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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주차 2022.11.

1 (화)

놀이와 일상의 불분명한 경계

주사위 굴리기 같은 굉장히 단조로운 놀이로 보일지라도 놀이하는 당사자에게는 굉장히 흥미로울
수 있다. 만약 주사위를 던지는 것에 따라 돈을 걸게 된다면 흥미로워지며 그대로 행운 놀이가 된다.
놀이의 정의를 내려보자면 놀이는 분명한 목표를 가지며, 이 목표는 자기 내부에만 존재한다. 놀이
규칙을 통해 조직되며 모든 행동에 간접적인 피드백을 일으킨다. 이때 발생하는 실수는 너그럽게
받아들여지며 긍정적인 스트레스를 만든다.

‘호모 루덴스’, ‘놀이와 인간’의 놀이의 정의와 구별되는 점은 노동과 놀이의 구분을 명확하게 짚고
넘어갔다는 점이다.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놀이를 ‘여유 속에서 하는 일’, 노동을 ‘의무에서 하는 일’
로 정의하였다. 그 어떤 놀이라도 자유시간을 즐거움으로 변환하려는 것이다. 그렇기에 놀이는 그
자체 이상의 목적을 지니지 않고 비생산적인 순수한 낭비인 것이다.

놀이는 우리를 왜 매혹할까? 저자는 이에 대해 놀이가 가진 시각적 함축성을 언급한다. 혼잡한


일상 속, 모든 것이 직관적이지 않다. 우리는 일상에 비해 놀이를 더 쉽게 받아들인다. 버스를 타고
가는 사람을 상상해 보자. 그는 출근하며 수많은 것들을 시야에 담는다. 자동차들, 대로면, 차선들,
거리를 분주하게 걸어다니는 사람들, 수많은 가게 간판 등이 있다. 우리는 그것들을 보지만, 이해하지
않는다. 이해하려고 노력하지도 않는다. 그것들이 존재하는 데 어떤 이유가 있는지 명확하지도 않고
그저 스쳐 지나가는 풍경일 뿐이다. 그러나 테마파크를 상상해보자. 에버랜드에 놀러간 우리들은
수많은 왕성들을 지나 코스튬을 입은 직원들, 만화 속에서나 존재할 것 같은 바이킹, 롤러코스터,
귀신의 집 등 여러 것들이 우리를 몰입하게 한다. 그곳의 모든 것들은 우리가 더 잘 놀이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존재 이유가 확실하다. 놀이의 경계도 굉장히 명확하다.

그렇다면 놀이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일상에 ‘몰입’할 수 없는 것일까? 몰입에 방해되는 가장 큰


요소는 의무, 강제성의 성격을 띤 노동이 될 수 있다. 큰 틀에서 보았을 때 우리는 의무적으로 노동을
할 수 있지만 그것을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자발성이 충분히 존재할 수 있다. 전쟁을 예시로
생각해보자. 전투에 임하는 군인들은 강제로 징집되어 전투에 임한다. 그들은 꾀를 부려 자신의
안위를 보살필 수 있지만 동료애로 인해 전투에 더 몰입하게 된다. 이와 같이 일상의 과제에
몰입하게 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고, 이는 놀이와 일상을 구분 짓는 경계가 모호해 질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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