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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를 둘러싼 국내 담론에 대한 분석
GMO를 둘러싼 국내 담론에 대한 분석
net/publication/319700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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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Hyuk Hur
Gyeongsangnam-do Provincial Govern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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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content following this page was uploaded by Nam-Hyuk Hur on 14 September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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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 인식 하에 생명공학기술로 창출된 GMO가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리스
크를 둘러싼 논쟁을 대상으로 하여 담론 분석(discourse analysis)을 수행함으로써, 첫째,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논쟁의 핵심이 과학적 합리성과 확실성에 있는 것이 아니
라, 양 측 입장의 이데올로기성과 서로 다른 복수의 합리성에 있음을 밝힘으로써 서로
의 주장을 상대화하고, 둘째, 상대화하되 동등한 위치에 놓고 보는 것이 아니라 지배담
론과 대항담론이라는 불균형적인 구도 속에서 서로의 담론적 정당화 전략을 분석함으
로써 GMO를 정당화하는 지배담론이 어떻게 자신의 입장을 정당화하고 있는가를 밝히
고자 한다. 그리하여 GMO의 위해성 논쟁이라는 매우 협애한 구도로부터 탈피하여, 세
계관과 사회구조적인 관점으로 넓혀서 이 논쟁을 살펴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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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분되어 있는 상태이다. 전자는 각 생명체가 형성하는 체계에 관심을 두는 반면에 후
자는 생명체를 지구 전체를 포괄하는 거대한 체계의 구성요소로 본다. 또한 전자는 유
기체 안에 질서를 수립하고자 하지만, 후자는 유기체들 사이에 질서를 수립하고자 한다
(Jacob, F., 이정우 역, 위의 책). 하지만 이러한 투쟁이 균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
니다. 분자생물학적 패러다임이 우리 사회의, 그리고 과학 내에서 지배적인 패러다임으
로 작동하고 있으며, 생태학적 패러다임이 이에 대하여 점차 도전의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는 중이다.
기계론적 세계관은 직접적으로는 17세기부터 시작된 과학혁명의 산물이다. 베이컨, 3)
3
체함으로써 전체 유기체의 형질을 바꾸는 것이다. 요소들과의 관계가 아니라, 유전자들
의 배열구조 자체로부터 유기체의 성질이 좌우된다(위의 책: 28)는 것이다.
결국 과학혁명 시기에 형성된 환원주의적 세계관과 자연관, 과학관은 물리학의 영역
에서는 양자역학의 발전과 함께 그 전제들이 많이 완화되거나 유기체적 세계관과 근접
하는 양상을 보이는 반면에, 생물학의 영역에서는 사회생물학의 유전자 결정론에 의해
지원을 받으면서 분자생물학과 생명공학의 형태로 더욱 그 위세를 떨치고 있는 것이다.
그에 따라 점차 유기체적인 자연(nature)은 죽고 , 인간의 능력으로 관리가능한 기계로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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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가 아닌 열린 계이다. 이러한 체계 속에서는 지속적인 변화와 과정이 근본적인 것이
다. 다섯째, 인간본성(human nature)과 자연(nonhuman nature)의 통일성이다. 기계론적
세계관의 자연/문화 이분법과는 달리, 전체론 속에서 인간과 자연은 모두 우주적 유기
체의 일부이다.
이러한 전체론적인 유기체적 세계관은 그 역사가 매우 오래된 것이지만, 특히 19세기
생물학의 발전과, 그 하위 분과인 생태학의 발전, 그리고 20세기 물리학의 패러다임 변
화 등으로 새로운 과학적 토대를 확보하면서, 기존의 지배적인 기계론적인 환원주의적
세계관에 강력한 도전을 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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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O 와 관련되는 것은 자연과 리스크에 대한 태도이다.
자연에 대하여, DSP에서는 자연에 대한 인간중심적 우월성을 강조하면서, 자연은 인
간의 재화생산을 위한 도구로 간주된다. 반면 NEP에서는 인간을 떠나서 자연 자체에
가치가 내재되어 있으며, 인간은 자연과 조화롭고 평등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또한 리스크에 대한 태도는 매우 흥미로운 분석대상이다. DSP에서는 부의 극대화를
위해서는 위험도 감수한다는 매우 위험선호적 태도를 보이는 반면, NEP에서는 과학기
술의 위험내재성을 비판하면서 위험을 피하는 사려깊은 행동을 선호하는 위험기피적
태도를 보인다. 이와 같은 리스크에 대한 입장의 극명한 차이를 잘 설명하고 있는 것이
“가장 안전한 시대”와 “가장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두 진영의 극단적인 이데올
로기적 입장의 차이를 설명하고 있는 피셔(Fischer, F., 1995: 177-178)이다. 그는 “가장
안전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진영의 특징을 기술-산업적 시각으로 요약하면서, 이 진영
은 건강과 안전에 대한 리스크의 측정수단으로서 기대수명이 연장된 것을 그 증거로
삼는다고 말한다. 반면에 최근에 점차 그 수가 늘고 있는 “가장 위험한 시대”에 살고
있다는 진영에서는, 전세계적으로 생태적 재난이 임박했으며, 이는 현대의 과학기술에
의한 생태계의 안전성이 위협받고, 그에 따라 사회체계도 위협받기 때문이라고 간주한
다. 특히 이 진영에서는 이러한 생태계 문제와 사회 문제의 상호 연관성과 상승작용(시
너지 효과)을 강조한다. 따라서 이들은 기술에 대한 강력한 통제 및 특히 위험한 기술
에 대한 포기(핵산업과 생명공학)를 요구한다.
또한 이러한 양 진영을 “새로운 기회-오래된 리스크"(The New Chances-Old Risks)
진영과 “새로운 리스크-오래된 기회”(The New Risks-Old Chances) 진영으로 분류하기
도 한다. 즉 생명공학과 GMO가 가져올 새로운 편익을 강조하면서 이에 수반되는 잠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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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안전한 시대” “가장 위험한 시대”
- 새로운 기회, 오래된 리스크 - 새로운 리스크, 오래된 기회
-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해 각종 리스크가 크게 감소/인 - 과학기술 발전으로 인해 각종 리스크가 크게 증대/ 인간 복지
간 복지 증대함 증대 부인
- 부의 극대화 위해 리스크 감수 - 리스크를 피하는 사려깊은 계획/행동
-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 - 과학기술에 대한 비판적 시각
- 거대기술, 신기술에 대한 강조 - 적정기술 옹호
- 규제를 경시하고 개인 책임 강조 - 강력한 사전적 규제와 정부 책임 강조
- 산업자본가, 과학기술자 - 사회운동가, 비판적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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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지배담론구성체에서 내세우는 주된 줄거리(storyline)는 “새로운 기회, 오래된 리스
크 ”로 요약할 수 있겠다. 즉 생명공학과 그 기술로 만들어진 GMO는 인류에게 무한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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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다. 18)
리스크에 대한 담론
반면에 생명공학이 가져올 수 있는 잠재적 리스크에 대해서는, 반대론자들이 과학적
인 사실과 증거에 입각하지 않고서 지나치게 감정적으로 과장,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한
다. 아직까지 확실한 과학적 증거가 없는 이 시점에서 성급한 규제는 잘못이라는 것이
다. 또한 생명공학이 발전한 지난 20여 년 동안 커다란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그
기간 동안 각종 안전장치를 확립했다고 주장하면서, 궁극적으로 자연을 조작하는 지신
들의 기술이 지난 몇 천년 동안 인류가 사용해 온 전통적인 생명기술(육종 및 발효기
술)과 다를 것이 없다고 주장한다.
먼저 생명공학기술이 야기할 수 있는 리스크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이들에게 기본적
으로 생명공학기술은 육종이나 발효기술 등의 기존부터 사용되어 온 전통적 생물기술
과 동일한 것이다. GMO의 환경적 리스크에 대하여는, 이들에게는 생명공학기술과
20)
18) 작물의 유전자조작은 기존의 농약 사용 등을 절감시킴으로써 오히려 지속가능한 농업(sustainable agriculture)을 가능케 하고 있다(농촌진흥
청 Y박사).
생명공학은 ‘환경친화적이고 지탱가능한 기술(Environmentally Sound and Sustainable Technology: ESST)'로서 앞으로 2000년대의 산업을
주도해 나갈 기술로 알려져 있다(과학기술정책관리연구소 단장).
19) 늙지 않는 사람이나 ‘쥬라기공원’식의 공룡복제는 현재로선 불가능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영원히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불가능
이라는 단어는 언젠가 가능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한국일보, 98년 4월 25일자, “한국인터뷰: KAIST Y교수”).
20) 유전공학기술을 이용하여 개발된 형질전환 미생물균주에 의해 제조된 식품첨가물... 이들 화합물 자체가 새로운 것이 아니고 이미 오래전
부터 식품에 사용되어왔기 때문이다(고려대 생명공학원 L박사)
유전자재조합 기술에 의한 품종개량도 유전자를 재조합시켜 유용한 형질을 얻는다는 측면에서 종래의 기술과 동일하며, 따라서 종래의
품종 개량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할 수 있다(식품의약품안전청 자료, 1998)
21) 유전자의 성분 자체는 자연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핵산이므로 인체에 축적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유전자가 변형됐다해도 인체에는 해
가 없다(생명공학연구소 L박사).
농업에서 이용되고 있는 유용 유전자들은... 자연계에 존재하고 있는 친숙한 유전자들...예측가능하고, 식품으로서 안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 따라서 안전성 평가를 위한 시험이 필요치 않다...유전공학 이용식품은 농약 등 공해화학물질로 오염된 식품들보다 훨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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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식품에도 일어날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며, 오히려 GMO 식품이 기존 식
품보다 안전할 수도 있다는 논리를 펼친다. 이를 통하여 이들은 생명공학의 리스크를
슬그머니 우리의 일상적 기술이 갖는 리스크와 등치시키면서 기술발전에 따르는 불가
피한 감수가능한 리스크로 친숙화하고 자연시한다. 그러한 과정에서, 설사 리스크가 22)
규제에 대한 담론
이러한 논리의 연장선상에서, 대항담론구성체에서는 생명공학에 대한 강력한 규제는
우리나라 생명공학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며, 결국 국가적으로 커
다란 손해가 될 것이라는 담론을 생산해 낸다. 이를 위하여 외국의 사례들(특히 독일의
사례)을 권위를 갖는 증거로써 끌어들인다.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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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정하고 있음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에 따르면 그러한 규제의 필요성은 실질적
인 규제의 의미에서가 아니라, 국민들을 이해시키고 신뢰를 구하기 위한(결국 담론적
지배수단으로써) 하나의 수단으로밖에 생각하기 어렵다. 즉 국민에게는 동의를 구하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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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기술이다. 따라서 국가경쟁력 제고를 위하여 국가적으로 적극 육성되어야 하고, 이
를 위하여 규제는 최소한으로 억제되어야 한다”. 요약하자면 앞에서 언급했듯이, “새로
운 기회, 오래된 리스크”이다.
담론적 전략
지배담론구성체의 담론적 전략은 GMO 및 식품의 사회적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대중들의 수용가능성(acceptability)을 제고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따라서 GMO
문제가 사회적으로 이슈화되는 것을 회피하려 하게 된다. 이를 위해서 먼저 GMO의 편
익은 극대화하고 리스크는 극소화하게끔 GMO를 담론적으로 투사한다. 그리고 다음으
로는 GMO를 환경친화적이고 지속가능한 것으로 투사하는 전략이다.
① GMO의 편익 극대화 및 리스크 극소화 전략
이 전략은 크게 편익을 극대화하는 전략과 리스크를 극소화하는 전략으로 나누어 살
펴볼 수 있다.
먼저 편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살펴보면, GMO가 가져올 편익에 대하여 앞에서도
살펴보았듯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 “돈을 만들어내는 생물공장” 등의 표현을 사용하
면서, GMO가 엄청난 이윤을 가져올 것이며, 이는 국가적으로 막대한 부를 가져오는
것이라고 투사한다. 이러한 편익 담론은 리스크를 상대적으로 축소시키면서 편익이 훨
씬 큰 것으로 대중들을 설득시키는 전략이며, 뒤에서 설명할 국가경쟁력 담론과 결합되
면서 더욱 강력한 정당화 메카니즘으로 작용하게 된다.
두 번째로 리스크를 극소화하는 전략이다. 리스크를 극소화하는 데는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절대적인 수준에서 리스크가 없거나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GMO
를 투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다른 종류의 리스크와 비교하면서 GMO 관련 리스
크가 그러한 다른 리스크들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거나, 비슷한 수준임
을 강조하면서 슬그머니 그러한 리스크를 수용가능한 것으로 보이게끔 만드는 것이다.
첫 번째 방법은 GMO가 가져올 리스크의 절대적인 수준을 낮게 평가하는 것이다. 즉
지금까지 GMO 및 식품이 잘못되어 인간에게 위해를 끼친 적이 한 번도 없었으며, 리
스크가 과학적으로 입증된 적도 지금까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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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방법은 또 두 가지로 나누어진다. 그 중 하나는 앞의 사례 분석에서도 살펴
보았듯이, 우리 생활에서 직면하는 다른 종류의 리스크들과 GMO의 리스크를 등치시켜
비교하면서 상대적으로 GMO의 리스크를 축소시키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 우리가 자동
차의 리스크를 인정하면서도 자동차를 버릴 수 없듯이, 모든 과학기술은 양면성을 가지
고 있어서 인간들에게 편익을 주는 만큼 리스크가 따르는 것이며, 그 때문에 기술 자체
를 버릴 수 없다는 논리이다. 그리고 식품의 경우에는, 인간이 이용하는 모든 자연 식
품에도 리스크가 존재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와 비교했을 때 GMO 식품의 리스크
는 오히려 적을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시간적으로 비교하는 전략으로써, GMO 및 GMO를 만드는 기술이 그리
새로운 것이 아님을 강조하면서 전통적인 산물과 기술처럼 리스크가 거의 없다고 투사
하는 전략이다. 즉 GMO는 다른 유기체들과 같이 자연적인 것이고, GMO를 만드는 기
술도 전통적인 발효 및 육종기술과 동일한 선상에 있는 것으로, GMO에 따르는 리스크
를 자연화(naturalizing)하고 친숙화(familiarizing)하는 전략이다. 이는 지배담론의 작동
메카니즘인 블랙박스화(blackboxing) 전략의 전형적 패턴이다. 이러한 전략은 “실질적
동등성”(substantial equivalence) 원칙을 채택하는 데서 단적으로 드러난다. 즉 기존에
이용해 온 식품과 비교하여 GMO로 만들어진 식품의 영양성분이 화학적으로 동일한
성질을 띤다면 문제가 없는 것으로 판단한다는 것으로써, 사실상 기존 식품과 같은 잣
대로 GMO 식품의 리스크를 측정하는 것이다.
② 환경친화적인 것으로 GMO를 투사
GMO를 사회적으로 정당화하기 위한 또 다른 중요한 전략은 GMO를 ‘환경친화적’이
고 ‘지속가능한’ 것으로, 그리고 GMO를 만드는 생명공학기술을 환경친화적이고 환경문
제를 해결하는 기술로 투사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것이다. 즉 GMO를
이용함으로써 기존의 화학물질로 인하여 야기된 심각한 화학물질 오염과 이로 인한 환
경오염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GMO는 환경을 살리는 구세주라는 것이다. 이는 환경친
화적인 산물로 비춰지게 되면 대중들의 거부감은 훨씬 더 줄어들면서, 이에 대한 친숙
도, 친화성이 커질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다.
③ 전문성 및 과학적 합리성의 전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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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담론구성체에서는 GMO 관련 분야에 대한 전문성을 강조한다. 즉 자신들이 전문
가인데, 이에 대하여 왜 문제제기를 하느냐 하는 입장이다. 누구보다도 생명공학과
GMO의 메카니즘과 리스크를 확실하게 알고 있는 자신들이 안전하다고 주장하는데 도
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반문한다.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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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항담론구성체 분석
대항담론의 주체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생명공학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
는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 이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서로간에 입장 차이는 있겠지
만, 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 에 참여하고 있는 환경운동단체, 과학기술운동단체, 소비
자운동단체, 종교단체, 농민단체 등을 지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는 생협이
나 환경농업단체들과 같은 농업 관련분야 단체들의 움직임이 부쩍 활발해지고 있다.
이들의 스토리라인은, 생명공학은 득보다 실이 훨씬 큰 나쁜 기술이며, 따라서 발전
되어서는 안되거나, 발전되어도 사회적인 강력한 규제장치를 통하여 철저히 통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옹호론자들이 말하는 편익은 그들이 말하는 만큼 우리에게 돌아오지 않
을 것이며, 그러한 편익이 우리가 직면한 각종 문제들을 해결해 주지는 못할 것이기 때
문이다. 이 점은 그 동안의 수많은 사례들(녹색혁명, 화학물질, 원자력의 실패 사례)로
입증되고 있다는 것이 핵심이다.
편익에 대한 담론
이들은 인류가 직면한 모든 문제들을 생명공학이 해결할 수 있다는 옹호론자들의 담
론에 대하여, 대항담론구성체에서는 전혀 다른 시각을 제시하면서 대항담론을 펼친다.
인류의 식량문제, 보건문제, 환경문제는 기술적인 해결로는 풀 수 없으며, 오로지 사회
구조의 변화로서만 가능한 문제이라는 것이다. 기술이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해 줄 수
있다는 지배담론은 이들에게는 너무도 순진한 생각이며, 그러한 순진한 생각 속에는 현
사회구조의 문제를 은폐하려는 이데올로기적인 의도가 숨어있는 것이다. 이들에게 문제
는 기술발전으로 의한 생산력 증대와 공급확대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불공평한 분배
에 있다. 그 생생한 실례로 70년대의 녹색혁명의 실패를 지적한다.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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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 이들도 마찬가지로 ‘지속가능성’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단
어들을 보는 시각은 완전히 상반된다. 이들에게 기존의 대량생산, 대량소비가 존속되는
사회구조를 가지고서 기술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주장은 한마디로 순진한 생각
이며,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사회는 인간이 자연을 기술로 지배하지 않는, 인간과 자연
이 평등하게 공존하는 생태사회이다. 30)
30) ...지속가능한 생태사회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생명공학은 그 대안이 될 수 없는 것이다. 지구온난화를 에어컨으로 극복할 수
없고, 수질오염을 정수기가 해결해 주지 않는다(생명안전윤리연대모임 사무국장).
31) 새로운 생명공학기술은 전통적인 생명공학기술과는 달리 인위적으로 생태계 균형을 깨뜨린다...발효식품 제조나 가축 및 작물의 육종에
사용되어 오던 전통적 생명공학기술은... 새로운 생명공학기술과는 질적으로 크게 다르다(녹색연합 사무총장)
유전자 조작이란 실험실에서 인위적으로... 자연상태에서는 볼 수 없는 특정한 성질을 지닌 생명체를 만드는 것...(환경운동연합 사무총
장).
32) 농업과학기술원의 ‘제초제 저항성 유전자변형 벼’ 외의 8종의 유전자조작 작물은 지구의 역사상 단 한 번도 자연 생태계에 존재하지 않
았던 것이고, 당연히 인간이 한 번도 먹어보지 못한 것이다(“유전자조작 실험온실 봉쇄 성명서”, 1999.3.5).
이번에 수입된 콩은...그동안 인간이 식품으로 섭취하지 않았던 바이러스와 세균의 단백질을 함유하고 있어 우리가 먹었을 경우 어떤 문
제가 발생할 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중앙일보, 98년 12월 8일자, “오늘은 콩, 내일은 인간”).
유전자 조작식품 수입을 그대로 방치할 경우 5-10년 뒤 어떤 후유증이 나타날 지 아무도 모르며, 국민들이 다국적 기업의 유전자조작식
품 실험대상, 즉 모르모트가 되고 있다(소비자문제를연구하는시민의모임 K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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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만들어진 식품에 대하여 OECD와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제시하는 “실질적 동등성
(substantial equivalence)”이라는 원칙은 이들에게는 말도 안되는 원칙이다. 전혀 동등
하지 않은 것과의 비교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생명공학기술이 가져올 이러한 생태적 리스크를 한마디로 말해 유전자오염
(genetic pollution), 생물학적 오염(biological pollution)으로 정의한다. 즉 GMO는 자 33)
18
으로 요약 가능하다. 이러한 ‘사전예방의 원칙’에 입각한 강력한 규제는
principle)”36) 37)
19
태계를 교란하는 심각한 오염물질이자,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돌연변이인 것이다. 또한
GMO의 리스크에 있어서 자주 등장하는 개념들이 “예측불가능성”과 “불확실성”이다.
GMO가 앞으로 어떤 위해를 끼치게 될 것인지 현재의 과학기술로는 예측불가능하고,
따라서 불확실성으로 가득찬 것이다. 이러한 개념들은 모두 GMO 및 그 기술의 리스크
를 부각시키는 전략 하에 선택된 용어들이다.
이러한 대항담론구성체의 주된 줄거리는, “GMO 및 식품은 인위적인 조작에 의해 만
들어진 전혀 새로운 위협요인으로써, 예측불가능한 리스크가 너무도 큰 반면에 문제해
결가능성은 적기 때문에, 시민의 건강과 생태계의 안전의 위하여 강력한 사회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새로운 리스크, 오래된 편익”이다.
담론적 전략
① 편익의 극소화와 리스크의 극대화
이들의 전략은 앞에서 언급한 지배담론구성체의 전략과는 정반대의 형태를 보인다.
지배담론구성체에서는 GMO와 기술의 편익을 극대화시키면서 그 리스크는 극소화시키
도록 투사하는 전략을 취했다면, 대항담론구성체에서는 반대로 GMO와 기술의 편익은
최대한 깎아 내리면서 리스크는 극대화시키도록 투사하는 것이다. 특히 리스크에 있어
이러한 전략이 두드러진다. 즉 GMO는 유전자를 이식해서 기존에는 없었던 새로운 형
질을 갖는 생명체이며, 이러한 GMO를 만드는 기술 또한 기존의 전통적인 육종 및 발
효기술과는 그 차원부터 다른 것으로 본다. 지배담론구성체에서 이 둘을 연속선상에서
동일한 것으로 보이도록 하는 전략을 취한다면, 대항담론구성체에서는 이 둘을 단절시
키면서 생소한, 완전히 새로운 기술, 검증받지 않은 기술로 보이게끔 하는 것이다. 지배
담론구성체의 자연화, 동일화, 친숙화 전략에 맞서서 생소화, 단절화 전략을 취하는 것
이다. 이를 통해 국민들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이 그러한 전략의 목표가 된다.
② 오염으로서의 GMO
이들은 GMO를 비정상적인 인간의 산물로 본다. 즉 “돌연변이”이자, “생물학적 오
염”(biological pollution), “유전자 오염”(genetic pollution)을 일으키는 범인이다. 생태
계 속에서 오염원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GMO를 투사한다. 오염의 정도를 보아도,
20
GMO가 일으키는 유전자 오염은 기존의 화학물질로 인한 화학적 오염과는 비교도 되
지 않을 만큼 그 심각성이 큰 것이다. 화학물질은 생태계 속에서 축적될 뿐이지만,
GMO는 끊임없이 증식하면서 퍼지기 때문이다. GMO로 인하여 자연과 생태계의 균형
은 깨어지게 되며, 이로 인한 모든 문제들을 두고두고 후세에 걸쳐가면서 인간들이 감
수하게 되는 것이다.
③ 사회정의 담론의 동원
이들은 지배담론구성체의 국가경쟁력 담론이라는 경제적 논리에 대하여 사회정의 담
론을 동원하여, 그 정당성을 약화시키려 시도한다. 즉 현재 생명공학과 GMO개발이 소
수의 초국적기업 중심으로 자본의 이윤동기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음을 주목하고, 생명
공학을 통한 식량문제, 보건문제, 환경문제의 해결 시도는 오히려 현재의 불평등한 사
회구조를 더욱 악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이러한 사회정의 담론은 대항담론구성체의 GMO의 편익에 관한 담론과 규제에 관한
담론을 뒷받침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즉 GMO의 편익에 관한 담론에서는 각종 사회문
제 해결을 통한 편익의 극대화가 불가능하며, 따라서 GMO의 편익이 그들의 주장만큼
크지 않다는 것을 뒷받침해주며, 규제 담론에 있어서는 국가경쟁력과 국제무역질서라는
경제적 논리에 앞서서 국민들과 생태계의 안전을 위해 강력한 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통하여, 효율성에 앞선 형평성과 사회정의를 지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양측의 담론에 의해 자연과 리스크는 완전히 상이한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러한 상이한 구성은 양측의 상이한 세계관과 자연관, 과학관, 가치관에 기인한 것이
며, 서로가 상이한 렌즈를 끼고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이러한 상이한 렌즈는 완전
히 다른 방식으로 자연과 리스크를 구성해 내도록 한다. 자연과 환경문제(환경오염), 리
스크는 실재하지만, 서로 다른 사회적 실천에 의해 담론적으로 상이하게 재구성된다.
<표 3> 담론분석 결과 요약
21
지배담론구성체 대항담론구성체
주체 ㅇ생명공학산업계, 관련 학계, 정부 부처(및 산하 연 ㅇ시민단체, 이들과 연결된 소수 전문가 집단
구기관)
스토리 ㅇ“새로운 리스크, 오래된 편익”
라인 ㅇ“새로운 기회, 오래된 리스크” ㅇ문제해결가능성은 적은데 비하여 잠재되어 있는 예측
ㅇ적은 리스크에 비해 엄청난 편익이 기대되는 21 불가능한 리스크가 너무나 큼
세기의 핵심기술 ㅇ시민의 건강과 생태계의 안전을 위하여 강력한 사회
ㅇ국제사회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 국가적으로 적 규제 필요
핵심 개념 및 적극 육성필요
메타포 ㅇ발전에 저해되지 않도록 규제는 최소한으로 억제 ㅇ“유전자조작”, “유전자오염”, “돌연변이”, “생태사회”,
해야 함 “예측불가능성/불확실성”
IV. 글을 마치며
지배담론구성체에서는 기계론적인 환원주의적 세계관으로 자연과 사회를 본다. 이러
한 기계론적 세계관이 생물학에 적용된 결과가 분자생물학적 패러다임이며, 이것이 생
명공학의 전제가 된다. 이러한 분자생물학적 패러다임을 지탱해 주는 또 하나의 전제가
사회생물학에서 비롯된 유전자 결정론이다. 이러한 세계관과 가치관의 렌즈를 가지고,
지배담론구성체에서는 그들의 ‘자연’이 구성된다. ‘자연’은 인간이 자신들의 편익을 위
하여 자유자재로 이용하고 조작가능하며 관리해야 할 대상이다. 또한 이러한 세계관과
가치관의 렌즈를 가지고 리스크가 구성된다. 개인주의적 가치관에 따라 리스크는 각 개
인들의 책임 하에 부담해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환원주의적인 자연관 때문에, 생명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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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 GMO가 가져올 리스크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설령 존재한다 하더라도 앞으로
발전할 과학기술과 인간의 능력으로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
대항담론구성체는 이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인, 생태학에 기반한 전체론적 세계관을
가지고 자연과 사회를 본다. 자연은 무수한 관계망으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며, 사회도
평등한 인간들의 평등한 관계를 우선하는 것으로 파악한다. 이러한 자연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대항담론구성체에서는 리스크를 전혀 다르게 구성한다. GMO는 인간의 조작에
의해 탄생된, 그러나 탄생되어서는 안 될 돌연변이이며, 유전자 오염의 주범이다. GMO
의 탄생은 인간세계와 자연세계에 또 다른 재앙을, 그러나 일찍이 존재하지 않았던 엄
청난 재앙을 예고하는 것이다. 자본의 논리에 의하여 지구상의 사람들은 원하지도 않는
리스크를 비자발적으로 떠안게 된 것이다.
상이한 사회적 실천에 의해 상이한 담론구성체가 구성한 자연과 리스크에 대한 구성
물은 서로의 담론적 전략(메카니즘)에 의해 행사된다. 이는 사회적 정당성 획득을 위한
과정이며, 그 과정은 권력을 둘러싼 치열한 투쟁과정이다. 지배담론구성체는 자신의
지배적인 지위를 이용하여 수월하게 사회적으로 정당성을 확보하고 이를 재생산해낸다.
이와 같은 접근법을 통하여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것은, “오늘날 여러 가지 사회
문제들에 대하여 보다 적절한, 새로운 형태의 사회적 실천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생태
적, 기술경제적, 문화적, 그리고 인간주체적인 차원들이 모두 한데 통합되어 혼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사회 문제를 기술적 차원(생명공학과 같은)으로
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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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타고서, 자신들의 생존을 의지하고 있는 자연과 문화를 연료 삼아, 기
(Juggernaut)41)
술과 자본만이 지속가능한 사회로 향할 것인가? 수레를 타고 있는 것도, 수레를 조종할
수 있는 것도 오직 인간 밖에 없다. 지금 이 시점에서 중요한 일은 어떻게 빨리 갈 것
인가 하는 것인가, 어디로 갈 것인가 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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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 우리나라에 제3의 길 로 잘 알려진 영국의 사회학자 앤토니 기든스가 이 비유를 들어 근대성(modernity)의 맹목성을 꼬집고 있다
(Giddens, A., The Consequences of Modernity, 1990., 이윤희, 이현희 역, 포스트 모더니티, 민영사, 1991, p.146을 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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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성명서, 신문․잡지기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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