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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46호 29-1+관세판례해설
제2046호 29-1+관세판례해설
Ⅰ. 들어가며
영화 ‘밀수’가 개봉을 했다. 일반적으로 밀수는 관세를 회피하기 위해 세관을 거치지 않고 물품을 수입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해당 영화 역시 이러한 수입행위가 주제인 듯하며, 이에 따라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의미의
밀수를 제목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사전적으로 밀수(密輸, smuggling)란 ‘세관을 거치지 않고 몰래 물건을 사들여 오거나 내다 팖’이
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1) 즉 밀수입과 밀수출을 아우르는 말이다. 이에 더해 나이로비협약2)에서는 밀수에
대해 ‘은밀한 방식으로 관세선을 가로질러 물품을 이동시키는 관세범죄’라 정의하는바, 이를 우리나라의
「관세법」 체계에 적용한다면 밀수란 ‘「관세법」상의 적법한 통관절차를 거치지 않고 물품을 수입・수출 또는
반송하는 「관세법」 위반 범죄’를 의미한다.3)
수입신고가 이뤄지지 않으면 관세의 포탈이 발생할 수 있음은 물론, 물품의 국내반입을 파악할 방법이 없
고, 통관절차의 진행도 불가능하게 되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서, 통관질서의 적정이라는 보호법익을 보호하
기 위함이다(헌법재판소 2013.10.24. 2012헌바85 전원재판부 참조).
1) 표준국어대사전
2) International Convention on Mutual Administrative Assistance for the Prevention, Investigation and Repression
of Customs Offences(1977)
3) 김기인・신태욱, <한국관세법(재개정판)>, 한국관세무역개발원(2015), 80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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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취지에서 「관세법」은 관세의 포탈이 발생하기 어려운 수출행위나 반송행위도 수출신고 또는 반송신
고를 하지 않거나 실제 물품과 다른 물품으로 신고하고 물품을 수출 또는 반송하는 행위는 밀수출 또는 밀반
송죄로 처벌한다(제269조 제3항). 게다가 그 수출 또는 반송한 물품의 원가가 5억원 이상인 경우에는 「특정
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6조 제3항 및 제5항에 따라 가중해 처벌된다. 그리고 이 경우에는 수출하
거나 반송한 물품의 원가에 상당하는 벌금이 병과된다.
Ⅱ. 헌법소원심판 청구의 내용
1. 사건의 개요
가. 청구인들은 “금괴 밀반출 조직원들 및 운반책들과 공모해 홍콩에서 매입한 금괴를 휴대해 대한민국
공항 환승구역에 반입한 후 대한민국 공항의 출국심사를 받고 위 환승구역에 진입한 운반책들로 하여금 홍
콩에서 위 환승구역으로 반입된 금괴를 몸에 숨겨 일본행 항공기에 탑승하도록 하는 방법으로, 2015.7.1.
경부터 2016.12.24.경까지 수백 회에 걸쳐 1kg 금괴 4만여개를 밀반출해 외국물품이자 상용물품인 금괴
를 보세구역인 대한민국 공항 환승구역에서 다시 외국으로 반출하면서 각 반송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취지
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관세) 등의 범죄사실로 청구인 ○○○은 징역 2년 6개월 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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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심판대상 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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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청구인들의 주장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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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헌법재판소의 판단(합헌)
법규범이 명확한지 여부는 그 법규범이 수범자에게 법규의 의미내용을 알 수 있도록 공정한 고지를 해서
예측가능성을 주고 있는지 여부 및 그 법규범이 법을 해석・집행하는 기관에 충분한 의미 내용을 규율해 자의
적인 법해석이나 법집행이 배제되는지 여부, 다시 말해 예측가능성 및 자의적 법집행 배제가 확보되는지 여
부에 따라 이를 판단할 수 있다.
법규범의 의미 내용은 그 문언뿐만 아니라 입법목적이나 입법취지, 입법연혁, 그리고 법규범의 체계적 구
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해석방법에 의해 구체화되므로, 결국 법규범이 명확성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는 위와 같은 해석방법에 의해 그 의미 내용을 합리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해석기준을 얻을 수 있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헌재 2022.6.30. 2020헌바15 참조).
「관세법」은 ‘반송’을 국내에 도착한 외국물품이 수입통관 절차를 거치지 않고 다시 외국으로 반출되는 것
으로 규정하고 있고(제2조 제3호), ‘외국물품’을 ‘외국으로부터 우리나라에 도착한 물품으로서 수입신고가
수리되기 전의 물품’ 또는 ‘수출신고가 수리된 물품’으로 규정하고 있다(같은 조 제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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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관세법」은 보세구역의 유형과 그 세부적인 내용을 상세하게 규율하고 있고, 우리나라 공항의 특
정 환승구역이 보세구역에 해당하는지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대한 「관세법」의 해석・적용에 관한 문제일
뿐이다.
또한 반송신고 대상 물품과 환적신고 대상 물품의 구별은 「관세법」상 반송과 환적의 개념(제2조 제3호,
제14호)을 비롯해 외국물품의 종류와 가치, 외국물품이 보세구역 내에 있는지, 외국물품의 최종목적지가 어
디인지, 외국물품이 국내에 도착한 목적과 경위, 운송수단을 변경하는 이유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개별 사
건에서 구체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다. 따라서 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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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니라 적용 범위의 광범위성을 다투는 것이어서 일반적 행동자유권 침해 여부를 판단하면서 함께 살펴보
기로 한다.
나. 피해의 최소성
그러나 반송신고를 통해 「관세법」 및 기타 수출입 관련 법령에 규정된 조건의 구비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국경을 출입하는 물품의 현황을 파악해 물품의 위험 여부를 점검하는 한편, 물품과 관련된 각종 불법행위를
적발해 바로잡을 수 있다.
「관세법」은 휴대품, 탁송품 또는 별송품, 우편물, 관세가 면제되는 물품 등은 반송신고를 생략하게 하거나
관세청장이 정하는 간소한 방법으로 신고하게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고(제241조 제2항), 전자신고의 방
법으로 반송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서 신고자의 불편함을 경감하는 등(제327조 제2항) 반송신고의무와 관
련해 기본권 제한을 최소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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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법익의 균형성
라. 소결
가. 어떤 범죄를 어떻게 처벌할 것인가 하는 문제, 즉 법정형의 종류와 범위의 선택은 그 범죄의 죄질과 보
호법익에 대한 고려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와 문화, 입법 당시의 시대적 상황, 국민 일반의 가치관 및 법감
정 그리고 범죄 예방을 위한 형사정책적 측면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입법자가 결정할 사항
으로서 광범위한 입법재량 또는 형성의 자유가 인정돼야 할 분야다(헌재 2022.6.30. 2019헌바185 참조).
관세 형벌은 그 시대의 국가경제 및 수출입 정책, 국민들의 수출입에 관한 질서의식 등을 고려해 그 시대의
경제적・사회적 상황에 맞춰 국가 재정권과 통관질서의 유지를 보호하기 위한 적절한 형벌의 종류와 범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 제재이므로, 그 제재의 정도는 기본적으로 입법자의 입법형성 자유의 범위 내에 속한다(헌
재 2008.12.26. 2005헌바30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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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반송범은 범행의 동기나 행위의 태양 등이 비교적 정형화돼 있고, 그것이 국가와 사회에 미치는 병폐는
밀반송한 물품의 수량과 가격 등이 많으면 많을수록 가중되며, 물품원가의 다과만이 그 죄의 경중을 가늠하
는 유일한 기준은 아닐지라도 가장 중요한 기준이라는 점에 비춰 볼 때, 이 사건 가중처벌조항 및 병과조항이
반송한 물품의 원가를 기준으로 징역형의 가중 여부를 규정하고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는 것에는 수긍할
만한 합리적 이유가 있다(헌재 2008.4.24. 2007헌가20, 헌재 2015.11.26. 2015헌바340, 헌재
2019.4.11. 2018헌바156 참조).
이 사건 가중처벌조항은 반송한 물품의 원가가 5억원 이상인 경우의 법정형으로 1년 이상의 유기징역을
규정하고 있으나, 법정형의 하한이 징역 1년으로 법관은 나머지 양형요소들을 고려해 정상참작감경 없이도
집행유예나 선고유예를 할 수 있다.
라. 이 사건 병과조항은 반송한 물품의 원가가 5억원 이상인 범죄행위에 대해서만 물품원가에 상당하는 벌
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하고 있다. 대규모 밀반송범의 경우 막대한 범죄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조직적
으로 이뤄지는 범죄일 가능성이 크고, 물품이 일단 반출되고 나면 범죄의 수사와 처벌이 힘들다는 밀반송범
의 특성을 고려하면, 밀반송 물품을 몰수・추징하는 것(「관세법」 제282조 제2항, 제3항)과 별개로 경제적
불이익을 가함으로써 경제적 동기에 의한 대규모 밀반송 범죄를 예방하고 엄단할 필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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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 병과조항에 의해 벌금형이 필요적으로 병과되는 경우에도 반송한 물품의 원가에 비례해서 벌금이
책정되고 벌금의 액수와 무관하게 선고유예가 가능하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반송한 물품의 원가가 5억원 이
상인 경우 이 사건 병과조항을 통해 물품원가에 상당하는 벌금을 필요적으로 병과하도록 한 입법자의 결단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벗어나 지나치게 가혹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4. 이 사건 처벌조항의 평등원칙 위반 여부
밀반송행위는 각국의 관세, 소비세, 소득세 등 조세를 포탈하는 범죄로 이어지는 특성이 있고, 밀반송행위 및
이와 관련된 각종의 조직적・지능적인 범죄행위가 반복해서 발생하는 경우 경제・외교의 측면에서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가 저하되는 등 교역에 큰 차질이 생기거나 무역 분쟁이 일어날 수도 있는 점을 고려하면, 밀반송행
위가 밀수출행위에 비해 반드시 그 죄질이 낮다거나 처벌의 필요성이 크지 않다고 일률적으로 말하기도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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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판례해설 판례동향
Ⅳ. 결어
「관세법」(關稅法, Customs Law)의 의미만을 집중해 본다면, 해당 법률은 관세(關稅)라는 조세의 부과・
징수에 관한 사항만을 규정한 법률이라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을 자세히 살펴본다면, 관세의 부과・
징수 외에도 물품의 국경 간 수입・수출・반송・이동・장치 등과 관련된 질서유지를 위한 행정적인 절차와 국
가의 통제에 관한 사항이 주된 내용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처럼 「관세법」이 보호하고자 하는 적정한 통관절차는 유해물품 통제에 따른 국민의 건강이나 안전의 보
장, 지식재산권 침해물품 차단에 따른 국내산업의 보호 등 각종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로
서 그 공익은 아무리 강조돼도 지나치지 않다. 특히 앞선 헌법재판소의 결정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수입뿐
만이 아닌 수출이나 반송절차에 있어서도 우리나라의 대외신인도 보호 등을 위해서라도 적정한 통관절차가
지켜져야 할 필요성은 매우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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