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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 여행기

맨 처음에 LAX(LA 의 국제공항)를 출발하여 경유지인 마이애미로 갈 때는 과연 내가 첫번째 장기여행을 별


탈 없이 마무리할 수 있을지 많이 걱정했다. 게다가 사회주의 국가인 쿠바로 가는 거라서 ‘현지인들이 우리가
대한민국 출신이라고 협박하거나 때리면 어떡하나’라고 공연한 걱정을 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다 우스운
상상이었지만 말이다.

마이애미에서 ‘아침아닌아침’을 먹고 하바나 국제공항에 도착할 때 여러가지 감정이 교차했다. 걱정도 되고,
놀 생각에 들떠있기도 했다. 그런 감정들을 억누르고 택시를 타고 민박집에 도착했다. 차들이 중앙선을 넘고
신호등도 잘 없어서 약간 무섭기도 했다. 택시를 타고 도착한 곳은 민박집이었다. 약간 페인트가 벗겨지긴 했지만
나름대로 깔끔하고 주인께서 친절하신 민박집이었다. 현지인들이 차별한다거나 하는 것은 전혀 없었고 길을 서툰
스페인어로 물어보면 친절하게 영어로 대답해 주셔서 협박하거나 때린다는 상상을 했던 나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던 내가 정말 한심했다고 생각했다.

쿠바에서의 첫 식당은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유명하다는 식당으로 갔다. 거기는 음식도 맛있었지만
가장 맛있었던 건 그 가게만의 주스였다. 주스에 여러가지 열대과일들을 넣었다고 하셨는데(파인애플, 망고등)정말
달콤하고 시원해서 지금도 그 맛이 생생하게 기억날 정도다. 더 인상깊었던 것은 그 식당에 들렀던 한국인이 우리가
두번째인데, 첫번째로 온 사람이 송중기 였다는 것이다! 식당 사장님께서 송중기와 찍은 사진도 보여주셨다. 뭐
특별히 의미가 있지는 않았지만 똑같은 식당에 한국 연예인이 다녀갔었다고 생각하니 괜히 반가웠다. 원래는 점심을
먹고 시내의 유명한 곳을 돌아다닐 생각이었고, 대성당이나 여러 영웅들의 동상을 둘러보던 중에 갑자기 비가 내리기
시작해서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가서 잠을 잤다. 저녁은 쿠바 번화가의 어느 한 식당에서 먹고 민박집으로 돌아와
잤다.

하바나에서의 두번째 날에는 ‘올드카 투어’ 라는 것을 했다. 하바나를 돌아다니다 보면 오래된 차를 많이 볼


수 있는데 수리하는 기술이 뛰어나서 1960 년대 차를 이용해 타고 다니며 관광 투어를 하는 것이 있다고 했다. 그런데
민박집 아저씨의 친구분이 그 투어를 운영한다고 하셔서 운 좋게 좀더 싼 값에 투어를 할 수 있었다. 차가 민박집
앞에 도착하자 나와 재현이는 신기해서 차 앞에서 계속 구경하고 있었다. 확실히 오래된 차 같은 느낌이 났으나 그냥
오래된게 아니라 관리도 엄청 잘 되어있어서 차의 모양과 색깔만 오래된 것 같았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울것 같아서
밑의 그림도 준비했다(링크와 그림은 맨 마지막에 있습니다). 어쨌든 그 차를 타고 하바나 여기저기를 돌아다녔다. 그
중에는 체 게바라 박물관과 하바나에서 유명한 아이스크림집도 있었다. 여러가지 동상도 보고 아이스크림도 먹어서
좋았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그 올드카 자체를 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차를 운전한 가이드 분도 너무 친절하셔서
내일 헤밍웨이의 집을 가는 데도 운전해주시기로 했다. 또 다른 곳은 호텔 나시오날인데(1900 년대 초기에 미국
갱단이 그곳을 본거지로 삼고 하바나 시내에 폭탄을 던지려고 시도했던 적이 있다), 호텔 나시오날의 투어는
일요일에는 진행되지 않아 아쉽게 투어를 듣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야외 테라스에서 음료수를 마시니 기분이
좋아졌다. 그리고 가장 인상깊었던 곳은 북한대사관 이었다. 같은 사회주의 국가니까 우리나라나 미국처럼 대사관이
없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은 했지만 그래도 뭔가 북한이라고 하면 고립된 국가를 떠올렸던 나의 고정관념(?)을 깼다.
이번 저녁도 번화가의 또 다른 식당에서 먹고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세번째 날은 아까 썼듯이 다시 올드카를 타고 헤밍웨이의 집에 갔다. 헤밍웨이의 집은 시내에서 좀 멀리


있어서 차를 30 분정도 타고 가야 했다. 어니스트 헤밍웨이(Ernest Hemingway)는 ‘노인과 바다’라는 소설로 유명한
사람이라고 했다. 헤밍웨이는 쿠바에 별장을 둘 정도로 쿠바를 좋아했다고 하는데, 그 집에 가는 것이었다. 집의
입구를 보면 한눈에 헤밍웨이가 엄청난 부자였다는 걸 알 수 있을 정도로 집이 컸다. 집안은 그냥 집이나 다름없었다.
특이한 점은 집 밖의 마당(마당이라는 표현이 어색할 정도로 바깥공간이 넓었다)과 헤밍웨이가 별을 관찰할 때 쓰던
탑, 그리고 수영장이다. 또 화장실 벽에 혈압을 체크해 두었는데, 나와 재현이가 이걸로 시력테스트를 했다.
헤밍웨이의 집에서 나와서 가이드 분이 추천해주신 식당에서 밥을 먹었다. 음식은 약간 비쌌지만 그런 만큼 맛도
있었다. 다 먹고 나서 식당에서부터 민박집 근처까지 이어지는 말레콘(해안도로)을 따라 7km 를 걸었다. 원래
민박집까지는 8km 이지만 파도가 너무 세서 방파제 뒤로 덮쳐서 온 가족이 흠뻑 젖어버리는 사태가 2~3 번쯤
일어나니 다들 너무 힘들어서 근처에 다니던 뚝뚝비슷한 3 륜택시를 타고 민박집까지 가서 옷만 갈아입고 바로
곯아떨어졌다. 저녁은 또 번화가에서 먹고 또 씻고 잤다. 아까 자서 그런지 아니면 내일 갈 휴양지에서 놀 생각을
해서 그런지 잠을 설쳤다.

네번째 날은 바라데로라는 휴양도시로 가는 날이었다. 전날 잠을 설쳐서 나는 버스를 타자마자 바로 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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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었다. 리조트여행을 가면 늘 그렇듯 호텔에 도착하자마자 짐을 풀고 바로 수영하러 나갔다. 이렇게 바라데로에서는
수영만 하는 2 일을 보냈다.

일곱번째 날에는 아침일찍 일어나서 버스를 타고 산타클라라로 가서 완행열차를 탈 생각이었다. 나는 이런


열차를 처음 타볼 생각에 들떠 있었지만 호텔앞의 택시기사 아저씨께서 아주 싼 값으로 다음 목적지인
시엔푸에고스까지 데려다 주시겠다고 하셔서 완행열차 타보는 것은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그래서 예정보다 일찍
도착한 시엔푸에고스에서 먼저 짐을 풀고 근처 투어를 진행하는 관광사 사무소에 갔는데 아침에 내린 비 때문에 할
수 있는 투어가 거의 없다고 하셔서 원래 가려고 했던 산타클라라 시내관광을 내일 가기로 했다. 그래서 근처에 있는
호세마르티(체 게바라와 함께 쿠바의 영웅으로 묘사되고 있는 인물. 우리나라의 안중근 열사와 비슷한 급이라고
한다)동상을 구경하고있는데 옆에 기차 모양 차가 보이길래 한번 타보고 싶다고 했더니 시엔푸에고스시내 투어를
하시겠냐고 여쭤봐서 하겠다고 했다. 알고보니 장사가 안되는 투어 가이드였던 것이다. 그래서 신기한 차를 타고
가이드의 설명을 들으며 시내를 구경했다. 설명 중에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쿠바의 집 구조에 대한 설명이었다.
쿠바에는 아무리 부자이고 아무리 아이가 많아도(아이가 특정 수 이상인 가정은 예외라고 했다. 정확한 숫자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하여튼 매우 많은 수였던 것 같다.)집은 1 채밖에 가질 수 없다고 했다. 나는 ‘참 특이하면서도
쓸데없는 법이다’라고 생각했다. 가이드와 함께 시엔푸에고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시엔푸에고스의 말레콘까지 와서
헤어졌다. 또 운 좋게 투어를 받은 셈이다. 바다가 보이는 예쁜 공원에서 잠시 쉬다 옆에 마차를 몰고있는 아저씨가
민박집까지 데려다 주시겠다고 하셔서 매우 편하게, 그리고 색다른 방법으로 민박집으로 돌아왔다. 1~2 시간 정도
쉬다가 저녁때가 되자 바다 근처에 있고 뷰도 좋은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바람이 좀 세게 불긴 했지만 음식도
괜찮은 편이었다. 민박집으로 돌아올 때는 택시를 타고 왔다.

여덟번째 날에는 산타클라라에 갔다. 먼저 체 게바라박물관부터 갔다. 박물관에서는 체 게바라가 혁명


당시에 어떤 무기를 사용했는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 수 있었고, 또 체 게바라의 납골당도 가볼 수 있었다.
산타클라라의 기차박물관도 갔다. 옛날에 쓰던 기차들 안에 쿠바혁명 시대에 기차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에 대해
나와있었다. 체 게바라박물관과 기차박물관 둘다 쿠바에 대해 자세히 알아가는 좋은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쿠바의
체인피자집에서 피자를 먹고 벽화거리를 잠깐 둘러보다 다시 시엔푸에고스로 돌아왔다. 엄마와 재현이는 쉬고
아빠와 나는 민박집 근처를 산책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둘러보다 보니 하바나보다 방을
내어준다는 표시(사진은 밑에 있습니다)가 집 앞에 더 많이 붙어있는 것 같았다. 다시 민박집으로 돌아오다 매우 예쁜
벽화길을 우연히 발견해서 사진도 2~3 장찍었다. 저녁은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해주시는 걸로 먹었다. 별로 기대는 안
하고 먹었는데 굉장히 맛있었다. 엄마와 아빠는 어제도 민박집에서 먹었어야 했다고 하셨다.

아홉번째 날에는 시엔푸에고스를 떠나서 히론해변으로 갔다. 히론해변에 묵는 이유는 근처에 자파타
국립공원이 있기 때문이다. 자파타 국립공원은 내일 가고 오늘은 히론해변에서 수영을 하기로 했다. 수영보다 여기는
스노클링을 많이 한다고 해서 미리 가지고 왔던 스노클링 장비를 가져왔다. 1~2 번 바닷물을 먹은 뒤에야 제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물에 들어가보니 진짜 스노클링하기에 안성맟춤인 곳이었다. 예쁜 물고기들과 성게가 있어서 너무
아름다웠다. 이렇게 계속 돌아다니다 보니 3 시간이나 시간이 흘렀었다. 그래서 모래놀이를 조금 하다가 다시
민박집으로 갔다. 가서 씻고 쉬다가 또 길 건너편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잠들었다.

열번째 날에는 자파타 국립공원 투어를 하러 갔다. 아침부터 덜컹거리는 마차를 타고 자파타 국립공원까지
간 후에 거기서부터 걷는 것이다. 걸어서 박쥐가 잔뜩 있는 동굴에도 들어갔다가 깊은 연못에 갔다. 다른 사람들은
연못에서 수영도 하는데 나는 아직 평영을 못 배웠다고 아빠가 들어가지 말라고 했다. 하긴 수심이 8m 니까 그럴
수도 있겠다 싶었다. 마지막으로 자파타 국립공원의 하이라이트인 악어를 보러 갔다. 악어는 1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고 했다. 악어가 원래는 매우 많았다고 했는데 이렇게 다 죽었다고 하니 마음이 아팠다. 이제 다 투어가 끝났으니
또 덜컹거리는 마차를 타고 민박집에서 쉬었다. 오늘 저녁은 민박집에서 먹기로 했다. 민박집 아주머니께서 해주시는
요리도 매우 맛있었다. 게다가 특제 푸딩까지 주셔서 더 좋았다. 아무튼 그렇게 맛있는 저녁을 먹고 바로 잠이 들었다.

열한번째 날에는 히론해변을 떠나서 다시 하바나로 돌아갔다. 내일 하바나에서 마이애미로 갔다가


마이애미에서 또 다른 여행을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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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차가 저희가 탔던 차랑 비슷해요

링크: https://www.google.com/search?q=%ED%95%98%EB%B0%94%EB%82%98+%EC%98%AC%EB%93%9C%EC
%B9%B4&safe=active&sxsrf=ALeKk00LLYT2p8IBjRz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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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XA8iufcM

’방을 내어준다는 표시’

링크: https://www.google.com/search?q=%EC%BF%A0%EB%B0%94+rentroom+%ED%91%9C%EC%8B
%9C&tbm=isch&ved=2ahUKEwifouuCn6TqAhVM7ZQKHbWVD0AQ2-cCegQIABAA&oq=%EC%BF%A0%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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