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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의 가치

<모두깜언>에는 강화도 살문리에 사는 여중생 유정이가 나온다. 구순구개열을 가지고 태어나


부모님 없이 자란, 마음 속에 깊은 상처를 지닌 아이이다. 그리고 이런 유정이를 친 딸처럼 길러
주신 작은아빠, 베트남에서 시집 온 작은엄마, 무뚝뚝한 할머니와 유정이에게 가족 만큼이나 소
중한 유정이의 친구들이 등장한다. 먼저 나에게 이 책의 배경, 강화도는 아주 익숙한 곳이었다.
강화도에 조부모님댁이 있기 때문이다. 책 속에 나오는 장소들 대부분을 가보았음은 물론이다.
그래서인지, 나에게 이 책속 이야기는 더욱 현실감있게 다가왔다. 10대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
할 진로문제부터, 장애인에 대한 편견•다문화 가정 문제, 유정이의 풋풋한 사랑이야기까지 말이
다. 이 책 한권을 읽으면서, 정말 온갖 표정을 다 지어본것같다. 책의 결말에 유정이가 “그렇게
나는 열일곱이 되었다”며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집을 나서는 부분에는, 유정이가 너무나 대견스
럽고, 또 남일 같지 않아서 찔금 눈물이 나오기도 하였다. 그리고 이책을 읽고 깨우친 점이 있다
면, 모든 사람은 각자 나름의 부족한 점을 품고 살아간다는 것이었다. 모두깜언에는 서울에서
전학온, 잘생기고 똑똑한 우주와 왈가닥 지희가 등장한다. 살문리 친구들에게 부담스럽게 느껴
질만큼 완벽한 우주도, 마냥 밝아 보이기만 했던 지희도 사실은 부모님과의 갈등과 가족들의 차
별이라는 각자의 고민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깜언은 이런 점들을 함께라면 채워 나갈 수
있다는 점도 동시에 깨우쳐준다. 매일 마주치는, 항상 나의 옆에 있는, 바로 그 사람들이 우리 성
장의 원동력이 되고 우리를 견고하게 만들어준다. 그렇기 때문에 유정이는 누구보다도 씩씩한
것같다. 유정이에겐 사랑하는 가족과 소중한 친구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유정이와 가족들,
친구들이 서로의 부족함을 채워나가며 성장했듯이, 우리도 그렇게 살면 된다. 꿍어,꿍안,꿍떰,
함께 살고, 함깨 먹고, 함께 일하면서. 마지막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작가의 말을 적고 싶다. “<
모두깜언>에 나오는 사람들은 모두 크고 작은 결핍을 가지고 있다. 결핍은 사람과 사람을 이어
주는 매개가 되고, 서로 사랑하게 하는 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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