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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품격> 독후감

제출자 : 심아람(임신19주차 예비엄마)


나는 올해 29살이 된 예비 엄마다. 우리들 혹은 그 윗세대의 모든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경쟁사회 속에
노출되어 자랐다. 아이가 태어난 집의 부모님들은 남의 집 아이에 대해서 묻는다. ‘옹알이는 했어요?’,
‘잘 기어요?’ 그리고 왠지 모르게 마음속에는 우리 집 아이와 비교하는 마음이 자리하게 된다. 다시 말
해 다른 집 아이보다 내 아이가 빠르게 무언가를 해내기 바라는 마음이 그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부모
의 경쟁은 아이들의 삶 속에도 자연스럽게 묻어나게 된다. 초등학교시절에는 메이커 운동화와 가방으로,
중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부실력으로 부모님들 사이에서 점수가 매겨지며 비교 아닌 비교를 당하게 된다.
아이들 기죽지 말라고 해준 부모의 모든 것은 아이들에게 자랑거리이며 내세울 거리이다. 이렇게 자란
우리 아이들은 다른 아이들의 말에 귀를 기울일 수 있을까?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다. 나 역시 그런
환경에서 자라왔다. 아이가 뱃속에 있는 요즘은 태동이 느껴지지 않아서 걱정이다. 다른 집 아이는 태
동을 했는지, 얼마나 움직이는지가 너무나 궁금하고 참을 수 없다. 그리고 내 뱃속의 아이가 그렇게 하
지 못하면 괜히 걱정되고 염려스럽다. 부모로써 내 아이가 무엇이든 ‘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다.
이 책은 아이가 뱃속에서 자라기 시작하면서 제일 먼저 읽게 된 두꺼운 책이다. 아이를 가지게 되면서
가만히 앉아서 책을 읽는 일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 되어버렸다. 하지만 정말 오랜만에 가만히 앉아 때
로 웃으며, 무릎을 탁! 하고 내리치며 책을 읽게 되었다. 나는 책을 통해서 나의 삶을 되돌아보려 노력
한다. 엄마로서 아이에게 무엇이든 좋은 것 입히고 먹이고 많은 공부를 빨리 가르치는 일이 중요한 것
인가? 대부분의 엄마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나는 그것이 엄마와 아이의 자존감을 위하는 진정한 길
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아이가 또래 안에서 어떻게 잘 관계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능력을 길러주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알아야 할 것 같다.
바쁜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캐릭터애니메이션 영상을 틀어주고 자기들 할 일을 하면서 점차적
으로 아이들의 발언권을 줄여나간다. 모든 대화를 받아주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
구하고 책에 나오는 오바마 대통령이 연설을 방해하는 사람에게 발언권을 주었던 것처럼 우리는 아이에
게 충분한 발언권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비록 그 이야기가 어른들에게는 본질이 흐릿한 대화
일 수 있다. 하지만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아이가 자유롭게 말할 수 있는 경험을 얼마나 시켜주고
있는가?’인 것이다. 아이는 그 경험을 통해서 자신의 이야기를 잘 듣고 대답해주는 부모의 모습을 경험
하게 된다. 이러한 경험은 아이가 자라면서 타인과 얼마나 잘 소통할 수 있게 되는가에 직결되는 것이
라고 생각한다. 힘들겠지만 뱃속의 아이가 나오면 그렇게 충분한 대화를 해보고 싶다. 또 다른 부분으
로는 임진왜란 중 이순신 장군이 많은 어민들과 자유롭게 소통했던 공간 이었다. 자유로운 소통을 통해
서 어민들의 지식을 얻을 수 있었고 수많은 해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뱃속의 아이가 나오면 아이가 자
랄 공간인 ‘집’이 아이에게도 그런 공간이 되었으면 한다. 각자 이야기를 하는 주제는 다르겠지만 우리
에게는 각자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나눌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누구나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집에서 대화가 단절된다면, 아이가 자라면서는 집에 있는 시간이 당연히 즐겁지 않을 것이다. 우리 삶
의 공간을 사소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로 가득 채워나가고 싶다.
책을 읽고 내 아이는 부모의 기준으로 무언가를 ‘잘’하는 아이로 만들기 보다는 ‘귀가 틘 아이’로 자라
기를 바라는 마음이 생겼다. 잘 듣는 것은 점차적으로 소통이 상실되어가고 있는 시대적 흐름에 매우
중요한 능력이기 때문에 그렇다. 사실 지금 내가 써내려온 많은 말들도 아이가 뭔가를 잘하기 바라는
나의 마음이 아직 심중에 남아있기 때문에 쓰게 된 것 같다. 아이가 ‘말의 품격’을 가진 아이로 자라길
기대하기 이전에 부모님인 우리가 그것을 위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여볼 필요가 있겠다고 생각한다. 이
렇게 좋은 책을 읽어도 변하지 않는 생각이 모든 부모님들의 고정관념인 것 같다. 부모가 되었다는 사
실을 알고 나도 무의식적으로 아이에게 벌써 나의 기준을 가지고 기대하기 시작한 것을 보니 그렇다.
다만 책을 통해 생각해보게 된 것은 아이가 바라는 것을 분명히 들어주고 충분히 소통할 수 있는 시간
과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선 내 뱃속에 만들어진 공간에서 지금부터 앞으로 3월까지 최선을 다
해서 아이와의 소통을 시도해보면서 ‘말의 품격’을 가진 부모님이 되도록 노력해봐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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