비하’사태의 전말은 사치품 소비에 대한 복합적인 시선과 함의, 소비현상을 성별
프레이밍으로 몰아간 기존의 인터넷 문화와 그에 따른 분노와 의심이 낳은 또 다른 왜곡된
프레이밍으로 빚어진 사건이다. 프랑스 본사는 이번 논란에 대해서 "이완 작가의 작품에 대한
논란으로 본의 아니게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은 사과를 드립니다"라며 "여성의 진취성을 강조하고
자존감을 북돋우며 여성에 대한 존경과 권위신장을 위한 철학을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합니다"라는
사과의 내용이 담긴 보도자료 발표와 함께 이완 작가의 작품을 내렸다. 결과적으로 작가의 작품이
여성 혐오주의적인 시선으로 제작된 것처럼 여론몰이가 되어 비난 받았고 작가와의 추후 협의 없이
브랜드 본사 측에서 작품을 내린 것은 작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침해받은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서 두가지의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것은 아래와 같다.
이완 작가의 ‘한국 여자’작품은 과연 예술의 자유를 침해받을만큼 비난 받아 마땅한 사진
이미지인가 ? Dior 의 ‘Lady Dior As Seen By’전시회에서 작품을 내려졌어야만 하는 사진
이미지인가 ?
하나의 작품이 비판과 비난의 대상으로 읽히는 것은 현 시대에서 예술을 감상하는 방법에 일조된
것이라고 판단한다. 작가 자신도 자신의 의도와는 달리 해석이 되어도 인정해야하고 수긍해야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작가와의 협의 없이 작품을 전시에서 내린다는 것은 예술가의 창작과 표현의
자유를 심각하게 침해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헝가리 패션 사진 작가인 Norbert Baska 는 난민 사태를 주제로 패션 사진을 찍어 ‘Der migrant’라는
제목으로 사진집을 선보여 논란을 야기시켰다[참조 2]. 철조망을 배경으로 두건을 두른 패션 모델
Monica Jablonski 가 명품 디자이너의 옷을 입고 명품 브랜드 Chanel 의 로고가 새겨진 핸드폰을
들고 철조망에 기대 셀피(selfie)를 찍는 모습이 담겼다. 이는 가난과 내전을 피해 독일로 가려는
중동출신 난민들을 연상시키는 사진이다. 이 사진집이 공개되면서 일부 네티즌들은 난민들의
현실을 상업에 이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논란이 일자 Norbert Baska 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난민 사태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화보를 냈을 뿐 상업적인 의도는 전혀
없다고 강변했다. 난민을 소재로 사진을 작업했다는 것은 이데올로기적인 특성을 무시했다고
판단된다. 이는 이완 작가의 작품도 동일하게 범한 문제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Norbert Baska 의
작품은 그 누군가에 의해 내려지지 않았다. 즉, 그 누구도 예술가의 가치관을 범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완 작가의 ‘한국 여자’와 Norbert Baska 의‘The migrant’는 전시 목적에서 큰 차이를
가진다. 이완 작가의 ‘한국 여자’라는 작품은 Dior 기업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브랜드의 가치를
평가하는 것에 일조한다는 점에서 상업적인 목적을 가진다. 따라서 Dior 프랑스 본사는 전시 전前
그의 작품을 ‘과잉 스펙 경쟁의 일환’으로의 비판적 해석을 인정하고 받아들였지만 논란이 거세게
일자 이완 작가의 작품을 전시회에서 제외시켜 브랜드의 가치가 더욱이 손실되는 것을 막고자 했다.
브랜드의 가치 평가는 기업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Dior 의 이러한 판단은
기업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초에 논쟁을 광고 전략으로
사용함으로써 브랜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자한 브랜드도 존재한다. Benetton 은 Olivierro Toscani
와 협업하여 <United Colors of Benetton>이라는 표어를 내세워 한 장의 이미지 속에 대조적이며
상반되는 것을 모으고 맞세운다. 그것이 주는 메시지는 직설적이고 도발적이지만 다국적 문화,
불평등에 대한 투쟁, 평화, 차이의 인정 등 긍정적인 가치를 담는다. 가슴에 백인 아기를 안고 있는
흑인 아낙네, 하얀 털의 늑대와 검은 양, 거구의 백인 성인 위에 있는 작은 흑인 아기의 손 등
도발적인 모습을 띠면서 시사성을 끌어들이고 이는 수많은 논쟁을 일으켰다.
단연 그 중 가장 논란이 되었던 사진은 ‘입맞춤하는 수녀’[참조 3]작품으로 검은 제모를 쓴 신부님이 흰
복장의 수녀와 키스 하는 장면이 담겼다. 이는 종교적 소재를 끌어내 종교인이 되어 남녀가 공언하는
신성한 서약에 육체적, 세속적 사랑을 대비시킨다. 이탈리아와 프랑스에서는 수많은 비판에 잇따라
이 사진의 유포가 금지됨에 반해 영국에서 유로 베스트상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이 사진 한 장이
Benetton 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이 확고하게 만들었다는 점은 참 아이러니컬하게 다가온다. 따라서
이완 작가의 작품이 논란이 되었다 하더라도 Dior 의 브랜드 가치는 떨어지지 않는다고 판단한다.
브랜드 가치 평가에 의해 이완 작가의 작품을 전시에서 제외시킨 것이라면 이것은 본사측의
예술가에 대한 배려가 없는 조급한 판단이 아니였을까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